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리뷰] 연극 ‘아버지와 아들’…혼재하는 오늘을 담다
연극의 기원에서 찾을 수 있는 변하지 않는 진리 연극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시대 디오니소스 신을 기리기 위한 제의에서 파생된 노래와 춤에서 찾을 수 있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로 생명력과 포도주를 다스리는 신이다. 따라서 그는 풍요와 삶을 상징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삶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신이라 일컬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술을 마신 뒤 느끼는 감정인 ‘도취’의 정서가 제의에서 행해지는 춤과 노래에서도 반영되었다고 기록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때의 연극은 오늘날의 것과는 상이한 모습 일 것이다. 하지만 디오니소스 제의가 인간 삶의 영위를 위해 신에게 청탁을 드리는 범국가적인 행사였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도취의 정서는 인간 삶의 적나라한 단면을 연극적으로 구현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부분 현실을 ‘재현’한 것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수 많은 연극이 인간의 삶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혹은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인간은 당대의 이야기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리스 시대의 연극을 다시 관람하고, 전 세계의 수 많은 연출가들이 오늘날에도 셰익스피어 작품을 두고 고민을 한다. 시대를 막론하고 연극에서 나오는 인간 군상은 비슷한 패턴으로 범주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현장의 미쟝센만이 다를 뿐 인간이 겪는 갈등과 화합의 구도는 인류가 탄생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진리처럼 존재한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좋은 작품의 판단기준은 역시나 시의성 따라서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인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히 답변하자면 다른 배경, 다른 표현 안에서도 ‘시의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언급만이 가능하다.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 군상을 내포하는 작품이 널리 표현되는 진리로써 인류에게 유의미한 작품으로 역할하기 때문이다. 2015년 9월, 서울에서 공연된 연극 ‘아버지와 아들’은 분명 1895년 농노 해방 무렵을 시대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오늘의 관객에게 가치있는 이유는 이 작품이 현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시대상과 과거를 중첩시켜 시의성의여지를 주는 다양한 담론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사실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인물의 갈등과 화합을 그린 연극은 상당히 많다. 러시아 작가 안톤 체홉의 희곡 세 자매의 경우만 봐도 근대에서 현대로 격변하는 시대 상황에 놓인 사회 구성원들의 모습을 세 자매라는 개인들로 치환하여 다양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에 대한 논쟁, 거기에서 생겨난 담론에 대한 치열함 속에서 관객은 연극의 오늘날 우리 사회가 봉착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동일하게 느끼게 해주는 작품은 많지 않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이 여타의 러시아 작품보다 오늘을 사는 관객에게 더 큰 시의성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런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시대 담론에 대한 여러 접근 보통 시대의식에 대해 가감없이 드러내고자 한다면 사실을 ‘재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희곡에서 묘사하는 그대로 무대 위에 작품을 ‘찍어내려고’ 노력하는데 급급하다. 지나친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번역극들의 경우 표현의 방식이 ‘재현’에 그치는 경우 타 문화, 타 지역에 대해 몰이해한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도 소위 ‘사실적인’ 재현이 무대 곳곳에 등장한다. 인물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나, 무대 중앙 공중에 달린 샹들리에, 파티에서 남녀가 사교춤을 추는 장면 등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작품이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의 극적 몰입을 이끌 수 있었던 요소는 대사의 처리이다. 번역투 대사를 그대로 차용할 경우 가진 ‘동화책’을 읽는 듯한 어색함을 떨치기 위해 인물의 말을 구어체와 문어체를 혼재하도록 작업한 흔적이 눈에 띈다. 의상이나 대도구 등으로 시대성을 살리면서도 관객의 이해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에서는 시대 담론에 대한 논쟁을 다양한 접근으로 대체함으로써 관객으로부터 설득력을 부여받은 것이다. 상징적인 미쟝센의 대비를 통한 주제의식의 강화 그런가 하면 상징적인 미쟝센을 활용하여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부각한 지점도 있다. 하얀색과 초록색의 색채 대비가 강렬한 무대 세트가 바로 그 부분이다. 무대 양 옆으로는 하얗고 앙상한 나무가 심어져있고, 무대 전면 바닥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져 있다. 그런데 푸른 잔디 위에서는 아르까지와 바자로프를 포함한 신세대로 대변되는 인물들이 주로 말과 행동을 하고 앙상한 나무가 심어진 무대 중심부에는 구세대의 전형으로 등장하는 아버지와 큰 아버지가 연기를 한다. 이는 배우들의 동선을 통해 세대의 갈등과 그 경계를 상징적으로 언급하기 위해 이러한 무대 미쟝센을 연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구세대와 신세대의 경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작품은 사실적인 구현과 상징의 혼합적 표현을 활용한다. 이러한 맥락은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통해서도 두드러지는데 메시지의 중심에는 ‘세대교체’문제가 대두된다. 유산계급으로 치환되는 아르까디의 집안과 무산계급으로 대변되는 바자로프의 집안을 번갈아 조명하는 형식으로 세대 갈등에 대한 견해 자체에 대한 언급 뿐 만아니라 세대 내부에서 일어나는 계급 간 견해 차이까지 감각적으로 그려낸다.아르까디의 집안은 자본가의 집으로써 구세대로 대변되는 큰 아버지를 중심으로 사회 개혁에 대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이념에 대한 강제력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모든 사회적 움직임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바자로프는 신세대의 전형으로 그려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큰 아버지와 대립한다. 반면에 무산계급으로 그려지는 바자로프의 집안은 ‘아들을 숭배한다’는 표현을 쓰는 바자로프의 부모들을 통해 구세대가 신세대와 화합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점을 드러낸다. 구세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무산계급 또한 갈등을 겪는데 사회 모순에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않는 구세대의 긍정성을 바보스럽다고 여기는 바자로프의 견해 때문이다. 신세대의 사회를 대하는 방식과 무산계급 구세대의 이념 또한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것이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아버지 세대가 계급 간에 다른 양상을 보인 것처럼 아들 세대에서도 다른 양상을 읽어낼 수 있다. 아르까디와 바자로프는 공통적으로 모든 것을 부정하고, ‘의미 없음’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니힐리즘을 신봉한다. 하지만 자본가의 아들 아르까디는 바자로프와 달리 구세대가 쌓아놓은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인정은 한다. 구세대의 전형으로 대변되는 큰 아버지가 알 수 없는 불어를 읊조리며 책상에 앉아 늘 지나간 이론들과 씨름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그를 비웃지만 아르까디는 그의 과거 업적에 대해는 부정도, 비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자로프는 그런 모든 것들을 부정한다. 상류 집안은 ‘신사적임, 점잖음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그의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이 두 청년이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아도 알 수 있다. 아르까디는 결국 자신과 비슷한 유산계급의 발랄한 여자 까쟈와 결혼하고, 무산계급이었다가 남편에 의해 자본가가 된 안나에게 사랑을 느끼는 바자로프는 그녀와 자신 사이에서 사상적 공통분모를 찾고나서 그녀에게 깊은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현실에 놓인 벽을 스스로 더 높이 쌓고 이루어지지 못하는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폭로 결론만 보면 극단적 진보주의 청년 바자로프의 죽음 이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주변인들의 모습을 통해 비극적이고 모순적인 삶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이 작품의 현 주소이다. 이 작품이 우리 시대의 담론을 그려내고 있다는 가정을 하고 보면 바자로프의 죽음은 개혁가의 죽음으로 결론지을 수 있으므로 희망이 죽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바자로프가 죽은지 얼마 되지 않아 열린 아르까디 부자의 결혼식에서 피로연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로 그의 뜻을 받들겠다는 유산계급 아르까디의 모습이 드러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결혼식 도중에 바자로프를 대신해 니힐리즘을 계승하겠다고 부르짖는 아르까디의 말이 신빙성 있는가 이다. 수 많은 아르까디가 오늘날까지 존재했겠지만 과연 문제 해결을 할 수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물을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날에 결혼하는 비논리적인 세상에 대한 단면, 그리고 개혁의 목소리를 시끌벅적한 축제로 무마하려는 부패적 삶의 모습, 진실을 마주했을 때 도망가려는 현상에 대한 단면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드러난 부분이 결혼식 장면이다. 따라서 우리의 삶이 어떠한지를 가장 강렬하게 쏟아내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관객은 스스로 가장 큰 동요와 심정적 자극을 받을 것이다.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09.14 / 조회 5,755
-
세대 간의 갈등과 사랑 그린 <아버지와 아들> 개막
어느 누구보다 가깝지만 또 그 속을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연극 이 가을의 시작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2일 프레스 리허설을 열고,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연극 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이반 투르게네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아일랜드의 극작가 브라이언 프리엘이 재창작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이성열 연출의 지휘로 오영수, 남명렬, 유연수, 김호정, 윤정섭, 이명행 등 배우들의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은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인들에게 땅을 나눠주고 농지경영에는 속수무책인 아버지 니꼴라이와 큰아버지 빠벨이 사는 고향 농장에 대학을 막 졸업한 아들 아르까디가 혁명을 꿈꾸는 친구 바자로프와 함께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일은 하지 않고 책이나 읽으며 세월을 보내는 큰아버지 빠벨은 모든 것을 부정하는 바자로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사사건건 부딪치고, 아르까디와 바자로프의 환영 파티에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사업가 안나가 방문하면서 평범하고 조용했던 러시아 농가는 시끌벅적해진다.이날 리허설을 통해 아버지 세대를 대표하는 오영수, 남명렬, 유연수는 각각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사실감있게 보여줬으며, 윤정섭, 이명행은 아들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분해 세상을 바꾸려는 열정이 가득한 젊은이의 모습을 표현했다. 베테랑 배우들이 펼치는 힘 있고 안정적인 연기는 극의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세대 간의 갈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는 170분이라는 다소 긴 시간 동안 지루할 수도 있지만 삶에 대한 밀도 있는 묘사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을 얻어 무대 위에서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공연은 오는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9.04 / 조회 8,026
-
세대 간 갈등과 화해, 다른 경지로 보여줘…<아버지와 아들>
한 소년의 비정상적인 첫사랑을 그린 소설 으로도 유명한 러시아의 대문호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이 연극 무대로 소개된다. '아일랜드의 체홉'이라 불리며 등의 작품을 쓴 극작가 브라이언 프리엘이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희곡으로 재탄생시킨 이 오는 9월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이 작품의 국내 연출을 맡은 이성열을 비롯해 오영수, 남명렬, 유연수, 이명행, 윤정섭 등 출연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은 1862년 발표된 소설로, 등장 인물 중 한 명인 급진적 지식인 바자로프를 '니힐리스트'라 수식하며, 환멸에 젖은 청년 지식인의 허무주의 특성을 수면 위로 떠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농노 해방을 앞두고 세대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관념과 이상의 세대인 아버지들과 행동과 혁명의 세대인 아들들의 갈등을 다뤄 화제를 모았으며, 아일랜드의 작가 브라이언 프리엘이 희곡으로 재창조해 1987년 연극이 런던에서 초연되기도 했다. 아버지 세대바실리 역의 오영수, 나꼴라이 역의 유연수, 빠벨 역의 남명렬(왼쪽부터)이성열 연출은 한국 공연을 앞두고 "러시아의 정치상황 등의 부분은 낮추는 대신 보편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갈등, 화해, 용서, 이해 등의 주제를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 극적인 소설 속 장면들이 희곡에서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고 목가적으로 표현될 것을 예고하며, "브라이언 프리엘은 아주 평범한 일상의 한 부분을 낯설어 보이게 하고 있어 이런 부분이 체홉과 닮았다."고 덧붙였다. 일상이 가진 불안함, 꿈이 사라진 세상의 들뜬 표정이 아이러니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예고다. 또한 "그간 모녀의 갈등을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부자 간의 갈등을 담거나 이들의 화해까지 다룬 작품은 많지 않았다."며 이 가진 남다른 위치를 강조하며, "극중에서 바자로프가 죽음으로서 모든 화해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자기 희생은 이 작품이 가진 힘이자 다른 작품에서 이루지 못한 경지"라고 강조했다. 아들 세대 - 아르까디 역의 이명행, 바자로프 역의 윤정섭(왼쪽부터)제목처럼 극의 중심에는 아버지들과 아들들이 있다. 촌스럽고 보수적인 아버지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이 큰 바실리는 오영수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신지식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또 한 명의 아버지 니꼴라이는 유연수가 맡는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니힐리스트 바자로프 역은 윤정섭이, 그의 친구이자 진보적 성향을 지녔으나 결국 계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버지로부터 농장을 물려받는 아르까디 역은 이명행이 나선다. 아버지 세대이나 일하지 않고 책이나 읽으며 세월을 보내는 이상주의자로, 니꼴라이의 형인 빠벨은 남명렬이 분한다. 자신이 부르짖는 이상과 그렇지 않은 현실 사이에서 괴리와 모순을 오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인간의 본질을 더욱 깊게 파고든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국립극단 제작으로 오는 9월 2일부터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재)국립극단 제공
2015.08.20 / 조회 7,077
-
허물 벗고 젊어지는 아버지…국립극단 <허물> 6월 개막
국립극단이 에 이은 ‘2015년 젊은 연출가전’의 다음 작품으로 류주연 연출의 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 은 일본의 극작가이자 연출가, 배우인 츠쿠다 노리히코가 쓴 희곡으로,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몸의 허물을 벗으며 점점 젊어진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전개되는 극이다. 2005년 도쿄 초연 후 일본의 대표적인 연극상인 기시다 쿠니오 희곡상을 수상하며 일본 각지에서 무대에 올랐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한일연극교류협의회와 국립극단이 공동주최한 제6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에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최근 등으로 호평받은 류주연이 맡는다. “2014년 낭독공연을 통해 이 작품의 기발함뿐 아니라 뛰어난 완성도에 매력을 느꼈다.”는 류주연 연출은 허물을 벗고 점차 젊어지는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을 유쾌하면서도 시니컬한 시선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극중 아버지는 총 여섯 명의 배우가 맡아 80대부터 20대까지 젊어지는 모습을 표현한다. 임홍식, 정태화, 조영선, 신안진, 반인환, 조재원 등이다. 계속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며 함께 성숙해가는 아들 다쿠야 역에는 신용진이 캐스팅됐고, 이와 함께 김유진, 김애진, 이경미, 현은영 등이 출연한다. 은 6월 2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5.13 / 조회 5,296
-
박수 받은 수작 다시 무대에, <과부들> <알리바이 연대기>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쓸며 평단의 깊은 관심과 애정을 받았던 연극 두 편이 올 봄,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먼저 2012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적인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작품으로, 와 함께 저항 3부작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은 칠레의 군부독재 치하에서 일어난 실종, 고문 등의 폭력에 남편을 잃은 여성들의 이야기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다룬다. 2012 동아연극상 작품상, 2013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등 2012년 주요 연극상을 휩쓴 바 있다. 강건하고 숭고한 희생과 저항을 표현하는 여인 쏘피아 역의 예수정,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면이 강한 대위 역의 한명구를 비롯하여 전국향, 이지하, 박완규, 박윤정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초연 배우들 대부분이 다시 참여한다. 3월 14일부터 3월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초연한 는 작품을 쓰고 연출한 김재엽 연출이 자신의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김씨 가족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개인의 삶에 파고든 한국 현대사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 2013 제50회 동아연극상 작품상·희곡상을 거머쥐었으며, 이 작품에서 주인공 김태용 역을 소화한 남명렬은 동아연극상 연기상, 2013년 제6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수상하는 등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불러 일으키며 2013년 주요 연극 상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4월 24일부터 5월 11일까지는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코르코르디움, 국립극단 제공
2014.03.11 / 조회 9,094
-
시대와 국가를 넘은 불편한 진실, 연극 ‘과부들’
극단 백수광부의 제47회 정기공연 연극 ‘과부들’이 3월 14일부터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세계적 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대표작으로 칠레 군부독재 치하의 비극을 고대 그리스 서사극 형식으로 그린다. 권력으로부터 남편을 잃은 여성들의 입을 빌려 신화적 상상력을 더한다. 특정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실주의극이면서도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는 문제적 사건들을 환기한다. 리얼리티와 환상을 동시에 이루어내며 보편적 가치와 진실의 힘을 보여준다. 연극 ‘과부들’은 2012년 초연 후 2년 만에 재연된다. 초연 당시 저항과 의지의 메시지가 담긴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을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이끌었다. 같은 해 동아연극상 작품상,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 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꼽혔다. 이번 공연은 극단 백수광부 대표 이성열 연출가가 지휘봉을 잡는다. 초연보다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를 더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우 예수정, 한명구, 전국향, 이지하, 김현영, 박완규, 박윤정, 김민선 등이 출연한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코르코르디움
2014.02.06 / 조회 8,429
-
기다리는 여인들,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과부들’
극단 백수광부의 제41회 공연 ‘과부들’이 2012년 6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HanPAC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과부들’은 HanPAC 한국공연예술센터 공공지원시리즈의 하나로 2012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극 ‘과부들’은 시와 소설, 희곡으로 다양하게 변주해 온 세계적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과부들’을 원작으로 한다. ‘죽음과 소녀’, ‘경계선 넘어’와 함께 저항 3부작으로 불리기도 하는 원작은 남미의 군부독재 치하에서 일어난 실종과 의문사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연극 ‘과부들’은 마을의 여인들이 강가에 떠내려온 시체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군대가 강력하게 통제하는 가운데 마을의 남자들은 모두 실종되고 시골 마을에는 여자들만이 남아있다. 여자들은 군대에 의해 끌려가 생사를 알 수 없는 남자들의 소식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 강을 따라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시체 한 구가 떠내려오고, 군대에 의해 아버지와 남편, 아들을 잃은 쏘피아는 시체가 자신의 아버지라며 소유권을 주장한다. 작품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보편적 가치와 진실의 힘을 보여준다. 70년대 칠레의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극인 동시에 모든 시대와 국가의 문제적 사건들을 환기한다. 과거 역사의 불편한 진실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현재의 ‘나’와 ‘나의 나라’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작품에서는 섬세하고 깊은 내면연기를 펼쳐온 예수정이 8년 만에 극단 백수광부와 만나 ‘과부들’의 숭고한 희생과 저항을 표현하는 여인 쏘피아를 연기한다. 배우 한명구는 현실적인 성격의 대위로 분하여 극도의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여기에 전국향, 이지하, 박완규, 박윤정 등 배우 27여 명이 함께 깊이 있는 서사극의 무대를 채운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30 / 조회 1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