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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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연극이 필요한 이유 ‘더 드레서’ 개막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배우와 그와 오랫동안 함께한 드레서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더 드레서(THE DRESSER)'가 지난 16일 개막했다.
연극 '더 드레서'는 20세기 후반 최고의 연극 중 하나로 평가받는 로널드 하우드의 희곡 '더 드레서(THE DRESSER)'를 원작으로 한다. 로널드 하우드 작가의 ‘드레서’로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극본으로, 작품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린다.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등 출연진은 지난 16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다시 돌아오게 되어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다",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극 '더 드레서'는 지난해 초연했으나, 코로나 19 상황의 악화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조기폐막한 바 있다. 올해 긴 기다림 끝에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이번 시즌에는 송승환, 오만석 등 초연 배우들과 함께 김다현, 양소민 등 뉴 캐스트들이 합류해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돌아왔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더 드레서'의 전 출연진은 1시간 여 동안 작품의 하라이트 장면을 선보였다. 극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영국 어느 지방의 한 극장의 분장실이 배경이다. 노배우는 227번째 '리어왕' 공연을 준비하고 있지만, "빌어먹을 대사가 기억이 안 나"라고 말하며 이상 행동을 보인다. 이런 노배우의 모습을 보고 무대 감독과 단원들은 공연을 취소하자고 말하고 16년 동연 노배우의 의상 담당자로 함께한 노먼은 관객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고 말하며 노배우를 달래며 공연 준비를 해 나간다.
전쟁의 상황 속에서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배우와 그와 오랜 시간 함께한 드레서의 이야기가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 감동적으로 펼쳐졌다.
시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배우 역의 송승환은 "여전히 객석 거리두기를 해야 하지만,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다시 공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난해 공연이 다시 재개 되지 못해 빨리 극장이 다시 열려 관객들과 만나길 기대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공연을 많이 선보인 걸로 안다. 뮤지컬만해도 춤과 노래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 공연이 가능하겠지만 연극을 영상으로 보면 생생한 현장의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연극을 영상으로 보라는 건 생선회를 통조림 캔으로 먹는 것과 똑같다. 살아있는 연기로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만나는 것이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연극이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먼 역의 오만석은 "작년에는 처음 마주한 펜데믹 상황에 두려움도 크고 작품도 잘 올려야 한다는 걱정이 많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 19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덤덤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지켜야할 자리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시기를 같이 이겨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새롭게 노먼 역으로 합류한 김다현은 "이미 완성된 작품에 선배님들이 많이 배려주셔서 잘 연습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노먼을 연기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인간은 힘든 전쟁통 속에서도, 코로나 19 시대에서도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남고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무대에서 드레서로 공연을 준비하고, 선생님을 옆에서 지켜드리고 노먼의 모습이 다른 사람 이야기 아닌 제 이야기인 것 같았다. 관객분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하루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달라진 점에 대해 장유정 연출은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인터미션을 없애 좀 더 밀도 높은 극을 선보이고자 했다. 전쟁 폭격을 천장에서 떨어지는 시멘트 가루나 조명을 이용해서 표현하고자 했고, 극중극 장면에서는 무대 뒤편에서 벌어지는 웃픈 사건을 통해 극의 재미 요소를 살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장 연출은 "삶은 가까이서 보면 굉장히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크고 굵직한 삶들만 기억이 난다. 연극은 이런 인생을 한발 떨어져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너무 뜨겁거나 혹은 너무 차가운데 연극을 통해 좀 떨어져 보면 여유를 가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은 참 좋은 온도를 가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정재은, 양소민, 송영재, 유병훈, 이주원, 임영우가 출연하는 연극 '더 드레서'는 내년 1월 1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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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스튜디오 춘)
2021.11.17 / 조회 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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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정재은, 우미화, 양소민 등 캐스팅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제작_㈜아이엠컬처/원작_류드밀라 라주몹스까야/연출_김태형/각색_오인하)'이 티저 포스터와 함께 캐스팅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포스터에는 극 초반 발로쟈가 ‘엘레나’에게 경의를 표하며 건넨 제비꽃과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열쇠가 어우러져 있다.
특히 빛 바랜 꽃의 이미지는 네 명의 학생들이 ‘엘레나’에게 갖는 위선적인 존경의 의미를 감각적으로 담아내며 열쇠와 함께 작품의 스토리를 함축한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시험지를 보관한 금고 열쇠의 획득과 그에 따른 성적 정정 요청사건”이라는 표면적으로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의 구조 속에 ‘엘레나’와 ‘학생들’의 첨예한 갈등 뿐만 아니라 네 학생들 사이의 권력구조와 그에 따른 이해관계에서 오는 모순과 파멸의 과정을 보여준다.
철학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다섯 인물들의 상대적이고 때로는 절대적인 관계 속에서 자본주의 시대가 만든 무한경쟁의 비극과 폭력성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17년 공연 당시 밀도 있는 대본을 탁월한 무대 연출과 그 위의 배우들에 의해 완벽히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20년 다시 돌아온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에는 지난 시즌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우미화, 박정복, 강승호, 오정택이 출연을 확정지은 가운데 정재은, 양소민, 김도빈, 김슬기, 최호승, 김효성, 김주연, 이아진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과 정의, 인간적인 사랑을 아이들에게도 일깨워 주기 위해 평생 노력해왔지만 결국 이 사건을 통해 흔들리고 파괴되는 고등학교 수학선생님 엘레나 역은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드는 베테랑 배우 정재은, 우미화, 양소민이 맡는다. 극 초반 다정한 선생님의 모습부터 혼란과 모멸감에 괴로워하며 몸부림 치는 모습까지 폭 넓은 연기를 보여주며 극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할 예정이다.
반면 일종의 게임을 대하듯 열쇠를 빼앗기 위해 이 사건을 주동하는 엘리트 학생 발로쟈 역에는 김도빈, 박정복, 강승호가 합류했다.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으로 엘레나와 다른 아이들을 조종하며 이 상황을 즐기는 교활한 모략가의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다른 한 축을 맡아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랼랴의 남자친구이며 엘리트주의에 심취해 있는 철학부 지망생 빠샤 역엔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김슬기와 오정택이 캐스팅되었다.
부모의 삶에 대한 회의감과 부유한 집 아이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 괴로워하는 산림학부 지망생 비쨔 역은 최호승과 김효성이 나눠 맡는다. 마지막으로 성공을 위해서라면 사랑도 한낱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당돌하고 영악한 여학생 랼랴 역은 김주연과 이아진이 연기한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1980년대 구 소련의 체제 붕괴를 배경으로 집필 되었지만 강렬한 텍스트 속에 담겨 있는 인간 내면의 선과 악, 욕망과 정의, 도덕과 부도덕에 대한 질문과 치열한 논쟁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시즌 공연은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와 '히스토리 보이즈'의 김태형 연출가가 맡아 이 이야기가 지금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와 어떻게 맞닿아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새롭게 보여줄 예정이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5월 7일 오후 2시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프리뷰 티켓을 오픈한다. 프리뷰 공연은 6월 16일~21일까지 8회차이며 관객들은 4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예약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주)아이엠컬처 제공
2020.04.21 / 조회 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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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더 헬멧’ 호평 속 3월 4일 폐막
연극 ‘더 헬멧’이 오는 3월 4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연극 ‘더 헬멧’은 서울과 알레포 두 개의 시공간으로 나눠진다. 각 에피소드 안에서 룸 서울은 백골단(빅 룸)과 학생(스몰 룸)의 이야기, 룸 알레포는 화이트헬멧(빅 룸)과 아이(스몰 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은 4개의 공간과 4개의 대본으로 진행되며 누적 관람 후기 약 3600건, 예매처 관객 평점 9.7을 기록했다.특히, 빅 룸과 스몰 룸은 각각의 방에서 나는 소음과 소리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공연 중간 벽을 투명하게 만들어 관객에게 벽 건너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더욱 궁금하게 만듦과 동시에 건너편 방의 상황을 상상하게 한다. 또한, 자신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퍼즐을 맞추게 하여 집중력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연극 ‘더 헬멧’은 룸 서울 에피소드에서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학생들과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 룸 알레포 에피소드에서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과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우리들이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는 공연”, “보고 나면 진한 여운이 남는 공연” 등의 호평을 남겼다.연극 ‘더 헬멧’은 오는 3월 4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주)아이엠컬처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02.28 / 조회 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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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공간·4편의 이야기…연극, 시공간을 초월하다
연출가 김태형의 실험 '더 헬멧'
'백골단' '화이트헬멧' 두 이야기
회차따라 공간 바꿔가며 선보여연극 ‘더 헬멧’ 중 ‘룸 서울’에 출연하는 배우 김도빈(상단 왼쪽부터), 손지윤, 양소민, 윤나무, 이석준, 이정수(하단 왼쪽부터), 이호영, 정연, 정원조, 한송희 프로필 이미지(사진=아이엠컬처).[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 편의 작품으로 4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막을 올린 연출가 김태형·작가 지이선 콤비의 신작 ‘더 헬멧-룸스 볼륨1(Room’s Vol.1)’(이하 ‘더 헬멧’)이다.‘룸 서울’과 ‘룸 알레포’라는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의 공연이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매회 번갈아가며 무대에 오른다. 공연장도 ‘빅 룸’과 ‘스몰 룸’이라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최대 4가지. 어떤 회차, 어떤 공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달라진다.색다른 실험을 기획한 이는 김태형 연출이다. 최근 아트원씨어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연출은 “한 공간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양쪽에서 같은 시간대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함께 공연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김 연출은 그동안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벙커 트릴로지’, 즉흥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관객 참여형 공연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등을 통해 다양한 연극적 실험을 펼쳐왔다.‘더 헬멧’은 ‘카포네 트릴로지’ ‘벙커 트릴로지’의 연출 경험이 바탕이 됐다. 김 연출은 “‘카포네 트릴로지’가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에 자극을 받았다”면서 “고민 끝에 공연장에 2개의 방을 만들어 공연하는 아이디어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빅 룸’과 ‘스몰 룸’을 구분짓는 것은 전기신호로 투명해지는 거대한 유리벽이다. 공연 도중 배우들이 유리벽을 움직임으로써 공연장은 하나가 됐다 둘로 나뉜다. 유리벽이 펼쳐져 있는 동안 다른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볼 수 없다. 유리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궁금증을 가질 뿐이다.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방음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다. 김 연출은 “처음에는 각 방마다 소리가 완전히 차단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작품을 준비하면서 한번쯤은 반대편 공간이 보이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겨 지금처럼 유리벽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연출은 “유리벽에만 제작비 수백만 원이 들어갔다”면서 “그나마 처음 공연을 구상했을 때보다 가격이 내려가 무대로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작품은 1987년과 1991년을 무대로 백골단과 대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룸 서울’, 시리아 민방위대 화이트 헬멧과 폐허에 갇힌 아이의 이야기를 그린 ‘룸 알레포’로 구성돼 있다. 극본을 쓴 지이선 작가는 “김 연출로부터 공연의 독특한 형식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이 작품만큼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제목인 ‘더 헬멧’은 사람을 구하는 화이트 헬멧과 사람을 억압하는 백골단의 헬멧 모두를 상징한다. 지 작가는 “작품을 보면서 관객이 ‘헬멧’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더 풍성하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배우들도 색다른 형식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배우 이석준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연출, 작가가 미쳤구나’ 싶었다. 하지만 공연을 준비하면서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는 색다른 연극이 나온 것 같아 흥분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4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한다.연극 ‘더 헬멧’ 중 ‘룸 알레포’에 출연하는 배우 김도빈(상단 왼쪽부터), 손지윤, 양소민, 윤나무, 이석준, 이정수(하단 왼쪽부터), 이호영, 정연, 정원조, 한송희 프로필 이미지(사진=아이엠컬처).▶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26 / 조회 2,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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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한 편에 대본·공간·작품은 '4개'…원하는 만큼 보는 연극
지이선·김태형 콤비 신작 '더 헬멧' 내달 9일 개막
'하얀 헬멧' 키워드로 한국·시리아 이야기 구성해연극 ‘더 헬멧-룸스 볼륨 원’ 포스터(사진=아이엠컬쳐).[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극 ‘모범생들’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등을 함께한 작가 지이선·연출가 김태형 콤비가 신작 연극 ‘더 헬멧-룸스 볼륨 원’(The Helmet-Room’s Vol.1, 이하 ‘더 헬멧’)을 선보인다.‘더 헬멧’은 노네임씨어터컴퍼니, 아이엠컬쳐,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함께하는 박스846(Box846) 패키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수탉들의 싸움’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신인류의 백분토론’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에 이어 또 한 편의 참신하고 새로운 공연을 보여줄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당신이 원하는 만큼, 당신이 보고 싶은 만큼’ 볼 수 있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얀 헬멧’을 키워드로 삼아 대한민국 서울과 시리아 알레포 2개의 시공간으로 나눠 극을 진행한다. 이들 공간 또한 2개로 나뉘어 4개의 공간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두 시공간 중 ‘빅 룸’(관객 80명 입장)의 룸 서울에서는 백골단이, 룸 알레포에서는 화이트 헬멧이 등장해 이야기를 펼친다. 또 다른 시공간인 ‘스몰 룸’(관객 20명 입장)의 룸 서울에서는 학생 전투조가, 룸 알레포에서는 아이가 등장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관객은 이 두 가지 시점을 같이 관람해도 좋고 어느 한쪽만 보아도 된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극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다.제작사 아이엠컬처는 “4개의 대본, 4개의 공간을 가지고 4개의 공연을 만들어 낸 이 작품은 매회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더 헬멧’에는 배우 이석준, 정원조, 양소민, 이호영, 정연, 김도빈, 손지윤, 이정수, 윤나무, 한송희 등이 출연한다. 오는 12월 9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한다. 오는 21일부터 인터파크에서 프리뷰 티켓(12월 19~22일 공연)의 예매를 진행하며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20 / 조회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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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초연 성황리 마무리…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밤개’)가 2월 6일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초연 무대를 마쳤다. 연극은 15살의 자폐아 소년의 예측불허 성장담을 다루고 있다. 소년은 이웃집 개가 살해당한 것을 발견하고 범인을 찾는 위해 바깥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작품은 현재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2013년 올리비에어워드’ 7관왕, ‘2015년 토니어워드’ 5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작품은 2015년 11월 27일에 국내 초연 무대를 가졌다. 이번 공연은 김수로프로젝트 15탄으로 김태형 연출이 맡았다. 무대에는 윤나무, 전성우, 려욱, 김영호, 심형탁, 배해선 등이 함께했다. ‘에드’ 역의 심형탁은 폐막 무대 인사에서 “초연에 참여할 수 있어서 무한한 영광이었다”며 “좋은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았고 끝나는 것이 너무 슬프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극 ‘한밤개’ 초연 무대는 관객들로부터 “브로드웨이 무대 못지않은 화려한 무대였다”, “‘한밤개 앓이’를 하고 있다”등 다양한 호평을 받으며 성황리에 공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김수로프로젝트는 15탄 연극 ‘한밤개’에 이어 16탄 연극 ‘헤비메탈 걸스’를 준비 중이다. 사진출처_아시아브릿지컨텐츠 최태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2.18 / 조회 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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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맛] 2화.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과 반려견 동반 가능 레스토랑
글/사진: 선우연주 객원 에디터 (yonjusunoo@interpark.com)구성: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2016.01.25 / 조회 9,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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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뭐든지 할 수 있어”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려욱
연극 은 ‘2013 올리비에 어워즈’ 7개 부문을 수상한 영국 웨스트엔드의 화제작으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열다섯 살 소년 크리스토퍼가 이웃집 개를 죽인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름다운 무대와 개성 있는 연출, 그리고 평범하지 않는 캐릭터들을 연기할 배우들까지 한국 초연 무대는 개막전부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옆집 개 웰링턴의 죽음 때문에 드러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용감히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내디딘 크리스토퍼를 연기하는 려욱은 전보다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었다. “크리스토퍼가 런던으로 가는 여정을 나에게 빗대어 보면 내가 연극을 하고자 결정하고 노력했던 시간들, 그 와중에 사람들의 시선들이 교차되면서, 크리스토퍼가 한 걸음 성장하듯 나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은 이십 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새로운 삼십 대를 맞이할 려욱에게 맞춤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인터뷰는 지난 2일 진행됐다.)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더군다나 첫 연극이다. 하면서 김수로 형님과 인연이 있어서 다른 작품이 있으면 ‘같이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제안을 받고 먼저 원작 소설을 읽었다. 처음에는 대사가 적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소설이 크리스토퍼 1인칭으로 흘러갔다. ‘대사가 적다고 했는데 그럼 이 극은 누가 다 끌고 가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긴 했다. 후에 대본을 보는데 대사가 많고 또 어려운 단어들도 많아서 1막까지는 숨이 막히다가, 2막 마지막 대사를 읽고 출연을 결정했다. “그건 내가 뭐든 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라고 크리스토퍼가 말하는데, 의문형으로 끝난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나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확신에 차서 말을 하는 것 아니라, 상대방에게 물어 본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사람들이 나에게 “려욱아, 너 연극 안 해도 돼”, “그거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잖아”, “너 지금 바빠” 라는 말들을 한다. 물론 걱정이 되고, 좋은 뜻에 이야기해 주는 것은 알지만, 가끔은 "왜 다들 그렇게 이야기 하지"싶다. 이번 작품은 연극이고, 대사도 많고 뮤지컬 못지 않게 여러 가지 해야 되는 것들이 많았는데 왜 나에게는 하지 말라고만 말할까 싶었다. “나도 할 수 있어, 너도 할 수 있고, 우린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크리스토퍼의 마지막 메시지가 나에게 훅 다가왔다. 꼭 나에게 하는 소리만 같았다. 연극은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다. 정말 잘할 수 있는지 크리스토퍼처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Q 첫 공을 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지금 내가 이것도 못하면 앞으로 다른 것도 못 하겠다’라는 생각이 드니까, 스케줄을 잡을 때도 첫 공을 아예 공연 초반으로 잡아 버렸다. 라디오 생방송도 하면서 두 달을 꼬박 연습에 올인하며, 크리스토퍼에 푹 빠져 지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지만 아무런 사고 없이 첫 공을 올렸다는 것에 감사하다. 나는 항상 어떤 작품을 하든 ‘넘버 원이 아닌 온니 원이 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크리스토퍼가 세 명이다보니 사실 경쟁 아닌 경쟁이 될 수도 있고, 내가 다른 배우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걸 떠나서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크리스토퍼를 만들고 싶었다. Q 실제로 영국에 가서 원작을 보고 왔다고.스케줄 차 영국에 간 김에 하루 시간을 내서 봤다. 더블 캐스트였는데 한 번밖에 못 본 것이 너무 아쉬웠다. 공연을 보고 너무 좋아서 다른 캐스트로 한 번 더 보고 싶었지만 스케줄상 여러 가지 무리가 따라서 포기를 했다. ‘원작을 못 본 배우도 많은데 그래도 한 번이라도 본 게 어디야’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극 중 크리스토퍼는 자폐아인데, 원작의 크리스토퍼를 연기한 배우를 봤을 때 내가 생각하는 자폐아의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다. 그냥 조금 수다스럽고 손짓들이 디테일하다는 것. 그런 부분들이 일반 사람들과 조금 다르다, 정도로만 느껴졌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우리와 다르게 극을 아주 유쾌하게 풀었더라. 그런 면이 새롭게 다가왔다. Q 크리스토퍼의 말투가 독특하다. 어떻게 만들었나.크리스토퍼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말투에서 변화를 주고 싶었다. 내 말투를 기본으로 했다. 나는 슈퍼주니어 팀 내에서도 막내고, 주변에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성숙한 느낌보다는 또래에 비해서 좀 더 어린 느낌을 가지고 있다. 극중 크리스토퍼는 '다, 나 .까' 말투를 사용한다. “그랬습니까”같은. 그런 표현은 낯선 사람한테만 쓰는 걸로 잡았다. 크리스토퍼가 친구라고 생각하고 가깝게 생각하는 부모님이나, 시오반 선생님 같은 사람은 “그랬어요” 정도라고 쓰고. 그렇게 정하니까 대사도 입에 잘 붙고 외우기도 편했다. 연기할 때도 그림을 그리면서 전체 상황을 그려 보는데 그렇게 하기로 정하니 상황이 더 뚜렷이 보였다. 보는 사람들도 이 아이는 왜 이런 말투를 쓸까 생각할 여지도 주게 되는 것 같다.Q 크리스토퍼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하자면.15살의 크리스토퍼는 아스퍼거스 증후군을 앓는 자폐아인데 천재다. 자폐아도 많은 유형이 있다고 하는데, 그림이나, 암기력 등 한 쪽으로 재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크리스토퍼 같은 경우는 수학에 천재성을 보이고 은유나 메타포는 모르지만 직유는 잘한다. “인생은 소수 같아요.”라는, 우리가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한다. 그리고 얘가 인생을 얼마나 살았다고, ‘이 아이의 깊은 곳에도 상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있다. 마지막에 시오반 선생님과 대화를 할 때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인가요?”라고 말하는데 크리스토퍼가 너무 시끄럽고 통제하기 어려운 아이인건 사실인데. 그걸 스스로 말을 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너는 그렇다.”고 말을 했을까 싶다. 그런 생각하니까 크리스토퍼를 안아주고 싶었다. 크리스토퍼가 마지막에 장면에서 샌디를 안듯이, 내가 그 장면에서 샌디를 꽉 안는데 그것은 관객들도 크리스토퍼를 그렇게 안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Q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을 꼽아 본다면?마지막에 별을 보면서 “내가 사소하게 느껴진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살다가 힘든 일이 있어도 그게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작게 느껴져요. 기분이 좋아져요.”라고 이야기하는데 이 아이는 참 별을 보면서도 그런 훌륭한 생각을 하니까, 울컥울컥한다. 사실 우리가 사는 것이 사소한 일들의 연속이고, 인간이 바라보는 개미놀음일 수 있는데, 우리는 그 하루를 엄청 치열하고 전투적으로 산다. 지금 인터뷰가 끝나면 저는 다시 일을 하러 가야 되고, 내일은 또 무대에 오르고. 이런 것들이 저 멀리 우주에서 봤을 때는 아주 작은 먼지 조각일 뿐이지 않을까. 그렇게 보니까 ‘지금 힘든 건 힘든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장면은 개인적으로 제일 힐링이 되는 장면이다. Q 매 작품마다 려욱만이 가지고 있는 여리고 순수한 소년 이미지가 잘 드러난다. 하나의 이미지에 갇힌다는 아쉬움은 없나.그렇다고 내가 다른 역할을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다. 안 해봤으니까 모르는 거다. 그리고 다른 역할들은 지금 이런 것들을 하고 난 후의 다음 단계일 수도 있다.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 하고 싶은 게 목표다. 지금 너무 만족한다. 왜냐하면 거꾸로 생각해서 5편 연속으로 십 대 역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웃음) Q 올해는 를 시작으로 그리고 이 작품까지 좀 더 자주 무대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른 해보다 이렇게 많이 하게 된 이유는 (정)원영이 형의 영향이 크다. 형이랑은 때 처음 만나서 라디오도 같이 하고, 평소에도 연락을 자주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형이 “일 년에 3편 정도 하면 좋다”는 말을 했다. 개인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고, 그러면서 얻는 것이 많다고. 평소에 나도 한 작품이 프로젝트 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무대에서도 계속해서 나를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무의식적으로 “나도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자”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올해 그렇게 됐다. (웃음) 감사하게도 에도 다시 참여하게 됐고, 그때 연출님께도 처음으로 칭찬도 들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사실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는데 덕분에 많이 자신감을 얻었다. Q 데뷔 10년 차 슈퍼주니어 려욱에게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의외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배려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자신감이 부족했다. 무엇을 해도, 다른 멤버들 먼저 하라고 배려를 했다. 그런 것이 좋게 말하면 배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신감이 없었던 거다. 용기를 내야지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데,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용기를 내게끔 해준 원영이 형이 참 고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에도 연습실 자체가 힐링이었다. 함께 하는 배우들도 너무 좋고, 연습하러 가서 몸 풀 때도 족구도 하고 커피 쏘고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까 기분 좋게 연습을 시작해서 기분 좋게 무대에 오르고 하루를 또 마무리 하고 있다. 지금까지 3회를 했는데 20회 밖에 계약을 안 해서 이제 17회가 남았다. 한 회 한 회가 너무 소중하다. 그 안에 발전되고 성장하는 크리스토퍼를 만나고 싶다. 그리고 내년에 군대 가기 전 가수 려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다. 앨범도 곧 나올 것 같다. 결론은 무대에서 어떤 모양이든 나를 잘 보여주고 싶다. 그게 노래이든, 연기이든, 예능이든 나의 모습을 통해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크다. Q 마지막으로 인간 려욱은 어디서 행복을 얻나?할 거 다 했는데 마음이 헛헛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나를 챙겨주는 동료들, 함께 하는 배우들 때문에 힘들다가도 행복과 기쁨을 얻는 것 같다. 공연 올라가기 전 규현이가 술을 먹자고 불러 냈다. 나는 공연이 2주 밖에 안 남아 시간이 부족해 봐 달라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나보다 더 바쁜 규현이가 부르는데, 안 나갈 수가 없었다. 예전에는 우리가 한 침대에 누워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이야기하다 울면 서로 눈물도 닦아주던 그런 사이였다. 그런데 ‘서로 너무 바쁘다고 사소한 것을 함께 나누던 그 마음을 잊어 버린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잊지 않고 다가와 주는 규현이가 너무 고맙고, 나도 그 덕분에 스트레스가 풀렸다. ‘무작정 빨리 가는 게 답이 아니구나, 천천히 가더라도 기분 좋게 가자’라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래서 할 건 많았지만 마음은 여유로웠다. 인간 김려욱은 그렇게 위로를 받고, 행복을 얻는 것 같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영상: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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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 조회 31,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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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이 빚어낼 서정적인 무대, <한밤중에…> 연습현장
“난 크리스토퍼에요. 태어난 지 15년 3개월 3일입니다.” 세상 모든 풍경을 숫자와 물리, 우주의 개념과 연결시켜 이해하는 소년이 있다. 기억력이 뛰어나고, 자폐증이 있으며, 수학천재이기도 한 이 소년의 이름은 크리스토퍼. 곧 개막하는 연극 (이하 )의 주인공이다. 지난 18일, 개막을 열흘 앞두고 런쓰루가 진행되던 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크리스토퍼 역의 윤나무, 전성우, 려욱을 비롯해 심형탁, 배해선, 한세라 등 배우들은 저녁 식사 시간까지 동선과 안무를 논의하다 막 런쓰루에 들어간 참이었다. 이 연극은 한 마리 개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크리스토퍼는 어느 날 이웃집 시어즈 부인이 키우던 개 웰링턴이 정원용 삼지창에 찔려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웰링턴과 함께 있는 크리스토퍼를 본 시어즈 부인은 그가 개를 죽인 범인이라고 오해하고, 이 사건은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던 크리스토퍼의 일상을 온통 흔들어놓는다. “인생은 소수 같아요…소수는 매우 논리적이지만, 한평생 생각해도 소수들이 만들어지는 규칙을 알 수 없어요.” 인생의 복잡미묘함마저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크리스토퍼에게는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이다. 무엇이든 직접적인 언어와 숫자를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는 그는 ‘집에 꿀단지를 묻어 놨다’거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등의 은유적 표현에 혼란을 겪고, 사람들의 눈빛과 표정에 담긴 의미도 해석하지 못한다. 그러나 크리스토퍼는 웰링턴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용기 내어 혼돈으로 가득한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다. 그리고 사건의 전말을 하나하나 추리해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놀라운 사건과 진실을 만나게 된다. 심형탁, 배해선 등은 연습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배역에 깊이 몰입한 모습이었고, 크리스토퍼 역 윤나무, 전성우, 려욱이 발하는 각기 다른 매력도 눈길을 끌었다. 마크 해던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극 는 2013년 올리비에어워즈 7관왕, 2015년 토니어워즈 5관왕에 오르며 런던과 뉴욕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특히 크리스토퍼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온갖 상상을 구현해낸 무대가 화제에 오른 바 있다. 의 김태형 연출과 연극 의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참여하는 이번 에서는 크리스토퍼가 바라보는 세상과 그의 머릿속 세계가 오리지널 공연과는 또 다른 무대로 펼쳐질 예정이다. 김태형 연출은 “크리스토퍼는 수학, 물리, 우주, 천체 등에 관심이 많은 아이다. 극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을 최대한 활용해 그런 것들을 표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연습실에서는 그 무대가 자아낼 신비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 미리 느껴볼 수 있었다. 주·조연 배우들이 쉴새 없이 몸을 움직여 세트를 이동시키는 가운데 크리스토퍼는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는 우주인이 되기도 했고, 반짝이는 별이 되기도 했다. 다른 배우들도 그의 세계 속에서 수납장과 블랙홀, 공기청정기, 옷걸이로 변신했고, 로켓이 발사되는 소리와 개 짖는 소리를 내며 상상 속 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었다. “잘 만들어진, 거대한 아동극을 만들려고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연극적으로 잘 풀어내는 방법을 고민했다.”는 김태형 연출의 설명이 와 닿는 부분이었다. 웰링턴을 죽인 범인을 추적하던 크리스토퍼는 지하실에서 죽은 엄마가 보낸 편지들을 발견하고, 이 편지는 이야기를 또 다른 반전으로 이끈다. 타인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소년 크리스토퍼와 그의 가족을 둘러싼 이 따뜻한 이야기가 어떤 감성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다가갈지 기대를 모은다. 영국과 일본에서 를 모두 보았다는 김태형 연출은 “일본 공연은 무대나 영상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지만 굉장히 좋고 눈물이 났다. 반면 영국 공연은 쿨하고 세련되며 유쾌했지만, 관객들이 일본에서처럼 눈물을 줄줄 흘리지는 않더라. 똑같은 이야기를 담았는데도 받아들이는 정서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우리 공연에서는 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각 장면들을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관객들에게 정서적으로 울림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최대한 끌어내보려 한다.”고 전했다. 는 오는 2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1.23 / 조회 13,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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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부터 예매 1위,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이하 ‘한밤개’)’가 프리뷰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예매처 연극 부문 예매랭크 1위를 기록했다. 연극 ‘한밤개’는 배우 김수로의 14번째 프로젝트 작품이다. 작품은 자폐아 소년 ‘크리스토퍼’의 성장담을 다룬다. ‘크리스토퍼’는 살해된 이웃집 개를 발견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선다. 이 작품은 2013년 올리비에어워드 7관왕, 지난 6월 토니어워드 5관왕을 수상해 최다 수상작의 영예에 올랐다. 예측할 수 없는 무대 연출과 영상미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크리스토퍼’ 역은 윤나무, 전성우, 려욱이 맡는다. ‘크리스토퍼’의 아버지 ‘에드’ 역은 김영호, 심형탁이 소화한다. 그외 배해선, 김지현, 김로사, 양소민, 김동현, 황성현, 한세라, 신창주, 조한나, 강정임, 김종철이 출연한다. 연극 ‘한밤개’는 11월 27일부터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국내 초연한다. 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11.03 / 조회 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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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진짜 ‘찐한’ 가족애, 연극 ‘가을 반딧불이’
스물아홉 청년 ‘다모쓰’는 변두리에서 보트선착장을 운영하는 삼촌 ‘슈헤이’와 21년째 함께 지낸다. 그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분페이’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지만, 삼촌과 가족의 정을 맺고 소박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다모쓰’의 조용한 일상에 ‘마스미’와 ‘사토시’가 끼어들면서 새로운 상황을 맞이한다. ‘다모쓰’는 갑자기 들이닥친 두 사람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사람 좋은 ‘슈헤이’는 그들을 받아들인다. ‘마스미’와 ‘사토시’는 자신들을 차갑게 대하는 ‘다모쓰’와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갈등이 점점 깊어지자 ‘다모쓰’는 돈이 모이는 대로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다모쓰’는 나가 살 곳을 구했다며 짐을 챙긴다. ‘슈헤이’는 가족을 잃는 것이 두려워 그를 말리지만 소용없다. ‘마스미’는 자신으로 인해 ‘다모쓰’가 떠나고 ‘슈헤이’가 상처받는 것이 싫다며 자신이 나가겠다고 말한다. ‘슈헤이’ 역시 과거의 상처를 털어놓으며 자신이 나갈 테니 모두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서로 나가겠다는 난리 통에 ‘마스미’가 넘어지고, 이들은 배가 아프다는 ‘마스미’를 급히 병원으로 옮기게 된다. 소박하지만 진한 이야기, ‘정의신’ 냄새가 난다 작품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주목받은 정의신의 연극이다. 지난해 국내 첫선을 보여 두 번의 앵콜 무대를 가졌다. 이번에는 6월 19일부터 7월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연출은 작품 초연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제훈 연출가가 맡는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13년 제6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연출가상을 받았다. 배우 조연호, 양소민, 진선규, 김정호, 이도엽, 김한, 오의식, 김지용이 출연한다. 정의신은 일본 현대연극계에서 작가, 연출가로 입지를 굳힌 재일교포 연극인이다. 그의 작품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정의신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시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여 왔다. 이번 작품 역시 섬세한 감정 묘사와 과장되지 않은 유머, 따뜻한 감성을 동시에 녹여내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꼭 피를 나눠야만 가족인가요? 연극 ‘가을 반딧불이’는 가족의 개념이 붕괴하고 있는 현시대를 그대로 반영한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며 삼촌과 함께 살아가는 청년과 이들을 찾아온 불청객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다. 정상적인 가족 구성원이라고 할 수 없는 이들이 얽히게 되면서 갈등을 겪지만 어느새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함께 만들어낸다.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혼자서 감당할 수 없었던 아픔의 무게를 나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을 제작하는 조은컴퍼니는 현재 김제훈 연출가가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작품에 대해 “관객이 잠시 여행을 떠나온 듯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조은컴퍼니는 2009년부터 다양한 드라마 연극을 선보여 왔다. 연극 ‘그냥청춘’, ‘청춘, 전쟁이다’, ‘중랑천 이야기’ 등을 공연했다. 2011년에는 연극 ‘겨울 선인장’, ‘아시안 스위트’로 제1회 한일문화교류전 작가 ‘정의신’ 편에 참가했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조은컴퍼니
2014.06.20 / 조회 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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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내면 세계를 따라가려고 했다˝ 뮤지컬 <아가사> 개막
영국의 대표 추리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를 주인공으로, 그녀가 실종됐던 11일 간의 행적을 추적한 뮤지컬 가 지난해 12월 31일에 개막했다. 등을 비롯,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에 이은 '김수로 프로젝트' 작품으로, 연극 등의 김태형 연출, 신인 작가 한지안, 등을 작곡한 허수현이 뭉친 창작 신작이다. 아가사 역에 양소민과 레이몬드 역에 김지휘(위), 윤나무(아래)작품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1926년 12월에 실제로 일어난 일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추리소설 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는 열 하루 간 사라졌다가 한 호텔에서 발견되었으며, 이후 자신이 세상 속에서 사라졌던 기간 동안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해 수 많은 추측을 낳기도 했다.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아가사 실종 11일 간의 일들을 파헤쳐 보는 는 1953년 평온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아가사에게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되면서 27년 전 실종 당시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아가사에게 접근하는 로이(박인배)신문기자 폴(홍우진), 하녀 베스(추정화)지난 7일 공연의 주요 장면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김태형 연출은 "작가로서의 고뇌와 고통을 숭고하게 극복해내는 아가사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추리극을 내세우기 보다는 한 여인의 내면 세계를 따라가려고 했음을 강조했다. 주인공 아가사 역을 맡은 배해선 역시 "아가사는 내면에 이중성을 가진 여자"라고 말하며, "실종 전후의 모습이 다르며, 실종 후 더욱 과감하게 대중들을 대하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실종된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더한 궁금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해선과 함께 아가사 역을 맡은 양소민은 "실제로 아가사는 이가 예쁘지 않아 잘 웃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그녀가 얼마나 타인을 의식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며 "사람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 11일간 그녀는 자유롭게 살았을 것이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배역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로이(진선규), 사건의 또다른 열쇠 레이몬드(박한근)아가사(배해선)와 로이(김수용)의 대립, 그 끝은?치명적인 매력으로 아가사를 유혹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독 전문가 로이 역에는 김수용과 진선규, 박인배가 트리플 캐스트로 나서며, 아가사에게 편지를 보내며 극의 문을 여는 레이몬드 애쉬튼 역에 박한근, 김지휘, 윤나무를 만날 수 있다. 아가사의 남편으로 아내에게 실증을 느끼고 있는 아치볼드 크리스티 역엔 황성현이 열연하며, 홍우진, 오의식은 신문기자 폴과 편집장 뉴먼 역을 동시에 맡아 1인 2역을 선보인다. 어머니처럼 아가사의 곁을 지키는 하녀 베스와 크리스티의 내연녀 낸시 역시 추정화와 한세라가 맡아 1인 2역으로 변신한다. 창작 신작 뮤지컬 는 오는 2월 23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1.08 / 조회 12,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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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추리소설의 여왕'의 자취를 쫓다, <아가사> 연습현장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는 이십 대 중반의 어느 날 돌연 실종돼 자취를 감췄다. 11일 후 한 호텔에서 발견된 그녀는 열 하루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이후로도 평생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창작뮤지컬 는 아가사 크리스티가 실종됐던 그 열 하루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지난 23일 방문한 이 작품의 연습실에서는 아가사 역의 양소민·배해선을 비롯해 전 배우진이 모여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는 등을 무대에 올려온 김수로 프로듀서의 여덟 번째 프로젝트 작품이다. 신예작가 한지안이 작사를, 의 허수현이 작곡을 맡았고, 의 김태형 연출가가 합류했다. 연습은 1953년, 시골의 저택에서 평온한 여생을 보내고 있던 아가사 크리스티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하는 첫 장면부터 시작됐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오래 전 아가사의 모든 작품을 애독하며 그녀를 따랐던 레이몬드. 두 사람이 주고 받는 편지 속에서 그들이 잊고 살았던 1926년의 사건 정황이 점차 드러난다. 이 작품은 아가사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면서 아가사 주위 여러 인물들간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점점 어둡게 침잠했던 그녀의 깊은 내면에 주목한다. 당시 아가사는 어머니의 죽음과 남편의 외도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고, 그녀의 주위에는 남편 아치벌드 크리스티 외에도 기자 폴, 하녀 베스 등이 각자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그녀에게 괴로움을 주고 있었다. 특히 중요한 인물은 크리스티가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자 로이다. 묘한 매력을 가진 그는 실종 사건의 큰 실마리를 쥐고 있는 인물이며, 아가사의 마음 속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역할은 의 진선규와 의 박인배가 번갈아 연기했다. 의 박한근·윤나무와 의 김지휘는 레이몬드를 맡아 추리소설가를 꿈꾸는 소년과 27년 후 편집자의 압박에 시달리며 글을 쓰는 중년의 작가를 오가며 연기를 펼쳤다. 이외에도 의 홍우진과 의 오의식이 기자 폴·편집장 뉴먼 등 1인 2역을 소화했고, 의 추정화와 의 한세라가 하녀 베스와 아치벌트 크리스티의 불륜상대인 낸시로 분하며 각기 다른 빛깔을 더했다. 실종사건이 있은 지 2년 후, 아가사는 여행 중 만난 고고학자 맥스 맬로원과 두 번째로 결혼해 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뮤지컬 는 실종된 기간 동안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 그녀가 더욱 성숙한 작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날 연습실에서 일별한 배우들의 연기와 인상적인 음악이 어떤 무대·조명과 만나 완성될지 기대를 높였다. 공연은 오는 12월 31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12.24 / 조회 1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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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해선·진선규·박인배 등 출연 <아가사>, 연말 개막
뮤지컬 신작 가 배해선·진선규·박인배 등의 참여 아래 연말 무대에 오른다. 는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삶을 상상 속에서 다시 그려낸 창작뮤지컬로, 그간 등을 무대에 올린 김수로 프로듀서의 여덟 번째 프로젝트 작품이기도 하다. 신예작가 한지안이 대본을 쓰고 의 김태형이 연출을 맡았다. 초연 무대를 장식할 배우는 배해선·양소민·진선규·박인배 등이다. 의 배해선과 의 양소민이 당대 최고의 추리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를, 의 진선규와 의 박인배가 아가사 크리스티를 유혹하는 매력적인 남자 로이를 연기한다. 창작의 고통과 남편과의 불화로 괴로움을 호소하던 아가사 크리스티는 로이에 의해 열 하루 동안 실종된다. 창작활동에만 골몰해 있는 아내에게 싫증을 느끼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남편 아치벌드 크리스티는 의 황성현이, 추리소설가를 꿈꾸다가 표절시비에 휩쓸려 폐인이 되는 레이몬드는 의 박한근·윤나무와 의 김지휘가 맡았다. 이외에도 의 홍우진과 의 오의식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사생활을 캐묻는 기자 폴과 출판사 편집장 뉴먼 등 1인 2역을 맡고, 의 추정화와 의 한세라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하녀 베스와 아치벌트 크리스티의 불륜상대인 낸시로 번갈아 분한다. 는 12월 31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2013.11.19 / 조회 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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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관객' 영화 인기 뛰어넘을까, 뮤지컬 <완득이> 개막!
유아인 주연의 동명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무대에 올랐다. 지난 14일 개막한 제작진은 첫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1막을 공개했다. 는 돈도, 빽도, 꿈도 없는 열 여덟 살 소년 도완득의 성장기를 담은 뮤지컬로, 김려령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김명환이 각색과 작사를, 김조한과 그룹 동물원의 박기영이 작곡을 맡아 함께 만들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완득이의 성장을 역동적으로 그리면서도 똥주선생, 민구삼촌, 엄마 등 그 주변인물들의 삶을 따스하게 펼쳐 보인다. 이날 공개된 1막은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완득이의 아버지(임진웅)과 사사건건 완득이를 괴롭히는 '똥주선생'(서영주)똥주선생을 죽여달라고 기도하는 완득이(정원영)주인공 완득이는 달동네에 살며 가출과 결석을 예사로 하는 고등학교 남학생. 친구들은 시장바닥에서 춤과 노래로 손님을 끌며 행상을 다니는 지체장애인 아버지와 정신지체장애인 삼촌을 들먹이며 완득이를 놀려댄다. 게다가 옆집에 사는 담임선생 '똥주'는 사사건건 완득이를 쥐어박으며 괴롭히니, 완득이는 매일 '세상에서 가장 재수없는' 열 여덟 인생을 저주하며 신에게 똥주선생을 죽여달라고 기도한다. 번갈아 등장하며 '기도' '햇살 1g' 등을 열창한 정원영과 한지상은 세상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면서도 순수함을 간직한 소년의 모습을 보여줬다.처음 만난 엄마(양소민) 앞에서 당황하는 완득이(한지상)엄마가 떠난 후 그녀의 체취를 되새기는 완득이완득이를 괴롭히는 괴짜선생님 동주는 의 서영주가 맡았다. 완득이의 거친 반항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동주는 어느 날 갑자기 완득이에게 베트남인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모자의 만남을 주선한다. 완득이는 처음 보는 엄마의 모습에 당황하지만, 그녀가 떠난 후 난생 처음 맡아본 '엄마 향기'를 되새기며 싫지 않은 기색을 보인다. 이날 무대에서는 양소민이 완득이의 엄마로 분해 한지상과 함께 '엄마 향기'를 불렀다.춤·노래로 손님을 끌며 행상을 하는 아버지(임진웅)과 민구삼촌(오석원)킥복싱을 배우게 된 완득이(정원영)완득이의 아버지(임진웅)와 민구삼촌(윤길), 매번 욕설로 시비를 거는 이웃집 남자 '씨불놈'(이정수) 등 조연들의 연기와 노래도 무대에 활기와 유머를 불어넣었다. 노래방, 호프집 등 낡고 때묻은 간판과 가로등이 들어선 무대는 완득이의 가족들이 살아가는 달동네의 풍경을 소박하면서도 따스하게 꾸며 정감을 준다. 뮤지컬 는 의 윤호진이 연출했다. 안무는 의 정도영이, 무대디자인은 의 이태섭이 맡았다. 공연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내년 3월 23일까지. 엄마를 만나게 해준 담임을 원망하는 완득이예쁜 모범생 윤하(이하나)와 교회에 가게 된 완득이장난기 많은 학교 친구들이웃집 남자 '씨불놈'에게 화가 난 완득이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뮤지컬 공연 장면
2012.12.18 / 조회 1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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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제일 불쌍한 놈! 뮤지컬에서도 사랑 받을까? <완득이> 제작발표회
공부하지 말라고 학생들을 윽박지르는 담임 교사, 그런 스승을 죽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학생, 그래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뮤지컬 의 제작발표회가 지난 3일 열렸다. 과거 김려령의 소설 및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모두 큰 사랑을 받았던 완득이의 이야기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고자 하는 모습들이 큰 감동과 재미를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 특징. 연출을 맡은 에이콤인터내셔날의 윤호진 대표는 “다양한, 살아있는 캐릭터의 부각”을 뮤지컬 만의 특징으로 꼽았다.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하느님이 실제로 등장한다. (웃음) 엄마와 완득이의 관계를 좀 더 확장했고 주인공 외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룹 동물원 멤버이기도 한 박기영이 처음 뮤지컬 작곡에 나서며 가수 김조한이 공동 작곡자로 참여하고 있는 는 에서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 안무가 정도영, 등의 무대를 선사해 온 이태섭 무대디자이너가 제작진을 이루고 있다. 음악과 문학성이 만나는 노래, 킥복싱을 변형한 역동적인 안무, 그리고 옥탑방과 사각링이 구현된 무대 등이 이들이 미리 밝힌 뮤지컬 의 모습들이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인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진 것은 완득이 역을 맡은 한지상, 정원영이 선사할 각기 다른 도완득의 모습. 에 이어 다시 10대 역을 맡은 한지상은 “31살로 고등학생 역을 한다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무엇보다 혼혈아스러운 이미지는 나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고, 이에 정원영은 “더 어린 나이와 랩 실력”을 스스로의 장점으로 꼽아 큰 웃음을 낳기도 했다. 완득이(정원영)의 간절한 기도똥주(서영주)도 남자다 등에 출연해 온 서영주가 못 말리는 괴짜 선생님인 똥주로 활약할 예정이며, 양소민과 더불어 완득이의 베트남인 엄마 역을 맡은 임선애는 올 연말 예정이었던 결혼식을 내년으로 미뤘다면서 작품에 대한 의욕을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민구삼촌(윤길)과 완득이 아빠(임진웅)복싱 입문다시 나타난 완득이 엄마(양소민)그런 엄마가 싫지 않은 완득이(한지상)홍익대학교 대학로 캠퍼스 내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개관작으로 선보일 뮤지컬 는 올 12월부터 만나볼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9.04 / 조회 1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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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자 A형 배우, 최민철
무대에서 만나볼 수 없는, 배우의 참모습과 대면하는 일은 인터뷰의 잔재미다. “제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해서” 그의 '숫기 없는 성격'에 대해서는 소문을 통해 익히 알고 있긴했다. 그러나 ‘발랄함의 지존’ 지미를 떠올려보자니, 그의 수줍은 미소가 새삼 놀라울 수 밖에. 직접 느껴(?)본 최민철의 수줍은 미소는... "이거 꽤, 쫌, 많이 매력적이잖아! ^^" “사진 찍을게요” 라는 사진작가의 말에 허리를 곧추세워 카메라를 응시한다. “포즈 좀 취할게요” 라는 말에는 고개를 살짝 돌려 보인다. 와우, 이것은 실로 오랜만에 보는 산골청년, 아마추어 센스 아닌가!그의 순수한 포즈(?)에 ‘와, 정말 도대체 의 반짝이 의상을 입을 생각을 어떻게 한 걸까?’ 라는 생각이 또 한번 머리를 스쳤다. 대책 없는 순수함과 부끄러움을 가진 남자 최민철이 선보이는 대변신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그리고 대문자 A형 최민철의 피를 뜨겁게 달궈내는 배우라는 직업의 위대함을 새삼, 다시 느꼈다. 무대 위에서 빛나는 배우, 진짜 변신을 하는 배우. 덧붙여 실물이 더 멋진 배우 최민철. 생각할수록 ‘볼매민철’ 이다. 볼수록 매력 있는. 강윤희 기자
2009.12.16 / 조회 1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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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배우 ③]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 최민철
제 값 그 이상, 상상 그 이상. 의 지미, 의 데니스, 의 잭 까지, 항상 기대 이상을 보여주는 그! 2009년, 돌변의 달인으로 ‘제 3회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최민철을 플레이디비 회원들이 건네준 질문과 함께 만나봤다. 플레이디비는 질문을 싣고 김원준씨와 함께 에 더블캐스팅으로 출연 중 인데요. 경쟁의식을 갖게 되진 않나요? ‘최민철 잭’ 만이 가진 매력도 알려주세요! (hc0512 외) "제 매력이 뭘까요? 그건 관객 분들이 더 잘 아실 것 같아요. 오히려 제가 묻고 싶어요, 제 매력이 뭘까요? 관객 분들의 답변 부탁 드려요(웃음). 더블캐스팅이 되면, 자극이 많이 되죠. 그런데 의 (김)원준이형 하고 저는 첫 컨셉을 잡을 때부터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어요. 보시면 알겠지만 의상, 메이크업은 비슷하지만 느낌이 전혀 달라요. 가령, 원준이형은 망토를 입고 다니는데 전 바로 망토를 벗어버리거든요. 제가 대사로 치는 부분을 형은 노래로 소화하는 부분도 있고요. "처럼 더블캐스팅으로 공연을 하게 되면, 흐름을 잃게 되진 않나요? (herb 2002 외) "하루 걸러 한번씩 공연을 하면,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좋기도 해요. 3~4일 이상 쉬게 되면 아무래도 감이 떨어지죠. 3일 넘게 쉬었다가, 공연에 합류하면 제 기운하고 공연의 기운이 안 맞는 경우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 점을 항상 조심하고 있어요." 안재욱씨와 각별한 사이가 됐다고 들었어요. 차도 같이 타고 다닌다고요? "사귀는 사이인 줄 알겠다(웃음). 재욱이형이 술자리를 워낙 좋아하거든요. 끝나고 가볍게 맥주 한잔, 동동주 한잔 하러 가는데 “야, 내 차 타고 가자” 이렇게 된 걸 많은 분들이 자주 목격 하셨죠. 공연이 끝나면 집을 가야 하는데, 곧바로 집으로 가는 걸 굉장히 어색해해요. 저도 에너지를 쏟았으면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이거든요. 제가 술동무를 잘해주니까, 좋아해요(웃음). 을 통해서 형을 처음 알게 됐는데 형한테는 배울 점이 많아요. 형은 공연장에 항상 일찍 도착해있어요. 30분, 1시간 일찍 오는 게 아니라, 오후 4시 공연이면 오전 11시에 와 있어요. 연습할 때도 오후 4시 연습이면 낮 12에 와 있고. 저는 제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하는데 저만 보면 “일찍 와, 왜 늦게 와” 하면서 뭐라고 해요. 정말 열정적이고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배울 점이 많아요.” 의 발랄지미, 의 순진무구 데니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작품 선택의 기준이 궁금해요! "이 질문은 참 어려워요. 아직까지 제가 뭘 잘하는지, 제 색깔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전작과 다른 모습’이 가장 큰 틀 이에요. 그리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걸 잘 골라내려고 해요. 의 지미는 공연 당일 날 까지도 스스로는 답이 안 나왔어요. ‘네가 정말 이걸 잘할 수 있을까,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하면서. 그런데 정말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와서 깜짝 놀랐죠. 같은 경우는 고민 없이 바로 선택했어요. 제 성향 자체가 반전이 있고, 센 걸 좋아하거든요. 연출님이 “살인마 잭이라는 작품을 하는데, 같이 하자” 라고 하는시데 제목부터 마음에 드는 거에요. 제가 “저는 거기서 뭐에요?” 하니까 “네가 살인마야”라고 하셔서, 바로 “네! 저 할래요!” 했죠. 끝나고 정말 작품이 많이 들어왔는데, 고민 없이 바로 결정했어요. 욕심이 있다면, 살인장면 같은 건 좀 더 참혹하고, 지금 보다 더 강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모르겠지만, 저를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아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욕을 먹을 수도 있고. 아, 저는 반짝거리는 옷을 입혀주면 잘하는 것 같아요. 그건 좀 알겠어요(웃음)."변신의 변신, 실제 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가 궁금합니다. (ssaikola 외) "주변 사람들이 “딱, 데니스야” 라고 말해요. 숫기 없고, 소심한 부분이 데니스와 많이 닮았어요. 의 지미 같은 경우는 딱 제가 동경하는 캐릭터를 표현한 거에요. 노는 장소에 가도 잘 놀지도 못하는데, ‘와,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한 사람의 모습을 표현한 거에요. "2000년 데뷔 이후 많은 작품에 출연하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shinyum 외)"정말 연기다운 연기를 했던 게 2002년에 했던 이에요.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땐 나이도 어렸고, 아무것도 모를 때여서 작품을 끝내고 아쉬움이 컸거든요. 흑인 혼혈, 588 포주인데 창녀를 사랑하고, 죽는 걸 보면서 복수하고..정말 역할도 제가 너무 좋아했던 건데, 가슴에 한이 확 맺히는 거에요. 제 스스로가 바보같이 느껴지고. 연습 초반에 4000회 기념 공연을 하는데, 모든 걸 제치고 바로 참여했어요. 시간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루, 일주일 씩 출연했는데 전 한 달 공연동안 거의 절반 이상을 한거죠. 철수도 하고, 다른 역할도 하고. 그 때 정말 한을 풀었어요, 물론 지금도 아쉬움은 많지만 아마 지금 또 하라고 해도 또 하겠다고 나설 것 같아요. 아쉬움도 많이 남고 기억에도 많이 남는 작품이에요. "배우로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점,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춤일까요? "사실 춤이 가장 불안하긴 한데(웃음). 때 어셔 안무가인 셰인스팍스라는 유명한 안무가가 와서 지도를 해줬거든요. 그런데, 도저히 따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결국 제가 안무를 짜서 혼자 공부를 했어요. 의 춤은 웬만한 건 다 제가 짠 거에요. 이게 대단한 게 아니라, 못하니까 그럴 수 밖에 없잖아요(웃음). 무슨 깡이었는지 밑도 끝도 없이 제가 만들어서 했죠. 이게 무용공연이면 큰일이죠, 안무가가 시키는 걸 못한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뮤지컬은 감정의 표현이 되면 되는 거니까, 가능했던 거죠. "공연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습니다. "에 ‘한 자루 총을 만들기 위해’라는 대목이 있는데, ‘총’이라는 단어를 까먹은 거에요. 그런데 공연을 하다 보면, 얼추 입이 돌아가잖아요. 저도 모르게 ‘한 자루 창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말해버렸어요. 연출님이 이따가 대통령 죽을 때 총으로 죽여야 하는데, 너는 창 들고 죽이라고(웃음)." 성악에서 뮤지컬배우로 전향한 계기가 궁금해요. (impmil 외) "일단, 오페라가 저한테 안 맞았어요. 군대를 제대하고 뮤지컬이라는 걸 처음 봤어요. 처음 본 작품이 였는데, 그때 충격은 정말. 번개가 머리를 팍팍 내리치는 거 같았어요. ‘와, 세상에 이런 게 있네,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 감히 제가 범접할 수 없는 그런 거 있잖아요. 뮤지컬은 저한테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죠. 제가 뮤지컬을 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같은 학교 선배인 박동하 형이 방학 내내 춤을 가르쳐줬어요. 뮤지컬 노래도 가르쳐 주고,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한국무용도 가르쳐 주고, 자반 뒤집기도 가르쳐주면서 방학 내내 저랑 학교 무용실에서 살았어요. 형은 무용과고 저는 성악과였잖아요. 정말 아무 연관도 없는 타학과 학생을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앞으로도 이런 사람은 못 만날 거에요. 그렇게 연습을 하고 오디션에 발탁되면서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거죠. 세상에, 저한테 스승님 같은 그런 형이 몇 달 전에 뮤지컬배우 ‘신인남우상’을 받았잖아요. 선생님이 신인상을 받는 거 보고 제가 계속 “악, 말도 안돼!”라고 외쳤다니까요. "데뷔 당시 외모에 대한 지적(?)은 없었는지."어릴 때는 “뮤지컬배우 외모가 아니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배우를 하려면 코도 높이고, 쌍꺼풀도 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해서 정말 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어요. 지금은 외모에 대한 고민은 없어요. 고민이나 콤플렉스가 아니라 장점 아닌가요, 이제? (웃음). 제가 봐도 개성 있어서, 좋아요. "주연에 대한 로망, 없을까요? "지금 만족하고 있어요. 에서도 살인마 ‘잭’ 역할이지만 주인공은 아니잖아요. 제가 얼마나 출연하는지 분량에 대한 불만은 없어요. 짧게 나오는데 강렬한 인상을 준다면 경제적이고 좋잖아요(웃음). 만약에, 저한테 “주인공인 다니엘 할래?” 이러면 전 절대 안 할거에요. 저한테 어울리지도 않고, 전 ‘잭’이 더 좋거든요. 아, 앤더슨은 한 번 해보고 싶긴 해요. 주연에 대한 로망은 없지만, 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영화로 본격적인 진출을 할 생각은 없으신지? "재욱이형이 “야, 넌 지금 영화 판에 가면 난리 날 텐데. 솔직히 드라마는 아직 널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어” 라고 말해요(웃음). 우리나라가 조금 더 여유가 생겨야, 드라마에서도 먹힐 거라고. 어떤 장르만 해야겠다, 하지 말아야겠다는 경계는 없어요. 기회가 있으면 다 하고 싶지만, 장르에 대해 연연해하진 않아요. 지금은 뮤지컬 일정이 있고, 뮤지컬이 좋으니까 열심히 해야지요. "데뷔 10년 차, 매너리즘에 빠질 때는 없는지 궁금해요. "항상 있어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뮤지컬이 힘든 게, 한 달 넘게 똑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재욱이형이랑 농담처럼 하는 말이 “정말, 딱 한 달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요. 배우는 새로운 걸 만들어내려는 창조적인 에너지가 강한 사람들이잖아요. 공연이 일처럼 느껴질 때 매너리즘이 와요. 저는 습관처럼 무대에 올라서 공연을 했는데 관객들이 잘했다고 환호를 해주면 그 때 매너리즘이 찾아와요. ‘아, 대충해도 되나?’ 뭐 이런. 냉정한 관점에서 보면 이건 예술을, 공연을 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잖아요. 그런 점에서 항상 조심해요. 매일 똑 같은 걸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중심을 잘 잡으려고 노력하죠. "빛나는 배우 최민철, 10년 후가 궁금합니다. (pje5472 외)"지금처럼 잘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유)준상이형이 “너는 야생마 같아” 라고 한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내 나이가 되도, 그 에너지는 변하지 말아라”는 말을 해줬거든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무대에 대한 열정, 에너지를 쭉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12.10 / 조회 19,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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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잭> 잭더리퍼와의 익숙한 만남
은 19세기 영국을 뒤흔든 ‘잭더리퍼’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다. 그토록 엽기적인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누구인지, 수많은 전문가와 호사가들의 추측은 21세기에도 이어지고 있고, 이 체코 뮤지컬 또한 ‘잭’의 정체를 상상해 제시한다.
스릴러 뮤지컬을 표방한 이 작품에서는 스릴러 영화의 클리셰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 비 내리는 밤 어두침침한 형사 사무실, 담배를 물고 타자기를 치며 사건 기록을 하는 시니컬한 형사, 음울한 런던의 거리, 잔인한 연쇄살인, 미스터리함을 부추기는 인물의 회상 씬 등, 낯설지 않은 장면이 이어진다.
객석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익숙한 장면들은 익숙한 긴장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스릴러 뮤지컬이란 희소성도 작용했다. 게다가 회전 무대에 의해 수시로 바뀌는 무대 덕에 살인이 일어나는 2층 건물, 울적한 런던의 사창가, 강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등이 섬세하게 구현된다. 로맨틱한 장면을 표현하고자 강 위로 부자연스러운 백조를 지나가게 하는 등 실소 나오는 장면도 있지만 전체적인 무대 분위기는 눅눅하고 음산하게 표현했다.
이러한 익숙한 전개는 편안하게 뮤지컬을 받아들이게 하지만 신선하진 않다. 비슷하게 피가 낭자했던 의 소름 돋는 서늘함은 좀처럼 느끼기 힘들다. 예상 가능한 반전은 배우들의 열연에 기대어 박수를 받는다.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는 것도 아쉽다. 결국 관객이 머릿속에 가져가는 노래가 무엇인가로 승부하는 뮤지컬임을 생각하면 말이다. 유니버설아트센터의 얼굴 찌푸려지는 음향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개막전부터 화제를 모은 화려한 출연진 역시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주인공 다니엘 역에 1세대 한류스타 안재욱를 비롯해 엄기준, 김무열, 신성록이 캐스팅됐다. 앤더슨 형사역의 유준상, 민영기 잭역의 김원준, 최민철뿐 아니라 김법래, 백민정, 양소민 등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대부분 더블 캐스팅, 다니엘은 무려 네 명의 배우가 번갈아 연기하니 긍정적으로 보자면 골라 보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9.11.25 / 조회 16,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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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잭> “살인마가 우릴 즐겁게 해 주는 세상에 경종을”
1888년 런던에서 처참히 매춘부들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잭을 소재로 한 뮤지컬 이 지난 20일 프레스콜을 통해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앤더슨 형사와 타임즈의 먼로 기자를 중심으로 살인마 잭과 그와 거래를 한 의사 다니엘이 등장, 사건의 배경이 되는 우울한 런던 뒷골목을 보여주는 ‘버려진 이 거리에’와 ‘런던의 밤’등을 비롯해 ‘사냥을 떠나자’와 ‘내가 바로 잭’ 등과 같은 주요 넘버들을 통해 사건의 힌트를 객석에 던져주었다. 체코의 뮤지컬로 회전 무대와 멜로디만을 라이선스로 가져온 이 작품에 대해 왕용범 연출은 “오리지널 곡이 많지 않아서 뮤지컬 넘버 중 절반 정도를 다시 썼다”고 하며 “체코 작곡가의 베스트앨범을 바탕으로 편곡을 해 주크박스 뮤지컬로도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 극본을 쓰기도 한 그는 “유명사건이 미해결로 남은 이유가 궁금하던 중 살인마에 대한 이야기가 베스트셀러에 많이 포함되어 있어 살인마가 우릴 즐겁게 하고 있고, 별 다른 생각 없이 즐기게 되는 요즘의 풍토를 용납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에 작품이 출발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외과의사인 다니엘 역을 맡은 4명의 배우 중 이날 유준상과 함께 작품을 선보인 안재욱은 “1999년 이후 10년 만에 선 무대라 매일 극장으로 향하는 기분이 좋다”고 감회를 밝히며, “같이 하는 남자배우들이 비타민, 홍삼 등을 더 섬세하게 챙겨줘 남부럽지 않게 먹고 관리하고 있다”고 동료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이후 연이어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잭 역의 김원준은 “가장 큰 박수는 앙상블의 몫”이라고 말함과 동시에 “이 작품에 목숨을 걸었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프레스콜 당일 연인 이현경과의 열애가 알려진 민영기는 “오늘도 공연 잘 하라는 응원을 받았다”고 해 주위 배우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소녀시대 멤버 수영의 언니인 최수진이 의사 다니엘과 사랑에 빠지는 창녀 글로리아로 서기도 하는 뮤지컬 은 12월 13일까지 1차 공연을 마친 후 내년 1월 8일부터 말까지 2차 공연을 이어간다. 뮤지컬 공연장면 "도대체 범인은 누구야!"(앤더슨 형사 유준상)"자, 나와 손을 잡고 돈 방석에 앉아 보자고"(앤더슨 민영기, 먼로 김법래)"용감해, 멋져!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다 하는 그대!"(다니엘의 엄기준)"내가 누군지 알아? 이 런던 뒷골목의 주인 잭이라고!"(잭의 최민철, 다니엘 엄기준)"우린 한눈에 알아봤죠, 서로 사랑이라고"(글로리아 최유하, 다니엘 엄기준)"런던~ 우리들의 거리""날 누구도 막지 못해!"(잭의 김원준)"특종, 특종, 특종을 잡자""안돼! 내 사랑 폴리..."(앤더슨 민영기, 폴리 백민정)"난 살인을 하고 넌 원하는 걸 얻어"(잭 최민철, 다니엘 안재욱)"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하는 거야!"(다니엘 안재욱)"내가 바로, 내가 바로, 잭!"(다니엘 안재욱, 잭 김원준)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1.23 / 조회 18,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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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여행갈래요?> 김상경
영화 드라마 등 화려한 필모그라피 속 김상경의 모습은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스크린을 빠져나온 그는 반듯하고 의로운 이미지 이외에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정석 이미지를 가진 배우이기도 하다. 연극 연습에 한창인 그를 백암아트홀에서 만났다. 반듯함이라는 단어에 내포된 거리감이 먼저 손을 내밀고 장난스럽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사라지고 이것 저것 재려 하지 않는 대화에서 인간적인 깊이가 묻어 나온다. 반듯함에 인간적이고 소탈한 이미지를 더한 김상경을 만난다. 살가운 아들, '엄마' 이야기에 감동받다 대학 시절 이후 연극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니 어떤가. 마지막으로 연극을 올린 게 97년이니 12년 만이다. 요즘엔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라 사람들 앞에서 리허설 식으로 해보고 있는데 옛날 연극하면서 느끼던 매력을 다시 느끼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는 관객을 앞에 두고 있지 않아 현장감은 없다. 지금은 이 현장감이 좋고 설렌다. 데뷔 후 첫 연극 무대인데 이번 작품에 출연 결정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 간 연극과 출신이라 연극 섭외가 들어왔었지만 그렇게 하고 싶은 작품은 없었다. 우연찮게 기획적인 작품을 하게 됐는데 사실 그럴 맘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받아본 대본 자체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인데 보면서 많이 울었다. 엄마를 위해서라도 하고 싶고.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기 때문이다. 크게는 우리나라 남자들이 엄마에게 표현을 잘 못하지 않나. 나 같은 경우는 표현을 하는 타입이지만 무뚝뚝한 스타일의 아들들에게는 엄마에게 감사의 표현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위암에 걸린 엄마와 조금은 이기적인 아들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아들들은 대부분 이기적이다. 이 작품에서는 자기 살기 바빠서 엄마에게 신경을 많이 못 쓰는 시간강사 아들이 등장한다. 그러다 엄마가 암에 걸리자 그제서야 깨닫고 후회한다. 연극 중에 모녀의 정을 그린 작품이 상당히 인기를 끌었는데.그러니까, 그렇다고 들었다. 참 재미있는 게 우연찮게 그런가 보다. 이 작품에서는 감독님이 실제로 경험했던 에피소드가 많이 들어가 있다. 물론 암이란 설정은 아니다. 감독님이 실제로 엄마로 여행을 갔고, 거기서 히치하이커도 만나봤다고 한다. 그 전에 ‘꽃피는 봄이오면’에서 나온 관계를 확장한 것이기도 하고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뜨거운 모정과 뒤늦게 후회하는 아들의 이야기면, 신파 쪽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관객들이 작품을 보는 기준이 다양하고 관객층도 다양하다. ‘분석’을 하면 신파다, 아니다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소재자체가 슬픔이다. 난 홍감독님의 감정이 배제된 영화를 찍다가도 화려한 휴가처럼 어쩌면 신파적인 부분이 있는 작품도 찍었다. 화려한 휴가에서 광주도 자체가 슬펐다. 이번 작품은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는 철없는 아들이니 어찌됐던 눈물샘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극의 앞부분은 평범한 엄마와 아들의 모습인데 객관화가 되니까 ‘저렇게 사는구나’ 하는 모습들이 있다. 약간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김상경씨는 어떤 아들인가. 난 엄마하고 친한 쪽이다. 좀 의외라고 할 수 있나? 묻고 싶은데 사람들이 보는 내 이미지는 어떤가. 글쎄…반듯하고, 정의롭고, 별 말씀이 없을 것 같고.. 난 말이 많다(웃음). 그게 실제하고 다르다. 5남매 중 막내인데 엄마하고도 말을 많이 하고, 친한 사람들과도 굉장히 많이 한다.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제 김상경씨는 다르단 말인가. 작품에서 진득하고 말 없고…실제 그런 면도 있을 거다. 내 몸을 가지고 하는 것이니.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사람들하고 잘 지낸다. 기자분들하고 인터뷰할 때 ‘저 사람 되게 말없고 어려울 것 같고 실수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하더라. 나에게 그런 이미지가 있는 걸 남을 통해 알게 되는 거다. 가끔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맡아달라는 요청도 그런 이미지 아닌가. 그래서 더 여성 팬이 많지 않나(웃음) 하하하, 그런가. 잘 모르겠다. 다행히 모나게 날 싫어하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연극을 한다고 했을 때 “쟤 뭐야, 안 봐 안 봐” 이러는 건 아니지 않나. 다행인 거다. 그런데 5남매 중 막내라면 사랑을 많이 받았겠다. 그렇다. 형이나 누나들이 양보를 많이 해주고 부모님도 ‘상경이 줘라’ 이런 식이었으니까. 복이 많게 태어난 거다. 앞서서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어머니라고 했는데.난 어머니에게 굉장히 많은 걸 배웠다. 제일 존경하는 사람 중에 어머니가 일등이다. 비뚤어진다던가, 그런 일이 이었을 때도 어머니 생각해서 그러지를 못했다. 모든 걸 자식을 위해 다 희생하는 분이다. 그 사랑을 받으면 잘못되기 힘들다. 어머니가 이번 공연을 보러 오시겠다. 날짜를 정해야 한다. 그런데 앞자리에 앉으라고 해도 못 앉으신다. 옛날 대학교 때 연극보러 오시더니 불안해서 힘들다고 하셨다(웃음). "계획? 좋은 작품이 내게 오길 바랄 뿐" 류장하 감독과는 첫 작업인가. 대본을 받을 때도 ‘꽃 피는 봄이 오면’ 감독이라는 걸 몰랐다. 우연히 그 영화를 TV에서 봤는데 정말 괜찮게 봤다. 남들이 다 하는 재주를 따라 한다거나 하지 않고 영화 속에 그 분의 감성이 보였다. 는 대본이 좋아서 선택을 한 건데, 그 감독님이라고 하니까 대본이 가지고 있는 색깔도 이해가 됐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확대해서 영화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와 연극 연출은 다르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재미있는 건데, 가령 연극에서는 시작을 할 때와 끝낼 때 ‘페이드 인(fade in)’ ‘페이드 아웃(fade out)’ 이라고 한다. 그런데 감독님은 ‘액션’ ‘컷’. 이렇게 한다(웃음). 연극 경험이 없다는 건 장단점이 있겠지만 연극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나오고 있어 좋은 것 같다. 연습실에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들었다. 집 근처에 언덕이 많아서 자전거는 너무 힘들다. 그래서 몇 일 만에 그만두고 대신 걸어 다녔다. 평소에도 차 막히는 게 싫어서 지하철을 많이 탄다. 지하철 타면 좋다. 출근시간만 아니면 한가하고 늘 앉아 다닌다. 사람들은 알아보지 않냐고 물어보던데, 서로 잘 쳐다보지 않던데. 다들 책보고 DMB 보고 음악 듣는다. 어쩌다 졸고 있는 아주머니가 깨서 눈 한 번 마주치는 것 이외에는(웃음). 요즘 드라마, 영화처럼 타 장르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의 무대진출이 늘고 있다. 어떻게 보나. 난 유행을 좇아 다니는 사람은 아니다. 이러는 게 대단한 일도 아니다. 사실 연극 출연이 늦어진 게, 요즘 이런 분위기도 작용했다. 이 작품 이외, 다른 무대도 생각하는가. 연극은 당연히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오히려 데뷔할 땐 영화나 드라마가 굉장히 힘들었다. 연극만 하고 카메라 앞에 서본 적이 없었으니까. 이젠 익숙해 졌지만 나에겐 연극이 더 편하다. 출연이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유행처럼 온 것도 아니다. 올 여름에 홍상수 감독의 작품 ‘하하하’에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홍감독님과 처음 일 할 때는 10분의 1인가 받았다. 그런데 영화 찍고 나니까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받은 돈보다 술을 더 먹어서. 그 다음부터는 어차피 받으나 안 받으나 똑같이 마이너스여서 안 받은 것이다. 홍감독님은 자기 연출료도 깍는다. 저예산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가 고른 것이다. 작품마다 예산이 다르지 않나. 예산이 큰 상업영화에는 그만큼 받는 것이다. 언론에 노개런티라고 말 한 적이 없는데 기사화가 된다. 이건 안타깝다. 대단한 일이 아니다. 데뷔 10년이 넘었다. 앞으로 계획은. 배우가 깨어있어야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확실한 자아를 가지고 있으면 좋은 작품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이번에도 우연찮게 본 대본이 너무 좋았고, 올해에는 이 작품을 꼭 하자라고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항상 바람만 갖고 있다. 좋은 작품 오게 해달라고. 이번 연극을 보시는 관객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3~40대 남자분들이 꼭 보셨으면 한다. 더 늦기 전에. 마흔이 가까워오니까 부모님이 예전같지 않다. 공연 보러 모시러 나가려고 해도 몸이 아파 못 나간다. 우리 아버지도 못 오실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 전에 부모님 손 잡고 오셔서 마음을 전달했으면 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1.12 / 조회 1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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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0월 1주>
주간 공연 예매 랭킹 희대의 살인마, 희대의 캐스팅!1888년 영국 희대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체코 뮤지컬 을 향한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안재욱, 유준상, 신성록, 김무열, 민영기, 김법래 등 초호화 캐스팅을 필두로 뮤지컬 의 이성준 음악감독, 왕용범 연출가가 손을 잡은 은 오는 11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추석연휴 특수를 누린 연극 앵콜 공연이 두 단계 순위 상승하며 3위로 올라섰다. 문화계에 불고 있는 ‘엄마’열풍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연극 은 강부자, 전미선 모녀의 진솔한 이야기가 대한민국 모녀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국순회공연, 앵콜공연으로 이어지는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으로 물든 로큰롤 뮤지컬 이 4위를 기록했고 지난 달 27일, 100회 공연을 넘긴 뮤지컬 은 다섯 단계 올라서는 활약을 하며 5위에 자리했다. 대학로 뮤지컬의 자존심 가 그 뒤를 이어 6위에 올라섰고, 봉태규, 안석환, 송영창의 캐스팅으로 눈길을 모은 연극 이 6단계 순위 상승하며 7위에 자리했다. 연극열전 강남 공연이 8위, 대학로 공연이 9위에 올라서며 꾸준한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추억의 힘은 강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힘,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을 타고 온 대형가수 이미자의 저력이 추석연휴에 빛을 발했다. 공연은 30대와 50대에 걸친 전 연령층에서 고른 예매율을 나타내 대형 트로트 가수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4일 막을 내린 공연에 대한 ‘역시 국민가수다’,’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셨다’,’최고의 효도선물’이라는 관객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대한민국 2,30대 학창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남자, 이승환의 가 그 뒤를 이어 2위에 자리했다. ‘크리스마스’를 책임지겠다는 라이브의 황제 이승환은 13인조의 브라스 빅밴드, 영상, 상상을 초월하는 특수효과 속에 ‘텅빈마음’,’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천일동안’ 등 20년을 총정리 하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티켓파워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박효신의 저력도 눈에 띈다. 걸그룹의 바람을 잠재우고 발라드 열풍을 몰고 온 박효신의 서울(3위)과 부산공연(8위)이 랭킹에 올랐고, 이 4위를 지켰다. 소년을 벗고 남자가 된 조성모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조성모의 서울 공연의 랭킹 진입도 눈에 띈다. 열정을 담아낸 ‘패션(PASSION)쇼’라는 소제목을 단 이번 공연을 통해 조성모의 기타, 드럼 등의 연주실력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문세의 가 6위에, 김영임의 가 네 단계 순위상승하며 7위로 올라섰다. 대한민국 대표 재즈축제로 자리잡은 이 8단계 상승,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9위를 기록했다. [2009.9.28~2009.10.04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10.05 / 조회 27,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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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김선영
조금 의외였다. 지난해 여우주연상을 휩쓴 김선영이 뮤지컬 [나인]에서 천재 영화감독의 부인, 루이사로 올라간다는 사실이. 이 작품에는 무려 15명의 여자 배우들이 등장 하는데다 그 속에서 루이사란 인물은 차분하고 조용하다. 독특하고 섹시한 컨셉의 다른 캐릭터에 비해 캐릭터 자체로 눈에 띄긴 쉽지 않은 것. 그녀가 다시 여주인공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무대에 서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통속적인 시선일까. 하지만 이런 의문은 김선영을 만나면 부질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배우로서 김선영은 해보고 싶은 역할에 도전할 뿐이고 그 기준은 역할의 크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LG아트센터에서 만난 김선영은 밝고 화사한 미소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인]은 남자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끌고 가요. 여자 캐릭터는 15명이나 등장하고(웃음). 사실 내가 빛이 나고 안 나고, 그런 걸로 계산한다면 나인에 출연할 생각을 못했을 거에요. 하지만 그런 데에 의미를 두고 작업을 하면 한도 끝도 없어요. 항상 어디에 있든지 자기 스스로 빛을 발하면 되는 거니까. 그게 바로 자신감인 거고요.” 바람둥이 남편 감싸는 여인, "내면 연기 필요해 매력" 그녀 말대로 뮤지컬 [나인]은 남자 배우 한 명이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 간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요즘 김선영은 이 작품이 내포한 묘한 매력을 좀 더 여유롭게 음미하고 있다. 독특한 음악이나 형식을 참여하는 배우로서 즐기고 있는 거다. 김선영은 자신이 연기하는 루이사란 인물도 꽤나 파고들고픈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말한다. “전 발산하는 연기보다 안으로 갖고 가는 연기가 더 어렵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들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루이사가 그런 인물이에요. 자신의 남편이 천하의 바람둥이라는 걸 알아도 터트리지 않고 그를 이해하죠. 그런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었어요. 터트리기 보다 안으로 파고드는 연기. 만약 관능적이고 멋있는 역이었다면 오히려 망설였을지도 몰라요.” 극 중 천재 감독인 귀도 콘티니는 부인을 사랑하면서도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도 사랑하는 남자다. 한마디로 철없는 바람둥인 것. 때문에 김선영은 개인적인 시선으로 그의 아내인 루이사를 이해하지는 못했다. “만약 내가 루이사라면 그런 남편을 일주일도 못 참고 떠났을 것”이라며 웃기도 한다. 하지만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루이사란 인물에 대해 공감도를 높였다“사실 처음에는 이 여자가 별로 이해가 안 됐어요. 그런데 인물을 분석해보니 또 이해가 가는 게, 루이사는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귀도를 잘 아는 여자란 거죠. 그가 루이사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가 가진 기질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귀도는 아직 9살의 정신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고, 여러 여자에게서 자신의 이상형을 끊임 없이 갈구하니까요. 이 여잔 이래서 사랑하고, 저 여잔 저래서 사랑하고…. 그런 사실을 루이사는 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가 거짓말을 해도 참고 속아주기도 해요. 나중에는 결국 폭발하고 떠나지만…” “여자 기숙사 같았던 연습실, 오히려 문제가 없던데요” [나인]에는 김선영뿐만 아니라 정선아, 양소민, 문희경, 홍윤희 등 실력과 개성을 갖춘 여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보기 드문 뮤지컬이다. 관객들 입장에서야 아름다운 여성 배우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지만, 배우들은 어땠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남자 배우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15명의 여자 배우들과 일하는 경험은 자주 일어나지 않을테니까. 김선영은 작품에 들어 가기 전에 약간 우려를 했다고. 혹시 모를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저도 이런 환경의 작품은 처음이고, 사실 이런 작품이 없어요. 그래서 연습 들어가기 전에는 솔직히 걱정했거든요. 특히 저는 위에 선배도 계시고 후배들도 있고, 중간 위치라서 문제가 생기면 스트레스가 컸을 거에요. 그런데 남자 배우, 여자 배우 섞여 있을 때보다 오히려 문제가 더 없는 거에요. 이상하죠? 질투요? 글쎄요..속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겉으로 ‘흥’ 이런 거는 없었어요(웃음). 다들 욕심이 없나? 연습 때는 여자 기숙사 같았어요. 각자 집에서 먹을 걸 싸와서 풀어 놓고 수다떨고…후배들도 얼굴은 쎄게(?) 생겼는데 너무 착하고…(웃음). 정민 오빠도 처음에는 어려워 했는데 지금은 같이 수다도 떨고 재미있게 지내요.(웃음).” 배우들의 이야기가 나오자, 김선영은 극 중 청일점 귀도 콘티니를 맡은 황정민과 강필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황정민은 그녀가 평소에도 함께 일해보고 싶었던 배우다. 이번에 그의 배우로서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단다. “귀도 콘티니의 영혼은 어리고 순수한 만큼 영화감독으로서 천재성을 발휘하는 반면, 여러 여자를 전전해요. 그러니 그에겐 여러 가지 모습이 필요한데, 정민 오빠(귀도역 황정민)는 원래 좋아하는 배우였지만 함께 연기를 해보니 대단한 배우란 걸 느꼈어요. 인간의 본성을 여과 없이 끌어내서 가끔은 옆에 아무도 없는 거처럼 연기하니까. 필석이(귀도역 강필석)는 지적인 느낌의 귀도를 연기해요. 정신은 아직 아이지만 사회적으로 익힌 매너를 훌륭하게 펼쳐 보이는 귀도죠.” 상은 위로이자 즐거움, 연기는 마라톤 요즘 김선영은 관객이 [나인]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즐기기를 고대하고 있다. 마치 흑백 영화에 나올 법한 클래식한 음악과 합창, 한 남자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보여주는 연출이 한국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여겨지길 바라고 있는 것. “처음에 어려운 작품 아냐? 생각했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너무 쉬울 수 있는 작품이에요. 독특하고 신선해서 도입부에서는 ‘이게 뭐지’ 할 수 있지만 묘하게 흡인력이 있는 작품이더군요. 특히 2막 후반부가 너무 좋아요. 기대하셔도 될 거에요.” 김선영은 지난해 여우주연상 2개를 모두 꿰찼다. 사실, 상이란 게 어떤 이에게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큰 상을 한번에 2개를 받은 부담감이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시원하고 명쾌하고, 현명했다. “사실 같은 해에 두 개의 여우주연상을 받는 건 저에게 큰 경험이었어요. 무언가를 성취한 기분이었고…. 그 동안 내가 생각했던 배우로서의 신념들, 조금 돌아가더라도 인내했던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보상받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상이란 게 참 재미있어서, 그걸 통해 위로 받고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를 받더군요. 하지만 상은 하나의 즐거움일 뿐이지, 실력의 정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전 앞으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경험을 쌓아야 해요. 이상하게 여배우들이 상을 받고 나면 좀 주춤하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 가요. 그 전에 너무 많은 걸 보여줘서 소진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전 일부러 아껴 두진 않겠지만 아주 아주 천천히 가고 싶어요.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는거죠. 그렇게들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로서 김선영이 두려운 건, 스스로 자신이 멈춰있다고 생각될 때다. 그녀는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평가하는 지에 대해서는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 다만 자신 스스로 정체돼 있음을 느낄 땐 자극을 주고, 자신을 비판을 한다. “때론, 내가 뻔히 생각하는 테두리 안에 갖혀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이럴 땐 스스로 자극을 주고 정신을 차리려고 해요. 그런 것들이 반복되면 선배님들이 말하는 연륜이 되는 게 아닐까요?” 김선영은 뮤지컬 [나인] 이후에 다시 소극장 뮤지컬에 설 계획이다. 그녀의 행보는 이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지 오래. 자신의 소신대로, 자신이 끌리는 작품과 배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김선영의 무대는 기대되고 설렌다. “배우는 속이 차갑고, 뜨겁고, 집요하고, 즐거워야 해요. 마치 [나인]의 15명의 여자들을 모두 섞어 놓은 거처럼요. 올해에도 무대에서 이런 면들을 차근차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올해 제 소망이에요(웃음).”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1.25 / 조회 1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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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2008년 새해를 장식할 기대작
이탈리아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 영화 [8과 1/2]을 뮤지컬화한 [나인]이 2008년 1월 첫 선을 보인다. 뮤지컬 [나인]은 한 영화감독이 아내와의 권태를 해결하기 위해 베니스 스파를 찾으며 겪는 현실과 환상, 혼란을 모던하게 그린 작품. 198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그 해 토니상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작곡상, 최우수 의상디자인상, 최우수 연출상, 최우수 여자조연상까지 총 5개 부문을 석권하기도 했다. 2003년에 리바이벌 공연에서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인공으로 출연, 그 해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 공연상,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초연과 리바이벌 공연 모두 작품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이 작품은 단 한 명의 남자 주인공인 귀도 역을 제외한 나머지 16명의 배역은 모두 여배우 라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움직이는 세트이자 살아 움직이는 소품으로 극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국내 공연에서는 배우 황정민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화 [너는 내 운명] [검은집] 등을 통해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는 그는 이번 작품으로 4년만에 뮤지컬에 컴백한다. 그는 1995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캣츠’ 등에도 출연했던 정통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황정민은 “굉장히 설레고 흥분된다”며 오랜만의 무대 컴백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황정민 이외에도 강필석, 김선영, 정선아, 양소민, 문희정 등이 캐스팅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기대되고 있다.뮤지컬 [나인]은 2008년 1월 22일부터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 송지혜(인타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2007.11.08 / 조회 37,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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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남녀] 엽기코믹과 멜로로 웃음과 눈물을 한번에
산 속 깊숙이 자리잡은 한 산장. 우연한 사고로 이곳을 운영하게 된 지명수배자 조폭들은 어느 날 한 남녀 한 쌍을 손님으로 맞게 된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이들 모두 이곳에서 자살을 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 산장에서 이들이 죽기라도 하면 곤란하기 그지 없는 조폭들은 그들의 자살을 방해하기 위해 나서고, 이들 네 명의 기구한 사연이 하나씩 벗겨진다. 가볍고 재미있게, 잘 버무린 잡채같은 작품[실연남녀]는 이것 저것 재료를 넣고 버무린 잡채같은 뮤지컬이다.조폭이 극을 이끌어 간다는 것에서 엽기 코믹 조폭물을 연상케 했고, 실연당한 남녀의 애절한 스토리에서는 멜로 드라마가 묻어난다. 귀신을 보는 여주인공과 빙의 현상에서는 판타지 스릴러가 떠오르고, 마지막까지 본다면 반전물이기도 하다. 도입부에서 벌어지는 두 조폭들의 코믹 장면은 영화 [조용한 가족]과 비슷하다. 산장을 찾은 손님들과의 엽기적인 사건이 주축을 이루니까. 여기에 이 작품은 슬랩스틱 코미디가 곁들여지며 폭소를 이끌어낸다. 코미디 구사에 있어 약간 설익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게 아쉽지만 산장안에서의 조폭과 이들의 한바탕 쇼는 참신하게 다가온다. 산장에 자살을 시도하려는 남녀가 찾아 들면서, 이 작품에 멜로, 최루성 신파가 얽히기 시작한다. 가볍고 엉뚱한 코미디가 이어지다 갑자기 진지한 장면이 연출이 될 때면 관객들은 ‘적응’을 해야 하지만, 신파 부분에서는 객석 이곳 저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뻔한 이야기지만 어쩔 수 없이 가슴이 뭉클해지므로. 거기에 마지막 반전까지 보태면 이 뮤지컬, 정말 버라이어티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실연남녀]는 반전으로 긴 여운을 포기하는 대신 관객들이 편하게 웃는 길을 택했다. 멜로의 절정에 눈물을 흘리며 마음의 준비를 하던 관객에게는 배신일테지만, 그냥 웃고 잊어버리길 원하는 관객에게는 재미있고 편안한 작품으로 다가갈 요소다.요즘 가장 바쁠 뮤지컬 배우들인 엄기준과 신성록이 죽은 애인을 못 잊어 자살하려는 형사역에 더블 캐스팅돼 주목을 받고있다. [김종욱 찾기]에 이어 최근 시트콤에서 맛깔나는 코믹연기를 선보이는 엄기준과 기존 이미지를 벗고 귀여운 형사역을 연기하는 신성록의 연기를 비교해 보는 것은 팬들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일 것. 여기에 [대장금]에서 주목받은 한애리의 호연은 즐겁게 작품을 즐기게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다. [실연남녀]는 웃음과 눈물, 엽기와 호러 등 여러 장르를 한번에 맛보며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뮤지컬이다. 노래 또한 귀에 착착 감기고 감미로워 여러면에서 매력적인 강점을 어필한다. 코미디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데 비해 폭소를 이끌지 못한다는 점을 보완한다면 좀 더 흐뭇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한다.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2007.10.22 / 조회 1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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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의 순정] 올해 첫 무비컬 포문, 유진 양소민 더블 캐스팅
지난해가 비보이 퍼포먼스 열풍이었다면, 올해는 영화를 무대에 옮긴 ‘무비컬’이 잇달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댄서의 순정] [싱글즈] [은행나무침대] [내 마음의 풍금]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신부수업] 등의 무비컬이 기획, 제작되고 있어 영화와 뮤지컬가 서로 멀티유즈를 활성화 하고 있는 것.
그 중 2007년 첫 무비컬 포문을 여는 작품은 지난 2005년 문근영과 박건형이 출연했던 [댄서의 순정]. 댄서의 순정은 중국연변소녀가 서울에서 찾아가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특히 ‘댄스 스포츠’라는 독특한 소재로 관객을 동원한 영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문근영이 연기한 ‘채린’ 역에 가수 겸 배우 유진과 [드라큘라]의 양소민이 더블 캐스팅됐고, 박건형이 연기한 ‘영새’역은 [사.비.타] [뮤지컬 이]의 최성원과 [하드락카페]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최원철이 더블 캐스팅됐다. 특히 부드럽고 소녀적인 이미지의 최성원이 이번 작품에서는 반항적인 캐릭터로 변신할 계획이어서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뮤지컬 [댄서의 순정]은 대부분의 대사를 노래로 전달하며, 30여 곡이 넘는 새로운 라틴 댄스곡과 아리아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댄스스포츠 경기 장면 등 화려한 춤이 선보일 계획이라 주목받고 있다.
[댄서의 순정]은 3월 29일부터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개막한다.
2007.02.15 / 조회 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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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노&플로라] 아주 먼 옛날, 마지막 공룡과 꽃이 사랑을 했대
경계선. 그들은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가려는 경계선에서 만났다. 한쪽은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추려는,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공룡. 한쪽은 이제 막 처음으로 피어난 꽃 한 송이. 그들의 만남은 별나지만 불가능하지도, 이상하지도 않아 보인다. 오히려 혼자라는 외로움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이자 연인으로 무엇보다 잘 어울려보인다. 뮤지컬 [디노&플로라]는 멸종의 끝 마지막 남은 공룡과 이 땅에 처음으로 삐죽 솟아나온 꽃의 사랑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수 천만년 전, 사라져가는 먹이를 찾아 떠돌아 다니는 외로운 공룡 디노와 자신도 모르게 세상에 나타난 한 송이 꽃 플로라. 이들은 세상에 혼자라는 지독한 외로움을 끌어 안고 있다. 플로라는 밝고 명랑하다. 움직이지 못하지만 순진한데다 장난끼도 있는 꽃의 시조. 디노는 음울하다. 곧 사라져갈 운명을 어쩔 수 없이 표출한다. 플로라는 자신을 지나쳐 가는 발 달린 친구들과 한마디라도 대화를 하고 싶지만, 무시를 당할 뿐이다. 디노는 먹이인 키다리 나무를 찾아 떠돌아 다니지만, 함께 있던 종족도 사라지고 다른 동물들은 그에게 겁을 집어먹고 숨을 뿐이다. 외로운 이들에게 서로의 발견은 소중하고 기쁠 수밖에.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계속 될 수 있을까. 동화적인 상상력과 사랑, 희생이라는 감상적인 코드가 결합한 이 작품은, 꽃과 공룡이라는 주인공만으로도 흔하지 않은 작품임을 자부할 만 하다. 아주아주 오랜 먼 옛날의 예쁜 동화를 만난 거 같다. 자극적이지도, 놀랄만한 사건이 있지도 않지만 이들의 만남과 소소한 에피소드는 아름답다. 디노를 맡은 배우는 철제 구조물을 타고 다녀, ‘거대한’ 공룡임을 나타낸다. 관객들 머리속에는 디즈니 속의 순하고 착한 공룡이 저절로 머리에 그려진다. 플로라 역시 마찬가지. 숲속에 혼자 피어있는, 약하지만 예쁜 꽃이 이리저리 바람에 흔들리는 거 같다. 하지만 디노의 희생과 플로라와의 이별에 감정몰입이 되면서 눈물을 흘리기는 어렵다. 아기자기한 디즈니 만화를 보면서 감정 이입이돼 눈물 흘리기는 힘들듯. 백악기 시대의 ‘사색하는’ 공룡은 [그리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유린타운] 등의 서영주가 맡았다. 주로 철제 구조물 위에서 고공 연기를 펼친다. 그는 깊은 목소리로 사라져가는 존재를 묵직하게 표현한다. [드라큘라] [겨울나그네] 들의 히로인 양소민이 어여쁜 꽃, 플로라 역을 맡았다. 디노와 플로라 이외에도 모로, 치키, 버기, 디루 등 그 시대의 동물들이 의인화돼 등장한다. 김명희, 강선영, 장현덕, 최승렬 등이 등장한다. 멸종과 새로운 시작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지닌 그들의 이야기는 투명하게 그리는 [디노&플로라]. 따뜻한 동화같은 뮤지컬이 보고싶다면 추천될만한 작품이다.
2006.11.07 / 조회 9,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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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시간을 초월한 사랑
시간을 초월한 애절한 사랑
[뮤지컬 드라큘라]가 공연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신성우, 이종혁, 신성록이라는 트리플 캐스팅과 정교한 무대 장치로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것 이전에, 이 작품은 그저 [드라큘라]라는 이유만으로 뮤지컬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을만 하다.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 중 로맨틱한 사랑이야기를 메인 스토리로 잡은 [뮤지컬 드라큘라]는 잔혹한 흡혈귀로 알려진 드라큘라 백작의 사랑 이야기를 극의 중심에 등장시킨다. 냉혹한 드라큘라 백작의 한 여성에 대한 애절하다 못해 처절한 사랑 이야기는 관객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음악과 무대 세트는 보는 이를 16세기 중엽 유럽으로 초대한다.
국내에서는 1998년과 2000년에 이어 세번째로 공연되는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세트와 음향에 있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풍부한 노래와 잘 짜여진 스토리다. 여기에 신성우, 이종혁, 신성록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드라큘라와 양소민, 윤공주의 조화는 국내 드라큘라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 사랑에 목마른 드라큘라
[뮤지컬 드라큘라]는 충실한 드라마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사랑에 충실한 드라마다. 아내를 잃고 애정에 목마른 애처로운 드라큘라(왠지 안 됐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와 아름다운 아내 아드리아나, 드라큘라만을 사랑한 로레인, 아드리아나를 꼭 빼 닮은 산드라가 만들어 내는 사중주는 아름다운 선율과 어우러져 관객을 극 속에 빠지게 한다.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잔혹한 학살자는 지겨운 영생으로 허망한 눈빛을 띄게 되고 수백년이 지나도 아름다운 아내를 어제처럼 잊지 못한다. 아내 아드리아나가 죽은 뒤 드라큘라가 부르는 절절한 노래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사랑과 그리움은 이 드라마의 생명이다.
하지만 이를 빛내 주는 건 주변 인물들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에 모두 눈길이 가는 것도 이 때문. 드라큘라 백작의 충실한 하인, 드라큘라에게 저주를 내리는 사제, 흡혈요정, 피의 천사들은 극을 풍성하게 혹은 긴장감 넘치게 만들어 준다. 특히 붉은 의상을 걸친 피의 천사들이 보여주는 몸짓과 눈빛은 그들의 등장만으로도 긴장감을 돌게 하는 힘이 있다.
[뮤지컬 드라큘라]의 또 다른 포인트를 살펴보자면 단연 음악을 꼽을 수 있다. 38개의 주옥 같은 노래들은 작품이 끝난 뒤에도 흥얼거리게끔 힘을 발휘한다. 음악은 클래식한 노래와 팝, 락을 넘나드는데 멀티트랙 MR로 더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역동적인 무대와 화려한 의상도 플러스 요인. 수시로 등장했다 사라지는 무대 중앙 세트와 섬세한 배경은 음울하면서도 장대한 분위기를 표현하고, 배우들의 드레스는 화려해서 그것만으로도 볼거리를 연출한다.
또한 이번 공연은 체코어에서 독일어로 번역한 1차 텍스트를 다시 한번 번역하지 않고 체코의 원본 텍스트를 바로 번역해 원작에 충실한 [드라큘라]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배우의 힘
트리플 캐스팅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드라큘라를 표현하고 있는 신성우, 이종혁, 신성록의 활약은 분명 이번 공연의 화제거리다. 하나의 대본과 노래라도 배우에 따라 어떻게 느낌이 달라지는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2000년 공연에 이어 세 번째 드라큘라 역을 맡은 신성우는 드라큘라의 전형을 보여주듯 존재감이 뚜렷하고 이종혁은 무대 위에서 좀 더 섬세한 연기를 펼쳐 인간적인 드라큘라를 표현한다. 25살의 신성록은 무대에서는 나이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무게감과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세 배우들의 개성은 공연을 세 번 보게 할 정도로 각기 다른 드라큘라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드라큘라의 여인들, 아드리아나와 로레인을 연기하는 양소민과 윤공주도 주목 받고 있다. 윤소민은 아드리아나와 현대 시대의 산드라를 맡아 1인 2역을 소화했다. 조신하고 현모양처인 아드리아나와 폭주족인 산드라를 소화해내며, 클래식과 팝을 넘나들고 있다.
흡혈귀가 될 정도로 드라큘라를 사랑하는 로레인역을 맡은 윤공주는 이번 작품에서 배출한 걸출한 신인이다. 특히 ‘버림받은 나’ ‘드라큘라의 죽음’ 등을 부를 때 그의 가창력은 [뮤지컬 드라큘라]의 하이라이트를 빛내는데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스펙타클한 무대와 조명, 시공간을 초월한 슬픈 사랑,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색체와 클래식, 팝, 락을 넘나드는 뮤지컬 넘버로 무장했다.
막이 쳐지고 객석에서 일어날 때 이 중 하나는 감탄사가 되어 돌아온다. 6년만에 국내에 다시 선보이는 먼 유럽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가 ‘사랑’이라는 공감대로 국내 관객의 가슴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Musical [Dracula] 중 "Draculova sm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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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2006.05.29 / 조회 1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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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영혼이 울리는 사랑의 뮤지컬 [드라큘라]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 [드라큘라]
2000년에 첫 선을 보였던 뮤지컬 [드라큘라]가 유럽 체코 기술진들이 상주하며 무대, 조명, 음향 셋팅을 감수하고, 한국 기술진들이 보다 스펙타클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2003년에 새롭게 레코딩한 체코 몽뜨이 MR에 국내 뮤지션들의 후반 작업이 추가되고 돌비 서라운드로 엡그레이드 시켜 보다 화려하고 정교한 사운드를 선보이게 된다.
3人3色 드라큘라
개성이 뚜렷한 세 남자 신성우, 이종혁, 신성록은 드라큘라로 3개월 동안 연기대결을 펼친다. 사랑과 분노를 토해내는 드라큘라의 다혈질적이고 그 분노를 삭이면서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운명의 삶을 보여준다. 지난 해 11월부터 시작된 오디션에서 첫 번째 실력을 겨루었으며, 결과는 세 명의 배우가 펼치는 3색의 드라큘라로 정해졌다.
1998년, 2000년에 이어 세 번째 드라큘라로 출연하게 되는 신성우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긴 머리와 귀족적인 마스크가 드라큘라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이미 받은 바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개성파 연기자로 평가받고 있는 이종혁은 2000년 뮤지컬 [서푼짜리 오페라]로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서울공연예술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특히, 감미롭고 애절한 베이스 톤을 유지하고 있어 제 2의 부드러운 드라큘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뮤지컬 [모스키토], [사랑은 비를 타고]를 통해 무대에 선 보였고, 드라마 별을 쏘다, CF에서 신인답지 않은 카리스마를 보여준 신성록이 색깔있는 보이스를 들려주게 된다.
양소민과 윤공주
이에 클래식함과 현대적인 트랜디함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아드라아나 & 산드라 역에는 뮤지컬 배우 양소민이 맡았다. 드라큘라를 사랑했지만 아이를 낳다 죽은 아드리아나. 그런 그녀와 똑 같은 모습으로 천년 후에 다시 환생한 산드라. 조신하고 기품있는 아드리아나와 뒷골목의 섹시한 산드라는 똑 같은 모습으로 캐릭터가 완전히 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또한, 윤공주는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에 도전하는 계기로 삼는다. 드라큘라와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비운의 여주인공인 로레인 역을 맡아 폭발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을 보여준다. 공개 오디션에서 유일하게 아드리아나와 로레인 역에 동시 합격할 정도의 실력을 가졌던 윤공주였다고 전한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뮤지컬 [드라큘라]는 1995년 프라하의 콩그레스 센터에서 1백 25만 관객 동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체코인구가 천만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체코인구의 13%가 연일 매진 행진에 동참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OST 25만장이 그 해 완판되는 일까지 생기게 되었고, 이후 독일, 프랑스, 슬로바키아, 체코, 러시아, 스위스, 폴란드, 벨기에 등 유럽에서만 5백 7십만 관객이 이 작품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뮤지컬 [드라큘라]의 매력 중에 하나는 39곡의 뮤지컬 넘버이다. 음악에 대한 자신감은 뮤지컬 넘버가 체코 가요차트에서 3달간 1위를 차지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음악에 있어서도 드라마틱한 넘버들을 선보이고 있어 그 선율과 가사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뮤지컬 [드라큘라]의 큰 매력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스토리이다. 브램 스토커 소설 [드라큘라] 중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를 메인 스토리 라인으로 잡아 대중화에 성공한 프라하의 작품이다. 세 명의 주인공인 드라큘라, 아드리아나, 로레인의 애절한 사랑은 눈물을 자아내게 하고 있으며, 사랑에 대한 큰 명제를 만들어 놓고 있다. 또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무대기술의 화려함을 볼 수 있다. 조명, 의상, 무대 등이 시각적인 화려함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데우스]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테오도르 삐시체가 디자인한 원색의 화려한 의상과 미려한 분장이 예술적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주목할 것은 음향과 조명을 풀셋트로 새롭게 디자인하여 한전아트센터에 새롭게 설치된다. 전 객석에서 최고의 사운드와 시각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 프라하 버전 MR을 멀티트랙으로 새롭게 제작하여 보다 풍성하고 완벽한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전체적인 무대 디자인은 보다 화려해 졌고, 무대 양쪽 앞에 설치될 스피커는 유럽의 고성으로 꾸며져 보다 풍성한 깊이를 느낄 수 있게 제작되었다. 독특한 무빙과 리프트 시스템이 쓰이게 되고 2005년 벨기에 공연에서 첫 선을 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던 조명 시스템이 적용되어 [드라큘라]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리고 가게 된다.
안무는 런던을 배경으로 하는 2막에서 많은 변화를 주었다. 원작 안무가인 리차드 헤스와 한국 안무자 서병구는 보다 현대적이고 화려한 안무를 추가하여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이번 뮤지컬 [드라큘라]가 기대되는 이유는 이 외에도 그 이유가 많아서 더 말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대사가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오페레타 형식의 뮤지컬의 정서를 그대로 관객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는 1,000석 규모의 공연장이 최적이라는 제작진의 선택이 옳았기를 기대해 보며, 혼신의 힘을 다 해 화려한 무대에서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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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사업부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2006.04.19 / 조회 14,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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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드라큘라 > 오디션
유럽 뮤지컬의 대표작품 뮤지컬 드라큘라 오디션
뮤지컬 는 1995년 체코 프라하의 콩그레스 센터에서 초연된 이후 현재까지도 전세계 투어 공연을 하고 있는 유럽 뮤지컬의 대표작이다. 뮤지컬 는 이미 한국에서도 2000년에 이미 소개되어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뮤지컬이기도 하다. 김성기, 김선경, 이소정, 임유진 등이 뮤지컬 에 참여했다. 이번 뮤지컬 는 2006년 4월부터 3개월 공연을 위하여 오디션을 실시한다. 접수마감은 11월 24일까지이며,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실기 오디션을 치룬다.
1. 일정
- 오디션 일정 : 2005년 11월 28일(월) ∼ 12월 4일(금)
- 공연 일정 : 2006년 4월 5일 ∼ 7월 9일
2. 절차
A. 서류전형
- 접수기간 : ∼ 2005년 11월 24일(목)까지
- 응시자격 : 노래, 연기, 안무 능력을 갖춘 신인 및 경력 배우로 향후 연습 및 공연 일정 전체에 참여할 수 있는 자
- 접수처 : 지원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 담당자 이메일 발송 및 우편 발송
- 이메일 : labang@i-dyne.com(접수 담당자 : 방인애)
- 우편발송주소 :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198-2 현송빌딩 4F ㈜다인컬쳐 뮤지컬 드라큘라 오디션 담당자앞
※ 우편접수의 경우 11월 24일 접수처 도착 분에 한하고 직접 방문 접수도 가능함.
B. 실기전형
- 서류 전형에 합격자에 한해 자유곡 1곡 및 자유 안무, 자유 연기 오디션
- 내용
1) 안무(무용복, 슈즈 착용)
2) 자유곡(악보준비, MR 불가)
3) 연기
※ 악보는 반주자가 즉시 연주 가능해야 하며, 왼손 반주까지 완벽하게 기록된 악보 권장
- 일정 : 2005년 11월 28일(월) ∼ 12월 4일(금)
- 장소 ; 바다 뮤지컬 연구소
※ 오디션 관련문의 : ㈜다인컬쳐 1544-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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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11.23 / 조회 1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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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샵 오브 호러스 >의 김학준
무대 위에서의
조화를 아는 배우 김학준
“작품이 좋았습니다. 대본을 4월에 받았었는데 받자마자 5시간 동안 CD를 들으면서 즐겁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뮤지컬이 장점들이 많은데 특히 는 드라마가 강한 장점이 있어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김학준은 의 대본을 접하면서 흥분되었다고 한다. 음악도 좋은데다 집중이 잘되는 것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고 한다. 배우는 언제나 그렇듯이 대본을 처음 대할 때 가슴 뛰게 하는 무엇인가가 생긴다. 그림이 그려지는 그런 설레임이라고 할까? 대본 읽고 노래를 다 듣고서 제작사에 곧바로 전화해서 하겠다는 말을 했다 한다. 그렇게 할 만큼 가 드라마가 강한 무언가 끌리는 만의 매력이 있었던 것이다.
에 출연중인 김학준은 , , 등의 작품에 참여하였고, 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면 재미있고 드라마가 강한 작품들에 모두 출연했다는 것이다. 김학준이라는 배우를 뮤지컬 무대에 세워 주었던 작품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뮤지컬 경력 10년이다.
김학준은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난 후 음악을 시작했다. 음악을 시작해서 몇 해 안지나 목을 심하게 다치게 되는 사건을 경험한다. 기계에 의존하게 된 김학준은 음악을 포기하고 1년 동안 방황했던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음악이 저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어요. 그 때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1년을 허송세월을 보냈죠. 딱 1년 후에 정신을 차렸죠.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를 하고 있었어요. 제가 음악을 포기한 것이 아니었어요. 하늘이 주신 기회였죠.”
어릴 적 수학을 잘 했는데 국어는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은 이과를 택했었는데 거꾸로 김학준은 일 플러스 일은 이가 아닌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는 뮤지컬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작품만 하다가 작년에 송원대 뮤지컬과 1기로 입학했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실기 위주의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수업에 열심히 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연출 선생님 보고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야’ 라고 다짐을 했죠. 연습을 지독하게 시키는 연출을 만났으니 말이죠. 너무 지쳐서 힘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시간이 지나 공연이 올라가고 난 후 마음이 바뀌었어요. 너무 좋은 연출 선생님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좋은 배우이고 연출 선생님이죠. 정말 대만족입니다.” 이항나 연출에 대한 이야기이다. 양소민이나 김학준과 인터뷰를 할 때 공통으로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모두 연출에 대한 생각이 같다는 것이다. 연출 이항나의 배우 출신의 연출이라는 장점이 작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가 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 방법까지 알고 있는 연출에게 의 배우들은 한 수 배운 셈이다.
“오드리를 맡고 있는 소민이와는 의 인연이 있어 호흡에 있어서는 잘 맞았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배우간에 이야기가 많으면 연기하기에도 힘들지 않거든요.” 김학준은 모든 배우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의 오랜 습성일 것이다. 무대 위에서 함께 호흡해야 하는 뮤지컬 작업에서 혼자만이 해서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김학준은 끊임없이 이야기로 풀고 있었다. 오드리풀도 마찬가지였다. 목소리 연기자 김태희와 오드리풀을 움직이는 엔지니어와 많은 시간을 같이 했다. 리딩이 중요했었다. 사람끼리의 상대하는 역이 아니고 제작기간이 있기 때문에 리딩이 중요했다고 한다. 연습 때 김태희와 엔지니어와 호흡이 끊어질 세라 눈을 보고 연기했고 모니터를 했다. 그 결과 시모어와 오드리풀은 호흡이 잘 맞는 연인과도 같다.
“목이 견뎌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두 달 가량의 공연에 시모어역은 저 단 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부담이 많았죠. 그런데 목은 견뎌내는데 체력이 문제예요.(웃음) 그런데 즐거워요. 장기공연이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어요. 그래서 체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김학준은 에 빠져 헤어나오지 않고 있다. 마치 오드리풀에 빠져 헤어나오지 않았던 시모어처럼.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해요. 방송과는 틀려요. 무대에서 컨디션에 따라 틀려질 때도 있지만 무대에 배우로 서서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때가 배우에게는 큰 힘인 것 같아요.” 엽기, 발랄, 판타지 스타일의 에서 시모어의 김학준은 그렇게 박수 받고 좋은 결과와 평가를 내려 주는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는 그 누구나 그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임을 주지 시킨다.
“연습할 때는 제작품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관객의 작품이 됩니다. 단순히 번역극이 아닌 우리 정서에 맞고 우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공감하고 스트레스 풀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배우와 스텝의 살입니다. 그런 작품을 함부로 만들었겠어요? 저희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많은 박수와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끝 인사가 인사만이 아닌 의 모든 배우와 스텝의 이야기만 같다. 김학준의 삶은 순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순탄한 구석도 별로 없다. 그는 배우가 하고 싶어서 배우를 택했고 지금까지 무대를 떠나지 않고 열심이다. 시모어의 여리고 작은 어깨를 툭툭 두들겨 ‘힘내!’ 한마디 건넨다. 시모어는 또 힘껏 무대에 지치지 않고 뛰어 오르겠지. 오늘이 지나고 내일 또 김학준은 열심히 몰입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한다. 그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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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2005.06.24 / 조회 13,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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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샵 오브 호러 양소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오드리
뮤지컬 배우로 종횡무진 했던 양소민은 작년 ‘Som In’이라는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에 나섰다. 뮤지컬 배우가 가수활동을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수활동을 하면서 뮤지컬 배우를 하는 사람들은 많았었다. 그러나 그녀는 뮤지컬 배우로 가수활동을 선언했던 것이다. “음악방송 등 노래는 알려 졌고, 뮤직비디오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음반시장이 좋지 않아서 활동을 그다지 못했죠.” 그녀는 당당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양소민은 에서 오드리 역을 맡고 있다. 그녀는 활달하고 착하고 순진하면서도 어딘지 슬퍼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는 귀엽기 짝이 없다. 오드리 역에 딱 맞는 여배우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드라마가 강한 뮤지컬을 좋아하는 편이예요. 그래서 그런지 가 좋았어요. 화초와 시모어 사이에서 부와 명예를 가지기 위해 순수했던 사람이 어떤 유혹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면서 결말이 어떻다는 것이 드라마틱 하잖아요.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할 때 거리낌이 없었던 것 같아요.” 를 처음 대면하는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연출 이항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항나’라는 배우로서 좋고 같은 여배우이고 배우라서 배울게 많았다는 점도 장점 중에 하나라고 한다. 연습하면서 많이 도와주었다고 한다. “전 시상식에서 배우들이 연출선생님을 이야기하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하잖아요. 그 말을 들으면서 ‘저 말을 왜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도 그럴 것 같아요. 배우라서 그런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여배우로 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 부분들을 가르쳐 주셨어요.”
양소민은 97년 에서 페기역으로 시작하였다. , , , , 등에서 여주인공역을 톡톡히 해내었다. “관객들은 의 유미리 역을 할 때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에서 킴역 같은 역할이 몰입하기도 쉽고 좋아요.” 소민은 다른 인생을 연기한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배우면 다 그런 마음은 가지고 있겠지만 소민은 욕심을 낸다. 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후진 동네에 사는 평범한 여자 ‘오드리’를 소민은 공주과가 아닌 멍청함을 무기 삼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을 선택한다.
시모어의 김학준과의 인연은 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것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래서 그런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는 소민의 말이다.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편하게 연습하고 무대에 서고 있단다. “학준오빠는 상대배역에게 배려를 해주는 배우예요. 함께 연습하는 스타일이죠. 그래서인지 호흡이 잘 맞아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해야 놓치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어요.” 소민은 에 같이 동참하고 있는 연기를 너무도 잘 하는 배우들만 있다고 자랑하기에 바쁘다. 드라마가 강한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무대가 안정적이고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 에너지를 뿜어내는 깊이와 넓이가 넓어진다는 것이다. 소민은 에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역시 욕심이 많은 배우는 어딘지 모르게 다르다.
는 뮤지컬에 욕심이 많은 배우들이 모였다. 아니 에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표현해야겠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연습은 치열했고 리딩에 들어 간지 2주 만에 리허설을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 빨리 디테일 작업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연출 이항나 때문이다. 소민은 배우들이 연출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고 한다. 배우가 믿고 따를 수 있게 그 열의가 대단했고, 밤 세워 장면들을 모두 정리해 아침마다 와서 반복에 반복의 작업을 했다고 한다.
“2005년이요? 2집 준비하고 가 내년까지 공연되면 좋겠어요!” 뮤지컬 배우로 가수로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도 하고 싶었고, 에서 킴 역할도 하고 싶어 했다.
“가수로 무대에 서게 되면서 느낀 건데 콘서트 장에 오시는 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보고 싶어 오잖아요. 그래서인지 마음이 열려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환호하고 동화가 돼요. 그런데 뮤지컬 배우들은 힘든 게 있어요. 관객들의 마음을 열어 함께 어우러지는 것까지 배우의 몫이라 힘들죠.” 소민은 마음을 열고 뮤지컬을 보러 와 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는 주제가 무겁다. 그러나 쉽게 풀어 헤쳤다.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주길 바랬다. 그리고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 버리길 바라고 있었다. 앞으로 소민의 활동을 기대해 보며 인터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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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김형준 (C&Com 팀장 rickynim@hotmail.com)
2005.06.17 / 조회 1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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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 샵 오브 호러스 >
호러 ~ 공포! 납량특집...
매해 여름이면 극장가나 텔레비전에서 무수히 많이 보고, 듣는 친근한 단어다.
이젠 뮤지컬에서 듣는다.
잠시나마 뜨겁고 따가운 햇볕을 잊게 해줄 안성맞춤의 작품 호러 코믹 뮤지컬 .
이 작품은 일단 소재가 엽기적인 호러다.
식인종, 식인 상어는 종종 들어봤지만 여기엔 좀 새롭게 느껴지는 식인 식물이 있다. 소재만으로도 구미가 당겨 보기를 자청한 작품이다.
누군가의 손길이나 보살핌이 없으면 이내 시들어 버리는 식물, 한없이 나약해 보이기만 하던 식물이 여기에선 인간의 피를 빨아먹고, 인간의 살점을 뜯어 먹어야 사는 것이다. 이 무서운 식물은 한없이 나약하고, 가난한 한 인간에게 나타나 인간들의 부와 명예에 대한 탐욕을 부추기며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기 시작하는 것이다. 작은 꽃가게의 힘없고, 가난한 점원 시모어를 통해서 말이다.
시모어는 짝사랑하는 여인 오드리를 생각하며 그 무시무시한 식물에게 ‘오드리2’ 라는 예쁜 이름까지 지어준다. 처음엔 작고 예쁜 화분 안의 오드리2가 물이 아닌 피를 먹고 부쩍부쩍 자라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듣고, 생각해야 할 내용은 단지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식인식물이 아니라 물질적인 풍요, 화려한 겉모습 속에 무너져버리는 한 인간이다.
'호러'라는 테두리 안에 담겨진 ‘진짜 알맹이’ 였다고 나 할까? 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유라고나 할까?
끝없는 인간의 욕심, 그 욕심의 노예가 되어 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 말이다.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호러라는 장르는 다소 겁을 주지만 그 , , 의 작곡가 알란 멘켄의 음악은 공포의 전율이 아닌 달콤한 음악의 선율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또한 시모어 외에도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해 사는 예쁜 아가씨 오드리와, 이기적인 듯 하지만 인간의 양심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꽃집 주인, 미치광이 같은 캐릭터의 오딘, 그리고 세 명의 코러스들을 통해 갖가지 유형의 인간들을 보는 것 역시 작은 재미다. 모든 배우들은 자기 몫을 잘 소화해 낸다.
그리고 ‘오드리2’역을 맡은 배우, 출연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망설이지 않았을까 싶은 그 배우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작품의 드라마, 춤과 노래에 빠져들어 즐기다 보면 순간 호러 뮤지컬이라는 걸 잠시 잊게 된다.
한참을 보다가 ‘이게 호러 뮤지컬 맞아?’ 하며 순간의 의심이 스치는 순간, '그 무언가'에 의해 ‘아! 호러 맞아!’ 라고 비명 같은 탄성을 지르게 되는 것이다.
는 ‘호러 뮤지컬’이 맞다.
물론 여러분께 ‘그 무언가’를 밝혀드릴 수 없어 안타깝지만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혹시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이 있다면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은 절대 ‘그 무언가’는 비밀에 붙여두시길 바란다.
이 작품을 보러 가야 할, 봐야 할 많은 분들을 위해서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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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KBS 작가, kumiko72@hanmail.net)
2005.06.08 / 조회 1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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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하드락 카페-Lost in Paradise
뮤지컬 하드락 카페가 처음에 선보였던 98년을 기억한다. 지금은 정상의 가수인 윤도현이 언더그라운드 시절에 최정원과 주원성, H2O의 김준원 등과 호흡 맞추었던 뮤지컬이었다. 대중 뮤지컬의 효시가 되어 주었던 는 최초 심야공연, 연예인 깜짝 게스트, 동숭동에서 오랜만에 관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벌였던 대중 뮤지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에서는 잠시 그 맥을 놓은 것처럼 보였다가 세 번째로 보여주는 하드락 카페가 Lost in paradise였다. 에서의 아쉬움이 컸었는지 몰라도 는 기대하지 않고 공연장에 들어섰다. 는 2005년 국적도 도시도 불분명한 환상의 섬에 클럽 파라다이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쇼의 여왕 킴이 자살에 이르는 과정 속에 그녀를 오랫동안 가슴속에 품어온 준, 무대에 대한 순진한 열정을 품은 세리, 파라다이스를 독차지 하려는 욕망의 화신 황사장, 그의 이기적인 조력자 진 등의 인물들의 열정과 욕망, 희망과 절망, 애증이 이 인물들을 헤집고 하드락 카페가 다시 부활한다는 내용이다. 하드락 카페의 안주인으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분출하고 있는 주원성과 가수로서 뮤지컬배우로서 그 명성을 굳히고 있는 이정열, 분위기를 좌우하는 인물로 파워있는 목소리의 소유자 김영주, 위트 있고 재치 넘치는 연기와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박준면이 만들어 가는 는 커다란 스케일 앞에 아기자기하고 옥소독소한 재미가 곁들여진 화통하고 가슴 찡한 뮤지컬이었다. 조연들과 코러스의 톡톡 티는 연기와 노래, 춤은 그 재미를 더 해 주고 있었다. ‘추억이 그리워도 옛일이 생각나도 돌아갈 순 없어’ 의 노래가 끝까지 메아리 쳐 들린다. 지상에서 마지막 노래를 토하듯이 격정적으로 노래를 하는 엘리자베스 킴(김영주 분). 노래가 절정에 이르자 킴은 총을 꺼내 자살한다. 사건은 1년 전으로 돌아간다. 파라다이스 클럽 운영이 어려워지자 동업자이자 연인인 황사장(주원성 분)은 쇼를 바꾼다는 명목으로 가수 진을 끌어 들이고 황사장과 엘리자베스 킴 사이에 권력과 사랑의 분쟁이 시작된다. 과거 연인이었던 지금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킴 곁에 있는 웨이터 준(이정열 분). 소박했던 자신들만의 공간이었던 하드락 카페로 돌아가자며 킴을 찾아온다. 킴은 10년 동안 주위를 맴도는 준에게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웨이터 준은 뚱뚱한 몸매에도 아랑곳 않고 클럽 일을 하는 여급 세리를 우연히 하드락 카페에서 만나고 쾌활함과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 세리를 도와 오디션을 준비하기로 한다. 황사장이 진을 공식적으로 데뷔시키기 위한 오디션 공고를 내고 준과 세리는 열심히 연습하였지만 결과는 진에게 돌아간다. 킴은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점점 술에 빠져들고 무대에서 실수를 하고 그 기회를 잡은 황사장은 진을 무대에 세운다. 황사장은 킴에게 결혼을 제안하고 킴은 황사장의 마음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해 보지만 배신과 절망 뿐이다. 킴은 마지막 고별무대에서 자살한다. 킴에 대한 준의 그리움, 세리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하드락 카페는 다시 문을 열게 된다. 내용을 보면 비극적인 결말이다. 킴의 자살로 끝나버리는. 절망과 슬픔 사이에 오롯이 피어나는 희망의 속삭임 같은 하드락 카페. 젊음이기 때문에 그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열정은 있어도 사랑은 없다? 하드락 카페에서 보여준 전체 느낌은 그랬다. 코믹하고 재치있고 비극적인 결말로 가는 강한 모티브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움을 가지게 한다. 물론 뮤지컬에 많은 의미와 많은 스토리를 내재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나 영화로도 만들어질 거라는 이 뮤지컬의 스토리가 더욱 더 강화되어 분명한 클럽 파라다이스와 하드락 카페가 우리의 눈 앞에 보였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르는 모든 배우분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우리를 울게 하고 웃게 해주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이었던 대중 뮤지컬 하드락 카페를 지켜주길 바란다. 글 : 인터파크 공연팀 이준한(allan@interpark.com)
2005.02.24 / 조회 1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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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프렌즈] 가까운 곳의 소중한 사랑 깨닫기 - '사랑은 비를 타고'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뜬다는 노래 한 곡 들어보아도 온통 사랑~ 사랑~이고, 영화도 드라마도 사랑이야기를 하느라 바쁜데, 정작 우리의 삶은 풋풋한 연애의 시작으로 두근거리는 상태가 아니라면 굳이 그 ‘사랑’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낼 때도 많다. 특히 오랜 시간 내 가까운 곳에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은 너무 아무렇지 않게 편한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더욱 가볍게 지나갈 때가 많다. 그런 사랑에 대해 ‘사랑은 비를 타고’는 노래한다.
24살의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가장이 된 동욱은 비오는 날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 함께 밥이나 먹자는 연락에도 오빠의 생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동생 둘은 사정이 생겼다며 못 온다고 연락이 오고, 그렇게 외로운 생일을 맞이하게 된 동욱 에게 7년 만에 동생 동현이 찾아온다. 그리고 어설프기 짝이 없는, 이벤트 회사의 사회초년생 유미리가 집을 잘 못 찾아오고... 형제와 함께 형제가 떨어져 지낸 시간만큼 깊어졌던 감정의 골을 메우는 것을 도와준다. 결론적으로 형제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따뜻하고 밝은 이야기다. ^^자세한 내용은 아무래도 뮤지컬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좋을 테니 많이~ 생략!!
세심하고 따뜻한 주인의 성격처럼 아기자기한 동욱의 거실은 관객석과 무대 뒤 창문으로 보이는 빗속에 둘러싸여 있었다.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은, 비가 내리는 무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설렌 건 나만은 아니었을 것 같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이제야 보게 된 ‘사랑은 비를 타고’는 3명이서 이끌어가는 소극장의 뮤지컬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흐름도 빠르면서 신나는 노래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볼 수 있다.
큰 복선이 깔린 것도 아니고(기껏해야 장갑을 낀 동생의 손이나 가끔 마비가 오는 손을 흔드는 형의 모습 정도?) 등장인물이 많은 것도 아닌데도 관객의 집중력을 계속 잡아두는 힘이 '사랑은 비를 타고'에는 있었다. 어떻게 보면 마흔살 생일도 혼자 보낼 수 밖에 없는 사랑도, 직업도, 건강도 잃어버린 우울한 남자의 고독한 하루일 수도 있는데 무거움보다는 가벼움이 느껴지는 것은 우선 이야기가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어 부담스럽지 않은 데다가, 저렇게 우울한 배경의 남자 안에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기 때문이고, 그것을 관객들에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와 노래들,또한 이 노래들을 사랑을 담아 부를 수 있는 훌륭한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 뮤지컬이 오랜 시간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부모님의 사랑이 참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관심이라기 보다는 간섭같았고, 동욱처럼 희생하는 모습이 마음의 부담이 되기 때문이었지만... 집을 나와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그리고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느끼고 있고, 이에 답하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화를 잘 받지 않는 나와 연락하기 위해 문자보내는 것을 배우신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닮아보려고 하는데 가족에게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는 건 어찌나 어려운 일이던지.... 그래도 이런 공연 한 편 가족들과 함께 보면서 웃을 수 있다면, 끝나고 참 재미있고 좋은 뮤지컬이었다고 이야기 나누며 손잡을 수 있다면 사랑한다고 조금은 쉽게 말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동욱과 동현처럼 7년이라는 세월이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닐테니까... 우리는 지금 가족들에게 말해야 한다.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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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티키프렌즈1기 김효진님
2004.11.09 / 조회 1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