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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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메디아’ 세계 3대 비극의 현대적 무대
국립극단이 연극 ‘메디아’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연극 ‘메디아’는 전 세계 무대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그리스 고전이다. 연극 ‘메디아’는 작가 에우리피데스의의 작품으로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와 함께 당대 3대 비극 작가로 불린다. 작품은 주인공 메디아가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과 욕망이 교차되며 결국 파국을 맞는 내용이다. 이 고전은 헝가리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가 동시대적으로 풀어내며 현대성을 갖춘 작품으로 탈바꿈했다는 평을 받았다.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는 “메디아에 대한 관객들의 ‘공감’이 관건”이라고 밝히며 “인간이라면 한 번쯤 느낄 수 있는 끝없는 고립감과 공포, 분노에 초점을 맞춰 메디아를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릴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주인공 메디아 역은 격정적인 심리 변화를 표현해야 하는 만큼 여배우들에게 도전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이혜영이 무대에 오른다. 그는 고립되고 절망적인 심경의 여자를 과감하게 그릴 예정이다. 배우 남명렬은 메디아의 조력자격인 아이게우스 역을 맡았다. 배우 박완규는 메디아를 추방하려는 비정한 왕 크레온으로 분하고, 손상규는 참혹한 복수의 결과를 전하는 사자 역을 열연한다. 배우 하동준은 이아손 역을 맡아 자신의 출세를 위해 메디아를 배신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무대는 패션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진태옥이 처음 연극 의상에 입문한다. 무대디자이너 박동우와 조명 디자이너 김창기는 현대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메디아’는 믿었던 사랑에는 배신당하고 이방인으로서 추방될 위기에 처한 메디아가 복수심에 가득 차 자신의 아이까지 죽음으로 몰아넣는 비극적인 이야기다. 연극 ‘메디아’는 2월 24일부터 4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국립극단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2.15 / 조회 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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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혜영 "연기 거저 했더라, 메디아 일생일대 도전"
1년만에 국립극단 제작 '메디아'로 복귀
24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서 개막
헝가리 연출가 알폴디가 재해석
“낯선 신화 속 메디아 아니야”
패션계 진태옥 무대의상 첫 도전배우 이혜영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메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신화 속 메디아가 동시대와 무슨 관련이 있냐고요. 천만의 말씀. 전혀 낯설지 않아요. 정말 재미있고요. 낯선 신화 속 ‘메디아’가 아닙니다.” 배우 이혜영(54)이 ‘갈매기’ 이후 1년 만에 국립극단 제작 연극 ‘메디아’로 돌아온다. 오는 24일부터 4월2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 2012년 ‘헤다 가블러’, 2016년 ‘갈매기’를 통해 연극배우로서 각인시킨 이혜영은 이번 무대에서 모든 것을 잃고 고립되어버린 한 여자의 절망적 심경을 풀어낼 방침이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다. 13일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혜영은 “인간이 살면서 누구를 만나는 게 관건이라면 배우로서 ‘메디아’란 역할을 만난 것이 일생일대의 도전”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여자, 엄마, 인간, 배우로서 내 인생자체를 돌아보게 한 작품이다. 기쁘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며 작품에 큰 의미를 뒀다.고대 그리스 비극의 정수 ‘메디아’는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로 불리는 에우리피데스의 역작이다. 주인공 ‘메디아’가 공주로서 살아온 과거의 ‘기억’과 자신을 버린 남편 이아손에 대한 ‘욕망’ 속 결국 파국을 맞는 비극적 내용을 담는다. 이혜영은 “무엇보다 연기를 이렇게 세련되게 하는 사람을 현실에서 마주본 것은 처음”이라며 연출을 맡은 헝가리의 배우 겸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에 대해 극찬했다. “알폴디는 놀라운 연기자이다. 그에게 한수 배웠다. 그동안 연기를 거저 해왔더라. 메디아가 끝나고 나면 굉장히 (연기) 좋아질 것 같다.”복귀작으로 ‘메디아’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신화로만 알고 있던 메디아 대본을 받고 도대체 이 끔직하고 섬뜩한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까. 조금 두려움이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작업하면서 그녀가 너무 이해되더라. 하나도 이해 안 되는 게 없었다. 사랑, 고통, 복수, 그녀의 모든 것에 조금의 의심도 없다. 관객은 굉장히 열광하거나, 좋아할 것”이라고 웃었다.알폴디도 “이혜영은 머리를 잘 쓰는 배우다. 그에게서 용기를 얻는다”며 “메디아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면서 동시에 욕망과 열정을 말한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우리 모우 안에 존재한다. 연출도 배우도 모두 아주 솔직하게 작업해야 한다”고 귀띔했다.패션 1세대 진태옥이 이번 연극을 통해 무대 의상에 처음 도전한다. 진태옥은 “사실 작업참여를 결단하기까지 어려웠는데 연출이 멋있더라”며 농을 던지며 “이혜영 배우에 대해서도 항상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비극, 사랑도 있고 다방면을 가진 좋아하는 캐릭터다. 그 자리에서 오케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태옥은 “런웨이나 연극과 동일한 부분이 있더라. 컬렉션할 때는 나를 표현하지만 연극에선 배우와 연출, 작품의 성격을 배치한다는 것 외에 공통점이 많다. 메디아성격에 포커스를 맞췄다. 메디아의 여성적인 부분은 검정 벨벳, 실크 망토로 표현, 모든 것을 포기한 이미지는 붉은색 저지로 표현해 캐릭터를 충실하게 담았다”고 했다.이달 24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메디아’에서 무대 의상에 처음 도전하는 패션계 1세대 진태옥 의상 디자이너(왼쪽부터)와 연출을 맡은 로버트 알폴디를 비롯해 메디아 역을 맡은 배우 이혜영(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13 / 조회 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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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의 '코카서스 백묵원' 음악극으로 재탄생
로드액션재판극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
진실한 母 재판 시작…한번더 비튼 각색
서울문화재단 상주단체 육성사업 제작
23~26일 4일간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구로아트밸리와 극단 아리랑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음악극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원작 베르톨트 브레히트·연출 김수진)를 기획해 공연한다.‘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는 원래 중국의 ‘회란기’라는 연극을 브레히트 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회란기’에는 솔로몬의 재판과 매우 비슷한 상황이 등장한다.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없는 시절 두 어머니가 이이를 서로 자기 자식이라고 우기는 상황에서 재판관은 동그라미를 그린 후 아이를 잡아당겨서 끌어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지독하게 아이를 끌어낸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아파하는 것을 보고 팔을 놓아버린 사람을 친모라고 판결한다. 여기서 재판관은 그 유명한 판관 포청천이다.솔로몬의 재판과 중국 회란기의 재판은 ‘생모’가 진짜 어머니가 되는 재판이다. 하지만 브레히트는 이 이야기를 한번 더 비틀어 놓는다. 친엄마지만 전쟁통에 아이를 버려두고 도망친 귀족여자, 천민이지만 아이를 거두어 소중하게 키워온 하녀가 아이의 양 팔을 잡아당기게 된다. 재판관도 이름난 명판관이 아닌 술주정뱅이 망나니 판사다. 이 판사는 어머니들의 태도는 물론이고 아이가 누구를 필요로 하는지, 원 안에 선 아이의 눈빛을 가장 중요한 증거로 삼아 판결한다.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관객들은 주정뱅이 판사 아치의 재판에 참여하며 연극의 주제인 합리적 판단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게 된다. 아이의 선택마저도 존중하는 브레히트의 사상은 극단 아리랑이 추구하는 인간존중의 연극관과 맞물려 따뜻하고 감동적인 결말로 관객을 이끈다.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지며 귀에 쏙쏙 꽂히는 퓨전 라이브 음악, 이야기를 쉽게 풀어주는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명작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원작의 인명과 지명 대신 서울, 구로지역에 익숙한 배경과 지명, 인명을 극중에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또한 민대식 배우가 아들 민병우 아역과 한 무대에서 부모와 아이에 대한 연극을 펼쳐가는 점도 관람 포인트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의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을 통해서 제작됐다.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은 공연장과 전문예술단체 간 인적, 물적 협력을 통해 전문예술단체를 육성하고 공연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문화예술정책이다.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은 구로지역민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예술단체로 극단 아리랑을 선정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6 / 조회 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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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애가 빛나는 여배우의 만남 <키 큰 세 여자> 기자간담회
박정자와 손숙의 두 배우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연극 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소개를 진행했다.먼저 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이 “현대 연극에서 배우의 존재를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 중심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배우가 과연 그런 연극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박정자, 손숙 선생을 함께 모실 수 있게 돼서 기쁘다. 는 서로 다른 세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매우 흥미로우며, 90년대 중반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현재 한국 사회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국립극단의 역사적인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작품의 기획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는 에드워드 올비 작가에게 세 번째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겨줬으며, 그가 자신과 자신의 양어머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로 고집 세고 까다로운 한 여자의 인생을 통해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이병훈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내가 비로소 연출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배우들은 연기 지도하다가 연습 시간을 다 보내는데, 이렇게 든든한 두 선생님이 계셔서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고 이야기했다.그는 덧붙여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는 우울하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쓰여졌다. 재미있는 가운데서도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과거 공연됐을 때 한국 사회가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절실함이 없는데 몇 년 사이에 우리의 생명이 많이 연장되면서 나이 든다는 것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이병훈 연출은 박정자, 손숙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두 선생님들이 체력도 좋으시고 열정을 가지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 모처럼 배우가 보이는 연극을 하고 있다. '무대의 꽃은 배우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연출가로서 선생님들께 자극받고 있다."라고 전하며, 배우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죽음을 앞두고 알츠하이머 증세로 기억을 잃어가는 90세 할머니 A를 맡은 박정자는 “이 작품에서 역할에 이름이 없는 것이 좋다. 우리 모두가 A가 될 수도 있고, B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몇 개 산과 강을 넘는데 이번에 아주 큰 산을 만났다. 이 작품을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깊숙이 들여다봤으면 아마 안 했을 것 같다.”고 농을 치기도 했다. A의 변덕을 받아주는 50대 간병인 B를 맡은 손숙은 “오랜만에 박정자 선생님과 작품을 하게 돼서 너무 좋다. 선생님이 너무 열심히 하니까 안 따라갈 수가 없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처럼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힘들지만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대 C 역을 맡은 국립극단 시즌 단원 김수연은 “C는 A의 이십 대를 상징한다. 죽음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자신이 죽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한다. A와 B의 상황과 대화를 통해 ‘나도 언젠가는 죽게 되는구나’를 깨닫게 되는 역이다. 선생님들이 연습하시는 걸 보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너무 깊고, 서로 챙기고 배려하신다. 배우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몸소 보여주시니까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등에서 호흡을 맞춰온 박정자와 손숙은 2008년 이후 7년 만에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박정자는 “손숙과 나는 전우다. 이 나이대가 되면 함께가는 배우가 참 소중하다. 배우가 많은 것 같은데 너무 없다. 무대 위에서 전쟁을 제대로 치르려면 옆에 전우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상대가 옆에 있어준다는 거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병훈 연출은 작가인 에드워드 올비와, 제목인 키 큰 세 여자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를 전했다. “에드워드 올비가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많아서, 우리 배우들의 사진과 나이를 실제로 확인했다.”고 전하며, “실제 에드워드 올비 어머니가 키가 무척 크셨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이 작품의 이야기는 키가 크기 때문에 생긴 비극이다. 어머니 키가 크고 건장하며 자존감이 강하다 보니 어려운 집안 사정을 위해서 본인이 나서서 무엇이든 챙겨야 했다. 비극의 씨앗이 거기서 온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극중 세 여자 외에 대사가 한 줄도 없는 아들이 출연하는 것에 대해 “실제 에드워드 올비가 어린 시절 부모와 갈등으로 집을 나가고 20년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서로 간에 불화가 오래 지속됐던 거다. 그래서 극중 아들로 나오는 인물에 대사를 주지 않는 것 같다. 또한 본인 이야기니까 거기다 대사를 쓰기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아들 역은 짧은 시간 등장하지만 존재감이 크다. 우리 마음 속에 연극이 남게 만드는 역할을 해준다. A와 B의 대화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아들이며, 포스터 속의 후리지아 꽃을 사다 준 것도 그다.”라고 전했다.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어머니 박정자, 손숙, 김수연, 허민형이 출연하는 는 오는 10월 3일부터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9.17 / 조회 7,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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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토록 고통스러운 한의 윤회
생과 사의 영역을 막론하고, 그 어디에서건 정신과 육신의 안식을 얻고자 그토록 갈망했건만 나의 원한인지, 나로 인한 그들의 분노인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나와 하염없이 구천을 떠도는 비극적인 운명. 온전히 소멸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연산을 옥죄고 있는 이처럼 괴로운 윤회가 또 어디 있을까. 이윤택 작, 연출의 연극 은 그간 폭군, 광인으로 수식되었던 조선의 10대 임금 연산군을 조금 더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무대다. 어미의 망령에 시달리는 그는, 그 혼을 달래는 굿을 통해 사약을 받아 죽은 어미의 한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어미 잃은 작지만 매서운 새의 날갯짓으로 궁에 피바람을 몰고 온다. 비스듬히 기울어져 두발 딛고 서기 힘든 바닥, 쓰러진 채 어지러이 떼를 지어 숲을 이룬 대나무들, 이곳저곳 주저 앉은 서까래와 위태롭게 서 있는 대들보, 기둥. 무대를 마주하자마자 스산하고 불안한 기운에 금세 사로잡힌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극장에 들어가길 권한다. 곳곳에서 안개처럼 등장해 자리하는 이들로 극은 이미 시작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패잔병인지 저 세상의 망자인지 알 수가 없는 이들은 기어코 불안하게 떨고 있는 광기 어린 눈동자, 연산을 어미의 품(물)에서 억지로 끌어내어 결국 저승의 강(물)으로 실려 보내고야 만다. 극의 마지막, 연산의 안식처이자 또 다른 감옥, 녹수의 구슬픈 노래만이 그의 혼과 함께 울고 있다. 1995년 초연 후 20년이 지났지만 압도적인 힘은 여전하다. 이윤택은 향후 지속적인 공연을 위해 초연 때보다 크기를 작게 했다지만, 여전히 이런 무게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세련되고 날카로운 무대디자인에 한국 전통 연희가 어우러져 극대화된 연극성은 이윤택 스타일의 극대화이기도 하지만 공연 보는 재미의 극대화를 낳기도 한다. 연산 역을 맡은 백석광은 앞으로 그의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폐비 윤씨와 녹수 등 1인 2역을 소화하는 배우이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이자람의 재주도 놓치면 아쉽다. 하지만 작품의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강력한 힘은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이승헌 등 중견, 원로 배우들임을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도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7.14 / 조회 8,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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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윤택, "이번이 내가 연출하는 마지막이길"
연산이 뒷걸음질 친다. 죽은 어미에게로 향해가는 듯 하더니 이내 곧 쓰러져 저 깊은 나락으로 빠진다. 경사로 된 바닥에 누워 미끄러지며 침몰하는 연산, 그 주변을 에워싸는 귀신들의 눈빛이 섬뜩하면서도 애처롭다. 그가 찾는 것은 단 한 명의 여인. 자신의 어미 폐비 윤씨이기도, 또 애첩 녹수이기도 한 그녀를 향해 연산은 말하고 그녀는 답한다. "청산 가자, 우리.", "가요, 우리가 가는 길 누가 막소." 공연의 일부 장면을 시연하는 중이나, 배우들의 몰입은 극에 달하고 지켜보는 이들은 숨이 멎는 듯하다. 극과 극을 오가는 연산군의 광기, 이에 가시 돋친 얼굴로 그를 둘러싸는 대신들. 구슬픈 녹수의 가락이 허공을 가르는 이곳은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날 준비가 한창인 연극 의 연습 현장이다. 한때 조선의 왕이었으나 일반적으로 왕에게 붙는 '조'나 '종'이 아닌 '군'이라는 묘호가 붙여진 비운의 왕, 연산군의 삶을 담은 이 12년 만에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윤택이 쓰고 연출해 1995년 초연한 이 작품은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비추고자 한다. 왕이 된 후 죽은 어미를 위한 제의를 펼치려는 연산과, 폐비 윤씨의 혼을 입은 녹수. 이들이 자신에게 해를 가했던 자들을 대상으로 피의 학살을 시작하는 강렬한 서사가 진혼굿과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이 자주 되진 못했다. 초연 8년 후인 2003년 공연엔 이상직, 신구 등이 출연했으며 이후 12년 만에 공연이 바로 올해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도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이 작품이 살아남을 것인가, 나에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떼었다. 작,연출의 이윤택"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일반 극단에서는 공연 할 엄두를 못 낸다. 내 스타일로만 하면 내가 죽은 후엔 이 작품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닌가. 작품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번 공연은 대본 빼고 다 바꾸었다. 희곡은 영원히 남으니 그대로 두고 음악, 무대, 의상 등 새로운 스텝들의 스타일을 다 수용했다. 다음 공연부턴 내가 연출 안 하고 싶다." 무대, 의상 등 곳곳에서 한국 전통을 강조했던 부분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변주 속에 현대적인 요소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궁궐의 기둥과 언덕, 대나무숲 등으로 웅장하게 구성되었던 무대는 아크릴 판으로 된 단순한 경사 구조로 변신해 인물들의 위태한 심리를 나타내고자 했다. 신구로 조합된 배우진도 눈길이 간다. 2003년 공연에서도 활약한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등을 비롯해 국립극단의 역사를 만들어온 원로 배우들도 가세했다. 여기에 올해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극에 활기를 더한다. 연산 역의 백석광은 무용에서 연극으로 진로를 바꾼 남다른 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무대에서는 연산 역을 맡아 연인 이자람과 무대 위 호흡을 맞춘다. "작년에 를 하는데 이자람이 떡을 해 왔더라. 왜인가 싶었는데 백석광 군이 애인이라 애인 응원한다고 온 거였다. (웃음) 그때 이미 을 하기로 했던 터라 녹수가 원래 소리꾼 기생이니 이자람이 하면 좋겠다, 싶었다."(이윤택) 연산 역의 백석광과 녹수/폐비 윤씨 역의 이자람실제 연인과 무대 위에서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백석광과 이자람은 입을 모은다. "같이 일을 하지 말자고 항상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이윤택 선생님은 전통 분야까지 섭렵하신 분이라 이번 아니면 우리가 무대 위에서 만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고,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백석광)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작창과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로도 분해 폐비 윤씨와 녹수, 두 여인 역을 동시에 맡는다. "평소 나와 '팜므' 키워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녹수 제안에 의아했었는데, (이윤택) 선생님이 녹수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천민에서 기생 시험에 합격해서 왕의 중요한 사람이 되기까지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연산의 결핍된 모성애를 채우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지이자 노래하는 가인이 녹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도 하고 배우도 하려니 지금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웃음)"(이자람) 은 7월 1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월요일 공연이 있는 대신 화요일 공연이 없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6.19 / 조회 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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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늠해 볼 때 안되겠다 싶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3월의 눈> 신구
신구는 지금도 매니저나 코디네이터가 없다. 이른 아침 운동을 마치고 손수 운전해 연습실과 촬영장을 오가고, 사진 촬영이 있는 인터뷰라도 할 때면 한두 벌 여분의 옷을 직접 챙겨 나온다. "올해는 약주를 좀 줄이세요."라고 말하는 후배 배우에게 빙그레 웃음을 날리며 반주의 기쁨을 끊을 생각이 전혀 없음을 피력하는 귀여운 미소천사 할아버지이지만, 그 이전에 자기 관리가 누구보다 철저한 배우가 바로 신구인 것이다. 무대는 그러한 배우 신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장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 배우로서 첫 발을 디뎠던 곳, 언제나 "의미가 깊은 곳", 신구는 2015년도 무대에서 시작한다. 연극 과 함께 말이다.다 내주고 갈 때, 아득히 내리는 연극 연습실은 고요했다. 도시화로 인해 곧 헐릴 한옥에 사는 노부부 장오와 이순이 주고 받는 담담한 대사들이 이따금씩 정적을 깨지만, 다시 찾아오는 고요함 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이기 때문이다. "소리와 동작에 절제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야기하고, 기다리고. (대사) 사이사이에 있는 정서가 슬로우 모션같이 담기는 거죠." 런쓰루(실제 공연과 같이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연습하는 것) 후에 이어지던 손진책 연출의 말에서도 이 작품이 지닐 향기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소리 없이 내어주는 존재들에 대한 경건한 목례. 올 3월에도 반갑게 관객들에게 내릴 에서 신구는 장오 역을 맡았다. "외모나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안에 쌓인 내공으로 압축된 감정이 유지되고 흐트러지지 않아야 할 수 있는 작품이거든. 그래서 대사도 얼마 없고 별로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지만 무척 힘이 들지."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로 2011년 초연한 은 그간 백성희, 故 장민호를 비롯해 오영수, 박근형, 박혜진, 변희봉 등 관록의 배우들이 함께 해왔다. 지내온 세월과 함께, 삶을 대하는 깊이가 켜켜이 쌓인 배우들이 그대로 작품 속 인물과 이야기가 되어 매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는 이 작품을 헌정받은 초연 배우 백성희, 고(故) 장민호가 출연하지 않는 최초의 무대이며 백성희장민호극장이 아닌 다른 공간(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것이라는 점도 새롭다. "장오라는 인물은 이북에서 6.25때 피난 오고, 또 공산정권 시대도 겪고, 우리나라 현대사를 다 겪은 인물이지. 민주화 투쟁에 직접 가담하진 않았어도 자식이 거기에 휘말려서 행방불명까지 된 상태니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받는 고통이 더 크고 괴로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지난해 에 이어 다시 한번 부부 호흡을 맞추는 손숙은 과거 이순들보다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런 게 있어. 슬픔을, 괴로움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더 괴롭고 슬프게 표현하면 보는 사람도 괴롭거든. 그래서 역으로 그렇게(귀엽고 밝게) 표현했을 때 그런 슬픔의 정서가 더욱 짙어지지." 은 공연을 이미 본 관객들이 다시 찾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그 시절을 겪지 않았을 뿐더러 장오와 이순의 손주쯤 되는 젊은 관객들까지 숨죽여 흐느끼는 모습을 과거 객석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신구는 장오를 두고 "그래도 증손주까지 봤으니 여한 없이 다 털고 가는 거지. 이순이 자꾸 와서 얼씬거려서 가는 건가?"하며 훌훌 웃었지만 이내 "그래도 장오는 해석하기 나름이야."라고 덧붙인다. "처음에는 장 선생, 이 선생님 기념 공연이 됐지만 이제 4, 5년이 지났으니까 매해마다 색깔이나 모양새가 달라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누가 했느냐, 아, 누가 했구나, 하고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 도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거지. 그러면 나이 지긋해지면서 배우들이 이 역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고. 몇 년도에 누가 장오 역을 어떻게 했지? 그렇다면 이번엔 색다른 형태의 장오를 만들어 보겠다, 그러면 새롭잖아. 보시는 분들도 '아,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쉰다는 것,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어 연극, 관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게 우리들이 더 노력해야 본격적인 연극 연습이 시작되었을 무렵 신구는 tvN 촬영 차 그리스로 떠나야 했다. 첫 대본 리딩 후 3일 만에 대사를 다 외워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데 "초반 연습이 아주 중요할 때인데 ( 촬영) 시간을 내야 해서 그럴 수 밖에 없었어."라며 담담하게 말하는 신구의 모습에선 '철저함'이 기본이 된 노장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번 여행도 좋았어. 여행은 항상 좋잖아. 거기 음식이 양갈비가 많더만. 맛있더라고. 아테네도 가고 코린도라는 데도 가고. 마테오라라는 데를 갔는데 희한한 바위 위에 수도원을 세워 놨더라고. 또 산토리니. 빛이 좋으면 바다가 예쁘다고 해. 근데 우리가 갔을 땐 흐리고 비가 왔지." 1936년 생으로 올해 만 79세.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한다지만 집 거실 테이블에 손자 사진을 놓고 보는 속 깊은 할아버지의 모습도 신구임엔 분명하다. "집에서는 매일 구박이지.(웃음) 매일 전등을 켜 놓고 끄질 않아, 잊어버리고. 옷 갈아입고 아무데나 두고 나오고. 혼자 있다가 집에서 나오면, 나중에 할망구가 들어가 보니 테레비전이 켜 있다는 거야. (웃음) 근데 가끔 내가 보면 할망구도 마찬가지야. 아휴, 그랬수? 서로 그러지. (웃음)" 하지만 그는 여전히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시트콤, 예능 프로그램, 게임 캐릭터 속에 등장해 데뷔 53년 차 배우에게서 으레 예상할 수 있는 '근엄함'을 훌훌 던져 버리는, 그 누구보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구야형', '미소천사' 등의 별명과 함께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톡톡하지만, 무엇보다 그에게 갖게 되는 경외심은 "난 성격이 소심해서 다른 걸 해 볼 생각을 못했지."라며 지금 젊은 세대가 지닌 용기와 놀라운 가능성에 감탄하는 솔직한 자기 고백의 모습을 마주할 때 더욱 커지곤 한다. "은퇴? 우리는 누가 뭐 시켜주지 않으면 은퇴지. 누구든지 다 소실되면, 기력이 없어지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면 쓸모가 없어지는 거지. 하고 싶어도 사회가 불러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 그런데 아직 쉬고 싶은 생각은 없어.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작품 섭외가 들어오면) 내가 어느 정도 해야겠다, 가늠을 해 보거든. 체력이든가 일에 대한 열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되나 스스로. 아, 이건 도저히 내 체력으로는 안되겠다, 하면 못하는 건데 아직은 무슨 프로그램이든지 그런 경우는 없었으니까. 지난번에 할 때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어. 대사가 사백 내지 오백 페이지까지 가서. 그런데 어느새 다 끝났네. (웃음)" 그런 그가 씁쓸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더하는 것은 여전히 그늘 속에 있는 연극계의 현주소에 대한 것이었다. "이젠 뮤지컬에 돈이 억수로 들어가잖아. 여기(연극)는 파도 밑에 밑이지.(웃음) 사회가 금전 위주로 되어 있으니 연극에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 좀 슬프고 괴롭지만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그렇게 되서 제작비의 일부라도 다시 얻고. 이런 것들이 어느 정로 이뤄지면 믿음이 생기니까, 아, 연극이 볼만 하더라, 그러면 전체적으로 좋은 거잖아."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목소리는 지금 연극을 채우고 있는, 여전히 연극을 사랑하는 스스로를 향해 있었다. "(연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작품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떠나서, 와서 보시는 분들이 감동을 받게 해야 해. 즐겁고 화려한 것만도 아니고, 또 인생을 고뇌하게만 하는 것도 물론 아니고 재미도 있으면서. 그러면 한번 보신 분들도 계속 연극을 찾게 되는 거지. 또 지금 대학로에 나가보면 (연극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들거든. 연극 보시려는 분들이 무슨 연극을 봐야 할 지 헛갈리실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 어떤 공연 봐야겠다, 하고 결정하고 나온 게 아니면 거기에서 그런 애들(호객꾼)한테 끌려가기 십상이거든. 연극인들 스스로 자정을 해야 할 일인지 국가에서 간섭해야 할 일인지 난 잘 모르겠지만, 작품 편수가 너무 많은 느낌이고, 그런 행위는 못하게 해야 하는데." 신구는 한 번도 주례를 서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노역을 일찍부터 맡아 마흔이 되던 해부터 주례 부탁이 들어왔었다지만 당시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 수 있나" 싶어 마다했고, 이후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또 거절했다. "누구는 해 주고 누군 안 해 주면 어떻게 해, 이 할아범한테 뭐 들을 이야기가 있겠어."라며 웃는 그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무서우리만큼 냉정한 사람이다. 훌훌 다 내어주고 "흩어질 때 흩어지더라도 뭐라도 될테니 섭섭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는 장오의 말처럼, 신구는 무대를 향한 자신의 몫에만 전념할 뿐, 그 뿐이었다. 오늘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3.09 / 조회 9,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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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손숙 주연의 또 다시 내리는 <3월의 눈>
국립극단이 2015년 봄을 맞이하는 첫 작품으로 를 무대에 올린다. 은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을 기념하여 2011년 첫 무대에 올랐고, 이후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작품으로 그동안 故장민호, 백성희, 박근형, 오영수, 박혜진이 무대에 올랐다.이 작품의 배경은 재개발 열풍으로 곧 사라져버릴 한옥으로 이곳은 장오와 이순이 평생을 일구어 온 삶의 터전이다. 은 평생을 살아온 집을 떠나야 하는 노인의 모습과 노부부의 일상을 특별한 반전이나 갈등 없이 담담하게 그려낸다.이번 시즌에는 에서 부부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신구와 손숙이 각각 장오와 이순으로 캐스팅되어 누구나가 경험하는 죽음과 상실의 체험을 관객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의 은 오는 3월 13일부터 3월 2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2.06 / 조회 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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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악인, 두 모습의 맥베스가 너무나 매력적' <맥베스> 박해수
"이 계단이야말로 걸려 넘어지든가, 아니면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구나!" 이것은 자신의 야망을 온 몸에 일깨운 맥베스의 대사이며, 동시에 를 만난 맥베스, 박해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그간 등 묵직한 작품에서 선 굵은, 강인하고도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그이지만 나름의 슬럼프를 지나 배우로서의 진일보에 목마름을 깊게 느끼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를 만난 지금 박해수는 기쁘고 가슴이 벅차며 다시 한번 단단한 마음을 먹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잘 해내고 싶고, 또 잘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 있는 이 배우의 믿음이 의 무대를 견고히 채우고 있다. 시적인 대사, 인간의 결핍과 욕망을 처절하게 드러내는 극한의 이야기로 셰익스피어 비극 중에서도 압권으로 꼽히는 연극 가 오는 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맥베스, 앞으로 왕이 되실 분, 만세!" 비극의 출구를 단숨에 열어버린 세 마녀들의 이 한마디에 자신의 야망을 일깨우고 거기에 맞춰 충실히 질주한 인간. 하지만 끝내 신 아래 미약한 존재로 스스로 괴로워하며 피를 부르고 피로써 생을 마감한 맥베스의 모습은 지금도 인간들의 우매함이 어느 정도인지 낱낱이 일깨워주고 있다. 고전이지만 현재에 더한 생명력을 내뿜고 있는 작품이 임을 박해수 역시 강하게 인정하고 있었다.왜 맥베스 역할에 캐스팅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도 그 점이 의아하고 궁금했다. 주변에서 말씀하시길 근래 젊은이들한테서 나오기 어려운 외모와 클래식함이 (나에게) 있다고도 하시는데 그래서 캐스팅해 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연습하면서 이병훈 연출님 스타일을 보니, 연습에 잘 따라올 수 있고 심성이 착한 사람들을 뽑으신 것 같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함께 수업하며 선생님이 꾸려놓으신 좋은 스타일을 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신 것도 같다. '제 나이 답지 않아 보인다'는 이야기와 실제 나이의 박해수 사이에 간극은 있을 것이다. 캐릭터를 표현할 때 이 간극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물론 간극이 있었다. 그간 맡아왔던 배역의 나이만큼 실제로 살지 못했지만, 한편으론 내가 또래들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주변 남자 친구들은 경제적인 부분이나 현실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이 많은 것 같은데, 난 작품에 대한 생각, 작품 속 삶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크게 간극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같다. 남자들이 자동차나 전자 기계 등에 대한 욕심들이 많은 반면에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욕심은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것, 그리고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것이다. '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 그러한 영향도 있었던 것 같은데, 과거 했던 작품들이 대부분 고전이었고 현대극은 적었다. 고전, 비극이 힘들어도 더 좋고 재미있게 했던 것 같고, 일반적인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도 같다. 이런 부분들에 관심을 좀 둬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현대극도 분명히 내게 필요한 부분이다. 맥베스는 어떤 인물일까. 맥베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욕심을 가졌다가 다시 나락까지 떨어지는 상황 속에 몰리기도 한다. 정말 다이내믹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남자배우라면 꼭 해보고 싶을 역할이다. 연습하면서 셰익스피어는 정말 천재라는 걸 느낀 게, 맥베스라는 살인자를 시인으로 만들었다 또 악인으로도 만든다. 시인과 같이 아름다운 말들을 구사하지만 악을 품고 살인을 저지르는 악인이기도 한 맥베스, 그 두 가지 모습으로 인물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다. 연습 과정을 이야기 할 때, '무척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습하기 전보다 연습하면서 감동이 더 컸다. 좋은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좋은 작품이라는 건, 이렇게까지 정말 재미있는 배역이라는 건 몰랐다. 연습을 통해서 깨닫고 느끼는 게 많아졌다. 보이스 코칭, 신체 트레이닝, 움직임 등 최고의 선생님들이 수업을 탁탁탁 진행하셨는데 연출선생님들을 비롯해 한 작품을 가지고 트레이닝하는 그러한 과정들이 너무나 행복했고 그 과정을 통해서 배우들이 변화하니 그것 또한 너무나 감사한 거다. 이병훈 연출이 박해수를 두고 "연극배우의 이상형을 갖고 있었고 그게 어떤 계기를 통해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가 그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연습하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걸 하나 얻었다. 원래 스스로 가지고 있던 대사 조도 있었고 연기 패턴이라는 게 있었는데 (연습) 초반에 많이 깨졌다. 완전히 박살이 난 후에 (웃음) 새 벽돌을 하나씩 쌓았다. 어떻게 캐릭터와 작품에 접근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방법을 연출님이 많이 제시해 주셨는데, 이를테면 예전엔 배역과 내가 맞닿는 정서적인 부분을 먼저 찾았다면, 선생님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다른 방법을 찾게 해 주신다. 그간 아예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면서 여러가지 시도를 혼용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연습부터 지금까지 연출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았다. 그것만 가지고 가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지금까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해 왔다. 배역이 아닌 작품에 대해 연출이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게 굉장히 뇌리에 꽂혀있다. 어리석은 욕망 때문에 일은 점점 더 커지고 아내와 사이는 소원해지며, 제일 친한 친구는 죽여야 되고 다른 가족들을 파탄시키기까지 한다. 단순히 누군가를 죽이면 모든 일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일이 시작되는 상황, 현명하지 않은 고민들, 결국 쓸쓸히 혼자 남아서 인생이 정말 허무한 것을 깨닫는 모습,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이번 작품에 담겨 있다. 연출님은 이 모든 걸 인간 이야기로만 풀기에 한계가 있다고 하셨고, 그래서 신의 부재에서 오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들과 결핍, 욕망들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하신다. 욕망은 결핍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맥베스의 욕망을 이끌어 낸 결핍은 무엇일까.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아닐까. 마녀들이 "넌 왕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할 때 '에이, 안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마녀의 예언대로 코우더 영주가 되고 나니 '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말콤(전 왕의 아들)이 후계자가 됐다고 하니 숨겨졌던 욕망이 구토처럼 쑥 나오는 거다. 맥베스 입장에선 자신이 왕으로서 대우받아야 함이 마땅한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욕망은 삶의 원동력이자 삶을 힘들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런 것 같다. 예전엔 좀 겸손한 척 했는데 (웃음) 나도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내 욕심이 과하다고 느꼈을 때, 그래서 내가 너무 싫어졌을 때가 있었다. 그 때가 서른 살이 됐을 무렵인데, 작품이나 배우로서가 아니라 주변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일의 폭도 커지고 친구들 사이에 간극도 생겼다. 당시 자괴감과 자책감에 빠져 집 밖에 한 달 동안 안 나왔었다. 원래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인데 당시엔 반 우울증 상태였던 것 같다. 그래서 친구들이 계속 집에 찾아와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먹이고. (웃음) 돌이켜보면 그래도 잘 넘긴 것 같다. 지금은 무언가 다시 할 수 있고, 해 보고 싶은 또 다른 욕심의 시작 단계인 것 같다. 맥베스 아내 역의 김소희는 대 선배이자 학창시절 선생님이기도 했다. 항상 바라만 봤고 동경하는 배우이자 선생님이셨다. 하지만 연습이 시작되면 부인으로 (내 안에) 싹 들어오신다. 눈높이를 낮추면서 싹 들어오는 느낌, 정말 신기하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지만 선생님이 작품을 준비하고 접근하는 면, 인간적인 모습들이 정말 대단하다. '레이디 맥베스'를 타이틀로 내세운 작품이 많이 존재할 만큼 맥베스 부인 역시 강렬한 캐릭터이다. 내가 느끼기에 소희 선생님은 이 작품에서 '레이디 맥베스'가 되길 원하지 않으시고 정말 맥베스의 부인, 그 자체로 섬세하게 작품과 내 안에 들어오신다. 그렇게 나오는 '진짜 레이디 맥베스'의 모습을 정말 느끼고 그래서 더욱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정말 좋은 배우가 되어서 후배와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는 눈빛으로 봐 줘야 그 배우의 기운이 싹 올라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말 소녀 같으시다.부담감이 크겠다. 부담 많이 된다.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보여 줘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관객들도 자신들의 생각으로 칭찬도, 비판도 할 수 있는데 그것과 별개로 이 작품에서 하고 싶은 한 가지, 연출님의 말씀에 따라 변화되는 나를 경험하고 싶고, 지금까지 만들어온 맥베스를 무대 위에서 정확하게 하기만 한다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다. 내 역량 이상으로 큰 시너지를 내 주시는 분들, 좋은 선배님들이 너무 많아서 눈빛만 줘도 그냥 딱! 온다. (웃음) 비극의 주인공은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다 옆에서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것만 온전히 받으면 되는 거다. 그 욕심이 강해져서 부담이 되지 않기를 스스로 바라고 있다. "맬콤이 왕이 돼? 이거야말로 뛰어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었는데"라는 대사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는 내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뛰어넘어야 할 무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선배님들이 넘어가라고 많이 밀어주고 계신다. (웃음) MBC 드라마 , 최근 드라마스페셜 등에 출연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 드라마, 영화 등 다른 장르로 영역을 넓혀도 좋겠다. 그렇게 하고 싶다. 차근차근 하나씩 정말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 다른 분야의 맛, 분위기를 알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영화를 하시는 분들은 연극과 같은 연습 과정이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하실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어떤 상황,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배역을 연구할까 굉장히 궁금했는데 조연, 단역으로 영화 두 편에 들어가서 해 봤더니 뭔가 조금 알겠더라. 연기하기 좋은 상태로 자신과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시는데, 박해수라는 배우가 한 역할에 접근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쓸지 궁금하다. 배역에 더욱 가깝게, 완벽하게 접근해 나가는 걸 경험해 보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04 / 조회 15,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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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비극의 진수, 연극 ‘맥베스’
2014 국립극단 봄마당의 첫 작품인 연극 ‘맥베스’가 3월 8일부터 2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시적 리듬이 빼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원작의 강렬함은 이병훈 연출가와 신선희 무대미술가의 손길이 더해져 더욱 깊어진다. 이병훈 연출가는 원작에 충실하며 현대인의 욕망과 무의식을 투영해 연극 ‘맥베스’의 현대성을 극대화 시킨다. 신선희 무대미술가가 이를 도와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관을 무대로 이끌어낸다. 주역인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역은 박해수와 김소희가 각각 맡는다. 박해수는 연극 ‘갈매기’, 뮤지컬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한 실력파다.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과 제4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간 심연의 깊은 고뇌와 절망에 찬 ‘맥베스’를 강렬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김소희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고곤의 선물’ 등 다수의 작품에서 경력을 쌓은 탄탄한 배우다. 지난해까지 세 차례의 동아연극상(2006년 신인연기상·2009년 여자연기상·2013년 여자연기상)을 석권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훌륭한 무대언어로 위태로운 ‘레이디 맥베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이들을 비롯해 총 20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국립극단
2014.02.07 / 조회 8,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