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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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우리 이야기라 감동적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뮤지컬 의 주요 장면들과 메이킹 스토리를 접할 수 있는 자리가 지난 5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렸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지난해 12월 쇼케이스 공연에 이어, 올 2월 본 공연의 막이 올랐다. 공동경비구역이라는 특수한 환경의 남북한 군인들이 우정과 형제애를 나누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서로 총을 겨누는 비극을 그리고 있는 이번 작품은 박상연 작가의 소설<DMZ>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2000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주요 장면 연출에 앞서, 최성신 연출과 원작자 박상연 작가가 함께해 원작의 탄생 배경 및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 주었다. 박 작가는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의 이야기와 실제 JSA대원들의 취재를 통해 생생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었다”며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최성신 연출과 박상연 작가(위)왼쪽부터 김수혁 역에 정상윤, 강정우, 오종혁(아래) 최성신 연출은 “원작이 워낙 튼실해서 지난해 12월 쇼케이스 공연과 바뀐 점은 없다. 다만 이번 공연은 라이브로 연주를 하며, 1막과 2막이 나뉘면서 인터미션이 생겼고, 새로 배우와 넘버들이 추가된 점이 다른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가 이희준씨가 건네 준 텍스트를 처음 봤을 때 재미가 있었고 소설이 가지고 있는 세계를 작품 안으로 잘 가지고 오면 지금 시대에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공연이라는 건 시대적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성공하기가 힘든데 분단 국가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라면 보편적인 테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단순한 무대 연출에 대한 이유를 묻자 “이번 작품이 시공간을 넘나들며 진행되기 때문에 장치가 많은 무대보다는 단순한 무대로 연출했다. 무대 위에 여타 다른 장치들이 없기 때문에 오로지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작자인 박상연 작가는 “18년 전에 나왔던 작품이라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지금 다시 공연 되는 게 과연 사람들이 좋아해줄까라는 의심이 들었는데 공연을 보고선 소설 속에서 원래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바로 뮤지컬의 이야기였지 싶어 작가로서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 됐다”며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우진 역의 임철수와 남성식 역의 이기섭(위)베르사미 역의 이정렬(아래)전 출연진이 참여하여 선보인 하이라이트 장면은 남한 병사 김수혁이 북한 병사들과 처음 대면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영화에서는 생략됐던 베르사미의 과거 스토리를 알 수 있는 장면도 있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수혁 역에 정상윤은 “남자들끼리의 작업이라 더 끈끈하게 연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소감을 전했고, 지그 베르사미 역의 이정렬 배우는 “모든 배우와 스텝들이 열심히 참여해서 무대에 올렸고, 우리가 노력한 것 이상으로 관객들이 좋게 봐주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북한 상병 오경필 역에 새롭게 캐스팅 된 배우 이석준은 베스트 장면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맨 마지막에 김수혁과 오경필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노래하는 장면이 우리 작품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 장면을 위해 이 작품이 끝까지 달려가고 있구나 생각이 든다. 보편적인 우리 이야기라 작품의 파급이 더 크며, 감동적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10, 20년은 갈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표현했다. 오경필 역의 이석준(오른쪽)공연의 주요 출연진들(아래)분단의 아픔을 넘어 네 남자의 뜨거운 형제애를 담은 는 다음달 2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펼쳐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06 / 조회 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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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이병헌의 <공동경비구역 JSA>, 뮤지컬에선 어떻게 펼쳐질까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통해 냉전 이데올로기 속에서 일그러진 동포애를 그린 뮤지컬 가 이달 말 본공연을 앞두고 있다. 는 지난해 12월 프리뷰공연에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지난 13일, 한창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이 작품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는 공동경비구역에서 만난 남북한의 군인들이 따스한 형제애를 나누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공포에 압도돼 서로 총을 겨누는 비극을 그린다. 박상연 작가의 소설 를 바탕으로 지난 2000년 송강호·이병헌·이영애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58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성을 마비시키는 건 증오가 아닙니다. 공포입니다" 이날 연습은 '지그 베르사미'라는 이름을 가진 스위스 소령이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남북 병사간 총격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영화에서 이영애가 연기했던 '소피' 소령을 뮤지컬에서는 남자 캐릭터로 바꾼 것. 이 역할은 이정열과 임현수가 맡았다. 비장하고 음울한 분위기의 넘버 '총소리'가 앞으로 펼쳐질 비극을 예고했다. 영화에서 이병헌이 연기했던 남한 군인 김수혁 병장은 정상윤과 강정우가, 송강호가 열연했던 조선인민군의 오경필 중사는 이석준과 최명경이 맡았다. 비무장지대를 수색하다가 지뢰를 밟은 김수혁은 마침 그곳을 지나던 오경필로부터 도움을 받고, 이후 그들과 자주 밀회하며 두터운 정을 쌓게 된다. 냉철한 듯 보이면서도 따스하고 유머러스한 일면을 지닌 오경필로 분한 이석준·최명경의 묵직한 존재감이 특히 돋보였다. 영화에서 생략됐던 베르사미 소령의 과거도 뮤지컬에서는 중요한 비중으로 다뤄진다. 총격 사건을 수사하던 베르사미 소령은 아버지의 유품인 일기장을 읽고 북한에서 태어나 스위스로 망명했던 아버지의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50년 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자신과 반대되는 사상을 가진 친동생과 대치하다 미군이 온다는 경보에 놀라 친동생을 찔러 죽이고 만 것. 아버지의 삶을 돌아본 베르사미는 자신이 취조하는 남북한 군인들의 마음과 그들이 말하지 않은 진실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총소리'를 비롯해 '움직이지 마' '그때 나는 죽었다' 등 신예 작곡가 맹성연이 만든 음악은 이날 연습이 진행되는 내내 강한 흡입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영화 못지 않게 충격적인 내용으로 분단의 현실을 그린 이 작품이 본공연에서는 어떤 무대로 펼쳐질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김수혁 병장과 함께 북한 초소를 방문해 북한군인들과 우정을 나누는 남성식 일병을 연기한 이기섭, 따스하고 소박한 심성을 가진 북한군인 정우진으로 분한 임철수의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의 극본 및 작사는 의 이희준이, 연출은 의 최성신이, 음악감독은 의 변희석이 맡았다. 공연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4월27일까지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4.02.17 / 조회 1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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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의 진실은 어디에?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지난해 12월 초연한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가 2월 27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다시 막을 올린다. 작품은 초연 당시 95%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드라마작가 겸 소설가 박상연의 소설 ‘DMZ’를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다. 소설의 배경과 주제, 영화의 휴머니즘적 정서를 적절하게 섞어 뮤지컬만의 매력으로 재탄생했다. 초연 당시 ‘분단’과 ‘형제애’라는 소재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 높은 몰입도와 탄탄한 스토리를 지닌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중극장 무대에 맞게 더욱 업그레이드된다. 21세기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의 본질적 고민이 담겨있는 비극적 스토리는 웅장하고 클래식한 음악으로 더욱 드라마틱해진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은 뮤지컬만이 선보일 수 있는 연출로 생생하게 구현된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작품의 캐릭터에 가장 적합한 배우들이 함께한다. 사건을 수사하는 중립국 수사관 ‘베르사미’ 역은 이정열과 임현수가 맡는다. 호기심 많고 호탕한 성격을 가진 남한 병장 ‘김수혁’ 역은 정상윤과 강정우가 열연한다. 냉철함과 다정함을 함께 간직한 북한 상병 ‘오경필’ 역은 이석준과 최명경이 분한다. 북한 초소에서의 밀회에 동참하는 남한 일병 ‘남성식’은 이기섭, 장난기 많고 따뜻한 북한 전사 ‘정우진’ 역은 임철수가 맡는다. 이밖에도 전범준, 박종원, 장웅희, 최기언, 이윤성, 문남권, 이종원, 송인호 등이 출연한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창작컴퍼니다
2014.02.04 / 조회 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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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Flashback. 32] 그들은 ‘왜’…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 이 리뷰는 다량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진실은 착취당하기 쉽다. 왜곡되기는 더 쉽다. 상대의 공포 혹은 자기 보호 본능에 흔들리기도 하고, 의도치 않게 외부의 압박으로 튕겨 나가 제멋대로 구성되기도 한다. 진실을 제대로 조립하기 위해서는 잣대가 필요하다. 기본 토대로 흔히 사용되는 육하원칙의 대부분은 어그러진 기억 속에서 수틀리기 쉽다. 단 한 가지, ‘왜’는 다르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이 사실을 중점에 둔다면, ‘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묻기 때문이다. 결국, 진실의 마지막 조각은 ‘왜’에 있다.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소설 ‘DMZ’에서 파생된 ‘원 소스 멀티 유즈’작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는 이름만 같은 형제쯤 될까. 작품은 영화의 명성과 감동을 등에 업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반석 위에 섰다. 기름기를 뺀 무대는 진하지만 담백했고, 무대는 차분하고도 면밀하게 그만의 걸음새를 착실하게 나아갔다. 그들은 ‘왜 쏘았는가’‘잘난 형에 못난 동생’이라는 말이 있다. 잘난 형제의 그늘에 가려 빛도 제대로 못보고 어긋난 아우의 성정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이 옛말이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비켜간 모양이다. 뮤지컬은 ‘박찬욱’이란 거장과 톱 남배우들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영화의 그늘을 무대에서 지우고 그만의 방점을 새롭게 찍었다.‘탕!’ 격발하는 수십 발의 총성, 1994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북측 초소에서 들려온 소리다. 이 총기난사사건으로 북한군 초소병 정우진이 사망하고, 남한군 김수혁과 북한군 오경필이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된다. 북한과 남한은 각자에게 유리한 주장을 내세우며 서로 이를 드러낸다. 하지만 정작 생존자 김수혁은 입을 다물고, 오경필은 북한군의 주장만을 반복한다. 중립국에서 파견된 소령 베르사미는 인민군 출신 아버지를 둔 군인이다. 수혁은 제3국인이면서, 한국인의 피를 가진 그에게만 ‘그날’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한다.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영화와 다른 구석이 많다. 소피 소령은 베르사미라는 남자 소령으로 바뀌었고, 수혁의 죽음도 영화와는 다르게 묘사된다. ‘인민군’으로 언급만 됐던 소피 소령의 아버지는 베르사미를 통해 구체적인 사연을 갖고 등장한다.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진실’이다. 영화는 묵인된 진실과 그로 인해 유지되는 시스템, 대립하는 개인과 체제의 문제를 다룬다. 반면 뮤지컬은 조금 더 본능적이다. 학습에 의해 익혀진 후천적 반응 방식 즉, ‘조건반사적인 증오’를 다룬다.수혁은 체제가 만든 증오에 길들여져 있는 인물이다. 겉은 유쾌하고 까불거리는 보통 청년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1994년, 전쟁의 공포가 여전한 한반도는 어린 시절부터 그에게 반복적으로 군대와 전쟁의 트라우마를 심어놓는다. ‘공공의 적’을 향한 적대심은 사회가 체제를 유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베르사미에게 ‘그날’의 진실에 대해 털어놓고(그는 앞선 진술에서 남성식 일병이 밖에서 들린 오발탄 소리에 놀라 첫 발포를 했다고 증언했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자살 방법이다. 영화 속 수혁은 창문으로 뛰어내려 진실을 덮는다. 뮤지컬 속 수혁은 총을 높이 치켜들어 천천히 천정을 쏜다. 주변 군인들은 수혁의 총소리에 반응해 그에게 거침없이 총을 발포한다. 이는 그가 이미 북측 초소에서 ‘공포의 반사적 행동’을 이미 겪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자살 방법이다. 그는 자살로서 자신이 첫 발포자임을 증명한 셈이다.작품의 말미에 등장하는 경필의 증언 장면은 그래서 더 서글프다. 경필은 최초 발포자가 성식이 아닌 수혁이라 분명히 지목한다. 현장에서 가장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었던 경필의 증언은 가장 진실에 근접한 증거다. 수혁은 ‘조건반사’로 총을 쏘고야 말았던 자신의 진실을 베르사미에게 조차 말할 수 없어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누가 쏘았는가’의 문제를 넘어 ‘왜 쏘았는지’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베르사미와 수혁이 기르던 정찰견 ‘백두’는 모두 주제를 부각하는 또 다른 장치들이다. 굶어 죽더라도 손전등이 비춰야만 먹이를 먹도록 훈련된 백두와 ‘미군이다’는 소리에 반응해 동생을 살해한 베르사미의 인민군 아버지 역시 공포에 휩싸여 총을 쐈던 수혁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베르사미의 아버지는 결국 제3국을 택했지만 아버지 세대의 비극은 여전히 베르사미에게 주효하다. ‘아버지의 악몽을 다시 꾸지 않길’ 바랬던 베르사미는 모든 진실을 묵인하는 데 동조함으로서 우리의 문제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설명한다. 무대에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다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무대에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무대 세트는 비어있고, 등장하는 장비도 극히 제한돼 있다. 작품은 영화와 같이 미스터리 서사를 따른다. 베르사미의 수사가 진행되며 드러나는 진실 위에는 남북한 병사의 우정과 전쟁의 상흔, 주입된 증오와 공포 등이 밀착돼 있다. 긴밀한 서사에도 웃음 포인트를 갖고 노는 데 능숙해 초연작이라 보기 어려운 정도로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무대는 조명으로 세트의 빈칸을 채운다. 수혁과 베르사미의 첫 대질에서 둘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과 시간의 흐름은 양쪽으로 번갈아 쪼이는 급박한 창문 모양의 조명이 모두 설명한다. 신인작곡가 맹성연의 등장도 주목할 만하다. 전쟁의 임박감을 극대화한 리드미컬 리듬의 ‘김일성이 죽었다’나 감성적 멜로디의 ‘말해주세요’ 등은 서정성을 모두 갖췄다. 배우들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베르사미 역의 양준모는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와 소리로 인물의 작품과 인물의 정확한 초점을 맞춰냈다. 정상윤은 학습된 공포에서 헤매는 수혁을 입체적으로 조각했고, 최명경은 적지도 넘치지도 않는 무게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신스틸러 임철수의 존재감이다. 관객은 그의 표정 하나에 울고 웃었지만, 그는 결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의 선을 넘지 않았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반복되는 선율의 힘이 약해 각인되는 멜로디가 없다는 점과 클라이맥스의 정점을 확실히 밀어 올리지 못하는 추동력은 아쉬움이 남는다. 합창에서 뭉개지는 음향도 다소 서운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창작뮤지컬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다분히 품고 있는 작품이다. 기대를 품고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창작컴퍼니다
2013.12.18 / 조회 7,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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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또 다른 배우 인생의 시작 <아가씨와 건달들> 이율 & <인당수 사랑가> 이창용
한 사람은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대답을 쏟아냈고, 한 사람은 한 틈을 두고 짧게 정제된 답을 내놓았다. 성격도 분위기도 전혀 다르지만, 서로의 이야기에 십분 공감하며 상대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이들은 서른 살 동갑내기 배우 이율과 이창용. 2007년 각각 와 로 데뷔한 후 올해까지 쉼 없이 달려온 이들은 이제 30대를 맞이하고 있다. "서른이 되니 스스로를 좀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하는 이들은 30대의 새로운 배우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13일, 두 사람은 각기 공연과 연습으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월초 개막한 의 주인공을 맡은 이창용은 이제 막 공연을 시작한 참이었다. “굉장히 좋은 작품인 것 같아요. 11년째 꾸준히 공연해오고 있는 이유가 분명히 있더라고요. 작품성도 좋고, 작가님을 비롯한 초창기 멤버들이 지금까지 함께 달려오는 데서 오는 힘도 있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낸 점들이 좋은 것 같아요.” 그가 맡은 인물은 춘향이를 만나 첫 눈에 사랑에 빠지는 양반집 자제 이몽룡. 유쾌한 웃음과 짠한 눈물이 어우러진 이 작품에서 이창용은 춘향을 향한 지순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연출님이 몽룡이라는 캐릭터의 답을 내려주셨어요. 있는 집 자식에, 노는 것도 좋아하던 몽룡이가 목숨을 걸 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라고. 사실 코미디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데 다 뺐어요. 다른 분들이 알아서 재미있게 해주시니까. 지금 제 목표는 하나밖에 없어요. 춘향이에 대한 진실되고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자. 그 사랑만 보여준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율은 오는 11월 무대에 오르는 연습을 시작한 지 이틀째였다. 이율의 출연은 지난 2011년에 이어서 두 번째다. 그에게는 여러모로 각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하면서 재미를 많이 느낀 공연이에요. 특히 앙상블들과 호흡을 맞추고 연기를 하는 게 참 재미있어요. 매력도 있고. 다른 대부분의 공연은 주인공과 앙상블간의 호흡이 그렇게 많지 않을 거에요.” 지난 공연에서 김무열·진구 등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이번에는 김다현·류수영 등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두 번째 공연인 만큼, 조금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달라지는 건 크게 없을 것 같고 소소한 재미들이 좀 더 추가될 것 같아요. 극의 흐름상 필요한 말장난일 수도 있고요. 사실 지금 연습 초반이라 구체적인 건 지금부터 찾아가야 되는 부분이에요. 근데 크게 봤을 때는 지난 번과는 많이 달라지는 것이 없이 안정적으로 갈 것 같아요.” 와 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룬 작품이다. 두 배우는 사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다른 배우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춘향이가 왜 변학도를 마다하고 몽룡이를 기다리고 있을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근데 정말 사랑한다면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제가 어려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현실에서도 그 사랑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요.”(이창용) 이율이 에서 연기하는 네이슨은 도박에 정신이 팔려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미루는 철부지 없는 남자다. 이율은 "저는 사람이 우선이라는 주의라 아예 헤어졌으면 헤어졌지 그러진 않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지만, 결혼에 대한 생각은 유보적이다. “지금으로선 딱히 결혼에 대한 생각도 없고. 사실 개인적으로 결혼에 대한 필요성도 잘 못느끼겠어요. 그래서 여자친구랑 있을 때보다는 오래된 친구들이랑 있을 때의 재미가 더 커요. 근데 이 생각도 물론 언젠가 변하겠죠.” 두 사람은 지난해 말 프리뷰 공연부터 일본 공연까지 수 차례의 무대에 함께 올랐다. 허물없이 친한 사이지만, 둘의 성격은 서로 많이 다르다. 일본에서 쉬는 시간에는 무엇을 했냐고 물으니 이율은 “혼자 집에서 쉬었다”고 답한 반면, 이창용은 “가족, 친구들도 만나고 쇼핑도 하느라 바빴다”고 답하기도. 그간 지켜봐 온 상대방의 장단점을 꼽아달라고 청하니 막힘 없이 술술 대답이 나왔다. “창용이는 워낙 성격도 좋고, 호흡이 참 좋아요. 제가 5를 주면 10으로 돌려줘요. 노래도 잘 하고, 성량도 좋고. 개인적으로 사람 자체가 좋아서 거기에 대한 칭찬을 해주고 싶은데, 정말 포용력이 강해요. 다 챙겨요. 형들, 누나들, 친구들, 동생들, 심지어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까지도 잘 해요. 그런 점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분위기를 띄울 줄도 알고, 진지해질 줄도 알고. 동생이지만 부러워하고 존중하는 배우에요. 장점은 끝도 없죠.” “성향이 반대여서 오히려 잘 맞았던 것 같다”는 이창용은 생일이 빠른 이율에게 꼬박꼬박 형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형은 연기할 때 고뇌를 많이 하더라고요. 깊이 있게 연구하고 연기하는 스타일이에요. 같은 나이지만 생각하는 게 저보다는 조금 더 어른스러운 것 같아요. 그리고 무대에서 뭔가를 받아들였을 때 반응하는 센스나 집중력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무대에서 우스운 걸 못 참는데 형은 잘 참아요. 그만큼 집중력이 좋아요.” 그는 이율의 단점을 묻는 짓궂은 질문에도 스스럼없이 말을 이었다. “단점은, 남의 공연을 잘 안 본다는 거에요. 보통 공연 보러 오라고 하면 ‘어 갈게, 연락할게’ 하는데 형은 ‘안 갈래. 집에서 쉴래’ 이래요. 저랑 성향이 다르니까 좀 답답하죠. 나와서 공연도 보고, 끝나면 맥주도 한 잔 하고 싶은데. 단점이라기보다는 같이 활동적으로 좀 움직이고 싶은데 안 그래요.” 웃으며 듣고 있던 이율은 “단점은 열 가지쯤 이야기할 수 있다”고 농담을 하다가 이내 진지한 얼굴로 이창용에 대한 칭찬을 하나 더 보탰다. “창용이를 무대에서 보면 진실돼요. 몇몇 분들은 가식적으로 연기를 하는 분들도 있어요. 관객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배우도 사람인지라 그런 분들이 있긴 있어요. 근데 창용이는 정말 진실되게 연기를 해서 무대에서도 그게 보여요. 상대를 아우르고 포용하는 배우고, 그래서 실수가 없죠.” 다만 쉴 새 없이 공연을 하느라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조금 걱정된다고. “요즘 느끼는 건데, 창용이가 작품을 좀 많이 해요.(웃음). 그래서 목이 좀 아픈 상태에요. 그건 어떻게 보면 자기 관리를 못한 걸로 보일 수 있거든요. 좀 쉬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이유를 불문하고 관리를 못한 건 제 잘못이죠. 그 동안에는 제어가 안 됐어요. 좋은 작품이니까 해야지, 나랑 맞는 작품이니까 해야지 하다 보니까... 거절을 못 한 경우도 있고. 이제는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좀 알 것 같아요.”(이창용) 어느덧 데뷔 7년차에 접어든 두 배우는 이제 30대의 배우 인생을 앞두고 있다. “서른이 되니 스스로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는 이율은 “서른이 되니 좀 더 편안해졌다”고도 한다. 무대 위의 삶도, 일상생활도 좀 더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심리적으로도 조급함이 사라졌다고. “근데 너무 안정적으로 살려고 하니까 도전을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뭔가 다른 걸 배워보기도 하고 그래야 되는데, 안주하는 느낌이랄까? 겁도 나고. 그건 좀 고쳐야 할 것 같아요.” 이창용은 이율도 염려했던 '자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금 꺼냈다. 얼마 전 성대결절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일에 스스로도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 동안 열 다섯 개 정도의 작품을 하면서 한 번도 목이 안 좋아졌던 적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제 자신을 좀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넌 괜찮잖아, 목 튼튼하잖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으니까. 요즘은 굉장히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열심히 하다 보니 그렇게 되긴 했지만, 배우로서 컨트롤을 못한 거죠. 피로가 쌓여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자기관리도 철저히 하고, 정말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절실하게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게 됐어요.” 배우로서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을 알아가는 것만큼, 좋은 작품을 분별하는 기준도 뚜렷해졌다고. “나랑 맞고, 내가 이 작품을 해서 조금이라도 창조해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하는 것 같아요. 라이선스도 그렇고, 창작뮤지컬도 마찬가지고. 대본을 보면 그 느낌이 와요. 대본을 안 봐도 느낌이 오는 작품이 있고. 배우라면 다들 어느 정도 공감할 거에요. 작품의 성향, 의도 같은 것만 알면 느낌이 와요.”(이창용) “저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라도 있으면 좋은 작품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이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중이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해야 하니까요. 제가 공감하고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라이선스이든 창작이든 상관 없어요.”(이율) 배우로서의 삶 외에 이루고 싶은 다른 계획은 없는지 궁금했다. 이창용은 첫 번째 희망사항으로 결혼을 꼽았다. “결혼은 해야죠.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창 밖을 가리키며) 저 아기 아빠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근데 또 아이를 키우는 데서 오는 그런 행복이 있지 않을까요? 형들이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좋아 보여요. 임기홍 형도 있고, 정상윤 형도 있고, 김대종 형도 둘째 낳고 좋은 작품 많이 하면서 살고 있더라고요. 공연 끝나고 집에 와서 가족들을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삶도 좋을 것 같아요.” 잠시 생각해보던 이율은 “지금으로선 없다”고 답했다. “연기 외에 다른 계획은 없어요. 지금 삶에 워낙 만족해서 딱히 다른 하고 싶은 게 없어요. 그래서 이게 단점인 것 같아요. 뭔가에 도전한다거나 다른 걸 찾는다거나 그러질 않아요.” 성격도, 바라는 것도 각기 다른 동갑내기 두 배우는 10년 후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서른 살이 그랬던 것처럼 마흔 살도 금방 올 것 같아요. 제가 제대한지 5년이 넘었는데 그 5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확 지나간 것처럼 앞으로 또 5년이 확 지나가겠죠. 배우로서의 삶과 개인적인 삶을 얼마나 보람되게 살게 될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잘 버텼으면 좋겠어요(웃음). 건강관리도 잘 해서 좋은 배우로. 그 때가 되면 정말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 그런 꿈을 갖고 열심히 살면, 행복하게 무대 위에 계속 오르면 되지 않을까요.”(이창용)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9.23 / 조회 16,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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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과 심청전의 만남, 심춘향이 돌아왔다 <인당수 사랑가>
이창용, 고영빈, 이석준, 유리아 등 새로운 캐스트를 더해 돌아온 뮤지컬 가 지난 7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다. 는 전통음악 판소리와 기존 뮤지컬 음악을 접목해 춘향과 몽룡, 변학도의 사랑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창작 뮤지컬. 우리의 고전 ‘춘향전’과 ‘심청전’의 절묘한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며 지난 2002년 초연 이후 11년 째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심춘향 역에 임강희, 유리아, 몽룡 역에 이창용, 박정표, 전성우가 캐스팅 됐고, 춘향을 향한 애절한 짝사랑을 키우는 변학도 역엔 이석준, 고영빈이 활약한다. 지난 해에 이어 춘향으로 서는 임강희는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이 작품을, 춘향이란 캐릭터를 정말 사랑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며 “이번 공연에서 유리아가 그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사랑스러움과 호흡을 가지고 연기하는 것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새롭게 춘향 역에 발탁된 유리아는 “이 작품을 연출님과 작가님에게 소개해 준 사람이 (임)강희 언니”라며 “잘 할 수 있을까 부담이 컸는데 훌륭한 선배님들의 튼튼한 가드가 있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눈 먼 아비를 모시는 춘향과 사또댁 아들 몽룡의 만남 "과거에 급제해서 꼭 돌아올게"이창용은 공연 초반, 목에 무리가 온 이유를 밝혔다. 그는 “연습 하는 동안 태어나서 경험하지 못했던 오열 연기를 집중해서 하다 목에 무리가 갔다”며 “다행히 박정표 형님 덕분에 잘 쉬어서 회복했지만 자신에 대해 배운 게 많고 쑥스럽기도 하다. 남은 기간 동안 잘 관리해서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두 명의 변학도도 각오를 전했다. 이석준은 “공연 중 하나의 퍼즐이 됐으면 하고 바란 유일한 작품”이라며 “작품을 이끌어 가기 보다 퍼즐이 되어 녹아 들면 작품의 매력은 저절로 발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영빈 역시 “변학도가 진실되고 자기 인생의 깊이를 알고 있는 남자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취하고 싶은 밤, 눈이 오시네" 낭만파 사또 변학도 춘향을 향한 절절한 구애, 그 끝은?이외에도 관객과 배우를 이어주는 소리꾼 ‘도창’은 서정금과 정상희가 활약한다. 소리꾼 정상희는 “우리 소리가 살아있는 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극 중에서 원작 그대로 사용되는 ‘쑥대머리’를 즉석에서 선보이기도. 2002년 초연부터 작품을 다듬어온 최성신 연출은 “처음 에딘버러에 가겠다는 포부로 이 작품을 만들었을 땐 소품과 의상이 트렁크 세 개에 모두 들어갔다”며 “이제는 5톤 트럭 세대 분량이 되어 대극장에 올라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초연했을 당시 변학도, 춘향, 몽룡은 모두 판소리꾼들이 인형을 가지고 연기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판소리가 핵심이었다”며 “여러 시도를 통해 최근 공연부터는 동북아시아, 예를 들어 양방언 스타일의 음악들을 샘플링하는 등 전통과 현대를 이어줄 방법들을 찾아 접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동재, 이창용, 유리아, 고영빈, 이석준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유리아, 이창용이 춘향, 몽룡을 연기하고 이후 전성우가 이창용의 바통을 이어 받아 몽룡 역으로 무대에 선다. 마지막으로 임강희와 박정표가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9.13 / 조회 10,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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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을 지키고 있으면 길은 언제나 온다' <인당수 사랑가> 고영빈
본인 스스로도 ‘느긋한 사람’이라고 칭할 정도로, 고영빈은 참으로 잔잔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건 결코 나태하다는 뜻이 아니다. 데뷔 후 대학로를 비롯 세종문화회관 뮤지컬단에서 탄탄히 배우의 길을 다져나가다가 사계 50주년 특별 오디션에 합격, 일본으로 건너가 굵직한 무대에 연이어 서기도, 2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등 참신한 작품에서 중심을 잡아 오다 2010년 불현듯 뉴욕으로 1년간 둥지를 옮기기도 했다. 우리는 알지 않는가, 이 세상에서 하루를 더 살아 갈수록 타인의 이목에 휩쓸리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호들갑스러운 수식어 없이 묵묵히 생각하다 확신이 서면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왔던 고영빈은 의 변학도로 변신에 앞서, 여전히 자신만의 눈으로 변학도를, 작품을,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나의 행복을 위해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그의 말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오는 시간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걸 하면, 기회는 올 것최근 종영한 드라마 ‘장옥정’은 오랜 시간 본격적으로 출연한 드라마다.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최적의 상품과 가격을 찾는 성격이 아니라, 하나 사 보고 마음에 들면 계속 쓰고 그렇지 않으면 미련 없이 돌아서는 쪽이다. 일도 그런 것 같다. 나를 찾아주는 곳이 있으면 이것 저것 재지 않는다. 안 좋다고 생각되는 특정한 기준들이 있지 않은가. 그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다 해보는데, 내가 하려고 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움직이고 싶은 곳이 있다.처음 단막극 드라마를 할 때도 피디님이 내 소극장 공연을 보시고 제의하신 거다.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었고, 날 찾아주는 분들이 있으면 그걸 기다리는 게 더 현명한 거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지금 막 피어나는 꽃스타가 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방송이나 영화쪽으로 가서 하는 것 보다 제자리에서 노력하고 있으면 언젠간 내 캐릭터가 필요할 때가 나타날 거라 생각한다. 드라마에 크게 비중을 두고 싶은 생각은 없고, 지금처럼만 공연을 50살, 60살까지 했으면 좋겠다. 그간 무대에서 성장해 왔다면, 이젠 무대에서 늙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최고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전략과 전술을 세우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힘들더라. (웃음) 시간, 금전, 능력 등을 투자해서 얻어지는 것들이 만족스러워야 하는데 세상이 그렇게 만족스럽게 무언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욕심을 부릴수록 스스로 피폐해지고 더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하다 보면 내가 설 수 있는 자리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겨났을 때 잘하면 되니까. 많은 사람들은 욕심을 내는 것 보다 욕심을 버리는 것을 더 힘들어 한다. 욕심이라기 보단, 생각을 비우는 것 같다. 타고나기를 좀 천천히 여유 있게? (웃음) 배우로 처음 시작할 때도 동기들 보면 언제 주인공 하나, 무용도 배우고 춤도 배워야 하는데, 하며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가만히 보면 시간에 쫓기기만 할 뿐 뭔가 느는 것 같지 않았다. 난 약간 한 걸음 물러서서 체력관리 하고 성실한 모습 보여주고, 기회가 왔을 때 그 작품에 필요한 것들을 열심히 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게 오히려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는 게 아닐까, 지치고 힘들고 쓸데 없는 좌절에 빠지기도 하고. 배우로서 기능적인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작품에 맞는 배우, 그 역할에 맞는 배우라는 건 어찌 보면 타고난 이미지, 성품, 목소리 등이 거의 80%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수영할 곳을 찾아 두고, 음악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는 내 생활처럼 기본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해 놓고 있다가 작품에 들어가서 필요한 것들을 연습기간 동안 최대한 한다. 배우는 선택 받는 직업이니까 여유를 가져야 더 오래 갈 수 있는 것 같다. 전작인 뮤지컬 는 여태껏 무대에서 만나지 못했던 고영빈의 모습이었다. 캐릭터와 대본을 보고 결정한 작품이다. 드라큘라가 날카롭고 뭔가 이기적인 사랑이 있을 것 같고, 어찌 보면 나쁜 남자의 원조이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지 않느냐. 대본을 봤을 때 지금까지 없었던 기발한 상상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품이라서 ‘재밌는 괴짜 뮤지컬 하나 생기겠는데?’ 했다. 노래도 그간 전혀 내 보지 않은 소리로 해보고. 여러가지로 재밌었다. 하이힐을 신고 스키니 한 몸으로 추는 매혹적인 춤도 인상적이었다. 이제 남은 건 여장인가.(웃음) 의상을 최대한 몸에 딱 달라붙게 입으니까 살을 많이 뺐다. 연습이 오전 11시부터라면 8시부터 운동하고, 풀만 먹어서 나중엔 현기증도 났다. 또 하이힐만 신었을 뿐 여장은 아니다. (웃음) 처음엔 앉았다 일어나기도 힘들었다. 공연 초반에 오신 관객들은 내가 뒤뚱거리는 걸 다 보셨다. (웃음) 앞으로도 여장은 절대 안 할 거다. 예전에 장난으로 여자 가발을 써 봤는데 그렇게 못 생길 수가, 눈은 턱에 내려와 있고 (웃음) 여자로 안 태어난 게 정말 다행이다. 예전에 어린이 뮤지컬에서 악어 역을 맡아서 눈썹을 붙였는데 딱 한 회 공연하고 바로 뗐다. 눈을 뜰 수도 없고, 이건 정말 못한다. 마스카라는 어떻게 해. (웃음) 늦게 오는 나를 스스로 기다려 주는 것2010년 뉴욕에서 보낸 1년이 고영빈의 삶에 분명 도움이 된 느낌이다. 많이 그렇다. 늘 내 앞에 어떤 검은 막들이 있었는데 그 중 몇 개가 사악- 날아간 것 같다. 내려 놓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내려놓게 된 것 같다. 이젠 나와 특별히 상관 없고, 내가 직접 듣거나 보지 않은 거라면 미리 걱정하고 스스로를 괴롭힐 일은 없겠다, 싶다. 그리고 내 삶이 남들과 좀 다를지언정 틀린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에 스스로 자신감도 조금 붙은 것 같다. 이지나 연출님이 “10년 넘게 너와 작업하는데 리딩 첫날 보면 초짜도 그런 초짜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내공, 노하우라는 것이 내 경우엔 연습 중반에 나온다. 그러니 처음 대본을 읽을 땐 나의 센스로 쫙 읽어가는 게 아니라 국어책 읽듯, 백지장에서 시작하는 거다. 과거엔 연습 기간 동안 사람들을 굉장히 애타게 하는 배우였는데,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연출님들도 “쟤는 며칠 후면 나와” 하고 알아보신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백지로 공연을 시작하고 끝나고 나서 다시 백지가 된다. 어떤 기술이나 노하우를 일부러 가지고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 가서 가장 좋았던 건 무엇인가. 많이 듣긴 했지만, 정말 그렇게 세계에 인종이 많은 지 몰랐다. 머리 색, 눈 색, 피부 색, 체격들, 다양함이 주는 해방감이 있었던 것 같다. 거기에 있는 물건들, 인물들, 음식들이 내가 굉장히 넓은 곳에 와 있다는 걸 이야기 해 주었고 거기에서 오는 해방감도 컸다. 걸어서 끝도 없는 강이 있고, 반나절 이상 걸어야 하는 공원도 있고, 내 눈이 사진기가 되어서 찰칵 찰칵 찍으면서 걸어 다니는 기쁨. 가방 하나, 청바지 하나, 티셔츠 하나를 3개월 동안 빨아 입는 것도 잊은 채 다녔다. 거기서 만난 친구가 옷 안 가져왔냐고 물을 정도로. (웃음) 버스 타고 맨하탄에서 내려서 단골 스타벅스에 가서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하루 종일 들고 다니면서 수업 듣고, 걷고, 저녁 땐 공연 보고. 왕성하게 활동을 하던 사람이 1년 간 자리를 비운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무엇을 놓는다, 포기한다, 이런 걸 따지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가 우선이 된다. 마음이 편하고 몸이 건강한 게 가장 행복한 것이라 생각하려 하고, 거기에 방해가 된다면 일확천금이건 대단한 스타건 거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편안한 배우였으면 좋겠다. 그래야 연기도 편안하고, 하고 싶은 역할도 그런 것이다.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 소리를 지르며 핏대를 세우고 음모에 휘말리거나 뭔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강한 캐릭터들을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연기 참 잘하는 거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난 생활 연기,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갈등들을 표현하는 게 제일 힘들다고 생각한다. 주말 드라마에서 보는 5, 6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 보면 눈물이 나면서 “그렇지, 저거지” 한다. 드라마를 한다면 가족애가 많이 들어간 작품에서 생활연기를 하고 싶다. 가족 드라마에서 남편이나 장가 못간 늙은 아들이나. (웃음) 변학도의 사랑, 100% 이해를 통해 ‘국민 남편’이라는 애칭도 얻었고, 이번 에서는 이색적인 변학도, 멋있는 중년 역할을 맡았다. 를 하기로 한 건 이석준 형을 비롯해서 사람들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12년 간 끊이지 않고 공연해 왔다는 데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고. 연습 전 자료들을 봤는데 변학도가 너무 폼을 잡아서 (웃음) 웃기기도 했고 어떻게 변학도라는 캐릭터를 만들까 걱정이 됐다. 1막에서 춘향과 몽룡의 풋풋한 사랑이 펼쳐졌다가 2막에 웬 아저씨가 나와서 “넌 내꺼야” 그러면 나 같으면 토 나올 것도 같았고. (웃음) 캐릭터는 무대 위에서 그렇게 행동 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어디서 찾아야 하나 고민이 됐었다. 그런데 연습을 하다 보니 대본에 다 있었다. 한 마디, 한 마디 곱씹을수록, 진심을 느낄수록 거품은 빠지고 담백함만 남았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사랑, 그 하나만 딱 남겨 놓게 써 놓았다. 그래서 요즘엔 흠뻑 빠져서 연습실 가는 게 즐겁고, 오랜만에 자랑하고 싶은 멤버들과 연습하고 있어서 즐겁다. 같은 역을 맡은 이석준과 몽룡 역의 이창용은 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석준이 형이랑 진심으로 “우리만 잘하면 되겠다”고 말할 정도로, 특히 조연분들이 너무 잘 하신다. 심봉사, 방자, 뺑덕네, 멀티 캐릭터 네 명, 다 동생들인데 너무 잘해서 내가 부끄러울 정도다. 특히 춘향이랑 몽룡이 신인들이 참 무섭다. 들판에서 놀던,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마들인데 그 맛이 정말 풋풋하게 리얼 첫사랑 그대로를 표현하고 있다. 그냥 생활 연기다. 가장 리얼한, 풋풋한 사랑은 이번 몽룡, 춘향 커플이 역대 최강일 것이다. 그래서 2막이 너~무 부담스럽다. (웃음) 변학도로서의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드라마가 워낙 절절하게 써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연습을 해 왔고, 그러다 보니 굉장히 많이 울었다. 캐릭터에 아직 안 들어가서 변학도가 눈물이 많은 캐릭터인가, 적은 캐릭터인가 이런 것들에 대한 옷을 서서히 입혀갈 참이다. 그 전까지 고영빈으로써 연습할 때는, 이 감정, 이 작품에서는 눈물이 난다. 그래서 눈물도 흘릴 만큼 다 흘려 보고, 낼 만큼의 화도 다 내고, 참을 만큼 참아도 본다. 그걸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캐릭터가 2013년 변학도의 모습으로 나올 것이다. 에서 변학도는 악인이지만 험한 세상과 아픈 사랑에서 춘향이를 보호해 주려는든든한 남자이기도 하다. 이젠 그런 사랑이 더 와 닿지 않을까. 100% 와 닿는다. 살다 보면 일부러 나빠지는 게 아니라,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걸 포기하고, 그러는 위치 때문에 나쁘게 보일 수 있는 거다. 변학도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취하고 싶을 때 자기가 갖고 있는 게 권력과 재력이니 그걸로 표현하는 것이다. 물론 그게 없다면 다른 걸로 표현하겠지. 몽룡이처럼 어린 사람의 방법이 있을 수 있고. 하지만 돈과 권력을 내세운다고 하면 무조건 나쁜 거라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또 그런 사랑을 받고 싶어 하기도 하고. (웃음) 그런 것들로 인해 변학도가 나쁜 사람으로 오인되는 거라는 걸 이번에 연습하면서 나름대로 생각해 보기도 했다. 나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웃게 해 주고 싶고,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 중에 돈도 포함된 것 아닌가. 꼭 돈이 들어간다고 속물적인 인간은 아니지 않는가. 돈도 포함되고 마음도 포함되고 여러가지가 어울린 상태에서 행복이 나오는 거고, 그래서 난 100% 변학도가 이해가 된다. 변학도는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표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춘향이의 아킬레스건 같은 아버지를 통해서 그녀를 조바심나게 만드는 건 있지만, 그것도 역시 변학도로서는 어쩔 수 없이 택하는 방법이다. 어찌되었건 이제 변학도는 ‘이몽룡 식 사랑’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옛날이었다면 변학도는 이몽룡 같이 다시 사랑을 못하겠지만 요즘이라면 그렇지도 않다. 젊다는 거, 어리다는 건 결국 마음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첫 눈에 반하는 사랑, 내가 가진 걸 다 퍼주고 싶은 사랑이 있을 수 있고,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어려서는 가진 것이 젊은 하나니까 그 젊음을 최대한 이용해서 행복해지지 않는가. 나이가 들어서는 젊음 대신 돈이나 삶의 노하우, 또는 지식 등 자기가 가진 것이 있을 것이다. 고영빈 개인의 삶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인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려서부터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철이 이제 난다고 해야 할까? 2, 30대는 내가 어떻게 될까, 생각하며 할아버지처럼 지나왔다고 하면, 40대가 되어 이제 연애를 하고 싶고 일이 좀 많아서 바빴으면 좋겠고, 돈도 좀 많이 모았으면 좋겠고, 하고 싶은 게 많다. 이제는 오히려 어렸을 때 사랑이 부럽지 않다. 40대는 비로소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나이인 것 같고, 어렸을 때 능력이 부족해서 못했던 것들을 하면서 기분은 어렸을 때만큼 다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혼도 50세가 넘어서 하고 싶다. 열심히 자기 인생 잘 살아온, 일선에서 떠날 수 있는 여성분과 함께 어디 멋진 곳에 가서 집 짓고 요트 하나 만들어 놓고 여름에 관광객들 오면 돈 받고 태워주고. (웃음) 인생의 마무리를 그렇게 하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 디자인: 김성민(n99588947@interpark.com)
2013.09.02 / 조회 21,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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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당수 사랑가> 임강희, 이창용, 고영빈 등 캐스팅으로 9월 개막
뮤지컬 가 오는 9월 무대에 오른다. 는 우리나라 대표 고전 소설 ‘춘향전’과 ‘심청전’의 이야기를 정교하게 엮은 창작 뮤지컬로 2002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작품. 올해 무대는 건반, 기타, 베이스, 드럼 등 서양밴드와 장구, 꽹가리, 아쟁, 해금 등 전통악기의 만남, ‘도창’ 서정금, 정상희이 판소리가 더해져 전통음악의 선율을 제대로 전하는데 주력했다. 캐스팅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해 공연에 이어 다시 참여하는 임강희와 신예 유리아가 ‘춘향’으로 분하고 박정표, 이창용, 전성우는 ‘몽룡’ 역, 이석준과 고영빈은 ‘변학도’ 역에 캐스팅됐다. 특히 이번 무대는 더블, 트리플 캐스트 방식에 변화를 주어 춘향, 몽룡 역의 배우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공연할 예정. 오는 9월 ‘춘향’ 역의 유리아와 ‘몽룡’ 역의 이창용의 무대로 막을 올리고 이후 전성우가 이창용의 바통을 이어받아 ‘몽룡’ 역을 맡는다. 이어 임강희와 박정표가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2002년 초연 이래 11년간 를 이끌어 온 박새봄 작가, 최성신 연출 콤비와 김준범, 김아람 작곡가가 드라마와 음악을 책임지고 뮤지컬 등의 신은경 음악감독이 합류해 음악에 힘을 보탰다. 뮤지컬 는 오는 9월 7일부터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8.13 / 조회 14,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