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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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파문 이후 '서울연극제' 성과와 과제는
서울연극협회와의 독립 필요
56편 신청 연극인 참여 저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연극의 현재를 읽어내는 바로미터라 불리는 ‘서울연극제’가 지난해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해 논란이 되어왔던 예산 부족과 흥행 면에서는 부진을 면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예술감독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뒤 공식참가작 10편에 집중한 만큼 작품의 질적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섰다는 평도 나온다. 최용훈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은 “2011년 이후 약 2억9000만원에 불과했던 예산을 올해 3억7000만원으로 증액해 연극제 참여 극단들의 제작 지원금을 1.5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유료판매율을 집계해봐야 정확한 수치를 가늠할 수 있겠지만 객석 점유율 등 흥행 측면에서 작년 연극제보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서울연극제는 연극발전을 위한 창작극 개발을 목표로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1987년 ‘서울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한 뒤 38년간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대관 탈락이라는 불이익을 당했다.올해 연극제는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8일까지 33일 간 대학로 일대에서 치러졌다. 지난 6년간 창작 초연작만을 대상으로 했던 방침을 바꿔 창작과 번역, 초연과 재연 상관없이 작품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에 따라 그간 함께 진행해왔던 다양한 프로그램(미래야솟아라, 초청작품, 부대행사)을 분리시켜 오롯이 ‘공식 선정작’만을 진행해 관객에게 우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했다.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인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그동안 다양한 시도가 단발성에 그치고 그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아 연극제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블랙리스트 파문 이후 처음 치러지는 만큼 이제 창작희곡만이 아니라 공연 자체에 대한 완성도를 고민할 때라는 의견을 모은 결과”라고 했다.올해는 국가에 대한 고민부터 성(性)의 담론까지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초연작 5작품(창작4·번역1), 재연작 5작품(창작3·번역2)으로 총 10작품을 구성해 관객들에게 관람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 가운데 극단 드림시어터 컴퍼니의 연극 ‘페스카마-고기잡이 배’가 대상(서울시장상)을 비롯해 연출상과 희곡상, 연기상까지 휩쓸며 4관왕을 차지했다. ‘페스카마-고기잡이 배’는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1996년 선상반란 실화를 바탕으로 해 공연전부터 화제를 이끌었다.최용훈 감독은 “공식참가작 10편의 작품을 보면 연출적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섹슈얼리티를 소재로 한 미국 텍스트의 소개는 물론, 대중성을 겨냥한 스타연출가 참여 등도 기존과는 다른 점"이라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여성 연출가가 공식참가작 10편 중 절반을 연출한 첫 축제라는 의미에서도 남다르다”고 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영상 등을 활용한 SNS 이색 홍보전은 눈길을 끌었다. '개막 거리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시민과 희곡읽기’,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24편의 프린지공연 ‘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 등 시민과 함께하는 연극축제로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그러나 연극제의 독립성 확보와 연극제의 정체성 논란은 여전하다. 김소연 평론가는 "예술감독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축제조직은 여전히 서울연극협회 집행부와 그대로 겹친다"며 "예술감독의 권한은 공모작 선정 심사를 관리하는 것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연극제가 창작극 발굴이냐, 관객을 위한 페스티벌이냐, 경연제 강화냐 하는 운영방식의 논의 및 정체성 논쟁도 계속돼 오고 있다"면서 "연극제의 역할과 정체성을 재정립해야할 시점"이라고 했다.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협회 사무국과 분리된 별도의 연극제 사무국을 꾸려야 하고, 거기서부터 서울연극제의 새로운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참여 극단과 서울연극협회 회원들만의 잔치라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김미도 평론가는 "협회 소속 회원만을 참여할 수 있도록 소속의 축제라는 프레임을 정해놓은 점은 문제"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누구를 위한 경연인지, 관객이 믿고 볼 수 있는 장인지 곱씹어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여전히 턱 없이 부족한 예산도 문제다. 최 감독은 "나름의 수준을 담보하는 극단들을 올해 초청해보려고 했지만 연극 한 편을 만들기 위한 고정비용의 지원도 안돼 참가 신청작이 56편에 머물렀다. 참여극단의 경우 자체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인책이 거의 없었다"면서 "올해 어느정도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내년도 많은 연극인과 관객 참여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송형종 회장도 "독립성 확보 역시 예산 문제다. 2개의 조직을 꾸밀만한 살림살이가 못된다. 다만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관객과 연극인들에게 지지 받을 수 있는 연극제를 위해 다양한 룰과 형식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훈 서울연극제 예술감독 NAH INU개막식시민들과 희곡읽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6.05 / 조회 2,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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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변론사건 다룬 '페스카마…' 서울연극제 대상 받았다
지난달 26일부터 33일간 여정 마무리
대상·연출·희곡·연기상 등 4관왕 안아
우수상엔 연극 '손'·'사람을 찾습니다'제38회 서울연극제 폐막식 수상자 단체사진(사진=서울연극협회).[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드림시어터 컴퍼니(대표 정형석)의 연극 ‘페스카마-고기잡이 배’가 제38회 서울연극제 대상(서울시장상)을 받았다. 대상을 비롯해 연출상과 희곡상(임선빈), 연기상(2등 항해사 역 유승일)까지 휩쓸며 4관왕을 차지했다. 연극 ‘페스카마-고기잡이 배’는 2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제38회 서울연극제 폐막식’에서 공식선정작 부문 대상을 비롯해 연출·희곡·연기상을 안았다.‘페스카마-고기잡이 배’는 1996년 원양어선 ‘페스카마 15호’에서 벌어졌던 선상반란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 초연한 작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사건이다.이날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대신해 대상(서울시장상)을 시상했다. 5인의 심사위원은 “좁은 극장의 입체적인 공간 활용과 많은 출연배우들을 통해 선상의 고기잡이 장면 등을 역동적이고도 신선하게 연출한 작품”이라 평했다. 우수상(종로구청장상)은 창작집단 라스(LAS)의 연극 ‘손’(연출 이기쁨)과 극단 신인류의 ‘사람을 찾습니다’(연출 최무성)에게 돌아갔다. 연기상은 ‘지상최후의 농담’의 김재건(갑돌 역)을 비롯해 ‘사람을 찾습니다’의 김정석(원영 역) ‘원무인텔’의 김나윤(현명숙 역)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유승일(2등항해사 역) 등 4명이 수상했다.무대예술상은 무대미술과 조명 부문으로 나눠 시상했으며 극단 라스 ‘손’의 서지영(무대미술)과 극단 백수광부 ‘벚꽃동산’의 김영빈(조명)이 각각 거머쥐었다. 신인연기상은 ‘말 잘 듣는 사람들’의 김보경(예슬 역)과 ‘손’의 이주희(엄마 역)이 차지했다.오랜 활동을 해온 극단들에게는 특별공로패가 전달됐다. 1987년 창단해 30주년을 맞은 극단 단홍·극단 로얄시어터, 1977년 창단해 40주년을 맞는 극단 연우무대가 받았다. 이번 연극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최용훈 연출은 “서울연극제는 본선에 오른 공식참가작 10작품에 선택과 집중한 경연 축제”라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여성 연출가가 공식참가작 10편 중에서 절반을 연출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서울연극제는 연극발전을 위한 창작극 개발을 목표로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1987년 ‘서울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한 뒤 38년간 꾸준히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서울연극제는 지난달 26일부터 5월 28일까지 33일 간 대학로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 6년간 창작 초연작만을 대상으로 했던 방침을 바꿔 창작과 번역, 초연과 재연 상관없이 완성도 높은 작품을 공식선정작으로 선정했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29 / 조회 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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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핵폭탄!, 정치 풍자 코믹극 ‘룸넘버13’
연극 ‘룸넘버13’이 대학로 스타시티 콘텐츠룸에서 오픈런 중이다. 연극 ‘룸넘버13’은 유명 정치인 스캔들을 통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국회의원 ‘리차드’와 야당 총재 비서 ‘재인’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누려던 순간 시체를 발견한다. 그들은 ‘리차드’의 비서인 ‘조지’에게 상황을 떠넘기려 한다. 극 중 ‘리차드’ 역은 배우 박송이 맡았다. ‘제인’ 역은 배우 김다솜이 캐스팅됐다. ‘조지피젠’ 역은 배우 박상민이 연기한다. ‘해럴드후크’ 역은 배우 손진구가 맡았다. ‘알렉한드로’ 역은 배우 손재익이 분한다. 공연 측은 “작품은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인에 대한 풍자와 사회적 메시지를 다뤘다”며 “풍자를 통해 관객들에게 더 큰 웃음을 선사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관객들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연극이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다”, “인생에서 꼭 한번은 봐야 할 연극이다” 등 호평을 남겼다. 연극 ‘룸넘버13’은 대학로 스타시티 콘텐츠룸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다. 사진_Mark923 최영지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5.23 / 조회 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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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쉬어매드니스’…살인사건의 범인을 밝혀라!
연극 ‘쉬어매드니스’가 대학로 콘텐츠박스에서 오픈런 중이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코믹 추리 수사극이다. 작품에서 피아니스트 ‘바이엘 하’는 쉬어매드니스 미용실 윗층에서 살인 된다. 형사들은 살인사건을 해결하기위해 미용실 손님으로 잠복한다. 그들은 미용실에서 만난 네 명의 손님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다. 작품은 관객들의 참여로 진행된다. 관객들은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현장의 목격자다. 배우들은 목격자인 관객들에게 살인 현장을 수사하며 공연을 이끌어 간다. 극 중 형사 ‘강우진’ 역은 배우 김승가, 이원석, 현봉식이 맡았다. 형사 ‘조영민’ 역은 배우 유현석, 최용식, 환윤중이 캐스팅됐다. 쉬어매드니스 원장 ‘조호진’ 역은 배우 김주일, 김태성, 전정관이 연기한다. 쉬어매드니스 미용사 ‘장미숙’ 역은 배우 이국선, 이시원, 최예윤이 분한다. 관객들의 참여로 진행되는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대학로 콘텐츠박스에서 오픈런 중이다. 사진_대학로 콘텐츠박스 최영지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5.23 / 조회 1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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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연극 ‘괴담’ VS ‘오래된 아이’, 여름밤 당신의 등골이 오싹해진다!
더위 때문에 잠 못 이루는 여름밤에 납량특집,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 등은 단골 메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소재가 풍성한 공포물이 관객과 만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영화계는 3편의 공포영화가 개봉한다. 시티헌터의 히로인 박민영이 주연인 ‘고양이’, 과속스캔들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영의 ‘미확인 동영상’,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한은정의 ‘기생령’ 등이 관객들에게 공포를 선사할 전망이다. 연극계도 공포물의 바람이 만만치 않다. 심야공연으로 여름과 공포라는 매치가 적절히 이뤄져 흥행이 예상된다. 공포연극 ‘괴담’과 ‘오래된 아이’는 새로운 방식으로 공포물에 접근하는 연극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공포연극 ‘괴담’-한 여름밤 당신을 노리는 기괴한 이야기2011년 7월 7일 ~ 8월 27일신연아트홀 당신이 듣고 싶어 하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들을 모았다. 심야 공포연극 ‘괴담’이 7월 7일 관객을 맞는다. ‘괴담’은 스토리텔러의 긴장감 넘치는 괴기스러운 이야기와 관객의 상상력이 만나 심야의 새로운 공포를 창조한다. 관객은 단순히 무대 위 배우들의 분장과 연기만을 구경하지 않는다. 객석에 앉아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 스스로 만들어낸 공포의 무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연극 ‘괴담’은 인터넷 커뮤니티 ‘공포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정기모임 중 벌어지는 괴이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은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기로 하며 바캉스를 대신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괴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내용이 펼쳐진다. 연극 ‘괴담’ 관계자는 “전형적인 놀래주기 식 공포연극이 아니다. 다른 측면에서 공포물에 접근한다. 우리는 극의 이야기와 관객의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극한의 공포를 끌어낸다”고 전했다. 공포연극 ‘오래된 아이’-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 공포물2011년 7월 4일 ~ 9월 4일열린극장 공포연극의 전설 ‘오래된 아이’가 2년 만에 다시 관객을 만난다. 지난 2007년 초연된 연극 ‘오래된 아이’는 공포 연극 중 유일무이하게 전회 매진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 낸 작품이다. 또한 언론과 관객들의 관심 속에 ‘심야 공포연극’이라는 장르를 만들었다. 짜임새 있고 탄탄한 희곡이 관객을 사건 속에 몰입시킨다. 연극 ‘오래된 아이’는 오싹하고 짜릿한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다. 어느 마을 축제 전야제, 맹인 엄마와 목사를 부모로 둔 여자아이가 실종된다. 15년이 지난 뒤 실종된 여자아이가 돌아온다. 그런데 여자아이가 청년이 되어 돌아와 마을 주민은 경악한다. 청년이 15년 전 마을 축제 전야제 실종 사건을 조사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비밀이 벗겨진다. 마을 주민도 하나 둘 사라진다. 연극 ‘오래된 아이’는 올해 공연에서 스토리가 보강됐다. 이 연극은 캐릭터들의 섬세한 부각과 얽히고설킨 이야기 구조로 구성됐다. 또한 영상과의 결합으로 공포씬을 더 현실감 있고 생생하게 관객에게 다가간다. 연극 ‘오래된 아이’ 관계자는 “관객이 객석에서 색다른 공포를 경험하도록 작품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뉴스테이지 김동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06 / 조회 1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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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가 대세? 연극 ‘보잉보잉’ VS ‘룸넘버13’
까도남, 차도남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두 단어는 나쁜 남자를 지칭한다. 까칠하고 차가운 남자가 여심을 울리며 나쁜 남자의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다. 나쁜 남자 왜 여자의 마음을 흔드는 걸까?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늘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바람둥이 역시 나쁜 남자 캐릭터 중에서 빼놓을 수 없다. 밀당의 고수이자 여서들의 심리를 간파해 자신의 곁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매어둔다. 과연 그들의 매력은 무엇일까? 연극 속 캐릭터에서도 속속 등장하는 바람둥이 캐릭터를 살펴보자. 가공할만한 바람둥이 성기, 연극 ‘보잉보잉’ 탄탄한 몸매에 매끈한 얼굴, 그런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부드러운 미소까지 성기의 외모는 출중하다. 게다가 배려심까지 갖췄다. 성기의 이력을 먼저 살펴보자면 미모의 스튜어디스 세 명과 만나고 있다. 성기는 자신의 바람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마음이 여리고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 많은 여성과 사랑을 나눌 뿐이다. 성기의 생각이 그렇다 한들 그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성기의 바람에 여성은 속이 타고, 그 역시 자신의 바람을 숨기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그가 세 명의 여인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것은 그녀들의 직업 덕분이다. 그녀들은 모두 스튜어디스로 장기간 비행을 나가야 한다. 한 명이 비행을 나가면 성기는 다른 여자를 만나는 식으로 세 명의 여자와 알콩달콩한 연애감정을 주고받는다. 바람둥이 성기에게는 든든한 조력자 순성이 있다. 성기의 친구 순성은 그와 다른 사랑관을 가졌으나 성기의 바람이 들통 날 위기에 처하자, 그를 돕는다. 눈치빠르고 매너좋은 성기는 세 명의 스튜어디스를 오가며 사랑놀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바람은 은밀하게 리차드, 연극 ‘룸넘버13’ 리차드는 성기에 비하면 초짜 바람둥이다. 성기는 세 명의 여인과 사랑을 하지만 리차드는 제인이라는 여성과 바람이 났다. 그렇지만 리차드도 성기 못지않다. 리차드는 바람을 넘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 리차드는 유부남으로서 국회에 들락날락 거리는 여당 국회의원이다. 리차드와 바람이 난 제인은 야당 총재의 비서다. 여당과 야당의 만남만으로 껄끄러운데 불륜까지 더해져 이 둘의 관계는 복잡하다. 리차드는 제인과의 관계를 불륜이 아닌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둘의 관계가 불륜이든 로맨스든 이들을 가로막는 장벽은 하나둘이 아니다. 먼저 드센 리차드의 아내와 돈만 밝히는 웨이터, 탐정, 제인의 남편 토니까지 그들에게는 수많은 난관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둘은 날쌘 행동과 순발력 있는 거짓말로 위기를 가뿐히 넘긴다. 거짓말에 치여 숨이 턱 막힐 지경이라도 둘은 호텔방을 떠날 줄 모른다. 리차드가 아내에게는 바람둥이지만 제인에게는 순정을 바치는 남자고, 제인 역시 남편에게는 더없이 나쁜 아내지만 리처드에게는 오직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두 선수가 늘어놓는 거짓말과 배우들의 임기응변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거짓말에 있다. 연극 ‘룸넘버13’에도 ‘보잉보잉’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갖가지 거짓말이 무대를 잠식한다. 관객은 이 거짓말에 동참할 수 없지만 그 거짓으로 인해 유쾌한 웃음을 짓는다. 객석은 거짓말로 질식할 것 같지만 관객에게 그 무게를 가중시키지 않는 것이 두 작품의 매력이다. 연극 ‘보잉보잉’과 ‘룸넘버13’에 등장하는 바람둥이는 밉지만 인간미가 넘쳐 결국에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연극 ‘보잉보잉’은 압구정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 2관에서 5월 1일까지 공연되며, 연극 ‘룸넘버13’은 대학로 극장 가자에서 오는 2월 28일까지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2.10 / 조회 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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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연극 ‘룸넘버 13’
정치, 여자, 섹스 스캔들. 세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이미 신문 1면의 헤드라인은 쉽게 장식된다. 죽마고우처럼 붙어 다니는 이 자극적인 단어들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 쉬운 단골손님이다. 이보다 더 흥분될 수 없다. 자극 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연극 ‘룸넘버 13’은 이미 관객들의 호기심과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은 한때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그때의 그 사건과 주인공을 떠올리게 한다. 바로 미국의 전대미문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 클린턴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연극 ‘룸넘버 13’의 스캔들 주인공은 여당 국회의원 리차드와 야당 총재 비서 제인이라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의 스캔들이라니,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 사항은 세상 밖으로 커밍아웃 되는 순간 모든 것이 끝이다. 뜨거운 감자이다 못해 불타버려 재가 될지 모르는 사건. 이는 사람들의 관심에 힘입어 커다란 파장과 함께 폭발할 것이 뻔하다. 이놈의 ‘부적절한 관계’를 여당의 국회의원 리차드는 사랑이라고 말한다. 태연한 그의 행동은 얄궂다 못해 능글맞다. 인간은 금지된 모든 것에 열광한다고 했던가. 스릴있는 모험의 두근거림은 격해진 감정의 이유를 헷갈리게 한다. 그것이 진짜 사랑인지, 불장난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그 위험한 불장난에 발을 들인 리차드와 제인은 호텔 룸넘버 13호에서 만난다. 왜 하필 재수 없게 불길한 숫자 13인가. 룸넘버와 같이 재수 없는 일들이 도미노처럼 한꺼번에 그들 앞으로 쓰러져 밀려온다. - 박진감 넘치는 빠른 전개 섹스 스캔들을 대처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미친개’라고 불리는 국회의원 리차드는 이 더러운 스캔들로 정치생명의 말로를 장식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유는 정체모를 시체(?)의 출연! 하필 제인과 뜨거운 밤을 보내려는 그때, 룸 베란다에서 창문에 끼어있는 시체를 발견하다니! 사건은 이제부터 소용돌이처럼 복잡하게, 회오리보다 빠르게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시체를 숨기기 위해 리차드는 전전긍긍한다. 시체가 들통 나면 여당과 야당의 섹스 스캔들은 세상 밖으로 나아간다.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그 끔찍한 꼴을 막기 위해 리차드는 목숨도 걸 기세다. 자신의 비서 조지에게 모든 일을 떠맡기려 하는 그는 얄밉다 못해 어이가 없다. 서비스 하나 죽여주는 이 호텔은 지배인과 웨이터도 뻔질나게 룸에 드나든다. 서비스 따위 필요 없다. 불청객일 뿐이다. 극의 빠른 전개는 숨 쉴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상황의 긴장감은 더욱더 부각된다. 암전은 없고 배우들은 룸 13호에 바쁘게 드나든다. -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모면하려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다가는 더 큰 위기가 찾아온다. 오해는 오해를 낳지만, 그 오해들이 꽤나 황당해서 관객들은 웃음을 멈출 수 없다. 죽어있던 그 정체불명의 시체(?)는 단지 기절을 했을 뿐이었다는 사실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 시체는 리차드와 제인의 스캔들을 눈치 채고, 제인의 남편 로니가 보낸 탐정이었다. 그들을 염탐하다가 베란다 창문에 끼어 기절을 한 그 시체는, 아니 기절한 탐정은 깨어난다. 하지만 결정적 단서를 내뱉어야 할 그가 기억을 상실한다. 황당한 상황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로니는 제인의 스캔들 상대가 리차드인지 꿈에도 모른다. 그는 리차드와 애정 어린 스킨십을 하다가 지배인에게 게이로 오해도 받는다. 팁만 주면 뭐든지 하는 웨이터는 중요한 순간마다 나타나 리차드를 성가시게 군다. 돈만 주면 모든 것이 암묵적으로 해결된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끝없이 등장하고, 리차드의 부인 파멜라까지 등장하면서 극은 절정을 이룬다. 황당한 거짓말과 말도 안 돼는 상황에 스캔들은 들통 날 것도 같은데, 거짓된 상황은 눈덩이 불듯 부풀어지며 끝이 날줄 모른다. 끝없는 거짓말은 리차드를 파멸로 몰아넣을 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모든 것은 비밀에 부쳐진다. 쑥대밭이 되었던 룸넘버 13호실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기억상실을 걸린 탐정의 기억만 돌아오면 되는데 그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행운의 여신은 리차드의 편이다. 가슴 졸이고 보던 관객들은 정신이 없다. 긴박한 구성에 안도와 탄식을 번갈아 해야 하는 탓이다. 연극 ‘룸넘버 13’은 관객들에게 이런 상상을 선물한다. ‘여당과 야당은 오늘도 싸운다. 미친개 국회의원 리차드를 내세워. 치고 박고 싸우고 무릎도 헐어가면서.’ 멘탈을 쏙 빼놓게 했던 룸넘버 13호에서 있었던 일은 그저 악몽일 뿐이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03 / 조회 2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