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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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오는 12월 개막…백석광, 정새별, 이형훈 캐스팅
1인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이 다시 찾아온다.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은 "오는 2021년 12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3년 만에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의 막을 올린다"고 전했다.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은 연극, 영화, 라디오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연극 ‘렁스’의 작가로도 알려진 던컨 밀란이 쓴 작품으로, 2013년 영국의 루드로우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바 있다. 2018년 초연된 후 이번에 3년 만에 돌아온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은 개막 소식과 함께 3인 3색의 캐스팅을 공개했다.
‘세상에서 빛나는 것들’에 대한 리스트를 작성해 나가는 주인공 역에는 세 명의 배우가 캐스팅돼어 각기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소중한 삶의 가치를 따뜻하게 전할 예정이다. 먼저 '그을린 사랑', '죽음의 집', '와이프' 등에 출연하여 매 작품 놀라운 변신을 선보이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한 백석광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 '달걀의 일', '나, 혜석'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투명하고 강한 정새별, '오만과 편견', '보도지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 연극과 뮤지컬, 코미디부터 정극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는 이형훈이 출연한다. 세 배우들은 연극 '리처드 3세', '중립국' 등에서 연출을 맡으며 시각적인 무대와 강한 연출 언어를 보여준 문새미 연출과 호흡을 맞춘다.
코로나19로 인해 작년과 올 초 두 차례에 걸쳐 공연을 취소한 바 있는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의 제작사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은 “관객과 배우 모두가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는 관객참여극이 될 수 있도록 초연 때와는 조금 다른 진행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다. 관객과 배우가 주고받는 따뜻한 위로와 함께 한다는 공감대는 유지하되 현 상황에 맞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배우와 제작진은 최선을 다해 준비해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은 2021년 12월 3일부터 2022년 1월 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제공
2021.10.18 / 조회 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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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청 연출, 연극 ‘그을린 사랑’ 다시 만난다…5월 25일 LG아트센터 개막
2020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 부문 대상 격인 ‘백상연극상’ 수상한 신유청 연출의 '그을린 사랑'이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연극 '와이프', '녹천에는 똥이 많다', '궁극의 맛' 등으로 절정에 오른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는 신유청 연출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그을린 사랑'은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Wajdi Mouawad)의 희곡 '화염 (Incendies)'을 원작으로 하며, 2010년 드니 뵐니브(Denis Villeneuve)감독이 만들어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동명의 영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에 개봉해 당해 예술영화로서는 최다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연극으로는 2003년 프랑스어로 초연된 후 유럽, 캐나다, 미국, 호주 등에서 공연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고,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명동예술극장에서 故김동현 연출에 의해 무대화 되었던 바 있다.
'그을린 사랑'은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와 전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긴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이다. 오랜 침묵 속에 자신을 가두고 있던 어머니 나왈(이주영)은 자신의 친구이자 공증인 에르밀 르벨(남명렬)에게 유언을 남긴다. 딸 잔느(황은후)와 아들 시몽(이원석)이 그들의 아버지와 형을 찾아 자신의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중동으로 간 남매는 나왈을 알고 있는 인물들을 수소문하여 그녀의 과거를 하나씩 재구성하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을린 사랑'은 전쟁, 난민, 억압, 폭력 등 한 여인의 힘겨운 삶 속에 묻혀있던 참담한 사건들과 그 결과로 빚어진 가혹한 운명을 버텨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선과 악, 사랑과 증오, 고통과 화해, 인간의 의지와 저항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신유청 연출은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원작의 압도적인 서사를 미니멀한 무대와 세련된 미장센을 통해 밀도 있게 채운다. 배우들은 절제된 연기로 시적인 대사들을 깊이 있게 전달하며 3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러닝 타임을 매 순간 몰입하게 만든다. 2019년 공연에서 뛰어난 앙상블을 선사했던 남명렬, 이주영, 이원석, 이진경, 하준호, 백석광, 우범진 등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며, 잔느 역으로 황은후 배우가 새롭게 합류한다.
연극 '그을린 사랑'은 5월 25일부터 5월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21.04.21 / 조회 5,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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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와이프’ 오는 8월 8일부터 대학로에서 공연 이어간다…오용, 백석광 등 전 캐스트 참여
지난해 가장 주목 받은 연극 '와이프(WIFE)'가 오는 8월 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2019년 서울시극단의 ‘창작플랫폼-연출가’를 통해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와이프(WIFE)'는 영국 극작가 사무엘 아담슨(Samuel Adamson)의 2019년 작품이다.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어떻게 변화를 거듭하는지를 유기적이고 집중력 있게 다룬 작품으로,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하여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각 시대의 사회적 통념을 향해 도전장을 던진다. 극은 1959년 수잔나와 데이지, 1988년 에릭과 28세의 아이바, 2019년 카스와 58세의 아이바, 2042년의 수잔나와 데이지 등 네 가지 시간대를 살아가는 네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공연에 앞서 오는 7월 30일부터 4일간 공연하는 세종S씨어터에서의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3분 만에 전석 매진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 왼쪽 상단부터 이주영, 오용, 손지윤, 백석광, 우범진, 정환, 송광일, 김현
이번 공연은 앞선 세종S씨어터에서의 공연과 동일한 캐스팅으로 한 번 더 관객을 만난다. 초연에 참여했던 이주영, 오용, 백석광, 정환과 함께 손지윤, 우범진, 송광일, 김현이 새롭게 합류하며 더욱 깊이 있고 다양한 연기로 인물 간 한층 짜임새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신유청 연출
연출을 맡은 신유청은 묵직한 사회문제를 유려하게 펼치는 연출력으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대상 격인 ‘백상연극상’, 제56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제7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2019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굵직한 상들을 석권해 연극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연출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와이프(WIFE)'는 지난 1월 시상식이 열린 제56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 연출상, 유인촌 신인연기상 3관왕을 수상하였고,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백석광 배우가 연극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연극 '와이프(WIFE)'는 오는 8월 8일부터 2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좌석 운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방역 상황에 맞춰 거리두기 좌석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 연극 '와이프'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마크923 제공
2020.07.16 / 조회 4,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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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일주일 연장 공연 확정…오는 1월 22일 추가 티켓오픈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이 오는 2월 23일까지로 공연 기간을 일주일 연장했다.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떠오르는 미국의 극작가 매튜 로페즈의 작품으로, 주인공 케이시가 우연히 여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 드랙퀸에 도전하게 되는 이야기를 감각적이고 재치 있게 그려낸다.
이번 한국 초연 무대에서는 우연히 여장을 하고 무대에 올랐지만 결국 눈부신 디바로 변모하는 주인공 케이시 역은 박은석, 강영석, 이상이, 케이시의 멘토이자 기품 있는 왕언니 드랙퀸 트레이시 역은 성지루, 백석광, 트레이시의 동료 드랙퀸 렉시 역은 신창주와 송광일이, 케이시의 아내 조 역은 유주혜, 박희정, 케이시가 일하는 바의 사장 에디 역은 김승용이 맡아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주인공 케이시가 드랙퀸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무대 위에서 직접 보여주며, 드랙퀸의 탄생을 지켜보는 장면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이다. 극 전반에 함께하는 신나는 팝 음악과 화려한 드랙쇼는 관객들로 하여금 연극이지만 뮤지컬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2월 23일까지 유니플레스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오는 22일(수) 오후 2시 인터파크 티켓과 쇼노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하여 추가 티켓 오픈을 하며, 설 연휴 특별 할인 30%(1월 21일~31일 공연까지), 학생 할인 30%의 혜택을 제공한다.
+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쇼노트 제공
2020.01.17 / 조회 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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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개막…박은석, 강영석 등 배우들의 파격 변신 모습은?
▲ 박은석
지난달 27일 개막한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이 공연 모습을 공개했다.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엘비스 프레슬리 임퍼스네이터(유명인을 흉내 내는 예능인)인 케이시의 좌충우돌 드랙퀸 도전기를 사랑과 열정, 유머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 한국 초연에서, 우연히 여장을 하고 무대에 올랐지만 결국 눈부신 디바로 변모하는 주인공 케이시 역은 박은석, 강영석, 이상이, 케이시의 멘토이자 기품 있는 왕언니 드랙퀸 트레이시 역은 성지루, 백석광, 트레이시의 동료 드랙퀸 렉시 역은 신창주, 송광일이 연기한다. 케이시의 아내 조 역은 유주혜, 박희정, 케이시가 일하는 바의 사장 에디 역은 김승용이 맡아 파격적인 변신을 보여준다.
▲ 성지루, 박은석(왼쪽부터)
▲ 신창주, 김승용, 강영석, 유주혜, 백석광(왼쪽부터)
▲ 성지루, 이상이(왼쪽부터)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2시간의 런타임 동안 가발 17개, 의상 27벌, 의상 퀵 체인지 31번, 분장 체인지 25번가량을 네 명의 캐릭터가 소화한다. 특히 주인공 케이시가 드랙퀸으로 차츰 변하는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폭소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연극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은 2020년 2월 1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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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쇼노트 제공
2019.12.12 / 조회 7,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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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을린 사랑’ 7월 11일 개막
연극 ‘그을린 사랑’이 7월 11일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개막한다.연극 ‘그을린 사랑’은 원작 희곡 화염과 드니 뵐니브 감독의 2011년 예술영화로 알려져 있다.작품은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몽이 어머니 나왈의 삶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애를 만나게 한다. 이들은 진실과 고통을 마주하고 자신들을 둘러싼 가혹한 운명을 버텨내는 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이번 공연은 배우 남명렬, 이주영, 이원석, 이세인, 송희정, 이진경, 우범진, 하준호, 백석광 등이 지난 시즌에 이어 대거 합류해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출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 신유청이 맡았다. 그는 2008년 거창연극제에서 ‘동물원 이야기’로 작품상 금상을 수상, 2016년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첫 번째로 시행한 비주얼쇼 공모 사업 Paradise Creative Move에서 ‘스트레인지 엘’로 최종 선정된 차세대 연출가다. 최근에는 두산인문극장 2019:아파트, 연극 ‘녹천에는 똥이 많다’를 연출해 주목받았다.연극 ‘그을린 사랑’은 2019년 7월 11일부터 8월 10일까지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마크923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07.16 / 조회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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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만나는 아멜리 노통브 소설, 연극 ‘추남, 미녀’
프랑스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아멜리 노통브(Amélie Nothomb)의 소설 ‘추남, 미녀’가 국내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져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이 준비 중인 이 작품에는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어린왕자’ 등의 이대웅 연출과 연극 ‘보도지침’, 뮤지컬 ‘홀연했던 사나이’ 등을 썼던 오세혁 작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아멜리 노통브의 원작 소설을 재창작하는 과정을 거쳐 연극을 준비했다고. 어떤 작품이 될 것인지 제작진에게 미리 물었다.
25세에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데뷔한 아멜리 노통브는 날카로운 통찰과 냉소가 버무려진 특유의 문체와 독창적인 발상으로 인기를 끌며 프랑스를 넘어 전세계에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995년에는 ‘오후 네시’로 파리 프르미에르상을, 1999년에는 ‘두려움과 떨림’으로 프랑스 학술원 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그밖에도 ‘살인자의 건강법’, ‘불쏘시개’, ‘시간의 옷’ 등으로 프랑스에서만 누적 판매 부수 1500만부 이상을 기록했다.
이번에 연극으로 만들어진 ‘추남, 미녀’는 아멜리 노통브가 2016년 발표한 작품으로, 프랑스에서 널리 사랑받는 샤를 페로의 동화 ‘도가머리 리케’(Riquet à la Houppe)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소설은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이지만 매우 추한 외모를 가진 조류학자 데오다와 눈부신 미모를 가졌지만 늘 타인들로부터 멍청할 거라는 시선을 받아온 트레미에르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린다.
‘추남, 미녀’가 연극으로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원작을 재창작해 희곡으로 써내려간 오세혁 작가는 소설 속 두 주인공이 서로 다른 얼굴로 태어났지만 결국 똑같은 무표정에 도달하게 된다는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고. 그는 “얼굴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얼이 담겨있는 있는 골이라 하는데, 결국 그 사람의 궤적이 얼굴에 새겨지는 것”이라며 “‘추남, 미녀’는 추와 미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얼굴에 새겨진 궤적과 그 너머를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라 생각했고, 그들이 결국 서로의 진짜를 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에 끌렸다”고 전했다.
연극 '추남, 미녀' 연습 현장(정인지, 백석광)
연극에는 남녀 배우 단 2명이 출연한다. 천재 조류학자 데오다 역은 ‘문제적 인간 연산’, ‘로베르토 쥬코’의 백석광이, 아름다운 트레미에르 역은 ‘베르나르다 알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정인지가 맡았다. 이들은 데오다와 트레미에르 외에도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얼굴과 표정과 시선을 장면마다 각기 다른 연기 기법을 통해 표현한다.
관객들은 무대 위 두 배우가 그려내는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과 표정을 따라가며 사랑과 갈등의 본질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게 될 예정이다. “이 연극은 얼굴과 표정과 시선에 관한 이야기”라는 오세혁 작가는 공연장을 찾을 관객들에게 “두 배우가 펼치는 배우술(俳優術)의 향연을 신나게 즐겨달라”는 말을 전했다. 공연은 오는 24일부터 5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 국내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진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들
‘적의 화장법’
‘살인자의 건강법’과 더불어 아멜리 노통브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꼽히는 ‘적의 화장법’은 전체가 대화로 이뤄진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한 남자에게 또 다른 남자가 말을 걸며 시작되는 이 소설은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도 섬뜩한 충격과 긴장을 넘나들며 마침내 놀라운 반전으로 끝을 맺는다. 2014년 창작집단 라스(LAS)가 이 소설을 2인극 형태로 재구성해 연극으로 선보인 바 있으며, 이후에도 창작집단 아우성 등 다른 극단에서도 여러 차례 연극 무대에 올렸다.
‘오후 네시’
프르미에르상 수상작인 ‘오후 네시’는 호젓한 시골마을에서 평온한 노후를 꿈꾸며 살아가던 한 부부에게 오후 4시마다 낯선 이웃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조용한 일상 속에서 느닷없이 갈등과 두려움에 빠진 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 신념,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잔인함과 유머가 탁월하게 어우러진 작품으로 꼽힌다. 2011년 조최효정 연출을 비롯한 극단 여행자 단원들이 연극으로 선보였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출처: 예술의전당, www.amelie-nothom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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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2 / 조회 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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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피해자 가족의 복수, '용서'에 관한 묵직한 질문
국립극단 연극 '2센치 낮은 계단'
복수 준비하는 인물 심리에 초점
여자 배우가 오빠 역할 맡는 등
새로운 연극적 시도 '눈길'연극 ‘2센치 낮은 계단’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극단이 ‘2018 젊은연출가전’으로 선보인 연극 ‘2센치 낮은 계단’은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다. 여러 명의 피해자가 등장해 복수를 모의한다는 설정이 비슷해서다. 그러나 ‘친절한 금자씨’와 같은 복수의 카타르시스가 ‘2센치 낮은 계단’에는 없다. 대신 피해자가 겪어야 할 복잡한 마음, 깊은 고통만이 있을 뿐이다.작품은 살인 피해자의 가족 여섯 명의 이야기를 그린다. 뺑소니를 당한 남편, 집단폭행으로 목숨을 잃은 아들, 스토커에게 끌려가 익사 당한 동생과 강도에게 폭행 당한 동생, 동거남에게 구타를 당해 죽은 딸, 상가에서 살해 당한 오빠 등 이들의 사연은 하나같이 기구하다. 각기 다른 살인이지만 피해는 참혹하다. 이들이 복수를 꿈꾸는 것은 당연하다.‘친절한 금자씨’의 피해자들은 주인공 금자씨가 세운 철저한 계획아래 복수를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2센치 낮은 계단’의 등장인물은 그렇지 않다. 이들은 복수의 계획을 세우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죽은 이를 떠올리며 그들이 죽기 전 겪었을 공포와 두려움을 상상하고 또 상상한다. 계획대로 복수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도 이들의 분노와 절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덕분에 80분 남짓한 공연시간 동안 관객은 피해자 가족의 심리를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연출을 맡은 이는 극단 달나라동백꽃 대표로 ‘로풍찬 유랑극장’ ‘썬샤인의 전사들’을 발표한 연출가 부새롬이 다. 부 연출은 이 작품을 드라마투르그 김나볏, 배우 마두영·백석광·김정·신정원·조재영·노기용의 공동창작으로 완성했다. 보통의 복수극이 복수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복수를 준비하는 인물들의 심리에 집중한 점이 눈에 띈다. 부 연출은 “정의를 이뤄내기 위한 복수가 아니라 다시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이들이 끝나지 않는 악몽 같은 삶을 끝내기 위해 복수를 이루려는 마음을 복수심을 짐작해 봤다”고 설명했다. ‘젊은연출가전’ 작품답게 새로운 연극적 시도가 눈에 띈다. 공동창작이다 보니 등장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배우들이 때로는 연출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빠 역할을 하는 여자배우, 여동생 역할을 하는 남자배우 등 상식을 깨는 요소가 숨어 있다. 독특한 형식이 다소 낯설지만 메시지는 명확하다. “용서라는 단어는 피해자가 아닌 타인이 함부로 꺼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관객에 따라서는 등장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어찌보면 당연하다. 등장인물과 같은 피해를 입지 않고서는 이들이 낱낱이 드러내 보이는 고통에 공감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품은 역설적인 방식으로 용서와 화해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제목은 피해자의 심리와 감정을 대변한다. 대부분은 무심결에 지나갈 2㎝의 작은 차이도 피해자에게는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의미다. 부 연출은 “보통 사람은 계단이 몇 ㎝가 낮은지 거의 느끼지 못할 텐데 어떤 사람들은 그런 것까지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라며 “복수심에 가득 찬 사람들이 무언가를 아주 집요하게 들여다보는 순간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했다. 18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 연극 ‘2센치 낮은 계단’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연극 ‘2센치 낮은 계단’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연극 ‘2센치 낮은 계단’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6.11 / 조회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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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부새롬 연출의 ‘2센치 낮은 계단’ 선보여
국립극단이 2018년 '젊은연출가전' 작품으로 부새롬 연출의 '2센치 낮은 계단'을 선보인다.
2011년 '우리 단막극 연작'으로 출발한 '젊은연출가전'은 신진 연출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희곡에 국한되어 있던 '창작 신작'의 범위를 연출가의 영역까지 확대했고 젊은 연출가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젊은연출가전' '나는 살인자입니다'(전인철 연출)는 제54회 동아연극상에서 연출상, 무대예술상, 연기상 등 여러 분야의 상을 휩쓸었다.
올해 '젊은연출가전'의 주인공이 된 부새롬 연출은 드라마투르그, 배우들과 공동 창작한 '2센치 낮은 계단'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피해자를 가족으로 둔 여섯 인물이 복수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누군가의 아버지, 아내, 혹은 여동생이었던 평범한 인물은 집단 폭행, 강도 살인 등 가족의 참혹한 피해를 마주하며 복수를 결심한다.
부새롬 연출은 이 작품에서 새로운 연극적 시도를 통해 연출가와 배우의 경계를 허물었다. 연출가는 사전 완성된 대본 없이 드라마투르그와 작품의 주제를 구체화하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했으며, 배우들은 공동 창작자로서 직접 만든 장면을 발표하며 하나의 극을 엮어냈다. 이뿐만 아니라 오빠 역할을 여자 배우가, 여동생 역할을 남자 배우가 연기하는 등 기존의 룰을 뒤흔드는 요소가 작품 곳곳에 숨어있다.
연극 '2센치의 낮은 계단'은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 소극장 판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8.05.21 / 조회 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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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석광, 12년 만에 춤을 춥니다 '김남건'으로
2004년 동아무용콩쿠르 대상으로 주목
탄탄대로 펼쳐진 무용 대신 연극 선택
국립현대무용단 '댄서 하우스' 출연
"녹슨 몸 먼지 쌓인 춤…내 삶 보여줄 것"국립현대무용단 ‘댄서 하우스’에 출연하는 김남건(배우명 백석광)(사진=국립현대무용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여보세요. 백석광입니다. 네? 춤을 춰달라고요?” 연극배우 백석광(34·본명 김남건)은 지난여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국립현대무용단 안수진 PD로부터 작품에 출연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국립극단 시즌 단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속으로 ‘이제는 국립현대무용단에서 녹봉을 주려는 건가’라고 생각하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무용수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안 PD의 제안은 진지했다. “예전에는 무용수였잖아요.”백석광, 아니 김남건이 12년 만에 무대에서 춤을 춘다. 백석광은 예전 무용수로 활동할 때 김남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댄서 하우스’(8~1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를 통해서다. 6명의 춤꾼들(김남건·김용걸·김지영·성창용·최수진·한예리)이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누는 공연이다. 김남건은 오는 11일과 12일 공연 1부를 장식할 예정이다. 무용수로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만큼 마음가짐도 다르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현대무용단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오늘은 백석광이 아닌 김남건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웃었다.◇무용수로 유명…답답함에 연극으로국립현대무용단 ‘댄서 하우스’에 출연하는 김남건(배우명 백석광)(사진=국립현대무용단).국립현대무용단의 출연 제안을 수락하기까지는 며칠이 걸렸다. 사람들이 “이미 녹슨 몸으로 추는 먼지 쌓인 춤”을 보고 싶을지, “춤을 추지 않은 시간의 삶”에 관심이 있을지 몰랐다.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닌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춤을 선보인다는 기획 의도 때문이었다.공연의 방점은 춤보다 삶에 놓여 있다. 김남건은 “화석이 된 과거의 춤을 다시 꺼낼 때 새로운 사유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에 씨앗을 품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그 씨앗이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른다. 김남건은 “공연 당일 최대한 자연스럽고 솔직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그 순간의 감정으로 내 인생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남건은 무용계에서 유명한 무용수였다. 한국종합예술학교(이하 한예종) 무용원에 재학 중이던 2004년 직접 안무한 ‘청아, 청아!’로 동아무용콩쿠르 일반부 대상을 받으면서 무용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단은 “안무 능력이 탁월하며 테크닉과 표현력 모두 매우 우수”하다면서 그의 춤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무용수로 탄탄대로가 펼쳐진 순간이었다. 그러나 돌연 춤을 그만뒀다. 2005년 인천시립무용단의 초청 공연으로 선보인 ‘기침을 해도 나 홀로’가 무용수로 마지막 작품이었다. 무용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다. 자신이 느낀 걸 몸으로 고스란히 표현했지만 뜻한 만큼 전달이 되지 않아 답답했다. 춤보다는 인맥을 만드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던 당시 무용계의 현실도 춤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결국 한예종 무용원을 중퇴한 그는 같은 학교 연극원 연출과로 재입학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녹슨 춤이라도 자연스러움 그대로”국립현대무용단 ‘댄서 하우스’에 출연하는 김남건(배우명 백석광)(사진=국립현대무용단).무용계는 김남건의 명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번 공연에서 그가 어떤 춤을 출지 궁금증이 크다. 김남건 또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힌트는 그가 쓴 일기에 있다. 김남건은 “무용을 그만 둘 무렵 쓴 일기에 만약 다시 춤을 춘다면 어떤 춤을 추고 싶은지를 적은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12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생각만큼의 춤을 못 출 수도 있다. 그는 “춤을 추더라도 녹슨 춤이 될 것이고 어쩌면 춤을 추다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다”면서 “무용을 넘어 현대예술로서의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무용수 대신 연극배우를, 김남건의 이름 대신 백석광을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움’ 때문이다. 그는 “예술가로서 나의 욕망을 비워낸 상태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정해진 춤을 추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백석광이라는 이름은 한예종 연극원에서 PD를 맡을 당시 배우로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서 배우명으로 쓰게 됐다. 뜻은 ‘빛나는 하얀 돌’. 그말처럼 연극배우로도 김남건의 재능은 빛났다. 2014년 연출가 이윤택의 연극 ‘혜경궁 홍씨’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아 연극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국립극단 시즌 단원으로 활동하며 ‘문제적 인간 연산’ ‘로베르토 쥬코’ ‘실수연발’ 등에 출연했다. 현재는 한예종 출신 친구들과 함께 꾸린 극단 아어에서 활동 중이다.연극배우 이전에는 단편영화 감독으로도 활동하기도 했다. 2008년 미장센단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2013년 대종상단편영화제 시나리오상을 수상했다. 연극에서만 아직까지 상을 받지 못했다. 김남건은 “연극의 시계로 본다면 나는 아직 젊다”면서 “지금 나의 터전은 연극이기에 나를 안 써줄 때까지 연극과 연기만 붙잡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댄서 하우스’를 놓치면 당분간 무용수 김남건을 만나기 힘들다. 그는 “배우로 열심히 살다 나중에 노인이 돼 다시 ‘댄서 하우스’에 출연할 기회가 생겨 그때 다시 한 번 내 인생을 돌아보는 무대를 선보인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국립현대무용단 ‘댄서 하우스’에 출연하는 김남건(배우명 백석광)의 연습 장면(사진=국립현대무용단).국립현대무용단 ‘댄서 하우스’에 출연하는 김남건(배우명 백석광)의 연습 장면(사진=국립현대무용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5 / 조회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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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 국립현대무용단과 첫 작업…여섯 춤꾼의 '댄서 하우스'
김용걸·김지영·최수진·성창용·김남건 등 함께
춤에 대한 이야기 관객과 함께 나누는 자리
내달 7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국립현대무용단 ‘댄서 하우스’에 출연하는 한예리(상단 왼쪽부터), 김용걸, 김지영, 최수진(하단 왼쪽부터), 성창용, 김남건(사진=국립현대무용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무용을 전공한 배우 한예리가 국립현대무용단과 첫 작업에 나선다. 국립현대무용단은 한예리를 비롯해 김용걸·김지영·최수진·성창용·김남건 등이 출연하는 ‘댄서 하우스’를 오는 12월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국립현대무용단이 관객의 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한 대중적인 레퍼토리다. 안성수 예술감독이 총연출하고 6명의 춤꾼들이 ‘춤은 무엇일까’ ‘왜, 여전히 춤을 추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눈다.한예리(12월 9·10일)는 한국전통예술학교 전통예술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배우로 무용 공연에서 여러 차례 출연한 적이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두 가지 키워드인 ‘춤’과 ‘연기’를 프리즘으로 삼아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의 무게중심을 잡는 방식으로서의 춤을 이야기한다.한국 발레계를 대표하는 김용걸, 김지영(12월 7·8일)은 20대에서 40대로 지나온 시간과 변화한 몸으로 현재의 모습과 가장 잘 어울리는 춤을 찾아간다. 발레는 격식과 형식의 예술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그 형식을 깨고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무대 위에 펼쳐보인다.현대무용을 전공한 성창용(12월 9·10일), 최수진(12월 11·12일)은 각각 뉴욕 클럽에서 찾은 춤에 대한 숨은 감각과 리듬,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 진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선보인다. 김남건(12월 11·12일)은 오랜만에 배우 백석광이 아닌 무용수 김남건의 이름으로 무대에 올라 춤춘다.티켓 가격은 R석 4만원, S석 3만원. 예술의전당 SAC 티켓,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오는 22일과 23일에는 관객 대상 이벤트인 ‘김용걸·김지영 오픈 리허설’과 ‘최수진 오픈 워크숍’을 각각 진행한다. 무료 행사이며 자세한 내용은 국립현대무용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9 / 조회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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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소문난 콤비…쿵짝 맞으니 반짝 빛나네
단짝이 만들어낸 '운명의 무대'
고연옥 극작가·김광보 연출
16년간 연극 19편 작업
노우성 연출·김성수 음악감독
'서울의 달' 등 뮤지컬 잇단 호흡
배우 김정환·김정호, 외모도 비슷
'실수연발'서 환상 궁합 자랑배우 김정호(위)·김정환 콤비가 오는 28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셰익스피어 초기 희극 ‘실수연발’에서 찰떡호흡을 선보이고 있다. 평소에도 이름은 물론 생김새까지 비슷해 친형제가 아니냐는 말을 종종 듣는데 김정환 배우는 김정호 배우와 더욱 쌍둥이처럼 보이기 위해 실제로 앞 머리카락을 밀었다(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구봉서·배삼룡, 태진아·송대관, 최불암·김혜자, 강석·김혜영 등. 방송연예계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 보낸 ‘환상의 콤비’가 있다. 훅을 날리면 잽싸게 잽으로 받아치는 찰떡호흡으로 안방을 주름잡는 복식조로 유명하다. 공연계에도 ‘너는 내 운명’ 같은 파트너가 존재한다. 때론 지지와 격려를, 때론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신뢰를 바탕에 두고 적당히 친밀감과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도 꾸준한 관계의 비결이다. 일 궁합이 잘 맞다 보니 작품결과도 좋은 편이다. 날이 서도록 서로를 갈아준 숫돌우정으로 인생의 하이라이트를 함께 쓰고 있는 공연계 단짝들을 묶었다. △쓰고 연출하고…환상 복식조 많네“첫인상은 딱딱한 운동권 여대생?(웃음) 자신에 대한 확신과 소신이 강하게 배어 있었다. 여지없이 희곡 속에서도 보이더라”(김광보).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지금도 여전히 편하지 않다. 하하하”(고연옥). 16년지기 고연옥 극작가(왼쪽)와 김광보 연출극작가 고연옥(45)과 연출가 김광보(52·서울시극단 단장)는 16년지기다. 연극인생 절반 이상을 함께한 셈이다. 2001년 연극 ‘인류 최초의 키스’로 처음 호흡을 맞춘 뒤 지금까지 무려 19편을 같이 제작하고 있다. ‘웃어라 무덤아’(2003), ‘발자국 안에서’(2007), ‘주인이 오셨다’(2011), ‘나는 형제다’(2015) 등 사회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문제작으로 평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이유로 “연극을 바라보는 관점과 소신, 방법 등이 서로 잘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 작가는 “김광보 연출의 매력은 일단 텍스트에 대한 분석이 철저하다는 거다. 연출이 가져야 할 미덕인데 많은 연출가는 그렇지 못하다. 대본을 받으면 맨얼굴로 직접 부딪치고 싸운다. 작품을 할 때마다 건성이 없다”고 귀띔했다. 이어 “텍스트에도 충실해 작가에게도 좋은 연출가다. 그와의 작업은 좋은 기회다. 동료나 선후배에게 종종 소개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출은 고 작가에 대해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점, 작품적으로는 일관되게 사회문제를 담고 있고, 또 그것을 만들어낸 여건을 이야기한다. 문제를 제기하는 작가라는 점에서 계속 작업하고 싶다”며 “겉으로는 굉장히 무뚝뚝하고 까다롭지만 잔정이 많다. 외유내강”이라고 웃었다. 신흥 복식조로 떠오른 김은성 작가(왼쪽)와 부새롬 연출두 사람은 내년 3월 서울시극단이 정기공연으로 준비하는 헨릭 입센의 고전극 ‘왕위 주장자들’로 다시 만난다. 고 작가가 각색을, 김 단장이 연출을 맡았다. 자주 봐왔지만 면전에서 못했던 말도 남겼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소신을 갖고 자신의 길을 잘 걸어왔고 앞으로도 잘할 거라 믿는다”(고연옥). “분명 장점인데 본의 아니게 단점으로 보일 수도 있다. 말하기 아슬아슬한데 거두절미하게(웃음),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작업했으면 좋겠다”(김광보).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 콤비’로는 지이선(38) 작가와 김태형(39) 연출이 있다. 연극 ‘모범생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카포네 트릴로지’와 뮤지컬 ‘로기수’ 등 많은 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올해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로 큰 호평을 얻은 김은성(39) 작가와 부새롬(40) 연출의 호흡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1년 창단한 젊은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공동대표인 두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다닐 때 만났고 술을 마시다가 친해졌단다. 부 연출은 “아 이런 작가가 있구나. 나랑 생각이 정말 비슷하다”란 생각을 했단다. 연극 ‘앞집 아이’ ‘순우삼촌’ ‘목란언니’ 등을 함께 작업했고 창단 5주년을 맞아 갑자기 맞닥뜨린 자본주의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끄집어낸 ‘연변엄마’를 오는 1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명륜동 아름다운극장에서 선보인다. 김성수 음악감독(왼쪽)과 노우성 연출△음악적 취향 저격…한 해동안 세 작품 노우성(43) 연출과 김성수(47) 음악감독은 최근 콤비 타이틀을 꿰찬 케이스다. 1년 새 무려 세 작품을 연달아 작업하면서다. 올 5월 개막한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를 시작으로 일명 서태지 뮤지컬로 불리는 ‘페스트’에 이어 오는 10일부터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시뮤지컬단 제작 창작뮤지컬 ‘서울의 달’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공연이 급작스럽게 무산된 뮤지컬 ‘록키’까지 포함하면 4편을 함께한 셈이다. 두 사람은 “효율적으로 작업했다”고 입을 모았다. 노 연출은 “김 감독의 첫인상은 차갑고 날카로웠는데 일하는 데 장점이 많았다. 냉철하게 분석하고 던진 코멘트를 정확하게 작품에 녹여내더라. 보통 10번 하는 작업을 2번 만에 끝내는 식”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도 “노 연출은 재촉이 없다. 대부분 연출이 빨리 결과물을 내놓기를 바라는데 느긋하게 기다려주고 존중해주는 연출”이라며 “막상 연출할 때 본인이 힘들 텐데 그런 점에서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타고난 광대…배우 커플도 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실수연발’에는 김정호(45)·김정환(43) 두 배우가 남다른 케미로 관객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생김새는 물론 이름까지 비슷해 친형제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인 고선웅 연출(왼쪽)과 배우 이명행두 사람은 2015년 17.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극단 시즌계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연극 ‘로베르코 쥬코’ ‘토막’ ‘시련’ ‘이영녀’ 등에서 크고 작은 역할로 함께 무대에 섰다. 그중 ‘실수연발’은 두 사람의 궁합을 제대로 보여주는 무대다. 어릴 적 헤어진 쌍둥이 안티포러스 형제와 그들의 쌍둥이 하인 드로미오를 중심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엉뚱한 상황과 오해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데 이들은 쌍둥이 하인을 연기한다.각자 작업에 충실하다가 오랜만에 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9~25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으로 다시 뭉친 고선웅(48) 연출과 배우 이명행(40)은 유명한 남남커플. 2005년 고 연출이 창단한 극공작소 마방진의 1기 단원으로 활동한 이명행은 연기파배우로 떠올랐다. 2011년 초연한 연극 ‘푸르른 날에’의 인기에 힘입어 TV와 연극무대서 종횡무진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배우 최정원과 아이비는 여여커플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뮤지컬 ‘시카고’ ‘유린타운’ 등 최정원은 아이비가 출연한 작품에 거의 함께 출연해왔다. 최정원(47)은 아이비(34)에 대해 “정말 잘한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좋은 배우를 만나면 시너지가 난다”며 “남경주·최정원 콤비 시대는 갔고 최정원·아이비 콤비가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극 ‘실수연발’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08 / 조회 2,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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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중견 연출가들이 2016년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
2016년도 3월 중순을 지나고 있다. 올해도 한국 사회는 사회, 문화, 정치 등 모든 면에서 끊임없이 요동치며 그 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질 것이다.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는 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이번 봄에는 연극 무대를 주목해보자. 공연계에서 오랫동안 서로 다른 시선으로 인간과 사회를 탐구해온 중견 연출가들이 이달 나란히 무대로 돌아온다.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와 고선웅 극단 마방진 대표,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이 그들이다. 세 연출가들은 그간 꾸준히 극작 및 연출 작업을 해오면서 이제는 그 이름만으로도 무대에 눈이 쏠릴 만큼 관객들 사이에서 탄탄한 신뢰를 쌓아왔다. 그들이 201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어릴 적 다방구를 하며 놀던 정겨운 마당과 가족을 뒤로 하고 ‘자살 특공대’라 불리는 카미카제 대원이 되어 출전하는 소년, 제대 이후의 삶이 막막해 탈영한 병장, 이라크에서 미군에게 식품을 배급하다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된 민간인, 서해에서 선박 침몰로 목숨을 잃은 해군…박근형 연출이 작/연출해 선보이는 신작 는 1945년 일본과 2015년 한국, 2004년 이라크와 2010년 한국의 서해를 오가며 다양한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등에서 소시민들의 삶의 음영을 선명히 드러냈던 박근형 연출이 새로운 이야기의 소재로 ‘군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형 연출은 “국가 간 거래, 전쟁, 시스템 속에서 자의 또는 타의적으로 강요받는 군인들의 죽음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들의 서사 위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죽음의 순간에 섬광처럼 스치는 기억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고통과 폭력에 노출된 군인들의 모습은 우리 또한 언제든지 그들이 될 수 있음을, 우리의 삶이 그들의 고통과 절대 무관하지 않음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이름 없이 어딘가에서 스러졌을 군인들의 추억과 웃음, 눈물을 진지한 성찰 끝에 복원해낸 박근형 연출의 무대는 그 자체로 타인의 삶과 고통을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는 듯 하다. 한번쯤 삶을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이 무대를 놓치지 말자. 지난해 국립극단과 처음으로 손을 잡고 공연했던 으로 주요 연극상을 휩쓸었던 고선웅 연출은 다시 한번 국립극단과 선보이는 에서 제목 그대로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초상을 그린다. 연출과 배우들의 공동창작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 연극은 성별도, 나이도 각기 다른 열 두 명의 배우들이 살아오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보고 들은 일들을 가공 없이 그대로 담아냈다. 객석으로 둘러싸인 무대에서는 나이도, 상황도, 고민도 제각기 다른 한국인들의 에피소드 27개가 펼쳐진다. “온 몸이 회색 빛 우울증으로 둘러싸인, 손대면 터질 것 같은” 10대, 그들에게 훈계하다가 얻어맞는 중년의 남성, 문자로 해고를 통보하는 상사, 취직과 결혼 등으로 경제계급이 달라지면서 멀어지는 친구 등의 모습이 고선웅 연출 특유의 과장과 해학이 어울린 몸짓으로 펼쳐지며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헬조선, 흙수저와 같은 말이 자주 쓰이는 요즘, 이 연극이 한국인의 암울한 초상만을 담아낸 것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고선웅 연출이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은 좌절이 아니다. 오히려 희망이다. “긍정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쳐다보고, 그렇다면 이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하는 작품”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웃음과 외침으로 절묘하게 엮인 27개의 에피소드는 극이 진행될수록 차차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 그리고 희망을 향해 간다. 2016년, 과연 우리가 나아갈 희망의 방향은 어디인지 무대에서 만나보자. 오는 29일부터 4월 14일까지 무대에 올라가는 는 김광보 연출이 2002년 공연 이후 14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가 썼던 사극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스케일이 워낙 방대해 국내에서는 좀처럼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연극으로도 꼽힌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헨리 4세의 아들 헨리 왕자, 그리고 그의 친구인 폴스타프다. 헨리 왕자는 허풍쟁이 폴스타프와 어울려 거리에서 온갖 기행을 벌이며 권력을 조롱하지만, 내심으로는 권력을 향한 강한 욕망을 품고 있다. 결국 아버지를 도와 반란군을 진압하고 왕위에 오른 그는 옛 친구였던 폴스타프를 비정하게 외면한다. 극의 초반부, 주위의 간언을 물리치고 자신의 경쟁자였던 신하를 반역자로 몰아 죽이는 헨리 4세의 모습은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대를 이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역사를 압축하고 있다. 최근 등에서 부조리한 사회의 일면을 매섭고도 유쾌하게 꼬집었던 김광보 연출은 가 “매우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권력의 구조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권력을 차지한 자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권모술수와 음모를 꾸미고, 권력을 찬탈하려고 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모습들이 현 시대와 잘 맞고, 또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라는 것. 특히 이번 공연에는 오늘날의 시대를 반영하는 대사들이 좀 더 추가되었다고 하니, 오늘날 권력을 향한 욕망은 우리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무대에 비추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보자.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6.03.14 / 조회 7,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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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더 스마트해지는데 나는 더 멍청해진다” 고선웅 신작 <한국인의 초상>을 엿보다
테트리스처럼 떨어지는 에피소드, 불편하지만 거울처럼 마주하는 우리의 민낯 몇 년 전인가, 엘지아트센터의 그 해 차년도 라인업을 소개하는 팜플렛에 유일하게 공연명도 없는 공연이 올라왔다. 아주 단출한 설명과 그저 “고선웅 연출의 신작”이라는 말이 공연명을 대신할 뿐이었다. ‘누군가의 신작’이 모두 어떤 기다림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고선웅의 신작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만으로 기다림과 기대감을 동시에 주었다. 그 외 다른 표현은 필요 없었다. 이제 공연계에서 고선웅 연출은 그런 존재가 되었다. 지난 2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의 연습실 특별공개가 있었다. 바로 그 ‘고선웅 연출의 신작’인데다 이번 작품 직전에 그가 각색 겸 연출한 이 2015년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비롯해 연극평론가협회에서 꼽은 최고의 연극으로 꼽혔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던 터다. 도입부는 이게 뭔가 싶다. 연극이 아니라 현대무용이었나 싶을 만큼 배우들이 과하게 몸을 많이 썼고, (아마도) 10분 가량이 지나서야 첫 대사가 시작됐다. 물론 그 다음은 지루할 틈 없이 달리는 씬들의 릴레이가 펼쳐진다. 국립극단 연극 은 고선웅 연출과 배우들이 함께 공동창작 한 작품으로 신문기사에 나왔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극화한 총 2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다. (에피소드가 마치 테트리스처럼 서로 다른 모양인데 아귀가 딱딱 맞게 이어진다) 비정규직, 생명경시, 일베, 성적 콤플렉스, 불륜 등 한국 사회의 사건 사고, 병폐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웃다가 어이없다 분노하다.. 복잡한 감정들을 유발하는 에피소드에 힘을 더하는 건 음악이다. Sade의 Smooth Operator, 랩퍼 루피 등 절묘한 선곡의 음악은 자칫 너무 심각하거나 무겁게 들어갈뻔한 관객들의 옷자락을 잡는 듯 했다. 연극 에서 핑크 플로이드의 Another brick in the Wall이 주는 강렬한 느낌을 떠올려 보면 이번 작품에서도 음악이 적재의 씬과 어울려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졌다. 다음은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까 싶은 순간, 고선웅 연출이 ‘여기까지’를 외치며 마무리를 지었다. 이날 특별 시연은 대략 10여개의 에피소드가 속도감 있게 진행됐으며 (전체 연극의 절반이 채 안되는 분량) 리그에 올라간 투수와 감독이 사인을 주고 받듯 무대 위 배우들과 고선웅 연출이 소리 없이 디렉팅 사인을 주고 받았다. 은 연출과 배우가 공동창작 작업을 1월 18일 시작했고, 2월 15일 첫 대본이 나왔다. 이날 특별 시연은 대본 나온 후 2주가 지난 시점이었기에 이 정도 몰입도와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시연 후 사전신청을 통해 초대된 소수의 관객들과 고선웅 연출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열명정도 되는 관객들은 모두 20대로 보였다.) 주름(살도)없는 해맑은 표정과 반짝이는 스무개의 눈동자가 고선웅 연출을 바라봤고 고선웅 연출 역시 젊음은 아무 우환이 없어 보인다고 화답하며 오고 간 대화들이다. Q. 포스터에서 마이크 얼굴의 의미는 무엇이며, 이 핫핑크는 또 뭔가 고선웅 연출 (이하 고) 제목이 한국인의 초상인데, 초상이면 얼굴이 나와야 할텐데..,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넣었는데, 이런 그림도 괜찮을 거 같았다. Q. 극이 끝나고 공연장을 나오는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했으면 좋겠나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 세상은 이렇게 지옥 같은데, 그럼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은 더 스마트해졌는데 나는 더 멍청해졌다” 끊임없는 정보로 가득하고 세상은 정말 더 스마트해졌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더 똑똑해졌는지는 모르겠다. Q. 가장 마음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가 글쎄. 없다. 있어야 하나 Q. 근데 당신은 이런 시대에 연극을 왜 하는가(연극을 하는게) 재미있다. 연극은 짧은 시간 농축해서 어떤 사람들, 어떤 인생을 보여준다.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인생, 어떤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인해) 귀결되는 과정의, 농축된 상황에서 지혜를 배운다. 지혜와 통찰력을 배운다. (연극 속) 인물을 보면서 이렇게 살면 슬퍼지는구나. 이런 식으로.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지혜는 견뎌낼 수 있는 동력을 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연극을 한다는 건 우물 안에 있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우물 안에서 우주를 볼 수도 있다. 이 시대의 사람이 연극을 봐야 하는 이유도 동일하다. 은 미담보다는 추악한 얼굴들로 가득하다. 문제의식과 사회문제로 가득하다. 어떤 에피소드는 소름끼칠 정도다. 어떤 사람에게는 불쾌할 수도 불편할 수도 있겠다. (절반 가량 보았지만 확신한다. 미담은 단 한편도 없을거라고) 하지만 곧 수긍하리라. 싫지만 그게 우리의 민낯이니까. 정색하고 보지 않는다면 즐거울 수 있다. 그리고 극장 밖에서 생각하자.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 이날 시연에 보인 장면은 본 공연에서 바뀌거나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30분정도 진행되었으며 녹취가 아닌 인상 기록이라 고선웅 연출이 이날 사용한 어휘와 차이가 있습니다. 글: 김선경(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6.02.29 / 조회 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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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유치진 처녀작 <토막(土幕)> 무대로
국립극단이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유치진의 처녀작 을 무대에 올린다. 현대 한국 희곡사에서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다룬 첫 사실주의 희곡으로 평가받고 있는 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밑바닥 인생들의 비극적인 삶과 질긴 생명력을 생생히 담아냈다. 웃음을 자아내는 희극적 장치를 통해 비극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새로 각색되어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의 김철리가 연출을 맡고 김정환, 김정은, 황선화, 김정호 등 2015년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대거 출연해 탄탄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은 오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국립극단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지며, 같은 기간 동안 공연장 로비에서 이라는 테마 아래 근대극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도 열린다. 25일 공연 후에는 근대극에 대한 심포지엄이, 31일 공연 후에는 근대극과 주요 연극인들을 돌아보는 강연이 진행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10.14 / 조회 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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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토록 고통스러운 한의 윤회
생과 사의 영역을 막론하고, 그 어디에서건 정신과 육신의 안식을 얻고자 그토록 갈망했건만 나의 원한인지, 나로 인한 그들의 분노인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나와 하염없이 구천을 떠도는 비극적인 운명. 온전히 소멸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연산을 옥죄고 있는 이처럼 괴로운 윤회가 또 어디 있을까. 이윤택 작, 연출의 연극 은 그간 폭군, 광인으로 수식되었던 조선의 10대 임금 연산군을 조금 더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무대다. 어미의 망령에 시달리는 그는, 그 혼을 달래는 굿을 통해 사약을 받아 죽은 어미의 한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어미 잃은 작지만 매서운 새의 날갯짓으로 궁에 피바람을 몰고 온다. 비스듬히 기울어져 두발 딛고 서기 힘든 바닥, 쓰러진 채 어지러이 떼를 지어 숲을 이룬 대나무들, 이곳저곳 주저 앉은 서까래와 위태롭게 서 있는 대들보, 기둥. 무대를 마주하자마자 스산하고 불안한 기운에 금세 사로잡힌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극장에 들어가길 권한다. 곳곳에서 안개처럼 등장해 자리하는 이들로 극은 이미 시작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패잔병인지 저 세상의 망자인지 알 수가 없는 이들은 기어코 불안하게 떨고 있는 광기 어린 눈동자, 연산을 어미의 품(물)에서 억지로 끌어내어 결국 저승의 강(물)으로 실려 보내고야 만다. 극의 마지막, 연산의 안식처이자 또 다른 감옥, 녹수의 구슬픈 노래만이 그의 혼과 함께 울고 있다. 1995년 초연 후 20년이 지났지만 압도적인 힘은 여전하다. 이윤택은 향후 지속적인 공연을 위해 초연 때보다 크기를 작게 했다지만, 여전히 이런 무게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세련되고 날카로운 무대디자인에 한국 전통 연희가 어우러져 극대화된 연극성은 이윤택 스타일의 극대화이기도 하지만 공연 보는 재미의 극대화를 낳기도 한다. 연산 역을 맡은 백석광은 앞으로 그의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폐비 윤씨와 녹수 등 1인 2역을 소화하는 배우이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이자람의 재주도 놓치면 아쉽다. 하지만 작품의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강력한 힘은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이승헌 등 중견, 원로 배우들임을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도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7.14 / 조회 8,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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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윤택, "이번이 내가 연출하는 마지막이길"
연산이 뒷걸음질 친다. 죽은 어미에게로 향해가는 듯 하더니 이내 곧 쓰러져 저 깊은 나락으로 빠진다. 경사로 된 바닥에 누워 미끄러지며 침몰하는 연산, 그 주변을 에워싸는 귀신들의 눈빛이 섬뜩하면서도 애처롭다. 그가 찾는 것은 단 한 명의 여인. 자신의 어미 폐비 윤씨이기도, 또 애첩 녹수이기도 한 그녀를 향해 연산은 말하고 그녀는 답한다. "청산 가자, 우리.", "가요, 우리가 가는 길 누가 막소." 공연의 일부 장면을 시연하는 중이나, 배우들의 몰입은 극에 달하고 지켜보는 이들은 숨이 멎는 듯하다. 극과 극을 오가는 연산군의 광기, 이에 가시 돋친 얼굴로 그를 둘러싸는 대신들. 구슬픈 녹수의 가락이 허공을 가르는 이곳은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날 준비가 한창인 연극 의 연습 현장이다. 한때 조선의 왕이었으나 일반적으로 왕에게 붙는 '조'나 '종'이 아닌 '군'이라는 묘호가 붙여진 비운의 왕, 연산군의 삶을 담은 이 12년 만에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윤택이 쓰고 연출해 1995년 초연한 이 작품은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비추고자 한다. 왕이 된 후 죽은 어미를 위한 제의를 펼치려는 연산과, 폐비 윤씨의 혼을 입은 녹수. 이들이 자신에게 해를 가했던 자들을 대상으로 피의 학살을 시작하는 강렬한 서사가 진혼굿과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이 자주 되진 못했다. 초연 8년 후인 2003년 공연엔 이상직, 신구 등이 출연했으며 이후 12년 만에 공연이 바로 올해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도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이 작품이 살아남을 것인가, 나에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떼었다. 작,연출의 이윤택"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일반 극단에서는 공연 할 엄두를 못 낸다. 내 스타일로만 하면 내가 죽은 후엔 이 작품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닌가. 작품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번 공연은 대본 빼고 다 바꾸었다. 희곡은 영원히 남으니 그대로 두고 음악, 무대, 의상 등 새로운 스텝들의 스타일을 다 수용했다. 다음 공연부턴 내가 연출 안 하고 싶다." 무대, 의상 등 곳곳에서 한국 전통을 강조했던 부분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변주 속에 현대적인 요소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궁궐의 기둥과 언덕, 대나무숲 등으로 웅장하게 구성되었던 무대는 아크릴 판으로 된 단순한 경사 구조로 변신해 인물들의 위태한 심리를 나타내고자 했다. 신구로 조합된 배우진도 눈길이 간다. 2003년 공연에서도 활약한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등을 비롯해 국립극단의 역사를 만들어온 원로 배우들도 가세했다. 여기에 올해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극에 활기를 더한다. 연산 역의 백석광은 무용에서 연극으로 진로를 바꾼 남다른 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무대에서는 연산 역을 맡아 연인 이자람과 무대 위 호흡을 맞춘다. "작년에 를 하는데 이자람이 떡을 해 왔더라. 왜인가 싶었는데 백석광 군이 애인이라 애인 응원한다고 온 거였다. (웃음) 그때 이미 을 하기로 했던 터라 녹수가 원래 소리꾼 기생이니 이자람이 하면 좋겠다, 싶었다."(이윤택) 연산 역의 백석광과 녹수/폐비 윤씨 역의 이자람실제 연인과 무대 위에서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백석광과 이자람은 입을 모은다. "같이 일을 하지 말자고 항상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이윤택 선생님은 전통 분야까지 섭렵하신 분이라 이번 아니면 우리가 무대 위에서 만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고,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백석광)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작창과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로도 분해 폐비 윤씨와 녹수, 두 여인 역을 동시에 맡는다. "평소 나와 '팜므' 키워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녹수 제안에 의아했었는데, (이윤택) 선생님이 녹수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천민에서 기생 시험에 합격해서 왕의 중요한 사람이 되기까지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연산의 결핍된 모성애를 채우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지이자 노래하는 가인이 녹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도 하고 배우도 하려니 지금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웃음)"(이자람) 은 7월 1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월요일 공연이 있는 대신 화요일 공연이 없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6.19 / 조회 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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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늠해 볼 때 안되겠다 싶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3월의 눈> 신구
신구는 지금도 매니저나 코디네이터가 없다. 이른 아침 운동을 마치고 손수 운전해 연습실과 촬영장을 오가고, 사진 촬영이 있는 인터뷰라도 할 때면 한두 벌 여분의 옷을 직접 챙겨 나온다. "올해는 약주를 좀 줄이세요."라고 말하는 후배 배우에게 빙그레 웃음을 날리며 반주의 기쁨을 끊을 생각이 전혀 없음을 피력하는 귀여운 미소천사 할아버지이지만, 그 이전에 자기 관리가 누구보다 철저한 배우가 바로 신구인 것이다. 무대는 그러한 배우 신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장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 배우로서 첫 발을 디뎠던 곳, 언제나 "의미가 깊은 곳", 신구는 2015년도 무대에서 시작한다. 연극 과 함께 말이다.다 내주고 갈 때, 아득히 내리는 연극 연습실은 고요했다. 도시화로 인해 곧 헐릴 한옥에 사는 노부부 장오와 이순이 주고 받는 담담한 대사들이 이따금씩 정적을 깨지만, 다시 찾아오는 고요함 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이기 때문이다. "소리와 동작에 절제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야기하고, 기다리고. (대사) 사이사이에 있는 정서가 슬로우 모션같이 담기는 거죠." 런쓰루(실제 공연과 같이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연습하는 것) 후에 이어지던 손진책 연출의 말에서도 이 작품이 지닐 향기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소리 없이 내어주는 존재들에 대한 경건한 목례. 올 3월에도 반갑게 관객들에게 내릴 에서 신구는 장오 역을 맡았다. "외모나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안에 쌓인 내공으로 압축된 감정이 유지되고 흐트러지지 않아야 할 수 있는 작품이거든. 그래서 대사도 얼마 없고 별로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지만 무척 힘이 들지."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로 2011년 초연한 은 그간 백성희, 故 장민호를 비롯해 오영수, 박근형, 박혜진, 변희봉 등 관록의 배우들이 함께 해왔다. 지내온 세월과 함께, 삶을 대하는 깊이가 켜켜이 쌓인 배우들이 그대로 작품 속 인물과 이야기가 되어 매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는 이 작품을 헌정받은 초연 배우 백성희, 고(故) 장민호가 출연하지 않는 최초의 무대이며 백성희장민호극장이 아닌 다른 공간(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것이라는 점도 새롭다. "장오라는 인물은 이북에서 6.25때 피난 오고, 또 공산정권 시대도 겪고, 우리나라 현대사를 다 겪은 인물이지. 민주화 투쟁에 직접 가담하진 않았어도 자식이 거기에 휘말려서 행방불명까지 된 상태니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받는 고통이 더 크고 괴로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지난해 에 이어 다시 한번 부부 호흡을 맞추는 손숙은 과거 이순들보다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런 게 있어. 슬픔을, 괴로움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더 괴롭고 슬프게 표현하면 보는 사람도 괴롭거든. 그래서 역으로 그렇게(귀엽고 밝게) 표현했을 때 그런 슬픔의 정서가 더욱 짙어지지." 은 공연을 이미 본 관객들이 다시 찾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그 시절을 겪지 않았을 뿐더러 장오와 이순의 손주쯤 되는 젊은 관객들까지 숨죽여 흐느끼는 모습을 과거 객석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신구는 장오를 두고 "그래도 증손주까지 봤으니 여한 없이 다 털고 가는 거지. 이순이 자꾸 와서 얼씬거려서 가는 건가?"하며 훌훌 웃었지만 이내 "그래도 장오는 해석하기 나름이야."라고 덧붙인다. "처음에는 장 선생, 이 선생님 기념 공연이 됐지만 이제 4, 5년이 지났으니까 매해마다 색깔이나 모양새가 달라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누가 했느냐, 아, 누가 했구나, 하고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 도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거지. 그러면 나이 지긋해지면서 배우들이 이 역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고. 몇 년도에 누가 장오 역을 어떻게 했지? 그렇다면 이번엔 색다른 형태의 장오를 만들어 보겠다, 그러면 새롭잖아. 보시는 분들도 '아,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쉰다는 것,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어 연극, 관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게 우리들이 더 노력해야 본격적인 연극 연습이 시작되었을 무렵 신구는 tvN 촬영 차 그리스로 떠나야 했다. 첫 대본 리딩 후 3일 만에 대사를 다 외워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데 "초반 연습이 아주 중요할 때인데 ( 촬영) 시간을 내야 해서 그럴 수 밖에 없었어."라며 담담하게 말하는 신구의 모습에선 '철저함'이 기본이 된 노장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번 여행도 좋았어. 여행은 항상 좋잖아. 거기 음식이 양갈비가 많더만. 맛있더라고. 아테네도 가고 코린도라는 데도 가고. 마테오라라는 데를 갔는데 희한한 바위 위에 수도원을 세워 놨더라고. 또 산토리니. 빛이 좋으면 바다가 예쁘다고 해. 근데 우리가 갔을 땐 흐리고 비가 왔지." 1936년 생으로 올해 만 79세.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한다지만 집 거실 테이블에 손자 사진을 놓고 보는 속 깊은 할아버지의 모습도 신구임엔 분명하다. "집에서는 매일 구박이지.(웃음) 매일 전등을 켜 놓고 끄질 않아, 잊어버리고. 옷 갈아입고 아무데나 두고 나오고. 혼자 있다가 집에서 나오면, 나중에 할망구가 들어가 보니 테레비전이 켜 있다는 거야. (웃음) 근데 가끔 내가 보면 할망구도 마찬가지야. 아휴, 그랬수? 서로 그러지. (웃음)" 하지만 그는 여전히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시트콤, 예능 프로그램, 게임 캐릭터 속에 등장해 데뷔 53년 차 배우에게서 으레 예상할 수 있는 '근엄함'을 훌훌 던져 버리는, 그 누구보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구야형', '미소천사' 등의 별명과 함께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톡톡하지만, 무엇보다 그에게 갖게 되는 경외심은 "난 성격이 소심해서 다른 걸 해 볼 생각을 못했지."라며 지금 젊은 세대가 지닌 용기와 놀라운 가능성에 감탄하는 솔직한 자기 고백의 모습을 마주할 때 더욱 커지곤 한다. "은퇴? 우리는 누가 뭐 시켜주지 않으면 은퇴지. 누구든지 다 소실되면, 기력이 없어지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면 쓸모가 없어지는 거지. 하고 싶어도 사회가 불러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 그런데 아직 쉬고 싶은 생각은 없어.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작품 섭외가 들어오면) 내가 어느 정도 해야겠다, 가늠을 해 보거든. 체력이든가 일에 대한 열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되나 스스로. 아, 이건 도저히 내 체력으로는 안되겠다, 하면 못하는 건데 아직은 무슨 프로그램이든지 그런 경우는 없었으니까. 지난번에 할 때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어. 대사가 사백 내지 오백 페이지까지 가서. 그런데 어느새 다 끝났네. (웃음)" 그런 그가 씁쓸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더하는 것은 여전히 그늘 속에 있는 연극계의 현주소에 대한 것이었다. "이젠 뮤지컬에 돈이 억수로 들어가잖아. 여기(연극)는 파도 밑에 밑이지.(웃음) 사회가 금전 위주로 되어 있으니 연극에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 좀 슬프고 괴롭지만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그렇게 되서 제작비의 일부라도 다시 얻고. 이런 것들이 어느 정로 이뤄지면 믿음이 생기니까, 아, 연극이 볼만 하더라, 그러면 전체적으로 좋은 거잖아."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목소리는 지금 연극을 채우고 있는, 여전히 연극을 사랑하는 스스로를 향해 있었다. "(연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작품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떠나서, 와서 보시는 분들이 감동을 받게 해야 해. 즐겁고 화려한 것만도 아니고, 또 인생을 고뇌하게만 하는 것도 물론 아니고 재미도 있으면서. 그러면 한번 보신 분들도 계속 연극을 찾게 되는 거지. 또 지금 대학로에 나가보면 (연극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들거든. 연극 보시려는 분들이 무슨 연극을 봐야 할 지 헛갈리실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 어떤 공연 봐야겠다, 하고 결정하고 나온 게 아니면 거기에서 그런 애들(호객꾼)한테 끌려가기 십상이거든. 연극인들 스스로 자정을 해야 할 일인지 국가에서 간섭해야 할 일인지 난 잘 모르겠지만, 작품 편수가 너무 많은 느낌이고, 그런 행위는 못하게 해야 하는데." 신구는 한 번도 주례를 서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노역을 일찍부터 맡아 마흔이 되던 해부터 주례 부탁이 들어왔었다지만 당시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 수 있나" 싶어 마다했고, 이후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또 거절했다. "누구는 해 주고 누군 안 해 주면 어떻게 해, 이 할아범한테 뭐 들을 이야기가 있겠어."라며 웃는 그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무서우리만큼 냉정한 사람이다. 훌훌 다 내어주고 "흩어질 때 흩어지더라도 뭐라도 될테니 섭섭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는 장오의 말처럼, 신구는 무대를 향한 자신의 몫에만 전념할 뿐, 그 뿐이었다. 오늘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3.09 / 조회 9,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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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손숙 주연의 또 다시 내리는 <3월의 눈>
국립극단이 2015년 봄을 맞이하는 첫 작품으로 를 무대에 올린다. 은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을 기념하여 2011년 첫 무대에 올랐고, 이후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작품으로 그동안 故장민호, 백성희, 박근형, 오영수, 박혜진이 무대에 올랐다.이 작품의 배경은 재개발 열풍으로 곧 사라져버릴 한옥으로 이곳은 장오와 이순이 평생을 일구어 온 삶의 터전이다. 은 평생을 살아온 집을 떠나야 하는 노인의 모습과 노부부의 일상을 특별한 반전이나 갈등 없이 담담하게 그려낸다.이번 시즌에는 에서 부부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신구와 손숙이 각각 장오와 이순으로 캐스팅되어 누구나가 경험하는 죽음과 상실의 체험을 관객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의 은 오는 3월 13일부터 3월 2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2.06 / 조회 5,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