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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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창작진, ‘포’ 애호가 만난다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의 창작진이 관객과 만나 ‘포’를 이야기한다.5일, ‘에드거 앨런 포’의 제작사 쇼미디어그룹은 오는 7일 박영성 프로듀서, 노우성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과 일부 관객이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소는 비공개로 참석자에 한해 개별 연락한다. 뮤지컬에 애정을 보여준 관객과 창작진이 직접 만나 90여 분간 작품을 놓고 대화한다. 제작사는 창작진과 관객이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드거 앨런 포’는 내달 4일까지 서울 신사동에 있는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비운의 천재 작가인 에드거 앨런 포의 삶을 다룬다. 배우 김수용, 정동하, 윤형렬, 그룹 BTOB의 이창섭이 ‘에드거 앨런 포’ 역을 맡았다. 포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악한 목사 ‘그리스월드’에 배우 최수형, 에녹, 정상윤, 백형훈가 출연한다. 포의 영원한 첫사랑이자 구원자 엘마이라에 배우 안유진, 최우리, 나하나, 포의 아내이자 일찍 생을 마감하는 비련의 여인 버지니아에 배우 김사라가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05 / 조회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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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에드거 앨런 포' 출연 확정 "새로운 도전"
'꽃보다 남자' '나폴레옹' 이어 뮤지컬 활약
제작사 "질 높은 공연 위한 안정적 캐스팅 중요"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에 출연하는 가수 겸 배우 이창섭(사진=쇼미디어그룹).[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가 그룹 비투비 멤버 이창섭의 추가 캐스팅을 확정했다고 제작사 쇼미디어그룹이 23일 밝혔다.이창섭은 김수용·정동하·윤형렬과 함께 주인공 에드거 앨런 포를 연기한다. 가수로 데뷔한 이창섭은 최근 뮤지컬 ‘나폴레옹’ ‘꽃보다 남자’ 등에 출연하고 비투비의 정규앨범 ‘브라더 액트’로 활동하는 등 뮤지컬배우와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쇼미디어그룹은 이창섭의 추가 캐스팅에 대해 “질 높은 공연을 위한 안정적인 캐스팅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감정을 담은 ‘에드거 앨런 포’의 음악은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로 캐스팅을 확정했다는 것이다.이창섭은 “‘에드거 앨런 포’는 내게 새로운 도전이다. 대본을 보면서 많이 공부하고 좋은 음악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젊은 피의 에드거 앨런 포를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에드거 앨런 포’는 ‘검은 고양이’ ‘어셔가의 몰락’ 등으로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현대 스릴러·추리·공포 장르의 창시자인 에드거 앨런 포를 다루는 작품이다. 2016년 초연 이후 1년 4개월 만의 재공연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오는 11월 17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한다. 오는 31일부터 인터파크, 예스24, 하나티켓, 티켓링크 등을 통해 2차 티켓 예매를 진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23 / 조회 2,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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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빛, 그 안의 따뜻한 심장 <모차르트 오페라 락>
모차르트에 대한 관심은 세기를 거듭하며 끊이지 않는다. ‘신의 은총’이라는 뜻의 아마데우스를 이름으로 한 것처럼 신의 은총인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통해 위대한 작품을 남겼으며, 35세에 요절하기 직전까지 자유와 사랑을 향해 충실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였다는 것 등이 그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 은총인 천재성 때문에 부모의 아들로, 한 여자의 남편으로, 무엇보다 자유로운 한 사람으로 평범하게 살아가지 못한 절규가 그의 삶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모차르트를 둘러싼 축복과 비극을 담아낸 또 한 편의 작품이나 그의 일대기 형식을 따르는 다른 영화나 공연과 이 다른 점은, 자신에게 다가온 모든 것들을 온몸 가득히 받아들이며 전율하는 모차르트의 모습을 비추고 있다는 것과 등장 인물 중에 절대 악이 없다는 것에 있다. 가장 최근 큰 인기 속에 공연된 에서 모차르트가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려고 몸부림 치다 결국 받아들이는 모습이 절절했다면, 에서는 스스로에게 주어진 천재 음악가의 길을 기꺼이 인정하고, 그 길을 위해 자유와 열정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절규하는 모습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 프랑스 뮤지컬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노래로만 극이 이어지는 ‘쏭-쓰루’ 방식이 아니라 인물들 간에 대사가 등장한 것은 이런 모차르트의 모습을 좀 더 섬세하고 드라마틱하게 펼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모차르트 옆에서 2인자로 머물 수 밖에 없는 살리에리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모차르트를 이용하는 알로이지아 등 저마다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인물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모차르트를 시기,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엔 음악가의 이름으로 통하게 되는 살리에리,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앞서 인정하는 알로이지아, 모차르트가 살아 있을 때는 악처로, 죽은 후에는 그의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고 산 것으로 알려지는 그의 아내 콘스탄체 역시 순수한 사랑의 여인으로 풀어지고 있다. 따뜻한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부여하는 것은 각 장면 개개의 강렬함, 그리고 화려하고 모던한 의상과 조명 등이다. 기존 국내에서 만났던 대형 프랑스 뮤지컬에 비해 유기적인 이야기 흐름이 더해졌다 해도 다소 전환이 크게 느껴질 법한 장면들은, 각각의 차례에서 완전한 하나의 독립무대로 개성을 발산한다. 이것이 모차르트 뿐 만이 아니라 그 외 인물들을 매력을 부각시키는 요인 중 하나. 알로이지아의 ‘빔밤붐’, 살리에리의 ‘악의 교향곡’ ‘고통스런 즐거움’ 등에서 만나는 오페라, 록 등의 만남과 화려한 의상, 조명 등은 오랜 시간 관객들의 눈과 귀를 황홀하게 한다. 성열석이 연기하는 로젠베르크 백작도 놓칠 수 없다. 날카롭게 찌르던 무대가 말랑말랑 달착지근하게 다가온다, 싶다면 그가 등장해 있을 때다. 한국에 맞게 조절된 대사와 넉살 가득한 목소리, 과하지 않은 능청 연기가 객석에 웃음을 가득 풀어낸다. 알맞은 긴장과 이완, 묘미는 거기에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4.09 / 조회 1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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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무대, 인간적인 천재의 모습 <모차르트 오페라 락> 개막
대구에서 한 달여 간의 공연을 마친 뮤지컬 이 지난 3월 30일부터 성남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2009년 파리에서 초연한 프랑스 뮤지컬 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열정을 감추지 않는 모차르트의 모습과 함께 살리에리와의 대결 구도를 통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무대. 특히 현재 프랑스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인 엑스팩터와 엠식스의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작곡가 올리비에 슐테이스(Olivier Schultheis)와 다수의 히트 가요를 쓴 장 피에르 필로(Jean Pierre Pilot)가 록, 오페라, 모차르트의 원곡을 아울러 현대적인 감각으로 탄생시킨 음악은 2010년 유럽의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NRJ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그룹상, 신인상, 노래상 등 3관왕을 석권하며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자유를 원하는 모차르트(박한근)그런 아들이 걱정스러운 가족들김재성 연출의 라이선스 무대로 오르는 이번 한국 공연은 오리지널의 아레나 무대에서 프로시니엄 버전의 극장 무대로 변형해 더욱 큰 규모의 공간에서 연출되고 있으며, 무대 위 영상 미술과 배우들의 화려한 의상과 분장이 특징이다. 모차르트 역의 고유진 등에서 활약한 김호영을 비롯, 그룹 플라워의 고유진과 신예 박한근이 모차르트 역을 번갈아 선사하며, 천재가 아니라 더욱 절망스러운 2인자 살리에리 역은 김준현과 강태을이 맡는다. 살리에리 역의 강태을(위)과 김준현(아래)매혹적인 알로이지아(최유하)이 밖에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 역은 신성우와 이기동이, 모차르트의 마음을 앗아간 매력적인 여인 알로이지아 베버는 최유하와 김민주의 몫이며 모차르트의 부인이자 알로이지아의 동생 콘스탄체 베버 역에는 이해리와 곽선영이 나선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콘스탄체(곽선영)와 알로이지아(김민주)모차르트 역의 김호영새로운 프랑스 뮤지컬, 은 오는 4월 29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2.04.04 / 조회 20,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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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오페라 락> 김호영 '독보적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모차르트’가 아니라 ‘새로운 모차르트’의 예고다. ‘시대를 거스른 최초의 락스타’라는 색다른 관점에서 출발하는 뮤지컬 은 모던하고도 강렬한 무대와 조명, 클래식과 록을 넘나드는 음악 등이 매력으로 꼽히는 무대. 특히 비운의 천재 모차르트와 고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2인자 살리에리의 대립이 아닌, 이 둘의 인간적인 이해로 거듭나는 드라마 전개는 국내 관객들에게 “프랑스 뮤지컬=쏭-쓰루”로 이해되던 공식에 짜릿한 반전을 더할 부분. 2009년 파리 초연과 곧 이은 유럽 투어에서의 환호가 지난 2월 중순부터 한달 간 대구에서 재현되었다. 또 다른 유럽 뮤지컬의 발견이며, 또 다른 배우의 발견, 10년 차 배우 김호영의 이름이 다시 새겨지는 시간으로 대구의 관객들이 입을 모았다. “대구 공연은 꿈 같았던 시간들, 뭔가 큰 전환점이 될 것 같은 작품”이라는 호차르트, 곧 성남 공연을 앞둔 김호영의 가슴과 머리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희비성의 낙차가 매력, 또 다른 모습 발견할 것이다"대구 공연을 마쳤다. 예상했던, 원했던 반응이었나. 생각했던 것과 거의 비슷했다. 프랑스 뮤지컬들이 상징적, 추상적인 부분이 많았고 대사도 별로 없고 드라마가 강하지 않았는데, (이하 모오락)을 영상으로 봤을 때 그런 프랑스 뮤지컬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와 결연을 맺은 듯한 느낌? (웃음) 대중적으로 조금 더 가는 느낌이 있었다. 작품에 세련미,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프랑스에서는 음원이 먼저 공개되어 엄청난 인기를 끈 후에 뮤지컬 무대가 올려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크게 열광했었다. 이 작품 뭔가 있다, 괜찮다, 싶었고,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입에 오르내릴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배우 김호영으로서도 사람들에게 뭔가 각인될 만한 작품,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작품과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살리에리도 인상적인 캐릭터다. 실리에리는 2막에만 나오지만 엄청난 임팩트가 있다. 인물이 갖고 있는 존재감이 굉장히 확실해야 하고, 소위 말해 무대 위에 섰을 때 무대발이 나는(웃음), 서 있는 자체로 그림이 될 수 있는 사람인데 개인적으로 친하기도 하지만, 김준현 배우가 딱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에게도 한동안 클래식 한 작품을 했으니 뭔가 도전해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오지랖을 떨면서(웃음), 내가 모차르트가 된다는 전제 하에(웃음) 오디션을 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했었다. 어떤 역할, 어떤 작품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호흡을 맞추는가도 중요한 부분 아니겠는가. 모차르트 역을 그토록 맡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프랑스 공연 영상에서 모차르트 역을 맡은 배우가 딱 등장하는 장면부터 너무 나 같았다. 그런 거 있지 않느냐, 너무 나랑 비슷해서 웃긴 거. 너무 하는 짓이 비슷해서 이상한 거. 배우 몸짓이나 의상, 헤어스타일, 분위기 자체가 나와 맞았다. 뭔가 나를 유혹하고 끌어들이는 부분이 강하게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 선배님들이 배우를 하면서 자기에게 정말 잘 맞는 역할을 찾는 것, 그 역할이 딱 세 가지만 있어도 행운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나에게는 엔젤(뮤지컬 ), 공길(연극 ), 두 가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둘을 2, 3위로 밀어낼 만큼 의 모차르트가 굉장히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외형적인 이미지와 분위기 뿐만 아니라, 역할 자체에 대한 이해가 배우와 캐릭터가 잘 맞는다고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맞다. 오디션장에 들어서자마자 주변 사람들이 “딱 너다, 네가 모차르트다”라고 말했던 부분도 이미지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특히 우리들에게 영화 ‘아마데우스’의 모차르트 모습이 굉장히 강하기도 하고. 외형적인 것을 비롯해 모차르트와 비슷하고 끌린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그 사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비애 같은 것이다. 그는 결과적으로 비극적인 인물인데, 이와 대비되는 그의 웃음소리, 광기 있는 모습이 있기 때문에 그 비극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영화나 뮤지컬에서나 모차르트는 굉장히 본능적인 사람 같다. 사랑과 일에서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지금 내키는 대로 지르고 보는 스타일, 너무 자신만만해 보이고 자만해 보이고, 세상에 걱정 하나 없을 것 같은 사람. 하지만 내가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사람들에게 보여지기까지 내 안에서 수 많은 고뇌와 필터링을 한다. 남에게 그렇게 보여지기까지 엄청나게 스스로 싸웠을 거란 이야기다. 그런 모차르트의 비애적인 부분, 슬픔을 갖고 있는 모습이 나와 비슷한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겉으로 보여지는 밝은 모습과 그 안에 감추고 있는 비애, 그 대비되는 낙차를 크게 두고 싶고, 그 속에서 김호영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호영, 하면 가장 먼저 밝고 명랑한 모습이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되게 재미있는 건, 내가 비극적인 역할을 굉장히 많이 했었다는 거다. 심지어 극중에서 다 죽었다. 공길도, 엔젤도, 호동도. 모차르트도 그렇지 않은가. 나름대로 그런 페이소스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무대 위의 발랄함과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그런 부분을 잘 못 느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내면의 비극적인 부분, 운명적으로 이 사람이 갖고 있는 비극을 표현하고 싶다. "오지랖? 시야가 넓은 것, 내 능력 발휘하고 싶어"데뷔 10년이다. ‘배우 김호영’을 자체 평가 해 본다면. 사실 내가 생각한 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더 빵 터지지 않았어! (웃음) 아직 상 한번을 못 타고. (웃음) 딤프(대구국제뮤지컬축제) 0회 때 신인상을 탔었는데, 대학원 갈 때 서류나 뭐 면제 사유도 안되고.(웃음) 대신 선배님들은 참 호영이는 잘 가고 있다는 말씀을 해 주신다. 크게 점핑이 되진 않아도 뮤지컬 하면서 연극도 하고, 그 안에서 존재감을 살리기도 하고, 그러다 드라마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하고, 지금 사회도 보고. 그리고 나의 쇼를 갖기도 했다. 디벨롭 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김호영’ 브랜드화 되고 내가 생각하는 그림대로 가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뭔가 부산까지 가길 원했는데 대전까지 밖에 못 간 느낌? (웃음) 조승우 배우가 군대 갔을 때 그를 대신할 사람이 누구인가, 언론에서 한창 이야기 할 때가 있었다. 그 때 몇몇 배우가 거론됐었는데 내 이름이 없었다. 좀 씁쓸했던 게 있었는데 문득 내가 꼭 누굴 이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가 굉장히 좋은 배우고 나 역시 그 사람을 롤모델로 삼았었지만, 이미 그들과 내가 갖고 있는 게 다르고 해 왔던 길이 다르고, 앞으로 갈 길도 다르다. 그저 가는 길이 다를 뿐, 늘 그래왔듯이 누구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나에게 큰 의미가 되는 것 같진 않다. 무언가 독보적인 길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해 나가며 스스로 홍보하고 엔터테이너로서도 나름 잘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잘해왔던 것 보다 앞으로의 것들이 더 중요해서 나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배우 뿐 아니라 비즈니스 적으로도 분명히 뭔가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매니저나 자기 사업을 해도 잘 할 것 같다. 김준현 배우에게도 차기작에 대해서라든지, 개인적인 이야기, 또 같이 인터뷰 할 때 스타일링까지 다 본다. (웃음) 정선아한테도 1대1 과외 선생님처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옥주현도 내가 매니저를 했으면 정말 기가 막히게 했을 거라고 한다.(웃음) 또 기획자 마인드로 이 작품이 흥행하기 위해 어떻게 마케팅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성남 공연도 내가 한 회를 기업에 통으로 팔았다.(웃음) 할 때는 김우형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이렇게 좋은 작품에 졸업생이 두 명이나 출연하고 있는데 당연히 모교 후배들이 알아야 하지 않나, 해서 학교 행정실에 전화해서 단체 관람 이야기 하고. (웃음) 전화 한 다음날 신시 직원하고 같이 가서 브리핑도 했다. 자신의 관점에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다. 좀 자신하는 편이다. 멘토링 관련해서 남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으로 강의도 많이 하는 편이다. 굉장히 전략과 전술이 있는 편이다. 큰 대어를 낚기 위해서 그 과정들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10중 8, 9는 맞는 편이다. 그런 것들에 흥미가 있다.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누가 날 믿어주겠는가"그렇다면 김호영은 누구의 조언을 듣는가. 스스로의 판단에만 맡기는 편인가? 그렇지 않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건, 나 역시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 봤기에 가능한 것이고 내 문제를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마마보이는 아니지만, 어머니가 상당히 큰 정신적인 멘토이다. 어머니는 이제까지 ‘안된다’는 이야기를 요만큼도 한 적이 없다. 우리 아들이니까, 너니까 할 수 있어, 너니까 이런 반지 끼고, 너니까 이런 옷 입고, 너니까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누군가가 날 믿어준다는 것, 그게 곧 나 자신에게도 믿음이 생기는 거다. 내 연기에 확실한 믿음을 갖고 해도 될까 말까 한데, 내가 하는 일들에 믿음이, 자신감이 없다면 누가 날 믿고 봐주겠는가. 김호영 쇼 등 사회를 보거나 패션 분야 등의 활동도 커 보인다. 스물 다섯 살 때, 딱 10년을 잡았었다. 10년이면 뭔가 하나 치겠다. 그 때 생각에 서른 다섯은 굉장히 멀게 느꼈었고, 사실 더 빨리 성공하고 성장해야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덧 서른 한 살이고 이제 서른 다섯이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배우로서 더 많이 시도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건, 불과 2, 3년 전만 해도 나의 쇼를 갖고 싶었던 아이, 최정원 쇼를 따라다니고, 잠깐 사회를 보며 나도 이런 거 참 잘할텐데, 했던 아이었는데, 지금은 내 쇼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울산에서 하는 공연은 최정원 선배님과 나란히 나눠서 하고 있다. 서른 다섯 살까지 4, 5년이 남았지만, 그 때 되면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것이고 뭔가를 또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모습들이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된다. 군대에 다녀와야 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 같다. 신경을 안 쓰고 있다면 거짓말이나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걱정하진 않는다. 지금은 빨리 갔다 올걸, 하지만, 그때는 이 외모와 목소리를 활용할 수 있을 때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군 생활 후 뭔가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텐데, 그 변화를 잘 활용하고, 또 군대 가기 전에 뭔가 한방을 날렸으면 좋겠는 것도 있다. 군대 갔다 와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 기반을 좀 닦아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피부관리 노하우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 뭘 많이 바르진 않는다. 귀찮은 것도 있고. 병원을 다니는 게 제일 중요하긴 하다. (웃음) 잘 안 다녔는데 좀 일찍 다닐 걸, 하기도 한다. (웃음) 스킨이 정리정돈, 닦아 내는 역할만 하는 듯 해서 겨울에는 세안 후 바로 에센스와 수분크림을 바르는데 얼굴이 트는 걸 좀 더 방지하는 것 같다. 그리고 선크림을 굉장히 잘 발라야 한다. 특히 배우들은 직접적으로 강한 조명을 받는데 정말 안 좋다. 밤에 외출할 때도 꼭 바른다. 해가 없다고 자외선이 없는 건 아니니까. 그렇게 따지면 태닝할 때도 그늘에서 태우는데 안 타나? 직접 빛을 안 받는다고 안 타는 게 아니다. 성남에서 할 에서 놓치면 안될 부분을 꼽는다면. 결국 이 작품의 매력은 ‘의외성’이 아닐까 싶다. 대구에서도 관객들이 동요하는 부분은 모차르트가 시련과 아픔을 겪는 장면들이었다. 천진난만한 사람에게 갑자기 들이닥치는 비극, 그리고 심리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상황에 순간 모든 것을 멈춰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 상황들. 미학적인 부분들이 많다. 또 의상, 조명들이 굉장히 강렬하고 그런 이미지적인 것들과 함께 음악이 상당히 많이 남을 것이다. 우스개 얘기로, 이렇게 행사 때 쓸 노래가 많다고. (웃음) 심지어 콘서트를 해도 괜찮을 정도로 귀에 남는, 좋은 노래들이 많다. 작품에 시, 공간적인 이동이 많은데, 한 장면이 나올 때 마다 그 장면이 갖고 있는 목적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면 좋다. 이렇게 집중하다 보면 나중에 하나로 연결이 될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 디자인: 이혜경
2012.03.26 / 조회 19,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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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원작 공연들이 몰려온다!
프랑스 출신의 공연 세 편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페이스오프’는 프랑스 작가 로베트 또마의 연극 ‘더블 쥬’를 원작으로 하는 코믹추리극이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프랑스의 흥행 뮤지컬 ‘십계’, ‘태양왕’을 제작한 알베르 코엔과 도브아티가 제작한 작품이다. 연극 ‘게이 결혼식’은 독특한 소재와 사건과 상황이 조화되는 프랑스 특유의 코미디를 선보인다.프랑스만의 개성 가득한 재미!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천재음악가 모차르트의 일생을 다룬 작품이다. 프랑스 3대 지컬로 불리는 ‘십계’, ‘태양왕’ 등을 제작한 알베르 코엔과 도브아티가 제작했다. 프랑스 초연은 영화 ‘라비앙 로즈’의 감독인 올리비에 다한이 연출을 맡았다. 프랑스 뮤지컬에서 자주 사용되는 넓은 무대 사용과 2옥타브를 넘나드는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이는 곡들을 만날 수 있다. 뮤지컬 ‘페이스오프’는 코미디지만 추리를 바탕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탄탄한 구성의 시나리오로 정평이 난 프랑스 작가 로베르 또마의 희곡을 원작으로 제작된 한국 창작뮤지컬이다. 작품은 사건과 추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2012년 무대에 오르는 ‘페이스오프’는 지난 초연보다 음악적 요소를 강화해 선보인다.연극 ‘게이 결혼식’은 프랑스 초연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던 작품이다. 유럽 특유의 유머와 기발한 상황 설정, 딱딱 맞아떨어지는 타이밍이 웃음을 유발한다. 원작자인 제럴드 비통과 미셸 뮌즈는 TV영화, 청소년 시리즈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연극 ‘게이 결혼식’은 그들의 첫 번째 희곡이다.한국에서 재탄생한 프랑스 무대프랑스에서 탄생한 세 작품은 한국에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공연을 펼친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과 연극 ‘게이 결혼식’은 한국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한 공연이다. 뮤지컬 ‘페이스오프’는 프랑스 연극을 원작으로 뮤지컬로 만든 창작 작품이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천재음악가이기 이전 한 남자이자 인간이었던 모차르트의 삶을 조명한다. 캐스팅은 높은 음역대와 격정적인 음악을 소화해 내야 하는 만큼 좋은 배우를 찾기 위한 공개 오디션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연에는 고유진, 김호영, 박한근이 모차르트로 캐스팅됐다. 그 외에도 김준현, 강태을이 살리에르로 신성우, 이기동, 이해리, 곽선영, 최유하, 김민주, 홍륜희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뮤지컬 ‘페이스오프’는 재력가 여인 윤서와 도박꾼 태준, 그의 동생 영준에 얽힌 이야기다. 코미디와 추리가 더해져 반전의 반전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제작돼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12년 뮤지컬 ‘페이스오프’에는 김도현, 최성원, 김호영, 백민정, 하세진, 송윤희, 백주희, 최가인, 양시은, 김상윤, 임기정, 김도원, 배성호 등이 출연한다. 연극 ‘게이 결혼식’은 결혼만은 피하고 싶은 바람둥이 앙리가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억지로 ‘게이 결혼식’을 올리며 펼쳐지는 해프닝을 담는다. 서현철, 남문철, 최덕문, 이희준, 최대철, 노진원, 김늘메, 우지순, 민성욱, 박민정, 송유현 등이 함께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23 / 조회 1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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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련한 배우의 고집, 김준현
뮤지컬 본인의 마지막 공연을 마친 커튼콜 무대에서 김준현이 말했다. “큰 산과 같은 작품이라 끝까지 못 올 줄 알았다”고. 두 달여의 동안 하늘을 가르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정의롭게 검을 휘두르다가도 떠도는 집시로 감쪽같이 변신해 나타나야 했던 그는, 이제 큰 산을 넘어 기분 좋은 숨을 내 쉰다. 길고 크게 호흡하며 이마에 맺힌 땀이 채 식기도 전에 또 다른 봉우리를 향해 신발끈을 고쳐 묶는 김준현과, 함께 했다. “그런 장르의 공연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부담감이나 스트레스가 있었어요. 같이 하는 배우들이 으쌰으쌰, 문자도 주고 받고. 그것 때문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 에서 만났던 주인공 조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쉽게 상상하는 영웅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과묵과는 거리가 아주 먼 수다쟁이, 묵직함은 벗어 던진 날쌘돌이. 그래서 캐릭터를 관객보다 먼저 마주했던 배우는, 예상 출제 방향과 엇나간 시험 문제를 받은 수험생처럼 난감함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생각했던 조로와 많이 달랐어요. 많이 웃기자, 하는 것 보다 정도로 가되 포인트를 갖고 가자, 라고 생각을 했죠. 그런 생각들이 정립되어 가는 시간 동안의 스트레스일 수도 있고, 뮤지컬 자체가 주목을 받고 있었고, 모든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부담감이 크더라고요. 물론 상대 배우, 앙상블들의 힘을 받아 가지만, 극 전체를 만들어 가는 타이틀 롤을 가졌을 때 부담감과 책임감은 엄청 큰 것 같아요.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좀 책임감이 심한 편이에요.” 2달 여간 치열하게 조로로 산 김준현은 ‘여유’를 얻었다. 조바심 내지 않는 마음, 자신이 서 있는 곳 그 너머를 볼 수 있는 시선이 조금 더 그에게 허락된 느낌이다. “무대 위에서 좀 더 즐길 수 있는 사람에 내 자신이 한 발짝 더 다가간 느낌이에요. 사람들의 눈을 의식했다면, 이제 의식하지 않으려는 것이고. 그래서 연습하면서도 편안하게 해요. 연습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싶으면 누굴 따라해서 웃기기도 하고.(웃음) 가 주제는 무겁지만 극 전체는 가벼웠기 때문에 그런 요소가 배우에 한 부분을 차지한 것 같기도 하고, 가벼움이 좀 더 무거움을 강조시켜주지 않을까, 생각도 해요.” 2010년 7월부터 지금까지. 극단 사계를 떠나 한국에서 다시 시작을 이야기 한 약 2년의 시간 동안 김준현은 에 이어 , 그리고 오는 2월 공연을 앞둔 까지 쉬지 않고 무대에 섰다. 다작, 연이은 주역이라는 결과의 가장 큰 원인을 ‘운’이라고 그는 말한다. “일본에서 활동했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운이 좀 더 따를 수 있었겠지만, 운이 좋았다고 봐요.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그런데 처음에는 일본에 있었던 5년 반이 그렇게 어렵고 무거웠던 시간인 줄 몰랐어요. 일본에 있었던 시간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서 너무 힘들었죠. 적응하는 데 시간도 걸리고, 저를 곧이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일본 갔다 왔어? 어디 보자, 이런 사람들도 있었고.” 극단 사계에서 5년 간의 배우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한 첫 날, 짐만 집으로 보내고 오디션장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오디션은 끝났었다. ‘공사장에서 일 할까, 일자리도 없다는데, 뭘 하지’라는 막막함이 오랜만의 서울 공기에 실려 왔지만, 인연은 언젠가는 닿는 법, 놓쳤던 작품인 줄만 알았던 의 앤더슨 형사 역이 그에게로 왔다. “재욱이 형이 많이 도와줬어요. 이제는 자연스럽게 없어졌지만, 선입견과 싸워 나가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 때마다 재욱이 형이 “준현아,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한번 해 보자” 하면서 응원해 주고. 연습실에서 형은 스승 같은 존재였어요. 형한테 인정받으면 선생님한테 인정 받는 느낌? 그 만큼 의지를 한 거겠죠.” TV에서 우연히 연출가 김효경(현 서울시뮤지컬단장)을 봤다. 신동엽, 안재욱, 최민수 등 다수의 배우들의 스승이기도 했고, 제자들은 입을 모아 선생님 이야기를 했다. 김준현도 그 선생님의 제자가 되고 싶어 4년을 기다렸다. “4수를 하면서 오로지 서울예대 시험만 봤어요. 얼마나 대단한 분이시길래 다들 나와서 선생님, 선생님, 하는 걸까, 그런 마음을 느껴보고 싶었고. 운이 좋게 입학 후에 2년 동안 그 분 수업만 들었어요. 절 많이 아껴주시기도 했고요. (웃음)” 그런 선생님의 조언으로 학교 선후배들과 함께 건너간 일본에서, 그는 극단의 사계 주연배우로 당당하게 섰다. 5년 동안에는 돌아올 생각도 하지 말라는 스승의 일침과 한국인의 오기로 버티고 또 도전했던 시간이었다. “일본에 가고 3개월 되던 땐가, 정말 돌아가고 싶어 미치겠더라고요.(웃음) 집 베란다로 나가면 극단 사계가 보이는데, 그 언저리에서 벗어나고 싶고. (웃음) 군대에 있는 것 보다 더 갑갑한 느낌을 받았어요. 당장 오늘 전화 와서 내일 공연하러 가라고 하면 오사카든, 나고야든 가야 해요.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게 너무 힘이 들었죠. 5년 되던 해에 선생님께서 일본에 오셨는데, “선생님, 저 갈래요” 했더니 “미친 소리 하지 마, 한국이 지금 어떤지 알아요? 돌아오면 쪽박 차요, 너 같은 놈 셌어요.”(웃음) 그런데도 “선생님과의 약속은 지켰습니다”하고 돌아왔어요.” 스물 한 살에 공연을 시작해 스물 네 살에 대학에 입학했다. 그 사이 섬진강 도시가스 공사를 하기도, 부산시립극단에서 경찰2, 여장 나체로 문화회관 대강당을 가로지르기도, 현대 무용을 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벌어주는 돈으로 언제 맛있는 거 먹어보누” 하셨고, 아들은 “아직 10년이 안 됐잖아요”라고 답했다. “서른 됐을 때가 딱 공연을 시작한지 10년째였어요. 사계에서 돈을 어머니께 붙여드렸죠. 속으로 ‘10년 됐지?’ 하면서.(웃음) 제가 좀 미련한 구석이 있어요. 나무도 열 번 찍으면 넘어간다고 하고,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면 물이 난다고도 하고, 그 말을 믿었어요. 드라마나 영화는 더 많이 준비를 할 수 있어야, 소견이 더 넓어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능력이 없을 때 뛰어들고 싶진 않아요. 공연은 연습하면서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며 오랜시간 다져갈 수 있잖아요. 저는 좀 그런 사람 같아요.” 극단 사계의 한국인 최초 무파사(라이온 킹), 한국인 유일의 체 게바라(에비타), 유일한 지저스(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굵은 작품들의 주연으로 일본 각지를 누볐던 그는, 파격적인 좋은 조건과 충분히 짐작 가능한 주연 자리를 뒤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안주하기 보다는 새로움, 그 출발을 원했다. “일본에 왔으니 태극기는 꽂고 가야지, 하는 생각 밖에 없었고.(웃음) 연말에 내년 공연 스케줄을 받아봤는데, 다 이미 한 작품이더라고요. 돈을 못 벌어도 좋으니까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 한국에서도 오디션을 계속 봐요. 맞지 않는 옷을 입을 것 같은 작품은 하기 싫어요. 돈 때문에 시작한 게 배우의 길이 아니니까요.” 오는 2월 대구와 3월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 예정인 뮤지컬 에서 모차르트가 아닌 살리에리 역으로 서는 것 역시 ‘자신과 좀 더 잘 맞는 옷’을 입기 위함이다. “주인공만 중요한 게 아니니까요. 자기 자신을 잘 볼 수 있는 제 3자의 눈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역, 보이기 좋은 역만 찾는 건 배우에게 마이너스죠.” 천재의 그림자에 가려버린 비운의 능력자. 김준현이 빚어낼 인물이다. “겉으로 태연한 척 해도 속으로는 떨고 있다든지, 누구나 겉과 속이 다른,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살리에리도 그렇고요. 자신보다 뛰어난 음악을 만든 사람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지만 속은 타들어 가겠죠. 인정하고 싶진 않아도 이미 자기 마음이 인정하는 사람. 그런 면들이 노래에서 특히 많이 드러나요. 음악 자체가 너무 좋아요.” 그는 “한번도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충실한 현재에 집중하면 미래는 온다는 믿음. 10년 이상 빛과 어두움 속에서 배우로서 스스로 흔들리지 않게 하지 않는 지지대이다. 낮게 보는 것이 아니라 멀리 보는 그의 방법, 진실된 무대를 꿈꾸는 김준현은 좋아하는 말이라며, 자신이 맡았던 역할인 체 게바라가 외친 한 구절을 다시 읊조린다. “현실 주의자가 되자, 그렇지만 불가능한 꿈을 가슴에 간직하자”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 디자인: 김서연(mercury54@interpark.com)
2012.01.20 / 조회 25,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