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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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Lover > 이 부부의 치열하고 서글픈 일탈
한 중산층 가정의 거실. 아침 출근 길, 남편은 아내에게 그녀의 애인이 오는 지 묻고, 퇴근 후 아내는 남편이 만나는 정부에 대해 호기심을 보인다. 단정한 원피스와 굽 낮은 구두로 중산층 전업주부의 면모를 보이는 아내가 변하는 시간은 그녀의 ‘애인’이 오는 오후 시간이다. 아찔한 하이힐과 몸매가 드러나는 드레스는 그녀의 기대를 반영하듯 화려하고 육감적이다. 그리고 아내는 오후에 어김없이 찾아온 정부와 ‘남편과는 할 수 없는’ 섹슈얼한 놀이에 빠져든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며, 금세기 최고의 작가라 불리는 헤롤드 핀터의 대표작, 가 예술의전당에서 문을 열었다. 는 결혼 10년이 넘는 부부가 서로의 애인을 인정한다는 파격적인 일탈을 그린다. 영국 런던 근교에 사는 중산층 부부 사라와 리차드. 이들 부부의 평화로운 일상을 조금 파고들면 소통의 부재에 시달리는 권태로운 부부가 있을 뿐이다. 왼쪽부터 오경택 연출, 송영창, 이승비, 김호진결혼이란 제도에 보호 받으며 무엇 하나 아쉬울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을 덮친 권태. 열정 대신 자리 잡은 무관심을 극복하기 위해 그들이 찾아낸 방법은 언뜻, 충격적이거나 혹은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극을 쓴 해롤드 핀터 특유의 건조한 대사와 침묵, 생략을 통해 구현된 이들 부부의 모습은 서글프고 안쓰럽다. “세상이 부조리하다면 연극도 부조리해야 한다”며 부조리극을 소개해 ‘핀터레이크’라는 신조어를 낳기도 한 해롤드 핀터 특유의 색채가 고스란히 담긴 는 그의 기존 작품보다는 대중적으로 표현됐단 평을 받고 있다. 겉으론 평범해 보이는 부부 리차드와 사라 "당신이 애인과 만날 때, 난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단 생각은 안 드나?" 이번 무대의 연출을 맡은 오경택 연출은 “헤롤드 핀터의 작품은 부조리 연극 계열이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이 쉽게 접하진 못했다”며 “하지만 이 작품은 유독 로 국내에서 여러 번 공연돼 흥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극적인 남녀 모습 보단 사람과의 관계, 소통, 이해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침묵, 생략, 휴지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내면과 표면이 극명하게 분리돼 이것을 어떻게 푸느냐가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스토리는 어렵지 않다. 10년 차 부부가 권태에 빠지고 역할놀이에 빠지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우유 배달부 "블라인드 가지고 장난 치는 거 다 봤어요." 이들의 이중생활 "이보세요, 난 남편이 있는 여자라구요."남편 리차드 역을 맡은 송영창은 “20년 전 을 봤지만 지금 내가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굉장히 힘들었지만 관객과 만나는 지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인 사라를 연기하는 이승비는 “독일에서 아이를 키우다 문자로 작품 이야기를 듣고 왔다”며 “남녀 간의 투쟁이 너무 아름다운 희곡이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 무대는 네 번째 배우가 될 만큼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며 “절정을 보여주는 무대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어머나,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 몰랐어요!" 이들의 치열하고 서글픈 투쟁 우유 배달부 역을 맡은 김호진은 “전체 극 중에서 1분 47초 정도 등장한다”며 “짧고 굵게 나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짧게 나오지만 공연에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는 사각 회전무대를 사용해 작품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갖는 시간의 흐름과 인물들의 심리변화를 상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는 오는 8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2.07.04 / 조회 1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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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Lover > 결혼 후, 서로를 욕망하는 한 가지 방법
“당신 애인, 오늘 오나?” 마치 “밥 먹었냐”고 묻듯 자연스럽게 묻는 남편의 질문에 아내는 천연덕스럽게 “세 시”라 답한다. 일상적인 아침, 출근을 준비하는 남편과 집안을 정리하는 아내가 나누는 대화라니. 무언가 뒤틀리고, 파격적이다. 200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해롤드 핀터의 작품 (연출 오경택)가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는 부조리극의 대가로 불리는 헤롤드 핀터 작품 중 가장 섹슈얼하고 대중적이라 평가 받는 작품. 결혼 10년 차 부부 ‘리처드’와 ‘사라’가 욕망의 유효기간을 늘리기 위해 이중생활을 이어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침 출근 길 아내의 ‘외도’ 스케줄을 묻는 남편 ‘리처드’ 역은 송영창이, 남편이 만나는 창녀에 대해 묘한 호기심을 보이는 아내 ‘사라’ 역은 이승비가 열연한다. 평범한 어느 날, 부부가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비일상적이고 파격적인 대화는 수시로 묘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10년차 부부로 분한 두 배우의 노련함은 연습실에서도 빛났다. 동선과 움직임,눈빛, 대사에 권태를 벗어나려는 부부의 처절함이 수면 밑에서 때때로 튀어나온다. 몇 년간 외도를 즐겨온 ‘애인’이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고 하자 눈빛은 금새 흔들리고 혼란에 빠지는 사라. 아내의 외도에 동참하고, 자신 역시 그 ‘룰’을 따르는 남편의 기묘한 행동은 애잔함마저 불러일으킨다. 사회적 자아와 본능적인 자아 사이를 줄타기 하듯 넘나드는 이들 부부의 파격적인 이중 생활은 국적을 불문하고 공감을 일으켰다. 는 1963년 영국의 지역 방송사에서 50분짜리 흑백 TV 영화로 제작돼 같은 해 9월, 영국 런던 아츠씨어터에서 초연(헤롤드 핀터 연출)되었다. 이후 1998년까지 영국에서만 총 98번의 프로덕션으로 공연됐고 프랑스, 미국, 캐나다, 독일, 이란 등 세계 각지에서 지금도 공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74년 로 첫 소개되어 극단 실험극장과 극단 민중극장의 레퍼토리 공연으로 여러 차례 공연되었다. 당시 연극의 에로티시즘으로 이슈가 되자 자극적인 포로노그래피로 접근한 아류작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도 했다. 이번 무대는 19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는 6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6.21 / 조회 1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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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20] 욕망들의 충돌,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인간은 부재한 것을 욕망하며 욕망의 대상이 소유 불가능한 것일수록 방황하게 된다. 낙원을 꿈꿨던 여자 블랑쉬. “사람들이 그랬어요. 먼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탄 다음에 여섯 정거장 더 가서 Elysian Fields, 낙원에 내리라고요.” 낙원을 만나기 바랐던 블랑쉬는 낙원 대신 절대적으로 잔인한 현실에 하차하게 된다. 무대에 등장한 블랑쉬의 의상은 타 인물들과 대비되며 그녀의 의식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무엇보다 과장스러우면서도 한껏 멋을 낸 그녀의 커다란 모자는 교양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 노력하나 오히려 우스꽝스러워진 블랑쉬를 나타낸다. 초라한 환경과 화려한 블랑쉬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질감은 불편함과 불안함을 증폭시키며 당연한 갈등을 예고한다. 차림새나 말투, 교양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블랑쉬는 아무도 없는 동생의 집에서 몰래 술을 마시는, 모순된 행동을 보인다. 술에 의지하고 과거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그녀는 극도의 불안 상태에 놓여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 서서히 파멸하게 될 것이다. 이 ‘뻔한’ 고전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에 성공해야 하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열전3’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욕망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비뚤어진 채 존재하고 있었다. - 식상한 고전의 영리한 변화 블랑쉬의 모든 행동은 현실을 외면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그녀가 줄곧 입고 있는 흰색 의상과 수시로 반복되는 목욕, 놓지 못하는 술 등은 가리고 씻고 잊고자하는 그녀의 욕망을 보여준다. 또한 진실을 감추기 위해 어두운 밤에만 사람을 만나고 환한 전등에 갓을 씌우는 등, 그녀에게는 현실과 마주할 용기가 없다. 때문에 끊임없이 과거로의 도피를 시도한다. 농장의 상실과 남편의 자살에 대한 죄책감, 이어지는 부정한 생활과 그로인한 교사직 해고 등, 이 모든 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비뚤어진 욕망에서 비롯된다. 낭만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은 동생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와의 마찰을 통해 극대화된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인물들의 심리적 문제나 변화, 갈등을 무대와 의상, 소품을 통해 부담 없이 표현해냈다. 일반적 예상과 달리 무대와 음악, 의상은 상당히 현대적이다. 정확한 지점을 알 수 없는 배경은 고전과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스텔라는 청바지를 입고 있으며 스탠리와 친구들은 익숙한 상표의 술을 마시고 모두들 거부감 없는 어투를 사용한다. 조명의 효과적 활용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마치 신이 바뀌는 듯 영리하게 움직였으며, 음악 역시 의도적으로 부자연스럽게 중단되면서 새로운 장면전환을 알렸다. 문삼화 연출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는 식상한 스토리임에도 불구, 같은 내용으로 유머와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여유와 노련미가 있다. - 예리하게 포착된 욕망들의 충돌 고민과 탐구의 과정이 묻어난 이 작품은 연출 및 배우들의 열연에 의해 완성된다. 망가져가는 여자의 불안함과 초조함을 연기한 배종옥은 과장된 표정과 행동 속에서도 절제력을 발휘했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배종옥은 블랑쉬에 대한 연민과 이해를 성공시켰다. 감정적인 블랑쉬와 달리 이성적이며 현실적이고 활기찬 동생 스텔라를 연기한 이지하는 기쁨과 좌절, 안타까움의 다양한 감정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그녀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배우 이석준 역시 거칠고 대담하며 솔직한, 다듬어지지 않은 돌의 뜻을 담은 스탠리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연극열전3’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블랑쉬에게 집중됐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모든 인물들을 한정된 테두리 안에서 섬세하게 어루만졌다. 스텔라와 스탠리, 미치 등 블랑쉬 주변 캐릭터들의 감정을 적절히, 그리고 치밀하게 파고듦에 따라 생생하게 살려냈다. 이 노력의 결과, 관객은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상처와 눈물, 폭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작품에는 블랑쉬의 욕망뿐 아니라 모든 인물들의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들의 욕망들이 충돌되고, 곧 관객들의 욕망과도 충돌을 일으킨다. 글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26 / 조회 2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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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어디로 가나요?
견고한 레일 위를 달리는 세상이라는 전차 위에서, 당신은 어떤 욕망을 꿈꾸는가.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 가 무대에 올랐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는 연극 이후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배우 배종옥과 이후 독일 드레스덴 국립극장에서 활동한 이승비가 블랑쉬 역으로, 승차했다. 닭가슴살과 달걀을 주식으로 한 식단을 동원한 몸 관리로 짐승남 스탠리로 변신한 이석준과 이지하도 동생 스텔라 역으로 전차에 올랐다. 국내에는 1951년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더 잘 알려진 이 작품은 미국 남부의 명문가 출신 블랑쉬 뒤보아가 농장과 저택을 잃고 욕망 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여동생 스텔라와 스탠리 부부가 살고 있는 뉴올리언스의 낙원이라는 지역을 찾아와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담고 있다. 공연장면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낙원으로 왔어요!여기가 낙원이라니 (블랑쉬: 배종옥, 스텔라: 이지하)내가 무섭나? (스탠리: 이석준)언니한테 잘해줘, 제발 재미있는 게임이네요! 내가 좀 알려줄까요?내가 또 흥분했군요!또 다른 블랑쉬 (이승비)아기가 나올 것 같아!당신이 원하는 게 이런거지?블랑쉬 언니는 알고 있어? (유니스: 유안, 스텔라: 이지하)난 어디로 가는거죠?난 언제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해 왔어요배종옥 & 이승비 숨은 이야기 블랑쉬와 하얀 의상 블랑쉬는 프랑스 어로 ‘하얀 색’을 의미한다. 그녀는 줄곤 흰색 드레스를 즐겨 입는데, 흰 의상은 그녀의 어두운 과거를 감출 뿐만 아니라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블랑쉬의 가면과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목욕을 좋아하는 블랑쉬 극 전반에 걸쳐 블랑쉬는 몇 번의 목욕을 한다. 그녀는 긴 목욕을 통해 깨끗한 물이 그녀를 정화시킨다고 생각한다. 블랑쉬와 술 주인 없는 여동생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술을 찾아 마시는 블랑쉬. 흰 의상과 목욕처럼 술 또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나쁜 기억을 지우는 수단이다. 블랑쉬와 방에 있는 갓을 씌운 전등 블랑쉬는 그녀가 감추고 싶어하는 진실들, 그녀의 과거,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려버리는 세월의 흔적이 밝은 전등 아래서는 여과 없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스텔라의 아파트에서 재회하는 첫 장면에서 블랑쉬는 “불 좀 꺼줘! 제발 불 좀 끄라구!” 하고 외친다. 자신의 방에 있는 전구에도 커다란 갓을 씌우고 극이 전개 되는 동안 계속 밝은 불빛을 피하지만 결국 자신의 모든 과거가 폭로되고 마지막으로 미치의 진실한 사랑이 떠나는 순간 밝은 불빛처럼 상징되는 현실과 대면하게 된다. 프로듀서 조재현이 기관사로 나선 ‘연극열전3’ 네 번째 시리즈 연극 는 오는 5월 23일 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주미경(club.cyworld.com/docuherb)
2010.03.25 / 조회 1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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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배종옥 “모든 여배우들의 로망”
"참 어려운 작품입니다" 명품배우들의 ‘욕망’을 만나볼 수 있었던 연극 기자간담회가 지난 22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렸다. 드라마, 연극, 뮤지컬에서 대표배우로 손꼽히는 배우 배종옥, 이승비, 이지하, 이석준은 "연습을 하면 할수록 어려운 작품이지만, 이 난관을 뚫어보겠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연극열전3’ 네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연극 는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으로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전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작품이다. 연극은 동성애자였던 남편의 자살로 인한 충격과 몰락한 남부 귀족가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여인 블랑쉬와 현실을 인정하고 하층계급의 남편을 사랑하는 여동생 스텔라, 그리고 즉흥적이고 원초적인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 등 세 사람의 갈등과 욕망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급변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인 블랑쉬 역에는 에 이어 네 번째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종옥과 ‘연극열전2’ 이후 독일 드레스덴 국립극단에서 활동한 이승비가 더블 캐스팅됐다. 남편인 스탠리의 폭력에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의 욕망대로 그를 사랑하는 여동생 스텔라 역에는 이지하가, 야성적이고 충동적인 스탠리 역에는 의 이석준이 출연한다. 이 작품의 번역과 연출을 맡은 문삼화 연출가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60년 전에 완성된 희곡이지만, 작품 안에는 현재 훨씬 더 커진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이 담겨있다”며 “그 욕망들이 어떻게 부딪히고 있는지 2010년의 시선에서 그려낼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종옥, 이승비 두 여배우가 연기하는 블랑쉬 역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는 “실제로 두 여배우의 성격이 완전 딴판이라 배종옥, 이승비만의 블랑쉬가 보여지고 있다”고 밝히며 “더블캐스팅인 작품을 할 때, 어떤 배우의 공연을 보는 게 좋은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번에는 “두 번 다 보는 게 좋을 것” 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배종옥_ “캐스팅 제의, 뛸 듯이 기뻤다” 연극 무대에 선 소감이 궁금하다. 배: 무엇보다 대학교 때부터 꿈꾸던 작품을 한다는 점에서 긴장된다. 기대가 없었던 작품이었다면, ‘잘해보자’는 생각 하나로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고 기대가 컸던 작품이라 그런지 ‘욕만 안 먹으면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배우들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이 긴장감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를 제의 받았을 때 어땠는지. 배: 일 년 전에 제의를 받고, 정말 기뻤다. 제의를 받았을 때도 이 무대가 가능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실 고전극을 무대에서 풀어내는 작업이 제작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다. 뮤지컬도 많고, 재미있는 연극도 많은데 관객들이 두 이상 고전극에 집중해줄지, 그걸 보러 와주실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안히 얘기하는 과정에서 이 작품을 제의 받았고, ‘내 꿈이 실현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막상 작품을 대해보니, 마냥 기뻐할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아니었다(웃음). 하지만, 이 작품이 끝날 때는 ‘이 작품이 기쁨이었다’라는 느낌을 갖고 싶다. 이번에 맡은 블랑쉬 역에 대해서 ‘여배우들의 로망’ 이라고 표현했다. 배: 블랑쉬라는 인물 안에는 굉장히 많은 감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블랑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이유가 표현할 때는 쉽지 않더라. 감정이 정말 급박하게 움직인다. 초반에는 대사 외우는 것만해도 죽겠는데,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니 작업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작품을 하기 전에는 ‘와, 저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가질 수 있는 매력적인 역할인데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게 참 어렵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블랑쉬가 가진 매력을 잘 표현해낸다면, 지금 내 또래에 배우들이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그 정도로 좋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연극 는 오는 3월19일부터 5월23일 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현장"오늘은 마이크 안 잡으려고 했는데..." 기분이 좋아서 마이크를 잡았다는 '연극열전3' 프로그래머 조재현2010 블랑쉬_이승비 & 배종옥이승비, "저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빵 터진, 배우 배종옥 "배우 추상미씨의 남편 이석준씨 입니다"진행자의 소개에 붉어진 얼굴, 배우 이석준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가 부족하다는 말이 있는데, 아닙니다!"100%의 연기를 선보이겠다는_배우 이석준"솔직히 쉬운 역할인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어렵네요"억울한 여자(?), 이지하이석준 쟁탈전?!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 (club.cyworld.com/docuherb)
2010.02.23 / 조회 13,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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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길들이기] 지식인이 되고픈 그녀, 술주정뱅이 교수 찾아가다
책이 빽빽하게 꽂힌 책장이 가득한 교수실. 권태로운 얼굴을 한 중년의 문학교수가 서성인다. 무언가 고심을 하던 그가 생각 났다는 듯 방긋 웃으며 향한 곳은 수 많은 책이 나란히 정렬한 책장, 아니 그 뒤에 숨겨놓은 술병이다. 그 남자의 이름은 프랭크. 문학교수이지만 학생들 가르치는 일에 진력이 났으며, 결혼에도 실패했고, 시를 쓰는 것도 포기한 채 살아가는 권태로운 인생의 지식인이다. 어느 날, 그 앞에 리타라는 여성이 나타난다. 그녀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26살의 미용사. 결혼도 했지만 배움에 대한 열망을 주체 못해 개방대학(Open University)에 등록하고 프랭크 교수를 찾아간다. 미용사와 교수의 밀고 당기는 수업, "지식인이 되고 싶다고요!" 연극 [리타길들이기]는 술주정뱅이이자 권태로움에 휩싸인 프랭크 교수와 배우지 못해 무식하지만 지적인 욕망이 강한 리타가 만나 인간적인 교감을 나눈다는 드라마. 이 작품의 묘미는 단연 리타다. 첫 등장부터 “난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짜증나요”로 시작해 엄청난 수다를 떨기 시작한 그녀는 천박하다 할만한 말투와 옷차림으로 프랭크 교수를 당황시킨다. 하지만 씬이 바뀔 때마다 그녀는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변모해간다. 처음에는 발음도 제대로 못했던 영국 소설가 포스터(E.M. Foster)의 작품을 비평해 내고, 뿐만 아니라 페르귄트(Peer Gynt), 헨리 입센(Hemrik Ibsen), 윌리엄 블레이크(W. Blake)에 대해 교수와 설전을 벌일 정도다. 그녀의 의상과 말투의 변화는 점점 선망하던 ‘진짜 대학생’ 내지는 ‘지식인’들의 그것과 비슷해지지만, 프랭크 교수는 점점 그녀의 진짜 모습을 잃어가는 게 안타깝다. 물론 리타에 대한 이성적인 끌림과, 그녀가 점점 다른 사람들과 교류 하는 데에 대한 불만과 질투도 한 몫 한다. 이젠 그녀가 그리도 좋아하던 통속소설 ‘욕망의 도시’를 문학이 아니라며 외면하는 리타와, ‘읽어보니 끝내주던데’하는 프랭크. 그들 사이에서 나오는 답은 무엇일까. 이승비 최화정, 각각 다른 버전 대본으로 열연 [리타길들이기]는 1980년 런던에서 초연해 영화로도 제작되며 인기를 끈 작품. 2002년에는 현대 흐름에 맞추어 개작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1991년 최화정, 윤주상, 이승철 주연으로 초연, 1997년, 2004년에도 공연되며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멤버인 최화정, 윤주상 커플과 이승비 박용수 커플이 열연한다. 독특한 것은, 이 두 팀의 공연이 확연히 다르다는 거다. 이야기 줄기는 같지만 의상, 동선은 마치 다른 공연처럼 각기 개성있고 다르다. 게다가 최화정 윤주상은 초연 대본으로 공연하고 이승비 박용수 팀은 개작 대본으로 공연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사도 다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두 팀의 공연은 각각 다른 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이승비, 박용수 팀의 [리타 길들이기]는 정석을 보는 듯한 착실한 공연 전개와 감정 얼개로 단단한 감정 몰입을 유도한다. 유들한듯한 박용수(프랭크)의 연기와 엉뚱하고 깜찍하지만 지식에 대한 욕망을 서슴없이 드러내는 이승비(리타)의 연기는 잘 차린 밥상을 배부르게 먹은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서서히 변해가는 리타의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한 이승비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최화정, 윤주상 커플의 [리타 길들이기]는 좀 더 코믹해 객석의 웃음을 유도한다. 28살의 나이로 설정됐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최화정은 털털하고 삐딱한 한 리타로 등장해 주목을 끈다. 윤주상의 프랭크는 좀 더 엄격하지만 그만큼 정도 더 많은 캐릭터로 그려졌다. 연극 [리타 길들이기]는 1980년 거대 노동계층이 존재했었을 때 쓰여졌다. 하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한국의 관객에게도 통하고 있다. 배움의 어려움과 눈에 보이지 않는 계층은 지금, 여기에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과 헤어진 리타가 눈물을 흘리며 “내 맥베스 리포트 어땠나요?” 물을 때, 웃음이 피식 나오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글: 송지혜(인터파크ENT song@interpaek.com)
2008.03.28 / 조회 1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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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 길들이기] 최화정, 17년 만에 무대로
연극열전2의 세 번째 작품인 [리타 길들이기](연출 최우진) 기자 간담회가 지난 14일 서울연극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작품에서는 17년 전 국내 초연 멤버였던 배우 윤주상과 최화정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며 개성파 연기자 이승비와 TV와 연극 무대를 종횡하는 박용수가 또 다른 리타와 프랭크 교수로 짝을 이뤘다. 오랜만에 무대로 복귀한 최화정은 “그간 연기 생각을 하지 못했고, 무대에 겁이 난 것도 사실”이었다며 “17년 전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초연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26살의 리타를 연기하기에 현재의 나이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는 연극열전2를 통해 공연 프로그래머로 변신한 조재현이 “초연 당시 공연 팜플렛을 보았는데, 그 때 보다 지금의 최화정이 훨씬 더 낫다”며 “시간을 거스르는 배우가 여기 있다”고 최화정을 지목했다. 이에 최화정은 외국에서는 4,50대 배우가 줄리엣 역을 하는 경우가 많고 연극무대에서 배우 나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음을 강조하며 모든 것은 연기로 보여주겠다며 열의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프랑크 역을 맡은 배우 윤주상은 “공연은 매번 다르고 새로운 것”이라며 “[리타 길들이기]를 다시 만난 지금 매우 흥분되고 들떠 있다”고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더욱 세련되고 잘 다듬어진 모습으로 명품 작품을 만드는 배우의 역할을 충실히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우 캐스팅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조재현은 “처음에는 원년 배우들을 구성할 생각이 없었다”면서 자연스럽게 기회가 닿아 기꺼이 참여해준 윤주상, 최화정과 더불어 박용수와 이승비의 조화에도 힘을 실었다. 또한 이승비의 캐스팅에 대해선 몇 년 전 관람한 극단 유의 [홀스또메르] 출연 배우 40여명 중 가장 돋보였었다고 말하며 독특한 이승비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었다. 또 다른 프랭크 교수인 박용수는 배우와 스텝이 모두 “막이 오르고 내릴 때까지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여야 하는 것이 연극"이라며 “배우로서 포만감이 큰 연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좋은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두 팀이 선보이는 한 작품의 연출가로서 최우진은 “배우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모습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배우가 가진 최대 장점을 끌어내는 것이 이번 연출의 목표라고 밝혔다. [리타 길들이기]는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26살의 열정적인 주부 미용사 리타와 그녀를 가르치는 문학교수 프랭크를 통해 인간의 갈등, 진정한 가치, 교육의 효용성 등을 이야기 하고 있는 작품이다. 오는 3월 14일부터 5월 18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 황선아(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2.15 / 조회 25,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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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2] 3월, 두 편의 영국연극이 상륙한다
연장공연 중인 [늘근도둑 이야기]와 [서툰 사람들]이 끝나는 3월 초, 연극열전2의 바통터치 작품은 모두 영국에서 건너왔다. 먼저 오는 3월 14일 막이 오르는 [리타 길들이기](연출 최우진)는 [블러드 브라더스], [셜리 발렌타인]의 작가로도 유명한 윌리 러셀(Willy Russell)의 작품으로 오랫동안 관객을 만나오고 있는 명작 중 하나. 또 3월 21일 국내 처음 선보이는 [블랙 버드](연출 김광보)는 개성강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에딘버러 태생의 젊은 작가 데이비드 해로우어(David Harrower)의 2005년 작품으로 현대 영국 연극의 한 흐름을 볼 수 있는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연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 [리타 길들이기]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인 ‘자아 실현’의 이야기가 26살 주부 미용사 리타를 통해 펼쳐진다. 예쁜 옷과 남자친구가 관심의 전부였던 그녀는 문학교수 프랭크를 통해 교육을 받으며 날로 그 면모가 달라지지만, 여느 자아 발견 드라마와 같은 ‘배운 여성 성공기’식 결말을 상상하는 것은 금물. 교육을 통해 행복해 지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1980년 6월 런던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에 의해 초연된 후 1984년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2002년 영국 리버풀 플레이하우스에서 현대에 맞게 개작과정을 거쳤다. 이번에 연극열전2를 통해 선보이는 작품은 2002년 버전으로 어색한 대사와 설정 등이 수정, 삭제되었다. 1991년 국내 초연 멤버인 최화정, 윤주상이 다시 리타와 프랭크로 만나며 이승비, 박용수 등 대학로 연기파 배우들이 또 다른 한 쌍을 이룬다. 5월 18일까지. 12살 소녀와 40살 사내의 관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블랙 버드] 1971년 미국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토대로 재구성한 [블랙 버드]는 성관계를 갖은 12살 소녀 우나와 마흔살의 사내 레이의 예측하기 힘든 관계를 보여준다. 과거의 일까지 모두 ‘현재형’으로 펼쳐보이는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는 미묘하고 대담한 대사와 감정표현 등은 사실이 무엇인지, 진심이 무엇인지 보든 이들을 헛갈리게 만든다. 2005년 에딘버러 인터네셔녈 페스티벌 오프닝작으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2006년도 웨스트엔드 장기공연에 이어 2007년 올리비에상 베스트 희곡상을 수상했다. 2005년 [프루프] 이후 3년 만에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추상미, 연기생활 20년이 넘는 베테랑 배우 최정우가 선보이는 불안과 우울, 욕망과 연약함 사이를 오가는 심리상태가 관람 포인트. [에쿠우스],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등과 작년 서울연극제 연출상 및 대본상 수상작인 [발자국 안에서]의 연출가 김광보가 지휘를 맡는다. 5월 25일까지. 글: 황선아(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una1@interpark.com)
2008.02.12 / 조회 2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