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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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 비로소 깨달은 사랑, 연극 <연애시대>
헤어진 후에야 비로소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 30대 남녀의 사랑이야기 가 지난 5일 다시 대학로 무대에 올랐다. 올해 이 극의 주인공을 맡은 김재범·이신성·조영규·황인영·심은진·손지윤 등은 7일 언론을 대상으로 작품의 주요장면을 선보였다. 故 노자와 히사시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연극 는 2006년 손예진·감우성이 출연한 동명의 드라마로 먼저 알려져 큰 사랑을 받았다. 연극은 2011년 김다현·박시은 등의 참여 아래 국내 첫 무대에 올랐다. (왼쪽부터)손지윤, 김재범드라마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는 유산으로 아기를 잃고 헤어진 부부가 그 동안 헤아리지 못했던 서로의 속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다시 한번 진짜 사랑을 나누는 과정을 그린다. 서투른 표현으로 자꾸만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진심 어린 자세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야기의 배경을 한국으로 옮겼던 드라마와는 달리, 연극에서는 저작권자의 요청에 따라 원작 소설의 배경과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남자주인공은 서점에서 일하는 리이치로, 여자주인공은 스포츠센터 강사 하루다. 의 조영규와 의 김재범, 의 이신성이 리이치로를 맡았고, 의 황인영과 의 손지윤, 심은진이 여주인공 하루를 연기한다. (아래사진 왼쪽부터)이원, 황인영, 윤경호, 이신성, 소정화초연에 이어 두 번째로 의 연출을 맡게 된 김태형은 "배우도 무대도 바뀌었고, 앞선 공연으로 축적된 경험이 있는 만큼 첫 공연 때 아쉬웠던 점을 보안하고자 했다"며 지난 공연과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조금 더 연극적인 구성과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다양한 형식을 통해 관객들이 핵심적인 정서를 따라갈 수 있도록 어느 지점에서 힘을 주고 어느 지점에서 힘을 뺄지 많이 계산했다"고. 소설 및 드라마와 다른 점에 대해서는 "소설·드라마에서는 1인칭 화자의 나래이션이 주인공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데, 연극은 그런 부분이 없어서 기본적으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출연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간 브라운관을 통해 더 많이 얼굴을 비췄던 황인영과 심은진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작픔으로 처음 연극 무대에 오르는 심은진은 "대본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져 엄청 울었다"며 "하루가 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 여기서 심은진의 모습이 나오면 방해가 될 것 같아 어느때보다 몰입을 많이 해서 연습했다"고 전했고, 지난해 로 연극 무대에 오른 바 있는 황인영은 "두 시간 내내 무대에 있어야 해서 혹시 실수를 할까 봐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아래사진 왼쪽부터)조영규, 심은진심은진·황인영과 함께 하루 역에 캐스팅된 손지윤은 세 배우 중 연극 경험이 가장 많다. 손지윤은 "원래 드라마 '연애시대'를 무척 좋아했다. 좋아하는 작품을 하게 된 만큼 가장 현실적이고 친근한 느낌의 하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태형 연출은 세 여배우의 매력을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체형 뿐 아니라 연기와 무대 경험도 다 다르고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서 비교하기 어렵다"며 "쉽지 않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저와 동료들을 믿고 잘 따라와줬고, 의견도 많이 냈다. 덕분에 힘을 내서 연습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는 주인공 하루와 리이치로 외에도 여러 주변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루에 대한 사랑을 에두르지 않고 솔직히 표현하는 나가토미 역의 이원, 묵묵히 하루와 리이치로의 사랑을 응원하는 가이에다로 분한 윤경호의 매력이 특히 돋보였다. 공연은 오는 12월 29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10.10 / 조회 16,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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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돌아오는 연극 <연애시대>, 김재범, 황인영, 심은진 등 캐스팅
연극 가 2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온다.
일본작가 故노자와 히사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는 이혼했지만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간직한 두 남녀의, ‘헤어지고 시작된 연애’를 그린 작품.
이번 공연에서는 뮤지컬, TV 드라마, 연극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김재범, 이신성, 조영규가 서점직원이자 이혼한 매력남 ‘동진’ 역에, 황인영, 심은진, 손지윤이 소녀 감성을 지닌 이혼녀 ‘은우’ 역에 캐스팅 돼 미묘한 남녀의 사랑을 그린다. 김태형 연출, 김효진 작가가 초연에 이어 다시 뭉쳤고 공연제작자로 활약 중인 김수로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는 2006년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드라마로 반향을 일으켰으며, 2011년 김다현, 박시은, 김영필, 주인영이 캐스팅돼 연극으로 선보인 바 있다.
는 오는 10월 5일부터 12월 29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쇼플레이 제공
2013.09.16 / 조회 18,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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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을 놈!” 통쾌한 호통으로 무대 장악한 이순신, <영웅을 기다리며> 조휘
기자가 를 관람했던 23일, 이순신이 일본 무사 사스케를 다독이는 진지한 장면에서 난데없이 요란한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무대 가까이에서 터져 나온 벨 소리에 소극장의 객석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배우들도 당황했는지 일순 동작을 멈췄다. 흐트러진 분위기를 어찌 수습하려나 슬슬 걱정이 되려던 참, 이순신 역의 조휘(32)가 "썩을 놈!" 통쾌한 일갈로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더니, 금세 차분한 연기로 관객들을 다시 극 속으로 불러들이는 게 아닌가. 데뷔 후 3~4년까지 수많은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셨다던 그는 어느새 그렇게 능숙한 솜씨로 무대를 이끌고 있었다. 의 안중근 의사에서 의 류씨로, 다시 의 깨알방정 이순신 장군으로 올해만 벌써 세 번째 변신을 맞아 마음껏 무대에서 활개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쉬지 않고 작품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는 어떤 점에 끌려서 출연을 결정하셨나요? 가 초연할 때 공연을 봤는데, 진짜 재미있게 봤어요. 그리고 이 작품에 나오는 이순신 장군이 의 안중근이나 의 류씨와는 완전 다른 캐릭터여서, 그런 것들이 던져주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이 때쯤이면 시기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도 괜찮은 시도라는 생각에서 과감하게 결정했어요. 주위에 '조휘가 저런 것도 해도 되나?'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보시고 난 후에는 '아, 조휘가 저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런 게 좋아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작품을 결정할 때 창작뮤지컬을 선호한다고 하셨는데, 대극장인지 소극장인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가 봐요. 그렇죠. 실제로 제가 쌓아온 커리어를 보면 대극장과 소극장을 넘나들면서, 창작뮤지컬과 라이선스 뮤지컬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이나 을 한 다음에 를 한 것처럼.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작품을 결정해왔어요. 판에 박힌 건 싫거든요. 그런 게 재미있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 스스로의 판단을 따르는 편인가요? 주변의 가까운 친구들의 말도 듣는데, 주로 만류는 그런 분들이 하시죠.(웃음) 저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작사에서 '안 될 것 같다'고 할 때도 있고요. 근데 결국에는 항상 제 신념대로 행동했어요. '왜 계속 대극장 라이선스 작품을 하면서 편한 길을 가지 않고 소극장 창작뮤지컬을 하냐'라는 말도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다 (제 판단이) 맞았어요. 그래서 제가 더 연기적으로도 부딪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의 이순신 장군도 '영웅'이지만, 의 안중근 의사를 연기할 때와는 많이 다르죠? 그렇죠. 안중근 의사를 표현할 때는 그가 신앙인이고 사상가라는 데서 출발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신의 신념을 위해 결의하는 모습을 진중하게 표현하게 됐죠. 반면 이순신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에서 출발했어요. 역사 속 이순신 장군은 정말 위엄 있고 멀리 있는 인물 같은데, 고구마 하나 때문에 다투고 삐치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니까 보는 분들도 괴리감 없이 보시는 것 같아요. 정말 사람 냄새 나는 이순신이었어요. 토라지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웃음) '결국은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실제로 연습할 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 그런 다양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잖아요. 화가 나면 흥분해서 말도 빨리 하고, 배고프면 삐치기도 하고. 진짜 사람이고 인간이라는 것, 거기서 출발하는 거죠. 제가 표현하려고 했던 부분을 관객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지. 이순신이라고 해서 배가 안 고프겠어? 화가 안 나겠어?' 하시는 거죠. 또 평소에는 찰진 욕을 하다가도 막딸·사스케를 포옹하면서 '잘 살어, 착하게 살어'라고 말해주는 따뜻한 이순신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웃긴 장면을 무표정한 얼굴로 정말 능청스럽게 연기하셔서 감탄했어요. 코미디가 정극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내가 나서서 막 웃기려고 하는 건 좀 일차원적이고, 나는 심각한데 그 상황이 웃기는 게 정말 재미있는 코미디거든요. 연습할 때도 항상 그런 코미디를 추구했어요. 무대에서도 저는 무표정하게 대사를 하는데 관객들이 웃을 때 제일 신나요. '그래 그래 그렇겠지 늙은 놈이 죽어야지' 저는 심각하게 노래하는데 사람들은 막 웃음을 터뜨리잖아요. 그럴 때 전 속으로 웃고 있죠. 연습하는 동안 특별히 어려웠던 장면은 없나요? 공연 중 퇴장하는 순간이 딱 두 번밖에 없어요. 거의 한 반 이상 무대에 나와있기 때문에 체력적인 면에서 조금 부담이 있죠. 그리고 관객들이 되게 재미있어하는 '동몽이상' 장면이 있어요. 이순신·사스케·막딸 세 사람이 같은 꿈을 장면인데, 이 부분에서 대사를 외우는 게 좀 힘들었어요. 배우들은 대개 상황을 그려가면서 대본을 외우거든요. '너 밥 안 먹었어? 그럼 배고프잖아. 뭐 먹으러 갈까?' 보통은 대사가 이렇게 연결되는데, 이 장면에서는 세 사람이 각자 다른 말을 하는 거에요. 상황이 연결되지 않으니까 대사가 안 외워지더라고요. 진짜 3주 동안 손에서 대본을 못 놓았어요. 그래도 이 장면을 잘 만들고 나니까 관객 분들이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객석 반응이 참 좋던데요. 관객들의 성별·연령도 다양하고요. 이제까지 했던 공연들은 대부분 여성 관객이 많았어요. 그런데 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관객 분들이 오셔도 아무런 괴리감 없이 다들 공감할 수 있는 공연 같아요. 이순신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인물이잖아요. 또 라이브로 국악을 연주하니까, 연세 드신 분들도 더 친밀감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예전 인터뷰들을 찾아보니 항상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분석해서 그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맞아요. 예전에 제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제가 연극영화과를 나오지도 않았고, '꽃미남' 배우도 아니고, 성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잖아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노력하고, 한 번 더 연습하고…결국엔 그렇게 달려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핍을 채우려는 노력이 지금의 조휘를 만든 거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고요. 지금은 어떤 부분을 채우고 있나요? 아까 말한 것처럼 새로운 도전, 안 해본 작품들, 항상 그런 것들을 하려고 해요. 도 그런 시도였죠. 느끼하고 봉건적인 모습,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좋아하는 여자를 갖지 못하는 쓸쓸함을 가진 사람. 에서는 욕쟁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저씨. 다음 작품에서는 뭔가 또 새로운 것이 있겠죠. 항상 내가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이 있어요. 물론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완벽한 그 인물로 무대에 올라가는 상상을 하면서 연습하고 도전하는 거죠. 연습할 때 마다 노트에 연습일지 같은 것을 적는다고 들었는데, 요즘도 쓰세요? 네. 지금도 쓰죠. 그냥 제 습관이 됐어요. 연습할 때 각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지 포인트를 계산해서 다 적어놓는 거죠. 그냥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써둬야 나중에도 보고 정리할 수 있잖아요. 쓰는 거랑 안 쓰는 거랑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저와의 약속이고, 제가 일하는 방식이에요. 다이어리도 계속 써요. 극중에도 이순신 장군이 '우리 어머니가 무슨 일이 있어도 일기는 꼬박꼬박 쓰라고 하셨다'는 대사가 있잖아요.(웃음). 내가 뭘 하고, 뭘 했고, 앞으로 뭘 해야 하고 이런 것들. 길게는 몇 년 후에 내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들을 적어둬요. 다이어리에 적어 둔 미래 계획이 궁금한데요? 제가 사범대를 졸업했잖아요. 선생님이 되는 꿈도 이뤄보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대학원 공부를 해서 연기나 연극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조휘라는 배우한테는 어떤 역할을 맡겨도 된다'는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의 악역 몬데고도, 의 안중근 의사도, 에서의 코믹한 이순신 장군도 다 조휘가 연기한 인물이거든요. 주위에서 만류했던 분들도 많았죠. 그런데 지나고 나서는 다 잘했다고 해주셨어요. 앞으로도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이미지 때문에 캐스팅할 수 없는 배우는 안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배우 조휘를 주목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지금까지 많은 뮤지컬 무대에 섰지만, 이번 에서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던 조휘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항상 똑같은 걸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저는 늘 관객들이 저보다는 제가 하는 작품을 인상 깊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배우도 결국은 작품의 일부분이고,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니까요. 조휘를 보러 온다기보다는 라는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을 보러 오셔서 '아, 이순신이 정말 저렇지 않았을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8.31 / 조회 16,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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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풍성해진 웃음! 2년 만에 돌아온 <영웅을 기다리며>
카리스마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깨알방정' 이순신 장군이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제작진은 지난 10일 대학로 PMC자유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깨알방정' '욕쟁이'웃음 자아내는 이순신의 새로운 모습 는 난중일기에 기록되지 않은 1957년 7얼 29일부터 31일까지의 이순신의 행적을 상상 속에서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순신을 위엄 있는 명장의 모습이 아닌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재탄생시켜 웃음을 준다. 2008년 창작팩토리 우수 뮤지컬 제작지원 최우수작에 선정돼 2009년, 2010년 공연된 이 작품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각본과 연출을 함께 맡은 이현규는 "지난 2년 반 동안 했던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이 공연에 녹아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기존 작품에 담겼던 사념이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덜고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다졌다. 음악을 더 풍성히 하고, 무대 등 미술적인 부분도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익히 알려진 것 과는 달리 허술하고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이순신 장군 역에는 의 조휘와 의 손광업이 더블캐스팅 됐다. 적장 이순신을 납치한 외로운 일본무사 사스케는 이신성·강성이, 이순신을 '아재'라 부르는 소녀 막딸은 자두·김지민이 연기한다. 에서 안중근 의사를 연기했던 조휘는 이번 작품에 대해 "에서 멀티맨을 맡은 적이 있어 코믹연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배우는 울고 있지만 관객은 웃게 되는 상황적인 코미디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는 자두는 "내가 볼 때 재미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지 않겠나 생각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신성과 함께 일본 무사 사스케 역을 맡은 강성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도 매력적이었고, 배우가 대본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다"고 출연계기를 밝혔다. 드라마 배우 및 가수로도 활동해온 그는 뮤지컬의 매력으로 "관객들과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능청스런 이순신의 모습 손광업·조휘 연기 돋보여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주인공 이순신·사스케·막딸의 첫만남을 시작으로 이순신이 우연한 기회에 거북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장면 등이 공개됐다. 뮤지컬을 포함해 연극·드라마 배우 및 가수 등으로 제각기 다양한 무대에 올랐던 배우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특히 이순신 역할을 맡은 손광업과 조휘는 걸걸한 목소리로 욕을 하다가도 사소한 일로 토라지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연신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스케(강성)의 포로가 된 이순신(조휘)은 막딸(김지민)에게도 홀대받는다. 고향에 두고 온 여인 요오꼬를 잊지 못하는 사스케(강성)에게 충고하는 이순신(조휘)이순신(조휘)은 자라의 등껍질을 보고 거북선을 떠올린다. 이신성과 강성의 날렵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홀로 전장에 남은 일본 무사 사스케와 잘 어울렸다. 막딸과 요오꼬 등 1인 2역으로 분한 자두와 김지민의 연기도 매끄럽다. 는 오는 10월 31일까지 대학로 PMC자유극장에서 볼 수 있다. 이순신(손광업)막딸(자두)막딸(김지민)과 사스케(강성)막딸(김지민)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8.13 / 조회 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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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27] 연극 ‘30분의 7’
연극 ‘30분의 7’은 일본의 배우이자 극작가, 연출자인 멀티플레이어 ‘타쿠마 타카유키’의 ‘입맞춤’이라는 원작을 한국의 ‘베가 미디어’와 일본의 ‘아뮤즈’가 공동으로 준비하고 공연한 작품이다. 작가 ‘타쿠마 타카유키’는 한국에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원작자로 알려진 낯설지 않은 아티스트다.이번에 선보인 연극 ‘30분의 7’이라는 작품은 지적 장애인이라고 일컬어지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지만 조금은 특별하게 구별되는 그들의 이야기다. 즉, 우리 모두 그들과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운명 공동체의 일원들이지만 소외되고 구석진 곳에서 그들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조금 더 이해하려 하지 않고 단지 부분적으로 들쳐 내진 모습이나 현상으로만 평가하거나 구별됐던 그들의 삶과 정서들을 이 연극에서는 그들의 진솔하고 가슴 벅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무대를 보는 누구라도 가슴 싸한 먹먹한 호흡과 함께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무대에서는 일반인들이 봤을 때 조금 부족하고 덜떨어진 행동과 어눌한 표현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세상 어떤 부류의 사람들보다도 참으로 순수하고 소박하고 훈훈한 정으로 감싸는 그들의 사는 이야기를 가식이나 꾸밈없이 진솔하게 그대로 무대에서 펼친다.육체적인 나이는 30살이지만 정신적인 나이는 7살인 지적 장애인을 둔 아버지와 딸의 눈물겹고 애틋한 가족 이야기는 혼탁하고 삭막한 세상에 훈훈하고 뜨거운 감동으로 가슴을 적신다. 우리 주변에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과 심지어 ‘가족의 파탄’, 아주 소박한 ‘대화마저 단절돼 화목하지 못한 가족’, ‘자식은 부모를 인정하지 않고’ ‘부모는 기대에 벗어난 자식을 자식 취급하지 않는’ 참으로 불행한 가족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 연극을 추천하고 싶다.이 작품이 아름다운 감동으로 다가온 이유는 무엇보다 원작이 갖는 보편적이지만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들에 있다. 일상 언어를 예술적인 어휘로 다듬었고,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순간의 감정적 편린들을 놓치지 않았다. 특별한 관심으로 보듬고 느낄 수 있게 해 준 작가적인 지적 섬세함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구조와 일상 언어를 무대 언어로 승화시킨 감각적이고 세련된 원작의 힘, 마치 실제 그들의 삶인 것처럼 능청스럽고 자연스럽게 빙의된 듯이 연기한 배우들의 혼연일체 된 호흡과 앙상블의 힘이다. 딸을 돌보려는 자상한 아버지상의 ‘김명국’을 비롯해 ‘이신성’, ‘이영진’, ‘전정로’ 등 자기 색깔이 확실한 캐릭터를 창조한 3인방까지 모든 캐스팅이 고르게 진정성을 연기적 표현으로 담아내 감동을 배가시켰다. 공연을 보는 동안 세파에 닫힌 가슴의 문을 비집고 저절로 솟아오르는 뜨거운 정서의 숨을 쉬며 감동에 젖어 있는 자신을 확인받을 수 있는 연극이 탄생한 것이다. 2011년이 가기 전에 자신이나, 주변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운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에 위안을 얻고자 하는 그 누구라도 또는, 지금 하는 일에 안주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작금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과 불만만 토로하거나 불안한 미래에 대한 불안정으로 힘겹게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자신이거나 이웃이 있다면 즉각적인 해답은 아니라도 연극 ‘30분의 7’을 꼭 추천하고 싶다. 그들로 인해 분명히 정화되고 잃어버린, 소박하지만 소중하고 위대한 그런 희망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은 11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2011.11.28 / 조회 10,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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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습격사건> 해프닝으로 포장한 한바탕 웃음
맛깔 나는 OST, 볼 맛 나는 캐릭터, 빵빵 터지는 코미디, 주유소라는 제한적 공간.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1998년 작)은 무비컬 전성시대를 예견한 듯 음악, 스토리, 무대 등 뮤지컬 삼박자를 야무지게 갖춘 원작으로 평가됐고, 10년이 지난 후 뮤지컬로 돌아왔다. “그냥, 한 번 털어볼까?” 강산은 변했지만, 뮤지컬 속 꼴통들은 10년 전 꼴통들과 똑같은 말을 내뱉으며 똑같은 꼴통짓을 시작한다. 얘네들 왜 이러는거야?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애초부터 없었다. 다만, 복층 무대를 둘러싼 4면의 스크린에서 뿜어지는 흔들리는 도시 영상이 4인방의 불안한 내면이 사건의 시작이라는 대답을 한다. 강한 비트의 록음악으로 시작하는 무대는 동시다발적이다. 한 명이 뛰면 두 명이 뛰고, 두 명은 쫓고 쫓기는 싸움을 벌이며 관객석과 무대 위를 헤집고 다닌다. 관객 속으로 뛰어든 배우는 관객에게 ‘실제상황’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 50여명 정도 되는 해프닝석에 앉은 관객들은 무대상황으로 풍덩 빠져든다. 빼인트(이신성)의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주유소 사장(한성식)의 물음에 답하기도 한다. 해프닝석과 무대의 장벽은 허물었지만, 그 뒤에 앉은 관객들은 해프닝석의 시야에 막혀 요리조리 고개를 피해야 한다. 무대와 관객석, 그 보다 먼 어딘가에 동떨어진 기분을 들게하며 관객들을 뻘쭘하게 하는 순간도 있다. 4명의 꼴통들은 뒤집어진 권력관계를 만들며 무자비한 공권력에 달콤한 복수를 해준다. 2009년에 필요한 풍자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노마크 (최재웅), 딴따라 (이율), 무대포 (문종원), 빼인트 (이신성)가 의 F4로 불린다지만, 진정한 구준표는 멀티맨 이었다. 사방을 뛰어다니며 열연한 멀티맨과, 쫄깃한 욕설을 거부감 없이 보여준 주유소 사장, 홍일점인 거칠녀(김영옥)의 엽기적인 취중연기는 참으로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주역 4인방은, 오프닝과 엔딩 넘버를 제외하고 솔로 넘버 한 곡씩을 부른다. 각각의 솔로무대에도 계속 무대 위에 서있는 주역들이지만, 2층과 1층으로 흩어져 움직이는 그들은 무대 위 장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스토리 보다 캐릭터 자체로 흥했던 영화처럼, 배우들의 비중보다는 각 캐릭터들의 한 방의 활약으로 꼴통의 매력을 보여준다. 특히 노마크(최재웅)는 툭툭 던지는 말투와 움직임을 통해 영화 속 이성재보다 더 까칠하게, 무식한 시니컬함을 보여준다. 빼인트(이신성)의 쉼 없는 카메라 셔터, 완성에 집착하는 그림 그리기, 무대포의 거침없음 까지 고집 있는 캐릭터의 재미는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영화음악을 담당했던 손무현이 진두지휘 한 넘버는 관객들을 들썩이게 한다. 영화 OST를 포함한 귀에 익숙한 넘버들은 사소한 사건을 거대한 해프닝으로 만들며 흥을 돋군다. 영상을 이용한 전개는 작품의 고향인 영화를 충분히 존중했고 (배우들의 연습장면이 담긴 엔딩 크레딧 까지), 복층 무대를 이용한 동시다발적 사건 전개는 연극의 맛을 살렸다. 의 영상이 극의 전개를 보조하는 도우미였다면, 에서의 영상은 현재 일어나는 사건을 무대와 동시에 펼쳐내는 주인공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배우들의 연기와 동시에 쏟아지는 메시지들을 다 잡아낼 수 없었다. 영상을 봐야 하는 건지, 배우를 봐야 하는지 난감한 순간들이 드문드문 스쳐간다. 하지만 관객들의 이런 정신 없음을 만들어낸 의도도 분명히 있었으리라. 창작뮤지컬의 겸손한 자세답게 에는 많은 장치들이 있다. 쉽게 가지 않고 무대와 영화의 장점을 뽑아내려 한 의 시도는 무비컬이라는 장르의 편의에 빠져, 손대지 않고 코를 풀어보려는 기존의 몇몇 작품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충분히 즐겼다, 배우가 된 기분이었다는 관객후기가 줄을 잇는 것 보면 ‘해프닝 뮤지컬’ 이라는 본연의 몫은 해내고 있는 듯 하다. ‘그냥’ 한 번 즐겨보자.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4.25 / 조회 1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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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습격사건> 최재웅
“심심한데 주유소나 털까?”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다 문득 내뱉은 말이 발단이 되어, 소위 꼴통 4인방이 진짜로 주유소를 점거하며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 을 무대로 옮긴 동명의 창작 뮤지컬이 초연을 앞두고 있다.뮤지컬 이후 1년만에 무대에 오르는 최재웅은 이 작품에서 전직 야구선수답게 늘 야구공을 가지고 다니는 꼴통 4인방의 리더로 등장한다. 2003년 데뷔 이후 등으로 쌓아 올린 연기 내공으로 그는 이제 뮤지컬 관객에게 탄탄한 신뢰를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에는 으로 영화에도 출연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 묵묵히, 뚝심있게 무대를 장악해가는 배우 최재웅을 만난다.인터뷰 사진을 찍으면서 쑥스러워 하더라. 쑥스럽다. 다른 매체에서도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굉장히 많이 찍어서야 겨우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낙천적인 성격인데, 낯을 가리는 편이다. 친한 사람한테는 까불지만(웃음). 뮤지컬 이후 1년간 무대에서 만날 수 없었다. 그 동안 너무 달린 것 같아서 좀 쉬었다. 그간 영화를 찍지 않았나. 이란 영화를 찍었다. 아주 쪼금 나온다(웃음). 이번 작품은 김달중 연출과 다시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되고 있다. 을 함께 했고 은 네 번째 작품이다. 김달중 연출과 최재웅은 계원예고 연극과 선생님과 학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친하지만 배울 게 너무 많아서 여전히 무서워 하며 존경한다”라며 여전히 제자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한다. 최재웅이 뮤지컬 배우로 관객들에게 강렬하게 다가간 작품 역시 김달중 연출의 였다. 로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간 계기가 됐다. 재미있었다. 새로운 것이었으니까. 지금이야 그 작품이 유명해졌지만…난 주로 그런 걸 많이 했다. 남들이 보기에 될까? 하는 작품들. 이란 작품도 손드하임 작품을 처음으로 소개한 것이었고 도 그랬다. 사실 우리 나라 뮤지컬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면 다른 장르를 찾기 어렵지 않나. 로맨틱 코미디가 나쁜 건 아니지만 다양성에 있어 많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실험적인 작품들이 유독 최재웅씨에게 몰린 것인가. 사실 변명일지 모른다. 기본적으로는 다른 작품들도 시작 전에는 다 우려하니까. 하지만 이왕이면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시즌 2였으면 안 했을지 모른다. 배우의 자존심인가. 배우의 자존심? 그런 건 전혀 없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면 새로운 걸 도전하겠단 것이다. 그런데 선택할 거리가 없다면 하겠지. 한국예술종합대학에서 으로 데뷔했다. 왜 뮤지컬이었나. 그냥 뮤지컬이 좋았다. 우리 학교에만 유독 뮤지컬 관련 수업이 하나도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워낙 뮤지컬을 많이 보고 좋아했었는데 대학에선 그러지 못하니까 더 그리워졌다. 뮤지컬의 어떤 점에 매료됐었나. 매료, 그런 건 아니다. 솔직히 남들처럼 난 죽어도 뮤지컬을 할거야, 이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 뮤지컬, 영화를 많이 봤는데, 세 개 중 뮤지컬이 가장 재미있어서 관심을 조금 더 가졌다. 예고에 다닐 때 뮤지컬을 많이 봤고 그 당시 봤던 건 다 기억이 날 정도다. 데뷔 이후 꾸준하게 작품을 해왔다. 배우로서 어떤 그림을 그리며 작품에 임하나. 난 먼 미래의 꿈을 펼치고 상상하는 타입은 아니다. 마흔 넘어서의 최재웅은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다. 멀리 계획하는 스타일도 아닌 눈 앞에 닥치는 걸 집중하는 편이다. 오늘 공연, 내일 공연을 잘 하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하지만 일단은 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노래나 연기를 엄청나게 잘 한 게 아니었으니까. 하고 싶어도 못하는 배우들이 많다. 30대에 들어서 다른 목표가 생겼다면. 20대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배우로서 무대에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생긴다. 이번 을 보고 관객들이 가져갔으면 하는 건? 다양한 해프닝에서 관객들이 가져갈 만큼 가져가시면 된다. 내 역할에서는..글쎄. 어떤 분들은 연기, 어떤 분들은 노래, 어떤 분들은 캐릭터에서 뭔가를 가져가실 수 있겠지만, 바라는 건 없다. 그저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낯선 이에게 서슴없이 다가가는 넉살도 없고, 배우로서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 하지도 못하지만 늘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길 주저 하지 않는 그다. 뮤지컬에 매료됐다기 보단, 다른 장르보다 더 재미있어서 시작했다고,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말하는 그의 진가는 사실 강렬한 눈빛을 뿜어내는 무대 위에서 확인할 수 밖에 없을지 모른다.연습 시간이 임박해 인터뷰는 마무리 해야 했다. 말을 잘 못한 것 같다며 미안해 했지만, 담담하고 꾸밈없는 말 속에 예리하고 뚜렷한 배우의 뚝심이 은연 중 나타난다. 서둘러 무대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오랫동안 무대를 지킬 배우의 모습이 보인 건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3.09 / 조회 2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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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데 데뷔하는 10년차 가수, 데니안
데니안이 연극 [클로져]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의외였다. 가수들의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 진출은 트렌드처럼 자리 자리잡았다지만 이 작품은 웃음을 좇는 코미디도 달콤한 러브스토리도 아니다. 날카로운 메시지로 감성을 베어 들어오는, 배우로서도 쉽지 않은 연극. 첫 무대 데뷔작으론 무겁다 싶었다. 데니안은, 무대 위에서 그건 기우에 불과함을 보여줬다.검정색 수트를 말끔하게 입고 그는 예술의전당에 모습을 나타났다. 극중 대현의 의상이다. 명랑한 역할은 아니니 사진촬영 때 분위기를 잡아달라 요청하자 ‘아하하’ 웃음을 터트린다. 대현 옷을 입은 데니안이 불쑥 튀어 나오는 순간이다. 전날 본 그의 무대가 강렬해서인지 그런 모습이 의외라고 느껴지니 의 첫 데뷔무대는 성공적이라고 할만하다. 공연 잘 봤다고 인사하자 “혹시 낮 공연 봤어요? 그때 헤맸는데”하며 난처해 한다. “어제는 정말 객석 분위기가 적응이 안 됐어요. 다른 배우들은 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으니 대처를 잘 하지만 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시원한 콜라로 목을 축이고, 그는 서른 즈음 도전한 연기에 대해 담담하게 말해 나갔다. “남자 관객들은 좀 찔릴 거에요” 인터파크 소극장 연극 처음이시죠. 데니 안(이하 데니) 연극 자체가 처음이에요(웃음). 인터파크 첫 연극 무대로 선택하기엔 무겁지 않았나요? 로맨틱 코미디 먼저 도전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데니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게 아니라, 이 작품이 저를 선택한 거에요. 사실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거든요. 영화를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연습시간도 충분치 않았고. 그런데 연출님이 ‘넌 할 수 있다’고 하는 거에요. 그러고 보니 욕심이 생겨서..하하..사실 연극은 제일 나중에 하고 싶은 장르였어요. 내 연기 바탕이 어느 정도 생기면 그때 가서야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인터파크 본 공연이 시작됐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까 어떠세요. 데니 어려워요. 연습 기간 중의 반은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잘 안 되서…. 내가 괜히 한 게 아닌가 후회도 했고. 미묘한 감정변화를 표현해야 하는데 그게 힘든 거에요. 연출님과 동료 배우들이 많이 도와줘서 극복할 수 있었어요. 인터파크 공연은 봤는데 예의상 하는 말은 아니고, 잘 하시던데요. 데니 낮 공연 보셨어요? 그때 헤맸는데….성우형 (운학 역) 이 극중 처방전을 써주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에 ‘오늘 되게 썰렁하다’ 썼더라고요(웃음). 그거 이겨내느라 죽을 뻔했어요. 다른 분들은 무대 경험이 많으니 대처방법이 있는데 저는 없으니까. 저녁공연은 재미있게 했어요. 다행히.인터파크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신 건가요? 데니 일찍부터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그룹활동을 할 때는 그것만 해야 했고…기회가 되면 꼭 해야지 했어요. 그런데 우연찮게 연극, 영화, 드라마 모두 하게 된거에요. 요즘 새롭게 알아가고 얻는 게 많아서 보람 되요. 인터파크 데니안씨가 연기하는 대현이라는 캐릭터를 같은 남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사실 많은 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화가 나지 않았을 까요(웃음). 데니 저도 처음에는 뭐 이런 남자가 있나 했어요. 다 지나간 일을 참으면 되는데 툭툭 말을 해서 들춰내는 게.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면서 생각하니까,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사랑은 변하는 거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사랑은 안 변해요. 사랑의 대상이 변하는 거지. 누구나 그러잖아요. 그런데 대현은 방법이 잘못됐어요. 솔직하지 말아야 할때 솔직하니까.파크 좀 냉혹한 말 같은데요.^^; 데니 그런가요? 연기하면서 새삼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대현은....나쁜 놈이죠(웃음). 그런데 객석을 보면 커플들이 많이 관람을 하세요. 재미있는 게 남자가 웃는 포인트와 여자가 웃는 포인트가 달라요. ‘남자들 찔리겠다’ 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웃음). 나도 연기 하면서 찔렸거든. 연기자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인터파크 얼마 전 기사 보니까 ‘난 나쁜 남자였다’라는 기사가 났던데..(웃음). 데니 아, 그거…..god 한창 활동할 때 여자 친구와 헤어진 걸 이야기 한 게 기사가 그렇게 났어요. 그 당시 한창 바빠지면서 여자 친구를 잘 못 만났고, 그걸로 다투다 헤어졌거든요. 왜 나를 이해 못해줄까, 원망을 많이 했었죠. 그때 너무 어렸어요. 인터파크 만약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된다면 어떻게 할 거 같아요? 데니 나이를 먹으니까 좀 더 융통성이 생기더라고요. 일도 열심히 하지만 사랑도 열심히 챙기려고 노력해요. 서로 이해하고 감싸주는 게 필요해요. 그런데 솔직히 일과 사랑 모두 챙기는 건 어려워요. 인터파크 지금 그러는 분 있어요? 데니 여자친구가 없는 지 2년이 지났어요. 너무 외로워요. 인터파크 이상형을 공개한다면. 데니 어렸을 때는 예쁘면 다 좋았어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이제는 성격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외모는 안보고요?) 물론 외모도 중요하죠. 전 귀여우면서 섹시한 여자가 좋아요. 하하하. 그런 분이 있지 않을까요? 대부분 귀엽다가 어느 날 어떨 때 문득 섹시해 보이는…(폭소) 그런데 자기 이상형 대로 만나는 사람 한 명도 못 봤어요. 하하.인터파크 무대에 서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데니 아무 생각 안 나요. 그런데 무대 밖으로 나간 순간 여러 생각이 들기 시작해요. ‘아..내가 왜 그랬지?’ ‘다음 장면에서는 잘 해야지’ ‘흐름 괜찮은데 이대로 끌고 가야지’ 같은 거… 인터파크 소극장이라 실수 하면 티가 많이 날 텐데요. 데니 다행히 아직 실수는 없었어요. 첫 공연 때 좀 그랬네. 신성(대현역 더블캐스팅)이가 연습하는 틈틈이 계속 봐왔거든요. 우리 둘이 대사가 약간 다른 게 있는데 첫공 때 나도 모르게 신성이 대사를 내뱉었다 다시 내 대사를 했다...버벅거렸죠. 하하. 인터파크 감정 표현이 많았어요. 키스씬도 많고. 어렵지 않았나요? 데니 아니, 뭐, 키스는 많이 해봤는데요(웃음). 저도 걱정 많이 했는데, 막상 올라가니까 괜찮더라고요. 그것보다는 대현의 감정표현이 힘들어요. 그거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고. 그런데 어제 저녁 공연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나와서 저도 놀랐어요. 당황스럽던데요. 화나는데 굉장히 슬펐나봐요. 그때 내가 대현 같았어요. 대현은 세심하고 여리고 겉으로는 당당한 척하고…그런 친구거든요. 전 연기자들이 저절로 눈물을 흘리는게 정말 신기했는데, 저도 어느 순간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인터파크 연기자로서의 욕심이 보여요. 데니 연기는 생각했던 거 보다 훨씬 재미있어요. 이번 연극을 하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내 캐릭터를 이해하고 느끼는 방법을 배웠어요. 그 상황을 흡수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 등이요. 해보니까 정말 매력 있어요. 얼마 전 영화를 찍었는데, 지금 다시 하라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데..(웃음)서른 한 살, 더 여유로워 지다 인터파크 10여 년 동안 가수로 활동 해서 적응할 게 많진 않았나요. 데니 어렵죠. 그런데 가수나 배우나, 둘 다 무대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건 같다고 봐요. 다만 방법이나 환경이 다른 거지. 그래서 가수가 연기하거나 그 반대 상황도 자연스러운 현상 같고… 인터파크 god로 엄청난 인기를 얻으셨죠. 대단했어요. 데니 한창 관심을 받을 때가 내가 24~26살 때였는데 우리는 큰형(박준형)이 항상 거만하지 말라고 말을 해줘서 그런지 저도 그렇고 다른 멤버들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별로 없어요. 인기에 연연하지도 않았고….지금은 ‘우리가 그랬지’라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해요. 간혹 그때 생각은 나고요. 내년이 god 10주년이에요. 내년에 태우 제대하고 나면 한 번 뭉칠 생각이거든요. 콘서트로든 뭐로든.인터파크 god 멤버들이 연극 봤나요. 서로 힘을 주고 그러겠네요. 데니 오늘 공연에 호영이랑 태우가 와요. 태우는 오늘 휴가라 서울 오는 중이라고 온다고 하더라고요. 반갑진 않아요(웃음). 우리 멤버들 사이에 칭찬이란 건 없거든요. 저도 태우 [알타보이즈] 할 때 말투 가지고 되게 놀렸는데… ’야, 그랬다고? 그 말투가 뭐냐~’ 이러면서. 하하. 서로 혹독한 비평을 하면서 우정을 쌓는 거죠 뭐.터파크 이제 서른 살을 넘었는데, 여러 생각이 들 거 같아요. 연예인으로 오래 생활하면서 나름대로 헤쳐가는 방법도 있을 거 같고. 데니 서른이 넘어가니까 짐이 더 무거워지긴 해요. 집안을 챙기고 앞일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고. 짐이 무거워지더라고요. 그런데 그 짐이 힘들진 않아요. 힘들었으면 일하는 게 힘들고 사는 게 힘들었겠죠. 즐겁게 받아들이면, 즐겁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연습기간 동안 헤맸을 때도 답답하긴 하지만 한편 재미있었어요. 그렇지 않다면 이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는 거에 대해 조급함이 들었을 거에요. 인터파크 또 다른 연극 출연 소식도 들리던데요. 데니 구태환 연출님의 다른 작품이에요. 아까 리딩을 하고 왔는데 [클로져] 리딩 때는 정말 많이 떨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뿌듯하던데요.인터파크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데니 연기는 계속하고 싶어요. 음악은… god가 다시 뭉치면 할 거 같고요. 요즘 TV에서 가수들이 나오는 걸 보면 나도 하고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그냥 작곡가로만 활동하고 싶기도 해요. 솔직히 내 마음 나도 모르는 거죠, 하하. 한 계단 한 계단 밟고 올라가고 싶어요. 여유롭게.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4.04 / 조회 2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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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한 도시남녀의 사랑, 연극 [클로져]
현대인의 아슬하고 위험한 사랑이야기, 연극 [클로져]의 연습현장이 공개되었다. 지난 14일 충무로에 위치한 악어컴퍼니 연습실에서는 이번 공연의 주연 배우들인 데니안을 비롯하여 홍은희, 이신성, 박수민 등이 공연의 주요 장면들을 연출했다. 영국의 배우이자 극작가인 패트릭 마버(Patrick Marber)의 세 번째 작품인 [클로져]는 1997년 3월 런던 초연 이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2005년 국내 초연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더욱이 이번 공연은 인기그룹 god의 멤버로 지난 해 영화 [기다리다 미쳐]로 연기 신고식을 치룬 데니안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는 홍은희의 연극 데뷔 무대로도 큰 화제를 낳고 있다. 감정에 충실한 섹시한 외모의 소유자, 부고 전문 기자 대현(이신성 분)과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냉소를 갖고 있는 여인인 지현(이영윤 분)이 우연히 만나는 장면, 지적인 매력이 가득한 사진작가 태희(홍은희 분)와 피부과 의사 운학(배성우 분)의 끌림, 대현(데니안 분), 태희(박수민 분), 운학 사이의 갈등 장면 등을 통해 배우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이신성과 함께 대현 역을 맡은 데니안은 “생각보다 훨씬 앞서 연극 무대에 서게 되었지만 너무 하고 싶었던 분야”라고 연극을 칭하며 “정통 연기를 함으로써 연기자로의 변신에 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신인 연기자로서의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더불어 작년 [클로져]에서 먼저 관객을 만났던 배우 박수민과 함께 태희 역을 맡아 첫 연극 무대에 나선 홍은희도 “무대 경험이 없어 부담은 되지만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것을 실행에 옮기게 되어 매우 흥분된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서 데니안은 “자기 감정에 충실한 즉흥적인 사람”이라고 평하면서도 “대현의 상황 속에 빠져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역할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다면 정말 나쁜 놈”이라면서 실제 성격과 배역 캐릭터는 다르다며 애교 섞인 말을 남겨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번이 6번째 재공연인 연극 [클로져]는 오는 3월 28일부터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연극[클로져] 미리보기 대현과 지현의 우연한 만남서로 끌리는 태희와 운학폭풍전야, 태희와 대현사랑은 쉽지 않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3.17 / 조회 1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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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그리고 80] 노인과 청년이 나누는 평범치 않은 사랑
여기 세상의 차가운 시선을 벗어나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19살의 소년과 80살의 노인. 소년은 소년의 엄마보다도 훨씬 나이가 많고, 약간 구부진 등과 희끗한 머리를 가진 그녀를 사랑하고, 노인은 삶의 다채로움을 원색적으로 간직한 소년을 사랑한다. 그들은 서로 삶과 죽음을 교류하고 여자로서, 남자로서의 애틋한 사랑을 나누며 교감한다. 뮤지컬 [19 그리고 80]에서 헤롤드와 모드의 사랑은 파격적이지만 거북하지 않다. 헤롤드는 툭하면 자살 흉내를 내는 19살의 청년. 자살놀이로 어머니의 애정과 관심을 끌려는 그는 어떻게 하면 기발하게 자살할 수 있을까를 탐색하는 별난 젊은이다. 모드는 곧 80살을 맞는 경쾌한 할머니. 그녀에게 중요한 건, 순간의 삶이고 생명이다. 죽어가는 나무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민폐까지 끼치지만 귀엽고 엉뚱한 사람임은 틀림없다. 그런 둘이 만나서, 헤롤드가 모드에게 사랑을 느끼고 프로포즈를 하는 과정은 여느 연인들처럼 자연스럽다. 통속을 깨고 주고 받는 삶의 의미 청년과 노인의 사랑이라고 해서 무겁거나 심각하진 않다. 그들의 만남은 위트 있고 귀여운데다 데이트는 십대의 그것처럼 사랑스럽다. 물론 헤롤드의 엄마는 이 사실을 알고 기절할 지경이지만 극에 크게 작용하지 않을 정도. 부모의 반대를 무릅쓴 세기의 사랑 같은 통속적인 흐름은 아니라는 거다. 헤롤드와 모드는 서로 삶과 죽음을 나눈다. 그 과정에서 헤롤드가 모드에게 받는 ‘삶’과 모드가 헤롤드에게 받는 ‘삶’은 가볍지 않은 무게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동전의 양면 같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들이 찾은 답은 명쾌하고 단순하다. 이번 [19 그리고 80]은 지난 2003, 2004, 2006년 연극으로 소개되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연극 [19 그리고 80]을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19살 소년과 80살 노인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박정자의 숙성된 연기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연극에, 아름다운 멜로디가 입혀 진 것이다. 이 작품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박정자는 이번에도 또 다시 원숙한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육체는 늙고 힘없지만 정신만은 누구보다 자유롭고 예쁜 영혼을 소극장에서 뿜어낸다. 여러 곡의 노래도 소화하는데, 뛰어나진 않지만 진정성이 묻은 노래 가락은 어느새 관객 눈가에 눈물이 맺히게 한다. [멜로드라마]에서 한층 신인 티를 벗어낸 이신성은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 그는 헤롤드가 가진 생명력과 젊음을 표현하기에 더 없이 좋을 연기자로 무대에서 박정자와 균형을 맞춘다. 이번 작품에서 일인 다역을 소화하는 배해선과 이건명도 주목할만 하다. 여느 무대에서 주연으로 서곤 하는 두 배우를 소극장에서 일인 다역으로 만난다는 건 색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몸을 던져(?) 열연하는 두 배우 때문에 객석은 웃음바다가 되기 일쑤. 특히 배해선은 헤롤드가 선 시장에서 만나는 여인들로 등장해 탁월한 코믹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해낸다. 뮤지컬 [19 그리고 80] 객석은 젊은층에서부터 중, 장년, 노년층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으로 채워져 있었다. 젊은 청년과 노인의 러브스토리, 삶과 죽음, 인생의 의미를 음미하고 싶다면 추천될만한 알짜 공연이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2008.01.29 / 조회 10,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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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5주년, 시즌권 도입으로 마니아 공략
뮤지컬 [그리스]가 오는 6월 7일부터 한국 초연 5주년 특별 공연을 갖는다. 엄기준, 오만석, 김소현, 이영미, 조정석 등 뮤지컬 인기 뮤지컬 스타들이 출연하며 매년 인기를 끌어온 [그리스]는 이번 5주년 기념에 무대, 조명, 의상 등을 모두 새롭게 제작, 업그레이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계 최초 시즌권을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공연 동안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한 [그리스]는 공연계 최초로 시즌권을 도입하고 무제한 관람권을 판매하는 것. 이는 1차 유니버설아트센터 공연과 2차 호암아트홀 공연 선착순 50명에게 판매한다. [그리스] 기획사 오디뮤지컬컴퍼니는 한 시즌에 10회 이상 관람하는 마니아가 타 공연보다 높다는 점에 착안, 공연시즌권 회원들을 위한 전용좌석(R석)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들은 신예 이신성과 윤공주, 정명은이 낙점됐다. 이신성은 [천산의 발톱] [폴인러브] [강풀의 순정만화] 등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인. 지난 2005년 5월 소니로 그리스에 입문하기도 했던 그는 매력적인 보이스와 연기력을 인정받아 대니로 전격 캐스팅됐다. 최고의 뮤지컬 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윤공주의 샌디로의 컴백도 눈에 띈다. 2005년 그리스에서 샌디역을 맡아 주목을 받은 이후, [드라큘라], [올슉업], [사랑은 비를 타고] 등으로 최고의 뮤지컬 스타로 성장했다.
오디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기존 중소극장에서 올려졌던 그리스의 무대가 대극장으로 옮겨가면서 무대배경을 강화하고 무대소품과 의상을 더 고급스럽게 제작했다”라며 “이번 프로덕션의 구축은 향후 그리스가 오픈런까지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7.05.16 / 조회 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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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발톱] 느와르 뮤지컬 포문 연다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한 느와르풍 창작뮤지컬 [천사의 발톱]이 호평 속에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천사의 발톱]은 배우 유준상이 3년만에 컴백하는 뮤지컬 무대라는 것 이외에도,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인간의 악한 본성과 조폭이라는 가볍지 않은 소재에 도전해 개막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천사의 발톱]은 밀수조직원인 동생 이두가 바보같이 착하기만 한 형 일두를 우발적으로 죽인 후 그 죄책감에 형 일두로 살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두로 변신한 이두는 버려진 아기 태풍을 키우는 동시에 자신의 거친 본성을 숨기고 선량하게 20년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 앞에 가출소녀 희진이 나타나고 그녀에게 빠져들면서 이두는 숨겨두었던 야수 같은 본성을 터트리고 만다. 그 와중에 조폭인 짝귀와 그의 여인 마담이 개입되면서 이야기는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야수 같은 본능을 다시 찾는 남자, 냉혈한 조폭 짝귀, 마담,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천사의 발톱]은 어느 영화에서, 혹은 TV에서 한번쯤 본 듯한 스토리를 지닌다. 하지만 뮤지컬, 그것도 창작 뮤지컬에서는 흔한 소재가 아니기에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맨틱하고 아기자기 하거나, 단선적인 스토리에서 벗어나 복잡한 인물 설정과 인간의 본성이라는 배우의 기량을 드러내기에 최적의 소재로 관객들은 이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배우들의 고른 기량도 박수를 쳐 줄만 하다.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한 유준상뿐만 아니라, 더블 캐스팅된 신예 김도현의 활약이 눈에 띄는데, 인간의 본성으로 괴로워 하는 모습이 [지킬 앤 하이드]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마담역의 맡은 구원영의 연기가 돋보인다. 그는 일두를 짝사랑하는 아줌마 역할로도 깜짝 등장해 능청스러운 연기를 해내 감탄을 자아낸다. 앙상블간의 호흡이 척척 잘 맞는 점도 만족도를 높인다.
또한 조명과 무대세트에 세밀함을 넣은 점도 눈에 띤다. 일두의 이층 작업장은 투박하지만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적절한 세트 변화로 시각적인 변화를 충족시킨다.
아쉬운 점도 있다. 2시간여 동안 무대 위에서 풀기에는 복잡한 인물간의 관계가 어수선하게 느껴진다. 마담과 이두, 이두와 희진, 희진과 태풍, 태풍과 짝귀, 짝귀와 마담 등이 서로 얽혀 초점이 흐려지는 감이 있다. 또한 마지막에 주요 인물들이 서로 죽이고 죽어 나가 항구도시, 조폭이라는 소재는 결국 대부분 죽음 이외에는 해결방안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천사의 발톱]은 소극장을 벗어나 중대형 무대에서 초연되는 창작뮤지컬이라는 점과 새로운 소재, 배우들의 노련함으로 새로운 창작뮤지컬을 갈망해온 관객들에게 단비 같은 작품이 된 것은 확실하니 향후 이 작품의 행보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7.02.26 / 조회 1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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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발톱] 유준상 “연습에 연습…무대에 서면 생각을 지웁니다”
깔끔하고 댄디한 이미지의 유준상이 악랄하고 거친 본성을 지닌 캐릭터로 변신한다. 3년만에 다시 서는 무대, 뮤지컬 [천사의 발톱]에서다. 그는 이 작품에서 쌍둥이 친형을 죽이고 그 죄책감에 버려진 아이를 키우며 형으로 살아가는 인물 이두역을 맡았다. 자신의 본성을 억누르고 살던 그가 자신이 키운 아이의 여자친구에게 마음을 빼앗기며 악마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캐릭터다. 처음으로 1인 2역에 40대 역할을 맡아 연기하고 있는 그는, 하루 10시간 이상의 연습을 소화하며 이 작품에 푹 빠져있었다. 느와르 창작 뮤지컬로 돌아온 유준상을 만났다. 지난 [천사의 발톱] 제작발표회 때 보다 여윈 거 같다. 연습이 고됐나. 아니다. 오히려 살이 쪘다(웃음). 영화 천개의 혀를 하면서 몸을 만들었었는데, 이 작품 연습하면서 다시 불었다. 연습 끝나면 너무 배고파서 자기 전에 먹고, 일어나서 또 먹고 하니… 원래는 이런 것(코코아)도 안 먹었었는데(웃음). 연습량이 많았나. 하루에 열 시간에서 열 두 시간 연습했다. (오래한다고 하자) 요즘 다 그렇게 하지 않나? 공연할 때는 그 정도 연습을 해줘야 안심이 된다. 연습할 때 끊임 없이 연구하고 실험하고 익힌다. 그리고 무대서 서서는 머릿속에서 생각을 지운다.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해서 많은 준비를 했을 거 같다. 사실 그 동안 연말마다 콘서트에 참가하고 레슨을 받는 등 뮤지컬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번 작품에 대한 준비는 반복 연습 이외에는 없다. 사실 연습 때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한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어떻게 동작을 해야 할 지 머리 속에서 끊임 없이 생각한다. 냉정하게 나를 외부에서 바라보지 않고 빠져버리면 극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그게 제일 힘들다. [천사의 발톱]대본은 언제 보았나. 3~4년 전에 초고를 받았다. 연출 형님과는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친분을 쌓았던 지라 작품으로 꼭 만나보고 싶었다. 3년 전에 대본을 보고 이건 내가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 스케줄이 맞아 출연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 여고생을 짝사랑 하는 역할이다. 거부감은 없었나(웃음). 그렇지 않다. 언제 여고생이랑 짝사랑 하는 역할을 해보겠나(웃음).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복잡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어느 점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를 하나. 양 극단의 본성을 지닌 일두, 이두 캐릭터 중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신경 쓴다. 순간 순간 맞춰가는데 어느 한 순간도 잘못되면 중심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여기에서 이두 역할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 친구한테 아주 연민이 간다. 이두는 형 일두를 죽이고 20년간을 거짓된 모습으로 살아온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신의 본 모습이 튀어나오는 캐릭터다. 종종 [지킬 앤 하이드]와 비교하기도 하지만 이건 자기 자신의 본성을 끌어내는 것이라 선악 구분과는 전혀 다르다. 40대 역할을 맡게 됐다. 40대 역할은 처음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처음이다. 사실 요즘에는 외모가 내 나이에 맞게 돼가서 좋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나이보다 너무 어려 보이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배우에게 나이에 맞게 보이는 건 아주 중요하다. 그래야 그만큼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사의 발톱에서도 40대로 안보이고 20대로 보이면 문제지 않겠나. 후배들과 공연을 하는데 어떤가.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니 요즘 후배들 실력이 정말 좋다는 걸 알았다. 정말 깜짝 놀랄 정도였다. 우리 때에는 열정, 패기로 밀고 나갔다면 지금 친구들은 실력도 있고 하더라. 요즘 관객들이 사랑해 주는 이유가 다 있구나 생각했다. 지금 같이 더블하는 친구 김도형 군도 아주 실력이 좋은 배우다. 짝귀, 마담, 희진도 주목해서 보면 좋을 거 같다. 요즘 난 밖에다 자랑하고 다닌다. 이 친구들 나중에 일낼 친구들이라고. 최근 연습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이 작품은 느와르 풍의 뮤지컬이기 때문에 격렬하다. 그래서 연습이 끝나면 거의 탈진 직전까지 가곤 했다. 하지만 무대에 서면 너무 행복하다. 아무 생각도 안 난다. 무대에서 아무 생각이 안 나도록 연습을 많이 하는 거고. [천사의 발톱]에서 관객들이 어떤 점을 기대하고 관람을 하면 좋나. 요즘은 사회고 사람들이고 많이 스트레스 받고 억눌려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가필요하다. [천사의 발톱]은 누구나 갖고 있는 욕망 스트레스를 날리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에너지가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연기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최근 스타로 떠오른 뮤지컬 스타들이 쏟아져 나온다. 모두 후배들인데 선배 입장에서 흐뭇하다. 내가 그 정도 나이였을 때에는 지금 같은 뮤지컬 토양이 아니어서 힘든 부분이 많았다. 관객들도 뮤지컬 한번 찾기가 힘들었을 때였고. 불과 1~2년 전에 뮤지컬 열풍이 일어나기 시작한 거니까. 관객수준도 무척 높아졌으니, 이제 공연 하는 사람들이 더 잘해야 한다고 본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5~60대 넘어서도 목 관리 몸 관리를 잘해서 계속 무대에 서고 싶다. 우리나라 뮤지컬이 발전하려면 40대 이상의 배우들이 생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이 사실은 너무 중요하고 그분들이 계셔야 지금 후배들이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20대 배우들이 40대 역할을 하고 할머니 역할도 하니까 그 깊이가 살아나지 않을 때가 많다.
2007.01.24 / 조회 12,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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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발톱] 질투와 이중성, 잔혹한 창작뮤지컬이 온다
잔혹한 인간의 본성과 질투, 음모를 풀어나가는 창작 뮤지컬 [천사의 발톱]이 오는 1월 23일 예술의 전당에서 개막한다.
[천사의 발톱]은 20년전 우발적인 사고로 형 일두를 죽인 위험한 남자 이두가 죄값을 치루기 위해 갓난 아기 태풍을 키우며 형 일두로 살아가는 이야기. 자신의 잔혹한 본성을 숨기던 그는 어느 날 나타난 소녀 희진으로 인해 광포한 질투와 잔인한 본성이 깨어나며 파멸로 나아간다.
[천사의 발톱]은 로맨틱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는 창작 뮤지컬계에서 인간의 본성과 잔혹한 질투라는 강렬한 주제로 접근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일두(이두) 역에는 영화와 브라운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유준상이 맡아, 3년만에 복귀하는 무대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작/연출은 [달고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필리어] 등을 연출한 조광화가 맡았고 [지킬 앤 하이드] [그리스]등의 음악감독, [뮤직 인 마이 하트] 등의 작곡을 맡은 원미솔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인간의 본성과 이중성이라는 주제로 [지킬 앤 하이드]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조행덕 프로듀서는 “3년 전 이 작품을 준비 중에 있을 때 [지킬 앤 하이드]가 국내에 소개됐다”면서 “연기와 정서, 스토리 면에서 100% 다른 작품”이라고 밝혔다.
2007.01.08 / 조회 12,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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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러브] 국가대표 바람둥이, 사랑에 빠지다!
국가대표 바람둥이,
사랑에 빠지다
바람둥이가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뮤지컬 [폴인러브]는 국가대표급 바람둥이 남자가 갑자기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기본 설정으로 하고 있다. 이 소재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상대가 친동생의 약혼녀라면 조금 곤란하다. 왜 하필 난생 처음 사랑한 그녀가 동생의 약혼녀일까? [폴인러브]는 (나름대로)고뇌하며 몸부림치는 바람둥이의 처절함이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다.
"왜 하필 동생 약혼녀지!"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도 안 잡는 전형적인 바람둥이 재영. 그가 바람둥이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잘 생긴 얼굴에, 깔끔한 매너, 풍부한 통장잔고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동생은 소심하고 외모도 조금 딸려서 형에 대한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형에게 애인을 두 번이나 뺏겨서(사실 재영은 가만히 있는데 여자들이 가만히 두지 않는다) 형에게는 절대 여자친구를 보여주지 않는다. 결혼 일주일 전에 자신의 약혼녀를 보여준 것도 인심 쓴 거다. 하지만 웬일, 이번에는 재영이 문제다. 동생의 약혼녀에게 한눈에 반해버렸기 때문이다. 재영은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져버린다. 재영과 그의 동생, 약혼녀는 어떻게 될까.
이 작품은 돈 되고 외모도 되지만 정작 사랑에 빠져본 적이 없는 남자가 사랑에 빠졌을 때 격는 혼란(?)을 적나하고 코믹하게 그려낸다. 게다가 상대가 동생의 약혼녀니 그 혼란이 좀 더 격해도 관객은 이해할 수밖에 없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동생은 결혼 공포증에 걸리고, 동생과 그의 연인은 조금씩 흔들린다.
동생은 결혼이 남자 인생의 무덤이며 인생을 더 즐기고 싶다는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고, 나중에는 미래의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환영까지 보게 되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 사이 재영과 약혼녀 혜진은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막을 수 없는 순차일 것이다.
솜사탕같이 달달한 이야기
형과 동생, 동생의 약혼녀의 삼각관계라는 그다지 흔치 않은 상황설정과 김다현이라는 뮤지컬계의 신성이 만나서 뮤지컬 [폴인러브]가 탄생했다.
이 작품은 우선 코믹하고 가벼운 터치로 이야기에 접근하고, 그 중심에는 주인공 김다현을 내세운다. 그는 처음 본 동생의 약혼녀에게 사랑을 느끼고 애써 부정하려하지만 그 증세를 날로 심해진다. 그녀를 잊으려 몸무림 치지만 그 과정은 김다현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는 과정으로 코믹한 귀여움이 강조된다.
만화적인 무대장치와 막간에 보이는 인형극, 간간이 등장하는 과장된 소품은 작품의 동화적인 상상력을 돋보이게 하고 극 마지막 부분, 재영이 혜진에게 반지를 주며 청혼하는 장면은 꽤나 낭만적이고 달콤하다.
거기에 결혼을 닷새 앞둔 동생이 “남자로서의 본성이 5일 남았다”며 안절부절 못하는 장면은 결혼에 대한 남자들의 이중적인 심리가 코믹하다 못해 안쓰러운 정도로 잘 나타난다.
[폴인러브]는 [뮤직인마이하트] 성재준 연출의 두 번째 작품이자 영화제작사 시네라인-투의 첫 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김다현이 [프로듀서스] 이후 선택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들이 뭉쳐 만든 [폴인러브]는 가벼운 솜사탕 같은 작품으로 관객 앞에 섰다. 기분 좋게 달콤하고 가벼운 기분을 맛보고 싶다면 이 작품이 추천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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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2006.06.08 / 조회 1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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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폴인러브] 프레스콜
바람둥이가 사랑에 빠졌다?
영화 [친구], [말아톤]을 제작한 시네라인-투가 뮤지컬 제작에 나섰다. 다양한 소재 발굴 및 완성도 높은 작품을 개발하고 체계적인 마케팅을 통해 해외에 잠식된 국내 뮤지컬 시장을 활성화시키고자 만들어진 작품이 뮤지컬 [폴인러브]이다. 6월 1일 오후 2시 연강홀에서는 공연을 하루 앞두고 프레스콜이 열렸다.
사랑에 빠진 대한민국 대표 바람둥이 남자와 결혼을 앞둔 소심남은 서로 형제. [폴인러브]는 잘 짜여진 드라마 구조에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로 창작뮤지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드라마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자극과 인형극을 도입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기에 만화적 상상력에서 발현된 엉뚱하고 코믹한 상황과 유머러스하게 과장된 형태의 소품들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발상을 하도록 유도해준다. 머리속으로만 상상했던 대사와 상황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게 된다.
음악은 락과 재즈, 디스코와 보사노바 등의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이 선보이는데 4인조 밴드 연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성재준은 작년 [뮤직 인 마이 하트]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이다. [뮤직 인 마이 하트]에서도 그랬었지만 그만의 독특한 발상과 캐릭터들의 재치와, 편하면서도 귀에 쏙 들어오는 가사는 [폴인러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뮤직 인 마이 하트]는 여자 심리를 다루었다면 [폴인러브]는 남자의 심리를 다루고 있다. 음악에는 조너던 라슨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실력파 작곡가 이지혜가 맡았다. 안무는 오프브로드웨이에서 활동중인 조 베로스가 합류하여 활기찬 무대를 만들어 주고 있다.
이 날 쇼케이스에서는 모두가 슬며시 그의 여자가 되죠, 요즘 왠지 달라요, 사랑을 묶어 주는 수갑 등 5곡을 선 보였다. 핸섬한 외모에 깔끔한 매너, 타고난 카리스마에 재력까지 갖춘 킹카 재영에 김다현, 형인 재영에게 애인을 두 번이나 빼앗긴 후 증오에 사무쳐 형과 인연을 끊어버리는 지석에 이신성, 지석과 결혼을 앞둔 약혼녀 혜진이는 박홍주가 맡았다. 그 외에 이재훈과 조유신, 김비비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폴인러브]는 6월 2일부터 8월 27일까지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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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9859prettygirl@daum.net)
2006.06.02 / 조회 10,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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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러브] 김다현
배우 김다현. 이제 그에게는 가수보다는 배우라는 호칭이 더 자연스러운 거 같다. 전 야다 그룹의 보컬로 인기를 끌었던 그가 어느새 뮤지컬계의 스타로 부상해 무대위를 종횡무진 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랑은 비를 타고] [헤드윅] [프로듀서스]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그가 다음 작품으로 [폴인러브]에서의 바람둥이 재영을 택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그에게서는 여러 가지 면이 느껴졌다. 천상 성격인듯한 여유로움, 배우로 더 나아가려는 욕심, 약간은 능청스러운 귀여움까지. 더 멀리 나아가려는 날개짓이 후광처럼 비췄다면 과장일까.
“원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어요”
처음 대면했을 때의 김다현은 뮤지컬 배우로서 손색이 없는 조건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훤칠한 키, 깔끔한 외모, 검증 받은 노래실력과 연기력. 하지만 우선 가수였던 그의 경력을 짚고 넘어갔다. 그에게는 지겨울 수 있는 질문이었겠지만.
“사실 갑자기 뮤지컬 배우가 된 건 아니었어요. 전공도 연극 영화과였고 항상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거든요. 가수활동이야말로 배우가 되기 위한 단계였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데 가수 경력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때도 있었어요. 뮤지컬에서의 노래는 대사에 음가를 붙인 것이기 때문에 가수가 노래 부르듯이 하면 감정표현과 전달이 어렵거든요. 지금은 대사 전달이나 감정표현에 있어서 더 적합한 창법으로 바꿨어요.”
김다현이 뮤지컬 배우로서 여러 단계 성장할 수 있게 한 작품은 [프로듀서스]다. 이 작품을 통해 김다현은 비로서 차세대 뮤지컬 스타로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헤드윅] [프로듀서스]는 지금까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획을 그은 작품이에요. [젊은 베르테르~]는 제가 사회에 나와 무대에 선 첫 작품이라 애착이 가고 [헤드윅]은 심신을 단련시킨 작품이죠. [프로듀서스]는 외부에 김다현이라는 배우를 인식시키고 저 자신도 몇 단계 성장하게 만든 작품입니다.”
주목받는 뮤지컬 신예로 떠오르며 차기작에 대한 그의 선택은 신중해질 수 밖에 없을 터. 그가 창작 뮤지컬 [폴인러브]에 출연하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출연 제의를 받은 건 대구에서 [프로듀서스]를 공연 중일 때였어요.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어? 영화사에서 뮤지컬을 제작하네?’였고 그 다음 대본을 읽어보니 정말 재미있더군요. 사실 [프로듀서스]가 끝나면 조금 쉴 생각이었어요. [헤드윅]과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을 하면서 심신이 지쳐있던 데다 [프로듀서스]를 해서 휴식이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놓칠 수 없는 작품이라 출연하기로 결정했죠.”
그는 연습이 한창일 [폴인러브]에 대해 말을 이었다.
“창작 뮤지컬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내는 과정을 겪습니다. 도중에 시행착오도 많아서 도중에 없던 장면을 넣거나 빼기도 하고, 배역을 하나 더 늘리기도 하죠. 그런데 [폴인러브]는 그런 과정이 없었어요. 창작 뮤지컬이지만 상당히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아…..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안무가 조금 문제가 됐었죠. 안무가가 외국인이라 극 정서를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처음에는 드라마와 어울리지 않아 안무를 어느 정도 수정 것 외에는 어려움이 없었어요. 지금은 안정적으로 연습이 진행중에 있어서 가끔 창작 뮤지컬이란 점도 인식을 못하겠더군요.”
재영Vs다현
김다현이 [폴인러브]에서 맡은 역은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는’ 전형적인 선수, 재영이다. 그는 “저랑은 참 많이 달라요...”라고 우선 운을 띄운다. 주위에서 야유하는 듯한 반응이 나오자, “재영은 가만히 있어도 여자들이 넘어오지만 나는 가만히 있으면 여자가 절대 안 넘어온다”라며 웃어 버린다.
“사실 재영이가 부럽긴 하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을 거 같아요. 가만히 있어도 여자들이 넘어오면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대쉬하는 설레임, 긴장, 초조함이 없을거 아니에요. 그건 좀 재미 없을 거 같은데….”
싱그러운 5월, 이제 이십대 중반을 넘긴 그는 요즘 여자 친구가 없어서 청춘을 무대에 쏟고 있단다.
“사실 누군가를 만날 시간이 없어요. 오후부터 연습해서 밤 늦게 끝나고 다음날이면 일어나서 다시 연습 나오기도 바쁘거든요. 하지만 막상 무대 오픈을 하면 오히려 낮 시간을 쓸 수 있죠. 이상형이요? 너무 뻔한 답변일수도 있지만 성품이 착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서른이 되기 전에 20대의 청춘을 불살라야 할텐데(웃음)”
여자 친구는 없을 지 몰라도 그를 아끼는 팬들은 많은 그다. 얼마 전 그는 팬미팅을 갖고 70여명의 팬들과 남이섬으로 1박2일 소풍을 다녀왔다.
“정말 재미있었어요. 팬들 연령은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했는데 결혼을 하신 분도 계셨죠. 70여명 중 남자팬도 몇 명 있었는데 뿌듯하던데요(웃음) 앞으로도 1년에 한번은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어요.”
마지막 질문.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물었다.
“[폴인러브] 이후에는 영화나 드라마에 도전할 거 같아요. 맡고 싶은 역이요? 주연이 아니더라도 매력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심심한 캐릭터는 보다는 강한 개성을 지닌 인물이요. 우선은 폴인러브 바람둥이 재영에 푹 빠져있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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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5.19 / 조회 15,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