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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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마음을 채워갈 수 있는 공연" 판타지 사극 뮤지컬 ‘금악’ 개막
조선시대 궁중음악과 무용을 관장했던 ‘장악원’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사극 뮤지컬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18일 경기아트 대극장에서 개막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예술감독:원일)의 창작뮤지컬 ‘금악:禁樂’이다. 개막에 앞서 언론에 공개된 작품의 주요 장면에서는 전통 음악과 현대 음악을 두루 버무린 음악과 금지된 악보를 뜻하는 ‘금악’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이목을 끌었다.
뮤지컬 ‘금악’은 지난해 경기도립국악단에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로 명칭을 변경하며 ‘시나위’ 정신을 담은 한국적 오케스트라를 선언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창작뮤지컬이다. 경기도무용단과 경기필하모닉, 경기도극단의 단원들도 참여해 힘을 더했다.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음악감독을 역임한 원일 예술감독이 작품을 진두지휘하고, '니진스키'의 김정민 작가가 대본을 썼다. 음악은 원일 감독을 비롯해 '니진스키'의 성찬경 작곡가와 창극 '패왕별희'의 손다혜 작곡가, 국악과 재즈 등에서 활동 중인 한웅원 음악감독 등 4명이 함께 만들었고, 조인호 안무가와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백시원 조명디자이너, 최인숙 의상디자이너 등이 의기투합했다.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는 성율 역 유주혜와 고은영, 이영 역 조풍래와 황건하, 갈 역 추다혜와 윤진웅, 홍석해 역 남경주, 김조순 역 한범희, 임새 역 조수황, 금선 역 함영선 등 전 출연진이 약 한시간 가량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극은 주인공 성율의 어린 시절로부터 출발한다. 통일신라부터 전해져 온 금단의 악보 ‘금악’을 둘러싼 정치적 암투 속에서 성율의 부모는 목숨을 잃고, 성율은 자신을 거두어준 홍석해에게 소리와 운율을 배우며 자란다.
세상 모든 소리를 이해하는 천부의 재능을 타고난 성율은 어른이 되어 ‘나만의 소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고 여자라는 신분을 숨긴 채 장악원에 들어가고, ‘금악’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갈’이라는 존재를 만난다. 성율이 신비롭고 음험한 존재 ‘갈’과 이어가는 소통, 그리고 ‘금악’을 해독해 권력을 강화하려는 세도가 김조순과 세자 이영의 대립, 성율의 죽마고우 임새 등의 이야기가 얽혀 펼쳐진다.
상실감 딛고 자기 안의 욕망 마주하는 천재 음악가의 이야기
"마음 채워가는 공연 될 것"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원일 예술감독은 "우리가 궁중장악원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나, 라는 생각에 효명 세자(극중 이영)의 시대 장악원의 모습은 어땠을까에서 시작해 이 시대 다양한 음악을 녹여내고자 했다"고 공연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주인공인 천재 성율과 '갈'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작곡가라면 곡을 쓰면서 누군가가 (선율을) 불러주는 것 같은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또 일반 사람들도 자기 안의 어떤 목소리나 욕망, 혹은 괴물의 존재를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존재를 음악으로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금악'의 무대는 넓지만 구성은 간소한 편이다. 이에 대해 "많은 예산을 쓰긴 했지만, 보통의 상업 블록버스터처럼 (예산이) 충분치는 않아서 초기부터 양식적인 무대를 기획했다. 각 장면의 조명, 소리에 따라 배우들의 움직임과 공간이 바뀌면서 지적 자극과 상상력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원일 감독은 "이런 (코로나) 시기에 우리 모두는 뭔가를 상실하고 있다. 성율은 두 날개를 모두 꺾이고 오직 소리에 의해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 인물이다. 무언가를 잃었던 자가 어떻게 다시 우뚝 서게 되는지 보시면 관객들도 마음을 채워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극에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극중 가사에 실제 효명 세자가 쓴 시를 녹여낸 김정민 작가는 “실존인물을 모델로 하다 보니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져 책과 논문을 많이 봤다. 또 주인공(성율)의 심정으로 써야 하는 가사가 많아서 영감을 받기 위해 많은 소리와 음악을 들었다”고 작업 과정을 전했고, 손다혜 작곡가는 “작곡가가 4명인데 특별히 튀는 음악이 없다. 그만큼 오랜 시간 협업을 통해 음악적 아이디어를 모았고, 한 명의 작곡가가 쓴 듯한 통일감을 유지하되 곡별 특색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소감을 밝혔다. 성율 역 유주혜는 "성율의 분량이 많아 보시는 분들이 피로하지 않도록 에너지 분배에도 신경을 썼고, 판타지 사극이다 보니 성율이 보고 듣고 믿는 것을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전했고, 같은 역할의 고은영은 연습 과정을 돌아보며 "대본과 음악이 너무 좋아서 그 순간을 잘 살아내고 잘 들으면 새롭게 찾아지는 감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예악의 완성을 통해 조선의 태평성대를 이루고자 한 세자 이영 역의 조풍래는 "실존하는 인물을 현대에 구현해야 해서 관객 분들이 어색함 없이 편하게 보실 수 있도록 의상, 말투, 행동, 움직임을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고, JTBC '팬텀싱어3' 준우승팀 라비던스 소속으로 '금악'을 통해 뮤지컬에 처음 데뷔하는 이영 역 황건하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꼭 해보고 싶었다. 중학생 때부터 꿈꿔온 자리인 만큼 이 시간이 너무 즐겁고 소중해 잘 누려보려고 한다"는 다짐을 밝혔다.
금지된 음악 자체이자 사람들의 욕망을 먹고 자라나는 존재 '갈'은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추다혜와 윤진웅이 연기한다. 추다혜는 갈이라는 존재에 대해 "사람보다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말하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손짓, 발짓, 표정 등 외적인 부분에서 실마리를 찾아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전했고, 윤진웅 역시 "욕망에 의해 태어났고 갈증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사람과 다른 움직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성율에게 소리와 운율을 알려주는 홍석해는 뮤지컬계 대표 배우 남경주가 맡았다. "타인에 대한 희생정신이 강한 홍석해를 연기하며 부모님과 스승님 세대를 많이 생각했다"는 남경주는 "기성세대가 지나가고 새로운 세대가 오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데, 기성세대의 헌신과 노력이 있어서 새로운 세대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홍석해가 성율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최선을 다해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며 작품이 가진 또 다른 감동 지점을 짚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제공
☞ 뮤지컬 ‘금악’ 예매 ☜
2021.08.20 / 조회 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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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18일 개막, 창작 뮤지컬 ‘금악’ 성율 역 뉴 캐스트 유주혜, 고은영 합류
오는 8월 1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 예정인 뮤지컬 '금악:禁樂'의 타이틀롤 성율 역에 뮤지컬배우 유주혜와 고은영이 합류한다.
기존 성율 역으로 참여 예정이었던 나하나는 목디스크 증상으로 인해 공연에 참여가 불가하여 최종 하차를 결정했다. 성율은 들려오는 모든 소리의 비밀을 풀어내는 천부적 재능을 가진 악공으로 장악원에서 금지된 악보 ‘갈’과 마주하면서 권력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다. 새로운 캐스트로 파워풀한 가창력과 섬세한 연기를 선보이는 유주혜와 탄탄한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은 고은영이 출연한다.
유주혜는 “뮤지컬 '금악'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같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스케일과 웅장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연습하면서 나도 모르게 흥이 날 정도로 내 안에 내재된 우리 가락의 흥을 느낄 수 있다”며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뮤지컬 '금악:禁樂'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연주하는 음악과 무용에 관한 일을 담당한 관청인 장악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기묘한 사건을 담은 판타지 사극으로 내용은 물론 우리 음악의 다채로운 색채를 기본으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담은 새로운 창작 뮤지컬이다.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형태와 장르의 창의적인 음악적 시도로 볼거리와 들을 거리로 가득 찬 뮤지컬 '금악:禁樂'은 성율 역에 유주혜, 고은영, 이영 역에 조풍래, 황건하, 갈 역에 추다혜, 윤진웅, 홍석해 역에 남경주를 비롯하여 15명의 배우와 30여명의 앙상블, 32인조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금악'은 오는 8월 18일부터 29일까지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티켓은 인터파크와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제공
2021.08.03 / 조회 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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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키컬 ‘킹키부츠’ 토크콘서트 열린다
뮤지컬 ‘킹키부츠’가 오는 3월 19일 오후 8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킹키부츠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킹키부츠 토크콘서트’의 주제는 ‘인생역전을 꿈꾼다면 킹키하라’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다음 스토리펀딩 채널을 통해 마련됐다. 토크 콘서트에는 찰리 역을 맡은 배우 김호영과 이석훈, 박강현이 참석하며 극 중 배경인 구두공장 ‘프라이스&선’의 공장 가족들도 함께한다. 당일 배우들은 작품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라이브 무대까지 선보인다.다음 스토리펀딩은 지난 27일 오전 0시에 오픈 후 2월 27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목표 금액의 170%를 달성하여 70명 정원이 조기 마감됐다. 펀딩 모금액 전부는 토크콘서트(토크+노래)와 스페셜 선물 제작에 사용된다.한편, 뮤지컬 ‘킹키부츠’는 찰리 역에 김호영, 이석훈, 박강현, 롤라 역에 정성화, 최재림, 로렌 역에 김지우, 돈 역에 고창석, 심재현, 니콜라 역에 고은영, 조지 역에 이우승, 엔젤 역에 전호준, 박진상, 이종찬, 김준, 김강진, 배나라가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4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만날 수 있다.사진제공_CJ E&M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02.28 / 조회 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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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회 앞둔 '킹키부츠'…관객 함께 세레모니 펼친다
내달 2일 200회 공연 앞둬
킬힐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 마련
31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개막뮤지컬 ‘킹키부츠’ 포스터(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킹키부츠’가 오는 2월 2일 200회 공연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를 선보인다. 제작사 CJ E&M은 “2월 2일 공연은 오픈위크 이벤트와 더불어 배우들과 전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특별한 200회 기념 세레모니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킹키부츠’는 CJ E&M이 글로벌 프로듀서로 참여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지난 2014년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초연했다. 이번 공연은 2016년에 이은 세 번째 시즌으로 오는 31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다.31일부터 2월 4일까지 개막 기념 ‘오픈위크 이벤트’를 진행한다. 굽 높이 15㎝의 킬힐을 신고 하는 런웨이 체험, ‘레이즈 유 업’ 안무 배우기, 플래시몹, 엔젤 런웨이 로비쇼 등을 통해 공연 전부터 작품의 즐거움을 관객에게 전한다. 이벤트를 통해 다양한 선물도 관객에게 증정한다. 31일부터 2월 14일까지의 공연 예매하는 관객에게는 전석 20% 특별 할인혜택을 제공한다.이번 ‘킹키부츠’에서는 김호영·이석훈·박강현이 찰리 역을, 정성화·최재림이 롤라 역을 맡는다. 김지우·고창석·심재현·고은영·이우승 등이 출연하며 전호준·박진상·이종찬·김준·김강진·배나라가 앤젤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는 4월 1일까지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30 / 조회 2,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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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 오픈위크’ 티켓판매
뮤지컬 ‘킹키부츠’가 1월 2일 오전 11시, ‘킹키부츠 오픈위크’ 티켓판매를 오픈 했다.‘킹키부츠 오픈위크’는 오픈위크 캐스팅 스케줄과 이색적인 다섯 가지 이벤트 및 할인행사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단 5일간 총 7회 진행된다. 7회 공연 관객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은 ‘킹키부츠 3연 기념, 전석 30,000만 원 특별할인’, ‘포토존 인증샷 SNS 공유’ 시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한다.또한, 이색 이벤트로 72초 동안 볼 수 있는 ‘킹키부츠 엔젤 로비 쇼’, 커튼콜을 더욱 신나게 하는 ‘춤추는 절대반지 예매자 전원 증정’, 레드 드레스코드 관람자 대상 ‘2018 킹키부츠 포스터 달력과 ‘JUST BE! WHO YOU WANNA BE’ 메시지 리본’을 증정한다.뮤지컬 ‘킹키부츠’는 2013년 초연과 동시에 토니어워즈 6관왕, 브로드웨이의 5개 시상식 수상, 제20회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 3관왕, 웨스트엔드의 2개 시상식을 수상하고, 국내에서는 제9회 더뮤지컬 어워즈를 비롯하여 3개 시상식을 석권했다.작품은 2014년 브로드웨이 초연 1년 반만의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이 한국에서 올려졌다. 진 뮤지컬 ‘킹키부츠’는 당시 객석 점유율 85% 달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6년 재공연에서는 20주 연속 예매 랭킹 1위, 10만 관객 동원을 기록하여 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2018년 뮤지컬 ‘킹키부츠’는 배우 김호영과 이석훈, 박강현이 캐스팅됐다. 롤라 역은 배우 정성화와 최재림, 로렌 역에는 배우 김지우가 연기한다. 돈 역은 배우 고창석과 심재현, 니콜라 역은 고은영, 조지 역은 이우승, 엔젤 역은 김준, 배나라, 김강진, 전호준, 이종찬, 박진상이 열연한다.뮤지컬 ‘킹키부츠’는 2018년 1월 31일부터 2018년 4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 홀에서 만날 수 있다.사진제공_CJ E&M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01.03 / 조회 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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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부츠' 개막 첫 주 이벤트와 함께 즐긴다
31일부터 '킹키부츠 오픈위크' 진행
할인 혜택·인증사진 이벤트 등 마련뮤지컬 ‘킹키부츠’ 오픈위크 이벤트 이미지(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킹키부츠’가 오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5일간 총 7회에 걸쳐 진행하는 ‘킹키부츠 오픈위크’의 티켓 판매를 2일 오전 11시부터 인터파크에서 시작한다.지난달 5일 첫 티켓 오픈 당시 판매하지 않았던 개막 첫 주의 공연에 한해 예매를 진행한다. 예매 관객을 위한 5가지 이벤트와 할인행사를 마련해 특별함을 더했다.개막 첫 주에 ‘킹키부츠’를 관람하는 관객에게는 세 번째 공연을 기념해 전석 3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포토존 인증 사진 SNS 공유’ 이벤트도 진행해 추첨으로 선물도 증정한다. ‘킹키부츠 엔젤 로비 쇼’ ‘춤추는 절대반지 예매자 전원 증정’과 레드 드레스코드 관객 대상 달력·메시지 리본 이벤트도 진행해 공연장 분위기를 한층 더 뜨겁게 북돋을 예정이다.‘킹키부츠’는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토니 상 6관왕,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 3관왕을 수상한 작품이다. 국내에는 2016년 초연에 이어 2017년과 2018년까시 3회 연속 공연에 오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이번 공연에는 찰리 역에 김호영·이석훈, 박강현, 롤라 역에 정성화·최재림, 로렌 역에 김지우, 돈 역에 고창석·심재현, 니콜라 역에 고은영, 조지 역에 이우승, 엔젤 역에 김준·배나라·김강진·전호준·이종찬·박진상이 출연한다. 오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02 / 조회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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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대세남 김호영 “오늘도 ‘킹키부츠’ 열일 중”
MBC ‘복면가왕’·‘라디오 스타’ 출연
김호영·최재림 등 연습사진 공개해
내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서 개막내달 1월 개막하는 뮤지컬 ‘킹키부츠’에 출연하는 배우 김호영, 최재림, 김지우 배우가 연습 중이다(사진=CJ E&M).[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게스트로 출연해 ‘예능 대세남’ 반열에 오른 배우 김호영이 뮤지컬 ‘킹키부츠’ 연습으로 열일 중인 사진을 공개했다.지난 10일 MBC ‘복면가왕’에서 ‘핑크하마’라는 예명으로 출연해 풍부한 가창력과 좌중을 압도하는 무대매너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배우 김호영은 지난 13일 방송한 ‘라디오스타’에서도 ‘너 말고 네 친구’ 특집에 나와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김호영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가 출연하는 작품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오는 1월 개막하는 뮤지컬 ‘킹키부츠’에 출연한다.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도 뮤지컬 ‘킹키부츠’의 주인공 ‘찰리’ 역으로 출연해 연습 중이다. ‘롤라’ 역을 맡은 최재림, 그리고 여주인공 ‘로렌’ 역의 김지우도 환상적인 케미를 선보이며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킹키부츠’는 신디로퍼의 파워풀한 팝음악과 ‘진정한 나’를 찾고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뮤지컬이다. ‘찰리’ 역에 배우 김호영·이석훈·박강현, 드랙퀸이자 반전 캐릭터 ‘롤라’ 역에 배우 정성화와 최재림, 아름답고 강한 공장직원 ‘로렌’ 역에 배우 김지우, 마초적인 공장직원 ‘돈’ 역에 배우 고창석과 심재현 등이 출연한다. 2018년 1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18 / 조회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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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공연을 보는 걸까? - 레미제라블 실험카메라
요즘은 재미난 게 넘쳐난다. 누구나 손 안에 스마트폰 세상이 열리면서 게임, 영상, 만화 등 수많은 컨텐츠를 접하고 즐기는 세상이 됐다. 어제 야근하다가 놓친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녹화할 필요도 없이(녹화가 뭔가? 그렇다. 난 옛날 사람이다.) 그냥 보면 된다. 언제든지, 그것도 하이라이트만. 한 시간도 길게 느껴지는 듯 모바일 세상에선 누가 무슨 말을 해서 웃겼는지, 또는 화제가 되었는지 1분 내로 잘라서 보고 싶은 영상만 콕콕 눌러볼 수 있게 서비스한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가 조금이라도 늦는 걸 못 견디는 이유는?) 어찌됐건 공중파나 케이블보다 훨씬 재미난 웹드라마도 넘쳐나고, 해외의 영상도 손쉽게 볼 수 있으나 문제는 볼거리가 너무 많다는 거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집에서 누워서, 화장실에서, 헤어지기 직전의 애인과 데이트하면서, 길어지는 회의실 안에서… 아무데서나 말이다. 이렇게 볼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우리는 왜 세시간이 넘는 시간을 의자에 꼿꼿이 앉아서 어두운 극장 안에서 공연을 보는 것일까. 뮤지컬 공연장은 시설이 좋은 곳이 많지만, 대학로의 작은 공연장은 키 170cm만 좀 넘는 남자라면, 내가 이렇게 장신이었나 체감하며 자신의 긴 다리(?)를 탓할 만큼 좌석 거리가 좁고 불편한 곳이 많은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와 다리의 불편함은 잊혀질 만큼, 혹은 보상하고도 충분할 정신적 쾌감과 카타르시스, (물론 작품에 따라서) 위로와 구원을 (던져)주기 때문에 우리는 중독처럼 공연장에 찾아간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고 가장 오랫동안 그 형식과 알맹이가 변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이어져 온 매체는 무대예술, 즉 공연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 매체는 탄생부터 지금까지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수도 없이 변해왔고 현재도 진화 중이다.) 그것은 아마도 공연 라이브가 주는 가공할 만한 감동, 소름 끼치는 순간들은 대체재가 없기 때문 아닐까. 그것도 수천 년간 말이다. 뮤지컬 실험카메라 영상은 공연이 주는 체험과 감동이 얼마나 차원이 다른지, 우리가 요즘 끼고 사는 스마트폰과 휴대기기와는 대체 불가능한지를 보여준다. 실험자들은 이미 영화나 영상, 음악을 통해 잘 알려진 레미제라블의 음악과 장면을 휴대기기가 아닌 실제로 체험했을 때 어떤 느낌인지 경험한다. 아마도 공연은 보는 게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리라. 글: 김선경 (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
2016.02.24 / 조회 15,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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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릭터로 풀어보는 "명절, 이런 친척 꼭 있다!"
글/구성: 김대열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2016.02.05 / 조회 1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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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의 기쁨 1화. 민우혁 편
오늘은 잘생김이 폭발한 민우혁 배우를 소개할게!민우혁 배우는 뮤지컬 으로 데뷔해서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을 해왔어.저 아름다운 비율만으로도 매력이 느껴지지 않니?최근에 뮤지컬 을 보러갔다가이 배우를 보고나서 마비가 왔었어. 심장마비.....아니, 저 왼쪽은 분장한 모습이니까 그래.분장으로 잘생겨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그.런.데 오른쪽은 그냥 평상시 모습이잖아^.ㅜ안경이 어울리는 남자가 크, 매력적이지.심지어 아이스 아뭬리카노를 즐길 줄 아는 차도남.무심히 찍힌 사진 한 장으로도 화보 느낌이 나는구나난 작정하고 오백장쯤 찍어도 안되던데..(시무룩)아니 이런 루피가 이렇게 잘생겼다면 아무리 원피스가 20년째 완결이 나지 않았대도난 정주행을 실패하지 않았겠지..는 실패한 자의 변명요 사진은 뮤지컬 때 사진인데,배우들끼리 다들 친해 보인다ㅋㅋㅋㅋㅋ형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양요섭의 깨알같은 표정ㅋㅋ맨 오른쪽이 민우혁 배우. 팩으로도 잘생김이 안가려짐게다가 초등학교 때부터 20살때까지 줄곧야구선수로 활동했었대. 운동도 잘하는 남자라니ㅠㅠ그런데 부상 때문에 운동을 그만뒀다고 해ㅠㅠ부상이 아니었다면 야구선수 민우혁 편을 쓰고 있었을지도..(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본인이 야구선수 활동을 했기 때문인지,에서 주인공 김건덕 역을 마음에 와닿게 보여줬다고 하더라.야구선수로 꿈을 키우다가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데 그 경험이 또 새로운 기회가 되다니.이런 게 새옹지마라고 하는걸까 싶기도 해. 그치? 물론 선수를 그만 두자 마자 바로 탄탄대로가 펼쳐졌던 건 아냐.오디션에서 번번히 떨어지기도 하고, 소속사에서 사기를 당한 적도 있대.가수일 때 불렀던 노래, 다들 한 번씩 들어봤을 걸?드라마 요조숙녀 ost ! 기억나지?초반에 계속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하는 바람에사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더라 (쿨쩍)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뮤지컬 데뷔를 하게 돼!바로 2013년 의 교생 선생님!이 때부터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지♥그런데 다사다난+버라이어티한 삶을 거쳐온 민우혁 배우의 가장 놀라운 점은 말야..........어흙흩흑흑ㅠㅠㅠㅠㅠ품절남이란 사실임.............ㅠㅠㅠㅠㅠ그런데 아내분이 엄청시럽게 예쁨.익숙한 얼굴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바로 LPG라는 그룹으로 활동했던 이세미 님!지금은 쇼핑호스트로 활동 중이라고 해.하, 잘생긴 사람들끼리 만나는 거면나도 잘생긴 사람이랑 만나야 되는 거 아냐?.....는 현실부정 대실패.크흡 근데 더 충격적인 건 벌써 아가도 있다는 점!저 뒷태 너무 귀여운 거 아니니ㅠㅠㅠㅠ심쿵사하겄어....아주뒷태보다 더 감동적인 건 바로 저 높은 콧대!난 이십몇년째 가져본 적이 없는데......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유망주 두근설렘콩닥아...아차 콧대에 반해 이 글의 취지를 잠깐 잊었음.요즘 알콜성 치매가 오나봐 (부끄)아무튼 원래 이 글의 주인공 민우혁 배우는지금 뮤지컬 에서 시민혁명을 이끄는 리더 앙졸라 역을 원캐스팅으로 맡고 있어 ♥.♥사진의 오른쪽은 에포닌과 코제트, 두 여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마리우스 역의 윤소호 배우야.윤소호 배우도 훈훈한 매력이 넘치는 배우지 후훟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키도 크고 잘생기고 리더십도 넘치는 민우혁 앙졸라 적극추천!맨 앞에서 말했듯이 나도 보고 반함.민우혁 배우는 사랑입니다♥.♥ 어예글/구성: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kr)
2016.02.01 / 조회 1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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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뮤지컬 최고의 씬스틸러 TOP 5
한해 최고의 티켓파워를 뽑는 제11회 골든티켓어워즈, 이번에는 처음으로 신스틸러상이 신설되었다. 짧은 출연에도 객석을 흥분시키고 강한 인상을 주며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존재, 결국 커튼콜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기도 하고, 귀갓길에 가장 생각이 많이 나는 존재이기도 하다. 2015년 골든티켓어워즈 씬스틸러 부문 후보로 오른 배우들 중 5명을 꼽아보았다. 마담 카를로타 - 신영숙 "소름 돋는 가창력, 닭살 유발자 신영숙의 새로운 발견"이럴 줄 몰랐다. 우리의 신영숙이 이렇게 웃길 줄이야. 2015년 인터파크 뮤지컬 판매순위 1위인 은 신영숙의 재발견이기도 했다. 배우 신영숙은 이제껏 소름 돋는 가창력으로 작품 속에서 가장 강렬하거나(레베카), 품위 있거나(명성황후), 영예로웠거나(그리자벨라)한 모습으로 여주인공을 도맡아왔고 범접하기 힘든 여신의 아우라를 뿜어왔다. 에서 신영숙이 보여준 마담 카를로타는 악역이면서 뻔뻔스러운 모습으로 존재감이 강렬했고 박효신이나 카이 등 남자배우들을 보러 간 관객들도 자신의 팬으로 끌어안았다. 해롯왕 - 김영주 "센 언니, 왕이 되셨네" 해롯왕은 2막 후반부에 단 한 곡을 부르며 짧게 등장하지만 허영과 탐욕의 상징인 만큼 화려한 분장과 의상, 과장된 몸짓으로 예사롭지 않은 등장을 한다. 지저스는 죽기 직전인데 저는 신나서 분위기 안맞게 불러제끼는 ‘herod's song’ 한 곡이 끝나고 나면 해롯왕이 전혀 밉지 않은, 오히려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의 해롯왕 역할은 여태껏 남자가 해왔다.(당연히 왕이 남자니까 그래왔다) 그래서 2015년 수퍼스타에 처음으로 여자 배우가 해롯왕을 맡았을 때 더욱 화제가 되었고, 등으로 '센 언니' 이미지가 강했던 김영주의 해롯왕은 성별이 모호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렸다. 특히 "힘이 좋은가?! (바지쪽으로 들춰보며) 어머나~ 너 따위가 무슨 왕이냐"며 지저스를 밀쳐낼 때 깃털처럼 가볍게 마이클 리가 튕겨나가는 장면에선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떼나르디에 부인 - 박준면 "악역 전문배우?! 알고 보면 여자여자~" "얘 좀 봐라 울긴 왜 우니~ 이 밥통같은 기집애, 그만 닥쳐 나 화날라 그래요"뮤지컬 에서 단연 웃음 담당은 떼나르디에 부부다. 이 부부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위대한 작품의 아우라에 눌려있던 관객들이 긴장감을 풀고 마음껏 웃을 수가 있다. 단지 웃기기만 하지는 않다. 프랑스 혁명 직후 가난한 민초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하면 수양딸을 돈 주고 판 것도 모자라 훗날 까지 더 돈을 뜯어내려고 집요하게 온갖 협박을 하고, 친딸은 앵벌이에, 여관을 운영하며 찾아오는 손님들 소매치기까지 하는 등 금수 같은 삶을 살겠는가. 떼나르디에 부인 역할을 한국 초연부터 맡아온 박준면은 억척 연기 전문배우라는 타이틀까지 붙을 만큼 그녀 아니면 안되는, 떼나르디에 부인 그 자체다. 산초 - 정상훈 들어갈 땐 정상훈, 나올 땐 산초 정상훈이 얼마나 재치 있고 웃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는지는 이미 , 등 수많은 작품 속에서 온몸으로 보여준 바 있다. (스팸어랏에서 웃다 지쳐 얼굴 근육이 아프고, 배에 경련이 이나는 신비로운 체험을 한 건 모두 정상훈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정상훈은 배우 본인의 모습이 강해서 캐릭터를 흐리지도 않는다. 과거 이훈진의 자연스러운 풍만함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의 산초는 뚱뚱하다는 이미지가 있을 만큼 강했지만, 2015년 공연에서 관객들은 정상훈을 보러 갔다가 새로운 산초를 만났다. 무대 위의 정상훈을 보는 즐거움은 남다르다. 그리고 이제 그 즐거움은 과거에 공연 관객들만 알던 기쁨이었다면 이제는 SNL의 유행어 '양꼬치앤칭타오'로 온 국민, 전 지구인이 다 알게 되었다. 무대 위 독보적인 씬스틸러인 이 남자는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이제는 육아까지 접수했다. 신데렐라 - 전역산 '잘생김이 엣지있는 중성미로- 새로운 여장탄생'한 번 들으면 잘 잊혀지지 않는 건 이름뿐이 아니다. 전역산은 데뷔 후 예명으로 전아민이라는 이름을 썼으나 곧 역산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돌아왔고, 이나 등 작품 속에서 항상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뚜렷한 인상 탓에 과장되고 희극적인 캐릭터를 맡게 되면 더욱 그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어 관객의 뇌리에 도장을 찍어왔다. 지난해 창착 초연 에서는 신데렐라의 모습으로 돌아왔는데, 살랑살랑 어깨짓, 사뿐사뿐 걸음걸이와 손짓이 이처럼 잘 어울리는 남자배우는 일찍이 본적이 없다. 글: 김선경 (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
2016.01.18 / 조회 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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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맛] 1화.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깜빠뉴
글/사진: 선우연주 객원 에디터 (yonjusunoo@interpark.com)구성: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2016.01.13 / 조회 8,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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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 그를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돌려주기 위해' <레미제라블> 양준모
장발장은 굶주린 어린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쳐 달아나다 잡혀 총 19년 간 감옥 생활을 한 후 가석방 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마주한 세상은 그를 '장발장'이 아닌 낙인 찍힌 존재로만 바라보고, 세상의 거친 배척 속에 스스로를 포기하려던 그는, 홀연히 나타나 조건 없는 믿음과 사랑을 보여준 한 신부의 배려 속에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다. 홀로 고민하고, 싸워보고, 울어 보았다가, 다시 주먹을 꽉 쥐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 굴곡 없는 삶이 어디 있겠냐 만은, 적어도 누군가로 인해 뼛속까지 자아가 흔들렸던 장발장의 생의 서사를 고스란히 밟고 비춰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 모두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의 양준모는 "나 역시 신과 싸워도 보고, 저항도 해 봐서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고 말한다. 비단 이뿐 아니라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악에서 뮤지컬로 장르를 옮겨, 또 배우로, 연출가로, 누군가의 선생님으로 가지 않은 길을, 가르쳐 주지 않은 방법으로 부딪혀 느끼고 깨달아온 그의 모습이 장발장의 그 어떤 부분과 닮은 듯 하다. 그래서 무대 위 '양발장'에게 설득당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Q. 오늘처럼 공연이 없는 월요일엔 주로 무얼 하나? 일본에 가기 전까진 정말 너무 바빴다,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지금은 싹 정리하고 공연하고 집에만 있는다. 애기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주려고. Q. 딸이 얼마 전 100일을 맞았다. 결혼하고 7년 만에 가진 딸인데,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난다. 애기 가졌을 때도 일본에 있어서 와이프가 혼자 있었는데, 고맙게도 태교를 너무 잘 해 준 것 같다. Q. 딸이 커서 ‘리틀 코제트’ 역을 맡아 아빠와 한 무대에 설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모르겠다. (웃음) 며칠 전에 그 생각은 들더라. 교과서에 뮤지컬에 대해서 나오면, 어찌됐든 ‘4대 뮤지컬’ 이런 거 나올 거 아닌가. 그 중에 아빠가 뭐, 뭐 했다고 그러면 되게 기분이 좋을 것 같다. Q. 올 4월부터 9월까지 일본에서(토호 프로덕션) 공연을 먼저 했다.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일본 공연 경험이 있는 배우들은 한국과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 10년 전에 간 는 드라마 붐이 있었고, 그 이후에 는 아이돌 배우가 출연했었다. 그래서 관객들과는 각기 타깃 자체가 달라서 하나로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다. 만 놓고 보면, 정말 지방 어딜 가도 적지 않은 관객들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게 ‘초연 때부터 본 사람인데 이번 공연은 어떠하다’라는 거다. 그런 이야기 들으면 무대 위에 함부로 못 선다. 또 시키 뮤지컬 보는 사람 따로 있고 토호 뮤지컬 보는 사람 따로 있다. 컴퍼니에 대한 충성심, 작품에 대한 충성심 같은 게 있다. 또 한국인 배우가 하는 작품이 많이 없어서 더 책임감이 있었다.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나 나름대로 문화사절의 역할을 한다는 거였다. 사실 한류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한국 뮤지컬 배우들을 많이 소개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수요가 없으니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그래서 배우들이 지금 더 잘해야 된다는 것 같다. ‘한국 사람이라서 저래’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하기 위해서 일단 발음 노력을 많이 했다. Q. 10년 전부터 꾸준히 일본 공연 경험이 있다면, 언어에 대한 거부감은 덜하지 않았을까. 그때는 한국말로 공연했고, 사실 (일본어에) 큰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2013년도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아담 파스칼과 내가 게스트로 섰는데, 4회 공연을 위해서 리허설을 네 번 하더라. 콘서트를 만드는 과정이 좀 새로웠고, 당시 연출도 하고 여기저기 관심도 좀 많았기 때문에 이들의 시스템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게 많았다. 그 때 오디션도 제안을 받았는데, 이라, 또 일본 시스템을 한번 경험해 보고 싶은 것도 있어서 이듬해 오디션을 봤다. Q. 일본 프로덕션을 경험해 보니 어떠했나. 이걸 일본 전체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컴퍼니의 이익을 무조건 최우선으로 하더라.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배우들은 어렸을 때부터 이걸 보고 꿈을 키워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자체가 꿈의 무대다. 그래서 컴퍼니가 갑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과거에는 주변 소개로 배우들을 뽑았다면, 지금은 전국구로 오디션을 본다. 많이 대중화가 된 것이다. 작년에 토호에서 여는 노래자랑대회도 생겼다. 일반인들이 각자 준비를 해서 공연을 하는 거다. 그런데 나온 사람들마다 스토리가 정말 대단하다. 아빠와 딸이 나와서 노래를 하는 경우도 있고. 정말 잘하는 사람도 있었다. 거기서 잘 하면 토호 실제 오디션도 볼 수 있는 거고. 이 일본에서 오래 공연하고 있으니, 관객층이 정말 넓고 탄탄하다. 주 12회 공연인데 표가 거의 다 나가고, 특히 낮 공연이 저녁 공연보다 더 잘 나간다. 1, 2열이 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중년들이다. 그래서 인기 있다는 배우들, 이를테면 티켓파워가 있는 사람들도 중년 이상이 많다. 우리나라와는 생리 자체가 좀 다르긴 하더라. Q. 매일같이 북한산에 올라 대본을 외웠다고 들었다. 일본에 가서 공연을 하면서도 매회, 매회 전쟁같이 했다. 공연이 있는 날이든 없는 날이든 혼자 대사 런(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하는 연습)을 (녹음한 거 들으며) 두 번씩 갔다. 가사 틀릴까 봐. 다행히 리허설 때 경험한 건데, 조금이라도 딴 생각, 이를테면 지금 오케스트라 템포가 다르네, 저 형은 왜 여기서 안 해 줬지? 이런 생각하면 바로 가사가 틀리더라. 다행히 공연 중에는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Q. 스트레스가 심했겠다. 다행히, 해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해서 순수하게 감당했던 것 같다. 어차피 말도 안 통하니까 사람들도 통역이 없을 때는 내게 말을 못하고, 나도 그렇고. (웃음)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것 저것 많이 했는데, 일본에서는 공연만 할 수 있으니까 오히려 집중이 잘 됐다. 은 정말 어렵고 까다로운 작품이다. 정말 미세하고, 센서티브하고. 나이 들어서 그 섬세한 표현까지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힘들다. Q. 한국 에서는 장발장 역을 정성화와 함께 하고 있다. 성화 형이랑 정말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어서 좋다. 한 배역을 더블로 서면 사실 얼굴도 잘 못 보는데, 2회 있는 경우에 형이 빨리 오거나 내가 빨리 가거나 해서 그 시간 동안이라도 서로 공유를 한다. 노래도 힘들고 하니 서로 위로해 주는 거다. Q. 2013년 한국 초연에서 정성화가 원캐스트로 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재연에서 같은 배역으로 의식이 될 부분이지 않을까. 내가 을 처음 하는 거였다면 형에게 많이 의지를 했겠지만, 나 역시 일본에서 하고 와서 가사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공연에 대해 많은 것들을 서로 나누었다. '형은 여기서 어떻게 생각하냐, 난 이런 감정인데.' 그래서 굉장히 좋은 협업이 되고 있다. 일본 공연 전에 대본을 영어로 보고, 일본어로 보고, 한국어로 보고. 또 일본어를 영어로 바꾼 것도 봐서 텍스트를 엄청나게 많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한국 공연 연습하면서도 컴퍼니에, '각기 이렇게 번역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이야기해서 새롭게 해석된 것도 있고. Q. 개인적으로 양준모의 장발장은 결핍과 상처로부터 출발하는 울분을 좀 더 거칠게 토해내는 것 같았다. 일본과 한국에서 메인 연출가가 같은데 배우마다 다른 디렉션을 준다. 또 일본 공연과 한국 공연에서도 디렉션이 다르고. 배우나 상황에 맞게 다르게 하는 것 같고, 나도 이해가 된다. 일본 연출을 했던 아드리안은 정말 (초반의) 장발장이 개 같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고 했다. (조)정은씨가 나한테 “쟤 정말 흙 파먹게 생겼다.(웃음)” 그런 얘길 한 적이 있다. 크리스(한국 공연 연출)의 비유는 또 그게 아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니까. 하지만 큰 맥락은 변하지 않는다. Q. 그래서 은 어떤 작품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장발장은 어떤 인물 같나? 일본은 크리스천 인구가 1% 정도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인터뷰할 때 거의 80%의 기자들이 크리스천으로 이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난 모태신앙이고 장발장처럼 하나님과 싸워도 보고 미워도 해 봤다. 그래서 장발장이 한 사람으로서 왜 이랬을까 다 이해가 된다. 그래서 난, 관객들이 현실적으로 장발장에게 품을 수 있는 많은 물음표들을 느낌표로 주고 싶다. ‘저래서 마리우스를 데리고 갔던 거구나’, ‘그래서 판틴과의 약속을 지킨 거구나, ‘저래서 후 앰 아이를 저렇게 불렀구나’ 하도록. 장발장을 하려고 12년 동안 이 많은 캐릭터들을 했구나, 그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 노역도 많이 했고 강한 역할도 많이 했다. 그래서 난 만 해도 좋을 정도다. 다음주(이번 주)면 일본 공연까지 합쳐서 100회 하는 건데, 성화 형 만큼은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배우가 100회 동안 하면 ‘아, 어떻게 하지?’ 이런 느낌 한 번쯤 오는데, 아직까지 그런 게 없었다. ‘오늘 어떻게 해야겠다’ 그런 기대가 되는 공연이고. 그래서 작품 하는 게 아주 행복하다. Q. 배우들에게 보컬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도 유명하다. 나도 성악하다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성악하는 사람들이 발성 바꾸기가 참 어렵다. 그게 어떤 감인데, 그 감각을 좀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유연성이라 할 수 있는. 그렇다고 내가 팝을 잘 부른다는 게 아니라 장르에 따라 소리를 잘 섞을 수 있는 계산적인 머리가 있는 것 같다. 뮤지컬로 발성을 바꿀 때 소리 내가면서 듣고 외국 배우들 거 많이 들으면서 어떻게 건강하게 소리를 많이 낼 수 있을까, 혼자 공부했다. 감사하게도 그간 여러 스타일의 뮤지컬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목이 많이 단련된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이 검증되진 않았지만 티칭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학생 중에 수아라고 영국에서 킴( 주인공)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화상으로 계속 가르쳐주다 안되겠다 싶어서 영국인 보이스 코치를 소개시켜줬는데 그 사람이나, 맥킨토시에 있는 코치나 내가 얘기한 것과 명칭만 다르지 하는 이야기가 똑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 영 틀린 얘기는 아니구나', 하고 안심했다. Q. 본인도 계속 보컬 레슨을 받고 있다고. 아직도 레슨이 필요한가? 이렇게 계속 받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 중 줄리어드에 오래 있는 애가 있는데, 뮤지컬 배우들이 자기 교수한테 레슨 받으려 많이 온다고 하더라. 파바로티도 죽을 때까지 보이스 코치가 있었다. 무얼 배운다기 보다 내 소리가 이상하게 가는 지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선생님은 내가 너무 신뢰할 수 있고, 센스도 뛰어나셔서 어떤 소리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함께 연구한다. 또 주변 배우들도 많이 소개시키고. Q.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 같다. (웃음) 그래서 와이프가 힘들어 한다. (웃음) 내가 하는 게 많아서 힘들어 했고. 이거 해 볼까? 뭐 해볼까? (웃음) 일본 갔다 와서는 정말 많이 내려놨다. Q. 연출을 맡은 오페라 가 올해 재연을 하기도 했다. 또 제작 준비 중인 뮤지컬도 있다고 들었고. 연출은 정말 나와 안 맞는다. 는 오페라에서 해 보고 싶었던 아이템이 너무 많았고 그걸 유감없이 다 했던 터라 재미있게 했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는 할 말을 다 하는 편인데, 연출로서는 말을 못한다. 머리에는 있는데 표현을 못한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게 배우고, 연습실에서 배우들을 설득시키는 게 연출인데, 그게 힘들다. 그래서 전부 다 (전)미도에게 얘기했다. 미도랑 너무 잘 맞아서 “야, 알지?” 그럼 “알았어!” (웃음) 작품을 연출의 시각으로 평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쭉 볼 수 있게 된 건 정말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뮤지컬은 지금 준비 중인데, 그것에만 집중을 못하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앞으로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Q.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겠다는 것은 철저히 해야만 하는 사람이 양준모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양준모는 어떤 사람 같은가. 잘 모르겠다. (웃음) 뭘 해야겠다, 그러면 미루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해결해 버린다. 그래서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고. 계산 없이 하니까. 미련을 두지만, 털기로 하면 한 번에 그냥 털어 버리고. 와이프는 그런 추진력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데 한 편으로 내 입장에선 스스로 피곤하기도 하다. 아, 왜 또 벌려놨지?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영상: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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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 조회 16,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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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관객이 원하는 배우가 되겠다” <마리 앙투아네트> 이훈진
뮤지컬 에서의 이훈진은 분명 새로운 발견이다. 그간 의 산초를 비롯해 의 베데베르, 의 지니 등 코믹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 연기해온 그는 이번 무대에서 왕이지만 왕이 되기를 원치 않았던, 혁명에 휩쓸려 가족과 목숨을 모두 빼앗기는 루이 16세를 연기한다. 무기력한 몸짓으로 “난 왜 나다운 삶을 살 수 없나”라 노래하는 이훈진의 모습에서 그가 그간 연기해온 코믹한 캐릭터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짊어진 한 남자의 참담하고 황망한 심경이 느껴질 뿐이다. 그 자신은 “아쉬운 점이 많다.”고 토로하지만, 올해 첫 한국무대에 올라 순항중인 호의 우수 항해사를 꼽자면 이훈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 활약의 밑바탕에는 “어디서든 관객이 원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확고한 배우관이 깔려 있었다.Q 는 유독 연습기간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커튼콜 때 우는 배우도 많더라. 다른 작품에 비해 힘들었던 것이, 연습을 시작하고 나서 얼마 후에 원작자 분들이 와서 보기로 했었다. 그 안에 공연을 다 만들어서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거의 매일 텐투텐으로 연습을 한 거다.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만들어놨는데 원작자 분들이 전체 작업을 뒤집어서, 다들 ‘멘붕’이 왔다(웃음).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 너무 힘들었지. 우는 배우도 많았다. Q 그렇게 힘들었는데, 첫 공연을 끝내고 나니 기분이 어땠나. 벅찬 감동을 느끼기보다는 그냥 멍했다. 앙상블들은 거의 다 울었는데, 아마 다들 너무 지쳐서 ‘더 이상 연습 안 해도 되는구나. 공연에만 집중하면 되는구나’하는 기쁨의 눈물이었던 것 같다(웃음). 그리고 내 경우엔 그냥 멍했다. 사실 루이가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인물과 좀 달라져 있었거든. 나는 좀 더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마리에게 해주고 싶은 것을 다 해주면서 ‘허허허’ 웃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당시 사람들이 루이를 ‘왕관을 쓴 산초’라고 불렀다고 하더라. 그 느낌을 살리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착한 사람으로 비춰지면 마리가 나쁜 사람이 되니까, 순진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제지가 들어왔다. 그게 내 입장에서는 좀 아쉬웠다. 그리고 원래는 루이의 캐릭터를 좀 더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노래들이 더 많이 있었는데, 시간사정상 그 곡이 잘렸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 루이를 표현하자니 힘들더라(웃음). Q 쉽지 않겠다. 그래도 그 안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루이의 모습은 무엇인가. 내가 연습하면서 만나게 된 루이는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다. 그가 단두대를 만든 이유도 사형수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였고, 여자들이 성으로 쳐들어오면 총을 쏘지 못하게 했을 만큼 착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만큼 어리석은 사람이기도 하다. 나중에 잡히게 된 이유 중 하나도 마차에 와인이며 음식, 옷 같은 것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실어서다. 그래서 말이 빨리 달리질 못한 거다. 잡히면 설마 죽을까? 내가 국민을 사랑하면 국민도 나를 사랑해 주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 같다. 어리석다기보다 순진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Q 마리에 대한 감정은. 루이가 바라보는 마리는 여신 같은 존재다. 그녀가 누굴 사랑하든 내 아내이기만 하면 돼, 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람인 거다. 또 안쓰러운 마음도 있다. 고증된 바에 의하면 마리는 아이를 낳기 전까지 7년간 몸에 이상이 있어서 누구와도 성관계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그걸 치료해야겠다는 생각도 못할 만큼 난관에 처해 있다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는다. 그래서 그 이후에 아이도 갖게 된 거다. 7년간 아이도 낳을 수 없었던 왕비의 심정을 우리는 다 상상할 수 없지 않나. 그 당시 마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몸을 치장해서 자신이 아직 건재한 여성이라는 것을 외적으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었던 거다. 루이는 그런 상황을 다 알고 있었으니 그녀를 더 잘 이해했던 거다. Q 김소현 배우가 마리에 대해 죽기 직전에 진정한 자신을 찾는다고 했다. 루이의 경우는 어떨까. 그 전에는 백성 위주의 왕이었다면, 마지막엔 가족 위주의 왕이 되고 싶어한다. 그는 죽기 전 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정말 죄스럽게 생각하고, 내가 내 가족도 못 지키면서 무슨 백성들을 지키겠다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한다. 그건 어마어마한 심경의 변화인 거다. 처음부터 끝까지 난 왕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다, 대장장이면 족하다, 라고 하지 않나.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백성을 위하고자 했던 사람이 마지막엔 가족을 위한 남자가 되려고 했던 거다. Q 원작자인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모두 이훈진 배우가 표현하는 루이 16세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노래를 아리아처럼 부르면 안 되고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데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그 분들은 좋아하는데 사실 난 힘들다(웃음). 아리아로 안 부르면 가성으로 속삭일 수밖에 없는데, 그럼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답답하거든. 지를 수도 없고 편하게 부를 수 있는 음역대도 아니니까. 남이 봤을 땐 ‘왜 그걸 그렇게 불러?’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아리아를 조금 섞었다. 마음대로 편하게 지르라고 하면 지를 수 있는데 아마 이번 생애에선 할 수 없을 것 같다(웃음). Q 김소현과 옥주현, 두 마리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배우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 소현 누나는 자신이 진짜 엄마라서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더 잘 표현한다기보다, 마리를 표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한다. 그에 비해 주현이는 배우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좀 더 가진 것 같다. 노력을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노력하는 족족 다 드러난다는 얘기다. 소현 누나는 엄청난 노력파고. 마그리드 아르노의 경우도 똑같다. 윤공주는 시끄러울 정도로 노래를 계속 부른다. 그만큼 연습을 많이 한다. 그에 비해 좀 더 빨리 재능이 드러나는 배우가 차지연이다. 아무튼 루이 입장에서 바라보는 마리는 둘 다 너무나 예쁘고 매력적이다. 소현 누나는 아이 엄마인데도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모를 만큼 너무 예쁘고 귀엽고, 주현이는 원체 본인이 갔고 있는 무게감이 있는데 그게 한번씩 땅, 하고 깨지면 그 모습이 또 참 예쁘다. Q 원래 신학을 공부하다가 배우가 됐다고. 특이한 경우다. 모태신앙이어서 신학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더라. 어릴 때는 재미있게 공부한 것 같은데, 커서 하려니 복잡한 게 많더라. 내 길이 아니었던 거지(웃음). 그래서 둘째 형을 따라서 서울예대 연극과 시험을 봤다. 둘째 형이 먼저 연기를 하고 있었거든. 지금도 남매가 다 이쪽에 있다. 둘째 형은 한예종에서 연출을 배워서 영화도 하고, 큰 형과 공동대표 형식으로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여동생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고. Q 연기를 해보니 내 길이다 싶었나. 그랬다. 즐거웠다. 그 전에도 열 아홉 살 무렵부터 교회에서 직접 공연을 만들어 올려봤는데 재미있더라. 둘째 형이 하는 극단에서 일도 좀 해봤고. 그 기억을 갖고 있다가 연극과 시험을 보고 운 좋게 합격을 했는데,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워보니 재미있고 즐거웠다. 그러다가 무용 하시는 분들을 알게 돼서 한국무용도 3년간 배웠다. 합숙하다시피 하면서 공연도 하고. Q 그 경험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겠다. 많은 도움이 된다. 한국무용에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 외에도 무언가가 있다. 어머니가 판소리를 하셔서 판소리를 많이 듣다 보니 한국무용을 빠르게 흡수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무용이 갖고 있는 한 서린 느낌이랄까, 그런 표정이나 몸짓을 예민하게 느끼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한번은 를 보다가 이자람 배우의 호흡 하나에 미친 듯이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호흡 한 번 빠지는 소리일 뿐이지만, 판소리 하는 사람들은 그 호흡 한 번에 담긴 의미를 알거든. 한국무용을 배우지 않았다면 내 연기의 30%는 늦어졌을 것 같다. Q 공연을 직접 만드는 것에는 지금도 관심이 있나. 둘째 형이 글을 굉장히 잘 쓰는데, 형의 영향을 받아서 써놓은 작품들이 있긴 있다. 지금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연습을 많이 해야 해서 정말 마음 맞는 배우들이 모였을 때 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내가 노래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팀의 이창완 배우한테 소리를 배워서 대학 성악과에 시험을 볼까 생각 중이다.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웃음). Q 이훈진, 하면 를 빼놓을 수 없다.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작품이다 싶을 정도니까. 난 굉장히 낙천적이어서 웬만하면 다 잊어버리는 성격인데, 2007년 를 공연했을 때는 좀 힘들었다. 쉬면서 군대도 다녀오고 영화 촬영을 하다가 오랜만에 출연하게 된 공연인데, 갑자기 그 전까지 했던 걸 다 잊고 까막눈이 된 느낌이었다. 오만석 형부터 시작해서 엄기준, 김소현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잔뜩 있다 보니 기가 눌려서 지금 돌아보면 참 바보같다 싶을 정도로 못했다. 그러다가 를 하면서부터 다시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지. 당시 김재만 형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보통 오디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고 가서 딱 ‘좋으니까’ 앞 부분만 불렀다. 김문정 음악감독님이 ‘이게 다에요?’했을 정도였다(웃음). 그런데 안무 오디션을 할 때 회사 측에 내가 많이 각인된 것 같다. 데이비드 스완에게 가서 막 장난을 쳤거든. 다른 지원자들은 경직돼 있는데 내가 놀러 간 사람처럼 ‘커몬 데이비드~’하면서 즐겁게 춤을 췄더니 다들 빵 터지더라. 당시 영화 을 찍고 있었는데, 김재만 형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계속 영화만 하고 있었을 것 같다.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일단은 관객이 원하는 배우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관객이 원하는 배우가 어떤 것인지 묻는다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없는 배우가 아닐까. 재미있는 것 밖에 못하거나 멋있는 것 밖에 못 하는 게 아니라, 어디에서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정성화 선배의 경우 굉장히 진지한 것부터 코믹한 것까지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정말 넓지 않나. 그걸 못하는 배우들도 분명 있긴 하거든. 내가 못하는 것을 노력으로 계속 키워서 모든 관객이 ‘저 배우는 어디에 갔다 놔도 다 소화할 수 있어’하는 사람이 되는 게 최종 목표다. 자만하는 순간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늘 겸손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2.19 / 조회 15,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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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 “무대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
이달 개막한 뮤지컬 의 프랑스 루이 16세의 아내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우리에게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 비운의 왕비로 알려졌다. 또한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 라는 말로 무개념 발언과, 프랑스를 말아먹은 것은 다 그녀 때문이라는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킨 왕비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금껏 오해하고 있던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우리는 뮤지컬 배우 김소현을 적잖이 오해하고 있었다. 데뷔 때부터 지금껏 그녀는 여성스러움의 대표적인 캐릭터, 공주 혹은 왕비였거나 남자 주인공이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청순한 여인만을 도맡아 무대에 섰을 것 같지만 그런 작품이 유독 잘 되었던 것일 뿐. 그녀는 쾌활하고 당당한 여인(), 운명에 굴하지 않고 끈기와 노력으로 의녀가 되었고(), 사랑에 적극적인 선택을 하는 대학원생(), 순수하지만 어딘가 어설픈 고등학생(), 활발하고 발랄하지만 실수투성이인 이벤트 회사 직원() 등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줄곧 무대에 올랐다.또한 김소현은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을 뮤지컬 배우로, 아내, 엄마, 며느리, 딸로 다양한 역할을 오가며 바쁘게 살고 있다. 비극적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연기하다 보니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고 푸념도 하지만, 그녀는 힘든 것들을 다 뛰어 넘을 만큼 뮤지컬을, 그리고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하고 있다. 그녀가 온 힘을 다해 무대로 불러 내고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그녀의 행복한 비명을 들어보자.Q 공연 2주 째가 지나고 있다. 커튼콜 때 엄청 울더라. (인터뷰는 11월 17일에 진행되었다.)2주 밖에 안됐지만, 벌써 100회 공연을 한 것 같다. 비극적인 삶을 살다간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버겁고 마음이 무겁다. 일상에서 지내기 힘들 정도다. 특히 커튼콜 때는 만감이 교차한다. 무대도 워낙 가까우니, 관객분들도 한 마음이 되어 마음 아파해 주시는 것을 느낀다. 너무 울어서 코가 빨개지는 것까지 객석에서 다 보인다고 들었다. 이번 공연만큼은 눈물이 주체가 안 된다.Q 원작자들(미하엘 쿤체 & 실베스터 르베이)이 연습 기간에 방문해 수정 작업을 진행하고, 개막 날에 맞춰 다시 들어오기도 했다. 데뷔한 이래 많은 작품을 해 왔지만 이렇게 원작자가 다 와서 직접 지도해 준 건 처음이다. 이번 작품은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도 세계 초연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정에 수정을 계속하면서 만들었다. 같이 의견을 나누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갔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고 애틋하다. 하루 종일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생각하고 만든 대사와 가사라 하나라도 허투루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연습하면서 우리끼리 우스갯 소리로 “오늘은 몇 일 몇 시 버전으로 연습하냐.”고 묻기도 했다.Q 마리 앙투아네트의 등장이 엄청 깜찍하다. (웃음)원래 “봉주아.” 대사가 개막 전까지도 없었다. 그런데 첫 공연 날 쿤체씨가 그 대사를 한번 해보라는 거다. 그런데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진짜 못하겠더라. (웃음) 봉주르면 또 모르겠는데 봉주아는 너무 생소하다. 그런데 밤에 하는 파티니까 봉주르는 쓸 수가 없고.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그 순간 그걸 왜 하라고 했는지 알겠더라. 마리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 대사다. 요즘에는 너무 즐겁게 하고 있다. (웃음)Q 타이틀롤이자 실존 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기해야 하는데 특별히 신경을 쓴 점이 있다면은?타이틀롤인 작품에 들어갈 때는 정말 부담감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작품에 대한 책임감도 더 크게 생긴다. 이 작품의 원작에는 사실 마그리드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걸 다 뒤집어엎고 라는 제목으로 나오게 됐다. 인간 마리의 삶에 포커스를 맞추기는 했지만 가상의 인물인 마그리드와 대척점에 있는 역할이라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최대한 주어진 것 안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연기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아닌 것 같다. 마리가 ‘나’라고 생각하고, 내가 이 상황을 겪은 것처럼 정말 진실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진실성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게 되는 순간, “뭐야.” 이렇게 말이 나오게 되는 게 너무 쉬운 공연이어서 무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까지 그 끝까지 마리가 되어 몰입하는 수 밖에 없었다. Q 그렇다면 마리는 어떤 인물인가?내가 생각한 마리는 정말 귀엽고 여성스럽고 착한 사람이다. 사실 왕가의 막내딸로 태어났으니 철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주이기 때문에 교육은 받았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천방지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의 틀 안에 있는 사람인 거다. 하지만 공연에서는 마리가 죽기 7년 전의 상황이 그려지고 그 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마리에 대해서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관객들이 보기에는 그저 마리는 철없는 사람으로만 볼 수 있겠다싶어 캐릭터 잡기가 어려웠다. 적국에 시집와서 7년 동안 아이가 없었고 그 나라 말도 잘 못했으니 마음 터놓고 이야기 할 사람도 없었을 거다. 마리의 삶이 배우로서도, 아내로서, 엄마로서도 너무 안타까워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울었다. Q 그 시대의 패셔니스타답게 무대 의상과 가발이 화려하다.물론 너무 예쁘다. 그런데 너무 무겁다. 처음 입었을 때는 잘 걷지도 못했다. 더군다나 하이힐에 경사 무대라 힘들었다. 무게를 줄여달라고 했는데 그러면 너무 옷이 팔랑거려서 속이 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선의 선택으로 지금의 드레스가 나왔다. 가발도 엄청 무거워서 고개도 가누기 어렵다. (옥)주현이랑 연습하면서 “옛날 사람들은 왜 이러고 산 거야.”라면서 투덜거리기도 했다. 마리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는 드레스와 가발 갈아 입기로 무척 바쁘다. 무대 밖은 전쟁터다. 옷 갈아 입을 때는 항상 스태프 두 분이 도와주신다. 이번 공연은 무대에 귀족과 천민들의 대립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 장치들이 많다. 대도구 사용이 많고 경사에 회전무대라 무대팀들이 제일 고생이 크다. 회전 무대는 사실 사람이 돌리는 거다. 그분들은 정말 박수 받아야 한다. 정말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Q 2막에서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2막에서는 모든 사건이 한번에 휘몰아쳐 온다. 루이도 죽고, 아들도 빼앗기고, 재판까지 받고 결국은 단두대에서 사라진다. 세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애써 현실을 부정하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마지막 죽기 직전에 비로소 진정한 ‘나’를 찾는 것 같다. 죽기 직전에 가장 왕비다웠던 여자. 자기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행동을 해야 될 지 전혀 모르고 살다가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치며 점점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사람인 지 알게 된다. 속은 정말 연약하고 천상 여자이지만 처절한 나락의 고통에 빠져서야 뒤늦게 현실을 깨닫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마음이 아팠다. 배우로서 그렇고 한 여자로서, 아내로서, 아이들의 어머니로서도 그랬다. 여러 가지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Q 남편 루이 16세를 연기하는 이훈진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 원작자들의 칭찬이 대단하더라.루이 캐릭터는 진짜 표현하기 어려운 역할이다. 어눌하고 모자란 듯 하지만 왕으로서의 위엄을 나타내야 한다. 복잡 미묘한 캐릭터라 훈진이가 참 힘들었을 거다. 연습실에서는 미처 느끼지 못한 감정들을 요즘 느끼고 있다. 루이가 마지막 죽기 전에 부르는 솔로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사랑을, 그의 진심을 깨닫게 됐다. 연습 때까지는 다른 것 생각하기에 너무 바빠서 진심으로 와 닿지 않았는데 공연을 하면서 한 나라의 왕으로, 내 아이들의 아빠로 얼마나 아팠을까. 그 장면에 짠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난 너무 뒤늦게 루이의 사랑을 깨달았다.패션쇼 장면에서 루이가 마리를 찾으러 온다. 자세히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루이는 눈이 나빠 마리를 이리저리 찾는다. 그때 마리는 부채를 살짝 들어서 ‘나 여기 있다고’ 표시를 해준다. 또 신발을 바꿔 신었다고 알려줄 때도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왕의 위엄을 생각해서 얌전하게 말을 해주고. 그런 부분들이 작지만 마리의 심성을 표현해준다고 생각했다. Q 그렇다면 페르젠과의 관계는?페르젠에 대한 마음은 사랑이다. 유일하게 그와는 자신의 속 마음을 드러내고 얘기할 수 있다. 그녀가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 앞에서만 유일하게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페르젠과의 사랑도 아름답게 표현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불륜이질 않나. 대사나 노래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굉장히 조심스럽다.Q 매번 단두대에 오르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단두대 신은 연습 때는 정말 못하겠다고 했다. 차마 단두대에 머리를 넣을 용기가 안 나더라. 위에서 떨어지는 무게가 어머어마하다. 처음에는 진짜 악 소리가 절로 나더라. 어젯밤에도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악몽을 꿨다. 그만 생각하고 싶은데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평상시에 굉장히 밝은 성격인데 말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공연 끝나고 혼자 운전해서 집에 갈 때는 마음이 심란하다. 그래서 남편이 너무 걱정이 많다. “왜 그렇게 빠져있어. 일이잖아 즐겁게 해.”라고 하는데 잘 안 된다. 공연 자체도 그렇지만 고된 연습과 창작 과정을 겪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유독 심하다.Q 배우로도 그렇겠지만 엄마 입장에서 아들 떠나는 보내는 장면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가장 무너지는 순간이다. 이미 주변 사람들을 다 죽였다. 끝내는 나도 죽일 걸 알고 있고. 그렇지만 아들이 내 눈 앞에 있으면 안심이 되니까 어떻게든 지키고 싶은 거다. 그 장면을 하고 나면 숨이 정말 멎을 것 같다. 그 장면만은 연기를 못하겠다. 연기를 정말 잘하면 연기적으로 어떻게든 더 표현해 내고 싶은데, 그 장면만은 연기로 커버가 안 된다. 그 순간은 ‘진짜’로 해야 한다. Q 마그리드와의 관계도 빼 놓을 수가 없다. 1막 첫 파티 장면에서 마그리드를 용서해준다. 연습할 때 “피 땡겨서 그래”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웃음) 그 장면도 수정이 몇 번이나 됐는지 모르겠다. 마리가 마그리드에게 샴페인을 뿌리기도 하고, 그 장면이 없는 채로 연습하기도 하고, 대사도 바꿔보고 여러 가지로 해 봤다. 왕비에게 천한 신분의 여자가 술을 뿌렸다는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마리의 입장에서 볼 때 마그리드의 삶이 너무 안 됐다. 마리는 궁 밖에서의 생활을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먹지 못한다는 건 마리한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마리가 왕비긴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아무리 천민이지만 막되게 하는 사람은 아닌, 기본적인 소양이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Q 이번 작품이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터닝포인트까지는 모르겠지만 힘들었던 준비과정을 지나 이제 막 무대에 올려 출발을 했다. 마리의 삶을 온전히 보내고 나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이 될 것 같다. 공연을 하면서 정말 가슴에서 깊은 곳에서 사랑과 아픔을 깨닫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이 배우 인생에 있어 참 소중한 경험이다.Q 요즘 아들 주안 군과 남편인 손준호 배우와도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있다.는 출연할 생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이 너무 싫었다. 무대 위에서는 완전 철저히 다른 사람이 되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 지 잘 모를수록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생활이 노출되면 신비한 모습들이 사라지니까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SNS에 아이 사진도 안 올렸었는데 남편이 좋은 추억으로 가져가자며 권했다. 그리고 그 전에 이란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그게 부모님과 너무 좋은 추억이 됐다.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잠깐만 해야지 했는데 이렇게 길게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이 영상들로 남으니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됐다. 이제는 그 프로그램이 삶의 일부가 됐다. (웃음)Q 결혼과 출산 후 일에 대한 조바심 같은 건 없었나.결혼하기 전이나 아이를 낳기 전에 오히려 욕심과 조바심이 많았다. 일이 너무 좋아서 결혼 생각이 별로 안 들었으니까. 하지만 든든한 남편이 생기니 일단 마음이 너무 편하고 안정적이 됐다. 그리고 욕심과 조바심이 없어지니 더 많은 것이 보이더라.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역할들이 많기 때문에 더 시간을 쪼개야 한다. 순간순간 더 집중하게 되고, 무엇이든 감사하게 되고,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그래서 사실 아쉽다. 그 전에도 이런 마음이 들었다면 결과적으로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생각도 해본다. 결혼과 출산 후 혼자일 때와는 전혀 다른 에너지가 생긴 것 같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일이 하나씩 주어질 때마다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이 들고, 24시간이 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때랑 지금은 조각조각 나뉘었기 때문에 열심히 안 하면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Q 워낙 밝은 이미지라 무대를 떠나고 싶었던 적이 있을까 싶다. 힘들거나 슬럼프는 없었나.힘든 게 없다면 이상한 거다. 오히려 이제는 힘든 걸 즐기게 되는 것 같다. 즐거워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걸 해내고 이뤄내면서 성취감, 일체감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 맛을 보면 절대 빠져 나올 수가 없다. 그리고 무대에서 있을 때 만큼은 온전한 내 자신으로 평가받고 사랑받기 때문에 힘들어도 참을 수 있다. 나에게 주어진 그 시간이 참 소중하다.Q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이 길을 가고자 하는 제자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무대에 서는 일은 마라톤과 같다. 무대 위의 화려함은 백 분의 일이나 될까. 당연히 책임감과 끊임없는 노력도 필요하다.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의 화려함만을 본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무대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무대에서 조연, 주연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카메라가 보여주는, 연출자가 편집한 화면만을 본다. 보지 않는 이상 우리가 어디로 눈을 둘 곳이 없다. 카메라가 잡힌 곳만을 보는 거니까. 하지만 공연은 그날 그날 그 자리에 온 관객이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주인공인 거다. 그래서 내가 어떤 배역을 맡든 어느 자리에 있든 대충하면 안 된다. 어디서든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무대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공연은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거라, 한 명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떤 역할을 하던지 진짜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Q 아직 를 못 보신 분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마리나 마그리드 모두 다 상처받은 사람이다. 이 공연에서 그 상처들을 같이 느끼고 그 상처가 끝까지 치유가 되진 않지만 그들의 감정에 젖어 보시라 권하고 싶다. 같이 코가 빨개지도록 펑펑 울어보면 좋겠다. 우리도 결국은 다 상처받고 사는 사람들이니까. 신분 귀천을 막론하고 성별, 나이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은 상처받고 산다.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그렇게 그 상처를 이겨내며 살고 있다. 그런 것들을 같이 느끼고 슬퍼하면서 지금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굉장히 아름다운 건지 알았으면 좋겠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24 / 조회 20,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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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항상 살아 숨쉬어야 한다” <마리 앙투아네트> 원작자 미하엘 쿤체 & 실베스터 르베이
프랑스의 실존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을 담은 뮤지컬 가 지난 주 막을 올렸다. 김소현, 옥주현, 윤공주, 차지연 등 화려한 캐스팅 뿐만 아니라 등 국내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흥행작의 창작 콤비,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이라는 점도 를 하반기 기대작에 올리는 큰 요소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라이선스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이례적으로 지난 3주간 한국에 머물며 직접 작품 수정과정에 참여했던 원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꾸준히 르베이를 비롯해 한국 프로덕션과 교류하며 이야기의 틀을 다시 세운 작가 미하엘 쿤체를 첫 공연을 올린 후 마주했다. 이들은 2006년 일본에서 초연했지만 이번 한국 공연을 '완전한 신작', '월드 프리미어'라고 불렀다. Q. 한국 초연을 어떻게 보았나? 미하엘 쿤체(이하 쿤체) : 이번 형태의 공연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간 4개의 프로덕션을 거쳐오면서 공연이 많이 개발된 것 같다. 이 작품은 굉장히 복잡하면서도 역사에 기반한 이야기다. 그래서 항상 역사에 진실 되려고 노력하는데, 관객들이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잘 몰라도 작품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공연이 되고자 노력했다. 실베스터 르베이(이하 르베이) : 관객 반응이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이 굉장히 집중하고 있었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반응을 하며 따뜻하게 박수도 보내줬다. 커튼콜 때 다들 기립해줘서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사랑이 크게 느껴졌다. Q. 공연 후 극장 로비에서 관객들의 사인 요청을 다 받아주고 함께 사진도 찍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르베이 : 쿤체 씨와 내가 몇 년간 계속 그렇게 해오고 있다. 우리는 관객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진심이 느껴져서 그들과 교류하는 것이 정말 좋다. 관객들이 주는 신뢰가 우리의 책임감을 더욱 크게 만들고 항상 긴장시킨다. 참 좋은 거다. (웃음) Q. 첫 공연 후 제작진들이 무대 위에 올라 관객인사를 할 때 로버트 요한슨 연출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작업 과정이 무척 힘들었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쿤체 : 작품 안에 너무나 많은 장면과 복잡한 이야기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작업을 해야만 한다. 요한슨 연출이 하루 14시간 씩 일했다고 들었다. 연출 뿐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준비했다. 르베이 씨도 3주 동안 한국에 와서 악보를 수정했고 나 역시 9월에 한국에 한번 들어와서 수정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를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라고 말하는 거다. 월드 프리미어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미하엘 쿤체Q. 작품을 수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쿤체 : 스토리가 좀 더 명확해지길 바랐다. 초연 때 객석에서 관객들과 같이 공연을 봤는데 그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졌다. 그때부터 무엇이 문제일까 계속 생각했다. 혁명의 움직임 뿐 아니라 마리가 아주 어린 소녀에서 주변 상황을 이해하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좀 더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르베이 : 스토리가 바뀌면 음악도 테마에 맞춰 장면, 음악간의 연결고리를 생각해 흐름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그래서 쿤체 씨와 매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수정했다. 또 오케스트라나 배우에게도 수시로 수정된 걸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렇지만 첫 공연 끝나고도 말했듯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한 팀이 되어 서로가 서로를 돕게 된다. (웃음) Q. 해외 대작의 경우 라이선스 계약 조건에 '수정 불가' 항목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원작의 의도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이기도 할 것이다. 쿤체 : 우리는 각 나라의 문화, 생각들이 저마다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조항을 주장해 본 적이 없다. 또한 연기적인 면도 문화나 전통에 따라 다르다. 사실 브로드웨이 공연이라면 원작 그대로 무대에 올려도 사람들이 박물관의 유명 그림이나 또는 유명 인사를 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뮤지컬이 성취해 내야 하는 것은 무대와 객석의 교류이다. 뮤지컬은 항상 살아 숨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아 숨쉬는 뮤지컬과 미술관에 걸려진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작품은 굉장히 다르다. 또 여러 나라 프로덕션의 수정과정을 통해서 우리 역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Q. 2006년 일본 초연과 가장 다른 부분은 마리와 마그리드, 두 여인이 작품 중심에 나란히 서고 있다는 것이겠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두 인물의 캐릭터가 작품 속에서 서서히 변해가는 걸 볼 수 있다. 쿤체 : 맞다. 그게 이 작품의 특별한 점이다. 보통 드라마 구조에선 주인공과 그에 대적하는 악역 캐릭터가 있는데 대부분 스스로 무언가를 깨닫는다.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교육을 얻는 전개는 굉장히 드물다. 의 특별한 점은, 끝으로 가서는 결국 두 사람 모두 처음보다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구성은 우리 작업에서도 처음이었다. 또한 모든 캐릭터들은 완벽한 인물들이 아니다. 어두운 면도, 결점도 있다. 그래서 좀 더 현실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르베이 : 대부분의 한국 뮤지컬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많다고 프레스콜 때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리 작품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성 캐릭터를 사랑한다. (웃음) Q. 뿐 아니라 에서도 등장 인물들이 천재, 로열 패밀리 등 비범한 사람이나 지극히 평범한 삶, 인간적인 삶을 꿈꾸고 그것을 얻기 위해 고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범한 인간의 모습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쿤체 : 이 인물들이 관객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라는 교훈을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극중 인물들이 실패를 해도 그것을 통해 '저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를 생각할 수도 있다. 마리는 굉장히 버릇없는 아이 같은 캐릭터인데 그런 사람이 자신의 남편과 아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영웅적인 면이 모든 여자 안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남편이나 아이가 위험에 처한다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래서 비록 공연에 천재나 왕족이 등장하지만 결국 일반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뮤지컬 중 마그리드와 시민들(위), 마리와 그의 남편 루이 16세(아래)Q.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은 마그리드가 등장할 때가 많다. 마리와 마그리드의 듀엣곡 '헤이트 인 유어 아이즈'(Hate in your eyes)를 비롯해서 군중과 함께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르베이 : 두 여자의 대립 장면은 쿤체 씨의 아이디어였다. 젊은 관객들도 굉장히 그 장면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여왕도 우리와 같은 문제를 갖고 있구나, 하는 걸 느끼는 것 같다. 쿤체 : 이 작품에서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현대성을 띄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군중 장면이다. 현대에도 많은 이들이 자신이 맞다고 믿는 것을 위해 싸운다. 종교나 사회 변화를 위해 사람들을 죽이는 행동들도 많이 일어나는데,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다. 마그리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정의를 요구하지만 사실 마리처럼 부유하게 살고 싶은 거다. 그런데 공연이 진행될 수록 마리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또 정의와 더 나은 세상을 부르짖었던 사람들이 타인을 죽이는 행동 또한 정의롭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된다. 공연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부분들이 우리가 매일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는 문제점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회가 안고 있는 부분이다. Q. 나 등 전작에서는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음악 장르가 느껴진 반면, 에서는 다양한 음악 스타일이 느껴진다. 르베이 : 그렇다. 마리의 감정 변화에 따라,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음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가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너무나 많은 복잡한 이야기들, 감정들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마리가 왕비가 되고 아이를 낳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등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다 담아야 했다. 또 마그리드와 앙상블들은 왕족들의 옷차림과는 달리 좀 더 현대적이라 그들의 시각적인 이미지들을 염두에 두고 장면 분위기에 맞는 변화를 음악에 담아야 했다. 오페라와는 달리 뮤지컬에서는 다양하게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내겐 다행이고 또 행복한 부분이다. 로즈나 레오나르 캐릭터는 매 순간 중요한 메시지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관객들을 기쁘게 해줘야 하기 때문에 매우 유머러스한 음악을 적용했다. Q.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캐릭터나 장면이 있나? 쿤체 : 물론 있다. (웃음) 재판 장면인데 이 장면은 음악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정말 마스터피스 같은 장면이라 생각한다. 르베이 : 장면 자체가 작은 뮤지컬 같다. 쿤체 : 그 장면에서 굉장히 많은 대사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그걸 음악적으로 표현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을 거다. 대사를 음악처럼 전달해야 하니까. 르베이 씨의 마스터피스라고 볼 수 있다. 르베이 : 나 역시 그 장면을 무척 좋아한다. 또 2막 첫 곡, 마리가 페르젠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도 좋다. 음악만 들었을 때도 굉장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사와 함께 들었을 때 감동이 정말 확 와 닿는 것 같다. 또 하나는 루이의 곡 '난 왜 나다운 삶을 살 수 없나'(Why Can't I Just Be A Smith)인데, 그의 감성과 캐릭터가 그대로 드러난다. Q. 의 산초 등 위트 있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배우 이훈진의 루이 16세 변신도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이 될 것 같다. 쿤체 : 정말 너무나 만족스러운 캐스트다. 루이 역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연기를 펼칠 수 없을 것 같다. 르베이 : 루이가 노래를 할 때, 절대 아리아처럼 부르면 안 된다. 한 문장 안에도 굉장히 많은 감정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목소리 톤이나 방식을 크게 불렀다가 작게 불러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훈진 배우가 그걸 굉장히 잘 하고 있다. 실베스터 르베이Q. 70대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쿤체 : 작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웃음) 우리에겐 일이라기 보다는,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찾아서 음악적이나 어떤 형태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의욕이 크다. 뭔가를 만든다는 것 자체에 희열이 큰 거다. 그래서 관객들의 반응이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르베이 : 우리가 작품을 쓸 때도 다 쓰고 나서 그냥 두었다가 며칠 지난 후에 다시 보고 듣는다. 쿤체 씨도 항상 "관객들이 좋아할까?"라고 묻는데, 그런 느낌이 들어야만 작품을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삭제한다. 뮤지컬은 우리를 위해 만드는 게 아니라 관객들을 위해 쓰는 거다. 와서 사인해 달라고, 같이 사진 찍자고 하시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웃음) Q. 좋은 뮤지컬을 쓰고자 하는 한국의 예비 창작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쿤체 : 물론 재능도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은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 역시 로저스 앤 해머스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 등의 작품을 굉장히 많이 공부했다. 우리가 만든 작품을 통해서도 배우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하는데, 를 봤으니까 이번 주 주말에 나도 그런 작품을 쓰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작품의 구성, 구조를 공부해야 한다. 구성을 잡아두면 다른 것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치 건물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건축가처럼 글쓰기를 해야 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짓는' 과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특별히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공연을 보면서 공부하면 된다. 르베이 : 음악도 마찬가지다. 만약 재능이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건 공부하는 것이다. 나 역시 작곡을 전공하지 않았고, 영화음악으로 시작해서 다른 작곡가들이 어떻게 훌륭한 뮤지컬들을 창작했는지 많이 공부했다. 또 뮤지컬 작곡가가 되기 위해 4, 5곡의 좋은 곡만 쓰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작품의 전체적인 곡을 써야 하고 가사에 담긴 의미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뮤지컬의 음악은 반드시 스토리를 받쳐줘야 하고, 스토리와 관객들을 생각하는 음악을 써야 한다. 또, 자신이 쓴 작품을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 관객들은 좋아할 것 같은데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굉장히 힘든 경우다. 나 역시 '더 이상은 못하겠어, 집에 갈 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2주만 지나면 '다음 작품 언제 시작하나' 생각하게 된다. 작곡가들도 힘들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는데, 그런 감정을 여유롭게 즐겼으면 좋겠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게 쉬워 보일 수 있겠지만,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반드시 다시 빛이 나오지 않는가. 뮤지컬을 쓴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인데, 창작자로서 느끼는 행복감은 정말 믿기 힘들만큼 크고 좋다. Q. 관람을 앞둔 한국 관객들에게 쿤체 : 어떠한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 프랑스 혁명이나 마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도 좋다. 열린 마음, 그것이 유일하게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이다. 르베이 : 만약 여유가 있다면 두 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배우가 다르기도 하지만, 배우들이 같은 이야기를 해도 굉장히 다른 느낌을 줄 거다. 틀리고 맞다는 개념이 아니라 정말 다른 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이 볼수록 발견할 것이 많은 것이 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05 / 조회 17,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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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마리에 집중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개막
올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뮤지컬 가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금요일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루이 16세와 정략 결혼으로 어린 나이에 왕비가 되었지만 18세기 시민혁명으로 인해 결국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인물 마리 앙투아네트를 주인공으로 한다. 우리에게 등으로 유명한 미하엘 쿤체,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작품으로 2006년 일본 토호의 의뢰로 제작되어 초연한 바 있다. 이후 일본, 독일 등지에서 공연을 이어왔으나, 올 한국 무대를 앞두고 "세계 초연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는 것이 제작진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날 프레스콜 현장에서는 페르센 백작이 비운의 삶을 살다 간 마리를 가슴 아프게 회상하는 1막 1장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베르사유궁의 모습과 그곳에서 열리는 파티와 무도회 장면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이어가는 마리와 페르센 백작과의 관계, 야욕을 숨기고 있는 오를레앙 공작과 굶주림에 지쳐 자유와 정의를 외치고 나선 마그리드 아르망 등의 모습에서 작품을 통해 펼쳐질 얽히고 설킨 인물들의 관계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개막 3주 전부터 한국에 머물며 작품의 수정과 연습을 함께 진행한 원작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이날 "공연될 나라에 따라 작품을 새롭게 바꾸는 건 무척이나 재미있는 작업"이라며 그간의 힘들었던 과정을 값지게 회상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마리의 삶을 중심으로 그녀와 연결된 사람들의 관계를 다루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나라의 왕비였던 마리가 어떠한 이유로 몰락을 맞이하는지 확실히 보여주고자 했다."고 르베이의 설명에 힘을 실은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마리와 더불어 마그리드 아르망을 통해 두 여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입국하자마자 프레스콜 현장에 합류한 작가 미하엘 쿤체 역시 "마리는 역사에 갇혀진 아이콘이 아닌 한 명의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한국 공연을 위한 수정 작업 역시 "언제나 뮤지컬을 생동감 있게 살리고자하는 노력이며 많은 부분들을 관객들에게서 배운다."고 겸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는 김소현과 옥주현이 번갈아 나선다. "실존인물이다 보니 표현에 조심스러웠던 부분이 많았다."는 옥주현은 연출자가 추천해준 마리의 일대기 소설과 프랑스 현지 답사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고, 김소현은 "2막에서 아들을 빼앗긴 후 딸에게 노래하는 장면이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난다."면서 개인적인 명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작품 속 유일한 허구 인물로,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립되는 관계에 있지만 묘한 공통점으로 작품 전개에 힘을 싣는 마그리드 아르노 역은 윤공주와 차지연의 몫으로 열연을 예고하고 있다. 남자 캐릭터가 강세하는 현 한국 뮤지컬 무대에서 마그리드 역을 맡아 더욱 영광이라는 윤공주는 "여성관객의 공감이 무엇보다 클 것 같고, 실존 인물이 아니기에 창조할 것이 많아서 더욱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더했다. "체력단련을 위해 집에서부터 극장까지 걸어서 온다."는 차지연은 "견과류로 공복을 달래고 있지만 길에서 사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배부르면 안 된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낳기도 했다. 또한 "마그리드가 마리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정의에 대한 그간의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는데, 그런 과정을 직접 공연을 통해 만나면 더욱 감동이 더할 것"이라며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관람을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이 밖에 마리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페르젠 백작 역에 카이, 윤형렬, 전동석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계략을 꾸미는 오를레앙 공작 역에 민영기, 김준현도 만나볼 수 있다. 과거 귀엽고 발랄한 역할에서 두각을 보여왔던 이훈진이 기품있고 소박한 꿈을 꾸는 루이 16세로 등장하는 것 역시 관객들의 이목을 주목시킬 듯 하다. 그간 알려진 왕비 마리의 또다른 면을 주목하고 있는 뮤지컬 는 11월 1일 개막, 내년 2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03 / 조회 16,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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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연, 더욱 풍성하고 화려하게 준비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미리 보기
“왕비에게 인사한 다음에는 항상 세 걸음 걷고 나서 뒤돌아서세요. 그게 왕궁의 예의범절입니다.” 지난 15일, 뮤지컬 연습실에서는 로버트 요한슨 연출이 앙상블들의 표정과 몸짓, 표정까지 다시금 확인하며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이미 일본과 독일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는 는 3년간의 치밀한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쳐 더욱 정교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남편 루이 16세와 함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다룬 이 뮤지컬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과 운명, 역사적 진실을 담아냈다. 미하일 쿤체, 실버스터 르베이 등 세계적인 창작진이 손을 맞잡고 준비 중인 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무대 위에 펼쳐질지, 연습실 취재 및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의 전모를 미리 그려봤다. 스토리 & 캐릭터 ① 우리가 몰랐던 그녀의 진실 일본 토호주식회사가 2006년 자국 무대에 처음 올린 는 2년간의 공연 후 2009년 독일 브레멘에서, 2012년 테클렌부르크에서 무대에 올랐다. 일본공연을 기반으로 수정작업을 거쳐 무대에 오른 독일공연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닌 마그리드 아르노라는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마그리드 아르노는 빈민 계층의 여성으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와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증오로 혁명의 선두에 나서는 인물이다. 반면 이번 한국공연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전면에 그리는 한편 그녀와 마그리드 아르노의 운명이 서로 긴밀하게 얽히고 변해가는 과정에도 초점을 맞춘다. 작품의 로고인 ‘M.A’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를 둘 다 상징한다고. 이에 대해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의 엘파바와 글린다처럼 두 여자주인공이 함께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뮤지컬은 흔히 철없는 왕비로 언급되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진짜 모습을 재조명한다. 열 네 살의 어린 나이에 루이 16세와 결혼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애초 자신이 왕비가 될 줄도 몰랐다고 한다. 선왕인 루이 15세의 대를 이을 후계자가 루이 16세 외에도 세 명이 있었던 것. 그러나 그들이 모두 차례로 숨을 거두면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갑작스레 왕위에 오르게 됐다. 이후 어리고 순수했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직위에 걸맞은 지혜와 위엄을 갖춘 여인으로 변모해간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치스러운 여인이었다는 세간의 풍문도 사실과는 다르며, 이러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진실, 그리고 나락으로 떨어진 후에도 어머니로서의 품위와 사랑을 잃지 않았던 그녀의 모습이 무대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스토리 & 캐릭터 ② 아름답고 비극적인 러브스토리 의 등장인물은 마그리드 아르노 외에는 모두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롯해 루이 16세, 페르센, 마리 앙투아네트의 머리와 의상을 담당했던 주변인물들까지 모두 이전 공연보다 더욱 역사적 사실에 가깝게 그려진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부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어린 나이에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두 사람은 결혼 후 7년간 성적 관계를 갖지 않았고, 서로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품기보다는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이러한 부부관계를 그대로 그리는 것도 관객들이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인물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관객들이 진짜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기 바란다. 그녀와 남편 루이 16세, 그리고 페르센 백작과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녀에 대한 동정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르센 백작은 극중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중요인물이다. 그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사랑하는 매력적인 스웨덴 귀족으로, 공연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형에 처해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페르센이 마리와의 과거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미국 독립혁명에 참전했다가 프랑스로 돌아온 페르센은 파리에서도 곧 혁명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마리와 그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생전 비밀로 감춰져 있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들이 세상을 떠난 후 서로 주고받은 연애편지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밝혀졌다고 한다. 친구에서 출발해 연인으로 발전한 후 비극을 맞게 되는 이들의 러브스토리 역시 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다. 스토리 & 캐릭터 ③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다 는 인물들 외에도 ‘목걸이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널리 알려진 역사적인 사건을 재조명해 극에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특히 목걸이 사건은 이 공연의 가장 중심이 되는 사건이다. 1785년 일어난 이 사건은 누군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참칭해 보석상으로부터 20만 달러에 달하는 값비싼 다이아몬드를 횡령한 사건이다. 이 일로 화가 난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이름을 대고 목걸이를 산 사람을 재판장에 세우지만, 그는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난다. 결국 이 사건은 마리에 대한 민중들의 증오를 조장해 마리의 인생이 비극으로 치닫는 계기가 된다. 뮤지컬 에서는 민영기와 김준현이 연기하는 오를레앙 공작이 목걸이 사건에 개입해 마리 앙투아네트를 궁지로 모는 인물로 등장한다. 왕이 되려는 야심을 품은 오를레앙은 이 밖에도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사람들이 왕비에 대해 실제와는 다른 편견을 갖고 미워하도록 부추긴다. 그의 행동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극에 빠뜨리면서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음악 & 안무 음악적으로는 를 비롯해 의 음악을 만들어온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강점이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될 예정이다. 원작자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는 이번 공연을 위해 마리 앙투아네트의 솔로곡 2곡을 비롯해 신곡 9곡을 추가했고,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의 대립구도를 부각하기 위해 ‘이너프 이즈 이너프(Enough is Enough)’를 리프라이즈한 ‘헤이트 인 유어 아이즈(Hate In your Eyes)’ 등을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음악에 대해 “실버스터 르베이의 악보는 굉장히 다양하고 풍성하다. 신나는 노래도 있고, 재미있는 노래도 있고, 로맨틱한 노래도 있다. 만족스러운 음악작업 끝에 처음 공연보다 훨씬 다양한 음악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내면이 드러나는 솔로곡을 비롯해 그녀와 페르센이 함께 부르는 듀엣곡, 마그리드 아르노의 강한 혁명의지를 담은 노래, 헤어드레서와 드레스메이커 등 주변인물들의 비극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면을 표현하는 노래 등 각 인물들의 다양한 면모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음악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왈츠 등 각 음악과 어울리면서도 모던한 느낌이 가미된 안무가 장면마다 다채롭게 펼쳐진다. 무대 등의 무대를 작업해온 마이클 슈바이크하트(Michael Schweikardt)은 이번 공연을 위해 경사진 회전무대를 활용,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이었던 베르샤유 궁을 비롯해 아름다운 왕비의 정원, 귀족들의 무도회가 열리는 거대한 홀 등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당시 빈민들이 모여 살았던 마레 지구를 재현해 사치와 향락에 물든 귀족들의 삶과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민중들의 대조적으로 펼쳐 보인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다양한 장소를 구현하되, 공연 전체가 페르센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만큼 어두운 동화처럼 다소 추상적이고 영화 같은 무대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의상 제작진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살았던 18세기 프랑스의 호화로운 궁중 생활을 재현하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통해 수십 벌의 화려한 드레스와 가발을 제작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공들여 치장된 로코코 풍의 우아한 의상이 유행하고 있었고,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는 당대의 패션리더로서 유행을 선도하는 인물이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의상 디자이너 요시코 이케자와는 드레스 한 벌 한 벌마다 수많은 장미와 보석을 붙이는 작업을 거쳐 여러 겹의 풍성한 주름 장식과 화려한 보석으로 꾸며진 우아한 복식을 완성했다고.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진 이 의상들은 특히 혁명이 시작되기 전, 1막 패션쇼 장면에서 가장 풍성하게 만나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0.20 / 조회 2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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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그녀에 관한 모든 것!
11월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의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로 우리에게 화려하고 호화로운 삶을 산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불과 14살의 나이에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정략결혼의 희생양으로 고향을 벗어나 새로운 프랑스 땅에 정착하였고, 19살의 나이에 왕비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늘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지루한 일상을 보내야만 했다. 화려한 궁중 생활의 이면으로 지독한 외로움과 향수병을 달래야 했던 것. '그녀에 관한 모든 것!'에서는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앞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그녀의 삶을 가상의 마리에게 묻고 답하는 10문 10답과 왕비의 하루를 통해 재구성해 본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디자인: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4.10.10 / 조회 14,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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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연 <마리 앙투아네트> 옥주현·김소현·윤공주·차지연 등 캐스팅 공개
오는 11월 국내 첫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의 캐스팅이 공개됐다. 를 만든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최신작 는 18세기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궁을 배경으로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2006년 쿠리야마 타미야의 연출로 일본에서 초연한 이후, 독일 브레멘 등에서 공연을 가지며 유럽과 아시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는 의 옥주현과 의 김소현, 마리 앙투아네트와 상반된 캐릭터인 마그리드 아르노 역에는 의 윤공주와 의 차지연이 캐스팅됐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곁에 머물며 항상 그녀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매력적인 스웨덴 귀족 악셀 페르센 백작 역에는 의 윤형렬, 의 카이, 의 전동석이 캐스팅됐다. 또한 민영기, 김준현이 타고난 지략가로 프랑스의 왕좌를 호시탐탐 노리는 오를레앙으로, 이훈진이 프랑스의 국왕이면서 소박한 대장장이를 꿈꿨던 루이 16세 역으로 출연하며,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유일한 친구인 마담 랑발 역에 임강희가 분한다. 이밖에도 부도덕한 정치 운동가 자크 에베르 역에 박선우, 궁정 헤어드레서로 허영심이 가득한 인물인 레오나르 역에 문성혁, 궁정 디자이너로 프랑스 최고의 고급 오뜨 꾸뛰르 부티크를 여는 로즈 베르텡 역에 김영주가 참여한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을 비롯해, 김문정 음악감독, 이란영 안무가가 참여하는 는 오는 16일부터 온라인 티켓 예매가 가능하며, 11월 1일부터 2015년 2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14.09.12 / 조회 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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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수묵채색화 같은 무대, <해를 품은 달>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미 결말이 알려진 스토리도, 벌써 몇 작품째 이어진 팩션사극도 새삼스레 흥미를 끌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창작뮤지컬 은 기대 이상이었다. 의 이야기는 가상의 왕 성조가 다스리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장차 왕이 될 세자 훤은 배다른 형인 양명과 함께 신분을 숨기고 궁밖에 나갔다가 우연히 만난 대제학의 딸 연우에게 반하고, 그녀가 세자빈으로 간택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궐내 정치갈등에 휘말려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우는 외척세력의 사주로 기억을 잃고 무녀가 되고, 그녀를 마음에 품은 훤과 양명은 큰 슬픔에 잠기고 만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한껏 공들인 무대가 조명·영상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아련한 분위기다. 초승달이 보름달로 변해가는 모양과 꽃잎이 떨어지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모습이 전통 조각보 위에 황홀하게 펼쳐지고, 화려한 궁궐을 비롯해 연우·염 남매가 사는 아담한 기와집, 저잣거리 등이 쉼 없이 눈길을 끈다. 다채롭게 구성된 음악 역시 인상적이었다. 배우들의 열연에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왕자인데다가 잘생기기까지 하다니…어허! 왜들 그리 웃는 것이냐!"와 같은 대사를 능청스레 구사하는 전동석은 이번에도 특기인 풍부한 성량을 뽐냈고, 안시하와 조강현도 안정적으로 난이도 높은 넘버를 소화했다. 특히 권세도, 사랑도 훤에게 양보해야만 하는 아픔을 지닌 서자 양명(조강현)의 존재감이 작품의 한 축을 단단히 지탱했다. 이외에도 무당 장씨 역을 맡은 최현선이 흐트러짐 없는 노래로 애틋한 분위기를 실었고, 훤칠한 키가 돋보인 염성연은 매력적인 허염으로 변신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다만, 허염을 사모하는 설의 이야기와 민화공주, 무당 장씨의 비중은 과감히 압축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막에서는 아름다운 무대와 음악에 빠져 내내 극에 몰입할 수 있었지만, 2막에서는 다소 길게 늘어지는 주변인물들의 이야기에 집중력이 흩어졌다. 안무와 음악에서도 조금 더 힘을 빼면 좋았을 듯싶다. 조금의 아쉬움은 있지만, 찬란한 수묵채색화 같은 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도 색다른 무대미학으로 끝없이 변주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잘 가꾸어지길 기대해본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3.07.23 / 조회 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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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한국미 곳곳에, 무대만이 보여줄 수 있는 판타지 선사할 것”
가상의 왕 성조 치세의 조선을 배경으로, 태양의 운명을 타고난 훤과 양명, 달의 운명을 타고난 연우의 엇갈린 사랑을 담은 뮤지컬 이 지난 6일 서울 공연을 시작했다. 2011년 출간된 정은궐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지난 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에 이은 원 소스 멀티 유즈 작품이라 제작 과정에서부터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1년 여간 제작 기간을 거친 은 올 6월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2주간 프리뷰 공연을 했으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참가하기도 했다. 막이 오른 지 한 달여 만에 서울에서 본 공연을 시작한 정태영 연출은 소설, 드라마와의 차별성으로 “뮤지컬 만의 문법”을 힘주어 강조했다. “배우, 음악, 무대, 소품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무대 전환이 70회에 달할 정도로 빠른 전개가 특징이다. 살풀이, 탈, 조각보, 무녀들의 공간 등을 통해 한국 전통 요소들을 장면 곳곳에 넣으려고 노력했다” 연출을 비롯,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인선이 대본과 가사를 맡았으며, 팝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음악들은 원미솔 작곡가가, 한국 전통의 조각보를 활용해 한 편의 수묵화 같은 색채들로 구성한 무대는 오필영 무대디자이너가 담당했다. 또한 완득이> 등의 안무가 정도영이 한국 전통 무용을 활용한 안무로 을 채우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이 훤 역을 맡아 연우를 향한 일편단심을 보여주고 있는 조선시대 최고의 남자, 가상의 왕으로 서고 있는 김다현은 “무에서 유를 만들기 위해 부딪히고 싸우고 상처도 입지만 그 모든 것들이 큰 보람과 좋은 경험, 추억으로 남는다”고 말하며 창작 뮤지컬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오는 12월 일본 동경 공연을 두고는 “우리 정서, 소재,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해외 공연에서도 대한민국의 뮤지컬이 이렇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 해외 공연에 힘을 실기도 했다. 훤의 배다른 형이자 서자라는 이유로 언제나 훤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는, 훤과 함께 연우를 향해 연정을 품는 양명 역의 성두섭은 “이루지 못한 양명의 사랑에 많은 관객들이 공감하며 감정을 이입하시는 것 같다”고 말하며 “슬픈 사연을 갖고 있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픔을 숨기고 밝게 보이려는 모습이 양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며 캐릭터의 매력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또 다른 훤 역에 등에 서 온 전동석이 나서며, 등에서 활약한 조강현이 성두섭과 함께 양명 역으로 변신한다.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전미도와 의 암네리스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안시하가 죽음을 가장해 무녀의 삶을 살아가는 연우로 등장한다.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같은 사랑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창작 뮤지컬 은 오는 7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07.10 / 조회 1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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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작은 반응이 배우에게 유기적인 힘을 줘요” 뮤지컬배우 이건명 인터뷰 ②
“외국에서 국가대표 마음가짐으로 공연했을 때 관객들이 열광해주면 정말 뿌듯해요” 뮤지컬의 외국진출에 관해 얘기하는 그의 표정과 말투에서 자긍심이 느껴졌다. 데뷔한 지 16년이 된 이건명에게 뮤지컬의 의미는 하루하루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자신에게 있어 뮤지컬은 “나의 전부”라고 말하는 이건명과 함께 뮤지컬의 이모저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현재 우리나라 뮤지컬 제작환경에 대해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세요?아직은 과도기죠. 배우가 충분히 연기에만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이 있어요. 연기만 잘하면 잘 만든 톱니처럼 돌아갈 수 있죠. 하지만 아직 그런 작품, 단체가 많지 않아요. 창작이 피어나는 과정이긴 하지만 아직은 라이선스에 의존해있는 상황도 과도기라고 할 수 있죠. 예전에 뮤지컬 ‘렌트’ 오리지널 캐스트 공연을 보고 정말 부러웠어요. 뉴욕에 사는 사람이 뉴욕 얘기를 하니까 정말 자연스러워 보였거든요. 저는 뮤지컬 ‘렌트’를 세 번이나 했지만 부자연스러웠어요. 서울 사는 사람이 뉴욕 사는 연기를 하니까 부자연스러운 거죠. 우리가 그들보다 노래, 연기를 못 하는 건 아니거든요. 아직 우리나라엔 서울사람 연기보다 뉴욕사람 연기를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아요. 아직은 뮤지컬의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배워나가야 할 부분이죠.- 아직 과도기인 상황에서 뮤지컬 ‘투란도트’가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 정말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 정말 뿌듯하죠. 예전에 뮤지컬 ‘갬블러’ 해외공연을 갈 때 작은 태극기를 다 사가려고 했어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우린 국가대표다’는 의미로 다 달아주고 싶었거든요. 외국에서 국가대표의 마음가짐으로 공연했을 때 관객들이 열광해주면 정말 뿌듯해요. “봤어? 이게 코리안이야. 이게 코리아야”라고 얘기해주고 싶을 정도예요. - 뮤지컬을 정말 사랑하시는 게 느껴져요.뮤지컬배우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레 배우고, 성악 하는 삼촌한테 노래를 배웠어요. 대학교 때도 항상 뮤지컬만 했고 지금까지 뮤지컬밖에 안 했어요. 만약 뮤지컬 못하게 되면 울 것 같아요. 엉엉 울 거예요. 뮤지컬밖에 없어요. 그래서 지금 정말 좋고 행복해요. 뮤지컬 시장이 이렇게 커지고 뮤지컬배우의 위상이 높아진 것에 대해 눈물 나게 고마워요. 가끔 겹치기 출연하는 것에 대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들어요. 뭐가 힘들어요? 무대에 있을 때 제일 좋은데. 매일 무대에 있고 싶어요. 처음 뮤지컬 시작할 땐 더블캐스트가 없었어요. 어느 순간 더블이 생겨서 일주일에 3일밖에 일을 못하는 게 싫어요. 일주일에 6일 공연하고 하루만 쉬고 싶어요.- 최근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는 다섯 명의 프랭크가 나왔잖아요. 어떠셨어요?연습 때 호흡 맞추는 건 어려워요. 하지만 공연에 들어가면 항상 똑같은 호흡이 오는 게 아니니까 재미있어요. 같은 대사를 해도 주는 에너지들이 다르니 그만큼 재미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대신 그 정도까지 맞춰가는 과정은 힘들죠. - 뮤지컬에서 음악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뮤지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죠. 대본에 있는 ‘활자’와 같은 의미에요. 뮤지컬 음악은 노래뿐만 아니라 전주, 반주, 후주, 간주까지 다 포함되잖아요. 뮤지컬 ‘미스사이공’ 음악이 뮤지컬 음악으로써 정말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노래가 끝나고 무대전환이 되는 동안 후주가 나와요. 그 후주 안에 극이 어떻게 진행될지 다 들어있어요. - 뮤지컬은 장르 특성상 관객과의 밀접도도 높고, 피드백도 빠른 편이잖아요. 관객과의 소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정말 중요하죠.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떻게 치는 박수인지 눈감고도 알 수 있어요.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때 박수소리만으로 벌써 배우의 가슴은 터져요. 커튼콜뿐만 아니에요. 특히 소극장 공연할 땐 관객의 작은 반응들도 배우들에게 힘이 돼요. 관객이 어느 순간엔가 다 집중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그날 공연은 정말 좋은 공연이 돼요. 예를 들어, 노래한 뒤 뜨거운 박수가 나오면 그다음에 120%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박수가 작게 나오면 ‘내가 뭘 잘못했나?’ ‘소리가 이상한가?’ 생각이 들어요. 이런 잡생각이 들면 다시 몰입할 시간이 필요해요. 공연은 이렇게 반응이 오가는 장르다 보니 그런 교류가 너무 소중해요.- 관객들이 집중했던 걸 느껴서 특별히 좋았던 순간이 있으신가요?많아요. 소극장을 잊지 않고 자꾸 하려는 이유도 그런 느낌들이 자주 들어서예요. 소극장은 내가 어디 있든 나의 작은 소리에도 관객들이 바로 시선을 주니까 연기를 쉴 수 없어요. 러닝타임동안 그 안에서 살지 않으면 바로 들통 나요. 내가 몰입하지 않으면 끝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집중력도 배가 되죠. 제가 고개를 돌리면 관객들의 시선이 따라오는 게 느껴질 정도거든요. 칭찬은 돌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좋은 에너지로 건드려주는 건 배우를 춤추게 하는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으신 말씀 있으신가요?진짜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어요. 배우는 즉각 반응할 수 있어야 돼요. 그래서 언제나 가슴을 ‘몰캉몰캉’, ‘말랑말랑’하게 유지해야 해요. 슬퍼서 눈물 흘릴 때도, 기뻐서 웃을 때도 거짓되지 않은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는 감성훈련이 필요해요. 그런 감성훈련을 하면 세상 살면서 느껴지는 게 많아요. 특히,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넓어져요. 그런 삶을 산다는 건 정말 행복하죠. 그래서 배우는 행복한 직업이에요.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지가 중요해요. 정말 하고 싶으면 달리는 말처럼 뛰어야죠. 이미 뛰고 있는 사람들보다 좀 더 앞서서 좀 더 좋은 무대, 모습 보여주고 싶다면요. 이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5.18 / 조회 1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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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할 때 가장 행복해요” 뮤지컬 배우 이건명 인터뷰 ①
최근 이건명은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FBI 최고요원 ‘칼 해너티’ 역을 맡아 ‘프랭크’를 추격하고 있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미군 병사 ‘크리스’로 출연한 뮤지컬 ‘미스사이공’은 얼마 전 부산에서 막을 내렸다. 그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힘든 일정 속에서도 두 공연 모두 이건명만의 색깔이 녹아든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보여줬다. 이건명에게 있어 뮤지컬은 어떤 의미인지 묻자 “다에요. 정말 나의 전부에요”라고 말했다. 배우 이건명이 느끼는 뮤지컬 그 자체와 뮤지컬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뷔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데, 특별히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으세요?저는 뮤지컬을 할 때 가장 행복해요. 대본을 봤을 때 기분, 팀워크, 멤버 구성을 생각해요. ‘그 안에 들어가서 행복할 수 있을까?’ ‘공연이 막 내릴 때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죠. 작품선택의 첫 번째는 행복, 이건명의 행복이에요. - 특별히 행복한 기억으로 남은 작품이 있을 것 같아요.정말 많죠. 우선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경우 작품이 좋아요. 거기에 팀워크도 좋았죠. 그 외에는 얘기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다 좋았어요. 뮤지컬 ‘렌트’와 뮤지컬 ‘틱틱붐’은 전달하는 메시지 자체가 제 가슴을 뜨겁게 했어요. 관객들도 가슴 뜨거워져서 나가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 다른 인터뷰에서 ‘컨디션 관리를 잘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한 부분이 와 닿았어요. 평소에 어떻게 컨디션 관리를 하시나요?항상 운동해요. 컨디션 관리는 다른 의미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어느 날 손톱을 물어뜯다가 살이 뜯어졌어요. 그럼 시리잖아요? 연기하다가도 시려요. 그럼 컵을 집는 연기를 할 때 손가락이 안 아프게 하려고 조심하게 돼요. 연기의 몰입이 깨지는 거죠. 그건 100%의 연기가 아니라 70% 정도의 연기인 거예요. 특히 뮤지컬에선 목 상태가 안 좋으면 높은음을 내기 전에 신경이 쓰여요. ‘소리가 나올까?’ ‘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1초라도 하면 좋은 배우가 아닌 거죠. 컨디션 관리는 연기에 몰입할 수 있게, 공연하기 최적화된 몸을 만들어 놓으라는 의미에요. 제가 연기를 잘 못하면 공연 보러 오는 사람들의 시간을 망쳐 놓은 거잖아요.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놔야죠. 그래서 매일 운동하고 맛있는 거 먹고, 기분 좋기 위해 노력해요. 그게 좋은 배우 같아요.- 연기에 관한 영감을 받는 특정한 부분이 있으신가요?다양한 곳에서 얻어요. 어디서든 교감을 얻는 게 체화됐어요. 제일 친한 친구가 죽었을 때도 울고 있는데 그 슬픈 감정을 기억하려는 제가 있었어요. 배우의 직업병이죠. 가슴 아픈데 어떤 순간이건 그 순간을 기억하려고 해요. 그 순간을 넣어놔야 그런 상황에서 연기 할 때 꺼내서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가끔은 힘들어요. 자꾸 또 다른 나가 나를 관찰하고 있으니까요.- 뮤지컬을 위해 최적화된 배우 신 것 같아요. 본인이 뮤지컬배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느낀 운명적인 순간이 있으실 것 같아요.그럼요. 저는 운명론자에요.(웃음) 뮤지컬배우가 된 것도 운명 같아요. 고등학교 때 친구와 종로에 있는 서울극장에 갔어요. 매진이라 못 보고 나오는데 누군가가 공연 보러 오라고 표를 나눠주고 있었어요. 그 표를 받아 공연을 봤는데 그 자리에서 못 일어났어요. 그게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이었어요. 그 안에 제가 좋아하는 게 다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성악 하는 삼촌한테 노래 배우고 그 다음 날 동네 무용학원으로 갔어요. 운명의 한 책장이었겠죠. 아마 그 영화가 매진이 아니었다면 뮤지컬 안 했을지도 몰라요. - 무대 위의 이건명과 무대 밖의 이건명이 다른 점이 있나요?똑같아요. 저는 똑같이 이건명이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차이에요. 무대 위에서 인생의 행복을 찾고 있어요. 지금 가장 행복하려고 하는 행위가 무대 위의 행위겠죠. 자칫 실생활을 헐겁게 하면 무대 위 행복을 찾지 못해요. 예를 들어 공연 전날 술을 마시고 싶을 때가 있어요. 술을 많이 마셔서 무대 밖의 이건명의 행복이 채워지면 무대 위 이건명의 행복을 채우지 못해요. 컨디션이 좋지 못 할 테니까요. 밀접하고 유기적인 관계인데 일단 이건명이라는 주체가 있는 건 똑같죠. - 이건명에게 있어 ‘뮤지컬’은 어떤 의미인가요?다에요. 정말 나의 전부에요. 데뷔 초, 힘들었을 때 뭘 할까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무대 위에 있을 때만큼 행복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결국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이 무대라 시작한 거죠. 인생의 절반 이상을 가장 행복한 걸 찾아서 온 곳이 무대였고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근데 그 무대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면 그냥 ‘나’라고밖에 표현 못 할 것 같아요. 이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5.18 / 조회 16,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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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해너티’는 고지식한 사람”,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김법래 인터뷰-②
김법래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이건명과 함께 ‘칼 해너티’ 역을 맡았다. 이들은 오랫동안 우정을 다져온 사이지만 느낌이나 생김새는 전혀 다르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캐스팅이 발표됐을 때 사람들이 ‘칼 해너티’ 역의 두 사람을 두고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건명이와 제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의아해했어요. 전혀 색이 다르잖아요. 저도 이 친구와 더블캐스팅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됐고요.(웃음)”두 사람은 전혀 다른 ‘칼 해너티’를 만들고 싶었던 연출가의 의도에 의해 캐스팅됐다. 좀처럼 닮은 점을 찾기가 어려운 두 사람이었지만 해결해야 할 ‘칼 해너티’라는 목표 지점은 같았다. 그에게 이건명에 대해 묻자 “좋아하는 후배고, 굉장히 착해요”라고 운을 뗐다. “더블 캐스팅을 하면 호흡이나, 큐 싸인을 맞추기가 어려워요. 건명이와 저는 그런 부분들이 잘 맞아요. 하지만 제가 표현하는 ‘칼 해너티’와 건명이의 ‘칼 해너티’는 많이 다르죠”이번 공연은 주인공 ‘프랭크’ 역에 엄기준을 비롯해 박광현, 김정훈, 규현, 키(Key)까지 총 다섯 명이 무대에 선다. 김법래는 “이번 공연은 엄기준이 제일 부지런했다”고 말했다. 엄기준은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주연 다섯 명 중 거의 유일한 뮤지컬 경험자다. 그는 자신의 공연이 아닌 날에도 매일 같이 극장을 나와 작품을 살뜰하게 살폈다.“(엄)기준이가 자기 공연이 없는 날에도 거의 매일 왔어요. 연습실에도 가장 많이 나왔고요. 이건 정말 칭찬해줘야 해요. 본인도 불안하지 않았겠어요? 서른일곱에 열여덟 연기라니.(웃음) 스스로도 정말 열심히 했지만 기준이가 없었다면 이 작품이 이렇게 못 나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기준이가 있었기 때문에 후배들이나 처음 하는 동생들도 따라갈 수 있었고요”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는 뮤지컬 ‘삼총사’, ‘잭 더 리퍼’ 등 이전 작품에서 오랫동안 함께해온 배우들이 참여했다. 엄기준도 김법래와 함께 뮤지컬 ‘삼총사’, ‘잭 더 리퍼’에 이어 계속해 같은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서울 공연을 비롯해 지방 공연까지 함께한 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통하는 ‘무언의 호흡’을 나누고 있다. 김법래는 “호흡이 정말 좋아요. 거의 3년을 같이 술 먹고, 이야기하고, 공연했잖아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처음 같이하는 배우나,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들은 굉장히 좋은 기회죠. 이렇게 호흡 잘 맞는 배우들 사이에서 잘 보고 따라 하면 되니까요”영화는 ‘프랭크’와 ‘칼 해너티’의 쫓고 쫓기는 아슬아슬한 추격전이 백미다. ‘편집의 예술’이라 불리는 영화는 화려한 추격전의 분위기를 음악, 앵글, 기법 등으로 살릴 수 있다. 무대는 모든 것이 관객에게 드러나 있어 추격전의 묘미를 살리기 어려운 구조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영화의 ‘편집’이라는 ‘도구’ 대신 ‘캐릭터의 설득력’을 통해 추격전의 긴장감을 살렸다.“영화는 디테일한 장면을 보여주잖아요. 음악이나 분위기도 잡아주고요. 뮤지컬도 그런 점이 있지만 생략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어요. ‘칼 해너티’가 코믹적인 분위기가 강해요. 코믹한 요소를 표현해줘야 작품이 지루해지지 않거든요. 대신 긴장감이 떨어지면 안 되겠더라고요. 자칫 잘못해서 지나치게 웃음 쪽으로 빠지면 어떤 내용인지 모를 수가 있어요. 재미와 긴장감을 살리려면 프랭크를 잡겠다는 ‘칼 해너티’의 목표를 꼭 보여줘야 했어요. 그리고 주인공 ‘프랭크’가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 다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관객에게 늘 상기시켜 줘야 해요. 잘못하면 동정할 수도 있고, 범죄자라는 사실을 잊을 수도 있거든요”‘칼 해너티’라는 인물을 들여다보며 김법래는 미국의 FBI요원보다 고지식한 한국 형사를 떠올렸다.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칼 해너티‘의 의지가 한국의 고참 형사의 이미지를 저절로 생각나게 했다. “제가 생각한 ’칼 해너티‘는 내가 형사기 때문에 법을 지켜야만 하고, 그래서 승진도 많이 못 한 사람이에요. 나이 많은 고참 형사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작품 속에서 결혼한 인물이지만 별거 중이라고 나와요. 매일 잠복근무하고 매일 야근하고, 심지어 크리스마스에도 야근하고요. 미국에서는 말이 안 되는 일이잖아요. ‘칼 해너티’는 그렇게 일에 빠진 사람이에요. 고지식해서 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을 갖고 있는 거죠”그는 ‘칼 해너티’의 고지식한 면이 자신에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 전 “마침 공연 중 사용하는 소품 총을 만지고 오는 길”이었다. 전날 망가졌는지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난다며 얼굴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무대용 총이 빛이 나지 않아 직접 사비로 구매한 소품이었다. 김법래는 못내 아쉬운 얼굴로 “총이 무대용이다 보니 빛이 안 나게 칠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하나 샀어요. 비싼 것을 사려다 너무 비싸서 철제로 된 라이터를 하나 샀어요.(웃음) 그런데 어제 건명이가 쓰면서 떨어뜨렸는지 덜커덩거리는 소리가 나요. 고치다 와서 그런지 계속 그 총 생각이 맴도네요”라고 말했다. 그의 곁에 앉은 스태프가 “어제 커튼콜 때 총이 떨어졌다”고 말을 더하자 그는 “그럴 줄 알았어”라며 “개인적인 사비를 들여서 샀는데 건명이가 고장 냈으니 ‘후배를 지탄해야 한다’고 인터뷰에 꼭 써주세요”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김법래는 마지막으로 이번 작품에 대해 “시원해요. 쇼 뮤지컬이잖아요. 끊이지 않는 춤과 음악도 멋지지만, 감동도 있어요”라는 짧은 멘트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대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고지식할 정도로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칼 해너티’의 모습은 김법래를 닮았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수다쟁이 노총각 ‘동욱’부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슬픈 종지기 ‘콰지모도’,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칼 해너티’까지 그의 연기에는 김법래 본연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그의 연기가 수많은 관객을 매료시키는 것은 인물에 진짜 자신을 담아내는 힘 때문이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후 김법래가 어떤 작품을 선택할 것인지 기다려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18 / 조회 6,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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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결국은 가족의 사랑이야기”, 김법래 인터뷰-①
김법래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영화로 먼저 만났다. 좋아했던 영화를 뮤지컬 대본으로 접한 그는 자연스럽게 영화의 장면들이 오버랩되는 줄거리와 전개가 마음에 들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영화로 먼저 봤죠. 정말 좋았어요. 유명한 감독이고,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하잖아요. 영화를 본 지 6-7년 정도 됐나? 기억이 안 나서 다시 봤는데 다시 봐도 재미있더라고요”최근 그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칼 해너티’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공연은 기존 관례와 다르게 하루에 2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김법래는 더블 캐스팅된 이건명과 함께 하루걸러 2회 공연을 혼자 소화하고 있다. 고지식할 정도로 자신의 길을 걸은 ‘칼 해너티’가 그랬을 것처럼 그는 담담하게 “안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삼총사’에서도 ‘포르토스’ 역으로 67회 공연을 원 캐스팅으로 소화하기도 했다.근 몇 년간 크고 작은 무대를 끊임없이 서 온 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 않을까. 김법래는 담담한 말투로 “배우들은 연습하는 게 노는 거죠”라고 말했다. “배우들이 연습할 때 미친 듯이 연습만 할 거라고 많이 생각하지만 그렇게 바쁘진 않아요.(웃음) 연습하면서 함께 술도 한잔 하고…. 그게 휴식이죠”그는 거의 매일 사용해야 하는 목을 크게 관리하지 않는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오해할 수도 있는 말이다. 김법래는 “관리하면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웃음) 너무 조심하면 안 돼요. 이번 공연 때도 후배들은 마스크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엄)기준이나 저나 (이)정열이 형이나 선배들은 마스크를 안 썼어요. 새로운 곳에 있으면 알레르기나 감기에 걸릴 수도 있잖아요. 걸리면 빨리 걸리고 떨어져야지 공연 중에 걸리면 안 되거든요. 환경에 적응하려고 쓰지 않는 것도 있고요”라고 말했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원작인 동명의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가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미국적 감성과 색채가 짙다. 김법래 역시 출연을 결정했을 당시 그 점이 부담됐다. “처음에는 부담됐어요. 뮤지컬은 영화와 앞뒤 주제가 바뀐 것 같아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쇼 뮤지컬이지만 가족 간의 사랑 이야기가 짙어요. 영화는 그 이야기가 약했죠. 요즘 10대 아이들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잖아요. 그런 아이들이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족 간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죠”라고 말했다.김법래는 작품 속 등장하는 프랭크 아버지의 술집 장면에서는 매번 “눈물이 나 죽을 것 같다”고 했다. 그 장면에서는 늘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억이 떠올라서다. “그 장면은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 하는 아버지 이야기가 나와요. 우리나라의 많은 아버지들이 그렇잖아요. ‘너는 남자야, 남자는 그러면 안 돼’ 하면서 강하게 키우려고 하고요. 저희 아버지도 그러셨거든요”김법래는 ‘칼 해너티’ 역을 맡으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영화의 명성과 명배우 톰 행크스의 연기를 등에 업고 시작해야 했다. 톰 행크스와 같은 역할을 맡게 돼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간단하고 명쾌한 답을 던졌다. “당연히 없죠. 톰 행크스도 저를 모를 테고, 외국 분들이 저를 잘 알지도 못하실 거고요. 한국 관객도 톰 행크스랑 비교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사실 비교 상대도 안 돼요.(웃음)” 톰 행크스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지만, 그가 연기하는 데 명배우의 존재는 큰 힘이 됐다. 김법래는 색이 짙은 배우다. 폭넓고 깊은 목소리와 거친 듯 부드러운 그의 생김새도 ‘김법래만의 아우라’가 크다. 그는 “머릿속으로 톰 행크스를 많이 따라 하려고 했다”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혀 다른 인물이 탄생했다. “‘톰 행크스가 어떻게 걸었더라’, ‘이 사람이 그 장면에서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떠올리면서 했어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따라 한다 해도 비슷하게 나오지 않더라고요. 제 색이 워낙 짙고 그 배우와도 워낙 달라서요. 그래서 오히려 더 따라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도 전혀 톰 행크스와 비슷하다는 말을 안 들어요(웃음)” (②편에서 계속)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18 / 조회 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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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캐스팅, 짜릿한 거짓말 <캐치 미 이프 유 캔>
엄기준·김정훈·박광현·규현·키(KEY)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에 오른 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28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은 개막 당일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갖고 준비된 공연을 선보였다. 프레스콜 무대에 등장한 주인공 배우는 '프랭크' 역의 박광현과 '칼' 역의 김법래.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박광현은 극중 천재 사기범의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소년 같은 느낌이 아직 남은 그의 모습은 대담한 범죄를 벌이는 한편 따스한 가족의 정을 그리워하는 청년 '프랭크'와 잘 어울렸다. 아들 프랭크(박광현)를 달래는 파올라(전수경)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은 이미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어워드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호평 받은 작품이다. 미국에서 초연한 지 1년 만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라이선스 공연을 하게 됐으며, 대본과 음악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국내 제작진이 새롭게 꾸몄다.프랭크(박광현)와 프랭크 시니어(이희정)특히 이 흥미를 끈 것은 놀라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 부모의 이혼으로 무작정 가출한 열 일곱 살 소년 '프랭크'는 기발한 수법으로 파일럿으로 위장,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140만 달러의 위조 수표를 쓴다. 필요에 따라 때로는 의사, 때로는 변호사가 되어 살아가던 그를 21년 경력의 FBI요원이 추격하면서 어린 사기범과 노련한 경찰의 팽팽한 추격전이 펼쳐진다. 영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했던 주인공 '프랭크'는 엄기준·김정훈·박광현을 비롯해 슈퍼주니어의 규현, 샤이니의 키(KEY)가 맡았고, 톰 행크스가 연기한 FBI 요원 '칼 헤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이 더블 캐스팅됐다. 프랭크와 사랑에 빠지는 천진난만한 여인 '브렌다'는 최우리와 다나, 써니가 연기한다. 아들 프랭크를 깊이 사랑하면서도 왜곡된 삶의 방식을 가르쳐 준 아버지 '프랭크 시니어' 역은 이희정과 이정열이, 가난을 견디지 못해 남편과 아들을 떠나간 프랭크의 어머니 '파올라' 역은 전수경과 서지영이 맡았다. 프랭크를 쫒는 FBI 요원 칼(김법래)제작진 구성도 탄탄하다. 뮤지컬 의 왕용범 연출을 중심으로 이성준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감독이 참여했고, 의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합류했다. 은 6월 20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한다. * 감상 포인트 1. 개성 넘치는 다섯 명의 프랭크 & 미녀 앙상블의 군무 엄기준의 '프랭크'와 규현의 '프랭크'는 어떻게 다를까? '프랭크' 역의 주연배우 다섯 명이 펼치는 서로 다른 무대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다. 베테랑 뮤지컬 배우 엄기준과 로 실력을 검증 받은 규현을 비롯해 이번 작품이 뮤지컬 데뷔작인 박광현·김정훈·키(KEY)의 연기가 이목을 끈다. 극중 간호사·스튜어디스·대학생 등으로 등장하는 미녀 앙상블들의 군무 또한 큰 볼거리. 매 장면마다 세련된 의상을 갈아입고 등장하는 이들의 노래와 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2. 빠르게 바뀌는 감각적인 무대 연극 뮤지컬 등 실험적인 무대디자인으로 이름을 알려온 정승호가 꾸민 무대도 빼놓을 수 없다. 정승호는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비행기 모형만 차용하고 나머지는 전부 직접 구상했다. 제작사는 이번 무대에 대해 "강렬한 팝 아트 무대예술과 함축적인 '솔바스(Sal Bass)' 스타일의 영상예술의 만남"이라고 전했다. 장면마다 빠르게 전환되는 간결하고 감각적인 무대를 감상하는 것도 이 주는 쏠쏠한 재미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3.29 / 조회 16,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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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공개! 무대디자이너 정승호와 함께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야기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곧 있으면 자신만만, 호기 좋은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질 이곳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뛰어난 음향시설과 가변성 높은 공간으로 그간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를 펼쳤던 이곳이 과 함께 뮤지컬 무대로의 첫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 관객들이 만날 ‘브로드웨이 발’ ‘메이드 바이 코리아’ 의 모습은 어떠할까?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무대디자이너 정승호와 함께, 초긴장의 기류가 꿈틀대던 무대를 최초 공개해 본다. 누구보다 의 무대에 큰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열혈 플레이디비 독자들과 공연 서포터즈들까지, 정예의 부대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 모였다. 첫 공연을 불과 3일 남기고 공개된 공연장, ‘한창 마무리 중인 특별한 디자인의 로비’는 현장 출석자들만 볼 수 있는 특권으로 주고, 공연장 안으로 입성! 스탠딩석과 좌석이 함께 어울려 있던 이곳에 새로 의자를 설치, 1층 622석, 2층 378석 등 총 1천 석이 자리할 수 있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이 바로 추격 레이스가 펼쳐질 무대’임을 물씬 느끼게 해 주는 멋진 승무원들의 모습이 비춰진 무대 배경. 현장 구석구석을 안내해 준 이유원 무대감독은 “16인조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 위치할 예정이고, LED와 프로젝션을 사용한 영상 활용이 많아질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2층 1열이 가장 잘 보인다”는 귀띔을 살짝 더한다. 국내에서 2층 객석과 무대가 가장 가까운 공연장일 것 같다는 또 한가지 팁은 1층 좌석 사수에 실패한 사람들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대기실로 내려가니 한창 총 리허설을 마치고 쉬고 있는 배우들과 마주치는 우연과 행운이 함께. 배우들 각자의 이름이 새겨져 구분된 무대 의상과 소품들이 복도를 가득 채우고 있다. 급박한 상황에는 남자배우들은 이 복도에서 옷을 갈아입고 무대로 뛰어 나가기도 한다고. 이제는 본격적인 무대 탐구 시간. 뮤지컬 등을 비롯 연극 등의 무대디자인을 담당한 정승호와 함께 자리했다. 평소 그의 무대와 작품에 열광해온 관객과 무대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 또 눈으로 다 확인하지 못한 무대 비밀이 궁금한 사람들의 눈과 귀가 모두 그에게 모여 그간 궁금했던 질문들을 풀어내기 시작한다. Q. 무대 디자이너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보니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비슷할 것 같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인테리어 디자인이 주거하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이라면, 저는 극 속 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공간보다는 장면을 디자인 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느 부분에서는 무대가 하나도 없이 장면이 이뤄질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조차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게 무대디자이너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어떤 계기로 이번 작품의 무대디자인을 하게 되셨나요? 함께 작업해보자고 전화가 오는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제작자가 아닌, 연출이 전화를 하셨어요. 그런데 전 등 어둡고 묵직하고 거친 걸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은 그 정도가 아니잖아요. 제작자나 연출가께서도 굉장히 많이 고민을 하시지 않았나 싶어요. 과연 저 사람이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웃음) 저 역시 이런 작품을 디자인하는 게 어색하긴 한데, 작업을 하고 왕용범 연출과 이야기를 해 보며, 괜찮다, 정말 우리가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구나, 어느 지점까지 같이 갈 수 있구나, 등을 확인하면서 굉장히 즐거운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의 무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요. 디자인 의뢰를 받은 후 영화를 봤어요.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재밌게 봤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영화 인트로에 있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그 인트로가 너무 궁금해 만든 사람을 찾아보니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었고, 그들이 솔 바스(Saul Bass)라는 사람의 스타일을 추구한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작품이 쫓고 쫓기는 내용이다 보니 애니매이션이 굉장히 다이나믹했고 이걸 적극적으로 무대에 반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애니매이션이 갖고 있는 특징이나 솔 바스의 특징인, 색깔의 단순한 사용, 쉐도우의 움직임 등을 무대에서 많이 구현하려고 노력했고, 그렇다보니 영상이라는 툴을 쓰게 되더라고요. 그간 작품에서 저는 영상을 안 쓰는 디자인을 해 왔던 사람이라 이번이 큰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을 잘 안 쓰려는 이유 중 하나는 무대에서 LED 판넬을 보면 굉장히 차갑고, 그걸 배우들이 이겨내기가 쉽지 않아요. 워낙 밝고 강렬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 사용한 패널을 보면, LED 소자만 있는 게 아니라, 옛날부터 사용되던 필라멘트 전구도 같이 들어가 있어요. 차가움을 중화시키고 좀 더 부드럽게 빛을 섞기 위해서죠. 또 처음 무대를 보면, 여기에서 빛이 나올 거라는 생각조차 안 들게 막아놨어요. 직접 빛이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조도를 낮게 쓰면서 빛으로만으로는 구현될 수 없는 어떤 패턴들을 만들어 놓은 것이죠. 주로 아르 데코에서 사용되어졌던 패턴들, 팝 아트에서 사용된 색감들, 1930, 40년대 미국에서 많이 쓰여졌던 벽지의 느낌들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Q.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인데, 그곳의 무대에서 가져온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디자이너들은 카피하기 싫어하잖아요. 역시 다르게 하고 싶은데, 쓰여진 음악이 그걸 굉장히 어렵게 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 브로드웨이 무대와 같은 건, 밴드가 무대 위로 올라가 있는 것이죠. 처음에는 대본을 읽고 무대 위에서 밴드를 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연출가와 이야기 하면서 그래도 음악이 쓰여진 것이 밴드가 무대에 자리해 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합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비행기 하나 정도? 가 비슷할 것 같은데요. 그 외에는 다 다르다고 보시면 되요. 장면의 해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셨던 분들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Q. 정승호 선생님의 매 작품이 다 신선했는데, ‘익숙했었다’는 말씀이 좀 의외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어떤 부분이 익숙한 부분이었고, 이번 작품의 어떤 면이 도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영상이 없는 가운데 디자인을 하던 게 그간 저의 방식이었다면, 지금 영상이라는 툴을 적극적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 도전이라는 것이죠. 매일 그걸 썼던 사람이라면 익숙해져서 표현하기가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머릿속에는 있지만 그걸 구현해 내기까지는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영상을 따뜻하게, 부담스럽지 않고, 캐릭터에 도움을 줄 수 있게 쓸 수 있을까 고민했지요. 결국 영상은 하나의 툴에 불과한 것이고 정말 중요한 건 전체 무대가 이 공연이 말하려는 바를 잘 전달해 주느냐가 매번 저의 숙제입니다. 이번에 영상을 활용한 경험이 앞으로 다른 활동에 좋은 토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힘들었던 작업, 경험들도 궁금해요. 에서 조광화 연출과 할 때, 둘이 너무 달라서 힘들었죠. (웃음) 조광화 연출은 굉장히 사실적인 시작을 원했고, 저는 컨셉츄얼한 그림을 가지고 만났거든요. 그래서 첫 미팅에서도 사이가 어색했었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회의를 하니까 제 디자인의 가능성을 어필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디자인을 갖고 가면 정말 관객들이 좋아할 것이다, 100%의 확신을 갖고 밀어붙였던 디자인이 이었어요. 왜냐면 보통 디자인에 앞서 리서치를 많이 하는데, 그 작품은 그냥 한번에 머릿속에 영감처럼 생각이 확 들어온 경우에요. 그래서 이걸 놓쳐서는 안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버텼던 것 같아요. 다행스럽게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공연 쫑파티 날 처음으로 조광화 선생과 술을 마시며 “우리 다시는 밝은 작품 하지 맙시다, 다시 같이 일하게 된다면 서로 어두운 작품 좋아하니 꼭 어두운 작품으로 만나자”라고 이야기 했어요. (웃음) 그 후 하자고 연락이 왔는데 그 때 정말 잘 맞았어요. 극 중에서 임금이 머리를 바닥에 아홉 번 찍어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사람이 하게 되면 시늉만 할 테니 그 정도의 임팩트가 싫어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어 정말 머리를 내리 찍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전 그렇게 마지막 장면만 생각 했었는데 조광화 연출이 그게 가능하도록 그 전의 장면, 그 전전 장면에 인형을 계속 셋업 시켜주었죠. 그렇게 호흡이 맞기 시작하니까 은 거의 한 사람이었어요. 정말 제가 상상하는 모든 걸 다 해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 사람이 이렇게 좋아질 수 있구나, (웃음) 했죠. Q. 무대디자이너의 역할은 어디까지 인가요? 어떤 연출을 만나느냐에 다라 달라져요. 어떤 연출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컨셉이라는 게 있어서 그걸 양보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처음에는 희미하게 갖고 있더라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구체화 시키는 연출도 있어요. 상황에 따라 작업의 범위가 달라지겠죠. 그렇지만 저는 공간만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면 이 일을 하지 않을 것 같아요. 돈이 잘 안됨에도 불구하고(웃음) 이 일이 너무너무 재미있는 건, 작업하면서 극중 캐릭터와 동화되기도 하고, 내가 느끼는 걸 어떻게 무대에 반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니까 조금 다른 세상을 산다고 할까요? 그래서 너무나 재미있는 것 같아요. Q. 무대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려요. 미치도록 좋으면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안 하는 게 좋으세요.(웃음) 돈도 못 벌고 삶이 고달프죠. 더 좋은 일들이 세상에는 많아요. 제가 태어나서 자란 환경이 그랬고, 너무 좋아서 하고는 있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조금 다른 환경에서 다른 직업을 가지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3.28 / 조회 2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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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미이프유캔> 엄기준, 김법래
남을 속이는데 천재적인 머리를 타고난 아이가 가출해 택할 수 있는 손쉬운 생존 방법은 사기였다. 이 타고난 사기꾼은 수백만 달러의 가짜 수표를 발행하고 정교하고 능청스럽게 파일럿, 의사, 변호사 행세를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년 FBI 요원 외길인생의 남자가 집요하게 그를 뒤쫓는다. 잡힐 듯 말 듯, 귀신처럼 사라지는 사기꾼과 다 잡았다 싶은데 눈 앞에서 놓치는 형사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 . 1965년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에 이어 뮤지컬로 탄생해 국내 초연을 앞두고 있다. 톰과 제리를 보듯 도망가고 뒤쫓는 사건이 유쾌하게 전개되는 이번 무대에서, 엄기준과 김법래가 천재 사기꾼과 집념의 형사로 다시 만났다. 에서 호흡을 맞추며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이가 된 이들이, 이번엔 쫓고 쫓기는 남자들이 되어 관객을 웃기고 울릴 준비 중이었다. 사기천재, 그를 쫓는 형사이미 영화를 통해 이야기의 매력을 알고 있었던 두 배우가 이 작품의 출연 결정을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러 작품을 통해 경험을 쌓은 배우의 촉으로 봤을 때, 이 작품은 재미있고 신나는 또 하나의 대어였다. 특히 에서 호흡을 맞춘 제작팀과 엄기준, 김법래라는 배우는 서로에게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저나 기준이도 마찬가지이지만, 몇 년 동안 연출님과 제작팀이 함께 했기 때문에 믿고 가는 부분이 분명 있어요. 물론 제작팀도 우리를 믿고 가는 부분이 있겠지만. 게다가 작품이 좋으니 당장 결정할 수 있었죠.” (김법래)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뮤지컬로 만든다고 하니 망설일 게 없었어요. 연습한지 몇 주 지났는데, 구체적인 동선을 맞추고 캐릭터를 살려나가다 보니 극이 지루하지 않게 잘 흘러갈 것 같아요. 노래도 좋고.” (엄기준) 2011년 토니어워즈 4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막 브로드웨이에서 날아온 이번 무대는 영화의 재치에 춤과 노래가 곁들어진 쇼뮤지컬이다. 다시 말해 경쾌한 춤이 들어갔다는 말이다. 최근까지 에서 칼싸움을 한 이들이지만, 오랜만에 정확하게 짜인 춤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엄기준 역시 춤은 이후 6년 만이다. 그가 “오랜만에 춤을 춰서 몸도 따르지 않는다“며 장난끼 묻은 푸념은 내놓을만 하다. 거의 2시간 내내 등장하는 덕에 “대본 보고 좌절했다”고 한 말 역시 빈말이 아닌듯. 이를 듣던 김법래, “프랭크가 등장을 너무 오래 하거든(웃음), 정말 내려오질 않는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무대와 드라마를 오가며 선보인 ‘엄기준표’ 로맨스가 빛을 발하면 될 것 아니냐 묻자, 다시 “아휴”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제가 써니랑 뭘 어떻게 해요. (홍보 담당자에게) 그 스케줄 조정 좀 해주시면 안 될 까요? (웃음) 진짜 조금 전에 거울을 봤는데 돌 날아 오겠더라고. (웃음)” “난 여자 파트너 좀 있어 봤으면 좋겠어. (일동 폭소)” (김법래) 두 배우의 장난스러운 농담이 이어졌지만, 그들이 맡은 프랭크와 칼은 배우라면 한번쯤 탐낼만한 캐릭터다. ‘원하는 모든 직업을 쟁취하는 사기꾼’에 ‘집념의 FBI 요원’이 아닌가. 이 둘의 쫓고 쫓김은 때론 톰과 제리처럼, 때론 영화 도망자의 해리슨포드와 토미리존스처럼 코믹과 진지함을 넘나든다. 대본 리딩에 이어 전체적인 동선이 완성해 가며, 자신만의 프랭크와 칼을 만들어 가는 두 배우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 영화가 유명한데다 우리나라에서 초연이지만 솔직히 부담감은 없어요. 캐릭터는 연기하는 배우에 따라 다르고 제 색깔을 넣는 게 중요하니까. 칼은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바른 생활 사나이에요. 그런데 만날 잠복근무를 하느라 가족은 깨진 사람이기도 해요. 직업의식이 투철하지만 허술한 모습도 있죠.”(김법래) “프랭크는 사기에 있어선 천재적이지만 외로운 아이에요. 부모의 이혼 때문에 가출을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 것이죠. 원래 의도하지 않았는데 결과가 그렇게 된, 어린애들 그런 심리 있잖아요. 꼭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돼버린. 예를 들어 친구가 담배를 피우자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피우다 걸린, 그런 아이와 같은 거죠. 다만 사기를 치는 차원이 많이 셌죠. 전 외로운 아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엄기준) 두 사람은 곳곳에서 터지는 에피소드들 중에서도 프랭크와 칼이 전화하는 장면을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는다. 외로운 인간으로서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부각되기 때문. “두 캐릭터가 가장 잘 부각돼 기대하는 장면”이란다. 여기에 김법래는 프랭크가 칼을 따돌리고 도망가는 씬이 더 꼽았다. “당하는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그 순간을 모면하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연기, 뒤 돌아볼 거 있나요"김법래, 엄기준. 올해 벌써 데뷔 18년 차에 접어들었다. 무대에 서는 일이 익숙할 그들에게 ‘목표’가 무엇인지 질문할 땐 어느 정도 예상 답안을 품고 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기준은 “연기 잘 하는 게 목표”라고 잘라 말한다. 지금도 잘하지 않냐고 반문해도 “아직 못 한다”고 “더 잘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낸다. 지나온 작품을 되짚어보며 연기에 대한 갈망엔 끝이 없다. “을 하면서 무대에서 릴렉스 하는 법을 배웠어요. 하지만 젠더들의 슬픔을 깊이 있게 표현하진 못한 것 같아요. 2002년 을 할 때는 아무리 사랑해도 어떻게 자살을 할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2003년에 했을 때는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할 게 많으니 앞만 보고 갈 밖에요.” 김범래 역시 연기 욕심이 많다. “아직 해보지 못한 게 많으니 뒤 돌아볼 거 없다”고. “는 정말 힘든 작품이었어요. 사실, 제 음역대와 맞지 않는 작품이었거든요. 공연 전 두 시간씩 목을 풀고 노래를 했죠. 1회 공연한 날은 2회 공연한 것과 똑 같았고, 2회 공연한 날은 3회 공연한 것과 같았거든요. 는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지만, 67회 공연을 혼자해보니까..(웃음). 칼싸움에 노래하고 춤추고 난리를 치는데, 그렇게 혼자 서니까 이젠 무슨 역을 해도 무서울 게 없죠.” 연이어 세 작품을 함께 하는 두 배우는 특히 서로를 의지하고 신뢰한다. “그냥 믿는 배우”와 작품을 할 수 있는 건 배우로서도 즐거운 일임을 이들은 잘 알고 있다. 1994년 엄기준이 김법래의 오페라 무대에서 배경으로 선 남모를 인연까지 더하면, 이들의 인연은 꽤나 깊다고 할 수 있다. 마음 통하는 배우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무대를 빛내는 걸 보는 건 관객의 특권. “괜한 자신감일 수 있지만, 이번에도 분명히 관객들이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품이 잘 나와서 걱정하지 않고, 이제 연습만 하면 될 것 같네요.”(김법래) “우리는 그저 무대를 준비하면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것밖에 없어요.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을 없다고 봐요.”(엄기준)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엠뮤지컬컴퍼니 제공
2012.03.12 / 조회 22,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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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VS 원작영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흥행을 일으키며 토니어워즈 4개 부분 노미네이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뮤지컬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를 뮤지컬화해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의 원작인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실제 사건의 당사자인 ‘프랭크 에버그네일’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색다른 작품을 탄생시킨 원작과 뮤지컬 사이에는 또 사연들이 숨어있을까.천재사기꾼의 자서전,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되다!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003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 주연으로 개봉됐다. 수많은 영화를 흥행시켜온 제작자이자 영화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모았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각본은 미국의 전설적인 사기꾼 프랭크 에버그네일(이하 프랭크)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제프 네이선슨이 썼다. 프랭크는 1960년대 실존한 천재사기꾼으로 팬암항공사 부조종사를 가장해 비행기를 무료로 탔으며 50개 주의 은행에 위조수표 250만 달러를 사용하고, 140만 달러를 횡령한 인물이다. 영화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와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출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프랭크 에버그네일 주니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이야기다. FBI 요원인 해너티(톰 행크스)는 프랭크를 뒤쫓지만 번번이 속임수에 속고 만다. 영화는 쫓고 쫓기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담아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브로드웨이와 또 다른 매력!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3월 28일 막이 오르는 한국 공연은 팝 아트 무대예술과 솔바스(Sal Bass) 영상예술의 조화를 선보인다. 솔바스는 1960년대를 풍미했던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의 이름이다. 솔바스는 함축과 강렬한 이미지의 그림 문자로 표현된 이미지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으며 미국 그래픽 디자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번 공연은 연극 ‘됴화만발’로 강렬한 무대 이미지를 보여준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가 참여한다. 브로드웨이 초연 무대와는 다른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작품은 시대적 배경을 나타내기 위해 그 시대의 대표적인 미술양식인 팝 아트 양식을 사용한다. 전체적인 무대는 다양한 색상으로 꾸며져 다이나믹한 장면을 연출할 계획이다.이번 공연은 뮤지컬 ‘잭 더 리퍼’, ‘삼총사’ 등의 왕용범이 연출을 맡는다. 천재사기꾼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규현(슈퍼주니어), 김정훈, 박광현, 키(샤이니)가 캐스팅됐다. 집념의 FBI 요원 해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이 캐스팅됐다. 프랭크를 사랑하는 브렌다 역에는 최우리, 다나, 써니(소녀시대)가 출연한다. 프랭크 시니어 역은 이희정, 이정열이, 프랭크 어머니 폴라 역은 전수경과 서지영이 함께한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3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08 / 조회 14,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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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개성 다른 다섯 남자 미공개 사진 공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주인공 엄기준, 박광현, 김정훈, 규현, 키의 퀸터플(quintuple) 캐스팅의 미공개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미공개 사진은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등장하는 팬암 항공사의 파일럿으로 변신한 다섯 명의 모습을 담는다. 사진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다섯 명 프랭크의 캐릭터에 맞게 촬영됐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 주연의 동명의 영화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뮤지컬은 토니 어워즈 4개 부문 노미네이트 됐으며 드라마데스트 어워즈의 최고 배우상, 브로드웨이 최고 안무상 등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주인공 프랭크의 퀸터플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신출귀몰한 젊은 사기범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김정훈, 박광현, 규현(슈퍼주니어), 키(샤이니) 다섯 명이 출연한다. 프랭크의 뒤를 쫓는 FBI요원 해너티 역은 김법래와 이건명이 맡는다. 프랭크의 아버지 역은 이희정과 이정열이, 프랭크의 어머니 역은 전수경과 서지영이 출연한다. 프랭크의 여인 브렌다 역에는 최우리, 다나(천상지희), 써니(소녀시대)가 출연한다.엠뮤지컬컴퍼니의 관계자는 “작품마다 관객 반응에 대해 예측을 하는데,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예상한 것 이상의 반응이 왔다. 이번 작품의 예매는 뮤지컬 주요 관객층인 20~30대 여성뿐 아니라 10대와 40대 남성 관객의 예매율도 높았다. 뮤지컬 관객은 물론 일반 관객의 관심도 이끌어 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3월 28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23 / 조회 1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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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다양한 관객층 눈길 끌어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한국 초연이다. 이번 공연은 아이돌 가수와 대중에 잘 알려진 배우가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2월 7일 열린 티켓오픈에서는 인터파크 예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엠뮤지컬컴퍼니의 관계자는 “작품마다 관객 반응에 대해 예측을 하는데,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예상한 것 이상의 반응이 왔다. 이번 작품의 예매는 뮤지컬 주요 관객층인 20~30대 여성뿐 아니라 10대와 40대 남성 관객의 예매율도 높았다. 뮤지컬 관객은 물론 일반 관객의 관심도 이끌어 낸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일본과 중국 등의 해외 팬들이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기획사에도 해외 관객의 관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관계자는 “해외 관객의 문의 전화가 이전에 비해 월등이 많이 온다. 인터파크의 상세 페이지에도 일본어 번역을 제공하고 있다. 2009년부터 시작한 공연의 일본어 자막 제공은 물론 현장에도 해외 관객을 위한 전문 인력을 둘 예정이다”고 밝혔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톰 행크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동명 영화 재해석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았던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2011년 브로드웨이의 무대에 오른 작품은 토니상 4개 부문 노미네이트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으며, 드라마데스크 어워즈에서는 ‘최고의 배우들’, ‘최고 안무상’ 등을 수상했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남을 속이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학생 프랭크와 그의 사기 행각을 멈추려는 FBI형사 해너티의 쫓고 쫓기는 해프닝을 담는다. 아이돌 가수부터 연기파 뮤지컬배우까지 ‘캐치 미 이프 유 캔’으로 총집합!이번 공연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신출귀몰한 젊은 사기범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김정훈, 박광현, 규현(슈퍼주니어), 키(샤이니)까지 다섯 명이 출연한다. 프랭크의 뒤를 쫓는 FBI요원 해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이 열연을 펼친다. 프랭크의 아버지 역에는 이희정과 이정열이, 프랭크의 어머니 역에는 전수경과 서지영이 출연한다. 프랭크와 사랑에 빠지는 여인 브렌다 역에는 최우리, 다나(천상지희), 써니(소녀시대)가 함께한다.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한국 공연은 두 달 여간의 시간을 남겨두고 있다. 공연 관계자는 “연습을 진행한 상태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한국 초연작이기 때문에 앞으로 조금 더 많이 검토하고 가다듬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10 / 조회 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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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최신작, <캐치 미 이프 유 캔> 3월 공연
2009년 미국 씨애틀 초연, 2011년 3월 브로드웨이 진출, 2011 토니 어워즈 남우주연상, 드라마데스트 어워즈 최고의 배우상, 브로드웨이 최고 안무상 수상.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 주연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원작으로 한 브로드웨이 최신작, 이 오는 3월 국내 무대에 오른다. 브로드웨이 초연 1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서는 의 주인공, 희대의 사기위조범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규현(슈퍼주니어), 박광현, 김정훈, Key(샤이니) 등 다섯 명이 캐스팅됐다. 프랭크를 쫓는 FBI요원 칼 해너티 역에는 김법래, 이건명이 더블 캐스팅 됐고,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최우리와 함께 다나, 써니(소녀시대)가 프랭크가 사랑하는 여인 브렌다 역을 연기하고, 폴라&캐롤 역에는 전수경, 서지영이 출연한다. 잭 오브라이언이 연출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은 쉴 틈 없는 무대 전환, 군무, 뚜렷한 캐릭터와 음악으로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화려한 쇼 뮤지컬' 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으로, 1965년 실제 일어난 사기위조범과 FBI 수사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왕용범 연출, 이성준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감독이 함께하는 은 2012년 3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2.01.30 / 조회 2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