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연극 ‘엑소더스’ 청소년 외로움 담아 8월 3일 개막
배우 박강현이 ‘제13회 DIMF어워즈’에서 올해의 남자신인상을 받았다.‘제13회 DIMF 어워즈’는 지난 8일, 올해 DIMF를 빛낸 참여팀과 1년간 대구에서 열린 뮤지컬을 대상으로 부문별 시상이 이뤄졌다. 배우 박강현은 2018년 하반기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대구에서 공연된 작품에 출연한 배우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준 신인배우로 선정됐다. 박강현은 수상소감으로 “고향인 대구에서 상을 받으니 꼭 금의환향한 것 같다. 작년 다른 시상식에서도 상을 받았다. 그때마다 기분은 너무 좋지만, 배우로서 짊어져야 하는 무게는 훨씬 더 무거워지는 것 같다.”라며 “작품의 본질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며 열의에 가득 찬 포부도 밝혔다.DIMF 올해의 신인상을 받은 배우 박강현은 2015년 뮤지컬 ‘라이어타임’으로 데뷔해 ‘베어더뮤지컬’, ‘인더하이츠’, ‘광화문연가’, ‘킹키부츠’, ‘웃는남자’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계의 라이징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2018년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즈’에서 뮤지컬 ‘웃는남자’로 남우신인상을 거머쥐며 그 실력을 입증했다. 또한, 뮤지컬 ‘엘리자벳’에 루케니 역으로 출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서 자리매김하며 현재 뮤지컬 ‘엑스칼리버’에 출연 중이다.뮤지컬 ‘엑스칼리버’는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딤프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07.10 / 조회 2,371
-
박태원·이상 입담 담았다…성기웅 신작 ‘20세기 건담기’
2013년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10일 오후 4시부터 ‘티켓 오픈’
1936년 경성배경 언어유희 전달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의 ‘20세기건담기’(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작가 겸 연출가인 성기웅의 신작 ‘20세기 건담기建談記’가 오는 9월 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Space)111에서 공연한다.‘20세기 건담기建談記’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성기웅이 지난 10여 년간 선보이고 있는 ‘소설가 구보씨의 1일’,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등 구보 박태원과 이상을 다룬 연작이다. 작품은 1936년 경성을 배경으로 당시 20대 젊은 예술가였던 소설가 박태원과 시인 이상, 소설가 김유정, 화가 구본웅의 행적을 다양한 ‘말하기 쇼’ 형식으로 담아낸다. 작품 제목 역시 실제 구보 박태원과 이상이 자신들을 건담가(健談家, 말로 많이 떠들어대는 사람)임을 자처하며 재미난 입담으로 주변 문학인들을 웃기고 다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옛 서울 사투리와 일본어, 영어, 에스페란토 등 다양한 언어적 유희와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해 청각적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음악감독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프로그램 아티스트 이자람이 맡고, 이윤재, 이명행, 안병식, 백종승, 김범진이 출연한다.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10일 오후 4시부터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성기웅의 구보 연작 티켓 소지 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정가는 3만원이며 두산아트센터 회원 2만4000원, 20대 티켓(대학생포함) 1만5000원, 10대 티켓(중고생포함) 1만원이다.두산연강예술상은 인재양성에 힘써온 두산 초대회장 고(故) 연강 박두병 선생의 뜻을 이어 2010년에 제정했다. 미술과 공연 분야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만 40세 이하 예술가들을 지원한다. 공연부문 수상자로는 구자혜, 이자람, 이경성, 윤한솔, 김낙형 등이 있으며, 성기웅은 2013년 수상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0 / 조회 2,324
-
퓰리처상 라지브 조세프 作 국내초연…'상처투성이 운동장'
15~31일 서울 대학로 나온씨어터 무대
번역·드라마터그 마정화, 연출 마두영
조아라·백종승, 상처극복 두 주역 연기연극 ‘상처투성이 운동장’의 연습 장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10년 퓰리처상 수상자 라지브 조세프(Rajiv Joseph)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오는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나온시어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상처투성이 운동장’은 두 주인공이 삶에서 얻은 상처와 고통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상처투성이 운동장’은 라지브 조세프가 2010년 바그다드 동물원의 벵갈 호랑이’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 전에 쓰여진 작품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하면서 극작가로서의 이름을 연극계와 문단에 확실히 각인시켰지만 그는 이미 2005년 ‘Huck & Holden’으로 데뷔한 이후 ‘상처투성이 운동장’(Gruesome Playground Injuries), ‘종이에서 걸어 나온 새’(Animals Out of Paper) 등으로 꾸준히 호평을 받아온 작가다. 작품은 2009년 텍사스 휴스턴의 앨리 씨어터에서 초연을 한 후 미국 전역에서 공연했다. 2011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런던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공연했으며 탄탄한 드라마와 캐릭터 구성으로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상처투성이 운동장’의 두 주인공 케일린과 더그는 여덟 살에 학교 양호실에서 처음 만났다가 30년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데 서로 혹은 인생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입고 괴롭히면서 치유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을 배우며 사랑을 깨닫는 이야기다.작가 라지브 조세프는 ‘인생은 무결한 것이 아니라 바로 상처로 얼룩진 기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따뜻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만들어간다. 연출에 마두영(디렉터그42 대표,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단원)이, 번역·드라마터그는 마정화가 맡았다.케일린 역은 연극 ‘언더스터디’ ‘수궁가가 조아라’ ‘어쩔 수가 없어’의 조아라가 열연하며, 더그 역에는 연극 ‘태풍기담’ ‘나 여기 있어’ ‘모험왕&신모험왕’의 백종승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12 / 조회 2,004
-
한일 합작 연극 <태풍기담> 무대에…연기파 배우들 주목
안산문화재단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키라리후지미시민문화회관, 남산예술센터,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연극 을 공동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의 성기웅이 쓰고 일본의 타다 준노스케가 연출을 맡은 은 셰익스피어의 를 기반으로 ‘왕위를 빼앗긴 고종이 아시아 외딴 섬에서 복수를 꿈꾸고 있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한일 양국의 역사와 미래를 엮어낸 작품이다. 체홉의 를 재해석한 연극 로 이미 제50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연출상과 작품상을 거머쥔 성기웅-타나 준노스케 콤비가 이번에는 어떤 작품을 빚어낼지 큰 기대를 모은다. 정동환, 오다 유타카 등 한일 양국의 명배우들로 꾸려진 출연진도 이목을 끈다. 의 정동환이 나라를 빼앗기고 어린 딸을 데리고 외딴 섬으로 피신한 조선의 황제 이태황으로 분하고, 이와 함께 일본에서 굵직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2009년 사토사키치상 우수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오다 유타카와 등의 영화,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나가이 히테키, 의 박성종과 의 전수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은 오는 16~17일 안산문화회관에서 공연되며, 이어 24일부터 내달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이후 일본 도쿄와 후지미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안산문화재단 제공
2015.10.02 / 조회 5,542
-
한-일 협업으로 탄생한 연극 ‘세 사람 있어!’
한국의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일본의 도쿄데쓰락이 연극 ‘세 사람 있어!’를 합작 공연한다.연극 ‘세 사람 있어!’는 2006년 일본에서 공연됐다. 작품은 당시 기존의 극 구조에 의심을 품고 시작된 ‘연극을 다시 돌아보는 연극 시리즈’의 기획작으로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인기 만화가 ‘하기오 모토’의 ‘열한 사람 있어’를 모티브로 했다. 작품은 2007년 일본에서 재공연되며 호평을 이끌어 냈으며, 2012년 가을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도쿄데쓰락의 합작공연으로 한차례 무대에 오른 바 있다.이번 공연은 일본 연출가 ‘타다 준노스케’가 참여한다. 그는 기존 연극이 만들어온 관습에 의문을 갖고 ‘장르 확대’ 혹은 ‘장르 해체’의 대안을 제시하는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연극 ‘세 사람 있어!’는 일인다역이 아닌, 다인다역으로 펼쳐진다. 무대 위에 출연하는 세 배우는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며 정체성을 무너뜨리고, 재구축하면서 주제를 희극적으로 표현한다.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도쿄데쓰락은 ‘로미오와 줄리엣’, ‘Love’, ‘재/생’ 등으로 세 차례에 걸친 합작 공연을 펼쳤다. 두 연극 단체는 ‘새로운 연극’을 만들어간다는 취지 아래 상호 예술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협업으로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두 극단의 창작 형태는 국제 네트워크 방식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연극 ‘세 사람 있어!’에는 백종승, 최소영, 김훈만 등이 출연하며,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제12언어연극스튜디오
2013.10.08 / 조회 2,316
-
제34회 서울연극제 “삶의 깊이를 찾고 싶을 때, 연극 한 편을”
1979년부터 매년 봄 개최돼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한 ‘서울연극제’가 오는 5월 12일(일)까지 관객과 서른네 번째 만남을 갖는다. ‘서울연극제’는 한국 연극의 흐름과 발전 양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다. 올해는 ‘소통과 희망’이라는 주제로 ‘연극이 사람과 소통하는 법’에 초점을 맞춰 관객을 찾아온다.서울연극협회 회장이자 연극집단 반의 대표로 활동 중인 박장렬 회장은 올해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박장렬 회장은 “‘서울연극제’는 우리의 사회상을 담는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연극을 표방하고 있다”며 “상업 공연화되기 어려운 예술성 위주의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공연예술계가 인정하는 무대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34회 서울연극제’에 대해 박장렬 회장과 함께 4월 26일(금) 오전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연극제, 현시대 사회상 담은 작품들 무대 오를 것”- ‘서울연극제’가 제34회를 맞이했다. ‘서울연극제’가 갖고 있는 본래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서울연극제’는 작가나 희곡을 공모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작가주의 정신이 있다. 현시대성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많이 하려고 한다.연극은 연극이 주는 미학이 있다. 영화, 드라마와 같은 매스미디어 속에서도 연극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연극의 살아있는 에너지가 인간이 가진 에너지와 가장 잘 맞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극은 한글로 이뤄져 있다. ‘서울연극제’는 이러한 한글이 주는 언어적인 아름다움도 맛볼 수 있는 자리다. - ‘서울연극제’가 현 연극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서울연극제’는 창작 희곡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좋은 작품들의 경연장이자 교류의 장이 된다. 연극제를 통해 자극받아 더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 한 인터뷰에서 “연극은 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고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연극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이 시대의 아이콘들은 물질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돌아간다. 하지만 예술은 그 반대로 정신적인 면으로 움직인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이란,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를 말하고 담론을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한다. 연극은 어떤 하나의 흐름이 있으면 그것의 반대편에 서서 긴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 연극계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의 입장으로 서른네 번째 ‘서울연극제’를 맞이하는 소감이 어떤지.대학로에는 수많은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연극제’는 그중에서도 순수연극, 창작극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상업성을 고려해야 하는 프로듀서들이 선택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로맨틱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 연극계에서 ‘서울연극제’는 사회성을 가진 연극이 많이 오르는 축제라 의미가 남다르다. “서울연극제 출품작, 해외 진출 루트 찾고 있다”-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어떻게 선정했나.선정작은 공모 후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친다. ‘서울연극제’는 희곡을 선정하는 부문도 있고, 기존 공연에서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부문도 있다. 앞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연출가들을 선정해 무대에 오를 기회를 주는 ‘미래야 솟아라’ 등의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도 있다. 올해 ‘서울연극제’에는 공식참가작 8작품, 미래야 솟아라 7작품, 기획초청작 3개 작품과 프린지부문, 자유참가작 등의 작품이 대학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서울연극제’를 더욱 탄탄한 축제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일차적으로 참여하는 작품들의 완성도를 내실 있게 해줄 예산이 넉넉했으면 한다. 그 부분에서는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해외 진출 루트다. ‘서울연극제’에서 선정된 작품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루트를 고민하고 있다. 연극은 종합예술이다. 언어, 문학, 미술 등 다양한 부분의 집합체다. 이런 것들이 녹아들어 하나의 ‘연극’이 탄생된다. 이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 년에 몇 편씩은 좋은 작품이 나온다. 주로 예술성이 짙은 작품이다. 국내에서 흥행하기 어려운 이런 작품들을 외국으로 보내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현재 문화예술위원회도 루트 개발을 도와주려고 준비하고 있다. - ‘서울연극제’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갔으면 하나.연극의 3대 요소에는 무대, 배우, 관객이 있다. ‘서울연극제’에도 관객의 사랑이 필요하다. 현재도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관객의 사랑이 단순히 대중성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삶에서 깊이를 찾고 싶은 이들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서울연극제’는 중년부터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서울연극협회
2013.05.06 / 조회 3,027
-
지난 34년간 한국연극을 지켜온 대들보, ‘2013 서울연극제’
‘2013 제34회 서울연극제’가 4월에서 5월, 28일 동안 대학로 일대의 6개 공연장(아르코예술극장 대·소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대·소극장, 예술공간 서울, 설치극장 정美소)에서 펼쳐진다. 이 행사는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한다. ‘서울연극제’는 1979년부터 매년 봄 개최되어 지금까지 한국의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 축제는 연극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행사로, 연극의 활성화는 물론 발전의 기반이 되어왔다. 올해로 제34회를 맞이하는 ‘2013 서울연극제’는 공식참가작 8작품, 미래야 솟아라 7작품, 기획초청작 3개 작품과 프린지부문, 자유참가작 등 다수 연극이 대학로의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서울연극협회 박장렬 회장은 “연극은 이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 연극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고루 살피고, 이를 통해 희망을 보는 축제가 되고자 한다. 문화경쟁력이 국력이 되는 현 시대에 발맞춰 이제는 연극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서울시민 모두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면서 연극인들의 사회참여 일환으로 2013서울연극제 총 수익금의 3%를 기부하기로 했다. 이어 “관객들에게 우수한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해 문화 저변인구를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관객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한다” 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4.08 / 조회 8,945
-
연극의 새 지평을 열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5주 동안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원작은 구보 박태원이 자신의 하루를 담은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다. 이 작품은 소설을 그대로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형식과 영상기법이라는 실험적 시도를 했다. 이를 통해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관객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의 연출가 성기웅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매진이 되어 기자가 표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마무리를 지어가는 시점에서의 소감을 말해 달라. 좋다(웃음). 초연할 때는 새로운 연극의 형식과 기술을 시도하는 것이라 모험이었다. 두 번째로 올리면서 작품이 자리를 잡아 관객들이 많이 와 주었다. 이 작품은 시간을 두고 완성했다. 그만큼 애착도 많이 갖고 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흐뭇하다. - 기술, 형식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연출시의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스텝들이 잘 해줘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어려웠던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이 작품에서는 배우들이 말과 행동과 마음을 분리해서 연기해야 한다. 이 분리작업이 완전히 적응되기 전에는 배우가 감정에 몰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기가 안정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두 번째로 올리는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초연과 무엇이 달라졌나. 초연 때는 영상 사용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번 공연을 하면서 영상사용에 완전히 적응이 됐다. 영상에는 이전보다 풍미성을 더했다. 또한 1부, 2부에서 영상들이 일관적인 양으로 노출되도록 정리했다.스토리상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주인공은 ‘현실 속의 인물인 박태원’과 박태원의 분신인 ‘소설 속 인물 구보’ 둘로 나뉘어 있다. 역할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혼란이 올 수 있었다. 이 부분의 연극적 논리를 보강했다. 또 한 가지는 ‘이상’의 내면을 더 잘 표현하도록 한 것이다. 스토리를 조정하여 이상의 내면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문학이 주는 여백의 공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같다.나의 베이스는 책이다. 미술, 무용 등으로 시작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나는 연극을 책에서부터 시작했다. 현재 희곡 낭독 공연 연출을 하면서 소설 낭독 공연을 하고 있다. 소설 낭독 공연의 경험이 소설을 토대로 한 공연을 연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의 특징은 글로 전달함으로써 독자에게 풍부한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대에서 글을 읽어주면서 관객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여백의 미로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내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 1930년대를 살아가던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이 현재의 예술가와 닮은 점이 있다면?1930년대는 서양 문물이 들어오고 도시문화를 자리를 잡은 시기이다. 지금의 서울이 형성된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그 때의 예술가는 현대 예술가의 원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 소설가 등의 특별게스트 낭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있나.연극의 마지막에 낭독공연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은 전체 공연 중의 가장 심플한 낭독이다. 그 부분에 소설가와 유족 특별 초청을 해 이벤트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이후의 계획이 궁금하다.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으로 구보시리즈를 3편 연출했다. 이 시리즈의 연작으로 네 번째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또한 이미 2회를 진행한 바 있는 ‘단편소설 입체낭독극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28 / 조회 3,716
-
다시 찾아온 모던 소설가의 경성 라이프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자유연애, 무성영화, 다방, 전차 등 1930년대 서울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초상이 영상과 문학의 결합으로 펼쳐지는 연극 이 11월 다시 관객들을 찾아 온다. 1934년 젊은 소설가 구보 박태원이 집을 나서 경성을 배회하는 하루의 광경을 담은 이 작품은, 벗과 예술을 논하는 찻집, 거리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극중 주인공인 소설가가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작품의 이야기와 교차해 펼쳐진다. 소설가 박태원의 중편 작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바탕으로 성기웅 연출이 영상, 음악, 조명 등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소설 속 문장을 다채롭게 펼쳐내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2010년 초연 당시 미술, 무대를 담당한 여신동이 제 48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대석, 이윤재, 이화룡, 강정임 등 초연의 호평을 이끌어 냈던 배우들이 다시 한번 뭉치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7일부터 12월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11.16 / 조회 10,336
-
[리뷰Factory.72] 그의 산책이 쓴 문장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한 명의 소설가가 산책을 나선다. 그의 경쾌한 발걸음에는 애써 노력했으나 은폐되지 않은 무기력함이 씹다 뱉은 껌처럼 끈덕지게 달라붙어 있다. 꾸며진 웃음에서도 갈 곳 없는 소외감이 미처 위장되지 못한 채 입술 언저리에 걸쳐있다. 간간히 찾아오는 두통과 피로, 신경쇠약이 그의 방황과 함께한다. 그러나 소설가 구보의 사색과 사유 속에는 어쩔 수 없는 지식인의 조그만 유희와 소시민의 소심한 자존심이 있다. 나아가 시대를 대변하고 상징하는 예술의 위대함도 있다. 그러니 우리 명랑하게, 유쾌하게, 그리고 고독하게 웃자.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의 주인공 구보는 특정한 목적 없이 집을 나와 서울 중심가를 배회한다. 서사적 사건보다는 그의 내면세계, 의식 흐름에 집중하는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장소를 옮기며 끊임없이 사색하고 타인을 관찰할 뿐 뚜렷한 플롯이 없다. 그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며 명확한 공간, 시간을 제시하지만 이러한 외적 요인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때문에 극적 사건이 없는 이 소설을 대중과 직접 대면하는 연극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탐구가 요구된다. 다양한 공간 변화와 시간의 중첩 역시 또 다른 효과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실타래의 무게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대사로의 각색 대신 독특한 원작 문체를 그대로 낭독하는 실험을 꾀한다. 배우가 반복해 읽는 단어 사이의 콤마, 피리오드가 어떠한 리듬감을 형성해 구보 산책길 보폭의 또 다른 멜로디가 될 때, 그리하여 완벽한 합일을 이뤄낸 연출진의 뚝심이 경이로이 느껴질 즈음에, 관객들은 시대의 모던보이가 돼 1930년대 경성을 걷게 된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단순히 읽는 연극에 그치지 않는다. 배우들이 소화하는 언어의 감각적 발화와 다양한 장치 등을 통해 소설의 이미지화를 시도한다. 효과적으로 삽입된 영상, 일러스트, 활자, 조명, 음악 등은 입체적 무대의 사실적 구현을 이뤄낸다. 구보가 발설하는 다양한 기호와 수많은 단어들까지 보이게끔 만드는 연극의 시각화는 탁월하다. 외부와 내부, 객관과 주관, 풍경과 내면, 현재와 과거 모두를 담고 있는 무대는 두 구보의 정서적, 육체적 거리감까지 아우른다. 시점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원작 소설에는 이야기 밖에 위치한 서술자와 작품 속 구보의 내적 독백, 삼인칭과 일인칭, 자기연민과 자기비판, 객관적 관찰과 주관적 사유가 공존한다. 따라서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에는 두 명의 구보가 등장한다. 박태원과 소설 속 구보는 종종 서로를 응시한다. 이 미묘하고도 위트 있는 관계의 형상화는 소설가 자신과 소설 속 구보의 내적 고뇌를 극대화시킨다. 경성의 화려한 중심가에서 행복을 보며 고독을 취하는 구보가 날이 저물기까지 보고 듣고 만나는 모든 것들, 그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은 바로 구보 자신이다. 소설가 박태원의 작품을 비롯해 그의 생에 바치는, 더 나아가 그 시대를 함께 했던 창작자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라 할 만큼 연극은 모든 것에 충실했다. 대단한 고집이다. 집요하리만치 물고 늘어지며 수집했을 것이 분명한 갖가지 자료 제시는 연극의 과도한 친절과 설명을 대책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얼핏 학습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름만 들어도 황홀한 당대 예술가들과의 새로운 방식의 만남이라는 즐거움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그곳에는 이상과 김기림 등을 더불어 제임스 조이스도 있다. 우리를 그들의 시대로 안내하며 익숙하고도 낯선 방식으로 함께 길을 걸었던, 걸어주었던 구보는, 이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30 / 조회 14,505
-
경성 모던보이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따라가기
연극 이 지난 3일 프레스콜을 갖고 무대를 공개했다. 은 구보 박태원의 동명 소설 텍스트를 배우들의 대사로 거의 그대로 구현하며, 여기에 일러스트, 동영상, 활자로 무대를 이미지화해 주목받고 있다. 구보의 산책길, 다이나믹 한 전차의 움직임, 경성거리 등이 배우의 움직임과 함께 영상으로 구현돼 소설 속 문장이 그대로 무대에서 살아나곤 한다.특히 박태원이 느즈막이 집을 나서 경성을 산책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1930년대 풍물과 분위기를 엿보인다. 청계천변 집을 나와 광교로, 종로 네거리, 동대문행 전차를 타고 동대문으로, 다시 소공동과 경성역 등을 다니며 당시 사람들과 풍문들을 자유자재로 포착한다. 동그란 안경테, 노트와 단장을 든 댄디 보이 구보는 1934년 당시 26살 청년 박태원의 실제 모습이기도 하다. 소설가 박태원과 자신이 만들어낸 소설 속 인물 구보씨와의 만남도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 왼쪽부터 성기웅 연출, 윤민철 기술감독, 이윤재, 오대석전작 에서 천재작가 이상과 1930년대의 풍물을 선보인 성기웅은 이번에도 소설가 박태원과 1930년대 경성거리를 색다른 시도로 무대에 옮겼다. 그가 유독 이 시대와 작가를 무대에서 선보이는 것에 “1930년대가 지금 감각으로 손에 잡히는 역사인 것 같다”며 “지금 우리의 도시생활이 30년대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하고, 그때 재미있는 소설이 가장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무대에서 박태원과 구보를 따로 등장시킨 이유를 “소설 속에서 박태원이 왜 구보를 내세웠는가를 생각했다”며 “생활 속, 소설 속, 예술가로서의 자기를 나눠보았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영상과 음향을 입힌 윤민철 기술감독은 “전막에 나오는 큐만 400개가 넘는다”며 “배우들이 연기하는데 구속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연극 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소설가 박태원과 그의 집에 누워 있는 친구 이상 박태원과 그의 어머니, 이상이 소설의 텍스트를 나눠 전달한다 공책을 들고 경성 산책에 나선 박태원 화신 백화점에서 만난 행복한 가족 전차에서 우연히 만난 선본 여인 '그녀가 나를 보았을까' 다방에 도착한 박태원. 한쪽에서 원고를 쓰고 있다 다방에서 본 일본 군인과 모던 보이, 모던 걸 구보의 산책길을 표현하는 각종 영상들이 독특하다 산책길에 만난 전당포집 둘째 아들차를 마시자는 그의 제안을 거절할 용기가 없는 박태원.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0.12.06 / 조회 11,689
-
[인터뷰] 경성의 낭만을 이미지화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출 성기웅
오는 12월 2일부터 31일까지 Space111에서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네 번째 작품인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공연한다. 연극 ‘깃븐우리절믄날’에서 1930년대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렸던 성기웅 작, 연출의 초연작으로 구보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들려준다. 1930년대에 푹 빠진 연출 성기웅을 두산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나봤다. Q. 주로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다른 것이 섞일 때 흥미롭다. 고정돼있고 변화가 없을 때보다 다른 게 충돌해서 섞일 때가 재미있다. 그 때 들어왔던 근대적 현대적 혹은 도시적인 문화라는 것은 사실 지금과 다르지 않다. 외국음식을 먹으면서 커피를 즐기는 생활이 본격적으로 들어왔던 것이 1930년대이다. 역사, 지나가는 것에 관심을 가질 때나 전근대적인 문화에서 근대적 현대적 문화로 바뀔 때가 흥미롭다. 의상의 변화도 시작되고 다양한 언어도 같이 쓰이는 상황이 흥미롭다. Q. 공연한 작품들 중엔 서울방언이 많이 사용된다. 단어들의 자료 혹은 수집은 어떻게 하는가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문장을 말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없다. 박태원의 소설이 서울말의 보고다. 염상섭의 소설도 마찬가지다. 서울 토박이 작가의 소설들을 주로 본다. 그리고 국어학 쪽에서 나온 방언자료, 아쉽지만 자료는 별로 없다. 당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음성적으로 남아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자료라 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을 통해 더듬어 간다. 사라졌다는 것이 아쉽다. 사실 서울방언은 억양인데, 억양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을 방언이라 하기가 어렵다. 발음 차원에서 안경을 ‘앵경’으로 하지만 억양을 살린다는 건 어렵다. Q. 시대적 배경과 마찬가지로 작품에 구보 박태원과 이상이 등장한다. 창작에 있어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예술가 캐릭터, 나도 예술가니까.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박태원과 이상이 가장 발랄한 모던보이들이라 생각한다. 소설에 나오듯이 유쾌, 명랑하고 발랄한, 우리는 식민지시대의 지식인들을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로 많이 생각한다. 이 사람들은 발랄하고 장난끼 많은 청춘이었을 뿐이다. 정치적인 예술을 반대하고 시대의식, 역사의식, 반일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역설적이게 가장 비정치적인 예술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었다. 이상은 당시 일본의 파시즘 속에서 불온한 조선인이란 이름으로 체포돼 유치장 생활하다가 건강이 악화돼 죽고, 구보 박태원도 한국전쟁 때 월북해서 북한에서 대접받은 작가가 됐다.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역사, 정치라는 것에 휘말려 들어가는 것과 예술가의 문제적 삶을 살았던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둘이 짝패처럼 늘 붙어다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구보 박태원에 관심이 있었다. 월북 작가이기에 우리나라에 소개가 잘 안됐다. 당시엔 이상의 친한 친구면서 더 잘 나가던 작가였는데. 처음엔 관객에게 어필하려고 이상을 끌어드린 것도 있다. 작업을 하다보니 불운한 천재이미지가 아닌 이상의 인간적인 면, 잘나가지 못하는 나쁜 남자, 무책임하고 치기어리고 귀여운 면이 있는 인물로 다가온다. Q. 1930년대 경성의 낭만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모던하고 도시적인 것이 당시 사람들의 지향점인데 조선은 가난하고 외국의 것이 쉽게 들어올 수 없었다. 연애에 있어서도 전근대적인 속박으로 자유연애를 마냥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풍족하지 않고 서양을 마음에 품지만 갈수는 없고, 그뿐만이 아니다. 서양문물이 들어와 있는 이미 모던한 동경에도 갈 돈이 없었다. 작품 속에 50리 거리의 지방도 여행할 돈이 없다고 토로하는 장면이 있다. 뭔가 꿈이 있고 동경하는 바는 있지만 거기에 다다를 수 없고 그것을 충족할 만한 돈이나 환경이 안됐다. 제한되는 게 많았으니까 그만큼 꿈이 커져서 우리가 생각하는 ‘낭만’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았을까싶다. Q. 원작을 무대화하는데 있어서 어려웠던 점이 있는가대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말하기 때문에 어렵다. 또 문장을 말하면서 낭독하는게 아니라 연기하면서 말한다. 이런 점에서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실험적이다. 배우들도 같은 생각이다. 대사를 할 때 그 인물의 감정을 찾는다면 조금은 쉽게 대사 전달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배우가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화해서 전달해야 되기 때문에 감정을 걸러서한다. 감정과 말 표현이 일치하지 않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단지 배우가 구보가 되서 ‘지금 이곳은 1934년의 경성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건 관객도 만드는 이도 의문을 품게 한다. 드라마나 영화가 할 수 없는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하나 걱정인 것은 3년전 공연된 연극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의 재공연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지난 공연은 원작 ‘구보씨의 일일’에서 모티브만 따온 것이고 이번에 공연하는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원작을 그대로 재현한 초연작이다. 관객들이 혼돈할까봐 걱정이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6 / 조회 13,926
-
[포스터 it] 구보씨와 함께 배회하는 경성의 하루,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언뜻 지루해 보이는 하얀 백지 위에 담담한 듯 그려진 크로키는 우리가 문학책 속에서 한번쯤은 본 ‘그’가 맞다. 트레이드마크처럼 정직하게 동그란 안경을 걸치고 심심한 표정을 지은 남자는 구보 박태원이다. 1930년대를 대표하는 젊은 예술가 박태원은 모던보이였다. 갖춰 입은 정장과 입에 물고 있는 담배, 멋스럽게 짚고 있는 지팡이며 날이 뾰족한 구두코를 보라. 찐빵모자와도 같은 바가지 머리가 거슬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옆에 낀 책으로 보아 그는 문학에 심취된 모더니스트일 테다.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속에서 예술가들의 삶은 진정 고달팠을 것이다. 우울한 식민시대에 조금 안다하는 지식인들은 무기력하게 그저 다방에 앉아 혁명을 논하는 것이 다였을 것이다. 포스터의 하얀 백지위에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저절로 그려보게 된다. 소설가라면 늘 작품구상에 골머리를 앓을법 하다. 그러나 구보씨는 무미건조하며 권태로워 보인다. 사실 안경에 가려져 정확한 표정은 알 수 없지만 고뇌에 차거나, 과다 스트레스를 짊어진 심난함은 없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1930년대 경성은 어떨까. 벗과 예술을 논하는 찻집의 안 모던하게 흘러나오는 LP로 돌아가는 재즈는 어느 정도의 습기에 젖어있을까. 치열했던 삶으로 인해 시장바닥과도 같을 경성의 길거리는 얼마나 혼잡할지 궁금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깃븐우리절믄날’에서 1930년대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렸던 성기웅 작, 연출의 초연작이다. 원작인 박태원의 중편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근대 초기 서울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초상을 담아낸 대표적 모더니즘 소설이다. 자유연애, 무성영화, 카페 등 당대 풍습과 언어가 이를 대변한다. 성기웅 연출은 이 작품에서 영상(일러스트, 동영상, 활자이미지), 음악, 조명 등을 이용해 텍스트를 이미지화하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원작소설에 대한 새로운 실험이다. 당시의 풍경과 풍속,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던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또한 소설 텍스트의 다성적 해체를 통해 연극성을 확장,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기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젊은 소설가 구보씨와 함께 1930년대의 경성을 배회하고 싶다면 오는 12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로 가면 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4 / 조회 15,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