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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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지 말고 느끼세요"…이상한 공연 '굳빠이, 이상'
소설가 김연수의 동명 소설 창작가무극으로
'이머시브 공연'으로 객석·무대 경계 허물어
서사 형식도 파괴…관객마다 '호불호' 반응
서울예술단 "공공단체로서 새로운 시도 해야"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장 입장 전에 가방이나 짐은 물품보관소에 맡겨주세요. 공연 관람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21일 막을 올린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은 공연 시작 전 짐을 맡겨야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다. 객석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데다 공연 진행 과정 속에서 관객이 한 번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관객은 공연장에 입장할 때 스태프들이 사전에 나눠준 가면을 써야 한다. 공연 시작 전에는 극장 로비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과일을 깎는 배우들도 미리 만날 수 있다. 매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는 관객도 100명으로 제한된다. 그야말로 ‘이상한’ 공연이다.작가 이상의 80주기를 맞아 선보이는 ‘굳빠이, 이상’은 소설가 김연수가 2001년에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서울예술단은 이번 공연을 최근 공연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머시브 공연’(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공연)으로 기획했다. 그동안 예술의전당에 주로 공연을 올렸던 서울예술단이 객석과 무대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블랙박스 시어터인 CKL스테이지를 공연장으로 선택한 이유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가면을 쓰고 공연장에 들어서면 관객은 서 있는 상태로 공연의 시작을 맞이하게 된다. 작가 이상의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노래와 함께 10~15분 남짓 펼쳐진다. 이들 속에서 깨어난 이상은 자신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관객들 사이로 내려온다. 그때부터 관객은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앉아 공연을 감상하게 된다. 앉는 자리에 따라 배우들의 모습이 잘 안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머시브 공연 특성상 어디에 앉든 감상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보통의 공연은 객석에 앉아 무대 위 배우의 춤, 노래, 연기를 일방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관람 태도에 익숙한 일반 관객에게 ‘굳빠이, 이상’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극 전개도 ‘기승전결’의 익숙한 서사 형식에서 벗어나 있다. 이날 개막 전 기자들과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막 시연회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서사 형식마저 파괴한 극 내용이 산만하다는 지적이 있었는가 하면 오히려 신선해서 좋았다는 평가도 있었다.창작진이 이러한 형식을 선택한 것은 작품의 주제인 작가 이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형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출가 오루피나는 “이번 공연을 위해 창작진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이 작품을 익숙한 공식대로 만들지 말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각색을 맡은 극작가 오세혁은 “작가 이상다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연극이나 뮤지컬처럼 하나의 형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배우들도 창작진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상 역을 맡은 세 명의 배우 중 한 명인 김호영은 “이상은 독자가 이해하기 위해 글을 썼다기 보다 오히려 이해할 수 없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 글을 썼다”면서 “우리 공연도 이상의 작품처럼 일종의 전시를 보는 것처럼 와서 있는 그대로 느끼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김연수 작가는 이날 관객과 함께 가면을 쓰고 시연을 지켜봤다. 김 작가는 “그동안 이상을 다룬 작품은 이상의 삶을 소개하거나 이상에 대한 추문을 소비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상 문학의 본질로 들어가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면서 “그런 원작의 의도를 공연으로 잘 표현해줘 놀라웠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께’ 등으로 서울예술단을 만난 관객이라면 ‘굳빠이, 이상’은 더욱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김덕희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은 “국립예술단체로서 예술가에게 창작과 실험의 기회를 주는 것도 서울예술단이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라면서 “‘굳빠이, 이상’은 공동단체로서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김호영 외에도 서울예술단 단원 최정수, 김용한과 뮤지컬배우 김호영이 이상을 함께 연기한다. 이들은 각각 ‘감각의 이상’ ‘육체의 이상’ ‘지성의 이상’을 맡아 이상의 서로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고석진, 이기완, 박혜정, 김성연, 이혜수, 형남희, 정지만, 송문선, 조우식, 강상준, 유승현, 신상언, 최예솔 등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이상의 주변 인물을 연기한다.30일까지 서울 중구 다동 CKL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전석 6만원. 19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2 / 조회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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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이 곧 무대…보여드리죠, 시인 이상의 '민얼굴'
창작가무극 '?A빠이, 서울'
소설가 김연수·극작가 오세혁
이상 공연·전시행사로 인연
2년 만에 작품으로 다시 만나
죽은 사람의 얼굴 본떠 만든
'데스마스크' 둘러싼 이야기
이상 시점에서 주변인물 다뤄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원작 소설가 김연수(왼쪽), 각색·작사 맡은 극작가 오세혁(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5년 바로 이 장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2년 만에 다시 만나니 기분이 남다르네요.”소설가 김연수(47)와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36)은 최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이상의 집’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2015년 김 작가가 시인 겸 소설가 이상(1910~1937)의 타계 78주기를 맞아 기획한 행사 ‘이상과 13인의 밤’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날 두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재회한 게 색다른 듯 악수를 나누더니 이내 대화를 이어갔다.△이상 작품으로 문학 매력 알게 돼두 사람이 이곳에서 다시 만난 이유는 서울예술단이 이상의 80주기를 맞아 선보이는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21일부터 30일까지 CKL스테이지) 때문이다. 김 작가가 2001년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이 원작이다. 오 작가가 각색과 가사를 맡았다. 첫 만남과 두 번째 만남 모두 이상이 연결고리가 됐다.‘이상과 13인의 밤’은 연극·영화·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이상에 대한 공연과 전시를 하는 행사였다. 당시 오 작가는 연출가 이윤택·조광화 등 평소 알고 지내온 사람들 13명으로부터 이상에 대한 증언을 모아 낭독공연으로 선보였다. 김 작가는 “긴 분량으로 굉장히 역동적인 공연이었다”고 2년 전을 회상했다.오 작가는 김 작가의 팬이었다. 예전부터 김 작가의 또 다른 장편소설 ‘밤을 노래한다’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 오 작가는 “김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면 자꾸 무언가를 부탁하게 될 것 같아서 첫 만남 이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서울예술단의 ‘굳빠이, 이상’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며 웃었다.두 사람에게 이상은 특별한 존재다. 김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이상의 작품을 읽은 뒤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를 결심했다. 김 작가는 “이상은 처음으로 좋아한 문인”이라면서 “이상을 접하기 전까지는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문학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상을 통해 문학은 이해를 하지 못해도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오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 이상의 수필 ‘권태’를 읽고 그에게 매료됐다. 오 작가는 “어린 나이였지만 내용이 너무 우울해서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권태로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때부터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나를 자극하기 위해 틈틈이 ‘권태’를 읽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콘셉트 이미지(사진=서울예술단).△시인 백석에도 공통된 관심이날 두 사람은 이상을 좋아한다는 사실 외에도 서로에게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인 백석에 대한 관심도 그 중 하나였다. 오 작가는 백석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앙코르공연을 준비 중이다. 오 작가는 “전혀 다른 이상과 백석의 감수성을 왔다 갔다 하며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김 작가는 기회가 된다면 백석의 이야기를 소설로 쓸 계획이다. 그는 “백석이 북한에 간 뒤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하다. 아들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도 시를 썼지만 발표하지 않고 그 종이를 휴지로 썼다고 한다. 언젠가 소설로 쓰고 싶은 이야기다”라고 말했다.두 사람의 인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품 중 희곡으로 다시 쓰고 싶은 작품으로 ‘밤은 노래한다’를 꼽았다. 김 작가는 “오 작가가 라이벌이다”라며 웃었다. 이에 오 작가는 “김 작가가 ‘밤은 노래한다’를 희곡으로 쓴다면 내가 직접 연출하겠다”며 화답했다.△정체성 주제로 한 ‘관객 참여 공연’소설 ‘굳빠이, 이상’은 이상이 죽기 전 서양화가 길진섭이 그의 죽기 전 얼굴을 데스마스크(죽은 사람의 얼굴에서 직접 본을 떠서 만든 안면상)로 떴다는 소문을 바탕으로 한다. 데스마스크의 진실 여부를 취재하는 김연화 기자, 이상을 동경한 나머지 그의 삶까지 모방한 서혁민, 재미교포 출신으로 이상을 연구해온 피터 주 등 세 인물의 시점으로 이상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김 작가는 “세 명의 화자가 이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소설로 담았다”고 말했다.공연은 원작과 달리 이상의 시점에서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을 취한다. 오 작가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상도 자신이 죽는 순간 자신의 얼굴이 어땠을지 궁금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각색 방향을 설명했다. 공연에 앞서 대본을 읽은 김 작가는 “소설과 달리 이상이 직접 자신의 얼굴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점이 흥미로웠다”며 무대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이번 공연은 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이머시브 공연’으로 제작한다. 관객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는 극장 안에서 자유롭게 배우들의 연기를 바라볼 수 있다. 노래·무용 등 여러 가지 재능을 지닌 서울예술단원들이 주인공이 된다. 오 작가는 “관객들은 노래를 잘하는 연기자, 또는 춤을 잘 추는 연기자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이들의 다양한 얼굴을 통해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이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원작 소설가 김연수(왼쪽), 각색·작사 맡은 극작가 오세혁(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19 / 조회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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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향기에 취하다’ 서울예술단 신작 <이른 봄 늦은 겨울> 개막
남녘에서는 꽃소식이 한창인 가운데 대학로에도 꽃이 활짝 피었다. 서울예술단의 신작 이 바로 그것이다. 가무극이라는 음악극 형태의 공연을 선보이는 서울예술단의 은 매화를 소재로 한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옴니버스 형태로 담아낸 작품으로, 지난 20일 서울예술단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21일 개막에 앞서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작품의 극작과 작사를 맡은 배삼식 작가의 매화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과 매화에 얽힌 수많은 고전들을 뒤섞여낸 이번 작품은 겨울과 봄 어딘가에 존재하는 환상의 시공간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갤러리에서 시작해 갤러리에서 전시된 그림들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각 장면들은 어느 특정한 시점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매화에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 놓는다. 김도빈, 고미경, 박영수 등 서울예술단 15명의 단원들은 장면 구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움직임, 나레이션, 랩 등 새로운 장면을 선보였으며, 제작진은 배우들의 움직임과 노래, 대사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아우르는 경쾌한 선율의 음악과 영상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매화에 얽힌 여러 순간들을 표현하였다. 서울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정혜진 예술감독은 매화라는 소재를 선택한 것에 대해 “한국적인 다양한 소재 중에서 매화가 선택됐다. 매화라는 꽃을 피우기 위한 고통과, 추운 겨울에 아름다운 매화를 찾아다니는 것이 우리네 인생과 비슷한 것 같다. 예술도 고통 속에 피는 꽃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으며 “이른 것과 늦은 것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의 삶을 기억하면서 작품을 관람하면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움직임과 오브제로 표현되는 실험극으로 유명한 극단 사다리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임도완 연출은 “서울예술단과의 작업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공동창작 방식으로 배우들에게 숙제를 내주면 배우들이 열심히 만들어오고 함께 머리를 맞대어 작업을 했다. 개인적으로 텍스트 없는 작품을 훨씬 좋아하는데 그래서 이번 작업이 더 즐겁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서울예술단 1기 출신으로 그동안 뮤지컬 등을 안무한 남수정 안무가는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예술단 작품을 맡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이번 작품은 움직임과 안무가 뒤섞이는 방식이었는데 임도완 연출과 정혜진 예술감독과 함께 작업하면서 움직임은 같지만 그것을 접목시키고 찾아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의외의 움직임과 안무가 나온 것 같다. 서울예술단만이 할 수 있는 좋은 장점이 드러난 것 같다.”고 말했다. 임도완 연출은 연출의 주안점에 대해서 “이 작품의 주제인 '매화를 찾는다'라는 것 자체가 조상들의 풍류라고 생각했고 관객들이 그것을 무대를 통해 경험하고 즐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매화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징성이 있겠지만 메시지는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삶을 살아가는데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정혜진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은 관객들이 편안하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방향을 정했다. 마음을 열고 오셔서 매화에 대한 아름다운 순간들을 감상하시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공연은 오는 3월 29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5.03.23 / 조회 7,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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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건군신화를 만든 당찬 여인의 이야기 <소서노>
고구려, 백제의 건국에 지대한 공을 세운 당찬 여인이었으나 역사 속 남자들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여인 소서노의 모습이 창작가무극으로 탄생했다. 서울예술단이 만든 창작가무극 에서는 그간 우리가 주몽의 아내, 온조의 어머니로만 비춰지던 소서노의 영웅적인 면모에 집중하고 있다. 총 2막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졸본 궁을 배경으로 동생 연무발에게 암살당한 졸본왕 연타발의 모습, 왕위계승자를 뽑기 위해 열린 검투대회가 펼쳐지며 남장 무사로 변신해 우승을 거머진 소서노가 등장해 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그녀의 앞날을 예고한다. 1막에서는 신화적 요소를 살려 소서노와 주몽의 만남을 비롯, 권력을 쟁취하려는 연무발의 야욕 등 여러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들을 풀어 놓는다면, 2막에서는 고구려 건국을 비롯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전개에 힘을 싣고 있다. 과거 서울예술단 단원이었으며 이번 작품에서 객원 단원으로 참여하는 조정은이 주인공 소서노 역을 맡아 활약하고 있으며, 주몽 역에 박영수, 비류 역에 김혜원, 유리 역에 김도빈, 연무발 역에 이시후 등 총 48명의 배우들이 웅장한 무대를 만들어 낸다. 연타발이 거대한 음모를 꾸밀 때나 주몽이 적에게 잡혀 위험에 처한 상황 등에서는 높은 2단 무대를 활용해 압박감을 더하고자 꾀하고 있으며 와이어 액션을 통해 공간을 더욱 입체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김길려 작곡, 이희준 대본 및 작사, 안무에 김혜림 등이 참여했으며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으로 단체를 이끌고 있는 정혜진이 연출을 맡은 가무극 는 지난 2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4월 5일부터 12일까지는 천안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25 / 조회 12,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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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아름다워 슬픈 왕자야, 뮤지컬 ‘바람의 나라’ 호동
뮤지컬 ‘바람의 나라-무휼’의 왕자 ‘호동’은 어리고 가녀린 소년이었다. 아버지의 신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왕자의 운명을 버거워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여성관객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2011년 뮤지컬 ‘바람의 나라-호동’에서 호동은 청년으로 자라났다. 그는 이제 나라의 운명을 걱정해야 하고, 궁궐 내에 존재하는 암투 세력을 견제해야 하며, 결혼도 해야 하는 성숙한 청년이다. 호동은 극에서 아름다운 외모와 순박하고 선한 심성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아름다워 슬픈 왕자, 호동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아름다운 왕자야, ‘바람의 나라-호동’사비는 호동을 향해 ‘그대는 어찌 그리 예뻐’라고 말한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고, 사랑스러운 순수함을 가졌다. 동시에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슬픔과 고독을 지닌 인물이다. 홀로 몸을 웅크려 낯선 곳에서의 밤을 설렘과 두려움으로 보내는 호동의 얼굴은 복잡하다. 궁궐 담을 넘어 본 적 없는 소녀에게 아릿한 얼굴의 호동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을지 상상해본다면 그를 ‘예쁘다’고 칭하는 사비의 말이 틀리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뮤지컬 ‘바람의 나라-호동’의 연출을 맡은 ‘유희성’은 “원작의 팬들은 세밀하고 조그마한 부분도 머릿속에 있기 마련이다. 원작 팬들의 모든 기대를 만족하게 할 수는 없지만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 관람했을 때도 재미있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만화와는 또 다른 비주얼로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무대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호동’은 전편의 ‘무휼편’과는 다르게 호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호동은 아버지의 부도(이상향)를 따르려 한다. 피와 위엄으로 이루어진 왕좌 앞에 선 왕자 호동은 때 묻지 않은 순수와 청량함이 깃든 얼굴이다. 그 말간 얼굴을 보고 있으면 문득 슬퍼지려 한다. 그것은 마치 아직도 산타를 믿는 아이에게 산타는 없다고 일러주는 잔인함과도 같다. 또한, 어린 사슴 새끼를 호랑이가 우글대는 숲 속에 놓아주는 것처럼 느껴진다.호동은 작품이 끝날 때까지 아버지의 굴레를 벗지 못한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그러하듯 아버지는 나약한 아들을 지켜주지 않는다. 그것 또한, 호동이 왕자로서 감내해야 할 운명이기 때문이다. 호동은 주변의 포식자들이 뒤얽힌 상황 속에서 사랑하는 사비를 잃는다. 전쟁에서 겨우 돌아온 궁 안은 자신의 슬픔을 품어줄 가슴이 없다. 아름답고 여렸던 왕자는 암투와 권력에 지쳐 현실에 무너져 내린다.호동은 깨끗하고 순박한 심성이 죄악이 되어버린 인물이다. 정치란 온갖 음모와 술수가 판치는 세계다. 오히려 촌부에게 어울릴 법한 순박하고 맑은 심성은 ‘나라’에는 오히려 독이었던 것이다. 아버지 무휼이 호동을 품어주지 못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호동은 왕자가 아니었다면 작품 속에서 ‘아름답게’ 남겨질 인물이다. 사랑에 반짝이는 순진한 청년 호동의 눈빛은 관객이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하지만 호동은 슬프고 아픈 인물이다. 그것은 그가 ‘왕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시련과 고통 때문이다. 전편에서 무휼이 왕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연’을 잃어야 했던 것처럼 호동의 사랑과 삶도 그래서 잃어야 했다. 왕자 호동을 연기한, 배우 임병근배우 임병근은 서울예술단 소속의 배우다. 그는 우수에 어린 눈빛과 서글서글하고 깔끔한 인상으로 최근 뮤지컬계에 떠오르고 있다. 서울예술단 제작 뮤지컬 ‘바람의 나라-무휼’에서는 ‘해명’을, ‘청이야기’에서 ‘희원’이라는 주역을 맡아 공연했다. 올해 3월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서는 ‘김무열’과 함께 ‘현우’ 역을 맡아 많은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사랑받았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순수함과 슬픔이 버무려진 호동의 아름다운 얼굴을 재현해 낸다.뮤지컬 ‘바람의 나라’의 주역으로서 무대에 선 임병근은 공연을 이끌어가는 힘은 아직 아쉽다. 하지만 그가 호동에 빠져들어 있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의 미래가 새삼 궁금해진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부상으로 하차한 ‘윤현민’을 대신해 원캐스팅으로 무대에 선다. 훤칠한 외모, 남자다운 외형과 함께 수줍게 반짝거리며 빛나는 눈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배우 임병근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17 / 조회 1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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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동과 사비의 사랑이야기, <바람의 나라>
“고구려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 사비의 사랑이야기 2011 는 대중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만화가 김진이 직접 극본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서울예술단 2011 가 지난 14일, 첫 무대를 시작했다. 2011년 찾아온 호동 편은 만화 원작 9권 이후의 이야기로 낙랑의 왕 최리의 두 아들 충과 운, 고구려와 낙랑의 정치적 야심의 희생양으로 혼인하게 된 호동과 사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정치와 음모,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유희성 연출가는‘대중과의 교감’에 무게를실어 전작 의 대표적 이미지인 몽환적인 느낌을 걷어내고, 명확한 스토리라인과 배우들의 움직임에 중점을 뒀다. 고구려와 낙랑, 인간과 신수가 펼치는 8분간의 전쟁장면, 18인조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해금, 대금, 태평소 등 한국 전통악기의 조합이 눈길을 끈다. 달빛에 홀렸나봐~부도를 향해얻고 싶은 사랑이 있어장성한 호동 역에는 서울예술단 단원 임병근 배우가 출연하고, 호동 역에 더블 캐스팅됐던 윤현민 배우는 무릎부상으로 인해 개막 당일 하차 소식을 전했다. 사비 역에는 임혜영, 하선진, 2009 에서 괴유 역으로 출연했던 박영수와 박성환이 운 역할을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낙랑, 그리고 고구려정해진 배신, 정해진 죽음!어서, 가세요!호동의 선택뮤지컬 는 유리왕에서부터 대무신왕, 민중왕, 호동왕자에 이르는 고구려 개국 초기 3대 가족사를 다룬 김진 만화‘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2001년 자명고 편과 2006, 2007, 2009년 무휼과 호동왕자의 비극적 운명을 그렸던 무휼 편으로 공연된 작품이다. 뮤지컬 2011 는 오는 10월 2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10.17 / 조회 1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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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김진과 함께, <바람의 나라> 컴백!
“아버지(무휼)와 아들(호동)의 살(煞)을 중심으로, 고구려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 사비의 사랑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만화 ‘바람의 나라’ 원작자 김진이 직접 집필한 뮤지컬 가 오는 10월 찾아온다. 유희성 연출, 체코 작곡가 즈데넥 바르탁, 조선아 음악감독이 참여하는 이번 공연은 만화 원작 9권 이후의 이야기로 낙랑의 왕 최리의 두 아들 충과 운, 고구려와 낙랑의 정치적 희생양으로 혼인하게 되는 호동과 사비가 펼치는 정치와 음모,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진 작가, 유희성 연출원작자이자 이번 공연의 대본을 맡은 김진은 지난 20일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고구려의 이야기를 과거의 이야기로만 생각해도 되는지는 의문” 이라며 “역사는 언제나 재해석 돼야 한다”는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이어 “무대의 특징, 한계를 고려해서 무대에서 소화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추리고 추려내서 대본에 실었다”고 밝혔다. 2001년 서울예술단 배우로 활동하던 당시 와 첫 인연을 맺었다고 밝힌 유희성 연출가는 “전편 2006 는 이미지 뮤지컬의 비전을 제시했던 작품” 이라며 “전작의 아류 느낌이 들지 않도록 상징, 요약, 절제미를 사용한 새로운 느낌의,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준비 중” 이라고 전했다. 해금, 대금, 태평소, 북 등 전통악기가 한국의 기운을, 18인조 라이브오케스트라가 세미 클래식한 세련된 기운을 전할 예정이다. '낙랑의 곧은 성에 금이 갔나'호동 (임병근), 사비(임혜영)"''남자의 자격'으로 에너지 얻어요~"호동 역에는 서울예술단 단원 임병근과 윤현민이, 사비 역에는 임혜영과 서울예술단 하선진이 더블 캐스팅됐다. 2009 괴유 역으로 출연했던 박영수가 박성환과 함께 운 역할로 출연한다. ‘이미지 뮤지컬’ 이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의 호동 이야기, 뮤지컬 2011 는 10월 14일부터 2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9.21 / 조회 1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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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it] ‘왕자 호동’의 신화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
뮤지컬 ‘바람의 나라’가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2011 뮤지컬 ‘바람의 나라’ 연출을 맡은 유희성은 “뮤지컬 ‘바람의 나라’ 완결판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 호동편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붉은 비단이 걷잡을 수 없이 빨려 들어가는 그 속으로 한 남자가 서 있다. 그의 강인한 어깨와 구릿빛 피부는 살짝 드러낸 어깨만으로도 무게와 위압감을 전해준다. 그의 등으로는 분명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흐릿한 날개가 돋아있다. 그 날개에서 흩뿌려진 깃털들은 어딘가 아련하고 비극적인 느낌이 든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2006년 초연돼 호평받았던 ‘이미지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만화가 김진의 작품인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했다. 원작 ‘바람의 나라’는 유리왕부터 대무신왕(무휼)을 거쳐 호동 왕자까지의 고구려 개국 초기를 다룬 판타지 만화이다. 이번 공연은 2006년 초연의 ‘대무신왕 무휼’의 이야기가 아닌 ‘호동 왕자’의 이야기를 담는다. 고구려와 낙랑의 정치적 야심으로 혼인한 ‘호동 왕자’와 ‘사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2011 뮤지컬 ‘바람의 나라’에서는 고조선의 후예임을 자청한 낙랑과 고구려 국가관의 충돌을 그리며 하늘과 땅의 전쟁으로 표현되는 거대한 전쟁을 치르는 역사적 세대교체 과정이 드러난다. 연출가 유희성은 두 번째 이야기임에도 ‘바람의 나라’라는 제목에 변화를 주지 않은 것에 대해 “뮤지컬 ‘바람의 나라’ 자체가 서울예술단의 대표 브랜드다. ‘호동편’이라는 부제를 쓰려고도 했으나 대표 브랜드로 타이틀을 맞추기로 했다. 프로그램이나 안내서에는 ‘호동편’이라는 부제가 붙여질 것이다”고 말했다. 포스터 전체를 감싼 붉은 비단은 마치 피를 연상케 한다. 동시에 고구려와 낙랑 간의 거대한 전쟁에서 피어나는 ‘호동’과 ‘사비’의 사랑을 대변하듯 아름답고 강렬하다. 포스터의 가운데 서 있는 남자는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을 준다. 그는 아마 ‘호동’일 것이다. 등 뒤로 발하는 밝은 빛은 그의 존재를 베일에 싸인 신비로운 인물로 만든다. 또한, 포스터 전체의 판타지적인 분위기는 뮤지컬 ‘바람의 나라’ 특유의 문법으로 알려진 ‘시’같은 이미지를 드러낸다. 포스터 위쪽으로 적힌 ‘흩어진 세상, 흩어진 꿈’이라는 글귀는 ‘고구려’와 ‘낙랑’, ‘호동 왕자’와 ‘사비’, 낙랑의 왕 ‘최리’와 두 아들이 꿈꾸는 각기 다른 야망과 목적을 드러낸다. 또한, 그 아래의 ‘호동과 사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글은 이 극 속의 주된 스토리라인이 ‘호동’과 ‘사비’의 사랑이야기임을 보여준다. 연출가 유희성은 2011 뮤지컬 ‘바람의 나라’에 대해 “‘대무신왕’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바람의 나라’와 시대적인 배경과 원작의 텍스트는 유지한다. 대신 음악과 안무, 무대 등 모든 면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걷잡을 수 없는 시대적 상황에서 호동과 사비의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10 / 조회 5,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