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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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함’이란?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바람직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 사회가 만들어낸 일종의 판타지라 생각한다”
지난 17일 열린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의 프레스콜에서 작품을 집필한 이오진 작가가 남긴 말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른 만큼 그 누구도 각자의 삶을 판단하거나 바람직한 기준을 정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다. 청소년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몰카범을 찾기 위한 전교 1등과 일진의 분투
학교에서 벌어진 사회 이슈 녹여내
4년 만에 돌아온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제작진이 지난 17일 프레스콜을 열고 전막을 시연했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 날 시연에서는 남자친구와의 키스 장면이 불법 유출돼 징계를 받게 된 전교 1등 이레가 사진을 몰래 찍은 범인을 찾기 위해 분투를 벌이는 과정이 섬세하게 펼쳐졌다.
특히 남들과 다른 행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과를 강요하는 선생님의 모습과 이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이레의 모습은 ‘바람직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곱씹어보게 한다. 또한 학교폭력, 왕따, 체벌 등 사회적 이슈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교내 문제들 역시 작품 곳곳에 녹아들며 현실감을 더한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 '보편성'
소수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는 공교육 문화 필요
연출을 맡은 문삼화는 “4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공감 가는 보편성을 지닌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시즌을 준비한 소감을 전했다. “내 고등학교 때의 모습과 작품 속 학교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세상의 틀 안에서 바람직하기를 강요당하는 건 여전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쓰며 ‘바람직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이오진 작가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다수를 위한 민주주의가 주를 이뤘지만, 요즘에는 작은 목소리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느낀다”며 “공교육 역시 관리 차원에선 쉽지 않겠지만, 번거롭더라도 학교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도 귀를 기울이고 존중할 수 있는 문화가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드링크 마시며 찾은 10대 연기
동성애 "모양은 다르지만 본질 같아"
지난 시즌보다 작고 단조로워진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었던 건 배우들의 연기였다. 20~30대로 구성된 출연진들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실감나는 10대 연기로 무대의 빈 곳을 가득 메웠다. 특히 좁은 무대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은 극의 밀도감을 높였다.
주인공 이레 역을 맡은 심태영은 “’청소년의 심박 수는 어른들보다 빠르다’는 연출님의 조언에 힌트를 얻어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보면서 10대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준비과정의 에피소드를 먼저 털어놓았다. 이어 자신의 역할에 대해 “동성애 역시 모양은 달라 보이지만 본질은 같다고 생각했기에 어려움 없이 즐겁게 연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진 현신 역을 맡은 김세중은 “’왜 이 캐릭터가 현재 이렇게 행동하고 있을까’를 가장 많이 생각했다”며 “학창시절에 가장 탈선했던 개인적인 경험과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려보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오진 작가는 이날 작품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바람직한 기준이 무엇일까’를 작품 속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바람직한 기준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가셨으면 좋겠다. 세상의 그 어떤 사람도 온전히 결백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은 6월 3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공상집단 뚱딴지 제공
2018.05.18 / 조회 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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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왕따·성장통…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앙코르
파격적 대사·현실적 인물묘사 등 호평
5월 17~6월 3일 연우소극장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사진=티위스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성애 청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이 오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한다. 2014년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연극 선정작으로 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초연 이후 6개월 만에 앙코르 공연까지 성황리에 마쳤고, 이른바 ‘바청 매니아’를 양산하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관객의 기대에 힘입어 2015년에는 동명의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했다. 작품은 동성애 성향의 고등학생 이레, 불량학생 현신, 왕따 피해자 봉수 등 현대 사회에서 ‘문제적 청소년’으로 인식되는 주인공들의 성장통을 그렸다. 대한민국 어느 고등학교에선가 벌어지고 있을법한 스토리와 파격적인 대사, 현실적인 인물묘사 등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세상이 권하는 틀 안에서 바람직하기를 강요당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바람직한’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문삼화가 연출을 맡았고 이레 역에 심태영, 현신 역에 김세중, 지훈·봉수 역에 승리배 등이 출연한다.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사진=티위스컴퍼니).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사진=티위스컴퍼니).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사진=티위스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5.03 / 조회 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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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전문이라고요?"…16년차 뮤지컬배우 김호영 누구
13일 'MBC 라디오스타' 출연 화제
2002년 렌트로 데뷔한 16년차 배우
현재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출연
내년 1월엔 트로트 가수로 새 도전뮤지컬 배우 김호영(사진=MBC 라디오스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낭랑한 목소리가 먼저 귀청을 두드린다. 감칠맛 나는 연기는 그의 장기(長技)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34) 얘기다.공연계 감초로 알려진 그가 이번에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13일 밤 방송한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너 말고 니 친구’ 특집에 나와 특유의 유머와 입담을 과시하며 4명의 MC와 시청자들의 마음을 샀다. 방송 이후에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김호영은 16년차 뮤지컬 배우다. 2002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했다. 2012년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2017 제5회 대한민국 예술문화인대상 뮤지컬부문을 수상한 베테랑이다. 뮤지컬계에서는 워낙 흥이 많아 못알아 보기 힘든 존재로 잘 알려졌다.김호영은 ‘여장 연기’로 강한 인상을 심어왔다. 예쁘장한 얼굴과 미성 덕분에 고교 연극반 시절부터 여자 역할을 단골로 맡아왔다고 했다. 데뷔작인 ‘렌트’ 오디션 때는 동국대 연영과 2학년 시절로 동성애자인 ‘엔젤’에 응시해 어렵지않게 붙었다는 후일담은 유명하다. ‘갬블러’에서는 야한 차림으로 나오는 ‘지지’까지 호연했다. 당시 팬들에 따르면 그가 여자인 줄 알았단다. 여장 남자로 자주 출연하다 보니 ‘여장 남자 전문 배우’라는 말까지 나왔다.이날 라디오스타 출연한 그는 오프닝서부터 심상치 않는 모습을 드러냈다. 김호영은 “저 잘 모르시죠? 독보적인 뮤지컬배우 김호영이에요”라며 인사했고 “처음 나왔는데 주변에서 굉장히 제가 ‘라디오스타’에 나가길 바랐어요”라고 시선을 잡았다.김호영은 방송이 나간 뒤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방송을 보고 문자를 보내준 지인들에게 아침부터 답장을 돌리고 있다”며 “본방을 봤는데 내가 출연했음에도 시청자 한 사람으로서 매우 재밌게 시청했다. 실검에도 이름이 오르고 주변에서도 연락이 쏟아지고 있다. 얼떨떨한 기분”이라고 했다.또 “이번 출연이 김구라 선배의 추천이 있었다고 들었다. 매우 감사했다. 아울러 윤종신, 김국진, 양세찬 등 MC분들의 따듯한 마음에도 고맙다. 시청자들에게 더 다양하고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소속사에 따르면 김호영은 내년 1월 트로트 앨범을 발표하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몰리나 역을 맡고 있다. 이념과 사상이 다른 두 남자의 운명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연극은 내년 2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내년 뮤지컬 ‘킹키부츠’ 찰리 역으로 바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14 / 조회 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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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진·이명행·박정복…돌아온 ‘거미여인의 키스’
12월 5일 첫 공연 뒤 입소문
연일 폭발적인 관심 이어져
전하는 인간애의 진한 울림
내년 2월25일까지 아트원 2관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의 공연 장면(사진=악어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가 5일부터 10일까지 8회차의 프리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순항을 예고했다. 개막에 앞서 진행한 프리뷰 공연에서도 관객의 뜨거운 환호와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거미여인의 키스’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마누엘 푸익의 원작 소설을 연극화한 작품이다. 이념적으로 너무나 다른 두 인물인 ‘몰리나’와 ‘발렌틴’이 감옥에서 만나 점차 서로를 이해하면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슬픈 사랑을 다룬다. 지난 2015년 공연에 이어 이번에도 의기투합한 연출가 문삼화를 비롯해 배우 송용진, 이명행, 이이림, 김주헌, 김호영, 박정복, 문태유, 김선호 등 공연계 핫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소극장 연극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인터파크 등 주요 예매처를 통해 오는 13일 오전 11시부터 2차 티켓 예매를 시작한다. 2018년 2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의 공연 장면(사진=악어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13 / 조회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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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무대 가까이서 즐긴다
예술의전당 추석 연휴 맞아 OP석 패키지 판매
테네시 윌리엄스 작·문삼화 연출…18일 개막연극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콘셉트 이미지(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술의전당은 추석 연휴를 맞아 오는 18일 개막 예정인 연극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의 할인 예매 이벤트를 진행한다. 티켓 오픈 당시 공개하지 않았던 OP석(오케스트라 피트 좌석) 12석을 할인가로 예매할 수 있는 ‘클릭(Click) 추석, 클릭 OP석’ 패키지를 1일부터 판매한다.OP석은 무대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서 배우들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객석이다. 패키지로 예매할 시 정가 4만5000원의 티켓을 3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프로그램북도 함께 제공한다.국립극단의 ‘1984’, LG아트센터의 ‘라빠르트망’과 연계한 한정판 패키지 티켓도 지난달 25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세 공연을 전석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들 이벤트 패키지는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잘 알려진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이다. 섬세하고 예리한 사실주의적 묘사로 인간 소외와 현대인의 황량한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내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희곡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55년 800회 공연기록 달성과 함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이번 공연은 2010년 배우 배종옥이 출연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연출했던 연출가 문삼화과 번역과 연출을 맡았다. 배우 이승주, 이호재, 우정원가 각각 브릭, 빅대디, 마가렛 역으로 출연한다. 오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01 / 조회 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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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삼화 번역·연출…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10월 18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서 개막
이호재·김재건·이승주 등 실력파 배우 출연오는 10월 18일 개막하는 문삼화 번역·연출의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출연진(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예술의전당은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기획공연(SAC CUBE)인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를 올린다고 3일 밝혔다.‘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미국의 대표 현대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이다. 국내에는 ‘유리동물원’,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작가로 잘 알려졌다. 섬세하고 예리한 사실주의적 묘사로 인간 소외와 현대인의 황량한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내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희곡 중 하나이다. 1955년 당시 800회 공연기록 달성과 함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이번 공연에서는 연출가 문삼화가 번역과 연출을 맡았다. 앞서 7년 전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를 연출해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무대는 박동우 디자이너가 조명은 정태진이 진두지휘한다. 베테랑 배우 이호재, 김재건, 이정미, 김지원, 오민석, 이승주, 우정원, 문병주 등이 출연한다.예술의전당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번 작품이 관객에게 잘 닿을 수 있도록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다. 공연 전 한 달간 신개념 북클럽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교양인’을 진행한다. 약 8명으로 구성된 두 팀을 선발해 희곡을 같이 읽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식이다. 신청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원양식을 작성해 5일까지 이메일(hypark@sac.or.kr)로 보내면 된다. 또 금요일 오후 3시 낮공연을 펼친다. 대낮불금할인을 적용해 전석 반값에 제공한다.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구입하면 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03 / 조회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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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10분전 던지는 농담…연극 '지상최후의 농담'
작 오세혁·연출 문삼화 ‘의기투합’
KBS 영상실록 죽음직전 농과 웃음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 작품
28일까지 수현재씨어터서 앙코르KBS 영상실록에 등장한 이 영상의 한 장면으로부터 시작된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이 17일부터 28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연출 문삼화)’이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최근까지 ‘2017년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으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이 작품은 2015년 초연 당시에도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2016년 밀양연극제 초청작’으로도 뽑히는 등 이미 작품성을 검증 받은 수작이다.‘지상 최후의 농담’은 마당극부터 창작 판소리공연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오세혁 작가와 ‘일곱집매’, ‘블랙버드’, ‘인간’ 등을 연출한 문삼화 연출이 의기투합한 웰메이드 연극이다. 작품은 KBS 영상실록의 한 장면으로부터 출발했다. 제주 4.3사건이 한창이던 때 여수의 14연대가 제주 진압명령을 거부한 뒤 모두 처형당하는 장면이 그것. 오세혁 작가에 따르면 죽음 직전까지 담배를 피우며 천진난만한 농을 주고 받는 이 장면에서 창작이 시작됐다고 했다.전쟁 상황에서 적군에 잡혀 갇힌 포로들이 죽기 진전 모여 한 명씩 처형될 때까지 그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 나누는 농담에 대한 이야기이다. 죽음에 대한 인간 근원적 공포를 잊기 위해 농담(웃음)을 선택한 이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공포와 웃음이 뒤섞이면서 만들어지는 아이러니한 무대는 자신의 삶을 성찰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배우 김재건을 비롯해 오민석, 한철훈, 구도균, 윤광희, 문병주, 김영택이 출연한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16 / 조회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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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한 장면서 시작됐다…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
KBS 영상실록 죽음직전 농과 웃음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 작품
2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개막KBS 영상실록에 등장한 이 영상의 한 장면으로부터 시작된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이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연출 문삼화)이 오는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2015년 초연 당시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지상 최후의 농담’은 오세혁 작가와 문삼화 연출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초연에 이어 ‘2016년 밀양연극제 초청작’, 올해는 ‘제38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에 오르는 등 작품성을 검증받은 수작이다.작품은 KBS 영상실록의 한 장면으로부터 출발했다. 제주 4.3사건이 한창이던 때 여수의 14연대가 제주 진압명령을 거부한 뒤 모두 처형당하는 장면이 그것. 오세혁 작가에 따르면 죽음 직전까지 담배를 피우며 천진난만한 농을 주고 받는 이 장면에서 창작이 시작됐다고 했다.전쟁 상황에서 적군에 잡혀 갇힌 포로들이 죽기 진전 모여 한 명씩 처형될 때까지 그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 나누는 농담에 대한 이야기이다. 죽음에 대한 인간 근원적 공포를 잊기 위해 농담(웃음)을 선택한 이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은 공포와 웃음이 뒤섞이면서 만들어지는 아이러니한 무대는 자신의 삶을 성찰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만든다. 배우 김재건을 비롯해 오민석, 한철훈, 구도균, 윤광희, 문병주, 김영택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4.23 / 조회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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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삼화 연출 '들판에서' 앙코르공연
장애인 대표 극단 애인의 두 번째 작품
1996년 발표한 이강백 희곡 무대로 옮겨
5일~11일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홀연극 ‘들판에서’ 포스터(사진=극단 애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장애인 대표 극단 애인의 연극 ‘들판에서’가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이음센터 이음홀에서 앙코르공연을 한다. 2016년 초연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다.한국 희곡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이강백이 1996년에 쓴 극본을 무대에 옮겼다. 연출가 문삼화가 연출을 맡았다. 인간의 보편성을 꿰뚫는 이강백의 날카로운 작품 스타일은 그대로 살리면서 인간적인 삶과 연극을 선보여온 문삼화 연출의 감성으로 작품을 탄탄히 채웠다.부모에게 들판을 물려받은 네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흥겨운 리듬과 배우들의 열정적인 움직임이 평화롭던 들판을 신나는 놀이무대로 만든다. 강력한 에너지로 즐거움을 선사한다.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극단 애인을 응원해온 문삼화 연출을 비롯한 많은 이의 뜻을 모아 앙코르공연을 확정지었다. 배우 강희철, 백우람, 승리배, 이현주, 주재우, 하지성, 한철훈이 출연한다. 인터파크와 옥션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3.02 / 조회 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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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재현 "12살 소녀 소아성애 전면에 다뤘다면 ‘블랙버드’ 안했다"
2인극 ‘블랙 버드’ 8년만에 무대
15년 만에 만난 50대男·20대女
‘그날’의 엇갈린 기억 극의 축
2008년 '추상미·최정우' 주연 국내초연
내달 20일까지 대명문화공장 1관2016 연극 ‘블랙버드’의 한 장면. 레이 역의 조재현(오른쪽)과 우나 역의 옥자연(사진=수현재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아성애자, 열두 살 소녀, 첫 남자…그리고 금지된 섹스. 연극 ‘블랙버드’는 15년 전 사건을 두고 엇갈린 기억을 쏟아내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파격적 실화가 바탕이긴 하지만 사건이 벌어진 뒤 두 사람의 팽팽한 대화와 감정의 충돌이 극의 큰 축이다.최근 대학로 DFC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수현재컴퍼니 대표이자 배우 조재현은 “소아성애를 전면에 다뤘다면 이 연극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성년자 ‘우나’를 성적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수감 생활을 마친 뒤 이름을 바꾸고 새 삶을 살고 있는 50대 남성 ‘레이’를 연기한다. 우나는 배우 옥자연과 채수빈이 번갈아 출연한다.연극 ‘블랙버드’에서 열연중인 조재현(사진=수현재컴퍼니).조재현은 “내 자녀가 어렸을 때 영화 시나리오를 하나 받았는데 딸을 비닐봉투로 죽이는 장면이 있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못하겠다고 했더랬다. ‘블랙버드’ 역시 마찬가지다. 소아성애를 정면에 다뤘다면 굳이 이걸 왜 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인간 대 인간의 부딪힘, 사회구성원으로서 그 이후에 일들에 대해 고민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귀띔했다.우나 역의 두 배우 역시 대본을 처음 읽은 뒤 거부감이 없었다고 했다. 옥자연은 “우나한테 몰입할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냥 사랑의 개념으로 받아들인 게 아닌지, 너무 가볍게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려진다거나, 어릴 적 나이 많은 사람을 동경하던 걸 생각하면서 많이 찾아갔다”고 말했다. 채수빈도 “소아성애 얘기보다 그 이후의 15년 뒤 기억들이 만나는 장면을 보여주는 거라 생각했다”며 “정형화되지 않은 극이라 새롭게 느껴졌고 흥미로웠다”며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연기 중”이라고 설명했다.작가 데이비드 해로우어가 신문의 박스기사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은 2005년 영국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 공식 개막작으로 초연 뒤 영국 비평가상 베스트 희곡상 등을 수상했다. 제프 다니엘스·미셸 윌리엄스 등이 주연을 맡은 올해 브로드웨이 버전은 토니상에서 베스트 리바이벌 희곡상 부문, 남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루리 마나 주연의 영화 ‘우나’로도 옮겨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 추상미·최정우 주연으로 연극열전 무대에 오른 것이 처음이다.옥자연과 채수빈은 신인만이 낼 수 있는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분출하며 조재현과 팽팽한 긴박감을 유지한다. 이에 조재현은 “투수와 포수, 스파이크와 토스 등 그간 연극에서는 던지거나 토스하는 센터 역할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이번엔 우나가 던지고 내가 받는 쪽이다. 우나에 따라 레이도 변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작품은 ‘날 것’이 매력인 데 신인이라 더 도움이 되더라.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나 나름대로의 방식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두 여배우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하하.”2016 연극 ‘블랙버드’의 한 장면. 레이 역의 조재현(오른쪽)과 우나 역의 채수빈(사진=수현재컴퍼니).2016 연극 ‘블랙버드’의 한 장면. 우나 역의 옥자연(사진=수현재컴퍼니).2016 연극 ‘블랙버드’의 한 장면. 레이 역의 조재현(오른쪽)과 우나 역의 옥자연(사진=수현재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0.25 / 조회 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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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채수빈 금지된 사랑…'블랙버드' 포스터 첫선
15년 전 엇갈린 기억 속 숨겨진 진실
우나 역에 옥자연과 번갈아 맡아
내달 13일 DCF대명문화공장 1관 개막연극 ‘블랙버드’ 메인 포스터(사진=수현재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파격적 소재와 숨 막힐 듯한 긴장감으로 전 세계를 흔든 화제의 연극 ‘블랙버드’(연출 문삼화·제작 수현재컴퍼니)의 메인 포스터가 공개됐다.공개한 포스터 속 배우 조재현과 채수빈, 옥자연은 캐릭터의 감정을 최대한 살려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다. 레이 역의 조재현은 무엇인가를 경계하는 듯한 모습과 눈을 감고 차분히 기억을 떠올리는 듯한 표정으로 이중적 감성을 표현해낸다.상대역 우나 역으로 분할 채수빈은 슬픔이 가득 느껴지는 눈빛으로 눈길을 끈다. 더블 캐스팅 된 옥자연의 담담하고 차가운 얼굴도 감정을 숨기고 있는 듯한 절제가 엿보인다. 연극 ‘블랙버드’는 15년 만에 만난 두 남녀가 15년 전 사건을 두고 엇갈린 기억을 쏟아내는 형식의 2인극이다. 미성년자 성적 학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수감생활을 마친 후 이름을 바꾸고 새 삶을 살고 있는 50대의 남자 ‘레이’와 사건 이후 고통스런 삶을 살아온 20대의 ‘우나’ 단 두 명의 배우가 90분 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파편처럼 분절되는 대사, 끝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이야기 전개, 단 두 명의 배우가 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긴장감이 관객을 압도한다. 2005년 영국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 공식개막작으로 초연한 뒤 영국 웨스트엔드, 미국 브로드웨이를 포함해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 스페인,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해왔다. 2006년 영국 비평가상 베스트 희곡상 수상, 2007년 영국의 토니상이라 불리는 로렌스 올리비에상 베스트 희곡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국내에서는 2008년 ‘연극열전2’ 시리즈로 기획돼 배우 추상미, 최정우 주연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8년 만에 재연되는 작품은 수현재컴퍼니의 주최로 대학로 대표 연출가 문삼화와 무대 디자이너 박동우를 비롯한 새로운 창작팀이 의기 투합해 제작한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 조재현과 신예 채수빈, 옥자연이 연기한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내달 13일부터 11월 13일까지 공연한다. 02-766-6506.연극 ‘블랙버드’에서 ‘레이’ 역의 조재현(왼쪽)과 ‘우나’ 역 채수빈(사진=수현재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26 / 조회 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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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소녀·중년男 금지된 사랑…조재현 연극 '블랙버드'
조재현·채수빈·옥자연 주역 홍보 영상 공개
영화 같은 비주얼·강렬한 눈빛 기대감 ‘업’
10월 13일 DCF대명문화공장 1관서 막올라연극 ‘블랙버드’의 홍보 영상 캡쳐이미지(사진=수현재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열두 살 소녀와 중년 남자의 금지된 사랑을 다룬 연극 ‘블랙버드’의 홍보영상과 캐릭터컷이 공개됐다.제작사 수현재컴퍼니가 공식 SNS와 유투브 등에 공개한 영상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줘 시선을 사로잡는다. 눈빛 연기만으로도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 조재현의 연기는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컷이 충돌하는 듯 여러 장면이 편집된 여자버전 영상에서는 배우 옥자연의 신비로운 마스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캐릭터 이미지 역시 인물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생각에 잠긴 조재현, 옛 기억에 사로잡힌 듯한 슬픈 표정의 옥자연,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모습의 채수빈은 각각 ‘레이’와 ‘우나’가 어떤 심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연극 ‘블랙버드’는 2005년 영국 에딘버러 국제페스티벌 공식개막작으로 초연된 후 파격적인 소재와 숨막히는 긴장감으로 매 공연마다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2006년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2007년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을 시작으로 호주, 스웨덴, 노르웨이, 스페인,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돼 왔다. 2006년 영국 비평가상 베스트 희곡상 수상, 2007년 영국의 토니상이라 불리는 로렌스 올리비에상 베스트 희곡상 수상, 2009년 뉴잉글랜드 독립비평가상 여우주연상 수상, 2009년 엘리엇 노튼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작품은 15년 전의 사건을 두고 남녀의 엇갈린 기억을 쏟아내는 형식의 2인극이다. 파편처럼 분절되는 대사, 끝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이야기 전개, 단 두 명의 배우가 몰아치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것이 특징이다.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수감생활을 마친 후 이름과 직장을 바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50대의 남자 ‘레이’ 역은 조재현이, 15년 전 사건 이후 고통스런 삶을 살아온 20대 ‘우나’ 역에는 신예 채수빈과 옥자연이 더블 캐스팅 됐다.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10월 13일부터 11월 13일까지 공연한다. 02-766-6506.연극 ‘블랙버드’의 캐릭터 이미지(사진=수현재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22 / 조회 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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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김재건 vs 중견 강애심 '호흡'…연극 막 오른다
연극 '밥' 24일 카톨릭청년센터 개막
치매 걸린 노사제와 식복사 이별여행
김재건 배우 7월 칠순맞아 반값 할인연극 ‘밥’의 한 장면(사진=엠포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올해 무대에서 칠순 생일을 맞는 노장의 배우 김재건(69)과 중견 연극인 강애심(53)의 호흡을 볼 수 있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배리어프리 연극 ‘밥’(김나영 작·문삼화 연출)이 오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가톨릭청년센터 CY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치매에 걸린 노사제와 30년 동안 사제의 밥을 해온 식복사가 둘만의 짧지만 소풍 같은 마지막 이별여행을 떠나는 휴먼 감성 연극이다. 데뷔 48년차 베테랑 김재건 배우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노사제 역을 맡는다. 노사제 충현의 식복사로 30년을 함께한 윤정 역에는 ‘넌센스’ ‘빨간시’ 등 장르를 넘나드는 배우 강애심이 열연한다. 밥투정하는 츤데레 노사제와 그런 사제의 투정을 능수능란하게 넘기는 식복사의 호흡이 작품의 백미다. 김나영 작가가 인스턴트 같은 사랑이 판 치는 요즘을 보고 제주도 구전의 ‘살모설화’를 모티브로 희곡을 쓰고, 공연제작사 엠포컴퍼니 박용범 대표와 문삼화 연출이 이끄는 공상집단 뚱딴지가 의기투합해 1달 간 공연을 준비했다. 이밖에 현대철, 조승연, 윤관우, 김지원 배우가 출연한다.작품은 장애인들이 충분히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선보이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연극이다. 별도로 이어폰과 점자책 대본을 마련해 시청각장애인의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청각장애인들은 객석 앞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자막을 보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오는 7월 8일 김재건 배우의 칠순을 맞아 특별할인을 진행한다. 이날 예매자에 한해 50% 반값 혜택을 벌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14 / 조회 4,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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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색깔 덧입힌 오랜 벽처럼, <거미여인의 키스> 정문성
무대 밖 정문성은 유쾌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연습실에서 종종 보았던 장난기 많은 모습이 기억에 남아서일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가 늘 그렇듯, 지난 23일 만난 정문성에게서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무척 진지했고, 간간이 생각에 잠기며 느릿느릿 말을 이어가는 모습에는 듣는 이의 신경을 집중시키는 차분한 분위기가 있었다. 연기에 대한 그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공연이 시작되면 지금 하는 말이 다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고 솔직히 말하는 그는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예고 없이 몸으로 튀어나오는 진실한 표현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기를 즐기는 배우다. 삼엄한 독재정치 아래 감옥에서 만난 동성애자 몰리나와 정치범 발렌틴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에서도 그는 발렌틴이라는 인물에 한 겹 한 겹 색을 덧입히며 그만의 무대를 만들어갈 것이다.Q 는 어떤 마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나. (2013)를 할 때 2인극은 아니었지만 거의 배우 둘이서만 무대에 있었는데, 2인극이 재미있기도 하고 배울 것도 많다. 이 작품도 2인극이고, 어렵지만 그만큼 깊이 있게 담긴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사실 이번엔 따뜻하고 즐거운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대본을 보고 나니 이 작품이 되게 하고 싶더라. Q 역할은 처음부터 발렌틴이었나. 그랬다. 나도 발렌틴이 더 하고 싶었다. 몰리나는 우리가 특정하게 여기는 부류의 사람이지 않나. 물론 개인적으로 그들을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렇게 특색이 확실한 사람보다는 발렌틴처럼 나올 수 있는 갈래가 엄청나게 많은 역할을 하고 싶었다. 어렵지만 대신 선택할 수 있는 게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많은 걸 얻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선택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몰리나도 물론 어떤 배우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한정적일 수 있는 부분은 자기가 여자라고 생각해야 된다는 점이다. 내가 만약 몰리나를 맡았다면 내가 남자라서 이해할 수 없는 여자들의 행동과 마음 안에서 몰리나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발렌틴은 일단 나와 비슷한 점들이 많다. 그래서 발렌틴이 하는 말들이 이해되고, ‘맞지, 이렇게 하지~’하는 재미가 있다. Q 어떤 면이 비슷한가. 예를 들어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얘기를 하는데 되게 재미있다고 치자. 그러면 나는 ‘우리 되게 재미있고 넌 참 좋은 사람 같아’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재미있어서 더 놀려먹고, 장난치고, 살살 건드린다. 그러다 상대가 삐지면 ‘아 미안해~’하고. 근데 발렌틴이 그렇더라. 그리고 발렌틴은 자기 고집이 엄청나게 센 사람인데, 나도 그렇다. 물론 연기는 고집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여러 가지를 해보기는 하지만, 어쨌든 내가 선택한 것이 내 기준에 맞으면 누가 뭐라고 해도 난 그걸 무대에서 한다. 대신 실패에 대한 걱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발렌틴도 마찬가지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장면에서도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하는 게 싫어서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 그래서 재미있더라. 연기라는 게 내가 재미있어야 보는 사람도 재미있고, 내가 슬퍼야 보는 사람도 슬프지 않나. 물론 이 작품이 우스운 작품은 아니지만, 같은 대사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갈래가 나올 수 있으니까 그 안에서 (표현의) 폭을 좀 키워보려고 한다. 스무스하게 연결되는 감정선보다는 여러 가지 감정을 그냥 갑자기 쑥쑥 들이밀듯이 표현해볼까도 생각 중이다. 근데 사실 공연 전에 하는 인터뷰에서는 항상 이야기하는 거지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첫 무대에 올라갔을 때 어떻게 할지 아직 잘 모르는 상태고, 마지막 공연이 되었을 때 지금 하는 이야기들이 다 거짓말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내일 첫 런을 도는데, 내일은 분명 지금 생각대로 할 거다.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많이 표현해보고 내 안에 있는 여러 가지 느낌들을 정리하겠지. Q 공연에 들어가면 생각했던 것들이 많이 달라지나. 달라진다. 왜냐하면 혼자 하는 연기는 없으니까. 상대방과 같이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발견되는 디테일들이 있다. 공연 때 얻은 디테일은 지문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설득할 필요도 없고, 그 디테일을 갖기 위해 일부러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것들이 많아지면 극 전체가 그냥 그 사람의 인생인 것처럼 보이는 거다. 왜냐면 ‘진짜’가 많아지니까. Q 연습할 때도 디테일이 나오지 않나. 좀 다르다. 연습할 때는 무대 뒤 주방에서 내가 최대한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고, 공연 때는 내가 내놓는 요리와 몰리나가 내놓는 요리를 나란히 놓고 보면서 옆에 초도 놓고, 예쁜 포크도 놓고, 음식 맛을 보면서 또 어울리는 것이 있으면 하나씩 첨가도 해보면서 진짜 조명 아래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가는 거다. 공연 전에는 너무 튈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감히 넣어보지 않았던 것들도 나중에 밖에 나와서 만들어놓은 그림에는 어울릴 수가 있다. 그러면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연기를 공연 후반에 해보기도 한다. 그럼 그 때는 진짜거든. 그냥 ‘연습 때 찾아야지’라고만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Q 흔히 말하는 ‘로딩’하고는 다른 과정인가 보다. 그거랑은 다른 거다. (로딩이 안 된 건)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사를 버벅거리거나 해야 할 것을 까먹는 것은 배우로서 하면 안 되는 거다. 물론 사람이다 보니 발음이 엉키거나 할 수도 있지만, 양질의 공연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실수를 하면 안 되겠지.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공연이 오픈했을 때 배우가 어떤 색깔을 가지고 나오지 않나. 그 위에 때도 묻고, 다른 색깔도 좀 묻혀보고 하다 보면 나중엔 오래된 벽처럼 두꺼워서 무슨 색인지 잘 모르겠는데 너무 예쁜 색이 나올 때가 있다. 물론 ‘오늘은 다른 색을 칠해봐야지’하고 작정하고 갑자기 확 청량고추를 뿌리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이나 행동이 있다. 그런 건 정말 하늘이 던져준 보너스 같은 거다. Q 는 결국 관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 연극일까. 사실 이런 것도 지금 다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작품이 좀 어렵지 않나. 근데 어쨌든 내가 지금 중요하다고 보는 건, 서로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상대방을 이해해간다는 것이다. 어쩌면 감옥이라는 공간이라서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 울타리가 없으면 우리는 우리가 관심 없는 사람을 절대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들은 그 공간의 제약 때문에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없는 상대의 어떤 면을 존중하게 된다. 그리고 결과야 어쨌든 이 사람들의 마음은 따뜻해진다. 그렇다면 우리도 조금은 서로를 이해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심지어 싫은 부분이라도 이해는 해줄 수 있지 않나. 지금은 그렇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연습을 하고 있다. 몰리나를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Q 배우로서 2인극을 할 때 배울 수 있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나. 오줌 참기?(웃음) 반드시 공연 직전에 화장실을 가야 하고, 물은 되도록 많이 안 마셔야 한다. 그런 것도 있고, 2인극을 하면 말을 못하는 배우가 말을 하게 된다. 왜냐면 상대방 외에는 기댈 데가 없으니까. 특히 연극은 더 그렇다. 뮤지컬의 경우 정말 기가 막힌 넘버가 있으면 거기 기댈 수 있지만, 연극에서는 기댈 데가 없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에게 자기도 모르게 의지를 하게 되고, 믿음을 갖게 된다. 배우에게는 상대배우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 아무리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든, 친한 배우든, 연기를 할 때는 ‘왜 저렇게 하지?’하는 순간들이 있다. 뭔가 좀 이상한데 무작정 믿을 수는 없지 않나. 그런데 2인극에서는 상대방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 연기가 엄청나게 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꼭 2인극만 그렇지는 않지만, 퇴장 없이 무대 위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어쩔 수 없이 집중력을 키워준다. 또 배우들의 조합에 따라 공연이 엄청나게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거기 적응해야 한다는 것도 좋은 것 같다. Q 대학생 때 가수 데뷔 준비도 했었다고. 어느 시점에서 연기가 진짜 내 길이라고 생각한 건가. 사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도 연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땐 기획사에 들어간다든가 하는 기회가 많았는데, 대학생이 되니까 너무 놀고 싶은 거다. 간섭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얼마나 자유롭겠나.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하고 다닌 건 아니지만(웃음) 하루 종일 축구를 하거나 농구를 한적도 있고, 종일 놀다가 집에 와서 쓰러진 적도 있다(웃음). 그러니까 (연기에) 뭐 흥미가 있겠나. 그냥 하라니까 하고, 가요제 같은 것이 있으면 그걸 더 열심히 준비하고. 상 받고 사람들이 칭찬해주면 좋으니까. 너무 어렸던 거지. 그랬는데 2학년에 과대표가 됐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연출을 하게 됐다. 그런데 연출을 하려면 모든 사람의 연기와 모든 장면의 목적을 내가 알아야 하지 않나. 그때 엄청나게 배웠다. 그러다 군대를 갔다 왔고, 복학 전에 아는 형이 같이 작품을 하자고 해서 의 덕배 역할을 했다. 그때 처음으로 퇴장 없이 공연을 해봤는데, 난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노래 한 곡을 부르듯 무대 위에 있었던 것 같다. 힘든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 뒤로는 한 학기도 방학도 빼지 않고 연극을 계속 했다. 근데 그때 또 누가 가수를 하자고 하더라. 그렇게 1년 (가수 준비를) 하면서 못 볼 꼴도 보고, 술도 되게 많이 먹었다. 난 알앤비나 발라드를 하고 싶은데 자꾸 아이돌 같은 노래를 가르치고 춤을 시켜서 연습을 안 나갔다. 내가 뭐 하는 건가 싶어서 1년 되자마자 다 자르고 학교로 돌아갔다. 그러고 나니까 정말 연기를 열심히 해야겠다 싶더라. 또 난 어디 가서 무시당하는 걸 너무 싫어한다. 밖에 나가서 못한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학교 다니는 동안 다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다가 4학년 때 운 좋게 오디션에 붙었다. 그로부터 2년 후에 연극을 시작했고. 그렇게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연기를 하게 된 건데, 잘한 것 같다. 물론 희박한 확률이지만 가수가 돼서 잘 됐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럼 내가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은 나한테 없을 테니까. Q 요즘 드라마 가 화제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으로 드라마에 데뷔했는데, 거기서 만난 김형식 감독님이 드라마를 할 때마다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나를 불러주셨다. 감사하게도 어떻게든 안 쉬고 계속 같이 가자는 마음을 갖고 계신다. 그리고 김형식 감독님과 을 촬영할 때 나중엔 스텝을 두 팀으로 나눠서 촬영을 했는데, 그 때 B팀 감독으로 의 신경수 감독님이 오셨다. 내가 그때 거의 B팀 주인공이어서 감독님을 제일 자주 봤던 것 같다. 감독님이 그 전에도 내 공연을 보셨고, 이번에도 을 보시고 너무 재미있었다고, 같이 하자고 하셔서 출연하게 된 거다. Q 인간관계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지금 떠오르는 것은 신뢰, 진실이다.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나? 잘못은 할 수 있다. 치명적인 잘못을 할 수도 있고,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을 할 수도 있다. 근데 그런 잘못을 했다면 어떤 나쁜 일을 했는지 그대로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내가 그 사람을 안 보지. 다 알고 안 봐야지. 내가 뭘 잘못해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생각하면 선의의 거짓말도 나쁜 거다.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암이 온 몸에 퍼졌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삶의 의지를 잃으실까 봐 우리가 말씀을 안 드렸다. 근데 결국 돌아가시고 나서 나중에 생각해봤더니 내 마음 편해지려고 얘기를 안 한 거였다. 진짜 할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할아버지가 그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고 기운을 잃으면 내가 힘들고 슬플까 봐. 그래서 선의의 거짓말도 나쁜 것 같다. 결국 몸이 아픈 당사자가 남들보다 자신의 상태를 한참 모르고 있었던 거니까. Q 앞으로 인생에서 바라는 것은. 왜 그런 것들이 있지 않나. 내가 표현하고 싶은 연기, 내가 봤을 때 너무 멋있었던 장소, 내가 좋아하는 색깔, 내 머릿속에 최고라고 남겨진 것들. 그런 게 최대한 많이 나오는 작품, 영화든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드라마든 그런 작품을 하면서 원 없이 끝까지 연기해보는 것. 물론 불가능하겠지. 그러려면 내가 제작해야 할 것 같다(웃음). 또는 우연히 그런 행운이 찾아올 수도 있겠지. 내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것들로 가득한 무대에서 연기를 하게 될 수도 있고. 그냥 인간으로서는 좋은 아들,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좋은 사람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족을 슬프게 하거나 힘들게 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 아닐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0.30 / 조회 1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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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무대, 더욱 인간적인 <거미여인의 키스> 연습현장
“두 인물의 관계로만 풀기엔 너무 큰 작품이다. 세대 간 갈등도, 정치적인 신념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두 등장인물이 결국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게 되고,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선택에 동참하는 과정을 그리기 위해 일단 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연극 를 이끄는 문삼화 연출의 말이다. 아르헨티나의 대표 작가 마누엘 푸익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연극은 내달 7일 4년 만의 무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명륜동 한 켠에 자리잡은 이 작품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침대 두 개와 작은 테이블, 의자가 놓인 아담한 사이즈의 연습실에서는 이명행, 송용진, 최대훈, 정문성, 김호영, 김선호 배우가 문삼화 연출과 함께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징징대지 좀 마…영화 얘기나 더 하던가.” 가장 먼저 연습에 나선 배우들은 발렌틴 역의 송용진과 몰리나 역의 이명행이다. 이 연극의 배경은 독재와 인권탄압이 자행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한 감옥으로, 발렌틴은 20대의 열혈 혁명가이자 정치범, 몰리나는 미성년자보호법 위반으로 감옥에 들어온 40대의 동성애자다. 나이뿐 아니라 정치적 견해도, 취향도, 관심사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힌다. 발렌틴은 예쁜 장신구나 로맨스를 좋아하는 몰리나에게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며 핀잔을 주지만, 몰리나가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에 점점 더 호기심을 보인다. “왜, 내가 영화 얘기 다 하기 전에 죽어버릴까 봐 겁나냐?” 이번에는 정문성이 발렌틴으로, 최대훈이 몰리나로 분했다. 발렌틴에게 미스터리한 ‘표범여인’이 등장하는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던 몰리나는 식사를 가져왔다는 간수의 말을 듣고 죽 두 그릇을 받아온다. 발렌틴은 망설이면서도 양이 많은 죽그릇을 몰리나에게 양보하고, 몰리나는 어딘지 안절부절 못하며 그릇을 받아 든다. 대립하는 듯 하면서도 서로를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해나가는 이들의 미묘한 감정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이다. “부탁인데 손 좀 잡아줄래?” 두 사람은 차츰 감옥에 들어오기까지의 사연과 가족, 사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고문을 받으면서도 단호한 혁명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발렌틴은 부르주아 계급의 옛 애인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하며 한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드러내고, 몰리나는 그런 발렌틴을 넉넉히 보듬어 위로해준다. 좁은 감옥 속에서 서로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대면한 두 사람은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마지막 연습 장면에서는 발렌틴 역의 김선호, 몰리나 역의 김호영이 호흡을 맞췄다. 탄탄하고 깊이 있는 대사와 장면을 따라가는 즐거움도 크지만, 여섯 명의 배우들이 어떤 매력과 개성으로 각각의 캐릭터를 소화해낼지도 역시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문삼화 연출은 “송용진·이명행 페어는 아무래도 제일 형들이다 보니 노련하고 안정감이 있다. 반대로 가장 젊은 김선호·김호영 배우는 그만큼 에너지가 넘치고, 정문성·최대훈 페어의 연기에는 적당한 에너지와 디테일이 잘 섞여 있다.”고 각 페어별 특징을 설명했다. 개막 후 첫 2주만 고정 페어로 공연이 진행되고, 이후에는 교차 캐스팅으로 공연이 이어진다. 지난 2011년 악어컴퍼니 ‘무대가 좋다’ 시리즈로 관객들을 만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던 는 올해 전보다 작아진 200석 규모의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객석과 보다 가까워진 무대에서 새로운 연출과 배우들이 선보일 올해의 공연이 관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문삼화 연출은 “관객들이 몰리나의 입장에서 발렌틴을 안아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동시에 몰리나의 마지막 선택에 대해 가슴이 찡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는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신연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0.27 / 조회 7,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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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행, 최대훈, 김호영, 송용진, 정문성, 김선호...형무소에서 만난다. <거미여인의 키스> 11월 개막
2011년 공연에서 정성화, 최재웅, 박은태, 김승대 등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연극 가 다시 찾아온다. 소설가 마누엘 푸익이 1976년 발표한 자신의 동명 소설을 1983년 희곡으로 재탄생시킨 이 작품은, 형무소에 수감된 정치범 발렌틴과 게이 몰리나의 대화로 이뤄진 2인극. 각기 다른 가치관을 지난 이들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 밀도 높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1985년에는 동명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고 1992년에는 뮤지컬로도 선보여져 이듬해 토니어워즈 베스트뮤지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등의 문삼화 연출이 이끄는 이번 공연에서는, 등의 무대를 채워 온 이명행과 등의 최대훈, 현재 에서 산초로 분하고 있는 김호영이 자신의 가석방을 위해 정치범 발렌틴에게 접근하는 몰리나로 분한다. 또한 정치범 발렌틴 역은 등에서 개성을 뽐내온 송용진과 등의 정문성, 그리고 신예 김선호가 맡아 몰리나에게 느끼는 낯선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두 남자 배우의 섬세하고 팽팽한 연기 호흡을 맛볼 수 있는 는 오는 11월 7일 대학로 신연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악어컴퍼니 제공
2015.10.05 / 조회 8,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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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뜨끔하게 하는 적나라한 가족 이야기, 연극 ‘마지막 여행’, ‘고령화 가족’
현대인의 외로움과 공허함, 가족의 의미를 묻는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한 개인의 죽음을 둘러싼 가족 간의 서로 다른 생각들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연극 ‘고령화 가족’은 이 시대의 밑바닥을 사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가족과 삶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두 편의 연극을 통해 바쁜 생활 속에 잊고 있었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마지막 여행’-장례식장을 찾은 인간 군상 속 ‘욕망’을 엿보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장례식장에서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 작품이다. 이들은 어느 하나 이타적인 사람이 없다. 작품은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인간성을 기반으로 자신에 대해 냉철하게 반성하게 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를 경험하게 한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윤정이 죽은 후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내용을 그린다. 윤정의 어머니는 두 번의 암 수술을 받았고, 수술비용을 모두 죽은 윤정 부부가 충당했다. 윤정은 세 딸 중 막내지만, 첫째인 윤희 부부는 사업을 한다고 빚만 지고 있고, 윤희 부부에게 돈을 댔다가 몽땅 날린 윤선은 의절한 상태다. 윤정 부부는 빚을 져서 수술비용을 댔고, 자신의 집도 대출받은 상태여서 늘 빚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윤정은 답답한 심정을 풀지 못한 채 자신에게 소원해진 남편 성진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윤정은 영업을 위해 고객을 접대하는 성진이 다른 여자와 잤다고 생각한다. 남편 성진도 윤정이 이 대리와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한다. 둘은 다투다가 윤정이 집을 나가고 그녀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녀는 교통사고 이후, 다시 삶을 살아보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떠난 여행에서 실족사로 죽음을 맞는다. 윤정의 죽음 이후 그녀의 사망보험금으로 1억 5천만 원이 있음이 밝혀진다. 보험금을 계기로 가족과 친구들이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서로의 입장에서 펼치게 된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례식장의 풍경을 그리고 있지만 인물들은 순수하게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시아버지는 장례식장에서 내내 밥을 찾고, 자신의 잠자리가 시끄럽자 다른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시어머니는 죽은 며느리보다 자신의 아들을 감싸기 위해 더 슬프게 운다. 남편은 장례식장에서도 돈 생각뿐이다. 윤정의 어머니는 남들에게 가족의 치부를 보이기 싫어한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오는 8월 4일부터 8월 21일까지 공연된다. 연극 ‘고령화 가족’-평균나이 49세, 이 시대 밑바닥 인생들이 가족으로 모였다! 올해 4월 초연된 연극 ‘고령화 가족’이 앵콜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공상집단 뚱딴지’의 다섯 번째 정기 공연인 ‘고령화 가족’은 천명관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천명관은 감동과 교훈, 복잡한 서사의 소설을 조롱하며 독자의 상상력을 깨는 작품을 내놓는 작가다. 이번 연극은 앵콜 공연을 맞아 더욱 연극적인 구조의 선택, 탄탄한 스토리텔링,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를 더했다. 소설 속 등장인물과 사건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담아내 ‘무대에서 만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연극 ‘고령화가족’은 평균나이 49세의 가족들이 한여름 방 2개 딸린 어머니의 빌라에 모여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머니는 나이 70세가 넘도록 화장품 방문 판매를 한다. 맏아들 한모는 120킬로그램 거구에 전과 5범이다. 집안에 유일한 엘리트인 둘째 인모는 실패한 영화감독이다. 막내 미연은 유부남을 꼬여내 결혼에 성공했으나 온갖 풍문을 안고 이혼당해 친정으로 도피했다. 작품은 이 시대 밑바닥을 살고 있는 개개인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세련되지도 쿨하지도 않은 이들 가족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통해 작가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보금자리도, 인생을 얽매는 족쇄도 아닌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찾아간다. 우리 주변에 흔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애틋하면서도 구차하지 않게 개성 만점의 캐릭터로 그려낸다. 연극 ‘고령화 가족’은 오는 7월 21일부터 8월 14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29 / 조회 1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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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 최원종 작가
연극적 이야기를 찾아 고민하는 공상집단 뚱딴지의 네 번째 정기공연 연극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가 오는 9월 16일부터 10월 10일까지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최원종 작가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작가 스스로의 화두가 고스란히 담겨졌다. ‘막다른 골목에 도착했을 때 어디로 가야하는가’라는 작가 개인의 화두는 그의 악몽이기도 했고, 막다른 골목까지 가보고 싶다는 묘한 희열감을 주기도 했다. “우리가 아무리 연약할지라도 세상의 공포와 맞서 싸우는 한 매력적이다”라고 생각하는 최원종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기괴함과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우리 삶이 페이소스를 표현해냈다. Q.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도나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에겐 무서운 게 하나씩 있잖아요. 물론 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무서운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늘 저는 막다른 골목길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어느 순간 발견하게 될 거라는 공포가 있어요.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나 나름의 해답을 갖고 싶었어요. 공포가 나를 인도해서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는 곳으로 나를 데리고 왔을 때, 나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이상하게도 그런 곳에서 희망을 얘기할 때, 사람은 참 사람답다는 것을 느껴요. “우리가 아무리 연약할지라도 세상의 공포와 맞서 싸우는 한 매력적이다!” Q. 왜 열정시리즈인가요?열정이라는 단어는 아주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인데, 외계인이나 연쇄살인범, 피투성이와 만나면 무척 외롭고 고독한 투쟁의 단어처럼 느껴졌거든요. 그 느낌이 그 당시 제가 가진 열정이라는 단어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왜 열정시리즈인가... 글쎄요. 저는 이 작품이 무척 연극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연극적’ 이라는 단어는 무수하게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이 열정시리즈가 관객과 만났을 때, 연극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Q.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는 앞선 다른 작품들과 어떠한 차이점과 공통점을 갖고 있나요?극과 극은 통한다고, 이 작품의 비극성은 아주 밝은 유머와 만나게 돼요. 그 유머성은 각각의 에피소드에서의 인물들이 운명적으로 가지고 있는 밝음과 긍정의 마음이죠.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가 다른 두 작품들과 갖는 공통점이라면 아마도 주제적인 면일 거예요.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다면, 막다른 길에 와있다면 우린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에 대한 해답이 각각의 작품들 속에 방법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라는 거예요. ‘체념과 포기를 내면 깊숙이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그 자리에서 다시 걷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 전 걷고 기다리는 것이 희망의 출발이라고 생각해요. Q.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는 4가지의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있나요?4가지 이야기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패배자가 되었거나 운명적으로 패배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처음부터 패배자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나를 패배시킨 이 세상과 한번쯤은 대항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언제 가장 강한 힘이 나와서 세상을 뛰어넘기 위해 싸우게 되는 것일까. 이 작품은 그 지점에서 시작돼요. 그리고 그 싸움의 결과는 비극적이지만, 그 비극성은 바로 사람들을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어떤 마력을 주죠. 사람을 멋지게 보이게 한다고 해야 할까요. 나를 패배시킨 이 세상. 극에 달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탈하려는 노력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죠. Q. 4가지 에피소드의 인물들은 매우 평범한 듯 하지만 특이해 보입니다. 그런 구상과 소재, 아이템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가령 ‘의족남의 도루’라든지, ‘냉동 닭 배달업’ 이라든지.2005년에 야구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해보면서 인생 경험을 하게 되었고요. 그때 이상하게 세상이 무섭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아니, 오래전부터 세상이 무서웠는데, 그 당시에는 그 느낌이 무척 강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을 뛰어넘고 싶었어요. 내 손에 아무것도 주어져있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이 세상과 어떻게 싸울 것인가. 사실 전 싸움을 잘 하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편이어서 나만의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건, 바로 의식을 바꾸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야구라는 세상이 있다면, 꼭 홈런을 쳐야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루를 통해 나는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의식을 바꾸고 설득시켜나가는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내가 쓰는 작품들의 등장인물과 작품의 장소와 시놉시스가 그런 저의 화두와 맞게 선택되어진 것 같아요. Q. 각각의 에피소드의 인물들에게 벌레와 연관시킨다면,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까요?피투성이 소년 소녀 - 메뚜기와 귀뚜라미상복 입은 소년 소녀 - 검은 개미와 알록달록 무당벌레 닭 배달 남자와 여자 - 공 벌레(외부의 자극이 있으면 몽을 둥글게 마는 벌레) 의족남자와 비만 여 - 한 쪽 다리 없는 사마귀와 날개 잃은 매미 저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것과 공연에서 관객분들이 생각하신 것과 어떨지 저도 궁금하네요. (웃음) Q. 이 작품이 공연화 되면서 기대하는 것은?이 작품은 저와 문삼화 연출님이 5년 만에 뭉쳐서 하는 열정시리즈 중에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열정시리즈는 그동안 극작가들 사이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던 시리즈 중에 하나였기에 그만큼 기대감이 큰 시리즈입니다. 5년 전에 했던 ‘외계인의 열정’에서의 강렬함과 숨막힘, 파격성과 슬픈 이야기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업그레이드가 되었고, 무엇보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연출님과 저의 작품에 대한 시간이 거의 100% 일치한다는 겁니다. 그것은 5년 동안 이 작품을 늘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01 / 조회 1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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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20] 욕망들의 충돌,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인간은 부재한 것을 욕망하며 욕망의 대상이 소유 불가능한 것일수록 방황하게 된다. 낙원을 꿈꿨던 여자 블랑쉬. “사람들이 그랬어요. 먼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탄 다음에 여섯 정거장 더 가서 Elysian Fields, 낙원에 내리라고요.” 낙원을 만나기 바랐던 블랑쉬는 낙원 대신 절대적으로 잔인한 현실에 하차하게 된다. 무대에 등장한 블랑쉬의 의상은 타 인물들과 대비되며 그녀의 의식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무엇보다 과장스러우면서도 한껏 멋을 낸 그녀의 커다란 모자는 교양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 노력하나 오히려 우스꽝스러워진 블랑쉬를 나타낸다. 초라한 환경과 화려한 블랑쉬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질감은 불편함과 불안함을 증폭시키며 당연한 갈등을 예고한다. 차림새나 말투, 교양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블랑쉬는 아무도 없는 동생의 집에서 몰래 술을 마시는, 모순된 행동을 보인다. 술에 의지하고 과거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그녀는 극도의 불안 상태에 놓여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 서서히 파멸하게 될 것이다. 이 ‘뻔한’ 고전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에 성공해야 하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열전3’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욕망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비뚤어진 채 존재하고 있었다. - 식상한 고전의 영리한 변화 블랑쉬의 모든 행동은 현실을 외면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그녀가 줄곧 입고 있는 흰색 의상과 수시로 반복되는 목욕, 놓지 못하는 술 등은 가리고 씻고 잊고자하는 그녀의 욕망을 보여준다. 또한 진실을 감추기 위해 어두운 밤에만 사람을 만나고 환한 전등에 갓을 씌우는 등, 그녀에게는 현실과 마주할 용기가 없다. 때문에 끊임없이 과거로의 도피를 시도한다. 농장의 상실과 남편의 자살에 대한 죄책감, 이어지는 부정한 생활과 그로인한 교사직 해고 등, 이 모든 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비뚤어진 욕망에서 비롯된다. 낭만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은 동생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와의 마찰을 통해 극대화된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인물들의 심리적 문제나 변화, 갈등을 무대와 의상, 소품을 통해 부담 없이 표현해냈다. 일반적 예상과 달리 무대와 음악, 의상은 상당히 현대적이다. 정확한 지점을 알 수 없는 배경은 고전과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스텔라는 청바지를 입고 있으며 스탠리와 친구들은 익숙한 상표의 술을 마시고 모두들 거부감 없는 어투를 사용한다. 조명의 효과적 활용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마치 신이 바뀌는 듯 영리하게 움직였으며, 음악 역시 의도적으로 부자연스럽게 중단되면서 새로운 장면전환을 알렸다. 문삼화 연출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는 식상한 스토리임에도 불구, 같은 내용으로 유머와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여유와 노련미가 있다. - 예리하게 포착된 욕망들의 충돌 고민과 탐구의 과정이 묻어난 이 작품은 연출 및 배우들의 열연에 의해 완성된다. 망가져가는 여자의 불안함과 초조함을 연기한 배종옥은 과장된 표정과 행동 속에서도 절제력을 발휘했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배종옥은 블랑쉬에 대한 연민과 이해를 성공시켰다. 감정적인 블랑쉬와 달리 이성적이며 현실적이고 활기찬 동생 스텔라를 연기한 이지하는 기쁨과 좌절, 안타까움의 다양한 감정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그녀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배우 이석준 역시 거칠고 대담하며 솔직한, 다듬어지지 않은 돌의 뜻을 담은 스탠리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연극열전3’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블랑쉬에게 집중됐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모든 인물들을 한정된 테두리 안에서 섬세하게 어루만졌다. 스텔라와 스탠리, 미치 등 블랑쉬 주변 캐릭터들의 감정을 적절히, 그리고 치밀하게 파고듦에 따라 생생하게 살려냈다. 이 노력의 결과, 관객은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상처와 눈물, 폭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작품에는 블랑쉬의 욕망뿐 아니라 모든 인물들의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들의 욕망들이 충돌되고, 곧 관객들의 욕망과도 충돌을 일으킨다. 글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26 / 조회 2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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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어디로 가나요?
견고한 레일 위를 달리는 세상이라는 전차 위에서, 당신은 어떤 욕망을 꿈꾸는가.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 가 무대에 올랐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는 연극 이후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배우 배종옥과 이후 독일 드레스덴 국립극장에서 활동한 이승비가 블랑쉬 역으로, 승차했다. 닭가슴살과 달걀을 주식으로 한 식단을 동원한 몸 관리로 짐승남 스탠리로 변신한 이석준과 이지하도 동생 스텔라 역으로 전차에 올랐다. 국내에는 1951년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더 잘 알려진 이 작품은 미국 남부의 명문가 출신 블랑쉬 뒤보아가 농장과 저택을 잃고 욕망 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여동생 스텔라와 스탠리 부부가 살고 있는 뉴올리언스의 낙원이라는 지역을 찾아와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담고 있다. 공연장면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낙원으로 왔어요!여기가 낙원이라니 (블랑쉬: 배종옥, 스텔라: 이지하)내가 무섭나? (스탠리: 이석준)언니한테 잘해줘, 제발 재미있는 게임이네요! 내가 좀 알려줄까요?내가 또 흥분했군요!또 다른 블랑쉬 (이승비)아기가 나올 것 같아!당신이 원하는 게 이런거지?블랑쉬 언니는 알고 있어? (유니스: 유안, 스텔라: 이지하)난 어디로 가는거죠?난 언제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해 왔어요배종옥 & 이승비 숨은 이야기 블랑쉬와 하얀 의상 블랑쉬는 프랑스 어로 ‘하얀 색’을 의미한다. 그녀는 줄곤 흰색 드레스를 즐겨 입는데, 흰 의상은 그녀의 어두운 과거를 감출 뿐만 아니라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블랑쉬의 가면과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목욕을 좋아하는 블랑쉬 극 전반에 걸쳐 블랑쉬는 몇 번의 목욕을 한다. 그녀는 긴 목욕을 통해 깨끗한 물이 그녀를 정화시킨다고 생각한다. 블랑쉬와 술 주인 없는 여동생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술을 찾아 마시는 블랑쉬. 흰 의상과 목욕처럼 술 또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나쁜 기억을 지우는 수단이다. 블랑쉬와 방에 있는 갓을 씌운 전등 블랑쉬는 그녀가 감추고 싶어하는 진실들, 그녀의 과거,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려버리는 세월의 흔적이 밝은 전등 아래서는 여과 없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스텔라의 아파트에서 재회하는 첫 장면에서 블랑쉬는 “불 좀 꺼줘! 제발 불 좀 끄라구!” 하고 외친다. 자신의 방에 있는 전구에도 커다란 갓을 씌우고 극이 전개 되는 동안 계속 밝은 불빛을 피하지만 결국 자신의 모든 과거가 폭로되고 마지막으로 미치의 진실한 사랑이 떠나는 순간 밝은 불빛처럼 상징되는 현실과 대면하게 된다. 프로듀서 조재현이 기관사로 나선 ‘연극열전3’ 네 번째 시리즈 연극 는 오는 5월 23일 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주미경(club.cyworld.com/docuherb)
2010.03.25 / 조회 1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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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배종옥 “모든 여배우들의 로망”
"참 어려운 작품입니다" 명품배우들의 ‘욕망’을 만나볼 수 있었던 연극 기자간담회가 지난 22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렸다. 드라마, 연극, 뮤지컬에서 대표배우로 손꼽히는 배우 배종옥, 이승비, 이지하, 이석준은 "연습을 하면 할수록 어려운 작품이지만, 이 난관을 뚫어보겠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연극열전3’ 네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연극 는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으로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전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작품이다. 연극은 동성애자였던 남편의 자살로 인한 충격과 몰락한 남부 귀족가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여인 블랑쉬와 현실을 인정하고 하층계급의 남편을 사랑하는 여동생 스텔라, 그리고 즉흥적이고 원초적인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 등 세 사람의 갈등과 욕망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급변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인 블랑쉬 역에는 에 이어 네 번째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종옥과 ‘연극열전2’ 이후 독일 드레스덴 국립극단에서 활동한 이승비가 더블 캐스팅됐다. 남편인 스탠리의 폭력에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의 욕망대로 그를 사랑하는 여동생 스텔라 역에는 이지하가, 야성적이고 충동적인 스탠리 역에는 의 이석준이 출연한다. 이 작품의 번역과 연출을 맡은 문삼화 연출가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60년 전에 완성된 희곡이지만, 작품 안에는 현재 훨씬 더 커진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이 담겨있다”며 “그 욕망들이 어떻게 부딪히고 있는지 2010년의 시선에서 그려낼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종옥, 이승비 두 여배우가 연기하는 블랑쉬 역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는 “실제로 두 여배우의 성격이 완전 딴판이라 배종옥, 이승비만의 블랑쉬가 보여지고 있다”고 밝히며 “더블캐스팅인 작품을 할 때, 어떤 배우의 공연을 보는 게 좋은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번에는 “두 번 다 보는 게 좋을 것” 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배종옥_ “캐스팅 제의, 뛸 듯이 기뻤다” 연극 무대에 선 소감이 궁금하다. 배: 무엇보다 대학교 때부터 꿈꾸던 작품을 한다는 점에서 긴장된다. 기대가 없었던 작품이었다면, ‘잘해보자’는 생각 하나로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고 기대가 컸던 작품이라 그런지 ‘욕만 안 먹으면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배우들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이 긴장감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를 제의 받았을 때 어땠는지. 배: 일 년 전에 제의를 받고, 정말 기뻤다. 제의를 받았을 때도 이 무대가 가능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실 고전극을 무대에서 풀어내는 작업이 제작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다. 뮤지컬도 많고, 재미있는 연극도 많은데 관객들이 두 이상 고전극에 집중해줄지, 그걸 보러 와주실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안히 얘기하는 과정에서 이 작품을 제의 받았고, ‘내 꿈이 실현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막상 작품을 대해보니, 마냥 기뻐할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아니었다(웃음). 하지만, 이 작품이 끝날 때는 ‘이 작품이 기쁨이었다’라는 느낌을 갖고 싶다. 이번에 맡은 블랑쉬 역에 대해서 ‘여배우들의 로망’ 이라고 표현했다. 배: 블랑쉬라는 인물 안에는 굉장히 많은 감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블랑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이유가 표현할 때는 쉽지 않더라. 감정이 정말 급박하게 움직인다. 초반에는 대사 외우는 것만해도 죽겠는데,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니 작업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작품을 하기 전에는 ‘와, 저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가질 수 있는 매력적인 역할인데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게 참 어렵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블랑쉬가 가진 매력을 잘 표현해낸다면, 지금 내 또래에 배우들이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그 정도로 좋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연극 는 오는 3월19일부터 5월23일 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현장"오늘은 마이크 안 잡으려고 했는데..." 기분이 좋아서 마이크를 잡았다는 '연극열전3' 프로그래머 조재현2010 블랑쉬_이승비 & 배종옥이승비, "저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빵 터진, 배우 배종옥 "배우 추상미씨의 남편 이석준씨 입니다"진행자의 소개에 붉어진 얼굴, 배우 이석준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가 부족하다는 말이 있는데, 아닙니다!"100%의 연기를 선보이겠다는_배우 이석준"솔직히 쉬운 역할인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어렵네요"억울한 여자(?), 이지하이석준 쟁탈전?!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 (club.cyworld.com/docuherb)
2010.02.23 / 조회 13,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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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사자> 굶주린 사자, 우리의 슬픈 단상
신나는 얼음땡 놀이 중이다. 스타 크래프트 게임도 한창이다. 즐거운 놀이 속에 넘쳐나는 웃음, 하지만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무대 바닥부터 3층 높이까지 이어진 계단은 아찔해 보인다. 수 많은 사람들 속을 9살 꼬마 이조벨은 쉼 없이 뛰어다닌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이 아이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다. 9살 꼬마의 발길이 닿는 곳은 한결 같이 구리고 감춰진 세상의 뒷골목이다.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회가 부정하고 있는 음울한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 덮어져 있는 모든 것들을 들춰내고 싶었다”는 작가의 의도는 넘치는 긴장감을 타고 잘 흘러간다. 아내를 두고 간통을 저지르는 남편,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성직자의 부도덕성, 아동 살해 등 걸러지지 않는 뒷골목 이야기가 하나 둘 펼쳐진다. 짧게 구성된 장면은 강한 소재의 위력을 발휘하는 힘이 되준다. 이 모든 장면을 지켜보는 시선은 얼음땡, 스타크래프트 놀이가 어울릴 9살 꼬마 이조벨이다. 아이는 거짓, 배신, 성행위가 난무하는 곳에 웅크리거나, 누워있는 자세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는 자신이 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고 유령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신은 사자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의 여정을 통해 자신을 죽인 것은 이성이 없는 ‘사자’가 아닌 이성이 넘치는 사람 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을 집에 데려다 줄 구원자를 찾던 꼬마는 결국 자신을 죽인 사람들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이다.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과 장면 장면마다의 뚜렷한 클라이맥스가 만나 흐름은 명확하다. 비슷한 구성을 가진 연극와 비교해도 훨씬 깔끔하고 수월하다. 하지만 ‘자아를 찾아 떠나는 영혼의 오딧세이’라는 주제의 접점을 찾기는 힘들다. 9살 이조벨을 제외하고 1인 다역으로 열연하는 배우들의 열기는 부족함 없이 객석까지 전달된다. 특히 조안과 장애인 스칼렛으로 분한 윤다경의 열연, 로라, 크리스틴, 조앤으로 분한 김보영이 눈에 띄었다. 릴리, 론다로 변신한 최현숙은 다른 무대에서 조금 더 밝은 옷을 입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열연한 9살 이조벨, 배우 김해정은 커튼콜 순간에도 아이의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아픔을 곱씹게 해줬다. 어두운 단면이 짜깁기 된 이 무대는 즐겁지 않다. 그래도 가짜 즐거움, 가짜 웃음이 판치는 ‘가식월드’에서 펼쳐지는 가짜쇼에서 느낄 수 없는 참 맛은 확실히 맛볼 수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kangjuck@interpark.com)
2009.09.18 / 조회 10,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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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요, 엄마> 미안해, 니가 내 건 줄 알았어
열심히 떠드는 텔레비전 토크쇼를 틀어놓고, 소파에 앉아 뜨개질을 하며 편안한 저녁 시간을 보내던 델마는 큰 소리로 딸을 부른다. “제시! 제시! 빨리 매니큐어 칠해줘, 나 손 씻고 올게.” 돌아오는 딸의 대답이 또렷하다. “엄마, 나 두 시간 안에 자살 할거야.” 연극 는 극과 극은 통하는 아이러니한 세상의 이치를 보여주며, 양 극의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충격들을 밀도 있게 선보인다. 어지러운 테이블이 놓여있는 거실에, 컵과 냄비들이 쓰기 좋게 들어있는 부엌, 이 아무렇지도 않은 공간 속에서 특이할 것 하나 없는 엄마와 딸이 온 몸으로 발산하는 것은, 생을 괴롭힌 가혹했던 것들과의 사투에서 얻은 너무나도 살벌한 체념과 가장들이다. 야식으로 즐겨먹는 도너츠를 사 둔다거나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집으로 배달 시키는 일, 약이 어디 있는지, 카라멜은 어디 있는지 엄마인 델마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를 챙기고 다독이는 딸 제시가 간질을 앓아온 이혼녀에 도둑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해도 엄마는 쉼 없이 묻고 또 요구하며 제시의 삶을 한정한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씩 늘 해오던 일인 ‘매니큐어 칠하기’는 소통 부재로 얼룩진 이들 사이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메타포다. 창피함의 요소로 가득한 딸을 낳고 엄마는 ‘사랑’의 이름으로 딸과 스스로의 눈을 보기 좋게 가려버렸다. 특별한 외출도, 유별난 감각도 없는 늙은 엄마가 부지런히 칠하고자 하는 매니큐어는 여성으로서의 미의 추구라기 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그것을 덮어 감추려는 습성의 일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 마저 혼자 하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 “지금이 가장 행복한, 내가 기다려온 때”라며 묵묵히 자살을 강행하려는 딸을 피눈물로 막아서고 “너는 내 아가니까”를 말하는 델마. 뭉클한 어미의 사랑에 목이 메어오고 가슴이 무너지려는 찰라, 그녀는 머릿속을 멍하게 만드는 한 마디를 토로한다. “미안해, 니가 내 건 줄 알았어.” 마샤 노먼이 쓴 는 이렇듯 일상 소재가 안은 충격적인 사연들, 비극으로 끝나는 결말로 인해 1982년 초연 이후 끊이지 않는 화제가 되는 작품이다. 특히 엄마와 딸, 애증이 가득한 둘의 대화만으로 이들의 삶, 한계선을 넘어버린 딸의 위험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그간 박정자, 윤석화, 윤소정, 오지혜 등 내공 쌓인 여배우들의 힘이 무엇보다 돋보였다. 이번 에서 나문희는 '브라운관의 국민 어머니'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붉게 충혈된 눈에서 번지는 눈물이 얼굴 위 세월의 굴곡을 굽이굽이 흐를 때면 객석 이곳 저곳에서 참다 못한 흐느낌이 즐비해 진다. 1시간 20여 분의 흐름을 한번에 밀고 가는 힘이 부족해 아쉬움이 남지만, 문득문득 터트리는 그녀의 절규는 허구의 배우와 실제의 엄마 사이의 분간을 힘들게 한다. 손숙, 서주희, 황정민까지 이번에도 역시 여배우에 기대를 건다. 저마다의 화려함이 응어리 진 침묵에 잔잔한 잡음을 만들기도 하지만, ‘잘자요, 엄마’하고 남기는 딸의 마지막 인사에 미치지 않을 엄마가 없듯이 우린 또 다시 이들의 목숨 건 선택에 깊게 흔들릴 것이다.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09.19 / 조회 1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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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자요, 엄마> 연기 아닌 ‘나’를 보여줄 무대
자살을 결심한 딸과, 그런 딸을 이해해 가는 엄마가 함께 보내는 마지막 밤, 연극 가 다시 한국 무대에 오른다. 연극열전2의 여덟 번째 작품인 가 오는 8월 29일 공연을 앞두고 동숭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중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출연해 매번 화제를 낳고 있는 연극열전2의 상반기 작품들에 이어 이번에는 국민 어머니로 불리는 나문희가 엄마인 델마 역을 맡는다. 이날 간담회에는 나문희와 함께 델마 역을 맡은 손숙, 딸 제시 역의 서주희와 황정민, 그리고 연출가 문삼화가 참여한 가운데, 연극열전2의 프로그래머인 조재현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엄마 델마 역을 맡은 나문희는 “연습하면서 그냥 델마에 빠져들었다”며 시종 일관 연기가 아닌 ‘나’의 모습을 표현하는 무대가 될 것을 이야기 했다. 10년 전 같은 역을 맡아 이번이 두 번째 델마로 분하는 손숙은 “지난 10년 세월동안 스스로도 겪은 일이 많았고, 엄마로서의 가슴앓이가 그대로 느껴진다”며 소감을 말했다. 나문희와 손숙은 모두 딸 셋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또한 손숙은 “굉장히 힘든 작품이어서 다시는 안 한다고 생각했지만 작품 제의가 왔을 때 거절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보며 이 작품을 너무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올해 가장 좋은 작품이 될 거라 확신한다”며 작품에 대한 믿음을 표했다. 마샤 노먼의 데뷔작 [Getting Out]을 연출하기도 한 문삼화 연출은 “제시의 자살이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것에서 작품이 출발한다”며 “번안극으로서 낯선 소재와 단어들이 있지만 우리의 심장을 찌르는 작가의 치열함이 통하는 작품”으로 를 설명했다. 등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서주희는 “개성 강한 제시가 아닌 나, 일상 속 딸의 모습이 보여질거라 생각한다”고 했으며, 같은 역을 맡은 황정민 역시 “간질을 앓거나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제시가 평범한 모습은 아니지만, 딸로서 엄마에게 갖는 생각이 표현될 것이다”라고 세상을 살아가는 딸들의 모습이 제시임을 강조했다. 소통 부재 상황 속에서 함께 살고 있는 엄마와 간질병을 앓고 있는 딸, 결국 이들 삶이 딸의 죽음으로 귀결되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의 는 1983년 뉴욕에서 초연된 마샤 노먼의 명작. 퓰리처 상 등을 수상하며 현재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1985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윤석화, 손숙, 박정자, 윤소정, 오지혜 등 연기파 배우들이 열연을 선보인 바 있다. 기자간담회 모습 의 배우들. 서주희, 나문희, 손숙, 황정민.(왼쪽부터)기자간담회 진행을 맡은 연극열전2 프로그래머 조재현.글/사진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08.08 / 조회 13,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