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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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타 오리자 '과학하는 마음…' 다시 무대에
시리즈 마지막 버전 '숲의 심연 편'
유인원 연구 통해 철학적 질문 던져
21일부터 서강대 메리홀에서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 편’ 콘셉트 이미지(사진=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 편’을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한다.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마지막 버전이다. 2011년 초연해 과학의 대중화와 연극 소재의 다양화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4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수상작이다.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일상성과 과학적 지성을 중요시했던 극단의 출발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 작품의 재공연을 결정했다. 성기웅 연출가는 히라타 오리자 연극의 장점과 한계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감성과 생활 감각에 맞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기존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와 달리 일본을 무대로 한 원작을 한국의 상황으로 번안해 관객이 보다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아프리카의 밀림 한 가운데 있는 생명과학연구센터가 배경이다. 유인원 연구에 매진하는 젊은 과학자들을 통해 유인원과 인간의 차이, 인간 세계의 본질, 과학 연구와 실험이 품고 있는 윤리와 철학의 문제 등을 제기한다.이전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처럼 인간과 세계에 대한 독특한 질문으로 다양한 가치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윤재·이지현·이종무·이화룡·윤현길·이강욱·전수지·김현숙·강희제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13 / 조회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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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합작 연극 <태풍기담> 무대에…연기파 배우들 주목
안산문화재단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키라리후지미시민문화회관, 남산예술센터,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연극 을 공동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의 성기웅이 쓰고 일본의 타다 준노스케가 연출을 맡은 은 셰익스피어의 를 기반으로 ‘왕위를 빼앗긴 고종이 아시아 외딴 섬에서 복수를 꿈꾸고 있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한일 양국의 역사와 미래를 엮어낸 작품이다. 체홉의 를 재해석한 연극 로 이미 제50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연출상과 작품상을 거머쥔 성기웅-타나 준노스케 콤비가 이번에는 어떤 작품을 빚어낼지 큰 기대를 모은다. 정동환, 오다 유타카 등 한일 양국의 명배우들로 꾸려진 출연진도 이목을 끈다. 의 정동환이 나라를 빼앗기고 어린 딸을 데리고 외딴 섬으로 피신한 조선의 황제 이태황으로 분하고, 이와 함께 일본에서 굵직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2009년 사토사키치상 우수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오다 유타카와 등의 영화,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나가이 히테키, 의 박성종과 의 전수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은 오는 16~17일 안산문화회관에서 공연되며, 이어 24일부터 내달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이후 일본 도쿄와 후지미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안산문화재단 제공
2015.10.02 / 조회 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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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새 지평을 열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5주 동안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원작은 구보 박태원이 자신의 하루를 담은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다. 이 작품은 소설을 그대로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형식과 영상기법이라는 실험적 시도를 했다. 이를 통해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관객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의 연출가 성기웅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매진이 되어 기자가 표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마무리를 지어가는 시점에서의 소감을 말해 달라. 좋다(웃음). 초연할 때는 새로운 연극의 형식과 기술을 시도하는 것이라 모험이었다. 두 번째로 올리면서 작품이 자리를 잡아 관객들이 많이 와 주었다. 이 작품은 시간을 두고 완성했다. 그만큼 애착도 많이 갖고 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흐뭇하다. - 기술, 형식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연출시의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스텝들이 잘 해줘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어려웠던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이 작품에서는 배우들이 말과 행동과 마음을 분리해서 연기해야 한다. 이 분리작업이 완전히 적응되기 전에는 배우가 감정에 몰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기가 안정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두 번째로 올리는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초연과 무엇이 달라졌나. 초연 때는 영상 사용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번 공연을 하면서 영상사용에 완전히 적응이 됐다. 영상에는 이전보다 풍미성을 더했다. 또한 1부, 2부에서 영상들이 일관적인 양으로 노출되도록 정리했다.스토리상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주인공은 ‘현실 속의 인물인 박태원’과 박태원의 분신인 ‘소설 속 인물 구보’ 둘로 나뉘어 있다. 역할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혼란이 올 수 있었다. 이 부분의 연극적 논리를 보강했다. 또 한 가지는 ‘이상’의 내면을 더 잘 표현하도록 한 것이다. 스토리를 조정하여 이상의 내면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문학이 주는 여백의 공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같다.나의 베이스는 책이다. 미술, 무용 등으로 시작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나는 연극을 책에서부터 시작했다. 현재 희곡 낭독 공연 연출을 하면서 소설 낭독 공연을 하고 있다. 소설 낭독 공연의 경험이 소설을 토대로 한 공연을 연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의 특징은 글로 전달함으로써 독자에게 풍부한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대에서 글을 읽어주면서 관객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여백의 미로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내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 1930년대를 살아가던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이 현재의 예술가와 닮은 점이 있다면?1930년대는 서양 문물이 들어오고 도시문화를 자리를 잡은 시기이다. 지금의 서울이 형성된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그 때의 예술가는 현대 예술가의 원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 소설가 등의 특별게스트 낭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있나.연극의 마지막에 낭독공연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은 전체 공연 중의 가장 심플한 낭독이다. 그 부분에 소설가와 유족 특별 초청을 해 이벤트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이후의 계획이 궁금하다.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으로 구보시리즈를 3편 연출했다. 이 시리즈의 연작으로 네 번째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또한 이미 2회를 진행한 바 있는 ‘단편소설 입체낭독극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28 / 조회 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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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모던 소설가의 경성 라이프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자유연애, 무성영화, 다방, 전차 등 1930년대 서울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초상이 영상과 문학의 결합으로 펼쳐지는 연극 이 11월 다시 관객들을 찾아 온다. 1934년 젊은 소설가 구보 박태원이 집을 나서 경성을 배회하는 하루의 광경을 담은 이 작품은, 벗과 예술을 논하는 찻집, 거리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극중 주인공인 소설가가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작품의 이야기와 교차해 펼쳐진다. 소설가 박태원의 중편 작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바탕으로 성기웅 연출이 영상, 음악, 조명 등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소설 속 문장을 다채롭게 펼쳐내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2010년 초연 당시 미술, 무대를 담당한 여신동이 제 48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대석, 이윤재, 이화룡, 강정임 등 초연의 호평을 이끌어 냈던 배우들이 다시 한번 뭉치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7일부터 12월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11.16 / 조회 1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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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야기로 찾아온 <과학하는 마음-숲의심연>
객석이 다 차기도 전에 시작되는 무대,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설명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익숙한 등장인물들. ‘조용한 연극’으로 대표되는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와 3부작을 번역, 연출한 바 있는 성기웅 연출이 선보이는 이 지난 9월 30일 첫 무대를 시작했다. 2006년부터 꾸준히 소개되어 오고 있는 히라타 오리자의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인 은 아프리카 콩고 현장의 유인원연구센터를 배경으로 인간과 다른 동물 간의 차이를 물었던 , 첨단 뇌과학의 발달과 인간의 존재에 대해 물었던 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인들의 이야기로 번안, 각색해 공연한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의 이름, 지명 등을 사용해 국내 관객들이 보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과학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무게를 실었다. 이지하, 이윤재, 김태훈 등이 생명과학 연구와 관련된 가치관의 마찰, 연구센터 내에 복잡한 인간관계로 인해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인간’과 ‘과학’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멀지 않은 미래. 여기는 아프리카 콩코 유인원연구센터유인원 동물들로 생체실험을 할 수 있나요?그녀들의 고민은?아이가 자폐증을 앓고 있어요왜 나랑은 대화를 안해?"저 임신한 것 같습네다"공감대를 더한 연극 은 오는 10월 16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10.05 / 조회 1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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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관객의 의표를 찌르는 날카로운 작품 두 편
관객의 의표를 찌를 날카로운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세상의 밑바닥에서 누군가의 상승을 지탱하는 ‘지하생활자들’에 대해 말한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과학을 소재로 한다. 현대 과학이 제기하는 인간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들여다본다. 인간 삶 속의 핵심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공연 두 편을 소개한다. 우리 사회의 밑바닥을 지탱하는 사람들연극 ‘지하생활자들’10월 7일부터 10월 30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판에서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사회의 바닥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은 우리나라의 전래민담 중 하나인 ‘뱀 신랑 설화’를 모티브로 창작됐다. ‘뱀 신랑 설화’는 순애보적인 여인의 여정을 그린다. 설화 속의 여인은 ‘뱀 신랑’을 찾기 위해 지하세계로 떠난다. 결국 여인은 난관을 극복하고 ‘뱀 신랑’과 함께 지상으로 돌아온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뱀 신랑 설화’처럼 여인의 여정을 따른다. 이번 공연은 개별 막과 장이 개연성 없는 독립된 단위로 만들어졌다. 막과 장은 개별적으로 완전한 서사를 갖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인의 여정’이라는 점에서만 공통점이 있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의 이야기 구조는 우리나라 고유의 마당놀이처럼 열린 연극 형식과 흡사하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인간의 ‘상승하고자 하는 욕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상승욕구는 사회, 계급, 빈부의 차를 만들지만 동시에 ‘하락’을 전제로 한다. 작품은 누군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는 세상을 담는다. 그러나 ‘지하생활자들’의 ‘어둠’이 아니라 ‘밝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의 무대에서 ‘밝음’은 그들 존재 자체로의 빛을 의미한다. 이번 공연의 연출과 대본은 11번의 공동 작업을 해왔던 ‘고연옥’, ‘김광보’가 함께한다. 이들은 작품 속에서 사회적 비판과 메시지를 던져온 창작진이다. 두 사람은 부조리와 사실주의가 얽혀 있는 독특한 작품 색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 이들은 일방적인 작품이 아닌 서로 소통하고 열린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당신은 ‘과학’을 어떻게 생각하나요?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공연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과학 연극의 권위자인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이다. 이번 공연은 ‘히라타 오리자’의 모든 시리즈를 아우르는 생명과학 소재의 연극의 결정판이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에서는 유인원 연구를 둘러싼 과학적 토론을 본격화했다. 또한, 과학 담론에 그치지 않고 자본의 논리와 불평등, 민족과 인종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번 공연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서 보이는 ‘조용한 연극’ 또는 ‘일상적 리얼리즘’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시도를 했다. 작가 특유의 동시다발적인 대화와 잦은 침묵 등에서 오는 연극적 재미를 십분 살렸다. 작품은 과학적 전문 지식보다는 과학자들의 삶을 통해 과학과 삶의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전한다. 이번 공연은 일본 원작을 한국적 상황에 맞는 번안으로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연구를 위해 아프리카로 파견된 과학자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관객은 과학자들의 일상을 엿보며 첨단과학의 정보를 쉽게 받아들인다.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유인원을 인공적으로 진화시켜 인류 진화의 비밀을 밝히려 한다. 연구소에는 다양한 전공의 연구원들이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어느 날 찾아온 심리학 전공자 ‘조기쁨’은 유인원 동물로 생체 실험을 진행하길 원한다. 그의 바람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는 연구원들에게 민감한 문제를 안겨준다. 작품은 현대 과학이 제기하는 인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보다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번 공연에는 연극 ‘삼등병’,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로 말의 재미와 아름다움을 선보였던 ‘성기웅’이 번역과 각색, 연출을 맡았다. 그는 구어체 대사를 무대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서영화, 이윤재, 이지현, 김종태, 이화룡, 마두영, 전수지, 김태훈’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04 / 조회 9,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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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72] 그의 산책이 쓴 문장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한 명의 소설가가 산책을 나선다. 그의 경쾌한 발걸음에는 애써 노력했으나 은폐되지 않은 무기력함이 씹다 뱉은 껌처럼 끈덕지게 달라붙어 있다. 꾸며진 웃음에서도 갈 곳 없는 소외감이 미처 위장되지 못한 채 입술 언저리에 걸쳐있다. 간간히 찾아오는 두통과 피로, 신경쇠약이 그의 방황과 함께한다. 그러나 소설가 구보의 사색과 사유 속에는 어쩔 수 없는 지식인의 조그만 유희와 소시민의 소심한 자존심이 있다. 나아가 시대를 대변하고 상징하는 예술의 위대함도 있다. 그러니 우리 명랑하게, 유쾌하게, 그리고 고독하게 웃자.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의 주인공 구보는 특정한 목적 없이 집을 나와 서울 중심가를 배회한다. 서사적 사건보다는 그의 내면세계, 의식 흐름에 집중하는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장소를 옮기며 끊임없이 사색하고 타인을 관찰할 뿐 뚜렷한 플롯이 없다. 그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며 명확한 공간, 시간을 제시하지만 이러한 외적 요인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때문에 극적 사건이 없는 이 소설을 대중과 직접 대면하는 연극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탐구가 요구된다. 다양한 공간 변화와 시간의 중첩 역시 또 다른 효과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실타래의 무게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대사로의 각색 대신 독특한 원작 문체를 그대로 낭독하는 실험을 꾀한다. 배우가 반복해 읽는 단어 사이의 콤마, 피리오드가 어떠한 리듬감을 형성해 구보 산책길 보폭의 또 다른 멜로디가 될 때, 그리하여 완벽한 합일을 이뤄낸 연출진의 뚝심이 경이로이 느껴질 즈음에, 관객들은 시대의 모던보이가 돼 1930년대 경성을 걷게 된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단순히 읽는 연극에 그치지 않는다. 배우들이 소화하는 언어의 감각적 발화와 다양한 장치 등을 통해 소설의 이미지화를 시도한다. 효과적으로 삽입된 영상, 일러스트, 활자, 조명, 음악 등은 입체적 무대의 사실적 구현을 이뤄낸다. 구보가 발설하는 다양한 기호와 수많은 단어들까지 보이게끔 만드는 연극의 시각화는 탁월하다. 외부와 내부, 객관과 주관, 풍경과 내면, 현재와 과거 모두를 담고 있는 무대는 두 구보의 정서적, 육체적 거리감까지 아우른다. 시점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원작 소설에는 이야기 밖에 위치한 서술자와 작품 속 구보의 내적 독백, 삼인칭과 일인칭, 자기연민과 자기비판, 객관적 관찰과 주관적 사유가 공존한다. 따라서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에는 두 명의 구보가 등장한다. 박태원과 소설 속 구보는 종종 서로를 응시한다. 이 미묘하고도 위트 있는 관계의 형상화는 소설가 자신과 소설 속 구보의 내적 고뇌를 극대화시킨다. 경성의 화려한 중심가에서 행복을 보며 고독을 취하는 구보가 날이 저물기까지 보고 듣고 만나는 모든 것들, 그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은 바로 구보 자신이다. 소설가 박태원의 작품을 비롯해 그의 생에 바치는, 더 나아가 그 시대를 함께 했던 창작자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라 할 만큼 연극은 모든 것에 충실했다. 대단한 고집이다. 집요하리만치 물고 늘어지며 수집했을 것이 분명한 갖가지 자료 제시는 연극의 과도한 친절과 설명을 대책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얼핏 학습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름만 들어도 황홀한 당대 예술가들과의 새로운 방식의 만남이라는 즐거움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그곳에는 이상과 김기림 등을 더불어 제임스 조이스도 있다. 우리를 그들의 시대로 안내하며 익숙하고도 낯선 방식으로 함께 길을 걸었던, 걸어주었던 구보는, 이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30 / 조회 1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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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모던보이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따라가기
연극 이 지난 3일 프레스콜을 갖고 무대를 공개했다. 은 구보 박태원의 동명 소설 텍스트를 배우들의 대사로 거의 그대로 구현하며, 여기에 일러스트, 동영상, 활자로 무대를 이미지화해 주목받고 있다. 구보의 산책길, 다이나믹 한 전차의 움직임, 경성거리 등이 배우의 움직임과 함께 영상으로 구현돼 소설 속 문장이 그대로 무대에서 살아나곤 한다.특히 박태원이 느즈막이 집을 나서 경성을 산책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1930년대 풍물과 분위기를 엿보인다. 청계천변 집을 나와 광교로, 종로 네거리, 동대문행 전차를 타고 동대문으로, 다시 소공동과 경성역 등을 다니며 당시 사람들과 풍문들을 자유자재로 포착한다. 동그란 안경테, 노트와 단장을 든 댄디 보이 구보는 1934년 당시 26살 청년 박태원의 실제 모습이기도 하다. 소설가 박태원과 자신이 만들어낸 소설 속 인물 구보씨와의 만남도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 왼쪽부터 성기웅 연출, 윤민철 기술감독, 이윤재, 오대석전작 에서 천재작가 이상과 1930년대의 풍물을 선보인 성기웅은 이번에도 소설가 박태원과 1930년대 경성거리를 색다른 시도로 무대에 옮겼다. 그가 유독 이 시대와 작가를 무대에서 선보이는 것에 “1930년대가 지금 감각으로 손에 잡히는 역사인 것 같다”며 “지금 우리의 도시생활이 30년대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하고, 그때 재미있는 소설이 가장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무대에서 박태원과 구보를 따로 등장시킨 이유를 “소설 속에서 박태원이 왜 구보를 내세웠는가를 생각했다”며 “생활 속, 소설 속, 예술가로서의 자기를 나눠보았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영상과 음향을 입힌 윤민철 기술감독은 “전막에 나오는 큐만 400개가 넘는다”며 “배우들이 연기하는데 구속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연극 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소설가 박태원과 그의 집에 누워 있는 친구 이상 박태원과 그의 어머니, 이상이 소설의 텍스트를 나눠 전달한다 공책을 들고 경성 산책에 나선 박태원 화신 백화점에서 만난 행복한 가족 전차에서 우연히 만난 선본 여인 '그녀가 나를 보았을까' 다방에 도착한 박태원. 한쪽에서 원고를 쓰고 있다 다방에서 본 일본 군인과 모던 보이, 모던 걸 구보의 산책길을 표현하는 각종 영상들이 독특하다 산책길에 만난 전당포집 둘째 아들차를 마시자는 그의 제안을 거절할 용기가 없는 박태원.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0.12.06 / 조회 11,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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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성의 낭만을 이미지화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출 성기웅
오는 12월 2일부터 31일까지 Space111에서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네 번째 작품인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공연한다. 연극 ‘깃븐우리절믄날’에서 1930년대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렸던 성기웅 작, 연출의 초연작으로 구보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들려준다. 1930년대에 푹 빠진 연출 성기웅을 두산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나봤다. Q. 주로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다른 것이 섞일 때 흥미롭다. 고정돼있고 변화가 없을 때보다 다른 게 충돌해서 섞일 때가 재미있다. 그 때 들어왔던 근대적 현대적 혹은 도시적인 문화라는 것은 사실 지금과 다르지 않다. 외국음식을 먹으면서 커피를 즐기는 생활이 본격적으로 들어왔던 것이 1930년대이다. 역사, 지나가는 것에 관심을 가질 때나 전근대적인 문화에서 근대적 현대적 문화로 바뀔 때가 흥미롭다. 의상의 변화도 시작되고 다양한 언어도 같이 쓰이는 상황이 흥미롭다. Q. 공연한 작품들 중엔 서울방언이 많이 사용된다. 단어들의 자료 혹은 수집은 어떻게 하는가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문장을 말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없다. 박태원의 소설이 서울말의 보고다. 염상섭의 소설도 마찬가지다. 서울 토박이 작가의 소설들을 주로 본다. 그리고 국어학 쪽에서 나온 방언자료, 아쉽지만 자료는 별로 없다. 당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음성적으로 남아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자료라 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을 통해 더듬어 간다. 사라졌다는 것이 아쉽다. 사실 서울방언은 억양인데, 억양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을 방언이라 하기가 어렵다. 발음 차원에서 안경을 ‘앵경’으로 하지만 억양을 살린다는 건 어렵다. Q. 시대적 배경과 마찬가지로 작품에 구보 박태원과 이상이 등장한다. 창작에 있어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예술가 캐릭터, 나도 예술가니까.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박태원과 이상이 가장 발랄한 모던보이들이라 생각한다. 소설에 나오듯이 유쾌, 명랑하고 발랄한, 우리는 식민지시대의 지식인들을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로 많이 생각한다. 이 사람들은 발랄하고 장난끼 많은 청춘이었을 뿐이다. 정치적인 예술을 반대하고 시대의식, 역사의식, 반일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역설적이게 가장 비정치적인 예술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었다. 이상은 당시 일본의 파시즘 속에서 불온한 조선인이란 이름으로 체포돼 유치장 생활하다가 건강이 악화돼 죽고, 구보 박태원도 한국전쟁 때 월북해서 북한에서 대접받은 작가가 됐다.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역사, 정치라는 것에 휘말려 들어가는 것과 예술가의 문제적 삶을 살았던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둘이 짝패처럼 늘 붙어다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구보 박태원에 관심이 있었다. 월북 작가이기에 우리나라에 소개가 잘 안됐다. 당시엔 이상의 친한 친구면서 더 잘 나가던 작가였는데. 처음엔 관객에게 어필하려고 이상을 끌어드린 것도 있다. 작업을 하다보니 불운한 천재이미지가 아닌 이상의 인간적인 면, 잘나가지 못하는 나쁜 남자, 무책임하고 치기어리고 귀여운 면이 있는 인물로 다가온다. Q. 1930년대 경성의 낭만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모던하고 도시적인 것이 당시 사람들의 지향점인데 조선은 가난하고 외국의 것이 쉽게 들어올 수 없었다. 연애에 있어서도 전근대적인 속박으로 자유연애를 마냥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풍족하지 않고 서양을 마음에 품지만 갈수는 없고, 그뿐만이 아니다. 서양문물이 들어와 있는 이미 모던한 동경에도 갈 돈이 없었다. 작품 속에 50리 거리의 지방도 여행할 돈이 없다고 토로하는 장면이 있다. 뭔가 꿈이 있고 동경하는 바는 있지만 거기에 다다를 수 없고 그것을 충족할 만한 돈이나 환경이 안됐다. 제한되는 게 많았으니까 그만큼 꿈이 커져서 우리가 생각하는 ‘낭만’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았을까싶다. Q. 원작을 무대화하는데 있어서 어려웠던 점이 있는가대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말하기 때문에 어렵다. 또 문장을 말하면서 낭독하는게 아니라 연기하면서 말한다. 이런 점에서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실험적이다. 배우들도 같은 생각이다. 대사를 할 때 그 인물의 감정을 찾는다면 조금은 쉽게 대사 전달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배우가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화해서 전달해야 되기 때문에 감정을 걸러서한다. 감정과 말 표현이 일치하지 않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단지 배우가 구보가 되서 ‘지금 이곳은 1934년의 경성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건 관객도 만드는 이도 의문을 품게 한다. 드라마나 영화가 할 수 없는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하나 걱정인 것은 3년전 공연된 연극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의 재공연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지난 공연은 원작 ‘구보씨의 일일’에서 모티브만 따온 것이고 이번에 공연하는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원작을 그대로 재현한 초연작이다. 관객들이 혼돈할까봐 걱정이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6 / 조회 1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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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구보씨와 함께 배회하는 경성의 하루,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언뜻 지루해 보이는 하얀 백지 위에 담담한 듯 그려진 크로키는 우리가 문학책 속에서 한번쯤은 본 ‘그’가 맞다. 트레이드마크처럼 정직하게 동그란 안경을 걸치고 심심한 표정을 지은 남자는 구보 박태원이다. 1930년대를 대표하는 젊은 예술가 박태원은 모던보이였다. 갖춰 입은 정장과 입에 물고 있는 담배, 멋스럽게 짚고 있는 지팡이며 날이 뾰족한 구두코를 보라. 찐빵모자와도 같은 바가지 머리가 거슬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옆에 낀 책으로 보아 그는 문학에 심취된 모더니스트일 테다.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속에서 예술가들의 삶은 진정 고달팠을 것이다. 우울한 식민시대에 조금 안다하는 지식인들은 무기력하게 그저 다방에 앉아 혁명을 논하는 것이 다였을 것이다. 포스터의 하얀 백지위에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저절로 그려보게 된다. 소설가라면 늘 작품구상에 골머리를 앓을법 하다. 그러나 구보씨는 무미건조하며 권태로워 보인다. 사실 안경에 가려져 정확한 표정은 알 수 없지만 고뇌에 차거나, 과다 스트레스를 짊어진 심난함은 없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1930년대 경성은 어떨까. 벗과 예술을 논하는 찻집의 안 모던하게 흘러나오는 LP로 돌아가는 재즈는 어느 정도의 습기에 젖어있을까. 치열했던 삶으로 인해 시장바닥과도 같을 경성의 길거리는 얼마나 혼잡할지 궁금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깃븐우리절믄날’에서 1930년대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렸던 성기웅 작, 연출의 초연작이다. 원작인 박태원의 중편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근대 초기 서울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초상을 담아낸 대표적 모더니즘 소설이다. 자유연애, 무성영화, 카페 등 당대 풍습과 언어가 이를 대변한다. 성기웅 연출은 이 작품에서 영상(일러스트, 동영상, 활자이미지), 음악, 조명 등을 이용해 텍스트를 이미지화하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원작소설에 대한 새로운 실험이다. 당시의 풍경과 풍속,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던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또한 소설 텍스트의 다성적 해체를 통해 연극성을 확장,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기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젊은 소설가 구보씨와 함께 1930년대의 경성을 배회하고 싶다면 오는 12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로 가면 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4 / 조회 15,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