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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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한 걸음으로 존재 알린 기대주, <청춘예찬> 김동원
지난해 여름 '500대 1'이라는 경쟁률로 대학로에서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던 츠카 코헤이 작/고선웅 연출의 에서부터 박근형 연출의 까지, 대가들의 묵직한 작품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 배우가 있다. 바로 올해 서른을 맞은 김동원. 에서 젊은 형사 '구마다'를 맡아 열연하며 이명행·마광현 등 선배들의 원숙한 연기에 결코 눌리지 않았고, 에서도 청춘의 혼돈과 아픔을 먹먹한 눈빛으로 표현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중이다. 지난 12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받은 첫 인상은 그가 무척이나 우직하다는 것이었다. 연기를 배우고 싶어 무작정 대학로에 찾아가 잡일부터 했다는 이야기부터 '화장실이 좋아서' 찾은 아르코 극장에서 만난 또 다른 세상, 그리고 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혀가며 겪고 또 배워온 이 배우가 앞으로 차곡차곡 밟아나갈 길이 궁금하고 기대된다.스무 살 무렵 불현듯 떠오른 배우의 꿈 무작정 찾아간 대학로서 잡일만 서너 개월 에서 스물 두 살의 청년으로 분해 열연 중인 김동원, 먼저 그는 스무 살 무렵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궁금했다. '막 까져서' 놀지는 않았지만, 학교 생활이 늘 재미없었다는 그는 지루한 고교생활을 끝내고 경영학과에 입학해 한 학기를 다 마쳤을 때쯤에야 문득 연기자의 꿈을 떠올렸다고. "재미가 없더라고요. 평범한 대학교에 학점도 딱 3.0. 뭐지?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연히 배우나 영화 쪽 일을 한번 해볼까? 그 마음이 갑자기 간절해졌어요." 어린 시절부터 몰래 할머니 방에 숨어들어가 '길버트 그레이프' '빌리 엘리어트' 등 '주말의 명화'를 두근거리며 보곤 했던 그는 그렇게 돌연히 떠오른 생각에 이끌려 무작정 휴학계를 내고 대학로로 향했다. 그 때까지 제대로 된 공연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상태였다. "TV에서 배우들이 '대학로에서 연기했다'고 얘기하는 걸 보고 막연히 연기하려면 대학로에 가야 되는구나 생각했어요. 수원(집)에서 대학로로 가는 길이 왠지 여행 떠나는 기분도 들고…스무 살짜리 애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뭔가 스스로 하고 싶다는 의지로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가 처음 대학로를 찾아간 날은 공연이 없는 월요일이었다. 유일하게 문이 열린 곳은 어느 개그공연을 하는 극단이었고, 그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음날부터 그곳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키는 대로 포스터도 붙이고, 지하철의 잡상인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그에게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 곳은 깨끗한 화장실이 좋아보여 찾아간 아르코 극장. "일요일 낮이었는데,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거에요. 뭔데? 이 공연은 뭐지? 싶었어요. 그래서 맨날 포스터를 붙이면서 다녔던 그 길을 쭉 한 바퀴 걸었어요. 대학로부터 성균관대학교 뒤쪽까지. 아, 다른 공연도 많구나, 이게 다가 아니구나…내가 (연기를) 할 거면 제대로 해봐야겠다, 연극영화과도 들어가보자, 하는 욕심이 생겼죠." 그렇게 전공을 바꿔 들어간 학교는 그전과는 전혀 달랐다. "완전 좋았죠. 일단 나와 비슷한 애들이 있다는 것도 즐거웠고, 수업도 다르고. 또 전에 했던 잡일들이 은근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떨리면서도 '아 맞다, 음향은 이렇게 했지, 무대에 이렇게 섰지' 하면서 자신감도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조금씩 머리가 커지면서 두려움이 생기긴 했지만. 진짜 재미있었어요." 서른 앞두고 막막하기만 했던 날들, 치열한 경쟁 뚫고 출연한 에서 자신감 얻어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배우의 길로 돌아오기까지 그는 또 한차례 방황을 거치게 된다. 모델처럼 훤칠한 외모를 가진 그에게 여러 연예기획사에서 연락을 해온 것. '알바비 줄 테니 오라'는 기획사 사장을 따라 간 곳에서 김동원은 잠시 '겉멋'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스무 살 중반이었고, 대학교 은사님은 "연기가 어떻게 하나도 안 늘었냐"고 뼈아픈 질타를 던졌다. 정신이 번쩍 든 그는 기획사와의 관계를 모두 정리하고 주저 없이 입대를 했다. "스물 일곱 살에 전역해서 학교에서 두 작품을 하고 나니까 스물 여덟이 되더라고요. 그 때까지도 대학로 공연계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래도 연극영화과 다니니까 서류는 봐주겠지 했는데 다 안 되더라고요. 왜 안 되지? 그럼 난 뭘 해야 하지? 나이는 스물 여덟이고, 이제 와서 청춘 하이틴 스타는 절대 될 수 없으며, 연기는 계속 하고 싶은데 여전히 부족하고. 어떡하지? 막막했죠." 눈앞이 깜깜한 불안 속에서 그는 매일같이 오디션 공고를 확인하고 원서를 넣었다고 한다. 몇 달간 초조함 속에서 똑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에게 여성연출가전의 이 드디어 첫 번째 기회를 열어주었지만, 그 후에도 오디션 당락에 큰 변화는 없었다. 을 비롯해 아시아연출가전, 국립극장단막극까지 세 작품을 겨우 마친 것이 불과 작년 3월. 그리고 나서 만난 작품이 고선웅 연출의 다. "국립극장단막극까지 하고 나서 내심 '이제 서류는 되겠지' 생각했어요, 근데 는 서류심사에서 지원자 전원을 다 붙여주더라고요. 허탈했죠. 그래도 (오디션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몇 십 명이 다같이 소리지르면서 춤도 추다가, 어떤 장면을 해보라고 하면 또 해보고."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된 오디션에서 그는 최종 합격자로 선정됐다. 나중에 고선웅 연출은 '그래도 네가 밉상은 아니었어'라고 툭, 한 마디를 던졌다고. "를 하면서 언제 내가 이렇게 대극장에서, 두 시간도 넘는 시간을 뛰어다니면서 춤추고 노래하고 소리질러볼 수 있을까 싶었어요.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아, 그래도 내가 이 큰 무대에 한 번 섰구나'하는.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좋았어요." 다행히 다음 작품과의 인연도 금방 다가왔다. 이어서 에서 만난 박근형 연출이 의 주인공 역을 제안한 것. "박근형 연출님은…잘한다기보다 부족한 점을 많이 얘기해주시죠.(웃음) 힘을 많이 빼라, 동원아. 생각을 계속 많이 해야 한다. 뭐가 됐든 책도 많이 읽고, 무대를 설 때도 아닐 때도 매일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얘기를 해주세요. 관객이 많을 때, 적을 때, 비가 올 때, 눈이 올 때 매일매일 공연이 다 달라야 한다.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상대 배우와 같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많이 혼나요.(웃음)" 앵콜공연 중인 아직도 어려워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계속 이 길을 갈 것" 현재 앵콜공연 중인 의 주인공 '청년'에 대해 김동원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럴 만도 하다. 스물 두 살에 아직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고, 재미없는 일은 절대 하지 않으며, 백수 아버지와 아버지가 홧김에 뿌린 염산 때문에 시력을 잃은 어머니까지, 그 암담한 현실을 온 몸으로 껴안는 인물이니 말이다. "'얘는 뭐 하는 애지?' 하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길지 않은 대본인데 지문도 하나도 없고. 그러다가 를 읽으면서 좀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되게 불안했어요. 워낙 알려진 작품이라 부담감도 컸고. 그러다 공연이 다가오면서 '에이 몰라, 어떡해, 내 깜냥이 그렇게밖에 안 되는데'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죠." 극중 그가 낭독하는 독후감은 책을 읽고 직접 쓴 것이다. 서른 살을 맞은 배우 김동원으로서 느낀 것들을 직접 적어 내려간 글이 어느새 한 권을 훌쩍 넘겼다고. 그렇게 하나씩 작품을 이해했지만, 청년이 하룻밤을 함께 한 여자 '간질'을 데려오는 장면 등은 여전히 힘들고 어렵다. "그 장면이 아직도 힘들어요. 대본을 읽으면서도 이해가 안 되는 거에요. 내가 이 여자를 어떻게 데려오지? 근데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고요. '내가 널 한번 자고 버리려는 게 아니라, 나랑 살면 진짜 뭐 없어. 정말로 너 힘들어' 하는데도 여자는 계속 '잘 할게요' 하잖아요. 그래서 '너 진짜 나랑 한번 살아볼래? 그래, 가보자' 그런 생각으로 데려올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처음엔 왜 화만 내냐고 많이 혼났어요.(웃음)" 밥도 혼자 먹는 것보다 다같이 수저 섞어가며 먹는 것이 좋고, 무엇이든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이 배우는 작품활동을 하나씩 해 가며 새로운 인연을 맺고, 쉬는 날엔 그 인연으로 다른 공연을 보러 가는 요즈음이 행복하다고 한다. 이 끝난 후에는 5월 말 재공연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 작품 한 작품 할 수 있는 것이 소중하고, 사람들 만나는 게 기쁘고…여전히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지 초조하고 조급하지만, 그런 고민도 행복한 거죠. 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어요. 누가 불러주든, 불러 주지 않든. 중간에 갑자기 음식점을 차린다거나 하고 싶지는 않아요. 굳이 거창한 작품에서 큰 역할을 하기보다, 계속 그냥 무대에 서고 싶고. 그러려면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계속 생각하고, 걸어가면서도 관찰하고. 매 순간 다르게…네, 행복해요, 요새.(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3.19 / 조회 14,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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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고양의 역사를 담다, 박근형 연출의 신작 ‘사람, 꽃으로 피다’
박근형 연출의 신작 ‘사람, 꽃으로 피다’가 12월 21일부터 30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열린다. 공연은 국악, 무용, 태권도 퍼포먼스, 연극의 장르가 연극과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 예술을 시도한다. 장르별 공연예술들이 극의 흐름에 맞는 표현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태권도 퍼포먼스와 같은 생생하고 역동적인 장면들로 구성된다. 무대는 조선 태종 13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강 신(神) 은한(銀漢)의 자손인 구슬이는 북방국의 왕자 흥안태자와 사랑에 빠진다. 은한(銀漢)과 북방국은 고양 땅을 서로 차지하고자 전쟁 중인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위기를 맞이한다. 고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연은 ‘600년 고양의 역사’를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박근형은 연극 ‘쥐’, ‘유령소나타’ 등 대표작들과 더불어 최근 청소년극 ‘빨간 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03 / 조회 3,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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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의 자화상,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
일본 작가 히라타 오리자 원작의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가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에서 공연된다.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는 2010년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던 작품이다.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작품상과 신인상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10 공연 베스트7’, 동아연극상 ‘유인촌 신인상’, 히서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을 수상했다.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는 말레이시아 리조트에서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은퇴 후 이민 온 중장년 부부들은 골프, 테니스, 수영을 원주민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시간을 보낸다. 이들은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작품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은퇴이민’, ‘이지메’, ‘히키코모리’ 등 오늘날 일본의 자화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작품의 원작 작가인 히라타 오리자는 1990년대 일본 현대연극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낸 극작가다. 그는 주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현상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려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한다. 이번 공연은 신구 연극인의 앙상블이 조화를 이룬다. 박근형은 연출을 맡아 빠른 전개와 구어체 대사로 작품에 입체감을 입힌다. 배우는 정재진, 최용민, 예수정, 이영숙, 김학수, 정희정, 김도균, 정세라, 이호열, 박완규, 유나미, 주인영, 김주현, 김동희, 이성자가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2 / 조회 10,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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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명작! 고전이 던지는 질문, <햄릿>
“21세기형 햄릿”을 외치는 박근형 연출, 서울시극단의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컨테이너로 채워진 무대, 양복을 입은 새로운 햄릿을 만나볼 수 있는 2011 에서도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햄릿의 모습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표출되는 인간의 심리를 포착하고 있는 은 시대, 장소를 막론하고 대중들에게 메시 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대표 고전(古典)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가가 말하는 “광대들의 극중극을 통해서 햄릿이 확신을 갖는다는 것. 연극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결론을 도출하며 깨달음을 얻는 그 부분이 좋았다. ‘연극이 곧 시대의 거울’ 이라는 화두를 이 작품의 포인트로 삼고 싶다. 원작이 갖고 있는 뛰어난 극작술, 극의 구조, 그리고 아름다운 대사들 모두 좋지만 2011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동시대적 질문을 을 통해 던져보고 싶다.” 서울시극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강신일, 이창직, 주성환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 과 함께 뮤지컬 황성대, 연극 서경화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면자신의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아버지의 유령(주성환)과 마주한 햄릿(강신구)아버지의 억울함, 내가 풀겠어! 유랑극단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다아름다운 그녀, 오필리어(최나라)클로디오스(황성대), 어머니 거투르드(서경화)햄릿, 그의 운명은?고전이 던지는 질문, 연극 은 오는 4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12 / 조회 8,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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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드는 밤은 없다> 일본에서 살지 못하는 일본인 이야기
두산아트센터에서 기획한 ‘인인인’ 연극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 지난 11일 막이 올랐다. ‘조용한 연극’ 붐을 일으켰으며, 국내에 3부작과 로 공연된 ‘도쿄노트’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히라타 오리자의 2008년 작, 는 이번 한국 공연에서 박근형이 연출을 맡았다. 말레이시아의 한 리조트에서 살고 있는 일본의 중, 장년층의 일상을 통해 은퇴이민, 히키코모리, 집단 따돌림 등 현대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잔잔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사건 다운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 일상의 대화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 일본을 일군 중,장년층이 바라보는 그들 사회에 대한 시각이 비춰진다. 가장 오랜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 아키라 역의 최용민을 비롯하여, 예수정, 서이숙, 주인영 등이 호흡을 맞춘다. 한국 사회를 반추해 볼 수 있는 일본인들의 이야기 는 6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연극 공연장면 은퇴 이민으로 말레이시아에 사는 부부.반가운 딸들이 방문했다.이들이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는 이유는... 자신을 찾아온 친구 부부의 선물, 풍선껌. 나만 기억하고 있는 아픈 과거가 떠오른다."참 이상하죠? 꼭 일본 술만 찾게 된다니까요.""꿈 속에서 남을 죽이지 못하는 것 보다 더 괴로운건,내가 죽지 않는 거에요. 어떻게 해도 난 죽지 않아요"애정이 넘치는(?) 이들 부부의 정체는?상처는 상처를 알아본다.혼자 사는 아버지 곁에 있고픈 딸.다 큰 딸을 어서 내보내려 하는 아버지.속 앓이 하는 부부들, 속 앓이 하는 부인들, 많습니다.석양이 진다. 황혼의 이들이 사는 오늘은 어떤 모습인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5.12 / 조회 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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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비극의 한가운데, 연극 ‘오이디푸스 왕’
불행하신 분이여, 그대가 누구인지 결코 알게 되지 않기를! 곪은 도시 속에서 공포에 떨며 하늘에 구원을 요청하는 탄원자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이디푸스가 왔다. 울면서 해답을 찾았으나 어떠한 실마리도 찾지 못하는 무력한 인간의 삶, 그것을 대변하기 위해 저주를 받은 오이디푸스가 무대 위에 섰다. 도시는 선왕 라이오스를 살해한 살인자의 불결함 때문에 벌을 받게 됐다. 오이디푸스는 살인자와 그를 알고 있는 자들에게 저주를 선포한다. “그들은 살이 썩는 고통 속에 죽을 것이다. 그 고통은 자손 대대 대물림 될 것이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피 튀기는 전쟁 속에 살 것이다. 하지만 내 말에 동조하는 내 백성들에게는, 맹세컨대 신들이 영원히 함께하시길 기원하겠다.” 그러나 불결하지 않은 인간은 어디 있으며 죄가 없는 인간 또한 어디 있는가. 결국 저주를 받은 오이디푸스는 운명 앞에 허물어지는 인간 모두를 대신해 가혹하리만치 고통을 받는다. 세기가 지나도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드는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가 아주 작은 소극장, 혜화동 1번지 무대에서 펼쳐진다.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다. 친부를 살해하고 친모와 결혼할 것이라는 신의 예언을 피해 도망가던 오이디푸스는 길에서 마찰을 일으킨 누군가를 죽인다. 당시 그는 절망했으며 젊었다. 테베로 간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 나라를 구했다. 테베의 여왕과 결혼해 자식을 낳은 그는 지혜와 용맹을 칭송 받는 왕이 됐다.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예언으로 가는 길임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살해한 사람은 친아버지였으며, 결혼한 왕비가 어머니임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눈을 찌른다. 신은 오이디푸스에게 길을 강요하지 않았다. 결국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그의 선택이 스스로를 운명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그 예언을 실행시키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으나 결국 비극에 도달해있는 오이디푸스를 만날 수 있다. 펄떡이는 오이디푸스의 비극이 숨통을 조인다. 이 거대한 비극 이야기는 극단 골목길을 통해 재현된다. 작은 소극장에는 배경도 장치도 없다. 흰 천과 검은 옷을 입은 배우들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두 개의 의자. 극단 골목길은 심플한, 아니, 부족한 재료들로도 극적 긴장감을 최대화시켰다. 전개는 빨랐으며 그러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았다.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분명해 그야말로 ‘짧고 굵은’ 연극이 됐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익숙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긴장감을 선보였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제대로’ 취했다. 군더더기가 없어 몰입을 방해할만한 요소가 없었다. 그러므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극에 집중했으며 관객의 시선을 받은 배우들에게 그곳은 무대가 아니었다. 암울한 오이디푸스의 비극 한가운데, 배우들은 바로 그곳에 있었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4.21 / 조회 19,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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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를 가지고 <돌아온 엄사장>
에서 상을 엎고 무심히 쳐다보는 아버지와 눈에 살기가 가득한 아들이 한 이불을 덮고 잘 때, 에서 어메와 경숙이의 눈물 앞에서도 방정맞은 발놀림으로 노래를 부르는 아베를 볼 때, 에서 열 일곱 억센 사투리의 주혜가 잔심부름을 하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워 물 때,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지 않고 기꺼이 숨을 쉴 수 있음에 놀란 관객들은, 작가이자 연출가 박근형의 이름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막이 오르기 직전까지 나오지 않는 완고와 기꺼이 배우들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하는 연출 스타일은 ‘박근형식’이라는 고유명사를 낳았고, 대학로를 밑바닥에서부터 뒤흔드는 체득적인 그의 힘은 관객들을 충분히 매료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2008년 박근형과 극단 골목길의 신작인 연극 에는 물음표와 씁쓸함이 가득하다. 2005년 삼일로 창고극장 개관 30주년 기념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연극 의 후속작 격인 은 전작의 배경이었던 울릉도를 떠나 포항에 닿은 엄사장과 그 무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인의 감투를 위해 앞뒤 안 가리는 엄사장의 활약과 의리와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영필 외 일당들의 의기투합은 거침없는 사투리와 개성 자체인 인물들의 열연으로 펼쳐진다. 여기에 엄사장의 아들 고수의 등장은 일편의 스토리에 또 다른 길을 내어 주고 있다. 하지만 뜨끔한 오늘의 편린과 뻔한 이야기는 분명 다른 법, 대부분의 관객들은 돌아온 엄사장이 그려놓을 길을 걷기 두 발짝 전에 이미 눈치 채 버릴 것이다. 인식하지 못했거나, 피하고 싶었지만 어디에도 있는 일상이 가져다 주었던 공감의 힘은, 반 박자 느린 억지 구성과 허한 웃음이 대신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박근형과 극단 골목길이 먼저 눈에 띄는 이 작품을 두고서 의외성을 상상하는 관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작을 둔 작품’이라는 부제가 딸린 이 작품에서 우리가 느끼는 낯설음은, 거친 손으로 묵묵히 옆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뜨끈한 위로를 선착장에 두고 포마드 기름만 잔뜩 바르고 돌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에 기초한다. 잠자리 선글라스와 흰 장갑만 낀 채 “야 임마” 한 마디 만으로도 그대로 운전기사 영필을 그려내고 있는 김영필과 담배 피며 춤추는 임산부 황마담 역의 황영희, 무엇보다 “이 개시끼야”를 연발하며 무대를 튼실히 장악하고 있는 엄사장 역의 엄효섭 등은 실제 이름이 곧 배역이듯 틈을 찾을 수 없는 연기로 역량의 한계를 언제나 경신한다. 또한 고수가 가진 배우의 힘과 색은, 배우의 가장 빛나는 모습을 잘 잡아 내는 박근형에 의해 무대 위에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단 첫 연극 무대라도 열정과 의의만이 아닌, 깊고 조심스런 호흡으로 서는 미덕을 고수는 보여주고 있다. 어제의 길고 보람된 하루는 내일 새벽에 뜰 눈꺼풀을 더욱 무겁게 하는 피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박수 속에 어제를 일궜던 그 성품과 습성은 쉽게 변하지 않음을 믿으며, 계속해서 을 반길 많은 관객들의 손짓에 기꺼이 한 손을 더한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6.04 / 조회 1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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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엄사장> 고수 군복무 후 첫 복귀작
연극열전의 다섯번째 작품 이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은 2005년초연된 연극 를 이은 박근형 연출의 2008년 초연작.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올라온 엄사장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인간의 부조리함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탤런트 고수가 군복무 후 가진 첫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선배들의 연극 무대를 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연극 데뷔 계기를 설명했다. 극단 골목길의 간판배우 엄효섭도 이번 작품에서 ‘엄사장’역할로 돌아온다. 지난해 드라마의 연쇄 살인마 ‘백수정’, KBS 드라마의 강직하고 따뜻한 교사로 분해 대중에게도 낯익은 배우. 이외에도 에서 조재현과 함께 ‘경숙아버지’로 열연하며, 거침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던 김영필, ‘황마담’ 역할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황영희 등 극단 골목길 실력파 배우들이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연극열전 프로그래머 조재현 박근형 연출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는 고수 배우 황영희 엄사장 역을 맡은 엄효섭 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5.07 / 조회 13,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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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이순재, 연극열전 무대에 선다
작년 말부터 내년 초까지 1년이 넘는 장기적인 연극 프로젝트이자 대중에게 친숙한 브라운관 스타들의 출연으로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 연극열전 2의 차기작과 캐스팅이 발표되었다. 먼저 연극열전 다섯 번째 작품은 연출가 박근형의 2008년도 신작인 , 뒤이어 막이 오르는 여섯 번째 작품은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마멧의 로 한국에서는 초연이다. 은 미모의 가이드 양리정을 따라 선거판에 뛰어든 부동산 중개인 엄사장의 이야기로 2005년 선보인 의 후속편. 에는 인생의 내리막길에 당도한 베테랑 배우와 신출내기 젊은 배우의 ‘극장 안에서 펼쳐지는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더욱이 에서는 4월 25일 공인근무요원에서 소집 해지되는 고수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 엄효섭, 황영희, 김영필 등 극단 골목길의 단원들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며 에서는 배우 이순재와 드라마 ‘뉴하트’의 냉철한 의사 역할을 맡았던 장현성, 그리고 홍경인이 30년 연기경력의 베테랑 배우 전국환과 함께 무대를 만든다. 은 오는 5월 23일부터, 는 오는 5월 30일부터 8월3일까지 관객들을 만난다.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4.24 / 조회 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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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조재현 “바람 같은 아버지, 날 닮았다”
여기 바람 같은 아버지가 있다. 전쟁이 났다며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리고 몇 년 후 다시 돌아왔을 땐, 낯선 남자를 남겨버리고 떠나버린다. 그리고 또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땐 새어머니라며 데리고 오기도 한다. 몹쓸 사람이고 아버지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를 미워하지 못한다. 그가 타고난 운명이고 천성임을 본능적으로 알았을 것이다. 연극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는 정착 못하는 아버지와, 항상 가장의 존재에 대해 갈망하는 아내와 딸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 조재현은 경숙이 아버지로 3년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그는 무책임하고 한량끼 가득한 아버지이지만, 한편으로는 바람 같은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한다. 경숙이 아버지 역에 대해 설명해달라. 배경은 6.25 전쟁 이후 배경이다. 경숙이 아버지는 어떻게 보면 자기 밖에 모르고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이고, 한량기도 있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그를 찾을만한 인간적인 면모도 있는 캐릭터다.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이 연극을 작년에 두 번봤다. 정말 재미있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이런 연극에 내가 참여할 수 있으면 해서 좀 더 많은 관객들이 연극을 봤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경숙이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상당히 무책임한 캐릭터다. 조재현씨 본인도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인데 어떤 생각이 드나.경숙이 아버지는 계속 집에 정착하지 못한다. 평생을 그렇게 사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숙이는 너무나 아버지의 존재를 갈망한다. 나는 이런 아버지는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정시에 출퇴근하고, 저녁에 같이 식사를 하고, 주말이면 함께 보내는 모범적인 아버지도 아니다. 정숙이 아버지가 끊임없이 자기를 사랑하고 가족을 등한시 하듯이, 나도 가족을 등한시 하지는 않지만 연기를 더 사랑하고, 가족을 뒤로하지 않았다고는 말 못한다. 순서를 따지면 가족이 뒤에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반성을 하게 됐다. 그래서 더 이 작품에 애정이 간다. 3년만에 출연하는 연극, 어떤가. 그 동안 틈만나면 대학로에 와서 후배들과 동료들의 작품의 봐왔다. 그래서 낯설거나 적응하기 힘들진 않았다. 연극 출연은 몇 년에 한번씩 하겠다는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좋은 작품을 만나면 한다. 연극은 배우로서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한다. 무대에 서면 도망갈 데가 없으니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배우로서 나를 단련시키는 기회이기도 하다.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연습실 풍경
2007.01.26 / 조회 17,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