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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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리뷰] 압도적인 끌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과학자와 괴물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욕망 파멸을 말하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자극적이지만 한 번 맛보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맛이다. 게다가 각자 다른 매력의 ‘빅터’와 ‘앙리’가 세 명씩 있기 때문에 고르는 행복과 골라야 하는 괴로움이 동시에 존재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넘버와 생명창조 기계를 비롯한 굉장한 무대세트, 손에 땀을 쥐는 스토리가 특징이다. 그리고 여유롭고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가 매력을 더했다. ‘귓가에 멤도는 넘버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넘버들은 모두 주옥같다. 메인 넘버 하나를 고를 수 없는 정도다. 한 순간에 귀를 사로잡는 ‘너의 꿈속에서’와 ‘단 하나의 미래’, 시원한 고음의 ‘난 괴물’,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가 대표적이다. 부드러움과 강함이 조화를 이루는 ‘상처’와 ‘후회’, 애절하고 청아한 음색의 ‘그곳에는’ 등도 관객들을 멜로디에 중독 시킨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넘버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들이 들어있다. 극장을 나올 때 관객들은 무의식 중에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 순간도 놓을 수 없는 긴장의 끈.’ 작품은 천둥 번개와 함께 괴물이 탄생하는 시작 장면부터 강렬하다. ‘빅터’와 ‘앙리’가 친구가 되고, ‘앙리’가 괴물이 되기까지 전개가 거침없다. 강! 강! 강! 강! 으로 몰아치는 스토리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관객들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만든다. 하지만 ‘빅터’와 ‘앙리’, 두 캐릭터에만 집중하다보니 ‘줄리아’와 ‘빅터’의 관계와 ‘까뜨린느’의 옛 이야기의 개연성이 살짝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박수를 보낼만한 배우들의 열연.’ 모든 배우들은 성격과 외모가 전혀 다른 1인 2역을 맡았다. 완벽하게 연기하기 때문에 처음 공연 보는 사람들은 동일 배우였는지 조차 모른다. 그만큼 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어있다. ‘빅터’가 괴물을 안고 오열하는 장면에서는 그것이‘빅터’의 잘못된 행동에서 비롯된 울음이더라도 다가가 감싸주고 싶고, 괴물이 자신의 존재에 힘겨워하며 노래를 부를 때에는 안쓰러워서 위로해주고 싶다. 어떤 배역이든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고, 관객들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이해시키는 배우들의 열연이야말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사진출처_충무아트홀 제공 김승현 관객리뷰가 newstage@hanmail.net
2016.03.31 / 조회 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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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 <프랑켄슈타인> 대장정 마무리…'괴물'의 일본 행보도 주목
지난해 11월 말부터 펼쳐졌던 화제의 뮤지컬 이 지난 20일을 막을 내렸다. 당초 2월 28일 폐막 예정이었던 이 공연은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3주간의 연장 공연을 결정, 151회 공연을 끝으로 4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은 충무아트홀이 지난 2014년 개관 10년을 맞이해 직접 제작한 창작뮤지컬로, 1818년에 출간된 동명의 인기소설을 원작으로 신이 되려 했던 과학자와 그 피조물의 이야기를 담았다. 초연 당시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지컬상을 비롯해 9개 부분을 석권했을 뿐 아니라,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유준상, 박건형, 전동석, 박은태, 한지상, 최우혁, 안시하 등이 출연한 이번 재연 역시 12월 공연 평균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했고, 지난 주말 마지막 공연까지 적 관객 24만 명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흥행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일본의 대형 공연제작사 토호 프로덕션이 충무아트홀과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발표하며 또 한번 의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했다. 국내 창작뮤지컬 중 1천석 이상의 대극장 공연이 일본으로 진출한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으로 꼽힌다. 중국, 유럽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탄탄한 구성과 강렬한 음악,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로 꾸며진 이 해외에서 이어갈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충무아트홀은 의 성공 요인으로 창작자와 제작자, 투자자가 삼위일체가 되어 기획 단계에서부터 공연장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한 창작구조를 꼽고 있다. 초연부터 이 작업을 이끌어온 충무아트홀의 책임프로듀서 김희철 본부장은 “앞으로도 새로운 콘텐츠 발굴과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이번 프로젝트와 같은 공연장 주도의 컨소시엄형태의 사업이 계속적으로 발굴되고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충무아트홀 제공
2016.03.22 / 조회 7,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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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맛] 3화. <프랑켄슈타인>과 추위와 고독을 달래줄 러시아 요리
글/사진: 선우연주 객원 에디터 (yonjusunoo@interpark.com)구성: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공연사진: (주)랑
2016.02.22 / 조회 1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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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시작하는 <프랑켄슈타인> 박건형, 최우혁
2014년을 뜨겁게 달구며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창작뮤지컬 이 오는 26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려는 인간과 그가 창조한 괴물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무엇보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든 배우가 1인 2역의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 올해 새롭게 캐스팅된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격투장 주인 자크 역의 박건형은 이 작품으로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공연을 취소한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서는 뮤지컬 무대이기 때문이다. 또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에 캐스팅된 신예 최우혁은 뮤지컬 배우로서 출발을 알리는 첫 시작이다. 후회 없이 같은 길을 가는 선배와 후배가 전하는 이 이제 시작된다. Q 은 작년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올해 공연 역시 많은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박건형(이하 건형): 지난해 목 디스크가 파열되어 오른팔에 마비가 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10주년 앵콜 공연을 전면 취소했다. 그 뒤로 1년 5개월 만에 다시 무대로 복귀한 작품이 연극 이었고, 뮤지컬도 복귀작에 고민이 많았는데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왕용범 연출이 “함께하자”고 제안을 줬다. 이 작품이 워낙에 많은 사랑을 받았고 주위에서도 “힘든 작품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한번 해보자’고 마음먹고 다시 재기하는 첫 뮤지컬로 참여하게 됐다.최우혁(이하 우혁): 처음 뮤지컬을 본 것이 2012년 였는데 그때 이건명 선배님의 팬이 됐다. 그러다가 이건명 선배님이 에 출연한다고 해서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4번인가를 더 봤다. 그래서 오디션 공모가 떴을 때 가까이서 작품을 경험해 보고 싶어 무작정 지원을 하게 됐다. 앙상블에 지원하게 됐는데, 너무 운이 좋게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Q 두 사람에게는 이 작품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건형: 지난 일 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지금 우혁이 나이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는데 만약에 신이 있다면 “한 번 쉬어 봐라”라는 의미로 ‘나한테 그런 고통을 주셨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속에서 인간적으로 더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이 됐고, 배우로서도 생각해 볼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불가항력적으로 일을 못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니까 ‘더 하고 싶다’라는 의지가 더 생기기도 했다. ‘신체의 일부가 마비된다’라는 느낌은 정말 끔찍하다. 나보다 더 큰 시련을 겪는 사람도 많겠지만 그동안 배우로서 신체의 건강함과 터무니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인생을 달려왔는데 신체가 결함이 오는 동시에 자신감도 사라졌다. 그것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 엄청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에는 무슨 일이든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믿음이 중요한 것 같다. 우혁: 학창시절에 권투를 했었다. 그러다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사촌 형의 권유로 연기를 접하게 됐다. 연기 전공으로 대학교를 입학해서 한 학기 다니다 바로 휴학을 했다. 학비도 너무 비쌌고, 그 당시 아버지가 일을 잠깐 쉬고 계셨는데 부담이 많이 됐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난 괴물” 이란 곡으로 2014년 명지대 뮤지컬 콘테스트를 준비하게 됐다. 공연은 봤지만 악보가 없으니까 작곡가를 섭외해 음을 하나씩 쳐서 MR을 만들어 참가했다. 뮤지컬 배우가 되어 있을지 그때는 지금의 이런 모습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이 작품이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만들어 준 것이다.Q 이 작품은 만만치 않은 캐릭터에 더구나 1인 2역을 연기하게 된다. 어떤 점에 신경 쓰고 있나.건형: 빅터에 전념하고 있다. 빅터는 이 지옥 같은 세상 속 자신의 인생 또한 지옥이라 생각하며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신의 영역으로 가려는 인물이다. 반면에 자크는 지옥 속에 태어나서 그게 지옥인지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하루를 살고 있는 인물이다. 자크는 결국 괴물의 여정 속에 나오는 인물이기 때문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빅터만 생각하기에도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빅터와 자크가 괴물에게 영향을 주는 관통 지점을 찾고 싶은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우혁: 일단 괴물보다는 앙리 역에 치중하고 있다. 괴물은 아무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왜 저렇게 해”라고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괴물을 연기할 때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한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괴물에게도 마음을 많이 쏟고 있지만, 1막에서의 앙리의 마음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관객들이 그것을 알아봐 줄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부분에 더 디테일을 잡고 있다.Q 빅터와 앙리는 어떤 점에서 서로가 끌렸다고 생각하나.건형: 뮤지컬이기 때문에 대본과 가사 속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빅터가 앙리를 원하는 것은 실험을 좀 더 보강해줄 수 있고 그것을 완성으로 향해 갈 수 있는 기술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앙리에게 “네가 생각하는 도덕심과 신앙심이 이 현실에 무슨 도움이 되고 있는가, 정말로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을 만들어 낸 후에 그런 것들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 나도 신을 믿는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것은 관념적인 게 아니다. 지금 나와 네가 할 수 있는 게 바로 여기 있는데 그걸 한 다음에 이야기를 하자”고 설득한다. 앙리는 거기에 설득을 당하는거고, 자기가 신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흔들림도 있고 너무나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끌리게 된다. 우혁: 어떻게 보면 앙리는 빅터를 만나기 전까지는 과학에만 빠져 있는 사람이었다. 자기만의 신념은 있지만 친구, 형제도 부모도 없다. 빅터가 첫 동반자인 셈이다. 인생의 의미 있는 첫 만남이다. 첫사랑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앙리 입장에서는 빅터가 나를 이해해주고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긴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빅터가 앙리보다 신념이 확고하고 뛰어나기 때문에 그에게 끌리지 않았을까 싶다.Q 빅터는 괴물이 탄생했을 때 그를 반기지 않는다.건형: 빅터는 새로운 생명을 괴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앙리를 다시 살려낸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앙리가 다시 살아난 것에 대한 기쁨보다는 ‘생명을 창조해 냈다’라는 것에 더 큰 희열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괴물이 빅터에게 서운함을 느꼈고 그래서 앙리가 괴물이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는 ‘빅터 자체가 괴물 같은 인간이 아닌가’라는 생각들을 요즘 자주 하고 있다.우혁: 괴물은 그저 걷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일어나서 넘어지고, 사람들에게 안기고 그저 기댈 뿐인데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이 사람들에게는 위협적인 것으로만 보여지니까 안타깝다. 까뜨린느는 괴물을 인간적으로 대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지만, 결국 그녀마저도 그를 내쳐버린다. Q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은 힘든 작품인데, 실제 연습 또한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다.건형: 올해 공연이 재연이라는 점. 이제껏 해왔던 초연 배우들도 함께 참여한다는 점. 그래서 초연이 만들어 놓은 것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장점도 많지만 그것이 나에게는 제약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새로운 마음으로 만든다고 생각을 하면서 임하고 있는데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기운 자체가 너무 힘들다. 연습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다. 이 상황에서 버티는 것. 그게 첫 번째 미션이다. 계속 생각을 해야 하니까 일생 생활도 괴롭다. 괴물을, 괴물을 만들어 낸 빅터를 어디서 참고 하겠나. 온갖 상상을 다해서 그 배우의 언어로 몸으로 그 캐릭터가 나오려면 웬만한 상상 가지고는 안 된다. 잠도 잘 못 자고. 누구를 위로해 줄 수도 없다. 모든 인물들이 힘드니까. 연습실에서 ‘저 배우를 보면 저 모습이 내 모습일까’ 싶다. 죽은 걸 살려낸다는 것 자체만으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작품이다.우혁: 체력적으로 젊은 것이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몸도 힘이 들지만, 정신적으로 더 힘드니까 그게 시너지를 이상하게 발휘한다. 심신이 모두 지칠 수 밖에 없다. 보통 저녁에는 운동을 해서 저녁을 잘 안 먹게 되는데, 이 작품은 안 먹으면 버틸 수가 없다. 쉬는 시간에 입에 뭐라도 들어가야 그나마 버틸 수가 있다.Q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 배우로서 얻은 것이 있다면.건형: 배우가 작품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배움의 시작이다. 배우가 작품을 통해서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있다. 이 작품에 어떤 고통이, 어떤 행복이 있을지 그것들을 표현할 수 있게 내 안의 DNA를 찾아 깨워야 된다. 그게 배우의 길이고, 그 자체를 행복해하고 즐거워해야 하는 것이 배우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도 찾아야 할 것 투성이고, 생각해야 될 감정들도 수없이 많은데 내가 이 작품을 통해 어떻게 성장할 지 아직은 모르겠다. 지금도 변하고 있는 중인데, 공연 때는 나올 거라고 믿는다. 우혁: 뮤지컬 배우로서 첫 시작이지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만큼 소중한 작품이다. 만약에 좋지 않은 평을 받는다 해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연습 밖에 할 것이 없다. 첫 무대가 기다려진다. 열심히 했다면 후회가 없다. Q 선배로서 이런 후배들을 볼 때 어떤가.건형: 요즘 친구들은 시스템적으로도, 개개인의 기량적으로도 예전하고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레벨이 많이 높아져 있다’라는 생각을 한다. 옛날의 우리는 열정 밖에 없었다. 예전보다는 뮤지컬이 많이 대중화되고, 구할 수 있는 자료들도 많고 찾기도 쉬워졌다. 실력을 갖춘 후배들이 절실함을 갖춘다면 더 성장하고 대단해질 거라고 믿는다. 이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 때도 저랬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부러움도 있지만 결국 그때 우리는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친구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영상: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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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6 / 조회 23,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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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펼쳐지는 활극, 개운치 않은 뒷맛 <로빈훗>
잉글랜드의 민담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는 의적 로빈훗의 활약상이 이번에는 뮤지컬 무대에서 펼쳐졌다. 2005년 독일에서 초연된 작품을 의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 등이 참여해 각색한 뮤지컬 은 이미 많은 영화, 드라마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해진 로빈훗의 이야기를 가볍고 발랄하게 펼쳐 보인다. 이야기는 1막 초반부터 빠르게 진행된다. 귀족이자 리처드 1세의 측근 로빈 록슬리는 친구였던 길버트에 의해 리처드 1세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그의 가족들은 몰살된다. 감옥을 탈출한 로빈은 셔우드 숲에 있는 도적들을 만나 의적 로빈훗이 되어 길버트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고, 여기에 길버트의 계략으로 왕위를 빼앗기게 된 왕자 필립이 합류한다. 사랑과 배신, 분노와 저항으로 만나고 갈라지는 인물들의 관계가 고음을 넘나드는 강렬한 음악, 부드러운 선율과 어울려 풍성히 펼쳐진다. 정부의 무자비한 징세와 약탈을 피해 숲으로 모여든 백성들의 모습은 오늘날의 정치와 시대상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권력자들의 비리에 대한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는 오늘날, “우리가 바라는 건 그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등의 대사는 객석에 자리한 이들의 공감과 의분을 일으킨다. 이와 함께 존 왕으로 분한 서영주의 코믹한 연기와 필립의 충신 그레고리 경으로 분한 홍경수의 열창이 돋보였고, 길버트로 분한 박진우도 안정적인 가창력과 연기로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배신자 길버트의 고뇌를 겹겹의 그림자와 안무로 표현한 장면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2막으로 갈수록 아쉬움이 커졌다. 대중의 입맛에 맞게 액션과 멜로, 코믹을 적당히 버무린 뒤 급히 마무리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등장인물들에게 깊이 몰입하기에는 그들의 심리와 동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코믹에 치우쳐 있어 마냥 웃으며 보기에도 개운치 않고, 슬픔과 비장함에는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는다. 빼어난 용맹으로 이름 높았던 사자왕 리처드 1세를 동굴에서 초라한 죽음을 맞는 노인으로 그린 설정도 황당하다. 여성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로빈훗의 옛 연인이었던 마리안은 제법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데, 그녀가 왜 로빈훗을 배신하고 길버트를 택했는지, 왜 로빈훗을 죽이려는 지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기보다 그저 노래로만 힘주어 웅변하는 느낌이다. 의적단의 여자 멤버 조이의 역할도 어정쩡해 보인다. 마리안 역의 서지영과 조이 역 다나의 열연만 빛났다. 왕용범 연출은 이미 으로 탄탄한 완성도와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바 있다. 그런 그가 왜 에 이어 2% 부족한 액션 활극을 반복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제작사의 상업적 계산이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개연성과 설득력을 더하는 데 힘을 기울였더라면 보는 사람 역시 더 애정을 갖고 극에 빠져들 수 있지 않을까. 공연은 내달 29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5.02.03 / 조회 1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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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처럼 살 수 있다는 희망, 그것만 빼앗지 마˝ <로빈훗> 프레스콜 현장
로빈훗 역을 맡은 이건명은 "작품 속에 담긴 세금 등의 이야기가 오늘날의 모습과 이렇게 맞아떨어질 줄은 몰랐다. 일부러 시대상을 반영한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언제나 관객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왕용범 연출은 "1천년 전 이야기가 지금과 너무 닮아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별히 정치적인 성향이 담긴 작품이라기 보다는 인심(人心) 뮤지컬, 관객들의 마음과 같이 공연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작품의 장점 같다."라고 설명한 뮤지컬 이 지난 1월 23일 개막했다. 잉글랜드 민담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인 로빈훗이 뜻을 같이하는 무리들과 함께 불의에 맞서며 정의를 실천하는 모습을 담은 은 2005년 독일 초연작으로 연출가 왕용범, 음악감독 이성준 등 국내 제작진들이 재창작 과정을 거쳐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는 로빈 록슬리가 동료 길버트에게 배신당한 후 도망자 신세가 되는 과정과 새로운 이름 '로빈훗'을 얻은 후 셔우드 숲 일당들의 우두머리가 되는 모습, 그리고 왕위 찬탈을 시도하는 존 왕자와 노팅엄 영주의 폭정에 대항하는 활약 등 의 주요 장면이 공개되었다. 이날 열연을 펼친 로빈훗 역의 이건명은 "칼싸움 장면이 간단해 보이지만 많이 위험하고 칼 자체가 무거워 힘이 든다."며 기본기부터 다져 싸움의 '합'을 맞추기 위한 오랜 연습 과정이 무엇보다 힘들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 "요즘 시점에 어디서든 누군가 정의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영등포를 맡을 테니 누군가가 또 다른 지역에서 정의와 희망을 외쳐주면 좋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하는 모습이었다. 적통 왕위 계승자인 필립 왕세자 역의 박성환, 규현, 양요섭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규현과 요섭은 입을 모아 "우리도 더 이상 그렇게 어리지 않다."고 말해 선배 배우들의 야유와 웃음을 동시에 사는 모습도 보였다. "성 안에서 대접만 받고 산 필립이 얼마나 철없고 한심할까 생각했고, 그걸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규현은 과거 에서 같은 역할을 맡았던 엄기준을 두고 "이번에는 아버지 같은 역으로 만나 어색하다."고 말해 엄기준을 비롯해 함께 자리한 배우들이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로빈훗의 연인이었지만 권력을 따라 길버트의 아내가 되는 마리안 역의 서지영과 김아선은 "다른 사람을 향해 떠나지만 마음 속에 남아있는 로빈훗 등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는 복잡미묘한 여자의 마음을 마리안이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이날 다른 일정이 있어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한 유준상은 작품 속 마지막 대사를 읊조리며 "을 계속하는 한 많은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서영주는 왕위를 갖기 위해 발버둥치는 존 왕자 역을 광기 어리면서도 귀엽고 깜찍한 모습으로 표해 깊은 인상을 심어줬으며, 길버트 역의 박진우, 조순창의 활약 역시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 밖에 필립 왕세자와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조이 역의 김여진, 다나, 필립 왕자의 충신 그레고리 역의 홍경수 등이 출연하는 은 3월 29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2.03 / 조회 1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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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나의 사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리사
“좋은 에너지와 기운, 마음을 여러분께 다 드리고 싶어요.” 또랑또랑한 배우 리사의 목소리가 드레스서클에 울려 퍼진다. 지난 5월 28일, 블루스퀘어 내 드레스서클에서 요즘 관객들에게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의 줄리아와 까뜨린느, 1인 2역으로 활약중인 배우 리사와의 만남이 있었다. 화제의 뮤지컬답게 만남에 참석한 관객들 중에는 을 열 번 이상 관람한 관객부터, 궁금한 점을 메모지에 꼼꼼히 정리해 온 관객까지 다양했다. 이번 만남을 통해 배우 리사와 뮤지컬 의 매력에 더 깊이 빠져드는 시간을 보냈다. 오늘의 만남이 무척 설레인다며 말문은 연 리사는 “왕용범 연출과 로 처음 같이 작업을 했어요. 그때 절 잘 봐주셨는지 그 후 이번 작품도 같이 하자고 했다."며 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그냥 무조건 하겠다고 했죠. 프랑켄슈타인 이름 자체가 일단 친숙했어요. (웃음) 어릴 적부터 누구나 많이 들어본 이름이잖아요. 처음 작품명을 들었을 때는 외국 작품일 것 같았는데 창작뮤지컬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어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까도 많이 궁금했고요. 이전 작품들에서는 시대극을 거의 해보지 않아서 드레스를 계속 입고 나오는 것도 무척 좋았고요. 물론 한 벌 뿐이지만요. (웃음)에 참여하는 모든 배우들은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다. 리사는 줄리아와 까뜨린느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일단 둘 다 너무 불쌍해요. 줄리아가 비현실적인 사람이라면, 까뜨린느는 인간적인 여자에요. 줄리아는 빅터의 돌아오겠다는 약속 하나만을 믿고 빅터에게 직진했던 사람이죠. 빅터가 돌아오지만 외면당하고, 그래도 항상 곁에 있죠. 결국에 결혼은 하지만 금방 죽음을 맞이하죠. 줄리아의 마음이 어떤지 시간상, 역할상 더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쉽지만 줄리아는 예쁘고 순수하고 때묻지 않았기 때문에 한 남자를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불쌍하죠. 혹시 주변에 줄리아 같은 여자가 있나요? 여러분 만약 주변에 줄리아 같은 여자가 있다면 최고의 여자에요. 그런 여자는, 남자분들 꼭 잡으셔야 해요. (웃음) 까뜨린느는 일단 외모도 환경도 모두 불쌍하죠. 살아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괴물을 배신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도 이해가 돼요. 어쨌든 살아야 하니깐요. 그래서 까뜨린느는 줄리아보다 좀 더 애착이 가요.”격한 감정씬이 많은 역할인데 배역에 빠져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까뜨린느 신이 끝나자마자 정신이 없어요. 줄리아로 다시 변신을 해야 해서 생각할 틈이 없어요. 한 쪽으로만 빠져 있지 못하게 장치가 되어 있는 셈이죠. 연습 때가 힘들었지 실제 공연할 때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요. 연습 때 이미 아파봐서 힘든 게 많이 지나갔어요. 무대에서 화장하고 옷 입고 그 역활에 살다가,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갈 땐 마음도 원상 복귀가 돼요. 그렇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요.” 라며 평상시에도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오히려 빅터와 괴물을 걱정한다. “빅터와 괴물이 극을 많이 끌고 나가는 역할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마음을 많이 들이죠.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커튼 콜 나가기 전에 옆에서 박수도 쳐주고, 일부러 애교도 떨어요.” (웃음)빅터와 괴물 캐릭터는 상대 배역마다 공연할 때 느낌이 다 다르다고 한다. "유준상 선배는 크레이지하게 캐릭터를 잡아서, 아무것도 안 보고 다 필요 없어를 외치시죠. 실험일지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요. (웃음) 그런 빅터를 바라보면 내가 지켜줘야겠다. 내가 없으면 저러다 큰일나겠다 싶어요. 정한 선배는 무대에서 보면 카리스마의 끝을 보여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줄리아를 제일 많이 쳐다봐줘요. 아이 컨택을 많이 해서 좋아요. (웃음) 건명 선배는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면 저럴 것이다. 딱 정석이에요. 그래서 처음부터 확 빠져드는 매력이 있죠.” 그녀의 솔직한 답변에 관객들도 동감하는 눈치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진다. “괴물은 딱 보면 알겠지만 외모에서부터 너무 달라요. 지상씨는 정말 불쌍하고 안타깝고 외모에서부터 보호해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은태씨랑은 다르게 더 동물적이게 표현하는 것 같아요. 은태씨는 지상씨랑 비슷하지만 또 다르고요. 그래서 은태씨보다는 지상씨를 안아주고 싶고, 은태씨는 같이 가고 싶은 친구 같다고나 할까? 서로 연기할 때 주는 기운과 감정이 배우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구 하나 빼 놓을 수 없이 다 마음이 가요. 아마 다같이 힘들게 준비해서 그런 것 같아요.”그녀는 어떤 역할이든 배역이 주어질 때마다 항상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를 외쳤다고 한다. “역할이 어땠든 간에 배역마다 공부가 많이 됐어요.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해오고 있고요. 어떤 역할이든 내 모습 중에 한 부분이고, 할 때마다 푹 빠져서 하기 때문에 모든 역할에 애정이 가요. 하나의 역할을 할 때마다 많은 계단 중에 한 칸을 올라간 기분이 들어요. 아직 올라갈 계단이 많이 남았죠.” 유쾌한 시간을 뒤로 하고 아쉬운 마무리 시간, 리사는 수줍게 뮤지컬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 “사실 지금은 뮤지컬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있지만 가수로 먼저 데뷔했어요. 하지만 지금 내 사랑은 뮤지컬이에요. 어렸을 때 부모님 일 때문에 외국에서 자랐는데, 별 일 없었으면 원래 독일에 있는 뮤지컬 대학교를 가려고 했죠. 몸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걸 어릴 때부터 좋아했어요.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요. 몸이 아파 한국을 들어오게됐고 미술 공부를 시작하고, 그러다 우연히 오디션을 보게 되면서 가수를 하게 됐어요. 결국엔 이지나 선생님을 만나서 뮤지컬 를 했는데 그때 다시 한번 뮤지컬이 정말 재미있는 작업임을, 그리고 나의 사랑은 뮤지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어요. 난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할 것이다. 마음을 먹었죠.” 이런 배우의 마음을 관객들도 이미 알아본 걸까. 연습 때부터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웃고 울고. 매 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 팬들의 성원에 5월 18일까지 9회 연장 공연에 들어갔다.글: 강진이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5.02 / 조회 13,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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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라이선스도 수출할 것”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본공연 돌입
개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이 지난 18일 본공연에 돌입했다. 프리뷰 공연부터 호평을 이끌어낸 이 뮤지컬의 제작진은 18일 오후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은 19세기 영국 작가 메리 셸리가 발표한 동명의 공포소설을 바탕으로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를 붙여 만든 창작뮤지컬이다. 그간 등을 연출해온 왕용범이 작/연출을 맡았고, 이성준이 곡을 썼다. 유준상·류정한 등 인기배우들의 참여 아래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려는 일념을 가진 물리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가 창조한 ‘괴물’의 비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날 배우들은 ‘단 하나의 미래’ ‘한 잔의 술에 인생을 담아’ ‘산다는 건’ 등 1, 2막의 주요 넘버와 해당 장면을 시연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왕용범 연출은 “이전에는 해외 진출 등을 고려해 작품의 깊이보다는 테크닉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는 흥행공식을 내려놓고 진정성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캐스팅을 할 때도 오로지 실력만을 보고 배우들을 뽑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 배우 1인 2역’이라는 이 작품의 독특한 컨셉에 대해 “단지 프랑켄슈타인과 ‘괴물’ 간의 갈등만이 아닌, 전체 인간 종과 괴물들간의 갈등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배우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을 수 있는데도 잘 소화해줬다”며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5년 전부터 왕용범 연출로부터 출연을 제안받았다는 유준상을 비롯해 이건명·박은태·한지상 등은 모두 이 작품에 대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유준상은 “아침에 나올 때는 또 어떻게 연습을 할지 걱정되고, 집에 돌아갈 때는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55세까지는 이 작품에 꼭 도전하겠다”고 말했고, 유준상·류정한과 함께 프랑켄슈타인을 맡은 이건명은 “우리끼리 이 작품에 대해 ‘등판이 아픈 뮤지컬’이라고 말한다. 몸 안에 있는 에너지를 모두 꺼내다보니 등판까지 아파오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은태는 “이렇게 평상시 삶에 지장을 주는 작품은 처음이다. 샤워를 할 때도 가끔 울컥해서 운다. 이런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은태와 한지상은 이번 작품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친구 앙리와 프랑켄슈타인이 탄생시킨 괴물 역을 맡았다. 이날 태어나자마자 온갖 핍박을 당해온 괴물의 비참한 심정을 표현하는 '난 괴물'을 열창한 한지상은 “노래 한 곡을 했을 뿐인데 공연 하나를 마친 느낌”이라며 “이렇게 삶에 의미있게 지장을 끼친 공연은 처음이다. 의미 있게 괴로웠고 기분 좋게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은 곧 외국에 라이선스를 수출할 전망이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곧 라이선스 수출과 관련된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왕용범 연출은 “지금까지 몇 개의 소극장 창작뮤지컬만 수출했을 뿐, 작품성과 상업성이 갖춰진 대형 뮤지컬은 판매된 경우가 없다. 이 한국이 영미권 콘텐츠 수입국에서 콘텐츠 생산국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5월 1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20 / 조회 16,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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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괴물과 비극적 앙리 사이, <프랑켄슈타인> 박은태
박은태는 늘 성장하는 배우다. 지난해 에서 고뇌하는 '예수' 역을 맡아 한층 더 깊어진 연기력을 보여주더니, 두 번째 무대에서는 '루케니'라는 캐릭터를 한 손에 올려놓은 듯 초연보다 한층 더 여유롭고 능란하게 무대를 장악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반 년간의 휴식 끝에 오른 무대에서 그는 연기에 있어서도, 가창력에 있어서도 다시 한 번 발전된 기량을 발휘했다. 그야말로 '괴물'처럼 말이다. 지난 13일 공연장에서 진행된 그와의 인터뷰는 무섭도록 꾸준히 발전하는 그의 성장 동력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데뷔 9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배움을 중요시하며, 한 번의 성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가짐 말이다.프리뷰 첫 공연 소감은 어땠나. 많이 벅찼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작품을 믿긴 했지만, 그래도 객석에 있는 분들께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배우들끼리도 찬반이 많았고, 다 같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더욱 울컥했던 것 같다. (류)정한 형도 (유)준상 형이 아픈 바람에 그날 대신 무대에 오르면서 걱정을 많이 했고. 그런데 공연을 무사히 무대에 잘 올려서 오랜만에 무대에서 벅차올랐던 것 같다. 난 무대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별로 없는데, 그날은 커튼콜 때 울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연습할 때도 많이 울었다고 들었다. 괴물이 불쌍해서 많이 울었다. 왕용범 연출님과 이성준 음악감독님이 작품을 잘 만들어주시고 잘 끌어주셔서 그 상황들에 집중하면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연출님이 "(괴물은) 3년을 살았지만 마지막에는 미소 지으면서 죽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괴물은 단순히 자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에게 복수하기보다는 자신이 느낀 것을 그도 느끼게 하고 싶다는 욕구가 컸던 것 같다. 어찌 생각해보면 그 3년이라는 시간이 되게 슬프다. 그래서 많이 울었다. 연습하면서도 집중을 잘 안 했다. 처음에 그렇게 많이 울고 나서는 (집중을) 잘 못하겠더라. 연출님도 그러셨다. 너무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 느낌이 뭔지만 알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난 뒤에 객석에 있는 분들께 그 느낌을 전달해보자고. 그러다가 오랜만에 (공연에서) 진심으로 몰입을 했더니 그 여운이 계속 가시지 않더라. 다행히 객석에 있는 관객들도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 좋다. 좋은데 힘들다. 체력 소모가 클 것 같다. 드레스리허설과 공연까지 두 번을 했는데 2kg이 빠져 있더라. 원래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었는데, 몸무게가 확 빠져서 다이어트를 계속 하면 큰일나겠다 싶었다. 그만큼 이제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에너지 소모가 큰 것 같다. 극중 '앙리'와 '괴물' 1인 2역을 맡았다. 앙리를 연기할 때는 어떤 점에 신경을 쓰나. 사실 예전에는 메소드적인 것에 치중했다. 예를 들어 1인 2역이 나오는 에서는 (두 인물 간) 분명한 차이가 있지 않나. 목소리 톤도 바꿔야 하고, 연기 톤도 바꿔야 하고. 그런데 연출님이 이번에는 그걸 깨보자고, 똑같이 가보자고 하셨다. 앙리만의 행동특성, 괴물만의 행동특성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앙리 안에 있는 인물이 앙리가 아닌 거다. 일부러 괴물을 연기하기 위해 외향적인 표현에 치중하는 것보다 괴물이 가진 슬픔, 안에서 느껴지는 것에 더 집중해보자는 방향으로 갔다. 굳이 목소리를 바꾼다든지 하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대신 안에 있는 감정에 대해 고민을 하다 보니 더 깊은 느낌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히 연출님도 좋은 반응을 해주셨고, 객석에 있는 분들도 그렇게 봐주신 것 같다. 앙리는 프랑켄슈타인을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을 만큼 그에게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 그가 프랑켄슈타인에게 그렇게 끌렸던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분명 동성애적인 코드는 있었을 것 같다. 그게 없다면 사실 내겐 설득력이 잘 안 생기더라. 그런데 굳이 꼭 사랑의 개념은 아니다. (안)유진 누나가 이야기해준 건데,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라는 게 있다. 두 남자주인공이 있는데 한 명은 악한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선한 인물이다. 악한 캐릭터는 용병대장인데, 세상을 다 자기 밑에 둔, 모든 사람에게 촉망 받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한 남자를 만나 매력을 느껴서 그를 자기 부하로 두고 친구처럼 지낸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그 친구가 떠난다고 하자 "넌 내 거야. 넌 떠날 수 없어"라고 한다. 소유욕, 사랑을 넘어선 존재에 대한 집착 같은 거다. (앙리도) 비슷할 것 같다. 서로 육체적인 사랑을 느끼는 것을 떠나 꼭 옆에 있어야 하는, '베프'나 소울메이트 혹은 그보다 더 집착이 강한 존재. 앙리는 부모도 형제도 없이 태어나 전쟁터까지 갔던, 여러 가지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라면 자기를 인정해주고 동질감이 드는 사람에 대해 강한 영혼의 끈 같은 것을 느꼈을 것 같다.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고, 집착과 소유욕도 있는 관계. 그런 여러 가지 감정을 갖고 연기를 한다. 괴물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이해했나. 아기가 태어나면 우는 아기를 달래주려고 모든 사람들이 오지 않나. 강아지도 태어나자마자 어미가 핥아주고. 특별한 종을 제외하면 모두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때마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다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따스하게 품어주는 행동을 한다. 그런데 괴물은 태어나자마자 처음 겪은 것이 룽게에게 맞은 것이다. 자기를 만들어놓은 사람이 자신에게 총을 쏘고, 그 후로도 계속 채찍질을 당하고 싸움을 하고 손가락질 당하며 갖은 핍박을 다 당한다. "태어나 처음 맡아본 것도 피냄새, 처음 맛본 것도 피"라는 가사를 곱씹어보면 정말 슬프다. 만약 내 자식이 그런 상황이었다면, 하고 생각하니까 감정이입이 됐다. 그 와중에 만나는 '까뜨린느'라는 여자가 괴물에게는 엄청 중요한 존재다. 처음 자신을 향해 웃어주고 몸을 닦아주고 따스하게 바라보며 손을 잡아주는 사람. 그게 괴물에게는 큰 충격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그 장면에서 까뜨린느를 엄마라고 생각해봤다. 사실 괴물은 '엄마'가 어떤 존재인지도 잘 모르지만, 내가 그렇게 기대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래서 까뜨린느와 이중창을 부르는 그 장면이 가장 슬프다. 처음 그 장면을 연습할 때 눈물이 너무 많이 흘러서 주체가 안 됐다. '난 괴물'을 부르고 못 일어나서 다 같이 연습을 중단했다. 막상 그런 감정이 나올 줄은 나도 몰랐던 거다. 주체가 안 되더라.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감정은. 마지막에 괴물은 아버지를 보러 간 거라고 생각했다. 복수의 목적은 내가 당하는 고통을 창조자인 당신도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 날 만들어 놓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당신에게 이 고통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겠지만, 그래도 괴물은 "어서 와, 힘들었지"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을까. 괴물은 세 살이다. 3년 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었는데, 그걸 프랑켄슈타인이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컸을 것 같다. "진짜 미안하다, 어떻게 해줄까"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울면서 터놓고 이야기했으면 풀 수도 있지 않았을까? 예를 들자면 말이다. 그런데 결국 괴물은 "왜 돌아왔냐"는 말을 듣는다. 처음 연습하며 그 말을 들었을 때, 가슴에 비수로 꽂히더라. 너무 아팠다. 뒤집어 질 것 같았다. "그래 알았어" 하는 (복수심이) 생기더라. 그러고 나니 뒷부분이 다 풀렸다. 연출님께 정말 고마운 건 그런 걸 다 계산해서 대사를 써주셨다는 거다. 그래서 연기하기는 무척 힘들었지만 (캐릭터를)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열쇠를 하나 찾으니까 그 뒤까지 툭툭툭 다 풀렸다. 그런 감정을 느끼며 연기하는 것이 너무 힘들 것 같다. 무대에서 거의 죽을 만큼 에너지를 다 쏟으니까 5월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는 한다(웃음). 그래도 하는 데까진 해봐야지. 목표는 프리뷰 공연만큼의 에너지를 끝까지 계속 갖고 가는 거다. 근데 다음 번에 다시 공연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솔직히 겁난다. 너무 힘들어서. 오늘도 공연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힘들어 죽겠다(웃음). 공연을 올리기 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 작품을 보시는 분들이 두 부류로 갈릴 것 같다고. 작품이 너무 좋아서 여러 번 보시는 분들과, 너무 힘들어서 한 번만 보시는 분들로. 뒷부분까지 감정이 너무 몰아치니까. 공연이 끝나면 감정을 어떻게 추스리나. 사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그냥 멍하니 있다. 첫 공연이 끝나고 나와서 관객 분들께 사인을 해드리는데 정신이 약간 몽롱하더라. 약 맞은 것처럼. 팬클럽 운영진이 오셨는데 이름이 기억 안 나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랑켄슈타인도 정말 힘든 역이다. 왕용범 연출님과 이성준 음악감독님이 배우들을 죽이려고 작정하신 것 같다(웃음). 그래도 해봐야지. 부딪혀 봐야지. 이번 작품을 연습하면서 배우로서 배운 것들이 있다면. 특별히 한 가지를 배운다기보다 조금씩 뭔가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캐릭터) 안에 있는 것을 더 생각하게 된다. 겉으로 표현되는 방법에 대해서보다 이 인물이 지금 무엇을 느끼는지를 더 파고들게 된다. 그 두 가지의 균형이 좀 더 맞춰지는 느낌이랄까. 물론 표현방법이나 음악적 테크닉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지만, 이 작품은 특히 (인물) 안의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 안의 영혼이 없어지면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난 괴물'을 테크닉으로 부를 수는 없지 않나. 그러면 관객 분들도 단번에 아실 거다. 그냥 느끼고 상상하면서 노래하면 눈물이 너무 흘러서 노래를 못할 정도가 되는데, 그 두 가지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깊이가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재미있다. 하루하루 스스로 뿌듯하다. 아, 오늘도 벽돌을 하나 쌓았구나 싶고. 언젠가 더 많은 벽돌을 쌓고 나면 남경읍, 남경주, 이희정 선생님처럼 내공이 있는 배우가 되겠지. 그 때까지 하나하나 밟아가야지. 혹시 괴물과 의 지저스가 맞닿는 지점도 있나. 많이 맞닿는다. '난 괴물'과 '겟세마네'가 모두 똑같이 창조주에게 이야기하는 노래지 않나. 그런데 차이점은 '겟세마네'에서는 신에게 "이 독잔을 거둬달라"고 노래하다가 결국에는 독잔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마음을 정리한다는 거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공포나 고통은 있지만 마음은 힘들지 않다. 신념이 있으니까. 하지만 '난 괴물'에서는 도대체 나를 왜 만들었느냐, 당신을 죽여버리겠다는 분노를 끝까지 갖고 간다. 그래서 감정 면에서 더 힘든 것 같다. 신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그 신을 파괴해버리겠다고 하는 차이에서 방향이 달라지는 거다. 사실 이번에 괴물을 연기하면서 '겟세마네'를 부르는 예수의 느낌이 안 나오기를 바랬다. 나를 '겟세마네'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렇게 안 나왔다면 성공한 거다. 근데 그것을 어떤 표현방법에 차이를 뒀다기보다 그냥 그런 '마음'이 돼서 연기를 했다. 진심으로 연기하면 통한다는 것을 점점 더 느끼게 된다. 특히 와이프를 만나고 나서 와이프가 그런 것을 많이 깨닫게 해줬다. 그 전에는 표현방법에 더 집착했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의 이지나 선생님을 만나면서 인물 내면의 것들을 더 알게 됐고, 이번에는 그걸 집중적으로 더 생각해봤는데 왕용범 연출님도 잘 도와주셨고.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작품이 돼버려서 그게 좀 곤란하긴 한데(웃음) 그림은 잘 그려놓은 것 같다. 매번 똑같은 색으로 그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내 숙제다. 을 하고 나서 5개월간 휴식기를 가졌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가족들과 집에 많이 있었다. 5년 동안 배우로서 일하면서 연애할 때도 와이프와 시간을 많이 못 보냈고, 결혼하고 나서 신혼여행도 못 가서 너무 미안했다. 쉬는 동안 아기도 봐주고,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지지고 볶으면서 배우로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을 다시 얻었다. 뜻깊었던 시간이다. 왜 뮤지컬 배우가 됐는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했는데. 우선 내가 뮤지컬 배우를 하는 이유는 내 가족과 팬 분들, 그리고 내 성취감 세 가지 같다. 가족은 당연히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무대에 서는 것을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리고 나 또한 일에서 스스로 만족하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원동력이 생기고. 돈을 벌거나 인기를 얻는 것을 떠나서. 그리고 팬 분들. 나를 끝까지 믿어준 분들이 팬클럽 분들이다. 참 많이 고맙다. 내가 공연할 때 객석이 텅텅 빌 때도 많았는데, 그럴 때도 팬 분들이 있었다. 쉴 때도 나를 많이 기다려 주셨고, 언제든 응원해주셨고. 너무 고마웠다. 무대 위에서 단 한 분이라도 그런 분들을 위해서 해보자는 마음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 소중함도 와이프가 이야기해줘서 더 깊이 깨닫게 됐고. 요즘은 항상 뭐든지 감사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 도 반응이 좋아서 너무 감사하고,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감사하고, 오늘 보니까 준상 형의 컨디션이 좋아져서 또 감사하고. 아기를 키우는 것이 배우로서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 같다. 충분히 있는 것 같다. 아기를 낳는 것은 정말 새롭고 엄청난 경험이다. 아빠로서의 책임감이라든지, 공연에 임하는 자세라든지 그런 것을 배우게 된다. 허투루 하면 안되겠다는 마음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어렵지만 결혼하기 전과 후, 아기를 낳기 전과 후는 분명히 다른 것 같다. 나로선 참 소중한 경험들이다.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많이 사랑해주고 싶다. 뭔가를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내 부모님께서는 항상 나를 믿어주셨고, 그게 나를 이 자리에게 있게 했다. 나도 딸이 뭘 하든 그냥 믿어줄 것 같다. 뭘 해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것 같다. 믿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 마음이 흔들릴까봐 인터넷 후기나 리뷰를 잘 보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도 그런가. 요즘도 잘 안 본다. 주위에서 다른 분들이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긴 한다.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은 좋다. 좋은데 그 얘기 또한 내게 독이고, 안 좋은 얘기도 독이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정도로 선을 긋고 나머지는 안 보고 안 들으려고 노력한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좀 듣는다. 힘을 받으려고. 그런데 막 자세하게 리뷰를 써주시는 분들의 글에 빠지다 보면 내가 연출님이나 음악감독님의 이야기를 못 믿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까.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헷갈리고 무대에서 중심을 잃을 수 있다. 우선 공연이 끝날 때까지는 연출님과 음악감독님이 적어주신 노트에만 집중하는 게 배우로서는 에너지 소모가 없다. 궁금하기도 하지만 아껴두는 거다. 성악·발레 등 항상 뭔가를 배운다고 했다. 지금도 배우고 있는 게 있나. 성악이 되게 재미있더라. 그래서 오페라 아리아, 가곡 같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너무 재미있다. 계속 트레이닝을 하니까 무대 위에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발전하고 있더라. 그 재미에 계속 배운다. 무대 위에서 조금씩 발전한다는 그 기분이 배우로서는 아주 큰 재미다. 마약 같다. 그렇게 뭔가를 배우면서 슬럼프를 극복하는 자세가 인상 깊었다. 앞으로 또 한번 슬럼프가 온다면. 사실은 지금부터 슬럼프를 준비하고 있다. 그게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일 것 같다. 슬럼프가 어떻게 오느냐는 여러가지 일 것 같은데, 내 경우 결혼하고 나서 갑자기 팬 분들이 확 떠나갔다든지, 티켓이 떨어진다든지, 연예인분들과 더블을 맡아서 비교된다든지, 노래가 너무 어려워서 목이 아프다든지 등이 있었다. 주인공이나 어떤 타이틀을 걸게 되는 위치까지 오면 그런 것들을 겪게 되는 것 같다. 당장 오늘 올지도 모르지.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잘 돼서 이슈가 되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생겨서 좋지만, 이것 또한 언젠가 훅 지나갈 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래서 인터넷 후기 같은 것을 잘 안 보려고 하는 것이다. 어차피 마흔, 쉰이 넘어서까지 무대에 있는 것이 내 목표다. 를 할 때 양희경 선생님이 "다 무수한 점들 중 하나일 뿐인데 여기에 목숨 걸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을 항상 가슴에 깊이 새긴다. 그러다 보면 슬럼프가 와도, 최고의 인기를 얻게 되도 그 역시 무수한 점들 가운데 하나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막상 슬럼프가 오면 좀 슬프긴 하겠지만 의연하게 극복하려면 지금부터 그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3.17 / 조회 44,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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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창조, 진일보한 창작 <프랑켄슈타인>
웰메이드 창작뮤지컬이 또 한 편 탄생했다. 뮤지컬 의 첫 프리뷰 공연이 열린 지난 11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객석에서는 1막 초반부터 기꺼운 갈채가 터져 나왔다. 커튼콜에서 관객들이 모두 기립해 배우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 것은 물론이다. 2년간의 준비 끝에 무대에 오른 은 앞으로 쾌속 순항할 전망이다. 19세기 발표된 동명의 공포소설을 바탕으로 한 은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려는 일념을 가진 물리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가 창조한 '괴물'의 비극을 담았다. 의 왕용범 연출이 작/연출을 맡았고, 원작의 기본적인 줄거리와 캐릭터에 살을 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이 뮤지컬의 1막은 프랑켄슈타인이 지난한 연구 끝에 죽은 친구 앙리를 되살리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프랑켄슈타인과 앙리의 첫 만남, 죽은 생명을 되살리는데 집착하게 된 프랑켄슈타인의 어린시절 등을 보여주며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온다. 중간중간 영상을 활용한 플래시백 등이 적절히 사용돼 매끄럽게 장면이 이어지고, 구슬픈 솔로곡과 유쾌한 합창곡이 적절히 안배됐다. 2막에서는 죽은 앙리가 끔찍한 형상의 괴물로 재탄생해 자신을 버린 프랑켄슈타인에게 복수를 펼치는 과정이 펼쳐진다. 자신의 존재 이유도 모른 채 각박한 세상에 내던져진 괴물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학적인 성향을 지닌 격투장 주인 자크-에바 부부, 이들의 하녀 카트린느 등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인터미션을 포함해 180분의 공연이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 것이 오랜만이다. 사실 에 크게 새로운 것은 없다. 그간 많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서 본 듯한 이야기의 흐름에 간혹 기시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울 것 없는 요소들을 활용해 이토록 탄탄하고 흡입력 있는 작품을 만들어낸 것은 분명 진일보한 창작뮤지컬의 수준을 보여준다. 그간 등에서 요부/정숙녀로 양분됐던 여성 캐릭터가 2인 4역으로 세분화되는 등 보다 정교해진 구성도 주목할 만하다. 등의 음악감독을 맡아온 이성준이 만든 음악도 각 장면마다 듣는 이의 귀를 잡아 끌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단단히 기여했다. 이날 첫 무대에 오른 류정한·박은태의 조합은 완벽했다. 저주받은 천재 과학자 프랑켄슈타인과 냉혈한 격투장 주인 자크 역을 맡은 류정한도, 앙리와 괴물 역을 맡은 박은태도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박은태가 자아내는 처연한 아우라는 작품이 지닌 비극성을 한층 더 극대화했다. 여배우들도 제 몫을 다했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의 누나 엘렌과 가학적인 격투장 여주인 에바로 분한 서지영은 상당한 고음도 거뜬히 오가며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했다. '전 배우 1인 2역'이라는 이 작품의 독특한 컨셉은 짧은 시간차를 두고 전혀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준상·이건명·한지상·안시하·안유진 등 다른 배우들의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공연은 5월 1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랑 제공
2014.03.13 / 조회 2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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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 가져도 좋을 창작 뮤지컬이 될 것˝ <프랑켄슈타인> 제작발표회
생명 원리에 대한 호기심으로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킨 물리학자와 인간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게 된 괴물 사이의 증오와 복수, 공포를 담은 뮤지컬 이 오는 3월 개막에 앞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지난 20일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작품을 쓰고 연출한 왕용범과 이성준 작곡가, 예술총감독인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 등 제작진을 비롯하여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박은태, 한지상 등 출연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시체로 거대한 인형을 만들어 생명을 불어넣은 제네바의 물리학자 프랑켄슈타인과 그가 창조한 괴물이 주인공으로, 추악한 자신의 모습 때문에 세상에서 내쳐진 괴물이 복수와 증오심으로 박사 주변 인물들을 무참히 살해하며 비극적 결말을 향해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괴물에 대한 공포, 시체의 부활, 복수 등에 대한 강렬한 이미지로 인해 소설 발간 이후 현재까지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수 많은 장르의 소재로 등장해 오고 있다.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왼쪽부터)오랜 시간 하고 싶었던 작품 중 하나로 을 꼽아 왔다는 왕용범 연출은 "5년 전부터 구체적으로 작품을 구상했다"며 "상처받은 괴물이 복수를 하고 북극에서 박사와 재회한다는 줄기만 소설과 같을 뿐 나머지는 좀 더 새로운 이야기"라며 소설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프랑켄슈타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민을 품고 있었는지에 더욱 집중 한 작품이다. 굉장히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자기 자신을 많이 돌아보며 극중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왕 연출이 "정말 프랑켄슈타인을 닮았다"고 극찬한 음악은 등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해 온 이성준이 지난 6개월 간의 노력으로 탄생시켰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 말까지 작업하며 두통이 끊이지 않았다는 이 작곡가는 "특정 장르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각 장면과 드라마에 맞는 음악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유준상은 "처음에 악보를 받아 들고 샵과 플랫이 7개씩 나오고 박자도 갑자기 바뀌는 걸 보면서 만만치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모습이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 역을 맡은 이건명, 유준상, 류정한(위)1인 2역을 맡아 앙리와 괴물로 변신할 박은태, 한지상(아래)철학, 과학, 의학을 아우르는 천재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 역에는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등 세 명의 배우가 활약할 예정이다. "2009년 를 할 때부터 왕용범 연출이 나중에 을 같이 하자고 했는데 드디어 공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는 유준상은 "대본 리딩을 하면서 울었을 정도로 나도 생각하지 못한 에너지가 나오는, 내 안에 있는 어떤 것을 새롭게 꺼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더했다. 유준상이 "같이 노래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가리킨 박은태, 한지상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충실한 조력자 앙리 뒤프레와 박사가 탄생시킨 괴물 등 1인 2역을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지난해 여름 을 끝으로 반 년 간의 휴식기를 가진 박은태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뮤지컬이 나올 수 있구나, 하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어렵지만 훌륭한 작품"으로 을 설명했다. 빅터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여인 엘렌(서지영)과 빅터의 약혼녀 줄리아(리사)박은태와 함께 앙리 뒤프레와 괴물, 두 가지 캐릭터로 변신할 한지상은 "괴물로서의 존재, 울분을 토하고 뭔가를 증명하고 싶어하는 갈등 등 굉장히 철학적인 드라마가 있는 작품으로, 빅터와 앙리가 주고 받는 호흡들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등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였던 그는 "내 고음에 대해 과대평가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성재 음악감독이 제시한 음역을 소화 못해서 냉정히 말해 키를 조절할 예정으로 음역 보다는 전체적인 호흡들, 드라마에 더욱 집중해서 표현할 것"으로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말하기도 했다. 빅터의 약혼녀 줄리아 역에 리사와 안시하, 빅터의 어린시절 비밀을 알며 언제나 그를 두려워하는 엘렌 역에 서지영과 안유진을 만날 수 있다. 빅터의 괴이한 행동에 불만을 가진 줄리아의 아버지 슈테판 역은 이희정이, 프랑켄슈타인 가문의 집사로 빅터를 보살피는 룽게 역은 김대종이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 서병구 안무가,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한정임 의상디자이너 등이 참여해 2년 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창작 뮤지컬 은 오는 3월 1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1.21 / 조회 23,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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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주연 <프랑켄슈타인> 내년 3월 공연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이 주요 배역 캐스팅을 발표하고 내년 3월 공연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게 된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를 시대 배경으로 '신이 되려고 했던 인간,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 등 두 남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 철학, 의학, 과학을 아우르는 천재이자 강한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사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는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이 트리플 캐스팅 되었다. 왕용범 연출은 유준상에 대해 "고급스럽고 순발력이 매우 뛰어난 배우로 순간적인 광기나 에너지가 누구보다 잘 표현되는 배우"라고 평했으며 류정한에 대해 "품위 있는, 가장 프랑켄슈타인의 아우라를 가진 느낌"이라 설명했다. 또한 "겉모습은 미소년같지만 그 안에 눈물을 감추고 있는 느낌이라 프랑켄슈타인의 외로움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이건명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의 유준상, 이건명(윗줄)앙리 뒤프레 역의 박은태, 한지상(아랫줄)빅터의 든든한 조력자인 앙리 뒤프레 역에는 박은태와 한지상이 낙점되었다. 또한 빅터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걱정해 주는 사랑스러운 연인 줄리아 역에는 리사와 안시하가 나설 예정이며, 프랑켄슈타인 가문의 비밀을 간직한 여인 엘렌 역으로 서지영과 안유진, 줄리아의 아버지 슈테판 역의 이희정, 빅터를 보살피는 충직한 집사 역의 김대종도 만나볼 수 있다. 충무아트홀 개관 10년을 기념하여 자체 제작으로 국내 초연 예정인 뮤지컬 은 등의 연출을 맡았던 왕용범이 쓰고 연출하며, 등의 작품을 보여 온 이성준이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는다. 박진감 넘치는 구성으로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선사할 것이라 예고하는 은 내년 3월 충무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으며 오는 19일부터 온라인 예매를 시작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충무아트홀 제공
2013.12.17 / 조회 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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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캐릭터? 상처를 가진 우리 모두가 콰지모도! <노트르담 드 파리> 윤형렬과의 만남
‘1482년, 노트르담 대성당 배경의 욕망과 사랑의 이야기’, 뮤지컬 의 공연을 약 한달 여 앞두고 명작의 감흥을 미리 느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2일 블루스퀘어 내 드레스서클에서 열린 뮤지컬 DVD 상영회에서는 1998년 파리에서 초연한 의 영상을 함께 감상하고, 특별히 국내 초연부터 올해 무대까지 콰지모도 역으로 서는 윤형렬 배우와의 만남까지 준비되어 있어 참가 신청 댓글이 650여 개에 달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퇴근 후 설레는 마음과 같이 온 이들까지 약 40여 명의 참가자들은 클로즈업 된 화면으로 더욱 가까이, 그리고 웅장하게 만나는 원작 에 집중하면서도, 이후 윤형렬이 등장할 땐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 드레스서클의 분위기를 후끈 달궈 놓았다. 9월 27일 개막을 앞두고 한창 연습 중인 윤형렬은 이날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습을 하고 달려온 상태. 계속되는 연습에 눈이 붉게 충혈되었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 멋진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까지 마치고 온 그와 팬들의 대화는 시종 일관 화기애애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콰지모도 있지 않나요? “콰지모도가 절름발이에 꼽추고 일그러진 얼굴이라 보통 사람들하고는 거리감이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 마음 속에 모두 콰지모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느끼는 열등감, 소외감, 나만 왜 그럴까, 하는 것들 있잖아요. 내가 느끼는 이러한 것들을 관객들과 같이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초연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콰지모도로 서는 윤형렬은 여전히 ‘관객과의 공감’에 온 마음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음악이 나오기만 해도 저절로 움직여져서 웨인 폭스 연출이 굉장히 대견해 했다”고 웃는 그는, “새롭게 가사를 외우지 않아도 돼서 편하긴 하지만 초연의 성공이 큰 산이 되기도 한다”며 또 다른 중압감을 털어 놓기도 했다. “초연을 2007년부터 했는데 잘 되어서 어찌 보면 제게 또 하나의 그림자 같은 부담이 있어요. 그 동안 나이도 들고 경력도 쌓였으니 그 전과 다르게 표현해 보려고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큰 웃음이 빵빵 터지는 순간들도 속속 발생했으니, 그건 바로 “윤형렬은 어렸을 때부터 팬클럽이 있었다고 하던데 맡는 역은 콰지모도, 시드니 등 외면 받았던 사람이 자신에게 작은 관심을 베풀어 준 여인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캐릭터라 공감이 안되지 않는가?” 였다. “일단 크게 웃으세요. (웃음) 정말 콰지모도와 시드니가 닮았어요. 제 마음 속에선 둘이 거의 동료에요. 배우 형들이 저보고 언제까지 호구 캐릭터만 할 거냐며. (웃음) 팬클럽이 일찍부터 있었어도 오랜 꿈인 가수가 되기에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고 힘들었던 적이 많았고 그런 것들이 한이 되어서 콰지모도 캐릭터를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었어요.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날 싫어하고, 내가 싫은 사람이 날 좋아하고. 관객들도 그런 부분들에 공감을 하셔서 공연을 보러 오시는 것 같아요.” 콰지모도, 절규만이 그의 것 윤형렬이 선사했던 콰지모도의 매력 중 하나는 굵고 절실한 보이스. 모두가 굵은 저음이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의외로 고음 노래가 많다는 것이 윤형렬의 이야기다. “소리 자체를 아래로 내려서 굵게 긁어서 내기도 해요. 원작자가 콰지모도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남자라 땅 끝에서 나오는 목소리로 노래해 달라고 했어요. 구부정한 차림이라 후두가 눌릴 수 밖에 없어 노래하기가 힘든데, 대신 말 수를 줄이거나 술을 줄이면서 목관리를 해요.” 윤형렬은 ‘불공평한 이 세상’을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기도 했다. 콰지모도의 캐릭터가 드러나는 그의 노래이기도 해서 정신적인 중압감이 크다고. 반대로 물리적으로 힘이 드는 넘버는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라고 하니, 관객들은 끝까지 마음과 귀를 모아 그의 열창을 안 지켜볼 수가 없다. “2시간 30분 동안 공연을 한 후라 체력은 이미 고갈 상태인데 그 노래를 절규하며 부를 때 소리가 갈라진다면, 그간 다른 많은 배우분들이 하신 노고가 나의 실수로 날아가거나 감동이 반감될까 부담이 굉장히 커요.” 쉼 없는 질문과 대답이 오가며 그가 힘주어 말한 것은 “어디에서 무엇을 봐도 감동인 작품이 ‘노담’이다”였다. “자리가, 물론 가운데 앞에서 조금 뒤쪽이 가장 좋겠죠. (웃음) 그렇지만 이 작품은 앞에서 보면 배우들의 표정 연기를 보는 재미가, 뒤에서 보면 댄서들의 군무와 조명 등을 보는 재미가 있어 어디에서 봐도 재밌게 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에서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향해 가지 말라고 붙잡으려는 절규와 슬픔, 하늘로 올라가는 댄서들이 소름 돋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워요, 꼭 놓치지 마세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09.04 / 조회 26,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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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예술감독 웨인 폭스 "흔들림 없는 완성도 보여줄 것"
한국 무대엔 언제나 그가 있었다. 2005년, 2006년, 그리고 2012년 내한 공연을 비롯 2007년 첫 선을 보인 라이선스 공연도 오디션부터 진두지휘했다. 몸 잘 쓰는 배우이자 안무가 출신으로 TV, 뮤지컬 연출 및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웨인 폭스(Wayne Fowkes)가 올해에도 한국을 찾았다. “골목에 있는 작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로 라이선스 공연을 포함, 한국과 연이 깊은 그는, 올해 두 번째 라이선스 프로덕션으로 올라가는 의 예술감독으로서 “흔들림 없는 완성도”를 이야기 했다. 격식과 일탈, 두 모습의 한국이번 내한엔 가족들이 함께 했다고 들었다. 부인, 열 다섯 살 아들과 함께 왔다. 아들이 혼자 작곡, 연주하고 노래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한국 음악을 많이 접했으면 좋겠다. 한국인들이 프랑스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아들은 그간 영어, 불어로 된 음악을 들어왔고, 이제 한국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공통점들을 찾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기회가 있어야 질문도 많이 하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어떤 나라로 느끼고 있는가. 처음에 왔을 땐 굉장히 차가운 나라라고 생각했다. 날씨도 추웠고 바빠서 일만 하다 갔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문부터 사람들도 소개 받고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적응하게 되었다. 오스트리아로 날 보러 오는 한국 친구들도 생겼고, 한국에 자주 가는 단골 맛집도 있다. 아시아에서는 서양인들에게 이국적인 면을 기대하는 것이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모습이 좋았다. 또 한국은 두 가지 모습이 있는 것 같다. 문화적 정서로 인해 굉장히 격식을 차리면서 경직된 모습이 있는 반면, 주말 이태원 같은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짧은 치마와 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 등에서 뭔가 일탈을 하고 싶어하는 느낌도 받았다.한국의 정서를 알기 전과 후의 공연 작업이 다를 것 같다. 문화 배경이 어떤지 몰랐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에서 플뢰르가 약혼자인 페뷔스의 무릎에 앉는 장면이 있는데, 첫 라이선스 공연 연습을 할 때 그 장면에서 여배우들이 굉장히 부끄러워했다. 난 굉장히 직접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인데, 어찌 보면 건조하고 직선적이라 악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기분 나빠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들을 만났을 때 접근 방법이 중요한 것 같다. 연출할 때 가장 먼저 배우 자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 그래야 나 역시 자신감 있게 같이 작업할 수 있다. 배우들의 개성, 자신감을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의 문학성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정말 중요한 건,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진솔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배우들마다 개인적으로 캐릭터를 받아들여야 한다. 저마다 인생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인물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를 것이다. 그렇게 같은 캐릭터라 해도 배우들마다 자신들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을 꺼내주는 게 중요하다. 2007년 한국 라이선스 초연을 비롯, 공연에서도 오디션을 통해 신인 배우를 주역으로 뽑았다. 처음 한국에서 를 공연할 때는 음악이 좀 알려졌을지 몰라도, 어떤 내용의 어떤 작품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다행히도 당시 한국 프로듀서도 이미 알려진 사람들의 이름을 이용하지 말고 잠재력이 있는 사람을 뽑자고 동의했었다. 지금은 유명 배우가 되었지만, 프랑스에서도 초연 전까지 콰지모도 역의 가루(Garou)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어떤 특정 배우가 아니라 자체가 스타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스타가 공연을 알리는 게 아니라 공연이 스타를 만들어서 사람을 알리게 하는 것이다. 지금 시대에는 마케팅과 홍보가 중요하고 배우들의 인지도 역시 한국에서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 했을 때처럼 위험을 감안하고 도전하는 게 불가능해졌지만, 이번 프로덕션에서도 분명히 모든 배우들이 오디션을 봐서 합격해야만 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 아무리 스타가 출연한다 한들 예전 와 같이 좋은 작품 수준을 유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건, 불행히도 지금 인터넷이 활성화된 세상에 살고 있고, 특히 한국에서는 블로거들의 한 마디로 공연이 흥행과 실패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판단력을 좌지우지하고, 어떤 배우가 나오는 무슨 요일 공연은 안 좋다, 는 식의 이야기는 마치 사회에서 누구 하나 따돌리면서 매장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 한쪽으로 의견이 쏠리고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건 좋지 않다. 어떤 것이든 양면성이 있고, 공연 발전을 위한 건의사항이나 ‘이런 건 어떨까’ 하는 식의 의견도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처음 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어떤가? 홍광호는 성숙함도 느껴졌고 강약 조절도 가능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장악력도 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윤공주는 보내 준 영상으로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 알돈자 역을 하는 영상이었는데 빛나는 모습에 전율이 일었고 큰 존재감을 느꼈다. 에스메랄다가 무척 힘든 역인데 앞으로의 작업이 기대된다. 음악, 안무, 캐릭터, 저마다 만끽하길상징성을 띈 웅장한 무대가 등장한다. 를 처음 하게 되었을 때 이 작품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어떤것을 보게 될 지 상상을 못했는데, 막이 오르고 공연을 만나자마자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실제 내가 노트르담 성당에 와 있는 느낌, 어떤 영혼이 담긴 상징적인 곳으로 왜 원작자들이 그 작품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장면별로 무대가 바뀌는 작품이 아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무대 위에 서 있으면 계속 장소가 이뤄진다. 역동적인 아크로바틱을 바탕으로 한 군무도 인상적이다. 안무가는 따로 있지만, 그간의 작품 중 가장 훌륭한 안무를 가진 작품이 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매 장면마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지 알고 안무를 해야 한다. 댄서들도 배우나 가수들 만큼 본인의 기승전결을 알고 끌고 나가야 한다. 의도가 빠지고 동작만 하는 안무는 속 빈 강정이 된다. 뮤지컬은 편히 즐기는 ‘쇼’이기도 하다. 도 ‘쇼’라고 수식할 수 있을까? 모든 작품은 관객들에게 저마다 주는 기운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심각한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라도 신선하게 하루하루를 살기 위해선 때론 세상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한쪽으로 너무 파고들면 일상이 경직되지 않을까. ‘즐겨라’, ‘만끽하라’ 하는 말에 담긴 뜻은 어마어마하다. 그런 의미로 를 즐기라고 말하는 건 희희낙락 웃는 게 아니라 무대 위 인물이 되어서 그 인물의 여정을 따라 즐겨달라는 뜻이다. ‘만끽하라’는 단어를 더 쓰고 싶은데, 공연장에 나설 때 누구는 행복할 수도, 누구는 슬픈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어떤 감정이든 만끽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사람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면 좋겠다. 처음 한국에 왔던 2005년과 비교해 지금 한국 뮤지컬은 어떤 변화가 있나. 너무나 수준이 높아졌다. 하지만 공연을 신나고 재미있게만 만드는 게 아니라, 원래 작품의 색을 잃어버리면 절대 안 된다는 걸 말하고 싶다. 본연의 색, 본래의 매력이 언제나 설득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3.08.26 / 조회 16,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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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리, <노트르담 드 파리> ‘그랭구와르’ 역 합류
뮤지컬 에 마이클 리가 시인 ‘그랭구와르’ 역으로 캐스팅됐다.
‘그랭구와르’는 극 중 시인이자 관객과 극 사이를 오가는 이야기 해설자로 ‘대성당들의 시대’ 등 대표곡으로 사랑 받는 캐릭터. 록밴드 부활의 보컬 정동하와 뮤지컬 배우 전동석이 이미 캐스팅된 바 있다. 마이클 리는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배우로 국내에서는 으로 두터운 팬 층을 확보했다.
지난 2009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어 공연으로 돌아오는 는 이번 공연에서 홍광호, 윤형렬, 바다, 윤공주, 마이클 리, 정동하, 전동석, 문종원, 민영기, 최민철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는 오는 9월 27일부터 11월 17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13.07.29 / 조회 15,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