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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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베스트 앨범 발매…박칼린, 최재림, 강윤석 등 참여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가 베스트 음반(OST)를 발매했다.
풍성한 사운드와 감성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넘버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가 2014년 초연 이후 최초로 베스트 음반을 발매했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한국을 찾은 입양인 ‘조쉬 코헨’이 우연히 들어간 이태원의 바에서 만난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와 함께 생모를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번 베스트 앨범은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오리지널 캐스트가 다시 모여 제작되었다.
작품의 개발 단계부터 함께한 박칼린 연출이 앨범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2013년 첫 시연 공연부터 함께한 최재림, 강윤석, 황성현을 비롯해 홍성무, 정재환, 김승리 등이 보컬로 참여했다. 또한 공연에서 딜리아 역으로 특별 출연하는 박칼린 연출의 보너스 트랙도 수록돼 있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베스트 앨범에서는 대표곡 ‘No Heaven For Me’, ‘Airport Baby’, ‘워짜쓰까잉’ 등 가장 사랑 받고 있는 넘버 12곡뿐만 아니라 ‘No Heaven For Me’의 반주 음원까지 총 13곡을 만나볼 수 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기타, 베이스로 구성된 풍부한 밴드 사운드가 공연장의 감동을 그대로 전할 예정이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색채의 넘버와 영어와 한국어를 오가는 유머러스하고 참신한 가사로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컨트리 음악, 재즈와 클래식에 기반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 전라도 사투리를 녹여낸 블루스까지 담아냈다.
극작가 전수양과 작곡가 장희선 콤비가 2008년부터 개발한 작품인 뮤지컬 는 2013년 '제1회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 지원작 선정된 이후 2014년 쇼케이스,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우수공연 제작지원작, 2016년 '창작산실 신작 릴레이' 제작지원작, 2018년 방방곡곡 문화공감 우수공연으로 선정된 바 있다.
더욱 새로워진 무대와 업그레이드된 넘버로 이번 시즌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공연 사진이 함께 수록돼 소장가치를 높인 이번 앨범은 현재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매장에서 선주문이 가능하다. 또한 1월 12일부터 신한카드 판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구매할 수 있다. 더불어 1월 20일부터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디지털 음원 구매 및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된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오는 1월 31일까지 합정동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공연된다.
☞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포킥스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1.04 / 조회 4,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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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최재림, 조상웅 캐스팅 및 특별출연 박칼린
창작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가 오는 11월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개막한다.
극작가 전수양과 작곡가 장희선 콤비가 2009년부터 개발한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2013년 '제1회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 지원작 선정을 시작으로, 2014년 쇼케이스를 거쳐,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우수공연 제작지원작, 2016년 '창작산실 신작 릴레이' 제작지원작, 2018년 방방곡곡 문화공감 우수공연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시즌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기존 공연이 담고 있던 메시지와 높은 작품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무대와 의상 등 미술적인 부분에 수정, 보완 작업을 진행하여 한 층 업그레이드된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온 박칼린 연출이 올해도 연출가로 참여한다. 박칼린 연출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의 가치가 커져가고 있는 요즘, 이 작품에서 말하는, ‘It’s Okay’라는 메시지를 통해 감동을 전하고 싶다. 많은 관객들이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선사할 것이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에어포트 베이비'는 미국으로 입양된 ‘조쉬 코헨’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한국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우연히 들어간 이태원의 바에서 만난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와 함께 생모를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뮤지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입양 청년의 이야기를 신파가 아니라 담백하고 세련되게 그려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극의 시작을 알리는 넘버 ‘Airport Baby’를 비롯한 17개의 넘버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베이스, 기타로 구성된 5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공연한다. 자칫 슬프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 안에서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담백하게 표현된다. 영어와 한국어를 오가는 유머러스하고 참신한 가사도 작품에 재미를 불어넣으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한 이번 공연에 새롭게 추가된 이태원 바의 드랙쇼 넘버 ‘Drag It Up’도 관객에게 유쾌한 볼거리와 메시지를 전한다.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다시 돌아온 반가운 배우들과 새롭게 캐스팅 얼굴들이 눈길을 끈다.
리딩 공연부터 조쉬 코헨 역으로 참여하여 '에어포트 베이비'의 모든 과정을 함께 했던 최재림과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런던 무대에서도 활약하며 존재감을 선보여온 조상웅이 이번 시즌 새로운 조쉬 코헨 역으로 참여한다. 조쉬 곁을 따뜻하고 든든하게 지켜주는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 역에는 강윤석과 김용수가 참여하며, 박칼린 연출이 특별 출연을 예고하여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 외삼촌 역에 황성현, 샤스타 역에 정재환, 크리스 역에 지승태, 엄마 역에 김수정, 이빛나, 준수 역에 신성수가 출연하며, 정윤서가 스윙으로 참여한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오는 11월 11일부터 합정동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공연되며, 10월 19일 인터파크에서 1차 티켓을 오픈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포킥스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10.08 / 조회 8,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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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이스트, 헬스 트레이너.. 배우들의 세컨드 잡
스포츠 의학 공부하며 헬스 트레이너로, 배우 호산
“건강하면 좋은 호르몬 나오고 동료들에게도 전파, 결국 관객에게 좋은 에너지 준다”
현재 뮤지컬 '맘마미아!'의 빌역으로 출연중인 배우 호산의 세컨드잡은 헬스 트레이너다. 3년전부터 용인에 1:1 개인 PT 전문 휘트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 배우들에게 트레이닝은 익숙한 일이다. 안무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공연 들어가기 전에 기본 스트레칭을 하기 때문이다. 배우 호산은 극단 마방진 소속 배우로 공연 전 배우들의 트레이닝을 맡기도 했다. 특히 전통 무예 쪽에 관심이 많아 검도와 택견은 물론 승마, 수영은 모두 수준급이다. 전문적으로 헬스 트레이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8년전, 공연 중에 무리한 동작들을 소화하다가 허리에 디스크 협착이 생기면서부터다. 허리 치료를 하다가 몸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겼고 대학원에서 스포츠 의학을 공부하게 됐다.
호산은 배우들이 매일 트레이닝을 하기는 하지만 주먹구구식이고 전문가가 없다는 점은 평소 늘 아쉬웠다. 우리 몸에 대한 의학적 지식이 바탕이 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이 부재했기에 호산에게는 헬스 트레이닝이 더욱 남다른 사명감으로 다가왔다.
배우와 헬스 트레이너라는 직업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기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사실 배우에게 매우 이상적인 직업입니다. 배우는 기본적으로 몸을 잘 쓰고 우리 몸을 잘 알아야 하거든요. 하지만 해부학적으로 몸을 아는 배우는 많지 않아요. 인물의 캐릭터를 연구하고 내 몸을 어떻게 쓸지 도움이 됩니다. 또 내 몸을 잘 움직인다고 다른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는 없어요. 남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 과학적인 근거와 학문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공연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사람 몸에 대한 열정도 필요하죠”
그는 '맘마미아!'를 함께 하는 배우들에게도 올바른 트레이닝에 대해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건강할 때 내 몸에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함께 공연하는 동료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주게 되고 결국은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전파된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타투이스트, 뮤지컬 배우 이든
“타투, 그림 그리면서 마인드 컨트롤, 연기 집중력도 높아져”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에 출연중인 뮤지컬배우 이든의 세컨드잡은 타투이스트다. 5년 전부터 타투를 시작했고 홍대에 친구들과 함께 운영하는 타투샵도 있다.
이든의 원래 대학 전공은 미술이었다. 모델활동을 하다가 연극과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다. 배우 활동을 하던 중에도 계속 그림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공연을 하면서 틈틈이 그림 작업을 해왔다. 뮤지컬 배우이자 뷰렛의 보컬인 문혜원씨의 앨범 자켓 디자인과 공연 포스터도 이든의 작품이다. 그러던 중 함께 그림 그리는 친구들 가운데 타투이스트가 있어 그 친구를 통해 타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타투 샵까지 열게 됐는지 물었다. “타투는 타투이스트마다 선호하는 테크닉과 장르가 달라서 각자 좋아하는 장르로 크루가 만들어지는데, 타투샵도 친구들과 함께 운영하고 월세도 분담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배우 이든의 타투 스타일은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저는 블랙워크라는 장르와 치카노를 주로 하고 있어요” 갑자기 나온 전문용어에 당황해 하는 기자를 위해 그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블랙워크는 검은 컬러(블랙, 그레이)로만 작업하는 타투 장르이고 치카노는 주로 남미쪽에서 많이 하는 장르에요. (치카노는 멕시코계 미국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미국에서는 꽃, 심장, 칼 등을 모티브로 한 도안에 좀 더 원색적인 컬러가 많이 들어간 스쿨이라는 장르를 많이 하고, 일본은 이레즈미라고 용, 뱀 그림이 떠오르는 일본 야쿠자 문신이 유명합니다” 이든은 그 중에서도 블랙워크 장르로 레터링(글자 디자인)하는 디자인을 많이 하고 있다.
이든은 작품이 갖고 있는 유한함을 타투의 매력으로 꼽았다. 일반적으로 타투는 평생 없어지지 않는 그림이라고 하지만 그는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유명 작가는 죽어도 그림이 남지만, 타투는 유한합니다. 타투는 오직 그 사람만을 위한 그림이며 그 사람이 죽으면 타투도 사라집니다” 두번째 매력은 정말로 하고 싶은 그림을 그린다는 점이다. “제가 예전에 디자인 회사도 다녀보고 운영도 해봤는데 항상 제약이 있었어요. 결국 대중적인 디자인을 하게 되고 제가 진짜 하고 싶은 디자인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거죠. 하지만 타투는 내 포트폴리오를 보고 마음에 든 고객이 저를 찾고 의뢰하죠. 그럼 저는 많은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인생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만을 위한 타투 도안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그려진 도안은 바로 버려진다. 타투이스트들에게는 “한번 쓴 도안은 재탕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배우와 타투이스트로의 일이 서로 어떤 상호 작용을 하는지 물었다. “배우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모두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입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집중력도 높아지고 마인드 컨트롤도 되죠. 그러한 부분이 연기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데 도움이 되고, 내 안에 갖고 있는 감정들을 투영하며 연기 집중력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을지로를 힙 플레이스로 만든 커피 한약방의 사장님, 강윤석 배우
“두 마리 토끼 잡지 말라고? 옛날 말입니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와 '원스' 등에 출연했던 배우 강윤석은 을지로에 위치한 커피 한약방과 혜민당의 사장님이다. 소위 옛날 동네인 을지로를 젊은이들이 찾는 힙한 동네로 바꿔놓은 유명 카페, 커피 한약방을 운영하는 강윤석 배우는 이제 대표님,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익숙하다. 그가 5년전 카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오래전부터 워낙 커피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커피향, 로스팅할 때의 냄새가 너무 좋았다. 손님이 많은 지금도 카페에서 직접 로스팅을 한다.
커피 한약방이 SNS에서 유명해지고 힙스터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된 데에는 커피한약방의 독특한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주효했다. 카페 인테리어와 시공을 모두 강윤석이 직접 했다. 강윤석은 카페 사장 이전에 배우를 하면서 목공을 했다. 극단 목수를 만들기도 했다. 극단 목수의 단원들은 모두 배우이자 목수들이다.
그래서인지 카페의 문짝이며 조명, 의자, 테이블, 자개장 등 단 한가지도 평범한 것이 없다. 오래됐지만 멋스럽고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하다. 5년전 지금처럼 레트로가 유행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강윤석 대표는 카페를 만든다면 지극히 한국적인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다. 카페문화가 서양에서 와서 그런지 카페 인테리어가 거의 서양식인 점이 마음에 안들었다.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들어있는 을지로라는 지역에 대한 끌림도 있었다.
연극과 뮤지컬 배우라는 점이 카페를 운영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배우도 어찌보면 서비스업이에요. 아무래도 사람들 앞에서 로스팅하고 커피를 추출하고, 손님 대하는 일들이 배우의 일과도 상통합니다. 관객을 살피 듯 손님의 취향에 맞춰 커피를 내리고 움직임이나 몸가짐도 조심하게 되구요”
“후배 배우들에게 일찍 일어나서 기술 배우라고 조언합니다” 생계를 걱정하는 후배 배우들에게 그는 밤에 연기하고 빨리 일어나 다른 일도 해보고 열심히 살라고 얘기한다. “두 마리 토끼를 쫒지 말라고 하는데 옛날 말입니다. 해외에서는 배우들이 다른 직업을 많이 갖고 있고 낮에 다른 일을 하고 저녁에 공연하는 배우들이 많습니다”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생활에서 희생이 필요한 법이고 배우로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른 생활을 해보는 것은 스펙트럼도 훨씬 커지고 연기의 폭도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된다고 강조한다.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강연을 하기도 하는 성공한 카페 대표님인 강윤석에게 언제 무대에서 볼 수 있을지 물었다.
“편안하게 연기하고자 시작한 일인데 저도 이제 다시 오디션도 보고 복귀해야죠. 무대에서 뵙겠습니다”
글 : 김선경 기자 (uncanny@interpark.com)
이미지 : 이든, 호산 인스타그램, 강윤석, 플레이DB 제공
2019.07.15 / 조회 9,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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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칼린, 두토끼 잡는다…게이 할아버지로 무대 출연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서
연출과 딜리아 역 1인2역 맡는다
강윤석 배우와 번갈아 연기
8일 공연회차부터 배우 합류박칼린(사진=KCMI).[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박칼린(50) 연출이 두 토끼를 잡는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Musical Airport Baby)에서 연출을 맡고 있는 박칼린이 주인공 조쉬의 조력자인 ‘딜리아’ 역으로 오는 8일부터 무대에 오른다.딜리아는 이태원에서 게이바 ‘딜리댈리’를 운영하는 게이 할아버지로, 그 동안 배우 강윤석이 열연했다. 이번에 박칼린이 합류하면서 트랜스젠더 딜리아로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딜리아’는 한국 문화에 낯설어 하던 조쉬의 친구가 돼 가족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캐릭터다. 극을 쓴 전수양 작가와 장희선 작곡가가 조쉬의 조력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던 무렵 박칼린 연출이 만난 트랜스젠더 할머니를 모델로 한 인물이다. 박칼린은 “15년 전 이태원에서 만난 그녀는 하와이안 무무를 입고 단정하게 머리를 빗어 넘겨 미소 짓고 있었는데, 그 뒤에 숨겨진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어떤 차별과 상처 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삶을 살아낸 힘을 느꼈다”고 회상했다.이에 작가는 자신의 시작을 찾아 온 조쉬의 삶을 가장 잘 이해하고 지켜봐 줄 수 있는 인물이란 생각으로 딜리아를 탄생시켰고, ‘그리스 여신’이란 뜻의 이름은 박칼린이 직접 지었다.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실화를 바탕으로 미국에 입양된 조쉬가 친부모를 찾아 한국을 방문하는 이야기다. 이태원에서 우연히 만난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와 함께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낸다. 주인공 ‘조쉬’는 최재림과 유제윤이 번갈아 연기한다.오는 2018년 1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에서 연장 공연한다. 박칼린 연출의 출연 일정은 12월 5일부터 인터파크 예매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관람료 4만4000~6만6000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1 / 조회 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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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9일 저녁 8시 네이버 생중계
미국 입양된 조쉬의 친부모 찾기
12월31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한 장면(사진=에이큐브프로덕션).[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가 오는 9일 저녁 8시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한다. 지난달 17일 막을 올린 작품은 재치 있고 풍성한 음악과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 평점 9.2점(인터파크 예매기준)을 받고 있는 창작뮤지컬이다. 2017년 첫 정식 공연을 기념해 보다 많은 관객이 생생한 무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하기로 했다. 공연실황은 네이버TV를 통해 인터넷이 되는 어디에서든 보고 들을 수 있다.작품은 미국으로 입양된 조쉬가 친부모를 찾아 한국을 방문하는 스토리다. ‘입양’이란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태원에서 우연히 만난 게이 딜리아와 함께 담담하면서도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또한 등장인물의 상황을 살려 영어와 한국어 그리고 사투리 등 재치 있는 대사와 가사가 강점이다.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박칼린이 올해도 연출가로 참여했다. 리딩 공연부터 조쉬 코헨을 연기한 최재림이 또 조쉬를 맡았으며 강윤석이 딜리아를 연기한다, 외삼촌 역에 황성현, 유제윤이 또 다른 감성의 조쉬로 합류했다. 한편 극 중 주인공 조쉬의 생일(1979년 11월 17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11월 17일을 포함한 2주 공연인 11월 24일 회차에 한해 네이버 예약 시 전석 50% 할인(비지정석) 이벤트를 진행한다.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7 / 조회 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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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기간만 8년…‘에어포트 베이비’ 17일 막 오른다
8년간 수정 보완 작업 거친 수작
미국 입양된 조쉬의 친부모 찾기
12월31일까지 드림아트센터 1관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에서 준수 역을 맡은 배우 홍성무(왼쪽)와 조쉬 역의 배우 최재림(사진=KCMI).[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창작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Musical Airport Baby)가 오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에서 공연한다.‘에어포트 베이비’는 2004년 박칼린이 슈퍼바이저로 참여한 창작뮤지컬 개발 프로그램 ‘뮤지컬 쇼케이스(SHOWCASE)’에서 만난 작가 전수양과 작곡가 장희선이 2009년부터 개발한 작품이다. 2013년 ‘제1회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 지원작으로 선정된 뒤 2014년 쇼케이스를 거쳐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우수공연 제작지원작, 2016년 ‘창작산실 신작 릴레이’ 제작지원작으로 뽑힌 검증된 작품이다. 무려 8년 동안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쳤다. 작품은 미국으로 입양된 조쉬가 친부모를 찾아 한국을 방문하는 스토리다. 이태원에서 우연히 만난 게이 딜리아와 함께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내 당시 현실적 소재를 뮤지컬 문법으로 잘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입양’이란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감동을 얻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실화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작가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완성했고, 작곡가는 사연이 담긴 음악으로 하모니를 이끌어 냈다. 또한 등장인물의 상황을 살려 영어와 한국어 그리고 사투리까지 담아낸 재치 있는 대사와 가사도 강점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메인곡 ‘에어포트 베이비’를 포함한 17곡의 넘버를 피아노, 첼로, 베이스, 기타로 구성한 5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한다.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박칼린이 올해도 연출가로 참여한다. 또한 리딩 공연부터 조쉬 코헨을 연기한 최재림과 딜리아를 현실화한 강윤석, 외삼촌 역의 황성현이 출연한다. 유제윤이 또 다른 감성의 조쉬로 합류한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2016 공연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11 / 조회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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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청년 조씨 코헨 대학로에 떴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7년여 작업 거쳐 상업무대 데뷔
전수양·장희선 극작·작곡 '케미'
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서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첫 구상은 2009년. 입양청년을 소재로 대본을 쓰자고 작정한 뒤 자료찾기에 몰두했다. 대본과 음악 밑그림이 나온 후에도 수차례 다듬기를 반복, 무려 7년 동안 수정과 보완 작업을 했다. 그러고도 3번의 발표회를 거쳐 지난달 23일 마침내 정식 상업무대를 마련했다. 탄탄한 원작에 가사와 딱 맞는 넘버, 자연스러움을 입은 연기라는 세 가지 ‘케미’(궁합)를 제대로 갖춘 농익은 창작뮤지컬 한편을 만들어냈다. 오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하는 ‘에어포트 베이비’는 뿌리를 찾으려는 입양청년의 여정기다. ‘나는 어떻게 어디서 왜 태어났을까’란 궁금증으로 한국을 찾은 스물두 살의 ‘조씨 코헨’이 주인공. 서울 이태원 게이바에서 우연히 만난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의 도움으로 생모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성장기를 그린다. 극작가 전수양과 작곡가 장희선이 콤비를 이뤄 의기투합해 대본과 곡을 썼고 정식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품을 진두지휘한 박칼린 연출은 ‘내 새끼’ 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박 연출은 “소재가 ‘입양’이다 보니 자칫 울음만 자아내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신파를 뛰어넘는다. 대본에서부터 이미 다 해결하고 왔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창작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엔터테인먼트다. 게이·가족·언어 등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유머와 사회성, 진솔한 에피소드 등 여러 가지 매력이 있다”며 “특히 작곡가와 극작가의 궁합 덕분에 말과 음악이 찰떡같이 만났다. 대본을 진실하게 풀어내는 것이 내 숙제”라고 덧붙였다. 작품 전반에 녹아 있는 재치와 유머를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말에 서툰 조씨 코헨이 전라도 사투리를 듣고는 “한국 사람입니까”라고 되묻거나 ‘우째스까’를 ‘왓치 아웃 스카이’(watch out sky)로 해석하는 장면은 비극적 상황을 재치 있게 풀어낸 대목이다. “어렸을 적에 난 모든 아이들이 공항에서 태어난다고 생각했어” “입양아라고 하면 왜 불쌍하다고 하지? 막 울어”라고 표현한 가사와 대사는 인물의 심리를 녹여내며 가슴을 울린다. 인물이나 장면에 맞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적절히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마음이 따뜻한 조씨 코헨이 좋아하는 미국 어쿠스틱 컨트리 음악이 수시로 흐르고, 이태원 게이바에선 재즈와 클래식을 섞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음악이 나온다. 조씨 코헨이 외삼촌을 만나기 위해 목포로 간 장면에선 전라도 사투리를 녹여낸 블루스가 배경이다. 조씨 코헨 역을 맡은 배우 최재림은 캐릭터에 완전히 동화한 연기를 펼친다. 어린시절 1년간 미국에서 살았다는 경험을 십분 살려 한국어에 서툰 입양아의 역할을 능숙하게 소화한다. 비단 입양 때문만이 아니라 잃어버린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03 / 조회 4,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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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고 따뜻하게’, 버림받은 자식들을 이야기하다 <에어포트 베이비> 박칼린 연출
1950년대부터 2014년까지, 해외로 입양된 한국 아이들의 수가 15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아동수출국'이라는 오명은 현재 겨우 벗었다지만 2015년에도 약 1,200여 명의 입양아 중 반이 해외로 새로운 부모를 찾아 떠났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서서히 깨닫게 되는 자아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방황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건강하게 자란 한 입양아의 뿌리 찾기 과정을 유쾌하고도 따스하게 담아낸 창작 뮤지컬 는 여러 가지로 입양과 삶에 대한 생각의 길을 열게 해 줄 작품으로 점쳐진다. 2013년부터 충무아트홀에서 진행한 창작 발굴 프로그램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 제작발표회와 쇼케이스를 거쳤으며,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시범 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이유를 연출가 박칼린에게 들어보자.Q. 설명 자료 중에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신파가 아니다' 였다. 이 작품 엄청 쿨하다. (극이 담고 있는 감정의) 극과 극이 되게 넓은 것 같다. 처음엔 엄청 가볍게 보일 거다. 그러다 한 순간, 두 순간, 그 씬에 진실로 들어갔을 때 그쪽으로 쏠렸다가 그 다음에 확 풀어진다. (작품이 감정을) 들었다 놨다를 잘 한다. 쓴 사람들이 잘 썼다. Q. 신파가 아닌 입양아의 뿌리찾기,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 작품인가. 절대 울리려는 작품 아니고, 정~말 따뜻한 작품이다. 버림받은 자식들이 모여서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또 다른 가족의 따뜻함과 아늑함. 그래서 공연 보며 웃다가 울다가 끝나고 나면 객석에서 관객들이 "아~" 그러고 나간다. Q. 지난 3년 간 개발한 작품이다. 그 과정을 다 지켜봤다고. 처음부터 다 봤다. 작곡가와 작가는 나와 10년 이상 알고 지낸, 우리 가족들이다. 그래서 처음에 작품 쓴다고 했을 때부터 고민도 이야기하고 디벨롭잉을 같이 했다. 이야기나 캐릭터나. 특히 주 인물 중 한 명을 못 풀었을 때 캐릭터에 대해 제시를 했는데 그게 딱 맞아떨어져서, 두 달 동안 끙끙 앓고 있던 게 풀리기도 했다. 잘 쓴 걸 엎어서 다시 쓰라고 한 것도 있고. 몇 번의 업데이트를 거쳐서 이제 조금 완성에 가까워진 것 같다. Q. 두 달 고민했다 풀어졌다는 캐릭터가 '딜리아'인가. 조쉬를 한국에서 도와 줄 사람이 필요했다. 엄마 찾으러 가는 여정을 함께하는. 처음엔 경찰일까? 여경일까? 그러면 러브라인이 만들어질 텐데 우린 러브라인 진짜 싫고. (웃음) 아니면 중앙복지회 사람일까? 고민했는데 못 찾았다. 나는 이것만 제시했다. 버림받은 사람으로서 모진 역경을 다 이기고 해탈한 사람만이 조쉬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런 사람만이 조쉬의 아픈 여정을 같이 가 줄 수 있고, 러브라인으로 꼬이지 않고. 맨 오른쪽이 딜리아그런데 어느 날 10년도 전에 봤던 사람이 떠올랐다. 공연 때문에 이태원을 연구 삼아 돌다가 새벽에 커피나 한 잔씩 하고 돌아가자, 다들 그래서 허름한 바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세상에, 대한민국에 그런 사람이 있더라. 그렇게 따뜻할 수 없고 그 사람 얼굴에 역사가 다 읽히고, 해탈한 게 다 보이는. 자신이 아마도 대한민국 최초의 커밍아웃 게이였을 거라면서. 그 사람은 진짜인거다. 게이이고 싶어서도 아니고, 게이인 척하는 것도 아니고. 게이스러운 것도 아니고. 정말 너무나도 따뜻한 할머니. 그게 머리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진지하게 이 인물을 표현하면 숙제가 풀릴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바로 받아들여졌다. 대한민국에서 게이 역할은 엄청 여성스럽고, 희화화하고 코믹하게 그린다. 그런데 그렇게 말고, 우리 배우(딜리아 역의 강윤석) 진짜 명배우다. 정말 그렇게 따뜻한 할머니가 있을 수 없다. Q. 딜리아로 인해 이 작품이 '한 인물의 뿌리 찾기'에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는 것일까. 그렇게까지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건 아니다. 게이 이야기도 별로 없다. 정말 버림받은 자식들의 모임이다. 고아로 버려져 입양된 애들, 게이라서 집에서 쫓겨난 사람들, 각기 다른 방식으로 버림받은 자식들이 '어? 내가 누구지?' 한번 찾아보고, 아님 말고. 꼭 피붙이만이 가족이 아니고 이렇게 서로 보듬는 사람들이 더 나은 가족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다양한 사랑에 대해, 자기 자신이 자기 옷을 잘 입었을 때 오는 행복, 이런 것들이 작품에 오히려 더 많이 담아 있다. 어떤 메시지를 얻든 정말 따뜻한 작품 봤다, 대본 잘 썼다, 음악 참 좋다, 이런 게 남을 것이다. 저 배우는 어떻게 저렇게 게이스럽지 않게 너무나 따뜻하게 사랑을 주는 사람으로 나올까? 그런 코멘트를 디벨롭 과정에서 많이 들었다. Q. 주인공 조쉬도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라고 들었다. 작가, 작곡가에게 각각 입양인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두 남녀의 이야기를 섞어서 픽션을 만든 거다. 남자는 유태인 집안으로 입양되었고, 여자는 어머니를 찾는 게 어려웠다. 그런 요소들을 더해서 조쉬를 그렸다.뮤지컬 연습 중Q. 작가(전수양), 작곡가(장희선)에 대해서.진짜 난 팔이 안으로 안 굽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 둘은 정말 잘 쓴다. 10년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혹독하게 지켜봤고, 많이 요구도 했다. 뮤지컬 창작자들이 좋은 짝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미국에서도 로저스&해머스타인, 팀 라이스&앤드루 로이드 웨버, 이렇게 쌍으로 얘기가 되지 않나. 그 이유가, 그렇게 맞는 짝을 찾으면 잘 안 놓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뮤지컬 창작하는 친구들에게 짝 찾기 교육을 한다. 서른 명 대상 중에 서로 동대문 가서 천도 보면서 삼베에 꽂히면 둘이 삼베에 대해서 작품 쓸 얘기도 해보고, 책방에서 작품 소재도 같이 찾고. 그렇게 서로 같은 것에 꽂히는지, 또 서로 맞는 레벨인지. 한 사람은 초등학교 6학년 음악을 쓰는데, 다른 사람은 대학 레벨의 글을 쓰면 안 되는 거니까. 두 사람은 그런 과정 다 거쳐서 제대로 배웠고, 한예종 문창과, 뉴욕대 다시 들어가서 또 배우고. 시키는대로 다 한 친구들이다. 그렇게 죽이 맞아서 둘이 삼아 남은 거다. Q. 관객들은 이렇게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잘 모를 것이다. 모른다. 그런데 관객이 알 필요가 있나? 그들은 공연만 봐야 하는 사람들이다. 또 우리 일은 약간 신비에 싸여져 있어야 하고. 우리는 백조의 발처럼 물 밑에서 막.(웃음) 그게 우리의 일이다. 자식 낳는 아픔을 힘들게 겪고, 그 끝에 작품 좋다고 박수 쳐주면 그걸로 다 해소하고. Q. 극중 한국어, 영어, 그리고 사투리도 등장한다. 넘버 중에 '우짜쓰까잉'이라는 곡도 있고. 원래 모델로 삼았던 여자 입양인 엄마 고향이 광주인가 목포다. 그래서 조쉬가 엄마를 찾아가는 곳을 목포로 했다. '우짜쓰까잉'은 조쉬 외삼촌의 넘버인데, 외삼촌도 엄청 따뜻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다. 우리 배우 중 한 명이 엊그제도 이런 얘길 했는데, 다른 작품 하면서는 소모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여기에선 멀티를 해도 조쉬의 스토리를 받쳐주고 싶지, 소모되는 느낌이 하나도 안 든다고. 극중 캐릭터가 다 중요하다. 버릴 캐릭터가 아무도 없다. Q. 음악감독으로, 현재 의 다이애나 역을 맡아 배우로도 활동 중이기도 하지만, 점점 연출가로서의 행보가 활발해진다. 내가 연출 실력이 있어서 하는 건 아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지 않나. 다만, 이 작품은 잘 안다. 내가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적인 요구사항도 되게 많다. 음을 홀딩하는 길이, 배우가 감정을 잡고 있을 때 포즈를 잡아야 하는 것 등. 그래서 우리 작가나 작곡가가 내게 연출을 해달라고 한 것 같다. 뮤지컬은 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자기 혼자 할 수 있는 게 75%라면, 25%는 무조건 남과 부딪혀서 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연출은 못해도, 이 작품의 의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배우들과 세밀하게 연습하는 거 좋아하고, 음악과 리듬과 느낌, 감정들과 싸우는 것도 좋아하고. 작품 준비하는 과정이 되게 자연스러웠다. Q.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는데, 요즘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쇼 적인 것 같다. 장르에 꽂혀있진 않다. 서커스, 연극, 뮤지컬, 이런 게 아니라 뭔가 다른 '시어트리컬 쇼(theatrical show)'라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씨어터에서 일어나는 쇼, 그런 쪽으로 파고 있다. 그런데 물 흐르듯이 가고 있다. 일 없으면 쉬고, 있으면 하고.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6.02.18 / 조회 11,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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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공항에서 태어나는 거 아니었나요? 입양 청년의 유쾌한 뿌리 찾기 <에어포트 베이비>
입양아를 소재로 한 작품은 모두 '신파'일 거라는 편견은 버리자. 여기, 누구보다 유쾌하게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는 2월 23일부터 공연되는 뮤지컬 이다. 는 두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되어 성장한 청년 조씨 코헨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한국에 오면서 시작되는 여정을 담았다.모든 것이 낯선 한국과 이해하기 힘든 한국 사람들의 태도 속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우연히 만난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와 함께 생모의 흔적을 찾아가는 모습이 밝고 유쾌하게 펼쳐진다. 입양아 뿐 아니라, 성소수자 딜리아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 사회의 시선, 관계의 따뜻함 등 결코 가볍지 만은 않은 진실된 메시지를 전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3년부터 이듬해까지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를 거쳤으며,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뮤지컬 시범 공연 등을 통해 작품을 개발, 수정해온 는 등의 대본을 써온 전수양 작가와, 뉴욕대에서 뮤지컬 씨어터 라이팅을 전공한 장희선 작곡가가 호흡을 맞췄다. 또한 작품의 개발 과정을 지켜본 박칼린이 연출을 맡았으며, 등의 무대를 만든 이은경 디자이너 등이 참여한다. 주인공 조씨 코헨 역에 최재림, 이태원 게이바 '딜리댈리'의 왕언니, 딜리아 역에 강윤석을 비롯해 이미라, 황성현, 오정훈, 김바다, 지새롬 등이 출연한다. 뮤지컬 는 2월 23일부터 3월 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6.01.04 / 조회 5,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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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의 삶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 놀라워, 스웰시즌 & 윤도현
의 주역들이 만났다. 오는 주말 한국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3년 만에 팀을 재결합해 내한한 영화 의 주인공, 그룹 '스웰시즌'의 멤버 글렌 한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와 현재 뮤지컬 에서 '가이'로 출연 중인 윤도현의 반가운 만남이 성사되었다.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진짜 만나게 될지 몰랐다."며 자신의 사인 앨범을 선물로 준비해온 윤도현과 그에게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건넨 스웰시즌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사이처럼 금세 친근함이 가득하다. 뮤지션으로 저마다 고유의 길을 걷고 있으며 또 라는 공통 분모로 소통의 다리가 하나 더 놓여진 이들의 대화는 경계 없이 영화, 뮤지컬, 음악을 넘나들었다. 깜짝 선물의 맛을 좀 뺄 수도 있겠지만, 이날 이들의 교감은 이번 한국 스웰시즌 콘서트 중 윤도현의 출연으로까지 이어질 것도 같다. 뮤지컬 처음엔 반대했어 브로드웨이 뮤지컬 형식 따르지 않아 성공적, 배우들도 자부심 느껴 Q. 뮤지컬 가 비영어권에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 중이다. 스웰시즌은 뮤지컬 음악 작업에도 참여했는데, 흥행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었는가. 글렌 한사드(이하 글렌): 처음에는 뮤지컬로 만드는 것 자체에 반대했었다. 뮤지컬로 제작하려고 우리 영화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처음에 뮤지컬 장르에 대해 보여주기 위해 브로드웨이 뮤지컬 티켓을 준 적이 있었는데, 가서 봤더니 너무 싫었다. (웃음) 영화 는 굉장히 은은하고 섬세한 부분이 있고 그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굉장히 섬세하게 보여지는 장면이 많은데 그게 무대 위 노래로 제대로 표현될 수 있을까, 감성적인 노래는 무대에서 그 감정이 극대화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예를 들어 레너드 코헨의 노래를 톰 존스가 부른다고 생각해 봐라. 물론 톰 존스는 훌륭한 가수이지만(웃음) 어쨌든 그럴 경우 원곡이 가진 감성이 똑같이 전달될 수는 없지 않나. 마르게타 이글로바(이하 마르게타): 화려한 조명에 역동적인 안무가 많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형식이 개인적으로 우리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뮤지컬 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형식을 따라가지 않고 영화에서 보여줬던 특징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특별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진 것 같다. 윤도현(이하 도현): 디테일을 놓치면 그 어떤 뮤지컬보다 극에 지장을 주는 작품이 다. 특별한 장치 없이 소박한 세트에서 대사 하나, 가사 하나에 감정을 실어 이야기를 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작품보다 더 긴장하게 되는 것 같다. 배우들 모두 준비하는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는데 지금은 다른 쇼 뮤지컬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글렌: 누가 연출을 하고 극작을 할 것인지 초반엔 굉장히 깐깐하게 굴기도 했다. 그런데 존 티파니는 한 번도 뮤지컬을 연출하지 않은 사람이라 너무 좋았고, 앤다 월쉬는 극작이 굉장히 어둡지만 정말 잘 쓰는 작가이면서 또 아일랜드 사람이라 아일랜드의 느낌을 딱 알고 있었다. 무대 디자이너, 안무가 등 뮤지컬 제작진들이 모두 오버해서 무언가를 하려 하지 않았다는 점도 좋았다. 무대 크루가 따로 없이 배우들이 모든 것을 직접 한다는 것도 굉장히 좋았고, 무대 배경인 바(bar)는 관객들이 매 장면들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뮤지컬에서 가장 좋았던 건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인데, 그렇기 때문에 무대가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더블린의 거리로 변신할 수 있었다. Q. 뮤지컬에 직접 출연할 생각은 없었는가? 마르게타: 처음에 그런 제안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그땐 가 아닌 다른 쪽으로 건너가서 각자의 다른 삶을 살고 있던 때라 새로운 것을 하는 데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안에 갇혀서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글렌: 4년 전 쯤에 스웰시즌 투어 공연을 하면서 마르게타가 너무 지쳐있었기 때문에 잠시 쉬면서 서로의 길을 가자고 했었다. 정말 신기한 건 뮤지컬로 만들어진 후 런던, 뉴욕, 또 한국까지 한번 우리 손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의 삶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삶이 이젠 윤도현에게로 갔다. 우리가 와서 노래하는 것도 너무 좋지만, 지금 뮤지컬 무대에 서고 있는 윤도현을 통해 의 생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성공한 것을 계속 반복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 왜 음악을 하고 있는지 비로소 깨달은 소중한 시간 Q. 스웰시즌 이후 각자 개인 활동에 집중했다. 어떤 것들을 해 왔으며 그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글렌: 삶에서 노래가 나오기 때문에 노래가 그간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 존 카니(영화 감독)가 " '폴링 슬로울리' 같은 다른 곡을 써 보는 게 어때?"라고 말했는데 "왜? 그 노래는 이미 잘 됐고, 그럼 그걸로 끝난 거야."라고 말했다. 한 노래가 성공했다고 그걸 계속 반복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마르게타와 함께 곡을 썼을 때와 마찬가지로 난 항상 내 삶의 기본이 어디에 있는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노래를 쓰고 있다. 정말 스스로에게 진정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조금 더 삶의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웰시즌 노래가 따로 있고 더프레임즈(글렌이 속해있는 밴드) 노래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단지 '노래'가 있을 뿐이다.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르게타: 글렌과 윤도현은 '난 꼭 음악을 할거야'라는 강한 의지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난 아주 자연스럽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항상 음악이 곁에 있었고 라는 고마운 존재도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스웰시즌의 일부로서 한두 소절의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했을 때도 굉장히 그걸 즐겼고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곡을 쓰고 편곡하는지 굉장히 많이 배우게 되었다. 솔로 활동을 하면서 더 많은 곡을 쓰기 시작했고 곡을 쓰려는 노력도 커졌다. 그러면서 스스로 더 성장하게 됐고, 또 투어 공연을 하면서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들도 발견하게 되었다. 언제까지 음악을 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 나에게 음악은 많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고, 또 그들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걸 스스로 깨달았다는 것이 내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내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즐기며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는 것은, 내가 왜 음악을 하는지 이제 와서야 깨닫게 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Q. 3년 만에 다시 스웰시즌으로 뭉쳐 한국에서만 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글렌: 우리가 서로 안 본지 굉장히 오래 됐었다. 최근에 마르게타가 더블린에서 새 앨범 투어를 했는데, 그걸 객석에서 보는데 너무나 아름답고 신선하고 오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때 마르게타가 객석에 있는 나를 봤고, 올라와서 같이 노래하자고 해서 '폴링 슬로울리'를 함께 불렀다. 그 노래를 하는 순간 둥근 원이 딱 마무리 되는, 굉장히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한국 공연 제의가 온 거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공연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이 사실 한국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에 가겠다고 했다. Q. 왜 객석에 있던 글렌을 무대 위로 불렀나? 마르게타: 솔로 투어를 준비할 때 그 곡을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글렌 없이 그 노래를 한다는 게 잘 상상이 안 됐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를 원했고, 그렇다면 노래하겠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글렌 파트를 맡아 부르기로 했었다. 그런데 더블린에 갔더니 글렌이 객석에 있는 걸 알면서 무대 위로 안 부를 수는 없었다. (웃음) 글렌과 함께 부를 때 그 노래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음악, 삶의 전부 아니지만 세상에서 나의 위치 찾아가는 방법 Q. 세 사람은 모두 밴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많은 뮤지션들과 생각을 나눠야 하는 밴드 활동이 솔로 활동보다 어려울 것 같다. 마르게타: 우리도 스웰시즌의 멤버다. 물론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다. 밴드 활동을 하면 멤버들 관계에 변수가 더욱 많을 수도 있고. 하지만 난 내가 리더가 아니어도 밴드의 한 부분으로 참여하는 자체가 즐겁다. 함께한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찍을 때도 나는 단지 영화의 한 부분에 불과했지만 모두가 협력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런 에너지를 좋아한다. 글렌: 물론 아티스트는 자유로운 생각을 지녀야 하지만, 밴드의 리더로서 때론 '예스'와 '노'를 말해야 할 때가 있고, 어떤 것을 다른 멤버들에게 이해시켜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건 '나'를 전달하기 위한 게 아니라 '나를 통한 음악'을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함이다. 도현: YB도 딱 한 번 팀 내 불화 때문에 기타리스트가 바뀌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20년 간 같이 해왔다. 난 참 운이 좋은 게, 멤버들이 모든 것에 대해 마음이 열려있고, 또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기타리스트는 펑크밴드를 하고 있고 또 다른 멤버는 재즈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 밴드이고, 밴드가 우리 음악의 태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 같다. Q. 영화 흥행 이후, 스웰시즌의 투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원제 '더 스웰시즌')을 선보이기도 했다. 윤도현 역시 YB의 유럽, 미국 투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를 만들었다.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글렌: 이 부분은 마르게타와 의견이 다를 수도 있는데, 나에겐 굉장히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밴드를 20년 넘게 해오면서 상상했던 일들이 라는 영화를 통해 한 순간에 일어났고,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밴드와 함께 내 마음 속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관찰해 두면, 오스카상 수상 20년 후에 다시 우리 자신을 바라보기에 좋을 것 같기도 했다. 마르게타: 물론 흥미로운 작업이었으나 그것 자체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다. 촬영팀이 우리와 함께 투어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한 팀이 되었다. 촬영감독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보다 단지 우리를 지켜볼 뿐이라고 했고, 그 과정에서 살짝 혼란이 오기도 했었지만 괜찮았다. 그런데 영화는 촬영보다 편집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변하지 않는가. 영화에서는 우리의 로맨스와 어떤 어려움들을 좀 더 많이 비췄던 것 같은데, 그 밖에 편집된 많은 즐겁고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었다. 아마 잘린 장면들은 앞으로도 보지 못할 것 같다. (웃음) 도현: 우린 좀 다른 이유에서였다. 한국에서 록 밴드 음악이 대중적으로 각광받기 힘든 상황이었고, 또 국내 밴드가 유럽 투어를 한 적이 없어서 부딪혀 보는 우리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가 망하는 것까지.(웃음) 왜냐면 그때 한국에서 YB가 굉장히 잘 되고 있었는데 음악이라는 것이 그렇게 성공만 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아직 열정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멤버들끼리도 가끔 보는데 너무 재밌고 다시 한번 힘을 내게 된다. Q. 글렌의 공식 홈페이지 주소가 '송 오브 굿 호프(song of good hope)'다. 특별한 뜻이 있는가? 글렌: '굿 호프'는 실제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 있는 곶 이름인데, 바다 물살이 아주 거친 곳으로도 유명하다. 험난한 바다와 절벽이 있는 곳이 '굿 호프'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고, 삶이 너무나 힘들어서 기도를 하거나 절제된 마음을 버리고 간절하게 삶의 자락을 잡고 있는 우리네 모습이 '굿 호프'와 같다고 생각했다. 내 앨범()의 마지막 곡 제목이기도 하다. Q. 유명인이 된 후에도 세 사람은 작은 콘서트를 놓치지 않고 있다. 포크, 어쿠스틱한 감성 역시 세 사람의 공통점으로 보여진다. 글렌: 포크는 가장 순수한 노래 같다. 어쿠스틱 기타 하나면 되니까 가지고 다니기도 쉽고 길에서나 수천 명 앞에서나 어디서든 노래할 수 있다. 장르 자체가 굉장히 깔끔하다고 생각한다. 마르게타: 난 클래식 배경이긴 하다. 어려서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고 음악학교를 다니면서 첼로를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난 그렇게 테크니컬한 스타일도 아니고 뭔가 잭을 꼽고 하는 것에 친하지 않다. 내 목소리 역시 자연스러운 사운드고. 물론 댄스 음악, 일렉트릭 음악을 즐기기도 하지만 내게서 그런 음악이 자연스럽게 나오진 않을 것 같다. 도현: 나 역시 포크로 음악을 시작했으나 하드록 밴드가 꿈이었기 때문에 밴드를 결성하면서 바로 전향했다. 최근에 어쿠스틱 앨범을 냈는데 곡을 쓸 때 여전히 어쿠스틱 기타를 많이 쓰고, 그런 음악을 좋아하는 성향이 여전히 곡 작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Q. 우문일 수도 있겠다. '음악'은 각자의 삶에 어떤 의미인가. 글렌: 매번 달라지는 것 같다. 내 인생 전부라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기타를 들기도 싫을 때도 있다. 이제까지는 '음악이 내 인생의 전부야!'라고 이야기했었지만 이젠 음악 말고 인생엔 더 즐거운 다른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내가 평화나 고요를 원할 땐 항상 음악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은 즐거울 때보다 슬프고 괴로울 때 일기를 더 쓰지 않나? 그렇게 일기를 쓰듯 음악을 통해 내 삶의 의미를 찾는 거다. 도현: 나 역시 마찬가지다. 중간에 밴드 해체 후에 개를 키우고 살 때 이것도 나쁘지 않구나, 생각했었다. (웃음) 그런데 지내보면 또 음악이 하고 싶어지고. (웃음) 음악은 내 삶에 굉장히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내 삶이 끝나는 건 아니다. 난 언제든지 음악을 관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음악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글렌: 맞다. 음악은 세상에서 우리 자리가 어디인지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우리 자신의 행복을 어디에서 찾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예전엔 정말 난 재미없는 사람이었는데, 언제나 항상 음악 이야기만 하고, "이렇게 해야해!" 그러고. (웃음) 음악, 영감이라는 건 굉장히 섬세하고 종잡을 수 없어서 문득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한다.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고 싶어서 그녀 앞에 다짜고짜 찾아가면 여자는 "저리 가" 하면서 피하지 않나. (웃음) 음악 역시 비슷하다. 노래가 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1.09 / 조회 1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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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균형미, <원스>의 따뜻함은 오래갈 것
뮤지컬 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예능프로그램 와 닮은 모습이 많다. 요란하고 거창한 부분이 없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뭉클하고 진한 감동과 내내 웃음을 띠게 만드는 요소들이 즐비하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물론 강렬한 사운드와 드라마틱한 전개, 화려한 무대장치 등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가 다소 심심하게 다가올 수 있겠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등장하고 이들은 사랑의 감정을 나누지만, 그 흔한 포옹이나 키스신 한 번이 없기도 하다. 2006년 개봉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뮤지컬 의 이야기는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 파는 이민자의 우연하고도 운명 같은 만남을 뮤지컬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랑이야기보다 더 세밀하고 깊숙하게 두 주인공들이 소통하며 서로에게 물드는 모습이 를 통해 펼쳐진다. 그 매개체는 바로 이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매력 요소, '음악'이다. 스크린을 통해 만났던 주옥 같은 곡들을 무대 위에서도 고스란히 라이브로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는 뮤지컬 그 자체로서 독립적인 힘과 의미 요소들로 채워져 단순한 '히트 영화의 무대화'의 탈을 벗어 던졌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주인공 뿐 아니라 전 출연 배우들이 연기, 노래 뿐 아니라 수많은 악기 연주를 하며 액터 뮤지션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기타, 피아노, 아코디언, 바이올린, 첼로, 리코더 등 다채로운 악기들이 이뤄내는 화음은 관객들을 작품의 배경인 아일랜드의 한 펍으로 단숨에 초대해 버린다. 신나게 발을 구르게 하다가도 어느새 짙은 감수성 저편을 건드리는 음악은 단연코 가 가진 강력한 힘이겠다. 배우들은 악기 연주 뿐 아니라 무대 전환 및 소품 셋팅도 담당하는데, 이 전환 과정이 저마다 의미가 담긴 치밀한 안무로 짜여져 그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로 충분하다. 하루 세 번 밥 먹고 치우는 것 외에 할 일이 없어 보이는 게 이지만, 이 촬영을 위해 세트 설계와 텃밭의 작물들은 오랜 시간 치밀한 계산을 거쳐 선정되고 세워지고 키워진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배우들의 동선, 어느새 뚝딱 나타나는 의자나 조명 등은 장면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힌트로도 작용한다. 아일랜드로 이주해 온 체코 이민자인 '걸'이 영화에서 보여준 어색한 영어발음이 어떻게 한국어로 표현될지 많은 궁금증을 낳게 했는데, 한국 배우들(전미도, 박지연)은 자칫하면 어색함이 묻어나는 사투리로 들릴 위험이 큰 이 부분을 대단히 매끄럽게 표현해내고 있어 박수를 보낸다. 자막을 활용해 상황에 따라 체코어를 등장시키는 부분도 극의 이해를 아주 효과적으로 돕는다. 재치 넘치는 작가이기도 한 고선웅의 윤색은 이 작품이 한국화에 성공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렇게 공연의 어느 한 요소도 균형을 잃은 것 없이, 대단히 세련된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 작품은 드물다.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펼쳐지는 프리쇼도 놓치면 섭섭하다. 무대 위에 올라가 배우들과 함께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과 노래에 몸을 맡겨보자. 담백하고 맑은 기분, 화끈하진 않지만 가 주는 따뜻함은 무척 오래 갈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12.19 / 조회 8,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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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넘어 뮤지컬로, 힘 있는 스토리와 어쿠스틱 음악 <원스> 개막
장장 5개월에 걸친 오디션과 긴 연습기간을 통해 뮤지컬로 새롭게 탄생한 가 지난 3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본 공연의 막을 올렸다. 는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며 자신의 꿈은 포기한 채 더블린 길거리 연주자로 살아가는 가이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가이가 만나 음악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용기를 얻으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작품으로 동명의 원작 영화는 개봉 당시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이 아시아 초연인 뮤지컬 는 2011년 비영리 단체인 뉴욕씨어터워크숍을 통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고, 2012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하였으며 그해 토니상 베스트뮤지컬상을 포함한 주요 부문 8개 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이다. 지난 9일, 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장면 시연에 앞서 이 작품의 제작을 맡은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예술감독은 감사 인사를 전하며 “어느 작품이든 그 제작과정을 보고 '배우와 스태프들이 도전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 때 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배우들의 재능이 너무 훌륭하고 열정을 다해 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자신감을 얻었다. 는 기존 뮤지컬의 틀을 버리고 역발상으로 만들었다. 창의적이고 기상천외한 발상들의 집합체라고 보시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박명성 예술감독이날 시연은 윤도현, 이창희, 전미도, 박지연 등 전체배우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 작품의 대표곡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등 4곡을 들려줬고, 가이와 걸이 처음 만나는 장면, 장면을 마친 후 무대 전환하는 모습도 선보였다.또한 공연에서만 즉흥 형식의 공연인 프리쇼도 만나볼 수 있었다. 프리쇼는 공연 전 공연으로 무대 위로 직접 관객들이 올라가서 배우들이 노래하고 연주하는 것을 관람할 수 있으며, 바에서 음료도 주문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공연 시작 전과 1막이 끝난 후 인터미션 때 이뤄지며 매일 밤 연주가 달라진다. 장면 시연 후 기자간담회에서 데스 케네디 협력 연출은 “이 공연은 전형적인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음악에 관한 연극이라고 보면 된다. 배우들이 모두 무대 위로 올라가서 연기도 하고 연주하고 춤도 춘다. 배우 12명이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라고 강조했다.가수이면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윤도현은 “지휘자 없이 무대 위에서 스스로 배우들끼리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과, 노래하고 연주하고 연기하고 춤추고 심지어 장면전환도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어렵게 작업한 만큼 무대에서는 보람됐다.”라고 이야기하며 덧붙여 “실제 오랜 기간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면서 ‘괜히 많은 상을 받은 뮤지컬이 아니구나.’라고 느꼈다. 영화보다 훨씬 다이나믹하고 웃음과 감동을 함께 준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작품 때문에 피아노를 처음 배운 전미도는 “무대 위에서 합주를 잘 끝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상대배우와 연기 호흡이 잘 맞았을 때 느끼는 쾌감과 비슷하다. 앞으로 4개월 동안 그 쾌감을 계속 느끼고 유지하면서 공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협력 연출로 참여하는 김태훈은 “배우들에게는 합주하는 과정이 힘들었겠지만 연출로서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배우들의 힘든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이 작품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정확히 표현을 해내야 하는 것이 배우들의 몫이기 때문에 무대에 올라와서 점점 더 자유로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공연이 점점 더 기대가 된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뮤지컬로 새롭게 만나는 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내년 3월 29일까지 계속된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12.11 / 조회 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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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두 세계의 교감 <원스> 윤도현, 전미도
음악을 통한 친밀하고도 순수한 교감. 은은하지만 그 어떤 사랑이야기보다 우리 가슴에 깊이 다가왔던 한 영화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의 존 카니 감독이 2006년에 약 1억 천 만원의 저예산으로 만들어 큰 흥행 기록을 세운 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명의 뮤지컬은 2012년 토니상 최고뮤지컬상을 포함, 8개 부문을 휩쓰는 또 한번의 파란을 일으켰으며 이후 웨스트엔드로 이어져 지금 한국 관객들을 찾아왔다.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의 운명 같은 만남과 끌림. 주인공 ‘가이’ 역의 윤도현과 ‘걸’ 역의 전미도는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온 의 힘을 ‘변하지 않는 순수함’이라고 이야기했다. 메마른 마음을 적시는 촉촉한 단비처럼, 뮤지컬만의 유머와 역동적인 장면들까지 더해져 는 그렇게 그들과 우리 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기타를 그렇게 오래 쳤는데 이제 와서 굳은살이…’ 뮤지컬 개막을 보름 정도 남긴 때, 윤도현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귀여운 푸념이다. 1993년 데뷔해 20년이 넘도록 기타와 한 몸으로 살았던 록커가 를 만나 ‘거리의 기타리스트 가이’가 되려 연습을 하면서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인 것이다. “손의 코드 잡는 데가 아팠어요. 집에 가서 씻고 봤는데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너무 웃긴 거지. 내가 이제 와서 여기에 굳은 살이 배기고 난리야. (웃음) 연습량 때문이죠. 기타를 매일 하루 종일 치니까.” 일요일만 빼고 주중 내내 아침에 연습실로 출근해 밤 늦게 퇴근한다며 ‘직장인 생활이 처음’이라던 윤도현은 그간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해왔지만 를 통해 새로운 것들을 제법 많이 마주하고 있는 듯 하다. “오디션도 처음 봤어요.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는데 제 스케줄 때문에 계속 결정을 못하고 있다가 주변에서 꼭 하라고 해서 해볼까? 했었죠. 그런데 오디션을 봐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경험을 안 해 본 거라 좀 당황하기도 했고. 그런데 해야겠더라고요. 해외 스텝들이 기타를 얼마나 치는지, 노래를 얼마나 하는지 봐야 한다고.” “음이 많이 높이 올라가는 노랠 해봤으면 좋겠다.”는 제작진의 주문까지 더해졌으니 오디션의 부담감은 배가 되었음이 분명할 터. 윤도현은 말 그대로 ‘이 악물고’ 맞닥뜨리기로 했다. “만약 오디션에 떨어지면 다 소문날 거 아니에요. 윤도현이 하고 싶다고 했는데 오디션 봐서 떨어지면 망신이라고. 부담이 너무 컸죠. 그래서 심사를 두 분만 보셨는데 만 명 있다고 생각하고 공연하듯이 했어요. 열과 성을 다해서. (웃음)” 끝나고 바로 “함께 하자.”는 이야기가 돌아와 한시름 놨다는 윤도현과 달리 ‘걸’ 역의 전미도에게는 이미 공인된 연기력과 노래 실력이 아닌 ‘피아노 연주’가 가장 큰 미션으로 주어졌었다. “피아노 연주했죠. 잘은 못하더라도 열심히. (웃음) 악기 연주가 빠지면 오디션 자체를 볼 수 없었으니까. 쉽지 않았어요.”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 연주하고- 정교한 계산들 곳곳에 숨어 있어요가이 윤도현, 걸 전미도 뿐 아니라 의 모든 배우들이 연기, 노래와 악기 연주, 그리고 무대 전환도 직접 도맡고 있다는 것이 여느 작품과 차별되는 또 하나의 매력일 것이다. 본격적인 공연 연습에 앞서 오랜 악기 연습, 합주 리허설이 필요했던 건 그 때문이겠다. “합주가 얼마나 힘든 건지 밴드생활 하면서 많이 느껴봤는데, 특히 는 어쿠스틱한 음악이라 음악 소리도 크지 않고 악기도 무척 다양하고요. 작은 소리를 캐치하는 트레이닝을 오래 받았어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다 해내는 걸 보면 진짜 인간승리인 것 같아요. 앙상블들이 정말 빛나는 작품이에요. 음악감독 캘리에게 개인적으로 크게 얻은 게, 어떤 상황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우리 것만 하는 것, 무대가 크건 사람이 많건 간에 일부러 소리를 키우려 하지 않고 연습한 그대로 하는 거에요. 한 사람이 자기 맘대로 소리가 커지면 균형이 깨지잖아요. 다 어우러지는 게 제일 중요한 거죠.”(윤도현) 두 배우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꼽은 의 또 다른 백미는 장면 전환이다. 무대 뒤로 퇴장하는 배우들 없이 앙상블들과 다 같이 악기를 옮기고 무대를 바꾸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이자 장면과 분위기를 위한 정교한 움직임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장면 전환이 될 때마다 의자를 어디로 옮긴다든가, 하는 큐(신호)가 다 있어요. 그냥 막 들고 나가는 게 아니라 의미가 있고 규칙들이 숨어 있는 거죠.”(전미도) “하나의 안무처럼 나오더라고요. 굉장히 특이했고 실제 하면 되게 어려워요. 어제 리허설 때도 객석에 앉아서 그 장면을 보는데 관객들도 와서 보면 이것 때문이라도 기립박수를 치겠다, 싶더라고요. 아주 심하게 정교해요." (윤도현) 걸과 가이의 세계를 이어주는 어쿠스틱의 힘극과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 이외 많은 미션들이 주어졌던 작품이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품어내면서도 에 있고 싶었던 제일 큰 까닭은 분명, 자신들과 공통점이 많은 가이와 걸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글렌 한사드도 가수이자 배우잖아요. 저도 그렇고. 지금은 아니지만 저도 인디, 언더(음악)도 해봤고 그나 저나 그런 느낌의 음악을 계속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요. 요즘 들어 더 대중을 생각하고 만드는 음악보다 우리 음악에 더 가치를 두자, 그렇게 하고 있는 편인데 그래서 히트곡이 안 나오고 있는 상황이거든요.(웃음) 그런 것도 비슷하고 어렸을 때 음악하면서 좌절도 많이 했고. 여러가지 공통점이 많아요.”(윤도현)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전미도도 한마디 거든다. “극 중 가이는 평소 삶에서는 굉장히 소극적이고 두려움도 많지만 자기 음악 할 때는 되게 집중해 있잖아요. 저희 배우들끼리도 이야기하는데, 저는 피아노 치면서 노래할 때보다 그냥 대사할 때가 편한데 오빠는 반대래요. 오랫동안 기타치고 노래해온 사람이라 우리와 다른거죠. 그래서 더 진짜 역할에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전미도 역시 깊은 공감으로 ‘걸’과 하나되어 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걸은 떠난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기다리다 외롭거나 한계가 올 때가 있잖아요. 그렇게 삶의 바닥까지 왔을 때 이 사람(가이)의 노래를 듣거든요. 다른 사람에게는 있지 않은 뭔가 통하는 게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영혼은 이 사람을 사랑하는 거죠. 제가 를 해서 그런지 롯데가 베르테르에게 느끼는 것처럼. 저는 롯데를 굉장히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관객들도 많으셨거든요. 제가 욕도 많이 먹고. (웃음) 그런데 는 현대식으로 굉장히 은은하게 풀고 있어요. 내 영혼 못지 않게 책임져야 할 현실들이 너무 많으니까 본능에 충실할 수 없는 상황이죠.” 는 음악으로 깊은 교감을 나누는 가이와 걸의 특별한 사랑이야기임이 분명하다. 수많은 사람 중에 서로를 알아봤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가 될 것이다. “아무도 관심 없는 와중에 여자가 노래하는 가이에게 와서 직접 만들었냐고 물어보잖아요. 이게 첫 번째 만남이에요. 원래 음악하는 사람은 자기 음악에 관심 가져주면 끌리게 되어 있어요. 저도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보면, 내가 연주한 거에 누가 한마디라도 해 주면 밤새 얘기하고 싶고 그랬거든요.”(윤도현) “심지어 남자는 이 노래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노래하지 않겠다고 하려던 참이었거든요. 여자와 남자 모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결국 음악을 만드는 사람과 그 음악을 듣고 치유 받고 용기와 희망을 얻는 이야기가 인 거죠.”(전미도) 밀루유떼, 그 이상의...전미도의 말처럼 는 단순한 러브스토리에 그치지 않는다. 남녀가 음악으로 깊은 교감을 나누고 서로에게 의지하기도하고 또 용기도 주며 유명했던 대사 ‘밀루유떼’(체코어로 ‘사랑해’)를 걸이 말하기도 하지만, 이들의 감정은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각자 자신들의 세계를 더욱 단단하게 완성해가는 조력자 역할을 더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참 좋았던 부분이에요. 같은 언어로 얘기하고 있지만 여자에게는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소통의 문제가 좀 있죠. 그런데 음악을 할 때는 전혀 소통의 문제가 없어요.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이라도 언어와 상관없이 교감하고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이 작품은 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전미도)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 파는 이민자의 만남만이 특별해 보이는가.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특별한 느낌, 끌리는 한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불가능한 낭만이라고 생각하는가. 는 이 모든 것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우리에게 예상치 못하게 찾아올 수 있어 여전히 기대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설렘 같은 것이라 말하려 한다. “소년, 소녀의 감정과 감수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순수한 느낌이에요. 순수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상황이 생기지도 않고. 정말 서로를 유리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계속 접근하는, 그런 과정들이 더 애틋해지고 결국 되게 착한 결말로 끝나죠. (웃음)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잖아요. 어쿠스틱한 음악과 감성은 정말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인류가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작품이 사랑 받는 것 같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봤으면 좋겠어요.”(웃음)(윤도현) “이 작품을 보고 나면 어떤 이상한 느낌을 가지고 공연장을 나가실 것 같아요. 마지막 장면이 말도 별로 없고 그런데 진짜 이상한 감동이 있어요. 정말 두 사람의 세계가 더욱 견고해지는 게 마지막에 보여지는데 저는 사실 그게 되게 좋거든요.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메시지를 얻고 가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는 어떤 교훈이나 그런 것 보다 이상한 느낌을 갖고 가는 것 같아요.”(전미도) 앞으로 찾아올 관객들에게 두 주역이 전하는 깜찍한 메시지가 또 하나 있다. “이 작품을 누구랑 같이 봤다면 분명히 애틋해져서 나갈 것 같아요. 주변 동생들에게도 여자친구 없어도, 썸이라도 있으면 같이 보면 바로 커플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요.(웃음)”(윤도현) “맞아요! 정말! (웃음) 커플 아니더라도 썸 타고 계시다면 꼭 오세요! 그렇담 백프로에요!”(전미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2.08 / 조회 1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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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이야기하는 <원스> 연습현장
발 구르는 소리가 흥겹고, 여럿의 목소리가 오묘한 화음을 이루며 깊은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저마다 손에 악기를 들고 노래하고 춤추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 보는 이들까지 흥겨워지는 이곳, 뮤지컬 연습실이다. 오는 12월 14일 정식 개막을 앞둔 연습실을 찾았다. 거리의 기타리스트 '가이'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걸'의 만남과 끌림 등의 섬세한 감정들이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펼쳐지는 는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되어 전세계 크게 흥행한 동명 인디 영화를 바탕으로 한다. 2012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같은 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해 9개 부문의 트로피를 안았으며, 이듬해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막을 올려 2014년 올리비에상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었다. 브로드웨이 무대 그대로 선보일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서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에 걸친 장기 오디션이 펼쳐지기도 했다. 의 배우들은 노래, 연기 뿐 아니라 1, 2개 이상의 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작 연출자 존 티파니가 내한하여 펼쳐진 심층 오디션을 통해 윤도현, 이창희, 전미도, 박지연 등 총 14명의 메인 배우들과 4명의 언더스터디 배우가 최종 선발되었다. 지난 13일 찾은 연습실에서는 합주 장면과 가이와 걸이 함께 노래하는 대표 넘버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 등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합주로 꾸며진 '프리 쇼' 부분은 본 공연이 시작되기 약 15분 전부터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만의 독특한 시간이다. 협력 음악 수퍼바이저로 연습에 참여하고 있는 켈리 디커슨은 "작품 배경인 아일랜드 펍에서 편안하게 듣는 것처럼 매일 밤 배우들이 6곡을 연주할 것이다. 3곡은 매 공연마다 바뀌고 나머지 3곡은 지정곡으로, 서서히 본 공연으로 스며들 수 있게 해 두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악기 연주에 대해서도 "가이는 기타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으면서도 노래 고음을 내고 이야기 전달도 잘 해야 하며, 걸은 아주 어려운 맨델스존의 곡을 연주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다른 배우들과 합주도 원활해야 하며 배우들 모두가 여러 개의 악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뮤지컬과 달리 는 지휘자가 없이 모든 곡을 배우들이 직접 음악 감독이자 지휘자가 되어 연주하고 서로를 이끈다. 모든 곡을 암기해서 연주한다는 점도 배우들에겐 쉽지 않을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연습에 참여했던 주인공 '가이' 역의 윤도현은 "일요일 빼고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직장생활 하듯 나와서 연습하고 있다."며 녹록지 않은 연습과정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지만 "오디션을 본 게 이번이 처음"이라며 작품 출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합주가 쉽진 않지만 고생한 만큼 그 전과 다르구나, 하는 걸 작품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소감을 더하는 모습이었다. 해외 공연에서 맥주 등의 음료가 판매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 공연에서도 관객들은 간단한 음료, 와인과 함께 프리 쇼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한국 공연 연습을 총 지휘 중인 협력 연출자 데스 케네디는 "무엇보다 는 두 개의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만나고 교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뮤지컬"이라고 설명했는데, 체코 이민자로서 독특한 억양을 구사하던 '걸'의 특징을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할 지를 계속 논의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언어보다는 두 사람의 조합을 더욱 중요하게 보여줄 것이라는 귀띔이다. 의 존 티파니가 연출을, 동명 영화에 출연했던 글렌 핸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가 음악을 맡았으며, 의 안무가 스티븐 호겟이 안무를 담당하는 등 오리지널 공연의 제작진들이 화려한 '드림팀'으로 구성되었던 것 역시 작품의 완성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음악을 통해 남자와 여자가 서로 위로하고 용기를 얻으며 특별한 교감을 이뤄내는 의 감동이 한국 무대에서도 전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월 3일부터 13일까지 프리뷰 공연이 이어지며 12월 14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본 공연을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신시뮤지컬컴퍼니 제공
2014.11.18 / 조회 10,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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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갬블러> 나약한 이성과 강인한 본성의 내기
“자, 내기를 해 보시겠습니까? 저 젊은이가 이 공연이 끝나기 전까지 도박을 하지 않는다면 여러분 모두에게 제가 저녁을 사지요.” 막이 오르며 도박의 마력은 이미 시작된다. 카지노 ‘바그다드’ 안의 현란한 불빛과 여기저기서 터지는 잭팟의 환호에, 도박은 절대 안 한다는 평범한 젊은이의 두 눈은 이미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곧 파멸의 갬블러가 될 이 젊은이를 찍은 카지노 보스의 눈빛과 목소리에는 거만한 확신이 가득하다. 따라서 저녁 얻어 먹을 생각은 꿈에도 말기를. 2005년을 마지막으로 잠들었던 갬블러의 승부 근성이 다시 발휘되었다. 1996년 독일 초연 후 1999년 국내에 소개되어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 뮤지컬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뮤지컬 가 다시 무대에 섰다. 푸슈킨의 단편 소설 ‘스페이드 여왕’을 원작으로 한 는 도박의 마력에 빠져 모든 걸 잃고 마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확률의 아슬함과 파멸의 내기에 결코 이기지 못하는 인간 본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이 작품은 화려한 무대, 강렬한 음악과 완벽한 캐스팅으로 틈이 보이지 않는 ‘뮤지컬 다움’을 제대로 뿜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작품의 제작, 극본, 작곡, 작사를 맡은 에릭 울프슨은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멤버로 ‘Eye in the sky’, ‘Limelight’ 등 강렬한 회오리 속으로 몰아넣는 뮤지컬 넘버들이 무대에 가득하다. 여기에 눈빛과 단어 하나에 ‘거역할 수 없는’ 힘을 싣고 있는 카지노 보스 허준호, 몰락의 끝에 극한 최후를 맞는 갬블러 이건명, 섹시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지닌 쇼걸 배해선은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인물이 되어 있다. 여장 남자, 쇼걸 지지의 김호영은 넉살과 능글맞음을 뛰어 넘는 솜씨로 객석을 휘어 잡는다. 심플하나 깊은 줄거리 역시 이 작품이 가진 힘이다. 흘러가는 에피소드에 머물지 않고, 이성의 나약함, 그 나약함을 흔드는 본성의 강인함이 커다란 줄기로 작품을 세워준다. 또한 쇼걸들의 화려한 쇼, 엄숙한 성당과 현란한 카지노 판을 오가는 꽉 짜인 무대 등은 2시간의 공연 시간을 순식간에 날려버린다. 세련되게 펼쳐지는, 무대 만이 가진 갖가지 재주가 이보다 황홀할 수는 없겠다. 뮤지컬 를 앞에 두고 한 가지 내기를 제안해 본다. 이 무대가 충분히 환상적인 재미를 안겨준다는 것에 반 수 이상을 거는 것.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7.11 / 조회 12,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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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에서 펼쳐지는 욕망과 파멸, 뮤지컬 <갬블러> 3년만에 공연
뮤지컬 가 오는 7월 다시 관객을 찾아온다.지난 1999년 허준호, 남경주 주연으로 한국 초연돼, 이번 공연은 세 번째 무대. 지난 2002년과 2005년에는 일본에 수출돼 주목 받기도 했다.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멤버인 허준호를 비롯해 이건명, 배해선, 김호영 등이 출연해 유럽 뮤지컬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한국 초연부터 카지노 보스 역할로 카리스카 있는 연기를 보여줬던 허준호는 순진무구한 갬블러를 도박의 늪으로 빠지게 하는 악역이면서 동시에 작품 속 인물들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인물을 연기, 다시 한번 무대를 압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카지노 보스의 꾐에 빠져 모든 것을 잃는 갬블러는 지난 2002년과 2005년 일본 공연 당시 일본 여성팬을 몰고 다녔던 이건명이 다시 맡는다. 갬블러와 순수한 사랑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가 파멸로 몰아넣는 ‘쇼걸’ 역은 이정화(1999), 최정원(2002), 정선아(2005)에 이어 배해선이 새롭게 캐스팅, 주목 받고 있다. 이외에도 인자함과 악함의 양면성을 지닌 백작부인역은 별다른 전수경이, 의 엔젤과 의 링크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호영이 여장 남자 쇼걸 역을 맡았다. 뮤지컬 는 푸쉬킨의 단편소설이자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진 을 원안으로 미지의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갬블러와 쇼걸, 카지노 보스 이야기를 통해 인간사의 사랑과 배신, 욕망과 파멸의 인생역정을 보여주는 작품. 팝 그룹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작곡가이자 리더 에릭 울프슨이 작사와 작곡, 극본을 했다. 따라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히트곡 ‘Time’ ‘Eye in the Sky’ ‘Lime Light’ ‘Games People Play’등 명곡이 뮤직 넘버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뮤지컬 는 7월 10일부터 8월 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 (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2008.04.29 / 조회 2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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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프레이] 정준하, 거구 여인 에드나 도전기
[헤어스프레이] 공연 2시간 전, 배우 대기실에서 거구의 엄마 에드나로 변할 준비 중인 정준하를 만났다. 사람 좋은 웃음으로 맞이하는 그의 목소리는 약간 쉬어 있었고 어머니가 챙겨 주셨다는 생강차로 목을 달래고 있었다. 인터뷰 중 그에게 대중이 ‘정준하’하면 떠올리는 어눌함, 혹은 어리숙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정준하는 무한도전과 드라마 등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뮤지컬 연습에 뛰어들만큼 일 욕심 많은 ‘악바리’과에 속한다. [헤어스프레이]는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인간적인 믿음에 출연 결정을 했다고 하니 정과 의리를 중요시하는 ‘한국형 악바리’라 할 수 있을 것. 거구의 엄마로 다시 무대에 선 정준하가 두 번째 뮤지컬 도전기에 대해 풀어놓았다. 직접 보니 머리가 별로 크지 않다. 헬멧이라는 별명이 잘못된 거 아닌가(웃음). 하하 살이 빠져서 그렇다. 헤어스프레이에서 맡은 역할이 200Kg이 넘는 뚱보 아줌마 역할이라 몸무게를 늘려야 하는데 오히려 빠져 버려 난감하다. 에드나라는 역할이 쉽지 않아서 그런가. 그런 점도 작용했다. 내 몸무게가 100Kg 약간 안 나가니 에드나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거의 두 배의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의상 안에 대단한 실리콘 보형물을 착용한다(웃음). 여자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스타킹 두 개 신고, 양말에 가발, 두꺼운 분장까지 한다. 그 바람에 공연 중 땀을 굉장히 흘려서 그 동안 5Kg 정도 빠진 거 같다. 무대가 끝나면 항상 2Kg 정도 빠진다. 어려운 점은 이뿐만 아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을 까봐 공연 시간 내내 물도 먹지 않는다. 땀은 굉장히 흘리는데 물은 못 먹고 못하고…. 아휴..괴롭다(웃음). 이제 본 공연이 시작됐다. 두 번째 뮤지컬 무대인데 소감이 어떤지. 프리뷰 공연 때 정말 많이 떨었다. 지난해에도 뮤지컬을 했지만 그때하고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번에는 연습을 더 많이 했는데도 지난번보다 무대가 더 커진 부담이 있는 거 같다. 에드나 장면은 한번에 몰려 있는데다 대사 자체가 까다로워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걸렸고.. 하지만 워낙에 훌륭한 배우들이 많아 이번에도 많이 배웠다. 첫 공연에서는 자신감이 50% 였다면 오늘은 55% 정도(웃음). 남자 배우가 엄마 역할을 맡는 게 신선하다는 평이 많다. 엄마가 돼 딸이 생기니 남다를 거 같은데. 아직 결혼도 안 해서…(웃음). 그런데 트레이시 같은 딸이 있으면 지지할 거 같다. 트레이시와 에드나는 외모 때문에 사람들에게 소외를 당하는 캐릭터다. 딸이 용감하게 세상 밖으로 나간다면 당연히 엄마는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그게 허무맹랑한 도전이라도. 몇몇 분들은 내게서 모성애를 느꼈다고 하더라. 브로드웨이에서 [헤어스프레이]를 본 적 있나. 아예 원작을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봤다. 브로드웨이에서 내 역할을 맡은 배우는 진짜 엄청난 거구였고, 연기가 뛰어났다. 그 때 본 기억이 있어 자꾸 비교하게 된다. 그 캐릭터와 비슷하게 가야하나 고민도 되고…. 연출님은 정준하 스타일로 가면 된다고 하셨다. 미흡한 면은 많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 목소리가 약간 쉰 거 같다. 여성 역할을 하느라 그런 건가.에드나가 여자 역할이라고 가성으로 높게 말하진 않는다. 오히려 보통 남자 보다 낮게 말하고 노래한다. 그런 점이 오히려 재미있고 웃기긴 해도 목에는 더 무리가 가는 거 같다. 게다가 잠을 많이 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도 작용했고... 공연 끝나면 갈증나서 배우들하고 맥주 한 잔 하고 싶은데 요즘 통 그러질 못한다. 지난 [헤어스프레이] 프레스콜에서 건강상의 이유 때문에 쉬어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선 이유는 무엇인가. 건강 문제는 심각할 정도였다. 병원에서는 과로와 스트레스가 커서 쉬어야 한다고 했다. 쉬어야 낫는 거라…. 더군다나 브로드웨이에서 이 작품을 보고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못 할 거 같아서(웃음). 하지만 관계자분들이 워낙 각별한 믿음과 애정을 보여주셨다. 또 연기자로서 에드나 역할은 정말 탐나는 캐릭터 아닌가. 아무리 주위에서 권해도 마음에 없으면 못한다. 연습에 들어가서는 모든 배우들이 노련하고, 연출님도 잘 이끌어 주셔서 즐겁고 행복하게 했다. 이번 작품에서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준하의 매력은 무엇인가. 에드나는 여성이지만 워낙 남성스러운 역할이다. 노래도 가창력보다는 재미있게 하는 캐릭터고... 그런 면에서 노래는 뮤지컬 배우 정도가 못 되더라도 나하고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관객평에 정준하가 춤추고 노래하는 게 좀 아쉬웠다는 글을 봤다. 하지만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으니 더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관객들이 한 두 푼도 아니고 거금을 들여 오시는데…나 때문에 공연이 별로란 소릴 들으면 안 되지 않나. 아직 공연 초반이라 긴장감이 있어서 그렇지, 사실 무대에선 행복하다. 이 작품하면서 항상 기억하고 있는 말이 있다. [헤어스프레이]에서 남편으로 나오시는 이인철 선생님이 ‘예능인으로서 정준하 말고 에드나에 걸맞는 정준하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씀하셨다. 그게 참 부담이 되지만 잊지 않는 말이다. 뮤지컬과 TV를 함께 병행해서 무척 바쁠 거 같다. 이 작품 연습할 때는 낮 1시부터 밤 10시까지 뮤지컬 연습을 하고, 무한도전 때문에 새벽 3시까지 다시 연습을 했다. 그러고 나면 정말 녹초가 된다. (무한도전 어떤 연습이냐고 묻자) 그건 아직 말할 수 없다(웃음). 뮤지컬 못지 않게 연습을 해야 하는 것만 알아달라. 그게 끝나면 또 뭔가를 배워하고… 항상 배움의 연속이다(웃음). 무한도전은 적당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멤버들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많이 뛰어다닌다. 나도 좀 쉬어야 할텐데... 그런데 또 좋은 작품이 나타나면 그게 쉽지 않다. 일과 건강 사이를 조율할 필요성을 정준하씨 본인이 느끼고 있는 건가. 건강관리는 어머니가 매일 만들어주시는 생강차와 비타민을 먹는 정도…. 스스로 느끼기에도 난 다른 사람에 비해 일 욕심이 많다. 쉬어야 한다고 하면 정말 지켜야 하는데 귀가 얇아서 주위에서 뭐라고 하면 결심이 흔들린다. 성격이 그렇다. 다른 사람 말을 잘 믿고 흔들리고 ...(웃음). 성격이 소심하단 말을 하던데…(웃음). 많이 소심하다. 뭐…. 이것 저것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누가 주위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민감한 편이다. 잘 삐치거나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뽀글이 머리 스타일도 유재석씨가 바꾸지 말라고 해서 안 바꾸고 있다. 스타일 한 번 바꿀까 고민 중이다. (거울을 보며) 사실 파마가 다 풀려서 그렇지 다시 뽀글뽀글하면 볼만하다(웃음). 앞으로 계획을 말해달라. 우선 내년 2월까지 [헤어스프레이]에서 에드나 역할 열심히 할거다. 워낙 재미있는 작품이라 지인들이 보고 ‘대박날 거 같다’고 말하더라(웃음). 틈나는 대로 다른 뮤지컬도 많이 볼 생각이다. 전부터 대학로 등지의 소극장 뮤지컬을 재미있게 봐왔는데 대극장보다 소극장 뮤지컬이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다. 그리고 무한도전의 쉽지 않은 프로젝트로 해나가야 하고 드라마도 생각 중이다. 건강을 챙길 것인가 일에 대한 욕심을 챙길 것인가 아직도 고민 중이다. 사실, 이거 저거 떠나서 여행가고 싶은 마음도 크다. 아무튼 정준하표 에드나 기대해달라.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사진제공 : 신시뮤지컬컴퍼니
2007.11.21 / 조회 2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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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프레이] 유쾌한 코미디의 진수, 한국 초연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한국 초연이 오는 11월 16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는 1960년대 초반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유행과 열정을 유쾌하게 이야기 하는 작품. 뚱뚱하고 못생긴 주인공 트레이시가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 시대 젊은이들의 문화와 열정을 담아 화려한 코미디로 선보인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여겨 볼 요소는 캐릭터다. 여느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예쁘고 날씬한 캐릭터가 아닌 뚱뚱한 외모에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여주인공이 등장하기 때문. 거기에 주인공의 엄마 역으로는 거구의 남자 배우가 여장을 하고 굵은 남자목소리로 본인이 트레이시의 엄마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며 관객들을 요절복통하게 만든다.
기존의 뮤지컬들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찾아내기 위해 수 차례에 걸쳐 오디션이 진행되었고, 결국 오디션에서 찾지 못한 배역은 또 다시 섭외에 섭외를 거듭하는 난항 끝에 극적으로 배우진이 구성되었다고.
이번 한국 초연에는 정준하, 김명국이 이 작품의 극적 재미를 끌어올리는 트레이시의 엄마역인 에드나로 분하고,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신예 왕브리타와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방진의가 뚱뚱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트레이시역을 맡았다. 그 외에도 김호영, 고명석, 신영숙, 이계창 등 조연들과 오디션을 통과한 앙상블들이 함께 한다.
[헤어스프레이]는 미국 괴짜 감독으로 불리는 존 워터스(John Waters)의 동명 영화(1988)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02년 6월 시애틀 5th 애비뉴에서 처음 소개 된 후 3개월 만에 브로드웨이에 입성, 평단의 호평을 휩쓸며 2003년 제 57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뮤지컬 상, 극본상을 비롯 8개 부문을 거머쥐었다. 뮤지컬의 성공에 힘입어 다시 영화로 제작되어 (존 트라볼타, 미쉘 파이퍼 출연. 2007년) 되기도 했다.
글: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2007.10.29 / 조회 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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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유린타운]
모든 뮤지컬은 해피엔딩?
NO!! 자유는 각자의 몫!
그것이 진정한 해피엔딩
뮤지컬 [유린타운]은 모든 뮤지컬들의 70-80%가 해피엔딩에 반해 해피엔딩이 아닌 애매모호한 문제를 제시하는 데에서 끝나고 만다. 분명히 뮤지컬 [유린타운]은 오프닝으로 시작하여 쉴 사이 없이 달려간다. 극의 마지막까지 헐떡거리고 달려와서 관객들에게 뮤지컬 [유린타운]의 해피엔딩의 몫을 돌린다. 아! 이런 답답함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았던 것을 일순간에 무너뜨리게 하고 뮤지컬 [유린타운]의 공연장을 뒤로 하고 나오면서 과제물을 안고 나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만큼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팽팽히 맞서고 있는 정치적인 갈등과 저소득층 및 밑바닥 삶과 부를 거머쥐고 세상을 장악하는 세력의 끝없는 투쟁을 이야기한다.
뮤지컬 [유린타운]은 ‘오줌마을’에 관한 이야기이다. 화장실 이야기. 팜플렛을 뒤져보면 원작자 그레그 커티스가 유럽여행을 하던 중 모든 돈을 다 써버려서 여행 막바지에 집에 돌아가는 비행기 값이나마 잃지 않기 위해 기차역이나 공원에서 선잠을 자야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의 룩셈부르크 공원을 지날 때 참지 못할 정도의 소변이 마렵게 되자 공원 내에 있는 유료 화장실을 사용할 것인지 저녁식사와 용변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식당을 가기 위해 몇 시간을 참아야 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되었다 한다. 그 때 생각한 것이 도시 내의 모든 화장실들이 독점적이며 심술궂은 조합에 이해 운영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생각했고, 시민에 대한 억압과 투쟁, 환경과 복지의 증진 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극작가는 모든 사물들이나 환경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가 보다. [뱃보이]도 그렇고, [유린타운] 역시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여하튼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서 참 대단한 뮤지컬 하나가 탄생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뮤지컬 [유린타운]은 1999년에 처음 올려졌고, 2001년 5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다시 막을 올린 후 2001년 9월 브로드웨이에서 2004년 1월까지 성황리에 공연되었다. 2002년 토니상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작곡상 등 주요 3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이다. 한국에선 2002년 8월에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2003년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는 베스트 외국 뮤지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뮤지컬 [유린타운]은 물 부족에 시달리는 가상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화장실 사용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도시의 시민들은 정부가 공인한 기업 ‘유린 굿 컴퍼니’가 독점하고 있는 유료급수를 이용해 생리현상을 해결하며 살고 있다. 돈을 내지 않고 정해진 장소 이외의 다른 공간에서 용변을 보는 사람들은 체포돼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유린타운’으로 보내진다. 그 때문에 아버지를 잃게 된 주인공 바비와 시민들은 ‘자유롭게 오줌 눌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봉기한다. 그 와중에 ‘유린 굿 컴퍼니’ 사장 클로드웰의 딸 호프가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아 일을 하게 되지만 사악함과 그의 비리를 알게 된다. 처음 만난 바비와 호프는 사랑하게 되고, 이곳에서도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 그러나 한 사람 한 사람씩 죽고 죽이는 순서를 밟고 있다. 바비 스트롱은 사람들이 돌아올 수 없는 ‘유린타운’이라는 존재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때는 이미 늦고 그는 주검으로 발견된다. 인질이었다가 시민들 앞에 선 호프는 ‘유린 굿 컴퍼니’에 대항하여 싸우게 된다.
이야기는 엄청난 복선과 줄거리가 엉켜 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의 축은 간결하게도 선과 악의 대립관계로 선을 보인다. 바비 스트롱스와 클로드웰. 분명 바비는 순진하고 순수한 맛을 가지고 있다. 호프에게 반하여 사랑을 느끼는 감정도 순수하고 불합리한 정책에 항거해서 자진하여 혁명을 일으키는 열정도 가족 있다. 그러나 그 순수함이 죽음으로 몰고 간다. 클로드웰은 유료 화장실을 독점 운영하는 기업의 사장이다. 부의 창출을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다. 하지만 나쁜 사람만은 아닌 듯 한 것이 그의 행동은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고 분명한 사유가 있다. 그러나 그런 행동들로 인해 그도 죽음을 피해가지는 못한다. 선과 악으로 불리하기에는 무언가 서로에게 부족한 면이 있다. 이 부분을 호프와 페니와이즈가 메워주고 있다. 페니와이즈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 공공 화장실의 요금을 걷는 화장실장이다. 항상 원칙대로만 행동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살게 놔두지는 않는다. 클로웰의 아이를 가졌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호프 클로드웰은 클로드웰의 딸로 세상에서 가장 비산 대학을 다녔다. 순진무구함의 극치를 달리고 세상이 온통 핑크빛인줄 알고 있는 인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온실 속 화초같지만 결정적인 순간 엄청난 리더쉽을 발휘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게 된다.
뮤지컬 [유린타운]의 마지막은 자유를 이야기한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희생과 대가가 따른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의 선택과 과제물을 한 움큼 던져준다.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 중에 하나인 것처럼 던져지게 되는 것이다.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속박과 투쟁. 그리고 희생. 마침내 얻어지는 ‘자유’를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음악이 예사롭지 않다. 랩, 가스펠, 재즈, 흑인영가, 컨트리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혼합되어 있는 뮤직 넘버들은 어쿠스틱 악기들로 구성되어 있고 2층 쇠창살 감옥 안에 마련된 연주박스는 흥미로운 연출이 아닌가 싶다. 또한, 무거운 주제이지만 이 모든 것이 페러디나 웃음 위트가 있는 대사와 내용으로 가득차있다. 상당부분 [햄릿]의 이야기를 닮아 있고, [레미제라블]의 앙졸라와 두따르는 혁명군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서푼짜리 오페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Tonight’ 장면까지 페러디를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는 구석은 이것만이 아닌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있는 작품이다. 물론 정서상에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조금은 다른 면들이 많겠지만 우리식으로 약간은 바꾼 흔적이 보여 재미를 더 한다. 물론 의도이겠지만 요즘 유행하고 있는 언어들도 양념처럼 들어가 있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미를 선사한다.
뮤지컬 [유린타운]에서 앙상블이 보여주는 힘은 크다. 1인 몇 역들을 하면서도 각 캐릭터에 맞게 변신에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바비 역에 이학민은 약간 불안하게 보이지만 전체로 끌고 가는 느낌은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느끼게 해준다. 많은 가능성을 가진 배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명석은 [더싱어바웃맨]의 이미지를 벗고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페니와이즈의 김경선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녀로서는 대단한 도전의 기회가 되었을 이번 작품이 못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김경선 그녀가 가지고 있는 연륜이라는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한계라는 것이 보인다. 나이의 한계. 그 뿐 흠잡을 데 없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클로웰의 이병준은 ‘각기’를 아는 배우이다. 자신이 어디에서 각기를 하면 위트가 되는지 안다고 할까? 그의 장기를 백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한 사람은 록스타를 맡고 있는 방정식이다. 극의 사회자이자 경찰로 극 안과 밖을 잘 구분하여 배우의 노련함을 보여주고 있다. 코믹연기의 달인인 듯한 바렐순경의 이동근도 눈에 띄는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리틀샐리의 임은영도 영악하면서도 순수한 어린아이의 역할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이렇게 [유린타운]은 순항하고 있는 중이다. 이 공연은 2월 5일까지 신시뮤지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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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신씨 뮤지컬 컴퍼니 제공
2006.01.18 / 조회 17,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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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al [유린타운]]<br> 고명석, 김경선 우리는 친구
뭐라고요? 동갑이예요!그렇게 안 보이세요? 동갑이 아닌 줄 알았다. 물론 전 작품에서 맡았던 역할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동갑의 나이는 아니라 생각하고 있던 터라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유린타운]에서 고명석과 김경선이 만났다. 그 전에는 [더 씽 어바웃 맨]에서 나이에 맞지 않게 연륜이 느껴질 정도의 연기를 선보였던 고명석과 김경선이 처음 만난 것은 [더 씽 어바웃 맨]을 연습할 때부터라고 한다. 김경선 같은 부산 출신이고 동갑이예요. 고명석 생긴 것도 닮고, 하는 짓도 같고요. 김경선 다 닮았다고 그래요. (사이, 김경선을 향해) 네가 손해야 바보야. 고명석 어? 그런가? 김경선 멘트(이들이 멘트라고 외치는 것은 무엇인가 마무리가 안될 때 궁여지책이라 는 뜻으로 ‘멘트’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러저러.. 고명석 이런. 주위 사람들은 ‘둘이 만나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친구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한단다. 그럴 정도로 그녀들은 친하지만 [더 씽 어바웃 맨]에서 만났고 같은 작품을 하면서 더욱 더 친해졌다. 거기에 고향도 같은 부산이고 동갑이고, 서로의 생긴 모습은 다르지만 성격들도 서로 같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쉽게 친해졌다고 한다. [더 씽 어바웃 맨] 공연 때 고명석의 친구들이 김경선을 붙잡고 배역을 한 번만 바꾸어서 해봐 달라고 할 정도로 김경선이 맡았던 역할의 성격이 고명석의 성격이라고 한다. 루시의 역할이 명석으로서는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배운 것이 많았다고 한다. 고명석 [더 씽 어바웃 맨]에서 경선씨가 짧게 짧게 임펙트있게 연기를 했어요. 저는 간지러워 죽을 뻔 했어요. 성격과 틀려서요. [렌트]의 머린 성격과 비슷해요. 김경선 저와 성격이 같아요. 그래서 금방 친해진 것 같아요. 인상이 서로 강하잖아요. 그래서 알고보니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친해졌죠. 고명석 머린이나 패티도 아니고 그나마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라고 말한다면 호프예 요. [유린타운]에서 나오는 여자아이인데. 김경선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단순하면서도 띨한. 공주는 아니고 너무 순수해서 맹 하게 보이는....고명석 아니 공주는 아니고 김경선 [더 씽 어바웃 맨]하면서 그래도 점쟁이 역할을 할 때가 제일 편했어요. 가수 는 섹시하게 하느라고 힘들었어요.^^ -.- 그녀 둘이 만나면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참 나이라서 할 말도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경선은 [뱃보이]까지 1인 다역을 소화해 내는 다재다능한 배우라는 평을 받고 있다. [뱃보이]를 할 때에는 노래하는 것도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체력도 많이 떨어져서 체력 보강을 먹는 것으로 했더니 살이 쪘다고 한다. 둘은 단짝이면서 작품을 하는 동료배우로 좋은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고명석 초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중학교때 뮤지컬을 하고 싶었죠. 부산이라서 문화적인 환경을 접해 뮤지컬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단지 연기와 춤 그리고 노래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언니에게 물어보았다가 그것이 뮤지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뮤지컬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그녀는 심리학을 전공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재즈 레슨을 받았다. 1년 동안 휴학하고 춤과 노래를 배웠다고 한다. 하면 할수록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고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지만 평생 시도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그리스]였다. [그리스]에서 패티와 마티의 역할을 했고 [렌트]에서 머린, [노틀담의 꼽추]에서 에스메랄다 커버로 [더 씽 어바웃 맨]에서 루시 그리고 [유린타운]에서 호프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김경선 고등학교 때 청소년 극단에서 연극을 했고, 대학교 3학년 때 처음 뮤지컬을 맛보았어요. 그녀는 2003년에는 부산MBC가 주최한 부산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해 6월 [지하철 1호선]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고, [더 씽 어바웃 맨]에서는 13가지의 역할을 하는 끼를 보여주었다. [뱃보이]에서도 1인 다역으로 발굴의 솜씨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유린타운]에서 패니와이즈의 역을 맡았다. 동갑이면서 김경선은 호프의 숨겨진 엄마의 역할을 하게 된다. 아름답게 자라 사랑도 혁명도 하게 되는 호프의 역할은 고명석이 맡는다. [유린타운]은 ‘오줌마을’이다. 화장실 이야기이다. 물 부족으로 황폐해진 도시. 시민들은 정부가 공인한 기업 ‘유린 굿 컴퍼니’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유료급수를 이용해 생리현상을 해결하며 살고 있다. 돈을 내지 않고 정해진 장소 외 다른 공간에서 용변을 보는 사람들은 체포돼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돌아오지 못하는 유린타운으로 보내진다. 그러던 어느날 유린 굿 컴퍼니가 화장실 사용 요금을 대푝 인상한다. 이에 흥분한 군중들은 대규모 폭동을 일으킨다. 수많은 희생 끝에 군중들은 원하는 때 언제든지 무료로 화장실을 사용할 권리를 획득한다. 하지만 이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유린타운]에서 김경선은 ‘유린 굿 컴퍼니’ 사장의 내연의 여자고 호프를 낳았다. 호프는 고명석이 분한다. 패니 와이즈는 자신을 신분을 숨기고 살고 있다. 제일 좋지 않은 화장실의 실장으로 열연한다. 김경선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워낙 특이한 것들을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즐기죠. 하하하. 사실은 [유린타운]의 패니 와이즈는 부담스러워요. 문희경 선배님이 다져 놓으신 캐릭터가 있어서 부담스럽죠. 제 나이에 40-50대 아줌마 역할을 하게 되니까 애매하더라고요. 그러나 그녀는 천연덕스럽게 패니와이즈로 무대에서 그 끼를 발산하고 있는 중이다. 고명석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작품 중에 하나가 [유린타운]이었는데 지금 소원을 이루고 있어 행복하다 하낟. [그리스], [렌트] 등 그녀가 하고 싶었던 작품을 모두 했던 고명석은 나이가 들어서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하고 싶어했다. 5살부터 노인까지 연기하는 연륜이 쌓인 연기를 보이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 한다. 고명석 [유린타운]의 매력은 예측을 못하는 것. 묘한 양면성을 가지면서 사람들이 옳고 그르다의 흑백논리를 전혀 생각할 수 없게 가치가 애매하게 흘러가는 것이 매력이예요. 극의 결론도 ‘과연 뭐가 옳았던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하고, 캐릭터 하나하나도 이런 줄 알았는데 다른 모습을 보이고 하는 것이 매력이예요. 김경선 새로 시작한 [유린타운]은 배우들이 다르고 분명히 다른 에너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해요. 그전의 [유린타운]은 연륜이 배어 나왔다면 저희는 젊은 사람들이라서 에너지로 몰아서 재미있게 보시고 가시게 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선배들과 후배들의 따뜻한 만남과 연습을 한 후 그들은 무대에서 젊은이의 열기를 한껏 뿜어내고 있다. 둘에게 마지막으로 [유린타운]을 보러 오시는 관객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고명석, 김경선 [유린타운] 많이 보러 와 주세요. [유린타운]에서 열연을 보이고 있는 고명석, 김경선은 부산출신에 동갑 친구이면서 배우로 동료이다. 그들의 우정이 소중하게 지키면서 무대 위에서 더욱 더 빛나는 배우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게 되었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2005.12.29 / 조회 16,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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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샵 오브 호러스 >의 김학준
무대 위에서의
조화를 아는 배우 김학준
“작품이 좋았습니다. 대본을 4월에 받았었는데 받자마자 5시간 동안 CD를 들으면서 즐겁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뮤지컬이 장점들이 많은데 특히 는 드라마가 강한 장점이 있어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김학준은 의 대본을 접하면서 흥분되었다고 한다. 음악도 좋은데다 집중이 잘되는 것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고 한다. 배우는 언제나 그렇듯이 대본을 처음 대할 때 가슴 뛰게 하는 무엇인가가 생긴다. 그림이 그려지는 그런 설레임이라고 할까? 대본 읽고 노래를 다 듣고서 제작사에 곧바로 전화해서 하겠다는 말을 했다 한다. 그렇게 할 만큼 가 드라마가 강한 무언가 끌리는 만의 매력이 있었던 것이다.
에 출연중인 김학준은 , , 등의 작품에 참여하였고, 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면 재미있고 드라마가 강한 작품들에 모두 출연했다는 것이다. 김학준이라는 배우를 뮤지컬 무대에 세워 주었던 작품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뮤지컬 경력 10년이다.
김학준은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난 후 음악을 시작했다. 음악을 시작해서 몇 해 안지나 목을 심하게 다치게 되는 사건을 경험한다. 기계에 의존하게 된 김학준은 음악을 포기하고 1년 동안 방황했던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음악이 저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어요. 그 때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1년을 허송세월을 보냈죠. 딱 1년 후에 정신을 차렸죠.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를 하고 있었어요. 제가 음악을 포기한 것이 아니었어요. 하늘이 주신 기회였죠.”
어릴 적 수학을 잘 했는데 국어는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은 이과를 택했었는데 거꾸로 김학준은 일 플러스 일은 이가 아닌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는 뮤지컬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작품만 하다가 작년에 송원대 뮤지컬과 1기로 입학했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실기 위주의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에 열심히 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연출 선생님 보고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야’ 라고 다짐을 했죠. 연습을 지독하게 시키는 연출을 만났으니 말이죠. 너무 지쳐서 힘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시간이 지나 공연이 올라가고 난 후 마음이 바뀌었어요. 너무 좋은 연출 선생님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좋은 배우이고 연출 선생님이죠. 정말 대만족입니다.” 이항나 연출에 대한 이야기이다. 양소민이나 김학준과 인터뷰를 할 때 공통으로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모두 연출에 대한 생각이 같다는 것이다. 연출 이항나의 배우 출신의 연출이라는 장점이 작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가 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 방법까지 알고 있는 연출에게 의 배우들은 한 수 배운 셈이다.
“오드리를 맡고 있는 소민이와는 의 인연이 있어 호흡에 있어서는 잘 맞았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배우간에 이야기가 많으면 연기하기에도 힘들지 않거든요.” 김학준은 모든 배우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의 오랜 습성일 것이다. 무대 위에서 함께 호흡해야 하는 뮤지컬 작업에서 혼자만이 해서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김학준은 끊임없이 이야기로 풀고 있었다. 오드리풀도 마찬가지였다. 목소리 연기자 김태희와 오드리풀을 움직이는 엔지니어와 많은 시간을 같이 했다. 리딩이 중요했었다. 사람끼리의 상대하는 역이 아니고 제작기간이 있기 때문에 리딩이 중요했다고 한다. 연습 때 김태희와 엔지니어와 호흡이 끊어질 세라 눈을 보고 연기했고 모니터를 했다. 그 결과 시모어와 오드리풀은 호흡이 잘 맞는 연인과도 같다.
“목이 견뎌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두 달 가량의 공연에 시모어역은 저 단 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부담이 많았죠. 그런데 목은 견뎌내는데 체력이 문제예요.(웃음) 그런데 즐거워요. 장기공연이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어요. 그래서 체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김학준은 에 빠져 헤어나오지 않고 있다. 마치 오드리풀에 빠져 헤어나오지 않았던 시모어처럼.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해요. 방송과는 틀려요. 무대에서 컨디션에 따라 틀려질 때도 있지만 무대에 배우로 서서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때가 배우에게는 큰 힘인 것 같아요.” 엽기, 발랄, 판타지 스타일의 에서 시모어의 김학준은 그렇게 박수 받고 좋은 결과와 평가를 내려 주는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는 그 누구나 그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임을 주지 시킨다.
“연습할 때는 제작품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관객의 작품이 됩니다. 단순히 번역극이 아닌 우리 정서에 맞고 우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공감하고 스트레스 풀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배우와 스텝의 살입니다. 그런 작품을 함부로 만들었겠어요? 저희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많은 박수와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끝 인사가 인사만이 아닌 의 모든 배우와 스텝의 이야기만 같다. 김학준의 삶은 순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순탄한 구석도 별로 없다. 그는 배우가 하고 싶어서 배우를 택했고 지금까지 무대를 떠나지 않고 열심이다. 시모어의 여리고 작은 어깨를 툭툭 두들겨 ‘힘내!’ 한마디 건넨다. 시모어는 또 힘껏 무대에 지치지 않고 뛰어 오르겠지. 오늘이 지나고 내일 또 김학준은 열심히 몰입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한다. 그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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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2005.06.24 / 조회 1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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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샵 오브 호러 양소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오드리
뮤지컬 배우로 종횡무진 했던 양소민은 작년 ‘Som In’이라는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에 나섰다. 뮤지컬 배우가 가수활동을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수활동을 하면서 뮤지컬 배우를 하는 사람들은 많았었다. 그러나 그녀는 뮤지컬 배우로 가수활동을 선언했던 것이다. “음악방송 등 노래는 알려 졌고, 뮤직비디오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음반시장이 좋지 않아서 활동을 그다지 못했죠.” 그녀는 당당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양소민은 에서 오드리 역을 맡고 있다. 그녀는 활달하고 착하고 순진하면서도 어딘지 슬퍼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는 귀엽기 짝이 없다. 오드리 역에 딱 맞는 여배우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드라마가 강한 뮤지컬을 좋아하는 편이예요. 그래서 그런지 가 좋았어요. 화초와 시모어 사이에서 부와 명예를 가지기 위해 순수했던 사람이 어떤 유혹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면서 결말이 어떻다는 것이 드라마틱 하잖아요.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할 때 거리낌이 없었던 것 같아요.” 를 처음 대면하는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연출 이항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항나’라는 배우로서 좋고 같은 여배우이고 배우라서 배울게 많았다는 점도 장점 중에 하나라고 한다. 연습하면서 많이 도와주었다고 한다. “전 시상식에서 배우들이 연출선생님을 이야기하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하잖아요. 그 말을 들으면서 ‘저 말을 왜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도 그럴 것 같아요. 배우라서 그런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여배우로 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 부분들을 가르쳐 주셨어요.”
양소민은 97년 에서 페기역으로 시작하였다. , , , , 등에서 여주인공역을 톡톡히 해내었다. “관객들은 의 유미리 역을 할 때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에서 킴역 같은 역할이 몰입하기도 쉽고 좋아요.” 소민은 다른 인생을 연기한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배우면 다 그런 마음은 가지고 있겠지만 소민은 욕심을 낸다. 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후진 동네에 사는 평범한 여자 ‘오드리’를 소민은 공주과가 아닌 멍청함을 무기 삼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을 선택한다.
시모어의 김학준과의 인연은 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것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는 소민의 말이다.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편하게 연습하고 무대에 서고 있단다. “학준오빠는 상대배역에게 배려를 해주는 배우예요. 함께 연습하는 스타일이죠. 그래서인지 호흡이 잘 맞아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해야 놓치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어요.” 소민은 에 같이 동참하고 있는 연기를 너무도 잘 하는 배우들만 있다고 자랑하기에 바쁘다. 드라마가 강한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무대가 안정적이고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 에너지를 뿜어내는 깊이와 넓이가 넓어진다는 것이다. 소민은 에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역시 욕심이 많은 배우는 어딘지 모르게 다르다.
는 뮤지컬에 욕심이 많은 배우들이 모였다. 아니 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해야겠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연습은 치열했고 리딩에 들어 간지 2주 만에 리허설을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 빨리 디테일 작업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연출 이항나 때문이다. 소민은 배우들이 연출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고 한다. 배우가 믿고 따를 수 있게 그 열의가 대단했고, 밤 세워 장면들을 모두 정리해 아침마다 와서 반복에 반복의 작업을 했다고 한다.
“2005년이요? 2집 준비하고 가 내년까지 공연되면 좋겠어요!” 뮤지컬 배우로 가수로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도 하고 싶었고, 에서 킴 역할도 하고 싶어 했다.
“가수로 무대에 서게 되면서 느낀 건데 콘서트 장에 오시는 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보고 싶어 오잖아요. 그래서인지 마음이 열려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환호하고 동화가 돼요. 그런데 뮤지컬 배우들은 힘든 게 있어요. 관객들의 마음을 열어 함께 어우러지는 것까지 배우의 몫이라 힘들죠.” 소민은 마음을 열고 뮤지컬을 보러 와 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는 주제가 무겁다. 그러나 쉽게 풀어 헤쳤다.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주길 바랬다. 그리고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 버리길 바라고 있었다. 앞으로 소민의 활동을 기대해 보며 인터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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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김형준 (C&Com 팀장 rickynim@hotmail.com)
2005.06.17 / 조회 13,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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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샵 오브 호러스 >
호러 ~ 공포! 납량특집...
매해 여름이면 극장가나 텔레비전에서 무수히 많이 보고, 듣는 친근한 단어다.
이젠 뮤지컬에서 듣는다.
잠시나마 뜨겁고 따가운 햇볕을 잊게 해줄 안성맞춤의 작품 호러 코믹 뮤지컬 .
이 작품은 일단 소재가 엽기적인 호러다.
식인종, 식인 상어는 종종 들어봤지만 여기엔 좀 새롭게 느껴지는 식인 식물이 있다. 소재만으로도 구미가 당겨 보기를 자청한 작품이다.
누군가의 손길이나 보살핌이 없으면 이내 시들어 버리는 식물, 한없이 나약해 보이기만 하던 식물이 여기에선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인간의 살점을 뜯어 먹어야 사는 것이다. 이 무서운 식물은 한없이 나약하고, 가난한 한 인간에게 나타나 인간들의 부와 명예에 대한 탐욕을 부추기며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기 시작하는 것이다. 작은 꽃가게의 힘없고, 가난한 점원 시모어를 통해서 말이다.
시모어는 짝사랑하는 여인 오드리를 생각하며 그 무시무시한 식물에게 ‘오드리2’ 라는 예쁜 이름까지 지어준다. 처음엔 작고 예쁜 화분 안의 오드리2가 물이 아닌 피를 먹고 부쩍부쩍 자라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듣고, 생각해야 할 내용은 단지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식인식물이 아니라 물질적인 풍요, 화려한 겉모습 속에 무너져버리는 한 인간이다.
'호러'라는 테두리 안에 담겨진 ‘진짜 알맹이’ 였다고 나 할까? 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유라고나 할까?
끝없는 인간의 욕심, 그 욕심의 노예가 되어 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 말이다.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호러라는 장르는 다소 겁을 주지만 그 , , 의 작곡가 알란 멘켄의 음악은 공포의 전율이 아닌 달콤한 음악의 선율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또한 시모어 외에도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해 사는 예쁜 아가씨 오드리와, 이기적인 듯 하지만 인간의 양심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꽃집 주인, 미치광이 같은 캐릭터의 오딘, 그리고 세 명의 코러스들을 통해 갖가지 유형의 인간들을 보는 것 역시 작은 재미다. 모든 배우들은 자기 몫을 잘 소화해 낸다.
그리고 ‘오드리2’역을 맡은 배우, 출연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망설이지 않았을까 싶은 그 배우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작품의 드라마, 춤과 노래에 빠져들어 즐기다 보면 순간 호러 뮤지컬이라는 걸 잠시 잊게 된다.
한참을 보다가 ‘이게 호러 뮤지컬 맞아?’ 하며 순간의 의심이 스치는 순간, '그 무언가'에 의해 ‘아! 호러 맞아!’ 라고 비명 같은 탄성을 지르게 되는 것이다.
는 ‘호러 뮤지컬’이 맞다.
물론 여러분께 ‘그 무언가’를 밝혀드릴 수 없어 안타깝지만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혹시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이 있다면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은 절대 ‘그 무언가’는 비밀에 붙여두시길 바란다.
이 작품을 보러 가야 할, 봐야 할 많은 분들을 위해서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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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KBS 작가, kumiko72@hanmail.net)
2005.06.08 / 조회 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