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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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현식의 명곡들로 탄생한 뮤지컬 ‘사랑했어요’ 캐스팅 공개
뮤지컬 '사랑했어요'(기획/제작 ㈜호박덩쿨)가 오는 8월 14일(토)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린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음색과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곡들로 큰 사랑을 받으며 대한민국 가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싱어송라이터 故김현식의 명곡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로 뜨겁게 사랑을 노래한 가객(歌客)으로 불리는 김현식만의 섬세한 노랫말과 가슴을 울리는 진한 사랑의 감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여린 감성을 지닌 고독한 싱어송라이터로 50대 후반의 성공한 대한민국의 가수 현재 이준혁 역으로는 조장혁, 정세훈, 성기윤이 출연한다. 호소력 짙은 보이스와 폭발적 가창력으로 사랑받고 있는 가수 조장혁이 처음 뮤지컬에 도전하여 대중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최초로 팝페라 단독 콘서트를 진행한 팝페라 가수 정세훈이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이후 '사랑했어요'를 통해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세대 뮤지컬 배우로 '맘마미아!', '시카고', '아이다'뿐만 아니라 연극,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성기윤이 출연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며 무게감을 더한다.
음악이 세상의 전부인 아웃사이더로 현재 준혁의 젊은 시절을 보여주는 과거 이준혁 역에는 고유진, 홍경인, 김용진이 캐스팅되었다. 락발라드 가수이자 밴드 플라워 보컬인 고유진은 남다른 가창력과 감성을 더해 故김현식의 노래를 아름답게 들려줄 것으로 기대되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영화, 드라마,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홍경인은 연기력뿐만 아닌 뛰어난 가창력을 소유한 배우로써 ‘이준혁’을 통해 그만의 저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허스키한 보이스 톤으로 '불후의 명곡', '보이스킹' 등 국내 음악 방송 프로그램을 섭렵한 실력파 가수 김용진이 처음 뮤지컬에 도전한다.
준혁의 절친한 동생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경영학도이자 영혼을 사로잡는 사랑 앞에 인생의 모든 걸 거는 윤기철 역는 세븐, 강승식(빅톤), 박정혁, 선율(업텐션)이 맡았다. 먼저 뮤지컬 '엘리자벳', '도그파이트'를 통해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세븐이 사랑에 직진하는 기철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설렘을 전할 예정이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이돌 그룹 빅톤의 메인 보컬이자 뮤지컬 데뷔작인 '온에어-비밀계약'을 통해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강승식이 함께한다.
또한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을 통해 데뷔하여 단숨에 뮤지컬계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정혁이 순수한 모습의 기철로 분하며, 파워풀한 안무와 비글미 넘치는 매력으로 팬심을 사로잡고 있는 아이돌 그룹 업텐션에서 극강의 미성으로 극찬 받고 있는 메인 보컬 선율이 첫 뮤지컬에 도전하여 풋풋한 매력을 선보인다.
감정 표현에 솔직하며 사랑을 위해 직진하는 김은주 역에는 신고은, 박규리, 임나영이 캐스팅 되었다. 지난 시즌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은주와의 100% 싱크로율로 호평 받았던 신고은이 이번에 다시 합류한다. 또한 뛰어난 가창력뿐만 아니라 팔색조의 매력으로 배우와 큐레이터까지 다방면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박규리가 10년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오며, 엠넷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된 그룹 I.O.I의 리더이자 인형 같은 외모의 소유자로 단아한 매력을 뽐내는 임나영이 드라마, 영화에 이어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또다른 변신에 도전한다.
비엔나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다 준혁을 만나 그의 매니저가 되는 안호준 역에는 다수의 방송에서 활동하고 있는 위양호와 고혜성이 캐스팅되었으며, 비엔나에서 하숙집과 카페를 운영하다 훗날 준혁의 코디가 되는 최미애 역에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는 성은, 김미려, 김나희가 낙점되었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서로 사랑하지만 다른 공간 속에서 이뤄질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통해 연인의 사랑,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까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보여주며 이 시대에 저마다의 사랑과 아픔을 간직한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다시 돌아오는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사랑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비처럼 음악처럼’을 비롯해 이번 재연 공연에 추가된 ‘내 사랑 내 곁에’까지 감성적인 멜로디와 아름다운 가사말로 대중을 사로잡은 김현식의 명곡들과 현대적 감각에 맞춰 각색된 대본, 크리에이티브팀의 협업으로 완성도 높은 공연을 준비 중이다.
뮤지컬 '사랑했어요' 는 8월 14일(토)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하며, 오는 7월 6일(화) 오후 2시에 인터파크 티켓 등에서 1차 티켓오픈을 진행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각 배우 소속사 제공
2021.06.29 / 조회 7,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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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스타 홍경인 컴백…뮤지컬 ‘죽일테면 죽여봐’
뮤지컬 ‘죽일테면 죽여봐’에서 주역을 맡은 홍경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죽일테면 죽여봐’가 무려 24년만에 돌아온다. 1993년 봄 서울대 경영대 연극회 정기공연에서 초연했다. 당시 서울대 총연극회, 서울대 민요동아리 아리랑, 한양대 연극동아리, 서울대 의대 연극회 등이 함께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 ‘죽일테면 죽여봐’에는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비록 아프고 절망적이더라도 따스한 위트와 해학으로 재기발랄한 위로를 던진다. 1990년대 영화와 드라마, 예능, 가수로 맹활약했던 배우 ‘홍경인’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1992년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995년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1997년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등으로 흥행보증 스타덤에 올랐던 그다. 군복무와 결혼으로 잠시 공백기를 가졌다가 최근 뮤지컬과 드라마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재식, 김철무, 김고운, 장윤호 등 굵직한 연기파 배우들이 열연한다.‘죽일테면 죽여봐’의 원작자는 건국대의학전문대학원 하지현 교수다.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한 그는 최근 출간되어 화제를 몰고 있는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를 비롯해 ‘정신의학의 탄생’, ‘공부중독’ 등을 썼다. 사회와 개인의 욕망과 상처, 치유라는 진중한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24년 만에 다시 만들어지는 작품의 극본에도 참해 구성의 완성도와 신뢰도를 높였다.이 작품의 제작사 에그플랜트는 ‘서른즈음에’의 작곡가 ‘강승원’, 시간여행 걸그룹 ‘바버렛츠’, 그룹 동물원의 ‘김창기’ 등의 아티스트를 자랑하는 글로벌 음악콘텐츠 기업이다. 2014년 설립되어 바버렛츠의 활발한 국내외 공연을 비롯해 동물원 출신의 김창기의 ‘평범한 남자의 유치한 노래’ 앨범,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 등을 제작해왔다.뮤지컬 ‘죽일테면 죽여봐’는 오는 5월 18일부터 6월 25일까지 서울 성동구 행당동 소월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07 / 조회 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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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웨스트> 앵콜 무대의 새로운 얼굴들
2010년 11월부터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연극 가 새로운 캐스트와 함께 앵콜 공연을 시작했다.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진 두 형제가 그간 품어왔던 서로를 향한 이상과 현실의 갈등을 한 집 안에서 부딪혀 내는 이 작품은 오만석, 조정석, 배성우 등이 형과 동생으로 출연해 왔다. 앵콜 공연에는 사막에서 살다 온 거친 형 리 역에 이건명이, 아이비리그 출신 엘리트 시나리오 작가 동생 오스틴 역에 정동화와 이은형이 새롭게 합류한다. 지난 9일 연습 공개 후 이건명은 “무대 위에서 익숙함을 보이는 기존 배우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래서 나의 오스틴은 신선함과 울퉁불퉁한 거친 모습이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09년 이후 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그는 “그간 많이 보여줬던 부드러운 모습과는 달리 나의 양면성을 꺼내줘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며 웃는 모습이었다. “많은 양의 대사 암기에 압박이 컸다”는 정동화의 소감과 “연기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지 않아 아직도 연출님의 애를 태우고 있지만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첫 연극 무대에 나서는 이은형의 각오도 이어졌다. 유연수 연출이 “배우들의 힘이 100%”라고 설명한 연극 는 오는 5월 1일까지 컬쳐스페이스nu에서 계속된다.연극 연습 장면형제_드디어 마주하다(이건명, 정동화)역전된 상황?사울키머(임진순)의 폭탄발언"첫 연극이에요"(오스틴 역의 이은형)"진짜 서부는 어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3.11 / 조회 12,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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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도 트위터 바람!
공연계에도 트위터 바람이 불고 있다. 공연의 공식 트위터 오픈은 트렌드가 된 지 오래, 최근에는 팬미팅, 시사회까지 트위터를 이용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9일에는 연극 ‘트루웨스트’가 무대가 좋다 공식 트위터 팔로워를 대상으로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핸드폰을 사용해 연습 장면을 트위터에 생생하게 전했다. 또한 지난 2월 16일에는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가 연극 최초 트위터 시사회를 개최하며 관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폈다. 관객들은 공연계의 트위터 활용을 반기는 분위기다. 캐스팅 일정, 작품 내용, 후기 등 공연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고 다양한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객들은 다양한 관객, 공연 관계자들과 의사소통도 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도 얻는다. 공연 관계자들에게도 트위터는 효자다. 대중과의 소통이 절대적인 공연 마케팅에서 파급력과 신속함을 가지고 있는 트위터는 다양한 홍보 효과를 가져 오고 있다. (주)악어컴퍼니 관계자는 “트위터는 단시간 내에 파급효과가 나타난다. 관객과 쉽고 빠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이제 트위터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공연을 알리는 것은 일반적이다”라고 전했다. 배우들이 개인 트위터를 오픈해 친밀도를 높이는 팬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창작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최성원, 박세웅, 임종완 등 모든 배우가 개인 트위터를 열어 1:1 관객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배우들의 트위터에서는 백스테이지 모습 등을 볼 수 있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때에 따라 공연 초대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도 한다. 이러한 트위터 활용은 관객뿐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뮤지컬 배우 최현지는 “예전에는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관객들이 트위터에 찾아와 칭찬도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신다”라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를 활용한 공연계 마케팅 역시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어떤 트위터 이벤트가 관객들을 즐겁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3.10 / 조회 6,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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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웨스트> 이건명, 정동화, 이은형 합류
무대가좋다’ 네 번째 작품 연극 가 앵콜 연장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이건명, 정동화, 이은형이 새롭게 합류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형제의 이야기가 거침없는 대사와 리얼한 액션으로 펼쳐지는 연극. 오만석, 조정석, 배성우 등 실력 있는 배우들이 열연해 인기를 얻었다. 지난 해 에 출연한 이건명은 에서 오만석, 배성우와 함게 터프남 ‘리’로 분하고 모범생 동생 ‘오스틴’ 역에는 조정석과 함께 정동화, 이은형이 나누어 연기한다.는 오는 5월까지 컬쳐스페이스엔유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1.02.21 / 조회 1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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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74] 사막에서 자신을 노려보다, 연극 ‘트루웨스트’
어떠한 상징이나 왜곡 없이 사실적 소품들로만 표현된 평범한 가정집 무대는, 그러나 ‘진짜 서부’의 풍경을 담고 있다. 카우보이모자의 사내와 씬 전체를 아우르는 모래의 버석거림, 메마른 냄새, 영원한 미개척지의 꿈을 상기시키는 서부. 연극 ‘트루웨스트’에는 사막 한 가운데서 극에 달한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서로를 노려보는 두 남자, 혹은 한 인간의 두 자아가 있다. 연극의 실질적 공간은 알래스카로 휴가를 떠난 어머니의 빈 집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부재하는, 즉 가족으로서의 긍정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이곳에 시나리오작가 동생 오스틴과 사막을 떠돌다 온 형 리가 있다. 이미 갈등은 시작됐다. 상세하게 묘사된 두 형제의 외형적 이미지 대립은 차이에 따른 갈등을 예고하는 동시에 화해의 가능성을 차단시킨다. 반듯한 셔츠와 단정한 머리, 타자기 앞에 앉아있는 세상 모두에게 어울릴법한 뿔테안경을 쓴 오스틴은 애써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낡고 너저분한 옷과 헝클어진 머리에 지겹도록 손에서 술을 놓지 않는 형 리는 산만하도록 주위를 뱅뱅 돌 뿐이다. 이들은 끊임없이 대화하지만 형제적 소통과는 거리가 멀고, 그 속에 내재돼 있는 폭력성과 어긋나는 대화의 목적지는 오히려 유머가 된다. 도대체가 물질적, 감정적 이익도 없이 소모적이기만 한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대립되는 것은 두 남자의 성격뿐 아니라 문명사회와 자유로운 사막의 삶이다. 당신이 꿈꾸는 그곳 서부,갇힌 공간에 서서 광야를 달릴 수 있는 두 남자의 힘 리는 오스틴과 공동 작업을 해오던 영화 프로듀서 사울을 만나고, 구체화되지 않은 서부극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리는 골프내기에서 사울을 이겨 자신의 시나리오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과격한 리와 그의 충동적 폭력을 피하기에 급급했던 오스틴의 상황은 여기서부터 전복된다. 형의 시나리오 작업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자신의 프로젝트를 멈추게 된 오스틴은 혼란에 빠진다. 남의 집 ‘창문을 깨고 들어가 대문으로 나오는’ 형 리는 맞춤법도 모른 채 시나리오를 완성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쟤네들(이야기 속 인물들) 말 좀 하게 해달라’고 애원한다. ‘토스터 훔치러 갔다가 도시락 놔두고 올’ 새가슴 오스틴은 샴페인에 취해 이 기막힌 상황을 견딘다. 물건을 ‘잘’ 훔쳐오는 형처럼 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토스터기를 가져와 일렬로 세워놓는 오스틴은 점점 몰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둘의 역할교대는 예상했듯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오스틴은 형과 함께 사막으로 떠나길 원한다. 공존할 수 없는 형제의 두 이상은 그들이 결국 같은 딜레마에 빠져있음을 알린다. 자신의 삶이 상대보다 우월한 듯 과시하지만 실은 자신과 다른 상대의 생활을 상상하며 살아왔다. 연극은 형과 동생, 부와 가난, 사막과 도시, 환상과 현실 등 대립적 요소들로 가득하다. 이 구조는 두 형제의 대결이 아닌, 한 인간의 이중적 자아간의 갈등과도 관련돼 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오스틴과 이곳에서 살 수 없어 사막에 가야했던 리의 고백처럼 이상으로 존재하는 두 세계는 완벽하지 않다. 이 꿈은 오스틴과 리가 함께 써내려가는 서부극을 통해 상징화된다. 허구로 판단됐던 서부의 이미지가 부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목격한 오스틴은 사막으로 가기 위해 형의 서부이야기를 타이핑한다. 서부는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광활한 대지인가, 아니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가. 이미 공간은 리가 상상하는 환상의 서부가 점령하고 있다. 두 남자는 추격을 반복하며 광야를 달리지만, 서부극이 마무리되지 못하는 것처럼 현실도피적인 이 발상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오지 못한다. 서부는 두 개의 가치가, 혹은 한 개인의 내부가 끊임없이 갈등하며 자신을 들여다보는 장소다. 형과 동생의 극적 대립은 배우 배성우와 조정석의 연기로 놀랄만한 생명력을 얻는다. 두 배우는 탄탄한 원작의 초석위에 그들이 지을 수 있는 최상의 이야기를 건설하므로 연극을 완성시켰다. 변하지 않는 무대 공간은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암전으로 시간을 전환시키며 심플한 조명으로 외적, 내적 심리상태를 표현한다. 사막의 분위기가 조성된 마지막 장면에서 두 형제는 서로를 노려본다. 죽은 줄 알았던 리가 벌떡 일어나는 것처럼 쉽게 포기되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자신과의 싸움이 다시, 어쩌면 ‘제대로’ 시작됐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14 / 조회 6,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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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이율, 강동호와 함께하는 “아듀~2010 맥주파티”
제대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 취중진담의 속설을 믿으며 이율, 강동호가 팬들과 만났다. 떠나가는 해를 부여잡을 수는 없지만, 맥주가 가득 찬 잔을 부여잡으며 새해 맞이를 각오하는 연말 맥주 파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아쉬움에 질척이던 그 현장을 공개한다. @ 맨 정신은 어색해요. @플디팬미팅 최초로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통성명을 하기도 전에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유는? ‘취하면 누가 어떻게 변신할지 모르기 때문’. 불타는 고구마나 창백한 유령의 모습으로 변하기 전의 ‘온전한 모습’을 모두가 남기고 싶지 않은가. 허나 모습은 온전한데, 이 어색한 포오즈-는 어찌할꼬. 현재 에서 잘나가는 헐리우드 작가 오스틴 역으로 분하고 있는 두 사람, 이율, 강동호. “이 아이(강동호)를 너무 좋아하게 됐어요. 바르지, 자신을 낮추는 속이 꽉 찬 진국이에요. 다른 사람에게 절대 피해 주지 않으려는 점이 꼭 오스틴을 닮았어요.”(이율) “아이, 형, 좀 더(웃음). 형은 뚜렷한 주관이 있는, 그래, 쾌남이에요!”(강동호) @ 짠! 하니 부끄러움 어디 갔소? @역시 알코올의 힘은 강했다. ‘반갑습니다’로 시작된 짠, 한 잔이 ‘위하여’와 ‘다시 한번’으로 이어지자 어색함의 분위기는 금새 증발해 버린다. “소주는 없나요?”라는 이율의 한 마디에 분위기는 곧이어 본론으로 진입했다. 이율이 풀어놓는 에피소드 하나. “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삭발사건 아세요? 충무아트홀 연습실에서 24시간 연습하고, 밤에 불 꺼 놓고 경비 아저씨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다시 몰래 불 켜고 연습하곤 했거든요. 너무 힘들고 잘 안 풀리고, 그 때 전 정말 처음이었잖아요. 너무 괴로워서 어느 날 삭발을 하고 나타났어요. 다들 난리가 났죠. 분장팀에서도 어떻게 하냐고 그러고. 배우가 그러면 정말 안 되는데. 많이 힘들었거든요. 여러가지로 는 정말 제게 중요한 작품이에요.”강동호가 풀어놓는 에피소드 둘. “ 포스터 보셨어요? 아우, 부끄러워(웃음). 사진 콤플렉스가 있는데, 그 사진 찍을 땐 제가 정말 귀족 같이 나올 줄 알았어요.(웃음) 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초연에 출연한 첫 작품이거든요.” 강동호가 풀어놓는 에피소드 셋. “저 유노랑 친해요.(일동 웃음) 지방 공연 때 끝나고 주차장에 있었는데, 유노 팬분들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공연 잘 봤어요?”라고 말을 걸었는데 그런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졌나봐요. ‘쪽 키스’도 날렸더니 꺄악 하시고.(웃음) 그 분들 중 다섯 분이 제 팬 카페에 가입하셨더라고요.(웃음)” 이율이 풀어 놓는 ‘손금카페’ 이율이 손금을 잘 본다는 정보가 새어 나가자, 말릴 틈도 없이 몰려든 손금 의뢰들. “너무 많이 보면 기가 빠지는데, 내일 공연 있는데.” 하면서도 결국 참석자 모두의 손금을 봐주게 되었다. “누군 봐 주고 누군 안 봐주면 안되잖아요. 어? 오래 사시겠네! (웃음)” @ 선물은 팬들의 몫! @를 일곱 번, 를 세 번이나 관람하며 이율의 팬을 자처하는 이은경씨, 를 본 이후 강동호의 팬이 되었다는 윤소라씨, 팬미팅 신청을 한 날이 생일이었는데 함께 참가하게 되어서 무척 기쁘다는 박선희씨 등 참가자 12명을 위해 이율, 강동호가 핸드크림 선물을 준비했다. “선물! 선물!”을 외치며 환호하는 무리들 틈에 가장 쑥스러워 하는 사람은 바로 이율과 강동호. 정해진 시간이 무색하게 끝날 줄 모르던 이들의 만남에는 배우와 팬이 아닌 동네 오빠, 옆집 동생들이 함께 할 뿐이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1.03 / 조회 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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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웨스트> 진짜 서부로 갈 수 없는 걸 안다.
서양에서 ‘서부(west)’만큼 강렬하고 뚜렷한 의미를 가진 단어도 드물 것이다. 미개척지, 황량함, 사막. 그리고 도시화, 자유, 활기. 이처럼 상반된 의미들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 하지만 이 모든 상징들은 ‘이상향’이라는 공통된 뿌리를 가지고 있다. 지금의 내가 아닌 나, 지금 서 있는 곳이 아닌 곳, 그리하여 계속 꿈꾸게 되는 그곳, 서쪽. 아이비리그 졸업 후 잘나가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동생 오스틴(조정석 분)과 정처 없이 떠돌다 최근 사막에서 몇 개월을 보내고 온 거친 형 리(오만석 분). 연극 역시 현실이 아닌 그 어떤 ‘서쪽’을 탐하는 형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알래스카로 휴가를 떠난 어머니를 대신해 화초에 물도 주며 집을 봐 주러 온 오스틴과, 떨어져 지내는 아버지를 만나고 어머니 집에 들른 형은 5년 만에 마주한다. 반가움이나 어색함은 필요 없다. 영화 제작자 사울 키머(임진순 분)가 오랜 시간 이야기 해온 오스틴 시나리오의 영화 작업 대신 형 리가 체험한 서부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자, 머리부터 발 끝까지 너무나도 다른 형제는 그간 억눌러왔던 본심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단정한 셔츠에 조끼, 안경. 목이 늘어진 티셔츠에 빛 바랜 청바지. 외형에서부터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상반된 두 인물의 대립, 충돌, 상황의 전복은 익숙한 설정이다. 하지만 의 내공은 이러한 ‘단순한’ 설정을 바탕으로 짙고 강렬한 이야기를 표현해 내는 데 있다. 작가 샘 셰퍼드는 회복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 황량하고 잔혹한 가족사에 자주 조명을 비췄다. 를 비롯, 가정 비극 3부작으로 이야기하는 , 등에서 가정은 명명할 수 없는 저주 속에 휩싸이며, 가족들은 결코 회복되지 않는 그들의 관계 속에서 몸부림 친다. 극 중반쯤에 이르러 의자에 앉아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는 리와, 술에 취해 소파에 누워 있는 오스틴의 모습은 서로의 모습을 탐했던 숨겨왔던 두 사람의 본능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오가는 괴성, 발 디딜 틈 없이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집안의 광경은 현실 속에 꾹꾹 눌러 왔던 서부를 향해 고삐를 풀고 내달리는 이들의 모습과 같다. 하지만 욕망은 해소될 수 없다. 유령처럼 나타나 건조한 말들도 두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인 어머니와, 치아가 하나도 없는 텅 빈 입을 우물거리며 여전히 황량한 어딘가에서 술병만 기울일 아버지는 이미 두 형제의 탯줄에 원죄의 유전자를 새겨 넣었다. 무엇보다 뿌듯한 것은 배우의 결을 하나씩 새겨가고 있는 조정석의 모습이다. 고요히 안으로 꾹꾹 담아 더 큰 에너지를 표현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객석에 전해진다. 뮤지컬 이후 발랄하고 활기찬 청춘의 이미지에서 나아가 배우의 결을 하나씩 새겨가고 있는 그의 모습에 또 다른 기대를 실어 본다. 앞에 붙는 ‘블랙코미디’의 타이틀은 오만석이 책임진다. 공연 내내 쉴 새 없이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외쳐대는 고함은 그간의 오만석에서 벗어나도 한참은 벗어난 모습이다. 살을 찌워 퉁퉁해진 몸으로 극의 흐름을 타며 중심과 빈틈을 정확하게 찌르고 빠진다. 대학노트를 들고 캠퍼스를 거닐던 동생을 그려왔던 형, 모험이 있는 어딘가에 있을 형의 모습을 상상했던 동생의 한판 난투극에서 쉼 없이 웃음이 터져 나오지만, 거실 깊숙하게 깔려 오는 어두운 노을처럼 끝이 먹먹하다. 쓰러졌던 두 사람이 다시 일어난다. 끝이 아닌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12.10 / 조회 1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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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너무 달라”, 연극 <트루웨스트>
물고, 잡아 당기고, 밀치고, 던지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으로 꼽히는 “싸움구경”을 원 없이 할 수 있는 연극 가 지난 11월 26일, 무대에 올랐다. 성공한 패밀리맨과 방랑자의 삶을 살아온 두 형제의 코믹한 대결속에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여실히 밝혀내는 는 등에 이은 ‘무대가 좋다’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뮤지컬, 연극, 드라마를 넘나드는 실력파 배우들이 뭉친 에서 오만석, 배성우, 홍경인, 조정석, 김동호, 이율 등 “달라도 너무 다른”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 뭉친 이번 공연에서는 4인 4색의 형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자유분방하고 불규칙적인 삶을 사는 형 리 역할을 위해 7kg의 체중을 늘렸다는 오만석은 지난 2일 열린 프레스콜을 통해, “에이스로 꼽는 페어는 ‘배성우-홍경인’ 커플이다, 두 사람의 공연에서는 묵직한 연륜의 힘을 맛볼 수 있고, 김동호, 이율 배우의 공연에서는 젊은 패기, 비주얼의 만족감을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정석과 저의 공연은 웃음을 주는 커플로, 조금은 상업적인 팀(웃음)” 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동호, 김태향절대비율, 이율'연기의 달인형제'배성우, 홍경인형은 정말 이상해!내 이야기를 써주는거야?"나 집중 좀 하자!", 오만석, 조정석난 형이 좋아~'석브라더스'뒤바뀐 형제우리가 왜 형제인걸까?!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 이야기, 연극 는 2011년 2월 7일까지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0.12.03 / 조회 14,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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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서부를 향해 끊임없이 달리는 사나이, 조정석
10개월 만이다. 데뷔 후 가장 오래 무대를 비운 거라는 그는, “무대는 절대, 절대, 저얼대 놓치고 싶지 않은, 희열을 느끼는, 그런 게 있다. 지금도 연습하면서 공연할 걸 생각하면 막 흥분이 된다”며 소회를 털어놓았다. 작고 흰 얼굴에 커다란 눈망울, 입술을 고이 열고 문장을 꾹꾹 눌러 담아 막힘 없이 이야기하는 조정석의 얼굴엔 점점 배우의 이름으로 여러가지 결이 새겨지고 있는 중이었다. 섭섭 시원한, 보랏빛 봄날의 모리츠 지난 10월에 열린 한 뮤지컬 시상식장에서 오랜만에 무대 위에 선 그를 보았다. 시상자로 연단에 서자마자 지난 해 이 자리에서 팬클럽 이름을 말해주지 못했다며 뒤늦게 애프터서비스로 ‘땡스 투 팬클럽’을 말하던 그의 개구진 모습, 경쾌한 표정과 시원한 가창력으로 무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누가 받을 것인가, 우린 아닐 거야, 왜냐면 이미 받았으니까”라고 노래하는 그를 보며 ‘조정석이 돌아왔다’를 외치는 이 많았을 것이다. “무대 생각이 굴뚝 같았는데, 드라마를 찍고 있었으니까요. 아쉽기도 하고 원했던 휴식은 아니었지만,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 설레임을 많이 생각했어요.” 뮤지컬 무대를 꿈꾸는 젊은 대학생들의 열정을 담은 드라마(왓츠업)에서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태어났음을 결코 의심하지 않고 준비해온 집념의 사나이’ 김병건 역을 맡은 그는 이번이 무대를 벗어난 첫 번째 작품이다. “참 걱정이 앞서요. 과연 화면에서는 내가 어떻게 나올까, 이런 걸 많이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치만 캐릭터도 재밌고, 촬영도 정말 재밌게 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시는데, 너무 그러진 말아주셨으면.(웃음) 기대감이 없어야 볼 때 더 재밌게 느껴지잖아요.” 드라마든, 공연이든, 조정석 차기작의 기대감을 더욱 배가시킨 것은 뜨거웠던 지난 해, 뮤지컬 의 모리츠 때문일 것이다.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어요. 근데 은 진짜로, 너무 좋았어요, 진짜 너무. 작품 하면서 되게 행복하고 무언가에 더 깊이 있게 몰두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좋은 사람도 얻고, 또 좋은 일도 있었고요. 저한테는 정말 소중한 작품으로 남겨져 있죠.” 신체적인 변화, 성적의 압박 등 혼란스러운 10대 사춘기 모리츠를 연기하기 위해 그 어떤 때 보다 많은 사투를 벌여야 했던 조정석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 많을 것이다. “모리츠가 되고 싶어 안달복달했던 6개월로 기억이 나요. 지금도 생생한데, 진짜 안달복달이 맞는 것 같아요. 단 한번 만이라도 모리츠라는 인물이 되어 봐야지, 하는 생각. 그러기 위한 발악? 행복했던 적도 있지만, 되게 힘들었던 기억도 많아요. 장기공연이기도 했고, 집에 돌아갈 때도 많이 슬퍼서, 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할 때가 몇 번 있기도 했고. 끝나고 나니 아쉬움보다는 후련함이 더 큰 것 같네요.(웃음)” 내년 다시 공연 예정인 을 두고 “이번엔 멜키어 어떨까요?”라며 넌지시 물으니 “되게 해 보고 싶은 배역이었어요. 얼마나 매력적이에요”라며 확답은 피하고 미련은 남겨둔다. 말 없이 함께 크게 웃는다. 황량한 바람이 부는 그곳, 서부로 올 1월까지 이어졌던 을 제외한다면, 연극 는 2010년 조정석에게 첫 무대작이다. 공연장의 허공을 찌르는 시원한 가창력과 날렵한 몸놀림으로 뮤지컬을 통해 큰 박수를 받아왔던 그이기에 “왜 오랜만의 작품이 연극이냐”는 질문을 여기저기에서 받는단다. “저는 뮤지컬 배우이기 이전에 배우거든요. 뮤지컬, 연극, 영화, 드라마, 다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게 밑바탕에 깔려 있는 제 생각이에요. 전 그냥 공연쟁이일 뿐이죠. 도 여러가지 상황이 맞아서 하게 됐어요. 좋은 사람들과 같이 한다는 것도 행복한 거고, 연습할수록 작품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고요.” 미국의 배우이자 극작가인 샘 셰퍼트의 는 황량한 서부에서 온 거친 형 ‘리’와 명문대 졸업 후 헐리우드에서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로 살아가는 동생 ‘오스틴’의 충돌을 담고 있다. 오스틴 역의 조정석은 리 역의 오만석과 같은 무대에서 처음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나 에서 만석이 형과 같은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함께 무대에 서 본 적은 없어요. 이 작품에 대해 먼저 언질을 줬던 사람도 만석이 형이에요. 인간 대 인간으로 얘기할 때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형과는 너무나 소통이 잘 되니까, 그런 부분이 정말 좋아요.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면서 좋은 걸 찾아내기도 하고요.” 카우보이, 황량한 사막, 거친 모래바람, 도시와 거리감을 가진 서부, 그리고 헐리우드와 시나리오 작가 등 는 작품의 제목에서부터 그 안의 소재들까지 미국 안에서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왜, 지금, 한국에서 일까. “워낙 미국색이 강해서 그걸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하죠. 저희에겐 각색이 정답인 것 같아요. 원본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편하게 들리고 또 이해할 수 있게끔 꽤 많은 작업을 했고, 만석이 형이 그쪽으로도 엄청난 분석력과 이해력으로 공을 세우고 있어요. 이 작품은 두 가지의 자아를 담고 있거든요. 그 두 자아가 명확히 나뉘는 게 아니라, 이 안에 많은 게 있고, 또 다른 것에도 많은 모습들이 있고. 사회,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형 안의 내 모습, 내 안의 형의 모습, 그것들이 뒤바뀌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고,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내 안에 깔려있는 어둠, 그래서 더 좋다 중학생 때까지는 “공부 잘했다고 말할 수 있다”지만, 고등학교 입학 후 시작된 방황, 클래식 기타를 전공으로 음대에 입학하겠다는 꿈은 연이은 대학 낙방을 가져다 주었다. 삼수 끝에 입학한 서울예대 연극과에서 드디어 알아차린 자신의 꿈과 재능을 피우기 위해 그는 ‘치열하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2004년 방송된 ‘현장르포 제3지대-34인의 도전! 일본 뮤지컬 속으로’에서는 일본 극단 사계에서 배우 훈련 및 오디션을 치르는 열정의 젊은이들 중 한 명으로 대학 재학시절의 조정석을 만날 수도 있다. “우와, 그 프로그램에서 절 알아보셨어요? 정말 대학생 때는 치열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되게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것들도 대부분 예체능 계열이더라고요. 기타 치고 운동(태권도)도 자연스럽게 접했던 건데 지금 보면 배우로 활동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2004년 으로 데뷔 후 등의 작품을 통해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주로 선사해 온 그는 무대 위와 아래에서의 모습이 사뭇 다른 배우들 중 한 명으로 꼽을 수도 있겠다. 차분한 가짐, 사고보다 결코 앞서 나가지 않는 말은 그간 그가 얼마나 무대 위에서 변신을 잘 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 연습하면서 오스틴에게서 제 모습을 굉장히 많이 느껴요. 남들이 생각하는 나는 되게 밝고,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밑바탕에는 좀 어두운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집안 환경도 그렇고. 그런 제 안에 돌아가신 아빠의 모습이 있어요. 그 모습이 나오니까 깜짝깜짝 놀라는 거죠. 형이 “너 꼭 아버지 같이 이야기 한다”고 말하면 제가 “우리는 다 똑같아”라는 대사가 있거든요. 정말 중요한 부분이에요.” 티 없는 맑음이 아니라, 먹구름과 비, 그것이 지난 후에 더욱 환한 햇살을 기대할 수 있는 조정석이기에 “그래서 배우로서 더 많은 걸 표현할 수 있는 재료가 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제 목표는 무대 위에 서 있는 나를 사람들이 ‘조정석’으로 안 보게 하는 것이거든요”라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스틴은 서부로 가길 꿈꾸지만, 결국 그렇게 못하고 이상향으로 남아 있죠. 제게 서부란… 사랑이요. 사랑의 부재가 불행의 근본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소신을 버리고 사랑에 목매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내가 행복해지려면 진짜 사랑이 필요하고, 그 사랑에 목을 매어보고 싶기도 한 거죠. 저는 행복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제게 서부는 사랑인 것 같아요.” 부와 명예에 대한 욕구도 크지 않아, 그저 “한번 뿐인 인생 정말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싶다”고 하는 조정석은 서부로 향해 가는 쉽지 않은 발걸음에 더욱 힘을 싣고 나아갈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 하겠다”는 영화를 비롯, 배우의 이름으로 세상의 무대를 누비는 그의 모습을 그려보는 건 참 유쾌하고 뿌듯한 상상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악어컴퍼니 제공
2010.11.15 / 조회 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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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웨스트> “서로 다른 두 형제, 이들의 숨겨진 갈망은?"
‘무대가 좋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연극 의 제작발표회가 지난 9일 대학로에서 열렸다. 는 배우이자 극작가인 미국의 샘 셰퍼드의 작품으로 ‘굶주린 층의 저주’, ‘매장된 아이’와 함께 가정비극 3부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황량한 서부, 파괴된 가정 등의 이미지가 작품을 지배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5년 만에 집에 돌아온 형 ‘리’와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 동생 ‘오스틴’의 빈틈 없이 치고 받는 미묘한 대결이 일품인 이 작품에서 오만석, 배성우, 김태향이 형으로, 홍경인, 조정석, 이율, 김동호가 동생으로 나선다. 서부에서 온 형 '리' 역의 배성우, 오만석, 김태향(위 부터)리 역과 함께 각색 작업에도 큰 부분을 담당해다는 오만석은 “거친 리와 이성적인 오스틴이 보이는 것과 달리 내면의 인간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 그 과정이 관건”이라고 말하며 “서로 다르지 않음에서 출발하는 인간의 이중성, 그 내면을 읽게 되었을 때 얻어지는 감동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2008년 연극 이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홍경인은 “이 작품을 넘어가면 한 단계 더 나아질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 놓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다”면서 “오스틴의 극단성이 어렵고도 재밌지만 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일 듯 하다”고 했다.엘리트 헐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동생 오스티 역의홍경인, 조정석, 이율형제의 엄마와 헐리우드 프로듀서 사울키머 역의 임진순지난 10월 초 의 서울 공연을 마친 배성우는 “남자만 나오는 연극은 처음이라 굉장히 힘들다”며 “엠티는 절대 가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낳기도 했다. 극단 차이무의 배우이자 그간 등의 작품을 맡기도 한 유연수 연출은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 속에서 소외된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말도 빼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연극 는 새로 개관하는 컬쳐스페이스nu에서 오는 11월 26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0.11.12 / 조회 1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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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나문희, 조재현 등 연극열전2 하반기 채운다
스타 캐스팅으로 연이은 화제를 낳고 있는 연극열전 2가 하반기 공연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쟁쟁한 배우들이 무대를 채울 전망이다. 8월부터 시작될 하반기 연극열전2의 첫 작품은 현재 대학로에서 인기리에 장기공연 중인 의 작가 닐 라뷰트의 한국 초연작 . 사랑과 예술, 남녀관계의 일상적인 로맨스의 경계를 허무는 이 작품에서는 브라운관에서 익숙했던 배우 유선을 비롯해 전혜진, 전병욱 등의 배우들이 등장한다. 또한 8월 말 오픈 예정인 연극열전 8번째 작품, 마샤 노먼 작 에서는 오랜만에 무대 위로 복귀하는 나문희와 연극배우 손숙, 황정민, 서주희 등 탄탄한 여배우들의 꽉 짜인 연기가 기대되고 있다.이밖에 국내 창작극인 에는 연극열전2의 프로그래머로 왕성히 활동 중인 조재현이 직접 출연하며 안석환, 이한휘 등이 가세해 남자배우들의 열전을 준비 중이다. 더하여 일본 작가 미타니 코우키 작의 에는 문성근과 스크린과 무대를 종횡무진 하는 황정민이 오랜만의 대학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07.21 / 조회 36,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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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2의 프로그래머, 조재현
작년 말 을 시작으로 현재 공연 중인 에 이르기까지, 1년간 총 11편의 작품을 선보이는 연극열전2는 여섯 번째 작품의 막을 올리며 프로젝트 중반부를 넘어섰다. 시작 전부터 말도 많고 사람도 많고 화제도 많았던 연극열전2의 중간 결산,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로 나선 조재현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80% 만족, 그러나 평균 90%를 넘나드는 객석 점유율, 200석도 안 되는 소극장을 찾은 10만 명이 넘는 관객.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수 많은 연극들이 극장 대관료 조차 감당하기 힘든 현실에 비하자면, 연극열전2는 흥행 면에서 단연 성공적이다. “외형적인 것이나 홍보, 마케팅 면에서는 80%정도 만족을 합니다. 하지만 좀 내적인 문제들, 연극열전이 보여주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많은 보완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높은 지명도를 갖고 있는 스타 배우와 연출 등이 포진한 연극열전2의 라인업을 두고 스타 마케팅과 지나친 상업성 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조재현이 모를 리 없었다. “다행인 것은, 보완하고 수정해야 할 점이 보인다는 거죠. 예를 들면, 하고 을 빼 놓고는 다 자체 제작 시스템이잖아요. 다른 대학로의 연극들보다 상대적으로 잘 되니까 본의 아니게 소외 당한 사람들의 원성도 들려요. 다음에는 같이 갈 수 있는 사람들, 잘 어울릴 수 있는 파트너와 섞여서 하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죠. 지금은 자체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서 내부는 너무 버거운 반면 외부에는 굉장히 독자적으로 보이잖아요.” 관객들을 독식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차근히 상생의 논리를 펼친다. “연극열전1은 주최자만 손해를 봤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참여하는 사람이나 주최자 모두 손해를 안 보는 셈이에요. 그 다음에는 조금 더 시각을 넓혀 상생하는 쪽으로 가겠다는 거죠. 너무나 순수하고 뜨거운 가슴만 가진 사람들은 전술이나 전략보다는 일단 올인하고 최선을 다해요. 그러면 금방 지쳐요. 우리 연극열전 힘 있다, 무조건 좋다, 들어와라, 지금부터 그러면 100% 망해요. 아직 그 단계는 아니라는 거죠, 서서히, 서서히 해야지요.” 스타면 된다? 의 한채영, 의 최화정, 의 고수 등, 첫 연극, 혹은 실로 오랜만의 연극이라는 타이틀은 그들에게도, 연극열전에게도 득과 실 모두가 되었다. “연극은 그래요, 연극은… 유명한 스타라고 해서 다 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죠. 그리고 그 사람에게 연극이 도움이 된다고 내가 판단하는 사람이 있고요.” 연극열전2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연출가 장진에게 연극을 하고 싶다고 먼저 찾아온 한채영과 17년 전 리타였지만, 다시 무대에 오르길 주저한 최화정, 그리고 그저 ‘극단을 소개만 해 줬는데 이미 스스로 빠져 든’ 고수까지. “내가 알런을 20대 때 하고 40대 때 했었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40대 때의 알런이 더 행복하고 사랑스러웠거든, 그래서 당신도 느껴봐라, 그러면서 최화정씨한테 자신감을 불어 넣었죠. 물론 연기 적인 부분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해요. 하지만 최화정의 열정, 리타에 대한 표현은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관객들의 평도 좋았고요. 더 원초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그렇게 매체에서 라디오 진행을 잘 하는 사람을 소극장에서 가까이 봤다는 것도 큰 즐거움이잖아요.” 연극을 보는 행복에 조재현은 작품 자체 뿐 아니라, ‘배우를 가까이서 보며 함께 호흡하는 것’을 넣었다. 또한 그는 연극을 ‘잘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시각이 다름을 분명히 지적한다. 더불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관점과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위험한 발상임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모습이다. “고수는 같이 산에 다니면서, 제대 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순수하게 연극이라는 것을 한번 해 봐라, 그런 의미에서 극단을 소개해 줬어요. 그런데 고수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극단 골목길이라는 시스템을 너무나 좋아하는 거야, 이미 제대 전부터 준단원처럼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열정적으로 연기하고, 또 굉장히 잘 하는 또래 배우들을 보고 자극을 받고, 내가 그들보다 더 나은 것이 무엇인가, 잘 생긴 거거든(웃음). 또 부족한 게 무엇인가. 그런 건 냉정히 알아야 해요. 그런 점에서 아주 보람있고,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하죠.” 실험성, 그것이 본 모습 , , , 등 2004년 연극열전1의 라인업은 그야말로 ‘이 정도 작품에 딴지 걸지 못하지?’ 할 만큼 인정받은 것들이다. 반면 연극열전2의 작품들은 ‘못 들어본’, 그리고 ‘웃긴’ 이름들로만 가득하니 적잖이 그 작품성에 의문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연극열전2에서 코미디라고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하고 밖에 없어요. 너무 재미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할 연극열전의 작품들의 대본을 봤느냐, 보지도 않고 어떻게 판단하느냐고 묻고 싶어요. 이미 검증된 작품들이었던 연극열전1이 오히려 상업적이었던 거지, 연극열전2는 굉장히 실험적이에요. 연극을 오랫동안 봤던 사람들이라면 이번의 라인업은 정말 활력소 같은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억 속 작품들에 머물지 않고 계속 새로운 것을 제시하겠다는 것이죠.” , 등은 유럽 젊은 작가들의 국내 초연작이며, , 는 국내 창작 초연작이다. “블랙버드 같은 작품은 정말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최근 에딘버러 개막작이라는 것을 떠나서라도 세계 연극의 흐름을 제공해 줬다는 것에 큰 의미를 줄 수 있잖아요. 현재 대학로에서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장기간 좋은 공연을 보여줄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은 없어요. 그런데 했다는 것은 연극열전의 힘이죠.” 조재현이 직접 출연 예정인 역시 연극열전의 취지를 살려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자 많은 작품 중에 선별한 창작극이다. 제일 어린 친구와 제일 나이 많으신 분에게 조재현 스스로도 “내가 무슨 프로그래머 한다고 하니까 ‘이거, 조재현이 가오마담인가 보다’다들 그랬다(웃음)”고 말했지만, 틈만 나면 무대 위에 올라가서 인사하고, 핸드폰 꺼 달라고 하는 모습에서 ‘그저 한번 기웃’은 분명 아니었음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제가 좀 생산적인 일을 좋아해요. 장점 중 하나가 부지런하다는 것이고요. 호기심도 많고 창조적인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 연기하면서도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 오바야(웃음), 너무 일이 많아.” 영화 촬영 때문에 허옇게 염색한 머리를 하고 온 인터뷰 날에도 낮에는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고, 인터뷰 중간, 연습 미팅을 묻는 배우들의 전화가 쉼 없이 걸려 왔으며, 또 다른 기자가 아래층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2, 30대 여성들이 관객의 80%잖아요. 그렇게 잠깐 스쳐 지나가는 문화가 되지 말고, 어린 사람부터 중장년층으로 이어지는 관람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대 인사 나가면 제일 어린 친구와 제일 나이 많으신 분에게 배우 사인이 들어간 팜플렛을 드려요. 어린 친구한테는 ‘내가 보여주는 연극은 최소한 기본 이상의 작품이고 그럴 자신이 있으니까 너 정말 잘 왔다’고 기념해 주는 거고, 나이 드신 분께는 와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는 거죠. 최고 나이 많으신 분이 82세 분이셨어요.” 차가운 머리로 뜨거운 연극을 불현듯 자신은 ‘연극에 대한 뜨거운 가슴은 덜 하다’는 고백이 이어진다. “저는 옛날 선배님들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없다고 생각해요. 선배들이 가진 뜨거운 가슴이 작다면, 나에게는 냉정한 머리가 있는 것 같아요. 자생적으로 연극이 돌아가는 판을 만들어 보겠다, 이거죠.” 연극열전2를 통해 자체 관객 수의 증가 뿐 아니라 연극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은 친근감 있는 배우들로 연극을 외면했던 관객들을 끌어 당겼다고 해도,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면, 연극 내에서도 스타가 탄생해야 한다, 스타 배우가 나오고 그것이 티켓으로 이어지는 것이요. 평소에도 윤석화, 박정자 같은 선배님들이 열 분만 계셨어도 지금 연극 현실이 이렇지 않다라고 이야기 해요.” 예고 없이 사진기를 들이대도 그는 강한 카리스마와 숨막히는 압박감을 앵글에 가득 채웠다. ‘배우가 좋냐, 프로그래머가 좋냐’는 유치한 질문에도 “배우가 좋지, 그럼, 배우가 좋지”하고 말하는 그, 하지만 안정적인 배우의 길이 아니라 계속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호기심 많은 배우가 자신과 어울린다는 그에게 연극열전3과 자신의 미래 그림을 물어봤다. “장영남, 고수희, 서주희, 이런 분들이 열심히 하고 있고, 티켓 파워를 발휘하는 그 날이 연극열전이 꿈꾸는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또 내가 배우 보는 눈은 분명히 있다고. 지금 연습하는 여자 황정민! 그 친구 배우로서 굉장히 좋은 DNA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배우와 진한 멜로, 정말 금기시 하는 사랑 작품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는 물론 연기도 잘 해야겠지만 인간으로서도…참 좋은 배우거든요.” 내년에는 를 연출하고 알런이 아닌 다이사트 박사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또한 극장 지을 계획도 서 있다는 그에게 연극열전2는 누누이 강조했던 연극판의 변화 중 ‘기초’임이 분명했다. 관객평을 평균 2번 이상 본다는 그는 앞으로도 쏠릴 많은 관심과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을 기꺼이 짊어져야 할 것이다. 좋은 작품과 되는 작품 중 "당연히, 좋은 작품이지"라고 말하는 그. 주사위는 이미 던져 졌다. 떨어진 가장 윗 면의 숫자가 1이라 하더라도 그는 기꺼이 다시 주사위를 들어 공중에 던질 것 같다. 모두가 무모하다 생각했던 불확실을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 ‘확률’이라는 가능성으로 만드는 것 처럼.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7.09 / 조회 1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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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 더 씨어터> 순간과 영원의 악수가 인생임을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두 스님 중 노 스님이 쓰러지며 죽음을 맞는다. 울부짖는 젊은 스님, 그리고 암전.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다시 조명이 밝아지면, 무대 위 또 다른 무대에 선 두 배우는 객석을 향해 인사를 한다. 이것은 연극 의 첫 장면이다. 이후로도 작품 안에서 몇 번이고 새로운 연극이 끝나고 또 시작하는 까닭은, 이 모든 것이 작품의 주인공인 배우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가 오늘과 내일 출퇴근을 하고, 학교를 가며, 친구를 만나고, TV를 보듯이. 연극열전2의 여섯 번째 작품인 는 나이와 경력이 쌓일 만큼 쌓인 선배 배우와 큰 포부와 배짱으로 이제 시작하는 후배 배우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흐름을 묵묵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지만 특별한 설정일 것 같은 ‘씨어터’와 ‘배우’의 자리에 무엇이든, 누구든 대신 들어갈 수 있으며, 이것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인생은 한 편의 연극과 같다’라든지, ‘연극은 삶을 비추는 거울’ 등의 말들을 굳이 꺼내지 않아도, 이 연극을 통해 인생의 한 토막이 그대로 연극이고, 연극의 한 부분이 그대로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선배 배우는 배우의 자세를 이야기하고 지나간 경험들을 늘어놓다가도, 순대국 먹으로 가는 후배 배우 옆에 가만히 앉아 있어 준다고 하고, 엉덩이가 터진 바지로 관객들의 웃음을 사자 속상해 하기도 한다. 후배 배우는 ‘왜 배우가 되려고 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주인공만 하고 싶다’고 명랑하게 말하지만 선배에게 예의가 깍듯하고 쉽게 선을 넘지 않는다. 등장 인물인 선배 배우와 후배 배우의 조합은 자칫 구 세대와 신 세대의 대립이나 막판에야 선배의 진심을 깨닫는 젊은 배우, 혹은 선배를 능가하는 후배 배우의 탄생 등과 같은 익숙한 스토리를 상상하게 하나, 는 보기 좋게 그 기대를 벗어나는 것이다. 선배 배우의 쓸쓸한 뒤안길이나 후배 배우의 찬란한 스포트라이트가 등장하긴 하지만. 기발하고 독특한 전개로 관객들의 뒤통수를 시원히 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산전수전 다 겪은 고수의 그윽한 눈빛으로 그저 덤덤하고 진실되게 자기의 길을 걷는 작품이기에 여운은 길고 감동은 깊어진다. 이순재와 홍경인, 전국환과 장현성, 두 팀의 맛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연륜이 빚어내는 묵직함과 젊은 피의 패기가 멋들어지게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소박하지만 빛나는 위트에 깨끗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집으로 되돌아 가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뿌듯할 것이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6.27 / 조회 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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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 더 씨어터> 연극으로 말하는 신-고참 배우들의 인생이야기
선배 배우와 후배 배우 2명이 분장실과 무대를 오가며 자신들 뿐만이 아닌 우리 삶의 이야기를 펼치는 연극 의 제작 발표회가 지난 14일 열렸다. 연극열전2의 여섯 번 째 작품인 는 20세기 미국의 대표 극작가인 데이비드 마멧이 1977년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첫 무대.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황재헌의 각색이 어우러진 6개 극중극 형식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국민배우 이순재와 30년 동안 수 많은 연극 무대를 채워온 배태랑 배우 전국환이 선배 배우 역을, 최근 드라마에서 냉철한 의사 역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장현성과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 홍경인이 후배 배우 역을 맡았다. 연극 무대에 데뷔하는 홍경인은 “평소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진지하고 깊이 있게 호흡하는 것이 연극인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같은 팀인 이순재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또한 오랫동안 국립극단 단원으로 굵직한 연기를 선보였던 전국환은 “왜 그동안 연극열전에서 연락이 안 오나 했다”며 유쾌하게 운을 뗀 후 “이번 작품과 연이 닿았을 때 기꺼이 작품에 임하기로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질문 하나하나에 깊이 있고 진중한 대답을 이어갔던 배우 이순재는 “많은 후배 연기자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고 지쳐 하면 대학로로 딱 1년만 가 있으라고 권한다”며 깊은 탐구와 연구가 꼭 필요한 장르가 바로 연극임을 여러 번 강조했다. 프로듀서 조재현과 얼마전 TV 드라마도 함께 출연한 장현성은 “쏟아지는 시나리오와 드라마를 물리치고 이 작품을 택했다”고 한 뒤 스스로 “믿으시는 분들 없으시죠?”라고 맞받아치는 등 시종 일관 유쾌한 모습이면서도 “배우이기 전에, 아들이고 남편이며 아빠인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작품이고, 훗날 꼭 선배 배우 역할을 해 보는게 목표다”라며 작품에 대한 진지한 다짐을 이어갔다. 이순재, 홍경인, 그리고 전국환 장현성 두 팀이 각각 선사하는 는 오는 5월 23일부터 시작한다. 연출을 맡은 황재헌선배 배우 역의 국민 배우 이순재또 다른 선배 배우 역을 맡은 전국환후배 배우 역의 홍경인과 장현성. 각각 이순재와 전국환과 호흡을 맞춘다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5.19 / 조회 1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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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기생의 사랑과 성공…뮤지컬 [해어화]
배우 허준호가 제작하고 윤복희, 김수용, 홍경인, 이정화, 주원성 등 36명의 실력파 배우들이 참여한 대형 창작뮤지컬 [해어화]가 뮤지컬 팬들의 기대 속에서 초연된다.
‘해어화’는 노래와 춤에 능하고 교양이 뛰어난 기생을 가리킨다. 뮤지컬 [해어화]는 조선시대 ‘교방’이라는 기생학교에서 네 명의 동기(童妓)들이 혹독한 교육과정을 거치며 일패 기생으로 거듭나는 스토리. 신분타파라는 욕망이 일어나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일패기생을 꿈꾸는 두 여성과 선비의 삼각관계가 극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는 일패 기생의 성공스토리에 현대적인 픽션을 가미, 공감 가지 않는 소재의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과는 차별화한 고품격 창작 뮤지컬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화려한 캐스팅도 주목 받고 있다. 남자주인공 산하역에는 [헤드윅] [뱃보이] [컨츄리보이스캣]의 김수용과 제대 후 첫 작품에 열을 쏟고 있는 홍경인이 더블 캐스팅됐다. 산하와 애증관계를 형성하는 소연역에는 [겨울연가] [지킬앤하이드] 등의 정선아와 [화성에서 꿈꾸다]의 이민아가 활약한다. 산하를 사랑하는 은향역에는 박홍주와 홍승아가 맡았다. 이외에도 윤복희, 이상현, 이정화, 주원성, 조승룡, 김영주, 김준태 등 노련미 넘치는 실력파 배우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드라마로 제작도 결정한 상태. 김희선 등 스타배우들의 캐스팅이 완료돼 브라운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해어화]는 오는 6월 29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초연, 오픈런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2007.06.05 / 조회 1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