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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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의심과 반전의 반전…그 결말은? <다우트> 프레스 리허설 현장
지난 26일, 계속되는 의심과 의혹, 불확실성을 다루는 연극 가 개막을 앞두고 프레스 리허설을 열고 작품의 전막을 공개했다. 는 1964년 뉴욕의 한 카톨릭 중학교를 배경으로 가톨릭 종교에 변화의 바람을 도입하려는 플린 신부와 원칙과 전통을 중시하는 원장 수녀 엘로이셔스의 팽팽한 대립구도를 담은 작품으로 2006년 김혜자 주연으로 한국 초연 무대를 가졌다. 2008년에는 원작자인 존 페트릭 쉔리가 직접 각색과 감독을 맡아 메릴 스트립,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 개봉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8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공연은 개성있는 연기로 브라운관을 누비는 박정수가 엘로이셔스 수녀 역에 캐스팅되어 생애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하며, 드라마와 무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태화가 플린 신부 역에 캐스팅됐다.원칙적이며 규율과 규칙을 중요시하는 엘로이셔스 수녀 방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순수한 제임스 수녀가 찾아온다. 학생들에 대한 교육 방침과 교내 유일한 흑인 학생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제임스 수녀는 플린 신부와 흑인 학생 사이의 미심쩍은 일을 이야기한다. 엘로이셔스 수녀는 플린 신부의 모든 행동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그를 학교에서 쫓아낼 계획을 세운다. 4명의 배우들만 등장하는 이 작품은 탄탄한 텍스트와 배우들간의 에너지로 무대를 꽉 채운다.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 박정수는 극 초반 다소 긴장한 듯 보였지만 작품에 집중하여 그만의 엘로이셔스 수녀를 선보였으며, 서태화는 카톨릭 학교에 새로운 개혁의 바람을 몰고 오는 활기찬 플린 신부를 연기했다.두 시간에 가까운 밀도 높은 공연이 끝난 후, 이 작품의 제작을 맡은 극단 실험극장의 이한승 대표의 사회로 기자간담회가 시작되었다. 이한승 대표는 “그동안 등 여러 작품에 박정수 선생님을 모시려고 했는데, 이번에 어렵게 성사됐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박정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최용훈 연출은 “박정수 선생님은 국민 시어머니상이다. 차갑고 이지적이며 주변 사람들에게 결코 곁을 잘 내주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 점이 엘로이셔스 수녀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최용훈 연출의 말에 박정수는 “연극을 하게 된 것이 운명적인 것 같다.”며 첫 무대를 마친 소감을 밝혔고, “무대가 굉장히 무섭다. 하지만 드라마와는 다른 맛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떨리지만 마지막 공연 가서는 무대를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사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무대에 대한 부담이 굉장히 컸다. 속으로 갈등도 많았지만 그것을 내색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배우로서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이다. 나만의 색으로 그동안 쌓아온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서태화는 ”텍스트상으로는 플린 신부가 밋밋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연습과 무대에 서보니 플린 신부가 참 매력이 많은 인물이다. 배우가 대사를 어떤 톤이나 말투로 하느냐에 따라 인물의 느낌이 많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최용훈 연출은 “관객들이 보시기에 두 인물 간의 대립이 답답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다. 절대 섞일 수 없고, 서로 양보하지도 않고,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런 모습이 요즘 사는 세상 같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나 배려 등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가지고 관객들이 극장 문을 나설 수 있지 않을까.”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박정수, 서태화 외에도 순진무구한 제임스 수녀 역의 문수아, 뮬러 부인 역의 김미란과 엘로이셔스 수녀 역에 더블 캐스팅된 차유경이 함께하는 는 내달 1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5.03.27 / 조회 7,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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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뭐볼까] 웃음 뒤 헛헛함, 우리는 ‘깊이’로 승부한다!
2014년 2월, 대한민국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명절 전후를 겨냥한 재밌는 영화들이 스크린을 넘실댄다. 눈앞으로 다가온 동계올림픽 소식에 온 국민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애써 즐길 거리를 찾지 않아도 풍성한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을 지내고 한 해의 시작을 재정비한다. 실컷 웃고 나서도 마음속 빈 곳에 무슨 색을 칠할까 하는 고민을 피하기 힘들다. 이럴수록 본질을 짚어야 실수를 덜 한다. 존재의 이유, 삶의 의미 같은 거창한 것들에 한번쯤은 ‘돌직구’를 던져야 할 때다. 올겨울의 끝자락을 장식할 묵직한 공연 두 편을 소개한다. 말의 해, 말의 입을 빌려 말하다음악극 ‘톨스토이의 홀스또메르’ 음악극 ‘톨스토이의 홀스또메르’가 2월 28일부터 3월 30일까지 CGV신한카드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중편소설 ‘어느 말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유인촌, 이경미, 김선경, 서태화 등 연기파 명품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작품은 ‘홀스또메르’라는 말의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일대기를 그린다. 한때 촉망받는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말의 입을 빌려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는 음악극이다. 말의 회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며 깊은 통찰과 화두를 남긴다. ‘홀스또메르’는 골격이 튼튼하고 어느 말보다 빨리 달리며 혈통도 좋다. 하지만 얼룩빼기 말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천대를 받는다. 어느 날, ‘홀스또메르’는 ‘세르홉스끼 공작’의 눈에 띄어 화려한 말이라는 찬사 속에 경주마로 낙점된다. 다른 명마(名馬)들을 제치고 각종 경기에서 우승하는 등 2년 동안의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세르홉스끼 공작’의 연인인 ‘마띠에’가 경마장에서 만난 장교와 눈이 맞아 도망을 치는 일이 일어난다. ‘홀스또메르’는 그들을 추격하다가 불구가 되고, ‘세르홉스키 공작’은 ‘홀스또메르’를 마(馬)시장에 팔아버린다. 이번 공연은 유시어터의 상임연출가로 활동한 김관 연출가를 필두로 조선아 음악감독, 안영준 안무가 등이 협업한다. 주인공 ‘홀스또메르’ 역은 최근 무대로 돌아온 유인촌이 열연한다. ‘마띠에’, ‘마리’, 암말 ‘바조쁘리하’ 역은 이경미와 김선경이 번갈아 일인다역으로 분한다. ‘세르홉스끼 공작’ 역은 서태화와 김명수가 맡는다. 이외에도 박원묵, 지대한, 이광열 등 21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개성이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 인간, 괴물은 한 끗 차이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직접 제작하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3월 18일부터 5월 1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올해 국내에서 다양한 장르로 관객을 만날 ‘프랑켄슈타인’ 중 뮤지컬로 첫 테이프를 끊는 화제작이다.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박은태, 한지상 등 국내 뮤지컬계를 이끄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공연은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호러소설 ‘프랑켄슈타인’를 원작으로 왕용범 연출가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기타리스트로도 활동 중인 이성준 음악감독이 곡을 썼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1월 20일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19세기 유럽,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나폴레옹 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그는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뒤프레’를 만나고 연구를 도울 것을 제의한다. 전쟁이 멈춰 연구실이 폐쇄되자, 두 사람은 프랑켄슈타인 성(城)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피조물 창조에 성공한다. 하지만 갑자기 피조물이 사라지고, 시간이 흘러 약혼자와의 결혼을 앞둔 ‘빅터 프랑켄슈타인’ 앞에 한 괴물이 나타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은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이 3인 3색의 열연을 펼친다. ‘앙리뒤프레’와 ‘괴물’ 역은 박은태, 한지상이 분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약혼자 ‘줄리아’ 역은 리사와 안시하가 맡는다. 서지영, 안유진, 이희정, 김대종 등의 실력파 배우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마케팅컴퍼니아침, 랑
2014.02.05 / 조회 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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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8월 3주>
주간 공연 예매 랭킹 노래, 춤, 감동 스토리. 풀코스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의 진수성찬을 향한 관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웅장함 속에 감미로운 음악, 댄서들의 화려한 몸놀림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뮤지컬 는 오는 27일, 2009년 서울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원조의 힘은 강하다! 조승우의 조지킬, 홍광호의 홍지킬이 남긴 2%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원조 지킬 브레드 리틀을 향해가는 관객들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뮤지컬 은 지난 주 보다 한 계단 순위상승하며 2위로 올라섰다. 뮤지컬 와 함께 프랑스 뮤지컬의 자존심을 세웠던 뮤지컬 이 랭킹 3위를 마지막으로 지난 2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충무아트홀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지난 7월 9일 막을 올린 은 더욱 섬세해진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스페인 오리지널 플라멩코 댄서팀의 스펙터클한 무대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김다현, 당분간 뮤지컬 한국공연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아쉬움을 더한다. 빠지지 않는 여름 키워드로 자리잡은 -목동 공연이 순위변동 없이 4위에 자리했고, 꾸준히 랭킹을 지켰던 연극 이 네 계단 뛰어오르며 5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주크박스 뮤지컬의 원조 이 6위에, 연극열전 -강남공연이 7위, 뒤를 이어 -대학로 공연이 6계단 순위상승하며 8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지난 주 큰 상승세를 보였던 뮤지컬 은 4계단 순위하락하며 9위로 내려앉았다. 뮤지컬 의 프리뷰 공연이 10위에 오르며 첫출발을 알렸다. 김훈 소설 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은 서범석, 성기윤, 배해선, 이정열, 이필모, 강신일, 김수용에 이르는 실력파 배우들로 구성된 탄탄한 캐스팅라인에 슈퍼쥬니어 멤버 예성이 가세, 오는 10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관객몰이를 준비 중이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무대에서 강한 두 남자 3개월 만에 하차라는 ‘웃찾사’의 불명예를 3년 만에 돌아온 공연장에서 한꺼번에 풀었다. 정찬우, 김태균은 16년 간 쌓은 개그내공을 펼쳐 보이며 개그쇼의 최강자임을 재확인시켰다. 군입대를 앞둔 힙합듀오 다이나믹듀오의 마지막 콘서트 가 두 계단 순위상승하며 랭킹 2위에 올랐다. 10년 음악생활을 총 결산하는 무대이기도 한 이번 공연에는 에픽하이, 리쌍, 타이거JK등 다이나믹듀오의 음악 친구들이 총출동, 아쉬운 마지막 무대를 함께한다. 다시 돌아온 클래지콰이의 가 무려 7계단 뛰어오르는 저력을 과시하며 3위에 자리했다. 이틀에 걸친 성남공연을 마친 클래지콰이는 오는 9월 고양, 10월 서울공연을 준비하며 공연형 가수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공연 두 달 전부터 랭킹에 등장하며 ‘랭킹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한 이문세의 활약이 뜨겁다. 서울공연이 4위에 자리 한데 이어, 이문세 콘서트-붉은노을>수원공연이 6위로 새롭게 등장했다. 서울 공연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컬투의 대구공연이 무려 18계단 순위상승하며 8위에 오른 점도 눈에 뛴다. 뒤를 이어 여름 최강그룹 가 순위 변동 없이 9위에, 대구 공연이 4계단 순위상승하며 10위에 올랐다. [2009.8.17~2009.8.23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8.24 / 조회 2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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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블루오션, 최성희
“어디 바다같은 사람 또 없어?” 2년 사이, 뮤지컬 캐스팅 담당자의 시선이 급격하게 뮤직뱅크와 인기가요로 고정됐다. ‘바다의 가창력과 바다의 무대 장악력’을 한 번에 갖춘 ‘뮤지컬 배우’를 찾기 위해서였다. 눈이 마르고 닳도록 채널을 돌려도 바다 같은 배우를 찾기는 쉽지 않더라는 캐스팅 담당자의 속 끓는 애환은 이내 ‘바다를 잡아야 한다’는 다부진 각오로 바뀌곤 했다. 뮤지컬 의 에스메랄다를 통해 보여준 깊이, 에서 선보인 강한별의 통통 튀는 매력을 양손에 쥔 그녀. 깊고 넓은 티켓파워와 대중성을 가진 탐나는 슈퍼디바를 향한 뮤지컬계의 러브콜은 공공연하게,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런 그녀가 다시 의 ‘에스메랄다’로 돌아왔다. 숨가쁜 역주행, ‘뮤지컬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그녀가 새로운 작품이 아닌 ‘다시 처음부터 다시’를 외치는 무엇일까? 그녀의 행보에 뮤지컬, 공연계 캐스팅 담당자들의 주파수가 고정되어 있다. 다시, 에스메랄다 데뷔 11년 차. 아, 언제적 요정이란 말인가! SES 이야기는 접어두고라도, 4집 정규앨범을 내고 가수 ‘바다’로 컴백했다는 소식이 들렸기에 ‘에스메랄다’로 돌아온 최성희의 선택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솔직히 2년 반 만에 앨범이 나온 상황에서, 가수 활동에 전력을 다해야하는 게 객관적으로는 맞아요. 앨범을 낸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뮤지컬을 병행할 수 있었던 건 뮤지컬을 좋아하는 제 마음을 존중해준 소속사 식구들의 이해 덕분이었고요. 다시 를 하게 된 건. 그런데요. 저, 그건 아무래도 숙명인 거 같아요.” 인터뷰 내내 그녀가 가장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자주 사용하고, 힘주어 말했던 단어는 ‘숙명’이었다. “스케줄이 있을 때도, 매일 저녁 7시에는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거든요. 어제는 예배가 끝나고 혼자 남아서 마리아상 앞에서 ‘이방인의 아베마리아’(뮤지컬 넘버)를 불렀어요. 노래를 다 부르고 ‘감사합니다, 제가 또 이 노래를 부르게 됐습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거에요. 솔직히 말하면 아베마리아가 포함된 이 작품을 거절할 수가 없었었어요, 무섭다고 해야 하나? 이걸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아, 물론 종교적 부분을 배제하고라도요. 숙명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작품이고, 그 의미를 철저히 이해한 지금은 이 단어만 봐도 눈물이 나요. 는 제가 뮤지컬배우로 서는데 큰 의미가 되준 작품이기 때문에 저에게 다시 기회를 주셨다는 그 자체만으로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처음은 어렵지만, 두 번째는 쉽게 흘러가는 게 인생사 아닐까? 두 번째 에스메랄다 이기에 심리적, 물리적으로 신경이 더 많이 쓰이는 건 새로 나온 정규앨범활동일 수 밖에 없겠다고 묻자 ‘무대는 하나, 무대는 얼굴’이라는 표어부터 내민다. “덜 열심히 하는 쪽을 만들어서 선을 그을 수 있는 성격이 못 되요. 앨범자켓 사진이 이상하게 나오거나, 뮤직비디오에서 제 얼굴이 이상하게 나오는 건 신경 쓰지 않거든요. 그런데 제가 올라간 무대가 마음에 안 들었을 때는 신경도 많이 쓰이고 예민해져요. 제 인생은 뮤지컬배우로 서는 무대, 가수로 서는 무대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그냥 제가 서는 무대 자체거든요. 무대는 하나인데, 어떻게 비중을 달리하겠어요? 절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죠. 관계자 분들이나, 이 전에 제 작품을 보셨던 분들한테 ‘최성희, 무대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으면 들었지 그 이하의 공연을 한다는 말을 듣진 않을 거에요. 제가 바보가 아닌 이상, 각오가 없었다면 시작도 안했죠. 아마추어가 아니잖아요, 관객들이 보는 무대 자체가 제 얼굴인데, 프로답게 해야죠. 그리고 뮤지컬을 보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대중가요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 많아요. 가수 ‘바다’를 보러 오는 분들이 아니라 ‘에스메랄다’를 만나러 오는 분들이니까 확실히 보여드려야죠.” 인기가요에 선, 최스메랄다 연습과 앨범활동을 병행하면서 하루 세 시간을 자는 강행군 속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에스메랄다’ 속에 최성희를 주입시키는 상상을 늦추지 않는다. "다른 역할에 비해, 에스메랄다는 유난히 빠져들지 않으면 안 되는 역할이거든요. 요즘은 스스로 최면을 걸어요. ‘500년 전, 집시였던 그녀가 2009년에 인기가요 무대에 선 거야’라고. ‘메드’를 부르는 에스메랄다가 되니까, 더 열정적인 기분으로 무대에 설 수 있어요. 노트르담대성당에 서 있는 에스메랄다의 긴장감은 계속 유지되고요. 에스메랄다의 방은 딱 자리 잡혀 있어요, 이 정도의 스트레스는 감당할 수 있으니까 출연결심을 한거고요.” 한 맥락에 놓인 무대지만, 순간적인 에너지가 빛을 발하는 가요프로와 연습을 하면 할수록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선물해주는 뮤지컬 무대는 전혀 다른 재미를 준다. 특히 서범석, 윤형렬 등 초연 때부터 함께한 배우들과 공유한 뮤지컬 무대의 긴장감이 주는 추억의 크기는 크다. “춤추면서 노래하니까 노래를 잘 못하는구나, 대사를 까먹었구나 하고 이해해주는 관객들은 없잖아요. 만약에 대사가 틀리는 실수를 해도 무대에서는 빈틈을 보이면 안되요, 천연덕스럽게 넘겨야지(웃음). 첫 공연 날 이었는데, 몸이 묶인 에스메랄다가 프롤로에게 저항하는 장면에서 제가 대사를 해야 하는데 음악이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사악한 신부, 어젯밤 당신을 본 것 같아~’ 라는 대사를 못한거에요. 할 수없이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시늉의 몸연기만 미친 듯이 했죠. 그 때 (서)범석이 오빠가 저를 보고 ‘아이구, 성희 어쩌냐’하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셨는데 앞에 앉은 관객분들이 “어, 신부 대사 까 먹었나 보다” 이렇게 된 거에요. 그 때, 저 때문에 오빠가 오해를 받으셨죠(웃음). 끝나고 범석이 오빠가 “성희야, 너 대사 까먹었을 때 내가 '너는 지금 신부가 너를 미행한 것 같다고 말하려는 거구나!' 이렇게 대사를 하려고 했잖니” 이러시더라고요.” 숙명, 쏟아지는 에너지.전생에 나라를 구한 덕을 쌓은 걸까? 동시에 세 남자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비록 누구 하나 100% 완벽한 남자는 없지만) 작품 속, 에스메랄다의 계산되지 않은 유혹은 참으로 치명적이다. “아줌마들의 마늘 까는 자세인데도, 에스메랄다가 하면 엄청 관능적인 자세가 되잖아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쪽 다리를 올리고 앉은 건데, 요부의 모습이 되고, 옷이 없어서 이 만큼 옷 한쪽이 찢어진 건데 엉덩이가 이 만큼 보이는거고. 그녀가 어쩌겠어요. 얘는 자기 가슴이 그렇게 큰지, 자기 몸매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거든요. 그 순수함 때문에 남자들이 애정을 갈구한 것 아닌가 싶어요. 세 남자가 들이댈 때는 그냥 무대에 눈 딱 감고 있어요. 치명적이게 매력적인 부분을 빼고는 에스메랄다는 저랑 운명처럼 닮았어요(웃음).” 한창 물 오른 사랑을 해야 할 나이에 이른 최성희는 편안한 사랑을 꿈꾸고 있다. “콰지모도의 인품이 좋아요. 페뷔스는 너무 배은망덕 하잖아요. 콰지모도의 척추를 쭉 펴주거나, 사랑하는 페뷔스를 인간으로 만들 수 있음 더 좋겠죠, “너 나랑 만나고 싶으면 인간성 바꿔!”라고 말하면서. 자극적인 사랑 보다는 따뜻한 사랑이 하고 싶어요, 바다같이 편안한 사람하고요.”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에스메랄다의 감정변화에 대해 묻자 “무대에 서면 에스메랄다 자체가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면서 다시 한번 ‘숙명’의 이야기 주머니를 풀어놓는다. “전 성격도 여우 같지 못하고, 끈기도 없고, 머리가 좋은 편도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제가 믿는 건 ‘숙명’이거든요. 숙명 앞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있어요, 노래를 할 때나 대사를 할 때 ‘나도 모르게’라는 것에 의지를 많이 해요. 처음에 대본을 보고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머리가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숨이 막혔다고 할까요? 제가 에스메랄다처럼 매일 성당 앞에서 춤을 췄고, 콰지모도처럼 성당에서 살았거든요.” 남들과 비교해 오히려 풍족한 생활을 했던 집안 형편은 아버지가 간 천공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로 급격히 기울어졌다.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된 성당 사람들의 도움으로 최성희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사이의 사춘기 시절을 성당의 공소에서 보냈다. “콰지모도처럼 저희 집도 성당이었어요. 성당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고, 생각하면서 살았죠. 매일 밤마다 ‘우리 아버지 얼른 낫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면서 성당 마당에서 매일 밤 달 그림자 아래에서 춤을 췄어요. 대본을 받았는데, 에스메랄다가 성당 앞에서 춤추는 장면이 있는 거에요, 그걸 보자마자 소름이 쫙 돋았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하루도 성당 앞에서 춤추는 걸 쉬어 본 적이 없었어요, 정말 미친 듯이 췄거든요. 그 때부터 이 장면을 연습해서 그런지, 다른 캐스트의 에스메랄다 분들 보다 이 장면은 힘을 덜 쓰고 넘어가는 것 같아요, 조기교육이 중요해요(웃음).” 노트르담대성당에 처음 들어온 에스메랄다가 처음 기도 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이방인의 아베마리아’는 최성희가 다시 에스메랄다로 돌아오게 한 가장 큰 끌림이었다. “그 노래를 부르면, 얼마나 큰 손이 제 가슴을 치는지 몰라요. 아까 말씀 드렸던 ‘나도 모르게’가 저를 이끌어요. 에스메랄다의 영혼이 저를 찾아와줬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6개월 선고를 받으셨던 아버지가 지금도 정신적 지주로 제 옆을 지켜주고 계시니까, 기도를 하면서 부르는 아베마리아를 부를 때는 감사한 마음이 크죠.” 목소리를 쓰는 재미를 알게 해준 건 아버지의 음색을 고스란히 빼 닮은 목소리 덕분이었고, 음색을 쓰는 기교의 재미를 알게된 건 어릴 때 창을 가르쳐 준 아버지 덕분이었다. 막상,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을 때 반대를 외친 유일한 사람은 노래의 재미를 알려준 아버지였다. “어린 아이가 매일 성당에서 기도하고, 노래를 하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프셨겠어요. 막상 예고를 간다고 하니까 반대를 많이 하셨죠. 어려운 길이라는 걸 잘 알고 계시니까 그러셨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무대에서는 이등은 의미 없다, 일등이 되야 한다, 사람들이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그러셨거든요. 어릴 때도 그 말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그만둬야 하나 싶었는데 아빠한테 “제가 일등 할게요”라고 고집을 부리고 예고를 갔어요. 그런데 예고 학비가 얼마나 비싸요, 아버지는 민요를 하셨는데 제 학비 때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밤 업소에도 다니셨고….” 살벌한 리뷰의 주인공, 아버지.“만 다섯 번을 넘게 보셨어요. 가끔은 저 스스로도 ‘오, 오늘은 좀 잘했는데’라고 생각하는 날이 있잖아요, 그런 날에는 칭찬해주실 법도 한데, 저희 아버지의 신랄한 평가는 어김 없더라고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면서 “성희야, 그 부분은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던데. 안되겠다! 다음 주에 집으로 와라" 이렇게 말씀 하세요. 집에가면 아빠가 다시 목소리 다듬어주시고. 아마 옛날에 태어났으면, 제가 서편제 주인공 이었을 거에요(웃음). 주무시면서도 노래를 부르실 때가 있어서 저희 아버지 침실에는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거든요. 저는 정말 따라갈 수도 없는, 진정한 아티스트세요. 아버지에 비하면 저는 지금 그냥 아티스트의 딸일 뿐이고요. 제가 힘들 때 마다 곱씹는 말이 “호랑이는 호랑이를 낳는다”는 아버지의 말이거든요, 지금은 그 말에 마수가 걸린 것 같아요. 힘들 때는 ‘호랑이는 호랑이를 낳는다고 했어’라고 중얼거리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어요. 호랑이의 숙명을 차분히, 뒤따르고 싶거든요.” 사진을 찍는 순간, 흘러나온 ‘대성당들의 시대’를 들으며 눈물을 머금은 그녀를 보고 천상배우라는 단어를 떠올렸고, 노래를 안 부르면 아플 것 같다고, 쉬는 날에도 친구들을 초대해서 노래를 부른다는 그녀의 취미생활을 들으며 천상가수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천상가수, 천상배우 같은 그녀를 보며 최성희의 무대기행은 앞으로 쭉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숙명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천진난만함 속에 깊고 은근한 매력을 가진 에스메랄다를 쏙 빼닮은 뮤지컬배우 최성희가 2009년 '최스메랄다'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참으로 반갑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8.17 / 조회 23,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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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 뒤가 궁금하다 (2)
공연 2시간 전부턴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무대 뒤에선 장비 점검이 이뤄지고 무대 위에선 배우들의 음향체크가 진행된다. 격렬한 춤을 추는 댄서들도 몸을 풀기 위해 무대 위로 올라간다. 텅 비었던 무대 위에 동상이 등장하고, 댄서들이 올라타야 하는 대형 종들의 안전점검도 이루어진다. 꼼꼼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댄서와 배우들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시간보다 진지하다. 배우와 스텝들의 무대 점검이 끝나면 이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한다. 7시부터 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객들이 로비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관객들이 티켓을 찾고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이 시간 에도 배우들은 몸에 벤 노래를 다시 되뇌인다. 모든 관객이 기립해 박수갈채를 보내는 그 순간을 위해 그들은 오늘도 달리고 있다. PM 6시~7시 무대 장비 점검과 음향 체크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8.14 / 조회 16,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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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 뒤가 궁금하다 (1)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배우 대기실에 하나 둘 배우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프랑스 뮤지컬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대기실. 이곳에는 오후 4시의 나른함과 몇 시간 후에 있을 무대를 기다리는 긴장감이 뒤섞여 있다. 공연 4시간 전, 부드럽게 목풀기‘자 이것 보세요’ 식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배우 대기실은 외부인에겐 생경한 즐거움이다. 다리를 절지 않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니는 ‘콰지모도’와 목을 풀기 위해 의 명곡 ‘달’을 부르는 그랭구아르의 생생한 라이브는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으니까. 새롭게 그랭구아르 역으로 투입된 전동석은 그날 공연이 없지만 보컬 레슨을 받기 위해 출근(?) 했다. 첫 공연이 끝나고 벌써 팬클럽이 생겼다지만 22살의 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순간 음악감독님의 칭찬을 듣는 것! 3시간 전, 분장실 풍경 분장실은 항상 가장 북적거리는 공간. 메이크업과 머리를 완성하는데 여배우는 30분 이상이 소요되니 공연이 있는 날이면 정신이 없다. 바다(최성희), 문혜원과 함께 에스메랄다를 초연부터 연기한 문혜원과 역시 초연부터 ‘플레르 드 뤼스’로 활약한 김정연의 분장을 하고, 틈틈히 남자 배우들도 동참한다. 이 작품이 인연이 된 한 쌍의 부부도 분장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댄서 이현정, 이재홍 부부. 6살 차가 나는 연상, 연하 커플이라는 벽을 가뿐히 넘어 올해 초 결혼에 골인한 케이스다. “우리 말고도 여러 커플들이 생겼다 사라지곤 했다”며 “밝힌 순 없지만 지금 진행 중인 배우 커플이 있다”고 살짝 귀띔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8.13 / 조회 2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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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향한 고통 - 예술인들의 직업병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조명 아래 우아한 몸짓을, 감미로운 선율을, 재미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배우와 연주자들. 관객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내려올 때, 그들도 모르게 이런 말이 터져 나올지도 모른다. “아이고 허리야.” 누구나 한번쯤은 무대 위에 서 있는 배우나 연주자가 되는 꿈을 꿔 봤겠지만, 조금이라도 그들의 속내를 아는 사람이면 ‘영광을 만들어내는 큰 상처’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 것이다.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따라서 공연인들에게도 반드시 따라 붙는 그림자 같은 그들의 직업병은 생각보다 심각하고 다양하다. 슈만, 글렌굴드도 피해갈 수 없었던 ‘음악인의 고통’ 낭만주의 꽃을 피운 독일의 작곡가 슈만은 무리한 피아노 연주 연습으로 인해 20대 중반 손가락 마비 증세가 나타났고, 20대 후반에 결국 연주와는 멀어지게 되었다. 반면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음반 녹음 전 따뜻한 물에 20분간 손을 담그고 있거나 평소에도 장갑을 끼고 타인과 악수를 하지 않는 등 극진히 손을 보호하기로 유명했지만, 바닥에서 14인치(약 36cm) 높이 밖에 되지 않은 낮은 피아노 의자에 앉기를 고집, 구부정한 자세로 연주하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으며 허리 통증 역시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장시간 같은 자세를 반복, 유지하고 있는 연주자들에게는 저마다의 ‘남 모를’ 고통이 있다. 아티스트 클리닉 전문가인 유재욱 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 한양방의료센터 삶)은 “연주자들의 약 80%가 손가락이나 손목에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 연주회나 콩쿨을 앞둔 현악기 연주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질환 중 하나는 ‘과사용증후군(overuse syndrome)’이다. 말 그대로 심한 연습으로 신체를 과하게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처음에는 팔 근육이 충격을 흡수하지만, 심해지면 인대 손상과 뼈에까지 통증이 확산된다. 손목의 신경이 눌리는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r syndrome)’ 역시 마찬가지. 한번 충격으로 무리가 간 신체는 쉽게 다시 손상될 수 있어 낫기 힘든 고질병이 되기 십상이나, 유재욱 원장은 “어느 정도 나아졌다고 생각되면 연주자들이 끝까지 치료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다른 연주가 있기 때문에,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증상이 더욱 악화해, 결국 악기를 놓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다. 신체의 생김새가 변하는 경우도 많다. 흔히 ‘거북 목’이라고 불리는, 목이 앞으로 나온 구부정한 자세는 피아니스트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흔한 모습이며, 바이올리니스트나 비올리스트 들은 연주 시 사용하는 턱받침 때문에 턱받침과 살갗의 마찰로 인한 피부병이나, 때에 따라 안면 비대칭이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연주 할 때 이를 악물고 집중하는 연주자들은 턱 관절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기도 한다. 움직이는 종합병원, 뛰고 구르는 무용수들 너무 앉아 있기 때문에 원활하지 않은 혈액 순환, 피부 트러블, 변비, 복부비만 등 비교적 ‘애교있는’ 증상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연주자들의 직업병이라면, 전신의 근육을 모두 사용하는 무용수나 배우들의 직업병은 조금 더 심각하다. 아무리 날씬한 발레리나들이라고 해도 그들을 번쩍 들어올려야 하는 남자 무용수들에겐 그녀들의 무게가 부담되는 게 사실. 한 발레리노는 “자기 관리 안 하는 발레리나들이 얄밉다”고 토로할 정도로, 이들이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중력의 크기는 실로 거대하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무용수였지만, 허리 디스크로 인해 지금은 아내의 매니저로 왕성할 활동을 하고 있는 발레리나 강수진의 남편 툰치 소크맨을 비롯, 발레리노의 은퇴 1순위가 허리 디스크인 것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 이스라엘의 국보급 안무가로 불리는 오하드 나하린은 약 20여 년 전 심각한 허리 부상으로 척추 연골이 부서져 한 쪽 다리가 마비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상되지 않은 부위의 근육을 찾아내 좀 더 효율적이고 독특한 신체 표현 방법을 발전시켜 안무가이자 무용가로 왕성할 활동을 하고 있다.) 팀 닥터가 항시 대기, “모두가 준 의사는 될 걸요?” 움직임이 많은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온몸에 (멍으로) 얼룩진 영광의 상처는 필수 훈장. 태권도와 택견을 비롯한 동양무술을 총 망라한 마샬아츠와 아크로바틱을 역동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는 국내 공연계에서 전속 ‘팀 닥터’를 둔 1호 공연이다. 여자 국가대표 팀 닥터를 지낸 이성운을 비롯, 4명으로 구성된 팀 닥터들은 중의학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신체 예방 및 부상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의 팀 닥터들은 공연장이 있는 같은 건물에 따로 마련된 치료실에 상주하며, 모니터상으로 공연중의 모습도 관찰할 수가 있다. 공연 시간 전과 후의 배우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순간적으로 힘을 주는 경우가 있어 근육통이나 발목의 염좌(접지름) 등 크고 작은 부상의 위험이 항상 있지요. 팀 닥터들이 배우들의 부상 방지 트레이닝 시스템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질적이어서 완치가 힘든 허리디스크나 근육통 등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다치기 전 관리 개념이 더욱 크죠.”(김민석, 홍보 실장) 공연 중 배우가 통증을 느껴도 공연이 중단되지 않는 한 무대 위로 팀 닥터가 갈 수 없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 교육을 배우들에게 따로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점프 배우들은 반은 의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공연에 참여하는 전문 무용수들이 있는 뮤지컬 에서도 무대 위에 선 이들을 위한 담당자가 별도로 있다. 임현영 피지컬 테라피스트는 스포츠 마사지를 전공한 전문 물리치료사. “아마도 댄서들은 안 아픈 곳이 없을 것”이라는 그녀는 한국어 공연 시작부터 2년이 넘게 이들의 건강을 무대 가장 가까이서 살피고 있다. 공연 시작 3, 4시간 전 리허설을 위해 배우들이 모이는 일명 ‘콜’ 시간 때 피지컬 테라피스트의 준비도 시작된다. 공연 준비하는 배우들과 댄서들을 보며 그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매뉴얼 치료, 테이핑 치료 등 예방과 응급 상황 시 마사지를 통한 대처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워낙 단련된 신체로 인해 일반인들보다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른 댄서들이라지만 뼈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진 상황에서는 응급 마사지 후 병원 행은 피할 수 없는 법. “댄서들의 운동량은 100미터 달리기를 공연 내내 쉼 없이 하는 수준이에요. 어릴 때부터 춤을 춘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안 좋은 곳이 많죠. 허리나 발목 부상, 인대가 늘어난다거나 근골격계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다 나타난다고 보시면 되요. 첫 공연 때는 벽에 매달려있던 한 무용수가 떨어져서 팔 골절이 되었죠. 2달 정도 깁스를 하고 있었어요.” 임현영 피지컬 테라피스트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몸을 많이 쓰는 무용수들이나 댄서들은 젊을 때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그 전성기도 짧은데 이 때 몸을 많이 돌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 공연 단체 등에서 체계적으로 이들을 위한 전담 팀이 많이 생겨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문화를 누리는 것은 우리 모두인데, 이것을 이루는 이들의 각개전투가 더 없이 안쓰러워지는 오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08.07 / 조회 18,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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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가요계 엣지녀- 슈퍼디바! 바다
뮤지컬배우 겸 가수로 활동 중인 바다가 8월 뮤지컬 무대와 4집 앨범 [바다를 바라보다] 활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슈퍼디바’ 행보를 시작했다. 뮤지컬 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통해 ‘뮤지컬디바’로 활동 중인 그녀가 3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가요디바’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선보인다. 두드러진 감성과 세련된 리듬감이 특징인 바다의 4집 앨범은, 80-90년대 전 세계를 강타한 Synth POP사운드에 현대적인 모던팝 사운드를 가미, 대중들과의 소통을 위한 바다만의 '모빈팝 뮤직' 스타일을 선보이며, ‘엣지녀’(두드러진, 세련된, 멋진) 바다의 면모를 과시할 예정이다. 2PM 택연과 신예 언터쳐블의 피쳐링으로 신선함을 더한 바다의 앨범에는 뮤지컬 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바다의 감미로움이 살아있는 ‘여자는 울고’와 ‘웃어라, 캔디야’등 발라드 트랙 등 총 13트랙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전S.E.S 멤버 유진과의 듀엣곡 ‘나요...’를 비롯, 한상원, 이상준, 김세진, 김진환. 이한민 등 가요계의 트랜디메이커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해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한 관계자는 “4집 앨범과 8월 뮤지컬 를 위해 수면시간을 3~4시간으로 줄이며 강행군을 했었다”며 “뮤지컬 공연과 4집 앨범을 통해 뮤지컬, 가요계의 디바로 한 걸음 더 성장한 바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2009년 하반기 본격적인 ‘걸그룹 전쟁’에 들어 간 가요계와 ‘대형 뮤지컬전쟁’에 빠진 뮤지컬 시장은 ‘슈퍼디바 바다’의 합류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8.04 / 조회 26,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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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7월5주>
주간 공연 예매 링킹 대성당들의 시대, 컴백 지난 1일 프리뷰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하반기 뮤지컬전쟁에 뛰어든 뮤지컬 가 5계단 순위 상승하며 랭킹 1위에 올랐다. 이번 서울공연에는 윤형렬, 문혜원, 최성희(바다), 오진영, 서범석, 박은태 등 원숙미를 자랑하는 초연 캐스트와 11개월 간 투어 공연을 하며 감미로움의 절정에 오른 김수용, 조순창, 최수형, 임호준, 박성환이 무대에 오른다. 굵고 길게 달려온 뮤지컬(2위)가 한 단계 순위 상승하며 2위에 올랐고, 에 이어 프랑스 뮤지컬의 새로운 파워로 떠오른 이 3위에 자리했다. 일일 매출 1억 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했던 뮤지컬 (4위)는 지난 주 보다 두 단계 순위 하락했다. 2001년 공연 당시 보여줬던 무대 상단의 거울장치, 황금빛 조명이 돋보이는 계단 세트 등 본연의 화려함이 덜해졌다는 평이 있긴 하지만, 옥주현, 박해미, 박상원 등 스타배우들의 활약이 더 큰 호평을 받으며 뮤지컬 의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오리지널팀의 주연 브래드리틀의 방문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지킬앤하이드 내한공연>이 무려 7단계 순위상승하며 5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2005년 팬텀으로 한국을 찾았던 브래드리틀은 지킬로 변신해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게 됐다. 따뜻한 감성연극 (6위)이 연극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면 클래식의 자존심은 (7위)이 지키고 있다.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는 서현진 MBC 아나운서의 해설과 더불어 피겨요정 김연아를 통해 익숙해진 ‘죽음의 무도’ 피아니스트 피경선의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드보르작 ‘신세계로부터 4악장’등이 준비되어 있다. 뮤지컬 (8위)와 연극 (강남)(9위)가 스테디셀러 뮤지컬, 연극의 파워를 이었고, 주크박스 뮤지컬 (10위)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소통하는 개그, 제대로 통했네 정찬우, 김태균의 개그코드가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관통했다. 국내 콘서트 사상 최초로 ‘복불복’ 개념을 도입해 관객이 공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한 장치와 노래, 개그, 이벤트 등 관객 맞춤형 공연이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 매 주 금요일에는 성인들을 위한 ‘성인용 특별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9위)도 랭킹에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의 서울공연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랭킹 1위에 올랐다.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림프비즈킷(Limp Bizkit), 킨(Keane) 등 해외 아티스트들의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은 가 2위에 자리했다. 서태지밴드의 출연 확정 소식으로 최강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해 8월 15일 를 통해 첫 8집 활동을 시작한 서태지는 정확히 1년 만에 같은 무대에서 8집 활동을 마무리 하게 됐다. 강렬한 티켓파워의 원조 (3위)가 식지 않는 티켓파워를 선보였고, 뒤를 이어 가 4위에 오르며 랭킹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신재평, 이장원으로 이뤄진 한국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그룹 페퍼톤스는 독창적인 음악색이 화제를 모으며 2008년 두 차례의 공연을 매진시킨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제 2의 마돈나 레이디 가가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는 이 지난 주 보다 한 단계 순위 상승하며 5위에 올랐고 뒤를 이어 R&B 대표주자 크렉데이빗의 이 6위에 올랐다. 군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 고별무대에 선 다이나믹듀오의 (7위)가 꾸준히 랭킹을 지키고 있고, 맵더소울 오픈 이후 북앨범, 월드투어, 리믹스앨범 등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룹 에픽하이의 가 8위로 새롭게 등장했다. 뒤를 이어 이 한 단계 순위상승하며 10위에 자리했다. [2009.7.27~2009.8.2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8.03 / 조회 2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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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돈 주앙>의 개사가 박창학
20여 년간 윤상, 김동률, 박효신, 정재형, 강수지 등의 곡에 노랫말을 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신뢰감 100%의 대중가요 작사가’인 박창학(41). 최근 그의 이름을 묵직히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곳은 바로 공연장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프랑스 뮤지컬 와 의 한국어 개사자로서 “원작의 깊이를 십분 살리는 동시에 한국 관객들에게 더욱 와 닿고 있는 노랫말”이란, 라이선스 작품이 결코 쉽게 받지 못할 찬사가 그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초 발매된 윤상의 6집 앨범에서도 전곡 작사와 프로듀싱을 맡은 그이지만, 오늘은 탄탄한 뮤지컬 대작 두 편을 설익은 냄새 없이 관객들 앞에 세운 공연인 중 한 사람으로 마주해 본다. 1년의 준비, “저도 오디션 봤어요” 뮤지컬 의 한국어 공연을 앞두고, 뮤지컬 넘버 하나하나가 완벽한 노래로 최고의 예술성을 자랑하는 이 작품을 ‘어떻게’ 한국어 옷으로 갈아 입혀야 하는지는 공연을 위한 첫 번째이자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의 경우 초기에 원작자 측이 한국 공연에 굉장히 많이 관여했어요. 저도 그 전에 뮤지컬 작업을 한 적이 없었고, 가요계와 공연은 또 다르니까, 공연기획사에서도 제가 어떻게 해 낼지 모르는 상황이었죠. 저를 포함해서 다른 몇 분에게도 몇 곡씩을 개사를 의뢰해서 그걸 플라몽동(의 작사가)에게 보내서 최종 개사자가 결정 낫지요.” 국문학 전공, 고등학교 문학교사, 그리고 10년 간의 일본 유학, 능통한 스페인어와 그보다는 ‘덜’하다는 불어까지, 비영어권 작품을 읽고 또 느끼며 한국어로 전하기에 그는 망설임 없는 적임자였다는 후문이다. “쓴걸 또 고치고, 또 고치고. 저 혼자 하는 작업이었다면 OK 할 수 있는, 내가 맘에 드는 단계가 있는데, 이건 이렇게도, 저렇게도 고칠 수 있는 여지가 많으니까 계속 듣다가 또 고치고 싶어지더라고요. 오디션 시간 전에 이미 배역 별로 곡이 나와 있어야 하니, 작품 제작의 가장 처음 시작 해서 가장 최후까지 작업이 이어지는 거죠.” 한 편의 대 서사시 대중가요 같은 친근함 “플라몽동과 코치안테(의 작곡가)의 노래를 너무나 좋아했어요. 플라몽동도 사실은 때문에 유명해졌지만, 기본적으로 가요곡을 쓴 작사가고, 코치안테도 가요곡을 쓴 작곡가에요. 비영어권 음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들의 앨범을 그 전부터 많이 알고 있었고, 좋아하죠.” 평소 팬으로서 좋아하던 작사가의 작품이었다는 점에 더하여 와 함께 하게 된 이유는 ‘문학적 완성도’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제 추측이지만, 은 100% 가사를 먼저 쓰고 거기에 곡을 붙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글자 하나에 음 하나가 필요하지만, 외국곡에선 악센트가 들어가는 단어에 음이 붙으면 되거든요. 한 단어가 몇 개의 음으로 이어져도 되고, 음과 단어를 붙일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넓은 거죠. 하지만 가사 작업을 먼저 한 곡은 가사를 쓰면서 이미 생각했던 시의 운율이 있기 때문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는 대단히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한국말로 따라 불렀을 때 번안곡이 가진 위화감 없이 최대한 어색하지 않도록, 그리고 ‘플라몽동이 한국말을 알았다면 얼마나 내 가사를 좋아할 수 있을까’가 그가 작업하며 추구한 가상의 목표였다. “저도 작사가이지만, 어느 나라 말이든 거기서 추구할 수 있는 작사가로서 레벨이 있다면 플라몽동은 최고수라고 생각해요. 음이 있기 전에 이미 시로서 완성이 된 작품이 라면, 은 프랑스 말로 친숙하게 부르는 대중가요의 느낌이 크죠.” 라틴 음악에 대한 넓고 깊은 식견이 있는 그는 화려한 플라멩코, 정열의 기운이 가득한 노래와 돈 주앙이라는 호색한의 이야기가 담긴 를 두고 “이국미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작품 내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주기 위한 표현들이 많아요. 플라멩코도 그렇고, 중간에 몇몇 곡은 스페인어 가사 그대로 배우들이 노래하잖아요. 우리말로 옮기지 말아달라는 원작자의 요청이 있었죠. 그 스페인어의 음 만으로도 분위기가 나거든요.” 공연을 본 관객들은 극 중 돈 주앙의 친구 카를로스가 스페인어로 부르며 서정미를 물씬 풍기는 노래의 가사를 궁금해 한다. 박창학은 “사실, ‘난 널 사랑해, 너 아니면 못 살겠어’ 같은 생각보다 심플한 내용이에요”라며 싱끗 웃는다. 서범석의 무대 존재감, 콰지모도 울부짖을 때 뮤지컬의 힘 느껴져 “연습실에 가서 보고, 이야기 해주고, 그러고 나면 또 배우들에게 마음이 가서 또 가서 이야기 하고”, 그간 가수들과의 음반 작업과는 조금은 낯선 공연 작업에 그는 점점 무대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해 가는 모습이었다. 콰지모도 역의 조순창(왼쪽)과 프롤로 역의 서범석(오른쪽)“굉장히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공연을 보는데, 그러면서도 라이브가 가진 힘을 점점 더 깨닫게 되요. 음반을 만들 때 추구하는 목표와 뮤지컬에서 내가 원하는 목표가 똑같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요즘 해요. 음, 완성도 높은 노래가 음반에선 중요하지만, 정확한 뮤지컬에선 노래만 잘한다고 감동을 준다는 법은 없잖아요. 콰지모도가 나중에 막 울면서 노래할 때는 정말, 그 안에 스토리가 있고, 연기가 있고, 노래도 연기이지만, 그 밖에 감동을 주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됩니다.” 번민하는 사제 프롤로 역을 맡은 서범석은 그에게도 인상 깊은 배우이다. “서범석 씨 연기 보면서 특히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녹음하기에는 별로 안 좋은 목소리지만,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이라든지, 첫 공연 때부터 남달랐던 것 같아요.” 우연히 곡 잘 쓰는 윤상이라는 친구가 옆에 있어 ‘날리는 한, 두 곡에 취미로 가사를 써 보는’ 것으로 시작 했다는 작사가의 길이 벌써 20년 째. 좋은 글을 위해 메모를 하거나 일부러 어떤 환경을 만들지 않는다는 그는 자신을 “기본적으로 뭔가를 발신하는 것 보다는 읽거나 듣는 일에 더 많이 시간을 쓰고 싶은 쪽”이라고 밝히며 “평생 좋은 음악을 듣고 사는 게 꿈”이라고 한다. “언제나 관심 있고,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길을 갔는데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오게 되었어요. 지금도 만족하고 있는 편이지만, 정말 음악을 즐기기 위해선 음악하고 관계 없는 일을 해야겠더라고요, 뭔가를 수리한다든지, 장사?(웃음)” 음반을 틀어 노래를 듣다, 라디오를 듣다, ‘어? 바로 내 이야기네’라든지, ‘맞아, 맞아, 바로, 그런거지’, 혹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하고 노랫말에 멈칫할 때, 우리는 종종 ‘작사 박창학’을 발견하게 된다. 반짝이는 시선,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 담담한 어조가 발휘하는 무섭고도 놀라운 노랫말의 힘이 새롭게 무대에서도 반짝이고 있는 지금이기에, ‘평생 좋은 음악을 들으며 살고자 하는’ 그의 꿈은 관객들이 객석에서 꾸기 원하는 환상적인 꿈과 당분간 함께 할 듯 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NDPK제공
2009.07.30 / 조회 13,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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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여름 공연계, 취향대로 느끼는 세계 문화
올 여름, 공연계는 거대한 대형뮤지컬의 쓰나미를 맞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유럽권 뮤지컬이 쏟아지고 오리지널팀 내한공연까지 그아먈로 뮤지컬이 범람하고 있다. 오랜 시간 공연시장의 중심에 자리했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외에 새로운 정서를 가진 유럽 뮤지컬의 관객몰이가 주목된다. 그 가운데 한국 추억의 음악들로 극을 이룬 창작뮤지컬도 눈에 띈다. 프랑스의 선율, ‘노트르담 드 파리’ ‘돈주앙’브로드웨 뮤지컬이 반복되는 스토리와 익숙한 멜로디, 비슷비슷한 분위기로 스타마케팅 외에 더 이상의 화두가 되지 않을 때 ‘노트르담 드 파리’가 국내에서 개막됐다. 3년 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노트르담 드 파리’는 그동안의 상업성과는 또 다른 예술성을 강조한 시적 언어와 분위기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10개 도시에서 33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나쁜 남자 ‘돈주앙’도 관객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파이낸셜 뉴스를 통해 “스토리를 강조하는 영미권 뮤지컬에 익숙한 관객들이 멜로디라인이나 조명, 의상 같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콘서트형 프랑스 뮤지컬에 색다른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돈주앙’은 현재 티켓 예매율 1위를 유지하며 프랑스어권 뮤지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오리지널의 아우라, ‘지킬 앤 하이드’ ‘일 삐노끼오’ 오리지널 내한 팀의 공연도 풍성하다. 4년 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에서 주인공 팬텀을 맡았던 브래드 리틀(44)이 ‘지킬 앤 하이드’로 돌아온다. 브로드웨이 역대 지킬 중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지킬 앤 하이드 출연은 한국 팬들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팬들만큼 우수한 팬은 없다, 한국에서의 공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낯선 이탈리아 뮤지컬 ‘일 삐노끼오’도 상륙한다. 올 여름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설 뮤지컬 ‘일 삐노끼오’는 지난 2003년 4월 이태리 밀라노 떼아뜨로 델라루나 극장에서 초연 된 작품이다. 당시 화제를 모으며 ‘이태리 정통 오페라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세기적인 조화를 이루어 내었다’는 현지 언론의 평가를 받았다. 예술의 전당측은 “이태리 특유의 느낌이 돋보이는 음악과 감각적인 무대 구성으로 기존의 뮤지컬마니아 외에 오페라마니아 까지 만족시키는 작품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스타가 부르는 한국 음악, ‘샤우팅’ ‘젊음의 행진’브로드웨이, 세비야, 노트르담 등 지역적 분위기를 뿜어내는 라이선스 뮤지컬 사이에서 한국의 히트곡들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샤우팅’과 ‘젊음의 행진’이 무대에 오른다. ‘젊음의 행진’은 작년 ‘팝 뮤지컬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언론의 평과 함께 티켓 예매사이트에서 평균 관객 평점 10점 만점에 9.8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공연에는 이지훈, 이성진, 김지우, 김준 등 스타들이 출연해 관객의 흥을 돕는다.빅뱅의 대성과 승리도 무대에 선다. 10대들을 겨냥한 뮤지컬 ‘샤우팅’은 핑클, 듀스, 김종국, 빅뱅 등의 기존곡과 함께 8개의 창작곡으로 이루어져있다. 공연의 제작사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세계적으로 뮤지컬 관객의 노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이돌 스타의 출연으로 젊은 관객들이 뮤지컬 시장으로 들어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의 음악을 총괄한 디렉터 한정림 감독은 “주크박스 뮤지컬에 11곡의 창작곡을 포함시키는 작업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었으며 “주크박스 뮤지컬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다”고 전했다.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7.29 / 조회 26,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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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기간, 테마별 맞춤 공연 리스트
사람에 치이는 게 싫어, 바가지 물가에 마음 상하는 걸 피해 바다나 계곡, 해외 대신 공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상에서 공연이 단비처럼 찾아온 휴식처였다면 일상을 탈출한 휴가 때 공연은 느긋하게 여운을 즐기고 곱씹을 수 있는, 나에게 주는 특별 선물과 같다. 경기불황이라지만고 올해 8월은 종류별로 꽤나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취향에 따라 고르는 공연 리스트. 유럽 명품派 프랑스 뮤지컬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프랑스 뮤지컬은 음악 한 소절만 들어보아도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우리 창작뮤지컬과는 확연히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 특유의 감미로운 선율이 전 넘버를 휘감고, 안무는 전문 댄서들이 화려한 몸짓 화려하고 일사 분란한 느낌이다. 이런 특징이 국내 팬들에게 통했는지, 우리나라에서 프랑스 뮤지컬의 인기는 유독 높다. 는 그 인기의 포문을 연 기념비적인 작품. 지난 2005-2006년 내한해 19만 관객을 동원한 오리지널판에 이어 2007년에는 한국어버전을 선보여 지난 2년간 인기를 누려왔다.아직 접하지 못한 관객은 오는 8월부터 국립극장 오르는 무대를 놓치지 말길. 이 작품으로 뮤지컬 스타 반열에 오른 윤형열, 서범석을 비롯해 김법래, 이정열, 박은태, 오진영 등 신,구세대 실력파 배우들로 포진됐으니 말이다.(8월 4일~27일/국립극장) 최신 프랑스 뮤지컬로는 현재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되는에 주목하자. 전설적인 바람둥이 ‘돈 주앙’이 사랑이라는 저주에 걸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은 무대 전체를 휘감는 스페인 플랑멩코 군무. 오리지널 플라멩코 무용수들의 열정과 프랑스 특유의 부드러움이 합쳐져 공연내내 유럽 한복판에 있는 듯 하다. 김다현, 강태을이 전혀 다른 매력으로 전설적인 옴므파탈 ‘돈 주앙’역을 열연하는데 김다현이 젠틀하고 섬세한 돈 주앙이라면 강태을은 좀 더 능청스러운 돈 주앙을 표현한다.(7월 9일~8월 22일/충무아트홀 대극장) 마니아부터 대중까지 섭렵한다잘 나가는 브로드웨이 무대 최신 브로드웨이 화제작에서부터 클래식한 브로드웨이쇼 뮤지컬까지. 입맛대로,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 무대가 8월,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브로드웨이 가장 최신작이자, 오프 브로드웨이에서부터 큰 화제를 일으키며 국내 개막전까지도 주목을 받아온 이 드디어 오픈,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1900년대 독일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임신과 낙태, 자살을 다루는 이 작품은 파격적인 무대형식과 열정적인 무대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김무열, 조정석 등 뮤지컬계 스타들과 김유영, 김하늘 등 새로운 얼굴들이 앙상블을 이루며 신선한 무대를 선보인다. 핸드마이크와 록스타일의 음악, 파격적인 무대구성 등은 브로드웨이 무대같지 않은 독특함을 내뿜는다. 주인공 남녀의 성애장면 보완을 위해 관객들은 검색대를 거쳐야 극장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6월 30일~ 2010.1월 10일/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쇼적이고 클래식한 브로드웨이 무대를 원한다면 를 추천한다. 박해미, 박상원, 옥주현 등 눈부신 캐스팅과 30명 코러스걸의 의상과 탭댄스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1930년 미국 대공황시절,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는 미국 코러스걸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줄거리보다 눈과 귀를 자극하는 탭댄스가 시원한 여름을 선사한 것으로 보인다.(7월 21일~8월 31일/LG아트센터) 지난 2005년 내한공연의 감동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반가울 소식이 올 여름을 달군다. 바로 팬텀 역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브래드 리틀이 이번에는 두 얼굴의 사나이 로 내한공연을 갖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품 과 한국인이 사랑하는 배우 브래드 리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예매경쟁이 뜨겁다.(8월 28일~9월 20일/세종문화회관대극장) 오싹한 공포로 더위를 잡을까?소극장 공포연극 여름이면 잊지 않고 찾아오는 무대가 있다. 보통 평일 7시 30분에서 8시에 시작하는 여타의 공연들과는 달리, 공포연극들은 9시 이후 시작하는 심야공포연극. 요즘은 웬만큼 탄탄하지 않으면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기에 한 해 한 해 업그레이드 되어간다. 어둠이 더욱 짙게 깔리면 시작되는 으스스한 공포에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우선 . 에 이어 2009년 새롭게 선보이는 은 멜로공포를 표방하며 새로운 분위기의 공포연극을 선보인다.(7월 9일~8월 31일/대학로 두레홀4관) 소름끼치는 음향과 어두운 내면을 그려내는 또 다른 공포연극 에도 주목해보자. 남자의 꿈과 여자의 꿈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형식의 공포연극으로 눈과 귀, 오감을 자극한다. 연인과, 친구와 함께 하면 좋을 무대다.(6월 19일~8월 30일/대학로 두레홀3관) 심야가 아닌 해질녘에 찾아오는 스릴러 연극도 있다. 소통불능에 대해 그로테스크하고 충격적으로 다루는 연극 은 소름끼치는 음향이나 조명이 동원되지는 않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불능과 왜곡에 대해 웃음과 함께 고통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부조리극으로 주목 받고 있다.(7월 17일~8월 30일/대학로 극장가자2관) 남들 다 본 공연 챙겨보기스테디셀러 작품어떤 트렌드에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오랫동안 사랑 받는 작품들이 있다. 대학로에서 스테디셀러로 거듭나기 위해선 재미와 감동, 탄탄한 이야기 구조는 기본. 여기에 마니아뿐만 아니라 폭넓은 대중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공감형성은 옵션이다. 는 그 대표격인 스테디셀러 뮤지컬. 머릿 기름으로 느끼하게 넘긴 헤어스타일, 가죽 자켓, 부담스럽게 붙은 청바지 등 우리나라의 고교얄개처럼 50년대 미국 고등학생들의 청춘담을 담을 작품이다. 2003년 국내 초연 이후 매년 공연을 하고 있으며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다.(4월 4일~8월 30일/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넌버벌퍼포먼스(비언어 공연)로는 를 빼놓을 수 없다. 주방기기를 이용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폭발적인 리듬을 만들어 내는 이 작품은 난타전용관에서 상시 공연 중이다. 1999년 초연해 그 해 에딘버러페스티벌에서 좋은 평점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04년에는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해 유명세를 날렸고,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들의 인기 코스이기도 하다. 늘어지는 여름날 딱 알맞은 코스.(난타 강북공연, 강남공연장) 창작뮤지컬로는 로맨틱코미디 를 들 수 있다. 장유정 연출이 대본을 쓰고 오만석, 엄기준이 더블 캐스팅되면서 2006년 초연시 소극장 창작 뮤지컬로는 유례없는 인기를 누린 이 작품은 초연 이후 뮤지컬계의 꽃미남 배우들이 오만석, 엄기준의 바통을 이어 받으며 지금도, 여전히 사랑 받고 있다.(~8월 30일/대학로예술마당 1관) 배우들 연주실력에 놀랄걸? 콘서트형 뮤지컬 ‘누나’들을 타킷으로 훈남 공연들도 여름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들은 그냥 훈남이 아니라, 직접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는 실력파 훈남들이니 더욱 매력적이다. “오빠들이 채워줄게”란 홍보문구 하나로 설명되는 컨셉트 뮤지컬 는 그 대표적인 작품.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주유소에서 일하는 다섯명의 건실한 총각들과 건너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두 명의 섹시한 자매들이 선보이는 신나는 컨트리풍 음악이 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진다. 공연장에서 가볍게 피서 보내고 싶은 관객에게 알맞다.(7월 7일~9월 13일/대학로예술마당2관) 젊은 청년들의 꿈과 희망, 좌절을 다룬 창작 뮤지컬 도 이웃집 동생 같은 캐릭터들로 훈훈한 작품이다. 출연 배우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공연장은 내내 콘서트 분위기.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이 끈끈한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초연한 이후 입소문을 거쳐 마니아층까지 형성해 잘 빠진 창작뮤지컬로 평가 받고 있다.(7월 17일~8월 16일/충무아트홀 소극장블루)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7.27 / 조회 1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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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출연
뮤지컬 배우 최성희(바다)가 1년 6개월 만에 뮤지컬 의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로 돌아온다.
뮤지컬 를 통해 제2회 더뮤지컬어워즈 여자인기상,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자신인상을 수상하며 뮤지컬 배우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검증받은 최성희(바다)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는 것.
뮤지컬 의 제작사인 ㈜NDPK 관계자는 “초연 캐스트로서의 자부심과 의리로 이번 무대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와 참여하게 된 일”이라고 전하며 “4집 앨범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따로 시간을 할애해 보컬 트레이닝을 비롯한 모든 연습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윤형렬, 문혜원, 오진영, 서범석, 박은태 등 원숙미를 자랑하는 초연 캐스트를 비롯해 지난 해 8월 캐스팅 되어 11개월 간 투어 공연을 하며 절정에 오른 김수용, 조순창, 최수형, 임호준, 박성환이 서울 공연에 참여한다.
또한, 이번 서울 공연을 앞두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성악도 출신의 배우 서태화와 폭발적인 힘을 가진 보이스로 그랭구아르역에 선발된 신인 전동석의 데뷔 무대도 만날 수 있다. 이들과 함께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한 댄서들을 한층 가까워진 무대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주최,주관 : ㈜인터파크INT, 제작 : ㈜NDPK)는 세계적인 문호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원작을 바탕으로 감미로운 음악과 예술적인 무대, 현대무용과 브레이크 댄스, 아크로바트 등이 더해진 화려하고 현대적인 안무로 전 세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대표적인 프랑스 뮤지컬이다.
뮤지컬 배우 최성희(바다)의 합류로 ‘초연 캐스트를 만날 수 있는 2009년 마지막 서울공연’ 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번 서울공연은 8월 1일부터 8월 2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글: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NDPK 제공
2009.07.27 / 조회 28,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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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윤형렬, 서범석
1482년 파리, 거대한 노트르담 성당 곳곳에 사랑과 욕망으로 울부짖는 이들이 있다. 등이 굽은 종지기와 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사제는 한 집시여인에게 사랑한다는 마음 말고 무엇 하나 고집할 수 없다. 500년이 훌쩍 지나 2007년 한국에 가 솟은 이후 윤형렬과 서범석의 눈빛도 지금까지 변함없는 고백 중이다. 자신의 삶을 뒤흔들어버린 파리 대성당과의 만남은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자 숙명이라고. 그리하여 오늘, 그리고 내일도 열렬히 함께 걸어갈 수 밖에 없다고. 2007년 10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전국 10개 도시 230여 회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뮤지컬 는 한국어 라이선스 무대로 선보이는 프랑스 뮤지컬의 출발이자 새로운 길이 되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 웅장하고 장엄한 무대와 음악 등 그간 한국 관객들이 만났던 뮤지컬의 맛과는 분명 다른 노트르담 만의 색에 국내 33만여 명 관객들이 극장으로 이끌렸다. “예상했죠. 원작 자체가 담고 있는 철학과 사상 등이 지금 우리가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잖아요. 책만 읽어도 감동이 오는데, 뮤지컬이고, 음악이나 볼거리들도 너무나 뛰어나게, 고급스럽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건 당연히 롱런 감이었어요. 저도 오랫동안 공연을 했지만, 이 작품을 만났을 때 감히 ‘최고야’라고 말할 수 있었죠.” 횟수로 3년, 쉼 없이 이어지고 있는 공연의 운명을 “당연히 예상했다”는 서범석은 공연을 본 관객들의 추천으로 입소문이 나는 ‘다단계 전법’에 힘입어 앞으로 최소 10년은 끄떡 없을 것 같다고 확신했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 쓰루(Song-Through)’ 방식에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릴지 모르지만, 콰지모도, 프롤로, 클로팽 등 강한 캐릭터들과 볼거리들, 그리고 이들이 얽히며 빚어내는 장엄한 흐름 때문에 다시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게 되는 것 같다는 윤형렬의 말이 이어진다. 한 작품에 대한 굳은 믿음이 이 보다 더할 수 없는 둘이, 처음에는 이 작품에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프랑스 뮤지컬의 진가를 국내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 준 것 외에 뮤지컬 의 큰 수확은 원로 대어 서범석과 신인 대어 윤형렬을 수면 위로 들어올린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전엔 연말 시상식에서 완전히 소외되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창작 작품을 하고 있었는데, 배우로서 스포트라이트 받고 싶고, 이런 거 없었겠습니까?(웃음) 의 오디션이 있는지도 몰랐고, 라이선스 작품엔 관심 없었거든요. 아주 우둔했었죠(일동 폭소), 무슨 독립운동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었는데요.” 1994년에 데뷔, 등 창작극을 주로 고집해 오던 그가 라이선스 작품을 어렴풋이 생각할 무렵, 동료 배우인 김법래가 알려준 추가 오디션을 통해 연출가인 웨인에게서 ‘딱 프롤로’라는 평과 함께 노트르담 성당의 대주교 프롤로가 되었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악마의 얼굴이 되어 결국 파멸의 길로 향하는 인물. 별도의 노래 연습 후 6주간의 공연 연습, 3주간의 무대 연습기간 동안 단 한번의 결석도 없었던 그는 이제 2008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는’ 실력파 배우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스스로도 “뮤지컬 계에선 ‘듣보잡’이었을 것”이라며 웃는 윤형렬에게도 이 작품은 인생에 없던 손님이었다. “고생도 안하고 단번에 콰지모도가 된 것처럼 보실 수도 있는데, 22살 때부터 청소도 하고 발레파킹도 하면서 이쪽 바닥에서 뒹굴었어요(웃음). 존경하는 가수들이 꿈에 나와서 노랠 가르쳐 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그대로 해 보기도 하고. 하루 종일 그 생각 밖에 없었는데, 드라마 OST도 참여하고 앨범도 냈지만 가수로서 활동도 못 해보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한 4년 정도 그렇게 고생하다 우연히 제 노래를 들으셨던 분의 제의로 작품에 합류하게 됐어요. 콰지모도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고, 중요한 존재이며, 숙명이고 사명이니까 최선을 다해야죠.” 1년 총 수입이, 뮤지컬 연습비로 받은 150만원과 가수로서 번 돈 110만원을 합해 260만원이 최고였다며 어두운(?) 과거를 회상하던 윤형렬에게 “너, 짱이다”를 외치는 서범석. 자신의 최저 연봉이 한 때 20만원이었다는 그가 좌중에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받았다. “맨 처음에 형렬이 봤을 때 걱정 겁나 했죠. 너 빨리 돌아가서 가수나 해라(웃음). 그때도 노래만큼은 하늘이 내려준 콰지모도였거든. 콰지모도의 순수함과 애환이 담긴 그 정서, 고생을 많이 해서 나온 쇳가루 먹은 목소리(웃음)는 하늘에서 내려 준 거에요. 그런데 연기가 부족하니, 나와 얘기도 하고, 얘(형렬)도 중간에 좌절 많이 했을 거에요. 그런데 꿋꿋이, 묵묵히 해 내더라고. 어느 날 범래가 목소리가 안 나와서 얘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그때 다들 깜짝 놀랐어요. 기가 막히게 하더라고. 어마어마하게 대단한 성장을 했어요. 정말 콰지모도가 살아 돌아왔죠.”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 ‘뮤지컬계의 유재석’, ‘범사마’로 불리는 서범석은 의 사제 프롤로로 서면, 드리운 그림자마저 서슬이 푸른 악의 얼굴이 된다. “범석이 형님은 무대 위와 아래에서 정말 다른 사람 같아요. 처음 등장할 때 ‘빵’하는 소리가 터지면 진짜 와서 절 때릴 것 같고. ‘리액션 해야지’가 아니라 저절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이렇게 된다니까요. 연습할 때 형이 ‘파멸의 길로’라는 노래를 했는데 그 순간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 완전히 소름이 돋았죠. ‘와, 이게 에너지구나, 이 정도를 해야 하는구나, 노래를 듣고 소름이 돋을 수도 있구나’ 하는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윤형렬) “분위기 아주 좋은데?(웃음) 형렬이는 배역에 몰입해서 점점 꼽추에 절름발이가 되 가고 있습니다(웃음). 거기에 언젠가는 다래끼까지 나서 눈이 제대로 일그러졌었죠. 어느 날 와서 “형, 눈을 이렇게 (찡그리고) 뜰 필요가 없는 걸 이제 알았어요. 분장이 이미 그렇게 되어 있어요” 하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도 계속 눈을 찡그리고 하던데요.”(서범석) 분장으로 찌그러진 눈을 보여준다 해도, 누군가 한 명의 관객이라도 멀뚱멀뚱하게 뜬 눈을 보고 ‘흉내만 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까 봐, 스스로 눈을 반쯤 뜨고 허리를 굽혀 뒤뚱거리며 옆으로 걷는다는 윤형렬은 공연 3년이 지난 지금, 짝짝이가 된 두 눈과 허리 디스크를 영광의 훈장으로 안게 되었다. “콰지모도로 인정해 주실수록, ‘내가 너무 과대포장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해요. 아직 경험도, 내공도 부족해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콰지모도가 제 핸디캡이 될 수도 있고요. 을 할 때 조금만 흥분하면 얼굴이 이그러지는 거에요. “목이 말라” 그러면 이렇게(눈을 반쯤 찡그리며) 되는 거죠(일동 폭소). 땅에 떨어진 걸 줍는 장면에서는 이렇게(옆으로 기울이며 앉아) 줍고. 조금만 그런 게 나와도 ‘역시 꼽추는 어쩔 수 없어’,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물론 계셨어요. 제 인생의 큰 기회임에는 분명하지만, 워낙 강한 캐릭터이다 보니, 늪에 발을 담고 계속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더 조심하고 더 절실하게 하게 되요.” “이렇게 아름다운 무대와 작품 속에 서 있다는 감격에 눈물을 흘렸었다”는 서범석과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물 배치 뿐 아니라, 노래 반주만 들어도 눈물이 났다”는 윤형렬 등 두 울보에게 는 커다란 숙제를 남겨주었다. “다른 작품에서 일반적인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섰을 때 조금이라도 어색한 부분이 나온다면 관객들은 분명 콰지모도를 떠올리실 거예요. 또 ‘가수 하다 망해서 뮤지컬 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아직 계실 거고요. 하지만 예전에는 가수로서 알려질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기에 망했다라는 평가가 기분 나쁘기도 해요. 노래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인데, 노래로 미숙하지만 연기를 배워 나갔고, 그러면서 무대에 서는 게 정말 재밌거든요. 노래와 뮤지컬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노래도 목소리로 연기하는 것이잖아요.” 얼마 전 윤형렬은 동료 뮤지컬 배우들과 모여 ‘4ONE’이라는 그룹으로 새 음반을 선보였다. 문종원, 최수형, 김성민 등 4명의 멤버들이 서고 있는 뮤지컬 와 의 주요 넘버들이 실려있다.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라던 오랜 꿈, 가수로서의 활동을 풀어갈 새로운 기회에 상기된 모습이었다.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뮤지컬 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서범석은 “정말 다행스럽고도 소중한 일”이라며 운을 띄었다. “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받을 때 “이건 내가 아닌 프롤로가 받은 상”이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어요. 그게 사실이에요. 다른 작품도 열심히 했었는데, 이 역할을 하니까 비로소 인정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런 점들이 좀 속상해요. 우리 창작 뮤지컬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라이선스 작품이 워낙 퀄러티가 높으니까. 우리 뮤지컬의 숙제이기도 하죠.” 더하여 많은 작품 제의가 들어올 것 같은 지금에도 꾸준히 오디션장을 찾아가 후배 배우들과 함께 시험대에 오르는 뚜렷한 이유도 덧붙인다. “오디션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죠. 오디션에서 제대로 보여줘라,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럼 공연 때도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거냐, 하는 마인드를 심사위원들이 갖춰나가고 있는 게 너무 맘에 들어요. 남들이 바라보는 ‘서범석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도 있겠지만, 저는 ‘내가 어떻게 걸어가야겠다’가 또 있거든요. 뮤지컬 배우로서 노래로 승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극장이건 대극장이건 섬세한 연기에 대해서 많은 숙제를 가지고 있고, 그걸 풀고 싶어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는 연기, 설득력 있는 연기, 서범석이 아니라 인물의 모습이 내 몸을 통해서 나오기를 바라거든요. 저는 아직 훈련하는 연기 지망생일 뿐, 어디가서 감히 배우라고는 못해요.” 이들을 만났던 이른 아침엔 비가 몹시 내렸었다. 차에서 내려 우산을 들고 몇 발자국만 걸었을 뿐인데 두 발이 흠뻑 젖었던 그날, 두 사람은 아직 열지 않은 카페의 문을 가장 먼저 열고, 어디에서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올지 탐색까지 마치고 기자를 맞이했다. 뽀송한 이들의 바짓단, 아픈 허리를 잡아가면서도 1시간이 넘게 서서 웃고 또 웃던 윤형렬, 모든 것을 콰지모도에게 맞추겠다며 시종 일관 진지와 위트를 넘나들던 서범석. 장기 공연으로 모든 것이 관습처럼 흘러갈 것 같다는 예상은 부끄럽게 이지러졌다. 이로서 심중을 깊이 울리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종소리는 올해에도 거대하게 울려 퍼질 확신이 생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NDPK 제공 _ 장소협찬 : 느리게 걷기 청담점
2009.07.20 / 조회 27,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