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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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리뷰] 마음이 끄덕여지는 한국 창작 뮤지컬. 역시 뮤지컬 ‘빨래’다
소극장을 가득 채우는 개성 넘치는 넘버들 극 중에서 필리핀 세부에서 온 외국인 불법 체류 노동자 ‘마이클’은 힙합과 알앤비 발라드풍의 ‘나 한국말 다 알아’라는 넘버를 노래한다. 대극장 뮤지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힙합 풍의 넘버로 관객들은 흥이 난다. 극장에선 힙합 공연장에서나 벌어지는 주고받기식의 함성과 가사가 펼쳐진다. 배우도 관객들의 호응에 더 흥이 나고 관객들도 마이크를 건네는 배우의 동작에 호응하며 극장의 열기가 달아오른다. 사실 ‘마이클’은 뮤지컬 ‘빨래’에서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지만, 극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관객들은 ‘마이클’의 서툰 한국말로 벌어지는 다소 엉뚱한 대사에 깔깔거리며 웃는다. 자칫 생뚱맞아질 수 있었던 힙합 스타일의 넘버는 ‘마이클’이 부름으로써 오히려 분위기를 반전시켜 재미를 느끼게 한다. 2부 전반부에 제일서점 사장 ‘빵’이 부르는 ‘책 속에 길이 있네’라는 넘버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준다. 이 개성 넘치는 넘버는 인터미션 이후에 관객들이 다시 극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 속에 길이 있네’는 트로트 풍의 멜로디에 록 요소가 가미된 반주로 작곡됐다. 이 역시 다른 뮤지컬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스타일의 넘버다. 극에서 유일하게 트로트 창법으로 불리는 이 넘버는 나이 들고 탐욕스러운 ‘빵’ 사장의 배역과 잘 어울려 어색하지 않다. ‘빵’ 사장 주변의 두 명의 직원들은 무대에서 작가의 사인회가 벌어지는 동안 과장된 액션과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춤을 춘다. 사인회에 참여하지 못한 관객들은 직원들 덕에 지루함을 잊고 신나는 박수로 호응해준다. 관객은 마치 자신이 제일서점에 정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트로트가 대중가요의 장르인 만큼 2절에서는 1절에서의 가사가 반복된다. 작품은 이를 듣는 관객들이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직원들의 코러스를 추가했다. 이는 노래를 더 풍성하게 하며 장난스러운 가사는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주인 할매’의 딸 ‘둘이’가 아플 때 나오는 링크 음악은 흔히 드라마에서 급진적인 전개가 이루어질 때 나올법하다. 뮤지컬 ‘빨래’는 이 부분도 극의 전체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극의 전개의 지루함을 극복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활용한다. 소극장 뮤지컬에서는 반주 세션을 크게 둘 수가 없어 보통 최소한으로 악기를 편성한다. 이로 인해 조금 초라하거나 듬성듬성한 사운드가 날 수 있는데 뮤지컬 ‘빨래’는 이를 가장 잘 극복한 작품이다. 뮤지컬 ‘빨래’는 기타, 드럼, 피아노를 주로 사용하는 최소의 반주 세션을 극복하기 위해 합창의 하모니제이션을 탄탄하게 하여 좁은 공간에서 큰 규모의 사운드를 낸다. 어느 대극장의 뮤지컬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라 놀랍다. 다른 극에서는 볼 수 없는 넘버들로 가득 찬 뮤지컬 ‘빨래’는 관객들에게 극 전체의 전문성을 낮춰 보이는 악효과가 아닌 전개감과 긴장감을 선물해준다.10년이 지나도 공감하게 되는 유통기한 없는 소시민의 이야기 뮤지컬 ‘빨래’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의 이야기가 있다. 작품은 10년 전에 초연돼 작품 배경에 요즘에는 많이 사라진 달동네가 등장한다. 현실보다는 과거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이건 그냥 우리 이야기이다. 너무 바쁜 마음에 앞만 보고 사느라 놓쳐버리게 되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10년 전과 비교해 시대가 바뀐 만큼 한때 개작을 고려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직장을 잃을 수 있는 불안한 노동시장 등의 문제가 아직도 여전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고수하기로 했다고 한다. 실제로 아직 우리가 사회에서 겪고 있는 일들이 뮤지컬 ‘빨래’에서 펼쳐진다. 제일서점의 ‘지숙’은 직장에서 부당해고를 당하고, 이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한 ‘나영’은 부당인사정리를 당한다. ‘나영’은 극 초반에 직장에서 손쉽게 당하나 고발할 수 없는 성추행에 대해서도 노래한다. 몽골에서 온 불법 체류 노동자 ‘솔롱고’도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주인이 방을 빼라고 하면 빼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 모두 '갑'에 대해 찍소리도 못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을 나타낸다. 관객들은 아직도 만연한 사회의 부조리함이 나타나는 이러한 장면들 속에서 법의 무기력함과 슬픈 공감을 느낀다.뮤지컬 ‘빨래’의 무대에는 구질구질한 잡화와 함께 봉지쌀을 파는 슈퍼, 삼겹살과 소주를 파는 선술집이 등장하고 전봇대에는 빛바래고 찢긴 전단들이 붙어 있다. 오물세 5,000원을 두고 주민들이 다투고, 출·퇴근길 달동네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는 마을버스는 늘 만원이다. 이런 공간에서 공장 사장 아저씨와 슈퍼 가게 주인아저씨는 중국의 저렴한 인력비를 끌어 쓰는 현실 때문에 실직하게 되는 우리나라 소시민의 실태를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에도 변하지 않는 공감의 이야기는 가사에도 잘 나타난다. 한번 부당함을 따졌다고 파주로 인사정리를 당하게 된 ‘나영’은 ‘참는 게 지겹지도 않니!!’라는 울림의 목소리로 울부짖는다. 동시에 무대 전체가 암전되고 다른 장면이 시작되는데 이 대사로 관객의 분노의 마음이 각성하게 된다. 뮤지컬 ‘빨래’에는 외국인 불법 체류 노동자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거친 언행과 폭력도 잘 드러난다. ‘솔롱고’가 ‘나영’과 함께 부르는 넘버 ‘아프고 눈물 나는 사람’에서 ‘우리도 때리면 아프고 슬프면 눈물 나는 사람인데 참다 보면 나도 사람이란 사실을 잊어요’라는 가사가나온다. 외국인 노동자의 월급을 떼어 먹고 그들을 막 대하는 악덕 공장 사장들을 향한 원망이 생생하다. 극의 ‘절정’에 해당하는 이 부분에서 ‘나영’ 역시 ‘솔롱고’와 같은 가사로 어딜 가도 마찬가지란 생각에 참았다고 울부짖는다. 관객들은 ‘솔롱고’와 ‘나영’의 가사에 공감하고 아직도 변하지 않은 현실에 눈물을 흘린다. 극의 후반에서 작품은 빨랫감처럼 보잘것없는 하루가 힘들더라도 힘을 내자고 이야기한다. 스토리상의 역할들뿐 아니라 관객들도 덩달아 힘내고 싶어진다.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 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라고 노래하는 뮤지컬 ‘빨래’는 옥상에서 얌전히 말라가는 빨래가 받는 볕처럼 따뜻하다. 배우의 역량과 연기가 잘 어우러진 넘버들 첫 대본에서 추가된 넘버 ‘한 걸음 두 걸음’은 인사정리를 당한 ‘나영’이 술에 취해 집에 혼자 돌아오면서 부르는 노래다. 서울에서 혼자 살아내야 하는 이방인의 외로움을 잘 나타낸다. ‘오늘같은 날엔 우리 엄마 물김치 집 앞에 놓여 있었음 좋겠다’라는 대목에서 ‘나영’ 역을 맡은 배우 강연정은 애잔한 연기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계속 반복되는 가사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드니’를 처음엔 읊조리는 듯하다가 나중엔 울부짖는 그녀의 목소리에 ‘나영’의 감정을 느끼고 관객들은 공감하고 안타까워한다. ‘나영’은 강원도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혼자 살아간 지 5년이 되는 27살의 아가씨이다. 3곳의 직장을 옮기면서 단칸방에 월세를 주며 힘든 일이 있어도 그래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배우 강연정은 무엇 하나 과하지도 않게, 부족하지도 않게 표현했다. 배우 강연정이 연기하는 나영의 모습을 보면 실제 ‘나영’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다. 그녀는 ‘나영’이라는 역에 겉모습뿐만 아니라 가창력과 연기 또한 잘 어울렸다. ‘나영’과 ‘솔롱고’가 듀엣으로 부르는 넘버 ‘아프고 눈물 나는 사람’에서도 분노와 눈물이 섞인 목소리로 배우 ‘홍광호’의 목소리와 잘 어우러졌다. 노래에 두 가지 감정이 잘 느껴져서 관객의 가슴도 눈물과 분노로 넘실거리며 춤을 췄다. 문소현 관객리뷰가 newstage@hanmail.net
2016.07.19 / 조회 8,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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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주말] 볼 만한 뮤지컬… 돌아온 '비스티' 외
‘비스티’…7월 1~10일 DCF대명문화공장 1관
‘리틀잭’…7월 31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
‘마이 버킷리스트’…7월 3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뮤지컬 ‘마이 버킷리스트’의 한 장면(사진=벨라뮤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호스트바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비스티’가 앙코르 공연을 올린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한 ‘리틀잭’은 이달 말까지, ‘슈퍼스타K’ 출신의 박승환·유승우가 열연한 ‘마이 버킷리스트’는 이번주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비스티’…7월 10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 2014년 ‘비스티 보이즈’라는 제목으로 공연한 작품. 청담동 호스트바 개츠비에서 일하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로 선정된 후 리딩 공연과 본 공연을 거치며 업그레이드된 무대로 돌아왔다. 배우 김종구, 정동화, 정민, 주종혁, 이규형 등이 출연한다.△‘리틀잭’…7월 31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 황순원의 ‘소나기’를 바탕으로 순수하고 애틋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196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4인조 밴드가 어쿠스틱, 팝발라드, 블루스, 하드락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콘서트 같은 공연을 선보인다. 남녀 주인공은 기타와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몰입도를 높인다.뮤지컬 ‘리틀잭’의 한 장면(사진=HJ컬쳐).△‘마이 버킷 리스트’…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감성로커 양아치 ‘강구’와 외유내강 시한부 ‘해기’의 좌충우돌 버킷리스트 수행기를 담은 작품. 두 사람을 통해 방황하는 청춘을 위로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깊은 감동을 전한다. 슈퍼스타 K5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박시환과 슈퍼스타K4 Top6에 오른 유승우를 비롯해 김현진, 임병근, 김지휘, 신혜 손유동 등이 함께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7.02 / 조회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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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분석과 평론이 가능한 창작 뮤지컬 ‘빨래’
자세히 보아야 한다. 느리게 보아야 한다. 다르게 볼 수 있다. 뮤지컬 ‘빨래’ 너도 그렇다. 뮤지컬 빨래 다르게 보기 여성이 주체적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근, 현대기에 시대의 흐름이 남성중심주의적으로 흘러간 영향에서 인지 남성을 대두시킨 작품이 주를 이루는 것이 많다. 기껏해야 헨릭 입센의 희곡 인형의집이나 브레히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사천의 선인과 같은 작품이 여성을 중심으로 내세운 작품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조차도 신장되어야 할 여성의 권리에 대해 논하는데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최근 십여 년 간 발표된 우리의 창작 뮤지컬이 그 공식을 깨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우리의 설화인 평강공주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아카펠라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나 첫사랑을 찾겠다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바로 그 선두에 있는 작품들이다. 그리고 최근 일본에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일본 배우들에 의해 공연된 한국의 창작뮤지컬 ‘빨래’는 금의환향하여 현재 대학로에서 활발히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서울 살이, 빨래, 여자들. 그저 그런 이야기로 시작된 뮤지컬 ‘빨래’ 청춘으로 대변되는 20대 여성 나영, 중년으로 대변되는 돌아온 싱글녀 희정 엄마, 장애가 있는 딸을 돌보며 사는 노년의 여성 주인 할매가 ‘서울 살이의 팍팍함’에 대해 노래한다. 사실 드라마 속에서 이 세 여성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한 집에 산다는 설정 이외에는 얽힌 인간사나 갈등이 전혀 없다. 각자가 몸담고 있는 방 한 칸에서 각자의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들이 겪는 각자의 시련은 옴니버스 식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이들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은 ‘빨래’ 다. 빨래터에서 아낙들이 만나 삶의 애환을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 세 여자는 빨래를 하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집마다 널린 빨래를 보면 그 집 사정을 대충 알 수 있다는 주인 할매의 말이 이 모든 모습을 함축하는 단면이다. 휴일이면 빨래를 하는 나영은 혼자 사는 싱글녀답게 빨래의 가짓수가 소박하고, 희정 엄마가 주인 할매의 아픈 딸 두리의 장애에 대해 눈치를 채게 된 것도 유난히 많은 기저귀 빨래가 널린 빨랫줄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라는 점이 주인 할매의 말을 뒷받침한다.뮤지컬 ‘빨래’ 그리고 세 여자 이야기 혹자는 솔롱고와 나영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이 작품을 논하고 혹자는 가지지 못하고 약한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를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는 작품이라고 뮤지컬 ‘빨래’에 대해 언급한다. 그런데 이 작품은 명백히 ‘세 여자 이야기’라는 부재를 붙여주고 싶다. 만일 이 작품의 주축이 되는 나영, 희정 엄마, 주인 할매의 캐릭터를 모두 남성이었다면 어땠을까? 이야기의 큰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드라마 전개는 가능했을 것이다. 주인 할매를 주인 할배로 바꾸고 희정 엄마를 희정 아범으로 바꾸고 나영을 청년으로 바꾸어도 나름의 애환과 삶의 모습에 대해 조명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인물을 모두 여성으로 등장시켜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는 점은 창작자의 강한 메시지가 담긴 부분이라 할 만다. 커다란 이유 없이 사회에서 차별당하고 약자취급 받는 여성들의 모습을 여성특유의 수다스러움들로 풀어나가고자 한 것이다. 나영이 회사에서 성희롱을 당하고 서점에서 오랜 기간 일한 지숙이 부당해고를 당하는 장면은 이러한 부분의 단면이라 할 수 있다.이 배우 참, 괜찮지 말입니다! 배우 배두훈 세 여성의 인생사에 초점을 맞추고 이 작품을 바라볼 때 나영의 인생에 어느 날 들어온 마음씨 착한 몽골 청년 솔롱고는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살랑 바람 같은 인물로 역할을 할 때 가장 적절한 균형감이 나온다고 본다. 만일 솔롱고가 작품 내에서 미친 존재감으로 등장했다면 어땠을까? 2016년 봄 다시금 막이 오른 뮤지컬 ‘빨래’에서는 잊을 만하면 등장해 어설픈 발음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솔롱고로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솔롱고 역할을 맡은 배우 배두훈은 나영을 향한 해바라기식 사랑과 외국인의 신분으로 이리저리 쫓기고, 홀대를 견디며 서울 살이를 견뎌낸다. 그는 솔롱고 역할을 통해 연민 한 스푼, 설렘 한 스푼, 멋있음 한 스푼을 적절히 조합해 늘 마셔서 익숙한 맛이지만 매일 마시게 되는 믹스커피 같은 매력을 펼쳤다. 작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돋보이는 연기와 노래를 보여준 솔롱고 배두훈의 차기작이 기대된다. 사진출처_씨에이치수박 제공 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5.09 / 조회 5,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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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 홍광호의 신도가 되었는가?' 뮤지컬 <빨래> 은혜 체험기
뮤지컬 는 종교다. 100번 이상은 봐야 마니아로 인정받는다는데, 그건 이미 일개 공연에 대한 충성도 수준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2005년부터 10년 넘게 꾸준히 신도 수를 불려온 이 종교의 이름으로 ‘솔롱교’는 어떨까. 교주에 따라 분파가 나뉜다. 필자는 ‘홍광신도’다. 이 글은 리뷰가 아니다. 중립성은 찾아보기 힘든, 홍광호 교주를 향한 맹목적 찬양문이다. “서울살이에 지친 시민들이여 모두 나에게 오라. 내가 너희를 힐링하리라.” 인간의 성대가 아닌 것으로 의심되는 홍광호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홍광신도가 되었다. 뜨거운 신앙심은 레베카에 대한 댄버스 부인의 집착에 비견할 만하다. 7년 만에 신도들 곁으로 돌아온 홍교주는 예전보다 더 강력해진 몇 가지 기적을 보여줬다. 지난 16일 1층 F열 18번 좌석에서 목격한 놀라운 기적들을 여기 복기한다. 1. 패완얼의 기적 그가 친히 공장잠바를 걸쳐 입으시니 후줄근한 잠바가 오버핏 블루종으로 변해 빛을 발하더라. 무리가 이를 보고 심히 기이히 여기더니 (1장 1절 ‘서울살이 몇 핸가요’)솔롱고의 출근복은 왼쪽 가슴팍에 공장이름 ‘㈜ 수박안전유통’이 자수 놓여진 칙칙한 녹차라떼색 점퍼다. 어깨선은 축 늘어지고 허리라인은 펑퍼짐한 이 의상이 홍광호에게 입혀지면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의 기적이 일어난다. 남성 패션지에서 그를 묘사했다면 ‘2015 F/W 캘빈클라인 쇼를 연상시키는 핏감의 연청색 슬림스트레이트진과 빈티지한 감성의 오버핏 블루종을 믹스매치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을 것이다. 영국물 좀 먹고 오더니 더 매끈해진 피부가 패션에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특유의 찰랑거리는 직모는 그만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막히게 핏을 살린 강동율 의상 디자이너의 공도 크다 할 수 있겠다. 2. 순간이동의 기적 서점 직원이 무리에게 이르되 “홍광호의 이름으로 너희에게 명하노니, 사인 받을 자는 줄을 서라.”그 즉시 1열 무리가 사라져 무대 위에 나타났더라. (2장 1절 ‘책 속에 길이 있네’) 2막은 서점에서 개최하는 ‘작가 팬 사인회’ 장면으로 시작한다. 솔롱고 역의 배우가 잠시 다른 분장을 하고 나와 유명작가를 연기하며 실제로 관객들에게 사인을 해 준다. ‘빵’역의 배우가 부르는 노래가 그칠 때까지 싸인 받을 수 있는 인원은 서른 명 남짓. 솔롱고 역이 누구냐에 따라 싸인 경쟁도 치열해진다. 베스트셀러 ‘지킬 앤 하이타이’의 저자 홍광호가 선글라스에 은갈치 양복, 그리고 빨간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등장하자 1열 관객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윽고 ‘줄 서세요’란 대사가 떨어지기 무섭게 1열 전체와 2열 바깥쪽에 앉은 관객들이 순간이동의 기적을 일으켜 무대 위에 서 있었다. 한 발 늦게 몸을 날린 서너 명은 시무룩해져 자리로 되돌아갔다. 팬 사인회 씬은 매 공연마다 있지만 이 정도로 빠른 관객들의 몸놀림은 무대에 ‘홍광호’가 있기에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날 줄 선 관객 서른 명 중 마지막 세 명은 시간관계상 사인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홍광호가 기습포옹으로 아쉬움을 달래주자 서운한 기색은 금세 사라지는 눈치였다. 서울살이에 많이 지친 사람이라면 기필코 1열 티켓을 예매해 그의 사인 혹은 포옹을 받길 권한다. ▲홍교주 사인 획득에 성공한 홍광신도들. 은혜 충만한 얼굴을 가려 아쉬움이 남는다. 3. 음향효과의 기적 홍교주께서 마이크를 달고 노래하셨으나, 그의 성량이 스피커 음량을 압도하니, 육성이 더 크게 들리더라. (2장 4절 ‘아프고 눈물 나는 사람')홍광호의 음색에는 묘한 광택이 있다. 좌우 성대가 잘 맞물려 깨끗한 미성을 내는 뮤지컬 배우는 많다. 하지만 홍광호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다는 ‘리리코 스핀토’다. 섬세하고 서정적으로 노래하는 ‘리리코’와 소리를 힘차게 뻗어 관객들의 심장을 때리는 ‘스핀토’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그만의 빛나는 목소리를 만든다. 그 광택 덕분에 ‘서울살이 몇 핸가요 리프라이즈”의 후렴구와 같은 합창파트도 한층 고급스럽게 들렸다. 또 소극장의 범위를 뛰어넘는 성량 때문에 간혹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목소리보다 그의 육성이 더 크게 들리는 기현상도 종종 경험했다.4. 치유의 기적 그 때 무리 중 하나가 나아와 기뻐 외치되 “보소서 교주님, 펑펑 울고 웃다가 화병과 안구건조증이 깨끗이 나았습니다.”(커튼콜)펑펑 울고, 실컷 웃고. 감정의 표출은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마음 속 상처도 공연을 보다가 그 실체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 맞아. 나도 저런 상황에서 힘들었었지.” 공연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케케묵은 상처까지 끌어내곤 한다. 그렇게 마주한 상처 앞에서 관객은 울고 웃으며 스스로를 치유한다. 극에 몰입할수록 자신의 내면에 몰입하게 되는 셈이다. 홍광호는 섬세한 연기와 노래로 관객들이 극에 몰입하게 만드는 데에 능수능란하다. 그래서 그의 공연을 볼 때면 유독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경험케 되고, 공연장을 나설 때 뒷맛이 개운하다. 커튼콜이 끝나고 좁은 객석 비상구를 빠져나가기 위해 줄 선 관객들 사이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얘, 나 이런 건 줄 모르고 왔는데 계속 펑펑 울었잖아.” 아직 손에 휴지뭉치를 들고 있는 그녀의 목소리가 유난히 가뿐하게 들렸다. 아마 이번 공연에서도 홍광신도가 한 명 더 늘어난 듯 하다. 글: 김대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사진: 씨에이치수박 제공
2016.03.21 / 조회 20,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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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호, 뮤지컬 ‘빨래’ 티켓 오픈 2분 만에 ‘전석 매진’ 기록
뮤지컬 ‘빨래’로 대학로 소극장에 7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다시 한 번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 지난 7일 오후 3시, 이번 4월 공연의 티켓이 오픈 동시에 2분 만에 전량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난달 5일 오픈한 3월 공연 티켓을 3분 만에 전석 매진시킨 것에 이은 또 한 번의 기록이다. 또한 소극장 공연으로는 유례없이 오픈과 동시에 인터파크 티켓 예매처 뮤지컬 중 예매순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매순위 1위 달성은 대학로의 스테디셀러 뮤지컬 ‘빨래’와 배우 홍광호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와 관심을 입증한 것이다. 전체 예매자 성비와 연령대를 보면 여성의 비율이 87.6%, 20, 30대 예매자가 84.1%를 기록하는 등(7일 인터파크 기준) 특히 20, 30대 여성 관람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18차 프로덕션에서는 홍광호를 비롯해 빨래로 큰 사랑을 받았던 기존 배우들과 새롭게 투입된 실력파 배우의 조합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편, 이번 공연에는 어쿠스틱 기타, 퍼커션, 첼로가 함께 하는 라이브 연주가 기대감을 높인다. 이번 18차 프로덕션에서는 2006년, 2015년 이어 뮤지컬 ‘빨래’와 라이브 연주가 다시 만난다. 특히 솔롱고가 연주하는 하모니카는 관객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빨래’는 2005년 초연 이후 1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대학로 대표 창작 뮤지컬이다. 서울의 달동네를 배경으로 서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나영과 몽골 이주노동자 솔롱고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살이와 웃음, 눈물을 그려낸다. 이번 공연은 오는 3월 10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공연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3.10 / 조회 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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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호 티켓파워…뮤지컬 '빨래' 2분만에 동났다
7일 오후 티켓오픈 동시 예매순위 1위
7년만에 돌아온 홍광호 또 전석매진
이달 10일부터 동양예술극장서 공연뮤지컬 ‘빨래’의 한 장면(사진=씨에이치수박).[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7년만에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 ‘빨래’로 돌아오는 배우 홍광호(34)가 다시 한 번 전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공연제작사 씨에이치수박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 인터파크 티켓에서 오픈한 뮤지컬 ‘빨래’의 4월 공연이 티켓 오픈 동시 2분만에 전량 판매됐다. 이는 지난달 5일 오픈한 3월 공연 티켓을 3분 만에 전석 매진시킨 것에 이은 또 한 번의 기록이다. 또한 소극장 공연으로는 유례없이 오픈과 동시에 인터파크 티켓 예매처 뮤지컬 중 예매순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제작사 측은 전했다. 전체 예매자 성비와 연령대를 보면 여성 비율이 87.6%, 20~ 30대 예매자가 84.1%를 기록하는 등(7일 인터파크 기준) 특히 2030 여성 관람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 퍼커션, 첼로가 함께 하는 라이브 공연도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3월 10일부터 5월 1일까지 약 2달간 어쿠스틱 라이브가 함께 해 배우들과 최고의 하모니로 감동의 무대를 선보인다. 2005년 초연 후 10년 넘게 사랑 받고 있는 대학로 대표 창작 뮤지컬 빨래는 서울의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다. 서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나영과 몽골 이주노동자 솔롱고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살이와 웃음, 눈물을 그려낸다. 10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1관에서 공연한다.인터파크 7일 일간예매순위▶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07 / 조회 3,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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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공연 이야기 ③] 대타 섰다 스타 됐네
글/구성: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6.02.18 / 조회 9,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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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 100%! 후회없는 설 연휴 추천공연 BEST 5
글: 황선아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구성: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2016.02.05 / 조회 7,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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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배우의 따뜻한 연기, <공동경비구역 JSA> 최명경
대화를 할 때 아무리 달변을 뽐내도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수가 많지 않아도 어딘지 은은한 여운을 남기는 사람이 있다. 지난달 말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최명경 배우는 후자였다. 그리고 그가 남긴 여운은 퍽 두텁고 따스했다. 현재 세 번째 공연에 출연 중인 최명경은 이십 대 중반의 나이에 덜컥 대학로로 가서 아동극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늦깎이로 대학에 입학하고, 연극을 하다가 무대를 떠나 5년 만에 “굶어 죽어도 연기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고. 돈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다는 다짐, 그리고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그저 좋은 배우, 따뜻한 배우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그가 무대에서 선사하는 깊은 감동의 원천이었다. Q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인데, 공연 길이나 구성이 다시 초연으로 돌아간 것 같다. 인터미션이 없어지고, 일부 넘버도 없어졌는데. 연출님의 의도였다. 나도 개인적으로 피꼴로 버전(초연)을 좋아한다. 다른 배우들도 그렇고. 지금 공연하는 배우들은 피꼴로에서 공연할 때 없었던 배우들이라 잘 모르는데, 뭔가 더 밀도가 생긴 거다. 재연할 때 동숭홀로 오면서 인터미션도 생기고 집중력이 좀 떨어졌었다. 그러다 다시 소극장으로 오면서 연출님이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밀도가 깨질 것 같으니 정리를 좀 하겠다고 하더라. 우린 찬성했다.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Q 기존 멤버들간의 팀웍이 워낙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좀 서먹해지지는 않았나. 연습을 기본 텐투텐으로 하는데, 이번에는 내가 때문에 연습에 많이 참여를 못 했다. 술을 많이 마셔야 되는데(웃음). 그리고 이번에 하는 친구들이 다들 집이 멀다. 술 좋아하는 친구도 별로 없고. 그래서 대화를 많이 못했다. 그래서 아직도 전에 했던 친구들보다는 조금 서먹한 게 있다. 빨리 깨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워낙 다들 집이 멀어서 술 한잔 하자고 하면 집에 가기 바쁘다. 일부러 그런 애들을 뽑은 것 같기도 하다. 술 못 먹게 하려고(웃음). Q 초연부터 쭉 출연해왔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세 번째 공연까지 올 줄 알았나.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다. 작품이 좋다는 것에 대한 확신은 우리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 이 작품이 뮤지컬보다는 연극적인 요소가 강하지 않나. 그래서 ‘과연 될까?’ 했는데 첫 공연 때 반응이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다들 깜짝 놀랐다. 이렇게 오래 공연을 하게 돼서, 또 내가 같이 참여하게 돼서 너무 좋고 영광이다. Q 오경필이라는 인물은 어떻게 접근했나. 캐릭터의 전사 같은 것도 설정해두곤 하나. 난 원래 캐릭터의 전사 같은 건 잘 생각 안 한다. 대본에 다 있다고 생각하거든. 오경필을 보면 정 많고 무뚝뚝한 면이 나와 비슷하다. 그 외에 나와 다른 부분, 특공전사였다든지 하는 군인의 모습만 더 갖고 가는 거지, 특별히 캐릭터를 더 연구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상대 역할을 맡은 배우와 대화를 많이 한다. 실제로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그 호흡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서 굉장히 친하게 지낸다. 배우 대 배우 보다는 인간 대 인간의 교류가 먼저인 것 같다. 내가 그 친구를 사랑하게 되고 그 친구도 나를 사랑하게 되면 좋은 연기가 나오는 거다. Q 실제로 친한 정도가 연기에 많이 영향을 미치나 보다. 그런 게 있다. 특히 우리 작품은 실제로 친하지 않으면 못 한다. 누구 한 명이 연기하기 시작하면 작품이 산으로 간다. 다른 작품이랑은 좀 다르다. 내가 정말 작품 안으로 들어가서 진심을 갖고 하지 않으면 산으로 가게 되는 작품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 하나 튀려고 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장면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데, 어느 정도 선을 넘지 않으려고 한다. Q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장면이 많은데, 가장 감정 컨트롤이 어려운 장면은. 마지막 총격 장면이 가장 어렵다. 다른 장면들은 다 김수혁의 진술이고, 그 마지막 장면은 오경필의 진술이지 않나. 그 장면에서는 실제 그 감정이 훅 들어온다. 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총을 겨누고 있으니까 상대 배우들의 눈을 보면 되게 슬퍼진다. 그 때가 가장 감정을 컨트롤하기 힘들다. 울면 안 되는데 초반엔 그 장면에서 많이 울었다. 그 장면에서 내가 울고 있으면 오경필이 김수혁의 죽음을 알고 있다는 게 되지 않나. 모른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떤 경우엔 베르사미가 먼저 울고 있을 때도 있다(웃음). 베르사미가 울면서 “김수혁 상병은 내일 제대한다.”고 하면 난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지 않나. 베르사미가 어떤 에너지를 주는지에 따라서도 그렇게 달라진다. 요즘은 많이 안 울려고 노력하는데 어제도 좀 울컥했다. Q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어떤 것을 얻고 돌아갔으면 하나. 우리 작품이 통일, 민족주의, 이런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그냥 네 사람의 우정을 이야기하는 거다. 남과 북을 떠나 나와 옆집 사람의 이야기가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관객들이 우리 작품을 보시고 그냥 따뜻하게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결국 우리가 얘기하는 건 사랑이다. 요즘 세상이 워낙 말도 안 되게 돌아가고 있는데, 관객들의 퍽퍽한 마음에 우리 뮤지컬이 따뜻한 차 한잔 같은 그런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Q 연극을 하다가 뮤지컬은 재작년 로 처음 시작했다. 어떻게 하게 된 건가. (최)성신 연출님과 2007년도쯤에 짧은 2인극을 했다. 그 때 친해졌는데, 나중에 갑자기 전화가 왔다. ‘뮤지컬 하나 할래?’ 하셔서 노래가 안 된다고 했더니 노래랑 춤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갔더니 가자 마자 노래연습부터 시켰다(웃음). 안무도 빡세게 했고. 그렇게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거다. 도 원래는 리딩공연 때 박해수가 오경필을 했는데, 피꼴로 공연 때 스케줄이 안 돼서 (이)석준이 형한테 갔다가 형도 시간이 안 돼서 나한테 왔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이건 노래가 별로 없는 걸 확인하고 했기 때문에 좀 자신감을 갖고 했다(웃음). Q 올해는 뮤지컬 에도 출연했는데. 를 피꼴로에서 공연할 때 고선웅 선배가 공연을 보러 오셨다. 공연이 끝난 후에 같이 왔던 형한테 ‘저 친구 누구냐? 괜찮은데?’ 하고 물어보셨다고 하더라. 그리고 나서 3년 후에 캐스팅을 할 때 연락이 온 거다. 첫 연습 때 내가 했던 오경필이 강렬하게 남았다고 말씀을 하시더라. 그리고 지삼출 역을 주셨다. 3년 동안 나를 안 잊으셨다는 게 감사하다. 덕분에 대극장에도 가보고, 정말 즐겁게 공연을 했다. Q 에서 눈물 많은 순위로 3위였다고. 평소에도 눈물이 많은 편인가. 그렇다.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가(웃음). 그리고 내가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잘 본다. 그래야 빨리 작품 안으로 들어가니까. 을 할 때는 김성녀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서 안 울 수가 없었다. 일단 은 우리 선조들 이야기이지 않나. 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그 시대를 살았다고 생각하니까 더 슬펐다. 그런데 연출님이 제일 많이 울었다(웃음). Q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궁금하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배우였다. 초등학교 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버지께서 중국영화나 일본 사무라이 영화를 좋아하셔서 집에 그런 비디오가 있었다. 아버님이 체육선생님이었는데, 태권도 같은 운동도 하시고 가끔씩 B급 영화에 아르바이트로 출연도 하셨거든. 중국 영화나 일본 사무라이들이 나오는 잔바라 영화, 그런 걸 보면서 액션 영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들어가서 연극반 생활을 잠깐 했고, 대학은 못 들어갔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와서 직장생활을 좀 하다가 1998년에 대학로에 온 거다. 스물 대여섯쯤이었다. Q 나름대로 큰 결심을 하고 왔던 시기였겠다. 그렇지. 큰 결심을 하고 왔는데 아동극부터 시작을 해서(웃음). 아는 사람도 없다 보니 극단에 아예 들어가지는 못하겠더라. 원래 처음엔 공연 기획 일을 했는데, 공연 초대권을 팔아오면 한 장에 5천 원을 받았다. 근데 잘 팔지도 못했고, 배우들을 보면서 내가 쟤들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연기를 정식으로 좀 배워야겠다 싶어서 스물 여섯에 입시학원을 가서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게 된 거지. Q 그러다 중간에 5년 정도 배우를 그만뒀었다고. 내가 잠깐 몸 담고 있던 극단이 있었는데, 연출 형이랑 사이가 안 좋았다. 연기관이 서로 달랐던 거다. 회의가 들어서 연극을 그만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MBC 소품 팀에 있던 친한 후배한테서 연락이 왔다. 회사를 차리려고 하는데 일할 사람이 없으니 일주일만 도와달라고. 그렇게 해서 갔던 게 5년이 됐다. 5년 동안 소품팀장으로 드라마도 하고 영화도 하면서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현장에 가면 선후배들이 오지 않나. 나보고 “왜 연기 안 하고 여기 와 있냐”고 하더라. 마지막으로 다시 연기를 해보기로 마음먹고 집사람한테 얘기를 했다. 그리고 돌아왔는데 의외로 다시 온 후부터 계속 뮤지컬을 하게 된다(웃음). 잘 된 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시 연기로 먹고 살고 있다. 5년 잘 놀다 온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다시 연기를 해보기로 마음먹은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가. 그냥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서 돌아왔다. 굶어 죽어도 연기를 하려고. 내게 정말 소중한 것이 뭔지를 잠깐 모르고 있었던 거다. 그런데 5년을 떨어져 있어 보니까 알겠더라. 여기 있을 땐 그렇게 행복했는데, 일을 하면 돈을 벌지만 그게 하나도 행복하지 않더라. 돈 없어도 형들이랑 오천 원, 만원 주고 막걸리 마시면서 연기하던 때가 좋았던 거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다. 다행히 집사람이 이해를 해줬고, 일도 끊이지 않고 계속 하고 있어서 감사하다. Q 후배 연기자들이 진로 고민을 하면 무슨 말을 해주나. 잠깐 떠나 있어보라고 한다. 네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라면 다시 돌아와서 열심히 하면 되고,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정리하라고. 내 길이 아닌데 괜히 부여잡고 있다가 이도 저도 아닌 채로 나이 들어서 아무도 안 찾아주게 되면 비참하지 않나. 그래서 그 한 마디밖에 안 해준다. 어차피 본인들이 알아서 하는 거지, 선배들이 해줄 수 있는 건 술 한 잔 사주는 것밖에 없다. 근데 또 그 술로 하루 버티고, 일주일 버티는 거다. 우리도 예전에 선배들이 없는 돈으로 술 사주면 그걸로 하루 버티고, 일주일 버티고, 그게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십 년이 되고 그랬으니까. 사실 이렇게 돌아왔는데도 또 힘들 때가 있다. 이걸 왜 하나, 싶을 때도 있고. 사람이 늘 행복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럴 때는 5년 전 노가다 뛰었을 때를 생각하는 거다(웃음). Q 아까 40대에 들어서면서 많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어떤 점들이 변했나. 욕심을 많이 내려놓았다. 뜨고 싶다는 욕심 같은 것. 배우들이 다들 아닌 척 하지만, 사실 다들 유명해지고 싶어하지 않나.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줘야 하는 직업이고,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렸을 때는 나도 영화를 찍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런 욕심들을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되더라. 이런 말하면 웃길 수도 있지만, 노력한다고 해서 다 스타가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나는 스타가 될 재목은 아니라는 걸 어느 순간 느꼈다. 그래서 나는 다른 방향을 택했다. 그렇다면 좋은 배우, 훌륭한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거다. 예전엔 어느 아는 배우가 잘 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부러웠는데, 지금은 부럽지 않다. 그냥 박수 쳐주는 거지. Q 좋은 배우란 어떤 사람일까. 그게 참 힘든 건데, 좋은 배우가 되려면 사람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료들 사랑할 줄 알고,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보고, 옆집 사람한테도 친절하고(웃음). 거창한 게 아니라 그런 사람이 좋은 배우인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따뜻한 연기를 하니까. 내가 지향하는 연기가 그런 거다.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걸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일부러 따뜻한 작품을 골라서 하는 편이고. 누구에게나 따뜻한 배우가 되고 싶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0.07 / 조회 10,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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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기, 이희준 콤비 신작 <미오 프라텔로> 11월 개막
등을 선보여온 김운기 연출과 이희준 작가가 또 한번 손을 맞잡고 새로운 창작뮤지컬을 무대에 올린다. 이탈리아어로 ‘나의 형제’라는 뜻의 는 김운기 연출과 이희준 작가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의 속편으로, 에 미처 다 담지 못했던 마피아들의 뒷이야기를 그린다. 1930년대 뉴욕 맨하튼을 배경으로 마피아 가족들의 엇갈린 운명과 인연, 우정이 각기 다른 인물들의 시점으로 펼쳐진다. 세 명의 배우가 스티비, 치치, 써니보이, 플로렌스 등 주요 등장인물을 비롯해 총 15명의 인물을 번갈아 연기해야 하는 이 공연은 원캐스팅으로 진행된다. 에 출연했던 이승현이 마피아 보스의 아들 치치를 맡았고, 의 김순택이 마피아 히트맨 스티비로 분한다. 보드빌 극장의 엔터테이너 리차드는 의 배승길이 맡았다. 그간 독특한 색채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마니아들의 호응을 얻었던 김운기 연출과 이희준 작가가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의 음악은 를 함께 했던 박현숙 작곡가가 만든다. 공연은 11월 8일부터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이어지며, 8일부터 온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컴퍼니엠 제공
2014.10.07 / 조회 1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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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잘 해내고 싶다” <프라미스> 김무열·지현우
'둘 다 말수가 적다'는 홍보담당자의 말에 살짝 마음 졸였던 것과는 달리, 김무열·지현우는 환하고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나타나 쉴새 없이 웃음을 터뜨리며 인터뷰에 응했다. 빠듯한 일정 때문에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어느 때보다 잘 해내고 싶다'는 다짐처럼 두 사람이 무척이나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군창작뮤지컬 에 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에 이어 국방부가 세 번째로 만든 창작뮤지컬 는 이지나·최종윤·변희석 등 쟁쟁한 제작진의 참여로 세련된 넘버와 인상적인 군무를 선보이며 군창작뮤지컬에 대한 관객들의 편견을 깨뜨렸다. 가 이렇듯 호평 속에 앵콜공연을 이끌어 낸 데에는 그간 수많은 뮤지컬 무대에서 연륜을 쌓은 김무열과, 우직한 자세로 최선을 다한 지현우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긴박한 전쟁터에서 생사의 고비를 함께 넘는 극중인물들처럼, 어느새 진한 우정으로 뭉친 김무열·지현우와 나눈 이야기. 연습과정이 힘들었다고 들었습니다. 군대 밖에서 했던 뮤지컬과는 어떻게 달랐나요? 지현우 : 창작뮤지컬이라서 처음엔 대본도 다 안 나왔고, 캐스팅도 다 안 돼 있었어요. 그래서 서로 역할을 돌려가면서 상황극을 했는데 재미있었죠. 제가 미스김도 해보고(웃음) (정)태우형이 상진도 해보고. 때는 노래도 대본도 다 나와있는 상태에서 한 거니까 크게 어려움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은 창작극이다 보니까 이것저것 다 해본 것 같아요. 서로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지 계속 얘기하고, 애드립도 끊임없이 만들고. 특히 상진 같은 경우에는 대사나 회상으로 넘어가는 부분들을 거의 배우들이 신경 써서 하나하나 만들어나간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노래부분에서 멜로디를 좀 만들기도 하고. 김무열 : 2막에서 지현우씨가 혼자 노래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전반적인 작품의 분위기를 한 층 더 모던하게 끌어올려주는 음악이에요. 그걸 지현우 일병이 편곡하고 아이디어를 냈어요. 원래 음악을 하던 친구라서 참 좋은 노래가 나왔죠. 그럼 상황극을 해보고 각자 어울리는 배역이 돌아간 건가요? 지현우 : 네. 상황극을 할 때는 박정수(이특)·김무열 일병이 없었을 때라 (그 역할도) 다 해봤죠. 저도 연기를 10년 가까이 했고 정태우 병장 같은 경우에는 27년을 했던 사람인데 갑자기 상황극을 하라니까.(웃음) 근데 투덜투덜 하다가도 시키면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웃음) 김무열 : 지금은 저희가 군인이지만, 그 전에 사회에서 다들 활동을 하다 왔잖아요. 각자 했던 활동에 대한 자부심이나 책임감이 있어서, 시키기 전에는 '어떻게 하지' 하다가도 일단 시키면 죽어라 해요. 승부욕이 장난이 아니에요. 농구를 한번 해도 서로 감정이 격화돼서 끊을 정도에요. 싸움이 나요.(웃음) 그럼 김무열씨는 배역이 정해진 후에 합류한 거네요. 김무열 : 이미 연출님의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캐스팅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바로 상진으로 권유를 받았죠. 상황극을 안 해도 돼서 정말 다행이었죠.(웃음) '군창작뮤지컬'에 대한 편견이 좀 있잖아요. 배우 분들은 어땠나요. 김무열 : 있었죠. 흔히 얘기하는 관제에 대한 괜한 반감도 사실 있었고요. 그런데 일단 스텝 구성에 믿음이 갔고, 출연 배우도 처음 얘기 들었을 때 거짓말인 줄 알았어요. 군대 밖에서는 모일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으니까. 또 연습실에 맨 처음 왔을 때 앙상블 친구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군대) 밖에서 뮤지컬을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오히려 더 우수한 수준이었거든요. 역시 뭐든 직접 보지 않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되겠다는 걸 다시 한번 배웠죠. 물론 국방부에서 어느 정도 제제도 있었지만(웃음) 배우들이 창작과정에 많이 참여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서로 많이 중화시켜서 군뮤지컬의 좋은 점과 뮤지컬을 했던 사람들, 다른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장점이 다 녹아 들어간 것 같아요. 지현우 : 사회에서는 진짜 볼 수 없는 조합이죠. 그래서 너무 재미있어요. 다들 비슷한 또래에다 늦게 입대한 것도 비슷하고. 모난 사람이 없어서 저희끼리 호흡도 너무 좋고. 앙상블 친구들도 다들 뮤지컬·성악·무용·연극 등을 전문적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서로서로 배워요. 저희들도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가서 물어보고. 그런 모습이 너무 보기 좋은 것 같아요. 지현우씨는 책임감 강한 김지훈 소대장을, 김무열씨는 냉철한 강상진 중사를 맡으셨는데요, 캐릭터에는 각각 어떻게 접근하셨나요. 지현우 : 개인적으로 저는 지훈이라는 캐릭터를 하기 싫었어요. 너무 바르기도 하지만, 답답하고 밝지 않은 면 때문에. 지훈이 소대장이다 보니까 (일반 병사들과)같이 못 어울리잖아요. 인간적으로 좀 끼고 싶지만 분위기상 그러면 안되니까. 그런 부분이 답답했어요. 캐릭터에 대한 몰입은…그 순간에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 공연 중간중간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나오잖아요. 거기서 오는 느낌들도 있고, 매회 공연마다 어디서 하나씩 (느낌이) 툭툭 오는데 그걸 잡고 가면 좋은 것 같아요. 김무열 : 캐릭터를 만드는데 국방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국방부 분들이나 같이 배우로 출연하고 계시는 윤양호 중위님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자료를 주셔서 연기하는데 길잡이가 됐어요. 다시 한번 저희도 역사공부를 한 것 같아요. 6.25에 대해서. 배우들이 함께 (캐릭터를) 만들면서도 도움을 받았어요. 재미있는 것이, 배우들은 연기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어떻게 캐릭터에 몰입해야 하는지, 어떻게 감정을 잡아야 하는지 각자의 방식이 있거든요. 근데 가수 친구들은 그런 훈련을 받은 적이 없잖아요. 근데 이특 씨가 되게 재미있었던 게, 제일 늦게 합류를 해서 왔는데 미스김을 시켰더니 첫 연습부터 눈물을 뚝뚝 흘리는 거에요. '연기 신동이다' 했죠.(웃음)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 동안 연기를 해왔던 저도 초심을 다시 되새겨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김무열씨 혼자만 민소매를 입는데 혹시 이유가 있나요? 김무열 : 저는 그냥 비주얼상 상남자이기 때문에 뭘 할까 하다가… 사실 이 캐릭터를 만들 때 태평양 전쟁에 참여했던 용병, 살인병기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지금은 메콩강 느낌이지만.(웃음) 또 워낙 옷이 다 비슷하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알아볼 수 있을까 하다가 소매를 뜯게 됐죠. 이것 때문에 사실 부담스러워요. 여기까지 다 (검정을) 칠해야 되고, 운동해야 하고. 앵콜 공연을 하게 됐는데, 공연 초반과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더 좋아졌다는 후기도 많았어요. 김무열 : 사실 앵콜공연 여부가 쉽게 결정되는 부분이 아니어서, 저희는 부대로 복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때보다 더 감개무량하고, 좀 쉬고 와서 보니 극의 흐름이나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생각나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앵콜공연하면서 연기하는 게 조금씩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지현우 : 초반에는 다들 정신이 없었죠. 연습기간이나 무대 적응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아서 안 틀리고 무사히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었는데 공연을 하면 할수록 여유가 생겨서 좋은 것 같아요.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도 알고. 하면 할수록 좋은 것 같아요. 군인 분들이 많이 보러 오셔서 객석 분위기도 좀 다를 것 같아요. 지현우 : 여자 배우가 세 분 계신데, 그 분들 나올 때만 박수소리가 커지더라고요.(웃음) 김무열 : 6.25 참전용사 분들께서 실제로 공연을 보러 온 적이 많아요. 저희가 첫 부분에서 총을 객석으로 겨누는 장면이 있는데, 한번은 어느 분이 '총을 왜 우리한테 겨누냐'고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총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분이시겠죠. 저희가 6.25 공연을 하면서 항상 (당시 상황을) 되새기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그런 반응을 보니 확실히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우리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 분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앞으로도 괜찮으시다면 공연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정화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극중 김지훈·강상진 외에도 마음 여린 미스김, 낭만적인 이선생 등 다양한 캐릭터가 있는데요, 실제 두 분은 어떤 캐릭터에 가깝나요. 김무열 : 지현우 씨는 평소에 김지훈이랑 비슷해요. 계급도 계급이지만, 나이는 제일 어리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장 어른스러울 때가 많아요. 철 없는 형들한테 '에이 그건 아냐' 하면서 리드할 때도 있고, 공연 중에 이선생(이현)이 혼자 필받아서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이 있는데, 그렇게 까불거리는 모습도 있어요. 지훈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지현우 : 상진이 '상남자'잖아요. 저희는 (김무열을) '상여자'라고 불러요. 섬세하고, 잘 좋아했다가 잘 삐치기도 하고. 농구하러 안 가면 삐쳐요.(웃음) 그리고 계속 뭔가를 해요. 운동을 하고 움직여야 해요. 그래서 제일 시끄러워요. 공연 끝나고 다들 힘들어서 앉아있으면 '농구하러 가자'고 하고. 힘들다고 하면 '나 혼자 턱걸이나 하고 와야겠다'하고 이상한데 가서 턱걸이 하고 와요.(웃음) 다부동 전투 장면에서 지훈과 상진은 먼저 간 전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움에 나서잖아요. 두 분에게 꼭 지키고 싶은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지현우 : 제가 부대에 있을 때 주위에서 얘기해주셨던 건데, 전쟁이 나면 물론 가족도 있긴 하지만, 막상 그 순간이 되면 옆에 있는 전우 때문에 싸운다고 하더라고요. 같이 피 흘리고 죽어가는 전우 때문에. 에서 전쟁을 하러 다부동으로 갈 때도 가족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주변에 함께 있는 전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저도 지금 함께 하는 팀들이 너무 좋아서, 이 사람들 때문에 공연을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김무열 : 저도 전우, 가족, 그리고 농구.(웃음) 사람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 만남. 사실 지켜야 할 가치라는 건 평생 찾아가야 되는 것 아닐까? 지금은 사람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지현우씨는 공연이 끝나면 다시 일반사병으로 복무하시나요? 앞으로 시간이 남았지만(웃음) 전역 후 계획이 있다면? 지현우 : 우선은 다시 원주로 가야죠. 앞으로도 어떤 일을 하든 지금처럼만 하면 좋겠어요. 일하는 데 있어서 계산하지 않고 순수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김무열 : 지금 이순간을 즐기고 싶어요. 나중에 돌아보면 '그 때 정말 재미있었지' 할 것 같아요. 재미있는 추억도 많고, 값진 일을 하고 있고, 팀웍도 너무 좋고. 아까 얘기했던 '상여자'의 모습이 밖에서 바라보는 김무열의 모습이 아니에요. 그런 김무열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 제가 어렸을 때부터 봤던 불알친구들이나 가족들뿐이에요. 그만큼 가감 없는 제 모습으로 주변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고, 좋은 시간을 만들고 있어요. 군대에서 저희에게 주어진 임무인 공연을 그 어느 때보다 잘 해내고 싶고, 즐기고 싶고. 마지막으로 아직 안 보신 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김무열 : 군 뮤지컬이고 6.25가 소재다 보니 선입관이 있지만, 어쨌거나 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을 그린 작품이에요. 저는 어느 대극장 작품에 비해서 경쟁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세계적으로 군인이 이런 소재를 가지고 실제로 뮤지컬에 출연해서 연기하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브로드웨이에도, 웨스트엔드에도 없어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지현우 : 앞서도 말했지만, (출연진이) 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조합이에요. 가 아니면 이 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날이 과연 있을까 싶거든요. 물론 뮤지컬 전문 배우가 아니어서 뮤지컬을 많이 보신 분들은 좀 못미더워할 수 있지만, 제 생각에는 오히려 전문가가 아니라서 이 사람들이 테크닉으로 다가가지 않거든요. 진심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인간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무열,지현우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2.24 / 조회 18,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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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주요공연 라인업
풍성한 뮤지컬라이선스, 창작 초연 러시 등 대극장 뮤지컬의 돌풍이 분 2012년에 이어 2013년 역시 대극장 뮤지컬의 라이선스 초연 무대가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동명의 소설과 히치콕 영화로 낯익은 뮤지컬 가 류정한, 유준상, 오만석, 옥주현, 신영숙 등 화려한 캐스팅을 앞세워 1월 첫 선을 보이고 2012년 내한공연으로 흥행돌풍을 일으킨 와 2011년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한 화제작 가 한국어 공연으로 연말 관객을 찾는다. 이어 등 브로드웨이 주목작 내한공연을 비롯해 한국어 공연으로 매번 흥행을 일궈온 가 한국 공연 10주년을 기념해 내한공연을 가져 주목 받고 있다. 창작 무대 역시 알차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소설, 영화, 드라마 등 인기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뮤지컬이 대세. 2월 처음 선보이는 은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소설을 연재하며 탄생시킨 매력적인 괴도 아르센 루팡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무대로 세계 최초 뮤지컬로 소개된다. 이어 정은궐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와 이 뮤지컬로 올라간다. 이외에도 故 김광석의 노래를 엮어 만든 뮤지컬 과 (가제)이 나란히 선보여 시선을 끈다.탄탄한 작품성으로 앵콜 공연에 들어가는 뮤지컬의 면면도 주목할 만 하다. 우리나라 첫 번째 창작 뮤지컬 는 김선영, 홍광호, 최재웅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부활한다. 여기에 등 작품성에서 인정받은 무대들이 다시 돌아온다. 프랑스 뮤지컬의 돌풍을 가져왔던 뮤지컬 가 다시 공연해 기대감을 높인다. 여기에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락 뮤지컬 등 개막이 예정돼 있어 관객들의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뮤지컬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돌풍을 일으켜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 오는 4월 서울 공연에 돌입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 27년만의 한국어 공연인 점과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 박지연 등 실력파 배우들의 원캐스팅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어 이번 서울공연에 관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3년 1월 1일 이후 개막작*해당 제작사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연극 무대 고전 혹은 새로운 도전 으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정의신의 작품이 내년에도 활발하게 소개된다. 1월엔 차승원, 쿠사나기 츠요시 등 한일 양국 톱스타가 캐스팅된 을 시작으로 3월 , 손진책이 연출을 맡은 을 선보여 그만의 감성을 넓힐 예정. 묵직한 고전 작품도 연극 무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노무라 만사이가 연출하고 출연한 를 비롯해, 내한 때 마다 탄탄한 연출력으로 박수 받아온 레프 도진 연출의 , 데클란 도넬란과 체홉 페스티벌이 다시 한번 선보이는 , 한태숙 연출의 등이 선보인다. 인기작의 재공연도 놓칠 수 없다. 노부부의 추억과 인생을 잔잔하게 담은 연극 이 3월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다시 공연되고, 현대 인간관계를 날카롭게 풍자한 이 6월 대학로로 돌아온다. 이혼한 남녀의 사랑을 담담하게 그린 , 소름 끼치는 진실을 긴장감 있게 그린 ,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동성애자의 사랑을 그린 등을 하반기 만나볼 수 있다. *2013년 1월 1일 이후 개막작*해당 제작사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콘서트&클래식/발래 감성을 채우는 풍성함 콘서트는 다양한 내한공연과 내공 있는 가수들의 무대가 예정돼 있다. 슬로우 쥰, 이진우, 참깨와 솜사탕, 알레그로 등 뮤지션들이 뭉친 가 1월 선보이고, 포미닛, 비스트, 지나 등 큐브 소속 가수들의 합동 콘서트 가 2월 예정돼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하, 어반 자카파, 존박의 센티멘탈 콘서트 'VOICE AVENUE'와 10cm 콘서트도 놓칠 수 없을 것. 여기에 재즈 보컬 나윤선의 콘서트도 4월 마련돼 있다. 발레 열풍은 2013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통 클래식 발레 가 오는 3월 관객을 찾아오는데 이어 유니버설 발레단의 창작 발레 이 2년 간의 월드 투어를 마치고 5월 다시 한국 무대에 선다. 한스 반 마넨, 나초 두아토, 이어리 킬리안이라는 현대 발레 3인의 거장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은 오는 10월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 내한공연 소식도 클래식 팬들을 설레게 한다.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뉴욕 필하모닉, 보스턴 심포니와 함께 미국 최고의 오케스트라고 꼽히는 시카고 심포니가 를 통해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이번 무대를 통해 브람스, 멘델스존, 베토벤 교향곡 등으로 관객을 매료시킬 예정. 2012년 2월 수석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마련한 프리미엄 레퍼토리로 한국의 클래식 팬들의 환호를 받은 런던 심포니 역시 오는 2월 다시 한국을 찾는다. 명장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36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 지휘봉을 잡아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어 등 풍성한 내한공연이 펼쳐져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3년 1월 1일 이후 개막작*해당 제작사의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pm)디자인: 이주영
2012.12.29 / 조회 33,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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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구성과 음악 돋보인 <더 프라미스> 연습현장
김무열·지현우·이특(슈퍼주니어) 등 군복무중인 스타 연예인들의 출연으로 화제에 올랐던 뮤지컬 의 연습장면이 공개됐다. 지난 27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진행된 공개 연습현장에서는 주연 배우들을 비롯한 현역장병 40여명이 모두 참석해 일부 장면을 선보였다.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는 화령장 전투, 다부동 전투 등 치열한 격전지에서 동고동락하며 생사를 함께 한 일곱 명의 전우 이야기를 담았다. 의 서윤미 작가와 의 이지나 연출, 의 최종윤 작곡가 등 탄탄한 제작진이 힘을 합쳤다. 일부 배우들에게는 이번 작품이 첫 뮤지컬이지만, 주연 배우들은 모두 많은 무대·연기 경험을 가진 연예인답게 무리 없이 역할을 소화해냈다. 공개된 장면은 2막으로, '빛을 찾아' '이 전투 끝에서'를 비롯해 10여 곡이 펼쳐졌다. 지훈(지현우)2005년 뮤지컬 에 출연했던 지현우는 에서 나이 어린 소대장 지훈 역을 맡았다. 우유부단한 성격의 지훈은 동료 전씨의 죽음을 통해 강인한 의지를 갖게 된다. 지현우를 비롯해 김무열·윤학 등 주인공 일곱 명이 함께 부르는 '빛을 찾아'를 시작으로 이날 연습이 펼쳐졌다. 미스김(이특)과 달호(윤학)전씨의 희생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일곱 군인은 각자 전쟁터에서 반드시 살아내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게 된다. 지훈(지현우)이 전씨와의 약속을 지키기로 다짐하는 한편, 달호(윤학)는 악극단의 스타로 무대 위에서 활약하던 때를 떠올린다. 그룹 초신성의 멤버이자 뮤지컬 에 출연했던 윤학이 달호로 분해 춤과 함께 '달빛 탱고'를 열창했다. 미스김에게 악극단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달호전쟁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상진(김무열)슈퍼주니어의 이특은 달호가 각별히 예뻐하는 부하병사 미스김을 맡았다. 이특은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띄우다가도 이내 눈물을 뚝뚝 흘리는 마음 여린 병사 미스김으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뮤지컬 경력이 가장 많은 김무열은 인민군의 공격으로 사랑하는 여인과 가족을 모두 잃는 상진을 연기한다. 김무열이 풍부한 성량으로 부르는 '너 없는 시간에 내가'는 작품에 안정감을 더했다. 지훈(지현우)로부터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전해듣는 명수(정태우)정태우가 연기한 전씨의 아들 명수는 지훈으로부터 아버지가 죽게 된 과정을 전해 듣고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기로 다짐한다. 전씨의 죽음 후 뿔뿔이 흩어졌던 일곱 명의 군인은 각자 다른 경험을 통해 전의를 다진 후 다 함께 마지막 다부동 전투에 참전하게 된다. 에 이어 국방부가 세 번째로 제작하는 뮤지컬 는 국내 유수의 제작진이 참여한 작품답게 짜임새 있는 구성과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된 연습의 흔적이 엿보이는 앙상블의 노래와 안무도 기대감을 키운다. 작품에 대해 윤학은 "웃음·재미·감동이 다 있는 뜻 깊은 뮤지컬"이라고 소개했고, "군인의 신분으로 처음 하는 뮤지컬이라 많이 긴장된다"는 김무열은 "'군 뮤지컬' 이 아닌 좋은 창작 뮤지컬이 하나 나왔다고 생각하시고 많이 봐 달라"고 전했다. 는 내년 1월 8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연습장면
2012.12.28 / 조회 1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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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드 창작극, 대학로 연극 ‘수상한 흥신소’
극단 ‘익스트림플레이’의 창작 연극 ‘수상한 흥신소’가 오는 7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에서 상연한다. 이번 연극 ‘수상한 흥신소’에는 뮤지컬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빨래’, ‘그리스’의 배승길, ‘스페셜레터’, ‘사춘기’의 맹주영, ‘넌센스’, ‘싱글즈’의 강민혜, ‘판타스틱스’, ‘남한산성’의 한승우가 참여한다.극단 ‘익스트림플레이’는 방학을 맞이한 학생 관객의 문화 향유를 위해 티켓 가격을 할인한다. 평일 5시 공연은 단돈 만 원에 볼 수 있다. 만 24세 이하 관람객은 ‘사랑티켓’을 통해 예매 또는 현장 구매 시 단돈 3천 원에 연극 ‘수상한 흥신소’를 즐길 수 있다.연극 ‘수상한 흥신소’는 극단 ‘익스트림플레이’의 초연 창작극이다. 극단 ‘익스트림플레이’의 임길호 대표가 직접 글을 쓰고 연출한다. 뉴스테이지 백성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04 / 조회 1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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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실컷 위로받고 가세요, 뮤지컬 ‘빨래’ 주인할매 역 배우 조민정
달동네 주인할매는 신신 당부 한다. 방 값은 꼬박 꼬박, 전기와 물은 아껴 쓰고! 말투 중간 중간 구성지게 욕도 섞는다. 깐깐한 할매처럼 보이지만 세 들어사는 나영이의 아픔을 진심으로 위로 해줄 줄도 안다. 할매에게도 말 못할 아픔이 있다. 장애를 가져 40살이 되도록 집 밖에 한 번 나와 보지 못한 딸, 그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뮤지컬 ‘빨래’의 주인할매는 이처럼 험한 세월을 이겼다. 뮤지컬 ‘빨래’에서 주인할매 역을 맡은 배우 조민정은 올 해 서른 둘. 그녀는 굴곡 많은 할머니 역을 충실히 소화하며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고 있다. “처음 주인할매 역을 맡을 때는 겁이 났어요. 나이 차도 많이 나서 할 수 있을까 의심도 됐죠. 하지만 관객으로서 할머니 장면을 보면서 많이 울었고 감동을 받았어요. 이 역할을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서 하겠다고 결심했죠.” 그녀는 주인할매 역을 소화하기 위해 할머니들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극 중 역할처럼 박스를 주우러 다니기도 했다. “박스를 주워서 연습실까지 걸어오는데 너무 창피했어요. 연세가 드셔도 창피한 마음까지 없진 않으실 텐데 하면서 할머니들의 마음을 이해했죠. 박스를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시선이 젊은이들의 시선과 다르다는 것도 느끼게 됐어요. 오로지 할머니들만 계속 쫓아다니면서 열심히 관찰하고 연습했어요.” 그녀의 노력은 ‘진정성 있는’ 주인할매가 되기 위함이었다. 배우 조민정은 연기에는 진정성이 담겨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진정성을 담지 않은 연기는 사람들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슬픈 연기나 웃는 연기나 공감을 얻어낼 수 없죠. 주인할매의 아픔과 나영이에게 위로 해주고 싶은 진정한 마음으로 연기해야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 조민정은 연극 ‘사랑에 관한 다섯가지 소묘’, ‘술집’,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아왔다. 동그란 얼굴 덕분에 주로 순한 역할만을 맡아온 그녀는 배우 김혜자, 이순재처럼 오랜 기간 연기하는 것이 꿈인 천상 배우다. “아직 악역을 못해봤어요. 해보고 싶은 역할도 많죠. 무엇보다도 오래도록 연기를 잘 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배우로서 행복한 건 오래도록 불리어지고 오래도록 연기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뮤지컬 ‘빨래’는 서울살이하는 소시민들의 삶을 담아내는 창작 뮤지컬로 17만 명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했다. 제4회 뮤지컬 어워드 작사상, 작곡상에 빛나는 작품의 넘버들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많이 찾는 이유다. 그녀는 “집에서 쉴 때도 공연의 넘버들을 흥얼거리게 되요. 극 중 넘버들을 처음 들었을 때 정말 감격했어요. 뭉클하고 슬프더니, 개운한 느낌까지 주더라구요. 노래일 뿐인데 지친 삶에 완벽히 위로가 되는 걸 보고 정말 좋은 곡이구나 했죠” 전했다. 그녀는 극 중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9년째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이에 뮤지컬 ‘빨래’에 더 많은 애착이 간다. “인생살이, 서울살이 하면서 힘든 날들이 너무 많잖아요. 최선을 다해서 그런 분들을 위로 해드리고 싶어요. 관객들이 뮤지컬 ‘빨래’를 통해 실컷 위로 받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을 위로하는 뮤지컬 ‘빨래’는 지난 7월부터 오픈런으로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24 / 조회 3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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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뮤지컬 ‘빨래’ 광팬들이 뭉쳤다, ‘빨래, 사랑한 day~'
9월 12일,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 ‘빨래’ 마니아들을 위한 특별행사 ‘빨래, 사랑한 day~’가 열렸다. 본 행사는 공연 관람 후 모든 배우들이 무대 위에 등장해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뮤지컬 ‘빨래’ 마니아들은 팬클럽을 방불케 할 만큼의 환호와 성원으로 객석을 가득 메웠다. 특히 뮤지컬 배우 홍광호와 극단 수박의 대표 김희원이 참여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재관람율이 높은 뮤지컬 ‘빨래’는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빨래, 사랑한 day~’를 기획,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빨래보려고 이렇게까지 해봤다!’, ‘다시 보고 싶은 빨래 star’ 등 뮤지컬 ‘빨래’의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코너들로 채워졌다. 이는 극중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멀티맨 김지훈의 재치 있는 진행으로 원활하게 이뤄졌다. 행사는 하찌와 TJ의 ‘남쪽끝섬’을 오프닝으로 출발됐다. 극중 솔롱고 역을 맡은 성두섭, 배승길, 이규형과 빨래 출연진들로 결성된 빨래밴드가 노래, 연주해 부드럽고 달콤한 멜로디를 선사했다. 이어 진행된 ‘나는 빨래보려고 이렇게까지 해봤다!’ 코너에는 뮤지컬 ‘빨래’ 광팬들이 밝힌 깜짝 놀랄 사연들이 하나 둘 씩 소개됐다. “입원 중도에 관람한 적 있다”, “회사에 거짓말하고 보러온 적 있다”, “내 이름으로 끊은 티켓이 101장이다”, “38번 이상 봤다”, “휴가 써서 봤다”, “전국 7곳을 다니며 관람했다” 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속속들이 공개되며 놀라움을 안겨줬다. 모녀 3대가 함께 관람해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다시 보고 싶은 빨래 star’에서는 브라운관을 통해 박정표, 정문성, 엄태리, 최보광, 박시범, 김재범 등 선정된 역대 뮤지컬 ‘빨래’ 주연들의 영상편지를 볼 수 있었다. 정문성은 “무대에 서 있을 때 행복한 작품이다. 없어선 안 될 고마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배우 엄태리는 “이 작품은 배우로써 시작점이자 성장점이었다. 마음속 보석같은 기억들이 저장된 에너지창고 같다”, 최보광은 “새로운 시작이자 도전이었다”, 배우 박시범은 “뮤지컬 ‘빨래’를 하면서 나 자신 역시 새롭게 바뀌는 것을 느꼈다. 내게 빨래 같은 작품”이라며 ‘빨래’가 자신에게 의미하는 바를 밝혔다. 이후 2009년도 송롱고를 맡아 열연했던 홍광호가 풍부한 성량으로 뮤지컬 ‘빨래’의 주요 넘버를 불러 관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마지막 공연을 앞둔 홍광호는 이날 “뮤지컬 ‘빨래’는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연극이다. 다시 한 번 ‘빨래’로 무대에 서고 싶다”며 애정을 표했다. 또한 “뮤지컬 ‘빨래’ 출연 당시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할매 역을 맡았던 배우 이정은에 대해 “오페라의 유령도 모니터해줬다. 내게 있어 멘토”라며 친분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뮤지컬 ‘빨래’ 매니아 시상식에는 김희원 대표가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김희원 대표는 “관객들에게 너무 받은 것들이 많다. 보답하기 위해서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뮤지컬 ‘빨래’를 만난 지 2년 8개월이 됐다. 첫 공연 때, 유료관객이 2명이었고, 한 달간 10명을 넘지 못했다. 지금 이런 자리까지 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 관객 모두에게 드리지 못해 아쉽다”며 소감을 밝혔다. 수상의 영예는 최다 48회를 관람한 관객과 전국 7곳에서 관람한 관객이 차지했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14 / 조회 1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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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봄바람 몰고 올 나영과 솔롱고 찾아요!
“빨래가 바람이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하지만 결코 불어오는 하늘 바람에 쉽게 맡길 수 없는 것이 있다. 오히려 강풍 속에서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인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배우라면, 배우가 되길 원한다면 피할 수 없는 오디션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살이에 지친 사람들의 따뜻한 희망가로, ‘웰 메이드 창작극’으로 꼽히고 있는 뮤지컬 가 새로운 주인공 ‘나영’과 ‘솔롱고’ 찾기에 나섰다. 이번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은 현재 오픈런 공연중인 의 7월 무대부터 나설 예정. 서류 심사 없이 지원자 모두가 노래 오디션에 응모할 수 있었던 1차 관문에 이어, 지난 13일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에서는 연기 심사가 더해진 2차 오디션이 한창이었다. “작곡 전공인데 연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좀 더 밝게, 전라도 사투리로 바꿔서 해 볼래요?” 예상치 못한 기습 질문에 당황하던 기색도 잠시, 능청스럽게 깔아 놓은 멍석 위를 종횡무진 하는 지원자들의 의지는 가히 소극장 지붕을 뚫고 나갈 듯 하다. “저는 지정곡 안 불렀는데 해 볼까요?”, “특기가 쿵후인데 한번 해 보겠습니다” 등 자신의 재능을 선보이려는 이들의 적극성이야 말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는 제 1의 방법일 것이다. 연기와 노래, 둘 다!배우의 변신은 무죄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추민주 연출은 “중요한 건 노래나 연기 실력만이 아니다”고 말하며 “꿋꿋하고 씩씩해서 이 동네에 이사 오는 순간, 확 봄기운을 일으켜 줄 수 있는, 그런 아가씨가 없나 찾고 있다. 몇몇이 좋은 기운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원자들의 심장이 더욱 콩닥이는 건 바로 심사위원단에 포함된 일반 관객들 때문이다. 관객심사단에 지원해 선발된 이들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오랜시간 를 봐 온 애정에서 출발해 더욱 예리할 것이다. 막 자신의 순서를 끝내고 나온 지원자 김석기(28)씨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아직도 정신이 없다”고 하지만 홀가분한 기분을 감추지는 않았다. “오디션은 배우를 한시도 쉴 수 없게 만들어요. 더 잘해야 하고, 더 발전해야 하죠. 저도 이 작품을 보고 되게 많이 울어서 제가 느낀 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 주고 싶어요. 꼭 하고 싶어서 더 욕심이 나요.” 같은 장면, 다른 표현이탈리아 사람으로 배역을 바꿔서 해 보라는 주문에 ‘돈 많고 느끼한 이태리 남자’로 변신했던 지원자 배승길(27)씨는 “연출님이 갑자기 새로운 걸 주문하셔서 많이 당황했다”며 오디션 후의 긴장감을 몰아 쉬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해 보고 싶은 작품인 것 같아요. 따뜻하고 서민적이고. 각박하게 사는 도시 사람들의 사랑이 아닌, 더욱 로맨틱하고 더욱 순수하게 사랑하는 솔롱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굴곡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물기를 가득 머금어 축 늘어졌던 빨래도 밝은 햇살과 시원한 바람에 말려지고 나면 뽀송한 새 옷이 되는 것 처럼 위기를 기회로, 아찔함을 경쾌함으로 바꾸며 오디션장에서 꿈을 피우는 진정한 솔롱고와 나영의 탄생을 기다려 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석진아(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4.15 / 조회 1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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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빨래> 두번째 ‘나영이 데이’ 열어
빨래>의 여주인공인 나영이는 서울살이 5년차의 스물 일곱 직장여성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와 희망을 안고 사는 인물이다. 나영이 데이는 극 중 나영이와 비슷한 나이대의 25~35살의 서울살이 여성 관객들이 모여 공연을 관람하고 동시대 현실을 살아가는 '나영이들'이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는가 하면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감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번 '나영이데이 두번째 공감이야기'에서는 현실의 나영 100여명과 함께 솔롱고 역의 배우 이규형의 사회로 나영(최보광), 할머니(김효숙), 희정엄마(성소원), 여직원(이세나), 마이클(조훈)이 참여한 가운데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다. 나영이들의 고민을 함께 해소하는 시간과 배우들에게 궁금했던 내용을 질문하고 마지막으로 서울살이를 하는 나영이들에게 가장 그리운 존재인 ‘엄마에게 쓰는 편지’라는 낭독시간으로 구성되었다.
2010.02.26 / 조회 2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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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스> 동화 속에서 성장하는 청춘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동화 같은 이야기다. 애지중지하게 곱게 자란 순수한 18살 아가씨와 20살 청년의 사랑은 풋풋하고 사랑스럽다.
2009년까지 50년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돼 단일 극장에서 최장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뮤지컬 은 소박한 소극장 뮤지컬이다. 화려한 의상과 조명으로 눈을 휘어잡는 무대도 없고, ‘독하게’ 웃기는 코미디도 없다. 극 중 여섯 인물은 모두 개성은 강하지만 순수하고 착하다.
하지만 진한 양념을 걷어낸 덕분에 오히려 신선하다. 자식들이 결혼하길 바래 오히려 반대 하는 척 하는 양쪽 아버지들의 노력에 웃음이 나고, 이들의 사랑을 공고히 하기 위해 마련한 납치극(?)의 어설픔에 폭소가 터진다. 담백한 피아노 연주와 잘 어울리는 무대다.
아무 문제없던 이들의 사랑은 부모님의 계획이 들통나면서 식어버린다. 반대를 극복하는 뭔가 있어 보이는 사랑의 허물이 벗겨지자 이전만큼 열정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이 작품은 세상을 모르고 동화속에서만 살던 남녀주인공이 성장통을 거치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렇다고 파란만장하고 리얼한 성장통은 이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다. 풋풋하고 순진하기만 했던 이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 ‘Try to remember’가 의 넘버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오프닝 때 배우 김태한이 불러 여성 관객들을 흐뭇하게 한다. 에서 활약한 김산호와 공연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서현철 등 낯익은 배우들의 활약도 주목할만 하다.
스펙타클하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지만 순수한 소재와 재치 있는 유머, 그 속에 담긴 따뜻한 시선은 언제 보아도 즐겁다. 2시간 동안 따뜻한 웃음을 지어보고 싶다면 이 작지만 소박한 작품이 제 역할을 할 것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9.11.13 / 조회 1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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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임창정, 박정표, 정문성 솔롱고로 오픈런 공연
지난 6월 두산아트센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뮤지컬 가 장소를 옮겨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오픈런 공연된다.
6차 공연에 접어든 이번 공연에는 향후 10년간 와 함께 하고 싶다고 밝힌 임창정이 다시 솔롱고 역할을 맡았고, 조선명, 이영기, 정문성 등 지난 공연 배우들이 다시 무대에 선다. 특히 재간둥이 필리피노 낫심역으로 주목받은 정문성은 이번 무대에서 솔롱고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여기에 지난 2008년 솔롱고역을 맡은 박정표와 서나영역의 최보광 등이 합류한다.
하늘과 맞닿은 작은 동네, 그 속에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람 냄새 나게 그려 지난 2005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제 11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작사/극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5차 공연에 이르기까지 약 8만여 명의 누적관객을 기록해 탄탄한 창작뮤지컬로 자리매김해왔다.
뮤지컬 는 7월 24일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개막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9.07.14 / 조회 28,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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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더 뜨거워진 배우들, 더 짜릿해진 이야기
"젊음의 거리 명동에서 사춘기 시절의 패기를 보여 주겠다” 일탈, 임신, 자살 등 강렬한 스토리를 통해 반항적인 사춘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던 창작뮤지컬 가 5월 21일부터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2008 정미소 창작지원 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으로 선정, ‘제 3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소극장 창작뮤지컬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던 는 뮤지컬 이희준 작가와 연극 , , 뮤지컬 의 김운기 연출이 지난해 초연한 창작뮤지컬이다. 지난 29일 명동 해치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운기 연출은 초연과 비교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밝히며 “배우 한 명을 제외하고, 배우 8명을 모두 새롭게 캐스팅했다”며 “배우들의 세련된 맛이 더해진 새로운 사춘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파격적인 신인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초연 때와 달리 , 에 출연했던 에녹, , 의 임수연, 의 오승준 등이 캐스팅 됐다. 객석과 분리되지 않은 파괴된 형태의 무대를 갖췄다고 설명한 김운기 연출은 “권투장 (아레나 형태 무대) 형식의 무대로 관객과 무대 거리가 매우 가깝다”며 “관객들이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작이 같은 뮤지컬 이 같은 시기에 공연하는 점에 대해서는 “두 작품은 뿌리가 같은 다른 열매"라고 밝히며 “이 미국의 정서로 표현한 맛이 있다면, 는 원작의 강렬한 핵심소재를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내용으로 꾸며낸 끈끈한 앙상블의 맛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 제작을 지원하고 있는 설치극장 정미소 윤석화 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해 “김운기 연출과 함께 제대로 된 창작극을 만들어보자는 일념 하나로 이 작품을 5년 동안 안고 살았다”며 “수정 과정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는 더욱 빨라졌고, 적역을 맡은 젊은 배우들이 선보이는 뜨거운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명동 해치홀의 개관작이기도 한 뮤지컬 5월21일부터 오픈 런으로 공연된다. 프레스콜 현장 설치극장 정미소 윤석화 대표 "조금 더 섹쉬~하게""사춘기의 열정, 보이나요?""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누규~?""24시간, 365일 터지는 사건!""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제끼라우~""빠져 듭니다!!! 사춘기의 매력속으로""너와 함께한 순간은 눈부셨다, 사춘기, 그 때 그 기억속으로"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4.30 / 조회 1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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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워진 뮤지컬 ‘사춘기’, 오는 5월 21일 첫 공연
창작뮤지컬 ‘사춘기’가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오는 5월 21일 명동예술극장의 역사적 개간과 함께 문화 1번지로 재도약을 꿈꾸는 ‘명동해치홀’ 무대에 다시 오르는 것. 이에 뮤지컬 ‘사춘기’는 음악, 조명부터 배우까지 모든 부분을 재정비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뮤지컬 ‘사춘기’는 지난 2008년 초연 당시 드라마가 살아있는 뮤지컬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던 작품이다. 그 결과 지난 4월 20일 있었던 ‘제3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소극장 창작뮤지컬 작품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공연장에서, 새로운 배우들이 가세해 초연 당시 작품의 수정과 개선에 힘을 쏟았다는 것. 이에 뮤지컬 ‘사춘기’의 김운기 연출은 “무대와 조명, 영상이 각 파트별로 정서적인 리듬을 이어가는 비주얼 앙상블을 선보이겠다”고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는 좀 더 프로페셔널한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스토리상에서도 미세한 변화를 주었다. 초연 당시 지적되었던 불필요한 장면들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1막과 2막의 연결부분을 자연스럽게 붙였다. 그에 따라 초연 공연과 비교하여 총 2곡의 넘버가 삭제되고, 1곡이 추가될 예정이다. 기존의 넘버들도 새로운 편곡 과정을 거쳤다. 완벽한 신인들로만 이뤄졌던 초연과는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오승준, 에녹, 장원령 등 기존 뮤지컬 무대에서 실력을 쌓아온 배우들이 합세한다. 초연 공연 멤버로는 맹주영이 유일한 참여다. 공연계의 새로운 신데렐라로 떠오른 전미도가 열연했던 ‘수희’ 역은 뮤지컬 ‘미녀와 야수’, ‘토요일 밤의 열기’, ‘클로져 앤 댄버’, ‘벽을 뚫는 남자’ 등에 출연했던 임수연이 맡았다.‘명동해치홀’의 개관기념작이기도 한 뮤지컬 ‘사춘기’는 오는 5월 21일부터 오픈 런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2009.04.29 / 조회 28,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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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이하늬 첫 뮤지컬 도전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에서 4위로 입상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이하늬가 본격적인 연기 행보로 뮤지컬을 선택했다. 창작뮤지컬 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데뷔하는 것. 이 작품에서 사랑에 당당한 여자 이세연 역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이하늬는 “국악을 공부하며 4살때부터 무대에 익숙했지만 뮤지컬은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로 도전했다”며 “1년 전부터 연기 트레이닝을 받으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극중 세연은 솔직하고 쾌활하면서 남자에게 먼저 데쉬를 하기도 하는 당찬 여인, 이하늬는 “난 절대 불가능하다”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세연과 비슷하지만 사실 낯가림이 있고 보수적인 편”이라고 배역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세연과 사랑에 빠지는 포토그래퍼 준혁 역에는 등으로 지난해 최고의 주목을 받는 연기자로 떠오른 김도현이, 준혁을 짝사랑하는 선영역은 에서 활약한 곽선영이 캐스팅됐다. 또한 선영을 바라보는 정호에는 그룹 신화의 멤버 앤디가 캐스팅돼 이후 두 번째 무대에 설 예정. 특히 는 의 성재준/원미솔 콤비가 다시 한번 뭉쳐 만들어 주목 받고 있는 창작 뮤지컬. 등에서 다양한 연인들의 이야기를 보여준 성재준 씨가 작/ 연출을 맡았고 등에서 활약한 원미솔 씨가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았다. 이 작품은 사진으로 인연을 맺은 준혁과 세연, 준혁을 사랑하는 선영과 그런 선영을 바라보는 정호의 사랑이야기를 잔잔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공연장면 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INT song@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7.01 / 조회 3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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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앤디, 이하늬, 아픈 사랑의 주인공으로
뮤지컬 로 많은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던 연출가 성재준과 작곡가 원미솔 콤비가 이번엔 아련한 사랑 이야기를 선보인다. 오는 7월 1일부터 PMC자유극장에서 공연 예정인 뮤지컬 는 ㈜PMC프로덕션이 뮤지컬 에 이어 선보이는 두 번째 창작극. 졸업사진전을 계기로 우연히 만난 준혁과 세연의 사랑과 짝사랑한다는 이유 만으로 그들 주변을 맴도는 선영, 그리고 안타까운 그녀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 늘 묵묵히 기다려 주는 친구 정호 등 네 남녀의 슬픈 파스텔톤 사랑이야기가 폴라로이드 사진과 함께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뮤지컬 , , 등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배우 김도현이 김준혁 역을, 지난해 뮤지컬 로 첫 뮤지컬 무대에 선 그룹 신화의 멤버 앤디가 강정호 역을 맡았다. 또한 2007년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가 준혁의 그녀, 이세연 역으로 배우로서의 첫 발을 내 딛는다. 더욱이 재미와 감동의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작곡가 원미솔이 ‘삼각관계’, ‘얼굴 구축 작전’, ‘사랑하면 보내야 하는건데’ 등의 뮤지컬 넘버들로, 영원할 수 없는 사랑의 모습들을 어떻게 표현할 지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6.12 / 조회 30,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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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무대 맛이 담뿍 든 이 작품, 제법 좋지 아니한가
최근 공연계의 핫 이슈는 단연 무비컬(Movie+Musical, 영화를 토대로 만든 뮤지컬) 열풍. , , , , , , 등 뮤지컬로의 화려한 탄생을 위해 줄 서 있는 작품들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영화 속 이야기를 무대로 옮겨오면서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관객들은 어떤 새로움을 바라는 것일까? 눈 앞의 배우들? 화려한 무대 장치? 스포일러가 무색해진 무비컬 무대에서 이야기의 참신함 보다는 쇼의 스펙터클과 근사한 사운드에 큰 기대를 싣는 건 당연할 일이다. 그런 면에서 2008년 무비컬 질주의 선발주자로 나선 뮤지컬 [라디오 스타](연출 김규종)는 변신에 제법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라디오 스타, 무대 위로 오르다 지난 1월 26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라디오 스타]는, 2006년 9월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 주었으며 주연배우들이 각종 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연기자상을 휩쓸어 흥행 및 작품성 부문에서 큰 성과를 올린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한 때 가수왕까지 했지만 이제는 한 물 제대로 간 가수 최곤과, 20년 동안 최곤을 언제나 최고로 극진히 떠받들고 있는 매니저 박민수의 우정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영화와 크게 다름이 없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서 이미 유명해진 ‘비와 당신’ 뿐 아니라 영화 속 맛깔난 상황만으로 지나갔던 것들이 음악의 옷을 입고 근사한 장면들로 탄생한 것은 뮤지컬로 선보이는 [라디오 스타]의 최대 수확. 영월 주민들이 부르는 ‘원더풀 영월’은 대표 뮤지컬 넘버로 넣어도 될 만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음과 재치 덩어리 가사를 마음껏 뽐내고 있으며 노래의 밝고 경쾌함이 유배의 고장 영월로 내려가는 최곤의 비참함과 대조되어 아이러니한 재미를 더한다. 또한 최곤이 DJ를 맡은 음악프로그램의 제목을 짓는 과정에선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엉뚱한 제목을 지어내면서 관객들의 웃음보를 사정없이 건드리고, 주민들과의 전화통화 장면은 '여보세요' 노래에 실려 근사한 앙상블로 태어났다. 활약이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그룹 이스트리버의 소란스러움은 자칫 밋밋하게 처질 수 있는 극에 탄력을 주는 맛깔난 양념이 되고 있다. 감동은 주춤, 흥은 물씬 그러나 88년도 가수왕 최곤을 김다현에게 투영시키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웬만한 눈속임에는 더 이상 속지 않을 똑똑한 현대 관객들에게 이 배우는 최곤 보다는 김다현의 매력으로 더욱 어필하는 게 사실이다. 매니저의 고군분투기는 정성화의 넉살스런 연기로 풍부히 펼쳐지고 있지만, 충분한 축적 없이 문득 찾아오는 영화의 명대사나 극적 장면 전개에 관객들은 조금 당황할 수도 있겠다. 영월방송국장 역을 맡은 서현철과 집 나간 아빠를 찾는 소년을 비롯하여 꽃집 총각, 자장면집 배달부 등 조연급의 활약은 관객들의 큰 박수를 부르고 있다. 본 공연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공개방송 장면이 커튼 콜로 마련된 것은 라디오스타 팬들에게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쿵쾅이는 드럼 비트에 실린 열창의 무대는 감동이 덜해진 아쉬움의 자리를 채우며 관객들에게 ‘크게 라디오를 켜고’ 이 공연이 그래도 ‘좋지 아니한가’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주는 신나는 마침표가 되어 줄 것이다. 글: 황선아(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una1@interpark.com)
2008.02.01 / 조회 1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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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김다현, 정성화
지난해 [맨오브라만차] [올슉업] 등으로 최고의 뮤지컬 배우 반열에 오른 정성화와 방송과 무대를 넘나들며 활약한 배우 김다현. 그들이 뮤지컬 [라디오 스타]에서 최곤과 박민수로 만났다. 그러고 보니 그들은 지금껏 무대에서 함께 한 적이 없는 배우들. 한 무대에서 진한 우정을 나눌 그들을 생각하니 즐거운 호기심부터 생겨버린다. 비딱한 왕년의 락스타 최곤, 최곤에게 부모와 같은 정을 주는 매니저 박민수. 역할 때문인지, 실제로 이전엔 간단한 인사 정도만 나누던 정성화와 김다현은 연습 한달 반만에 허물없는 형, 동생이 되어 있었다. 서로에 대한 장점은 막힘 없이 말하지만 단점이 무엇인 같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최곤과 박민수는 서로의 단점을 보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인터파크 두 분 모두 작년에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서,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라디오 스타로 무대에서 볼 수 있겠네요. 정성화 라디오 스타는 처음 영화를 봤을 때 ‘이건 뮤지컬로 해도 괜찮은 작품이겠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났던 작품에요. 워낙 영화가 음악적이 잖아요. 제의를 받았을 때 도전하고 싶더라고요. 김다현 저도 성화형 말에 동감해요. 게다가 전 가수 활동도 했었기 때문에 더 도전하고 싶었어요. 우정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남자들 간의 우정이야기는 해보지 못했거든요. 인터파크 참 잔잔하고 진한 감동이 있는 영화인데요. 스토리상 커다란 사건이나 사고(?)가 없는 점이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정성화 사실 이 작품에서 제일 어려웠던 점이 크나큰 위기가 없었다는 거였어요. 다른 작품들은 죽음의 위기를 벗어난다던가 하는 극적인 요소가 있는데 라디오 스타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연출님은 최곤과 박민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좀 더 극적으로 만들어 가는 방향을 택했어요. 지국장, 이스트리버, 강PD, 최영도 같은 캐릭터가 좀 더 강해지는 구도죠. 사실 그게 맞아 떨어지죠. 김다현 특히 노브레인이 맡았던 이스트리버는 악기 연주에 능한 배우들이 캐스팅됐어요. 저도 상당히 기대돼요. 인터파크 최곤의 ‘비와 당신’은 히트곡이라 할 만 하잖아요. 김다현씨의 ‘비와 당신’이 기대되는데요. 김다현 비와 당신은 원곡보다 뮤지컬스럽게 편곡됐어요. 템포의 변경도 있고 앙상블과 코러스도 있고요. 80년대 분위기가 잘 살아나게.. 정성화 아우…정말 괜찮을 거 같아요. 오늘 봤는데 멋있더라고요. 가수를 하던 친구라 노래를 하면 굉장히 자연스럽고 멋있어요. 내가 여자라면 반했을 거 같아요… 부럽기도 하고(웃음). 인터파크 정성화씨도 한 노래 하시잖아요(웃음). 김다현 그럼요. 특히 최곤에게 불러주는 별자리 노래가 있는데 멋지시더군요. 연기도 훌륭하시고. 제가 프로듀서스에서 코미디 연기를 해봤는데, 그때 느낀 건 코미디 연기가 연기의 거의 완결편이라는 거에요. 100% 타이밍에 정확하게 맞아 떨어질 때만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거니까. 성화형은 코미디를 해 본 분이라 연기의 바탕이 탄탄하시죠. 인터파크 최곤과 박민수의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영화와 다른 점이 있나요. 정성화 사실 그 동안은 차별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영화 속 민수와 똑같이 가고 있더라고요. 다르게 갈 수가 없어요. 스토리라인에 가장 적합한 인물분석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폼 좀 잡는 사람으로 방향을 잡아 봤지만 그건 박민수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영화 속 안성기 선배님의 연기와 달라야겠다는 강박관념은 없어요. 그 캐릭터를 얼마나 진실되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인 거죠. 김다현 전….사실 최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요. 최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향은 있지만 영화와 무대는 많이 다르잖아요. 영화는 클로즈업이 되고 시선을 모아주지만 무대는 그렇지 않으니까. 제가 봤을 때 최곤은 자신이 한 물 간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퉁명스럽고 비딱한 면이 있죠. (슬쩍 바닥을 바라보며) “아..씨이..” 이런 감정들이요. 이런 것들이 무대에서는 밋밋하게 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확실히 터질 땐 터져줘야 할 거 같고…또 민수 앞에서는 아이처럼 장난치는 모습을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해요. 전 감정상 그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좀 더 찾아 나가야죠. 인터파크 김다현씨는 현재 드라마 ‘왕과 나’에 출연 중이시라 요즘 많이 바쁘시겠어요. 김다현 드라마에서는 원래 죽었어야 했는데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잘 보셨는지 어떻게 살아났어요. 원래 라디오 스타에 올인 할 계획이었는데 지금 병행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드라마 쪽에는 최대한 씬을 줄여달라고 부탁했어요. 어디 지방을 보냈다는 설정을 하던지… 요즘엔 연습을 1시간, 2시간을 하더라도 알차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정성화 사실 그래요. 드라마 촬영 갔다 와서 아무것도 안 해오면 짜증날 수도 있는데 다현이는 그런 게 없어요. 해결될 게 있으면 다음에 발전된 모습을 보이니까. 연습하는 거 보니까 걱정할 필욘 없겠던데요.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어떻게 해서라도 연습실에 오려고 하는 모습이 예쁘죠. 김다현 요즘 드라마와 무대 연기의 차이를 많이 느끼고 있어요. 라디오 스타 연습할 때 나도 모르게 드라마 연기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라디오 스타를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제 연기를 체크하고 있는 중이에요. 인터파크 정성화씨는 연습 이외에 연기를 위해 따로 하는 게 있으세요? 정성화 전 게을러서 되도록 다른 데에 에너지를 쏟지 않아요. 연습 시간만큼 자기 실력을 높이는 시간은 없는 거 같아요. 그거 하기도 바뻐 죽겠는데 영어, 운동까지 할 시간은 사실 없어요. 연습 시간을 잘 활용하면 그게 바로 연기 연마 아니겠어요? 그런데 안 될 때가 많죠…..사실, 될 때가 별로 없죠(웃음). 인터파크 라디오 스타는 창작인데다, 곧 초연을 앞두고 있는데요. 배우분들도 이 맘 때 즈음이면 스트레스를 받곤 하던데요. 정성화 창작뮤지컬에서 가장 무서운 상대는 의심인 거 같아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나?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나? 나와 같이 하고 있는 이 사람들을 내가 제대로 선택한 거 맞나? 이런 것들….이런 의심은 어떤 작품을 해도 어느 시기에나 오더군요. 지금 라디오 스타는 다행이 많은 것들이 정리되고 있어요. 긍정적인 방향으로. 김다현 저는 저만 잘하면 될 거 같아요. 다른 분들은, 특히 앙상블을 하시는 분들도 정말 엄청나거든요. 나만 잘하면 될 거 같은데 사실 걱정이에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 밖에요. 정성화 지금 박민수 역에 서범석씨가 저와 더블 캐스팅 됐는데, 그 분 상당하신 분이시죠. 어쨌든 다현씨는 공연을 혼자 하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에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거에요. 그래서 투 톤의 연기가 나오지 않게 하려고 서범석씨와 노력하고 있어요. 워낙 감각 있는 친구라 잘 할 거에요. 인터파크 두 분 서로에 대한 칭찬 말고, 서로에게 좀 고쳤으면 하는 점은 없나요?(웃음) 정성화 장점 파악하기도 힘든데..나중에 이 작품 끝나고 나서 말할까요? (웃음) 김다현 우리는 최곤과 민수잖아요. 서로 안 좋은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보여도 잊어버려야 해요(웃음). 인터파크 원래 이 작품 하기 전에도 서로 잘 알고 있었나요? 정성화 그 전에는 오다 가다 인사 정도 하는 사이었어요. 친하지 않았다기 보단 남자들이 친해지기 위해선 우연찮게 싸우거나 술 한 잔 먹거나, 그런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 동안 그럴 계기가 없었던 거죠. 김다현 전 평소에 성화형과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이번에 함께 해보니까 배우로서 욕심도 많고 센스 있고, 무엇보다 아이디어 박스같이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새록새록 놀랄 부분이 많아요. 팀워크도 중요시 해서 반장 노릇도 훌륭히 해주고.. 정성화 내가 어렸을 때 반장을 안 해봐서 반장을 자처하는 스타일이에요(웃음). 다현이 하고는 따로 술도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죠. 인터파크 술 버릇을 공개한다면(웃음) 정성화 특별한 건 없어요. 전 술을 먹으면 진지한 대화를 하는 편이고... 다현씨도 버릇 같은 건 없어요. 아, 전화를 좀 자주하는 버릇은 있더라고. 사람이 많으면 괜찮은데 둘이 먹고 있는데 전화를 하면 혼자서 술을 먹잖아요(웃음). 김다현 (당황하며) 한번, 그때만 그런 거에요. 잠깐 전화할 데가 있었는데…..그 때...술을 먹으니까 하고 싶었나봐요..(웃음). 성화 형도 그렇고, 요즘은 다음날 연습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먹고 싶어도 못 먹죠. 정성화 그나저나 어젠 피자파티가 열렸어요. 다현씨 팬들이 마련해 준거였는데, 이 참에 다현씨 팬들 자랑 좀 할까요? 다현씨 팬들은..같이 일하는 배우들을 굶기지 않습니다. 뭔가 체력이 저하되는 걸 느낀다 싶으면 무슨 한의사처럼 나타납니다. 그리곤 굉장한 음식들을 모든 배우를 위해서 풀어 놓아요. 본인들이 십시일반 해서 장만했을 거 아니에요. 좋은 공연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착한 팬들이죠. 아, 물론 제 팬들도 가끔 합니다(웃음). 김다현 맞아요. 얼마 전에 형 얼굴이 있는 예쁜 떡이 연습실로 왔었어요.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인터파크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는데,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김다현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게요. 기대해주세요./ 정성화 라디오 스타 재미있을 겁니다. 지금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거든요. 무대에서 뵐게요. 감사합니다^^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1.11 / 조회 1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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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스] 직장 스트레스? 로또로 날려버려!
여기 로또에 당첨된 직장인들의 사랑과 성공을 다룬 뮤지컬이 있다. 로또. 현대인들에게 매일 찍어 놓은 것 같은 일상과 스트레스에서 탈출하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희망의 이름이 아닌가. [찬스]는 평범한 사람들이 로또에 당첨되면서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로 대리만족과 웃음을 주는 뮤지컬이다.
프랑스 파리의 한 변호사 사무실. 산더미 같이 쌓인 서류더미, 울려대는 전화벨소리, 매일 지각해서 항상 같은 변명을 하느라 진땀 빼는 여직원, 갓 출근해 자기 자리도 찾지 못하는 인턴직원. 활기참과 지리멸렬함이 동시에 있는 이 사무실에 어느 날 로또당첨이라는 대박이 찾아온다. 기뻐하는 그들! 6명의 직원은 돈을 똑같이 나눠 갖고 평소 꿈에 그리던 생활을 시작한다. 쇼핑에 매진하기, 영화촬영, 매일 매일 파티 등 그들에게 이제 거침이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시간이 지나자 슬슬 돈이 다가 아님을 깨닫고 사무실로 모여든다.
[찬스]는 프랑스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노트르담 드 파리] 등 대형 프랑스 뮤지컬만 보아왔다면 [찬스]는 소극장 뮤지컬이라는 점으로 주목 받을만 하다. 이 작품은 대사가 노래로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프랑스 뮤지컬다움이 진하게 풍긴다. 하지만 배우들은 노래뿐만 아니라 춤과 일인다역까지 모두 소화해낸다. 작은 소극장에서 6명의 배우들이 혼신으로 펼쳐놓는 노래와 춤, 재치 있고 웃긴 상황들이 뮤지컬 [찬스]의 생명력이다. 여기에 로또 당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과 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배우들의 훌륭한 노래와 재치있는 상황설정이 이 작품의 힘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오피스 뮤지컬다운 직장인의 스트레스와 애환이 잘 살아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서로 약간의 갈등이 생기기는 하지만 오히려 화기애애한 사무실이다. 각자의 코믹한 캐릭터는 강하지만 인턴사원의 몸이 아프다는 사실 빼고는 개개인의 애환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이 사무실을 벗어난 후 누리는 자유로움은 그저 재미을 유발할 뿐이다.
하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극장에 들어섰다면 공연 시간 내내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일과 사랑, 돈 모두를 쟁취한 그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유혹을 로또 한 장 사면서 풀어버릴 수 있다는 방법도 배운다. 무엇보다 일과 사랑도 중요하다며 다시 일을 시작하는 그들을 보며 “돈이 다는 아니지”하며 끄덕일 수 있게 한다. 일석이조 뮤지컬이 아닌가. 한바탕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이 소극장 프랑스 뮤지컬도 목록에 추가할만 하다.
2007.04.12 / 조회 11,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