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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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 그리고 삶에 대한 물음…박근형 신작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 리뷰
빈집이 많은 한 시골마을, 세월의 때가 탄 낡고 작은 기와집이 무대 한 가운데 놓였다. 마당 한 켠에는 수압이 약한지 늘상 쫄쫄대며 물을 뱉어내는 수도관이 서 있고, 그 옆엔 폭염 속에 새끼를 배어 애처롭게 낑낑대는 노견 한 마리가 있다. 이 집의 주인은 한 평생 밭만 일구며 살아온 창호 부부다. 얼마 후, 별다른 일이 없을 것만 같던 이 마당이 뜻밖에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이 집에 모여든 인물들은 서울에서 교수 겸 방송인으로 승승장구하다 사고를 치고 이혼까지 당해 집에 내려온 창호의 아들 재철, 창호의 도박꾼 동생 창식과 그의 친구 거북이, 창식의 아들이 무책임하게 버리고 떠난 여자 경애와 그녀의 아기다. 여기에 이 집의 사정을 뻔히 알면서 우편 배달을 핑계로 걸핏하면 찾아와 동정인지 조롱인지 모를 말들로 속을 긁고 가는 재철의 후배 명환,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하겠다며 찾아온 재철의 아내 은희까지. 이들은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아버지’,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등을 작/연출했던 박근형 연출이 신작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에서 탄생시킨 인물들이다.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창식이 친구에게 연두부를 받아먹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극은 얼핏 도시 속 분주한 현대인의 삶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요즘은 카카오란 걸로 택시를 부른다”며 철 지난 폴더 폰으로 택시를 호출해 타는 두 장년 남자의 모습이 시대를 비껴간 듯 생경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관객은 이어지는 극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이 바로 최근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어떤 사건과 놀랍도록 닮아 있으며, 고즈넉한 시골 마당에서 펼쳐지는 이 이야기가 실은 속죄와 삶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전작들에서 삶의 여러 풍경을 생생한 대사와 인물로 압축해 그려냈던 박근형 연출은 이번 연극에서도 꼭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 법한 인물들을 무대로 소환했다. 도박꾼의 세계에서는 나름 위세 등등한 사내지만 아들이 버리고 간 여자를 차마 뿌리치지 못하고 고향에 데려가는 창식, 영악하다고 욕하던 며느리가 막상 찾아오자 그저 미안함에 눈물 흘리며 나물보따리를 쥐어주는 창호의 아내, 그렇게 대책 없고 무능하거나, 혹은 이기적이고 모순되면서도 동시에 마지막 인간다움을 버리지 않고 삶을 꾸려가는 인물들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이 어려있는 연출의 시선은 그대로 따스한 유머로도 이어진다. 막걸리를 권하는 어른에게 손사래를 치면서도 어느새 그것을 텀블러에 따라 담는 명환이나, 아들 재철에게 “네가 강용석이라도 되냐”며 버럭 소리치는 과묵한 창호의 모습 등을 보며 객석에 앉은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은 자주 웃음을 터뜨렸다.
이 연극의 제목처럼, 때때로 삶은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기만 한 고역의 나날로만 느껴진다. 감당하기 힘든 사건들이 벌어졌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잘 나가던 아들의 추락으로 온통 마음이 무너진 창호의 아내가 도박꾼 조카 덕에 맞게 된 조카며느리와 손주를 보며 본능적인 기쁨과 사랑을 느끼고, 누군가가 극심한 고통 속에 생과 사를 오갈 때 마당 한 켠에선 강아지들이 태어나는 것처럼, 생은 고통과 기쁨이 나날이 교차하는 신비한 생명의 장이자 희비극이 교차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바로 그런 삶의 진실을 이 연극은 덤덤히 이야기한다.
지난해 공연계에선 한차례 거센 '미투' 운동이 일었다. 한국 공연계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꼽히는 박근형 연출은 그 가운데서 가해자로 지목된 선후배들의 여러 대응과 피해자들의 눈물을 목격했을 것이다. 이 연극은 그 과정에서 박근형 연출이 이어왔을 성찰의 한 결과물로도 읽힌다.(극의 중요한 결말을 미리 밝힐 수 없어 그 연관성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기로 한다.)
물론 그가 이 극의 결말을 정답으로 제시했으리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제각기 불완전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한 인간 군상을 연민의 눈으로 그려낸 이 극의 충격적인 결말은 쉽게 가시지 않는 울림을 남긴다. 죄는 어떻게 씻길 수 있으며,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또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을 작가는 이 한 편의 작은 연극을 통해 우리에게 묻고 또 말을 건네고 있다. 방은희, 강지은, 성노진, 서동갑, 이봉련, 오순태, 이호열, 김은우, 한충은, 유호식, 이상숙 등의 열연으로 완성되는 이 공연은 오는 21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극단 골목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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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 조회 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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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삶을 굴러가게 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연민” ‘베니스의 상인’ 박근형 연출
그는 마냥 듣기 좋은 이야기, 보기 편한 극을 만드는 창작자는 아니었다. 상실로 얼룩진 가정, 부조리 위에 위태롭게 건설된 사회, 그 안에서 소리없이 일그러져 각축하고 아우성치는 인간들의 모습을 매섭도록 치밀한 눈으로 그려내 보는 이의 폐부를 찔렀다. 그러나 동시에 따스한 온기가, 또한 능청맞은 위트가 버무려진 그의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 위에 제각기 다른 무늬의 희로애락을 새기며 지나온 우리들의 모습을 울고 웃으며 돌아볼 수 있었다.
연극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아버지’,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등을 통해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자리매김한 박근형 연출이 이번에는 뮤지컬 무대를 이끈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오는 2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베니스의 상인’으로, 셰익스피어가 남긴 고전 명작을 박근형이 각색/연출하고 김성수 음악감독, 홍유선 안무가, 오필영 무대디자이너 등이 참여하는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은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말을 건넬 것인지, 14일 만나 물었다.
Q 원래 대본의 상당 부분을 연습실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가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그렇게 하긴 힘드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찾아보니 ‘위대한 캣츠비’ 이후 약 11년 만에 하시는 뮤지컬이던데요.
여러 파트가 협업해야 하니까 제가 동료들과 하던 중구난방식으로는 할 수가 없죠(웃음). 대본을 작년 말에 정리해서 극단 단원들과 음악 선생님한테 보여줬어요. 실제 연습은 2달 조금 넘는데, 준비과정은 작년 겨울부터니까 꽤 된 셈이죠. 한진섭 단장(서울시뮤지컬단)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이것저것 조율해주시고 제가 기댈 곳을 마련해주세요.
Q 원작이 셰익스피어가 쓴 ‘베니스의 상인’인데, 어떤 방향으로 각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든, 우리 나라 작가의 작품이든, 그 공연을 보는 사람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잖아요. (작품과 관객 사이에) 이질적인 정서가 있으면 안 돼요. 2019년을 살고 있는 관객들이 봐도, 또 셰익스피어 시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사람이 봐도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리고 과연 ‘베니스의 상인’에서 말하는 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질문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며 썼어요.
저는 샤일록이라는 사람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잘못한 게 없다고 봐요. 자신이 살면서 당했던 차별에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런 일이 벌어지긴 했지만, 나름의 정당성은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일록이 악인처럼 취급받고 모든 재산을 빼앗기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샤일록이 좀 불쌍해요. 물론 도덕적으로 볼 때 샤일록은 하자가 있는 사람이죠. 몰인정하기도 하고.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가진 것이 다 사라져 버릴 때 그가 느끼는 상실감을 관객들이 이해해줬으면 해요. 그런 부분을 좀 더 부각하고 싶었어요.
서울시뮤지컬단 ‘베니스의 상인’ 연습 장면
Q 김성수 음악감독과의 작업도 기대됩니다.
어마어마한 분이시더라고요. 음악하는 사람들이 천재 아닌 사람이 없긴 하지만, 재주가 어마어마하게 뛰어나더라고요. 그 머릿속은 알 수가 없지만, 뭔가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나 봐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곡이 한 방에 나와요. ‘이 장면은 어떻게 넘어가지’하고 고민할 때 감독님이 가져온 음악을 들으면 해결될 때가 많아요. 음악이란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대본은 셰익스피어가 이미 써 놨고, 저야 관객들이 어떻게 하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을지 생각해서 그걸 좀 쉽게 압축하는 거고, 감동은 음악감독님이 음악으로 주시니까 전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죠.
Q 연습 과정에서 배우들의 의견을 많이 수용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작업은 어떠신가요?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배우가 최고예요. 배우가 가장 위대하죠. 어떤 배우는 제가 생각하지도 못한 표현을 생각해내요. 그러면 제가 할 일은 ‘아, 좋습니다’하는 거죠(웃음). (김)수용 씨 같은 경우는 대본을 보면서 자주 그래요. ‘이 대사와 이 대사의 순서를 바꾸면 더 논리적이고 감정 표현이 좋지 않을까요?’라고. 그런데 그렇게 해보면 정말 배우 말이 맞아요. 수용 씨가 그런 걸 많이 찾아내요. 대본이 미진한 부분들,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을 잘 찾아내서 좋은 아이디어를 건의해주면 저야 너무 좋죠. 제가 한심하니까 배우들이 많이 도와주는 거죠(웃음).
서울시뮤지컬단 ‘베니스의 상인’ 연습 장면
Q 박근혜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에 올라 여러 부당한 일들을 겪으셨습니다. 당시 심경이 어떠셨나요.
동료들한테 미안했죠. 동료들이 나 때문에 공연이나 다른 활동에서 제약을 받았으니까. 저야 지원을 받으면 좋긴 하지만, 처음 (연극)할 때도 지원 없이 했으니 상관없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야기를 안 해서 그렇지, 사실 그런 징후는 그 전부터 있었어요. 제 선생님들, 선배님들 중에도 여러 힘든 탄압을 이겨 내신 분들이 많죠. 저야 뭐 미술이나 문학하는 분들에 비하면 뭐…‘어 나한테도? 그래 알았어’ 정도지, 뭐 그랬어요.
Q 1986년 극단76에 들어가셨으니까 연극을 하신 지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처음에 연극이 왜 좋으셨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이 좋아서 극단을 다녔어요. 엄밀히 말해 1982년에 극단 생활을 시작했죠. 연극이 왜 좋았냐면, 저는 연극이 집을 나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공연하고, 여인숙 같은 데서 선배들 밥 해주고 빨래하는 그런 건 줄 알았어요. 저게 내 직업이다, 떠돌아다니기 위해선 저 일을 해야겠다 했어요. 근데 막상 했더니 지방 공연이 별로 없더라고요(웃음). 연극이 뭔지도 몰랐죠.
Q 이후 많은 작품을 쓰고 연출하셨는데, 작품의 소재는 어떻게 찾으셨나요.
역사에 대한 관심이 좀 있었어요. 제가 처음 쓴 게 ‘아스피린’ 이었는데, 그건 동학혁명이 일어난 1894년과 지금을 비교해보다가 쓴 거에요. 동학혁명 100주년이라는데,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니 크게 다르지 않구나, 미완의 혁명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구나,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썼죠. 역사가 어쨌든 재미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쪽의 이야기를 계속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역사를 그대로 다루면 지루하니까, 어딘가 비틀거나 무언가를 더해서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계속 관심 갖고 썼죠.
또 하나는 제가 죄지은 것에 대한 얘기에요. 좀 과격한 표현이긴 하지만, 내가 산다는 것은 결국 어머니와 가족들의 피를 빨아먹고 살아온 것이구나, 인간의 삶이라는 게 가족의 가족의 희생을 통해서 이뤄지는 거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도 나는 그걸 잊고 내가 잘나서 라고 생각했구나. 그런 자전적인 이야기, 가족에 대한 미안함, 내가 왜 이렇게 살았나 하는 반성으로 쓴 것들이 있죠.
Q 그런 작품이 ‘청춘예찬’이나 ‘경숙이, 경숙아버지’겠네요. 실은 그 작품들을 보면서 연출님께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상처받은 게 없어요. 저희 누나가 경숙이라서 ‘경숙이, 경숙아버지’거든요. 제가 고1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때까지 아버지에 대해 궁금한 게 없었어요.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누나와 어머니를 통해서 우리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계속 듣고 퍼즐을 맞춰가면서 만들어낸 아버지가 ‘경숙이, 경숙아버지’에 많이 투영됐죠. 내가 상처를 받은 건 없고, 아버지께 많이 미안하죠. 아버지의 이야기를 새겨듣거나 마음의 손을 잡아드린 적이 없는 철부지 아들이었으니까.
Q 대사는 보통 어떻게 쓰시나요? 구수한 사투리나 생생한 일상 언어가 녹아 든 인상적인 대사들이 많았는데요.
귀가 좀 열려 있는 편이에요. 술집 같은 곳에 가서 술을 마셔도 옆의 이야기를 다 들어요. 그리고 괜히 미사여구를 많이 넣거나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해요. 만약 어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한다면, ‘나는 네가 좋아’라는 말 한 마디로 그 모든 사랑에 관한 수식어를 다 넘어설 수 있다고 봐요. 또 공연이라는 건 글이 아니라 ‘말’을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문학성이 떨어지긴 하지만(웃음). 아무튼 어디 앉아서 뭘 써야지, 하고 작정하는 경우는 없어요. 그냥 생각나면 PC방 가서 좀 써놓고 저장해두고 그러죠.
Q 연출님의 대표작 중 하나가 ‘청춘예찬’(1999년 초연. 그해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희곡상, 한국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최우수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인데, 2016년 공연 때는 극중 그려지는 폭력이 불편하다는 관객들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 때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시대가 변한 거죠. 그건 어쩔 수 없어요. 그러니까 ‘청춘예찬’이 명작이 아니라는 거에요. 명작은 시대가 변해도 계속해서 사랑받는 작품인데, ‘청춘예찬’은 잠깐 빛을 봤다가 그게 가짜라는 게 드러난 거죠(웃음). 연극은 계속 그렇게 변하는 거에요. 어쩔 수 없어요.
Q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요?
그럼요. 그렇게 가는 거고, 그렇게 가야죠. 우리는 그동안 너무 눌려 있고 왜곡돼 있던 게 심하잖아요. 가부장제도,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우리도 모르게 몸에 배여 있던 것들이 많잖아요. 그런 것들이 폭발하는 건데 너무 오랫동안 묵혀 있던 게 터지니까 그 속도가 빠른 거죠. 너무 빠르지 않나 싶지만 어쩔 수 없죠. 진작부터 이렇게 오픈되고 개선되어야 할 것들이 뒤늦게 폭발하는 거니까.
Q 지금이 연극의 위기라고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수 이전에도 그랬고, 어떤 시대든 계속 말세라고 하잖아요. 우린 다 말세에서 태어나서 말세에 죽어요(웃음). 비슷하죠. 제가 처음 연극을 할 때는 위기가 아니긴 했어요. 관객이 엄청 많았고, (연극) 포스터만 붙이고 다녀도 대단하게 봤어요. 근데 또 이렇게 위기라고 할 때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고 그래요. 지금은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노래 잘 하는 배우도 정말 많아요. 제가 지금까지 연극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갇혔던 관습적인 연극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들도 엄청 많고.
근데 제가 느끼기에는 휴머니즘이랄까, 그런 게 사라지는 게 진짜 연극의 위기 같아요. 제가 처음 연극을 했을 때는 남자든 여자든 선배이든 후배이든 연습 끝나면 그 사람들이랑 같이 있고 싶었어요. 그 사람 집에 가서 같이 자고, 다음날 같이 오고, 선배들 얘기도 듣고, 그게 너무 좋았어요. 세상에 이런 사람들이 있나 싶고, 사람들이 하나하나 다 보석 같았어요. 내가 밥을 안 먹었더라도 누굴 만나면 식사는 했는지 궁금하고 챙기고 싶고. 저는 일하려고 연극을 한 게 아니에요. 내 인생을 그 속에 넣고 싶었어요. 근데 지금은…일하러 만나고, 일하러 헤어지는 것 같아요.
Q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애정이 깊으신 것 같습니다.
있죠. 전 적은데(웃음) 어쨌든 이 연극계 풍토 안에는 그런 게 있다고 느꼈거든요. 아까 ‘청춘예찬’ 이야기를 했지만, 폭력의 문제를 떠나서 제가 ‘청춘예찬’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사람들이 ‘어떻게 저렇게 비천하게 살지’라고 생각하는 그 비천한 사람이 가진 작은 연민이었어요. 자기도 죽을 만큼 힘들면서도 그래도 조금씩 남아 있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요. 사람이 매일 근사하게 살 수는 없잖아요. 미워하고, 욕심도 생기고, 그런 반복 같아요. 근데 그렇게 문제도 있고 못된 짓을 하면서도 간혹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잖아요. 그게 있어야 그래도 삶이 굴러가는 거잖아요.
근데 연극의 위기라는 건 그런 게 없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관계, 일, 내가 왜 그래야 해, 그걸 서로 투사하는 순간 그냥 다 일이 되는 거죠. 그렇게 해도 되지만, 본인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냐는 거에요. 물론 유명해지겠죠. 돈도 생기겠죠. 근데 재미가 있느냐는 거에요. 그 재미가 어떤 재미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재미가 없으면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저도 그렇게는 잘 못하고 있지만.
Q 서로 손익을 먼저 따지고 계산하는 것이 지배적인 감성이 되어간다고 보시는 거지요?
그게 당연하기도 해요. 워낙 그 전에 못된 제작자도 많았고, 열정페이니 뭐니 하며 못된 짓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정당하게 일하고 정당한 페이를 지급받는 건 지극히 당연한 거고, 그런 시스템이 엄격히 갖춰져야 하는 것도 당연한 거에요. 근데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그 어떤 것 있잖아요. 그 어떤 (인간적인) 것이요.
Q 앞으로는 어떤 화두를 작품에 담아내실지 궁금합니다. ‘베니스의 상인’ 이후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요즘 머릿속으로 준비하는 게 있어요. 7월에 공연을 올릴 건데, 김훈 선생의 책을 읽다가 어느 문장에서 힌트를 얻어서 제목을 지었어요.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 라는 작품인데, 지금 머릿속으로만 연습하고 있어요. 공연 올라가면 동료들이랑 같이 해야죠.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세종문화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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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1 / 조회 7,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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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페스트' 연극으로…박근형 각색·연출
국립극단 '2018 세계고전 시리즈'
고립된 섬 배경 새로운 각색 선보여
18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연극 ‘페스트’ 콘셉트 이미지(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극연출가 박근형이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페스트’를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단은 박근형 연출이 각색·연출한 ‘페스트’(5월 18~6월 10일 명동예술극장)를 ‘2018 세계고전 시리즈’로 공연한다.‘이방인’과 함께 국내 독자에게도 잘 알려진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알제리의 도시 오랑에 급작스럽게 닥친 전염병 페스트의 확산과 이를 이겨낸 시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의 절망에 대한 처절한 묘사, 소시민들의 연대에 대한 헌사를 담은 작품으로 연극, 뮤지컬로 다양하게 변주돼 왔다.박근형 연출은 그동안 ‘깔리굴라 1237호’ ‘레지스탕스’ 등 알베르 카뮈의 작품을 새롭게 선보인 적 있다. 이번 ‘페스트’에서는 혼란스럽고 어두운 시대를 지나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관객에게 응원과 연대, 그리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이번 작품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고립된 섬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각색으로 선보인다. 박 연출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자기 위치에서 묵묵히 수행했던 오랑의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며 원작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주인공 베르나르 리유 역을 극 중 의사와 내레이터의 2개 역할로 나눠 작품을 보다 극적으로 만든다. 페스트 사태를 회상하는 내레이터 리유 역에는 경기도립극단의 수석단원으로 열연을 펼쳐온 배우 이찬우가, 전염병 페스트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는 의사 리유 역에는 국립극단 시즌 단원 임준식이 캐스팅됐다.티켓 가격은 2만~5만원. 국립극단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5.10 / 조회 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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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원작…연극 ‘페스트’ 오는 18일 개막
알베르 카뮈의 대표 소설 중 하나인 '페스트'가 오는 5월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의 '2018 세계고전 시리즈'로, 지난 3월 선보인 프란츠 카프카의 '성'에 이어 공연되는 이번 작품은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청춘예찬'의 연출가 박근형이 직접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페스트'는 알제리의 도시 오랑에 닥친 전염병 페스트로 인해 벌어지는 인물들의 갈등과 연대를 그린 이야기로, 이미 뮤지컬·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된 바 있다.
'깔리굴라 1237호', '레지스탕스' 등 알베르 카뮈의 작품을 연출한 바 있는 박근형은 이번 작품을 통해 "어두운 시대를 지나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관객들에게 응원과 연대,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 베르나르 리유 역을 의사와 내레이터, 2개의 역할로 나눠 작품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내레이터 리유 역에는 경기도립극단의 수석단원으로 열연을 펼쳤던 배우 이찬우가 맡았고, 의사 리유 역에는 국립극단 시즌단원 임준식이 캐스팅됐다.
연극 '페스트'는 오는 5월 18일부터 6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국립극단 제공
2018.05.08 / 조회 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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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박근형 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블랙리스트 시발점 '개구리' 작·연출
지난해 연극계 화제작 재공연
국가·전쟁 속 죽음의 삶 초점
다음달 13일 첫 공연 검열 대담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포스터(사진=서울문화재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극단 골목길과 공동 제작해 작년 초연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작·연출 박근형)를 오는 5월 13일부터 6월 4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 남산예술센터 무대에서 재공연한다.전작 ‘개구리’에서 전직 대통령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창작 지원사업에서 탈락했던 연출가 박근형(53) 극단 골목길 대표의 작·연출 작품이자 예술검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작품은 초연 당시 국내외 관객과 전문가로부터 성원과 지지를 얻으며, 주요 연극상을 수상했다. 개막 당일부터 전석 매진 기록했으며 객석점유율 116%를 달성, 1회 특별공연을 추가했다. 소설가 장정일은 “크고 작은 영웅이 유장하고 비장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쟁서사는 관객이 몰입하기 좋은 주제지만 낭만화를 피할 수가 없는데, 작가는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네 가지 사건을 교차 편집하는 것으로 이화 효과를 구축했다”고 평했다. 13일 첫 공연 이후에는 박근형 연출, 김재엽 연출가 겸 검열백서준비위원회 사무국장, 김미도 연극평론가가 이끄는 ‘검열에 대해 말한다-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주제로 문화예술계와 작품을 둘러싼 예술검열 논란에 대해 대담을 나눈다.20일 공연 종료 후엔 도올 김용옥 선생(한신대학교 석좌교수·철학자)이 ‘도올 김용옥이 본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란 타이틀로 작품에 관한 짧은 강연과 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네 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국가폭력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한 작품이다. △2016년 대한민국 경남, 한국 사회의 강압적인 병역의무 제도 아래 무장탈영한 병사 △1945년 일본 가고시마, 일제 식민지 시절 특공대 병사에 지원한 조선 청년들의 슬픈 초상 △2004년 이라크 팔루자, 종교·이데올로기 분쟁 중심 국가에서 벌어진 잔혹한 민간인 학살 △2010년 대한민국 백령도, 국가주의에 희생당한 개인을 통해 드러나는 억압된 사회의 진실성 등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박 연출은 1999년 ‘청춘예찬’으로 그해 연극계의 모든 상을 휩쓸며 평단과 관객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선착장에서’ ‘경숙이, 경숙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라’ ‘만주전선’ 등 당대 대표작을 선보여온 작가 겸 연출가다. 올해 공연에서는 배우 김동원을 비롯해 이원재, 고수희, 강지은, 서동갑 등 초연 배우들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이어 이기현과 손진환이 새롭게 투입된다. 남산예술센터·인터파크·예스24공연·옥션티켓·대학로티켓닷컴·클립서비스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이며 전석 3만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4.30 / 조회 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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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김동원·안재홍…'청춘예찬' 12일 막 내린다
신구 배우 조합·3색 '청년' 역 이목집중
첫 연극 무대 선 안재홍 열연 관객몰입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서 공연중연극 ‘청춘예찬’의 공연 한 장면(사진=나인스토리).[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김동원·안재홍·이재균 등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 연극 ‘청춘예찬’이 12일 공연을 끝으로 폐막한다. 지난해 12월 8일 개막 이후 어둡고 답답한 현실을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박근형 연출의 대표작이기도 한 작품은 이번 공연에서 초연 배우와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신구 조합이 눈길을 끈다. 초연 당시 박해일이 연기해 매 캐스팅마다 화제 중심에 있는 ‘청년’ 역에 세 배우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작품을 이끌어갔다. 2013년 ‘청년’ 역을 맡아 극찬을 받은 김동원이 다시 고독하고 쓸쓸한 면모를 고스란히 표현했다. 떠오르는 스타 안재홍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연극무대에 도전했다. 첫 무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력으로 관객을 몰입시켰다고 제작사 측은 전했다. 공연계 블루칩 이재균은 더욱 깊어진 연기력으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했다.연극 ‘청춘예찬’을 응원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동료 및 선후배 배우들의 발걸음도 넘쳐났다. 초연에서 청년 역을 맡았던 박해일을 비롯해 박보검, 고경표, 류준열, 라미란, 혜리, 고아라, 천우희, 류혜영, 김예원, 최성원 등이 공연장을 찾아 감탄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청춘예찬’은 4년째 졸업을 고민중인 22살의 고등학교 2학년생 ‘청년’과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불완전한 청춘을 예찬하는 작품이다.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에서 공연한다. 11일 공연까지 굿바이 50% 반값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06 / 조회 3,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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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청춘…웃음과 연민의 '청춘예찬'
박근형 연출 1994년 작품 다시 무대에
김동원·안재홍·이재균 등 청년 역 맡아
12월 8일 대학로 아트포레스트아트홀연극 ‘청춘예찬’ 메인 포스터(사진=나인스토리).[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극 ‘청춘예찬’이 오는 12월 8일 개막을 앞두고 메인 포스터와 출연 배우들의 프로필 사진을 공개했다.‘청춘예찬’은 4년째 졸업을 고민 중인 22세 고등학교 2학년생 청년과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로 인간에 대한 사랑과 불완전한 청춘을 예찬하는 작품이다.박근형 연출이 1994년 초연해 백상예술대상, 동아연극상 등 다수의 상을 휩쓸었다. 어두운 현실을 무심한 듯 가볍고 담담하게 표현해 예상치 못한 웃음과 잔잔한 연민을 이끌어낸다.메인 포스터는 청년과 여자 역을 맡은 김동원·안재홍·이재균과 이봉련·고수희·박소연의 모습을 각 페어별로 담았다. 또한 프로필 사진을 통해서는 6명의 배우들 외에도 아버지 역의 윤제문을 포함해 엄효섭·이원재·강지은·정은경·이호열·노수산나·노지승·나영범·홍수민 등 출연 배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지난 4일 1차 티켓 오픈과 함께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랭킹 1위를 기록했다. 2차 티켓 예매는 30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진행한다. 오는 12월 8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에서 공연한다.연극 ‘청춘예찬’에 출연하는 배우 윤제문(사진=나인스토리).연극 ‘청춘예찬’의 출연 배우들(사진=나인스토리).▶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30 / 조회 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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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박근형 作 '청춘예찬' 예매율 1위 올랐다
1차 티켓 오픈 동시에 '랭킹 1위' 등극
김동원·안재홍·이재균 등 캐스팅 눈길
내달 8일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연극 ‘청춘예찬’에서 청년 역에 캐스팅된 김동원(왼쪽부터0, 안재홍, 이재균(사진=나인스토리·플레이DB).[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검열 피해자 박근형 작·연출의 연극 ‘청춘예찬’이 올 연말 흥행을 예고했다. 공연기획사 나인스토리에 따르면 연극 ‘청춘예찬’이 지난 14일 1차 티켓 오픈 시작과 동시에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연극 랭킹 1위를 기록했다.오는 12월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에서 개막하는 작품은 진지한 주제 의식을 잃지 않으면서도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거장 연출가 박근형과 캐스트들의 신선한 만남이 예매율 강세의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티켓 오픈에 앞서 공개한 출연진 김동원, 안재홍, 이재균, 엄효섭, 고수희 등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1999년 초연 당시 백상예술대상, 동아연극상 등 다수의 상을 휩쓸며 호평 받은 연극 ‘청춘예찬’은 4년째 졸업을 고민 중인 22살의 고등학교 2학년생 ‘청년’과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과 불완전한 청춘을 예찬하는 작품이다. 극은 어두운 현실을 절망적으로 그려내기 보다는 무심한 듯 가볍고 담담한 문체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박해일, 윤제문, 엄효섭, 고수희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의 존재감이 돋보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작품으로 이번에 ‘청년’ 역으로는 김동원이 2013년에 이어 다시 한번 무대에 선다. 또 영화 ‘족구왕’,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에서 스타로 떠오른 안재홍과 대학로 블루칩 이재균이 색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한다. 이외에도 ‘아버지’ 역은 윤제문, ‘여자’ 역은 고수희·이봉련·박소연이 맡는다. ‘선생’ 역에는 엄효섭과 이원재, ‘어머니’ 역에는 강지은과 정은경, ‘용필’ 역에는 이원재와 이호열, ‘예쁜이’ 역에는 노수산나와 조지승, ‘ 수발이’ 역에는 나영범과 홍수민이 캐스팅됐다.‘청춘예찬’은 12월 8일부터 2017년 2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에서 공연한다. 12월 8일부터 16일까지 프리뷰 공연 예매 시 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02-3672-0900.지난 14일 연극 청춘예찬이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1차 티켓 오픈 결과 랭킹 1위에 올랐다(사진=나인스토리).▶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15 / 조회 2,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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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유머 끝에 남은 긴 여운,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
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히키코모리’.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대한 공포나 상처 때문에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가 지난 26일 국내 첫 공연의 막을 열었다. 공연 전 프레스리허설로 만난 이 극은 잔잔한 감동과 유머로 긴 여운을 남겼다. 일본 극작가 이와이 히데토가 쓴 희곡을 바탕으로 의 박근형이 연출한 는 일본을 넘어 국내에서도 종종 사회문제로 제기되는 히키코모리의 삶을 정면으로 들여다본 작품이다. 실제로 수년간 히키코모리의 삶을 살았던 작가가 쓴 이 연극은 짧게는 8년, 길게는 20년간 칩거해온 여러 인물들의 생생한 모습을 무대 위로 불러냈다. 이 극의 주인공은 8년간 집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고 걸핏하면 부모에게 폭언을 퍼붓는 타로, 20년간 방 안에서 쓰레기더미 속에 파묻혀 지내다 겨우 밖으로 나온 카즈오, 10년간 히키코모리로 지내다 현재는 출장상담원의 조수로 일하고 있는 토미오 등이다. 토미오는 곳곳에 숨어 지내는 히키코모리들을 찾아가 돕는 상담원 쿠로키를 따라다니다가 타로와 카즈오를 만나게 된다. 오랜 기간 자신만의 공간에서 벽을 쌓고 살아온 히키코모리를 밖으로 나오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타로는 수년 만에 마주친 낯선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극도의 경계심을 보이고, 온갖 쓰레기를 덕지덕지 두르고 살아온 카즈오는 그 형체를 제대로 알아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히키코모리로 살아온 토미오를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갖고 집 밖으로 발을 떼기 시작한다. 타로의 현재와 카즈오·토미오의 과거가 교차되며 극은 덤덤하면서도 유쾌한 톤으로 이어지고, 객석에서는 자주 웃음이 새어 나온다. 히키코모리라는 특별한 유형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극중 인물들의 삶은 여느 인간들의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모습일지라도 모든 등장인물은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살게 된 나름의 이유와 상처가 있다. 그 와중에도 ‘길 물어오는 사람에게 대답해주기’와 같은 사소한 과제를 수십 번 노트에 적고 외워가며 연습하는 이들의 모습은 웃음과 함께 문득 가슴 먹먹한 감동을 전한다. ‘예외’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2015년 두산인문극장의 마지막 연극인 이 작품은 히키코모리라는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을 더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카즈오 역의 이남희를 비롯해 인구문제로 늘 고민에 빠져 있는 또 다른 히키코모리 역의 배수백, 타로의 부모로 출연하는 윤상화와 황정민, 히키코모리의 삶을 벗어났으나 여전히 대인관계에 서툰 토미오로 분한 최광일 등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도 또 하나의 큰 즐거움이다. 이들의 열연으로 일본 작품 특유의 담백하고 유머러스한 맛이 이질감 없이 잘 살아났다. 이 연극은 히키코모리들이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삶의 정답이라고 말하지도, 모두가 사회에 완벽히 적응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밖으로 나가는 게 행복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히키코모리의 출가를 돕는 상담원 쿠로키도 가끔은 자신의 생각이 맞는 것인지 깊이 고뇌하는 듯 보인다. 잦은 웃음 끝에 이어지는 극의 결말은 모두가 하나의 톱니바퀴가 되어 분주히 굴러가는 사회 속에서 소리 없이 배제된 한 인간의 삶과 '예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공연은 오는 6월 2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5.27 / 조회 1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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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희망을 담아, ‘제 36회 서울연극제’ 기자간담회 현장
2일 오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위치한 좋은공연안내센터에서 오는 4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총 37일간의 여정을 시작하는 서울연극제가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박장렬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 남명렬 서울연극협회 부회장과 홍보대사를 맡게 된 김호정과 이석준, 박근형, 변정주 등 각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연출가들이 참석하여 이번 연극제에 대한 취지와 목표, 각 작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연극은 시대의 정신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로 36회째를 맞이하는 서울연극제는 지난해 불거졌던 대관 탈락이라는 진통을 겪은 후, 막판 합의를 통하여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 “내년 연극제를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다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합의를 봤다. 이번에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 심기일전하여 연극제를 준비했다”고 이야기한 박장렬 집행위원장은 “올해 36회 연극제를 맞이하기 위해 추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을 맞이하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 서울연극제는 매년 진화하며, 이 시대의 희망을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박장렬 집행위원장, 남명렬, 변정주 연출, 이석준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이번 서울연극제는 경연 프로그램인 공식참가작 7편, 미래야 솟아라 11편, 자유참가작 9편과 올해 처음 선보이는 만 60세 이상의 연출가들이 초심을 기억하며 선보이는 맨땅에 발바닥廛, 아마추어 연극팀이 참여하는 서울시민연극제,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한 추모공연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 등의 다양한 작품과 기획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연극배우이자 서울연극협회 부회장인 남명렬은 “예술에는 미술, 음악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연극은 실제로 우리가 쓰는 말과 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강렬하며, 인간 삶의 다양한 형태를 극명하게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묻는 서울연극제야 말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연극제 홍보대사이자 뮤지컬뿐만 아니라 연극 무대에도 오르고 있는 이석준 또한 연극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연극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도 많이 배우고 있다. 발품을 팔아 공연장에와서 공연을 본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불편한 일이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관객들이 아니라 스마트한 기계들이다. 깊이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을 대중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홍보대사로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자유참가작 부분에 으로 참여하게 된 변정주 연출은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연극제에 참여하게 됐다. 극단을 운영했을 때 지원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떨어졌었다. 그래서 더 감회가 새롭다. 창작자로서 관객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있지만 같은 일을 하는 동료, 선후배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또한 크다. 서울연극제가 젊은 연출가들에게 의미 깊은 축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마지막으로 박장렬 집행위원장은 “매년 서울연극제가 끝나게 되면 연극하기 잘했다라고 느낀다. 관객 여러분도 저와 같이 이런 행복하고 즐거운 경험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제 36회 서울연극제는 4월 4월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으로 시작으로 5월 10일까지 계속되며 대학로 일대 공연장에서 총 74편의 작품이 공연될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4.02 / 조회 5,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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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 쇼> 제발 내 곁에 오지마, 베키!
위태한 관계라는 것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기 전의 관계, 아직 '연(緣)'이라는 것이 맞닿아 있는 관계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까지 오게 된 과정을 돌이킬 방법은 찾기 힘들고, 저 멀리 보이는 '나락'이라는 결말을 앞당겨 맞이하기엔 두려운 상태. 그런 위태함을 '안정'이라 자위하며 하루하루를 더해가는 사람들이 "별일 없이 산다"며 나른한 일상을 채워가는 보통의 사람들 아닐까. 그래서 베키는 가까이 하기엔 꺼림직한 존재이다. 그가 가족들과 연락이 끊기고 이성과의 사랑을 뜻대로 이뤄본 적 없으며 심지어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에도 마음대로 못 가는, 이상한 옷차림의 여자여서가 아니다. 파멸의 경험이 안겨준 직감을 가지고 당신의 위태함을 정확하게 꼬집기 때문이다. "그렇죠? 그런거죠? 다 알아요."라고. 연극 의 첫 장면은 아버지 장례를 치른 6개월 후, 여전히 애도기간을 갖고 과거 속에 자신을 가두고 있는 수잔나(김도영 분)와 냉철한 이성과 상황 판단력으로 집안 대소사의 해결사로 나서지만 포르노를 보지 않고는 잠에 들지 못하는 맥스(신덕호 분)의 등장에서 시작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유산 정리를 의논하고, 죽은 남편은 일찌감치 과거의 일로 마침표를 찍고 다리가 아픈 자신을 돌봐줄 만한 애인을 옆에 들인 엄마에 대한 이들의 걱정은, 성년이 된 두 남매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따뜻하게 보수하는 그림이 되기에 충분한 요소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는 남매라는 이름 뒤엔 부모로부터의 버림, 충격적인 아버지의 진실, 그리고 이성으로서의 사랑이 뒤엉켜 이들 스스로도 제 한 몸을 온전히 가늠하지 못할 상황이 숨어 있다. 억지로 외면하며 자신의 불안정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베키는 당당하다. 비록 커튼 같아 보이는 이상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더라도 자신의 감정과 불안, 그리고 욕망에 솔직하고 충실하다.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오히려 정상의 '비정상성'을 날카롭게 꼬집고, 베키로 인해 자신들이 지켜 온 위태로운 정상의 삶이 깨질까 봐 이들은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과연 누가 현실과 대면할 용기를 낼 것인가. 누가 누구에게 온전한 사랑의 손을 내밀어줄 것인가. 올해 '불신시대'를 주제로 두산아트센터가 선보이는 첫 작품인 는 인간의 본성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메시지로 짐짓 무거운 무대를 예상할 수도 있으나, 톡톡 튀는 대화, 불현듯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인물들의 행동과 상황들로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게 만든다. 무대 위 인물들이 베키 쇼의 등장으로 정신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실소와 함께 씁쓸한 뒷맛을 느낄 것이다. 맛깔진 대사들이 리드미컬하게 살아나는 것이 무엇보다 를 펼쳐 보이는 매력일진대 베키 쇼 역을 맡은 강지은만이 순발력과 특유의 센스로 그 맛을 십분 살려내고 있다. 수잔 슬레이터 역의 이연규는 모든 것을 통달한 듯한 모습으로 베키와 대칭 혹은 접점으로 자리해 무대 균형을 맞추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04.08 / 조회 9,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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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랑이 가능한가 <베키 쇼>
30대 남녀 4명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사랑을 보여주는 연극 가 개막했다. 올해 불신시대를 주제로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준비 중인 ‘두산인문극장'의 첫 번째 작품인 는 '진정한 사랑이 가능한가'라는 주제를 유쾌하지만 진지하게 탐색한다. ‘베키 쇼’라는 여성을 둘러싼 인물들간의 관계와 양면적인 감정들을 담아낸 는 미국 TV드라마 의 작가 지나 지온프리도의 2009년 작품이다. 이번 국내 초연 무대는 로 2010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박근형이 연출을 맡아서 호텔방과 집 안으로 나뉜 무대 공간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그려낸다.연극은 아버지의 사망으로 상심한 수잔나에게 양오빠 맥스가 더 이상 눈 앞의 문제를 회피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수잔나는 몇 달 후 맥스의 충고로 떠난 여행에서 앤드류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고, 앤드류의 직장 동료 베키 쇼와 양오빠 맥스의 소개팅을 주선하게 된다. 베키 쇼의 등장으로 수잔나·맥스·앤드류의 관계는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맥스와 수잔나, 앤드류 사이를 오가며 혼란에 빠트리고 이들 관계를 엉망으로 만드는 인물, 베키 쇼는 강지은이 맡아 엉뚱하지만 진지한 베키 쇼를 연기하며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가족이라는 틀 안에 있으면서 맥스와 기묘한 관계를 유지하는 수잔나 슬레이터 역에는 김도영, 수잔나의 남편으로 수잔나와 베키 사이를 오가는 앤드류 포터 역에는 박윤희, 수잔나의 양오빠로 사랑을 불신하는 인물 맥스 가렛 역에는 신덕호, 수잔나의 어머니인 수잔 슬레이터 역에 이연규가 작지만 알찬 무대를 만들어 낸다. 탄탄한 구성과 위트 넘치는 대사들이 돋보이는 연극 는 오는 2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펼쳐진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4.07 / 조회 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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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한 걸음으로 존재 알린 기대주, <청춘예찬> 김동원
지난해 여름 '500대 1'이라는 경쟁률로 대학로에서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던 츠카 코헤이 작/고선웅 연출의 에서부터 박근형 연출의 까지, 대가들의 묵직한 작품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 배우가 있다. 바로 올해 서른을 맞은 김동원. 에서 젊은 형사 '구마다'를 맡아 열연하며 이명행·마광현 등 선배들의 원숙한 연기에 결코 눌리지 않았고, 에서도 청춘의 혼돈과 아픔을 먹먹한 눈빛으로 표현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 중이다. 지난 12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받은 첫 인상은 그가 무척이나 우직하다는 것이었다. 연기를 배우고 싶어 무작정 대학로에 찾아가 잡일부터 했다는 이야기부터 '화장실이 좋아서' 찾은 아르코 극장에서 만난 또 다른 세상, 그리고 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혀가며 겪고 또 배워온 이 배우가 앞으로 차곡차곡 밟아나갈 길이 궁금하고 기대된다.스무 살 무렵 불현듯 떠오른 배우의 꿈 무작정 찾아간 대학로서 잡일만 서너 개월 에서 스물 두 살의 청년으로 분해 열연 중인 김동원, 먼저 그는 스무 살 무렵 어떤 생각을 했는지가 궁금했다. '막 까져서' 놀지는 않았지만, 학교 생활이 늘 재미없었다는 그는 지루한 고교생활을 끝내고 경영학과에 입학해 한 학기를 다 마쳤을 때쯤에야 문득 연기자의 꿈을 떠올렸다고. "재미가 없더라고요. 평범한 대학교에 학점도 딱 3.0. 뭐지?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연히 배우나 영화 쪽 일을 한번 해볼까? 그 마음이 갑자기 간절해졌어요." 어린 시절부터 몰래 할머니 방에 숨어들어가 '길버트 그레이프' '빌리 엘리어트' 등 '주말의 명화'를 두근거리며 보곤 했던 그는 그렇게 돌연히 떠오른 생각에 이끌려 무작정 휴학계를 내고 대학로로 향했다. 그 때까지 제대로 된 공연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상태였다. "TV에서 배우들이 '대학로에서 연기했다'고 얘기하는 걸 보고 막연히 연기하려면 대학로에 가야 되는구나 생각했어요. 수원(집)에서 대학로로 가는 길이 왠지 여행 떠나는 기분도 들고…스무 살짜리 애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뭔가 스스로 하고 싶다는 의지로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가 처음 대학로를 찾아간 날은 공연이 없는 월요일이었다. 유일하게 문이 열린 곳은 어느 개그공연을 하는 극단이었고, 그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음날부터 그곳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시키는 대로 포스터도 붙이고, 지하철의 잡상인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그에게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 곳은 깨끗한 화장실이 좋아보여 찾아간 아르코 극장. "일요일 낮이었는데,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거에요. 뭔데? 이 공연은 뭐지? 싶었어요. 그래서 맨날 포스터를 붙이면서 다녔던 그 길을 쭉 한 바퀴 걸었어요. 대학로부터 성균관대학교 뒤쪽까지. 아, 다른 공연도 많구나, 이게 다가 아니구나…내가 (연기를) 할 거면 제대로 해봐야겠다, 연극영화과도 들어가보자, 하는 욕심이 생겼죠." 그렇게 전공을 바꿔 들어간 학교는 그전과는 전혀 달랐다. "완전 좋았죠. 일단 나와 비슷한 애들이 있다는 것도 즐거웠고, 수업도 다르고. 또 전에 했던 잡일들이 은근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떨리면서도 '아 맞다, 음향은 이렇게 했지, 무대에 이렇게 섰지' 하면서 자신감도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조금씩 머리가 커지면서 두려움이 생기긴 했지만. 진짜 재미있었어요." 서른 앞두고 막막하기만 했던 날들, 치열한 경쟁 뚫고 출연한 에서 자신감 얻어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배우의 길로 돌아오기까지 그는 또 한차례 방황을 거치게 된다. 모델처럼 훤칠한 외모를 가진 그에게 여러 연예기획사에서 연락을 해온 것. '알바비 줄 테니 오라'는 기획사 사장을 따라 간 곳에서 김동원은 잠시 '겉멋'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스무 살 중반이었고, 대학교 은사님은 "연기가 어떻게 하나도 안 늘었냐"고 뼈아픈 질타를 던졌다. 정신이 번쩍 든 그는 기획사와의 관계를 모두 정리하고 주저 없이 입대를 했다. "스물 일곱 살에 전역해서 학교에서 두 작품을 하고 나니까 스물 여덟이 되더라고요. 그 때까지도 대학로 공연계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래도 연극영화과 다니니까 서류는 봐주겠지 했는데 다 안 되더라고요. 왜 안 되지? 그럼 난 뭘 해야 하지? 나이는 스물 여덟이고, 이제 와서 청춘 하이틴 스타는 절대 될 수 없으며, 연기는 계속 하고 싶은데 여전히 부족하고. 어떡하지? 막막했죠." 눈앞이 깜깜한 불안 속에서 그는 매일같이 오디션 공고를 확인하고 원서를 넣었다고 한다. 몇 달간 초조함 속에서 똑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에게 여성연출가전의 이 드디어 첫 번째 기회를 열어주었지만, 그 후에도 오디션 당락에 큰 변화는 없었다. 을 비롯해 아시아연출가전, 국립극장단막극까지 세 작품을 겨우 마친 것이 불과 작년 3월. 그리고 나서 만난 작품이 고선웅 연출의 다. "국립극장단막극까지 하고 나서 내심 '이제 서류는 되겠지' 생각했어요, 근데 는 서류심사에서 지원자 전원을 다 붙여주더라고요. 허탈했죠. 그래도 (오디션이) 되게 재미있었어요. 몇 십 명이 다같이 소리지르면서 춤도 추다가, 어떤 장면을 해보라고 하면 또 해보고."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된 오디션에서 그는 최종 합격자로 선정됐다. 나중에 고선웅 연출은 '그래도 네가 밉상은 아니었어'라고 툭, 한 마디를 던졌다고. "를 하면서 언제 내가 이렇게 대극장에서, 두 시간도 넘는 시간을 뛰어다니면서 춤추고 노래하고 소리질러볼 수 있을까 싶었어요.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아, 그래도 내가 이 큰 무대에 한 번 섰구나'하는.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좋았어요." 다행히 다음 작품과의 인연도 금방 다가왔다. 이어서 에서 만난 박근형 연출이 의 주인공 역을 제안한 것. "박근형 연출님은…잘한다기보다 부족한 점을 많이 얘기해주시죠.(웃음) 힘을 많이 빼라, 동원아. 생각을 계속 많이 해야 한다. 뭐가 됐든 책도 많이 읽고, 무대를 설 때도 아닐 때도 매일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얘기를 해주세요. 관객이 많을 때, 적을 때, 비가 올 때, 눈이 올 때 매일매일 공연이 다 달라야 한다.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상대 배우와 같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많이 혼나요.(웃음)" 앵콜공연 중인 아직도 어려워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계속 이 길을 갈 것" 현재 앵콜공연 중인 의 주인공 '청년'에 대해 김동원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럴 만도 하다. 스물 두 살에 아직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고, 재미없는 일은 절대 하지 않으며, 백수 아버지와 아버지가 홧김에 뿌린 염산 때문에 시력을 잃은 어머니까지, 그 암담한 현실을 온 몸으로 껴안는 인물이니 말이다. "'얘는 뭐 하는 애지?' 하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길지 않은 대본인데 지문도 하나도 없고. 그러다가 를 읽으면서 좀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되게 불안했어요. 워낙 알려진 작품이라 부담감도 컸고. 그러다 공연이 다가오면서 '에이 몰라, 어떡해, 내 깜냥이 그렇게밖에 안 되는데'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죠." 극중 그가 낭독하는 독후감은 책을 읽고 직접 쓴 것이다. 서른 살을 맞은 배우 김동원으로서 느낀 것들을 직접 적어 내려간 글이 어느새 한 권을 훌쩍 넘겼다고. 그렇게 하나씩 작품을 이해했지만, 청년이 하룻밤을 함께 한 여자 '간질'을 데려오는 장면 등은 여전히 힘들고 어렵다. "그 장면이 아직도 힘들어요. 대본을 읽으면서도 이해가 안 되는 거에요. 내가 이 여자를 어떻게 데려오지? 근데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고요. '내가 널 한번 자고 버리려는 게 아니라, 나랑 살면 진짜 뭐 없어. 정말로 너 힘들어' 하는데도 여자는 계속 '잘 할게요' 하잖아요. 그래서 '너 진짜 나랑 한번 살아볼래? 그래, 가보자' 그런 생각으로 데려올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처음엔 왜 화만 내냐고 많이 혼났어요.(웃음)" 밥도 혼자 먹는 것보다 다같이 수저 섞어가며 먹는 것이 좋고, 무엇이든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이 배우는 작품활동을 하나씩 해 가며 새로운 인연을 맺고, 쉬는 날엔 그 인연으로 다른 공연을 보러 가는 요즈음이 행복하다고 한다. 이 끝난 후에는 5월 말 재공연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 작품 한 작품 할 수 있는 것이 소중하고, 사람들 만나는 게 기쁘고…여전히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지 초조하고 조급하지만, 그런 고민도 행복한 거죠. 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어요. 누가 불러주든, 불러 주지 않든. 중간에 갑자기 음식점을 차린다거나 하고 싶지는 않아요. 굳이 거창한 작품에서 큰 역할을 하기보다, 계속 그냥 무대에 서고 싶고. 그러려면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계속 생각하고, 걸어가면서도 관찰하고. 매 순간 다르게…네, 행복해요, 요새.(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3.19 / 조회 1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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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고양의 역사를 담다, 박근형 연출의 신작 ‘사람, 꽃으로 피다’
박근형 연출의 신작 ‘사람, 꽃으로 피다’가 12월 21일부터 30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열린다. 공연은 국악, 무용, 태권도 퍼포먼스, 연극의 장르가 연극과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 예술을 시도한다. 장르별 공연예술들이 극의 흐름에 맞는 표현방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태권도 퍼포먼스와 같은 생생하고 역동적인 장면들로 구성된다. 무대는 조선 태종 13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한강 신(神) 은한(銀漢)의 자손인 구슬이는 북방국의 왕자 흥안태자와 사랑에 빠진다. 은한(銀漢)과 북방국은 고양 땅을 서로 차지하고자 전쟁 중인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위기를 맞이한다. 고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연은 ‘600년 고양의 역사’를 담아내는 데 주력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박근형은 연극 ‘쥐’, ‘유령소나타’ 등 대표작들과 더불어 최근 청소년극 ‘빨간 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03 / 조회 3,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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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 전명출, 한국 격동기를 버텨내다! 연극 ‘전명출 평전’
서울시창작공간 남산예술센터는 오는 7월 10일부터 7월 29일까지 백하룡 작, 박근형 연출의 ‘전명출 평전’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남산예술센터 2012년 시즌 다섯 번째 작품으로 경남 합천의 전명출이라는 소시민을 통해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정치 한국의 사회 변화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삶을 살아내고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는지를 그려 낸다. 첫 작품 ‘파행’으로 2004년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한 백하룡 작가는 이번 ‘전명출 평전’으로 첫 현대극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경상도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작가가 자신의 주변인들을 합쳐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 특유의 ‘말맛’이 녹아 있다. 경상도 사투리 속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말맛’이 캐릭터를 더욱 입체감 있게 드러낸다. 1979년 가을, 영농후계자를 꿈꾸던 전명출은 마늘을 훔치다 들킨다. 결국 매를 맞고 고향을 등진 명출은 막노동판을 전전하다 합천출신이라는 이유로 십장자리에 발탁된다. 하지만 소장은 명출을 사기행각에 이용하고 결국 명출은 삼청교육대에 끌려간다. 이후 80년대 호황기에 부실공사 사업으로 큰돈을 벌지만 90년대 초 다시 명출은 야반도주해 합천으로 돌아온다. 지역유지 행세를 하며 흥청망청 지내는 명출에 비해 그의 아내 순님은 예전 모습을 잃은 합천과 순박함을 잃은 남편이 안타깝다. 과연 명출은 순박했던 옛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총 12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전명출은 ‘디너’와 ‘푸르른 날에’에 출연한 정승길이 맡았다. 전명출의 현모양처 아내 순님 역은 ‘경남창녕군길곡면’, ‘뷰티퀸’ 등에 출연한 김선영이, 건설사 소장 역은 ‘대학살의 신’과 ‘엄마를 부탁해’에 출연한 김세동이 맡아 연기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6.21 / 조회 4,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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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진, 박근형, 손진책 “단막극 맛, 제대로 보여주마”
한국 공연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세 명이 뭉쳤다. 의 윤호진, 등의 박근형, 등의 손진책 등 묵직한 작품들을 통해 만났던 이들이 가장 작은 무대에서 이야기를 펼친다. 지난 10일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에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지난 해 에 이어 선보이는 단막극릴레이 에서는 40대 극작가들의 창작희곡을 윤호진, 박근형, 손진책 등의 연출가들이 맡아 선보일 예정. “함축된 시간 안에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집중력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 단막극”이라고 말한 손진책 연출은 “같은 공간에서 전혀 다른 소재의 세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성희 작가, 손진책 연출의 은 성범죄와 관련한 죄를 지은 노인을 통해 폭력의 악순환, 그 안의 인간의 욕망을 부조리극의 형태로 그려낼 예정이다. 연극 놀이를 통해 펼쳐 보이는 노인의 심리 속에서 ‘인간의 욕정’으로 상징되는 욕망의 의미를 파헤쳐 보고자 하는 것이 의도. “수원 성폭력 살인사건 등 신문 사회면을 장식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보고 이러한 질문을 해보고자 하는 작품 구상을 했다”는 게 손진책 연출의 변이다. 최치언 작, 박근형 연출의 는 방에만 갇혀 살고 있는 남성이 동경하는 어떠한 것, 가장 예쁘고, 폼나고, 맛있고, 사나운 것을 제목으로 한다. 의식과 무의식, 현재와 과거가 혼재하는 독특한 구조의 작품으로 “무언가 되고 싶은데 되지 못한 것, 대상에 분노하면서 행동하지 못한 까닭 모두는 용기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 본성을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고 작가는 밝혔다. 연극이지만, 노래와 춤 등이 함께 하는 김수미 작, 윤호진 연출의 코미디 은 현대인들의 짝찾기 행태를 우화적으로 풍자한다. 청동오리, 고니, 기러기 등 새를 통해 짝짓고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도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부분이 서로의 짝을 찾는 것임을 유쾌하게 선보일 예정. 최소화 한 공동 무대에서 각각의 특징을 살려 연작으로 세 편의 연극을 선보이는 은 오는 4월 21일부터 5월 13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판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2.04.12 / 조회 1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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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의 자화상,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
일본 작가 히라타 오리자 원작의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가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에서 공연된다.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는 2010년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던 작품이다.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작품상과 신인상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10 공연 베스트7’, 동아연극상 ‘유인촌 신인상’, 히서연극상 ‘기대되는 연극인상’을 수상했다.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는 말레이시아 리조트에서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은퇴 후 이민 온 중장년 부부들은 골프, 테니스, 수영을 원주민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시간을 보낸다. 이들은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작품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은퇴이민’, ‘이지메’, ‘히키코모리’ 등 오늘날 일본의 자화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작품의 원작 작가인 히라타 오리자는 1990년대 일본 현대연극의 새로운 경향을 이끌어낸 극작가다. 그는 주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현상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려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한다. 이번 공연은 신구 연극인의 앙상블이 조화를 이룬다. 박근형은 연출을 맡아 빠른 전개와 구어체 대사로 작품에 입체감을 입힌다. 배우는 정재진, 최용민, 예수정, 이영숙, 김학수, 정희정, 김도균, 정세라, 이호열, 박완규, 유나미, 주인영, 김주현, 김동희, 이성자가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2 / 조회 10,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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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명작! 고전이 던지는 질문, <햄릿>
“21세기형 햄릿”을 외치는 박근형 연출, 서울시극단의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컨테이너로 채워진 무대, 양복을 입은 새로운 햄릿을 만나볼 수 있는 2011 에서도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햄릿의 모습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표출되는 인간의 심리를 포착하고 있는 은 시대, 장소를 막론하고 대중들에게 메시 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대표 고전(古典)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가가 말하는 “광대들의 극중극을 통해서 햄릿이 확신을 갖는다는 것. 연극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결론을 도출하며 깨달음을 얻는 그 부분이 좋았다. ‘연극이 곧 시대의 거울’ 이라는 화두를 이 작품의 포인트로 삼고 싶다. 원작이 갖고 있는 뛰어난 극작술, 극의 구조, 그리고 아름다운 대사들 모두 좋지만 2011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동시대적 질문을 을 통해 던져보고 싶다.” 서울시극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강신일, 이창직, 주성환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 과 함께 뮤지컬 황성대, 연극 서경화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면자신의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아버지의 유령(주성환)과 마주한 햄릿(강신구)아버지의 억울함, 내가 풀겠어! 유랑극단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다아름다운 그녀, 오필리어(최나라)클로디오스(황성대), 어머니 거투르드(서경화)햄릿, 그의 운명은?고전이 던지는 질문, 연극 은 오는 4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12 / 조회 8,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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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드라마> 우리네 세상 보다 막장인 게 또 있을까?
가죽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다정한 어머니, 똑똑한 대학생 딸이 이룬 평범한 가족. 어느 날 가족 공장에 불이 나고, 빚 독촉에 시달린 아버지는 쓰레기 차에 치여 세상을 뜬다. 파출부가 된 어머니와 디자이너의 꿈을 접고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딸. 그러다 백화점 사장 아들은 딸에게 반하고, 집안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결혼을 감행한다. 그 후 임신한 딸은 눈이 셋 달린 아들을 낳고 그제서야 며느리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곧 불륜의 문제가 시작되는데. 이 즈음이면 아침 드라마에서 시청률 제법 보장 받는 막장 중의 막장 스토리로 인정받을 수 있다. ‘어떻게 저런 일이’라며 혀를 끌끌 차는 사람에게, “이봐, 세상은 그 보다 더 막장이지 않아?”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꾸하는 작품, 연극 가 그것이다. 지난 4일 늦은 저녁 게릴라 극장. 박근형 작, 연출로 극단 골목길 배우들이 펼쳐내는 연극 의 최종 리허설이 한창이다. 바닥을 치는 한 가족의 치닫는 비극적인 모습을 통해, 이것이 삶의 한 단편임을 보여주는 것이 특기인 박근형은 이번 작품에서는 제목부터 남다르다. 위에 풀어 놓았던 막장 스토리는 도입부에 불과하다. 장면 별로 이어진 리허설에서 관객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극중에 펼쳐지는 또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연습 중인 박근형 연출과 배우들공연 전날까지 대본이 추가, 수정되고 장면이 바뀌는 박근형 특유의 스타일을 익히 아는 배우들은, 총 공연 중 50여 분만이 확정되어 진행되어 이어지는 리허설에도 초조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서이숙, 박완규, 김주완 등 연기파 배우들의 진한 앙상블도 관객들에겐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해설자와 아내 역. 서이숙"내 이름이 창식이라고? 아니야! "부부로 나오는 서이숙과 박완규. 이들의 기억은 타인과 부딪힌다."선 임신, 후 결혼. 아들아 어쩌겠니...""거봐요, 아들이죠? 축하합니다, 예쁜 공주님이 태어나겠어요"CEO의 아들과 가난한 아르바이트생. "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얽힌 기억과 사건들 속의 최후는?지난 5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연극 는 오는 28일까지 게릴라극장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0.11.09 / 조회 9,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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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드는 밤은 없다> 일본에서 살지 못하는 일본인 이야기
두산아트센터에서 기획한 ‘인인인’ 연극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 일본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 지난 11일 막이 올랐다. ‘조용한 연극’ 붐을 일으켰으며, 국내에 3부작과 로 공연된 ‘도쿄노트’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히라타 오리자의 2008년 작, 는 이번 한국 공연에서 박근형이 연출을 맡았다. 말레이시아의 한 리조트에서 살고 있는 일본의 중, 장년층의 일상을 통해 은퇴이민, 히키코모리, 집단 따돌림 등 현대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잔잔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사건 다운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주고 받는 일상의 대화를 통해 현대인의 고독과 외로움, 일본을 일군 중,장년층이 바라보는 그들 사회에 대한 시각이 비춰진다. 가장 오랜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 아키라 역의 최용민을 비롯하여, 예수정, 서이숙, 주인영 등이 호흡을 맞춘다. 한국 사회를 반추해 볼 수 있는 일본인들의 이야기 는 6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연극 공연장면 은퇴 이민으로 말레이시아에 사는 부부.반가운 딸들이 방문했다.이들이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는 이유는... 자신을 찾아온 친구 부부의 선물, 풍선껌. 나만 기억하고 있는 아픈 과거가 떠오른다."참 이상하죠? 꼭 일본 술만 찾게 된다니까요.""꿈 속에서 남을 죽이지 못하는 것 보다 더 괴로운건,내가 죽지 않는 거에요. 어떻게 해도 난 죽지 않아요"애정이 넘치는(?) 이들 부부의 정체는?상처는 상처를 알아본다.혼자 사는 아버지 곁에 있고픈 딸.다 큰 딸을 어서 내보내려 하는 아버지.속 앓이 하는 부부들, 속 앓이 하는 부인들, 많습니다.석양이 진다. 황혼의 이들이 사는 오늘은 어떤 모습인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5.12 / 조회 1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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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사드> 연출가 박근형
눈먼 전 처에게 용돈을 타 쓰는 하는 일 없는 아비와, 스물 두 살 고등학생 아들의 어두운 동거(청춘예찬), 구름 따라 떠돌기만 한 아버지의 운명(경숙이, 경숙아버지), 자살한 시아버지의 시신을 화장실에 방치한 채 노래방 도우미 생활을 계속하는 며느리와 영화 촬영에 바쁜 아들(너무 놀라지 마라) 등. 누구라도 거부하고픈, 하지만 존재함이 분명한 지금 이 시대의 가족 이야기를 더욱 강렬한 무대 위에 올렸던 극작가 이자 연출가 박근형이 로 다시 찾아온다. 다른 시대, 다른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얘기를 하고자 한다’는 그에게 박근형이 바라보는 세상과 무대 풍경을 물었다. 마라, 사드_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이들과의 만남 연극 와 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작품이다. 고양에서 공연 예정인 과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열리는 제1회 정보연극전 첫 작품 등 재공연 작까지 포함하면 2009년 상반기가 채워지기도 전에 그의 작품 다섯 편이 무대에 서는 셈이다. “는 작년에 생각했던 것을 올해 정리해서 공연했던 거고, 야 워낙 텍스트가 좋아서 거의 배우들이 알아서 해주셨지, 연출이 할 게 별로 없었어요. 이 작품은 작년부터 이야기가 되었고, 올 초부터 준비가 들어갔죠.” 국내 첫 라이선스 작으로 설 연극 연습에 한창인 연출가 박근형은 오히려 여유로웠다. 화가이자, 영화감독, 극작가인 페터 바이스의 대표작인 에서는 프랑스 혁명기를 산 극단적 혁명가 장 폴 마라의 암살을, 한 요양병원의 환자들이 재현하고 있다. 1964년 세계 초연 이후 독일 연극의 결정적 순간으로 평가되기도 하는 작품이다. “작품이 워낙 어렵고 등장인물도 많고, 또 제작비도 그렇고.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들었는데 저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던 작품이었죠.” 프랑스 혁명 전후의 흐름과 사드 후작 등 우리에게 낯선 인물과 배경은 조금 정리를 했다지만, 총 40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큰 무대를 만듦에, 성급한 가감 보다는 원작의 큰 줄기를 따라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들’이라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음을 강조한다. “2009년 한국이 맞이한 혼란스러운 상황.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인 과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이 작품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의가 있을 것 같아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충분할 것 같아, 감히 도전했죠.” 가족, 세상의 축소판 “혁명이란 무엇이냐, 사는 것은 무엇이냐. 뭐랄까, 의미심장한 논쟁 장면들이 많긴 하죠.” ‘이 작품도 무겁다’는 것이 서두였다. 밝고 흥겨운 작품 보다는 사회의 어둡고 뒤틀린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그의 작품을 두고 ‘불편하다’는 관객들도 더러 있다. 지난 작인 의 경우, ‘막장 오브 더 막장 가족’이라는 수식어가 ‘탄탄하게 관객을 탄식케 하는 작품’이라는 말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일부러 어두운 이야기를 해야지, 가족 이야기를 해야지, 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연극을 하기 위해 이야기를 꾸미는데 제게 가장 잘 어울리고 소박한, 최소한의 장치가 가족인 것 같아요. 어떤 한 가족만의 이야기인 듯 하지만, 그들이 담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면, 또 사회의 축소판이었으면 좋고요.” 실향민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이냐 물으니 “크게 부유하진 않았지만, 제법 넉넉히 자랐다”고 웃는다. “부모님과 나이차가 많아 자라면서 대화가 없긴 했었다”는 그는 다 자란 후 듣게 된 부모님 삶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욱 가슴에 콕콕 박혀져 작품에 들어오기도 한단다. 자기의 옷을 입고, 자기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1999년 박근형이 극작가이자 연출가로서 과 함께 연극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후 그는 (2000), (2004), (2005), (2006), (2007), (2008) 등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자신의 색으로 세워내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당시 장충동에 있던 연극촌에 배우로 들어간 후 극단 76으로 이어지는 그의 연극 생활을 이유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본능적이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극작’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글에 대한 두려움도 많았지만 지금은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떻게 그것을 표현해야 하나’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해요. 이제는 학교에 다니면서(그는 지금 서울산업대학 대학원 휴학중이다) 글쓰기의 질서라든가, 막연히 알았던 것들의 체계를 알게 되었지만 극작에 있어 차이는 없어요. 저는 문학을 하고자 했던 게 아니라 연극을 하기 위해서 말을 썼던 거죠. 말과 상황을 쓴 것이지, 정제된 글을 희곡에 옮기고 싶진 않아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걸러진 말을 안 쓰거든요.” 배우 박해일을 아들 역으로 두고 쓴 을 비롯해 실제 배우의 화술을 십분 고려한 대처법으로 ‘꺽꺽이’라는 기발한 캐릭터를 낳은 등 있는 그대로의 배우들 모습을 담으려는 그의 특기는 본 공연 직전까지 대본에 ‘완성’이라는 도장을 찍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배우든, 그 배우가 제일 편한 상태에서 잘하길 원해요. 물론 과정의 고통도 있고,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남의 옷 속에 들어가는 것 보다, 자기 옷을 입길 원하죠. 특히 제가 쓴 작품일 때에는 미리 써 둔 글 보다 배우들의 말이 맞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자기 호흡으로 자기 말 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박근형이기에 박해일, 김영필, 고수희, 주인영 등 그가 이끄는 극단 골목길에 몸 담았던 배우들은 거칠고도 호소력이 크다. “이번 작품에도 나오는, 우리 극단에 다리를 저는 친구가 있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대사도잘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개성 있는 친구죠. “너, 연극해라, 배우 해라” 제가 그랬어요.” 누군가를 흔드는, 달콤하지 않은 이야기 힘든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한 환상의 장소가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 정신 없이 웃고 즐기는 약 두 시간이 고통을 잊게 하는 순간진통제가 되는 것이 사실. 그렇기에 오히려 감추고픈, 치부를 드러내는 듯한 그의 전편들을 두고 그 자신은 ‘소수가 보는 작품’이라고 했다. “관객은 다양하죠. 코미디든 뮤지컬이든, 혹은 어떤 배우든, 좋아하는 것을 보러 가면 됩니다. 근데 달콤하게, 데이트도 하고, 맥주도 한잔 하면서 “정말 예쁘지 않니?”하는 연극은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 반대되는 연극도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관한. 물론 사람들이 싫어할 정도로 직설적인 것이 있을 수도 있고, 풍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자본의 논리를 큰 기준으로 돌아가는 현 연극의 흐름에도 그는 역력한 안타까움을 표한다. “어떤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느냐, 어떤 배우가 나왔으면 좋겠냐고 관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그렇게 만드는 작품도 있잖아요. 그리고 공연이 끝나면 결산도 하고요. 세상이 지금 산업과 자본의 논리로 가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안 그런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좀 작품이 실패하더라도 막 해 봐야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창조적인 무언가가 나오는 거 아닐까요.” 자신의 작품과 연극 작업을 통해 스스로와 모두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또 한가지는 연극의 사회적 역할이다. “옛날에는 연극이 가진 사회적인 파급력이 굉장히 강했는데 지금은 반신반의에요. 하나의 작품이 세상을 바꾸기에는 연극 자체가 너무 미약해졌지요. 우리 세상살이의 문화 중에서도 너무 외소해졌거든요. 연극이 사회를 직접 흔들 수는 없지만, 그 연극을 보는 이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연극을 본 몇몇 사람들을 변화시키면 그들이 꼭 연극이 아니라 차후 어떤 작업을 통해서도 세상을 바꾸는 밀알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는 온순하고 부드럽게 말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지와 뜻은 곧고도 강했다. 그는 분명 투철한 사회혁명가는 아니다. “, 정말로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면, 게으르거나 또 다른 이유 때문에 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지는 않겠죠, 짝사랑이라도 하든가 그 사람 생각을 계속 하게 되잖아요. 진짜로 좋아한다면 무엇이 되었든 그걸 어떻게 포기하겠어요”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본연의 목소리로 표하며 ‘그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한 정직한 사람으로 인터뷰를 마친 후 뒤돌아 섰다. 조용한 그의 발걸음은 변함없이 수십 명의 배우들이 뒤엉켜 말하고 노래하며 움직이는 연습실로 향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5.18 / 조회 1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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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를 가지고 <돌아온 엄사장>
에서 상을 엎고 무심히 쳐다보는 아버지와 눈에 살기가 가득한 아들이 한 이불을 덮고 잘 때, 에서 어메와 경숙이의 눈물 앞에서도 방정맞은 발놀림으로 노래를 부르는 아베를 볼 때, 에서 열 일곱 억센 사투리의 주혜가 잔심부름을 하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워 물 때,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지 않고 기꺼이 숨을 쉴 수 있음에 놀란 관객들은, 작가이자 연출가 박근형의 이름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막이 오르기 직전까지 나오지 않는 완고와 기꺼이 배우들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하는 연출 스타일은 ‘박근형식’이라는 고유명사를 낳았고, 대학로를 밑바닥에서부터 뒤흔드는 체득적인 그의 힘은 관객들을 충분히 매료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2008년 박근형과 극단 골목길의 신작인 연극 에는 물음표와 씁쓸함이 가득하다. 2005년 삼일로 창고극장 개관 30주년 기념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연극 의 후속작 격인 은 전작의 배경이었던 울릉도를 떠나 포항에 닿은 엄사장과 그 무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인의 감투를 위해 앞뒤 안 가리는 엄사장의 활약과 의리와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영필 외 일당들의 의기투합은 거침없는 사투리와 개성 자체인 인물들의 열연으로 펼쳐진다. 여기에 엄사장의 아들 고수의 등장은 일편의 스토리에 또 다른 길을 내어 주고 있다. 하지만 뜨끔한 오늘의 편린과 뻔한 이야기는 분명 다른 법, 대부분의 관객들은 돌아온 엄사장이 그려놓을 길을 걷기 두 발짝 전에 이미 눈치 채 버릴 것이다. 인식하지 못했거나, 피하고 싶었지만 어디에도 있는 일상이 가져다 주었던 공감의 힘은, 반 박자 느린 억지 구성과 허한 웃음이 대신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박근형과 극단 골목길이 먼저 눈에 띄는 이 작품을 두고서 의외성을 상상하는 관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작을 둔 작품’이라는 부제가 딸린 이 작품에서 우리가 느끼는 낯설음은, 거친 손으로 묵묵히 옆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뜨끈한 위로를 선착장에 두고 포마드 기름만 잔뜩 바르고 돌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에 기초한다. 잠자리 선글라스와 흰 장갑만 낀 채 “야 임마” 한 마디 만으로도 그대로 운전기사 영필을 그려내고 있는 김영필과 담배 피며 춤추는 임산부 황마담 역의 황영희, 무엇보다 “이 개시끼야”를 연발하며 무대를 튼실히 장악하고 있는 엄사장 역의 엄효섭 등은 실제 이름이 곧 배역이듯 틈을 찾을 수 없는 연기로 역량의 한계를 언제나 경신한다. 또한 고수가 가진 배우의 힘과 색은, 배우의 가장 빛나는 모습을 잘 잡아 내는 박근형에 의해 무대 위에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단 첫 연극 무대라도 열정과 의의만이 아닌, 깊고 조심스런 호흡으로 서는 미덕을 고수는 보여주고 있다. 어제의 길고 보람된 하루는 내일 새벽에 뜰 눈꺼풀을 더욱 무겁게 하는 피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박수 속에 어제를 일궜던 그 성품과 습성은 쉽게 변하지 않음을 믿으며, 계속해서 을 반길 많은 관객들의 손짓에 기꺼이 한 손을 더한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6.04 / 조회 1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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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엄사장> 고수 군복무 후 첫 복귀작
연극열전의 다섯번째 작품 이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은 2005년초연된 연극 를 이은 박근형 연출의 2008년 초연작.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올라온 엄사장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인간의 부조리함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탤런트 고수가 군복무 후 가진 첫 복귀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선배들의 연극 무대를 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연극 데뷔 계기를 설명했다. 극단 골목길의 간판배우 엄효섭도 이번 작품에서 ‘엄사장’역할로 돌아온다. 지난해 드라마의 연쇄 살인마 ‘백수정’, KBS 드라마의 강직하고 따뜻한 교사로 분해 대중에게도 낯익은 배우. 이외에도 에서 조재현과 함께 ‘경숙아버지’로 열연하며, 거침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던 김영필, ‘황마담’ 역할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황영희 등 극단 골목길 실력파 배우들이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연극열전 프로그래머 조재현 박근형 연출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는 고수 배우 황영희 엄사장 역을 맡은 엄효섭 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5.07 / 조회 1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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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이순재, 연극열전 무대에 선다
작년 말부터 내년 초까지 1년이 넘는 장기적인 연극 프로젝트이자 대중에게 친숙한 브라운관 스타들의 출연으로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 연극열전 2의 차기작과 캐스팅이 발표되었다. 먼저 연극열전 다섯 번째 작품은 연출가 박근형의 2008년도 신작인 , 뒤이어 막이 오르는 여섯 번째 작품은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마멧의 로 한국에서는 초연이다. 은 미모의 가이드 양리정을 따라 선거판에 뛰어든 부동산 중개인 엄사장의 이야기로 2005년 선보인 의 후속편. 에는 인생의 내리막길에 당도한 베테랑 배우와 신출내기 젊은 배우의 ‘극장 안에서 펼쳐지는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더욱이 에서는 4월 25일 공인근무요원에서 소집 해지되는 고수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 엄효섭, 황영희, 김영필 등 극단 골목길의 단원들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며 에서는 배우 이순재와 드라마 ‘뉴하트’의 냉철한 의사 역할을 맡았던 장현성, 그리고 홍경인이 30년 연기경력의 베테랑 배우 전국환과 함께 무대를 만든다. 은 오는 5월 23일부터, 는 오는 5월 30일부터 8월3일까지 관객들을 만난다.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4.24 / 조회 20,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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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캣츠비] 색다른 청춘 반전 로맨스
인터넷 포털 싸이트에서 연재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끈 만화 원작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가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롱런하고 있다. [위대한 캣츠비]는 강도하 작가의 청춘 3부작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으로 평범한 26살의 백수 캣츠비와 친구 하운드, 연인 페르수가 만들어가는 진한 사랑과 충격적인 반전이 재미를 주는 작품. 뮤지컬은 만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오되, 소극장의 현장감과 긴장감을 살려 인기를 얻고 잇다.
뮤지컬에서 원작이 있다는 것, 그것도 이미 많은 사람이 접한 인기 원작이 있다는 건 양날이 있는 칼과 같다. 관객에게 다가가기는 수월하지만 재창조와 다름 없는 노력과 이미 형성돼 있을 관객의 기대감을 배반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는 다행히 관객의 기대를 실망시키지는 않는 작품이다. 뮤지컬만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장편 원작에서 풀어놓은 긴장감 있는 스토리의 맛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대는 백수 청년 캣츠비가 그의 오랜 연인 페르수로부터 차이면서 시작한다.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방황하다 선시장에서 C급끼리 만난 캣츠비와 선. 캣츠비가 얹혀 사는 친구 하운드와 그가 몸바쳐 짝사랑 하는 유부며 몽부인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들의 방황과 러브스토리는 여느 청춘물과 다름없이 발랄하고 코믹하다. 하지만 중반이 넘어가면서 페르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캣츠비와 하운드의 방황, 그리고 충격적인 진실까지 숨가쁘게 진행되며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원작 만화에서 여러 컷으로 표현된 섬세한 표정 뎃생, 이미지의 상징화 등은 뮤지컬에서 음악과 조명,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으로 모자라지 않게 표현된다. 특히 귀에 잘 꽂히는 음악은 뮤지컬만의 특권. 배우들의 복잡한 감정이 노래로 전달되면서 느끼는 새로운 감흥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스크린을 설치해 애니메이션 효과를 준 것과 효과적인 조명, 가면의 활용은 신선한 시도로 보인다.
지금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을 떠나 보낸 관객이라면 조금 더 감흥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듯.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른 색다른 청춘 로맨스를 만나보고 싶다면 [위대한 캣츠비]가 적격이다.
글: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2007.08.20 / 조회 1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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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잔혹하고 슬픈 핏빛 동화
아이들에 가해진 연쇄 살인과 용의자로 지목한 한 소설가. 경찰서 취조실… 연극 [필로우맨]은 마치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아나가는 추리 스릴러처럼 시작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추리물이 아니다. 범인은 1막이 끝나가기도 전에 금방 밝혀지니까. 아니 그 전에 관객들은 누가 범인인지 대략 눈치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필로우맨]은 그 자체가 잔혹한 소설이자, 슬픈 핏빛 동화다. 괴기한 소설을 쓰는 카투리안은 영문도 모른 체 경찰서 취조실에 끌려와 형사들에게 취조를 당한다. 두 아이의 살인사건과 한 아이의 실종에 용의자로 지목된 것. 카투리안이 쓴 소설의 내용대로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자 형사들은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분노하고, 점차 카투리안의 잔혹한 소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쓴 소설은 음침하고 잔인하다. 게다가 모두 어린아이들이 학대 당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현실에서 그대로 나타난 ‘작은 사과맨’과 ‘강가의 한 마을’을 비롯해 ‘어린 예수’ ‘작가와 작가의 형제’ 등은 잔혹도가 상당히 높아 듣고만 있어도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순수함을 훼손당한다. 아직 철모르고 힘이 없는 그들은 어른에 의해 상처받고 폭력을 받아 쓰러진다. 카투리안과 그 형이 겪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말이다. 하지만 관객이 무참한 이야기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은 그 속에 깊은 슬픔과 동정이 있어서일 거다. 잔혹이 이야기가 진행되며 울려 퍼지는 순수한 어린 아이의 노랫소리가 공포감보다는 애잔함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필로우맨]에서 오랜만에 연극무대에 선 최민식을 볼 수 있는 것은 하나의 보너스다. (최민식보다 카투리안에 집중할만큼 이야기는 강렬하다) 카투리안역을 맡은 최민식에게선 올드보이와 파이란에서의 그가 떠오른다. ‘연극적’ 보다는 ‘영화와 연극 사이’를 오가는 그의 연기는 카투리안에게 무게감을 실어준다.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은 윤제문이 맡았다. 순수하지만 순수함의 농도만큼 잔혹해져 버린 캐릭터에 생명감을 불러일으켜 박수를 받았다.
이 이야기 속에서 필로우맨은 상징적인 캐릭터기도 하다. 불행하고 처참해질 수 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자살을 권유하고 이를 돕는 마음씨 좋은 베개인간. 끔찍하지만 슬픈, 핏빛 이야기다.
2007.05.07 / 조회 1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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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잔혹한 동화가 시작됐다
마틴 맥도너 원작, 박근형 연출, 최민식 최정우 이대연 윤제문 등이 출연하는 연극 [필로우맨]이 4월 30일 LG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을 갖고 치열하고 소름끼치는 스토리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 작품은 괴기한 소설을 쓰는 작가 카투리안이 어린이 살해 혐의로 경찰서 취조실에서 받는 심문받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날은 카투리안과 두명의 형사를 비롯 카투리안의 형이 치열한 심리와 분노가 폭발되는 장면을 선보였다. 최민식의 섬세하고 힘있는 연기와 윤제문의 모자라지만 그래서 더 잔혹한 캐릭터 연기가 특히 발군. 험악한 취조실에서 빠르게 주고 받는 대사와 배우들의 긴장감 있는 연기로 무대를 팽팽한 기운으로 가득 채운 연극 [필로우맨]. 잔혹한 동화는 이미 시작됐다.
2007.04.30 / 조회 1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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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최민식 잔혹한 심리스릴러로 무대 복귀
두 건의 어린이 살해사건과 이에 대한 용의자로 심문을 받는 소설가, 그리고 그의 충격적인 어린 시절이 섬뜩하게 드러나는 마틴 맥도너 원작 연극 [필로우맨]이 오는 5월 국내 초연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연극 [필로우맨]은 돌발적인 상상력과 치밀한 연출로 주목받는 박근형씨가 맡았으며, 음울하고 괴기스러운 소설가 카투리안은 [올드보이] [파이란] 등으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등극한 최민식이 맡았다. 또한 카투리안을 심문하는 두 형사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정우와 이대연이 캐스팅됐다. 이외에도 카투리안의 정신지체 형은 [청춘예찬] 등에서 연기력을 보여준 윤제문이 맡았다.
지난 200년 [박수칠 때 떠나라] 이후 7년만에 연극무대에 서는 최민식은 “기존 연극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시도가 매력적이었다”며 “굳이 저렇게까지 표현을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의 자의식이 넘쳐나는 작품이어서 안일한 매너리즘을 탈피했다는 점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연극을 선택한 데에 대해서 최민식은 “작품 활동의 일환이라 연극인지 영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다만 연극무대에 서면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가장 강렬하게 느낀다”라고 밝히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올드보이처럼 잔혹하면서 독특한 작품을 이번에도 출연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팔자인 모양”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필오우맨]은 촉망받는 현대 극작가 마틴 맥도너의 최대 히트작으로 현실의 취조실과 소설 속 잔혹한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돼 “끔찍하게 잔혹하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운 유머로 가득 차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오는 5월 1일부터 2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07.03.15 / 조회 9,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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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연극 [필로우맨]으로 7년만에 무대 복귀
최민식이 연극 [필로우맨]으로 7년 만에 무대에 선다. [필로우맨]에서 그는 그가 쓴 여러 살인사건들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고 심문을 받는 소설가로 나오게 된다. 그를 취조하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어린 시절과 함께 그가 쓴 ‘필로우맨’에 대한 이야기가 드러나는 작품이다.
[필로우맨]은 영국 극작가 마틴 맥도너의 히트작으로 2003년 초연되자마자 로렌스 올리비에상의 ‘베스트 뉴 플레이'를 수상했고,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 토니상 2개 부문을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 [청춘예찬]으로 동아 연극상 작품상과 희곡상을 수상하고 최근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등을 발표하면서 차세대를 이끌고 갈 연출가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박근형이 연출을 맡았다.
카리스마 있는 아우라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최민식의 연기와 정교한 연출로 무대를 다듬는 박근형의 연출이 만나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국내 초연은 뮤지컬 헤븐과 LG아트센터가 공동 제작을 맡았으며 5월1일부터 2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07.02.13 / 조회 1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