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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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무엇인가…셰익스피어 문제작 ‘준대로 받은대로’
국립극단, 2017년 마지막 작품
8~2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 서
"몸살 앓은 현 대한민국 돌아봐"연극 ‘준대로 받은대로’의 연습 장면(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이 2017년 마지막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준대로 받은대로’를 선보인다.2016년 ‘겨울이야기’, ‘실수연발’에 이어 셰익스피어의 숨겨진 명작을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는 이번 공연은 12월 8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준대로 받은대로’는 그동안 ‘자에는 자로’, ‘법에는 법으로’ 등의 제목으로 번역돼왔다. 이번 공연은 권력, 법, 자비, 성(性) 등 작품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주제들을 풍부하게 담기 위해 제목을 바꿨다. 여행을 떠난 공작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앤젤로가 해묵은 법의 잣대로 엄격한 통치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작품은 희극의 형식을 띄고 있으면서도 부정을 저지르는 권력자의 추악한 일면을 비춰내는 비극적 내용을 담는다. 권력을 가진 자와 원하는 자, 저항하려는 자와 순응하려는 자가 각 시대마다 다른 가치로 해석돼 셰익스피어가 남긴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부터 권력의 중심에 선 인물들의 타락을 목격하며 법과 도덕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세운 대한민국 사회에 ‘권력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그동안 고전 작품에서 동시대성을 찾아내는데 빼어난 오경택 연출이 오늘날 대한민국에 맞닿아 있는 메시지들을 현대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오경택은 “자비, 용서, 정의 등 원작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에 더해 폭력에 맞서는 저항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권력과 지위, 능력이 천차만별인 다양한 인물들은 국립극단 시즌 단원 11명을 포함한 배우들이 연기한다. 중심 회전축이 돌아가는 이중 회전 무대는 인물의 권력과 사회적 위치, 권력자들의 개인적인 잣대에 따라 기울기가 계속 달라지며, 기울어진 무대 때문에 ‘다수의 피지배계층’이 ‘소수의 지배층’을 따라잡을 수 없는 장면 등을 연출한다. 관람료는 2만~5만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4 / 조회 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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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무대에서 태어나는 두 개의 이야기!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
국립극단이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를 동시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는 프랑스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작품이다. 플로리앙 젤레르는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고 재능 있는 작가다. 두 작품은 노령화, 치매, 빈 둥지 증후군 등 현대사회의 병인들을 다룬다. 연극 ‘아버지’에서 박근형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 ‘앙드레’ 역을 맡았다. 연극 ‘어머니’에서 윤소정은 빈 중지 증후근을 앓는 어머니 ‘안느’ 역에 캐스팅 됐다.국립극단의 2016년 기획주제는 ‘도전’이다. 국립극단은 다른 해에 발표 된 두 작품이 그 형식과 주제에 있어 닮은꼴인 점에 착안하여 두 작품을 하나의 무대에서 날마다 번갈아 공연한다. 주말에는 두 작품을 연이어 상연한다. 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은 “이 두 작품은 감상의 연극이 아닌 체험의 연극이다. 관객은 형식과 내용의 일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과 같은 고령화 시대에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관람하여 극 중 아버지와 어머니가 겪는 고통, 외로움, 존재적 위기를 그들과 함께 체험함으로써 스스로의 미래를 정신적, 심리적으로 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는 7월 13일부터 8월 1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_국립극단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30 / 조회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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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대 두 개의 이야기…박근형 '아버지'·윤소정 '어머니'
프랑스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 대표작
김윤철 예술감독 "두 작품 비교할 때 의미 더 강렬"
"배우 박근형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
윤소정 "행복할 거리 사라진 '안느' 간절함 와닿아"
7월 13~8월 14일 명동예술극장연극 ‘어머니’에서 안느 역을 맡은 배우 윤소정(왼쪽)과 ‘아버지’에서 앙드레 역으로 열연하는 박근형(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 무대서 두 개의 서로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관객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선으로 현실과 인간관계를 바라보게 된다. 국립극단은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4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프랑스 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대표작 ‘아버지’(2012)와 ‘어머니’(2010)를 동시에 선보인다. 평일에는 하루씩 번갈아서 공연하며 주말에는 한꺼번에 두 작품을 올리는 독특한 방식이다. 젤레르는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희곡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27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부성애와 모성애라는 측면에서 나란히 쓰여진 작품”이라며 “교차해서 혹은 연달아 보면서 두 작품을 비교할 때 작품이 가진 의미가 강력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두 작품 모두 90분 내외의 짧은 희곡이지만 노령화·치매·빈둥지 증후군·우울증 등 현대사회의 사회·심리적 병인들을 다룬다. 작품의 연출가들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이들 내면의 시선을 표현한다. ‘아버지’를 연출하는 박정희 극단 풍경 대표는 “작가가 대본을 1인칭 화법으로 썼는데 시간을 퍼즐처럼 맞춰야 한다”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메멘토’처럼 많이 쪼개놓았는데 이야기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어머니’를 연출하는 이병훈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프랑스에서 공연 당시 한 관객이 ‘어머니에게 전화해줘야지’라고 했을 정도로 어머니의 심정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며 “어머니의 고독함, 절망감 등을 그렸지만 그 안에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 문제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연극 ‘아버지’(사진=국립극단).‘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 ‘앙드레’의 관점에서 딸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치밀하면서도 재치있게 묘사했다. 한 인간의 기억과 현실이 맞부딪치면서 개인이 소멸해가는 과정을 치매 환자의 시각에서 바라봤다. 원로배우 박근형이 ‘앙드레’ 역을 맡았다. 2012년 ‘3월의 눈’ 이후 4년 만의 연극 출연으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형은 “연극은 배우인 나를 만들어준 밑거름이자 모태”라며 “배우는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가 아니라 ‘그 역할에 성공했다, 실패했다’로 평가받아야 한다. 배우 박근형으로서 이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연극 ‘어머니’(사진=국립극단).‘어머니’는 남편과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 어머니 ‘안느’가 남편과 아들이 모두 멀어져가면서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불안감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어머니는 남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아들마저 여자친구를 만나 자신을 떠나는 상황에 처한다. 윤소정이 빈둥지 증후군을 앓는 어머니 ‘안느’를 연기한다. 윤소정은 “극 중 안느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지만 그것은 희생이 아니라 즐거움이었다”며 “그런 남편과 아들이 자신을 떠나자 행복할 거리가 사라진 ‘안느’의 간절함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김윤철(왼쪽부터) 국립극단 예술감독과 배우 윤소정, 박근형, 박정희·이병훈 연출이 27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연극 ‘아버지’와 ‘어머니’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9 / 조회 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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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중견 연출가들이 2016년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
2016년도 3월 중순을 지나고 있다. 올해도 한국 사회는 사회, 문화, 정치 등 모든 면에서 끊임없이 요동치며 그 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질 것이다.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는 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이번 봄에는 연극 무대를 주목해보자. 공연계에서 오랫동안 서로 다른 시선으로 인간과 사회를 탐구해온 중견 연출가들이 이달 나란히 무대로 돌아온다.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와 고선웅 극단 마방진 대표,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이 그들이다. 세 연출가들은 그간 꾸준히 극작 및 연출 작업을 해오면서 이제는 그 이름만으로도 무대에 눈이 쏠릴 만큼 관객들 사이에서 탄탄한 신뢰를 쌓아왔다. 그들이 201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어릴 적 다방구를 하며 놀던 정겨운 마당과 가족을 뒤로 하고 ‘자살 특공대’라 불리는 카미카제 대원이 되어 출전하는 소년, 제대 이후의 삶이 막막해 탈영한 병장, 이라크에서 미군에게 식품을 배급하다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된 민간인, 서해에서 선박 침몰로 목숨을 잃은 해군…박근형 연출이 작/연출해 선보이는 신작 는 1945년 일본과 2015년 한국, 2004년 이라크와 2010년 한국의 서해를 오가며 다양한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등에서 소시민들의 삶의 음영을 선명히 드러냈던 박근형 연출이 새로운 이야기의 소재로 ‘군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형 연출은 “국가 간 거래, 전쟁, 시스템 속에서 자의 또는 타의적으로 강요받는 군인들의 죽음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들의 서사 위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죽음의 순간에 섬광처럼 스치는 기억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고통과 폭력에 노출된 군인들의 모습은 우리 또한 언제든지 그들이 될 수 있음을, 우리의 삶이 그들의 고통과 절대 무관하지 않음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이름 없이 어딘가에서 스러졌을 군인들의 추억과 웃음, 눈물을 진지한 성찰 끝에 복원해낸 박근형 연출의 무대는 그 자체로 타인의 삶과 고통을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는 듯 하다. 한번쯤 삶을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이 무대를 놓치지 말자. 지난해 국립극단과 처음으로 손을 잡고 공연했던 으로 주요 연극상을 휩쓸었던 고선웅 연출은 다시 한번 국립극단과 선보이는 에서 제목 그대로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초상을 그린다. 연출과 배우들의 공동창작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 연극은 성별도, 나이도 각기 다른 열 두 명의 배우들이 살아오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보고 들은 일들을 가공 없이 그대로 담아냈다. 객석으로 둘러싸인 무대에서는 나이도, 상황도, 고민도 제각기 다른 한국인들의 에피소드 27개가 펼쳐진다. “온 몸이 회색 빛 우울증으로 둘러싸인, 손대면 터질 것 같은” 10대, 그들에게 훈계하다가 얻어맞는 중년의 남성, 문자로 해고를 통보하는 상사, 취직과 결혼 등으로 경제계급이 달라지면서 멀어지는 친구 등의 모습이 고선웅 연출 특유의 과장과 해학이 어울린 몸짓으로 펼쳐지며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헬조선, 흙수저와 같은 말이 자주 쓰이는 요즘, 이 연극이 한국인의 암울한 초상만을 담아낸 것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고선웅 연출이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은 좌절이 아니다. 오히려 희망이다. “긍정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쳐다보고, 그렇다면 이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하는 작품”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웃음과 외침으로 절묘하게 엮인 27개의 에피소드는 극이 진행될수록 차차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 그리고 희망을 향해 간다. 2016년, 과연 우리가 나아갈 희망의 방향은 어디인지 무대에서 만나보자. 오는 29일부터 4월 14일까지 무대에 올라가는 는 김광보 연출이 2002년 공연 이후 14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가 썼던 사극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스케일이 워낙 방대해 국내에서는 좀처럼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연극으로도 꼽힌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헨리 4세의 아들 헨리 왕자, 그리고 그의 친구인 폴스타프다. 헨리 왕자는 허풍쟁이 폴스타프와 어울려 거리에서 온갖 기행을 벌이며 권력을 조롱하지만, 내심으로는 권력을 향한 강한 욕망을 품고 있다. 결국 아버지를 도와 반란군을 진압하고 왕위에 오른 그는 옛 친구였던 폴스타프를 비정하게 외면한다. 극의 초반부, 주위의 간언을 물리치고 자신의 경쟁자였던 신하를 반역자로 몰아 죽이는 헨리 4세의 모습은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대를 이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역사를 압축하고 있다. 최근 등에서 부조리한 사회의 일면을 매섭고도 유쾌하게 꼬집었던 김광보 연출은 가 “매우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권력의 구조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권력을 차지한 자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권모술수와 음모를 꾸미고, 권력을 찬탈하려고 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모습들이 현 시대와 잘 맞고, 또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라는 것. 특히 이번 공연에는 오늘날의 시대를 반영하는 대사들이 좀 더 추가되었다고 하니, 오늘날 권력을 향한 욕망은 우리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무대에 비추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보자.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6.03.14 / 조회 7,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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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더 스마트해지는데 나는 더 멍청해진다” 고선웅 신작 <한국인의 초상>을 엿보다
테트리스처럼 떨어지는 에피소드, 불편하지만 거울처럼 마주하는 우리의 민낯 몇 년 전인가, 엘지아트센터의 그 해 차년도 라인업을 소개하는 팜플렛에 유일하게 공연명도 없는 공연이 올라왔다. 아주 단출한 설명과 그저 “고선웅 연출의 신작”이라는 말이 공연명을 대신할 뿐이었다. ‘누군가의 신작’이 모두 어떤 기다림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고선웅의 신작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만으로 기다림과 기대감을 동시에 주었다. 그 외 다른 표현은 필요 없었다. 이제 공연계에서 고선웅 연출은 그런 존재가 되었다. 지난 2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의 연습실 특별공개가 있었다. 바로 그 ‘고선웅 연출의 신작’인데다 이번 작품 직전에 그가 각색 겸 연출한 이 2015년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비롯해 연극평론가협회에서 꼽은 최고의 연극으로 꼽혔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던 터다. 도입부는 이게 뭔가 싶다. 연극이 아니라 현대무용이었나 싶을 만큼 배우들이 과하게 몸을 많이 썼고, (아마도) 10분 가량이 지나서야 첫 대사가 시작됐다. 물론 그 다음은 지루할 틈 없이 달리는 씬들의 릴레이가 펼쳐진다. 국립극단 연극 은 고선웅 연출과 배우들이 함께 공동창작 한 작품으로 신문기사에 나왔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극화한 총 2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다. (에피소드가 마치 테트리스처럼 서로 다른 모양인데 아귀가 딱딱 맞게 이어진다) 비정규직, 생명경시, 일베, 성적 콤플렉스, 불륜 등 한국 사회의 사건 사고, 병폐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웃다가 어이없다 분노하다.. 복잡한 감정들을 유발하는 에피소드에 힘을 더하는 건 음악이다. Sade의 Smooth Operator, 랩퍼 루피 등 절묘한 선곡의 음악은 자칫 너무 심각하거나 무겁게 들어갈뻔한 관객들의 옷자락을 잡는 듯 했다. 연극 에서 핑크 플로이드의 Another brick in the Wall이 주는 강렬한 느낌을 떠올려 보면 이번 작품에서도 음악이 적재의 씬과 어울려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졌다. 다음은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까 싶은 순간, 고선웅 연출이 ‘여기까지’를 외치며 마무리를 지었다. 이날 특별 시연은 대략 10여개의 에피소드가 속도감 있게 진행됐으며 (전체 연극의 절반이 채 안되는 분량) 리그에 올라간 투수와 감독이 사인을 주고 받듯 무대 위 배우들과 고선웅 연출이 소리 없이 디렉팅 사인을 주고 받았다. 은 연출과 배우가 공동창작 작업을 1월 18일 시작했고, 2월 15일 첫 대본이 나왔다. 이날 특별 시연은 대본 나온 후 2주가 지난 시점이었기에 이 정도 몰입도와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시연 후 사전신청을 통해 초대된 소수의 관객들과 고선웅 연출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열명정도 되는 관객들은 모두 20대로 보였다.) 주름(살도)없는 해맑은 표정과 반짝이는 스무개의 눈동자가 고선웅 연출을 바라봤고 고선웅 연출 역시 젊음은 아무 우환이 없어 보인다고 화답하며 오고 간 대화들이다. Q. 포스터에서 마이크 얼굴의 의미는 무엇이며, 이 핫핑크는 또 뭔가 고선웅 연출 (이하 고) 제목이 한국인의 초상인데, 초상이면 얼굴이 나와야 할텐데..,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넣었는데, 이런 그림도 괜찮을 거 같았다. Q. 극이 끝나고 공연장을 나오는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했으면 좋겠나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 세상은 이렇게 지옥 같은데, 그럼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은 더 스마트해졌는데 나는 더 멍청해졌다” 끊임없는 정보로 가득하고 세상은 정말 더 스마트해졌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더 똑똑해졌는지는 모르겠다. Q. 가장 마음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가 글쎄. 없다. 있어야 하나 Q. 근데 당신은 이런 시대에 연극을 왜 하는가(연극을 하는게) 재미있다. 연극은 짧은 시간 농축해서 어떤 사람들, 어떤 인생을 보여준다.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인생, 어떤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인해) 귀결되는 과정의, 농축된 상황에서 지혜를 배운다. 지혜와 통찰력을 배운다. (연극 속) 인물을 보면서 이렇게 살면 슬퍼지는구나. 이런 식으로.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지혜는 견뎌낼 수 있는 동력을 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연극을 한다는 건 우물 안에 있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우물 안에서 우주를 볼 수도 있다. 이 시대의 사람이 연극을 봐야 하는 이유도 동일하다. 은 미담보다는 추악한 얼굴들로 가득하다. 문제의식과 사회문제로 가득하다. 어떤 에피소드는 소름끼칠 정도다. 어떤 사람에게는 불쾌할 수도 불편할 수도 있겠다. (절반 가량 보았지만 확신한다. 미담은 단 한편도 없을거라고) 하지만 곧 수긍하리라. 싫지만 그게 우리의 민낯이니까. 정색하고 보지 않는다면 즐거울 수 있다. 그리고 극장 밖에서 생각하자.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 이날 시연에 보인 장면은 본 공연에서 바뀌거나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30분정도 진행되었으며 녹취가 아닌 인상 기록이라 고선웅 연출이 이날 사용한 어휘와 차이가 있습니다. 글: 김선경(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6.02.29 / 조회 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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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연극 ‘노래하는 샤일록’
셰익스피어의 명작 ‘베니스의 상인’을 각색한 연극 ‘노래하는 샤일록’이 4월 5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단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기념 기획공연 ‘450년만의 3색 만남’의 두 번째 작품이다. 원작의 각색과 연출은 정의신 연출가가 맡는다. 그는 원작을 크게 변형하지 않으면서도 상세한 인물 구축과 맛깔나는 대사, 재치있는 상황을 통해 셰익스피어 희극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노래하는 샤일록’은 셰익스피어 희곡의 포인트를 두루 담아낸다. ‘헛소동’의 사랑, ‘한 여름 밤의 꿈’의 낭만, ‘뜻대로 하세요’의 풍자, ‘베니스의 상인’의 깊이가 모두 담겨 있다. 작품은 원작에서 상징처럼 등장하는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사를 노래로 부르는 등 흥겨운 무대를 꾸민다. 재일교포 3세 극작가 겸 연출가인 정의신은 가난한 재일 조선인 가정에서 태어난 자신의 경험을 여러 작품에 녹여냈다. 그는 대표작인 연극 ‘야키니쿠 드래곤’, ‘푸른 배 이야기’ 등에서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소시민의 이야기를 담아 왔다. 이번 공연 역시 그의 작품 세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공연에는 박기륭, 윤부진, 김정은, 이윤재 등 14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450년만의 3색 만남’은 첫 번째 작품으로 연극 ‘맥베스’를 공연 중이며, 연극 ‘노래하는 샤일록’ 뒤에는 연극 ‘템페스트’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국립극단
2014.03.12 / 조회 8,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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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멸’, 배우 정보석 신라 50대 왕 김부 변신!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네 번째 프로젝트 ‘멸’이 11월 4일(일)부터 11월 18일(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이번 공연은 ‘삼국유사’의 기이편 제2 가운데 ‘김부 대왕’을 모티브로 한다. 신라 말기 경순왕, 마의태자, 낙랑공주 등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태형 작가는 익숙한 원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뒤튼다. ‘신라의 멸망’과 ‘삼국유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이 작품은 주목받는 극작가 김태형의 대본을, 연극 ‘진과 준’, ‘싸이코패스’ 등의 박상현이 연출한다. 배우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사랑받은 정보석이 김부 역으로 출연한다. 그 외에도 신덕호, 정윤경, 정나진, 송영근, 성노진, 우미화, 서동갑, 이동준, 이상홍, 최지영, 박범정, 조혜인, 서봉균, 유승락, 김민하 등이 출연한다.연극 ‘멸’은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어디서 오는가를 ‘신라 멸망’에서 찾는다. 권력의 중심에서 살아남으려는 자들의 힘과 욕망의 관계를 밀도 있게 담는다. 작품의 골격은 신라 말기를 배경으로, 생활 문화는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시공간의 고증을 벗어나 낯설게 하기를 시도한다.김부는 사촌인 경애왕을 제거하고 왕이 된다. 후백제와 고려는 계속 신라를 압박해 온다. 김부는 서서히 무너져 가는 신라의 운명을 바라보며 패배감에 빠진다. 그에게 유일한 기쁨은 고려 태조의 딸 낙랑이다. 김부는 낙랑에 대한 마음이 점점 깊어져 청혼하고자 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0.15 / 조회 3,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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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곤의 선물> 강한 연극의 맛
극단 실험극장의 연극 (피터 쉐퍼 작/ 구태환 연출)이 지난 2009년 공연 이후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은 를 탄생시킨 작가 피터 쉐퍼의 역작으로 평가 받는 작품. 천재 극작가의 죽음을 계기로 그의 작품 세계와 신념을 파헤치며 자신만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주인공 ‘에드워드 담슨’의 이야기가 그의 아내 헬렌의 입을 통해 충격적으로 펼쳐진다. ‘우상들’ ‘특권’ 등 탁월한 희곡을 남긴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이 갑작스럽게 사고로 죽고, 그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들이 헬렌을 찾아오면서 극은 시작한다. 극단적인 세계관과 열정을 가진 에드워드은 평화주의 아버지 밑에서 자란 헬렌의 도움을 받아 최고의 극작가로 올라서지만 자신의 신념과 광기에 사로잡혀 파멸을 향해 가는 과정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으며 무대에서 펼쳐진다. 충격적인 결말로 향하며 한 인간의 내면이 하나씩 적나라게 드러나는 과정이 추리형식으로 밀도 높게 짜여져 러닝타임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고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 그녀 모습을 본 사람이나 동물은 모두 돌로 변하게 하는 괴물로 흔히 메두사로 지칭된다. 이 작품에선 담슨과 헬렌의 신념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중견 배우 정원중이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으로, 김소희가 그의 부인 헬렌으로 분해 밀도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이동준, 고인배, 이영석, 박선욱 등 연기파 배우들이 탄탄한 희곡의 완성도를 높이며 강한 연극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은 2월 23일부터 3월 1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2.24 / 조회 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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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이 빠지는 연극 ‘뉴보잉보잉’ vs ‘라이어 1탄’
웃음 폭풍이 몰아친 강남은 관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할 연극 ‘뉴보잉보잉’과 ‘라이터 1탄’이 강남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이 두 작품들은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과 동양아트홀에서 각각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으며 공연 중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들이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이유는 뭘까. 그 매력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60만 관객을 기절시킨 웃음 핵폭탄, 연극 ‘뉴보잉보잉’▶~2011.01.02▶윤당아트홀 바람둥이 성기의 시간표에 비상이 걸렸다. 성기가 동시에 만나고 있는 세 명의 스튜어디스가 스케줄이 꼬여 한 집에 모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모면하려는 성기와 그의 친구 순박한 시골청년 순성, 가정부 옥희까지. 과연 성기는 어떤 방법으로 세 여자 이수, 지수, 혜수의 시선을 따돌릴 수 있을까? 연극 ‘뉴보잉보잉’은 코믹극의 대가 마르꼬까블레띠가 만들어낸 완벽한 대본과 흥행보증 수표 손남목의 뛰어난 연출력이 더해져 8년 동안 최다관객 동원을 신화를 이룬 작품이다. 또한 모두의 보편적인 관심사 사랑을 주제로 얽히고설킨 관계를 풀어가며 결국은 지고지순한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으로 모든 연인들에게 즐거운 사랑과 소중함을 전해주고 있다. 공연관계자는 “전혀 다른 두 남자 성기와 순성, 그리고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명의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라며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와 한숨을 코미디로 확 날려버렸으면 한다”고 전했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는 연극 ‘뉴보잉보잉’은 윤당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대한민국 최장기 흥행 연극 ‘라이어 1탄’▶~2010.08.29▶동양아트홀 연극 ‘라이어’는 제목에서 보이듯 거짓말로 뒤덮인 한 남자의 좌충우돌 하루를 그린다. 주인공 존 스미스는 두 부인을 두고 이중생활을 하는 남자. 그는 어느 날 가벼운 강도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건을 무마시키고자 존은 간단한 거짓말을 하고, 이 작은 거짓말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으로 반복된다. 연극 ‘라이어’는 좌충우돌 인물들의 속도감 있는 추적과 반전이 거듭되는 무대, 기막힌 상황과 대사들이 더해져 잘 만들어진(well made) 연극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간단히 상황을 무마하려 한 작은 거짓말이 계속 부풀어나 진실이 거짓처럼 되어 버리는 상황은 관객에서 통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공연관계자는 “우리 삶을 단편적으로 내포하고 있으며 일상에서 있을법한 상황을 기발하게 무대화한 ‘라이어’를 통해 연신 웃음을 터뜨리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며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또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극 보는 즐거움과 재미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널리 전파해 온 연극 ‘라이어 1탄’은 오는 8월 29일 동양아트홀에서 만나 볼 수 있다.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8.20 / 조회 22,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