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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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연극 <하녀들>…2월 앵콜공연 확정
연희단거리패의 2017년 첫 작품 이 앵콜공연을 확정짓고, 오는 2월 관객들을 다시 맞이한다.
연극 은 프랑스 작가 장 주네의 희곡을 원작으로, 마담이 외출할 때마다 마담 흉내를 내며 연극 놀이를 하던 두 하녀 자매가 어느 순간 욕망에 뒤틀려 여주인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윤택이 연출에 참여했으며,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이자 배우인 김소희를 비롯해 김아라나, 서혜주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연극 의 앵콜 공연은 오는 2월 3일부터 19일까지 매주 금, 토, 일마다 30스튜디오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연희단거리패 제공
2017.01.19 / 조회 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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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게릴라극장 문연다...연희단거리패 <갈매기> 1월 개막
연희단거리패의 연극 가 내년 1월 12일 대학로 게릴라 극장에서 개막한다. 지난 2015년 초연된 연희단거리패의 이 작품은 개막 당시 전회 매진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는 1896년 발표된 체호프의 희곡으로, 작가를 꿈꾸는 현실과 꿈 사이에서 끊임없이 부유하는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연희단 거리패의 대표 김소희가 연출에 참여했으며, , 의 윤정섭이 트레플레프로 출연한다. 또한 의 황혜림이 아르까디나로, 이원희가 트리고린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한편 가 공연될 게릴라극장은 2016년 재정적인 문제로 폐관을 계획했으나, 매각 지연 등의 문제로 2017년에도 공연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2017년 게릴라극장의 첫 작품 는 내년 1월 12일부터 2월 5일까지 계속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연희단거리패 제공
2016.12.21 / 조회 5,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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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탄생 100주년, 연극으로 만난다
"당신이 살아낸 기억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 역사가 됩니다. 오늘날 역시 예술이 예술답게 존재하지 못하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세상입니다. 오늘 당신을 기억하며 당신과 함께 이 세상을 견뎌내고자 합니다." (이윤택)
삶이 곧 연극이고, 연극이 곧 삶이라 했던가. 10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연극 의 프레스 콜이 지난 6일 열렸다. 이 날은 1956년 9월 6일 타계한 이중섭 화백의 기일을 맞아 특별히 추모행사가 마련되기도 했다.
연극 은 1991년 처음 선보인 창작극으로 천재화가 이중섭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올해는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연희단거리패가 윤정섭 배우를 비롯한 단원들과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일찌감치 지난 3월 콜롬비아 이베로 아메리카노 연극 페스티벌, 7월 밀양 연극제에서는 이미 공연을 펼쳐 관객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연극 은 식민시대와 조국분단 등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만을 위해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이중섭의 드라마틱한 일생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은 일본 여인과의 결혼, 1.4 후퇴로 인한 남하, 정신병원에서의 죽음까지 예술가를 억압하는 시대에서 경제적인 빈곤과 고독 속에서도 꿋꿋이 예술혼을 이어가는 모습을 시간 순서에 따라 가감없이 그려내며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또한 이중섭의 그림 속 아이, 새, 나무 등을 형상화 한 오브제 소품들과 극 중에서 이중섭 역할을 맡은 배우가 그림을 온전히 무대에서 그려내는 모습들을 통해 이중섭의 미술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도 한다.
연희단거리패의 김소희 대표는 이번 작품에 대해 이중섭의 삶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많은 작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국제 연극제 초청을 받았음에도 항공료 지원이 되지 않아 연극제에 불참할 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하고, 대극장 대관에 어려움을 겪어 서울 공연도 무산될 뻔 했다고.
“이중섭 선생님의 진한 삶만큼이나 저희 공연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콜롬비아를 갈 때도 항공료 지원이 안 돼 취소를 할 뻔 했다가 어렵게 싼 티켓을 구해 힘들게 다녀왔고요. 서울 공연도 잡으려고 했는데 대극장 대관이 힘들어 포기하려고 했어요. 밀양연극제에서 저희 공연을 보신 윤호진 선생님께서 지금 공연장을 바로 주선해 주셨어요. 진짜 하는구나 싶네요.” (김소희)
연극 은 2014년 명동예술극장 공연 이후 2년 만에 연희단거리패가 준비한 작품. 합숙생활을 하는 극단 성격에 맞게 2년 전의 작품보다 동적인 부분을 살렸다. 이전에는 없던 길 모양의 세트를 무대 중앙에 설치해, 조금 더 실험적인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이중섭을 그리는 방향도 좀 더 다른 방향으로 그리고자 했다.
“2014년 작품 같은 경우는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선발했습니다. 소속감이 다른 배우들이 모이다 보니 앙상블을 크게 기대할 수가 없었어요. 개인기 위주로 진행을 했었죠. 하지만 연희단거리패 공연으로 이전되고, 또 보고타 국제연극제에도 나가다 보니 서사중심보다는 전체적인 앙상블, 문학성에서 벗어난 연극 고유의 연극성을 강화했습니다. 또 합숙생활을 하는 배우들이다 보니, 움직임이나 이런 것들이 조직화되는 등 대폭 수정을 했어요. 그래서 명동예술극장에서 보신 게 더 대중적이고 좀 더 전통극 적 분위기였다면, 여기는 좀 더 민간극단 적, 실험적인 작품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또 예전하고 지금하고 극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요. 예전에는 축제적인 분위기였죠. 이중섭이 많이 울었어요. 세상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우는 낭만적인 연극이었죠. 하지만 예술가의 삶은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중섭도 굶어 죽었어요. 화가가 굶어 죽어야 하는 이러한 세상 속에, 예술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됐고, 윤정섭에게도 울지 말고 심도 있게 연기하라고 연출을 했죠. 지난 번 작품보다 조용하고 심화된 분위기로 연출했어요.” (이윤택)
이중섭을 연기하는 윤정섭은 이번 작품에서 넓은 감정의 폭을 보여준다. 소년시절의 천진난만한 예술에 대한 열정부터, 고독과 생활고에 찌들어 점점 피폐해지고 타락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를 펼친다. 뿐만 아니라, 무대에서 직접 이중섭의 ‘황소’를 그림으로 그리는 등 화가로서의 삶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윤정섭 역시 거장을 연기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저라는 사람이 이중섭 선생님을 연기한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웠어요. 일단 그 분과는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안 어울리지 않나, 이걸 내가 어떻게 해야하지 그런 부담이 많았습니다. 얼굴도 닮지 않았습니다.(웃음) 근데 어느 순간 제가 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연희단거리패 극단 소속 배우라 하는 구나 생각하니까 그런 부담이 사라지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외롭고 불안했죠. 그런데도 저의 불안함이 인물의 불안함과 만나서 잘 작용이 됐던 것 같아요” (윤정섭)
극중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살려주는 일등 공신은 음악이었다. 피아노 선율과 함께 들려주는 동양 악기들의 연주, 그리고 한이 서린 판소리는 파란만장한 이중섭의 삶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피아노와 여러 가지 국악을 활용해, 최대한 배우들의 호흡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연출가의 구체적인 디렉션도 있었고요. 제가 음악감독으로 연희단거리패와 그동안 쌓아온 호흡을 바탕으로 연기에 방해되지 않고, 도움될 수 있는 방향성으로 준비를 했어요. 특히 배우와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 처음 이중섭이 쓰러지는 장면에서도 제가 퍼커션 흔들면서 같이 쓰러지는 등 여러 노력을 했습니다.” (김시율)
“한국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의 의미가 뭔가..” 라는 얘기를 하며 연출가 이윤택은 한참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힘들다는 것, 버려진다는 것”이라며 이중섭의 마음을 대변하듯 어렵게 말을 내뱉었다. 그리곤 이중섭은 사회적 요인으로 피해를 본 희생자라고 덧붙였다.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60년, 그의 삶을 그린 작품을 통해 이중섭도 하늘에서나마 힘들었던 삶을 위로 받진 않았을까?
연극 은 이중섭이 가족을 만나 비로소 출상하게 된 9월 10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
글 : 이우진(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6.09.07 / 조회 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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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탄생 100年·김의경 추모 '길 떠나는 가족' 무대 오른다
연희단거리패, 30년 기념공연 무대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 삶과 예술
이윤택 연출·윤정섭 주연 재현해내
"진심 전달 관건, 내면 표현에 집중"
10~25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화가 이중섭(왼쪽)과 극작가 김의경(사진=이데일DB·뉴시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1916~1956)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그의 일대기를 대본으로 옮긴 고(故) 김의경(1936~2016) 극작가를 추모하는 무대가 마련된다.극단 연희단거리패는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의 하나로 오는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을 무대에 올린다. 이윤택의 연출로 1991년 초연한 작품은 지난 4월 별세한 극작가 김의경의 대표작이다. 김의경은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1960년부터 1976년까지 대표를 지냈으며, 1976년에는 극단 현대극장을 창설한 연극계 산증인이다.작품은 일제강점기와 조국 분단이라는 격동의 세월 속에서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궁극의 작품을 그리고자 했던 이중섭의 일생을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연극 제목은 이중섭이 1954년에 그린 작품에서 따왔다. 식민치하 일본여인과의 결혼, 1.4 후퇴로 인한 남하, 정신병원에서의 죽음 등 시대적 상황과 경제적 빈곤이란 극한상황 속에서도 치열한 예술혼으로 맞선 삶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꾸며낼 예정이다. 이윤택 연출은 “이 공연의 승패는 관객에게 진심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단순히 평면적인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념무대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밀양을 시작으로 4월 콜롬비아, 5월 대전, 대구, 제주도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7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후 홍익대학교 윤호진 교수의 소개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와 공동기획해 이달 서울 무대를 올린다.이중섭 역에는 연희단거리패의 윤정섭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김소희, 오동식 등 연희단거리패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의 한 장면(사진=연희단거리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01 / 조회 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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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대 오르는 <고곤의 선물>, 박상원·김태훈·김소희 주연
의 작가 피터 쉐퍼가 쓴 또 다른 역작 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은 한 극작가의 죽음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신념을 들여다보는 연극으로,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정동환·정원중·김소희·서의숙 등이 거쳐가며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세종문화회관과 극단 실험극장의 공동주최로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구태환 연출이 이끄는 올해 에서는 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동중인 박상원과 최근 에서 열연을 펼쳤던 김태훈이 주인공 에드워드 담슨으로 분한다. 에드워드 담슨은 극단적인 세계관과 열정을 가진 천재 극작가로,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된다. 에드워드 담슨의 두 번째 아내 헬렌 역에는 2012년에 이어 또 다시 김소희가 캐스팅됐다. 김소희는 에드워드 담슨이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필립 담슨에게 남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헬렌으로 분해 또 한번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필립 담슨 역에는 의 김신기가 캐스팅됐고, 이와 함께 이봉규·고인배 등 중견 배우들이 출연한다. 은 9월 18일부터 10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코르코르디움 제공
2014.08.19 / 조회 6,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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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악인, 두 모습의 맥베스가 너무나 매력적' <맥베스> 박해수
"이 계단이야말로 걸려 넘어지든가, 아니면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구나!" 이것은 자신의 야망을 온 몸에 일깨운 맥베스의 대사이며, 동시에 를 만난 맥베스, 박해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그간 등 묵직한 작품에서 선 굵은, 강인하고도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그이지만 나름의 슬럼프를 지나 배우로서의 진일보에 목마름을 깊게 느끼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를 만난 지금 박해수는 기쁘고 가슴이 벅차며 다시 한번 단단한 마음을 먹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잘 해내고 싶고, 또 잘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 있는 이 배우의 믿음이 의 무대를 견고히 채우고 있다. 시적인 대사,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처절하게 드러내는 극한의 이야기로 셰익스피어 비극 중에서도 압권으로 꼽히는 연극 가 오는 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맥베스, 앞으로 왕이 되실 분, 만세!" 비극의 출구를 단숨에 열어버린 세 마녀들의 이 한마디에 자신의 야망을 일깨우고 거기에 맞춰 충실히 질주한 인간. 하지만 끝내 신 아래 미약한 존재로 스스로 괴로워하며 피를 부르고 피로써 생을 마감한 맥베스의 모습은 지금도 인간들의 우매함이 어느 정도인지 낱낱이 일깨워주고 있다. 고전이지만 현재에 더한 생명력을 내뿜고 있는 작품이 임을 박해수 역시 강하게 인정하고 있었다.왜 맥베스 역할에 캐스팅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도 그 점이 의아하고 궁금했다. 주변에서 말씀하시길 근래 젊은이들한테서 나오기 어려운 외모와 클래식함이 (나에게) 있다고도 하시는데 그래서 캐스팅해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연습하면서 이병훈 연출님 스타일을 보니, 연습에 잘 따라올 수 있고 심성이 착한 사람들을 뽑으신 것 같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함께 수업하며 선생님이 꾸려놓으신 좋은 스타일을 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신 것도 같다. '제 나이 답지 않아 보인다'는 이야기와 실제 나이의 박해수 사이에 간극은 있을 것이다. 캐릭터를 표현할 때 이 간극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물론 간극이 있었다. 그간 맡아왔던 배역의 나이만큼 실제로 살지 못했지만, 한편으론 내가 또래들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주변 남자 친구들은 경제적인 부분이나 현실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이 많은 것 같은데, 난 작품에 대한 생각, 작품 속 삶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크게 간극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같다. 남자들이 자동차나 전자 기계 등에 대한 욕심들이 많은 반면에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욕심은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것이다. '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 그러한 영향도 있었던 것 같은데, 과거 했던 작품들이 대부분 고전이었고 현대극은 적었다. 고전, 비극이 힘들어도 더 좋고 재미있게 했던 것 같고, 일반적인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도 같다. 이런 부분들에 관심을 좀 둬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대극도 분명히 내게 필요한 부분이다. 맥베스는 어떤 인물일까. 맥베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욕심을 가졌다가 다시 나락까지 떨어지는 상황 속에 몰리기도 한다. 정말 다이내믹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남자배우라면 꼭 해보고 싶을 역할이다. 연습하면서 셰익스피어는 정말 천재라는 걸 느낀 게, 맥베스라는 살인자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또 악인으로도 만든다. 시인과 같이 아름다운 말들을 구사하지만 악을 품고 살인을 저지르는 악인이기도 한 맥베스, 그 두 가지 모습으로 인물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다. 연습 과정을 이야기 할 때, '무척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습하기 전보다 연습하면서 감동이 더 컸다. 좋은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은 작품이라는 건, 이렇게까지 정말 재미있는 배역이라는 건 몰랐다. 연습을 통해서 깨닫고 느끼는 게 많아졌다. 보이스 코칭, 신체 트레이닝, 움직임 등 최고의 선생님들이 수업을 탁탁탁 진행하셨는데 연출선생님들을 비롯해 한 작품을 가지고 트레이닝하는 그러한 과정들이 너무나 행복했고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들이 변화하니 그것 또한 너무나 감사한 거다. 이병훈 연출이 박해수를 두고 "연극배우의 이상형을 갖고 있었고 그게 어떤 계기를 통해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가 그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연습하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걸 하나 얻었다. 원래 스스로 가지고 있던 대사 조도 있었고 연기 패턴이라는 게 있었는데 (연습) 초반에 많이 깨졌다. 완전히 박살이 난 후에 (웃음) 새 벽돌을 하나씩 쌓았다. 어떻게 캐릭터와 작품에 접근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방법을 연출님이 많이 제시해 주셨는데, 이를테면 예전엔 배역과 내가 맞닿는 정서적인 부분을 먼저 찾았다면, 선생님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다른 방법을 찾게 해 주신다. 그간 아예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혼용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연습부터 지금까지 연출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만 가지고 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지금까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 왔다. 배역이 아닌 작품에 대해 연출이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게 굉장히 뇌리에 꽂혀있다. 어리석은 욕망 때문에 일은 점점 더 커지고 아내와 사이는 소원해지며, 제일 친한 친구는 죽여야 되고 다른 가족들을 파탄시키기까지 한다. 단순히 누군가를 죽이면 모든 일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일이 시작되는 상황, 현명하지 않은 고민들, 결국 쓸쓸히 혼자 남아서 인생이 정말 허무한 것을 깨닫는 모습,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이번 작품에 담겨 있다. 연출님은 이 모든 걸 인간 이야기로만 풀기에 한계가 있다고 하셨고, 그래서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들과 결핍, 욕망들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하신다. 욕망은 결핍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맥베스의 욕망을 이끌어 낸 결핍은 무엇일까.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아닐까. 마녀들이 "넌 왕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할 때 '에이, 안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마녀의 예언대로 코우더 영주가 되고 나니 '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말콤(전 왕의 아들)이 후계자가 됐다고 하니 숨겨졌던 욕망이 구토처럼 쑥 나오는 거다. 맥베스 입장에선 자신이 왕으로서 대우받아야 함이 마땅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욕망은 삶의 원동력이자 삶을 힘들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런 것 같다. 예전엔 좀 겸손한 척 했는데 (웃음) 나도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내 욕심이 과하다고 느꼈을 때, 그래서 내가 너무 싫어졌을 때가 있었다. 그 때가 서른 살이 됐을 무렵인데, 작품이나 배우로서가 아니라 주변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일의 폭도 커지고 친구들 사이에 간극도 생겼다. 당시 자괴감과 자책감에 빠져 집 밖에 한 달 동안 안 나왔었다. 원래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인데 당시엔 반 우울증 상태였던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이 계속 집에 찾아와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먹이고. (웃음) 돌이켜보면 그래도 잘 넘긴 것 같다. 지금은 무언가 다시 할 수 있고, 해 보고 싶은 또 다른 욕심의 시작 단계인 것 같다. 맥베스 아내 역의 김소희는 대 선배이자 학창시절 선생님이기도 했다. 항상 바라만 봤고 동경하는 배우이자 선생님이셨다. 하지만 연습이 시작되면 부인으로 (내 안에) 싹 들어오신다. 눈높이를 낮추면서 싹 들어오는 느낌, 정말 신기하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선생님이 작품을 준비하고 접근하는 면, 인간적인 모습들이 정말 대단하다. '레이디 맥베스'를 타이틀로 내세운 작품이 많이 존재할 만큼 맥베스 부인 역시 강렬한 캐릭터이다. 내가 느끼기에 소희 선생님은 이 작품에서 '레이디 맥베스'가 되길 원하지 않으시고 정말 맥베스의 부인, 그 자체로 섬세하게 작품과 내 안에 들어오신다. 그렇게 나오는 '진짜 레이디 맥베스'의 모습을 정말 느끼고 그래서 더욱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정말 좋은 배우가 되어서 후배와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는 눈빛으로 봐 줘야 그 배우의 기운이 싹 올라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소녀 같으시다.부담감이 크겠다. 부담 많이 된다.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보여 줘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관객들도 자신들의 생각으로 칭찬도, 비판도 할 수 있는데 그것과 별개로 이 작품에서 하고 싶은 한 가지, 연출님의 말씀에 따라 변화되는 나를 경험하고 싶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맥베스를 무대 위에서 정확하게 하기만 한다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다. 내 역량 이상으로 큰 시너지를 내 주시는 분들, 좋은 선배님들이 너무 많아서 눈빛만 줘도 그냥 딱! 온다. (웃음) 비극의 주인공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다 옆에서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것만 온전히 받으면 되는 거다. 그 욕심이 강해져서 부담이 되지 않기를 스스로 바라고 있다. "맬콤이 왕이 돼? 이거야말로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라는 대사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는 내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뛰어넘어야 할 무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배님들이 넘어가라고 많이 밀어주고 계신다. (웃음) MBC 드라마 , 최근 드라마스페셜 등에 출연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영화 등 다른 장르로 영역을 넓혀도 좋겠다. 그렇게 하고 싶다. 차근차근 하나씩 정말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다른 분야의 맛, 분위기를 알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영화를 하시는 분들은 연극과 같은 연습 과정이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하실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어떤 상황,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배역을 연구할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조연, 단역으로 영화 두 편에 들어가서 해 봤더니 뭔가 조금 알겠더라. 연기하기 좋은 상태로 자신과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시는데, 박해수라는 배우가 한 역할에 접근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쓸지 궁금하다. 배역에 더욱 가깝게, 완벽하게 접근해 나가는 걸 경험해 보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04 / 조회 15,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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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비극의 진수, 연극 ‘맥베스’
2014 국립극단 봄마당의 첫 작품인 연극 ‘맥베스’가 3월 8일부터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시적 리듬이 빼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원작의 강렬함은 이병훈 연출가와 신선희 무대미술가의 손길이 더해져 더욱 깊어진다. 이병훈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하며 현대인의 욕망과 무의식을 투영해 연극 ‘맥베스’의 현대성을 극대화 시킨다. 신선희 무대미술가가 이를 도와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무대로 이끌어낸다. 주역인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역은 박해수와 김소희가 각각 맡는다. 박해수는 연극 ‘갈매기’, 뮤지컬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한 실력파다.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과 제4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간 심연의 깊은 고뇌와 절망에 찬 ‘맥베스’를 강렬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김소희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고곤의 선물’ 등 다수의 작품에서 경력을 쌓은 탄탄한 배우다. 지난해까지 세 차례의 동아연극상(2006년 신인연기상·2009년 여자연기상·2013년 여자연기상)을 석권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훌륭한 무대언어로 위태로운 ‘레이디 맥베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들을 비롯해 총 20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국립극단
2014.02.07 / 조회 8,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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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13일~9월1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연희단패거리 지난해 공연 다듬어 무대로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사진=명동예술극장).[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다시 출발한다. 연희단거리패가 지난해 선보였던 연극을 다듬어 새로 올리는 공연이다. 서울 명동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13일부터 9월 1일까지 올린다. 작품은 제목이 암시하듯 욕망으로 파멸에 이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미국 남부의 몰락한 지주 출신으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블랑쉬와 현실적인 욕망에 충실한 스탠리 사이의 대립이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의 대표작이다. 194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855회 공연되며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은 작품이다. 국내서는 1955년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비비언 리와 마론 브란도가 출연한 동명영화(1951)로도 친숙한 작품이다.이번 공연은 채윤일이 연출을 맡았다. 김소희가 블랑쉬 역을, 이승헌이 스탠리 역을 각각 맡았다. 두 사람 외 윤정섭, 김하열 등이 출연한다. 1644-2003.▶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고객상담센터 1666-2200 | 종목진단/추천 신규오픈<ⓒ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3.08.12 / 조회 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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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8월 13일부터 9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의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20세기를 대표하는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이 원작이다. 1947년 발표된 희곡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레퍼토리화돼 큰 사랑을 받고 있다.연극은 국내에서도 다양한 버전으로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연희단거리패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다시 공연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품은 지난 공연에서 관객과 언론의 고른 호평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농밀하고 적나라한 인간의 속살테네시 윌리엄스(1911.3.26~1983.2.25)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손꼽히는 ‘테네시 윌리엄스’는 1911년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 외조부에 의해 평온하게 자랐다. 하지만 대도시로 이주하면서 도시의 빈민가 생활을 접하고 충격을 받게 된다. 예민한 성격이었던 그는 당시 불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불안한 청년기를 보내야 했다. 이때부터 그는 독서와 글쓰기에 빠져들기 시작한다.작가로서 그의 재능은 1925년 소극 ‘카이로, 상하이, 봄베이’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는 이 작품을 공연한 후 자신의 연극적 재능을 깨닫는다. 이후 테네시 윌리엄스는 워싱턴 대학을 중퇴하고 본격적인 연극인의 길로 들어선다. 와이오아 주립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것이다.‘테네시 윌리엄스’의 본명은 ‘토마스 러니어 윌리엄스’다. 그는 본격적인 활동 전 1939년 ‘테네시 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테네시 윌리엄스’라는 이름으로 개명한다.그의 작품 중 가장 먼저 빛을 발한 것은 1944년 발표한 ‘유리 동물원’이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이 작품을 통해 그해 뉴욕 극비평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어 1947년 발표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뉴욕 극비평가상과 함께 퓰리처상의 영광을 동시에 그에게 안겨준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유진 오닐’을 잇는 최고의 미국 극작가라는 찬사가 ‘테네시 윌리엄스’에게 쏟아졌다.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초기에 발표한 작품들이다. 그는 연이은 대표작 발표 이후 20편의 넘는 장막극을 썼는데, 초기작만큼의 평가를 얻지는 못했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은 대부분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가족 간의 불안과 감정을 다룬다. 그의 작품의 특징으로는 반복되는 대사, 기묘한 배경, 해소되지 않은 성적 갈등 등이 있다.연극에 이어 영화로,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는 3막짜리 희곡이다.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욕망으로 파멸해가는 블랑쉬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그린다.블랑쉬는 몰락한 지주의 딸로 연애결혼에 실패한 여자다. 그녀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겉으론 ‘무결점’의 인간을 추구하면서도, 속으론 방탕한 생활에 자신을 내맡긴다. 작품은 블랑쉬가 동생 스텔라의 집으로 찾아가며 시작된다. 스텔라는 화려한 과거를 잊고 폴란드계의 마초적이고 폭력적인 스탠리와 결혼한다. 이곳에서 블랑쉬는 스탠리와 끝없이 마찰한다. 스탠리의 친구 미치는 블랑쉬와 가까워지며 그녀와의 결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은 블랑쉬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스탠리에 폭로에 의해 깨지고 만다. 스탠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블랑쉬를 겁탈까지 한다. 결국, 블랑쉬는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정신병원으로 실려 간다.희곡은 1947년 엘리아 카잔이 연출을 맡아 에셀 베리모어 극장에서 초연됐다. 연극의 인기는 영화로도 이어졌다. 영화는 1951년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로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인 비비안 리는 이 작품으로 주요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상복 없기로 유명한 말론 브란도는 수상의 영광을 안지는 못했지만 마초적인 매력으로 많은 여성팬들을 얻었다.영화는 당시 각종 상을 휩쓸었다. 제17회 뉴욕비평가협회상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제15회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특별상과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제9회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24회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여우주연상, 미술상 등 4개 부문을 차지했다. 이후 영화는 1995년 알렉 볼드윈과 제시카 랭 주연으로 다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연희단거리패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다시 한 번 무대로연희단거리패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지난해 한차례 공연됐던 작품이다.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인 김소현, 이승헌의 팽팽한 연기대결은 물론 과감하고 상징적인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았다.지난해 소극장 무대에 올랐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올해 명동예술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한층 넓어진 무대로 돌아온다. 지난해 관객들의 극찬을 이끌어낸 만큼 올해는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공연을 성공으로 이끈 배우 김소희와 이승헌이 다시 한 번 블랑쉬와 스탠리로 분한다. 이외에도 2012년 동아연극상 신인상을 수상한 윤정섭과 연희단거리패의 차세대 주자 김하영 등이 호흡을 맞춘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연희단거리패
2013.07.29 / 조회 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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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스타일로 다시 태어나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연희단거리패에 의해 다시 태어난다.‘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영화, 연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는 1951년 비비안 리, 말론 브란도 주연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이번 공연에서 연희단거리패는 상징적인 무대를 연출한다. 수평을 가로지르는 일상의 세계와 수직으로 내려 꽂는 인간의 심리를 회화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배우들은 연희단거리패의 특징을 살려 각 인물의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치밀하게 설계된 신체와 화술연기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공간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채윤일이 연출을 맡고, 연희단거리패 연출 및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채경이 번역했다. 블랑쉐 역은 2009 동아연극상 연기상, 대한민국연극제 연기상 등을 수상한 김소희가, 스탠리 역은 연희단거리패 배우장인 이승헌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김하영, 강호석, 김아라나, 박근홍, 황지하, 이건희, 이혜민 등이 함께한다.작품은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다룬다. 몰락한 상류층인 블랑쉐는 ‘욕망’이라는 이름을 전차를 타고 항구도시 뉴올리언즈로 건너와 여동생 스텔라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살게 된다. 동생의 남편 스탠리는 술과 도박을 즐기는 거친 항구 남자다. 스탠리는 허영과 가식으로 찬 블랑쉐를 견딜 수 없어 한다. 연희단거리패는 과감한 이야기 압축과 인물간의 입장 충돌을 통해 현대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9월 13일부터 10월 1일까지 대학로 미마지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9.06 / 조회 4,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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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곤의 선물> 강한 연극의 맛
극단 실험극장의 연극 (피터 쉐퍼 작/ 구태환 연출)이 지난 2009년 공연 이후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은 를 탄생시킨 작가 피터 쉐퍼의 역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 천재 극작가의 죽음을 계기로 그의 작품 세계와 신념을 파헤치며 자신만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주인공 ‘에드워드 담슨’의 이야기가 그의 아내 헬렌의 입을 통해 충격적으로 펼쳐진다. ‘우상들’ ‘특권’ 등 탁월한 희곡을 남긴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이 갑작스럽게 사고로 죽고, 그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들이 헬렌을 찾아오면서 극은 시작한다. 극단적인 세계관과 열정을 가진 에드워드은 평화주의 아버지 밑에서 자란 헬렌의 도움을 받아 최고의 극작가로 올라서지만 자신의 신념과 광기에 사로잡혀 파멸을 향해 가는 과정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으며 무대에서 펼쳐진다. 충격적인 결말로 향하며 한 인간의 내면이 하나씩 적나라게 드러나는 과정이 추리형식으로 밀도 높게 짜여져 러닝타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고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 그녀 모습을 본 사람이나 동물은 모두 돌로 변하게 하는 괴물로 흔히 메두사로 지칭된다. 이 작품에선 담슨과 헬렌의 신념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중견 배우 정원중이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으로, 김소희가 그의 부인 헬렌으로 분해 밀도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이동준, 고인배, 이영석, 박선욱 등 연기파 배우들이 탄탄한 희곡의 완성도를 높이며 강한 연극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은 2월 23일부터 3월 1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2.24 / 조회 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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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짧은 시간에 담아낸 선 굵은 연극사, 연극 ‘경성스타’
1930년대의 시대적 배경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한복저고리를 입고 커피를 마신다. 두 가지 이상의 다른 것이 혼재해 충돌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변화가 크면 충돌도 큰 것일까? 시대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예술로서의 연극만을 하고자 했던 연극인들이 있다. 하지만 벗어나려 해도 그 큰 흐름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연극과 영화, 쇼가 하나였던 시대, 연극 ‘경성스타’는 일제강점기 초창기 극장의 풍경으로 시작한다. 관객이 객석에 앉기 위해 들어간 공연장에선 이미 복고풍의 배우가 공연 중이다. 관객의 얼굴에는 일찍 공연이 시작했나 싶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 사내아이가 “과자 사압쇼! 라무네 사압쇼!” 객석 사이를 누비고 다닌다. 흡사 타임머신을 타고 동양극장에 들어온 듯하다. 이 작품은 우리 연극의 암흑기라 불렸던 1920~1940년대 연극 상황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작가적 상상력은 극작가 임선규와 최초의 근대극 여배우 이월화를 만나게 했다. 이들은 동시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함께 작품을 해본 일이 없다. 작가가 정해놓은 가설에 배우들의 귀신같은 연기가 더해져 극에 몰입을 높인다. 극중극 형식인 연극 ‘경성스타’는 이월화와 월북한 당대 최고의 극작가 임선규의 작품을 중심으로 손질해 보여준다. 임선규는 비운의 작가임에 틀림없다. 남한에선 친일작가라는 굴레가 씌어져 아내 문예봉을 따라 월북을 한다. 극작가 임선규는 남한에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북한에선 공산주의를 씹어댄 작품으로 그의 행적은 월북 이후 찾을 수가 없다. “연극인은 근본적으로 이데올로기가 없어. 내가 북으로 가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연극을 하기 위하여 가는 것이고, 네가 남쪽을 선택하는 것은 남쪽이 너에게 기회를 주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우리, 서로 헤어지더라도 서러워 말자. 연극 만세다” 연출가 이윤택, 그의 연극적 페르소나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있다. 이들의 이름은 작품성의 척도처럼 연출력과 연기력이 밀리지 않는다. 신들린 듯한 연기로 객석을 휘어잡는 배우 김소희는 극 중 ‘월희’ 역으로 분했다. 그녀가 내뱉는 대사 “조선의 여배우들은 연극을 하기 위해 모두 집을 나갔어 그래서 조선의 여배우들은 노라야, 그러니까 집나간 노라가 어디로 갔겠어, 바로 극장이야” 여지없이 관객은 그녀가 내뿜는 아우라에 압도된다. 그녀가 분하는 ‘월희’는 극중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부활’, '운명‘, ‘빙화’에서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김용래, 오동식, 변진호, 윤정섭, 배보람 등 연희단거리패의 간판배우들이 출연한다. 극에는 당시 조선의 연극계를 거쳐 간 많은 연극인들이 등장한다. 홍해성, 박진, 유치진, 이해랑 등 이들의 삶과 선택, 그리고 이들의 연극적 지향점을 일일이 분별하여 이해를 하기는 힘들다. 다만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연극인과 여배우들이 비참한 시대를 통과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누군가는 꼭 지나가야 했던 길, 어두운 터널이 지난 끝에는 찬란한 영광이 있을지니 그것을 지금의 연극후배님들이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6 / 조회 15,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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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67] 집나간 조선의 ‘노라’들, 연극 ‘경성스타’
역사의 인물과 시대적 상황을 현대 관객들에게 펼쳐 보일 때는 이 순간 과거를 여는 목적과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있어야만 연극으로서의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재현이라 할지라도 연극은 다큐멘터리가 아니기에 작가나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특정 사실이 부각되며 삭제되고 추가, 재구성되는 과정 속에서 극적, 혹은 감정적 긴장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 작품의 공연시간으로 길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1920~1930년 대중극 시대부터 1940년대 친일연극 시대까지, 한국 연극의 암울했던 시기를 그려내기에 두 시간 반 남짓은 결코 충분한 러닝타임이 아니다. 이 거대하고도 어려운 작업은 스케일이 큰 연출가 이윤택이라는 이름하에 모든 의심의 여지를 묵살시킨다. 그가 선보인 연극 ‘경성스타(김윤미 작, 이윤택 재구성연출)’는 사실과 허구를 버무렸음에도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로 받아들이게 하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 이처럼 노골적인 연극 사랑의 표현이라니. 한국 연극과 관객에 대한 연출진의 이 감탄할만한 애정은 취향이나 성향, 삐딱하게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모든 태도를 무시하며 시대보다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에 대한 연민 동시에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시대를 읽고 오늘을 읽는 연출가 이윤택의 연극 ‘경성스타’는 아랑, 고협, 청춘좌, 현대극장 등 1940년대 전반기를 대표하는 극단들의 등장과 언급만으로 일제 통제 하에 있었던 연극의 암울함을 드러낸다. 여기에 임선규, 박진, 차홍녀 등 일제강점기의 배우, 연출가, 극작가는 당시의 신파, 역사극, 만담, 육자배기, 마임 등을 재현한다. 그 첫 문을 여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나 감상적이고 통속적인 신파로 불리기도 한 임선규의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다. 연극 ‘경성스타’에는 이 외에도 ‘빙화’, ‘동학당’, ‘부활’ 등의 공연장면을 재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 극중극 형식은 극적 환상을 의도적으로 파괴, 무대 위의 상황 또한 실재를 가장한 연극임을 알린다. 더불어 제작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그에 따른 고뇌와 이념, 아픔 등을 그려낸다. 이 작품에는 시대를 웃기고 울렸던 연극들이 묵직한 비중으로 존재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건 연극을 이끌어간 사람들이다. 퇴물 여배우 월희는 무대 뒤 대기실에서 말한다. “조선의 여배우들은 연극을 하기 위해 모두 집을 나갔어. 그래서 조선의 여배우들은 모두 노라야. 집나간 노라가 어디로 갔겠어? 바로 극장이야.” 국내 연극의 이면사를 다루기 위해 억, 소리 나도록 변하는 입체적 무대와 수많은 배우들의 등장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연극 그 자체를 바라보게 한다. 친일과 월북에 대한 직접적 언급 또한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연극에 대한 문제다. 시간이 흐르고 인물들은 하나씩 시야에서 사라지며 그들을 비추던 조명이 꺼진다. 연극을 했지만 죽거나 떠난 많은 사람들, 그들이 살아있는 연극 ‘경성스타’는 예술에 밥 말아 먹던, 오로지 연극에만 안착했던 시대의 연극인들을 통해 표면적인 억압과 환멸, 표출되는 이념과 사상을 주장하는 대신 내면의 고뇌와 저항, 동기를 부각시킨다. 겁탈당하는 우리네 여자들을 보면서도 딴전을 피우며 퉁소나 부는 조선 남자들의 입장, 분노한들 그게 조선의 현실이 아니던가. 연극에서 환상을 걷어내고 이제 우리 정직해지자는 임선규의 주장은 ‘연극에 이데올로기는 없다’는 직접적 발설보다 절실하다. 많은 담론을 제기하고 실행했던 이윤택이 판단하는 연극의 여러 가지 미덕은 그동안 그의 작품을 통해 증명돼왔다. 연극 ‘경성스타’ 또한 그런 맥락에서 매우 명쾌한 작품이다. 시대를 풍미했던 경성의 스타들, 그 슬픈 이름들처럼 연극의 역사를 이루고 있는 지금의 연극인들도 충실하다 사라질 것이며 후에 누군가가 이 작품을 이야기하며 한국 역사를 논할 것이다. ‘우리 연극 하자’고 말하는 누군가의 희망, ‘연극 만세!’라고 말하는 또 다른 누군가의 의지가 문장보다 긴 여운으로 남는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6 / 조회 1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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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연극인에게도 이데올로기가 존재하는가, 연극 ‘경성스타’
핏빛과도 같은 강렬한 붉은색의 지배로 포스터는 전체적으로 음울한 기운을 내뿜는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붉은색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있었다. 빨간 줄, 빨간 상놈, 빨간 거짓말 등의 단어만 봐도 알 수 있다. 포스터 안에 작게 나열된 사진들 속에는 암울했던 시절 경성에 살았던 사람들이 무수하다. 경성이라 하면 일제 침략기의 서울 명칭으로 대변된다. 그 어두웠던 시대, 과도기에 놓여있었고 핏빛으로 얼룩졌던 억압의 일제 강점기에도 뜨거운 열정과 꿈, 사랑과 희망은 존재했다. 고난과 압박 속에서 삶의 의욕은 더 불타오른다. 흑백사진을 물들인 붉은색이라 음울함이 더해지지만 어쩌면 이것은 타오르는 열정과 연극에 대한 당시 희극인들의 꿈일지도 모른다. 연극 ‘경성스타’는 대중연극에서 친일연극까지 고난과 괴로움 속에서의 변방연극사를 재조명한다. 이 작품은 한국 연극 100년의 흔적에서 가장 어두인 시기였던 1920-1930년 대중극시대부터 1940년대 친일연극 시대를 관통한다. 친일연극의 실타래를 벗겨내면서 검열의 시대 속에서도 연극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불우한 연극인들의 삶과 작업이 무대화 된다. 연극 ‘경성스타’에서 재미있는 점은 서로 만난 적이 없던 대중극작가 임선규와 최초의 여배우 이월화가 만났다는 가설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극중에 등장하는 월희란 가상 여배우는 이월화에서 전옥에 이르기 까지 식민지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려낸다. “연극인은 근본적으로 이데올로기가 없어. 그들에게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있다면 바로 연극일 뿐이야...(중략) 그러니까 우리 서로 헤어지더라도 서러워 말자. 연극만세다.” 이 대사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신인배우 전민이 여동생 혜옥에게 던지는 말이다.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분단 상황을 푸는 연극적 단서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한국 근대 연극사의 뒷모습을 보여줄 연극 ‘경성스타’는 11월 19일부터 11월 2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2 / 조회 6,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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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갈 때까지 놀아보자! 연극 ‘오구’ 포토콜 현장
지난 3일 오후 7시 호암아트홀에서 연극 ‘오구’의 포토콜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연극 관람 후, 고희연을 맞은 강부자의 축하 리셉션도 마련됐다. 포토콜 행사에는 평소 국민엄마 강부자와 절친한 중년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가장 먼저 배우 김영옥이 도착했다. 그는 짧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희연을 맞은 강부자를 축하했다. 이어 배우 백일섭, 김용건, 이순재, 김창숙, 노주현 등 대한민국의 대표 중년배우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또한 도올 김용옥 선생, 김을동 의원 등도 참석해 연극 및 고희연을 축하했다. 연극 ‘오구’는 현재까지 22년 동안 장기 상연되며 평균 객석 점유율 97%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1997년부터 노모 역으로 열연한 강부자가 이번에도 극을 맡아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죽음을 코믹하게 표현해 삶과 죽음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해학적인 우리의 정서를 담았다. 이처럼 국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인 만큼 행사장은 배우들뿐만 아니라 여러 관객들로 붐볐다. 연극을 끝내고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강부자는 리셉션 자리에 참석한 배우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한 연극 ‘오구’는 고희연을 맞은 강부자의 열연과 함께 오는 9월 5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newstage@hanmail.net)
2010.08.04 / 조회 1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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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의 환상 호흡 - 강부자, 오달수 & 이윤택
죽은 자를 위한 굿, 오구. 하지만 그곳엔 죽음의 불안도, 공포도, 눈물도, 아쉬움도 없다. 저승사자 마중길에 서서 이승에서의 삶을 신명 나게 뒤돌아보는 이 판이 6년 만에 서울에서 열린다.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 그리고 의 희로애락을 풀어내는 노모 강부자, 그의 맏아들 오달수 트리오의 호흡은 여전히 최강. 지난 17일 토요일. 모처럼 서울에서의 가열찬 연습을 마무리하고 마주 앉은 세 사람. 플레이디비 독자들의 트위터 질문을 연신 컴퓨터 모니터로 보며 “이 사람들은 다 어디서 온 건가?”를 연발하는 강부자에게 연출가 이윤택은 쉴 새 없이 트위터와 플디에 대해 설명하고 또 설명한다. “이거 재밌네, 헐”하며 위트 있는 한마디를 빼 놓지 않았던 오달수까지, 세 명과 함께 실시간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은 트위터 라이브 인터뷰, 그 생생함 속에 20여 년간 대한민국 국민의 심금을 휘저어온 마력이 솔솔 풍겨나온다. 2010년 왜 다시 일까요? 는 이윤택이 썼지만 개인의 결코 개인의 작품이 아닙니다. 연극이라는 게 민족이 이어오는 삶의 집단 무의식에서 나오는 거니까, 그 집단 무의식 중에 발견해 낸 것이죠. 연극평론가 김방옥 선생님이 ‘이윤택이 전통의 보물창고를 열어젖혔다, 전통의 보물창고가 쏟아졌다’고 말씀하셨어요. 이후 가장 한국적인 코미디가 탄생했다고요. 우리 민족의 삶과 죽음, 결혼하고 죽고 태어나고, 다 의식이 있잖아요. 우리 민족 의식을 발견한 거죠. 그래서 한민족이 존재하는 한 이 작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어요. @jongso님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고 를 쓰셨다는데, 주로 어떤 잔소리를 들으셨나요? 자식이 말 안들을 때 “나 갈란다, 나 갈란다”하는 어머니 말은 잔소리가 아니라 협박이에요. 집을 나가겠다, 재가하겠다, 너를 버리고 도망가겠다, 아니면 심지어 저승가겠다, 그 뜻이거든요. 그러면 어린 애들은 겁먹고 붙들고 “엄마, 가지마라~”그런단 말이죠. 그게 생생하게 어릴 때 저와 어머니의 관계였습니다. 작품에 나오는 어머니와 아들의 대화 있죠? 100% 옛날 어머니가 저하고 하던 대화 오리지널 버전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웃음) @hs_storyp @uncanny9 작품 활동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나요? 삼국유사가 내 교과서이고, 간접적으로 영향 받은 사람은 많죠. 오영진 선생님은 작가로서 영향을 주신 분이고, 연출은 유덕형 선생님께도 영향 받았어요. 구체적으로 우리 어머님 영향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사람들을 좋아하니까 주위 사람들 표정이나 반응도 다 영향을 줍니다. 강부자 선생님은 작품 의뢰 받고 두말 없이 “하겠다”고 하셨다면서요. 1997년부터 노모 역을 했는데, 일단 이윤택이라는 분한테 믿음이 간거죠. 예전에 라디오 ‘황인용 강부자입니다’를 진행할 때 신춘문예 희곡 당선자로 부산에서 인터뷰를 하러 오셨었어요. 그땐 ‘장래가 촉망되는 어린아이’로 봤지요.(웃음) 는 원래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출발했어요. 소극장 실험연극으로 속도로 엄청 빠르고, 막 뛰고, 공연을 하고 나면 배우들이 쫙쫙 뻗었죠. 소위 대박이 나다가 96년쯤 되니까 한계가 온 거에요. 그만 할까 하다가 노모 역을 해 오던 남미정 등 배우들이 이 작품을 더 대중화하자, 정말 한국의 할머니, 어머니를 대변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아서 부탁을 해보자, 그랬죠. 그 때 투표에서 강부자 선생님이 만장일치였어요. 라디오 진행하시는 곳으로 찾아갔죠. 제가 예전에 인터뷰 했던 젊은 작가입니다, 하고 라는 작품이 있는데, 하고 말씀 드리니, 그냥 “합시다” 하시더라고요. @fornnest 연기계의 최고봉이자 달인인 강부자, 오달수님과 작업하는 느낌을 부탁 드립니다. 기분 좋은게요, 오달수라는 배우는, 이거 밝혀도 괜찮겠어요?(웃음) 인쇄소에서 왔어요. 포스터 들고 부산 가마골소극장으로 배달을 왔는데, 포스터 놓고 안 가고 계속 연습을 보고 있는 거에요. 순간 필이 왔죠. 연기 한번 해 봐라, 하니 에에에에, 하다가 며칠 있다 또 와서 연기 해봐, 해봐, 하고 제가 꼬셨어요.(웃음) 남미정씨와 연희단거리패 동기에요. 오달수씨 배우로 첫 역할이 문상객 1번 이었어요. 97년도에 정동극장에서 공연할 때 처음으로 강부자 선생님의 맏상주로 달수씨가 같이 했죠. 이 팀 그대로 98년도 베를린 공연도 했고, 최고의 콤비입니다. 지금은 오달수씨가 극단 신기루만화경 대표이기도 하고, 영화 쪽에서 활동도 많이 하다보니 시간이 없는데, 강부자 선생님 칠순이시고, 호암아트홀에서 크게 하니까 다시 소환한거죠.(웃음) 본인이 모든 스케줄 접고 왔습니다. 플디 fallsky76 님 라는 작품을 통해 오달수 님을 처음으로 뵈었습니다. 오달수님은 묘한 흡인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본인 스스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저는 항상 보여주는 직업이니까 제 스스로 볼 수 있는 건 없죠. 근데 제일 행복할 때가 언제인가 하면, 남들이 나를 보고 즐거워하거나 감동을 받을 때, 그 때에요.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많이 나오면 행복하고 기분 좋고, 단지 그렇게 반응만 느낄 뿐이지, 제가 보는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화장실 거울로 보면서, ‘음, 이 정도면 괜찮지’ 이런 건 없으신지.(웃음) 저를 볼 때 참 잘생기고 멋있게 보여요, 저는요.(웃음) 남들은 다른 걸 보나 봐요.(웃음) 며칠 전 인터뷰에서 달수씨가 배우답지 않아서 좋다고 했어요. 왜냐면 말쑥하고, 흔히 말하는 얼짱, 저는 얼짱을 참 싫어해요. 얼짱한테는 얼굴 밖에 별로 나오는 게 없거든요. 근데 달수씨 같은 분은 짜면 짤수록, 한약을 베보자기로 짜면 짤수록 진국이 나오듯이, 이런 얼굴에서는 여러가지가 나오거든요.(웃음) 아주 많은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진국물이 나올 수 있지요. 실제로 대단히 수줍어 하고요, 평상시에는 전혀 연기적, 이런걸 의식 못하는 사람이에요. 유난히 순박하고 아주 서민적인. 연기할 땐 상대방 연기에 대한 리액션을 아주 잘해요. 상대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런 쪽에 오달수 연기의 매력이 있지요. 플디 santa999님, irisyou80님 보시기에 배우 오달수는 어떤 사람인가요? 사실 오달수씨 희극 연기의 대표작은 라는 작품입니다. 이중생 역할을 했는데, 거의 천재적인 역할을 보여줬지요. 100% 관객들이 다 뒤집어져요. 가마골소극장에서 해서 부산사람들은 봤는데, 서울 관객들을 아직 못 봐서 내년에 다시 선을 보였으면 좋겠어요. 오달수씨의 희극연기는 하회탈, 한국 코미디아 델 아르테, 희극연기의 전형성을 띄고 있다고 봅니다. 플디 zizo27님 도 그렇고, 에서도 그렇고, 국민엄마라는 별명이 있으신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민엄마, 국민가수, ‘국민’자가 붙는 게 명예롭고 좋은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요즘은 그 얘기가 그렇게 희소가치도 없고, 어리고 새로 태어난 가수들한테도 국민가수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아, 내가 저 서열하고 똑같은가’, 이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국민엄마라는 호칭은, 일단 기분 좋고 명예롭죠. 근데 내가 과연 국민엄마답게 엄마 노릇을 했는가, 여러가지 부담스럽고, 황송하고, 그렇습니다. @sjhhi 엄마로서 가장 행복한 나이는 언제라고 생각되시는지요? 엄마의 말에 나도 모르게 서러웠던 적이 있으신가요? 마흔 다섯에서 쉰 다섯, 예순. 그 때 가장 엄마로서 행복한 것 같아요. 만약에 신이 10년의 보너스를 준다, 그러면 전 청춘은 싫어요. 사람들은 떠오르는 태양을 좋아하겠지만, 저는 노을을 좋아해요. 파란 잎사귀도 물론 좋죠. 근데 전 낙엽이 좋아요. 그래서 전 45살부터 55살까지 다시 살고 싶어요. 아이들도 어느 정도 성장시켜 놓고, 또 살면서 여러가지 많은 걸 이뤄놨고, 그 때야말로 아, 내가 이만하면 엄마로서 조금 행복할 때가 아닐까, 해요. 엄마한테 서러웠던 건 없어요. 내가 우리 엄마를 서럽게 해드렸지. 딸과 엄마의 관계는 평생 그래요. 돌아서면 후회할 일도 엄마한테는 투정 부리고. 엄마를 하늘에서 휴가좀 보내주시면, 무슨 이야길 할까, 어디를 갈까, 아휴, 아무 얘기도 못하고 어디도 못 가요. 그냥 손 꼭 잡고 하루 종일 쳐다보다가 가시겠지요. @100magnets 강부자 선생님 피부가 장난이 아닌 듯. 비결이 뭔가요? 배우라도 나는 얼굴을 가꾸지 않아요. 화장은 안하고 분장은 해요. 누가 메이크업 하려고 달려들라치면, 하지마, 하지마, 그러고. 강부자는 안 이뻐야 강부자지 이쁘면 강부자가 아니야, 하죠. 화장품도 아무거나 생기는대로 쓰고. 기능성 화장품은 믿지도 않고 쓰지도 않아요. 대신 한가지 하는 게 있어요. 아침 저녁 100번씩 얼굴을 때려요. 스킨 바르고 서른 번, 로션 바르고 서른 번, 썬크림 바르고 서른 번, 그러고 나서 목과 턱을 댓 번 치켜 올려요. 그런데 살살 하면 안되고 아프도록 때려야 해요. 다리미로 다리는 심정으로 살결 속으로 로션이 쏙쏙 들어가라고. 내가 만들어낸 노하우에요. 세수 할 때 마다 샤워 수건에 비누 뭍혀서 빡빡 밀고.(피부가 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이렇게 좋은 걸 어떻게 해요?(웃음)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고, 타고 나는 것도 있을 거고요. @soyasteve 오랜 배우 생활을 해 오신 강부자 선생님의 연기 철학은 무엇인가요? 천의 얼굴을 만들어내는 게 배우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배우생활 50년 가까이 하면서 한번도 눈썹을 붙여본 적도 없고요, 매니큐어를 발라본 적도 없고, 귀를 뚫어본 적도 없어요. 아주 자연주의죠. 내 얼굴이 이렇게 생겼는데. 일부러 아름다움을 내려고 하지 않아요. 여기서 천의 얼굴을 만들어 내야죠. 일단 작품을 받으면 그 사람은 어느정도 교육을 받았을까, 얼마만큼 잘 사는 집이었을까, 걸음은 어떻게 걸을까, 목소리는 낮은 편일까?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해서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을 해요. 그 때부터 그 사람이 됩니다. @wogh0077 초연 때와 지금 공연의 차이점, 관객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뭘까요? 초연 때는 한국적인 매력이 많았었거든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우리 전통의 보물창고를 열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게 굉장히 강했습니다. 최근의 는 좀더 대중화가 되었죠. 지금 가 가지는 메시지는, 초연 때부터 끊임없이 왔던 것, 삶과 죽음에 문제를 다루면서 결국은 삶에 대한, 산 사람들에 대한, 산 자에 대한 죽은 자의 축복이랄까요. 네, 맞아요. 산 사람을 위한 축복입니다. 부제도 ‘산 자를 위하여’죠. 요즘 젊은이들이 이 작품을 좋아할까, 생각하다가도 빠져들면 더 열광적인 모습입니다. 세대간의 차이는 없다고 봐요. 물론 살아온 환경이 다르지만, 한국인의 심성이 들어 있기 때문에 결국 다 같이 어울리게 된다고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7.26 / 조회 1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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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길에 신명이 넘치는구나! <오구> 연습현장
죽기 전에 굿 한판 열어 달라는 어미의 청은 오늘도 계속이다. “나 죽어 이 집은 누구 것이 될꼬.” 아차차. 아들은 어서 달려든다. “그럼요, 어머니 위해 한판 열어 드리리다.” 팔순 할매 황씨의 죽음을 두고 벌어지는 구성진 해프닝, 연극 가 다시 무대에 오를 준비에 한창이다. 1989년 서울연극제 초연 이후 22년간 1, 200여 회 공연, 약 3만 명의 관객들이 보며 울고 웃은 작품이다. 2004년 공연 이후 서울 무대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는 7월 25일부터 3일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한 판을 벌인’ 후 7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이윤택 연출을 비롯, 1997년부터 오구의 황씨 할매로 서 온 강부자와 이 작품의 문상객 역으로 배우 데뷔를 한 명품조연 오달수가 이번엔 맏아들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17일 이른 아침부터 진행된 연습에선 아들과 며느리, 황씨 할매가 익살스럽게 대화를 주고 받으며, ‘드디어 굿을 벌이는 장면’이 펼쳐졌다. 먼 길 떠나기에 앞선 할매에게 죽음은 두려운 공포의 대상이 아닌, 한 세상 살고 다시 떠나는 새로운 길이며 저승사자가 연애하자고 달려드는 놀이판이다. 요란스런 초상집 광경엔 김소희, 김미숙, 이승헌, 유종식 등 연희단거리패 대표 젊은 배우들도 함께 한다. 구성진 소리와 몸짓이 쉼 없이 객석과 넘나드는 맛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연극 연습현장 연출가와 배우"에미한테 굿 한번 못 해주냐!"(오달수, 강부자)드디어, 죽기에 앞서 굿판이 벌어지는데.춤 바람난 며느리? 어허, 좋다! 좋다!부귀영화, 자식들 다 소용 없다~엄니~함께 황씨 할매 역을 맡는 남미정과 강부자저승과 이승, 그 사이 '오구'판이 벌어집니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7.21 / 조회 9,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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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무대에 서는 민족 영웅 안중근, 이순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족의 영웅 안중근과 이순신이 각각 연극과 뮤지컬로 공연 무대에 선다. 안중근 의사는 지난 해 순국 10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집중을 받은 바 있고 이순신 장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위인 중 한 사람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모두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도 아낌없이 내던졌다는 것인데 작품은 모두 장엄한 업적 이면에 숨겨진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포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독과 외로움까지도 모두 그들의 몫이었던 진짜 안중근과 이순신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오는 22일과 28일 그 베일이 벗겨진다. 연극 ‘대한국인 안중근’은 ‘남한산성’의 김의경 작가, 연극, 뮤지컬, 오페라를 넘나들며 다양한 기량을 선보인 표재순 연출, 그리고 제이에스 극단(JS Theatre)이 만나 완성시켰다. 자신의 철학과 삶의 의지를 완성시키며 당당히 세상을 떠난 역사적 인물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안중근 의사는 생전 ‘동양평화론’을 주장했다. ‘동양평화론’은 각 민족은 반드시 독립을 유지해야 하며 그것은 동시에 배타적이어서는 안 되고 이웃나라와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형 언도에 대해 상고를 포기하면서까지 집필 의지를 보였던 ‘동양평화론’은 지금 시대에도 탁월하고 진보적인 사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런 그의 사상은 자기 나라만 생각하는 민족주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딛고 세계가 지향해야 할 미래를 가르쳐 준다. 안중근 역에는 KBS 대조영, 해신에서 활약한 이석우가, 안중근의 모친 조마리아 역에는 49년 연기생활을 해온 배우 정혜선이 각각 열연한다. 또한 기정수, 원근희, 임홍식 등 중견연기자들이 함께해 민족에 대한 소중함과 우리 역사에 대한 중요성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오는 22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이순신’은 연희단거리패가 3년 동안 준비해 탄생했다. 남해안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지난 2009년 ‘이순신-임진왜란편’에 이은 ‘이순신-종합편’으로 완성됐다. 이 작품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이기도 한 오는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시연을 보인 후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 공식초청공연, 거제 옥포대첩기념제전 개막축하공연, 부산박물관 특별공연, 마산315아트센터 공연 등 전국 순회가 예정돼있다. 극본과 연출은 ‘화성에서 꿈꾸다’, ‘원전유서’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이윤택이 맡았고, 드라마 음악 작곡, 전투음악과 구음 작곡에는 각각 강상구와 원일이 호흡을 맞췄다. 트러스트 무용단의 김운규 예술감독이 안무로 참여했다. 지난해 작품이 공연된 이후 각종 언론에선 “이 작품은 단순히 ‘영웅’ 이순신이나 ‘인간’ 이순신을 담고 있지 않다. 전쟁의 고통, 삶, 자유, 인간, 생명의 노래가 흐른다”, “뮤지컬 ‘이순신’은 국악과 양악의 만남으로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등의 호평을 쏟아낸 바 있다. 이순신에 민영기, 이순신 어머니 역에 김소희,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에 이승헌이 출연한다. 오는 4월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4.06 / 조회 2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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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이순신’ 3년 만에 완성!
2008년부터 경상남도와 연희단거리패가 남해안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지속해온 뮤지컬 ‘이순신’이 3년차를 맞는 2010년 ‘이순신-종합편’으로 최종 완성됐다. 2009년 충무아트홀 ‘이순신-임진왜란편’ 공연으로 새로운 창작뮤지컬의 탄생을 예고했던 ‘이순신’이 종합편으로 완성돼 오는 4월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관객들 앞에 시연을 보인다. 공연 당일은 충무공 이순신의 탄신일이기도 하다. 종합편으로 완성된 뮤지컬 ‘이순신’은 서울 공연에 이어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 공식초청공연, 거제 옥포대첩기념제전 개막축하공연, 부산박물관 특별공연, 마산315아트센터 공연 등 전국 순회가 예정돼있다. 극본과 연출은 ‘화성에서 꿈꾸다’, ‘원전유서’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이윤택이 맡았고, 드라마 음악 작곡, 전투음악과 구음 작곡에는 각각 강상구와 원일이 호흡을 맞췄다. 트러스트 무용단의 김운규 예술감독이 안무로 참여했다. 지난해 작품이 공연된 이후 각종 언론에선 “이 작품은 단순히 ‘영웅’ 이순신이나 ‘인간’ 이순신을 담고 있지 않다. 전쟁의 고통, 삶, 자유, 인간, 생명의 노래가 흐른다”, “뮤지컬 ‘이순신’은 국악과 양악의 만남으로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등의 호평을 쏟아낸 바 있다. 이순신에 민영기, 이순신 어머니 역에 김소희,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에 이승헌이 출연한다. 뮤지컬 ‘이순신’은 오는 4월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31 / 조회 2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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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햄릿> 루마니아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초청
2010년 4월 루마니아에서 열리는 제7회 국제 셰익스피어 폐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연희단거리패의 이 초청되었다. 각국의 ‘햄릿’만을 초청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로버트 윌슨, 샤우뷔네의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그리고 2008년 한국에서 를 연출한 러시아의 유리 부투소프 등 세계적인 연출가들의 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축제의 주공연장인 부카레스트 국립극장에서 공연될 연희단거리패의 은 1996년 초연 당시 8천여 명의 관객 기록을 세우며 서울연극제 연출상을 수상하였으며, 이후 러시아, 독일, 일본 등에서 공연을 펼친 바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원전에 가장 충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아든(Arden)판을 기본으로 하였으며, 뮤지컬 의 영국 초연 공연 안무자 케이트 플랫의 연기안무워크숍도 거쳤다. 햄릿은 연희단거리패 3대 햄릿 지현준이, 포틴브라스 역엔 4대 햄릿이었던 윤정섭이 맡으며, 10년 넘게 을 채우고 있는 김소희(거트루드)와 2대 햄릿 이승현(클로디어스), 김미숙(호레이쇼) 등도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연희단거리패의 은 루마니아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참가에 앞서 4월 13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3.23 / 조회 2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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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타고난 연기력! 연극 ‘고아 뮤즈들’의 배우 윤정섭
불어권에서 날아온 희곡 한 편이 있다. 엄마에게 버림 받은 네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고아 뮤즈들’이 그것이다. 상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형적인 삶을 살아가는 네 남매의 모습은 때론 상처 때문에 아파하고 비틀어진 우리들의 모습과도 겹쳐 보인다. 남매 중 유일하게 남자 뤽 땅게 역을 연기하는 배우 윤정섭을 지난 2월 18일 첫 공연이 끝난 무대 뒤에서 만나봤다. 핀 조명이 아닌 형광등 불빛이 내리쬐는 아늑한 다락, 뤽 땅게로 펄펄 날뛰던 에너지는 어느새 배우 윤정섭의 호흡으로 변해 있었다. “난 이게 더 어려워”라는 말로 수줍어하며 인터뷰 첫 대면을 장식한 그는 ‘원전유서’의 남전, ‘햄릿’의 햄릿을 연기했던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생경했다. 반면 그가 무대 위에 등장하면 관객들을 숨죽이고 그를 주목한다. 그에겐 배우로서의 어떤 폭발적인 에너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엄마에게 버림 받은 상처 때문에 엄마의 스페인 드레스를 꺼내 입고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는 뤽 땅게는 지금까지 배우 윤정섭이 보여줬던 남성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뤽이라는 인물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그는 “아 참 이상했어요(수줍) 대본을 읽으면 너무 재밌는데 막상 하려니까 싹싹 변하지 않는 거예요”라고 말하며 “모래 있잖아요? 모래 구덩이 속에 빠지면 기어 나오려고 해도 계속 빠져나올 수 없고 더 깊이 빠져들고 마는. 그런 이미지가 떠올랐어요”라고 말했다. 엄마를 흉내 내는 것도 발버둥. 뤽이 마을 사람들에게 못된 짓을 하고 다니는 것도 일종의 발버둥이다. 하지만 그는 “전 행복하게 살아왔으니까…”라며 세상을 별 탈 없이, 큰 무리 없이 살아 온 자신의 이력을 내비쳤다. 자신이 겪어 본 적 없는 인물을 연기해야 할 때 그는 어떤 생각을 할까. 그는 바로 ‘상상력’이라고 대답한다. “어렸을 때도 그렇고 자라면서 꿈을 꾸잖아요. 예를 들어 내가 만약에 갑자기 부자가 된다면? 예쁜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하는 식으로요. 그런 재미난 상상을 하면서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었다면, 하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냥 상상해 보는 건 재밌잖아요. 물론 그 상상을 연기로 표현해보려고 하면 잘 안됐지만요.” 뮤지컬 ‘헤드윅’의 이츠학과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의 여장하는 남자 패트릭 키튼이 뤽을 연기하는데 모티브가 됐다. “처음에는 되게 닭살 돋고 이상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제가 너무 제 생각만 했더라고요. 저는 여성스러운 사람이 아닌데…이런 연기하려니까 쑥스럽고 창피해서 ‘내일 하지 뭐’란 생각으로 있었어요. 어느 순간 ‘아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확, 그렇게 해버렸죠. (웃음)” 그는 배우란 “상대방을 위해서 살아가야 되는 것”이란 표현을 썼다. 그것이 누군가를 가르치려거나 알은체를 하려는 게 아닌 그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뱉는 식이었다. 자신이 졸업한 용인대 교수였고 지금은 극단 대표이기도 한 배우 김소희에게 많은 것들을 배운다고. “김소희 선생님을 처음 봤을 때 마치 미인을 보고 첫 눈에 반하듯 반했어요. ‘아 나도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선생님은 항상 자기보다 다른 사람들, 상대방, 또는 그 역할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는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로 “극중극의 재미”를 들었다. “평범하게 대사를 하다가 갑자기 배우들이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잖아요? 관객들도 같이 그 장면에서 기억 속으로 싹- 빠져드는 맛. 작품을 만들면서 그런 순간이 일어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02 / 조회 2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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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뮤즈들> 엄마 없는 20년을 지배한 뮤즈들의 환상
이들을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 현관문을 열자 마자 집안을 습격하는 모진 바람에는 날카로운 모래들이 엉켜있었다. “빨리 문 닫아” 큰 언니 까뜨린느(김소희)는 외치고 또 외친다. 하지만 몰아치는 바람을 이길 수는 없다. 사랑 없는 결혼을 외면하고 가족 대신 자유를 택한 엄마의 자식들이라는 멍에는 바람이 되어, 모래가 되어 그들의 숨통을 편히 두지 않는다. 연극 의 네 남매는 차를 타고 나가야지만 이웃을 만날 수 있는 외딴 집에 실로 오랜만에 모였다. 지난 20년간 엄마가 부재한 사이, 삶을 채워왔던 이들의 ‘바람과 맞서 싸우는 저마다의 방법’은 대단히 위험했다. 실체가 없는 수 많은 상상과 망상, 이상과 공상의 결과를 실행해 현실로 만드는 것. 그들이 딛고 사는 곳은 현실이나, 그 현실을 낳는 것이 비현실인 위태한 흐름이 네 남매들을 지배해 온 것이다. 큰 언니 까뜨린느는 “가족이라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려고 열 두 명의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지능이 떨어지는 막내 이자벨(강영해)을 붙들고 엄마 노릇 하는 것으로 엄마를 향한 분노의 욕망을 대리충족 할 수 밖에 없다. 둘째 딸 마르틴느(함수연)는 좁은 마을에서 선택의 여지 없이 주어진 신부를 맞이하고, 그것에 순응했던 군인 아빠를 재현하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 뤽(윤정섭)은, ‘엄마를 끊임없이 긍정하는 동시에 자신들을 한 없는 피해자로 명명하며 애원하고 구원받고자 발버둥치는’ 누나들에 영감을 비추며 허망한 소설을 써 댄다. 어두운 굴 속 같은 집과 두 다리를 묶어 놓는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은 막내 이자벨에게 있다. 언니와 오빠가 현실을 왜곡한 망상을 굳은 믿음과 사실로 치부하고 있을 때 그녀는 자신있게 “나는 덜떨어졌어”를 외치며 섬뜩한 영리함을 발휘한다. 관객들의 손발까지 절절하게 만드는 결말의 아찔함은, 바로 이자벨의 머리 속에 담겨 있다. 죽은 예수가 다시 눈을 뜨는 부활절, 서걱거리는 건조한 모래와 굴 속과 같은 집 등은 작품을 이야기하는 생생한 기호이다. 1965년 퀘백의 한 외딴 마을을 간결한 무대로 표현한 이 작품엔 항상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토록 명확하고 강렬하게 대사가 들리는 무대는 굉장히 드물다. 영국에서 가장 정확한 영어 발음을 듣고 싶으면 국립극장(내셔널씨어터)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면, 가장 정확한 한국의 표준어 발음을 원한다면 게릴라 극장으로 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딱 떨어지는 앙상블 속에서도 개개의 배우가 돋보인다. 지난 해 국내 초연한 퀘백 출신의 작가 미셀 마크 부샤르의 작품인 이 올해 공연으로 이어진 것에 작품 자체의 힘이 컸다면, 올해 공연에 보내는 큰 박수는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게릴라 극장 제공
2010.02.25 / 조회 8,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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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정호빈, 진한 눈빛 그 안의 무언가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가장 처음 이름을 내거는 주인공이 아닌 또 다른 배우에게 ‘눈에 띈다’고 하는 말은, 눈에 거슬려 껄끄럽다기 보단 갑남을녀, 필부필부가 아닌 군계일학을 발견할 때의 감탄사이다. 우리는 지금 정호빈(40)을 두고 그 감탄사를 연발한다. 드라마 ‘태양의 삼켜라’의 중간 보스 백실장으로, ‘선덕여왕’의 문노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그는, 조화를 깨트리는 뽀족함이 아닌, 기대 이상의 진가를 선사하며 제 몫 이상을 선사하는 배우였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연극으로 배우 인생을 시작했지만 “거의 첫 무대와 다름 없다”며 의 의리파 안토니오로 변신한 그는 “아직 신인”이라며 20년 배우 생활을 담담히 이야기 한다. 연극계 드림팀과 함께 하는 행운 “오현경 선생님 덕분에 제가 이 작품 한다고 했어요. 샤일록 역을 그 분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겠습니다!” 한 거죠. 예전부터 존경했던 분이라 선생님하고 꼭 같이 무대에 서 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잖아요.” 친구의 구혼 여비를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건 안토니오. 이들의 재판장면이 압권으로 꼽히기도 하는 셰익스피어 작 에서 정호빈은 신의로 똘똘 뭉친 우정에 기꺼이 자신의 살을 내 놓겠다는 주인공 안토니오 역으로 열연 중이다. “이윤택 선생님은 정열의 화신이에요(웃음). 그 많은 에너지가 어디에서 나오는 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을 만나서 너무 잘 됐다고 생각해요. 부딪혀서 하나라도 배워가면 배워갔지 뺏길 게 전혀 없거든요.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지금까지 해 오셨던 공연들에 대해 자신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쐐기가 있으세요. 그걸 배우들에게 다 나눠주려 하시는데, 그게 너무 좋은 거죠. 작품 하면서 너무 행복해요.” 이윤택 연출에 더하여 고리대금업자 역의 오현경, 그리고 윤석화, 한명구, 김소희, 김미숙, 주인영 등 연극계 내노라 하는 스텝, 배우들이 모인 ‘드림팀’에 합류한 것이 행운 아니냐는 반문이다. “안토니오를 착한 사람으로만 봐야 할까, 작품을 만나면서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처음에 등장하면서 제가 거리에 방뇨를 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당시에는 무척 자연스러울 정도로 어지러운 시기였거든요. 한량 끼도 있는 사람 같고요.(웃음) 샤일록을 그전처럼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만 표현하고 있지 않듯이 안토니오에 대해서도 단순한 한 부분이 아닌 복합적인 내면에 대해서 생각했죠.” 나도 모르는 내 눈빛 고교 졸업 후 연극계에 입문했으나 “잘 써주지 않아 여기저기 찾아다녔다”는 그는 2001년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의 친구 인기 역, 드라마 ‘올인’의 마피아 보스 오른팔 역으로 자신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었다. “학창시절, 친구들 중에도 돋보이는 느낌의 보스 기질?(웃음)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도 말을 까불까불 하게 안 해서 또래 친구들도 저를 어려워하는 게 있었고요(웃음). 중학교 때부터 영화를 많이 봤는데 알파치노 선생님이 저의 연기 모티브가 된 거죠. 저런 배우가 되었으면, 했어요.” 배우에 대한 동경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지만 미술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본다. “중학교 때 어머니가 “네 행동을 봐서는 속을 썩일 것도 같은데, 아버지의 피가 흐르니까 쉽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웃음)”고 하셨어요. 그 때는 이쪽 길로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피의 영향인지, 고등학생이 돼서 “나도 남들이 알아보는 사람이 돼야겠다”, 그랬죠. 그 이후에 남들이 콧방귀 뀌고 그럴 때도 속으로 이 악물고 ‘내가 꼭 된다’ 그랬어요.” "찍어 놓고 개봉 안되거나 찍다가 엎어진 영화도 많았다”며 프로필로 딱히 무엇을 적을 수 없었던 2001년 이전 10년을 그저 “이 악물고 했다”고 담담히 웃으며 이야기 하는 그에게 “긍정적으로 살아 왔다”는 말은 지금의 정호빈을 만든 가장 큰 지지대였음이 짐작된다. “힘든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사항이 있으면, 그냥 웃어요. 웃고 그 상황을 즐기는 거죠. 그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지치겠지만, 좋은 일이나 나쁜 일 모두 한계가 있잖아요. 그 시기가 지나면 변화가 오니까 웃으면서 넘기는 거죠. 화를 내고 나면 참 허무하잖아요.” 거칠고 강한 이미지의 배역에 주로 서온 그는 “스스로 생각할 때는 부드러운 외모”라고 웃으면서도 작품 속에서 나오는 “나도 모르는 표정들”을 두고 놀라기도 한단다. “미리 뭘 연습해서 짜거나 하진 않아요. 이 사람이 지금 어떤 감정일까, 내가 이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는 어떤 감정으로 나를 쳐다볼까, 이런 걸 고민하죠. 어쩔 땐 제가 드라마를 봐도 인상이 더럽더라고요(웃음). 감독님들이 알아봐 주시고 큰 배역과 장면으로 키워주시는 것, 그런 게 배우로 느끼는 카타르시스죠.” 무대, 배우로 나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 “느낌이 좋으면 그냥 해요. “이 역할 저한테 주시면 정말 멋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하고요. 그리고는 겁도 없이 “이 작품 대박이야” 그러죠(웃음). 영화 ‘친구’나 이후의 작품들, ‘꽃보다 남자’도 제의해 주실 때 다소 작은 역할이라고 주저하시는 것 같았는데 시놉시스 보고 무조건 한다고 그랬어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다 잘 된다는 생각을 하죠. 소속사 대표님께도 나를 찾아주는 작품은 거절하지 말아달라고 해요. 시기적으로 일정을 맞출 수 있다면 무조건 같이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면 무조건 한다, 그게 배우라는 거죠.” 무대에 대한 희열, 그리고 앞으로의 갈증에 은 자신에게 행운작이라며 말을 잇는다. “이 끈을 놓고 싶지 않아요. 연극은 배우가 살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인 것 같아요. 이윤택 선생님도 언제든지 연극하고 싶으면 오라고 하셨어요. 작은 역이라도 주시겠다고(웃음).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굉장히 좋은 인연인 것 같아요. 정말 큰 보험 하나 들어놓은 거죠(웃음). 선생님 존경합니다, 이 말 꼭 넣어주세요.” 첫 무대 리허설 때 ‘과연 정호빈이 무대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우려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극장 울림도 좋고, 발걸음도 너무 가볍고, 무대 위에서 혼자만 신나게 즐겼다”는 그는 어떤 배역이든 상관 없이 를 꼭 해보고 싶다고 한다. “아직은 절 모르시는 분이 훨씬 많잖아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절 알아볼 때까지 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에요. 단순히 유명인이 되는 게 아니라, 배우로 인정받는 것, 그렇게 알아봐주시는 걸 스스로 바라고 있어요.” 배우로 20년, “프로가 되기 위해 다가가고 있는 중”이라는 정호빈은 지금도 섣부른 자기 평가나 타인의 시선에 휘청거리지 않는다. “소위 쌩 양아치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승화된 고급스런 쌩 양아치를 만들곤 한다”며 웃는 그이기에 정호빈을 그저 ‘배우’라고 부르며 그치지 않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09.12.21 / 조회 12,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