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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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언니한테 다 물어봐~ 화끈한 그녀들의 고민상담소
2011년이 며칠 남지 않은 12월의 끝자락. 내내 끙끙거리던 고민들을 모두 풀고 희망의 새해를 맞이해 보자! 어설픈 위로도, 판에 박힌 정답도 사절! 이 언니들과 함께라면 정곡을 팍팍 찌르는 현실적인 대안의 물고를 틀 수 있지 않을까? 연극 의 당당한 언니들 네 명과 플레이디비 가족들이 만났다. 감히 단언하건데 이보다 알차고 유익하며 화기애애 눈물 흠뻑 웃음 활짝인 팬미팅 자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나만 가진 고민인 줄 알았지만 대한민국, 아니 현대를 살아가는 전 세계 여자들의 속앓이가 줄줄이. 사례들 속에서 자신의 고민이 해결되는 신기한 경험, 지금부터 시작이다. 고민상담소 패널: 김여진, 이지하, 정영주, 정애연 일과 Q. 예전에 한 작가님이 이쪽 계통(예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첫째, 부양할 가족이 없어야 하고, 둘째, 뭘 먹고 뭘 입고 어디서 자는지 상관 없는 방랑자여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첫 번째는 되는데 두 번째가 안됩니다. 희곡을 계속 쓰고 싶은데 주변에선 방송작가나 잡지사로 취직을 많이 하거든요. 현실적인 직업을 택하는 건 도피일까요, 아니면 내공 쌓기에 밑거름이 될까요? 연극에 대한 나의 사랑을 믿고 당당히 실업자를 선택해야 할까요? (22세, 희곡작가 지망생 K) 김여진 : 노희경 작가님이 “호떡 장수가 호떡 굽듯 글을 써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매일매일 잘 써지든 안 써지든 그냥 쓰라는 거죠. 현실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일상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 되죠. 일단 매일매일 시간을 정해두고 쓰세요. 그게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에요. 3년이 지나면 분명히 글 쓰는 근육이 붙어 있을 거고, 그렇게 첫 작품을 내고 둘째 작품을 내고 어느 순간 글만 쓰고 먹고 살 수 있는 정도가 되면 그 때는 글만 쓰고 살아도 되요. 지금 아무것도 없고 먹고 살 것도 없는데 글만 쓰면서 뭘 어떻게 해. 정영주 : 생존을 위해서 돈을 버는 일도 내 글의 소재가 되는 거에요.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다른 하나를 가지고 가는 거에요, 흡수시키는 거죠. 경험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생활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에요. Q. 제 꿈은 상담 선생님과 연극배우입니다. 사람들이 물어보면 상담 선생님이라고만 하는데 연극배우에 대한 자신감도 없고,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많아서 그 꿈을 감추는 편이에요. 어떻게 하면 좋은 연극배우가 될 수 있을까요? (연극배우를 꿈꾸는 17세 고등학생 K) 이지하 : 저도 중학교 1학년 때 연극을 보고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부끄러워서 아무한테도 말을 안 했어요. 전 별로 배우답게 보이지 않았거든요. 너무나 평범하고 남 앞에 나서 본 적도 없고. 대학교 연영과 시험을 보러 가서도 다른 지원자들은 특기가 어마어마한데 난 아무것도 없고, 내가 써 간 한 장면을 연기 했어요. 교수님들이 다 웃으셨어요. 얼마나 한심했겠어.(웃음) 그런데 마음은 있었으니까. 연극을 하고 나서도 10년 간 솔직히, 대중 앞에서 내 직업이 배우라고 말 못했어요. 스스로 인정할 수 없다는 느낌을 가졌던 것 같아요. 올해 42살인데 여전히 방랑하고 내가 진짜 배우인가, 계속 해도 될까, 고민하면서 살아요. 연극배우를 해라, 하지 마라, 두 가지 중 한가지로만 답변을 해야 한다면, 하지 않고도 적당히 견딜 수 있으면 하지 말아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이게 좀 더 낫지 않나? 이 정도의 선택이라면 전 권하고 싶지 않아요. 이거 밖에 안 보이고 이거 아니면 못 살겠고, 그런 사람이 배우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아직 열 일곱 살이고, 지금 꿈이 얼마나 유지될 지 몰라요. 어떤 미래가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거에요. 김여진 : 저는 조금 다른데, 배우 할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대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공연을 보러 갔는데 너무 재밌어서 끝나고 객석에 그냥 앉아 있었거든요. 관계자가 와서 집에 가라고 했는데 그냥 한 달 동안 포스터 붙여드릴게요, 했어요. 방학이었으니까 할 것도 없었고.(웃음) 대신 매일매일 두 번씩 공연을 봤어요. 한 달 되니까 대사를 다 외웠죠. 그런데 정말 배우 한 명이 펑크를 낸 거에요. 공연 시작 15분 전에 저 보고 무대에 올라가라고 했어요. 근데 만약 내가 목숨 걸고 배우가 되려고 했다면 너무 떨려서 그 무대에 못 올라갔을 것 같아요. 그런데 난 내가 못하는 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결국 그 공연을 1년 했어요. 말도 안 되는 경우이긴 한데. (웃음) 너무 좋고 재미있고, 나 하나 잘못되고 쪽팔리는 건 아무렇지도 않았던 거였죠. 이지하 : 결국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에요. 그 정도로 사로잡혀 있으면 하는 거에요. 너무 사로잡혀 있으면 아무것도 안 보이고 결과도 생각 안 해요. 내 인생이 어떻게 끝날지 고민하고 답을 가지고 이 일을 시작하는 게 아니에요. Q.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지, 안정적인 일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공연 관련 일을 하고 싶어요. (두 개의 길 사이에 서 있는 26세 여인) 정애진 :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부모님들은 나중에 다 따라와 주시거든요. 김여진 : 현실적으로도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되요. 그런데 사실 부모님 문제가 아닐 거에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그런 거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약간 자신이 없을 때, 스스로 선택하지 않고 남을 핑계로, 부모님 때문에 안정된 직장을 택하면 반드시 나중에 부모님 원망하게 되어 있어요. 그게 굉장히 비겁한 거에요. 세상은 이렇잖아요, 부모님이 원해서, 그래서 자기 하고 싶은 거 포기한 희생자처럼 다른 길을 따라가는 거, 수동적이고 비겁하게 사는 거거든요. 내 선택에 책임을 지는 게 무서우니까. 그럴 거 없어요. 정확하게 자기 마음을 봐야 해요. thㅏ랑 Q.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안정이 되면 멋진 남자를 만나 결혼해야지, 했는데 생각이 바뀌는 것 같아요. 해외에서 성장하고 한국에 들어온 지 2년째인데 나이도 신경 쓰이고 이상형을 만나 연애하고 싶은데 예쁘고 날씬해야지만 가능할 것 같기도 해요. 멋진 커리어 우먼으로 도약하고도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26세 대학생 K양) 정영주 : 중요한 건 결혼과 결혼 후 어떤 청사진을 갖고 있는지, 내 삶에 있어서 결혼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계획이 있어야 되요. 주변에서 다 연애하고 결혼하고 그게 부러우니 나도 가겠다는 건 내 행복을 추구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요. 결혼을 인생의 끝에 두면 힘들어요. 인생을 열 계단으로 본다면 결혼은 다섯, 여섯 번째 쯤 되는 계단이에요. 스물 여섯 살이면 돌도 씹어먹을 나이네.(웃음) 김여진 : 연애를 많이 해요. 결혼 상대라고 생각하면 따지게 되는데, 그러지 말고 서른까지는 결혼 안 한다고 생각하고 많이 만나봐요. 그래야 정말 나한테 맞는 사람인지 알 수 있는 안목이 생겨요. 어떤 남자가 좋은 남자이고 어떤 남자와 결혼해야 되는지는 아무에게 물어보면 안돼요. 자기가 알아야 하는 거죠. 한 남자랑 6개월에서 1년 정도, 닥치는 대로 많이 만나봐요.(일동 웃음)Q. 올해도 솔로 독거인으로 마감을 하네요. 내년에는 이 생활을 청산하고 싶습니다. 왜 이 지경까지 됐을까요? 결혼 꼭 해야 할까요? 절실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위, 아래 형제자매가 모두 결혼한 30세 직장인 N씨) 정영주 : 뭘 마감이야! 할 일이 태산이고 갈 길이 구만리인데! 친구들은 자기 일 있어, 애인도 있어, 결혼도 했어, 이런 게 비교되는 거죠? 20대와 30대는 확실히 다르긴 하지. 저도 딱 서른에 결혼했는데 원래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가 되어 보리라, 유학 비용 모으고 있었는데 나한테 대쉬하는 어린 애한테 홀딱 넘어가서.(웃음) 아직도 그 꿈에 대한 미련은 있지만 무얼 기준으로 “난 불행해”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선택해보고 가 봐야 그 길을 아는 거지. 중요한 건 내가 하면서 제일 행복한 게 뭔지를 찾는 거에요. 아이를 낳는 문제 등이 무게감으로 와서 여자들을 짓누르기도 하는데, 그런 잣대에서 조금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런 것에 대한 신경을 자신으로 가져와서 즐기는 것도 좋아요. 결혼도 하나의 과정이고 할 수 있으면 해 봐요. 분명한 건 살면서 ‘이걸 하다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절대 살지 않게 되는 게 결혼이라는 거에요. 어쨌든 잘 유지하려고 하는 거죠. 정애연 : 결혼 자체가 두렵다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고, 내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이라는 걸 하고 싶을 때, 그 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너무 고민이 많으면 어떠한 일도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일단 내가 처한 상황에서 하고 싶은 것의 우선순위를 매겨요. 결혼도 남자친구가 생겨야 하잖아요. 저는 결혼을 통해서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즐겁게 살고 있거든요. 아이를 통해서 그전까지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굳이 결혼이 나쁘다고 얘기하고 싶진 않아요. 지극히 평범한 걸 경험해 봐야지 다른 사람의 삶도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사랑에 빠지면 남자에게 한 없이 잘해주지만, 저의 도도한 매력에 빠져 저를 좋아하게 된 사람은 부드러운 제 모습에 매력을 못 느끼는 듯 합니다. 계속 도도한 척을 해야 할까요? 일 할 때만 똑 부러지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남자는 안 그런가 봐요. (신의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와 자기 사업을 운영 중인 30대 S씨) 김여진 : 막 베푸는 여자들에게 남자들이 매력을 못 느끼는 이유는, 여자들이 자기가 해 준 만큼 어떤 식으로든 바라기 때문이에요. 안 그런 것처럼 은연 중에 드러내게 되어 있어요. 그러면 상대방은 부담이 된다는 거죠. 그 전의 주체성이나 자립성은 다 버리고 남자에게 푹 빠져서 매달리고 있는 거죠. 정말 잘해주는 사람은 해 줄 때 딱 하고 싹 잊는 사람이에요. 내가 해 준 것에 대해 아무런 미련이 없어요. 근데 여자들은 안 그래, 그러기 너무 어려워. 그러니 아예 해주지 말라는 거에요. 누가 해달라고 했나? 내가 해주고 싶어서 해 준건데 요만큼이라도 고맙다는 말 바라면 상대방을 괴롭히는 거죠. 근데 제가 굉장히 남자 성격이라.(웃음) 가끔 여자들이 ‘내가 남자다, 내가 돈 벌고 내가 먹여 살릴거고, 내가 잘 해줄거다’ 라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해요. 그럼 내가 주인이 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베푸는 사람이 되고, 바라는 게 없으면 되게 멋있어요. 그러면 정말 아무한테나 대쉬 할 수도 있고, 싫다고 하면 다른 사람 찾아가기도 쉽죠. 그리고 인생Q. 고정관념과 편견, 가장 깨기 어려웠던 건 어떤 것이었나요? (30대 직장인 K씨) 정영주 : 나는 부당하게도 내가 중심인 세상이 아니라 세상이 중심인 곳에서 나를 보는 고정관념, 편견과 유난히 싸워서 지내야 하는 사람이었어요. 포스터 붙이는 잘생긴 남자를 따라서 우연히 뮤지컬 오디션장에 갔었는데 (웃음) 다들 김태희 같은 거야. (웃음) 제사에는 관심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어 진짜 무모하게 도전을 한 거죠. 그런데 합격 후 오리엔테이션에 갔더니 제작사 대표님이 “너 같이 생겨서 뽑았어” 하시더라고요. 무대 위 배우가 다 36, 24, 36이면 재미없지. 내가 있어야 무대 볼륨감도 생기면서 시각적으로도 다양하고. 18년 배우 인생 동안 꾸준히 편견과 고정관념에 부딪히고 극복하고 때로는 깨지고 깨트리면서 버텼어요. 고맙게도 내가 맡을 수 있는 배역과 영역을 가져보니, 참 달콤하더라고요. 상대방들은 여전히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겠지만 최소한 내 앞에서 표현하지 못하게 만들었죠. 그런데 난 부모님이 주신 가장 완성도 높은 것이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을 수 없어요. 타인의 생각들에 내둘리다 보면 한도 끝도 없죠. Q. 세 개의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고 그 중 탈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고교생 멘토링 활동도 하고 있죠. 제가 조금 우유부단한 편이고 큰 불만은 없지만 이런 활동들을 하기에 제 성격이 가끔 힘들어요. 주변에선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단단해질 수 있을까요? 친구들 말처럼 후배들에게 군기 잡고 혼내고 싶지도 않은데요. (마음 여린 20대 대학생 S양) 이지하 : 나도 학생을 가르쳐 본 적이 없는데 똑같이 이랬어요. 나중엔 제가 막 울었어요, 얘들아, 한번 만 살려줘.(웃음) 난 선생님은 안되겠구나, 생각을 했죠. 전체적으로 리더를 하는 사람들은 기질이 좀 필요하기도 해요. 자신의 기질과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일을 하면 수월해 질 수도 있죠. 그런데 자기만의 방식대로 적응하면 되기도 하더라고요. 저도 제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가려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요. 그런데 끊임없이 비교당하는 직업이고 한 여자이고,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은 너무 높고 난 못 쫓아 가겠어, 다리가 찢어질 것 같아요. 그 기준에 맞추려면 나를 기계처럼 굴려야 해요. 전 그게 벅차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내 방식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살려고 하고 기준을 저에게 두려고 많이 노력해요. 크게 성공은 못할지언정 (웃음) 저는 행복해요. 스스로에게 큰 불만은 없어요. 김여진 : 주변의 간섭을 신경 쓰지 않으면 되요. 주변에서 뭐라고 하면 “니가 할래?” 그러세요. 그런 사람의 특징은 자기가 책임을 안 지려고 하거든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12.30 / 조회 15,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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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 모놀로그> 쉽진 않지만 아름답고 당당한 여성 이야기
쉽게 이야기를 꺼내긴 어렵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여자들만의 무엇. 수백 명 다양한 인종의 여성들과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구성된, 꼭 해야만 하는 여성 성기에 관한 이야기, 연극 가 막을 올렸다. 미국 이브 엔슬러의 작품으로 1988년 뉴욕 초연 이후 큰 파장을 낳은 후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는 이 작품은, 한국에서 2001년 첫 선을 보인 후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다. 과거 출연했던 연극배우 김지숙을 비롯 이경미, 예지원, 장영남, 전수경, 최정원 등에 이어 올해는 김여진, 이지하, 정영주, 정애연이 각기 3~4가지 역으로 분하며 각기 다른 목소리로 이야기를 진행해 가는 것이 특징. 뮤지컬 배우로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정영주는 “여성의 성, 자위를 다루며 남성들의 성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개인적으로 평소 보지라는 말이 어색하진 않았지만 공연을 통해 더욱 자연스럽게 될 것 같고, 이런 자유로움을 좀 더 만끽하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연을 하기로 결정한 후 임신인 것을 알았다”는 영화배우 김여진은 “많은 여배우들이 탐내는 어렵지만 도전하고 싶은 작품”으로 를 들며, “말에 대해서 보수적인 편이라, 연극 연습을 하기 전에 이 단어를 한 번도 쓴 적이 없어 어색했다. 보지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혁명이고 의미”라고 공연에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프레스콜 현장에서 어린 소녀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성기에 대한 외부의 강압적인 힘과 잘못된 이해, 그리고 그 존재와 의미를 깨닫는 상황을 강렬하게 보여준 정애연은 “이 작품을 통해 여성의 성기에서 이루어진 많은 일들을 알게 되었다”면서 “우리가 태어난 소중한 곳이 자궁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유쾌한 성담론과 수다의 형식으로 공연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유리 연출이 “특별한 상처를 가진 여인들의 이야기로 구성, 더욱 연극적인 모습으로 구성했다”는 연극 는 12월 2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계속된다. 정성화, 조정석, 조여정, 주지훈, 김무열 등 특별 게스트들의 참여도 예정되어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2.05 / 조회 1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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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미리 만나보는 연극 ‘국화꽃향기’
연극 ‘국화꽃향기’가 지난 9월 1일 막을 올렸다. 이 작품은 김하인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공연은 ‘음악이 있는 연극’ 콘셉트다. 연출을 맡은 김동혁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에 대해 “음악적인 요소와 각 캐릭터의 관계에 신경을 썼다. 작품 전체의 배경음악이 뮤지컬 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있다. 원작에는 주인공인 승우와 미주가 영화동아리에서 만나지만 우리 작품에서는 음악동아리에서 만나는 것으로 설정됐다”고 말했다.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가을에 어울리는 애잔한 연기를 선보일 배우는 배해선, 정애연, 이건명, 박상훈이다. 배해선과 정애연은 미주 역을 함께 맡았다. 두 배우는 같은 역으로 서로 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이건명과 박상훈은 승우 역을 맡아 번갈아 출연한다. 두 배우는 나무처럼 한결같은 남자 승우를 담아낸다. ▲ 승우와 미주의 첫 만남. 책을 보느라 어른에게 자리를 비켜주지 못한 승우를 나무라는 미주. ▲ 미주에게 첫눈에 반한 승우는 그녀의 뒤를 쫓아간다. 미주가 음악 동아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승우. 그녀의 머리에서 나는 ‘국화꽃향기’에 설렘을 느낀다. ▲ 승우는 미주의 음악동아리에 오디션을 보러 간다. 미주의 반대에서 불구하고 자작곡으로 선배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다. ▲ 미주의 친구 정란은 승우를 마음에 들어 한다. 승우는 미주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미주는 승우가 후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 MT에서 몰래 빠져나온 미주를 따라온 승우. 진심 어린 노래로 그녀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지만 미주는 애써 피한다. 승우는 거절하는 미주에게 키스를 하고는 ‘소나무처럼 계속 기다리겠다’고 말하고 달아난다. ▲ 세월이 흘러, 오랜 시간의 방황 끝에 서로 사랑하게 된 두 사람. 친구 정란은 미주에게 임신 사실과 함께 그녀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전한다. ▲ 미주는 암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승우에게 아이를 가졌다고 말한다. 승우는 뛸 듯이 기뻐한다. ▲ 승우는 잘 나가는 라디오 PD다. ‘가을 향기’라는 닉네임으로 오는 엽서에 청취율이 고공 행진하자 그는 코너를 따로 만들자고 제안한다. ▲ 정란은 미주의 비밀을 지켜주며 옆에서 따뜻하게 이들을 지켜본다. 하지만 사연 내용을 통해 엽서를 보낸 사람이 미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 승우는 사실을 숨긴 정란에게 분노한다. 승우는 “난 미주 씨가 더 중요해요. 꼭 살려낼 거예요”라고 외치며 괴로워한다. ▲ 미주는 새 생명으로 기뻐하면서도 퍼져가는 암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승우는 괴롭기만 하다. 결국, 그는 미주에게 “나 백수 됐어. 우리 선배 공방에 내려가서 살자”고 말하는데….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미주 역을 맡은 배해선은 “나를 죽여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내가 곧 아이고 승우이기 때문에 결심하게 된 것이다. ‘아이는 또 다른 나’이지 않나. 미주는 엄마니까 희생한다는 표현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을 담는 연극 ‘국화꽃향기’는 10월 9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02 / 조회 13,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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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사랑이 가득한 그곳, 연극 ‘국화꽃향기’ 프레스콜 현장을 가다!
연극 ‘국화꽃향기’의 프레스콜이 8월 31일 오후 2시 KT&G 상상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프레스콜에는 연극 ‘국화꽃향기’의 1막과 2막의 하이라이트 시연회와 배우 및 연출가, 프로듀서, 음악감독과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날 공연에는 배해선, 이건명, 정애연, 박상훈, 송인경, 이은주, 윤병희. 김가영이 참여했다. 연출가 김동혁과 프로듀서 이성모, 음악감독 신지호도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김하인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공연은 ‘음악이 있는 연극’이라는 콘셉트 아래 작업됐다. 신지호 음악감독은 “연주도 악기로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의 음악을 만들면서 많이 울면서 작업했다. 하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밝게 표현된 곡도 많다”고 말했다. 김동혁 연출은 이번 연출을 맡게된 계기에 대해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원작 소설의 느낌이 아주 좋았다. 뮤지컬로 만들면 작품의 매력이 발산되지 못할 것 같았다. 원작과 음악을 모두 살리기 위해 연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승우 역으로 출연 중인 이건명은 “대본을 다른 작품을 할 때 보게 됐다. 반신욕을 할 때 잠시 보려고 들고 들어갔다가 눈물을 흘리며 다 읽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극까지 하기에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흘린 눈물이 아까워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건명과 같은 승우 역을 맡은 박상훈은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고 참고한 점이 많다”고 했다. 이건명은 더블캐스팅된 박상훈을 향해 “참 담백한 사람이다. 상훈이에게 대학생 때의 풋풋함을 많이 배웠다”고 말해 단단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미주 역을 맡은 배해선은 “김동혁 연출님께서 기존과는 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 확신이 아름다웠다. 이 작품은 함께 만들어 가야하는 과정이 좋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글,사진_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01 / 조회 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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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놓다, 연극 ‘국화꽃향기’
‘국화꽃향기’가 소설이나 영화와는 또 다른 이야기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김하인 작가의 연극 ‘국화꽃향기’를 바탕으로 ‘음악이 있는 연극’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이번 공연은 일본 뉴에이지 아티스트 ‘니시무라 유키에’와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감성이 가득한 음악과 서정적인 연기로 가을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미주 역을 맡은 배해선은 “원작 소설에서 승우와 미주가 만나게 되는 ‘영화 동아리’를 ‘음악동아리’로 바꿨다. 미주는 그 속에서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진취적인 여성으로 비춰진다. 동시에 내면의 여린 부분을 감추기 위해 강한 척하는 인물이다. 연극에서 미주의 직업은 가수다. 원작에서는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대학 신입생 승우는 우연히 지하철에서 한 여자를 마주친다.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승우는 떨어뜨린 전단지에 적힌 동아리를 찾아간다. 음악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승우는 궂은일을 맡아 하며 혼자 애타는 사랑을 짝사랑을 이어간다. 승우는 어렵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미주의 대답은 ‘넌 후배일 뿐이야’다. 미주의 거절에 상심한 승우는 군 입대를 선택한다. 제대 후 학교로 돌아오지만 미주는 이미 졸업한 뒤다. 그 후 승우와 미주는 약 7년간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지낸다. 학교를 졸업한 승우는 방송국 라디오 PD가 된다. 프로그램도 꽤 잘나간다. 하지만 승우는 단 하루도 미주를 잊은 적이 없다.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승우를 맡은 이건명은 “승우는 ‘소나무 같은 남자’다. 극 중에서도 소나무로 표현된다. 7년간 한 여자만 사랑하면서 일편단심 바라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고 말했다. 승우가 라디오 PD로 자리를 잡은 사이, 미주는 가수가 된다. 대학 시절, 동아리를 통해 가수의 꿈을 키운 미주는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이어간다. 가수가 된 그녀에게 세상은 쉽사리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미주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은 아니지만 자신 나름대로의 음악성을 지키며 노래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좌절에 미주도 조금씩 지쳐간다. 미주가 지쳐갈 때쯤 그녀는 승우와 만나게 된다. 끊임없는 승우의 구애에 두 사람은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어려운 과정 끝에 사랑의 결실을 얻은 승우와 미주는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결혼한 지 4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자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그때, 산부인과 의사가 된 친구 정란을 통해 미주는 자신이 아이를 갖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주는 터질 듯한 기쁨으로 차오른다. 정란은 미주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권유한다. 하지만 곧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미주는 정란의 입을 통해 검진 결과를 듣고는 충격에 빠진다. 자신이 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한날한시에 미주는 생명과 죽음을 한 몸에 안게 된다. 배해선은 마지막 미주의 선택에 대해 “미주는 ‘나와 아이는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를 죽여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내가 곧 아이고 승우이기 때문에 결심하게 된 것이다. 물론 미주에게 그 선택까지 고민은 있을 거다. 미주와 같은 선택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나도 엄마가 된다면 그런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아이는 또 다른 나’이지 않나. 미주는 엄마니까 희생한다는 표현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미주의 선택은 자신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자 희망이다”라고 말했다. 승우와 미주의 아름다운 사랑을 전해 줄 연극 ‘국화꽃향기’는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29 / 조회 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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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김하인 작가의 소설 ‘국화꽃향기’ VS 연극 ‘국화꽃향기’
원작이 있는 작품은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소설 ‘국화꽃향기’를 바탕으로 ‘음악이 있는 연극’이라는 콘셉트 아래 만들어진 창작 작품이다. 소설 ‘국화꽃향기’는 2000년 출간된 김하인 작가의 장편 소설이다. 소설은 후속편이 제작될 정도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베스트셀러다. 연극 ‘국화꽃향기’의 연출을 맡은 김동혁은 원작소설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원작소설이 워낙 유명해 부담된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사랑받은 작품이다. 연극은 다시 재해석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원작 깊이 보기 : 김하인 작가의 소설 ‘국화꽃향기’ 김하인 작가의 소설 ‘국화꽃향기’는 2000년 12월 출간돼 5개월 만에 100만 부를 판매하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소설 ‘국화꽃향기’는 두 남녀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담았다.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승우와 미주는 힘겨운 과정 끝에 사랑의 결실을 이루게 된다. 그토록 기다리던 아이를 갖게 되지만 미주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작품은 승우와 미주의 사랑을 서정적인 문체로 담아냈다. 소설은 수많은 독자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2001년에는 베스트셀러뿐 아니라 스테디셀러로서 자리매김했다. 2003년에는 영화 ‘국화꽃향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영화는 박해일, 故장진영이 출연해 약 30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소설의 성공에 힘입어 2002년에는 ‘국화꽃향기-그 두 번째 이야기’, 2003년에는 ‘국화꽃향기-그 마지막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후속편이 출판됐다. 원작자와 안면 트기 : 소설가 김하인 김하인은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문체로 대중에게 친숙한 작품을 써온 작가다.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조선일보’, ‘경향신문’,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현대시학’으로 문단에 등단한 후 잡지사 기자와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현재는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감성적 작품을 발표하며 감각적 필체와 멜로드라마적인 구성력을 지녔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김하인은 서정적인 작품 외에도 추리소설과 스릴러소설도 발표하고 있다. 그의 작품으로는 소설 ‘국화꽃향기’(2000), ‘허브를 사랑하나요?’(2001), ‘일곱 송이 수선화’(2002) 등이 있다. 뮤지컬 두 배 재미로 즐기기 : 연극 ‘국화꽃향기’ 연극 ‘국화꽃향기’는 원작 ‘국화꽃향기’의 서정적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음악이 있는 연극’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연출을 맡은 김동혁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에 대해 “음악적인 요소와 각 캐릭터의 관계에 신경을 썼다. 작품 전체의 배경음악이 뮤지컬 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있다. 원작에는 주인공인 승우와 미주가 영화동아리에서 만나지만 우리 작품에서는 음악동아리에서 만나는 것으로 설정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음악’이 중요한 장치인 만큼 참여하는 음악 스테프도 화려하다. 연극 ‘국화꽃향기’에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함께 참여한다. 일본 뉴에이지계를 대표하는 ‘니시무라 유키에’,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Lala’가 함께한다. 또한, 연극 ‘국화꽃향기’의 음악을 총괄하는 음악감독은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가 맡았다. 신지호는 연극 ‘국화꽃향기’의 음악에 대해 “모든 곡은 라이브로 연주될 예정이다. 효과음과 장면전환 일부도 라이브로 표현된다. 작품 속에서는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 흐르도록 작곡할 것이다. 또한, 몇 곡은 배우들이 직접 부르기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순도 200% 감성 연기를 선보일 배우들은 배해선, 정애연, 이건명, 박상훈이다. 배해선과 정애연은 미주 역을 함께 맡았다. 두 배우는 같은 역으로 서로 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이건명과 박상훈은 승우 역을 맡아 번갈아 출연한다. 두 배우가 나무처럼 한결같은 남자 승우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를 모은다.연극 ‘국화꽃향기’는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26 / 조회 1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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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줄 모르는 재능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연극 ‘국화꽃향기’ 음악감독 신지호
신지호는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것에 대해 “처음에는 부담이 컸다. 지금은 내가 작곡하는 음악들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배우들의 감정몰입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대되고 즐겁다”고 말했다. 신지호는 팝 피아니스트다. 그는 얼마 전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에서 주인공 ‘이스마엘’ 역을 맡아 공연했다. 연극 ‘국화꽃향기’에서는 음악감독으로 변신했다.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는 선에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음악감독 신지호와 이야기를 나눴다.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 속 이스마엘로, 연극 ‘국화꽃향기’의 음악감독으로“‘모비딕’과 ‘국화꽃향기’의 동시작업, 비극적인 감성이 닮아 있어 가능했던 일”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이스마엘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신지호는 인터뷰 당시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에 출연 중이었다.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은 지난 8월 20일 막을 내렸다.) 생애 처음 도전해보는 뮤지컬이라 감회가 새롭다. 개인 2집 정규앨범 작업도 막 시작했다. 지금은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과 연극 ‘국화꽃향기’의 작곡 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사실 너무 힘들다.(웃음) 나는 원 캐스팅으로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의 이스마엘 역을 매일 연기한다. 집에 가면 다시 연극 ‘국화꽃향기’의 작곡 작업을 한다. 작곡이나 창작은 해야겠다고 해서 바로 되는 일이 아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바쁘고 힘들다. 두 작품을 같이 하는 것에 장점도 있다. 두 작품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은 비극적이다. 이스마엘은 희망으로 가득 차서 바다로 나간다. 하지만 바다에서 사랑하는 모두를 떠나보내고 결국 혼자 남는다. 연극 ‘국화꽃향기’도 비극이다. 지금 하고 있는 두 개의 작품 모두 비극이고 서정적인 부분이 아주 닮아있다. 이 비극적 감성으로 두 작품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것 같다. ‘음악감독’이라는 타이틀의 부담감“연극 ‘국화꽃향기’ 음악, 어떻게 작곡할지 막막했다” 처음 음악감독 제의가 들어왔을 때 ‘내가 과연 그릇이 될까’ 고민했다. 소설 ‘국화꽃향기’는 서정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다. 작품에 사용될 음악이 내가 잘할 수 있는 음악 장르의 표본이었고,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작품을 맡기 오래전부터 원작 소설인 ‘국화꽃향기’의 팬이었다. 음악감독에 대해 처음에는 부담이 컸다. 극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작곡을 할 것인지 막막했다. 슬픈 감성과 아름다운 곡으로 관객의 심금을 울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동시에 내가 이 작품의 음악감독과 작곡가로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내가 작곡하는 음악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배우의 감정몰입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되고 즐겁다. 신지호가 말하는 음악이 있는 연극, ‘국화꽃향기’“연극 ‘국화꽃향기’ 음악의 매력, 모든 음악이 라이브라는 것” 연극 ‘국화꽃향기’는 ‘음악이 있는 연극’이다. 음악감독을 맡기로 했을 때 참 많은 고민을 했다. 본 공연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무대 위에 자리 잡는다. 악기들은 배우가 연기하기에 지장이 없게 배치된다. 모든 곡은 라이브로 연주한다. 장면에 사용되는 효과음이나 장면전환 일부분도 라이브로 표현한다. 선율은 작품 속에서 라이브로 연주되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 흐르도록 작곡하고 있다. 작곡한 일부 몇 곡은 배우들이 직접 부른다. 나는 일상생활에서 내가 겪는 감정들을 토대로 작곡하는 편이다. 작곡은 기분이 안 좋거나 슬플 때 더 잘된다. 격정적이고 강렬한 곡을 작곡할 때는 더 그렇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슬픈 음악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발랄한 음악, 코믹한 음악, 가슴 시린 서정적인 슬픔을 표현하는 곡도 있다. 지금은 대본을 많이 읽으면서 그때 그때 느끼는 감정들로 작곡하고 있다.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을 하면서 가지고 있는 감성들이 도움이 되고 있다. 연극 ‘국화꽃 향기’는 한 가지 테마곡이 계속 반복되는데 모두 다른 느낌이 난다. 장면에 따라서 슬프게 연주될 수도 있고 밝게 연주될 수도 있다. 메인 테마의 멜로디를 듣는 관객도 분명히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연극 ‘국화꽃향기’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모든 음악이 라이브라는 점이다. 바쁘다 바뻐, 욕심 많은 아티스트 신지호“아시아권 데뷔, 방송활동, 2집 정규앨범 등으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것” 연극 ‘국화꽃향기’ 공연이 진행되고 있을 즈음에 2집 정규 앨범 작업을 시작한다. 지금은 아시아권에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추진 중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방송활동도 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릴 예정이다. 물론 아티스트란 사실을 망각하지 않는 선에서 활동할 것이다.(웃음) 신지호가 음악감독을 맡은 연극 ‘국화꽃향기’는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무대에 오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25 / 조회 7,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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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평] 가을밤을 적실 단 하나의 연극, ‘국화꽃향기’
연극 ‘국화꽃향기’는 동명의 원작 소설과 영화가 많은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창작 초연으로 ‘음악이 있는 연극’이라는 콘셉트로 제작됐다. 연극 ‘국화꽃향기’의 연출을 맡은 김동혁은 “원작소설이 워낙 유명해 부담된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연극으로서 재해석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가 평면적이라면, 연극은 라이브 음악과 함께하는 현장성이 있다. 소설의 아름다운 대사를 눈앞에서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고 느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연극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소설이나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연극 ‘국화꽃향기’에 대해 관객은 어떤 기대를 하고 있을까. 슬프지만 아름다운, 연극 ‘국화꽃향기’를 소개합니다 김하인 작가의 동명 소설은 2000년 출간과 동시에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소설은 불치병에 걸린 한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는 한 남자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2003년 개봉한 영화 ‘국화꽃향기’에서는 박해일과 故장진영이 각각 슬픈 사랑의 주인공 승우와 미주를 맡아 열연했다. 연극 ‘국화꽃향기’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배우 이건명, 배해선과 TV와 영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동했던 정애연, 박상훈이 무대에 선다. 연출가 김동혁은 “모든 배우가 각각의 특징이 있다. 이건명 배우는 ‘부드러움과 배려심을 가진 승우’, 박상훈 배우는 ‘활기차고 순수한 승우’, 배해선 배우는 ‘음악에 열정을 가진 미주’, 정애연 배우는 ‘여리지만 카리스마가 있는 미주’다. 각각의 배우들이 표현하는 캐릭터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음악이 있는 연극’ 콘셉트에 맞게 최고의 음악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이번 공연의 총괄 음악감독은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다. 그는 이번 작품의 음악에 대해 “무대에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세 가지 악기가 함께 한다. 연극 ‘국화꽃향기’의 모든 곡은 라이브로 연주될 예정이다. 효과음과 장면전환 일부도 라이브로 표현된다. 작품 속에서는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 흐르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일본 뉴에이지를 대표하는 ‘니시무라 유키에’와 싱어송라이터 ‘Lala’가 작품의 음악작업에 동참했다. 연극 ‘국화꽃향기’를 기다리는 관객의 마음은? ▶ 소설, 영화로도 너무 감동 깊었는데, 연극으로 올라온다니 벌써 기대감으로 가득 차네요. 조기예매 바로 들어갑니다. 좋은 공연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 shcs** ▶ 지금은 많이 더운 여름이지만 그러고 보니 공연 즈음이면 국화가 피기 시작하겠군요. 책과 영화 모두에서 감동을 받았던 국화꽃 향기. 2011년 9월에 만날 국화꽃 향기를 생각하니 이 더운 여름도 어떻게든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 작품으로 받을 감동에 대해 기대를 넘어선 확신을 가져 봅니다. - badoo** ▶ 손수건은 필히 준비해야겠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남은 자의 슬픔은 어찌하리오. 메마른 나의 마음을 엘 이야기가 또다시 찾아왔네요. 그 벅찬 감동을 함께 전달받고 싶습니다. - unju3** ▶ 감성을 자극할 공연! 영화에선 박해일이라는 배우를 재발견했던 기억이 나는데 과연 이번 공연에서는 어떤 연기와 어떤 감성을 표현하는 배우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워낙 뛰어난 배우분들이라 걱정하지는 않지만요. 좋은 음악 위에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줄 연극 국화꽃 향기! 영화에 이어 공연도 기대됩니다. - blueh** 인터파크 기대평으로 알아본 관객의 반응은 소설과 영화에 대한 것들이 많았다. 원작을 통해 감명받았던 관객의 발길이 유독 눈에 띈다. 관객은 ‘메마른 가슴을 적셔주는 공연’, ‘포스터에서부터 국화꽃의 향기가 난다’ 등의 기대를 남겼다. 이번 공연은 ‘음악이 있는 연극’인 만큼 관객도 음악적 부분에서 기대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 관객은 “피아노 3중주 라이브를 무대에서 볼 수 있다니, 배우들의 노래도 들을 수 있는 거겠죠?”하며 음악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25 / 조회 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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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국화꽃향기’의 배해선, 슬픈 사랑의 노래를 전하다
배해선은 단아한 이미지와 똑 떨어지는 생김새로 각종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아왔다. 배해선은 뮤지컬 ‘맘마미아’의 소피로, ‘시카고’의 록시 하트로, ‘에비타’의 에바 페론으로, ‘겜블러’에서는 쇼걸로 다양한 역할로 관객과 만났다. 최근 연극 ‘친정 엄마’, ‘나는 너다’ 등을 통해 묵직한 연기를 해 온 그녀가 이번엔 연극 ‘국화꽃향기’의 슬픈 사랑을 품고 돌아왔다.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국화꽃향기’의 속 ‘미주’를 그녀는 어떻게 그려낼까. 배해선을 만나 연극 ‘국화꽃향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을 통해 다시 에너지를 담고 싶었다” 요즘 연극을 많이 하는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동안 연극을 굉장히 하고 싶었다. 나는 연극 무대로 먼저 데뷔를 했고, 그동안 계속 연극을 해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원했던 만큼 연극 무대에 자주 서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연극 제의가 들어와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하면서 소진했던 에너지를 연극을 통해 다시 내 안에 담고 싶었다. 지금은 정말 좋다. 일부러 연극만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뮤지컬 작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연극 ‘국화꽃향기’ 속 미주, 슬픔을 긍정적으로 풀어가려는 인물” 내가 맡은 인물은 ‘장미주’라는 역할이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원작 소설에서 승우와 미주가 만나게 되는 ‘영화 동아리’를 ‘음악동아리’로 바꿨다. 미주는 그 속에서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진취적인 여성으로 비춰진다. 동시에 내면의 여린 부분을 감추기 위해 강한 척하는 인물이다. 연극에서 미주의 직업은 가수다. 원작에서는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나온다. 미주는 학교에서 서클활동을 하면서 음악에 빠져든다.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실력은 있지만 대중성이 떨어지는 가수가 된 것이다. 한마디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은 아니다. 학교 때 어울렸던 친구 정란은 의사가 되고, 승우는 방송국 피디가 된다. 미주는 자기 나름대로 음악성을 갖고 노래하지만 사회적으로는 풀리지 않는 인물이다. 미주는 그런 상황들을 어둡고 우울하지 않게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풀어가려고 한다. “영화 속 미주의 이미지에 갇힐까 봐 아직 영화는 보지 않았다” 소설은 읽었지만 영화는 보지 않았다. 영화 속 미주의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책과 영화와는 다르게 만들어지고 있다. 연극은 미주가 살아온 길과 배경 등을 섬세하게 보여줄 시간이 많지 않다. 1막에서 미주는 굉장히 털털하고 밝은 학생으로 그려진다. 2막에서는 자기 삶의 의지를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삶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게 된다. 그때, 승우라는 사람을 어렵게 만나 사랑을 이룬다. 그토록 원하던 아이가 생기자마자 그녀에게 암 선고가 떨어진 것이다. 미주 속에는 선과 악이 한꺼번에 자라고 있다. 그녀는 시련 속에서 아이를 지키려고 자신을 과감하게 버리게 된다. 미주는 자신의 밝은 면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한편으로는 쓸쓸함과 외로움도 갖고 있다. 세상에 투정부리는 캐릭터는 아니다. 나는 ‘미주를 나’라고 생각한다. 나는 미주를 고통을 가슴에 안고 어떻게든 잘 이겨내 보려는 긍정적인 인물로 품고 싶다. 2막에 아이를 낳겠다고 하는 장면도 미주가 특별한 인물로 비치기보다 주변에 늘 볼 수 있는 인물이었으면 한다. 미주는 자신을 버티게 해주는 승우와 그와의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아이와의 행복한 삶을 꿈꾸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미주는 희생정신이 강하기다기보다 ‘나와 아이는 하나’라고 생각한다. 나를 죽여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내가 곧 아이고 승우이기 때문에 결심하게 된 것이다. 물론 미주에게 그 선택까지 고민은 있을 거다. 미주와 같은 선택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나도 엄마가 된다면 그런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아이는 또 다른 나’이지 않나. 미주는 엄마니까 희생한다는 표현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미주의 선택은 자신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자 희망이다. 처음에 이 작품을 할 때는 ‘미주는 이런 인물이야’하고 정리가 됐었다. 연습을 시작하고 나니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많았다. 기존에 있던 것을 허물고 다시 쌓고를 반복하면서 여전히 계속 작업 중이다. 지금은 미주가 ‘어떤 인물이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 속 흐름을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될 것 같다. “신지호 음악감독, 듣기만 해도 그림이 그려지는 음악 선보여” 연극 ‘국화꽃향기’는 신지호 음악감독이 전체적인 음악을 총괄하고 두 분의 아티스트가 음악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세 명의 아티스트가 작품의 전체적 조율에 대해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 음악이 잘 정리되면 느끼시기 참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 또한, 연극 ‘국화꽃향기’의 음악은 여성 관객이 좋아하실 것 같다. 신지호 음악감독은 감성이 정말 풍부해서 음악을 듣기만 해도 그림이 그려진다. 음악이나 작품을 만들 때 시간이 촉박한 편이다. 이러한 작업들은 오랜 시간 동안 유기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날까지 남은 기간 동안 불안한 마음도 있다. 계속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많은 것을 욕심내다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든다. 창작 작업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너무 힘들지만 작품을 할 때마다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다. 창작은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 내가 연기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를 봐야 한다. 그 때문에 여러모로 더 성숙해지는 것 같다. “정애연 , 꾸밈없는 사람이라 미주와 잘 어울려” 정애연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났다. 참 꾸밈없는 사람이다. 얼굴이 정말 예쁘다. 현대 무용을 해서 그런지 몸도 예쁘다. 연극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모르는 것도 많고 어려운 것도 많을 텐데 씩씩하게 열심히 한다. 예쁜데 예쁜 척 하지 않으니까 작품 속 미주와 잘 어울린다. 정애연 배우의 미주는 좋은 인물로 잘 나올 것 같다. 극 중 인물에 대해 정애연 배우와 함께 이야기도 많이 한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해줘서 예쁘고 고맙다. 작품이 기대가 많이 된다. 9월 18일 이후로는 상대방을 바꿔서 공연하게 될 것 같다. 연습도 계속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든 같이 연습하고 서로 봐주면서 만들어 가고 있다. “미주가 아이에게 말하는 대사, 대본만 읽는 데도 눈물이 펑펑 쏟아져” 연극 ‘국화꽃향기’에는 참 좋은 장면이 많다. 대본 리딩을 하면서 미주가 아이에게 하는 대사가 가슴이 아팠다.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여자다 보니 ‘미주와 같은 상황이 온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까’하고 생각해봤다. 미주가 정말 어렵게 만난 사랑을 통해서 얻은 생명이지 않나. 엄마가 돼서는 몫을 다하지 못하고 갈 때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플 것인가 생각하니 앉아서 리딩만 하는 데도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멀티맨과 멀티우먼, 울고 웃고를 반복한다” 연극 ‘국화꽃향기’에는 멀티맨과 멀티우먼을 맡고 있는 두 명의 배우가 있다. 이 친구들은 워낙 많은 역할을 짧은 시간에 하다 보니, 연기의 폭도 넓다. 역할이 급작스럽게 바뀌고 다른 연기패턴을 연기하다 보니, 웃고 울고를 반복한다. 몸에 털이 많아지고 있다.(웃음) 우리 연습실은 밥을 해먹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우리 예쁜 조연출이 팀 전체의 밥을 해 먹이고 있다. 삼겹살과 쌀, 김치, 깻잎을 준비해서 연습하는 동안 한 상을 차려줬다. 과일이며 뭐며 챙겨주는데 그 모습이 정말 좋고 재미있다. 팀원은 적지만 팀워크가 정말 좋다. 나도 팀에서 활력소가 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여자배우들이 많아서 그런지 신지호 음악감독님이 왔을 때 연습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웃음) “연극 ‘국화꽃향기’를 하는 동안 미주에 푹 빠져 하고 싶다” 차기작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연극이 될지, 뮤지컬이 될지는 모르겠다. 아직 고민 중이다. 지금은 향후에 다른 작품 계획이 없다고 생각하고 연극 ‘국화꽃향기’를 하는 동안 미주에 푹 빠져서 하고 싶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24 / 조회 9,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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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국화꽃향기’, 아름다워서 슬픈 사랑
연극 ‘국화꽃향기’의 연출을 맡은 김동혁은 이번 작품의 의도에 대해 “수채화같이 잔잔하고 은은한 사랑의 아픔과 슬픔을 표현하고 싶었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기억해야 한다는 의도를 담아낸 작품이다”고 말했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2000년 출판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2003년에는 故 장진영, 박해일 주연의 영화로 개봉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극으로 돌아올 새로운 ‘국화꽃향기’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 있을까. - 같은 듯 다른,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매력! 동명의 소설과 영화로 사랑받은 ‘국화꽃 향기’가 연극으로 돌아온다. 이번 공연은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한 예다. 연출가 김동혁은 원작 소설이나 영화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원작소설이 워낙 유명해 부담된다.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연극으로서 다시 재해석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소설과 영화가 평면적이라면, 연극은 라이브 음악과 함께하는 현장성이 있다. 소설의 아름다운 대사를 눈앞에서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고 느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연극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연극 ‘국화꽃향기’의 원작은 2000년 출판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의 소설이다. 김하인 작가가 쓴 이 소설은 불치의 병에 걸린 한 여자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연극은 사랑의 의미와 생명의 소중함이 퇴색된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두 주인공의 삶과 죽음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줄 예정이다. 2003년에는 영화 ‘국화꽃향기’가 개봉했다. 故 장진영과 박해일이 주인공 미주와 승우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 신지호, 니시무라 유키에, Lala 등 천재음악가들이 모인 알찬 음악 연극 ‘국화꽃 향기’는 ‘음악이 있는 연극’이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뭉쳤다. 작품의 음악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신지호는 연극 ‘국화꽃향기’의 음악에 대해 “연극 ‘국화꽃향기’가 ‘음악이 있는 연극’으로 만들기로 결정되고 나서, 참 많은 고민을 했다. 무대에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세 가지 악기가 함께 한다. 물론 배우들이 연기하기에 지장이 없게끔 할 것이다. 연극 ‘국화꽃향기’의 모든 곡은 라이브로 연주될 예정이다. 효과음과 장면전환 일부도 라이브로 표현된다. 작품 속에서는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 흐르도록 작곡할 것이다. 또한, 몇 곡은 배우들이 직접 부르기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의 대표 주자인 ‘니시무라 유키에’가 테마곡을 맡았다. ‘니시무라 유키에’는 싱어송라이터 ‘Lala’의 추천으로 소설 ‘국화꽃향기’를 접하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후, ‘국화꽃향기’가 연극으로 제작된다는 얘기를 듣고 제작사와의 미팅을 통해 테마곡을 맡게 됐다. 이번 공연에서는 ‘니시무라 유키에’의 서정적이고 맑은 음악이 작품과 어울려 더욱 감성적인 극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니키무라 유키에’에게 소설 ‘국화꽃향기’를 권했던 싱어송라이터 ‘Lala’는 이번 공연에서 ‘미주’의 테마를 작곡했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한국의 인기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가 전체 음악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신지호는 지난해 SBS 스타킹에 출연하며 ‘닉쿤 닮은 피아니스트’로 유명세를 치렀다. 그는 버클리 음대 출신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인재상’을 두 번이나 받은 실력파 뮤지션이다. - 9월, 관객의 가을 감성을 자극할 순도 100% 배우들! 이번 연극 ‘국화꽃향기’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배우 ‘이건명’과 ‘배해선’, 오랜만에 연극을 통해 관객을 만나는 ‘정애연’과 ‘박상훈’이 애달픈 사랑을 관객에게 전한다. 연출가 김동혁은 “모든 배우가 각각의 특징이 있다. 나이 차이에 따른 부분도 있다. 이건명 배우는 ‘부드러움과 배려심을 가진 승우’, 박상훈 배우는 ‘활기차고 순수한 승우’, 배해선 배우는 ‘음악에 열정을 가진 미주’, 정애연 배우는 ‘여리지만 카리스마가 있는 미주’다. 각각의 배우들이 표현하는 캐릭터의 차이를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승우 역의 이건명은 뮤지컬 ‘잭더리퍼’, ‘미스사이공’, ‘렌트’ 등을 통해 관객에게 친숙한 배우다. 그는 한 장르에만 얽매이지 않고 연극 ‘트루웨스트’, ‘나생문’ 등에 출연해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이건명과 같은 역을 맡은 박상훈은 연극 ‘나쁜자석’, 드라마 ‘이웃집 웬수’, ‘괜찮아 아빠 딸’, ‘멜로브리즈’라는 음반까지 발매한 다양한 이력의 배우다. 미주 역의 배해선은 뮤지컬 ‘모차르트!’, ‘남한선성’, ‘시카고’, ‘맘마미아’ 등에 출연했다. 또한, 연극 ‘나는 너다’, ‘친정엄마’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정애연은 연극 ‘클로져’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다. 그녀는 영화 ‘킬링타임’,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등에 출연했고 다양한 드라마에서 얼굴을 알렸던 배우다. 그 외에도 승우를 사랑하면서도 둘의 사랑을 지켜봐 주는 친구 정란 역에 송인경, 이은주가 함께한다. 멀티맨, 멀티우먼 역으로는 윤병희, 김가영이 극의 재미를 책임질 예정이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22 / 조회 1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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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향이 나면”, <국화꽃 향기> 연습현장
“어느 날 갑자기 바람이 불어 당신의 머리카락을 흩트리거나, 바람에서 국화향이 나면 내가 와 있다고 생각해줘….” 김하인 원작소설이자 장진영, 박해일 주연의 ‘국화꾳 향기’가 오는 9월 연극무대로 찾아온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순애보적 스토리, 연습실 현장. 이건명, 배해선, 정애연, 박상훈 등이 더블캐스팅 된 연습은 풋풋한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남녀 주인공의 첫 만남, 캠퍼스 장면으로 시작됐다. 배해선, 이건명정애연, 박상훈에서 호흡을 맞춰온 이건명, 배해선 페어와 드라마, 영화와 함께 연극 무대에 올랐던 정애연, 연극 박상훈 페어가 ‘2인 2색’의 를 선보인다. 오래된 부부 느낌에 가까운 이건명, 배해선 페어에게서는 여유와 편안함이, 신혼 부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정애연, 박상훈 페어에게는 파릇한 싱그러운 사랑의 향기가 느껴졌다. 2인 2색 순애보 사랑연극 의 가장 큰 특징은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등 라이브 연주가 함께한다는 것.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니시무레 유키에가 공연 메인 테마 작곡을 담당했고, , SBS 스타킹에 출연해 ‘닉쿤 닮은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린 신지호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라이브 연주!이건명, "또 변신했어요"위암에 걸린 아내를 향한 남편의 지고지순한 순애보를 그려낸 연극 는 9월 1일부터 10월 9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8.17 / 조회 12,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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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배우 이건명
이건명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배우다. “행복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다”고 말하는 그는 뮤지컬 ‘렌트’, ‘틱틱붐’, ‘맘마미아’, ‘미스사이공’, ‘로미오와 줄리엣’ 등으로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다. 이건명은 최근 뮤지컬 ‘잭더리퍼’에서 살인마 ‘잭’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제 다가오는 9월 1일 무대 위에서 살기를 내뿜던 잭에서 변신해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칠 예정이다. 인터뷰 내내 힘 있는 목소리로 쾌활한 에너지를 뿜어대던 배우 이건명과 연극 ‘국화꽃향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연극 ‘국화꽃향기’에서 맡은 역을 소개한다면? 연극 ‘국화꽃향기’의 ‘승우’는 ‘소나무 같은 남자’다. 극 중에서도 소나무로 표현된다. 7년간 한 여자만 사랑하면서 일편단심 바라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승우’는 그런 캐릭터다. 마지막 ‘미주’가 떠나는 길까지도 참고 바라봐준다. - 요즘 뮤지컬 ‘잭더리퍼’에서 잔인한 살인마 역을 하고 있다. 연극 ‘국화꽃향기’에서는 지고지순한 남자다. 그 두 가지 캐릭터를 오가는 일을 병행하기가 힘들진 않았나. (뮤지컬 ‘잭더리퍼’는 8월 14일 막을 내렸다. 그는 인터뷰 당시 뮤지컬 ‘잭더리퍼’에 출연 중이었다.) 쉽지만은 않다. 왜 ‘거짓말을 하면서도 거짓말을 사실이라고 믿는’ 정신병이 있지 않나. 배우란 그런 정신병을 앓는 사람이다. 내가 실제로 살인마는 아니지만 무대에서는 살인마라고 믿는다. 뮤지컬 ‘잭더리퍼’의 공연이 있는 날은 살인마가 되기 위해 평소보다 극장에 먼저 가서 몰입을 시작한다. 무대에 오르면 다른 생각이 머릿속에 남아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 생각들을 떨치려고 하는 것이다. 살인마로서 ‘잭’이라는 캐릭터를 몸에 가득 채우고 공연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극장에 일찍 간다. 머리에 그 일을 담고 들어가면 공연 중간에 안 좋은 일이 계속 떠올라 집중이 잘 안 된다. 머릿속에 남아있는 생각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 ‘국화꽃향기’ 속 ‘승우’는 요즘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남자다. 연극 속 ‘승우’의 모습을 어떻게 이끌어 내려고 했나. ‘승우’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이라면 딱 내 나이다. 내가 91학번인데 ‘승우’가 대학을 다녔던 그 시기와 거의 맞아떨어진다. 대학 시절의 ‘승우’와 ‘미주’를 그려보면 내 대학시절 같다. 작품을 준비하면서도 대학시절의 추억을 계속 끄집어냈다. 당시는 핸드폰이 아니라 삐삐만 있던 시기였다. 마음을 전할 때도 손편지를 쓰던 시절이다. 지금 2011년을 사는 젊은이도 그렇고 누구나 한 번쯤은 지고지순한 사랑을 해봤을 거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는 그런 지고지순한 사랑이 더 흔했다. 바라만 보는 사랑이 낯설지 않은 시대였다. ‘나이트클럽’을 가도 남자가 정중하게 대시하던 때였다. 같은 시대를 공유해서 그런지 나는 ‘승우’의 마음을 정말 많이 헤아릴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음성 녹음을 남기고 답변을 기다리던 심정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안다. 캐릭터의 모습을 꺼내는 일이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내 나이 또래의 관객이 보신다면 추억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승우’ 역은 이건명 배우와 박상훈 배우가 더블 캐스팅됐다. 박상훈 배우의 ‘승우’에 대해 기대평을 남긴다면? 아직은 연습에 깊게 들어가지 않았다. 박상훈 배우는 굉장히 담백하다. 사람 자체가 담백하다고 해야 하나? ‘담백한 남자’가 가진 매력이 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웃음) 좋은 예는 아닌데, 무뚝뚝한 남자의 매력과 비슷하다. 프랑스 남자의 매너, 이탈리아 남자의 느끼함, 경상도 남자의 거침 등이 가미되지 않은 그냥 한 남자다. 표현이 잠 어렵다. 이것이 매력이다. 사람의 담백한 매력은 인력으로 만들려 해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박상훈 배우의 그 타고난 천성이 지고지순한 기다림의 ‘승우’와 참 잘 어울린다. - 그렇다면 이건명 배우의 '승우'는 어떤 모습인가. 나의 ‘승우’를 내가 설명하는 것은 잘 못하겠다.(웃음) 어려운 것 같다. 나는 대본에 있는 대로 ‘승우’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뮤지컬 ‘투란도트’를 할 때 연극 ‘국화꽃향기’의 대본을 받았다. 밤 공연을 마치고 숙소로 가서 읽었는데 정말 많이 울었다. 책의 감동을 영화나 연극 매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독자의 상상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에서 책을 읽고 상상한 등장인물의 모습이 가장 ‘나’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건명이 상상했던 ‘승우’를 쫓아가는 중이다. - 영화 ‘국화꽃향기’에서 ‘승우’ 역을 박해일 배우가 했었다. 관객에게 각인되어 있는 박해일의 ‘승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부담감은 잘 안 느낀다. 내 연기에 자신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웃음) ‘국화꽃향기’ 영화도 일부러 안 봤다. ‘영화라는 장르의 표현’과 ‘연극이라는 장르’의 표현이 절대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박해일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은 이 작품에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그의 연기를 내가 따라 한다고 해서 그만큼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 그의 연기를 일부러 피하려고 한다면 정말 좋은 부분을 표현하지 않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다 보면 ‘자신의 연기’를 못한다. 이건 정말 자신감이 넘쳐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위해서 영화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다. - 연극 ‘국화꽃향기’가 원작 소설이나 동명의 영화와는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들이 있을까? 영화는 아직 못 봐서 잘 모르겠다. 제작발표회 때 많은 분들이 ‘너 이번에 최루성 연극 하는구나’라고 하셨다. 연극 ‘국화꽃향기’에 대해 많은 분들이 ‘울리는 연극, 슬픈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작품의 대본을 보고 ‘슬퍼서 슬픈 것이 아니라, 아름다워서 슬픈 작품’이라고 느꼈다. 이 작품이 슬픈 것은 이들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다. 제작발표회 날, 행사를 마치고 간단한 ‘맥주 자리’가 있었다. 작가님도 연출님도 다들 나처럼 생각하고 계셨더라. 울리려고, 슬프려고 하다 보면 신파가 되지 않나. 작품을 만드는 모두가 신파적인 생각은 안 하고 있다. 소설 ‘국화꽃향기’를 쓰신 김하인 작가님도 ‘아름다워서 슬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소설에서도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길 원하셨던 것 같다. 우리 작품은 이 부분을 지향해서 만들어 갈 것 같다. - 연극 ‘국화꽃향기’의 명장면을 꼽는다면 어떤 장면일까. ‘승우’는 라디오 PD다. ‘승우’는 ‘미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DJ의 입으로 라디오를 통해 전달한다. ‘미주’도 ‘승우’의 이야기를 라디오를 통해 듣고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DJ의 입을 빌어서 전한다. 그러한 장면이 정말 아름다운 것 같다. 지금처럼 문자나 전화로 하는 소통이 아니다. ‘그 사람이 듣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쓰는 사연과 ‘그 사람’이 라디오를 듣고 다시 사연을 보내는 모습이 정말 정말 예쁘다. 예전에는 정말 그랬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노래를 신청하면서 ‘같은 반 누구누구와 함께 듣겠다’고 적어 보낸다. 그 반 친구들이 다 모여서 듣고 있다가 자신의 이름이 나오면 ‘내 이름 나왔다!’고 흥분했었다.(웃음) 그런 시절이 있었다. - 대학시절을 떠올리거나, 여러 추억을 떠올리면서 연습했다면 재미있는 부분도 있겠다. 연습 기간에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없었나. 슬픈 작품을 연습하면 연습실은 울음바다다.(웃음) 어제도 하루 종일 울다 왔다. 연습 때 많이 울지 않으면 공연 때 정말 슬퍼져서 공연을 제대로 못 한다. 연습하는 기간 동안 충분히 울어놔야 공연 때 제정신을 찾을 수 있다. 정말 많이 슬퍼서 엉엉 울다 보면 어느 순간 객관적이 되는 거다. 지금 ‘승우’의 ‘미주’의 사랑이 지금 아파야 공연할 때는 아픔이 무뎌져서 그 사랑을 객관적으로 연기할 수 있게 된다. 배우가 슬퍼서 엉엉 울어버리면 관객은 배우가 울기 때문에 같이 울게 된다. 그것이 아니라 배우가 정확하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랑을 잘 전달해서 관객의 눈가를 적셔야 한다. - 연극 ‘국화꽃향기’의 자랑을 대놓고 해보자.(웃음) 대놓고 해도 되는 건가.(웃음) 인간의 감성이 가장 충만한 시기가 바로 ‘가을’이다. 낙엽과 가을빛은 아름다우면서 아련하다. 내가 나이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가을에는 늘 그랬던 것 같다. 가을에는 충만해진 자신의 감성을 마음껏 즐겨보는 것도 좋다. 우리는 관객의 감성을 마구 건드릴 것이다.(웃음) 슬픔으로만이 아니라, 1막에선 아주 아름답고 예쁜 장면으로 관객을 괴롭힐 거다. 가을에 충만해진 감성을 몸 안에 두지 말고 즐기셨으면 한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그러한 감성들을 즐기기에 좋은 작품이다. - 연극 ‘국화꽃향기’ 이후에 작품 계획이 있나. 연말에 뮤지컬 ‘미스사이공’을 다시 하게 될 것 같다. 대구 공연으로 시작해 대전, 울산을 들려 성남에서 할 예정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관객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에 남고 싶나. 나는 뮤지컬을 시작한 이유가 인생을 살면서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무대에 서면서 있었던 잠깐의 슬럼프 기간 때도 ‘내 인생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았더니 ‘무대가 답’이었다. 지금도 무대에서 가장 행복하다. 행복은 바이러스와 같다. 행복한 사람을 보면 다른 사람도 함께 행복해진다. 내가 무대 위에서 ‘죽음’이나 ‘슬픔’, ‘살인마’를 연기한다 하더라도 그것들이 궁극적으로는 감정을 정화시켜 누군가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는 소스가 된다. 나는 관객들에게 그런 소스가 되고 싶다. 내가 어떠한 캐릭터를 연기하든 공연을 본 관객이 단 한 뼘이라도 행복해 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16 / 조회 4,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