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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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나 죽었나…햄릿으로 태어난 여자의 고뇌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함익'
작가 김은성 & 배우 최나라 인터뷰
셰익스피어 '햄릿' 현대적 각색
복수심 멍든 고독한 여자 햄릿 만들어
김은성 "햄릿의 여성성에 주목"
최나라 "복잡한 심리연기 어렵더라"
30일~10월16일 세종문화회...서울시극단 ‘함익’의 작가 김은성(왼쪽)과 주역배우 최나라는 함께 작업하는 게 처음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김 작가는 “연습하는 모습만 봐도 방향을 잘 잡아가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며 만족감을 표했고, 최나라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곧 극의 제목인 작품에서 언제 또 주인공을 해보겠나 싶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작가로서 욕심이 생기는 배우다. 전작 ‘헨리 4세’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를 보여줘 걱정보단 기대가 컸다”(작가 김은성). “작품에 워낙 애정을 많이 쏟는 작가다. 그의 작품 ‘함익’을 연기한다는 게 영광이다”(배우 최나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은 현대인 지금까지도 세계서 가장 많이 공연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세계적으로 다양한 버전의 햄릿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국내만 해도 최근까지 유인촌·박정자·손숙 등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원로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햄릿’을 비롯해 배우 김강우의 첫 연극도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햄릿: 더 플레이’가 무대에 올랐다. 수많은 버전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작품이 있다. 가혹한 운명 속에서 고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을 현대판 여성으로 재창작해 선보이는 서울시극단의 ‘함익’(30일~10월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출 김광보)이다. 연극 ‘달나라 연속극’ ‘뻘’ 등 고전희곡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며 ‘재창작의 귀재’로 불리는 작가 김은성(39)이 각색을,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단원 최나라(36)가 함익 역을 맡았다. 김 작가는 “원작을 읽으면서 햄릿이 겉으로는 남성적이지만 심리가 매우 여성적으로 느껴졌다”며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있는가 죽어있는가’의 문제로 봤다”고 각색의도를 설명했다. △ 현대판 ‘여자 햄릿’의 탄생 ‘함익’은 명작 ‘햄릿’에서 비롯했지만 전혀 새로운 햄릿에 대한 이야기다. 기본적인 가족구도와 인물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성격과 역할을 새롭게 창조해냈다.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로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함익의 내면은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다. 사람과 만나는 방법, 진솔한 인간관계를 가지지 못하고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연극청년 연우를 만나게 되면서 고독한 내면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김 작가는 “햄릿의 심리에 주목하자 여성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복수심으로 멍들어 있는 재벌 2세의 전문직 여성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극단 ‘함익’의 연습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그동안 여러 작품을 만나왔지만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각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연출가에게 인기가 많지만 작가가 많이 손대는 작품은 아니다. 그만큼 작품 자체가 완벽하기 때문”이라며 “햄릿이 가지고 있는 진짜 매력은 인간적 문제를 들여다본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재벌 2세를 내세웠지만 자본주의적인 구조를 들여다보기보다 내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극 중 인물을 보면서 ‘저 사람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보다 희한하게 내 자신의 어떤 모습과 만나게 된다. 아마도 우리 모두에게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이 되고 싶었던 여자함익은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다. 현 시대의 왕국에서 햄릿으로 태어났지만 진솔한 인간관계와 인간미를 가지고자 ‘줄리엣’을 꿈꾼다. 함익의 그런 모습은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나라는 “공연에 앞서 작가가 영화 ‘폭스캐처’와 ‘피아니스트’를 보라고 추천했다”며 “줄리엣이 되고 싶어하는 여자의 심정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서울시극단 ‘함익’의 작가 김은성(왼쪽)과 배우 최나라(사진=방인권 기자).최나라는 함익을 ‘순간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으로 소개했다. 고독과 외로움 속에 아픔과 분노·사랑·후회 등의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아픔을 연기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동안 여러 배역을 만났지만 응어리진 마음을 연기로 표현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함익의 시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가다 보니 편하게 웃지도 못했다. 잠깐 정신줄을 놓으면 그다음 정서로 바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복잡한 심리를 끌고 가는 게 어렵더라. ‘타이틀롤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를 체감하고 있다. 하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익을 통해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현대인 모두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복수든 아픔이든 드러내진 않지만 속으론 곪은 게 많다는 얘기다. 극 중 ‘누구에게나 고민이 있지만 해결하기가 힘들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고독한 거다’란 대사가 있다. 함익 역시 외로운 사람이고 현대인의 심리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 부제 ‘거지들의 비극’…“마음의 목소리 듣는 계기 되길”원작 ‘햄릿’은 잘 알려진 바대로 근원적인 삶의 가치에 대해 심오하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김 작가는 원작이 의도한 대로 공연을 본 관객들이 한번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란다. 그래서 정한 작품의 부제는 ‘거지들의 비극’. 작품 속 인물이 가진 배경과 처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 작가는 “자본주의의의 공고한 질서 속에서 현대를 사는 구성원 각자에게 어쩔 수 없이 생길 수밖에 없는 균열로 스며드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최나라는 “내가 정말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 주체성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서울시극단 ‘함익’의 작가 김은성(왼쪽)과 배우 최나라(사진=방인권 기자).서울시극단 ‘함익’의 연습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27 / 조회 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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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여성 햄릿'의 탄생"…서울시극단의 새로운 도전
서울시극단 창작극 '함익'
김광보 예술감독·김은성 작가 협업
김 작가 "숨겨진 햄릿의 심리에 주목"
최나라·윤나무·이지연 등 출연
9월 30~10월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연극 ‘함익’의 시연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원작에 써 있지 않은 햄릿의 마음을 따라가다보니 ‘여자 햄릿’이 탄생하게 됐다.”2016년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인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과 ‘재창작의 귀재’로 불리는 김은성 작가가 현대판 ‘햄릿’을 선보인다. 오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첫선을 보이는 창작극 ‘함익’을 통해서다. 인류 최고의 비극인 셰익스피어 ‘햄릿’에 내재된 심리적 고독을 바탕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김은성 작가(사진=세종문화회관).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은성 작가는 “셰익스피어 희곡 중 가장 웅장한 서사를 2016년 한국에 대입시켜 봤다”며 “거대한 복수 드라마 뒤에 숨겨진 햄릿의 심리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함익’은 명작 ‘햄릿’에서 비롯됐지만 전혀 새로운 햄릿에 대한 이야기다. 햄릿의 섬세한 여성성에 주목해 2016년 현재를 살아가는 ‘여자 햄릿’인 ‘함익’을 만들어냈다. 기본적인 가족구도와 인물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성격과 역할을 새롭게 창조했다.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로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함익의 내면은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다. 사람과 만나는 방법, 진솔한 인간관계를 가지지 못하고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연극청년 연우를 만나게되면서 고독한 내면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이 시대 왕국에서 햄릿으로 태어났지만 진솔한 인간관계와 인간미를 가지고자 ‘줄리엣’을 꿈꾸는 함익의 모습은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함익 역은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단원 최나라가 맡았고, 연우 역으로 배우 윤나무가 합류했다. 지난해 7년 만에 모집한 신입 단원 오디션에서 5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입단원으로 합류한 신예 이지연이 ‘함익의 분신’ 역을 맡아 열연한다. 최나라는 “누구나 고독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며 “관계의 결여에서 비롯된 아픔을 가지고 있는 함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연극 ‘함익’의 시연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연극 ‘함익’의 시연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연극 ‘함익’의 시연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08 / 조회 2,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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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무, 서울시극단 창작극 '함익' 합류
여교수 '함익' 흔드는 연극청년 역
9월 30~10월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배우 윤나무(사진=SM C&C).[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배우 윤나무가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서울시극단의 창작극 ‘함익’에 합류한다. 윤나무는 최근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킬 미 나우’ ‘로기수’ 등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극중 주인공인 여교수 ‘함익’의 고독한 내면을 흔드는 연극청년 ‘연우’ 역으로 분한다. 윤나무는 “기대되는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며 “연우의 젊음과 순수함, 열정을 진솔하게 연기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인공 ‘함익’ 역은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단원 최나라가 맡았다. 지난해 7년 만에 모집한 신입단원 오디션에서 5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시극단 신입단원으로 새로이 합류한 이지연이 함익 내면의 또 다른 함익인 ‘함익의 분신’ 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23 / 조회 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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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햄릿'…김광보 연출의 '함익'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창작극
9월 30일~10월 16일 세종M씨어터
‘재창작 귀재’ 김은성 작가 만남
남성적 복수극 뒤 여성성에 주목[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남성적인 복수극 뒤에 숨어있는 햄릿의 섬세한 여성성에 주목한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이 서울시극단을 만나 변모한다.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엠(M)씨어터에서 창작극 ‘함익’을 선보인다. 올해 관객과 평단의 기대를 받고 있는 창작극 ‘함익’은 서울시극단의 예술감독이자 2016년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김광보 연출과 ‘달나라 연속극’, ‘로풍찬 유랑극단’, ‘뻘’ 등 고전희곡의 한국적 재해석으로 ‘재창작의 귀재’라고 불리는 김은성 작가의 만남으로 더욱 주목받는다.인류 최고의 비극인 셰익스피어 ‘햄릿’의 심리적 고독에 주목해 그의 섬세한 심리와 그에 내재된 여성성을 중심으로 재창작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고독을 만나게 하며 관객들에게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햄릿’을 내놓는다.주인공 ‘함익’ 역은 최나라가, ‘함익의 분신’ 역은 이지연이 맡아 열연한다. 2016년 서울시극단의 시즌단원과 연수단원 등 총 25명의 배우들이 원숙하고 섬세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창작극 ‘함익’은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를 통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문의(02-399-1794) 하면 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22 / 조회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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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여자” 창작극 ‘함익’
서울시극단은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함익’을 선보인다.창작극 ‘함익’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심리와 고독, 그리고 남성적인 복수극 뒤에 숨어있는 ‘햄릿’의 섬세한 여성성에 주목한다. 주인공 ‘함익’은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로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다. ‘함익’은 연극청년 연우를 만나게 되고 내면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작품은 2016년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인 서울시극단 김광보 예술감독이 연출에 나선다. 주인공 ‘함익’ 역은 최나라, 이지연이 분한다. 창작극 ‘함익’은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_세종문화회관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8.18 / 조회 1,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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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표 '헨리4세'…폴스타프 일등공신
귀에 꽂히는 言, 배꼽잡는 풍자의 힘
서울시극단 2002년 초연후 14년만 무대
셰익스피어 원작·김광보 연출 맡아
이야기꾼 오세혁 맛깔나는 각색
풍자 대사·칼싸움 액션 볼만
'재밌다' '너무 웃겨' 관객 '호평'서울시극단이 14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헨리4세 파트 1·2-왕자와 폴스타프’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폴스타프 너무 웃겨.” “대사 맛깔나더라.” “오랜만에 크게 웃었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극장 문을 나서면서 작품에 대해 한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 관객으로부터 칭찬 일색의 호평을 받은 작품은 서울시극단의 ‘헨리4세 파트 1·2-왕자와 폴스타프’다. 극작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작이자 서울시극단의 2016년 시즌 첫 번째 공연으로 14년 만에 올리는 작품이다. ‘단어로 만든 음악’이란 극찬이 나올 만큼 수려한 대사는 물론이고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까지 곁들여 셰익스피어의 대표 사극으로 꼽힌다. 헨리4세(1366~1413)가 리처드2세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뒤 벌어지는 혼란기가 배경이다. 사실 헨리4세는 피비린내나는 권력다툼의 중심축에 서기보다 방탕한 생활로 일관하지만 왕좌에 대한 욕망을 지닌 헨리4세 아들 헨리왕자(이후 헨리5세)와 궤변가 폴스타프가 벌이는 희극적 장면 덕에 인기를 끈 작품이다. 폴스타프 역 이창직 배우.2002년 초연 당시 객원 연출을 맡았던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2010년 부산시립극단 감독 시절 공연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감독은 “셰익스피어 작품은 보물단지다. 어느 시대든 동시대성을 띤다. 이번 작품은 권력이란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다룬다. 지금 다시 공연하는 것이 시의절적하다고 봤다”고 귀띔했다. 원작대로라면 러닝타임이 5시간을 훌쩍 넘지만 이를 약 2시간 30분으로 줄였다. 유려하면서도 재치 있는 대사와 따뜻한 웃음이 장기인 차세대 이야기꾼 오세혁 극작가가 각색했다. 역시 백미는 귀에 착착 감기는 맛깔나는 대사다. 본래 만든 구성에 지금 시대에 맞게 말을 다듬었다고 했다. “11명 중 15명을 해치웠지” “광대랑 전쟁이 무슨 상관이야. 귀족이 왕이 되거나, 왕이 귀족이 되거나. 백성은 그대로. 거지는 거지” 등 지루할 틈이 없다. 서울시극단의 배우 이창직이 초연에 이어 ‘폴스타프’ 역을, 연극 ‘레드’로 주목받은 신예 박정복이 ‘헨리왕자’를 연기한다. 폴스타프는 시민권력을 대표하는 특유의 기지와 말재간이 뛰어난 인물로, 허풍쟁이지만 재치 있고 호색하지만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김 연출은 이 배우를 두고 “우스갯소리를 하자면 이만한 풍채를 가진 배우가 없다”며 “폴스타프의 풍자적인 면모는 이창직 배우의 일상이다. 시의적절하게 풍자성을 활용하는 배우다. 천상 타고난 폴스타프”라고 소개했다. 무협영화와 흡사한, 떼지어 칼싸움을 벌이는 격투장면도 볼거리다. 시종일관 웃게 되지만 풍자 속 대사가 귀와 가슴에 꽂히면서 결국 권력이 뭔지 되묻게 된다. 폴스타프의 ‘명언’은 지금도 유효하다. “명예는 죽은 자가 느낄 수 없다. 죽은 놈에게는 죽은 명예가 반긴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인간에게는 명예도 살아있는가. 없다. 그래서 나는 명예가 반갑지 않다. 명예는 묘비명이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14일까지. 서울시극단이 14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헨리4세 파트 1·2-왕자와 폴스타프’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04 / 조회 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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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뒤엔 해피엔딩' 셰익스피어 로맨스극 <겨울이야기> 개막
셰익스피어 서거 400년이 되는 2016년. 많은 기념 공연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립극단의 가 그 문을 연다. 는 아내가 자신의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고 오해하고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인생을 파괴하는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가 등장하지만, 16년이 지난 후반부에서는 오해의 중심에 섰던 친구의 아들과 자신의 딸이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 가족의 헤어짐, 방황, 재회와 화해, 용서 등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이번 작품은, 전반부엔 비극이, 후반부엔 헤피엔딩이 펼쳐지는 로맨스극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연출은 2013년까지 5년간 헝가리 국립극장 최연소 예술감독을 지내며 파격적이고, 대중과 함께 하는 작품을 선보여 특히 20대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로버트 알폰디가 맡았다. 과거 그는 등 다수의 고전을 현대적 해석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탄탄한 연기력을 내세우는 배우들도 믿을 만하다.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손상규가 비극의 주인공 레온테스로 분하며, 에서 단호한 공주로 출연했던 우정원이 자식을 잃고 스스로의 목숨마저 위협받는 왕비 헤르미오네 역을 맡는다. 이밖에 박윤희, 박완규, 김수진 등이 출연하는 는 내년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12.30 / 조회 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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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 냄새 진동하는 지옥으로 오세요 <단테의 신곡> 연습현장
단테의 대서사시를 원작으로 지난해 초연하여 관객과 평단의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이 이달 말 재연을 앞두고 있다. 이에 지난 20일 연습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국립극장 일취월장 연습실을 찾았다. 정동환을 비롯해 지현준, 박정자 등 전체 배우들이 참여한 연습실에는 그간의 고된 연습을 짐작케 하듯 파스 냄새가 곳곳에 진동하고 있었다. 연습실에 이미 사선으로 기울어진 가무대가 설치되어 배우들은 그곳에서 구르고 떨어지는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지옥의 여정에 동참하고 있었다.은 단테가 지옥에서 천국까지 단계적으로 이동하는 순례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맞닥뜨리며 변해가는 그의 내면세계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14세기 초반에 쓰여진 원작 은 이탈리아의 정치인이자 시인이었던 단테 알리기에리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로, 주인공 단테가 사람이 죽어서 간다는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며 듣고 본 이야기를 담은 총 1만 4천 233행으로 이루어진 100편의 방대한 시로 구성되어 있다.“대사면 대사, 움직이면 움직임, 단테야 가자, 렛츠 고.” 본격적인 연습에 앞서 제작 스텝으로부터 주의 사항이 전해지고, 배우들은 원을 그리며 둥글게 뛰며 힘찬 구호와 함께 연습을 시작했다. 이날 선보인 연습장면은 지옥 부분으로 주인공 단테가 평생을 그리워했던 연인 베아트리체를 찾기 위한 여정이기도 하다.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도움으로 죽어서만 갈 수 있다는 지옥행 여정을 시작하게 된 그는 자살나무, 애욕의 연인, 이끼인간 등 다양한 죄목을 가진 죄인들을 만난다. 그곳에서 단테는 두려움과 고통, 연민, 공포를 경험하며 결국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는 한편 자신의 길잡이이자 스승인 베르길리우스에게 순종하지 않고, 스승이 시와는 달리 형편없는 인물이라며 도발하기도 한다.특히 이번 연습에서 지옥을 견디는 단테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고자 탄생시킨 ‘단테의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단테는 그림자를 통해 스스로를 응시하는 시간을 가지며 고된 지옥의 여정에서 앞으로 나아간다.연극계의 대모로 불리는 박정자는 남편의 동생과 애욕에 휩싸이는 프란체스카 역을 매혹적인 지옥의 한 장면으로 그려내었고, 단테의 길잡이이자 베르길리우스를 연기하는 정동환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묵직하게 표현하였다. 주인공 단테 역의 지현준도 으로 2013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신인상을 휩쓴 만큼 더욱 원숙한 단테를 표현하고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재연에서는 '단테의 그림자'외에도 ‘늙은 단테’도 등장하며, 연옥과 천국을 보다 극대화하기 위해 천국 부분을 아예 새롭게 각색하여 초연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으로 찾아올 것을 예고하고 있다.연습 내내 말없이 지켜보던 한태숙 연출은 연습을 마치고 난 후 배우들의 대사 처리와 컨디션, 무대 소품 등에 대해 상세하게 디렉션을 주였다. 그는 연습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재연을 준비하면서 그대로 하면 좋았을 것을 고친다고 해서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도 작품을 대할 때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덤비는 마음이 있어 그 마음을 누르려고 오늘 연습 들어 오기 전 해오름 극장 객석에 잠시 앉아 있다 왔다. ‘드디어 이 무대에 오르겠구나’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며 개막 전 긴장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새롭게 변화된 은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단 12회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0.21 / 조회 9,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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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오는 한태숙 연출의 <단테의 신곡>
지난해 11월 첫 무대에 올랐던 한태숙 연출의 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1년 만에 관객을 찾아오는 은 지난해 공연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정치인이자 시인이었던 단테 알리기에리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 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은 단테가 지옥에서 천국까지 순례를 하면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과 인물, 그에 따라 변해가는 단테의 내면세계를 그린다. 국립극장이 제작한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에서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하며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특히 이번 에서는 지옥을 견디는 존재로서의 단테가 더욱 부각되고, 연옥과 천국의 차이도 보다 선명히 드러난다. 또한 원작과 초연에는 없는 ‘단테의 그림자’와 ‘늙은 단테’가 등장해 단테가 스스로를 응시하여 자기 성찰을 하는 존재로서 활약한다. 무대와 음악도 한층 달라진다. 이태섭 무대디자이너가 영상, 아크릴, 철재 등의 소재를 사용해 지옥, 연옥, 천국 등에 부피감을 더하고, 이태원, 홍정의 작곡가가 15인조 국악, 양악 혼합 오케스트라를 위한 노래를 편곡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과 마찬가지로 의 지현준이 주인공 단테를 맡았고, 의 정동환이 지옥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로, 의 박정자가 애욕의 여인 프란체스카로 분한다. 단테의 뮤즈 베아트리체는 창극 의 김미진이 맡아 새로 합류한다. 은 오는 31일부터 11월 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장 제공
2014.10.14 / 조회 6,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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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이디푸스’, 강력한 존재감으로 다시 컴백!
고전의 강력한 존재감을 확인시켰던 (재)국립극단의 연극 ‘오이디푸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공연은 전석 매진에 가까운 성과를 이루며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최근 공연계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고전극의 편견을 깼다. 또한, 깊이 있는 작품을 기다렸던 관객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준 작품이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지난 1월 무대에 올랐다. 11월에 다시 공연되는 작품은 기존의 작품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지난 1월 명동예술극장의 무대에 올라 주목받은 작품이다. 지난 공연은 전석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연출가 한태숙의 연출력과 ‘이상직, 박정자, 정동환’ 등 원로 연극인들의 수준 높은 연기로 완성된 작품은 많은 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이번 공연은 그동안 영웅주의적 시각에서 바라온 ‘오이디푸스’의 이미지를 벗는다. 작품은 영웅 ‘오이디푸스’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남자 ‘오이디푸스’를 부각해 현대적 인물해석과 무대 미학을 선보인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현재 우리가 겪는 자연재해, 질병과 사건?사고, 정치적 모순 등을 담았다. 작품은 그리스 비극에 현대를 비춰 동시적인 문제점을 짚어낸다.이번 공연은 무대와 음악, 오브제, 안무가 조화를 이룬 총체 연극을 만날 수 있다. 무대는 칠판 위에 그려진 대형 회화, 칠판이 박힌 검은 철봉 등 극적인 무대 장치가 마련됐다.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은 경사무대를 통해 눈먼 자들의 도시를 표현했다. ‘김창기’는 불안하고 혼란한 도시 테베를 표현하기 위해 어둠과 빛의 조화를 살렸다. 안무는 ‘이경은’이 맡아 춤으로 등장인물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보여준다. 음악은 ‘원일’이 맡아 오이디푸스가 품은 비탄의 감정을 밀도 있게 다룬다.종합예술 연극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줄 연극 ‘오이디푸스’는 11월 8일부터 11월 2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17 / 조회 10,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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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명작! 고전이 던지는 질문, <햄릿>
“21세기형 햄릿”을 외치는 박근형 연출, 서울시극단의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컨테이너로 채워진 무대, 양복을 입은 새로운 햄릿을 만나볼 수 있는 2011 에서도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햄릿의 모습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표출되는 인간의 심리를 포착하고 있는 은 시대, 장소를 막론하고 대중들에게 메시 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대표 고전(古典)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가가 말하는 “광대들의 극중극을 통해서 햄릿이 확신을 갖는다는 것. 연극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결론을 도출하며 깨달음을 얻는 그 부분이 좋았다. ‘연극이 곧 시대의 거울’ 이라는 화두를 이 작품의 포인트로 삼고 싶다. 원작이 갖고 있는 뛰어난 극작술, 극의 구조, 그리고 아름다운 대사들 모두 좋지만 2011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동시대적 질문을 을 통해 던져보고 싶다.” 서울시극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강신일, 이창직, 주성환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 과 함께 뮤지컬 황성대, 연극 서경화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면자신의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아버지의 유령(주성환)과 마주한 햄릿(강신구)아버지의 억울함, 내가 풀겠어! 유랑극단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다아름다운 그녀, 오필리어(최나라)클로디오스(황성대), 어머니 거투르드(서경화)햄릿, 그의 운명은?고전이 던지는 질문, 연극 은 오는 4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12 / 조회 8,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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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이 정통한 비극성에 숨이 막힌다.
무대는 비틀어져 있고, 세트는 위태롭게 서 있다. 물체와 그림자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극장 안에 들어서면 고요 속에 날카로운 기운이 아슬하다.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나선 국립극단의 창단작, 연극 는 2,500년 전 소포클래스가 쓴 그리스 비극이다. 신탁에 두려워하던 아비가 아들을 버리고, 버려진 아들은 훗날 아비를 죽인 후 제 어미와 결혼해 살을 섞어 자식을 낳는다. 부모와 자식간의 천륜을 거스르는 끔찍한 인간사다. 고전 비극은 세상의 이치를 처절하게 비춰내는 우리 인간들이 등장하며, 그 인물들은 인류와 사회가 멸망하지 않는 한 결코 설득력을 잃지 않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세상의 변화에 따라 습성은 달라지지만 본성은 결코 변하지 않는 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극 작품이 현대에 설득력을 잃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 역사가 주는 무게에 지레 짓눌려 익지 않은 감상에 허우적거리거나, 섣부른 현대의 메스로 촘촘한 작품의 조직을 잘게 해체해 놓을 때가 그런 경우일 것이다. 그런 와중에 한태숙 연출, 국립극단의 는 실로 오랜만에 그리스 비극의 정수를 짙게 담아내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무대 안은 온통 안정을 잃은 것들 뿐이다. 사방에 날카로운 모서리를 세운 뒤틀린 무대는 단이 높고 가파른 경사를 가져 시선을 불편하게 한다. 거대한 한쪽 벽면 굳게 솟은 수 십 개의 봉들에 역병에 시달리는 백성들은 매달리고 또 나가 떨어진다. 결코 두 눈으로 마주할 수 없는 치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을 끊임없이 관찰하기도 한다. 는 대단히 충실하고 철저히 비극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무대가 더욱 뛰어난 건, 탄탄한 기본으로 작품의 핵을 통찰해, 설득력 있는 신선한 방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오이디푸스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 불안해 한다. 신탁, 아내의 위로, 신하의 첨언 모두에 흔들린다. 그간 왕의 신분으로 자신감에 오만이 더해져, 추락이 더없이 아득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번민에 휩싸인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 비극적인 운명 속 자신의 한계를 비로소 깨달았을 때 그는 더욱 울부짖고야 만다. 이영란은 벽면을 타고 오르며 묵직한 분필을 깨 가며 백성들을 그려낸다. 공연 시작에서 끝까지 그들은 그려지고 지워지며 울음을 게워 낸다. 안무와 동시에 출연하고 있는 이경은이 온몸을 떨며 벽면을 따라 추락하며 솟은 봉들에 부딪힐 때마다 오이디푸스를 지배하고, 테베 시민을 지배하며 이 세상의 모든 것일 듯 한 보잘 것 없는 인간의 비극성에 소름이 돋는다. 비어서 더욱 큰 울림과 찌름으로 무대 가득 파장을 낳는 음악도 빼 놓을 수 없다. 배우가 구사하는 정확한 발음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오이디푸스 역의 이상직을 비롯, 정동환, 박정자, 서이숙 등 완벽한 딕션을 구사하는 배우들과 마주하니 귀가 맑고 깨끗해진다. 열을 대신하는 하나의 오브제, 수 만 마디의 말을 대신하는 하나의 움직임은 빈 무대를 더욱 가득 채운다. 무엇 하나 놓칠 수 없는 촘촘한 밀도로, 고전은 이렇게 현대에 살아 더 먼 미래로 나아갈 힘을 가지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1.02.07 / 조회 1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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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한 치 앞도 모르고 달리는 잔인한 운명이여
지난해 손진책 예술감독이 취임한 (재)국립극단의 첫 레퍼토리 작품, 가 1월 2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번 무대에선 등으로 절제와 폭발력이 공존하는 무대를 선보여온 한태숙 연출을 필두로 배우 이상직, 정동환, 박정자, 서이숙 등 연극 배우들이 모여 고전신화의 새로운 해석을 펼쳐낸다. 이번 연극은 영웅성과 초인성에서 벗어나, 야망과 오만으로 운명에 저항하다 파멸을 맞는 '보통 인간 오이디푸스''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 우연히 사람을 죽이고 왕이 되지만,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성공과 실패, 상승과 추락을 동시에 맞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차갑게 세워진 벽만이 무대에 세워져 차가운 절제를 표현, 파멸하는 오이디푸스의 운명을 표현한다.연극 는 1월 20일부터 2월 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고통 신음하는 백성들 오이디푸스(이상직), 정동환(크레온) "태양신에게 세상이 도탄에 빠진 이유를 물었나이다" 예언자 티레시아스(박정자) "우물을 보시오. 저주의 원인이 보일 것이오" "예언은 믿지 마세요" 아내 요카스타(서이숙) 불길한 예감 파멸로 치닫는 운명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1.20 / 조회 9,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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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운명 앞에 놓인 평범한 <오이디푸스>가 온다
재단법인으로 탄생한 국립극단이 운명의 장난 앞에 놓인 인간 를 창단작으로 선택했다. 2500년 전에 쓰여진 소포클레스의 비극 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탁과 함께 기구한 운명에 휩싸인 인간 오이디푸스를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햄릿과 더불어 서구 비극의 대표적인 인물상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5일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스튜디오 하나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국립극단 상임연출이자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한태숙은 “오이디푸스를 평범한 보편적인 남자로 보는 것과 그간 남자가 맡아왔던 티레시아스 역을 여자가 맡는 것이 이제까지의 오이디푸스와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오이디푸스 역 _ 이상직‘평범한 외모’로 오이디푸스 역에 발탁된 이상직은 그간 크고 작은 연극 무대에서 선 굵고 깊은 모습을 선보인 연기파 배우. “자주 가는 시장의 죽집 아주머니도 내가 배우라는 걸 믿지 못한다”며 웃는 그는 “인간 본연의 것에 다가갈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게 손잡아 주어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예언자 티레시아스 역은 박정자가 맡았으며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자 아내인 요카스타 역엔 서이숙이, 요카스타의 오빠 크레온 역엔 정동환이 나선다. 박정자, 정동환, 서이숙(왼쪽부터)이번 공연은 ‘보고 있다’는 3자적 시선을 강조하기 위해 음악, 회화, 조각 등 시청각적 모티브를 활용한 행위예술이 어우러질 예정이다. 오브제 연출과 출연을 함께 맡은 이영란은 공연 전부터 무대 한편에 비스듬히 세워진 8미터 높이의 벽에 분필로 군중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공연 과정에서 미세하게 변해가는 그림을 통해 무대만 가지고 있는 아날로그적인 생명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영란의 설명이다. 한태숙 연출과 이영란레퍼토리 시스템 운영을 선언한 (재)국립극단은 를 시작으로 올해 오은희 작, 이병훈 연출의 , 독일 연출가가 나설 , 배삼식 작, 김동현 연출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손진책 예술감독은 레퍼토리 시스템을 위한 상설 극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동시에 앞으로 국내 대본의 외국어 작업과 신작 개발, 지역 등에 찾아가는 공연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국립극단 예술감독 손진책국립극단의 신작 는 오는 1월 20일부터 2월 1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며, 프리뷰 기간인 18, 19일은 전석 1만원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1.07 / 조회 1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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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밑바닥에서" 뭉친 이유 - 김수로, 엄기준
차 한잔을 더 달라는 김수로의 목소리는 카페 안을 쩌렁쩌렁 울렸고, 그 옆의 엄기준은 귀를 쫑긋해야 들을 수 있는 나긋한 웃음을 연신 지어댔다. “이 친구하고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는 김수로의 말이 아니더라도, 연극 무대에 두 사람이 함께 서는 건, 그들에게도 관객에게도 흥분되는 일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오랜 기다림 & 꾸준한 걸음 “사실은 1, 2년 전부터 하려고 했었어요. 계속 미뤄지고 극장이나 기타 문제들로 안되다가 여러 작품들 중에 를 제가 적극적으로 골랐죠. 9년 만에 하는 거고, 상업적인 느낌이 들까봐 코미디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고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셰익스피어는 너무 동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사이 다리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작품이 고리끼의 것이 아닐까. 를 너무 재미있게 봤고,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독특한 캐릭터로 스크린을 누비던 그가, 최근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김계모’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가 연극 무대에 선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가 막심 고리끼의 연극 가 그 작품. 9년 만에 다시 찾아온 무대가 “아주 편하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작품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사실 그는 극단 목화 단원으로 , 등을 통해 정극의 맛을 누구보다 느꼈던 사람 아닌가. “이번에 연습하면서 10년, 11년, 또는 15년 전에 연극 작업을 하면서 재미있어 했고, 우리가족들이 좋아했던 그 옛 추억이 다시 나오는 거예요. 죽었던 세포들이 다 올라와요. 와,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9년 전 을 마지막으로 실로 오랜만의 무대에서 서는 김수로의 감흥이 이어진다. 하지만 함께 서는 엄기준을 그 ‘새로움’의 대열에 넣는 것은 무리다. 왕성한 TV드라마 출연이 돋보였지만, 지난해까지 연극 , 뮤지컬 , 등 꾸준히 무대에 서는 그이기 때문이다. “하던 거 계속 하고 있는 것 뿐인데 다시 돌아온 느낌이 어떠냐고 많이 물어보세요(웃음). 드라마는 촬영이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고 배우들, 스텝들과 친해질 여유가 별로 없는데, 무대 같은 경우는 연습도 많이 하고 회식도 자주 하니까(웃음) 되게 많이 친해져요. 그래서 무대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도둑 & 사기꾼 몰락한 귀족, 폐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여자, 알코올 중독자 배우 등 이 시대의 밑바닥 군상들이 모인 이 작품에서 엄기준은 사기꾼으로 전락한 지식인 사틴으로 선다. 도둑질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친 페펠은 김수로의 몫이다. “페펠은 희망을 갖고 많이 이야기 하는데, 그에겐 희망이 ‘사랑’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사랑을 많이 보여드린 적도 없고, 물론 관객들이 볼 땐 되게 거친 사랑입니다(웃음). 하지만 페펠에게는 순수한 사랑이에요. 사랑을 갖고 희망을 이야기 한다는 것, 참 매력적이잖아요.” “우리에게 희망이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처럼, 사틴은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도 내가 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 싶기 때문에, 그것을 살아가는 이유로 삼는 사람이에요.” 맡은 배역에 대해 저마다 말을 이어가던 두 사람, 첫 호흡을 맞추게 되는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살짝 물어봤다. “기준이 너무 재미있고 좋죠. 기준이가 친하지 않으면 참 말이 없는데, 서로 마음이 통하면 되게 편하고 말도 잘하고.” “저 A형이에요(웃음).” “남자 B형의 절친한 사람들을 보면 다 A형이에요. 내가 B형인데 베스트 프렌드는 다 A형이야! 진짜 신기해, 통계학적으로도 그렇데요. 뭐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 일수도 있고(웃음).” 김수로의 말에 웃기가 더 바쁜 엄기준이 또 한번 발을 구른다. 배우들간의 팀웍은 좋다 해도 연습 분위기는 작품 성향을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품이, 배역이 배우들을 지배하는 것 아닌가. 를 만들어 가는 과정들이 가볍게만 상상되지 않았던 이유이다. 따라서 엄기준의 대답은 더욱 의외였다. “가서 한번 보세요. 아휴, 정말 궁상이에요(웃음). 그런데도 분위기는 참 유쾌해요.” 여기 & 거기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들은 개인의 노력으로 안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연극은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반영이 되는 부분이 더 커요. 영화는 코믹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온다면 연극은 좀 더 다양하거든요.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배역만 할 수는 없죠. 그런 것들이 좀 더 지혜로워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연극은 정말 순수하게, 이런 모습을, 이런 작품을 알려주고 싶다,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를 앞에 두고 브라운관과 스크린, 무대를 나누는 말은 이제 어색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장르의 차이, 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너비의 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엄기준의 말이 이어진다.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좀 달라졌어요. 군에서 휴가 나왔을 때 한 선배님이 무대에서 딱 10년만 버티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10년이 지났고, 잘은 못해도 이제 어디 가서 욕 먹을 만한 연기력은 아닌 것 같고. 그 때쯤 브라운관에 한번 나가보자 했었는데 마침 운이 닿았죠. 무대는 배우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방송보다 훨씬 더 배우를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분명히 있어요. 지금 TV를 하고 있는데 한번 시작했으면 끝은 봐야하지 않나, 그래서 매진하려고 하는 것이고, 1년에 한 두 편씩은 꼭 무대에 설 거예요.” 다양한 무대를 계속 탐하며 채워가는 이들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 해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상’으로도 꼽힌 김수로에게 비법을 물어봤다. “하하하하(웃음), 기준아, 내가 작년에 상을 딱 두 개 탔는데 하나가 인기 스타상하고 신문읽기 상이야(웃음). 하루에 보통 3, 4가지 신문을 읽고 책도 많이 보려고 노력해요. 어제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샀는데 어우, 일단 제목이 훅! 오더라고. 아! 이거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샀어요. 힘이 되는 책 좋아해요. ‘긍정의 힘’ 조엘 오스틴의 설교도 TV에서 많이 봐요. 경기가 안좋다, 살기 힘들다, 자꾸 그러기만 하면 어떻게 해요. 난 강하게 외치고 싶더라고. 좋은 것 듣고 긍정적인 것을 채취해야지, 안 좋은 영향이 있으면 그걸 빨리 갈아 끼워야지, 힘이 되는 것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긍정적으로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수로의 힘찬 외침(?)에 엄기준이 조용히 맞장구를 친다. “전 무대 위에서 많이 풀어요. 그래서 오히려 울부짖고 오열하는 캐릭터를 더 좋아해요. 살면서 언제 그렇게 소리를 질러보겠어요(웃음).” 듬직한 맏형과 심지 굳은 동생의 모습이다. “잘 되서 앵콜 공연하면 이 작품의 알코올 중독자 배우 역할을 어떻게든 하겠다”는 김수로가 있다면 “형은 너무 몸이 좋아서 안돼요”하며 웃는 엄기준이다. “연출님 개런티를 안 깎았다더니 역시 각색이 현대에 맡게 아주 세련되고 훌륭하다”고 김수로가 운을 띄우면, “고전이 갖고 있는 무게나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을 없애고 감정은 좀 가볍게, 그렇다고 감동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하며 엄기준이 거든다. 하지만 “탄탄한 작품성, 함께 서는 탄탄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진정성으로 최고의 정극을 선사할 것이다”라는 것에는 입을 모은다. 올해 두 사람 모두 또 다른 무대에 설 계획을 품고 있다. 다르고도 같은 천상 배우인 두 사람의 모습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2.03 / 조회 25,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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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 김수로, 엄기준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배우 김수로와 엄기준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스크린을 주무대로 활동하다 9년 만에 무대로 돌아오는 김수로는, 드라마 등 한동안 TV활동에 주력했던 엄기준과 함께 연극 의 주연으로 낙점됐다.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극작가 막심 고리키가 1902년에 발표한 희곡을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에서 김수로는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는 ‘페펠’역에, 엄기준은 한때 지식인이었지만 지금은 사기꾼에 불과한 ‘사틴’역에 각각 캐스팅 되었다. 이들 외에도 남편이 있지만 페펠을 사랑하는 ‘바실리사’,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루카’ 등 총 20명의 다양한 인물이 등장, 사회 밑바닥에서의 삶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조명한다.
1800년대 후반 러시아가 배경인 원작과는 달리 2009년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재해석 한 것이 특징인 연극 는 2월 14일부터 한 달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글: 김연지 객원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2009.01.22 / 조회 48,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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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도둑> 내 아이에게 바치는 공연
연출가 조광화는 자신의 딸이 “아빠는 왜 맨날 무서운 작품만 만드냐”며 그간 자신이 만든 공연을 보기 꺼려했다고 한다. 딸의 이 발언은 ‘아빠한테서 냄새 나’하며 멀리하는 자식 때문에 기꺼이 담배를 끊는 결단 만큼이나 위대한 것을 실현시켰다. 뮤지컬 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극 중 엄마와 작곡가 역할을 맡은 최정원, 남경주도 “내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연”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착한’ 공연으로 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자 단점이다. 뮤지컬 은 록커 아빠를 사고로 잃은 충격으로 듣거나 말하지 않는 아침이에게 소리를 찾아주기 위해 애쓰는 마을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다. 내용의 흐름이 익숙한 반면, 소리를 괴물도둑이 훔쳐갔다는 설정, 다시 그 소리를 찾아온다는 발상이 기발하고 싱그럽다. 떠나간 아빠를 그리워하는 아이, 그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씩씩한 엄마, 남몰래 사랑을 품고 있는 외할머니는 푸근하고 애처롭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감동적인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칭 천재작곡가와 쉼 없이 같은 말을 반복하는 바보 치린은 어른의 몸이지만 동심과 통하여 아침이에게 다가가는 충실한 다리 역할이 되어 준다. 개성있고 빠짐 없는 등장인물의 구성과 아기자기하지만 충분히 화려하고 풍성한 볼거리에 비해 맥 빠지는 느슨한 전개가 아쉽다.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라지만 반복되는 ‘아침이의 실종’과 중반 이후까지 변함 없는 스토리는 아이들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을 조금 지루하게 만들 것 같다. 노래는 공연 내내 뮤지컬의 매력을 담뿍 뽐내고 있다. “아침, 아침, 아침아~, 노래, 노래, 노래 해~”와 같이 반복적이면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심플한 선율에서부터 “아침아! 어디 있니!”처럼 웅장하고 거대하게 분위기를 몰아가는 곡까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와 멜로디는 공연 후에도 입가에 흥얼거림으로 남는다. 주인공 아침 역을 맡은 박도연은 나즈막한 흥얼거림에도 맑고 투명함을 담는다. 최후에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것도 아침이의 떨리는 음성이고 절규다. 남경주, 최정원 등 정상급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에 더하여 박도연, 라준 등 반짝이는 새 얼굴이 더욱 반갑다. 뮤지컬 , 을 통해 실력파 아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박도연과 뮤지컬 의 멀티맨, 등에 출연했던 멀더듬이 바보 치린 역의 라준이 돋보인다. 작품의 색이 분명하다는 것은 공연을 비롯한 관객 둘 다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1시간50분간 이어지는 ‘착한 마법’에 빠져들 충분한 마음이 있는 부모라면, 뮤지컬 은 아이들에게 제법 멋진 엄마 아빠가 될 수 있고 더불어 행복해 질 수 있는 한가지의 방법이 될 것이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4.14 / 조회 1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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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소리도둑], 노래로 행복을 이야기 하다
4년 만에 뭉친 최정원과 남경주의 앙상블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 뮤지컬[소리도둑]의 기자간담회가 13일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뮤지컬 [소리도둑]은 유명가수 아빠를 잃은 충격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된 소녀 ‘아침’이가 노래를 통해 비로소 세상과 소통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1998년 개봉한 호주 영화 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이번 간담회 자리에서 출연 배우들은 남경주의 진행으로 대표적인 뮤지컬 넘버와 함께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아 라이브 공연을 선보였으며, 아역배우 오디션 동영상도 공개 했다.무엇보다 큰 관심을 모은 주인공 ‘아침'역은 지난해 가을 오디션과 5일간의 워크숍을 통해 선발했으며 뮤지컬 [애니], [라이온 킹]에서 놀라운 가창력을 선보인 박도연, 7공주의 멤버로 활동 중인 심재영, 그리고 이번이 첫 무대가 되는 박세현이 최종 주인공으로 낙점되었다.작품을 쓰고 연출을 맡은 조광화는 그간 [미친 키스], [천사의 발톱], [남자충동] 등의 공연을 통해 선 굵은 강인함을 선보였던 것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담았다. "공연 준비할 때 딸이 종종 연습실에 놀러오는데, 그때마다 ‘보면 안되는데…’라고 생각하거나 아예 안 보여 줄 때가 많았다"며 "아빠 작품 무섭다는 딸이 행복해 하는 작품을 하나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주인공인 ‘아침’은 그의 실제 딸 이름이기도 하다 작년 초, 작품의 초고가 나왔으며 여름에 음악이 완성, 가을에 배우 리딩을 시작하는 등 기존의 창작 공연과는 달리 오랜 시간 전부터 준비를 마친 이 작품은, 뮤지컬 [달고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에서 음악을 담당한 음악감동 구소영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구소영 음악감독은 “영화 ‘에이미’를 보고 난 후 뮤지컬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었고, 모두가 이 어린아이와 소통하기 위해선 노래를 해야만 한다는 설정이 정말 뮤지컬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몇 년 동안 공감해 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조광화 연출님이 관련 자료를 보시고는 ‘진짜 많이 울었다’며 한번 해 보자고 하셨다"고 공연 제작 배경을 털어놓았다.뮤지컬[소리도둑]의 음악 작곡은 뮤지컬[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작곡가 김혜성이 맡았으며 뮤지컬 넘버들은 피아노, 신디사이저, 기타, 베이스, 바이올린, 첼로, 플룻 등으로 이뤄진 9인조 라이브 밴드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실패만 하던 뮤지컬 작곡가 유준 역의 남경주는 "곧 태어날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될 것이다"며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침이 엄마 역의 최정원도 "내 딸과 아침이가 비슷한 나이라 더욱 많이 울었다"며 "좋은 공연을 딸에게 보여줄 수 있어 행복하고, 10여 년 만에 서는 창작극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침이의 아빠이자 공연 도중 감전사로 죽은 록커 현섭 역에는 그룹 노바소닉 4집의 보컬로 활동한 가수 이현섭이, 조금 모자라지만 순수한 청년 치린 역에는 [알타보이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에 출연한 라준이 열연을 펼친다. 3년간의 사전제작을 거친 뮤지컬[소리도둑]은 오는 4월 5일부터 5월 25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미리보는 뮤지컬[소리도둑] 아빠를 그리워 하는 아침이 아침이를 안아주는 엄마 괴팍한 최원장과 순수청년 치린 [소리도둑]의 식구들 조연출과 조 연출의 차이! 공연 시작 전부터 이미 죽어 있는 배역, 아침이의 아버지 ‘현섭’ 역할을 맡은 이현섭. “조연출 선생님께서…(웃음) 아! 조연출 선생님 맞잖아요! 조광화 연출 선생님이요!”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3.14 / 조회 13,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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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밑바닥에서 > 배우 공개 모집
뮤지컬 와 함께할
3차팀 배우를 공개 모집
2005년, "제11회 한국 뮤지컬 대상"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 노미네이트 되었고, 음악감독인 박용전은 음악상을 수상한 뮤지컬 가 3차팀 배우들을 새롭게 모집한다. 3차팀은 2006년 서울공연과 투어 공연팀을 맡게되며, 이에 적합한 성실하고 재능있는 배우를 기다린다.
"소극장 뮤지컬의 교과서(조선일보)", "2005년 최고의 공연(중앙일보)" 등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은바 있는 본 공연에, 실력있는 배우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라고 있다.
오디션 일정
◆ 1차 서류심사
1) 나무와물 홈페이지(www.treeandwater.com)에서 오디션 지원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연락처 기재 필), 이메일, 우편접수, 방문 접수
- 주소 : 서울 종로구 명륜동 2가 8-1 B1 예술극장 나무와물 사무실 뮤지컬 '밑바닥에서' 담당자 장지영 앞
- 이메일 : 4861178@paran.com
2) 모집기간 2005년 11월 8일(화) 부터 11월 17일(목) 18시까지(10일 간)
3) 발표 : 2005년 11월 19일(토) (합격자 개별통보 및 나무와물 홈페이지 게시판 공고)
◆ 2차 실연심사
자유 연기 및 자유곡(1곡), 특기사항 심사
# 자유곡은 장르는 상관없으며, MR이 필요한 경우 각자 준비(무반주도 상관없음)
# 만약 원하는 배역이 있을 경우 해당 배역의 노래로 준비하여도 됨.
1) 자격 : 1차 서류 심사 합격자에 한함
2) 일시 : 2005년 11월 21일(월) (오디션 시간 개별통보)
3) 장소 :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물
4) 2차 합격자 발표 : 개별 연락
문의 : 문화기획 파란 02)745-2124
예술극장 나무와물 홈페이지 : www.treeandwater.com / 공연클럽 : jase.cy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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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11.16 / 조회 9,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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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광 < 밑바닥에서 > 페페르
버리기 쉽지 않은
내 안에 또 다른 나,
나와 또 다른 나를
모두 내보이는 황태광
언플러그드 뮤지컬 의 페페르는 여타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황태광'이라는 인물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 준 작품이되어 버렸다. 황태광은 연기를 하지 않는다. 그의 삶과 생활 그 자체를 그대로 내 보여주는 것과 같은 ‘페페르’를 보여 주었다. 그래서인지 가슴을 파고 드는 페페르의 충혈된 눈은 의 백미였다. 눈물을 흘리지도 삼키지도 않는 적당한 울음은 충혈된 그 눈에 흘러내릴 것만 같은 양을 담고 있었다. 선이 굵으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면도 있지만 여자의 모성본능을 자극시키게 하는 페페르를 만났다.
언플러그드 뮤지컬 의 페페르와 황태광과의 만남은 숙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서로의 운대나 궁합이 맞아 페페르로 분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의 삶이나 생활, 가치관이나 사고하는 방식에 있어서 황태광은 페페르를 닮아 있다. 아니 페페르가 황태광을 닮아 간다고나 할까?
황태광은 스스로 페페르를 만든다. 황태광의 평소 성격과 감정 등이 이입된 페페르가 우리에게 보여지는 것이다. 자연인에 가까운 황태광이 페페르를 통해 자신의 자연인을 보여 주는 것이다. 황태광의 자연인인 페페르를 말이다.
“페페르로 잡은 캐릭터의 느낌은 괴팍하고 단순해요. 한 단어로‘인간’이예요. 인간 그 자체를 그리려고 하는거죠." 인간을 그리는 페페르.
"주인공은 못하면 욕먹고, 잘 해도 티가 잘 않 나잖아요. 그래서 어려웠었는데 나중에 작품이 올라가고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느낄 때에는 개인적인 성취감은 상대적으로 큽니다. 작업이 힘들면 힘들 수록 그 성취감도 더 크잖아요. 꼭 그렇다는 공식은 아니지만요.”
황태광은 아직도 페페르를 확실히 내보이는 것이 언제일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페페르의 역할을 계속 할 때까지는 완전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보다는 페페르 살아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의 이런 생각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물론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 등에서 성립되어 오는 것이지만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입장에서는 그 배의 선장인 연출의 몫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연출 왕용범은 황태광과는 동문이다. 그러나 작품에 임할 때는 철저한 연출과 배우로 만난다. 연출은 의 페페르는 이중성 있는 캐릭터를 원했었다고 한다. 재미있을 때나 무게를 잡을 때가 틀리듯이 감정처리가 이중성이 확연히 드러난 모습을 원했던 것이다. 연기로 보여지는 페페르가 아닌 황태광이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길 원했는지도 모른다. 아직 그는 ‘인간’에 대해서 다 이야기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무대에서 황태광은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다 열어 보여 주고 있다. 사실 배우라도 자신의 이중성을 다 보여주고 싶지는 않으련만 페페르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듯 하다.
“여행을 좋아해요. 한 번은 필리핀에 있는 세부를 갔는데 저보다 1살 적고 안내원이었던 ‘로이’를 만났죠. ‘담배’를 계기로 친구가 되었는데 그 친구가 집으로 초청을 했어요. 허름한 집이었는데 임신한 아내와 아이들 3명이 함께 살고 있었어요. 음식도 해주고 음료수도 권하고, 처남을 소개해 주더니 여행객들이 가보지 못했던 여러 곳을 데리고 가더라고요. 그러면서 로이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덥고 습해서 힘들지 않냐. 했더니 로이는 자기가 태어날 때부터 그렇기 때문에 나쁜 날씨인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자기는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더군요.”
난데없이 내뱉는 그의 여행 이야기는 결국 그의 행복에 대한 기준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행복이란 것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통속적인 이야기를 자기의 체험에 의해서 하고 있는 것이다. 눈높이를 낮추면 행복하고 기준을 바꿔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 황태광의 생각인 것이다.
트럼펫을 곧잘 불었던 황태광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트럼펫을 불려고 했다. 그러나 입시를 준비하려면 어느 정도의 비싼 트럼펫을 구입해야지만 할 수 있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그 꿈을 접어야만 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그는 오기가 생겼다고 한다. 운명적인 길을 가기 위해서 하나씩 정리되고 그 길로 이끌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다른 공부는 잘했는데 수학을 못했죠. 수학선생님이 수학은 별로 가르치지 않으면서 영화, 문화에 대한 이야기만 하시는 거예요. 듣다 보니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연기가 하고 싶어졌어요. 돈 안 들고 맨 몸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거잖아요.”
황태광은 그래서 연기를 시작했다. 물론 그는 갖은 잔꾀와 거짓말을 하면서 승부도 걸었었다. 수학과외 선생님에게 과외비로 지급이 되는 20만원 중에 그가 연기학원을 다녀야 하는데 10만원이 필요하니 10만원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수학과외 선생은 흔쾌히 승낙했고 그는 학원에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시험이 있던 날 부모님께 방송국 프로듀서가 되는 그런 과라고 설득시키고 시험을 보았지만 많은 긴장 탓에 떨어졌다고 한다. 후기는 시험도 치르지 않고 서울예전에 노크를 하게 된다. 그는 ‘운’이 좋게 아는 문제가 나왔다고 한다. 시험을 치르고 부산으로 도망갔다고 한다. 부모님이 재수 생각하고 다른 학교 가라는 말이 듣기 싫어 도망간 1주일 후 합격한 사실을 알고 눈 온 부산에서 서울까지 10시간이 걸려 돌아 온 그 기억을 떠올렸다.
“좋았어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성남에 사는데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학교에 와보니 모두 연기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연기에 대한 욕심이 났죠. 그래서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어요. 학교 동기들하고 거의 같이 살게 하니까요.” 성남을 근거지로 중, 고등학교를 다녔던 황태광은 중,고등학교 친구들과 점차 멀어졌고, 군대 갔다 와서는 무대에 서기 시작했다.
“군대 제대하자마자 무대 전환수로 시작한 공연이 였어요. 처음에는 무대 전환수에서 주인공까지 했던 작품이었죠. 신뢰가 쌓인 거죠.” 그 이후로 영화 에 단역도 하고, 은 공개 오디션을 봐서 출연했었고, 영화 에는 스텝이 소개해 주어서 출연했다고 한다. 연극에서도 에 출연했고, 와 같은 작품에도 출연하고 있었다. CF도 적지않게 찍었다. 30이 넘으면서 스트레스 안 받고 행복하게 연기에 몰두하고 싶어했다.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배우는 단순한 면을 가지고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인 일과 스트레스를 안 받아도 될 것들까지도 스트레스 받고 포기하게 되는 삶이 되풀이 된다면 살맛은 나지 않을 것이고 정작 꿈을 포기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면에서 황태광은 거짓이 없어 보이고 그 모습 그대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를 하면서 많이 배워요. 처음에는 배우들끼리 서로 호흡을 맞추는 것부터 힘들었죠. 자세레퍼토리만이 가지는 성격이 있어요. 내세우는 모토는 아니지만 작품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다른 작업들과는 다르죠.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제는 편해졌어요. 는 계속 버전 업이 될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가 앵콜에 들어가면서 4-5년 전부터 2-3년까지 관심의 초점이 되었던 작품 를 다시 올린다고 한다. 황태광은 초연 보여주었던 것에서 더욱 더 밀도를 높인 페페르를 보여주고자 한다.
“를 하면서 마음이 바뀐 게 하나 있어요. 뮤지컬에 생각이 있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나요? 정식으로 노래 레슨을 받아야겠어요. 꽤 매력이 있어요.”
황태광은 솔직히 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배우이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배우로서 멀리 보고 싶고 여유로움을 가지고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했다. 냉정한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에게 혹독하면서도 관대한 모습이 깃들은 황태광 아니 페페르를 무대에서 속히 만나고 싶다. 그리고 서푼짜리 오페라에서 또 어떤 역으로 분하든지 황태광인지 또 어떤 캐릭터인지 몰라도 항상 끊이지 않게 우리들의 옆에 있어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길 기대해 본다. 그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응원도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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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2005.06.30 / 조회 13,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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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밑바닥에서 출연 배우 공개 모집!
극단 자세뮤지컬레파토리는 2005년 9월부터 에 출연할 배우를 공개 모집한다. 2005년 6월 초연공연을 통해 수많은 관객들의 사랑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본 작품은 7월7일부터 8월21일까지 앵콜 공연을 거쳐 9월부터 연장공연에 돌입하게 된다.
원서접수는 6월22일(수)부터 7월7일(수)까지 2주간 인터넷과 방문접수를 통해 진행되며,1차 서류합격자에 한해 7월11일(월) 예술극장 나무와물에서 2차 오디션을 실시하게 된다. 오디션 지원서는 예술극장 나무와물 홈페이지(www.treeandwater.com)를 통해 다운받을 수 있다.
초연 멤버들과 그룹 LUV출신의 조은별이 합류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무대를 보여줄 앵콜공연은 7월7일부터 약 6주간 예술극장 나무와물에서 공연되며, 황태광,이창욱,이주원,황지영,김희원등이 교체출연한다. (문의:745-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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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06.23 / 조회 9,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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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플러그드 뮤지컬 밑바닥에서 >
끝나지 않을 노래
블라디보스톡의 봄
는 막심 고리키의 원작 을 토대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원작에서는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과 허풍선이 선동가이거나 유일하게 희망을 주는 루카, 사기 도박사 사틴의 이야기이다. 동굴 같은 지하실에 사는 사람들을 통해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삼은 나머지 그 환상이 걷잡을 수 없으리만큼 지나치게 부풀어 커졌을 때 그러한 환상에서 깨어난 다음의 삶은 전보다 더 비참한 것이며 견디기 어려운 것으로 느껴질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보다는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힘없는 넋두리의 작품일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처지를 개척하려고 하기 보다는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막심 고리키는 등장인물을 통해 사실주의 입장에서 그렸고, 인물들의 특징도 운명에 순응하는 자연주의적인 인간을 그리고 있다. 자신들의 삶을 숙명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아니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친은 현명한 현실주의자일 것이다.
원작에서의 루카는 희망을 속삭이다 사라지고 남아있는 밑바닥 인생들은 숙명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받아 들여야 하는 처지가 되지만 는 그렇지 않다. 나타샤가 루카와 같은 존재로 이 밑바닥에서 그녀는 유일하게 희망을 불어 넣는다. 안나에게는 희망을 품게 하고 배우에게는 자신의 이름과 배우였던 때를 기억하게 해주었다. 페페르에게는 사랑을 싹트게 하였고, 창녀 나스차에게는 돈으로 몸을 파는 창녀가 아닌 사랑을 알게 되는 여자의 희망을 불어 넣어 준다. 그러나 병을 앓고 있던 타냐의 동생이자 딸인 안나가 죽고, 그녀에게 찾아 온 페페르와의 사랑이 이루어지려던 찰나에 바실리사의 남편 까스뜨일로프 백작이 페페르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나타샤에게 사랑과 희망은 모두 사라진다. 나타샤는 밑바닥을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들 중에 배우는 목을 메고 그렇게 밑바닥에서 헤매이는 사람들만 남게 된다.
언플로그드 뮤지컬을 표방한 는 극의 전반적인 흐름은 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지만 엑기스에 가까운 인물만 부각시켰고 관계설정도 새롭게 변해 있었다. 욕심쟁이 동굴주인인 코스토유로프가 까스뜨일로프 백작으로, 그의 아내 바실리사는 그대로 살려간다. 바실리사의 동생 나타샤는 밑바닥 인생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시골처녀 나타샤로 바뀌었고 원작에 있어서 루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자물쇠 장수 크레시치의 아내 안나는 밤 주막의 주인 미혼모 타냐의 막내 동생이자 딸로 바뀌었고, 바실리사의 정부 페페르는 그대로 나오지만 상황이나 타샤의 동생으로 나오는 설정이 다르다. 하나 하나 대비해서 말하자면 끝이 없을 듯 하다. 한 마디로 말해서 원작 보다는 좀 더 간추려 극적인 요소를 꾀하였다. 원작 은 처절미학이라고 말한다면 는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연상시키는 우울함이 베여 있지만 나타샤의 희망과 페페르의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막심 고리키의 원작 은 숙명을 받아 들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어쩔 수 없는 넋두리로 귀결이 된다면 는 그래도 희망이라는 것이 존재하게 된다. 희망을 가지게 된 사람들과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분리 작업에 들어가고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희망은 한 가닥 긴 여운과 끈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이 어렵고 무거웠던 뮤지컬을 그나마 희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배우들의 몫이 컸다고 생각한다. 페페르를 맡고 있는 황태광이 그랬고, 타냐의 이주원이 그랬다. 까스뜨일로프 백작을 맡고 있는 이승학과 바실리사를 맡고 있는 김희원, 사친의 김민교, 배우에 이승현이 그렇다. 물론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열연한 것은 사실이며 그들의 에너지가 느껴졌기 때문에 가 사랑받고 있는 까닭일 것이다.
어둡고 눅눅한 공간의 술집. 오늘도 내일도 밑바닥 인생들이 왔다가 떠난다. 테이블 위에는 그들이 마시다가 말았던 술잔이 있고 바닥에는 쏟아졌던 카드만이 뒹굴고 있다. 도박사 사친의 손을 떠난 카드. 그들에게 희망이라는 것이 존재했었는지 조차 모르게 찾아왔다가 부질없이 상처만 남긴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숙명은 숙명대로 희망은 희망대로 남겨 놓는 것이 보여주는 백미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흐르는 눅눅하고 칙칙함에 유우머와 위트가 숨어 있다.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에누리 없는 웃음코드를 적절하게 버물려 놓았다.
또 한 번 들먹이지만 페페르의 황태광은 를 대변하는 인물이라 여겨질 만큼 관중을 압도해 나갔다. 미혼모인 누나 타냐와 동생이자 조카인 안나와 가족사, 백작과의 미묘한 대립에서 살인으로 이어지는 바실리사의 계략에 휘말리는 그가 희망의 존재로 나타나 사랑이라는 절대론에 몸을 맡기려다 수포로 돌아가버린 운도 없는 한 남자의 모습이 씁쓸하다 못해 처절하다. 그래서인지 밑바닥인생에서 희망적인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꿈을 그려 본다.
타냐의 이주원은 시종일관 강인한 인상을 뿜고 있었다. 미혼모로 안나를 낳고 동생으로 키워왔었다면 얼마나 억새게 살아왔어야만 했던가. 그 세월에 묻어나는 연기를 잘 해 내고 있었다. 안나의 죽음으로 인한 그녀의 절제된 울부짖음은 관객들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물론 신파 조였지만 걸맞는 신파조라 생각이 든다. 뒷부분의 타냐는 다시 밑바닥 인생의 인간으로 돌아가 기억 속에 아련히 묻히게 된다.
까스뜨일로프 백작에 이승학은 극중에서 잔인함을 보여주고 있다. 백작이라는 인물 설정이 없었다면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눈물을 자아 내거나 의미있는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백작의 위치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극중의 무거우면서 악의 존재로 남아 있으면서 코믹으로 연기하는 이승학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뒤돌아 보게 하는 배우였다.
바실리사의 김희원은 여자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독사와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지금까지 김희원이라는 배우는 ‘공주과’에 속하는 연기만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맡은 바실리사의 역은 연기의 변신을 꾀하는 계기가 된 듯 하다. 처절한 그녀의 몸부림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면 는 더 큰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친의 김민교는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이다. 그가 보여주는 눈앞에서의 속임과 진실을 교묘하게 흩으려 놓는다. 그만의 방법으로 그만의 카리스마로 극의 전반을 매어놓고 있다. 배우를 맡고 있는 이승현도 눈물연기와 자기만의 노래로 무대를 압도한다. 길다 싶을 정도의 노래를 멋드러지게 들려준다. 이 외에도 열과 성의를 다 해 보여주었던 다른 배우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커다란 희망은 그래도 그들에게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 사실은 의 곳곳에 숨어있다. 숨어있는 1인치들의 희망과 사랑을 찾아보길 바란다.
막심 고리키의 어둡고 침울한 이 이 시대에서는 희망을 제시해 주는 로 재 탄생했다는 것에 경외심마저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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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06.09 / 조회 9,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