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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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개막, "앓이 시작하셨습니까?"
베르테르 앓이는 시작됐는가? 작품을 기다려온 많은 팬과 관객들의 기대를 받아온 뮤지컬 이 지난 10월 25일 개막했다. 괴테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여인을 사랑하지만 차마 고백할 수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한 청년의 순수하고도 절절한 모습이 큰 전율을 가져다 주는 이 작품은, 이번 무대에서 4명의 배우가 베르테르로 서고 있다. 베르테르 역의 성두섭지난 10월 31일 공개한 작품의 주요 장면에서는 베르테르와 롯데들의 열연 및 새롭게 거듭난 음악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음악적 변화가 가장 큰 것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라고 설명한 김민정 연출은 “두 곡의 새로운 넘버가 추가되었으며 풀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작품의 다이나믹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롯데의 두 동생을 새로이 등장시켜 롯데가 가지고 있는 어머니로서의 책임감을 부각하고자 했으며, 나무 세트를 활용한 숲의 공간을 추가하여 알베르트의 캐릭터를 더욱 잘 보여주기 위한 시도를 펼치고 있음도 빼 놓지 않았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큰 관심은 베르테르 4명 저마다의 매력이 무엇일까, 하는 것. 2003년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데뷔 후 7년 만에 다시 베르테르로 서는 김다현을 향해 김민정 연출은 “섬세한 광기”를 이야기 했다. 김다현 역시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열정이 만들어 내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변이다. 또한 김 연출은 김재범을 “애틋한 베르테르”로, 성두섭을 “진지한 열정을 느끼게 하는 베르테르”로 꼽았으며, 전동석에게는 “리허설 중에서도 어떻게 인물이 행동할지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순수한 충동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쉽게 이해하고 설명될 수 없는 사랑의 감정 속에 휘말린 또다른 사람, 롯데 역의 김아선은 “표현하기 무척 어려운 역”이라며 나름의 고충을 말했으며, 또 다른 롯데 김지우는 “ 이후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역을 맡게 되어 또 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었다. 사랑을 고백할 수 없는 슬픈 운명 (베르테르_전동석, 롯데_김지우, 알베르트_홍경수)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괴로워 하는 베르테르(김재범)이번 무대에서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연극 무대를 장악해 온 서주희가 베르테르의 사랑을 눈치채고 조언해 주는 오르카 역으로 첫 뮤지컬에 도전하고 있으며, 을 통해 연기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지현준이 사랑에 눈먼 카인즈로 분하고 있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우리의 사랑, 이루어질 수 없다면 (베르테르_김다현, 롯데_ 김아선)내년 1월 도쿄 아카사카 ACT씨어터에서 일본 공연도 계획되어 있는 뮤지컬 은 오는 12월 16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이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공연장면
2012.11.01 / 조회 17,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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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4인 4색 베르테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연습현장
2000년 초연부터 탄탄한 작품성으로 사랑받은 이 25일 개막을 앞두고 한창 연습을 진행 중이다. 플레이디비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에 마련된 연습실을 방문했다. 이날 엿본 현장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4인 4색의 베르테르와 더욱 풍성해진 음악 등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게 했다. 공연을 십여일 앞두고 맡은 배역에 푹 빠져있는 배우들을 만나보자. "천국, 혹은 지옥. 그가 간 곳은 발하임이에요"(앙상블) 롯데(김아선)에게 첫 눈에 반한 베르테르(김다현)이날 배우들은 번갈아 가며 작품의 일부 장면을 선보였다. 가장 먼저 등장한 배우는 김다현. 등 최근 쉼 없는 작품활동으로 변신을 거듭했던 김다현이지만, 이번 연습실에서는 다른 캐릭터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김다현은 2003년 출연 당시 '꽃베르'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답게 수려한 외모와 섬세한 감수성을 지닌 청년 베르테르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장면에서 발하임으로 떠난 베르테르는 롯데에게 첫 눈에 반하고 만다. 롯데의 천진난만한 웃음 앞에서 대책 없이 눈동자가 흔들리는 순수한 청년 베르테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의 마음은 소녀처럼"(롯데) 다정한 연인 롯데와 알베르트(이상현)김아선의 롯데는 소녀와 같은 발랄함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이었다. 롯데는 순수한 호의로 베르테르에게 다가가 그의 마음을 흔들지만, 그녀에게는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다. 알베르트 역의 이상현이 김아선과 함께 부른 '달빛산책'은 베르테르의 정열적인 사랑과 대조를 이루는 평온하고 다정한 사랑을 노래했다. "그대 어쩌면 그렇게 해맑을 수 있는지"(베르테르) 롯데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베르테르(김재범)베르테르는 행복한 롯데의 모습을 보며 그녀를 떠나기로 결심한다.김다현이 순진무구한 청년 베르테르의 모습을 표현했다면, 뒤이어 연습실 한 가운데로 걸어 나온 김재범은 롯데와 알베르트의 행복을 지켜보며 깊은 슬픔을 삭이는 애절한 모습을 보여줬다.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에 얹어져 퍼져 나오는 그의 목소리에 연습실 전체가 베르테르의 슬픔 속으로 함께 잠겨 들었다. 이 장면에서 베르테르는 롯데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알 수가 없어 광대 같은 무례함…얼마나 더 내가 배려해야 하는지"(알베르트) 롯데(김지우)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 베르테르(전동석)사랑을 원하는 베르테르, 혼란스러운 롯데베르테르의 행동에 화가 난 알베르트(홍경수)전동석은 가질 수 없는 사랑으로 깊이 절망한 베르테르의 격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장면에서 극단적인 감정상태에 다다른 베르테르는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알베르트는 베르테르의 무절제한 행동에 분노한다. 홍경수는 롯데를 사랑하면서도 완고한 도덕관을 고수하는 변호사 알베르트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전동석이 풍부한 성량으로 노래한 '번개불에 쏘인 것처럼'에 이어진 홍경수의 '무례와 사랑'은 알베르트만의 고뇌를 드러냈다. "불쌍한 카인즈, 가엾은 영혼"(앙상블) 카인즈(오승준)를 변호하는 베르테르(성두섭)마지막으로 사랑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카인즈를 둘러싸고 베르테르와 알베르트가 대립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베르테르는 카인즈를 변호하기 위해 나서지만, 알베르트는 소용없는 일에 나서지 말라며 그를 차갑게 비난한다. 부드러운 눈빛 속에 깊은 슬픔을 간직한 성두섭의 베르테르는 카인즈의 비극에 동요하는 섬약한 내면을 표현했다. 김지우는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과 혼란에 빠진 비극적인 여인의 모습을 오가며 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줬다. 음악도, 캐스팅도 풍성해진 2012년 괴테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은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괴로워하다 끝내 죽음을 택하는 청년 베르테르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쩌나 이 마음' '하룻밤이 천년' 등 극의 분위기를 한껏 짙게 하는 서정적인 음악과 완성도 높은 구성으로 많은 마니아를 낳았다. 조승우·송창의·박건형 등이 거쳐간 주인공 베르테르 역에는 올해 김다현·성두섭·김재범·전동석 등 네 명의 배우가 캐스팅돼 기대를 모았다. 베르테르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인 롯데는 김지우와 김아선이, 롯데의 약혼자 알베르트는 홍경수와 이상현이 연기한다. 음악도 더욱 풍성해졌다. 12년 만에 새로운 곡이 추가됐고, 전곡이 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돼 14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펼쳐질 예정이다. 은 오는 25일부터 12월 16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연습 전 이야기를 나누는 김민정 연출과 김재범 연습 순서를 기다리는 김지우김민정 연출과 김다현, 성두섭, 김지우, 김재범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뜨거운 연습 현장!
2012.10.16 / 조회 2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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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모르겠는, 어쩔 수 없는 이 마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성두섭, 김지우
은 정직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온몸의 촉수를 열어두고 세상을 맞이하는 청년 베르테르가 등장하는데, 그는 슬프다. 젊은이에게 슬픔이란 사랑이라는 이름에 실려 오는 때가 더욱 많은 법. 세상을 비추는 빛과 같은 아름다운 여인 롯데와 그녀로 인한 사랑과 슬픔으로 예민하게 전율하는 한 남자의 눈동자. 우리는 곧 이 두 남녀의 아슬한 감정 속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원망도, 슬픔도 아닌 묘한 그 눈빛, 성두섭 “요즘의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라 시대적인 배경, 베르테르의 성격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처음엔 정말 미련한 인물 같았는데, 작품을 분석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느끼다 보니 충분히 이해가 되고 있다.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에 이어 (이하 베르테르…) 그리고 또 다른 신작 준비까지, 2012년 배우 성두섭은 그 누구보다 질주 중이다. 다작을 추구하진 않지만 여전히 무대가 고픈 서른 살의 배우가 새로운 배역을 마다할 필요는 없는 것. “희한하게 운이 좋았다”고 말하지만 그 뒤에는 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스스로 접고 “놓치기 싫었다”며 베르테르를 맞이하고 있는 성두섭의 욕심이 엿보인다. “데뷔 때부터 꿈꿨던 작품이다. 그래서 연습도 엄청 열심히, 한 번이라도 더 하려고 한다. 내일 다른 작품 준비 차 출국하는데 짐도 아직 안 싸고 오늘 저녁 때 연습 런을 하겠다고 자청했다. 갔다 와서도 아침에 짐을 풀자마자 다시 연습실로 갈 예정이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다. 연습을 해야 한다고 느끼고, 열심히 하면 그 만큼 얻어지는 게 있으니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다.” 에서 엇갈린 사랑 속에 놓인 슬픈 기생 ‘열’ 역을 맡은 그는 손목과 발목을 다쳤다. 에서는 정신 없이 티격태격하는 형제 중 동생 주봉 역을 맡아 쉴 새 없이 무대 위 아래를 뛰어 다녔다. 체력 소모가 어느 때 보다 많았던 지난 작품들에 비해 는 그렇지 않아 다행이라 말을 건네니, 조용히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말한다. “대신 여기가 너무 아프다”고. “아, 지금도 닭살 돋는다. 처음 경험한 건데 며칠 전 장면 연습을 하다 발 끝에서 손 끝, 머리 끝까지 전기가 온 것처럼 다 저려왔다. 이러다가 진짜 쓰러지겠는데, 하다 정말 그 장면 끝나고 바닥에 누워버렸다. 알베르트 역의 (홍)경수 형이 ‘알 수가 없어’ 노래를 하는데 마치 환청처럼 천천히 이상하게 들렸던 순간도 있었다. 굉장히 무서웠다. 이게 뭐지? 싶고.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 한 인물이 되기 위한 준비는 출퇴근 시간이 없기에, 책상 앞에서 몸을 일으켜 돌아가듯 작품과 배역과 거리 두기란 결코 쉽지 않다.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이 작품을 본 전 세계 젊은이들의 자살이 급증하기도 했으니, 무대 위 베르테르가 되어야 하는 이의 감정은 얼마나 소용돌이 치겠는가. “감정소모가 워낙 크고, 그런 장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계속 몸으로 부딪히고 있다. 그렇게 해 봐야 몸이 기억하고, 몸이 기억하면 다음에도 그 감정을 잊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나중엔 지칠 대로 지치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연습 후엔 그 감정에서 빨리 나오려고 한다. 안 그러면 힘들어서 못 버틸 것 같다.” 스물 세 살에 데뷔해 올해로 7년 차. 뭔가 달라질 것 같아 그토록 기대하던 서른 살. 변한 것은 없지만 “작품을 통해 하나하나 쌓인 경험들이 나중에 내 안에 버티고 있는 내공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 바로 안으로부터의 변화가 그에게 시작되고 있다. “단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소중히 작품과 경험들을 쌓아가는 단계다. 처음에 “예, 아무도 없습니다”라는 대사로 시작한 앙상블이 하나씩 대사가 늘고 주인공으로 캐스팅되기도 되고. 아직도 작품을 하면 앙상블들하고 더 어울리는 스타일이다. 그 분위기가 너무 좋으니까. 그 때를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베르테르를 연기하면서 그간 겪지 못했던 것들을 배우고 또 얻고 이뤄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해와 달과 구름을 가진 웃음, 김지우 “안에 단단함이 있지만 겉은 굉장히 부드러움으로 감싸여 있는 여자, 과연 나에게 어울릴까 생각했다. 제의가 들어왔을 때 마음으로는 네, 하고 이야기 했지만 수 많은 고민이 계속되었다.” 분명 를 통해 배우 김지우의 스펙트럼은 넓어졌다. 주변의 우려만큼이나 스스로의 긴장으로 몸이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더 밑으로 떨어질 때가 없으니 치고 올라가는 수 밖에 없다”는 그녀의 생각대로 본 공연의 막이 오르자 마자 김지우는 더더욱 작품 속에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가 없었다면 지금 도 못 만났을 거다. 그리고 나에게 클래식한 뮤지컬의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았을 거다. 분명 마음 고생도 많이 했지만 아직도 그리운 작품이고, 나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김지우와 과의 인연은 여고생 관객으로 초연을 본 2000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2002년 스물 세 살의 조승우가 베르테르로 변했을 때도, 2003년 김다현이 꽃베르로 불렸던 때도 그녀는 객석을 지켰다. 서곡이 시작되자마자 소름이 끼치는 무대, 그 기억이 지금 김지우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 ‘금단의 꽃’이라는 넘버를 너무나 좋아했었다. 어떻게 구하고 구해서 음향팀이 보관용으로 녹음해 둔 걸 들었는데 롯데라는 역이 너무 예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정말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나 했었다.” 무엇보다 김민정 연출과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눈 재미있는 대화는 김지우가 롯데로 나서는데 큰 힘이 되었다. 분명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연출가는 배우들에게 자유롭고도 헤매지 않을 길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연출님과의 첫 만남이 연습실에서였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너무나 잘 통했다. 굉장히 추상적인 것들을 잘 느낄 수 있게 해 주시는 분이다. 롯데와 베르테르가 소녀와 소년 같아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세상 만물이 아름답고 햇살이 나에게 비치는 것이 행복한, 그 햇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을 가질 정도로 감수성을 가진 소녀가 롯데다.” 사랑하는 약혼자가 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말도, 정서도 잘 통하는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의 감수성 하나하나를 건드리는 남자가 나타났다면 어떨까. 쉽게 뿌리치기 힘들다는 건 롯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그녀의 생각이다. “롯데가 베르테르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는 장면은 나조차 이해되지 않았다. 베르테르가 다가오는 걸 거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크게 보일텐데 롯데가 먼저 다가가다니. 그런데 연습을 하면서 무엇 때문에 베르테르에게 다가가는지, 그 힘이 뭔지 조금씩은 알 게 되는 것 같다. 연습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너무나 아픈데, 그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게 바로 이 작품의 힘인 것 같다. 사람 마음에 내재되어 있는 어떤 하나를 톡톡 건드려 주는 것 말이다.” “재범이 오빠가 내성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일부러 엄청나게 카톡을 주고 받았다. 그러니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하기가 편해졌다. (웃음) 두섭이는 동갑이니까 말 놓자고 먼저 이야기 해줘서 좋았고. (웃음)” (김지우) “나도 형이랑 6년을 알았는데 이제 좀 친해진 것 같은데. (웃음) 형이 여자랑은 금방 친해지지. (웃음)”(성두섭) 두 동갑내기 배우의 수다가 재미있다. 함께 같은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지만 쾌활한 여자와 조용한 남자는 쉽게 친구가 되었다. 눈빛이 슬픈 베르테르의 연습을 볼 때마다 우는 롯데와 어떤 일이 있어도 팀들이 모이는 자리에 꼭 참석하는 베르테르는 그렇게 한 마음으로 작품을 빚어내고 있었다. “이번 연습 하면서 소름 끼쳤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누군가 한 명이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전체적인 소리와 표정들이 정말 풍부하다. 두섭이는 눈빛도 딱 베르테르인데 보고만 있어도 안쓰러운 마음이 들 정도고 상대방을 굉장히 동요시키는 배우인 것 같다. 2막 연습하는 걸 보다 나도 모르게 흐느끼면서 울게 된다.”(김지우) “베르테르와 같은 경험은 아직 해 보지 못했지만, 그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살 수 가 없을 것 같다. 둘 다 고통스러운 비극, 그래서 이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성두섭)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이미지 에이전시 Mr.Hodol@Mr-Hodol.com) / 디자인: 이주영(juyoung@interpark.com)
성두섭 김지우
2012.10.12 / 조회 2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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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김다현, 김재범, 성두섭, 전동석 캐스팅
뮤지컬 이 오는 10월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선 사랑의 열병에 사로잡히는 베르테르 역으로 김다현, 김재범, 성두섭, 전동석이 캐스팅됐다. 김다현은 2003년 베르테르로 출연한 바 있으며, 김재범, 성두섭은 뮤지컬 와 에 이은 동반 출연이라 주목 받고 있다. 여기에 신예스타 전동석이 가세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베르테르와 알베르트,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주인공 롯데 역에는 등에 출연했던 김아선과 등의 김지우가 캐스탱 됐다. 롯데의 완벽한 약혼자인 알베르트 역에는 등 무게감 있는 창작 뮤지컬에 출연해왔던 홍경수와 2010년 에서 알베르트 역을 맡았던 이상현이 함께한다.
이 밖에도 연극계 베테랑 배우 서주희가 연기인생 20년 만에 첫 뮤지컬에 도전, 베르테르의 사랑을 가장 먼저 눈치채는 조언자 오르카역으로 출연하며, 뮤지컬 과 연극 등으로 주목 받고 있는 배우 지현준이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눈이 먼 카인즈 역을 맡는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뮤지컬 의 원작곡가 정민선이 12년 만에 새로운 곡을 추가하고, 이성준 음악감독이 전곡을 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해 역대 뮤지컬 사상 최대 규모인 14인조 오케스트라가 함께할 예정이다.
뮤지컬 은 오는 10월 25일부터 12월 16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9.12 / 조회 20,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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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작은 반응이 배우에게 유기적인 힘을 줘요” 뮤지컬배우 이건명 인터뷰 ②
“외국에서 국가대표 마음가짐으로 공연했을 때 관객들이 열광해주면 정말 뿌듯해요” 뮤지컬의 외국진출에 관해 얘기하는 그의 표정과 말투에서 자긍심이 느껴졌다. 데뷔한 지 16년이 된 이건명에게 뮤지컬의 의미는 하루하루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자신에게 있어 뮤지컬은 “나의 전부”라고 말하는 이건명과 함께 뮤지컬의 이모저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현재 우리나라 뮤지컬 제작환경에 대해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아직은 과도기죠. 배우가 충분히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이 있어요. 연기만 잘하면 잘 만든 톱니처럼 돌아갈 수 있죠. 하지만 아직 그런 작품, 단체가 많지 않아요. 창작이 피어나는 과정이긴 하지만 아직은 라이선스에 의존해있는 상황도 과도기라고 할 수 있죠. 예전에 뮤지컬 ‘렌트’ 오리지널 캐스트 공연을 보고 정말 부러웠어요. 뉴욕에 사는 사람이 뉴욕 얘기를 하니까 정말 자연스러워 보였거든요. 저는 뮤지컬 ‘렌트’를 세 번이나 했지만 부자연스러웠어요. 서울 사는 사람이 뉴욕 사는 연기를 하니까 부자연스러운 거죠. 우리가 그들보다 노래, 연기를 못 하는 건 아니거든요. 아직 우리나라엔 서울사람 연기보다 뉴욕사람 연기를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아요. 아직은 뮤지컬의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배워나가야 할 부분이죠.- 아직 과도기인 상황에서 뮤지컬 ‘투란도트’가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 정말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 정말 뿌듯하죠. 예전에 뮤지컬 ‘갬블러’ 해외공연을 갈 때 작은 태극기를 다 사가려고 했어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우린 국가대표다’는 의미로 다 달아주고 싶었거든요. 외국에서 국가대표의 마음가짐으로 공연했을 때 관객들이 열광해주면 정말 뿌듯해요. “봤어? 이게 코리안이야. 이게 코리아야”라고 얘기해주고 싶을 정도예요. - 뮤지컬을 정말 사랑하시는 게 느껴져요.뮤지컬배우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레 배우고, 성악 하는 삼촌한테 노래를 배웠어요. 대학교 때도 항상 뮤지컬만 했고 지금까지 뮤지컬밖에 안 했어요. 만약 뮤지컬 못하게 되면 울 것 같아요. 엉엉 울 거예요. 뮤지컬밖에 없어요. 그래서 지금 정말 좋고 행복해요. 뮤지컬 시장이 이렇게 커지고 뮤지컬배우의 위상이 높아진 것에 대해 눈물 나게 고마워요. 가끔 겹치기 출연하는 것에 대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들어요. 뭐가 힘들어요? 무대에 있을 때 제일 좋은데. 매일 무대에 있고 싶어요. 처음 뮤지컬 시작할 땐 더블캐스트가 없었어요. 어느 순간 더블이 생겨서 일주일에 3일밖에 일을 못하는 게 싫어요. 일주일에 6일 공연하고 하루만 쉬고 싶어요.- 최근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는 다섯 명의 프랭크가 나왔잖아요. 어떠셨어요?연습 때 호흡 맞추는 건 어려워요. 하지만 공연에 들어가면 항상 똑같은 호흡이 오는 게 아니니까 재미있어요. 같은 대사를 해도 주는 에너지들이 다르니 그만큼 재미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대신 그 정도까지 맞춰가는 과정은 힘들죠. - 뮤지컬에서 음악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뮤지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죠. 대본에 있는 ‘활자’와 같은 의미에요. 뮤지컬 음악은 노래뿐만 아니라 전주, 반주, 후주, 간주까지 다 포함되잖아요. 뮤지컬 ‘미스사이공’ 음악이 뮤지컬 음악으로써 정말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노래가 끝나고 무대전환이 되는 동안 후주가 나와요. 그 후주 안에 극이 어떻게 진행될지 다 들어있어요. - 뮤지컬은 장르 특성상 관객과의 밀접도도 높고, 피드백도 빠른 편이잖아요. 관객과의 소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정말 중요하죠.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떻게 치는 박수인지 눈감고도 알 수 있어요.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때 박수소리만으로 벌써 배우의 가슴은 터져요. 커튼콜뿐만 아니에요. 특히 소극장 공연할 땐 관객의 작은 반응들도 배우들에게 힘이 돼요. 관객이 어느 순간엔가 다 집중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그날 공연은 정말 좋은 공연이 돼요. 예를 들어, 노래한 뒤 뜨거운 박수가 나오면 그다음에 120%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박수가 작게 나오면 ‘내가 뭘 잘못했나?’ ‘소리가 이상한가?’ 생각이 들어요. 이런 잡생각이 들면 다시 몰입할 시간이 필요해요. 공연은 이렇게 반응이 오가는 장르다 보니 그런 교류가 너무 소중해요.- 관객들이 집중했던 걸 느껴서 특별히 좋았던 순간이 있으신가요?많아요. 소극장을 잊지 않고 자꾸 하려는 이유도 그런 느낌들이 자주 들어서예요. 소극장은 내가 어디 있든 나의 작은 소리에도 관객들이 바로 시선을 주니까 연기를 쉴 수 없어요. 러닝타임동안 그 안에서 살지 않으면 바로 들통 나요. 내가 몰입하지 않으면 끝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집중력도 배가 되죠. 제가 고개를 돌리면 관객들의 시선이 따라오는 게 느껴질 정도거든요. 칭찬은 돌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좋은 에너지로 건드려주는 건 배우를 춤추게 하는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진짜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어요. 배우는 즉각 반응할 수 있어야 돼요. 그래서 언제나 가슴을 ‘몰캉몰캉’, ‘말랑말랑’하게 유지해야 해요. 슬퍼서 눈물 흘릴 때도, 기뻐서 웃을 때도 거짓되지 않은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는 감성훈련이 필요해요. 그런 감성훈련을 하면 세상 살면서 느껴지는 게 많아요. 특히,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넓어져요. 그런 삶을 산다는 건 정말 행복하죠. 그래서 배우는 행복한 직업이에요.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지가 중요해요. 정말 하고 싶으면 달리는 말처럼 뛰어야죠. 이미 뛰고 있는 사람들보다 좀 더 앞서서 좀 더 좋은 무대, 모습 보여주고 싶다면요. 이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5.18 / 조회 1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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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할 때 가장 행복해요” 뮤지컬 배우 이건명 인터뷰 ①
최근 이건명은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FBI 최고요원 ‘칼 해너티’ 역을 맡아 ‘프랭크’를 추격하고 있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미군 병사 ‘크리스’로 출연한 뮤지컬 ‘미스사이공’은 얼마 전 부산에서 막을 내렸다. 그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힘든 일정 속에서도 두 공연 모두 이건명만의 색깔이 녹아든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보여줬다. 이건명에게 있어 뮤지컬은 어떤 의미인지 묻자 “다에요. 정말 나의 전부에요”라고 말했다. 배우 이건명이 느끼는 뮤지컬 그 자체와 뮤지컬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데, 특별히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으세요?저는 뮤지컬을 할 때 가장 행복해요. 대본을 봤을 때 기분, 팀워크, 멤버 구성을 생각해요. ‘그 안에 들어가서 행복할 수 있을까?’ ‘공연이 막 내릴 때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죠. 작품선택의 첫 번째는 행복, 이건명의 행복이에요. - 특별히 행복한 기억으로 남은 작품이 있을 것 같아요.정말 많죠. 우선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경우 작품이 좋아요. 거기에 팀워크도 좋았죠. 그 외에는 얘기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다 좋았어요. 뮤지컬 ‘렌트’와 뮤지컬 ‘틱틱붐’은 전달하는 메시지 자체가 제 가슴을 뜨겁게 했어요. 관객들도 가슴 뜨거워져서 나가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 다른 인터뷰에서 ‘컨디션 관리를 잘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한 부분이 와 닿았어요. 평소에 어떻게 컨디션 관리를 하시나요?항상 운동해요. 컨디션 관리는 다른 의미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어느 날 손톱을 물어뜯다가 살이 뜯어졌어요. 그럼 시리잖아요? 연기하다가도 시려요. 그럼 컵을 집는 연기를 할 때 손가락이 안 아프게 하려고 조심하게 돼요. 연기의 몰입이 깨지는 거죠. 그건 100%의 연기가 아니라 70% 정도의 연기인 거예요. 특히 뮤지컬에선 목 상태가 안 좋으면 높은음을 내기 전에 신경이 쓰여요. ‘소리가 나올까?’ ‘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1초라도 하면 좋은 배우가 아닌 거죠. 컨디션 관리는 연기에 몰입할 수 있게, 공연하기 최적화된 몸을 만들어 놓으라는 의미에요. 제가 연기를 잘 못하면 공연 보러 오는 사람들의 시간을 망쳐 놓은 거잖아요.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놔야죠. 그래서 매일 운동하고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기 위해 노력해요. 그게 좋은 배우 같아요.- 연기에 관한 영감을 받는 특정한 부분이 있으신가요?다양한 곳에서 얻어요. 어디서든 교감을 얻는 게 체화됐어요. 제일 친한 친구가 죽었을 때도 울고 있는데 그 슬픈 감정을 기억하려는 제가 있었어요. 배우의 직업병이죠. 가슴 아픈데 어떤 순간이건 그 순간을 기억하려고 해요. 그 순간을 넣어놔야 그런 상황에서 연기 할 때 꺼내서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가끔은 힘들어요. 자꾸 또 다른 나가 나를 관찰하고 있으니까요.- 뮤지컬을 위해 최적화된 배우 신 것 같아요. 본인이 뮤지컬배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느낀 운명적인 순간이 있으실 것 같아요.그럼요. 저는 운명론자에요.(웃음) 뮤지컬배우가 된 것도 운명 같아요. 고등학교 때 친구와 종로에 있는 서울극장에 갔어요. 매진이라 못 보고 나오는데 누군가가 공연 보러 오라고 표를 나눠주고 있었어요. 그 표를 받아 공연을 봤는데 그 자리에서 못 일어났어요. 그게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이었어요. 그 안에 제가 좋아하는 게 다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성악 하는 삼촌한테 노래 배우고 그 다음 날 동네 무용학원으로 갔어요. 운명의 한 책장이었겠죠. 아마 그 영화가 매진이 아니었다면 뮤지컬 안 했을지도 몰라요. - 무대 위의 이건명과 무대 밖의 이건명이 다른 점이 있나요?똑같아요. 저는 똑같이 이건명이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차이에요. 무대 위에서 인생의 행복을 찾고 있어요. 지금 가장 행복하려고 하는 행위가 무대 위의 행위겠죠. 자칫 실생활을 헐겁게 하면 무대 위 행복을 찾지 못해요. 예를 들어 공연 전날 술을 마시고 싶을 때가 있어요. 술을 많이 마셔서 무대 밖의 이건명의 행복이 채워지면 무대 위 이건명의 행복을 채우지 못해요. 컨디션이 좋지 못 할 테니까요. 밀접하고 유기적인 관계인데 일단 이건명이라는 주체가 있는 건 똑같죠. - 이건명에게 있어 ‘뮤지컬’은 어떤 의미인가요?다에요. 정말 나의 전부에요. 데뷔 초, 힘들었을 때 뭘 할까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무대 위에 있을 때만큼 행복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결국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이 무대라 시작한 거죠. 인생의 절반 이상을 가장 행복한 걸 찾아서 온 곳이 무대였고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근데 그 무대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면 그냥 ‘나’라고밖에 표현 못 할 것 같아요. 이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5.18 / 조회 16,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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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해너티’는 고지식한 사람”,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김법래 인터뷰-②
김법래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이건명과 함께 ‘칼 해너티’ 역을 맡았다. 이들은 오랫동안 우정을 다져온 사이지만 느낌이나 생김새는 전혀 다르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캐스팅이 발표됐을 때 사람들이 ‘칼 해너티’ 역의 두 사람을 두고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건명이와 제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의아해했어요. 전혀 색이 다르잖아요. 저도 이 친구와 더블캐스팅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됐고요.(웃음)”두 사람은 전혀 다른 ‘칼 해너티’를 만들고 싶었던 연출가의 의도에 의해 캐스팅됐다. 좀처럼 닮은 점을 찾기가 어려운 두 사람이었지만 해결해야 할 ‘칼 해너티’라는 목표 지점은 같았다. 그에게 이건명에 대해 묻자 “좋아하는 후배고, 굉장히 착해요”라고 운을 뗐다. “더블 캐스팅을 하면 호흡이나, 큐 싸인을 맞추기가 어려워요. 건명이와 저는 그런 부분들이 잘 맞아요. 하지만 제가 표현하는 ‘칼 해너티’와 건명이의 ‘칼 해너티’는 많이 다르죠”이번 공연은 주인공 ‘프랭크’ 역에 엄기준을 비롯해 박광현, 김정훈, 규현, 키(Key)까지 총 다섯 명이 무대에 선다. 김법래는 “이번 공연은 엄기준이 제일 부지런했다”고 말했다. 엄기준은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주연 다섯 명 중 거의 유일한 뮤지컬 경험자다. 그는 자신의 공연이 아닌 날에도 매일 같이 극장을 나와 작품을 살뜰하게 살폈다.“(엄)기준이가 자기 공연이 없는 날에도 거의 매일 왔어요. 연습실에도 가장 많이 나왔고요. 이건 정말 칭찬해줘야 해요. 본인도 불안하지 않았겠어요? 서른일곱에 열여덟 연기라니.(웃음) 스스로도 정말 열심히 했지만 기준이가 없었다면 이 작품이 이렇게 못 나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기준이가 있었기 때문에 후배들이나 처음 하는 동생들도 따라갈 수 있었고요”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는 뮤지컬 ‘삼총사’, ‘잭 더 리퍼’ 등 이전 작품에서 오랫동안 함께해온 배우들이 참여했다. 엄기준도 김법래와 함께 뮤지컬 ‘삼총사’, ‘잭 더 리퍼’에 이어 계속해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서울 공연을 비롯해 지방 공연까지 함께한 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통하는 ‘무언의 호흡’을 나누고 있다. 김법래는 “호흡이 정말 좋아요. 거의 3년을 같이 술 먹고, 이야기하고, 공연했잖아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처음 같이하는 배우나,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들은 굉장히 좋은 기회죠. 이렇게 호흡 잘 맞는 배우들 사이에서 잘 보고 따라 하면 되니까요”영화는 ‘프랭크’와 ‘칼 해너티’의 쫓고 쫓기는 아슬아슬한 추격전이 백미다. ‘편집의 예술’이라 불리는 영화는 화려한 추격전의 분위기를 음악, 앵글, 기법 등으로 살릴 수 있다. 무대는 모든 것이 관객에게 드러나 있어 추격전의 묘미를 살리기 어려운 구조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영화의 ‘편집’이라는 ‘도구’ 대신 ‘캐릭터의 설득력’을 통해 추격전의 긴장감을 살렸다.“영화는 디테일한 장면을 보여주잖아요. 음악이나 분위기도 잡아주고요. 뮤지컬도 그런 점이 있지만 생략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어요. ‘칼 해너티’가 코믹적인 분위기가 강해요. 코믹한 요소를 표현해줘야 작품이 지루해지지 않거든요. 대신 긴장감이 떨어지면 안 되겠더라고요. 자칫 잘못해서 지나치게 웃음 쪽으로 빠지면 어떤 내용인지 모를 수가 있어요. 재미와 긴장감을 살리려면 프랭크를 잡겠다는 ‘칼 해너티’의 목표를 꼭 보여줘야 했어요. 그리고 주인공 ‘프랭크’가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 다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관객에게 늘 상기시켜 줘야 해요. 잘못하면 동정할 수도 있고, 범죄자라는 사실을 잊을 수도 있거든요”‘칼 해너티’라는 인물을 들여다보며 김법래는 미국의 FBI요원보다 고지식한 한국 형사를 떠올렸다.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칼 해너티‘의 의지가 한국의 고참 형사의 이미지를 저절로 생각나게 했다. “제가 생각한 ’칼 해너티‘는 내가 형사기 때문에 법을 지켜야만 하고, 그래서 승진도 많이 못 한 사람이에요. 나이 많은 고참 형사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작품 속에서 결혼한 인물이지만 별거 중이라고 나와요. 매일 잠복근무하고 매일 야근하고, 심지어 크리스마스에도 야근하고요. 미국에서는 말이 안 되는 일이잖아요. ‘칼 해너티’는 그렇게 일에 빠진 사람이에요. 고지식해서 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을 갖고 있는 거죠”그는 ‘칼 해너티’의 고지식한 면이 자신에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 전 “마침 공연 중 사용하는 소품 총을 만지고 오는 길”이었다. 전날 망가졌는지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난다며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무대용 총이 빛이 나지 않아 직접 사비로 구매한 소품이었다. 김법래는 못내 아쉬운 얼굴로 “총이 무대용이다 보니 빛이 안 나게 칠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하나 샀어요. 비싼 것을 사려다 너무 비싸서 철제로 된 라이터를 하나 샀어요.(웃음) 그런데 어제 건명이가 쓰면서 떨어뜨렸는지 덜커덩거리는 소리가 나요. 고치다 와서 그런지 계속 그 총 생각이 맴도네요”라고 말했다. 그의 곁에 앉은 스태프가 “어제 커튼콜 때 총이 떨어졌다”고 말을 더하자 그는 “그럴 줄 알았어”라며 “개인적인 사비를 들여서 샀는데 건명이가 고장 냈으니 ‘후배를 지탄해야 한다’고 인터뷰에 꼭 써주세요”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김법래는 마지막으로 이번 작품에 대해 “시원해요. 쇼 뮤지컬이잖아요. 끊이지 않는 춤과 음악도 멋지지만, 감동도 있어요”라는 짧은 멘트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대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고지식할 정도로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칼 해너티’의 모습은 김법래를 닮았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수다쟁이 노총각 ‘동욱’부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슬픈 종지기 ‘콰지모도’,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칼 해너티’까지 그의 연기에는 김법래 본연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그의 연기가 수많은 관객을 매료시키는 것은 인물에 진짜 자신을 담아내는 힘 때문이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후 김법래가 어떤 작품을 선택할 것인지 기다려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18 / 조회 6,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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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결국은 가족의 사랑이야기”, 김법래 인터뷰-①
김법래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영화로 먼저 만났다. 좋아했던 영화를 뮤지컬 대본으로 접한 그는 자연스럽게 영화의 장면들이 오버랩되는 줄거리와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영화로 먼저 봤죠. 정말 좋았어요. 유명한 감독이고,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하잖아요. 영화를 본 지 6-7년 정도 됐나? 기억이 안 나서 다시 봤는데 다시 봐도 재미있더라고요”최근 그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칼 해너티’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공연은 기존 관례와 다르게 하루에 2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법래는 더블 캐스팅된 이건명과 함께 하루걸러 2회 공연을 혼자 소화하고 있다. 고지식할 정도로 자신의 길을 걸은 ‘칼 해너티’가 그랬을 것처럼 그는 담담하게 “안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삼총사’에서도 ‘포르토스’ 역으로 67회 공연을 원 캐스팅으로 소화하기도 했다.근 몇 년간 크고 작은 무대를 끊임없이 서 온 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 않을까. 김법래는 담담한 말투로 “배우들은 연습하는 게 노는 거죠”라고 말했다. “배우들이 연습할 때 미친 듯이 연습만 할 거라고 많이 생각하지만 그렇게 바쁘진 않아요.(웃음) 연습하면서 함께 술도 한잔 하고…. 그게 휴식이죠”그는 거의 매일 사용해야 하는 목을 크게 관리하지 않는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오해할 수도 있는 말이다. 김법래는 “관리하면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웃음) 너무 조심하면 안 돼요. 이번 공연 때도 후배들은 마스크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엄)기준이나 저나 (이)정열이 형이나 선배들은 마스크를 안 썼어요. 새로운 곳에 있으면 알레르기나 감기에 걸릴 수도 있잖아요. 걸리면 빨리 걸리고 떨어져야지 공연 중에 걸리면 안 되거든요. 환경에 적응하려고 쓰지 않는 것도 있고요”라고 말했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원작인 동명의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가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미국적 감성과 색채가 짙다. 김법래 역시 출연을 결정했을 당시 그 점이 부담됐다. “처음에는 부담됐어요. 뮤지컬은 영화와 앞뒤 주제가 바뀐 것 같아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쇼 뮤지컬이지만 가족 간의 사랑 이야기가 짙어요. 영화는 그 이야기가 약했죠. 요즘 10대 아이들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잖아요. 그런 아이들이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족 간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죠”라고 말했다.김법래는 작품 속 등장하는 프랭크 아버지의 술집 장면에서는 매번 “눈물이 나 죽을 것 같다”고 했다. 그 장면에서는 늘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억이 떠올라서다. “그 장면은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 하는 아버지 이야기가 나와요. 우리나라의 많은 아버지들이 그렇잖아요. ‘너는 남자야, 남자는 그러면 안 돼’ 하면서 강하게 키우려고 하고요. 저희 아버지도 그러셨거든요”김법래는 ‘칼 해너티’ 역을 맡으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영화의 명성과 명배우 톰 행크스의 연기를 등에 업고 시작해야 했다. 톰 행크스와 같은 역할을 맡게 돼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간단하고 명쾌한 답을 던졌다. “당연히 없죠. 톰 행크스도 저를 모를 테고, 외국 분들이 저를 잘 알지도 못하실 거고요. 한국 관객도 톰 행크스랑 비교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비교 상대도 안 돼요.(웃음)” 톰 행크스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지만, 그가 연기하는 데 명배우의 존재는 큰 힘이 됐다. 김법래는 색이 짙은 배우다. 폭넓고 깊은 목소리와 거친 듯 부드러운 그의 생김새도 ‘김법래만의 아우라’가 크다. 그는 “머릿속으로 톰 행크스를 많이 따라 하려고 했다”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혀 다른 인물이 탄생했다. “‘톰 행크스가 어떻게 걸었더라’, ‘이 사람이 그 장면에서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떠올리면서 했어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따라 한다 해도 비슷하게 나오지 않더라고요. 제 색이 워낙 짙고 그 배우와도 워낙 달라서요. 그래서 오히려 더 따라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도 전혀 톰 행크스와 비슷하다는 말을 안 들어요(웃음)” (②편에서 계속)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18 / 조회 5,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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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캐스팅, 짜릿한 거짓말 <캐치 미 이프 유 캔>
엄기준·김정훈·박광현·규현·키(KEY)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에 오른 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28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은 개막 당일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갖고 준비된 공연을 선보였다. 프레스콜 무대에 등장한 주인공 배우는 '프랭크' 역의 박광현과 '칼' 역의 김법래.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박광현은 극중 천재 사기범의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소년 같은 느낌이 아직 남은 그의 모습은 대담한 범죄를 벌이는 한편 따스한 가족의 정을 그리워하는 청년 '프랭크'와 잘 어울렸다. 아들 프랭크(박광현)를 달래는 파올라(전수경)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은 이미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어워드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호평 받은 작품이다. 미국에서 초연한 지 1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하게 됐으며, 대본과 음악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국내 제작진이 새롭게 꾸몄다.프랭크(박광현)와 프랭크 시니어(이희정)특히 이 흥미를 끈 것은 놀라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 부모의 이혼으로 무작정 가출한 열 일곱 살 소년 '프랭크'는 기발한 수법으로 파일럿으로 위장,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140만 달러의 위조 수표를 쓴다. 필요에 따라 때로는 의사, 때로는 변호사가 되어 살아가던 그를 21년 경력의 FBI요원이 추격하면서 어린 사기범과 노련한 경찰의 팽팽한 추격전이 펼쳐진다. 영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했던 주인공 '프랭크'는 엄기준·김정훈·박광현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의 규현, 샤이니의 키(KEY)가 맡았고, 톰 행크스가 연기한 FBI 요원 '칼 헤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이 더블 캐스팅됐다. 프랭크와 사랑에 빠지는 천진난만한 여인 '브렌다'는 최우리와 다나, 써니가 연기한다. 아들 프랭크를 깊이 사랑하면서도 왜곡된 삶의 방식을 가르쳐 준 아버지 '프랭크 시니어' 역은 이희정과 이정열이, 가난을 견디지 못해 남편과 아들을 떠나간 프랭크의 어머니 '파올라' 역은 전수경과 서지영이 맡았다. 프랭크를 쫒는 FBI 요원 칼(김법래)제작진 구성도 탄탄하다. 뮤지컬 의 왕용범 연출을 중심으로 이성준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감독이 참여했고, 의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합류했다. 은 6월 20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한다. * 감상 포인트 1. 개성 넘치는 다섯 명의 프랭크 & 미녀 앙상블의 군무 엄기준의 '프랭크'와 규현의 '프랭크'는 어떻게 다를까? '프랭크' 역의 주연배우 다섯 명이 펼치는 서로 다른 무대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 엄기준과 로 실력을 검증 받은 규현을 비롯해 이번 작품이 뮤지컬 데뷔작인 박광현·김정훈·키(KEY)의 연기가 이목을 끈다. 극중 간호사·스튜어디스·대학생 등으로 등장하는 미녀 앙상블들의 군무 또한 큰 볼거리. 매 장면마다 세련된 의상을 갈아입고 등장하는 이들의 노래와 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2. 빠르게 바뀌는 감각적인 무대 연극 뮤지컬 등 실험적인 무대디자인으로 이름을 알려온 정승호가 꾸민 무대도 빼놓을 수 없다. 정승호는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비행기 모형만 차용하고 나머지는 전부 직접 구상했다. 제작사는 이번 무대에 대해 "강렬한 팝 아트 무대예술과 함축적인 '솔바스(Sal Bass)' 스타일의 영상예술의 만남"이라고 전했다. 장면마다 빠르게 전환되는 간결하고 감각적인 무대를 감상하는 것도 이 주는 쏠쏠한 재미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3.29 / 조회 16,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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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공개! 무대디자이너 정승호와 함께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야기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곧 있으면 자신만만, 호기 좋은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질 이곳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뛰어난 음향시설과 가변성 높은 공간으로 그간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를 펼쳤던 이곳이 과 함께 뮤지컬 무대로의 첫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 관객들이 만날 ‘브로드웨이 발’ ‘메이드 바이 코리아’ 의 모습은 어떠할까?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무대디자이너 정승호와 함께, 초긴장의 기류가 꿈틀대던 무대를 최초 공개해 본다. 누구보다 의 무대에 큰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열혈 플레이디비 독자들과 공연 서포터즈들까지, 정예의 부대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 모였다. 첫 공연을 불과 3일 남기고 공개된 공연장, ‘한창 마무리 중인 특별한 디자인의 로비’는 현장 출석자들만 볼 수 있는 특권으로 주고, 공연장 안으로 입성! 스탠딩석과 좌석이 함께 어울려 있던 이곳에 새로 의자를 설치, 1층 622석, 2층 378석 등 총 1천 석이 자리할 수 있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이 바로 추격 레이스가 펼쳐질 무대’임을 물씬 느끼게 해 주는 멋진 승무원들의 모습이 비춰진 무대 배경. 현장 구석구석을 안내해 준 이유원 무대감독은 “16인조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 위치할 예정이고, LED와 프로젝션을 사용한 영상 활용이 많아질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2층 1열이 가장 잘 보인다”는 귀띔을 살짝 더한다. 국내에서 2층 객석과 무대가 가장 가까운 공연장일 것 같다는 또 한가지 팁은 1층 좌석 사수에 실패한 사람들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대기실로 내려가니 한창 총 리허설을 마치고 쉬고 있는 배우들과 마주치는 우연과 행운이 함께. 배우들 각자의 이름이 새겨져 구분된 무대 의상과 소품들이 복도를 가득 채우고 있다. 급박한 상황에는 남자배우들은 이 복도에서 옷을 갈아입고 무대로 뛰어 나가기도 한다고. 이제는 본격적인 무대 탐구 시간. 뮤지컬 등을 비롯 연극 등의 무대디자인을 담당한 정승호와 함께 자리했다. 평소 그의 무대와 작품에 열광해온 관객과 무대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 또 눈으로 다 확인하지 못한 무대 비밀이 궁금한 사람들의 눈과 귀가 모두 그에게 모여 그간 궁금했던 질문들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Q. 무대 디자이너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보니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비슷할 것 같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인테리어 디자인이 주거하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이라면, 저는 극 속 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공간보다는 장면을 디자인 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느 부분에서는 무대가 하나도 없이 장면이 이뤄질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조차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게 무대디자이너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어떤 계기로 이번 작품의 무대디자인을 하게 되셨나요? 함께 작업해보자고 전화가 오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제작자가 아닌, 연출이 전화를 하셨어요. 그런데 전 등 어둡고 묵직하고 거친 걸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은 그 정도가 아니잖아요. 제작자나 연출가께서도 굉장히 많이 고민을 하시지 않았나 싶어요. 과연 저 사람이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웃음) 저 역시 이런 작품을 디자인하는 게 어색하긴 한데, 작업을 하고 왕용범 연출과 이야기를 해 보며, 괜찮다, 정말 우리가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구나, 어느 지점까지 같이 갈 수 있구나, 등을 확인하면서 굉장히 즐거운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의 무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요. 디자인 의뢰를 받은 후 영화를 봤어요.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재밌게 봤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영화 인트로에 있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그 인트로가 너무 궁금해 만든 사람을 찾아보니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었고, 그들이 솔 바스(Saul Bass)라는 사람의 스타일을 추구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작품이 쫓고 쫓기는 내용이다 보니 애니매이션이 굉장히 다이나믹했고 이걸 적극적으로 무대에 반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애니매이션이 갖고 있는 특징이나 솔 바스의 특징인, 색깔의 단순한 사용, 쉐도우의 움직임 등을 무대에서 많이 구현하려고 노력했고, 그렇다보니 영상이라는 툴을 쓰게 되더라고요. 그간 작품에서 저는 영상을 안 쓰는 디자인을 해 왔던 사람이라 이번이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을 잘 안 쓰려는 이유 중 하나는 무대에서 LED 판넬을 보면 굉장히 차갑고, 그걸 배우들이 이겨내기가 쉽지 않아요. 워낙 밝고 강렬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 사용한 패널을 보면, LED 소자만 있는 게 아니라, 옛날부터 사용되던 필라멘트 전구도 같이 들어가 있어요. 차가움을 중화시키고 좀 더 부드럽게 빛을 섞기 위해서죠. 또 처음 무대를 보면, 여기에서 빛이 나올 거라는 생각조차 안 들게 막아놨어요. 직접 빛이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조도를 낮게 쓰면서 빛으로만으로는 구현될 수 없는 어떤 패턴들을 만들어 놓은 것이죠. 주로 아르 데코에서 사용되어졌던 패턴들, 팝 아트에서 사용된 색감들, 1930, 40년대 미국에서 많이 쓰여졌던 벽지의 느낌들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Q.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인데, 그곳의 무대에서 가져온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디자이너들은 카피하기 싫어하잖아요. 역시 다르게 하고 싶은데, 쓰여진 음악이 그걸 굉장히 어렵게 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브로드웨이 무대와 같은 건, 밴드가 무대 위로 올라가 있는 것이죠. 처음에는 대본을 읽고 무대 위에서 밴드를 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연출가와 이야기 하면서 그래도 음악이 쓰여진 것이 밴드가 무대에 자리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합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 하나 정도? 가 비슷할 것 같은데요. 그 외에는 다 다르다고 보시면 되요. 장면의 해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셨던 분들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Q. 정승호 선생님의 매 작품이 다 신선했는데, ‘익숙했었다’는 말씀이 좀 의외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어떤 부분이 익숙한 부분이었고, 이번 작품의 어떤 면이 도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영상이 없는 가운데 디자인을 하던 게 그간 저의 방식이었다면, 지금 영상이라는 툴을 적극적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 도전이라는 것이죠. 매일 그걸 썼던 사람이라면 익숙해져서 표현하기가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머릿속에는 있지만 그걸 구현해 내기까지는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영상을 따뜻하게, 부담스럽지 않고, 캐릭터에 도움을 줄 수 있게 쓸 수 있을까 고민했지요. 결국 영상은 하나의 툴에 불과한 것이고 정말 중요한 건 전체 무대가 이 공연이 말하려는 바를 잘 전달해 주느냐가 매번 저의 숙제입니다. 이번에 영상을 활용한 경험이 앞으로 다른 활동에 좋은 토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힘들었던 작업, 경험들도 궁금해요. 에서 조광화 연출과 할 때, 둘이 너무 달라서 힘들었죠. (웃음) 조광화 연출은 굉장히 사실적인 시작을 원했고, 저는 컨셉츄얼한 그림을 가지고 만났거든요. 그래서 첫 미팅에서도 사이가 어색했었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회의를 하니까 제 디자인의 가능성을 어필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디자인을 갖고 가면 정말 관객들이 좋아할 것이다, 100%의 확신을 갖고 밀어붙였던 디자인이 이었어요. 왜냐면 보통 디자인에 앞서 리서치를 많이 하는데, 그 작품은 그냥 한번에 머릿속에 영감처럼 생각이 확 들어온 경우에요. 그래서 이걸 놓쳐서는 안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버텼던 것 같아요. 다행스럽게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공연 쫑파티 날 처음으로 조광화 선생과 술을 마시며 “우리 다시는 밝은 작품 하지 맙시다, 다시 같이 일하게 된다면 서로 어두운 작품 좋아하니 꼭 어두운 작품으로 만나자”라고 이야기 했어요. (웃음) 그 후 하자고 연락이 왔는데 그 때 정말 잘 맞았어요. 극 중에서 임금이 머리를 바닥에 아홉 번 찍어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사람이 하게 되면 시늉만 할 테니 그 정도의 임팩트가 싫어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어 정말 머리를 내리 찍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전 그렇게 마지막 장면만 생각 했었는데 조광화 연출이 그게 가능하도록 그 전의 장면, 그 전전 장면에 인형을 계속 셋업 시켜주었죠. 그렇게 호흡이 맞기 시작하니까 은 거의 한 사람이었어요. 정말 제가 상상하는 모든 걸 다 해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 사람이 이렇게 좋아질 수 있구나, (웃음) 했죠. Q. 무대디자이너의 역할은 어디까지 인가요? 어떤 연출을 만나느냐에 다라 달라져요. 어떤 연출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컨셉이라는 게 있어서 그걸 양보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처음에는 희미하게 갖고 있더라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구체화 시키는 연출도 있어요. 상황에 따라 작업의 범위가 달라지겠죠. 그렇지만 저는 공간만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면 이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아요. 돈이 잘 안됨에도 불구하고(웃음) 이 일이 너무너무 재미있는 건, 작업하면서 극중 캐릭터와 동화되기도 하고, 내가 느끼는 걸 어떻게 무대에 반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니까 조금 다른 세상을 산다고 할까요? 그래서 너무나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무대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려요. 미치도록 좋으면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안 하는 게 좋으세요.(웃음) 돈도 못 벌고 삶이 고달프죠. 더 좋은 일들이 세상에는 많아요. 제가 태어나서 자란 환경이 그랬고, 너무 좋아서 하고는 있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조금 다른 환경에서 다른 직업을 가지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3.28 / 조회 21,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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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미이프유캔> 엄기준, 김법래
남을 속이는데 천재적인 머리를 타고난 아이가 가출해 택할 수 있는 손쉬운 생존 방법은 사기였다. 이 타고난 사기꾼은 수백만 달러의 가짜 수표를 발행하고 정교하고 능청스럽게 파일럿, 의사, 변호사 행세를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년 FBI 요원 외길인생의 남자가 집요하게 그를 뒤쫓는다. 잡힐 듯 말 듯, 귀신처럼 사라지는 사기꾼과 다 잡았다 싶은데 눈 앞에서 놓치는 형사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 . 1965년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에 이어 뮤지컬로 탄생해 국내 초연을 앞두고 있다. 톰과 제리를 보듯 도망가고 뒤쫓는 사건이 유쾌하게 전개되는 이번 무대에서, 엄기준과 김법래가 천재 사기꾼과 집념의 형사로 다시 만났다. 에서 호흡을 맞추며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이가 된 이들이, 이번엔 쫓고 쫓기는 남자들이 되어 관객을 웃기고 울릴 준비 중이었다. 사기천재, 그를 쫓는 형사이미 영화를 통해 이야기의 매력을 알고 있었던 두 배우가 이 작품의 출연 결정을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러 작품을 통해 경험을 쌓은 배우의 촉으로 봤을 때, 이 작품은 재미있고 신나는 또 하나의 대어였다. 특히 에서 호흡을 맞춘 제작팀과 엄기준, 김법래라는 배우는 서로에게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저나 기준이도 마찬가지이지만, 몇 년 동안 연출님과 제작팀이 함께 했기 때문에 믿고 가는 부분이 분명 있어요. 물론 제작팀도 우리를 믿고 가는 부분이 있겠지만. 게다가 작품이 좋으니 당장 결정할 수 있었죠.” (김법래)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뮤지컬로 만든다고 하니 망설일 게 없었어요. 연습한지 몇 주 지났는데, 구체적인 동선을 맞추고 캐릭터를 살려나가다 보니 극이 지루하지 않게 잘 흘러갈 것 같아요. 노래도 좋고.” (엄기준) 2011년 토니어워즈 4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막 브로드웨이에서 날아온 이번 무대는 영화의 재치에 춤과 노래가 곁들어진 쇼뮤지컬이다. 다시 말해 경쾌한 춤이 들어갔다는 말이다. 최근까지 에서 칼싸움을 한 이들이지만, 오랜만에 정확하게 짜인 춤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엄기준 역시 춤은 이후 6년 만이다. 그가 “오랜만에 춤을 춰서 몸도 따르지 않는다“며 장난끼 묻은 푸념은 내놓을만 하다. 거의 2시간 내내 등장하는 덕에 “대본 보고 좌절했다”고 한 말 역시 빈말이 아닌듯. 이를 듣던 김법래, “프랭크가 등장을 너무 오래 하거든(웃음), 정말 내려오질 않는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무대와 드라마를 오가며 선보인 ‘엄기준표’ 로맨스가 빛을 발하면 될 것 아니냐 묻자, 다시 “아휴”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제가 써니랑 뭘 어떻게 해요. (홍보 담당자에게) 그 스케줄 조정 좀 해주시면 안 될 까요? (웃음) 진짜 조금 전에 거울을 봤는데 돌 날아 오겠더라고. (웃음)” “난 여자 파트너 좀 있어 봤으면 좋겠어. (일동 폭소)” (김법래) 두 배우의 장난스러운 농담이 이어졌지만, 그들이 맡은 프랭크와 칼은 배우라면 한번쯤 탐낼만한 캐릭터다. ‘원하는 모든 직업을 쟁취하는 사기꾼’에 ‘집념의 FBI 요원’이 아닌가. 이 둘의 쫓고 쫓김은 때론 톰과 제리처럼, 때론 영화 도망자의 해리슨포드와 토미리존스처럼 코믹과 진지함을 넘나든다. 대본 리딩에 이어 전체적인 동선이 완성해 가며, 자신만의 프랭크와 칼을 만들어 가는 두 배우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 영화가 유명한데다 우리나라에서 초연이지만 솔직히 부담감은 없어요. 캐릭터는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 다르고 제 색깔을 넣는 게 중요하니까. 칼은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바른 생활 사나이에요. 그런데 만날 잠복근무를 하느라 가족은 깨진 사람이기도 해요. 직업의식이 투철하지만 허술한 모습도 있죠.”(김법래) “프랭크는 사기에 있어선 천재적이지만 외로운 아이에요. 부모의 이혼 때문에 가출을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 것이죠. 원래 의도하지 않았는데 결과가 그렇게 된, 어린애들 그런 심리 있잖아요. 꼭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돼버린. 예를 들어 친구가 담배를 피우자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피우다 걸린, 그런 아이와 같은 거죠. 다만 사기를 치는 차원이 많이 셌죠. 전 외로운 아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엄기준) 두 사람은 곳곳에서 터지는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프랭크와 칼이 전화하는 장면을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는다. 외로운 인간으로서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부각되기 때문. “두 캐릭터가 가장 잘 부각돼 기대하는 장면”이란다. 여기에 김법래는 프랭크가 칼을 따돌리고 도망가는 씬이 더 꼽았다. “당하는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그 순간을 모면하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연기, 뒤 돌아볼 거 있나요"김법래, 엄기준. 올해 벌써 데뷔 18년 차에 접어들었다. 무대에 서는 일이 익숙할 그들에게 ‘목표’가 무엇인지 질문할 땐 어느 정도 예상 답안을 품고 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기준은 “연기 잘 하는 게 목표”라고 잘라 말한다. 지금도 잘하지 않냐고 반문해도 “아직 못 한다”고 “더 잘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낸다. 지나온 작품을 되짚어보며 연기에 대한 갈망엔 끝이 없다. “을 하면서 무대에서 릴렉스 하는 법을 배웠어요. 하지만 젠더들의 슬픔을 깊이 있게 표현하진 못한 것 같아요. 2002년 을 할 때는 아무리 사랑해도 어떻게 자살을 할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2003년에 했을 때는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할 게 많으니 앞만 보고 갈 밖에요.” 김범래 역시 연기 욕심이 많다. “아직 해보지 못한 게 많으니 뒤 돌아볼 거 없다”고. “는 정말 힘든 작품이었어요. 사실, 제 음역대와 맞지 않는 작품이었거든요. 공연 전 두 시간씩 목을 풀고 노래를 했죠. 1회 공연한 날은 2회 공연한 것과 똑 같았고, 2회 공연한 날은 3회 공연한 것과 같았거든요. 는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지만, 67회 공연을 혼자해보니까..(웃음). 칼싸움에 노래하고 춤추고 난리를 치는데, 그렇게 혼자 서니까 이젠 무슨 역을 해도 무서울 게 없죠.” 연이어 세 작품을 함께 하는 두 배우는 특히 서로를 의지하고 신뢰한다. “그냥 믿는 배우”와 작품을 할 수 있는 건 배우로서도 즐거운 일임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1994년 엄기준이 김법래의 오페라 무대에서 배경으로 선 남모를 인연까지 더하면, 이들의 인연은 꽤나 깊다고 할 수 있다. 마음 통하는 배우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무대를 빛내는 걸 보는 건 관객의 특권. “괜한 자신감일 수 있지만, 이번에도 분명히 관객들이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이 잘 나와서 걱정하지 않고, 이제 연습만 하면 될 것 같네요.”(김법래) “우리는 그저 무대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것밖에 없어요.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을 없다고 봐요.”(엄기준)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엠뮤지컬컴퍼니 제공
2012.03.12 / 조회 2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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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VS 원작영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흥행을 일으키며 토니어워즈 4개 부분 노미네이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뮤지컬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를 뮤지컬화해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의 원작인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실제 사건의 당사자인 ‘프랭크 에버그네일’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색다른 작품을 탄생시킨 원작과 뮤지컬 사이에는 또 사연들이 숨어있을까.천재사기꾼의 자서전,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되다!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003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 주연으로 개봉됐다. 수많은 영화를 흥행시켜온 제작자이자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모았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각본은 미국의 전설적인 사기꾼 프랭크 에버그네일(이하 프랭크)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제프 네이선슨이 썼다. 프랭크는 1960년대 실존한 천재사기꾼으로 팬암항공사 부조종사를 가장해 비행기를 무료로 탔으며 50개 주의 은행에 위조수표 250만 달러를 사용하고, 140만 달러를 횡령한 인물이다. 영화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출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프랭크 에버그네일 주니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이야기다. FBI 요원인 해너티(톰 행크스)는 프랭크를 뒤쫓지만 번번이 속임수에 속고 만다. 영화는 쫓고 쫓기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담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브로드웨이와 또 다른 매력!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3월 28일 막이 오르는 한국 공연은 팝 아트 무대예술과 솔바스(Sal Bass) 영상예술의 조화를 선보인다. 솔바스는 1960년대를 풍미했던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의 이름이다. 솔바스는 함축과 강렬한 이미지의 그림 문자로 표현된 이미지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으며 미국 그래픽 디자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번 공연은 연극 ‘됴화만발’로 강렬한 무대 이미지를 보여준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가 참여한다. 브로드웨이 초연 무대와는 다른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작품은 시대적 배경을 나타내기 위해 그 시대의 대표적인 미술양식인 팝 아트 양식을 사용한다. 전체적인 무대는 다양한 색상으로 꾸며져 다이나믹한 장면을 연출할 계획이다.이번 공연은 뮤지컬 ‘잭 더 리퍼’, ‘삼총사’ 등의 왕용범이 연출을 맡는다. 천재사기꾼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규현(슈퍼주니어), 김정훈, 박광현, 키(샤이니)가 캐스팅됐다. 집념의 FBI 요원 해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이 캐스팅됐다. 프랭크를 사랑하는 브렌다 역에는 최우리, 다나, 써니(소녀시대)가 출연한다. 프랭크 시니어 역은 이희정, 이정열이, 프랭크 어머니 폴라 역은 전수경과 서지영이 함께한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3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08 / 조회 1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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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개성 다른 다섯 남자 미공개 사진 공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주인공 엄기준, 박광현, 김정훈, 규현, 키의 퀸터플(quintuple) 캐스팅의 미공개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미공개 사진은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등장하는 팬암 항공사의 파일럿으로 변신한 다섯 명의 모습을 담는다. 사진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다섯 명 프랭크의 캐릭터에 맞게 촬영됐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 주연의 동명의 영화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뮤지컬은 토니 어워즈 4개 부문 노미네이트 됐으며 드라마데스트 어워즈의 최고 배우상, 브로드웨이 최고 안무상 등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주인공 프랭크의 퀸터플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신출귀몰한 젊은 사기범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김정훈, 박광현, 규현(슈퍼주니어), 키(샤이니) 다섯 명이 출연한다. 프랭크의 뒤를 쫓는 FBI요원 해너티 역은 김법래와 이건명이 맡는다. 프랭크의 아버지 역은 이희정과 이정열이, 프랭크의 어머니 역은 전수경과 서지영이 출연한다. 프랭크의 여인 브렌다 역에는 최우리, 다나(천상지희), 써니(소녀시대)가 출연한다.엠뮤지컬컴퍼니의 관계자는 “작품마다 관객 반응에 대해 예측을 하는데,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예상한 것 이상의 반응이 왔다. 이번 작품의 예매는 뮤지컬 주요 관객층인 20~30대 여성뿐 아니라 10대와 40대 남성 관객의 예매율도 높았다. 뮤지컬 관객은 물론 일반 관객의 관심도 이끌어 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3월 28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23 / 조회 15,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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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다양한 관객층 눈길 끌어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한국 초연이다. 이번 공연은 아이돌 가수와 대중에 잘 알려진 배우가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2월 7일 열린 티켓오픈에서는 인터파크 예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엠뮤지컬컴퍼니의 관계자는 “작품마다 관객 반응에 대해 예측을 하는데,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예상한 것 이상의 반응이 왔다. 이번 작품의 예매는 뮤지컬 주요 관객층인 20~30대 여성뿐 아니라 10대와 40대 남성 관객의 예매율도 높았다. 뮤지컬 관객은 물론 일반 관객의 관심도 이끌어 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일본과 중국 등의 해외 팬들이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기획사에도 해외 관객의 관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관계자는 “해외 관객의 문의 전화가 이전에 비해 월등이 많이 온다. 인터파크의 상세 페이지에도 일본어 번역을 제공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한 공연의 일본어 자막 제공은 물론 현장에도 해외 관객을 위한 전문 인력을 둘 예정이다”고 밝혔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톰 행크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동명 영화 재해석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았던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2011년 브로드웨이의 무대에 오른 작품은 토니상 4개 부문 노미네이트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으며, 드라마데스크 어워즈에서는 ‘최고의 배우들’, ‘최고 안무상’ 등을 수상했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남을 속이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학생 프랭크와 그의 사기 행각을 멈추려는 FBI형사 해너티의 쫓고 쫓기는 해프닝을 담는다. 아이돌 가수부터 연기파 뮤지컬배우까지 ‘캐치 미 이프 유 캔’으로 총집합!이번 공연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신출귀몰한 젊은 사기범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김정훈, 박광현, 규현(슈퍼주니어), 키(샤이니)까지 다섯 명이 출연한다. 프랭크의 뒤를 쫓는 FBI요원 해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이 열연을 펼친다. 프랭크의 아버지 역에는 이희정과 이정열이, 프랭크의 어머니 역에는 전수경과 서지영이 출연한다. 프랭크와 사랑에 빠지는 여인 브렌다 역에는 최우리, 다나(천상지희), 써니(소녀시대)가 함께한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한국 공연은 두 달 여간의 시간을 남겨두고 있다. 공연 관계자는 “연습을 진행한 상태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한국 초연작이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 더 많이 검토하고 가다듬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10 / 조회 14,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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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최신작, <캐치 미 이프 유 캔> 3월 공연
2009년 미국 씨애틀 초연, 2011년 3월 브로드웨이 진출, 2011 토니 어워즈 남우주연상, 드라마데스트 어워즈 최고의 배우상, 브로드웨이 최고 안무상 수상.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 주연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원작으로 한 브로드웨이 최신작, 이 오는 3월 국내 무대에 오른다. 브로드웨이 초연 1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서는 의 주인공, 희대의 사기위조범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규현(슈퍼주니어), 박광현, 김정훈, Key(샤이니) 등 다섯 명이 캐스팅됐다. 프랭크를 쫓는 FBI요원 칼 해너티 역에는 김법래, 이건명이 더블 캐스팅 됐고,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최우리와 함께 다나, 써니(소녀시대)가 프랭크가 사랑하는 여인 브렌다 역을 연기하고, 폴라&캐롤 역에는 전수경, 서지영이 출연한다. 잭 오브라이언이 연출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은 쉴 틈 없는 무대 전환, 군무, 뚜렷한 캐릭터와 음악으로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화려한 쇼 뮤지컬' 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으로, 1965년 실제 일어난 사기위조범과 FBI 수사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왕용범 연출, 이성준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감독이 함께하는 은 2012년 3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2.01.30 / 조회 21,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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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파탈, 치명적인 그녀들의 매력
미와 슬픔은 언제나 붙어 다닌다고 했던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기록된 그녀들의 삶의 끝은 언제나 비운의 ‘새드 앤딩’이다. 한 세대를 뒤흔들며 역사 속 새로운 페이지를 만든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여기, 뮤지컬 속에서 부활한 두 여인이 있다. 나로 인해 구원받을 것이다 _ 에바 페론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 지 아는 영리한 여인. 아르헨티나 초원지대 작은 마을 로스톨도스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에바 페론은 15세 도시로 나와 삼류 배우, 라디오 성우 등을 거치며 유명을 욕망하고 좇아간다. 화려한 삶을 바랐던 소녀 시절의 꿈은 스물 다섯 나이에 마흔 아홉 살의 정치인 후안 페론을 만나, 그가 구금 당했을 당시 노동자 총파업을 일으켜 10일 만에 석방시키는 등 막강한 권력 의지로 표출되기 시작한다. 에바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상반된다. 그녀의 비루한 출생, 인생역정 등은 빈민과 노동자들의 동질감을 얻었으며, 여성 노동자 임금 인상 및 여성의 시민적 지위 개선, 외국자본주의 추방, 노동입법 추진 등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활동을 통해 그들 사이의 ‘성녀’로 불리게 된다. 감성적이고 뛰어난 연설 뿐 아니라 빼어난 미모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대표적인 ‘포퓰리즘’을 행하기에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비판 세력을 제거하고 독재 정치를 펼쳤으며, 학교에서 자신의 자서전을 교재로 채택하거나 찬양 글짓기를 실시하는 등 부부의 우상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부정부패 및 개인의 사치가 극에 달해 당시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린 것은 그녀를 악녀로 기록하게 만들었다.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 뮤지컬 를 만든 황금콤비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팀 라이스 작사로 1978년 탄생한 는 귀엽고 순진하게 여겨지길 바랬던 에바 페론이 ‘꼬마 에바’라는 뜻으로 스스로 불리기 바랐던 애칭 ‘에비타’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 34세에 척수 백혈병과 자궁암으로 사망한 에바의 장례식장. 슬픔에 빠진 노동자들의 행렬과 혼돈 속에서 시작되는 극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전개된다. 아르헨티나의 국모로 추앙 받는 에바의 일생을 소재로, 그녀와 만난 적이 없는 체 게바라를 관찰자 및 해설자로 등장시켜 에바에 대한 절대적인 추앙을 견제하는 역할로 극의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 큰 특징. 배우를 꿈꾸며 도시로 올라오는 소녀 에바, 출세를 위해 남자들을 유혹해 이용하고 또 버리는 팜므파탈 성인 에바의 모습은 자신의 매력을 무기로 삼은 에비타의 캐릭터를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는 팝, 록, 라틴, 재즈 등을 비롯 장엄한 장송곡까지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노래로도 유명한 작품. 대표 넘버인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는 군중을 선동하는 연설이지만 대단히 감정적인 어조에서 시작해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리듬으로, 노래 자체의 매력 뿐 아니라 에바의 매력과 연설 스타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주인은 나야 _ 캐롤린 엘리자베스 행운일까, 불운일까. 결혼이 약속된 남자를 만나러 나간 언니, 그 자리에 따라나간 여동생, 그리고 정혼자의 여동생에게 첫 눈에 반한 남자. 뮌헨 출신으로 비극적 운명과 그에 상반되는 눈부신 아름다움이 그리운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인물, 바로 캐롤린 엘리자베스이다. 19세기 헝가리-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인 프란츠 요제프의 아내로 네 명의 자녀를 낳고 산 엘리자베스는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와는 달리 엄격한 궁 생활,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냉정한 시어머니의 간섭 등으로 평생 자유를 갈망하게 된다. 시씨(Sissi)라 불리며 자유롭고 쾌활하게 지내던 어린 시절부터 한 나라 황제의 마음을 첫 눈에 앗아간 아름다운 외모는 돋보였다. 황후가 된 후 시어머니에게 자녀 양육을 빼앗기고 국정에서도 밀려난 그녀가 요양을 이유로 한 여행으로 많은 시간을 궁 밖에서 지냈거나, 무정부주의자 루이기 루체니가 휘두른 꼬챙이에 찔려 44세에 비극적으로 사망할 때까지 그녀는 평생 눈부신 미모를 유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생전에 175cm의 키에 몸무게 50kg, 허리둘레 20인치를 유지했다는 그녀가 쏟은 아름다움을 위한 노력은 상상 이상의 수준. 하루 4시간씩 긴 머리카락을 손질했으며 말년에는 과도한 다이어트로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평소 허리를 조이는 코르셋을 입었는데 코르셋 철심이 배를 찔러 피가 드레스에 흘러도 몰랐으며, 암살 당시 너무 조인 배가 마비되어 그녀 스스로도 꼬챙이에 찔린 줄 모르고 한 시간여를 더 걷다 출혈이 심해진 것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기록되고 있다. 죽음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다, 뮤지컬 뮤지컬 은 자유를 갈망하며 불행하게 살아간 황후 엘리자베스의 일대기를 그리는 과정에 ‘죽음’을 상징하는 캐릭터, 토드를 등장시켜 환상적인 매력을 더한다. 어린 시절 나무에 오르다 떨어지며 죽음과 처음 마주한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녀 곁을 떠나지 않는 죽음. 이 둘이 조우하고 이별하는 반복되는 아슬한 과정들이 불안한 엘리자베스의 결혼 생활에 설득력을 더하며 극중 비극성을 더한다. 극 중 유일하게 엘리자베스 외 죽음의 실체를 보게 되는 그녀의 아들 루돌프는 실제로는 몰락한 귀족 남작 부인 마리아 배체라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다 권총 동반자살로 죽게 되지만, 뮤지컬에서는 죽음, 토드에 의해 아버지와 맞서게 되고, 어머니 엘리자베스에게도 위로 받지 못한 채 방황하다 자살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루돌프의 이뤄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은 뮤지컬 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1992년 비엔나 초연 이후 5년간 1천 회 공연을 통해 1백 만 명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은 이후 유럽 지역을 비롯한 10개 국가에서 공연되었으며, 1996년 아시아 최초로 일본에 상륙, 현재까지 토호와 다카라즈카 극단, 두 개의 버전으로 공연 중이다. 초연 2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한국 뿐 아니라 유럽 투어 공연을 시작하기도 한다. 웅장한 궁전, 황후의 아름다운 외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화려한 드레스와 장신구 등을 비롯, 빠르게 교체되는 무대 등 시선을 압도하는 볼거리도 빼 놓을 수 없다. 헝가리어, 그리스어 등 언어 능력이 탁월했으며, 평소 운동을 즐겨 우수한 승마 실력을 자랑했다는 자유분방하고 고혹적인 황후 엘리자베스의 매력이 무엇보다 빛나는 작품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1.05 / 조회 15,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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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포토] 뮤지컬 ‘에비타’, 화려한 신분상승을 꿈꾸는 ‘에비타’
뮤지컬 ‘에비타’가 오는 12월 9일 LG아트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에비타’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를 탄생시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으로 2006년 국내 초연된 이래 5년 만이다. 작품의 주인공 ‘에비타’는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배우를 거쳐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여인이다. 이번 공연은 잘 알려진 명곡들과 함께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흥미롭게 펼쳐낸다. 신분 상승과 함께 변신하는 에비타의 다채로운 의상변신도 이번 공연의 눈여겨 볼만한 요소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19 / 조회 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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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 이 여인의 야망을 보라!
성녀인가, 악녀인가. 가난한 농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배우를 거쳐 역사상 가장 어린 퍼스트레이디까지 된 에비타의 삶을 그린 뮤지컬 가 지난 9일 개막했다. 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의 팀 라이스 작사, 의 해럴드 프린스 연출 등 뮤지컬 거장들이 만나 탄생한 는 1978년 웨스트엔드 초연, 이듬해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하며 큰 호응을 얻은 작품. 토니상 작품상, 음악상, 극본상, 연출상 등을 수상했으며, 1996년 마돈나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탄생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국내에서 2006년 초연했으며, 이후 5년 만에 다시 찾아온 무대에서는 정선아, 리사가 주인공 에바 역을, 박상원, 박상진이 페론, 이지훈과 임병근이 체 게바라 역으로 선다. 12일 주요 장면들을 공개한 자리에서 이지나 연출은 “초연 후 30년도 지난 작품이라 현대에 맞게 여러가지 면을 각색했다”고 밝히며, “정치적인 것 보다는 많은 것들이 결국 허무한 것임을 스산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감정의 카타르시스보다 냉정하게 바라보는 식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렬한 야망에 휩싸인 에바 역의 정선아와 리사를 두고 “월드 베스트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 이 연출은, “에비타는 여배우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칭하기도 했다.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 등의 넘버를 비롯 재즈, 미사곡, 합창곡 등 26곡의 노래로 이어지는 송-쓰루 뮤지컬 는 내년 1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뮤지컬 공연장면 체 게바라 역의 이지훈댄서로 출발, 에바 역의 정선아에바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탱고 가수 마갈디(박선우)에바가 찍은 최후의 남자, 후안 페론(박상원)이봐, 난 크게 될 여자라고!(에바_리사)우리는 서로가 원하는 걸 알지(페론_박상민, 에바_리사)에바, 성녀인가 악인인가, 진실을 보라!(체 게바라_임병근)새로운 아르헨티나를 만들겠다!"슬퍼 말아요, 아르헨티나여" (에바_정선아)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12.14 / 조회 1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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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찾아오는 화제의 대작! 뮤지컬 ‘에비타’ 미리 보기
2011년 연말을 장식할 화제의 대작, 뮤지컬 ‘에비타’가 오는 12월 9일 LG아트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5년 만에 돌아온 ‘에비타’는 2006년 국내에서 초연된 이후 넓은 관객층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작품의 화제성은 매우 다양하다. 작품을 탄생시킨 세계적인 연출가와 작곡가, 작사가를 비롯해 웅장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비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격정적인 드라마와 그에 걸맞은 화려한 캐스팅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새롭게 돌아온 ‘에비타’의 여러 가지 매력을 미리 살펴보자. ‘에비타’를 둘러싼 상반된 매력의 두 남자에 주목하라! 작품의 주인공 ‘에비타’(이하 ‘에바’)는 아르헨티나 한 시골의 가난한 사생아로 태어나 아르헨티나 퍼스트레이디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여인이다.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야심 찬 미모의 여인을 둘러싸고 상반된 매력을 선보일 두 명의 남자가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에서 군인 출신 대통령, ‘후안 페론’(이하 ‘페론’)역을 맡은 박상원은 “‘페론’은 엘리트 군인이었지만 ‘에바’를 만나면서 ‘에바’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며 인물 간 정서적인 관계성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에바’의 죽음 이후 ‘페론’을 연기할 때 과거 육영수 여사의 관이 빠져나갈 때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다. 한 손을 차에 대던 그 뒷모습을 생각하며 아내를 잃은 대통령의 모습을 연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상원은 ‘페론’의 독특한 의상과 소품에 대해서 “몸에 잘 맞는 제복 의상으로 어필할 예정이다. 2막의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턱시도에 훈장과 견장을 달아 고위계층의 힘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또한, 소품으로 검은 선글라스와 시가를 사용할 예정이다. 권력의 상징성을 드려내는 소품들로 관객에게 ‘페론’을 좀 더 잘 그려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체 케바라’(이하 ‘체’)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쿠바 혁명 지도자로 1960년대 저항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작품 속에서 ‘체’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젊은 의학도 출신으로 페론 정권에 반대한다. 이번 공연에서 ‘체’를 맡은 이지훈은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을 끌고 가는 인물이다. 웨이터나 기자, 의사로 변신하면서 카멜레온 같은 팔색조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그는 “두 달 전부터 탱고, 왈츠, 기본재즈를 연습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의상에 대해서 “‘체’는 반항적인 소년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날 예정이다. 의상은 내추럴하고 꾸미지 않은 영국의 록스타 느낌으로 주로 스키니 바지에 니트나 셔츠 차림”이라고 밝혔다.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뮤지컬 거장 3인이 탄생시킨 ‘에비타’ 뮤지컬 ‘에비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 팀 라이스(작사), 해럴드 프린스(연출) 등 뮤지컬계의 거장 3인의 만남으로 탄생된 작품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숱한 명작을 탄생시킨 작곡가다. 연출을 맡은 ‘해럴드 프린스’는 50여 편이 넘는 작품 연출과 21개의 토니상 수상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아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라이온 킹’을 통해 이미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사가 ‘팀 라이스’도 뮤지컬 ‘에비타’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에비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게 처음으로 최우수 작품상, 작곡상 등 토니상 7개 부문의 수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의 음악세계에서 ‘에비타’는 음악과 드라마의 유기적인 결합, 앞서 나가는 연출 스타일 등 예술적인 측면에서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뮤지컬 역사의 중심인 ‘해럴드 프린스’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에비타’는 그의 연출세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웨스트 엔드에서 1978년에 초연된 ‘에비타’는 그 해 2,900회, 브로드웨이에서 1979년 막을 올려 1,567회 장기 공연됐다. 토니상 7개 부문을 수상을 비롯해 비평가협회상, 그래미상 등 수많은 뮤지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1996년 마돈나 주연의 영화 ‘에비타’로 재탄생돼 영화계로부터 크게 호평받았으며, 2006년에는 영국에서 리바이벌 공연이 올려졌다. 2011년 연말을 장식할 이번 공연에는 흥행 연출가 이지나를 비롯해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김문정 음악감독 등 국내 정상의 스텝이 참여했다. 여기에 정선아, 리사, 박상원, 박상진, 이지훈, 임병근 등 실력파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7 / 조회 12,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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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퍼스트레이디, <에비타> 연습현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손길이 닿은 뮤지컬 가 2006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더 뜨겁게, 젊어진 고전’을 외치는 2011 에서는 정선아와 리사의 2인 2색 에비타를 만나볼 수 있다. 박상원, 정선아이지훈, 리사 연습현장에서는 24명의 앙상블 호흡이 돋보이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장면과 정선아, 리사가 선보인 탱고, 왈츠 장면이 공개됐다. 첫만남에서 페론을 유혹하기 위한 에비타를 연기한 정선아의 도발적인 매력, 절도 있는 퍼스트레이디의 매력을 보여준 리사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지훈, 임병근이 젊음과 섹시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체게바라 역으로, 중후한 매력의 후안 페론 대통령 역에는 박상원, 박상진이 더블 캐스팅됐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로!자선음악회부와 명성을 쫓아페론을 위해!나의 아름다움은당신의 권력을 만나서 완벽해지지요~체게바라, 이지훈죽음의 왈츠박상진, 리사사생아로 태어나 삼류배우를 거쳐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에바 페론의 일생을 담은 는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를 필두로 재즈, 미사곡, 합창곡 등 26곡의 뮤지컬 넘버와 탱고, 왈츠, 폴카 등 화려한 춤으로 무장한 화려한 볼거리와 탄탄한 스토리로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비평가협회상, 그래미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돌아온 명작, 의 모습은 12월 9일부터 2012년 1월 29일까지 엘지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2.05 / 조회 9,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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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의 이름으로, 정선아 & 리사
동전의 양면과 같은 여자, 부자들의 창녀이자 가난한자들의 성녀로 대표되는 아르헨티나의 국모 에바 페론(에비타). 시골 빈민층의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 배우에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퍼스트레이디가 되기 까지 삼십삼 년의 생을 살다간 꼬마 에바, 에비타의 삶은 말 그대로 불꽃처럼 짧고도 화려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꿔봤을 퍼스트레이디의 꿈이 실현된 뮤지컬 에는 폭발적 가창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정선아, 리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돈 크라이 포미 아르헨티나’, 격정적 드라마, 강렬한 탱고로 대표되는 뮤지컬 에 펼쳐질 두 디바의 무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에바 페론’의 매력과 똑 닮은 정선아, 리사의 무대가 찾아온다. 시작, 에비타의 아름다움에 빠진 페론, 인생의 등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남자를 원했던 에비타. 에비타의 매력이 돋보이는 ‘자선 음악회’ 장면에서 도발적으로 느껴지는 정선아와 리사의 눈빛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에비타, 여배우라면 누구나 꿈꿔봤을 역할이다. 정선아 (이하 선아): 앤드류 로이드 웨버 음악만으로도 정말 유명한 작품이지 않나. ‘돈 크라이 포미 아르헨티나~’만 아는 분들이 많은데 모든 장면을 명장면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은 작품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에비타의 가슴에서 뿜어내는 열정이 화려하게 잘 표현됐다. 여배우가 원톱으로 나선다는 점에서 ‘버겁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했었는데, (이)지나 연출님이 체게바라, 페론이 모두 돋보일 수 있게 무게를 고루 나눠두셨다. 작품도 좋았지만 연출님에 대한 믿음으로 에 합류하게 됐다. 리사: 에비타와 관련된 책, 자료를 보면서 뮤지컬 작품에 대해 새삼, 다시 놀랐다. 음악이 듣기에만 좋은 게 아니고 ‘아, 왜 이런 노래가 나왔는지 알겠다’라고 수긍이 된다. 몰입을 하려고 노력하거나,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선아: 맞다, 에비타의 일생을 보더라도 이 작품의 노래들은 정말 천재적으로 좋은 것 같다. 리사: 연출님께 에 대한 좋은 점을 듣고 작품 자체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지만, 선아와 같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었다. 선아와 함께 한다는 점도 끌렸다. 연습실에 오면 다른 남자 배우들을 찾는 게 아니라 “선아 어디 갔어요?”, “선아 언제 와요?” 하면서 선아부터 찾는다 (웃음). 선아: 리사 언니는 정말 한결같다. 보통 남자배우와의 호흡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리사 언니와 나는 연습실에 와서 빨리 친해졌고, 서로의 매력을 간파했다. (웃음) 더블 캐스팅된 여배우가 이렇게 지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은데. 공통점도 많을 것 같은데. 선아: 고기를 좋아하고, 옷도 비슷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이야기가 잘 통한다. 리사: 더블 캐스팅된 여배우끼리 바이브(vibe)가 안 맞을 경우에는 대립적이 되기 마련인데, 선아와는 잘 맞는다. 동생이지만 속도 깊고, 생각도 많은 친구라서 동생보다는 친구 같은 느낌이 강하다. 선아와 내가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다는 것, 기독교인이라는 점 등 함께 나눌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 나를 더 뜨겁게 연말, 공연시장을 달구고 있는 ‘남자 배우 티켓파워’속에 주 관객층인 20대를 비롯해서 중, 장년층을 공략중인 명작 의 역공은 시작됐다. 뮤지컬 거장으로 꼽히는 팀 라이스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손길,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등 드라마, 음악, 춤 삼박자를 갖춘 연말 명작 의 중심에는 정선아, 리사가 서 있다. 에비타와의 공통점이 있다면. 선아: 그녀는 한 마디로 영리한 여자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이를 악 물줄 아는 열정은 비슷한 것 같다. 에비타와 점점 닮아가는 걸 느낀다. 페론파를 주장하며 선동하는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걸 느낀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가난한 사람, 서민들을 위해 권력층과 맞서 싸우는 에비타를 연기하면서 묘한 기분을 느꼈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시각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리사: 남자를 이용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퍼스트 레이디 자리까지 올라간 그녀가 가진 진정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살면서‘진실하게 살자’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면서 진정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국민을 생각하는 에비타의 마음은 진심이었던 것 같다. 문득, 그 진심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 ‘정선아는 세계 최고의 에비타, 리사는 세계 유일의 에비타를 보여줄 것’ 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 선아: 다른 모습의 에비타라는 걸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나는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리사 언니의 갸날프고, 보호해주고 싶은 모습이 영부인이 된 2막에서 빛을 발한다. ‘아, 저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언니를 보면서 누르는 힘을 배운다. 그렇게 배운 것들 것 정선아 식으로 다시 표현되는 것 같다. 더블 캐스팅 공연은 오랜만이다. 선아: 더블 캐스팅, 나도 좋아한다. 등 원 캐스트 공연이 대다수였는데 오랜만에 더블 캐스팅을 하게 되니 장점도 많고, 좋은 점을 많이 느낀다. 리사: 선아와는 반대로 대부분 더블 캐스팅 공연을 해왔었다. 에서 처음으로 원 캐스트 공연을 했었는데 고민이 정말 많았다. “아파서 쓰러지면 어떻게 해요?”라고 계속 물어봤을 정도로. 공연 기간도 짧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서 그런지 끝나고 나서 아프더라. (웃음) 에비타 비중이 70 퍼센트가 넘는다고 들었다. 거의 모든 장면에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하던데. 선아: 70 퍼센트? 90 퍼센트 이상 되는 것 같은데! 무대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점은 힘들지만 그 만큼 호흡을 끊지 않고 연기할 수 있다. 숨고를 틈도 없으니까. 집중력은 정말 최고조일 수 밖에 없다. 2006 때와는 뮤지컬 관객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리사: 남자가 원톱으로 나서는 뮤지컬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를 포함해서, 여성이 멋지게 나오는 뮤지컬에서 여성 관객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지 않은가. 예쁜 척, 연약한 척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보다는 여성관객이 뜨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라고 생각한다. , 리사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화제를 모았었는데. 선아: ‘그녀의 웃음 소리 뿐’넘버를 듣고 정말 기절할 뻔했다. 임팩트가 커서 빨간드레스 입은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소문으로만 듣다가 리사 언니의 공연을 처음 봤던 거다. 대기실에 가서 지나 선생님에게 “와 정말 잘하네요” 했더니 “잘하지, 우리 리사”라고 말씀하시더라. 선생님은 우리를 큰딸, 작은딸이라고 불러 주신다. 솔직히 에서는 리사언니 밖에 안보이더라. (웃음) 리사: 에서는 선아 밖에 안보였다, 정말로 (웃음). 가 미국인을 컨셉으로 하는 작품인데 선아 혼자 미국인의 느낌을 풍기더라. 고개를 흔들거나, 손 흔드는 각도가 정말 달랐다. ‘한국에 저런 배우가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서로를 알지 못했을 때에는 경계심도 있었을 것 같은데. 리사: 피곤하지 않나. 언젠가 더블 캐스팅된 배우가 나에게 경계심을 갖고 있다는 걸 느낀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마음을 열더라. 다른 사람에게 경계심, 질투를 느끼는 성격이 아니다. 누굴 만나도 그렇다. 선아: 그건 언니도,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 마인드가 통해서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리사 배우는 공교롭게도 뮤지컬 출연작 모두 이지나 연출의 작품이었다. 리사: 선생님 소속배우인 줄 아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웃음). 다른 작품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선생님이 좋은 작품을 이야기해주신다. 제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연출 분들과도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선생님과 함께하는 게 편하고 좋다. 워낙 저를 잘 아는 분이다. 선아: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지 않나. 어떤 연출보다 진보적이고, 판에 박힌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회의 변화를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 에서 여성 연출가와 함께 한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공연 전쟁이라는 연말이다. 만의 강점이 있다면. 선아: 지금, 이 시점에 를 볼 수 있다는 게 강점인 것 같다. 희로애락은 물론이고, 사회 어떤 계층이 봐도 공감할 수 있는,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연말 기분을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뮤지컬이다. 뚝심, 꽉 찬 알맹이를 갖고 있다. 리사: 절대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노래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감동인 작품이다.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그 동안 많은 작품을 보고 느껴왔다. 는 뭔가 다른 점을 갖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2.02 / 조회 1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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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뮤지컬 ‘에비타’의 열정 넘치는 연습현장 공개!
뮤지컬 ‘에비타’가 11월 30일 남산창작센터에서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에비타’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를 탄생시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을 시작으로 20~30대 층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관객을 넓히며 흥행을 기록했다. ‘에비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 팀 라이스(작사), 해럴드 프린스(연출) 등 뮤지컬계의 거장 3인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웨스트 엔드에서 1978년에 초연되어 2,900회, 브로드웨이에서 1979년 막을 올려 1,567회 장기 공연됐다. 뮤지컬 ‘에비타’는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 배우를 거쳐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여인 에비타의 인생과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경쾌한 재즈에서 장엄한 미사곡, 웅장한 합창곡에 이르기까지 26곡의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드라마를 이끌며 감동을 증폭시킬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연출가 이지나를 비롯해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김문정 음악감독 등 국내 정상의 스텝들이 참여해 관객의 기대감을 모은다. 작품의 주역으로는 정선아, 리사, 박상원, 박상진, 이지훈, 임병근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2011년 대미를 장식할 뮤지컬 ‘에비타’는 오는 12월 9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2 / 조회 9,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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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 정선아 리사, 아르헨티나 국모된다
뮤지컬 가 오는 12월 관객 앞에 선다.
2006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서는 정선아, 리사, 박상원, 이지훈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돼 주목 받고 있다. 사생아로 태어나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격정적인 여인, 에비타 역엔 정선아와 리사가 더블 캐스팅 돼 서로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 혁명가 체 게바라 역엔 이지훈과 임병근이, 에비타의 연인이자 카리스마 있는 대통령 후안 페론 역엔 박상원, 박상진이 캐스팅됐다.
는 를 탄생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아르헨티나의 국모로 추앙 받는 퍼스트레이디로 33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에비타의 인생과 사랑, 정치적 욕망, 죽음을 펼쳐 보이는 뮤지컬이다. 국내에선 지난 2006년 초연해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노래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 와 탱고, 왈츠, 폴카 등 화려한 춤과 노래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뮤지컬 는 12월 9일일부터 2012년 1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1.10.18 / 조회 1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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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인간 존재의 고독, 연극 ‘됴화만발’의 무사 ‘케이’
연극 ‘됴화만발’의 ‘케이’는 이 천 년이라는 세월을 짊어지고 살아온 고독한 남자다. 그는 강인한 어깨와 흙투성이의 험상궂은 얼굴, 날카로운 검을 들고 있다. 복숭아꽃이 만발한 서늘한 그늘 아래 오로지 혼자다. ‘케이’는 혼자가 아니기 위해 혹은 혼자이기 위해 끊임없이 죽이고 죽이는 삶을 산다. 사랑에 빠진 모습, 싸우는 모습, 불안한 모습에서조차 인간 존재의 외로움이 느껴지는 무사 ‘케이’는 어떤 인물일까. 칼날 같은 외로움, 무사 ‘케이’ ‘칼’은 양날을 번뜩거리며 차갑게 빛나고 있다. 누군가의 목숨을 쉽게 앗아갈 수 있는 냉정함과 누군가를 위해 단단해지고 달궈지는 뜨거움을 동시에 지닌 채 말이다. 연극 ‘됴화만발’ 속의 ‘케이’는 칼날 같은 인간이다. 자신이 필요한 것을 갖기 위해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지만, 사랑하는 여자 ‘단이’를 자신의 것으로 지키기 위해 칼을 휘두른다. 하지만 ‘케이’는 외롭다. 사랑하는 이가 있어도, 자신의 곁을 말없이 지키는 이가 있어도 외롭다. 연극 ‘됴화만발’은 ‘인간 존재의 외로움’을 담은 연극이다. 극작가이자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조광화’는 무사 ‘케이’를 통해 인간이란 존재가 가진 본질적 외로움을 담아냈다. 그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검객, 괴담, 설화, SF’ 등의 대중문화를 지배하는 독특한 상상력을 이용해 스타일리시한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무사 ‘케이’의 외로움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김으로써 더욱 확장된다. ‘케이’는 두려움과 공포따위는 없는 강렬한 여자 ‘단이’에게 매료된다. ‘케이’는 ‘단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기 위해 산에서 큰 도시로 이사를 하기도 하고, 그녀가 원하는 사람의 머리를 구해다 주기도 한다. 하지만 ‘케이’는 행복하지 않다. ‘단이’를 통해 가득 채워졌던 가슴은 세월을 따라 사라졌다. 오히려 불안함과 알 수 없는 허전함만이 남았다. 그는 ‘단이’와 함께 복숭아 숲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는 결국 혼자 남는다. 축복이 되어야 할 영생의 삶은 그에게 영겁의 외로움을 주었다. ‘케이’는 그간 겪어온 고통과 고뇌와 외로움을 다시 마주쳐야 한다. 또 다른 ‘단이’를 기다리면서, 외롭지 않기를 고대하면서 다시 살아가야 한다. 인간은 무엇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외로움을 끌어안고 살아야 하지만 죽음이라는 끝이 있다. 하지만 ‘케이’는 죽을 수 없다. 그는 영원히 그렇게 칼날 같은 세월을 끌어안고 온몸을 베이며 끝없이 살아야만 한다. 고독과 순수의 경계에 그가 있다, 무사 ‘케이’를 맡은 배우 박해수 배우 박해수는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08년 한국 창작뮤지컬 ‘사춘기’에서 고교생을 연기했다. 1년 뒤인 2009년에는 연극 ‘39계단’에서는 서른일곱 독신남을 연기했다. 그는 나이와 캐릭터를 넘나들며 최근 공연계의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연극 ‘됴화만발’에서 ‘박해수’는 순수하면서도 잔혹한 무사 ‘케이’를 맡았다. 그는 이천 년이 넘는 세월을 넘나드는 ‘케이’ 역을 감각적인 해석으로 담아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파워풀한 액션과 격렬한 연기를 펼치며 여성 관객뿐 아니라 남성관객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다. 연극 ‘됴화만발’은 9월 25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19 / 조회 1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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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진하다" 박해수
열 일곱 고등학생부터 50대 독립운동가까지,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서른의 고개를 갓 넘긴 한 남자배우가 비춰낸 인생의 스펙트럼이 넓게 번지고 있다. 가늘고 여리고 섬세한 것이 더 이상 여배우만의 수식어가 아닌 지금, 개성이 탈락된 꽃미남과는 구별되는 굵고 진한 향기를 무대 위에 깊게 심어가는 이 사람. 박해수에게 빼앗긴 시선을 거두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생각이 많아지면 안 된다, 그냥 그 안에 들어가라 검객 케이.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정신을 놓는, 대적할 이 없는 무사. 수 많은 사람들의 피가 그의 손을 적시나, 까닭 없이 허망한 그의 가슴을 적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 천 년을 그렇게 살아온 의 무사 케이를 박해수는 “그 무엇도 모르나, 잘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외로움, 고독함, 스스로는 그런 것도 잘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냥 행복하게 살려는, 어쩌면 행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다가오는 대로 잘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요. 그런 과정에서 죽음이라는 걸 깨닫지만 아예 기본 바탕이 아무것도 없는, 본능으로 살아가는 인간이죠. 처음에는 극의 흐름과 역할을 어떻게 접합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도저히 이해도 안 되고. 그런데 연출님이 그런 건 논리로 되는 게 아니니까 감각으로 집중해라, 하셨어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특이하고 순수하며 공상만화 같기도 한, 더욱이 남자 배우로서 검객 이야기가 탐이 나 두 손 맞잡은 작품. 살아도 산 것이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닌 이 사내를 만나고 나서 박해수는 부쩍 수척해졌다. 건장한 사내들이 상의 탈의로 무대를 휘젓는 까닭에 연습기간 중 배우들의 몸 만들기가 유독 가열찼다는 소문이 자자했으나, 그건 멋진 근육을 빚어내는 것 보다 2시간의 ‘됴화만발’ 한 무대를 끌고 갈 수 있는 체력을 갖추는 의미가 더더욱 큰 것이었다. “런(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연습을 진행하는 것)을 굉장히 일찍부터 시작했어요. 너무 달리다 보니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죠. 아스피린을 먹으면 푹 잘 수 있다는 말에 한 알을 먹었는데 다음 날 눈이 너무 부어서 마시멜로우가 되고.(웃음) 연출님이 ‘내가 널 쉬게 해야 하는데, 아스피린이 알고서 쉬게 만들어 주는구나’ 하고 문자를 보내셨어요. 그날 집에서 제대로 대본을 정독했는데 그 때 많은 걸 깨달았어요.” 고전적 스타일, 그만의 매력 조광화 연출의 주인공 무사 케이를 비롯, 전작인 서재형 연출의 에서 오이디푸스 역까지 올해 박해수는 고뇌와 번민에 쌓여 묵직한 인생의 무게를 감내해 나가야만 하는 인물을 투영해 내었다. 파고드는 작품을 좋아하는 성향과 그런 성향과 잘 맞는 그의 이미지, 모두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고전을 굉장히 좋아해요. 특히 클래식한 작품이요. 앞으로 그런 식의 작품을 많이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좀 많이 깊이 파고드는. 어린 나이에 그런 걸 많이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고요. 연출님들도 제 외모가 고전적인 스타일이라서 제 나이 때 배우들 중에서도 운이 좋고 감사한 거라고 말씀해 주시고요.” 와 중2008년 뮤지컬 에서 시니컬 한 고등학생 영민 역으로 설 때에도 나이에 비해 어린 역할을 또래의 배우들보다 강렬한 무게감으로 소화, 관객들에게 또렷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가 첫 발이었고,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죠. 그때 함께 했던 (임)철수나 (전)미도, 그 외 많은 친구들이 그 때부터 같이 고생하면서 함께 했던 친구들이에요. 욕심 없이 단지 그 작품을 위해서 뛰어들었고, 노력하니까 좋았고, 그런데 너무 잘 됐고. 고향 같은 작품이라 제일 생각이 많이 나요.” 연극 에서 이석준과 함께 다니엘 헤니 역을 맡아 쉼 없이 움직였던 경험도 빼 놓을 수 없다. “운이 좋게 절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정말 신인이었고, 학교 졸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윤호진 선생님께서 저의 학교 때 모습만 보시고 밀어붙이셨죠. 그때 많이 배운 것 같아요. (학교) 밖인데, 이러면 안 되는데, 성숙해져야겠다,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걸요. 이석준 선배님은 정말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했고. 그 후에 까지 절 끌어주셨는데, 본인 공연일까지 정기적으로 빼서 절 무대에 세워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분이에요.” 뮤지컬 에서는 실제보다 너무나 나이차가 많이 나는 독립운동가 최재형 역을 맡아 선배 배우들에게 존대를 받아야 하는 까닭에 “상상을 초월하는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 분에 대한 책을 엄청나게 읽으면서 스스로 더 깊어져야겠구나 생각했다”는 그는 오히려 “체력적으로 훨씬 힘들지만 젊은 배역을 맡은 지금이 편하다”는 고백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쓰러져보고 싶어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시절, ‘학교일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연극만 죽자 사자 하는 언더그라운드 동아리’ RDP에서 1년 동안 열 작품, 연극만 스무 편을 공연하며 다작과 다량의 대사 습득이라는 목표를 향해 정신 없이 나아갔다.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넘치는, 젊은, 학생 시절의 박해수이다. “만 세 번을 공연했어요. 짧게 줄여서 한 번, 배역 바꿔가며 또 한번, 있는 전체대로 또 한 번. 대학로에서 공연한 나 도 다 그 때 연습하고 공연했던 거에요. 등 연극 뮤지컬, 안 가리고 했던 것 같아요.” 고교시절, 선배였던 이수영의 동아리 소개에 홀딱 빠져 연극부에 들어갔다지만, 그 전에도 영화 비트의 대사를 다 외워 친구와 주고 받으며 놀았던, 중학생 시절 예고 진학을 꿈꾸기도 하는 등 배우는 그에게 오래되고도 간절한 꿈이었다. “중학생 때도 뮤지컬, 연극,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 예고에 가고 싶었는데 그런 건 다 접었었죠. 당시엔 무대 맛을 잘 몰랐었고, 화려한 게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배우가 그저 멋있다, 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진짜 연기가 재밌다고 느꼈던 것 고등학교 연극반 공연 때였어요. 굉장히 허름한 시사실에서 했는데, 너무 감격해서 공연 끝나고 커튼콜 때 무릎 꿇고 펑펑 울었죠.” 자신에게 준 배우의 이름이 훗날 다른 이들의 심적 치유나 선교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그는, 지금은 조금 더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작품을 만나 더욱 단단하게 여물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깊이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좀 많이 힘든 작품,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많이 쓰러져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렇게 천천히 아주 오랫동안 걸어서, 나이를 아주 많이 먹은 후에 깊은 연기를 할 수 있는 선생님들처럼 되고 싶어요.” 최근 부쩍 늘어난 인터뷰 요청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는 그는 많은 관심과 팬들의 사랑이 불안하기도 하단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할지 자신도 모르는 이 때, 팬 들의 바람과 다른 선택을 할 때 그들이 실망하진 않을까, 또 많은 관심들로 인하여 스스로의 욕심이 다른 곳으로 엇나갈까 봐 걱정이라는 그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라지만 그 누구보다 꽉 찬 배우의 일면을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9.13 / 조회 2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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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됴화만발’, 칼날처럼 고독한 무사 ‘케이’의 일대기
연극 ‘됴화만발’은 진시황 시기부터 현대를 아우르는 시간의 격차가 큰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극작과 연출에서 탁월한 능력을 선보여 온 조광화가 10년 만에 내놓는 창작 연극인 만큼 관객의 기대도 크다. 이번 공연에서 조광화는 기존의 작품에서 드러내 왔던 ‘인간 존재의 외로움’이란 주제를 검객, 괴담, 설화 등 독특한 요소로 풀어낸다. 스타일리시한 장면 연출과 세련된 음악, 안무, 무대로 찾아온 새로운 연극 ‘됴화만발’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 진시황 시절의 의원은 영생불사의 약을 찾는다는 이유로 동남동녀 삼 천명을 실험재료로 삼고 죽은 아이들을 복숭아나무 밑에 묻는다. ‘케이’는 의원을 지키는 무사다. 의원은 아끼던 ‘동이’라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동이의 몸을 케이에게 이식한다. 케이는 이로서 영생을 얻게 된다. ▲ 케이는 복숭아나무 숲에 혼자 살면서 산적 질을 한다. 그는 부모에게 버림받은 ‘복이’를 아내로 삼는다. 이후로 케이는 지나가는 남자 행인을 무자비하게 죽여 짐을 빼앗고 여자들은 자신의 아내로 삼는다. ▲ 케이는 ‘단이’를 만나 한눈에 반한다. 케이는 그녀를 아내로 삼는다. 단이는 아름답지만 잔혹한 여자다. ‘단이’는 케이에게 사람들을 죽여 머리를 잘라오게 한다. ▲ 단이를 사랑하지만 오랜 살생에 지친 케이는 우연히 마주친 이들의 죽음을 불사하는 사랑을 보고서 알 수 없는 기묘한 느낌에 휩싸인다. 무사의 눈물을 통해 케이는 위안을 얻고 복숭아나무 숲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하지만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였던 복이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 케이는 단이를 설득해 복숭아나무 숲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단이는 복숭아나무 숲으로 들어서자 마귀처럼 변해 그를 해하려 한다. 케이는 단이를 구해보려 하는데….검객괴담 연극 ‘됴화만발’은 9월 25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08 / 조회 1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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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떡이는 움직임, <됴화만발>
다이내믹한 액션, 스타일리시한 무대를 선보이는 연극 이 지난 9월 6일 첫 무대를 시작했다. 거대한 상여로 바뀐 무대, 온몸에 흙칠을 한 검객들의 결투장면은 영화 ‘최종병기 활’의 긴장감을 떠오르게 하는 정교한 움직임 등 ‘이미지’로 무장한 장면들이 관객들의 눈길을 잡는다. 야수 같은 고독함과 순수함을 간직한 검객 케이로 변신한 박해수, 액션의 묘미를 더해주는 음악, 안무가 의 특색을 더해준다. 작가와 연출을 넘나드는 조광화 연출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연극 은 일본 전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사카구치 안고의 1947년 단편 소설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를 모티브로 2003년 첫 구상을 시작한 이후 8년 만에 무대에 오르게 된 작품이다. ‘만화가게 아들 출신’ 조광화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 특유의 도발적 상상력을 발휘, ‘검객, SF, 무협, 만화, 괴담, 설화’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이야기를 펼쳐냈다. 은 진시황이 영생불사의 약을 얻기 위해 삼천의 동남동녀를 동쪽으로 보냈던 까마득한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영원에 가까운 시간을 아우르며 죽은 자들의 지하 세계 등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초월적 공간을 ‘흙’을 핵심적인 컨셉트로 사용해 설명한다. 여긴 어디, 난 누구?진시황 시절, 영생불사 약을 찾는 의원"동이야, 내가 너를 살려주마"나는 케이의 첫 번째 부인!근육만발!나는 고수다, 눈빛을 읽을 수 없는 고수!또 죽였네!매혹적인 단이~ 단이를 위해서!우리집에 가서 같이 살자!내 부인들을 소개합니다!우리 이제 셋이 사는거야~단이의 하녀가 된 소녀~복숭아나무를 보면 기분이 이상해~단이야!고독의 끝, 그 곳에는?연극 무대에서 펼쳐지는 명품액션을 만날 수 있는 은 9월 25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9.07 / 조회 1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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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됴화만발’, 프레스 시사회 현장스케치
연극 ‘됴화만발’이 9월 5일 월요일 오후 8시 프레스 시사회를 열었다. 이번 프레스 시사회에서는 연극 ‘됴화만발’의 전막을 공개했다. 이번 시사회는 본 공연에 앞서 관객과 각종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극 ‘됴화만발’은 남산예술센터의 2011 하반기 시즌프로그램의 첫 작품이다.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서편제’ 등으로 알려진 조광화가 10년 만에 내놓은 창작 연극이다. 조광화 연출은 파격적인 무대 스타일과 스타일리시한 안무와 음악으로 무대를 꾸민다. 연극 ‘됴화만발’은 일본 작가 ‘시카구치 안고’의 단편 소설 ‘활짝 핀 벚나무 아래에서’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조광화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 ‘존재의 외로움’이라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무대에 옮긴다. 원미솔 음악감독은 독특하고 신비로운 음악을, 안무가 심새인은 스타일리시한 검객의 몸동작을 구현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06 / 조회 1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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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됴화만발한 연습실에서, 조광화 연출&배우들과의 만남
짧게 자른 머리카락, 매서운 눈빛, 온 몸에 진흙을 바른 강렬한 배우들이 등장했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긴 칼 옆에 차고 영겁의 외로움을 자욱하게 서려놓는 이곳은 연극 연습실. 개막을 11일 앞둔 지난 8월 26일 연습실에는 본무대에 대한 호기심과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궁금함이 팽팽하게 맞닿아 있다. 10년 만에 창작연극무대를 준비하는 조광화 연출이 그 사이에 등장했다. 복숭아 꽃이 만발한 그곳에 무슨 일이? “의상도 오늘 처음 입어보고, 분장도 몇 명만 했지만, 잘 보시고 나서 솔직한 평 부탁드립니다.” 1947년 발표된 일본 작가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 소설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와 프랑켄슈타인 모티브로 창작된 은 검객괴담을 부제로, 무협, 만화, 괴담, 설화 등이 복합된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 주인공 검객 케이의 박해수를 비롯, 진흙에 굴러 생과 사를 떠도는 듯한 무리의 거친 사내들이 관객들의 코 앞에 들이 닥친다. 빈틈 없는 적막, 그 장면들을 미리 공개한다. 약 2시간의 쉼 없는 질주 후 모인 자리. 쓰고 연출한 조광화와 케이 역의 박해수, 의원 역의 홍원기, 안무가 심새인을 포함, 배우와 스텝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관객들의 질문은 쉬이 끝날 줄 몰랐다. 조광화 연출의 설명이 더해진다. Q. 이번 작품의 컨셉이 무엇인가요? 만화 ‘다세포소녀’에 보면 가난, 고통, 그런 것들을 힘겹게 짊어지고 다니잖아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자기가 쌓아왔던 걸 갖고 사는 거죠, 힘겹게. 이 작품의 케이도 무사로서 본능적으로 칼이 자신에게로 들어오면 그 상대를 죽이는데, 그게 너무나 권태로운 겁니다. 생사가 갈리는 대결들 속에서도 그게 반복되는 권태로운 삶, 외로움, 이런 느낌이 들도록 표현이 되어야 하는데 아닌가요? (웃음) Q. 삶에 대한 비관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져요. 이라는 작품을 할 때부터 생각했던 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겁지만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대중적인 장르를 활용해 보자, 하는 것이었어요. 외로움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겁고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만화를 보면 멋있는 주인공이라 할지라도 예쁜 여자가 등장하면 앙탈 부리는 표정으로 다리가 수십 개 그려져 있잖아요. 그런 표현들에 관객들이 익숙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죠. 현대는 쇼 적인 것에 익숙해져서 너무 무겁기만 하면 관객들이 힘들어 할 것 같아 은근한 유머를 지향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끝 부분에서는 끊임없는 허망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킬링 타임 용 쇼는 볼 때는 즐겁지만 극장에서 나올 때 다소 허망한 반면, 희랍극의 비극적 영웅을 묘사할 때 생의 에너지를 얻게 되는데, 그런 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복숭아 꽃의 의미는? 원작 소설에서는 ‘벚꽃’이에요. 벚꽃은 확 폈다 확 사라지고, 생과 사가 분명하지요. 소설의 출발점인 설화가 시체들을 먹고 자라는 나무가 바탕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벚꽃의 정서보다는 무릉도원, 영생을 얻는 복숭아의 이미지가 더욱 친숙하죠. 복숭아가 섹시함, 생명력, 동시에 영원한 삶의 의미를 갖고 있는 동시에, 다른 꽃이 피기 전에 먼저 확 피었다가 지는 건 벚꽃과도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안무가 인상적이에요. 배우들도 멋있고요.(웃음) 무술 감독님을 모실까 하다가, 액션이 들어가면 부상 위험도 크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스타일리쉬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춤이라고 생각하고 안무가를 섭외했죠. 심새인 안무가는 때 솔로로 춤을 추기도 했던 배우입니다. 배우들이 몸만들기에 열심이에요.(웃음) 한 배우가 헬스 트레이너이기도 한데 가수들 트레이닝도 하고 있어요. Q. 케이 몸에 그려진 문신의 의미가 궁금해요. 경혈도를 그려 넣을 예정인데 아직 다 못 그렸어요.(웃음) 작품 중에 등장하는 종이 인형에도 경혈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두 사람이 의원에게 영원한 생명을 뜻하는, 프랑켄슈타인 같은 존재라는 의미가 될 수 있겠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쓰려고 하는데, 이야기는 전혀 다르겠지만, 이 그 전초전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합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9.01 / 조회 16,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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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를 건 남자의 사투,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 ‘우어파우스트’
인간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연극 두 편이 공연된다.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은 연출가 조광화가 10년 만에 내놓은 창작연극이다. 검객들의 섬세한 몸짓과 함께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깊이 있는 연기, 인간에 대한 통찰력 있는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우어파우스트’는 독일 연출가 ‘다비드 뵈쉬’가 참여한 초연 작품이다. 고독한 한 인간의 고뇌를 중견 연기파 배우들이 깊이 있게 담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가오는 가을, 관객의 가슴을 뒤흔들 공연 한 편 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 - 무사 케이, 인간 존재의 외로움을 말하다9월 6일부터 9월 25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은 이 시대 가장 도발적인 작가로 꼽히는 조광화의 신작이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작업에 집중해 있던 조광화가 10년 만에 내놓는 창작연극이다. 작품은 주인공 케이와 많은 검객을 등장시킨다. 중국 진시황 시절의 의원 하나가 약을 찾는다는 핑계로 동남동녀 3,000명을 실험재료로 삼고 죽은 아이들은 복숭아나무 밑에 묻는다. 의원은 그 중 ‘동이’라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무사 케이에서 동이의 시신조각을 합성하라고 한다. 그 일로 케이는 영생을 얻는다. 복숭아 숲에서 산적으로 살아가던 케이는 단이를 만나 매료되고 그녀를 아내로 삼는다. 산 생활에 무료해진 단이는 케이를 설득해 도시로 가서 사람들의 죽여 머리를 자르게 한다. 세월이 흘러 현대까지 생명을 이어온 케이는 살인을 반복하다 문득 복숭아 숲이 그리워진다. 케이는 다시 단이를 설득해 복숭아 숲 속으로 돌아가려 한다.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은 새롭고 파격적인 무대, 스타일리시한 안무와 음악으로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조광화 작품의 전반에 흐르는 ‘인간 존재의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검객, 무협, 만화, 괴담, 설화 등의 독특한 상상력으로 무대에 펼쳐낸다. 음악감독 원미솔은 해금의 선율을 살려 테마음악을 만들었고, 안무가 심새인이 검객의 움직임과 동작을 만들어냈다. 이번 공연은 조광화 연출이 작품마다 담아내는 ‘인간 존재의 외로움’이 잘 나타난다. 그가 만들어 낸 무사 케이는 ‘사랑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그려낼 예정이다.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은 작가 사카구치 안고의 단편소설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에서’를 모티브로 구상을 시작한 이후 재창작됐다. 연극 ‘검객괴담 됴화만발’ 속의 고독한 무사 케이 역은 넓은 연기 폭을 선보인 박해수가 열연한다. 케이를 영생으로 이끄는 의원 역에는 홍원기가, 단이 역으로는 장희정이 함께한다. 소녀 역에는 황선화와 염혜주가 번갈아 가며 출연한다. 연극 ‘우어파우스트’- 악마에게 영혼을 판 한 남자의 절규9월 3일부터 10월 3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연극 ‘우어파우스트’는 괴테의 명작 ‘파우스트’의 초고다. 소설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세계문학사에 길이 남은 작품이다. 소설 ‘우어파우스트’는 괴테의 천재적 감성이 빛나는 작품이다. 작품 전체에 작용하는 연관관계보다 ‘학자 파우스트의 학문에 대한 절망’과 ‘순진한 처녀 그레첸의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 이번 공연은 명동예술극장이 독일 문학의 정수로 불리는 ‘파우스트’라는 작품을 독일 연출가를 초청해 제작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독일의 50인의 연출자에게 ‘파우스트’의 연출을 의뢰했고, 몇몇의 연출가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명동예술회관은 연출가들의 기존 작품 활동 등을 고려해 ‘다비드 뵈쉬’와의 작업을 최종 결정했다. 이들은 이메일을 통해 지속적인 협의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공연 준비를 시작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해외작품을 국내로 들여와 공연하는 라이선스 작품이 아니라 국내배우와 함께 만드는 초연작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연극 ‘우어파우스트’의 출연진도 화려하다. 최근 브라운관을 통해 좋은 연기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정보석이 파우스트 역을 맡아 열연한다. 신에게 버림받은 악마 ‘메피스토’ 역에는 이남희가, 파우스트의 제자인 바그너 역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정규수가 출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19 / 조회 10,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