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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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의 진수 보여줄 ‘라스트 세션’ 신구, 오영수, 이상윤, 전박찬의 각오
'국민 배우'라 불리는 신구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화제를 모은 오영수가 참여하는 연극 '라스트 세션'이 내달 무대를 앞두고 있다.
이 작품에 참여하는 신구, 오영수는 지난 8일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 대해 "관객이 즐겁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좋은 연극을 만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한다" 고 각별한 기대를 밝히며, 완벽한 공연을 예고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을 무대로 구현했다. 지난해 국내 초연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내년 1월 앵콜 무대로 돌아오는 이 작품에서 신구와 오영수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으로 분하며, 이상윤과 전박찬이 C.S. 루이스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또한 초연에 이어 연출가 오경택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은 인생의 지침서
오영수 배우 참여해서 작품이 더욱 풍성해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구 배우는 오영수 배우의 합류에 대해서 "국립극단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오영수 배우가 참여해서 극이 더욱 풍성해질 것 같다. 오영수 선생은 화려하게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확실하게 제 몫을 해내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셨다. 자기 몫을 충실히 하면 언제가는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신구는 프로이드 역에 대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고 문학평론가이다. 나와는 전혀 다르다. 배우는 무슨 역이든지 최대한 그 캐릭터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데, 어떻게 가깝게 갈 수 있는지가 고민이다. 아무리 가끼이 가도 그 양반과는 똑같이 될 수는 없다.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연극을 관객들이 즐겁게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노력 중이다. 프로이드처럼 나도 교회나 절에 가본 적이 없다. 그런 점은 같다"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걸 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밝힌 신구는 "요즘은 내 나이 계산을 안 한다. 몇 살인지 개의치 않는다. 연극에 집착을 하는 게 연극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다. 연극은 인생의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역사가 있는 한 무대는 사라지지 않을 거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극과 함께할 거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연극 무대가 삶의 목적이고 의미
자제력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연극 '라스트 세션' 만나
드라마로 화제의 중심에 섰지만 다른 제안을 물리치고 연극 무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오영수 배우는 "지금까지 오십 년 넘게 조용한 모습으로 연기자 생활을 해왔다. '오징어 게임'이란 작품으로 갑자기 부상이 돼서 내 이름이 여기저기 불리게 되니 정신적으로 현란했다. 자제력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연극 의뢰가 들어왔다. 자제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는 그는 "프로이드의 대사가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고 관념적이고 논리적이어서 헤쳐 나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신구 선배님이 이 역을 하셨다고 하길래 저도 용기를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영수 배우는 "배우로서 연극 무대가 삶의 목적이고 의미라고 생각하면서 연극 활동을 하고 있다. 나이를 덜 먹었을 때는 연극이 관객이 뭔가를 알려주는 존재로 생각하면서 연극을 해왔다. 관객들이 주는 눈빛에 환희도 느꼈다. 지금은 나이를 먹다 보니까 '과연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치 있는 삶이 뭘까' 생각하게 된다. 무대라는 가상 현실을 통해서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그 답을 찾아가고 싶다. 연극하면서 생각은 늘 이렇게 해오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인생이 녹아져 있는 노배우들의 무르익은 연기를 관객들에게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재연 무대에 대한 궁금증 커
오영수 선생님, 전박찬 배우와의 새로운 호흡 기대
초연에 어이 신구와 함께 재연 무대에 오르는 이상윤은 "다시 재연에 참여한 이유는 딱 하나였다. 신구 선생님이 하신다고 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고 말한 이상윤은 그 이유에 대해서 "작년에 한 사람도 저고 내년에 할 사람도 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담보다는 궁금함이 크다. 작년에는 첫 도전한 연극 무대에 대한 호기심이 컸는데, 이번에는 이미 했던 작품을 다시 시간과 노력을 쏟아 연습하고 다시 무대에 오른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오영수 선생님, 전박찬 배우랑 새롭게 호흡을 맞춰보는 것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상윤은 루이스에 대해 "대표적인 유신론자이고, 우리에게는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문학이나 논릭학에서 뛰어난 분이었다. 그런 걸 활용해서 신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설득하셨던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극은 동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일
신구, 오영수 선생님을 모시고 연기할 수 있는 날이 또 올까
오영수와 함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하게 된 루이스 역의 전박찬은 "재공연이라 마음의 갈등이 컸다. 왜냐하면 이미 관객들은 멋진 루이스를 만났기 때문이다. '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고민이 됐다. 그런데 오영수 선생님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구, 오영수 선생님을 모시고 내가 연기할 수 있는 날이 또 올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즐거움 속에 연습하고 있다고 전한 전박찬은 "연극은 동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일인 것 같다. 그동안 동시대의 소수자와 약자를 소개하는 작품을 해왔는데 이 작품에도 나치, 스페인 독감, 유대인, 인종차별 등 당시 여러 문제들이 다 들어가 있다. 이 작품 또한 제가 계속 해오던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그는 "루이스처럼 저도 어머니의 기도로 커온 어린 양인데 이 작품을 하게 되면 어머니가 굉장히 기뻐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관객들이 작품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봐주셔서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다
끝으로 오경택 연출은 "지난해 초연의 연출을 맡게 됐을 때 대사를 보고 다루고 있는 언어들이 전문적이고 생소한 용어들이 많았다. 또 번역극이라서 본래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다. 배우들과 공부하고 분석하고 의견 나누면서 최대한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자고 뜻을 모았고 초연 당시 관객들이 저희가 우려했던 것보다 이 작품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봐주셔서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다"고 재연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덧붙여 오 연출은 "이 작품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지적인 논쟁이 뇌를 재미있게 만들고, 자극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 또한 지적 논쟁이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적논리가 대화의 과정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들,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지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연출은 "이 작품은 제 2차세계대전이 본격적으로 발발하는 날이 배경이다. 작품의 배경처럼 인간들이 일으킨 전쟁은 두말할 것도 없고 코로나도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길 인간이 만들어 낸 인재일 수 있다. 자연의 영역을 침범하고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훼손해서 다함께 고통받는 이런 재앙들을 초래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 작품은 단지 신의 유무를 논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신의 유무를 떠나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이 년 여 넘게 코로나라는 불가항력적인 제약 속에서 살고 있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정말 연결되어 있구나를 느꼈다. 나만 생각하는것이 아니라 나와 연계된 세상을 생각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내년 1월 7일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개막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파크컴퍼니 제공
2021.12.09 / 조회 19,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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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오영수·이상윤·전박찬 출연…연극 ‘라스트 세션’ 2022년 1월 7일 개막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두 명의 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의 역사적인 만남을 성사시킨 연극 '라스트 세션(Freud’s Last Session)'이 2022년 1월 7일 개막한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작가는 실제로는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을 무대 위로 불러내 신과 종교에 대한 도발적인 토론을 야기한다. 20세기의 무신론의 시금석으로 불리는 ‘프로이트’와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가 ‘루이스’는 신에 대한 물음에서 나아가 삶의 의미와 죽음, 인간의 욕망과 고통에 대해 한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고도 재치있는 논변을 쏟아낸다.
작품은 오프브로드웨이에서 2년 간 총 775회의 롱런 공연을 기록, 2011년 오프브로드웨이 얼라이언스 최우수신작연극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바 있다. 2020년 파크컴퍼니에서 한국 초연으로 선보였었다. 이번 공연에는 신구 • 오영수가 ‘프로이트’ 역을, 이상윤 • 전박찬이 ‘루이스’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병리학자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은 초연에도 출연하며 범접할 수 없는 연기력으로 프로이트 그 자체를 연기했던 신구가 출연한다. 그는 “내 생애 도전하는 다시 없을 마지막 작품이라 할 만큼 애정이 큰 작품이었다. 열심히 했음에도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 아쉬움을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열의를 비쳤다.
또한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대체 불가 연기력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는 오영수는 “‘오징어게임’으로 주변에서 나를 많이 띄워놓은 것 같다. 자제력이나 중심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품격 있는 좋은 연극을 만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한다”고 전하며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한편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이자 영문학 교수 ‘C.S. 루이스’ 역에는 드라마 ‘원더우먼’을 성황리에 마치고 다시금 연극 무대로 돌아온 이상윤이 “‘라스트 세션’은 내게 첫사랑과 같다. 내 인생의 첫 연극이라 그런지 의미가 남다르다”고 애정을 표하며 “다시 만난 루이스를 더욱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루이스의 새 얼굴로는 다양한 무대에서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전박찬이 참여한다. 그는 “운명 같은 타이밍에 좋은 대본을 만났다”고 하며 “관객들이 이미 멋진 루이스를 만났지만 또 다른 루이스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오는 1월 7일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막을 올릴 예정이며 오는 11월 23일(화) 오전 11시 인터파크를 통해 1차 티켓오픈을 한다.
☞ 연극 '라스트 세션' 티켓 오픈 안내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주)파크컴퍼니 제공
2021.11.17 / 조회 1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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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숙 작·연출 연극 ‘대신 목자’ 서이숙, 전박찬, 손진환 등 출연
한태숙 연출이 오랜만에 발표하는 신작 연극 '대신 목자'가 오는 3월 무대에 오른다.
2019 창작산실 올해의신작으로 선정된 연극 '대신 목자'는 외면적으로 아이를 해치고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와 그 늑대를 돌봐온 사육사, 그리고 늑대 탈출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신 목자'는 내면적으로는 인간이 애착하는 것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과 죄의식을 통해 버려서는 안 될 것을 버린 것에 대한 동조와 자책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비루한 삶을 살았지만, 버린 아이에 대한 죄의식으로 산에 버려지는 생명들을 구하고자 한 어머니를 비롯해 우리가 버린 것들에 대한 진정한 사죄의 의미를 되짚고 있는 작품이다.
한태숙 연출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외로운 동물이라는 자각을 하게 해 주었던 동물들을 생각하며 '대신 목자'를 썼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한태숙 연출이 '서안화차' 이후 오랜만에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캐스팅에 많은 공을 들였고, 원하는 배우들과 함께 전력투구했다고 한다.
'에쿠우스', '이방인', '맨 끝줄 소년' 등으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전박찬과 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서이숙, 그리고 손진환, 김은석, 성여진, 김도완, 유승락, 박수진이 함께 '대신 목자'에 참여한다.
연극 '대신 목자'는 3월 6일부터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예매는 오늘(18일) 아르코 매니아 선예매 오픈을 시작으로 일반 예매는 19일부터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와 인터파크티켓에서 가능하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극단 물리 제공
2020.02.18 / 조회 4,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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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쿠우스’ 역대 최고 무대 예고
연극 ‘에쿠우스’가 지난 9월 22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했다.연극 ‘에쿠우스’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한국 초연 43주년, 극단 창단 58주년을 맞아 극단 실험극장이 단독으로 기획했다. 이번 공연은 극작가 피터 쉐퍼의 원작을 가장 충실히 구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말들의 움직임이 동물적으로 우아했다”(인터파크 예매자 chris7***), “말을 정말 실제 말처럼 잘 표현해서 너무 감탄했다” (인터파크 예매자 gpwl2***)며 코러스 배우들에 대해 평을 남겼다. 또 다른 관객은 “좋은 원작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인터파크 예매자 gang***), “‘EQUUS’라 쓰고 ‘열정’이라 읽는다”(인터파크 예매자 urib***) 등의 후기를 공유했다.배우 손병호는 연속 총 11회 차 무대에 오르며 캐릭터의 감정은 물론 호흡까지 연구해 ‘깨알 디테일’, ‘따뜻한 다이사트’라는 애칭을 얻었다. 배우 장두이는 지난 2일 본격적으로 합류했다.배우 전박찬은 ‘역대 최고의 알런’, ‘가장 완벽한 알런’ 등 매회 수식어를 갱신하고 있다. 이번 ‘에쿠우스’ 공연에 새로 합류한 신예 안승균은 보다 거칠고 본능적인 알런을 선보이며, 광기와 트라우마에 휩싸인 17세 소년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특히, 또 다른 주역으로 꼽히는 ‘일곱 마리의 말’(배은규, 조형일, 이동훈, 신동찬, 이명규, 현익창, 김선진)은 매 장면마다 강력한 에너지를 선사하고 있다.연극 ‘에쿠우스’는 피터 쉐퍼가 실화를 토대로 2년 6개월에 걸쳐 창작한 작품이다. 1975년 뉴욕비평가상과 토니상 최우수 극본상을 받았다. 에쿠우스(Equus)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말 일곱 마리의 눈을 찌른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다룬다.연극 ‘에쿠우스’는 11월 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극단 실험극장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05 / 조회 3,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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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박찬의 뫼르소, 강렬한 흡입력…극단 산울림 ‘이방인’ 개막
지난해 전석 매진을 기록했던 극단 산울림의 연극 ‘이방인’이 21일 두 번째 무대로 돌아왔다. 개막 당일 언론에 공개된 연극 ‘이방인’은 고전 원작의 묵직한 힘, 그리고 50년 가까이 전통을 이어온 극단 산울림의 저력이 느껴지는 묵직한 무대였다.
‘이방인’은 20세기 고전 명작으로 꼽히는 알베르 까뮈의 동명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임수현 연출이 번역과 각색, 연출을 맡아 지난해 극단 산울림의 신작으로 선보였다. 초연보다 더 완성도를 높인 이번 무대에서는 작년 ‘이방인’으로 제54회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던 전박찬이 다시 주인공 뫼르소로 분하고, 정나진이 뫼르소의 친구 레이몽을, 박윤석이 검사를, 문병주가 변호사를, 강주희가 뫼르소의 연인 마리를 연기한다.
배우들은 이날 프레스콜에서 작품 전막을 시연했다. 극은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라는 ‘이방인’의 첫 문장으로 시작해 공연 내내 뫼르소의 독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양로원으로부터 모친의 사망 소식을 들은 뫼르소는 피로와 졸음 속에 무심한 태도로 장례를 치르고, 다음날 해수욕장에서 만난 마리에게 데이트를 신청해 함께 코미디 영화를 관람한다.
이후 뫼르소는 친구 레이몽의 치정 싸움에 휘말려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수감된다. 검사는 뫼르소가 모친의 죽음 앞에서 보였던 무심한 태도를 근거로 그의 행동을 악의적이고 계획적인 범죄라고 판단한다. 일련의 사건들 속에서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도의적 책임감이나 죄책감, 좌절 등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뫼르소의 심리는 검사뿐 아니라 판사나 배심원들에게도 이해되지 못하고, 결국 그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105분간의 공연에서 무엇보다 강한 흡입력으로 눈길을 끈 것은 뫼르소로 분한 배우 전박찬의 열연이다. 모친의 장례식날 마음이 아팠냐는 질문에는 “난 너무나 피곤하고 졸렸습니다”라고, 살인을 후회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좀 귀찮군요”라고 답해 “영혼이란 것 자체가 없다”고 비난받는 뫼르소를 전박찬은 그만의 결로 관객들에게 설득시킨다. 명료하고 담백한 어투로 이어지는 그의 독백을 따라가다 보면 관객은 부조리한 삶을 가능한 한 정직하게 직시하고자 하는 뫼르소의 치열한 고투를 이해하게 된다.
계단식 원형 무대의 활용도 인상적이다. 특히 뫼르소가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에서 단출한 조명을 활용한 연출이 빛을 발한다. 작열하는 태양빛 아래 땀과 열기, 온 몸을 덮쳐오는 긴장감에 젖어 저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기는 뫼르소의 심장 박동이 객석에 생생히 전달된다. 정나진, 박윤석, 문병주, 강주희 역시 각기 맡은 주요 역할 외 다수의 인물로 분하며 무대를 탄탄히 채웠다.
"’이방인’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뫼르소라는, 일반적인 룰에 따르지 않는 고립된 인물이 의도치 않게 반사회적 행동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소위 말하는 ‘부조리’ 사상을 보여준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임수현 연출은 특히 ‘죽음’에 방점을 찍었다. “인간이 마주하는 가장 큰 부조리가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까뮈가 ‘이방인’에서 세 번의 죽음을 그린 것 같다. 뫼르소가 모든 희망을 비워낸 상태에서 역설적으로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을 처음 느끼는 장면에 까뮈의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까뮈가 다음 작품(페스트)에서는 죽음과 맞서 싸우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쓴 것 같다”는 임 연출은 “우리 누구나 자신이 이방인이라고 느끼는 지점들이 있을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불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방인’을 번역하고 싶었다. 까뮈의 문체를 최대한 살리되, 연극인 만큼 좀 더 관객들과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는 구어체를 썼다”고 번역 과정을 돌아본 임 연출은 작년 초연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출연진을 7명에서 5명으로 줄여 1인 다역을 맡겼고, 재판정 장면에서의 등,퇴장 등 일부 장면들을 수정했다고.
전박찬 역시 주인공 뫼르소에 대해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연 때 제작진에 실존주의를 공부시켜 달라고 했더니 난감해 하더라. 뫼르소를 서구의 개인주의적 인간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도움이 됐다. 그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개인적인 삶을 사는 인물이다. 또 ‘세상에 던져진 인물’이라는 연출님의 말이 가장 이해가 잘 됐다”고 연습 과정을 전했다.
뜨거운 여름, 쉽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지닌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땀 흘린 ‘이방인’ 팀은 “배우들과 같이 풀어가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정나진), “글로 봤을 때 느끼지 못한 재미를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문병주)이라며 관람을 권했다. 공연은 9월 16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극단 산울림 제공
2018.08.22 / 조회 7,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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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개막, 연극 ‘에쿠우스’ 전박찬·안승균·장두이·손병호·심은우·김예림 캐스팅 공개!
한국 초연 43주년을 맞이한 연극' 에쿠우스'가 오는 9월 개막을 앞두고 캐스팅을 공개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에쿠우스'는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으로 전 세계는 물론 한국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에쿠우스(Equus)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일곱 마리의 말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탄탄한 전개와 함께 시대를 지나도 여전히 뜨거운 신, 인간, 섹스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그린다.
알런을 치료하며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뇌에 빠지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역에는 지난해 '에쿠우스'의 다이사트로 열연을 펼쳤던 장두이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한층 깊어진 연기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스크린과 브라운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 중인 손병호가 캐스팅됐다.
(왼쪽부터 장두이, 손병호)
(왼쪽부터 심은우, 김예림)
난폭한 야성과 순수함을 동시에 갖춘 소년 알런 역에는 전박찬과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안승균이 더블 캐스팅됐다. 또한 알런의 상대역 질 메이슨 역에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한 심은우와 연극 '바보햄릿', '여도'의 김예림이 이름이 올렸다.
2000년부터 여덟 번 '에쿠우스'를 제작한 극단 실험극장의 이한승 대표는 광기와 이성, 생생한 긴장감과 역동성 있는 호흡, 원작이 요구하는 과감한 노출신까지, 이번 공연을 그 어느 '에쿠우스'의 무대보다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한승 대표가 마지막으로 지휘하는 연극 '에쿠우스'는 9월 22일부터 11월 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펼쳐진다. 오는 8월 14일 오후 2시 인터파크 티켓에서 1차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극단 실험극장 제공
2018.07.27 / 조회 8,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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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심 술리만푸어 "공연할 배우들은 인터뷰 읽지 마세요"
최근 공연계 화제작 연극 '낫심' 작가
대본·리허설 없는 즉흥극으로 유명세
문소리·유준상·진선규 등 단번에 수락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 없는 즉흥극"연극 ‘낫심’의 한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입이 바짝 마르네요. 시상식에서 상 받았을 때보다,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보다 더 떨립니다.” (지난 11일 연극 ‘낫심’에 출연한 배우 진선규)공연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배우는 긴장한 나머지 진땀을 흘린다. 무대에 섰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다. 흔한 리허설도 없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것은 무대에서 처음 받은 대본을 들고 지시에 따라 연기하는 것이다.최근 공연계 화제작인 연극 ‘낫심’(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의 한 장면이다. 문소리·유준상·한예리·진선규·고수희·이자람·고수희·전박찬 등 연극·영화·드라마를 불문하고 내로라하는 배우 21명이 매회 대본도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오른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다 작품의 독특한 설정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대부분의 회차가 이미 매진을 기록한 상황이다.제목은 작품을 쓴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37)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직접 작품에 출연해 매번 새로운 배우와 극을 함께 만들어간다. 최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난 술리만푸어는 “내가 읽을 수 없는 생소한 문자를 가진 나라에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최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난 연극 ‘낫심’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두산아트센터).◇‘언어’ ‘어머니’로 전 세계와 교감술리만푸어의 작품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가 겪어온 특별한 삶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에서 태어난 그는 소설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연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를 통해서다. 징병제 거부로 여권 발급을 거부당한 술리만푸어가 전 세계 배우와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바람으로 쓴 즉흥극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현재는 이란을 떠나 베를린에서 독일어로 생활하면서 영어로 작품을 쓰고 있다. 최신작인 ‘낫심’ 또한 전작처럼 자신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3년 반. 술리만푸어는 “‘하얀 토끼 빨간 토끼’가 사전 연출이 전혀 없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면 ‘낫심’은 전형적인 연극 형식과 새로운 형식이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는 사전에 준비할 수 없는 즉흥적인 상황에서 공연하지만 나와 연출가는 연습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어간다”고 덧붙였다.매회 출연 배우가 바뀌는 만큼 공연 분위기와 색깔도 매번 달라진다. 그러나 이를 관통하는 공통된 테마는 있다. ‘언어’와 ‘어머니’다. ‘언어’는 술리만푸어가 연출가인 오마르 엘레리안과의 공통점에서 착안했다. 두 사람 모두 모국어 이외의 언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작품 속에서 술리만푸어는 한글을 배우고 출연 배우는 이란어를 배운다. 어려운 단어부터 욕까지 한글로 술술 쓰는 술리만푸어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술리만푸어는 “언어의 아름다움은 씨앗과도 같다”며 “한국공연을 통해 내 마음에 심어진 한글이라는 씨앗이 앞으로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작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교감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 ‘어머니’가 있다. 술리만푸어가 ‘낫심’을 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술리만푸어는 “이 작품을 여러 국가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나라마다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어머니’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연극 ‘낫심’ 배우 한예리의 공연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배우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배우들도 이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즐기고 있다. 특히 김선영·진선규·박해수·문소리·유준상은 출연 제안을 단번에 수락해 작품에 참여했다. 20일 공연을 마친 문소리는 “술리만푸어의 교감이 좋았다”며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두산아트센터 관계자는 “즉흥극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우들을 후보로 섭외를 진행했다”며 “리허설 없이 관객 앞에 선다는 두려움 때문에 출연을 고사한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 번에 승낙했다”고 말했다.술리만푸어가 즉흥극의 형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이 불가능한 즉흥극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도 대화를 문서로 만들어 2주 동안 연습을 거쳐 다시 공연으로 올린다면 지금처럼 흥미롭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는 공연 시간과 비슷한 약 70분간 이어졌다. 인터뷰가 끝나면서 술리만푸어가 유쾌한 한 마디를 남겼다.“‘낫심’을 공연할 배우들은 작품 내용을 알면 안 되니까 이 인터뷰를 읽지 마세요.”연극 ‘낫심’ 배우 문소리(왼쪽),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4 / 조회 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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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이란 연극 '낫심' 성료..즉흥극으로 공감 끌어내
연극 ‘낫심’ 출연 중인 배우 문소리.(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배우 문소리가 즉흥극으로 연기력을 과시했다. 문소리의 소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어제(20일) 배우 문소리가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이란 즉흥극 ‘낫심’을 성료했다. 사전 연습이나 리허설 없이 무대에 서는 독특한 형태의 연극에서 문소리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공감을 끌어냈다”고 밝혔다.연극 ‘낫심’(제작 부시씨어터, Bush Theatre)은 두산아트센터의 통합 기획이자 강연 8회, 전시 1편, 공연 3편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타주의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인 ‘두산인문극장2018:이타주의자’의 첫 번째 연극이다.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Nassim Soleimanpiur) 의 최신작이며 낯선 이란어를 소재로 작가, 배우, 관객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국경, 문화, 언어의 경계를 넘어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와 인류의 보편적인 언어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문소리는 러닝타임 100분동안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며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공연을 만들었다. 이란 언어를 초월해 관객의 소통을 끌어내는 데 노력해 극 후반으로 갈수록 뜨거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소속사의 전언이다. 문소리는 “사전 준비없이 진행되는 즉흥극이라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00분이 짧게 느껴졌고, 작가인 낫심 술리만푸어와의 교감이 좋았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함께 해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소리는 영화 ‘여배우는오늘도’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 영화제(Udine Far East Film Festival)에 초청돼 22일 출국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1 / 조회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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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쿠우스’ 개막
대학로 티오엠 1관
4월29일까지[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내 초연 43주년을 맞은 연극 ‘에쿠우스’가 지난 1일 다시 개막했다.‘에쿠우스’는 1일부터 내달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공연한다. 배우 안석환 전박찬 장두이 오승훈 정휘가 출연한다. ‘에쿠우스’는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으로 여섯 마리의 말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담았다. 신, 인간, 섹스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그렸다. 실화가 바탕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06 / 조회 2,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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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신구 캐스트의 조합, 장두이·안석환·전박찬·오승훈·정휘 캐스팅
연극 가 2년 만에 재공연 소식과 함께 새로운 캐스팅을 발표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으로, 한국에서는 1975년 초연 이래 강태기, 송승환,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류덕환 등의 배우를 탄생시켰다.
에쿠우스(Equus)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여섯 마리의 말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전개로 시대를 지나도 여전히 뜨거운 신,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그리고 있다.
알런을 치료하며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뇌에 빠지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역에는 연극 과 에서 열연을 펼쳤던 장두이가 새로운 다이사트로 분한다. 이와 함께 2014년, 2015년 다이사트 역의 안석환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광기 어린 소년 알런 역에는 2014년 공연에서 활약한 전박찬을 필두로 무대는 물론 스크린과 브라운관까지 다채로운 영역에서 활약 중인 배우 오승훈, 뮤지컬 에 출연 중인 정휘가 트리플 캐스팅되었다.
2014년부터 의 연출을 직접 맡아온 극단 실험극장 이한승 대표가 다시 한번 공연을 이끌 예정이며, 극단 실험극장의 단원이자 지난 공연을 함께 했던 차유경, 유정기, 서광일, 이양숙, 김예림 등이 참여한다.
연극 는 3월 1일 대학로 수현재써어터에서 개막하며 4월 29일까지 만날 수 있다. 오는 23일 인터파크 티켓에서 1차 티켓 오픈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나인스토리 제공
2018.01.11 / 조회 7,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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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산울림, 3년만에 신작 ‘이방인’ 올린다
20세기 문학의 고전 산울림과 조우
치열한 문제의식·냉철한 문체 무대
9월 5~10월 1일 소극장 산울림 공연연극 ‘이방인’ 포스터(사진=극단 산울림).[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산울림이 3년만에 새로운 신작 ‘이방인’을 9월 5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극장 산울림 무대에 올린다.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프랑스 대표 작가인 알베르 카뮈(1913~1960)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이번 작품은 소설이 담고 있는 강렬한 이미지들과 개성 있는 인물, 극적인 사건들을 무대 위에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인간의 탐욕스럽고 건조한 모습과 규격화된 사회에 대한 무관심, 부조리한 현실을 주인공 뫼르소를 통해 투영, ‘나’의 삶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번역·각색을 함께 맡은 임수현 연출은 “원작이 지닌 색을 최대한 존중해 뫼르소의 독백들을 충실히 살릴 예정”이라며 “한편으로는 작품이 지닌 내면의 연극성을 찾아내고자 한다”고 했다.알제의 선박 중개 사무소에서 일하는 뫼르소는 어느 날 양로원에 있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고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다. 그는 예전 직장 동료였던 마리를 다시 만나 유쾌한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즐기며 사랑을 나눈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뫼르소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레이몽과 친해지고, 변심한 애인을 괴롭히려는 레이몽의 계획에 동참하게 된다. 며칠 후 뫼르소는 레이몽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갔다가 그들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마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맨 끝줄 소년’ ‘썬샤인의 전사들’ ‘에쿠우스’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전박찬이 주인공 뫼르소 역을 연기한다. 이밖에 박상종, 승의열, 박윤석, 김효중, 박하영, 이세준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함께 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04 / 조회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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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동현 연출을 기리며…연극 <맨 끝줄 소년>
“김동현 연출을 기억하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故 김동현 연출의 유작 이 1년 4개월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해 2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김동현 연출을 기리기 위해 초연을 함께 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뜻을 모아 준비한 공연이다.
연극 은 고등학교 문학교사 헤르만이 우연히 교실 맨 끝줄에 앉아있던 소년 클라우디오의 놀라운 작문 실력에 흥미를 겪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특히 현실과 상상이 혼재된 클라우디오의 위험한 글쓰기를 통해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관음에 대한 욕망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의 원작은 스페인 최고권위의 막스상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2013년 프랑스와 오종 감독의 영화 로 선을 보인 바 있다.
▲ 2013년 개봉한 프랑스와 오종 감독의 영화
이번 재연에선 고인이 된 김동현 연출을 대신해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그(작품에 대해 분석하고 조언하는 비평가) 겸 윤색으로 참여했던 아내 손원정이 연출을 맡았다. 세상을 떠난 그의 유작인만큼 손원정은 연출 직함 앞에 리메이크라는 수식어를 덧붙였다. “김동현 연출이 선보인 초연을 세밀하게 다듬어 관객에게 선보이는 것이 이번 공연의 의미였다. 연출가 김동현의 공연을 잘 만드는 것을 우선순위에 뒀다.”
손원정 연출은 초연을 그대로 살리는 것과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초연 안에서 얽매이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조금씩 다듬는 작업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연출이 재공연을 한다면 2015년 버전 그대로 올리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라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에 대해 고민을 하며 연출에 신경을 썼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헤르만 역의 박윤희, 클라우디오 역의 전박찬, 라파 역에 백익남, 에스테르 역에 김현영 등 초연에 참여한 배우들과 함께 , 의 우미화가 후아나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김동현 연출이 생전에 염두에 두었던 배우답게 우미화는 시연 장면에서 냉소적이면서도 예술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큐레이터, 후아나 역을 실감나게 소화했다.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들은 이번 재연을 통해 지난 번에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헤르만을 맡은 박윤희는 “초연 당시 권위적이고 애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라는 것에 함몰되어 다소 경직됐던 부분이 있었다. 이번에는 인간적인 모습과 함께 삶에 지친 낡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수 있게 노력했다”고 답했다. 전박찬은 “지난 초연에는 클라우디오가 보는 것에만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클라우디오의 글쓰기에 조금 더 집중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밝혀 초연과 달라진 연기를 기대케 했다.
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故 김동현 연출이 2009년 연극 를 통해 작가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선보이게 됐다. 특히 故 김동현 연출은 생전에 , 등 네 편의 마요르가 작품을 연출할 정도로 그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후안 마요르가는 이번 에서 수학과 철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두 분야를 접목해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실제로 작품 속에서는 부등호, 허수 등의 수학개념들이 대사 속에 등장해 인물들의 관계 변화를 드러내기도 한다.)
다소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 특성상 관객들이 어렵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손원정 연출은 관객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작품의 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
“초연 당시 기대보다 작품을 쉽게 흡수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글쓰기라는 매개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사유하고 상상하는 힘이 얼마나 현재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관람하면서 관객들이 묘한 연극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연극 은 오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계속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 전박찬 인터뷰 보러 가기 ◀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인터파크 영화 제공
2017.04.04 / 조회 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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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빚은 마음을 담아, <맨 끝줄 소년> 전박찬
공부도, 놀이도, 무엇에도 흥미가 없는 소년 클라우디오는 교실 맨 끝 줄에 앉아 하루를 보낸다. 그의 눈길을 끄는 것은 자신과 전혀 다른 친구 ‘라파’ 가족의 일상뿐이다. 소년은 문학 수업 과제를 대신해 자신이 훔쳐본 라파 가족의 일상을 글로 써내려 가고, 그의 글을 눈여겨본 문학 교사에게 디킨스, 체홉, 세르반테스의 책을 빌려 읽으며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외롭고 무료한 이 소년은 글쓰기를 통해 텅 빈 마음을 채우고 성장할 수 있을까?
삼십 대의 배우 전박찬은 재작년 의 국내 초연에서 완연한 소년이 되어 관객들을 클라우디오가 써내려 가는 글 속으로 이끌었다. 서늘하고 비밀스런 그의 눈빛은 무대 곳곳을 촘촘히 채우며 여운을 남겼다. 이제 두 번째 공연을 앞둔 지금, 그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으로 클라우디오를 연기하겠다고 말한다. 은 그가 몇 차례 눈을 붉히며 떠올렸던 故 김동현 연출의 유작이기도 하다. 여러 의미에서 이번 무대에서는 그가 더욱 정성스레 빚어낸 마음을 만날 수 있을 듯하다.
Q 초연 때 공연을 봤는데, 은 해석의 갈래가 무척 풍부한 작품 같습니다. 이 작품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초연 때는 클라우디오의 순수한 글쓰기와 욕망, 도덕 사이에서 굉장히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어요. 그 때는 그런 것들에 너무 감정적으로 다가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 글쓰기라는 것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어요.
클라우디오라는, 어떤 것에도 흥미가 없고 결핍이 있는 소년이 우연히 문학 숙제를 하면서 헤르만 선생님을 만나고 자기 글을 써내려 가잖아요. 처음에는 자신이 본 것을 쓰지만, 나중에는 그의 관점도 들어가게 되죠. 그 글쓰기의 큰 틀은 바뀌지 않지만, 초연 때는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지금은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그 때는 ‘보는 것’이 너무 위험해 보였다면 이번에는 연습하면서 ‘쓰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구나 (타인의 삶을) 볼 수 있죠. 거기서 그치면 괜찮지만, 클라우디오는 그것을 자신의 관점으로 써내려 가니까요. 그 차이가 이번에 연습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에요.
Q 초연 당시 무대에서 느껴졌던 객석의 분위기나 반응은 어땠나요.
기대 이상으로 굉장히 잘 봐주셨어요. 걱정했던 대로 클라우디오를 싸이코패스로 보신 분들도 있어서 제가 과했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공연하면서 굉장히 신이 났거든요. 스스로를 좀 다잡아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요.
1년 반이 지나고 다시 연습하며 발견하는 것들이 많아요. 그때는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을 해봤으니 지금 할 수 있는 또다른 몫이 생긴 것 같아요. 분명 초연 때와는 다른 접근을 하고 있고, 그걸 보시는 관객들이 클라우디오라는 인물을 또 다르게 받아들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Q 클라우디오에게 글쓰기라는 행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클라우디오는 철학을 잘 못하는 아이에요. 원래 문과적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철학을 잘 하고 수학을 못 하는데, 클라우디오는 반대로 철학은 못하고 수학을 잘해요. 그런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글쓰기가 라파 가족에게 주는 끔찍함을 보게 되고, 그러면서 그가 철학도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결국 클라우디오에게 글쓰기는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 같아요.
Q 클라우디오에게 글쓰기가 갖는 의미, 그리고 전박찬 배우에게 연기가 갖는 의미가 서로 맞닿는 지점이 있나요?
클라우디오는 글쓰기를 하면서 헤르만 선생님에게 많은 책과 지도를 받죠. 헤르만 선생님과 관점에 대해, 갈등이나 반전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요. 저도 연극을 연습하면서 그런 것들을 계속 생각해요. 어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같이 공연하는 사람들과 읽었을 때, 그리고 연습을 해나갈 때마다 제 관점도 계속 바뀌거든요. 클라우디오가 많은 문학을 접하면서 바뀌어가는 것처럼 저도 여러 역할을 접하고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씩 성숙해가는 것 같아요.
Q 연습 과정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수학과외를 받았다고 들었어요.
극 중 여러가지 수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방정식, 허수, 적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그런데 관객 분들이 공연을 보실 때 수학을 공부하실 필요는 없어요. 여기서 다뤄지는 수학은 좌표 평면 위에 숫자들이 있는 것처럼 ‘그냥’ 존재하는 것이거든요.
아마 관객들이 가장 고민하시는 부분이 ‘허수’일 거에요. 허수는 영어로 ‘imaginary number’라고 하더라고요. 상상할 수 있는 수. 저도 사실 공부할 때 그 개념이 너무 어려웠는데 그냥 받아들이라는 말을 듣고 고민이 풀렸어요. 어떤 수학적 이론으로 이해하시기보다 그냥 상상하실 수 있는 숫자로 받아들이시면 편할 것 같아요.
Q 작품엔 나오지 않지만, 클라우디오는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되었을까요?
고민을 참 많이 했어요. 클라우디오가 글을 계속 썼을까? 아니면 여기서 멈췄을까? 그런데 클라우디오는 그 글쓰기를 완성한 후에도 글을 썼을 것 같아요. 이번이 과제로서의 글쓰기였다면, 다음에는 자기만의 소설을 썼겠죠. 그러면서 자신의 결핍을 채울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자신이 본 것을 썼다면, 이후에는 보고 나서, 혹은 보지 않고도 자신이 상상한 것들로 다양하게 글을 쓰는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Q 맨 끝줄 소년>은 김동현 연출의 유작이기도 합니다. 연습하시면서 연출님이 많이 생각나실 것 같아요.
순간순간 많이 생각나요. 제가 2007년에 처음 선생님을 만났고, 선생님과 같이 연극을 한 지 올해로 10년째에요. 재작년 이 마지막으로 같이 했던 작품이긴 하지만, 지금도 저는 선생님과 마지막으로 같이 하는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는 다른 마지막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리메이크 연출을 맡은 손원정 선생님은 김동현 선생님과 부부였고, 초연 때는 드라마터그로 작업을 같이 하셨어요. 지금 손원정 연출님이 말씀하시는 것들이 제겐 김동현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과 다르지 않아요.
김동현 선생님은…제가 연극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어떻게 하면 배우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해주신, 그리고 제가 고달픈 시간 동안 스스로와의 싸움을 버티게 해주신 고마운 스승이시죠. 제가 (대학교) 3학년 2학기 즈음에 선생님과 첫 작품을 했어요. 선생님이 너무 어렵고 긴장돼서 두통약과 소화제를 하루 몇 알씩 먹을 때였어요. 어느 날 선생님이 저를 따로 부르시더니 “넌 앞으로 너의 배우로서의 연기 세계관을 어떻게 갖고 있니?”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잠시 생각을 하고 나서 “앞으로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뭘 해야 하는지를 알고 졸업하는 게 목표에요”라고 말씀드렸더니 한참 저를 쳐다보시고는…말씀하시더라고요. “너 그거 알 때까지 나랑 놀래?”라고.
그때가 선생님이 제게 처음으로 연극을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미신 순간 같아요. 그 이후 매년 선생님과 작업을 했어요.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늘 저를 꽉 붙잡아 주시는 느낌이었죠. 제가 연기를 정말 못 하고 너무 괴로워서 매일 극장 지하에 있는 화장실에 가서 울 때도, 절대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더라고요. 한 번도 저를 놓지 않으셨어요. 많은 순간순간 선생님 생각이 나죠. 어떻게 생각이 안 나겠어요.
Q 어떤 계기로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요.
저도 학창시절에 클라우디오처럼 흥미거리를 찾지 못했어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는 착한 학생이었죠. 공부도 재미없고, 모든 게 다 지루하더라고요. 그 즈음 우연한 기회에 연극을 봤는데, 너무너무 재미있고 해보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연극 반에 들어가서 연극을 하고, 용돈이 생기는 대로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재수할 때까지 거의 6년간 일주일에 두 편씩 연극을 본 것 같아요. 돈이 정말 없을 때는 교복 입고 극장 앞에 가서 “연극을 너무 보고 싶은데 돈이 없어요”라고 얘기하기도 했어요. 그때는 그러면 들여 보내줬어요. 너무 감사하죠. 그때 좋은 연극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연극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엔 배우가 아니라 그냥 ‘연극’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연출이나 이론 전공은 입시가 좀 어려워서(웃음) 연기로 입시 준비를 했죠. 대학에 들어간 후에도 연극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 훌륭한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어떻게 하면 배우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왔죠.
Q 지금은 어떤 것들을 고민하는 시기인가요.
올해가 정식으로 대학로에 나온 지 10년째에요. 어렸을 때는 뭘 몰라서 연기를 괴롭게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 시점에 연극하는 즐거움이 다가왔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또 제가 너무 까부는 것 같더라고요. 부모님 앞이나 친구들 앞에선 까불 수 있지만 무대라는 곳은 너무나 무서운 공간이거든요. 그곳에서 두 다리를 잘 붙이고 서 있으려면 마냥 까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관객 분들이 무대에 있는 제 모습을 보며 어떤 것들을 가져가실 수 있을지를 좀 더 깊게 고민하는 때가 된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과거에는 무대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모델이나 배우처럼 멋있고 섹시해 보였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웃음). 그런데 그러다 보면 그 인물을 100% 연기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다 깨끗이 내려놓으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야 관객들이 공감하고 안아줄 수 있는 인물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 지금은 너무 힘들어요.
이제 으로 관객 분들을 만나잖아요. 지금까지 제가 무대에서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모습,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어떤 것들을 보여드릴 텐데 그 발걸음이 너무 두렵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어떻게 봐 주실지 너무 궁금해요.
Q 맨 끝줄 소년> 중 “인간의 고통, 이면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 그게 진정한 예술의 경지야”라는 대사가 있죠. 진정한 연극, 혹은 진정한 배우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졸업한 학교의 교가에 “이 세상에 보람 있는 일들이 많지만 마음 만드는 것보다 값진 일이 없다”는 가사가 있어요. 이어령 선생님이 쓰신 시인데, 그 가사를 곰곰 생각해보니 연극은 결국 마음을 만드는 일 같더라고요.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마음을 관객과 나누고 그 마음을 통해 위로를 전할 수도, 삶의 중요한 고민들을 하게 할 수도, 스트레스를 풀게 할 수도 있는. 제가 무대에서 그렇게 정성스럽게 마음을 만들어서 관객 분들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죠.
Q 끝으로, 많은 분들이 동안 유지 비결을 궁금해하세요(웃음).
일단 제가 동안이 아니에요. 눈에도, 이마에도 주름이 많고 팔자 주름도 있어요(웃음). 근데 제가 나이 든 역할을 할 때는 면도도 안 하고 대충 로션만 바르는데, 이런 공연을 할 때는 적어도 예의를 지켜요. 세수나 운동도 열심히 하고, 팩도 열심히 해요(웃음). 그 모든 것이 조금은 도움이 되겠죠. 그런데 결국 관객 분들이 무대 위의 저를 보고 어리다고 생각해주시는 데는 함께 공연을 만드는 분들의 정성이 들어가 있어요. 의상, 분장, 조명 등이 다 어우러져서 클라우디오라는 인물이 만들어지니까요. 관객 분들도 함께 공연을 만들어 주시고요. 서른 여섯인 저를 소년으로 만들어주시는 관객 분들께 감사하죠.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7.04.04 / 조회 7,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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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연출의 유작 '맨 끝줄 소년' 무대 오른다
내달 4~3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15년 초연해 관객과 평단 극찬얻어
당시 드라마투르그·윤색 손원정 연출
생전 염두에 뒀던 우미화 배우 '합류'고인이 된 김동현 연출(사진=트위터 이미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제 고인이 된 김동현 연출의 마지막 유작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4월 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에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맨 끝줄 소년’을 공연한다.‘맨 끝줄 소년’은 김동현 연출이 지난 2015년 연출을 맡아 이번에 공연하는 같은 장소에서 초연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얻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동현 연출을 기리며 초연에 함께 했던 배우와 스태프들이 뜻을 모아 참여한다.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그 겸 윤색으로 참여했던 손원정이 연출을 맡고 김동현 연출이 생전에 염두에 두었던 우미화 배우가 합류한다. 김 연출의 작품 동반자이자 큰 조력자였던 손 연출이 초연 연출의도를 살려내 더욱 조밀해진 공연을 선보일 방침이다.합류하게 된 배우 우미화는 2013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연극계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는 연기파 배우다. 스페인 현대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희곡이 원작이다. ‘맨 끝줄 소년’은 연극 ‘다윈의 거북이’, ‘영원한 평화’, ‘하멜린’ 등 작품마다 기발한 소재와 이야기 구성으로 연극적 상상력을 자극해 온 후안 마요르가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2013년 국내에선 ‘인 더 하우스’(프랑스와 오종 감독)라는 제목의 영화로 먼저 소개됐다.한편 김동현 연출은 지난해 2월 5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91년 8월 연극 ‘굿 닥터’로 연극계에 입문한 고인은 극단 작은신화에서 연극 ‘꿈,퐁텐블로’ ‘세가비백황파전’ ‘낙원에서의 낮과 밤’ 등을 연출했다. 2007년 극단 코끼리만보를 창단하고 ‘착한사람, 조양규’ 등 독창적인 작품을 발표했으며 2008년 ‘하얀 앵두’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2009년 ‘다윈의 거북이’로 제11회 김상열연극상 등을 받았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맏사위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예종 연출과 교수로 임용됐으나 연말 연극 ‘맨 끝줄 소년’ 공연 이후 병세가 급속히 나빠졌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3.15 / 조회 2,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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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부터 '세월호'까지 우리는…'썬샤인의 전사들' 개막
김은성 작가 신작
10월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연극 ‘썬샤인의 전사들’의 공연 모습(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자인 김은성 작가의 신작 ‘썬샤인의 전사들’이 개막했다. 김은성 작가.김은성은 동시대 문제의식과 연극의 근원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극작가다.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2012년 연극 ‘목란언니’로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을 수상했다. ‘썬샤인의 전사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통해 상실에 대한 트라우마, 남은 이의 부채의식 등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깊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새롬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우미화, 김종태, 이화룡, 곽지숙, 권태건, 전박찬 등이 출연한다. 10월 2일 오후 4시, 7일 오후 7시 30분, 9·16일 오후 4시에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했다. 오는 10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29 / 조회 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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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연극상' 김은성 작가 신작 '썬샤인의 전사들'
9월 27~10월 22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김은성 작가(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자인 김은성 작가의 신작 ‘썬샤인의 전사들’이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김은성은 동시대 문제의식과 연극의 근원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극작가다.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2012년 연극 ‘목란언니’로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을 수상했다. ‘썬샤인의 전사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통해 상실에 대한 트라우마, 남은 이의 부채의식 등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깊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새롬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우미화, 김종태, 이화룡, 곽지숙, 권태건, 전박찬 등이 출연한다. ‘목란언니’ 등 김 작가가 작·각색한 공연의 티켓 소지 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02-708-50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21 / 조회 2,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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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문극장, 연극 ‘게임’ 관객을 위한 토크쇼
연극 ‘게임’이 4월 29일부터 5월 15일까지 매주 금요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연극 ‘게임’은 두산아트센터 인문 기획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의 공연이다. 연극 ‘게임’은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관객들의 관람 후기와 작품에서 담고자 하는 이야기, 제작 과정 등을 주고받는다. 진행은 연극 ‘게임’의 연출 전인철 및 배우 전박찬, 하지은, 백성철, 프로듀서, 영상 디자이너, 드라마터그 등이 맡는다. 토크쇼 출연진들은 공연 내용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관객과 만난다. 주제는 생존을 담보로 모험을 하는 우리 세대 이야기, 하우스 푸어로 대두되는 도시 사회 문제, 생중계되는 사생활 등이다. 연극 ‘게임’은 4월 12일부터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사진출처_피알원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26 / 조회 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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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문극장 '게임' 관객과 대화장 연다
29일부터 매주 金 토크쇼 형식 진행
생활 속 게임 다양한 이야깃거리 꺼내
전인철 연출 등 제작진 참여할 예정연극 ‘게임’ 관객과의 대화 현장(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두산아트센터의 기획 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이 연극 ‘게임’ 공연을 찾은 관객을 위해 오는 29일부터 매주 금요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두산인문극장 2016 두 번째 공연 ‘게임’의 전인철 연출가를 포함해 배우, 프로듀서, 영상 디자이너, 드라마더그 등이 참석해 다양한 얘기를 나누는 유쾌한 자리다.연극 ‘게임’은 두산아트센터 인문 기획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 작품이다. 지난 17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관객들의 생생한 관람 후기와 ‘게임’에서 담고자 하는 이야기, 제작 과정 등이 오가며 큰 호응을 얻어 매주 금요일 관객과의 대화를 열기로 했다.공연 내용뿐 아니라 생존을 담보로 모험을 하는 우리 세대 이야기, 하우스 푸어로 대두되는 도시 사회 문제, 생중계되는 사생활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관객과 만난다. 연출 전인철 및 배우 전박찬, 하지은, 백성철, 프로듀서, 영상 디자이너, 드라마터그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연극 ‘게임’은 오는 5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건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다. 공연 티켓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doosanartcenter.com)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두산아트센터의 공식 SNS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를 통해 사전 질문을 받는다. 관객과의 대화는 두산아트센터 팟캐스트를 통해 다시 들을 수 있다. 02-708-50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25 / 조회 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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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무료로 만나는 영화 ‘두산인문극장2016: 모험’
‘두산인문극장’이 ‘모험’을 주제로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인투 더 와일드’를 상영한다. ‘잊혀진 꿈의 동굴’은 4월 25일에 상영된다. 감독은 베르너 헤어조크다. ‘잊혀진 꿈의 동굴’은 1994년 프랑스에서 발견된 3만 2천 년 전 인류의 모습이 남아 있는 동굴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5월 2일에 상영된다. 감독은 이호재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다큐멘터리 중 최단 기간에 2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80만원과 카메라 1대를 들고 무작정 유럽으로 떠난 청춘들의 모험을 담았다. ‘인투 더 와일드’는 5월 9일에 상영된다. 감독은 숀 펜이다. 주인공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려는 모험을 한다. ‘두산인문극장’은 두산아트센터 인문 기획프로그램이다. 올해 주제는 ‘모험’이다. ‘두산인문극장’은 영화 외에도 연극 ‘게임’, ‘인터넷 이즈 씨리어스 비즈니스’와 전시 ‘삼키기 힘든’을 준비했다. 세 편의 영화는 4월 25일, 5월 2일, 5월 9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무료로 상영된다. 사진제공_피알원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1,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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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vs내 집 마련, 연극 ‘게임’ 관객과의 대화 진행
연극 ‘게임’이 4월 17일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연극 ‘게임’은 영국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의 최신작이다. 하우스푸어의 극단적인 생존 게임을 소재로 한다. 집 없는 부부가 고객에게 그들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조건으로 입주하는 내용이다. 2015년 2월 영국에서 초연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전인철이 맡았다. 번역 및 드라마터그는 성수정이다. 출연진은 유병훈, 강말금, 백성철, 이지혜, 전박찬, 하지은, 김민하, 옥자연, 윤미경, 유동훈, 김광현, 백하민이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에는 전인철 연출과 성수정 드라마터크, 전박찬 배우가 참석한다. 이 공연은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의 두 번째 작품이다. 두산인문극장은 두산아트센터의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인문학을 예술로 풀어내는 기획 프로젝트다. 올해 4회째를 맞이했다. 연극 ‘게임’은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사진_피알원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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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아, 우리가 이 지경까지 왔구나’
끔찍했다. 오싹했다. 우리가 이 지경까지 왔구나. 부인할 수 없는 깨달음에 소름이 돋았다. 최근 우리가 사는 '지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많이 등장했지만, 무대 위 광경에 대한 객석의 파장이 아마도 가장 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연극 을 마주한 후다. 연극 은 등으로 국내 관객들과도 안면이 있는 영국 30대 중반 젊은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의 2015년 신작이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작품을 통해 비춰내고 있는 이 작가가 에서는 '하우스 푸어' 이야기를 한다. 치솟을 대로 치솟은 전세가, 저금리로 자가 매매를 유도하던 불과 몇 개월 전의 부동산 정책의 균열 등으로 현재 '내 집인데 내 집 아닌' '은행의 집'에 기약 없이 살거나, 혹은 월세 제하면 남는 것 없는 월급봉투에 좌절하는, 수많은 하우스 푸어들이 살고 있는 한국의 상황과도 딱 맞는다. '럭셔리한 살 집'과 맞바꾼 '우리의 사생활' 극중 신혼부부인 애슐리와 칼리는 변변한 직장도, 살 집도 없다. 이때 등장한 달콤한 유혹. 엔터테인먼트 사업가가 제공하는 '력셔리한 집'에 살며 월급도 받을 수 있는 기회.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기회를 잡은 이들은 마냥 즐겁다. 대신 이들은 집에서 사는 모습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면 공개해야 한다. 실내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부부의 사생활을 가감 없이 촬영하고, 돈을 내고 입장한 관광객들은 집 밖 모니터를 통해 부부가 사는 모습을 보다가 두 사람 중 한 명을 마취총으로 쏴 맞추는 '게임'을 즐긴다. 총을 맞아도 잠시 기절했다 다시 일어나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는 부부도, 아이를 갖고 싶지만 무작정 날아온 총알에 놀라 불임이 계속되자 점차 생각이 바뀐다. 아이를 위한 '관계의 그날'을 위해 남편은 자신들을 24시간 지켜보며 관광객에게 게임을 안내하는 가이드에게 '잠시라도 자신들을 보지 말아줄 것'을 부탁할 정도다. 그렇게 힘겹게 얻은 아이도 관광객들의 '과녁'에서 제외되진 않는다. 누군가의 삶이 돈 내고 볼 수 있는 '구경거리'로 전락해버렸다 현재 우리에게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익숙하다. 물론 몰래카메라 형식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집 안팎' 삶이 그대로 촬영되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즐긴다. 노출과 관음이 이색적인 한 쌍이 되어 엔터테인먼트의 인기 장르로 자리했다. 누구에게 잘잘못을 묻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건드린 이 관계에 '돈'과 '산업'이 자리하고 있음이 아찔할 뿐. 결국 이 작품은 '하우스 푸어'에서 시작되지만 '살기 위해 삶을 버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스스로 내던진 '디그니티 푸어'(dignity poor), 우리에 대한 반사경일지도 모르겠다.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은 양육강식의 논리로만 종족이 번식하지 않는다는 것일테다. 암전 때마다 등장하는 여우 사냥 광경은 그래서 더욱 지켜보기 괴롭다. 공연은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6.04.14 / 조회 9,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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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다룬다…英 최신작 연극 '게임' 초연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 두 번째
주목 받는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 최신작
하우스 푸어 등 현대도시 사회문제 다뤄
오는 4월12일 두산아트센터서 개막‘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게임’의 포스터(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영국의 떠오르는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Mike Bartlett)의 최신작이자 두산아트센터 인문 기획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게임’(Game)이 오는 4월 12일 국내 초연한다.작가 마이크 바틀렛은 2011년 영국에서 연극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로 영국연극상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를 다룬 다양한 작품을 통해 주목 받는 극작가다. ‘게임’ 역시 2015년 영국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작품은 집 없는 부부가 생존을 담보로 사생활이 공개되는 집에 입주하는 모험을 소재로 한다. 극 중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가가 부부에게 제공한 집은 멋진 가구, 아늑한 침실을 갖춘 완벽한 곳이지만, 게임에 참여하는 고객이 부부의 사생활을 지켜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극단적 설정을 통해 도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하우스 푸어’의 상황을 보여준다. 무대는 사실적인 집 내부를 구현해 실제로 타인의 집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집 주변에 관객 좌석을 배치해 관객이 직접 공연 속 게임에 참여한 듯한 현장감을 즐길 수 있다. 4월 12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다. 4월 17일 공연 후에는 전인철 연출, 성수정 드라마터그, 전박찬 배우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가 40분간 진행된다. 공연 티켓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www.doosanartcenter.com)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02-708-50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9 / 조회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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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 모집…“인문 강연부터 공연 할인혜택까지!”
두산아트센터가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과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한다.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은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인문 기획프로그램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두산아트센터는 매년 다른 테마를 선정하여 두산인문극장을 운영해왔다.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은 두 가지 수료 과정이 있다. ‘Do; 스콜라(Schola)’와 ‘Do; 에디터(Editor)’ 다. ‘Do; 스콜라(Schola)’는 두산인문극장 통합 과정을 함께하는 관객을 말한다. 이들은 강연, 전시, 영화 무료 관람 및 공연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Do; 에디터(Editor)’는 SNS를 통해 두산인문극장을 알린다.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 은 두산아트센터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모집을 진행한다. 모집 기간은 3월 12일까지다. 사진 제공_피알원 이기원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3.10 / 조회 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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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욕망으로의 초대, <맨 끝줄 소년>
지루하고 갑갑한 교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소년은 작문 숙제를 대신해 친구네 놀러 가서 보았던 그 집의 풍경을 글로 써내려 간다. 저녁마다 나란히 앉아 TV를 보는 친구와 그의 아버지, 종일 집에 머무르지만 그 집에 만족하지 못하는 친구의 어머니를 보는 소년의 시선은 은밀하고 집요하다. “이게 만약 소설이라면, 갈등이 부족해.”라는 문학교사의 지적에 자극받은 소년은 더욱 글쓰기에 열중하고, 그가 만들어낸 갈등과 사건은 현실과 환상을 구분할 수 없이 펼쳐지며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킨다. 지난 10일 개막한 은 교실 맨 끝줄에 앉은 소년 클라우디오의 작문 숙제를 통해 그의 문학교사 헤르만, 헤르만의 아내 후아나, 클라우디오의 친구 라파와 그의 부모 등 다양한 인물들의 삶과 욕망을 치밀하게 들여다보며 여러 질문을 던지는 연극이다. 스페인 최고의 현대 극작가로 불리는 후안 마요르가의 작품을 의 김동현 연출이 국내 첫 무대에 올렸다. 후안 마요르가는 수학 교사로 재직했을 때 한 학생이 ‘시험 공부를 못한 이유’를 답안지에 적어낸 것을 보고 이 연극을 구상했다고 한다. “연극은 철학처럼 갈등에서 출발하며 철학자들이 아직 답을 얻지 못한 질문들을 관객에게 던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 후안 마요르가는 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정말 많은 질문을 던진다. 과연 예술은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이야기를 향한 욕망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 독자 혹은 관객을 전율시키는 이야기의 결말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김동현 연출은 장면과 장면, 대사와 대사를 군더더기 없이 섬세하게 이어가며 작가가 묻고자 했던 그 질문들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몇 개의 의자와 탁자, 은은한 조명과 투명한 막으로 단출하게 구성된 무대는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로 가득 찬다. 특히 검은 막 뒤에서 무언가를 더듬는 듯 허공에 손을 짚으며 라파의 가족을 지켜보는 클라우디오 역 전박찬의 눈빛이 여운을 남긴다. 이야기에는 갈등이 있어야 한다는 교사의 말을 새겨들은 클라우디오는 급기야 친구의 어머니 에스테르에게 직접 쓴 시를 건네고, 그녀와 키스를 한다. 이 아슬아슬한 사건은 과연 현실일까, 혹은 허구일까. 관객들로 하여금 소년의 불온한 상상과 욕망에 함께 빠져들게 만드는 은 내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5.11.11 / 조회 8,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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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상상하는 즐거움 <맨 끝줄 소년> 연습현장
새로운 이야기의 의미와 그 너머를 상상하는 일. 소설에 푹 빠져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소설 읽기가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인지를. 여기 학생이 써낸 작문 과제에 푹 빠진 문학교사가 있다. 그는 소년의 글에 감탄하며 읽고, 상상한다. 예술의전당 ‘SAC CUBE: Premiere’ 의 일환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처음 소개되는 연극 은 1965년 생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작품으로, 흥미로운 제목 그대로 교실 맨 끝줄에 앉아 수업을 듣는 고등학생 클라우디오가 주인공이다. 클라우디오가 써낸 소설 같은 작문 과제에는 같은 반 친구인 라파 가족에 대한 수상한 관찰과 욕망이 담겨 있다. 문학교사 헤르만은 클라우디오의 글에서 묘한 매력을 느끼고 소년의 재능을 점점 발전시키고자 한다.이 작품은 먼저 국내에서 프랑스와 오종 감독의 영화 란 제목으로 개봉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바 있다. 극단 코끼리만보의 김동현 연출이 지휘하는 이번 공연은 그가 소개하는 후안 마요르가의 네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자신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보이는 맨 끝줄을 선택한 소년, 클라우디오는 지난해 에서 30대의 나이로 불안한 소년 알런 역을 소화해낸 전박찬이, 문학교사 헤르만 역은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박윤희가, 극 중 헤르만 교사의 부인이자 큐레이터로 등장하는 후아나 역은 의 염혜란이 맡았다. 이들을 비롯하여 극단 코끼리만보와 백수광부의 대표 배우인 백익남과 김현영이 라파의 부모로 분하며, 유승락은 그들의 아들 라파로 참여한다. 기자가 참관한 지난 20일, 김동현 연출과 전체배우들은 책을 완독하는 것처럼 대본을 꼼꼼히 분석하며 장면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헤르만과 그의 아내 후아나는 클라우디오가 써낸 글의 내용을 언급하며 서로 대화를 나누고, 헤르만은 클라우디오에게 글에 나타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추천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클라우디오가 관찰하고 있는 라파 가족의 일상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연극은 시간의 흐름, 장소의 일관성 없이 허구와 현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쳐지고, 각각 장면들은 책상의 위치와 책상 위의 스탠드를 켜고 끄는 것으로 전환되어 표현이 된다. 특히 이날 빵, 뽕, 하하 등 뜻을 알 수 없는 밝고 고운 소리들이 연습실을 울렸다. 낭랑한 목소리의 끝을 따라가보니, 코러스를 맡은 배우들이 대본을 펼친 채 몸과 입으로 다양한 소리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매 공연마다 라이브로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표현할 예정이다.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주인공 클라우디오의 글쓰기라고 설명한 김동현 연출은 “소년이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나가다, 어느 순간 자기 스스로를 발견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쓰게 되죠. 내가 글의 주인공이 되는 겁니다.”라고 힘주어 강조했다.공연은 11월 10일부터 12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0.26 / 조회 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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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단 내 스타일? 그럼 뭉쳐야지!
캐스팅과 스토리뿐 아니라 작품을 선보이는 단체와 극단의 개성은 꾸준히 공연을 관람해온 공연애호가들에게 관극 선택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저마다의 인기 레퍼토리를 시리즈로 선보이는 이들 두 곳은 '극단 팬'을 거느린 대표 단체라 할 수 있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작가이자 연출가인 극단 대표 고선웅의 개성이 가득 묻어 있는 곳이다. 기발한 상상력, 화려한 입담이 녹아 든 에너지 가득한 작품을 줄곧 선보여 왔으며, 올해 10주년을 맞아 공연하는 두 작품 역시 과거 큰 인기를 얻은 극단 대표 레퍼토리다. 8월 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는 오래전 신파극을 '화류비련극'이라는 독특한 타이틀로 구성해 냈으며, 14일부터 약 보름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주인공이 스테인레스 인간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다. 극단 코끼리만보의 중심은 연출가 김동현이다. 한국 근현대사의 한 부분을 말의 형태, 의미, 발화의 과정과 전달 등 '말'에 집중하며 밀도 높게 담담히 작품에 담아내고 있지만, 결코 담담하지만은 않은 감흥을 관객들에게 전해왔다. 극단 코끼리만보 역시 9월에 인기 레퍼토리 세 편을 3부작 시리즈로 묶어 차례로 공연한다. 1950년대 일어난 양민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오랜 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 살아남은 이들의 말을 죽은 자의 말과 몸을 빌어 재연하는 과, 1960년대 베트남 전쟁 파병 실종자와 1971년 창경궁에서 도주한 홍학의 흔적을 병렬로 구성한 는 '생각나는 사람'이라는 이름으로 9월 2일부터 16일까지 게릴라극장에서 연이어 선보인다. 9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역시 게릴라극장에 서는 세 번째 작품 는 7,80넌대 중동에 파견되었던 남자와 파독 간호사를 꿈꾸던 한 여자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비춰낸 2인극이다. 지난해 초연을 통해 작가 배삼식이 제8회 차범석 희곡상을, 배우 이연규가 제51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위 작품들 모두 개별 예매 가능하지만, 이들을 모두 놓칠 수 없는 팬들을 위한 패키지 티켓도 구성되어 있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두 작품 모두를 관람할 수 있는 '마방진 패키지'는 4만 8천원이며, 극단 코끼리만보 3부작을 다 관람하고 공연 프로그램까지 더해진 패키지 티켓은 4만원이다. 모두 개별 관람보다 약 40%의 할인 혜택이 더해진 셈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08.04 / 조회 4,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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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드러나는 욕망의 맨얼굴 <에쿠우스> 개막
열일곱 살 소년이 자신이 돌보던 여덟 마리 말의 눈을 찔렀다. 끔찍하고 잔인한 사건이라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고 사건의 중심에 선 소년은 '비정상'이라는 이유로 종신형을 선고 받기 직전이다. 소년을 벼랑 끝으로 내몰기 전 그를 어찌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지막 사람,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그는 사건의 발단과 소년의 정신세계를 탐구해 가면서 점점 욕망을 거세당한 채 비참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치를 떤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피터 쉐퍼의 작 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1973년 세계 초연한 이 작품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신, 인간, 섹스에 관한 이야기를 탄탄한 인문학적 텍스트에 담아내고 있으며, 강렬하고도 파격적인 장면과 음악을 통해 현대 사회 속에 거세된 인간의 본능과 광기를 발산해 내고 있다. 알런(지현준)(위),헤스터 판사(차유경)와 다이사트(안석환)(아래)극단 실험극단이 선보이는 이번 는 극단의 대표 이한승이 연출을 맡았다. 이 연출은 "현대인이 되면서 놓친 원시세계, 그것에 대한 갈망을 주제로 삼았다"고 밝히며, 이번 무대에서 장면에 따라 알런이 전라로 등장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알런과 질 메이슨의 마구간 장면을 비롯한 인물들의 전라는 원작의 요구이기도 하다. 과거 故 강태기를 비롯, 송승환, 최재성, 조재현, 최민식, 김영민 등의 배우들이 거쳐간 알런 역은 이번엔 지현준과 함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전박찬이 맡고 있다. 최근 등 다채롭고 무게감 있는 연극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지현준은 알런 역을 맡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하며 "어둠, 질투 등 외부의 상황을 여과 없이 흡수하고 내뱉는 순수한 모습에 집중하려 한다"며 자신이 연기할 알런에 대해 설명했다. "스무 살 때 토월극장(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를 봤을 때 너무나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자리가 굉장히 영광스럽다"는 전박찬은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 최후의 인물이 되었다. 등의 무대에 서 온 그는 이번에 를 만나 "작품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면서 "순수함과 열정을 답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런의 치료를 맡은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역으로는 안석환과 김태훈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3일 열린 프레스콜 현장에서 만난 안석환은 쉰 목소리로 그간의 연습에서 에너지를 다해온 모습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컨디션 관리 잘 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다른 연기를 연출님으로부터 주문 받았고, 이러한 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안석환스러운 모습이 나왔고, 실제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인물이 다이사트임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다이사트(김태훈)(맨 위)알런(전박찬)과 질 메이슨(김지은)(가운데)과거 신구, 승승환, 정동환 등 쟁쟁한 배우들이 표현해 왔으며, 지금도 많은 배우들이 '꼭 해보고 싶은 역할'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 다이사트라는 것을 김태훈 역시 강하게 긍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언제나 동경하던 역할을 맡아 기쁘다면서도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인생이라 말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통과 싸워야 한다는 말처럼 주변인으로서 중심을 마냥 부러워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 중"이라고 말하며, 작품, 연기와 함께 자신의 삶을 깊게 돌아보고 있는 지금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알런의 부모로 유정기, 이양숙 배우가 분하며 헤스터 판사 역에 차유경, 질 메이슨 역에 이은주, 김지은이 번갈아 무대를 채우고 있다. 또한 의 강렬한 이미지와 역동적인 장면을 이끄는 견인차, 8마리의 말로 분하는 배우들에게도 눈길을 쉽게 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14일 개막한 연극 는 오는 5월 17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18 / 조회 1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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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으로 가는 길에 선 사람들, 김동현 연출가에게 묻다
제2차 대전 당시 세계적으로 독일의 유태인 학살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일었다. 나치는 유태인들을 동원하여 선전 영화를 찍어 적십자에 보냈다. 연극 ‘천국으로 가는 길’은 이러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수용소 유태인들이 각자 주어진 역할을 맡아 구성된 대본대로 광장과 벤치에서 연기하며 연극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연극은 11월 8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현 연출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작품 소개 부탁드린다.연극의 시작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민간인 수용소를 방문했던 적십자 대표의 회상이다. 독일은 수용소에 방문하는 적십자단을 속이기 위해 유태인들을 이용해 연극을 만든다. 실제 독일 나치가 체코 테레진의 강제 수용소 일부를 수리해 선전 영화를 찍은 사실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 이 작품은 규칙, 역할놀이 등 지극히 연극적인 요소들과 특성을 통해 비극을 부각시킨다. - 연극 ‘다윈의 거북이’, ‘영원한 평화’, ‘피리부는 사나이’에 이어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의 작품을 네 번째 연출한다. 애정이 남다를 것 같은데.후안 마요르가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극작가다. 나와 나이가 같다. 연극 ‘다윈의 거북이’를 연출할 당시 작가가 한국에 왔다. 이틀간 작가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마요르가 작가의 가장 훌륭한 점은 세계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들을 연극이라는 장르로 잘 표현한다는 것이다. 피상적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 부합하고 실제적으로 유용한 질문들을 던진다. 이런 면에서 마요르가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크다. 금전적으로 어려웠던 때가 있었는데, 개런티를 거의 안 받다시피 해준 적도 있을 만큼 인연이 깊다. - 작가가 철학을 전공했다. 작가의 작품 연출을 위한 철학 공부를 따로 했는지?연출가로서 철학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철학적 명제들이 적절히 도입될 수 있도록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한다. 연출가가 작품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요르가 작가는 수학과 철학을 전공했고 현재 철학 교수다. 작가가 깊은 사유를 가진 덕분에 삶에 대한 질문을 현실과 상황에 적절하게 던진다. 물론 어떤 관객들은 작품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반면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과 연극을 결합시키며 즐기는 관객도 많이 만났다. -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작가 스스로 연극 ‘천국으로 가는 길’을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과거 작품들보다 부담이 더 컸다. 작품이 갖는 질문 자체가 무겁다. 하지만 유태인 학살이라는 주제가 우리 삶과 아주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다. 마치 한국전쟁 때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당한 것과 같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번갈아가며 생긴다. 무서운 것은 가해자들에게 실천의 명제가 너무나 분명해서 죄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학대, 반감, 증오, 민간인 학살 등을 위장하는 가짜 사실이 많다. 이런 현실 위에 축적되는 질문들이 연극으로 펼쳐진다. 연극 ‘천국으로 가는 길’은 절묘한 반복을 통해 의미를 확대해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작품 속 증기기관차의 연기와 가스실의 연기 등 단어와 상황 모두가 이중적으로 들린다. 연극과 극장이라는 요건을 통해 의미 있는 체험을 시켜주는 작품이다. 작품을 논리적으로 해석하는 것과 연출과 배우가 작품을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러한 과정이 힘겨운 건 맞다. 하지만 동시에 즐겁다.- 공연 시작 초반부인데, 계획대로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모든 연극을 만들고 나서 ‘충분하다, 만족스럽다’ 이런 생각은 한 번도 못해봤다. 그러나 첫 공연을 보고 나서 배우들에게 개인적인 박수를 보냈다. 좋은 진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나 혼자 관객이었다. 앞으로는 모든 배우들이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면서 점점 더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다.- 향후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내년도 작품을 구상 중이다. 극단에서 페이크다큐멘터리 연극 ‘착한사람, 조양규’, 연극적 다큐멘터리 ‘말들의 무덤’을 잇는 3부작 작품을 기획하고 있다. 마지막 작품은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모두 유효하게 이중적으로 구성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제목은 아직 미정이다. 한국의 비극적인 근현대사 사건들을 표현하고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70~80년대 많은 한국인들이 노동인력으로 외국에 수출되다시피 했다. 역사는 사실만 기억한다. 다음 작품에서는 그 속에 담겨있는 또 다른 진실들을 연극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 한국인이라는 태도, 지킬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해 발견하고 구상해 갈 예정이다. 남가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코르코르디움
2013.11.12 / 조회 9,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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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연극 '말들의 무덤'
역사적 사건 목격자 녹취록 구성
13명 배우가 재연한 양민학살의 참상
15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연극 ‘말들의 무덤’의 한 장면(사진=코르코르디움).[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조용한 무대 위. 한 여인이 흰색 천으로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리고 앉아 있다. 유골 감식결과 총상과 함께 무릎뼈, 턱뼈 등에서 골절상이 발견됐다. 63년 전 한국전쟁 때 학살당한 그녀의 유골이다. 억울한 죽음을 당하면서 그녀가 집어삼킨 못다 한 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역사적 사실과 묻힌 말들을 재구성한 연극 ‘말들의 무덤’이 15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한국전쟁 중 일어난 양민학살을 목격한 증언자들의 인터뷰 자료와 실제 녹취록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지금도 잊히지가 않아. 서울이 아무도 없고 텅텅 비어 있었어.” “한 줄로 죽 세워놓고 총을 그냥 쏜단 말이야. 앞에서부터 하나씩 쓰러지면 나중에 다시 와서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확인을 해. 그리고 살아 있으면 쇠창살로….” “우리 어무이가 나 하나 살리겠다고 자꾸 머리를 밑으로 숙이게 했단 말이야. 잠시 기절하고 깨어났는데 우리 어무이가 피를 흘리면서 내 위에 엎드린 채 죽어 있는거야.” 작품은 포로로 잡힌 남자와 인민재판으로 처형당한 이야기 등 그동안 침묵했던 민족의 역사를 무대 위로 끌어냈다. 양민학살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사람, 끔찍한 죽음의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말과 기억을 현재에서 복원해냈다. 세월의 풍파 속에 왜곡되고 사라진 진실의 파편들이다. 이 사라진 말들을 전하는 사람은 13명의 젊은 배우들이다. 배우들은 한국전쟁 중 사라져간 영혼들의 빈 몸을 바라보며 무덤 속에 유폐된 그와 그녀들의 말을 재연한다. 실제 창작의 소스가 됐던 사진과 영상은 배경으로 사용했다. 배우 전박찬(32)은 “사실 전쟁을 경험했던 세대는 아니다. 6·25에 관한 것은 책으로 배운 것이 전부였다”며 “한국전쟁을 처음엔 머리로 알았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가슴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얀앵두’ ‘영원한 평화’ 등의 작품에서 견고한 작품세계를 보여줬던 김동현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이영주·백익남·강명주·오대석·우미화 등이 출연한다. 김 연출은 “역사적 사실을 재현이 아닌 재연으로 보여주고 들려주고자 했다”며 “역사를 체험하고 수십년 세월 동안 잊힌 존재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02-889-356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고객상담센터 1666-2200 | 종목진단/추천 신규오픈<ⓒ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3.09.12 / 조회 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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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폭력, 관객도 공범자가 된다”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
최근 나주에서 발생한 아동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폭력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논의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경찰청과 형사정책연구원이 공동 발표한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2,054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강간·강제추행범죄인 1만 9,393건의 10.5%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를 하루 단위로 환산하면 아동·청소년 중 매일 6명이 성범죄 피해를 입는 셈이다. 아동 성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각 계의 시선과 목소리는 다양하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아동이라도 사회적 무관심이나 방치 속에서 성폭력의 위험에 방치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공통의 의견이다. 이를 위해 시민과 민간단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공연계에서는 아동 성폭력 문제를 다룬 연극이 무대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이기심, 아이들 희생 부른다”- 관객을 공범자로 만드는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는 후안 마요르가의 스페인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원제:하멜린 Hamelin)’를 황재헌 연출이 각색한 작품이다. 한 도시에서 발생한 아동 성추행 사건과 그림 형제의 동화로도 유명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 대한 전설을 소재로 했다. “사건의 단순한 고발이나 선동에 그치지 않고, 한국 관객에게 현실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싶다”는 황재헌 연출에게 작품의 특징과 사회적 의미를 물었다.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와 아동 성폭력을 다룬 이 작품은 어떤 관계성을 맺고 있는가?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는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이다. 동화에서 어린아이에게 ‘쥐’는 두려운 대상이고, 두려운 대상을 없애주는 존재가 ‘피리 부는 사나이’다. 어린아이를 이용하거나 두렵게 했던 대상을 ‘쥐’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단순한 동화에 그치지 않는다. 동화의 배경에는 역사적 사건이 있다. 흑사병이 창궐할 당시, 그 원인을 몰랐던 사람들이 아이들이 병을 옮긴다고 생각해 아이들을 학대했다. 수많은 아이가 어른들에 의해 화형당하거나 살던 곳에서 쫓겨나야 했다. 이는 어른들의 이기심이 아이들을 무참히 희생시킨 일화다. 작가는 이것을 현대의 ‘아동 학대’ 문제와 연관 지어 이 작품을 썼다.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은 실화인가? 스페인에서 이런 작품이 쓰이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작품 속 사건이 실화는 아니다. 하지만 스페인에서도 2000년대 초중반에 수백만에 이르는 아이들이 가정에서 버림받거나 학대받는 등 아동 학대와 아동 성폭력의 문제가 심각했다. 이 작품의 원제는 ‘하멜른’이다. 작가가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배경이 되는 도시 이름을 제목으로 사용한 것은 아동 학대가 자행되는 전 세계의 각 도시를 상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속에서 아동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아동 성폭력 문제는 실제 사건만 본다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다. 하지만 대개 가해자를 성도착증 환자이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바라본다. 가해자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치부하면 그 사람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이 드러나지 않게 된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둘러싼 주변의 가족들, 이웃들, 사회구조적으로 소외가 발생하는 이유를 한 꺼풀 벗겨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 작품에서는 아동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서는 검사 몬떼로가 주인공이다. 워커홀릭인 몬떼로는 아동 학대 문제를 다루면서 정작 자신의 어린 아들과는 서먹하게 지낸다. 하지만 그는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 아이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가족 안에 있었음을 깨닫는다. 작품은 아동과 진심어린 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는 아동을 대하는 어른들에게 진정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공연의 사회적 의미, ‘시각의 확대’다”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다룬 공연은 관객과 만남으로써 사회적 기능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공연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연의 가장 큰 사회적 기능은 ‘시각의 확대’다. 영화 ‘도가니’의 경우 실사를 바탕으로 한 생생한 영상이 대중이 잘 알지 못했던 사회 문제를 폭로하고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는 기능을 했다. 공연은 관객이 여러 가지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표현기법을 사용한다. 당면한 이슈를 관객 스스로가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 해결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히는 역할도 한다. 특히, 이 작품은 동화에서 모티브를 차용하면서 당장 눈앞에 닥친 실제의 사건을 우화적으로 드러낸다. 관객 자신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현재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작품이 전하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구체화한다면 어떤 것인가? ‘우리 아이와 대화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동성폭력의 직접적인 가해자는 범인이겠지만 작품은 아이를 둘러싼 어른들의 무관심과 명령조의 일방적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를 참혹한 범죄의 피해자로 내모는 현실은 한 명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만든 것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만든 것이다. 사회적 소외를 해결하고,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이해하기 위한 소통의 노력이 필요하다.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는 지난해 영화 ‘도가니’ 열풍에 이어 ‘아동 성폭력’이라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강탈의 또 다른 고발이 될 예정이다.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뜨거운 사회적 메시지를 어떻게 무대에서 드러낼지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아동 성폭력 문제에 대한 알레고리적 질문을 던지는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는 9월 7일부터 9월 23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공연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9.06 / 조회 6,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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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을린 사랑> 처참한 비극적 운명, 이것이 나의 존재인가
레바논 태생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연극 이 올 6월 공연한다. 한국에서는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그을린 사랑’이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그 해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른 이후 2011년 정식 개봉,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프랑스 영화감독 드니 뵐뇌브는 연극을 본 후 충격에 휩싸여 5년간의 준비 끝에 영화로 새롭게 만들어 내었다. 와즈디 무아와드가 ‘존재에 대한 질문’이라고 묘사한 바 있는 은 어머니 나왈이 남긴 유언에 따라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그녀의 자녀인 쌍둥이 남매가 자신들의 아버지와 손위 형제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담고 있다. 잘 몰랐던 어머니의 과거를 거슬러 가는 남매는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접하게 되고, 이는 곧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 과정이 된다. 그리스 신화 속 비극인 오이디푸스 모티브가 현대적으로 강렬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배삼식 작가가 한국 무대를 위해 원작 희곡을 다듬고, 등의 김동현 연출이 꼼꼼하고 치밀한 연출을 다시 한번 선보일 예정. 김동현 연출제작발표회장에서 김동현 연출은 “대부분의 행동과 사건이 말로서 이어지는 작품으로, 굉장히 연극성이 강하다”고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장소는 많지만 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사보다는 침묵을 강조했던 영화와 달리 강렬한 시적 대사와 탄탄한 서사 구조가 돋보이는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장소를 명시하지 않아 보편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본 연극에서, 14세에 연인의 아이를 가진 소녀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세 명의 배우가 나누어 나왈 역을 맡는다. 순수하고 깨끗하지만 뜨거운 사랑을 통해 임신을 한 10대 나왈 역엔 이다아야가, 그 이후부터 3, 40대의 모습은 배해선이, 가혹한 운명 앞에서 침묵을 선택하는 60대 나왈은 이연규의 몫. 나왈 역을 맡은 이연규, 이다아야, 배해선(왼쪽부터)“처음엔 한 인물을 세 명이 나눠 하는 것에 의문을 가졌었다”는 이연규는 “나왈 역을 맡은 세 명의 배우가 동시에 한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도 있는 등 연극적 특징을 크게 갖고 있는 작품임을 깨달았다”면서 “작품 속 상황이 너무 버겁고 고통스러워서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고, 이 고통은 한 인간이 살아온 역사가 다 녹아 있는 크고 깊은 이야기가 이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나왈의 유언에 따라 형과 아버지에게 편지를 전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 남매 시몽과 잔느 역은 김주완과 이진희가 소화할 예정이다.쌍둥이 남매 시몽, 잔느(김주완, 이진희)와남매가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를 권하는 공증인 르벨(백익남)그토록 찾아 헤맸던 첫째 아들과, 쌍둥이 남매의 아버지가 동일 인물임을 알고 비극적인 자신의운명을 침묵으로 감당했던 나왈, 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시몽과 잔느는 어머니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어머니의 침묵과 자신들의 존재의 근원을 깨닫게 된다. 배우 남명렬이 종군사진기자, 파힘, 말락, 샴세딘 등 4역에 나서는 등 1인 다역의 활용도 눈에 띈다. “한 명을 여러 명의 배우가 나눠 하거나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것은 이 대본 자체가 탄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작품 속 비극이 보편적이고 편재해 있다는 것을 드라마틱하고 아이러니한 구조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김동현 연출의 변이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인간의 비극과 의지는 윤상, 김동률, 이적 등의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뮤지션 정재일의 음악이 더해져 전개될 예정. 와즈디 무아와드가 고국 레바논의 내전을 배경으로 쓴 ‘피의 약속’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은 6월 5일부터 7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5.16 / 조회 1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