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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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연극>, 연기파 배우 강신일·김학선 등 출연
2004년 초연된 후 2005년, 2006년 공연을 거쳐 극단 차이무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매김한 이 오는 9월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은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남편과 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작은 희망에 기대려고 하는 아내의 어느 특별한 하루를 담담하고 잔잔한 어조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2인극이면서도 두 인물의 대화보다는 각각의 독백이 주를 이루는 트윈-모놀로그 형식의 은 두 명의 배우가 마치 관객과 대화하듯이 진행되는 구성으로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냄과 동시에 연극적 효과를 더욱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은 3쌍의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대표 연기파 배우 6인이 참여한다. 죽음을 예감하며 아내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남편 장만호 역은 TV와 영화, 연극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배우 강신일, 연극의 여선스님으로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던 김학선과 2004년 초연 당시 활약한 김중기가 맡았다. 죽음을 눈앞에 둔 남편을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지고지순한 아내 심숙자 역에는 연극 의 남기애와 김정영, 이지현이 출연한다.민복기 연출의 은 9월 3일부터 11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2014.08.19 / 조회 7,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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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5월이면 생각나는 연극, <푸르른 날에> 고선웅 연출 & 이명행 배우
“숨도 안 쉬네요” 고선웅 연출이 던진 농담에 그제야 참가자들이 웃으며 긴장을 풀었다. 숨소리도 안 들릴 만큼 모두 귀를 바짝 세우고 이야기를 경청한 이 곳은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진행된 연극 팬미팅 현장. 이날의 주인공인 고선웅 연출과 이명행 배우는 ‘5월이면 꼭 봐야 하는 연극’으로 꼽히는 를 2011년부터 이끌어온 주역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하 광주항쟁)을 다룬 이 연극을 통해 고선웅 연출과 이명행 배우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이날의 이야기를 전한다.광주항쟁 후 30년, “이젠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무대로 는 광주항쟁으로 일그러진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다. 각색 및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광주항쟁이 일어났던 1980년 경기도 가평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고. “그 때 제가 국민학교 6학년이었는데, 집에 17인치짜리 금성 텔레비전이 있었어요. 그 텔레비전으로 광주항쟁 관련 방송을 보는데 전부 다 “폭도다, 북한의 사주를 받았다” 이런 얘기만 들었어요. 그러다 더 커서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를 가게 됐는데, 그 때 비로소 광주항쟁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죠.” 운동권이었던 매형과 누나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당시 금서였던 관련 서적들을 통해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게 된 그는 광주항쟁이 일어난 지 30여 년이 지났을 무렵 로 처음 그 이야기를 꺼냈고, 그 다음으로 의 연출을 맡게 됐다. “30년이라는 세월, 한 세대가 바뀔 만큼의 세월이 지났으니까 이제는 어떻게 해서든 그 이야기를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1년 첫 무대에 올라 그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는 배우들의 명랑하고 과장된 액션 등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30년 전 광주의 아픔을 역설적으로 그려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선웅 연출은 이같은 표현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프로포즈를 할까 생각해보면, 처음엔 멋진 스카이빌딩에서 반지를 줄까 생각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계속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너무 뻔한 것 같아서. 그래서 자꾸 생각을 바꾸고, 거꾸로 된 표현방법을 찾게 되죠. 마찬가지도 연극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비틀어서 갈 필요가 있었어요. 명행 씨도 굉장히 창의적이고 또 진지하게 연습에 임하기 때문에 연습하다 보면 창의적인 것들이 막 나와요. 그래서 그걸 살리다 보면 계속 다른 표현방법이 나오는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슬픔을 웃기게 표현해도 지장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대로 간 거에요. 일부러 꾀를 부리거나 하진 않았어요.” “아픈 마음 이제는 치유하자”고 말하고 싶어 그렇다면 이들이 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2011년부터 세 차례 주인공 ‘오민호’로 분해온 이명행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광주항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1년 처음 이 공연을 하면서 놀랐던 건, 광주항쟁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였어요. 공연 보신 젊은 분들 중에 자신의 고모, 삼촌들이 그 일을 겪었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고,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실제로 자신이 그 때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신 분도 있고요. 광주항쟁이 그리 먼 일이 아니구나, 완전히 해소된 일이 아니구나 싶었죠. 그렇게 관객 분들에게 5.18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시켜드릴 수 있는 정도만 되도 저는 만족해요.” “처음엔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고 다 ‘광주이야기’라고만 했어요. 물론 소재는 광주항쟁이 맞죠. 근데 저는 그냥 저는 그냥 거대한 역사의 탁류에 휩쓸렸던 개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어느 역사사건에 대해 조사하다 보면 정말 기가 막힌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요. 병자호란, 임진왜란 때도 김을 매던 부인이 지나가는 남편에게 ‘어디 가요?’ 물으니까 남편이 ‘어디서 부르네’ 무심히 말하고 갔는데 그게 끝인 거에요. 남편도, 자식도 그렇게 가서 안 돌아와요. 기구한 사연이 너무 많아요. 근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모르죠. 그냥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1980년 5월 18일 광주항쟁이 일어나서 몇 명이 죽고 공수부대가 투입됐다는 것들만 알죠. 그러데 그 거대한 수레바퀴 밑에는 짓밟히고 소외된 한 인간의 삶과 영혼이 있거든요. 거대한 흐름 속에 너무도 미약한 인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고선웅) 그러나 그가 비단 그 이야기만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30년 전 억울하게 떠나 보낸 사람들을 기억하며 분노와 한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제 그만 마음을 치유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살아보니까, 누굴 미워하면서는 살 수가 없어요. 미워하고 증오하고 원망하면 자기가 다쳐요. 사랑해야 된단 말이죠. 광주항쟁이 3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계속 원망과 미움을 갖고 사시는 분들이 있어요. 왜냐면 내 자식이 죽고 내 어머니가 죽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그 상처와 원망을 좀 놓으시는 게 어떨까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 거에요. 옛 상처와 아픔을 다시 꺼내보자는 게 아니라, 그 아픔을 잘 치유하고 화해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명행도 같은 생각이다. “공연 마지막에 꽃이 흩날리면서 ‘여산스님’과 오민호, 즉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껴안는 부분이 전 참 좋거든요. 그렇게 나를 용서하고 나를 화해하는, 결국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관객 분들도 그런 따뜻함을 조금이라도 가져가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네 번째 공연, “껍데기는 다 떨어진다”…광주공연도 기대 4년 째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공연돼온 . 이날 몇몇 참가자들은 “이제는 5월이 되면 가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고, 연출과 배우도 네 번째 맞이한 공연에 감회가 각별한 듯 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재공연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처음 재공연 연습을 시작했을 때는 작년에 했던 걸 그대로 하면 되지,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다른 걸 되게 많이 느껴요. 나도 조금씩 달라져 있고, 연출님도 조금씩 달라진 걸 주시고. 그게 여태까지 굉장히 발전적으로 쌓여왔다고 생각해요. 배우들 사이에서도 더 유기적으로 쫀득쫀득하게 엉기는 것이 생기고. 이것이 어떤 공연인지를 점점 더 체화하고 알아가다 보니까 그만큼 더 깊이 파고들어가는 지점이 생기더라고요.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표현에 있어서 좀 달라지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이명행)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 라는 시가 있잖아요. 제가 살아보니까 껍데기는 무조건 다 떨어져요. 공연을 하다가 어떤 대사가 빠지고 장면이 바뀌면, 그건 다 껍데기였던 거에요. 여러분도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무슨 일을 하든 그래요. 쭉 하다 보면 (껍데기는) 떨어져 나가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떠나가면, 우리는 그 사람이 참 소중했던 사람이고 알맹이였는데 떨어져 나갔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살아보면 그 사람이 알맹이여서 간 게 아니고, 내 인생에서 껍데기였던 거에요.”(고선웅) 특히 올해 는 광주에서의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광주 관객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 사람의 마음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어떤 반응일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광주에서 버스 타고 공연을 보러 오셨던 분들이 있는데, “수고했네” 정도의 표현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 분들이 실제로 겪은 일들을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환대를 받을 거라는 기대는 하고 있고요, 어쨌든 작품이 가진 힘이 있으니까 관객 분들께도 그 감동을 잘 전달하려고 하고, 그 분들도 잘 받아주실 거라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이명행) “(광주에서) 4년 정도를 계속 지켜보다 이제 올 수 있다고 허락을 한 것 같아요. 우리도 4년 차가 되면서 배우들의 역량이나 접근하는 깊이가 달라졌고요. 연극은 워낙 상처를 받기가 쉬워요.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지루해지면 관객들이 보고만 있을 뿐, 속으로는 토해내고 뱉어내고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또 가 워낙 관객들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작품인데 광주 분들이 "이 놈들이 지금 장난하나" 하실 까봐 그 부분이 가장 우려가 돼요. 근데 뭐 저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아따 그러지 마쇼 야, 나름 진지하게 했응게" 하면 좋게 봐주실 것 같아요. 배우들이 또 워낙 잘 하니까. 오늘도 연습을 하면서 전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뭘 어떻게 해도 슬퍼요. 그게 결국 이 작품의 본질 같아요.”(고선웅) 얼마 전 성공적인 공연을 암시하는 꿈을 꾸고 나서 네 번째 공연도 잘 되리라 예감했다는 고선웅 연출은 내년, 또 내후년에도 공연을 볼 수 있을지 묻는 관객에게 “결국은 관객이 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젠가는 오민호의 30년 뒤 모습인 ‘여산스님’을 맡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명행 역시 앞으로도 이 작품에 계속 출연하고 싶다고 전했다. “3년째 공연했을 때만 해도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공간에서 해마다 같은 시기에 3년 연속 공연을 하다니, 정말 한국 연극 역사에 남을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4년차가 되니까 여유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내가 엄청난 작품에 들어와있다는 사명감도 더 생기네요.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요.”(이명행) 연극 는 오는 26일부터 6월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펼쳐진다. 이후 6월 13일부터 28일까지는 광주 빛고을 시민문화회관에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4.23 / 조회 1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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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푸르른 날에’ 재공연, 성장한 부분 잘 다스릴 것” 고선웅 연출가
연극 ‘푸르른 날에’는 ‘개인’과 ‘역사’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 5.18 광주민주화항쟁이 배경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남녀의 30년 고통 속 삶을 과장된 대사와 허를 찌르는 유머로 풀어낸다. 작품은 2011년 초연 당시 ‘진부한 멜로드라마를 통속적인 신파극으로 유쾌하게 비틀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베스트3 등 한국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2012년 재공연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중극장 연극에서 드문 ‘전회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연극 ‘푸르른 날에’가 일으킨 반향의 중심에는 연출가 고선웅이 있다. 그는 연극 ‘뜨거운 바다’, ‘리어외전’, ‘칼로막베스’ 등 자신만의 특색이 담긴 작품들로 매 공연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연출가다. 고선웅은 이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아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야기의 본질을 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고선웅 연출가와 4월 12일 유선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푸르른 날에’가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세 번째 재공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이야기가 갖고 있는 원래의 힘이다. 된장국을 끓이면 된장 맛이 살아있어야 한다. 이야기도 이처럼 원래의 풍미가 있다. 연출은 이야기의 진정성과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1시간 45분 동안에 벌어지는 일로 상황이나 인물, 시대적 배경 등이 굉장히 기구하다. 그런 것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것 같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잘 풀어줬다. - 중극장 규모의 연극이 세 번이나 연이어 재공연 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개인적으로 재공연할 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연극은 한 번 무대에 오르고 나면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한 작품을 만들려면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재공연하면 작품이 ‘자연성숙’되는 부분이 있다. 연출과 스태프가 재공연에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이 작품이 왜 재공연을 하게 됐을까’의 본질을 따라가면 더욱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다. - 이번 무대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본질’을 찾아가게 될 것 같다. 작품은 어느 순간이 되면 ‘자가성숙’한다. 연습하면서도 느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아지고 성숙해졌다. 2012년 재공연이 그랬듯이 이미 다시 공연되는 순간 진화된 거다. 달라지려 애쓰는 부분은 없다. 그동안 성장한 부분을 잘 다스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연극 ‘푸르른 날에’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했던 정경진 작가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처음 희곡을 봤을 땐 어땠나.이 작가가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어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질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형식과 연극성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작품이 본질 때문에 지나치게 진지해지면 관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슬픈 이야기를 슬프게만 담아내는 것 보다, 다른 얼개에 담아내는 것이 오히려 ‘본질’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 연극은 엄밀한 의미에서 허구지만, ‘허구에서 진실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단순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그 안에 담겨 있는 고매한 진실과 진정성이 있다. 그것을 잘 쳐다보고,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고선웅 연출가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연극이자 관객의 끊임없는 성원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어제 연극 ‘푸르른 날에’ 지난 공연을 촬영한 DVD를 봤다. 보면서 이 연극을 지혜롭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진심을 놓지 않으려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 물론 이제까지의 작품도 늘 진정성 있게 하려고 해왔다.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했었다. 연극 ‘푸르른 날에’에서는 연극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과 책임 등에 대해서 고민했다. ‘고선웅’의 객기가 통제돼 만들어진 ‘착한 연극’이다. - 최근 여러 작품으로 호평을 이끌어 내며 ‘제32회 영희연극상’을 수상했다. 소감은?릴레이로 바통을 이어받은 것 같다. 이제는 중간쯤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잘 넘겨줘야 할 것 같다.- ‘제32회 영희연극상’의 심사평에서 ‘연극이 지닌 본연의 연극성과 깊이 있는 사회성을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고선웅 연출가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연극은 대중이 보는 것’이니까 대중성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극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대중의 취향에만 맞출 수도 없다. 만드는 이들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연극은 대중성과 진정성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영희연극상’을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런 평을 해줘서 기뻤다.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이다. 연극 ‘푸르른 날에’ 공연 정보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등급 : 미취학아동입장불가관람시간 : 100분일시 : 2013.05.04 ~ 2013.06.02출연 : 김학선, 정재은, 정승길, 이영석, 호산, 이명행, 조윤미 등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신시컴퍼니
2013.04.25 / 조회 1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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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상처를 어루만지다,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픔을 풀어낸 연극 (정경진 작/ 고선웅 각색, 연출)가 오는 5월 다시 관객을 찾는다.
지난 2011년 초연한 는 5.18이라는 아픈 역사를 ‘21세기 신파극’으로 새롭게 조명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 지난해 재공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무대 역시 지난 공연들의 프로덕션과 스태프들이 그대로 모였다. ‘여산’ 역에 김학선, ‘老정혜’ 역에 정재은, ‘일정’ 역에 이영석, ‘오민호’ 역에 이명행, ‘오진호’ 역에 정승길 등이 캐스팅, 다시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등의 작품에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던 이윤수 무대디자이너, 등의 영화의상과 연극 로 동양의 미학을 보여주었던 정경희 디자이너역시 다시 참여한다.
고선웅 연출은 “창작연극이 이렇게 관객들의 사랑 속에서 매년 5월, 세 번째 무대까지 올릴 수 있는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파는 더욱 디테일 해지고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 될 것이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는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3.26 / 조회 9,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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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에> ‘명랑신파통속극’에 담긴 5.18 비극
제3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정경진 작가의 가 지난 10일부터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다. 연극 는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몸으로 겪은 젊은이들의 아픔과 비극을 그린 연극. 30년 전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승려가 되는 남자와, 그의 아이를 낳고 기른 여자의 이야기기가 펼쳐진다. 정경진 작가의 원작 인물들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고선웅 연출의 각색과 연출로 ‘언어와 행동의 과장’으로 신파통속극의 모양를 취하고 있다. 30년의 세월을 건넌 주인공들은 슬프지만 기쁜 척, 사랑하지만 아닌 척, 힘들지만 담담한 척하며 시종일관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아 주제의 무거움을 한결 덜고 있다. 연극 는 5월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30년 전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 사이 좋은 이복형제 살아남기 위해 비겁자가 된 민호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5.13 / 조회 8,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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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연극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연극 가 오는 5월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남산예술센터와 신시컴퍼니가 공동 제작하는 연극 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휘말린 념녀와 사랑과 그 후 30여 년의 인생 역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는 ‘제 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했던 사연들을 현재와 과거, 미래가 공존하는 구조로 그려낸 눈물과 감동이 있는 수준 높은 작품’ 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의 각색, 연출을 맡은 고선웅 연출가는 이 작품은 “명랑하게 과장된 통속극” 이라고 정의하며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목도(目睹)가 아닌 현재를 환기해주는 이야기로 풀어낼 것" 이라고 말했다. 고선웅 연출가 특유의 리듬감과 위트가 담긴 촌철살인 입담 속에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연극 는 오는 5월 10일부터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4.21 / 조회 1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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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늘근도둑과의 포켓볼 한 판!
연극 의 늘근도둑 이성민, 덜 늘근도둑 송재룡, 수사관 최덕문. 이번 플디팬미팅의 주인공은 연기가 특기이자 인생의 목적이면서, 당구를 취미로 즐기는 세 남자다. 당구실력 300을 자랑하는 송재룡이 공연관람 후 준비된 ‘포켓볼 내기’를 위해 팬미팅 당일에 특별 게스트로 합류했다. 이번 플디 팬미팅에는 “극단 차이무 대표 꽃중년 배우 이성민을 만나게 해달라”, “드라마 ‘추노’ 조선비 최덕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신청자들 가운데 뽑힌 총 여섯 명의 여인들(동반 1인)이 의 얼굴이자,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들과 함께 활기 넘치는 데이트 시간을 보냈다. 이번 팬미팅은 공연관람, 공연장 내에서의 배우와의 대화, 포켓볼 내기로 이어졌다. , 이게 바로 生연극 Q. , 오늘 공연 배우 분들 에드립이 장난 아니던데요?! 오늘 정말 두 늘근도둑(이성민, 송재룡)들이 빵빵 터졌어요. 전 원래 이대연, 김뢰하 페어와 공연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합류한 거거든요. 저도 재미있게 하긴 했는데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대책이 없던데요(웃음). (송)재룡이 같은 경우는 때부터 재기 발랄함을 막을 수 없는 친구에요. Q. 배우님은 이번 공연을 “고통스러운 만남” 이라고 표현하신 걸 봤어요. 힘들었어요. 다른 촬영과 겹치면서 연습 시간 자체가 빠듯하기도 했지만, 연출님이 4페어 가운데 우리 팀을 잘 안 봐주시는 거에요(웃음). 거의 홍길동처럼 구석에서 연습하고, 신발장 있는 곳에서 연습하고. 이중욱이라는 배우하고 2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연습을 했어요, 정말 밥 먹으러 걸어가는 시간에도 연습을 했는데 이중욱 배우가 갑자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첫 공연도 같이 못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송재룡 배우와 하고 있습니다(웃음). Q. 송재룡 배우님은 계속 노인 역할을 맡고 계시잖아요. 애환은 없으세요? 아, 걱정됩니다. ‘차이무 노인전문 배우’로 불리고 있어요. (이렇게 젊고 귀여우신지 몰랐어요)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세 남자는 “차이무 신작에 대해 뼈저리게 고민하고 있다”며 “극단 차이무다운 신작으로 곧 무대에 오르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2009 연극부문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흥행 홈런을 날린 연극 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시사연극으로 1989년 초연 이후 문성근,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등 걸쭉한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즐거운 포켓볼 한 판!편을 뽑자!이것이 바로 '뒤짚어라, 엎어라!'대결 시작!고수1고수2고수3공은 어디로?아슬아슬~이것이 바로 탄식~내 공은 어디로?이걸 왜 못해요, 왜~!그걸 왜 못 넣어요, 왜~!그냥 손으로 하세요~그냥 손으로~승리는 우리의 것!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3.16 / 조회 19,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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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좋은 이야기꾼이고 싶다는 연극 ‘양덕원이야기’ 연출 박원상
흔히 배우라 함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사람이고, 연출이라 함은 공연을 전체적으로 설계하며 연기, 장치, 조명, 의상, 음악 등 여러 요소를 아우르는 것이다. 그런데 차이무극단은 배우와 연출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고 유기적인 관점에서 연극을 바라본다. 배우 박원상 역시 민복기 작 연극 ‘양덕원 이야기’의 연출을 맡아 시선을 끌었다. “제게 연출가라는 표현은 별로 정확한 것 같지 않아요. 그냥 연극을 하는 배우 혹은 연극인이 약간 모양새를 바꿔서 작업했다고 보는 게 적합하죠.” 멀티플레이어를 지향하는 차이무극단의 ‘양덕원이야기’가 1차 연장공연에 이어 2차 연장공연까지 이어가며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쉼표 같은 ‘양덕원이야기’는 혼자가 아닌 팀 작업 배우 박원상은 자신이 연출가라고 불리는 것을 쑥스러워 했다. 차이무극단 안에서 식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작업한 것이지 다른 건 없다고 말한다. “현직배우이기도 하고 배우로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연출이라고 하면 어색하고 쑥스러워요. 연극 ‘양덕원이야기’의 프로그램이나 포스터에 제 이름이 연출로 올라가 있지만요. 이 작업은 차이무라는 극단 안에서의 팀작업이고, 다만 역할분담을 그렇게 한 것입니다.” 팀 내 작업이라고 해도 할당된 역할은 해야 할 터. 그가 이번 연극 ‘양덕원이야기’를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바로 객석이다. “기존의 작품을 많이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다만 객석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연극 ‘비언소’에는 일대일이었던 객석을 3면 객석으로 만들었어요. 관객이 ‘양덕원이야기’를 볼 때 ‘시골집에 있는 길을 걸어가는데 여트막한 담 너머로 보이는 집안의 풍경’을 보는 것처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객석을 꾸몄어요. 또 그런 느낌을 주려면 3면 객석이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박원상은 ‘연극에서 무엇을 보여줄까’가 아닌 관객과의 피드백을 먼저 생각한다. 극단 내 팀과 함께 극을 만들어 힘도 얻고 재미도 있었다는 연극 ‘양덕원 이야기’ 연출 작업,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연극 ‘행복한 가족’에 이어 극단에서 맡은 두 번째 연출입니다. ‘행복한 가족’은 첫 번째라 멋모르고 덤벼든 것도 있고 또 초연 때 참여를 한 작품이라 지금보다 부담이 덜 했어요. 그런데 ‘양덕원이야기’는 배우로도 참여해보지 못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더 부담됐어요. ‘양덕원이야기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관객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기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과 ‘내가 이걸 해도 되는 건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이번에 연출을 맡으면서 연출가의 마음을 알게 됐다는 그는 상대적으로 배우가 심간이 편한 위치라고 느꼈단다. - 배우 아무개가 아닌 재밌는 이야기꾼 연극 ‘양덕원이야기’를 보노라면 배우가 연기하는 게 아니라 관객이 마치 한 가정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정도로 배우의 연기는 농익었고 또 자연스럽다. “이 작품은 하나의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이 되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소재를 향해 쭉 흘러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배우의 연기 역시 물 흐르듯 흘러가야하는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에서 배우들은 중심을 잡기 어려워요. 자칫 페이스가 말릴 수도 있고, 연기도 세밀해야 하죠. 그리고 상대방과의 호흡 역시 유기적이어야 해요. 배우 입장에서 ‘양덕원이야기’는 품이 더 들고, 에너지도 더 쏟아야 하는 작품입니다.” 현직배우여서일까. 그는 유독 배우들의 힘듦과 입장을 배려했다. 또한, 더운 날 열심히 하는 배우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마음가득 담고 있었다. 연극이 좋았던 그는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배우 아무개로서 배우 박원상으로서 살아야지’하고 자신을 규정짓지 않았다. “그냥 연극이 좋았어요. 그 출발이 배우가 돼 지금까지 연기를 쭉 해오고 있어요. 앞으로 경험이 더 쌓이고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다른 위치에서 연극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그게 배우의 입장이든 작가의 입장이 됐든, 연출 혹은 또 다른 입장이 됐든 그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있어 배우, 작가, 연출은 파편처럼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자연스럽게 그 입장이 되어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연극을 하는 한 즐겁고 재밌게 작업하길 바랐다. “앞으로 연극을 만날 때 그게 배우든 다른 포지션에 서든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그리고 지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제 내면도 성장하지 않을까 합니다. 쑥스럽지만 전 이야기꾼이 되고 싶어요. 전 배우도 작가도 연출가도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해요. ‘내면이 성장하게 되면 진정한 이야기꾼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요. 흐르는 물과 같은 그가 이야기꾼이 되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7.28 / 조회 17,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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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봄] 한기주의 최광일
변신의 귀재 배우 최광일
배우 최광일은 남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똑 같은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별달리 뭐하나 특별할 거라고는 없는 배우이다. 그러나 ‘최광일’이라는 이름 석자로 그는 연기변신의 귀재인 배우가 되어 있다. 눈빛이 살아있는 배우,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배우 등의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그는 누구일까?
최광일은 그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그의 형 최민식이 출연했던 연극 [실비명]에서 송영창의 연기를 보고 번개를 맞은 듯한 느낌을 받고 배우를 꿈꾸게 된다. 1990년 극단 성좌에 입단했고, 워크숍을 통해 인정을 받았다. [빌록시 블루스(1991년) 주연을 시작으로 불지른 남자], [블랙코미디], [종로고양이], [남자충동], [에쿠우스], [빨간 도깨비] 등 그가 출연한 작품이 30여 편이 넘고 있다. 그의 경력 16년 차에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최광일은 2001년에 [에쿠우스]에서 앤런 역으로 백상연기상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지난 10월 중순에는 한국에서 초연되었고, 주목 받았던 작품 [빨간 도깨비]에서 ‘미즈카네’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었다.
“최근에 했었던 작업 중에 ‘열정’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와 닿았던 작품이었어요. 배우와 스텝이 함께 만드는 작업이었고, 54세 되신 연출 선생님과 함께 구르고 뛰고 만들어서 그런지 열정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아요.”
오디션을 통해 참가하게 되었던 작품 [빨간 도개비]는 2005년 하반기에 가장 주목 받았던 작품 중에 하나이다. 연출 방식이 독특했고, 참여했던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는 평이다. 아이디어도 좋았고 연습 자체가 신선했다는 후문이다. 최광일이 참여했던 작업은 언제나 ‘열정’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는 듯 하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연극이라는 것이 옆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옆에서 직접 본다라는 것과 같아요. 다시 말해서 옆에 사람이 갑자기 죽는다면 굉장한 동요가 되잖아요. 그런 생동감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는 그런 생동감을 느끼는 작업을 선호하고 있다. 아니 그런 작업에 이미 빠져버린 듯 하다. 아직까지도 연극 무대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생동감’에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놓고 사람들 앞에서 사람들끼리 하는 것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연극에 매력이라고 피력한다.
이번 [그녀의 봄]도 김학선 연출이 좋아서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품도 재미있었고, 배우들도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연출 김학선과 한 번도 작업을 해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같이 작업하자는 말만 하다가 우연치 않게 만나 김학선의 작품 이야기를 듣고, 최광일의 첫마디는 ‘하자’였다. “왠지 믿음이 가요. 봐도 후회가 안돼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하게 되어서 기분이 좋아요. 시놉시스만 듣고 결정했어요. 재미있게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그 날은 이야기를 잘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녀의 봄]에서 최광일은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독특한 남자로 나온다. ‘한기주’라는 인물로 분하여 그는 ‘김철희’와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사랑한다는 것보다는 같이 사는 과정에서 느끼는 느낌을 표현한다. 사람 대 사람의 시점에서 마치 김철희의 보호를 받는, 김철희의 아들과 같이 동생과 같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싸워요. 커다란 인물에 조그마한 인물이 붙어서 기생하는 것처럼 보이고, 기생충처럼 붙어서 살려고 하죠. 거기부터 이야기는 시작해요.” 분명 한기주의 이야기이다. 아무도 한기주를 받아주지 않았지만 유일하게 문을 열어주었던 사람 ‘김철희’는 거칠지만 따뜻한 사람이다. 그 사람으로 인해 한기주는 따스한 봄을 느낀다. 김철희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한기주를 잠시 이용하고 한기주는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하고. 얽히고 얽히는 이야기들로 [그녀의 봄]은 진행된다.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을 최광일은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순수하게 그려지는 한기주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린왕자와 같은 모습을 대하게 된다. 삶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버린 어린왕자 한기주. 어린왕자를 받아 주었던 비행사 김철희. 사랑이라면 사랑일 수 있고, 인간애라면 인간애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의 만남은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한다.
“[그녀의 봄]을 보시면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교차할 것 같아요. [그녀의 봄]은 그녀로부터 시작한 그녀만의 봄이죠. 지독한 사랑을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알고 있거나 모르고 있거나 내가 시작하지 않아도 누구로부터 사랑이 시작된다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녀의 봄]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봄’이랑 연관되는 단어들을 연상시키게 하는 연극이라고 한다. 봄은 따뜻함만을 생각하겠지만 봄이 시작하는 3월에는 꽃샘추위와 같이 그 짧은 기간 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들어있다고 생각한단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정들이 다 들어 있는 ‘봄’과 같다는 말이다. 사랑만이 아닌 인간 군상들의 모든 감정들이 들어 있다고 한다. 절절한 사랑과 지독한 그리움. 가상도시를 축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 간의 이야기라고 최광일은 이야기해 준다.
“많이 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오셔서 봄을 느끼셨으면 좋겠고, 연극다운 연극을 보시고 싶으신 분들이 오시면 좋겠어요. 새로운 작품에 탄탄한 배우들의 캐릭터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그녀의 봄]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배우 최광일. 오늘은 ‘한기주’로 산다. 변신이 아름다운 배우 최광일은 [그녀의 봄]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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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파임커뮤니케이션즈 제공
2006.02.14 / 조회 12,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