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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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고향' 연극으로…'귀신의 집' 28일 막오른다
과거 보러 가던 중 벌어지는 '기묘'한 일
산속 외딴 초가집 배경 기구한 등장인물[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공포연극 ‘귀신의 집’이 서울 종로구 대학로 상명아트홀1관 무대로 돌아온다. 연극 ‘귀신의 집’은 조선시대 한 선비가 과거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가던 중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우연히 발견한 집에서 하룻밤 묵으며 일어나는 기묘한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산 속 외딴 초가집을 배경으로 한 무대세트와 ‘한’이 서려있는 등장인물들의 기구한 사연은 마치 TV시리즈 ‘전설의 고향’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줄 것이라고 제작사 측은 전했다.제작사는 “한 여름 서늘한 공포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친근한 ‘전설의 고향’의 느낌으로 접근했다”며 “무대 위 등장하는 인물 중 누가 귀신이고 누가 사람인지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공포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무대에서 등장인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볼 것”이라고 귀띔했다.연극 ‘귀신의 집’은 대학로 상명아트홀1관에서 28일부터 오는 9월 3일까지 공연한다. 인터파크티켓 사이트에서 24일까지 조기 예매시 1인 7500원에 예매할 수 있다. 연극 공연장 바로 옆에서 운영하고 있는 ‘탈출 어트랙션’ 공포체험관 ‘귀신의 집’도 함께 관람하는 패키지 티켓도 구매 가능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13 / 조회 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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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실화 미스터리 코믹 수사극 ‘안진사가 죽었다’가 돌아왔다
조선 실화 미스터리 코믹 수사극 ‘안진사가 죽었다’가 7월 26일부터 8월 16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극장에서 앙코르공연을 가진다. 이번 앙코르공연을 마치고 나면 9월부터 울산을 시작으로 지방 순회공연도 예정되어있다. ‘안진사가 죽었다’는 살인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머로 풍자했다. 또한, 발랄한 표현양식으로 흥겹게 풀어냈고, 끊이지 않는 웃음 속에 가볍지 않은 주제의식까지 담아냈다. ‘안진사가 죽었다’는 1783년 음력 7월 3일, 황해도 송화현에서 실제로 일어난 살인사건을 재구성한 블랙 코미디다. ‘안진사’는 재력과 학식을 겸비한 지역유지이다. 시문 대회 전날 밤,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이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이 좌충우돌 한다. 억울하게 살인범으로 몰린 미녀 과부, 무능한 탐관오리 색광 현감, 불같은 성질의 욕쟁이 왕 정조, 초장부터 정체가 탄로 나버린 허당 암행어사, 어딘가 수상쩍은 목격자들이 얽히고설킨다. 이번 연극에서는 까마귀, 결혼한여자 안한여자 등을 연출한 김시번이 연출한다. 드라마 ‘바람은 불어도’, ‘주몽’에 출연한 배우, ‘오지영’과 뮤지컬배우로 잘 알려진 ‘김세진’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김희진’, ‘김희선’, ‘류대식’, ‘송준영’, ‘김명식’, ‘김애린’, ‘이채상’, ‘서동현’, ‘이수민’, ‘이한솔’, ‘김은주’, ‘전지혜’ 가 출연한다. 이지연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7.31 / 조회 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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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실화 코믹 미스테리 수사극, ‘안진사가 죽었다’
코믹 미스테리 수사극 ‘안진사가 죽었다’가 2012년 6월 15일부터 7월 8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안진사가 죽었다’는 유승희 교수의 저서 ‘미궁에 빠진 조선’을 재해석해 연극으로 풀어낸 실화 미스테리 코믹사극이다. 1783년 음력 7월 3일, 황해도 송화현에서 실제로 일어난 살인사건을 블랙코미디로 재구성했다. 작품은 안진사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진실공방을 담는다. 재력과 학식을 겸비한 지역유지 안진사가 시문대회 전날 밤,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이를 둘러싼 여러 인물이 살인범으로 의심받는다. 살인범으로 몰린 미녀 과부, 무능한 탐관오리 색광 현감, 불같은 성질의 욕쟁이 왕 정조, 허당 암행어사 등 어딘가 수상쩍은 목격자들이 좌충우돌하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연극 ‘안진사가 죽었다’는 조선시대 실제 살인사건을 수사해가는 과정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사법체계를 통렬하게 풍자하고 비판한다. 발칙하고 시원하게 할 말을 쏟아내는 생생한 극 중 인물들은 무대언어의 진부함과 금기를 깨는 통쾌함을 보여준다. 작품 속 배우들은 굿, 택견, 마임 등 각종 몸 연기로 무대를 누비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놀이연극을 선보인다. 암전 없는 스물여섯 번의 장면 전환과 12명의 배우가 50인 이상의 인물로 변신하는 대목도 볼거리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6.12 / 조회 9,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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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관객 분들은 편안히 ‘숨’을 쉬세요, ‘페리클레스’
연극이 객석을 향해 있을 때, 관객은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관객과의 호흡’을 보여준 연극 ‘페리클레스’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다룬 웰 메이드 작품이다. 연극 ‘페리클레스’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극단 화동연우회 20명의 주옥같은 배우들이 연기한 작품으로 빈틈없이 꽉찬 객석이 말해주듯 제작 단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공연은 2시간을 넘어가는 러닝타임에도 불과하고, 깊은 신뢰를 기본으로 한 ‘관객과 배우’가 서로 호응하고 격려하는 호흡으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순탄하게 이어 갔다. 이 바탕에는 ‘훌륭한 배우’는 물론이요, ‘한국적 색체의 융합’과 ‘한국 고유의 흥’, 그리고 ‘천재 작가 셰익스피어 원작의 미’가 있었다. - 격정의 막장 드라마, ‘익숙한 것’이 역시 좋다!- 다각적인 시도들로 꽉 들어찬 무대 이 작품이 공감을 얻어내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신화적 판타지임에도 관객들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었던 데는 그림자극의 첨가 등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연출적 배려가 있었다. 페리클레스 왕의 격정의 여정을 그린 이 연극에서 ‘그림자극’은 극의 이해를 돕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 소리꾼의 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해 ‘흥’을 더욱 돋우는 동시에 전반적으로 생략과 비약을 전제했던 이 작품과도 꽤 어울리는 매치였다. 무대는 액자틀을 연상시키는 심플한 배경을 기본으로 하며 후반으로 갈수록 스펙터클하고 입체적, 다각적으로 활용된다. 무대의 다양한 변신을 볼 수 있다. 음향 역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 판소리는 물론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들이 융합돼 시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무대와 맞물려 환상의 화음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흥을 돋우는 소리꾼의 판소리 진행이었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셰익스피어 작, 우리 귀에 익숙한 한국 고유의 소리는 절묘하게도 잘 맞아 떨어져 신선하면서도 적절한 조화를 이뤘다. 한국 특유의 맛을 제대로 살린 걸쭉하고 흥겨운 목소리의 소리꾼은 담백한 유머의 만담으로 잦은 시간 및 장소 전환에도 관객과의 호흡이 끊이지 않도록 탄탄한 다리 역할을 했다. 그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며 편안한 웃음을 선사했다. 어느새 관객은 연극의 초기 시절, 장터 한복판에 펼쳐진 연극판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연극 ‘페리클레스’의 관객층은 20대부터 노년까지 매우 다양하다. 소리꾼의 판소리에 ‘얼쑤!’ 함께 장단을 맞추는 중년, 노년층이 있는가 하면, 시대를 오가는 의상 및 무대, 다채로운 효과를 이용한 연출, 판타지적 이야기 등에 지루함 없이 흥미롭게 관람하는 2~30대도 있다. 관람하는 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가 ‘흥’겹다는 것만은 일맥상통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고급화된 대사는 다시 한 번 우리의 것으로 걸러져 ‘정겨움’으로 재탄생되고, 영국에서 제작된 연극임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한국적 텍스트로 재생된다. 이 작품은 현대식으로 해석된 몇 몇의 씬들이 인상적이다. 그중 사창가 씬은 단연 파격적이면서도 포복절도의 웃음을 선사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장된 가슴과 섹시한 옷차림으로 등장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던 뚜쟁이 이근희, 그의 익살맞은 코믹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9 / 조회 6,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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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동연우회! 배우 김현균] ‘내가 진짜 왕이다’
12월, 어김없이 극단 화동연우회가 돌아왔다. 매년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선정해 관객들에게 선보였던 이 극단은 올해도 연극 ‘페리클레스’를 무대에 올린다. 연극 ‘페리클레스’는 수수께끼와 모험, 판타지로 점철된 페리클레스의 인생역정을 보여주며 실종된 딸 마리나를 중심으로 인신매매와 매춘,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 밑바닥의 어두운 현실을 구체적으로 비판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을 꿰찬 배우 김현균. 그는 한마디로 잘생겼다. 여기에 연기력까지 겸비한 말이 필요 없는 배우다. 간혹 극에 등장해 잘생긴 외모만 뽐내는 배우가 있다. 그런 배우는 뒤돌아서면 잃어버리기 일쑤다. 반면, 제 역할을 잘 해내며, 강한 인상을 남긴 좋은 배우는 집에 돌아가는 내내 관객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연극 ‘페리클레스’를 통해 관객들에게 묘한 여운을 남길, 배우 김현균을 연습현장에서 만났다. “6년 전부터 화동연우회 공연에 참여했는데, 어느 순간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제 발걸음은 여기로 향하고 있더라고요. 동문이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했고 애교심이 생겨서 참여하게 됐죠. 이 기간 동안은 방송을 비롯해 모든 활동을 일시정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마도 더 집중하고 싶어서예요.” 그가 이번 공연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는 좋은 기회임이 틀림없지만, 그것과 함께 부담감이 더해졌다고. “부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상당히 부담돼요. 아무래도 대 선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무대에 서는 순간,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죠. 그래서 연습현장은 늘 즐거워요.” 부담감과 함께 찾아온 불면증, 그것은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걱정들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이 들면 꿈속에서까지 연습을 하게 된다고 했다. “페리클레스 왕을 표현방법에서 연기하는데 어려웠던 부분이 많아요. 저는 아직 미혼이거든요. 극중 페리클레스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죠. 결혼도 안한 제가 과연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어요. 결혼하신 다른 배우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상상도 했어요. 그러다 지금은 서서히 근접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도 잘 모를 때가 있어요(웃음). 그래서 불면증까지 생겼어요. 몸은 너무 피곤한데, 누우면 잠이 안 오고 걱정이 되는 거죠. 그러면 또 일어나 대본을 보고 고민해요. 어떻게 표현을 할지, 그리고 다시 누워서 눈을 감죠. 어느 날은 눈을 감고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까지 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휴. 그만큼 걱정이 되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공연 전까지 이러한 걱정도 안한다면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괜찮아요!” 김현균 배우의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했지만 목소리만큼은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연극으로 만나기 쉽지 않았던 작품, 연극 ‘페리클레스’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물었다. “이 작품은 어렵지 않아요. 페리클레스라는 인물이 20년 동안 겪는 삶의 여정을 제가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또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내와 아이를 만날 때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극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혼재시키기도 하죠. 또 역경과 고난을 배우들이 몸으로 표현하거든요. 아마 이러한 점을 집중해서 보시면 극에 빠지시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 배우 김현균은 관객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페리클레스 왕 역에 푹 빠져있다. 행동도 말투도 왕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이라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막장 드라마를 보듯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접한다면 훨씬 더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이 보러와 주세요”라며 팬들의 기억 속에 본래의 자신의 모습이 아닌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글_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6 / 조회 17,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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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동연우회! 배우 김승환, 유태웅] 이토록 익숙한 신선함!
도대체 이게 무슨 포즈인가. 이럴 줄은 몰랐다. 사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너무도 상큼하게 브이자를 그리며 놀랍도록 해맑게 웃는다. 그들의 핫! 하면서도 쿨! 한 연습현장을 지켜보며 대중들이 주로 TV에서 접했을 배우라는 것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부담감은 지웠던 터지만, 그럼에도 참으로 친숙한 자태(?)가 아닐 수 없다. 극단 화동연우회 제20회 정기공연 ‘페리클레스’에서 두 배우는 리시마커스 역을 맡았다. 그들은 갑자기 요청한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고 더불어 꽃단장 없이 사진촬영이 진행됐으며 마지막은 행운과 성공의 브이다. “벌써 20년이나 됐어요. 저는 2회 때부터, 태웅이는 10회부터 참여했죠. 보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매 회 공연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동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예요. 무엇보다 참여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다들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어요. 타 고등학교도 이렇게 공연한 적이 있는데 꾸준히 지속된 것은 아마 우리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선배, 그리고 후배와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던 김승환은 소감을 밝힌 후 덧붙였다. “아, 나 말 되게 못한다.”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이들과의 인터뷰는 흡사 만담 같았다. 이쪽에서 하나 툭 던지면 저쪽에서는 그걸 가지고 너무나 맛깔 나는 문장을 만든다. 조미료는 없다. 포장도 없고 흔히 보이는 ‘체’도 없으며 함께 무대에 선다는 기쁨만이 있다. 유태웅 “신구선생님과 저는 35년 차이가 나요. 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모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이는 ‘경기인’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참여를 해야 하는 공연이죠. 다들 자기 일과 생활이 있어요. 그것을 희생하면서 모인 거예요. 스케줄이 안 맞는 해도 있고, 그럴 때는 부득이하게 빠지기도 하지만 모두들 자기 시간을 할애해요.” 김승환 “저는 스케줄이 없지만 태웅이 같은 경우 현재 드라마를 찍고 있어요. 그럼에도 나와서 이렇게 열심히 해주니까. 사실 저는 바쁜 태웅이 스케줄 맞춰주려고 더블로 하는 것 같아요(웃음).” 유태웅 “아니, 그건 아니고…(웃음).” 김승환 “아니, 맞아요, 그런 의미도 있고(웃음). 스케줄이 있어서 시간이 안 되면 못했을 텐데 다행히, 이제 가로 열고 물음표 그리고 가로닫고, 참여하게 됐죠.” 유태웅 “저는 그저 승환이 형에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승환이 없었으면 제가 많이 꾸지람 받았을 거예요.” 다들 한 이름 하는 배우들이 모였으나 배역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다. 참여할 수 있는 모든 배우들이 모이면 함께 대본을 읽는다. 그리고 연출가가 역할을 정해준다. 유태웅 “자신이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하는 게 아니에요. 누구나 다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김승환 “난 없는데?” 유태웅 “하하. 욕심낸다고 백 프로 다 되는 건 아니고 연출진의 의견이 종합돼서 배역이 결정되죠.” 김승환 “저는 이번에 현균씨가 하는 페리클레스 역을 시켰어도 못했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 받고 있어요, 현균이가.” 고뇌하는 페리클레스에게 어떤 조언을 하냐고 물었더니 단호하다. 김승환 “뭐, 조언 안 해줘도 잘 해요(웃음). 대신 저는 제가 잠 안 올 때 먹는 약을 줬어요. 어제도 새벽 네시에 잤대.” 서로 같은 역할이면 약간의 경쟁의식도 있지 않을까 했으나 역시 경험은 대단했다.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로 ‘연기파배우’ 소리를 들으면서도 ‘나보다 얘가 더 잘났어요.’하는 그들에게 라이벌을 논하는 이 유아적 발상이라니. 김승환 “아유,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유태웅 “오히려 재밌는 게 뭐냐면 제가 연습하는 걸 승환이형이 보지 못했고 저도 승환이형이 연습하는 걸 아직 못 봤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나 컨닝작전 하고 있어요.” 김승환 “물어보긴 해요. 너 그 장면에서는 어떻게 하냐? 하고. 오늘은 태웅이가 연습하는데 처음 보는 거예요. 이제 베껴야죠(웃음).” 유태웅 “다음에는 제가 보고.” 배우 김승환과 유태웅 더불어 신구, 최용민, 임진택, 이근희, 이기용, 정한용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역시 연극 ‘페리클레스’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유태웅 “화동연우회의 특징이 공연 전날까지도 과연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엄청 고민하는데 막상 무대에 딱 오르면 무리 없이 잘 마친다는 거죠. 그래서 놀라워요. 물론 그동안 여러 실수도 있었는데 상황에 따라서 잘 대처하는 것 같아요.” 연습현장 분위기에 대해 묻자 김승환이 말한다. 김승환 “지금 이래요. 분위기 좋아요. 우리는 하는 만큼 돈을 안 받지만 하는 만큼 매일 회식을 해요. 따지고 보면 그 돈이 그 돈일 수도 있어(웃음). 그래서 공연이 끝나면 배우들이 3~4kg씩 쪄요. 그리고 돈을 안 받고 먹기만 하는데 안 먹으면 손해니까 먹는 게 아니라 흡입을 하죠. 부잣집 회식도 해요. 고기 한 점에 팔천 원짜리 먹은 적도 있어요. 계산해봤어 내가(웃음).” 연습은 즐겁고 이제 공연은 며칠 남지 않았다. 4일이면 이 대단한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12월 12일까지로 음식을 흡입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김승환 “셰익스피어 작품이라고 해서 어렵고 지루할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 작품이 국내 초연이에요. 제 생각에는 이 스토리가 약간 아침드라마 같은 부분이 있어요. 막장드라마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아마 국내에서는 쉽게 공연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 편견, 또 지루할거라는 편견들을 버리고 많이들 보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도 예전에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아 연기했었는데 그때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이건 안 그래. 재밌어요. 어렵지 않아(웃음). 이렇게 재밌는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작품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유태웅 “화동연우회 창립 20주년 기념무대라 의미 있는 공연이에요. 기존에 봤던 연극들과는 차원이 다르고 풍성한 무대, 또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을 것 같아요. 지루하다고 생각하시기 보다는 요소요소를 창으로,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등 잠재적인 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문도 많이 내주시고요(웃음).”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6 / 조회 6,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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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동연우회! 배우 최용민] 비범한 능력 감춘 ‘그’
경기고등학교 출신 연극인들의 모임인 극단 화동연우회가 연극 ‘페리클레스’를 무대에 올린다. 1991년 ‘이런 동창들’의 창립공연을 시작으로 그동안 세계 명작들 중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선정, 국내 초연 공연함으로써 연극계의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극단 화동연우회가 지금까지도 공연할 수 있었던 것은 동문들의 힘이 컸다. 그 많은 동문들 중 1회 공연부터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한사람, 배우 최용민을 연습현장에서 만났다. 극단 화동연우회는 매년 12월 동문들이 모여 공연을 올린다. 이번 연극 ‘페리클레스’는 올해 창립 20주년 기념작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화동연우회에서 매년 올리는 공연을 1회 부터 지금까지 참여했어요. 올해에도 선택의 여지없이 내가 해야 될 역할이 주어진다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죠. 20주년이다 보니 많은 동문들이 함께하길 원했고, 그 덕분에 더블 캐스팅이 많아졌어요. 그만큼 많은 동문이 함께했으면 했고요. 그래서 맡게 된 역할은 펜타폴리스의 왕 사이머니디스 역이죠. 페리클레스가 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 거쳐 가는 나라 중 하나로 제 딸과 결혼을 하게 되니, 제가 페리클레스의 장인인 셈이죠.” 극중 사이머니디스는 처음 페리클레스를 보고 범상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배우 최용민 역시 오랜 연기 경험을 통해 사람을 보는 능력이 있을 것 같다. 무언가 숨기듯 웃음으로 일관하던 그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하하. 극중에서 그러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표현하는 거죠. 실제로는 뭐. 능력이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의 첫 인상을 보면 대충 알 것 같기도 하고, 그 사람이 어떠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역시 배우 최용민은 내면의 자신의 능력을 숨기려는 듯 보였다. 경기고등학교 동문으로 만나, 그 인연이 벌써 20년. 이제는 말보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사이가 됐다고. “눈빛만 봐도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서로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통해 수정, 보완하다 보니 연기는 더욱 탄탄해졌죠. 그래서 늘 연습현장은 화기애애하고 좋아요. 이번 공연은 제일 대선배부터 후배까지 다 참여해, 터울이 무려 50년이나 차이나죠. 날씨는 춥지만 선, 후배간의 정과 사랑이 넘치기 때문에 연습은 항상 즐거워요.” 그렇다. 연습현장은 서로가 서로를 챙기기 바빠 보였고 그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제, 배우 최용민의 삶을 들여다보자. 연극뿐 아니라, 스크린, 브라운관을 통해서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는 어떤 역할을 하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고 공연의 메카 4호선 혜화역(대학로)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무대는 재방송이 없는 생방송, 흔히들 말하자나요. 관객과 호흡하는 거라고. 드라마와 영화는 카메라도 의식해야하고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기술적인 부분도 표현할 수 있죠. 각 분야마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마다 자신의 일을 하려면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잖아요. 저 역시 제가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사는 이야기를 하고 그러한 것들이 소박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현재 그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10년째 명지전문대학 연극영상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강의를 하다 보니, 지금 그 학생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조언을 많이 해 주는 편이죠. 학생들은 그 조언들을 바탕으로 자신을 깨닫고 변한 모습을 보여줘요. 또 저는 그 변한 모습을 보고 뿌듯하고 기분이 좋더라고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그도 배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오랫동안 배우의 길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 긴장이 된다는 최용민 배우. “아직도 긴장되고 떨리죠. 공연 시작 첫날, 첫 공연 무대 뒤에서 준비를 하고 있으면 항상 떨려요. ‘내가 왜 공연을 한다고 했을까, 왜 그랬지’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극복방법은 없어요. 부딪히는 것뿐이죠(웃음). 그 다음날에는 첫날보다 여유가 생기니 다행이에요. 아마 저 뿐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관객을 만나기 직전까지 긴장된다는 그에게 인간미가 느껴졌다. 앞으로도 스케줄이 허락된다면 언제든지 달려와 화동연우회의 공연에 참여할 계획이라는 그는 관객들에게 “많은 관객들이 오셔서 보셨으면 좋겠고, ‘셰익스피어 작품을 이러한 방법으로도 풀어낼 수 있구나’라고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음악도 라이브로 연주되고 무대, 의상 등으로 즐거운 시간이 될 거에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글_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6 / 조회 14,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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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동연우회! 배우 이근희] ‘진짜’ 하이레벨 인간형
그는 이십대부터 서른셋까지 연극만 했다. 그가 속한 극단은 돈을 주는 곳이 아니었다. 서른넷에 스카웃 돼 방송에 출연했다. 몇 달 후 CF를 찍었다. 이틀에 1억을 벌었다. “이 돈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했어요. 감이 안 오잖아.” 그는 그해 신춘문예를 뒤적였다. “내가 오천만원을 갖고 나머지 오천만원을 마음에 드는 작가에게 주겠다고 생각했어요. 3년 정도 라면 값은 되잖아요. 그러니 열심히 자기 작품을 쓰라고. 단, 조건은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뭐든 좋으니 하나만 써달라는 거죠. 주고 싶어서 찾아다녔어요. 돈은 그렇게 써야 해요. 여기서는 선배들이 밥 사주고 하는데 뭐가 걱정이에요.” 배우 이근희와의 인터뷰 과정은 대략 이렇다. 공연과 역할에 대한 ‘뻔’ 한 질문을 하다가, 조금 더 사적이고 주관적인 견해에 대해 묻다가, 그 답을 들으며 한없이 빠져들다가, 일종의 취재라는 것을 망각한 채 무아지경 웃다가, 결국 고민 상담에 이르기까지. “연극은 보물창고다”라고 말하는 이근희야말로 ‘돈 빼고’ 가진 게 너무 많아 연기를 하고 연극을 하는 배우다. 누구보다 유쾌하고 누구보다 편안하며 누구보다 지적이고 그 누구보다 진실 된 그는 태생적으로 예술과 미美, 구별된 사고 능력의 축복을 타고났다. 그러니 가난 따위가 무슨 상관이랴. “좀 가난하게 살면 어때요. 어느 나라에 가도 연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니까. 나 같은 사람은 운 좋게 방송을 하면서 돈을 벌기도 했으니 감사하지요. 그때는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잘 사주고 그랬는데 지금은 돈이 없어요(웃음).” 극단 화동연우회의 20주년 기념작이자 제20회 정기공연 ‘페리클레스’에서 뚜쟁이(포주) 역을 맡은 그가 “셰익스피어 오빠”에 대한 감탄과 존경심으로 어쩔 줄 몰라 하며 연극과 예술적인 삶에 대해 풀어놨다. “그래도 지금은 조금 편해졌어요. 예전에 배우들 보면 새벽까지 아르바이트하고 아침에 잠깐 자고 오후에 나와 연습하고 포스터 붙이러 다니고. 그런데 그거 당연한 거 아니야?” [연극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화동연우회는 동문들이 모인 극단이라는 차별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항상 초연을 해요. 저는 제2회 때부터 참여했는데 매년 연말 3, 4개월은 그냥 없다고 보면 돼요. 이번 20회는 19회까지 참여했던 모든 동문들이 다 모일 수 있는 작품이 뭘까 고민하다가 ‘페리클레스’로 정하게 됐죠.” 그는 여기서 창녀촌의 포주다. 그러니까 아줌마다. 기르던 수염도 잘랐고 그 ‘아줌마’들의 제스처를 연구하기도 했다. “어쨌든 성에 관한 문제는 인류와 함께 해 온 거니까. 실제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극장이 창녀촌과 함께 있었어요. 여관이 극장 바로 옆이고 셰익스피어가 거기서 하숙도 했고. 그런데 대사가 전부 욕이야. 아마 들으면 흉할지도 몰라요. 제가 그 역을 조금 희화시키고 희석시킨다고 할까. 제가 여자로 분장해도 모두 알잖아요. 그 장면들을 더 연극화시키는 장치로 저를 캐스팅했다고 생각해요.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모르긴 몰라도 그만큼 이 역을 제대로 소화할 배우는 드물 것이다. “우리 동문들은 제가 TV에서 하는 연기보다 무대에서 하는 연기를 더 좋아하는데, 아마 쇼크 받으실 지도 몰라요. 우리가 했던 연극 중 처음으로 15세 이상 관람이라니까.” [연극을 ‘전도’하다] 배우 이근희는 연극을 하며 수백,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이 만든 캐릭터와 함께 웃고 울었다. 그가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도 이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연극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연극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캐스팅이 들어와요. 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명하다 할지라도 무대에서 잘할 수가 없어요. 연극을 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객과 내가 만든 캐릭터가 주고받는 감정이입을 경험하게 돼요. 예를 들어 관객들이 나를 보고 있는지 상대배우를 더 주시하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죠. 그것을 시작으로 관객들이 오로지 자신만 바라보게 만드는 경험을 해야 해요. 내가 객석의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고 그들을 몰입시킬 수 있을 때, 내가 ‘울어’ 하면 관객이 울고 ‘웃어’ 하면 관객이 웃어요. 화면은 보는 사람과 연기를 하는 사람 사이에 카메라가 있어 감정을 유도하는 등의 중간 역할을 하지만 연극은 그게 아니거든요. 오백 석 관객을 쥐고 흔들지 못하면서 수백만 명이 보는 영화라니. 그들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려면 연극을 해야지. 젊은이가 몇 년 투자할 수 있잖아요.” 그는 마이크 없이 오백 석 극장에서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진짜 잘 하는 배우”라고 말한다. “내가 어느 순간에 관객을 웃겼어요. 육백 명의 관객 얼굴이 동시에 딱 뒤로 넘어갔어요. 그런 경험을 카메라 앞에서는 못해. 순식간에 콧구멍 천이백 개를 봤다니까.” [연극과 돈은 서로를 잘 몰라요] “연극을 하겠다, 연기를 하겠다고 하는 젊은이들에게 일단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자부심을 가지라는 거지. 그 사람들 유전자체계가 하이레벨이야. 장사를 해서 돈을 벌겠다, 공부를 해서 박사가 되겠다는 현실적인 유전자가 아니에요. 물론 어른들이 보기에 철딱서니 없고 어려워 보이고 엉덩이에 바람들어갔다고 하지만 아니라니까. 이 길이 분명 어려운거라는 걸 알거예요. 그런데 감각적, 감정적으로 아름다운 것, 미, 예술을 하고 싶어 하는 거죠. 당연한 거 아니야?(웃음). 모자란 사람들은 그런 생각 안 해요. 연기를 기똥차게 해봐요, 희곡을 잘 써 봐요, 디자인을 기막히게 해봐요, 사진 하나를 죽도록 멋있게 찍어봐, 그건 평생 남거든요. 그렇지 않아요?” 무보수지만 어차피 보수가 대신 할 수 없는 일이다. “무보수뿐이야? 후배들 밥 사줘야지 술 사줘야지 돈 무지 깨져요. 그런데 왜 하느냐? 여기 한 번 보세요. 작품을 대하는 자세나 진정성이 대단해요. 연극의 즐거움은 말 그대로 즐겁다는 데 있지.” [재밌는 돈과 염색체의 상관관계 ‘놀이’] 연극은 심오하고 즐거우면서도 가난하다. 연극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에 대해 물었다. “염색체 배열이 낮으면서 돈이 많은 애들이 있어요. 이런 애들이 돈은 없지만 레벨이 높은 애들에게 돈을 줄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만들어야하는데, 그 시스템을 만드는 쪽에 있는 애들의 레벨이 중간밖에 안돼요. 돈 많은 애들이 지원한다, 후원한다 했을 때 배우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아요. 주면 주고 말면 마는 거지, 연기는 그거랑 상관없거든. 그래도 주도록 해야죠(웃음).” 그가 대학교 1학년 때 이문열 소설의 ‘사람의 아들’이 출판됐다. 소설을 읽은 배우 이근희는 충격을 받았다. 희곡으로 각색해 경기고등학교 후배들과 전국고등학교 연극경연대회에 참가, 상을 휩쓸었다. 어느 때는 뒷골목을 지나가다 비보이들을 만났다. 학교도 안다니는 그 “쉐키”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공연을 만들었다. 지금 비보이 공연문화는 이미 정착 된지 오래다. 이근희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는, 등단한 희곡작가들도 여러 명 있다. 연극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현상을 보면 그 속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게 됐다. 이 하이레벨에 속한 배우이자 연출가, 교수는 행복과 자부심에 취해 술 한 잔 하자고 말한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6 / 조회 1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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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신구를 비롯해 극단 화동연우회 배우들 총출동!
김광림 연출에 배우 신구, 이석희, 임진택, 최용민, 정한용, 이근희, 김승환, 윤동환, 유태웅, 김현균 등. 이름만 열거해도 숨이 넘어갈 극단 화동연우회의 연극 '페리클레스' 연습이 한창이다. 극단 화동연우회는 1991년 경기고등학교 연극반 출신들이 모여 한국 초연작 제이슨 밀러의 ‘이런 동창들’을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하며 시작됐다. 그 이후 정식 극단으로 출범한 화동연우회는 세계 명작들 중에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선정, 국내초연 또는 세계초연 공연하므로 국내 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극단으로 평가 받아왔다. 그 화동연우회가 창립 20주년 기념공연이자 제20회 정기공연으로 ‘페리클레스(PERICLES)’를 무대에 올린다. ‘심벌린’, ‘겨울이이야기’, ‘태풍’ 등과 더불어 셰익스피어 후기 4대 로맨스극 중 하나로 불리는 ‘페리클레스’는 크롬웰의 청교도 정권하에서 폐쇄됐던 극장이 20년 뒤 왕정복고기에 다시 개장되었을 때, 가장 먼저 공연된 셰익스피어 극작품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수수께끼와 모험, 판타지로 점철된 페리클레스의 인생역정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의 실종된 딸 마리나를 중심으로 인신매매와 매춘,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 밑바닥의 어두운 현실을 구체적으로 비판한다. 관계자는 “로맨스적 판타지와 사실주의적 사회비판이 결합하는 이중적 구조를 갖는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의 로맨스 문학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극단적인 타락과 부패, 그리고 폭력이 난무하는 포스트모던적인 기류를 내포한다. 그러면서도 다이아나 신전에서 제를 드리는 가운데 온 가족이 재회하는 제의적 결말은 매우 동양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주요 연출 콘셉트에 대해서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의 전통 연희 방식을 과감히 결합한다. 또한 마리나가 경험하게 되는 사회 밑바닥 세계는 한국의 어둠의 세계로 치환 한다”며 “무대와 의상, 음악에 있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혼재시키며 서양과 동양을 아우른다”고 밝혔다. 페리클레스 왕이 20년 동안 겪는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을 통해 화동연우회의 20년 동안의 역사를 되새기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사랑과 재회, 재생의 주제를 표현할 연극 ‘페리클레스’는 12월 4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2 / 조회 5,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