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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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울린 <불효자는 웁니다> 17년 만에 무대로
"외국인들도 신파 참 좋아하더라고요. '엄마'라는 개념은 동서양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연습하면서 수시로 울음이 나오려고 하는 걸 참고 있어요." 17년 만에 같은 작품에 같은 배역으로 출연하는 이덕화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1998년 초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24회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며 악극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다시 의 불효자, 주인공 진호로 찾아온다. 악극 가 지난 6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8월 공연 개막을 알렸다. 이날 현장에는 초연에 이어 참여하는 이덕화, 박준규를 비롯해 김영옥, 오정해, 이홍렬 등 작품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는 6.25를 거쳐 1970년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한 남자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자식밖에 모르고 살아온 어머니, 가난을 딛고 성공을 향해 달려갔지만 어쩔 수 없이 불효자가 되어버린 아들, 그리고 사랑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한 여인의 인생사를 구슬픈 가락과 함께 풀어낸다. 초연 때를 회상하던 이덕화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절에 한 공연이라 애착이 크다."며 "그때는 40대였는데 지금은 서른이 넘은 아들이 있다. 작품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연습하면서도 울컥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에 치우쳐 장면을 잘 전달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크다."는 그다. 어머니 최분이 역의 김영옥 역시 오랜만의 무대 행보다. "15년 전에 라는 작품을 여기 이 배우들과 다 같이 했었는데 그때 향수를 못 잊어서 욕심을 냈다."는 그는 "이게 내 마지막 공연 무대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주변 배우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무대는 종합예술이고 생(生)으로 보여줘야 해서 모든 걸 다 던져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지금처럼 무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첫사랑 진호에게 버림받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련의 여인 옥자 역은 오정해의 몫이다. 그에게 상대 배우 이덕화와의 호흡을 물으니 "과거 공연에서도 항상 버림받아와서 이번에도 낯설지 않다."며 여유롭게 웃으며 "이덕화는 여배우들보다 애교가 상당하다, 그 애교는 공연에서 확인하시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어느 작품, 어느 무대에서나 나는 주크박스"라며 작품 속 노래를 열창해 순식간에 장내 분위기를 속으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나는 정말 나쁜 놈"이라고 스스로의 캐릭터를 설명한 박준규는 옥자와 어머니 최분이를 괴롭히는 박강태로 분할 예정이다. "과거 공연에서는 세종문화회관이 만석이 될 지 잘 모르고 덤볐는데, 지금은 공연장인 장충체육관을 채워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크다."는 그는, 시원시원한 발성의 호탕하면서도 비열한 박강태로 잠시 변신하여 '이 사람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를 직접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악극이니만큼 극을 구성지게 이끌어가는 악사 이홍렬에게도 시선이 모인다. "대본을 펼쳐보니 이 역은 나를 위해 쓰였구나, 또 기라성같은 배우들과 같이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가문의 영광이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는 그는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 변사 촐랭이 역으로 극에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모습이었다. 작품을 제작한 정철 프로듀서는 "최근 20년간 공연시장이 급성장했지만 라이선스 중심이라 우리의 정서, 우리의 것이 많이 없는 듯해 아쉬웠다."면서 "5~70대 관객들을 문화적으로 소외시키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 제작했다. 이 작품으로 악극, 마당놀이 등 우리 콘텐츠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7월 개막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여파로 이달 관객들과 만나는 는 오는 15일부터 27일까지, 리모델링을 마친 장충체육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8.07 / 조회 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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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상상하지 못한 엄마의 이별통보, 연극 ‘애자’
있을 땐 성가시고, 없을 땐 그립기만 했던 엄마 요즘 공연계는 엄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중 하나가 2009년 가슴 찡한 모녀의 사랑 이야기로 흥행 돌풍을 이끌었던 영화 ‘애자’를 연극화한 연극 ‘애자’다. 천륜이 맺어준 사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바로 부모와 자식. 특히 엄마와 딸이다. 연극 ‘애자’는 사고뭉치 딸과 암에 걸린 억척스런 엄마와의 사랑과 화해를 가슴 뭉클하게 그려냈다. 세상에 무서울 것 없는 대한민국 대표 청춘막장 스물아홉의 박애자. 그녀는 유별나도 너무 유별난 학창시절을 보냈다. 툭하면 싸움질에, 담배까지 핀다. 비가 오는 날이면 시를 써야한다고 학교에 가지도 않는다. 그래도 글 실력은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날렸을 만큼 뛰어났다. 글 실력과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 그녀의 성격은 한마디로 다혈질의 사고뭉치. 이런 애자를 말려줄 단 한사람, 바로 인생 끝물 쉰아홉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애자의 엄마 최영희다.엄마는 눈만 뜨면 소설만 쓰는 애자를 바라보며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라고 말한다. 이러한 구박을 받으면서도 아랑곳 하지 않는 애자는 연신 키보드만 두드려 댄다. 왜냐? 엄마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오빠에게는 모든 걸 다 해주고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이기에. 하지만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옛말이 있듯 엄마는 딸 애자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그러나 엄마와의 말다툼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오빠의 결혼식에 상상초월 이벤트를 벌여 아수라장을 만들고 귀가하던 그녀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엄마가 쓰러져 병원에 있다는 것. 부랴부랴 달려간 병원에는 딸에게 소리를 지르며 당차던 엄마의 모습 오간데 없고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엄마가 병원에 누워있다. 결국 엄마가 얼마 살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은 애자는 결국 바쁜 오빠를 대신해 엄마와 원치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엄마와 추억을 만들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애자는 엄마와 하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애자와 달리 불과 몇 년 밖에 살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딸에게 짐이 될까 두려워 수술을 포기하려한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징글징글하지만 그 속내를 알고 나면 결국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바로 우리네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기까지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오래전 자신이 운전하던 차에 가족을 태우고 가던 중 사고가 나게 되고 애자 아버지는 죽고 오빠는 불구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엄마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지금껏 살아왔다. 시한부를 선고 받고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애자는 마음이 아프다. 엄마와 티격태격하는 사이, 애자는 철이 들고, 엄마와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한다. 그리고 엄마는 딸과 함께 떠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에서 엄마는 깨어날 수 없을 만큼의 깊은 꿈속으로 홀로 떠나갔다. 그렇게 자신의 곁을 떠난 엄마에게 애자는 말한다. 사랑했다고.연극 ‘애자’는 뻔한 시한부 신파극이 아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병에 걸려 죽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가족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말이다. 엄마의 죽음이라는 슬픈 이야기지만 모녀사이의 화해, 갈등 해소를 담고 있어 이 공연을 보고나면 가슴까지 따뜻해진다. 또한 이 작품은 원작의 감동과 재미를 고스란히 무대로 옮겨 놓았고 함축된 언어와 절제된 대화, 빠른 세트 교체로 연극만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언제나 내편이고 나에게 친구 같은 엄마와 그녀의 아픔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딸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면 연극 ‘애자’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머리로 보기보다는 가슴으로 봐야하는 작품, 연극 ‘애자’는 오는 6월 20일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5.14 / 조회 19,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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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 무서운 모녀” 금보라 & 소유진
그렇다, 또 모녀이야기다. 김영애, 최강희 주연의 영화 ‘애자’(2009년 작)가 '발랄의 대명사' 금보라와 소유진을 내세워 연극 무대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잠깐! 넘어지면 업어주고, 서러우면 달래주고, 배고플 땐 밥해주시는 대한민국 순정표 엄마는 잠시 넣어두도록 하자. 에는 딸의 어금니를 뽑아서 합의금을 챙기는, ‘겁나 쎄게 삥 뜯어주시는 엄마’가 등장한다. # 원작영화 ‘애자’. “영화요? 10분 보다가 말았어요” “애자네 엄마는 자식을 위한다고 궁상을 떨거나, 자신의 인생을 자식에 맞추는 약한 모습의 엄마가 아니에요. 마지막에 죽음 앞에서 자식을 두고 떠나는 장면에서 애틋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 모습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엄마죠.” (금보라) 애자네 엄마는 틈만 나면 관객들의 눈물샘을 찌르려고 하는 연극무대에서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차별화된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애자네 엄마 박영희는 솔직하고 엄격하다. 그녀의 모습은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투를 가진 금보라와 닮아있다.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엄마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데 또 엄마야? 이건 영화도 있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세상에 똑 같은 엄마가 있나요? 대한민국 인구 4분의 1이 엄마지만 호칭만 똑같지, 엄마는 다 다른 모습이잖아요. 모녀라는 소재가 똑같다고 해서 똑같은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백 명의 엄마가 나오면, 백 가지 모습의 엄마가 나와요. 좋다, 나쁘다는 관객들이 평가하는 거고 전 그냥 제 색깔로 연기하는 거죠. 전 영화도 원작 영화도 10분 보다가 말았어요, 똑같아질까 봐.” (금보라) 기센 엄마 금보라와 대결하는 기센 딸 애자로 변신한 소유진은 “영화가 정말 감동적인데”라며 웃어 보인다. 는 탤런트로 이름을 알린 그녀가 뮤지컬 , 연극 이후 선보이는 세 번째 작품이다. “연극에 대한 갈망이 커서 이 작품에 또 출연하게 됐어요. 영화 ‘애자’도 정말 잘 봤고, 또 지금 제 나이에 잘 맞는 작품이에요. 결혼 할 나이가 돼서 그런지, 엄마에 대한 사랑이 크게 생겼거든요(웃음). 엄마가 많이 아프셨을 때가 있었는데, 연습 할 때 마다 그 때 생각이 나서 가슴이 찡하죠.” (소유진) # 금보라, 25년 만의 연극무대 연극 는 금보라의 ‘25년 만의 연극 무대’이기도 하다.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놓아두었던 일을 다시 되짚으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까. “글쎄…. 우리 나이가 되면 그렇게 큰 기대도 걱정도 없어요. 일단 나 스스로가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뭐 그렇게 큰 일이 나겠어요? 솔직히 대본은 큰 매력은 없어요. 죽는 역할이 얼마나 큰 매력이 있겠어요? 카메라를 벗어나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처음 들어온 작품이 였죠. 음, 아마 다른 작품이었어도 했을걸요?” (금보라) 금보라와 소유진의 인연은 이모와 조카로 출연했던 2002년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 때부터 시작됐다. “그 때는 이모였는데, 엄마 역할을 해야 하니까 좀 그렇긴 해요(웃음). (소)유진이가 제 딸인 애자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쁘진 않았어요. (엥? 기분 좋았던 건 아닌가요?) 에이, 나쁘지 않으면 성공한 거죠. ‘저 아이랑 같이 몇 달 동안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휴! 가슴이 꽉 막히잖아요. 지금 연습실의 활력소는 유진이에요, 잘하고 있어요.” (금보라) 선배 금보라에게 “옆에 두고 싶은 후배”라는 칭찬을 들은 소유진이 “처음에 금보라 선배님이 엄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좀…” 이라며 연습실에 붙어있는 연극 포스터를 가리킨다. “처음에는 “와!” 하고 좋아하다가 바로 “근데 좀…” 이랬어요. 선배님 얼굴이 워낙 작잖아요. 옆에 서 있는 게 부담될 정도에요. 저 포스터에서 제 얼굴이 더 크게 나왔잖아요. 전 ‘얼굴을 줄여달라고 할 수도 없고, 원래 내가 더 크니까’하고 현실을 받아들였는데. 저 몰래 금보라 선배님이 대표님에게 전화를 하셨대요. “저 포스터 안되겠다, 유진이 얼굴이 나 보다 크게 나왔다”고.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웃음). 선배님은 굉장히 강한 분 같지만, 여린 면도 많고, 섬세하세요.” (소유진) # 청춘막장 스물 아홉 vs 인생끝물 쉰 아홉 깡다구 하나로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소설가 지망생 애자에게 엄마는 “네가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는 일침을 날리는 적군이다. 부산 일진출신 청춘막장 애자와 인생끝물 쉰 아홉 엄마의 일촉즉발 스토리는 웃음보를 자극한다. 죽음을 앞둔 엄마 영희가 애자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알려주는 장면은 금보라, 소유진이 꼽는 ‘마음이 찡해지는’ 눈물샘 자극 장면이다. “가슴에 닿는 장면이 많아요. 특히 엄마한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장면이요. 처음에 애자가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엄마가 “네가 담근 김치를 어떻게 먹냐?” 라면서 알려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애자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해요. 강인했던 엄마가 병 앞에서 점점 약해지고, 이별의 준비를 하는 거죠. 이 장면을 연기할 때 마다 ‘아, 나도 엄마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둬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소유진) 실제 금보라, 소유진의 모녀생활(?)은 정반대에 가깝다.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라는 소유진의 말에 “난 엄마랑 친하지 않다”는 금보라의 선언이 고개를 내민다. “엄마하고 별로 친하지 않아요. 성격이 달라요, 안 맞지. 예를 들어, 식당에 가도 우리 엄마는 비싼 집을 싫어해요. 전 “내가 이 정도는 살 수 있다, 기왕 먹는 거 맛있게 먹자”고 해도 엄마는 “비싼데 왜 이런 걸 먹냐”고 하세요. 딸이 돈 쓰는 게 싫어서 그러시는 거지만, 전 그 말도 싫어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으면 “그럼 난 집에 가겠다”고 했는데, 조금씩 맞춰가고 있어요. 엄마도 가능하면 저한테 맞춰주려고 하세요.” (금보라) 엄마에게 엄격한(?)딸인 금보라는 3남 2녀의 아이들에게도 “원칙을 내세우는 엄격한” 엄마다. “도에 지나치는 걸 해달라고 하거나, 그런 일을 하겠다고 하면 가차없이 자르죠. 늦게 들어온다 뭐 이런 건 가차없죠.” (금보라) # 소유진 “금보라 선배님, 시어머니로는 좀….” 선배 금보라가 시어머니가 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마!”라는 금보라의 입막음을 넘어 소유진은 “선배님 같은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에둘러 간다. “좋은데, 깐깐하신 면이 있으셔서요(웃음). 엄마면 최고일 것 같아요. 평소에 따님을 챙기시는 걸 보면 정말 그렇게 잘 챙기실 수가 없어요. 제 로망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엄마를 믿고 의지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며느리는 좀…. 푸하하.” (소유진)“유진이처럼 돈을 버는 며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남편을 만날 시간도 없이 바쁠 것 같다”는 금보라의 말처럼 요즘 그녀는 드라마, 라디오, 연극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삼 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쉬면서 지냈어요. 전 지금처럼 이렇게 바쁜 게 좋아요. 라디오 생방송 스케줄 때문에 연습 중간에 빠져야 할 때는 선배님, 동료들에게 미안하죠. 연극으로 돈을 벌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여기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가장 인간적인 장르가 연극이거든요. 배우는 결국 연극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소유진) 금보라 역시 “이곳에서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말로 연극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설명했다. 25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될 관객과의 호흡. 그녀는 연극에 대한 걱정도, 기대도 없다고 했지만, 연습현장에서는 에 쏠린 금보라의 뜨거운 마음과 만날 수 있었다. “기자는 믿지 않는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녀가 연극 홍보를 위해 기자들과 마주한 장면만 봐도 말이다. 촘촘히 담고 있으면서 드러내지 않는 마음, 모른 척, 관심 없는 척, 은근하게 챙기는 마음. 연극 속 모녀의 모습이 딱 이렇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 (club.cyworld.com/docuherb), 극단 인아 제공
2010.04.21 / 조회 1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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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모녀, 금보라 소유진 연극 <애자> 연습현장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대한민국 대표 청춘막장, 스물 아홉 박애자 양 ‘뒷덜미 잡기 권법’으로 애자를 휘어잡는 여인, 쉰 아홉 최영희 여사영화 ‘애자’가 연극 로 돌아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엄마의 죽음과 마주한 모녀 이야기를 다룬 연극 에는 “영화가 정말 좋아서” 작품을 선택했다는 소유진과 “연극이 하고 싶어서” 출연을 확정지었다는 금보라가 출연한다. 원작을 만든 정기훈 감독이 모녀 400쌍의 인터뷰 취재를 통해 포착해낸 '모녀들의 지지고 볶는 에피소드'는 연극 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25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금보라는 “(소)유진이와는 2002년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에서 이모와 조카로 출연했었는데, 모녀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고 밝히며 “친구같은 모녀라 그런지 그 때 보다 더 편안하고 친근한 사이가 됐다, 애교가 넘치는 유진이 덕분에 연습실이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뮤지컬 , 연극 에 출연했던 소유진은 선배의 칭찬에 “금보라 선배님이 계실 때 연습실 분위기가 즐겁다”고 답하며 “손수 간식을 챙겨오시는 선배님은 연습실 스탭들에게 정말로 엄마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밤 10시까지 계속된 연습 강행군에는 금보라와 함께 엄마 영희 역으로 출연하는 최정연,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애자 역에 더블 캐스팅 된 송지영과 함께 조남희, 윤진하, 이나경, 박경호가 함께했다. 연습을 마친 금보라와 소유진은 “연극 는 쥐어짜는 신파 모녀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 이라며 모녀 관객들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연극 는 4월 30일부터 6월 20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나는 부산의 톨스토이야~" 애자 (소유진)"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 영희 (금보라)꽃중년, 영희의 대학동창 윤동팔 (조남희)와 영희 "오빠 밉다, 싫타!" 애자 오빠, 박민석(윤진하)와 애자 애자의 바람둥이 남친, 양철민(박경호)억척엄마가 변했네엄마의 이별통보"내가 엄마 없이 살 수 있을까요?"우리 딸, 김치는 누가 챙겨주지?엄마, 당장 수술해!선생님, 가망이 없습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 (club.cyworld.com/docuherb)
2010.04.15 / 조회 1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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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기생의 사랑과 성공…뮤지컬 [해어화]
배우 허준호가 제작하고 윤복희, 김수용, 홍경인, 이정화, 주원성 등 36명의 실력파 배우들이 참여한 대형 창작뮤지컬 [해어화]가 뮤지컬 팬들의 기대 속에서 초연된다.
‘해어화’는 노래와 춤에 능하고 교양이 뛰어난 기생을 가리킨다. 뮤지컬 [해어화]는 조선시대 ‘교방’이라는 기생학교에서 네 명의 동기(童妓)들이 혹독한 교육과정을 거치며 일패 기생으로 거듭나는 스토리. 신분타파라는 욕망이 일어나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일패기생을 꿈꾸는 두 여성과 선비의 삼각관계가 극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는 일패 기생의 성공스토리에 현대적인 픽션을 가미, 공감 가지 않는 소재의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과는 차별화한 고품격 창작 뮤지컬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화려한 캐스팅도 주목 받고 있다. 남자주인공 산하역에는 [헤드윅] [뱃보이] [컨츄리보이스캣]의 김수용과 제대 후 첫 작품에 열을 쏟고 있는 홍경인이 더블 캐스팅됐다. 산하와 애증관계를 형성하는 소연역에는 [겨울연가] [지킬앤하이드] 등의 정선아와 [화성에서 꿈꾸다]의 이민아가 활약한다. 산하를 사랑하는 은향역에는 박홍주와 홍승아가 맡았다. 이외에도 윤복희, 이상현, 이정화, 주원성, 조승룡, 김영주, 김준태 등 노련미 넘치는 실력파 배우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드라마로 제작도 결정한 상태. 김희선 등 스타배우들의 캐스팅이 완료돼 브라운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해어화]는 오는 6월 29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초연, 오픈런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2007.06.05 / 조회 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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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넌센스 잼보리]
세상 모든
재미없는 것들은 물러가라
넌센스 잼보리.는 넌센스 시리즈 중에 그 세 번째의 이야기로 신부님도 등장하여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는 2년만에 있는 앵콜 공연이다. 91년 가 시작된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거룩하고 성스러운 이미지의 수녀들이 벌이는 아주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가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끌고 갈 때에도 극에 무리없이 묻어 가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다.
는 , 에 이어 엠네지아 수녀가 컨트리 뮤직 스타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엠네지아는 첫 번째 앨범을 녹음하고, 그 앨범 판촉 여행을 하는 중에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기쁨도 맛보고, 내슈빌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초대받았다는 사실도 듣는다. 내슈빌로 갈 여행경비를 구하기 위해 경매에 들어가고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될 것으로 보이는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기금을 확보한다. 모두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수녀들과 신부님.
의 줄거리는 굉장히 짧다. 출연진은 단 5명뿐. 그러나 그들이 펼치는 쇼는 유쾌하고 재미있다. 윌헬름 수녀에 이태원, 우상민, 엠네지아 수녀에 전수경, 강애심, 로버트 앤 수녀에 김현숙, 최정연, 레오 수녀에 김미혜, 지종은 그리고 버질 신부에 서영주, 김도형. 를 이끌어 가고 있는 멤버들이다. 이 멤버들은 각자 개성이 강하다.
윌헬름 수녀 역을 맡고 있는 이태원은 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역인 명성황후를 맡아 청초히 무대에서 스러져 간다. 그러나 에서는 그녀가 확실히 망가진다. 노래할 때는 노래의 카리스마에 눌려 숨도 못 쉬다가 그녀가 망가지면 너무 망가져서인가 숨이 턱 멎을 정도로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던 끼를 발산하고 있었다.
엠네지아 수녀로 분한 강애심은 그 특유의 웃음과 엠네지아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많은 어필을 하고 있다. 출산드라 김현숙은 로버트 앤 수녀로 분하여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버질 신부로 분한 서영주는 넌센스 에이맨에서 보여주었던 원장수녀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아주 멋지고 핸섬한 신부님의 모습을 열연하고 있다. 그의 여동생 레오 수녀 김미혜도 한 것 어여쁜 수녀를 연기해내고 있었다.
이들 중 이태원은 단연코 무대에서 빛나 보인다. 이태원이 지금까지 해왔던 뮤지컬들은 배우와 배우, 배우와 스텝간의 긴밀한 약속과 호흡으로 맞추어져 있는 작업이었다면 는 그녀뿐만이 아닌 관객들과의 호흡도 맞추어야 하는 것이 난제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걱정도 잠시. 그녀는 무대와 객석을 종횡무진 하면서 그 틀을 깨고 있었다. 뮤지컬 코미디는 그녀에게 항상 무대에서의 긴장감을 주어 그녀가 관객들과의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지는지도 모른다.
그런 반면 김현숙은 출산드라로 알려져서 인지 몰라도 관객들과의 호흡이 잘 맞는 것이 개그콘서트의 도움이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현숙은 예전부터 개그맨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해왔었다. 의 무대에서도 그녀는 우리의 기대를 깨지 않고 있었다. 정확한 대사와 노래, 적당한 에드립 등 그녀는 무대에서 관객들과 함께 즐거운 ‘놀이’를 하는 아이와 같았다. 이런 서로 다른 배우들이 모여 수녀원의 소동을 그려내고 있다.
는 특별한 스토리 없이 배우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작품 중에 하나이다. 그걸 증명하는 것은 독백, 솔로 무대가 5명에게 골고루 배정되어 있는 것이나, 아무리 많이 모여서 합창을 하더라도 5명이라는 점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배우에게 기대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4명의 수녀와 1명의 신부는 한 사람이라도 삐걱거리면 큰 일 나는 구도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믿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의 맛을 볼 수 있다. 는 11월 30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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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11.02 / 조회 1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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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풋루스 >
오늘 밤 떠날거야.
어서 벗어나! 어서 벗어나!
뮤지컬 는 2002년 여름 연강홀에서 국내 초연돼 인기를 모았던 뮤지컬이다. 올 여름 다시 무대에 올랐다. 다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다시 제작된 2005년 이번 공연은 진이한과 김영민 두 배우에게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1998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1984년 개봉했던 영화가 원작이다. 영화에 수록되었던 ‘Footloose’, ‘Let’s Hear It for the Boy’, ‘Holding Out for a Hero’, ‘Almost paradise’ 등의 주제가들이 유명하다. 춤을 사랑하는 주인공인 ‘렌’이 엄마와 이모집이 있는 시골마을로 이사한 후에 마을 목사와 어른들의 갈등을 겪다가 금지되었던 춤과 음악을 다시 찾아 평화로운 마을이 되었다는 줄거리이다.
뮤지컬 에는 배우들의 격렬한 춤으로 속박이 없는 자유로운 춤을 보여준다. 공연이 시작되면 격렬한 락의 비트로 시작을 한다. 렌과 마을 학생들의 격렬한 춤으로 시작되는 는 젊고 경쾌한 모습을 담고 있다. , 등과 같이 춤과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과 춤을 다룬 작품을 좋아하는 팬들은 를 놓칠 수 없을 것이다.
렌을 맡은 진이한은 춤과 노래, 연기로 그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다. 목사의 딸로 나온 서지영도 터프하거나 섹시하거나 어린 모습의 에리엘을 맡아 열연하였다. 렌의 친구 윌라드를 맡고 있는 추상록의 연기와 춤도 볼만 하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의 소재 자체가 진부해 줄거리로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은 다소 약한 점이 있다는 것과 아무리 좋은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하지만 음향으로 인해 연주가 되어 버린 의 반주나 배우들의 목소리를 다 뒤엎어버리는 음향 디자인이나 오퍼레이터의 아쉬움이 많아 1막부터 마지막까지 콘서트를 보고 나온 기분이어서 짜증스러웠을 뿐이다. 는 음악만 들어도 흥겹고 재미있는 뮤지컬이다. 그러나 중간에 스토리가 확실한 뮤지컬이어서 노래와 대사들이 어느 정도는 들려 주어야 하는데 산만하기 이를 데 없다. 또한, 작은 연강홀이 터져 나갈 것 같은 빽빽한 30여명에 다다르는 배우들이 무대에 서 있다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을 또 하나 이야기한다면 대본 각색에 있다. 직역인지 모르겠지만 가사가 잘 안 들려온다. 그러니 무슨 내용의 노래인지 극이 어떻게 전개 되는지 감으로 가는 어려움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런 것들이 보안이 된다면 는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이 뜨거운 여름에 공연장에서 우리 함께 힘껏 박수 치고 춤을 춰보는 것도 더위를 날려 보내는 한가지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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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07.23 / 조회 13,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