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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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이 꿈이었다고? 시작에 불과하다" 수현재씨어터 세운 조재현
KBS 드라마 촬영 중간 공연을 위해 단양에서 서울로 약 200km를 달려온 참이다. 2012년 예술의전당에서 초연 이후 공연장을 바꾸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연극 에 출연 중인 조재현은 살수를 길러내는 비밀 살막의 주인 광백 역으로 출연한 영화 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배우로서의 활약 뿐 아니라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경기도 공연영상위원회 위원장,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서 하루 24시간을 꽉 채워 행동하고 있는 그는 최근 새롭고 의미 있는 행보를 더했다. 바로 오랜 시간 준비한 극장 건립을 이뤄낸 것. 연극열전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대중 속에 연극을 확산시키려 노력했던 그가 이제는 먼저 세상을 떠난 형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더해 만든 극장 '수현재씨어터'를 통해 젊은 관객 양산을 비롯, 중장년층 관객들을 대학로로 더욱 끌어당길 참이다. 1, 2년이 아닌 10년을 바라보는 농사를 이제서야 시작했다며 "아직 꿈을 이룬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조재현을, 여러차례 일정 조율 끝에 마주했다. 물 한잔과 김밥 한 줄이 그의 저녁이었지만 반짝이는 눈빛, 넘쳐나는 에너지, 그리고 오랜 경험이 빚어냈을 여유와 빠르고 폭넓은 이해는 여전한 모습이었다. 조재현을 만날 날, 마침 그가 대표로 있는 수현재컴퍼니의 두 번째 공연작 의 캐스팅 발표가 있었다. 유쾌한 코미디극으로 프랑스에서 좋은 흥행 기록을 세운 이 작품에서 1인 3역을 선사할 여주인공은 김성령이다. 조재현과 영화 을 함께 촬영했으며 과거 드라마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었던 오랜 동료이기도 하다. 동료, 선후배 배우들을 연극판에 끌어들이기로(?) 유명한 조재현이 다시 한번 캐스팅 디렉터로 활약한 것인가. 대답은 "아니다"였다. "예전에는 후배들한테 전화도 많이 하고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한테도 친한 척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안 그래요. 내 전화 피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웃음) 연극은 많이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자기가 확실하게 자리 잡지 않으면 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을 수 있거든요. 연극은 하라고 해서 되는 작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드는 거죠. 본인이 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는가가 제일 중요해요." 2008년 연극 에 출연한 고수는 "본인 의지가 매우 강했던 배우"로 조재현이 두고 두고 이야기 하는 후배다. 출연을 앞둔 김성령 또한 마찬가지다. "미스 프랑스 진 출신이 그 대회 조직위원장으로 등장하거든요. 김성령씨도 미스코리아(1992년 진)였으니까 딱 생각난거지. 그리고 그 친구가 연기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아요. 지금 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로 한창 왕성하게 잘 활동하고 있고 이 때 연극을 하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본인도 공감하더라고요. " 남녀노소가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코미디 장르라는 것에 더해 중견 여배우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작품이다. 수현재씨어터 개관 당시 그가 말한 "중장년층 관객들이 더욱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연장이 되겠다"는 다짐의 실현이기도 할 것이다. "코믹성이 강하기 때문에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거에요. 배우의 역할이 중요한데 김성령 배우가 극중 역할과 나이대도 비슷해 4, 50대 관객들이 정서적인 공감을 할 수 있고, 또 여전히 아름다운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주는 느낌도 있을 거에요. 게다가 코미디 장르이기 때문에 20대부터 50대까지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극장 개관작은 향후 극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첫 이정표이다. 수현재씨어터는 그가 지금 출연 중이기도 한 을 1번 타자로 내세웠다. 매주 목요일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설전을 펼치는 두 남녀의 엇갈리고도 맞닿은 사랑 이야기가 많은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어 초연 당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중장년층 연극이라고 하면 최루성 멜로나 엄마가 암에 걸렸다든지, 하는 내용이 많잖아요. 관객들의 연령이 대부분 높죠. 그것도 좋지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와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 그런 작품을 소개하는 공연장이 되었으면 하는게 바람이에요. 은 50대 중년의 이야기라고 하니 중장년층이 많이 찾았는데 우리도 공연을 시작하고 보니 30대 젊은이들의 정서와 더 맞더라고요. 그래서 관객층이 넓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분야가 무엇이든 공연계 종사자라면 한번쯤 품어보는 "내 이름으로 된 극장 하나"의 꿈을 조재현은 드디어 이뤄낸 것 아닌가. 그는 "꿈만 꿔야지 현실로 옮긴다는 건 굉장히 바보 같은 짓이다. 후회하고 있다. 돈이 되게 많다면 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절대 하면 안 되는 짓이다"라며 껄껄 웃는다. "극장을 짓는다는 건 내 꿈을 향한 첫 번째 단추일 뿐이지 그 자체가 꿈이 아니에요. 극장을 짓고 무얼 어떻게 할 것인가, 잘 운영할 것인가, 거기에 대한 의미와 보상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가 더 중요한 거죠. 10년이 흐른 뒤에 이 공연장은 이런 저런 여러가지 가치가 있다, 그럴 때 꿈이 실현됐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여러 민관 단체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것이 조재현 스스로에게 '꿈을 이뤄가는 과정의 명분'을 생각하게 해주었다고 덧붙인다. "어찌보면 공공기관이라는 곳에서 일을 해 보니 도덕성은 당연한 것이고 내 일의 명분에 대해서 스스로 명확해지더라고요. 내가 추진한 일에도 '이 일을 왜 하지?'하고 스스로 물을 때가 많아요. 그러면서 가치를 찾으려고 노력을 했었고. 처음에는 다들 얼굴마담으로 나를 찾았겠지만 그럴 바엔 난 거기에 있을 필요가 없죠. 그건 나와 맞지도 않고, 할 거면 제대로 하자, 그러면서 일을 저지른 게 여기까지 온 거에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일 자체 보다 주변 환경에서 등장했다. "지역 언론, 지역 의회의 성격이나 접촉하는 방식을 몰랐으니 처음에는 굉장히 낯설었죠. 그러다보니 오해도 생길 수 있고. 정말 남들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내가 정치에 꿈이 있으면 '훌륭한 정치가가 되기 위해서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난 그런 사람이 아니었단 말이지. 오로지 의미와 보람 만을 가지고 남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일을 해 보겠다고 했는데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무조건적인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을 연임하는 등 배우 외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치에 뜻이 없다는 말은 많은 정치가들이 입문 전 보이는 대외적 발언 아닐런지. 그는 단호하게 답했다. "전혀 뜻이 없어요. 또 나 혼자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연출하면서 느꼈던 건데 알런이나 다이사트 역을 해 봤지만 연출로 객석 맨 뒤에서 작품을 보는 그 쾌감이 있더라고요. 내가 만든 영화제를 찾아주는 사람들, 그 영화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사람들을 보고 느끼는 쾌감, 보람이 엄청나요." 지금 그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뮤지컬, 콘서트와 달리 연극 관객수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셜커머스 등장을 비롯, 1만원 이하의 공연 티켓들이 산재해 "연극은 싼 것"에 맛을 들인 젊은 관객들이 과연 오랜 연극 팬으로 자리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더해진다. "젊었을 때 연극 봤었는데 다시 보니까 재밌네, 하는 중장년층을 끌어들이는 게 일단 맞아요. 그런데 지금 5, 60대가 소극장에 오면 아들, 딸 같은 애들 사이에 끼어야 하니 어색한 거지. 그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려면 유사한 분위기의 사람들이 같이 있어줘야 해요. 그런데 이들만 끌어들인다고 되는 일이 아니에요. 연극의 새로운 관객들은 대학교 1학년, 20대 초반인데 1만원 짜리 연극만 보게 된다는 건 설탕과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아, 맛있다" 할 뿐이지, 거기에 적응이 되면 그 다음에 다른 음식은 못 먹게 되거든요. 나쁜 건 아닌데 위험하다는 거죠. 이걸 헤쳐 나가기 위해선 정말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언제나 조재현이 남고 싶은 곳은 '배우'라는 이름 안이다. 살아온 시간의 딱 반인 25년을 배우로 채워온 그는 나이가 들수록 멜로에 대한 갈증이 심해진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배우들이 그런 생각을 해요. 점점 인간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죠. 젊었을 때 놓쳤던 것들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걸 연기로 구현해 보고 싶은 욕구가 더 생기는 거죠. 섹시한 배우로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했는데, 아버지, 할아버지 역만 가능한 배우로 갈 것이냐, 아니면 멜로도 가능한 배우가 될 것이냐, 하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봐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4.09 / 조회 20,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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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재현, “중 장년층 관객을 위한 연극 만들겠다”
지난 26일 수현재씨어터 개관작으로 선정된 연극 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수현재씨어터는 배우 조재현이 건립한 공연장으로 수현재라는 이름은 1990년대 중반 갑자기 세상을 떠난 조재현 형의 이름인 ‘조수현’과 본인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3월 1일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조재현은 “중장년층 관객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 사랑에 무책임한 역사학 교수 정민과, 사랑에 서툰 국제분쟁 전문기자 연옥이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며 겪는 사량과 이별, 갈등과 화해를 다룬 이야기로 작년 전국 투어 공연과 지난 1월 대학로 앵콜 공연을 마무리한 후 이번에 수현재씨어터 개관작으로 새로운 막을 올리게 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조재현, 배종옥, 유정아, 정은표 등 출연 배우들이 공연의 몇 장면을 선보임과 동시에 황재현 연출과 함께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황재현 연출가는 “작품과 어울리는 적절한 무대를 만나서, 배우들의 눈빛과 손짓까지 관객들에게전달 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 힘있는 연출과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KBS 아나운서 출신의 유정아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연극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연극 은 오는 3월 1일부터 4월 27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수현재씨어터 제공
2014.02.27 / 조회 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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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화제의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새 공연장에서 다시 뭉친다
2013년 화제를 이끌었던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 2월 20일 대학로 새 공연장 ‘수현재씨어터’ 개관작으로 막을 올린다. ‘수현재씨어터’는 배우 조재현이 연극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건립 중인 공연장이다. 이번 공연에는 그의 뜻을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초연 및 앵콜 무대에 섰던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작품은 결혼 빼고 다 해본 ‘그’와 ‘그녀’의 이야기다.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는 중년 남녀가 겪는 사랑과 이별, 애정과 증오,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남녀의 본질적 차이와 인생을 논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고 연인들의 심리와 갈등을 충실하게 살려낸다. 사랑에 무책임한 역사학 교수 ‘정민’ 역은 조재현, 정은표, 박철민이 분한다. 캐스팅 됐다. 조재현은 선 굵은 감정연기로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배우다. 정은표는 극단 ‘목화’ 출신으로 탄탄한 연기력에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박철민은 가장 큰 특기이자 장점인 유머와 재치를 살려 유쾌한 ‘정민’을 선보일 전망이다. 사랑에 서툰 국제분쟁 전문기자 ‘연옥’ 역은 배종옥, 유정아, 정재은이 열연한다. 배종옥은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초연 당시 섬세한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유정아는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답게 정확한 발음과 지적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정재은은 중성적이고 쿨한 성격 뒤에 숨은 모성애를 표현하며 캐릭터의 완급 조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2월 20일부터 4월 20일까지 두 달간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1차 티켓오픈은 1월 28일 오전 11시로 예정되어 있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수현재컴퍼니
2014.01.22 / 조회 10,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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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정은표·박철민…세 배우의 개성 빛나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는 중년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이 11월 29일 대학로에서 다시금 무대에 올랐다. 초연부터 남자주인공 정민 역을 맡아 활약해온 조재현을 비롯해 정재은·정은표 등 의 배우들은 지난 4일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국내 첫 무대에 오른 은 프랑스 작가 마리 카르디날의 을 한국 상황에 맞춰 각색한 연극으로, 의 황재헌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이별, 죽음과 가족 등 인생의 다양한 화두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 젊은 관객뿐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에게도 두루 사랑받았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유정아, 정은표, 윤이나, 이현응주인공 정민과 연옥은 50대 중반으로, 매주 목요일에 만나 야구·역사 등에 대한 토론을 나눈다. 토론은 매번 사소한 계기로 싸움으로 번지고, 격한 언쟁이 오가는 와중에 젊은 시절 뜨거운 사랑을 나눴던 그들의 과거와 미묘한 갈등이 점차 드러난다. 초연에서 조재현과 정웅인이 번갈아 연기했던 정민 역은 이번 무대에서 조재현과 박철민·정은표가 함께 맡았다. 정은표는 이후, 박철민은 이후 3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세 배우는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교수인 정민을 각기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낸다. "세 배우의 분위기와 각각 표현하는 인물이 모두 다르다. 세 배우의 장점이 더욱 돋보이도록 정민이라는 인물과 접목하는 것이 내 일이었다"는 황재헌 연출은 조재현에 대해 "워낙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라 즉흥적이고 뜨겁게 무대에 선다"고 말했다. 정은표에 대해서는 "특유의 따뜻함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단히 이성적으로 캐릭터에 접근한다"고 말했고, 박철민에 대해서는 "굉장히 섬세하게 모든 장면과 대사를 준비해서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는 정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유정아, 박철민 국제분쟁 전문 기자로 세계 곳곳을 누비다 은퇴한 연옥 역에는 초연멤버 정재은과 아나운서 출신의 유정아가 캐스팅됐다. 은퇴 후 난초를 키우며 쓸쓸한 일상을 보내던 연옥은 매주 목요일 주제를 정해 대화를 나누자는 정민의 제안에 묘한 설렘을 느낀다. 이 작품으로 첫 연극무대에 오른 유정아는 이날 무리 없이 연기를 펼쳤다. 이외에도 이현응·윤이나·채수빈 등이 젊은 시절의 정민·연옥과 그들의 딸 이경을 각각 연기했다. "초연에서는 주연남녀배우에 비중을 많이 실었는데, 그러다 보니 다른 배우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약간 쉬어가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는 황재헌 연출은 "이번에는 조연배우들에게도 확실한 역할을 주고 연습할 때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무대도 작년과는 조금 달라졌다. 작년에는 무대 앞뒤에 객석이 있었지만, 이번 무대는 여느 공연장처럼 한 방향에만 객석이 있다. 이에 대해 연출은 "친밀하게 보여질 부분은 더욱 친밀하게, 객관적으로 보일 부분은 더욱 객관적으로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현·정은표·박철민 등 세 주연배우의 각기 다른 개성이 돋보이는 은 내년 1월 19일까지 오는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펼쳐진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조재현, 채수빈, 김주영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12.05 / 조회 1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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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 와타나베> 전방위 연출가 장항준
300원짜리 라이터 하나를 찾기 위해 조직 폭력배들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분위기 파악 못하는 백수의 모습을 보고 터지는 웃음을 막을 길이 없었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서 기발한 발상, 찰진 말 맛을 거침없이 발사하던 총 감독이 장항준 임을 알고 난 후 ‘박봉곤 가출사건’, ‘북경반점’, ‘불어라 봄바람’, ‘귀신이 산다’ 등 그가 각본을 쓰거나 총 지휘를 한 영화들을 통해 전혀 새롭고 유일한 그만의 위트를 발견하는 건 관객으로서 큰 기쁨이었을 것이다. 작가이자 영화 감독으로, 때론 배꼽 잡는 캐릭터의 배우로, 전방위 활동 중인 장항준. 그의 첫 연극을 앞둔 관객들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장항준의 활약을 다시 기대해도 좋을까? 연극 (이하 사나이 와타나베)를 막 무대에 올린 그는, 부르튼 한쪽 입술을 옴짝거리며 “영화보다 연극이 감독한텐 훨씬 어렵다”고 토로했다. 사나이, 와타나베, 삐지다 3류 영화감독이 한국계 일본 야쿠자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은 에는 남자들만 나온다. 피 비린내 나는 복수의 핵, 야쿠자와 예술을 사랑하는 열혈 감독 사이에 ‘삐지는’ 무언가가 있단다. 잘 나가다 ‘어랏!’하는 그곳에서 장항준만의 위트는 빛을 발한다. “남자들이 다 컬러가 달라요.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만 굉장히 다른 남자들의 극단적인 모습이죠. 주인에 대해서 복종하는 걸 긍지로 평생을 살아온 아주 소극적인 남자(멀티맨), 지배하고 군림하는 것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인간(와타나베), 그리고 그런 가치가 지배하는 세상을 경멸하고 상업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아주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는, 순수한 예술의 열정을 가진 사람(만춘), 이 사나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장항준 연출은 ‘삐진다’에 대한 정확한 정의도 다시 내린다. “인생의 1/3은 누군가에게 삐쳐서 산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흔히 화가 났다, 기분 나쁘다 등으로 표현하는데, 실은 삐친 거죠. 예를 들어 동창회에 나갔는데 누가 “그 친구는 어때?”하고 물어봤을 때, “몰라, 걔 얘기 하지마”, 그럼 삐친 거에요. 그렇지 않은 시절이 있었나, 하면 거의 없거든요. 그런 것들이 어쩌면 인간관계에 있어 재미있는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누가 누구에게 삐치고, 또 풀리고, 또 삐치고 하는 거요.” 기회는 올 때 잡는 것 고교시절 자신의 길을 ‘영화’로 결심한 청년이었지만, 장항준 연출에게 연극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다른 애들은 학교 입학 전부터 연극연출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내가 한다고 고집 피우는 건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 결론 내린 그가, 서울예대 연극과 재학시절 연극 연출 지원자 모집 당시 번쩍 들었던 손을 슬그머니 내려 정원수를 채워주는 희생정신(?) 발휘 후 우연히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항상 희곡과 무대에 가까이 있어 친근했기 때문이다. “연극을 해 보자는 제의에 오래 생각 안 했어요. 연극이라는 장르를 전혀 몰랐으면 안했을텐데, ‘그래, 어찌 보면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아이템도 하나 있었거든요. 동숭의 홍기유 대표와 대학 동기라 연극 이야기를 자주 했었는데, 마침 이번 시리즈 제의가 와서 잘됐다, 한 거죠.” 영화 감독들이 연극 연출가로 나선 ‘감독, 무대로 오다’ 시리즈의 세 번째 주인공인 장항준은 “하고도 싶었고, 할 이야기도 있었는데, 마침 기회도 닿았다”며 절호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기회라는 자의 머리는 뒷머리가 없다고 하잖아요. 왔을 때 앞머리를 잡아야지, 뒤에 머리카락이 없어서 잡을 수 없다고요. 준비하고 있는 자 만이 잡을 수 있는 거죠.” 영화감독 만춘 역의 최필립(왼쪽), 멀티맨 역의 김C(오른쪽)1인 다역의 멀티맨을 비롯하여, 등장 배역이 모두 더블, 혹은 트리플 캐스팅이다. 한 역에 너무나 다른 개성의 배우들이 뭉친 것에 대해 “같은 모습이면 굳이 더블 캐스팅을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멀티맨도 원래 2명이었는데 나중에 이준혁이라는 배우를 추가시켰어요. 순발력이 있는, 애드립 강한 배우가 필요했죠. 김경범은 정극을 잘하는 배우, 김C는 등장만으로 환기가 확실히 되고, 우리가 이미 그의 캐릭터를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잖아요.” 영화감독 만춘 역의 정은표와 최필립도 새로운 구성이다. 애초 신하균과 약속해 두었지만 갑자기 영화를 찍게 되어 죄송하다는 그에게 “나 보고 어떡하라고!”라는 절규만 남길 수 밖에 없었다는 장 연출은 끝까지 캐스팅에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다. “전체 구성상 젊은 캐스트를 원했는데, 필립이 너무 하고 싶어 했어요. 또 필립이 굉장히 깍쟁이 같이 보이는데,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해병대 출신이기도 하고 굉장히 남자다워요. 대학 때 천재 소릴 들었던 열혈 감독으로 설정했죠. 그런 모습을 더욱 끌어내서 무대에 보이고 싶어요.” 이상은 높고 할 일은 많다? 공연 준비하면서 유난히 “까칠해졌다”는 본인의 고백뿐만 아니라 “정말 많이 삐치는 사람은 바로 감독님”이라는 배우들의 은근한 폭로도 이어졌다.“머리 속에는 완벽주이자인데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행동은 굉장히 덜 떨어진(웃음), ‘안 되면 말아’하고 쉽게 포기하고. 그런 사람들이 사실은 속으로 곪죠. 이상은 높은데 퀄리티는 못 맞춰주니까. 조금만 그게 맞춰지면 막 신나게 하는데, 막히면 간극이 생겨버리는 거죠.” 최근 그와 작가인 그의 부인이 함께 쓰고 만든 케이블 드라마 ‘위기일발 풍년빌라’를 통해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그는, 영화, 드라마에 이어 이번 연극을 통해 소위 ‘연출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푸하하하, 그랜드 슬램이요? 다른 장르였다면 모르겠는데, 일단 제가 연극과를 나왔고, 그걸 기초로 보고 있다는 거죠. 영화는 생긴지 얼마 안 됐고, 수 천 년을 내려온 드라마는 연극 밖에 없거든요. 연극은 모든 것의 기본입니다. 극의 장르가 다르더라도 제가 이야기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한 것이지요.” 하지만 작업의 ‘재미’ 부분도 놓을 수 없는 그이다. “영화는 한번 틀기 시작하면 의도했던 반응이 나오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만, 연극은 전 날의 공연을 모니터 해서 다음날 고칠 수 있잖아요. 그것이 바로 매력인 것 같아요. 흔히 영화는 감독 예술이고, 드라마는 작가 예술, 그리고 연극은 배우 예술이라고 하는데, 많이 공감해요. 그만큼 좋은 배우들이 많이 필요하고, 그만큼 배우의 능력이 발휘되는 장르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저로서 영화든 연극이든 또 드라마든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죠.” 그는 연극의 마지막에 나오는 영상을 놓치지 말라고 덧붙인다. 야쿠자로 살아온 와타나베가 자신의 삶을 후회하며, 인생에 있어 돌이키고 싶었던 순간으로 돌아가 또 다른 선택을 하는 모습이 4분 30초의 짧은 영화로 펼쳐진다. 누구에게나 있을 ‘그 때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순간을 건드리는 장면이다. “각자 다른 세 남자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 성공하는 것”이라는 장 연출은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크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현재 또 다른 ‘심각한’ 드라마를 준비 중인 그이지만, ‘사나이 와타나베’와 있을 때는 맘껏 웃으라는 조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4.14 / 조회 1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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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 와타나베> 삼류 감독, 야쿠자 보스의 영화 만들다?
영화 감독들이 창작극을 통해 연극 연출가로 서는 ‘감독, 무대로 오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이하 '사나이 와타나베')가 지난 6일 공연을 시작했다. 이번에 무대로 온 감독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의 메가폰을 잡았으며, 영화 ‘박봉곤 가출사건’, ‘귀신이 산다’ 등의 각본을 쓴 장항준이다. 는 삼류 영화감독이 한국계 일본 야쿠자 보스인 와타나베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으로, 왜, 무엇에 와타나베가 ‘삐치게’ 된 것인지와 영화감독과 와타나베의 특별한 우정을 다루고 있다. 8일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는 와타나베 역을 맡은 기주봉과 백인철, 영화감독 박만춘 역의 정은표, 최필립과 멀티맨 역에 나선 김C, 김경범, 이준혁 등이 작품의 주요 장면을 연출했다. 일본의 배우이자 영화 감독이기도 한 기타노 다케시에서 와타나베의 모티브를 얻었다는 장항준 연출은 “후반부에 와타나베가 원했던 영화가 나오는데 이를 통해 그가 얼마나 야쿠자 생활을 후회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점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첫 연극 연출작을 준비하며 “수면제를 먹어야 잘 수 있을 정도의 조울증이 생겼다”는 장 연출은 “대학 입학(서울예대 연극과) 당시 연극계의 신화적 존재였던 정은표 선배를 두고 연출을 하면서 묘한 쾌감이 들었다”고 말하며 재치와 농담도 잊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에 데뷔한 또 한 명의 배우, 김C는 “대본만 보고도 재밌었던 작품”이라며 “멀티맨으로 능수능란하게 네 가지 역할을 하는데, 그 중 아주 짧은 일본어 대사가 있는 자객 역이 가장 잘 할 자신 있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극 는 오는 6월 6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연극 공연장면 "영화는 제 7의 예술이야, 혼이 있어야 한다고!"(박만춘 역_ 정은표 / 멀티맨 역_ 김경범)"빚도 많고... 까짓 그 영화 만들어봐?""고의로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화 푸세요"(박만춘 역_ 최필립 / 멀티맨 역_ 김C)"저 화 안 났다니까요!!!""아사코, 한 미모 하죠?"(멀티맨 역_ 이준혁)두 와타나베의 카리스마(기주봉, 백인철)"야쿠자란말이야, 나 어떻게~!""마음대로 대본을 고치시면 됩니까?""기껏해 봐야 이 술, 90도 밖에 안됩니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이미지 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4.09 / 조회 1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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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무대로 돌아온 김명곤, 순수한 2인극을 지휘한다
전 국립극장장과 문화부 장관직을 역임한 김명곤이 연극 의 연출을 맡으며 본격적인 무대 복귀를 알렸다. 연극 는 독일 작가 칼 비트링거의 대표작 ‘은하수를 아시나요?’를 기초로 하여, 김명곤이 연출과 번안까지 맡은 작품. 베트남전 참전 후유증을 앓는 환자와 정신병동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극중극 형태로 선보이는 이번 2인극에서는 오랜만에 무대에서 만나는 정은표와 연기파 배우 류태호를 비롯해 정의갑, 이동규 등 4명의 배우가 두 팀으로 나뉘어 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 재학시절 처음 접한 ‘은하수를 아시나요?’를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독일 청년들의 고민과 방황을 밀도있게 그린 작품”으로 평가한 김명곤은 “순수한 꿈을 키우려는 현대 젊은이들이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는 모습으로 풀어냈다”고 말하며, “30년 전에 봤던 좋은 작품을 이 시대에 다시 되살릴 수 있다고 믿었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의사 외 6명의 역할을 소화하는 정은표는 1996년 에서 김명곤 연출과 함께 작업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열심히 할 때”라고 회상하며 “당시 선생님을 쳐다 보지도 못했는데 이번에 제의를 받았을 때 아직 날 안 잊으신 것 같아 너무 기뻐 흔쾌히 합류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은표와 함께 밀키팀(맨 위 사진)으로 호흡을 맞추는 이동규는 , , 등의 영화와 최근 연극 에 출연한 신예 배우이며, 1986년 극단 연우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류태호는 TV드라마 ‘대왕세종’에서 김명곤의 호위무사로 출연했던 정의갑과 웨이팀을 구성해 또 다른 극의 맛을 선보일 예정이다. 본 공연에 앞서 공개된 주요 장면에서는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무대를 변환하고 말을 주고 받으며 공연에 참여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희비극적 요소가 작품에 잘 녹아져 있으며 서사극적인 형태로 관객과 교류하면서 인물에 대한 각자의 해석과 표현 여지가 열려있다는 김명곤 연출의 설명이 뒷받침 되었다. 연극 는 오는 11월 7일부터 대학로 두레홀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0.13 / 조회 30,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