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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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속마음, 음악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뮤지컬로 돌아온 <바람직한 청소년>
지난해 초연에서 숨막히는 입시경쟁 속에서 신음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던 연극 이 뮤지컬로 바뀌어져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의 제작진은 지난 21일 공연장에서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오진 작가가 쓴 은 2013년 32:1의 경쟁률을 뚫고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마인즈 연극 부문에 선정돼 이듬해 첫 무대에 올랐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전교 1등, 문제아, ‘왕따’ 등 다양한 학생들이 빚는 갈등과 아픔들을 담았다. 선생들의 편애를 받는 모범생이었으나 동성애인과 키스하는 사진이 전교에 퍼져 반성실에 갇히게 된 이레, 걸핏하면 사고를 일으키는 현신, 왕따 동수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공연은 최근 를 성공적으로 무대에 올린 민준호가 연출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참 간결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했다.”는 그는 “본래 연극이 갖고 있던 추리극으로서의 긴장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겠지만, 등장인물들이 가진 고민과 아픔들을 음악적으로 좀 더 깊이 끄집어내고자 했다.”고 연출상 주안점을 밝혔다. 이날 배우들은 번갈아 무대에 올라 열연을 펼쳤다. 성격도, 성적도 전혀 다른 이레와 현신은 함께 반성실에 갇힌 후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남들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아픔들을 서로에게 털어놓게 된다. 이와 함께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동수의 아픔, 위선적인 어른들의 모습 등이 오늘날 청소년들이 마주하는 세계의 부조리한 실상을 여실히 대변한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민준호 연출, 정혜진 작곡가와 배우들이 나란히 자리해 공연 소감을 밝혔다. 이 뮤지컬은 총 11곡의 넘버로 구성됐으며, ‘그냥 너’ ‘나로 물든 세상’ 등이 반복적으로 변주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정혜진 작곡가는 “음악의 장르적 특징을 살리기 보다 드라마의 포인트를 잘 살리는 데 중점을 뒀고, 그러다 보니 리프라이즈를 많이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이현균, 민재원 등 연극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모두 호연을 펼쳤던 터라 뮤지컬에서는 누가 주인공을 맡을지가 일찍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의 김대현과 의 주진하가 모범생 이레 역에, 에 출연 중인 문성일과 신예 오인하가 현신 역에 캐스팅됐다. 에서도 전교 1등 고등학생을 연기한 바 있는 김대현은 가시 돋친 냉철한 모범생을, 주진하는 유약한 모범생을 연기해 색을 달리했고, 배우 오의식의 친동생이기도 한 오인하는 신인답지 않게 여유 있는 모습으로 연기를 펼쳤다. 실제 고등학생 시절에는 현신이 아닌 이레와 비슷했다는 문성일은 “민준호 연출이 참여한다는 얘기를 듣고 스케줄을 조정해 출연했다. 팀의 분위기가 워낙 좋고 드라마와 음악이 쫀쫀하게 잘 어울린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나는 이레와 많이 달랐다. 초등학교 때 이미 공부를 포기했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낸 주진하는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이 배우고 찾고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각각 1인 2역을 맡아 활약하는 박원진, 구도균, 나하연은 연극 에도 출연했던 배우들이다. 뮤지컬 무대에 처음 서게 된 구도균은 “주인공 이레와 현신 외 주변인물들에게도 각기 아픔이 있다. 그들의 아픔에 대해 잘 느끼고 생각하며 공연에 임하고자 한다.”는 말을 전했다. 교장과 봉수를 번갈아 연기하는 성열석은 2013년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다. “10년 만에 친구 민준호와 좋은 작품으로 만나서 행복하다.”는 그는 “지금 청소년들의 실제 현실은 연극보다 더 힘들고 괴롭겠지만, 이 연극이 우리가 그런 문제들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괴롭고 삭막한 10대를 지나쳐온 모든 이들의 공감을 이끌아내는 연극 은 오는 3월 1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1.22 / 조회 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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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형제의 비극 속에 피어난 희망 <블러드 브라더스> 개막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큰 인기를 모은 조정석이 3년 만에 무대로 복귀하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뮤지컬 가 무대에 올랐다. 지난 6월 27일 개막한 이 작품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3일, 극중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는 영국 극작가 윌리 러셀(Willy Russell)의 대표작으로 쌍둥이 형제 미키와 에디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1960년대 영국 리버풀을 배경으로, 집을 나간 남편 대신 홀로 생계를 꾸려가던 존스턴 부인이 쌍둥이를 낳은 후, 두 명의 아이를 동시에 키울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여 한 아이를 부유한 라이언스 부인에게 보내며 시작되는 비극적인 형제사를 담고 있다.이날 배우들은 20여년의 세월을 연기하며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슈즈 어폰 더 테이블(Shoes upon the table)’ ‘키즈 게임’(Kids game)‘ '롱 선데이 애프터눈(long Sunday afternoon)’ 등 대표곡들과 함께 급박하게 흘러가는 인생의 여정을 보여주었다. 먼저 쌍둥이의 운명을 암시하는, 한 뿌리에서 자라 각각의 가지로 갈라질 수 밖에 없는 한 그루의 나무를 배경삼아 서곡의 막이 올랐다. 존스턴 부인은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가난하지만 쌍둥이들을 낳게 된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에 의해 에디와 미키는 서로 다른 집안에서 자라게 되고, 둘은 서로가 쌍둥이 형제라는 사실을 모른 채, 의형제를 맺게 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양측의 부모는 두 사람의 만남을 방해한다. 두 사람이 쌍둥이 형제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 두려워진 라이언스 부인과 가족은 멀리 이사를 떠나고, 에디와 미키는 서로를 그리워한다.이후 이어진 2막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운명의 장난으로 성인이 된 미키와 에디는 린다를 동시에 좋아하게 된다. 에디는 미키가 린다를 좋아하기 때문에 차마 린다한테 사랑고백을 하지 못한다. 대학으로 떠나야 하는 어느 밤, 에디는 미키에 빗대어 자신의 숨겨왔던 감정을 린다에게 고백한다.마지막으로 전체 배우들이 모두 나와, ‘지금까지 관객에게 들려준 이야기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전달됐는지, 과연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지’ 묻는 ‘Tell me It’s not true(텔 미 잇츠 낫 투르)’ 라는 곡으로 극의 대미를 장식했다.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유롭고 순수한 미키 역의 송창의는 “연습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첫 공연에 그 모든 것들이 행복하게 펼쳐져서 즐거웠다.”고 첫 공연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첫 공연의 기대감으로 전날 잠을 설쳤다는 조정석은 “무대에 등장하는 각각의 배역에 따라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환경이나 위치에 따라 그 인물을 통해 받는 메시지가 다를 것이다. 자신이 끌리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면 더욱 이 공연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도 잊지 않았다.또한 나레이터를 비록 극 중 다양한 감초 역할로 등장하는 문종원은 “이 작품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과 진실에 대해 배웠다. ‘나는 왜 배우를 하는가’에 대한 답도 찾았다. 배우는 무대에서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랜만에 그런 역할로 존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서 하루하루가 기쁘고 무대에 있는 순간이 아름답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부잣집으로 입양된 에디 역을 맡고 있는 오종혁은 에디가 미키가 죽는 마지막 장면을 연기하는 심정에 대해 언급하며 “미키와 친형제라는 사실을 들었을 때, 충격이라기 보다는 엄마가 미웠다. 사실 존스턴 부인에게 나도 엄마라고 불러보고 싶었다.”라며 북받치는 감정에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글렌 월포드 연출은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의 찬란한 영광에 관한 이야기다. 슬픈 이야기지만 무겁게 그리지 않았다.”고 말하며 어둡지만은 않은 재미있는 작품임을 강조했다. 또한 덧붙여 “모든 배우들과 스텝들의 에너지가 좋은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있고, 관객들이 이야기에 매료되고 빠져드는 것 같아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하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무대에는 1층부터 3층까지 층마다 빼곡하게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자리해 생생한 라이브 연주를 준다. 또한 에디와 쌔미 등 아이들의 전쟁 놀이장면, 존스턴 부인과 가족들이 정부의 주택이주플랜에 의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는 장면을 통해, 제 2차 세계대전의 전흔이 가시지 않은 하층민의 피폐한 삶과 경제적으로 불안한 영국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오는 9월 14일까지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7.03 / 조회 1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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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의, 조정석 등 매력배우 총출동 <블러드 브라더스> 연습현장
인간이 갈라 놓았지만 운명이 다시 이어놓은 비극적인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 뮤지컬 가 6월 말 개막을 앞두고 연습 중인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9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연습실에는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려와 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었다.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큰 인기를 모은 조정석이 3년 만에 출연하는 뮤지컬이기도 하며, 송창의, 오종혁, 문종원, 구원영 등 화려한 캐스팅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1960년대 영국 리버풀을 배경으로 하는 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 에디와 미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궁핍한 살림으로 인해 각각 사회 빈곤층과 부잣집 입양 아들로 떨어져 자라게 된 이들이 우연히 다시 만나 의형제를 맺게 되고, 결국 자신들이 친형제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비극적인 운명이 서서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공연의 연출을 맡은 글렌 월포드는 영국 웨스트엔드 유명 연출가로 과거 등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 바 있다. 특히 이 작품을 쓰고 작사, 작곡까지 겸한 극작가 윌리 러셀과 1980년대 초부터 함께 작업해 온 그는 "윌리 러셀이 는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뮤지컬이라고 말했다."면서 강한 드라마적 요소를 작품의 특징으로 꼽았다. 또한 이번 무대는 지난 2003년 공연과는 다른 새로운 세트와 편곡으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인데, "뮤지컬 라이선스를 사면 전세계 어디든 똑같은 공연을 하게 되는데, 작가는 이 작품이 그렇게 패키지 상품 같이 되지 않기를 바라왔다. 그래서 어디에서 공연을 하든 늘 새롭게 창조하려고 하며, 이번 공연도 '한국 오리지널 프로덕션'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거친 남자로 변신한 송창의(위)"우리도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동네에서 탈출이다!"드라마 출연과 함께 꾸준히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송창의 역시 "최근 정보석 선배님이 출연하신 을 보고 연극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마침 출연 제의가 와서 놓치면 안될 것 같았다."라며 작품이 가진 드라마의 깊이에 더욱 신뢰를 표했다. 특히 가난한 집에서 자란 거칠고 자유분방한 '미키' 역을 맡아 "스스로에게 큰 도전과 모험이 되고 있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의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조정석이 돌아왔다!"송창의와 함께 미키 역을 맡은 조정석은 2011년 이후 3년 만에 뮤지컬 출연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결혼하진 않았지만 마치 친정에 온 듯한 느낌"이라는 그는 "주위 배우들이 '강추'한 작품으로, 각각의 장면들이 쌓여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이라고 작품의 힘을 이야기 했다. 특별한 분장 없이 7살부터 20대 후반까지 연기해야 하는 것에 대해 "어린이의 정신 세계에 흠뻑 빠져들려고 노력 중"이라는 그다. 쌍둥이 형제 중 또 다른 한 명으로 부잣집으로 입양되어 자란 에디 역은 오종혁과 장승조가 맡는다. 아이돌 가수에서 현재 등의 뮤지컬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오종혁은 "좋은 배우들과의 작업 자체가 성장의 기회"라고 이번 작품의 출연 소감을 밝혔으며, 장승조는 "그간 주로 비정상적인 인물들을 맡아와서 에디라는 캐릭터와 간극을 느낀다."면서 새로운 작품과 역할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었다. 같은 핏줄, 서로 다른 세 형제 (조정석, 장승조, 심재현)쌍둥이 형제들이 소년에서부터 청년의 모습을 연기해야 한다면, 이들의 어머니인 존스터 부인은 20대 중반부터 50대의 모습까지 표현해야 한다. 존스턴 부인 역을 맡은 진아라는 "존스턴은 감정을 안으로 끌어안는 역할"이라면서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 작품의 장점이라 했으며, 또 다른 존스턴 부인인 구원영은 "캐릭터의 무게감과 깊이 때문에 출연을 주저했지만 좋은 배우들과 영국 현지 연출가의 참여가 이 작품을 놓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점점 다가오는 비극의 기운 (문종원, 진아라)"내꺼 아닌 네꺼 같은 내꺼 같은 너" (최유하, 오종혁)쌍둥이 형제의 운명 속 한 여인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하고 싶었다는 문종원은 에서 작품을 이끄는 나레이터 역을 비롯, 1인 다역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2007년 이전까진 귀엽고 깜찍한 역할을 주로 했었다."는 그의 변신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 하다. 쌍둥이 형제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당찬 여인 린다 역의 최유하, 세상에 적개심을 가진 미키의 형 쌔미 역의 심재현 등도 함께 만날 수 있는 뮤지컬 는 오는 6월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6.11 / 조회 16,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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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는 오직 이 작품뿐" <블러드 브라더스> 조정석
영화가 좋아 연기를 시작한 조정석은 을 통해 비로소 10년 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영화배우’가 됐다. 그 후 그는 그 동안의 한을 풀 듯 등의 흥행영화들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우며 단숨에 스크린 스타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많은 뮤지컬 팬들은 그의 뮤지컬 무대를 여전히 잊지 못한다. 그에 대한 보답일까? 영화로 드라마로 종횡무진 하던 그가 3년 만에 다시 홈 그라운드인 무대로 돌아왔다.그는 무대에 서는 것이 '엄마와 집에서 즐겁게 노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에게 무대는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가장 편안한 시간일 것이다. 오로지 작품만을 생각하며, 첫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무대를 향한 그리움의 시간들이 보인다. Q. 몇 주 후면 드디어 첫 공연이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척 기다려진다. (웃음) 무대에 다시 올라갈 생각에 정말 매일 매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예전에 공연을 했을 때의 마음가짐과 그때 기억들을 떠올리고 있다. Q. 다시 뮤지컬 연습 하니깐 어떤가?극적으로 현재의 내 상태를 표현하자면 ‘하늘을 나는 느낌’이다. 정말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 고향에 온 느낌으로 연습을 하고 있는데 빨리 공연을 올려서 관객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 요즘엔 정말 에 흠뻑 빠져있다. 오직 머릿속에는 이 작품 밖에 없다.Q. 3년 만의 무대인데, 부담감은 없나?좋은 작품이란 걸 정확히 알고 덤벼들어 시작을 한 터라, 부담감은 없다. 만약 조금이라도 작품성이 떨어졌으면 그런 마음이 들었을 텐데 작품성과 캐스팅도 너무 좋다. 공연이란 것이 공동 작업이기 때문에 함께하는 제작진과 배우, 스텝들을 믿어야 한다. 무대를 떠나 있는 동안 많이 그리웠다. 그래서 부담감보다는 행복한 마음이 더 먼저다. Q. 돌아온다고 하니 주변 동료, 선후배들은 뭐라고 하던가?신인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위치가 되었으니 맡은 자리에서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더 잘해달라고 그런 말을 해주더라. 엄청 뿌듯하고 기분 좋은 말이다.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Q. 왜 를 복귀작으로 선택했나?이 시기에 꼭 공연을 해야지라는 계획은 없었지만 주위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꽤 많았다. 만나는 분들마다 공연 언제 하냐, 특히 팬 분들이 많이 보고 싶어 했다. 그러던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제의를 받고, 많은 분들이 추천을 해줬다. 좋은 작품이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 얘기를 믿고 대본을 봐서 그런지 재미가 있었다. 이 공연은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연출가인 글렌 웰포드도 계속 그 부분을 강조하는데, 나도 마찬가지로 공감을 하고, 동의를 하고 있어서 거기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하고 있다. 뮤지컬이지만 정말 연극스러운 것이 우리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내가 오랜만에 공연을 한다면 이렇게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Q. 오리지널 공연의 초연 연출가 글렌 웰포드가 연출을 맡았는데 어떤 주문을 하던가?내가 맡은 미키는 7살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연기해야 하는데, 어린아이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 아이한테 무엇이 제일 중요한지를 먼저 고민해 보라고 주문을 한다. 나도 그것에 대해서 동의를 한다. '나는 7살이다'라고 내가 나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7살 어린아이가 되어서 그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한테 제일 중요한 게 지금 뭔지, 내가 제일 무섭고 두려워 하는 건 무엇인지 생각하려 한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이 아니라 1인칭 시점으로 접근하니까 정말 그 아이가 되는 것 같다. 그 아이로서 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다. 처음에는 어린아이를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 스스로 의문도 있고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 아이가 돼 버리는 순간 그 의문과 두려움은 한 순간에 없어졌다. Q. 미키 역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준다면?에디와 쌍둥이 형제인데, 일단 지저분하다. 못 사는 집 아들이다 보니 어른들이 쓰는 욕도 굉장히 많이 알고 있고, 그것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극중 대사에도 나오는데, “어른들은 다 모자라, 엄마들은 다 모자라”라고 어린 아이지만 어른들을 비아냥 거릴 수 있는 만큼 성숙한 아이다. 하지만 그 나이에 가지고 있는 귀여움과 활발함도 함께 가지고 있다. Q. 미키라는 인물을 어떤 방식으로 찾아가고 있나? 캐릭터를 연구할 때는 새로운 인물들을 모티브로 삼아서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서브텍스트에 대한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한다. 이번 경우 미키는 가난한 집에서 자라온 아이, 항상 돈 때문에 궁색하게 시들시들한 엄마한테서 자라온 아이, 엄마가 가끔 활기차게 웃는 모습을 보면 너무 놀라는 아이다. 그런 아이가 자라면 어떻게 자랐을까? 그런 서브텍스트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떤 작품이든지 그렇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Q. 쌍둥이 형제 미키와 에디는 서로에게 끌린다. 단순히 쌍둥이 형제라는 관계를 떠나 에디에게 그렇게 끌렸던 까닭은 무엇일까?미키와 에디는 서로의 환경의 차이 때문에 끌리는 것 같다. 환경이 너무 다르니까 “와 저런 아이도 있네.” 그런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인해서 서로에게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서로에게 끌리는 그 모습이 나중에 결말로 가서는 암울한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 공연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이들 형제가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주된 감정은 부러움이다. 에디한테는 미키의 당돌하고 당당하고 멋진 모습이 부럽다. 부러운 감정이 우리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Q. 쌍둥의 형제의 비극의 다룬 작품이니, 무엇보다 상대 에디 역과의 합도 중요할 것 같다. 장승조, 오종혁과 연습을 맞춰보니 어떤가. 두 사람이 다르니까 다른 에디가 나오는데 둘 다 너무 좋다. 그들이 맡은 에디는 반듯하고 예쁘고 착하고 똑똑한 모습이라 많이 부럽다. (웃음)Q. 같은 역할의 송창의와도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 창의 형한테 많이 배운다. 서로 채우지 못한 부분들, 찾지 못한 부분들을 주고 받으면서 연습하고 있어서 많이 배우고 깨닫고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된다. 이래서 더블캐스트가 너무 좋다고 또 한번 느끼고 있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미키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Q. 영화와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은 2012, 2013년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을 것 같다.엄청 특별한 시간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조정석이란 배우를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릴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고맙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내 평생에 있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Q. 커다란 스크린으로 본인이 나오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어땠나?이제는 적응이 됐지만 처음 시사회 때만 해도 내가 나온 장면만 보면 몸이 오그라들어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지금은 몇 편했다고 적응이 된 것 같다. (웃음) Q. 주말드라마와 영화가 대중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주변의 달라진 반응을 느끼나?제일 먼저 느끼는 건 인지도다. 어디 가면 많이 알아봐 주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배우로서, 공인으로서 불편함보다 고마움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Q. 브라운관, 스크린, 무대를 경험해 봤는데 각각의 매력은 무엇인가?영화와 드라마는 카메라 연기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배울 수 있고, 무대 연기는 어떻게 보면 큼직큼직하게 선이 굵고 무엇보다 생생한 라이브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다 매력이 있다. (웃음)Q.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배우 조정석을 아직 다 못 보여준 것 같다. 본인의 재능을 더 발산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장르로 이야기하자면, 을 통해 액션에 도전해봤는데, 이젠 스릴러를 한번쯤 해보고 싶다.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는 를 얼마 전에 찍었고(웃음) 공연이든 방송이든 드라마든 장르로 따졌을 때 스릴러를 한번 해보고 싶다. 나중에는 쇼 적이고 화려한 공연도 한번 해보고 싶다. Q. 이번에 이 십 주년을 맞았다. 조승우, 송용진, 김다현 등 원조 배우들이 다시 출연하는데 뽀드윅 컴백을 기대해봐도 될까? 나는 안될 것 같다. 하고 싶어도 이 작품 때문에 안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란 작품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만큼 매력적인 작품이고, 난 의 모든 넘버들을 사랑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하게 될 것만 같다. 나중에라도 꼭 다시 하고 싶은 작품이다. Q. 지금까지 한 작품들 중 가장 행복했던 작품은?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는 것처럼 매 작품 할 때마다 항상 행복했다. 그래서 그 행복을 논하기가 항상 아쉽다. 하지만 2009년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나에게 상을 2개나 안겨준 작품이고 (웃음) 연습할 때나 공연 때도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 아직도 끈끈한 정을 나누고 있다. Q. 2004년 으로 데뷔 후, 이제 십 년이 넘었는데 무대 위에서 보낸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떤가. 스스로 그때보다 나아진 점이 있다고 생각하나.잘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난 내가 했던 작품들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나 크다. 그만큼 그 작품들을 사랑했고 아쉬움 없이 열정을 쏟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없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수 있게 됐다는 것. 그것이 가장 달라진 일이 아닐까? 쓰임새가 많은 배우가 되고 싶은 게 배우의 욕망 중에 하나인데.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십 년 전에는 이렇게 될 줄 전혀 몰랐다. (웃음) 데뷔 때는 드디어 무대에 서 보는구나, 공연을 해서 돈을 버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고 그것 자체로의 희열이 있었다. Q. 앞으로 어떤 배우를 꿈꾸고 있는가?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다. 어떤 때 걷고, 어떤 때는 뛰고, 어떤 때는 뒤도 돌아보고 그래왔다. 누구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라 하는데 나는 가끔 뒤도 돌아보고 가끔 산책도 하면서 열심히 달리고 뛰고 느긋하게 걷고 싶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Q. 언제 어디서나 팬들의 대한 감사함을 항상 표현하는데, 이 자리에서 팬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정말 고맙다'라는 이야기를 제일 먼저 하고 싶다. 많이 기다려주고 그리워해줘서 감사하다. 그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니, 곧 무대 위에 올라가는 뮤지컬 를 만끽해주면 좋겠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창작컴퍼니다 제공
2014.06.09 / 조회 2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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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의, 조정석, 장승조, 오종혁 <블러드 브라더스> 출연
자상한 '슬기아빠' 송창의와 '납득이' 조정석이 대학로 뮤지컬에 동반 출연한다. 쌍둥이 형제의 비극적인 운명을 다룬 뮤지컬 에서 두 사람은 자유분방하고 순수한 미키 역을 맡는다. 오는 6월 27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는 1960년대 영국 리버풀을 배경으로, 집을 나간 남편 대신 홀로 생계를 꾸려가던 존스턴 부인이 쌍둥이를 낳은 후, 두 명의 아이를 동시에 키울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여 한 아이를 부유한 라이언스 부인에게 보내며 시작되는 비극적인 형제사를 담고 있다. 연극 등을 쓴 영국 작가 윌리 러셀의 대표작으로 1983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해 그해 올리비에상 최우수 신작뮤지컬상과 여우주연상을, 1988년 올리비에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1993년 브로드웨이 공연을 통해 드라마데스크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초연 이후 24년간 약 1만 회 이상의 공연을 이어오면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거머쥔 작품이기도 하다. 오는 6월 개막하는 한국 공연에서는 최근 드라마 에서 자상하고 따뜻한 심성을 지닌 정태원 역을 맡아 열연한 송창의와 영화 등을 통해 2012년 청룡영화상 신인상, 2013년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 중인 조정석이 미키 역을 맡아 순수한 어린 아이부터 비극적인 현실 속의 불우한 청년까지 20년 세월을 넘나드는 섬세한 연기를 펼칠 전망이다. 또한 미키의 쌍둥이 형제로 부잣집으로 입양된 에디 역은 등에 출연하며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장승조와 가수 출신으로 현재 드라마, 예능을 비롯해 등 뮤지컬에서도 맹활약 중인 오종혁이 함께 맡는다. 미키, 에디 쌍둥이 형제의 친모로 파란만장한 삶을 보여주는 존스터 부인은 현재 의 몽테스팡 부인으로 열연 중인 구원영과 에 출연해 온 진아라가 함께 맡으며, 작품의 해설자를 비롯해 다양한 역으로 분할 나레이터 역에는 자베르, 의 대니를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문종원이 나서 이들 형제의 비극적 일생을 끌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 쌍둥이 형제의 사랑을 받는 강인한 여성 린다 역에는 최유하가 나서며, 에디에게 집착에 가까운 애정을 보이는 라이언스 부인에 김기순이, 미키의 형으로 불공평한 세상에 강한 적개심을 가진 쌔미 역에 에서 부장, 죄수, 검사 등 다역으로 변신하며 넘치는 위트를 선보인 심재현이 캐스팅 되었다. 2005년 , 2010년 연출을 통해 국내 관객들을 만난 글렌 월포드가 연출하며, 양주인 음악감독, 오필영 무대디자이너 등이 참여하는 뮤지컬 는 오는 6월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는 5월 12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쇼노트 제공
2014.04.29 / 조회 2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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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매우 자랑스럽다” <두 도시 이야기> 연출가 제임스 바버
찰스 디킨즈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무대에 올랐다. 두 번째 공연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제작사가 기용한 연출가는 제임스 바버(James Barbour)로, 브로드웨이에서 주인공 시드니 칼튼을 연기했던 배우다. 브로드웨이의 리딩 공연과 본공연에 모두 참여하며 제작에 깊이 관여했고, 의문이 생길 때마다 수없이 원작소설을 펼쳐보았다는 그는 누구보다 이 작품을 면면이 이해하고 있는 적임자였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개막한 는 더 촘촘하고 정교해진 흐름으로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두 달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출국을 며칠 앞둔 그를 만났다.프리뷰 공연이 끝나고 본공연이 시작됐다. 소감이 어떤가. 프리뷰 공연 기간 동안 할 것이 많이 남아있었다. 본공연이 시작되기 전까지 조명을 비롯해 여러 부분을 다듬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프리뷰 공연을 몇 주에 걸쳐 하면서 매일 공연을 수정하는데, 여기서는 그 기간이 짧았다. 2~3주 정도 시간이 더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배우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 매우 자랑스럽다. 훨씬 밀도 높은 공연이 됐다고 생각한다. 연출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미국 투어공연의 연출을 맡을 예정이었는데, 작년에 를 위해 한국에 왔다가 BOM의 최용석 대표와 공연에 대한 아이디어와 수정하고 싶은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 달 후 최 대표가 전화를 걸어 '당신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 한국에 와서 연출을 맡는 것이 어떤가'라고 해서 원작자인 질 산토리엘로(Jill Santoriello)와 이야기를 나눈 후 수락했다. 배우부터 연출까지, 와 인연이 깊다. 당신이 생각하는 이 작품의 매력은.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한다. 한 남자가 가질 수 없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그 여자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한다. 과연 이 세상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론 나는 내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그럴 수 있지만, 시드니는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와 행복할 수 있도록 희생하는 것이다. 존중·용서·구원과 같은, 오늘날 많이 잊혀진 삶의 가치들에 대해 관객들이 호응하는 것 같다. 매 공연의 커튼콜마다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몇 가지가 있었다. 먼저 작년 공연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원래의 길이로 줄였고, 대본도 수정했다. 잘못된 번역으로 원래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나 삭제된 장면 등을 돌려놓고자 했다. 그 결과 20분의 러닝타임을 줄일 수 있었고, 새로운 노래도 추가됐다. 1막의 엔딩 장면도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공연을 압축하고 스토리텔링을 강화해서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그렇게 되었다고 믿는다. 번역이 잘못됐던 부분은 어떤 것이 있었나. 예를 들어 런던 법정에서 찰스 다네이가 재판 받는 장면에서 로리가 (시드니 칼튼을 가리켜) '저 사람이 한 거라고는 일어선 것 밖에 없는데'라고 했을 때 브로드웨이 대본에서는 칼튼이 'A feat of heroic proportion'이라고 답한다. 일어나는데 굉장한(영웅적인) 노력을 쏟았다는 뜻의 조크인데, 작년에는 '영웅적인 몸매'라고 번역돼 칼튼의 유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이런 부분에서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의미가 전달되도록 노력했다. 새로 추가된 장면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브로드웨이 버전을 들여오며 빠졌던 것들을 다시 넣었는데, 공연 막바지에 로리와 시드니 칼튼이 나오는 장면이다. 평생 술에 빠져 자기 자신만을 의지해온 시드니 칼튼은 루시와의 만남을 통해 변화하고, 우리 모두가 그렇듯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생애 최초로 다른 사람을 안심시키고, 다른 이의 조언을 구한다. 로리에게 '내가 아무런 좋은 일도 하지 않고 죽는다면 다른 이들이 날 기억할까, 아니면 모두 잊어버릴까, 씁쓸히 회상하지는 않을까' 묻는 것이다. 로리는 그럴 것이라고 대답한다. 로리는 이 대화가 어떤 의미인지 깨닫지 못하지만, 칼튼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버리려는 결단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다. 사실 이 장면은 로리에게도 매우 중요한데, 늘 사무적이었던 그가 여기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러 모로 필수적인 장면이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빠져있던 것을 되돌려 놓았고, '부활도우미' 장면을 뺐다. 재미있는 장면이지만 스토리의 진행에 동력을 주지는 못했다. 기본적으로 오리지널 공연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연습기간 동안 배우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많이 했나. 대사 사이를 띄우지 말아라?(웃음) '저는 이 커피가 좋아요'라고 해야 하는데 '전…이…커피가…좋아요…' 하는 경향이 있었다. 전체적인 속도를 좀 더 높이자는 것과 연기할 때 너무 객석만 보지 말고 상대방을 바라보라는 등의 심플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당신의 연출 스타일은 어떤가. 배우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며 독재하지 않는다. 배우와 함께 앉아서 장면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그 장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캐릭터가 이런 선택을 하는지 그들의 생각을 묻는다. 그리고 우리가 삶에서 하는 선택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기를 할 때도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고, 그 결과는 다른 연기자들에게 연이어 전달된다. 이렇게 얘기해 볼까. 에서 오이디푸스가 어떤 행동을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그는 같은 결말을 맞도록 운명 지어져 있으니까. 연기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장면까지 가야 하고, 똑같은 이야기가 전달돼야 한다. 우리에겐 지켜야 할 대본이 있고, 그 대본을 바꾸는 것은 무책임하고 프로답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연출과 배우들은 대본의 제한 안에서 여러 가지 표현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배우들의 의견을 물으며 우리가 함께 도달해야 할 지점에 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배우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배우들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목표지점에서 벗어나는 경우에는 '이렇게 해 보자'고 제안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에 비해 배우들이 더욱 성장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공연을 많이 하다 보면 자신감이 붙는다. 배우들이 성장한 데에는 아마 공연을 통해 작품에 더 익숙해진 까닭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디렉션을 줘서 배우들이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배우가 편안해지면 안 된다. 예술가로서 편안해진다는 것은 곧 자기만족이다. 돈을 지불하고 오는 관객들에게 '오든지 말든지' 하면 안 된다. 그러면 우리의 직업이 없어질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볼 사람이 없으면 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 관객들을 향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서범석(시드니 칼튼 역), 최수형(찰스 다네이 역) 등 새로 합류한 배우들도 있는데. 두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서범석의 감정 연기는 무대에 오를 때마다 내 눈에 눈물이 맺히게 한다. 생각이 열려 있고, 유능하고, 맡은 역할을 정말 잘 이해하는 배우다. 칼튼으로서의 그 모습과 차분함은…정말 대단하다. 최수형은 잘 생겨서 내가 슈퍼모델이라고 부르는데, 역할에 정말 잘 어울린다. 강인하고 탄탄하며, 왜 루시가 찰스 다네이와 사랑에 빠지는지를 정말 잘 보여준다. 최수형은 프로 운동선수 같은 자세로 주어지는 것은 뭐든지 거침없이 시도하고 위험을 감수한다. 바사드 역의 김대종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시도를 함에 있어 겁을 내지 않는다. 또 재미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걸 잘 다듬는다. 새로운 배우들에게 매우 만족하고, 함께 작업해서 정말 큰 영광이다. 한국의 관객들은 어떤가. 브로드웨이와 다른 점이 있나. 특정 부분에서 박수치기를 망설일 때가 있는데, 아마도 공연에 심취해서 계속 장면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 같다. 뮤지컬에 대한 강렬한 애정이 있고. 한국에 와서 뮤지컬의 커다란 발전상을 보고, 엄청난 팬층을 보며 무척 기뻤다. 모두가 커튼콜을 동영상으로 찍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모두 같다고 생각한다.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2개월 있었는데, 무척 즐거웠다. 물론 가족, 두 딸이 아주 보고 싶긴 하지만.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이 모두 이 키 큰 백인이 젓가락질도 잘 하고 매운 음식도 잘 먹는다고 놀라더라(웃음). 좋았다. 곧 출국한다고 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굉장히 바쁘다. 다음달에 콘서트가 3회 있고, 라디오쇼를 비롯해 9월에는 오페라 공연도 있다. 배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이 이야기를 한다. 당신들이 만들어낸 작품을 자랑스러워하고, 작품의 의도와 의미를 잊지 말라고. 물론 감사하게도 재관람하는 분들이 있지만, 대부분 처음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기 때문에 처음처럼 파워풀한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배우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들에 대해 계속 진실한 자세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매 공연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해 들고 이메일을 통해 연락도 할 것이다. (배우들에게)여러분 모두가 정말 자랑스럽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3.06.27 / 조회 19,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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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위대한 사랑이 펼쳐진다, <두 도시 이야기>
지난해 호평 속에 국내 초연을 마친 뮤지컬 가 두 번째 무대에 올라 공연 중이다. 제작진은 지난 26일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찰스 디킨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는 18세기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주인공 시드니 칼튼의 희생적인 사랑을 그린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시드니 칼튼과 함께 귀족들의 폭압을 견디지 못하고 혁명을 일으키는 프랑스 시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윤형렬·서범석·카이 등 주연배우들이 참여해 'I can't recall' 등 여덟 곡의 노래와 해당 장면을 선보였다. 가장 처음 펼쳐진 장면은 17년간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됐던 마네뜨 박사가 딸 루시와 재회하는 부분으로, 김봉환과 임혜영이 열연했다. 이후 아버지와 함께 영국으로 건너는 배를 타게 된 루시는 배 위에서 만난 귀족 찰스 다네이와 서로 사랑에 빠진다. 이어 윤형렬이 등장해 시드니 칼튼의 대표곡 'I can't recall'을 불렀다. 'I can't recall'은 방종한 생활에 빠져 살다 순수하고 상냥한 여인 루시를 만나 변화하게 된 칼튼의 심경을 표현하는 곡이다. 찰스 다네이 역으로 올해 새롭게 에 합류한 최수형은 'I always knew'를 열창했다. 이 곡은 하인 가벨을 구하기 위해 아내 루시를 두고 고향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는 찰스 다네이의 고뇌를 담은 곡으로, 지난해 짧게 삽입되었다가 올해는 완곡으로 늘어났다. 카이가 기품 있는 찰스 다네이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최수형은 남자답고 강건한 모습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였다. 임혜영과 함께 루시 역을 맡은 최현주는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Without a word'를 깨끗이 소화해내며 초연보다 더욱 안정된 실력을 발휘했다. 카이와 함께 'Let her be a child'를 부른 서범석은 원숙하고 감성적인 면이 돋보이는 시드니 칼튼이었다. 극중 혁명의 중심에 서서 시민들을 선동하는 혁명가 마담 드파르지는 올해 백민정과 초연멤버 신영숙이 번갈아 맡는다. 이날 신영숙은 귀족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Out of sight out of mind'를, 백민정은 어니스트 드파르지 역의 임현수와 함께 'Until tomorrow'를 열창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시민들의 혁명의지를 표현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2008년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공연에서 시드니 칼튼 역으로 활약했던 제임스 바버가 맡았다. "작은 수정과 보완작업을 거쳤는데 좋은 결과물로 나타난 것 같다"는 그는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류정한·윤형렬과 함께 시드니 칼튼을 맡게 된 서범석은 "작년에 이 공연을 보면서 꼭 하고 싶었는데, 정말로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올해는 더 많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사랑해주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고, 또 다른 주역 윤형렬은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역할을 다시 맡게 되 너무나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수형은 "좋은 작품을 하게 돼 영광이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함께 루시 역을 맡게 된 임혜영과 최현주는 입을 모아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최현주는 "는 작년 초연이 끝나기도 전에 꼭 재연을 하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말했고, 임혜영은 "는 '아름답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하며 나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됐고, 더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며 "관객들도 나와 같은 감동을 느끼고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는 오는 8월 1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6.26 / 조회 13,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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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뜨거워진다” <두 도시 이야기> 윤형렬
"난 내가 했던 그 어떤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뮤지컬 를 본 사람이라면, 주인공 시드니 칼튼이 형장에 오르기 전 남긴 이 대사를 기억할 것이다.냉소 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변화하고 끝내 숭고한 희생을 자처하는 모습은 지난해 짧았던 국내 초연에서 긴 여운을 남겼다. 1년 전, 소집해제 후 이토록 매력적인 주인공 역할에 낙점돼 시드니 칼튼에 푹 빠져 지냈던 윤형렬은 기다렸던 두 번째 출연을 앞두고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말한다.소집해제 후 금연을 다짐했다고 들었는데, 잘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다. 너무 많이 떠벌려놔서 피울 수가 없다(웃음).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건강을 생각하게 되니까 끊게 되더라(웃음). (웃음)작년에 이어 재공연에도 출연하게 됐는데. 초연 때 공연기간이 길지 않아서 아쉬운 것이 많았다. 앵콜공연을 하면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출연하게 돼서 너무 좋다. 워낙 애정을 많이 갖고 있는 작품이라, 앞으로도 계속 시켜주셨으면 좋겠다(웃음). 두 번째 연습을 하면서 새롭게 발견하는 것들이 있다면. 브로드웨이에서 시드니 칼튼을 연기했던 제임스 바버가 이번에 연출을 맡았는데, 함께 얘기하면서 정말 흥분되고 기대된다. 작년에 공연하면서 답답하거나 아리송했던 부분도 다 해결되고. 브로드웨이 초연 때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연출이 열두 번 바뀌었다고 하더라. 그 때 연출님이 겪었던 시행착오나 작품에 대한 생각들이 나와 많이 비슷해서, 이번 공연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정말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아리송했나. 예를 들어 시드니 칼튼이 찰스 다네이를 기절시키기 전에 루시에게 편지를 쓰게 하는 장면이 있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장면이고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극중에선 다소 가볍게 다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원래 원작에서는 시드니 칼튼이 루시에게 장문의 고백을 하거든. 또 원작에서는 루시와 시드니 칼튼이 서로 아껴주고 존중해주는 마음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루시가 시드니 칼튼 때문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그런데 극중에서는 루시가 그냥 성격이 밝아서 누구에게나 잘해주는 사람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올해는 그런 부분을 잘 풀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노력해봐야지. 공연 시간도 조금 줄어든다고 들었다. 빠지는 장면이 하나 있고, 프롤로그 부분도 좀 더 타이트하게 바뀔 것 같다. 가 러닝타임이 길지 않나. 대사도 많고. 그래서 작년에도 속도감 있게 가자고 했는데 막상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러닝타임이 자꾸 길어지고(웃음) 퇴근시간도 길어지고 그랬다. 근데 올해는 다들 정말 타이트하게, 쫄깃쫄깃한 맛이 있게 해보자고 하고 있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솔직히 말해 한번 들으면 귀에 확 꽂힐 만큼 임팩트 있는 음악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음악이) 극중 드라마와 너무 잘 맞아떨어진다. 아까 시드니 칼튼이 찰스 다네이에게 편지를 쓰게 하는 장면이 좋다고 했던 또 다른 이유가, 그 장면의 음악이 너무 좋아서다. 1막에서 찰스 다네이와 루시의 결혼을 쓸쓸히 지켜보면서 '내 삶의 이유를 알 수 있을까'라고 노래하는 'If dreams came true'의 리프라이즈가 나오는데, 1막에 그렇게 복선을 깔아놨다가 칼튼이 찰스 다네이 대신 죽으러 들어가면서 'If dreams came true'가 다시 흘러나오는 것이, '아, 이것이 칼튼의 숙명인가'라는 생각에 불쌍하기도 하고…연기를 하다 갑자기 빠져 나와서 관객의 눈으로 시드니 칼튼을 보게 된다. 저런 바보 같은 놈, 하며 가슴이 뜨거워진다. 너무 불쌍하다(웃음). 그런 음악의 적절한 배치와 감수성을 움직이는 선율이 너무 좋다. 노래할 때 신경 쓰는 것이 있다면. 는 노래가 어렵다. 듣는 사람은 잘 모르지만(웃음). 쿵, 딱, 하고 받쳐주는 드럼 리듬이 없어서 자칫하면 '지금 어디쯤이지?' 할 수 있다. 그래서 물 흐르듯이 부드럽게 흘러가야 하고, 그렇게 부르는 데 중점을 둔다. 그만큼 배우의 감정표현과 노래가 어울릴 때 느껴지는 감동이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 'reflection'이 그랬다. 그 노래도 좋다. 오히려 'I can't recall'보다 'reflection'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더 쓸쓸한 노래다. 왜 난 이렇게 불쌍한 캐릭터만 맡는 걸까(웃음). (웃음)예전 인터뷰를 보니 무대 위에서 캐릭터를 통해 열등감을 표현하는 데서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던데. 모든 예술의 기반은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보는 사람이 '나도 무슨 느낌인지 알아. 나도 저런 적이 있었지'할 때 마음이 움직이는 것 같다. 에서 했던 콰지모도도 꼽추에 절름발이, 사랑 한번 받지 못한 사람이지만 누군가는 공감하지 않았을까. 나도 내 안에 있는 열등감을 마치 연기인 척 표현한 것이다. 나는 무대라는 방패막이 있으니까 안 창피하고, 관객들은 군중 속에 섞여 있으니까 안 창피하고. 그렇지만 서로는 알고 있는, 그런 교감을 좋아한다. 도 그런 부분이 있고. 그러다 보니 맨날 불쌍한 역만 하게 된다. 한 번은 아버지가 그러시더라. 넌 왜 맨날 차이는 역할만 하냐고(웃음). 그래서 을 하고 싶었는데 를 하는 바람에 못 했다(웃음). 시드니 칼튼이 찰스 다네이 대신 죽는 것도 이해되나. 처음에는 시드니 칼튼이 루시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줄만 알았다. 그에게 루시는 너무 사랑해서 감히 가질 생각조차 안 드는 사람이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 너무 예쁘고 하얀 눈밭 같아서 내가 다가가면 때가 묻을 것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칼튼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자존감도 낮고, 하루하루 미래 없이 방탕하게 살아온 사람에게 완전히 외계인 같은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루시에 대한 사랑 말고 또 느끼게 된 것이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가족이 없던 칼튼이 루시와 찰스, 리틀 루시를 통해서 가족이란 존재를 느끼게 된 거다. 그러니 단순히 루시를 사랑해서라기보다는 루시로 인해 얻게 된 가족을 위해 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각별한 작품인 만큼 공연 후 변한 점도 있을 것 같다. 일단 무대에 대한 책임감이 새롭게 다가왔다. 군대 다녀와서 를 했을 때는 아직 여유가 안 생겼고, 도 초반까지는 적응이 안 됐다. 그러다 점점 적응하면서 내가 무대에 대한 책임을 잘 져야겠구나, 내가 나오는 장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각 장면의 목적을 봐야겠구나, 싶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간과하고 있던 것들을 다시 한번 깨달은 거다. 초연 후에는 로 일본에서 활동했는데, 어땠나. 일본이라서 새로웠다기보다는 처음으로 현대극을 해서 재미있었다(웃음). 시대극의 경우 입에 잘 안 붙는 대사도 많은데, 는 현대극이니까 편한 말투를 써도 되고, 어차피 자막이 나가니까 애드립도 해도 되고(웃음). 재미있었다. 그리고 춤이 있어서…내가 춤을 추면 팀원들이 뒤에서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더라(웃음). '스타킹' '불후의 명곡' 등으로 TV에도 여러 차례 나갔다.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나? 방송 나간 직후엔 그랬다. 근데 대중은 금방 까먹는 것 같다(웃음). 한 번은 방송 하고 논현동에 술을 한잔하러 갔는데, 사람들이 알아보더라.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하지만 불편함도 있다. 술을 마시면서도 눈치를 보고(웃음). 요즘은 나 말고 다른 뮤지컬 배우들도 방송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뮤지컬의 대중화에 이바지하고 티켓 값도 좀 내려가면 좋겠다.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꾼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와 비교했을 때 노래에 대한 열정이 바뀌지는 않았나? 부담도 있고, 프로로서 일하는 건 좀 다를 것 같은데. 다르다. 근데 노래 자체에 대한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다. 기본적으로 노래하는 걸 좋아하고, 지금도 혼자 집에 있을 때나 운전할 때 노래를 부르니까.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도 가자마자 번호부터 막 찍고(웃음). 대신 이런 건 있다. 예전엔 그냥 좋아서, 내가 잘난 맛에 노래했다면 이젠 책임감을 느낀다. 정말 잘 해야 하고, 실수해선 안 되니까. 가사를 까먹었다든지 하면 스트레스도 받고. 그럴 때마다 자신을 다독인다. 예전에는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도 안 시켜줬는데, 지금은 노래도 시켜주고 돈도 주지 않나. 박수도 쳐 주고.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괜찮은 직업을 갖고 있구나, 하게 된다. 낙천적이기보다 걱정을 많이 하는 편 같다. 맞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노심초사하는 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 내려놓게 되지 않나? 나는 더 심해지는 것 같다(웃음). 실제로는 그렇게 못하면서 완벽해지고 싶어하는 성격이거든. 특히 배우는 정규직이 아니지 않나. 그러다 보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고. 그만큼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고, 운도 좋아야 하고, 인간관계도 잘 쌓아야 하고. 그런 걸 되게 잘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잘 못한다. 살가운 성격도 아니고. 물론 그런 것들에 연연하지 않아야지 오히려 더 좋은 배우가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음대로 안 된다. 그걸 내려놓는 것이 지금 나의 가장 큰 숙제다.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자작곡으로 은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다. 지금도 작곡을 하나. 사실은 얼마 전에 곡을 써보려고 시작했는데 연습이 시작되니까 정신이 없다. 원래 뮤지컬을 하기 전에는 싱어송라이터가 꿈이었고 곡도 많이 써놨는데, 저장한 것이 다 날라가서 머릿속에만 있다(웃음). 요즘도 가끔 자다가 새벽에 깨서 좋은 멜로디가 떠오르면 녹음을 해 둔다. 나중에 들어보면 못 알아듣지만(웃음). 시간적 여유, 정신적 여유가 허락한다면 계속 하고 싶다. 극중 시드니 칼튼이 마지막으로 남긴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윤형렬의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꼽는다면. 사랑?(웃음) (한참 생각하다) 배우로서 생각할 때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매번 서는 무대인 것 같다. 나중에 나이가 들거나 병이 들어 노래를 못 하게 되면 지금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그립겠나. 정말 한 번이라도 무대에 더 서고 싶을 것 같다. 작년에도 공연이 5~6회 남았을 때 이걸 떠나 보내기가 너무 싫었다. 그만큼 나에겐 매번 서는 무대가 소중하다. 그렇지만 휴식처는 아닌 것 같다. 힘들다(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5.20 / 조회 1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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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인터뷰] <두 도시 이야기> 아역배우 박미유·복대니얼
"찰스 다네이가 사람들한테 잡혀서 사형에 처하게 됐어요. 사람들이 처음엔 무죄라고 했는데, 마담 드파르지가 유죄라고 하거든요. 근데 루시가 슬퍼하니까, 시드니 칼튼이 루시를 위해서 찰스 다네이한테 약을 먹이고 자기가 죽었어요." 야무진 목소리로 의 줄거리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배우는 바로 박미유(10).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미유는 네 살 때 일본에서 으로 데뷔, 올해 벌써 5년 차를 맞은 어엿한 뮤지컬 배우다. 어린이날이 하루 지난 6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출연을 앞둔 미유와 '리틀 가스파드'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하게 된 복대니얼(8)을 잠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어제가 어린이날이었는데, 뭐 하고 놀았어요? 박미유(이하 미유): 토요일날 엄마 아빠랑 이천 가서 1박 2일 하고 왔어요. 허브농장에서 허브도 보고 돌도 찾고, 나물도 캐면서 놀았어요. 복대니얼(이하 대니얼): 할머니 집에서 놀았어요. 이모가 선물로 과학상자 3호를 주시고 할아버지는 과학상자 5호를 주셨어요. 5호는 너무 어려워서 3호를 하는데 뭘 몰라가지고 만들다 다시 부셨어요(웃음). 어린이날 행사에서 구기자푸딩이랑, 움직이는 로봇이랑, 드래곤도 만들었어요. 뮤지컬 연습은 언제부터 해요? 미유: 금요일부터 했어요. 대니얼은 오늘부터 해요. 오늘도 연습 할 거에요. 한 시간. 대니얼: 엄마가 내가 어려울까봐 오늘부터 시작하라고 했어요. (첫 연습인데 안 떨려요?) 네! 미유는 작년에 공연 했잖아요. 떨리진 않았어요? 미유: 긴장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재미있었어요. (기억나는 건?) 원래는 핑크머리(가발)를 쓰고 하는데 그걸 안 쓰고 대머리로 사진 찍은 적 있어요(웃음). 노래는 안 힘들어요? 미유: 높은 음 할 때 조금 힘든데, 그걸 참아야 되요(웃음). 고음할 때 조금만 참으면 또 낮아져요. 같이 공연했던 언니오빠들 많죠? 미유: 현정 언니, 양승리 오빠, 양경원 오빠, 정성진 오빠랑 최현주 언니, 혜영 언니, 윤형렬 삼촌, 류정한 삼촌, 전동석 오빠, 카이 오빠. (누가 제일 좋아요?) 이현정 언니가 제일 잘 해줬어요. 맛있는 것도 주고요, 같이 놀아주고요, 저만 제일 예뻐해 줬어요(웃음). 두 번째 공연인데, 연습실 가보니까 어때요? 미유: 맨 처음엔 새로운 친구들 만나서 기분 좋았는데, 이제는 새로운 언니들 사람들 만나서 새로운 걸 하게 돼서 재미있어요. 대니얼은 전에 뮤지컬 본 적 있나요? 대니얼: 딱 한번 있어요. 동생이 하는 작은 공연이 있었는데, 공연을 보고 놀다가 집에 왔어요. 애기들이 무대에서 연주하거나 비를 맞고 돌아다니는데, 동물들이 신난다고 하니까 자기도 신나서 폴짝폴짝 뛰었어요. 재미있었어요. 마지막에 누가 누굴 맡았다는 것도 다 나왔어요! 미유는? 미유: 도 보고요, 도 보고요, 음…도 봤고요, 도 봤어요. 노래가 부드럽고 좋고 재미있었어요. 노래가 다 좋아요. 그 중에 해보고 싶은 역할도 있었어요? 미유: 엘리자벳도 해보고 싶고요, 에 나오는 난넬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에서 엄마 루시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에 나오는 킴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대니얼: 저는요, 에서 어른들이 다 같이 노래 부르잖아요, 저도 그런걸 하고 싶어요. 작게 하고 점점 크게 부르는 게 멋있어요. 미유는 커서도 뮤지컬 하고 싶어요? 미유: 네. 뮤지컬 말고는 별로 해보고 싶은 것 없는 것 같아요(웃음). 대니얼은? 대니얼: 발명도 하고 싶고, 과학도 하고 싶고, 돈도 벌고 싶고 음….(한참 고민하다) 이제 더 이상 없는 것 같아요.(한숨)(일동웃음) 아, 축구선수도 되고 싶어요! 벌써 축구를 배우고 있어요. 근데요, 이번 주 토요일에 축구대회 하는데 '나도 요리사'를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못해요. 미유: 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요리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음식도 하고, 매니큐어 하는 거 배워서 손톱 길러서 엄청 예쁘게 하고 싶어요.(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5.08 / 조회 18,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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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공연 실황 하이라이트 OST 발매
뮤지컬 의 공연 실황 하이라이트 OST가 오는 3월 19일 출시된다.
이번 음반은 디테일한 심리묘사를 표현한 ‘막심 드 윈터’의 ‘칼날 같은 그 미소’, 소름돋는 고음으로 사랑 받는 ‘댄버스 부인’의 ‘레베카’, 순수한 여인에서 강인한 여인으로 변모하는 ‘나(I)’의 ‘어젯밤 꿈 속 맨덜리’ 등 뮤지컬 ‘레베카’의 넘버 중 엄선한 20곡을 캐스팅 별로 담는다.
'MUSICAL REBECCA 2013 LIVE RECORDING KOREAN CAST'는 3월 19일부터 공연장 및 인터파크, YES24, 인터넷 교보문고 등 온라인 음반 판매사이트, 음반 매장에서 구입 가능하다
는 뮤지컬 , , 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 중 유일하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레베카’에서 영감을 받은 무대이기도 하다.
뮤지컬 는 3월 3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3.06 / 조회 2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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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 공연만 본다고? 우아하게 자투리 시간 보내기 (2)
국립극장, 블루스퀘어, 충무아트홀에 이은, 국내 대표 공연장 홍보담당자들이 추천하는 ‘공연장에서 저렴하고 우아하게 자투리 시간 보내기’. 예술의전당 “상쾌하게 숲 속 산책 어때요?” 예술의전당은 연간 1300여회의 공연과 전시가 열리는 국내 대표 공연장. 각종 전시와 공연으로 꽉 찬 이곳에 자연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예술의전당 홍보부 정다미 대리는 이곳의 숨은 보물로 우면지(벤치 공원)를 추천한다. 오페라하우스와 세계음악분수 뒷길인 우면지는 주변에 벤치가 조성돼 숲의 새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커피 한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다미 대리는 “우면지에서 길을 오르다 대성사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로 갈증을 푸는 것도 숨은 즐거움”이라며 “봄, 여름, 가을에는 세계음악분수의 음악에 귀 기울이며 음악의 선율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야외음악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을 맞이해 새롭게 소개하는 역사홍보관 ‘예술의전당 @700’ 역시 주목해보자. 지난 2월 15일 갓 오픈해 따끈한 이곳은 오페라하우스 곳곳에 조성, 예술의전당과 관객이 함께했던 순간들을 기억해 놓았다. 지하 1층 비타민스테이션에서는 예술의전당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고, 오페라하우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선 25주년 기념 프로그램과 뮤지컬 무대 미니어처, 5월에 선보이는 연극 의 영화 버전 대본 등이 전시됐다. 세종문화회관 “지하 2층, 무료 전시와 도서관을 아시나요” 세종문화회관 지하 2층을 살펴본 적이 있는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전시와 체험공간이 가득하다. 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정일수 과장은 이곳의 각종 전시와 체험관을 추천한다. 그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전시와 체험공간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정보가 없거나 시간이 충분치 않아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와 함께 오는 경우라면 충무공 이야기 전시관에 있는 ‘4D 체험관’을 추천한다.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30분 간격으로 명량해전의 영상물을 상영한다. 입체 안경을 쓰고 체험의자에 앉아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을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세종,충무공 이야기 상설 전시와 ‘붓글씨로 한글 이름 쓰기’ ‘한글 관련 체험’ 등 상설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정일수 과장은 “아이와 함께 공연장을 방문하는 경우라면 넉넉하게 도착해 전시와 영상물을 관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한적한 공간을 원한다면 ‘한글 도서관’을 추천한다. 세종대왕, 이순신에 관련한 600여권의 서적이 구비돼 있는 도서관으로 무엇보다 복잡하지 않고 깔끔해 미리 준비한 책을 읽을 수 있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이용 가능하며 모든 이용시설은 월요일은 휴관한다. LG아트센터 “바쁜 발걸음, 잠시 머물러 보세요” 서울 도심 한복판 GS타워에 위치한 LG아트센터는 수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레스토랑이 있어 공연 전 자투리 시간을 보내기 편리한 공연장이다. 하지만 늘 가던 장소가 아닌 새로움을 찾고 싶다면 분주한 발걸음을 살짝 늦추면 된다. LG아트센터 오경은 홍보담당자는 지하 1층 갤러리 구역을 추천한다. 2호선 역삼역 7번 출구에서 GS타워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이곳 갤러리에선 항상 독특하고 재미있는 그림, 사진, 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전시물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교체되는데 GS타워 지하 1층과 벽면에도 전시된다. 오경은 홍보담당자는 “꽉 찬 엘리베이터를 비집고 들어가 공연장으로 올라가기 보다, 천천히 각종 작품들을 감상하시면서 계단을 이용해 LG아트센터 오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지하1층 연결통로를 지나 공연장에 도착하지만 의외로 이용할 수 있는 출입구는 많다. 그 중 GS타워 1층과 연결된 썬큰가든과 가든코트는 삭막한 도심 한가운데에서 자연의 향기를 가까이 할 수 있는 곳. 홍보담당자는 “여름에는 나무가 무성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바람 쐬기 좋은 공간”이라고 전한다. 특히 이곳은 GS타워 직원들이 유일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 그는 “공연장을 찾는 흡연자에게 좋은 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디큐브아트센터 “객석 2층에 숨어 있는 괜찮은 쉼터” 디큐브아트센터는 백화점, 호텔 등이 들어선 디큐브시티 7층에 위치한 공연장이다. 그러니 백화점에서 아이쇼핑만 해도 이곳에서의 시간은 훌쩍 갈 것. 하지만 그만큼 한적하게 휴식을 취할 곳은 의외로 찾기 힘들다. 디큐브아트센터 유해영 홍보담당자는 북적거리는 곳을 피하고자 하는 관객에게 공연장 객석 2층을 추천한다. 그는 “공연장 내부와 외부의 전망을 두루 조망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며 “객석 2층이라 관객들이 올라오시는 시간도 공연이 임박했을 뿐이라 이 명당자리가 의외로 한가하다”고 설명했다. 이 곳엔 도서관에 있어야 할 법한 대형 나무 테이블 있고, 객석 1층까지 이어지는 아트워크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어 색다른 기분을 맛 볼 수 있다. 특히 낮 공연이라면 햇살과 함께 여유로움을, 저녁 공연이라며 야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유해영 홍보담당자는 “요즘엔 간혹 미리 올라와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계신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디큐브아트센터 제공
2013.02.22 / 조회 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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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공연, 꼼꼼하게 골라 보는 기준
“이런 적 있어요? 넘버는 이 뮤지컬이 좋은데 배우는 저 뮤지컬에 끌릴 때, 스토리텔링은 훌륭한데 노래가 내 취향이 아닐 때, 다 좋은데 무대가 너무 허술해 보일 때, 이 모든 경우의 수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본 순간이요."뮤지컬은 음악, 무대, 배우, 안무, 조명, 연출 등 수많은 요소들이 무대에 응축돼 관객 앞에 서는 종합예술. 이 중 한 가지만 삐걱거려도 관객의 예민한 레이더에 걸릴 만큼 조화가 중요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모든 요소가 100% 완벽한 공연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다양하게 쏟아지는 뮤지컬의 향연에서 우리는 어떤 작품을 선택할까? 플레이디비는 지난 2월 1일부터 2월 8일까지 8일간 ‘당신의 뮤지컬 선택 기준’이라는 주제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785명이 5개 항목에 참여했으며(복수 응답 가능), 이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관객의 뮤지컬 선택 기준을 가늠해 본다. 뮤지컬 선택시 가장 중요한 요소 ‘배우’, ‘넘버’, ‘드라마’ 순 785명의 관객 중 572명(39.9%)이 뮤지컬 선택 시 어떤 배우가 출연하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무대는 배우의 예술이라 할 만큼 뮤지컬에서 배우의 비중은 크지만, 특히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많이 어필하고 있는 것. 이유로는 “아무리 좋은 넘버도 배우가 소화하지 못하면 감동이 줄어든다” “배우를 보면 그 작품이 어떨 것인지 보인다” “모든 요소가 중요하지만 배우가 연기력이 없다면 그 공연은 보지 않을 것” “배우에 대한 신뢰가 작품으로 까지 이어진다” “남자 배우가 가장 중요하다” “공연 보기 전에 스토리와 넘버를 완벽하게 알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배우를 본다” 등을 들었다. 다음으로 425명(29.9%)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음악, 넘버를 꼽았다. 뮤지컬 넘버는 한번 뇌리에 박히면 쉽사리 떠나지 않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는 것이 특징. 특히 드라마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흡입력을 가진다. 넘버를 가장 중요하게 꼽은 이들은 “극의 몰입을 도와주고 공연을 보고 난 후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도 바로 넘버” “다른 부분이 아무리 좋아도 넘버가 별로이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캐스팅이 아무리 화려해도 노래가 듣고 싶지 않으면 가지 않는다” 등 의견을 밝혔다. 드라마 역시 중요한 요소. 332명(22.6%)이 스토리텔링의 촘촘함을 원했다. “스토리가 탄탄하면 연출이 커버된다” “처음엔 화려함에 끌리지만 보면 볼수록 스토리의 중요성을 알아간다” 등의 의견을 전했다. 이어 제작사/연출 67명(4.7%), 무대/조명 41명(2.9%)이 뒤를 이었다. 최고의 캐스팅- 화려한 출연진 최고의 넘버- 뮤지컬, 영화 쌍끌이 상반기 대극장 뮤지컬을 대상으로 배우, 넘버, 드라마, 무대 등에 대한 설문을 조사한 결과도 흥미롭다. 상반기 대극장 뮤지컬을 대상으로 ‘캐스팅이 가장 좋은 뮤지컬’로 가 408명(29.7%)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의 남자 주인공 막심 드 위터 역에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이 캐스팅돼 상반기 뮤지컬 가운데서도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작품. 여기에 강렬한 캐릭터로 시선을 잡는 댄버스 부인 역에 옥주현, 신영숙이 캐스팅돼 훌륭한 연기력과 넘버 소화력으로 갈채를 받고 있다. 312명(23.7%)으로 2위를 차지한 국내 최초 뮤지컬 의 캐스팅도 만만치 않다. 절개 있는 선비 배비장 역에 홍광호, 최재웅, 천하일색 기생 애랑 역에 김선영 등이 출연해 개막 전부터 주목 받고 있다. 이어 정성화, 조정은, 문종원 등 원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이 237명(17.3%)로 3위, 양준모, 김다현이 매력적인 도둑 루팡으로 변신하는 이 224명(16.4%)으로 4위를 차지했다. *2013년 상반기 대극장 뮤지컬 기준최고의 넘버는 단연 이 520명(36.3%)으로 독보적인 선택을 받았다. 올 초, 58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한 영화 ‘레미제라블’ 열풍은 판틴의 ‘I dreamed a dream’, 에포닌의 ‘on my own’를 비롯해 작품의 거의 모든 넘버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으로도 이어졌다. 여기에 김연아의 프리 프로그램, 최근 레미제라블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해 열풍은 계속됐다.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오는 4월 서울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위는 370명(26.1%)이 선택한 . 이 작품에서 댄버스 부인이 부르는 넘버 ‘레베카’는 등장 씬이 많지 않은 댄버스 부인이 커튼콜에서 기립박수를 받게 하는 강렬한 넘버이기도 하다. 3위는 265명(18.3%)가 선택한 . ‘All I Ask Of You’ ‘The Phantom Of The Opera’ 등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화려한 오페라식 넘버는 한번에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어 엘튼 존, 팀 라이스 노래가 포진한 (8.1%)와 역시 앤드류 로이드 웨버, 팀 라이스 콤비의 (6.6%)가 뒤따랐다. 최고의 드라마- 탄탄한 명작, 어디 안 갔네 최고의 무대 - 화려함의 정점 드라마가 가장 탄탄한 작품으로 뮤지컬 이 498명(36.6%)의 선택을 받으며 1위로 꼽혔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역작을 뮤지컬로 옮긴 이 작품은, 자그마치 원고지 8천장 분량의 대서사시를 3시간 안에 뮤지컬로 응축해 담아낸다. 그 유명한 장발장의 은촛대 에피소드 등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돼 이야기 진행의 촘촘함은 떨어지지만 딸 코제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장발장, 판틴의 희생, 외롭게 죽어간 학생혁명의 이야기는 명곡과 만나며 진한 감동을 토해낸다. 245명(18.4%)이 꼽으며 2위에 오른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독특하게 ‘스릴러, 미스터리’라는 장르로 관객을 유혹해 더 눈길을 끈다. 어두운 과거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윈터와 소심하지만 착한 여자 ‘나’, 그리고 죽은 안주인에 대한 병적인 집착으로 오싹한 기운을 풍기는 댄버스 부인의 얽힌 이야기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진행된다. 이어 극장 지하를 지배하는 미스터리한 남자와 오페라 배우의 로맨스를 그린 이 3위에 올랐다. *2013년 상반기 대극장 뮤지컬 기준무대가 가장 훌륭한 뮤지컬로는 이 꼽혔다. 421명(32.2%)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클래식한 화려함 때문. 고풍스러운 극장 내부와 어둡지만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휩싸인 극장 지하의 묘사는 관객이 원하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한 욕구를 채워준다. 특히 ‘The Phantom Of The Opera’ 씬은 배를 타고 극장 지하로 진입하는 두 남녀와 자욱한 안개, 촛불이 어우러지며 아름다움의 절정을 선사한다. 20만 개의 구슬로 치장한 1톤 무게의 대형 샹들리에가 눈 앞에서 떨어지는 관경도 압권. 뮤지컬 는 291명(22.3%)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다. 거대한 멘덜리 저택과 그곳 새안주인으로 들어간 ‘나’의 위축된 감정이 음습한 분위기와 함께 표현한다. 특히 죽은 레베카 방의 벽면을 회전무대로 만들어 바닷가에 위치한 고독한 공간을 부각시킨 점도 눈에 띈다. 이어 25주년 기념버전으로 회전무대를 없애고 영상으로 대체한 이 249명(19%)으로 3위를 차지했다.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배경으로 등장해 작품과 동떨어지지 않은 영상을 보여준 부분이 진일보한 점으로 평가받는다. 별다른 무대 장치 대신 화려한 색채와 조명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가 4위(15.1%)에 올랐다. 이 작품에서는 붉은 노을이 지는 이집트의 강과 숲이 조명과 색채의 향연으로 이국적이면서도 세련된 무대를 선보인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디자인: 이주영
2013.02.08 / 조회 19,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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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무대란 관객들의 상상으로 채워지는 것” <레베카> 무대디자이너 정승호
막이 오르지 않았어도, 오케스트라의 서곡이 울리지 않았어도,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았어도 무대는 이미 작품을 보여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관객들이 극장에 들어가서 무대와 마주한 그 순간부터 공연은 시작되는 게 아닐까. 무대디자이너 정승호 역시 무대는 단순한 배경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캐릭터라고 이야기 한다. 등의 작품을 통해 거대한 감동의 캐릭터를 창조해 온 그가, 의 또 다른 매력적인 무대로 다시 한번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가 무대를 통해 관객들의 눈과 머리, 그리고 가슴에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무대 작업과정이 많이 힘들었던 걸로 알고 있다. 라는 작품 이름만 듣고서 무척 해 보고 싶어 제작사에 이야기를 했었다. 막상 하게 되었을 때 와 작업 일정이 바로 붙어 있었는데, 지친 상태에서 를 하려니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었다. 지금까지 디자인을 해 오면서 가장 힘들었었고, 못해낼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던 작품이었다. 를 언제 알게 되었나? EMK뮤지컬컴퍼니 측과 함께 독일에서 를 봤다. 역시 독일 디자인이 깨끗하고 퀄리티가 좋았다. 그곳의 극장 자체가 워낙에 좋다. 오페라를 위해 지어졌기 때문에 무대 중앙 턴테이블이 돌면서 내려갔다 올라올 수도 있고 옆 공간들도 충분해서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를 다소 쉽게 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는 원작의 대본과 음악만을 라이선스로 가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무대 디자인의 구상은 어떻게 시작하는가? 독일 공연도 봤지만 영화도 보면서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걸 파악했다. 극장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LG아트센터는 무대 뒷 공간이 없어서 전환이 없는 단일세트가 들어간다면 너무나 보기 좋은 최고의 극장이지만 뮤지컬은 세트가 많은데 공간이 없으니 뭘 놓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무대디자이너에게는 정말 도전이 되는 곳이다. 그래서 의 세트도 많이 줄였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퇴장해 빨리 내려와 옷을 갈아입고 다시 올라오는 과정이 굉장히 편안해야 하는데 그걸 못해줘서 정말 배우들한테 미안하다. 어떤 장면에선 배우가 빠져나가야 하는데 공간이 없으니 스텝이 안아서 내려놓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세부적인 디자인 과정은 어떠했는가? 에 이어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두 번째 작업이었다. 처음엔 서로의 특성을 몰라서 연출자의 뜻을 많이 따랐는데 그래서인지 세트가 극을 잘 운영하긴 했지만 내 색깔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내 색깔로 해보고 싶었다. 다행히 흔쾌히 연출자도 내 컨셉을 좋아했고 일이 잘 풀렸다. 작품의 드라마를 이해하고 인물에 연민을 갖는 게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 한 적이있다. 이번 작품은 누구에게 가장 연민을 느꼈는가. 역시 댄버스 부인이다. 자기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고 싶고, 그 옆에 있고 싶고, 지키고 싶은데 그걸 누군가가 뺏으려고 하니 방어하고 공격하는 것이다. 그건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인간의 한 면이라고 보여지는데 댄버스 부인이 좀 더 과할 뿐이고 그녀를 통해 그 모습이 드라마틱하게 표현이 되는 것이다. ‘나’라는 캐릭터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과거의 일들이 하나씩 펼쳐지는 듯한 구성도 좋았다. 원작 무대에서 아쉬움을 느낀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한국 무대에서는 어떻게 표현하고자 했는가. 서양의 무대는 너무나 서술적이었다. 정확한 사실주의. 예를 들어, 보트 하우스면 정말 보트 하우스가 있어야 하고 절벽과 계단은 정확하고 멋있게 구현이 되어야 하는 식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무대는 그대로 서술하기 보다는 관객들이 약간은 상상할 수 있게 해서 그 상상으로 채워지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주의 무대를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제작비가 많이 드는 까닭도 있지만, 무대를 보면 생각할 여지 없이 단번에 장면이 파악이 되고 바로 잊혀지기 때문이다. 한 번쯤은 왜 무대를 저렇게 했을까, 의문을 던져주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게 길을 터 주면 관극의 재미가 조금 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무대는 또 하나의 캐릭터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스 활용이 눈에 띈다. 본인 작업의 특징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박스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지구는 둥글다지만 네모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한 사람의 인생이 정리된다면 그게 박스 안에 들어가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펼쳐져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씩 모으는 게 마치 기억들을 모아 박스 안에 넣는 것 같다. 등 과거 디자인한 무대에서도 박스가 매번 등장했다. 박스 안과 밖의 이야기를 연결에서 풀어낸다는 의미이다. 무대에서도 박스 속에 오브제들이 들어가있는데, 의자는 재판 장면에서 막심이 앉는 의자와 똑같고, 꽃은 레베카가 좋아했다는 난을 뜻한다. 그 밖에 밧줄, 책, 은접시 등도 각기 장면을 나타내는 장치들인데 장면에 따라 이들에 조명을 비춘다. 맨덜리 저택이 불타는 장면이 다소 아쉽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도 정말 인상적인 불타는 장면을 구현하고 싶었다.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는데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서 그 정도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또 불이 크게 나는 게 화려하고 인상적일 수 있었겠지만 드라마적으로 꼭 그렇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 해외 프로덕션은 국내 제작비의 4, 5배는 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럽만 해도 독일에서 공연을 시작하면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에서도 공연을 이어갈 수 있으니 시장과 투자 환경이 더 크다. 국내 뮤지컬 시장이 커지고 있다지만 아직은 규모가 작고 제작비가 넉넉한 편은 아니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해외 무대와 국내 무대를 비교하면 디자이너 입장에서 좀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영상, 드로잉 화면 등을 활용한 것도 신선했다. 해변 장면의 영상이 제일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더 잘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현 무대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디테일 면이다. 등의 무대를 디자인한 황수연이 나의 첫 제자인데 다른 작업을 다 놓고 2주간 종일 제작소에 살면서 의 무대를 도와줬다. 그 친구가 없었다면 지금의 디테일이 나올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건 우리가 서양의 스타일을 너무 모르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한옥을 지으면 전문가가 아닌 우리들 눈에도 어색한 면이 보이듯, 서양의 기둥, 계단 스타일을 잘 모르니 현지 사람들이 봤을 때 디테일이 떨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건축이 단층구조라면 서양은 대부분 복층이라 계단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것에 대한 문법들이 있다. 그것이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다. 무대의 톤과 색이 같아서 관객들 눈에는 잘 안 보이는 게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웃음) 그렇다면 스스로 만족스러운 부분은 어디인가? 2막 첫 장면 레베카의 방이다. 방의 발코니가 회전하면서 무대 앞으로 나온다. 이 세트를 사람이 돌린다. 레베카 방 옆에 두꺼운 벽이 있는데 그 안에 두 명이 들어가 호흡을 맞춰가면서 민다. 사람이 무대를 움직인다는 것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분명 임팩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다행히 잘 나왔다. 의 모든 무대 전환을 사람이 하는가? 기계로 하는 부분도 있지만 벽이 오고 나가는 등의 큰 전환은 사람이 한다. 예전 김효경 선생님이 세종문화회관에서 덧마루 네 단을 쌓고, 40명의 사람을 앉힌 오고무 무대를 뒤에서 60명이 밀게 했었다. 그걸 보는데 전율이 있었다. 나중에 보니 무대 아래 바퀴가 다 깨져있었고 그 정도면 무대가 밀리지 못하는데 사람이니 그걸 밀었던 거다. 그걸 경험하고 나서 무대도 사람이 전환했다. 기계가 하지 못하는 걸 사람이 하고, 기계는 음악을 탈 수 없지만 사람은 음악과 리듬을 탄다. 엄청난 에너지와 전율이 있다. 아날로그가 더 따뜻하지 않냐. 당연히 그림도 기계로 할 때보다 더 예쁘다. 앞으로의 작업도 기대가 된다. 7, 8편의 작업 의뢰가 들어왔는데 다 안 하겠다고 한 상태다. 잠도 많이 자고 일단 푹 쉬고 싶다. (웃음) 나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한테 밥도 사고 선물도 해야 한다. 하반기에 뮤지컬 한 편을 할 것 같고 연극 작업도 생각 중이다. 내년에 EMK와 또 다른 작업을 조율 중인데 아마 색다른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1.29 / 조회 24,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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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골든티켓어워즈> 수상자 인터뷰_김준수, 옥주현, 이성민, 강부자, 이루마
2012년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배우를 선정하는 인터파크 2012골든티켓어워즈의 주인공은 김준수/옥주현(뮤지컬), 이성민/강부자(연극), 이루마(클래식), 김준수(국내 뮤지션) 였다. 특히 이번엔 선정 방식에 있어 투표비율이 30%에서 40%로 높여 관객 참여 비중을 높였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김준수는 과 그의 첫 단독콘서트 ‘1st Asia Tour in Seoul’ 등으로 골든티켓어워즈가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뮤지컬, 콘서트 부문을 석권해 이목을 끌었다. 강부자 역시 2009, 2011년 수상 이후 다시 연극 부문 여자 배우상을 수상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음을 증명했다. 2012년 무대를 빛낸 사람들을 플레이디비에서 만났다. “뮤지컬 배우로, 가수로 활동하는 것만으로 행운인데 상까지 받으니 열심히 해왔다는 걸 증명하는 것 같아 뿌듯해요” 2012년 골든티켓어워즈 뮤지컬 남자배우 부문과 국내 콘서트 뮤지션 부문 티켓파워를 휩쓴 주인공 김준수. 의 ‘죽음’ 역으로 새로운 연기에 도전한데다, 지난 해 생애 첫 솔로 앨범과 콘서트를 마무리한 그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2012년은 배우, 가수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하는 뿌리를 다진 느낌입니다. 뮤지컬 배우로서, 가수로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행운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로 상까지 받으니 그만큼 열심히 해왔다는 걸 증명하는 것 같아서 위로도 되고 뿌듯해요.” 그는 을 통해 가수의 뮤지컬 도전이라는 편견을 완전히 버리고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특히 ‘죽음’이라는, 그에게 딱 맞는 옷과 같은 캐릭터를 만나며 한층 물오른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연기에 들어가기 전에도 스스로 의문이 들었던 역이었어요. 캐릭터 자체에 매료됐지만 그 만큼 제가 표현할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주위 배우분들이 주로 때부터 함께 해온 분들이라 표현하는데 있어서 자유롭게, 눈치보지 않고 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어요. 저 혼자 특이하게 춤을 추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의사 반영도 잘 해주셨고 어떻게 연기를 해도 잘 받아주신 것.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단 말씀 전하고 싶어요.” 공연 중 에피소드를 묻자 “한 번 있었다”며 식은 땀 흘린 기억을 꺼낸다. “석상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었는데, 갑자기 가사가 머리에서 하얗게 지워진 거에요. 원래는 잊었다가도 부르다 보면 저절로 나올 때가 있는데, 그땐 정말로 잊어서..(웃음). 그것도 석상에서 대기하면서 먼저 읊조리고 있다가 잊은 거라, 그게 힘들더라고요. 내가 가사를 잊었다는 걸 알고 장면을 시작하니까(웃음). 그 때 즉석에서 작사를 하면서 불러야 했어요.” 뮤지컬 못지 않게 그는 앨범 작업에도 열중했다. 첫 솔로 앨범 ‘TARANTALLEGRA’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고, 그의 단독 콘서트 역시 매진을 이어갔다. 그로선 방송 활동에 제약이 있기에 팬들의 사랑은 더 뜻 깊다. “사실 앨범 자체를 낼 수 없다고 생각 했었어요. 방송을 못하는데 어떻게 하나, 했는데 해보니까 절망적인 건 아니구나, 다른 돌파구가 있구나, 알 수 있었어요. 올해엔 더 지치지 말아야겠다, 다짐을 한 계기도 됐고, 방향도 보였습니다. 저에겐 큰 수확이라기 보단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는 토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잊을 수 없는 해죠.” 올해 그를 기다리는 뮤지컬과 콘서트 관객이 많을 터.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지만 가수,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할 건 분명하다고.“팬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이번에 두 부문으로 상을 탈 수 있었던 것도 매번 어떤 작품을 하든 믿어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매 공연,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할게요.” “무대를 대하는 마음이 신성해지니 무섭기도 하고 책임감도 강해집니다” 뮤지컬 으로 2012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옥주현이지만 골든티켓어워즈 뮤지컬 부분 여자배우상을 수상한 데에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한다. “아무래도 티켓파워가 좋은 배우와 함께 한 덕이 많이 본 것 아닐까요. 하하. 정말 행복해요. 좋은 결과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가 연기한 엘리자벳은 한 나라의 황후임에도 채워지지 않는 고독과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한 평생을 힘들게 산 불운한 여인.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여인”이라며 “배우로서 자유롭게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만들어줬다”고 한다. 현재 옥주현은 의 강하고 아름다운 여인 ‘마리’와 에서 전주인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보이는 미스터리한 여인 ‘댄버스 부인’이라는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워낙 다른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한다는 건 쉽지 않을 터. 짧은 기간 겹치지만 그만의 방법이 동원된다.“저는 제가 직접 메이크업을 하잖아요. 메이크업을 하는 동안 맨얼굴에서 그 인물로 가는 모습을 통해 그 캐릭터로 가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런 시간들을 이용하는 편이죠. 그리고 전날 다음날 해야 하는 공연을 대본을 다시 한 번 봐요. 조금 힘들지만 좋아요. 복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2005년 뮤지컬 로 데뷔한 이후 옥주현의 뮤지컬 행보는 진중하고도 화려했다. 등에서 보여준 연기 또한 매번 전작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신뢰를 얻었다. 원동력은 무엇일까. “모든 뮤지컬 배우들이 다 같이 노력 하는 거라 솔직히 대답하기 참..민망해요. 전 제 능력을 많이 믿진 않아요. 부족하고 나약한 면이 많아서 어딘가 믿고 가는 구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거든요. 그 인물이 되기 위해 자료를 헤집고 다닌 다든가, 연습을 많이 한다든가, 이런 게 켜켜이 쌓이면 많은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사실 그게 없으면 저도 정말 믿을 게 없거든요.” 2013년 옥주현의 뮤지컬 행보는 역시 독보적일 것으로 보인다. 연기 변신을 보여준 이후 “어떤 반전이 있지 않는 한” 다시 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디지털 싱글로 5년 만에 가수로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워낙 오랜만에 가수로서 나서 "낯설다"고 살짝 웃는다. 뮤지컬에 올인 하면서 그의 생활 패턴도 달라진 그다. “저는 심지어 날짜가 며칠인지도 몰라요. (웃음) 너무 친한 친구들하고도 시간을 못 보낸지 3~4개월이 넘었고요. 전엔 공연을 하기 전에 사람들을 만났는데 방해가 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생활 패턴이 공연에 맞춰진 거죠. 전 의지가 강하지 못해서 마음이 흔들리면 안 되거든요. 이것 자체가 공연을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패턴이니까 행복하고 좋다고 생각해요.” 올해 역시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데에 각오를 다진다. “어떤 작품이 됐든 무대에 신성한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되게 무섭긴 해요. 전에 선배님이 ‘무대에서 살다 죽고 싶다’는 인터뷰를 보면 그 마음이 뭘까 완전히 헤아리지는 못했거든요. 지금도 다 헤아린 건 아니지만 정말 무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니 그런 마음이 생길 수 있겠다 조금은 이해가 되요.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시는 관객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무대에 서겠습니다.” “연극은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과정, 언제고 무대를 놓지 않고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골든티켓어워즈 연극부문 남자배우상을 수상한 이성민은 황금빛 트로피를 쥐고 “받았던 상 중 가장 멋있다”라고 말하다 “가장 마음이 편안해 지는 상”이라며 은근한 미소를 짓는다. 약 25년 간 믿음으로 채워 온 곳에서의 박수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져서일까. “대구에서는 전국연극제 연기상도 타 봤는데, 서울 올라온 후 연극으로 상 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기분이 좀 묘해요. (웃음) 드라마 덕분이죠. 는 드라마 시작 전에 이미 하기로 약속된 작품이었고, 그간 연극하면서 제가 지명도 있는 배우도 아니어서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 못했거든요.” 지난 해 MBC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가슴 따뜻하고 열정적인 중증 외상외과 의사 최인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이성민. 뜨거운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은 그의 연극 무대에도 이어져 넉살 좋은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으로 섰던 극단 차이무의 가 매진사례를 낳기도 했다. “다음에 를 하게 되면 장우 역을 해 보고 싶어요. 처음 이 작품 할 때가 서른 여섯이었는데 이제 마흔 여섯이 되었으니까 다른 캐릭터를 해도 되는 나이죠. (웃음)” 대구에서 연극만 하던 그가 극단 차이무와 연을 맺게 된 건 서른이 넘어 이상우 연출을 만나게 되면서다. 한창 배우로서 답답한 게 많았을 때 우연히 대구에서 함께 작품하며 연출가 이상우를 만난 이성민은 “신천지를 만난 것 같았다”고 회상한다. “딱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연출가의 모습이셨어요. 그래서 정말 신나게 작업을 했었죠. 공연이 끝나고 서울에서 연극을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당시 있던 극단 대표가 날 안 놔줬었어요. 그때 내가 극단 살림 다 살리고 있었으니까. (웃음)” 월급제 극단에서 배우로, 스텝으로 종횡무진 뛰고 있던 이성민은 413석 객석을 연일 매진시키며 2만 5천 관객을 동원하는 등 대구 아동극계를 평정한 유명 흥행 연출가이기도 했다. 지금도 아동극 제작의 꿈이 있다는 그지만, 배우로서의 도약을 위해 결국 서울로 향해, 소품 담당, 배경으로 서 있는 동상 역 등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검증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대구에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도 있었지만 서울에서 3년만 버텨보자, 한 거죠. 언젠가 그 때를 돌아보며 내가 청춘일 때 치열하게 고민하고 무언가 생각하면서 작업했던 게 참 잘했었구나, 스스로 칭찬했을 때가 한번 있었어요. (웃음)” 이성민에게 연극과 극단 차이무는 “늘 있던 모습대로 있을 수 있고, 날 오해 없이 봐주는 곳”이다. 늘 먹는 밥과 김치처럼 편안하지만 그 어디에서보다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는 곳. 이제는 막막하고 힘들었던 본인의 젊은 시절에 비추어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를 꿈꾼다. “대한민국 전체를 설득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었죠. 열심히 하면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걸, 앞으로도 연극을 놓지 않고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요.” “관객분들이 오실 수 있도록 계속 무대에 서고 싶어요. 연극 많이 사랑해 주세요” "제가 로 벌써 3년째 이 상을 받았는데, 염치가 없네요. 후배들한테도 이 상을 물려줘야 하는데. 여러분들이 성원을 보내주셔서 상을 타게 됐으니 감사 드리고, 3년 탔으니까 이제 그만 타야 되겠지만 앞으로도 관객분들이 오실 수 있도록 연극을 계속 하고 싶어요. 연극 많이 사랑해주세요." 연극부문 3관왕을 차지한 강부자는 "후배들에게도 상을 물려줘야 하는데 염치가 없다"며 미안해하면서도 얼굴 가득 웃음을 띄웠다. 연극 과 드라마 '넝쿨째 들어온 당신'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는 그녀는 이 벌써 5년째 흥행하는 이유로 '가족 이야기의 힘'을 꼽았다. "이 연극은 결국 우리 가족과 핏줄, 모녀 이야기거든요. 이 세상에 어머니 없이 태어난 자식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모녀 관객만 주로 오시다가 나중에는 아들과 같이 오기도 하고, 남편이랑도 오시고, 온 가족이 보러 오기도 해요. 어느 도시에선 다섯 번째 공연을 했는데 아직도 매회 1000명 이상 보러 오시는 걸 보면 이 작품이 우리 가족 이야기, 핏줄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관객을 만난 만큼, 기억에 남는 이도 많다. 구미 공연에서는 한 관객이 울다가 쓰러지는 바람에 객석에서 실려나갔고, 또 다른 도시에서는 커튼콜 때 무대위로 저벅저벅 걸어 나와 꽃다발을 전해준 관객이 있었다고. "객석에서 통곡을 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럼 연기를 하다가 마음 속에서 깜짝 놀래죠. 특히 어머니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거나, 암투병중이거나 그런 사연이 있는 분들이 그렇게 통곡을 하고 우세요. 잊지 못할 일이 많죠." 같은 역할로 수십, 수백 번을 무대에 오르다 보면 지칠 법도 하련만, 무대를 향한 그녀의 마음은 늘 한결같다. "가끔은 '이 대사 말고 다른 대사를 하고 싶은데' '다른 작품도 하고 싶은데' 라는 생각도 해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오르면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전 공연 시작하기 전에 꼭 기도를 해요. 오늘도 아무 탈 없이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을 하게 해 달라고. 그리고 나서 무대에 오르면 1시간 50분 동안 신들린 듯이 힘든 줄 하나도 모르고 하죠." 연극과 드라마 외에 뮤지컬 출연 제안도 받았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자신과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한다. "예전에 쪽에서 빌리의 할머니 역할을 제안해왔어요. 근데 그 때 을 같이 하느라 너무 바빠서 못 했죠. 지금도 뮤지컬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어요. 언제든 적당한 역할이 온다면 하고 싶어요." “변치 않고 음악을 이어나가면 관객들이 계속 내 공연을 찾아와 주리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예상치도 못한 소중한 상을 주셔서 너무 감동이네요. 제가 그만큼 공연을 많이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즐겨주셨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음악으로 여러분께 보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국투어 콘서트 와 , 그리고 유키 구라모토, 스티브 바라캇과 함께한 등으로 분주한 한 해를 보낸 이루마는 "2012년은 제게 모멘텀이 된 해"라고 말했다. 군 제대와 결혼 후 '이제 팬들이 공연을 보러 오지 않으면 어쩌지'하며 걱정했던 그에게 전국 곳곳에서 만난 관객들의 성원이 큰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다고. "이제는 관객들의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해졌어요. 가족관객도 많고, 이제 막 피아노를 시작한 어린 친구들부터 30대까지 다양한 분들이 오셔서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계속 공연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갖게 됐죠. 사람들에게는 늘 음악이 필요하고, 내가 변치 않고 음악을 하면 사람들이 계속 내 공연을 찾아와 주리라는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자연스럽고 즐거운 분위기의 공연을 지향하는 그는 자신의 공연이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길 바란다. "제가 주로 가사가 없는 연주음악을 하다 보니 관객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겨주거든요. 연주하면서 관객들에게 '여러분의 추억과 이야기를 떠올려보세요'라고 자주 얘기해요. 나중에 후기를 보면 '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또 한 해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됐다'는 분들이 많아요. 요즘 힐링이 대세잖아요.(웃음)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듣고 위로를 받고 가시는 것 같아 정말 뿌듯하죠." 2012년이 그에게 각별한 해였던 또 다른 이유는 오랫동안 희망해 온 가요 작업을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백지영의 싱글곡 '싫다'를 작곡한 그는 좋아하는 아이돌로 2am을 꼽으며 앞으로도 가요 작업을 더 넓혀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죽어도 못 보내' 같은 곡을 들으면서 '나도 저런 노래 한번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왠지 저와 스타일이 맞을 것 같거든요. 새로운 음악을 만들려면 새로운 영감을 받아야 하는데, 가요라는 것 자체가 제 음악적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가장 큰 분야인 것 같아요. 원래 영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올 때도 가요 작곡을 하려고 했는데, 그 땐 뜻대로 잘 되지 않았거든요. 그 꿈을 다시 이루게 돼서 너무 행복해요." 그의 공연은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 전국 투어콘서트 를 서울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안산, 대구, 전주 등에서 이어가고, 이후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제스퍼 폭스(Jasper Forks) 등 유명 음악인들의 소개로 그의 음악이 유럽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고. 아시아에서도 이루마의 인기는 뜨겁다. "얼마 전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유아용품 전시회에서 간단히 두 곡을 연주했는데, 제가 왔다는 소식이 SNS로 금세 퍼져서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모인 거에요. 그래서 숙소에 갔다가 다시 나와서 한 시간 정도 즉석 공연을 했어요. 그 때의 느낌이 너무 좋았죠. 나중에 명동 같은 곳에서도 즉석으로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글: 플레이디비 편집부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디자인: 이주영
골든티켓어워즈 수상자소감영상
2013.01.21 / 조회 4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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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어두운 이야기에 서스펜스, 로맨스가 모두 담긴 작품”
큰 관심 속에 지난 주 토요일 개막한 뮤지컬 가 17일 언론에 주요 장면을 공개 했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의 설명으로 진행된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레베카’, ‘신이여’, ‘맨덜리 가장 무도회’ 등 의 일부 장면들을 전 출연진들이 선보였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베스트셀러 소설과 히치콕 감독의 영화로도 유명한 ‘레베카’는 아름답고도 미스터리한 여인 레베카를 둘러싼 비밀, 그녀를 추앙하는 댄버스 부인과 새로운 안주인 ‘나’, 그리고 고통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막심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막심 드 윈터(오만석), 순수한 '나'(임혜영)로버트 요한슨은 “뮤지컬 중 미스터리 물은 드물다”면서 “어두운 이야기, 서스펜스, 로맨스가 다 들어있는 작품”으로 를 설명했다. 강인한 인상을 남긴 히치콕 영화와의 차이점으로 “영상 등 현대 기술을 활용하여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을 꼽기도 했다. 영국 신사 막심 드 윈터 역의 유준상은 “캐릭터가 비슷해 질까 소설이나 영화는 일부러 보지 않고, 작품과 연출의 코멘트 안에서 치열하게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멋있는 옷을 잘 소화하기 위해 밥을 덜 먹고 있다”며 특유의 유쾌함을 선사한 그는 특히 함께 막심 역을 맡은 류정한, 오만석에 대해서 “시종일관 셋이 붙어 다니면서 서로 간지가 날 수 있도록 서로 칭찬과 주문을 한다”며 돈독한 관계를 뽐내기도 했다.'나'를 받아들이지 못한 댄버스 부인(옥주현)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막심(유준상)과 그를 굳걷히 지키는 '나'막심(류정한)의 절규는 극에 달하고“피부과에 다니는 등 외모에 집중을 많이 했다”며 분위기를 풀어간 류정한에 이어 오만석은 “최근 10년 동안 막내는 처음이라 형들의 자세, 리더십 등이 많이 공부가 된다”고 덧붙이는 모습이었다. 작품의 어두운 기운을 이끄는 댄버스 부인에는 옥주현, 신영숙이 함께 나서고 있다. “색이 짙은 조연이었고 그간 악역을 해 보지 않아 출연 결심을 했다”는 옥주현은 “소설책 속 묘사들을 읽으며 빨리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나'를 인정할 수 없는 댄버스 부인(신영숙)이날 댄버스 부인의 넘버 ‘레베카’를 선보인 신영숙은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압권이며 이 노래가 반복될 때 마다 사랑, 승리, 배신 등 다른 색으로 불려지는 게 더욱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더했다. 김보경과 함께 ‘나’ 역을 맡은 임혜영은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게 극을 끌어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다른 배역을 접하면서 내면에서 반응하는 걸 관찰하는 등 정서적인 면에 집중했다”고 공연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레베카를 부르짖는 댄버스 부인(옥주현)특히 그녀는 막심 역을 맡은 세 상대 배우에게 “유준상은 대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믿음이 크고 기대고 싶은 남편, 류정한은 중후한 목소리에서 막심을 느낄 수 있는 세계적인 막심, 오만석은 잘 웃기고 즐거워서 아내를 행복하고 즐겁게 해 줄 것 같은 남편 같다”고 말해 영국 신사들의 경쟁심에 살짝 불을 당기기도 했다. 웅장하고 날카로운 스릴러 뮤지컬 는 오는 3월 3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1.18 / 조회 1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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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팽팽한 두 여자, 무대와 객석에 불을 질렀다
남자 배우들에게 가 있다면 이젠 여자 배우들 사이에서는 가 꼽힐 것이다. 선과 악을 오가는 강렬한 캐릭터 변신과 그 안에서 갈등하는 지킬의 고뇌가 남자 배우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한다면, 믿음과 배신, 복수로 이어지는 한 여인의 변신이, 순수하고 여린 모습에서 진정한 강인함으로 자신과 한 남자를 변화시키는 또 다른 여성의 모습이 여배우들에게 어찌 아니 매력적일 수 있겠는가. 뮤지컬 는 믿음과 배신 사이에서 벌이는 ‘나’와 ‘댄버스 부인’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축을 이룬다. 가진 것 없이 수다쟁이 부인의 심부름꾼 노릇을 하던 순수한 아가씨 ‘나’는 명문가의 주인 막심 드 윈터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하지만 막심의 전처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가진 집사 댄버스 부인은 새로운 안주인인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두 여인의 완력 다툼이 아니다. 는 숭배에 가까울 정도로 굳건한 한 사람에 대한 믿음, 그 이면에 감춰진 미스터리한 사건들과, 신데렐라 스토리로 그치기 쉬운 한 여인의 용기 있는 성장기를 맞물리며 작품에 드라미틱한 묘미와 짙은 힘을 더한다. 막심의 긴 대사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등 1막 중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2막의 가열한 몰아침이 이를 충분히 채워준다. 그녀들을 변하게 하는 기점엔 맨덜리 저택의 주인 막심 드 윈터가 있다. 밝힐 수 없었던 과거의 그림자 속에 끌려다니던 가련한 한 남자는 속속들이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 진정한 사랑 앞에 능동적으로 반응한다. 1938년 발표된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이 원작인 뮤지컬 는 이후 히치콕 감독이 만든 동명 영화에서 더욱 영감을 찾아 미스터리 스릴러의 기운을 가득 풍기고 있다. 단연 분위기를 압도하는 건 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실베스터 르베이의 음악이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단조와 장조 사이를 줄타며 아슬하고도 강렬한 기운을 여과 없이 뿜어낸다. 댄버스 부인의 간절한 기도이자 절규이기도 한 ‘레베카’, 댄버스 부인과 ‘나’가 물러섬 없이 대적하는 ‘미세스 드 윈터는 나야’등의 넘버는 관객들의 소름을 돋게 한다. 노래와 가사만을 라이선스로 들여온 한국의 에서 결코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무대이다. 맨 처음 무대 막에 그려지는 맨덜리 저택의 모습에서부터 이질감은 커녕 더욱 깊은 질감을 느끼게 해 주는 영상 활용도 일품이다. 장면이 바뀔 때 마다 각각 다른 부분이 조명되는 프로시니엄 무대의 테두리도 놓치지 말자. 여기의 수 많은 상자 속 소품은 장면과 연결되는 또다른 상징이다. 정승호 무대디자이너는 자신의 전작 등에서 보여줬던 짙고 깊어서 눈부신 무대를 에서 절정으로 구현해 내었다. 댄버스 부인 역에 옥주현과 신영숙이, 막심 드 윈터 역에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나’ 역에 김보경, 임혜영이 나선다. 캐스팅 별 호불호를 가릴 수 없이 저마다 개성있는 무대를 표하고 있다는 평이 크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2013.01.16 / 조회 20,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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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배우, 얼마나 좋은가!' <레베카> 신영숙
서울의 기온이 영하 16도를 찍으며 ‘이보다 더 추울 수는 없다’를 실감케 한 날, ‘이보다 더 화통한 여배우의 웃음소리는 없다’를 보여주며 배우 신영숙이 등장했다. 지극히 엄숙하고 고귀한 ‘마마님’이라는 별명은 무대 위 모습에서만 통한다는 듯, 온 몸에 경쾌한 에너지가 넘치는 그녀. 재치가 넘치며 사려 깊은 의 라리쉬 부인에 이어 주인도 외면했던 저택을 어두운 그림자처럼 지키고 있는 의 댄버스 부인 역을 맡아 연습에 한창인 그녀는,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캐릭터가 나와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이라며 피로의 기운을 떨쳐낼 수 있는 이유를 말한다. 그 누구도 쉬이 견주지 못하는 뛰어난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해 온 그녀에게 우리는 또다시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성격이 굉장히 호탕한 것 같다. (웃음) 약간 해피 바이러스? (웃음) 원래 재미있고 유머러스 한 걸 좋아한다. 스트레스 쌓이거나 마음이 괴로울 때마다 픽사 애니매이션을 보면서 맨날 울기도 하고.(웃음) 강요하지 않는, 밀지 않는 교훈들! DVD도 다 소장하고 있는데 ‘니모를 찾아서’ 같은 건 세, 네 번 본다. (웃음) 무대 위 신영숙과는 다른 의외의 모습이다. 다들 “이런 모습이 있었어?” 하고 놀란다. 기획사 대표님들마다 나에 대한 이미지가 저마다 있으셔서 거기서 잘 못 벗어나시는 것 같다. 난 굉장히 자유로운 애인데.(웃음) 너무 극과 극으로 튀는 것을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 모든 모습이 다 나에게 있는 모습이니까, 난 이게 좋다. 공연과 연습을 동시에 하고 있다. 타고난 체력이지만, 최근 태어나서 가장 바쁘고 체력적으로도 지치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두 작품 속 배경과 내가 너무나 잘 맞는다. 라리쉬 부인(황태자 루돌프)과 댄버스 부인(레베카)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극과 극임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있다. 라리쉬는 자기 앞가림도 잘 못하면서 오지랖이 넓고(웃음)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을 걱정해주는 모습이 평소 내 모습과 굉장히 비슷하다. 댄버스 부인은 소리적인 것이나 역할 면에서 나와 잘 맞는다.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누군가에 대한 의리와 신념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다. 나 역시 약간 의리파이기도 하고. (웃음) 그런 믿음으로 한 길을 쭉 가는 댄버스의 면들을 나에게서 끄집어 내기가 그렇게 어려운 작업은 아닌 것 같다. ‘해골 같은 얼굴의 움푹 꺼진 두 눈으로 나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소설 속 댄버스 부인은 굉장히 날카롭고 섬뜩하게 묘사되고 있다. 3년 전 공연 할 때 작곡가 르베이가 내 노래를 듣고 “딱 댄버스 부인 역할”이라고 했었다. 그 당시 가 무슨 작품인지도 모르고, 기획사 쪽에서 준 음원으로 노래를 들었는데 굉장히 임팩트가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역할이 하녀라니. (웃음) 뭐, 내가 하녀부터 출발했지, 그러고. (웃음) 그러면서 그쪽에서 하는 말이 뮤지컬에서 댄버스 부인은 처음 봤을 때 마치 레베카인 착각이 들 정도로 도도함과 우아함을 지닌 여자라는 것이다. 댄버스의 내면에 초첨을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 나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공연 연습을 시작하면서 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고, 연습을 하면 할 수록 이 여자에 애착이 간다. 그녀가 평생을 바쳐 보인 신념과 모습이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지, 내가 잘 표현해야 한다. 매 공연마다 신영숙이 부른 넘버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의 황금별은 빼 놓을 수 없겠다. 는 또 한번의 터닝포인트였다. 그 노래 자체가 너무 좋을뿐더러 인지도나 여러가지로 날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얼마 전 제야 음악회에서도 불렀는데 그날 2회 공연을 하고 갔어도 ‘황금별’을 부르면 아무리 피곤해도 힘이 난다. 연말의 설레임, 새해의 희망을 품고 있는 관객분들의 눈을 일일이 마주치면서 불렀는데, 그분들에게 내년에도 파이팅 하시라는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가 ‘황금별’이다. 그런 충만한, 행복한 에너지를 너무 좋아한다. 그런 노래를 3년 내내 불러서 ‘신영숙의 황금별’이 됐다는 건, 정말 잘나가는 배우들도 경험하기 쉽지 않은, 굉장히 큰 축복인 것 같다. ‘황금별’ 외에 기억에 남는 뮤지컬 넘버가 있는가? 에서 호수의 여인 역을 했던 것도 너무나 좋았다. 얼마 전 CJ콘서트에서 의 ‘대체 내 배역 왜 이래’를 불렀다. 다들 우아한 곡 부르는데 내가 그 노래를 하니까 모두 뒤집어지고 반응이 폭발적이었다.(웃음) 난 코미디를 너무 사랑한다. 웃음을 줄 수 있지 않은가. 또 그 작품과 노래가 그냥 웃기는 게 아니라 메시지가 있다. 배우로 살면서 도대체 왜 내 배역은 왜 이럴까, 이런 거 많이 느꼈기 때문에 그 마음 너무나 잘 알기도 하고. (웃음) 과거 한 인터뷰에서 “차라리 오디션 노래가 다 어려웠으면 좋겠다”고 말한 걸 봤다. 이건 분명 자신감이다. (웃음) (웃음) 성대가 강하기도 하고. 남들보다 음역대가 넓다 보니 어느 정도 음역이라면 유명한 배우들에게 배역이 가고, 조금 음역대가 넓으면 내게 기회가 오는 것 같다. (웃음) 노래 잘하는 건 집안 내력인가? 식구들이 다들 목소리가 크다. 그런데 1남 4녀 중에 나 빼고 다 음치다. (웃음) 성대는 타고났으나 그 밖의 것들은 막내인 나에게 몰아주신 것 같다. (웃음) 유독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너무 좋아해서 피아노 치면서 노래했고, 남들 보단 좀 늦은 고 2때 성악 공부를 시작했었다. 성악 전공인데 뮤지컬 배우로 나섰다. 생각해보니 운이 좋았던 것 같은데, 지금처럼 뮤지컬이 왕성하진 않았지만 뮤지컬에 대한 입지나 관심이 커지던 게 내가 데뷔하던 무렵이었다. 유학 갈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오디션이 있었는데 그 작품이 약간 클래식 한 면이 있어 한번 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지원했었다. 대학교 때도 성악은 성악대로 하고 다른 자리에서는 육성으로 노래를 많이 불렀었다. 그게 지금 강점이 된 거다. 다양한 소리를 섞어서 노래를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이 배우로서도,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장점이 되는 것 같다. 배우 신영숙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리게 된 건 데뷔 10년 차에 의 그리자벨라 역을 맡으면서가 아닐까. 그땐 정말 여유가 없었다. 삶의 여유가 아닌 마음의 여유 말이다. 서울예술단에서 나와 프리랜서로 조연을 맡아 해오고 있었고, 그것 역시 굉장히 감사하고 재미있었지만 그리자벨라는 정말 도전해 볼만한 역할이었다. 데뷔 10년이라 해도 당시 인지도 없는 무명배우였기 때문에 누가 날 그리자벨라로 생각하겠는가. 몇 차례 오디션을 봤는데 정말 큰 도전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노래 뿐 아니라 모든 걸 다 같이 생각해서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에 인연이 있는 역할이 따로 있는 것 같다. 안되면 할 수 없지만, 그 인연을 잡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거다. 후배들은 내게 무슨 걱정이 있느냐, 나처럼 되고 싶다, 그러기도 하지만 난 지금도 너무나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쉽지 않아서 재미있는 것 같다. 쉬웠다면 오만해졌을 수도 있고. 배우가 오만해지면, 진짜 나태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게 오히려 감사하다. 소위 인지도가 없었던 20대에도 ‘쉽지 않은’ 배우의 길을 감사하게 생각했었나? 그 때는 참 재미있었다. 를 하고 서울예술단에 들어갔는데 성악과 나와서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거기서 많이 배웠다. 신영숙이라는 이름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 무대에서 월급 받으면서 훈련한다는 게 너무나 소중했고 지금 내게 어마한 재산이 되었다. 당시 주연을 많이 맡았지만, 지금 주, 조연을 가리지 않는, 어떻게 보면 거꾸로 가는 배우가 될 수 있게 기본을 쌓아 준 게 서울예술단이었다. 다시 성악을 할 생각은 없는가? 서울예술단에 있을 때, 오페라와 뮤지컬 창법이 되니까 오페라에서 연기를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당시 오페라를 봤는데 여전히 클래식 음악의 감동, 아름다움만 강조가 되는 것이었다. 여기에 연기까지 더해지면 참 아름답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래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시험을 보기도 했었다. 1차에 합격해서 한턱 쏘기까지 했는데 2차에서 떨어져서. (웃음) 근데 지금은 안 뽑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뮤지컬이 너무 재미있다. 뮤지컬의 어떤 부분이 그리 재미있는가? 지금 뮤지컬이 문화의 대세다. 성악계는 지금도 정말 힘이 든다. 유학 다녀온 동기들도 힘들어 한다. 그게 안타까우면서도 내가 뮤지컬을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다. 내 성격과도 너무 잘 맞고, 이렇게 많은 작품을 하면서 다양한 배역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 이보다 더 어떻게 행복한 일이 있을 수 있나. 팬들과의 관계도 돈독해 보인다. 트위터에선 한 팬이 선물한 맛있는 음식 사진이 연일 업데이트 되기도 하고. (웃음) 그 분 때문에 요즘 드레스가 찢어질 정도다. (웃음) 나 뿐만 아니라 공연계를 사랑하시는 분이신데 음식점을 하고 계시기도 하지만 모든 종류의 음식들을 정말 잘하신다. 너무 맛있다. 생전 처음 보는 음식들도 많고, 다른 배우들도 “이번에는 뭐 왔어?” 하고 다 모여든다. (웃음) 더 뛰어난 스타들도 많은데 신영숙을 좋아해서 공연을 보러 와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는 게 정말 너무나 감사하다. 몇 년 동안 응원해 준 팬들은 뭘 나눠도 아깝지 않은, 정말 가족 같다. 지금도 팬들 생각하면 눈물이 나려고 한다. 때론 팬들의 과도한 관심과 표현이 배우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 경지까진 안 가봐서. (웃음)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 게 더 옳은가, 팬들을 위해 몇 회라도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인가, 너무나 힘든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할 때가 있다. 그 때마다 날 일으켜 세우고 다시 힘을 내게 해 주는 게 관객들이다. 저렇게 날 좋아해 주시는데 내가 뭐라고, 그깟 자존심이 뭐가 중요하다고. 무대에서 저 분들을 만나는 게 나의 사명인데, 그걸 하려고 배우를 하는 건데. 그러다가도 한편으로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바란다고 그러나 싶기도 하고. (웃음) 학교 선생님이기도 하다. 테크닉 뿐 아니라 15년 가까이 현장에서 뮤지컬 배우로 살면서 겪고 느꼈던 것들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 걸 가르치는 것도 나의 또 하나의 일인 것 같다. 그들에게 쉽지 않다, 그러니 진짜 이 일을 사랑해야 할 수 있고, 보이는 것처럼 화려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학생들이 커서 어느 정도 활동 할 수 있게 현역 뮤지컬 배우들이 노력하는 게 또 하나의 사명 같다. 현실 속에서 어떻게 입지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인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배우 신영숙’ 말고 이름 앞에 붙이고 싶은 다른 수식어가 있는가? 선생님. 가르치는 것도 재미있고 학생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기도 한다. 공연은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고, 그런 문화 나눔이 좋다. 아이들의 실력이 늘어가는 게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론 평범한 사람으로 살고 싶기도 한데 당장 그런 게 없으니까. (웃음) 형제들은 다 결혼해서 잘 사는데 나만 남았다. 부모님이 나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시는 거다. ‘쟤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웃음) 난 배우치고 이름도, 외모도, 모든 게 평범한 것 같다. 그런 평범하고 편안한 게 내 매력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평범한 삶을 놓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순리대로 사는 게 참 좋다. 쉽진 않겠지만 그러면서도 배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디자인: 이주영(juyoung@interpark.com)
2013.01.07 / 조회 23,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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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뮤지컬 <레베카> 연습현장
2013년 기대작 뮤지컬 가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는 1938년 출간된 대프니 듀 모리에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선보이는 뮤지컬.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 1940년 선보인 영화에 영감을 받은 무대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1920년대 후반 영국 맨덜리 저택을 배경으로 순수한 여인이자 이 작품의 나레이터 ‘나’와 부인을 잃고 ‘나’와 결혼한 맨덜리 저택의 주인 ‘막심 드 윈터’, 전 주인 레베카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집사 ‘댄버스 부인’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뮤지컬이다. 이번 공개 연습에선 대저택의 주인이자 죽은 전 부인의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 역을 맡은 유준상과 오만석, 막심과 결혼하는 순수한 여인 ‘나’ 역을 맡은 임혜영, 김보경, 그리고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이 각 씬을 연기해 공연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나와 막심이 호텔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과 결혼한 두 사람이 처음 맨덜리 저택에 당도하는 장면은 오만석/임혜영, 유준상/김보경이 똑 같은 장면을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전부인에 대한 막심의 그림자로 막심, 나, 댄버스 부인의 갈등이 드러나는 장면, 나에 대한 댄버스 부인의 적대감과 분노가 표출되는 장면도 이어 진행됐다. 특히 댄버스 부인의 속을 알 수 없는 말투와 어두운 집착은 스릴러 뮤지컬로서 재미를 기대케 했다. "파티 해도 되죠?"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막심의 절규 "이곳 안주인은 한 사람 뿐이야" "레베카만이 이곳 주인이야"는 의 마하엘 쿤체,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으로 러브스토리와 스릴러의 어두운 분위기를 결합한 드라마, 르베이의 감성적인 음악이 합쳐져 2013년 기대 뮤지컬로 주목 받고 있다. 는 2013년 1월 12일부터 3월 3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뮤지컬 "레베카"연습 현장!
2012.12.29 / 조회 23,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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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노트르담 드 파리> 등 내년 EMK뮤지컬컴퍼니 라인업 발표
뮤지컬 를 비롯 현재 로 많은 관객들을 만나오고 있는 ㈜EMK뮤지컬컴퍼니가 내년도 공연 예정작을 발표했다. 2013년 신년 가장 먼저 찾아오는 작품은 뮤지컬 (2013.1.12~3.31, LG아트센터). 데임 다프테 뒤 모리에의 소설을 원작으로 알프레드 히치콕이 영화로 만들기도 한 이 작품은, 순수한 한 소녀가 사랑과 결혼을 거쳐 강인한 여성이 되어가는 모습이 반전에 반전을 더하며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함께 만들어 2006년 오스트리아에서 초연했으며 한국 초연인 내년 공연에서는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옥주현, 신영숙, 임혜영 등이 캐스팅 된 상태다. 2010년과 2011년 큰 사랑을 받아 전국 투어 공연을 이어갔던 뮤지컬 (2013.6.5~8.3, 충무아트홀 대극장)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사랑, 음모, 배신, 그리고 처절한 복수까지 몬테크리스토 섬에 얽힌 비밀과 정직한 선원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하는 에드몬드 단테스, 개성 만점 캐릭터, 그리고 프렝크 와일드 혼의 웅장한 음악 등이 다시금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2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기록된 뮤지컬 (2013.7.25~9.7, 예술의전당)이 내년 하반기 대기 중이다. 제6회 더뮤지컬어워즈 8개 부문 수상,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남녀주연상 수상 등 공연 시상식에서 수 많은 트로피를 가져간 이 작품은, 실존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의 황후 엘리자벳의 이야기에 ‘죽음’이라는 판타지 캐릭터가 더해져 이색적인 매력과 카리스마를 선사한 작품이다. 프랑스 뮤지컬의 대명사 (2013.9~11,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를 기다리는 관객들도 많을 듯 하다. 1998년 파리 초연 이후 전 세계의 관객들의 박수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시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선율, 댄스, 아크로바틱 등이 더해진 화려한 군무, 상징적인 무대 미학 등이 어우러진 명작으로 평가 받는다. 2007년 국내 첫 선을 보인 이후 약 3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 작품은 4년 만인 내년 하반기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11.19 / 조회 16,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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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뮤지컬 <레베카>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옥주현 등 캐스팅
히치콕의 동명 영화로 잘 알려진 뮤지컬 가 내년 1월 첫 선을 보인다. 는 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 콤비가 만든 오스트리아 뮤지컬. 사고로 죽은 전 부인 레베카의 어두운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I)’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1938년 출간된 대프니 듀 모리에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1940년 스릴러의 거장 히치콕이 영화로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 막심 드 윈터 역에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댄버스 부인 역에 신영숙, 옥주현, 나 역에 임혜영, 김보경 등이 캐스팅 돼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외에도 개성 강한 레베카의 사촌 잭 파벨 역에 최민철, 에녹, 극 중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는 반 호퍼 부인 역에 이경미, 최나래, 막심의 누나이자 ‘나’의 든든한 친구 베아트리체역에 이정화, 막심의 진정한 친구 프랭크역에 박완 등이 참여한다. 뮤지컬 는 2013년 1월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오는 11월 5일 1차 티켓 예매를 시작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이미지;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12.10.29 / 조회 19,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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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진실한 삶을 꿈꾸다, <두 도시 이야기> 류정한
한동안 그를 보기 힘들었다. 뮤지컬 에 이어 드라마 '러브 어게인'까지 활동은 쉼 없었지만, 작품 외 다른 곳에서는 통 얼굴을 비치지 않았던 그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거쳤고, 이런저런 일들로 분주해 그간 출연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아왔던 오디션도 보지 않았다고. 묵묵한 행보로 더러는 오해를 사기도 했던 그가 를 통해 '류정한의 건재'를 입증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남자 시드니 칼튼을 완벽히 소화해낸 그를 향해 공연장에서는 매회 기립박수가 쏟아지는 중이다. 그리고 시드니 칼튼이 루시와의 만남을 통해 변했듯, 류정한도 와의 만남을 통해 변한 듯 하다. 물론, 좋은 쪽으로 말이다. 에 나타나지 않으셔서 많이들 궁금해했어요. 인터뷰도 한동안 안 하셨죠.사실은 제가 을 할 때부터 매체 인터뷰를 자제했어요. 드라마를 할 때도 거의 인터뷰를 안 했고. 그냥 조용히 (공연)준비를 하고 싶었어요. 조금 힘든 시간도 있어서 마음의 정화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딴 생각 안 하고 그냥 온전하게 준비를 하고 싶었어요. 연습은 어떤 마음으로 임하셨는지 궁금해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특히 이런 고전의 경우는 분량이 많잖아요. 이걸 압축해서 보여줘야 하니까 어떻게 하면 스토리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죠. 아무래도 주인공 역할이기 때문에 제가 갖고 가야 할 부분도 많고, 동시에 균형을 이루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주인공이라고 해서 무조건 튀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인물과) 섞여야 하는 신에서는 잘 섞이면서도 얘기하고 싶은 것은 충분히 얘기해야 하고. 그런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또 작품이 갖고 있는 메시지를 잘 전달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조건 사랑 이야기로만 보여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아주 거창한 이야기로 비춰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글쎄 잘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공연이 잘 흘러가는지는 모르겠는데 연습할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처음 대본을 받으셨을 때 시드니 칼튼으로부터 받은 첫인상은 어땠나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이 시드니 칼튼을 통해서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진짜 희생이 뭔지, 진짜 사랑이 뭔지. 요즘은 모든 게 빠르잖아요. 사랑도 빠르고, 변화도 빠르고. 뉴스를 봐도 무엇이 진실인지 모를 때도 많고. 정치·사회·문화 전반적으로 진실성이 많이 떨어진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시드니 칼튼이라는 인물은 좀 더 묵직하게 생각할 수 있는 뭔가를 제시하지 않나 싶어요. 그를 통해 '조금 더 진실되게 살면 어떨까?'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모든 것들을 가슴으로 얘기했으면 좋겠다는 것. 사랑을 해도 가슴으로 했으면 좋겠고, 일을 할 때도 그렇고. 사람들에게 작품을 너무 어렵게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관객들이 단순히 칼튼이 루시를 사랑해서 (다네이) 대신 죽었다고만 알고 가시면 되게 속상할 것 같아요. 그것만은 아니거든요. 칼튼이 죽은 것은 루시 한 명 때문이 아니라 루시를 통해서 진짜 가족, 진짜 사랑… 이런 것들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순수함을 보기 힘든 요즘 세상에서 그런 따뜻함을 안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시드니 칼튼이 변한 것은 루시와의 만남을 통해서겠죠? 그게 시발점이 됐겠죠. 어쩌면 칼튼은 의 돈키호테와 좀 비슷한 것 같아요. 돈키호테가 ‘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남들은 나에게 미쳤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땐 이 세상이 미친 것’이라고 하잖아요. 칼튼이 늘 술에 빠져 있고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염세주의자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야말로 가장 정확하지 않았나 싶어요. 세상과 타협하기 싫고, 싸우기도 싫어서 술을 먹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가 세상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루시였던 거죠. 아주 작은 것이지만, 칼튼 안의 어떤 진심, 따뜻함을 건드려준 거죠. 그만큼 칼튼은 순수한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루시의 작은 호의에도 정말 감사해하고. 표현을 못했을 뿐이지, 누구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이후 를 하면서 오랜만에 힐링되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하셨죠. 시드니 칼튼을 연기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도 바뀌었나요? 그럼요. 를 할 때도 그랬어요. 원래 정치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었는데 그 작품을 하면서 많이 관심을 갖게 됐어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올바로 사는 것인지, 영악하게 생각하고 앞서 가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생각하게 됐죠. 그러면서 하다못해 담배도 아무데나 버리지 않게 됐고.(웃음) 아주 작은 데서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거든요. 이렇게 작품을 통해서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 같아요. 그래서 를 하면서도 연습과정에서도 그랬지만, 특히나 공연을 할 때는 더더욱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사해요. 원래 저는 무대에서 감정이 복받쳐서 우는 것이 별로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때문에 연기에 지장을 받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도 를 하면서 그럴 때가 있어요. 얼마 전에도 좀 놀랐는데, 제가 어린 루시를 재워주는 장면과 드파르지 부부가 아이를 잃는 장면이 교차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 장면에서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노래를 제대로 못 했는데…공연에 익숙해지고 좀 더 몰입을 하다 보니까 제 감정에 젖어서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을 못하는 그런 것들이 자꾸(웃음)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모습을 보며 관객들이 느끼는 찡한 감정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가요.(웃음) 저는 그래도 제대로 노래를 전달해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걸 자연스럽게 봐 주셔서 다행이지만요. 아무튼 제가 꼭 울먹거려서가 아니라, 그만큼 이 작품을 하면서 오랜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공연이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사랑 받는 특별한 일이긴 하지만, 얼마 전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고 해서 너무 감사하면서 공연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 작품 안에서 제가 얻어가는 것이 많아서 정말 감사한 작품이 됐어요. 극중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꼽으신다면. 이 작품에 특별히 명대사는 없어요. 일반적인 대화체의 대사가 많으니까. 저는 장면을 꼽고 싶어요. 1막 마지막에 제가 루시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 제 대사는 거의 술주정이라.(웃음) '영국스타일이야~'처럼 웃음을 빵 터뜨리는 대사들이 재미있었어요. 평소엔 남을 잘 웃기는 스타일이 아니실 것 같은데. (웃음)네. 아니에요. 사실 오해가 좀 있는 것이, 저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몰랐어요. 제가 대본에 없는 '영국스타일' 대사를 넣은 건 관객들이 시드니 칼튼이 영국사람인지 프랑스사람인지 모를 것 같아서에요. 런던과 파리를 왔다갔다 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처음 보시는 분들은 헷갈릴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 ‘영국 스타일이야~’를 넣은 건데, 거기서 웃음이 나올 줄 몰랐어요. 아까 순수성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요, 또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꼽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랑, 희생, 그리고 정의. 요즘 진짜 사랑이 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고, 내가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해요. 어차피 우리 일이 사람이 하는 일이고, 또 사람을 만나는 일이잖아요. 그러니 관객들에게도 좀 더 진실성 있게 대해야겠다 싶고요. 예전에 대학로에서 어떤 연극을 봤는데,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 하더라고요. 근데 그 뒤로는 그 작품이 별로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다른 배우가 같은 연기를 하는 걸 봤는데, 너무 어설퍼요. 다 티가 나고(웃음). 근데 그게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고, 더 마음에 와 닿았어요. 이유를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은 순수하게 연기를 했어요. 아마추어 같았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떨림 같은 것을 감추려고 하지 않고 그냥 대놓고 보여주더라고요. 그 친구를 보면서 관객들한테 진실되게 가슴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배웠어요. 물론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매번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그걸 일부러 감추려고 하면 관객들도 다 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를 통해서 사랑에 대한 생각도 변했을 것 같아요. 많이 바뀌었어요. 처음엔 저도 굉장히 의아했어요. (시드니 칼튼의 사랑이) 있을 수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사랑을 이 작품을 통해 느꼈어요. 그런 여자를 만나면(웃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진실되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 사람을 위해서 희생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고, 또 그렇게 표현함으로써 내가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됐어요. 이상형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웃음). (웃음)그런데 제 이상형은 항상 바뀌어요. 저는 첫인상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보통 그게 오래 가더라고요. 물론 알아가는 과정에서 첫인상과 다르다고 느낀 경우도 많지만. 이상형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직접 만났을 때 달라지는 것도 많고요. 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첫 대면에서 '아 이 사람은 너무 괜찮다'고 느낀 적도 있고요. 이상형은 갈수록 많이 바뀌어요.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데, 특별한 이상형이 없어서…(웃음) 예전 인터뷰를 보니 '나를 좀 좋아하려고요, 나에게 좀 너그러워지려고요' 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요즘은 스스로에게 좀 관대해지셨나요? 요즘은 많이 나아지긴 했어요. 사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자세는 어떤 배우든 마찬가지일거에요. 자기에 대해 기준을 높이 잡고, 최상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그런데 유독 사람들이 저를 볼 때 그런 면이 도드라져 보인 것 같아요. 제 성격이 좀 내성적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옛날에는 솔직히 참지를 못했어요. 내가 못하고, 실수한 것에 대해서. 실수가 있으면 잠도 못 자고 견디지 못해서 굉장히 힘들었는데, 조금 더 편해져야겠다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초연 때 KBS 문학프로그램에서 김점선 화가와 인터뷰를 했거든요. 돌아가신 분인데, 정말 멋있는 분이었어요. 그 때 제가 자꾸 겸손 아닌 겸손을 떨었는데 그 분이 '됐어, 그만 얘기해' 하시면서 '정말 대가는 남한테도 유하고 자신한테도 유한 사람'이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너에 대해 편한 마음을 가져야 남들도 너를 불편해하지 않는다고. 그 분 말씀을 듣고 나서 조금씩 변하려고 노력을 했고, 지금도 노력을 하고 있어요. 내가 스스로를 괴롭히는 모습이 남들의 신경을 쓰이게 할 수도 있다는 것도 그 때 알게 됐어요. 아, 내가 주위 사람들을 많이 불편하게 했구나, 그래서 좀 착해졌죠(웃음). 공연이 없는 날에는 주로 뭘 하세요? 예나 지금이나 집에 제일 많이 있어요. 자거나, 책도 보고, 그 동안 제가 못 봤던 자료들도 보고요. 전에 '나이가 들수록 캐릭터를 잘 이해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혹시 다시 출연하고 싶은 작품을 꼽는다면. 다 하고 싶죠. 알고 보면 제가 재연한 공연이 몇 개 없어요. 초연으로 끝나고 재공연을 안 한 경우도 꽤 있고. 제가 재공연을 안 했던 작품은 사실 다 하고 싶어요. 나 말도 안 되는 B급 뮤지컬(웃음) 같은 재미있는 뮤지컬들. 그리고 는 꼭 한번 다시 하고 싶어요. 같은 경우는 관객들이 좀 더 많이 봤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 보셔서 너무 아쉬워요. 도 공연 기간이 짧아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 작품도 다시 출연하실 의향이 있나요? 당연하죠. 초연 때도 물론 완벽하게 무대에 올리려고 노력을 하지만, 재공연 때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실수했던 것들도 좀 다듬고.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히 도 다시 출연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공연을 더 많이 해야죠. 그리고 뮤지컬이 우리나라의 한 문화장르로서 자리잡는 데 일조를 더 하고 싶어요. 뮤지컬이 정말 귀한 일이거든요. 제가 드라마도 찍어 봤지만, 매체에 알려진 배우들보다 뮤지컬 배우 중에 정말 더 훌륭한 배우들도 많아요. 연극·오페라·무용하시는 분들 중에도 정말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그런 문화적 다양성이 아직 부족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전반적인 문화계에 대한 생각도 많아요. 그래서 쉴 때는 연극이나 오페라, 무용, 전시회 등을 많이 봐요. 뮤지컬도 물론 보지만, 그런 다양한 문화들을 접하는 것이 제가 뮤지컬을 더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앞으로 공연을 더 열심히 하겠죠. 제가 나이를 더 먹으면 힘들 거 아녜요. 몸이(웃음). 드라마, 영화는 제가 나이를 더 먹어서도 할 수 있지만, 뮤지컬은 세 시간 동안 온전히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체력이 안 되면 쉽지 않아요. 자기관리를 열심히 해서 뮤지컬 무대에 서는 선배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고,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모든 일이 다 귀하지만, 우리 일이 정말 귀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일이구나 싶어서 나도 더 노력해야겠다 싶어요. 그래서 내년 스케줄도 거의 뮤지컬 위주로 잡게 될 것 같아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류정한
2012.09.10 / 조회 3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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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무대 오른 <두 도시 이야기> "가슴을 뜨겁게 하는 작품"
또 한편의 대작, 뮤지컬 가 지난 주말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호평 속에 본 공연을 시작했다. 제작진은 지난 2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18세기 런던과 파리에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 'I can't recall' 등 아름다운 음악으로 담아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는 18세기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을 그렸다. 당시 귀족들 밑에서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던 민중들의 삶과 프랑스 혁명의 격동적인 분위기를 함께 담아 사랑과 희생, 용기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주인공 시드니 칼튼의 대표곡 '아이 캔트 리콜(I can't recall)'을 비롯해 총 아홉 곡의 노래와 장면이 펼쳐졌다. 지난 7월 에서 이미 일부 장면을 선보였던 윤형렬·카이·전동석·최현주와 함께 류정한·임혜영 등 모든 배우들이 참석해 열연했다. 는 부당한 이유로 17년간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됐던 마네뜨 박사가 딸 루시와 재회하면서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루시를 만난 찰스 다네이는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찰스 다네이 역을 맡은 두 배우 중 전동석이 먼저 등장해 마네뜨 박사 역의 김도형과 함께 '더 프로미스(The promise)'를 불렀고, 다음으로 카이와 임혜영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두 남녀의 듀엣곡 '나우 앳 라스트(Now at last)'를 불렀다. 전동석은 강직한 청년 다네이의 모습을, 카이는 부드럽고 품위 있는 귀족 다네이의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찰스 다네이(전동석)와 딸 루시의 결혼을 허락하는 마네뜨 박사(김도형)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찰스 다네이(카이)와 루시 마네뜨(임혜영)맑고 따스한 마음씨를 가진 루시에게 반한 사람은 다네이뿐만이 아니다. 냉소적인 변호사 시드니 칼튼 역시 루시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가질 수 없는 사랑으로 괴로워하던 그는 방탕했던 자신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간다. 루시에게 다가갈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담은 '리플렉션(Reflection)'은 윤형렬이 열창했고, 이어 류정한이 '아이 캔트 리콜(I can't recall)'을 부르며 사랑을 통해 변화하게 된 한 남자의 깊은 환희를 표현했다. 루시에 대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시드니 칼튼(윤형렬)사랑을 통해 달라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드니 칼튼(류정한)다음으로는 임혜영과 함께 여주인공 루시 역을 맡은 최현주가 나와 '윗아웃 어 워드(Without a word)'를 불렀다. 최현주는 다소 난이도 높은 이 곡을 깨끗한 목소리로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말없이 사라진 남편을 찾는 루시(최현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감을 자랑하는 또 다른 배우는 마담 드파르지 역의 이정화·신영숙이다. 이날 이정화는 드파르지 역의 이종문 배우화 함께 '더 웨이 잇 오우 투 비(The way it ought to be)'를, 신영숙은 귀족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솔로곡 '아웃 오브 사잇 아웃 오브 마인드(Out of sight, out of mind)'를 열창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드파르지(이종문)와 마담 드파르지(이정화)귀족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마담 드파르지(신영숙)류정한 "공연하면서 '힐링'되는 느낌" 윤형렬 "사랑에 눈뜨고 변화하는 모습 그릴 것" 이어 주요 제작진과 배우들이 다 함께 무대에 올라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의 국내 초연을 추진한 최용석 프로듀서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후 가슴을 뜨겁게 하는 작품을 못 만났는데,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를 만났을 때 설레고 눈물이 났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그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감독 김문정은 의 매력으로 "음악이 어렵고 까다롭지만,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중독적인 멜로디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 욕심을 부렸다. 원래 18인조 구성인 오케스트라를 22명으로 구상했는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련한 연기와 안정된 가창력으로 작품의 중심에 선 류정한은 를 선택한 이유로 '힐링'을 꼽았다. 그는 "공연을 하면서 힐링되는 느낌이다. 이 작품이 얘기하는 희생과 사랑은 요즘 세상에서도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후 공연하면서 힐링이 되는 작품은 처음"이라고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류정한또 다른 주역 윤형렬은 "칼튼이 가진 염세적 시각에 공감하는 면이 있고, 순애보적인 사랑도 대학시절 경험했기 때문에 캐릭터 표현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며 "루시를 통해 사랑에 눈을 뜨고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윤형렬루시 역의 임혜영은 "한 사람이 사랑으로 인해 변하는 것은 어렵고 신비스런 일인데, 루시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이라며 "캐릭터 표현에 고민이 많다"고 고백했고, 마담 드파르지로 분하는 이정화·신영숙은 "한과 분노의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캐릭터라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는 오는 10월 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루시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찰스 다네이(전동석)루시(임혜영)에게 청혼하는 찰스 다네이(카이)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는 시드니 칼튼(윤형렬)혁명의 시작!최현주임혜영카이전동석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8.29 / 조회 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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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귀족의 이름을 만드는 두 남자 <두 도시 이야기> 카이, 전동석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학창시절부터 성악을 전공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남들 들어가기 힘든 대학에 입학해서는 뮤지컬이라는 바깥 세상에 눈길을 돌려 이방인, 혹은 딴따라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길,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주저 없이 집중하는 모습만큼 닮은 것이 또 있을까.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에서 함께 분할 귀족 찰스 다네이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신분과 명예와 좀 더 쉬운 길에 몸과 마음을 맡기지 않고 스스로 이름 지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카이(31), 전동석(24)과 참 닮았다. 나이로는 카이가 선배이나 공연계에서는 전동석이 선배다. 전동석(이하 동석) : 어,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 내가 선배네.(웃음)카이(이하 카이) : 나이는 비슷해 보이지 않나?(웃음) 동석이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봤을 때도 너무 멋있었고. 같이 하게 되었을 때, 아, 비교 당하겠구나, 많이 힘들겠구나, 했다.(웃음)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그 나이보다 어른스럽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니까 내가 오히려 많이 배운다. 대배우야! 동석: 그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어제 교육시킨 것 같고 그러잖아.(웃음) 형, 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하고, 저렇게 해야 해, 그런 이야기 한다.(웃음) 다 살기 위한 것들이다. 카이: 동선이나 표정. 대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 팁을 엄청 많이 준다. 조언을 많이 해주고. 둘 다 학창시절에 성악을 전공했는데,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그 사이에서도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들 하더라. 카이: 우리는 거의 알 수 없는 사이였다. 너 몇 학번이니? 동석: 06학번.(웃음) 카이: 와, 만날 수가 없는 학번 차다.(웃음) 너 학교 다닐 때 내 친구들이 강사였어.(웃음) 물론 성악을 열심히 하고 여전히 굉장히 좋아하는 음악이지만 학교 내에서는 다른 쪽에 관심이 많았던 딴따라였다. 보아하니 동석이도 자기가 원하는 길, 진짜 좋아하는 세계에 관심이 많아서 일찍 발을 들여 놓은 편이고. 그래서 학교 다닐 땐 잘 몰랐지만 그 후 선배님으로서 동석이를 알게 되었다. 좋은 작품을 많이 했으니까. 뮤지컬 의 찰스 다네이 역과 만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동석: 작품을 할 때마다 도전적인 걸 생각하는데, 다네이와 같이 진짜 귀족의 역할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루돌프나 레어티즈도 고귀한 신분, 귀족이었지만 엄청난 사연들을 갖고 있었고, 그로 인해 혁명을 하거나 반란을 일으키거나, 싸우려고 하는 게 있었다. 그래서 다네이처럼 정확한 귀족의 모습을 지키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봐도 캐릭터에 대해 정확한 힌트가 안 나와 있고 비평가들도 다네이와 루씨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작가에게 따지는 글도 있다. 그래서 연습하면서 정말 이런 캐릭터가 더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백지이기 때문에 찾을 수 있는 게 많은 캐릭터이다. 또한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 부각시킬 수 있는 게 많기도 하다. 전체로 감싸고 그 안에서 다네이를 느낄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본인 것만이 아니라 다른 것들도 다 보려고 해야 한다고 선배들도 늘 말씀하시는데 다른 것에서도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에서 해답을 찾는 재미가 이번에는 더 큰 것 같다. 카이: 너무 광대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쉽게 잡기 어렵다는 동석이 말이 맞다. 게다가 난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과거 경험이나 기준이 없으니까. 그래서 처음엔 고민도 많이 하고 동석이나 정한 형, 혜영이가 참 많은 이야기를 해 줬다. 그래서 찾은 방법은 ‘카이 다네이’가 되자는 거다. 기준이 없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을 캐릭터에 투입시키지 않으면 명확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뮤지컬 속 다네이의 많은 부분이 나와 비슷한 성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점이 닮았다고 생각되는가? 카이: 사람이 갖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들, 뭔가 단호하면서도 고집이 세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신념이 강하지만 사랑이나 가족에 대한 관심, 주변 사람들을 자기 목숨과 같이 생각하는 다네이의 모습들이 나와 닮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카이는 더욱 큰 부담감과 책임감이 느끼는 듯 하다. 카이: 어떻게 하면 소금처럼 이 작품에 잘 흡수될 수 있나를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뭔가 하나를 던지려고 하면 큰일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작곡가가 다네이에게 개인 넘버를 단 한 곡도 주지 않았다. 듀엣은 있는데 솔로가 없다. 한 곡쯤은 충분히 부를 수 있는 역할인데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봤을 때 어쩌면 찰스 디킨스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뮤지컬 작가는 좀 더 극에 자연스럽게 묻어났을 때 절정의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는 역할로 다네이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되더라. 그래서 뮤지컬 안에서 카이라는 이름은 정말 중요하지 않다. 다네이라는 이름만이 중요할 뿐이다. 콘서트도 열었다. 브로드웨이 초연 배우들도 내한해서 함께 무대에 섰다. 카이: 동석이가 움직임이나 감정 표현이 훨씬 좋기 때문에 국내 캐스트와 잘 맞춰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내 이름이 카이라서 그랬는지 많은 분들이 영어를 잘 할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웃음) 근데 못해. (웃음) 동석: 콘서트에서 세 곡을 불렀는데 다네이가 부르는 좋은 노래가 다 나온 거다.(웃음) 음악에 대한 호평과 그에 따른 관객들의 공연 전 기대도 크다. 카이: 어디서 들어본 노래 같아, 많이 들어 본 음악 같아, 그런 이야기가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감정은 사실 거의 비슷해서 아무리 새로운 것이라 해도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익숙한 감정이 있다. 처음에 오리지널 음반을 구해서 들었을 때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았다. 그래서 참 좋았다. 그게 참 어려운 건데, 일반적이라기 보다는 굉장히 특별하면서도 대중적인 면이 많았다. 다른 완성도 있는 음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음악이 보여줄 수 있는 수 많은 감정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동석: 다네이 노래 말고 좋은 노래도 많다. (웃음) 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너무나 좋은 배우들이 모여 있어서 더 탄탄한 것 같다. 카이: 예를 들어, 마담 드빠르지 역 같은 경우 콘서트에서 들었던 것 이상의 노래를 무대에서 들을 수 있다는 거라고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다. 영숙 누나, 정화 누나는 연습 중에도 풀 보이스를 다 사용하신다.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둘 다 시드니 칼튼 역을 맡은 류정한 배우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세 번째 같은 무대에 서는 전동석은 닮고 싶은 선배로 류정한을 꼽아왔고, 카이는 같은 학교 성악과 선후배로 개인적인 친분도 깊은 것으로 안다. 동석: 같이 작품을 해 보니 존경 받는 이유는 분명 있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배우는 원래 이기적일 수 밖에 없고 무대에 올라가면 자신이 더 돋보이고 싶은 게 있는데, 정한이 형님은 네가 뭘 하든 다 해주겠다고, 그걸 감싸서 같이 보이려고 하는 형님이다. 에서 듀엣을 할 때 상대방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알아서 맞춰 주신다. 그게 진짜 멋있다. 같이 보이려고 하면 드라마가 더 탄탄해 진다는 걸 아시는 거다. 처음 상대와 만나는 장면이 탄탄하면 그게 쭉쭉 공연 내내 간다. 그걸 아신다. 그리고 지방 공연 가서도 항상 연습 하시고, 대본 맞춰보고. 아, 정말 되는 사람은 그 이유가 있구나, 항상 열심히 연습하니까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 그래서 상대 배우들도 편한 것 같다. 카이: 같이 작품을 하게 되었을 때 엄청 기뻤다. 동석이 말처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노력들, 그런 것들이 있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되는 사람이 훨씬 많지만 그 모든 걸 봤을 때 형이 존경 받을 만한 선배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많아서 정한이 형이 이번 작품에 대해서 당부하고 걱정도, 조언도 많이 해 주셨다. 더 이상 류정한과 정기열이 아니라 배우 대 배우라고 형이 나에게 정확히 말씀해 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요구하고 싶은 게 있으면 선배나 형이 아니라 배우로서 요구할 수 있고 그건 본인도 마찬가지라고. 감사하고, 그렇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에서는 루시로 인해 변하는 두 남자가 등장한다. 찰스 다네이도 그 중 하나고. 사랑에 있어 두 사람 개인적인 모습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동석: 원래 나의 스타일로 하자면 다네이의 모습과는 안 맞는다. 난 좀 강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과거 다른 학교 여자애를 사귀었을 때 우리 학교 여자애들이 그 애를 험담을 하는 게 너무 화가 나서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며 다 엎었던 적이 있다. 그런 식으로 내가 사랑하면 누가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카이: 남자의 향기! (웃음) 동석이가 러브씬을 너무 잘한다.(웃음) 정말 진심으로, 임혜영씨한테 나 고민이 있다, 동석이는 정말 청산유수처럼 러브씬이 잘 흘러가는데 난 그게 안 된다고 털어놨더니 혜영씨가 “그런 거 배우지 마세요” 그러더라. (웃음) 동석: 나도 잘 못하는데 (웃음) 무대 위에서는 상대 배역으로 만나니 작품 할 때마다 여배우들과 친하게 지내고 누나에게 누나라고도 안 하려고 한다. 평소에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라고 하면 무대 위에서도 그 모습이 분명히 나온다. 그러다 보니 그 선을 없애기 위해서 더 많이 친해지고, 우린 결혼한 사이다,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있다. (웃음) 카이: 하나만 더 말하자면, 어제 키스씬 연습하다가 임혜영 배우의 엄지 발가락을 밟아서 피가 났다, 너무 떨려서. (웃음) 러브씬을 해도 동석이는 느낌이 다르다. 너무 익숙한 느낌?(웃음) 부드럽게 잘 흘러가는 그런 점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카이의 ‘나는 가수다’ 출연이 화제다. 첫방송 무대에서 노래한 김종서의 ‘대답 없는 너’는 굉장히 색다르고 놀라웠다. 동석: 본방송을 다 같이 봤다. 김문정 감독님, 정한이 형까지. (웃음) 깜짝 놀랐다. 너무 잘해서. 그 전엔 형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와, 이런 소리가 나는구나, 하고 너무 놀랐다. 이렇게도 편곡이 되는구나 싶었고. 카이: 처음 섭외 제의가 왔을 때 나 같은 사람도 거기에서 노래를 부르는구나, 하고 무척 놀랐다. 방송 후 시청자분들이 느끼고 생각하고 비판이나 칭찬하셨던 부분들을 정말, 방송 전에 다 예상 했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게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결론은 뮤지컬 배우로서, 팝페라 싱어로서의 모습만은 확실히 보여주고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순위는 주요하지 않다. 곡을 결정하고 편곡하는 과정에서 편곡자님, 모든 스텝들이 항상 기본으로 삼는 건 뮤지컬이나 클래식 요소들을 꼭 중심에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첫 곡에서 사람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뮤지컬의 장면이 뭘까 생각하니 ‘오페라의 유령’이 나왔던 거고, 그 작품에 나오는 멜로디나 화성을 경연 곡에 넣어주는 컨셉을 잡았던 거다. 경연에서 하위권에 있고 떨어진다 해도 잃을 게 없다. 정말 중요한 건 동석이나 정한이 형처럼 정말 공연계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면 절대 안 된다는 거, 그 사람들을 욕되게 하면 안 되는 거다. 지금 뮤지컬을 사랑하는 인구가 급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비주류 문화고, 그래서 대중을 상대하는 방송에서 뭐 하나라도 잘못하면 지금까지 잘 만들어 오셨던 분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있다. 공연장에서 만나왔던 배우들이 다른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이 커졌다. 전동석도 방송, 영화 쪽 러브콜이 많을 것 같은데. 동석: 지금은 만 잘하려고 한다. (웃음) 카이: 동석이가 나오면 내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데.(웃음) 동석이가 충분히 능력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그런 기회가 있지 않을까.(웃음) 하반기 기대작에 가 빠지지 않고 있다. 작품을 기다리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동석: 초연이다 보니 배우들 모두 더 열심히 만들고 있다. 대사 어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그래서 보시면 분명 다들 좋아하실 것 같다. 작품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만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삼각관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정말 큰 뜻, 많은 메시지를 관객들이 받게 되셨으면 좋겠다. 카이: 세상에는 사랑이나 신앙처럼 변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그런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묻어 있다. 인물들간의 관계, 사건들이 아주 오래 전 먼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들이라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디자인: 이주영
2012.08.13 / 조회 30,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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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개] <두 도시 이야기> 하이라이트 콘서트 실황
18세기 프랑스 혁명은 불같이 뜨겁고 얼음처럼 냉혹한 혼돈의 시기였다. 희망의 봄과 절망의 겨울, 신의와 증오가 교차하던 시대. 이를 배경으로 나온 러브스토리라면 태생적으로 극적일 수밖에 없다.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읽힌 소설이라는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two cities)가 그렇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시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믿을 수 없이 순수한 사랑을 바치고 떠난 한 남자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을 뮤지컬화 한 가 오는 8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개막 전, 브로드웨이 초연 캐스트 제임스 바버와 브랜디 버크하트, 국내 배우들이 이 뮤지컬의 매혹적인 넘버를 콘서트 무대에서 먼저 선보였다. 지난 13, 14일 양일간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펼쳐진 를 플레이디비에서 단독으로 전한다.
클래식한 매력에 빠지다
콘서트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의 극본과 작사, 작곡을 맡은 질 산토리엘로의 음악은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선호하는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한, 클래식한 매력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2008년 브로드웨이 초연의 주인공, 제임스 바버와 브랜디 버크하트는 이 매혹인 노래를 더욱 살려주었고, 한국 공연의 주역 윤형렬, 카이, 전동석, 최현주가 맛 보인 공연 하이라이트 장면은 곧 개막할 뮤지컬의 기대감을 높여준다.
Reflection
루시에게 매력을 느낀 시드니 칼튼. 그의 마음을 처음으로 드러내는 노래다. 초라하고 못난 자신의 모습 때문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며 안타까워 한다. 그녀를 영혼 없는 인형이라며 자신에게 최면을 걸 듯 노래하는 넘버로 시드니 칼튼 역을 맡은 윤형렬이 노래했다.
I can't recall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연히 만나는 두 사람. 루시는 크리스마스에 자신의 집으로 칼튼을 초대하고, 칼튼은 놀라지만 행복한 기분에 휩싸인다. 칼튼의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는 의 대표곡이다.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칼튼의 변화를 보여주는 이 곡을 제임스 바버가 선보였다.
Now at last
루시와 다네이의 듀엣곡. 우연히 가까워진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장면이다. 서로에게 어떻게 마음을 전할까 고민하다 마침내 서로의 진심을 알고 사랑이 이루어진다. 브로드웨이 초연 공연에서 루시 역을 맡은 브랜디 버크하트와 국내 공연에서 다네이 역을 맡은 카이가 호흡을 맞췄다.
Without a word
친구를 구하기 위해 가족을 남겨두고 프랑스로 갔지만 그곳 시민들에게 잡힌 다네이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 그리고 딸 루시를 지키고자 하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루시의 대표곡. 그녀의 절망감과 애절함이 잘 나타나는 넘버다. 루시 역을 맡은 최현주가 열연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Until tomorrow
마담 드파르지의 대표곡. 후작의 마차에 깔려 죽은 친구의 아이를 보고 귀족들에 대한 복수심을 보여주는 넘버다.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으니 가난한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도 신경쓰지 않는 귀족에 대한 분노가 녹아있다. 뒤이은 곡은 until tomorrow. 프랑스 시민들이 복수의 그날이 왔음을 알리는 노래다. 마담 드파르지 역을 맡은 이정화의 열연이 돋보인다.
**뮤지컬
영국의 대 문호 찰스 디킨스의 대표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 지난 2008년 질 산토리엘로의 음악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오는 8월 24일 충무아트홀에서 국내 초연을 앞두고 있는 이 작품에 류정한, 윤형렬, 전동석, 카이, 최현주, 임혜영, 이정화 등이 캐스팅됐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영상: 박동준(crom265@naver.com)
사진: (주)비오엠코리아 제공
2012.07.16 / 조회 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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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오리지널 캐스트 내한 콘서트
오는 8월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가 초연을 앞두고 하이라이트 콘서트 를 연다.
이번 콘서트를 위해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 제임스 바버(James Barbour)와 브랜디 버크하트(Brandi Burkhardt)가 내한, 국내 배우들과 함께 협연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임스 바버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목소리’라는 평을 듣는 브로드웨이 스타. 그는 2008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매력적인 남자 ‘시드니 칼튼’역을 소화해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브랜디 버크하트 역시 뛰어난 가창력과 아름다운 외모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스타 배우다. 뮤지컬 ,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해 왔고 뮤지컬 에서는 ‘시드니 칼튼’과 ‘찰스 다네이’,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사랑스러운 여인 ‘루시 마네뜨’를 연기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제임스 바버와의 듀엣 무대, 한국 뮤지컬 스타와의 협연 등을 통해 다양한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무대에서는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28인조 오케스트라 ‘the M.C’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Reflection’ ‘I Can't Recall’ ‘Out of Sight, Out of Mind’ 등 역대 최고의 난이도라는 평을 받아온 의 명곡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뮤지컬 는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동명의 대표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을 그린다.
티켓오픈은 6월 19일 2시이며 오는 7월 13, 14일 양일간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6.12 / 조회 1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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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하반기 공연 라인업
해를 거듭할수록 시즌을 거론하는 것이 무색해 지는 공연계다.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의 수는 점점 많아지고 있으나, ‘어서 거품이 사라지길’ 바라던 몇 해 전의 양적 팽창과는 사뭇 다른 표정인 것이 사실. 특정 장르가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도 적어졌고, 유명 배우에게만 의지하는 안일함도 점점 줄어든다. 여전히 인기 있는 공연은 존재하나 저마다의 개성과 독특한 시도로 객석에 이야기를 건네는 작품이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는 2012년 하반기. 아아, 어찌 아니 즐거울 수 있겠나! (* 2012.6.6 기준으로 아래 내용은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뮤지컬 창작 무대 스타트! 전혀 새로운 작품을 마주하는 것만큼 관객들에게 큰 설렘이 어디 있겠는가. 올해도 참신한 창작극이 줄을 잇는다. 흥행 영화나 소설을 모티브로 오랜 제작 기간을 거친 작품들이 속속들이 ‘첫공’을 앞두고 있다. 는 2년 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워크숍 공연 후 대대적인 수정보완 작업을 거쳤다. 가슴저린 첫사랑의 흔적, 상반기엔 스크린에서 광풍이 만들어져 전국을 강타했다면, 올 하반기엔 무대가 그 바통을 이어 받을지 기대를 모은다. 히트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도 오랜 기다림 끝에 캐스팅을 마쳐 뮤지컬로서 선 보일 채비가 착착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 크리에이티브 전사들인 성재준(연출), 원미솔(음악감독), 정도영(안무)이 다시 뭉쳐 만든 새로운 주크박스 뮤지컬 도 다시 한번 흥겨운 한마당을 무대 위에 펼칠 참이다. 대형 화제작 첫 만남 아아, 상상만으로도 벅차다. 당최 뮤지컬 애호가들의 통장 잔고를 배려해 주지 않는 하반기, 대형 뮤지컬이라고 간단히 소개하고 끝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작품들이 대거 몰려온다. 드디어 한국어로 만나는 은 11월 지역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서울로 입성하며 의 광풍은 그의 비운의 아들 가 다시 몰아갈 예정.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18세기 프랑스 혁명 속 엇갈린 남녀의 모습을 담은 는 한국에서 아시아 초연 무대를 열며, 화려하고 유쾌하게, 뭉클하고 따뜻하게 좀 남다른(?) 가족들의 한바탕 소통이 펼쳐지는 , 지난 해 창작뮤지컬의 큰 결실로 평가 받은 셜록홈즈의 2탄 도 위시 리스트에 넣어도 충분히 좋을 작품이다. 이름값이 무엇이냐고? 우리를 봐라 잘못된 선택으로 무대를 마주하고 ‘멘붕’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여기, 이름값 톡톡히 해 내는 전세계 인증공연을 선택해 보는 걸 추천한다. 아이비, 인순이, 최정원, 윤공주 등이 안내하는 , 이룰 수 없는 꿈이라 할지라도 힘껏 나아가는 희망의 아이콘 , 숨겨진 유산, 아름다운 여인 앞에 체면이고 뭐고 다 내던진 종갓집 형제들의 한바탕 , 세계 곳곳 최강 스텝들로 구성된 인터네셔널 프로덕션에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합류한 등은 틀림이 없다.연극 위태로운 사회 모습, 무대가 고발한다 어느샌가 ‘뉴스’는 ‘배드 뉴스’만 있는 듯 한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태로운 모습들을 무대가 고발한다. 의 두 밑바닥 청년들은 유쾌하고 통쾌하게 모순된 이 사회에 어퍼컷을 날리며, 는 몸과 마음이 온전히 성장하기도 전에 괴물로 변해버린 청소년들과 부모들의 이기심을 적나라하게 펼쳐 보인다. 사회적 자아와 본능적 자아 사이의 갈등, 공허하고 부조리한 부부의 모습이 에로틱한 파워게임으로 구성된 는 또다른 이슈작으로 설 것 같다. 주목할 만한 해외 창작자들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재일동포 정의신은 신작 를 통해 다시 한번 풀잎 같은 인간들의 애환을 담아낼 예정이며, 일본 현대 연극의 전설로 불리며, 대본을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창작법으로도 유명한 재일동포 2세 고 김봉웅(츠카 고헤이)의 도 고선웅 연출로 선보인다. 찰리 채플린의 딸이 연출하고 손녀가 주연으로 나서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마임극 이 첫 한국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 가장 주목받는 네덜란드 연출가로 꼽히는 이보 반 호프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으로 펼쳐내는 는 기존 공연의 틀에서 확장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 중국국가화극원 상임연출가인 티엔친신이 펼쳐보이는 셰익스피어, 도 올 연말 공연될 예정이다.콘서트시즌이 찾아왔다- 핫!한 여름, 핫!한 공연 뜨거운 여름은 시원한 파티가 제격! 야외에서 펼쳐지는 섬머 페스티벌이 젊음을 외치고 있다. 라디오헤드로 이미 후끈 달아오른 지산밸리록페스티벌과, 스매싱 펌킨스와 함께하는 수퍼소닉 등 록페스티벌을 비롯, 다이나믹듀오, 사이먼디와 함께하는 풀사이드 파티, 캐리비안베이 썸머 웨이브 페스티벌 등은 오직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젊음의 특권이다. 에미넴, 원더걸스, 엠블랙, 리쌍극장, 12월 콘서트 홍수 지난 해 많은 가수 경연프로그램을 통해 가창력 넘치고 개성 있는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가 연중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12월 콘서트 시즌을 맞이하여 그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 하반기 단연 화제의 가수는 세계 정상급 랩퍼 에미넴, 티켓 오픈을 앞두고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예매 전쟁이 다시 한번 예상된다. 또한 미국, 아시아 진출 후 더욱 성숙해진 그녀들 ‘원더걸스’가 7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투어 공연에 나서며, ‘겸손하기 힘든’ 두 남자들, 리쌍의 자신감 넘치는 무대도 콘서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클래식 더 넓게 더 풍성하게, 발레 러쉬 하반기 클래식 무대의 단연 화두는 ‘발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과 그의 파트너들이 펼치는 갈라 무대, 의 지방 투어를 펼치며,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랑, 세계 최정상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발레단의 도 공연을 앞두고 있다. 발레 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이름을 떨쳤던 발레리나 김주원이 국립발레단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공연 도 그녀를 아꼈던 많은 팬들이 놓치고 싶지 않을 작품이 되겠다. 물론 12월은 호두 까기가 더없이 바쁜 때.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디자인_ 김서연
2012.06.11 / 조회 2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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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천재음악가, 게이...올 여름 무대를 휘어잡을 캐릭터들
어디 가서도 묻힐 염려는 없는 인물들이다. 2012년 여름, 한국 공연계는 한 마디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한 성격’들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격이면 성격, 능력이면 능력, 개성이면 개성, 어디 가서 존재감 없단 소리는 들어본 적 없을 만한 각계각층 인물들이 각축을 벌이니, 벌써부터 여름이 뜨겁다. “내가 제일 잘나가”를 외치는 이들,한번 만나보자. - 엘파바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물을 뿌려 죽게 한 사악한 서쪽 마녀를 기억하는가. 사악한 마녀라면 매부리 코에 뽀죡한 턱을 가진 늙은 마녀가 연상되지만 에서는 정말 기발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사악한 서쪽 마녀로 불리는 주인공 ‘엘파바’는 사실 정의감에 불타는 착한 마법사였고, 착한 동쪽 마법사(글린다)가 원래 허영덩어리 금발 아가씨였다고. 초록색 피부와 무뚝뚝한 성격 탓에 어딜 가든 환영 받지 못했던 엘파바이지만 사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여성이다.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는 착한 마음 씀씀이게, 마음 먹은 일은 실천하는 행동력, 여기에 타고난 마법 능력까지 있으니 그녀 앞에 ‘사악한’이란 수식은 억울할 만 하다. 그녀가 검은 망토를 휘감고 하늘을 날며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을 열창하면 오도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카리스마도 있다. 인간의 눈으로 보자면, 독특함이나 희소성만큼은 오즈 세계의 초록마녀가 최고일 것. - 그녀에게 필요한 것: 이미지 메이킹 - 대표 넘버: Defying Gravity -시드니 칼튼 사랑하는 여인의 행복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남자라니. 의 주인공 시드니 칼튼이 그렇다. ‘크리스마스 캐럴’로 우리에게 친숙한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집필한 연애소설이 지난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첫 선을 보였다. 염세적이고 비판적인데다 술에 빠져 사는 변호사 시드니 칼튼이 아름답고 천진한 여인 루시 마네뜨를 위해 그녀의 남편 대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숭고하고 애틋한 러브스토리. 사심 없이 크리스마스 저녁에 초대하는 루시에게 빠져드는 칼튼이 부르는 노래 ‘I Can't Recall’(기억이 안나)은 사랑에 빠진 순수한 남자의 기쁨이 묻어난다. 특히 술에 취해 흥청망청 살지만 은근히 순진하고 순수한 시드니 칼튼의 매력은, 우리나라 여인들의 마음을 톡톡 두드릴 것-아! 숭고한 로맨티스트…그러나 현실에 이런 남자는 없다. -대표 넘버: I Can't Recall - 앨빈 이후 우리 앞에 나타난 가장 개성 강한 게이 캐릭터가 아닐까. 뮤지컬 의, 한 가장의 아내이자 엄마, 전설적인 클럽가수인 앨빈을 주목해보자. 여장남자에다 강렬한 화장, 화려한 의상만 보면 그저 자극적이고 희화화된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수년간 사랑하는 남자와 가정을 이루고 아들도 건사한, 한 가정의 당당한 아내다. 자신의 삶에 자신감에 차 있던 그에게도 난관이 찾아온다. 아들과 결혼할 여자의 보수적인 아버지에게 그가 ‘엄마’로 나설 수 있을 것인가. I am What I am을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흔들리지 않는 인생관을 지닌 그가 엄숙한(?) 상견례를 잘 치러낼 수 있을지! - 내가 누군지 잘 아는 사람은 언제나 당당하다 - 대표 넘버: I am What I am-돈키호테 돈키호테의 눈에는 여관하녀 ‘알돈자’가 아름다운 레이디 ‘둘시네아’가 되고, 여관주인은 품위있는 성주가 된다. 세상 사람들을 위협할 괴수 거인이라며 풍차에 돌진하는 그의 행동은 세상 잣대로 봤을 땐 그저 정신 나간 늙은이이의 망상 섞인 주책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순수한 마음은 염세적인 알돈자가 스스로를 귀하게 여길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고, 그의 짝꿍 산초에겐 둘도 없인 믿음과 즐거운 여행을 선사했다. 그래서 ‘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르는 그는 유독 애절하면서도 위풍당당하다. 남들은 미쳤다고 손가락질 하지만 그가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은 생생하고 활기차다. 그래서 그가 다시 평범한 노인으로 돌아갔을 땐, 우리들의 꿈도 없어진 것 같은 아픔도 느껴진다. 무모하지만 순수한 그에게 따뜻한 박수를. - 무한 신뢰를 주는 산초가 있는 당신, 부럽습니다. - 대표 넘버: 이룰 수 없는 꿈 -벨마 켈리 1920년대 갱문화가 만연하고 재즈가 도시를 적시던 시절, 감옥에 갇힌 두 여자의 ‘언론 플레이’ 가 섹시한 춤과 노래와 함께 펼쳐지는 뮤지컬 . 이 매력적인 뮤지컬에서 가장 존재감 있는 여성으로 벨마 켈리를 빼놓을 수 없다. 오늘 소개하는 캐릭터 중 가장 뻔뻔한 캐릭터로 등극할지도 모르겠다. 남편과 여동생이 바람나자 그들을 총으로 쏴 죽인 보드빌 가수이자, 자극적인 가십을 좋아하는 언론을 이용해 유명인 반열에 오른 영악한 죄수. 하지만 그런 벨마 뺨치는 인물이 나타났으니, 그녀의 유명세를 순식간에 낚아채는 록시 하트 때문에 상심을 맞보기도 한다. 두 여인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언론에 ‘갸련한 여인’으로 포장되는 모습은 실소를 터트리게 하지만 묘하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벨마와 동맹을 제의하며 보드빌 가수의 매력을 직접 시연해 보이는 그녀는 귀엽기까지 하다. -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 카메라 플레쉬 - 대표 넘버: all that jazz -모차르트 영화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열등감에 시달리는 살리에리 없는 모차르트가 단팥 없는 찐빵처럼 허전하다 할지 모르겠다. 뮤지컬 에는 살리에리가 나오지도, 모차르트의 경박한 웃음소리가 포인트로 나오지도 않는다. 대신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음악적 자존심으로 꽉 차있고, 어버지에게 이해 받고 싶은 음악천재가 무대를 채운다. 찢어진 청바지에 레게머리, 금색 수가 들어간 강렬한 레드 자켓은 시대를 초월하는 그의 자유분방함과 천재성을 그대로 나타낸다. 점점 자신을 조여오는 상황과 음악의 중압감을 처절하게 표현한 ‘내 운명 피하고 싶어’와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를 듣고 있자면, 천재이지만 여리고 불쌍해 보여 보듬어 주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콜로레도 대주교 밑에서 조용히 음악을 하자는 아버지의 염원을 뒤로 하고 넓은 세계에서 자신의 음악을 내보이려 하는 야망과 고집 역시 만만치 않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복합적인 매력을 지닌 캐릭터. -그가 필요했던 것: 아버지의 이해 -대표 넘버: 내 운명 피하고 싶어.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5.24 / 조회 1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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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지바고> 강필석 “상대 배우가 주는 대로 받아야 하는 걸 깨달았다”
필름 카메라의 매력에 빠져 디지털 카메라는 사본 적이 없다는 남자. 그가 현재 쓰고 있는 휴대전화는 언젠가 연기해야할 배역 가사에 등장하는 ‘스마트폰’을 이해하기 위해 하나 마련한 것이다. 참 고집스럽지만 그만큼 아날로그적 깊이를 축적해온 배우. 에서 너무 순수해 파멸을 맞는 남자, '파샤' 강필석을 만났다. 꽉 찬 4개월 동안 원캐스팅으로 연기한다. 첫 경험이라 부담스럽지 않았나.심리적인 부담감은 항상 있다. 만약 감기라고 걸리면 어쩌나, 컨디션 조절에 신경쓴다. 그런데 (조)승우 첫 공연 전날, 마지막 리허설을 감기 때문에 함께 해주지 못했다. 굉장히 중요한 리허설인데 상대를 못해줘서 미안하더라.오랜만에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처음으로 이렇게 강한 역할을 맡았다. 에너지가 달려가는 인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파샤란 인물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처음 대본 받았을 때 느낌이 왔나. 처음 오디션 제의를 받았을 때, 에서 지바고로 오디션을 봐야지 왜 파샤지? 했다.영화를 보긴 했지만 파샤란 인물이 기억도안나는데.. 아니, 왜 파샤지?(웃음) 그런데 대본을 보는 순간, 아, 이건 해야 한다. 정말 매력적이었다. 사실 무대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는 변화가 많은 캐릭터인데, 이 인물이 그랬다. 파샤가 나오는 장면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와우 여기서 몇 장면만 더 있으면 이 인물은 정말 매력적이겠다 했다. 그런데 그 장면이 다였다(웃음). 초반엔 순수한 청년이지만 갑자기 극단적인 인물이 된다. 말씀하신 대로 몇 장면이 되지 않는데, 이 인물을 관객에게 설득시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다. 배우의 몫이 큰 캐릭터다. 대본은 마치 추리소설 같다. 읽으면 읽을수록 답이 나온다. 그 사이에 이 사람한테 무슨 일이 일어 났던 걸까, 추리한다. 가끔 엉뚱한 답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땐 처음부터 다시 한다. 파샤란 인물이 복잡한 인물은 아니다. 마치 돈키호테처럼 옳다고 생각하면 단순하게 밀고 나간다.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너무나 악랄한 짓을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알지 못하고 계속 간다. 그러다 점점 고립되고 마는 인물이다. 상당히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파샤는 라라를 사랑한다면서 결국은 그녀를 떠나지 않나. 자칫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쟤는 정말 그것(라라의 과거) 때문에 열 받아서 간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절대 떠날 일 없다고 해놓고 순결을 잃었다니까 죽여버리겠어! 외치고 갑자기 나가버리니까(웃음). 영화에선 같이 살다가 도저히 견디지 못한다는 상황이다. 최대한 관객 분들이 오해하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 사실,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한다. 라라가 미운 것도 분명 있다. 라라 역시 ‘나 마저 즐겼다’로 말을 하지 않나. 그걸 듣는 남자의 마음은…그때 부르는 노래가 듣고 있자면 정말...(웃음). 물론 가장 미운 건 이 세상이다. 이 사람을 이렇게 만든 세상. 실제 그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 흠….일단 나갔을 것 같다. 뭐라고 외치고 나갔을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뛰쳐나갔을 것 같다. 그 다음엔 산에 가서 도를 닦은 다음에 널 용서하겠어, 날 용서해줘..이랬을까? 모르겠다(웃음). 무대에서 인물과 나를 동일화 시키나.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어떻게 비쳐질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솔직해지지 못하니까. 간혹 순간과 상황에 집중하지 않으면 관객 입장에서 연기하는 나를 볼 때가 있다. 그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황들을 느끼면서 내가 그런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한다. 가장 꼽고 싶은 장면은 무엇인가. 공연을 봤을 때, 마지막 지바고와 대면했을 때 파샤와 지바고의 연기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 그런데 그 장면이 걱정이 된다. 워낙 후반부에 있는 장면이고, 관객이 2시간 40분을 관람한 상태에서 등장하니까. 대본에서 봤을 때 이 장면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연출이 이 장면에서 너무 느끼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러면 관객들이 힘들어진다고. 지금도 그 장면이 힘들고 어렵다. 가슴으론 물밀듯이 밀려오는데, 관객들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객석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하던데.둘(지바고, 파샤)이 만나는 장면에서 난 남편, 넌 애인이야, 했더니 객석에서 웃음이 나왔다. 처음 관객들이 웃었을 때 당황했지만 생각해 보니까 웃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상황이 어이가 없구나. 제일 웃긴 건 진지할 때 나오지 않나.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이 웃긴 것처럼. 라라, 지바고 등 상대 배우들이 더블 캐스팅이다. 각각 개성 강한 실력파 배우들이라 매번 흥미롭겠다.배우로 만나는 입장에서, 이들은 굉장히 다르다. 나에게 주는 호흡이 다르니까. 예전엔 연기를 머리로 했다. 어느 순간 연기는 이렇게 하는 게 아니구나, 주는 대로 받아줘야 하는 구나, 깨달았다. 이 사람이 주는 것에 따라 내 대사가 달라질 수 있고, 내 감정이 달라질 수 있는데 왜 난 똑같이 하지? 를 하기 전에 7개월 정도 쉬었는데, 쉬니까 많은 것들이 보였다. 여행을 다니니 생각할 시간밖에 없었다. 사람 관계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아…연기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구나. 사람 마음을 움직이려면 내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구나. 열어 놓고 연습 했다. 그러다 보니 할 때 매 공연이 그렇게 재미있었다. 매 공연이 다르거든. 같은 광호라도 그날 그날 나에게 주는 게 다르다. 승우도 그렇다. 우리는 목표하는 지점까지만 가면 되지 않나.최근 슬럼프를 겪은 것 같다. 두 번 정도 슬럼프가 있었다. 한번은 2009년 끝날 때, 그때 처음 느꼈다. 어느 날 공연장에 가는데, 가기 싫다, 생각이 들었다. 그때 참 놀랐다. 그래서 제주도도 갔다오고 쉬었다. 작년엔 좀 크게 왔었다. 연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유가 있었다면.. 공연을 올리는 사람들 누구 하나, 공연을 대충 올려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사람은 없다. 관객들은 5만원, 10만원을 지불하고, 적어도 서너 시간을 투자해 공연을 보러 온다. 우리는 당연히 보답 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너무 막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하기가 싫어졌다. 무대에 서는 게 미안해지고, 이러느니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다, 마음먹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나 자신은 최선을 다하고 불평 불만을 했나 싶더라. 불평을 핑계삼아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무대가 즐겁고 재미있다. 그 중 가장 배우로서 행복을 느낄 때가 있나. 무대에 섰는데 아무것도 안 할 때. 그때 정말 행복하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힘을 주지 않는다.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로 둘 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그 인물로 그냥 만나는 순간이 있다. 되게 드물긴 한데 그 인물로 툭, 있을 때가 있다. 그 순간은 정말 행복하다. 무대에 나와서 끌어 안아 주기도 하고. 최근 뮤지컬 남자배우들의 결혼이 줄을 잇는다. 자극 받지 않나(웃음) 결혼…혼자 하는 게 아니라. 만나야 한다. 사랑을 해야 하는데, 사랑이 인생의 전부 아닌가(웃음)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3.16 / 조회 2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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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지바고> 로맨스와 격변의 역사, 그 사이에서
전쟁과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삶을 살다 간 의사이자 시인, 유리 지바고의 일생이 뮤지컬에서 피어났다.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장편 소설이 원작으로, 1965년 영화로도 소개돼 우리에게도 익숙한 서사다.
1900년부터 1940년 사이 러시아 정권이 교체되는 혼잡한 역사, 얽히고 설킨 인물들, 주인공 지바고가 온 몸으로 받는 혼란, 라라와의 운명적인 사랑. 소설을 접한 사람이라면 뮤지컬에서 풀어내는 게 녹록하지 않은 컨텐츠임을 감지했을 것이다.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주어졌지만 이 역사와 삶을 닮아낸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그래서 뮤지컬은 인물들, 특히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파티장에서 우연히 스치면서 시작한 강렬한 끌림, 각자 결혼을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의 불꽃 같은 인연이 안타깝게 펼쳐진다.
두 남녀의 피할 수 없는 사랑은 부드럽지만 호소력 있는 노래 선율에 녹아 애절함을 자아낸다. 이 작품, 들을수록 곱씹고 싶은 매력을 가진 넘버들이 많다. 전쟁이 끝나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야 하는 지바고와 라라가 사랑을 확인하는 노래 ‘Now’,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여자의 마음 ‘It’s Comes as no surprise’ 등은 배우들이 열연과 함께 가슴을 울린다.
하지만 타이틀롤 임에도 지바고란 캐릭터는 무대에서 눈에 띄기 쉽지 않다. 지킬처럼 순간 몰입해 난폭해지지도 않고, 조로처럼 장난끼 있는 영웅도 아닌데다, 모차르트처럼 괴짜 천재와도 거리가 멀다. 속사포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극 속에서 이 부드러운(혹은 우유부단한) 캐릭터는 주변 인물들을 아우르며 이끌어가야 한다. 그러니 지바고 역을 맡은 두 배우의 필살기가 없으면 극의 서사에 묻혀버려 존재감이 희미해지기 쉽다.
섬세한 연기로 따라갈 자 없는 배우 조승우가 빛을 발하기에, 그래서 이 작품만한 무대가 없을지도 모른다. 개막 2주전 투입됐지만 그는 스스로의 해석이 돋보이는 지바고를 탄생시켰다. 원작부터 지니고 있는 우유부단한 캐릭터에 단호함을 실었고 섬세한 눈빛과 액션, 대사 처리로 두 여자 사이를 방황하는 남자의 심경을 나름대로 설명하고 이해시킨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만으로 채우기 힘든 점이 있다. 인물들의 관계에 몰입하기엔 극 중 배경으로 등장하는 1차 세계대전, 러시아 혁명, 러시아 내전 등이 국내 관객들에게 낯설고 복잡하다. 공연은 이 격변의 역사를 불친절하다 싶을 만큼 빠르게 지나치지만 그렇다고 과감하게 쳐내지도 않는다. 역사와 로맨스, 양쪽을 다 잡으려다 보니 지바고와 파샤, 코마로브스키가 라라를 사랑하는 방식이 왜 달랐는지, 시인이자 의사인 지바고가 역사의 격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충분히 와 닿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바고와 라라의 절절한 사랑조차 꽉 잡고 가지 못한다. 그러기엔 두 사람에게 혼잡한 역사는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런 이유로 인물들의 감정이 나름대로 폭발하는 2막보다,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부터 등장하며 서사에 매달리는 1막은 간혹 지루해지곤 한다.
아쉬움이 있지만, 는 자극적인 작품들 속에서 아련한 여운을 주는 보기 드문 작품임은 부인할 수 없다. 러시아에서 날아온 안타까운 로맨스가 시공간을 뛰어넘어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를, 공연이 끝나고 돌아갈 때 느끼는 여운만으로도 알 수 있다. 원근감을 살린 무대디자인 등 전체적인 무대 운용이 고급스러운 점도 플러스 요인. 무엇보다 요즘 잘 쓰는 말로, 팜므파탈 라라와, 옴므파탈 지바고가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만으로도 사실, 흥미롭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2.29 / 조회 19,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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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오른 대서사시 <닥터 지바고>
줄을 서 들어간 극장, 혹은 밤새 이불을 뒤집어 쓰고 본 토요명화를 통해 만난 명작에 대한 향수는 아련하고도 크게 남아 있다. 그래서 소설이자 오마샤리프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한 ‘닥터 지바고’가 뮤지컬 탄생을 예고했을 때, 아름다운 추억의 부활과 변하지 않는 명작의 힘을 기대의 눈에 실어 보낸 것이 사실이다. 호주를 거쳐 한국에 상륙한 창작뮤지컬 , 작품을 기다려 온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공연관람일 2012년 2월 5일 / 캐스트 : 홍광호, 김지우, 강필석, 최현주 외 참가자 우성식(36) / “한 달에 한 번 이상 뮤지컬을 봐요” 심나리(34) / “소설, 영화를 다 본 지바고 팬” 박재욱(32) / “이야기만 알고 왔는데, 어떨까요?” 김현주(30) / “사전 지식 없이 작품으로 만났어요” 이혜림(26) / “꼼꼼히, 자세히 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소설이 무대 위로 심나리 :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좀 실망했어요. 스케일이 큰 작품인데 표현하는 무대 장치나 배경이 적었던 것 같아요. 스토리를 알고 있었지만 이 장면이 그 이야기를 말하려는구나, 하는 걸 알기 위해서는 좀 생각을 해야 하더라고요. 김현주 : 기본적인 이야기만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왔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재미있게 봤어요. 책의 내용을 다 담으려니 호흡이 빨랐던 것 같긴 해요. 공감하고 감동을 느낄 여유 없이 내용들이 확확 지나가니까요. 또 러브스토리와 격변기의 시대상을 다 담아내려고 하니 내용도 많아지고 주인공들도 많아서 산발적인 느낌이 있어요. 마지막 라라의 모습은 감동적이었어요. 이혜림 : 가사를 하나하나 잘 듣지 않으면 흐름을 놓치게 되요. 러닝 타임이 긴데 매 장면마다 집중을 해야만 알아들을 수 있어서 힘들었어요. 우성식 : 전반적으로 지루하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내용 전개가 이해하기 쉬워야 하는데 좀 안 어울렸던 부분도 많았고요. 배우들 목소리 특징도 달라서 어울리는 것도 어색했고요. 박재욱 : 내용을 찾아보고 왔는데 이야기가 점프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배경이 무거운 것에 비해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러시아 혁명과 사랑의 대서사시 심나리 : 1막이 너무 길어서 ‘인터미션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김현주 : 작품이 어떤 내용을 담으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사랑이야기인지, 시대적인 이야기인지. 차라리 한쪽에 집중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우성식 : 1부에서는 시대극의 느낌이 강했는데 2부에서는 사랑이야기로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1부가 좀 더 지루했던 것 같아요.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조금 해주면 이해가 편할 텐데 갑자기 등장해서 서로 이름 부르고, 그걸 기억해 두지 않으면 어떻게 연결되는 인물들인지 잘 모를 수가 있어요. 또 강하게 나가는 한 인물이 있었으면 그쪽에 중심을 싣고 생각했을텐데 전체적으로 무난했어요. 이혜림 : 제목도 닥터 지바고이고, 지바고에 대한 이야기, 그의 마음을 중심으로 작품이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잘 드러나지 않더라고요. 심리적인 갈등 등이 잘 표현 안 된 것 같아요. 김현주 : 지바고가 결혼 후 라라에게 반하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한번 스쳐 봤을 때 사랑을 느껴서 몇 년 간 기억하고 그랬다는 게 이해되지 않아요. 처음에 훅 지나간 걸 계속 연결하니까 공감하기 어렵죠. 박재욱 : 용서나 갈등이 어떤 과정 없이 눈 깜빡 할 사이에 벌어지고 해결되고 사건이 끝나버리더라고요. 심나리 : 기차를 타고 앙상블들이 함께 가는 장면이라든지, 중간에 투쟁 장면 같은 건 좀 더 강하게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김현주 : 한편으로는 작품의 시대상황들을 우리 나라 상황에 비춰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과거 남과 북이라든지, 지금의 정치적인 상황들이요. 화려한 작품들이 많은 때에 닥터지바고는 남다른 특징의 작품 같아요. 클래식한 노래들, 경사무대 깊어 보여 이혜림 : 임팩트가 없어서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었어요. 그리고 노래와 대사가 번갈아 차례로 나열되는 느낌이라 자연스러운 맛이 좀 덜했죠. 김현주 : 창작이고 초연이라 노래가 익숙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대표곡이라고 할 만한 게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가 가장 좋더라고요. 우성식 : 개인적으로 에서 민영기씨 성량이 좋아서 극장을 울렸던 기억이 큰데, 이번 작품은 그런 배우나 노래는 없었어요. 배우들의 발음을 알아듣기도 힘들었고요. 심나리 : 전체적으로 클래식 한 느낌이었어요. 김지우씨가 굉장히 사랑스러웠어요. 간호사 모습도 잘 어울렸고요. 생각했던 것 보다 음색이 예쁘고 노래도 잘 하시더라고요. 박재욱 : 영상을 배경에 비춰서 철도가 지나간다든지 하는 활용이 좋았어요. 그런데 2층에서는 잘 안 보이더라고요. 김현주 : 라라와 파샤의 첫날밤에 옷이 내려가는 여인의 뒷모습 영상은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 마음이 느껴진달까요? 정말 아름다웠어요. 그 후 사진만 비춰지는 건 그래서 더 아쉬웠죠. 이혜림 : 공간 활용은 확실히 잘 한 것 같아요. 깊어 보이더라고요. 앞에 배우들이 나오더라도 뒤 공간을 볼 수 있었고요. 또 암전 없이 장면이 바로바로 이어지는 것도 좋았고요. 김현주 : 전 오히려 너무 장면이 금방금방 바뀌어서 함께 호흡하기 힘들었달까요? 암전이 있으면 잠시 여운을 가질 수 있는데 공감을 하려고 하면 그 장면이 끊기는, 그런 느낌이 있었거든요. 우성식 : 이동식 무대가 하나 밖에 없어서 역동적인 전쟁 장면 표현에는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소 지루한 전개를 보충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심나리 : 무대나 의상이 단조롭고 튀지 않는데, 왜 그런가 생각을 해 봤더니 배경이 공산주의 러시아이고 추운나라잖아요. 게다가 혁명 중이었고요. 화려함이 나올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눈 덥힌 시베리아 등 뒤에 배경을 좀더 신경 써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서정적, 묵직함을 좋아한다면 김현주 : 개인적으로 유머러스 한 것 보다 이런 스타일의 작품을 더 좋아해요. 뻔히 예상되는 이야기에 볼거리만 주는 건 별로거든요. 비주얼이 강한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 보다는 스토리를 음미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전 마지막에 슬프기도 하고 감동받았어요. 대신 배경 지식은 좀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박재욱 : 아무래도 ‘닥터 지바고’의 이름을 보고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관객층도 중장년층이 많지 않을까요? 그런 분들에게는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젊은 관객들은 지루해 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이혜림 : 조명이 특히 좋았어요. 또 오케스트라의 흐름도 너무나 좋았고요. 이 두 가지 덕에 극의 흐름이 잘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우성식 : 홍광호씨는 노래는 잘 하시지만 역할엔 좀 어리시지 않나 해요. 수염을 붙이고 메이크업을 해도 어색하고 어린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지루하게 봤지만 무거운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현주 : 자막에 나오는 연도는 별 의미가 없어요.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도 아니고. 차라리 3년 후, 5년 후, 이런 식이거나 ‘지바고가 몇 살일 때’ 처럼 나이가 나와도 좋고요. 별점과 한줄평 우성식 ★★ 기대에 비해 실망이 크다. 심나리 ★★★☆ 소설, 영화보다 축약적이지만 감동은 그대로. 박재욱 ★★★ 사전 지식 없이는 보기 힘든 뮤지컬 김현주 ★★★☆ 다양한 삶과 그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이혜림 ★★☆ 숙면을 취한 후에 봐야 한다. 정리: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2.22 / 조회 16,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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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Flashback.6] 뮤지컬 ‘닥터지바고’, 원작 감동 전달 아쉬워
썩어 들어가는 세상은 마음을 비틀고, 비뚤어진 마음은 분노의 표출구를 찾아 떠돈다. 결국, 정제되지 못하고 폭발한 분노는 세상을 붉게 물들인다. 하지만 그 붉음조차 덮지 못한 러시아의 하얀 눈발 아래서도 사랑은 여전히 유효하다.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을 배경으로 ‘유리 지바고’의 삶과 ‘라라’와의 사랑을 담는다. 그러나 아쉽게도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원작에서 보여진 혁명을 통과하는 한 남자의 삶과 사랑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지는 못했다.원작 소설이 다루는 러시아 대격변기의 이야기가 너무 방대했던 탓일까. 혹은 복잡하고 다각적인 인물관계 때문일까.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소설과 영화의 위대한 감동’이라는 광고 문구에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한다. 원작이 러시아혁명을 견뎌가는 한 남자의 삶과 사랑에 대한 대서사시였다면 뮤지컬은 ‘유리 지바고(이하 유리)’와 ‘라라’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 많고, 유리와 라라의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되기 이전 설명해야 할 부분이 많아 이야기는 산발적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이야기 흐름은 사건을 나열하는데 그쳐 설득력을 얻기에는 부족했다.뮤지컬 ‘닥터 지바고’는 초점이 잘못 맞춰진 사진처럼 정작 보여야 할 부분은 흐릿하게 드러난다. 혁명 속에서 유리가 겪는 고민과 갈등, 그 속에서 피어나는 유리와 라라의 격정적인 사랑을 기대했던 관객은 아내인 토냐와 애인인 라라 사이에 양다리를 걸친 속없는 한 남자만을 무대 위에서 만나게 된다. 혁명 속에서도 진심을 잃지 않았던 뜨거운 열정을 품은 시인이자 의자였던 ‘유리 지바고’의 이야기는 그저 흔한 사랑이야기로 남고 말았다. 뮤지컬 ‘닥터 지바고’는 시대적 상황을 잘 그려낸 음악들로 이야기의 빈틈을 메우려고 한다. 실제로 작곡가 루시 사이먼이 만든 개별의 뮤지컬넘버는 아름답다. 특히, 유리와 라라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Now’와 유리가 탈출하면서 부르는 ‘Ashes and tears’는 머릿속을 맴도는 멋진 노래들이다. 하지만 작품 전체의 음악적 구성에서 관객에게 큰 울림을 주는 ‘한 방’의 부재가 아쉽다. 비슷하게 이어지는 음악 구성은 엇비슷한 분위기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준다.이 작품은 4.4도의 경사진 무대를 선택했다. 안쪽으로 점점 좁혀가는 무대 세트는 깊이와 넓이에 입체감을 줬다. 무대를 가로지르는 철제세트는 뜨거운 전장의 언덕으로, 기차로 이용되며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특히, 흑백 영상으로 처리한 시대와 상황에 대한 장면 설명은 무대 장치 중 단연 돋보인다. 라라와 파샤의 첫날밤 장면에서 뒤편에 느리게 옷을 벗는 여성의 영상이나 빨치산에 잡혀가 괴로워하는 유리의 뒤로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은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상황과 감정을 설명하기에 충분했다.조승우 합류 이전까지 홀로 공연을 이끌어 온 홍광호의 고군분투는 대단했다. 끓어오르는 듯한 중저음과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그의 ‘미친 가창력’은 관객을 기립박수를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캐릭터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디테일함이 아쉽다. 전미도와 강필석은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연기를 펼쳐온 배우답게 작품 전체의 안정감을 실어주는 연기를 선보였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17 / 조회 12,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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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지바고> 조승우, 14일부터 공연
조승우가 뮤지컬 의 ‘유리지바고’ 역으로 2월 14일 부터 공연을 시작한다.
이는 조승우의 출연 결정이 발표되고 약 한달 만에 무대에 서는 것. 홍광호 단독 캐스팅에서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 체제로 바뀌며 좀 더 안정적인 공연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부 미정으로 남아있던 2월 공연의 캐스팅 일정은 조승우를 포함하여 2월 7일 오전 10시에 각 주요 예매처 및 뮤지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지되고, 2차 티켓오픈은 2월 14일(화)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다.
는 토니상 2회 수상의 연출가 데스 맥아너프와 뮤지컬 으로 유명한 루시 사이먼에 의해 뮤지컬로 선보였다. 지난 2011년 2월 호주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진 이후 현재 우리나라에서 초연 중으로, 오는 6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2.07 / 조회 2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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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뮤지컬 ‘닥터 지바고’, 낭만의 화신 ‘유리 지바고’
여기 지독한 사랑에 빠진 한 남자가 있다. 무도회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여자는 아릿하고 강렬하게 그의 가슴을 흔들고 사라진다. 잠깐의 마주침, 찰나의 목소리로 그의 가슴 속에 박혀버린 여자의 이름은 ‘라라’. 자신을 온통 사로잡는 강렬한 감정에 빠진 그는 러시아 혁명이 벌어지는 격변 속에서도 라라를 향한 사랑으로 끊임없이 번뇌한다. 자신을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낭만을 부르짖는 이 남자는 바로 ‘유리 안드레이비치 지바고’(이하 유리)다.낭만의 화신, ‘유리 안드레이비치 지바고’모스크바 부호의 아들로 태어난 유리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그로메코가에 입양된다. 그로메코가는 따뜻한 보살핌으로 유리를 키운다. 성장 과정에서 유리는 자연스럽게 그로메코가의 딸 토냐와 결혼 약속을 한다. 이 긴 세월 속에서 유리는 시를 쓰는 낭만적인 소년으로 성장하지만, 그로메코가에 은혜를 갚기 위해 시대가 원하는 의사가 된다.유리는 유복하게 자라 부드럽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다. 또한, 한 번도 꽃 피워 보지 못한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품고 있는 순수한 청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리는 무도회장에서 크마로브스키에게 총을 겨누는 라라와 마주친다. 그는 라라가 왜 크마로브스키에게 총을 겨누었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품는다. 한눈에 라라에게 사로잡힌 유리는 떠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지만 붙잡을 수 없는 그녀는 바람처럼 빠져나가 버린다. 유리는 사라져 버린 라라를 잊지 못하고 2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다. 총을 겨누는 라라의 모습은 그의 생애 단 한 번도 겪어 본 적 없는 뜨거운 ‘열정’ 그 자체이자,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2년 만에 우연히 다시 만난 라라를 유리는 단박에 알아보고 그녀를 붙잡는다. 짧은 찰나에 유리는 라라에게 무도회장에서 총을 겨누었을 때의 감정을 묻는다. 하지만 자신이 왜 이 일을 묻는지 조차 라라에게 설명할 수 없다. 라라가 총을 겨눴을 때, 시인으로서 풍부한 감성을 가진 유리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감정에 대해 당연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연한 궁금증은 그녀가 겨눈 사람이 크마로브스키라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수라는 것에서 더욱 증폭된다. 두 번의 짧은 만남 뒤에 유리는 격전이 펼쳐진 전쟁 속에서 남편을 찾아 종군간호사로 전쟁터를 찾은 라라를 우연히 만난다. 이들은 어쩔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유리와 라라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인 ‘Now’의 가사에는 ‘내 빈 가슴을 채운 그대 손 내밀면 사라진대도 넌 피어날 꽃처럼 타오르는 불꽃처럼 나를 자유케 해 날 타오르게 해 내 모든 고통 사라지게 해’라는 가사가 있다. 이는 유리가 느끼는 라라가 가장 잘 드러나는 가사다. 토냐가 유리를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라면, 라라는 유리 자신에게는 없는 빈 공간을 채워주는 사람이자, 가슴 속 뜨거운 무엇인가를 타오르게 하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라라는 유리의 풍부한 감성과 낭만을 충족시켜줄 하나의 뮤즈로서도 그를 사로잡는다. 유리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현실을 잊게 할 만큼 자신을 타오르게 하는 라라에게 ‘시’를 남김으로서 최후를 맞는다. 라라에게 남긴 그의 마지막 시는 러시아 혁명의 아픔을 담아내는 명작으로 남겨져 후대까지 사랑받는다. 모든 것이 뒤바뀌어 버린 혁명 속에서도 자신을 뒤흔든 사랑과 시의 끈을 놓지 않았던 유리야말로 ‘낭만의 화신’이 아닐까.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06 / 조회 1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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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뮤지컬 ‘닥터지바고’, 파란만장한 전쟁 속 펼쳐진 한 남자의 사랑!
동명의 소설과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닥터지바고’가 6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이라는 시대의 격변기를 맞이한 시인이자 의사인 유리 지바고의 삶과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원작 소설과 영화의 감동에 감성적인 음악을 더해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닥터지바고’는 어떤 이야기와 모습으로 찾아왔을까.뮤지컬 ‘닥터지바고’의 주인공인 유리 지바고(이하 유리)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입양돼 의사로 성장한다. 그는 입양된 그로메코가의 딸 토냐와 약혼한다. 이후 유리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게 되는 라라는 고위법관인 코마로브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갖게 된다. 이에 대한 환멸을 느낀 라라는 무도회장에서 코마로브스키에게 총을 겨눈 뒤 사라진다. 무도회장에서 라라를 처음 발견한 유리는 그녀에게 호기심을 느끼지만 곧 토냐와 결혼한다. ? 코르마브스키를 떠난 라라는 혁명가인 연인 파샤와 결혼한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자 상처받은 파샤는 군에 입대한다. ? 1차 대전이 일어나자 군의관으로 참전한 유리는 파샤를 찾아 종군간호사가 된 라라와 마주친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 1차 대전의 종식과 함께 유리와 라라는 헤어진다. 토냐에게 돌아온 유리는 부인의 고향인 유리아틴으로 떠나지만 그곳에서 라라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부하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끌리듯 다시 사랑에 빠진다. ?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된 파샤는 유리를 빨치산 캠프로 보내 버리고 만다. 유리는 그곳에서 끔찍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탈출하기로 마음 먹는다.
2012.02.01 / 조회 1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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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포토] 뮤지컬 ‘닥터 지바고’, 전쟁과 사랑에 휘말린 가혹한 운명의 ‘유리 지바고’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서 ‘유리 지바고’ 역을 맡은 배우 홍광호가 1월 26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서 ‘유리 지바고’는 의사이자 시인으로 등장한다. 선량한 마음과 문학적 감성을 지닌 인물이 지적이고 성실한 신사다. 1900년대부터 1940년 사이의 혼란스러운 러시아 정권 교체 시기를 견뎌내는 인물이다.이번 공연은 배우 조승우와 홍광호가 ‘유리 지바고’ 역을 맡아 파란만장한 삶 속에 피어난 사랑을 그린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31 / 조회 1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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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속 운명 같은 사랑, <닥터지바고>
지난 25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27일 본 공연에 들어가는 뮤지컬 가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뮤지컬 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동명의 장편소설을 바탕으로 러시아 10월 혁명 속에서 피어나는 남자의 사랑과 열정을 담은 서사극. 영화로도 만들어져 1966년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수상하며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로 기억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2월 호주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지며 호평을 받은 이번 무대는 2012년 한국에서 초연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홍광호와 함께 유리지바고로 캐스팅된 주지훈이 성대결절로 공연 2주 전 하차하는 등 순조롭지 못한 진행을 보였지만 를 마친 조승우가 이 작품에 투입돼 다시 한번 뮤지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6일 공개된 하이라이트에선 현재 연습 중인 조승우를 제외하고 홍광호, 김지우, 전미도, 강필석, 최현주 등 주요 출연진들이 등장해 기량을 선보였다. 혁명가 파샤(강필석)과 결혼하는 라라(김지우).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져드는 라라와 유리(홍광호).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 토냐(최현주)와 라라(전미도)의 가슴 아픈 만남 등이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어우러졌다. 뮤지컬 는 한국 공연 이후 2013년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이 확정돼 있으며, 이후 브로드웨이와 독일을 비롯한 유럽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무대는 6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어진다. 공연장면 파샤(강필석), 라라(김지우)의 결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남녀. 라라와 유리(홍광호)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라라(전미도), 유리지바고 라라를 사랑하는 또 다른 남자. 부정부패 법관 코마로브스키(서영주) 극단적인 볼셰비키로 변한 파샤 다섯 남녀의 얽힌 사랑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여자 혼란의 시대. 도망자가 된 유리지바고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2.01.27 / 조회 16,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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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닥터 지바고> 제안 받았을 때 어이 없었죠”
지난 16일, 배우 조승우가 개막 2주 전 '유리 지바고'로 출연함을 정식 발표했다. 그는 “선택의 기로에서 홍광호가 보내준 잠언 말씀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자신감 제로인 상태이지만 홀로 4주 이상 연습 시간을 버텨야 하는 저의 고독감과 맞물려 유리 지바고의 쓸쓸함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출연 이유를 밝혔다. 지난 15일 마지막 공연에서 “러시아를 잠실로 가져다 놓을 것”이라며 출연을 암시한 지 3일만에 이뤄진 기자회견에서다. 갑작스러운 출연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뮤지컬 최고의 톱배우는 이날 특유의 유머와 솔직함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캐스팅 제안에…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게 낫겠죠? 3회 차 공연을 남겨두고 캐스팅 제의를 들었을 땐, 이건 무슨 감정인지도 설명할 수가 없었어요. 대표님이 갈 데까지 가셨구나. (지난 해) 처음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땐 이미 가 오픈 하기로 돼 있는 상황인데 2월에 가 올라간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출연하기 위해선 공연을 늦춰야 했지만 공연장 대관 문제가 잡혀 있기 때문에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대관 문제로 배우가 움직여야 하고 무리한 스케줄을 강행해야 하는 것에 화도 났고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두 번째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제 계획은, 그 때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어요. 가 하고 싶었죠. (신춘수 대표를 가르키며) 그래도 돈키호테가 옆에 있으니까.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작품에 대한 믿음이 그다지 크지 않았어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땐 대본이 넘어가지 않았고요. 러시아 시대상황, 혁명이 아직은 저에게 흥미요소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대본을 절반도 못 읽고 내려놨어요. 그때는 이미 와 영화 에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이없는 제안을 받고, 오디 측에 말하지 않고 다음 날 바로 연습 현장을 찾아갔어요. 홍광호, 전미도, 최현주씨 리허설을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정말 무대 장치가 없어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엄청난 파워를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홍광호가 보낸 잠언 구절을 읽는 조승우무엇보다 홍광호가 어떻게 상황이 그리 돼서… 매일 전화해서 볼멘소리 하고 너스레를 떨면서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고민을 하다가 광호가 마지막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 저에게 잠언서에 나오는 구절을 보내줬어요. 잠언 16장 9절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그 구절을 보고 결정을 했고. 지금은 를 그저께 끝내서 이 작품을 절절하게, 훌륭하게 그려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습니다. 사실, 자신감 제로 상태에요. 하지만 유리가 가지고 있는 고독감과 쓸쓸함이 뒤늦게 연습에 참여해서 4주 이상의 연습 시간을 홀로 버텨야 하는 저의 고독감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 그 점을 많이 활용할 예정입니다. 연습기간, 공연에 투입되는 기간은 언제인가. 보통 연습을 6주 정도 합니다. 대부분 작품의 맥락이 잡히는 건 4주 안에 끝납니다. 하지만 이미 동선, 조명이 다 짜여있고 저는 들어가기만 하면 되서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일단 2주 연습을 진행하고 얼마큼 진행되는 지를 보고, 그 뒤에 티켓오픈을 충분히 이야기 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원래 계획하고 있던 작품은 무엇이었나. 영화 시나리오가 엄청 들어왔지만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상반기엔 을 하려고 했어요. 하반기엔 를 하려고 했습니다. 너무나 하고 싶었어요. 는 너무 많이 해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고요. 두 작품이 정말 하고 싶었는데 졸지에 이렇게 됐어요. 하반기엔 좋은 영화를 하고 싶은 게 바람이지만 그런 인연이 닿지 않으면 좋은 인연의 뮤지컬을 하겠죠.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2.01.18 / 조회 28,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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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닥터 지바고> 유리 지바고 역으로 출연
조승우가 뮤지컬 의 유리 지바고 역으로 출연한다.
지난 15일 막을 내린 뮤지컬 에서 2달여 간 조로 역으로 서 왔던 조승우는, 바로 러시아 혁명기의 거친 기류를 온 몸으로 겪어 내는 주인공 역으로 변신할 예정.
조승우는 마지막 공연 커튼콜 무대에서 “러시아로 간다”는 언급으로 출연을 예고한 바 있다. 조승우의 출연 결정에 대한 이야기는 17일 기자간담회장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주지훈의 갑작스런 하차 이후 홍광호 단일 캐스팅으로 공연을 점쳤던 는 조승우와 홍광호가 유리 지바고 역에 나서며 1월 27일부터 6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1.16 / 조회 2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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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상 영광의 얼굴들
관객이 선택한 이름. 2011년 뮤지컬, 연극을 빛낸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상 주인공들이 발표됐다. 공연의 판매매수(70&), 투표점수(30%)를 합산해 최종 확정된 이번 어워즈에서는 컴백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조승우, 차세대 뮤지컬 여왕으로 떠오른 정선아가 뮤지컬 남녀 티켓파워상을,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드는 정보석가 연극 남자부문 티켓파워상을, 강부자가 2년 연속 연극 여자부문 티켓파워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름만으로 관객을 움직이는 최고의 배우들, 티켓파워상에 빛나는 영광의 얼굴들을 매거진 플레이디비가 만났다. “사실, 상을 받는 게 기쁜 것 보단 부담스러워요. 예매와 투표로 결정이 됐으니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이에요. 그런데 티켓판매만으로는 준수가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를 길게 해서 관객들이 찾아주셨으니까 받은 거 아닌가요? 그래서 이 상은 관객 분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2011 골든티켓어워즈의 뮤지컬 남자배우부문 수상자 조승우의 소감은 간단하지 않았다. 단순한 소감으로 마무리하기엔 지난해 그는 “할 수 있는 최대의 작품”을 소화했고, 그만큼 공연계의 시선은 더 집중됐으며 그에 관한 수많은 말과 시선은, 그에게 수많은 생각이 들게 했으리라. 지난 해 군복무 후 첫 작품으로 출발한 의 돌풍. 이어 출연한 영화 ‘복숭아 나무’ ‘퍼펙트 게임’, 그리고 뮤지컬 는 사람들로 하여금 ‘역시 조승우’란 말이 나오게 했다. 그 스스로도 “정신 없었던 한 해였다”며 웃음 짓는다. “10월 중순 제대를 앞두고 나온 말년휴가, 바로 다음날부터 연습에 들어갔죠. 제 신기록을 수립했어요. 1년에 할 수 있는 최대의 작품을 했는데, 저를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 네 개나 있었다는 게 정말 행복했어요.” 특히 복귀작 는 한 배우가 무대에서 어떻게 빛을 발하는지 여실히 보여준 무대. 하지만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제대하고 나서 흥분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서 5개월이라는 장기공연을 얕잡아 봤어요. 65Kg으로 시작해서 59Kg으로 끝났거든요. 모든 체력적인 소모에서 저를 보호하지 못했어요. 연기적인 부분이야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조금 여유가 생겼단 말을 듣지만, 컨디션 조절에서는 실패했죠. 그래서 더 양질의 음악과 파워를 선보이지 못한 것 같아서 스스로 만족하진 못해요.” 2011년 후반부를 뜨겁게 달군 를 하면서는 “희열을 느끼고 행복했다”고 말한다. “손발이 다 까지고 피멍이 들고, 최재웅 배우 눈을 찢어서 다섯 바늘을 꿰매게도 해도 이 무대가 정말 행복했어요. 의 플라멩코 노래와 춤, 무대 메커니즘이 정말 좋았어요. 가능하면 스턴트 없이 직접 하려고 했던 것도 이 작품을 그 만큼 좋아했기 때문이고요.” “쉴 새 없이 행복했다”는 2011년을 뒤로 하고 배우 조승우의 올해 계획은 어떨까? 그는 “가 끝나면 완전히 백수”라며 웃어 보였다. 아직 그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작품 기다리는 중인 듯. 올해 계획 대신 뮤지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2012년 나라가 뒤숭숭하지만 문화예술계가 더 웃을 수 있고, 더 많은 좋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관객 여러분들이 다양한 작품 많이 봐주시고 관심 가져 주세요. 2012년 복 많이 받으세요.” “공정한 기준을 갖고 있는 상을 받게 되니 기분이 좋아요. 앞으로 제가 맡게 될 작품에서도 티켓파워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2011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상 뮤지컬 여우주연상 주인공, 정선아. 그리고 까지 언제, 어디서든 그녀의 모습은 반짝였다. “최고의 배우, 조승우씨와 나란히 선다는 게 정말 든든하네요. (웃음) 영광입니다. 뮤지컬 어르신들이 “이번에는 이 친구를 몰아서 줘볼까”하는 그런 상이 아니라 티켓판매량이라는 객관적인 수치, 관객들의 투표라는 기준을 가진 상이라는 점에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저희 엄마가 가장 좋아해주셨어요. 무대, 관객에 대한 책임감도 커진 것 같고, 2012년 시작에 이 상을 받으니까 더 의미가 큰 것 같아요.” 뮤지컬계 여배우 기근현상이라는 말을 밀어낼 만큼, 2011년 그녀의 활약은 대단했다. 작품 흥행, 관객들의 호평을 독식하며 정선아 파워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 등 정말 많은 시도를 했던 것 같아요. 제 자신에게 모험을 걸지 않으면 편안하지만 전 도전과 어울린다는 걸 깨달았어요. 10년을 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웃음) 는 저를 어느 정도의 위치에 세워준 작품이고, “선아야, 무대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더라”는 칭찬을 들었던 소중한 작품이에요. 를 하고,또 관객들이 준 이 상을 받으면서 감사하고, 감사하면서 뮤지컬을 더더욱 사랑해야겠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주목 받는 그녀에서, 주목할 수 밖에 없는 대형 여배우로 떠오른 그녀. “라이선스 뮤지컬이 잘 맞았기 때문에”라는 이유로 주로 라이선스 작품에 출연했던 그녀에게 새로운 생각이 더해졌다. “재작년, 작년을 지나면서 한국뮤지컬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어요. 한국뮤지컬 발전에 할 수 있는 롤이 있다면 저도 해야 하지 않겠나 라는. 그래서 2012년 첫 작품으로 를 선택했고, 저 스스로도 기대감이 커요.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게 거의 처음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리사언니도 있고. 이지나 선생님은 “넌 하는 게 쉬는 거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사실, 초반에는 좀 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제가 힘들어 보이지 않았나 봐요. (웃음)” 통통 튀는 의 미미에서 퍼스트레이디 로 서기까지, 정선아의 일생은 뮤지컬에 의한, 뮤지컬을 위한으로 정리된다. “앞으로도 뮤지컬에 의해 움직이는 정선아가 될 거에요. 제 이름을 보고 예매를 하시는 분들이 믿어 의심치 않도록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지요. 아무리 재능이 넘치는 배우라도, 관객이 없는 무대에는 설 수 없잖아요. 그건 그냥 혼자만의 쇼인 거죠. 관객들의 감동을 위해 늘 노력하는 배우가 될겁니다. 무대에서는, 언제나 반짝이는 배우 정선아의 모습으로 서있을게요.” “일 년에 한 편 이상의 연극을 하자는 다짐으로 노력하고 있었어요. 더 많은 관객들과 호흡해도 되겠다는 용기를 주는 상이네요." 2011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상 연극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여다보던 정보석이 “연기대상 트로피보다 더 멋진 것 같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연극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바로 ‘연습시간’ 이에요. 연습이 힘들 때 객석에 앉은 관객들의 모습을 상상해보거든요. 관객분들이 많이 찾아와주셨다는 결과물이 제 손에 찾아온 것 같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고, 행복해요.” 정보석은 쉼 없이 변신하는 배우로 꼽힌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드라마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까지. 브라운관 속 배우 정보석의 모습은 그야말로 종횡무진이었다. 살인적인 시트콤, 드라마 촬영 일정 속에서도 그는 , 그리고 를 소화하며 연극 무대 위에서, 배우 정보석의 존재를 증명했다. “2011년 초반에 했던 는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로 관객들을 만났던 작품이에요. 드라마 일정과 겹치게 되면서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연극은, 모든 걸 걸고 전념을 해도 관객들과 만나는 순간에는 두렵기 마련인데 그러게 할 수 없는 상황이 굉장히 죄송스러웠죠. 그래서 후반에는 집중하자, 반성하고 열심히 하자는 큰마음으로 를 시작했어요.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작품이 틀어질 때는 마음이 괴로워서 강한 부침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제가 연출을 믿고, 작품을 사랑하게 되면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온 것 같아요. 올해 두 작품을 만났던 건 굉장한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브라운관의 연기파, 꽃중년의 대표주자인 정보석의 연극, 무대 사랑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새로운 무대 발굴의 씨앗이 되는‘2인극 페스티벌’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조직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관객들의 응원 덕분에 제가 무대에 설 수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무대에 서고 싶어요. 관객 분들이 ‘2인극 페스티벌’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흥행과는 별도로 실험적인, 좋은 작품들이 이 페스티벌을 통해서 많이 배출되고 있거든요. 도 '2인극 페스티벌'을 통해서 관객 앞에 설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독립영화의 개념으로 생각해주셔서 연극이 더 많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심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연극을 향한 정보석의 묵직한 걸음은 2012년에도 계속된다. “연극을 통해 제가 받았던 혜택들을 잊지 않고 있어요. 더 성숙한 연기로, 정말 티켓이 아깝지 않은 연극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공연이 임박해서 작품을 정하는 게 아니라 미리미리 준비를 해서 탄탄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그래서 2012년 하반기, 2013년 상반기 작품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고요. 모두 관객들의 응원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보석이라는 배우를 만나기 위해서 연극 무대를 찾아오셨을 때 절대 후회하는 일이 없으시도록,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약속할 수 있어요. (웃음)” “두 번째 상을 받으니 남다른 기쁨이 있네요. 내년에 또 받아서 3관왕 했으면 하는 욕심도 생기는데요? (웃음).” 2009년에 이어 2011년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상 연극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강부자는 요즘에도 주말마다 전국을 돌며 을 공연 중이다. 친정엄마 작품이 우수수 쏟아진 와중에서 유일하게 롱런하고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 해에는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이라 일컬어지는 고 차범석 작, 임영웅 연출의 연극 의 양씨 역으로도 서며 크고 작은 무대 위에서 여전히 건재한 그녀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스물 두 살 때 노역을 했었지만, 지금도 노역을 완벽하게 한다고 볼 수 없어요. 한 90살쯤 되면 노역다운 노역을 할 수 있을까.” 올해로 연기인생 50년. “이렇게 눈 깜짝할 순간에 시간이 갈 줄을 몰랐다”는 그녀가 배우의 길로 올곧게 걸어갈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쉬지 않았다”는 것이다. “1962년 3월에 데뷔한 이후 아이를 낳고 딱 20일 쉬어 본 거 빼고는 단 한번도 쉰 적이 없어요. 휴식기를 갖는다, 다른 사람의 작품만 보고 다녔다, 하면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지만, 다른 길로 갈 마음도 없었고, 내가 여기 있는 게 천직이라고 생각했죠.” 30년만 되돌아가서 40살부터 다시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강부자는 변함없이 후배들과 역동적으로 함께 어울리는 무대를 꿈꾼다. “를 보면서, 조승우라는 배우 정말 잘하는구나, 생각했어요. 아주 무대에 발이 짝짝 붙는 거야. 체구는 작지만 떡 벌어진 어깨에 관객을 알고 무대를 알더라고요. 그게 그렇게 이뻐. 난 거기 집시 여인 역할 해 보면 어떨까, 하기도 하고.(웃음) 요즘도 집에서 가끔 춤도 춰보고 그래요.(웃음)” 언젠가는 선보일 노래와 이야기가 어우러진 토크콘서트는 강부자가 꿈꾸는 또 다른 공연이다. “촬영 때문에 서울, 부산을 왕복할 때도 운전자 졸지 말라고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는 그녀는 “여러 가지 이야기에 삶의 애환을 담은 노래 10곡 정도는 거뜬하게 부를 수 있다”고 하니, 마음 가까이로 다가오는 배우 강부자의 따뜻한 또 다른 무대가 기다려진다. 정리: 매거진 플레이디비 편집부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이민옥(okjassi@daum.net), 배경훈 디자인: 이주영
2012.01.13 / 조회 17,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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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성대결절로 <닥터지바고> 하차
뮤지컬 연습 중인 주지훈이 공연에서 하차했다.
제작사인 오디뮤지컬컴퍼니측은 “주지훈은 ‘유리지바고’ 역에 캐스팅 되어 열심히 공연을 준비 중이었으나 지난 9일 성대결절 때문에 연습에 더 이상 참여할 수 없게 되어 하차를 결정했다”며 “제대 후 복귀작이고 본인이 직접 선택한 작품이라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연습에 임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속상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뮤지컬 는 현재 배우, 스텝 모두가 총력을 다해 연습에 임하고 있으며, 공연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호주 월드 프리미어에 이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공연인 만큼 최고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지훈의 갑작스런 하차로 ‘유리지바고’ 역은 배우 홍광호의 단일 캐스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뮤지컬 는 1월 25일, 26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1월 27일 한국 초연을 앞두고 있으며, 2012년 6월 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1.10 / 조회 17,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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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닥터지바고> 2012년 국내초연
뮤지컬 가 2012년 국내 초연한다.
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Boris Pasternak)의 소설을 원작으로 러시아 혁명기를 겪는 의사이자 시인인 유리지바고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 특히 영화 속에서는 명배우 오마샤리프가 열연해 전세계 팬들에게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로 평가 받는다.
이번 무대는 제작 단계부터 호주의 대표적인 프로듀서 존 프로스트 (John Frost)와 미국의 아니타 왁스만 (Anita Waxman), 그리고 한국의 신춘수 대표까지 호주, 미국, 한국의 프로듀서들이 함께 제작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지난 2월 호주 시드니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개막 전 이미 전체 좌석의 60% 이상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며, 호주는 물론 전세계 뮤지컬 관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현재 시드니 (2/10~4/2)에 이어 멜버른 (4/12~6/26), 브리즈번 (~8/14) 공연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2012년 한국 공연에 이어 독일을 비롯한 유럽,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는 내년 개막을 앞두고 배우 오디션을 진행한다. 8월 1일부터 3주간 홈페이지(www. odmusical.com)를 통해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뮤지컬 는 2012년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1.08.01 / 조회 19,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