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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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영의 악의 기원’ 이창섭, 김용한, 민우혁, 윤형렬과 함께 올가을 세 번째 공연으로 돌아온다
서울예술단(이사장 이유리)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오는 올가을 세 번째 공연으로 돌아오며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천재 작가 박지리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살인사건의 진실 뒤에 감춰진 선과 악의 갈등 그리고 이를 둘러싼 계급과 정의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성장 추리물이다.
이 작품은 선과 악의 갈등, 악의 기원을 이야기하며 계급 사회와 인간의 이면을 고발하는 흥미진진한 플롯으로 초연, 재연 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2년 만의 귀환인 만큼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최상위 계층이 사는 1지구의 열여섯 소년 주인공 다윈 영 역은 그룹 ‘비투비’의 멤버이자 2017년 뮤지컬 ‘꽃보다 남자’로 데뷔 후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며 커리어를 쌓아가는 이창섭, 섬세한 연기력과 풍부한 감성으로 매 작품마다 캐릭터 변신을 보여온 김용한이 지난 ‘윤동주 달을 쏘다’ ‘동주’역에 이어 ‘다윈’으로 발탁돼 무대에 오른다.
다윈의 아버지이자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는 니스 영 역은 무대와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동 중인 민우혁, 폭발적 감성과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윤형렬이 새로 합류한다. 극 중 다윈의 첫사랑이자 삼촌의 죽음을 파헤치는 거침없는 성격의 루미 헌터 역은 두 시즌 공연을 거듭하며 완벽한 캐릭터 싱크로율을 보인 송문선, 자유를 갈망하는 다윈의 친구 레오 마샬 역에는 탄탄한 실력을 겸비한 이동규가 함게한다.
혁명을 이끌었지만 순수한 이면을 지닌 소년 대장 어린 러너 역에는 초연과 재연 당시 호평을 이어갔던 이기완이 다시 무대에 오르며, 다윈의 할아버지이자 비밀의 시작에 서 있는 러너 영 은 호소력 짙은 연기와 풍부한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최인형이 맡는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10월 3일부터 10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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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21.09.10 / 조회 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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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 신작 ‘향화’…송문선, 김나니 타이틀롤
▲ 송문선
서울예술단의 신작 창작가무극 '향화'가 내년 1월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다양한 소재의 창작가무극을 개발해온 서울예술단은 삼일운동의 물결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던 기미년 삼월, 수원 지역의 만세운동을 이끌었던 ‘김향화 열사’에 주목하여 항일 여성 독립운동가를 소재로 한 신작 '향화'를 선보인다.
서울예술단과 경기지역 공연문화예술의 허브인 경기아트센터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창작가무극 '향화'는 1919년 3월 29일, 수원 지역의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수원권번 일패기생 김향화(金香花) 열사의 삶을 통해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 재조명하는 의미가 큰 작업이다.
'향화'의 주인공 김향화 열사는 본명이 순이(順伊)로 구한말 일제의 탄압 속 생계를 위협받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지만 18살에 이혼을 하게 된다. 이후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수원권번의 기생이 되어 ‘향기로운 꽃’ 향화(香花)란 이름으로 기적에 오른다. 평소 진취적이었던 성품의 김향화는 1919년 고종이 승하하자 기생들을 이끌고 대한문 앞에서 망곡례를 올렸으며, 3·1운동의 열기가 한창이던 3월 29일 일제가 강요한 치욕스러운 위생검사가 있던 자혜병원(수원 화성 봉수당 자리) 일대에서 수원권번 기생 30여명의 선두에서 독립만세를 외쳤다. 이 사건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유관순 열사 등과 함께 심한 옥고를 치른 후 행적이 묘연해졌다.
이번 작품의 극작과 연출을 맡은 서울예술단 권호성 예술감독은 “차별과 억압의 시대를 살았던 향화를 우리가 사는 이 시대로 소환해 실종되고 굴절된 여인들의 역사를 조명하려 했다.”며 작품에 대한 기획 의도를 밝혔다.
▲ 김나니
서울예술단은 누구보다 뛰어난 예인이었지만 기생이란 이유로 천대를 받았음에도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만세를 외쳤던 김향화 열사의 당찬 행보와 신념을 전통과 현재가 소통하는 가무극을 통해 올곧이 보여주고자 한다. 아울러 김향화 열사와 함께 만세를 불렀던 서른세 명의 수원권번 기생들의 이름들을 무대로 소환하여 한 명, 한 명, 그 이름을 불러 주려 한다.
이를 위해 공연계의 실력파 창작진들이 모였다. 국악과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승환 작곡가는 암울한 시대 속에서 독립이라는 꽃을 피운 김향화와 기생 33인의 만세소리를 되살리고자 클래식하면서도 아름다운 30곡의 넘버를 준비한다.
또한, 서울예술단의 대표작 '잃어버린 얼굴1895'의 백미로 꼽는 안무를 진두지휘했던 김혜림 안무가와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우현영 안무가의 협업으로 기생들의 검무, 장구춤 등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한 춤사위가 무대를 수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예술단을 대표하는 송문선과 국악계 아이돌 소리꾼 김나니가 주인공 김향화 역을 맡아 그녀의 애환과 열의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자 한다.
2021년의 시작과 함께 서울예술단이 선보이는 신작 '향화'의 티켓은 오는 12월 4일(금) 오전 10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서울예술단 유료회원은 11월 30일과 12월 1일 양일간 40% 할인된 가격으로 선예매 할 수 있다.
창작가무극 '향화'는 2021년 1월 8일부터 1월 10일까지 경기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20.11.30 / 조회 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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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무대로 돌아온 ‘다윈 영의 악의 기원’…"디테일로 승부"
어떻게 악인이 되어가는지 탐구한 호아킨 파닉스 주연의 영화 ‘조커’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계에서도 악의 근원을 파헤치는 작품,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지난 15일 개막했다.
2018년 초연한 서울예술단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故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원작 소설은 2016년 856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출간되었다. 두툼한 책 안에는 삼대에 걸친 가족에게 펼쳐진 숙명적인 사건들이 펼쳐지며 선과 악, 인간이 가진 악의 본질에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초연 당시 6일, 9회라는 짧은 공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초연 공연 폐막 후 재공연과 음원 발매 요청이 쇄도했으며, 원작 작가인 박지리의 다른 소설들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16일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주요 장면이 공개됐다. 이날 40여 분간 펼쳐진 시연에서는 작품의 오프닝 곡인 ‘프라임스쿨’을 시작으로, 절도 있는 군무가 돋보이는 ‘척결’, 그레고리안 성가 형식을 차용한 ‘시험’, 작품의 주제 의식과 다윈의 내면을 담은 ‘용서할 수 없는 죄’, 적극적으로 삼촌의 죽음을 파헤치는 루미의 솔로곡 ‘안녕 루미’ 등 6곡의 넘버와 해당 장면이 펼쳐졌다. 초연에 이어 최우혁, 박은석, 강상준, 송문선, 최정수 등 주요 배우들이 다시 참여해 안정감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시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창작진과 주요 배우들은 빠른 시간 안에 재연 무대를 선보인 것에 입을 모아 기쁨과 감사함을 표했다. 제작진을 대표해 인사말을 건넨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어둡고 무거운 세계관을 담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초연 때 많은 관객들이 좋아해 줬다.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큰 관심에 깜짝 놀랐고, 감사한 마음으로 재연에 임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상위 1지구에 위치한 명문 프라임스쿨은 중세 수도원 건물을 개축한 기숙사 학교로 매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통과한 16살들이 입학하는 곳이다. 이곳을 배경으로 무거운 진실을 마주한 소년 다윈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자신의 세계와 결별하고 어른이 된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서 극의 몰입을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박천휘 작곡가가 만든 음악이다. 그의 음악은 클래식하면서도 웅장하고 어두운 느낌의 곡들로 작품의 정서를 전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박천휘 작곡가는 재연으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곡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연 때 ’사랑해야 한다’는 곡 자리에 ‘밤이 없었다면’이라는 새로운 곡이 추가됐다. 다윈이 악행을 하게 되는 계기 되는 곡이다. 초연 때 '사랑해야 한다'는 잘 쓰고 싶었는데 시간에 쫓기다 아쉬운 곡이 됐다. 초연 때 다윈의 캐릭터가 주인공이지만 쉽게 정서적으로 동조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 인물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 많아 진정한 악을 완성하는 다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연에 ‘밤이 없었다면’이란 노래로 바꾸면서 악의 근원을 향해 가는 다윈의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초연과는 한 곡의 차이지만 전체적으로 연출의 디테일과 합쳐져 훨씬 어두운 곡으로 바뀌었다. 다윈이 관객보다 앞서 나가면서 그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보여주는 곡이다. 이번에 최우혁 배우에게도 원하던 어려운 곡이 갔다"라고 전했다.
오경택 연출은 “재연의 연출 포인트는 디테일이다. 원작 소설의 분량 자체가 900쪽이 되는 분량이다. 이것을 2시간 35분 안에 압축해서 표현을 하다 보니 대사 하나하나, 가사 하나하나, 배우의 표정, 호흡 하나하나가 모든 것이 원작의 표현들을 압축했다. 초연 때 넉 달을 고생해서 올렸지만 그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사소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지점들을 찾았다. 결국은 작품의 처음 출발이자 완성은 이런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초연의 큰 틀은 유지했지만 박천휘 작곡가가 새로 써 준 곡을 필두로 디테일을 잡아가면서 작품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초연 때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 그는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기존의 있었던 대중문화 코드에 벗어났지만 그걸 구성하고 있는 건 대중적인 코드가 많다. 계급사회로 나눠진 세계관, 귀족학교, 살인, 스릴러, 추리 등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대중적인 요소들이다. 또한 삼대에 걸친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는 아들의 모습 등이 우리의 보편적인 정서와 생각을 자극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주인공 다윈 역으로 무대에 서는 최우혁은 “그동안 많다면 많은 작품을 해왔는데, 이 작품은 대본과 원작을 받자마자 손을 놓치 못하고 계속 읽었다. 말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가 없는데 뭔가 촉이 왔다. ‘이건 무조건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을 했다. 초연 때는 스트레스 때문에 잘 웃지도 못했다. 재연에 오면서도 부담감은 똑같이 있지만 그 중압감을 이길만큼 작품이 매력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다윈의 친구 레오 역의 강상준은 “재연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인 연습 전부터 전화 통화로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시 16살 소년을 연기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예술단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오는 10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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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스튜디오 춘)
2019.10.17 / 조회 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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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 볼까 말까? 창작가무극 ‘금란방’의 특징3
새로운 창작극 ‘금란방’이 지난 18일 무대에 올랐다. 그간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등 고유한 한국적 색채를 담은 창작가무극을 선보여온 서울예술단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박해림 작가, ‘라흐마니노프’의 이진욱 작곡가, ‘날 보러와요’의 변정주 연출 등의 창작진과 함께 준비해 올해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창작극이다.
서울예술단은 본공연 개막에 앞서 18일 낮 언론을 대상으로 작품의 전막을 공개했다. 이날 만난 무대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신작 ‘금란방’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특징들을 정리했다.
‘금란방’의 특징 1, ‘클럽’ 연상시키는 강렬한 사운드
‘금란방’의 공연장에 들어서면 마치 클럽에 들어선 듯, 크고 강렬한 사운드가 관객을 맞이한다. 쿵쿵대는 소리와 함께 객석 전체가 진동할 정도다. 이 작품의 제목인 ‘금란방’은 박해림 작가가 18세기 조선 여인들의 삶을 조사하다가 생각해낸 가상의 공간이다. 창작진은 ‘조선 시대에도 모든 금기가 사라지는 클럽 같은 공간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금란방’이라는 공간을 생각했고, 무대 양쪽에 객석을 설치하고 강렬한 사운드를 더해 독특한 공간을 구현했다.
객석을 압도하는 사운드에 대해 이진욱 작곡가는 “극중 테마들을 갖고 만든 클럽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특정 장르에 대한 선입관 혹은 금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고. 그 결과 일렉트로닉 등의 서양 음악과 국악을 넘나드는 음악이 탄생했다. “금기에서 벗어나 어울리는 대로 만들다 보니 서양 악기와 국악 악기가 어우러진 음악을 만들게 됐다. 특정 장르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이 즐거움을 드렸으면 좋겠다”는 것이 이진욱 작곡가의 전언. 음악은 그룹 고래야의 김동근(대금)과 잠비나이의 김보미(해금) 등으로 구성된 7인조 밴드가 라이브로 연주한다.
‘금란방’의 특징 2, 유쾌 발랄한 소동극
박해림 작가는 18세기 조선 후기 생활사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금주령’과 ‘전기수’에 주목해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 극중 배경인 영조의 통치 시기는 엄격한 금주령이 시행되던 때다. 전기수는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는 낭독가를 이르던 말로, 당시 민간에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던 존재였다고 한다.
위 두 가지 소재를 모티브로 탄생한 ‘금란방’은 왕의 서간관리자인 김윤신이 왕으로부터 ‘책 읽는 솜씨가 지루하다’는 타박을 듣고 인기 전기수 이자상을 만나러 금란방에 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다. 딸의 장옷을 훔쳐 입고 금란방에 들어선 그는 각각 몰래 그곳에 와 있던 딸 매화, 딸의 정혼자 윤구연 등을 마주치게 된다. 모든 금기가 사라진 금란방에서 각 인물들이 전기수 이자상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깨닫고 변해가는 과정이 발랄하게 펼쳐진다.
김윤신이 정체를 감추기 위해 훔쳐 입은 딸의 장옷은 이 소동극에서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설키게 만드는 매개 역할을 한다. 공연을 준비하며 ‘의사 가운’을 소재로 한 몰리에르의 희곡 ‘날아다니는 의사’를 참고했다고 밝힌 변정주 연출은 “장옷을 장치 삼아 나올 수 있는 웃음이 이 공연의 한 가지 포인트다. 남자가 여자 역할을 하면서 남자에게 사랑의 기분을 느낀다거나 진실한 사랑을 발견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코믹한 요소”라고 짚었다.
‘금란방’의 특징 3, 성과 결혼에 대한 금기를 비틀다
이 공연은 성과 결혼과 관련된 금기를 유쾌하게 풍자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낮 동안 조신한 몸가짐을 강요받던 여성들은 금란방에 모여들어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드러내고, 불공평한 결혼제도 속에서 쌓인 울분을 풀고, 동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엄숙한 사대부 양반으로 평생을 살아온 김윤신 역시 금란방에서 비로소 자신의 진짜 감정을 깨닫고 타인에게 공감하는 법을 배운다.
탁월한 끼와 말솜씨로 사람들을 쥐락펴락하는 전기수 이자성은 바로 그 중심에서 사람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주는 인물이다. “이자성은 여자로서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어 남장을 하고 조선 최고 전기수로 살고 있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여자들의 의식을 깨워주는 인물이다. 어쩌면 실제로 미래에서 왔을 수도 있는 모호한 인물로 남겨두고 싶었다”는 박해림 작가는 “조선시대에 금기였던 것 중에 지금도 여전히 금기로 남아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결혼을 꼭 해야한다거나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더라”라며 극중 이 같은 금기를 비튼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예술단의 새로운 창작가무극 ‘금란방’은 이달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어지며, 이자상 역 김건혜, 김윤신 역 김백현과 최정수, 매화 역 송문선, 영이 역 이혜수, 윤구연 역 김용한과 강상준, 마담 역 고미경 등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출연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18.12.19 / 조회 5,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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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 신작 창작가무극 ‘금란방’ 무대로…왁자지껄 정통 코미디
서울예술단이 2018년 마지막 정기공연으로 신작 창작가무극 ‘금란방’을 무대에 올린다.
창작가무극 ‘금란방’은 서울예술단이 2000년 ‘대박’ 이후 18년 만에 선보이는 희극으로, 한국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정통 코미디 작품이다. 한 번 들으면 헤어날 수 없는 마성의 전기수 이자상과 낭독의 기술이 절실한 왕의 신하 김윤신, 이자상을 흠모하는 철없는 딸 매화와 현명한 몸종 영이, 금주단속반 꽃미남 윤구연이 펼치는 왁자지껄한 소동극이다.
이 작품은 18세기 조선의 시대상을 대표하는 두 가지 키워드인 금주령과 전기수(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는 전문적인 낭독가)를 소재로 삼았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탁월한 말솜씨와 연기력을 발휘해 책을 읽어주며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던 전기수와 영조 시대에 실시됐던 강력한 금주령이라는 소재를 엮어 신분과 연령, 성별의 차이를 뛰어넘는 유쾌한 코미디를 그린다.
제목인 ‘금란방’은 주인공 이자성이 손님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소로, 모든 금기와 타인의 시선에서 해방되어 낭만과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드는 곳이다. 제작진은 공연장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의 블랙박스시어터를 활용해 비밀스럽고 음란한 금란방을 구현할 예정이다.
창작진 및 출연진도 기대를 모은다. 연출은 연극 ‘날 보려와요’, 뮤지컬 ‘판’ 등을 작업했던 변정주 연출이 맡았고, 극본은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박해림 작가가, 음악은 ‘라흐마니노프’의 이진욱 작곡가가 맡았다. 금란방의 분위기를 이끌 7인조 라이브밴드에는 그룹 잠비나이의 김보미(해금)와 고래야의 김동근(대금)이 합류한다.
변정주 연출은 이번 작품에 대해 “낮의 일상을 살아내기 위해 밤에는 놀거나 쉬어야 하고, 일주일의 일상을 살아내기 위해 주말에는 놀거나 쉬어야 하며, 1년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집중적으로 놀거나 쉴 수 있는 축제의 시간이 필요하다. 금란방은 그런 축제의 공간”이라며 일상의 해방구로서의 공간을 구현하겠다는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이자상 역의 김건혜, 왕의 서간관리자 김윤신 역의 김백현과 최정수, 김윤신의 딸 매화 역의 송문선을 비롯해 이혜수, 김용한, 강상준, 고미경 등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출연한다.
‘금란방’은 12월 18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지며, 티켓은 오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인터파크에서예매할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18.11.02 / 조회 3,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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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천재 작가의 소설이 무대로…‘다윈 영의 악의 기원’ 제작발표회
지난 4일, 한국적이면서도 참신한 소재를 발굴해온 서울예술단이 신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개막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고 박지리 작가가 2016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1지구부터 9지구까지 나눠진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철저한 계급 사회와 정의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박지리 작가는 2010년 스물다섯 나이에 ‘합체’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를 받으며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문단에 갑작스럽게 등단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원작의 편집자였던 사계절출판사의 김태희 팀장은 “문학을 배워본 적 없는 박지리 작가는 굉장한 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수줍음이 많아서 시상식에 두 번 정도 참석한 것 말고는 외부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작가들도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고 만나보고 싶어 했다”고 작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날 본격적인 제작발표회에 전에 작품에 등장하는 3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엘리트들만 모여있는 프라임 스쿨에서 다윈과 자유를 추구하는 레오는 친구가 된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된 기쁨을 표현한 ‘친구’와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에 함께하는 매력적인 주인공 루미의 곡 ‘안녕, 루미’,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표현한 ‘윈저노트’를 선보였다.
서울예술단의 색을 입혀 무대화되는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어떤 모습일까?
최상위 계층이 사는 1지구의 명문학교 프라임 스쿨에 재학 중인 열여섯 살 다윈이 주인공인 이번 공연은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진실을 마주한 인간의 선택과 본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오경택 연출은 "원작이 방대한 분량이고 무대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제한된 시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을 다 담아낼 수는 없다. 그래서 저희가 중심으로 잡은 건, 포스터 카피로도 사용한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 우리는 어른이 된다’라는 문장이다. 영원한 어린아이는 없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어른이 된다. 어린아이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가치들이 멸종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선과 악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극의 대본과 가사를 담당한 이희준 작가는 “원작 소설이 방대하고 다양한 가치들이 충돌한다. 작품의 본질적인 요소들은 훼손하지 않게 무대에 옮기는 것이 중요했다. 개인적으로는 루미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공연을 통해 더 보여주고 싶어서 루미 캐릭터는 소설과는 그 결이 조금 다르게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박천휘 작곡가는 “음악 작업은 아무래도 원작이 있다 보니 거기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오늘 들려드린 곡은 자리에 맞게 차분한 곡으로 골랐다. 공연을 보시면 더 강렬하고 화려한 곡들도 많다”고 전하며, “작업을 하면서 관객들이 등장 인물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하고 싶었다. 공연의 마지막 넘버 ‘푸른 눈의 목격자’라는 곡이 있다. 우리 작품은 굉장히 어두운 내용이지만 관객들에게 이 곡을 통해 위로를 주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박지리 작가에게 주고 싶은 곡이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넘버를 시연한 박은석, 최우혁, 송문선, 강상준 배우는 입을 모아 “원작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전했다.
특히 박은석은 “저는 다윈 영의 아버지 니스 영으로 나온다. 니스 영은 그의 아버지부터 내려오는 죄의 대물림을 통해 아픔을 겪게 되는 운명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제 캐릭터는 더 소개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고 말을 아끼며, "우리 작품은 누구나 살면서 고민해봤을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과 대본에서 느낀 감동과 깊이를 연기로서 잘 담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으로 타이틀롤을 맡게 된 최우혁은 “부담이 되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다. 원작을 보신 분이나, 안 보신 분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난 6월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취임한 유희성 이사장이 취임 소감을 밝히며, 서울예술단만의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서울예술단 단원과 감독으로 20년 넘게 연을 이어왔다. 이곳은 나에게 친정이자 고향 같은 곳이다. 단원으로 있던 제가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돼서 감개무량하다. 서울예술단이 국공립 단체로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우리만의 색으로 타 뮤지컬과 변별력이 있는 작품과 레퍼토리를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우리의 창단 목표 중의 하나가 남북 문화 교류도 있다. 남북 문화의 동질성과 다름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본질적인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10월 2일부터 7일까지 단 6일 동안 9회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8.09.05 / 조회 5,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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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 바람 타고 2년 만에 돌아온 '국경의 남쪽'
2006년 개봉 동명 영화 원작 창작가무극
달라진 남북 관계 속 새롭게 공연 준비
"두 손 맞잡은 남북의 희망과 감동 담아"29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전막 시연회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작품 자체는 초연 때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동시대의 상황이다. 지금 관객이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느낌은 초연과 전혀 다를 것이다.”29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7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전막 시연회에서 만난 연출가 반능기는 2년 만의 재공연에 대한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반 연출은 “극장이 바뀌면서 미장센도 달라졌고 넘버와 안무도 추가됐다”며 “지금 시대의 분위기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향한 변화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남북 분단과 탈북민 문제를 다룬다. 반 연출이 시대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초연 때와 지금 남북관계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6년 초연 때만 해도 남북관계는 거듭되는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으로 전에 없던 평화와 화해 무드로 남북관계는 전환기에 들어섰다.서울예술단이 2년 전 경?碩?남북관계 속에서도 ‘국경의 남쪽’을 무대에 올린 것은 남북문화교류를 위해 창단한 단체의 목표를 이어가기 위함이었다. 전막 시연회에 참석한 김덕희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은 “‘국경의 남쪽’은 초연 당시 남북관계에 대한 긴 안목을 갖고 북한과 탈북자 소재로 개발한 작품”이라며 “남북 관계가 화해 무드로 급진전하면이 이 작품이 지금 관객에게 보다 새롭게 다가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작품은 만주예술단 호른연주자인 청년 선호가 연인 연화를 북쪽에 놔둔 채 가족과 함께 탈북한 뒤 남쪽에서 또 다른 여인 경주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애틋한 멜로드라마다. 극본을 쓴 정영 작가는 “남북의 국경을 사이에 둔 남녀의 사랑 이야기지만 삶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국경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혼자서는 연주할 수 없는 협주곡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초연 때는 이 작품이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 같은 아픔과 슬픔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재공연에서는 조금 더 희망을 갖게 됐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설 때 전 세계가 받은 감동처럼 이번 재공연을 통해서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은 서울예술단이 오랜만에 단원들로만 출연진을 꾸려 선보이는 공연이기도 하다. 단원들도 달라진 남북관계 속에서 작품이 보다 큰 감동으로 관객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경주 역의 하선진은 “저는 아버지가 이북에서 온 이산가족임에도 분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세대임에도 TV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는 걸 보며 울컥했다”며 “다른 나라 사람은 못 느끼는 그런 감정을 가져갈 수 있는, 온 국민이 봐도 좋은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호 역의 최정수는 “통일은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데 재공연을 앞둔 지금은 마음이 굉장히 달라졌다”며 “남북간에도 앞으로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은 7월 한 달 간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공동으로 ‘공연예술 남북교류 아카데미’를 열고 남북문화교류에 대한 대비책을 공연 기획자, 창작자화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향후 남북 교류에서도 민간과 협동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6.29 / 조회 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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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지 말고 느끼세요"…이상한 공연 '굳빠이, 이상'
소설가 김연수의 동명 소설 창작가무극으로
'이머시브 공연'으로 객석·무대 경계 허물어
서사 형식도 파괴…관객마다 '호불호' 반응
서울예술단 "공공단체로서 새로운 시도 해야"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장 입장 전에 가방이나 짐은 물품보관소에 맡겨주세요. 공연 관람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21일 막을 올린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은 공연 시작 전 짐을 맡겨야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다. 객석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데다 공연 진행 과정 속에서 관객이 한 번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관객은 공연장에 입장할 때 스태프들이 사전에 나눠준 가면을 써야 한다. 공연 시작 전에는 극장 로비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과일을 깎는 배우들도 미리 만날 수 있다. 매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는 관객도 100명으로 제한된다. 그야말로 ‘이상한’ 공연이다.작가 이상의 80주기를 맞아 선보이는 ‘굳빠이, 이상’은 소설가 김연수가 2001년에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서울예술단은 이번 공연을 최근 공연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머시브 공연’(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공연)으로 기획했다. 그동안 예술의전당에 주로 공연을 올렸던 서울예술단이 객석과 무대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블랙박스 시어터인 CKL스테이지를 공연장으로 선택한 이유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가면을 쓰고 공연장에 들어서면 관객은 서 있는 상태로 공연의 시작을 맞이하게 된다. 작가 이상의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노래와 함께 10~15분 남짓 펼쳐진다. 이들 속에서 깨어난 이상은 자신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관객들 사이로 내려온다. 그때부터 관객은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앉아 공연을 감상하게 된다. 앉는 자리에 따라 배우들의 모습이 잘 안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머시브 공연 특성상 어디에 앉든 감상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보통의 공연은 객석에 앉아 무대 위 배우의 춤, 노래, 연기를 일방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관람 태도에 익숙한 일반 관객에게 ‘굳빠이, 이상’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극 전개도 ‘기승전결’의 익숙한 서사 형식에서 벗어나 있다. 이날 개막 전 기자들과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막 시연회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서사 형식마저 파괴한 극 내용이 산만하다는 지적이 있었는가 하면 오히려 신선해서 좋았다는 평가도 있었다.창작진이 이러한 형식을 선택한 것은 작품의 주제인 작가 이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형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출가 오루피나는 “이번 공연을 위해 창작진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이 작품을 익숙한 공식대로 만들지 말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각색을 맡은 극작가 오세혁은 “작가 이상다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연극이나 뮤지컬처럼 하나의 형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배우들도 창작진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상 역을 맡은 세 명의 배우 중 한 명인 김호영은 “이상은 독자가 이해하기 위해 글을 썼다기 보다 오히려 이해할 수 없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 글을 썼다”면서 “우리 공연도 이상의 작품처럼 일종의 전시를 보는 것처럼 와서 있는 그대로 느끼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김연수 작가는 이날 관객과 함께 가면을 쓰고 시연을 지켜봤다. 김 작가는 “그동안 이상을 다룬 작품은 이상의 삶을 소개하거나 이상에 대한 추문을 소비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상 문학의 본질로 들어가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면서 “그런 원작의 의도를 공연으로 잘 표현해줘 놀라웠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께’ 등으로 서울예술단을 만난 관객이라면 ‘굳빠이, 이상’은 더욱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김덕희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은 “국립예술단체로서 예술가에게 창작과 실험의 기회를 주는 것도 서울예술단이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라면서 “‘굳빠이, 이상’은 공동단체로서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김호영 외에도 서울예술단 단원 최정수, 김용한과 뮤지컬배우 김호영이 이상을 함께 연기한다. 이들은 각각 ‘감각의 이상’ ‘육체의 이상’ ‘지성의 이상’을 맡아 이상의 서로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고석진, 이기완, 박혜정, 김성연, 이혜수, 형남희, 정지만, 송문선, 조우식, 강상준, 유승현, 신상언, 최예솔 등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이상의 주변 인물을 연기한다.30일까지 서울 중구 다동 CKL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전석 6만원. 19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2 / 조회 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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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이 곧 무대…보여드리죠, 시인 이상의 '민얼굴'
창작가무극 '?A빠이, 서울'
소설가 김연수·극작가 오세혁
이상 공연·전시행사로 인연
2년 만에 작품으로 다시 만나
죽은 사람의 얼굴 본떠 만든
'데스마스크' 둘러싼 이야기
이상 시점에서 주변인물 다뤄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원작 소설가 김연수(왼쪽), 각색·작사 맡은 극작가 오세혁(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5년 바로 이 장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2년 만에 다시 만나니 기분이 남다르네요.”소설가 김연수(47)와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36)은 최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이상의 집’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2015년 김 작가가 시인 겸 소설가 이상(1910~1937)의 타계 78주기를 맞아 기획한 행사 ‘이상과 13인의 밤’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날 두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재회한 게 색다른 듯 악수를 나누더니 이내 대화를 이어갔다.△이상 작품으로 문학 매력 알게 돼두 사람이 이곳에서 다시 만난 이유는 서울예술단이 이상의 80주기를 맞아 선보이는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21일부터 30일까지 CKL스테이지) 때문이다. 김 작가가 2001년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이 원작이다. 오 작가가 각색과 가사를 맡았다. 첫 만남과 두 번째 만남 모두 이상이 연결고리가 됐다.‘이상과 13인의 밤’은 연극·영화·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이상에 대한 공연과 전시를 하는 행사였다. 당시 오 작가는 연출가 이윤택·조광화 등 평소 알고 지내온 사람들 13명으로부터 이상에 대한 증언을 모아 낭독공연으로 선보였다. 김 작가는 “긴 분량으로 굉장히 역동적인 공연이었다”고 2년 전을 회상했다.오 작가는 김 작가의 팬이었다. 예전부터 김 작가의 또 다른 장편소설 ‘밤을 노래한다’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 오 작가는 “김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면 자꾸 무언가를 부탁하게 될 것 같아서 첫 만남 이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서울예술단의 ‘굳빠이, 이상’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며 웃었다.두 사람에게 이상은 특별한 존재다. 김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이상의 작품을 읽은 뒤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를 결심했다. 김 작가는 “이상은 처음으로 좋아한 문인”이라면서 “이상을 접하기 전까지는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문학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상을 통해 문학은 이해를 하지 못해도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오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 이상의 수필 ‘권태’를 읽고 그에게 매료됐다. 오 작가는 “어린 나이였지만 내용이 너무 우울해서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권태로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때부터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나를 자극하기 위해 틈틈이 ‘권태’를 읽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콘셉트 이미지(사진=서울예술단).△시인 백석에도 공통된 관심이날 두 사람은 이상을 좋아한다는 사실 외에도 서로에게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인 백석에 대한 관심도 그 중 하나였다. 오 작가는 백석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앙코르공연을 준비 중이다. 오 작가는 “전혀 다른 이상과 백석의 감수성을 왔다 갔다 하며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김 작가는 기회가 된다면 백석의 이야기를 소설로 쓸 계획이다. 그는 “백석이 북한에 간 뒤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하다. 아들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도 시를 썼지만 발표하지 않고 그 종이를 휴지로 썼다고 한다. 언젠가 소설로 쓰고 싶은 이야기다”라고 말했다.두 사람의 인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품 중 희곡으로 다시 쓰고 싶은 작품으로 ‘밤은 노래한다’를 꼽았다. 김 작가는 “오 작가가 라이벌이다”라며 웃었다. 이에 오 작가는 “김 작가가 ‘밤은 노래한다’를 희곡으로 쓴다면 내가 직접 연출하겠다”며 화답했다.△정체성 주제로 한 ‘관객 참여 공연’소설 ‘굳빠이, 이상’은 이상이 죽기 전 서양화가 길진섭이 그의 죽기 전 얼굴을 데스마스크(죽은 사람의 얼굴에서 직접 본을 떠서 만든 안면상)로 떴다는 소문을 바탕으로 한다. 데스마스크의 진실 여부를 취재하는 김연화 기자, 이상을 동경한 나머지 그의 삶까지 모방한 서혁민, 재미교포 출신으로 이상을 연구해온 피터 주 등 세 인물의 시점으로 이상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김 작가는 “세 명의 화자가 이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소설로 담았다”고 말했다.공연은 원작과 달리 이상의 시점에서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을 취한다. 오 작가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상도 자신이 죽는 순간 자신의 얼굴이 어땠을지 궁금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각색 방향을 설명했다. 공연에 앞서 대본을 읽은 김 작가는 “소설과 달리 이상이 직접 자신의 얼굴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점이 흥미로웠다”며 무대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이번 공연은 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이머시브 공연’으로 제작한다. 관객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는 극장 안에서 자유롭게 배우들의 연기를 바라볼 수 있다. 노래·무용 등 여러 가지 재능을 지닌 서울예술단원들이 주인공이 된다. 오 작가는 “관객들은 노래를 잘하는 연기자, 또는 춤을 잘 추는 연기자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이들의 다양한 얼굴을 통해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이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원작 소설가 김연수(왼쪽), 각색·작사 맡은 극작가 오세혁(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19 / 조회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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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00] 뮤지컬 ‘국경의 남쪽’
1986년 남북문화교류를 위해 창단되었던 서울예술단이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이했다. 서울예술단은 남과 북을 소재로 뮤지컬 ‘국경의 남쪽’이라는 작품을 통해 설립 취지에 맞는 소재를 선택했다. 작품은 현실적으로 정치나 사회적으로 복잡하고 민감한 부분이 아닌 두 남녀 주인공인 ‘선호’와 ‘연화’라는 인물의 개인적인 감정과 정서에 초점을 맞춘다. 뮤지컬 ‘국경의 남쪽’은 주인공이 나눈 아련한 첫사랑의 어긋남에 주목하며 관중과 조금 더 가까이 소통하고자 소극장 공연의 메카인 대학로에서 관객과 만났다. ?뮤지컬 ‘국경의 남쪽’은 서로에 대한 닫힘으로 인한 남과 북의 다름과 생경한 변화를 보여주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첫사랑의 아련함을 그린다. 작품은 그들만의 애달픈 정서가 아닌 아직도 진행 중인 민족의 비극적인 현실과 앞으로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차 후 일어날 수 있는 무한의 사건들에 대한 것들을 유추하게 한다.?작품은 만수대 예술단에서 함께 한 악기와 음악적 기호를 무대에 펼치며 소담스럽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엮어냈다. 국경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두고 빚어진 두 남녀의 코끝 시린 사랑의 애틋함과 함께 민족의 동질성을 되새기고 이미 다르게 변하거나 달라진 것들에 대한 우려와 그래도 함께해야 한다는 한민족의 끈끈한 울림을 실감하게 했다.70여 년간의 분단으로 인한 심각한 언어 이질화와 다른 환경은 목숨을 걸고 남한을 찾은 탈북자들을 당혹감에 부딪치게 한다. 북한의 ‘오징어’가 남한의 ‘낙지’로 불리고 북한에서는 ‘미 제국주의자들’을 지칭하는 ‘미제’라는 말이 남한에서는 ‘미국산’을 의미한다. 이렇듯 탈북자들은 처음에는 대부분 남한말의 10% 정도만 이해한다고 한다. 남북한으로 갈라지며 어느새 언어는 둘로 갈라지고 만 것이다. ?이렇듯 언어 하나도 그러할진대 생활적인 면이나 유추할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상상할 수 없는 많은 다름과 차이로 인해 한동안은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하고 조율하고 내적인 정서와 환경의 소통을 이루어 내기에는 여간 많은 시간과 과정을 겪어야만 할 것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2006년에 개봉된 동명의 영화에서도 탈북과 분단이라는 상황에서 맞이해야 하는 현실적 우려와 아픔을 얘기했다. 서울예술단의 가무극은 음악과 안무로서 그 극한 정서의 확장을 꾀했다. 목숨을 걸고 탈북해야만 하는 가족과 개인의 아픔과 국경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하고 빚어질 비극적인 상황들을 극대화한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첫사랑의 아련한 아픔과 기억을 냉혹한 현실 속에서 맞닥뜨리는 쓸쓸함의 서사 또한 두드러진다. 작품 속 평양 만수대 예술단의 호른주자 ‘선호’와 연인 ‘연화’는 풋풋하고 설익은 연애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약속한다. 그러나 남조선의 할아버지, 아버지와의 서신 왕래가 발각되고 ‘선호’의 가족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야밤 탈북을 하게 된다. 이에 음악이 삶의 목적이었던 ‘선호’는 목숨과도 같던 호른을 ‘연화’에게 증표로 남기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가까스로 남한에 온 ‘선호’는 ‘연화’의 탈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선호’는 비인간적인 삶을 살지라도 오로지 ‘연화’와의 해후를 꿈꾸며 참고 버티지만 결국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하고 만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실감에 배회하던 ‘선호’는 치킨집을 운영하는 ‘경주’의 오토바이에 부딪히게 되고 그 인연으로 ‘경주’의 치킨집에서 일하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호’와 ‘연화’, 두 사람의 만남은 날 선 철조망처럼 불안하고 초초하게 지나간다. 그 와중에 ‘연화’의 결혼소식을 접한 ‘선호’는 충격으로 모든 것을 자포자기하고 삶을 포기하려 한다. 하지만 그를 지켜보는 ‘경주’의 변함없는 관심과 호의에 결국 선호도 새 출발을 결심한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연화’가 찾아온다. 죽음을 각오하고 오직 한 사람, ‘선호’를 찾아 국경을 넘어온 것이다. 그 이후 세 남녀의 사랑의 감정과 세파를 이겨낸 시간 속의 정서 변이와 아픔들을 통해 관객은 영화나 무대에서 일어날 법한 이 일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 주변의 아주 가까운 이웃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 우리가 처한 분단국가의 현실적 당혹감에 한 걸음 다가가며 많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서의 휴전상태인 이 나라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느덧 긴장감에 익숙해진다. 가끔 터지는 탈북소식과 더불어 황당한 비보에 바짝 호흡을 멈추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무뎌지거나 그냥 그러려니 하며 소원해진 현실적인 삶과 상황의 연속임을 되새긴다. 반드시 통일되어 한민족의 정체성과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하나 된 민족의 참된 패러다임을 구상하려 하는 이 작품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지방공연과 재공연을 통해 계속 작품을 보완해 남북문제와 탈북인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길 바란다. 뮤지컬 ‘국경의 남쪽’이 통일 후의 그 날들까지 소통과 협치를 통한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함께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 바른길을 제시하는 길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뮤지컬 ‘콩칠팔 새삼륙’ 이후 오랜만에 정극 뮤지컬로 돌아온 작곡가 이나오는 때로는 클래시컬하면서도 모던한 아방가르적 악상들로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이 넘실대게 했다. 두 사람의 애잔한 사랑을 깊이 있게 보여준 넘버 ‘나는 여기, 너는 거기’는 가장 짙은 여운을 남겼다. 조금 더 리프라즈되거나 빅 넘버가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 아쉬움도 있었다. ?서울예술단원들의 탄탄한 앙상블은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빛을 발했다. 이제는 서울예술단의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선호’ 역의 배우 최정수는 꾸미지 않은 진정성 있는 감성연기로 ‘선호’ 그 자체가 되어있었다. 배우 최정수와 오버하지 않고 딱 그만큼의 절제로 캐릭터의 완성을 보여준 배우 최주리와의 호흡은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오소독소하게 감칠맛이 났다.?‘선호 누나’ 역의 배우 유경아는 또렷하고 낭낭한 대사 톤과 가창력으로 배우 최정수처럼 서울예술단의 무용팀이 아닌 전천후 가무악극의 다음 대표 주자로서의 입지를 구축한 무대였다. 베스트 댄서에서 전천후 뮤지컬 배우로 변신해 가고 있는 배우 변재범과 정지만의 열연도 돋보였다. ‘경주’ 역의 배우 하선진은 캐릭터 연기의 폭과 깊이를 더해 애틋하고 참된 사랑의 가치에 대한 그녀만의 새로운 호흡을 각인시켜주었다. 무엇보다 작품의 전반에 걸친 폭넓은 활약으로 무대를 안정감 있게 끌고 갔던 서울예술단 훈남 삼인방 김도빈과 박영수, 조풍래와 함께 서울예술단의 지킴이이자 팔방미인인 배우 고미경과 정유희, 그리고 배우 금승훈, 김백현의 연륜과 내공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사진출처_서울예술단 제공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2016.06.21 / 조회 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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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람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
2006년 개봉한 동명영화 바탕
'빨래'의 추민주 연출 등 협업
"분단현실 속 우리들 이야기"
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분단 71주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공연이다. 분단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자 했다”(최종실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서울예술단의 신작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이 오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빨래’의 추민주 연출과 뮤지컬 ‘신과 함께: 저승편’ ‘심야식당’의 정영 작가 등이 함께 작업했다. 추 연출은 “‘빨래’에 외국인 노동자 ‘솔롱고’가 있다면 ‘국경의 남쪽’에는 탈북자 선호가 있다”며 “북한사람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이란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했던 차승원 주연의 동명영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 탈북자라는 무거운 소재를 정통멜로의 형식으로 풀어냈다. 운명적인 첫사랑을 아름답게 키워가던 선호와 연화는 갑작스러운 탈북으로 헤어진 후 다시 만날 날을 위해 고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북에서 남으로 넘어온 안타까운 사랑에는 분단의 슬픈 현실이 깔려 있다. 선호의 슬픈 사랑을 통해 점점 잊히고 있는 남과 북의 만남 이야기를 다시금 들려주고자 했다. 추 연출은 “가족이 탈북하는 장면과 그들의 일상이 엿보이는 장면 등에 특히 신경을 썼다”며 “선호·연화·경주 세 명이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배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향한 안타까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한국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역사·인물·신화적 소재를 주로 다뤘던 서울예술단이 이번엔 ‘탈북자와 통일’을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하며 변화를 꾀했다.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공연장소도 예술의전당을 벗어나 대학로로 옮겼다. 최 예술감독은 “30여년 전 통일에 대비할 수 있는 예술단으로 출발했던 역사가 있다”며 “젊은 세대는 통일에 대한 관심이 낮다. 이 작품을 통해 통일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예술단의 대표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의 박영수와 무용단원 출신으로 첫 주역을 따낸 최정수가 선호를 연기한다. 선호의 첫 사랑 연화 역은 최주리와 서울예술단의 신예 송문선이 맡았다. 이외에도 하선진·김도빈·조풍래 등 단원이 출연한다. 최정수는 “누군가를 사랑했던 애틋한 마음과 기억을 다시금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고, 박영수는 “조금이나마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주변에서 내가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7 / 조회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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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경의 남쪽' 뮤지컬로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
5월 31~6월 1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이 오는 31일부터 6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했던 차승원 주연의 동명 영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 운명적인 첫사랑을 키워가는 선호와 연화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두 사람은 갑작스런 탈북으로 헤어진 이후,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뮤지컬은 선호의 슬픈 사랑을 통해 점점 잊혀지고 있는 남과 북의 만남에 대해 다뤘다. 탈북자라는 무거운 소재를 정통 멜로의 형식으로 풀어낸다. 서울예술단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뮤지컬 ‘빨래’의 연출가 추민주와 뮤지컬 ‘신과 함께 - 저승편’ ‘심야 식당’의 작가 정영 등이 함께한다. 서울예술단의 대표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의 박영수와 무용단원 출신으로 첫 주역을 따낸 최정수가 선호를 연기한다. 선호의 첫 사랑 연화 역에는 최주리와 서울예술단의 신예 송문선이 더블캐스팅됐다. 이외에도 하선진, 김도빈, 조풍래 등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나온다. 관람료는 3만~6만원이다. 02-523-0986.▶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06 / 조회 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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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를 기억하는 두 가지 방식, <동주> VS <윤동주, 달을 쏘다>
‘윤동주’ 열풍이 한창이다. 시인 윤동주의 생애를 그린 이준익 감독의 영화 가 5억원이라는 저예산 제작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타고 1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이를 시작으로 윤동주의 유고시집 복간본 가 연초부터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암동에 위치한 윤동주 문학관에도 여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이러한 열풍에 이어 오는 20일에는 서울예술단의 창작뮤지컬 가 개막할 예정이다. 세 번째 무대를 앞둔 이 뮤지컬은 창작뮤지컬의 대표작 의 한아름 작가, 오상준 작곡가가 서울예술단과 손을 잡고 만든 작품으로, 엄혹한 시절 끝내 맑은 시심을 지켜낸 윤동주의 삶을 서정적인 무대와 음악, 역동적인 안무로 표현해내 2012년 초연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2012~2013년 이후 3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무대를 벌써부터 많은 이들이 기다리는 중이다. 같은 인물, 같은 시대를 다룬 작품이지만, 영화 와 뮤지컬 는 스토리텔링의 방식과 스타일에 있어 각기 다르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다. 그간 등에서 구체적인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권력과 자유 등 현대인들에게도 유효한 이슈를 담아내며 ‘사극의 명장’이라 불려온 이준익 감독, 그리고 1986년 창단 이후 고구려 건국사를 담은 , 명성황후를 재조명한 등을 통해 ‘가무극’이라는 예술 형식으로 한국적 소재를 다뤄온 서울예술단이 그리는 윤동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준익 감독의 VS 서울예술단의 그럼 이준익 감독과 서울예술단이 각기 어떤 영상과 어떤 무대로 윤동주의 삶을 담아냈는지 살펴보자. 먼저 영화 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영상이 흑백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윤동주가 흑백사진 속 모습이므로 그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다고. 이 같은 흑백의 영상은 실제 윤동주가 살았던 약 70여년 전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만년필로 공책에 글을 써내려 가는 시인의 손이나 별이 가득한 밤하늘의 영상과 함께 나래이션으로 들려오는 윤동주의 시는 시인의 내면에 고요히 집중하게 한다. 반면 는 윤동주의 삶을 서울예술단의 장기인 역동적인 군무와 의 오상준 작곡가가 만든 다채로운 음악으로 담아냈다. “세상이 우리에게 건넨 거친 농담을 어떻게든 웃어 넘기려 했던 젊은 날을”과 같은 가사가 배우들의 묵직한 합창으로 울려 퍼지며 빼앗긴 나라를 살아가야 하는 청춘들의 설움을 짙게 전하고, '참회록'과 같은 시는 윤동주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때 무대 전면에 글씨로 새겨진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각기 다르다. 영화 는 윤동주가 일본 고등형사에게 취조받는 장면에서 출발해 10여년 전 과거와 1945년 현재를 오가며 윤동주 생애의 주요 장면들을 풀어냈고, 는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1945년 2월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강하늘 VS 박영수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등의 무대에서 활약하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화계로 영역을 넓힌 강하늘은 에서 불안한 시대, 불안한 청춘을 살아내는 시인 윤동주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고종사촌이자 행동파 독립운동가였던 송몽규에게 느끼는 미묘한 열등감과 갈등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이다. 몇몇 장면에서는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빛만으로도 그의 내면에 가 닿을 수 있다. 에서는 서울예술단의 간판 배우 박영수가 윤동주를 연기한다. 2012년 초연 때부터 윤동주를 맡아 열연해온 박영수는 청초한 느낌을 주는 단정한 얼굴로 시인 윤동주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들어왔다. 옥중 장면에서 그가 절규하듯 읊조리는 ‘별 헤는 밤’은 강하늘이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시와는 사뭇 다른 감동으로 와 닿을 것이다. 박정민 VS 김도빈송몽규 역을 맡은 두 배우의 존재감도 크다. 송몽규는 윤동주보다 3개월 먼저 태어난 고종사촌이자 가장 절친했던 친구로, 18살에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문인이기도 했다. 내성적인 윤동주와 달리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던 그는 항일 운동의 최일선에 서서 싸우다 윤동주와 같은 해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에서는 영화 에서 주목받았던 박정민이, 에서는 박영수와 마찬가지로 초연부터 공연에 출연해온 김도빈이 송몽규를 연기한다. 암울한 시대에 맞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송몽규를 각기 다른 느낌으로 그려내는 두 배우의 연기에도 주목해보자. 영화, 책, 그리고 무대 위에서 부활하는 윤동주의 고요하나 뜨거운 삶을 만나보자. 는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윤동주 관련 도서나 영화 티켓을 제시하면 관람료 20%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모든 관객에게 윤동주의 유고시집 복간본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6.03.11 / 조회 9,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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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 윤동주·백석의 삶, 뮤지컬로 되살아난다
-백석의 사랑 이야기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모티브
27~29일 프로젝트박스 시야 무대
-윤동주 삶, 춤과 노래로
내달 20~2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시인 윤동주와 백석, 그리고 두 시인의 시집(사진=이데일리 DB).[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중략)/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는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 것이다”(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부분).시인 윤동주(1917~1945)와 백석(1912~1996)의 삶을 다룬 뮤지컬 두 편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비극의 시대에도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두 청년의 시어는 노래와 춤으로 되살아난다.시인 백석의 사랑 이야기는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우란문화재단은 오는 27∼29일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창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선보인다. 정식 공연 전 시연을 통해 관객 반응을 살피는 ‘트라이아웃 공연’이다. 그의 대표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백석과 그의 연인이었던 자야 김영한과의 사랑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판소리극 ‘수궁가가 조아라’의 박해림이 대본과 가사 각색을 맡았고, 뮤지컬 ‘난쟁이들’의 음악감독 채한울이 작곡했다.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의 오세혁 연출이 힘을 보탠다. 백석은 ‘베어 더 뮤지컬’ ‘무한동력’의 이상이, 자야는 ‘벽을 뚫는 남자’의 정인지가 연기한다. 우란문화재단의 콘텐츠 개발 프로그램인 ‘시야 스튜디오’의 올해 첫 번째 작품이다. 1만5000원. 02-796-7704 서울예술단은 윤동주의 삶을 다룬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를 3년 만에 선보인다. 윤동주의 삶을 통해 격동의 시대에 자유와 독립을 꿈꿨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참담한 조국의 현실에 괴로워하며 절필과 집필을 반복하던 윤동주의 고뇌와 그의 시들을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가무극으로 풀어낸다. 2012년 초연과 2013년 재공연에서 93% 넘는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예술감독 최종실, 극작 한아름, 작곡 오상준, 연출 권호성 등이 참여한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대본, 음악, 무대, 영상 등 극 전반에 걸쳐 수정작업을 했다. 3월 20~2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관람료는 4만∼8만원. 02-523-0986.▶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16 / 조회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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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열풍' 윤동주 뮤지컬로 만난다
서울예술단 '윤동주, 달을 쏘다'
3월 20~2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시인 윤동주의 유고시집인 1948년 초판본 복간본이 화제인 가운데 윤동주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3월 20일부터 27일까지 단 일주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앙코르공연하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다. 윤동주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가장 풍요롭고 자유로웠던 시기인 연희전문학교 문과시절과 일제강점기 속 운명을 그린 작품. 2012년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3%를 기록했고 지난해 공연 역시 연일 매진사례를 이루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앙코르공연을 위해 예술감독 최종실, 극작 한아름, 작곡 오상준, 연출 권호성 등이 다시 뭉쳤다.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대본·음악·무대·영상 등 공연 전반에 수정작업을 진행했다. 2013년에 이어 올해에도 ‘윤동주’ 역에 박영수, ‘송몽규’ 역에 김도빈이 출연한다.윤동주의 유고시집 1948년 초판본 복간본.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13 / 조회 3,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