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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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파문 이후 '서울연극제' 성과와 과제는
서울연극협회와의 독립 필요
56편 신청 연극인 참여 저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연극의 현재를 읽어내는 바로미터라 불리는 ‘서울연극제’가 지난해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해 논란이 되어왔던 예산 부족과 흥행 면에서는 부진을 면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예술감독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뒤 공식참가작 10편에 집중한 만큼 작품의 질적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섰다는 평도 나온다. 최용훈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은 “2011년 이후 약 2억9000만원에 불과했던 예산을 올해 3억7000만원으로 증액해 연극제 참여 극단들의 제작 지원금을 1.5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유료판매율을 집계해봐야 정확한 수치를 가늠할 수 있겠지만 객석 점유율 등 흥행 측면에서 작년 연극제보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서울연극제는 연극발전을 위한 창작극 개발을 목표로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1987년 ‘서울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한 뒤 38년간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대관 탈락이라는 불이익을 당했다.올해 연극제는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8일까지 33일 간 대학로 일대에서 치러졌다. 지난 6년간 창작 초연작만을 대상으로 했던 방침을 바꿔 창작과 번역, 초연과 재연 상관없이 작품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에 따라 그간 함께 진행해왔던 다양한 프로그램(미래야솟아라, 초청작품, 부대행사)을 분리시켜 오롯이 ‘공식 선정작’만을 진행해 관객에게 우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했다.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인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그동안 다양한 시도가 단발성에 그치고 그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아 연극제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블랙리스트 파문 이후 처음 치러지는 만큼 이제 창작희곡만이 아니라 공연 자체에 대한 완성도를 고민할 때라는 의견을 모은 결과”라고 했다.올해는 국가에 대한 고민부터 성(性)의 담론까지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무대에 올랐다. 초연작 5작품(창작4·번역1), 재연작 5작품(창작3·번역2)으로 총 10작품을 구성해 관객들에게 관람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 가운데 극단 드림시어터 컴퍼니의 연극 ‘페스카마-고기잡이 배’가 대상(서울시장상)을 비롯해 연출상과 희곡상, 연기상까지 휩쓸며 4관왕을 차지했다. ‘페스카마-고기잡이 배’는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1996년 선상반란 실화를 바탕으로 해 공연전부터 화제를 이끌었다.최용훈 감독은 “공식참가작 10편의 작품을 보면 연출적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섹슈얼리티를 소재로 한 미국 텍스트의 소개는 물론, 대중성을 겨냥한 스타연출가 참여 등도 기존과는 다른 점"이라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여성 연출가가 공식참가작 10편 중 절반을 연출한 첫 축제라는 의미에서도 남다르다”고 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영상 등을 활용한 SNS 이색 홍보전은 눈길을 끌었다. '개막 거리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시민과 희곡읽기’,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24편의 프린지공연 ‘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 등 시민과 함께하는 연극축제로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그러나 연극제의 독립성 확보와 연극제의 정체성 논란은 여전하다. 김소연 평론가는 "예술감독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축제조직은 여전히 서울연극협회 집행부와 그대로 겹친다"며 "예술감독의 권한은 공모작 선정 심사를 관리하는 것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연극제가 창작극 발굴이냐, 관객을 위한 페스티벌이냐, 경연제 강화냐 하는 운영방식의 논의 및 정체성 논쟁도 계속돼 오고 있다"면서 "연극제의 역할과 정체성을 재정립해야할 시점"이라고 했다.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협회 사무국과 분리된 별도의 연극제 사무국을 꾸려야 하고, 거기서부터 서울연극제의 새로운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참여 극단과 서울연극협회 회원들만의 잔치라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김미도 평론가는 "협회 소속 회원만을 참여할 수 있도록 소속의 축제라는 프레임을 정해놓은 점은 문제"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누구를 위한 경연인지, 관객이 믿고 볼 수 있는 장인지 곱씹어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여전히 턱 없이 부족한 예산도 문제다. 최 감독은 "나름의 수준을 담보하는 극단들을 올해 초청해보려고 했지만 연극 한 편을 만들기 위한 고정비용의 지원도 안돼 참가 신청작이 56편에 머물렀다. 참여극단의 경우 자체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유인책이 거의 없었다"면서 "올해 어느정도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내년도 많은 연극인과 관객 참여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송형종 회장도 "독립성 확보 역시 예산 문제다. 2개의 조직을 꾸밀만한 살림살이가 못된다. 다만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관객과 연극인들에게 지지 받을 수 있는 연극제를 위해 다양한 룰과 형식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용훈 서울연극제 예술감독 NAH INU개막식시민들과 희곡읽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6.05 / 조회 2,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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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변론사건 다룬 '페스카마…' 서울연극제 대상 받았다
지난달 26일부터 33일간 여정 마무리
대상·연출·희곡·연기상 등 4관왕 안아
우수상엔 연극 '손'·'사람을 찾습니다'제38회 서울연극제 폐막식 수상자 단체사진(사진=서울연극협회).[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드림시어터 컴퍼니(대표 정형석)의 연극 ‘페스카마-고기잡이 배’가 제38회 서울연극제 대상(서울시장상)을 받았다. 대상을 비롯해 연출상과 희곡상(임선빈), 연기상(2등 항해사 역 유승일)까지 휩쓸며 4관왕을 차지했다. 연극 ‘페스카마-고기잡이 배’는 2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제38회 서울연극제 폐막식’에서 공식선정작 부문 대상을 비롯해 연출·희곡·연기상을 안았다.‘페스카마-고기잡이 배’는 1996년 원양어선 ‘페스카마 15호’에서 벌어졌던 선상반란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 초연한 작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시절 변론을 맡았던 사건이다.이날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대신해 대상(서울시장상)을 시상했다. 5인의 심사위원은 “좁은 극장의 입체적인 공간 활용과 많은 출연배우들을 통해 선상의 고기잡이 장면 등을 역동적이고도 신선하게 연출한 작품”이라 평했다. 우수상(종로구청장상)은 창작집단 라스(LAS)의 연극 ‘손’(연출 이기쁨)과 극단 신인류의 ‘사람을 찾습니다’(연출 최무성)에게 돌아갔다. 연기상은 ‘지상최후의 농담’의 김재건(갑돌 역)을 비롯해 ‘사람을 찾습니다’의 김정석(원영 역) ‘원무인텔’의 김나윤(현명숙 역) ‘페스카마-고기잡이 배’ 유승일(2등항해사 역) 등 4명이 수상했다.무대예술상은 무대미술과 조명 부문으로 나눠 시상했으며 극단 라스 ‘손’의 서지영(무대미술)과 극단 백수광부 ‘벚꽃동산’의 김영빈(조명)이 각각 거머쥐었다. 신인연기상은 ‘말 잘 듣는 사람들’의 김보경(예슬 역)과 ‘손’의 이주희(엄마 역)이 차지했다.오랜 활동을 해온 극단들에게는 특별공로패가 전달됐다. 1987년 창단해 30주년을 맞은 극단 단홍·극단 로얄시어터, 1977년 창단해 40주년을 맞는 극단 연우무대가 받았다. 이번 연극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최용훈 연출은 “서울연극제는 본선에 오른 공식참가작 10작품에 선택과 집중한 경연 축제”라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여성 연출가가 공식참가작 10편 중에서 절반을 연출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서울연극제는 연극발전을 위한 창작극 개발을 목표로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1987년 ‘서울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한 뒤 38년간 꾸준히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서울연극제는 지난달 26일부터 5월 28일까지 33일 간 대학로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 6년간 창작 초연작만을 대상으로 했던 방침을 바꿔 창작과 번역, 초연과 재연 상관없이 완성도 높은 작품을 공식선정작으로 선정했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29 / 조회 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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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진구…'진구는 게임 중'
극단 학전 어린이 무대 레퍼토리 작품
지난해 이어 수정·보완 거쳐 무대에
2인 배우가 7가지 역할 번갈아 소화어린이 연극 ‘진구는 게임 중’의 한 장면(사진=극단 학전).[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극단 학전의 어린이 무대 여섯 번째 레퍼토리 ‘진구는 게임 중’이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독일 그립스 극단의 ‘플리머 빌리’(Fllimmer Billy)를 극단 학전의 연출가 김민기가 한국 정서에 맞게 번안한 작품이다. 게임에 빠진 초등학교 3학년 진구가 가족과 이웃의 도움으로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 일상을 되찾는 이야기를 담는다.게임 중독이라는 기본 스토리 안에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다. 진구의 이웃으로 필리핀인 어머니를 둔 수빈이네를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소개한다.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다문화 가정을 생각해볼 시간을 제공한다.2명의 배우가 7가지 역할을 번갈아 소화한다. 배우 황기석이 진구·수빈 아빠·의사 역을, 방진수·염예랑이 수빈·진구 엄마·수빈 엄마·할머니 역을 맡는다. 이동호·김여빈은 기타·기보드·드럼 등 악기 연주로 함께 한다.무대 전환 장면을 그대로 노출하는 신선한 시도로 연극적 재미를 극대화한다. 게임 중독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교육적인 메시지도 함께 전달한다.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서울시 교육청 ‘교육 공동체’ 사업에 선정됐다.오는 6월 4일부터 7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극단 학전 홈페이지 또는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24 / 조회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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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넘나드는 청춘공감연극 ‘그냥 청춘, 여름’
연극 ‘그냥 청춘, 여름’은 2009년에 초연한 연극 ‘그냥 청춘’의 후속작이다. 연극 ‘그냥 청춘’은 청춘의 꿈과 현실에서 오는 갈등을 그려 많은 앵콜을 받았다. 연극 ‘그냥 청춘, 여름’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일화를 이야기한다. 작품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의 배우들의 모습을 그린다. 배우들의 현실 속 사랑은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이상적인 사랑과 다르다. 연기와 현실 속 간극이 벌어지는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배우들 각자가 가지고 있던 현실의 상처들은 무대 안에서 서서히 드러나고, 무대 안 배우의 삶은 현실 속에서 다시 아픔으로 나타난다. 연극 ‘그냥 청춘’을 본 관객이라면 연극 ‘그냥 청춘, 여름’ 공연을 관람하며 자신이 성장한 모습을 돌아볼 수 있고, 다시 꿈을 향한 열정을 상기할 수 있다. 작품에서 보여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이들이 느끼는 꿈에 대한 불확실성과 외로움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4.11 / 조회 10,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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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다> 영웅의 아들도 사람이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제 4의 벽이 존재한다. 투명의 벽을 가운데에 두고, 저쪽의 무대는 현실에 기반하나 만들어진 가상의 것이며, 이쪽의 객석은 가상에 빠지려 작정(?)했지만 한쪽 발은 현실에 담가두고 있다. 결국 현실과 가상의 균형을 서로가 얼마나 의도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공연 관람의 묘미가 달리지는 법. 연극 는 ‘작품은 작품일 뿐 오해하지 말자’를 고집하지 않는 무대이다. 오히려 역사가 쓴 기록의 재조명을 의도한 연출진은 관객들이 커튼콜 끝자락과 현실을 이어보길 원한다. 호부견자(虎父犬自). 아비는 훌륭한 호랑이였으나 아들은 그보다 못한 개라는 납덩이 보다 무거운 낙인. 좀처럼 벗겨지지 않는 굴레에 묶여 망연하게 구천을 떠도는 혼령 안준생이 있다. 안중근의 위대함을 조명하는 자리는 많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매국노, 친일파, 삶을 위해 대의를 저버렸다는 세간의 비난 속에 버려졌던 안준생. 안중근의 둘째 아들을 좀 더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데서 가 출발한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무명지를 끊으며 단지동맹을 결성, 독립 투쟁의 각오를 다지는 모습과 이토 히로부미 저격 등 현대사 한 가운데에 서서 뜻을 굽히지 않고 살신하는 안중근의 모습 역시 지나칠 수 없다. 강직하고 곧은 기개의 그가 다짐을 외치면 공연장은 감개무량으로 가득 찬다. 박수와 탄식, 눈물이 순서를 다투지 않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하지만 이런 안중근의 의열은 그의 아들 안준생을 쉽지 않은 생으로 이끈다. 나라를 찾았으나 아비를 잃은 그에겐 영웅의 아들이기 이전 한 명의 인간으로 살아내야만 하는 이 삶이 절절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구천을 떠도는 불쌍한 영혼은 안준생 만이 아니다. 하얼빈 의거 후 옥중에 갇힌 아들에게 ‘항소하지 말고 뜻을 세우라’한 어머니도, 가시는 길에 입을 옷 정성스레 지어 낸 후 두 눈 꼭 감고 뒤돌아 걷던 아내도 정처 없이 저승을 헤맨다. 여전히 그 둘은 가족들 품에서까지 내쳐진 안준생을 알아보지 못하지만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내가 너무 모진 어미였는가’, 또 ‘못난 애는 못나서 나쁜 애는 나빠서 서러웁지 않느냐’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자신들처럼 이곳을 떠도는 또 하나의 영혼이, 혹시 가슴이 더욱 아린 아들 안준생을 찾는 안중근이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첫 연극 무대에 서고 있는 송일국은 안중근과 안준생 역을 모두 맡았다. 외형의 이미지와 내면의 의지가 맞아 열연으로 이어진다.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어머니 역의 박정자는 존재 만으로 울림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뮤지컬이 아닌 연극 무대에서도 배해선은 완숙한 배우이다. 별다른 장치 없이 접이식 막으로 형상한 간결한 무대, 배경과 무대 바닥에 투영되는 영상은 군더더기 없이 대단히 깔끔하다. 무대의 날카로운 실루엣과 조명, 음향의 둥근 아우름은 관객들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울리게 한다. ‘사건’이 아닌 ‘인간’에 초점을 맞춰 기승전결을 밟아내는 전개가 있기에, 이 작품에서만큼은 ‘대한독립 만세’가 부담스럽지 않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8.04 / 조회 1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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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국, 인터뷰 컷 찍자고 했더니…
연극 를 통해 첫 연극무대에 도전하는 배우 송일국. 지난 인터뷰 때 싣지 못했던 미공개 컷 입니다. 사진을 싣지 못했던 이유를 밝히자면...지나치게 잘 나와서 입니다..^^촬영 중간.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기자에게 다가오는 사진작가님. “그런데요, 사진이 양복화보처럼 나와요.” 우리는 인터뷰 사진을 찍자고 한건데... 송일국 배우는 화보촬영을...ㅠㅠ인터뷰 사진을 화보 사진으로 만들어버리는 배우 송일국의 기럭지! 반듯함과 엉뚱함. 배우 송일국의 표정입니다. 플러스! 촬영 소품을 손수, 옮겨주시는 배우 송일국씨의 뒤태 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숨막히는 뒤태, 아닐까요?^^ 강윤희 기자
2010.07.16 / 조회 19,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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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범한 사람”, 배우 송일국
저 멀리, 185cm의 숨막히는 기럭지를 자랑하며 그가 걸어온다.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 운동 마니아, 주몽,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바른생활맨, 인터뷰하기 어려운 인터뷰이로 유명한 송일국. 아주 슬쩍, 부풀려보자면. 편한 인터뷰이가 아닌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승부차기 동점상황, 공을 차러 나가는 마지막 키커의 심정과 비슷했다. 반듯한 걸음걸이, 잘 다려진 정장과 TV에서 본 다듬어진 표정. 아, 날이면 날마다 들을 수 있다는 ‘인터뷰 교본’에 나올법한 ‘뻔한 대답’을 내놓는 인터뷰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하다. 아, 섬뜩해지는 기분. #1. 인터뷰 스타트 아주 쉬운(?) 질문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두 눈을 감고 생각을 곱씹고, 곱씹는 표정으로 심각해지는 송일국. 대답은 쉬이 돌아오지 않는다. 한참 뒤에, 쏟아지는 대답들이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최선을 다해 쏟아내는 이야기. 점점. 배우 송일국의 매력도가 선명해진다, 점점. 안중근 역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고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생각에 빠진). 음…. ‘안중근’하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연극을 보러 오신 관객 분들의 생각에 부합하는 안중근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음…(두 눈을 감고, 생각).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데, 걱정이에요(두 눈을 감고 다시 생각). 어렵죠? 인터뷰 어렵죠. 하하, 아뇨. 연극이요. 인터뷰 하는 거 별로죠? 인터뷰를 싫어하진 않지만, 어려워요. 인터뷰를 마치고, "아까 말씀 드린 내용은, 기사에서 빼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부탁 드리면, 그건 항상 "꼭 넣어주세요"가 되더라고요. 인터뷰 관련해서 본의 아니게 구설수를 겪었잖아요. 신중해지고, 말을 아끼게 됐어요. 얼마 전에 연극 제작발표회에서도…. (‘송일국, 친일파 이해한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와, 제가 그 기사보고 정말 화가 나서. (촬영중인 사진 기자에게) 이 이야기 아세요? (사진기자: 아, 기사로 봤어요)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안중근과 안중생. 둘 중, 자신과 비슷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게 질문이었어요. 대한민국 어느 누가 감히, “전 안중근 의사와 비슷합니다”라고 할 수 있겠어요. 둘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비록 나약한 선택을 하긴 했지만 난 보통사람인 안중생과 비슷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안중근 선생님이 추앙 받는 것 아니겠냐는 말을 했어요. 그 기사 타이틀이 뭐였는지 아세요? ‘송일국, 친일파를 이해한다'. 와…. 직접 기사를 본거에요? 어머니 전화를 받고 알았어요. “야! 너 미친 거 아냐?”하면서, 혈압이 올라서 쓰러지려고 하시고. 어머니도 국가보훈처에서 전화가 와서 아셨대요.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송일국씨가 친일파를 이해한다는 발언을 하다니요” 하면서. 전 동영상이 하나라도 있으면 말을 잘 안해요. 지금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어떤 단어를 선택해서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지면 인터뷰는 편하게 생각해요, 괜찮아요. #2. 아, 맞다. 연극이야기 해야지송일국 생애 첫 연극이다. 연극영화과를 나왔지만, 그 흔한 워크샵 공연 한 번 오른 적이 없단다. 바람. 그 무서운 늦바람을 타고 시작한 연기생활. 드라마, 영화를 거쳐 연극무대까지 날아왔다. 안중근 역할이면, 또 영웅이네요. 저 바람둥이 역할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은 성공한 것만 기억하잖아요. ‘주몽’ 때문에 영웅 위주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성공한 작품이잖아요. 안중근, 안중생. 1인 2역이죠?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공연장도 일반적인 곳이 아니라, 측면이 드러나는 원형극장이거든요. 이게 참 어려운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처음에 어머니가 “너 그러다 개망신 당한다, 무대 한 번 안 서본 놈이 참 용감하다”고 하시더니. 나중에는 잘 했다고, 박정자 선생님, 윤석화 선배님처럼 큰 배우분들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연습실에서 지적도 많이 받아요? 지적은 많죠(웃음). 발성도 그렇고, 무대 위 동선, 발음. 아주 디테일한 부분도 다 집어내세요. 연습 때는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지적이 들어와요. 대본리딩도 진짜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하거든요, 초반에 하도 소리를 질러서 목이 약간 쉬는 바람에, 요즘 좀 고생하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칭찬은요? 칭찬받은 건, 별로 없는 것 같은데(웃음). 시간이 갈수록, 연습을 할수록 어려워요. 한채영씨가 이라는 연극을 했었는데, 무대에 섰더니 머릿속이 그냥 하얘졌대요. 그럼 어떻게 했냐고 했더니, 연습한 게 있어서 본능적으로 했대요. “오빠,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하면서 겁을 엄청 주더라고요. 아, 걱정이 태산입니다. 홍보 담당자분 말로는, 송일국씨 칭찬이 자자하다고 하셨는데. 음, 저한테는 말씀 안 하세요(웃음). 열정은 많은데, 열정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잘해야지. 관객 분들이 가지고 오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까, 그게 가장 두려워요. 연극 출연 계기가, ‘신이라 부르는 사나이’ 이후 생긴 연기에 대한 고민 때문이라고 들었어요. 교만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신불사' 준비는 이를 악물고 했지만, 보여지는 것만 초점을 맞췄어요. 일 년 동안 죽기 살기로 운동만 하고, 배에 왕(王)자도 새겨 넣고, 등에 비엔나 소시지도 박고. 아, 근데요…. 운동하시는 분한테 물어보면 알겠지만, 배근육는 운동하면 되는데 등근육은 정말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안되거든요. 아침 10시에 운동하러 가서 밤 6시, 10시에 오는 걸 8개월을 넘게 했어요, 최하 8시간씩. 그러니까 등이 그렇게 되더라고요. 근데, 없어지는 건 3개월도 안 걸리던데요(웃음). 헤어, 의상에 투자도 많이 하고, 정말 신경 많이 썼어요. 제가 신인상을 받았던 드라마 ‘인생화보’(2002년 작) 이후로 제 연기를 보면서 ‘아, 부족하구나’라고 생각은 했지만, 보기 싫은 정도는 아니였거든요. 그런데 ‘신불사’에 나온 제 모습은, 못 보겠는거에요. TV를 끄고 싶었어요. 끄고 싶은 게 아니라, 정말 껐어요. 못 보겠어서. 인간이 아니라, 그냥 허우대 멀쩡한 모델이 있더라고요. 드라마에서 인간이 보여야 하는 건데…. 정말 반성 많이 했어요. 그 때, 윤석화 선배님이 연극을 해보자고 하셨고,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거죠. 다른 연극 제의도 많이 들어왔을 것 같은데. '신불사'를 시작하기 전에 박상원 선배님이 이라는 연극을 해보지 않겠냐고, 전화를 주셨었어요. 그런데, 드라마 촬영기간이랑 겹쳐서 다음 기회로 미뤘었죠. 는 연기를 하셨던 윤석화 선배님이 연출을 하시니까, 제가 목표했던 바를 더 많이 배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얻고자 했던 것들이 잘 채워지고 있어요?진짜, 정말. 정말 잘한 것 같아요. TV 연기는, 제 내면을 끌어내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거든요. 바스트 샷, 클로즈업, 컷컷으로 촬영을 하고, 눈물 연기에는 안약을 넣기도 하는데. 연극은 그럴 수 없잖아요. 연극연습 때, 제가 조금만 방심하면 선생님들은 귀신같이 알아채세요(웃음). 엉망으로 틀리고 있는데, 제가 제 안의 에너지를 찾으려고 노력할 때는 아무 말씀도 안 하세요. 그런데 제 느낌엔 뭐 그냥 잘한 것 같아요, 대신 열의는 없었어요. 열정이 있다, 없다는 본인은 정확히 알잖아요. 그럼, “지금 그 대사, 왜 한다고 생각해요?”하고 딱 물어보세요. 제가 가진 걸 끄집어내서 연기를 하게 되니까, 희열을 느껴요. 재미있어요. #3. 나는 아주 평범한 사람 송일국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지기 위해 아주 밑바닥부터 시작하고 싶다는 강단을 가진 배우이자, 부산에 직장을 둔 아내를 위해 서울과 부산 장거리 출퇴근길을 마다하지 않는 다정한 남편, 들끓는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 남자다. 연극영화과였으면, 연극무대 경험이 있을 법도 한데. 그게 아니라, 연영과 수업 자체를 안 들었어요. 연영과 수업은 정말 올 F였어요. 미대 수업만 신청해서 들었으니까, 성적이 뻔하죠. 제 후배들도, 제가 매일 화구를 들고 다녀서 연영과 선배인 줄 몰랐대요. 지금 같이 연습하는 친구들한테 부끄러워요, 제 자신이. 어떻게 보면, 전 얼떨결에 연기를 시작한 거지, 저런 열정을 갖고 시작하지 못했거든요. 연습 몇 시간 전부터 나와서 뭔가를 하려고 하고, 주어진 대사 한 마디에 기뻐하는 저 친구들을 보면서 또 배워요.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에 또 감사하게 되고, 저 친구들에게 부끄러우면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에라도 최선을 다해요. ‘해신’을 찍을 때, 수애씨랑 나눴던 대화가 세 마디 정도였다는 일화도 유명해요. 여자 어르신(?)분들은 좀 편하지 않아요? 어렵죠. 특히 박정자 선생님은 많이 어렵죠(웃음). 저희 어머니가 동아방송 3기신데, 선생님은 1기 시거든요. 정말 감히(웃음).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자체가 영광이에요.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라는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고…. 그렇다고 의식하진 않아요. 어릴 때부터 “어른들 이름에 먹칠하지 말아라, 누가 되게 살지 말아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어요. 익숙해진 것 같아요. 대학생들과 떠나는 ‘청산리 역사 대장정’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아요. 대학생들과 항일 독립 운동가들이 활동했던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투쟁지와 고구려, 발해 유적지를 8박 9일 동안 탐방하는 프로그램이에요. 2001년부터 이 행사에 참가했는데, 올해는 더 애틋한 게 연극 팀도 함께 한다는 거에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의 숨결을 느끼고, 매일 두 시간씩 원정연습을 할 예정입니다(웃음). 를 하면서 애국심이 더 불타오를 것 같아요. 이걸 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다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그런 이야기들을 접해왔기 때문에 를 선택한 것 같아요. 30대 초반만 해도, 철이 없었어요. 어머니가 활동하시는 걸 보면서, 정말 나도 어른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잘 살아야겠다 반성하고, 많이 깨달았죠. 전생에 영웅이었다,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 없어요? 점을 보러 가서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는데. 아, 어떤 기사에서 보니까 제가 전생에 ‘김좌진 장군’ 이었대요. 음, 그럼 족보가 어떻게 되는 건가(웃음). 대중들이 생각하는 ‘송일국에 대한 오해’, 해명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음, 뭘까요? 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도 궁금해요. (기자: 음…. 독하고, 재미없다? 직접 만나보니 재미없는 분은 아닌 것 같아요) 독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담배도 끊고, 운동도 했더니, 독하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부산에서 혼자 뭘 하겠어요. 아는 사람도 없고, 갈 때도 없고…. 운동만 했죠. 저를 아는 분들은 꼭 시트콤하라고 하는데, 한 십 년 후에(웃음). 결혼 이후, 생긴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음, 항공사 마일리지가 엄청 쌓였다는 것. 아내 직장이 부산에 있어서, 집이 부산이거든요. 어제 밤 비행기 타고 내려갔다가, 오늘 아침 비행기를 타고 올라왔어요. 출퇴근길이 엄청나죠? 가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전 이 작품으로 이미, 너무나 많은 걸 얻었어요. 제게 진정한 연기의 희열을 느끼게 해줬고, 재미를 준 작품으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관객 분들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는데, 음…. 그리고…(생각 중). 다음 작품이 바로 연극이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연극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아요. 음…. 아, 제가 이래요. 지금 머릿속에는 이것저것 막 떠오르는데,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이럴 때 답답해요. 음, 네. 뭔지 알 것 같아요. 그쵸, 아시겠죠(웃음)?, 바로 그거요. 그 이야기를 써주세요(웃음). #4. 인터뷰 끝 녹취기를 끄고, 인터뷰를 끝냈다. “같이 연기하는 남자배우들 몸이 좋다”는 말에, 내친김에 연습실까지 동행했다. 오후 4시, 배가 출출할 동료들을 위해 간식을 풀어내는 센스와 문 앞까지 기자를 배웅해주는 젠틀함을 보여준 배우 송일국. 그는 자로 잰 듯 반듯하지만, 심심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유쾌한 솔직함의 카드를 갖고 있는 남자. 아쉽지만, 그 카드는 아주 가끔씩 튀어나오는 것 같다. 예상 밖, 뜻밖의 카드를 내미는 인터뷰이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즐겁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최일규(Candid Studio)
2010.07.02 / 조회 2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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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다> 윤석화, 박정자, 송일국이 선보이는 인간 안중근
안중근 서거 100주년을 맞아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연극 가 7월 개막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번 작품은 연극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 송일국이 안중근과 그의 아들 안준생을 연기하고, 박정자와 배해선이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와 부인 김아려를 각각 연기한다. 연출은 윤석화가 맡아 100년 전 민족의 영웅 안중근과 그의 가족들을 조명한다. 이번 제작발표회에는 무엇보다 배우 송일국의 첫 연극이라는 점에서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송일국은 “용기가 나지 않아 연극에 도전하지 못했으나, 전작(‘신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하면서 연기에 갖고 있던 교만함과 한계를 느꼈다”며 “윤석화 선배님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대본 마지막에 있는 대사 한 줄이 그의 출연을 확고히 한 것이라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안중근과 아들의 대화 중, 누구를 위해 이 일을 했냐는 아들의 질문에 ‘너를 위해서’라고 한다”며 “그 한 마디에 꽂혀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출로 나선 윤석화는 “원래 뮤지컬로 제작되려던 이 작품의 연출로 제의 받았지만 제작이 무산됐었다”며 “작년 8월 스텝들과 안중근 장군이 활동하던 연해주를 다니면서 그의 삶과 모든 것을 뜨겁게 사랑하게 돼 제작의 총대를 메고 연출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는 오는 7월 27일부터 8월 29일까지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제작 발표회 Q&A 이번 작품에서 특별히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정복근 작가 안중근 장군 이야기를 자료를 찾으며 늘 생각했던 건, 가족들이 암묵적으로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아들(안준생)의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의거가 없었으면 그 시대에 아주 평탄하게 살수 있었던 한 인생이 완전히 굴절됐던 것과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의거 자체의 이념과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안중근 장군의 어머니 역할을 맡았다. 어떤 어머니를 연기하나. 박정자 이 세상에 어머니들은 모두 다 같다. 안중근의 어머니라고 다르진 않을 것이다. 어머니라는 그 음절, 그 어휘, 그걸로 어머니는 충분하다. 다만 아까 영상에서도 보셨지만 작년 8월 15일에 우리는 바로 그 현장에 있었다. 아주 더웠고, 그 뜨거웠던 열기가 지금 막 전해지고 있다. 가슴 속이 뜨끈뜨끈 하다. 여러분에게 그 이야기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연출을 맡은 이유. 윤석화 처음에는 외부 기획사로부터 연출 의뢰를 받았다. 원래 역사 속 인물들에 관심이 많아 연출을 하겠다고 덤볐지만 그 제작이 무산이 됐다. 작년에 모든 스텝과 함께 연해주를 7일 동안 다니면서 안중근 장군의 삶과 모든 것을 너무나도 뜨겁게 사랑하게 됐다. 본의 아니게 제작의 총대까지 메면서 연출을 끝내 하게 됐다. 그의 삶은 장대하고 거룩하다라는 표현이 참 맞는 거 같다. 그런 그와 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비굴한 삶을 살아야 했던, 그것은 저를 비롯한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안중근과 안준생의 메타포를 통해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나는 누구인지를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 첫 연극이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송일국 연극은 진짜 배우예술이라고 생각 했었다. 그런데 용기가 나지 않아 두려워서 도전을 못했다. 전작을 하면서 그 동안 연기에 대해 갖고 있었던 교만함과 한계를 많이 느꼈고. 윤석화 선배님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셨다. 작품을 읽어봤을 때 마지막 대사, 아들이 아버지에게 ‘왜 누구를 위해서 그런 것인지’ 물었을 때 , ‘너를 위해서’. 이 한마디에 꽂혀서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다. 안중근, 안준생 1인2역에 도전한다. 자신은 어떤 역할과 더 비슷한지. 송일국 당연히 안준생이다. 우리 작품에서 사람들이 안중생에게 친일파, 반역자, 배신자, 변절자 라고 한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누구나 다 그 시절에 태어났으면 그렇게 될 것 같다. 나도. 그렇기 때문에 안중근 의사가 더 위대하고 추앙 받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안중근의 부인 역할이다. 뮤지컬에서 주로 활약하는데 연극에 출연한 이유. 배해선 박정자, 윤석화 선생님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여배우이시고 저에게는 꿈이다. 제가 좀 더 젊은데도 저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주셨고, 투지를 주셨다. 뮤지컬도 물론 좋지만 연극 무대에 설수 있다면 서고 싶었고 더욱이 선생님 두 분을 모시고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했다. 송일국씨는 김좌진 장군의 손자로서, 이 작품에 참여하는 의의가 남다를 것 같다. 송일국 할아버지가 떳떳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자랑스럽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 과정 및 이번 작품의 특징은.윤석화 애초에 뮤지컬로 제안 받았을 때, 에이콤에서 똑같은 소재로 뮤지컬을 준비해 왔는지 몰랐다. 나중에 알고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소재로 한다는 건 상도덕에도 맞지 않고 은유가 잘 살아나기 위해선 연극으로 만드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KB하늘극장은 황량한 벌판이나 다름 없어서 연출로선 너무 너무 힘든 무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작품의 배경이 황량한 벌판이고, 여기에서 뜨거운 마음이 객석까지 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다른 연극에서 쓰이지 않은 영상을 좀 많이 표현할 예정이다. 송일국씨 김좌진 장군의 후손으로서의 생각을 좀 더 이야기 해달라. 윤석화 자기의 일이기 때문에 어쩌면 말하기 힘들 수도 있다. 내가 느끼고 들은 이야기를 대신 말하겠다(웃음). 송일국이라는 배우를 캐스팅 할 때까지 사실 용기를 내지 못했다. 아시다시피 연극은 정말 개런티가 작다. 이 친구가 뭐가 아쉬워서 연극에 오겠나. 게다가 제가 연출로서 좀 까다롭다. 다른 일 못하게 한다. 도저히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청산리대장정을 매년 한다는 것을 하얼빈에서 중국 사람들에게 들었다. 존경심이 생겨났고, 그렇다면 이 역할을 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캐스팅 제의를 했다. 대본을 읽어보고 여러 차례 고민을 한 끝에 수락을 했다. 송일국씨가 안준생에 대해 이해하는 정도가 깊어서 깜짝 놀랐다. 그도 늘 김좌진 장군의 후손, 김두한의 손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산 사람이다. 그 뿐 아니라 가족들이 많은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친구는 준생의 입장을 아주 절절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6.10 / 조회 17,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