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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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 범죄에 윤리를 질문하다…연극 '네더'
美 작가 제니퍼 헤일리 작품
연극배우 이대연 주연 맡아
24일 동양예술극장 3관 개막연극 ‘네더’의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적).[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사이버채팅·사이버섹스 등의 용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된 지금 현실의 금기를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를 질문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극단 적은 미국 작가 제니퍼 헤일리의 연극 ‘네더’를 오는 24일부터 9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양예술극장 3관에서 공연한다.가까운 미래 인터넷 속 가상세계 ‘네더’를 무대로 하는 작품이다. ‘네더’에서 소아성애나 살인 등 극단적인 환상을 만끽하도록 유도하는 소유주 심즈를 형사 모리스가 심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작품은 수사극의 형식을 빌려 가상세계의 범죄를 어떤 윤리적 근거로 처벌할 수 있을지, 현실의 윤리를 앞세운 가상 세계의 검열은 타당한지 등의 질문을 던진다. 작가 제니퍼 헤일리는 이 작품으로 2012년 영어권 여성극작가에서게 수여하는 ‘수잔 스미스 블랙번 상’을 수상했다.‘봄날’ ‘툇마루가 있는 집’ ‘날 보러와요’로 잘 알려진 연극배우 배우 이대연이 주인공 도일 역을 맡는다. 도일의 심문을 받는 심즈는 ‘카포네 트릴로지’ ‘그녀들의 집’에 출연한 김종태가 연기한다. 김광덕·이원호·정지안도 함께 출연한다.극단 적의 대표인 연출가 이곤이 연출을 맡는다. 극단 적은 2003년 젊은 연극인을 주축으로 새로운 형식의 공연탐구와 창작극의 개발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2011년 재결성해 작가 배삼식의 ‘열하일기만보’, 작가 조광화의 ‘꽃뱀이 날더라 다리를 감아보자 하여’ 등을 번역해 미국과 유럽에 소개해왔다.전석 3만원. 인터파크 티켓·대학로티켓닷컴·예스24·네이버예약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1 / 조회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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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에게 새겨진 현대사의 트라우마
창작공동체 아르케 신작 '툇마루가 있는 집'
내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서 막 올려
김승철 연출…배우 이대연 등 출연해연극 ‘툇마루가 있는 집’ 포스터(사진=창작공동체 아르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신작 연극 ‘툇마루가 있는 집’이 오는 2월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 오른다.70~80년대에 청년기를 보낸 이 시대의 중장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한국 현대사의 상흔과 화해할 수 있길 바라는 간절함을 담았다.1979년과 1983년, 현재가 교차하는 구성을 지녔다. 주인공 남자는 과거의 인물과 같은 공간에 공존하며 그들의 생활을 엿보기도 하고 망자가 돼 집을 찾아온 자신의 형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충격적인 사건이나 심각한 갈등을 좇는 대신 주인공이 조우하는 과거의 인물의 일상을 섬세하게 묘사해 재미와 정서적 울림을 관객에게 전한다.창작공동체 아르케는 그동안 참신한 창작극을 발굴하고 정통 번역극을 공연해왔다. 전시를 접목한 다원예술과 실험극 등을 시도하며 관객 저변을 넓혀왔다.연출은 2015년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 공연과이론 작품상을 수상한 연출가 김승철이 맡는다. 중견 배우 이대연·이대연·강애심·이경성·장용철·김성일과 젊은 배우 신욱·한보람·김현중·구선화·박시내·송현섭·김보라·김혜은이 출연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6년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 작품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16 / 조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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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날 보러와요' 21일 막 내려…20년 저력 과시
개막 이후 연일 매진행렬
21일까지 '굿바이 할인'연극 ‘날 보러와요’의 출연진(사진=프로스랩).[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22일 개막이후 연일 매진행렬을 이어간 연극 ‘날 보러와요’가 21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화려한 막을 내린다.‘날 보러와요’는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1996년 역사적인 초연 이래 총 15번의 공연을 거듭하며 연극계에 한 획을 그었다. 초연 직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같은해 백상예술대상에서 희곡상과 신인상을 받았고, 서울연극제에서는 작품상·연기상·인기상을 수상했다.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도 만들어져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바 있다. 올해는 20주년을 기념해 10년만에 연출가로 돌아온 작가 김광림을 비롯해 배우 권해효, 김뢰하, 이대연, 류태호 등 초연 멤버가 다시 한 번 참여하며 개막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개막 이후에는 공연 비수기인 1·2월 임에도 불구하고 인터파크 연극 예매 순위 상위권에 지속적으로 오르는 등 저력을 과시했다. 관객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공연 마지막 주에 ‘굿바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굿바이 할인’은 OB팀 30%, YB팀 50%의 할인율로 마지막 공연인 2월 21일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서울 공연 종료 후에는 3월 26·27일 청주(CJB 미디어센터), 4월 2·3일 경주(예술의 전당) 등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한다. 02-391-8223.▶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18 / 조회 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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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리얼리티와 유머, 작품의 저력 아닐까?"<날 보러와요> 연습현장
국립극단에 있는 두 개의 연습실은 모두 팀이 점령했다. 한쪽은 작품을 쓰고 오랜만에 연출로 돌아온 김광림을 중심으로 초연 및 과거 를 화제 속에 몰아넣은 저력의 OB팀이, 또 다른 한 곳은 김광림 연출 이후 를 지휘하며 젊은 관객들에게 작품을 알려온 변정주 연출의 YB팀이 자리했다. "서로 굉장히 잘해야 된다는 (웃음) 압박감이 있어요. 선의의 경쟁이죠."라며 웃는 김광림 연출은, 자신의 제자이자 오랜 시간 조연출로 활동했던 변 연출을 두고 "감각도 좋고 잘한다."며 동등한 연출가로서 개성과 장점을 이야기하는 모습이다. 의 작/연출자 김광림공연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작품, 연출 뿐 아니라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화제의 중심이 된 연극 .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자가 끔찍한 방법으로 살해되었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은 실제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1996년 2월 초연 당시 탄탄한 완성도와 극적 묘미가 압권으로 꼽히며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나갔다. 연극을 바탕으로 한 영화 도 제작돼 큰 주목을 받았다. 10주년 기념 공연을 끝으로 이 작품의 연출을 맡지 않았던 김광림은 2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다시 만난 작품과 배우들을 두고 "기분이 되게 좋다."며 허허 웃는 모습이다. "이후 극단 우투리에서 한국 전통, 실험극 등을 주로 했기 때문에 배우들 대부분과 같이 작업을 안 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만나보니까 배우들이 너무 좋아진 거에요. 역시 나이가 드니까 원숙해지고 느낌이 아주 좋더라고요." 이번 OB팀은 초연 때 출연했던 김뢰하, 이대연, 류태호를 비롯, 유연수, 권해효, 이항나, 황석정, 공상아, 차순배 등의 멤버들로 꾸려졌다. YB팀은 손종학, 김준원, 김대종, 이원재, 우미화, 이현철, 이봉련, 임소라, 양택호가 채우고 있다. "또 사건이 터졌데요."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김반장(이대연)"난 짤리지도, 그만 두지도 않을 거요. 우리 꼭 범인 잡읍시다!""범인이 잡혔다고? 축배를 들자고~!""사건의 공소시효도 이미 다 끝났고, 사건의 희생자들, 그리고 피해자 주변 사람들, 어떤 면에서는 형사들도 피해자죠. 이런 희생이 국가 시스템 문제로 생기는 거라는, 그런 면을 강조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장관이 일주일 안에 범인 잡아오라고 난리 치고, 그게 잡히나요. 안 잡히니까 경찰 수뇌부들이 현장에 가서 담당 형사들 못 오게 하고 자기들이 현장 수사하고. 시스템이 잘못된 거죠. 그런 데서 온 희생 같은 것들이 있는 거죠." 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맡은 형사팀를 중심으로 한다. 서울 동대문에서 새로 부임해 온 김반장과 서울대 출신 엘리트로 당시 치안본부에서 자원해 화성으로 온 김형사, 지역 토박이 출신 박형사와 무술 유단자 조형사가 저마다의 논리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내려 고군분투한다. 경기일보 박기자 역시 특종을 잡기 위해 경찰서에서 살다시피 하는, 누구보다 범인을 찾아내고 싶어하는 한 사람이다. 지난 7일 찾은 연습실에서는 공연의 첫 장면부터 만날 수 있었다.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훗날의 김반장. 새로운 사건이 또 발생했다는 말에 몸을 부르르 떠는 모습이 안타깝고 끔찍하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범인 찾기가 한창인 형사팀. 이미 몇 차례 허탕을 친 김형사는 이성복 시인의 '남해금산'을 읊으며 자기 신세를 한탄한다. 시구처럼 피해자들은 비 많이 오는 날 울면서 떠났고, 사건의 범인은 푸른 바닷속으로, 또는 하늘로 잠기었나 밝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용의자의 진술은 "꿈에 그랬어요."용의자의 친구도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유.""그때는 DNA검사를 여기(한국)서 못했어요. 작품 안에서는 한 것처럼 나오는데, 일본에 보내면 한 달 후에나 결과가 나오고. 소위 말하는 과학수사에 어려움이 많았고. 이 사건 뿐 아니라 형사들이 감으로 하고, 자백 받아서 무고한 사람들 집어 넣고. 그때는 많이 그랬던 것 같아요. 사실 그런 게 없어져야 하는데. 또, 작품 안에서도 인권 문제를 말하고 있지만, 수사 방법은 그때 보다 과학적으로 발전했다 해도, 그런 인권 문제는 진전되지 않은 것 같아요." 초연 당시 4명의 용의자 역을 혼자 맡아내며 서울연극제 연기상, 인기상을 수상했던 류태호는 이번에도 용의자로 나서고 있다. 동선을 계산하고 합을 맞춰보며 서로 웃다가도, 연습이 시작되자마자 어수룩한 정신이상자로 그날 자신의 행동을 진술하는 류태호와, 그를 지켜보는 형사들의 팽팽한 긴장감이 금새 연습실을 점령한다. 이것이 작품의, 배우들의 저력 아닐까. 단서를 찾는 박기자(이항나)용의자 아내 남씨부인 역의 황석정(왼쪽), 다방 미스김 역의 공상아"작품을 쓰기 위해 리서치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나 혼자 한 게 아니라 당시 연우무대 단원들과 같이 했죠. 그 기초가 굉장히 튼튼해서 리얼리티 같은 게 잘 표현이 된 것 같고. 또 하나는 되게 웃기거든요. 소극장에선 관객들이 막 웃다가 떨어지기도 했고. (웃음) 유머라는 것도 중요합니다." 형사들 뿐 아니라 용의자, 다방 미스김, 용의자의 가족 등장은 작품에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참을 수 없는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자들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20주년 공연은 오는 22일 OB팀의 첫 공연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려 한 달간 진행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6.01.08 / 조회 7,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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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미제 살인사건 다룬 <날 보러와요> 20주년 특별 공연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연극으로, 영화 의 원작이기도 한 가 초연 20주년을 맞아 초호화 캐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1986년부터 5년간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되었으나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해결 사건을 바탕으로 한 는 사실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팽팽한 수사과정과 이중적 상황 전개 등으로 무대 위 강렬한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1996년 2월 초연 당시 작가 겸 연출은 맡은 김광림이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배우 이대연이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2006년까지 공연을 이어오면서 손종학, 송새벽, 진경, 최재웅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흥행을 이어갔다.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막을 올릴 이번 무대에서는 김광림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으며, 세 형사로 권해효, 김뢰하, 유연수가 나서는데 더해 용의자 역에 류태호, 남씨부인 역에 황석정, 김반장 역에 이대연 등 그간 공연계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배우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 는 내년 1월 22일부터 2월 2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며, 12월 14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12.14 / 조회 6,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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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차이무 20주년 맞아, <거기> 다시 돌아온다
아일랜드 작가 코너 맥퍼슨의 를 원작으로 하는, 극단 차이무의 가 2012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연극 는 원작의 무대인 아일랜드 서해안의 작은 시골 마을을 강원도 바닷가 작은 마을로 이동시켜 2002년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났다.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으로, 초연 당시 강원도 사투리를 공연에 등장시켜 관객들에게 특별한 관극경험을 선사하며 연장의 연장을 거듭, 5개월간 장기공연 되었다. 이번 2015년 공연에서는 극단 차이무의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장우 역에 김승욱, 김중기가, 춘발 역에 이대연, 오용이 출연하며, 진수 역에 정석용, 송재룡이, 병도 역에 류제승, 김훈만이, 정 역에 김소진과 오유진 참여한다.그동안 등을 통해 주로 사회성을 담은 세련된 블랙코미디를 선보이며 사회문제에 대해 예리한 감수성과 비판의식을 놓치 않았던 차이무는 올해 20주년 맞아, 이후에도 다양한 라인업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민복기 대표가 연출을 맡은 는 8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극단 차이무 제공
2015.07.28 / 조회 5,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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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가게 ①] 문종원의 곱창집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일도 하고 식욕도 채우고픈 플레이디비 기자들이 얄팍한 꼼수를 부려 기획한 [배우의 가게] 배우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찾아가 맛난 음식을 소개하고 (운 좋으면) 사장님 인터뷰도 진행하는 일타쌍피 기획.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최근 에서 1만 4천년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문종원이 형과 운영하고 있는 곱창집이다. 한 때 기자는 직장 동료들과 서남부파(경기 서남부 지역에 사는 곱창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만들어 생일이든, 월급날이든, 환송회든 특별한 이유를 만들어 곱창집을 다녔다. 물론 이유 없이 가는 날이 더 많았지만 말이다. 서남부파들이 모이기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금정, 산본을 시작으로 회사 주변의 교대, 서초, 신사 등 맛있다고 소문난 집의 맛을 검증하기 위해 퇴근 후 경건한 마음으로 곱창 순례길에 올랐다. 칠산목장과의 첫 만남도 그렇게 서남부파의 곱창 순례길 중에 필연적으로 이루어졌다. 등에 출연하며 선 굵은 외모와 목소리 덕에 강한 이미지의 배우로 인식되는 문종원. 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그의 애칭은 ‘문곱창’이다. 그가 사장으로 있는 칠산목장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칠산목장은 이미 배우들과 팬들뿐만 아니라 기자처럼 곱창 마니아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가게를 방문하기 위해 예약을 하면서 사장님에게 반신반의하며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실제로 문종원이 나와 기자를 맞이할 줄은 몰랐다. 덕분에 사업자등록증에 이름만 올린 바지사장(?)이 아닐까 하는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되었다. 본업은 뮤지컬배우, 밤에는 곱창집 사장님그는 두 살 터울의 친형과 무용을 하는 지인과 힘을 모아 2년 전 곱창집을 열었다. 하고 많은 음식 장사 중에서 “왜 곱창이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고기 마니아이며, 그 중에서도 곱창을 가장 좋아한단다. 칠산목장의 큰 사장으로 불리는 문종원의 형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쉐프 출신으로 칠산목장의 모든 맛을 책임지고 있다. 곱창에 시즈닝(향신료와 허브 등을 첨가하여 향과 맛을 증가하도록 양념하는 것)을 가미해 냄새를 없애고 오히려 곱창의 풍미를 진하게 살렸다. “곱창은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더 낮아요. 특히 양은 ‘완전식품’이에요. 다이어트에는 최고죠.”라며 차분히 곱창에 대해 설명한다. 공연이 없을 때는 되도록 자주 나오려고 노력한다는 문종원은 오픈 당시만 해도 장기공연 중이었지만 3개월 간은 공연이 끝나면 꼭 들렀다고 한다. “이 곳은 흥겨운 곳이에요. 친구들을 만나고, 손님들을 마중하고, 되게 재미있어요. 처음에 가게 오픈했을 때 엄청 긴장했어요. 나는 맛있는데 손님들은 뭐라고 이야기할까? 두근두근 마음을 졸였어요.”라고 덧붙인다. 곱창의 생명은 곱, 못 잊어 이 맛!큰 사장님과 문종원의 강력 추천 메뉴는 바로 곱창구이. 가게에서 가장 먼저 떨어지는 것이 역시 이 곱창구이다. 늦게 오면 못 먹는다. 큰 사장님은 “다른 메뉴가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도 우리 집처럼 곱이 꽉꽉 들어간 곱창은 만나기 어려울 거에요.”라며 활짝 웃는다. 고소한 곱이 그대로 살아있는 곱창은 노릇노릇하게 구워 그냥 먹어도 맛있고, 곱창과 환상의 짝궁인 부추를 올려도 먹어도 맛있다. 초심자들의 곱창 입문 코스이 곳에 와서 곱창과 연을 튼 사람도 많다. 의 외국 스텝들은 현지에서는 소 내장을 먹지 않아 곱창을 처음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한 입 먹는 순간 “이 맛을 절대 잊지 못 할거야.”라고 외쳤다고(웃음). 이 곳의 곱창은 곱이 가진 특유의 거북한 냄새를 지웠기에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의 입도 쩍하고 열리게 한다. 맛과 분위기 등에 민감한 여성 손님들도 이곳에는 특히 많다. 스타들의 곱창 사랑 오픈 초창기 조승우는 이어폰을 끼고 혼자 와서 자주 먹고 갔다. 가게 한 쪽에 그의 지정 자리가 있을 정도였고, 에서 매력적인 타페 수상을 연기한 김성민 또한 칠산목장의 영업이사로 불리며 자진해서 가게 홍보에 열을 올렸고, 지금도 여전히 제 집처럼 드나든다. 최근 에서 활약 중인 고창석은 딸과 함께 자주 온다.칠산목장의 영업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며 일요일은 휴무다. 기다리지 않고 먹으려면 예약은 필수. 위치는 9호선 신논현역 7번 출구로 나와서 200미터 직진. 가끔 운 좋으면 문종원을 비롯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글/사진: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디자인: 카투니스트 괭씨,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5.02.04 / 조회 22,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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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거짓? 1만 4천년을 산 남자의 이야기 <맨 프럼 어스>
무수한 죽음과 폭력으로 점철된 인간의 역사를 1만 4천년간 그대로 목도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인간에게 남은 희망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연극 가 지난 6일 개막했다. 의 제작진은 개막 당일 공연에 앞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역사학 교수인 존 올드맨이 동료 교수들에게 자신이 1만 4천년간 죽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벌어지는 논쟁과 반전의 결말을 담았다. 처음엔 존의 이야기를 믿지 않던 교수들은 생생하고 논리 정연한 존의 회상을 들으며 점점 혼란에 빠진다. 2007년 상영된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배우 이원종이 제작을 맡아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을 기획했고, 여기에 배삼식 작가와 최용훈 연출이 합류했다. 주인공 존 역에는 의 문종원과 의 박해수, 육아버라이어티 에 출연 중인 여현수가 캐스팅됐고, 제작자 겸 배우로 나선 이원종을 비롯해 드라마 에 출연하고 있는 최용민, 의 손종학, 김재건, 서이숙 등 TV와 영화, 연극을 오가며 활약 중인 중견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 프로듀서로서 첫발을 뗀 배우 이원종은 “7년 전 이 작품을 보고 계속 마음에 품고 있다가 지금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에 나섰다”고 전했다. “어제 저녁 리허설을 끝내고 눈물이 핑 돌았다.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해주실지 긴장감과 불안감이 교차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힌 그는 “여러 캐스팅 별로 최대한 많이 호흡을 맞춰보기 위해 노력했다”며 공연을 믿고 봐줄 것을 청했다. 등에 이어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게 된 최용훈은 “이렇게 신뢰가 가는 많은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한 번 연습을 시작하면 도중에 빠질 수가 없기 때문에 각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연륜 있는 배우들을 섭외하기 위해 이원종과 삼고초려를 하기도 했다”며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최용훈 연출에 따르면, 연극 는 동명의 영화와는 조금 다른 결말로 끝난다. 최 연출은 “영화에서처럼 효과적인 촬영기법이나 미장센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존이 1만 4천년을 살았다는 이야기에 진실성을 보태기 위해 작가와 함께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하며 “존은 무한한 삶을 가졌지만,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관계와 추억을 갖지 못한다. 그런 존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반추해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최용훈 연출, 이원종 프로듀서주인공 존 역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존의 인생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종원은 “존이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고, 현재 에도 출연하고 있는 박해수는 “존이 갖고 있는 매력은 진실함이다. 의 피조물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라서 진실성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효숙, 이주화와 함께 미술사 교수 이디스 역을 맡은 서이숙은 "이 연극은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많은 배우들이 지난 몇 개월간 연습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그래서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각별한 소감을 전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매일 술을 사주겠다는 이원종의 말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이대연은 “1만 4천년동안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며 살아온 존은 ‘인간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다. 인간의 선의에 대한 존의 믿음이 우리를 설득시킨다. 지적인 매력이 크고 함께 하는 멤버들이 좋아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연은 이원종, 손종학과 함께 인류학 교수 댄으로 분한다. 이외에도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주연이 이날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원종의 제안으로 연극에 데뷔하게 된 주연은 "영화와 대본을 봤는데 내용이 어렵더라. 그래도 샌디라는 역할이 너무 좋아서 꼭 해보고 싶었고, 열심히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는 내년 2월 22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07 / 조회 18,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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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맨 프럼 어스’, 열기 후끈 연습 현장사진 공개!
연극 ‘맨 프럼 어스’가 오는 11월 7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개막한다.작품은 7월 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연습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주인공 ‘존 올드맨’으로 분해 연습에 한창인 문종원, 박해수, 여현수의 모습이 담겼다. 김재건, 최용민, 이대연,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등 대한민국 연기파 배우들도 연습현장에 함께했다.배우 문종원은 “관객 분들을 만나는 시기에는 정말 좋은 밀도로 작품이 완성될 것입니다. 어떤 때는 섬뜩하고, 또 때론 가슴 뭉클하고, 사랑이 느껴지는 따뜻한 공연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라며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배우 박해수는 “좋은 작품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놓치시면 굉장히 후회할만한 작품이라고 선뜻 말씀 드릴 스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연극 ‘맨 프럼 어스’는 한국에서 세계 초연된다.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세턴어워즈 올해의 필름상’을 수상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존 올드맨’이 스스로를 1만 4천 년을 살아온 불멸의 사람이라고 밝히며 시작된다. 무대에는 문종원, 박해수 김재건, 최용민, 이대면,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김효숙, 이주화, 정규수, 한성식, 조경숙, 이영숙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주연(애프터 스쿨), 박지나, 강하람, 정구민, 오근욱, 백철민 등 신예 스타들도 합류한다. 김유라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드림컴퍼니
2014.11.04 / 조회 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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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럼 어스> "모든 배우들이 단번에 출연 오케이"
"구석기 후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문종원의 질문이 사뭇 의미심장하다. 일회적이며 유한한 생명이 아닌 무한하게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연극 의 출발지점이 바로 거기이다. 2007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The Man From Earth)가 세계 초연 무대가 될 한국 공연을 앞두고 13일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는 주인공 존 올드맨이 10년간 머물던 지방 대학 교수직에서 물러나며 가진 동료 교수들과의 송별회 자리에서 자신이 1만 4천 년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작되는 치열한 혼란을 담고 있다. 존의 말을 믿지 않는 동료들이 각자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빈틈없이 논리적인 존의 대답들이다. 저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믿어왔던 것들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설과 마주한다면, 인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거나 또 거부하게 될까. 배우이자 이번 작품의 프로듀서로 나서는 이원종은 "최근 상식들이 무너져가는 일들이 많아 내가 가진 상식이 과연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기까지 한다."면서 "그런 것들에 대해 근원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바로 이번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로 50세가 되었는데 배우로서 이 나이를 즐겁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에 이 작품을 만났다."면서 단지 교훈적인 메시지 전달만을 위해서 이 작품을 택한 것이 아님을 역설하기도 했다. "출연 배우들이 한번 등장하면 끝까지 퇴장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많은 배우들이 펼치는 서로간의 앙상블을 관객들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인공 존 올드맨 역을 맡은 여현수, 문종원, 박해수(왼쪽부터)그가 말하듯 이번 작품에서는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존 역은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여현수를 비롯, 등에 출연한 문종원과 현재 에서 주역을 맡아 활약 중인 박해수가 트리플 캐스트로 나선다. 존과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각 분야의 교수들로는 약 1년 만에 연극 무대를 다시 찾는 서이숙을 비롯해 손종학, 이대연, 최용민, 김재건, 정규수, 한성식 등의 배우들이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이원종은 "이 모든 배우들과 두 번 이야기한 적 없이 모두가 한 번에 출연 오케이를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이원종과 극단 미추에서 함께 연기했으며 현재까지 오랜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서이숙은 작품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라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 프로듀서 및 배우로 활약하는 이원종(왼쪽)과1년 만에 연극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서이숙"작품 속에 논쟁거리가 분명히 있지만 연극을 통해서 사회를 직시해 보자는 평소 나의 생각과 잘 맞았다."는 서이숙은 "특히 내 역할이 논쟁의 중심을 건드릴 수 있지만, 인간 모두가 나약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누구나 끈 하나씩을 잡고 있지만 그것이 허상일 수도 있다는 것, 특히 현 대한민국 사회 속 종교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으로 연극 무대 데뷔를 앞둔 여현수는 "작품 제의를 받고 어떻게 이런 기회가 나에게 왔는지 의문이 들었을 정도로 내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을 한다."며 벅찬 출연 소감을 풀어놓았다. 무대에 아직 서진 않았지만 연습을 하는 지금이 "연기자로서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 즐겁고 행복하다."는 그다. 각색은 등의 배삼식 작가가, 연출은 등을 연출한 최용훈이 맡았다. 황당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철학적인 논리와 과학적인 지식이 얽힌 토론의 향연이 무엇보다 이 작품의 묘미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는 오는 11월 7일 대학로에 위치한 유니플렉스 2관에서 막을 올려 내년 2월 말까지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0.13 / 조회 14,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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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괜찮아요, 우리 다 그래요”
성수기 관광객도 빠져 호프집에 생맥주도 채워두지 않는, 어느 한가롭거나 조용하거나 지루하거나 뻔한 강원도의 한 바닷가 부채끝 마을. 여기, 손님이 없어도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매일 보는 동네 형님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총각 카페 주인 병도가 있고, 생맥주가 없다니 병맥주 아무거나로 목 축이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 장우도 있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순박한 진수도 있다. 가장 어린 카페 사장 병도는 30대 중반이요, 진한 사랑의 기억에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린 장우는 50대 초반, 그 사이 진수는 40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총각. 부채끝 마을 노총각 셋의 대화는 뻔해서 한 달 전에도 봤던 사람, 석 달 전에도 하던 일의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비 잘 만난 덕에 호텔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부동산 개발에 앞장서는 춘발이 묘령의 아름다운 서울 여인과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연출의 연극 는 강원도 부채끝 마을 호프집의 한 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이내 고즈넉한 여운을 남기는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고 아리따운 여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노총각의 속내가 피실피실 삐져 나온다. 하지만 ‘거기’는 꼭 여기만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거기, 그 사람이 사는 그곳, 우리가 사는 여기, 즉 사람이 사는 그 모든 곳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아무데나’는 아니다. 애들이나 믿는 귀신 이야기를 다 크고도 남은 어른 넷이 귀를 털고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번 깜짝 놀라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지 여자가 왈칵 마음의 짐을 쏟아내게 만드는 곳, 따뜻한 곳, 떠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런 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어떤 절정보다 더 거대한 마음의 동요가 고요하게 일어난다. 바로 귀신 이야기에서다. 애들의 치기 어린 꾸밈이나 허약한 사람의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도 다 그래”하고 처지가 다른 네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맞닿는 기적, 바로 에서는 맥주 한잔 앞에 둔 이들의 두서 없는 수다 속 귀신 이야기를 통해 이런 포근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이 를 통해 단숨에 유수의 상을 휩쓴 것도, 한국에서 2002년 초연 이후 10년 간 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요란하지 않은, 따뜻함이 힘이 크다. 거기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극단 차이무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 몫 한다. 강신일, 김승욱, 이대연, 정석용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익숙한 명 연기의 배우들은 차이무의 자랑이자 힘이다. 최근 드라마 ‘골든 타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성민과 송선미의 합류 소식에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으니 캐스팅을 결코 염려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진수 역의 송재룡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사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연극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여 차례로 선사하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를 보면,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 가진 남다를 ‘차이’를 깨닫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이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10.11 / 조회 13,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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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송선미·정석용, 연극 <거기> 출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역 이성민·송선미·정석용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오는 10월 초순부터 차례로 연극 에 합류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번째 작품.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이성민은 이 연극에서 온천호텔 주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을, 정석용은 설비보수용품 가게 주인 진수 역을 맡았다. 송선미는 남모를 사연을 가진 서울 여자 정으로 분한다. 이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보여줄 연기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는 오는 11얼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 이다엔터테인먼트
2012.09.17 / 조회 1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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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공연
연극 ‘거기’가 2012년 9월 7일(금)부터 11월 2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엔터테인먼트 ‘이다’가 만든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사회성을 담은 시사코미디인 동시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힐링연극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작품은 동해 해수욕장의 작은 카페에 네 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돌며 카페인 ‘거기’에서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내들의 귀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은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했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우로는 ‘추적자’의 강신일, ‘더킹투하츠’의 이성민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상우가 맡았다. 최정인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1 / 조회 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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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키워내는 이 사회의 민낯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국제중학교 학생이 교실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 그는 여러 명에게 유서를 남겼다. 그리고 그 유서에는 한결같이 다섯 명 학급 친구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연극 는 실제 일본에서 일어난 집단 따돌림과 자살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사건의 당사자인 학생들은 등장하지 않는다. 유서에 이름이 적힌 학생들의 부모들, ‘보고 싶다’는 ‘니 부모 얼굴’들만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는 작품이 자살 사건 자체만을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사건을 일으키게 만든 ‘보이지 않는 손’, 즉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어른 괴물의 충격적인 포효를 일체의 가림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는데 의도가 있다. 더욱 아찔한 건 가난하고 위축된 한 학생을 왜, 어떻게 끔찍한 고통 속에 몰아 넣었는지가 가해자 부모들의 입을 통해 밝혀지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입을 모아 “우리 아이는 그럴 리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이면에 있는 “그런 일은 끔찍한 것”이라는, 인간으로서 부정할 수 없는 자기 고백. 하지만 알면서도 외면하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더한 분노를 불러 일으킬 뿐이다. 분명히 이 작품은 실제 사건에서 출발한 태생에서부터, 연극이 가진 또다른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피해자의 부모로, 가해자의 부모로, 또한 명문 학교의 교장으로 서 있는 자신의 위치에서 인간이 얼마나 스스로에게만 놀랍게 집중할 수 있는지 뛰어나게 보여줌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생존 본능과 법칙 자체를 스스로 뒤엎어 자멸하는 충격적인 현실을 환기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름의 사연을 갖고 있는 부모들은 그 자체로 이 사건을 이루는 사회 각 요소의 대변이다. 경제 위기, 가정 폭력, 결손가정을 비롯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며 되풀이 되는 학원 폭력까지. 결국 집단 따돌림으로 시작된 어른들의 자화상에는 세상의 혼돈이 어지러이 담겨 있는 셈이다. 사회고발에만 이 작품의 의의를 두어서는 안 된다. 위의 요소들로 더욱 뚜렷하게 존재 이유가 있는 캐릭터들을 비롯, 학생들을 등장시키지 않아 배가되는 극적 효과, 촘촘히 짜여진 퍼즐 같은 구성을 잘 풀어내는 뛰어난 배우들은 극으로서의 완성도를 십분 높인다. 작가는 절망이 아닌 희망의 가능성도 남겨 놓는다. 교사로서의 신념과 신의가 무너져 내린 담임의 울음, 고개를 떨군 한 아버지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인생 선배, 그리고 가해자이지만 “착한 아이입니다”라고 말해주는 학생주임 등의 모습이 그것이다. 결론은 주어지지 않는다.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들의 마음이 어지러울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7.04 / 조회 1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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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해서 버틴 25년 "무대는 거짓말 안한다" 서이숙
감초 조연, 카리스마 명연기 등 무대 위에서 25년간 서 온 그녀에게 다소 새삼스러운 수식어가 줄곧 따라다녔던 지난 1년이다. 드라마 ‘짝패’에서 작은 년한테 서방 빼앗긴 큰 년 역을 비롯, ‘신들의 만찬’ 부주방장, ‘인수대비’의 박상궁 등 TV 드라마를 통해 배우 서이숙(44)을 만난 사람들은 거물급 신인 등장에 놀라움을 더했다. 하지만 25년 간 무대 위에서 강렬한 인상과 연기로 많은 관객들에게 뚜렷하게 이름을 새긴 그녀를 알고 있던 사람들에겐, 갑상선암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잠시 비웠던 1년 간의 무대 공백이 더욱 아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제 서이숙이 다시 선다. 큰 발성뿐 아니라 온 몸을 던져야 하는 무대였기에 오롯이 회복되지 못한 몸으로 서기를 자중했던 그녀, 연극 (이하 )에서 누구보다 자기 자식을 생각하는 놀랄만한 엄마 역을 맡았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역할, 재밌다1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무대를 비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 같다. 그게 참 억울한 부분이다.(웃음) 쉬면서 몸에 안정을 주고 싶은데, 그렇다고 마냥 사람이 쉴 수도 없고. 마침 드라마 제의가 들어왔는데, 무대처럼 목을 많이 안 쓰니까 하게 됐다. 그런데 아프다고 공연 못하겠다는 사람이 TV에 나오고, 게다가 화려한 역이나 주연도 아니니까 연극 안 하냐는 시각들이 좀 있었다. 그치만 이번 부터 올 9월까지는 연극을 하기로 해서 드라마 일정은 안 잡기로 했다. 한태숙 선생님이 를 하자고 하시는데, 안 할 수도 없고, 더블로 하자고도 못한다.(웃음) 그 명작을, 학생들이 하는 워크숍 공연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그 작품을 한태숙 선생님이 하시니까, 뭔가 다르지 않겠는가.(웃음) 올 하반기는 연극으로 채웠다. 이제 건강은 많이 회복된 것인가. 워낙 성격이 무딘 편이라 이 정도는 뭐 괜찮은 것 같은데, 대사 리딩 할 때나 피치를 높여야 할 때는 힘이 달리는 걸 느낀다. 목 주변이 자유롭지 않으니 스스로 목을 막더라. 어쨌건 칼을 댔고, 갑상선을 아예 떼어버렸으니까 이것에 대한 회복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일찍일찍 집에 간다. (웃음) 지난 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건강도 그렇고, 드라마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한 것도 그렇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조금 부끄러운 것도 있다.(웃음) 작년에도 (한태숙 연출)하고 드라마 ‘짝패’를 동시에 했는데, 그래도 연극판에서 중추 배우가 드라마에서 거지 역할을 한다, 이런 단면만 보실까봐. 그런데 ‘짝패’의 호응이 좋았고, 저 배우가 누군가, 하는 관심도 많았다. 연기가 되면 괜찮은 거구나, 했다. 게다가 박정자 선생님도 배우가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으면 좋은 거라고 긍정적으로 얘기해 주셔서 힘을 받았다. 드라마에서는 연극에서와 상반되는 캐릭터를 많이 하고 있다. 신분도 낮고.(웃음) 드라마에선 ‘시침뚝’ 연기를 하는 것 같고, 그걸 시청자나 어른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인수대비’에서 박상궁도 처음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인데 점점 코믹으로 가고. TV 배우님들이 인상을 잘 안 쓰는 반면에 난 민망할 정도로 인상을 쓰는데, 정말 과장이 아니라, 화면이 클로즈업 되니까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 드라마에선 정해진 각도 내에서만 조금씩 움직이거나, 카메라가 알아서 배우의 모습을 잡는데 난 그런 주문 없이 철저하게 준비해서 한번에 한다. 왜? 난 철저하게 조연이니까. “다시 한번 할게요”하지 않는다. 코믹한데 존재감도 있고, 카리스마도 있고, 그래서 날 찾게 된다고들 하신다. 그런데 이런 말을 내 입으로.(웃음) 대사의 키워드를 정확하게 전해주는 것, 발성은 자신있다배우 서이숙의 분명한 장점은 발성, 정확한 발음과 대사전달력이다.트레이닝이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선 키워드를 명확하게 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작품과 역할이 명료해지고 상대에게서 다시 반응이 온다. 그리고 감정까지 전달이 된다. 모든 걸 그저 감정으로 하려고 하면, 그건 개인의 감정 연기일 뿐 아니겠는가. 그래서 상대 배우를 의도적으로 뚫어지게 보는 습관이 생겼다. 이런 것들이 연습하면서 좀 풀리면 무대 위에서는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발성도 막연히 하는 게 아니라 몸통으로, 비성, 두성을 다 뚫어 써서 하게 된다. 에서 이오카스테의 죽음을 처절한 절규로 표현했는데, 경사 무대에서 퇴장하며 내 달리는 힘으로 소리를 질러도 목이 한번도 쉬지 않았다. 극단 미추 단원으로 지낸 경험들이 큰 영향이 되었겠다. 분명 있다. 보고 배운 것들이 있지 않은가. 때 마이크를 차지만 전체를 아우르며 대사를 하는 건 미추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발성 다루는 건 정말 자신 있다. 고교시절 배드민턴 선수였고, 졸업 후 잠시 코치로 활동했다고 들었다. 타고난 운동신경이 있는데 배우로서 굉장히 도움이 된다. 또 배우는 현대 무용, 한국 무용도 꼭 배워야 한다. 턱을 당기고 어깨를 펴고. 과거 훈련 받았던 걸 몸이 기억한다. 무대 위에서 배우가 자유롭게 몸을 쓰지 못하면 안되지 않느냐. 연극에서 기품 있는 역할을 주로 맞는 것도, 나도 모르게 무대에 서면 허리가 곧게 펴지기 때문이다. 허리가 펴져야 발성도 잘 되고 시선도 바르고 동작도 나온다. 배우는 감각 훈련, 신체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처음 본 연극에 빠져 지방 극단 생활을 시작했고, 서울로 올라와 극단 미추의 단원이 되었다. 그 이후로도 소위 말하는 무명 시간들이 길었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나. 무식해서.(폭소) 아무것도 몰랐으니 뭘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또 성격이 하나를 하면 좀 진득하게 가 보자는 게 있다. 외부로 나가는 걸 무서워하기도 했고. (웃음) 그때 이런 말을 들었다. 모든 예술가 중에서 연극 배우만 투자한 거 없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피아니스트나 화가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고 익히는 게 있는데 연극 배우들은 늦게 시작을 하는 것이다. 그 말이 너무 와 닿았다. 연극영화과도 안 나오고, 아무런 준비 없이 이제 연극하러 들어왔는데 뭘 얻기를 바라는가. 그게 견디는 힘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이야기도 안 들리고, 미추산방을 혼자 지키고 있어도 그게 너무 행복했다. 세월은 거짓말 안 한다. 무대는 더 거짓말 안 한다. 역할이 적다고 밖에 나가 있으면 팀웍이 흐트러진다. 연습 때 다 같이 앉아 있어야 하고. 그런 것들이 바로 내공이고 무대다. 무대가 그렇게 무섭더라. 후회되는 부분은 없나? 미련하게 어떤 마음으로 무슨 일을 했는데, 지나고 나니 그게 다 내 마음 같지 않았구나, 하는 점은 있다.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고. 지나고 나니 내가 소통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 내 마음 같으려니, 말 하지 않아도 알겠거니, 하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할까. 실컷 웃기고, 아주 심각한 질문을 던진 후, 진하게 울려버린다의 대본을 읽어봤는데 속에서 분노가 솟았다. 나 역시 그런 걸 느꼈다. 그런데 대본을 읽을 때마다 화나는 부분이 달라졌다. 이런 민감한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떤 해답을 줄 수는 없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다 같이 인식해 보자는 거다. 배우들도 너무 화나고 슬퍼서 감정에 빠지는 날이 있다. 하지만 어쨌든 만들어내야 하는 우리들은 철저하게 냉정한 시선으로 봐야 한다. 낭독공연이 좋았는데 이제 무대를 형상화해야 하는, 보이는 공연을 해야 하는 숙제가 더해졌다. 그런 부분을 같이 고민하고 있다. 냉정하게 접근해도, 어찌되었건 등장하는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긴 어렵지 않겠는가. 그렇다. 하지만 이 부모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 자기 자식을 위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기 자식만을 위해서. 그게 나쁜 건 아니지 않느냐. 그 입장을 우리가 정확하게 찾아야 한다는 거다. 이 작품의 질문은 그거인 것 같다. 윤정 어머니 역은 학부모들 중에서 자식을 위한 마음을 가장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도 윤정 엄마의 행동을 보고 놀라면서 속으로는 좋아한다. 왜? 대신해 주니까. 그런데 절대 악인이 있을까? 분명히 어떤 일엔 다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항상 하기 때문에, 인물을 만들 때도 그렇게 접근하는 것 같다. 배우 초반에는 선생님들이 날 보고 드라이 하다고 했다. “너~어무 예뻐”, 난 그런 게 안 된다.(웃음) 그래서 ‘난 감성이 없나?’ 상처 받기도 하고. 그런데 속은 안 그렇다. 그게 나의 성격이고 표현 방법인 것이다.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표현 방법이 다르고 연기 스타일도 저마다 다른 것이다. 드라마가 강한 작품과 분명 다른 특징이 에 있을 것 같다. 정말 웃긴 건, 이 작품에 드라마적인 구조가 너무 많다는 거다. 인물들 하는 행동들이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재밌다. 일본에서는 관객들이 웃지 못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웃느냐, 하는 정서 차이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웃는다.(웃음) 무지 웃기다. 심각할 거라고만 생각하지만 연극적인 요소가 다 들어가 있고, 인물 캐릭터가 아주 명확하다. 이런 희곡 흔치 않다. 실컷 웃겨놓고, 아주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진하게 울려버린다. 그래서 드라마가 강한 다른 작품보다 오히려 관객들이 흥미로워 할 것 같다. 배우로서 앞으로도 ‘버티는’ 마음으로 가게 될까? 배우로서도 25년, 인생으로서도 중반. 다행스럽게 잘 버텨와서 이제는 잘 갈 수 있는 길이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속도 좀 단단해지고 사람을 대하는 데 더 여유로워졌다. 역지사지가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마음도 편해지고, 왜 이렇게 눈물이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웃음) 그런 변화가 어찌보면 세상을 더 따듯하게 보는 것 같다. 앞으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간 너무 젊음만 믿고 막 살았는데(웃음) 장민호 선생님이 나에게 길을 보여주셨다. 노배우가 되어 무대에 서야 한다는 것, 저렇게 가야하겠구나, 깨달았다. 생각으로만 ‘배우 열심히 해야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건강 관리도 잘하고, 그러려면 일단 정신이 맑아야 하겠다. (웃음) 연극 연극 는 일본에서 발생한 이지메 자살 사건과 자살한 자의 무덤을 찾은 가해 학생들이 웃고 있었다는 신문기사를 접한 극작가이자 고교 교사 하타사와 세이고가 ‘보도되지 않은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따돌림에 못 견뎌 자살을 한 학생과 가해자로 추정되는 학생들, 그들의 부모들의 섬뜩한 이기심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올 1월 낭독공연으로 소개될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켜 본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 김광보 연출의 서울공연은 강남에 위치한 한 국제중학교를 배경으로 하며, 무대 위에서는 지목된 가해학생들의 부모들과 교사들만 등장한다. 손숙, 박용수, 박지일, 이대연, 길해연, 서이숙, 서은경 등 대학로의 명 배우들이 총출동한 것도 화제. 노련한 배우들의 여유와 장면에 들어섰을 때의 날 선 집중이 교차되어, 공연을 약 3주 앞둔 연습실 풍경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6.05 / 조회 1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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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기 전에 괴물이 된 아이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6월 24일부터 7월 29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일본에서 2008년 초연해 한국에서는 지난 1월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번 작품은 장애인 성폭력을 다룬 영화 ‘도가니’, 사법권의 문제점을 제시한 ‘부러진 화살’에 이어 우리 사회의 감추고 싶은 이면과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할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작품은 회의실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극도로 냉정한 시선으로 차분하게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죽은 여학생의 편지를 은폐하려는 학부모와 유령처럼 계속 나타나는 또 다른 편지, 고립된 공간에 압박해 들어오는 저항할 수 없는 힘의 대결이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는 학생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들, 사건이 발생한 학교의 교사들만 출연한다. 작품은 가해학생의 부모들이 사건을 회피, 은폐 하는 모습을 통해 진짜 어른의 부재라는 현대사회의 병폐와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부모들의 행동 속에 아이들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아이들의 캐릭터까지도 무대 위 부모들의 모습과 함께 존재감을 드러낸다. 김광보 연출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점점 더 심각해지는 왕따 문제가 더 이상 누구의 책임으로 미룰 것이 아니라 누구든 책임을 지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임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암전도, 무대전환도 없는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는 손숙, 김재건, 박용수, 박지일, 이대연, 길해연, 서이숙, 손종학 등 대한민국 대표 연극 배우들이 출연한다. 명배우들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와 고립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숨 막히는 서스펜스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5.09 / 조회 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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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지지 않은 가해자,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제작발표회
중학교 내에서 벌어진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한 학생의 죽음, 그리고 그 사건을 둘러싼 남은 ‘가해자’들의 부모, 선생님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춰내고 있는 연극 가 오는 5월 공연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신시컴퍼니 제작으로 공연될 이번 작품은, 일본의 극작가이자 고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하타사와 세이고의 작품으로, 작가는 2006년 후쿠호카 현에서 일어난 이지메 자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쓰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중학교 1학년 생이 자살했는데 가해자로 생각되는 다섯 명의 학생이 장례식장에서 관 속을 들여다보며 웃었다는 보도를 들었다. 그 기사를 접하고 가해자의 부모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해자 쪽의 이야기는 보도되지 않아 희곡으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김광보 연출(왼쪽)과 작가 하타사와 세이고(오른쪽)“한국에서도 이지메라는 단어가 그대로 사용, 이해되고 있음이 놀라웠다”는 작가는, “2008년 일본 초연 당시 ‘이런 비장한 사건이 설마 있나’와 ‘현실은 이렇게 간단하지 않고 더욱 심하다’는 두 가지의 관객반응이 있었고 이 모두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관객들이 부모들에게 큰 분노를 느꼈다”고 일본 공연의 반응을 전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말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제 5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으로 선보여 당시 관객들 사이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낭독공연 전 대본을 읽어봤는데 우리네와 너무 똑 같은 환경이라 놀라웠다”고 말하며 “국내 학교와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 작품은 분명히 공연할 이유가 있으며, 오랜만에 문제 인식이 짙은, 시사성을 가진 연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명성 대표가 “어느 작품에서도 이 정도 배우를 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 이번 작품에서는, 낭독 공연에 참여했던 길해연, 박용수를 비롯, 손숙, 박지일, 이대연, 서이숙, 장영남, 서은경 등 대학로의 탄탄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작품을 읽어본 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최근 관심을 갖고 있던 것 중에 하나가 학교 폭력이고, 사회문제 중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데, 연극만큼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더 화제가 되어 학교 폭력을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손숙) 출연배우 손숙, 박용수, 박지일(왼쪽부터)특히 극중 등장인물과 나이가 같은 딸을 두었다는 이대연은 “우리 사회가 타인의 아픔, 고통에 둔감한 사이코패스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짜임새, 극적 구현이 잘 되어 있으면서도 사회적인 발언으로서 ‘한번 생각해 보자’는 연극의 제언이 될 것 같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낭독공연 후 분장실에서 주체할 수 없이 울었다는 박용수는 “학교 폭력 뒤에 숨겨진 부모들의 욕구가 너무나 적나라하게 잘 그려진 작품”이라고 말하면서도 “작품이 가진 사회성에 못지 않게 한 편의 연극으로서도 탄탄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길해연, 서이숙, 이대연(왼쪽부터)“우리 상황과 밀접해 원본 그대로 가도 충분할 것”이라는 김광보 연출은 “원본의 서사, 플록은 그대로 유지하고 이름, 학교 등 배경만 한국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무대엔 이지메 가해학생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의 부모와 학교 선생님들이 등장, 이들의 이기심이 극대화가 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는 연극 는 5월 18일부터 7월 22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스페이스신도림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2.03.13 / 조회 1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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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전하는 동양화 같은 이야기, 연극 ‘봄날’
연극 ‘봄날’이 3월 16일부터 4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극단 백수광부의 제40회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극 ‘봄날’은 문학성과 연극성이 함께 공존하는 극작가 이강백의 대표작이다. 작품은 1984년 발표되어 극단 성좌의 초연 이후 극단 백수광부가 2009년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으로 무대에 올렸다. 서울연극제 ‘연출상’(이성열),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기대상’(오현경), 한국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를 수상하기도 했다. 작품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 넘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절대권력자이자 탐욕스러운 아버지와 그 아버지에 반역을 꾀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설화적 세계의 우의성과 정치적 함의로 풀어낸다. 장면과 장면 사이에 시, 그림, 소설, 영화, 편지 등 한 폭의 동양화 같은 극중극이 삽입돼 극 전체의 변주를 만들어낸다. 시적이면서도 서사적인 이번 공연은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무대 위의 여백과 이를 관조하는 시선이 독특하게 어우러질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1984년 초연과 2009년, 2011년 공연에서 아버지 역을 맡았던 오현경과 연극뿐 아니라 TV와 영화를 오가며 활동 중인 이대연이 아버지와 아들로 세 번째 호흡을 맞춘다. 또한, 강진휘, 박완규, 유성진, 김현중, 정 훈, 박혁민, 김란희 등 백수광부 단원들이 보여줄 앙상블이 봄날의 따뜻한 공감과 감동을 전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15 / 조회 3,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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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가려운 곳 시원하게 긁어주는 풍자 연극 두 편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풍자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두 소년의 가벼운 다툼으로 인해 벌어지는 가해자 부모와 피해자 부모의 다툼을 담는다. 소소한 부부간의 논쟁으로 부르주아 계층의 허례허식을 꼬집는다. 연극 ‘리턴 투 햄릿’은 무대 뒤 배우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연극계의 현실을 드러내며 연극인의 무대에 대한 꿈과 열정을 보여준다.웃음 폭탄에 담긴 날카로운 사회 풍자연극 ‘대학살의 신’2012년 2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연극 ‘대학살의 신’은 두 소년의 다툼이 부모들 싸움으로 번져가는 과정에서 부르주아 계층의 허례허식을 담아내는 블랙 코미디다. 연극 ‘아트’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주고받는 대사만으로 다양한 갈등의 변주를 드러낸다. 유쾌하면서도 히스테릭한 대사는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원작자인 야스미나 레자는 이 작품으로 교양과 예절이라는 가식으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서로 헐뜯고 싸우기 바쁜 인간의 잔인함을 조롱한다.작품은 영국 대표 시상식인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최우수 코미디 상을, 토니상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연출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대상, 연출상, 여우주연상과 동아연극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이번 공연은 초연을 함께했던 한태숙 연출가가 참여한다. 가해자 부모로는 지난 공연에서 연기를 펼쳤던 박지일과 서주희도 힘을 보탠다. 피해자 부모 역에는 이대연과 이연규가 출연한다. 신구 배우들의 앙상블은 연극 ‘대학살의 신’의 신선함을 더할 예정이다. 연극의 절망과 꿈과 희망이 모두 여기에!연극 ‘리턴 투 햄릿’2012년 4월 8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연극 ‘리턴 투 햄릿’은 연극계의 현실을 꼬집으면서 무대 뒷편에서 드러나는 배우들의 꿈과 열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4년 만에 연극 무대를 올리는 장진의 무대 복귀작이다. 이번 공연은 세계최초 연간 라인업 공연을 선보인 ‘연극열전4’의 첫 번째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연극 ‘리턴 투 햄릿’은 연극 ‘햄릿’의 마지막 공연을 앞둔 한 극장의 분장실에서 시작된다. 작품은 배우들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보여주며 그들의 꿈과 열정, 갈등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극중극 형태의 마당극, 빠르고 오가는 대사 등 ‘장진식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조재현은 연극 ‘리턴 투 햄릿’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장진식 코미디’라고 말하지만, 연극계에서는 ‘장진식 연극’이라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그만의 독특함이 영화보다는 연극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연극 ‘리턴 투 햄릿’에는 실력파 연극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김원해, 양진석, 박준서, 서주환, 김대령, 박찬서, 조복래, 이 엘, 한서진, 강유나, 김슬기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20 / 조회 9,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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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짧기만 했던 <봄날>의 욕망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이성열 연출)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어느 봄날, 겨울을 지나 생동감 넘치고 ‘배부른’ 봄날을 희망하는 자식들. 하지만 절대권력을 가진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인색함과 인내의 요구, 회춘을 향한 욕망에 자식들은 반란을 일으킨다. 은 이 속에서 아버지의 질서에 순응하는 첫째 아들과 자신의 처지에 대해 ‘식욕’ 이상의 무언가를 고민하는 막내, 동녀설화를 함께 이야기로 버무리며 서정적이고 우화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은 이강백 작가의 희곡으로 1984년 초연(권오일 연출)해 제 8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상을 수상하고 2009년 극단 백수광부에 의해 다시 무대에 올라 2009 서울연극제 연출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세 번째 무대로 특히 1984년, 2009년에 이어 다시 한번 아버지 역을 배우 오현경이 맡아 주목 받고 있다. 이 작품에서 봄날은 따뜻하고 싱그럽기만 하진 않다. 오히려 “보리 서 말이 없어” 굶어 죽는 잔인한 시기다. 권력과 젊음의 욕망을 놓지 못하는 아버지와 식욕에 대한 욕망으로 아버지에 반기를 든 아들들의 이야기가 한 때의 봄날처럼 펼쳐진다. 극단 백수광부 창단 15주년 기념작인 이번 작품에서 이성열 연출은 “첫 공연에 비해 서정성을 조금 줄이고, 원작이 지난 우의성과 정치적 함의가 되살아나는 공연이 될 것”임을 빍혔다. 초연부터 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 오현경은 좀 더 깊어진 주름으로 욕망과 회한을 그리고 큰 아들 역의 이대연은 자신을 희생하며 가족을 돌보는 역할을 우직한 연기로 표현하고 있다. 은 3월 31일부터 4월 1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따뜻한 봄날, 허기져 힘없이 늘어진 아이들 "밥은 언제 먹어? 닭 잡아 먹자" "닭도 아버지 것, 쌀도 아버지 것, 이 세상 있는 건 몽땅 다 아버지 것이야?" 몸이 약한 막내 불탄 백운사에서 내려온 스님들. 그들이 데려온 사람 인색한 아버지가 억지로 먹이는 회충약 "저녁은 언제 먹을 수 있을까" "삶은 콩에 싹 날 때" 다시 젊어질 욕망을 큰 아들에게 넌지시 전하는 아버지 나무에서 새 잎이 자라듯, 그들에게도 소생하는 봄이 될까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4.01 / 조회 8,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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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가슴으로 만나는 아름다운 시간, 연극 ‘봄날’
늙은 노인을 등에 업고 미소 짓는 중년 남자의 얼굴이 푸근하다. 한눈에 그들이 부자지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들의 등에 업힌 나이든 아버지 얼굴은 힘이 없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웃고 있다. 따뜻한 마음 한 번 솔직하게 고백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 아무 말 없이 등에 업힌 것만으로도 이미 깊은 사랑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포스터의 전체적인 느낌은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붓글씨로 써진 봄날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세월이 내려앉은 그들의 주름이 애틋하다. 무채색이 지배하는 포스터는 여백의 공간이 별로 없음에도 쓸쓸하다. 꽃피는 봄날이 시린 겨울을 다 보내고 맞이한 따뜻한 봄날인지, 혹독한 겨울을 끝내고 편안히 마지막을 보내기 위한 배려인지 알 수 없다. 연극 ‘봄날’은 2009년 서울연극제에 참가해 전석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작품으로 극단 백수광부가 15주년을 맞이해 무대에 다시 올린다. 한국희곡의 거장 이강백의 연극 ‘봄날’은 동녀 풍속이 환기하는 희생과 화해의 세계를 극의 배경에 끌어들인다. 이 작품은 세대 간의 갈등, 위계적 권력관계 내의 갈등을 설화적 시공간의 사건으로 환원시킨다. 2011년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봄날’은 시적이면서도 서사적인 공연이 될 전망이다. 봄날 타오르는 산불처럼 반역을 꾀하는 아들들의 열정과 후회로서 참회하는 아버지의 그리움이 시끄럽지 않으면서도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회춘을 향한 원초적 욕망과 선(禪)적인 관용의 세계가 한데 어우러지는 이 작품은 동양적인 세계관이 펼쳐지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연에는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유연한 화술의 연기자 오현경, 진정성 있는 배우 이대연, 실력파 극단 백수광부 배우들의 유쾌한 에너지가 함께 한다. 배우 오현경은 1984년 초연과 2009년 서울연극제 모두 아버지 역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바 있다. 연극 ‘봄날’은 공연전체의 설화적 세계를 수렴하면서 장면과 장면 사이에 시, 그림, 소설, 영화, 편지 등 한 폭의 동양화 같은 극중극 형식을 취한다. 움직임과 리듬으로 극 전체의 변주를 만들어 내며 봄날의 여백을 채울 연극 ‘봄날’은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1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3.17 / 조회 6,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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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늘근도둑과의 포켓볼 한 판!
연극 의 늘근도둑 이성민, 덜 늘근도둑 송재룡, 수사관 최덕문. 이번 플디팬미팅의 주인공은 연기가 특기이자 인생의 목적이면서, 당구를 취미로 즐기는 세 남자다. 당구실력 300을 자랑하는 송재룡이 공연관람 후 준비된 ‘포켓볼 내기’를 위해 팬미팅 당일에 특별 게스트로 합류했다. 이번 플디 팬미팅에는 “극단 차이무 대표 꽃중년 배우 이성민을 만나게 해달라”, “드라마 ‘추노’ 조선비 최덕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신청자들 가운데 뽑힌 총 여섯 명의 여인들(동반 1인)이 의 얼굴이자,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들과 함께 활기 넘치는 데이트 시간을 보냈다. 이번 팬미팅은 공연관람, 공연장 내에서의 배우와의 대화, 포켓볼 내기로 이어졌다. , 이게 바로 生연극 Q. , 오늘 공연 배우 분들 에드립이 장난 아니던데요?! 오늘 정말 두 늘근도둑(이성민, 송재룡)들이 빵빵 터졌어요. 전 원래 이대연, 김뢰하 페어와 공연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합류한 거거든요. 저도 재미있게 하긴 했는데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대책이 없던데요(웃음). (송)재룡이 같은 경우는 때부터 재기 발랄함을 막을 수 없는 친구에요. Q. 배우님은 이번 공연을 “고통스러운 만남” 이라고 표현하신 걸 봤어요. 힘들었어요. 다른 촬영과 겹치면서 연습 시간 자체가 빠듯하기도 했지만, 연출님이 4페어 가운데 우리 팀을 잘 안 봐주시는 거에요(웃음). 거의 홍길동처럼 구석에서 연습하고, 신발장 있는 곳에서 연습하고. 이중욱이라는 배우하고 2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연습을 했어요, 정말 밥 먹으러 걸어가는 시간에도 연습을 했는데 이중욱 배우가 갑자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첫 공연도 같이 못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송재룡 배우와 하고 있습니다(웃음). Q. 송재룡 배우님은 계속 노인 역할을 맡고 계시잖아요. 애환은 없으세요? 아, 걱정됩니다. ‘차이무 노인전문 배우’로 불리고 있어요. (이렇게 젊고 귀여우신지 몰랐어요)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세 남자는 “차이무 신작에 대해 뼈저리게 고민하고 있다”며 “극단 차이무다운 신작으로 곧 무대에 오르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2009 연극부문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흥행 홈런을 날린 연극 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시사연극으로 1989년 초연 이후 문성근,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등 걸쭉한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즐거운 포켓볼 한 판!편을 뽑자!이것이 바로 '뒤짚어라, 엎어라!'대결 시작!고수1고수2고수3공은 어디로?아슬아슬~이것이 바로 탄식~내 공은 어디로?이걸 왜 못해요, 왜~!그걸 왜 못 넣어요, 왜~!그냥 손으로 하세요~그냥 손으로~승리는 우리의 것!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3.16 / 조회 19,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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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인생, “어쩌다 그린 그림 한 장”
120만 명의 광부들이 사는 탄광촌 애싱턴. 지하 200M 막장, 평균 10시간 작업, 월급 25만원. 연일 터지는 탄광 붕괴사고. 시커멓게 탄 광부들의 마음에 날아든 희망을 소재로 한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어쩌다 그린 그림 한 장으로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 광부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로 미술감상수업을 통해 그림 그리는 일을 시작한 애싱턴 지역의 광부들은 ‘애싱턴 그룹’ 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은 의 작가 리홀의 최신작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토슈즈를 신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빌리에 이어, 붓을 든 광부들은“예술은 특별한 누군가의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를 향해 달려간다. 애싱턴 광부들 (좌측부터)지미(원창연)_단순하고 잘 삐치지만 순수한 광부꼬마(손성민)_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광부들을 쫓아다니는 취직 못한 젊은이 조지(김승욱) 광부조합의 간부. 규율, 규칙을 강조하는 광부올리버(윤제문)_그림을 그리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자아를 찾게 되는 광부해리(이대연)_광산촌의 치위생사한국버전 의 번역과 연출은 등 ‘촌철살인 연출’로 유명한 연출가 이상우가 담당했다. 여기에 권해효, 윤제문, 문소리 등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연출가 이상우는 지난 4일 열린 프레스콜을 통해 “대본을 처음 보고 무겁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며 “’예술이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놓고 즐거운 코미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에게 즐거운, 재미있는 작품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며 “재미있는 무대가 가장 큰 목표”라는 말로 ‘의미 있는 코미디 작품’ 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무대에 설치된 세 개의 스크린을 통해 우드혼 탄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애싱턴 그룹’의 작품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반 고흐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2007년 뉴캐슬 라이브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은 2008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최고 연극상, TMA 어워드 올해의 최고 신작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10년 5월 브로드웨이 공연을 앞두고 있는 연극 의 세계 네 번째 무대이자, 비 유럽권 최초공연인 한국버전 은 오는 5월30일 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계속된다. 공연장면광부들의 미술감상 교실을 위해 애싱톤을 방문한 강사, 라이언(권해효) 다들 아시죠? 티치아노그림 속 의미, 이런 건 없어요. 각자 가슴속에 있는 거죠.'대체 뭐라고 떠드는 거야'정말 이 유명한 그림을 몰라요?몰라요!음.... 좋아요, 직접 그림을 그려봅시다!광부들의 첫 작품, 그 결과는?올리버, 정말 네가 그린 거야?대단하다!"오, 맙소사. 이 그림 제가 사겠어요."미술 애호가 미망인, 헬렌(문소리)"빨리 그리세요!"아르바이트로 누드모델을 하는 당찬 학생, 수잔(장아름)으음~그 그림, 정말 감각있었어요!당신을 후원하고 싶어요. 돈을 줄게요, 당신은 그냥 그림만 그려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10.05.06 / 조회 1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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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연극파 배우" 연극배우 권해효, 문소리
권해효와 문소리는 꾸준히 ‘제값’을 해온 배우들이다. 그 시작은 ‘얼굴값’이었다. 드라마 ‘사랑은 그대 품 안에’(1994년)의 권해효는 딱따구리를 연상케 하는 얼굴과 오지랖으로 명품조연 자리를, 뇌성마비 환자의 모습을 영화 ‘오아시스’(2000년)에서 완벽하게 재연한 문소리의 연기는 연기파 배우의 자리를 꿰차기에 충분했다.‘안방극장 코믹배우’, ‘연기파 영화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배우의 길을 달려온 권해효, 문소리 두 배우의 이름 앞에는 ‘나설 땐 나서야 한다’는 성격 덕에 ‘소셜테이너(Socialtaiver)’, ‘개념배우’라는 뜨거운 수식어도 덧붙여졌다. 두 배우의 목소리에 실린 이야기는 대중들의 힘을 한데로 모으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뜨거운 ‘이름값’ 덕에 바람 잘날 없는 날을 보내기도 했던 두 배우가, 연극 무대에 올랐다. 지금 두 사람은 이런저런 수식어를 떨쳐내고, TV도, 영화도, 집회현장도 아닌 ‘연극무대’에서 ‘제값’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작가 리홀과 연극 연출가 이상우의 이름값까지 덤으로 버무려져 있다. 알고 보면 연극파 배우, 문소리 얌전한 고등학교 시절을 거쳐 더 얌전한 사범대학 시절을 보내던 대학교 3학년 생 문소리. 부어라, 마셔라 놀아대던 동기들도 ‘이제 임용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나 둘 도서관을 찾을 무렵, 공부파 문소리는 대학로 극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건의 발단은 고등학교 때 본 연극 였다. 이유도 간단했다. 를 보며 느꼈던 정직한 기운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애미, 애비도 못 알아본다는 무서운 늦바람으로 불 같이 시작한 연극이었지만, 문소리에게 연극은 여전히 짝사랑의 대상이다. “영화로 알려졌지만, 영화를 좋아하던 사람은 아니었어요. 정말 우연하게 영화배우가 된 거지, 계속 연극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잘 못 해가지고(웃음). 제가 연극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계속 모자라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커요. 연극과에 진학할 생각이었는데 이창동 감독님이 “연기 공부를 시작하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하셨어요.” 연극에서 영화로 흘러가는 건 순방향이지만, 영화에서 연극으로 돌아오는 건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힘찬 연어들의 헐떡이는 역류를 떠오르게 한다. “돈이 안되니까(웃음). 하지만 전 기획사에서 하라는 대로 한 적이 없어서요. 하고 싶다고 하면 동의해줘요. 배우는 선택 받는 직업이지만, 원하는 걸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감정을 가지고 하는 일이잖아요. 중요한 순간에는 자신이 가장 원하는 일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오거든요.” 연극 은 “광부들 이야기인데, 너한테 어울릴 것 같다”는 이상우 연출의 말에 묻지도 따지지도, 대본도 읽지 않고 출연을 약속했다. “저한테 연극은 치료제 같아요. 영화에만 매달리다 보면, 문득 ‘나를 너무 소진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배우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 기운이 떨어질 때가 있는 거죠.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온도를 높여야 할 때 무대가 필요해요. 영화도 사람들과 가깝게 하는 작업인 건 맞지만, 연극은 새살을 돋게 하는 그런 면이 있어요.” 4년 만에 돌아온 연극무대 “아기를 가지려고 공백기를 가졌었어요. 그런데 그 쉬는 시간들이 오히려 제게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연기를 시작한지 십 년이 됐는데, 앞으로 십 년은 또 어떤 배우로 살아야 할까 하는…. 처음 시작할 때 보다, 훨씬 더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배우는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직업이잖아요. 음, 그런데 지금은 이 연극을 하면서 그런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어요.” 뒤이어 “무대에 선 경험이 적다 보니 권해효 선배에게 동선, 각 장면에서 집중할 것들에 대한 조언을 얻고 있다”는 연기파배우 문소리의 생경한 고백이 따라온다. “아까도 말했지만, 제가 연극 영화과를 나온 게 아니잖아요. ‘나는 부족하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큰 편이에요. 원래 배우라는 직업에는 완성이라는 게 없다지만. 제가 연기공부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연극무대에요.” 연극 에서 문소리는 광부들에게 미술을 그릴 기회를 제공하는 미망인 헬렌 역으로 무대에 선다. 작가 리홀의 최신작인 이번 무대는 세계 네 번째 무대이자, 비유럽권최초 공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영국 귀족의 연기를 코미디 프로에서는 본 것 같은데. 힘들어요, 정말. 이상우 연출님은 정말 진지하게, 진심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표현하라고 하시는데. 모르겠어요. 영국 계급이랑 우리나라 계급이 다른데다가, 제가 노블레스가 아니어서(웃음). 우아하게 표현하려고 하지만, 잘 못 하면 재미없는 캐릭터가 되기 쉬워서 재미있게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평균관객 동원력 100만을 자랑하는 충무로 대표 여배우인 그녀지만, 500석 이상의 중극장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 이렇게 큰 무대에 처음 서봐요. 지금까지 저한테는 200석이 가장 큰 무대였어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배우들도 예전부터 알던 분들이라 팀워크도 좋고,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점 빼고는 어려운 게 없어요(웃음).” 광부화가들이 모인 애싱톤 그룹의 그림을 비롯한 명화, 레오나르도 다빈치, 고흐의 그림 등 유명화가들의 그림을 무대에 설치된 3개의 스크린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작품의 포인트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그림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는 문소리는 누군가가 자신의 얼굴을 그린다면 ‘수채화’로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오나쇼우. 그렇게 늙고 싶어요“’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촬영장에서 어떤 분이 저를 그려주셨는데, 그림 속 제 모습이 굉장히 도도해 보였어요. 도도한 척 하는 캐릭터여서 그랬나? 누군가가 저를 그린다면 유화가 아닌 수채화로 그려줬으면 좋겠어요. 아, 저 누군가가 나를 그린다면 이렇게 그려줬으면 좋겠다는 모습이 있긴 해요. 스케줄 때문에 영국에 간 적이 있거든요. 일정을 마치고 열흘 정도 혼자 영국 여행을 다녔어요. 영국에서 공부하던 친구가 있긴 했는데, 석사 논문 때문에 바빠서 낮에는 저 혼자 다니고 밤에는 만나서 놀고 이런 식이었죠. 국립 초상화 갤러리를 구경갔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중세시대 귀족부터 현대 배우들의 초상화가 쭉 붙어있거든요. 혼자서 ‘이 사람은 이런 삶을 살았겠지’, 이야기를 만들면서 구경을 하는데 어떤 여자가 눈에 확 들어오는 거죠. 그 여자를 보는 순간, ‘아! 배우다’ 싶었어요. 한참을 그 그림 앞에 서 있었어요. 나이는 마흔을 넘은 것 같았고, 짧은 커트머리에 흰 치마에 큰 흰색 브라를 하고 있었는데 정말 멋있었어요. 그 배우가 해리포터에 나왔던 ‘피오나 쇼우’라는 걸 알았는데, 그냥 이름도 모르고 계속 쳐다봤었어요. 그렇게 혼자 구경을 하다가 그 여자 그림이 담긴 엽서판을 열 장을 사가지고 친구를 만났어요. 그런데, 친구가 갑자기 이러는 거에요. “지금은 막이 내린 연극인데, 여배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네 생각이 나더라. 너도 한 번 봤으면 좋겠다. 그 배우 이름이 ‘피오나 쇼우’야” 이러는 거에요.제가 엽서를 보여주면서 “야, 나 오늘 그 사람 엽서 샀거든” 이랬더니 깜짝 놀라더라고요. 보통 인연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좀 더 나이가 들면 그런 느낌이 나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많으면 힘들어했을 정도”로 부끄러움 많은 성격의 소유자였던 문소리는 대학로에 입문하면서 스크린 쿼터사수를 위해 마이크를 잡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해 촛불을 드는 위풍당당한 여자로 성장했다. “사회참여 연예인이라는 시선 때문에 제가 답답함을 느끼거나, 제 영역이 좁아진다거나,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어요. 그 이미지를 부각시켜서 작품을 한 적도 없고요. 제가 출연한 작품 속 캐릭터들이 쌓여서 대중들이 만들어주는 이미지가 있다면, 그건 받아들여야 하겠죠. 하지만 그것도 연연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요즘 배우 문소리를 자극하는 좋은 예, 나쁜 예는 뭘까?라는 질문에 단박에 “나쁜 예는 많아요. 꼭 말해야 아나?”는 그녀다운 대답을 내놓는다. “저를 자극하는 좋은 예는, 메릴 스트립이요. 전에는 그녀의 모습이 교과서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 잘하는 건 알겠는데 난 좋아하지 않아’ 이런 느낌이었는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맘마미아’를 보면서 점점 좋아졌어요. 아, 그리고 막걸리요. 요즘 정말 많이 먹는데(웃음), 좋은 것 같아요. 막걸리와 함께 하면 안 좋은 나쁜 예는 샴페인. 막걸리 먹다가 샴페인 먹으면 주체할 수 없게 되거든요. 연습 끝나고 1차에서 막걸리 먹고, 2차로 샴페인 먹었다가 죽는 줄 알았어요. 술자리에서 제가 막 호기를 부르면 오라버니들이 “너! 샴페인 사준다, 너” 이래요. 그럼 제가 “선배님, 제발” 하면서 싹싹 빌죠(웃음).” 오랜만에 공연장으로 돌아온 연극배우 문소리. 그녀는 작품에 등장하는 “예술은 정답이 아니라 질문이다”는 대사처럼, 공연을 본 관객들의 가슴에 물음표 하나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연극에서 우려진, 권해효 1994년 ‘사랑은 그대 품 안에’ 한방으로 코믹연기의 달인으로 떠오른 권해효의 강력한 한 방은 우연이 아니었다. 1985년 이근삼 연출의 을 시작으로, 1990년 연극 로 단련된 권해효의 내공이었다. “운이 좋아서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연극무대에 섰어요. 연극무대에서는 교수, 선생 같은 역할을 주로 했는데, TV에서는 감초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지 부실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죠(웃음). 옆집 사람처럼 편안하게 생각해주시니까 좋아요.” 박학다식하기로 유명한 권해효는 대학로에서 ‘백과사전’으로 통한다. 연극판에서는 ‘똘똘이’ 이미지로 통하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광부들에게 그림을 알려주는 강사 라이언으로 출연한다. “이 작품의 완고를 보고 출연을 결정한 게 아니었어요. 명동예술극장과 이상우 선배님께 작품의 배경, 대략적인 줄거리만 듣고 알겠다고 했어요. 제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도 몰랐죠(웃음). 사실, 신작 연극에 대한 출연제의가 많았는데 일정 때문에 고사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안 하면 후회하겠다 싶었죠.” 의 원작자가 쓴 작품이라는 점에서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는 권해효는 관객들에게 “꿈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위해" 이 작품의 출연을 결심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꿈을 물어 보지 않는 세상이 됐어요. “너 뭐 될래?” 이런 식이지 꿈을 물어보지 않잖아요. 은 7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꿈꿨던 세상, 하지만 완성 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꿈에 관한 이야기에요. 찡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많아요. ‘우리가 꿈꿨던 세상은 뭐였지?’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권해효는 요즘 미술을 소재로 한 작품, 번역극이라는 두 가지 난관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좋은 작품을 어떻게 온전히 살려낼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많아요. 영국의 사회적 배경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 우리나라 관객들이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를 갖고 있거든요. 원작이 갖고 있는 장점을 그대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아요. 특히, 영국의 산동네 특유의 억양에서 나오는 유머가 상당한데, 그걸 살릴 수 없다는 게 핸디캡이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힘이 워낙 강합니다.” 권해효는 오랜만에 찾아온 쫄깃한 긴장감도 맛보고 있다. “이십 년 정도 연극을 하다 보면, 연습 중간에 ‘이 작품은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는 예측이 가능 하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 만큼은 관객들의 첫 반응이 나오지 전까지는 모르겠어요. 걱정도 되고, 궁금해요.” 연습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중"의 연습실은 매일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중이다. “마냥 즐거웠다가, 순식간에 심각해지고. 제가 주로 분위기를 심각하게 몰고 가는 쪽이에요(웃음). 우문과 문제제기가 많은 배우거든요.”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석하기로 유명한 권해효가 맡은 라이언이라는 등장인물은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광부들을 통해 이루려는 꿈을 가진 인물이다. 오셔 코치가 김연아를 통해 올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었듯이 말이다. “자신은 못 가본 길이지만, 타인을 통해서 가보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는 그렇게 못했지만,우리 딸이 멋지게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배우가 떠돌이 직업이라고 하지만, 전 정작 그렇게 살지 못했어요. 우리 아이들은 떠돌이처럼 살았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하는 일에 푹 빠져서. 그리고 그게 이 땅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좋겠어요. 사진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환상일지 모르겠는데요, 아프리카를 누비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포토그래퍼처럼. 그렇게 살았으면 해요.” 정작 자신은 “단순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권해효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투쟁해야 되는 세상이 됐다”는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코믹배우를 넘어 ‘사회적 발언을 하는 배우’, ‘정치색을 띤 배우’, ‘집회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배우’로 대한민국의 입술이 된 배우 권해효. 어떤 이들에겐 눈엣가시가 됐을지도 모를 그에게, 걱정과 응원을 실은 목소리를 담아 “캐스팅 불이익은 없었나”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하하, 그건 모르죠. 그건 모르겠어요, 모르겠고. 숨쉬는 것 빼고는 모든 게 정치적인 우리나라에서, 정치와 생활을 분리시켜서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정치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사회적인 발언을 하다 보면, TV를 보던 사람들은 그 배역을 보는 게 아니고 제 정치적 견해 때문에 불편하실 순 있겠죠. 자신의 견해와 맞지 않는 배우 권해효를 보시며 불편해하신다면, 여러 가지로 저한테 손해가 되겠지요. 하지만 그 정도의 손해, 불편함은 감수할 생각을 갖고 있어요.” 사회참여에 뛰어든 권해효는 “사회참여 방식에 후회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을 행동하지 못했을 때의 불편함, 속상함은 있을지 몰라도 배우의 길과 사회 참여의 길에서 생기는 갈등이나 딜레마는 없어요. 사회인으로 이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활동해야지요. 연기자로서, 사회인으로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회 참여 방식일 뿐입니다.”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을 이어가던 그가 머뭇거리던 순간은 “다음 연극 무대는?” 이라는 질문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판화같은, 그런 느낌“음…. 솔직히 지금 그런 생각까지 할 엄두는 안 나는데요. 어릴 때는 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헷갈려요. 나이는 사십 대 중반인데, 무대에 설 때는 ‘아직 내가 어리지’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좀 더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정작,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이 뭔가에 대해서는 헷갈릴 때가 많아요.” 재수시절, 대학교 미술 교양 리포트를 대신 써주고 A+를 받을 만큼, 미술에도 박학다식한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그린다면 “판화”속에 담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채색화보다는 판화에 가까운 사람으로 그려줬으면 좋겠어요. 판화도 굉장히 다양하지만, 붓이나 나이프로 만들 수 없는 판화 특유의 특별한 선 감각이 좋아요. 그런 느낌이 좋아요.” “내일이 결혼기념일인데, 새벽 촬영이 있어서 미리 꽃을 주문했다”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 가장, 희끗한 흰머리를 감추지 않는 명품배우,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은 권해효 500M 접근금지”라는 엄포를 놓는 옆집 아저씨. 연극배우 권해효가 꿈꾸는 세상이 공연장 안팎에서 골고루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명동예술극장 제공장소제공: 대학로 caffe Puccino's
2010.05.03 / 조회 16,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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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 홀의 신작 <광부화가들> 공연
‘빌리 엘리어트’를 쓴 작가 리 홀(Lee Hall)의 신작 연극 이 한국에서 공연한다. 2007년 영국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한국 공연이 세계 4번째이자, 비 유럽권에서의 최초 무대가 될 예정이다. 지난 16일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오는 5월 막을 올리는 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 , 등을 쓰고 연출했으며 이번 작품의 번역과 연출을 맡은 이상우와 문소리, 권해효, 이대연, 윤제문 등의 출연진들이 자리했다. 은 영국 북부 탄광촌인 애싱턴을 배경으로 광부들이 미술강좌에서 그림을 접하게 되면서 겪는 변화를 담고 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을 찾게 되는 광부와, 그들의 진실한 모습을 접하며 진정한 그림과 예술의 의미를 깨우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실존 광부 화가들의 집단인 ‘애싱턴 그룹’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이상우 연출은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은 그 대상을 왜곡하거나 모욕하면 안 되는 어려움이 있어 연극성을 살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하며 “대본의 정서와 무대 톤을 보면 예술이 무엇인지 이야기 하는 대단히 엄숙히 느낌이지만, 가능하면 유머러스하고 재미있게,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것은 적절히 빼어 구성하려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공연이 극장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감상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연출은 무대 미술의 가장 큰 요소로 애싱턴 그룹 화가들의 작품 뿐 아니라 다양한 그림 작품들을 비춰낼 스크린을 더욱 강조할 것이라 이야기 했다. 광부들에게 미술 수업을 하는 강사 라이언으로 등장하는 권해효는 “인물들간의 갈등보다 삶의 방향 등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간 해 보지 못한 작품”이라고 하며, “무대 위에 등장하는 100여 점이 훨씬 넘는 그림 작품의 감상이 무엇보다 큰 부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술애호가 미망인 헬렌 역의 문소리는 “이런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이 흔하지 않아 작품에 흔쾌히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2006년 이후 4년 만에 무대를 찾은 그녀는 “남편이 그림을 좋아해 영화 찍을 체력이 안되거나 아이디어가 고갈되면 그림 그리라며 농담처럼 이야기 한 적도 있다”며 좌중에 웃음을 낳기도 했다. 작가 리 홀은 실제 영국 북부 탄광촌 출신으로 캠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세계적인 작가가 된 자신의 상황을 작품에 비춰내곤 한다. 그는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에서도 예술은 특별한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그것을 즐기는 이들 자신이 바로 예술임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극 은 5월 5일부터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herb)
2010.04.20 / 조회 19,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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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소> 이상한 변소의 이상한 이야기
도대체 B언소가 무엇이냐? 누구는 ‘변소’를 느리게 말한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유언비어’에서 파생됐다고 하며, 또 누구는 말(言)이 날아가(蜚) 사라진 장소(所)라고 했다. 황희 정승 말마따라 “너도 맞고 너도 맞는” 연극 의 막이 올랐다. 1996년 초연 당시를 비롯, 2003년 공연에서도 125%에 육박하는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흥행 기록을 세웠던 가 2010년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원씨어터 3관을 장기 임대한 차이무전용극장의 개관적으로 공연 중이다. 이번 작품에는 극단 차이무의 단원이자 연기파 배우로 국내 무대를 종횡무진 하고 있는 문성근, 강신일, 최덕문 등의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지난 5일 언론에 공연을 공개 한 후 자리한 문성근은 “정부의 지원이 마약처럼 작용해, 지원이 끊기면 공연을 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하며 “우리 극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극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전용극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과 직접 부딪혀 보고자 한다”며 차이무전용극장의 설립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 공공 화장실을 배경으로 27개의 작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는 올해 공연을 위해 쓰고 연출한 이상우가 14개 장면을 새롭게 수정, 보완하였다. 그는 “매번 할 때마다 당시의 논란을 주제로 장면이 바뀌곤 한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12장 Foreigner나 17장 Quiz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연을 연출한 고 박광정을 추모하기 위한 뜻도 모인 연극 는 극단 차이무가 올 한해 진행할 ‘생연극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며, , , 가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연극 공연장면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이...이빨 닦는데요..""도대체 어디로 줄을 서신 거에요?" "먼저 나는 쪽으로...""저는 뭐 큰 욕심 없습니다. 평양에 서울 만 한 땅이 좀 있고, 차도, 집도...다들 있는거잖아요""내가 뭐가 어디가 어때서?""개구리 구슬피 울던 그 날 밤...""타향살이가...바로 이런거군요.""똑바로 안해? 벗어! 벗어! 빨리 벗어!""대화를 하란 말야, 대화를""제 이름만 부르시면, 여기 이렇게 머리카락이 납니다, 예, 그럼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2.10 / 조회 1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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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꿈꾸니 더 비루해지는 인생이여
꿈꾸어 괴로운 이들이 한대 모였다. 행복은 꿈의 포기에서 올 때가 적잖다. 아이러니지만 그대들이 한 없이 비통한 것은 쥐고 있는 바람을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근형 연출은 또 한번, 소망이 있어 훨훨 날지 못하고 두 발을 무던히도 땅에 부치고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저 쓴 웃음만 어둡게 뱉을 수 밖에 없는 이 작품을 두고 체홉 자신이 ‘코미디’라 명명한 까닭을 알겠다. 여전히 결핍된 애정, 그리하여 더욱 비루한 삶 속의 우리들은 연극 에도 있었다. 젊은 열정으로 작가의 꿈을 키워내는 꼬스챠, 그의 연인이자 여배우가 되고픈 니나, 그리고 아들의 무대에 조소를 보내는, ‘엄마’보다 ‘여’ ‘배우’의 길을 택한 아르까지나와 그의 연인 소설가 뜨리고린도 여전하다. 하지만 더욱 또렷해졌다. 호수를 무대 위에 재현하느냐, 안 하느냐가 회자될 때도 있는 이 대형 작품이 150석이 조금 넘는 작은 무대로 구현, 관객과 거리가 더욱 좁혀 졌다. 호숫가의 안개처럼 관객들 눈 앞에 몽환적으로 펼쳐졌던 세트가 먼저 물리적으로 또렷하게 다가온 것이다. 이야기도 마찬가지. 꼬스챠, 니나,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감정의 교차가 ‘애정’을 근거로 더욱 확실해졌다. 여배우의 꿈과 유명 작가에 대한 판타지가 니나를 뜨리고린에게 향하게 했지만, 그에게 니나는 잠시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 줄 한 마리 귀엽고 작은 인형에 불과할 뿐. 물 위를 휘휘 날던 갈매기가 저 하늘 끝을 동경하더라도 결코 물 곁을 떠날 수 없음을 알기에 아르까지나는 당당하고, 니나는 비루하며, 꼬스챠는 절망스럽다. 켜켜이 쌓인 감정과 상황의 오묘함은 원작보단 덜하나, 또렷하고 더욱 극적으로 이들의 비극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게릴라 소극장에 들어서면 ‘꽉 찼다’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워낙 극장이 작아서”라며 말 끝을 흐렸던 박근형 연출 말마따나 애초에 공간이 작기도 하지만 보조석도 부족할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연극 를 찾고 있다. 꽉 찬 것은 무대 위도 마찬가지다. 서이숙, 김영필, 이대연, 김주완, 장영남, 박원상 등 ‘원톱’으로 나서도 묵직할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각기 발하는 성격은 훌륭한 조화로 그림을 만들어 낸다. 때론 웃음이 실실 나오기도 하나 허투루 흘리는 대사는 없다. 연극 는 지금의 관객들에게 아마도 가장 편하고 쉽게, 그렇지만 대단히 진하게 아름답지만 박제된 갈매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골목길 제공
2009.08.13 / 조회 14,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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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실력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잠깐, 영남씨. 관객모독 같으니까(웃음) 약간 힘을 빼주세요.” 박근형 연출의 지시가 이어지자 잠시 연습실의 긴장이 이완된다. 이곳은 극단 골목길의 신작으로 선보이는 안톱 체홉의 연습실. 박근형 연출을 비롯해, 박정순, 이대연, 서이숙, 김주완 등 배우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작가지망생 ‘뜨레쁠레쁘’(김주완) 의 첫 작품을 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장면. 니나(장영남)의 난해한 독백대사가 이어지자, 아르까지나(서이숙)가 모욕을 주고, 그의 아들 뜨레쁠레쁘는 연극을 중단시켜 버린다. 니나가 아르까지나의 정부 뜨리고린에게 반하는 장면이 이어지며 복잡한 삼각관계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번 무대에선 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서이숙이 은퇴한 여배우 아르까지나를, 로 주목받은 김주완이 작가지망생 뜨레쁠레쁘를, 브라운관과 무대를 활발하게 오가는 장영남이 니나를 맡아 환상의 호홉을 맞춰가고 있는 중. 이외에도 김영필, 이대연, 박정순, 박선욱, 박원상 등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체홉의 걸작을 무대 위에 형상화 하고 있다. 박근형 연출은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가장 볼만한 작품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 연극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봐도 크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한다. 는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홉이 쓴 작품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허무함과 무의미함, 그리고 실현되지 않는 희망을 일관성 있게 그려내며 과 함께 체홉의 4대 희곡으로 꼽힌다. 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달간 게릴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꼬스챠(김주완)의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꼬스챠를 사랑하는 마샤(정세라)와 꼬스챠의 연인 니나(장영남). 어머니 아르까지나(서이숙)에게 모욕받고 극을 중단하는 아들. 아르까지나의 애인 뜨리고린(김영필)을 보고 한눈에 반하는 니나. 배우들의 연습을 지켜보는 박근형 연출. 비련의 여인과 그녀를 사랑해 비극으로 생을 마감하는 남자. 에서 주목받은 배우 김주완. 아르까지나 역을 맡은 서이숙. "후배들 연기가 흐뭇해~"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7.24 / 조회 18,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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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잔혹하고 슬픈 핏빛 동화
아이들에 가해진 연쇄 살인과 용의자로 지목한 한 소설가. 경찰서 취조실… 연극 [필로우맨]은 마치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아나가는 추리 스릴러처럼 시작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추리물이 아니다. 범인은 1막이 끝나가기도 전에 금방 밝혀지니까. 아니 그 전에 관객들은 누가 범인인지 대략 눈치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필로우맨]은 그 자체가 잔혹한 소설이자, 슬픈 핏빛 동화다. 괴기한 소설을 쓰는 카투리안은 영문도 모른 체 경찰서 취조실에 끌려와 형사들에게 취조를 당한다. 두 아이의 살인사건과 한 아이의 실종에 용의자로 지목된 것. 카투리안이 쓴 소설의 내용대로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자 형사들은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분노하고, 점차 카투리안의 잔혹한 소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쓴 소설은 음침하고 잔인하다. 게다가 모두 어린아이들이 학대 당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현실에서 그대로 나타난 ‘작은 사과맨’과 ‘강가의 한 마을’을 비롯해 ‘어린 예수’ ‘작가와 작가의 형제’ 등은 잔혹도가 상당히 높아 듣고만 있어도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순수함을 훼손당한다. 아직 철모르고 힘이 없는 그들은 어른에 의해 상처받고 폭력을 받아 쓰러진다. 카투리안과 그 형이 겪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말이다. 하지만 관객이 무참한 이야기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은 그 속에 깊은 슬픔과 동정이 있어서일 거다. 잔혹이 이야기가 진행되며 울려 퍼지는 순수한 어린 아이의 노랫소리가 공포감보다는 애잔함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필로우맨]에서 오랜만에 연극무대에 선 최민식을 볼 수 있는 것은 하나의 보너스다. (최민식보다 카투리안에 집중할만큼 이야기는 강렬하다) 카투리안역을 맡은 최민식에게선 올드보이와 파이란에서의 그가 떠오른다. ‘연극적’ 보다는 ‘영화와 연극 사이’를 오가는 그의 연기는 카투리안에게 무게감을 실어준다.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은 윤제문이 맡았다. 순수하지만 순수함의 농도만큼 잔혹해져 버린 캐릭터에 생명감을 불러일으켜 박수를 받았다.
이 이야기 속에서 필로우맨은 상징적인 캐릭터기도 하다. 불행하고 처참해질 수 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자살을 권유하고 이를 돕는 마음씨 좋은 베개인간. 끔찍하지만 슬픈, 핏빛 이야기다.
2007.05.07 / 조회 1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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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잔혹한 동화가 시작됐다
마틴 맥도너 원작, 박근형 연출, 최민식 최정우 이대연 윤제문 등이 출연하는 연극 [필로우맨]이 4월 30일 LG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콜을 갖고 치열하고 소름끼치는 스토리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 작품은 괴기한 소설을 쓰는 작가 카투리안이 어린이 살해 혐의로 경찰서 취조실에서 받는 심문받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날은 카투리안과 두명의 형사를 비롯 카투리안의 형이 치열한 심리와 분노가 폭발되는 장면을 선보였다. 최민식의 섬세하고 힘있는 연기와 윤제문의 모자라지만 그래서 더 잔혹한 캐릭터 연기가 특히 발군. 험악한 취조실에서 빠르게 주고 받는 대사와 배우들의 긴장감 있는 연기로 무대를 팽팽한 기운으로 가득 채운 연극 [필로우맨]. 잔혹한 동화는 이미 시작됐다.
2007.04.30 / 조회 1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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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최민식 잔혹한 심리스릴러로 무대 복귀
두 건의 어린이 살해사건과 이에 대한 용의자로 심문을 받는 소설가, 그리고 그의 충격적인 어린 시절이 섬뜩하게 드러나는 마틴 맥도너 원작 연극 [필로우맨]이 오는 5월 국내 초연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연극 [필로우맨]은 돌발적인 상상력과 치밀한 연출로 주목받는 박근형씨가 맡았으며, 음울하고 괴기스러운 소설가 카투리안은 [올드보이] [파이란] 등으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등극한 최민식이 맡았다. 또한 카투리안을 심문하는 두 형사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정우와 이대연이 캐스팅됐다. 이외에도 카투리안의 정신지체 형은 [청춘예찬] 등에서 연기력을 보여준 윤제문이 맡았다.
지난 200년 [박수칠 때 떠나라] 이후 7년만에 연극무대에 서는 최민식은 “기존 연극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시도가 매력적이었다”며 “굳이 저렇게까지 표현을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의 자의식이 넘쳐나는 작품이어서 안일한 매너리즘을 탈피했다는 점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연극을 선택한 데에 대해서 최민식은 “작품 활동의 일환이라 연극인지 영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다만 연극무대에 서면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가장 강렬하게 느낀다”라고 밝히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올드보이처럼 잔혹하면서 독특한 작품을 이번에도 출연하게 됐는데 아무래도 팔자인 모양”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필오우맨]은 촉망받는 현대 극작가 마틴 맥도너의 최대 히트작으로 현실의 취조실과 소설 속 잔혹한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돼 “끔찍하게 잔혹하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운 유머로 가득 차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오는 5월 1일부터 2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07.03.15 / 조회 9,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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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연극 [필로우맨]으로 7년만에 무대 복귀
최민식이 연극 [필로우맨]으로 7년 만에 무대에 선다. [필로우맨]에서 그는 그가 쓴 여러 살인사건들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고 심문을 받는 소설가로 나오게 된다. 그를 취조하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어린 시절과 함께 그가 쓴 ‘필로우맨’에 대한 이야기가 드러나는 작품이다.
[필로우맨]은 영국 극작가 마틴 맥도너의 히트작으로 2003년 초연되자마자 로렌스 올리비에상의 ‘베스트 뉴 플레이'를 수상했고,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 토니상 2개 부문을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00년 [청춘예찬]으로 동아 연극상 작품상과 희곡상을 수상하고 최근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등을 발표하면서 차세대를 이끌고 갈 연출가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박근형이 연출을 맡았다.
카리스마 있는 아우라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최민식의 연기와 정교한 연출로 무대를 다듬는 박근형의 연출이 만나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국내 초연은 뮤지컬 헤븐과 LG아트센터가 공동 제작을 맡았으며 5월1일부터 2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2007.02.13 / 조회 1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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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아이가? 웃기는 소리…
흔히 남자들의 우정은 여자들보다 ‘찐하다’고 한다. 여자들은 남자친구를 사귀거나 결혼하면 우정이 끝나는데 비해 남자는 사회생활을 할수록 더 깊어진대나. 과연 그럴까.
연극 ‘아트’는 남자들의 우정이 세상에 떠도는 것만큼 그리 편하거나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대에 불이 켜지면 뒷 벽에 흰 패널이 하나 걸려 있다. 잘나가는 청담동 피부과 의사 수현(이남희)이 무려 1억8000만원을 주고 산 ‘앙트로와’라는 현대 추상화가의 그림이다. 지방대 교수인 규태(정보석)는 그저 흰 판때기로밖에 안보이는 그림을 산 수현이 지적 허영을 부리는 것으로 본다. 둘 사이는 서먹해지고 또다른 친구인 문방구 사장 덕수(유연수)에게 각각의 입장을 털어놓고 우유부단한 덕수는 양쪽을 중재하다 무시받는다.
20년지기 친구라는 이들은 친구라는 이유로 서로를 이해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야만 한다는 당연함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림 한 점 때문에 서로에 대한 질투와 서운함이 한번에 폭발하고 바닥까지 발가벗겨진다. 이들은 우정을 위해 그림 위에 펜으로 ‘스키 타는 사람’을 그림으로써 금이 갔던 우정을 붙인다.
하지만 이들의 우정은 정말 회복됐을까. 홈쇼핑에서 파는 강력 지우개로 지워도 희미하게 자국이 남는 것처럼 이들도 가슴 속 깊숙이 앙금을 감춰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가 쓴 이 작품은 현대 추상화를 놓고 벌이는 세 남자의 논쟁 때문에 매우 지적인 희곡으로 인식돼 왔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월 예술의전당과 같은 해 5월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공연돼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작품을 연출한 황재헌은 “겉으로 보면 예술적 취향을 논하는 것 같지만 사실 친구들 사이의 관계를 묻고 있는 대중극”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인 작가가 ‘서로를 존중한다’ ‘상대의 취향을 인정한다’ ‘의리있다’ 등으로 포장된 남자들의 우정에 마음껏 비웃음을 퍼붓고 있는 코미디라는 것.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와 방백이 재미있는 이 작품은 화∼일요일 가운데 화·목·토 공연에는 11년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하는 정보석,대학로의 연기파 배우 이남희,정감있고 구수한 연기를 자랑하는 유연수가 호흡을 맞춘다. 또 수·금·일에는 자타 공인 ‘멀티 배우’ 권해효,에너지가 넘치는 조희봉,노련한 연기를 뽐내는 이대연이 앙상블을 이룬다. 대학로 스타 배우들 사이에 낀 정보석은 TV나 영화에서 보여졌던 덤덤한 신사 이미지를 벗고 된장냄새가 묻어나는 연기로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국민일보/ 장지영 기자
2004.09.07 / 조회 8,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