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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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신작 '곰의 아내', 회귀를 통한 인간다운 삶
서울문화재단 남산 예술센터가 2016년 하반기 신작 ‘곰의 아내’를 발표했다.연극 ‘곰의 아내’는 2015년 제5회 벽산 희곡 상을 수상한 고연옥의 ‘妻(처)의 감각’이 원작이다. 원작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삼아 써내려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무의식과 죽음, 자연, 갈등 등을 담고 있다. 작품은 ‘회귀’를 모티브로 삼았다. 곰의 새끼를 낳은 여자와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대비시켰다. 모티브가 된 ‘회귀’는 여자가 인간사회와 곰의 동굴을 오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이는 짐승보다 나은 삶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된다. 공연 개막일에는 고연옥 작가의 희곡집이 발간된다. 연극 ‘곰의 아내’의 희곡집은 원제인 ‘妻(처)의 감각’으로 발간되며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7월 1일부터 판매한다. 또한, 연극 ‘곰의 아내’는 관객참여 프로그램인 극장투어를 시작한다. 극장투어 ‘어바웃스테이지(AboutStage)’는 7월 16일 12시부터 약 1시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연극 ‘곰의 아내’의 원작자인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을 집필했다. 연출은 고선웅이 맡았다. 고선웅 연출은 연극 ‘푸르른 날에’, ‘칼로막베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홍도’ 등을 연출했다. 그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지난해 동아연극상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받았다. 극 중 ‘곰의 아내’ 역은 배우 김호정이 맡았다. 이 외에도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한다. 연극 ‘곰의 아내’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 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21 / 조회 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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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고연옥 뭉쳤다…연극 '곰의 아내'
제5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무대화
남산예술센터·극공작소 마방진 공동제작
곰 vs 인간…삼국유사 신화 웅녀 모티브
7월 1~17일 남산예술센터 무대 올라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해 선보이는 연극 ‘곰의 아내’ 포스터(사진=서울문화재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해 ‘제 5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희곡 ‘곰의 아내’(원제 처(妻)의 감각)가 무대 위로 옮겨진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극공작소 마방진과 공동제작한 ‘곰의 아내’를 2016년 하반기 프로그램 첫 신작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곰의 아내’는 극작가 고연옥(45)의 작품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써내려가 신화적·원형적 상상력과 차가운 현실 세계가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숲에서 길을 잃은 뒤 곰의 새끼를 낳고 살아온 한 여자와 치열한 현실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인 ‘곰의 아내’가 사회에서 다시 곰의 동굴로 회귀하는 과정은 과연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각색과 연출은 고선웅(48·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 연출이 맡았다. ‘회귀’라는 반복적인 모티브를 찾아내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2011년 ‘푸르른 날에’ 초연 이후 지난해 동아연극상 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휩쓸었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르기까지 작품마다 반향과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는 스타 연출가다.작가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 최근 몇 년 동안 발표한 신작을 통해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하나의 틀로써 신화를 다루고 있다. 곰의 아내 역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2014)에서 말기암 투병 중인 아내 역을 맡아 호평 받았던 배우 김호정이 연기한다. 이외에 배우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해 각각 특색 있는 역할로 완성도 높은 초연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한편 벽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벽산희곡상’과 창작초연연극의 산실 남산예술센터의 만남은 지난 2012년 제1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878미터의 봄’(작 한현주·연출 류주연)을 시작으로 2013년 제2회 수상작 ‘아버지의 집’(작 김윤희·연출 박정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새로운 창작극 발견을 통해 극작가의 창작 활동과 공연을 지원해 희곡 분야 발전에 기여하는데 의의가 있다. 작품은 이음 출판사 ‘이음희곡선 시리즈’를 통해 원제로도 출간돼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7월 1일부터 판매한다.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예매사이트에서 예매 가능하다. 전석 3만원이며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000원. 02-758-215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1 / 조회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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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아버지와 아들’…혼재하는 오늘을 담다
연극의 기원에서 찾을 수 있는 변하지 않는 진리 연극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시대 디오니소스 신을 기리기 위한 제의에서 파생된 노래와 춤에서 찾을 수 있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로 생명력과 포도주를 다스리는 신이다. 따라서 그는 풍요와 삶을 상징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삶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신이라 일컬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술을 마신 뒤 느끼는 감정인 ‘도취’의 정서가 제의에서 행해지는 춤과 노래에서도 반영되었다고 기록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때의 연극은 오늘날의 것과는 상이한 모습 일 것이다. 하지만 디오니소스 제의가 인간 삶의 영위를 위해 신에게 청탁을 드리는 범국가적인 행사였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도취의 정서는 인간 삶의 적나라한 단면을 연극적으로 구현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상당부분 현실을 ‘재현’한 것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수 많은 연극이 인간의 삶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혹은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인간은 당대의 이야기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리스 시대의 연극을 다시 관람하고, 전 세계의 수 많은 연출가들이 오늘날에도 셰익스피어 작품을 두고 고민을 한다. 시대를 막론하고 연극에서 나오는 인간 군상은 비슷한 패턴으로 범주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삶의 현장의 미쟝센만이 다를 뿐 인간이 겪는 갈등과 화합의 구도는 인류가 탄생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진리처럼 존재한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좋은 작품의 판단기준은 역시나 시의성 따라서 어떤 작품이 좋은 작품인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히 답변하자면 다른 배경, 다른 표현 안에서도 ‘시의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언급만이 가능하다.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 군상을 내포하는 작품이 널리 표현되는 진리로써 인류에게 유의미한 작품으로 역할하기 때문이다. 2015년 9월, 서울에서 공연된 연극 ‘아버지와 아들’은 분명 1895년 농노 해방 무렵을 시대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오늘의 관객에게 가치있는 이유는 이 작품이 현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시대상과 과거를 중첩시켜 시의성의여지를 주는 다양한 담론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사실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인물의 갈등과 화합을 그린 연극은 상당히 많다. 러시아 작가 안톤 체홉의 희곡 세 자매의 경우만 봐도 근대에서 현대로 격변하는 시대 상황에 놓인 사회 구성원들의 모습을 세 자매라는 개인들로 치환하여 다양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에 대한 논쟁, 거기에서 생겨난 담론에 대한 치열함 속에서 관객은 연극의 오늘날 우리 사회가 봉착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동일하게 느끼게 해주는 작품은 많지 않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이 여타의 러시아 작품보다 오늘을 사는 관객에게 더 큰 시의성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런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시대 담론에 대한 여러 접근 보통 시대의식에 대해 가감없이 드러내고자 한다면 사실을 ‘재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희곡에서 묘사하는 그대로 무대 위에 작품을 ‘찍어내려고’ 노력하는데 급급하다. 지나친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번역극들의 경우 표현의 방식이 ‘재현’에 그치는 경우 타 문화, 타 지역에 대해 몰이해한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도 소위 ‘사실적인’ 재현이 무대 곳곳에 등장한다. 인물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나, 무대 중앙 공중에 달린 샹들리에, 파티에서 남녀가 사교춤을 추는 장면 등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작품이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의 극적 몰입을 이끌 수 있었던 요소는 대사의 처리이다. 번역투 대사를 그대로 차용할 경우 가진 ‘동화책’을 읽는 듯한 어색함을 떨치기 위해 인물의 말을 구어체와 문어체를 혼재하도록 작업한 흔적이 눈에 띈다. 의상이나 대도구 등으로 시대성을 살리면서도 관객의 이해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에서는 시대 담론에 대한 논쟁을 다양한 접근으로 대체함으로써 관객으로부터 설득력을 부여받은 것이다. 상징적인 미쟝센의 대비를 통한 주제의식의 강화 그런가 하면 상징적인 미쟝센을 활용하여 작품의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부각한 지점도 있다. 하얀색과 초록색의 색채 대비가 강렬한 무대 세트가 바로 그 부분이다. 무대 양 옆으로는 하얗고 앙상한 나무가 심어져있고, 무대 전면 바닥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져 있다. 그런데 푸른 잔디 위에서는 아르까지와 바자로프를 포함한 신세대로 대변되는 인물들이 주로 말과 행동을 하고 앙상한 나무가 심어진 무대 중심부에는 구세대의 전형으로 등장하는 아버지와 큰 아버지가 연기를 한다. 이는 배우들의 동선을 통해 세대의 갈등과 그 경계를 상징적으로 언급하기 위해 이러한 무대 미쟝센을 연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구세대와 신세대의 경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작품은 사실적인 구현과 상징의 혼합적 표현을 활용한다. 이러한 맥락은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통해서도 두드러지는데 메시지의 중심에는 ‘세대교체’문제가 대두된다. 유산계급으로 치환되는 아르까디의 집안과 무산계급으로 대변되는 바자로프의 집안을 번갈아 조명하는 형식으로 세대 갈등에 대한 견해 자체에 대한 언급 뿐 만아니라 세대 내부에서 일어나는 계급 간 견해 차이까지 감각적으로 그려낸다.아르까디의 집안은 자본가의 집으로써 구세대로 대변되는 큰 아버지를 중심으로 사회 개혁에 대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이념에 대한 강제력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모든 사회적 움직임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바자로프는 신세대의 전형으로 그려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큰 아버지와 대립한다. 반면에 무산계급으로 그려지는 바자로프의 집안은 ‘아들을 숭배한다’는 표현을 쓰는 바자로프의 부모들을 통해 구세대가 신세대와 화합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점을 드러낸다. 구세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무산계급 또한 갈등을 겪는데 사회 모순에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않는 구세대의 긍정성을 바보스럽다고 여기는 바자로프의 견해 때문이다. 신세대의 사회를 대하는 방식과 무산계급 구세대의 이념 또한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것이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아버지 세대가 계급 간에 다른 양상을 보인 것처럼 아들 세대에서도 다른 양상을 읽어낼 수 있다. 아르까디와 바자로프는 공통적으로 모든 것을 부정하고, ‘의미 없음’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니힐리즘을 신봉한다. 하지만 자본가의 아들 아르까디는 바자로프와 달리 구세대가 쌓아놓은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인정은 한다. 구세대의 전형으로 대변되는 큰 아버지가 알 수 없는 불어를 읊조리며 책상에 앉아 늘 지나간 이론들과 씨름하는 것에 대해 모두가 그를 비웃지만 아르까디는 그의 과거 업적에 대해는 부정도, 비판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자로프는 그런 모든 것들을 부정한다. 상류 집안은 ‘신사적임, 점잖음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그의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이 두 청년이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아도 알 수 있다. 아르까디는 결국 자신과 비슷한 유산계급의 발랄한 여자 까쟈와 결혼하고, 무산계급이었다가 남편에 의해 자본가가 된 안나에게 사랑을 느끼는 바자로프는 그녀와 자신 사이에서 사상적 공통분모를 찾고나서 그녀에게 깊은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현실에 놓인 벽을 스스로 더 높이 쌓고 이루어지지 못하는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공연 모습_국립극장 제공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폭로 결론만 보면 극단적 진보주의 청년 바자로프의 죽음 이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주변인들의 모습을 통해 비극적이고 모순적인 삶의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이 작품의 현 주소이다. 이 작품이 우리 시대의 담론을 그려내고 있다는 가정을 하고 보면 바자로프의 죽음은 개혁가의 죽음으로 결론지을 수 있으므로 희망이 죽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바자로프가 죽은지 얼마 되지 않아 열린 아르까디 부자의 결혼식에서 피로연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로 그의 뜻을 받들겠다는 유산계급 아르까디의 모습이 드러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결혼식 도중에 바자로프를 대신해 니힐리즘을 계승하겠다고 부르짖는 아르까디의 말이 신빙성 있는가 이다. 수 많은 아르까디가 오늘날까지 존재했겠지만 과연 문제 해결을 할 수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물을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한 날에 결혼하는 비논리적인 세상에 대한 단면, 그리고 개혁의 목소리를 시끌벅적한 축제로 무마하려는 부패적 삶의 모습, 진실을 마주했을 때 도망가려는 현상에 대한 단면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드러난 부분이 결혼식 장면이다. 따라서 우리의 삶이 어떠한지를 가장 강렬하게 쏟아내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관객은 스스로 가장 큰 동요와 심정적 자극을 받을 것이다.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09.14 / 조회 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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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의 갈등과 사랑 그린 <아버지와 아들> 개막
어느 누구보다 가깝지만 또 그 속을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연극 이 가을의 시작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2일 프레스 리허설을 열고,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연극 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이반 투르게네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아일랜드의 극작가 브라이언 프리엘이 재창작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이성열 연출의 지휘로 오영수, 남명렬, 유연수, 김호정, 윤정섭, 이명행 등 배우들의 신구 조화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은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인들에게 땅을 나눠주고 농지경영에는 속수무책인 아버지 니꼴라이와 큰아버지 빠벨이 사는 고향 농장에 대학을 막 졸업한 아들 아르까디가 혁명을 꿈꾸는 친구 바자로프와 함께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일은 하지 않고 책이나 읽으며 세월을 보내는 큰아버지 빠벨은 모든 것을 부정하는 바자로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사사건건 부딪치고, 아르까디와 바자로프의 환영 파티에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사업가 안나가 방문하면서 평범하고 조용했던 러시아 농가는 시끌벅적해진다.이날 리허설을 통해 아버지 세대를 대표하는 오영수, 남명렬, 유연수는 각각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사실감있게 보여줬으며, 윤정섭, 이명행은 아들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분해 세상을 바꾸려는 열정이 가득한 젊은이의 모습을 표현했다. 베테랑 배우들이 펼치는 힘 있고 안정적인 연기는 극의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세대 간의 갈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는 170분이라는 다소 긴 시간 동안 지루할 수도 있지만 삶에 대한 밀도 있는 묘사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을 얻어 무대 위에서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공연은 오는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9.04 / 조회 8,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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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 갈등과 화해, 다른 경지로 보여줘…<아버지와 아들>
한 소년의 비정상적인 첫사랑을 그린 소설 으로도 유명한 러시아의 대문호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이 연극 무대로 소개된다. '아일랜드의 체홉'이라 불리며 등의 작품을 쓴 극작가 브라이언 프리엘이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희곡으로 재탄생시킨 이 오는 9월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이 작품의 국내 연출을 맡은 이성열을 비롯해 오영수, 남명렬, 유연수, 이명행, 윤정섭 등 출연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은 1862년 발표된 소설로, 등장 인물 중 한 명인 급진적 지식인 바자로프를 '니힐리스트'라 수식하며, 환멸에 젖은 청년 지식인의 허무주의 특성을 수면 위로 떠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농노 해방을 앞두고 세대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19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관념과 이상의 세대인 아버지들과 행동과 혁명의 세대인 아들들의 갈등을 다뤄 화제를 모았으며, 아일랜드의 작가 브라이언 프리엘이 희곡으로 재창조해 1987년 연극이 런던에서 초연되기도 했다. 아버지 세대바실리 역의 오영수, 나꼴라이 역의 유연수, 빠벨 역의 남명렬(왼쪽부터)이성열 연출은 한국 공연을 앞두고 "러시아의 정치상황 등의 부분은 낮추는 대신 보편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갈등, 화해, 용서, 이해 등의 주제를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 극적인 소설 속 장면들이 희곡에서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고 목가적으로 표현될 것을 예고하며, "브라이언 프리엘은 아주 평범한 일상의 한 부분을 낯설어 보이게 하고 있어 이런 부분이 체홉과 닮았다."고 덧붙였다. 일상이 가진 불안함, 꿈이 사라진 세상의 들뜬 표정이 아이러니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예고다. 또한 "그간 모녀의 갈등을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부자 간의 갈등을 담거나 이들의 화해까지 다룬 작품은 많지 않았다."며 이 가진 남다른 위치를 강조하며, "극중에서 바자로프가 죽음으로서 모든 화해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자기 희생은 이 작품이 가진 힘이자 다른 작품에서 이루지 못한 경지"라고 강조했다. 아들 세대 - 아르까디 역의 이명행, 바자로프 역의 윤정섭(왼쪽부터)제목처럼 극의 중심에는 아버지들과 아들들이 있다. 촌스럽고 보수적인 아버지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이 큰 바실리는 오영수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신지식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또 한 명의 아버지 니꼴라이는 유연수가 맡는다. 모든 것을 부정하는 니힐리스트 바자로프 역은 윤정섭이, 그의 친구이자 진보적 성향을 지녔으나 결국 계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버지로부터 농장을 물려받는 아르까디 역은 이명행이 나선다. 아버지 세대이나 일하지 않고 책이나 읽으며 세월을 보내는 이상주의자로, 니꼴라이의 형인 빠벨은 남명렬이 분한다. 자신이 부르짖는 이상과 그렇지 않은 현실 사이에서 괴리와 모순을 오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인간의 본질을 더욱 깊게 파고든다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국립극단 제작으로 오는 9월 2일부터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재)국립극단 제공
2015.08.20 / 조회 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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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숙 연출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 신구 등 출연
2011년 로 그리스 비극을 파격적으로 선보인 한태숙 연출이 소포클레스가 오이디푸스 가문의 이야기로 만든 세 편의 비극 중 또 다른 작품, 로 찾아온다. 는 오이디푸스의 딸로, 전쟁을 일으켜 서로를 죽인 오이디푸스의 아들이자 자신의 오빠들 중 광야에 버려진 폴리니케스의 시신을 매장하려다 잡힌다. 시신의 매장이라는 신의 법을 지켰으나 새로운 통치자 크레온이 폴리니케스에 대한 애도를 금해 인간의 법을 어겨 동굴에 갇히는 인물이다.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딸이자 서로 심장에 칼을 꽂은 오빠들을 본 안티고네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는 비극성과 차가운 심장을 가진 능수능란한 정치인 크레온과의 대립, 그리고 연이은 비극의 파장이 에 날카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주인공 안티고네 역은 등에서 활약해 온 김호정이 맡으며, 이후 3년 만에 테베의 지도자 크레온 역으로 신구가 무대에 선다. 예언자 트레시아스 역에는 에서 단 15분 출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박정자가 나선다. 독특한 음악, 몸짓, 소리, 사운드디자인을 적극 활용하여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심리를 시청각화 할 것으로 알려진 국립극단의 새로운 작품, 는 오는 4월 15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재)국립극단 제공
2013.03.14 / 조회 1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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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채우려 할수록 채워지지 않는 것들, 연극 ‘이날 이때 이즈음에’
인간은 늘 아쉽다. 하나를 가지면 하나가 아쉽고, 둘을 가지면 둘이 아쉽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아무리 겉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려 해보아도 인간은 공허하다. 욕망은 사람을 쉴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주검의 목구멍처럼 삼켜도 삼켜도 성에 차지 않아 욕망은 인간을 끌어내릴 뿐이다. 의자왕의 애첩, 일제시대 장돌뱅이, 전과자임을 숨기고 결혼한 남자. 시대를 넘나드는 이들을 통해 연극 ‘이날 이때 이즈음에’는 인간의 근원적 결핍과 욕망에 대해 논한다. 이 세 사람의 삶과 겉모습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만큼이나 판이하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관객들은 경험한다. ‘결핍과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합치되는 그들의 모순을. 의자왕의 애첩 은고는 첫 등장부터 요망하다. 세상 권력 다 쥔 왕 옆에서 무엇이 아쉬운지 힘없는 화가를 건드린다. 백제 멸망이 다가와도 은고는 왕의 눈과 귀를 멀게 하며 왕의 행위를 농락한다. 장돌뱅이는 갈급하다. 15년째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자를 찾아 전국을 헤맸다. 우연히 다시 만난 여자는 나쁜 남자와 함께다. 하지만 그녀는 장돌뱅이와 있었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며 다시 떠난다. 알콩달콩 신혼 부부. 한 남자는 불안하다. 살인자였던 과거를 부인이 알게 될까 염려스럽다. 지금의 행복을 뺏긴다면 남자는 끝이다.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식 연극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는 관객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명확한 주제의식도 희미해지게 만든다. 이 연극은 구성이 앙칼지다.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와 깔끔한 구성은 극의 에너지를 극대화해 관객들을 압도한다. 극의 에너지는 일관되게 강하고, 군더더기 없이 말끔하게 진행돼 주제의 일관성을 보여준다. 이로써 극은 세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를 긴장감 있게 그려내는데 성공하고, 근원적 결핍을 만드는 이들의 불안은 작품에서 밀도 있게 다뤄지며 관객들의 마음으로 다가온다. 관객들과 마주한 단순한 듯 단순하지 않은 무대와 조명, 음악 역시 극의 에너지를 강화시킨다. 나무와 흘러가는 물, 백색으로 무장한 무대는 배우들의 심리와 행동에만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최소한의 소품으로 조명과 음악은 극적인 효과를 유도한다. 따뜻하기보다 선명하고 날카로운 느낌의 조명은 내면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때 마다 다양한 변화로 극의 몰입도에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연극 ‘이날 이때 이즈음에’는 곱씹을수록 마음에 다가오는 작품이다. 작품을 극장 안 공간에서 바라볼 때는 어렴풋했던 생각들이 세상에 나오니 정리가 된다. 무대 위 ‘그들의’ 욕망과 결핍이 똑같은 인간인 ‘나’에게도 있다는 사실로 정리가 귀결될 때 연극은 영원히 살아있게 된다. 이 작품은 오는 10월 31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3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0.28 / 조회 1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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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하이젠베르크가 코펜하겐으로 간 까닭
“물리학자가 핵분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도덕적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이 지난 19일 프레스콜 행사를 가졌다. 연극 은 지난 50년간 미국과 독일 과학사학자들이 논쟁을 벌여온 독일 과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이젠베르크가 위험을 무릅쓰고 코펜하겐으로 보어를 찾아 갔는가, 두 사람은 무슨 얘기를 주고받았는가, 근대 물리학의 전환기이자 핵무기 개발 경쟁의 정점에서 이 만남이 어떤 역할을 했는가' 등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 전개된다. 이번 무대에는 ,의 남명렬(보어), ,의 이상직(하이젠베르크), 영화 ‘나비’, 연극 ,의 김호정(마그리트)이 출연한다.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윤우영 연출가는 “물리학 이론과 인간의 불확실한 내면을 연극으로 절묘하게 보여준 작품”이라며 “최근에 접하기 어려운 진지한 연극이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연극 은 세계 30여 개국에 공연 됐으며 1998년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즈 최우수 연극상, 2000년에는 토니상 최우수 신연극상, 최우수 연출가상, 최우수 여자연기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에 이은 과학연극 세 번째 시리즈이기도 한 연극 은 5월 19일부터 6월 7일까지 두산 아트센타에서 공연된다. 프레스콜 현장코펜하겐으로 날아온 하이젠베르크(이상직)제가 하이젠베르크에 온 이유를 아십니까?사랑스런 아내, 마그리트(김호정)과 함께사건 속으로!저 사람, 마음에 안 들어~고민에 빠진 보어(남명렬).내조의 여왕 마그리트(김호정).불확정성의 원리 vs 상보성 원리하이젠베르크, 그의 뒷 이야기는?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5.20 / 조회 10,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