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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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통한 웃음'…체홉 단막극의 숨은 매력 만난다
극단 맨씨어터 '14人(in)체홉'
2013년 초연해 전회 매진 기록
창단 10주년 기념 다시 무대에극단 맨씨어터 창단 10주년 기념 연극 ‘14인체홉’의 출연 배우들(사진=극단 맨씨어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러시아를 대표하는 희곡 작가 안톤 체홉의 단막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맨씨어터는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14인(人, in)체홉’을 오는 12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한다.극단 맨씨어터는 그동안 ‘갈매기’ ‘벚꽃동산’ 등 체홉의 대표작을 쉽고 재미있게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14인체홉’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체홉의 단막극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기획됐다.2013년 우란문화재단과의 공동제작으로 초연한 작품은 프로젝트박스 시야에 이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해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선 ‘백조의 노래’를 제외하고 ‘곰’ ‘청혼’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등 총 4편을 새로 엮어 무대에 올린다.극단 맨씨어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배우 우현주가 연출 겸 배우를 맡아 작품을 이끈다. 서정연·이석준·정수영·이창훈·박기덕·구도균·이은 등 극단 맨씨어터 소속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극과 영화에서 활동 중인 배우 김태훈·최덕문·남문철·권지숙, 신예 배우 이갑선·하현지 등도 함께한다.공연 관계자는 “체홉의 작품이 그러하듯 일상적이고 사소한 인간의 삶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과 ‘눈물을 통한 웃음’을 극대화함으로써 우리의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고 말했다. 티켓 가격은 전석 4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6 / 조회 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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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父子, 소소한 행복…연극 ‘푸어보이’
서울시 서울청년예술단 지원작
22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공유
日 마에다 시로 희곡 한국 초연
급변하고 있는 '가족' 모습 통찰연극 ‘푸어보이’ 포스터(사진=위대한 모험 프로젝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젊은 창작자들의 모임 ‘위대한 모험 프로젝트’는 서울시 서울 청년예술단의 지원을 받아 오는 22일까지 연극 ‘푸어보이’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극장 공유 무대에서 선보인다.국내 초연하는 ‘푸어보이’는 현대일본연극의 새로운 조류를 이끌어가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마에다 시로의 작품이다. 젊은 세대를 일컫는 ‘제로세대’의 탄탄한 지지와 공감대를 얻고 있는 인기 작가다. 작품은 가난한 ‘아빠’와 ‘아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고 위트있게 그려낸다. 작품 속 가정의 모습은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별거·경제적 어려움·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도 부자(父子)는 서로의 존재를 위안 삼아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가족의 형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진 것은 없지만 유쾌하게 살아가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삶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을 보면 동시대 한국 사회 내 행복의 최우선 요소로 꼽히는 ‘안정’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 쓰기 보다, 곁에 있는 존재에게서 답을 찾고자 한다는 게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N포세대’, ‘88만원 세대’ 등 절망적 신조어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란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연극 ‘푸어보이’는 김현회가 연출했다. 배우 김현회, 전운종, 이은, 김초록 등이 출연한다. 인터파크, 네이버예약, 대학로티켓닷컴 등 주요 사이트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관람료는 3만원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17 / 조회 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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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 공연 사진 공개!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가 공연 실황 사진을 공개 했다. 공연관계자는 “공개된 공연 사진 속 배우들은 각기 다른 사연과 병을 가지고 병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각 캐릭터로 분한 아홉 명의 배우들은 내면의 깊은 감정의 골을 세밀하게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연백희’는 죽음을 앞두고 차가운 눈빛과 냉소로 일관하면서도 1%의 살 확률을 붙잡고 싶어 한다. 그녀를 통해 삶을 대하는 우리의 진솔한 모습을 대변해 보여 준다”고 말했다.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는 4월 8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개막됐다. 이 작품은 100만 안티를 거느린 개그맨 ‘진흑철’과 희귀병에 걸린 ‘연백희’의 이야기이다.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는 ‘진흑철’과 ‘연백희’의 만남을 통해 죽음과 생명, 비극과 희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는 4월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맨씨어터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2,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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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문, 이창훈, 우현주, 진미도 출연!…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 개막
연극 ‘흑흑흑 희희희’가 4월 8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개막했다. 연극 ‘흑흑흑 희희희’는 100만 안티를 거느린 개그맨 ‘진흑철’과 우주비행사로 3년 만에 지구로 돌아왔지만 희귀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연백희’의 이야기다. 연극은 보도자료를 통해 “연극 ‘흑흑흑 희희희’를 이루는 거대 줄기는 ‘우리는 모두 시한부 인생’이라는 점이다”라며 “극중의 죽음은 아이러니하지만 사랑하는 대상과 함께 나누면서 의미를 갖게 되는 아름다운 것으로 승화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연출가 김봉민이 극작과 연출을 모두 맡았다. 이 밖에 조명감독 이동진, 무대감독 이은석, 음악감독 강희수, 성현구가 참여했다. 이번 공연에서 ‘진흑철’ 역은 배우 최덕삼과 이창훈이 맡는다. ‘연백희’ 역은 배우 우현주와 전미도가 연기한다. 배우 최덕삼은 최근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암살’에서 폭탄 설치 전문가 ‘황덕삼’을 연기해 화제가 됐다. 배우 전미도는 2015년 마니아층을 형성한 SBS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우대표’역을 맡아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연극 ‘흑흑흑 희희희’는 4월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출처_맨씨어터최태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5 / 조회 2,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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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최덕문 존재감…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
극단 맨씨어터, 15일 공연 사진 공개
B급 유머, 만담 더해 배우 열연 돋보여
죽음생명·비극희극 사이 인생 들여봐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의 한 장면(사진=극단 맨씨어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개막한 이른 바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가 공연 사진을 공개했다. 연극 ‘흑흑흑 희희희’는 세상을 화끈하게 웃기고 싶었지만 지금은 100만 안티를 거느리고 있는 개그맨 진흑철과 희귀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환자 연백희의 만남을 통해 죽음과 생명, 비극과 희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은 키치적 전개와 B급 유머의 만담을 차용해 인간과 세계의 본질에 대해 논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개된 사진 속 배우들은 각기 다른 사연과 병을 가지고 병원에서 생활하는 환자들로 탈바꿈했다. 각 캐릭터로 분한 아홉 명의 배우들은 내면의 깊은 감정의 골을 세밀하게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고 극단 측은 전했다. 또 죽음을 앞두고 차가운 눈빛과 냉소로 일관하면서도 1%의 살 확률을 붙잡고 싶어하는 우주비행사 ‘연백희’를 통해 삶을 대하는 우리의 진솔한 모습을 대변해 보여준다. 배우 최덕문과 우현주, 날 것 감성의 이창훈과 전미도가 페어를 나눠 ‘진흑철’과 ‘연백희’를 연기한다. 김대종과 이은이 B급 만담의 흐름을 이끌며 불치병과 난치병에 걸린 17세 소년소녀로 분한다. 배우 권지숙, 권귀빈, 오범석은 탄탄한 극에 존재감을 더한다.오는 24일까지 공연하며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www.koreapac.kr)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오는 19일까지 예매 시 개막기념 30% 할인혜택을 받는다. 실황 사진은 극단 맨씨어터 공식페이스북(www.facebook.com/mantheatre)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02-3443-2327.▶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15 / 조회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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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 연습현장 사진공개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가 4월 8일 공연을 앞두고 연습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는 극단 맨씨어터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리지널 장편 창작극이다. 연극 ‘형제의 밤’을 쓰고 연출한 김봉민을 영입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100만 안티만 거느린 개그맨 진흑철과 우주에서 3년간 머물다 돌아왔지만 희귀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환자 연백희의 만남을 통해 죽음과 생명에 대해 이야기 하는 연극이다. 출연진으로는 이석준, 박호산, 전미도, 정재은, 우현주, 정수영, 이창훈이 있다. 극단 맨씨어터는 대표 우현주와 배우 정재은, 정수영이 설립한 회사다. 작품으로는 연극 ‘썸걸’, ‘울다가 웃으면’, ‘디너’, ‘갈매기’, ‘벚꽃동산’, ‘14人 체홉’, ‘프로즌’이 있다.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는 4월 8일부터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사진출처_맨씨어터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3.30 / 조회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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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 연습현장 보니…
극단 맨씨어터, 첫 장편 창작극
내달 8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전미도·최덕문·이창훈 등 출연연극 ‘흑흑흑 희희희’의 연습현장(사진=극단 맨씨어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오는 4월 8일 개막을 앞둔 극단 맨씨어터의 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가 막바지 연습 현장을 28일 공개했다.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는 극단 맨씨어터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리지널 장편 창작극이다. 연극 ‘형제의 밤’을 쓰고 연출한 김봉민을 영입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공개한 사진 속 연습 현장은 연기에 한껏 몰입한 배우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배우들은 각기 다른 사연과 병을 갖고 병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기한다. 죽음과 생명, 비극과 희극 사이를 오가는 내면의 감정을 표출, 치밀하게 캐릭터를 토론하고 분석하고 있다.연극계 공인된 절친 최덕문, 우현주가 ‘큐티 페어’로, 환상적 호흡을 자랑하는 이창훈, 전미도가 ‘엘레강스 페어’로 팀을 이뤄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뮤지컬계 블루칩 김대종과 권지숙, 맨씨어터의 여배우 이은, 권귀빈, 그리고 대사 없는 오범석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작품은 세상을 화끈하게 웃기고 싶었지만 지금은 100만 안티만 거느린 개그맨 진흑철과 희귀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환자 연백희의 만남을 통해 울음과 웃음, 죽음과 생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키치적 전개와 B급 유머의 만담을 차용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연출 김봉민식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조울신파극 ‘흑흑흑 희희희’ 4월 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공식페이스북 (www.facebook.com/mantheatre)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02-3443-2327.▶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8 / 조회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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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가 예쁜 이유는 따로 있다. “화장 안 해도 남학생들이 좋아했어요.”
인터뷰 장소에 들어선 전미도는 키가 커 보였다. 옆에 서면 160센티미터 초반대의 느낌이었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작은 얼굴과 시원하게 뻗은 팔다리, 그리고 어디 하나 구부정한 곳 없이 바른 자세 덕분에 5센티미터 정도 더 커 보였다. 어쩐지 그녀의 내면도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 남짓 인터뷰하는 동안 전미도는 곧은 자세만큼 당당하게 말했고, 긴 팔다리처럼 시원시원한 성격을 내비쳤다. 그녀가 배우, 스탭, 관객들에게 고루 사랑 받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매력1. 질릴 틈 없는 새로움. 전미도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여리여리한 아가씨 ‘롯데’(베르테르)에서 악마(메피스토)로 변신하더니 이번에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전직 우주비행사가 되어 연극 로 돌아왔다. 종합병원 놀이터에서 만난 시한부 인생의 남녀가 서로에게 생애 마지막 친구가 되어준다는 줄거리다. 신파가 예상되지만 코미디물이다. 그것도 비속어와 B급 유머가 난무하는. Q.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로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본다고 하셨었죠. 도 도전욕구를 불러일으킨 작품인가요? 네 맞아요. 항상 코미디물에 도전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어요. 사실 코미디 연기가 되게 어려운 거잖아요. 전 희귀병 때문에 앞으로 한 달 밖에 살지 못하는 전직 우주비행사 ‘연백희’역인데, 제가 언제 그런 과학자 역할을 맡아 보겠나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여러모로 도전 의욕이 샘솟았죠. Q. ‘연백희’는 상대역 ‘진흑철’에게 시도 때도 없이 꺼지라고 소리치고 욕하고, 다소 터프한 성격의 캐릭터더라구요. 보는 사람들한테는 재밌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선 껄끄러웠을 법도 한데요. 아뇨 전혀요.(웃음) 사실 연백희와 진흑철은 사랑보다는 우정에 가까운 감정으로 시작하는 관계에요. 둘 다 시한부 인생이다보니 뭐 체면 차리는 거 없이 편하고 거칠게 감정을 표출해요. 그런데 그러다보니 서로 속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 거에요. 어릴 때 떠올려보면 서로 칭찬만 해주던 친구보다는 티격태격했던 친구랑 더 잘 통하는 사이가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경우랑 비슷한 거겠죠. Q. ‘연백희’는 힘들게 우주에서 임무를 마치고 왔지만, 희귀병에 걸려 한 달 밖에 살지 못하는 여자잖아요. 이런 특수한 상황설정에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요? 사실 우주에 갔다 왔다는 건 백희가 굉장히 외롭게 살아왔다는 상징이에요.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며 20대를 보냈고, 그렇게 꿈에 그리던 우주인이 됐지만 우주는 혼잣말이 일상이 되는 외로운 공간이었죠. 지구로 복귀한 이후에도 친구 하나 없고요. 이런 외로움의 감정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거에요. 우주비행사라는 직업의 디테일도 잘 살리면 좋겠지만 ‘연백희’가 보여주는 정서의 흐름이 더 중요한 거니까, 그냥 뻔뻔하게 하려고요. ‘내가 우주 비행사라는데 뭐!’ 이런 마음으로요.(웃음) Q. 악기연주, 안무, 복잡한 동선 때문에 힘들었던 나 목소리를 아예 바꿔야 했던 에 비하면 는 수월한 작품 아닌가요? 그래도 연기에 어려운 점이 있나요? 그럼요. 한 달 뒤에 죽는다는 명확한 상황설정이 깔린 상태에서 극을 시작해요. 인물의 감정이 극의 흐름에 맞춰서 서서히 고조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감정을 꽉 채운 상태로 시작해야 하는 거죠. 그게 힘들어요. ‘내가 얼마 후에 죽는다’는 상황을 막연히 상상할 수는 있어도 감정의 결을 명확하게 짚어내기는 어렵잖아요. 그 결을 잡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중이에요. 매력2. 화장보다 예쁜 열정 전미도와 연기를 했던 상대 배우들은 입이 마르게 그녀를 칭찬한다. ‘덕분에 편하게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배우도 있었고 후배지만 존경한다고 표현한 배우도 있었다.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주위 사람들이 그녀에게 푹 빠졌는지 궁금했다. 힌트는 대학시절 에피소드에서 찾을 수 있었다. Q. 부산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오셨죠? 제가 아는 부산여자들은 억양 때문인지 말투에 애교가 배어 있는데 내면은 뭐랄까, 당당한 기운이 있더라구요. 배우 전미도도 부산여자 맞는 것 같은데요. 맞아요. 부산여자는 그래요. 내면에 있는 당당함을 ‘드세다’고 표현하는 분들도 간혹 있지만 드센 거랑은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기자님 표현 너무 마음에 드네요. (웃음) Q. 학교 다닐 때 인기 많으셨나요? 음, 고등학교 때까지는 별로였어요. 여고이기도 했고요. 교내 밴드 활동을 하긴 했지만 저 말고 예쁜 애들이 많았어요. (웃음) 대학생 때는 드러나지 않게 인기 있는 타입이었어요. 왜 얼굴 예쁜 애들은 가만히 있어도 남자들이 선물 가져다 주고 ‘만인의 연인’처럼 살잖아요. 전 그런 사람은 아니었어요. 대신 저한테는 충성스런 마니아 층이 있었어요. 지금 공연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마니아들만 저 좋아하지 않나요? Q. 그런 마니아 층을 만들어 낸 전미도만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대학생활에 되게 열정적이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하고 싶었던 연기를 배우니까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래서 밤새서 연습하고 무대작업하고……. 지금 생각해도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왔나 싶을 정도로 학교 생활에 미쳐 있었어요. 근데 저랑 비슷하게 열정을 불살랐던 남학생들의 눈에는 제가 멋있어 보인 거죠. 봄날이라고 여리여리하게 볼터치하고 학교에 가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새벽까지 작업하고 머리도 감은 둥 마는 둥 하고 온 게 더 예뻐 보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매력을 아는 남자들만 저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매력3. 솔직담백 그녀는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녀의 표현방식에 ‘예쁜 척’, ‘있는 척’은 찾아 볼 수 없었다. Q. 전미도하면 ‘러블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처음 프레스콜 영상으로 외모와 목소리만 접했을 때는 청순하고 해맑은 공주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그 동안의 작품활동을 보면 이런 이미지를 깨뜨리기 위해서 일부러 극단적인 역할들에 도전해왔던 것 같아요. 청순가련 같은 거 싫으세요? 저 되게 아줌마스러운 성격에 가까운데.(웃음) 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외적인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아요. 그건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기대에 맞게 만들어 낸 거잖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 배역을 통해서 ‘내 안에 이런 다양한 면들이 있다’고 관객들에게 내보이려는 거에요. 그리고 전 청순가련에 매력을 못 느껴요. 세상에 100퍼센트 착하기만 한 사람이 어디 있어요. 선과 악이 믹스되고 그 사이에서 갈등해야 인간적이죠. 제가 하고 싶은 연기는 이런 거에요. 악인인데도 연민이 가고, 착한 사람 같지만 복합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이요. Q. 의 ‘롯데’와 의 ’알돈자’ 모두 예전부터 하고 싶다고 말해왔던 배역들이었고, 실제로 하게 됐잖아요.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의 좋은 예 같아요. 이 참에 새로운 ‘말의 씨’ 하나 심어보세요. 그냥 늘 변화를 꿈꾸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좋은 역할은 다 해보고 싶어요.(웃음) 그렇다고 지금 콕 집어서 어떤 배역이 하고 싶다고 떠오르는 건 없어요. 그냥 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저를 자극하는 배역이 딱 나타나거든요. 그래도 이제는 ‘아그네스’나 ‘메피스토’처럼 극단적인 역할보다는 일상에 가까운, ‘스며드는’ 역할을 해 보고 싶어요. 뭐 별다른 연기도 안 하는 것 같은데 관객의 가슴을 훅 치는, 그런 역할요. 그런 배역에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꼭 뮤지컬이나 연극이 아니라 영화 쪽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Q. 연기 잘한다. 노래 잘한다. 이런 칭찬 자주 들으시잖아요. ‘좀 다른 칭찬 없나?’하는 생각도 들 것 같아요. 받아 보고 싶은 칭찬 있어요? ‘전미도 연기를 보면 마음이 따뜻하다.’는 칭찬 들어보고 싶어요. 극단 ‘간다’에 진선규라는 배우 아세요? 어떤 공연에서든지 그 오빠 연기를 보면 묘하게 마음이 따뜻해져요. 저도 그런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전미도를 만나기 전, 그녀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응했던 인터뷰 내용들을 갈무리했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토대로 질문을 던졌다. 전미도는 종종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자님 그런 건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반문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의 답변에서 과거의 인터뷰와 모순되는 부분을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작품 선택의 기준부터 학창시절 에피소드, 고기를 잘 못 먹는 체질까지 그녀는 모든 인터뷰에서 꾸밈없이 답변해 온 것이다. 전미도는 겉이든 속이든 꾸미지 않아도 될 만큼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꾸미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6.03.28 / 조회 2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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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하는 <터미널>, 그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나?
짧고 간결하여 그 맛과 색을 느끼기에 군더더기가 없다. 단막극의 매력은 이것이다. 또한 그 짧은 길이로 대부분 2~3편의 작품이 한 번에 소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남녀노소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단막극만의 장점일 것이다. 작지만 알찬, 잘 차려진 성찬의 무대 이 반가운 이유다. '터미널'이라는 공통 소재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 엮은 이 2013년 화제 속에 초연한 데 이어, 올해 2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극작가 9명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독'이 '터미널'을 소재로 쓴 단막극 모음 무대인 이 공연은, 초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3편과 올해 공연을 위해 새로 창작한 6편의 작품을 더해 총 9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재공연 준비를 하는데, 작가분들이 지난 공연에서 좀 부족했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있었나 봐요. 그리고 처음 터미널 작품을 썼을 때랑 지금이 시간도 제법 지났고요. 그래서 터미널이라는 공간을 가지고 새로운 작품을 쓰고 싶다고 제안을 하셨어요." 초연에 이어 올해도 등의 작품을 지휘한 전인철이 총 9편의 단편 연출을 맡았다. "아홉 편의 작품이 갖고 있는 색, 그 색을 통해 작가가 하려고 했던 것, 표현하려고 했던 것을 잘 드러내려고 하려는 과정이 바로 이 작업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초연에 이어 올해 무대에도 오르는 재연작 세 편은 이다. 여기에 150년 후 미래 우주선착장 대합실에서 몸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두 남녀가 자신들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 갓 출소한 남자와 감옥에 간 애인을 기다리는 베트남 처녀의 이야기 , 잘 살 때는 각자 바빠서 못 만났던 가족이 부도로 인해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 남극기지라는 독특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 가정이 있는 한 남녀가 헤어지는 이야기 , 그리고 한 공간에서 여럿의 '나'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으로, 한 지방 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만난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가 새로운 신작으로 관객들을 만날 참이다. 지난 16일 찾은 연습실에서는 와 의 연습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무대 한 켠에서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 있는 여자, 그런 누나에게 거침 없이 행동하는 철부지 남동생. 이들은 한 평생 자식 속을 썩여온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이다. 한없이 아버지와 남동생의 뒷바라지만 해온 여자는 이제는 자신의 행복과 삶을 찾으려 하는 중이다. "귀찮아서 아버지 화장했어, 다시 찾아오기 싫어서."라고 담담히 말하는 누나에게 폭언을 퍼붓는 남동생과,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질 동생을 위해 최선의 준비까지 차분히 마쳐내는 한 여자의 모습, 에서는 밝고 맑고 착한 이 여자의 눈빛이 더욱 관객을 먹먹하게 만들 것 같다. 연습장면는 한 세계 속에 '나'가 여럿 존재할 수 있다는 다중이론을 작품 안으로 끌고 왔다. 버스 터미널에 앉아있는 20대 여자, 그에게 남자친구 만나러 가지 말라고 말리는 의문의 부인, 그들 앞에 나타난 백발의 할머니까지, 이들이 서로를 잡고 말리고, 도망가며 벌이는 한판 소동은 보는 이의 배꼽을 잡게 할 정도로 웃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 존재가 미래의 '나'가 보내는 경고인지,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나'인지 무대 위 인물들도, 무대 아래 관객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인 듯하다. 의 서정연, 김주완이나 의 정수영 등 이번 공연에서는 극단 맨씨어터의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서정연, 정수영, 정재은, 우현주 등 극단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배우분들이 연습할 때마다 다 던져서 하시더라고요. 정말 대단히 열심히 임하시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배우기도 하고요. 연습에 임하는 그분들의 태도에 배움이 있어요." 공연장면전인철 연출은 배우들에 대한 인상에 더해 더욱 독특해질 무대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공연장(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이 길고 기존에 객석이 없어요. 객석을 쌓는다면, 천정이 너무 낮아서 객석 단차도 낮아지죠. 그래서 여러 번 회의 끝에 무대를 가운데 두고 객석을 양쪽으로 놓는 형태로 하기로 했어요. 양면이나 사면, 원형 무대의 장점은 무대에 올려진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게 아니라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나는 삶을 직접적으로 보고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배우들에게는 아무래도 자기 등 뒤에도 관객들이 있으니까 일반적인 한 면으로 된 프로시니엄 형태보다는 좀 더 힘들 거에요." 여러 편의 작품에서 각기 다른 배역으로 변신하는 배우들을 만나는 재미도 클 것이다. 하루에 최대 5편을 공연하기 때문에 9편을 모두 보기 위해선 최소한 이틀 관람을 해야 한다. 11월 25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23 / 조회 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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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많은 나쁜 새끼'로 변신, <썸걸(즈)> 최성원
최성원이 배우로 나서며 처음 맡은 역할은 의 신부님 베드로였다. 처진 눈, 서글서글한 미소, 하얀 피부에 느릿느릿한 말투, 하지만 구수하고 능글맞은 그의 입담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순둥이 캐릭터에 딱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누구보다 '대놓고 가장 많은 욕을 얻어 먹으며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그 아닐까. 에서 허울 좋은 말로 과거 여자친구들 앞에 뻔뻔하게 나서는 구영민 역을 맡고 있는 최성원은 "좀 더 이쪽 길로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 한다. 앞으로 이어질 그의 이야기는 나쁜 남자로의 도약이 아닌, 배우로서의 결과 꿈을 오랜 시간 채워나가길 원하는 한 젊은 배우의 용기와 도전에 관한 것이다.Q 여자들에게 누구보다 욕을 많이 먹고 있는 요즘이겠다. (웃음) 욕을 하기 위해 를 찾아온다는 분들도 계시고, '과연 네가 날 얼마나 열받게 하나 보자', 그런 분들도 계시고.(웃음) 이 작품을 아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오시니까 관객 반응에 따라 나 역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한동안 기분이 오락가락했다. (이)석준 연출님도 이 작품은 그 어떤 작품보다 쉽게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작품이다, 그건 아마 하면서 알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Q 작품의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러한가? 총 다섯 명의 배우가 나오는데 유일하게 나만 퇴장하지 않는다. 다른 네 명은 20분씩 자신의 역할을 하고 퇴장하고 이들이 나중에 하나로 합쳐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흐름을 실시간으로 체감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는 거다. 이런 것을 같이 이야기할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다독이면서 관객 반응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박차고 나가보자, 하니 더욱 경직되었었다. 연출님께 SOS를 쳐서 많이 도움 받았다. Q 과거에 를 봤을 때는 대단히 분개했었는데 이번 를 보면서는 '저러는 경우가 있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크게 놀라지 않았다. 기자가 예전보다 나이가 들어서일까?(웃음) 나 역시 과거에 여자친구와 사귀다가도 같은 문제로 계속 싸우고 지치는 게 반복되다 보면 일주일 동안 연락 안하고 그랬었다. 그게 어떻게 보면 헤어짐을 종용하는 잠수의 또 다른 형태 아닌가. 모든 남자들이 구영민과 똑같진 않겠지만 이런 모습이 구영민과 비슷한 결일 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서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다들 이런 일 있지 않으세요?"라고 했더니 열화와 같은 야유가 쏟아졌었다. (웃음) 마지막 공연에 마지막 장면 끝나고는 꼭 이 말을 하고 싶다. "너희들은 뭐가 다르냐!"(웃음) Q 구영민은 '나쁜 남자'인가? 작품을 끌고 가는 배우로서, '나쁜 남자'로 단정지어버리면 흐름이 이어지지도 않을 뿐더러 이야기를 끌고 갈 힘도 생기지 않고, 너무나 단순해진다. 그래서 난 '사연이 있는 나쁜 남자'로 구영민을 본다. 이라는 책으로 유명해졌지만 차기 작품에선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한 작가, 엄청 자존심이 상해서 다음에 어떻게 무엇을 써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나와 헤어진 여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내가 부르면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 거다. 거기에서 출발해서 약혼녀와 인생 2막을 시작하기 전에 청산할 건 청산하고 깨끗이 시작하자, 그 와중에 얻어 걸리는 게 있으면 좋고. 이렇게 스스로를 포장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남에겐 엄격해도 자신에겐 관대하지 않냐. 스스로의 행동을 포장하기 급급하고. 원작을 처음 읽었을 때는 썸걸의 과거 남자들 중 한 명으로 캐스팅될 거라 생각하고 봐서인지 주인공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 너무 처량하고 불쌍했다. 진짜 진실되게 자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남자인 것 같았다. 왜 그런 것일까? 누군가로부터 버림받는 것에 익숙해졌나? 자라면서 왕따를 당했던 적이 있나? 그런 과정에 스스로 익숙해졌고 그 모습을 잘 알고 있으니 자신도 인간 관계를 정리할 때 그런 방법을 취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식었고 그 여자를 떠나야겠는데 그런 말을 하는 게 힘드니까 자신이 잘 하는 방법, 그저 홀연히 사라지는 방법으로 정리를 하는 게 아닐까. 그 모습이 안타깝고 불쌍했다. 그런 생각이 처음에 든 것도 있고, 난 구영민을 움직이게 해야 하는 배우로서 그 사람을 변호해 줄 수 밖에 없는 거다. 그래서 구영민은 '나쁜 남자'가 아니라 '사연이 있는 나쁜 남자' 같다. Q 영민이 연락한 의 여자들은 다 그를 만나러 나왔다. 이유가 뭘까? 각 인물마다 다를 것 같다. 상희는 타이밍 아닐까. 애도 낳고 남편은 자길 여자로 봐 주지도 않고, 바쁘면 전화해서 마트 카운터에서 계산하라고 하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는 주부가 바로 상희였는데 그때 영민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분명 그를 개새끼라고 생각했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영민은 자신을 항상 웃겨주던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미화했을 것이다. 진짜 불륜은 아니겠지만 영민이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저 멀리 행복한 세상으로 떠나 살자고 상상해 봤다고 그러지 않는가. 두 번째 여자 태림에게는 아마도 감성적인 매력이었을 것 같다. 그간 태림이 만났던 남자들과 상반된 남자가 영민 아니었을까? 굉장히 지적이고, 자신에게 "넌 청순하지, 그 청순함은 이 오빠만 알지." 이런 달콤한 말들도 하고. 배꼽 아래로 사랑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오빠처럼 배꼽 위를 채워주는 남자는 흔치 않더라고 태임이도 이야기 한다. 미숙 역을 하는 (태)국희 누나는 상윤이 형과 연기 할 땐 열이 받고, 나와 할 때는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고 했다. (웃음) 이렇게 젊고 귀여운 어린 제자를 자기가 어떻게 한번 해보려고 했다는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난다며.(웃음) 아마 확실한 매듭지음이 필요해서 영민을 만나러 나온 게 아닐까. 소진이는 어떤 사랑의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응징해주려 나온 것 같다. 그런 감정이나마 있으니 동정하고 구제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정신 차려라, 너 그렇게 살면 안돼!' 하고. 연극 의 한 장면Q 함께 호흡을 맞추는 여배우들을 비롯해 관객들도 같은 역의 정상윤과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다고 하더라. 상윤이 형은 작품과 삶의 간극이 굉장히 좁다. (웃음) 연습 첫날부터 "상희야, 우리 그런 터무니 없는 불신으로 아름다웠던 추억들까지 없애지 말자." 이런 멘트들이 굉장히 유려했다. (웃음) 형을 이 작품에서 처음 만났는데, 만난 첫날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하고 놀랐다. (웃음) 난 나와 캐릭터 사이 간극을 채우기 위해 무진장 노력하는 타입이고. Q 본인은 그런 멘트를 구사하는 것이 어려운가? 굉장히 어려웠다, 지금도 그렇고. 연습 시작하고 한 달은 이불 속에서 하이킥 엄청 날렸다, 연습 가기 싫어서. (웃음) 연애를 그렇게 많이 하지도 않았고 여자를 차 본 적도 없다. 초, 중, 고등학교를 다 남녀공학에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연애를 한 번도 못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 2학년 말까지 몸무게가 96kg, 허리가 42인치였다.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독하게 살을 빼기 시작한 건데, 그 전까진 여름에는 몸에서 막 식초냄새 나고, 그런 사람이었으니 말 다 했지. (웃음) Q 자신의 성향과 굉장히 다른 역할을 맡은 셈이다. 그래서 처음엔 출연을 고사했었다. 살인적인 체력을 요하는 도 하고 있었고, 과연 내가 이 작품을 끌고 갈 역량이 되는가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래서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석준 연출님이 "이 작품 진짜 좋은 작품이고, 나도 이 작품으로 연극계에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는데 너도 그렇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도록 도와주겠다."고 이야기 하셨다. 이 한 마디에 마음이 움직였고 안 하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로 시작한 배우는 그 배우를 잘 모르고 잘 찾아주시지도 않기 때문에 오히려 연극 하기가 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했다. Q 의 이우빈도 그간 맡아온 배역들의 느낌과 달리 대단히 강렬했었다. 때도 나이 들어 보이는 최성원이 드바이에서 록을 한다고? 도원 아저씨로 캐스팅 된 게 아니고? 그런 이야기도 있었다. (웃음) 물론 한 가지 색을 구축해서 밀고 나가는 것도 쉽지 않고 '순둥이 역엔 최성원이지'라고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밥만 먹다 보면 빵도 먹고 싶어지지 않나. 그런 고정된 인식을 한번 꺾을 수 있는 작품을 원했던 시기였는데 딱 제의가 들어와서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데뷔한 지 4년, 지금은 여러가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과정이겠다. 끝난 이후가 중요한 것 같다. 그간 너무 많이 퍼낸 것 같아 이 작품이 끝나면 두 달 간 신나게 놀고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여행도 하며 다시 무언가를 채워야 할 것 같다. 기존에 최성원에 대한 순둥이 이미지가 1번이고 에서의 이미지가 2번이라면 좀 더 2번으로 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Q 데뷔작인 오디션에서 장유정 연출이 '연기 잘해서' 최성원을 뽑았다고 했다. 요즘엔 특히나 다양한 매력을 무기로 쓸 수 있는 장이 늘어났지 않은가. 예능도 있고, 예능 안에서도 스포츠, 입담 등 여러가지 길이 많다. 그런데 나는 연기를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웃음) 아버지가 체육 선생님이신데 그런 피도 나에게 물려 주시지 않은 것 같고, 또 춤도 잘 못 춘다. 나이가 더 들면 내 외모가 굉장한 장점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핸디캡인 경우가 더 많다. 요즘엔 트랜디하고 스타일리쉬한 게 많지만, 난 수더분하고 왠지 옆집 백수 삼촌, 약간 아제 같은 느낌 아닌가. (웃음) 버티는 시간이 힘들겠지만 잘 버티면서 나름의 결도, 꿈도 채워가려면 무조건 연기를 잘해야만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중학교 3학년 수업시간에 조별 발표를 해야 했는데 당시 같은 조 애들의 조직력이 모래알 같았다. (웃음) 수행평가 점수를 받긴 받아야겠고, 왜인지 모르게 기지가 발휘되어서 당시 학교 선생님들의 성대모사를 하면서 발표를 했었다. 다들 깔깔거리면서 난리가 났었다. 그때 뭔가 희열이 느껴졌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좋아하고 관심 받는 것도 좋으니 예고에 지원해보려고 했는데 이미 지원 시기를 놓쳐서 그렇다면 대학 연극영화과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생각도 점차 흐릿해지고 (웃음) 고등학교 1, 2학년 때 공부를 너무 안 했는데 그래도 대학은 가고 싶으니 방법을 찾다가 다시 예전의 꿈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책도 보고 독백도 준비하고 살도 뺐다. Q 투지가 있는 사람이다. 그 투지가 3일도 못 가서 문제이긴 하다. (웃음) 근데 없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당시 3개월 간 15kg을 뺐는데 새벽에 치킨과 피자가 떠다니고 냄새도 나고 만져보면 그 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웃음) Q 최근 대학로에 남자배우들이 무척 많아졌다. 어찌보면 주목도 쉽게 받는 것 같고. 표면적으로는 배우가 참 많지만 막상 작품 들어가려고 보면 마땅한 배우가 없다고들 하는데,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작품 하나로 쉽게 이슈가 되고 주목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다른 사람도 쉽게 주목 받을 수 있다는 거다. 쉽게 빨리 잊혀지고 식상해지고 도태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요즘 너무 좋은 게, 할 때 마음이 맞는 배우들끼리 극단을 만들었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끼리 연기 책도 사 보면서 올 1월부터 스터디를 하고 있다. 거기 모인 배우들을 너무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무대에 올라가는 것에 대해 굉장한 경외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철수라는 배우는 나와 동갑이고 나보다 못 생긴 것 같아서 매일 놀리지만 (웃음) 정말 존경하는 친구다. 무대라는 공간 자체를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유일한 배우다. 거기 모인 배우들의 생각들이 다 그렇다. 굉장히 배울 게 많다. 아버지께서 부자가 부자가 되는 건 어떻게 하면 돈을 불릴 수 있을까 열심히 생각했기 때문인 것처럼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해야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게 맞는 것 같다. 자신의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한다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6.27 / 조회 16,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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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남과 여, 지극히 보편적인 연애담 <썸걸(즈)>
는 가볍게 보자면 가볍게 볼 수 있는 연극이다. 번번이 ‘잠수’를 타서 여자친구를 떠나버리는 한 ‘나쁜 남자’와 그의 과거 여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연극은 적당히 재미있고 찌질한 연애담 정도로 생각하고 봐도 충분히 즐겁다.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 보노라면, 연애라는 관계 속에서 깊게 패여 아물지 않은 그들의 상처가 느껴져 그저 웃을 수만은 없다. 그리고 어느새 내 마음도 곰곰 들여다보며 그들에게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의 주인공 영민은 자신의 연애사를 소재로 소설을 써서 성공한 인기작가다. TV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결혼을 앞두고 과거에 만났던 애인들 중 네 사람을 차례로 다시 만난다. 이별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잘못을 용서받고 찜찜한 감정을 털어버리기 위해서다. 영민이 호텔방으로 불러내는 과거의 ‘썸걸’들은 평범한 주부와 디자이너, 교수와 의사까지 다양한 직업과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내심 영민에게 잘 보이고 싶어 깔끔히 차려 입고 나타난 그녀들은 영민이 지극히 이기적인 동기로 자신을 불러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그간 아무렇지 않은 듯 덮고 살아온 상처를 다시금 깨닫고 분노하기 시작한다. 그녀들의 감정이 격양되면서 객석에서도 실소와 야유가 새어 나온다. 90분의 러닝타임 안에 네 명의 여자친구가 차례로 등장하는 만큼, 극은 빠르게 진행된다. 그만큼 한 마디 한 마디의 대사가 일견 코믹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압축돼 있다. 영민의 첫사랑 상희가 “정말이야? 이마트에서 일하기 싫어서 나랑 헤어졌다고?” 하는 대사에서 그들이 풋풋했던 고등학생 시절 그렸던 미래의 모습과 두려움 등이 생생히 그려지는 식이다. 그러니 관객들은 깔깔대며 웃다가도 문득문득 자신의 연애사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저마다 불완전한 채로 관계를 맺으면서 상처받고 상처주는 모든 남녀의 보편적인 심리가 무대 위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한 여자와 건강하고 오랜 관계를 지속할 수 없었던 영민에게도 그럴만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을지 모른다. 마지막 장면, 핸드폰을 들고 울먹이며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반복해 말하는 애처로운 영민의 모습이 그런 마음을 말해주는 듯 하다. 영민 역의 정상윤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은 매끄러운 연기를 펼쳤다. 특히 영민과 불륜을 저지른 여교수 미숙 역의 태국희는 젊은 애인을 통해 잠시나마 다시 싱그러운 인생을 꿈꿨던 중년 여인의 슬픔과 배신감을 진하게 표현한다. 정상윤과 함께 영민 역을 맡은 최성원은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는 배우 이석준의 연출 데뷔작이다.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의 본래 매력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한 그의 의도는 충분히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전미도를 여자판 영민으로 내세워 내달 3일부터 공연되는 도 궁금하다. 공연은 7월 2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사진: 플레이디비 DB
2014.05.14 / 조회 9,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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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할 수만은 없는 남자의 모습” 이석준 연출 <썸걸(즈)>
2007년 초연 후, 세 차례나 무대에 올랐던 연극 가 다시 관객들과 만났다. 특히 이번 공연은 초연에서 남자 주인공 강진우 역을 맡았던 이석준이 이 작품을 통해 프로 연출가로 데뷔하며, 연극계와 뮤지컬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정상윤, 최성원, 태국희, 김나미, 이은, 노수산나, 전미도가 새롭게 호흡을 맞춰 새로운 를 예고하고 있다.지난 7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석준 연출은 “처음에 맨씨어터 우현주 대표로부터 를 하자고 제안받았을 때, 다시 에 출연하자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언젠가는 연출을 할거다’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하게 될 지는 몰랐다. 가장 많이 출연했고, 열심히 한 작품이라 자신은 있지만 연출을 한다고 해서 새로운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배우와 스텝과 함께 최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좋은 연출가란 최고의 지휘자이며 배우들 각자의 창의적인 능력들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석준 연출은 “배우만이 알 수 있는 경험을 통해 배우의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연극은 유명 작가이자, 누가 봐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매력남인 영민이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두고 과거에 사귀었던 여자들에게 둘만의 과거가 간직된 호텔방에서의 만남을 제안하고, 그의 부름에 차례로 영민을 찾아오는 4명의 여자들과의 에피소드를 보여준다.영민 역의 정상윤이 수줍고 순종적인 첫사랑 상희(이은)와 출판사 대표의 아내이자 담당 교수였던 미숙(태국희)을 만나는 1장과 3장을 연기했고, 정상윤과 같은 영민 역에 캐스팅된 최성원이 거침없고 자유분방한 태림(김나미)과 쿨하고 세련된 레지던트 소진(노수산나)을 다시 만나는 2장과 4장을 선보였다. 더블 캐스팅된 영민 역에 대해서 이석준 연출은 “기존에 내가 연기했던 강진우의 뻔뻔함은 정상윤 배우가, 찌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은 최성원이 가지고 있으며 두 배우가 비슷하지만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있다. 2가지 버전으로 볼 수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개성 넘치는 여자 캐릭터도 눈여겨 볼만하다. 첫사랑 상희, 자유분방한 태림, 연상 미숙, 쿨한 소진의 캐릭터는 맟춤옷을 입은 듯한 여배우들을 만나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연극과 뮤지컬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로 구성된 이번 캐스팅은 연습 리딩 첫 날부터 이석준 연출의 마음을 흡족케 했다. “본인들 스스로 지금 하고 있는 역할을 맏을거라 예상했듯이 첫 리딩을 하는 순간에 한번에 다들 자기 스타일을 내서 깜짝 놀랐다”고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서 선 태국희는 “그동안 연극에 갈증을 많이 느꼈다. 뮤지컬에서는 음악, 화려한 의상이나 춤에 의지할 수도 있지만, 연극은 어찌됐든 온전하게 배우의 연기, 말, 행동, 정서, 눈빛, 호흡 등 배우의 것으로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력적인 작업이기 때문에 늘 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관능적인 여교수 역할이라 마음에 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성원과 더불어 영민 역으로 캐스팅된 정상윤은 ”작년 여름 이석준 연출한테 연락이 와서 나에게 했던 말이 ‘영민 역에 너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해서 많이 서운했다. (웃음)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과 정반대의 인생이라 많이 힘들다”고 재치있게 받아쳐 주위에 폭소를 자아냈다. 또한 이날 제작진은 의 여자 버전인 의 프롤로그 장면도 선보였다. 는 오리지널 를 사회적 지휘뿐만 아니라 연애 관계에서도 점점 여성의 파워가 강해지고 있는 현 시대상에 맞춰 각색한 작품이다. 최근 연극 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전미도가 출연하여 작품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마지막으로 이석준 연출은 “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누구한테나 일어났을 법한 블랙코미디로 비춰지기 바란다. 나쁜 남자고 아픈 여자들이지만 실제로 나쁜 놈으로만 그리고 싶지 않았다. 본인에게는 슬픈 과거지만 제 3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이상한 일일 수도 있다. 그 안에서 나의 모습을 찾기를 바란다. 그게 이 작품이 주는 가장 아픈 진실이며 미워할 수만은 없는 남자의 모습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사랑과 연애를 통해 남녀 관계의 본질을 파헤치는 는 7월 20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5.09 / 조회 8,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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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썸걸(즈)>, 이석준 연출로 4년 만에 돌아온다
2007년 초연 후 세 차례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인기 연극 가 4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배우 이석준이 연출을 맡고, 정상윤·최성원·태국희 등이 출연한다. 연극 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친구와 약혼한 작가 ‘영민’이 헤어진 애인들을 호텔로 불러내면서 벌어지는 기막힌 상황을 그린다. 차례로 영민을 찾아오는 네 명의 여자들 통해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진 복잡미묘한 권력관계와 노골적인 성(性) 담론을 수면 위로 끄집어 낸다. 초연에서 남자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던 이석준은 이번에는 연출가로서 공연을 이끈다. 그는 “‘나의 이야기’, 혹은 ‘관객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 것이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다. 각색은 있으나 작품의 본질적 메시지는 바뀌지 않도록 작품 자체가 가진 느낌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전했다. 그간 변화한 여성상과 연애관이 반영된 이번 공연은 더욱 발칙하고 통쾌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이기적이고 뻔뻔하지만 어쩐지 미워할 수 없는 남자주인공 ‘영민’은 의 정상윤과 의 최성원이 맡았다. 이와 함께 의 태국희, 의 노수산나, 의 이은이 영민의 과거 ‘썸녀(Some Girl(s))’로 분해 각자의 매력을 발산한다. 연극 는 5월 6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4.04.04 / 조회 8,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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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천명관 作, 연극 ‘유쾌한 하녀 마리사’
소설가 천명관의 첫 번째 연극 ‘유쾌한 하녀 마리사’가 3월 6일부터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소설 ‘프랭크와 나’, ‘고래’ 등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소설가 천명관이 직접 쓴 희곡으로 만들어진다. 연극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그의 중·단편소설 모음집 제목이자 그의 작품명을 옮긴 블랙코미디다. 작품은 바람난 남편 때문에 좌절한 ‘요한나’의 자살 시도가 하녀 ‘마리사’의 살인사건으로 둔갑하는 해프닝을 그린다. 현실과 인간관계에서 한 개인이 부딪히게 되는 곤경이나 소동, 갈등에 주목한다. 흥미진진한 추리극과 날카로운 위트를 동시에 선보인다. 연극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김한길 연출가의 지휘 아래 한국 연극계 실력파 배우들이 두루 참여한다. 주인공 ‘요한나’는 연극 ‘은밀한 기쁨’에서 활약 중인 서정연이 열연한다. 경찰 ‘얀커’ 역은 박호산과 이창훈이 번갈아 연기한다. 남편 ‘토마스’와 하녀 ‘마리사’ 역은 연극 ‘14人(in) 체홉’에서 주목받은 김태근과 이은이 각각 맡는다. 이밖에도 박기덕, 노현우, 권귀빈, 안혜경 배유리 등이 출연한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맨씨어터
2014.02.10 / 조회 7,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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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에서 일어나는 아홉 개의 만남과 이별
터미널에서 벌어지는 각기 다른 이야기를 릴레이로 감상할 수 있는 연극 이 오는 10월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막을 올린다. 올 6월 공연한 과 같이 단편극이 옴니버스로 펼쳐지는 프로젝트박스 시야 기획 연극 은 자신을 길러준 사람의 유골을 뿌린 후 공항 앞에 서 있는 여자, 은하철도999를 기다리며 혁명의 노래를 부르는 노숙자, 연착된 시간표 앞에서 지난 날을 이야기하는 남녀 등 터미널을 배경으로 만남과 헤어짐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춘근, 고재귀, 조정일, 김현우, 김태형, 유희경, 천정완, 조인숙, 임상미 등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독’ 소속 아홉 명의 젊은 작가들이 각자 단편을 썼으며, 등의 전인철이 연출을 맡았다. 매일 다섯 편의 단편들을 릴레이로 감상할 수 있는 이번 공연에서는 등의 이명행을 비롯, 김주완, 우현주, 서정연, 이창훈, 이은, 유동훈, 황은후 등의 배우가 출연 예정이다. 하나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아홉 개의 시선을 담은 연극 은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10일까지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10.01 / 조회 9,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