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시카고> 김경선
“속상한 일이 있어도 빨리 터는 편이에요. 우울해 해봐야 나만 손해지 뭐.”하며 깔깔 웃음을 터뜨리는 통에 어느새 기자도 긴장을 풀고 함께 웃었다. 이달 초 진행된 김경선과의 인터뷰는 그렇게 잦은 웃음 속에서 편안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확실히 그녀는 무대 위에서 유쾌하게 노래하던 의 ‘마마 모튼’과 닮아있었다. 김경선은 지난 2007년 오디션 참가자들의 상대역을 해주러 갔다가 덜컥 마마 모튼 역에 캐스팅됐다. 기대하지도, 예상하지도 않았던 일이었다. 스물 여덟의 나이에 중년의 교도소 간수를 연기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에 당시 무대에서 느꼈던 긴장감과 떨림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그리고 지난 7년간 원캐스팅으로 마마 모튼 역을 맡아 수없이 무대에 올라온 그녀는 이제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갖추고 연륜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노래를 한다.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그녀는 적어도 에서는 이미 이룬 게 아닐까.Q 가 흥행 중이다. 배우로서 직접 체감하는 객석 반응은 어떤가. 이번에 유독 잘 되는 것 같다. 원래 지방공연을 가면 반응이 좀 더 좋은데, 지금 꼭 지방에 와 있는 것 같다. 관객 분들이 되게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작은 것에도 웃어주셔서 공연이 수월하게 끝난다. Q 2007년 처음 에 출연했을 때의 소감이 기억나나. 그 때의 느낌은 잊을 수가 없다. 내가 그 때부터 7년째 의 마마 역할을 계속 하고 있는데, 아직도 떨린다. 다른 작품을 할 때는 이렇게 떨리지 않는데 가 주는 묘한 긴장감이 있다. 초연 때 욕도 많이 먹었다(웃음). '왜 마마가 이렇게 작고 말랐냐, 어리냐'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조차도 내가 마마 역을 맡을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그러니 뭔가 안 어울릴 거라는 부담감이 있었다.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유쾌한 모습보다는 딱딱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서 첫 공연 끝나고 내려왔을 때 크게 만족스럽진 않았다. 그 기억 때문에 7년간 를 하면서도 계속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역할인데 뭐 달라질 게 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자꾸 다른 것들이 보이더라. Q 어떤 것들이 보이나. 처음엔 어려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과 카리스마로 휘어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나중엔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하려고 했다. 아마 보시는 분들도 좀 편해졌을 거다. 예전엔 그냥 센 여자로만 보였다면 요즘엔 유쾌한 마마로 보여지는 것 같다. 관객들도 많이 웃으시더라. 마마 역할도 나와 함께 나이가 먹어가고 있다. 한 60살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Q 나이 들어 보이도록 외모도 많이 신경 썼을 것 같다. 어차피 대극장이니 피부까진 보이지 않을 테니까 피부 관리는 열심히 하면서(웃음) 분장 팀을 전적으로 믿었다. 분장 팀에서 신경 많이 써주셔서 지금까지 섹시한 마마를 보여줄 수 있었다. 그냥 보시는 분들은 내가 나이가 어린지 모르더라. 나중엔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나이에 집착하지 말라고 하더라. 마마는 그냥 간수라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지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부담 갖지 말라고. Q 이번 시즌에서 달라진 것들이 많은데. 일단은 처음으로 더블캐스팅이 됐다. 그 동안 7년 혼자 마마를 연기하면서 ‘이제는 내가 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선배님(전수경)과 같이 하니까 또 배우는 게 있더라. 정말 많이 배웠다. 연기할 때 힘이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라는 것, 여유를 갖고 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그걸 알고 나니 나도 더 재미있어지더라. 이번 시즌은 정말 재미있다. Q 벨마 역의 최정원과 록시 역의 아이비가 올해는 모두 원캐스팅이다. 의외로 내가 록시와 함께 하는 장면은 거의 없다. 오히려 벨마 역과 많이 하는데, 정원 언니는 워낙 호흡을 많이 맞춰 봐서 내가 어떻게 해도 받아주시리라는 믿음이 있다. 이번 시즌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또 다른 이유는 이번에 크리에이티브 팀에 새로 합류한 음악감독님 때문인 것 같다. 굉장히 열정적이고 음악의 강약이나 템포를 아주 디테일하게 잡아주신다. 노래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분위기가 더 흥이 나고 즐거워진 것 같다. 그리고 배우들은 워낙 오래 같이 한 사람들이 많아서 다른 공연과는 다르게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다. 공연을 안 할 때도 이제까지 출연했던 모든 배우들이 ‘단체카톡방’에서 수시로 이야기를 한다. 너무 가족 같아서 그런지 커플이 안 생긴다(웃음). Q 원래 부산에서 연극을 했다고 들었다. 뮤지컬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부산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도 얼마 동안 연극을 하다가 뮤지컬을 하고 싶어서 서울에 올라왔다. 그 때는 뮤지컬을 잘 몰랐다. 무식했다(웃음). 접할 기회도 없었고, 뭘 하나 하면 다른 걸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라 그냥 연극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부산시에서 부산의 대표적인 연극 를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해서 뮤지컬로 만들었다. 연출하시는 분들이 다 학교 교수님들이라 학생들이랑 도와드리러 갔는데, 당시 주연을 맡으신 선생님이 너무 긴장을 하셔서 노래가 안 되는 거다. 그래서 내가 뒤에서 실시간으로 립싱크를 해드렸다. 그러다 본 공연 때 그 역할을 하게 됐고, 뮤지컬이 정말 매력 있는 장르라는 걸 알았지. 그 전에는 대학교 때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서 같은 작품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아예 서울에올라가서 뮤지컬을 한번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거다. 그런데 주위에서 무작정 상경했다가 실패한 친구들을 많이 봤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르니까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이들 서울에 왔다가 좌절을 하더라. 실제로 공연 관련 학과를 전공한다고 해도 한 학년에 2~3명 정도 외에는 그 재능을 살리는 경우가 많지 않다. 저렇게 되면 안되겠다 싶어서 먼저 오디션을 봤다. 붙으면 서울 올라가려고. 그랬는데 오디션에 붙어서 싹 정리하고 올라왔지. Q 연극은 어떻게 시작했나. 어렸을 때는 숫기가 없었다. 그런데 노래 부르는 걸 그렇게 좋아했다. 교실에서도 조용히 있다가 선생님이 나와서 노래 해보라고 하면 나가서 하고. 사람들이 잘 한다고 하니까 재미있더라. 중학교 때는 부산 북구청에서 하는 청소년 가요제에 나가서 2등을 했다(웃음). 이선희의 ‘그리운 나라’를 불렀는데, 그 노래가 ‘진달래꽃 유채꽃 한아름을’이라는 가사로 시작한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때까지 ‘진달래꽃’으로 통했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합창반에 가입하려는데 합창반이 없더라. 그래서 연극반이 있길래 들어갔다가 연극에 홀랑 빠졌지. 교과서 뒤에 대본 놓고 몰래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연기를 배우고 싶은데 아버지가 반대를 하셔서 학원비를 달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 때가 IMF 직전이라 경기도 안 좋았고. 그래서 청소년극단에 무작정 찾아가서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 때부터 한 달에 전기세만 5천원 내고 일년 동안 극단 활동을 했다. 덕분에 나중에 오디션에도 붙을 수 있었던 것 같다. Q 이 첫 작품이니 각별하겠다. 그 때도 내가 스물 여섯 살에 ‘곰보 할매’ 역을 맡았다. 그게 감사하면서도 너무 무서운 거다. 소극장이니까 객석이랑 거리도 가깝지 않나. 피부가 관객들에게 다 보일 것 같아 분장을 정말 진하게 했다. 공연하는 6개월 동안 매일매일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하루에 한 대사씩 고쳐보면서 열심히 했지. 마지막엔 김민기 선생님이 역대 곰보 할매 중에 세 명 안에 들 정도로 잘 했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마지막 공연 마치고 쫑파티때 정말 펑펑 울었다. 그 칭찬을 듣기까지 얼마나 많이 혼났겠나. Q 작품 선택의 기준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나. 내가 이제까지 했던 역할을 돌아보면 서로 굉장히 다른 것들이 많다. 웃긴 역할도 있고 사나운 역할도 있고 아기 역할도 있고. 그만큼 다양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어떤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느낌을 따른다. 내가 이걸 하면 어떨까 그려봤을 때 이건 해야겠다, 싶은 것이 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은 길게 하지 않는다. 내가 할만하니까 시켰겠지, 그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찾아보자, 라고 생각한다. Q 원캐스팅으로 공연을 많이 했는데,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잠을 많이 잔다. 보통 공연 전날엔 최소한 8시간에서 10시간은 잔다. 목이 좀 안 좋아도 잠을 많이 자고 나면 괜찮더라. 잠을 많이 자고 물 많이 먹고. 예전에는 술을 참 많이 먹었는데(웃음)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뭔가 하나 포기해야 할 것 같더라. 그래서 술을 대폭 줄였다. 대신 차를 자주 마신다. Q 여가시간에는 주로 뭘 하나. 늘 원캐스팅이다 보니 다른 걸 할 시간이 없었다. 근데 최근 더블캐스팅으로 공연을 몇 번 하다 보니 여유가 나면 뭘 해야 될지 몰라 심란한 순간이 있더라. 공연 말고 달리 마음 붙일 곳이 있어야겠다 싶어서 요즘은 폴댄스를 배운다. 의 여배우 몇 명이랑 일주일에 두 번씩 배우는데, 너무 힘들고 아프지만 재미있다. 근력운동도 되고 여자에게 굉장히 좋은 운동이다. 또 내가 연극영화과를 나오다 보니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본 적이 없다. 이론적으로 음악을 좀 더 알면 좋겠다 싶어 그것도 레슨을 받고 있다. 더블캐스팅인데 전보다 오히려 더 바쁘다(웃음). Q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아무래도 내 가장 큰 목표는 컨디션을 잘 관리하고 유지하는 거다. 앞으로 5년, 10년 후에도 이 에너지와 목소리를 갖고 있을 수 있도록 잘 유지하는 게 큰 목표다. 컨디션이 좋아야 뭘 해도 재미있고 좋지 않나. 내가 정말 사랑하는 공연이 있는데 컨디션이 안 좋아서 무대에 올라가기가 겁이 난다면 정말 힘들 것 같다. 최대한 그런 일을 안 겪도록 관리를 잘 하려고 노력한다. 또 어떤 작품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아, 이건 김경선이지. 다른 사람은 안 되겠다’라는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관객들뿐 아니라 같이 공연하는 스텝과 배우들도 다 인정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9.23 / 조회 12,133
-
[포토스토리] <시카고> 프레스콜 현장
에 이은 브로드웨이 롱런 공연이자 2000년 초연을 시작으로 14년간 국내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뮤지컬 가 지난 5일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한국에서 10번째 시즌으로 8월 2일 개막한 올해 는 캐스팅 부분에서 세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첫째는 멀티 캐스팅이 대세인 요즘 국내 공연계의 분위기와는 달리 한국 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최정원과 이제는 어엿한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아이비가 각각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 역을 맡아 두 달 공연을 원캐스트로 이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에 이어 세 번째로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남다른 인연이 있기도 하다. 대선배 최정원의 말에 의하면 아이비가 "요즘 제대로 물이 올랐다."고. 아이비 역시 최정원처럼 록시 하트 뿐만 아니라 훗날 벨마 켈리 역도 하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2000년 초연 출연 배우들이 다시 뭉친 모습도 인상적인데, 한국 초연에서 최정원과 함께 록시 하트 역을 맡았던 전수경이 14년 만에 마마 모튼 역으로 에 돌아왔다. 의 대표 빌리 플린 성기윤도 초연 당시 앙상블로 무대를 든든히 지켰었다. 쇼 비즈니스 세계의 생리를 잘 아는, 그 누구보다 돈의 냄새를 기막히게 포착하는 섹시하고 능글맞은 변호사 빌리 플린의 이종혁도 반가운 얼굴이다. 드라마 뿐 아니라 TV예능프로그램에서 아들과 함께 출연하며 친구 같은 아빠의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인기를 얻은 그는 꾸준히 뮤지컬 및 연극 무대를 찾는 배우 중 한 명. 올해 초까지 의 사랑스러운 보통남자 듀티율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박칼린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14인조 빅밴드가 작품의 일부로 등장해 배우들과 호흡을 주고 받는 모습도 관객들에겐 이색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만의 무대다. 등 뒤로 두 팔을 유연하고도 절도있게 흔드는 안무가 밥 포시의 독특한 안무와 어두운 무대를 장식하는 농염한 재즈 선율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으로 꼽힌다. 1920년대 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했던 시카고 뒷골목 쿡카운티 교도소의 여죄수들이 어떻게 쇼 비스니스 세계의 스타로 떠오르는지, 위트가 넘치는 그 과정은 오는 9월 28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8.06 / 조회 11,207
-
롱런 저력 돋보인다, 국내 10번째 시즌 앞둔 <시카고>
세련된 재즈선율과 화려한 춤·노래가 어울린 뮤지컬 가 국내 공연 10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내달 초 개막하는 제작진은 지난 23일 언론을 대상으로 이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최정원을 비롯해 아이비, 성기윤, 이종혁 등이 참여한 연습실에서는 그간의 롱런을 가능케 한 작품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는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여죄수 '벨마'와 '록시'가 언론의 관심을 받고 대중의 스타로 떠오르면서 겪는 일들을 그린다. 실제 1920년대 에서 범죄사건을 취재했던 기자 출신의 작가가 쓴 작품을 바탕으로 1975년 처음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고, 국내에서는 2000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배우들은 극중 벨마가 부르는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비롯해 의 대표적인 넘버들을 선보였다. 유명 배우였으나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죽이고 감옥에 들어온 벨마는 교도소 간수 ‘마마’의 도움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지만, 신참 죄수 록시가 자신의 인기를 넘어서자 그녀를 질투한다. 유능한 변호사 ‘빌리’의 도움으로 일약 스타가 된 록시는 화려한 언론의 조명에 취하지만, 두 사람은 곧 혼자서는 모든 것을 다시 되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특히 이번 는 대극장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주연배우 원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은다. 록시의 인기를 질투하는 벨마 역에는 최정원이,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정부를 살해하고 죄수가 된 록시 역에는 아이비가 각각 단독으로 캐스팅됐다. 이와 관련해 최정원은 “오랜만의 원캐스팅이라 너무 재미있고 장점이 많다. 역대 공연 중에서도 올해 공연이 최고가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아이비 역시 “처음에는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됐는데 그만큼 잘 쉬고 집중해서 연습하니까 너무 좋다. 예전에는 뮤지컬 경험이 적다 보니 더블캐스팅된 배우의 연기를 베끼게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원캐스팅이라 연기를 더 철저히 연구하고 만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2012년 두 번째 뮤지컬 출연작으로 무대에 올랐던 아이비는 2년 만에 다시 록시로 분하게 됐다. 능란한 화술로 록시를 스타로 만드는 변호사 빌리는 의 성기윤과 의 이종혁이 맡았다. 2007년부터 이 작품에 출연해온 성기윤은 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배우의 매력이 돋보인다는 점을 꼽았다. 성기윤은 “이 공연에서는 배우가 조금씩 캐릭터를 설정하고 만들어가는 것들이 일파만파 확산되어 가기 때문에 배우로서 성취도가 무척 높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최정원·성기윤처럼 근래 꾸준히 에 출연해온 배우가 있는가 하면, 14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도 있다. 바로 의 전수경이다. 2000년 공연에서 최정원과 함께 록시로 분했던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김경선과 함께 마마 역을 맡게 됐다. 전수경은 14년 만의 공연에 대해 “오리지널팀과 연습하면서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유명하고 웰메이드 작품으로 손꼽히는지를 알게 됐다. 세세한 부분마다 스텝들이 요구하는 것이 있고, 또 그 안에서 각 배우들이 자신만의 느낌을 만들어가고 있어서 ‘감옥 안의 자유’를 느끼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2007년부터 7년간 마마 역을 맡아온 김경선은 전수경과 더블캐스팅된 것에 대해 “그 동안 이 역할을 혼자 해오면서 이 정도면 내가 좀 잘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마침 좋은 타이밍에 수경 선배가 들어와서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날 연습실에는 연출가 타니아(Tania Maria Jesus), 안무가 그레고리 버틀러(Gregory Butler), 음악감독 랍 보우맨(Robert Bowman) 등 해외 스텝과 김태훈 협력 연출, 박칼린 협력 음악감독도 참석했다. 큰 기대감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는 랍 보우맨은 “지난 5~6주간 연습하면서 감동적인 일을 많이 겪었다. 여기 있는 배우들이 얼마나 재능이 넘치는 배우들인지 매일 느끼고 있다.”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는 오는 8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DB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4.07.24 / 조회 9,015
-
가식 없는 긍정의 힘, <시카고> 이종혁
“피곤해.”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그가 툭 던진 말에 당황했다. 오전부터 이어진 연습으로 인한 피로, 그리고 뻔한 질문에 대한 싫증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이종혁과의 인터뷰는 그렇게 당혹스럽게 시작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 끝이 났다. 인터뷰이에게서 일정 분량의 이야기를 끌어내야 하는 기자로서는 상당히 난감한 시간이었지만, 그렇다고 그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이미지나 호감이 바뀐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야기를 나눠본 그는 에서 사사건건 이유를 묻는 호기심 많은 아들에게 “감자나 먹어” 하며 타박을 주던, 소탈하고 가식 없는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 의 순정남 듀티율로 변신해 무대에 올랐던 이종혁은 내달 초 개막하는 에서 전작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캐릭터로 분한다. 그가 맡은 역할은 우발적인 살인을 저질러 수감된 죄수 ‘록시 하트’를 무혐의로 만드는 노회한 변호사 ‘빌리 플린’. 올해 유일한 새 멤버로 팀에 합류한 그는 “연습이 빡세다.”고 토로하면서도 특유의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때로는 너무 솔직해 당황스러웠지만, 가만히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슬며시 웃음이 나왔던 이종혁의 이야기. 이후 영화를 한 편 찍었다. 이라고, 올해 하반기에 개봉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난 유전공학박사 ‘한동민’역을 맡았다. 영화를 한 편 찍고 난 뒤에는 그냥 쉬었다. 쉴 때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쉬는 편이다. 애들이랑도 놀고. 공연은 못 봤고, 예전에 영화로 봤다. 이번에 섭외가 들어와서 스케줄을 확인하고 괜찮겠다 싶었다. 한번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하고. 작품을 선택할 때는 일단 내가 하면서 즐길 수 있는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인지를 본다. 드라마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를 할 때와 공연을 할 때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없다. 장르나 캐릭터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냥 내가 했을 때 잘 할 수 있고, 뿌듯하고, 사람들도 많이 좋아해줄 수 있는 작품을 택한다. 첫 출연 는 일단 웰메이드 작품이고, 오랫동안 공연됐던 뮤지컬이고, 한국에서도 유명했던 작품이지 않나. 다른 배우들은 다 이 작품을 많이 했던 친구들이라 연습이 하나의 완벽한 톱니바퀴처럼 굴러가고 있다. 나만 이번에 처음 출연하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밥상은 이미 잘 차려져 있으니 내가 밥숟가락만 잘 얹으면 될 것 같다. 다른 배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고, 한편으로는 이 작품에 민폐를 끼치지 말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연습실 분위기 연습실은 되게 빡세다. 특히 춤을 추는 장면에서 완벽한 조합이 나와야 되니까 나도 좀 많이 긴장하게 되고, 틀리면 나 때문에 한 번 더 해야 되니까 다른 배우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밥도 많이 사주게 된다(웃음). 약간 신입의 느낌이랄까, 를 한 번도 안 한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지금은 막 여유를 부리고 웃고 그럴 수가 없다. 외국 스텝들이 다 보고 있는데, 그들이 ‘잘 하지도 못하는데 왜 웃는 거야?’ 이러면 안 되지 않나(웃음). 그래서 지금은 다른 배우들이 하는 것을 많이 보고 많이 외우려고 하고 있다. 빌리 플린 의 배경이 1920년대인데, 그 때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어떻게 보면 좀 정상적이지 않은 시대였던 것 같다. 빌리 플린은 그런 시대를 살았던, 굉장히 언변이 뛰어난 변호사다. 살인을 저지른 록시를 무죄로 만들어주는 언변의 마술사지. 돈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고 자기 일에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모든 걸 다 갖고 있고, 사람들을 두루 지배할 수 있는 스마트함과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악역 처음엔 빌리 플린이 교활하고 능글맞은 인물일 거라고 생각했다. 악역이 아닌가, 했는데 연출님이 그게 아니라고 하시더라. 자신의 일에 자신감이 있고, 자신이 한 일의 대가를 받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거다. 빌리 플린은 변호사로서 자신의 명성이 실추되는 것이 싫기 때문에 록시를 무죄로 만드는 거지. 그렇다면 돈을 밝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라고 하더라. ‘돈 안 줘? 그럼 안 해. 돈 줄 거야? 준다면 해줄게.’ 이런 심플한 느낌. 그래서 지금은 그 방향으로 캐릭터를 잡고 연습을 하고 있다. 대본 분석 어렸을 때는 대본에 나와있지 않은 것들, 캐릭터의 어린 시절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많이 상상하고 분석했다. 지금은 별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다. 다른 공연이나 매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참고 삼아 볼 수는 있겠지만, 너무 깊이 들여다봐서 벤치마킹 같은 느낌이 나면 안 좋으니까. 그보다는 대본을 충실히 보는 편이다. 성기윤 연습실에서 성기윤 선배와 제일 많이 나누는 대화는 “이따 점심 뭐 먹을 거에요? 끝나고 집에 가세요?” 이런 거다(웃음). 종종 “형, 여기서는 이렇게 되는 거에요? 이 대사는 무슨 말이에요?” 하고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면 선배님은 “이 작품이 무대도 단출하고 동선도 단순한데 그 안에서 배우가 잘 보여야 하기 때문에, 형식적인 연기이지만 진심을 다해서 해라, 그래야 배우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노래 노래를 세 곡 하는데, 다 재미있다. 할 때는 서른 곡이 넘는 노래를 불렀으니까 많이 줄었지(웃음). 이 작품은 일단 내가 먼저 무대를 즐겨야 하고, 또 빌리 플린이 자신감 있는 캐릭터라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장면들이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음악이나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잘 받쳐주고 있고, 거기서 내가 혼자 잘 놀면 된다. 그런 점이 재미있기도 하고, 다른 배우들한테 미안하기도 해서 밥을 많이 사주려고 하고 있다(웃음). 탁수와 준수 애들이 공부하기 싫다고 할 때가 제일 난감하다(웃음). “공부는 누가 만들었어?” 라고 하면 정말 할 말이 없다. “그냥 하는 거야, 그냥 해” 이러지(웃음).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면, 하는 거 봐서 할만하면 시키고 안 될 것 같으면 이야기를 잘 해줘야지. “진짜 네가 될 것 같니?” 하고. 교육방침 아이들을 기르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단 인성이다. 인성이 좋아야 될 것 같고, 그거면 될 것 같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을 안 하면 혼도 낸다. 집에 들어갔는데 애들이 인사를 안 하면 “인사 안 해?” 말을 하지. 그러면 “들어오셨어요” 하고 인사하고, 내가 나갈 때도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고. 그런 건 기본으로 해야 하니까. 긍정성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부모님은 엄하신 분들이었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내가 할 말은 해야 되지 않나. 무섭다고 해서 할 말을 안 하면 못 사니까. 그래서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았고, 그러다 보니까 별로 걱정을 안 했던 것 같다. ‘설마 어떻게 안 되겠어?’ 하는 마음이 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하다’라고 말했던 적도 있고. 그래도 살면서 긍정적인 태도가 좋은 에너지를 만든다는 것을 매년 겪다 보니까 그게 나한테 맞는 것 같았다. 고민해봤자 스트레스 받으면 흰 머리만 난다. 이게 고민할 거리인지 아닌지 빨리 결정하고, 고민거리가 아니라면 잊어버리는 거지. 어떻게 보면 단순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좋은 것 같다. 배우 처음 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반대했다. “니가 되겠니?” 하셨지. 그 때는 나도 많이 불안했다. 그런데 주위에서 “괜찮을 것 같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말해주니까 자신감을 가졌지. 학교(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 붙으니까 어? 나 괜찮나 본데? 싶었고. 학교에 들어가서 또 졸업을 하고 나서 조금씩 잘 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나 괜찮구나, 더 열심히 해야지, 그래서 열심히 하다 보니 또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러다 여기까지 온 거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행복. 행복해야지. 행복하려면 뭘 해야 할까를 생각한다. 그러려면 가정이 행복해야 하고, 돈도 잘 벌어야 하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잘 커야 하고. 그런 거 아닐까? 사람들이 내 공연을 보러 와서 많이 좋아해줬으면 좋겠고, 그러면 나도 더 행복해지고. 영화를 하면 관객들이 많이 보러 와주고, 드라마를 하면 사람들이 많이 봐줘서 시청률이 높아지면 좋고. 계획 계획을 세우는 타입은 아니다. 그런 게 다 스트레스인 거다. 10년 안에 어떤 작품을 하겠어, 하는 기준을 세울 수도 있겠지, 근데 안 되면 어떻게 하나. 12년 만에, 아니면 20년 만에 하면 안되나? 만약 운이 좋으면 5년 안에 할 수도 있고, 또 막상 그 때가 되면 올드한 작품이 되어있을 수도 있지 않나. 난 그런 것에 연연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올해 안에 이건 꼭 해보고 싶어, 하는 것도 없다. 연극 연극도 하고 싶다. 근데 돈을 많이 벌었을 때 한 번 하고 싶다. 왜냐면 연극 같은 경우에는 솔직히 말해서 시간 대비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까. 그리고 만에 하나 내가 별로 못 할 경우 얻게 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봤더니 못 하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웃음) 나도 힘들고 관객도 힘들고 우리 가족도 힘들 것 같다. 열심히 연기했는데 돈은 적으니까. 그래서 나중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웃음). 50~60대 성공한 삶을 살다 보면 그 때는 여유 있게 멋있게 내가 하고 싶은 연기도 하면서 살고 있겠지. 만약 상황이 안 좋아진다면…꾸역꾸역 열심히 살고 있을 것 같다. 뭘 하든.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4.07.11 / 조회 13,508
-
박칼린 음악감독이 말하는 <시카고>의 오해와 진실
지난 2000년, 한국 공연 초연무대부터 함께 해온 뮤지컬 에 대한 박칼린 음악감독의 애정은 남다르다. 무대 중앙에 자리잡은 빅밴드의 지휘자로서 공연 마다 선보이는 카리스마와 여유가 매번 빛을 발하는 것도 이 작품에 대한 그녀의 남다른 애정 때문일 것. 독특한 컨셉트로 화려한 쇼뮤지컬들 사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뮤지컬 에 대해, 박칼린 음악감독이 전해왔다. 뮤지컬 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의 무대, 화려하지 않다? 뮤지컬 무대는 192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던 보드빌 무대 형식을 따왔습니다. 보드빌이란 노래, 춤, 촌극 등을 엮은 오락연예로 온갖 공연형식을 망라한 종합엔터테인먼트 쇼입니다. 대표적인 연기자로는 찰리 채플린이 있습니다. 찰리 채플린이 무대 위에서 쇼를 하던 그림이 떠오르시죠? 무대 뒤에는 연주자들이 있고 그 앞에서 쇼를 하는. 좀더 다르게 설명해 드리면 이 보드빌 형식은 우리나라 마당놀이 형식이랑 비슷합니다. 무대 안에 연기자 연주자가 함께 존재하며 사회풍자(블랙 코미디)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지요. 바로 뮤지컬 가 이런 공연의 형식을 차용했기 때문에 무대 위에 밴드가 있고, 배우들은 그 앞에서 공연을 한답니다. 뮤지컬 는 스토리의 리얼리티를 살린 무대가 아닙니다. 해학이 담겨있는 블랙코미디 뮤지컬이죠. 이런 대본에 보드빌 형식을 차용한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거든요. 는 화려함보단 심플한 블랙코미디의 매력을 간직한 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는 연출이 단조롭다? 뮤지컬 는 제가 손에 꼽는 완성도 높은 작품 중 하나 입니다. 하지만 간혹 연출이 단조롭다는 관객들의 후기를 접할 수 있죠. 아마 배우들이 스토리를 이어가는 동안 ‘화려함’ 이라고 불릴만한 무대의 도움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시각적으로 느끼는 ‘여백’이야 말로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와인을 마실 때 음미하는 방법을 알면 맛이 배가 되듯, 이 공연도 조금만 알고 가면 더 큰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대사에 귀 기울여주세요뮤지컬 에는 엄청난 유머가 있습니다. 이 작품이 1920년대 실화를 바탕으로 쓴 내용 이라는 것 알고 계시나요? 이후 1996년 리바이벌 될 당시엔 미국의 스타 미식축구선수 오제이 심슨이 자신의 아내와 내연남을 죽이고도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과 맞물려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맛깔난 블랙코미디를 품은 대사는 이 작품의 백미이기도 하죠. 밥파시의 매력적인 안무대사와 함께 절묘하게 녹아든 안무는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밥 파시의 안무는 단순이 몸짓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 입니다. 이 작품의 공간은 감옥인데요, 이들 중 단 한명만 무죄이고 모두가 유죄입니다. 그 한 명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헝가리 여자 후냑입니다. 그녀는 무죄라는 진실을 말하지만 결국 첫 교수형 대상이 됩니다. 그녀의 무죄를 보여주는 그림은 이 작품의 시작부터 나옵니다. 오프닝곡이 시작되기 전에 전체 배우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데 이때 후냑의 몸짓을 보세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다른 배우들의 몸짓과는 매우 다르답니다. 빛나는 캐릭터!가장 잘 짜인 작품은 모든 캐릭터들이 살아 있는 작품입니다. 뮤지컬 는 그런 면에서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주인공인 벨마와 록시는 뒤로 하고, 빌리와 에이모스를 한번 볼까요? 빌리는 감옥에 있는 죄수들에게 희망이죠, 그가 등장하면 모든 것들이 다 반짝반짝 합니다. 반면 존재감 없는 에이모스가 나올 땐 모든 것이 정적이죠. 심지어 조명도 그를 피해가고, 다른 배우들은 지루해합니다. 하지만 관객에게는 모든 캐릭터 하나 하나가 재미있게 다가가죠. 의 노래는 강렬하지 않다? 뮤지컬 는 빅밴드 스타일의 음악입니다. 이런 음악에서는 가창력을 부각시키는 곡이 없습니다. 스토리만 보아도 이 작품은 누가 누구를 속이는 작품이죠. 그 상황에서 “난 너를 속이고 말꺼야!!!” 목청껏 노래를 부르면 좀 웃기지 않을까요? 음악감독으로서 이 작품의 음악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악기들의 편곡이 정말 잘돼 있고 디테일이 대단하거든요. 클래식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를 들어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무대 위 지휘자, 박칼린의 역할지휘자의 연기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1975년 초연 때는 지휘자는 물론 연주자들의 역할이 지금보다 훨씬 컸습니다. 모든 곡 소개는 지휘자가 했고, 연주자들에겐 모자를 쓴다, 벗는다, 일어난다.. 등의 지침이 악보에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1996년 리바이벌 되면서 지금 한국에서 보시는 정도의 역할을 지휘자가 하고 있습니다. 밴드를 이끄는 리더라면 누구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특별히 연습을 따로 하지는 않습니다. 공연 중에는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깔끔하고 과장되지 않도록 해야 하죠. 하지만 배우들이 퇴장 한 후 exit number를 지휘 할 때는 그날 공연의 완성도에 따라 좀 더 쇼맨십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선 각 나라 지휘자들의 스타일에 따라 조금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글: 박칼린(뮤지컬 음악감독)
2012.08.21 / 조회 21,885
-
디바 탄생 아이비, 탄탄한 쇼뮤지컬 <시카고>
쇼 뮤지컬의 정수를 보고 싶다면 로 가라.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이라 해도 몇 년간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던 그 공연명과 스쳐 지나면서라도 봤을 몇몇 명장면의 느낌.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나오는 노래 ‘올 댓 재즈’. 친근함의 문을 열면, 신나고 경쾌한 외침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재공연을 거듭하고 있는 프로덕션의 고루함이 아니라, 는 분명 매번 분출하는 에너지와 느물거리는 유머가 흥건하다. 잔혹하고도 아이러니한 쇼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인’을 출세의 도구로 활용하는 발칙한 발상과 실천(?) 과정이 두 팔을 등 뒤로 보내 요염하게 흔들거나, 유난히 어깨와 엉덩이를 많이 쓰는 독특한 걸음걸이 등 전설적인 재즈 안무가 밥 포시의 관능적인 안무로 펼쳐진다. 그녀가 살인자건, 남자를 수도 없이 갈아 치웠든, 어느덧 관객들은 빠른 4분의 4박자 리듬에 몸을 맡기는 벨마와 록시를 보며 어깨를 들썩, 고개를 까닥거리게 된다. 무엇보다 작품에 에너지를 불어 넣고 좔좔 흐르는 기름칠을 해 내어 팡팡 튀는 팝콘처럼 멋들어진 공연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배우들이다. 최정원, 남경주, 성기윤는 한국에서 가 롱런 할 수 있도록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시키는 제 2의 창작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누구보다 의 들숨과 날숨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자유자재로 숨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매 시즌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디바의 존재가 의 오늘 공연에 의미를 더한다. 나이를 잊은 섹시한 그녀 인순이는 이제 스스로도 노련한 벨마가 되었고, 윤공주는 이번 작품으로 ‘공주’ 같은 이미지에서 확실한 탈출의 방점을 찍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디바 탄생은 아이비다. 2년 전 의 비앙카로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을 알차게 소화해 냈던 그녀는 에서 섹시하고 귀엽게, 방정맞고도 요염한 록시 하트의 매력을 마음껏 분출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아이비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2.07.10 / 조회 12,886
-
새로운 록시의 도발, <시카고> 아이비
"멍청한 정비공 아내에서 대스타 록시 하트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 마치 이 노래가사처럼, 아이비는 뮤지컬 를 통해 새롭게 변신했다. 자신을 버린 정부를 총으로 쏴 죽인 후 수감된 록시의 격정과 두려움, 영악함까지 능숙하게 소화해내는 그녀는 TV에서 보던 아이비와는 많이 달라 보인다. 2010년 출연했던 에 이어 이번이 겨우 두 번째 작품인데도 말이다. 자신에게 딱 맞는 또 하나의 무대를 발견한 아이비,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전해준 이야기. # 1 꿈에 그리던 작품이니까 무조건 하고 싶다고 했죠. 2008년에 옥주현 언니가 출연한 를 보고 완전히 반했어요.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워서 '내가 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제가 2010년에 를 했잖아요. 그 작품 끝나고 박명성 대표님(신시컴퍼니)이 '생각보다 연기에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도 해야지' 하시는 거에요. 그러다가 올해 드디어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전화가 왔어요. 굉장히 오랜만에 참가하는 오디션인데다가 즉석에서 안무를 따라 해야 해서 너무너무 떨렸죠. 5~10분만에 안무를 익혀서 보여드려야 했어요. 최종 합격 소식을 듣고 정말 행복했죠! 가수 활동을 포기하면서까지 이 작품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다시 가수로서 무대에 서기 위해서 공백기간 동안 많은 준비를 했는데, 실제 활동은 딱 3주밖에 못했어요. 때문에요. 다 버리고 여기에만 올인할 만큼 이 작품을 너무 사랑해요. 한달 반 동안 연습하면서 너무 힘들었지만, 그러면서도 온 몸에 엔도르핀이 도는 거에요. 너무 좋아서. 지금도 극장에 오고 무대에 오르는 것이 늘 너무 행복해요. 제 실제 인생과도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록시는 우여곡절 끝에 최악의 상황에서 일어나 또다시 새로운 삶을 찾아가잖아요. 록시가 나오는 장면 중에서 남자 앙상블들이 '스캔들과 함께 일어서'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해요. 그런 부분에서 저와 록시의 공통점이 많은 것 같아요. 그녀의 긍정적인 자세도 저와 닮았고요. 그래서 이 작품에 더 애착이 가요. 연습하는 동안 록시에 빙의돼서, 제 생활 자체가 록시를 닮아가는 것 같아요. 공연 중에 '후냑'이 죽는 장면이나 마지막 '나우어데이즈(Nawadays)'를 부를 때면 항상 눈물이 나요. 첫 공연이 끝나고 관객평을 찾아봤어요. 다행히 반응이 괜찮은 것 같아 너무 좋았죠. 친구들이 관객평을 캡쳐해서 보내주기도 했어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가수이다 보니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분들도 '아이비가 생각보다 잘 하는데?' 하도록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 가능성을 알아봐 주시고, 앞으로의 모습까지 기대하시도록 만드는 게 지금의 제 목표에요. # 2'내가 저능아인가?' 속도가 느려서 불안했어요. (윤)공주 언니는 베테랑이잖아요. 저랑 너무 틀려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일단 대사가 너무 많은 거에요. 그 동안 이렇게 많은 글을 읽어본 적이 없거든요.(웃음) 너무 힘든 거에요. 내가 바보였나? 하면서 좌절도 많이 했는데,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 되더라고요. 배우는 정말 머리가 좋아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주 언니가 그 동안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 새삼 느꼈죠. 혹시라도 내가 실수해서 폐를 끼치지 않을까 압박을 많이 받았어요. 에서는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었잖아요. 그런데 에서는 두 시간 반 동안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막판에 집중하는 법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연출님을 비롯해서 다른 분들이 '네 자신을 믿고 즐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거기서 많은 힘을 얻었어요. '그래, 난 나를 믿어. 잘 할 수 있어'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니까 마지막에 힘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게 록시의 자세이기도 하고요. '넌 개새끼야!' 하고 밤에 집에서 연습을 하고 있으니까, 놀란 어머니께서 달려오셔서 '너 누구랑 싸웠냐' 하시더라고요. (웃음) 연습이 끝나면 집에 가서 불을 다 꺼놓고 혼자서 런을 돌았어요. 동생한테 대본을 읽어달라고 해서 연습하기도 했고요. 앨범활동이랑 시기가 겹쳐서 힘들었는데, 늘 차에서도 대본을 봤어요. 어느 날은 잠을 자고 일어나는데 바닥에 발이 안 디뎌지는 거에요. 하이힐을 신고 하루 종일 연습하다 보니 탈이 난 거죠. 사실 가수활동을 할 때는 더 높은 하이힐을 신고도 춤을 잘 췄는데, 뮤지컬 연습 때는 하루에 8시간씩 하이힐을 신고 연습을 하다 보니 안 아픈 데가 없었어요. 지금도 이렇게 다리에 멍이 많이 들었어요. 늘 도도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특히 힘들었어요.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거든요. 남자 같고,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털털한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안무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사실 객석에서 를 봤을 때는 크게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안무가 보기보다 어렵더라고요. 평소에 자세가 구부정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이 작품을 할 땐 늘 꼿꼿이 서서 춤을 춰야 하거든요. 그리고 안무 선생님이나 다른 분들이 보는 앞에서 춤을 출 때 심적 부담이 컸어요. 가수는 늘 환호해주는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는데, 여기선 내가 잘 하는지 감시하는 사람 앞에서 춤을 춘다고 생각하니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보다 연습할 때 오히려 더 떨렸어요. 무대에 올라가면 조명도 있고 관객들도 있어서 안 떨리더라고요. 결국 집중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차차 좋아지겠죠.#3이 작품을 하면서 건강해졌어요. 연습실이 오금동이어서 집이랑 멀어요. 집에서 9시엔 출발을 해야 되니까 일찍 일어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아침·점심·저녁 세끼를 다 챙겨먹게 됐거든요.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니 변비도 다 사라지고, 기분도 개운하고. 늘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감기 한 번 안 걸렸어요. 중간중간 간식으로 아몬드 같은 것들을 챙겨먹기도 했고요. 마음이 즐거우니 특별히 아픈데도 없고, 더 건강해진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많이 됐죠. 쟁쟁한 분들과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최정원 선배님은 예전에 '록시'역을 맡으셨기 때문에 많이 지도를 해주셨어요. '이런 장면에선 이런 감정이 들지 않을까?'하고 시범을 보여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성기윤 선배님은 상대방에게 많이 설명해주는 스타일이라 신뢰감을 갖게 되죠. 인순이 선배님은 제가 신인가수일 때부터 롤 모델로 삼았던 분이에요. 정말 목소리 만으로도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분인 것 같아요. 자기관리가 정말 철저하세요. 그런 부분은 여기 계신 모든 분들로부터 많이 배웠어요. 이분들이 어떻게 이만큼 오랫동안 정상을 지키고 있는지 알 것 같아요. 내가 가수라는 직업을 너무 편하게 생각하고 안주했구나, 생각했을 정도에요. 그만큼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이 없으면 계속할 수 없는 것이 뮤지컬인 것 같아요. 기껏해야 저는 첫 번째 주인공을 맡았을 뿐이잖아요. 다른 분들은 베테랑이고요. 그런데 다들 생각보다 많이 챙겨주셔서 감동했어요. 이번 팀의 분위기가 역대 최고라고 하더라고요. 최정원 선배님도 회식 때 12시 전에는 가신다고 들었는데, 얼마 전에는 저희랑 4시까지 같이 계셨어요. 진짜 재미있게 놀았어요. '정말 우리가 최강팀인가'하는 생각에 괜히 혼자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4개월이 기대돼요. # 4쉬는 시간이 생기면 여행가고 싶어요. 맛있는 거 먹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자갓 서베이(Zagat Survey)'라는 책이 있어요. 전세계 곳곳에 있는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겨서 소개한 책인데, 그런 책을 보면서 직접 찾아 다니는 걸 좋아해요. 연습할 때는 맨날 도시락이나 패스트푸드를 먹어서 제대로 된 음식이 너무 먹고 싶거든요. 이제 공연할 때는 중간중간 쉬는 날이 있으니까 맛있는 것 많이 먹으러 다니려고요. 또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하고 싶어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놀고 싶다는 얘기죠.(웃음) 어찌 보면 연예인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아요.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게 되니까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생을 보고 겪을 기회가 흔치 않거든요. 그래서 공백기간 동안 일부러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 이런 것도 있구나.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하며 많이 느꼈죠. 인생공부를 한 것 같아요. 제 시야가 좁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전화번호도 아무한테나 막 줘요.(웃음) 연예인들 중에는 낮을 가리는 분들이 많잖아요. 저는 원래 낮을 안 가리는 편인데, 그보다 더 많이 마음을 열게 됐어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일부러 노력했거든요. 돌아보면 그런 만남이 지금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예능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재미있다는 분들도, '쟤 갑자기 왜 저래'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런데 제가 요 몇 년 사이에 남들이 뭐라고 하든 별로 신경을 안 쓰게 됐어요. 나는 원래 이런 모습인데, 있는 그대로를 보여줬는데도 남들이 오해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오해할 사람은 어차피 오해할 거니까. 그냥 나는 나의 길을 가는 거죠. 1막 끝부분에서 '나를 지켜줄 사람은 나 뿐이야'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제가 지금 정말 그렇게 살고 있어요. 남들 눈에 어떻게 비춰지든 나는 나고, 나를 지켜줄 사람도 나 밖에 없죠. 그렇게 마음 먹고 나니 참 행복해요. 제가 더 무르익었을 때, 한번 더 보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이미 를 보신 분들은요. 그 때는 더 능청맞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아이비의 새로운 면을 보실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에요. TV에선 늘 강하고 섹시한 모습만 보여드렸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제 귀여운 면도, 통통 튀는 면도, 진지한 모습도 다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아이비를 재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정말 기대되는 건 이 작품을 끝내고 나서 내가 가수로서, 뮤지컬 배우로서 얼마나 성장해 있을까에요. 더 많이 배우고 싶고. 얼른 더 익숙해져서 제 내면의 끼와 모든 것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DB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신시컴퍼니 / 디자인 : 정혜린
2012.06.18 / 조회 18,270
-
섹시한 여죄수들의 도발! 다시 찾아온 <시카고>
섹시한 여죄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쇼, 뮤지컬 가 다시 돌아왔다. 제작진은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프레스리허설을 열고 2012년 새롭게 꾸며진 작품의 주요장면을 소개했다. 벌써 8번째 공연을 맞은 배우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는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사건으로 수감된 여죄수 '벨마 캘리'와 '록시 하트'가 변호사 '빌리'에 의해 일약 대중의 스타로 떠오르며 겪는 일들을 그린다.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무대와 재즈선율, 최고 배우들의 활약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작품이다. 특히 2012년 는 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에 출연하는 아이비와 의 윤공주가 보여줄 새로운 '록시' 캐릭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불륜에 빠진 남편과 여동생을 죽인 최고 배우 '벨마'역은 인순이·최정원이, 한 번도 재판에 진 적이 없는 변호사 '빌리'는 남경주·성기윤이 맡았다. 배우들이 사랑하는 작품 2000년 초연부터 '벨마'역으로 출연해온 인순이는 이날 리허설을 마친 후 "힘이 닿을 때까지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 역시 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표했다. 원년 멤버 최정원은 "춤·노래·연기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뮤지컬이다. 할 수만 있다면 60살까지도 하고 싶다"고 말하는가 하면, 남경주는 "보기 드물게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며 를 극찬했다. 성기윤은 이 작품의 매력으로 "우리사회에서 가장 터부시되는 것들을 다루면서도 그것을 매우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점을 꼽았다. 올해 처음으로 출연하는 배우들도 마찬가지. 윤공주는 "오래 이 작품과 함께 해서 나중에 '벨마'역까지 맡고 싶다"는 바램을 밝혔고, 아이비는 "2008년 옥주현씨가 출연한 를 보고 반했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역대 출연진은? 최정원의 말처럼 춤·노래·연기 모두 뛰어난 기량을 필요로 하는 는 많은 배우들이 탐내는 작품이다. 지난 2007년 헐리웃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시카고'에는 캐서린 젠타 존스, 르네 젤위거 등 최고의 스타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누구일까? 2000년 국내 첫 공연에서는 현재 '벨마'역으로 출연 중인 최정원이 전수경과 함께 '록시'를 맡았고, 인순이가 '벨마'를 맡았다. '빌리'는 허준호·주성중이 맡아 열연했다. 2003년 영국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에 이어 2007년 다시 국내캐스팅으로 부활한 에는 '벨마'역의 최정원과 '록시'역의 옥주현·배해선, '빌리'역의 성기윤이 출연했다. 여기에 2008년에는 '빌리'역의 남경주와 '벨마'역의 김지현이 합류했다. 2009년에는 배해선·옥주현·고명석 세 배우가 함께 '록시'로 출연했고, 허준호가 단독으로 '빌리'를 맡기도 했다. 2010년에는 최정원·인순이가 '벨마'를, 옥주현이 '록시'를 맡았고, 남기윤이 '빌리'로 분했다. 배우들의 칭찬 릴레이 프레스리허설에서는 같은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서로에 대한 칭찬을 전했다. 아래는 함께 땀 흘리며 무대를 완성한 배우들의 말말말. 인순이▶최정원 "최정원이 작품 속 배역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근사하다.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면서 나도 배우고 있다" 최정원▶인순이 "인순이 선배님은 무대에 나오는 순간부터 관객들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타고 났다. 작품을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에 배우들이 울컥할 때가 있다. 가수활동을 겸하느라 바쁠 텐데 시간 날 때마다 와서 연습하는 모습은 많은 배우들이 본받아야 한다" 윤공주▶아이비 "아이비가 '록시'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 듣고 걱정을 많이 했다. 너무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부담이 됐다. 그런데 아이비씨는 TV에서와는 다르게 밝고, 웃음도 많고 푼수기도 있는 친구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한다. 순발력도 대단해서 이번에 많은 관객들이 아이비를 보고 놀랄 것이다" 아이비▶윤공주 "윤공주씨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대단한 배우다. 언니만의 밝고 명랑한 '록시'를 보면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언니의 열정과 성실함에 자극을 받아 나도 매일 밤 따라서 연습하곤 했다" 남경주▶성기윤 "성기윤은 정말 든든한 배우다. 우리나라 뮤지컬 계에 성기윤씨처럼 등 대작에 꾸준히 출연하는 배우는 정말 흔치 않다.' 성기윤▶남경주 "우리나라 뮤지컬계에서 '남경주'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아실 것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체력관리는 정말 대단하다. 존경하는 부분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DB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6.12 / 조회 10,967
-
2년만의 돌아오는 뮤지컬 <시카고>, 아이비 윤공주 캐스팅
스타일리시한 뮤지컬의 대명사 가 오는 6월, 2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는다.
이번 공연에서 카리스마 ‘벨마’ 역엔 의 원년 멤버 인순이와 최정원이, 언변이 뛰어난 변호사 ‘빌리’ 역엔 남경주, 성기윤이 다시 열연할 예정.
섹시한 매력의 소유자 ‘록시’ 역에 아이비와 윤공주가 새롭게 캐스팅됐다. 특히 아이비는 첫 번째 뮤지컬 에서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 바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는 심플하고 스타일리시한 무대와 밥파시의 섹시한 안무, 배우들의 농염한 연기로 197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국내에서는 2000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최정원, 성기윤, 남경주 등 실력파 배우들의 활약으로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잡았다.
뮤지컬 는 2012년 6월 10일부터 10월 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3.29 / 조회 13,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