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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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롱런 뮤지컬의 이유를 묻다.
한 여름날, 풋풋한 고교생들의 젊음과 사랑을 담은 뮤지컬 . ‘나의 첫 뮤지컬’로 불리며 2003년 국내 초연 이후 60만 관객 동원, 중대형 뮤지컬 최초 1700회를 돌파한 의 롱런 이유가 궁금하다. 캐스트 대니: 김산호, 샌디: 장혜민, 케니키: 안현식, 리조 : 최수연 등 참가자 1. 옥채라(24) 대학생 / 50번 봤다! 2. 도경은(31) 회사원 / 로 공연 홀릭계 입문, 는 처음. 3. 박정미(18) 고등학생 / 초등학생 때 음악 듣고 뮤지컬이라는 신세계 발견. 4. 이창현(25) 대학생 / 새로운 극장에서 또 한번 5. 김지현(31) 회사원 / 공연은 일상 속 오아시스, 이번이 세 번째 에너지 업! 파워 업! 박정미(이하 정미) : 초등학생 때 음악선생님이 ‘서머 나잇’을 틀어주셨었거든요. 그 때 ‘와,이런 것도 있구나’ 했죠. 그때부터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첫 관람인데 무척 생동감 있고 컬러풀하고, 재밌었어요. 도경은(이하 경은) : TV나 다른 매체에서 많이 접해 와서 익숙했어요. 우선 노래가 많이 알던 거라 처음인데도 흥얼거리면서 보고. 김지현(이하 지현) : 처음 뮤지컬 접하는 친구들한테 권하거든요.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공연이란 생각이 들어요. 지루한 면도 거의 없고. 과거 두 번 다 제일 앞줄에서 봤는데, 배우들이 막 달려나오는 그 생동감이 좋거든요. 뮤지컬 관객이라면 꼭 거쳐야 한다?! 이창현(이하 창현) : 처음 본 는 충동적으로 결정한 거였어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또 왜 이렇게 오래 하고 인기가 있다고 하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도대체 어떤 공연이길래’ 한 거죠. 경은 : 하면 우선 드는 생각이 ‘젊다, 신난다’, 그리고 ‘뮤지컬을 좀 본다 하는 사람들은 꼭 거쳐가야 하는 관문’ 이에요. 물론 공연을 많이 보진 못했지만 저도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어디서 공연 얘기를 좀 하려면 이거는 꼭 봐야 되는 거다, 하는 생각이 딱 들어요. 옥채라(이하 채라) : 70년대 나온 영화가 원작이잖아요. 그래서 어른들은 추억을 되살리며 공감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어요. 역동적인 댄스 & 익숙한 노래 창현 : 2막 시작에 나오는 댄스파티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가장 역동적이고요. 군무가 딱딱 맞아 떨어질 때 정말 멋지거든요. 정미 : 개인적으로 안무가 많은 작품을 좋아해요. , 하면 안무가 상징적으로 생각나기도 하고요. 채라 : 객석 앞줄에서 보면 배우들과 눈이 마주치니까 여자 관객들은 낚이죠.(웃음) 경은 : 계단 장면이 CF에 나오기도 해서 더 각인이 되는 것 같은데. ‘서머 나잇’을 비롯해서 노래가 더 기억에 남는데요. 창현 : ‘서머나잇’은 워낙 대중적이고 유명하죠. 가창력이 폭발하는 소름끼치는 솔로곡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넘버가 없다는 건 좀 아쉬워요. 단체곡이 많죠. 지현 : 오히려 귀에 익은 노래를 들으니 부담감도 없고 친근했어요. 솔로 보단 단체곡이 훨씬 더 신나고요. 급 변하는 샌디? 앙상블 절대 주목! 창현 : 스토리적인 부분은 아쉬워요. 샌디가 변해가는 과정 없이 너무 급하게 끝나잖아요. 채라 : 많은 분들이 ‘결국 착한 아이가 나쁘게 변하는 게 맞는거야’라고들 하시던데,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봤던 한 에서는 대니가 교복을 입고 나와서 “내가 널 위해 바뀔 수도 있어”하면서 끝났거든요. 서로에게 맞춰간다는. 그런 결말도 괜찮더라고요. 정미 : 내성적이던 샌디가 좀 더 활달하고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한다는 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경은 : 시선이 주인공에게만 가진 않아요. 다른 커플들, 다른 배역들이 보이더라고요. 댄스 파티 장면에서도 주인공들 보다 다른 곳을 보면 또 다른 배역들이 뭘 하고 있고. 채라 : 그게 바로 를 계속 다시 보게 되는 이유 같아요. 댄스 파티 장면에서도 앞에선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 동안 대니는 무대 뒤쪽에서 화난 샌디를 달래주려고 애교를 부리고 있고. 한 사람만 보고 있으면 절대 볼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요. 그래도 대니는 대니지만(웃음). 앵콜 때 함성 소리부터 다르잖아요. 지현 : 나쁜 남자니까. 창현 : 그런데 자기 여자친구한테는 상냥하고.(웃음) 경은 : 전 엉덩이 까는 로저가 안 잊혀지네요.(웃음) 정미 : 저는 리조가 멋있었어요. 파워풀하면서도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채라 : 여자들은 샌디 보다 리조를 더 좋아하더라고요. 창현 : 리조, 케니키 커플은 빠질 수 없죠. 채라 : 앙상블을 계속 보게 되는 게, 예전 공연에서 앙상블 하셨던 배우들이 다음 공연에선 배역을 맡으신 분이 많아요. 현재 소니, 두디, 케니키도 그렇고요. 지금은 미비해 보여도 미래의 스타들을 점 찍고, 스타로 자랄 수 있는 걸 볼 수 있는 작품 같아요. 공연 편식, 엔 없더라 경은 : 볼거리가 화려하고, 즐겁고 신나잖아요. 그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죠. 노래도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만약 뮤지컬을 처음 본다면 어느 정도 익숙한 걸 봐야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요. 채라 : 힘들 때 어두운 작품 보기 싫잖아요. 무대 앞에서 배우들이 바라봐주면 은총 받은 것 같고(웃음). 50번이나 본 이유는 매번 무대 구석구석에서 캐릭터 마다 다르게 일어나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 배우들을 다른 작품에서 만나면 또 반갑고요. 지현 : 다른 작품에서 만난 배우들을 찾아보다 ‘어, 출신이네!’하는 쫄깃쫄깃함이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좋은 건 출신 배우들이 지금 잘 나가고 있다는 거. 한편으로는 오래 하고 있어서 언제든 볼 수 있는 공연이란 생각이 들어서, 티켓 오픈을 기다리고 예매 페이지 로그인을 계속하고, 이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창현 : 너무 슬프거나 웅장한 작품은 감동은 크지만 종종 맘이 무겁고 너무 울어서 객석에 불 켜지는 게 창피하기도 하고.(웃음) 그런 거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가면 되는 작품이 니까, 즐거운 에너지를 몸이 요구할 때 이 작품이 떠올라요. 정미 : 가장 중요한 게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 거 아닐까요. 스토리가 진부할 수 있지만, 그게 오히려 사람들이 쉽게 찾게 만드는 강점인 것 같아요.정리: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2011.02.18 / 조회 18,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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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김산호의 '대니프린스 1호점'
한잔의 차는 여유와 배려, 관심과 정성이다. 기호 식품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삶의 한 부분, 문화의 시작, 그리고 만남과 이야기의 중심이 된 커피가 배우와의 만남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은 좀 색다르다. 의 주인공 대니로 폭풍간지를 뽐내고 있는 김산호가 추운 겨울, 몸과 마음을 동시에 녹일 커피 한 잔, 직접 내려주겠다고 나선 것. 훈남 주인이 있다니 더욱 발길이 끌리는 그곳, 절대 대니 김산호의 ‘대니프린스 1호점’ 이제 막 오픈했어요~ 부드러운 라떼? 난 달콤한 모카 10여 년 전 아르바이트 경험을 떠올려 김산호가 팬들에게 직접 커피를 만들어 주겠다고 나섰다. 경험은 있다지만 은근 부담이 되었던지, 팬미팅 전 지인의 카페를 오고 가며 머신 다루는 법 등을 복습하고 또 복습했다던데. # 산호의 Step.1 그라인드 : 커피 콩을 갈아요~ # 산호의 Step.2 탬핑 : 커피가루를 꾹 눌러 다져주세요수평에 맞게, 표면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탬핑을 해 주어야 기울기가 고르게 되어 추출할 때 부드러운 맛이 살아납니다! # 산호의 Step.3 추출 :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해 향긋한 커피를 내려요~ # Step.4 휘핑 : 라테 위에 얹혀질 부드러운 우유거품 만들기 거품키스 도전?# Step.5 시럽으로 그림 그리기 : 하트도, 별도 좋아요 아메리카노부터 부드러운 카페 라떼, 달콤한 모카 라떼, 그리고 예상메뉴에서 벗어나 김산호를 조금 당황시켰던 그린티 라테까지. 아마추어 솜씨라고 보긴 어렵지 않나요? 를 스무 번 관람하며 ‘그리스홀릭’을 자처한 관객부터 ‘막돼먹은 영애씨’를 보고 반해 김산호를 추적해(?) 왔다는 귀여운 스토커, 그리고 김산호의 팬인 여자친구를 위해 군입대를 앞두고 깜짝 선물로 팬미팅을 몰래 신청한 대한건아까지. 차 한잔의 추억에 새겨질 무궁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Q. 중 어떤 장면을 제일 좋아하세요? “올해로 5년 째 그리스를 하는 셈이에요. 4년 전엔 소년 같고 순수했는데, 이젠 좀 능글맞아졌죠?(웃음) 샌디와 함께 자동차극장에 가는 장면을 제일 좋아해요. 대니가 좀 날라리처럼 나오지만 샌디 앞에서는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이번 시즌 에서는 좀 더 남자스럽게, 강하게 리드하는 남자 대니를 보여주고 싶어요!” Q. 좀 쑥스럽지만…엉덩이가 예쁘세요! 저도..압니다.(일동 폭소) 배우들 중에 패드를 넣는 분도 계세요, 신변을 위해 실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웃음) 너무…밋밋하신 분들은 좀 넣어줘야 바지 각이 살거든요.(웃음) Q. 커피 말고 잘 하는 음식 있으세요? 혼자 산지 오래되어서 혼자 해 먹는 건 잘해요. 그 중에…닭봉? Q. 혹시 남자팬도 있으신가요? 두 분 계십니다.(웃음) 할 땐 오셔서 저 뚫어져라 쳐다 보시고, 귀에 대고 말씀하시고.(웃음) 아줌마 팬도 많아요.Q. 배우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뭔가요?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직업이라 불안감이 있었어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죠. 그런데 지금은 그 생각을 좀 지우고 싶어요. 하고 싶은 거 하고, 배우고 싶은 거 배우고, 그 때 그 때 행복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Q. 커튼콜 때 저는 막 일어나서 환호하는데 꼼짝 안하고 앉아계신 분들도 계시더라고요.자기는 못 일어나고 계속 옆 사람한테 “일어나, 일어나” 하시는 분도 봤어요.(웃음) 공연은 남 의식 안하고 편하게 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일어나고 싶으면 일어나고, 그렇지 않으면 앉아서 즐기시면 되는 거죠. Q. 다시 하고 싶은 작품, 혹은 꼭 해보고 싶은 배역 있으세요? 에서는 ‘나’를 해 보고 싶어요. 작품을 이끌어 가는 섬세한 연기가 매력적이에요. 에선 무휼 역할을 맡아보고 싶고, 의 콜린 역도 탐나는 배역이에요. 팬미팅 후 이어진 공연 관람, 객석 뒤쪽에서 등장하는 장면에서 "하이파이브 할테니 모두 통로쪽으로 손바닥을 펴고 계세요"라며 김산호가 참가자들에게 미션을 주었는데. 미션 성공하셨나요, 여러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2.01 / 조회 2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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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돌아온 ‘간지대니’, 김형민
관객들을 단 한 순간이라도 지루하게 한다면, 뮤지컬 가 아니다. 그리고 단 한 순간이라도 쉴 틈이 있다면, 뮤지컬 남자 주인공 대니가 아니다. ‘오오~샌디’를 외치는 닭삵 제조기이자, 그리스 (머리에 바르는 포마드 기름)로 흠씬 힘을 준 머리를 흔들어대는 폼생폼사, 티버드파(T-BIRD)멤버로 종횡무진하는 대니는 몸 편할 순간이 없다. 쭉 뻗은 바디라인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더니, 어느새 군무에 끼어들어 최고의 앙상블로 감탄을 자아낸다. 2011 에 기대감을 얹을 수 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2007, 2008 ‘최고의 실루엣을 가진 대니’로 꼽혔던 배우 김형민이 무대에 올랐다는 것. 올해도 어김없이 흐트러짐 없는 머리, 깃 세운 가죽 자켓, 숨막히는 청바지 라인으로 대니의 자존심을 완성했다. 여심을 흔드는 알토란 복근에 이어, 톡톡 튀는 애드립은 남심을 사로잡을 ‘형민대니’만의 비장의 무기다. ‘간지대니’로 불리는 김형민 대니의 무대는 이미 시작됐다. “핫”하는 화끈한 기합과 함께. 2007, 2008 공연 당시, 김형민은 “훤칠한 키와 적당한 근육으로 가장 섹시한 실루엣을 가진 대니”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안구정화 공연으로 평가 받았던 ‘형민대니’의 는 왜 이리도, 오랜만에 찾아온 걸까. “‘에덴의 동쪽’, ‘천추태후’등 드라마를 하면서도 생각을 계속했어요. 제작팀에서도 계속 연락이 왔는데, 는 이상하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려고 할 때, 일정이 어그러지는 거에요. 출연하던 드라마 분량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미뤄지다가, 이번에 드디어 다시 하게 됐습니다.” 배우 김형민에게 는 첫 주연 뮤지컬,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수 많은 뮤지컬 출연 제의를 뒤로 하고, ‘왕년에 했던’ 뮤지컬 무대를 다시 선택했던 이유는 그 때 그 열정을 되살리고 싶어서였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제가 이번 를 하기 전에, 우울증을 겪고 있었어요. ‘연기를 포기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는데. 예전에 를 할 때, 그 열정을 느끼고 싶어서 다시 이 작품을 선택했어요. 처음 목적이 이랬는데, 정말 제 마음을 치료해줬어요(웃음). 작품 자체도 그렇지만, 워낙 힘이 넘치는 배우들이 뭉친 공연이라 연습실 문만 열어도 밝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거든요. 식었던 제 열정을 다시 살려줄 만큼, 제게는 치료제 같은 작품이에요. 없이 혼자 견뎌야 했다면, 정말 괴로웠을 거에요. 친구들한테 그래요, 는 우울증 치료제라고(웃음).” 그렇다고 ‘는 배우 김형민에게 달콤한 작품’ 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2007년, ‘생(生)초짜’, 신인이었던 그에게 는 가혹했다. 함께 선발된 배우들이 한 시즌을 마치고, 다음 무대를 준비할 때에도 그는 연습실에 홀로 남아, 눈물의 ‘내가 원하는 건’을 불러야 했다. “총 연습기간만 4개월이 넘었던 것 같아요. 내세울 것 없는 신인이니까, 티켓파워 문제도 있었고, 검증되지 않은 상태잖아요. 무대에서 리허설 한 번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정말 속상했죠. ‘완벽하게 보여드리자’고 마음먹고 집에다 실제 무대와 똑같이 바닥에 테이핑을 하고, 세트를 꾸며서 연습했어요. 그렇게 두 달 넘게 연습하고 나서야 무대 리허설을 할 수 있었어요. 리허설을 본 대표님이, “그래, 가자”고 하셔서 무대에 올랐죠. 오디션을 7차까지 본거에요(웃음). 악바리처럼 해내는 스타일은 아닌데 제가 돈을 받는 만큼 못하면, 자존심이 엄청 상해요. 제가 돈 받는 만큼은 인정받으면서 해야지 마음이 놓여요(웃음).” 김산호, 이현과 함께 대니로 트리플 캐스팅 됐지만, 다른 작품과 연습을 병행한 두 배우와 달리 드라마 일정을 끝낸 김형민은 본의 아니게(?) 가장 열심히, 연습에 올인 할 수 있었다. “김산호, 이현씨가 다른 공연 일정과 연습이 겹치는 바람에, 연습 런쓰루를 할 때, 제가 대니 역할을 가장 많이 했어요(웃음). 어휴, 정말 힘들었어요. 트리플 캐스팅이 과연 무엇인가, 이런 고민도 해보고(웃음). 몸을 많이 쓰는 공연이라, 체력적으로 힘드니까 불평이 많아지는 거에요. 그런데, 작품이 원래 그래요. 할 때는 정말 힘든데, 끝내고 나면 좋은 기억밖에 안나요. 저와 가장 비슷한 색깔을 가진 대니 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가 ‘(강)동호 대니’ 거든요. 그 친구도 그래요, 이상하게 는 좋은 기억밖에 없다고. 할 때는 힘든데(웃음).” 그 누구보다 착실히, 탄탄히 올라온 이력을 갖췄기에 김형민은 “무대에서 놀 줄 아는 대니”로도 불린다. 깨알 같이 수 놓인 대니 웃음포인트의 완성도도 김형민 대니 앞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형민의 ‘실제 연애담’으로 완성된 대목이 많기 때문이다. “에서 지킬이 착하면 착할수록, 하이드가 더 악해 보이잖아요. 느끼하고 자신감 넘치는 대니가, 샌디만 만나면 순수해지는 모습이 대비될수록, 대니의 사랑이 더 부각되고 그 부분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샌디한테 애교를 부르거나, 장난을 치는 모습이 저랑 많이 닮았거든요(웃음). 그래서, 2007년에는 ‘김형민의 일상생활을 여과 없이 추가 하자’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많이 냈어요. 연출님은 “제발 그냥 멋있게 가면 안되겠냐”고 하시는데, 전 샌디 앞에서 순박해지는 대니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리고 싶었던 거죠. 그렇게 추가된 게, 자동차극장 장면에서 “깜짝이야~”하고 놀라던 샌디가 나중에는 정색하면서 정말 화를 낸다거나, 수영복 입은 샌디를 보고 해녀라고 말했다는 장면도 제 일상생활에서 착안한 거에요. 그 때 아이디어들이, 지금은 대본에 나와있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해요.” 2011 에서는 웃기지 않고, 완벽하게 멋진 대니를 그려보겠다는 초심으로 출발했다는 그는, 팀웍으로 다져진 지금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결론적으로는 “더 재미있는 대니가 됐다”는 고백을 전했다. “여심을 공략하려면, 원래는 무뚝뚝하지만 여자 앞에서는 살짝 풀리는 애교. 이런 걸 보여줘야 하거든요. 가령, (김)산호 대니 처럼요. 그런데, 저는 샌디 앞에서 그냥 모두 다 풀어놓고 보여줘요. 역대 대니 가운데서도 나름 ‘재미있다’는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남자들도 좋아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요, 저도 여심도 공략하고 싶어요(웃음).” 웃기고 싶은 본능을 가진 그가 가진 개인기는 총 30개가 넘는다. "고등학교 때 꿈은 개그맨" 이었다는 김형민의 이야기에서, 멀쩡한(?) 외모의 이 남자가 가진 ‘개그의 피’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수 있다. “이번 이대 삼성홀 첫 공연 때 대기실을 갔는데, 떨려서 그런지 다들 힘이 없는 거에요. 제 개인기중 하나가 ‘지킬 앤 주현’이거든요. 대결장면을 패러디 해서, “시끄러워 죽겠구만, 뭐라 지껄여~”부터 탤런트 주현씨의 “야~이 좌식들아~”로 연결해서 변신하는 거에요. 오디 신춘수 대표님이 “그 성대모사 때문에 가 웃겨지고 있다, 제발 그만해달라”고 하셔서 쭉 안 했었거든요. 2011 첫 공연을 기념해서, 오랜만에 했어요(웃음).” 드라마 ‘에덴의 동쪽’ 보스, ‘천추태후’ 무사로 활약하면서 1년 8개월 이상 액션스쿨로 출퇴근을 하기도 했다. 액션으로 다져진, 짱짱한 근육은 ‘유쾌대니’ 김형민의 필살기다. “커튼콜 때 숙성된 복근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웃음). 관객들은 배우에게 유린 당하려고, 극장에 간다는 말을 본 적이 있어요. 배우들이 기가 막히게 유린해야, 관객들이 즐겁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잖아요. 맡겨주시면, 정말 즐겁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는 무대 배우들과 관객들이 그 열정을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거든요. 이번에, 마음껏 놀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눈과 귀가 즐거운, ‘형민대니’의 무대는 오는 3월 9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장소협찬: cafe Nthen간지대니, 김형민'S PHOTO 클릭!
2011.01.17 / 조회 19,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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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풋풋, 열정은 후끈! <그리스> 연습현장!
“내가 원하는 건 바로 너야 우우우~” 2003년 국내 초연 이후 중대형 뮤지컬로는 최초로 1700회 돌파, 60만 명의 관객들이 관람하며 ‘나의 첫 번째 뮤지컬’로 불리고 있는 뮤지컬 가 2011년 1월 11일 이화여대 삼성홀 공연 시작을 앞두고 열혈 연습 중이다. 1971년 시카고의 한 실험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폭발적인 사랑으로 39년간 전세계에서 공연이 계속되고 있는 는 특히 리차드 기어, 존 트라블타, 스테이스 그레그 등의 최고 배우들의 양성소로도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엄기준, 오만석, 이선균, 강지환, 조정석, 고영빈, 정상윤, 김무열, 김소현, 김우형, 최재웅, 송용진, 방진의 등 수 많은 배우들이 를 통해 청춘 스타로 떠올랐다. * 후우~ 하아! 우리는 T-Bird파! *"자! 다들 모여! 신나게 흔들어~""애-들-아- 우리 같이 숙-제-하-자"라이델 고교를 배경으로 ‘티 버드’파 남학생들과 ‘핑크 레이디’ 여학생들의 풋풋한 사랑과 젊음의 열기가 경쾌한 노래, 강렬한 춤과 함께 펼쳐지는 는 이번 무대에서 2006년부터 그리스의 멋쟁이 대니를 책임지고 있는 김산호와 섬세함이 돋보이는 이현, 그리고 드라마 ‘에덴의 동쪽’, ‘천추태후’, ‘엄마도 예쁘다’ 등에서 활약한 김형민이 2008년에 이어 다시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대니로 선다. 절대 대니, 김산호그녀 앞에만 서면 로맨틱 애교쟁이 대니(이현)수줍은 그녀 샌디(유하나)돌아왔다! 간지 대니 김형민과 풋풋한 샌디 장혜민대니와 아름다운 첫사랑을 나누는 순수한 여학생 샌디 역엔 유하나와 장혜민의 몫. 터프하지만 속 마음은 여린 케니키(안현식, 손승현)와 리조(김경화, 최수연)의 사랑엔 내숭이란 없다. * 캬아아악! 우리는 Pink Lady파 *"조용조용! 라디오 디제이 오빠 나왔잖아!""내숭? 그런거 집어 지워!" 열정적인 그녀, 리조(김경화, 최수연)"귀를 뚫어야 우리 핑크레이티에 들어올 수 있다고!"겉은 터프, 속은 말랑. 케니키와 리조‘서머 나잇(summer night)', ‘그리스 라이트닝(Greased Lightning)’ 등 신나는 뮤지컬 넘버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는 2011년 1월 11일부터 3월 9일까지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0.12.31 / 조회 1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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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리스>, “더 뜨겁게!” 2011년 1월 공연
뮤지컬 가 오는 2011년 1월, 이대 삼성홀 무대에 오른다. 는 ‘Summer Night’, ‘Those magic changes’, ‘Greased Lightning’등 귀에 익숙한 흥겨운 뮤직넘버와 역동적이고 화려한 쇼로 구성된 볼거리 등으로 2003년 국내 초연 이후 60만 관객을 동원한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오만석, 엄기준, 이선균, 강지환 등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간 스타의 산실로 전세계적으로 38년간 사랑 받아온 의 2011년 첫 무대에는, 열정적인 대니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김산호, 이현, 김형민 등 훈남배우들이 총출동해 의 열기를 뿜어낼 예정이다. 이대 삼성홀은 지난 2월, 뮤지컬 를 시작으로 이소라, 조규찬, 정엽, 이승환 등 콘서트와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신촌 문화지도의 메카로 불리고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뮤지컬 는 2011년 1월 11일부터 3월 9일까지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12.06 / 조회 18,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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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랭킹 리포트>
주간 공연 예매 랭킹 대형 공연들, 박빙의 승부 지난 주 인터파크 예매 랭킹 상위권을 보면, 다른 작품들을 제치고 상승한 대형작품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먼저 뮤지컬 가 오랜시간 가 자리했던 1위 자리에 올랐다. 류정한, 정성화의 가슴을 울리는 노래와 세르반테스의 시대를 아우르는 삶의 진리가 뒷심을 발휘한 것. 2위를 차지한 뮤지컬 의 상승폭은 가히 폭발적이다. 한 주 만에 무려 46계단이나 뛰어오른 이 작품은 10대, 20대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올리비아 뉴튼존의 음악에 그리스 여신 키라와 지상의 예술가 지망생 소니의 사랑, 이들에 의해 탄생된 최초의 롤러 디스코장인 제너두의 모습이 환상 그 이상의 새로움으로 펼쳐진다. 소니 역의 이건명과 슈퍼쥬니어 멤버 강인, 희철이 함께 캐스팅 되어 화제가 되기도. 대구로 무대를 옮긴 뮤지컬 오리지널 내한 공연 역시 꾸준한 상승폭을 유지하며 3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반가운 4위는 대형 라이선스 공연들 중에서 창작 소극장 무대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뮤지컬 . 오픈런 공연 내내 식지 않는 인기와 남자배우 산실과 멀티맨 양성소라는 이름을 얻으며 또 하나의 작품 색을 만들고 있다. 다시금 빅탑 시어터의 신화를 이룰 것인가, 5위에 오른 역시 가파른 상승폭으로 선두권 진입에 나섰다. 화려한 캐릭터, 빌보드 차트에 오르기도 한 매혹적인 음악 등을 내세우며 10월 15일 오픈하는 는 지난 해의 ‘퀴담’에 이어 올해 역시 국내 태양의 서커스 바람을 몰고 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위에서 5위까지 모두 3% 대의 판매매수를 보이며 박빙의 승부를 보이고 있다면, 6위부터 10위까지 오른 작품 역시 매우 근소한 차이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부산을 마지막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마치는 오리지널 무대와 최주봉이 가세해 더욱 눈물샘을 자극하는 연극 앵콜 공연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뮤지컬 는 아름다운 무대, 클래식컬한 음악 등이 호평을 받으며 지난 주 막을 내렸다. ‘조선이여 일어나라’를 외치며 다시금 우리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할 뮤지컬 (9위)와 경희궁에서 선보이는 고궁 뮤지컬 (20위, 10계단 상승)등 깎고 다듬어져 다시 관객을 찾는 공연들이 많은 관심을 받은 한 주였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10월에 포근한 눈이 내려 뜨거운 여름날의 기운이 물러가고, 낮에도 밤에도 선선한 바람에 오히려 마음이 포근해지는 가을, 잔잔한 R&B 음악 무대와 작은 콘서트장에서의 감미로움이 더욱 사랑 받는 때가 왔다. 1999년 시작, 올해로 10회를 맞는 에 벌써부터 따뜻한 기운이 가득하다. 2, 30대 남녀 관객, 특히 연인들의 선호 공연으로 꼽히며 지난 주 예매 순위 1위에 오른 이 콘서트는 그간 김현철, 윤종신, 성시경, 박효신, 이문세, 이승환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야외 무대의 낭만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올해는 신승훈, 이소라, 알렉스, 스윗소로우가 10월에 내리는 눈을 준비하며 다시금 관객들의 마음 속에 추억과 가슴 떨리는 사랑의 느낌을 전할 예정이다. 오랜만의 2집이 더욱 반가울 가수 손호영이 새 앨범 발매와 더불어 전국 콘서트를 준비중이다. 이 그 첫 시작으로, 오는 10월 말 이틀 간의 공연은 96%가 넘는 압도적인 여성 팬들의 선택으로 좋은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지방에서의 5회 공연 중에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맞이가 포함되어 있다니, 그의 노래가 있는 무대와 함께 특별한 2008년을 장식해 보는 건 어떨지. 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 이 시대 가요계 아이콘들이 총출동하는 가 3위로 한 계단 하락했으며, 6집 앨범과 함께 소극장 무대를 찾는 (4위)도 꾸준한 사랑 속에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가 새롭게 등장, 5위에 올랐다. 7080세대들이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가 유난한 사랑을 받고 있는 요즘, 이번 유리상자의 무대는 대한민국 가요계를 풍미했던 히트곡들이 당시 공연포스터, 무대 패러디 등의 유쾌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아 달콤하다 달콤해’와 같은 본 공연의 포스터가 먼저 재미있다. 이 밖에 중장년층이 더욱 좋아할 무대가 연이어 마련되고 있는데, 는 인천, 수원, 안산, 천안 등 지방에서도 폭발적이고도 꾸준한 인기를 증명하고 있으며, 역시 부산과 성남에서 고른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역시 대구와 진주에서 관객들 맞을 준비에 한창인 한 주였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09.16 / 조회 29,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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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오브라만차> 이상을 품은 늙은 기사를 만나는 감동
세상이 험할수록, 사람들은 두려움을 이기려는 듯 마음을 닫고 눈을 감아 버린다. 돈키호테는 이런 건조한 현실에 단비처럼 마음을 달래주는 노인이다. 그는 풍차를 보고 괴수라며 달려들고 허름한 여관집 주인을 성주라고 착각한다. 거칠고 상한 여관의 하녀를 고귀한 여인이라고 칭송하며 연서를 보낸다. 분명 정신 나간 소리 같지만, 그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어쩔 수는 노릇이다. 뮤지컬 는 이 돈키호테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면 돈키호테를 창작한 작가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이 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감옥에 갇힌 작가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펼치는 돈키호테 이야기는 따로 또 같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는 마치 샴쌍둥이 마냥 닮았다. 세르반테스는 정의를 위해서 당시 절대 권력인 교회를 상대로 굽히지 않는 고집을 보이다 투옥되고 돈키호테는 기사가 되어 정의를 잃은 세상에서 선을 찾고자 여행을 떠난다. 둘 다 이상주의자로 세상의 조롱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여관집 하녀 알돈자와의 로맨스는 돈키호테가 진실을 보는 눈을 가졌다는 걸 암시한다. 거친 입과 행동으로 세상을 증오하는 알돈자. 그녀에게 돈키호테의 진심 어린 마음은 희망이란 걸 처음으로 가져보게 한다. 알돈자 마음 깊은 곳에 숨겨논, 고귀한 여인 둘시네아를 돈키호테를 봤을 것이다. 극 중 극 형식이지만 두 이야기 모두 몰입하게 만드는 게 이 작품의 힘이다. 세르반테스가 연기하는 돈키호테지만, 관객은 이내 이 아름다운, 미친 노인의 여정에 몰입하고야 마는 것이다. 돈키호테가 마지막 사력을 다해 부르는 ‘이룰 수 없는 꿈’에 다다르면 객석에는 이내 훌쩍거리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꿈을 포기 하지 않는 자에게서 받는 벅찬 감동 때문이다. 지난해 조승우, 정성화가 연기한 돈키호테는 수많은 호평을 받으며 객석를 채웠다. 올해 다시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 는 정성화, 류정한이 주역이 돼서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으로 배우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한 정성화는 ‘고뇌하는 세르반테스’ ‘이상을 포기 않는 노인 돈키호테’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특히 연기 못지 않는 노래는 다시 한 번 뮤지컬 배우 정성화를 각인시킨다. 하지만 백발의 노인 돈키호테를 연기하기에 정성화의 너무 건장한 품세는 어쩔 수 없이 눈에 띈다. 극 중 극 형식이지만, 관객들은 세르반테스 이전에, 노인 돈키호테에 몰입하기 때문이다. 윤공주 역시 안정적인 연기로 갈채를 받았다. 특히 만만치 않을 넘버들을 무난하게 소화해 믿음을 주는 배우로 자리를 굳힌 듯. 돈키호테의 충실한 하인 샨초를 연기한 이훈진과 여관주인 최민철의 연기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의 넘버들은 특히 이 작품의 백미니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이룰 수 없는 꿈’ ‘둘시네아’ ‘맨오브라만차’ 등이 남미의 바람을 은근히 품고 귀를 파고들곤 한다. “진실의 적은 현실이오” 돈키호테는 이 말을 하며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찾아 나섰다. 그 여정의 끝이 슬프지 않기를 바라는 건 관객으로서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글: 송지혜 기자(인터파크INT song@interpark.com)
2008.08.14 / 조회 1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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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 다시 돈키호테가 되어
작년, 뮤지컬 가 오픈 했을 때 무대 위 정성화를 설명하는 낯선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그가 산쵸가 아닌 돈키호테로 분한다는 것, 또 하나는 그 돈키호테가 ‘중후하고 진중한’ 캐릭터를 맘껏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함께 돈키호테 역할을 했던 조승우가 오히려 조금은 코믹하고 재간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에 비할 때, 정성화가 내뿜은 이 어색한 모습이 객석을 흔드는 파장은 크고도 거셌다. 그러나 2008년, 돈키호테로 또 다시 풍차를 향해 질주하는 그는 더 이상 ‘의외’가 아니다. 다시 한번 돈키호테 인터뷰 하기로 한 날은 뮤지컬 의 배우 프로필 촬영일이었다. 마침 옷도 깔끔하게 입고 조금 분장도 해서 다행이라며 정성화는 허허 웃는다. 타고난 사람 좋은 모습과 사진을 먼저 찍느냐, 이야기는 어디서 하겠느냐 재빠르게 체크하는 모습에서 인터뷰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 연륜이 함께 보여진다. “잘할 수 있을까, 분명히 작년과 비교가 될 텐데,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죠. 그런데 막상 연습을 진행하다 보니, 매년이 아니라 매일 해도 정말 영광스러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기대 없는 큰 도약이 ‘감탄스런 등장’이 되었던 작년에 비하면, 올해 다시 돈키호테가 되는 그는 더욱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롭게 찾는 부분도 있어요. 작년엔 배우들간의 약속 같은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스스로 감정의 골짜기에 빠지는 함정을 조심하고 있어요. 사실 배우는 무대 위에서 굉장히 냉정히 연기 해야 하거든요. 감정에 너무 심취해서 대사나 노래를 할 때 관객들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잖아요.” 뮤지컬 넘버의 노랫말, 음율, 그리고 이야기의 내용 등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케 하는 모든 것들에 무대 위의 배우들도 혼을 지키기가 어려운 가 보다. "내 이상과 꿈을 위해서 살고 있는 것인지, 다른 사람에 의해 마지못해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이 메시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중간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세상이 미치고 돌아갈 때 누구를 미치광이라 부를 수 있으리오. 꿈을 포기하고 이성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미친 짓이지’.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존재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 이것이 의 매력이자 많은 관객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우연은 운명의 시작 그는 데뷔 15년 차 ‘중견 배우’다. 올 봄 하희라와 함께 한 뮤지컬 을 비롯해 , , , 등, 굵고 중후한 중저음의 보이스와 연기력으로 뮤지컬 무대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정성화. 한 뮤지컬 평론가는 의 그를 두고 ‘이제 정성화는 뮤지컬계를 떠나면 안된다. 잠시 외도도 금지’라고 평했다. "은 저의 장점이 많이 드러난 작품이었어요. 진지한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희극적인 요소가 강하죠. 어떻게 보면 저랑 정말 많이 닮은 역할이라 연기하기 상당히 편했어요.” 1994년 방송사 공채 개그맨 데뷔 이후 스스로의 말처럼 ‘프로그램에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하다’가 3개월 정도 틴틴파이브 멤버로 활동하며 대중 속에 이름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 3개월 동안 행사비로 300만원을 처음 받아봤어요. 그 전에는 몇 달치를 밀려 받아야 100만원도 안됐는데 말이죠. 세상에나 이렇게 큰 돈을. 그리고선 부모님께 갖다 드려야지 했는데, 선배님들이 그거 가지고 술 안 샀다고 구박하시고, 하하하." 대학 개그서클 무대를 본 신동엽과 방송국 PD의 제안으로 방송국 FD를 시작해 개그맨이 된 것, 군 제대 후 우연히 방송국 계단에서 만난 드라마 ‘카이스트’ 감독의 제의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것, 그리고 작은 무대에서 공연 중인 그를 설도윤 대표가 눈여겨 본 후 뮤지컬 를 하게 된 것 등, 준비된 그를 알아보는 우연의 연속은 그를 연기자 길로 들어서게 하는 운명을 낳았다. 주위 산만한 예능 장학생 무엇보다 그 어떤 배우도 똑같이 흉내낼 수 없는 것이 정성화의 코믹 본능. ‘본능’이라는 말마따나 태생이 웃긴건지 아니 물어 볼 수가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생활기록부를 보면요, ‘주의가 산만하여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감’이라고 쓰여있어요. 그 정도로 많이 까불었던 학생이었죠. 특별히 사고를 치진 않았는데 선생님들 수업하시는 걸 굉장히 방해했었거든요. 선생님들이 절 굉장히 많이 싫어하셨는데, 나중에 중학교 올라가서 다시 뵐 때는 “그때 너 참 귀여웠었다” 그러시더라고요(웃음).”선생님께 인기 없는 학생은, 친구들 사이에선 짱이나 인디 반장 쯤으로 화려하게 지내곤 하지 않는가. 대답은 노(No). “너무 많이 까불다 보면 오히려 비호감이 돼요. 친구들이 ‘저러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 했던 것 같아요(웃음).” 고교 1학년 학교 축제 때 이주일 등의 개그맨 흉내를 내며 했던 촌극을 통해 그는 ‘나를 통해서 사람들이 와~하고 웃는 것이 믿을 수 없이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 다음부터 무슨 일 있으면 선생님이 저를 찾으셨어요. 나중에 개그맨이 되어야 한다고 교장선생님은 예능장학금까지 조정해 주셔서 연영과 같은 데 들어가려면 학원 다녀야 한다며 성적과 관계없이 장학금을 주셨죠.” 뮤지컬 배우 정성화씨와 농어낚시를 “인터넷 검색창에 정성화를 치면 나오는 재미있는 제목 중 하나가 뭔지 아세요?” “아, ‘뮤지컬 배우 정성화씨와 농어낚시를’요?”(웃음) 이런, 그도 이미 알고 있었구나. 재치 만점의 정성화라 믿고 떠들썩한 웃음이 가득한 인터뷰를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어그러졌다. 실로 진중하고 힘있는 말들이 줄곧 오고 간 것이 사실. 그의 취미는 물 속에 찌를 담그고 고요한 시간을 즐기는 낚시. “하하하, 그 낚시터에 제가 아는 형님이 계세요. 제 겉모습이 밝고 경쾌한 것 같은데 사실 진지한 걸 많이 탐구하는 편이에요. TV도 쇼 프로그램 보다는 낚시, 이런 걸 좋아하고요. 집에 가면 낚시 채널이 고정되어 있어요. 가끔 한번씩 YTN보고(웃음).” 스스로도 ‘많은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지내는 편’이고 공연이 끝난 후에도 “이렇게 있으면 안돼, 한 사람이라도 만나야지, 가만히 있는 것 보단 뭐라도 해야 해”라고 생각할 정도로 바삐 움직이는 그에게 낚시와 독서 같은 고요한 시간은 더 없이 좋은 충전기가 될 것이다. “남경주 선배님이 도움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어요. 했을 때 추천해 주신 우타하겐의 ‘산 연극’이라는 책에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죠. 스스로 지루해지는 장기 공연의 맹점을 넘어갈 수 있게 해 준 책이에요.” 그러면서 또 하나의 책을 이야기 했다. 줄리아 카메론이 쓴 ‘아티스트 웨이’. “거기에 아티스트 데이트란 말이 나오는데요. 아무 생각 없이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5천원 한도 내에서 하고 싶은 쇼핑을 마음대로 하는 거예요. 뽑기도 해 보고, 오락도 해 보고. 저도 해봤죠, 물론. 꽝 나온 뽑기도 있었고, 작은 지우개가 나오기도 했어요. 그런 것들이 마음의 큰 휴식이자 새로운 발상을 주기도 해요.” 매진(try hard)이 매진(sold out)을 공연예술 뿐 아니라, 문화예술의 장르가 허물어지고 있는 요즈음, 다른 무대로의 꿈도 과하지는 않을 터. 성큼 줄기가 굵은 배우로 우리 앞에 서고 있는 정성화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드라마나 다른 제의가 들어오면 살짝 흔들리기야 하겠죠. 하지만 그럴 기회도 없을 것 같아요. 지금 되어 있는 약속들도 있고, 잘하고 열심히 하는 이상 약속들은 이어지겠죠. 그럼 다른 제의가 끼어들 자리가 없을 것 같아요.” 2년 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5년동안은 뮤지컬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3년 후에도 뮤지컬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때쯤이 되면 쉬고 싶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요.” 잘 한다고 생각했던 내 노래가 알고 보니 엉망이었다고 하면서, 탄탄히 여러가지를 배워야 함을 느꼈다면서, 부쩍 스스로를 아껴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는 그를 보니, 장담컨데, 배우 정성화의 3년 활동 약정은 더욱 연장될 것이 분명하다. 잘 하는 배우, 좋은 작품을 이루는 배우가 되겠다는 그에게 변신하고픈 배역을 물으니 봇물 터지듯 인물들이 튀어나오는 것 역시 빼 놓을 수가 없다. “은 어떤 역이든 해 보고 싶어요. 나이가 더 들면 자베르 경감 역 해 보고 싶고요. 의 프로듀서 역할도 꼭 해보고 싶어요. 기사에도 나갔는데 아직 하자는 사람은 없네요(웃음).”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7.30 / 조회 2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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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오브라만차> 류정한, 정성화 투톱으로 귀환
오는 8월 공연되는 2008 의 돈키호테로 류정한과 정성화가 캐스팅됐다. 류정한은 2005년 초연 당시 에서 돈키호테를 연기한 바 있으며, 정성화는 지난 해 공연을 통해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서 인정받아 이 두 배우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알돈자 역은 지난해 활약한 윤공주가 단독으로 캐스팅, 기존 밝고 청순한 역할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변신을 다시 보여줄 예정. 이외에도 돈키호테의 충실한 시중은 지난해 호평받은 이훈진이 낙점됐다. 는 세르반테스의 명작 ‘돈키호테’ 원작으로, 작가 세르반테스가 감옥안에서 자신이 쓴 소설 ‘돈키호테’를 죄수들에게 들려주는 극중극 형식의 뮤지컬. 작가 세르반테스가 곧 돈키호테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 작가 데일 와써맨에 의해 재구성되었다. 이 작품은 돈키호테와 세르반테스의 감동적인 이야기와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등 마음을 사로잡는 넘버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5년 라는 공연명으로 초연됐고, 지난 2007년에는 조승우, 정성화가 돈키호테를 연기, 감동의 드라마로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오는 8월 12일부터 9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2008.06.03 / 조회 2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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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페션] 전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수채화
이루어 지지 못한 짝사랑의 끝은 진한 여운이다. 이 작품 [컨페션]은 여운, 절절하기 보다는 아릿한 여운에 대한 이야기다.
가수를 지망하는 바(Bar) 아르바이트생 태연, 청력을 잃어가는 성공한 작곡가 주현, 주현이 청력을 잃는다는 자격지심 때문에 이별을 고한 인기가수 혜미. 태연은 주현에게서 노래 지도를 받으면서 슬그머니 그에게 사랑을 느낀다. 주현 역시 태연에게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가면서, 둘 사이에는 사랑의 화학작용이 일어나려 한다. 이때 갑자기 주현의 옛 애인 혜미가 그의 청력 소식을 듣고 눈물을 머금고 그를 찾아온다.
인기 작곡가, 가수 지망생, 남자의 옛 여인의 등장. 이 작품의 소재는 어찌 보면 촌스럽다. 마치 80년대 삼각 멜로 드라마 같이 인물들의 지고지순한 사랑들이 무대위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이 작품, 이상하게도 식상하지 않다. 오히려 마지막 태연이 끝내 주현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지 않고 마음속으로만 살짝 사랑을 말할 때, 일어나기 아쉬울 정도로 진한 여운이 몰려온다. 세련되지 못한 소재지만, 최근 말초적인 웃음이 지배하는 작품이 넘쳐나는 이때에는 신선하기까지 하다.
[컨페션]은 꼼꼼하고 아기자기한 연출, 투명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넘버, 배우들의 호연으로 아름다운 수채화처럼 완성됐다. 배우는 [드라큘라]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윤공주가 발랄한 가수 지망생을 맡고, 청력을 잃어가는 작곡가 주현은 [아이 러브 유]에서 활약했던 정성화가 맡았다. 특히 정성화의 노래실력은 몰랐던 사람에게는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다.
착한 사람들, 착한 이야기, 예쁜 풍경. 자극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싱겁겠지만 올 가을에 보기에는 간이 딱 맞은 웰빙 음식과 같은 뮤지컬이다.
2006.10.25 / 조회 10,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