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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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왕따·성장통…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앙코르
파격적 대사·현실적 인물묘사 등 호평
5월 17~6월 3일 연우소극장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사진=티위스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성애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이 오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한다. 2014년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연극 선정작으로 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초연 이후 6개월 만에 앙코르 공연까지 성황리에 마쳤고, 이른바 ‘바청 매니아’를 양산하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관객의 기대에 힘입어 2015년에는 동명의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했다. 작품은 동성애 성향의 고등학생 이레, 불량학생 현신, 왕따 피해자 봉수 등 현대 사회에서 ‘문제적 청소년’으로 인식되는 주인공들의 성장통을 그렸다. 대한민국 어느 고등학교에선가 벌어지고 있을법한 스토리와 파격적인 대사, 현실적인 인물묘사 등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세상이 권하는 틀 안에서 바람직하기를 강요당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바람직한’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문삼화가 연출을 맡았고 이레 역에 심태영, 현신 역에 김세중, 지훈·봉수 역에 승리배 등이 출연한다.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사진=티위스컴퍼니).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사진=티위스컴퍼니).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사진=티위스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5.03 / 조회 2,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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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설 소설 '환영' 연극으로 재탄생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 제작
'무대로 만나는 소설' 두번째
입체적 재구성한 주인공 '윤영' 삶
다층적 구조로 그려내
16일~10월 2일 대학로 선돌극장연극 ‘환영’의 출연진(사진=극단 공상집단 뚱딴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설가 김이설의 장편 ‘환영’ 무대로 옮겨진다.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대표 문삼화)가 16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하는 동명연극 ‘환영’이다. ‘환영’은 무능한 남편과 무책임한 친정식구를 부양하며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윤영’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 작가는 2006년 소설 ‘열세 살’로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그동안 냉담한 현실과 그 속에서 참혹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을 꾸준히 묘사해온 작가는 올해 ‘빈집’으로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연극 속 주인공 역시 녹록지 않은 삶을 산다. ‘윤영’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무능력한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이어가지만 남편의 무기력함은 그녀를 결국 몸 파는 여자로 전락시킨다.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가 올리는 ‘무대로 만나는 소설’의 두 번째 작품. 2011년 ‘고령화 가족’ 이후 고심 끝에 선택한 소설이다. 황이선이 각색·연출을 맡았다. 황이선은 “‘환영’에 주목한 건 윤영을 극한의 상황으로 내모는 다층적 구조”라며 “이를 연극적으로 구현해보고자 각색까지 맡았다”고 말했다. 연극은 친정식구 중심의 에피소드와 남편과의 관계, 왕백숙집에서의 생활을 중심으로 구성하는데 각 장면별로 ‘윤영’을 다른 사정, 다른 잣대로 그려내는 게 묘미다. 배우 김설·리우진·김지원·문병주·노준영·문승배·이인석·이준희 등이 출연한다. 연극 ‘환영’의 출연진(사진=극단 공상집단 뚱딴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12 / 조회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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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김재건 vs 중견 강애심 '호흡'…연극 막 오른다
연극 '밥' 24일 카톨릭청년센터 개막
치매 걸린 노사제와 식복사 이별여행
김재건 배우 7월 칠순맞아 반값 할인연극 ‘밥’의 한 장면(사진=엠포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올해 무대에서 칠순 생일을 맞는 노장의 배우 김재건(69)과 중견 연극인 강애심(53)의 호흡을 볼 수 있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배리어프리 연극 ‘밥’(김나영 작·문삼화 연출)이 오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가톨릭청년센터 CY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치매에 걸린 노사제와 30년 동안 사제의 밥을 해온 식복사가 둘만의 짧지만 소풍 같은 마지막 이별여행을 떠나는 휴먼 감성 연극이다. 데뷔 48년차 베테랑 김재건 배우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노사제 역을 맡는다. 노사제 충현의 식복사로 30년을 함께한 윤정 역에는 ‘넌센스’ ‘빨간시’ 등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 강애심이 열연한다. 밥투정하는 츤데레 노사제와 그런 사제의 투정을 능수능란하게 넘기는 식복사의 호흡이 작품의 백미다. 김나영 작가가 인스턴트 같은 사랑이 판 치는 요즘을 보고 제주도 구전의 ‘살모설화’를 모티브로 희곡을 쓰고, 공연제작사 엠포컴퍼니 박용범 대표와 문삼화 연출이 이끄는 공상집단 뚱딴지가 의기투합해 1달 간 공연을 준비했다. 이밖에 현대철, 조승연, 윤관우, 김지원 배우가 출연한다.작품은 장애인들이 충분히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선보이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연극이다. 별도로 이어폰과 점자책 대본을 마련해 시청각장애인의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청각장애인들은 객석 앞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자막을 보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오는 7월 8일 김재건 배우의 칠순을 맞아 특별할인을 진행한다. 이날 예매자에 한해 50% 반값 혜택을 벌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14 / 조회 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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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색깔 덧입힌 오랜 벽처럼, <거미여인의 키스> 정문성
무대 밖 정문성은 유쾌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연습실에서 종종 보았던 장난기 많은 모습이 기억에 남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가 늘 그렇듯, 지난 23일 만난 정문성에게서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무척 진지했고, 간간이 생각에 잠기며 느릿느릿 말을 이어가는 모습에는 듣는 이의 신경을 집중시키는 차분한 분위기가 있었다. 연기에 대한 그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공연이 시작되면 지금 하는 말이 다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고 솔직히 말하는 그는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예고 없이 몸으로 튀어나오는 진실한 표현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기를 즐기는 배우다. 삼엄한 독재정치 아래 감옥에서 만난 동성애자 몰리나와 정치범 발렌틴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에서도 그는 발렌틴이라는 인물에 한 겹 한 겹 색을 덧입히며 그만의 무대를 만들어갈 것이다.Q 는 어떤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나. (2013)를 할 때 2인극은 아니었지만 거의 배우 둘이서만 무대에 있었는데, 2인극이 재미있기도 하고 배울 것도 많다. 이 작품도 2인극이고, 어렵지만 그만큼 깊이 있게 담긴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사실 이번엔 따뜻하고 즐거운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대본을 보고 나니 이 작품이 되게 하고 싶더라. Q 역할은 처음부터 발렌틴이었나. 그랬다. 나도 발렌틴이 더 하고 싶었다. 몰리나는 우리가 특정하게 여기는 부류의 사람이지 않나. 물론 개인적으로 그들을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렇게 특색이 확실한 사람보다는 발렌틴처럼 나올 수 있는 갈래가 엄청나게 많은 역할을 하고 싶었다. 어렵지만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게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많은 걸 얻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선택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몰리나도 물론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한정적일 수 있는 부분은 자기가 여자라고 생각해야 된다는 점이다. 내가 만약 몰리나를 맡았다면 내가 남자라서 이해할 수 없는 여자들의 행동과 마음 안에서 몰리나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발렌틴은 일단 나와 비슷한 점들이 많다. 그래서 발렌틴이 하는 말들이 이해되고, ‘맞지, 이렇게 하지~’하는 재미가 있다. Q 어떤 면이 비슷한가. 예를 들어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얘기를 하는데 되게 재미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우리 되게 재미있고 넌 참 좋은 사람 같아’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재미있어서 더 놀려먹고, 장난치고, 살살 건드린다. 그러다 상대가 삐지면 ‘아 미안해~’하고. 근데 발렌틴이 그렇더라. 그리고 발렌틴은 자기 고집이 엄청나게 센 사람인데, 나도 그렇다. 물론 연기는 고집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여러 가지를 해보기는 하지만, 어쨌든 내가 선택한 것이 내 기준에 맞으면 누가 뭐라고 해도 난 그걸 무대에서 한다. 대신 실패에 대한 걱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발렌틴도 마찬가지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장면에서도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하는 게 싫어서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 그래서 재미있더라. 연기라는 게 내가 재미있어야 보는 사람도 재미있고, 내가 슬퍼야 보는 사람도 슬프지 않나. 물론 이 작품이 우스운 작품은 아니지만, 같은 대사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갈래가 나올 수 있으니까 그 안에서 (표현의) 폭을 좀 키워보려고 한다. 스무스하게 연결되는 감정선보다는 여러 가지 감정을 그냥 갑자기 쑥쑥 들이밀듯이 표현해볼까도 생각 중이다. 근데 사실 공연 전에 하는 인터뷰에서는 항상 이야기하는 거지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첫 무대에 올라갔을 때 어떻게 할지 아직 잘 모르는 상태고, 마지막 공연이 되었을 때 지금 하는 이야기들이 다 거짓말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내일 첫 런을 도는데, 내일은 분명 지금 생각대로 할 거다.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많이 표현해보고 내 안에 있는 여러 가지 느낌들을 정리하겠지. Q 공연에 들어가면 생각했던 것들이 많이 달라지나. 달라진다. 왜냐하면 혼자 하는 연기는 없으니까. 상대방과 같이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발견되는 디테일들이 있다. 공연 때 얻은 디테일은 지문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설득할 필요도 없고, 그 디테일을 갖기 위해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것들이 많아지면 극 전체가 그냥 그 사람의 인생인 것처럼 보이는 거다. 왜냐면 ‘진짜’가 많아지니까. Q 연습할 때도 디테일이 나오지 않나. 좀 다르다. 연습할 때는 무대 뒤 주방에서 내가 최대한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고, 공연 때는 내가 내놓는 요리와 몰리나가 내놓는 요리를 나란히 놓고 보면서 옆에 초도 놓고, 예쁜 포크도 놓고, 음식 맛을 보면서 또 어울리는 것이 있으면 하나씩 첨가도 해보면서 진짜 조명 아래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가는 거다. 공연 전에는 너무 튈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감히 넣어보지 않았던 것들도 나중에 밖에 나와서 만들어놓은 그림에는 어울릴 수가 있다. 그러면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연기를 공연 후반에 해보기도 한다. 그럼 그 때는 진짜거든. 그냥 ‘연습 때 찾아야지’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Q 흔히 말하는 ‘로딩’하고는 다른 과정인가 보다. 그거랑은 다른 거다. (로딩이 안 된 건)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사를 버벅거리거나 해야 할 것을 까먹는 것은 배우로서 하면 안 되는 거다. 물론 사람이다 보니 발음이 엉키거나 할 수도 있지만, 양질의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실수를 하면 안 되겠지.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공연이 오픈했을 때 배우가 어떤 색깔을 가지고 나오지 않나. 그 위에 때도 묻고, 다른 색깔도 좀 묻혀보고 하다 보면 나중엔 오래된 벽처럼 두꺼워서 무슨 색인지 잘 모르겠는데 너무 예쁜 색이 나올 때가 있다. 물론 ‘오늘은 다른 색을 칠해봐야지’하고 작정하고 갑자기 확 청량고추를 뿌리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이나 행동이 있다. 그런 건 정말 하늘이 던져준 보너스 같은 거다. Q 는 결국 관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 연극일까. 사실 이런 것도 지금 다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작품이 좀 어렵지 않나. 근데 어쨌든 내가 지금 중요하다고 보는 건, 서로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상대방을 이해해간다는 것이다. 어쩌면 감옥이라는 공간이라서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 울타리가 없으면 우리는 우리가 관심 없는 사람을 절대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들은 그 공간의 제약 때문에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없는 상대의 어떤 면을 존중하게 된다. 그리고 결과야 어쨌든 이 사람들의 마음은 따뜻해진다. 그렇다면 우리도 조금은 서로를 이해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심지어 싫은 부분이라도 이해는 해줄 수 있지 않나. 지금은 그렇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 몰리나를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Q 배우로서 2인극을 할 때 배울 수 있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나. 오줌 참기?(웃음) 반드시 공연 직전에 화장실을 가야 하고, 물은 되도록 많이 안 마셔야 한다. 그런 것도 있고, 2인극을 하면 말을 못하는 배우가 말을 하게 된다. 왜냐면 상대방 외에는 기댈 데가 없으니까. 특히 연극은 더 그렇다. 뮤지컬의 경우 정말 기가 막힌 넘버가 있으면 거기 기댈 수 있지만, 연극에서는 기댈 데가 없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에게 자기도 모르게 의지를 하게 되고, 믿음을 갖게 된다. 배우에게는 상대배우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 아무리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든, 친한 배우든, 연기를 할 때는 ‘왜 저렇게 하지?’하는 순간들이 있다. 뭔가 좀 이상한데 무작정 믿을 수는 없지 않나. 그런데 2인극에서는 상대방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 연기가 엄청나게 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꼭 2인극만 그렇지는 않지만, 퇴장 없이 무대 위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어쩔 수 없이 집중력을 키워준다. 또 배우들의 조합에 따라 공연이 엄청나게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거기 적응해야 한다는 것도 좋은 것 같다. Q 대학생 때 가수 데뷔 준비도 했었다고. 어느 시점에서 연기가 진짜 내 길이라고 생각한 건가. 사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도 연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땐 기획사에 들어간다든가 하는 기회가 많았는데, 대학생이 되니까 너무 놀고 싶은 거다. 간섭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얼마나 자유롭겠나.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하고 다닌 건 아니지만(웃음) 하루 종일 축구를 하거나 농구를 한적도 있고, 종일 놀다가 집에 와서 쓰러진 적도 있다(웃음). 그러니까 (연기에) 뭐 흥미가 있겠나. 그냥 하라니까 하고, 가요제 같은 것이 있으면 그걸 더 열심히 준비하고. 상 받고 사람들이 칭찬해주면 좋으니까. 너무 어렸던 거지. 그랬는데 2학년에 과대표가 됐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연출을 하게 됐다. 그런데 연출을 하려면 모든 사람의 연기와 모든 장면의 목적을 내가 알아야 하지 않나. 그때 엄청나게 배웠다. 그러다 군대를 갔다 왔고, 복학 전에 아는 형이 같이 작품을 하자고 해서 의 덕배 역할을 했다. 그때 처음으로 퇴장 없이 공연을 해봤는데, 난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노래 한 곡을 부르듯 무대 위에 있었던 것 같다. 힘든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 뒤로는 한 학기도 방학도 빼지 않고 연극을 계속 했다. 근데 그때 또 누가 가수를 하자고 하더라. 그렇게 1년 (가수 준비를) 하면서 못 볼 꼴도 보고, 술도 되게 많이 먹었다. 난 알앤비나 발라드를 하고 싶은데 자꾸 아이돌 같은 노래를 가르치고 춤을 시켜서 연습을 안 나갔다. 내가 뭐 하는 건가 싶어서 1년 되자마자 다 자르고 학교로 돌아갔다. 그러고 나니까 정말 연기를 열심히 해야겠다 싶더라. 또 난 어디 가서 무시당하는 걸 너무 싫어한다. 밖에 나가서 못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학교 다니는 동안 다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다가 4학년 때 운 좋게 오디션에 붙었다. 그로부터 2년 후에 연극을 시작했고. 그렇게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연기를 하게 된 건데, 잘한 것 같다. 물론 희박한 확률이지만 가수가 돼서 잘 됐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럼 내가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은 나한테 없을 테니까. Q 요즘 드라마 가 화제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으로 드라마에 데뷔했는데, 거기서 만난 김형식 감독님이 드라마를 할 때마다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나를 불러주셨다. 감사하게도 어떻게든 안 쉬고 계속 같이 가자는 마음을 갖고 계신다. 그리고 김형식 감독님과 을 촬영할 때 나중엔 스텝을 두 팀으로 나눠서 촬영을 했는데, 그 때 B팀 감독으로 의 신경수 감독님이 오셨다. 내가 그때 거의 B팀 주인공이어서 감독님을 제일 자주 봤던 것 같다. 감독님이 그 전에도 내 공연을 보셨고, 이번에도 을 보시고 너무 재미있었다고, 같이 하자고 하셔서 출연하게 된 거다. Q 인간관계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 떠오르는 것은 신뢰, 진실이다.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나? 잘못은 할 수 있다. 치명적인 잘못을 할 수도 있고,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할 수도 있다. 근데 그런 잘못을 했다면 어떤 나쁜 일을 했는지 그대로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내가 그 사람을 안 보지. 다 알고 안 봐야지. 내가 뭘 잘못해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생각하면 선의의 거짓말도 나쁜 거다.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암이 온 몸에 퍼졌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삶의 의지를 잃으실까 봐 우리가 말씀을 안 드렸다. 근데 결국 돌아가시고 나서 나중에 생각해봤더니 내 마음 편해지려고 얘기를 안 한 거였다. 진짜 할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그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고 기운을 잃으면 내가 힘들고 슬플까 봐. 그래서 선의의 거짓말도 나쁜 것 같다. 결국 몸이 아픈 당사자가 남들보다 자신의 상태를 한참 모르고 있었던 거니까. Q 앞으로 인생에서 바라는 것은. 왜 그런 것들이 있지 않나. 내가 표현하고 싶은 연기, 내가 봤을 때 너무 멋있었던 장소, 내가 좋아하는 색깔, 내 머릿속에 최고라고 남겨진 것들. 그런 게 최대한 많이 나오는 작품, 영화든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드라마든 그런 작품을 하면서 원 없이 끝까지 연기해보는 것. 물론 불가능하겠지. 그러려면 내가 제작해야 할 것 같다(웃음). 또는 우연히 그런 행운이 찾아올 수도 있겠지.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것들로 가득한 무대에서 연기를 하게 될 수도 있고. 그냥 인간으로서는 좋은 아들,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좋은 사람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족을 슬프게 하거나 힘들게 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 아닐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0.30 / 조회 12,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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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무대, 더욱 인간적인 <거미여인의 키스> 연습현장
“두 인물의 관계로만 풀기엔 너무 큰 작품이다. 세대 간 갈등도, 정치적인 신념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두 등장인물이 결국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게 되고,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선택에 동참하는 과정을 그리기 위해 일단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연극 를 이끄는 문삼화 연출의 말이다. 아르헨티나의 대표 작가 마누엘 푸익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연극은 내달 7일 4년 만의 무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명륜동 한 켠에 자리잡은 이 작품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침대 두 개와 작은 테이블, 의자가 놓인 아담한 사이즈의 연습실에서는 이명행, 송용진, 최대훈, 정문성, 김호영, 김선호 배우가 문삼화 연출과 함께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징징대지 좀 마…영화 얘기나 더 하던가.” 가장 먼저 연습에 나선 배우들은 발렌틴 역의 송용진과 몰리나 역의 이명행이다. 이 연극의 배경은 독재와 인권탄압이 자행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한 감옥으로, 발렌틴은 20대의 열혈 혁명가이자 정치범, 몰리나는 미성년자보호법 위반으로 감옥에 들어온 40대의 동성애자다. 나이뿐 아니라 정치적 견해도, 취향도, 관심사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힌다. 발렌틴은 예쁜 장신구나 로맨스를 좋아하는 몰리나에게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며 핀잔을 주지만, 몰리나가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에 점점 더 호기심을 보인다. “왜, 내가 영화 얘기 다 하기 전에 죽어버릴까 봐 겁나냐?” 이번에는 정문성이 발렌틴으로, 최대훈이 몰리나로 분했다. 발렌틴에게 미스터리한 ‘표범여인’이 등장하는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던 몰리나는 식사를 가져왔다는 간수의 말을 듣고 죽 두 그릇을 받아온다. 발렌틴은 망설이면서도 양이 많은 죽그릇을 몰리나에게 양보하고, 몰리나는 어딘지 안절부절 못하며 그릇을 받아 든다. 대립하는 듯 하면서도 서로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해나가는 이들의 미묘한 감정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이다. “부탁인데 손 좀 잡아줄래?” 두 사람은 차츰 감옥에 들어오기까지의 사연과 가족,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고문을 받으면서도 단호한 혁명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발렌틴은 부르주아 계급의 옛 애인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하며 한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드러내고, 몰리나는 그런 발렌틴을 넉넉히 보듬어 위로해준다. 좁은 감옥 속에서 서로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대면한 두 사람은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마지막 연습 장면에서는 발렌틴 역의 김선호, 몰리나 역의 김호영이 호흡을 맞췄다. 탄탄하고 깊이 있는 대사와 장면을 따라가는 즐거움도 크지만, 여섯 명의 배우들이 어떤 매력과 개성으로 각각의 캐릭터를 소화해낼지도 역시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문삼화 연출은 “송용진·이명행 페어는 아무래도 제일 형들이다 보니 노련하고 안정감이 있다. 반대로 가장 젊은 김선호·김호영 배우는 그만큼 에너지가 넘치고, 정문성·최대훈 페어의 연기에는 적당한 에너지와 디테일이 잘 섞여 있다.”고 각 페어별 특징을 설명했다. 개막 후 첫 2주만 고정 페어로 공연이 진행되고, 이후에는 교차 캐스팅으로 공연이 이어진다. 지난 2011년 악어컴퍼니 ‘무대가 좋다’ 시리즈로 관객들을 만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던 는 올해 전보다 작아진 200석 규모의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객석과 보다 가까워진 무대에서 새로운 연출과 배우들이 선보일 올해의 공연이 관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문삼화 연출은 “관객들이 몰리나의 입장에서 발렌틴을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동시에 몰리나의 마지막 선택에 대해 가슴이 찡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는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신연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0.27 / 조회 7,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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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행, 최대훈, 김호영, 송용진, 정문성, 김선호...형무소에서 만난다. <거미여인의 키스> 11월 개막
2011년 공연에서 정성화, 최재웅, 박은태, 김승대 등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연극 가 다시 찾아온다. 소설가 마누엘 푸익이 1976년 발표한 자신의 동명 소설을 1983년 희곡으로 재탄생시킨 이 작품은, 형무소에 수감된 정치범 발렌틴과 게이 몰리나의 대화로 이뤄진 2인극. 각기 다른 가치관을 지난 이들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 밀도 높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1985년에는 동명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고 1992년에는 뮤지컬로도 선보여져 이듬해 토니어워즈 베스트뮤지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등의 문삼화 연출이 이끄는 이번 공연에서는, 등의 무대를 채워 온 이명행과 등의 최대훈, 현재 에서 산초로 분하고 있는 김호영이 자신의 가석방을 위해 정치범 발렌틴에게 접근하는 몰리나로 분한다. 또한 정치범 발렌틴 역은 등에서 개성을 뽐내온 송용진과 등의 정문성, 그리고 신예 김선호가 맡아 몰리나에게 느끼는 낯선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두 남자 배우의 섬세하고 팽팽한 연기 호흡을 맛볼 수 있는 는 오는 11월 7일 대학로 신연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악어컴퍼니 제공
2015.10.05 / 조회 8,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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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현과 함께 하는 마지막 수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의 따뜻한 면모를 웃음으로 많이 표현하려고 한다. 들여다볼수록 더 깊이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작품이라 배우로서 아주 행복하다.” 지난 3일, 개막 하루 전 진행된 연극 프레스 리허설을 끝내고 모리 역의 노주현이 전한 소감이다. 1976년 등에 출연한 이후 40여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된 그는 “연극이야말로 배우예술이기 때문에 배우들은 항상 연극 무대를 동경한다. 큰 무대에 서본 적은 있지만 소극장 무대는 처음이라 이 공간에서 주고받는 호흡이 정말 새로웠다.”며 오랜만의 연극 출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4일 막을 올린 은 스포츠 기자 미치 앨봄이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대학시절 은사 모리 슈와츠를 찾아가 매주 화요일마다 특별한 인생수업을 받는 이야기를 담았다. 1997년 출간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한 이 연극은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프로그램 ‘싹 큐브(SAC CUBE) 2015’의 첫 번째 작품이다. 그간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해온 노주현은 이번 연극에서 주인공 모리를 맡았다. 모리는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인생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유머를 잃지 않는 인물이다. 노주현은 “이 작품을 하기 전에는 죽음이 곧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죽어도 관계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죽음이라는 테마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예술의전당에서 처음엔 다른 2인극 출연 제의를 했는데, 작품을 로 바꾸자고 했다. 잘 만들어지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았다.” 영어 대본의 번역본을 먼저 읽고 예술의전당 측에 이 작품을 제의했다는 노주현은 “희곡에서 병의 진전상태가 애매모호하게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점점 쇠락해가는 모리의 신체와 움직임을 연구하기 위해 루게릭병 환자가 나오는 영화를 봤다고 전했다. 이날 전막 시연은 미치의 대학시절 장면에서부터 시작했다. 졸업식 날 모리 교수에게 꼭 다시 연락하겠다고 약속한 미치는 바쁜 일상에 치여 그 약속을 잊은 채 살아가고, 스포츠 기자로 일하던 어느 날 TV에서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모리를 보고 그를 찾아간다. 모리는 오랜만에 찾아온 제자를 반기면서도 달라진 제자의 모습에 우려를 표하고, “네가 다시 눈물을 흘리게 해주겠다.”며 매주 화요일마다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을 깨우쳐주는 수업을 해나간다. 노주현은 미치 앨봄 역의 오민석과 호흡을 주고받으며 점점 건강이 악화되면서도 유머와 애정을 잃지 않는 모리를 따스하게 표현했다. 나이 들고 죽어가는 인생의 모든 과정을 긍정하며 슬픔과 기쁨, 눈물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솔직한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노주현과 함께 원캐스팅으로 공연을 이끌어가는 오민석은 “연습하는 동안 노주현 선배님이 정말 열심히 하셨다. 고기와 술도 많이 사주셨다.”고 웃으며 “이 작품이 내게도 정말 좋은 가르침을 줬다. 무대 위에서 정말 마음을 열고 인생의 멘토로서 선배님을 대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 오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4.08 / 조회 6,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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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아일랜드, 음악이 곧 힐링이다..'D-3 기대 포인트'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온 국민이 아팠다. 여전히 아프다.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곳이 찢기고 있다. 그동안 너무나도 쉽게 외쳤던 ‘힐링’이란 흔하디 흔한 말이 그 진짜 의미를 찾아야 할 때다.대중은 그 힘을 음악에서 찾곤했다.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며 많은 가수들이 신곡 발표를 멈추던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힐링을 엿보던 유일한 곳이 음악이었다. 하지만 공연 하루 전 페스티벌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거나 건강 악화로 많은 팬들이 기다리던 ‘거장’의 공연도 무기한 연기되는 일이 벌어졌다. 여러모로 가혹했단 5월이었다.5월의 끝자락에서 진정성을 깨울 뮤직 페스티벌이 조용히 막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음악 페스티벌에 목말랐던 팬들, 참담한 뉴스에 지쳐 일상의 여유를 찾고자하는 캠핑족들 등 많은 사람들이 남이섬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리는 ‘2014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마냥 반갑다.◇듣는다-로컬色 강화레인보우 아일랜드는 올해로 4회를 맞는다. 대부분의 음악 페스티벌이 록, 재즈 등 특정 장르 색깔을 강하게 내는 것과 달리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인디 밴드, 록 밴드, 싱어송 라이터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르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도 김창완밴드, 장미여관, 페퍼톤스, 라이너스의 담요, 스탠딩 에그, 빈지노, 정기고, 유승우 등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록, 어쿠스틱, 팝, 힙합 등 다채로운 무대가 예상된다.그럼에도 올해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다소 조용한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안긴다. 2012년 제이슨 므라즈, 2013년 트래비스 등 국내외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해드 아티스트’가 올해는 두드러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 부분에 대해 페스티벌 관계자는 “로컬 색을 강화하자”는 취지가 깃들어있다고 설명했다.이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지난해 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해외 아티스트를 섭외해 강력한 해드라이너로 올리는 것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인 의미가 있을지 생각하게 됐다. 해외 아티스트 섭외를 앞으로 안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번 해를 기점으로 국내 뮤지션의 섭외에 주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이러한 시도 덕에 더 많은 ‘언더 그룹’의 국내 뮤지션들에게 기회가 갔다. ‘라이크 라이크스’,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걸’, ‘레인보우 99’, ‘기린’, ‘소심한 오빠들’, ‘음란 소년’, ‘에스꼴라 알레그리아’, ‘타틀즈’, ‘바버렛츠’, ‘신나는 섬’, ‘플로라’ 등 생소한 이름이지만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궁금한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다.◇즐긴다-소통의 이벤트음악 페스티벌에서 즐길거리는 음악에 그치지 않았다. 다양한 이벤트가 관객의 발길을 붙잡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안겨왔다. 하지만 아티스트는 무대를 채울 뿐, 그 밖의 공간을 즐기는 건 관객 혼자의 몫이었다. 3년 동안 3만명이 넘는 관객을 맞은 레인보우 아일랜드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는 차별화된 이벤트를 시도한다. 대중과의 친밀도를 보다 높이기 위해 소통을 지향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주최사인 VU엔터테인먼트 측은 “관객들을 위해 아티스트와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는 보다 특별하고 다채로운 이벤트들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장미여관 멤버들과 우유 빨리 마시기 대회를 즐기고, 유승우와 림보 게임을 벌일 수 있다. 음란소년은 ‘오빠는 이러려고 캠핑하는 거야’라는 타이틀로 관객과 레크레이션을 즐길 예정. 우크렐레 피크닉은 우크렐레 연주를 즉석에서 알려주는 강연을 열 계획이다. 소란은 드림빌 운동회, 김창완은 축배 연사 등으로 페스티벌을 찾은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주최사 측은 “아티스트들과 유쾌한 시간을 보내며, 지친 일상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의 진정한 ‘힐링’을 경함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머문다-남이섬 프리미엄음악 페스티벌은 당일로도 즐길 수 있지만 1박 길게는 더 오래,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생활형 문화’로도 많은 이들의 구미를 당긴다. 굳이 무대 앞을 찾아 음악을 듣지 않더라도 돗자리 펴고 앉아 함께 온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홀로 사색을 즐기는 가운데 은근히 들려오는 음악에 취할 수 있다는 여유가 음악 페스티벌의 백미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음악 페스티벌은 ‘어디서’ 개최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 자라섬 페스티벌 등 지명이 페스티벌 타이틀에 포함된 경우가 많고, 힙합 페스티벌은 야외 수영장에서 개최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이유다.이중에서도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장소 프리미엄’이 가장 강력한 페스티벌로 꼽힌다. ‘아일랜드’라는 말에서 엿볼 수 있듯 이 페스티벌은 남이섬에서 열린다. 육로를 이용, 배를 타고 한번 더 들어와야 하는 접근성의 문제가 불편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한번 발을 들이면 음악에 집중할 수 있고, 그 공간에만 머물 수 있는 묘한 고립감이 훌륭한 추억을 안기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캠핑이 불가능한 남이섬에선 페스티벌 기간에만 유일하게 캠핑을 허락한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으로 가족 단위, 연인 혹은 친구끼리의 캠핑이 대중적인 여가 즐기기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탁월한 선택이 될 전망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연예 스포츠 정보도 내 손안에 ‘이데일리 모바일 서비스’▶ 스타 화보./스타 갤러리를 한 눈에 스타in 포토▶ 모바일 주식매매 파트너 ‘MP트래블러Ⅱ’<ⓒ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포털 스타in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4.05.28 / 조회 7,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