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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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작 ‘코리올라누스’ 7월 3일 LG아트센터 개막…양정웅 연출, 남윤호 참여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총 연출을 맡았던 연출가 양정웅이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비극, '코리올라누스'로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연극 '코리올라누스'는 ‘2009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연극 '페르귄트'(2009, 2012)에 이어 9년만에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양정웅 양정웅 연출의 신작이자, 2022년 마곡으로 이전하는 LG아트센터가 강남지역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기획공연이다.
양정웅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으로 영국 바비칸 센터와 셰익스피어 글로브에서 초청 받아 공연한 국내 유일의 연출가이자 자타가 공인하는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이다. '코리올라누스'는 '페리클레스'(2015), '로미오와 줄리엣'(2016), '환'(맥베스 원작), '햄릿', '십이야' 등에 이은 양정웅의 8번째 셰익스피어 연출작이다.
'코리올라누스'는 '페리클레스', '에쿠우스', '정글북' 등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이며 주목 받았던 남윤호의 4년 만의 국내 무대 복귀작이다. 그는 2017년 5월 연극 '보도지침'을 마치고 영국왕립연극학교(Royal Academy of Dramatic Art) 에 입학하며 잠시 국내 무대를 떠났 바 있다. 런던에서 '언베리드(Unburied)'라는 작품으로 데뷔하는 등 다양한 무대 경험을 통해 내공을 쌓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로마의 영웅이자 시민의 반역자, 용맹한 장군과 나약한 아들을 오가는 주인공 코리올라누스를 맡았다.
국립오페라단 미술감독이자 '페르귄트', '단테의 신곡'의 임일진 무대 디자이너, 밴드 ‘이날치’의 리더이자 양정웅 연출의 오랜 파트너인 장영규 음악감독 등 창작진들이 함께한다. 이 작품은 LG아트센터와 경남문화예술회관이 공동 제작한 연극으로, 7월 3일~15일 LG아트센터 초연 후 8월 20일~21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셰익스피어가 마지막으로 남긴 비극 '코리올라누스'는 혈혈단신으로 도시를 함락시켜 로마를 구한 장군 코리올라누스가 최고 권력인 집정관 자리에 오르지만, 그를 시기한 음모와 민중의 외면으로 로마에서 추방당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코리올라누스는 용맹하고 애국심이 투철한 엘리트이지만 오만함과 시민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인해 몰락하는 비극적 인물이다.
셰익스피어의 '코리올라누스'는 전 세계적으로 자주 공연되는 작품은 아니지만,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이 출연하고 돈마 웨어하우스(Donmar Warehouse)에서 2014년 공연한 연극이 NT(National Theatre) Live에서 상영되며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한 랄프 파인즈가 직접 감독, 주연한 영화 '코리올라누스 : 세기의 라이벌'(2011)로도 잘 알려져 있다.
'코리올라누스'는 성벽 밖에서는 외적이 위협하고 안으로는 민주주의가 태동하던 격동의 로마 시대에 현대적 색채를 입혀 동시대의 이야기로 펼쳐낸다. 차가운 흑백의 지하 벙커 무대는 때로는 총과 칼이 격돌하는 전장이 되고, 때로는 무기보다 무서운 음모와 선전이 난무하는 의회와 토론장이 된다. 각자의 입장과 욕망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셰익스피어가 400년 전에 쓴 이야기가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한다.
양정웅 연출은 “'코리올라누스'는 귀족과 평민, 전쟁과 평화, 풍요와 빈곤, 이성과 감성 등 상반된 요소들이 뚜렷하게 대립하는 이야기”라며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며 국가와 이념, 성별에 따른 분리 의식과 혐오가 깊어진 현대 사회의 모습과 놀랍도록 비슷하다”고 말했다.
연극 '코리올라누스'는 7월 3일부터 15일까지 LG아트센터 만날 수 있다. 이후 8월 20일부터 21일, 양일간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21.06.11 / 조회 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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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무대 선 문근영 "박정민과 키스신만 16번"
첫 연극 '클로저'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스트립 댄서서 줄리엣 역 맡아
문어체 대사 의미 파악하려 원작 필사
"상대 역 동갑내기 배우 박정민에 자극,
'무색무취' 배우로 남고 싶어"
뮤지컬 생각도 안해, 연기 열심히 할...배우 문근영(오른쪽)이 스물아홉 동갑내기 박정민 배우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열연 중이다(사진=샘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기 데뷔는 열두 살 때. 이듬해 KBS 인기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 아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영화 ‘어린신부’(2004)와 ‘댄서의 순정’(2005)에서 ‘원조 국민여동생’이라 불리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데뷔 18년차 내공의 배우다. 문근영(29)이 ‘스트립 댄서’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감행했다. 2010년 첫 연극 ‘클로저’ 이후 6년 만에 서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다. 문근영은 오는 15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동갑내기 배우 박정민과 원캐스트로 주인공을 맡아 40여회 호흡을 맞춘다. 최근 기자와 만난 문근영은 “평소 안 먹던 자양강장제를 챙겨 먹으며 매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웃었다. 2010년 ‘클로저’ 이후 줄리엣 역을 맡아 6년만에 연극 무대에 선 문근영(사진=샘컴퍼니).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닷새 간의 불꽃 같은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1594년에서 1596년경 쓰인 것으로 추정하는 셰익스피어의 초기 비극으로 오페라·뮤지컬·발레·영화 소재의 인기 레퍼토리다. 셰익스피어 고전의 킬러라 불리는 양정웅이 연출을 맡아 원작의 시적인 대사로 무게감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경쾌해졌다. 문근영은 시적인 대사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영문희곡을 구해 읽는가 하면 번역본을 필사했다고 했다. “문어체 대사의 의미를 잘 파악하기 위해 모르는 부분을 찾아보면서 써내려가다 보니 말뜻을 알겠더라. 우선 머릿속으로 그려가며 대사 연습을 했고 그리는 이미지를 말로 쉽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희극·비극으로 극명하게 나뉘는 1막과 2막, 잦은 19금 유머와 부딪히는 문학적 대사는 관객의 호불호를 가를 수 있다. “비극적인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원작을 직접 읽어보니 희극적 요소가 많더라. 두 시간 반 동안 인생 최고의 희극과 비극의 이음새를 잘 잇는 것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매번 어렵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 엄청나게 새로운 자극이고 연기의 시작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상대배우인 박정민과의 호흡은 흡족하다고 했다. 문근영은 “영화 ‘동주’를 보고 난 뒤 막연하게 함께 연기를 해봤으면 싶더라. 그러던 중 절친인 배우 류덕환의 소개로 알게 된 이후 금세 친해졌다. 박정민은 연기에 대해 항상 깊이 고민하고 늘 진지하다. 나에게 자극을 주는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작품에서 키스장면은 무려 16번. “나중에 알고 보니 16번 정도 키스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진짜 몰랐다. 하하.” 요즘 문근영은 온통 연극생각뿐이라고 했다. “이제 서른인데 감흥도 없다. 하나에 신경 쓰면 온전히 몰입하는 성격이라 딴 생각할 틈이 없다. 어떻게 하면 줄리엣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란 생각뿐이다. 초대도 못 했는데 극장을 찾아준 지인들에게 고맙다.” 다음 무대 계획과 관련해서는 “좋은 선·후배와 함께 해 힘들지만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 다음번 연극은 좀더 빠른 시일 내에 하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무색무취’한 배우로 남고 싶다. 무색무취여서 나를 보고 많은 감독과 작가가 마구 영감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간 드라마·영화에서 보여준 노래실력이 만만찮다. 뮤지컬에 도전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펄쩍 뛴다. “뮤지컬? 생각도 안 해봤다. 연기만 열심히 하겠다. 최선의 무대를 보여주겠다. 하하하.” 2010년 ‘클로저’ 이후 줄리엣 역을 맡아 6년만에 연극 무대에 선 문근영(사진=샘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03 / 조회 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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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양승리, 김찬호, 김성철
오는 12월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주역에 박정민, 문근영이 캐스팅된 것을 시작으로 많은 스타들이 합류를 결정해 화제가 됐다. 장르를 초월하여 다양한 작품 활동을 보여준 손병호가 로렌스 신부 역을, 브라운관과 뮤지컬, 연극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서이숙, 배해선이 줄리엣의 유모 역을 맡았다. 여기에 머큐쇼 역의 김호영, 이현균도 힘을 더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지켜보며 갈등을 겪는 인물들로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이 등장한다. 몬테규 가를 혐오하는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의 양승리,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 역의 김찬호, 로미오의 사촌이자 친구인 벤볼리오 역의 김성철이 바로 그들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에 다채로운 색깔로 깊이감을 더해 줄 개성적인 세 배우를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참여하게 된 소감은? 김성철: 셰익스피어는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그런 거장의 텍스트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고, 그 말들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벤볼리오가 원작에서 가지는 역할과는 이번 작품에서 색깔이나 가는 방향이 조금은 다를 것 같다. 예를 들어 벤볼리오가 티볼트와 싸우는 장면 같은 원작의 일부 신들이 삭제되면서, 적대적으로 가문과 싸우지는 않는 모습이다. 친구로서 로미오와 머큐쇼의 관계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김찬호: 선배님들과 함께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행복하다. 그 동안 ‘로미오와 줄리엣’을 많이 보곤 했지만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 살리려 하고 있다. 다만 현 시대에 맞게끔 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 양승리: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맞아서 기념비적인 공연을 하게 돼서 기쁘다. 좋은 제작사와 스텝들,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게 되어서 감사하고, 배우들과 관객들 모두 셰익스피어의 언어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본인의 배역에서 인상적인 대사, 장면을 꼽는다면? 김성철: 벤볼리오는 셰익스피어 특유의 시적인 대사보다는 가장 현대적인 어투를 가진 것 같다. 굳이 인상적인 대사를 꼽자면, 머큐쇼가 죽고 나서 “그의 영혼이 너무나도 빨리 구름 위로 날아가 버렸어”와 같은 대사가 기억난다. 그 외에는 “로미오, 그만해. 하지 마”가 대부분이다. (웃음) 김찬호: 패리스가 줄리엣이 죽은 것을 알고 슬퍼하는 장면에서 “운명에 속고 운명에 버림받고 운명에 창피당하고”라는 말하는 대사가 있다.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줄리엣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다. 이렇게 셰익스피어의 대사에서 언어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또한 다양한 해석을 발견한다. 양승리: 티볼트 또한, 벤볼리오처럼 시적인 표현은 별로 없다. 주로 “칼이나 빼. 덤벼”와 같은 대사다. (웃음) 대신 격투 신이 인상적이다. 격투 신을 연습하면서 느끼는 것은 캐플릿과 몬테규의 갈등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태생적인 본능에 기인하지 않았나, 그것이 셰익스피어가 원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커다란 증오와 맹목적인 싸움에 이유는 없다. 그저 본능이다. 각자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 작품에서 각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김성철: 8명이 모여 리딩을 했을 때 캐릭터들이 각자 색깔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로미오는 정열적인 빨간색, 벤볼리오는 하늘색과 같이 말이다. 티볼트는 검정색, 팰리스 백작은 베이지, 줄리엣은 하얀색이 떠오른다. 벤볼리오는 따뜻한 느낌의 사랑이 많은 친구로 그리고 싶다. 저로 인해 로미오나 머큐쇼가 내 친구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길 바란다. 김찬호: 패리스는 분량 자체가 많지는 않다. 원작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물이 아니다. 하지만 패리스만의 이야기를 찾자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하나의 작품이 또한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는 고민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중이다. 줄리엣이 패리스를 싫어하는 이유도 찾아보고 패리스가 줄리엣을 좋아하는 이유 같은 것을 생각해보고 있다. 신사적일까, 권위적일까, 느끼할까, 풋풋할까 같은 생각을 해 본다. 이번에 패리스는 원작보다 더 힘이 실어져서 뒷부분에서 원작의 어머니, 아버지가 했던 대사들을 제가 대신 주도해서 이끌어 나간다. 여러 가지 시도해보면서 제가 생각했던 패리스의 이야기를 찾아나가고 싶다. 양승리: 이 작품에서 몬테규 가의 로미오의 부모나 캐플릿 가의 줄리엣의 부모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니 티볼트가 캐플릿 가문의 대표 역할인 셈이다. 티볼트의 폭력성이나 광기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그의 정치적인 면이나, 어떻게 해서 그가 이 가문을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해 중점을 두려고 한다. 누구를 통해 그의 목표를 이룰 것인가를 고민하는 인물이다. 그간의 티볼트에 대한 이미지와 좀 다르게 느끼실 지도 모르겠다. 맡은 캐릭터들이 로미오, 줄리엣의 사랑이 이해가지 않거나 반대, 설득하는 인물이다. 그들의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성철: 사람이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의 사랑까지.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둘의 불같은 사랑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이고, 그것을 철없다고 느끼지 않는다. 로미오와 줄리엣 둘 다 조금 예술가적인 기질이 있기에 솔직한 감정을 따른 것 같다. 그것을 거부하면서 굳이 이성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하기 보다는 아름답고 숭고하다고 생각한다. 김찬호: 작품에서 패리스가 하는 기능적인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불같은 사랑’이라면, 패리스는 오랫동안 참고 기다리고, 주변의 허락을 구하며 많은 시간이 필요한 ‘신사적인 사랑’이다. 조금씩 키워가는 오랫동안 두고 본 사랑이다. 둘 중에 어떤 사랑이 맞고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러 사랑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의미가 있다. 정답은 없지만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는 다양한 사랑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양승리: 모든 사랑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숭고한 사랑이든, 철없는 사랑이든 모두 가치 있다. 빨리 식는 사랑이라도, 사랑이 있을 때 그것을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의 사랑은 넓은 의미의 사랑이다. 티볼트 또한, 제 가문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둘의 사랑을 반대하는 것 아닌가. 김성철 배우는 연극 무대 첫 도전이고, 각자 배우로서 느끼는 연극만의 매력이 있다면? 김찬호: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나서 데뷔는 뮤지컬로 했지만, 배우들은 대부분 연극 무대에 대한 꿈이 늘 있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말과 호흡만으로 관객과 교감한다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다. 개인적으로는 뮤지컬을 2편하면 연극 1편은 꼭 하려는 마음이 있다. 뮤지컬 할 때는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을 연극에서 찾는다. 노래의 도움 없이 표현하는 방법이라든가, 배우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오로지 내가 하는 말과 호흡만으로 연기하고 평가받는 것이기 때문에 냉정하고 잔혹한 무대가 연극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은 연극을 하면서 연기 잘 하시는 선배님들과 함께 했고,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공부가 됐다. 양승리: 첫 연극 ‘모범생’을 할 때 인터뷰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또 좋은 작품으로 연극무대에 설 수 있게 돼서 기쁘다. 연극은 관객들 앞에서 몇 시간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고, 무대 위의 공기가 아닌 관객들과 같은 공기에서 살아내는 느낌이다. 특히 이번처럼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면 그 시너지가 더 커진다. 앞으로도 연극은 계속 하고 싶다. 김성철: 나는 연극원 출신인데, 연극원 출신배우 중에 뮤지컬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다. 나도 원래는 연극배우가 꿈이었다. 우연히 좋은 작품들을 만나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어느새 “저 뮤지컬 배우에요”하게 되었다.(웃음) 올해는 무조건 연극 한 편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뮤지컬에는 큐사인과 함께 음악으로 달려가는 에너지가 있는데, 연극에는 그게 없이 상대와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연극은 배우가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연기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연습분위기는 어떤지? 선배 배우들이 조언을 해주시나? 양승리: 너무 좋다.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선배님은 물론이고, 호영이 형이 워낙 분위기 메이커다. 배우들이 서로 잘 알고 가까운 분들이 많아서 더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선배님들이 이렇게 많을 때 분위기가 좋기가 힘든데 감사한 일이다. 선배님들 모두 다가가기 편하게 해주신다. 배우로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편하게 농담처럼 지나가듯 조언해주신다. 그러면 우리는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생각이 넓어지게 된다. 김성철: 막내지만 선배님들 어렵지 않다. 다가가기 편하다. 선배님들이 말씀을 잘 해주신다. 지적이 아닌 조언이다. 도움이 많이 된다. 김찬호: 분위기가 좋다는 건 연습할 때 각자가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는 분위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자칫하면 시도해보다 욕먹기도 한다.(웃음) 이번 작품에서는 각자가 연습하며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있어 즐겁다. 격투 같은 액션 신은 연습을 어떻게 하고 있나? 양승리: 아직은 리딩 단계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무술감독님이 따로 계셔서 펜싱과 같은 것으로 연습하지 않을까 싶다. 총이나 대검으로 갈 수도 있다. 다들 몸을 잘 써서 기대가 된다. 김성철: 뿅망치로 갈 수도 있지 않겠나.(웃음) 양승리: 그럴지도 모른다.(웃음)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2016년에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바라는지? 김성철: 로미오와 줄리엣이 불같은 사랑, 요즘말로 ‘금사빠’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들의 대사를 듣다보면 숭고하다고 느낀다. 지금 시대에는 사랑이 너무 쉽고, 재면서 하는 사랑인 듯하다. 재지 않고 뒤 안돌아보고 직진하며 빠져드는 사랑의 열정, 그 열정을 관객들이 느끼고 가셨으면 한다. 김찬호: 사랑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열정적인 불같은 사랑의 진실어린 말들과 그와 상반되는 패리스의 지켜보는 사랑. 극장 나가실 때 어떤 게 진짜 사랑일까 생각해보실 수 있기를 바란다. 서거 400주년을 맞아 현대인들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된다면 좋겠다. 양승리: 현대 시대는 말도 줄여서 하고, 자기표현도 직접 말로써가 아닌 손가락으로 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어떤 자신의 정서를 아름다운 시처럼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셰익스피어 언어의 위대함을 느끼면서 이래서 셰익스피어가 거장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실 것이다. 내가 알던 ‘로미오와 줄리엣’이지만 다시 봐도 참 좋다는 것을 느끼시리라 생각한다.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12월 9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사진제공_샘컴퍼니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21 / 조회 3,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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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 현장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미오 줄리엣’이 지난 14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출연하는 8명의 배우 전원과 양정웅 연출이 함께 무대에 올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머큐쇼 역을 맡은 김호영이 사회를 맡았다. 양정웅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도 ‘로미오 줄리엣’은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희비극이 가지는 희극적인 요소와 비극적인 요소를 모두 살릴 예정이고, 서거 40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수사를 그대로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그간의 양정웅 연출이 셰익스피어 작품을 다양하게 각색해 시도한 것과 달리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게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줄리엣 역을 맡아 화제가 됐던 문근영은 이번 작품을 하게 된 소감에 대해 “이 작품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여러 선배님들과 좋은 호흡하면서 많은 것을 배워나갔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로미오 역을 맡은 박정민은 “연기를 시작하고 내 배우 인생에 로미오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능청스럽게 말문을 열었고, “선배님들과 문근영과 열심히 연습하면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렌스 신부 역을 맡은 손병호는 이번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 작품은 보편타당성이 있는 멜로드라마다. 인간이라면 꼭 필요한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주제로 사랑의 큰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기에 기꺼이 동참했다. 셰익스피어가 왜 이 시대에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얻고 가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유모 역을 맡은 서이숙은 연극만의 매력에 대해 “이 작품은 문근영, 박정민 배우가 한다고 하니까 흥미가 생겼다. 또한, 둘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독특하다. 기존의 버전과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이 있을 것 같아 기대 된다. 연극은 연습 내내 긴장해야 한다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배우로서 숨을 쉬고 있구나 하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유모 역을 맡은 배해선은 “연극계에서 늘 화제가 되는 양정웅 연출님이 함께 하신다고 해서 같이 하고 싶었고, 데뷔 전부터 무대를 하고 계셨던 손병호, 서이숙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줄리엣의 약혼자인 패리스 역을 맡은 김찬호는 역할에 대해 “요즘 시대로 말하면 금수저 캐릭터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단 하나 갖지 못한 아리따운 신부가 줄리엣이고, 그녀를 쟁취하고자 신사적으로 다가가지만 끝까지 마음을 열지 못 한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기 때문에 줄리엣이 로미오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데뷔해 첫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된 김성철에게도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에 로미오의 친구 벤볼리오 역을 맡게 된 데 대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다. 너무 존경하는 선배님들 덕에 제일 막내지만 즐겁게 해나가고 있다. 유일한 이십 대로서 패기와 열정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을 맡은 양승리는 실제로 문근영 같은 여동생이 있다면 로미오 같은 남편감을 허락하겠느냐는 질문에 “허락 안 하겠다”고 단호하게 밝혀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는 “몬테규 가와 케플릿 가는 마치 초식동물이 풀을 먹고 육식동물이 고기를 먹는 것과 같이 태생적인 앙숙관계”라고 밝히기도 했다. 머큐쇼 역을 맡은 이현균은 “머큐쇼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캐릭터라 고민 중”이라고 조심스럽게 심경을 밝히며, 양정웅 연출의 방식에 대해 “배우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을 해맑게 웃으며 지켜봐주신다”고 답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후 배우들의 공약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정민은 “관객이 만 명을 돌파하면 그 날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나가실 때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겠다”고 밝혔고, 김호영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오늘 올린 사진이 400번 이상 리트윗되면 남자배우들끼리 모여 토크쇼를 추진하겠다”고 말하며 공연 관람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손병호는 “관객 만 오천 명을 돌파했을 때 그 날 관객 중 다섯 분을 뽑아 함께 족발집에 가서 손병호 게임을 하겠다”는 공약을 밝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제공_샘컴퍼니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21 / 조회 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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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시대에서 희망의 ‘싹’을 틔우다…연극 <페리클레스>
삶은 연극이며, 인간이 살고있는 세상은 연극 무대라 했던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기를 맞아 다양한 그의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작품이 다시 막을 올린다. 그것도 현재의 절망적인 시대상황을 꼭 빼다 박은 설정으로 말이다.
셰익스피어 연극 의 프레스콜 행사가 지난 9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열렸다. 이 날 행사에서는 170분 간의 전막 시연과 함께 연출 및 출연배우들과의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는 우연히 왕의 비밀을 알게 되어 죽음에 처한 타이어 왕국의 왕자 페리클레스가 도피를 위해 여러 나라를 떠돌면서 겪게 되는 파란만장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후기 낭만주의 경향을 대표하는 로맨스극으로, 지난 해 5월에도 공연된 바 있다.
특히 무대 위를 뒤덮고 있는 50톤의 모래와 달의 여신 다이애나의 조각상 등은 거대한 작품 속 세계를 표현하는 장치로 쓰여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시의성 반영한 각색으로 양정웅 표 ‘풍자극’ 탄생
연극 는 셰익스피어 원작을 충실히 따르지만 철저히 시의성을 반영해 각색됐다. 오늘 날 우리 사회의 부패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극의 상황에 양념처럼 각색된 양정웅 표 대사들은 하나의 풍자극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작품 속에서 ‘내가 이럴려고~’, ‘자괴감이 듭니다’, ‘우주의 기운’ 등의 대사는 작금의 정치적 사태를 직접적으로 연상시켜 웃음을 자아내는 대목으로 활용된다.
이와 같은 각색에 대해 양정웅 연출은 “아무래도 나라 안팎으로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있다”며 “이 작품이 원작에서도 시대를 풍자하는 부분들이 있다. 작년에는 그런 부분에 크게 힘을 주진 않았는데, 올해는 많은 뉴스들을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절로 강조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정권 시절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지내기도 했던 유인촌은 작품 속에서 풍자되는 현 시대상황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관련 책임자들은 조사결과를 받아들이고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한 배역 나눠 연기하는 유인촌 부자…“연기는 스스로 깨우치는 것”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배우 유인촌과 남윤호는 한 무대에 오른다. 그것도 같은 배역으로 말이다. (두 사람은 모두 ‘페리클레스’ 역으로 남윤호는 1막의 젊은 페리클레스를, 유인촌은 2막의 노년의 페리클레스를 연기한다.)
초연 당시, 공연 중반까지 아버지가 유인촌이라는 사실을 숨겼던 남윤호는 “제가 홍길동도 아니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선생님이라 부르며,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했다”며 “(다시 호흡을 맞추다 보니) 부담감을 좀 떨쳐낸 것 같다. 아직 너무 따라기기 힘든 선생님이지만, 도움이 되고 가르침을 많이 받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인촌 역시 “처음에는 아들과 같이 연극을 한다는 것에 대해 심적인 부담이 많았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며 “연기는 해답이 없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스스로 깨닫고 느끼면서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옆에서 꾸준히 기다려주는 것밖에 없다”고 선배 연기자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새로운 뮤즈, 전성민의 합류…색다른 ‘마리나’의 탄생
또한 이번 작품에는 새롭게 전성민이 합류했다. 전성민은 지난해 최우리가 맡았던 ‘마리나’ 역을 이어 받았다. 극 중 페리클레스의 딸인 마리나는 타락한 사람들의 마음들까지 성스럽게 변화시키는 인물.
전성민은 마리나에 대해 “사실 제겐 좀 어려운 인물이었다. 말과 노래로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교화시킨다는 게 잘 와 닿지 않아서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예수나 간디 같은 인물을 떠올리며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유인촌은 전성민에 대해 “작년과는 색깔이 아주 다른 마리나가 탄생했다. 전성민만의 새로운 마리나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함께한 소감을 답하기도 했다.
셰익스피어의 는 기존 셰익스피어가 다뤘던 희극과 비극이 결합된 형태의 작품이다. 주인공 ‘페리클레스’가 고통과 고난의 비극적 상황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간 결과 예상치도 못한 기적과도 같은 기쁨을 맛보는 스토리 구조 때문이다.
양 연출은 희비극이 결합된 의 키워드를 ‘희망 속에 살아가는 것’이라고 답하며, 관객들이 이 작품을 ‘희망의 씨앗’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절망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가 관객들의 마음 속 희망의 싹을 틔울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 연극 는 다음 달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계속되며, 예매는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6.11.10 / 조회 4,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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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문근영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전체예매율 1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티켓 오픈과 동시에 예매율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작품은 지난 11월 3일 인터파크를 통해 1차 티켓 오픈을 진행했다. 티켓팅이 시작되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말 대작들을 누르고 전체 예매순위 1위로 올라섰다. 연극 부문에서는 53.7%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여줬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스테디셀러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배우 박정민과 문근영의 캐스팅으로 티켓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배우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김찬호, 양승리, 이현균, 김성철 등이 참여한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 제공_샘컴퍼니 전하영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08 / 조회 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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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찬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서 문근영과 호흡
줄리엣 향한 일편단심 패리스 역 맡아
12월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개막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서 문근영과 호흡할 예정인 배우 김찬호(사진=디오르골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김찬호가 문근영과 호흡을 맞춘다. 오는 12월 9일 개막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일편단심 줄리엣을 사랑하는 패리스 역을 맡았다.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미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수차례 리메이크 되었으며 수없이 많은 장르로 제작될 만큼 최고의 작품이다. 최근 뮤지컬 ‘더맨인더홀’에서 주인공의 또 다른 자아 ‘늑대’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김찬호는 이번 작품에서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역으로 출연한다. 패리스는 줄리엣이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걸 알면서도 일편단심 줄리엣을 사랑하는 캐릭터로 한 여자만 바라보는 로맨티스트로 등장한다.한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12월 9일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7 / 조회 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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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문근영의 힘…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예매율 1위
3일 1차 티켓오픈 연극 점유율 '53.7%'
전체예매율서 뮤지컬 대작 제치고 1위
12월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막올라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포스터(사진=샘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지난 3일 오후 2시 1차 티켓오픈과 동시에 압도적인 예매율로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공연제작사 샘컴퍼니에 따르면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날 온라인 티켓 예매사이트 인터파크를 통해 1차 티켓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쟁쟁한 연말 대작들을 누르고 예매순위 1위를 기록했다. 연극 부문에서는 점유율이 53.7%에 달했다.작품은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의 최대걸작이자 세기를 뛰어넘은 희비극 로맨스를 그린다. 막강한 콘텐츠의 힘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박정민, 문근영 외에도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김찬호, 양승리, 이현균, 김성철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한다.한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1544-1555.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 3일 기준 한 예매사이트 전체 예매율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4 / 조회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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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전체 캐스트 공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전체 캐스트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유명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초호화 스케일이 예상된다. 작품은 앞서 줄리엣 역에 배우 문근영과 로미오 역에 박정민 캐스팅을 알려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라인업은 주연배우를 능가하는 믿고 보는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로렌스 신부 역은 배우 손병호가 캐스팅됐다.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배우 서이숙과 배해선은 줄리엣의 유모 역을 소화한다. 로미오의 친구인 머큐쇼 역은 배우 김호영과 이현균이 연기한다.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은 배우 양승리가 확정되었으며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 역은 배우 김찬호가 열연한다. 또한, 로미오의 사촌이자 친구 벤볼리오 역은 배우 김성철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연출가 양정웅과 정승호 무대디자이너의 만남으로 새로움과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기를 맞아 기획됐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기의 로맨스로 불리며 국적을 불문하고 오페라와 발레, 연극, 뮤지컬, 영화 등의 콘텐츠로 변용됐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04 / 조회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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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표 줄리엣…박정민·서이숙·손병호 초호화 출연
이달 3일 오후 2시 1차 티켓오픈 돌입
배해선·김호영·양승리 스타 대거 합류
12월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막올라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출연진(사진=샘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초특급 전 캐스트를 공개했다. 최근 6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문근영이 ‘줄리엣’으로, 박정민이 ‘로미오’ 역으로 출연을 확정 지은 데 이어 배우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김찬호, 양승리, 김성철, 이현균까지 역대급 초호화 스케일의 라인업이 완성됐다.브라운관·스크린 등 장르를 초월해 종횡무진 활약 중인 연기 내공의 손병호가 로렌스 신부 역을 맡는다. 씬스틸러로 강렬하게 각인된 서이숙과 배해선은 줄리엣의 유모 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로미오의 친구이자 비극에 방아쇠를 당기는 도화선이 될 인물인 머큐쇼 역에는 팔방미남 김호영과 서울연극제 연기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이현균이 열연한다.줄리엣의 사촌 티볼트역에는 양승리 배우가 수 많은 경쟁을 뚫고 안착했으며, 줄리엣의 약혼자이자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면서도 줄리엣을 사랑하는 패리스 역에 김찬호 배우가 최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몬테규가의 로미오와 사촌이자 마음이 여린 친구 벤볼리오에는 신성 김성철이 캐스팅 됐다.한편 죽음을 초월한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로맨스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달 3일 오후 2시 전 예매처(인터파크 티켓, 국립극장 홈페이지)를 통해 1차 티켓 예매를 시작한다.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1544-1555.▶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2 / 조회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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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전통연희로 풀어내다
극단 여행자 양정웅의 감각적 연출
원작 등장하는 요정 도깨비로 치환
강동아트센터 상주단체 선정 기념
24~25일 이틀간 대극장 한강 공연극단 여행자의 연극 ‘한여름 밤의 꿈’ 포스터(사진=강동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강동아트센터는 오는 24일과 25일 이틀 간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 밤의 꿈’을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극단 여행자는 2016년 강동아트센터 상주예술단체로 선정돼 ‘한여름 밤의 꿈’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극단 여행자의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우리 전통의 미학과 연희 양식을 바탕으로 풀어냈다. 10년 넘게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으로 4대륙, 15개국, 65개 도시와 25개 페스티벌, 15만 여명의 관객을 만난 수작이다.원작에 등장하는 요정들은 한국의 도깨비로 치환했다. 요정 ‘퍽’은 쌍둥이 도깨비 ‘두두리’로, 요정의 왕 ‘오베론’과 여왕 ‘티태니어’는 성(性)을 바꿔 도깨비 여왕 ‘돗’과 바람둥이 도깨비 ‘가비’로 재탄생돼 극의 해학성을 부각했다. 사랑의 미향을 맡고 엇갈리는 남녀들은 항(亢), 벽(壁), 루(婁), 익(翼) 등 우리 별자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전통성을 더했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무대는 대청마루, 한지, 삼베옷, 청(靑),홍(紅), 황(黃), 록(綠)의 색감 등 우리나라 고유의 미학이 가득한 미장센이 돋보인다. 또 한국적 음색과 음률의 대사와 노래, 독창적인 신체연기, 사물악기 연주, 한국무용이 조화를 이뤄 관객과 흥겨운 소통과 교감을 이루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작품은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로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이다. 극단 여행자는 양정웅 연출을 필두로 1997년에 결성했다. ‘한여름 밤의 꿈’을 비롯하여‘緣 KARMA’, ‘환’, ‘미실’ 등에서 신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동양적인 정서의 음악, 의상, 무대 미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24, 25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공연하며 티켓 가격은 1만~3만원. 02-440-05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10 / 조회 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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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해롤드 & 모드> 강하늘, 박정자와 함께한 낭독이라는 연극의 새로운 발견
“80이요? 80년 산 사람은 처음 만나봐요. 전혀 그렇게 안 보여요.”이번 토요일이면 80살 생일을 맞이한다는 모드의 이야기에 해롤드가 놀란 토끼 눈이 된다. 지난 1월 20일, 강하늘·박정자와 함께한 낭독회에 참가한 관객들은 숨죽여 해롤드와 모드의 대화에 빠져 들었다. 낭독회는 오로지 배우들의 목소리만으로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색다른 시간이다. 오늘의 주인공 박정자는 시작에 앞서 드레스서클로 입장하며 꽉 찬 객석을 향해 “다 강하늘 팬들이지, 오늘 하늘이 혼자 있으면 되잖아.”라며 관객들에게 농을 친다. 물론 그의 오래된 팬들도 객석 한 쪽에 자리 잡고 있는 상황. “젊은 친구들이나 오는 덴데, 어떻게 이런 데를 알고 왔냐고.” 손사래를 치지만 그의 얼굴에는 이미 웃음꽃이 만발하다. 또 다른 주인공인 강하늘도 드라마 이 끝나고 밀려드는 인터뷰와 공연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특유의 밝은 미소로 씩씩하게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 작품은 본격적인 연습 들어가기 전 리딩할 때부터 감동이 밀려왔다. 여러분에게도 새로운 발견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극 중 80세 할머니 모드 역을 연기하고 있는 박정자는 “강하늘과 라이벌 관계인 모드 역이다(웃음). 연극에서 해롤드가 썬사인과 키스할 때는 그렇게 아우성을 치더니 나하고 키스할 때는 왜 그렇게 조용한 거지.”라고 서두를 떼며 인사를 대신한다. 이들은 잠시 숨을 고른 후, 곧바로 19세 청년 해롤드와 80세 할머니 모드가 되어 별다른 동작과 이동 없이도 인물과 장면을 실감나게 재현해냈다. 바다 표범을 풀어주러 바다로 간 해롤드와 모드가 되었다가, 모드의 과거 이야기를 듣는 해롤드, 해롤드에게 나무 위로 올라가자는 제안을 하는 모드가 되기도 했다. 관객들에게는 작품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이 되었다. 준비한 세 장면의 낭독을 마친 후 강하늘은 “무대와는 또 다른 자리이기 때문에 느낌이 색다르다. 오늘 공연이 아주 좋을 것만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연극 는 콜린 히긴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장례식장 가는 것이 취미로 늘 죽음을 꿈꾸는 해롤드가 유쾌한 할머니 모드를 만나 점점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해롤드 역으로 출연하는 강하늘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박정자 선생님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선생님이 이번 공연이 2003년부터 시작해서 여섯 번째 공연인데, 이렇게 오랫동안 해온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것을 알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또한 그는 이 작품에 대해 “흔히 사람은 혼자서는 못 산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과정, ‘우리’라는 것에 대해 알려주는 아주 고마운 공연이다. 해롤드와 모드가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큰 깨달음이 있다. 해롤드 역을 맡고 있는 건 강하늘이지만, 객석에 있는 모두가 해롤드가 되는 것 같다.”고 작품이 주는 감동에 대해 전했다.관객들이 강하늘을 보기 위해서 왔지만, 강하늘 팬들을 자신의 팬들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큰 야심을 밝히기도 한 박정자는 “개인적으로 멋진 총각을 내 파트너로 삼을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말하며, (강)하늘이는 내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분장실 밖 어두운 복도에서 하늘이를 기다라는 팬들을 위해 극장에 조명을 달아달라고 이야기했다.”는 일화를 전해 관객들의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에 강하늘은 “정말 선생님이 말씀하셔서, 조명이 생겼다.”며 극중 파트너이자 대선배인 박정자에게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또한 덧붙여 “지인들이 저를 보러 공연을 보러 왔다가 선생님께 반하고 갔다고 이야기한다."며,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모습이 작품 속 해롤드와 모드의 모습을 엿보는 것 같았다.“모드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데 왜 80이란 나이를 정했냐.”라는 질문에 대해 박정자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참 고맙다고 서두를 떼며 “팔십이란 숫자는 내가 정한 것이 아니라 콜린 하긴스 작가가 정하긴 했지만 80살이란 숫자는 인생에서 볼 때 꽉 찬 나이라고 생각한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가장 성숙한 나이다. 2003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고 앞으로 80살까지 더 가야한다. 80살에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삶의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는 바람을 밝혀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강하늘은 “대본을 보고 해롤드가 모드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해롤드의 나이에 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풋풋한 연애 이야기를 예로 들려주며 “19세는 조그만 호의에 대해서도 굉장히 마음이 끌리고 이것저것 재지 않는 시기다. 모드가 해롤드한테 인간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얘기를 듣자마자 해롤드는 닫혀 있던 마음을 열게 된다. 그 이후에 사랑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관객들이 보시기에 그 사이가 어떻게 보면 점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19세니까 가능한 것이다.”라고 웃으며 설명했다.모드의 마지막 선택이 죽음이 아니었다면 해롤드가 반지를 들고와 프로포즈를 했을텐데 모드는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하다는 관객의 재치 어린 질문에 박정자는 “아마 해롤드를 설득시켜서 더 넓은 세상으로 보냈겠지.”라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박정자는 "연극은 아름다움은 배우의 휴머니티와 관객의 휴머니티가 만나서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연극의 진정한 힘은 그 안에서 나온다. 배우들끼리 '오늘 공연 참 좋았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 관객 참 좋았지'라는 말과 같다."며 "관객은 연극을 완성시켜주는 절대요소이다. 관객으로서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유쾌한 모드 할머니의 에너지가 이곳에도 전달된 것일까? 드레스서클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배우와 관객 모두 로 하나가 된 미니 낭독회는 긴 여운을 남기며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공연은 오는 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1.23 / 조회 1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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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지혜, <해롤드&모드>가 알려주는 것들
“이제 나가서 사랑해줘. 이 세상을.” 생의 마지막 순간 여든 살의 할머니가 열 아홉 살의 소년에게 유언을 남긴다. 소년은 그 말을 귀담아 들을 새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녀에게 떠나지 말라고 애원한다.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이 할머니는 소년이 설레는 마음으로 약혼반지를 선물한 첫사랑이기 때문이다. 여든 살의 할머니는 어떻게 열 아홉 소년의 첫사랑이 되었을까. 연극 에 등장하는 할머니 모드는 무척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이 쓰던 은식기를 선뜻 남에게 주기도 하고, 죽어가는 나무나 동물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남의 트럭을 훔쳐 타는 것도 거리끼지 않는다. 네 것, 내 것을 가리는 소유의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녀에게 의미있는 것은 오직 살아있는 생명을 가꾸고 소중히 여기는 것,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생을 온전히 누리는 것이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죽음을 즐기기로” 결심하고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뒷걸음질치던 소년은 우연히 만난 이 엉뚱한 할머니를 보며 비로소 자기 안에서 꿈틀대는 생명력을 깨닫는다. 몸은 늙었어도 여전히 씩씩하게 삶을 향해 전진하는 모드의 모습이 소년의 마음을 흔든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야.” ”사람은 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거야.” 등 모드가 해롤드에게 건네는 말들은 갓 돋아난 싹 위로 내리는 시원한 빗줄기와 같다. 그러니 어찌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해롤드는 모드와의 결혼을 꿈꾸고, 황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키스한다. 그러나 이미 삶과 작별할 채비를 마친 모드는 따스한 미소로 화답하며 마지막 당부의 말을 전한다. 가서 삶과 세상을 사랑하라고.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원래 이라는 제목으로 2003년부터 연극·뮤지컬 무대에 오르다 올해 원제목 그대로의 연극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모드 역의 박정자와 최근 드라마 을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강하늘이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에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지난 다섯 차례 공연에서 빠짐없이 모드를 연기해온 박정자는 속삭이는 대사를 할 때조차도 분명한 발성으로 귀를 잡아 끌었다. 52년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140여분간의 공연 내내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강하늘은 열 아홉 소년의 생기와 발랄함, 슬픔과 외로움을 부족함 없이 잘 표현해냈다. 여기에 멀티녀를 맡은 이화정 등이 코믹한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고, 저물녘 호젓한 바닷가를 담은 영상과 파도소리, 잔잔한 음악은 작품의 메시지와 어울려 마음에 두터운 온기를 전했다. 삶에 대한 소중한 통찰을 담은 이 연극은 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5.01.20 / 조회 8,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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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모드> 강하늘, 소년 해롤드를 만나다
보기 드물게 진중한 청년인 줄은 진즉 알고 있었다. 기자는 인터뷰 당시 배우라는 호칭에 손사래를 치며 아직은 배우라 불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던, ‘순진’과 ‘순수’의 차이를 한참이나 역설하며 끝까지 순수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강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2년 반의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강하늘에게서는 그때보다 더 두터운 깊이가 느껴졌다. 그럴 만도 하다. 그 사이 다른 장르로 발을 넓힌 그는 연이은 영화 촬영에 이어 드라마 출연까지, 누구보다 많은 변화와 성장을 거쳤으니 말이다. 이제 뮤지컬 배우가 아닌 드라마·영화 배우로 대중들에게 친숙해진 강하늘은 훌쩍 커진 인기에도 불구하고 다시 무대로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과연 무엇이 그를 다시 무대로 이끌었을까.Q 뮤지컬은 여러 번 출연했지만 연극은 처음인데 어떤가. 사실 연극과 뮤지컬은 같은 장르로 봐야 한다. 물론 넘버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무대에서의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연극과 뮤지컬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다 관객들에게 보여지면서 내가 표현해야 할 것들을 표현하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 숨쉬는 호흡들은 연극이나 뮤지컬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다면 카메라와 무대 사이에 있는데,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나. 무대 연기는 오버스럽다, 오글거린다고. 나는 그런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는다. 연기라는 것은 매체와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똑같은 것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한 인물을 표현해내는 것이고, 그것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연기자의 역할이니까. 물론 어느 정도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연기적으로 크게 다르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 같다. Q 의 해롤드는 매일 죽음을 상상하는 소년이다. 해롤드처럼 죽음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 되게 많이 하면서 산다. 사람들은 나를 되게 긍정적인 아이로 보고, 웃음도 많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예전에 이준익 감독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제일 많이 아파 본 사람이 제일 환하게 웃을 수 있다’고. 내가 제일 아팠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지을 수 있는 웃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내 마음의 슬픔도 커지는 것 같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연기에 대한 고민이다. 연기라는 것은 정말 하면 할수록 너무 힘든 것 같다. 제일 힘든 것은 연기에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정답이 없는 것을 표현하되 관객들이 마치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나한테는 정말 큰 부담이고, 평생 풀어가야 할 숙제다. 계속 고민하다 보면 진짜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힘들 때가 많다. Q 해롤드가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서는 어떤가. 해롤드처럼 소통의 부재에 대한 괴로움을 느껴본 적은 없다. 외로움도 그만큼 크지는 않았고. 하지만 해롤드만큼은 아니라도 내가 나름대로 느끼고 있는 외로움도 있고, 소통의 부재로 인해 혼자서만 안고 있는 것들도 분명히 있기는 하다. 아마 해롤드가 안고 있는 외로움은 나 외에도 이 공연을 보는 모든 분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해롤드에게서 찾은 것은 이 아이의 순수함이다. 어쩌면 순수하기 때문에 죽음을 동경할 수 있고, 순수하기 때문에 외로울 수도 있는 것 같다. ‘순진’과 ‘순수’는 다른 것인데, 이 아이는 순수하고 자기만의 줏대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동화되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또 배우기도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순수를 지키고 싶고, 변질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 Q 극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를 꼽는다면. 해롤드의 대사 중에 ‘죽이는 칼이지’라는 말이 있다. 이 대사 자체가 흥미로운 게 아니라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상대방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인상 깊었다. ‘이건 날 죽일 수 있는 칼이지’라는 뜻인데, 그걸 남에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정도의 용기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그 대사를 말할 때마다 기분이 좀 묘하다. Q 모드는 해롤드를 유일하게 이해하는 사람이다. 무척 매력적인 할머니이기도 한데, 모드의 대사 중에서는 어떤 말이 와 닿았나. 모드의 대사 중에서 가장 공감됐던 말이 있다. ‘이 세상에 주인이 어디 있어. 잠시 들렀다 가는 것들인데’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마음에 되게 와 닿았다. 사람에게는 무언가를 갖고 싶어하는 마음, 소유욕이라는 게 굉장히 큰 것 같다. 참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인데, 아마 법정 스님의 라는 책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닐까. 이 세상은 잠깐 들렀다 가는 곳인데 그렇게 욕심부리고 소유하려 하지 말자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 말이 와 닿았다. Q 이후 해롤드는 어떻게 살았을까. 모드처럼은 아니더라도 자신을 조금 더 돌아볼 수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의 해롤드는 자기만의 벽을 굉장히 높게 쌓고 그 안에서 혼자 지내는 아이다. 자기만의 우물을 파고 있는 거다. 그러지 말고 우물 밖에 나가서 다른 곳에 또 좋은 수원지가 있나 찾아보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Q 대선배인 박정자와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선생님께서는 극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나는 공연을 할 때 아직까지 나밖에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이 작품 전체를 꿰뚫어보는 눈을 갖고 계시더라. 그래서 ‘아, 이래서 박정자 선생님이구나’하면서 그런 것을 많이 배우고 있다. Q 지난 2~3년간 많은 변화들을 겪었다. 그 중 자신을 가장 크게 흔들었던 사건은 무엇인가. 한동안 영화 촬영을 계속 했다. 2월과 2월 말에 하나씩 개봉되고, 3월에 또 하나가 개봉된다. 한동안은 영화만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촬영을 했는데, 영화를 촬영하다 보니 연극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졌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게 된 곳이 여기다. 방송매체만 해온 지난 날들이 나를 다시 흔들었다. 연극으로 돌아오도록. 영화만 하다 보니 다시 무대 위에서 숨쉬고 싶고 다시 배우고 싶어지더라. Q 은 어떤 경험이었나. 행복했다. 그런데 무작정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다른 고민들을 너무 많이 안겨줬다. 을 통해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시는데, 사람이 달콤한 것에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나. 그래서 항상 고민하게 된다. 내가 이렇게 사랑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면 안 되는데, 싶어서 더 긴장하게 되고 더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런 것들이 나를 마냥 편하게 지낼 수만 없게 한다. 은 그런 어려움과 또 다른 숙제들을 안겨줬다. Q 방목형 부모님 밑에서 자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완벽주의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방목에서 나온 거다. 부모님이 방목을 하면 할수록 내가 내 자신을 돌봐야 하지 않나.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내가 더 나를 돌이켜 봐야 하고. 그래서 더 완벽주의가 생긴 것 같다.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방목형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체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것 같다. 정말 자유로운 성격을 가진 사람이 되거나, 아니면 나처럼 자신에게 엄격해지거나. 일찍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면서 부모님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았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스스로 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에게 엄격해질 수밖에 없었다. Q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땐 연습실에서 슬리퍼나 재떨이가 날아오기도 했다고. 당시의 강하늘을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더 혼나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그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 때 혼나는 건 당연한 거였다. 그때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책상 다 엎어버리고 ‘나 못하겠어!’하고 뛰쳐나가고 싶었는데 정말 참고 참았다. 근데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참는 게 맞는 것 같다. 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많이 혼나봐야 한다. 그 때 그렇게 혼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 성격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Q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황정민이 자신의 소속사로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황정민이 어떤 모습을 보고 캐스팅한 것 같나. 그건 모르겠다. 아마 혼내기 쉽게 생겨서?(웃음). 정민 선배한테 고마운 것은 연극과 뮤지컬을 하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당시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미팅을 했지만, 모두 연극과 뮤지컬은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공연을 계속하게 해줬고, 그래서 함께 하게 된 거다. Q “바쁠수록 비워내는 연습을 한다.”는 말을 했다. 스스로를 비우는 방법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 방법만 쓴다면 그건 사람이 멈춰 있고 고여 있다는 뜻이니까. 나도 성장을 하고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흘러가니까 비우는 방법도 계속 변한다. 그때그때 나에게 필요한 것을 하는 것 같다. 여행을 가고 싶으면 여행을 가고, 노래를 하고 싶으면 노래를 하고. 그 순간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나를 비워내고 행복하게 하는 방법인 것 같다. Q 예전에도 ‘순수’와 ‘순진’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변질되지 않고 싶다는 말을 했다.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최후까지 잃고 싶지 않은 것 하나를 꼽는다면. 내 연기관. 항상 생각하는 좌우명이 세 가지 있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 ‘배우고 배우고 배우면 그 때 배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좀 민망하지만(웃음) ‘두 배 유명해지면 여섯 배 겸손해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좌우명이 내가 갖고 있는 연기관이고, 나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는 뼈대와도 같은 것들이다. 이것은 잃고 싶지 않다. Q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렇게 확고해진 계기가 있었나. 어렸을 때부터 많은 분들을 보면서 ‘난 저러면 안 되겠다’ 하는 것을 배웠다. ‘저건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나중에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갖고 가야 할 것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해보니 사람에 대한 배려이고 겸손이더라. Q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이 매우 큰데, 만약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나.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었을 것 같다. 아직도 다큐멘터리 감독에 대한 꿈이 있다. 어릴 때 꿈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디스커버리에 입사하는 것이었다. 다큐멘터리‘빠’였다(웃음). 다큐멘터리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봤고, 요즘도 마찬가지다. 영화나 드라마나 연극을 볼 때는 울지 않는데 다큐멘터리를 볼 때는 울게 되더라. 이제는 만들어지는 것들에 대한 지루함이 생겨버린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물론 다큐멘터리도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아무리 편집을 잘 해도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은 그냥 그 자체로 살아가는 것 같고 되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Q 혹시 일기를 쓰나. 일기는 아니고 시를 쓴다. 자기 전에 한 편씩 쓰고 잔다. 시 노트가 따로 있다. Q 워낙 말을 잘 해서, 평소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든 무엇으로든 꾸준히 정리하지 않을까 싶었다.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분명 필요하다. 많은 분들이 그렇지 않을까. 평소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항상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자기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잘 쌓여있고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 아마도 사람들이 말하는 ‘내공’이 아닐까. 얼마나 깊이까지 쌓여있는 지가 말이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고, 더 깊이 내려가려고 하는 중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1.12 / 조회 19,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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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할머니의 꿈같은 입맞춤, 강하늘&박정자의 <해롤드&모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하는 나의 해롤드, 인간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야.” 서로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는 19세 소년과 80세 할머니, 어느새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두 사람은 조용히 입을 맞춘다. “라이트 아웃-” 양정웅 연출의 말에 배우들은 꿈에서 깬 듯 천천히 일어나 눈물을 닦고 다음 장면을 준비한다. 오는 1월 공연을 앞둔 연극 의 연습현장이다. 개막을 10일 앞두고 런쓰루에 돌입한 배우들은 이미 작품 속에 푹 빠져든 듯 보였다. 연극 는 죽음을 꿈꾸던 19살 소년 해롤드가 엉뚱하면서도 매력적인 할머니 모드를 만나 삶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이라는 제목으로 꾸준히 무대에 올랐으며, 그간 이종혁·김영민 등이 해롤드 역을 맡아 박정자와 호흡을 맞춰왔다. 2년 만에 라는 제목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아오는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드라마 을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강하늘이 해롤드 역을 맡았다. “사람은 다 혼자에요. 그리고 혼자 죽어요. 자기만의 껍질 속에서.” 강하늘이 맡은 해롤드는 세속적인 가치에 물든 어른들에게 회의를 느끼며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인물이다. 어머니는 물론 의사와 신부조차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 소년의 엉뚱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몰이해에 갑갑함을 느낀 소년은 죽음을 꿈꾼다. “사람은 모두 저마다 달라. 이 꽃들처럼.” 해롤드가 남의 장례식을 구경하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80세 할머니 모드는 유일하게 소년의 마음을 이해하는 인물이다. 그녀 자신이 여전히 바래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견과 근심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매일 새로운 만남과 감동을 찾아 나서는 그녀를 보며 해롤드는 서서히 마음을 열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플레이디비가 연습실을 방문한 날은 지난 달 31일. 들뜬 연말 분위기와는 무관하게 배우들은 차분히 극에 몰입해 열연을 펼치고 있었다. 초연부터 수십 수백 번 모드를 연기해온 박정자는 물론, 등 세 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강하늘도 바쁜 스케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연히 극 속으로 녹아 들어 있었다. 데뷔 52년을 맞은 대배우 박정자와 올해의 유망주 강하늘이 본 무대에서 보여줄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해롤드의 어머니 역의 우현주와 신부 역의 홍원기, 1인 3역을 맡은 이화정 등 조연들의 연기도 탄탄하다. 공연은 오는 9일부터 2월 2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1.02 / 조회 15,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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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의 첫 연극 도전, <해롤드 & 모드> 포스터 촬영 현장
총과 가솔린 통, 굵은 밧줄과 한 쪽에는 나무 한 그루와 삽까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범상치 않은 소품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이곳은 내년 1월 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될 연극 의 포스터와 프로필 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 는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라이징 스타로 불리며 연기력을 인정받는 강하늘의 첫 연극 도전작이다. 이 작품은 유쾌한 80세 할머니 모드와 엉뚱한 19살 청년 해롤드의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콜 히긴스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하며 그동안 연극, 뮤지컬 영화로도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이라는 제목으로 2003년, 2004년, 2006년, 2012년에 공연되었고, 2008년에는 뮤지컬로도 무대에 올랐다. 모드 역의 박정자는 “바다는 아는데, (강)하늘이는 이번에 처음 본다.”며 유쾌하게 농담을 던진다. 시종일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촬영 현장에서 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무색할 만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극 중 모든 것에 심드렁한 해롤드는 장례식장에서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모드를 만난다. 사랑에 빠진 해롤드와 모드의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다. 이날 촬영은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한 무공해의 매력을 지닌 모드와 자극적인 것을 찾아 다니는 해롤드의 캐릭터에 맞게 각종 소품을 활용하며 유쾌하게 진행됐다. 특유의 활달하고 밝은 성격으로 촬영 내내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던 강하늘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촬영에 임했다. 촬영을 마치고 하늘 같은 대선배와 까마득한 후배는 알콩달콩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강하늘은 요즘 드라마 촬영과 영화 후반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년 초에 개봉할 영화만 해도 3편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박정자는 최근 연극 을 마쳤고 곧 개막하는 연습과 이천과 부산 등지에서 열린 낭독 연극까지… 아이돌 스케줄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작품은 모드의 연극이라기 보다는 해롤드의 연극이다. 모드의 죽음을 통해 해롤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숙해 가는지가 아주 중요한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까마득한 후배를 애정 어리게 바라보며 “무대에 오를 때는 항상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이 배우 인생에서 네게 많은 도움을 줄 거다.”라고 조언도 잊지 않았다.포스터 촬영 이후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는 는 오는 27일부터 온라인에서 티켓예매가 가능하며, 공연은 2015년 1월 9일부터 2월 2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하늘 미니 인터뷰 "무대에 서는 것이 꼭 목욕하러 가는 기분"Q 2년 만에 연극으로 무대에 복귀하는 소감은?처음 드라마를 시작하게 되면서 ‘무대는 잊지 말자’는 생각을 항상 마음에 품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바빠지면서 공연을 못했던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작품들이 없었기 때문에 더 빨리 공연에 못 돌아온 것도 있다. 공연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대에 계속 서고 싶다.’라는 욕심은 많은데 그 욕심 때문에 아무 작품이나 하고 싶지 않았다. 진짜 좋은 작품 만나기를 계속 기다렸는데 그래서 이번 를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쌓이고 몸과 마음이 삐걱거릴 때가 많은데,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것이 꼭 목욕하러 가는 기분이다. 공연이 어떻게 올라갈 지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Q 는 어떻게 선택하게 됐나?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박정자 선생님 때문이다. 선생님이 상대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선생님이 계속해서 이 공연을 해오신 이유가 있을 텐데 함께 작업하면서 그 이유를 알아가고 싶다. Q 요즘 화제의 드라마 에 장백기 역으로 출연 중이다.사실 은 영화 스케줄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 감독님이 장백기 역을 계속 추천해주셔서 어렵게 합류하게 됐다. 에는 공연계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촬영 틈틈이 연극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그래서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것이 더욱 실감이 난다. 원작과는 다르게 조금씩 비틀긴 했지만 장백기는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서 스펙을 쌓고 회사에 입사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직장인이다. 이 작품을 하면서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대한민국을 정말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 됐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25 / 조회 13,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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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역사 속 로맨티스트의 처절한 죽음! 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
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의 출발은 삼국유사 속 ‘도화녀 비형랑’ 설화다. 귀신과 인간의 사랑, 혹은 귀신 잡는 비형랑의 이야기가 현재 우리의 현실에 맞게 다시 태어난다면 어떨까. 비형과 길달, 도화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사이다. 도형은 커서 정재계 인사가 드나드는 고급 술집을 운영하고, 비형은 진평왕의 천거로 정무를 돌보게 됐다. 이들과 달리 길달은 여러 곳을 여행하며 자유로운 삶을 산다. 3년 만에 여행에서 돌아온 길달과 비형이 도화의 술집에서 만나 회포를 풀다가, 술취한 화랑과 시비가 붙으려는 찰나 그곳에 들른 진평, 임종과 마주치게 된다. 길달의 건축 능력을 높게 산 진평은 길달과 비형에게 흥륜사 문을 지으라 한다. 길달은 도깨비라 불리는 자신의 무리와 함께 흥륜사 문 건설을 시작한다. 사실 흥륜사 문 건설에는 각종 비자금과 정치 세력의 암투가 엮여 있다. 진평과 임종, 도화, 비형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길달을 조종하려 하지만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길달은 이들의 말을 좀처럼 듣지 않는다. 결국 네 사람은 길달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기에 이른다. 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 그 유쾌한 상상력의 원천은? 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는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삼국유사의 원전 설화를 뒤집어 흥미로운 해석을 펼쳐 보인다. 작품의 소재가 된 ‘도화녀 비형랑’ 설화는 귀신들과 어울려 지내던 비형이 귀신 길달을 왕에게 추천해 흥륜사 문을 짓게 한 후 다시 귀신을 시켜 붙잡아 죽이는 내용을 담는다. 사람들은 귀신 길달을 죽게 한 비형의 행적을 근거로 귀신을 쫓기 위해서 비형의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고 전해진다. 설화에 따르면, 비형은 여우로 변신해 도망친 귀신 ‘길달’을 잡은 ‘축귀(逐鬼)’의 상징이지만, ‘로맨티스트 죽이기’에서는 귀신 ‘길달’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배치한다. 왕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최고 권력자의 양아들이었던 그가 어째서 사람들에게 귀신으로 인식되었는지, 또한 그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무엇인지를 당시 역사적 상황을 바탕으로 흥미롭게 재구성한다. 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는 ‘길달이 당시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꿈을 꾸었던 로맨티스트였다면?’, ‘길달의 꿈과 그의 존재가 대중들에게 위협이 되었다면?’과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길달을 둘러싼 다섯 인물의 관계와 당시 사회의 권력구조를 지금 오늘의 한국 정치, 사회적 문제에 빗대어 풀어내는 상상력에 주목할 만하다. 이번 공연에는 고급 클럽을 연상시키는 무대에 랩과 트로트, 락, 일렉트로닉 등 세대를 초월하는 다양한 음악이 사용될 예정이다. 무대와 객석을 비치는 라이브 영상도 무대 위에 배치된다. 남자로만 구성된 15명의 배우들은 춤과 무술, 아크로바틱을 선보이며 신체의 움직임을 극대화한다. 작품의 극작에는 ‘조선제왕신위’, ‘루시드드림’의 작가 차근호가, 연출로는 ‘한여름 밤의 꿈’, ‘페르귄트’의 연출 양정웅이 참여했다. 출연 배우로는 한윤춘, 이국호, 전중용, 오민석, 정승길, 이승주 등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 ‘로맨티스트 죽이기’는 11월 24일부터 12월 9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1.14 / 조회 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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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꿈꾸는 자를 죽였나, 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 다섯 번째 무대 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가 11월 24일부터 12월 9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삼국유사’는 천 년 전의 역사, 샤머니즘, 야사와 민담 등 다양한 상상력이 결집돼 있다. 국립극단은 ‘삼국유사’에 담겨 있는 상상력을 한국연극의 창작 역량과 만나게 하는 프로젝트다. 그동안 연극 ‘꿈’, ‘꽃이다’, ‘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 ‘멸’ 등을 선보여왔다. 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는 다섯 번째 무대다.연극 ‘로맨티스트 죽이기’는 ‘삼국유사’ 속 ‘도화녀와 비형랑’ 설화를 모티브로 삼아 당시 시대상을 재구성했다. 설화에는 비형이 여우로 변신해 도망친 도깨비 길달을 잡아 축귀의 상징이 된다. 작품에서는 도깨비 길달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재배치한다. 권력자의 양아들이자 왕의 사랑을 받았던 그가 왜 도깨비로 남게 되었는지를 담는다.작품은 고급 클럽을 연상시키는 무대에 랩과 트로트,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더해진다. 15명의 남자배우로만 채워지는 이번 무대는 무술, 아크로바틱 등을 통해 극대화된 신체움직임을 보여준다.이번 공연은 연극 ‘루시드 드림’의 차근호가 대본을 썼다. 여기에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을 오가며 감각 있는 연출을 보여준 양정웅 연출이 참여한다. 배우로는 진중용, 한윤춘, 오민석, 정승길, 이승주 등이 출연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1.06 / 조회 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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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릭 입센 희곡의 놀라운 상상력을 담다’ 연극 ‘페르귄트’
극단 여행자의 연극 ‘페르귄트’가 10월 11일(목)부터 10월 14일(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연극 ‘페르귄트’는 2009년 ‘대한민국 연극대상’의 대상과 연출상, 무대예술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당시 ‘평론가가 뽑은 2009년 최고의 연극 두 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LG아트센터가 제작한다. 2012년 연극 ‘페르귄트’는 극단 여행자의 상임연출가인 양정웅이 연출을 맡는다. 연출가 양정웅은 ‘전통과 현대의 만남’, ‘동양과 서양의 조화로운 소통’을 중심적으로 표현해 왔다. 대표작으로는 연극 ‘한 여름밤의 꿈’, ‘햄릿’, ‘십이야’ 등이 있다.이 작품은 노르웨이의 대문호 헨릭 입센 동명의 희곡이 원작이다. 방랑하는 시인 ‘페르’의 인생 여정을 기발한 상상력과 시공간을 초월하는 모험으로 담는다. 주인공 ‘페르’는 노르웨이, 이집트, 터키, 모로코 등을 거치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간다.이번 공연은 영화 ‘도둑들’, ‘타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의 작곡가인 장영규가 작곡을 맡는다. 2009년 공연 당시 ‘대한민국연극대상’의 무대예술상을 수상했던 전주영이 다시 한 번 함께해 트롤, 토록 여인, 원숭이 등의 판타지적인 인물을 그려낸다.연극 ‘페르귄트’는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열리는 ‘오즈 아시아 페스티벌’의 러브콜을 받아 9월 19일부터 9월 21일까지 세 차례 공연을 펼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9.21 / 조회 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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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빛 비단에 써 내려간 사랑의 편지, <연서>
“오직 나의 한 사람, 이 생명 다 하는 날까지 당신 위해 비단 지어요” ‘비단’을 소재로 한 애절한 사랑이야기, 창작 오페라 가 더욱 고운 빛깔로 무대에 펼쳐졌다. 는 조선시대, 서로 다른 사랑을 꿈꾸는 네 남녀의 삶을 담은 작품이다. 명문가의 무남독녀로 자랐으나 기탁의 계략으로 하루아침에 집안이 몰락해 기생이 된 도실과 그녀를 연모하는 비단 장인 아륵, 도실을 갖기 위해 온갖 모함과 부정부패를 서슴지 않는 무사 기탁과 남몰래 아륵을 사모하는 연아. 네 사람은 기막힌 운명 속에서 각기 다른 빛깔의 사랑을 그려나간다. 도실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마을 사람들(위) 그러나 도실의 집안은 기탁의 계략으로 하루아침에 몰락한다(아래)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서울대표창작공연사업의 일환으로 공동 제작한 는 2010년 초연 당시 흥행에 성공하며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 컨텐츠로 자리잡았다. 연극 의 최우정 작곡가가 음악을 맡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서울시합창단이 함께 참여했다.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는 관객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새로운 모습으로 꾸며졌다. 로 지난 해 대한민국연극대상 희곡상을 수상한 고연옥 작가가 각색을 맡아 이야기의 흐름을 더욱 명료하게, 긴장감을 한층 탄탄하게 만들었다. 창작오페라 과 발레뮤지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양정웅 연출이 합류한 점도 눈에 띈다. 권력과 재물로 도실을 유혹하는 기탁(왼쪽 위)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아륵(오른쪽 위) 기생이 된 도실은 아륵의 순정을 매몰차게 뿌리친다(아래) 순수한 소녀와 고혹적인 기생의 매력을 모두 보여주는 도실 역은 소프라노 강혜정과 이은희가, 목숨 바쳐 사랑을 지켜내는 아륵 역은 테너 나승서와 엄성화가 맡았다. 파괴적인 사랑의 주인공 기탁 역에는 바리톤 한경석·김재일·박정민이, 숨은 사랑의 조력자 연아 역에는 소프라노 김정미와 오진현이 캐스팅됐다. 때로는 홀로, 때로는 함께 부르는 이들의 아리아는 화려한 조명과 무대 사이로 스며들어 객석을 가득 채운다. 사랑에 눈 먼 남자들을 비웃는 기생들(위)도실에게 전재산을 바치는 양반 재필(가운데) 기탁의 음모를 알게 된 도실은 복수를 준비한다(아래) 2012년 서울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 또 한 번 거듭날 창작오페라 는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3.14 / 조회 1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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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치 않는 지고지순한 사랑, 오페라 ‘연서’
오페라 ‘연서’가 3월 15일부터 18일까지 초연과 달라진 새로운 모습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오페라 ‘연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창작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2010년 초연당시 관람객들의 평가를 수용해 수정했다. 극의 구조를 더욱 단순명료하게 풀어내 각색했다. 각색에 참여한 작가 고연옥은 2011년 ‘주인이 오셨다’로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희곡상을 수상했다. 작가 고연옥은 오페라 ‘연서’를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전개했다. 도입부분과 끝부분을 현재로 옮겨와 액자구조로 만들었다. 새로운 인물을 창조하거나 기존 배역의 비중을 늘려 이야기의 극적 긴장감을 더했다. 그녀는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탕으로 인물간의 심리변화를 묘사해낼 예정이다. 오페라 ‘연서’의 연출 양정웅은 극단 여행자의 대표로 2006년 문화관광부 장관 표창, 2009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천생연분’과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뮤지컬 ‘심청’ 등 창작 발레와 창작 오페라에 참가했다. 창작오페라 ‘천생연분’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작곡을 맡은 최우정은 서울대학교 작곡과 교수, TIMF앙상블의 대표로 계면조 중심으로 오페라 ‘연서’의 음악을 선보인다. 계면조는 한국의 고유 음계이며 서양음계의 단조와 비슷하다. 그는 오페라 ‘연서’ 에서 인물의 감정과 대사를 음악적 흐름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오페라 ‘연서’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서울시합창단이 함께 참여한다. 서울시합창단은 서울시오페라단을 비롯한 국내 유명 오페라단과 함께 작업하며 50여 편 이상의 오페라에 출연했다. 이민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02 / 조회 1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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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는 아름답다! 에딘버러 화제작 <뷰티풀 번아웃> 공연
2010년 에딘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공연해 호평을 받아 현재 뉴욕, 호주 등지에서 공연 중인 신체극 이 오는 2월 한국 무대에 오른다.
은 말썽꾸러기이지만 권투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는 카메론을 비롯, 최고의 권투선수가 되기 위해 저마다의 아픔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 단순한 스포츠 소재 공연이 아니라 권투 선수로 분한 배우들의 우아하고 날렵한 움직임과 강렬한 인상을 예술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영국인 극작가 브라이어니 래버리가 쓴 작품으로, 에딘버러 프린지 공연 당시 ‘스펙타클하고 시적이고 자극적’, ‘올해 프린지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고 훌륭한 안무를 보여준 작품’ 등의 평을 얻은 바 있다.
양정웅 연출, 이국호, 조운, 김은희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는 은 2월 18일부터 26일까지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바나나문프로젝트 제공
2012.01.26 / 조회 9,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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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공연 한 편으로 세상 깨닫기 ‘풍찬노숙’, ‘돈키호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1월, 세상에 대한 여러 시각을 담은 작품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풍찬노숙’은 사회적 이슈인 혼혈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민감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신화적 공간으로 불러들여 새롭게 재현한다. 연극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이상과 꿈을 놓치지 않는 한 노인의 모습을 담는다. 1월의 둘째 주 세상과 삶을 돌아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극장을 한 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시대에 대한 화두를 던지다!연극 ‘풍찬노숙’ 1월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풍찬노숙’은 남산예술센터가 선보이는 2012년 시즌 첫 번째 공연이다. 현시대가 직면한 ‘혼혈’이라는 문제를 신화의 공간을 끌어들여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농업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외래 인구 유입의 분열 단계에서의 혼란을 그린다. 여기에 신화적 공간을 더해 이름 없는 혼혈족이 민족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역사적 출발선을 찾는 과정과 차별, 불이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다. 연극 ‘풍찬노숙’은 과거의 문제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다룬다. 한국 사회와 맞닿아 있는 빈부격차, 외국인 노동자 차별, 다문화 가정 등의 문제를 색다른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또한,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허를 찌르는 풍자와 재치도 선보일 예정이다.작가 김지훈은 ‘풍찬노숙’에 대해 “작품은 농경지의 공동화로 인해 탄생된 대지주와 그 속에서 단순노동력 공급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선택된 코시안(kosian)의 불운한 삶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감상주의에 가득 찬 에피소드를 다룬 것은 아니다. 현실 비판에 머무는 근시안적 과오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문화 윤리적 차별과 불이익, 그리고 혼혈 민족의 인간성에 내재된 응분의 정한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08년 ‘원전유서’로 동아연극상 5관왕을 비롯해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괴물 작가’ 김지훈의 신작이다. 여기에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 ‘여기 사람이 있다’ 등을 맡았던 연출가 김재엽의 시선이 더해져 색다른 매력의 작품을 탄생을 예고한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나아가는 행동가 돈키호테연극 ‘돈키호테’1월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연극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명저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 노인의 용기 있는 모험과 도전 꿈과 희망을 전한다. 2010년 공연 당시 유료 객석 점유율 80%를 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연극 ‘돈키호테’는 원작에 보다 충실해 세밀한 줄거리 전개와 다양한 무대 기법들로 표현된다. 묘한 사각관계에 빠진 네 남녀가 돈키호테 일행과 우연히 마주치면서 사건은 해결점을 찾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 소설은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서양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이번 공연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작가 빅토리앵 사루드의 작품이다.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은 소설의 핵심내용과 소설에 삽입된 젊은 네 남녀 ‘카르데니오와 루신다, 돈 페르난도와 도로테아’ 이야기가 등장시켜 압축된 ‘돈키호테’를 보여준다. 연극 ‘돈키호테’의 연출을 맡은 양정웅은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돈키호테의 희망적 메시지를 담는다.2012년 연극 ‘돈키호테’에는 배우 이순재가 함께해 화제를 모은다. 이순재는 지난해에도 돈키호테 역을 맡아 77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열정과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는 2011년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한 한명구가 이순재와 함께 돈키호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그 외에도 박용수, 정규수, 최광일, 한윤춘, 이해성, 박호석, 유수미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11 / 조회 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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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야> 셰익스피어, 마당놀이를 만나다
해외 고전을 한국적 전통 연희와 접목시켜 온 극단 여행자가 이번엔 셰익스피어의 를 마당놀이 형식으로 선보인다. 2008년 초연 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남자배우 11명으로만 구성, 남사당패 놀음을 연상케 하는 무대가 특색. 셰익스피어 희극 ‘십이야’가 ‘남장여자’로부터 비롯되는 얽히고 설킨 사랑의 에피소드라면, 남자배우로만 구성된 이번 무대는 ‘남장여자’ ‘여장남자’의 콘셉트가 뒤얽히며 더 위트 있는 무대로 다가온다. 등장인물 이름은 우리 꽃 이름을 가져와 사용하는 점도 재미있다. 쌍둥이 세바스찬과 바이올라는 ‘청가시’ ‘홍가시’로, 오시노 공작은 ‘산자고’ 섬처녀 올리비아는 ‘섬초롱’. 이외에도 ‘맥문아재비’ ‘꼭두서니풀’ ‘쑥부쟁이’ 등 각종 토종 야생화 이름이 등장해 이목을 끈다. 관객에서 수시로 말을 거는 마당놀이 형식과, 몸으로 풀어내는 신체극 등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한국적 연희판으로 풀어내 유쾌함을 증폭시킨다. 극단 여행자 대표이자 연출 양정웅은 “십이야는 셰익스피어가 비극으로 넘어가기 전 선보인 마지막 희극이지만 의외로 국내에서 공연을 많이 하지 않았다”며 “보편적인 정서를 가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한국적으로 만들어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남자배우들만으로 극을 이끄는 형식에 대해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연극은 남자들만 했었다”며 “주인공 홍가시가 진실한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성(性)을 넘어 관객에서 다가가고 싶었고, 남자배우들만 등장해 희극성도 더 살아났다”고 말했다. 는 11월 1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11.11 / 조회 1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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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여섯 극단의 여섯 개 시선, 연극 ‘햄릿 업데이트’
2011년 ‘햄릿’이 ‘햄릿 업데이트’라는 프로젝트로 대학로 여섯 개 극단에서 무대에 오른다. ‘햄릿’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아온 희곡이다. 한국에서도 ‘햄릿’은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무대에 올랐다. ‘햄릿 업데이트’ 측은 “서로 다른 극단과 연출들의 다양한 ‘햄릿’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햄릿 업데이트’는 대학로를 대표하는 여섯 개 극단의 서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햄릿’을 6주간 관객에게 선사한다. - 여섯 개 극단의 전혀 다른 ‘햄릿’들 이번 ‘햄릿 업데이트’ 공연은 ‘정보연극전-다시(多視)’에 이은 두 번째 기획 프로그램이다. ‘정보연극전-다시(多視)’는 2009년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던 ‘극단 골목길, 극단 백수광부, 극단 여행자, 극단 작은신화, 극단 풍경’이 모여 시작한 기획이다. 이들은 주요 대표작을 연이어 공연하면서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햄릿 업데이트’의 주제는 제목처럼 고전 명작 ‘햄릿’이다. 이번 공연은 ‘햄릿’이라는 인물이 주는 다양한 모티브를 각 극단의 고유한 색으로 창작 또는 재구성해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극단 골목길, 극단 백수광부, 극단 여행자, 극단 작은신화, 극단 청우, 극단 풍경’이 참여한다. 각 극단만이 가진 색이 뚜렷한 만큼 전혀 다른 색의 ‘햄릿’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해석의 여지가 많은 햄릿의 새로운 버전! ‘햄릿’은 수많은 레퍼토리로 관객과 이미 만난 소재다. 대학로를 대표하는 극단들이 ‘햄릿’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한 인간의 복잡한 고뇌를 담고 있다. 그만큼 해석의 여지도 많다. 대학로의 여섯 개 극단은 여섯 개의 시선, 여섯 개의 감각으로 기존과는 다른 ‘햄릿’을 창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햄릿’을 전통음악그룹과 함께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무대에서 실제 연주와 더불어 공연을 완성하기도 한다. 기존의 극단이 선보였던 ‘햄릿’도 해체와 다시 조합해 내는 작업을 통해 다른 작품으로 재창조된다. - 특별한 구성의 연극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번 공연은 ‘햄릿 업데이트 - 첫 번째’, ‘햄릿 업데이트 - 두 번째’라는 각각의 타이틀로 3개 극단씩 2팀을 이루어 1팀당 3주간씩 총 6주간 공연된다. 하지만 각 공연이 한 작품을 한 주씩 공연하는 것은 아니다. 각 극단은 공통으로 극장과 무대를 사용한다. 하루에 세 팀이 만든 세 편의 햄릿이 한 공연장에 오르는 것이다. 이들은 기획 단계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공연을 기획했다. 각 극단은 ‘햄릿’을 주제로 30분 제한된 시간의 개성있는 작품을 창작했다. 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세 극단의 각기 다른 햄릿을 즐길 수 있는 ‘햄릿 업데이트’는 오는 8월 20일부터 9월 25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01 / 조회 4,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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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해, 인생의 다음 카드 <미드썸머>
포기는 이르고, 시작은 늦었다. 어정쩡한 나이 서른 다섯. “잔치는 끝났다”는 서른을 넘어 서른 다섯에 안착한 외로운 두 남녀가 축제가 한창인 8월의 금요일 밤. 두 눈을 마주보고 있다. 이어지는 인생의 다음 카드는? 연극 는 삼십대가 공유하는 사랑과 혼란을 달달한 기타선율에 담아내고 있다. 정곡을 찌르는 치명적인 대사들과 함께. 변호사로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지만 ‘결혼 못한 여자’로 통하는 헬레나와 딱히 이룬 것도 없는 주먹파 밥은 오늘을 살고 있는 자신들의 상실과 희망을 노래한다. 일 년 중 가장 밤이 짧다는 하지, 미드썸머. 두 남녀는 찢어진 비닐봉지에 든 만 오천 달러를 쓰기 위해 일탈을 감행한다. 최고로 비싼 와인을 박스로 사고, 악기점에서 가장 비싼 기타를 산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와인과 돈을 주면서 기타를 친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탈을 통해 완벽하지만 외로운 여자와 철없지만 용감한 남자는 서로를 구원하는 ‘미드썸머’를 만들어간다. 기타를 치면서 부르는 헬레나와 밥의 노래는 를 보통의 로맨틱 작품과 차별화 시키는 가장 큰 무기다. ‘사랑은 아프게 해’등 철학적인 가사들도 여러 번 곱씹어 볼만한 힘을 갖고 있다. ‘아주 특별한 2인극’ 이라는 소개답게 작품은 온전히 두 배우의 ‘호흡’에 기대고 있다. 단 한번의 퇴장도 없이 무대에서 옷을 갈아입고, 연주한다. 아늑한 무대,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관객들의 낭만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올드미스 다이어어리’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골드미스로 통하는 예지원의 안정적인 연기와 ‘이야기쇼’를 이끌 만큼의 입담을 자랑하는 뮤지컬배우 이석준의 애드리브는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다. 객석으로 뛰어들어 와인을 건네고,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한다. 소극장에 찾아온 관객들이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도 준비되어 있다. “요즘같이 살기 힘든 시절에 낭만희극인 가 관객들에게 하룻밤 웃음과 위안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양정웅 연출가의 바람대로, 두 남녀의 일탈은 ‘나도 한 번쯤’ 이라는 유쾌한 바람을 불어주며 삼십 대의 마음을 자극한다. 짧은 밤, 그 날의 일탈은 “거스름돈 있어요”로만 보이던 ‘change is possible’을 “변화는 가능하다”라고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준다. 밤은 짧고, 인생은 길다. 포기는 이르고, 시작은 늦었을까. 어디로든 뛰어갈 수 있는 나이 서른 다섯. 를 지나고 난 후 펼쳐질 당신 인생의 다음 카드. 그 카드는 무엇일까.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6.07 / 조회 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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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당신을 위한 <미드썸머>
“사랑은 아프게 해, 어떻게든 애써도 사랑은 아프게 해” 애틋한 가사들이 잔잔한 기타선율을 타고 시처럼 다가오는 무대,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선보이는 아주 특별한 2인극 시리즈 연극 가 무대에 올랐다. 2008년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초연을 직접 관람하기도 했던 양정웅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하면서 작품의 메시지가 국내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며 “는 삼십 대 중반의 남녀 둘이 겪는 한바탕 소동이 재미있는 작품이다, 해설과 연기, 악기 연주를 하는 참신한 연극” 이라고 소개했다. 서른 다섯 살 이혼전문변호사 헬레나와 백수 지하조직원 밥이 하룻밤 동안 겪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은 에는 대한민국 대표 골드미스 예지원이 헬레나 역으로, 서범석, 이석준이 밥 역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30대 생일, 즐겁나요?밥(서범석)은 지하조직원!넘버3도 아닌...넘버 340?사랑은 아프게 해!조카 변신! "커플은 일 년안에 헤어질지니"I WANT TO BREAK FREE! (이석준)나 골드미스 맞아? (예지원)이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사랑은 아프게 해’, ‘망각의 노래’, ‘너와 나 사이의 몇 센치’등 예지원, 서범석, 이석준 배우들이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와 위트 넘치는 대사로 핑퐁게임처럼 빠르게 전개되는 는 6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29 / 조회 10,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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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하고 싶지 않나요?”, 달콤한 <미드썸머> 예지원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 천방지축 미자, 예능 ‘골드미스가 간다’ 속 샹송을 사랑하는 골드미스 예지원, 여성성의 상징으로 단아함의 극치를 보여줬던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 (임권택 감독) 효경까지. 큰 진폭을 가진 배우 예지원의 필모그라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녀의 성격과 꼭 닮아있다. 실제로 만나본 예지원에게는 사차원, 엉뚱함을 가진 배우 그 이상의 기운이 풍겨졌다.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묘한 기류와 웃음을 짓게 만드는 느낌표 사이에 놓여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그녀, 배우 예지원의 이야기다.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연극무대입니다. 어릴 때부터 ‘뮤지컬이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연기가 중심이었던 뮤지컬 무대 경험이 있긴 했지만, 인터뷰 때마다 “뮤지컬 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계속하고 다녔어요. 음악을 좋아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거든요. 실제로 친구들과 뮤지컬도 많이 보러 다니고. 공연을 많이 보고, 듣다 보니까 이게 무서운 거에요. 타고난 노래 실력을 갖춘데다가, 노력까지 하시는 분들을 보고 ‘앗’ 한 거죠. 그래서 “시처럼 읊을 수 있는 노래가 있는 연극이 하고 싶어요”라는 걸로 말을 바꿨어요(웃음). 는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라는 점도 좋았지만, 대본이 정말 좋았거든요. 바로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어요. 노래를 부르면서 기타를 쳐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을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좋았는데, 기타 연습에 집중하느라 정작 노래 연습할 시간이(웃음). 연출님이 저를 캐스팅 하셨던 건 출중한 노래 실력이 아니라 연기와 감정이 필요해서였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와,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 노래를 어떻게 부르나’라고 생각했다가 ‘기타와 감정으로 가자’고 생각을 바꿨어요. 지난번 제작발표회 때 노래 부르다 울 뻔했다니까요. 감정에 복받쳐서. 속으로 ‘지금 울면 안 된다, 안 된다, 안 된다’라고 계속 중얼거렸어요. 제작발표회 때 울면 얼마나 웃겼겠어요. 이석준 배우가 “첫 대본 리딩 때 펑펑 운 배우는 예지원이 처음” 이었다고 말했잖아요. 소녀 같은 감성을 갖고 있다고 할까요? 두 분(서범석, 이석준) 모두 피차일반 이에요. 소년 같아요. 남자주인공 밥하고 똑같아요. 밥은 직업은 넘버3도 아니고, 넘버10인 양아치인데다가, 무식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밥은 삶이 철학인 사람이거든요. 삶에 대한 여유를 갖고 있어서,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서범석, 이석준 선배에게는 그런 소년 같은 모습이 있어요. 아, 밥처럼 찌질이 같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웃음). 현실에서 오대수(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살자)형 인간인 밥(Bob) 같은 사람이 나타난다면요? 밥. 아, 이상형이죠, 이상형이에요. 돈, 직업, 학력, 집안 이런 사회적인 잣대를 다 빼놓고 보면 밥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도시 속에 사는 도인 같은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경계를 넘어선 사람. 정말 무식해서 본인이 모르는 거지 대단한 내공을 가진 사람이거든요. 우리는 사회적 동물일 수 밖에 없으니까, 여러 가지 잣대를 놓고 그런 사람을 찾아서 세상에 맞춰 살아야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도 저를 포함한 2~30대 사람들이 찾아야 할 이야기에요, 는. 저도 이 작품을 하면서 좀더 깊이, 저를 보고 있어요. 이석준, 서범석, 예지원. 세배우의 호흡이 좋은 것 같던데요. 두 선배가 믿음직스럽게 잘 받쳐줘요. 전 지금 ‘10년 만에 돌아온 연극무대’ 그 자체가 감격스러워서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있는 거잖아요. 그런 저를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잡아줘요. 기대했던 이상으로 받아주세요. 제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에드립을 할 때도 많은데 그걸 다 받아줘요. 2인극이라 대사만으로도 벅찰 텐데, 그걸 다 받아주니 정말 고맙죠. 서범석 선배와는 재즈발레 하다가 처음 만났거든요. 정말, 어릴 때. 롱 타임 어고! 제가 극단 성좌에서 포스터 붙이던 무명시절에 재즈발레 학원에서 만났는데, 하하. 춤 못 추던 두 사람이 춤추겠다고 하던 시절에 만났던 사이니까, 민망한 사이죠. 푸하하. 이혼전문변호사 헬레나는 사랑을 믿지 못하지만 사랑을 기다리는 여자잖아요. 헬레나와 본인이 많이 닮았다고 하던데. 사랑과 관련된 부분은 반대에요. 사랑만큼 좋은 게 어디 있어요? 사랑을 못하고 있어서 큰일이지. 사랑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헬레나를 보면서 아팠어요, 마음이. 자칭, 타칭 골드미스라고 불릴 만큼 그녀는 굉장히 바쁜 삶을 살아요. 자신의 자아를 억누르고, 그걸 억누르고 있다는 생각도 못할 만큼 꾹꾹 누르면서. 대본리딩을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래, 우리는 하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마냥 어렵게만 생각했던 기자간담회, 제작발표회 자리도 편안하게 생각되더라고요. 배우, 스태프들과 하나라는 생각이 편안함을 줬던 거에요? 아니요, 기자 분들 까지 다.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다요.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 수 십 명의 기자분들이 던지는 질문을 받아야 하는 제작발표회 자리가 정말 어려웠어요. 수 십 명의 기자 분들이 저에게 질문을 던져요, 전 당하는 사람이잖아요. 질문에 틀린 답을 하면 안되잖아요, 같이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되는 거니까. ‘와, 이걸 어떻게 해’라는 생각. 매번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인터뷰 준비를 하는 성격도 아니고(웃음). 그런데 속 헬레나처럼, 여배우, 기자 분들. 우리 모두 그렇게 살고 있는 거잖아요. 아침에 눈떠서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쑤셔 넣고, 점심 시간을 기다리면서 일하고, 술 마시고, 잠들고. 이렇게 살잖아요. 동료들이 나보다 앞서나가면 거기에 맞춰서 달려야 하고, 결혼도 해야 하고, 노후대책도 세우고…. 그러다 보면 나는 없어지고. 우리 너무 불쌍하지 않아요? 주인공인 헬레나도 그렇게 살고, 기자 분들도 그렇게 살고, 저도 그렇게 살고. 똑같다는, 하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고, 그전과 다르게 편안해졌어요. 대한민국 대표 골드미스로 불리잖아요. 쉬지 않고 일을 하니까 그렇게 보이나 봐요. 전혀, 전혀 아니에요. 작년에 작품을 많이 했어요. 아, 사실 몇 년째 달리고 있는데. 삶의 우선순위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저 같은 배우들은 아무리 여행을 목표로 세웠다고 해도, 중간에 좋은 작품이 오면 일이 먼저가 되거든요. 종교적인 말 처럼 들리겠지만, 일상생활에 감사하고 즐길 수 있다면 그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음, CF는 좀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후배들 술도 많이 사주고 그래야 하는데(웃음). 자유로운 미스생활을 즐기는 거에요? 여배우는 하나도 자유롭지 않아요. 에서 헬레나가 첫 장면에 만취해서 밥을 유혹하는 장면이 나와요. 원래는 절대 그런 여자가 아닌데 참고, 참고, 참다가 자아가 폭발해 버린 거죠. 자아가 폭발하고, 일탈하고 싶을 때 사람들은 잠수를 타거나, 싸움을 하잖아요. 여배우로 살면서 그런 일탈은, 못하죠. 배우 예지원 배우가 꿈꾸는 일탈은요? 전 못해요. 음, 가끔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지만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작업들인데 어떻게 도망을 가요(웃음). 은행원, 회사원처럼 평범한 생활을 했다면 제 안의 자아를 완전히 닫아두고 살았겠죠. 큰 일탈도 하면서. 하지만, 배우를 하면서 제 안의 자아들을 빨리, 빨리 꺼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자아를 ‘내 안의 아이’라는 말로 표현하시던데요. 철이 안든 그런 아이가 있어요. 얘가 불쑥 튀어나올 때, 사차원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요. 이 아이는 누구에게나 다 있어요. 일탈을 꿈꿀 때는 언제에요? 날씨가 좋을 때? 날씨, 계절 다 안 타요. 그 때 그 때 기분을 타요. 가늠이 안되니까 예민할 수 있는 성격이죠. 그래서 더 자유로울 수 있고, 갇혀있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더 까다로울 수 있고. 스태프들에게는 일하기 편한 여배우로 꼽히던걸요. 좋은 작품, 좋은 사람들하고 만났을 때는 그래요. 전 배려가 뭔지 몰라요.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좋은 작품, 주인공을 맡겨 해주시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에요. 제 꿈을 이뤄주시는 건데. 그런데 좋고 싫음이 분명한 성격이어서 싫으면 싫은 대로 얼굴에 나타나요.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속 밥이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삶을 철학처럼 사는 사람이라면, 저는 영화, 드라마, 시트콤, 연극, 뮤지컬, 예능 등을 경험하면서 다양함을 배웠던 것 같아요. 연기를 안 했다면 소심쟁이로 살 뻔 했는데, 통이 커졌죠. 그 중에서도 연극무대는 제 뿌리라고 생각해요. 일년 반 정도 극단 생활을 하면서 맡았던 극장 냄새. 그 먼지 많던 극장 냄새가 지금까지 저를 버티게 해준 힘이었거든요. 여배우로 꿈이 있다면요. 제 나이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배우로 살고 싶어요. 20대 때에는 중심인물이 아니었어요. 20대 초반에는 ‘27살이 넘으면 중심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전 30대가 넘어서면서 더 많은 일을 했고, 예능, 예술영화, 로맨틱 코미디 등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거든요. 발랄한 역할도 하고, 단아한 역할도 하고. 이렇게 살고 싶어요. 감동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처럼. 이렇게 계속 여배우로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오디뮤지컬 컴퍼니 제공
2011.04.04 / 조회 19,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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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을 기념합니다”, <미드썸머>
강산도 변한다는 '10'을 기념하는 연극, 가 무대에 오른다. 는 등 굵직한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오디뮤지컬컴퍼니 10주년 기념 기획공연 ‘아주 특별한 2인극 시리즈’ 첫 작품이다. 예지원은 이후 10년 만에 다시 연극무대에 출연하며, ‘10주년’ 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지난 29일 열린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지난 10년 동안 4000명의 스태프들과 34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며 “10주년을 기념해 등 역대 뮤지컬 명장면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와 함께, 소소한 일상을 특별하게 조명해보자는 의미에서 2인극 시리즈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춘수 프로듀서, 이석준, 예지원, 서범석, 양정웅 연출 스코트랜드를 대표하는 극작가 데이빗 그레이그 작품인 는 2009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우연히 하룻밤을 보내게 된 범죄 조직 하수인 밥과 이혼전문변호사 헬레나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극이다. 헬레나 역 예지원과 함께, ‘오대수(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살자)’ 인간형인 밥 역할에는 서범석과 이석준이 번갈아 가며 출연한다. 연출을 맡은 양정웅 연출가는 “로맨틱 코미디 형식이지만, 현대인의 외로움과 상처를 감싸주는 따뜻한 이야기와 음악이 있는 연극” 이라고 소개하며 “서범석, 이석준, 예지원 세 배우의 재능과 집중력, 에너지 덕분에 즐겁고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다, 진정성을 가지고 관객과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총 6곡의 노래가 배우들의 라이브 기타 연주를 통해 공개된다. 를 위해 기타를 배우게 됐다고 밝힌 예지원은 “무대에서 기타를 치면 참 멋있어 보일 것 같았는데 보통 힘든 게 아니다”라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원스’의 어쿠스틱한 느낌의 낭만을 만날 수 있는 는 오는 4월 29일부터 6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늘도 대충 수습하고 사는 남자들과 골드미스!예지원, 마이크만 잡으면?빵빵 터집니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3.30 / 조회 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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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70] 미쳐줘서 고맙다, 연극 ‘돈키호테’
마치 제 것처럼 딱 맞아 더욱 슬픈 냄비를 투구랍시고 머리에 올린 후 유년시절 병사놀이를 연상케 하는, 그러나 알고 보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고 있는 갑옷을 입고 쓰러져있는 이 노인을 보고 있자면 당연한 연민과 동경이 인다. 사실 돈키호테와 이순재라는 이름만으로 이미 게임은 끝난 거나 다름없었다. 우리가 처음 돈키호테를 만났을 때의 당혹감과 경이감을 생각한다면, 더불어 한국의 노장 이순재가 이뤄낸 연기역사를 되새긴다면 게임이라는 단어가 불경하게 들리겠지만 그들의 완전한 승리와 우리의 기쁘도록 참혹한 패배를 설명하기에 게임만큼 명쾌한 단어도 없다. 다시 말하면 ‘게임이 되지 않는 게임’이었다고나 할까. 흔히들 스페인문학을 압축하면 ‘돈키호테’가 되고 ‘돈키호테’를 확장하면 스페인문학이 된다고 말한다. 시대를 초월해 매번 다양한 관점에서의 해석과 분석이 가능한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시대에 따라 우스꽝스러운 미치광이로, 신념을 실천하는 영웅으로, 되찾아야 할 정신 등으로 읽혔다. 더 이상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라는 회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로운 해석, 적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누더기 영웅은, 그러나 영웅이 될 수 없는 슬픈 얼굴의 기사일 따름이다. 영웅이 될 수 없는 영웅,비극이 될 수 없는 비극 따지고 보면 이 소설은 비극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럼에도 비극이 될 수 없는 돈키호테의 행위는 이성과 광기, 꿈과 현실, 환상과 실재, 진실과 거짓 등 대립적 관계를 포괄하는 영역에서 이뤄진다. 여기서 광기는 그동안의 문학에서 보였던 천재성에서 비롯된 영웅적 광기가 아니다. 쇠락한 개인의 정신착란일 뿐이다. 이전의 광기가 운명적 숭고함과 신의 재능 등으로 대변되는 반면 ‘돈키호테’에서는 신의 위치가 흔들리고 개인의 광기는 오로지 개인의 것으로만 치환되면서 ‘미친 것’이라는 등호가 성립하게 된다. 더 이상 낭만적인 돌발성이 미화되지 않는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추상적 옳음이 아닌 현실적 삶이다. 정의의 입장에서 모두 옳은 행동만을 취하는 돈키호테는 나름대로의 존재이유를 가질 수 있음에도 더 이상 그것이 통용되지 않는, 시대의 슬픔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돈키호테의 삶을 절망이나 실패로 보지 않는다.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돈키호테’ 역시 보이지 않는 승리를 거둔 그를 표현하는 데 있어 소홀하지 않았다. 세계의 중심에 섰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고정화된 정의와 진리를 위해 희생하는 그들의 신념은 노쇠한 육신 돈키호테 신념의 단단함과 비슷하다. 그러나 돈키호테는 조롱만을 받는다. 더 이상 영웅적 행로가 불가능한 시대에서 부각되는 것은 개인의 삶이다. 돈키호테의 미학 역시 그가 떠나는 여행길에 등장하는 소소한 인물들에게서 탄생한다. 기나긴 여정만큼이나 다양한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 원작 중에서 이 연극은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취한다. 다양한 계층과 신분들이 모여 있음에도 수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로 바라보고 있는 돈키호테의 평등사상이나 자유에 대한 신념 외에 결혼관과 여성상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남장을 하고 숲속에 숨어있는 도로시아의 모습, 잃은 사랑에 대한 일종의 반항과 안타까움으로 하인과 함께 길을 떠난 루신다는 상당히 근대적 여성들로 묘사된다. 여기서 돈키호테는 각자 제 방법으로 엉킨 실타래를 푸는 네 남녀의 고군분투를 응원하며 위로한다. 주인공이자 조력자인 것이다. 연극 ‘돈키호테’의 작은 주제이자 이 연극이 껴안은 또 다른 미덕은 결국 ‘사랑’이다. 인물의 성격과 캐릭터, 모험담 등 서사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대 위 ‘사건사고’가 흥미로운 것은 무한재생만큼 무한동요 되는 원작의 위대함에 있다. 또한 ‘성스러운 바보’로 불리는 돈키호테의 존재감도 한 몫 한다. 여독을 풀 줄 모르는 순진한 여행가이자 모험가일 뿐 영웅적 기사가 될 수 없는 돈키호테를 불멸의 영웅으로 만든 원작의 거대함을 연극은 놓치지 않았다. 무대에는 환상과 현실이 공존한다. 그곳에는 스페인적 태양과 바람, 어떠한 황량함과 고독함이 있다. 그리고 여전히 꿈이 있다. 이미 여러 번 읽고 듣고 보아왔기에 관객이 느끼는 감정의 굴곡이 완만한 편임에도 슬픈 얼굴의 기사가 주는 희망을 읽기에 무리는 없다. 지금, 아직도 돈키호테적 사람들이 있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고 자신의 상상을 기반으로 세계에 도전하는 개인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위해 오늘의 돈키호테는 고향으로 돌아와 삶을 마감하는 대신 또 다른 모험을 떠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23 / 조회 6,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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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실이 쩌렁쩌렁, <돈키호테>의 기백이 넘쳐흐른다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는 건 개구리 왕눈이만이 아니다. 세상의 불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쓰러져도 일어서고 또 나아가는 돈키호테의 좌충우돌을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지난 주 수요일 서울 삼선동에 위치한 극단 여행자의 연습실. 좌절을 모르는 돈키호테의 열정이 가득한 이곳에서 연극 의 연습이 한창이다. 돈키호테 역의 한명구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 발레, 뮤지컬로 사랑을 받아온 ‘돈키호테’가 이번엔 빅토리아 사르두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연극 무대를 앞두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원전을 그대로 따르나 시간 상의 압축과 스페인식 화법을 국내 정서에 맞게 윤색하는 등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잡겠다는 각오다. 악한 자를 응징하라!한윤춘(사진 위 왼쪽)과 박용수(오른쪽)의 코믹 캐릭터 변신카데니오(김영민_아래 왼쪽)와 바람둥이 돈 페르난도(한윤춘)의 결투이날 공연 후반부 연습엔 연기파 배우로 오랜시간 연극계 큰 줄기를 이어오고 있는 한명구가 돈키호테로 나섰다. 우스꽝스러운 깡통 모자를 쓰고 긴 창을 휘두르는 돈키호테의 기백이 펄펄 살아 숨쉰다. 격렬한 검투 장면과 라이브로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부르는 배우들의 노래는 기대하지 못해서 더욱 반가운 보너스 장면이다. 39년 만에 다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라, 남다른 감회가 더해진 이순재는 연신 다른 배우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산초의 박용수, 오티즈 역의 정규수 등 인상파(?) 배우들의 좌중을 휘어잡는 맛깔스런 재간에 국민 배우 이순재도 터지는 웃음을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극단 여행자의 터줏대감 정해균이 펼치는 맛깔나는 바질레!지난 해 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한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 연출이 다시 한번 고전 선보이기에 나서는 연극 는 댄스시어터 까두의 박호빈 안무, 연극, 뮤지컬, 음악극을 넘나드는 한정림의 음악 등이 어우러져 선명하고 사실적인 상상의 공간 속에서 연극성이 최대한 드러날 예정이라는 귀띔이다. 연극 는 오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0.11.30 / 조회 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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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이순재 “돈만 벌면 사업가, 배우는 평생 예술의 길 걷는 사람"
1935년 생, 올해로 일흔 일곱. 듣고도 믿지 못할 나이와, 보고도 믿기 힘든 모습이다. 그의 목소리는 실내를 울렸고, 그의 걸음은 방황이 없었다. 그러기에 배우 이순재는 드라마 두 편에 출연 중이며 내년 예정인 또 한 편의 작품 준비가 시작된 이 때에, 굳게 연극 무대를 더했다. 촉박한 일정과 변수 그 자체인 촬영 스케줄에도 어김없이 연극 연습실에 와 있던 그에게 연극 에 관한 것만 물을 수 없었던 까닭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것이다. 연기의 기본, 연기의 본질 바쁘시냐는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바쁘죠. 밤에 학생들 워크숍 하는 것까지 있어서.(그는 12년간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내 수업 방식이 레퍼토리 하나 정해서 한 학기 동안 계속 하는 건데, 다른 수업 있으니 낮엔 안되고 7시부터 11시까지 쭉, 비는 저녁 시간에 매일 나가죠. 연출의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애들에게 연기의 기본을 가르치고 연기의 본질을 가르쳐야 되기 때문에 거의 원작 그대로 하거든요. 그렇게 두 달 반 이상 연습을 해야 작품의 대사 전달이 그나마 되는 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 무대를 놓고 계시지 않습니다. 80년대 중반 이후 내가 연극하고 거리가 좀 있었을 거에요. 70년대 중반 한번 어려운 일이 있기도 했고, 또 워낙 이쪽(드라마, 영화)이 바쁘다 보니. 어떻게든 시간을 꾸려서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상대 배우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러다 2000년에 서울시극단의 을 하면서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2시간 40분을 풀로 했는데 나로서는 상당히 열심히 한 작품이에요. 1979년에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도시 공해, 환경 파괴에 관한 아서 밀러의 1949년의 경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애기죠. 또 세일즈에 대한 개념이 이젠 일상화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충분히 이해가 됐고. 그리고 잘 풀어보면 부자지간, 부부간의 이야기, 가족적이고 동양적인 연극이에요. 동숭동에서 는 2년에 걸쳐서도 했고, 또 (2008)는 연극열전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기획 했다는, 그 점이 훌륭하고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서 참여했지요. 를 택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6,70년대 후반, 대학 나와서 제일 처음 일반 극단에서 한 게 국립극장이에요. 에서 단역을 했지. 군 제대 후에 실험극장, 극단 산하, 주로 그 무대에서 모든 작품을 다 했기 때문에 명동예술극장은 내가 연기를 시작한 곳이고, 연기를 평생의 직업으로 자리잡은 터전이기 때문에 한번은 다시 해 봐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하게 됐어요. 연기의 꿈을 시작하고 키웠던 곳, 그곳에서 다시 한번 극단 여행자의 작품은 배우들의 신체 활용이 두드러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연습에서도 검투 장면 등 격렬한 부분이 많이 나오네요. 그 부분에 상당히 일가견이 있으니까 나도 맞춰서 해야 하는데. 돈키호테는 사실 그런 부분에 능한 사람이 아니에요. 욕심만, 의지만 있는 거지. 대단히 어눌하고 미숙할 수 있는 부분, 그게 돈키호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번 연극에선 돈키호테가 피폐해진 몸과 마음으로 고향에 돌아와 죽음을 맞는 대신, 끝까지 앞을 향해 나아갑니다. 세르반테스의 시대적인 배경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내가 보기에 돈키호테는 하나의 상징적인 인물이죠. 수 많은 책을 읽고 거기에서 온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있을 수 있지만, 돈키호테는 대단히 단순한 인물일 수 있어요. 자기가 가진 원칙 세 가지, 사랑, 정의, 약자, 이 가치관을 가지고 자기 행위를 지속하는 사람이니까요. 그게 일반 지성인과의 차이죠. 일반 지성인들은 현실에서 어려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주저하게 된단 말이야, 자기 안위를 생각하든지, 자기 이해를 생각하든지. 돈키호테는 행위를 실행하는 데 주저가 없단 말이죠. 불의를 보고 못 참는 사람, 숭고한 사랑을 위해서 모든 걸 바치는 사람, 이런 돈키호테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상징이 되는 거에요. 그의 기백과 용기, 가치관이 지금 사회에서 필요한 게 아닌가, 작품의 평가가 거기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굳은 가치관에 따라 한길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돈키호테와 배우 이순재,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를 시작할 50년대 중반에는 배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바닥이었고, 수익적 기능도 아주 약했죠.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생활에 절제가 없는 직종이다, 나쁜 의미에서 상징적으로 그렇게 표현을 했거든요. 그런 입장에서 출발했으니 이걸 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또 인기를 얻고 명성을 쌓기 위해서, 신분을 높이기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오로지 어느 순간, 대학 때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로렌스 올리비에의 모습을 보고, 저것도 하나의 예술적 경지 아니겠는가, 예술의 창조력이 있는 경지, 저런 정도면 한번 해 볼 만 하지 않겠는가’에서 시작했단 말이에요. 지금이야 홍보대사 해달라고 사방에서 그러지만, 그 땐 홍보대사 근처에 가지도 못했고, 돈 도 못 버는 직종에. 그래도 고생고생하며 했던 건 어떤 가치간과 창조력이 우릴 지배하기 때문이에요. 지금 연극도 수익 상황만 생각하면 못하지, 연극 자체니까, 연극 자체니까 참여하는 거죠. 돈 벌고 관두면 사업가, 예술의 목적으로 평생을 걸어야연극과 연기의 의의를 반드시 금전적인 가치 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반문도 제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지금 이 행위를 하면서 어떤 목표를 가지느냐”하고 물어봐요. 2000년도 들어오면서 고수익의 톱스타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걸 목표로 하느냐, 아니면 평생 할 수 있는 또 다른 가치관을 목표로 하느냐. 현실은 그 두 의미가 같이 존재한다고 봐요. 그러나 거기엔 탁월한 용모라든지 신체조건을 타고나야 되고, 그건 부모에게서 받는 거라 어떻게 할 수 없단 말야. 물론 요즘엔 많이 개조하고 나오지만은. 그런데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예술 창조가 반드시 돈과 결부된 것은 아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능력으로 전제(신체 조건 등)를 압도할 수 있는 거고, 그런 사람은 평생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말하는 건 평생 하는 사람들 이야기고, 그게 예술가의 길이죠. 돈 벌고 관두면 그건 사업가지. 사업적 목적으로 하느냐, 예술적 목적으로 하느냐. 예전에 우리는 사업적 목적이 요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한 방법 밖에 없었어요. 지금과는 출발부터, 정신적 입장부터 전혀 달랐죠. 현재 활동하는 배우로서, 후배 배우들과 무대를 앞둔 제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배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말이에요. 요즘엔 다른 건 다 잘하는데 화술이 약해서 말만 시키면 역할이 안 나와요.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우리 말에 대한 올바른 지도가 있어야 된단 말이죠. 요즘 우리 젊은 친구들이 무대나 영화, TV에서 쓰는 영어를 한국말 하듯 정확하지 않게 했으면 전달도 안되고 굉장히 부끄러워했을 텐데, 그래서 영어는 발음에 치중하면서 왜 우리 말은 제대로 안 하느냐는 거죠. 어찌 보면 교육적인 부분에서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거라고 봐요. 그래선 안되는데. 교육이라는 건 애들을 가르칠 땐 친밀하고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아직도 하고 싶은 작품, 욕심나는 배역이 있으신가요? 많죠, 많죠.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으니까. 이번에 를 했지만 셰익스피어 작품도 우리 나이든 사람들이 할 역할이 많아요. 샤일록이라든지, 리어, 맥베스라든지. 그런 역할들이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어요. 과거엔 에서 페르루치오 역을 했었고, 에서 말콤을 하기도 했어요. 최근엔 셰익스피어 작품을 변형해서 여러가지로 하는데, 역시 셰익스피어의 진수는 오리지널을 어떻게 하느냐, 셰익스피어가 표현한 모든 예술적 다이얼로그, 인문학적 다이얼로그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있는 거란 말이에요. 배우의 작업은 여기에 있는 거지요. 새롭게 변형하는 건 연출작업이지 배우의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는 오히려 한국 관객들이 원형에 대해 상당히 목말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되도록 명동예술극장에서는 고전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는 무대 작업에서 연출의 독창성이나 창조성이 발휘될 수 있지만, 무대는 배우의 무대지, 연출가의 무대는 아니란 말이에요. 배우의 예술은 역시 연극이니까. 어느 정도 부분은 배우에게 남겨 줬으면 좋겠어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11.29 / 조회 1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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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39년 만에 <돈키호테>로 명동무대 선다
국민 배우 이순재(76)가 연극 의 꿈과 정의를 좇는 기사로 변신한다. 18일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오는 12월 10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연극 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세르반테스의 1605년 작 소설 ‘돈케호테’는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양 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이전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내면 묘사와 정신적 문제, 거식증, 폐경 등과 같은 소재를 새롭게 다뤄 화제가 되었다. 이후 많은 작가들이 희곡으로 각색해 연극 뿐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소개되기도 했다. 오는 12월 막이 오르는 연극 는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앵 사르두가 각색한 희곡을 중심으로, 극단 여행자의 대표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다. 2시간 가량으로 길이를 압축하고 스페인 고유의 화법을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하게 윤색했다는 그는 “돈키호테는 셰익스피어 시대의 전통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기도 해, 음악적, 희극적인 해결로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이후 2년 만에 돈키호테 역으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이순재는 명동예술극장에서의 공연이 1971년 의 시라노 역 이후 올해로 꼭 39년 만이기도 하다. “젊었을 때 공연을 시작했고, 연극의 꿈을 키웠던 곳”으로 명동을 회상하는 그는 “6,70년대 연극의 메카이자 많은 배우와 연출가들이 배출된 꿈의 장소로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감회를 밝혔다. 또한 “자신의 가치관이 전혀 변하지 않으며, 정의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아주 단순하지만 결단력 있는 인물”로 돈키호테를 설명하며 “신체적으로 봤을 때 내가 비(非) 돈키호테 일지도 모르겠으나, 정신적으로 그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티즈 외 다수 역을 책임지고 있다"는 정규수와 산쵸 박용수평소 무게감 있는 역할로 더욱 익숙했던 연기파 배우들의 희극 캐릭터 변신도 눈에 띈다. 이순재와 함께 돈키호테 역을 맡은 한명구는 “평소 코믹한 배우가 아니라 더욱 노력중”이라고 밝혔으며, “그간 있어 보이는 역할만 했었는데, 내 안에 끓어오르던 장난, 어리광, 오두방정을 떨고 싶은 욕구를 이번에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박용수도 산초 역에 설레는 모습이었다. 순수 총각 카데니오 역의 김영민과 그의 연인 루신다 역의 김리나본능에 충실한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돈 페르난도의 한윤춘(오른쪽)과그의 연인 도로시아 역의 김양지(왼쪽)또한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는 카데니오(김영민)와 그의 연인 루신다(김리나), 본능적인 사랑을 따르는 돈 페르난도(한윤춘)와 그에게 배신 당한 도로시아(김양지) 등 두 젊은 커플의 모습을 통해 정의와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돈키호테의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댄스씨어터 까두의 박호빈이 안무를 맡고, 발레 , 연극 등의 음악을 작곡해 온 김은정이 작곡을, 한정림이 음악감독을 담당하는 연극 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0.11.19 / 조회 1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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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38] 플래시가 포착하지 못한 진실, 연극 ‘마릴린 먼로의 삶과 죽음’
가난한 소녀가 몸에 맞지 않는 스웨터를 입고 있다. 작은 스웨터가 몸에 밀착되자 굴곡이 드러난다. 남자들의 시선이 소녀의 몸을 핥고 지나간다. 소녀는 그 시선의 본질과 힘을 파악한다. 자신의 몸이 갖는 상업성과 남자의 성적 기호를 간파한 소녀는 그것을 이용해 스타가 된다. 수많은 스캔들과 화려한 조명 속에서 어둡고 외롭게 죽어간 마릴린 먼로. 본명 노마 진 베이커를 벗고 마릴린 먼로를 입은 그녀는 몇 컷의 이미지로 기억된다. 여전히 금발에 붉은 입술,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백치’로 언급된다. 마릴린 먼로가 1954년 병원에서 찍은 가슴 엑스레이 사진 3장이 경매에서 예상가격 3천 달러(한화 약 360만원)를 훨씬 뛰어넘는 4만5천 달러(한화 약 5천413만원)에 팔렸다. 이 경매에서는 그녀가 마지막 촬영 당시 앉았던 의자도 3만 5천 달러에 팔렸다. 여전히 소비되고 있는 마릴린 먼로의 짧은 36년 삶은 이와 다르지 않다. 할리우드 매스미디어가 창조해낸 환상적 허상은 가격을 높이고 실체를 왜곡, 외면한다. -해피 버스 데이 투 유, 대중에 의해 탄생된 마릴린 먼로 무대 위에는 출생부터가 비극이었던, 자신을 대중문화의 메커니즘에 내맡김으로 파멸을 자초했던 마릴린 먼로의 삶이 펼쳐진다. 연극 ‘마릴린 먼로의 삶과 죽음’은 그녀를 관음 했던 남자들의 눈으로 가득하다. 그 시선을 따라가면 입이 벌어진다. 황홀하도록 섹시한 마릴린 먼로는 없고 엉성한 가발과 속옷 한 장을 걸친 남자가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극 ‘마릴린 먼로의 삶과 죽음’에는 10명의 남자 배우들이 등장한다. 그 중 3명이 마릴린 먼로의 삶과 자아를 그려낸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괴리가 남자의 입에서 발설될 때, 욕망의 주체와 대상이 혼돈되며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남자 배우들의 마릴린 먼로 흉내는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며 묵직한 비극의 삶을 가볍게 터치한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의 아름다움이 아닌, 내면에 집중시키는 효과를 가져 온다.마릴린 먼로의 삶은 늘 요구 당했으며 추궁 당했다. 연극에는 그녀를 몰아세우는 대중에게 휩쓸려 함께 폭력을 가하는 개인도 묘사된다. 그녀가 원하는 것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나 과연 정말로 진실을 알기 원했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대중은 그녀의 실체가 아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보고 있다. 마릴린 먼로는 그것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해되지 못하고 구경 당했던 마릴린 먼로는 모두가 원했던 여성이 아닌, 남성의 몸으로 관객에게 진실을 묻는다.- 굿바이 섹스 심벌,고독한 마릴린 먼로 놀이는 이제 그만조 디마지오, 아서 밀러, 프랭크 시나트라, 이브 몽탕, 케네디 형제 등. 세기의 섹스 심벌이라는 수식에 걸맞은 연애 속에는 사랑과 자비를 갈구했던 마릴린 먼로의 잔상이 남아있다. 연극은 이 관계를 퀴즈 형식으로 풀어내는 위트를 발휘한다. 언제나 취해 있던 마릴린 먼로는 이 문제를 쉽게 맞추지 못한다. 이런 희극과 비극을 동반한 연출을 작품 곳곳에 배치, 연극의 다양한 맛과 영양을 섭취하도록 했다. 또한 마릴린 먼로는 자신이 남성판타지가 창조해 낸 백치가 아님을 호소한다. 문제는 대중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항상 아슬아슬한 극단에 놓여있던 마를린 먼로는 수면제 다량 복용, 자살로 추정되는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그녀가 할 수 있었던 가장 독자적인 결정 죽음. 하나의 신화와 불편한 실체가 드디어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그러나 우상을 원하는 대중의 욕구는 여전하다. 마릴린 먼로의 모자와 구두 등이 그녀를 대신한다. 이 모든 것을 콜라주 형식으로 선보인 연극 ‘마릴린 먼로의 삶과 죽음’은 불우한 삶을 살았던 한 여인의 한풀이에 머물지 않는다. 현재를 사는 연약한 인간 모두를 지목한다. 우리에게 씌워진 가발을 올려다보게 한다. 마릴린 먼로의 마지막 말 “그대들, 끝까지 이겨내요”는 관객들에게 전하는 종국의 메시지다. 마릴린 먼로에 대한 연민 동시에 세상의 폭력에 노출된 인간에 대한 애정이 공존한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7.12 / 조회 19,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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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26] 해체되므로 더욱 강렬하게 부활한 페르귄트, 연극 ‘영매’
제 6의 감각으로 행위 하는 무대 위의 배우들 영매(靈媒)의 사전적 의미는 ‘신령(神靈) 또는 사자(死者)의 뜻을 전달, 혼령과 인간을 매개하는 사람’이다. 즉 단절돼 소통할 수 없는 관계의 소통을 이루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신과 직관, 그리고 예술의 영역이다. 이제 무대 위에는 전에 없던 행위와 소리가 감각적으로 반복된다. 그들은 설명할 수 없는 영감으로 충만해 있으며 그 세계의 의미를 강제로 이해시키려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의 감각에 솔직할 뿐이다. ‘Ouija! 영매’는 ‘Ouija! 프로젝트’로 형식과 장르, 국적, 예술의 경계 넘기를 시도한다. 이 프로젝트는 현지 공연 예술단체가 기존에 완성한 작품을 재료로 한다. 재료가 되는 완성작은 새로운 영감, 타 장르의 표현 요소들과 만나며 다른 작품으로 발전, 개조된다. 연극 ‘영매’는 극단 여행자의 2009년 연극 ‘페르귄트’를 재료로 사용했다. 이제 ‘페르귄트’는 해체, 재구성, 가공의 과정을 거쳐 원작과는 다른 표현법을 가진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극단 여행자와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 캐서린 설리번, 다원예술가 션 그리핀의 만남은 연극 ‘영매’를 통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당신은 누구인가? - 목적이 분명한 감각적 행위의 기계적 반복 연극 ‘영매’는 완결된 서사를 해체, 분절시킨 후 그들만의 리듬으로 재창조했다. 퀼트처럼 서로 다른 조각들이 모여 또 하나의 미학을 이룬다. 배우들은 조합된 퀼트 천과 같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합창하며 무리지어 움직인다. 마치 한 내면의 다중인격이 동시에 형상화된 듯 다르면서도 같다. 서로 다른 객체들은 음악, 소리, 혹은 리듬에 맞춰 자신만의 습관적 동작을 반복한다. 추상적이면서도 기계적인 이 행동은 충동적 행위처럼 보이나 배우들은 훈련돼 있다. 그 결과, 각자의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있음을 알린다. 이들이 내뱉은 산발적 언어는 무작위로 선택된 것 같다. 그러나 어느 기점을 지나고 하나의 문장으로 정돈되며 의미를 갖게 된다. 배우들이 합창하는 문장은 시적이고 철학적이며 원초적이다. 단절된 언어와 정처 없는 서사, 제각각인 캐릭터, 그 안에서 이뤄지는 관계와 몸짓들이 이 극을 메우고 있다. 관객들은 이 모든 것을 절대로 한 눈에 조망할 수 없다. 마치 영화의 딥포커스(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에 관계없이 초점을 중앙에 맞추어 모든 화면을 선명하게 찍는 촬영기법)처럼 무대 곳곳 모든 구석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때문에 관객의 시선은 분산되고 어느 한 곳을 선택 집중해야한다. 관객들은 그 혼란 속에서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가게 된다. - 지적 유희, 혹은 지적 스트레스 배우들은 관객들보다 먼저 무대에 앉아있다. 무대 한 가운데는 흙무덤과 스핑크스 액자가 놓여있고 안쪽에는 경사진 거울이 있다. 연극 ‘영매’는 연극 ‘페르귄트’의 무대와 소품을 응축시켜 상징적으로 활용했다. 무대를 반영하는 거울은 흐릿해 완벽한 형상을 담아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존재’를 비춘다. 페르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이 선명해지지 않는 것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무대를 반영하고 있다. 흙은 조금 더 구체적인 상징성을 띈다. 태초에 흙으로 빚어진 인간은 결국 흙으로 돌아가 자연의 일부분이 된다. 과거의 인간이 잠든 흙 위에 세계는 변화, 건설되며 다시 창조된다. 인간의 근원을 상징하는 흙은 강한 조명과 시선을 받지는 못하나 묵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입센 원작의 연극 ‘페르귄트’는 주인공 페르귄트가 일생을 자유와 인생을 찾아 방황하다 죽음에 이르러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대서사시다. 연극 ‘영매’는 ‘페르귄트’의 소재와 인물 등을 선택적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한국 악기의 다양한 소리들이 라이브로 조합된다. 그 결과 무대 위 순간들이 더욱 강렬하게 요동치는 효과를 얻는다. 관객은 순간을 표현하는 그들의 행위를 보며 분석할 수는 있으나, 이 작품은 완벽한 이해 대신 순간의 교감을 원하고 있는 듯하다. 관객들은 정리되지 않는 무대 위의 표현들 때문에 즐거울 수도, 혼란스러울 수도, 또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이 영리한 작품은 공연시간을 80분으로 설정, 지적 유희를 즐길 만큼의 분량을 보여줬다. 만약 120분을 넘어갈 경우 관객들은 아마도 괴로웠을 것. 충돌과 모순, 역설을 즐기고 나면 무대 위에는 이제 아무도 없다. 가득 차 시작된 무대는 텅 비어 막을 내린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4.14 / 조회 17,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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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착한 여자> 착하게? 악하게? 어떻게 살고 싶나요?
절대로 작품 속에 관객들이 빠지길 원하지 않는다. 혹여 그럴까 연주자가 등장해 노래하며 깨우고, 사회자가 객석에 끼어들어 질문하며 또 깨운다. ‘정신차려! 이건 현실이 아니야. 다만 현실의 모습을 비슷하게 담은 공연일 뿐이지!’ 극단 여행자의 연극 는 브레히트의 생소화 효과를 접하기 쉽고도 착실하게 실천해 보이고 있다. 무대와 객석 사이를 철저히 분리해, 공연을 보는 관객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마련했다. 인간이 가진 선과 악, 삶을 살아감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매 순간의 선택들. 작품이 담은 주제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원작인 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중국의 사천을 한국 전쟁 이후 서울 변두리 동네로 바꾸었다. 가난한 창녀이지만 착하게 살려는 주인공 순이는, 속고 속이며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헐거운 주머니를 약탈하려는 악인들로 괴로운 날들을 보낸다. 세상살이의 고단함은 착한 사람에게 더한 것인가. 견디다 못한 순이가 타인의 탈을 쓰고 나타나자 사람들의 태도도, 주변의 상황도 바뀌기 시작한다. 재미있는 삶의 불확실한 공식이 이렇게 증명되는 것인가. 북, 드럼,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대들의 연주는 작품의 흥을 돋구기도 할 뿐더러 이해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는 브레히트 작품을 한결 편안하게 만든다. 공연 연습에 언제나 악기 연주도 들어가는 여행자답게 배우들이 돌아가며 무대 뒤 악사 자리에 앉는 것도 흥미롭다. 재치있고도 또렷한 대사가 반갑다. 사회자로 나서는 물장수 김씨, 건물주 마여사 등 1인 다역으로 변신해 익살스레 웃음을 전하는 정해균을 비롯, 여행자 단원들의 노련한 모습은 이 작품이 2003년 초연 이후 재공연 무대라 해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 하다. 극단 작은 신화의 단원이나 이번 작품에서 확연히 돋보이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재판관 및 양여사 역의 최현숙도 놓칠 수 없다. 1, 2부로 나뉘어 2시간 넘게 작품이 계속되지만 지루한 감은 전혀 없다. 순이처럼 살 것인가, 강사장처럼 살 것인가, 한판 놀고 나서 배우와 관객이 함께 둘러 앉아 질문과 대답을 나눈다. 대답은 가지각색이다. 브레히트도 서울의 순이도, 사천의 착한 여자도, 누구도 한 가지 대답을 원하는 건 아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코르코르디움 제공
2009.12.24 / 조회 9,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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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굿으로 풀어낸 비극적 드라마
아비를 잃은 아들이 있다. 그 아들의 몸과 마음을 채웠던 슬픔의 기운이 망자의 넋을 기리던 무당 앞에서 갑자기 분노로 바뀐다. 잠시 무녀의 몸을 빌려 내려온 아버지의 혼이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아들에게 토로했기 때문이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한 인간의 몸부림. 의 큰 줄기는 변함 없었으나 가지에는 서낭나무처럼 오색 창연한 샤먼의 조각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극단 여행자는 망루에 떠도는 유령과의 만남 사이에 굿판을 벌였다. 또 다른 상상으로 한국적인 색체를 무대 위에 도입해 온 극단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우연과 필연의 조우를 염원을 담은 간절한 기원으로 풀어낸 것이다. 때나 장소, 인물은 그대로다. 다만 독살당한 아비, 미쳐 떠돌아 죽은 사랑하는 여인,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피해가지 않은 죽음의 기운을 진오기굿, 수망굿, 산진오기굿으로 마땅히 받아들이며 달래고 있다. 여기가 덴마크냐, 영국이냐, 혹은 한국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말끔한 현대식 정장을 입은 클로디어스와 거투르드, 트레이닝 복을 입고 뒹구는 햄릿, 철저히 무녀의 복장을 한 여인들 등 ‘하나의 기준’과 ‘하나의 색체’로 무대를 정의하려 한다면, 쉽사리 기준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굿이라는 커다란 반사경을 통해 작품을 들여다보고자 한 것, 이것이 여행자 의 출발이며 매력적인 포인트가 될 것이다. 배경에 그려진 다양한 무속탱화나 무대 위에 깔린 쌀더미는 작품의 의도를 자아내는 데 제 구실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 이외의 무언가가 없어 허탈하다. 3시간 동안 긴장과 이완의 끈은 느슨해 극은 평탄하기만 하다. 절규와 회한, 생사를 넘나드는 깊은 숨을 함께 실어주기에는 고개가 자꾸만 갸웃거려진다. 그러나 오랜 시간 굿과 햄릿을 생각해 왔다는 연출자에게는 분명 이번 무대가 어떠한 단계가 되었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여행자 제공
2009.11.06 / 조회 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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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귄트> "모험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더욱 다가와"
허풍쟁이 페르귄트가 전세계를 누비며 겪는 모험과 환상의 이야기, 연극 가 곧 한국 무대에 오른다. 노르웨이의 세계적인 작가 헨릭 입센의 희곡 ‘페르귄트’는 노르웨이 민속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 페르의 인생 여정을 통해 인간의 존재론적 의문을 담고 있다. 지난 23일 LG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연극 의 연습장면에서는 현대의 시공간으로 옮겨진 페르의 삶이 펼쳐졌다. 원작의 페르와 귀족들 간의 대화는 인터뷰 장면으로, 난파하는 배는 비행기로 바뀌는 등 몇몇 부분에 변화가 되었을 뿐 원작에 충실했다는 연출가 양정웅의 설명이 잇따랐다. 현대와 전통의 결합, 신체 움직임의 활용 등 극단 여행자의 특징들은 배우들의 실제 연주가 더해지는 몽환적인 음악, 커다란 거울이 위치하는 무대 등과 배우들의 앙상블로 풀어질 계획이다. “어렸을 때부터 로망을 갖고 있었던 운명적이고도 직관적인 선택”으로 작품 선택 이유를 말한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 연출은 “시공간을 뛰어 넘어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고전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대사 중 반복되는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스스로에게 가장 크게 다가온다는 양 연출은 이 작품이 “극단 여행자와 본인의 삶에서 무언가를 제시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롤과 같은 괴물이 등장하기도 하는 이 작품에 무대를 맡은 임일진 감독은 “무대를 비롯, 분장과 의상도 열려있는 컨셉으로 일상적인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내가 나를 보는 것과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화두를 무대 끝에 세우는 10m가 넘는 커다란 거울을 통해 표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리그가 작곡한 음악 ‘솔베이지의 노래’로도 유명한 이 작품을 두고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엔티크’ 등의 음악을 담당했으며 이번 작품의 음악을 담당하는 장영규는 “그리그의 음악을 잘라 새로운 음악으로 만드는 중”이라고 말하며, “그리그 음악에서 시작하는 것도 있지만, 솔베이지의 노래와 같은 느낌은 안 들 듯”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는 오는 5월 9일부터 16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연습장면 페르의 엄마 오세(김은희)는 허풍쟁이 아들로 인해 마음 고생이 끊이지 않는다.페르를 언제나 기다려주는 여인, 솔베이지(강정임)트롤 왕국을 차지할 속셈으로 초록 여인(박소영)과 사랑을 나누는 페르(정해균)트롤 족과 만난 페르연극 에서는 배우들이 음악을 연주하기도 한다.전 세계를 여행하며 페르는 기묘한 일들을 겪는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4.27 / 조회 1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