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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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드라마 ‘박상원 콘트라바쓰’ 2022년 1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개막
모노드라마 '박상원 콘트라바쓰'가 오는 2022년 1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찾는다.
'박상원 콘트라바쓰'는 '향수', '좀머씨이야기', '깊이에의 강요' 등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세계적인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희곡 '콘트라바스'를 원작으로 한 모노드라마이다.
스스로 가둔 자신만의 공간에서 매일 투쟁하는 콘트라바쓰 연주자. 한 음악가의 조용한 투쟁을 통하여 평범한 소시민의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트라바쓰'는 거대한 오케스트라 안에서 주목 받지 못하는 콘트라바쓰와 연주자의 삶에 빗대어 이 시대로부터 소외 받는 모든 이들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지난 2020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 '콘트라바쓰'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세밀한 언어들을 무대화함에 있어서 비언어적 요소인 움직임과 음악을 적극 활용하였다. 주인공의 심리를 대변하듯 적재적소에 배치된 바그너, 슈베르트, 모차르트, 브람스 등의 클래식 음악은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한 배우의 마라톤을 함께하는 듯한 모노드라마라는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쥐스킨트의 언어를 총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2022년 1월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는 '박상원 콘트라바쓰'는 더욱 절제된 어휘와 극중 끊임없이 흐르는 움직임과 음악으로 무대를 감각적으로 가득 채우며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일상적인 것과는 동떨어진 황량한 열린 공간에서 단 한 명의 배우와 콘트라바쓰만으로 정면 대결을 펼치며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표현들로 한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무대로 관객들과 호흡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배우 박상원이 '콘트라바쓰'를 통해 보여주는 주인공은 승패의 이분적 가치를 벗어나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와 투쟁하고, 자신의 가치와 투쟁하며, 스스로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세상과의 투쟁을 준비하는 콘트라바쓰 연주자.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한 한 콘트라바쓰 연주자를 통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꿈과 열정을 잃어버리고 있는 소외된 현대인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다.
'박상원 콘트라바쓰'는 2022년 1월 7일부터 1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되며, 12월 7일 오후 2시 인터파크에서 1차 티켓오픈이 진행될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박앤남공연제작소, H&H PLAY 제공
2021.12.07 / 조회 7,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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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 박해미, 박상원…명품 중견배우들의 귀환
송승환, 박해미, 박상원 등 중량감 넘치는 중견 배우들이 잇달아 연극 무대에 오른다. 오랜 시간 탄탄하고 묵직하게 배우의 길을 걸어온 이들은 무대 위의 존재감만으로도 객석을 압도하는 배우들이다. 배우들에게 작품에 임하는 소감과 어떻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지 물었다.
송승환이 공연 제작사 대표에서 배우로 인생 3막을 열며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송승환은 1965년 9살의 나이, 아역배우로 데뷔해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연기 외 방송MC, 라디오 진행자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특히 공연 연출가와 제작자로서 제2의 인생 터닝 포인트를 밟았다. 그는 한국의 대표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Nanta)’의 제작자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ㆍ폐막식의 총감독까지 역임했다.
송승환은 이번 공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ㆍ폐막식의 부감독겸 폐막식 총연출의 장유정과 다시 만났다. 그는 장유정 연출이 로날드 하우드의 원작 희곡을 직접 각색한 연극 ‘더 드레서’에서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노배우, 선생님 역을 연기할 예정이다. ‘리어왕’ 연극 공연을 앞두고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이 작품은 오랫동안 셰익스피어극을 해 온 노배우와 그의 의상담당자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연극 ‘더 드레서’는 11월 18일부터 2021년 1월 3일까지 만날 수 있다.
* 송승환 배우 인터뷰
Q. 9년 만의 연극 무대 개막이 얼마 안 남았다. 오랜만에 배우로서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은?
사실, 연극 무대는 ‘갈매기’ 이후 9년 만이지만, 꾸준히 연기를 해 왔어요. 최근에 ‘봄밤’이라는 드라마도 했었고, 뮤지컬 ‘라카지’에서 딩동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렇게 노역으로 본격적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 관객 여러분을 만나는 감회가 새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8살 무렵 아역배우로 시작해서 공연 제작자로 오랜 기간 활동했었지요. 평생 연기를 해 왔지만, 배우로서의 활동량을 이제 조금씩 더 늘려가려 합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앞으로 관객 여러분과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으질거라 생각합니다.
Q 노배우 선생님 역을 맡았다. 관객들이 이 작품에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을까?
이 작품의 'Sir'라는 캐릭터. 선생님이라는 캐릭터는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의 대표이자 배우이기도 하지요. 그 점이 저와 아주 많이 닮았어요. 선생님의 대사에서 제가 해 왔던 고민들이 엿보여 더 친밀감을 느낍니다. 예를 들면, 본인이 배우이면서도 극단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배우 개런티를 어떻게든 깍아보려는 장면 등이 웃음을 유발하죠.
연극 ‘더 드레서’에서 선생님 역할은 저 개인의 삶과도 닮은 점이 많아 감정 이입 잘 되고 있어요. 로날드 하우드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이중성을 아주 잘 표현해 냈는데, 아마도 관객 여러분들께서도 저의 개인사와 밀접한 캐릭터의 배경, 작가가 의도한 인물의 이중성들을 엿보며 재미를 느끼시지 않을까 합니다.
Q 비슷한 시기에 중견배우들이 속속 연극 무대로 돌아오고 있다.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고 하지요. 경험과 연기력을 갖춘 중견 배우들이 연극 무대를 채워주는 것이 저 개인적으로도 반가운 소식이고, 감사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연기를 현장에서 눈 속에 담고, 함께 호흡하는 경험 자체가 바로 연극이겠지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배우 층이 넓어지면서 더 다양한 콘텐츠가 관객 여러분을 만날 수 있으니, 그 또한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과 좋은 배우들의 무대를 자주 만나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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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했던 박해미도 오는 11월 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신의 아그네스’로 전통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그녀는 그간 뮤지컬 ‘맘마미아!’,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에 출연했으며 ‘하늘이시여’, ‘거침없이 하이킥’ 등 브라운관 등을 오가며 활약해왔다.
오는 6일 개막을 앞둔 연극 ‘신의 아그네스’는 1976년 뉴욕의 수녀원에서 일어난 영아 살해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자신이 낳은 아기를 살해한 젊은 수녀 아그네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심리게임을 그린다. 순수함 속에 광적인 모습이 내재된 아그네스 수녀, 그런 그녀를 신 가까이에서 보살피려는 원장수녀, 그리고 진실을 밝혀 아그네스를 구하려는 정신과 의사 닥터 리빙스턴이 등장하는 3인극이다. 박해미는 극중 해설자이자 인터뷰어 역할의 닥터 리빙스턴 역을 맡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해미가 연기하는 리빙스턴 역은 아그네스가 가진 성스러움을 법으로부터 보듬고자 하는 인물이다.
* 박해미 배우 인터뷰
Q 이 작품에 참여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주로 뮤지컬 작품에 많이 출연했었는데, 그 작품들은 가벼운 분위기의 쇼, 노래와 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번 작품 ‘신의 아그네스’는 정통 연극인데요. 이 작품을 연습하면 할수록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고 내면을 묘사해내는데 뮤지컬과는 또다른 매력을 느껴서 기분 좋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또 하나의 정통 연극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Q 리빙스턴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 예정인가.
의사로서의 냉정함과 인간의 따뜻한 모습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리빙스턴 박사는 이 사건을 파헤치는 의사로서 접근하지만 인간으로서의 상처가 드러나면서 그것에 대한 아픔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투영하다보니 냉정한 모습보다는 인간으로서 아그네스에게 다가가는데 신경을 쓰고 싶었어요. 상처가 아물지 않은 인간으로서의 모습, 의사로서의 본문 사이에서 혼자만의 갈등, 고뇌를 보여주며 '어떻게 하면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보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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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사진작가로 활약하는 박상원도 ‘콘트라바쓰’로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1979년 연극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로 데뷔한 그는 그간 브라운관과 무대를 오가며 드라마, 시사프로그램 진행,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해왔다. 이번 무대는 비주얼 저널리즘 전공으로 사진 개인전도 열고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고 다시 연기자로 돌아온 박상원이 6년 만에 출연하는 공연이다. ‘향수(1985)’, ‘좀머씨이야기(1991)’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쓴 ‘콘트라바쓰’는 음악가의 조용한 투쟁을 통하여 평범한 소시민의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극 ‘콘트라바쓰’는 오는 11월 7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박상원 배우 인터뷰
Q. 1인극 '콘트라바쓰'로 오랜만에 연극으로 돌아온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 인간들은 모두가 고독한 존재이고, 특히 “콘트라바쓰“ 속 등장인물 “파트리크”는 사회에서 소외된 고독한 군상의 모습이기 때문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나”라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문학적인 정서가 참 좋았고 와닿아서 무대 위에 연극적인 요소로 옮기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관객”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을 기다리는 이 시점이 너무 무섭고 두렵고 매일 밤 꿈을 꾸며 무대 위에서 마주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42년 전 ‘예술 미개인‘으로 세상에 ’연극‘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했던 작품이 오태석 선생님의 ’약장사‘라는 1인극 이었습니다. 그때 느낌을 돌이켜보면 1인극은 ’거대한 산‘이라는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런 기억 때문에 무대에서 수많은 작품과 관객들을 만나면서 언젠가는 홀로 책임져야 하는 1인극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Q. 송승환, 박해미 등 중견배우들이 연극 무대로 돌아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이번 작품에서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가 엔딩장면입니다. 저를 비롯해 중견배우들이 연극무대에 돌아오는 것은 마치 송어의 회귀본능처럼 고독하고 고통스러우면서도, 결국 고향과 같은 정직한 무대로 돌아오는 듯한 모습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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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정동극장, 예술의전당, 박앤남공연제작소, H&H PLAY 제공
2020.11.05 / 조회 8,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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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대 오르는 <고곤의 선물>, 박상원·김태훈·김소희 주연
의 작가 피터 쉐퍼가 쓴 또 다른 역작 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은 한 극작가의 죽음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신념을 들여다보는 연극으로,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정동환·정원중·김소희·서의숙 등이 거쳐가며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세종문화회관과 극단 실험극장의 공동주최로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구태환 연출이 이끄는 올해 에서는 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동중인 박상원과 최근 에서 열연을 펼쳤던 김태훈이 주인공 에드워드 담슨으로 분한다. 에드워드 담슨은 극단적인 세계관과 열정을 가진 천재 극작가로,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된다. 에드워드 담슨의 두 번째 아내 헬렌 역에는 2012년에 이어 또 다시 김소희가 캐스팅됐다. 김소희는 에드워드 담슨이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필립 담슨에게 남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헬렌으로 분해 또 한번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필립 담슨 역에는 의 김신기가 캐스팅됐고, 이와 함께 이봉규·고인배 등 중견 배우들이 출연한다. 은 9월 18일부터 10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코르코르디움 제공
2014.08.19 / 조회 6,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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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없으면 공연 안 되죠!” 팔방미인 앙상블 열전
'함께, 동시에(ensemble)'라는 뜻 그대로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화려한 춤과 노래로 무대를 채우는 앙상블은 뮤지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때로는 멀티맨처럼 여러 인물의 연기까지도 소화해내야 하는 앙상블의 실력에 따라 공연의 수준도 천차만별로 달라질 정도. 뮤지컬의 발전에 따라 앙상블의 실력과 중요성도 더욱 커져가는 요즘, 각기 다른 개성으로 무대를 빛내고 있는 이들을 만나봤다. 공연에 따라 무술, 탭댄스, 1인 12역의 연기까지 너끈히 소화해내고 있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연기, 몸매, 탭댄스 실력까지 모두 갖춘 팀 “우리 군무는 마치 한 몸처럼 보여야 해요. 그러니 한 명이라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죠.”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일사분란하게 펼쳐지는 탭댄스는 뮤지컬 의 백미 중의 백미. 관객을 순식간에 ‘쇼’의 세계로 끌어버리는 이 현란하고 리드미컬한 군무는, 26명의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명장면이다. 이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탭 능력은, 당연히 최고 수준급이다. 그 중 김상권(34), 유혜련(33)은 탭퍼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배우들로 2010년 공연부터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무대에 서고 있다. 특히 김상권은 2000년부터 탭을 시작해, 국내 몇 안 되는 탭댄스 팀 중 하나인 ‘리드미스트’의 멤버다. “쇼 뮤지컬이다 보니 기본적인 연기, 춤 이외에도 몸매, 얼굴, 탭댄스가 갖춰져야 해요. 오디션 지원 자격부터 ‘탭댄스 가능한 배우’가 조건 중 하나였거든요. 몸매 역시 중요해서 여자 배우들은 연습 때 다이어트를 위해 굶곤 했어요. 지금은 모두 열심히 먹어요(일동 웃음). 워낙 무대 위에서 체력소모가 많거든요.”(김상권) 팀타닥 타닥, 빠르고 미세한 탭의 리듬을 스무 명이 넘는 배우들이 하나처럼 맞추기 위해서 ‘팀워크’는 필수조건이다. 탭댄스 경력 10년이 넘어가는 배우 유혜련은 “한 명이라도 빠지면 티가 나기 때문에, 단 한 사람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 아플 때도 허락 맡고 아파야 하죠”라며 웃어 보인다. “탭을 오래한 배우도 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시작한 친구도 있어요. 이 친구들이 정말로 열심히 해요. 자신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두 배 이상 노력하죠.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침부터 밤까지 노력했어요.” 앙상블 배우들은 지난 해 11월 선발돼 탭 기본 레슨부터 준비해왔다. 이 작품의 연습 기간은 5~6개월. 모든 배우들이 ‘이런 연습실은 처음 봤다’ 할 정도로 뜨겁고 열정적이었다. “다른 작품은 길어야 3개월 연습하지만 이번 작품은 6개월을 연습했어요. 탭 댄스 트레이닝만 3개월을 했으니, 그 강도가 굉장히 강한 거죠.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 배역에 상관없이 모두 친밀해서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김상권) 하지만 탭 댄스를 집중적으로 연습하다 보니 몸 여기 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배우들의 발목엔 항상 파스가 떨어질 날이 없다. “다른 연습실은 먹기 위해 얼음을 얼리지만 우리는 마사지를 하기 위해 준비해요. 다른 작품에선 춤을 많이 추면 어깨, 허리, 팔, 목이 아픈데 우린 발목이 아파요. 하지정맥류가 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습 끝나자마자 발목을 식혀주지 않으면 안 되죠.”(유혜련) 연기, 노래, 춤, 탭댄스까지, 앙상블 팀을 표현하는 한 가지 단어는 ‘팔방미인’. 특히 순박한 시골 처녀 ‘페기 소여’가 스타 배우의 꿈을 이뤄간다는 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걸 알기에 더욱 즐겁게 무대에 서고 있다. “꼭 스타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에요.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하게 무대에 서서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유혜련, 김상권) 합기도 태권도 유단자 집합! 누가 봐도 경호원 팀 제대로 각 잡힌 안무와 무술로 작품의 매력을 십분 살리고 있는 뮤지컬 의 앙상블 군단. 아마도 평균 신장과 근육량(?)은 국내 뮤지컬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스무 명의 최정예 요원들은 경호원이 등장하는 특별한 소재의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정장을 입고 안무 오디션을 보는 등 독특한 관문을 통과한 재주꾼들이다. 팀그 중 연습 때 장유정 연출이 수시로 찾아 팀 내 자문위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김기영(33) 배우는 합기도 3단의 실제 경호원 출신. 대한경호협회 13기 수료에, 해병대 제대 후 청와대 경호실 및 경찰특공대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다는 그는 심한 어깨 부상 후 자신을 되돌아 봐 뮤지컬 배우로 새 길을 가기 시작했다. “특수 용어나 경호 시범 때 실제로 사용하는 것들을 많이 이야기 했어요. 2막의 ‘꽃’ 장면에서 3단봉 안무는 꼭 했으면 좋겠다고 연출님께 끝까지 설득을 했는데 멋있는 장면으로 탄생해서 참 뿌듯해요.”(김기영) 남자 배우들 중 막내로 “열정이 하늘을 찌른다”고 선배 배우들이 극찬한 올해 스물 다섯 살의 심재는 태권도를 전공하고 있는 휴학생이자 대학교 2학년 초까지 태권도 시범단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배우들이 입을 모아 애착이 가는 장면으로 꼽았던 ‘꽃’ 장면에서 날렵한 발차기를 선보이는 자가 바로 그다. “초등학생 때는 4년간 기계체조를 했고, 중간에 육상도 했어요. 팀의 스윙까지 맡고 있죠. 태권도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데뷔하게 되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뮤지컬이 너무 좋더라고요. 에서 제 특기를 더 많이 살릴 수 있어서 좋아요.”(심재) 남자는 키가 177cm 이상, 여자는 165cm 이상이어야 오디션 지원을 할 수 있었고, 장유정 연출이 “누가 봐도 딱 경호원 같아 보이는 사람”을 뽑았다지만, 생김새와 특기만으로는 무대를 탄탄하게 채울 수는 없다. ‘월급 타면 꼭 뮤지컬 표를 사서 봤다는’ 최성환(33) 배우는 롯데월드 페이스 팀으로 화려한 가장 퍼레이드를 선보이다 스물 여덟 늦깎이로 동경의 무대였던 뮤지컬에 뛰어든 경우. 지금은 등에 출연하며 탄탄한 경력을 쌓아 현재 의 ‘배우 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연습 때 텐투텐(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텐 투 일레븐이었어요. 극장 근무하시는 분들이 퇴근해야 하니까 어서 우리들보고 빨리 집에 가라고까지 했죠.(웃음) 창작은 만드는 게 너무 힘든데 참 재미있어요. 배우 개개인의 아이디어도 수렴이 되고, 그게 무대에 올라가면 그 희열도 크죠.” 경호원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젊은 청춘들임을 보여주는 ‘나의 노래’ 장면에선 여자 관객들의 동공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 거대한 근육질의 다부진 남자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개구쟁이 같은 춤을 추는 그 장면 역시 김기영을 비롯, 몇몇 배우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던 춤이 그대로 무대까지 간 경우다. 일사불란하고 절도 있는 움직임과 웅장한 노래로 무대의 카리스마를 빚어내고 있는 동시에 유연한 웃음과 연기로 의 윤활유가 되는 것이 바로 이들의 몫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이 사실 많지 않기 때문에, 배우의 한 사람으로 에 너무 참여하고 싶었어요.(최성환) 경호를 했었으니 이 작품이 정말 딱이다, 했죠. 여러가지 실질적인 도움도 될 수 있어 보람이 크고요.(김기영) 출연하지 않는 장면도 어느 날은 드라마 중심으로 어느 날은 안무 중심으로 매번 무대를 지켜보는데, 볼 때 마다 재미있고 새로운 매력이 있는 작품이 인 것 같아요.(심재)” 여자 배우의 수도 적을 뿐더러 역할도 ‘신비의 여인’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팀이 남자 배우들이 와글거리는 살짝 군대 분위기도 난다는 은, 김기영 배우가 뚝심 있는 아버지 역할로, 최성환 배우는 다독이는 어머니 역할로 기둥이 되고, “열정이 하늘을 찌를 정도라 밥도 많이 먹는다”는 심재를 비롯해 수 많은 배우들이 이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친다. 우렁찬 그 소리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실력파 배우 대거 포진1인 10역도 거뜬히 소화하는 팀 "선배님들한테 발레 수업도 받고, 노래가 안되면 성악 전공하신 선배님한테 가서 물어봐요. 팀에 저희 학교 교수님이 세 분이나 계세요."(조윤혜) "웬만한 분들은 저희 나이만큼 무대에 서 오셨던 분들이에요. 다른 공연에선 주·조연을 맡으실 분들이 같이 공연을 받쳐주고 계시니까 거미줄처럼 촘촘하고 빈틈없이 공연이 유지되는 것 같아요"(서진욱) 오디션 기간만 7개월, 2000여 명의 지원자 중에서 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앙상블 팀에는 화려한 경력과 탄탄한 실력을 가진 배우들이 가득 포진해 있다. 카메론 매킨토시를 비롯, 영국 현지의 제작진이 심사위원으로 직접 참여한 오디션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였다. 앙상블 중에서는 단 둘이서만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된 서진욱(23)과 조윤혜(21)는 ‘매회 줄타기를 하는 것 같았던’ 당시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팀"9차까지 오디션을 봤는데, 이전에 봤던 오디션과는 전혀 달랐어요. 레슨을 받는 것 같았어요. 나중에는 ‘왜 그렇게 고생을 시켰을까’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9차까지 오디션을 보면서 컨디션 관리를 계속 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매일매일 두려워서 회사에 전화를 스무 번씩 한 것 같아요(웃음).”(서진욱) 치열한 경합 끝에 시작된 연습 역시 새로운 경험이었다. 영국 스텝들의 지도로 진행된 연습은 언론에도 극히 일부분만 공개될 정도로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워낙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연돼온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스텝들이 원하는 것이 명확했고, 우리에게 연기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요구하는 것이 많았어요. 공연이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끊임없이 더 에너지를 내 달라고, 더 거칠게 표현하라고 했어요.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어요."(서진욱) “그래도 분위기는 좋았어요. 다들 힘들게 뽑힌 만큼 함께 한다는 동료애가 끈끈했거든요.”(조윤혜) 정성화(장발장), 문종원(자베르)을 제외한 의 모든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주요 역할 외에도 평균 열 명 이상의 역할을 번갈아 가며 소화해야 한다. 그만큼 앙상블 한 명 한 명에게 요구되는 연기적인 역량도 크다. 서진욱의 경우 마리우스 역의 커버도 함께 맡고 있어서, 하루도 긴장을 풀 날이 없다. "저는 열 두 명의 인물을 연기하는데, 그 인물들 사이에 차이를 만드는 데 고민이 많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그 속의 디테일한 부분을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서진욱) “’Lovely lady’를 부를 땐 창녀를 연기해야 되는데, 처음엔 힘들었어요.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참함, 처절함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웠고요.”(조윤혜) 의 또 다른 특징은 전기간 모든 배역이 원캐스팅으로 진행된다는 것. 주 7회 이상 무대에 올라야 하는 배우들 모두 체력관리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술을 좋아하는 선배님들도 다 금주 중이에요(웃음). 원캐스팅이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공연을 짊어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서진욱) 무려 '교수님들'과 함께 공연하고 있다며 싱글벙글, 자부심이 가득 담긴 웃음을 연신 터뜨린 이들은 대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 최연소 앙상블인 조윤혜는 코제트를 뽑기 위한 추가 오디션에서 3차만에 최종 합격했고, 서진욱은 마리우스 역으로 거의 최종까지 물망에 올랐다. 을 통해 배운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두 신인배우는 첫 오디션에서의 두근거림을 그대로 간직한 채 무럭무럭 성장하는 중이다. "사람들 마음에 오래 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단순히 제가 기억되는 게 아니라 제가 무대 위에서 전한 울림이 사람들의 마음 안에서 계속 요동치고 지속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서진욱) "저는 관객들과 같이 느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관객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조윤혜) 글: 플레이디비편집부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6.03 / 조회 2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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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화려하고 멋지게! 업그레이드 <브로드웨이 42번가> 개막
“더 화려하고 멋진 안무, 탭 댄스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화려한 브로드웨이 무대의 스타를 꿈꾸는 당차고 매력적인 아가씨의 성장기, 뮤지컬 가 지난 11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개막 예정인 신작 뮤지컬 준비과정과 그 속에서 스타의 꿈을 키워가는 코러스 걸들의 모습이 신나고 경쾌하게 펼쳐지는 이 작품은 1980년 뉴욕 윈터가든 극장에서 초연 이후 흥행 속에 리바이벌 공연을 거듭한 바 있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내한, 라이선스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나온 이 작품은, 2009년부터 공연을 이끈 한진섭 연출이 이번에 더욱 강렬한 탭댄스를 준비했음을 강조했다. 과거 옥주현, 임예영, 바다, 방진의 등의 배우들이 거쳐간 주인공 페기소여 역에 신인 두 명을 선발한 것도 눈에 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페기소여 정단영은 올해 10년 차 앙상블 배우로 2004년엔 이 작품의 앙상블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다. 페기 소여_정단영, 빌리 로러_전재홍줄리안 마쉬_ 박상원“뮤지컬 10년 만에 첫 주인공이라 오디션 발표 후에도, 연습 중에도 ‘내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되었다. 무척 벅차고 감격적이다. 이번 작품은 탭 댄스가 굉장히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정단영) 또 한 명의 페기소여 전예지는 어린시절 에 출연했으나 성인이 되어 본격적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연습 시작할 때 고등학생이었으나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된 그녀 역시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로시 브록_ 김영주페기 소여_전예지, 줄리안 마쉬_박상원, 빌리 로러_ 이충주2009년, 2010년에 이어 세 번째로 악명과 함께 명성도 높은 브로드웨이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변신하는 박상원은 “팀 내 가장 연장자인만큼 좀 더 줄리안 마쉬에 빙의 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말했고, 함께 줄리앙 마쉬 역을 맡은 남경주는 “연습을 안 하거나 리듬을 이해 못하면 다 티가 나기 때문에 탭 댄스 뮤지컬은 거짓말을 못한다”며 5개월 간의 연습 후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 더욱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었다. 예전만큼 명성은 없지만 여전한 뮤지컬 스타 도로시 브룩 역에는 박해미, 홍지민, 김영주가 번갈아 나서며, 꿈 많은 페기 소여를 토닥여 주는 뮤지컬 배우 빌리 로러 역으로 전재홍과 이충주가 변신하고 있다. 줄리안 마쉬_ 남경주도로시 브록_홍지민, 페기 소여_ 전예진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한 여자와, 스타 탄생이 필요한 브로드웨이 백스테이지의 광경이 신나는 탭댄스와 화려한 조명 속에 펼쳐지는 뮤지컬 는 오는 6월 30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하며, 7월 9일부터 28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5.16 / 조회 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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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정 담은 정통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박상원·박해미
무대를 향한 배우들의 열정, 그리고 냉정한 쇼비즈니스의 생리를 간명한 스토리에 담아 화려하게 펼치는 뮤지컬 가 다시 돌아온다. 지난 3일, 이 작품으로 이미 수십여 번 무대에 오른 바 있는 박상원·박해미를 만났다. 박상원은 신인배우 페기 소여를 스타로 키워내는 냉철한 연출가로, 박해미는 노회한 여배우 도로시 부록으로 또 한차례 분할 예정이다. 활기찬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모든 이야기는 에서 시작해 로 늘 다시 돌아왔다. 여전히 바래지 않은, 작품을 향한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자리였다. 여느 20대 배우들 못지 않게 밝고 건강한 두 배우의 기운 때문일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층 더 가벼워졌다.벌써 여러 차례 출연하고 계신 작품인데요, 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박상원 : 줄리안 마쉬가 굉장히 나와 맞는 역할이에요. 나는 를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해요. 가장 뮤지컬다운 작품이고, 무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또 실제로 내가 30여년전에 에서 페기 소여와 비슷한 체험을 했기 때문에 더욱 남다르고 가슴에 와 닿죠. 줄리안 마쉬의 대사도 사실 모든 배우들에게 하는 대사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굳이 배우가 아니더라도 각자의 분야에서 미래를 향해 뛰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죠. 단순히 드라마를 즐길 수도 있지만, 공연을 보고 나서 돌아갈 때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도 있어야 하잖아요.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힘과 재능, 젊음을 펼치고, 늘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걸 줄리안 마쉬가 제시하고 안내하는 거에요. 박해미씨는 어떠세요? 2004년 공연을 포함해서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죠. 박해미 : 아무래도 새로운 얼굴들이 오니까 분위기가 다르죠. ‘어, 이 배우들은 이런 식으로 하네, 다른 매력이 있네’ 생각하게 돼요. 몇 번 했던 작품이지만 신선함이 더해졌어요. 이왕이면 줄리안 마쉬도 좀 더 젊어졌으면 좋았을 텐데(웃음). 장난하는 거야. 앞으로 60, 70까지도 할 수 있을 거에요. 박상원 : 줄리안 마쉬는 점점 나이를 먹어서도 어울리는 역할이에요. 그리고 요즘 한국 공연계에 50대, 60~70대 배우가 없거든. 앞으로는 극 속에서 에너지를 갖고 60~70대를 연기할 수 있는, 실제 그 나이대의 배우들이 있어야 해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앤드에 가면 몸짓 하나만으로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70대 배우들이 있거든요. 줄리안 마쉬는 앞으로 10년 후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해미 : 도로시 브록은 여기까지가 끝인 것 같아요. 더 나이를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이제까지 즐겁게 편하게 공연을 했지만,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이제 후배들한테 넘겨야죠. 제 양심이 그렇게 소리를 쳐요(웃음). 박상원 : 그럼 박해미를 보기 위해선 이번 공연을 꼭 봐야겠네.(웃음) 실제로는 이미 끝났는데 박해미라는 배우의 힘으로 아직까지 무대에서 활화산처럼 쏟아낼 수 있는 거죠. 내가 볼 때는 앞으로 몇 년은 더 해도 돼. 실제 두 분은 극 중 캐릭터와 닮았나요? 박상원 : 배우가 역할을 표현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어요. 하나는 박상원을 버리고 그 역할로 들어가는 것, 하나는 캐릭터를 박상원화 하는 것. TV에서는 두 번째가 쉽고, 무대에서는 나를 버리고 그 역할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겨요. 뮤지컬의 경우에도 나를 버리고 그 역할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이 작품은 배우들의 이야기,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얘기기 때문에 특히 더 동화되는 것 같아요. 마치 내가 줄리안 마쉬인 것처럼. 줄리안 마쉬가 페기한테 얘기하는 것들이 내가 연습실에서 후배들한테 하는 얘기일 수도 있거든요. 너의 젊음을 마음껏 펼쳐라, 열심히 해야 된다, 그러니 이질감이 없다는 거죠, 그러나 실제 연극에서는 나를 버리고 또 다른 인물을 창조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죠. 저번 연극 에서 지적장애인을 연기한 것처럼. 해미씨도 그럴 거에요. 여배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죠. 그런데 딱 한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도로시 부록처럼 도도하거나 거만하지 않다는 것. 박해미 : 천만다행이죠.(웃음) 탭댄스 장면도 기대돼요. 경쾌하고 후련한 느낌이 들거든요. 박상원 : 그 탁, 소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열정을 그대로 전해주잖아요. 발끝과 무대가 만나서 만드는 그 소리는 북소리와도 또 다르고, 드럼소리와도 또 다른 하나밖에 없는 소리 같아요. 평소에는 잘 쓰지 않던 발을 맞춰가면서 내는 그 소리에서 굉장한 열정과 땀을 느낄 수가 있어요. 첫 장면부터 관객들의 숨을 못 쉬게 압도하는 거죠. 우리 앙상블이 5개월 전부터 탭댄스를 연습하고 있어요. 이렇게 연습기간이 긴 작품은 아마 없을 거에요. 연습부터 공연기간까지 7~8개월의 땀과 열정이 다 묻어 있는 작품이에요. 이번에 페기 소여를 연기할 정단영, 전예지씨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아요. 박해미 : 정말 기대돼요. 그 친구들도 실제 무명이니까, 가 그들한테 극중에서처럼 일약 스타가 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기도 하고 한편 부럽죠. 젊은 나이에 알려진다는 게. 아무튼 기대가 돼요. 둘 다 잘하고 있어요. 박상원 : 어떻게 보면 오히려 페기 소여와 더 잘 맞는 거죠. 페기 소여는 이미 알려진 스타는 할 수가 없는 역할이에요. 탭댄스도 잘 해야 하고 노래도 잘 해야 하기 때문에 지명도만으로는 캐스팅될 수가 없어요. 그야말로 드라마의 내용처럼 무대를 통해서 진짜 스타로 거듭날 사람만 오는 거죠. 준비되지 않으면 할 수가 없는 배역이에요. 그래서 더 진짜 같죠. 이번에 단영이나 예지가 잘 해낼때는 정말 페기 소여가 탄생하는 거니까. 줄리안 마쉬의 대사 중에 '내일 밤은 코러스걸 하나가 죽거나, 주연 스타가 태어난다'는 대사가 있는데, 이번 공연이 끝나면 정말로 코러스걸 한 명이 사라지거나 주연 스타가 태어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거에요. 잊혀지거나, 스타가 되거나. 두 분의 데뷔작이 같아요, 로 데뷔하셨죠. 박상원 : 내가 를 할 때는 대한민국에 몇 년간 뮤지컬이 그 작품 하나밖에 없었어요. 우리 팀이 5~60명이었는데 그 중에서 내가 가장 나이가 어렸어요. 대학교 1학년이었으니까. 추송웅, 김도향, 윤복희, 유인촌씨 사이에 껴서 내가 빌라도를 한 거에요. 그 때 조안무도 하고, 1인 다역을 맡아서 공연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유인촌 형이 방송출연 때문에 공연을 못 하게 돼서 난리가 났어요. 그랬는데 의 애니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상원이가 하면 될 거야' 한 거죠. 그래서 제작진이 나한테 연락을 했는데, 그 때는 집전화도 없고 핸드폰도 없으니까 연락이 안 되다가 공연 3일 남겨놓고 얘기를 들은 거죠. 물론 그 때도 노래, 대사 다 알고 있었지만, 3일 동안 정말 밤새다시피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갔어요. 그렇게 해서 군대 가기 3일 전까지 105회 중에서 서른 몇 회를 빌라도를 한 거에요. 에서도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 있으세요? 박상원 : 매 공연마다, 마지막 공연에서 대사를 만들어서 해요. 공연이 다 끝나고 페기까지 다 나간다음에 맥하고 앤디가 나오면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하면 수고들 했어,라고 말하고 걔네 나가면 노래하는 장면이 있는데, 시즌 마지막 공연에서는 그 대사를 내가 마음대로 바꿔요. 한 번은 '수고들 했어 이리들 와봐'라고 했고,(웃음) '정말 수고들 했고, 너희들이 없었다면 이 공연은 못 했을 거야. 줄리앙 마쉬가 너네를 정말 사랑한다고 전해줘' 라고 하기도 했고. 사실은 박상원으로서 배우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죠. 이번에도 마지막 공연에서는 그렇게 할 거에요. 이 극을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피땀흘려 연습하는 그 자체가 스토리거든요. 여러가지로 이 작품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고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요즘 창작뮤지컬이 많이 활성화되고 있잖아요. 뮤지컬계 선배로써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박해미 : 너무 좋죠. 이렇게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모습이 참 좋아요. 그 중에 뭔가 하나는 잭팟을 터뜨리겠죠. 창작뮤지컬이 처음부터 잘 되기는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보통 유명연예인을 캐스팅해서 공연하잖아요. 근데 작품 내용은 완성도에서 많이 떨어지거든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다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 과정을 뛰어넘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창작뮤지컬이) 자꾸 나오면 나올수록 좋은 것 같아요. 아무것도 없는 데서 뭔가 나오기는 힘들거든요. 여러 가지가 나오고 모방 속에서 또 새로운 것이 창조되는 거니까. 제자나 후배들이 고민상담을 할 때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시나요? 박상원 : 워낙 다양한 아이들을 많이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아요. 열정을 갖고 노력하고, 방황도 하고, 이 모든 것들이 다 혼돈 속에서 그냥 가는 거죠. 그 자체를 즐기고 또 이겨내면서. 그 외에는 없죠. 박해미 : 인생이 다 똑같지 않나요? 쑥쑥 수월하게만 가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다들 힘든데. 저는 특히 뮤지컬은 재능이 없으면 일찍 그만 두라고 해요. 열정 하나로 매달리지 말라고. 취직 때문에 고민하는 배우들 많잖아요. 배우들이 4대 보험 받아가며 취업할 수는 없거든요. 그런 경제적인 문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다들 있어요. 그런 상황에서 끈기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재능이 없다면 아까운 청춘 낭비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괜히 고민하지 말고 빨리 털고 일어나서 장사를 하든지 다른 것을 하라고. 박상원 : 이건 내가 해미랑 생각이 다른데, 큰일났다(웃음). 재능이 없으면 미친 듯 열심히 하는 재능이라도 있으면 돼요. 해미 같은 경우는 재능이 있는 친구에요. 나는 내가 생각할 때도 조건이 안 좋고 재주가 없는 사람인데, 지금 이만큼이나마 하는 건 남들보다 몇 배는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말로 난 그거 외에는 없어요. 노력해서 이 바닥에 끝까지 남아있으면 된다고 봐요. 사실은 같은 얘기 일 거에요. 내 얘기도 맞고, 해미 얘기도 맞고. 박상원씨는 박앤남공연제작소를, 박해미씨는 해미뮤지컬컴퍼니를 운영하고 계시죠.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박상원 : 지금 작품들이 쭉 레이아웃 돼 있어요. 그 때 말할게(웃음). 뮤지컬도 있고, 정극도 있고, 대학로 프로젝트, 제작비를 적게 들이고 제자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젊은 연극도 있고,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모노드라마도 있어요. 저와 맞는 나이대의 이야기를 하나 준비 중이에요. 박해미 : 배우로서도 욕심이 있지만 저는 더 큰 욕심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일을 많이 저지르는 편인데 내가 지금 여력이 된다면 아직 젊으니까 뭐라도 도전하고 싶어요. 창작 뮤지컬에 대한 욕심도 있어요.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될 것 같아요. 소명의식, 책임감이 있지 않으면 창작은 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저는 거기에 대한 도전을 꿈꾸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고, 올해 안에는 뭔가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저한테 배우로서 무대에 계속 설 수 있는 힘을 주고, 경제적으로도 창작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품이거든요. 저는 설앤컴퍼니도 너무 좋아해요. 친정오빠처럼 저의 여러 가지 것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인간적인 곳이거든요. 뮤지컬 바닥이 워낙 쉽지만은 않아서 작품도 보고 회사도 보다 보면 쉽게 출연결정을 할 수가 없는데, 설앤컴퍼니에서 얘기가 나오면 웬만한 건 무조건 해요. 제가 창작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해서 고마움이 있어요. 5년, 10년 뒤 그려지는 스스로의 모습이 있다면? 박상원 : 아주 선명해요. 아마 지금의 모습과 거의 다름이 없을 것 같아요. 똑같을 것 같아요. 끊임없이 무대에 올라갈 것이고, 공연을 준비하고, 드라마를 준비하고, 사진도 열심히 찍고 있을 것이고, 공연도 열심히 만들고. 박해미 : 저도 별 다른 건 없을 것 같아요. 하고자 하는 것을 지금 다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건 없을 것 같아요. 건강만 유지된다면. 마지막으로 관객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박해미 : 많이 와서 봐주셨으면 하는 거죠.(웃음) 굳이 앞자리가 아니어도 충분히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으니까 좌석에 상관없이 어느 자리에서라도 함께 하셨으면 해요. 박상원 : 는 굉장히 오래된 작품이고, 추구하는 주제가 굉장히 선명하기 때문에 나이 드신 분들도 작품이 무얼 얘기하고 있는지 잘 아실 거에요. 탭댄스가 주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충동과 화려한 무대가 주는 볼거리, 또 노래가 아날로그 감성을 담고 있으면서 멜로디도 좋고. 그래서 엄마와 딸, 전 가족이 같이 감상해도 지루하지 않을 공연이에요. 또 요즘 뮤지컬이 공연계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가 뮤지컬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뮤지컬에 대한 궁금증도 다 풀 수 있을 거에요. 박해미 : 예전부터 느꼈지만 를 너무 사랑하세요.(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4.08 / 조회 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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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파탈, 치명적인 그녀들의 매력
미와 슬픔은 언제나 붙어 다닌다고 했던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기록된 그녀들의 삶의 끝은 언제나 비운의 ‘새드 앤딩’이다. 한 세대를 뒤흔들며 역사 속 새로운 페이지를 만든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여기, 뮤지컬 속에서 부활한 두 여인이 있다. 나로 인해 구원받을 것이다 _ 에바 페론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 지 아는 영리한 여인. 아르헨티나 초원지대 작은 마을 로스톨도스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에바 페론은 15세 도시로 나와 삼류 배우, 라디오 성우 등을 거치며 유명을 욕망하고 좇아간다. 화려한 삶을 바랐던 소녀 시절의 꿈은 스물 다섯 나이에 마흔 아홉 살의 정치인 후안 페론을 만나, 그가 구금 당했을 당시 노동자 총파업을 일으켜 10일 만에 석방시키는 등 막강한 권력 의지로 표출되기 시작한다. 에바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상반된다. 그녀의 비루한 출생, 인생역정 등은 빈민과 노동자들의 동질감을 얻었으며, 여성 노동자 임금 인상 및 여성의 시민적 지위 개선, 외국자본주의 추방, 노동입법 추진 등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활동을 통해 그들 사이의 ‘성녀’로 불리게 된다. 감성적이고 뛰어난 연설 뿐 아니라 빼어난 미모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대표적인 ‘포퓰리즘’을 행하기에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비판 세력을 제거하고 독재 정치를 펼쳤으며, 학교에서 자신의 자서전을 교재로 채택하거나 찬양 글짓기를 실시하는 등 부부의 우상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부정부패 및 개인의 사치가 극에 달해 당시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린 것은 그녀를 악녀로 기록하게 만들었다.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 뮤지컬 를 만든 황금콤비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팀 라이스 작사로 1978년 탄생한 는 귀엽고 순진하게 여겨지길 바랬던 에바 페론이 ‘꼬마 에바’라는 뜻으로 스스로 불리기 바랐던 애칭 ‘에비타’를 제목으로 하고 있다. 34세에 척수 백혈병과 자궁암으로 사망한 에바의 장례식장. 슬픔에 빠진 노동자들의 행렬과 혼돈 속에서 시작되는 극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전개된다. 아르헨티나의 국모로 추앙 받는 에바의 일생을 소재로, 그녀와 만난 적이 없는 체 게바라를 관찰자 및 해설자로 등장시켜 에바에 대한 절대적인 추앙을 견제하는 역할로 극의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 큰 특징. 배우를 꿈꾸며 도시로 올라오는 소녀 에바, 출세를 위해 남자들을 유혹해 이용하고 또 버리는 팜므파탈 성인 에바의 모습은 자신의 매력을 무기로 삼은 에비타의 캐릭터를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는 팝, 록, 라틴, 재즈 등을 비롯 장엄한 장송곡까지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노래로도 유명한 작품. 대표 넘버인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는 군중을 선동하는 연설이지만 대단히 감정적인 어조에서 시작해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리듬으로, 노래 자체의 매력 뿐 아니라 에바의 매력과 연설 스타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 주인은 나야 _ 캐롤린 엘리자베스 행운일까, 불운일까. 결혼이 약속된 남자를 만나러 나간 언니, 그 자리에 따라나간 여동생, 그리고 정혼자의 여동생에게 첫 눈에 반한 남자. 뮌헨 출신으로 비극적 운명과 그에 상반되는 눈부신 아름다움이 그리운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인물, 바로 캐롤린 엘리자베스이다. 19세기 헝가리-오스트리아 제국의 황제인 프란츠 요제프의 아내로 네 명의 자녀를 낳고 산 엘리자베스는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와는 달리 엄격한 궁 생활,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냉정한 시어머니의 간섭 등으로 평생 자유를 갈망하게 된다. 시씨(Sissi)라 불리며 자유롭고 쾌활하게 지내던 어린 시절부터 한 나라 황제의 마음을 첫 눈에 앗아간 아름다운 외모는 돋보였다. 황후가 된 후 시어머니에게 자녀 양육을 빼앗기고 국정에서도 밀려난 그녀가 요양을 이유로 한 여행으로 많은 시간을 궁 밖에서 지냈거나, 무정부주의자 루이기 루체니가 휘두른 꼬챙이에 찔려 44세에 비극적으로 사망할 때까지 그녀는 평생 눈부신 미모를 유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생전에 175cm의 키에 몸무게 50kg, 허리둘레 20인치를 유지했다는 그녀가 쏟은 아름다움을 위한 노력은 상상 이상의 수준. 하루 4시간씩 긴 머리카락을 손질했으며 말년에는 과도한 다이어트로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평소 허리를 조이는 코르셋을 입었는데 코르셋 철심이 배를 찔러 피가 드레스에 흘러도 몰랐으며, 암살 당시 너무 조인 배가 마비되어 그녀 스스로도 꼬챙이에 찔린 줄 모르고 한 시간여를 더 걷다 출혈이 심해진 것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기록되고 있다. 죽음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다, 뮤지컬 뮤지컬 은 자유를 갈망하며 불행하게 살아간 황후 엘리자베스의 일대기를 그리는 과정에 ‘죽음’을 상징하는 캐릭터, 토드를 등장시켜 환상적인 매력을 더한다. 어린 시절 나무에 오르다 떨어지며 죽음과 처음 마주한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녀 곁을 떠나지 않는 죽음. 이 둘이 조우하고 이별하는 반복되는 아슬한 과정들이 불안한 엘리자베스의 결혼 생활에 설득력을 더하며 극중 비극성을 더한다. 극 중 유일하게 엘리자베스 외 죽음의 실체를 보게 되는 그녀의 아들 루돌프는 실제로는 몰락한 귀족 남작 부인 마리아 배체라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다 권총 동반자살로 죽게 되지만, 뮤지컬에서는 죽음, 토드에 의해 아버지와 맞서게 되고, 어머니 엘리자베스에게도 위로 받지 못한 채 방황하다 자살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루돌프의 이뤄질 수 없는 비극적인 사랑은 뮤지컬 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1992년 비엔나 초연 이후 5년간 1천 회 공연을 통해 1백 만 명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은 이후 유럽 지역을 비롯한 10개 국가에서 공연되었으며, 1996년 아시아 최초로 일본에 상륙, 현재까지 토호와 다카라즈카 극단, 두 개의 버전으로 공연 중이다. 초연 2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한국 뿐 아니라 유럽 투어 공연을 시작하기도 한다. 웅장한 궁전, 황후의 아름다운 외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화려한 드레스와 장신구 등을 비롯, 빠르게 교체되는 무대 등 시선을 압도하는 볼거리도 빼 놓을 수 없다. 헝가리어, 그리스어 등 언어 능력이 탁월했으며, 평소 운동을 즐겨 우수한 승마 실력을 자랑했다는 자유분방하고 고혹적인 황후 엘리자베스의 매력이 무엇보다 빛나는 작품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1.05 / 조회 16,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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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포토] 뮤지컬 ‘에비타’, 화려한 신분상승을 꿈꾸는 ‘에비타’
뮤지컬 ‘에비타’가 오는 12월 9일 LG아트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에비타’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를 탄생시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으로 2006년 국내 초연된 이래 5년 만이다. 작품의 주인공 ‘에비타’는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배우를 거쳐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여인이다. 이번 공연은 잘 알려진 명곡들과 함께 그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흥미롭게 펼쳐낸다. 신분 상승과 함께 변신하는 에비타의 다채로운 의상변신도 이번 공연의 눈여겨 볼만한 요소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19 / 조회 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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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 이 여인의 야망을 보라!
성녀인가, 악녀인가. 가난한 농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배우를 거쳐 역사상 가장 어린 퍼스트레이디까지 된 에비타의 삶을 그린 뮤지컬 가 지난 9일 개막했다. 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의 팀 라이스 작사, 의 해럴드 프린스 연출 등 뮤지컬 거장들이 만나 탄생한 는 1978년 웨스트엔드 초연, 이듬해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하며 큰 호응을 얻은 작품. 토니상 작품상, 음악상, 극본상, 연출상 등을 수상했으며, 1996년 마돈나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탄생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 면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국내에서 2006년 초연했으며, 이후 5년 만에 다시 찾아온 무대에서는 정선아, 리사가 주인공 에바 역을, 박상원, 박상진이 페론, 이지훈과 임병근이 체 게바라 역으로 선다. 12일 주요 장면들을 공개한 자리에서 이지나 연출은 “초연 후 30년도 지난 작품이라 현대에 맞게 여러가지 면을 각색했다”고 밝히며, “정치적인 것 보다는 많은 것들이 결국 허무한 것임을 스산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감정의 카타르시스보다 냉정하게 바라보는 식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렬한 야망에 휩싸인 에바 역의 정선아와 리사를 두고 “월드 베스트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 이 연출은, “에비타는 여배우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칭하기도 했다.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 등의 넘버를 비롯 재즈, 미사곡, 합창곡 등 26곡의 노래로 이어지는 송-쓰루 뮤지컬 는 내년 1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뮤지컬 공연장면 체 게바라 역의 이지훈댄서로 출발, 에바 역의 정선아에바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탱고 가수 마갈디(박선우)에바가 찍은 최후의 남자, 후안 페론(박상원)이봐, 난 크게 될 여자라고!(에바_리사)우리는 서로가 원하는 걸 알지(페론_박상민, 에바_리사)에바, 성녀인가 악인인가, 진실을 보라!(체 게바라_임병근)새로운 아르헨티나를 만들겠다!"슬퍼 말아요, 아르헨티나여" (에바_정선아)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12.14 / 조회 1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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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찾아오는 화제의 대작! 뮤지컬 ‘에비타’ 미리 보기
2011년 연말을 장식할 화제의 대작, 뮤지컬 ‘에비타’가 오는 12월 9일 LG아트센터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5년 만에 돌아온 ‘에비타’는 2006년 국내에서 초연된 이후 넓은 관객층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작품의 화제성은 매우 다양하다. 작품을 탄생시킨 세계적인 연출가와 작곡가, 작사가를 비롯해 웅장하고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비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격정적인 드라마와 그에 걸맞은 화려한 캐스팅을 빼놓을 수 없다. 2011년 새롭게 돌아온 ‘에비타’의 여러 가지 매력을 미리 살펴보자. ‘에비타’를 둘러싼 상반된 매력의 두 남자에 주목하라! 작품의 주인공 ‘에비타’(이하 ‘에바’)는 아르헨티나 한 시골의 가난한 사생아로 태어나 아르헨티나 퍼스트레이디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여인이다.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야심 찬 미모의 여인을 둘러싸고 상반된 매력을 선보일 두 명의 남자가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에서 군인 출신 대통령, ‘후안 페론’(이하 ‘페론’)역을 맡은 박상원은 “‘페론’은 엘리트 군인이었지만 ‘에바’를 만나면서 ‘에바’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며 인물 간 정서적인 관계성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에바’의 죽음 이후 ‘페론’을 연기할 때 과거 육영수 여사의 관이 빠져나갈 때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다. 한 손을 차에 대던 그 뒷모습을 생각하며 아내를 잃은 대통령의 모습을 연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상원은 ‘페론’의 독특한 의상과 소품에 대해서 “몸에 잘 맞는 제복 의상으로 어필할 예정이다. 2막의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턱시도에 훈장과 견장을 달아 고위계층의 힘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또한, 소품으로 검은 선글라스와 시가를 사용할 예정이다. 권력의 상징성을 드려내는 소품들로 관객에게 ‘페론’을 좀 더 잘 그려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체 케바라’(이하 ‘체’)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쿠바 혁명 지도자로 1960년대 저항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작품 속에서 ‘체’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젊은 의학도 출신으로 페론 정권에 반대한다. 이번 공연에서 ‘체’를 맡은 이지훈은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을 끌고 가는 인물이다. 웨이터나 기자, 의사로 변신하면서 카멜레온 같은 팔색조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그는 “두 달 전부터 탱고, 왈츠, 기본재즈를 연습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의상에 대해서 “‘체’는 반항적인 소년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날 예정이다. 의상은 내추럴하고 꾸미지 않은 영국의 록스타 느낌으로 주로 스키니 바지에 니트나 셔츠 차림”이라고 밝혔다.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뮤지컬 거장 3인이 탄생시킨 ‘에비타’ 뮤지컬 ‘에비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 팀 라이스(작사), 해럴드 프린스(연출) 등 뮤지컬계의 거장 3인의 만남으로 탄생된 작품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숱한 명작을 탄생시킨 작곡가다. 연출을 맡은 ‘해럴드 프린스’는 50여 편이 넘는 작품 연출과 21개의 토니상 수상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아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라이온 킹’을 통해 이미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사가 ‘팀 라이스’도 뮤지컬 ‘에비타’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에비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게 처음으로 최우수 작품상, 작곡상 등 토니상 7개 부문의 수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의 음악세계에서 ‘에비타’는 음악과 드라마의 유기적인 결합, 앞서 나가는 연출 스타일 등 예술적인 측면에서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의 뮤지컬 역사의 중심인 ‘해럴드 프린스’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에비타’는 그의 연출세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웨스트 엔드에서 1978년에 초연된 ‘에비타’는 그 해 2,900회, 브로드웨이에서 1979년 막을 올려 1,567회 장기 공연됐다. 토니상 7개 부문을 수상을 비롯해 비평가협회상, 그래미상 등 수많은 뮤지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1996년 마돈나 주연의 영화 ‘에비타’로 재탄생돼 영화계로부터 크게 호평받았으며, 2006년에는 영국에서 리바이벌 공연이 올려졌다. 2011년 연말을 장식할 이번 공연에는 흥행 연출가 이지나를 비롯해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김문정 음악감독 등 국내 정상의 스텝이 참여했다. 여기에 정선아, 리사, 박상원, 박상진, 이지훈, 임병근 등 실력파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7 / 조회 12,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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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퍼스트레이디, <에비타> 연습현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손길이 닿은 뮤지컬 가 2006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더 뜨겁게, 젊어진 고전’을 외치는 2011 에서는 정선아와 리사의 2인 2색 에비타를 만나볼 수 있다. 박상원, 정선아이지훈, 리사 연습현장에서는 24명의 앙상블 호흡이 돋보이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장면과 정선아, 리사가 선보인 탱고, 왈츠 장면이 공개됐다. 첫만남에서 페론을 유혹하기 위한 에비타를 연기한 정선아의 도발적인 매력, 절도 있는 퍼스트레이디의 매력을 보여준 리사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지훈, 임병근이 젊음과 섹시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체게바라 역으로, 중후한 매력의 후안 페론 대통령 역에는 박상원, 박상진이 더블 캐스팅됐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로!자선음악회부와 명성을 쫓아페론을 위해!나의 아름다움은당신의 권력을 만나서 완벽해지지요~체게바라, 이지훈죽음의 왈츠박상진, 리사사생아로 태어나 삼류배우를 거쳐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에바 페론의 일생을 담은 는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를 필두로 재즈, 미사곡, 합창곡 등 26곡의 뮤지컬 넘버와 탱고, 왈츠, 폴카 등 화려한 춤으로 무장한 화려한 볼거리와 탄탄한 스토리로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비평가협회상, 그래미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돌아온 명작, 의 모습은 12월 9일부터 2012년 1월 29일까지 엘지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2.05 / 조회 9,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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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의 이름으로, 정선아 & 리사
동전의 양면과 같은 여자, 부자들의 창녀이자 가난한자들의 성녀로 대표되는 아르헨티나의 국모 에바 페론(에비타). 시골 빈민층의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 배우에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퍼스트레이디가 되기 까지 삼십삼 년의 생을 살다간 꼬마 에바, 에비타의 삶은 말 그대로 불꽃처럼 짧고도 화려했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꿔봤을 퍼스트레이디의 꿈이 실현된 뮤지컬 에는 폭발적 가창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정선아, 리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돈 크라이 포미 아르헨티나’, 격정적 드라마, 강렬한 탱고로 대표되는 뮤지컬 에 펼쳐질 두 디바의 무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에바 페론’의 매력과 똑 닮은 정선아, 리사의 무대가 찾아온다. 시작, 에비타의 아름다움에 빠진 페론, 인생의 등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남자를 원했던 에비타. 에비타의 매력이 돋보이는 ‘자선 음악회’ 장면에서 도발적으로 느껴지는 정선아와 리사의 눈빛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에비타, 여배우라면 누구나 꿈꿔봤을 역할이다. 정선아 (이하 선아): 앤드류 로이드 웨버 음악만으로도 정말 유명한 작품이지 않나. ‘돈 크라이 포미 아르헨티나~’만 아는 분들이 많은데 모든 장면을 명장면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은 작품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에비타의 가슴에서 뿜어내는 열정이 화려하게 잘 표현됐다. 여배우가 원톱으로 나선다는 점에서 ‘버겁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했었는데, (이)지나 연출님이 체게바라, 페론이 모두 돋보일 수 있게 무게를 고루 나눠두셨다. 작품도 좋았지만 연출님에 대한 믿음으로 에 합류하게 됐다. 리사: 에비타와 관련된 책, 자료를 보면서 뮤지컬 작품에 대해 새삼, 다시 놀랐다. 음악이 듣기에만 좋은 게 아니고 ‘아, 왜 이런 노래가 나왔는지 알겠다’라고 수긍이 된다. 몰입을 하려고 노력하거나, 억지로 만들어내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선아: 맞다, 에비타의 일생을 보더라도 이 작품의 노래들은 정말 천재적으로 좋은 것 같다. 리사: 연출님께 에 대한 좋은 점을 듣고 작품 자체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지만, 선아와 같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었다. 선아와 함께 한다는 점도 끌렸다. 연습실에 오면 다른 남자 배우들을 찾는 게 아니라 “선아 어디 갔어요?”, “선아 언제 와요?” 하면서 선아부터 찾는다 (웃음). 선아: 리사 언니는 정말 한결같다. 보통 남자배우와의 호흡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리사 언니와 나는 연습실에 와서 빨리 친해졌고, 서로의 매력을 간파했다. (웃음) 더블 캐스팅된 여배우가 이렇게 지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은데. 공통점도 많을 것 같은데. 선아: 고기를 좋아하고, 옷도 비슷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이야기가 잘 통한다. 리사: 더블 캐스팅된 여배우끼리 바이브(vibe)가 안 맞을 경우에는 대립적이 되기 마련인데, 선아와는 잘 맞는다. 동생이지만 속도 깊고, 생각도 많은 친구라서 동생보다는 친구 같은 느낌이 강하다. 선아와 내가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다는 것, 기독교인이라는 점 등 함께 나눌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 나를 더 뜨겁게 연말, 공연시장을 달구고 있는 ‘남자 배우 티켓파워’속에 주 관객층인 20대를 비롯해서 중, 장년층을 공략중인 명작 의 역공은 시작됐다. 뮤지컬 거장으로 꼽히는 팀 라이스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손길, 토니상 7개 부문 수상 등 드라마, 음악, 춤 삼박자를 갖춘 연말 명작 의 중심에는 정선아, 리사가 서 있다. 에비타와의 공통점이 있다면. 선아: 그녀는 한 마디로 영리한 여자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이를 악 물줄 아는 열정은 비슷한 것 같다. 에비타와 점점 닮아가는 걸 느낀다. 페론파를 주장하며 선동하는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걸 느낀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가난한 사람, 서민들을 위해 권력층과 맞서 싸우는 에비타를 연기하면서 묘한 기분을 느꼈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시각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리사: 남자를 이용하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퍼스트 레이디 자리까지 올라간 그녀가 가진 진정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살면서‘진실하게 살자’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면서 진정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국민을 생각하는 에비타의 마음은 진심이었던 것 같다. 문득, 그 진심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 ‘정선아는 세계 최고의 에비타, 리사는 세계 유일의 에비타를 보여줄 것’ 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 선아: 다른 모습의 에비타라는 걸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나는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리사 언니의 갸날프고, 보호해주고 싶은 모습이 영부인이 된 2막에서 빛을 발한다. ‘아, 저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언니를 보면서 누르는 힘을 배운다. 그렇게 배운 것들 것 정선아 식으로 다시 표현되는 것 같다. 더블 캐스팅 공연은 오랜만이다. 선아: 더블 캐스팅, 나도 좋아한다. 등 원 캐스트 공연이 대다수였는데 오랜만에 더블 캐스팅을 하게 되니 장점도 많고, 좋은 점을 많이 느낀다. 리사: 선아와는 반대로 대부분 더블 캐스팅 공연을 해왔었다. 에서 처음으로 원 캐스트 공연을 했었는데 고민이 정말 많았다. “아파서 쓰러지면 어떻게 해요?”라고 계속 물어봤을 정도로. 공연 기간도 짧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서 그런지 끝나고 나서 아프더라. (웃음) 에비타 비중이 70 퍼센트가 넘는다고 들었다. 거의 모든 장면에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하던데. 선아: 70 퍼센트? 90 퍼센트 이상 되는 것 같은데! 무대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점은 힘들지만 그 만큼 호흡을 끊지 않고 연기할 수 있다. 숨고를 틈도 없으니까. 집중력은 정말 최고조일 수 밖에 없다. 2006 때와는 뮤지컬 관객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리사: 남자가 원톱으로 나서는 뮤지컬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를 포함해서, 여성이 멋지게 나오는 뮤지컬에서 여성 관객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지 않은가. 예쁜 척, 연약한 척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보다는 여성관객이 뜨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라고 생각한다. , 리사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화제를 모았었는데. 선아: ‘그녀의 웃음 소리 뿐’넘버를 듣고 정말 기절할 뻔했다. 임팩트가 커서 빨간드레스 입은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소문으로만 듣다가 리사 언니의 공연을 처음 봤던 거다. 대기실에 가서 지나 선생님에게 “와 정말 잘하네요” 했더니 “잘하지, 우리 리사”라고 말씀하시더라. 선생님은 우리를 큰딸, 작은딸이라고 불러 주신다. 솔직히 에서는 리사언니 밖에 안보이더라. (웃음) 리사: 에서는 선아 밖에 안보였다, 정말로 (웃음). 가 미국인을 컨셉으로 하는 작품인데 선아 혼자 미국인의 느낌을 풍기더라. 고개를 흔들거나, 손 흔드는 각도가 정말 달랐다. ‘한국에 저런 배우가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서로를 알지 못했을 때에는 경계심도 있었을 것 같은데. 리사: 피곤하지 않나. 언젠가 더블 캐스팅된 배우가 나에게 경계심을 갖고 있다는 걸 느낀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마음을 열더라. 다른 사람에게 경계심, 질투를 느끼는 성격이 아니다. 누굴 만나도 그렇다. 선아: 그건 언니도,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 마인드가 통해서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리사 배우는 공교롭게도 뮤지컬 출연작 모두 이지나 연출의 작품이었다. 리사: 선생님 소속배우인 줄 아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웃음). 다른 작품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선생님이 좋은 작품을 이야기해주신다. 제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연출 분들과도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선생님과 함께하는 게 편하고 좋다. 워낙 저를 잘 아는 분이다. 선아: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지 않나. 어떤 연출보다 진보적이고, 판에 박힌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회의 변화를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 에서 여성 연출가와 함께 한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공연 전쟁이라는 연말이다. 만의 강점이 있다면. 선아: 지금, 이 시점에 를 볼 수 있다는 게 강점인 것 같다. 희로애락은 물론이고, 사회 어떤 계층이 봐도 공감할 수 있는,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연말 기분을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뮤지컬이다. 뚝심, 꽉 찬 알맹이를 갖고 있다. 리사: 절대 티켓 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노래를 듣는 것 만으로도 감동인 작품이다.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그 동안 많은 작품을 보고 느껴왔다. 는 뭔가 다른 점을 갖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2.02 / 조회 15,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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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뮤지컬 ‘에비타’의 열정 넘치는 연습현장 공개!
뮤지컬 ‘에비타’가 11월 30일 남산창작센터에서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에비타’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를 탄생시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6년 초연을 시작으로 20~30대 층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관객을 넓히며 흥행을 기록했다. ‘에비타’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 팀 라이스(작사), 해럴드 프린스(연출) 등 뮤지컬계의 거장 3인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웨스트 엔드에서 1978년에 초연되어 2,900회, 브로드웨이에서 1979년 막을 올려 1,567회 장기 공연됐다. 뮤지컬 ‘에비타’는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 배우를 거쳐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여인 에비타의 인생과 사랑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경쾌한 재즈에서 장엄한 미사곡, 웅장한 합창곡에 이르기까지 26곡의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드라마를 이끌며 감동을 증폭시킬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연출가 이지나를 비롯해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김문정 음악감독 등 국내 정상의 스텝들이 참여해 관객의 기대감을 모은다. 작품의 주역으로는 정선아, 리사, 박상원, 박상진, 이지훈, 임병근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2011년 대미를 장식할 뮤지컬 ‘에비타’는 오는 12월 9일부터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2 / 조회 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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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 정선아 리사, 아르헨티나 국모된다
뮤지컬 가 오는 12월 관객 앞에 선다.
2006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서는 정선아, 리사, 박상원, 이지훈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돼 주목 받고 있다. 사생아로 태어나 한 나라의 퍼스트레이디까지 올랐던 격정적인 여인, 에비타 역엔 정선아와 리사가 더블 캐스팅 돼 서로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 혁명가 체 게바라 역엔 이지훈과 임병근이, 에비타의 연인이자 카리스마 있는 대통령 후안 페론 역엔 박상원, 박상진이 캐스팅됐다.
는 를 탄생시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아르헨티나의 국모로 추앙 받는 퍼스트레이디로 33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에비타의 인생과 사랑, 정치적 욕망, 죽음을 펼쳐 보이는 뮤지컬이다. 국내에선 지난 2006년 초연해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노래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 와 탱고, 왈츠, 폴카 등 화려한 춤과 노래로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뮤지컬 는 12월 9일일부터 2012년 1월 29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1.10.18 / 조회 14,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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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최성희 ‘야심한 데이트’ 현장!
공연이 끝난 밤 10시 30분. 샤롯데씨어터 옆 커피숍으로 떼지어 이동하는 열 두 명의 무리들. 여러분,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플디 팬미팅 갑니다!” "바다, 아니죠. 뮤지컬배우 최성희~맞습니다”를 외치며 2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위너’들이 한 자리에 앉았다. “2009년 마지막 날에는 가수 바다의 콘서트를 혼자 봤었어요”라는 최성희 승냥이 하영민님, “중학생 딸 꿈이 뮤지컬배우라고 하기에, 신청했다”는 박연미님과 “엄마, 사실은 온유가 좋아서 그랬던 거에요….”라며 뒤늦은 고백을 한 따님, “최성희 배우의 피부관리법을 꼭 배우고 싶다”고 밝힌 최옥경님, “쉰 여덟 살, 갱년기를 맞은 엄마에게 드릴 선물”로 최성희님과의 데이트를 신청했다는 이윤선님, “월요병 타파를 위해” 를 찾았다는 이민욱님, “에서 만난 최성희는 최고의 여배우”라고 극찬한 이성우님 까지. 총 여섯 명의 플디회원과 동반 일인 파트너들이 플디에서 마련한 “최성희와의 야심한 데이트”에 참석했다. “공연을 마치자마자 관객들과 마주하니까 떨려요, 정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두 시간 넘게 가발을 쓰고 있으면 땀으로 목욕을 한다”는 여배우의 애교 섞인 푸념에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현장. 탭댄스 소녀 페기소여에서 최성희로 변신한 그녀를 향한 돌발질문들이 줄을 잇는다. 민욱: 가수, 뮤지컬배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열정이 대단한 것 같아요. 그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저 보다 더 열정적인 사람을 만났을 때 나와요. 저와 함께 페기소여로 트리플 캐스팅된 정명은, 방진의씨를 보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저도 열정적인 사람이고, 정말 열심히 했지만 두 사람은 와, 정말 대단해요. 세 명이 길을 가면, 한 명은 스승님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세상에는 배울 점이 많은, 대단한 사람들이 많아요. 옥경: 언니, 피부가 좋아진 비결이 있다고 들었어요! 좋은 비비크림을…(웃음). 배우 분들이 이 비법을 공개 안 한다고 하는데, 전 깍쟁이가 아니니까 말씀 드릴게요, 하하. 양배추에 야쿠르트, 키위를 같이 갈아서 드세요. 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해주거든요. 저도 열심히 마시고 있습니다, 자 우리 모두 이뻐집시다! 연미: 뮤지컬배우로 무대에 서면 어떤 기분이에요?무대에 오르기 전, 연습실에서 저는 스탭들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가 아니에요. 정말 죄송하죠. 대본도 빨리 못 외우고, 블로킹 습득도 느리고, 민폐를 끼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하면 답이 나와요. 무대에 서면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고, 제 배역에 완전히 녹아 드는 스타일이에요. 관객이 있어야 100%로 완성할 수 있어요. 영민: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정말 많아요. 의 하얀마녀도 하고 싶고, 에도 부르고 싶은 노래들이 정말 많아요. 아, 정말 많아요! 성우 탭댄스 실력이 장난 아니신 것 같아요. 힘들지 않으셨나요? 최성희 저희 엄마가 연습실을 오셨다면, “아, 우리 딸이 이렇게 고생하는구나”하고 눈물 흘리지 않으셨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어요(웃음). 정말 힘들었어요. 모진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그게 제가 포기하지 못하도록 격려해주신다는 걸 느꼈거든요. 포기하려고도 했고, 집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지금 제 기분은 엄청 머리 나쁜 제가, 사법고시를 패스한 그런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어머니들 출산할 때도 죽을 것 같이 힘든 순간에 그 때 아기가 나온다고 하잖아요. 꿈을 낳는다는 말,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죽을 것 같이 힘든 순간에 그 때 딱 꿈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옥경: 탭댄스가 다이어트에 좋다고는 하는데요. 그런데, 다리에 알이…. 푸하하, 제 다리 알 때문에 탭댄스 배우기 싫으신 거죠? 육개월 지나면 다 풀어져요, 다이어트에 정말 좋아요. 저 믿고 배워보세요! 탭댄스 일일강사로 나선 최성희. 탭댄스 강의는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계속됐다. 단 15분 간의 교습으로 '최성희 수제자'로 떠오른 윤선님! 일일 수강생을 위해 탭댄스화를 선물하는 센스를 발휘한 우리의 페기소여, 최성희님의 마음이 전달됐다.이게 바로 페기소여의 탭댄스화!헛둘, 헛둘!재능있어요! 탭댄스 배울 생각 없으신지...마무리는 불꽃 같은 풀백으로!“사진 찍었어요? 카메라 없으면 싸인이라도 받아둬요!” SES 요정시절부터 단련된 카메라, 싸인 세례. 배우 최성희 배려로 플디 팬미팅에 참석한 회원들은 각자의 사연을 담은 싸인, 사진을 남기며 추억을 만들었다. 최성희 배우가 차려놓은 밥상에 그저 숟가락 하나 얹었을 뿐인데, “쉰 여덟 살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며 플디 기자의 손을 잡아주시던 한혜규님. 주최측인 플디 측도 감동할 만큼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해준 배우 최성희의 따뜻한 배려로 플디 팬미팅 행사는 새벽 한 시가 다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인증샷! 배우 최성희씨의 선물~!하악하악~따뜻한 마음. 뜨거운 열정을 가진 배우 최성희, 포에버!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10.22 / 조회 17,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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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반짝반짝 작은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꿈을 이루려면 브로드웨이로 가라! 알랜타운의 시골 촌뜨기 페기 소여는 최고의 뮤지컬 스타 도로시 브룩 같은 유명 배우가 되고 싶어 브로드웨이에 상경한다. 언젠간 나도 화려한 조명이 내리 꽂히는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젊고 순진한 신출내기 페기에게 돌아오는 역할은 수십 명 사이에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코러스걸뿐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비교적 단순한 드라마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이 국내뿐 아니라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종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뮤지컬의 정석’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배경에는 화려한 볼거리와 춤, 특히 탭댄스가 한 몫 한다. 관객들은 ‘또각또각 딱딱딱’하는 경쾌한 탭 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고 어깨를 들썩거린다. 철저한 쇼뮤지컬에 입각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의상과 춤, 네온사인으로 지루함을 날려버린다. 이 작품은 1933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했다. 영화의 모티브는 브래드포드 로페스가 쓴 소설이다. 뮤지컬은 그 후 수십 년이 지난 1980년에 제작됐다. 경제적으로 대공황 시기였던 30년대 만들어진 영화는 페기 소여보다는 줄리안 마쉬가 어떻게 뮤지컬을 제작하고 성공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대적인 영향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좀더 살만해진 80년대에 뮤지컬로 제작되면서 페기 소여라는 젊고 예쁘고 실력도 갖춘 아가씨가 결국에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스타로 성장한다는 신데렐라식 스토리로 변형됐다. 실제 아이돌 출신인 최성희는 페기 소여와 어느 정도 비슷한 라이프 스토리를 갖고 있어서인지 감정적인 표현만큼은 흠 잡을 데가 없다. 줄리엔 마쉬가 “넌 먼지에 불과해!”라고 말하거나 도로시 브룩이 “내가 샘을 낼 정도로 무대 위에서 잘 해내봐”라며 격려해줄 때 그녀의 노래에선 힘이 느껴진다. 특히 페기 소여가 도로시 부룩 대신 부르는 ‘42nd street’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백미로 손꼽히는 탭댄스 장면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극중극 형태를 띤다. 줄리안 마쉬가 제작하는 극 중 뮤지컬 ‘프리티 레이디’ 연습장면이 극 중간 중간에 삽입된다. 이는 전체적인 줄거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철저한 볼거리와 화려함만을 더한다. 코인 위에서 펼쳐지는 탭댄스, 수십 명의 앙상블이 보여주는 춤과 노래는 이 작품이 왜 쇼뮤지컬의 진수인가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박상원, 이정화의 노련한 연기, 최성희의 열정까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2010 프로덕션은 말 그대로 균형 잡힌 캐스팅을 보여준다. 스토리의 개연성은 다소 부족하나 그 빈 자리를 배우들의 스타성과 화려한 볼거리가 넉넉히 메워준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0.04 / 조회 8,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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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번가> 다시 찾아온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의 진수
화려한 조명, 현란한 탭 댄스, 뮤지컬 무대를 만들고 갈망하는 배우들의 열정,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의 절정으로 꼽히는 의 막이 올랐다. 1930년대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를 배경으로, 댄서를 꿈꾸는 무명의 시골 출신 페기 소여가 뮤지컬 주인공으로 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이 작품은 1980년 초연 이래 노래, 춤, 의상, 조명 등 눈과 귀를 가득 채우는 풍부한 쇼의 요소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28일 샤롯데시어터에서 공개한 작품의 주요 장면에서는 주인공 페기 소여 역의 최성희, 방진의, 정명은이 나섰으며, 지난 해 국내 무대에서 열연을 펼쳤던 김법래, 박해미, 이정화, 박동하가 함께 무대를 채웠다. 지난 해 공연과 달리 이번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배우들은 바로 세 명의 페기 소여, 그리고 한 물 간 여배우 도로시 브록과 진정한 사랑을 나누는 팻 데닝 역의 황민. 황민은 실제 박해미의 남편으로, 무대 위에서 아내와 사랑의 호흡을 맞추는 배우로 서게 되었다. 황민(팻 데닝 역)과 박해미(도로시 브록)“서로 바빠 집에서 오히려 못 보고 지냈는데, 이제 공연장에서 매일 본다”며 시원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박해미는 “키스 신도 있는데 남편이 미리 들어오는 걸 보면, 남편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며 부부동반 출연의 소감을 밝혔다. 또한 지난 해 옥주현이 펼쳤던 페기 소여 역을 올 무대에서 맡게 된 최성희에 대한 관심도 크게 쏟아졌다. 같은 아이돌 출신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 서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라이벌 의식이 없냐는 질문엔 “주현이가 발 마사지기를 택배로 보내왔다”며 “견제가 아닌 서로 이야기 나누는 사이”라고 설명했다.특히 그녀는 “가수 데뷔 전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과 열정으로 노력하던 나의 모습이 페기와 닮았다”며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습하는 등, SES 데뷔 후 이렇게 힘든 일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페기 소여들.정명은, 방진의, 최성희(왼쪽부터)최성희와 함께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검증 받은 방진의와 등의 무대에 서온 정명은이 꿈 많은 페기 소여 역에 번갈아 맡는다. 박해미가 “브로드웨이 쇼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하는 뮤지컬 는 9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공연장면 "내 스폰서 없으면 공연 안되는 거 알죠? 그게 바로 내가 주인공인 이유에요.""어서 오세요, 왕년의 스타님~""이렇게 숨어서 만나는 거 싫지만..."도로시 브록과 그녀를 묵묵히 기다리는 진정한 사랑 팻 데닝."브로드웨이 댄서가 되고 싶어요!""봐요, 저 잘한다고요!" (페기 소여_ 정명은)"코러스 한 명이 부족해! 길거리에서, 바로 저 아가씨 같은 사람을 뽑아야 해!"재기를 꿈꾸는 악명 높은 연출가 줄리안 마쉬(김법래)"드디어 내가 무대에 오르다니..."(페기 소여_ 최성희)"비록 네가 내 자릴 차지했지만, 난 너를 힘껏 응원할거야!"(도로시 브록_이정화)"왜냐하면, 진정한 내 행복을 찾았으니까!""어때요? 떨리지만 잘 해내고 있죠?"(페기 소여_방진의)의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 장면, 'BOW 3'(페기 소여_최성희)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 사진: 이민옥
2010.09.29 / 조회 10,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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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박상원, 최성희, 박해미 연습 공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8월 30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연습현장이 1차 공개됐다. 브로드웨이 제왕 연출가로 분한 박상원과 그의 거친 애정공세를 받는 페기 소여 역의 최성희, 빼앗긴 관심조차 쿨하게 패스하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팜므파탈 여배우를 연기하는 박해미가 이날 연습을 리드했다. 한진섭 연출은 “연습 현장의 분위기가 무대에서 그대로 표현된다. 적당한 긴장감과 여유로움,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와 기대감이 가득한 지금 이 곳 우리들의 이야기가 바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뮤지컬 전막 대본을 리딩하는 연습 현장은 지난해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작품답게 생동감 있는 배우들의 호연과 리액션에 힘입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대본 리딩을 마친 배우들이 드라마 연습에 몰입하는 동안 세 명의 여 주인공 페기 소여는 탭 댄스 트레이닝 시간을 가졌다. 푸른색의 티셔츠와 타이즈를 신고 탭댄스 스텝을 밟고 있는 최성희는 동료배우 방진의, 정명은과 함께 거울 앞에서 서로 동작을 체크하며 스트레칭을 함께 했다. 이들은 지난 5개월 동안 강도 높은 탭 댄스 수업을 받아 왔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화려한 쇼 비즈니스의 진수를 보여주는 명작이다. 지난해 유료 객석 점유율 95%, 일일 평균 매출 1억 원을 돌파하는 등 흥행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올해는 ‘42번가 스타일’을 마케팅에 도입해 ‘월요병 타파하는 활력 에너지 42번가 스타일 라이프’를 캐치프라이즈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제작사 측은 일요일 공연을 없애고 월요일 공연을 신설하는 등 과감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오는 9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01 / 조회 17,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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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같고도 다른 찰리- 고영빈, 강필석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세상을 살아온 두 형제가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비로소 마주한 형과 동생.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 레이몬드와 돈이 제일이라는 영리한 주식 트레이너 동생 찰리는 그렇게 만나 여행 하며 서로에게 흡수된다. 10여 년 뮤지컬 무대를 종횡 해 온 배우 고영빈과 강필석. 연극 의 동생, 찰리 바비트 역을 함께 맡은 이들이 찰리를 통해 공연과 사담 사이를 오고 간다. 강필석 학교에서는 연극을 많이 했지만, ‘뛰다’에서 2001년에 을 한 후로 나서 근 10년 만에 연극이네요. 지금 연극 무대에 서게 된 게기? 음… 너무 공허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해도 연습 너무 재밌어요. 고영빈 계획대로 라면 끝나고 좀 쉬었어야 해요. 10여 년 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연을 해 와서 필석이 말대로 공허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레인맨’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아직까지 연극은 감히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불러주시면 감사히 공부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은 생각은 언제나 있었죠. 제게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거니와 특히 극 초반 찰리의 모습은 제가 해 봤던 캐릭터가 전혀 아니라 제작사측에서도 반신반의 했었대요(웃음). 그런데 서로 노력하면 모두에게 득이 되겠다고 판단했고, 저 역시 고민 끝에 하게 되었어요.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 고 생각해서 시작했는데, 힘드네요(웃음). 10여 년 간 무대에 선 중견(?) 배우들인 이들이지만, 한 번도 같은 작품에서 만난 적이 없다는 두 사람. 연극 에서 동생 찰리 역으로 번갈아 무대를 채운다. 강필석 작품을 같이 한 적은 없지만 서로 알고는 있었죠. 인사하는 정도? 이번에 만났을 때도 영빈이 형이, 우린 처음 만난 것 같지 않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익숙하고, 잘 아니까. 한 이틀 연습했을 땐가? 형이 “너랑은 몇 번 한 거 같아” 그러고. 형이 많이 편해요, 말도 잘 통하고. 제 과 인 것 같아요.(웃음) 고영빈 너가 무슨 과길래?? (강: 연극영화과?) 나 연극영화과 아냐(웃음). 필석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인 건, 정말 공부를 많이 하는 친구거든요. 좀 야비하지만, 그걸 다 커닝해서(웃음) 하면 되겠다, 그게 낫겠다, 그러고 있죠.(웃음) 찰리 바비트의 직업은 인터넷 주식 트레이너. 돈이 제일이고 돈이면 뭐든지 다 된다는 생각의 그는 여자친구와의 여행 중에도 컴퓨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고영빈 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게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직접 은행에 가서 물어보죠. 펀드는 묻어두고 그냥 놔 둬야 한다는데 매일 확인해 보니까, 변화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힘들게 번 피 같은 돈을(웃음), 안되겠다, 그래서 펀드는 안하고 부동산 시세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있어요. 그래도 잘 몰라요. 주식은 한번도 해 본 적 없고요. 강필석 지금 주식 하나를 하고 있어요. 금융 쪽에 있는 친구들이 봤을 때 제가 황당한 케이스라는 거에요. 그 주가 우량주거나 그런 게 아니었거든요. 망했죠. 엄청 많이 떨어졌어요.(웃음) 그래서 아예 신경을 안 써요. 배우들이 아마 일반 사회인들보다 금융 쪽 재테크 정보가 없는 게 사실이기도 해요. 고영빈 배우들 재테크는 몸이죠, 건강관리. 그런데 인터넷은 이제 없으면 안돼요. 지방 공연을 가거나 노트북이 없을 땐 공연장 로비에 내려가서 꼭 인터넷을 해요. 집에 가서도 샤워를 하든 뭘 하든 컴퓨터를 일단 켜 둬요. 자기 전에 한번은 꼭 보니까. 주로 가는 사이트가 인터파크, 그리고 타로카드에 관심이 있는데, 거기서 재미로 운세 보는 거? 그리고 부동산 사이트, 포털 사이트의 뉴스 기사도 자주 보고요. 지방 공연 갈 때 기차나 항공 사이트도 유용하고, 제 일본 홈피, 일본 공연 사이트도 자주 가 봐요. 강필석 제가 워낙 컴퓨터를 안 하고 또 못해요. 1시간도 못 보겠던데요. 그래도 요즘은 인터넷으로 물건도 사는데, 그게 불과 1, 2년 되었어요. 아, 요즘 우리집 컴퓨터가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소리가 안나! 사운드 카드가 없어졌다는데 그게 무슨 이야기에요? 누가 알려줘도 뭘 다운 받아야 할지 모르겠는거죠. 이메일로 보내준 대본도 뭘 잘못 눌렀는지 창이 갑자기 여러 개 떠서 누나가 자기 컴퓨터로 정리해서 다시 보내줬어요.(웃음) 찰리에겐 오랜 연인 수잔나가 있다. 찰리의 날까로운 성격을 가만히 보듬어 주며, 그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고영빈 지금 사귀는 사람은 없어요. 머릿속으로는 연애가 그립기도 하죠. 그런데 나이를 좀 먹어서인지, 그런 것들을 조금 견딜 수 있는,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아, 지금은 때가 아니다’ 싶을 때는 참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연습 끝나고 집에 가면서, 늘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싶은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전화할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드는 거 아시죠? 30대에 제게 너무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고, 불안한 상태에서 일들이 펑펑 터지니까 연애를 해도 제대로 안되고, 연애로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지구상에서 늘 혼자라고 생각하니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우선시 되는 것 같아요. 능력이든 인성이든, 또 지식적인 면에서 내가 나를 인정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그걸 먼저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결혼이나 연애보다 일이 우선시 되고 있어요. 오랜 시간 아버지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해 온 찰리. 아버지의 죽음 후에야 진정한 부모의 마음을 깨닫는다. 강필석 일 때문에 아버지와 따로 산지 오래되었어요. 사실 그러면 안 되는데 아버지가 어색하더라고요. 자식이 한 발 더 다가가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워요. 어머니는 어찌 보면 제게 레인맨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든 항상 믿어주고 응원해 주고. 어렸을 때는 반항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어머니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되어요. 고영빈 기억나는 나이부터 외갓집에서 외할머니, 큰외삼촌과 같이 산 기억이 나니까 부모님과 함께 살아본 적이 거의 없어요. 아버지라는 존재는 거의 없고, 어머니는 계속 금전적으로 절 뒷바라지 하시느라 바쁘셨죠. 어머님은 요술방망이 같은 느낌이에요. 어머님이 당신 손으로 자식을 키우지 못하시니까 그 미안함 때문에 제가 원하는 걸 다 해주셨거든요. 아직도 어머니가 어떤 분이셨는지는 그 존재를 다 알기는 부족한 것 같아요. 제가 눈을 감을 때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아, 이런 부분을 어머니가 채워주셨구나, 하는 마음적인 것을 느끼고 깨닫게 되겠죠. 형제의 아버지는 유산으로 형 레이몬드에겐 클래식한 자동차를, 찰리 자신에겐 장미 꽃밭을 남겨준다. 찰리는 형에게 더 비싸고 물질적인 유산을 남긴 아버지를 원망한다. 고영빈 제 자식에겐 최고로 많이 뭐든 남겨주고 싶어요. 요즘에 의식 있는 사람들이 자식에게 먹을 것이 아니라 먹는 법만 알려준다고 하는데, 저는 달라요.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 내 아이가 이 사회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기에 부족함 없이 남겨주고 싶어요. 유산을 많이 받은 사람이 그걸 잘 지켜가며 현명하게 살아갈지는 살아봐야 아는 것이고, 내 아이의 됨됨이가 안 되었다고 믿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내가 유산을 남겨준다 해도 잘 관리하겠지, 못 하면 자기 팔자고. 어머니가 그렇게 해 주셨어요. 뭐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해 주시고, “괜히 했어” 라고 투정부리면 “거봐, 니가 깨달아야 알지, 그러니까 함부로 해달라고 하는 거 아냐”라고 가르쳐주셨거든요. 경험해 봐야 알죠. 그래서 전 가능하다면 하고 싶다고 하는 것 다 받쳐줄 수 있는, 그런 능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웃음) 강필석 많이 뭔가를 남겨주진 않을 것 같고요. 아이에 대한 생각을 해 보지 않아서 그런지. 누가 물어보면 “막 키울 거야”라고 하는데, 거칠게 키우는 게 아니라 많이 돌아나니게 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앨범을 꺼내보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지금의 저 보다 훨씬 젊었을 때 사진이 있는 거에요. 너무 신기한 거에요. 옛날하곤 감정이 다르더라고요. 그 앨범이 갑자기 소중하게 다가왔어요. 아마 제 자식에게도 무언가 소중한 걸 남겨주겠죠.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 레이몬드는 쉽게 남을 만지지도 않고,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는 것 또한 거부한다. 그런 형이 동생 찰리와 찰리의 여자친구 수잔나에게 춤을 출 자신의 손을 내어준다. 고영빈 하도 몸 잘 쓴다고 이야기들을 하니까, 이제 네, 그래요 하고 대답할 수 밖에 없어요.(웃음) 강필석 전 정말 몸 잘 못 써요. 에서 움직임이 젤 많았죠. 진짜 율동이 있었어요(웃음). 에서 탱고 추는 장면이 있어서 연습하는데 새벽까지 연습하느라 집에 못 갔었으니까요. 고영빈 막 싸워요. 그리고 혼자 생각해요. 그러다 이거는 어떻게 해결하면 되겠다, 생각하면 마치 기억상실에 걸린 것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상대방을 대하죠. 2차 싸움이 되지 않으면 그렇게 누군가와 화해하게 되요. 강필석 형은 싸우다 웃어본 적 있어? 전 정말 둘이 진지하게 싸우다가, 언성을 높이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너무 긴 시간 이야기 하면서 싸우다 보니 ‘내가 지금 여기 왜 있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상대방을 쳐다 봤더니 그쪽도 이제 진이 빠졌는데 ‘나 화났어’하는 표정을 겨우 짓고 있는 거에요. 그게 너무 웃긴거야. 그때 웃어버렸죠. 같이 웃고 말았어요. 화해의 방법은 특별한 게 없는 거 같아요. 뭐, (윙크와 사랑의 총알을 날리며) 이런 거?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5.03 / 조회 18,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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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빈, 강필석 합류한 <레인맨> 앵콜 공연
자폐증을 앓고 있으나 천재적인 암기 능력을 가진 형과 돈 밖에 모르던 철 없는 동생이 서로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발견하게 되는 연극 이 5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앵콜 공연을 시작한다. 2009년 국내 초연했으며, 올 초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재공연한 은 남경읍, 남경주 형제의 동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자폐를 앓고 있는 형으로 남경읍과 함께 더블 캐스트로 나선 박상원 등 중견 배우들의 활약으로 중장년층 관객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이번 앵콜 공연에서는 남경주와 함께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 동생인 찰리 바비트 역으로 고영빈과 강필석이 새로이 합류한다. 고영빈은 2008년 이후 2년 만에, 강필석은 2001년 후 9년 만에 서는 연극 무대이다. 형 레이먼 바비트 역에 손종학, 동생 찰리 바비트의 약혼녀 수잔나 역에 이영윤, 의사 월터 브루너 역에 최승일이 새로이 캐스팅 된 연극 앵콜 공연은 5월 1일부터 6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쇼팩 제공
2010.04.12 / 조회 23,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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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당신의 레인맨이 찾아왔습니다
당신은 어떤 레이몬드에게 끌리는가? “찰리를 새로운 모습으로 이끌어 주는 레이몬드”가 되고자 하는 남경읍인가, “실존 인물인 킴픽의 모습을 표현하려 애쓴다”는 박상원인가. 연기파 배우들의 대거 출연, 남경읍-남경주 형제의 동반 무대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이 지난 19일 공연시연회를 가졌다. 정신지체, 자폐 증상을 가진 사람들 중 특정 분야에 천재성을 띄는 서번트 신드롬, 그 중 암기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실존 인물 킴 픽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 은 헤어져 있던 형제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면서 비로소 깨닫는 형제애를 그리고 있다. 자폐증상의 형 레이몬드와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 동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의 시연회에서 1막은 남경읍, 남경주가, 2막은 박상원, 원기준이 각각 형제로 분했다. 전화번호, 원주율, 유명 축구경기의 역사 등을 줄줄 외우는 자폐증의 형으로 무대에 선 남경읍은 “얼마 전 같이 공연했던 김성원 선배가 “TV나 영화는 편히 하는데 무대는 아직까지 떨린다”고 말해 선배들도 아직 무대를 떨려 하고, 나 역시 노래하는 첫 장면이 무척 떨렸다”며 무대를 앞에 둔 긴장감을 공연 후에나 털어내는 모습이었다. 특히 형과 동생이 함께 15회, 20회 축구공을 주고 받는 장면에서는 시연회 당일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성공하지 못해 배우들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2막의 레이몬드로 열연했던 박상원은 “지난 연습을 통틀어 오늘이 제일 오래 걸렸던 것 같다”고 웃으면서 “이 장면은 형과 동생의 발전된 관계를 보여주는, 원작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찰리의 여자친구 수잔나 역의 박민정이 두 명의 찰리인 남경주와 원기준에 대해 “에너지 넘치는 다혈질과 젠틀한 찰리”로 각각 소개하자 원기준이 “남경읍 선배님이 “넌 이미 찰리다, 네 안에 있는 찰리를 꺼내라”고 말씀해 주셨고, 그러고 보니 찰리와 내가 닮은 점이 많더라”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변정주 연출이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같이 살며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연극 은 2월 19일부터 3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공연장면
"내가 파산하기 전에 어서 떠나라고!""분명, 당신의 형이 맞습니다""언제나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음식이 안전해요"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 레이몬드(남경읍)"괜찮아, 형, 형, 괜찮다고!""H까지 다 외웠다" (레이몬드_ 박상원)"정말?"(찰리_ 원기준)"나 자랑해도 돼?" 형의 조심스런 자랑질(?)형제와 함께 춤을-점점 밝혀지는 레인맨의 진실함께 살고 싶은 형제의 울부짖음. 과연 이들의 운명은?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영상: 제이로드_박동준(www.jroad.co.kr)
2010.02.22 / 조회 14,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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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일 수 밖에 없는 남경읍/남경주
이야기 할 때 손을 많이 활용하는 건 그 사람이 대단히 외향적임과 동시에 예술적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을 겁니다. 무미 건조한 '한 문장'이 아니라, 살을 붙이고 또 떼어내며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최대한 그대로 상대에게 전달해 주고자 하는 의지인 것이죠. 시종일관 에너지가 샘솟던 두 분 중 특히 남경주씨는 무언가를 이야기 할 때 말에는 의미를, 몸짓에는 감정을 더불어 넣고 있습니다. 정말 '역동적' 이죠? ^^ 보고만 있어도 그 뜻이 상대방의 온 몸으로 흡수되는 느낌입니다. 대단한 배우임이 확실한 두 사람이지만,4, 50대의 '다 큰 어른들'이 너무나 친숙히 호형호제하며 이야기 하는 모습이무척 정답더군요.그나저나, 마침 환상적인 '연습의 신(神)'이 내려오셨다는 날에 인터뷰로 점심시간까지 빼앗아 죄송했어요. "형, 우리 그때 그랬잖아"와 "형도 말 좀 하자" 사이. 황선아 기자
2010.02.18 / 조회 9,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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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형제가 뭉쳤다! 남경읍, 남경주
서로를 보듬어 주는 사람들의 풍경은 아름답다.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주는 엄마와 시련에 고개를 떨군 이의 어깨를 다독이는 친구, 갈팡질팡하는 두 발 자전거를 밀어주며 아들에게 걱정 말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라고 외치는 아빠의 모습이 그러하듯이. 여기의 형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던 연극 의 형제는 의도치 않게 빗나간 것만 같았던 마음의 방향이, 결코 한번도 아우와 형을 떠나지 않았음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무대는 국내 뮤지컬계 탄탄한 기둥으로 자리하고 있는 남경읍, 남경주 형제가 15년 만에 함께 서는 첫 연극. 무대 위에서 뿐만 아니라 무대 아래서도 형이자 선배, 동생이자 후배, 또한 같은 길을 걷는 동료로서 서로를 보듬는 온기가 가득하다. 남경읍, 남경주의 모습과 연극 이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이유이다. 헛똑똑이 엘리트 동생과 자폐 형의 만남 연극 의 기자간담회장에서 두 형제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남경읍은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한껏 신이 난 듯 했으며, 남경주는 사뭇 긴장한 태가 역력했다. “몇 년 전에 연극을 한 편 했는데 과정이 즐겁지가 않고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그런 전철이 있어서 옛날 생각도 나고, 잘 해야 될 텐데, 하는. 긴장 많이 됐어요. 그리고 어떻게 준비를 해 나가야 하나,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다른 배우들 이야기도 들어오기 시작하고, 예전에 제가 조소를 했는데, 조소로 따지면 십자 뼈대에 크게 덩어리를 붙여놓은 상태거든요. 앞으로 이게 어떻게 형상화가 되어 나올 건지 너무 기대가 되요.”(남경주) “오히려 지금 제가 긴장하고 있죠. 작품을 한다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은데, 과거 더스틴 호프만이라는 대 배우가 창조해 낸 인물이나, 국내서 했던 두 팀들, 또 해외에서도 했고. 그 사람들이 창조한 인물과 내가 창조한 인물이 뭔가 달라야 하고, 이 작품에 잘 녹아서 작품이 줄 수 있는 감동을 얼만큼 만들어 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 보니 자꾸 떨려와요. 또 대사량이 상당히 많으니까. 예를 들어 원주율이나 지명,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등 이런 수치들을 외우는 게 부담이 되기 시작했어요. 기계적으로 막힘 없이 쫙 나가야 하는데, 내가 한번 틱 막히면 드라마 리듬이 툭 하고 걸리니까요.”(남경읍) 은 똑똑하나 까칠한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인 동생 찰리와 암기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자폐아 형 레이몬드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진짜 형제인 남경읍 남경주가 무대 위에서 형제 역으로 마주한 것은 1995년 뮤지컬 이후 15년 만이라 더욱 반갑다. 최소 1년 이상의 일정이 짜여 있는 이 두 형제의 시간을 동시에 맞추기란 하늘의 별 따기. 이번에 그 별이 따 진 것이다. “하면 참 아름답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형제이기 때문에 형제 역을 하는 데 조금 부담은 있어요. 서로 너무 잘 알아서, 형 보면 벌써 얼굴에 섭섭한 거나, 담배 피우고 싶어하는 표정이 다 보이는데(웃음) 난 그게 불편하더라고. 그런 미묘한 것들이 공연하다 보이면 집중을 방해해요.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형제가 이렇게 같은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 좋은거죠. 그 어떤 곳에서도 맛 볼 수 없었던 충만한 느낌?(웃음)”(남경주) “형제가 다 배우인 경우는 많이 있겠지만, 형제가 형제 역을 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경우일 거예요. 이건 뭐 역사적인 일이 될 수도 있는 거고.(웃음) 동생은 불편하다고 하는데 나는 진짜 너무너무 좋아요. 저 놈하고 하면 내가 좀 기댈 수도 있고. 일단 믿음직 스러워서 마음의 안정이 딱 되죠.”(남경읍) 아버지 같은 형, 믿을 수 있는 동생 4남 1녀의 맏이 남경읍은 남경주 뿐 아니라 동생들 모두에게 ‘아버지 역할을 하는 형’이었다. “동생들을 다 업어서 키웠어요. 학교 선생님이 어머니한테 “제발 경읍이 포대기 매고 학교 오게 하지 말라고.(웃음) 내가 파자마 입고 포대기 매고 학교 다녔거든요. 그런 장면들이 이 작품에 나와서 옛날 생각들이 막 떠오르는 거지. 동생도 공연 할 땐 안 그러겠지만, 연습하면서 매일매일 눈물을 쏟아내요. 아마 자기도 형과의 관계가 얽혀져서 그런가 봐.”(남경읍) 학창시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생을, 다니던 서울예대에 종종 데리고 간 남경읍은 남경주를 배우의 길로 이끈 장본인이다. “형의 모습 중 하나는 아버지 역할을 했다는 것. 그리고 평생 내가 이 일을 하게 끔 동기를 준 선배이자 선생님이자 친 형이라는 거에요. 나는 막 밖에 나가 놀고 싶은데 분장수업 모델 같은 거 시키고. 그러면 어린 나이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얼마나 싫었겠어요. 그런데 그런 경험들을 하게 해 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내 적성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하아… 안도의 한숨을 쉬는 거죠. 지금처럼 이렇게 행복하게 지낼 수는 없었을 거에요.”(남경주) 5남매 중 배우 둘, 사진과 건축 관련 한 명씩, 그리고 스튜어디스 동생까지, 이 집안의 피 속엔 ‘무언가 특별한 것’이 흐르는 게 아닐까? “아주 웃기는 예로(웃음), 명절 때 형제들이 다 모이면 경주가 자꾸 고스톱 치자고 해요.(경주: 내가 맨날 그러진 않지) 형, 형, 형, 우리 고스톱 하자, 그러면 다른 형제들은, 아, 뭘 해, 하지 말자, 그러면서 결국은 해요. 그런데 경주가 다 따.(웃음) 어떤 기질은 경주가 제일 뛰어난 거에요. 나도 할 때는 하지만 평소엔 좀 닫아 놓는 쪽이고. 나머지 동생들도 다 똑같이 닫아 놓는 쪽이거든요. 동생은 그걸 빵빵 터트리는 쪽이고.” 군 생활 3년간 노래 하나를 제대로 다 못 배우셨다는 아버지 쪽은 분명 아닐 것이고, 조용하시지만 교회 성가대에서 열심히 노래 하신다는 어머니 쪽에 가능성을 둬 보는 두 사람이다. “옛날에 라디오도 없을 때 이장 집에 앰프가 있었거든요. 아침마다 이미자 노래를 틀어주고 그러면 어머니가 그걸 다 따라 하셨거든요.”(남경읍) 역사를 쓰는 ‘현재진행형’ 두 배우 한국 뮤지컬 1세대(남경읍은 정작 1세대 선배들은 따로 있다며, 그 말을 써서는 안될 것 같다고 했지만)와 1.5세대로 탄탄하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이들 형제는, 사실 모두 연극으로 무대 데뷔를 했다. “수업 시간에 동물을 몸으로 표현하는 게 있었거든요, 덤블링 같은 것도 제가 잘하고. 그걸 보셨는지 대학 1학년 때 교수님이 당시 동랑레퍼토리 극단에서 의 연출을 맡은 안민수 선생님께 저를 소개시켜주셨어요. 불려 가자마자 재주 넘어보라고 해서 네! 하고 딱 넘었는데 박수가 막 나오는 거야. 몸이 아주 좋은데? 그러시더니 원숭이 역 해볼래?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원숭이 역은 아니지만 악사와 보이첵을 쏴 죽이는 군인 역을 하게 됐죠.”(남경주) 당시의 동랑레퍼토리는 전설 그 자체로 어마어마한 존재였다며, 동기들이 다들 부러워했다는 남경주에게 “경주는 원숭이 역이지만 난 사람 역으로 데뷔했다”며 남경읍이 어퍼컷을 날렸다. “저도 1학년 때 라는 작품, 역시 동랑레퍼토리에서 한 건데 오디션을 봐서 광대로 섰죠. 햄릿을 우리나라로 번안한 작품이에요. 그 때 연습하다 바닥에 팍 박혀서 안민수 선생님이 집에 매번 데려다 주고 데리러 오시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따라서 나의 첫 번째 무대, 연극에 대한 마음은 각별할 수 밖에 없는 법. 피아노 치며 노래하고 무용과 올라가서 춤 추는 게 좋은 ‘타고난 기질’이 뮤지컬에 더 어울린다 생각하지만, 남경주가 언제나 잊지 않는 건 바로 ‘연극 정신’이란다. “연극 연습하는 분위기가 너무 묘하고, 제가 살던 세상과는 너무 다른 세상이어서 분위기 자체에 빨려 들어갔어요. 선생님이 각 배역의 목소리를 악기에 빗대어 설명해 주시는 것 등 내가 표현해 보지 못한 그런 은유들, 또 선배들이 무대를 아주 경건하게 대하는 모습, 또 연극을 할 땐 너무나 치열하고. 그걸 지켜 봤고 다 기억해요. 아름답고 신성하고 치열했던 그런 이미지가 바로 제게 연극이에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후배들과 이야기 하면, 연기나 노래도 다 연기를 통해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저도 그걸 기초로 삼고 있어요. 을, 그걸 다시 한번 확인하고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들고 싶어요. 그런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남경주) 2008년 조승우, 최재웅, 김다현, 이율 등 현재 내로라하는 한국 뮤지컬의 대들보들이 한자리에 모여 스승의 데뷔 30주년 갈라 공연을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듯, 남경읍은 배우이자 뛰어난 제자들을 키워낸 선생님이기도 하다. “예술을 이야기 할 때 예술과 기술, 두 개로 나누고 싶어요. 예를 들어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무리 어려운 테크닉이라도 소화할 수 있게 끔 하는 게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그 기술이 어느 정도 연마된 후에야 예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학생들을 가르칠 땐 이 둘을 분리시켜놓고 혹독하게, 그리고 그 이외는 같은 입장에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죠.” 젊은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많이 닮고 싶은 배우로 이야기되는 두 사람에게 배우의 가짐에 대해서 물었다. “형의 무대를 보면서 극장, 배우에 대한 환상을 갖기 시작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그 환상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환상에 빠져서는 안되죠. 현실보다 더 혹독하고 힘든 과정들이 있어야 그런 무대를 만들 수 있거든요. 줄리어스 시저를 인용해 보면, 승리는 신념에서 비롯되고, 신념은 지식에서 비롯되며 지식은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해요. 즉 훈련이 부족하면 지식이 부족하고, 지식이 부족하면 신념을 이룰 수 없고, 신념이 없으면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떤 상황에서도 똑같이 계속 할 수 있는 것,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식이 생기면 신념은 저절로 생겨요. 신념을 가진 한 사람을 재미로 하는 아흔 아홉 명이 절대 이길 수 없다잖아요.” (남경주) “거기다 지혜까지 있으면 최고죠. 단련이란 말이 단이 ‘천번’, 련이 ‘만번’을 뜻해요. 천만번 훈련하는 것, 그걸 해야 하죠. 식지 않는 열정을 가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남경읍) 분명 이들은 한국 뮤지컬계의 역사를 쓴 선배이지만 역시 현재를 이끌고 있는 왕성한 현역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꽃의 향기만을 모방하려 하지 않고, 그 향기를 피우기 위해 씨앗과 새싹이 이겨냈을 수 많은 비바람을 알고 더욱 이겨나가야 한다는 이들의 말은 후배들을 위한 조언만이 아니라 먼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임을, 서둘러 연습실로 뛰어가며 번뜩이는 눈빛으로 무장하는 두 사람에게서 누구나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2.08 / 조회 1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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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남경읍, 남경주 “15년 만에 형제 역 맡았어요”
“서로 너무나 잘 알아서 형제가 형제 역 하는 게 어려워요. 싫다는 건 절대 아니고요(웃음).”(남경주) 남경읍, 남경주가 무대 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다. 1995년 뮤지컬 에서 형제로 연기했던 이들이 약 15년 만에 연극 에서 다시 형제로 만난다.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천재적인 기억력의 소유자인 형 레이먼드와 주식 트레이너인 동생 찰리의 뭉클한 형제애를 담은 연극 의 제작발표회가 지난 19일 열렸다.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가 열연했던 동명의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2008년 영국에선 조쉬 하트넷과 아담 고들리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에선 지난 해 초연했으며 올해 남경읍, 남경주, 박상원, 원기준이 형과 동생 역을 맡을 예정이다. 그간 많은 뮤지컬 무대에 서 왔던 남경주는 “5, 6년 전 ‘Made in China’라는 작품을 하며 연극이 열정만 갖고 다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며 “이번 역시 연극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만 의미 있는 작업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작품이 우리 집안 분위기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는 그는 “약 20여 년 전 형이 결혼해서 따로 살 무렵 함께 부둥켜안고 옛 집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며 펑펑 운 적이 있어 나를 위해 쓴 작품이라 착각하기도 했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33년 연기생활을 통해 배우가 힘든 만큼 관객이 즐겁고, 배우가 흘린 땀방울 만큼 관객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는 걸 깨달았다”는 남경읍은 “연습실에 카메라를 달아놓고 배우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대단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걸어 다니면서도 자폐증 역할을 연습하다 보니 쳐다보는 사람도 많다”며 웃어 보였다. 또한 “형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습벌레”라고 평한 남경주에 대해 남경읍은 “동생은 그냥 에너지 넘치는 배우에서 어느 순간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는 철학과 깊이가 더해진 배우로 변했다”고 평했다. 남경읍과 함께 형 레이몬드 역을 맡은 박상원은 을 두고 TV개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를 흉내 내며 “요즘 “안 할 걸 그랬어, 괜히 한다고 그랬어~”를 연발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연기자로서 모든 걸 던지지 않으면 안 되는 작품”이라고 말하며 “스토리가 거의 완벽하게 잘 짜여져 있으며 선 굵은 묵직한 감동이 관객들에게도 대단히 좋은 작품으로 다가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었다. “무대에 서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마약 같은 맛이 바로 연극이며 연습 자체가 내게 배우는 시간”이라고 소감을 밝힌 동생 찰리 역의 원기준을 비롯, 연극 등과 뮤지컬 등에서 활약해온 박민정, 올해로 51년 연기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무게감 있는 베테랑 배우 민지환이 함께 하는 연극 은 오는 2월 19일부터 3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herb)
2010.01.21 / 조회 2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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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42번가> 쇼, 성공스토리를 품다
"사람들은 표 한 장에 4달러 40센트를 내고 온다고!” 뮤지컬 는 관객은 손님, 손님은 왕이라는 ‘고객 만족주의’에 맞춘 완벽한 ‘쇼’다. 내용의 배경이 되는 1930년 대, 하루의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경제공황기에도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쇼를 즐겨야 하는 관객들을 위해 형형색색의 조명을 밝혔다. ‘쇼’는 즐거웠고 관객들은 찌들은 일상을 한 번에 날렸다. 한 장에 십 만원을 웃도는 티켓 값을 지불한 관객들을 위해 2009년 의 불빛은 박상원, 박해미, 옥주현 등 스타 캐스팅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지난 2008년 오리지널 내한공연에서 펼쳤던 25인조 오케스트라의 입체감 넘치는 선율은 사라졌지만 ‘이런 모습은 못 봤지?’라는 스타들의 변신이 그 자리를 대신하며 관객들의 박수 소리를 키웠다. 이야기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으로 ‘톱스타를 꿈꾸는 시골출신 코러스 걸의 뮤지컬 배우 성공기’라는 단 한 줄로 요약된다. 젊은 코러스걸에게 자리를 내준 톱스타는 사랑을 얻고 연출가는 더 화려한 쇼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 걸쳐 사는 인간군들은 각자의 시련과 고통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42번가에는 악인도, 실패자도 없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뻔한 스토리는 지지부진한 부연설명을 떼고 ‘본론’만 말하는 강점으로 빠른 전개에 힘을 더한다. 단연 압권은 탭댄스다. 평균 신장이 초연 때 보다 평균 10cm이상 길어졌다는 앙상블들이 펼치는 탭댄스의 리듬은 그야말로 시원하다. 핫팬츠 바람으로 무대를 휘젓는 미녀들의 몸놀림에 입이 벌어지다가도 의 앙상블 몸매가 입간판으로 등장할 만큼 이슈거리가 됐다는 서양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으로 연출된 동양의 광경이 ‘상업=노출=여자’로 이어지는 계산기속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쪽이 씁쓸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패기소여로 분한 옥주현의 탭댄스를 보며 휘둥그레진 관객들을 주시하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다.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뮤지컬 디바로 진입한 그녀에게 ‘춤도 되는 옥주현’이라는 왕관을 안겨준 뮤지컬 의 재미는 아주 쏠쏠하다. 그러나 재기발랄함, 엉뚱함이 특징이었던 의 록시하트와 별반 다를 것 없었던 페기소여의 모습에서 다음 무대에서 그녀가 내밀어야 하는 새로운 카드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의 지미(최민철)에 버금가는 웃음코드 역할 매기 존슨으로 변신한 김영주의 능청맞은 움직임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보너스 재미다. 대형 동전 위에서 펼쳐지는 코인댄스, 환상적인 그림자댄스는 1930년 대 브로드웨이 42번가의 공연장에서 펼쳐졌을 브로드웨이 쇼의 담백하고 화려한 맛을 보여준다. 한 번 터진 박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이어지는 발 빠른 무대전환은 ‘쇼’의 즐거움을 두 배, 세 배로 증폭시킨다. 커튼콜 순간까지 새로운 장면을 선보인 뮤지컬 의 쇼는 철저히 계산적이지만 ‘즐거움을 주고 싶은 쇼’라는 단순한 방정식에서 나온 명쾌한 해답이기에 화려한 ‘쇼’에 놀아난 시간은 매우 빠르게 지났고, 유쾌하고 즐거웠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7.27 / 조회 15,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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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케치] 멈추지 않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최고의 버라이어티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20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언론시연회에서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코러스걸인 페기 소여가 대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이 뮤지컬은 1980년 초연 이래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화려한 쇼 비지니스의 절정’이라는 타이틀을 고수하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80년도 오리지널 클래식 버전과 2001년도 리바이벌 버전으로 나뉘는데 국내 공연되었던 1996년부터 2001년의 클래식 버전을 제외한 2004년, 2008년 라이선스 공연은 모두 리바이벌 버전이었다. 리바이벌 버전은 화려하고 입체적인 무대와 빠른 템포라는 장점이 있지만 클래식 버전에 비해 ‘드라마’가 충분히 살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본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가지고 있던 화려함 뿐만 아니라 탄탄한 스토리 구조를 더해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구현한다. 박상원, 김법래, 옥주현, 임혜영, 박해미, 이정화, 박동하 등의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7월 21일부터 8월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2009.07.22 / 조회 26,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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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42번가> 강남으로 날아든 브로드웨이!
박상원, 박해미, 옥주현,김법래, 박동하 등 스타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가 지난 21일 막을 올렸다. 박상원은 뮤지컬배우 김법래와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변신하고, 브로드웨이 유명 여배우 도로시 브록 역으로 출연하는 박해미는 더블캐스팅된 이정화와 함께 특유의 도도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러스걸에서 하룻밤 사이에 브로드웨이 스타로 태어나는 여주인공 페기소여 역에는 옥주현과 임혜영이 출연한다. 의 최고령 선배이기도 한 박상원은 지난 20일 열린 프레스콜 현장에서 “브로드웨이에서 만날 수 있는 화려한 쇼의 면모를 우리 작품을 통해 모두 맛볼 수 있다”며 “페기소여의 성공스토리가 많은 분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습기간 내내 완벽한 탭댄스 실력을 선보여 '요가 전도사'에 이어 '탭댄스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옥주현은 “공연시작 두 달 전부터 연습에 들어가는 게 보통인데, 이 공연은 지난 2월부터 연습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지금까지 했던 작품 가운데 연습기간이 가장 길었던 작품"이라며 "땀을 흘리며 다졌던 최고의 팀워크를 멋진 군무를 통해 보여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는 브로드웨이 유명 배우를 꿈꾸는 무명 코러스 걸 페기소여의 성공스토리를 30여 명의 앙상블과 주연배우들이 펼치는 탭댄스의 리듬과 트럼펫의 재즈연주의 선율, 14개 대형 무대장치를 통해 화려하게 펼쳐 보인다. 지난 1980년 초연된 는 그 해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이후 2001년 브로드웨이에서 새롭게 탄생한 리바이벌 버전이 또 다시 토니상 3개 부문(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상, 드라마데스크상, 외부비평가협회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6137회라는 장기 공연 기록을 가진 이 작품은 지난 1996년 국내에서 초연된 이후, 지난 해 까지 클래식버전과 리바이벌 버전이 꾸준히 공연 되어왔다. 탄탄한 스토리 구조가 강조된 오리지널 클래식 버전으로 찾아온 2009 뮤지컬 는 오는 8월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프레스콜 현장 오메, 오디션에 늦어버렸네잉~(페기: 임혜영)아가씨, 내 스타일인데~ 춤 좀 춰볼까? (빌리: 박동하, 페기: 임혜영)춤을 춰봐요~ 신상 탭댄스는 출줄 알아야지!표정 좋은데?! 아가씨, 합격! (줄리안 : 박상원) 오디션 볼 레벨 아니거든요, 저 스타거든요! (도로시: 이정화) 이것이 바로 그림자쇼! 페기 때문에 여주인공 도로시가 다쳤습니다. 쇼는 끝났어요! (박상원)해고위기를 넘고, 주인공이 된 페기소여(옥주현).이제 코인댄스가 핫이슈! (빌리: 박동하) 표정도 열심, 열심 (박동하)우리 정말 잘한 것 같아! (페기:옥주현, 빌리: 박동하)우~ 시원시원한~몸매도 핫이슈!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7.21 / 조회 16,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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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42번가> 미녀천국, 브로드웨이로 떠나볼까?
“타닥타닥, 탁탁탁!” 빠른 템포의 탭댄스 소리로 가득 찬 연습실. 뮤지컬 연습현장에서 30여명이 넘는 앙상블과 뒤섞여 탭댄스를 연마중인 박상원, 박해미, 옥주현, 김법래, 박동하를 만날 수 있다. 대형스타들의 대거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뮤지컬 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은 바로 앙상블들. 헐렁한 트레이닝복을 입었지만 감출 수 없는 각선미를 뽐내는 평균 신장 172cm가 넘는 코러스걸들의 탭댄스 군무장면은 를 놓치지 말아야하는 또 다른 이유다. 1930년대 대공황기,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를 배경으로 무명의 뮤지컬 배우가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에는 박상원과 김법래가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박해미와 이정화가 여배우 도로시브록을, 세 달여에 걸친 연습을 통해 6kg을 감량해 화제를 모았던 옥주현이 임혜영과 함께 스타로 태어나는 여주인공 페기소여로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캐스팅 0순위 배우들이 선택한 작품, 그리고 최고의 앙상블들이 뭉친 뮤지컬 의 13년만의 귀환이 오는 7월 21일부터 8월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연습현장꽃중남 박상원의 쭉뻗은 라인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박상원)2009 여름의 대세는 상큼, 발랄한 코러스 걸!춤 바람난 남자들오늘 연습, 끝!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클립서비스 제공
2009.07.08 / 조회 1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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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공연]플레이디비 추천공연_2009년 7월 2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기간 : 2009/07/21 ~ 2009/08/30 공연장소 : LG아트센터 관람료 : VIP석 120,000원 R석 100,000원 S석 80,000원 A석 50,000원 B석 30,000원초연 클래식 버전의 작품성과 2000년 이후 리바이벌 버전의 입체적이고 빠른 템포의 드라마 형식을 모두 살린 이번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박상원, 박해미, 옥주현, 김법래, 이정화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코러스걸의 비주얼과 탭이 공연의 백미인 만큼 이번공연에는 평균 신장 172cm의 30여명의 코러스걸들이 화려한 탭댄스를 선사하며, 시골 코러스걸이 노력과 열정으로 꿈을 이룬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1544-1555[클래식] 젊은 국악연대 모여놀기 프로젝트 공연기간 : 2009/07/01 ~ 2009/07/19 공연장소 : 문화일보홀 관람료 : 일반석 25,000원퓨전국악, 국악뮤지컬, 음악극, 전통연희 등 국악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이 총망라된 독특한 퍼포먼스. 남미문학의 서사적인 텍스트를 음악으로 풀어낸 , 국악뮤지컬 집단인 타루의 , 전통장단을 토대로 다이나믹한 현대음악을 선보이는 이스터녹스의 , 전통 굿을 새롭게 연주한 , 연희집단 the광대의 등 다양한 퓨전전통 그룹들이 처음 보는 새로운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6381-4500 [뮤지컬] 젊음의 행진 공연기간 : 2009/07/18 ~ 2009/10/25 공연장소 : 코엑스 아티움 관람료 : R석 70,000원 S석 50,000원 A석 35,000원추억의 만화 영심이를 모티브로 영심이와 경태가 30대가 되어 과거를 추억하는 뮤지컬 이 새로운 캐스팅과 무대로 재공연된다. 8090 시절의 귀에 익숙한 음악들이 시종일관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드는 즐거움이 콘서트와 같은 열기를 더해준다. 이번 공연에는 등 최근 많은 활동으로 뮤지컬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 이지훈과 이성진이 경태역으로 더블캐스팅되며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김준이 이번공연으로 뮤지컬 데뷔를 한다. 738-8289 [개그쇼] 소극장 컬투쇼 공연기간 : 2009/07/24 ~ 2009/08/23 공연장소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관람료 : 이벤트석 (주중-수,목,일요일 7시 공연) 70,000원 일반석 (주중-수,목,일요일 7시 공연) 60,000원 이벤트석 (주말-금,토,일) 80,000원 일반석 (주말-금,토,일) 70,000원매번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여름마다 정기공연을 가졌던 컬투쇼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소극장에서 여름정기공연을 연다. 이번공연에서는 15년간 컬투가 보여줬던 개그를 압축하여 쉴 틈 없는 웃음을 제공할 예정. 소극장인데다 무대앞의 오케스트라 석을 객석으로 활용해 보다 가까이 교감하며 즐길 수 있다. 또 금요일 공연은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3485-4445 [연극] 날 보러와요 공연기간 : 2009/07/25 ~ 2009/09/20 공연장소 : 더 스테이지 관람료 : R석 30,000원 S석 20,000원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인 가 오랜만에 신촌 더스테이지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1996년 초연 이후 10년 넘게 관객들의 성원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최재웅, 김재범, 임문희 등 뮤지컬 배우로 왕성한 활동 중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여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744-4334
2009.07.08 / 조회 26,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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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42번가> 대한민국 꽃중년, 박상원
“공연 삼일 전에 주연배우가 펑크를 낸 거예요, 삼일 동안 밤새 연습해서 오른 무대가 제 첫 무대였죠.” 뮤지컬 에 나오는 시골처녀 페기소여의 성공스토리와 닮은 우여곡절 데뷔 스토리, 배우 박상원의 아찔한 데뷔 이야기 이기도 하다.“뮤지컬 에서 유인촌 선배 역할이 펑크가 난 거에요. 빌라도 역할을 할 수 있겠냐고 공연 삼 일 전에 연락이 왔어요. 당시에 제가 의 모든 노래와 춤을 다 외우고 있었거든요,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했죠. 그 때 제가 대학교 2학년 이었는데, 정말 삼일 동안 단 한숨도 안자고 계속 연습하고 무대에 올랐어요. 지금 에 나오는 페기소여를 보면 30년 전 무대에 처음 오르고 싶었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연습할 때 마다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외쳤던, 무대에 미쳐있던 그 때요.” 그의 데뷔는 뮤지컬이지만, 사람들은 그의 브라운관 속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여명의 눈동자’의 하림, ‘모래시계’의 "금방 끝날거야"라는 대사로 함축되는 따뜻한 우석을 통해 ‘대한민국 여자들이 잡아야 할 남자의 표본’ 이미지로 자리 잡혀있다. 신사적인 그의 이미지는 신사복 CF까지 차지하는 우월함을 보여줬고, ‘미워도 다시 한 번’을 통해 꽃중년의 이미지를 다진 그는 한 설문조사에서는 ‘꽃 보다 남자’ 중년버전의 지후선배(김현중)로 꼽히기도 했다. 최근 3년의 공백은 있었지만 ,등을 통해 꾸준히 무대에 올랐고 배우 남경주와 ‘박앤남 공연제작소’까지 운영하고 있는 그가 냉철한 카리스마를 가진 연출가 줄리안으로 뮤지컬 무대에 선다고 했을 때 ‘박상원 뮤지컬 외도’라는 기사를 낸 기자의 사전조사 미흡을 탓할 수 만은 없는 듯 하다. “TV 속 이미지가 강렬한 건 감사한 일이죠. 그 만큼 많은 분들이 저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계신 거니까요. 뮤지컬은 제가 하고 있는 일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르를 넘나드는 도전, 복귀라고 구분 지어서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현대 무용 남자 1호 무용수거든요. 무용수들은 발레면 발레, 현대무용이면 현대 무용 이렇게 자기 전공 분야에 한 가지에 몰두하지만 전 연기도 하고 무용도 했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무대에 오를 수 있었거든요. 한국무용은 창무회, 발레는 발레블랑, 현대무용은 박명수 무용단, 안애순 무용단 등 오르지 않았던 무대가 없어요. 제가 가진 연기라는 특기를 가지고 다양한 변신을 할 수 있는 건 정말 행운이죠. 그런데 제가 처음에 무용한다고 했을 때 참 많은 분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긴 하더라고요(웃음). 오죽하면 저희 어머니도 제가 빨랫감으로 스타킹만 줄줄이 가져오니까 ‘군대까지 갔다 와서 뭐 하는 거냐’고 속상해하시고 그랬으니까요. 편견과 싸우는 게 참 힘들었는데, 당시 경험들이 지금 저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됐죠.”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감이 바로 젊게 사는 비결이라고 말하는 박상원이 뮤지컬 무대 예찬론을 펼친다. “현장에서 관객들과 주고 받는 그 순간은 재생할 수 없잖아요. 순간 밖에 없는 그 시간을 관객과 배우가 공유할 수 있다는 건 무대의 큰 매력이에요.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정직함도 매력이죠. 2시간의 무대는 몇 달을 연습하지 않고서는 오를 수 없거든요. 무대에 오르기 전 그 팽팽한 긴장감이 있어서 참 좋아요, 연습실에 있으면 마치 제가 펄펄 살아서 날뛰는 생선이 된 기분이 들어요. 게다가, 의 앙상블 친구들이 탭댄스를 춰서 그런가, 다들 날씬하거든요. 그러니 제가 연습실에 열심히 나올 수 밖에요(웃음). ” 의 초짜 막내였던 그가 30년이 지난 지금 대스타가 되었고, 꽉 채운 오십이 되어 웬만해선 꿀리지 않는(?) 나이까지 갖게 됐다. 현재 촬영중인 드라마에서도, 뮤지컬 에서도 가장 고참이다. "고참이긴 해도 하루하루 후배들에게 배워가는 게 훨씬 많아요. 특히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성실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다들 열심히 하거든요. 존경할만한 후배들이 참 많아요. 제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점은 딱 하나에요. ‘간지나는 배우가 되자’ 그러려면 ‘미친놈, 미친년이 되어야 한다’라고. 항상 열정적으로 미쳐있는 모습으로 살자고 말하죠. 제 스스로도 항상 하는 말입니다.” 를 통해 ‘뮤지컬적 상상, 창조적 망상’에 빠져 산다는 박상원에게 가 하반기 최대 기대작 뮤지컬으로 꼽힌다는 말을 건네자 "그렇죠?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라며 특유의 살인 미소를 보인다. “이 작품은 시작 전 부터 지인들이 제발 꼭 하라고 난리였어요(웃음). 특히 경주(남경주)가 놓치지 말라면서 강력 추천 해줬습니다. 는 뮤지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정석을 걷고 있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스스로도 망설임이 없었죠. 볼거리가 화려하고, 단순한 줄거리지만 선명한 이야기가 있어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굉장히 강력해요. 공연이 끝나고 났을 때 관객들의 가슴에 남는 메시지는 아주 깊고 강력할 겁니다.” 박상원의 자신감 있는 목소리에, 배우의 간지가 넘쳐흘렀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클립서비스 제공
2009.07.03 / 조회 10,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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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nch Musical [벽을 뚫는 남자]
감성 짙은 색채, 위트 넘치는 대사, 감칠맛 나는 연기가 백미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이어 [벽을 뚫는 남자]가 선보였다. 28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초연되는 [벽을 뚫는 남자]는 프랑스의 국민작가이자 20세기 최고의 단편 소설가 중의 하나로 꼽히는 마르셀 에메의 동명의 소설 [Le passe-muraille(번역본:벽을 드나드는 남자)]을 원작으로 디디에르 반 코웰레르가 각색하고, [쉘브르의 우산],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등으로 2번의 아카데미상 영화음악상을 수상하였으며, 지금까지 5번의 그레미상, 3번의 오스카 상을 수상하는 등 금세기 최고의 영화 음악가로 꼽히는 미셸 르그랑이 곡을 붙여 완성한 뮤지컬이다. 몽마르뜨의 노르뱅로 사거리에는 ‘마르셀 에메’광장이 세워졌고, 에메를 기리기 위한 ‘벽을 막 통과하는 에메 상’이 전세계 문학애호가들을 맞이 하고 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 시내에서 제일 높은 언덕을 몽마르트르 언덕이라고 한다. 몽마르트르는 순교자의 언덕에서 유래되었다. 근대미술의 발달을 가져왔던 예술가들이 살았던 곳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곳으로 기억하고 있는 곳이다. 샤크레쾨르 대성당이 있어 순례지로서 유서가 깊은 대저택과 물랑루즈 등의 카바레가 있다. 그 외에도 옛집이 늘어선 거리는 19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아직도 화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 언덕을 배경으로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게 되는 능력을 얻어 인생이 바뀐 우체국 직원 듀티율과 듀티율이 사랑하게 되는 여인 이사벨과의 사랑 이야기를 담는다. 그 곳에서는 또 다른 조연들의 감칠 맛나는 연기가 더 해져서 파리의 몽마르트르의 언덕 풍경들을 생생하게 전한다. ‘난 그저 보통 남자, 고지식한 공무원. 소박한 하루하루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 장미에 물을 주고, 우표수집을 하고 대단할 건 없다해도 괜찮은 내 인생’ 듀티율은 우체국에 다니는 평범한 공무원이다. 가사에도 나오듯이 우리가 거릴 지날 때 돌아보게 되지 않는 그런 사람일 뿐인데 그는 벽을 뚫을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평범한 삶을 살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바로 프랑스의 의적 가루가루가 된 듀티율은 모든 이들에게 벽을 넘나들면서 얻어진 전리품을 나눠주게 된다. 우연히 마주친 이사벨에게서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은 사랑을 느낀 듀티율은 가루가루가 자신임을 세상에 공표하게 되고, 이사벨은 그의 존재를 알게 된다. 가루가루에게 사랑에 빠진 이사벨이 감옥에 갇힌 듀티율을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사벨은 찾지 않는다. 듀티율은 벽을 뚫고 이사벨에게 자신이 가루가루임을 알리고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나 이사벨은 포악하고 사악한 검사의 아내. 마침내 듀티율은 스스로 자신의 재판정에 가서 재판을 받고 이사벨의 남편이엇던 검사의 부정과 비리로 인해 죽임을 당하게 된다. 듀티율은 이사벨을 구해내고 그 둘의 사랑이 무르익는다. 그러나 돌팔이 의사가 이야기 했던가? 벽을 뚫는 그런 능력은 사랑을 하면 부작용이 생긴다고. 듀티율의 두통은 심해지고, 이사벨은 듀티율이 그리워 그의 집을 찾아 가게 된다. 듀티율은 길이 엇갈려 이사벨의 집 벽을 뚫고 지나가다 벽에 갇혀버리고 만다. 진정한 사랑만 조심하면 되었는데 영원히 계속되기에는 진정한 사랑이었나 보다. 서로 마침내 찾았던 사랑으로 인해 듀티율은 벽 속에 갇힌 채 딱딱하게 굳어가고 이사벨은 듀티율과 한 몸이 되어 잠들게 된다. 프리뷰 공연에는 엄기준과 해이가 듀티율과 이사벨을 맡았다. 엄기준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소심하면서도 평범한 듀티율의 삶에 커다란 변화로 인해 인생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면으로 그려가고 있는 벽을 뚫는 남자를 무난히 소화해냈다. 엄기준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 해이는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그 빛을 발했다. [벽을 뚫는 남자]에서는 조연들이 눈에 띈다. [돈키호테]에서 ‘슬픈 눈의 기사 돈키호테’라는 닉네임을 가지면서 자리를 굳건하게 굳힌 그가 이번에는 주정뱅이로 먼저 등장한다. 그 역할이 닥터 듀블인데 듀티율에게 진정한 사랑은 벽을 뚫고 다니는 데에 부작용이 생긴다는 진단을 내린다. 그의 사연 또한 기구하다. 눈에 띄는 건 김성기가 맡은 닥터 듀블이나 경찰, 변호사가 나름대로의 애환이 있으면서 미워할 수 없는 카리스마 아닌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마치 슬픈 광대와 같은 모습이다. 기쁨과 슬픔이 함께 들어있는 캐릭터 들이다. 알코올중독에 신경 정신과 의사 듀블. 열심히 일한 의사였고, 전쟁 중엔 많은 사람을 살려주기도 했었다. 그러나 누군가의 신고로 나치를 진료했다는 죄로 매국노가 되어버리고 환자들은 발길을 끊은 지 오래되었다. 김성기의 코믹하면서도 이 뮤지컬의 핵심이 되는 소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나온다. 멜로디의 높낮이와 중얼거림의 미학을 적절히 섞어서 관객들에게 펼쳐 보인다. 또한, 두 명의 경찰 중에 한 사람으로 나오는데 가사가 재미있다. 경찰 1,2 : 우리는 경찰이다. 경찰 1 : 나라 위한 일 경찰 2 : 하고 있다 경찰 1,2 : 진짜로 폼나지? 총도 있다. 진짜 총이다. 경찰 1 : 근데 책임감은 살짝 부족하 경찰 2 : 다. 살짝 부족 이런 식의 대사 끊어먹기를 기가 막히게 주고 받고 있다. 변호사는 어떤가? 그의 가사를 들어보면 웃음을 짓지만 그의 모습과 노래를 듣는다면 박장대소하고 웃게 된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배심원님들. 참 반갑심다. 저는 오늘 임시로 고용된 변호사. 그렇슴다. 임시로 고용된 변호사인검다. 사실은 이 사건의 서류를 못 읽고 왔슴다. 변호를 시작하기 전에 잠깐만 저의 개인사정에 대해서 몇 말씀 드려도 괜찮을까요? (생략) 사실 오늘이 제가 고시합격 이후 첨으로 법정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는 자립니다. 너무 떨리고 준비는 못해 아무 생각없슴다. 피고인이 무슨 죄를 졌는지 저는 하나도 모르긴 해도 저를 봐서 무죄로 해주심 안될까요? 게다가 원래 오늘 이 사건 담당이시던 제 전임자는 복상사로 유명을 달리하셨으니 명복을 비는 차원에서 무죄로 해주세요.” 허리는 구부정하고 지팡이에 백발의 할아버지는 안경을 걸쳐 쓰고 힘겹게 재판정에 들어 온다. 이런 재미는 [벽을 뚫는 남자]의 곳곳에 숨어 있다. 임철형이 맡고 있는 우체국 부장도 과장된 모습이 너무도 어울린다. 임철형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 김영주도 야채장사와 매춘부의 역할도 재미의 폭을 넓혀 간다. 공무원과 경찰을 맡고 있는 오세준은 예술을 하고 싶었다가 형무소장을 하고 있는 역할로 코믹하게 자신의 몫을 다 해주고 있었다. 강연종은 화가로, 최혁주는 공무원으로, 김승필은 간수와 재판장, 거지로, 조유신은 공무원, 간수, 파시스트로, 유혜령은 공무원, 공산주의자로 시종 무대에서 시공간을 넘나 들고 있었다. [남자넌센스]에서 [그리스]로 2005년 한 해를 제일 바쁘게 살았던 조정석이 [벽을 뚫는 남자]에서는 신문팔이를 하고 있다. 조정석의 해맑은 모습이 또 다른 감초의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듀티율에 관한 소식들과 파리에서 일어나는 모든 시대상황을 요약 정리해 준다는 것. 마치 화가와 같이 사회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지 모른다. [벽을 뚫는 남자]는 아름다운 한 편의 화폭을 대하는 것 같은 뮤지컬이다. 지금까지 보고 느꼈던 뮤지컬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뮤지컬이다. 시종일관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파스텔과 수채화를 섞은 듯한 아름다우면서도 소담하고 사랑스러운 뮤지컬이다. 그러면서도 가슴 진한 감동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눈에 보이는 그런 감동보다는 은은하게 밀려오는 물결의 파동처럼 계속해서 밀려온다. [벽을 뚫는 남자]는 연출 면에서 탁월한 선택을 한다. 더 하지도 않고 덜 하지도 않게 적당한 수위를 맞추어 가면서 위트와 유치의 경계선의 줄타기를 기가 막히게 타고 있다. 또한, 마임을 적절하게 섞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프랑스인 특유의 독특한 제스처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무리가 없게 풀어나가고 있어 뮤지컬의 백미를 살리고 있다. 넓은 토월극장 무대를 공간미가 있게 나눠 놓았다. 좁아 보이지 않으면서도 넓어 보이지도 않은 구조로 만들어서 12명의 배우들로 꽉 차는 느낌을 관객에게 값지게 선사하고 있다. 조명 또한 자세한 부분까지도 나눠 놓아서 프랑스 특유의 은은하고 파스텔 톤을 느끼게 하면서 전혀 질리지 않는 조명 효과를 주고 있다. 음악 또한 레스타티브 형식의 뮤지컬로 실내악단의 연주로 고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듣고 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네 명의 연주자로 40여 곡에 다다르는 곡을 연주하는데 반복적인 멜로디이면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쉽다. 그렇다고 음악이 쉽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만큼 배우는 어려운 곡들로 채워져 있다. 또 한 번의 공연장을 찾을 궁리를 하고 있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같이 토월극장에 도장 찍고 싶다만 그럴 수는 없는 일이고, 이 무대가 아니면 경험해 보지 못할 것들에 빠져보기 위해서 난 오늘도 벽을 뚫는 남자와 함께 벽을 지난다. 그리고 어디선가 듀티율의 노래가 들린다. 우리들의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볼 수 있게 하는 잔잔하면서도 우리의 마음을 파고드는 노래. 우리들의 아름다운 인생을 노래한다. ‘난 그저 보통- 남자 고지식한(성-실한) 공-무원, 소박한 하루하루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 장미에 물을- 주고 우표수집을- 하고 대단할 건 없다 해도 인생을 사랑했지 아름다운 인생이여, 아름다운 인생이여, 아름다운 인-생이여 French Musical [벽을 뚫는 남자] 中 '벽을 뚫는 남자의 솔로, SOLO DU PASSE-MURAILLE' --------------- 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쇼노트 제공
2006.03.02 / 조회 18,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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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제작 발표회
프랑스 최고의 작가마르셀 에메의 원작한국에서 초연된다. 프랑스 최고의 작가 마르셀 에메의 대표 원작인 [벽을 뚫는 남자]가 뮤지컬로 제작된 것이 10년 전이었다. 영화 [쉘부르의 우산]의 작곡가 미셸르그랑이 뮤지컬 음악을 맡아 모든 대사를 가사로 처리하여 ‘오페레타 뮤지컬’을 완성한다. 프랑스 최고 권위의 몰리에르 상을 수상하였고, 2003년 브로드웨이 토니상에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고 일본 사계 극단의 히트 레파토리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원작을 뛰어넘는 각색과 춤추듯 살아있는 개성의 1인 3역까지 개성있고 다른 성격의 연기를 소화해야 하며, 감쪽 같은 연기 변신에 누가 누구인지 모르던 관객은 커튼콜에 가서야 비로서 무릎을 치게 되는 뮤지컬이다. 모든 출연진 각각의 연기와 가창력을 중요시 하는 독특한 작품으로 2월 28일 토월극장에서 올려진다. 이날 제작 발표회는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열렸으며, 쇼케이스로 시작되었다. 쇼케이스에서 배우들의 주옥 같은 노래를 선 보였다. ‘최신뉴스’ - 화가(강연종), 매춘부(김영주), 신문팔이(조정석) 2막 첫 장면에 나오는 곡으로 벽을 뚫고 드나드는 남자 의적 ‘가루가루’가 사실은 한 동네에 사는 성실하고 평범한 공무원 듀티율이었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와 하며 부르는 노래. 마음씨 착한 국민의 영웅 듀티율을 위해 프랑스 모두가 단결하여 석방을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사듀블의 솔로’ - 의사(김성기) 알코올중독 정신과 의사 듀블의 하소연을 담은 자서전적인 노래. 2차 세계대전에 열심히 노력해서 파리해방에 기여했지만 단 한 번 의사로서의 소임으로 나치 군인을 치료했던 것이 모함을 당해 배신자로 몰리고, 그 후로 환자 하나 없이 살아와야 했다고 넑두리를 늘어 놓는다. 믿거나 말거나.. ‘듀티율과 이사벨의 듀엣’ - 듀티율(박상원), 이사벨(임수연) 듀티율과 이사벨이 첫날 밤을 함께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뒤 기쁨과 환희에 차서 부르는 노래. ‘사랑의 세레나데’ - 듀티율(엄기준), 이사벨(해이) 듀티율이 벽을 뚫고 나올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서 벽에 갇히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사랑 이사벨과 몽마르뜨 언덕 주민들의 옆에서 부르는 슬픈 사랑의 노래. ‘휘날레 & 커튼콜 - 전 배우 몽마르뜨 언덕 주민 모두가 벽 안에 갇혀 생을 마감하는 듀티율과 이사벨을 축복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휘날레를 부른다. 그리고 함께 하는 커튼콜.이 커튼콜은 작곡가 미셸르그랑의 깜짝 선물로 뮤지컬에 등장하는 모든 테마들이 결국은 하나의 커다란 교향곡 안에서 스여진 주제선율이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이후, 스텝과 배우들의 소개가 이어졌고,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쇼노트의 김영욱 대표는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받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공동 제작하는 CJ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김병석 부장은 “스텝과 배우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열심히 할 테니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부탁”한다는 말을 전했다. 연출을 맡은 임도완은 “한국에서 공연되지 않았던 장르의 뮤지컬을 선 보일 것입니다. 오페레타 뮤지컬로 인생을 노래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와 닿을 것입니다. 벽을 뚫는 남자가 벽에 갇히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됩니다. 페로독스한 스토리여서 많은 것을 전해주는 뮤지컬이 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프랑스 초연에 음악감독이었던 Patrice Peyrieras는 “한국말로 번역이 된 [벽을 뚫는 남자]를 듣게 된 것이 무한한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초연이 되기까지 많은 연습을 하게 됩니다. 한국 프로덕션에게 감사 드리고, 관람하실 많은 분들에게 미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주인공 듀티율은 성실한 공무원으로 우연히 벽을 뚫고 다니는 힘을 얻고, 이사벨을 사랑하게 되면서 평범하기만 하던 인생이 괴도 ‘가루가루’로 완전 뒤바뀌고 마는 역이다. 박상원과 엄기준이 맡는다. “오랜만에 서는 무대여서 떨리기도 하지만 열과 성의를 다해서 무대에 설 것”이라고 말하여 박수를 받았다. 쥬뗌므의 가수 해이도 전격 뮤지컬로 데뷔무대를 가진다. 벽을 뚫는 남자 듀티율과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에 빠지는 미모의 젊은 부인 ‘이사벨’역을 맡는다. 임수연도 더블 캐스팅되어 있다. 돈키호테에서 닥터듀블과 경찰, 변호사의 역을 맡은 김성기도 눈에 띈다. 이 밖에도 임철형, 김영주, 강연종, 오세준, 조유신, 최혁주, 유혜령, 김승필, 조정석이 참여하여 아름다운 프랑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선보이게 된다. 공연은 2006년 2월 28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中 '듀티율과 이사벨의 듀엣' ---------------- 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쇼노트 제공
2006.02.09 / 조회 13,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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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즈맨의 죽음 > <br>세상 모든 아버지에게 박수를!
한국연극의 산실, 드라마센터 개관 43주년 기념작!
우리 연극의 살아있는 역사, 전무송, 민지환, 유민석, 전양자 그리고 박성원이 선택한 작품!
남들은 이름 석자 걸고 싸워도 힘든 판에 달랑 두 자로, 스크린과 무대를 종횡무진 자기 세상처럼 날아다니는. 연출가라는 판에 박힌 말보다는 그냥 뭘 좀 아는 애(?)라는 표현이 왠지 더 잘 어울리는 장진. 그가 피터팬처럼 그의 네버랜드로 우릴 불어내 들려준 이야기는.
바로, 아서 밀러의 되겠다.
“평생 집세를 내느라 고생고생하다, 마침내 내 집이 되었을 때면
그 집에서 살 사람은 이미 없어지게 된단 말이오.”
플롯 소리와 함께 무대가 열리면 세일즈로 잔뼈가 굵은 초로의 윌리 로먼이 낡은 세일즈 가방을 들고 뭔가에 홀린 듯 거실에 우두커니 서 있다. 이때, “윌리! 당신이에요?” 남편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던 아내 린다가 그의 고단한 세일즈 가방을 맞들며 반긴다.
오늘따라 몇 십 년을 지나다닌 길이 유독 신기하게 느껴져,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는 윌리에게 아내 린다는 이제 뉴욕으로 일자리를 옮길 때도 됐다며 사장 하워드에게 말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의 고단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들 비프와 해피 얘기를 꺼내는데.
하루종일 집안에 스킨냄새가 가득하고, 모처럼 사람 사는 집처럼 북적거려 좋았다는 린다의 말에 윌리는 평생 집세를 내느라 고생하다, 마침내 내 집이 되면 정작 살 사람이 없다고 한탄한다. 그런 그에게 인생이란 게 본래 그래요, 웃어주는 아내 린다.
”서른 네 살이나 되도록 정착하지 못하고 있으니, 부끄럽지 않은가 말이야.”
“아버진 왜 날 인정해 주지 않지?”
인생은 사든 팔든 무슨 일이 됐든 성취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세일즈맨 윌리 로먼.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문제거리는 바로, 큰아들 비프.
“이제 막 기차에서 내린 애한테 제발 화 좀 내지 말아요.” 말리는 아내 린다에게 윌리는 “서른 네 살이나 되도록 정착하지 못하고 있으니, 부끄럽지도 않은가 말이야.” 대뜸 성을 낸다.
이런 윌리와 린다의 얘기를 한동안 엿듣고 있던 비프는 동생 해피에게 “아버진 왜 날 인정해 주지 않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넉살좋은 동생 해피는 “다 형이 잘 되라고 그러시는 거야.” 너스레 떤다. 그리고, 이어지는 해피의 의미심장한 이야기 “아버지한테 요즘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아. 혼자서 횡설수설하시거든. 대개는 형한테 하는 말이야. 형이 정착하지 못했다고, 아직도 허공에 떠 있다고.”
“나에겐 미래라는 것이 없어. 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걸.”
“로먼 형제 목장이라?”
아버지의 그런 염려조차 자신을 옥죄는 족쇄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비프는 마지막 희망처럼 서부 목장을 이야기하고, 동생 해피는 ‘로먼 형제 목장’을 꿈꾸며 때 이른 성공을 이야기하는 그때. 행복의 열쇠, 로먼 형제 목장을 세우기 위해 비프와 해피가 내일 빌 올리버를 만나 돈을 꿀 계획을 세우고 있는 그때. 우리의 세일즈맨 윌리 로먼이 거실에 혼자 앉아 내뱉는 주문 같은 한마디. “비프, 엔진을 닦을 테냐?”
이 순간을 기점으로 극은 윌리 로먼이 세일즈맨의 황금기를 맞이했던 먼 옛날. 비프가 열 일곱살 잘 나가는 미식축구이던 그때 그 시절과
현재 뉴욕 일자리를 위해 젊은 사장 하워드에게 찾아가는 윌리와 목장을 위해 빌 올리버의 사무실로 찾아가는 비프의 모습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며 로먼 가족의 행복과 좌절, 기대와 배신, 비밀과 진실을 풀어낸다.
”알래스카엔 기회가 얼마든지 있어. 네가 가지 않은 게 이상해.”
한편, 하얀 정장의 노신사의 등장과 함께 또 한 번 들려오는 플롯 선율.
그 노신사는 바로, 알레스카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해 부자가 된 윌리의 형, 벤.
윌리의 환상 속에 벤이 등장하면서 윌리는 함께 알레스카로 가지 못한 것을 한탄하고.
그러는 사이, 로먼 형제 목장을 꿈꾸던 비프는 또 한 번의 좌절을 맛보고, 윌리는 젊은 사장 하워드에게 보기좋게 파면을 당하게 되는데.
그날 밤, 서로의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시내 레스토랑에서 만난 세 부자.
또 다시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게 돼 안절부절 하는 아들 비프와 자신의 파면 때문에라도 아들의 성공담을 듣고 싶은 윌리. 이 둘의 극적 상황과 현실과 환상,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서글픈 패배를 인정해야 하는 마음이 장진 특유의 연출로 웃음을 동반한 비애로 그려진다.
그리고, 극은 열 일곱 살의 총망 받던 미식축구선수 비프를 일순간 파면으로 내몬 과거의 한 사건. 둘도 없이 다정했던 윌리와 비프 부자를 서로 다른 벼랑 끝으로 내몬 그 숨겨진 사건과 그 진실 속으로 고삐를 몰아간다.
...‘세일즈맨의 죽음’이란 제목을...
‘내 아버지의 죽음’이란 동의구로 바꿔 부른다.
세일즈맨 윌리 로먼의 죽음을 내 아버지의 죽음으로 재연해 본다...
그렇다. 연출가 장진은 그가 연출의 변에서 밝혔듯, 이번 작품 을 통해 우리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내고 있다.
세일즈맨. 어쩌면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숙명을 가장 극명하게 말해주는 이 단어에서 우리는 목숨 줄처럼 잡아 올린 넥타이를 떠올리게 되고 그 넥타이를 메고 거리를 활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언제나 그 옆에서 그를 격려하는 아내이자 우리들의 어머니. 첫 아이라는 기대 때문에 전전긍긍 자격지심에 몸부림치는 첫째와 적당한 무관심 속에서 자기 할 짓 다 하고 다니며 자기 딴엔 스스로 어른이 되어 버린 둘째.
이들 로먼 가족의 모습은 그들의 이름에 우리들의 이름을 슬쩍 갖다 붙여도 좋을 만큼 우리와 닮아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우리 옆집...솔직하게? 그래. 우리집. 우리 가족의 모습을 고스란히 비춰낸다. 마치 거울 같다. 때문에 생생하고 때문에 아프다.
이런 쓰라림을 연출가 장진은 이렇게 말한다.
...통곡이다. 울음바다다. 내 아버지의 선택을 그 분이 선택한 죽음을 무대로 옮기려 하는 나의 수작이 마치, 아버지의 입에서 산소 호흡기를 걷어내는 용기처럼 여겨진다...
2005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연극 은 아버지를 돌아보게 한다.
아니, 돌아보면 안 계신다. 찾아봐야 된다.
집 앞 골목 한 모퉁이에서 꽁초가 다 돼 가는 담배를 무심히 피고 계실지, 그 유명한 종로 한 복판의 공원 한 옆에서 우두커니 앉아 계실지, 아니면 동네 어느 공터 좁다른 화단 앞에서 윌리처럼 씨앗을 심고 계실지, 모를 일이지만 일단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아버지에게 산호 호흡기 두 개쯤, 아니 맘 같아서는 한 백 개쯤.
더 늦기 전에 달아드려야 한다고 연극 은 우리에게 말한다.
왜?
요즘 유행하는 모 광고처럼...‘아버지의 인생은 길다.’ ...길기 때문이다.
고전은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일러주는 인생의 나침반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 은 아버지와 나, 나와 아들 그리고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인생의 사과나무 같은 작품이라 하겠다.
이번 작품만큼은 부모님과 가족들과 함께 보길 권한다.
그리하여, 아버지에게 세일즈맨이 되길 강요했던 우리 죄 많은 자식들이 잠시나마
속죄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이제 막 긴 잠에서 깨어난 드라마센터의 다음 행로를 기대해 본다.
부디, 안톤 체홉과 유진 오닐, T. 윌리암스 등도 그 곳에서 만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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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정연(방송작가, pentree2@naver.com)
2005.10.07 / 조회 9,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