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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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오는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 남명렬, 정원조 등 초연 배우들 총출동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가 5년 만에 돌아온다.
김재엽 작·연출의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는 작가의 실제 가족사를 바탕으로 개인의 일생에 우리 역사를 촘촘히 엮어낸 작품이다. 서울과 대구, 오사카를 오가는 160분동안 관객은 영어교사로 평화롭게 퇴직한 아버지가 걸어온 뜻밖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된다. 동시에 개인의 역사 안에서 불가분하게 흘러가는 국가의 역사를 맞닥뜨린다.
'알리바이 연대기'는 2013년 초연된 작품으로 당시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등 국내 연극상을 휩쓸며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초연 당시 소극장 판 무대에 올랐던 이 작품은 이번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한 남명렬, 정원조, 이종무, 지춘성, 전국향 등 초연을 빛낸 배우들이 총출동해 깊은 내공의 연기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는 10월 16일부터 11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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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9.10.02 / 조회 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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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로얄 내셔널 씨어터 화제작 ‘콘센트-동의’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이 2017년 영국 국립극장 로얄 내셔널 씨어터(Royal National Theatre)에서 초연한 '콘센트-동의'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영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인 니나 레인의 신작으로, 초연 이후 평단의 호평을 받아 바로 다음 해인 2018년 영국 해롤드 핀터극장에서 재연을 올렸다. 니나 레인의 '트라이브즈(Tribes)'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부족'이라는 제목으로 2014년 한국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국내 초연으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제55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등을 휩쓴 강량원이 연출을 맡았다.
'콘센트-동의'는 고등교육을 받고 도시 근교에 살며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을 상징하는 여피족 부부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하려 노력조차 하지 않는 인물들을 그려내며 '공감'과 '동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부부는 극이 진행되는 내내 자신들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에 대해 계속 의견이 엇갈린다. 작품은 직설적인 언어와 인물들의 치열한 논쟁을 통해 긴장감을 자아낸다.
공연에는 연출가 강량원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김석주와 신소영, 2018년부터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 활약해온 양서빈, 이종무, 임준식, 정새별, 주인영이 출연한다.
연극 '콘센트-동의'는 오는 14일부터 7월 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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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9.06.03 / 조회 4,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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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부터 롤링 스톤즈까지 연극 '록앤롤'…오는 29일 개막
국립극단이 2018년 명동예술극장 마지막 공연으로 연극 '록앤롤(ROCK ‘N’ ROLL)'을 선보인다.
연극 '록앤롤(ROCK ‘N’ ROLL)'은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등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극작가 톰 스토파드의 작품으로 그의 고국인 체코슬로바키아의 격정적인 정치사를 그려낸 작품이다. 체코 출신의 케이미브리지 유학생 얀을 중심으로 민주화 자유화의 바람이 불던 1960년대 말부터 1990년 초까지를 다루며, 한 세기의 끝자락에 선 지식인의 갈등과 불안, 이데올로기로 인한 억압을 록 음악으로 펼쳐낸다.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연말 공연답게 흥겨운 음악도 맛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틀스, 롤링 스톤즈, U2, 벨벳 언더그라운드 등 다양한 밴드의 곡들이 무대에 울려 퍼진다.
이번 공연은 '알리바이 연대기'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등 우리 근현대사의 민낯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온 연출가 김재엽이 맡았고, 록음악에 심취한 체코 출신이 유학생 얀 역에는 국립극단 시즌 단원 이종무가 캐스팅됐다. 또한 영국의 교수 막스 역은 최근 '미스터 션사인'에서 고종의 최측근인 궁내부 대신으로 활약한 강신일이 출연한다. 이외에도 장지아, 정새별, 정원조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이 함께한다.
국립극단은 연극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능생은 전석 1만 2천 원에 관람이 가능하며, 색다른 연말 모임을 준비하는 관객들을 위해 3인 이상 예매 시 30% 할인을 제공한다.
연극 '록앤롤'은 오는 29일부터 12월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8.11.19 / 조회 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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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뮤지컬·최불암 연극…5월 공연장은 '축제의 장'
국내 대표 공연장 '가족의 달' 특별 프로그램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세종 아트 페스타'
예술의전당, '밤도깨비 상영회' 등 야외 공연예술의전당 야외 공연 장면(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5월 공연장이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국내 대표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이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두 공연장은 올해 개관 40주년과 30주년을 맞아 보다 특별한 공연·전시로 가족 관객과 만난다.세종문화회관은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7일 동안 개관 40주년 축제 ‘세종 아트 페스타’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1978년 개관 당시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립예술단이 주축이 돼 공연한 ‘위대한 전진’을 재현하는 뜻에서 산하 예술단이 참여하는 공연과 전시·축제로 꾸민다.공연으로는 △서울시오페라단·서울시합창단·서울시유스오케스트단이 함께하는 ‘그랜드 오페라 갈라’(5월 12·13일 대극장) △작곡가 김형석의 노래를 소재로 한 서울시뮤지컬단 ‘브라보 마이 러브’(5월 4~27일 M씨어터) △오페라·발레·한국무용의 만남을 선보이는 서울시무용단 ‘카르멘’(5월 9·10일 대극장) △세종대왕 즉위 600년을 기념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세종음악기행’(5월 15일 대극장) △우리 동요와 수준 높은 어린이 합창음악을 들려줄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세종포에버’(5월 11·12일 체임버홀) 등을 선보인다.전시로는 △문화도시 서울을 주제로 하는 산수화 전시 ‘화화-유유산수’(5월 12일~7월 8일 세종미술관) △세종문화회관의 40년 역사를 시민 공모를 통해 함께 추억하는 ‘찰나의 예술’(5월 12일~6월10일 세종홀로비) 등을 진행한다. △동물원·재주소년 등이 출연하는 ‘세종페스티벌×EBS스페이스 공감’(5월 10일 세종문화회관 야외무대)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 40여 팀이 출연하는 ‘세종페스티벌×서울뮤직위크’(5월 11~13일 세종문화회관 전역) 등의 축제도 함께 열린다.세종문화회관 야경(사진=세종문화회관).이밖에도 △뮤지컬 콘서트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더 콘서트’(5월 2~6일 대극장) △디즈니 명곡으로 꾸미는 ‘디즈니 인 콘서트’(5월 19·20일 대극장) △조수미와 로베르토 알라냐의 ‘디바&디보’(5월 31일 대극장) 등 가족 관객을 위한 대형 공연도 함께 만날 수 있다.예술의전당은 5월 내내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문화예술행사를 개최한다. 계단광장과 신세계스퀘어 등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이색 공연이 눈길을 끈다. △야외에서 만나는 클래식 공연 ‘SAC 페스타-클래식 버스킹’(5월 5일부터 매주 토요일)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2018 예술의전당 동요콘서트’(5월 12·19일) △오페라·발레·연극·클래식 등 공연 실황 영상을 엄선해 상영하는 ‘밤도깨비 상영회’(5월 5일·19일) 등이 열린다.가족 관객을 위한 공연도 만날 수 있다. 자유소극장에서는 배우 최불암의 연극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5월 6일까지)를 공연한다. 오페라극장에서는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서울오페라앙상블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5월 4~6일) △누오바오페라단 ‘여우뎐’(5월 11~13일) △국립오페라단 ‘오페라갈라’(5월 19·20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5.03 / 조회 2,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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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불암, 25년 만에 연극 도전..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어느 아버지의 죽음' 후 25년 만
우주 배경으로 관객에 '삶의 의미' 질문
내달18일부터 예술의전당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배우 최불암이 25년여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른다.최불암이 출연하는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가 내달 18일부터 5월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하나코’ ‘해무’ 등을 쓴 김민정 작가의 창작극이다. 연출은 안경모다.공연은 2016년 초연한 연극 ‘아인슈타인의 별’을 모태로 재구성했다. 당시 초연을 눈여겨본 배우 최불암이 “이러한 메시지를 담은 연극이라면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며 출연을 결정했다. 그의 연극 출연은 1993년 공연한 ‘어느 아버지의 죽음’ 이후 25년 만이다. 그 외에 배우 문창완·정찬훈·박혜영·이종무·성열석·주혜원이 출연한다. 연극은 관객에게 ‘당신의 삶은 어떠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민정 작가는 “천문대에서 별을 바라보다 작품 창작의 영감을 얻었고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인의 기쁨과 슬픔, 그리움과 애틋함을 소재로 극작했다”고 밝혔다. 안경모 연출은 블랙박스 구조의 자유소극장을 하나의 소우주로 구성하여 관객들이 무대로부터 연장되어 오는 극적 서사를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작품을 구성하는 세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에 삶의 다양한 단면을 엿보게 한다. 그는 “공연이 끝나면 하늘에서 별이 내려와 가슴 속에 박힐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30 / 조회 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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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손숙·오영수·정영숙 '3월의 눈'으로 무대에
국립극단 2018년 첫 작품
배삼식 작·손진책 연출
내달 7일 명동예술극장 개막연극 ‘3월의 눈’에 출연하는 배우 오현경, 손숙, 정영숙, 오영수(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연극계의 산증인인 배우 오현경, 손숙, 오영수, 정영숙이 국립극단 2018년 첫 작품 ‘3월의 눈’으로 뭉친다. 국립극단은 대표 레퍼토리인 ‘3월의 눈’을 오는 2월 7일부터 3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3월의 눈’은 ‘한국 희곡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극작가 배삼식의 대본을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손진책이 연출한 작품이다. 손자를 위해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이자 마지막 재산인 한옥을 팔고 떠날 준비를 하는 장오와 그의 아내 이순의 이야기를 그린다.내릴 때는 찬란하지만 닿으면 금세 사라지는 ‘3월의 눈’과 같은 인생의 레퍼토리를 담고 있다. 손진책 연출은 “이 작품은 생성과 소멸에 대한 헌사”라면서 “삶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2011년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을 기념해 처음 무대에 올랐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을 거쳐 올해는 명동예술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관객과 다시 만난다. 그동안 장민호, 백성희, 박혜진, 박근형, 변희봉, 신구 등 대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현경과 손숙, 오영수와 정영숙이 팀을 이뤄 무대에 오른다. 하성광, 김정은, 유병훈, 이종무, 박지아 등도 출연한다.티켓 가격은 2만~5만원.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18 / 조회 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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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갈매기’ 6월 29일 개막 “원작의 무게를 담다”
연극 ‘갈매기’가 7월 23일까지 소극장 오떼아뜨르에서 공연된다.연극 ‘갈매기’는 소극장 오떼아뜨르의 개관작이다. 작품의 연출은 소극장 오떼아뜨르의 대표 오순한이 맡았다. 대표 오순환은 “연극 ‘갈매기’ 연출을 위해 노어 원본과 영어 번역본을 참고해 새롭게 번역했다 그 외에도 우리말-한글 화술을 적용해 원작에 숨겨진 뉘앙스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공들였다”고 말했다.대표 오순환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올린 ‘시라노 드 베르주락’ 연기 마스터, 셰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 등의 연출을 맡았다. 이 후 그는 배우에게 적합한 연기술과 화술 탐구를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저서 ‘시학 & 배우에 관한 역설’, ‘배우 수업 오디세이’, ‘문장//쪼개기’ 등을 출간한 바 있다.공연장 관계자는 “소극장 오떼아뜨르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삶의 본질에 대한 드라마, 특히 고전을 무대화하여, 오늘날의 관객들의 그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업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공연장은 우리말 화술연구소로서, 한글에서 발견한 말의 본성이 어떻게 연기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워크숍도 열 예정이다”고 말했다.안톤 체홉의 연극 ‘갈매기’는 7월 23일까지 대학로의 소극장 오떼아뜨르에서 공연된다.사진 제공_소극장 오떼아뜨르이기원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6.30 / 조회 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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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홉 원작 그대로…'갈매기' 새 번역으로 무대에
소극장 오떼아뜨르 개관 공연 29일 개막
연출가 오순한 원작 의도 살리는데 초점연극 '갈매기'의 콘셉트 이미지(사진=소극장 오떼아뜨르).[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안톤 체홉의 연극 ‘갈매기’가 새로운 번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소극장 오떼아뜨르의 개관 기념 공연으로 29일부터 무대에 오른다.소극장 오떼아뜨르의 오순한 대표가 연출을 맡는다. 오순한 연출은 러시아 국립극장예술대학(GITIS) 출신으로 2005년부터 국내에서 연출 활동을 해왔다. 2008년부터 배우에게 적합한 연기술과 화술 탐구를 위해 연출을 중단하고 학술 연구를 펼쳤다.이번 ‘갈매기’는 오 연출이 지난 9년간 연구해온 것을 무대에서 실제로 선보이는 작업이다. 체홉이 쓴 원작에 가깝게 연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러시아어로 쓴 원본과 영어로 슨 번역본을 참고하여 새롭게 번역했다.체홉은 ‘갈매기’에 대해 “코미디, 세 명의 여자 배역, 여섯 명의 남자 배역, 4막 구성. 풍경은 호수를 배경으로 함. 문학에 대한 많은 대화가 있고 움직임이 적음. 다섯 푼짜리 사랑 이야기다”라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오 연출은 체홉의 의도에 초점을 맞춰 연극을 준비했다. 원작에 숨겨진 뉘앙스를 우리말로 원작에 표현했을 때도 놓치지 않는 것에 공들였다.소극장 오떼아뜨르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삶의 본질에 대한 드라마, 그중에서도 고전을 무대화해 오늘날 관객이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작업을 목표로 한다. 우리말 화술연구소로 한글에서 발견한 말의 본성이 연기로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이다.연극 ‘갈매기’는 오는 7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이화동 대학로 소극장 오떼아뜨르에서 공연 한다. 배우 김수아·김정훈·박기덕·박세정·서정식·이문빈·이종무·임영우·조하나·주혜원·채연정이 출연한다. 티켓 가격은 1만5000~2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6.29 / 조회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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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타 오리자 '과학하는 마음…' 다시 무대에
시리즈 마지막 버전 '숲의 심연 편'
유인원 연구 통해 철학적 질문 던져
21일부터 서강대 메리홀에서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 편’ 콘셉트 이미지(사진=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 편’을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한다.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마지막 버전이다. 2011년 초연해 과학의 대중화와 연극 소재의 다양화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4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수상작이다.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일상성과 과학적 지성을 중요시했던 극단의 출발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 작품의 재공연을 결정했다. 성기웅 연출가는 히라타 오리자 연극의 장점과 한계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감성과 생활 감각에 맞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기존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와 달리 일본을 무대로 한 원작을 한국의 상황으로 번안해 관객이 보다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아프리카의 밀림 한 가운데 있는 생명과학연구센터가 배경이다. 유인원 연구에 매진하는 젊은 과학자들을 통해 유인원과 인간의 차이, 인간 세계의 본질, 과학 연구와 실험이 품고 있는 윤리와 철학의 문제 등을 제기한다.이전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처럼 인간과 세계에 대한 독특한 질문으로 다양한 가치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윤재·이지현·이종무·이화룡·윤현길·이강욱·전수지·김현숙·강희제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13 / 조회 2,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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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 많던 국물은 누가 다 먹었나,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
이근삼의 희곡 ‘국물 있사옵니다’는 시기적절하게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비논리, 비상식이 극렬히 판치는 오늘날 이근삼이 말한 국물은 그 어디에도 없다. 국물도 없는 세상에서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가. 국립극단의 선택 ‘시의성’ 백성희장민호 극장은 국립극단의 레퍼토리 공연을 주로 상연하는 극장이다. 서울역 뒤편 소화 병원 옆 컨테이너를 개조한 이 극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의 공연장이다. 빨간 외관에 초록 잔디로 가득한 야외 로비가 어울린 이 극장은 국립단체의 본거지라는 무게감과는 다르게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 몇 해 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국립극장 산하에서 독립한 국립극단의 변화된 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는 정서이다. 대중성과 시의성을 겸비한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겠다는 의미심장함에서 국립극단이 택한 카드는 ‘시의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이번에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막이 오른 이근삼 작,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가 그 주제어에 가장 부합하는 공연이라 할 수 있다.말로 말을 거는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는 도시 어디에서라도 한번은 만났을 법한 평범한 남자 상범의 성공담이다. ‘성공담’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이 공연은 유독 대사가 많다. 실제로 상범은 관객을 전적으로 바라보며 객석을 향해 자신의 삶에 대해 설명한다.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것’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에 관객을 끌어들인다. 그의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된다. 상범은 철저히 관객을 바라보여 관객과 소통하는데 이야기 전달자로 역할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이 소개하는 자신의 이야기 속에 자신으로 이입되어 인물로서 행동하기도 한다. 슬랩스틱의 다른 이름, 개성 이 작품은 이렇다 할 무대 장치나 의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범은 자신이 겪은 사건을 해설하며 당시의 감정을 설명하는데, 그렇다보니 유난히 말이 많은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그런데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인물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가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희극성 짙은 동작들 때문이다. 자신이 겪은 성공의 경험들을 소개할 때마다 두 주먹을 쥐고 상체를 옆으로 튼 채 무릎을 구부려 깡총 뛰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상범이 관객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방법이다. 상범 뿐만 아니라 상범의 주변 인물들 역시 저마다의 우스꽝스러움을 가진다. 대부분이 말투를 독특하게 하거나 우스꽝스러운 몸동작을 하는 슬랩스틱이다. 이 슬랩스틱들은 유난히 말이 많은 이 연극의 지루함을 날려버릴 웃음의 포인트로서 작용한다. 게다가 과장된 몸짓에 어울리는 음향의 삽입은 장면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러니 이 작품에서 인물들이 보여주는 슬랩스틱은 단순히 코믹적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물들의 개성을 뚜렷이 드러내는 기능을 하는데 기여하는 바도 컸기 때문이다.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상징들 작품은 도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희극적 색채로 자연스럽게 배치함으로써 그렇게 사회의 단면을 무대 위로 자연스럽게 옮겨놓았다. 이들의 복잡한 동선이 연극의 목적성을 강조한다. 첫 장면 같은 경우 여러 인물이 다양한 입·퇴장구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어지럽게 이동하는데 자신의 갈 길이 바빠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사회의 모습이 드러나는 단면이다. 장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하나의 인물만 등장해도 되는 장면에서도 여러 명의 인물이 여러 입구에서 무대 위로 한꺼번에 등장해 복잡한 동선으로 말미암은 미장센을 만든 것이다.계단 모양의 벽이 겹겹이 설치된 무대 벽 또한 권력의 상하 관계에서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도시의 다양한 군상들에 대한 상징을 드러낸 부분이다. 배우가 공연을 하며 실제로 활용하지 않지만 겹겹이 설치된 계단은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미장센 구현을 목적으로 한 계단이 된 셈이다.상징과 사실의 공존 무대미술은 상징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부각하는데 기여했는데, 이 작품의 실제적 진행자인 배우의 말은 너무나 많다. 게다가 사실적이다. 우리 주변에서 쓰는 말을 무대 위에서 있는 그대로 내뱉는다. 개념과 표현방식이 괴리이자 공존이다. 그런데 이번 연극에서는 상징과 사실을 공존하게하면서 작품이 말하는 바도 분명히 드러내면서도 현실감 있는 표현까지 가능하도록 연출 하였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 둘을 한 작품에 공존시킨다는 것은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산만한 연극이 될 뻔 한 시도였는데 그렇게 그려지지 않았다. 이는 배우의 명확한 화술과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는 강렬한 무대 디자인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국물 있사옵니다’의 ‘국물’은 무엇인가? 비상식이 상식이 되는 시대는 바로 오늘이다. 그런 맥락에서 새로운 상식을 찾고자 애쓰고 새로운 상식을 가지고 승승장구하는 상범의 이야기를 다룬 희곡 ‘국물 있사옵니다’가 가지는 현대적 시의성은 매우 크다. 오늘날 이 작품이 연극으로 표현되기에 너무나 적절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적절함이 주는 무게는 너무나 무겁다. 그렇기 때문이 이 작품의 흥행 여하를 떠나 의미를 가진다. ‘국물 있사옵니다’의 국물은 ‘상식’을 의미한다. 상식이 있다는 말을 ‘사옵니다’라는 극존칭어미를 활용하여 비꼰 이 작품의 제목을 통해서도 이 작품이 상식이 부재하는 세상에서 그 상식의 자리를 채우는 비상식, 몰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공연장의 허술한 방음 덕에 외부에서 들리는 자동차 소음이 극장 안을 장악하는 점은 진실로 비상식이 아닐 수 없다. 비단 이번 공연에서만 느낀 점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이런 비상식이 상식으로 통했다. 비상식이 판치는 혼란스런 이 도시에서 새로운 상식을 가지고 무위도식하는 상범의 모습을 부각시키기에는 도시의 어지러운 소음의 대표성을 가진 소리인 자동차 소음은 가장 좋은 배경 음향이 되어 주었다. 우연적 요소가 더 연극성을 강하게 만든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사진출처_국립극단 제공? 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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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뒤엔 해피엔딩' 셰익스피어 로맨스극 <겨울이야기> 개막
셰익스피어 서거 400년이 되는 2016년. 많은 기념 공연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립극단의 가 그 문을 연다. 는 아내가 자신의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고 오해하고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인생을 파괴하는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가 등장하지만, 16년이 지난 후반부에서는 오해의 중심에 섰던 친구의 아들과 자신의 딸이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 가족의 헤어짐, 방황, 재회와 화해, 용서 등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이번 작품은, 전반부엔 비극이, 후반부엔 헤피엔딩이 펼쳐지는 로맨스극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연출은 2013년까지 5년간 헝가리 국립극장 최연소 예술감독을 지내며 파격적이고, 대중과 함께 하는 작품을 선보여 특히 20대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로버트 알폰디가 맡았다. 과거 그는 등 다수의 고전을 현대적 해석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탄탄한 연기력을 내세우는 배우들도 믿을 만하다.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손상규가 비극의 주인공 레온테스로 분하며, 에서 단호한 공주로 출연했던 우정원이 자식을 잃고 스스로의 목숨마저 위협받는 왕비 헤르미오네 역을 맡는다. 이밖에 박윤희, 박완규, 김수진 등이 출연하는 는 내년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12.30 / 조회 5,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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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토록 고통스러운 한의 윤회
생과 사의 영역을 막론하고, 그 어디에서건 정신과 육신의 안식을 얻고자 그토록 갈망했건만 나의 원한인지, 나로 인한 그들의 분노인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나와 하염없이 구천을 떠도는 비극적인 운명. 온전히 소멸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연산을 옥죄고 있는 이처럼 괴로운 윤회가 또 어디 있을까. 이윤택 작, 연출의 연극 은 그간 폭군, 광인으로 수식되었던 조선의 10대 임금 연산군을 조금 더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무대다. 어미의 망령에 시달리는 그는, 그 혼을 달래는 굿을 통해 사약을 받아 죽은 어미의 한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어미 잃은 작지만 매서운 새의 날갯짓으로 궁에 피바람을 몰고 온다. 비스듬히 기울어져 두발 딛고 서기 힘든 바닥, 쓰러진 채 어지러이 떼를 지어 숲을 이룬 대나무들, 이곳저곳 주저 앉은 서까래와 위태롭게 서 있는 대들보, 기둥. 무대를 마주하자마자 스산하고 불안한 기운에 금세 사로잡힌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극장에 들어가길 권한다. 곳곳에서 안개처럼 등장해 자리하는 이들로 극은 이미 시작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패잔병인지 저 세상의 망자인지 알 수가 없는 이들은 기어코 불안하게 떨고 있는 광기 어린 눈동자, 연산을 어미의 품(물)에서 억지로 끌어내어 결국 저승의 강(물)으로 실려 보내고야 만다. 극의 마지막, 연산의 안식처이자 또 다른 감옥, 녹수의 구슬픈 노래만이 그의 혼과 함께 울고 있다. 1995년 초연 후 20년이 지났지만 압도적인 힘은 여전하다. 이윤택은 향후 지속적인 공연을 위해 초연 때보다 크기를 작게 했다지만, 여전히 이런 무게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세련되고 날카로운 무대디자인에 한국 전통 연희가 어우러져 극대화된 연극성은 이윤택 스타일의 극대화이기도 하지만 공연 보는 재미의 극대화를 낳기도 한다. 연산 역을 맡은 백석광은 앞으로 그의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폐비 윤씨와 녹수 등 1인 2역을 소화하는 배우이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이자람의 재주도 놓치면 아쉽다. 하지만 작품의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강력한 힘은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이승헌 등 중견, 원로 배우들임을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도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7.14 / 조회 8,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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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윤택, "이번이 내가 연출하는 마지막이길"
연산이 뒷걸음질 친다. 죽은 어미에게로 향해가는 듯 하더니 이내 곧 쓰러져 저 깊은 나락으로 빠진다. 경사로 된 바닥에 누워 미끄러지며 침몰하는 연산, 그 주변을 에워싸는 귀신들의 눈빛이 섬뜩하면서도 애처롭다. 그가 찾는 것은 단 한 명의 여인. 자신의 어미 폐비 윤씨이기도, 또 애첩 녹수이기도 한 그녀를 향해 연산은 말하고 그녀는 답한다. "청산 가자, 우리.", "가요, 우리가 가는 길 누가 막소." 공연의 일부 장면을 시연하는 중이나, 배우들의 몰입은 극에 달하고 지켜보는 이들은 숨이 멎는 듯하다. 극과 극을 오가는 연산군의 광기, 이에 가시 돋친 얼굴로 그를 둘러싸는 대신들. 구슬픈 녹수의 가락이 허공을 가르는 이곳은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날 준비가 한창인 연극 의 연습 현장이다. 한때 조선의 왕이었으나 일반적으로 왕에게 붙는 '조'나 '종'이 아닌 '군'이라는 묘호가 붙여진 비운의 왕, 연산군의 삶을 담은 이 12년 만에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윤택이 쓰고 연출해 1995년 초연한 이 작품은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비추고자 한다. 왕이 된 후 죽은 어미를 위한 제의를 펼치려는 연산과, 폐비 윤씨의 혼을 입은 녹수. 이들이 자신에게 해를 가했던 자들을 대상으로 피의 학살을 시작하는 강렬한 서사가 진혼굿과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이 자주 되진 못했다. 초연 8년 후인 2003년 공연엔 이상직, 신구 등이 출연했으며 이후 12년 만에 공연이 바로 올해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도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이 작품이 살아남을 것인가, 나에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떼었다. 작,연출의 이윤택"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일반 극단에서는 공연 할 엄두를 못 낸다. 내 스타일로만 하면 내가 죽은 후엔 이 작품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닌가. 작품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번 공연은 대본 빼고 다 바꾸었다. 희곡은 영원히 남으니 그대로 두고 음악, 무대, 의상 등 새로운 스텝들의 스타일을 다 수용했다. 다음 공연부턴 내가 연출 안 하고 싶다." 무대, 의상 등 곳곳에서 한국 전통을 강조했던 부분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변주 속에 현대적인 요소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궁궐의 기둥과 언덕, 대나무숲 등으로 웅장하게 구성되었던 무대는 아크릴 판으로 된 단순한 경사 구조로 변신해 인물들의 위태한 심리를 나타내고자 했다. 신구로 조합된 배우진도 눈길이 간다. 2003년 공연에서도 활약한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등을 비롯해 국립극단의 역사를 만들어온 원로 배우들도 가세했다. 여기에 올해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극에 활기를 더한다. 연산 역의 백석광은 무용에서 연극으로 진로를 바꾼 남다른 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무대에서는 연산 역을 맡아 연인 이자람과 무대 위 호흡을 맞춘다. "작년에 를 하는데 이자람이 떡을 해 왔더라. 왜인가 싶었는데 백석광 군이 애인이라 애인 응원한다고 온 거였다. (웃음) 그때 이미 을 하기로 했던 터라 녹수가 원래 소리꾼 기생이니 이자람이 하면 좋겠다, 싶었다."(이윤택) 연산 역의 백석광과 녹수/폐비 윤씨 역의 이자람실제 연인과 무대 위에서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백석광과 이자람은 입을 모은다. "같이 일을 하지 말자고 항상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이윤택 선생님은 전통 분야까지 섭렵하신 분이라 이번 아니면 우리가 무대 위에서 만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고,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백석광)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작창과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로도 분해 폐비 윤씨와 녹수, 두 여인 역을 동시에 맡는다. "평소 나와 '팜므' 키워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녹수 제안에 의아했었는데, (이윤택) 선생님이 녹수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천민에서 기생 시험에 합격해서 왕의 중요한 사람이 되기까지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연산의 결핍된 모성애를 채우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지이자 노래하는 가인이 녹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도 하고 배우도 하려니 지금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웃음)"(이자람) 은 7월 1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월요일 공연이 있는 대신 화요일 공연이 없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6.19 / 조회 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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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늠해 볼 때 안되겠다 싶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3월의 눈> 신구
신구는 지금도 매니저나 코디네이터가 없다. 이른 아침 운동을 마치고 손수 운전해 연습실과 촬영장을 오가고, 사진 촬영이 있는 인터뷰라도 할 때면 한두 벌 여분의 옷을 직접 챙겨 나온다. "올해는 약주를 좀 줄이세요."라고 말하는 후배 배우에게 빙그레 웃음을 날리며 반주의 기쁨을 끊을 생각이 전혀 없음을 피력하는 귀여운 미소천사 할아버지이지만, 그 이전에 자기 관리가 누구보다 철저한 배우가 바로 신구인 것이다. 무대는 그러한 배우 신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장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 배우로서 첫 발을 디뎠던 곳, 언제나 "의미가 깊은 곳", 신구는 2015년도 무대에서 시작한다. 연극 과 함께 말이다.다 내주고 갈 때, 아득히 내리는 연극 연습실은 고요했다. 도시화로 인해 곧 헐릴 한옥에 사는 노부부 장오와 이순이 주고 받는 담담한 대사들이 이따금씩 정적을 깨지만, 다시 찾아오는 고요함 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이기 때문이다. "소리와 동작에 절제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야기하고, 기다리고. (대사) 사이사이에 있는 정서가 슬로우 모션같이 담기는 거죠." 런쓰루(실제 공연과 같이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연습하는 것) 후에 이어지던 손진책 연출의 말에서도 이 작품이 지닐 향기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소리 없이 내어주는 존재들에 대한 경건한 목례. 올 3월에도 반갑게 관객들에게 내릴 에서 신구는 장오 역을 맡았다. "외모나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안에 쌓인 내공으로 압축된 감정이 유지되고 흐트러지지 않아야 할 수 있는 작품이거든. 그래서 대사도 얼마 없고 별로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지만 무척 힘이 들지."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로 2011년 초연한 은 그간 백성희, 故 장민호를 비롯해 오영수, 박근형, 박혜진, 변희봉 등 관록의 배우들이 함께 해왔다. 지내온 세월과 함께, 삶을 대하는 깊이가 켜켜이 쌓인 배우들이 그대로 작품 속 인물과 이야기가 되어 매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는 이 작품을 헌정받은 초연 배우 백성희, 고(故) 장민호가 출연하지 않는 최초의 무대이며 백성희장민호극장이 아닌 다른 공간(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것이라는 점도 새롭다. "장오라는 인물은 이북에서 6.25때 피난 오고, 또 공산정권 시대도 겪고, 우리나라 현대사를 다 겪은 인물이지. 민주화 투쟁에 직접 가담하진 않았어도 자식이 거기에 휘말려서 행방불명까지 된 상태니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받는 고통이 더 크고 괴로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지난해 에 이어 다시 한번 부부 호흡을 맞추는 손숙은 과거 이순들보다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런 게 있어. 슬픔을, 괴로움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더 괴롭고 슬프게 표현하면 보는 사람도 괴롭거든. 그래서 역으로 그렇게(귀엽고 밝게) 표현했을 때 그런 슬픔의 정서가 더욱 짙어지지." 은 공연을 이미 본 관객들이 다시 찾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그 시절을 겪지 않았을 뿐더러 장오와 이순의 손주쯤 되는 젊은 관객들까지 숨죽여 흐느끼는 모습을 과거 객석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신구는 장오를 두고 "그래도 증손주까지 봤으니 여한 없이 다 털고 가는 거지. 이순이 자꾸 와서 얼씬거려서 가는 건가?"하며 훌훌 웃었지만 이내 "그래도 장오는 해석하기 나름이야."라고 덧붙인다. "처음에는 장 선생, 이 선생님 기념 공연이 됐지만 이제 4, 5년이 지났으니까 매해마다 색깔이나 모양새가 달라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누가 했느냐, 아, 누가 했구나, 하고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 도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거지. 그러면 나이 지긋해지면서 배우들이 이 역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고. 몇 년도에 누가 장오 역을 어떻게 했지? 그렇다면 이번엔 색다른 형태의 장오를 만들어 보겠다, 그러면 새롭잖아. 보시는 분들도 '아,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쉰다는 것,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어 연극, 관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게 우리들이 더 노력해야 본격적인 연극 연습이 시작되었을 무렵 신구는 tvN 촬영 차 그리스로 떠나야 했다. 첫 대본 리딩 후 3일 만에 대사를 다 외워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데 "초반 연습이 아주 중요할 때인데 ( 촬영) 시간을 내야 해서 그럴 수 밖에 없었어."라며 담담하게 말하는 신구의 모습에선 '철저함'이 기본이 된 노장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번 여행도 좋았어. 여행은 항상 좋잖아. 거기 음식이 양갈비가 많더만. 맛있더라고. 아테네도 가고 코린도라는 데도 가고. 마테오라라는 데를 갔는데 희한한 바위 위에 수도원을 세워 놨더라고. 또 산토리니. 빛이 좋으면 바다가 예쁘다고 해. 근데 우리가 갔을 땐 흐리고 비가 왔지." 1936년 생으로 올해 만 79세.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한다지만 집 거실 테이블에 손자 사진을 놓고 보는 속 깊은 할아버지의 모습도 신구임엔 분명하다. "집에서는 매일 구박이지.(웃음) 매일 전등을 켜 놓고 끄질 않아, 잊어버리고. 옷 갈아입고 아무데나 두고 나오고. 혼자 있다가 집에서 나오면, 나중에 할망구가 들어가 보니 테레비전이 켜 있다는 거야. (웃음) 근데 가끔 내가 보면 할망구도 마찬가지야. 아휴, 그랬수? 서로 그러지. (웃음)" 하지만 그는 여전히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시트콤, 예능 프로그램, 게임 캐릭터 속에 등장해 데뷔 53년 차 배우에게서 으레 예상할 수 있는 '근엄함'을 훌훌 던져 버리는, 그 누구보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구야형', '미소천사' 등의 별명과 함께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톡톡하지만, 무엇보다 그에게 갖게 되는 경외심은 "난 성격이 소심해서 다른 걸 해 볼 생각을 못했지."라며 지금 젊은 세대가 지닌 용기와 놀라운 가능성에 감탄하는 솔직한 자기 고백의 모습을 마주할 때 더욱 커지곤 한다. "은퇴? 우리는 누가 뭐 시켜주지 않으면 은퇴지. 누구든지 다 소실되면, 기력이 없어지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면 쓸모가 없어지는 거지. 하고 싶어도 사회가 불러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 그런데 아직 쉬고 싶은 생각은 없어.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작품 섭외가 들어오면) 내가 어느 정도 해야겠다, 가늠을 해 보거든. 체력이든가 일에 대한 열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되나 스스로. 아, 이건 도저히 내 체력으로는 안되겠다, 하면 못하는 건데 아직은 무슨 프로그램이든지 그런 경우는 없었으니까. 지난번에 할 때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어. 대사가 사백 내지 오백 페이지까지 가서. 그런데 어느새 다 끝났네. (웃음)" 그런 그가 씁쓸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더하는 것은 여전히 그늘 속에 있는 연극계의 현주소에 대한 것이었다. "이젠 뮤지컬에 돈이 억수로 들어가잖아. 여기(연극)는 파도 밑에 밑이지.(웃음) 사회가 금전 위주로 되어 있으니 연극에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 좀 슬프고 괴롭지만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그렇게 되서 제작비의 일부라도 다시 얻고. 이런 것들이 어느 정로 이뤄지면 믿음이 생기니까, 아, 연극이 볼만 하더라, 그러면 전체적으로 좋은 거잖아."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목소리는 지금 연극을 채우고 있는, 여전히 연극을 사랑하는 스스로를 향해 있었다. "(연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작품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떠나서, 와서 보시는 분들이 감동을 받게 해야 해. 즐겁고 화려한 것만도 아니고, 또 인생을 고뇌하게만 하는 것도 물론 아니고 재미도 있으면서. 그러면 한번 보신 분들도 계속 연극을 찾게 되는 거지. 또 지금 대학로에 나가보면 (연극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들거든. 연극 보시려는 분들이 무슨 연극을 봐야 할 지 헛갈리실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 어떤 공연 봐야겠다, 하고 결정하고 나온 게 아니면 거기에서 그런 애들(호객꾼)한테 끌려가기 십상이거든. 연극인들 스스로 자정을 해야 할 일인지 국가에서 간섭해야 할 일인지 난 잘 모르겠지만, 작품 편수가 너무 많은 느낌이고, 그런 행위는 못하게 해야 하는데." 신구는 한 번도 주례를 서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노역을 일찍부터 맡아 마흔이 되던 해부터 주례 부탁이 들어왔었다지만 당시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 수 있나" 싶어 마다했고, 이후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또 거절했다. "누구는 해 주고 누군 안 해 주면 어떻게 해, 이 할아범한테 뭐 들을 이야기가 있겠어."라며 웃는 그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무서우리만큼 냉정한 사람이다. 훌훌 다 내어주고 "흩어질 때 흩어지더라도 뭐라도 될테니 섭섭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는 장오의 말처럼, 신구는 무대를 향한 자신의 몫에만 전념할 뿐, 그 뿐이었다. 오늘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3.09 / 조회 1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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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손숙 주연의 또 다시 내리는 <3월의 눈>
국립극단이 2015년 봄을 맞이하는 첫 작품으로 를 무대에 올린다. 은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을 기념하여 2011년 첫 무대에 올랐고, 이후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작품으로 그동안 故장민호, 백성희, 박근형, 오영수, 박혜진이 무대에 올랐다.이 작품의 배경은 재개발 열풍으로 곧 사라져버릴 한옥으로 이곳은 장오와 이순이 평생을 일구어 온 삶의 터전이다. 은 평생을 살아온 집을 떠나야 하는 노인의 모습과 노부부의 일상을 특별한 반전이나 갈등 없이 담담하게 그려낸다.이번 시즌에는 에서 부부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신구와 손숙이 각각 장오와 이순으로 캐스팅되어 누구나가 경험하는 죽음과 상실의 체험을 관객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의 은 오는 3월 13일부터 3월 2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2.06 / 조회 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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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질문, <배수의 고도> 개막
‘불신시대’를 화두로 펼쳐지는 두산인문극장의 세 번째 기획연극 가 지난 10일 개막했다. 에 이어 무대에 오른 이번 연극은 고리원전 연장운행, 밀양송전탑 건설과 관련한 첨예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한국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일본의 나카쓰루 아키히토가 쓰고 의 김재엽이 연출한 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 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진은 지난 10일 공연에 앞서 언론에 작품의 전막을 공개했다. 는 다큐멘터리PD인 코모토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기자로 일하던 코모토는 대학동기이자 국회의원인 오다기리를 통해 정부가 배상금 문제로 인한 시민들의 소요를 막기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회의를 느낀 그는 다큐멘터리 제작부로 옮겨 지진 피해지역으로 떠난다. 코모토가 지진 피해지역에서 만난 사람들은 쓰나미에 휩쓸려간 어머니의 시신도 아직 찾지 못한 타이요네 가족이다. 이들의 비참한 생활을 취재하던 코모토는 피해자와 자원봉사자의 갈등, 통조림 도난 사건, 피해자들의 크나큰 슬픔과 상처를 생생히 목격하지만, 결국 다큐멘터리에 그 진실을 다 담지 못한다. 타이요네 가족이 쓰나미로 모든 것이 휩쓸려 간 사고 당일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1막은 끝이 나고, 극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대지진으로 황폐해진 그들의 마음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1막은 그 자체로도 한 편의 공연처럼 봐도 좋을 만큼 탄탄한 완성도를 갖췄다. 이어 2막에서는 수년 후 각기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들이 다시 등장한다. 1막의 화두가 대지진 피해자들의 비극이었다면, 2막의 화두는 새로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인물들의 갈등이다. 대기업을 유치하고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국제 부채를 발행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려 하는 재무성 장관과 이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주위의 냉대가 두려워 자신이 피폭자임을 차마 밝히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들을 조명하며 작가는 과연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에너지원 확보의 유일한 대안인지 묻는다. 배우들의 호연도 작품의 무게를 더한다. 코모토 역의 이윤재를 비롯, 수십 구의 시신이 휩쓸려가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순간의 절망감을 생생히 표현하는 노자키 사이조 역의 하성광, 타이요의 아버지 카타오카 다이고 역의 선종남 등이 모두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타이요 역의 김시유 역시 선배들 못지 않은 흡입력으로 시선을 끈다. 한국은 원전 밀집도가 세계 1위인 나라다. 정부는 이후에도 삼척, 영덕 등에 원자력발전소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는 이미 일어난 처참한 비극을 통해 이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질문을 던진다. 공연은 내달 5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6.11 / 조회 9,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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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악인, 두 모습의 맥베스가 너무나 매력적' <맥베스> 박해수
"이 계단이야말로 걸려 넘어지든가, 아니면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구나!" 이것은 자신의 야망을 온 몸에 일깨운 맥베스의 대사이며, 동시에 를 만난 맥베스, 박해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그간 등 묵직한 작품에서 선 굵은, 강인하고도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그이지만 나름의 슬럼프를 지나 배우로서의 진일보에 목마름을 깊게 느끼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를 만난 지금 박해수는 기쁘고 가슴이 벅차며 다시 한번 단단한 마음을 먹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잘 해내고 싶고, 또 잘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 있는 이 배우의 믿음이 의 무대를 견고히 채우고 있다. 시적인 대사,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처절하게 드러내는 극한의 이야기로 셰익스피어 비극 중에서도 압권으로 꼽히는 연극 가 오는 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맥베스, 앞으로 왕이 되실 분, 만세!" 비극의 출구를 단숨에 열어버린 세 마녀들의 이 한마디에 자신의 야망을 일깨우고 거기에 맞춰 충실히 질주한 인간. 하지만 끝내 신 아래 미약한 존재로 스스로 괴로워하며 피를 부르고 피로써 생을 마감한 맥베스의 모습은 지금도 인간들의 우매함이 어느 정도인지 낱낱이 일깨워주고 있다. 고전이지만 현재에 더한 생명력을 내뿜고 있는 작품이 임을 박해수 역시 강하게 인정하고 있었다.왜 맥베스 역할에 캐스팅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도 그 점이 의아하고 궁금했다. 주변에서 말씀하시길 근래 젊은이들한테서 나오기 어려운 외모와 클래식함이 (나에게) 있다고도 하시는데 그래서 캐스팅해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연습하면서 이병훈 연출님 스타일을 보니, 연습에 잘 따라올 수 있고 심성이 착한 사람들을 뽑으신 것 같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함께 수업하며 선생님이 꾸려놓으신 좋은 스타일을 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신 것도 같다. '제 나이 답지 않아 보인다'는 이야기와 실제 나이의 박해수 사이에 간극은 있을 것이다. 캐릭터를 표현할 때 이 간극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물론 간극이 있었다. 그간 맡아왔던 배역의 나이만큼 실제로 살지 못했지만, 한편으론 내가 또래들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주변 남자 친구들은 경제적인 부분이나 현실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이 많은 것 같은데, 난 작품에 대한 생각, 작품 속 삶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크게 간극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같다. 남자들이 자동차나 전자 기계 등에 대한 욕심들이 많은 반면에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욕심은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것이다. '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 그러한 영향도 있었던 것 같은데, 과거 했던 작품들이 대부분 고전이었고 현대극은 적었다. 고전, 비극이 힘들어도 더 좋고 재미있게 했던 것 같고, 일반적인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도 같다. 이런 부분들에 관심을 좀 둬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대극도 분명히 내게 필요한 부분이다. 맥베스는 어떤 인물일까. 맥베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욕심을 가졌다가 다시 나락까지 떨어지는 상황 속에 몰리기도 한다. 정말 다이내믹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남자배우라면 꼭 해보고 싶을 역할이다. 연습하면서 셰익스피어는 정말 천재라는 걸 느낀 게, 맥베스라는 살인자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또 악인으로도 만든다. 시인과 같이 아름다운 말들을 구사하지만 악을 품고 살인을 저지르는 악인이기도 한 맥베스, 그 두 가지 모습으로 인물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다. 연습 과정을 이야기 할 때, '무척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습하기 전보다 연습하면서 감동이 더 컸다. 좋은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은 작품이라는 건, 이렇게까지 정말 재미있는 배역이라는 건 몰랐다. 연습을 통해서 깨닫고 느끼는 게 많아졌다. 보이스 코칭, 신체 트레이닝, 움직임 등 최고의 선생님들이 수업을 탁탁탁 진행하셨는데 연출선생님들을 비롯해 한 작품을 가지고 트레이닝하는 그러한 과정들이 너무나 행복했고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들이 변화하니 그것 또한 너무나 감사한 거다. 이병훈 연출이 박해수를 두고 "연극배우의 이상형을 갖고 있었고 그게 어떤 계기를 통해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가 그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연습하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걸 하나 얻었다. 원래 스스로 가지고 있던 대사 조도 있었고 연기 패턴이라는 게 있었는데 (연습) 초반에 많이 깨졌다. 완전히 박살이 난 후에 (웃음) 새 벽돌을 하나씩 쌓았다. 어떻게 캐릭터와 작품에 접근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방법을 연출님이 많이 제시해 주셨는데, 이를테면 예전엔 배역과 내가 맞닿는 정서적인 부분을 먼저 찾았다면, 선생님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다른 방법을 찾게 해 주신다. 그간 아예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혼용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연습부터 지금까지 연출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만 가지고 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지금까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 왔다. 배역이 아닌 작품에 대해 연출이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게 굉장히 뇌리에 꽂혀있다. 어리석은 욕망 때문에 일은 점점 더 커지고 아내와 사이는 소원해지며, 제일 친한 친구는 죽여야 되고 다른 가족들을 파탄시키기까지 한다. 단순히 누군가를 죽이면 모든 일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일이 시작되는 상황, 현명하지 않은 고민들, 결국 쓸쓸히 혼자 남아서 인생이 정말 허무한 것을 깨닫는 모습,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이번 작품에 담겨 있다. 연출님은 이 모든 걸 인간 이야기로만 풀기에 한계가 있다고 하셨고, 그래서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들과 결핍, 욕망들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하신다. 욕망은 결핍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맥베스의 욕망을 이끌어 낸 결핍은 무엇일까.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아닐까. 마녀들이 "넌 왕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할 때 '에이, 안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마녀의 예언대로 코우더 영주가 되고 나니 '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말콤(전 왕의 아들)이 후계자가 됐다고 하니 숨겨졌던 욕망이 구토처럼 쑥 나오는 거다. 맥베스 입장에선 자신이 왕으로서 대우받아야 함이 마땅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욕망은 삶의 원동력이자 삶을 힘들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런 것 같다. 예전엔 좀 겸손한 척 했는데 (웃음) 나도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내 욕심이 과하다고 느꼈을 때, 그래서 내가 너무 싫어졌을 때가 있었다. 그 때가 서른 살이 됐을 무렵인데, 작품이나 배우로서가 아니라 주변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일의 폭도 커지고 친구들 사이에 간극도 생겼다. 당시 자괴감과 자책감에 빠져 집 밖에 한 달 동안 안 나왔었다. 원래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인데 당시엔 반 우울증 상태였던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이 계속 집에 찾아와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먹이고. (웃음) 돌이켜보면 그래도 잘 넘긴 것 같다. 지금은 무언가 다시 할 수 있고, 해 보고 싶은 또 다른 욕심의 시작 단계인 것 같다. 맥베스 아내 역의 김소희는 대 선배이자 학창시절 선생님이기도 했다. 항상 바라만 봤고 동경하는 배우이자 선생님이셨다. 하지만 연습이 시작되면 부인으로 (내 안에) 싹 들어오신다. 눈높이를 낮추면서 싹 들어오는 느낌, 정말 신기하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선생님이 작품을 준비하고 접근하는 면, 인간적인 모습들이 정말 대단하다. '레이디 맥베스'를 타이틀로 내세운 작품이 많이 존재할 만큼 맥베스 부인 역시 강렬한 캐릭터이다. 내가 느끼기에 소희 선생님은 이 작품에서 '레이디 맥베스'가 되길 원하지 않으시고 정말 맥베스의 부인, 그 자체로 섬세하게 작품과 내 안에 들어오신다. 그렇게 나오는 '진짜 레이디 맥베스'의 모습을 정말 느끼고 그래서 더욱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정말 좋은 배우가 되어서 후배와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는 눈빛으로 봐 줘야 그 배우의 기운이 싹 올라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소녀 같으시다.부담감이 크겠다. 부담 많이 된다.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보여 줘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관객들도 자신들의 생각으로 칭찬도, 비판도 할 수 있는데 그것과 별개로 이 작품에서 하고 싶은 한 가지, 연출님의 말씀에 따라 변화되는 나를 경험하고 싶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맥베스를 무대 위에서 정확하게 하기만 한다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다. 내 역량 이상으로 큰 시너지를 내 주시는 분들, 좋은 선배님들이 너무 많아서 눈빛만 줘도 그냥 딱! 온다. (웃음) 비극의 주인공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다 옆에서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것만 온전히 받으면 되는 거다. 그 욕심이 강해져서 부담이 되지 않기를 스스로 바라고 있다. "맬콤이 왕이 돼? 이거야말로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라는 대사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는 내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뛰어넘어야 할 무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배님들이 넘어가라고 많이 밀어주고 계신다. (웃음) MBC 드라마 , 최근 드라마스페셜 등에 출연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영화 등 다른 장르로 영역을 넓혀도 좋겠다. 그렇게 하고 싶다. 차근차근 하나씩 정말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다른 분야의 맛, 분위기를 알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영화를 하시는 분들은 연극과 같은 연습 과정이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하실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어떤 상황,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배역을 연구할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조연, 단역으로 영화 두 편에 들어가서 해 봤더니 뭔가 조금 알겠더라. 연기하기 좋은 상태로 자신과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시는데, 박해수라는 배우가 한 역할에 접근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쓸지 궁금하다. 배역에 더욱 가깝게, 완벽하게 접근해 나가는 걸 경험해 보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04 / 조회 15,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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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비극의 진수, 연극 ‘맥베스’
2014 국립극단 봄마당의 첫 작품인 연극 ‘맥베스’가 3월 8일부터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시적 리듬이 빼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원작의 강렬함은 이병훈 연출가와 신선희 무대미술가의 손길이 더해져 더욱 깊어진다. 이병훈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하며 현대인의 욕망과 무의식을 투영해 연극 ‘맥베스’의 현대성을 극대화 시킨다. 신선희 무대미술가가 이를 도와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무대로 이끌어낸다. 주역인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역은 박해수와 김소희가 각각 맡는다. 박해수는 연극 ‘갈매기’, 뮤지컬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한 실력파다.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과 제4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간 심연의 깊은 고뇌와 절망에 찬 ‘맥베스’를 강렬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김소희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고곤의 선물’ 등 다수의 작품에서 경력을 쌓은 탄탄한 배우다. 지난해까지 세 차례의 동아연극상(2006년 신인연기상·2009년 여자연기상·2013년 여자연기상)을 석권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훌륭한 무대언어로 위태로운 ‘레이디 맥베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들을 비롯해 총 20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국립극단
2014.02.07 / 조회 8,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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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던 그곳을 찾아, 극단 신작로의 ‘숨 쉬러 나가다’
극단 신작로의 연극 ‘숨 쉬러 나가다’가 11월 7일부터 11월 2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3관에서 공연된다. ‘숨 쉬러 나가다’는 조지 오웰의 장편소설 ‘숨 쉬러 나가다’를 두 명의 배우가 연극적 놀이로 풀어낸 작품이다. 2011년 ‘제11회 2인극 페스티벌’에서 작품상을 수상하고, 올해 초 홍대 앞 CY 씨어터에서 재공연해 관객과 만났다. 극단 신작로의 ‘숨 쉬러 나가다’는 아무것도 없는 빈 무대에서 두 명의 배우가 주인공인 조지 볼링을 연기하며 하나의 캐릭터를 구성해 간다. 두 명의 조지 볼링은 유년기에 대한 추억을 찾아 고향으로 여행을 떠난다. 작품은 배우를 중심으로 하는 연극성과 두 명의 등장인물을 내세운 소설의 연극적 재구성과 함께 관객의 상상력에 따라 장소와 분위기가 달라지는 빈 무대의 중립적 활용을 보여준다. 주인공 조지 볼링은 어느 날 문득 낚시하며 행복했던 과거 유년 시절을 회상한다. 20년 전 떠나온 고향을 찾기로 결심한 그의 뇌리에는 소년 시절 연못에서 보았던 거대한 물고기의 그림자가 춤춘다. 하지만 기대를 안고 향한 고향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대규모 주택 단지와 공업 지역, ‘현대’라는 괴물이 가져온 낯섦과 불안감뿐이다. 그는 무기력하게 집으로 돌아온다. 조지 오웰의 소설 ‘숨 쉬러 나가다’는 2011년 처음으로 국내에 번역 출판됐다. 위트와 페이소스, 짙은 서정성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불우한 징후를 정확히 예견한 조지 오웰의 숨은 걸작이다. 이번 공연은 그간 우리에게 ‘동물농장’, ‘1984’로 잘 알려졌던 조지 오웰의 또 다른 시선을 발견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0.24 / 조회 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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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마음>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동시 다발적으로 서로의 상대에게 말을 주고 받는다. 때론 관객과 등을 지고 앉아 한참이고 무언가를 하는 배우도 있다. ‘연극적’이라는 말의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면 무대 위에 고스란히 올려져 있는 이 일상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작가 히라타 오리자(47)는 1990년대 일본 연극계에 이른바 ‘조용한 연극’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으며, 국내에도 (원작 도쿄노트) 등을 통해 기존 사실주의 연극의 관습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발상을 선보여 왔다. 특히 대학의 한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 3부작은 과학자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과학과 인간의 관계, 더 나아가 인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의 공연이 한창인 두산아트센터에서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작품에 ‘과학’이라는 부분을 끌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작가는 재미있는 사람과 장소 등을 찾게 된다. 과학자들은 굉장히 개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느라 주변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숭이 연구자는 원숭이 중심으로, 기생충 연구자는 기생충 중심으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집에 가면 밥도 먹고 부부싸움도 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생활의 큰 차이가 없다. 연극의 구조라는 것은 어찌 보면 오래 전부터 동일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에서 리어왕은 굉장히 신분이 높은 사람이지만 가족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현대의 과학자들도 왕처럼 엄청난 신분의 사람이 아닐 뿐 이들의 세계를 그릴 때에도 연애 문제, 취직 문제 등 굉장히 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과학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가. 1920년대부터 일본에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표어 같은 표현이 있었다. 과학자의 연구는 굉장히 과학적이지만 생활은 그들이 연구하는 과학 만큼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제목을 ‘과학하는 마음’으로 붙인 까닭은, 과학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과학자들의 생활을 그리려는 의미에서였다. 다르게 말하자면, 굉장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살기 쉬지 않은 인간의 약함,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극 중 한 장면지난 해 일본에서 초연한 연극 에서는 실제 로봇이 배우로 등장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누구도 해 보지 않았던 일에 끌리는 건 당연한 것이다. 굉장히 흥미로웠고, 질적으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간은 오사카 대학 주체로 하고 잇는 로봇 등장 연극을 따라올 작품이 없다고들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매우 기쁘다. 로봇 연극을 만드는 동안, 배우란 어떤 존재이고 인물인지, 연출의 역할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있어서 이런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상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듯한 ‘조용한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로서 작품에서 보여주기 위한 일상과, 우리 일상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언제나 배우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현실에서 5센티미터 떨어져 있는 어긋난 현실을 연극으로 그리고 싶다’는 말이다. 일상에서 평범한 눈으로 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과학과 예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 그대로 보는 리얼리즘이 아니라 마치 현미경으로 현실을 들여다 보는 리얼리즘일 것이다. 현미경으로 세밀히 보면 흔들리고 뒤틀리는 모습이 있다. 굉장히 리얼한 듯 하지만 전체를 보면 다른 그림이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조용한 연극’을 하게 된 게기는 무엇인가. 80년대 일본의 경제는 굉장히 풍요로웠고, 연극도 그 영향으로 무척 화려했다. 그런 것에 좀 질렸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말에 관한 것인데, 왜 연극에서 배우들은 그렇게 이상하게 말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에서도 연극이라고 하면 과장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일본 연극 교과서에 나오는 예 중 하나를 들자면, “이 책을 책상에 놔 주세요”에서 책을 강조하기 위해서 ‘책’이라는 말에 힘을 넣고, ‘책상’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 힘을 주어 말하라고 나온다. 하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는 유럽어와 달리 강약의 악센트로 강조하는 구조가 아니다. 책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를 어두로 끌고 와서 몇 번이고 말하는 식으로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책, 책, 그 책 좀 거기 책상에 놔 줘”와 같이 말이다 그래서 대사를 극단적으로 우리가 평소 생활에서 하는 것과 가장 가깝게 끌어와서 배우들의 과장을 없애보자고 했다. 어떻게 하면 유럽에서 탄생한 근대 연극을 일본어를 통해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방법론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또 84년도부터 1년간 한국에서 유학하면서 일본어를 상대화 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또 하나는 일본에는 하나의 주제로 몇 십 분간 토론하는 문화가 없다. 그런데 가치관의 대립 없이 근대 연극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강하게 토의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조금씩 이야기 하는 것을 모아 한 편의 연극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조용한 연극’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통해서 관객은 일상의 모습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동화(同化)보다는 이화(異化)의 느낌이 강하다. 자신의 연극을 통해 관객과 어떤 관계를 맺길 원하는가? 보통 일반적인 연극에서 관객들은 주인공에게 동화되려고 한다. 또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작품에 거리를 두고 보길 원했다. 내 경우는 동화도 이화도 추구하지 않는 그런 연극을 하고 싶다. 무대 위 의자가 여러 개 있는데, 관객이 이 의자 중 어느 한 곳에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을 하고 싶다. 연극의 인물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는 작품, 여기 나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지는 연극을 추구한다. 현재 일본 오사카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센터에 소속이 되어 있다.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여러가지 수업을 하고 있다. 과학, 예술, 의료, 재난대책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일본에는 지진이 많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현장에 모이고, 이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세미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재난 현장에 가서 일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 이를 가르치는 학자들에게 그 방법론을 조언해 주는 것이다. 오사카 시내 전철역 안에 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그곳에 오사카 대학에 있는 철학자, 과학자, 의사 등의 교수들이 매일 밤 일반 시민들과 대화를 한다. 철학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과학자들은 광우병을 주제로 시민들과 토론 하는 식이다. 대학원생들도 자신의 연구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에서는 많이 일반화 된 형식이고 일본에서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태이다. 만약 성공을 한다면 수년 후에 일본 거의 모든 곳에서 과학자들이 예술을 배우고 비슷한 활동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그룹 지어 연극을 만드는 일도 하고, 초,중등학교에서 어떻게 과학 수업을 재미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 및 개발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위한 교사 양성 작업도 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n/docuherb)
2009.04.01 / 조회 1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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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극, 릴레이로 감상한다
연출 성기웅, 배우 백현주, 김보영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다룬 과학연극 네 편이 찾아온다. 그 동안 소극장에서 조용히 무대에 올랐던 과학연극들을 모아 4개월간 연달아 선보이는 '과학연극 시리즈'가 시작되는 것. ‘과학 연극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지난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바 있는 (3월 24일~4월 12일).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하고 실험적인 연출을 통해 자칫 어렵고 무겁게 다가오기 쉬운 생명윤리, 뇌 과학 등의 현대과학 주제들이 한 대학교의 생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국내 초연 당시에도 연출을 맡았던 성기웅 연출은 “지금은 고인이 된 박광정씨가 연출했던 의 번역 일을 통해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 빠져 과학하는마음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하게 됐다” 고 말하며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 관객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연출 윤우영, 배우 남명렬, 이상직, 김호정지난 2003년 초연되면서 국내에 ‘과학연극 열풍’을 이끈바 있는 (4월 21일∼5월 10일)가 의 뒤를 잇는다. 는 과학자들의 욕망, 음모, 암투 등을 다루는 과학자 버전 ‘하얀거탑’.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노벨상을 선정한다면 누가 주인공이 됐을까?’ 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작품의 시발점이다. 산소의 발견 관련된 셀레(스웨덴), 프리스톨(영국), 라부아지(프랑스) 등 세 화학자와 부인들, 노벨상을 자기 나라에서 수상하기를 원하는 각국의 심사위원들간의 음모와 암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두 작품 외에도 영화 ‘나비’의 히로인 김호정이 주인공으로 나선 (5월 19일~6월 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린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유일한 초연작품인 가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대해 (6월 16일~7월 5일)이야기하며 ‘과학연극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3월 24일부터 릴레이에 들어가는‘과학연극 시리즈'는 두산아트센타 Space111 에서 7월 5일까지 두 달 간 계속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3.24 / 조회 26,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