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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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분장실’ 여자배우 버전…배종옥·서이숙·정재은·황영희·손지윤·우정원 등 출연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가 공연 중인 분장실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 '분장실'이 오는 8월과 9월, 각각 여자배우 버전과 남자배우 버전으로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한다.
이 작품은 ‘갈매기’가 공연 중인 어느 극장의 분장실을 배경으로, 무대에 대한 배우들의 열정과 배역에 대한 갈망, 삶에 대한 회한을 그린 희비극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겪은 4명의 배우들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체호프의 ‘갈매기’와 ‘세 자매’ 등 고전 명작의 주요 장면을 연기하며 각자의 사연을 무대 위에 풀어놓는다.
연극 '분장실'은 올해 4월 타계한 일본의 유명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대표작으로, 1977년 초연 이후 일본에서 누계 상연횟수가 가장 많은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2009년에는 일본의 국민 배우 코이즈미 쿄코(小泉今日子)ㆍ아오이 유우(蒼井優)ㆍ무라오카 노조미(村岡希美)ㆍ와타나베 에리(渡?えり)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 시대를 반영하는 연극, 그리고 그런 연극 무대를 준비하는 배우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일본 뿐만 아니라 영국과 유럽 각지에서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시미즈 쿠니오(淸水邦夫) 작고 이후 첫 해외 공연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여자 배우 버전과 남자 배우 버전으로 서로 다른 매력의 두 가지 무대를 예고해 더욱 눈길을 끈다. 두 버전 모두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동시대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에서 모든 삶에 대한 위로와 애도, 희망의 정서를 담고자 했다. 오는 8월에 먼저 선보이는 여자 배우 버전은 신경수가, 이어 9월 개막하는 남자 배우 버전은 오세혁이 연출로 참여한다.
제작사 T2N미디어는 이 작품에 대해 “(무대) 막 뒤에 선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열망하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힘든 삶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찬란하게 살고 싶었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 작품을 통해 나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 작품이 무대 뒤 분장실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인 만큼 연기파 배우들이 이번 공연을 위해 총집합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서이숙, 정재은, 배종옥, 황영희, 지우, 이상아, 우정원, 손지윤
주로 프롬프터를 하거나 남자 단역을 맡아 여자 역에 대한 로망이 있는 A 역에는 브라운관과 무대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서이숙과 정재은이 더블 캐스팅 됐다. 두 사람은 극중 자신의 연기에 자신감이 없지만 진지하고 매력적인 연기톤을 가진 A 역을 선보일 예정이다.
‘갈매기’의 니나 역에 대한 갈망이 크고 호기심과 애교가 많은 B 역은 영화와 드라마, 연극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종옥과 황영희가 나눠 맡는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오랜 세월 분장실을 지켜온 A와 B는 공연을 준비하는 C를 보며 자신들의 지난 과거를 회상한다.
여기에 연극 ‘와이프’, 드라마 ‘미씽 : 그들이 있었다’, ‘비밀의 숲2’의 손지윤과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드라마 ‘화양연화’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우정원이 극중극 ‘갈매기’의 니나 역을 맡고 있는 C 역으로 분한다. C는 분장실에서 끊임없이 대사를 암기하며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캐릭터다.
니나 역 C의 프롬프터를 맡고 있는 D 역에는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베르나르다 알바’로 눈도장을 찍은 이상아, 드라마 ‘청춘시대2’, 영화 ‘완벽한 타인’의 지우가 캐스팅 됐다. 품에 항상 베개를 안고 다니는 D가 사실 니나 역을 맡은 게 자신이었다는 망상을 하기 시작하면서 분장실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연극 '분장실'은 오는 8월 7일(토)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한다.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7월 7일(수) 1차 티켓오픈을 진행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T2N미디어 제공
2021.06.30 / 조회 8,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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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우미화, 연극 ‘빈센트 리버’ 합류…3월 19일 티켓 오픈
연극 '빈센트 리버'에 배우 우미화가 합류한다.
우미화는 드라마 '블랙독', '라이프', 영화 '담쟁이',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인형의 집 Part2', '그와 그녀의 목요일' 등에서 정교하면서도 세련된 연기로 주목 받아 왔다, 이번 연극 '빈센트 리버'에서 혐오 범죄로 인해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은 충격적인 사실과 함께 살해당한 아들이 숨겨왔던 성 정체성까지 알게 되는 아니타 역을 맡았다. 아니타 역은 깊은 슬픔과 아픔, 그리고 숨겨진 시간에 다가서게 되는 밀도 있는 드라마를 가진 인물로 작품에서 우미화가 보여줄 아니타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우미화는 아니타 역으로 이미 캐스팅 발표되었던 연기파 배우 전국향, 서이숙과 함께 3인 3색의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우미화는 국내 초연 작품인 연극 '빈센트 리버'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한 소감으로 “최근 성소수자의 잇따른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하는 세상이 되어야 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추모와 애도의 작은 마음을 보탭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연극 '빈센트 리버'는 2000년 영국 햄프스테드 극장에서의 초연 이후 웨스트엔드를 비롯 오프브로드웨이, 호주, 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에서의 공연 끝에 올 4월, 한국에서 처음 공연되는 작품으로 극의 배경은 영국 동부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극중 영국 동부 베스날 그린에 사는 아니타의 아들 빈센트가 살해를 당하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극 '빈센트 리버'는 4월 27일부터 7월 1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블랙에서 만나볼 수 있다. 티켓은 오는 3월 18일(목)에 해븐마니아+ 유료회원들을 대상으로 달 컴퍼니 홈페이지에서 선예매가 진행되며, 3월 19일(금)부터 인터파크 티켓 등을 통해 일반 예매가 가능하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달 컴퍼니 제공
2021.03.12 / 조회 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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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빈센트 리버’ 4월 국내 초연...전국향, 서이숙, 이주승, 강승호 출연
웨스트엔드를 비롯, 세계 각국에서 호평을 이끌어낸 연극 '빈센트 리버'가 오는 4월 국내 첫 무대에 오른다. 전국향, 서이숙, 이주승, 강승호가 출연한다.
'빈센트 리버'는 영국의 예술가로 영화, 문학, 그림, 사진, 희곡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작가 필립 리들리의 대표작 중 하나로, 2000년 영국 햄프스테드 극장 초연 후 웨스트엔드뿐 아니라 오프브로드웨이, 호주, 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됐다. 영국 공연 당시 “쇼킹할 정도로 좋다. 리들리의 최고의 작품. 그의 작품은 영국 연극계에서 가장 예리하다”, “신랄하고, 매혹적이고 설득력 있는, 놓칠 수 없는 작품” 등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국내 초연은 대학로 공연시장의 활성화와 안정적 제작환경 조성을 위하여 ㈜아떼오드와 ㈜엠피앤컴퍼니가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영국 동부 베스날 그린에 사는 중년 여성 아니타의 아들 빈센트가 동성애 혐오자들에게 살해를 당하면서 시작된다. 아니타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절망과 함께 그가 숨기고자 했던 성정체성에 대한 사실을 마주하게 되며, 주위의 비난까지 사게 된다. 결국 살던 곳을 떠나 낡은 아파트로 이사한 그녀는 아들이 죽은 날부터 주위를 맴돌던 17살의 소년 데이비를 알게 되고, 자신이 빈센트의 시신을 가장 처음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데이비와 대화를 시작한다.
극은 아들을 잃은 아니타와 17세 소년 데이비의 기묘한 대화를 통해 동성애 혐오와 혐오로 인한 범죄, 범죄의 피해자이면서도 숨어 살아야 하는 사람들, 비행을 일삼는 청소년들의 삶 등에 대한 깊은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이번 국내 초연의 연출은 연극 ‘와이프’, ‘그을린 사랑’, ‘궁극의 맛’, ‘녹천에는 똥이 많다’ 등을 연출하며 백상예술대상 백상 연극상을 수상한 신유청 연출가가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문제가 터졌을 때는 보이는 열매가 아닌, 그 뿌리의 상함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연극 ‘빈센트 리버’는 (동성애 혐오) 살인 사건을 두고, 열매가 아닌, 뿌리까지 접근하는 작업이다. 곁을 떠난 고귀한 한 생명을 맡았다는 마음으로 주어진 역할에 겸허하게 임하고자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들을 잃은 절망과 슬픔, 그리고 숨겨져 있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아니타 역은 드라마 ‘꼰대 인턴’, ‘동백꽃 필 무렵’, 영화 ‘82년생 김지영’, 연극 ‘화전가’, ‘인형의 집 Part2’ 등에 출연했던 배우 전국향과 최근 드라마 ‘스타트업’, ‘부부의 세계’, ‘호텔 델루나’, 연극 ‘인형의 집 Part2’ 등에서 활약한 서이숙이 연기한다.
살인 사건의 목격자이며 아니타의 주변을 서성이는 미스터리한 17세 소년 데이비 역은 드라마 ‘닥터 브리즈너’, 영화 ‘소셜포비아’, 연극 ‘아들 Le Fils’, ‘킬로로지’ 등에서 사랑받은 이주승과 연극 ‘아들 Le Fils’,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엘리펀트 송’, ‘히스토리 보이즈’ 등에서 주목받아온 강승호가 맡아 무대에 오른다.
연극 ‘빈센트 리버’는 4월 27일부터 7월 1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블랙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엠피엔컴퍼니 제공
2021.02.25 / 조회 3,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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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숙 작·연출 연극 ‘대신 목자’ 서이숙, 전박찬, 손진환 등 출연
한태숙 연출이 오랜만에 발표하는 신작 연극 '대신 목자'가 오는 3월 무대에 오른다.
2019 창작산실 올해의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대신 목자'는 외면적으로 아이를 해치고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와 그 늑대를 돌봐온 사육사, 그리고 늑대 탈출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신 목자'는 내면적으로는 인간이 애착하는 것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과 죄의식을 통해 버려서는 안 될 것을 버린 것에 대한 동조와 자책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비루한 삶을 살았지만, 버린 아이에 대한 죄의식으로 산에 버려지는 생명들을 구하고자 한 어머니를 비롯해 우리가 버린 것들에 대한 진정한 사죄의 의미를 되짚고 있는 작품이다.
한태숙 연출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외로운 동물이라는 자각을 하게 해 주었던 동물들을 생각하며 '대신 목자'를 썼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한태숙 연출이 '서안화차' 이후 오랜만에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캐스팅에 많은 공을 들였고, 원하는 배우들과 함께 전력투구했다고 한다.
'에쿠우스', '이방인', '맨 끝줄 소년' 등으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전박찬과 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서이숙, 그리고 손진환, 김은석, 성여진, 김도완, 유승락, 박수진이 함께 '대신 목자'에 참여한다.
연극 '대신 목자'는 3월 6일부터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예매는 오늘(18일) 아르코 매니아 선예매 오픈을 시작으로 일반 예매는 19일부터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와 인터파크티켓에서 가능하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극단 물리 제공
2020.02.18 / 조회 4,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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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갔던 노라가 다시 돌아왔다…왜? 연극 ‘인형의 집, Part.2’
페미니즘 희곡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인형의 집’(1879)은 평생 온순한 가정주부로 살아왔던 노라가 집을 나가는 것으로 끝난다. 그리고 내달 10일 국내 첫 무대에 오르는 연극 ‘인형의 집, Part.2’는 그녀가 15년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미국의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Lucas Hnath)가 2017년 발표한 이 희곡은 토니어워즈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큰 호평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 속 노라는 왜 집에 돌아왔을까. 서이숙, 우미화, 손종학, 박호산, 전국향, 이경미 등 탄탄한 출연진으로도 기대를 모은 이 연극의 연습실을 지난 20일 방문했다.
▲ 노라 역 우미화, 앤 마리 역 전국향
이날 배우들은 약 30여분간 작품의 일부 장면을 시연했다. 이 연극에서 노라는 집을 떠난 후 갖은 고생 끝에 작가로 성공해 살다가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에 돌아온다. 남편 토르발트가 아직도 법원에 자신과의 이혼을 신청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온 노라는 처음에는 자신을 반기는 유모 앤 마리와, 다음에는 여전히 이혼을 해줄 수 없다고 버티는 토르발트와, 또 그 다음으로는 그사이 성인으로 훌쩍 자라나 어느새 결혼을 앞두고 있는 딸 에미와 각기 논쟁을 벌이며 자신이 토르발트와 떳떳이 이혼하고 ‘노라 헬머(남편의 성)’가 아닌 그냥 ‘노라’가 되어야 할 필요를 역설한다.
그런데 이 작품이 주목하는 것은 단지 노라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15년간 아내 없이 살아온 토르발트에게도, 노라를 대신해 그녀의 아이들을 키워온 유모 앤 마리에게도, 엄마의 얼굴도 모르고 자란 딸 에미에게도, 돌아온 노라의 이혼 요구를 쉽게 들어줄 수 나름의 사정이 있다. 극은 이들의 논쟁을 통해 가부장제 아래서 각각의 인물들이 겪는 불합리와 고충을, 또 15년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성차별적 인식을 짚으며 통찰을 던진다.
▲ 토르발트 역 손종학, 노라 역 서이숙
이 연극에서 노라는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육룡이 나르샤' 등과 연극 '엘렉트라' 등에 출연했던 서이숙과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등에서 활약하다 최근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출연했던 우미화가 연기한다. 노라의 남편 토르발트는 영화 '공모자들', 드라마 '미생', 뮤지컬 '모래시계', 연극 '맨 프럼 어스'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약해온 손종학과 드라마 '나의 아저씨',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비롯해 연극 '프로즌' 등에 출연했던 박호산이 맡았다.
이와 함께 유모 앤 마리 역은 연극 '신의 아그네스'의 전국향이, 노라의 딸 에미 역은 연극 '하이젠버그', '비너스 인 퍼', '뜨거운 바다'의 이경미가 맡았다. 연극계에서 제각기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이들이 빚어내는 호흡은 짧은 연습 장면만으로도 몰입을 이끌어내며 본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 토르발트 역 박호산
연출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연극 '하이젠버그' 등의 무대를 이끌어온 김민정이 맡았다. 김민정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헨릭 입센이 ‘인형의 집’에서 당대의 사회 구조적 모순을 예리하게 통찰했다면, 루카스 네이스는 ‘인형의 집, Part.2’에서 결혼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제도 안에 숨은 윤리, 책임, 욕망, 자유, 독립성 등의 다양한 화두를 조목조목 들여다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출은 “자신의 독립성과 존엄성을 위해 사회로 나갔던 노라는 사회와 역사가 진보하는데 꼭 필요한 인물이지만, 그녀가 치러야 하는 기회비용도 너무나 컸다. 관객들이 그녀를 통해 과연 인간은 무엇을 움켜쥐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보시면 좋겠다”며 “(앞서 열거한) 화두들에 대한 논쟁이 공연이 끝난 후 더 거대해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이번 공연이 관객들에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지리라고 예고했다.
▲ 에미 역 이경미
극 중 15년 만에 재회한 가족들과 긴 이야기를 나눈 노라는 마지막에 다시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헨릭 입센이 ‘인형의 집’을 발표한 후 140여 년이 지난 지금, 후대의 창작자에 의해 무대에서 재탄생한 노라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그 울림 깊은 장면은 무대에서 만나보자. 연극 ‘인형의 집, Part.2’은 4월 10일부터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2019.03.22 / 조회 6,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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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가 집으로 돌아왔다! 연극 ‘인형의 집, Part 2’ 서이숙, 우미화, 손종학, 박호산 등 출연
연극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입센의 ‘인형의 집’, 그 15년 뒤 이야기가 펼쳐진다.
1879년 초연된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은 사회가 요구한 역할에 갇혀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했던 노라가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나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여성이 자아를 찾기 위해 가정을 버리고 가출한다는 설정은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인 결말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집을 나갔던 노라가 집으로 돌아왔다. 미국의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Lucas Hnath)가 2017년 발표한 작품, ‘인형의 집 Part 2’를 통해서다. 15년 만에 집으로 온 노라, 그녀는 왜 돌아온 것일까?
'인형의 집 Part 2’는 노라가 떠난 후 남겨진 자들은 어떤 삶을 살았으며, 떠났던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온전히 살았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노라는 15년 전 자신이 힘껏 닫고 나갔던 문을 다시 열고 돌아와 남겨졌던 토르발트, 유모 앤 마리, 딸 에미를 차례차례 대면한다. 미처 예상치 못했던 서로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 노라는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2017년 미국의 사우스 코스트 레퍼토리 극장을 거쳐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인형의 집 Part 2’는 개막하자마자 언론의 호평과 관객들의 찬사를 받으며, 그해 토니 어워드(Tony Awards) 작품상, 연출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의상상 등 8개 부문을 포함해,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Drama Desk Awards)’, ‘아우터 크리틱 서클 어워즈(Outer Critic’s Circle Awards)’에 노미네이트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듬해에는 무려 27개 극장에서 공연되며 2018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상영된 연극으로 선정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한국 초연인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노라 역은 지난해 연극 ‘엘렉트라’(한태숙 연출)에서 압도적인 연기를 선보인 서이숙과, 베테랑 연극배우이자 최근 드라마 ‘SKY 캐슬’에서 도훈 엄마 역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우미화가 더블 캐스트로 출연한다.
노라의 남편 토르발트 역에는 ‘미생’의 마부장으로 잘 알려진 배우 손종학과 ‘나의 아저씨’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박호산이 출연하여 돌아온 노라와 팽팽한 설전을 펼친다.
또한 노라가 떠난 가정을 지킨 유모 앤 마리 역에는 배우 전국향, 성인이 되어 엄마를 처음 대면하게 된 노라의 딸 에미 역에는 배우 이경미가 출연한다. 그리고 연극 ‘하이젠버그’, ‘비너스 인 퍼’,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민정이 연출가로 함께한다.
관객들에게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 ‘인형의 집 Part 2’는 4월 10일부터 28일까지 LG아트센터 공연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9.01.24 / 조회 4,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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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엘렉트라’ 리뷰, 배우 장영남·서이숙의 강렬한 연기 대결
장영남, 서이숙. 두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극 ‘엘렉트라’가 지난 26일 개막했다. 공연 제목이자 주인공 엘렉트라는 아버지를 증오하는 오이디푸스와 자주 비교되는 인물이다. 아가멤논 왕의 딸인 엘렉트라는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를 향해 증오를 드러내며,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로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원작으로 한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를 함께 작업한 한태숙 연출과 고연옥 작가가 다시 한번 이번 무대를 위해 뭉쳤다.
■ 현대로 넘어온 그리스 비극
이 작품은 원작과 달리 배경을 고대 그리스가 아닌 종교분쟁으로 참혹한 내전을 겪는 현대 그리스로 가져왔다. 엘렉트라는 어머니를 납치한 게릴라 전사로 등장한다. 그녀는 자신을 따르는 게릴라 군과 함께 정부에 대항하며,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를 지하 성전으로 납치한다. 엘렉트라의 동생 오레스테스는 원작에서는 타고난 영웅이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복수에 갈등하며, 복수의 정당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인물로 나온다. 엘렉트라를 비롯하여 새롭게 부여된 의미를 가지는 각 인물들은 자신만의 정의를 주장하고 행동한다.
■ 연기력 만렙 배우들의 호흡, 좋았어!
그간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활동하던 장영남이 연극 '산불' 이후 7년 만에 이 작품으로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그녀는 어머니를 혐오하고 증오하는 딸 엘렉트라로 분해 그녀의 최종 목표인 어머니에게 총구를 겨눈다. 장영남은 거친 몸짓과 말투로 무장하며 강한 엘렉트라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로 분한 서이숙은 자신을 증오하는 딸에게 저주의 말을 뱉으며 무대에 등장한다. 그녀는 “나의 죄는 신에게 이미 용서 받았다”며 자신만의 논리로 딸에게 당당히 맞선다. 서이숙의 강렬한 에너지와 카리스마는 좌중을 압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벌',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 등을 통해 어머니의 모습으로 익숙한 예수정은 폭탄 전문 게릴라 역 맡아 색다른 변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 섬세한 캐릭터의 심리를 원한다면, 아쉬워!
공연은 비극적인 대사와 배우들의 격정적인 연기를 통해 ‘어머니를 죽이려는 엘렉트라의 정의는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묵직한 주제를 전하다 보니, 시종일관 어둡다. 캐릭터들의 섬세한 심리와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작품이 다소 무거울 수 있다.
또한 복수를 다짐하는 엘렉트라를 따르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게릴라 군들의 목소리는 엘렉트라의 이야기에 비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해 다소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엘렉트라의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어머니를 도우며 현실에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가 현재의 왕 아이기스토스에게 굴복 당하는 모습은 그 표현 방법이 거칠어 아쉬움을 남긴다.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가 “9.11 테러에 무너진 빌딩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라는 무대는 폐허가 된 신전 지하의 모습으로 표현됐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배우들은 기울어진 경사 무대 한 쪽에서만 주로 연기를 한다.
공연은 5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8.04.30 / 조회 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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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폭발, 장영남 X 서이숙의 연극 ´엘렉트라´
“내 딸이 나를 죽이려 합니다. 저년의 얼굴을 흉하게 일그러트려 주소서” 딸에게 분노가 가득 찬 저주의 말을 쏟아내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에게 “입을 다물라”라고 소리치는 딸. 그녀는 “내 손으로 어머니를 죽일 거예요”라며 포효를 내뿜는다..
첫 장면부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어머니와 딸은 배우 서이숙과, 장영남에 의해 강렬한 캐릭터로 새롭게 변신했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연극 '엘렉트라'에서다. 지난 18일, 언론에 일부 공개된 '엘렉트라' 연습실에서는 서이숙과 장영남의 팽팽한 카리스마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의 작가 소포클레스의 동명 고전이 원작으로, 현대의 벙커를 배경으로 각색됐다. 엘렉트라는 아버지 아가멤논이 어머니의 의해 죽은 다음에 복수를 위해 게릴라 군을 조직한다. 성전을 파괴해서 그 지하를 게릴라 군의 본거지로 삼아,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를 납치한다.
그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를 선보인 한태숙이 연출을 맡아, 이 작품으로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을 짓게 됐다. 이와 함께 한 연출과 '단테의 신곡', '1984'를 작업한 고연옥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난해한 고전을 현대 무대 언어로 살려낸다. 여기에 장영남과 서이숙을 비롯해 박완규, 예수정, 백성철 등이 출연한다.
18일 공개된 연습실에서는 딸 엘렉트라와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의 논쟁이 펼쳐졌다. 엘렉트라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이려 하고, 클리탐네스트라는 자신만의 논리로 딸의 주장에 맞선다. 백성철이 분한 엘렉트라의 동생 오레스테스는 누나 엘렉트라의 반정부 군에 가담하라는 권유에 망설이고, 박수진이 연기하는 엘렉트라의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어머니의 시중을 들며, 엘렉트라의 복수를 말린다. 또한 게릴라 군의 일원으로 나오는 폭탄 제조자 디아나 역의 예수정 등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본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 장영남은 “연습하면서 내내 행복했다. 그동안 이 시간을 많이 기다려온 것 같다”라고 서두를 뗐다. 그녀는 “엘렉트라는 어렸을 때 많은 학대를 당했고 애정 결핍 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비뚤어진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사적인 복수가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라고 말했다.
서이숙은 “여자 배우가 주인공인 작품이지만 오히려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은 없다. 한태숙 연출님과는 두 번째 함께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고전극은 정말 하기 싫다. 그런데 연출님은 항상 “너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하신다. 거부하고 싶은데, 이 역할을 맡은 것이 운명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의 각색을 맡은 고연옥 작가는 “이 작품은 복수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의의 가치가 가장 중요했다”면서 “개인의 정의가 모두의 정의가 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질문하고 싶었다”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고 작가는 “엘렉트라 안에 있는 여성성을 탐구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 역시 또 다른 목표가 됐다. 기존의 고전에서는 엘렉트라가 클리탐네스트라 집의 하녀처럼 사는 약한 존재였다면, 이번 극에서는 원작을 전복해서 맨 처음부터 엘렉트라가 클리탐네스트라를 가둔 강한 존재로 각색했다. 단지 그 강한 존재가 남성적인 것인지, 정의에 힘입어 강해지는 것인지는 모호하게 했다. 이를 통해 여성성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왼쪽부터 고연옥 작가, 한태숙 연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
정의와 복수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에 대해 한태숙 연출은 “나는 고전에 빠져들까 봐 경계하는 쪽이다. 원작이 갖고 있는 단단함에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복수, 클리탐네스트라는 딸에 대한 저주, 오레스테스는 운명을 거부하고 싶은 생각, 아이기스토스는 열등감과 뻔뻔함이 자기 동력이 되는 인물”이라면서 “각자 인물들이 가진 추동력을 현대적 인물로 구현한 점이 이 작품의 미덕”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는 무대에 대해 "빌딩이 무너져서 시멘트 잔해가 널려 있는 모습으로 무대를 디자인을 했다. 9.11 테러 당시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붕괴된 것에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극 '엘렉트라'는 오는 2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여 5월 5일까지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8.04.20 / 조회 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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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를 죽인 딸.. 현대로 온 ‘엘렉트라’의 비극
현대로 온 소포클레스 3대 비극
'정의란 무엇인가' 강한 메시지
26일부터 LG아트센터 공연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연출 한태숙과 고연옥 작가, 배우 서이숙, 장영남 등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이들이 모였다. 26일부터 내달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엘렉트라’의 주역이다. 공통점은 여성이지만 ‘여성성’이 드러나진 않는다. 오히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정의를 추구하고 상대를 심판하려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돋보인다.한태숙 연출은 18일 서울 중구 예장동에 있는 남산창작센터에서 ‘엘렉트라’의 연습 장면을 공개한 후 “고전 ‘엘렉트라’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어떻게 현대로 가져올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재해석을 통해 명작의 대열에 오른 ‘엘렉트라’에서 한 발짝 나아갔으면 한다”고 새 연극을 소개했다. 이어 “센 여자들의 조합으로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려 한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엘렉트라’는 ‘오이디푸스’ ‘안티고네’와 더불어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3대 비극으로 꼽힌다. 한태숙 연출은 이번 작으로 소포클래스 3부작을 완성한다. 원작은 엘렉트라가 아버지 아가멤논의 복수를 위해 동생 오레스테스와 함께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와 어머니의 정부 아이기스토스를 죽이는 내용이다. 본래 고대 그리스가 배경이나 현대로 가져와 엘렉트라를 총을 들고 정부군에 저항하는 게릴라 여전사로 그렸다.배우 장영남이 엘렉트라를 연기하며 서이숙은 클리타네스로 출연해 정의를 놓고 갈등한다. 장영남은 어린 시절부터 희롱 및 추행당하는 등 상처받은 엘레그라의 내면에 주목했다. 그는 “엘렉트라에게는 정의의 실현인 동시에 사적인 복수”라며 “사랑이 결핍된 환경에서 자란 엘렉트라의 비틀린 감정을 표현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고연옥 작가는 “‘엘렉트라’는 복수는 정당한 것인가와 개인의 정의가 전체의 정의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묻는 연극”이라며 “복수와 정의, 용서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 던지는 방식으로 ‘엘렉트라’를 현재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이숙은 “여성이 많다고 해서 여성성을 강조한 것은 아니”라며 “이 시대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놓고 치열하게 질문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한태숙 연출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양성평등문화인상’을 받았다. 여성의 사회적 문제를 다룬 극을 연출해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한 공을 인정받았다. 한 연출은 “여성이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 상을 받은 듯하다”며 “이번 ‘엘렉트라’도 되풀이되는 기존의 작업이라기보다는 더 그로테스크하게 다가가서 우리 현실을 바라보게 만들고 싶다”고 소개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19 / 조회 2,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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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여전사 '엘렉트라'…한태숙 연출 신작 내달 개막
'소포클레스 3부작' 완결판
고선옥 작가 각색…복수·정의·용서 질문
장영남·서이숙 출연, LG아트센터 무대연극 ‘엘렉트라’에서 엘렉트라 역을 맡은 배우 장영남(왼쪽), 클리탐네스트라 역의 배우 서이숙(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그리스 비극 엘렉트라가 게릴라 여전사로 새롭게 태어난다. 연극연출가 한태숙은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판이 될 연극 ‘엘렉트라’를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한태숙 연출은 그동안 ‘맥베스’ ‘리처드 3세’ ‘세일즈맨의 죽음’ ‘유리동물원’ 등 영미 희곡의 정수와 같은 작품들부터 ‘단테의 신곡’ ‘1984’처럼 철학적 주제를 다루는 문학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 세계를 보여 왔다. 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집요하고 섬세하게 포착해내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해 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연출가다.‘엘렉트라’는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3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한 연출은 소포클레스의 또 다른 비극인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를 앞서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손님들’로 온갖 연극상을 휩쓴 고연옥 작가가 각색을 맡는다.소포클레스 비극 속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와 어머니의 정부를 살해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리스 시대의 인물이 아닌 동시대의 총을 든 게릴라 여전사로 설정해 새로운 재해석을 선보인다. 정부군에 대항하는 게릴라들의 리더 엘렉트라가 벙커에서 벌이는 복수극을 통해 복수와 정의, 용서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배우 장영남, 서이숙이 각각 엘렉트라와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 역을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중심으로 활약해온 장영남은 이 작품으로 2011년 ‘산불’ 이후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박완규, 백성철, 박수진, 예수정, 이남희, 박종태, 민경은, 류용수, 김원종 등이 함께 출연한다. 티켓 가격은 R석 5만5000원, S석 3만5000원.연극연출가 한태숙(사진=LG아트센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29 / 조회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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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숙 연출 <엘렉트라> 4월 개막, 장영남·서이숙 등 출연
연출가 한태숙이 LG아트센터와 함께 연극 를 선보인다.
는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3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이미 (2011년)와 (2013년)을 선보였던 한태숙 연출의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판이다. 이 작품은 벙커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와 어머니의 정부를 살해하는 엘렉트라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공연의 대본은 2017년 공연된 로 희곡상을 수상한 고연옥 작가가 맡았다. 고 작가는 그간 한태숙 연출과 , 등 난해한 고전을 무대 언어로 살려내며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이번 작품의 엘렉트라는 정부군에 대항하는 게릴라들의 리더로 분하며,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를 인질로 붙잡아 벙커에 가둔다.
이후 7년 만에 연극 무대 복귀하는 장영남이 엘렉트라로,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 역으로 서이숙이 출연한다. 또한 박완규가 클리탐네스트라의 남편 아이기스토스 역, 엘렉트라의 남동생 오레스테스는 백성철이,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박수진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엘렉트라를 돕는 게릴라 중 한 명으로 2017년 이해랑 연극상으로 수상한 예수정이 나오며, 이남희, 박종태, 민경은, 류용수, 김원종이 함께 게릴라로 나선다.
공연은 4월 26일부터 5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8.03.28 / 조회 3,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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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무대 선 문근영 "박정민과 키스신만 16번"
첫 연극 '클로저'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스트립 댄서서 줄리엣 역 맡아
문어체 대사 의미 파악하려 원작 필사
"상대 역 동갑내기 배우 박정민에 자극,
'무색무취' 배우로 남고 싶어"
뮤지컬 생각도 안해, 연기 열심히 할...배우 문근영(오른쪽)이 스물아홉 동갑내기 박정민 배우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열연 중이다(사진=샘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기 데뷔는 열두 살 때. 이듬해 KBS 인기드라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 아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영화 ‘어린신부’(2004)와 ‘댄서의 순정’(2005)에서 ‘원조 국민여동생’이라 불리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데뷔 18년차 내공의 배우다. 문근영(29)이 ‘스트립 댄서’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감행했다. 2010년 첫 연극 ‘클로저’ 이후 6년 만에 서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다. 문근영은 오는 15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동갑내기 배우 박정민과 원캐스트로 주인공을 맡아 40여회 호흡을 맞춘다. 최근 기자와 만난 문근영은 “평소 안 먹던 자양강장제를 챙겨 먹으며 매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웃었다. 2010년 ‘클로저’ 이후 줄리엣 역을 맡아 6년만에 연극 무대에 선 문근영(사진=샘컴퍼니).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은 닷새 간의 불꽃 같은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1594년에서 1596년경 쓰인 것으로 추정하는 셰익스피어의 초기 비극으로 오페라·뮤지컬·발레·영화 소재의 인기 레퍼토리다. 셰익스피어 고전의 킬러라 불리는 양정웅이 연출을 맡아 원작의 시적인 대사로 무게감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경쾌해졌다. 문근영은 시적인 대사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영문희곡을 구해 읽는가 하면 번역본을 필사했다고 했다. “문어체 대사의 의미를 잘 파악하기 위해 모르는 부분을 찾아보면서 써내려가다 보니 말뜻을 알겠더라. 우선 머릿속으로 그려가며 대사 연습을 했고 그리는 이미지를 말로 쉽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희극·비극으로 극명하게 나뉘는 1막과 2막, 잦은 19금 유머와 부딪히는 문학적 대사는 관객의 호불호를 가를 수 있다. “비극적인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원작을 직접 읽어보니 희극적 요소가 많더라. 두 시간 반 동안 인생 최고의 희극과 비극의 이음새를 잘 잇는 것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매번 어렵지만 욕심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 엄청나게 새로운 자극이고 연기의 시작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상대배우인 박정민과의 호흡은 흡족하다고 했다. 문근영은 “영화 ‘동주’를 보고 난 뒤 막연하게 함께 연기를 해봤으면 싶더라. 그러던 중 절친인 배우 류덕환의 소개로 알게 된 이후 금세 친해졌다. 박정민은 연기에 대해 항상 깊이 고민하고 늘 진지하다. 나에게 자극을 주는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작품에서 키스장면은 무려 16번. “나중에 알고 보니 16번 정도 키스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진짜 몰랐다. 하하.” 요즘 문근영은 온통 연극생각뿐이라고 했다. “이제 서른인데 감흥도 없다. 하나에 신경 쓰면 온전히 몰입하는 성격이라 딴 생각할 틈이 없다. 어떻게 하면 줄리엣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란 생각뿐이다. 초대도 못 했는데 극장을 찾아준 지인들에게 고맙다.” 다음 무대 계획과 관련해서는 “좋은 선·후배와 함께 해 힘들지만 즐겁게 연기하고 있다. 다음번 연극은 좀더 빠른 시일 내에 하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무색무취’한 배우로 남고 싶다. 무색무취여서 나를 보고 많은 감독과 작가가 마구 영감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간 드라마·영화에서 보여준 노래실력이 만만찮다. 뮤지컬에 도전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펄쩍 뛴다. “뮤지컬? 생각도 안 해봤다. 연기만 열심히 하겠다. 최선의 무대를 보여주겠다. 하하하.” 2010년 ‘클로저’ 이후 줄리엣 역을 맡아 6년만에 연극 무대에 선 문근영(사진=샘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03 / 조회 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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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양승리, 김찬호, 김성철
오는 12월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주역에 박정민, 문근영이 캐스팅된 것을 시작으로 많은 스타들이 합류를 결정해 화제가 됐다. 장르를 초월하여 다양한 작품 활동을 보여준 손병호가 로렌스 신부 역을, 브라운관과 뮤지컬, 연극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서이숙, 배해선이 줄리엣의 유모 역을 맡았다. 여기에 머큐쇼 역의 김호영, 이현균도 힘을 더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지켜보며 갈등을 겪는 인물들로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이 등장한다. 몬테규 가를 혐오하는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의 양승리,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 역의 김찬호, 로미오의 사촌이자 친구인 벤볼리오 역의 김성철이 바로 그들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에 다채로운 색깔로 깊이감을 더해 줄 개성적인 세 배우를 직접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참여하게 된 소감은? 김성철: 셰익스피어는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그런 거장의 텍스트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고, 그 말들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벤볼리오가 원작에서 가지는 역할과는 이번 작품에서 색깔이나 가는 방향이 조금은 다를 것 같다. 예를 들어 벤볼리오가 티볼트와 싸우는 장면 같은 원작의 일부 신들이 삭제되면서, 적대적으로 가문과 싸우지는 않는 모습이다. 친구로서 로미오와 머큐쇼의 관계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김찬호: 선배님들과 함께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행복하다. 그 동안 ‘로미오와 줄리엣’을 많이 보곤 했지만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 살리려 하고 있다. 다만 현 시대에 맞게끔 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 양승리: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맞아서 기념비적인 공연을 하게 돼서 기쁘다. 좋은 제작사와 스텝들,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게 되어서 감사하고, 배우들과 관객들 모두 셰익스피어의 언어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본인의 배역에서 인상적인 대사, 장면을 꼽는다면? 김성철: 벤볼리오는 셰익스피어 특유의 시적인 대사보다는 가장 현대적인 어투를 가진 것 같다. 굳이 인상적인 대사를 꼽자면, 머큐쇼가 죽고 나서 “그의 영혼이 너무나도 빨리 구름 위로 날아가 버렸어”와 같은 대사가 기억난다. 그 외에는 “로미오, 그만해. 하지 마”가 대부분이다. (웃음) 김찬호: 패리스가 줄리엣이 죽은 것을 알고 슬퍼하는 장면에서 “운명에 속고 운명에 버림받고 운명에 창피당하고”라는 말하는 대사가 있다.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줄리엣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다. 이렇게 셰익스피어의 대사에서 언어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또한 다양한 해석을 발견한다. 양승리: 티볼트 또한, 벤볼리오처럼 시적인 표현은 별로 없다. 주로 “칼이나 빼. 덤벼”와 같은 대사다. (웃음) 대신 격투 신이 인상적이다. 격투 신을 연습하면서 느끼는 것은 캐플릿과 몬테규의 갈등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태생적인 본능에 기인하지 않았나, 그것이 셰익스피어가 원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커다란 증오와 맹목적인 싸움에 이유는 없다. 그저 본능이다. 각자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 작품에서 각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김성철: 8명이 모여 리딩을 했을 때 캐릭터들이 각자 색깔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로미오는 정열적인 빨간색, 벤볼리오는 하늘색과 같이 말이다. 티볼트는 검정색, 팰리스 백작은 베이지, 줄리엣은 하얀색이 떠오른다. 벤볼리오는 따뜻한 느낌의 사랑이 많은 친구로 그리고 싶다. 저로 인해 로미오나 머큐쇼가 내 친구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길 바란다. 김찬호: 패리스는 분량 자체가 많지는 않다. 원작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물이 아니다. 하지만 패리스만의 이야기를 찾자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하나의 작품이 또한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는 고민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중이다. 줄리엣이 패리스를 싫어하는 이유도 찾아보고 패리스가 줄리엣을 좋아하는 이유 같은 것을 생각해보고 있다. 신사적일까, 권위적일까, 느끼할까, 풋풋할까 같은 생각을 해 본다. 이번에 패리스는 원작보다 더 힘이 실어져서 뒷부분에서 원작의 어머니, 아버지가 했던 대사들을 제가 대신 주도해서 이끌어 나간다. 여러 가지 시도해보면서 제가 생각했던 패리스의 이야기를 찾아나가고 싶다. 양승리: 이 작품에서 몬테규 가의 로미오의 부모나 캐플릿 가의 줄리엣의 부모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니 티볼트가 캐플릿 가문의 대표 역할인 셈이다. 티볼트의 폭력성이나 광기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그의 정치적인 면이나, 어떻게 해서 그가 이 가문을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해 중점을 두려고 한다. 누구를 통해 그의 목표를 이룰 것인가를 고민하는 인물이다. 그간의 티볼트에 대한 이미지와 좀 다르게 느끼실 지도 모르겠다. 맡은 캐릭터들이 로미오, 줄리엣의 사랑이 이해가지 않거나 반대, 설득하는 인물이다. 그들의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성철: 사람이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의 사랑까지.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둘의 불같은 사랑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이고, 그것을 철없다고 느끼지 않는다. 로미오와 줄리엣 둘 다 조금 예술가적인 기질이 있기에 솔직한 감정을 따른 것 같다. 그것을 거부하면서 굳이 이성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하기 보다는 아름답고 숭고하다고 생각한다. 김찬호: 작품에서 패리스가 하는 기능적인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불같은 사랑’이라면, 패리스는 오랫동안 참고 기다리고, 주변의 허락을 구하며 많은 시간이 필요한 ‘신사적인 사랑’이다. 조금씩 키워가는 오랫동안 두고 본 사랑이다. 둘 중에 어떤 사랑이 맞고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러 사랑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의미가 있다. 정답은 없지만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는 다양한 사랑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양승리: 모든 사랑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숭고한 사랑이든, 철없는 사랑이든 모두 가치 있다. 빨리 식는 사랑이라도, 사랑이 있을 때 그것을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의 사랑은 넓은 의미의 사랑이다. 티볼트 또한, 제 가문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둘의 사랑을 반대하는 것 아닌가. 김성철 배우는 연극 무대 첫 도전이고, 각자 배우로서 느끼는 연극만의 매력이 있다면? 김찬호: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나서 데뷔는 뮤지컬로 했지만, 배우들은 대부분 연극 무대에 대한 꿈이 늘 있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말과 호흡만으로 관객과 교감한다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다. 개인적으로는 뮤지컬을 2편하면 연극 1편은 꼭 하려는 마음이 있다. 뮤지컬 할 때는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을 연극에서 찾는다. 노래의 도움 없이 표현하는 방법이라든가, 배우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오로지 내가 하는 말과 호흡만으로 연기하고 평가받는 것이기 때문에 냉정하고 잔혹한 무대가 연극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은 연극을 하면서 연기 잘 하시는 선배님들과 함께 했고,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공부가 됐다. 양승리: 첫 연극 ‘모범생’을 할 때 인터뷰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또 좋은 작품으로 연극무대에 설 수 있게 돼서 기쁘다. 연극은 관객들 앞에서 몇 시간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고, 무대 위의 공기가 아닌 관객들과 같은 공기에서 살아내는 느낌이다. 특히 이번처럼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면 그 시너지가 더 커진다. 앞으로도 연극은 계속 하고 싶다. 김성철: 나는 연극원 출신인데, 연극원 출신배우 중에 뮤지컬 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다. 나도 원래는 연극배우가 꿈이었다. 우연히 좋은 작품들을 만나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어느새 “저 뮤지컬 배우에요”하게 되었다.(웃음) 올해는 무조건 연극 한 편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뮤지컬에는 큐사인과 함께 음악으로 달려가는 에너지가 있는데, 연극에는 그게 없이 상대와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연극은 배우가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연기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연습분위기는 어떤지? 선배 배우들이 조언을 해주시나? 양승리: 너무 좋다.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선배님은 물론이고, 호영이 형이 워낙 분위기 메이커다. 배우들이 서로 잘 알고 가까운 분들이 많아서 더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선배님들이 이렇게 많을 때 분위기가 좋기가 힘든데 감사한 일이다. 선배님들 모두 다가가기 편하게 해주신다. 배우로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편하게 농담처럼 지나가듯 조언해주신다. 그러면 우리는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생각이 넓어지게 된다. 김성철: 막내지만 선배님들 어렵지 않다. 다가가기 편하다. 선배님들이 말씀을 잘 해주신다. 지적이 아닌 조언이다. 도움이 많이 된다. 김찬호: 분위기가 좋다는 건 연습할 때 각자가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는 분위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자칫하면 시도해보다 욕먹기도 한다.(웃음) 이번 작품에서는 각자가 연습하며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있어 즐겁다. 격투 같은 액션 신은 연습을 어떻게 하고 있나? 양승리: 아직은 리딩 단계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무술감독님이 따로 계셔서 펜싱과 같은 것으로 연습하지 않을까 싶다. 총이나 대검으로 갈 수도 있다. 다들 몸을 잘 써서 기대가 된다. 김성철: 뿅망치로 갈 수도 있지 않겠나.(웃음) 양승리: 그럴지도 모른다.(웃음)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2016년에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바라는지? 김성철: 로미오와 줄리엣이 불같은 사랑, 요즘말로 ‘금사빠’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들의 대사를 듣다보면 숭고하다고 느낀다. 지금 시대에는 사랑이 너무 쉽고, 재면서 하는 사랑인 듯하다. 재지 않고 뒤 안돌아보고 직진하며 빠져드는 사랑의 열정, 그 열정을 관객들이 느끼고 가셨으면 한다. 김찬호: 사랑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열정적인 불같은 사랑의 진실어린 말들과 그와 상반되는 패리스의 지켜보는 사랑. 극장 나가실 때 어떤 게 진짜 사랑일까 생각해보실 수 있기를 바란다. 서거 400주년을 맞아 현대인들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된다면 좋겠다. 양승리: 현대 시대는 말도 줄여서 하고, 자기표현도 직접 말로써가 아닌 손가락으로 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어떤 자신의 정서를 아름다운 시처럼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셰익스피어 언어의 위대함을 느끼면서 이래서 셰익스피어가 거장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으실 것이다. 내가 알던 ‘로미오와 줄리엣’이지만 다시 봐도 참 좋다는 것을 느끼시리라 생각한다.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12월 9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사진제공_샘컴퍼니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21 / 조회 3,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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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발표회 현장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르는 연극 ‘로미오 줄리엣’이 지난 14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출연하는 8명의 배우 전원과 양정웅 연출이 함께 무대에 올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머큐쇼 역을 맡은 김호영이 사회를 맡았다. 양정웅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도 ‘로미오 줄리엣’은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희비극이 가지는 희극적인 요소와 비극적인 요소를 모두 살릴 예정이고, 서거 40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수사를 그대로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그간의 양정웅 연출이 셰익스피어 작품을 다양하게 각색해 시도한 것과 달리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게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줄리엣 역을 맡아 화제가 됐던 문근영은 이번 작품을 하게 된 소감에 대해 “이 작품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여러 선배님들과 좋은 호흡하면서 많은 것을 배워나갔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로미오 역을 맡은 박정민은 “연기를 시작하고 내 배우 인생에 로미오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능청스럽게 말문을 열었고, “선배님들과 문근영과 열심히 연습하면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렌스 신부 역을 맡은 손병호는 이번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 작품은 보편타당성이 있는 멜로드라마다. 인간이라면 꼭 필요한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주제로 사랑의 큰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기에 기꺼이 동참했다. 셰익스피어가 왜 이 시대에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얻고 가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유모 역을 맡은 서이숙은 연극만의 매력에 대해 “이 작품은 문근영, 박정민 배우가 한다고 하니까 흥미가 생겼다. 또한, 둘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독특하다. 기존의 버전과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이 있을 것 같아 기대 된다. 연극은 연습 내내 긴장해야 한다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배우로서 숨을 쉬고 있구나 하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유모 역을 맡은 배해선은 “연극계에서 늘 화제가 되는 양정웅 연출님이 함께 하신다고 해서 같이 하고 싶었고, 데뷔 전부터 무대를 하고 계셨던 손병호, 서이숙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줄리엣의 약혼자인 패리스 역을 맡은 김찬호는 역할에 대해 “요즘 시대로 말하면 금수저 캐릭터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단 하나 갖지 못한 아리따운 신부가 줄리엣이고, 그녀를 쟁취하고자 신사적으로 다가가지만 끝까지 마음을 열지 못 한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기 때문에 줄리엣이 로미오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데뷔해 첫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된 김성철에게도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에 로미오의 친구 벤볼리오 역을 맡게 된 데 대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다. 너무 존경하는 선배님들 덕에 제일 막내지만 즐겁게 해나가고 있다. 유일한 이십 대로서 패기와 열정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을 맡은 양승리는 실제로 문근영 같은 여동생이 있다면 로미오 같은 남편감을 허락하겠느냐는 질문에 “허락 안 하겠다”고 단호하게 밝혀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는 “몬테규 가와 케플릿 가는 마치 초식동물이 풀을 먹고 육식동물이 고기를 먹는 것과 같이 태생적인 앙숙관계”라고 밝히기도 했다. 머큐쇼 역을 맡은 이현균은 “머큐쇼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캐릭터라 고민 중”이라고 조심스럽게 심경을 밝히며, 양정웅 연출의 방식에 대해 “배우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을 해맑게 웃으며 지켜봐주신다”고 답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후 배우들의 공약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정민은 “관객이 만 명을 돌파하면 그 날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나가실 때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겠다”고 밝혔고, 김호영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오늘 올린 사진이 400번 이상 리트윗되면 남자배우들끼리 모여 토크쇼를 추진하겠다”고 말하며 공연 관람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손병호는 “관객 만 오천 명을 돌파했을 때 그 날 관객 중 다섯 분을 뽑아 함께 족발집에 가서 손병호 게임을 하겠다”는 공약을 밝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제공_샘컴퍼니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21 / 조회 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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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문근영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전체예매율 1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티켓 오픈과 동시에 예매율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작품은 지난 11월 3일 인터파크를 통해 1차 티켓 오픈을 진행했다. 티켓팅이 시작되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말 대작들을 누르고 전체 예매순위 1위로 올라섰다. 연극 부문에서는 53.7%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여줬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스테디셀러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배우 박정민과 문근영의 캐스팅으로 티켓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배우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김찬호, 양승리, 이현균, 김성철 등이 참여한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 제공_샘컴퍼니 전하영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08 / 조회 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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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찬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서 문근영과 호흡
줄리엣 향한 일편단심 패리스 역 맡아
12월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개막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서 문근영과 호흡할 예정인 배우 김찬호(사진=디오르골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김찬호가 문근영과 호흡을 맞춘다. 오는 12월 9일 개막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일편단심 줄리엣을 사랑하는 패리스 역을 맡았다.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미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수차례 리메이크 되었으며 수없이 많은 장르로 제작될 만큼 최고의 작품이다. 최근 뮤지컬 ‘더맨인더홀’에서 주인공의 또 다른 자아 ‘늑대’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김찬호는 이번 작품에서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역으로 출연한다. 패리스는 줄리엣이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걸 알면서도 일편단심 줄리엣을 사랑하는 캐릭터로 한 여자만 바라보는 로맨티스트로 등장한다.한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12월 9일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7 / 조회 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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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문근영의 힘…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예매율 1위
3일 1차 티켓오픈 연극 점유율 '53.7%'
전체예매율서 뮤지컬 대작 제치고 1위
12월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막올라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포스터(사진=샘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지난 3일 오후 2시 1차 티켓오픈과 동시에 압도적인 예매율로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공연제작사 샘컴퍼니에 따르면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날 온라인 티켓 예매사이트 인터파크를 통해 1차 티켓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쟁쟁한 연말 대작들을 누르고 예매순위 1위를 기록했다. 연극 부문에서는 점유율이 53.7%에 달했다.작품은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의 최대걸작이자 세기를 뛰어넘은 희비극 로맨스를 그린다. 막강한 콘텐츠의 힘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박정민, 문근영 외에도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김찬호, 양승리, 이현균, 김성철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한다.한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1544-1555.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 3일 기준 한 예매사이트 전체 예매율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4 / 조회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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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전체 캐스트 공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전체 캐스트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유명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초호화 스케일이 예상된다. 작품은 앞서 줄리엣 역에 배우 문근영과 로미오 역에 박정민 캐스팅을 알려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라인업은 주연배우를 능가하는 믿고 보는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로렌스 신부 역은 배우 손병호가 캐스팅됐다.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배우 서이숙과 배해선은 줄리엣의 유모 역을 소화한다. 로미오의 친구인 머큐쇼 역은 배우 김호영과 이현균이 연기한다.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은 배우 양승리가 확정되었으며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 역은 배우 김찬호가 열연한다. 또한, 로미오의 사촌이자 친구 벤볼리오 역은 배우 김성철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연출가 양정웅과 정승호 무대디자이너의 만남으로 새로움과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기를 맞아 기획됐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세기의 로맨스로 불리며 국적을 불문하고 오페라와 발레, 연극, 뮤지컬, 영화 등의 콘텐츠로 변용됐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04 / 조회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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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 캐스팅 공개! 화기애애 <로미오와 줄리엣> 프로필 촬영현장
박정민, 문근영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연극 이 오는 12월 9일 개막을 앞두고 전 캐스팅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출연진에는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등 묵직한 배우들이 명단에 이름을 울려 극의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
오는 3일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공연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의 프로필 촬영현장과 미공개 프로필사진을 플레이디비가 단독 공개한다.
손병호 (로렌스 신부 역)
브라운관, 스크린, 공연 등 장르를 초월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손병호가 에 합류했다. 두 사람의 사랑을 돕지만 결국 비극의 복선을 가져다주는 '로렌스 신부' 역을 맡아 극의 무게감을 더할 예정이다. 미공개된 프로필 사진 속에는 양손을 합장하며 성직자의 온화함을 표현하는 손병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오~ 로미오와 줄리엣, 내가 결혼을 허락하리다" (손병호)
서이숙 (줄리엣의 유모 역)
최근 드라마 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무서운 시어머니 연기를 선보인 서이숙이 줄리엣의 유모 역으로 합류했다. 드라마 속의 강렬한 이미지를 버리고 줄리엣을 친자식처럼 아끼는 유모의 모습으로 연기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 "줄리엣 때문에 고민이 많아서요." (서이숙)
배해선 (줄리엣의 유모 역)
드라마 에서 조정석의 주치의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해선 역시 줄리엣의 유모로 더블캐스팅 됐다. 비극적인 결말에 가슴아파하는 유모의 모습이 프로필 사진의 눈빛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 "저 오늘 머리에 힘 좀 줘봤어요." (배해선)
김호영 (머큐쇼 역)
최근 뮤지컬 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김호영이 머큐소 역에 합류했다. 로미오의 오랜 친구이자,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두 가문의 비극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을 맡았다. 미공개된 프로필 사진에서는 강렬한 눈빛으로 광적인 캐릭터를 표현해내고 있다.
▲ "카리스마를 위해 끼는 잠시 내려 놓았어요." (김호영)
이현균 (머큐쇼 역)
2015년 연극 을 통해 서울연극제 남자 연기상을 수상했던 이현균도 머큐쇼 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이현균의 모습이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지도 모른다.
▲ "댄디한 모습도 멋있죠?" (이현균)
양승리 (티볼트 역)
최근 등에서 다재다능한 매력을 선보인 양승리가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을 맡았다. 몬테규가를 극히 혐오하는 인물로 다소 거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손등 위에 새겨진 문신은 티볼트의 위압적인 면모를 더욱 느끼게 한다.
▲ "제 하트, 받아주실거죠?" (양승리)
김찬호 (패리스 역)
진한 이목구비와 남성적인 이미지로 관객들의 주목을 받은 김찬호, 이번에는 줄리엣의 약혼자 패리스 경을 맡았다. 미공개된 프로필 사진 속에서도 줄리엣을 여전히 잊지 못하는 모습을 연기하는 듯하다.
▲ "가죽입은 모습도 귀공자같죠?" (김찬호)
김성철 (벤볼리오 역)
2014년 데뷔했지만 , 등 대형작에 출연하며 공연계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성철이 벤볼리오 역을 맡았다. 로미오의 사촌으로 의리있는 모습을 극 중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 "아이돌처럼 변신해 봤어요" (김성철)
한편 어색할 줄만 알았던 프로필 사진 촬영현장은 그 어떤 현장보다 화기애애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 최고의 케미를 자랑하는 커플샷을 선별해 공개한다.
▲ "귀엽고, 깜찍하게! 우리 좀 닮은 것 같지 않아요?" (손병호, 서이숙)
▲ "우리 현균이, 목걸이는 이렇게 매는 거야." (김호영, 이현균)
▲ "성철아, 형이랑 사진 한 번만 찍자" (김호영, 김성철)
▲ "둘 사이의 앙금은 극중에서만! 실제로는 사이 좋아요" (김호영, 양승리)
▲ "누나, 저 너무 부끄러워요" (김성철, 배해선)
▲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양승리, 김성철)
연극 은 오는 12월 9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며, 11월 3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제공 : (주)샘컴퍼니 / photographed by Robin Kim
2016.11.02 / 조회 1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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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 표 줄리엣…박정민·서이숙·손병호 초호화 출연
이달 3일 오후 2시 1차 티켓오픈 돌입
배해선·김호영·양승리 스타 대거 합류
12월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막올라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출연진(사진=샘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초특급 전 캐스트를 공개했다. 최근 6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문근영이 ‘줄리엣’으로, 박정민이 ‘로미오’ 역으로 출연을 확정 지은 데 이어 배우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김찬호, 양승리, 김성철, 이현균까지 역대급 초호화 스케일의 라인업이 완성됐다.브라운관·스크린 등 장르를 초월해 종횡무진 활약 중인 연기 내공의 손병호가 로렌스 신부 역을 맡는다. 씬스틸러로 강렬하게 각인된 서이숙과 배해선은 줄리엣의 유모 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로미오의 친구이자 비극에 방아쇠를 당기는 도화선이 될 인물인 머큐쇼 역에는 팔방미남 김호영과 서울연극제 연기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이현균이 열연한다.줄리엣의 사촌 티볼트역에는 양승리 배우가 수 많은 경쟁을 뚫고 안착했으며, 줄리엣의 약혼자이자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면서도 줄리엣을 사랑하는 패리스 역에 김찬호 배우가 최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몬테규가의 로미오와 사촌이자 마음이 여린 친구 벤볼리오에는 신성 김성철이 캐스팅 됐다.한편 죽음을 초월한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로맨스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달 3일 오후 2시 전 예매처(인터파크 티켓, 국립극장 홈페이지)를 통해 1차 티켓 예매를 시작한다. 오는 12월 9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1544-1555.▶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2 / 조회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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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전 캐스트 공개…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등
오는 12월 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이 전 캐스팅을 발표했다.
연극 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공연으로, 아름다운 대사와 극적 효과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특히 얼마 전 '로미오' 역에 박정민, '줄리엣' 역에 문근영이 캐스팅 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먼저 '로렌스 신부' 역에는 브라운관, 스크린, 공연 등 다채로운 연기를 펼치고 있는 손병호가 맡았으며, '줄리엣의 유모' 역에는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서이숙과 배해선이 더블캐스팅 됐다.
로미오의 친구이자 비극에 방아쇠를 당기는 도화선이 되는 인물 '머큐쇼' 역에는 최근 를 통해 캐릭터 변신에 성공한 김호영과 서울연극제 연기상에 빛나는 배우 이현균이 함께 배역을 소화할 예정이다.
또한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 역에는 양승리가, 줄리엣의 약혼자인 '패리스' 역에는 김찬호가 캐스팅 됐으며, 로미오의 사촌 '벤볼리오' 역에는 김성철이 합류했다.
연극 은 오는 12월 9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하며, 11월 3일 오후 2시 인터파크를 통해 1차 티켓을 오픈한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샘컴퍼니 제공
2016.11.02 / 조회 7,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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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가게 ①] 문종원의 곱창집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일도 하고 식욕도 채우고픈 플레이디비 기자들이 얄팍한 꼼수를 부려 기획한 [배우의 가게] 배우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찾아가 맛난 음식을 소개하고 (운 좋으면) 사장님 인터뷰도 진행하는 일타쌍피 기획.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최근 에서 1만 4천년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문종원이 형과 운영하고 있는 곱창집이다. 한 때 기자는 직장 동료들과 서남부파(경기 서남부 지역에 사는 곱창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만들어 생일이든, 월급날이든, 환송회든 특별한 이유를 만들어 곱창집을 다녔다. 물론 이유 없이 가는 날이 더 많았지만 말이다. 서남부파들이 모이기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금정, 산본을 시작으로 회사 주변의 교대, 서초, 신사 등 맛있다고 소문난 집의 맛을 검증하기 위해 퇴근 후 경건한 마음으로 곱창 순례길에 올랐다. 칠산목장과의 첫 만남도 그렇게 서남부파의 곱창 순례길 중에 필연적으로 이루어졌다. 등에 출연하며 선 굵은 외모와 목소리 덕에 강한 이미지의 배우로 인식되는 문종원. 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그의 애칭은 ‘문곱창’이다. 그가 사장으로 있는 칠산목장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칠산목장은 이미 배우들과 팬들뿐만 아니라 기자처럼 곱창 마니아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가게를 방문하기 위해 예약을 하면서 사장님에게 반신반의하며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실제로 문종원이 나와 기자를 맞이할 줄은 몰랐다. 덕분에 사업자등록증에 이름만 올린 바지사장(?)이 아닐까 하는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되었다. 본업은 뮤지컬배우, 밤에는 곱창집 사장님그는 두 살 터울의 친형과 무용을 하는 지인과 힘을 모아 2년 전 곱창집을 열었다. 하고 많은 음식 장사 중에서 “왜 곱창이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고기 마니아이며, 그 중에서도 곱창을 가장 좋아한단다. 칠산목장의 큰 사장으로 불리는 문종원의 형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쉐프 출신으로 칠산목장의 모든 맛을 책임지고 있다. 곱창에 시즈닝(향신료와 허브 등을 첨가하여 향과 맛을 증가하도록 양념하는 것)을 가미해 냄새를 없애고 오히려 곱창의 풍미를 진하게 살렸다. “곱창은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더 낮아요. 특히 양은 ‘완전식품’이에요. 다이어트에는 최고죠.”라며 차분히 곱창에 대해 설명한다. 공연이 없을 때는 되도록 자주 나오려고 노력한다는 문종원은 오픈 당시만 해도 장기공연 중이었지만 3개월 간은 공연이 끝나면 꼭 들렀다고 한다. “이 곳은 흥겨운 곳이에요. 친구들을 만나고, 손님들을 마중하고, 되게 재미있어요. 처음에 가게 오픈했을 때 엄청 긴장했어요. 나는 맛있는데 손님들은 뭐라고 이야기할까? 두근두근 마음을 졸였어요.”라고 덧붙인다. 곱창의 생명은 곱, 못 잊어 이 맛!큰 사장님과 문종원의 강력 추천 메뉴는 바로 곱창구이. 가게에서 가장 먼저 떨어지는 것이 역시 이 곱창구이다. 늦게 오면 못 먹는다. 큰 사장님은 “다른 메뉴가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도 우리 집처럼 곱이 꽉꽉 들어간 곱창은 만나기 어려울 거에요.”라며 활짝 웃는다. 고소한 곱이 그대로 살아있는 곱창은 노릇노릇하게 구워 그냥 먹어도 맛있고, 곱창과 환상의 짝궁인 부추를 올려도 먹어도 맛있다. 초심자들의 곱창 입문 코스이 곳에 와서 곱창과 연을 튼 사람도 많다. 의 외국 스텝들은 현지에서는 소 내장을 먹지 않아 곱창을 처음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한 입 먹는 순간 “이 맛을 절대 잊지 못 할거야.”라고 외쳤다고(웃음). 이 곳의 곱창은 곱이 가진 특유의 거북한 냄새를 지웠기에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의 입도 쩍하고 열리게 한다. 맛과 분위기 등에 민감한 여성 손님들도 이곳에는 특히 많다. 스타들의 곱창 사랑 오픈 초창기 조승우는 이어폰을 끼고 혼자 와서 자주 먹고 갔다. 가게 한 쪽에 그의 지정 자리가 있을 정도였고, 에서 매력적인 타페 수상을 연기한 김성민 또한 칠산목장의 영업이사로 불리며 자진해서 가게 홍보에 열을 올렸고, 지금도 여전히 제 집처럼 드나든다. 최근 에서 활약 중인 고창석은 딸과 함께 자주 온다.칠산목장의 영업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며 일요일은 휴무다. 기다리지 않고 먹으려면 예약은 필수. 위치는 9호선 신논현역 7번 출구로 나와서 200미터 직진. 가끔 운 좋으면 문종원을 비롯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글/사진: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디자인: 카투니스트 괭씨,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5.02.04 / 조회 22,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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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들 남매 좀 말려주세요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연습 현장
우리가 티켓을 구입하고 극장 객석에 앉아 눈 앞에 펼쳐진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하기까지에는 지난한 과정들이 있다. 몇 개월에 걸친 치열한 대본 분석과 캐릭터 연구, 극에 어울리는 무대와 소품, 의상 준비, 팜플릿 등 각종 홍보물에 쓰일 각종 문구까지. 매 순간 최선의 선택과 집중의 시간을 거쳐야 살아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다소 긴 제목의 연극 또한 지난한 여정을 마치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내달 초 개막을 앞두고 있는 이 작품은 지난 27일 사전에 신청 받은 관객들을 초대하여 연습 현장을 공개하는 오픈 리허설을 가졌다. 오픈 리허설을 통해 관객의 반응을 미리 보고, 어떻게 하면 작품과 관객들이 소통이 잘 될 수 있는지 살펴 본 공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준비된 자리다.오경택 연출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는 그 해 토니상 최고 작품상, 뉴욕 연극비평가협회 최고 작품상 등 9개 부문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작품은 유식한 대학교수인 부모로부터 안톤 체홉 연극 속에 등장하는 이름을 선물받은 바냐와 소냐와 마샤 남매와 마샤의 젊고 섹시한 남자친구 스파이크, 가정부 카산드라, 이웃집 아가씨 니나가 만나 벌이는 유쾌한 소동극이다.리허설 시작에 앞서 오경택 연출은 “미국 극작가 크리스토퍼 듀랑이 안톤 체홉의 4대 장막극을 중심으로 여러 등장인물들과 사건을 응용해서 완전히 색다르게 만든 작품이다. 일종의 체홉에게 바치는 오마주이자 패러디이다. 재미있는 작품이니 마음을 열고 무조건 편하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음향 감독님 새 소리 큐, 객석 아웃, 무대 조명 전환, 바냐 등장”실제 무대 크기와 같은 연습실에서 중년의 아저씨 바냐의 등장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무기력한 중년의 백수 바냐는 아침마다 연못의 들새를 관찰하며 모닝커피를 즐기지만 우을증과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가지고 있는 중년의 노처녀 소냐의 등장으로 평화는 깨지고 만다. 바냐와 소냐는 병든 부모를 돌보며 젊은 한때를 다 보내고 이제는 둘만이 집을 지킨다. 어느 날 섹시한 영화배우로 성공한 마샤가 젊은 애인 스파이크와 함께 집에 찾아오며 이들 세 남매의 티격태격한 소동극이 한바탕 펼쳐진다.중년의 세 남매 바냐, 마샤, 소냐 (위에서부터 김태훈, 서이숙, 황정민)무기력한 중년 아저씨 바냐는 김태훈, 의 서현철이 1막과 2막을 번갈아 선보였고, 섹시한 영화배우 마샤의 서이숙과 분노조절장애 증세를 보이는 노처녀 소냐의 황정민은 베테랑 배우들답게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여기에 젊은 배우 김찬호, 김보정, 임문희가 합세하여 팀워크를 자랑했다. 개막 전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공연을 선보이는 자리라 제작진과 배우들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관객들은 연습 장면을 지켜보면서 재미있는 장면에서는 함께 박장대소하며 작품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공연을 마친 후 황정민은 “다시 본 공연을 보러 와라.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서이숙은 ”우리 공연 예매했냐. 꼭 예매하라.”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장 160분간 펼쳐진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등장 인물과 작품 속 인상적인 장면 등에 대해 느낀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오경택 연출은 관객들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하며 본 공연을 위한 마지막 체크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안톱 체홉을 몰라도 안톤 체홉을 알아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라고 강조하며 "마지막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본 공연으로 찾아뵙겠다."고 인사를 건넸다.세 남매의 유쾌한 소동극 는 오는 12월 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하여 2015년 1월 4일까지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1.27 / 조회 10,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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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거짓? 1만 4천년을 산 남자의 이야기 <맨 프럼 어스>
무수한 죽음과 폭력으로 점철된 인간의 역사를 1만 4천년간 그대로 목도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인간에게 남은 희망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연극 가 지난 6일 개막했다. 의 제작진은 개막 당일 공연에 앞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역사학 교수인 존 올드맨이 동료 교수들에게 자신이 1만 4천년간 죽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벌어지는 논쟁과 반전의 결말을 담았다. 처음엔 존의 이야기를 믿지 않던 교수들은 생생하고 논리 정연한 존의 회상을 들으며 점점 혼란에 빠진다. 2007년 상영된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배우 이원종이 제작을 맡아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을 기획했고, 여기에 배삼식 작가와 최용훈 연출이 합류했다. 주인공 존 역에는 의 문종원과 의 박해수, 육아버라이어티 에 출연 중인 여현수가 캐스팅됐고, 제작자 겸 배우로 나선 이원종을 비롯해 드라마 에 출연하고 있는 최용민, 의 손종학, 김재건, 서이숙 등 TV와 영화, 연극을 오가며 활약 중인 중견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 프로듀서로서 첫발을 뗀 배우 이원종은 “7년 전 이 작품을 보고 계속 마음에 품고 있다가 지금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에 나섰다”고 전했다. “어제 저녁 리허설을 끝내고 눈물이 핑 돌았다.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해주실지 긴장감과 불안감이 교차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힌 그는 “여러 캐스팅 별로 최대한 많이 호흡을 맞춰보기 위해 노력했다”며 공연을 믿고 봐줄 것을 청했다. 등에 이어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게 된 최용훈은 “이렇게 신뢰가 가는 많은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한 번 연습을 시작하면 도중에 빠질 수가 없기 때문에 각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연륜 있는 배우들을 섭외하기 위해 이원종과 삼고초려를 하기도 했다”며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최용훈 연출에 따르면, 연극 는 동명의 영화와는 조금 다른 결말로 끝난다. 최 연출은 “영화에서처럼 효과적인 촬영기법이나 미장센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존이 1만 4천년을 살았다는 이야기에 진실성을 보태기 위해 작가와 함께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하며 “존은 무한한 삶을 가졌지만,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관계와 추억을 갖지 못한다. 그런 존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반추해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최용훈 연출, 이원종 프로듀서주인공 존 역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존의 인생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종원은 “존이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고, 현재 에도 출연하고 있는 박해수는 “존이 갖고 있는 매력은 진실함이다. 의 피조물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라서 진실성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효숙, 이주화와 함께 미술사 교수 이디스 역을 맡은 서이숙은 "이 연극은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많은 배우들이 지난 몇 개월간 연습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그래서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각별한 소감을 전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매일 술을 사주겠다는 이원종의 말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이대연은 “1만 4천년동안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며 살아온 존은 ‘인간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다. 인간의 선의에 대한 존의 믿음이 우리를 설득시킨다. 지적인 매력이 크고 함께 하는 멤버들이 좋아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연은 이원종, 손종학과 함께 인류학 교수 댄으로 분한다. 이외에도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주연이 이날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원종의 제안으로 연극에 데뷔하게 된 주연은 "영화와 대본을 봤는데 내용이 어렵더라. 그래도 샌디라는 역할이 너무 좋아서 꼭 해보고 싶었고, 열심히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는 내년 2월 22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07 / 조회 18,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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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맨 프럼 어스’, 열기 후끈 연습 현장사진 공개!
연극 ‘맨 프럼 어스’가 오는 11월 7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개막한다.작품은 7월 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연습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주인공 ‘존 올드맨’으로 분해 연습에 한창인 문종원, 박해수, 여현수의 모습이 담겼다. 김재건, 최용민, 이대연,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등 대한민국 연기파 배우들도 연습현장에 함께했다.배우 문종원은 “관객 분들을 만나는 시기에는 정말 좋은 밀도로 작품이 완성될 것입니다. 어떤 때는 섬뜩하고, 또 때론 가슴 뭉클하고, 사랑이 느껴지는 따뜻한 공연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라며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배우 박해수는 “좋은 작품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놓치시면 굉장히 후회할만한 작품이라고 선뜻 말씀 드릴 스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연극 ‘맨 프럼 어스’는 한국에서 세계 초연된다.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세턴어워즈 올해의 필름상’을 수상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존 올드맨’이 스스로를 1만 4천 년을 살아온 불멸의 사람이라고 밝히며 시작된다. 무대에는 문종원, 박해수 김재건, 최용민, 이대면,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김효숙, 이주화, 정규수, 한성식, 조경숙, 이영숙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주연(애프터 스쿨), 박지나, 강하람, 정구민, 오근욱, 백철민 등 신예 스타들도 합류한다. 김유라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드림컴퍼니
2014.11.04 / 조회 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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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럼 어스> "모든 배우들이 단번에 출연 오케이"
"구석기 후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문종원의 질문이 사뭇 의미심장하다. 일회적이며 유한한 생명이 아닌 무한하게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연극 의 출발지점이 바로 거기이다. 2007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The Man From Earth)가 세계 초연 무대가 될 한국 공연을 앞두고 13일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는 주인공 존 올드맨이 10년간 머물던 지방 대학 교수직에서 물러나며 가진 동료 교수들과의 송별회 자리에서 자신이 1만 4천 년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작되는 치열한 혼란을 담고 있다. 존의 말을 믿지 않는 동료들이 각자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빈틈없이 논리적인 존의 대답들이다. 저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믿어왔던 것들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설과 마주한다면, 인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거나 또 거부하게 될까. 배우이자 이번 작품의 프로듀서로 나서는 이원종은 "최근 상식들이 무너져가는 일들이 많아 내가 가진 상식이 과연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기까지 한다."면서 "그런 것들에 대해 근원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바로 이번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로 50세가 되었는데 배우로서 이 나이를 즐겁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에 이 작품을 만났다."면서 단지 교훈적인 메시지 전달만을 위해서 이 작품을 택한 것이 아님을 역설하기도 했다. "출연 배우들이 한번 등장하면 끝까지 퇴장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많은 배우들이 펼치는 서로간의 앙상블을 관객들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인공 존 올드맨 역을 맡은 여현수, 문종원, 박해수(왼쪽부터)그가 말하듯 이번 작품에서는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존 역은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여현수를 비롯, 등에 출연한 문종원과 현재 에서 주역을 맡아 활약 중인 박해수가 트리플 캐스트로 나선다. 존과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각 분야의 교수들로는 약 1년 만에 연극 무대를 다시 찾는 서이숙을 비롯해 손종학, 이대연, 최용민, 김재건, 정규수, 한성식 등의 배우들이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이원종은 "이 모든 배우들과 두 번 이야기한 적 없이 모두가 한 번에 출연 오케이를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이원종과 극단 미추에서 함께 연기했으며 현재까지 오랜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서이숙은 작품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라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 프로듀서 및 배우로 활약하는 이원종(왼쪽)과1년 만에 연극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서이숙"작품 속에 논쟁거리가 분명히 있지만 연극을 통해서 사회를 직시해 보자는 평소 나의 생각과 잘 맞았다."는 서이숙은 "특히 내 역할이 논쟁의 중심을 건드릴 수 있지만, 인간 모두가 나약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누구나 끈 하나씩을 잡고 있지만 그것이 허상일 수도 있다는 것, 특히 현 대한민국 사회 속 종교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으로 연극 무대 데뷔를 앞둔 여현수는 "작품 제의를 받고 어떻게 이런 기회가 나에게 왔는지 의문이 들었을 정도로 내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을 한다."며 벅찬 출연 소감을 풀어놓았다. 무대에 아직 서진 않았지만 연습을 하는 지금이 "연기자로서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 즐겁고 행복하다."는 그다. 각색은 등의 배삼식 작가가, 연출은 등을 연출한 최용훈이 맡았다. 황당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철학적인 논리와 과학적인 지식이 얽힌 토론의 향연이 무엇보다 이 작품의 묘미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는 오는 11월 7일 대학로에 위치한 유니플렉스 2관에서 막을 올려 내년 2월 말까지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0.13 / 조회 14,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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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시선, 퓰리처상 수상작 <아워 타운> 개막
'전세계에서 하루도 공연되지 않는 날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꾸준히 연극인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 이 지난 1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랐다. 명동예술극장은 이날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일부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국 극작가 손톤 와일더(Thornton Wilder)의 대표작이자 퓰리처상 수상작인 은 1938년 초연 이후 연극·드라마·오페라 등 다양한 형태로 각국에서 재연돼 왔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 라는 제목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으며, 기성연극인은 물론 아마추어 극단이나 연극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연습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천년 후의 사람들이나, 지금 여기 우리들이나, 자라서 결혼하고, 살다가 죽는 거, 그거야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무대감독(서이숙)이번 공연의 연출은 의 한태숙이 맡았고, 여기에 박용수와 서이숙·김세동·박윤희·정운선 등 탄탄한 배우진이 가세했다. 무대감독 역을 맡은 서이숙은 프레스콜에서 "무대감독은 해설자 역할에 가깝다"며 여성으로서 이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성을 구분 짓는 역할은 아닌 것 같다. 다양한 것을 포용하는 여성성, 모성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 총 3막으로 구성돼 있다. 1막은 1901년 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사를, 2막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성장과 결혼을 보여주고, 3막은 죽은 자들의 세계를 중심으로 그들이 바라보는 산 자들의 삶, 일상의 순간들을 펼쳐 보인다. 조지와 에밀리의 결혼식 날 축가를 연주하는 '아워 타운 밴드'결혼서약을 맺는 조지(박윤희)와 에밀리(정운선)서이숙이 '해설자 역할'이라고 설명한 무대감독은 실제로 무대와 객석 사이의 벽을 허물고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이것이 연극임을 상기시킨다. 극이 진행될수록 무대 위 연극은 점점 더 완성도와 밀도를 높여 가며,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3막은 관객들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끈다. 무대에는 최소한의 소품만 놓여져 관객들의 집중과 적극적인 해석을 유도한다. 박용수는 성실한 의사 깁스를, 김세동은 마을 신문사 편집장 웹을 연기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소년 조지 역은 박윤희가, 그를 좋아하는 똑똑한 소녀 에밀리는 정운선이 맡았다. 배우들은 극에 등장하는 음악을 직접 연주하기 위해 악기연주와 노래도 함께 연습했다. 이들은 강은구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아워타운밴드' 및 성가대로 변신, 작품의 서곡과 헨델의 '라르고',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 등을 연주한다. 을 쓴 손톤 와일더는 전쟁·경제공황 등 사회문제를 다뤘던 동시대 작가들과는 달리 작은 마을에서 가장 보편적인 삶을 살아간 소시민들의 삶을 주목했다. 그가 포착한 미세한 삶의 단면들과 사후 세계에 대한 상상력은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프레스콜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 서이숙은 "은 연극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쯤 접해서 알고 있는 작품일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으니 그간 접했던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고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출산 중 죽음을 맞게 돼 죽은 자들의 세계로 들어서는 에밀리(정운선)3막에서 펼쳐지는 죽은 자들의 세계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9.19 / 조회 1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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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올가을 찾아오는 두 편의 묵직한 연극
최근 탄탄한 작품성을 갖춘 연극들이 속속 무대에 오르며 무게 있는 연극에 목말라 있던 관객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어서는 9월과 10월에는 원작을 바탕으로 묵직한 주제의식과 실력파 창작진이 함께한 두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극 ‘벚꽃동산’은 안톤 체홉의 희곡을 원작으로 삶과 죽음을 그린다. 연극 ‘아워타운’은 손톤 와일더의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미국 현대 고전연극의 정수를 보여준다.연극 ‘아워타운’9월 18일부터 10월 1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연극 ‘아워타운’은 1936년 손톤 와일더가 쓴 희곡이다. 작품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되는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관객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주의’ 작품이다. 연극 ‘아워타운’은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평범한 일상, 지극히 일상적인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을 그린다. 평화로운 일상 속 감춰진 삶이 죽음을 위한 연습이라는 진실을 전한다. 이번 공연은 한태숙이 연출을 맡는다. 한태숙은 ‘레이디 맥베스’, ‘오이디푸스’, ‘대학살의 신’ 등 독창적인 작품을 연출해 왔다. 그동안 백상예술대상 연출상(1995), 서울연극제 연출상(1999), 동아연극상 연출상(2000),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08),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2010) 등을 수상했다.연극 ‘아워타운’은 연기파 배우들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박용수, 서이숙, 김세동, 손진환, 박윤희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극 ‘벚꽃동산’10월 12일부터 10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연극 ‘벚꽃동산’은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안톤 체홉의 희곡이 원작이다. 작품은 극단 맨씨어터의 2012년 정기공연이다.이번 공연은 1904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아 온 20세기 대표 희곡이다. 이번 공연은 고전의 힘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대성을 발견하고 탐구할 예정이다.연극 ‘벚꽃동산’은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벚꽃동산을 배경으로 한다. 벚꽃동산의 여지주 라네프스카야는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다. 농노 해방과 지주의 몰락으로 빚더미에 앉은 그녀는 벚꽃동산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과거 농노였지만 신흥재벌로 거듭난 로빠힌은 라네프스카야의 인품에 감동 받아 벚꽃동산을 별장지로 임대할 것을 권한다. 라네프스카야는 벚꽃동산이 훼손되는 것이 싫어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동산을 경매에 내놓게 된다.이번 공연은 연극 ‘갈매기’, ‘레드’ 등의 오경택이 연출을 맡는다. 오경택은 지난해 안톤 체홉의 연극 ‘갈매기’를 연출해 호평 받은 바 있다. 배우는 정동환, 최용민, 이석준, 박호산, 전미도, 김태훈, 우현주, 정수영, 정승길, 권지숙, 이재인, 신용진, 박채원, 황이건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9 / 조회 9,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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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키워내는 이 사회의 민낯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국제중학교 학생이 교실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 그는 여러 명에게 유서를 남겼다. 그리고 그 유서에는 한결같이 다섯 명 학급 친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연극 는 실제 일본에서 일어난 집단 따돌림과 자살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학생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유서에 이름이 적힌 학생들의 부모들, ‘보고 싶다’는 ‘니 부모 얼굴’들만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는 작품이 자살 사건 자체만을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사건을 일으키게 만든 ‘보이지 않는 손’, 즉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어른 괴물의 충격적인 포효를 일체의 가림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는데 의도가 있다. 더욱 아찔한 건 가난하고 위축된 한 학생을 왜, 어떻게 끔찍한 고통 속에 몰아 넣었는지가 가해자 부모들의 입을 통해 밝혀지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입을 모아 “우리 아이는 그럴 리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이면에 있는 “그런 일은 끔찍한 것”이라는, 인간으로서 부정할 수 없는 자기 고백. 하지만 알면서도 외면하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더한 분노를 불러 일으킬 뿐이다. 분명히 이 작품은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 태생에서부터, 연극이 가진 또다른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피해자의 부모로, 가해자의 부모로, 또한 명문 학교의 교장으로 서 있는 자신의 위치에서 인간이 얼마나 스스로에게만 놀랍게 집중할 수 있는지 뛰어나게 보여줌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생존 본능과 법칙 자체를 스스로 뒤엎어 자멸하는 충격적인 현실을 환기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름의 사연을 갖고 있는 부모들은 그 자체로 이 사건을 이루는 사회 각 요소의 대변이다. 경제 위기, 가정 폭력, 결손가정을 비롯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며 되풀이 되는 학원 폭력까지. 결국 집단 따돌림으로 시작된 어른들의 자화상에는 세상의 혼돈이 어지러이 담겨 있는 셈이다. 사회고발에만 이 작품의 의의를 두어서는 안 된다. 위의 요소들로 더욱 뚜렷하게 존재 이유가 있는 캐릭터들을 비롯, 학생들을 등장시키지 않아 배가되는 극적 효과, 촘촘히 짜여진 퍼즐 같은 구성을 잘 풀어내는 뛰어난 배우들은 극으로서의 완성도를 십분 높인다. 작가는 절망이 아닌 희망의 가능성도 남겨 놓는다. 교사로서의 신념과 신의가 무너져 내린 담임의 울음, 고개를 떨군 한 아버지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인생 선배, 그리고 가해자이지만 “착한 아이입니다”라고 말해주는 학생주임 등의 모습이 그것이다. 결론은 주어지지 않는다.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들의 마음이 어지러울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7.04 / 조회 1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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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해서 버틴 25년 "무대는 거짓말 안한다" 서이숙
감초 조연, 카리스마 명연기 등 무대 위에서 25년간 서 온 그녀에게 다소 새삼스러운 수식어가 줄곧 따라다녔던 지난 1년이다. 드라마 ‘짝패’에서 작은 년한테 서방 빼앗긴 큰 년 역을 비롯, ‘신들의 만찬’ 부주방장, ‘인수대비’의 박상궁 등 TV 드라마를 통해 배우 서이숙(44)을 만난 사람들은 거물급 신인 등장에 놀라움을 더했다. 하지만 25년 간 무대 위에서 강렬한 인상과 연기로 많은 관객들에게 뚜렷하게 이름을 새긴 그녀를 알고 있던 사람들에겐, 갑상선암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잠시 비웠던 1년 간의 무대 공백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제 서이숙이 다시 선다. 큰 발성뿐 아니라 온 몸을 던져야 하는 무대였기에 오롯이 회복되지 못한 몸으로 서기를 자중했던 그녀, 연극 (이하 )에서 누구보다 자기 자식을 생각하는 놀랄만한 엄마 역을 맡았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역할, 재밌다1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무대를 비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 같다. 그게 참 억울한 부분이다.(웃음) 쉬면서 몸에 안정을 주고 싶은데, 그렇다고 마냥 사람이 쉴 수도 없고. 마침 드라마 제의가 들어왔는데, 무대처럼 목을 많이 안 쓰니까 하게 됐다. 그런데 아프다고 공연 못하겠다는 사람이 TV에 나오고, 게다가 화려한 역이나 주연도 아니니까 연극 안 하냐는 시각들이 좀 있었다. 그치만 이번 부터 올 9월까지는 연극을 하기로 해서 드라마 일정은 안 잡기로 했다. 한태숙 선생님이 를 하자고 하시는데, 안 할 수도 없고, 더블로 하자고도 못한다.(웃음) 그 명작을, 학생들이 하는 워크숍 공연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그 작품을 한태숙 선생님이 하시니까, 뭔가 다르지 않겠는가.(웃음) 올 하반기는 연극으로 채웠다. 이제 건강은 많이 회복된 것인가. 워낙 성격이 무딘 편이라 이 정도는 뭐 괜찮은 것 같은데, 대사 리딩 할 때나 피치를 높여야 할 때는 힘이 달리는 걸 느낀다. 목 주변이 자유롭지 않으니 스스로 목을 막더라. 어쨌건 칼을 댔고, 갑상선을 아예 떼어버렸으니까 이것에 대한 회복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일찍일찍 집에 간다. (웃음) 지난 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건강도 그렇고, 드라마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한 것도 그렇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조금 부끄러운 것도 있다.(웃음) 작년에도 (한태숙 연출)하고 드라마 ‘짝패’를 동시에 했는데, 그래도 연극판에서 중추 배우가 드라마에서 거지 역할을 한다, 이런 단면만 보실까봐. 그런데 ‘짝패’의 호응이 좋았고, 저 배우가 누군가, 하는 관심도 많았다. 연기가 되면 괜찮은 거구나, 했다. 게다가 박정자 선생님도 배우가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으면 좋은 거라고 긍정적으로 얘기해 주셔서 힘을 받았다. 드라마에서는 연극에서와 상반되는 캐릭터를 많이 하고 있다. 신분도 낮고.(웃음) 드라마에선 ‘시침뚝’ 연기를 하는 것 같고, 그걸 시청자나 어른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인수대비’에서 박상궁도 처음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인데 점점 코믹으로 가고. TV 배우님들이 인상을 잘 안 쓰는 반면에 난 민망할 정도로 인상을 쓰는데, 정말 과장이 아니라, 화면이 클로즈업 되니까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 드라마에선 정해진 각도 내에서만 조금씩 움직이거나, 카메라가 알아서 배우의 모습을 잡는데 난 그런 주문 없이 철저하게 준비해서 한번에 한다. 왜? 난 철저하게 조연이니까. “다시 한번 할게요”하지 않는다. 코믹한데 존재감도 있고, 카리스마도 있고, 그래서 날 찾게 된다고들 하신다. 그런데 이런 말을 내 입으로.(웃음) 대사의 키워드를 정확하게 전해주는 것, 발성은 자신있다배우 서이숙의 분명한 장점은 발성, 정확한 발음과 대사전달력이다.트레이닝이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선 키워드를 명확하게 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작품과 역할이 명료해지고 상대에게서 다시 반응이 온다. 그리고 감정까지 전달이 된다. 모든 걸 그저 감정으로 하려고 하면, 그건 개인의 감정 연기일 뿐 아니겠는가. 그래서 상대 배우를 의도적으로 뚫어지게 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런 것들이 연습하면서 좀 풀리면 무대 위에서는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발성도 막연히 하는 게 아니라 몸통으로, 비성, 두성을 다 뚫어 써서 하게 된다. 에서 이오카스테의 죽음을 처절한 절규로 표현했는데, 경사 무대에서 퇴장하며 내 달리는 힘으로 소리를 질러도 목이 한번도 쉬지 않았다. 극단 미추 단원으로 지낸 경험들이 큰 영향이 되었겠다. 분명 있다. 보고 배운 것들이 있지 않은가. 때 마이크를 차지만 전체를 아우르며 대사를 하는 건 미추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발성 다루는 건 정말 자신 있다. 고교시절 배드민턴 선수였고, 졸업 후 잠시 코치로 활동했다고 들었다. 타고난 운동신경이 있는데 배우로서 굉장히 도움이 된다. 또 배우는 현대 무용, 한국 무용도 꼭 배워야 한다. 턱을 당기고 어깨를 펴고. 과거 훈련 받았던 걸 몸이 기억한다. 무대 위에서 배우가 자유롭게 몸을 쓰지 못하면 안되지 않느냐. 연극에서 기품 있는 역할을 주로 맞는 것도, 나도 모르게 무대에 서면 허리가 곧게 펴지기 때문이다. 허리가 펴져야 발성도 잘 되고 시선도 바르고 동작도 나온다. 배우는 감각 훈련, 신체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처음 본 연극에 빠져 지방 극단 생활을 시작했고, 서울로 올라와 극단 미추의 단원이 되었다. 그 이후로도 소위 말하는 무명 시간들이 길었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나. 무식해서.(폭소) 아무것도 몰랐으니 뭘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또 성격이 하나를 하면 좀 진득하게 가 보자는 게 있다. 외부로 나가는 걸 무서워하기도 했고. (웃음) 그때 이런 말을 들었다. 모든 예술가 중에서 연극 배우만 투자한 거 없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피아니스트나 화가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고 익히는 게 있는데 연극 배우들은 늦게 시작을 하는 것이다. 그 말이 너무 와 닿았다. 연극영화과도 안 나오고, 아무런 준비 없이 이제 연극하러 들어왔는데 뭘 얻기를 바라는가. 그게 견디는 힘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이야기도 안 들리고, 미추산방을 혼자 지키고 있어도 그게 너무 행복했다. 세월은 거짓말 안 한다. 무대는 더 거짓말 안 한다. 역할이 적다고 밖에 나가 있으면 팀웍이 흐트러진다. 연습 때 다 같이 앉아 있어야 하고. 그런 것들이 바로 내공이고 무대다. 무대가 그렇게 무섭더라. 후회되는 부분은 없나? 미련하게 어떤 마음으로 무슨 일을 했는데, 지나고 나니 그게 다 내 마음 같지 않았구나, 하는 점은 있다.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고. 지나고 나니 내가 소통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 내 마음 같으려니, 말 하지 않아도 알겠거니, 하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할까. 실컷 웃기고, 아주 심각한 질문을 던진 후, 진하게 울려버린다의 대본을 읽어봤는데 속에서 분노가 솟았다. 나 역시 그런 걸 느꼈다. 그런데 대본을 읽을 때마다 화나는 부분이 달라졌다. 이런 민감한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떤 해답을 줄 수는 없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다 같이 인식해 보자는 거다. 배우들도 너무 화나고 슬퍼서 감정에 빠지는 날이 있다. 하지만 어쨌든 만들어내야 하는 우리들은 철저하게 냉정한 시선으로 봐야 한다. 낭독공연이 좋았는데 이제 무대를 형상화해야 하는, 보이는 공연을 해야 하는 숙제가 더해졌다. 그런 부분을 같이 고민하고 있다. 냉정하게 접근해도, 어찌되었건 등장하는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긴 어렵지 않겠는가. 그렇다. 하지만 이 부모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자기 자식을 위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기 자식만을 위해서. 그게 나쁜 건 아니지 않느냐. 그 입장을 우리가 정확하게 찾아야 한다는 거다. 이 작품의 질문은 그거인 것 같다. 윤정 어머니 역은 학부모들 중에서 자식을 위한 마음을 가장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도 윤정 엄마의 행동을 보고 놀라면서 속으로는 좋아한다. 왜? 대신해 주니까. 그런데 절대 악인이 있을까? 분명히 어떤 일엔 다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항상 하기 때문에, 인물을 만들 때도 그렇게 접근하는 것 같다. 배우 초반에는 선생님들이 날 보고 드라이 하다고 했다. “너~어무 예뻐”, 난 그런 게 안 된다.(웃음) 그래서 ‘난 감성이 없나?’ 상처 받기도 하고. 그런데 속은 안 그렇다. 그게 나의 성격이고 표현 방법인 것이다.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표현 방법이 다르고 연기 스타일도 저마다 다른 것이다. 드라마가 강한 작품과 분명 다른 특징이 에 있을 것 같다. 정말 웃긴 건, 이 작품에 드라마적인 구조가 너무 많다는 거다. 인물들 하는 행동들이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재밌다. 일본에서는 관객들이 웃지 못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웃느냐, 하는 정서 차이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웃는다.(웃음) 무지 웃기다. 심각할 거라고만 생각하지만 연극적인 요소가 다 들어가 있고, 인물 캐릭터가 아주 명확하다. 이런 희곡 흔치 않다. 실컷 웃겨놓고, 아주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진하게 울려버린다. 그래서 드라마가 강한 다른 작품보다 오히려 관객들이 흥미로워 할 것 같다. 배우로서 앞으로도 ‘버티는’ 마음으로 가게 될까? 배우로서도 25년, 인생으로서도 중반. 다행스럽게 잘 버텨와서 이제는 잘 갈 수 있는 길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속도 좀 단단해지고 사람을 대하는 데 더 여유로워졌다. 역지사지가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마음도 편해지고, 왜 이렇게 눈물이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웃음) 그런 변화가 어찌보면 세상을 더 따듯하게 보는 것 같다. 앞으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간 너무 젊음만 믿고 막 살았는데(웃음) 장민호 선생님이 나에게 길을 보여주셨다. 노배우가 되어 무대에 서야 한다는 것, 저렇게 가야하겠구나, 깨달았다. 생각으로만 ‘배우 열심히 해야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건강 관리도 잘하고, 그러려면 일단 정신이 맑아야 하겠다. (웃음) 연극 연극 는 일본에서 발생한 이지메 자살 사건과 자살한 자의 무덤을 찾은 가해 학생들이 웃고 있었다는 신문기사를 접한 극작가이자 고교 교사 하타사와 세이고가 ‘보도되지 않은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따돌림에 못 견뎌 자살을 한 학생과 가해자로 추정되는 학생들, 그들의 부모들의 섬뜩한 이기심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올 1월 낭독공연으로 소개될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켜 본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 김광보 연출의 서울공연은 강남에 위치한 한 국제중학교를 배경으로 하며, 무대 위에서는 지목된 가해학생들의 부모들과 교사들만 등장한다. 손숙, 박용수, 박지일, 이대연, 길해연, 서이숙, 서은경 등 대학로의 명 배우들이 총출동한 것도 화제. 노련한 배우들의 여유와 장면에 들어섰을 때의 날 선 집중이 교차되어, 공연을 약 3주 앞둔 연습실 풍경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6.05 / 조회 1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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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괴물이 된 아이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6월 24일부터 7월 29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일본에서 2008년 초연해 한국에서는 지난 1월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번 작품은 장애인 성폭력을 다룬 영화 ‘도가니’, 사법권의 문제점을 제시한 ‘부러진 화살’에 이어 우리 사회의 감추고 싶은 이면과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할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작품은 회의실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극도로 냉정한 시선으로 차분하게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죽은 여학생의 편지를 은폐하려는 학부모와 유령처럼 계속 나타나는 또 다른 편지, 고립된 공간에 압박해 들어오는 저항할 수 없는 힘의 대결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는 학생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들, 사건이 발생한 학교의 교사들만 출연한다. 작품은 가해학생의 부모들이 사건을 회피, 은폐 하는 모습을 통해 진짜 어른의 부재라는 현대사회의 병폐와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부모들의 행동 속에 아이들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아이들의 캐릭터까지도 무대 위 부모들의 모습과 함께 존재감을 드러낸다. 김광보 연출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점점 더 심각해지는 왕따 문제가 더 이상 누구의 책임으로 미룰 것이 아니라 누구든 책임을 지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임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암전도, 무대전환도 없는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는 손숙, 김재건, 박용수, 박지일, 이대연, 길해연, 서이숙, 손종학 등 대한민국 대표 연극 배우들이 출연한다. 명배우들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와 고립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숨 막히는 서스펜스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5.09 / 조회 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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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지지 않은 가해자,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제작발표회
중학교 내에서 벌어진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한 학생의 죽음, 그리고 그 사건을 둘러싼 남은 ‘가해자’들의 부모, 선생님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춰내고 있는 연극 가 오는 5월 공연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신시컴퍼니 제작으로 공연될 이번 작품은, 일본의 극작가이자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하타사와 세이고의 작품으로, 작가는 2006년 후쿠호카 현에서 일어난 이지메 자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쓰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중학교 1학년 생이 자살했는데 가해자로 생각되는 다섯 명의 학생이 장례식장에서 관 속을 들여다보며 웃었다는 보도를 들었다. 그 기사를 접하고 가해자의 부모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해자 쪽의 이야기는 보도되지 않아 희곡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김광보 연출(왼쪽)과 작가 하타사와 세이고(오른쪽)“한국에서도 이지메라는 단어가 그대로 사용, 이해되고 있음이 놀라웠다”는 작가는, “2008년 일본 초연 당시 ‘이런 비장한 사건이 설마 있나’와 ‘현실은 이렇게 간단하지 않고 더욱 심하다’는 두 가지의 관객반응이 있었고 이 모두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관객들이 부모들에게 큰 분노를 느꼈다”고 일본 공연의 반응을 전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말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제 5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으로 선보여 당시 관객들 사이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낭독공연 전 대본을 읽어봤는데 우리네와 너무 똑 같은 환경이라 놀라웠다”고 말하며 “국내 학교와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 작품은 분명히 공연할 이유가 있으며, 오랜만에 문제 인식이 짙은, 시사성을 가진 연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명성 대표가 “어느 작품에서도 이 정도 배우를 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 이번 작품에서는, 낭독 공연에 참여했던 길해연, 박용수를 비롯, 손숙, 박지일, 이대연, 서이숙, 장영남, 서은경 등 대학로의 탄탄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작품을 읽어본 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최근 관심을 갖고 있던 것 중에 하나가 학교 폭력이고, 사회문제 중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데, 연극만큼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더 화제가 되어 학교 폭력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손숙) 출연배우 손숙, 박용수, 박지일(왼쪽부터)특히 극중 등장인물과 나이가 같은 딸을 두었다는 이대연은 “우리 사회가 타인의 아픔, 고통에 둔감한 사이코패스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짜임새, 극적 구현이 잘 되어 있으면서도 사회적인 발언으로서 ‘한번 생각해 보자’는 연극의 제언이 될 것 같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낭독공연 후 분장실에서 주체할 수 없이 울었다는 박용수는 “학교 폭력 뒤에 숨겨진 부모들의 욕구가 너무나 적나라하게 잘 그려진 작품”이라고 말하면서도 “작품이 가진 사회성에 못지 않게 한 편의 연극으로서도 탄탄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길해연, 서이숙, 이대연(왼쪽부터)“우리 상황과 밀접해 원본 그대로 가도 충분할 것”이라는 김광보 연출은 “원본의 서사, 플록은 그대로 유지하고 이름, 학교 등 배경만 한국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무대엔 이지메 가해학생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의 부모와 학교 선생님들이 등장, 이들의 이기심이 극대화가 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는 연극 는 5월 18일부터 7월 22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스페이스신도림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2.03.13 / 조회 1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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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의 추억>으로 극단 작은신화 25주년 기념공연 시작
1986년 창단 후 왕성한 공연을 이어온 극단 작은신화가 25주년을 맞아 창작극 을 시작으로 총 4편의 기념 공연을 연이어 무대에 올린다.
장성희 작, 최용훈 연출로 오는 26일부터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하는 은 지난 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창작팩토리 독회와 시범공연을 거쳐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작으로 선정되어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작품.
평범한 중년의 여고동창생 4명이 부자인 한 친구의 집에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단순한 아줌마 수다가 아닌, 현 사십 대가 처한 도덕적 붕괴와 현실에 대한 환멸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내겠다는 시도이다.
등을 통해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서이숙을 비롯, 박남희, 송현서, 김정영, 최현숙 등 연기파 여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6월 3일부터는 2001년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120%를 기록한 이, 6월 23일부터는 빼어난 2인극이라는 평가를 받은 , 7월 15일부터는 1993년 초연 후 1999년 뮤지컬로도 공연된 가 공연 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코르코르디움 제공
2011.05.24 / 조회 16,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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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이 정통한 비극성에 숨이 막힌다.
무대는 비틀어져 있고, 세트는 위태롭게 서 있다. 물체와 그림자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극장 안에 들어서면 고요 속에 날카로운 기운이 아슬하다.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나선 국립극단의 창단작, 연극 는 2,500년 전 소포클래스가 쓴 그리스 비극이다. 신탁에 두려워하던 아비가 아들을 버리고, 버려진 아들은 훗날 아비를 죽인 후 제 어미와 결혼해 살을 섞어 자식을 낳는다. 부모와 자식간의 천륜을 거스르는 끔찍한 인간사다. 고전 비극은 세상의 이치를 처절하게 비춰내는 우리 인간들이 등장하며, 그 인물들은 인류와 사회가 멸망하지 않는 한 결코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세상의 변화에 따라 습성은 달라지지만 본성은 결코 변하지 않는 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극 작품이 현대에 설득력을 잃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 역사가 주는 무게에 지레 짓눌려 익지 않은 감상에 허우적거리거나, 섣부른 현대의 메스로 촘촘한 작품의 조직을 잘게 해체해 놓을 때가 그런 경우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한태숙 연출, 국립극단의 는 실로 오랜만에 그리스 비극의 정수를 짙게 담아내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무대 안은 온통 안정을 잃은 것들 뿐이다. 사방에 날카로운 모서리를 세운 뒤틀린 무대는 단이 높고 가파른 경사를 가져 시선을 불편하게 한다. 거대한 한쪽 벽면 굳게 솟은 수 십 개의 봉들에 역병에 시달리는 백성들은 매달리고 또 나가 떨어진다. 결코 두 눈으로 마주할 수 없는 치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을 끊임없이 관찰하기도 한다. 는 대단히 충실하고 철저히 비극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무대가 더욱 뛰어난 건, 탄탄한 기본으로 작품의 핵을 통찰해, 설득력 있는 신선한 방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오이디푸스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 불안해 한다. 신탁, 아내의 위로, 신하의 첨언 모두에 흔들린다. 그간 왕의 신분으로 자신감에 오만이 더해져, 추락이 더없이 아득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번민에 휩싸인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비극적인 운명 속 자신의 한계를 비로소 깨달았을 때 그는 더욱 울부짖고야 만다. 이영란은 벽면을 타고 오르며 묵직한 분필을 깨 가며 백성들을 그려낸다. 공연 시작에서 끝까지 그들은 그려지고 지워지며 울음을 게워 낸다. 안무와 동시에 출연하고 있는 이경은이 온몸을 떨며 벽면을 따라 추락하며 솟은 봉들에 부딪힐 때마다 오이디푸스를 지배하고, 테베 시민을 지배하며 이 세상의 모든 것일 듯 한 보잘 것 없는 인간의 비극성에 소름이 돋는다. 비어서 더욱 큰 울림과 찌름으로 무대 가득 파장을 낳는 음악도 빼 놓을 수 없다. 배우가 구사하는 정확한 발음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역의 이상직을 비롯, 정동환, 박정자, 서이숙 등 완벽한 딕션을 구사하는 배우들과 마주하니 귀가 맑고 깨끗해진다. 열을 대신하는 하나의 오브제, 수 만 마디의 말을 대신하는 하나의 움직임은 빈 무대를 더욱 가득 채운다. 무엇 하나 놓칠 수 없는 촘촘한 밀도로, 고전은 이렇게 현대에 살아 더 먼 미래로 나아갈 힘을 가지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1.02.07 / 조회 1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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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한 치 앞도 모르고 달리는 잔인한 운명이여
지난해 손진책 예술감독이 취임한 (재)국립극단의 첫 레퍼토리 작품, 가 1월 2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번 무대에선 등으로 절제와 폭발력이 공존하는 무대를 선보여온 한태숙 연출을 필두로 배우 이상직, 정동환, 박정자, 서이숙 등 연극 배우들이 모여 고전신화의 새로운 해석을 펼쳐낸다. 이번 연극은 영웅성과 초인성에서 벗어나, 야망과 오만으로 운명에 저항하다 파멸을 맞는 '보통 인간 오이디푸스''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 우연히 사람을 죽이고 왕이 되지만,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성공과 실패, 상승과 추락을 동시에 맞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차갑게 세워진 벽만이 무대에 세워져 차가운 절제를 표현, 파멸하는 오이디푸스의 운명을 표현한다.연극 는 1월 20일부터 2월 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고통 신음하는 백성들 오이디푸스(이상직), 정동환(크레온) "태양신에게 세상이 도탄에 빠진 이유를 물었나이다" 예언자 티레시아스(박정자) "우물을 보시오. 저주의 원인이 보일 것이오" "예언은 믿지 마세요" 아내 요카스타(서이숙) 불길한 예감 파멸로 치닫는 운명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1.20 / 조회 9,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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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운명 앞에 놓인 평범한 <오이디푸스>가 온다
재단법인으로 탄생한 국립극단이 운명의 장난 앞에 놓인 인간 를 창단작으로 선택했다. 2500년 전에 쓰여진 소포클레스의 비극 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탁과 함께 기구한 운명에 휩싸인 인간 오이디푸스를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햄릿과 더불어 서구 비극의 대표적인 인물상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5일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스튜디오 하나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국립극단 상임연출이자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한태숙은 “오이디푸스를 평범한 보편적인 남자로 보는 것과 그간 남자가 맡아왔던 티레시아스 역을 여자가 맡는 것이 이제까지의 오이디푸스와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오이디푸스 역 _ 이상직‘평범한 외모’로 오이디푸스 역에 발탁된 이상직은 그간 크고 작은 연극 무대에서 선 굵고 깊은 모습을 선보인 연기파 배우. “자주 가는 시장의 죽집 아주머니도 내가 배우라는 걸 믿지 못한다”며 웃는 그는 “인간 본연의 것에 다가갈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게 손잡아 주어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예언자 티레시아스 역은 박정자가 맡았으며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자 아내인 요카스타 역엔 서이숙이, 요카스타의 오빠 크레온 역엔 정동환이 나선다. 박정자, 정동환, 서이숙(왼쪽부터)이번 공연은 ‘보고 있다’는 3자적 시선을 강조하기 위해 음악, 회화, 조각 등 시청각적 모티브를 활용한 행위예술이 어우러질 예정이다. 오브제 연출과 출연을 함께 맡은 이영란은 공연 전부터 무대 한편에 비스듬히 세워진 8미터 높이의 벽에 분필로 군중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공연 과정에서 미세하게 변해가는 그림을 통해 무대만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적인 생명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영란의 설명이다. 한태숙 연출과 이영란레퍼토리 시스템 운영을 선언한 (재)국립극단은 를 시작으로 올해 오은희 작, 이병훈 연출의 , 독일 연출가가 나설 , 배삼식 작, 김동현 연출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손진책 예술감독은 레퍼토리 시스템을 위한 상설 극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동시에 앞으로 국내 대본의 외국어 작업과 신작 개발, 지역 등에 찾아가는 공연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국립극단 예술감독 손진책국립극단의 신작 는 오는 1월 20일부터 2월 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며, 프리뷰 기간인 18, 19일은 전석 1만원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1.07 / 조회 1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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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드라마> 우리네 세상 보다 막장인 게 또 있을까?
가죽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다정한 어머니, 똑똑한 대학생 딸이 이룬 평범한 가족. 어느 날 가족 공장에 불이 나고, 빚 독촉에 시달린 아버지는 쓰레기 차에 치여 세상을 뜬다. 파출부가 된 어머니와 디자이너의 꿈을 접고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딸. 그러다 백화점 사장 아들은 딸에게 반하고, 집안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결혼을 감행한다. 그 후 임신한 딸은 눈이 셋 달린 아들을 낳고 그제서야 며느리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곧 불륜의 문제가 시작되는데. 이 즈음이면 아침 드라마에서 시청률 제법 보장 받는 막장 중의 막장 스토리로 인정받을 수 있다. ‘어떻게 저런 일이’라며 혀를 끌끌 차는 사람에게, “이봐, 세상은 그 보다 더 막장이지 않아?”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꾸하는 작품, 연극 가 그것이다. 지난 4일 늦은 저녁 게릴라 극장. 박근형 작, 연출로 극단 골목길 배우들이 펼쳐내는 연극 의 최종 리허설이 한창이다. 바닥을 치는 한 가족의 치닫는 비극적인 모습을 통해, 이것이 삶의 한 단편임을 보여주는 것이 특기인 박근형은 이번 작품에서는 제목부터 남다르다. 위에 풀어 놓았던 막장 스토리는 도입부에 불과하다. 장면 별로 이어진 리허설에서 관객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극중에 펼쳐지는 또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연습 중인 박근형 연출과 배우들공연 전날까지 대본이 추가, 수정되고 장면이 바뀌는 박근형 특유의 스타일을 익히 아는 배우들은, 총 공연 중 50여 분만이 확정되어 진행되어 이어지는 리허설에도 초조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서이숙, 박완규, 김주완 등 연기파 배우들의 진한 앙상블도 관객들에겐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해설자와 아내 역. 서이숙"내 이름이 창식이라고? 아니야! "부부로 나오는 서이숙과 박완규. 이들의 기억은 타인과 부딪힌다."선 임신, 후 결혼. 아들아 어쩌겠니...""거봐요, 아들이죠? 축하합니다, 예쁜 공주님이 태어나겠어요"CEO의 아들과 가난한 아르바이트생. "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얽힌 기억과 사건들 속의 최후는?지난 5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연극 는 오는 28일까지 게릴라극장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0.11.09 / 조회 9,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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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드는 밤은 없다> 일본에서 살지 못하는 일본인 이야기
두산아트센터에서 기획한 ‘인인인’ 연극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 지난 11일 막이 올랐다. ‘조용한 연극’ 붐을 일으켰으며, 국내에 3부작과 로 공연된 ‘도쿄노트’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히라타 오리자의 2008년 작, 는 이번 한국 공연에서 박근형이 연출을 맡았다. 말레이시아의 한 리조트에서 살고 있는 일본의 중, 장년층의 일상을 통해 은퇴이민, 히키코모리, 집단 따돌림 등 현대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잔잔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사건 다운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 일상의 대화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 일본을 일군 중,장년층이 바라보는 그들 사회에 대한 시각이 비춰진다. 가장 오랜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 아키라 역의 최용민을 비롯하여, 예수정, 서이숙, 주인영 등이 호흡을 맞춘다. 한국 사회를 반추해 볼 수 있는 일본인들의 이야기 는 6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연극 공연장면 은퇴 이민으로 말레이시아에 사는 부부.반가운 딸들이 방문했다.이들이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는 이유는... 자신을 찾아온 친구 부부의 선물, 풍선껌. 나만 기억하고 있는 아픈 과거가 떠오른다."참 이상하죠? 꼭 일본 술만 찾게 된다니까요.""꿈 속에서 남을 죽이지 못하는 것 보다 더 괴로운건,내가 죽지 않는 거에요. 어떻게 해도 난 죽지 않아요"애정이 넘치는(?) 이들 부부의 정체는?상처는 상처를 알아본다.혼자 사는 아버지 곁에 있고픈 딸.다 큰 딸을 어서 내보내려 하는 아버지.속 앓이 하는 부부들, 속 앓이 하는 부인들, 많습니다.석양이 진다. 황혼의 이들이 사는 오늘은 어떤 모습인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5.12 / 조회 1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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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의 무대, <엄마를 부탁해> 정혜선
“여기까지 와준 분들이 너무 고마워서 공연이 끝나면 밖에 나가서 일일이 악수하고 싶어.” 환한 미소로 관객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싶다는 배우는, 브라운관에서 열정적인 활동을 보이는 연기자 정혜선씨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무대로 옮긴 연극 에서 그는 자식들에게 헌신하는 또 한 명의 어머니 상을 깊은 연륜으로 매일 소화해 내고 있다. 덕분에 이 공연은 매진을 이어가며 객석에선 눈물 훔치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연기하면서 관객 반응이 바로 바로 전달돼요. 조금만 숨소리가 ‘하’ 이러면 바로 힘이 돼. 그런데 어떨 때는 반응이 별로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런 날에는 더 끄집어 내려고 애쓰고. 웃는 장면 있잖아, 그런 장면에서는 더 웃음을 끌어 내려고 또 애쓰고” 수많은 캐릭터를 소화한 베테랑 연기자이지만 17년 만에 도전하는 연극, 게다가 등장과 퇴장의 반복하는 연극 무대가 힘들지 않을 수 없을 것. 소설보다 비중이 커진 엄마의 역할 때문에 대사 걱정도 빼 놓을 수 없는 관문이었다. “걱정 많이 했는데,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까 내 것이 됐어요. 그래도 엄마 대사가 늘 비슷하잖아. ‘내가 널 괜히 보냈다’ ‘오빠가 어떤 오빤대’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았냐’ 이게 헛갈리는 거에요. 참 걱정 많이 했는데 지금까지 크게 실수 하진 않았지.” 정혜선씨의 소박하고 정감 있는 ‘엄마’의 모습은 우리네 엄마를 그대 옮겨 놓은 것처럼 친근하다. 오랜 시간 브라운관에서 엄마를 그려온 내공도 있지만 그 역시 자신의 ‘엄마’와 ‘아들, 딸’을 연상시키며 연기한다. “극 중 그러잖아요. ‘엄마 김치 이런 거 보내지 마. 귀찮아 죽겠어’. 우리 애들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지만 ‘아휴 엄마 그런 건 안 먹어도 돼’ 이러기도 하거든. 연기할 때 이런 것들을 순간적으로 떠올려요. 극 중 아들 이야기 할 때는 실제로 미국에 있는 아들을 떠올리지. 아들도 보고 싶고, 손주도 보고 싶으니까.” “맡고 싶은 역할? 다 해 봐서 이젠 없어” 원캐스팅으로 매일 저녁 무대에서 체력과 감정 소모가 심한 연기를 하기 때문에 “이 힘든 걸 왜 나한테 해보자고 했을까” 원망 한 적도 있다고. 하지만 역시 현장감을 그때 그때 느낄 수 있는 연극 무대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다.“지금 백성희 선생님이 말씀하세요. ‘너 이런 역할을 평생에 죽었다 깨어나도 다시 만날 수 없으니 즐겁게 하라’고. 돌이켜 보면 이런 역할을 누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게다가 반응이 좋으니까 즐겁게 하고 있지.” 그래도 “관객이 얼마나 올까” 걱정해 “컴퓨터 하는 친구들에게 오늘을 몇 석이나 비었나”며 매일 체크한다고. 무대가 주는 긴장감은 십 수년 전, 연극 , 뮤지컬 에 출연할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그 시절엔 명동국립극장에서 했잖아. 그때는 의자 시트가 빨갛지 않고 하얀색이었어요. 우리가 막 뒤에서 관객이 얼마나 들어왔나 훔쳐보곤 했는데, 정말 하얀 교복의 여학생들이 잔뜩 있다고 생각했었다니까(웃음). 지금은 그걸 내다볼 틈도 없이 다 매진됐다고 하니 흥이 저절로 나죠.” 1961년 KBS 공채 탤런트 1기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정혜선씨는 내년에 데뷔 50주년을 맞는다. 반 백 년 간 쉴 틈 없이 TV와 영화, 무대를 오가며 지금은 친근한 전국민의 엄마로 활발히 활동 중인 그에게 다른 캐릭터 욕심은 없냐고 묻자 “다 해봤다”며 손사래를 친다. “이제 맡고 싶은 역할이 없지. 다 해봤어요. 60년 대에 영화 ‘무녀도’에선 무당도 해보고, 저쪽 대왕대비부터 멋진 사장님, 첩보원까지. 브라운관에서는 젊어서부터 노인 역할을 했어요. 그때 분장한 사진을 보면 정말 딱 노인네 같아. 딱 할머니야(웃음). 그걸 다 소화해 낸 거지. 드라마에서 유독 어머니 역할을 많이 했지만 안 해본 게 없어.” 수 없는 캐릭터를 만나고 연기해 내는 동안 ‘연기’가 좀 더 쉬워졌을까, 어려워졌을까 궁금했다. 고개를 가로 저으며 “절대”를 말한다. “절대, 하면 할수록… 대본을 받을 때 마다 이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연구해요. 어떻게 변신할까가 가장 큰 고민이지. 늘 같은 연기를 보여줄 순 없으니까.” 얼마 전,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대에 올랐지만 “무대에 올라가니까 다 괜찮아 지더라”며 환하게 웃는 그에게서 18살 소녀 같은 순수함이 묻어 나온다. 를 함께 하는 연기자들이 모두 다 내 자식 같아서 무엇이든 싸다가 먹이고 싶다는 말에서는 우리네 엄마의 모습이 그대로 떠오른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파서 응급실에 모셔다 놓고도 대사를 외우고 연기를 했다”는 그는 누구보다 배우의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 배우 정혜선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그저 관객들에게 고마워. 직접 와서 박수도 쳐주고, 먼 길 와 주고. 어렸을 땐 고마움을 몰랐지만, 내가 나이가 드니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웃음). 앞으로 한 달 남았나? 계속 열심히 할거에요.많이들 와주세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2.24 / 조회 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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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친정엄마’ 넘어선 엄마될까?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최단기간 100만부 판매기록’을 가진 신경숙 작가의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가 연극 무대에 올랐다. 연출을 맡은 고석만 감독은 지난 27일 열린 프레스콜을 통해 "무조건적인 희생, 순종적인 모습으로 표현되는 연극, 드라마 속 모성애와는 차별화 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는다’는 신경숙 작가의 소설 속 메시지를 담기 위해 인류구원적 차원으로의 모성을 담았다"고 밝혔다. 영화, 드라마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엄마’ 이미지를 구축해온 정혜선은 지난 27일 열린 프레스콜을 통해 “영화, 드라마, 연극에 등장하는 엄마의 본질은 똑같다”며 “연극은 배우 육성만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테크닉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엄마라는 본질은 모두 똑같기 때문에 연기하는데 큰 차이점은 없다”고 말했다. 큰 딸 역의 서이숙은 “연습기간 내내 연출님이 많이 우셨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엄마를 부르는 것만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듯해서, 배우로서 최대한 감정 이입을 자제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개막과 동시에 연극부문 예매랭킹 1위로 올라선 연극 는 빠른 전개, 배우 서이숙(큰 딸 역)의 안정된 연기력이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정혜선을 비롯해 심양홍, 길용우, 조영규, 서이숙, 박웅, 이혜원, 백성희 등이 출연하는 연극 는 오는 3월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원작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작가"소설을 연극으로 하느냐, 마느냐 까지는 원작자의 고민이 필요 하지만,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을 한 이후부터는 연출과 배우들이 만드는 새로운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연출님과 작가님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이런저런 주문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두 분이 말씀하시는 걸 듣다 보니, 그 마음들이 다 사라져버렸다. 두 분이 잘해주시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 자리에서 딱 한 가지 주문했던 건, “기존에 엄마를 주제로 한 연극 작품보다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작품이 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엄마를 부탁해’는 모성애를 넘어선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연극에서 그 부분들이 잘 표현됐다.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잘 나온 것 같다.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을 찾았다. 소설에서 애매하게 처리한 부분이 있었는데, 연극 무대는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공간이라 그런지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공연 보는 중간 중간, 수면에 가라앉아 있던 것들이 치솟는 경험을 했다. " 공연장면 엄마를 잃어버린지 9개월째다 (서이숙, 길용우)엄마 시집가던 날 (윤보미, 백성희)"삼촌, 멋져부러!" (정혜선)이게 다 자네 탓이야! (심양홍, 최아란)왜 다 내탓일꼬...우리 장남! 또 백점맞았네넌 나처럼 살면 안된다, 공부해야혀!어머님 전상서!"네 동생도 서울에서 공부해야 한다""오빠, 나 여기 무서워"당신도 편안하게 쉬세요엄마, 엄마 보고 싶었어요엄마, 어디에 있어요 스탭 & 배우 한 자리에신경숙 작가, 뿌듯한 표정^^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 (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1.29 / 조회 1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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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정혜선, 서이숙 엄마 신드롬 잇는다!
작가 신경숙 베스트셀러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무대에 오른다. ‘엄마를 부탁해’는 ‘최단기간 100만부 판매’라는 기록을 세우며 2009년, 문화계에 ‘엄마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2009년 소설이 불러 일으킨 엄마 신드롬과 함께 연극 이 몰고 온 연극계 엄마 신드롬 까지 이어나갈 작품으로 꼽히는 연극 는, 연극 의 작가 고연옥과 ‘제 1,2,3 공화국’, '수사반장' 등 30여 년 동안 드라마 PD로 활동한 ‘제 1세대 스타 PD’ 고석만PD가 연출가로 참여했다. 딸, 아들, 남편의 기억을 통해 무심코 지나쳐버린 엄마의 인생과 사랑을 추리소설기법으로 하나씩 복원해나가는 이 작품에는 드라마를 통해 친숙한 배우 정혜선이 엄마 역으로, 연극배우 서이숙이 큰딸 역으로 출연한다. 이 외에도 배우 심양홍(남편 역), 길용우(큰아들 역), 이혜원(차녀 역) , 백성희(외할머니 역), 박웅(이은규 역)등이 출연, 연기파 중견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가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정혜선, 심양홍, 길용우의 10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 는 오는 1월 27일 부터 3월23일 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1.14 / 조회 2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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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꿈꾸니 더 비루해지는 인생이여
꿈꾸어 괴로운 이들이 한대 모였다. 행복은 꿈의 포기에서 올 때가 적잖다. 아이러니지만 그대들이 한 없이 비통한 것은 쥐고 있는 바람을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근형 연출은 또 한번, 소망이 있어 훨훨 날지 못하고 두 발을 무던히도 땅에 부치고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저 쓴 웃음만 어둡게 뱉을 수 밖에 없는 이 작품을 두고 체홉 자신이 ‘코미디’라 명명한 까닭을 알겠다. 여전히 결핍된 애정, 그리하여 더욱 비루한 삶 속의 우리들은 연극 에도 있었다. 젊은 열정으로 작가의 꿈을 키워내는 꼬스챠, 그의 연인이자 여배우가 되고픈 니나, 그리고 아들의 무대에 조소를 보내는, ‘엄마’보다 ‘여’ ‘배우’의 길을 택한 아르까지나와 그의 연인 소설가 뜨리고린도 여전하다. 하지만 더욱 또렷해졌다. 호수를 무대 위에 재현하느냐, 안 하느냐가 회자될 때도 있는 이 대형 작품이 150석이 조금 넘는 작은 무대로 구현, 관객과 거리가 더욱 좁혀 졌다. 호숫가의 안개처럼 관객들 눈 앞에 몽환적으로 펼쳐졌던 세트가 먼저 물리적으로 또렷하게 다가온 것이다. 이야기도 마찬가지. 꼬스챠, 니나,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감정의 교차가 ‘애정’을 근거로 더욱 확실해졌다. 여배우의 꿈과 유명 작가에 대한 판타지가 니나를 뜨리고린에게 향하게 했지만, 그에게 니나는 잠시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 줄 한 마리 귀엽고 작은 인형에 불과할 뿐. 물 위를 휘휘 날던 갈매기가 저 하늘 끝을 동경하더라도 결코 물 곁을 떠날 수 없음을 알기에 아르까지나는 당당하고, 니나는 비루하며, 꼬스챠는 절망스럽다. 켜켜이 쌓인 감정과 상황의 오묘함은 원작보단 덜하나, 또렷하고 더욱 극적으로 이들의 비극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게릴라 소극장에 들어서면 ‘꽉 찼다’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워낙 극장이 작아서”라며 말 끝을 흐렸던 박근형 연출 말마따나 애초에 공간이 작기도 하지만 보조석도 부족할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연극 를 찾고 있다. 꽉 찬 것은 무대 위도 마찬가지다. 서이숙, 김영필, 이대연, 김주완, 장영남, 박원상 등 ‘원톱’으로 나서도 묵직할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각기 발하는 성격은 훌륭한 조화로 그림을 만들어 낸다. 때론 웃음이 실실 나오기도 하나 허투루 흘리는 대사는 없다. 연극 는 지금의 관객들에게 아마도 가장 편하고 쉽게, 그렇지만 대단히 진하게 아름답지만 박제된 갈매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골목길 제공
2009.08.13 / 조회 14,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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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실력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잠깐, 영남씨. 관객모독 같으니까(웃음) 약간 힘을 빼주세요.” 박근형 연출의 지시가 이어지자 잠시 연습실의 긴장이 이완된다. 이곳은 극단 골목길의 신작으로 선보이는 안톱 체홉의 연습실. 박근형 연출을 비롯해, 박정순, 이대연, 서이숙, 김주완 등 배우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작가지망생 ‘뜨레쁠레쁘’(김주완) 의 첫 작품을 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장면. 니나(장영남)의 난해한 독백대사가 이어지자, 아르까지나(서이숙)가 모욕을 주고, 그의 아들 뜨레쁠레쁘는 연극을 중단시켜 버린다. 니나가 아르까지나의 정부 뜨리고린에게 반하는 장면이 이어지며 복잡한 삼각관계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번 무대에선 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서이숙이 은퇴한 여배우 아르까지나를, 로 주목받은 김주완이 작가지망생 뜨레쁠레쁘를, 브라운관과 무대를 활발하게 오가는 장영남이 니나를 맡아 환상의 호홉을 맞춰가고 있는 중. 이외에도 김영필, 이대연, 박정순, 박선욱, 박원상 등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체홉의 걸작을 무대 위에 형상화 하고 있다. 박근형 연출은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가장 볼만한 작품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 연극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봐도 크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한다. 는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홉이 쓴 작품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허무함과 무의미함, 그리고 실현되지 않는 희망을 일관성 있게 그려내며 과 함께 체홉의 4대 희곡으로 꼽힌다. 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달간 게릴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꼬스챠(김주완)의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꼬스챠를 사랑하는 마샤(정세라)와 꼬스챠의 연인 니나(장영남). 어머니 아르까지나(서이숙)에게 모욕받고 극을 중단하는 아들. 아르까지나의 애인 뜨리고린(김영필)을 보고 한눈에 반하는 니나. 배우들의 연습을 지켜보는 박근형 연출. 비련의 여인과 그녀를 사랑해 비극으로 생을 마감하는 남자. 에서 주목받은 배우 김주완. 아르까지나 역을 맡은 서이숙. "후배들 연기가 흐뭇해~"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7.24 / 조회 1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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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공연]플레이디비 추천공연_2009년 5월 4주
[연극] 사카테요지 다락방 공연기간 : 2009/06/10 ~ 2009/06/21 공연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관람료 : R석 5만원, S석 3만5천원 석 2만원일본을 대표하는 차세대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사카테요지의 작품 ‘다락방’과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국내 무대에 오른다. 해외 8개국 15개 도시에 올려지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사회적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이슈메이커다. ‘다락방’은 은둔형 외톨이들이 스스로 갇혀 살기 위해 고안된 다락방에서 틀어박혀 살다 자살한 형의 죽음의 원인을 찾기 위해 다락방의 발명자를 찾는 주인공과 다락방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담고 있다.. [콘서트] 박지윤 콘서트 공연기간 : 2009/07/02 ~ 2009/07/05 공연장소 : 서강대학교 메리홀 관람료 : 5만5천원가수 박지윤의 데뷔후 첫 콘서트가 열린다. 그동안 방송, 사진작가,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으나 대중들과는 6년이라는 긴 공백기간을 가졌기에 더욱 기다림이 크다. 이번공연은 7집 새앨범 발매와 함께 싱어송라이터로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첫 번째 무대. 6년동안의 공백기간에 관한 이야기와 새로운 노래를 통해 뮤지션으로의 박지윤을 만날 수 있다.[연극] 고곤의 선물 공연기간 : 2009/06/10 ~ 2009/06/21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관람료 : R석 3만5천원 S석 2만5원 한천재 극작가의 죽음을 시작으로 그의 작품세계와 신념을 파헤쳐가는 연극 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 현실의 이야기와 뒤섞이며 끊임없는 공간과 시간의 변화를 통해 관객을 작품속으로 몰고가며 한 인간의 내부를 해부해가는 추리극. 정동환, 서이숙, 박윤희 등객석을 사로잡는 배우들이 지성과 광기에 얼룩져있는 강한 캐릭터를 표출해낸다.[클래식] 공연기간 : 2009/06/22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관람료 : VIP석 10만원,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러시아 3대 극장으로 꼽히는 노보시비리스크 국립오페라발레극장의 지휘자와 연출가, 성악가, 무용수 무대제작 스텝 등 120여명이 참가하는 공연으로 러시아 국립극장의 연주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색다른 무대. 주역가수 초청음악회에는 오페라 ‘카르멘’의 주옥같은 아리아와 러시아 민요, 국내 가곡, 성가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편성되어 러시아 정통 성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클래식] 르노와르전 공연기간 : 2009/05/28 ~ 2009/09/13 공연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관람료 : 일반 1만2천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천원 전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사랑 받는 관능과 환희의 인상주의 미술의 선구자 행복을 그린 화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다. 19세기 후반기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뛰어난 대가들 가운데서 ‘비극적인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라고 일컬어지는 르누아르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는 예술철학으로 삶의 기쁨과 환희를 현란한 빛과 색채의 융합을 통해 무려 5,000여 점이 넘는 유화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굴곡진 세상사의 어두움을 뒤로하고 빛과 색채의 화려함을 통해 인간의 일상이 누려야 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화폭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인상주의 회화의 선구자 르누아르의 국내 최초 회고전으로 “그림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환희의 선물이어야 한다.”라는 작가의 예술철학을 통해 세상사의 시름을 잊고 쉬어가는 행복으로의 여행이다.
2009.05.27 / 조회 23,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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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여인들> 4명의 여인들이 폭로하는 피카소의 삶
뛰어난 역량과 왕성한 예술활동 뿐만 아니라 많은 여인들을 사랑한 것으로도 유명한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피카소의 삶 속에 자리한 4명의 여인들이 그가 없는 이 자리에서 서서 독백으로만 이어나가는 연극 이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2000년 영국에서 초연한 은 아일랜드 출신 작가 브라이언 맥아베라의 작품으로, 실제 피카소의 생애에 등장하는 8명 여인들의 독백으로만 이루어진 작품이다. 당시 8명의 연출가가 지휘하는 8개의 작품으로 올려졌던 것에 반해,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서 가장 흥미로운 4명의 독백을 하나의 작품으로 재 구성했다. 이번 공연 뿐 아니라 뮤지컬 , 로 우리나라에도 익숙한 연출가 폴 게링턴은 “4개의 시선을 통해 피카소의 삶과 작업을 들여다 보고 있지만, 분명히 작품의 이름은 피카소의 여인들이다”면서 “피카소와 함께 한 여인들의 삶을 재 조명해 보는 것이 작품의 의도”라고 분명히 밝히는 모습이었다. 피카소의 두 아내 중 첫 번째 부인이었던 러시아 무용수 올가 역에 연기파 중견 배우 서이숙이, 두 번째 아내이자 피카소가 죽는 날까지 함께 있었던 재클린 로크 역에는 김성녀가 각각 분한다. 또한 열 일곱의 나이에 피카소를 만나게 된 생기 넘치고 관능적인 마리 역에 이태린이, 피카소의 여인들 중 유일하게 그를 버리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난 자유분방한 여인 프랑소와즈 역은 배해선이 맡는다. ‘피카소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읽으며 공부한 작품’으로 을 소개한 김성녀는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고민에 위액이 올라올 정도로 힘들었지만 재클린을 인간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공연에 앞선 소감을 밝혔다. 4명의 출연배우들은 “각자가 가진 매혹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어울리는 지 주목해 달라”는 말을 마지막 까지 잊지 않는 모습이었다. 올해 서울연극제 개막작이기도 한 연극 은 4월 16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공연장면피카소의 4명의 여인들연출가 폴 게링턴피카소의 첫번째 부인, 올가 코클로바(서이숙).폭풍 같은 여인, 프랑소와즈 질로(배해선).피카소에게 끊임없는 순종과 희생을 하는 관능미 넘치는 마리 떼라즈(이태린).피카소가 죽는 그날까지 함께 했던 재클린 로크(김성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4.17 / 조회 1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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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 애정을 시험한 자 벌 받을 지니
보이나 보이지 않았다. 들리나 들리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 누구든 중력에 이끌려 오고 가는 한낱 종에 불과한 인간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무릎 꿇어 비통한 침묵만 누리는 것이다. 살아 숨쉬는 사람들과 그들이 이루는 사회가 본능에 충실한 어리석은 간계를 끊임없이 반복하기에, 셰익스피어가 쓴 '리어왕'은 태어난 지 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리들의 정신을 아찔하게 만드는 경고로 다가온다. 극단 미추의 연극 에서 우리는 그간 어떤 리어왕에서 보다도 강렬한 힘을 느낄 수 있는데, 그대로 살아있는 이야기의 비극성이 그 첫째 동력이다. 세 딸들에게 자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 지 묻는 리어왕의 질문에서 불행은 예고된다. 부모 자식간의 신의를 의심하는 발상 자체가 어리석은 것. 두 딸의 감언이설에 리어왕의 두 눈은 본질을 향한 시력을 잃는다. 아비를 사랑하는 지극한 마음이 ‘당연한 자식의 도리’로 여겨 일부러 뽐내지 않는 막내딸을 천하의 불효녀로 낙인 찍어 프랑스 왕에게 내쫓듯 시집 보내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여기에 부와 재산을 갖지 못할 서자로서의 운명에 격분한 백작 글로스터의 아들 에드먼드가 형과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 하며, 이런 사악한 자에게 몸과 마음을 주며 서로를 시기하는 리어의 첫째, 둘째 딸들의 모습 등 어둠의 악취를 기둥으로 한 치밀한 이야기들이 극적 긴장과 비극성을 더욱 극대화 한다. 하지만 미추의 연극 의 강렬함은 대사와 텍스트의 힘 보다 소리, 빛, 의상 등 여타의 요소들을 통해 더욱 발현된다. 의상은 흑과 적만이 혼재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셋째 딸 코딜리어에게는 순백의 옷이 주어진다. 커다란 목소리로 백성들과 자식들을 통제하던 리어왕의 옷은 붉게 찬란하여 풍성하였으나, 두 딸들에게 버림 받은 후 거리를 떠돌며 정신을 잃어갈 즈음, 그는 차례로 빛 바란 흙빛 누더기 차림의 벌거숭이로 변할 뿐이다. 귀를 찢을 듯한 타악 소리와 구슬피 흘러오는 대금 소리가 대조 속 조화를 이룬다. 무대 위로 고요히 오르내리는 처연한 막들은 단순하고도 가장 효과적으로 인상 깊은 공간들을 만들어낸다. 내리쬐는 스포트라이트에서부터 안개를 머금은 듯 아득한 빛 까지 조명은 묘한 쾌감까지 만들어 낼 정도이다. 여기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몸’이다. 인간의 또 다른 언어인 몸에서 관객들은 입을 통과하지 않는 수 많은 인물들의 고뇌를 알아차릴 수 있다. 단련된 배우들의 능수능란한 몸의 쓰임은 동생의 계략으로 집에서 쫓겨나게 된 에드거(조원종 분)가 미치광이로 분하며 세상을 떠돌 때, 그리고 눈 먼 아비를 앞에 두고 괴로워할 때 정점에 달한다. ‘효’를 중시하는 동양적 사상을 물씬 엿볼 수 있는 리어왕이라 할 지라도, 서양의 작품을 동양적인 형태로 풀어낸 것 하며, 의심없이 믿음을 실을 수 있는 무게감과 배우들이 자리하여 연극 에는 미추의 색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시대를 보고 말하는, 발랄함을 가장한 가벼운 여러 시각들에 대해 이렇게 또 한번 명작은 격조있는 조소를 날리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09.05 / 조회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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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연출가 한태숙 “관객을 충동질하고 싶었다”
인간의 음습하고 강렬한 내면을 예리하게 표현해 내며 국내에서 대표적인 연출가로 꼽히는 한태숙. 그가 올해 [이아고와 오셀로]에 이어 [강철]로 관객을 찾아왔다. 여전히 깊숙이 내면을 찌르는 메시지와 여운이 살아 숨쉬어 정통연극에 목말라 하는 관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되고 있다. 원래 ‘작품 자랑만 할 거 같아서’ 인터뷰는 잘 응하지 않는다는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이번 연극에 대한 그의 심도 있는 해석을 조금이나마 무대 밖에서 내보였다. 그에게선 연출가로서의 고집과 완벽주의가 흘러 나왔다. 제목이 독특하다. ‘강철’은 무슨 뜻인가. 강철은 감옥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 연극의 원제는 [Iron]이다. 사실 그대로 직역하자면 ‘무쇠’라고 해야 하지만 무쇠는 강하고 부러지는 성질을 가지고, 강철은 탄력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제목을 강철로 택했다. 좀 더 면밀히 말하면 강철과 무쇠를 합친 의미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연극은 인물이 만들어 내는 긴장이 크긴 하지만 서릿발처럼 바짝 서기만 한 것도 아니고, 감성적인 면도 있기 때문이다. [강철]은 국내 초연이다.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3년 전에 이 작품을 처음 봤다. 직접 본 건 아니고 번역만을 봤을 뿐이지만 상당히 끌렸다. 우리나라에도 모녀 드라마가 굉장히 많지만 대부분 멜로드라마가 주종을 이루지 않나. 결국은 서로 용서하고, 결말이 안 날 것 같은 싸움에도 화해하고, 그것을 눈물로 감싸는 연극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가 않았다. 살인죄로 복역중인 엄마를 딸이 찾아오자 관객은 기대한다. 저 여자, 사실은 그럴 여자가 아닐 것이라는, 그래서 딸이 그것을 풀어갈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다른 방향으로 틀어지는 게 이 작품이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이 작품을 사회적인 작품이라고까지 했다. 사회 정치적인 부분이 연극 바탕에 깔려 있으면서, 기존의 모성이 아닌 새로운 신종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 우리가 떠올리는 모정이 아니라는 말인가. 물론 이 작품 안에도 모정이 있다. 따뜻한 모녀간의 정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무한한 모정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울고 불고 용서하고, 이런 엄마가 아니라는 거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근본적인 모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강철]는 아가멤논(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을 떠오르게도 하고 다른 그리스 신화를 떠오르게도 한다. 앞으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룰 때는 이런 시각이 더해져야지 지금의 관객들이 현실감을 느끼지 않을까 한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배우 네 분이 모두 나랑 작업을 했던 배우들이다. 딸 역으로 나오는 서은경씨는 정말 저 친구가 연습 중에 목을 조르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할 정도로 집중력을 보였다. 윤소정씨는 연습 중에 이 친구가 무섭다고 하기도 했다. 이 작품이 배우에게 불을 지르는 게 대단하다. 여자 교도관으로 나오는 서이숙씨는 [고양이 늪]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보여준 배우다. 이분은 이 작품을 위해서 20년 동안 길러오던 머리를 짧게 잘라 이미지 변신을 했다. 남자교도관인 손진환씨는 우리가 몰랐던 교도관의 세계와 교도관들의 심리를 잘 표현했다. 윤소정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웃음). 윤소정씨는…사실 나는 이 작품을 윤소정씨와 하려고 2년을 기다렸다. 윤소정이란 배우는 정형화되지 않은 배우다. 배우는 나이가 들면 안정이 되고, 자기 틀을 갖는다. 그것은 색깔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윤소정씨는 이 틀이란 굴레가 없다. [강철]에서 엄마란 인물은 참 불량하다. 17살 먹은 애, 80살 먹은 음흉한 노인, 아니면 반 미치광이, 혹은 성적 매력이 가득한 사람을 오가는, 꿈틀 꿈틀한 요소가 살아있는 캐릭터다. 윤소정이라는 배우는 이러한 복합적인 캐릭터를, 15년을 감옥에 갇힌 자폐적인 인물을, 살아 숨쉬듯 표현한다. 배우 본인도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집중하고 있어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배우 윤소정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의 연출 스타일은 어떻다고 보는가. 배우들을 많이 의심하는 편이다. 잘하고 있는데도. 배우들이 그런다. 나는 상당히 조심스럽게, 매너 있게 말하지만 사실 굉장히 마음을 후벼파서, 그 날 설사를 하게 하거나 잠을 못 자게 하거나 가슴을 치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고. 그러니 연습 과정에서 배우들이 나를 좋아할 리 없다. 힘들게 하니까(웃음). 아마 연습량도 다른 작품의 3배 정도 하는 거 같다. 하지만 나는 효과적으로 연습하는 법을 잘 모른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데도 젊은 연출자처럼 강행군을 하곤 한다. 완벽주의인가. 완벽을 지향하지만 작품이 완벽하진 않다. 관객을 충동질하고, 관람 후 망치를 얻어 맞은 것과 같은 작품이 되도록 노력할 뿐이다. [강철]은 특별한 오브제를 쓰거나 탐미적인 방법을 쓰기 보다는 내가 보고 싶은 연극을 만들었다. 내가 이런 연극을 참 보고 싶었다. 조용히 이야기 하는데 파장이 긴 연극 말이다. 강철은 묵직하지만 어둡고 침침한 작품은 아니다. 아주 날렵하고 획이 잘 그어진 연극이다. [강철]은 어떤 관객에게 권하고 싶나. 이 작품은 어둡고 깊은 맛이 있지만, 그만큼 깊숙이 들어갔기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 맛도 있다. 이러한 점과 배우 윤소정을 보기 위해 주부팬들이 많이 찾겠지만 개인적으로 아들과 딸들이 많이 봤으면 한다. 과연 딸로서, 아들로서, 나라면 어떨까, 내가 내린 결론은 무엇일까, 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반성 같은, 그런 취지가 아닌 본질적인 생각으로. 항상 무게 있는 작품만 맡고 있다. 다른 장르에 도전해 볼 생각은 없나. 그렇지 않아도 다음 작품은 난생처음 로맨틱 코미디를 한다. 그런데 불안하다. 사람자체가 유머도 없고, 어둡지 않나(웃음).
2007.01.02 / 조회 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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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늪 > 헤스터의 서이숙
헤스터의 색깔을 물들인
백지장 서이숙
의 서이숙을 이야기 하기 전에 에 대해 잠시 상식적인 내용에서 짚고 넘어가 보자. 은 희곡의 혁명을 불러 일으킨 세계적인 극작가로 활동중인 마리나 카의 대표작이다. 아일랜드 서사시의 분명함과 순수함을 결합시키는 현대적인 희랍비극이다. 이야기를 잠깐 훔쳐 보면 아일랜드 한 농가의 습지에서 시작한다. 떠돌이 헤스터 스웨인은 어린 시절 자기를 버리고 떠난 어머니를 잊지 못해 고향인 습지를 떠나지 못하고 살고 있다. 10여 년 전 10살 연하의 애인, 카사지를 만나 딸 조시를 낳고, 빈농이던 그의 경제적 성공을 돕지만 세월에 흘러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된 그는 그녀를 버리고 이웃 부농의 어린 딸과 결혼을 하겠다며 헤스터에게 떠나달라고 요구한다. 어머니에 이어 남편에게 또 다시 버림을 받게 된 헤스터는 절망과 상심으로 무너져 간다. 남편 카싸지는 결혼식 전에 마을을 떠나라 최후통첩을 하고, 어린 딸마저 빼앗기게 된 헤스터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게 된다.
"이 작품에 왜 저를 선택했을까? 하고 많이 생각했어요. '헤스터'라는 인물은 모든 배우들이 탐을 내는 배역이고 탐을 내는 배우들이 많거든요. 저에게 주어진 이상 제가 가지고 있는 이성과 감성을 겸비해서 감성적으로 무대 위에 풀어 놓는 것이 아니라 절묘하게 절충되고 기존에 가지고 있지 않는 어떤 다른 에너지를 꺼내 놓아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은 여자배우라면 한 번쯤 선망의 대상이 될 만큼 매력적인 작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헤스터'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하다. 이유는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이성과 감성만이 아닌 자신 안에 있는 미묘한 에너지까지 꺼내어 놓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배역을 맡은 것보다 배가 더 힘들다. '헤스터'라는 인물은 캐릭터로 보통내기의 인물은 아니다. 떠돌이에 즉흥적이고, 원시적이고, 자아도 강하다.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그리 만만하지 않은 작업이다. 그러나 '헤스터'는 여러 종류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보다 한 사람 안에 다중적인 인물들을 그려내야 한다. 그것은 기본적인 본성의 헤스터라는 인물에서 다중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해도 근본은 헤스터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더군다나 무대도 적은 무대가 아니기 때문에 그녀의 연기력으로 1시간 30분 동안 큰 무대를 이끌어 간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닌 것이다.
"헤스터라는 인물이 보통 인물은 아니에요. 아일랜드에서의 '떠돌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는 딱히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잖아요. 정서도 틀리고. 그래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대한 이야기로 생각하고 여러가지 이유와 해석을 붙이기 시작했어요. 다변하는 성격이거든요. 집착하고 광기있고, 여성적인 면도 드러내고,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요. 절충해서 각 장마다 두드러지고 강조되는 부분을 밀착시키려고 노력했어요. 배우가 이 작품을 해내면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역할이고 또 작품인 것 같아요. 1시간 30분 내에 다양한 상황에 헤스터의 상황을 표현해 내는 것이 저에게는 큰 숙제이죠.”
연출과 배우는 서로에 대한 역할에 충실히 집요하게 장점을 끌어내고 있다.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서이숙을 연출 한태숙은 디테일한 작업에 들어가 서이숙의 다른 정서나 에너지를 끌어내고 있다. 은 긴장을 늦추고 갈 수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배우가 그만큼 밀도 깊게 가져가야 한다. 그것은 연출이 가져갈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기에 배우가 무대 위에서 긴장감과 밀도를 조절하면서 가야 하는 부분이다. 연출은 단지 그 기를 실어 주는 작업을 무대 위에 오르기 전까지 전달해 줄 뿐이다.
"연출 선생님이 경계선을 잡아 주세요. 남성성, 중성성, 원시성, 여성성 등을 잡아 주시는 거죠. 한 쪽만 부각시키게 되면 다른 쪽은 다 죽게 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칠 수가 없는 거죠."
그러면서도 극 속에 헤스터는 즉흥적으로 삶을 살고 있다. 계획이라는 것이 없다. 이런 환경과 저런 환경에 쉽게 길들여지는 그런 여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여자에게 화두는 엄마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것이 큰 화두인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날 때까지 헤스터가 말한 것이 진심이었는지 모를 것 같아요. 자기가 말하면서도 진심이었는지를 알지 못하는, 엄마에 대해 버림받았다는 불안감이 집착으로 엄마의 끈을 놓지 못하는 헤스터의 세계를 이해할지 모르겠어요.”
서이숙은 자아를 논할 정도로 헤스터에 대해 분석이 되어 있다. 본능적인 욕구라던가 자기의 근본에 대한 원시성까지도. 여자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 자기가 죽임을 당한다고 해도 졌다고 생각하지 않고 투쟁을 하는 헤스터를 머리 속에서 가슴 속에서 그리고 있는 것이다.
"늪이라는 것이 습지잖아요. 빨아들이는 것. 운명에 대해서 타고난 운명을 벗어나고 싶은데 무엇인가 나를 끌어 들이는 곳. 그것이 고양이늪이죠."
서이숙은 고양이 늪을 우리식으로 풀고 있다. 헤스터의 떠돌이, 집착, 남성성, 여성성 그리고 중성성. 한 인간이 지고가는 업보라고 생각한단다. '한'과도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인지 헤스터라는 인물을 서이숙은 잘 그려낼 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 태어났을지도 모른다. 서로에 대해서 거부할 수 없는 운명 같은 느낌이랄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문화혜택을 받지 못하던 그녀가 졸업하고 처음으로 연극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 연극을 본 서이숙은 실업팀에 코치로 들어갔다가 모든걸 그만 두고 극단 단원모집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본 후 그녀는 극단으로 입단하게 된다. 화술이 좋다는 평을 받으면서 그녀는 3년 동안 극단에서 공연을 하며 전국연극제에서 수상도 하게 된다. 3년이 지나고 극단을 떠나와 서울로 무조건 상경하여 극단 미추로 들어 간다. 3개월 연수를 받으면서 훈련을 받고 미추에서 작품을 하게 된다. 그리고 외부작품도 하게 되었다.
그녀는 중앙대학교에 만학도가 되었고,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1986년 대한민국연극제 신인연기상 수상을 시작으로 하여 2003년 히서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과 2004년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하였다. 서이숙이라는 이름이 알려지게 한 작품 중 주목받는 작품은 에서 대범한 아내 허옥란 역으로 주목 받았고, 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늑대대장 사마루 역, 에서 최승희의 마지막을 지키는 신비의 여인 역을 통해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작품을 할 때마다 감탄해요. '이렇게 완벽한 작품이 있을 수가 있나', '이 배역은 나랑 정말 맞아.'하면서 작품마다 푹 빠지는 것 같아요. 건방지다 할지 모르겠는데 작품하고 연애하는 것 같아요. 연애하면 즐겁잖아요.”
작업을 할 때 어려운 점도 많다. 그러나 그녀는 연애하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서이숙은 배우로서 백지장 같은 인물이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색깔의 물을 들인다 그리고 다시 백지장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물을 들이는 배우이다. 그녀의 매력은 거기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작은 역에서부터 큰 역을 맡을 때의 그녀의 마음 가짐은 언제나 한결 같다.
"모든 관객이 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무대에 서요. 원칙적인 것과 배우로서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쌓아서 뿌리가 굳건해지면 배우의 길이 험난하다고 해도 걸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녀가 배우로서 생각하는 것을 함축하여 말하고 있다. 자기 것만 표현하기 위해 자기만 앞서가는 작품은 언제나 망가진다. 모든 배우들과 함께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끝까지 뭉쳐서 한 마음으로, 극에 대한 자세의 일치점을 가지고 가야 한다. 그래야만 관객들과의 만남에서도 그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 낼 수 있는 것이고 관객들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서로 힘이 된다면 좋은 작품, 좋은 배우가 나온다는 생각을 서이숙은 가지고 있다.
“삶의 목표가 뭐냐고 묻는다면 이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냥 연극 잘하면서 살고 싶죠. 즐기면서 살고 싶고요.” 서이숙은 참 단순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의 단순함에 깊이가 있다. 그의 한도 끝도 없는 연기의 세계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그녀만이 알고 있겠지만 그녀도 그 깊이를 잘 알지는 못한다. 그녀 안에 잠재하고 있는 것이 아직 안에 많이 남아 있어 그 열정을 볼 수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뿐이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한다. 색다른 연극에 여자 작가, 연출, 배우가 주인공인 작품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무대미학과 사람의 심리를 조합하고 있는데 무대에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서이숙은 에서 백지장에 어떤 색깔을 물들이고 무대 위에 서는지 확인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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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이대훈 (wonderfuliee@naver.com)
2005.11.04 / 조회 1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