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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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속 운명적 사랑…'닥터 지바고' 내달 7일 폐막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6년 만에 재공연
넘버 수정 및 변화로 섬세한 감동 더해
류정한·박은태·조정은·전미도 열연 빛나뮤지컬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사진=오디컴퍼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 속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뮤지컬 ‘닥터 지바고’가 오는 5월 7일 공연을 끝으로 폐막한다.‘닥터 지바고’는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서정적인 넘버, 러시아의 광활한 설원을 연상케 하는 배경을 통해 혼돈의 시대 속에서 피어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내 감동을 선사했다.이번 공연은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였다. 러시아 혁명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무대·영상·조명 디자인의 변화를 통해 2012년 국내 초연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음악은 혁명의 한 가운데에서 피어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넘버 일부를 수정하고 새로운 넘버 ‘라일락 꽃이 피는 그 곳’을 추가하는 등 다채로운 변화로 초연과는 또 다른 감동을 전했다.배우들의 열연도 눈길을 끌었다. 유리 지바고 역의 류정한·박은태, 라라 역의 조정은·전미도, 코마로프스키 역의 서영주, 최민철, 파샤·스트렐니코프 역의 강필석, 토냐 역의 이정화 등 흡입력 있는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혼돈의 시대 속 아픔과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제작사 오디컴퍼니는 ‘닥터 지바고’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성원해준 관객을 위한 마지막 굿바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5월 1일부터 7일까지의 공연에서 VIP석 50%, R·S·A석 6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닥터 지바고’는 오는 5월 7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7 / 조회 2,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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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잘 벼린 혁명의 칼 되리라,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파샤’
20세기 러시아. 폭풍우같이 격동이 휘몰아치던 그 시대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지킬 수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족과 재산, 지위와 신념 등 영원한 거라 믿었던 모든 것들이 전쟁과 혁명 속에서 빨려 들어가듯 한 순간에 흩어지고 또한 폭발하는 시대.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주인공 ‘지바고’와 ‘라라’는 각각 부르주아 지식인 계급과 착취당하던 민중 계급 출신으로 각기 다른 길을 걷다가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것들 사이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변치 않는 운명적 사랑과 조우하게 된다.1막의 ‘파샤’, 2막의 ‘스트렐니코프’, 그리고 배우 강필석지바고와 라라가 한결같이 변치 않는 캐릭터라면, 가장 순수하게 시대의 비극을 흡수하여 스스로 가장 냉혹한 ‘혁명의 칼’이 되어버린 인물이 있다. 진보적인 사상의 이상주의자로서 조국과 민중을 위해 누구보다도 먼저 전쟁에 참전하고, 혁명의 불꽃에 몸을 던진 인물 ‘파샤’이다. 그는 작품의 전반과 후반에서 가장 크게 캐릭터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1막에서 순진한 이상주의자 청년이었던 ‘파샤’는 1차 세계대전 후 빈곤에 내몰린 러시아의 민중들을 위해 황제 타도에 앞장서는 잔혹한 혁명가 ‘스트렐니코프’로 변한다.그 극적인 변화를 잘 대조해 볼 수 있는 넘버가 1막 ‘It’s a godsend’와 2막의 ‘No mercy at all’이다. ‘It’s a godsend’는 라라와 결혼식을 올린 피로연에서 동지들과 결혼 선물을 나누며 자신의 꿈과 이상을 위트 있게 노래한 곡이다. 다양한 소도구와 조연들과의 군무가 ‘신의 선물’이라는 반복적이고 경쾌한 멜로디와 결합되어 러시아의 암울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할 정도로 들썩이게 한다. 이 때 ‘파샤’의 얼굴은 신혼의 첫날을 맞이한 새신랑답게 설레는 희망에 찬 표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밤 자신의 아내 ‘라라’가 코마로프스키에게 성적 유린을 당해왔음을 고백하자 그는 러시아 부르주아 계층에 대한 만행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스스로 혁명의 선두로 나아가게 된다.2막 파르티잔(적색군)의 수장이 된 그는 1막의 순수하고 유쾌하던 청년의 얼굴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돌변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2012년 국내 초연 때도 원캐스트로 ‘파샤’를 맡았던 강필석 배우가 올해도 혼자 ‘파샤’를 맡아 연기했다. 강필석 배우가 인터뷰에서 “국내 유일한 파샤”라고 언급하며 초연에 이은 원캐스트 배우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만큼 그는 혼이 담긴 열연을 펼쳤다. 잔혹해진 ‘스트렐니코프’에게서 관객이 분노와 함께 짙은 슬픔을 느끼는 것 또한 그의 열연 덕분이다. 아내 라라를 유린한 부르주아 계층을 용서하지 못하면서도 라라가 사랑하는 남자 지바고에 대해서는 끝내 잔혹한 숙청의 칼을 들이밀지 못한다. 거대한 역사 속에서 억눌리고 희생된 개인의 사랑과 욕망이 진정성 있게 연기하는 배우 강필석을 통해 강렬하게 표출된다.빛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어둠, ‘스트렐니코프’빛은 오로지 어둠 속에서만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법. 러시아 혁명기라는 시대적인 어둠과 함께 주인공 ‘지바고’와 ‘라라’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스트렐니코프’로 변해버린 ‘파샤’의 어두운 면모다. 어쩌면 무력하다 할 만큼 비난의 중심이 있을 법한 부르주아 출신의 주인공 ‘지바고’가 자신의 신념을 가장 빛내며 열변할 수 있게 하는 장면도 ‘스트렐니코프’가 있기에 가능했다. ‘지바고’는 잔혹한 파르티잔의 숙청에 ‘휴머니즘’과 ‘순수문학’을 내세워 반박한다. 전쟁과 죽음, 파괴의 슬로건 앞에 그것을 초월하는 인간애를 앞세우는 의사이자 시인 지바고. 그는 그의 사랑 ‘라라’가 아닌 잔혹한 파르티잔 ‘스트렐니코프’ 앞에서 가장 주인공으로서의 설득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혁명의 시기에 가장 앞서서 구호를 외치고, 가장 선두에서 칼을 드는 사람이 오히려 가장 먼저 신념을 잃기 쉽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역사가 증명해 온 사실이다. 가장 앞에 있는 사람일수록 뒤를 돌아보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자신의 손으로 만든다는 환상에 빠져서 길을 잃거나 잘못된 길로 나아가는 법이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 춤을 추던 순수 청년 ‘파샤’도 수년 후 자신의 손을 피로 물들일 줄 짐작이나 했을까.‘파샤’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러시아의 역사 그 자체를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에게 이입하여 작품을 본다면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입체적인 면모는 한층 도드라지며,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 볼 수 없는 국가와 개인, 신념과 욕망 간의 철학적인 주제 또한 깊게 곱씹을 수 있다. 전혀 다른 온도차를 지닌 두 얼굴을 감정의 밀도를 높여 치열하게 마주한 강필석 배우에게 다시금 박수를 보낸다. 사진 출처_오디뮤지컬컴퍼니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04.13 / 조회 3,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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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 뮤지컬 보러갈까?
봄 맞아 대형 뮤지컬 속속 개막
초연·창작 보다 익숙한 대작이 중심
‘미투’ 여파.. 마초이즘 거세뮤지컬 ‘닥터지바고’의 한장면[이데일리 이정현 기자]‘미투’로 움츠렸던 뮤지컬계가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켠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극장을 찾는 관람객이 늘었다. 공연 비수기를 지나 대형 뮤지컬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초연 뮤지컬보다 그동안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대작이 많다. 고전으로 손꼽히는 명작을 원작으로 하거나 유명작이 많고 스타들을 캐스팅해 뮤지컬이 낯선 관객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반갑다! 대작 뮤지컬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닥터 지바고’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세기 초 전쟁과 혁명으로 혼란한 러시아를 배경으로 금지된 사랑을 하는 남녀의 이야기다. 류정한·박은태가 유리 지바고를 연기하며 조정은·전미도가 라라 역을 맡았다. 2012년 국내서 초연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2015년 미국에 진출했으나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한 후 수정을 거쳐 재공연한다. 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아쉬운 점을 바꿔 새롭게 선보인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러시아 혁명과 1차 세계대전의 혼란을 그리지만 사랑에 대한 깊이와 가치를 느끼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소개했다.5월22일에는 뮤지컬 ‘시카고’가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 열네 번째 공연을 시작한다. ‘시카고’는 지난 10일 현대홈쇼핑과 손잡고 VIP석과 R석 예매권을 50%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뮤지컬 시카고 주연 배우인 최정원·아이비·남경주가 출연해 작품을 소개하고 하이라이트 넘버를 불렀다. 매진을 기록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한 시간여에 이르는 방송으로 티켓 판매와 더불어 홍보효과까지 가져왔다”며 “이번에는 1000회 공연도 열리는 만큼 적극적인 이벤트로 관객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뮤지컬 ‘시카고’△‘미투’ 여파.. 과감한 거세성폭력 피해자들의 고발운동인 ‘미투’로 뮤지컬도 변한다. 제작사들은 일부 작품에 녹아있던 ‘마초이즘’을 거세해 혹시 모를 논란에 대비했다. 다음달 12일에 개막하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여론을 감안해 여성캐릭터 알돈자가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삭제하기로 했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해당 장면을 불편하게 느끼는 관객들이 많아 장면을 수정하려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맨 오브 라만차’는 스페인의 문호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소설이 원작이다. 작가 세르반테스가 감옥에서 자신의 희곡 ‘돈키호테’를 죄수들과 함께 공연하는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한다. 오만석·홍광호가 세르반테스, 윤공주·최수진이 알돈자로 출연한다. 16일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삼총사’는 캐릭터를 수정했다. 주인공 중 한명인 포르토스다. 호색한이라는 설정인데 ‘미투’로 성문제에 대중이 민감한 것을 반영해 여성 편력 대신 다른 매력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삼총사’는 알렉산드로 뒤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7세기 프랑스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 달타냥과 전설적인 총사 아토스·포르토스·아라미스가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담았다. 2009년 초연해 인기를 끌었다. 올해 10주년을 맞아 재공연한다. 엄기준·손호영·서은광이 달타냥으로 출연하며 신성우·유준상·김준현이 아토스 역이다. 아라미스는 민영기·박민성·손준호가 출연한다. 프로토스 역에는 김법래·이정수다.배우 유준상이 뮤지컬 ‘삼총사’ 공연을 앞두고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쇼온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15 / 조회 2,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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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쓴맛 본 ‘닥터 지바고’, 업그레이드로 승부수
6년 만에 재공연
과감한 재구성으로 러시아 혁명의 웅장함 살려사진=오디컴퍼니[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브로드웨이서 쓴맛보고 돌아왔지만 진일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6년 만에 뮤지컬 ‘닥터 지바고’를 다시 선보이는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의 각오다. 그는 6일 서울 송파구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닥터 지바고’는 야심차게 미국에 진출했으나 6주 만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운 점을 바꿔 새롭게 선보인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에 임했다”고 말했다.‘닥터 지바고’는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난 러시아를 배경으로 격변기를 살았던 유리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12년 국내서 초연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2015년 미국에 진출했으나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신 대표는 “‘닥터 지바고’를 다시 선보이는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라며 “배우들과 젊은 제작진이 다시 모여 새로운 각도로 작품을 해석하려고 했고 새로운 결과물을 냈다”고 재공연에 나서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러시아 혁명과 1차 세계대전의 혼란을 그리지만 사랑에 대한 깊이와 가치를 느끼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닥터 지바고’의 의미를 되짚었다. ‘닥터 지바고’의 대표적인 넘버도 일부 손을 봤다. ‘라일락 꽃이 피는 그곳’은 동명의 영화에서 소개한 곡으로 뮤지컬에서도 들을 수 있다. 전쟁에 피어난 평화와 희망의 순간을 노래한다. 원미솔 음악감독은 “혁명시대의 웅장함을 담되 남녀의 격정적인 사랑과 감정의 깊이를 담아내려 했다”며 “1막 오프닝에서 혁명의 기운을 더 강하게 넣었으며 엔딩에서도 크고 작은 수정 작업이 뒤따랐다”고 설명했다.‘닥터 지바고’는 류정한 박은태 조정은 전미도 서영주 최민철 강필석 이정화 김봉환 이경미 등이 출연한다. 5월27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07 / 조회 2,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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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닥터지바고’ 27일 프리뷰 공연 시작
개막 앞두고 이벤트 풍성뮤지컬 ‘닥터지바고’[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뮤지컬 ‘닥터지바고’가 개막을 앞두고 27일부터 프리뷰 공연을 시작한다. ‘닥터지바고’의 프리뷰 공연은 27일부터 3월1일까지 5회로 진행한다. 프리뷰 기간에는 관람객을 위한 이벤트를 한다. 공연 유료 관객 전원에게 스페셜 미니 손거울을 증정한다. 라라의 눈 뿐 아니라 유리 지바고의 유고시, 유리와 라라가 서로를 향해 속삭이는 사랑의 노랫말이 새겨진, 총 3종의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구성했다.개막일인 3월2일부터 11일까지 열흘 간의 개막 주간 유료 관객 전원에게는 ‘닥터지바고 바우처’를 증정한다. 바우처에는 레일로드 패스(재관람 할인권)을 비롯한 특별 할인권, 공연장 현장에서 진행되는 럭키드로우 이벤트 참여권, 백스테이지 투어권 등이 포함되어 있다.‘닥터지바고’는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를 살아간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유리 지바고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그렸다. 류정한·박은태·조정은·전미도·서영주·최민철·강필석·이정화 등이 출연한다. 5월7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2.27 / 조회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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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닥터지바고', 흥행 '파란불'
예매순위 1위
러시아 혁명 속 애틋한 사랑이야기[이데일리 이정현 기자]개막을 앞둔 뮤지컬 ‘닥터지바고’에 흥행 파란불이 켜졌다.제작사 오디컴퍼니는 11일 “‘닥터지바고’가 지난 9일 예매를 시작한 후 전 예매처에서 뮤지컬 부문 일간 예매순위 1위에 올랐다”며 성공을 기대했다. ‘닥터지바고’는 20세기 초 러시아를 배경으로 혁명의 혼란기 속에 유리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2012년 초연한 이후 6년 만에 재정비해 돌아왔다. 유리 지바고 역에는 배우 류정한과 박은태, 지바고의 뮤즈이자 강인한 여성 라라 역에는 배우 조정은, 전미도가 출연한다. 2월27일부터 5월7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11 / 조회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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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에르' 허규 "모차르트 캐릭터 탐나서 도전"
뮤지컬 '살리에르' 프레스콜
"록 느낌 나는 모차르트 만들어"
3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뮤지컬 ‘살리에르’의 한 장면(사진=HJ컬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클래식한 시대극은 처음이다. 여러번의 결심을 하고 도전하게 된 작품이었다.” 배우 허규가 작품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허규는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살리에르’ 프레스콜에서 “발성 자체가 록 발성이라 클래식한 뮤지컬에 어울릴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모차르트라는 캐릭터가 탐이 나서 참여하게 됐다”며 “록 느낌이 나는 나만의 모차르트를 구현하고 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살리에르’는 오스트리아 빈 최고의 궁정악장이었던 안토니오 살리에르(1750∼1825)의 삶과 음악에 초점을 맞춤 작품.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2인자 살리에르의 고민과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음악가로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살리에르는 모차르트가 나타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성을 지닌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살리에르와 그의 곁을 맴돌며 질투심을 이끌어 내는 젤라스, 자유로운 영혼의 음악가 모차르트 등 세 인물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2014년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첫 선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살리에르-리멤버 콘서트’를 마련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초연 당시 클래식을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넘버들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앙코르에서는 드라마와 넘버를 보완하고 풍성해진 무대와 다채로운 의상을 선보이는 등 대극장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했다.연출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빈센트 반 고흐’ 등을 작업한 김규종이 맡았다. 주인공 살리에르 역에 초연 배우인 최수형·정상윤, 젤라스 역에 김찬호·조형균, 모차르트 역에 박유덕과 함께 허규가 새롭게 합류했다. 오는 3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25 / 조회 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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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윤 "대다수 모차르트는 알고 살리에르는 몰라"
뮤지컬 '살리에르' 프레스콜
"대극장에 어울리는 웅장·화려한 공연"
3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뮤지컬 ‘살리에르’의 한 장면(사진=HJ컬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무대가 초연과 완전히 달라졌다. 대극장에 어울리는 웅장하고 화려한 공연이 됐다.” 배우 정상윤이 초연에 이어 앙코르 공연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정상윤은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살리에르’ 프레스콜에서 “엘레베이터에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만난 적이 있다”며 “모차르트는 자신있게 안다고 대답했는데 살리에르는 다들 모르더라. 그 점이 우리 작품에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이 강렬하고 어둡기도 해서 걱정을 많이 하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면 그 상황에만 집중하게 된다”며 “신·구 배우들이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만큼 모든 공연을 골고루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살리에르’는 오스트리아 빈 최고의 궁정악장이었던 안토니오 살리에르(1750∼1825)의 삶과 음악에 초점을 맞춤 작품.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2인자 살리에르의 고민과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음악가로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살리에르는 모차르트가 나타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성을 지닌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살리에르와 그의 곁을 맴돌며 질투심을 이끌어 내는 젤라스, 자유로운 영혼의 음악가 모차르트 등 세 인물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2014년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첫 선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살리에르-리멤버 콘서트’를 마련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초연 당시 클래식을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넘버들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앙코르에서는 드라마와 넘버를 보완하고 풍성해진 무대와 다채로운 의상을 선보이는 등 대극장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했다.연출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빈센트 반 고흐’ 등을 작업한 김규종이 맡았다. 주인공 살리에르 역에 초연 배우인 최수형·정상윤, 젤라스 역에 김찬호·조형균, 모차르트 역에 박유덕과 함께 허규가 새롭게 합류했다. 오는 3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588-7708.▶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25 / 조회 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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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에르' 김규종 연출 "더 넓은 드라마 기대해달라"
뮤지컬 '살리에르' 프레스콜
"이야기 짜임새 위해 1막 넘버 80% 수정"
3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뮤지컬 ‘살리에르’의 한 장면(사진=HJ컬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야기의 짜임새를 보강하기 위해 1막에 나오는 넘버 80% 이상을 수정했다.” 김규종 연출이 재공연의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김 연출은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살리에르’ 프레스콜에서 “위대한 음악가였던 살리에르가 질투에 사로잡혀 어떻게 파괴되는가를 잘 보여주기 위해 공을 들였다”며 “살리에르의 실제 음악을 작품에 활용하면서 음악도 짜임새있게 보여주려 했다. 대극장에서 더 넓게 펼쳐진 드라마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살리에르’는 오스트리아 빈 최고의 궁정악장이었던 안토니오 살리에르(1750∼1825)의 삶과 음악에 초점을 맞춤 작품.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2인자 살리에르의 고민과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음악가로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살리에르는 모차르트가 나타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성을 지닌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살리에르와 그의 곁을 맴돌며 질투심을 이끌어 내는 젤라스, 자유로운 영혼의 음악가 모차르트 등 세 인물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2014년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첫 선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살리에르-리멤버 콘서트’를 마련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초연 당시 클래식을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넘버들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앙코르에서는 드라마와 넘버를 보완하고 풍성해진 무대와 다채로운 의상을 선보이는 등 대극장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했다.연출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빈센트 반 고흐’ 등을 작업한 김규종이 맡았다. 주인공 살리에르 역에 초연 배우인 최수형·정상윤, 젤라스 역에 김찬호·조형균, 모차르트 역에 박유덕과 함께 허규가 새롭게 합류했다. 오는 3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588-7708.▶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25 / 조회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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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프로듀서 "위대한 음악가 '살리에르' 보여주려"
뮤지컬 '살리에르' 프레스콜
"의상·음악 등 보완한 대극장 버전"
3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뮤지컬 ‘살리에르’의 한 장면(사진=HJ컬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살리에르가 얼마나 위대한 음악가였는지를 보여주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 한승원 프로듀서가 작품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한 프로듀서는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살리에르’ 프레스콜에서 “가장 화려했던 시절의 살리에르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를 알리는 장면이 필요했다”며 “의상이나 넘버 등을 수정·보완해 대극장 버전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살리에르’는 오스트리아 빈 최고의 궁정악장이었던 안토니오 살리에르(1750∼1825)의 삶과 음악에 초점을 맞춤 작품.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2인자 살리에르의 고민과 갈등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음악가로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살리에르는 모차르트가 나타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성을 지닌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살리에르와 그의 곁을 맴돌며 질투심을 이끌어 내는 젤라스, 자유로운 영혼의 음악가 모차르트 등 세 인물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2014년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첫 선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살리에르-리멤버 콘서트’를 마련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초연 당시 클래식을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넘버들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앙코르에서는 드라마와 넘버를 보완하고 풍성해진 무대와 다채로운 의상을 선보이는 등 대극장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했다.연출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빈센트 반 고흐’ 등을 작업한 김규종이 맡았다. 주인공 살리에르 역에 초연 배우인 최수형·정상윤, 젤라스 역에 김찬호·조형균, 모차르트 역에 박유덕과 함께 허규가 새롭게 합류했다. 오는 3월 13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588-7708.▶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25 / 조회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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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목숨 걸고’ 나아가는 것에 대해 <지킬앤하이드> 조강현
지난달 말, 연습과 공연을 병행하던 중 잠시 짬을 내어 인터뷰에 임한 조강현은 많이 지쳐 보였다. 날렵해진 얼굴선이 그간의 지난한 연습과정을 대신 말해주는 듯했다. 그러나 아직 고생은 끝이 아니다. 오는 17일 국내 열 한 번째 지킬이 되어 무대에 서는 그는 조승우, 류정한 등의 뒤를 이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과학자 지킬 박사와 살인마 하이드로 분해야 한다. 그 쉽지 않은 도전을 위해 조강현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또 앞으로의 행보와도 마찬가지로 “목숨을 걸고" 무대에서 온전히 살아있겠다고 말한다.Q “목숨 걸고 한다”는 말을 했다. 다른 작품에 임할 때와 긴장감이 다른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실 목숨을 건다는 건 좀 극단적인 표현이지 않나. 만약 내가 타고난 게 있거나 잘난 배우였다면 그렇게까지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겠지만, 다른 훌륭한 배우들에 비해 원체 가진 게 많지 않기 때문에 작품에 임할 때마다 항상 그런 각오로 임하려고 한다. 그래야 뭔가 좀 완성이 되고, 나중에 후회도 남지 않는 것 같다. Q 처음 런쓰루 연습을 끝냈을 때 소감이 어땠나.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 날 만큼 힘들었다. ‘아 힘들다, 이러다 죽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체력적으로 그렇고, 정서적으로도 무척 힘들었다. Q 어떤 부분이 특히 힘들었나. 는 지킬과 하이드를 맡은 배우가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리듬과 템포를 끌고 가야 하는 작품이라서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체력적으로도 많이 버겁고 힘들더라. 첫 런쓰루 때는 그런 걸 많이 느꼈다. 근데 두 번, 세 번 런쓰루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달라졌다. 처음에는 1부터 100까지 계속 강한 텐션을 유지했다면, 그 다음에는 어디에서 조금 느리게 가도 되는지, 어디서부터 다시 빨라져야 할지를 알게 되니까 아주 조금은 수월해졌다. Q 먼저 공연을 시작한 세 명의 지킬과도 함께 연습을 했는데, 선배들의 연습을 옆에서 보니 어떤가. 보통 더블 캐스팅이나 트리플 캐스팅으로 공연을 할 때는 배우들을 보면서 그 역할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냥 선배들이 하는 모습을 넋 놓고 봤던 것 같다. 특별히 어느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꼽을 것도 없이 세 분이 다 달랐다. Q 선배들이 해준 조언이 있다면. (박)은태 형과는 처음부터 같이 연습을 했는데, 은태 형도 힘들어했던 시기가 있었고 나 역시 그런 시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은태 형이 내게 잘 할 수 있다고 힘을 줬다. (류)정한 형은 혹시라도 내 목소리가 쉴 까봐 소리 내는 방법이나 템포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면서 많이 신경을 써주셨다. (조)승우 형은 첫 공연이 끝나고 나서 문자를 보내주시더라. 새해 복 많이 받고,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잘 하라고. 자신도 때 지금의 나와 비슷한 컨디션으로 후반부에 연습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 내가 얼마나 긴장되고 힘든지 안다면서 토닥여줬다. (홍)광호 형도 영국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누가 뭐라고 하든 나만의 색깔과 고집으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피카소에 빗대어서 굉장히 길게 해주셨는데, 그 말이 많은 도움이 됐다. Q 지킬과 하이드라는 인물에는 어떻게 접근했나. 일단 첫인상을 이야기하면, 지킬 박사에게서는 얼음이 꽝꽝 얼어버린 아주 차가운 호수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그 안에서는 다양한 물고기와 생물들이 활기차게 살아있고 물도 흐르고 있을 것이다. 겉에서 봤을 때는 꽝꽝 얼어붙어 있지만. 하이드는 튼튼한 날개를 가진 새 같았다. 날개가 있으면 높은 곳으로 날고 싶을 때 날 수 있고, 훌쩍 멀리 떠날 수도 있지 않나. 땅으로 내려가고 싶으면 내려갈 수도 있고. 그만큼 자유로운 거다. 내가 지금 정말 하고 싶은 것들, 지금 불현듯 느껴지는 욕망들을 감추지 않고 즉각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지킬과 하이드에 대한 막연한 첫인상이었는데, 연습을 하면 할수록 그 첫인상이 틀린 것 같지 않다. Q 둘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가. 지킬과 하이드는 다른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킬박사는 왜 자기 몸에 약을 주사할 수 밖에 없었을까. 과연 지킬은 그 주사 때문에 하이드로 변했을까? 하이드는 괴물이 아니다. 절제되지 않은 지킬의 또 다른 내면일 뿐이다. 소설을 보면 지킬이 하이드로 변신할 때마다 덩치가 무척 커지고, 아무도 지킬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런데 뮤지컬에서는 아니지 않나. 그 정도의 외면적 변화를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내 안에서는 그 부분을 가져가야 한다. 뮤지컬에서는 약 때문에 지킬이 하이드로 확 변하지만, 사실 약은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의 이중성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오로지 약을 매개로 변화를 표현하는 데 급급하다 보면 내 스스로도 설득력이 떨어지고 보는 사람에게도 설득력이 떨어질 것 같다. 왜 지킬이 하이드로 변할 수 밖에 없었는지, 왜 절제돼 있던 내면이 밖으로 나왔는지, 그것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계속 찾아가는 중이다. Q 지킬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과학자이지만, 동시에 “허락하소서”라고 신에게 기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신앙 혹은 신념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지킬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삶의 목적의식이 좀 다른 인물이다. 주어진 환경도 마찬가지고. 아버지가 병에 걸려 정신병동에 갇혀 있는데, 모두가 정신병동에 갇힌 사람들을 다 포기하지 않았나. 그런 상황에서 지킬이 왜 그렇게 움직일 수 밖에 없었는지, 아버지에 대한 지킬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과연 그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였는지를 찾다 보니 지킬이 가진 신념 등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더라. Q 2년 전에도 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스케줄 때문에 출연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만약 2년 전 출연했다면 지금과 어떻게 달랐을까. 2년 전에 출연했다면 지금 다시 못할 것 같다. 한번 하고 영원히 사라졌을 것 같다. 그 때 안 했기 때문에 지금 겨우 한 번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 때에 비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어떤 악조건이 있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2년 전에 지금과 똑같은 컨디션이었다면 조바심을 느껴서 너무너무 힘들었을 텐데,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 비해서 오히려 나는 크게 부담이 없다. 크게 얻을 것도, 크게 잃을 것도 없으니까. Q 2년 사이에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된 계기가 있었나. 인생에서 무언가를 크게 깨닫고 느낀 것은 모두 여행을 통해서인 것 같다. 여행 중에서도 굉장히 찰나의 순간 많이 깨닫고 느끼게 되더라. 의지할 것 하나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서 직관에 의존해서 길을 찾고,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면 불현듯 내가 이 지구와 우주에서 한없이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떵떵거리면서 살거나 손가락질하면서 살 것도 없고, 너무 기죽어서 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깨달음들이 지금까지 잘 이어져 온 것 같다. Q 예전 트위터에 “실제로 운명이 결정되는 드라마틱한 순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사소할 수 있다.”는 말을 썼는데, 같은 맥락인가. 그 말은 어느 영화의 대사에서 인용한 것이다. 뭔가 거창한 일로 인해서 내 인생이 바뀌는 게 아니라 어느 햇살 좋은 날 커피 한 잔 마시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 때문에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 같다. 근데 정말 중요한 건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닫혀 있으면 아무리 큰 사건이 일어나도 그 사람을 바꾸지 못한다. 반대로 마음이 늘 열려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사소한 일로도 인생이 훌륭하게 바뀔 수 있는 것 같다. 사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한 것 같다. Q 트위터에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했더라. 어떤 작품이나 인물에 대해 생각할 때 아버지와 관련된 개인사를 많이 투영하는 편인가.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던 순간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슬펐던 순간이다. 정말로 가장 슬펐던 순간. 그 기억을 빼고 지금의 내가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아버지는 내게 가장 편한 친구이자 엄마이자 아빠이자 나의 모든 것이었다. 아버지가 쓰러지고 나신 후 돌아가실 때까지의 순간은 내가 인생에서 가장 밑바닥까지 무너진 순간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 사건으로 인해 내가 배우로서 품을 수 있는 정서의 깊이는 굉장히 깊어진 것 같다. 어떤 작품에 임할 때 굳이 그 일을 떠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늘 그냥 가까이 있는 것 같다. Q 인터뷰를 보면 본인만의 독특한 유머코드가 있는 것 같다. 최근 가장 크게 웃은 적은? 어제 에 아주머니들이 공연을 보러 오셨는데, 그 중에 웃음소리가 독특한 분이 있었다. 꼭 전원주 선생님처럼 혼자 계속 웃으시는데, 뭐가 그리 재미있으신지 중요한 장면마다 웃으시더라. 그래서 나도 덩달아 웃어버렸다(웃음).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그 아주머니 때문에 다 같이 웃었다. Q 여행을 갈 때 미리 계획을 다 짜놓는 타입인가, 아니면 발길 닿는 대로 가는 타입인가. 미리 일정이나 동선을 짜놓고 간 적은 없다. 대개는 직관을 따랐던 것 같다. 당장 햇살을 맞고 싶으면 햇살이 있는 쪽으로 가고, 그렇지 않으면 햇살을 등지고 걸어가는 거다. 어차피 누구한테 조언을 구하거나 의지할 수도 없으니까. 그런데 그게 꽤 정확하더라.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누구나 그렇듯 살아오는 동안 갈림길에 있었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어딜 가야 좋은 것을 볼 수 있을지, 어딜 가야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지. 그런데 돌아보면 결국 답은 이미 나와 있는데 고민하는 것이더라. 양쪽에 달린 추의 무게가 완전히 똑같아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어느 쪽의 위험이 더 큰지 고민해야 하는 경우는 없었다. 내 안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는 상태에서 재고 고민했던 것 같다. Q 배우로서의 활동 계획도 마찬가지인가. 특별히 계획을 세우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두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나. 물론 목적은 분명히 있다. 내가 연기를 할 수 있는 체력이 되는 한 그 순간까지 어떻게든 연기를 잘 하는 게 내 목적이다. 그런데 구체적인 작품 계획 같은 것은 없다. 우리는 항상 선택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서 그런 계획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언젠가부터 깨달은 것 같다. Q 이번 를 마치고 나면 어떻게 달라져 있을 것 같나. 지쳐 있을 것 같다. 많이 지쳐서 재충전할 무언가를 갈구하고 있을 것 같다. Q 조강현의 지킬과 하이드를 기대하는 사람들, 혹은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그분들께 어떤 느낌을 강요할 수는 없다. 객석에 앉아 있는 분들은 서로 다 다른 삶을 살아왔고, 자기 안에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을 갖고 그 곳에 앉아 있는 것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내가 연기하고 있는 그 순간을 그분들이 믿게끔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 나는 정말 잘난 게 없다. 그래서 공연을 할 때마다 그 순간을 진짜로 살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근데 어쩌면 그게 제일 중요한 일 같다. 그 순간 진짜로 존재하고 사는 것. 나는 설득력이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고, 좋은 느낌이 나오면 정말 다행인 거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2.02 / 조회 18,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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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이 가진 힘, 10년의 내공 <지킬앤하이드>
역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았다. 2004년 한국 초연한 이래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는 그간 쌓인 작품의 힘과 연륜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다시 모인 배우들과 제작진은 10년 내공의 고수답게 완벽한 무대를 선사하였다.로버트 스티븐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고집스럽게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이는 지킬과 그런 신념을 저지했던 위선자들을 처단하는 하이드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지난 21일, 10주년 기념공연의 닻을 올린 는 초연멤버 류정한을 비롯해 이 작품으로 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쓴 조승우와 올해 으로 제 8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박은태까지 지킬 박사로 합류해 더욱 풍성한 잔치를 준비하였다. 여기에 데이비드 스완 연출을 비롯한 초연 스태프들과 앙상블의 참여 또한 이 작품의 또 다른 힘이 되고 있다. 뮤지컬이 다른 장르와 다른 점은 바로 현장에서 울려퍼지는 음악 덕분일 것이다. 관객이 앉아 있는 공간 안에서 만들어지는 뮤지컬 음악이라는 마법은 극의 내용과 캐릭터를 더욱 풍성하게 살려주고 극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이번 10주년 공연에도 어김없이 그 마법의 시간들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뮤지컬하면 떠오르는, 그간 다양한 오디션 무대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넘버 중 하나인 ‘디스 이즈 모우먼트(This is the Moment)'를 비롯하여 ‘데인져러스 게임(Dangerous Game)’, ‘더 컨프론테이션(The Confrontation)’ 등 언제 들어도 감동과 탄성을 지르게 되는 익숙한 넘버들이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와 함께 불려지는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또한 새로운 지킬 박사로 합류한 박은태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와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캐릭터에 대한 많은 연구로 박은태만의 새로운 지킬로 변신을 꾀했다. 하지만 본능적인 지킬앤하이드라기보다는 이성적이고 완벽한 계산에 의한 지킬앤하이드로 표현된 부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과거 이 작품이 김소현, 조정은, 김선영 등 엠마와 루시라는 상반된 매력의 여배우를 발견하는 기쁨을 주었듯이 이번 무대의 보석은 린아의 재발견이다. 그녀는 여주인공으로 오롯이 제 역할을 해내며 상처받은 루시를 완벽하게 재현해낸다.지금까지의 10년도 그래왔듯이, 앞으로의 10년 또한 기대되는 뮤지컬 는 2015년 4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2014.12.01 / 조회 2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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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없을 것처럼 쏟아내는 무대 <지킬앤하이드> 박은태
1990년 초연 후 1997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한 작품이 이토록 머나먼 한국 땅에서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될 줄을 그 누가 알았을까. 2004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국내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하며 크게 히트한 뮤지컬 는 지난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까지 총 883회 공연을 통해 약 90만 명의 관객들을 만나왔다. 인간의 정신에서 선과 악을 분리하겠다는 지킬 박사의 위험한 도전, 그의 본능 속에 억제되어 있던 악, 하이드의 잔혹한 출현이 드라마틱한 전개, 강렬한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것이 압권인 이 작품은 무엇보다 류정한, 조승우, 서범석, 민영기, 김우형, 홍광호, 김준현, 양준모 등 지킬/하이드 역을 맡은 배우가 곧 스타 배우, 티켓 파워 배우로 등극하는 현상을 낳기도 했다. 이처럼 작품 뿐 아니라 캐릭터의 매력 때문에 곧잘 남자배우들의 '위시 스테이지'로 꼽히는 가 올해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아 거부할 수 없는 마성의 남자 3인을 주역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초연 무대부터 작품에 대한 환호를 불러일으키는 데 큰 몫을 했던 류정한, 조승우와 함께 한국 10번째 새로운 지킬 박은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 초 에서 앙리와 괴물 등 1인 2역을 소화하며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그간 등 크고 강렬한 무대에서 남다른 인상을 심어준 박은태의 이번 무대는 여러가지로 관객들이 예상하는 것 이외의 '또다른' 시도로 가득 차 있었다. 이번 작품 관련하여 처음 갖는 인터뷰인 플레이디비와의 만남, 금요일 밤 10시, 아침부터 이어진 런 쓰루 공연을 마치고 온 그의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고,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신중함과 연습 시간 흘린 땀에 대한 믿음이 동시에 섞여 있었다. Q. 류정한, 조승우 등도 "정말 죽을 것 같이 힘들다."고 말했던 작품이 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 것 같다. 작품들이 드라마가 강하면 드라마, 음악이 강하면 음악 등 집중해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이 작품은 집중해야 할 것이 에너지더라. 갈등의 깊이 자체가 워낙 깊다 보니 에너지를 많이 표현해야만 소화되는 장면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표현적인 부분에 있어서 갑자기 '땡' 하고 지킬에서 하이드로 변신하는 게 아니라, 기본 컨셉이 약물을 통해서 고통받으며 변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애를 먹는 것 같다. 다른 작품은 인물이 극중에서 변신 자체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변신도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많이 뺏는 것 같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두. 은 감정적으로 너무 힘이 들어서 일생생활에까지 영향을 줬다면, 하이드는 표현적인 부분에 있어서 정말 끝인 것 같다. 낼 수 있는 만큼 하이 피치를 내야 하니까 죽겠더라. (웃음) Q. 공연이 딱 2주 남았다. 요즘은 런 쓰루 연습 중이라고.(인터뷰는 11월 7일 진행되었다.) 아직 좀 안 풀린다는 느낌이다. (웃음) 어렵다, 그런 느낌이 아직 강하다. 정한 형님이나 승우 형님 보면 역시 10년 내공은 다르단 걸 알게 된다. 기본적으로 분량 자체가 워낙 많을 뿐더러 대사, 노래 이런걸 떠나서 10년 동안 쌓여 온 디테일이 엄청나게 많다. 그런 것들이 몸으로 들어오는 게 아직 버거운 것 같다. 이 작품은 회를 거듭하면서 지킬과 하이드라는 인물을 소화하고 내 몸으로 체화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앞으로 연습실에서 런을 세 번 정도 더 돌 수 있을 것 같다. 대사나 가사나 더 담금질해야 될 시기인 것 같다. Q. 원캐스트라면 더 많이 런 쓰루를 해볼 수 있는 거였는데. 그러고 싶진 않다. 너무 힘들어서. (웃음) 우리나라 배우들과 브로드웨이 배우들을 비교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 않나. 원캐스트로 갈 수 있는가, 없는가도 이야기하고. 그런데 그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왜냐면 우리는 나름대로 '내일은 없다.'라고 생각하는 배우들이지 않나. 승우 형이나 정한이 형도 다음날 공연을 위해서 에너지를 조금씩 남겨두면 원캐스트로 공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들이 그러고 싶지 않으니까. 다음날 공연을 할 수 없을 정도까지 쏟아내야 하고 관객들도 그런 모습들을 봐 왔고. 오히려 외국 연출들이 한국 배우들을 좋아한다. 다 쏟아내 주니까. 형들 런 하는 걸 보면 안쓰럽고 형들도 내가 하는 걸 보면서도 안쓰럽다고 그러신다. 진짜 그런 에너지를 다 쏟아내는 작품 중에 1등은 같다. Q. 처음엔 출연 고사를 했다고 들었다. 겁이 났던 게 사실이다. 일단 내가 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좀 나중에 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여러 상황이 잘 맞았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또 내가 언제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 소리적인 부분을 많이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워낙 내가 미성이라 과연 하이드의 소리를 목이 상하지 않으면서 낼 수 있을까. 그런데 한번 내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던, 꾸준히 트레이닝하며 준비했던 부분들을 믿고 한번 도전해보자, 하는 생각이 컸다. Q. 무엇을 위해 오랜 시간 트레이닝을 하고 레슨을 받고 있는 것인가.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게, 뭐가 늘기 위해서 배우는 건 아니라는 거다. 이 직업을 버티기 위해서 배운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축구선수도 어떻게 자기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몇 살까지 뛸 수 있는가가 정해지지 않나. 그런 것처럼, 뮤지컬도 그 사람의 목소리가 건강한지에 따라 너무나 상황이 극명해진다. 건강한 건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개인적으로 목이 많이 약한 편이고 미성이다보니, 스무 살 초중반 때 목이 쉽게 상하거나 무슨 노래만 하면 잘 안 불러지는 경험이 많았고, 그래서 막연히 목소리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 또 무대 위에서 처럼 쏟아낼 때는 쏟아낼 줄 아는 스킬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한 것은 나 혼자 극복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시작한 것이 노래 연습이고 레슨 받는 거였다. 또 작품의 주인공을 맡으면서 내 성대의 문제나 컨디션에 의해서 공연 전체가 좌지우지 될 때 미리 트레이닝을 받아서 준비됐을 때와 아닐 때의 상황을 알다 보니 보험처럼 막연히 준비를 했었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항상 모차르트 같은 역만 맡을 수는 없고, 나이를 먹은 만큼 역할의 스펙트럼도 넓혀야 하는 시기도 오고. 아직 완벽한 건 아니지만, 에서 그간 했던 많은 고음이 아니라 그 아랫소리를 많이 잡고 있는 것을 도전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Q. 배우들이 다른 소리를 내기 위해 발성법을 바꾸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물론 쉽지 않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게 좋고 중요하다. 나 역시 그렇게 해보려고 노력하고 배우는 거고. 우리 같은 생활형 뮤지컬 배우들은 꾸준히 작품을 해야 하는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매번 나를 보러 와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로서 매번 똑같은 모습, 어디선가 봤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은 해 봐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저 배우는 꾸준히 늘어가는구나'하는. Q. 류정한, 조승우 뿐 아니라 이번 공연 출연 배우들 중 다수가 과거 에 출연했었다. 엄청 많다. 앙상블 중에서도 나보다 어리다 해도 이미 이 공연을 했던, 나의 선배님들이시다. 하물며 어떤 친구는 학교 졸업 작품으로 지킬 역을 했다더라. 그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Q. 그렇기 때문에 얻게 되는 장점은 무엇인가? 엄청 많다. 많이 헤매지 않고 빨리 런까지 갈 수 있었던 건 많이 이끌어주신, 그런 도움 때문인 것 같다. Q. 단점은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여지가 많지 않을 것도 같은데. 그건 내가 감수해야 될 부분인 것 같다. 완성도가 낮은 작품이라면 어떤 시도를 하겠지만 사실 내가 어떤 욕심을 낼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 한국에서 10년이란 시간 동안 공연됐고 그 전에 미국에서도 공연된 작품이라는 건 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초반엔 나만의 색을 내보려고 욕심을 내긴 했었는데 그건 이 작품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고, 어차피 하는 사람이 다르면 다른 모습이 나올 거다. 모든 공연을 할 때 항상 객석과 공감을 갖게 되는 것이 나의 목표이고, 지금은 그런 점을 극 안에서 더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Q. 한국 에서 류정한, 조승우가 갖는 상징도 크다. 두 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솔직히 너무 영광스럽다. (두 분이) 런을 도는 걸 보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더라. 그냥 보고만 있어도 너무나 많은 걸 보고 느낀다. 기본적으로 두 분의 인간성이 너무 좋다. 정말 아낌없이 도와주시는데 보통 그러기가 쉽지 않으니까. 되게 가슴이 뭉클했다. 물론 정한 형님은 예전에 같은 작품을 하긴 했지만 내가 지킬에 대한 버거움을 느낄 때 뵙다 보니까, 아, 위대해 보이더라. (웃음) 내게 남는 건 두 형님 가까이에서 지킬을 했다는 거고 그래서 10년 내공을 뛰어넘어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쓸데없는 짓에 에너지를 쏟기 보다 초심으로 돌아 간달까,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어떻게 장면을 잘 소화할지에 집중하는 게 나의 목표다. Q. 박은태는 '열심히 하는 배우'의 아이콘 아닌가?(웃음) 초심이 아닐 때가 있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전보다 다른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작품 선택할 때도 막연히 좋은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적인 것도 봐야 하고. 예전엔 누가 부탁을 하면 다 노래 하고 사진 찍고 어디 가고 그랬는데 그러다 보니 점점 본의 아니게 내가 하지 않은 어떤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도 되더라. 그러다 보니 또 오해의 소문들도 많이 생기고, 초심이 없어졌네, 그러고. (웃음) 언젠가 누가 웃으면서 보여준 게 있었는데, 내가 선글라스를 쓴 채 사진이 찍혔는데 그 아래 '초심을 잃었다, 연예인 병 걸렸다'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웃음) 다 같이 웃으면서 봤지만 그래도 단순히 선글라스를 썼다고 이런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는구나, 싶었다. 그렇다 보니 크게는 작품 선택이나 혹은 어떤 것을 결정할 때 행동 하나하나를 좀 더 생각하고 조심하게 되고, 그래서 예전보다 많이 거절하게 된다. 잘 거절하는 게 참 쉽지 않더라. 그래서 변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Q. 변한 건가? 그렇다면 변한 거겠지. 사람은 변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게 있다.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건, 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거고 계속 공부할 거란 것. 이 두 가지가 변하지 않는다는 건 관객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니까. 그 부분에 대한 것이라면 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들이 뭐라고 얘기 했을 때도 "초심인데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에서만큼은. Q. 성격이 예민한 것도 사실이지 않나? (웃음) 지금이 피크다. (웃음) 공연 2주전이고, 본의 아니게 부담감을 떨칠래야 떨칠 수가 없다. 같이 하는 형님들도 대단한데 나에 대한 기대도 많으셔서.(웃음) Q. 가 단순히 선악, 이분법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닌 듯 하다. 연출님이 작품의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다가 "과연 그렇다면 엠마는?"이라는 재미있는 질문을 던지셨었다. 지킬과 하이드를 선과 악으로 구별짓는 건 너무나 단순한 이분법적 시선이고, 지킬이라는 인물이 있으면 그 안에 내재된, 이성이 막고 있는 본성이 하이드인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뭔가 내재되어 있지만 감추고 있는 게 있다. 엠마도 마찬가지다. 잘 자라온 여자, 자기의 신념에 따라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당돌한 지식인처럼 보이지만 정작 내면에서는 계속 아버지의 보호를 받고 싶어하고 지킬이라는 남편의 보호를 받고 싶어하는 연약함이 있는 거다. 과연 지킬이 죽고 난 후 엠마는 어떻게 되었을까? 꿋꿋하게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까, 아니면 또 다른 자신의 보호자를 찾을까? 그런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이 작품 안에 들어있다. Q. 하이드가 '절대 악'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겠다. 연출님이 처음 연습을 시작할 때, 하이드가 괴물, 사이코패스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하이드는 지킬이 위선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고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이성으로 참고 있는 대상을 죽이는 자이다. 그게 하이드의 '정의'다. 지킬이 루시에게 어떤 섹슈얼함을 느끼지만 그걸 외면하려 한다면, 하이드는 여과없이 드러내고 표현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가령 하이드가 지킬을 향해 "네가 하지 못한 일을 내가 대신 해 주는데 왜 날 미워하니."라고 접근한다면 되게 재미있을 것 같았다. (웃음) 그런데 그렇게 표현하기 시작하면 포기해야 될 것들이 너무 많더라. 기존의 공연과는 다른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을 많이 했었고, 또 연출님과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연출님이 많이 피곤해하셨다. (웃음) Q. 는 유명한 넘버가 많다. 특별히 더 와 닿는 곡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데인저러스 게임(Dangerous Game)'이 재미있다. 자칫 잘못하면 나의 기본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음역도 딱 그렇고. 사실 거기에서 하이드를 표현하는 게 나에게 숙제였다. 기본적으로 몸이 노래를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많이 고민해야 하고 도전하고 있다. 예전에 하던 노래하고는 다르게 하려고, '와, 박은태가 저런 톤이 있어?' 할 수 있게. 이런 시도가 관객들에게 보여질 지는 의문이긴 하지만. (웃음) Q. 에 연이어 까지 올해 표면적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강렬한 캐릭터, 작품을 해오고 있다. 말랑말랑한 작품, 유머러스한 캐릭터는 관심이 없는 건가? 개인적으로 너무 하고 싶다. 의 류순호 역이 너무 매력 있더라. 그런 역도 해보고 싶다. 살짝 미쳐서 아아아아~ 이런 거. (웃음) 되게 잘 할 자신 있거든. (웃음) Q.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본 속 예미헌 역할이 무척 잘 어울렸었다. '박은태가 저렇게 웃기다니, 저런 역할 너무 잘 어울린다'고 감탄했었다. (웃음) 그 작품 너무 재밌게 했다. (웃음) 테이블 위해서 추는 춤, 잠깐 코미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런 거 너무 좋아한다. (웃음) 언젠가는 그런 역할 꼭 해보고 싶다. 그런데 무엇이든 시기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여러가지 상황도 맞아야 하고. Q. 작품 속에서는 '약물'을 통해 지킬과 하이드 사이의 변신이 이루어진다. 일상 생활에서 박은태에게 지킬에서 하이드 같은 모습으로 변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공연 전에 오는 스트레스가 좀 심한 것 같긴 하다. 1년에 3, 4번 쯤인데 미리 아내에게 이야기한다. 이해해줘서 고맙고. 사실 풀 여유가 없는데 난 약간 무대에서 푸는 체질인 것 같다. 배우이다보니 살살 조절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기도 하고, 공연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Q. 반대로 하이드에서 지킬로 변신하게 하는 것은? 아내다. 아기는 너무 사랑하는 소중한 나의 분신이고 아내는 내가 의지하는 사람이다. 나를 나로서 있게 해준다. 뭔가 조절이 잘 안될 때 날 진정시켜주는 친구고. 팔불출 소리 자주 듣지만 결혼을 잘했다. (웃음) 나의 가장 큰 조력자이자 가장 큰 모니터요원이기도 하다. 어느 날은 연습 영상을 보고선 못 봐주겠다고도 하더라. (웃음) 베테랑 연기자는 아닐지언정 10년 넘게 많은 사람들의 연기를 봐왔던 사람이라 아내가 하는 말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또 아내가 하는 말과 많은 분들의 피드백이 일치하는 경우가 되게 많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더 믿고 의지하게 됐다. Q. 사실 결혼을 기점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결혼이라는 건 남자배우에게 티켓 파워라는 것? 그것에 대한 큰 변수로 작용하더라. 그때 여기저기에서 상처받는 말들을 많이 듣기도 했었다. Q. 로서 박은태의 힘을 다시 증명해 보였다고 생각한다. '배우 박은태가 벌이는 진검승부의 2막이 올랐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예수 역을 인상 깊게 소화했다. 그때 오히려 좀 홀가분했다. 그 전까진 뭔가 허풍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던 거다. 정말 진정성 있게 무대 위에 있는 나의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남아계시던 팬분들이 너무 많이 힘이 됐다. 저 분들은 정말 배우로서 나를 좋아해주셨구나, 싶어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또 그 작품만 1년 하고 싶었을 정도로 작품 자체가 좋기도 했다. 지금도 감정 이입이 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내가 죽은 다음에 눈을 뜨고 있는데 하늘에 떠서 객석을 보고 있으면 관객들의 눈동자가 보일 때가 있다. 그 눈빛은 정말. 두 번인가, 세 번인가, 공연이 끝나고서도 한동안 박수가 안 나온 때가 있다. 15초, 20초, 그 적막은, 그 자리에서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거다. 뮤지컬의 매력을 제일 많이 느낄 때가 그럴 때인 것 같다. Q. 이제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다. (웃음) 그땐 너무 좋았다. (웃음) 그런데 지금 하면서, '내가 무슨 남우주연상이야' 하면서 자괴감 들 때가 너무 많았다. 너무 일찍 받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상은 좋은 거긴 한데 양날의 검인 것 같기도 하다. 상까지 받았는데 어디 한번 보자, 하는 상황도 있고. 원래도 부담감을 많이 안고 사는 사람인데 더 받았다. 털어내려고 노력해야지. (웃음) Q. 10번째 지킬 박은태와 10주년 를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최고야, 미쳤어, 몇 백 번씩 봐야 해' 이렇게 될 수는 없을지언정, 그간 들인 노력이 있다. 그건 배신하지 않을 것 같다. 기대해주신 만큼 보답하고 싶고, 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17 / 조회 3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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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예매 랭킹 리포트> - 9월 5주
공연 가 온다 뮤지컬 가 티켓 오픈과 함께 예매 랭킹 정상에 올랐다.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프랭크 와일드혼이 노래를 만든 는 올해로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았다. 2004년 초연부터 최고의 티켓파워를 자랑해온 조승우와 류정한,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박은태의 지킬 변신이 관객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에 밀려난 는 2위를 지켰다. 3위는 이번 주말 개막하는 가 차지했다. 2012년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무대에 오르는 는 한 주 전보다 24계단 상승했다. 뒤이어 각각 12계단, 10계단씩 뛰어올라 4, 5위를 차지한 연극 와 코믹컬 도 눈길을 끈다. ‘대세’ 개그우먼 이국주를 비롯해 정주리, 맹승지 등이 출연하는 는 외딴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코믹한 ‘드립’으로 엮어 펼쳐낸다. 이어 와 이 각각 6, 7위를 지킨 가운데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소폭 하락해 8위를 지켰다. 연극 중에서는 외에도 가 8계단 뛰어올라 선전했고, 10위는 이달 중순 개막하는 이 지켰다. 지난해 더뮤지컬어워즈, 한국뮤지컬대상 등의 시상식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하며 흥행에 성공한 창작뮤지컬 이 이건명, 김승대 등 새로운 멤버들과 함께 어떤 무대로 돌아올지 기대를 모은다. 콘서트 한 주 앞으로 다가온 다음 주말 이틀간 올림픽공원에서 펼쳐지는 이 한 계단 상승해 예매 랭킹 정상에 올랐다. 올해 무대에는 최근 히든싱어에 출연한 이적을 비롯해 스윗소로우, 존박, 페퍼톤스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2위는 아이돌그룹 비투비가 데뷔 후 처음으로 여는 단독콘서트 가 차지했다. 인기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가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내한공연을 연다. 제이슨 므라즈의 첫 번째 한국투어공연이 서울과 대구, 대전에서 각각 3, 5, 10위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팬들과 교감을 나누고 싶다는 제이슨 므라즈의 의견을 반영해 무대를 가까이 볼 수 있는 공연장에서 어쿠스틱 형식으로 진행된다. 4위는 이달 25일 열리는 랩퍼 빈지노의 콘서트가 차지했고, 내년 5월에 펼쳐지는 이 블라인드 티켓 오픈과 함께 6위에 올랐다. 이어 다이나믹듀오와 박정현이 출연하는 합동콘서트 이 7위에 올랐고, 데뷔 15주년을 맞은 지오디의 전국투어 콘서트 앵콜공연과 머라이어 캐리 내한공연은 소폭 하락해 각각 8, 9위를 지켰다. [2014.9.29 ~ 2014.10.02 인터파크 티켓 기준]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4.10.06 / 조회 8,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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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한, 조승우, 박은태 <지킬앤하이드> 주역 확정!
올해 한국 초연 10주년 무대로 오를 뮤지컬 에서 류정한, 조승우, 박은태가 주역으로 함께 나선다. 영국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 소설을 원작으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음악을 더한 는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으며, 한국에서는 200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기리에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지킬과 하이드로 변하는 매력적인 주인공 중 한 명인 류정한은 2004년 국내 초연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으며 이후 2006년. 2008년, 그리고 2010년까지 네 번의 시즌 동안 총 171회 공연을 하며 국내 지킬/하이드 역 최다 출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로 '티켓 파워'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한 조승우 역시 2004년 스물 네 살의 역대 최연소 나이로 초연 무대에 섰으며 2010년 군 제대 후 무대 복귀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해 개인적으로 남다른 의미를 가진 작품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간 등 강렬한 무대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왔던 박은태가 새로운 '지킬'로 나서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의 오리지널리티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배우로서 박은태가 필요했다"며 그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고 있다. 극중 지킬 박사를 사랑하는 루시 역에는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한 소냐와 함께 현재 에서 댄버스 부인으로 활약 중인 리사가, 그리고 등에 출연했던 그룹 천상지희더그레이스의 멤버 린아가 캐스팅되었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표하는 지킬 박사의 약혼녀 엠마 역은 2010년 에 출연했던 조정은과 역시 2013년 무대에 섰던 이지혜가 맡아 안정된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데이빗 스완 연출, 원미솔 음악감독, 이우형 조명디자이너 등이 참여해 10주년 공연으로 무대에 오를 는 오는 11월 21일부터 내년 4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만날 수 있으며, 오는 9월 30일 오후 2시 온라인을 통해 1차 티켓 예매가 시작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09.22 / 조회 2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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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렌필드'로 존재 중 <드라큘라> 이승원
관객들의 집중도가 공연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을 첫 장면, 작품에 대한 호감과 기대가 급상승하느냐, 혹은 실망의 길로 떨어지느냐 공연의 전체 이미지를 좌우하는 그 때에 무대에 가장 먼저 등장해 객석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이가 있다. 드라큘라를 자신의 주인님으로 모시며 비정상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렌필드, 이승원이 바로 그다.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쉼 없이 등장해 펼치는 광기 어린 모습이 공연 후에도 관객들의 뇌리에 절절한데, 알고 보니 그는 2시간 45분 러닝타임 중 등장 시간이 20분 남짓이란다. 대형 신인 발견, 그렇지만 무대 경력 7년 차, 탄탄한 앙상블로서 세심한 관객들에겐 이미 눈도장이 찍혀있던 이승원을 향하는 스포트라이트가 점점 더 당연해질 듯 하다.Q. 렌필드 역을 맡아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좋게 해주시는 평 대부분이 캐릭터에 대한 것들이라 렌필드 이후에 다른 작품에서 스스로를 증명해 보여야 하는 미션이 내겐 남아 있는 거다. 렌필드 같은 큰 이팩트가 있는 역할이 아닌 역, 다른 역할인데도 잘한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승원이 잘한다'인데 지금은 아직 아닌 것 같다. Q. 오디션을 렌필드 역으로 본 건가? 그렇다. 일단 드라큘라 역엔 지원할 순 없었다. 굉장히 현실적인 부분이다. (웃음) 반 헬싱은 드라큘라와 맞서 그를 무찔러야 하는데 내 체구가 작고, 조나단은 키도 훤칠하고 그래야 할 것 같고. (웃음) 그런 현실적인 테두리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았고, 또 노래보다는 연기에 더 자신이 있었으니까. 렌필드 같이 정상적이지 않은 역할을 통해 뮤지컬 장르에서 내 연기에 대한 장점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과거 버전에선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이 역을 하셨는데, 제작사 입장에서 그런 이미지를 한번 틀어보겠다고 하면 나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Q. 과거 인터뷰에서 오디션을 많이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디뮤지컬컴퍼니와는 네 번째 작업이고, 데이빗 스완 연출님, 원미솔 음악감독님과는 이번이 세 번째 작업이다. 이들과 가장 마지막으로 한 작업이 2008-2009년 인데, 이후 5년이 지났고 그 사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당락과는 상관 없이 '이만큼 늘었다, 연기자로서 이만큼 성장해왔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Q. 그런 모습을 오디션에서 충분히 보여주었나? 충분하게는 못 보여드렸다. 그런 마음이 커서 그런지 떨리더라. 그런데 데이빗 스완 연출에게 너무 힘을 얻었다. 오디션이 끝나자마자 "이 작품을 함께 할지 안 할지 모르겠지만 매번 오디션 때마다 너무 열심히, 좋은 연기 보여줘서 정말 고맙다, 넌 너무 좋은 배우야, 이거든 아니든 기회가 되면 꼭 보자."고 이야기해주셨다. 이 9월에 끝나고 오디션이 10월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여러가지로 힘든 시기였다. 커버 배우라면 누구나 혹시 모를 기회로 대극장 무대에서 역할을 잘 해내는 욕심을 갖게 되는데, 마리우스 커버를 하면서 스스로 '저 큰 무대에서 그만큼의 역할을 해내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하는 걸 느꼈다. 몹쓸 병이긴 한데 '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을 때 연출님이 그런 이야기를 오디션에서 해 주시니, 떨어지든 말든 힘이 빡, 생겼다. Q. 렌필드는 어떤 인물이라 생각하는가. 내 생각에 렌필드는 '영원한 삶'에 완전히 몰입하고 집착하는 사람이다. 흔히 미친 사람으로 많이 이야기하는데 연출님과 만들면서 우리들끼리는 단순히 막 미친 게 아니라, 어떤 것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이 렌필드라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미친 것과는 인물의 결이 달라지고 캐릭터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Q. 왜 렌필드는 영원한 삶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예전에는 이 인물의 부모는 누구고, 어디에서 태어났고, 자라면서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이런 것들을 다 생각했었는데, 내겐 그게 인물을 표현할 때 생각만 더 많아지고 큰 도움이 안되었다. 더 문제는 이렇게 인물의 전사(前史)를 만들어놓으면 나중에 연습할 때 연출과 싸우게 된다는 거다. 연출이 어떻게 하라는데, 자기 생각엔 이 인물은 그런 사람이 아닌 거지. 그러면 연출은 대본에도 없는 내용 때문에 저 배우가 왜 고집을 피우나, 이해 못하고. 그리고 만약 자기가 세워놓은 전사가 깨지면 캐릭터까지 흔들린다. 그런 과정을 몇 번 겪은 후로는 어떤 인물의 히스토리를 세우는 게 위험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렌필드의 전사 역시 크게 생각을 안 했다. 다만 그가 영원한 삶을 집착하게 된 거에는 자기 자식이나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던가, 하는 죽음과 삶에 대한 정신적인 큰 트라우마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뭔지는 정하지 말고 가기로 했다. Q. 가창력, 노래 부분에 대한 호평도 많다. 학창시절 가수를 꿈꾸기도 했다고. 예전엔 내가 노래 잘 하는 줄 알았다. (웃음) 그래서 대학도 실용음악과로 가려고 했는데 여러가지 여건상 연극영화과에 가게 되었고, 대학생 때도 노래방에 가서 '고해', '금지된 사랑' 부르고. (웃음) 그랬는데 뮤지컬에 발을 디디면서 (내가 노래 잘한다는 생각이) 깡그리 무너졌다. 와, 이 사람들을 어떻게 이겨? 저 사람들 뭐야? (웃음) 제일 충격이었던 건 (홍)광호 형이랑 할 때. 그 소리를 옆에서 겪으니까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더라. 그러고 나서 (박)은태 형까지, '난 정말 명함도 못 내밀겠구나' 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다. 우리나라 뮤지컬 배우들 중에 너무 노래 잘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젠 노래는 자신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렇지만 꾸준히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계속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Q. 트레이닝을 통해 어떤 것을 갈고 닦고 싶은 것인가. 안정성이다. 노래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작품, 여러 음악감독, 여러 장르를 만나니까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도 모르고 해왔다. 쉽게 말해 막 한 거다. 그러다 공연 중에 갑자기 삑사리가 나는데, 왜 그런 소리가 나는지 배우지 않았으니 이유를 모르는 거다. 안정적으로 부르는 것, 목 상하지 않게 호흡하는 것, 그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배우고 있다. 또 내 목소리가 중저음이 아니라 호흡 없이 부르면 약간 애 같은 소리가 난다고들 하신다. 그것 덕분에 의 동석이나 의 신문팔이 소년 역을 하게 되었지만 이제 나이도 있고 (웃음) 호흡이 섞인 남자의 소리를 내야 하는 것도 있다. 나중에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소리, 좀 더 낮은 소리가 된다 해도 레슨을 꾸준히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내 소리를 듣고 욕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기간 내 소리를 들어봐 주신 분의 예리한 평가가 일종의 정기검진이 되는 거다. Q. 지난해 '시야 플랫폼' 프로그램을 통해 양준모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다. 일단 축하한다. 1년 만에 스승과 한 무대에 서고 있지 않은가. (웃음) 같은 무대에 서니까 너무 좋다. 준모 형이, 음, 처음 보면 얼굴이, 살갑지가 않으시지 않나. (웃음) 그래서 처음엔 좀 무서웠다. 형 특유의 목소리로 "야, 연구개 들어." 그러시는데, 정말 (손으로라도) 꺼내서 들고 싶고, 안 들어지니까. (웃음) 준모 형님 앞에만 서면 경직됐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완전 천사다. 약간 무뚝뚝해 보이시는데 오래 보면 먼저 장난도 치신다. 오늘도 인터뷰 하러 간다니까 "뭐 해 줄 말 없냐?" 그러시고. (웃음) 마침 딱 물어보시네. "준모 형 짱입니다!" (웃음) Q. 트레이닝이 효과가 있었나? 과거에 몰랐던 건데 내가 소리를 약간 목으로 눌러서 냈더라. 그걸 많이 떼어 주셨다. 원래 귀에 빡빡 꽂히게 소리 내는 걸 좋아했는데 그게 내가 낼 수 있는 좋은 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셨다. 목이 금방 상한다고. 준모 형이 알려준 대로 소리를 내면 좀 심심한 느낌이었는데 막상 녹음한 걸 들어보니 그게 더 아름다웠다.Q. 렌필드의 넘버는 많은, 강렬한 에너지를 요한다. 요즘 목은 괜찮은가? 아직 그 정도 실력이 안 되는지 일요일 저녁 쯤 되면 목이 힘들어 하는 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주중 공연 때 에너지를 조금 덜 쓰느냐, 그건 너무 싫다. 어떤 것이 더 옳다고 할 수 없는 부분인데, 매 공연마다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위해 힘을 적절히 안배하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내 경우는 일단 내일은 모르겠고 오늘 최선을 다하는 쪽이다. 오늘 최선을 다하고 푹 쉬고, 다음날 또 최선을 다하고 푹 쉬고. 그렇게 해도 무리가 온다면 뭔가 소리를 잘못 쓰고 있는 원인을 찾아가려고 한다. 목에 수건 두르고 자고 물 많이 마시고 목에 좋은 음식 먹는 건 특별한 관리라기 보다 배우라면 불안하기 싫어서라도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Q. 드라큘라와의 호흡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로 사랑하는 역을 맡으면 상대방이 진짜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나. 뭐라고 할까, 렌필드를 하다보니 드라큘라들한테는 좀 그런 게 있다. (박)은석이와는 굉장히 많이 친해졌고 (류)정한 형님은 때부터 우러러봤던 선배님이었고. (김)준수를 보고는 너무 놀랐다. 진심으로 너무 잘해서. 연습과정에서부터 곡 해석을 다 같이 했는데 장면 해석이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걸 보고 놀랐다. 물론 아이돌에 대한 편견도 있고 피해의식도 있었다. 그런데 예전에 할 때 FT아일랜드 (이)재진이라는 친구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 친구들은 삶을 두 배로 사는 것 같다. 그걸 어느 쪽에도 피해를 안 주고 하는데 심지어 잘 한다. 괜히 성공한 아이돌이 아니구나, 느꼈다. 또 요즘 준수는 랑 JYJ 복귀 활동을 같이 하는데 그러고도 목이 안 가는 것도 신기하다. 그 친구 발성은 타고난 것 같다. 준수는 다른 사람에 비해 몇 곡은 좀 더 키를 높인 게 있는데 잘 한다. 배우들끼리도 (준수는) 인정해야 한다, 그런다. Q.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언제부터인가. 고등학생 때 극단에 들어가면서 너무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 김경태 선생님이라고 연극을 2, 30년 하신 분이시다. 누구에게나 첫 선생님이 중요한데 오랜시간 철학을 가지고 연기를 해오셨던 분에게 첫 연기를 배운거다. 그렇게 배우면서 극단 활동을 같이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재미뿐 아니라 연기는 참 가치있는 일이고, 또 선생님이 잘 한다고 해 주시니 그래, 연기해야겠다, 그렇게 된 거다. Q. 하지만 공연 전 1년 반 동안 무대를 떠나있었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고민도 했다고. 연기의 길을 가는 것에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후회는 한다. (웃음) 다시 생을 살 수 있다면 안 할거다. 어쩌면 이 길 말고 더 내가 행복하고 나에게 딱 맞는 길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됐든 이번 생은 이 길로 갈 거다. (웃음) 고민은 뮤지컬에 대한, 노래에 대한 의심이었다. 영화나 카메라 쪽 연기할 때는 왜소하다는 얘기를 거의 안 들었는데 극장에 서면 바로 비율이 드러나니까. 말 그대로 연기가 너무 좋아서 연극영화과에 간 거고 노래에 그렇게 자신도 없는데, 거기다 남들은 뮤지컬을 하려면 몸을 더 키워야 한다고 하고. 이렇게 자꾸 나에게 불편한 걸 주는 장르에 왜 목 매달고 있나, 싶어서 공연 쉬면서 영화 찍고, 단편 영화도 찍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 안 한다. 지금 이 무대에 서고 있다는 거 자체가 어떤 증명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니까. 20대에는 아주 괴롭게 고민하며 해왔는데 요즘은 조금은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고 한다. Q. 뮤지컬계 개그 사조직인 홍난파의 일원이라고 들었다. (웃음) 코믹 장르에 대한 욕심도 있겠다.너무 좋다. 전에 연극 를 했는데 객석에 시종일관 웃음이 나오는 작품이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객석을 웃길 줄 아는 배우가 진짜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학로에서 연기를 본 배우들 중에 뿅 간 배우들이 이봉련 씨, 양조아 씨다. 너무 매력적이다.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이미 객석과 호흡을 할 줄 안다는 거다. Q. 영화 작업도 꾸준히 할 예정인가? 너무 원하는 부분이다. 어렸을 때 살던 춘천은 완전 시골이었는데 해가 지면 동네가 그야말로 '스톱'이었다. 어린 나이에 뭘 할 수 있겠나. TV에서 드라마를 보면 내가 TV 속 도시에 있는 것 같고 너무 좋았다. 그 시절 나의 탈출구였고 그 어떤 책보다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공연도 너무 좋지만 예술의전당에 와야지만 를 볼 수 있다. 시골에 계신 분들은 이런 공연을 하는지도 모를 거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내가 어렸을 때 느꼈던 것처럼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고 싶고, 그게 연기를 시작했던 이유이기 때문에 매체 연기를 너무 하고 싶다. 무대를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1년이 좀 넘었지만 상업 영화가 아니더라도 너무 긴 공백 없이 단편 영화를 찍고 있다. Q. 지금 나의 행복지수는 얼마인가? 너무 행복하다. 연기로 내가 생각하는 디테일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그걸 하고 있으니까. 또 다행히 "얘 문제있네" 이런 얘기 보다는 "승원이 고생했네, 잘 하고 있네" 이런 이야기 들으니까 어떻게 행복하지 않을 수 있나. 지금을 행복해하지 못하면 앞으로 문제가 생길 것 같다. 더 큰 거, 더 좋은 걸 바라고 그렇게 안되면 불행해지는 거니까. 지금은 '이거 끝나면 뭐하지?' 그런 고민 안 한다. 그렇다고 '뭐가 들어오겠지' 하는 생각도 아니다. 그냥 지금이 존재하고 있다. 지금은 그래도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은 하는 중, '렌필드'인 중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8.12 / 조회 29,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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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극과 극의 강렬한 이미지를 승부로 걸다.
소설, 영화, 연극, 뮤지컬 등 그 어떤 장르의 작품에서건 드라큘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그 창작물이 남다른 신선함을 승부처로 삼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 이미 공포, 흡혈귀, 어둠, 붉은 피 등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글로벌 캐릭터가 드라큘라 아닌가. 오히려 그의 기존 이미지에 대한 전복을 시도하며 신선함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 역시 '어둠의 자식' 느낌을 전제로 하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드라큘라 소재의 작품에서 더욱 의도하고 또 기대하게 되는 건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것인가, 얼마나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올 것인가'이다. 뮤지컬 역시 마찬가지이다.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에서도 드라큘라는 산 사람의 피를 마시며 자연사하지 않는, 즉 신에 반(反)하기를 스스로 선언한 이후에 인간의 숙명을 따르지 않는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렇게 400년의 시간을 보낸 이유가 한 여인과의 애절한 사랑 때문이기도 한 존재가 드라큘라이기도 하다. 이처럼 극한의 공포로 사람들을 몰아넣는 동시에 사랑 앞에 한없이 애절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동정심과 감수성을 여지 없이 자극하는 인물이 드라큘라이며 뮤지컬 는 이 극과 극으로 치닫는 감정을 얼마나 극적인 분위기로 연출해내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한 분위기 면에서 는 제법 성공적인 모습이다. 일단 가수 활동 및 몇몇의 뮤지컬 작품을 통해 축적된 김준수의 존재감은 '사람이나 사람이 아닌' 캐릭터 드라큘라와 잘 맞아떨어져 남다른 시너지를 무대 위에 발산하고 있다. 또한 그가 미나 앞에 무릎을 꿇고 열심으로 울부짖는 장면에서 동요하지 않을 사람은 적을 것이다. 비록 불안정한 저음처리, 그로 인해 잘 전달되지 않는 가사가 있지만 분명 김준수의 아우라는 특별하다. 여기에 빠른 전개와 매 장면마다 절정으로 치닫는 선율 역시 관객들을 강렬함으로 몰아넣는 중요한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공연'의 장점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빠른 전개는 종종 인물과 이야기의 개연성을 빠뜨린다. 드라큘라가 왜 흡혈귀가 되었으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모습으로 400년을 살아왔는지 제법 설득력 있게 그려낸 전반부에 비해 그가 사랑을 포기하며 희생을 택하는 절정의 과정은 너무나 단시간에 단순하게 풀어져버려 맥이 빠진다. 운명 같은 사랑이 어디 있냐 되물으며 '그저 편안하게 해 주는 사람'을 남편으로 둔 미나의 캐릭터는 무대를 향한 관객들의 환상을 약간은 깨는 느낌이라 아쉽다. '그래서' 치명적인 사랑에 휘말리는 미나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거부할 수 없는 미나의 모습이 드라큘라와의 애절함을 극대화시키지 않았을까. 후반부에 드라큘라와 자신의 오랜 운명의 끈을 확인하는 장면이 등장하나 이 역시 너무나 단순해서 관객들의 넓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그 누구의 가슴에라도 친근하게 다가가 안기는 것이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의 매력일 것이며 이 대중성은 에서도 십분 발휘된다. 드라큘라와 미나의 듀엣곡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의 애절함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며, '잇츠 오버 플레이 오프 앤 트랜지션'(It's over play off and transition)은 반 헬싱과 드라큘라 사이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극에 더한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넘버 전체에 대한 남다른 인상은 적은데 이는 프랭크 와일드혼 음악의 대중성이 지닌 약점 중 하나일 수도 있으며, 선율을 느끼기도 전에 귀를 강하게 자극하는 너무나 높은 사운드 볼륨 때문인지도 모른다. 관람에 더욱 집중이 되는 것은 조연들의 호연과 무대이다. 가장 먼저 무대에 등장하는 렌필드 역의 이승원은 이 작품으로 더욱 회자될 것이며, 반 헬싱 역의 양준모, 루시 역의 이지혜 역시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하며 호연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4개의 턴테이블이 동시에 돌며 만들어지는 무대 전환은 작품의 미스터리함과 웅장함을 효과적으로 살리는데 매우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련된 조명 디자인이 무대 뿐 아니라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얼마나 잘 만들고 살려내는지 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는 분명 올 여름 국내 뮤지컬계의 블록버스터라 불려도 손색이 없겠다. 웅장하고 때론 거칠게 휘몰아치다가 아련한 감성을 던져주는 등 약 3시간의 러닝타임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 감탄할 장면도, 환호를 보내고픈 순간도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강렬한 효과 사이에 면밀한 연결고리의 부재 역시 블록버스터가 종종 갖는 아쉬움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07.28 / 조회 1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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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한국 공연을 월드 프리미어로 봐도 좋다'
하반기 뮤지컬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뮤지컬 가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본 공연의 막을 올렸다. 지난 22일 의 주요 장면을 공개하는 프레스콜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몰려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여주었다.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스토커의 동명소설에서 출발한 는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이후 스웨덴, 영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 공연되었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공연으로, 데이비드 스완이 연출을 맡아 라이선스 작품이라 해도 수정, 보완이 가능한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원 작곡가인 프랭크 와일드혼은 한국 공연을 위해 신곡 세 곡을 추가로 작곡했다. 공연을 제작한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월드 프리미어(세계 초연) 무대로 봐도 좋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새로운 무대가 나왔으며,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이 무대로 영국 공연을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타이틀롤인 드라큘라 역의 류정한, 김준수, 언더스터디 박은석을 비롯 조정은, 정선아, 양준모, 카이, 조강현 등 화려한 캐스팅도 높은 관심에 한몫을 했다. 이날 류정한은 이지혜와 함께 뱀파이어의 길로 루시를 유혹하는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Life After Life) 장면을 선보였으며, 함께 드라큘라 역을 맡은 김준수는 미나 역의 조정은, 반헬싱 역의 양준모와 함께 서로에게 강렬하게 이끌리는 드라큘라와 미나, 뱀파이어 헌터와의 대결 등 강렬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과거 에서 함께 토드 역을 맡기도 한 류정한과 김준수는, 이번에도 드라큘라 역을 함께 맡으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더블 캐스트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특히 류정한은 "넘버 중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는 준수가 살려낸 멋진 곡"이라고 꼽으면서 "너무 귀엽고 열심히 하고 또 잘해서 이런 동생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남다른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에 이어 다섯 번째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는 김준수는 "판타지 소재, 느낌의 뮤지컬을 하고 싶었다."면서 "초월적 존재라는 점에서 토드와 공통점이 있지만, 드라큘라는 더욱 인간적인, 애절한 내면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붉은 눈동자와 함께 김준수의 붉은색 머리카락도 눈에 띄었다. "배역 자체가 판타지한 인물이라 차별성을 두면 좋을 것 같았고, 피를 빠는 드라큘라의 모습을 머리색으로 형상화 한 것"이라는 김준수의 설명이다. 아름답고 때론 섹시한 여인으로 분하는 미나 역의 조정은과 정선아도 함께 자리했다. 상대 배역으로 호흡을 맞추는 두 명의 드라큘라를 향해 "류정한에게선 멋있는 카리스마, 김준수에게는 굉장히 뛰어난 감성을 느낀다."고 말한 조정은은 자신도 리허설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며 '후레쉬 블러드'(Fresh Blood)를 좋아하는 장면이라 강조했다. 또 한 명의 미나, 정선아 역시 "류정한은 나와 처음 같이 공연을 했던 9년 전보다 지금 더 회춘한 것 같다."고 웃으며 그를 중후하지만 사랑스럽고 귀여운 어린왕자로 수식했고, 김준수를 향해서는 "너무나 끼가 많고, 무대 위 여배우에게 감정을 더 실어주는 힘이 되는 배우"라고 말했다. 뱀파이어 헌터 반 헬싱 역은 양준모가 원캐스트로 나선다 "를 객석에서 못 본다는 게 아쉽다."는 그는 "캐릭터를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미나의 남편인 단정한 성품의 변호사 조나단 역으로 나서는 카이는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 괴롭고 아쉬워하는 인물"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이야기했고, 카이와 함께 조나단으로 분하는 조강현은 "5, 6주간 닭가슴살 도시락을 먹고 운동하며 체지방을 상당부분 제거했다."며 유쾌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4중 턴테이블 회전무대와 드라큘라의 신비로운 능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도입된 플라잉 기술 등 웅장한 무대 구성도 빼놓을 수 없겠다. 오필영 무대디자이너, 권도경 음향디자이너 등 국내 유명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한 뮤지컬 는 오는 9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7.23 / 조회 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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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실력 키워갈게요” <해를 품은 달> 서현
"어깨에 곰이 백 마리 올라간 것 같아요." 로 뮤지컬에 처음 출연하게 된 소녀시대 서현은 부담감을 이렇게 귀여운 말로 표현했다. 서현이 첫 뮤지컬에서 맡은 역할은 드라마 에서 한가인이 연기했던 '연우'로, 궐내 정치갈등에 휘말려 왕세자 '훤'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기억을 잃은 채 무녀가 되는 인물이다. 자신만의 연우를 잘 빚어내기 위해 하루에도 백 번씩 고민을 거듭한다는 서현은 뮤지컬에 대해 크고 분명한 꿈을 갖고 있었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그녀의 발걸음을 조용히 지켜본다.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예전에도 뮤지컬 출연 제의가 있었을 것 같은데. 제가 사실 예전부터 뮤지컬을 되게 하고 싶어했어요. 제의도 있었는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신중하게 선택을 한 건데, 이번 작품은 정말 하고 싶었어요. 제가 사극을 되게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는 사극만 봤을 정도에요. 은 드라마도 소설도 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마침 뮤지컬 출연 제의가 들어와서 너무 행복한 기분으로 하게 됐어요. 얼마 전에 를 봤죠. 뮤지컬 출연을 앞두고 본 공연이라 느낌이 좀 달랐을 것 같아요. 주현 언니가 출연한 뮤지컬은 이제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본 것 같아요. 언니를 보면서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언니가 정말 잘 하시잖아요. 공연을 볼 때마다 항상 소름이 돋아서 '언니가 다음에 이것보다 더 잘하실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다음에는 또 더 잘 하시거든요. 너무 존경스럽고 자극을 많이 받아요. 뮤지컬의 어떤 점이 좋아 보였나요? 일단 노래를 너무 좋아하니까 노래하는 것도 좋고, 연기도 많이 해보고 싶거든요. 노래와 연기가 복합적으로 어울린 작품을 스크린이 아니라 관객들의 눈 앞에서 생생하게 펼친다는 것이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이제까지는 항상 관객의 입장에서 공연을 봤기 때문에, 직접 무대에 서면 얼마나 감동이 더 클까 상상하면서 항상 꿈꿔온 것 같아요. 얼마 전 드라마에도 출연했잖아요. 첫 연기를 하면서 어떤 점을 배웠나요. 아무래도 순간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아요. 감정연기를 하려면 큐가 딱 들어갔을 때 감정상태를 100% 채워서 유지해야 되잖아요. 그래야 눈물도 흘릴 수 있고 하니까. 그런 것을 많이 트레이닝 하게 된 것 같아요. 내면연기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돼요. 뮤지컬에서 연기하는 건 또 다르죠? 많이 다르죠. 기본적으로 내면연기는 모두 가지고 가야 되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하는가가 다르더라고요. 카메라 연기는 미세한 표정, 눈빛을 위주로 한다면 극장 연기는 저 뒤에 있는 분들한테까지 저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니까 내면의 끈을 놓치지 않되 그걸 표현하는 액션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그 내면적인 연기를 토대로 밖으로 표출해내는 게 좀 다르더라고요. 감정신이 많거든요 이 극이. 처음에는 제가 표정과 눈물 맺히고 이런 거에 집중하다가 이런 건 1열까지밖에 안 보이잖아요. 뒤에까지 보이려면 표현을 다르게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런 걸 배우고 있어요. 첫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아서 부담도 크겠어요. 부담감이 커요. 과연 내가 여기 설 자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같이 하시는 분들이 워낙 잘 하시고 경력도 많은데 저는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상태잖아요. 처음엔 막막했어요. 내가 피해를 주진 않을까,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딱 얻는 격이 될 것 같아서(웃음) 죄송한 마음도 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다들 제가 처음이라고 더 많이 알려주시고 도와주세요. 그래서 많이 배우면서 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내가 빛나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차근차근, 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싶어요. 혹시 작년 공연 영상을 봤나요? 보긴 했는데 다 보진 않았어요. 나만의 연우를 만들어야 되는데, 그걸 보면 따라 하게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많이 안 봤어요. 어떻게 하는지만 보고 그 이후의 제가 만들어가야 하는 거니까. 아마 저는 제 성격과 비슷한 연우를 만들었을 거에요. 저희 세 명의 연우가 다 다른 것도 셋 다 성격이 너무 달라서 각자 받아들이는 연우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거든요. 그럼 서현 씨가 연기하는 연우에는 서현 씨의 어떤 모습이 투영될까요? 매사에 장난을 못 받아들이는 진지함?(웃음) 그런 게 비슷한 것 같아요. 가볍게 생각해도 되는 일도 그렇게 생각을 못하는 성격이에요. 왜 그렇게까지 생각하는지 답답해 보일 수도 있는 성격인데, 제가 정해놓은 선이 그만큼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연우도 비슷하더라고요. 부모님께 가르침을 받은 것들도 비슷한 것 같고. 연습하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나요. 되게 많았어요. 이 작품이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눈에 보이는 상대방에게만 집중해서는 안 되는 장면이 많아요. 예를 들어 제가 마지막 왕세자 간택을 앞두고 있을 때 양명대군이 내 눈앞에 나타나잖아요. 간택에서 떨어지면 평생 홀로 살아야 하는데, 양명이 자신의 모든 걸 다 버리고 나를 데리고 도망가겠다고 해요. 정말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양명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지금 내 앞에 없는 세자 때문에 이 사람을 거부하는 거잖아요. 그게 되게 힘들더라고요. 특히 연우는 열 세 살인데,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냥 흔들리는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이 사람을 따라가야 되나?' 하다가 '안돼,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세자 저하를 떠올리며 노래하는 그 감정의 흐름에 집중하는 게 처음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요. '행복이 만져지네'라는 노래가 있어요. 연우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왕이 액받이 무녀 월의 존재를 알게 되고, 연우와 너무나 닮은 월에게 끌려서 월을 데리고 도망을 가요. 그리고 둘만 있는 공간에서 서로 얘기하는 장면인데, 둘 다 되게 혼란스러워하면서 노래를 불러요. 훤은 월이 연우라서 끌리는지, 연우와 닮아서 끌리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저도 제가 연우라서 왕에게 끌리는 건지, 아니면 연우의 혼이 나에게 와서 이러는 건지 혼란스럽거든요. 그러다 나중에 훤이 '잊어달라고 하였느냐, 잊어주길 바라느냐, 잊으려고 하였으나 잊지 못하였다. 연우야, 너를'이라는 대사를 하는데, 그 때 정말 수만 가지 생각이 들면서 가장 마음이 아프고 찡해요. 이훤 역을 맡은 세 배우의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요. 규현 오빠의 경우는 세자 훤과 제일 잘 어울려요. 느낌이나 행동이 정말 꾸밈없고 순수한 훤의 모습을 보는 것 같고, 다현 오빠의 훤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어요. 평소 자기가 아끼는 사람들에게는 허물없이 잘 해주다가 왕으로써 행동해야 할 때는 누구도 아무 말을 못할 만큼 카리스마가 있는. 동석 오빠는 정말 그냥 왕 같아요. 행동 하나하나에서 왕의 느낌이 들어요. 세 분이 다 다른데 할 때마다 몰입이 정말 잘 되고, 그만큼 저를 잘 끌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만 잘 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뮤지컬에 출연했던 소녀시대 언니들이 이번에 어떤 조언을 해줬나요. 언니들이 항상 응원을 많이 해줘요. 자신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너 자신을 믿고 그냥 하라고 말해주고. 그런 게 항상 힘이 돼요. 서현 씨는 자신을 믿나요? 제가 드라마를 할 때도 느낀 건데, 정말 자신을 100% 이상으로 믿어야 뭐가 나오더라고요. 조금이라도 자신을 의심하면 그게 바로 티가 나요. 의심이 들 때는 어떻게 하나요. 아예 아무 생각을 안 해요. 드라마를 할 때도 일단 촬영에 들어가면 대본을 보지 않았어요. '여기서 이렇게 말해야지'하고 생각을 하면 안 되더라고요. 대신 그 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죠. 다 외우고 다 생각해놓고, 촬영장에서는 대본 없이 그냥 내가 유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어요. 처음에는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하니까(웃음) 되더라고요. 그래서 끝나고 나서 되게 신기했어요. 되는구나, 다음에도 내 자신을 믿는 것 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도 그렇게 해야 되는데, 사실 그게 쉽지만은 않아요. 그만큼 그 전까지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후에 하고 싶은 작품도 많을 것 같아요. 전부터 의 페기 역할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주현 언니 공연을 보고 너무 하고 싶어져서 그 이후에 소녀시대 공연에서 탭댄스를 연습해서 했거든요. 이제 탭댄스도 배워놨으니까 언젠가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으로(웃음). 또 이번에 를 보고 나서 다른 목표를 잡았어요. 10년 안에 글린다를 꼭 해야겠다고. 아직은 많이 부족하니까 실력을 더 키워서 10년 안에 꼭 해보고 싶어요. 또 상상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해보고 싶기도 해요. 의 록시도 해보고 싶고. 근데 당장 내년에 뭘 하고 싶어, 이런 건 아니고 제 실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하고 싶어요. 사실 지금은 많이 부족할 거에요. 지금은 마음을 좀 비우고 (무대에) 올라가려고요.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을 많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 이미 많이 부족한 걸 아니까(웃음) 일단은 최선을 다 하겠지만, 지적도 모두 다 수렴해서 다음 작품을 할 때는 더 보완해서 나가야겠죠.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면서 하겠습니다. 근데 뮤지컬 너무 재미있어요. 을 하게 돼서 너무 행복해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1.27 / 조회 3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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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해를 품은 달> 김다현·강필석·규현·서현 등 출연
창작뮤지컬 이 김다현·강필석·규현·서현 등의 참여 아래 일본과 국내에서 다시 한번 펼쳐진다. 지난 7월 첫 무대에 올라 황홀한 전통미가 빛나는 무대를 선보였던 은 정은궐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박인선이 대본 및 가사를 쓰고 원미솔이 곡을 만든 뮤지컬로, 조선시대 가상의 왕인 이훤과 무녀 연우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멤버 김다현·전동석과 함께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주인공 이훤으로 분한다. 이훤과 사랑에 빠진 후 왕가의 정략다툼에 휘말려 기억을 잃고 무녀가 되는 연우 역에는 의 린아와 의 정재은, 소녀시대의 서현이 캐스팅됐다. 태연·제시카에 이어 뮤지컬에 데뷔하는 서현의 첫 무대가 궁금증을 모은다. 이훤의 배다른 형으로서 왕좌도, 사랑도 모두 동생에게 양보해야만 하는 양명 역은 의 강필석과 의 조휘가 맡았다. 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일본 도쿄에서 먼저 펼쳐진 후, 내년 1월 18일부터 2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이어진다. 서울공연 티켓은 오는 10일부터 온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쇼플레이 제공
2013.12.04 / 조회 2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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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예매 랭킹 리포트> - 8월 3주
공연 / 대형 뮤지컬 강세, 하반기 신작 움직임8월 막바지, 대형 뮤지컬들의 강세가 여전한 한 주였다. 김소현, 옥주현, 박효신, 김준수, 전동석 등이 출연 중인 뮤지컬 이 한 주 만에 다시 1위 자리에 오르며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으며 앞으로 약 일주일 공연을 남겨둔 이 2위로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와 유쾌한 영웅 탄생 , 최정원, 이하늬 출연의 역시 4, 5, 7위를 기록,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월 이후 개막하는 작품들이 티켓 오픈과 동시에 속속 순위권에 진입하고 있기도 하다. 히트 영화를 바탕으로, 주원, 김준현, 김우형, 아이비 등이 출연 예정인 뮤지컬 는 지난 주 티켓 오픈과 동시에 랭킹 3위에 오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으며, 지난 해 초연해 호평을 받은 창작 뮤지컬 역시 9위로 9월 말 공연의 시작을 알린 모습이다. 6위를 기록한 은 여름방학 막바지 어린이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10위 는 스테디셀러 (8위)와 함께 연극의 힘을 이어나가고 있다. 콘서트 / 가을 바람과 함께 어쿠스틱한 무대가 온다, 1위 열정의 록 페스티벌과 콘서트 무대가 지나간 이후, 지난 주엔 가을 어쿠스틱한 무대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1월 양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33%의 압도적인 판매 매수 비율을 기록하며 지난 주 예매 랭킹 1위에 올랐으며, 이들의 부산 콘서트 역시 4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2위), 10월의 음악 피크닉 (3위)이 차례로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제이레빗, 십센치, 홍대광이 함께하는 가 네 계단 하락한 10위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꾸준한 관심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는 11월 만나볼 수 있는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의 무대 가 예매 시작과 함께 5위로 상위권에 진입했으며, 조용필 전국 투어 콘서트의 수원, 일산, 울산, 공주 공연이 6위부터 9위까지 휩쓸어, 세대를 뛰어넘는 가왕의 힘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2013.8.29~2013.8.25 인터파크 티켓 기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8.26 / 조회 1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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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토드를 들이는 시간, <엘리자벳> 박효신
2012년 상반기의 화제작이었으며, 올해 하반기 뜨거운 기대작이기도 한 뮤지컬 . 그 이슈의 가운데에는 새로운 토드 박효신이 있었다. 2000년, 만 열 아홉 살 때 가수로 데뷔해 지금까지 14년 간 소름 끼치도록 노래 잘하는 가수였지만 노래와 연기,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랑과 관심 속에 성공적인 초연을 마친 작품의 재연은 박효신 본인에게도, 그리고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도 아슬한 긴장감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말 막이 오른 후 그의 진가는 관객들의 폭발적인 박수로 증명되고 있다. 지독한 연습벌레였다는 것을 오며 가며 들었던 터라, 막이 오른 지금, 그간의 속앓이를 다소 풀어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여전히 그는 정밀한 현미경을 토드에게 비춰내며 작은 것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촉수를 세우고 있었다. 막이 내리기 전까지 정해진 답은 없다는 그, 토드로 살아가고 있는 박효신이 여전히 불면의 밤을 보내는 이유다.단발성이나 호기심으로 하는 게 결코 아니다 공연 전 분장실에서 생각보다 여유 있어 보였다. 이젠 좀 더 일찍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또 집중할 것들이 있으니 여유가 좀 있다. 처음엔 실수하면 안 되니까 다른 배우들과 같이 맞춰가는 것도 미리 생각하고 동선들도 그리다 보니 많이 분주했는데 이젠 전체 흐름이 익어서 괜찮다. 다른 분들이 워낙 훌륭해서 일단 나만 잘 하면 된다. 아침부터 천천히 시작해서 철저히 컨디션을 조절하고 극에 잘 몰입할 수 있게 한다. 몰입은 토드가 되어가는 과정이겠다. 정말 어렵다. 죽음이라는 캐릭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다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존재니 답이 없지 않느냐. 그 어디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캐릭터다. 그러니 매 장면마다 들어가기 전 빠져드는 것이 힘들다. 등장 전에 준비하고 있는 모습은 스스로 생각해도 참 웃긴다. ‘쓰읍~, 하아~’ 하면서 정말 미친 놈처럼 (웃음) 뱃속부터 호흡을 준비하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자세를 잡고 그걸 계속 반복한다. 처음엔 객석이 보일 생각에 겁이 났었는데 의외로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는 건,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되니까 무대에 들어가면 정말 다른 세상에 들어가는 것 같다. 연습 할 때 죽음에 관한 꿈을 많이 꾸었다고 했다. 평소 꿈을 잘 안 꾸는데 연습할 땐 계속 죽는 것에 대한 꿈을 꾸었다.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분명히 죽은 사람이 나와서 날 굉장히 힘들게, 무섭게 하고. 또 한번은 난도질 당해서 죽는 꿈을 꿨다. 그렇게 죽었는데 내가 영혼이 되어서 나를 죽이는 장면까지 보고 있었다. 자살하는 꿈도 꾸고, 굉장히 괴로웠다. 지금은 다행히 악몽은 안 꾸는데 잠은 여전히 설친다. 자면서도 혼자 공연하느라. (웃음) 악몽에선 해방된 셈이다. (웃음) 몸은 괜찮아졌는데 생각은 더 많아졌다. 디테일 한 부분에 욕심이 생기는 거다. 이 작품이 내게 정말 중요하니까.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왜 굳이 시험대에 오르냐는 것이다. 하지만 늘 뮤지컬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다만 보시는 분들이 왜 갑자기 박효신이 뮤지컬을 하나, 할 수도 있으니 내 생각과 그분들의 생각 차이를 최대한 좁혀지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이 끝나고 ‘잘했다’는 이야기가 아닌, 앞으로 뮤지컬을 더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단발성이나 호기심에 하는 게 아니니까. 2000년에 뮤지컬 에 출연했었다. 길은 그 때 이미 열리지 않았나. 그땐 신인으로서 나를 찾아주면 무엇이든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성격은 굉장히 내성적인데 속에는 무엇이든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멍석 깔아주면 잘 하는 편이었다. 그 당시에도 하고 싶어서 했지만, 내 앞엔 너무나 분명히 해야 할 일, 가수의 길이 열렸으니 그 길을 걷고, 뮤지컬은 좀 더 준비를 해서 기회가 왔을 때 하고 싶었고, 그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당시 (민)영기 형이 앙상블이었는데 배우들이 첫 만남 갖기 전에 내게 “몇 십 년 만에 본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굉장히 기분이 묘했다. 영기 형이 지금은 뮤지컬계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 되었고, 그렇게 쭉 길을 걸어온 형에게 누가 안 되려고 더 열심히 연습했다. 지금도 형이 매일 자랑스러워해 주시는데 그것만큼 힘이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계속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 13년 만에 뮤지컬, 낯설지는 않았나? 무척 낯설었고 부담도 컸다. 예전과 달리 연습도 굉장히 체계적이고, 음악 런 쓰루 연습할 땐 겁이 나기도 했다. 그 전까지 각자 연습하다 처음으로 다 같이 맞춰보는 거였는데 앙상블부터 다른 배우들이 다 너무 잘하는 거다. 순간 더 긴장하게 되었다. 그런 마음을 없애려고 오로지 뮤지컬만 생각하면서 보냈던 것 같다. 가수 박효신이라는 걸 안 붙이고 최대한 열심히 해서 뮤지컬 배우로서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발레 레슨도 받고 후반엔 잠잘 시간도 없이 정말 많이 연습했던 것 같다. 가수 박효신을 접고 뮤지컬 배우로서 승부하겠다는 의미인가? 예전에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등을 하고 싶다거나 대상 받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내 음악, 내 노래 좋아하는 한 사람, 한 사람들에게 더 들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가수의 길을 걸어왔고, 지금 뮤지컬을 한다고 해서 그런 가수의 길이 흔들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잘 준비해서 뮤지컬 배우로서, 그리고 가수로서도 잘 해내고 싶다. 가창력은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나, 배우 박효신이라면 연기도 빼 놓으면 안 될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을 사랑해 주셨고 기대치가 엄청났기 때문에 마음 한 켠에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두고 항상 물어보고 이것 저것 많이 시도해 보면서 조금씩 다듬었다. 계속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건 감사한 거다. 결과를 빨리 얻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난 성격이 반대인 것 같다. 그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면 쉽게 만족하지 않고 계속 간다. 가수로서도 그렇게 지치지 않고 온 것 같다. 잘한다는 말도 감사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보고 싶다는 기대와 반응을 더 만나고 싶다. 프레스콜 때 마이크에 옷 장식이 걸려서 주춤했었다. 오랜 시간 준비했던 장면을 처음 보여주는 자리였는데,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끝나고 말도 안 나왔다. 정말 눈물 날 정도로 너무 기가 막혀서. 잘 보이지 않으니 마이크가 떨어진 줄 알았고 그럼 소리가 제대로 안 들어가니까 순간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했었다. 원래 예상을 했던 부분도 있었는데 리허설 하면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그날 진짜 열심히 한 거 보여주겠다고 좀 더 과격하게 액션을 해서 그랬던 것 같다. 속상한 걸 첫 공연 때 좀 풀었나? 풀었다. (웃음) 사람들이 차 있을 때 가사 전달력이 어떨지, 가수로서 느껴지는 성량이 뮤지컬에서는 어떻게 표현이 될지, 또 내 실수로 인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그런 건 없었다. 공연의 분위기, 캐릭터에 스스로 더 집중하면 되겠다, 싶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첫 공연 끝나고 눈물이 막 났다. 몇 달간 마음 졸이면서 준비했던 것들이 스쳐 지나가고, 오랜만에 관객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느끼니 감회도 새로웠다. 죽음이라 주로 공중에서 등장하는가 보다.(웃음) 다리 위에 서거나 줄을 탈 때 무섭진 않은가? 그래서 나도 서커스단 같다. (웃음) 사람들은 무대 위 모습만 보지만 등장 준비하려면 무대 뒤에서 계단을 막 기어올라가고 몸에 줄 묶고. (웃음) 다리가 양 옆뿐 아니라 위, 아래로도 움직여서 중심 잡기가 쉽진 않다. 처음엔 그 위에서 걷는 연습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재미있다. 좀 무서울 수도 있는데 그런 걸 즐기는 편이기도 하다. 스산한 기운, 그 안에 인간적인 면모가 지금 박효신은 어떤 토드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나. 죽음이니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굉장히 무섭고 스산한 모습이 분명히 있다. 우리나라로 귀신, 저승사자가 될 수 있는데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것 자체가 객관적으로 좋은 캐릭터는 아니지 않나. 그걸 가져가야 하지만 토드는 그 안에 인간적인 면들이 있다. 무서우면서도 따뜻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생각한다. 그래서 손짓 하나, 물건 하나 잡을 때에도 많이 생각하고 표현한다. 그 전엔 없던 ‘론도’라는 곡이 추가되었는데 낯설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표현할수록 매력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강하게 유혹하거나 거부하거나,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부분이 드러나는 토드를 선보이고 싶다. 이 끝나면 어떨 것 같나? 너무 그리울 것 같다. 같이 했던 배우들, 공연 중간 중간에 지나가면서 손 한 번씩 잡아주고 말 없이 안아주는 게 말도 안되게 큰 힘이 된다. 또 언제 오페라극장에서 이렇게 맘껏 노래해 보겠나. 여러가지 생각하면 지금부터 아쉽고 뭉클하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에 더 좋은 모습으로 하지 않겠나. 뮤지컬 계획은 계속 있는가. 그럼, 계속 할 거다. 그래서 이것저것 따로 레슨 받을 걸 생각하고 있다. 좀 더 다져야 할 것들도 다지고 끝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 볼 거다. 초연하면서 내가 만드는 캐릭터에 대한 경험도 해 보고 싶다. 새 앨범은 언제 만날 수 있나. 올해 낼 것이다. 음악 작업은 조금씩 하고 있었다. 끝나면 바로 앨범 작업에 몰두하고, 앨범 발표 후엔 뮤지컬을 하고 싶다. 지금 즐거운가? 행복하다. 무대에 있다는 건 당연히 행복한 것이다. 콘서트는 오래 준비해서 단 며칠 만에 끝이 나서 그 허탈감이 큰데, 이렇게 장기간 무대에 서는 건 또 다른 느낌이다. 아침부터 나를 단련하고 준비해서 저녁에 무대에 서기 전 거울 앞에 섰을 때 그 떨리면서도 행복한 마음, 내일 공연을 생각하면 두렵기도 하지만 이런 작품을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 디자인: 김성민(n99588947@interpark.com)
2013.08.12 / 조회 6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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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 배우의 개성이 캐릭터를 만들다
한 배역을 여러 배우가 분하는 공연의 경우, 흔히 ‘0인 0색’이라는 표현으로 나름의 개성을 내세우고자 하지만 그 말이 작품과 캐릭터에 스며들어 실현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한국 초연 1년 반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의 경우에는 이 말을 믿어도 좋다. 주인공 엘리자벳 역의 옥주현, 김소현을 비롯하여 같은 캐릭터라 해도 두, 세 명이 번갈아 나서는 배우들에 따라 그 색과 매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연 당시 서울에서만 120회 공연에 약 15만 명의 관객이 찾으며 흥행에 성공했던 은 암살된 실존 인물인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이 실은 죽음을 원했다는 가설과 죽음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넣어 환상미를 극대화했으며, 웅장한 음악과 배우들의 호연 등이 호평을 받았다. 특히 주인공 엘리자벳 역을 맡았던 옥주현과 토드 역으로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 김준수가 각각 한국뮤지컬대상 여우,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배우들의 활약이 무엇보다 컸던 지난 해 공연이었기에 올해 공연을 기다리는 시선에는 여러모로 캐스팅된 배우들에 더 큰 기대가 담겨져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뛰어난 가창력, 미스터리함이 가득한 박효신엘리자벳과의 사랑에 더욱 설득력 주는 전동석 그 기대와 궁금증의 중심에 섰던 인물은 바로 새롭게 토드 역으로 나서는 박효신이었다. 뛰어난 가창력의 R&B 가수이나 뮤지컬 배우로서 연기로 노래를 풀어내는 솜씨에 대해서 반신반의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막이 오른 후 무대 위 박효신은 관객들의 그 어떠한 우려도 말끔하게 씻어낼 뿐더러 환호를 쏟아내게 하고 있다. 토드가 등장할 때부터 안개처럼 무대를 점령하는 중저음의 굵고 허스키한 보이스는 배역이 가진 미스터리한 마력을 그대로 살려낸다. ‘마지막 춤’을 비롯 ‘나는 나만의 것’ ‘그림자는 길어지고’ 등 그의 폭발하는 가창력을 만끽할 장면은 곳곳에 있다. 또한 그간 발라드 가수로만 알고 있었던 관객들에게는 그가 얼마나 섹시한 춤으로 엘리자벳과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지 깜짝 놀랄 수도 있다. 어두운 새벽, 마력이 뿜어져 나올 미스터리한 죽음이 박효신이라면, 전동석은 ‘엘리자벳을 사랑한 죽음, 언제나 죽음을 곁에 두었던 엘리자벳’이라는 작품의 맥락에 더욱 어울린다. 풍부한 성량과 감미로운 목소리는 전동석의 장점으로, 이번 공연에서 새로 추가된 토드의 곡 ‘사랑과 죽음의 춤’에서는 ‘이렇게 널 데려가진 않겠다’는 엘리자벳을 향한 토드의 사랑을 더욱 와닿게 만들고 있다. 강렬한 자유 의지 옥주현과 인생의 풍파 담아낸 관록의 김소현놀라운 발견 이지훈엘리자벳도 그 누구와 만나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옥주현은 냉철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엘리자벳으로 초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에 합류한 김소현은 나이를 무색게 하는 발랄한 소녀 엘리자벳에서 연륜과 감성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슬픔에 빠진 엘리자벳 모두를 풍부한 음성과 연기력으로 노련미가 빛을 발한다. 여기에 소프라노의 강점을 십분 살려 옥타브를 넘나들며 엘리자벳의 넘버들을 매력적으로 풀어내는 모습이다.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지훈의 발견이다. 발라드 가수에서 시작, 그간 등 적지 않은 뮤지컬에 출연해 왔지만 으로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 나아갈 탄탄한 계단 하나를 확실히 놓았다. 작품의 가장 처음과 끝을 장식하며, 매 장면을 여닫아야 하는 배역으로서, 그는 무정부주의자와 해설자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고 루케니 하나의 모습으로 을 관통하는 뚝심과 노련함을 선사하고 있다. 캐릭터로 이어지는 파워풀한 목소리와 시크한 표정은 분명 우리가 알던 이지훈이 아니며 분명하게 전달되는 대사는 배우에게 더 없는 장점이다. 배역에 대한 박수가 아닌 완성된 장면에 대한 박수를 이끌어 내는 그의 모습에서 이지훈의 진일보한 힘을 느낀다. 지난 해 박은태에게 환호했던 관객들은 그 환호를 이어가도 좋다. 날카롭게 폐부를 찌르는 강렬한 샤우팅과 그만의 위트로 작품을 조이고 푸는 모습에 관객들은 긴장하고 또 숨을 고르며 작품을 만끽할 수 있다. 배우들의 매력을 찾아 극대화한 똑똑한 올해 은 지난 해 보다 ‘죽음’의 존재이유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 짧지만 추가된 노래를 통해 죽음과 엘리자벳의 관계를 관객들에게 더욱 명확히 하려고 했고 그 의도는 성공했으나 다소 설명적이고 느슨한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턴테이블 위에서 유영하는 화려한 무대와 강렬한 라이브 오케스트라 사운드, 배우들의 호연이 관객들의 오감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 부상으로 요제프 역의 윤영석이 출연하지 못하지만, 뮤지컬 데뷔작에 서고 있는 그의 아들 윤예담을 다른 두 명의 아역 루돌프와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3.08.05 / 조회 3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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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박효신, 이지훈 등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엘리자벳> 개막
지난 해 2월 한국 초연 당시 큰 인기를 얻은 뮤지컬 이 재공연에 앞서 지난 25일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실존 인물로 오스트리아의 황후이자 죽기 전까지 자유를 갈망했던 엘리자벳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담은 은 실베스타 르베이가 작곡을, 미하엘 쿤체가 대본을 맡은 작품으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로버트 요한슨 연출이 한국 무대를 이끌었다. 한국 초연 1년 반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번 에서는 기존 배우들과 함께 새로운 캐스트로 무대를 채우고 있다. 주인공 엘리자벳 역은 지난 해 뛰어난 모습을 선사해 준 옥주현을 비롯, 등에 서 온 김소현이 함께 나선다. 엘리자벳(김소현)과 프란츠 요제프(민영기)의 즐거운 한 때“지난 시즌 배우들이 너무 잘해서 부담감이 크다”며 떨리고 흥분된 마음을 숨기지 않은 김소현은 “한 여자의 일생을 연기하다 보니 배우는 것이 크다. 그녀의 내면을 생각하려고 노력했고, 새롭게 데뷔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타이틀 롤을 맡은 소감을 더했다. 가상의 캐릭터인 죽음 역은 세 명의 배우들이 저마다의 색으로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 해에 이어 다시 한번 그만의 매력을 발산할 예정인 김준수와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색다른 모습을 예고하고 있는 박효신, 그리고 초연 당시 루돌프 황태자 역을 맡았던 전동석이 토드로 태어났다. “내가 죽거나, 죽은 사람이 나타나는 꿈을 너무 많이 꿨다”며 연습하며 일어난 에피소드를 들려주던 박효신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토드들을 공부하며 간접적으로 역할을 흡수하고 그 안에서 나의 모습을 많이 찾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자벳(김소현)과 항상 함께하는 죽음(박효신)엘리자벳_ 옥주현, 죽음_ 박효신또한 루돌프에 이어 죽음 역으로 두 번째 무대를 밟는 전동석은 “루돌프에겐 여자로, 엘리자벳에겐 남자로 다가갈 수 있는 중성적인 토드의 이미지가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역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초연으로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한 김준수는 “최고의 배우들과 연기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었다”고 말하며 동시에 공연 무대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음악을 다시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방송 활동을 전혀 할 수 없기 때문에 콘서트나 무대에서 나의 에너지를 보여드릴 수 밖에 없다. 매 장면마다 온몸을 불살라 극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루돌프의 곁에도 죽음이(첫 번째_전동석, 아래_김준수)이날 함께 자리한 원작 작곡가 실베스타 르베이는 “한국 배우들이 보여주는 뛰어난 춤, 연기, 노래 실력은 꼭 다른 나라 배우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한국 프로덕션은 한계에 도전하면서 늘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 앞으로도 한국에서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엘리자벳을 암살한 무정부주의자 루케니(위_박은태, 아래_ 이지훈)새롭게 바뀐 헤어스타일을 비롯, 르베이가 “연기적으로 훨씬 더 깊어지고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루케니의 박은태, “매 장면마다 다른 캐릭터로 들어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대 중”이라는 또다른 루케니의 이지훈, 그리고 대공비 소피의 이정화, 프란츠 요제프 역의 민영기 등을 만날 수 있는 은 7월 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본 공연을 시작, 9월 7일까지 이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07.26 / 조회 5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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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 마야 하크포트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벳, 서로 반했어요"
“오늘 주현은 정말 황홀했어요. 주현을 보면 마치 19년 전 제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이 역할이 얼마나 멋지고, 내가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던가를 떠오르게 해요.”(마야 하크포트) “을 준비하며 마야를 영상으로만 봤어요. 실제로 만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가까운 거리에서 목소리를 들으니 감동이었어요. 마야의 연기를 생생하게 보는 건 진짜 현장 수업이나 마찬가지에요.”(옥주현) ‘황후 엘리자벳’으로 살아본 배우들만의 교감이 통했을까. 일본에서 열린 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무대를 존경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마야 하크포트(이하 마야)는 199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에 출연해 지난 2007년 1000회 공연을 돌파한, 유럽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 옥주현 역시 지난 해 한국의 으로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뜻깊을 수밖에 없다. "처음 보자마자 '엘리자벳'이구나 했죠"지난해 20주년 기념공연에 마야가 참석하지 않아 불발된 만남은, 뜻밖에 일본 빈뮤지컬 갈라 콘서트에서 이루어졌다. 서로의 연기를 생생하게 눈 앞에서 본 두 사람은 ‘황홀하다’며 감탄을 이어갔다. 첫인상은 강렬했다. “주현을 봤을 때 ‘엘리자벳’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배우는 내 안에 있는 모습을 끌어내야 하는데 엘리자벳은 강한 여성이고 자기 주장이나 고집도 있는 여자거든요. 처음 주현이 여기(일본)에 도착했을 때 무대 의상을 입어야 한다고 하니 싫다고 했어요. (옥주현 웃음) 저는 공감해요. 엘리자벳이라도 똑같이 했을 거에요. (옥주현이) 이럴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어요(웃음).” “하하 결국 가발이 없어서 입지 못하는 한 벌 빼고 모두 공연 의상을 입었어요. 마야가 나중엔 댄버스 부인 옷을 맞춰 입은 건 잘 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주현) 옥주현을 제외한 모든 배우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배우들. 마야가 “우리들은 하나의 팀으로 왔고, 주현은 혼자였으니 초조해 보였지만 금새 적응한 것 같다”고 대견해 하자 “처음 도착해서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는데, 마야가 약도 챙겨줬다”며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옥주현과 마야 하크포트는 뿐 아니라 의 댄버스 부인, 의 벨마와 록시를 각각 연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기에 배우로서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묻자 마야가 유심히 생각한 뒤 답했다. “과 는 노래를 잘 해야 해요. 의 고음 역시 테크닉이 없으면 안 되고, 메조소프라노의 음역도 있어야 하죠. 내적, 외적으로 여성적인 힘도 있어야 합니다”(마야) “덧붙이자면 키가 큰 것도 공통점이 아닐까요? 실제 ‘엘리자벳’은 174cm였다고 해요. 도 키가 크면 더 좋고요.”(주현) 무엇보다 은 두 배우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만한 중요한 작품. 네덜란드 출신인 마야는 에 발탁된 과정을 이야기 살짝 귀띔해 준다. “1994년 처음 이 공연을 했어요. 그 전에 의 또 다른 배우 피아 다우스의 공연을 봤지만 제가 이 공연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1년 반 후 피아가 역할을 그만뒀을 때 베를린에 가서 오디션을 봤는데, 초연 땐 수천 명의 사람이 몰려들었지만 제가 오디션을 봤을 땐 운이 좋게 6명만 모였죠. 그때가 27살로 지금의 주현보다 약간 어린 나이였네요.” "루돌프에 대한 슬픔, 경험에 따라 더 깊어져"20대에 엘리자벳을 맡고 아이를 낳으면서, 그녀가 표현하는 엘리자벳은 점점 성숙해 갔다. “아이를 낳으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어요. 4년 동안 공연한 이후 아이를 낳고 다시 프로덕션에 참여 했는데 루돌프를 잃은 엄마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 절실하게 알게 됐죠. 한 단계 성숙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같아요. 이제 제 나이 46살이고, 작년에 일본에서의 공연을 끝으로 공연과 작별했지만 ‘엘리자벳’을 통해서 나이를 먹고 성숙해진 건 분명해요. 아마 주현도 그 과정을 겪으며 성숙해 질 겁니다.” 옥주현 역시 다시 과 마주한 마음은 지난해와는 다르다. “아직 리허설을 하고 있지만 아들 루돌프를 잃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한층 생각이 많아 졌어요. 뮤지컬 에서 연인 입장으로 그를 겪어봤기 때문에 앞으로 루돌프를 대할 때 굉장히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공연을 한 번 해서인지, 를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조금씩 다 영향이 있겠죠?” 뮤지컬 배우, 그리고 같은 작품의 같은 역할을 맡았다는 끈은 동질감을 느끼게 했던지, 옥주현을 향한 마야의 애정어린 조언이 이어졌다. “정신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감을 잃지 않고 관객에게 압도 당하지 않아야 하죠. 저도 그걸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주현도 자기 자신을 믿고 계속 무대에 섰으면 좋겠어요.”(마야) “저도 옆에서 마야가 공연할 때 스태프처럼 봤는데, 본인이 무대를 압도하시더라고요. 공기를 좌지우지 한다고 할까요? 그런 점을 배우고 싶었어요.”(주현) 인터뷰 말미, 한국에서도 마야를 알고 있는 팬들이 많다고 전하자 “정말?!”이라며 기뻐한다. “서울에서 콘서트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주현과 함께 도 하고, 에서 벨마와 록시 역할도 함께 해보고. 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건 참 좋은 일이잖아요?”(마야) “재미있겠는대요? (웃음) 그렇지 않아도 한국에 한번 오시라고 했어요. 마야는 11월도 괜찮을 거 같다고 하시던데, 그땐 제가 다른 작품을 하고 있겠네요.”(주현) 글: 오사카=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떼아뜨로 제공
2013.07.17 / 조회 34,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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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능성 확인, 옥주현 <빈 뮤지컬 콘서트> 현장
귀를 때리는 듯한 박수 소리가 일본 오사카 우메다예술극장을 채웠다. 의 게스트로 초대된 옥주현이 의 대표 넘버 ‘레베카’를 부르자 1900 객석을 가득 메운 일본 관객들의 갈채가 이어졌다. 반응은 뜨거웠다. 오스트리아 빈 뮤지컬의 주역들인 마야 하크포트, 마크 자이베르트의 무대와 함께, 그녀의 무대는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지난 7월 5일, 6일 일본 도쿄 공연에 이어 11일부터 15일까지 오사카에서 열린 (WIEN MUSICAL CONCERT2). 등 일찍부터 오스트리아 빈 뮤지컬이 인기를 구가한 일본에서 뜨거운 관심과 함께 열린 빈 뮤지컬 갈라 콘서트다. 백발의 노신사, 중년의 주부, 20대 등 남녀노소 관객이 극장을 가득 메운 이번 공연에는 에 1000회 이상 출연한 마야 하크포트, 유럽의 떠오르는 신성 마크 자이베르트를 비롯해 안네 미케반담, 루카스 페르만, 인그베 가소이 롬달, 케빈 타르트 등 유럽을 대표하는 최고의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옥주현은 이날 유일한 스페셜 게스트로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배우들이 독어로 노래를 부르는 무대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로 소화한 그녀는 의 ‘사랑이야’, ‘나는 나만의 것’, 의 ‘레베카’를 열창했다. 가창력과 시원한 무대 덕분에 일본 관객의 호응은 예상보다 열광적었다. 인터미션 동안 로비에 마련된 한국공연 팜플렛은 관객들의 인기를 얻었다. 이번 공연은 등 빈을 대표하는 뮤지컬의 넘버가 3시간 동안 펼쳐졌다. 독일 초연을 시작으로 각지에서 1000회 이상 출연을 거듭하며 ‘크로로크 백작’으로 인기를 얻은 케빈 타르트와 ‘루돌프’ 역으로 세계 각국에서 주목 받는 루카스 페르만 등이 1부를 이끌었다면,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2부는 등의 주요 넘버가 등장해 공연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독일어권 뮤지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크 자이베르트는 의 ‘토드(죽음)’과 의 ‘로미오’로 분했고, 현재 빈-라이문트 극장에서 20주년 기념 공연에서 열연 중인 안네 미케반담은 의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옥주현과 마야 하트포트의 무대는 강렬했다. 한국의 ‘엘리자벳’ 옥주현이 ‘나는 나만의 것’을 열창하자 뒤이어 오스트리아 ‘엘리자벳’ 초연 배우 마야 하크포트가 ‘아무 것도’를 불러 언어를 뛰어넘는 감동을 전해줬다. 역시 마찬가지. 댄버스 부인 의상을 입은 두 배우가 댄버스 부인의 대표곡 ‘레베카’를 불러 환호를 이끌었다. 옥주현은 “곧 한국에서 을 공연하는데, 유투브에서만 봐왔던 배우와 함께 공연을 하니 살아있는 학습”이라며 감격을 전했는가 하면, ‘엘리자벳’ 역으로만 1000회 이상 출연한 마야 하크 포트는 “옥주현은 엘리자벳 자체”라며 애정 깃든 칭찬을 건넸다. 이번 콘서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한 옥주현은 15일 오사카 공연을 끝으로 한국 공연 준비에 전념한다. 는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도쿄 도큐 씨어터 오브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글: 오사카=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떼아뜨로 제공
2013.07.15 / 조회 17,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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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하반기 주요 공연 라인업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고, 그 만큼 관객들의 선택 폭은 넓고 풍성한 2013년 공연계. 그 양상은 하반기에 더해진다. 상반기 이 두각을 나타냈다면 하반기에는 해외신작과 내한공연, 창작뮤지컬들이 쏟아져 뜨거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뮤지컬 신작 vs 흥행 앵콜작 7월에는 초연작들이 눈길을 끈다. 등으로 국내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태양의서커스의 신작 , 프랭크 와일드 혼의 초기작이자 영웅물의 원조 , 용인 공연에 이어 서울에서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등이 한국 관객을 찾는다. 특히 는 35곡 이상의 마이클잭슨 노래와 농구장 보다 큰 492 제곱미터의 스크린 위에 투영되는 마이클잭슨 등으로 화려하고 장엄한 무대를 펼쳐보일 예정. 올 상반기를 수놓은 이 막을 내리는 8~9월엔 흥행 앵콜작과 신작 내한공연들이 각축을 벌인다. 지난해 최대 흥행작 이 옥주현, 김소현, 김준수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객을 찾아오고 작품성에서 인정받은 창작 뮤지컬 , 프랑스 뮤지컬 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내한공연 역시 만만치 않다. 브로드웨이를 달군 뮤지컬 , 록밴드 그린데이의 음악으로 만든 록뮤지컬 이 처음 한국 관객을 찾는다. 실존했던 남녀 2인조 갱,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도 9월에 라이선스로 처음 선보인다. 10월에 들어서 처음 눈에 띄는 작품은 .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가 열연해 세계적인 흥행을 일군 1990년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만든 웨스트엔드 최신 뮤지컬이다. 매직컬이라 불리는 영상, 마술을 접목한 무대 매커니즘과 죽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지 못하는 아름다운 드라마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비영어권 및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소개된다. 이어 로맨티 코미디 가 2009년 이후 4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고,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가 부산에서 처음 소개된다. 지난해 성공적인 내한공연을 마무리한 가 라이선스 무대로 11월에 다시 찾아오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나쁜 마녀로 묘사된 초록마녀가 사실은 정의를 위해 싸운 마법사란 전제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뮤지컬 내한공연도 놓칠 수 없다. 한국어 공연 10주년 기념으로 찾아오는 이번 내한공연은 아바의 음악을 원어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또 다른 창작 뮤지컬 (가제)도 주목작이다. 장진 연출이 극작과 연출을 맡은 이번 작품은 특히, 올해 초 개막해 흥행에 성공한 김광석 주크박스 뮤지컬 에 이어 다시 관객들의 발길을 모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극 명작들의 귀환 뮤지컬이 신작과 내한공연으로 북적된다면 연극은 무게감과 작품성으로 검증받은 작품이 다시 소개되는 추세다.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여름레퍼토리로 과 를 준비했다. 은 2007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객석점유율 1위 등 해외에서 더 유명한 피지컬 씨어터의 교과서로 5년만의 한국 무대에 오르는 연극. 1999년 초연 이래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는 배우들의 즉흥연기를 볼 수 있는 무대다. 8월에 들어서는 와 가 찾아온다. 지난해 연희단거리패가 선보여 호평받은 는 이번에도 김소희, 이승헌이 다시 블랑쉬와 스탠리로 열연한다. 네 남녀의 복잡미묘한 감성을 섬세하게 다룬 연극 는 새로운 캐스트로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데클란 도넬란 연출, 러시아 체홉 페스티벌 제작의 역시 눈여겨볼 무대. 2007년 첫 내한공연 로 뜨거운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던 영국 연출가 데클란 도넬란과 체홉 페스티벌이 이번에는 복수와 용서, 사랑과 인생의 환희가 녹아있는 셰익스피어 로 7년 만에 돌아온다. 연말에는 지난 해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던 등의 작품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해 소극장 버전으로 돌아와 연일 매일 행진을 이어간 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동화작가와 그를 추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공포가 탁월하게 표현된 연극. 러시아 출신 미국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와 그의 제자의 이야기를 그려 2011년 공연 당시 화제를 모은 역시 2년만에 관객을 찾아온다.
콘서트/클래식&발레 다양함에 반하다콘서트는 실력파 뮤지션들의 소극장 공연이 눈길을 끈다. 7월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펼지는 와 이 하반기를 조용하지만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아이돌 가수들의 단독 콘서트 역시 하반기를 주름잡는 무대. 7월 를 시작으로 8월, 원조 아이돌 를 비롯해 가 잇따를 예정. 내한공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천상의 목소리, 팝페라의 여왕 사라브라이트만이 4년만에 한국에서 투어 공연을 갖는다. 7월 21일부터 서울, 대구, 광주, 부산을 찾는 그녀는 이번 콘서트에서 11집 수록 곡 ‘Angel’, ‘One Day Like This’ 외에도 ‘Time To Say Goodbye’, ‘Ave Maria’, ‘Nella Fantasia’, Nessun Dorma’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클 잭슨, 라이오넬 리치, 스티비 원더, 레이 찰스 등 수백여 장의 히트 앨범을 만들어낸 프로듀서계의 미다스 손 퀸시 존스가 80세를 맞아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퀸시 존스가 이끄는 ‘글로벌 검보(Global Gumbo)’의 재즈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콘서트 형식으로 전설의 보컬리스트와 연주진, 그리고 퀸시 존스를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클래식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내한공연과 명성 있는 뮤지션들의 연주회가 이어진다. 그 중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야외 파크 콘서트는 색다른 가을 밤을 즐길 수 있는 공연. 리처드 용재 오닐, 앙상블 로티니, 주목 받는 차세대 지휘자 아드리엘 김이 이끄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도 클래식 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오케스트라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정명훈은 이날 2007년 내한 공연 최대의 히트작이자 바스티유 오페라 시절 레코딩을 통해 전세계 팬을 사로잡았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등으로 청중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7.05 / 조회 36,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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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몬테크리스토><엘리자벳>
짧은 시간 안에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내야 하는 뮤지컬의 특성상, 그 원작은 일부분 생략·각색될 수밖에 없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와 오스트리아의 황후였던 엘리자벳의 일대기를 다룬 역시 마찬가지. 무대 위에서 '복수의 화신'이자 '순정남'으로 그려지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 원작에서는 어떤 인물인지, 자유를 꿈꾸던 '낭만 소녀'이자 불쌍한 며느리였던 황후 엘리자벳은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보자. 소설과 역사 속 '진짜' 이야기를 알고 나면, 뮤지컬이 더욱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래 내용은 뮤지컬의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소설 엿보기몬테 크리스토와 메르세데스의 사랑은 이루어질까 뮤지컬 가 원작소설과 가장 다른 점은 주인공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 옛 연인이었던 메르세데스와 다시 맺어진다는 결말이다. 아쉽게도, 소설 속에서 이들의 재회는 씁쓸하고 서글프게 그려진다. 백작의 정체를 알아본 메르세데스는 중후한 매력을 갖춘 백작을 보며 세월에 빛 바랜 자신의 젊음과 미모를 탄식하고, 감히 그를 되찾으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백작 역시 아들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찾아온 메르세데스를 보며 그녀의 모성에 감복하지만, 그녀를 여자로서 다시 사랑하지는 않는다. 결국 메르세데스는 아들 알버트와 함께 남편 몬데고를 떠나고, 백작은 그리스 총독의 딸이자 몬데고의 배신으로 노예가 된 아름다운 소녀 하이데와 맺어진다. ('언제나 그대 곁에' 라더니…) 몬데고와 메르세데스의 관계도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극중 두 사람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 것으로 그려지지만, 사실 몬데고는 메르세데스가 에드몬드 다음으로 사랑했던 사촌오빠였다. 이들은 결혼 후에도 탈 없이 단란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다.(백작만 없었으면 잘 살았을 듯) 알버트의 친아버지는 누구? 뮤지컬에서는 알버트가 몬테 크리스토의 친아들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세 가족의 감격스런 상봉(?)이 펼쳐진다. 하지만 원작 속 알버트는 엄연히 몬데고의 아들이다. 다행히 친부의 교활한 성품은 물려받지 않았는지, 알버트는 소설에서도 착하고 건실한 청년으로 묘사된다. 그는 아버지의 악행을 알게 된 후 몬테 크리스토 백작과의 결투를 포기하고 어머니와 함께 집을 떠난다. 아내와 아들을 모두 잃은 몬데고는 자살하고, 이후 알버트마저 군에 입대해 알제리로 떠나자 비운의 여인 메르세데스는 혼자 남게 된다. (지못미 메르세데스) 알버트와 발렌타인의 관계 발렌타인은 뮤지컬 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복수심에 가득 찬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마음을 극적으로 돌려놓는 인물도 바로 빌포트의 딸이자 알버트의 연인인 발렌타인. 하지만 원작 속 발렌타인은 알버트가 아닌 막시밀리앙 모렐(모렐 선장의 아들)의 연인이다. 계모인 빌포트 부인으로부터 온갖 구박을 받고 목숨의 위협까지 느끼던 그녀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에게서 받은 신비한 약을 먹고 죽었다가 깨어나 연인과 재회한다. (혹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이 먹은 그 약?) 이것이 진짜 '복수의 화신' 극중 몬테 크리스토 백작은 주식사기로 몬데고와 당글라스, 빌포트를 일거에 파멸시키고 몬데고를 용서하지만, 소설 속 그의 복수는 훨씬 더 철저하고 잔혹하게 펼쳐진다. 특히 가장 비참한 결말을 맞는 인물은 빌포트 검사로, 그는 아내와 어린 아들을 잃을 뿐 아니라 죽은 줄 알았던 자신의 사생아를 직접 고발하며, 자신은 미쳐버리고 만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다. 빌포트가 젊은 시절 당글라스의 부인과 불륜을 저질러 낳은 사생아를 감옥에서 출옥시켜 아버지에게 복수하도록 만들고, 빌포드의 부인에게 독약에 대한 정보를 귀띔해 그녀가 살인을 저지르게 만든 것.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자 빌포드의 부인은 어린 아들과 함께 자살하고, 아내와 아들의 시신을 발견한 빌포트는 미쳐버리고 만다. 죄 없는 어린 아기까지 죽게 한 몬테 크리스토는 그제서야 죄책감을 느껴 복수를 멈춘다.(지옥의 문이 여기 있었네) 오스트리아의 황후엘리자벳에 대한 기록 황후는 아름다워야 해, 무조건! 뮤지컬 에서처럼 '죽음'마저 사로잡을 만큼인지는 몰라도, 실제 엘리자벳 여왕의 미모는 여러 편의 초상화와 기록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한 엘리자벳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172cm의 큰 키에 평생 50kg이 넘지 않는 몸무게를 유지한 그녀는 몸매 관리를 위해 철저한 단식과 극소량의 음식 섭취를 고수했다.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강박적인 노력은 말년에 더 심해졌는데, 1894년에는 몸무게가 43.kg로 내려가기도 했다고. 스트레스 때문일까, 그녀가 이따금 엄청난 폭식을 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1881년에는 남몰래 폭식을 즐기기 위해 응접실에서 부엌으로 바로 가는 계단이 지어진 저택을 사기도 했다. 뚱뚱한 여자에 대한 엘리자벳의 공포감은 그녀의 막내딸 발레리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이 어린 소녀는 풍만한 몸매의 소유자인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우린 만나면 안되겠어요) 이 밖에도 엘리자벳은 전담 미용사에게 매일 세 시간씩 머리손질을 받거나, 2주마다 한번씩 모든 일정을 접고 계란과 코냑으로 만든 특별한 에센스로 머리를 감는 등 머리 관리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반면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중시해 향수나 화장품은 거의 쓰지 않았다고.('쌩얼'의 선두주자?) 또한 사람들이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기억하도록 32살 이후로는 초상화나 사진을 절대 찍지 않았다.('의느님'과 '뽀샵'이 있었더라면…) 요제프 황제의 외도, 사실이 아니다? 뮤지컬에서는 엘리자벳이 성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듣고 충격 받는 장면이 나온다. 남편 요제프 황제가 외도를 통해 성병을 얻고, 이를 아내 엘리자벳에게 옮겼다는 설정이다. 그러나 실제로 아내에게 성병을 옮긴 사람은 요제프 황제가 아니라 그의 아들 루돌프 황태자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스테파니 황태자비가 불임이 되었다고. 요제프 황제 역시 평생 아내에게만 충실했던 것은 아니다. 한때 그와 한 여배우에 대한 염문설이 돌았고, 엘리자벳 역시 헝가리의 한 백작과 연인관계였다는 설이 있다.(영원한 사랑은 너무도 멀리에) 엘리자벳은 좋은 시어머니였을까 엘리자벳은 시어머니에게 아들을 빼앗긴 불쌍한 며느리이지만, 그녀 역시 그리 좋은 시어머니는 아니었던 것 같다. 평생 아름다움으로 칭송 받아온 그녀는 평범한 외모를 가진 며느리를 경멸했다. 심지어 며느리를 가리켜 '못생긴 멍청이' '보기 흉한 코끼리' 라고 부르기도 했다고.(시월드는 시월드를 낳고) 계획에 없던 그녀의 죽음 '죽음'의 사주를 받은 루케니가 계획적으로 엘리자벳의 암살을 저질렀다는 뮤지컬의 내용은 물론 사실이 아니다. 루케니는 원래 프랑스의 왕족인 오를레앙공을 암살하려 했으나, 오를레앙공이 일찍 제네바를 떠나는 바람에 그를 놓치고 말았다. 때마침 엘리자벳이 제네바를 여행 중이라는 소식을 신문에서 보게 된 루케니는 계획에 없던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급진적인 무정부주의자였던 그는 왕족이라면 누구를 죽여도 상관 없었던 것이다. 당시 검은 드레스와 코르셋 등을 껴입었던 엘리자벳은 자신이 칼에 찔린 줄도 몰랐다고 한다. 잠시 의식을 잃었다 깨어나서는 '무슨 일이지?'라고 물었다고. 숨진 그녀의 왼쪽 가슴엔 작은 상처만 남아있었다. (루케니가 신문만 안 봤어도…)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제공: EMK
2013.07.05 / 조회 2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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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하는 기분이에요” <엘리자벳> 김소현
청아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외모로 '여신님'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녀가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의 일대기를 담은 을 만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르겠다. 의 크리스틴부터 의 엠마, 최근 의 등 콘스탄트 등 주로 밝고 사랑스러운 여인을 연기해왔던 그녀는 마침 결혼과 출산으로 한층 더 성숙한 면모까지 갖추었으니 말이다. 늦게라도 을 만나 무척이나 기쁘다는 김소현은 벌써부터 공연이 끝난 후의 허전함을 걱정할 정도로 작품 속에 푹 빠져있었다.지난해 초연 때도 출연 이야기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는데,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못 갔어요. 그 전부터 (엘리자벳과) 잘 맞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긴 했어요. 그 때 안 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더라고요. 여배우가 만나기 힘든 역할이잖아요. 이번에도 사실 오디션을 하는지 모르고 원서를 안 내고 있다가 대표님과 연락이 닿아서 뒤늦게 오디션을 봤죠. 이제라도 하게 돼서 너무 좋아요(웃음). 2009년부터 등 전에 출연했던 작품을 주로 하셨잖아요. 첫 출연작은 오랜만이네요. 저도 몰랐는데, 제 팬들이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전 제가 공연을 쉬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들이 너무 설렌다는 거에요. 왜냐고 물으니까 언니가 했던 작품 안 하는 게 오랜만이라고(웃음). 막상 그렇게 생각하고 연습을 하니까 더 새롭고, 새 출발하는 기분이에요. 연습도 더 많이 하고 싶고. 지금까지 제가 청순하고 가련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이번엔 원숙한 느낌도 있고 여러모로 변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아까도 음악감독님과 만나서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불러봤는데 '너한테 이런 면도 있니' 하시더라고요(웃음). 색다른 모습도 많이 보실 것 같아요. 지금 김소현씨가 생각하는 엘리자벳은 어떤 인물인가요.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게 치장한 것 같지만, 궁정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유를 원하잖아요. 왜 그랬는지, 잘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내적인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단순히 아들을 빼앗겨서, 혹은 시어머니가 괴롭혀서가 아니라 더 깊이 인물의 내면에 들어가게 되요. 또 젊은 시절부터 죽기까지의 모습을 모두 연기해야 되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라고 단정짓기가 더 어려워요. 나이 들수록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격이 점점 변하니까요. 그래서 더 깊이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실존인물을 연기한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전과는 느낌이 굉장히 달라요. 그 사람의 삶은 어땠을지,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다른 때보다 더 빠져들어 있고, 자료조사도 더 많이 하고 있어요. 시간만 있으면 (오스트리아에) 갔다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데. 실제 살았던 사람이니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더 생동감이 생기기도 하고. 지금처럼 웃는 모습만 봐서인지, 후반부 우울한 엘리자벳의 모습이 언뜻 상상이 안 돼요. 제가 평소 워낙 밝아서, 1막 이미지잖아요(웃음). 근데 사람이라는 존재가 워낙 다양한 면을 갖고 있고, 그 많은 모습 중 하나를 꺼내서 극대화시키는 것이 우리 배우들이 하는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여배우의 삶은 아무래도 일반 여자들의 삶과는 조금 다르니까, 엘리자벳과 서로 만나는 지점도 있어요. 화려함 뒤의 외로움을 사실 여배우들이 많이 느끼거든요. 무대에서 화려하게 박수 받다가 분장실에서 분장 지우고 초라한 얼굴을 마주했을 때의 기분, 혼자 주차장에 가서 차를 끌고 집에 갈 때의(웃음) 공허함이 결혼 전에는 많았거든요. 그렇게 10년 이상 활동해왔기 때문에 엘리자벳을 보면서 그런 기분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엘리자벳의 소녀시절을 연기하는 건 어렵지 않나요? 다들 소녀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시는데, 사실 제가 과거에 살아본 나이잖아요. 경험했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히려 더 나이 들었을 때의 모습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억지로 나이든 목소리, 어린 목소리를 만들면 연기의 폭이 더 좁아질 것 같아서, 그보다는 상황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려고요.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찾아가는 중이에요. 결혼과 출산의 경험이 연기하는데도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엄청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 선배님들이 '애를 낳아봐야 인생을 알고 연기를 안다'고 한 말씀이 생각나더라고요. 물론 연기에 도움이 되려고 아기를 낳은 것은 아니지만(웃음) 막상 이런 역을 하게 되니까 느낌이 되게 달라요. 일을 대하는 태도도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더 열정적이 되고, 깊이감이 생기니까. 발을 담그는 느낌이 다르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같은 역할을 해도 느낌이 되게 달라요. 인생을 대하는 자세 자체가 달라졌거든요. 다른 세계에요. 황태자 루돌프가 죽었을 때 느끼는 상실감도 남다르겠네요. 네. 특히 2막에서 아들이 죽고 나서 부르는 노래가 너무 하기 싫어요. 실제로는 아무 말도 하기 싫을 것 같아요. 상상도 하기 싫은 내용이에요. 아무래도 (출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좀 더 감정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죽음(토드)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요? 어려워요. 연출님에게 물었던 첫 질문이 이거였어요. 죽음을 상상 속의 존재로 생각해야 하는지, 아니면 실존하는 존재로 생각해야 하는지. 그랬더니 공연에서는 실존하는 존재로 더 생각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 사실 죽음이라는 존재를 어느 한 가지로 분석하고 있지는 않은데, 굉장히 매력 있고 섹시하고, 에서의 팬텀보다 더 큰 존재인 것 같아요. 여자로서 푹 빠지고 반하지만 계속해서 거부해야만 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존재. 세 명의 토드(박효신·전동석·김준수)는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요? 다들 너무 달라요. 각자의 매력이 있고. 박효신씨는 정말 섹시하고, 일단 나이가 제일 많잖아요. 그만큼 원숙함도 있고, 무대경험이 많고 다양한 노래를 소화하신 분이기 때문에 강약조절을 정말 잘 하세요. 그리고 굉장히 연습을 열심히 하세요. 인물분석도 많이 하시고. 전동석씨의 경우엔 굉장히 부드럽고 달콤한 매력이 많고요. 준수씨는 제가 때 처음 봤는데, 아이 같은 순수함도 있고 굉장히 잘 하셔서 좋게 봤거든요. 이번에 다시 만났는데 굉장히 섹시하고 생기 있는 토드에요. 각자 가진 매력을 극대화시켜서 잘 하실 것 같아요. 은 토드 뿐 아니라 루케니 등 캐릭터마다 목소리도 다 다르고 다양해서 노래연습만 해도 지루할 틈이 없어요. 공연이 끝나면 많이 허전할 것 같아요. 몸을 불살라 열심히 하려고요(웃음). 에서 좋아하는 넘버를 하나만 꼽는다면 어떤 곡을 꼽으시겠어요? '내가 춤추고 싶을 때'가 제일 좋아요. 어리고 순수한 엘리자벳이 어울리지도 않는 궁정에 들어와서 자기의 모든 것을 가둬놓고 살다가 처음으로 성취감을 얻고, 자기 인생에서 가장 정점을 찍었을 때 부르는 노래거든요. 엘리자벳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부르는 노래니까 굉장히 짠하고,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사실 좋은 노래가 많아서, 한 가지를 꼽기가 힘들어요.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배우로서 느꼈던 모든 경험과 감정을 다 집합시켜서 토해낼 수 있는 이런 캐릭터는 정말 만나기가 드물어요. 공연기간이 별로 안 길어서 불만이에요(웃음). 공연이 시작되면 한 회 한 회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요. '위대한 탄생' '자기야' '스타킹' 등 결혼 후 TV 출연이 부쩍 늘었어요. 그 동안은 방송출연을 좋아하지 않았고 시간도 없었는데, 결혼하면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달라졌어요. 예전엔 미래를 바라보지 않고 그냥 주어진 일을 하면서 무대에서 활동했는데, 지금은…어떻게 보면 하루하루 더 죽음에 가까워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또 그게 배우로서 피가 되고 살이 되고. 밖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는 남편의 말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원래 저는 밖에 나가는 걸 안 좋아하고, 틀에서 벗어나는 걸 안 좋아하는 성격이었거든요. 남편을 만나면서 되게 달라졌죠. 집에서 힐링이 되다 보니 좋아요. 두려움도 많이 사라지고, 도전하게 되고, 욕을 먹어도 치유 받는 곳이 있으니까 크게 상처받지 않고. 사실 여자로서 되게 복잡하고 불안한 사람인데, 그런 걸 (남편이) 많이 잡아줘요. 도 많이 고민되는데 조언을 많이 해주고요. 집에 가도 연습실의 연장 같아요. MR틀어주고 발성연습을 시켜주거든요(웃음). 앞으로도 도전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아무거나 다 해보고 싶어요. 인생은 한 번밖에 없는데 내가 그 동안 너무 갇혀있던 것 같아서 아쉬워요. 후회만 하기엔 앞으로 살 날이 많으니까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섹시한 것만 빼고(웃음). 그건 정말 못하겠더라고요. 엄마로서의 김소현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요. 완전 희생적이에요. 절대 밖에서 안 사 먹이고, 이 바쁜 와중에도 이유식 꼬박꼬박 만들어서 먹여요. 애기한테 안 좋다고 해서 산후조리원도 안 가고, 로션도 한 동안 베이비로션만 발랐어요. 사실 여배우니까 마사지도 받으러 다니고 그래야 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거에요. 애기하고 같이 있어줘야 되니까. 집안일도 혼자 다 하고. 더 독해진 것 같아요(웃음). 지금은 너무 많은 걸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중에도 저의 캐릭터가 계속 바뀌어요. 엄마였다가, 아내였다가, 딸이었다가, 며느리였다가 배우였다가, 내 자신이었다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서 자세도, 목소리도 달라지고. 배우로서는 어느덧 데뷔 13년 차인데요, 감회가 어떠세요? 감회가 다르죠. 오랜만에 새로운 공연을 하다 보니까 더 그렇고. 근데 사람이 나이를 먹어도 그게 내 근데 나이라는 생각이 안 들고 항상 어딘가에 멈춰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멈춰있고, 또 멈춰있고 싶어요. 스스로 경험 많은 배우, 나이 든 배우라고 생각하는 순간 무대 위에서의 신선도가 확 떨어질 것 같아요. 또 공연을 많이 할수록 오히려 무대가 점점 더 두려워져요. 책임감도 더 강해지고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6.24 / 조회 29,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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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뛰어넘는 매력, 2013년을 휘어잡는 여성 캐릭터
희대의 연쇄 살인마(잭더리퍼), 다시 없을 순정남(두 도시 이야기), 인생을 빼앗기고 복수를 꿈꾸는 남자(몬테크리스토), 사랑과 정의의 수호자(스칼렛 핌퍼넬), 2013년 역시 무대 위 남자 주인공들의 캐릭터는 폭넓고 다양하다. 눈에 띄는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공연이 드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수가 적은 만큼, 더욱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여성들이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스타가 될 거야! 감옥에서도 길은 있다, 록시&벨마 이들처럼 뻔뻔한 캐릭터는 찾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록시와 벨마는 각각 정부와 남편을 살해한 죄로 감옥에 갇혔지만 속물 변호사 빌리의 사건 왜곡과 황색 미디어의 부추김을 발판으로 스타가 되려는 여자들. 먼저 감옥에 들어온 고참 죄수 벨마의 야심찬 스타탄생 계획이 신참 죄수 록시의 미모와 거짓말로 물거품이 되면서부터 두 여자의 경쟁은 점입가경이 돼간다. 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좇는 미디어와 대중, 그리고 치정살인을 저지르고 언론의 관심을 받기를 원하는 죄수들의 이야기가 재즈 그리고 매력적인 밥 포시의 안무와 함께 펼쳐지는 뮤지컬. 무대 중앙에 위치한 밴드, 블랙 톤의 무대, 재즈와 안무 등이 시크한 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건 바로 이 두 여인임이 분명하다. 자신을 배신한 남자에게 총을 쏴버린 무서운 여자들이지만 스타가 되겠다는 속물적인 욕망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 밉지만은 않다. 게다가 피날레에서 두 사람이 펼쳐보이는 화려한 쇼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지 않을 수 없으니, 이 시크한 여인들에게 박수를! (7.6-8.31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스타가 되고 싶은 욕구 ★★★★★ 살인을 반성하는 마음 ★ 내가 원하는 건 자유뿐 외로웠던 황후 의 대표 넘버 ‘나는 나만의 것’을 필두로,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벳 황후는 내내 ‘자유’를 외친다. 엄격하고 답답한 궁정생활에 염증을 느낀 그녀가 선택한 건 장기 여행. 아들 루돌프가 죽고 나서 더욱 마음이 허해진 그녀는 무정부주의자 루케니에 의해 최후를 맞이할 때까지 마음 둘 곳 없이 떠돌아 다닌다. 이토록 우울하고 시니컬한 주인공의 어디가 매력적이냐고? 죽음(토드)마저 사랑하게 만들 정도로 타고난 외모와 매력, 그리고 드라마 ‘사랑과 전쟁’이 떠오를 정도로 깐깐한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동경’과 ‘동감’을 일으키며 그녀에게 몰입하게 한다. 황제 요제프와 시공을 초월한 존재 죽음과의 삼각관계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 실제로도 황후를 지극히 사랑했다는 황제의 ‘현실적인’ 사랑과 엘리자벳의 눈에만 보이는 매력적이고 신비한 ‘죽음’의 유혹은 그녀의 삶을 더욱 신비하고 버라이어티하게 해준다. 화려하게 치장하고 우아하게 부채를 펼치며 ‘난 자유를 원해!’를 외치는 그녀를 보고, ‘이 무슨 뜬금 없는 외침?’이라고 반문하는 대신, 우뢰와 같은 갈채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것, 이런 매력 덕분이란 사실.(7.26-9.7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사랑만으로 행복해질 수 없단 생각 ★★★★ 궁정 생활 만족지수 ★내가 누군 지 알아? 실패한 트렌스젠더 화려한 금발에 몸매가 드러나는 섹시한 의상, 잘못하면 혼날 것 같은 막강한 ‘언니 포스’의 그녀, ‘헤드윅’도 빼놓기 아쉬운 캐릭터. ‘남자도 여자도 아닌 실패한 트렌스젠더’라는 모호한 성별이지만 험난한 삶의 굴곡을 지나온 그녀에게서 풍기는 페이소스는 누구보다 진하다.동베를린에서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던 소년 한셀이 호텔 리버뷰의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기까지, 그녀의 인생은 순탄함과 한참 거리가 멀다. 마치 여자처럼 섬세한 소년이 ‘앵그리 인치’ 살덩이를 지닌 실패한 트랜스젠더가 되고, 엄마가 어렸을 적 말해준 ‘사랑의 기원’, 자신의 반쪽을 찾아 나섰지만 돌아오는 건 배신 뿐이었던 그녀. 헤드윅이 상처를 드러내고 보듬는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관객은 서서히 그녀에게 물들 수 밖에 없다. 헤드윅의 남편이자 여장남자 이츠학 역시 이 작품에 출연하는 매력덩어리 캐릭터니 놓치지 말자.(6.8-9.8 백암아트홀)토미에 대한 애증 ★★★★ 몸매 자신감 ★★★★전부 그녀 것이니까, 손대지 말란 말이야숭배의 끝 댄버스 부인 아이러니 하게도, 뮤지컬 에서 레베카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녀의 남편이었던 막심 드 윈터와 새부인, 그리고 저택의 집사 댄버스 부인의 입을 통해 회자될 뿐이다. 대저택의 집사 댄버스 부인에게 레베카는 숭고한 아름다움을 지닌 절대적인 존재. 심지어 레베카가 죽은 후에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아 새로 드윈터와 결혼한 ‘나’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레베카’도, ‘나’도 아니다. 등장하는 횟수는 많지 않지만 공연 전체의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는 인물은 댄버스 부인. 새부인을 은근히 무시하고 음산하게 서서히 옥죄는 그녀의 눈길은 극의 긴장감을 불러온다. 심지어 가장 인기 있는 넘버 ‘레베카’ 역시 댄버스 부인의 몫. “그녀의 숨이 깃든 여기 이 저택은, 그녀만을 기다려”라며 여전히 레베카만을 찾는 그녀에게 나중엔 연민마저 느끼니, 이 단순하지만은 않은 캐릭터가 다시 돌아오길 기다려 보자. 레베카에 대한 집착지수 ★★★★★ 새 안주인에 대한 존중 X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6.19 / 조회 21,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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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연 돌입 <지킬앤하이드> “진작 함께 했어야 했던 배우들”
가 전국 11개 도시 투어를 마치고 5주간의 서울 공연에 돌입했다. 이번 공연에선 새롭게 지킬/하이드로 캐스팅된 윤영석, 양준모를 비롯해 역시 루시와 엠마 역으로 첫 선을 보인 신의정, 이지혜 등이 무대에 올라 주목 받았다. 여기에 6년 만에 다시 엠마로 돌아온 정명은과 2011년 로 데뷔한 배우 선민이 다시 루시로 돌아왔다. 지킬/하이드로 지난 해부터 무대에 오른 윤영석은 “저만의 지킬과 하이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며 “4개월간 지방을 다니면서 열심히 했고,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킬/하이드' 양준모, 윤영석 '루시' 선민, 신의정 '엠마' 정명은, 이지혜양준모는 “하이드와 지킬은 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의 무대는 한 인간으로서 따라와주시면 더 좋을 것”이라고 자신의 무대를 설명했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두 배우에 대해 “사실 준모는 오디션에 항상 참여했는데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외모 때문에 좀 망설였다”며 “그런데 이번에 같이하니 진작 같이 작업을 했어야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윤영석씨는 제 2의 배우 인생을 이번 작품을 통해 살았으면 한다”며 “두 배우는 지금까지 이 작품을 맡았던 다른 배우들에 못지 않은 공연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배우들에 대해서는 “이 작품을 통해 세대교체를 이룰 것”이라며 “아직 완전히 여물진 않았지만 그런 기대치를 충분히 채울 배우들”이라고 칭찬했다. 'facade' 인간의 이중성 윤영석이 부르는 '지금 이 순간'지난 2006년 이후 6년 만에 로 돌아온 정명은은 “오랜만에 엠마로 설 수 있어 감사하다”며 “지금은 엠마가 가지고 있는 내면에 집중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선민은 “관객 분들이 루시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걸 같이 느끼고, 그 마음을 가지고 귀가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 때는 우리 행복했잖아요" 정명은(루시) 지킬(양준모) 지킬을 그리워하는 두 여인 엠마(이지혜) 루시(신의정) 새로운 삶을 향해! 루시(선민)한편 전미투어를 마치고 올해 4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될 미국 프로덕션 에 한국 프로듀서 신춘수 대표가 참여해 주목 받고 있다. 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호주 등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3.01.11 / 조회 1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