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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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 살 청년의 우직한 무대, ‘에쿠우스’ 안승균
스물 한 살 무렵 ‘에쿠우스’를 보고 강렬하게 매료됐던 청년. 2016년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렛미인’의 주역으로 발탁돼 화제에 오른 그는 이후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약하다 드디어 꿈의 무대였던 ‘에쿠우스’에 출연하게 됐다. 송승환, 최민식, 류덕환 등 쟁쟁한 선배들이 거쳐간 이 작품을 스물 다섯 살의 배우 안승균은 당차게 자신의 무대로 만들어 펼치고 있는 중이다.
‘에쿠우스’는 7마리 말의 눈을 찌른 소년 알런을 중심으로 신과 인간, 금기와 욕망, 본능과 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지난 11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승균은 “알런처럼 무언가에 정말로 빠져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정작 이어진 이야기는 연기에 푹 빠져 치열한 청춘을 보내고 있는 그의 일상을 어림짐작하게 했다. 연기를 배우기 전 스트릿 댄스를 췄다는 그에게는 머리 굴리지 않고 몸으로 세상에 부딪혀가는 사람의 우직함이 느껴졌다. 총명한, 그러나 약삭빠르지 않은, 자기만의 깊은 우물을 품은 듯한 이 배우의 미래가 더 궁금해졌다.
Q 관객으로서 처음 ‘에쿠우스’를 접했을 때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처음 본 게 2014년 이해랑예술극장에서였는데, 그 때 느꼈던 공연은 ‘에너지’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처음 보는 특이한 형식의 연극이었고, 알런이라는 역에도 큰 매력을 느꼈고요. 보자마자 바로 호기심이 발동돼서 예술의전당 영상자료원에 가서 옛날 영상도 찾아보고, 희곡도 다시 한 번 읽어봤어요. 열정과 호기심을 많이 불러일으켰던 공연이었어요. 특히 1막 마지막에서 알런이 말의 눈을 찌르는 장면이 충격적이었어요. 극 초반에 대사로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들이 있다 보니 그 장면이 직접 시연될 줄은 몰랐는데, 대사가 아닌 행동으로 바로 보여지니까 강렬했죠.
Q 그 작품에 올해 드디어 출연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생각과 달랐던 점들은 어떤 게 있었나요.
‘에쿠우스’는 정극이고, 대사가 굉장히 많은 연극이잖아요.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랫동안 공연된 이유가 분명히 있고, 이 공연만의 스타일과 형식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제가 그런 부분을 소화하는 데 있어 부족하다는 게 많다는 걸 느꼈어요. 가장 컸던 부분은 발성을 비롯한 여러가지 기본기였고요. 전 이렇게 소리를 내는 걸 처음 해봤거든요. 처음에는 알런의 감정에 대한 명확한 공감과 해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소리를 내니까 목이 가버리더라고요. 저희 연출님(이한승 실험극장 대표)이 엄청 열정적이고 순수하신 분인데, 그 순간순간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선배님들도 많은 팁을 주셨고요. 많은 자극을 받았죠.
Q 출연을 결정할 때 노출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저도 노출이란 걸 처음 해봤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담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노출 장면에는 분명히 연출님과 작가의 의도가 있다고 믿었어요. 저도 관객으로서 공연을 본 적이 있고, 그 장면을 볼 때 불편하지 않았거든요. 이 작품이 본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실제로 (남녀가) 사랑을 나눌 때 옷을 벗고 하잖아요. 그 자체를 그냥 보여주는 거니까,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작품의 의도를) 믿고 따랐어요. 관객 분들이 혹시 처음 이런 연극을 보셔서 불편해하시거나 놀라시지만 않는다면, 배우로서는 여기서의 노출이 그렇게 엄청나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Q 알런의 장면을 세세히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역시 1막 엔딩 장면이에요. 저 스스로에게 물어봤어요. 내가 알런처럼 무언가에 온 몸을 다 바쳐 사랑하고 흠뻑 빠진 적이 있었나? 없었거든요. 그 마음과 그 감정을 표현하는 건…지금도 늘 고민해요. 무언가에 숭고하게 집중하고 몰입한다는 것, 정말로 빠진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 진심과 진정성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그래서 그 장면이 가장 어려워요.
Q ‘에쿠우스’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본능’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이사트의 대사에도 ‘원초적’, ’원시의’ 같은 단어들이 많이 나오고, 극 안에서 본능과 이성이 계속 충돌하잖아요. 어른들의 거짓말, 합리화, 순응, 이런 것들이 다 이성의 편에 속하는 것이고요. 알런이 믿고 경외하는 에쿠우스라는 신이자 말의 존재가, 또 극 중에서 (배우가) 동물로 분장해서 나온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굉장히 본능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물론 말들도 채찍질을 통해 본능이 억제되기도 하고, 알런도 그런 가정 환경에서 자라긴 했지만.
사실 본능과 이성의 충돌은 실제로 일상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해요. 여기선 사건이 더 극대화되긴 했지만, 현실에서도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잖아요. 사람들이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현실에 순응하고, 그러면서 본능이 무너지고. 그런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요.
Q 알런이 말들의 눈을 찌른 행위의 의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하셨나요.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 늘 감정이 달라져요. 그래서 그날그날의 제 충동을 믿는 편이긴 한데, 단순하게는 알런이 살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인 것 같아요. 충동적인 행동, 혹은 순수해서, 죄책감 때문에 저지른 행동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어쩌면 알런은 회의를 느낀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계속 본능과 이성이 부딪히면서 갈등이 일어나는데, 사실 알런의 성적 욕구도 자연스런 ‘본능’이잖아요. 그런데 말들이 지켜본다는 이유로 그 본능에 죄책감을 느꼈다는 것에 대해 어느 순간 회의감이 들었다고 생각해요. 이게 맞나? 이게 뭐지? 신이 왜? 하고.
사실 알런이 뭘 알겠어요. 정상과 비정상이 뭔지도 모르고, 보살핌도 제대로 못 받았고, 친구 하나 없는 아이잖아요. 그런데 자신이 유일하게 믿고 경이롭게 여기고 사랑하는 그 신에게조차 버림받을까 봐 무서웠던 거죠. 그 때 회의감이 들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우리가 스스로에게 회의감이나 의심을 느끼는 순간 극단적으로는 자해를 하거나 자살을 하기도 하잖아요. 알런의 행동 또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살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Q 알런은 병원을 나간 이후 어떻게 살아갔을까요?
제 바람이기도 하지만, 전 알런이 되게 행복해질 거라고 믿어요. 어찌됐든 알런은 그 누구도 못해본 경험을 해본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너의 온 몸을 다 바쳐서 무언가를 사랑해본 적이 있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해봤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런 자신을 솔직히 다 이야기하기도 했고요. 알런은 분명히 다이사트라는 자신에게 너무 필요한 사람을 만났고, 이후에도 자주 만나면서 어쩌면 같이 여행도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카우보이가 돼서 이제 정말로 말을 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카우보이는 알런에게 말 다음으로 경이롭고 자유로워 보인 존재였으니까요.
Q 알런이 처음 바닷가에서 말을 봤던 순간처럼, 살면서 가장 강렬했던 경험을 꼽는다면 뭐가 있나요.
고등학교 때 연극과 선배들이 공연한 연극을 봤던 순간 같아요. 그 때 연극이란 걸 처음 본 건데, 슬픈 연극이 아니었는데도 그냥 그 자체로 너무 멋있어서 커튼콜 때 막 울었어요.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전까지 스트리트 댄스를 췄고, 춤으로도 무대를 많이 서 봤지만, 춤과는 또 너무 다르더라고요. 경이로웠고, 해보고 싶다는 열정이 막 생겨났어요. 그때 예고를 다니고 있었는데, 그 연극을 보고 나서 연극과로 전과를 했어요.
이 일(연기)을 하면서 성격도 좀 바뀌었어요. 원래 운동 말고 친구 관계나 다른 면에서는 소심하고 내성적이었고 성격이 되게 급했는데, 많이 차분해졌어요. 사교성이나 친화력도 많이 생겼고요.
Q 많은 사람을 만나서 부대껴야 하는 일인데, 그런 것들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네. 신기하게도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그런 게 힘들지 않았어요. 일의 힘인 것 같아요. 그리고 중간에 깨달은 것들도 있었고요. 제가 재수를 했는데,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동기들과 아예 안 어울렸어요. 선배들이 뭘 시켜도 ‘전 알바가야 됩니다’하고 가버려서 욕을 먹기도 했거든요. 근데 그때 한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마음의 벽을 열 필요가 있다. 경험해봐라”였어요. 너무 존경하는 분이라 그 말을 믿고 바뀌려고 노력했어요. 그 벽을 허물고 나니까 정말 다 배울 점이 있고, 좋은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때부터 좀 유연해졌어요.
Q 좀 막연한 질문이지만, 인간 안승균은 어떤 사람인가요?
어려운데요? 만약 저를 다 알 수 있다면 연기의 신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음…제 입으로 얘기하긴 좀 민망하지만…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넌 참 단단하다, 열심히 산다, 독하다는 말이요.
Q 어렸을 때부터 그랬나요? 그 단단함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어렸을 때부터 그렇지는 않았어요. 여러 경험을 하면서 여러 가지가 쌓였던 것 같고, 성인이 되면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더 어렸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끌려가거나 타인에 의한 선택도 많이 했어요. 그러다 성인이 되면서 몇 번의 깨달음이 있었어요. 왜 남 때문에 이걸 선택했지? 왜 계속 남을 배려하려고 했지? 그런 걸 돌아보니 뭐가 됐든 사소한 거라도 내 자의로 선택했을 때 후회가 없고 행복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더 솔직해 지려고 하게 된 것 같아요. 나를 더 사랑하고 아끼자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야 남에게도 더 진심을 말할 수 있고, 베풀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까요. 제가 누군가에게 엄살을 부리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합리화를 했던 순간들이 기억나고 깨닫는 순간 굉장히 공허하더라고요.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행복해야 주변에 좋은 사람이 더 많아지고 그걸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기는 것 같아요. 때로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그건 그 사람과 내가 맞지 않는 거죠. 예전엔 사람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걸로 나를 자책하고 싶지는 않아요. 자책하려고 하면 할 게 너무 많잖아요.
Q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일 것 같아요.
네, 약간 그래요. 완벽주의까지는 아닌데 후회하기 싫으니까. 후회라는 게 너무 아파요. 근데 계속 바뀔 거에요(웃음).
Q 연극과 병행해서 드라마, 영화 작업도 계속 해오셨잖아요. 무대에서만 느끼는 희열은 어떤 건가요.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드라마나 영화도 확실히 그만의 재미가 있어요. 근데 연극은 쌩 라이브잖아요. 시작하면 멈출 수 없고, 호흡도 길고, 누군가와 마주하면서 생동감 있게 살아있음을 보여줄 수 있고요. 그리고 저는 연습 과정이 그렇게 재미있어요. 다른 배우 분들과 피땀 같이 흘리면서 지지고 볶으면서 같이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연극만의 매력 같아요. 좀 더 가족적이고 정이 오고 가는 재미가 있어요.
Q 닮고 싶은 사람, 혹은 배우로서의 롤모델이 있나요?
딱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건 없지만, 제가 직접 겪은 사람들 중에 사람 대 사람으로 너무 존경하는 분들이 많아요. 제 부족한 점과 잘못된 점을 분명하게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좋아요. 그런 분들께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직업이 없더라도 열심히 산다면 멋있는 것 같아요. 희망적이잖아요. 또 그런 분들이 보통 선하고 아낌없이 베푸시는 것 같고요. 좋아하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그런 것들을 어깨 너머로 많이 배워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보고 있으면 편안해지는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건 말하지 않아도 온전히 몸으로 느껴지는 거잖아요. 같이 있으면 너무 좋고 편안한 사람, 또 제가 무대에 서거나 브라운관에 나왔을 때 보는 사람에게 편안함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 사람으로서도, 배우로서도.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2018.10.18 / 조회 8,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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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쿠우스’ 역대 최고 무대 예고
연극 ‘에쿠우스’가 지난 9월 22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했다.연극 ‘에쿠우스’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한국 초연 43주년, 극단 창단 58주년을 맞아 극단 실험극장이 단독으로 기획했다. 이번 공연은 극작가 피터 쉐퍼의 원작을 가장 충실히 구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말들의 움직임이 동물적으로 우아했다”(인터파크 예매자 chris7***), “말을 정말 실제 말처럼 잘 표현해서 너무 감탄했다” (인터파크 예매자 gpwl2***)며 코러스 배우들에 대해 평을 남겼다. 또 다른 관객은 “좋은 원작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인터파크 예매자 gang***), “‘EQUUS’라 쓰고 ‘열정’이라 읽는다”(인터파크 예매자 urib***) 등의 후기를 공유했다.배우 손병호는 연속 총 11회 차 무대에 오르며 캐릭터의 감정은 물론 호흡까지 연구해 ‘깨알 디테일’, ‘따뜻한 다이사트’라는 애칭을 얻었다. 배우 장두이는 지난 2일 본격적으로 합류했다.배우 전박찬은 ‘역대 최고의 알런’, ‘가장 완벽한 알런’ 등 매회 수식어를 갱신하고 있다. 이번 ‘에쿠우스’ 공연에 새로 합류한 신예 안승균은 보다 거칠고 본능적인 알런을 선보이며, 광기와 트라우마에 휩싸인 17세 소년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특히, 또 다른 주역으로 꼽히는 ‘일곱 마리의 말’(배은규, 조형일, 이동훈, 신동찬, 이명규, 현익창, 김선진)은 매 장면마다 강력한 에너지를 선사하고 있다.연극 ‘에쿠우스’는 피터 쉐퍼가 실화를 토대로 2년 6개월에 걸쳐 창작한 작품이다. 1975년 뉴욕비평가상과 토니상 최우수 극본상을 받았다. 에쿠우스(Equus)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말 일곱 마리의 눈을 찌른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다룬다.연극 ‘에쿠우스’는 11월 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극단 실험극장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05 / 조회 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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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개막, 연극 ‘에쿠우스’ 전박찬·안승균·장두이·손병호·심은우·김예림 캐스팅 공개!
한국 초연 43주년을 맞이한 연극' 에쿠우스'가 오는 9월 개막을 앞두고 캐스팅을 공개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에쿠우스'는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으로 전 세계는 물론 한국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에쿠우스(Equus)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일곱 마리의 말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탄탄한 전개와 함께 시대를 지나도 여전히 뜨거운 신, 인간, 섹스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그린다.
알런을 치료하며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뇌에 빠지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역에는 지난해 '에쿠우스'의 다이사트로 열연을 펼쳤던 장두이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한층 깊어진 연기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스크린과 브라운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 중인 손병호가 캐스팅됐다.
(왼쪽부터 장두이, 손병호)
(왼쪽부터 심은우, 김예림)
난폭한 야성과 순수함을 동시에 갖춘 소년 알런 역에는 전박찬과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 안승균이 더블 캐스팅됐다. 또한 알런의 상대역 질 메이슨 역에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한 심은우와 연극 '바보햄릿', '여도'의 김예림이 이름이 올렸다.
2000년부터 여덟 번 '에쿠우스'를 제작한 극단 실험극장의 이한승 대표는 광기와 이성, 생생한 긴장감과 역동성 있는 호흡, 원작이 요구하는 과감한 노출신까지, 이번 공연을 그 어느 '에쿠우스'의 무대보다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한승 대표가 마지막으로 지휘하는 연극 '에쿠우스'는 9월 22일부터 11월 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펼쳐진다. 오는 8월 14일 오후 2시 인터파크 티켓에서 1차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극단 실험극장 제공
2018.07.27 / 조회 8,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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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류장현의 댄스 씨어터 ‘죽고 싶지 않아’ 선보여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류장현 안무·연출의 댄스 씨어터 '죽고 싶지 않아'를 2016년에 이어 다시 한번 선보인다.
댄스 씨어터는 무용과 연극의 결합으로, 무용 작품에서 연극적인 대사를 구사하는 융합적 장르이다. 2016년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의 두 번째 작품으로 소개되었던 댄스 씨어터 '죽고 싶지 않아'는 당시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은 춤을 통해 출연진들의 신체성과 역동성을 극대화한 댄스씨어터로, 생명력이 넘쳐야 할 시기에 시들어가고만 있는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에게 생(生)의 기운을 전한다.
무용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류장현은 이번 재공연에 대해 "또다시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生)을 긍정할 수 있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안승균과 김지원, 유영현 등 초연 멤버들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르고, 강은나, 나경호 등 젊은 배우와 댄서들이 합류해 공연에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죽고 싶지 않아'는 오는 6월 15일부터 7월 1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8.06.04 / 조회 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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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제작진 신작 연극 '에덴 미용실' 7일 개막
변두리 동네 미용실 무대로 한 작품
추민주 작·연출·'변호인' 이정은 주연연극 ‘에덴 미용실’의 콘셉트 이미지(사진=씨에이치 수박).[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빨래’ 제작진이 참여한 연극 ‘에덴 미용실’이 오는 7일 개막한다.‘에덴 미용실’은 ‘빨래’의 극작가 겸 연출가 추민주, 무대 디자이너 여신동, 책임 프로듀서 최세연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빨래’ 제작사 씨에이치 수박이 제작했다.변두리 동네 미용실을 배경으로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삶의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얻는 과정을 현실성 있게 그린다. 2015년 20쪽 분량의 초고이자 단편소설로 탄생한 뒤 2016년 리딩 공연을 하는 등 횟수로 3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연극으로 개막하게 됐다.씨에이치 수박은 “소설이 처음 초고였던 ‘에덴 미용실’은 연극으로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 제작을 시작했다”며 “뮤지컬 ‘빨래’도 음악극에서 뮤지컬로 변화했듯 ‘에덴 미용실’도 장르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빨래’에 출연했으며 영화 ‘변호인’ ‘옥자’ ‘택시 운전사’ 등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이정은이 에덴 미용실 원장 엄마 역을 연기한다. 이정은은 “진정성 있는 작품이라고 여겨 오랜만에 재미있게 작업하고 싶어 선택하게 됐다”며 “사춘기 아이와 중년 엄마가 겪는 성장통을 애정 있게 담았으니 많이 보러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에덴 미용실의 간판스타인 15살 사춘기 소년 나 역은 드라마 ‘학교 2017’, 연극 ‘렛미인’ 등에 출연한 안승균이 맡는다. 김효숙이 이정은과 함께 에덴 미용실 원작인 엄마 역을 번갈아 연기한다. 이들 외에도 이경미, 김가영, 김지혜, 김사울, 정평, 장원혁 등이 출연한다.추민주 연출은 “이 공연을 통해 여러분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에덴’은 어떤 곳이며 그곳에 살고 있는 당신 자신은 누구인지, 누구와 함께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길 원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에덴 미용실’은 오는 11월 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5000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5 / 조회 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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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변호인' 이정은, 연극 ‘에덴 미용실’로 무대 복귀
빨래 창작진과 제작사 씨에이치 수박 신작
사춘기소년 '나'와 갱년기 '엄마' 자아찾기
11월 7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서 개막배우 이정은(사진=메이딘 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이정은이 오는 11월 개막을 앞둔 연극 ‘에덴 미용실’(극·연출 추민주)의 출연을 확정했다.극중 미용 경력 20년의 에덴미용실 원장이자 15세 사춘기 아들을 둔 갱년기 ‘엄마‘ 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그동안 다양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발산했던 배우인 만큼 이번 연극 무대 역시 기대를 모은다.연극 ‘에덴미용실’ 포스터(사진=씨에이치 수박).이정은은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서빙고 역으로 대중에게 주목받았다. 이후 JTBC ‘송곳’에서 김정미 역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과 설움을 연기하며 극의 몰입을 높였다. KBS ‘쌈, 마이웨이’에서는 극중 백설희(송하윤 분) 엄마인 금복 역으로 딸을 위해 자존심까지 굽히는 모성애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 ‘변호인’에서는 우석(송강호 분)의 옛집 주인 역으로 출연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개봉 19일 만에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는 태술(유해진 분)의 아내 역으로 등장, 광주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은의 약 1년 반만에 무대 복귀작인 연극 ‘에덴 미용실’은 뮤지컬 ‘빨래’ 창작진과 제작사 ㈜씨에이치 수박이 내놓는 신작이다. 뮤지컬 ‘빨래’는 2005년 초연 이후 일본, 중국 진출의 성과를 이뤄낸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이다. 이정은은 2008년과 2009년, 2012년, 2013년 주인할매 역으로 출연했으며 해당 작품으로 2008년 Art Lovers Forum A(약칭 ALFA)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을 수상했다. 당시 맺었던 뮤지컬 ‘빨래’와의 인연으로 연극 ‘에덴 미용실’을 출연을 확정했다. 연극 ‘에덴 미용실’은 ‘에덴’이라는 파라다이스와 ‘미용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이 만나 사춘기 소년 ‘나’와 갱년기를 맞이한 ‘엄마’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11월 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2 / 조회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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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뗄 수 없는 아름답고도 잔혹한 무대 <렛미인>
한파가 몰아친 지난 21일, 한국 초연되는 연극 프레스 리허설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작품에 대한 관심을 증명하기라도 한 듯 이날 수많은 취재진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뱀파이어 소녀와 외톨이 소년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은 이날 실제 공연 순서와는 관계없이, 1막 중에서 다섯 장면을 선보이며, 작품 특유의 서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공개했다.시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펑범하지 않은 뱀파이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박소담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다시 무대에 서서 떨리지만, 왜 연기를 시작했는지 다시 한번 깨닫고 있다. ‘일라이’는 그동안 경험에 보지 못한 인물이지만, 연습하면서 일라이의 삶이 얼마나 외롭고 어려웠는지 생각해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눈 밭 위에 빨간 피가 번져가는 모습이 무섭고 잔인하기보다는 아름답고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관객들도 그런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소담과 같은 역으로 출연 중인 이은지는 “연출님이 일라이를 사람 같지 않게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몇 백 년을 살아온 사람의 느낌을 찾아가는 게 힘들었다.”고 고백했다.하칸 역의 주진모는 “하칸은 일라이를 사랑하는 일라이의 친구이자, 애인이자, 보호자이자, 남편이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일라이는 젊지만 나는 나이가 들었다. '나이 들어서 사랑하는 건 참 힘들구나'라고 느끼고 있다. 세월과 힘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다.”고 이야기했다.“오스카, 나 들어가도 돼?”+ “나랑 사귈래, 일라이?”"난 아무것도 아니야. 아이도, 어른도, 여자도, 노인도 아무것도 아냐. 난 그냥 나야.""저기요, 제발 도와주세요.""그거 뭐야?""이건 루빅스 큐브야. 퍼즐.""못 먹어, 나 사탕이 어떤 맛인지 몰라." "오스카, 너 나 좋아하니?""응. 나 너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내가 여자애가 아니어도 여전히 나 좋아할거야?"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6.01.22 / 조회 7,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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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천재 연출가, <렛미인> 존 티파니
흰 눈과 자작나무 배경에 잔인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한국 관객들에게도 알려진 영화 이 연극으로 재탄생해 비영어권 최초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그 중심에는 우리에게 로 이름을 알린 연출가 존 티파니가 있다. 유쾌한 웃음소리로 기자를 맞이하는 연출가 존 티파니의 모습에 피곤함은 없었다. 지난 13일 진행된 연습 공개를 위해, 전 날 한국에 도착한 그는 오자마자 연습실로 달려가 런스루를 지켜봤다. 배우들의 연기에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완벽하다”라는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2013년 스코틀랜드에서 초연된 후,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와 공연되는 의 숨겨진 이야기와 최근에 그의 이력에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더한 연극 소식까지. 존 티파니와의 인터뷰는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연출 Q 그간 뉴욕과 런던을 비롯해 세계 여러 도시에서 활동해왔다. 그간 한국에서도 등 작업이 있었는데, 이번 을 가지고 한국에서 작업하는 소감은? 은 스코틀랜드에서 2013년도에 초연했는데, 내가 스코틀랜드 국립극장에서 올렸던 마지막 공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토록 재능이 넘쳐나는 훌륭한 배우들이 이렇게 열정 넘치게 작품에 임하는 모습으로 보고 감동을 받았다. 또한 이 작품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와 공연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들에 대해 스스로 굉장히 겸손해질 수 밖에 없고 굉장히 영광스럽다. 그리고 나는 한국에 오는 것이 좋다. 그래서 계속 오는 거다. (웃음)Q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연극 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가 궁금하다. 그 전에 스웨덴 영화 을 먼저 봤다고 했는데, 어땠는가?영화를 처음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이게 현대적으로 바뀐 ‘피터팬 이야기 같다’고 느꼈다. 어릴 적부터 피터팬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했었다. 피터팬을 보면 마지막 장면에 웬디가 성인으로 성장하고, 피터팬이 다시 그녀를 찾아온다. 그런데 웬디가 “피터, 불 켜지마. 내가 어른이 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나는 어른이 돼 버렸어.”라고 말한다. 그 둘의 관계를 보면 굉장히 짠한 부분이 있다. 내가 영화 을 처음 보면서 느꼈던 감정은 일라이가 피터팬이고, 하칸이 웬디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스카는 웬디의 딸 제인이고. 영화를 보면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백색의 단순한 아름다움이 있다. 외톨이 소년이 한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가 뱀파이어인 거다. 송곳니가 쭉 뻗은 사랑이야기지. (웃음) 작품의 그런 면모에 끌렸다. 후에 연극을 하자고 제안이 왔을 때,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일라이, 하칸, 오스카의 삼각관계에 대해 더 탐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무대 위에서의 뱀파이어, 죽음의 몸놀림이 어떻게 표현될지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나는 피터팬 이야기가 좋다 Q 왜 피터팬 이야기를 좋아하는가.피터팬 이야기는 이번 작품도 그렇고, 앞으로 하게 될 해리포터 이야기와도 연결된다. ‘피터팬’에서 웬디와 마이클, 존이 있는 방에 피터팬이 찾아와서 그들을 창문 밖으로 데리고 간다. 그것은 집이라는 안전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신나고 흥분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런 것이 나를 사로잡았던 것 같다. 나이가 점차 들면서 성인이 된 웬디의 기분과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는 피터팬의 기분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Q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연극이라는 장르에 맞게 변형해야만 하는 부분도 있었을 텐데. 영화를 무대로 옮길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이 작품의 기본은 사랑 이야기지만, 공포, 호러 장르의 잔인한 장면을 무대로 옮겨와야 하는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어려웠다. 이런 장르는 무대에서 거의 안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수효과를 알맞게 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관객들을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여태껏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 중의 하나다.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은 무대 위에 있는 것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사실 보통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겁을 주려고 한다. 그럼 대부분의 관객들은 웃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에서도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웃음)Q 하면 눈 덮인 자작나무 숲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같다. 이번 한국 공연은 원작 무대를 그대로 가져오는 레플리카 방식을 따른다. 처음 제작 초기 단계에서 이 공연의 배경은 ‘숲 속이다’라고 결정했다. 그리고 사실 이 점은 얼마 전에 깨달은 건데, 나는 하나의 배경에서 공연하는 걸 좋아한다.(웃음) 도 바에서만 이루어지고, 도 한 가지 환경에서 이뤄지고, 사실 도 마찬가지다.(웃음) 물론 그 안에서 변화는 많지만 결국에는 하나다. 그리고 영화 을 보면서 ‘동화 같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화들을 보면 대부분 배경이 숲 속이다. 주인공이 깨달음을 얻거나 변화를 맞게 되는 장소로 숲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을 보면 통과의례처럼 주인공들이 숲을 지나가게 된다. 이 작품에서도 숲이란 배경은 오스카에게 통과의례와 같은 공간일 수 있다.Q 배우들 이야기를 해보면, 주인공인 박소담은 첫 연극무대 도전이고, 신인 위주의 젊은 배우들을 많이 뽑았다. 한국에 와서 캐스팅할 때마다 아주 즐거운 경험을 한다. 박명성 대표도 그렇고 제작사도 이 사람이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전혀 안 해준다. 오디션장에서 직접 배우를 만나보고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사람을 고를 수 있게 해준다. 이번에 배우들을 뽑고 나서야 제작사 측에서 박소담 배우가 유명하다고 굉장히 흡족해하면서 말해줬다. (웃음)Q 배우들을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배우와 캐릭터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다. 캐릭터와 일체가 된 배우는 결국에는 그 캐릭터보다 더 큰 인물이 되어 오히려 무대 밖으로 껑충 뛰어 나오게 된다. 결국에는 얼마만큼 자신의 역할에 몰입하고 이해했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Q 이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에게 여러분이 오스카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여러분은 오스카처럼 그녀와 함께 곁에 남아줬을까? 아니면 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냥 그녀를 보내줬을까?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더 나아가 당신은 사랑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평생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을 위해 많은 시간을 포기할 수 있는가? 등 순수한 사랑에서 더 나아가 현실적인 사랑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관객은 산소를 주는 존재, 연출을 잘 하려면 잘 들어야 해Q 연극, 뮤지컬 장르를 가리지 않고 또한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연출가로서 그 중심의 단 한 가지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관객. ‘관객들이 누구일까’이다. 또한 어떤 소재의 어떤 장르이든, 그것이 매일매일 라이브 공연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현재의 순간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Q 앞서 이야기한 ‘피터팬’ 이야기처럼 웬디가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 관객을 만나는 일도 즐거운 일이지만 부담감을 가질만한 일이다.맞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끔찍한 일다. 그러면서도 가장 신나고 흥분 넘치는 일이기도 하다. 마치 마약 같다. (웃음) 그게 인생인 것 같다. 서로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한 인간으로서 이 삶을 살아간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서로 함께 탐구해 나간다는 게 굉장히 좋다. 관객들은 산소를 주는 존재이다. 그들이 객석에 앉아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산소를 얻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 자신도 발전하게 된다. 사실 연출을 잘 하려면 잘 들어야 한다. Q 연출가가 된 계기가 있나?이십 대 때 사실 의사가 되려고 의대에 간 적이 있다. 의대에 다닐 때 공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앞으로의 커리어가 바뀌는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됐다. 그걸 보면서 관객으로서 내가 감동을 받았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감동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게 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플디: 의사가 아픈 몸을 고치듯이, 연출가는 마음의 치유를 주지 않나?)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겠다. (웃음) 엄마는 간호사였는데, 한동안 이걸 왜 하는지 이해를 못하셨다. 의사인 아들을 원했으니까, 돈 못 버는 연출가 아들은 원치 않으셨다. 하지만 지금은 매우 좋아하신다. (웃음)Q 박명성 대표가 천재 연출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영감은 어디서 받나.전혀 그렇지 않다 (웃음) 대표님이 아주 친절하게 해준 말이다. 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들. 그들의 고통, 슬픔, 기쁨을 통해서 영감을 받는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지 않나. 그래서 항상 마음을 열어놓고 살려고 노력한다. 최근에 어린 관객을 위한 공연을 많이 했다. 도 그렇고, 같은 동화 같은 이야기나. 그런 작품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가 어릴 적에는 마음을 항상 열고 모든 걸 받아드리는데,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 방어벽을 하나씩 쌓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음악을 자주 듣는다. 음악은 어떻게든 마음 속으로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여지를 주고 그런 방어벽을 조금씩 무너트려 주기 때문이다.나는 8편에서 해리포터가 어떻게 되는지 안다 Q 마지막으로 오는 7월에 런던에서 공연될 연극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웃음) 어떻게 하게 된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함께 해달라고 하더라.(웃음) 처음에는 확신이 안 섰다. 왜냐하면 화려하고 반짝반짝하는 쇼 같은 공연을 원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나는 그런 공연은 죽어도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제작자들이 내가 이야기는 해리포터를 원한다고 말해줬다. 원작자인 조앤 롤링을 만나서 금방 친해졌다. 기본적으로 이번 작품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여덟 번째 해당하는 내용인데, 이게 책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연극으로 풀어지는 거다. 8편에서 해리포터가 어떻게 되는지 나는 안다. (웃음) 그래서 조카들이 나한테 단단히 화가 나 있다. 내가 죽어도 이야기를 안 해주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설 7편의 마지막 문장이 있는데, 그걸로 연극이 시작된다. ‘해리가 아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학교로 보낸다’라는 문장으로부터.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신시컴퍼니 제공
2016.01.20 / 조회 9,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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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열정과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가 가득, 연극 <렛미인> 연습 공개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충무로 신예 박소담과 신인 배우들, 여기에 중견배우 주진모까지. 총 12명의 배우들이 땀 흘리며 연습 중인 연극 의 연습실을 지난 13일 찾았다. 뱀파이어 소녀와 외톨이 소년의 잔인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은 2013년 스코틀랜드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우리에게는 2008년에 개봉된 스웨덴 영화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이날 연습실에 들어서자, 일라이와 오스카가 처음 만나게 되는 정글짐과 자작나무 모양의 독특한 철제 구조물이 눈길을 끌었다. 개막 준비로 인해 연습 공개 전날 한국을 찾은 연출가 존 티파니는 “지금 보이는 무대는 숲이다. 바닥에는 눈이 깔려 있다. 그런 걸 상상하면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배우들이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배우들에게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작품의 1막을 공개했다. 뱀파이어 소년 일라이 역에 박소담, 이은지와 외톨이 소년 오승훈, 안승균이 번갈아 나와 시연에 나섰다. 이외에도 일라이를 위해 헌신하는 하칸 역의 주진모, 박시범, 박지원, 임종완 등의 배우들이 함께 열연을 펼쳤다. 연습이 시작되자, 추운 겨울 숲을 오가는 마을 사람들이 보이고, 스산한 숲에 배낭을 짊어진 하칸이 등장해 대범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사라진다. 학교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오스카의 모습도 연달아 이어진다. 오스카 옆집으로 이사온 일라이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오스카에게 말을 건네고, 둘은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 이날 선보인 1막은 각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설명해주며,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사건을 진행시킨다. 또한 작품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배우들의 독특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의 움직임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협력 연출을 맡고 있는 비키 맨더슨은 “대사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은 움직임으로 표현한다.”고 전하며, "그래서 몸을 훌륭하게 잘 쓰는 배우들을 찾기 위해 특별히 무브먼트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에서 악마에 사로잡힌 소녀로 분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박소담은 “대학에서 연극을 배우면서 직접 무대에 서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카메라 앞에서만 연기를 하게 됐다. 무대에 대한 갈망을 늘 가지고 있었고, 관객을 만나는 떨림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일라이 역은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영화는 사소한 얼굴 표정 하나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 이 작품은 움직임이 많다 보니까 객석 3층까지 시선이나 움직임이 확장되어야 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고 영화와 연극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했다.직접 오디션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을 하게 됐다는 중견배우 주진모는 “하칸 역은 매력적이고 도전적인 역할이다. 어떻게 보면 멋있지만 또 비참한 인물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경험할 수 없는 막다른 인물이라 꼭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연출가 존 티파니는 "영화와 소설과는 다르게 연극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래서 일라이, 오스카, 하칸. 세 명의 삼각관계에 좀 더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 작품을 제작하는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대표는 “뮤지컬 를 함께 하면서 존 티파니의 팬이 됐다. 연출가로서 창의적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다. 관객들의 정서를 놓치지 않고 이끌어가는 연출가다. 은 굉장히 서스펜스가 살아있고, 관객들의 흡입력을 요구하는 연극이다.”라고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존 티파니는 “관객들에게 극도의 공포감과 아슬아슬한 경험을 선사해드리겠다.”고 장담하며, 꼭 작품을 보러 와줄 것을 당부했다. 공연은 이달 21일 개막하여 2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6.01.14 / 조회 7,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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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연, 연극 <렛미인> 충무로 신인 박소담·중견배우 주진모 등 캐스팅 발표
뱀파이어 소녀와 외톨이 소년의 잔인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연극 의 한국 초연 무대에 설 배우들이 공개됐다. 몇 백 년 동안 소녀로 살아온 뱀파이어, 일라이 역에는 영화 에서 활약하며 충무로의 괴물 신인이라 불리는 박소담과 신인 배우 이은지가 캐스팅됐다. 일라이와 함께 작품을 이끌어 갈,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10대 소년 오스카 역에는 신예 안승균과 오승훈이 낙점됐으며, 일라이 옆에서 한평생 헌신하는 하칸 역에는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중견배우 주진모가 캐스팅됐다. 은 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리드크비스트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2008년 관객과 만났으며, 2013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영화를 바탕으로 동명 연극을 무대를 올렸다. 이번 한국 공연은 비영어권 국가로는 최초의 무대로, 원작과 동일한 형태로 선보이는 레플리카 방식으로 제작되며, 초연에도 참여한 바 있는 존 티파니 연출가가 함께한다.연극 은 내년 1월 21일부터 2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5.11.30 / 조회 1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