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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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 신작 ‘향화’…송문선, 김나니 타이틀롤
▲ 송문선
서울예술단의 신작 창작가무극 '향화'가 내년 1월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다양한 소재의 창작가무극을 개발해온 서울예술단은 삼일운동의 물결이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던 기미년 삼월, 수원 지역의 만세운동을 이끌었던 ‘김향화 열사’에 주목하여 항일 여성 독립운동가를 소재로 한 신작 '향화'를 선보인다.
서울예술단과 경기지역 공연문화예술의 허브인 경기아트센터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창작가무극 '향화'는 1919년 3월 29일, 수원 지역의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수원권번 일패기생 김향화(金香花) 열사의 삶을 통해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 재조명하는 의미가 큰 작업이다.
'향화'의 주인공 김향화 열사는 본명이 순이(順伊)로 구한말 일제의 탄압 속 생계를 위협받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지만 18살에 이혼을 하게 된다. 이후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수원권번의 기생이 되어 ‘향기로운 꽃’ 향화(香花)란 이름으로 기적에 오른다. 평소 진취적이었던 성품의 김향화는 1919년 고종이 승하하자 기생들을 이끌고 대한문 앞에서 망곡례를 올렸으며, 3·1운동의 열기가 한창이던 3월 29일 일제가 강요한 치욕스러운 위생검사가 있던 자혜병원(수원 화성 봉수당 자리) 일대에서 수원권번 기생 30여명의 선두에서 독립만세를 외쳤다. 이 사건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어 유관순 열사 등과 함께 심한 옥고를 치른 후 행적이 묘연해졌다.
이번 작품의 극작과 연출을 맡은 서울예술단 권호성 예술감독은 “차별과 억압의 시대를 살았던 향화를 우리가 사는 이 시대로 소환해 실종되고 굴절된 여인들의 역사를 조명하려 했다.”며 작품에 대한 기획 의도를 밝혔다.
▲ 김나니
서울예술단은 누구보다 뛰어난 예인이었지만 기생이란 이유로 천대를 받았음에도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만세를 외쳤던 김향화 열사의 당찬 행보와 신념을 전통과 현재가 소통하는 가무극을 통해 올곧이 보여주고자 한다. 아울러 김향화 열사와 함께 만세를 불렀던 서른세 명의 수원권번 기생들의 이름들을 무대로 소환하여 한 명, 한 명, 그 이름을 불러 주려 한다.
이를 위해 공연계의 실력파 창작진들이 모였다. 국악과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승환 작곡가는 암울한 시대 속에서 독립이라는 꽃을 피운 김향화와 기생 33인의 만세소리를 되살리고자 클래식하면서도 아름다운 30곡의 넘버를 준비한다.
또한, 서울예술단의 대표작 '잃어버린 얼굴1895'의 백미로 꼽는 안무를 진두지휘했던 김혜림 안무가와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우현영 안무가의 협업으로 기생들의 검무, 장구춤 등 한국적인 정서가 가득한 춤사위가 무대를 수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예술단을 대표하는 송문선과 국악계 아이돌 소리꾼 김나니가 주인공 김향화 역을 맡아 그녀의 애환과 열의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자 한다.
2021년의 시작과 함께 서울예술단이 선보이는 신작 '향화'의 티켓은 오는 12월 4일(금) 오전 10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서울예술단 유료회원은 11월 30일과 12월 1일 양일간 40% 할인된 가격으로 선예매 할 수 있다.
창작가무극 '향화'는 2021년 1월 8일부터 1월 10일까지 경기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20.11.30 / 조회 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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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 ‘신과함께_저승편’ 조형균, 조성윤, 이석준 등 새로운 캐스트 눈길
서울예술단 '신과 함께_저승편'이 다시 돌아온다.
2015년 초연된 이 작품은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무대 언어로 구현해 호평을 받았다. 이후 2017년과 2018년 공연되었으며, 이번에 2년 만에 돌아온다.
이 작품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소시민 김자홍이 저승의 국선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저승의 대왕들과 지옥관문을 차례로 통과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착하게 살자'라는 메시지 위에 '구원과 심판'이라는 모티브가 더해진 공연은 7개의 지옥을 통과하며 심판하려는 자와 구원하려는 자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펼쳐진다.
이번에 네 번째 공연으로 돌아오는 '신과 함께_저승편'의 새로운 캐스트들이 눈길을 끈다.
저승 국선변호사 진기한 역에는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자 주연상에 빛나는 조형균과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조성윤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또한 법 없이도 살 착한 남자 김자홍 역에는 지난 두 번의 공연 모두 관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던 정원영과 서울예술단의 기대주 신상언이 번갈아 연기할 예정이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인간적인 츤데레 저승사자 역에는 서울예술단의 김용한과 강상준이 나란히 캐스팅되었다. 저승 최고의 권위자로 팔색조 매력을 보여줄 염라대왕 역에는 이석준과 초연부터 함께해온 금승훈이 캐스팅되었다. 워커홀릭 저승사자 해원맥 역은 최정수가, 해맑은 막내 저승차사 덕준 역은 김건혜와 이혜수가 더블캐스팅되었다. 마지막으로 억울한 죽음이 안타까운 원귀 역은 이기완이 맡았다.
서울예술단의 '신과 함께_저승편'은 3월 25일부터 4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의 티켓은 오는 2월 7일 오전 10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20.01.22 / 조회 5,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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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력적인 파티와 손님들이라니” ‘위대한 개츠비’ 체험한 기자들의 생생한 수다
크리스마스 시즌 영국의 작은 펍을 개조한 공연장에서 시작된 공연이 지난 연말부터 한국 관객들을 만나 큰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바로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다. 이 작품은 제이 개츠비의 초대를 받아 참석한 관객들이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재즈 시대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진 개츠비 맨션에 방문해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찰스턴 댄스를 추기도 하며, 개츠비의 티파티 준비를 돕는 등 공연의 일부가 되어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다. 플레이디비 기자 3인이 함께 ‘위대한 개츠비’를 체험하고 공연에 대한 여러 감상을 풀어보았다.
눈앞에서 배우들이 나에게 말을 걸고 함께 춤을 추기도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직접 체험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공연 '이머시브'
강진이: 공연을 본 소감이 궁금해요.
이우진: 관객 참여형 공연하면 어색한 느낌이 좀 있거든요. 아무래도 관객들이 소극적으로 참여하면 분위기가 살아나지가 않으니까요. 그런데 이 작품은 배우들이 파티 전 대기 장소에서부터 나와서 손님들에게 말을 걸면서 파티 시작 전 준비를 시켜주더라고요. 또 화려한 의상을 갖춰 입고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을 보니까 저도 ‘열린 마음으로 즐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김선경: 저는 공연을 볼 때 관객들에게 말 걸기를 시도한다거나, 어떤 정해진 틀을 깨고 뭔가를 하는 배우의 애드리브를 연출가가 의도했던 안 했건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작품은 정해진 그 안에서 완성도가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이머시브 공연이 트렌드이기도 하고, ‘위대한 개츠비’는 무대와 객석의 틀을 완전히 깨고 기존의 공연장을 완전히 벗어난 작품이라서 그 자체로 새롭고 거기서 오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강진이: ‘위대한 개츠비’가 ‘이머시브 공연’이라고 했을 때 방 탈출 게임 같은 그런 종류의 놀이 같이 보여서 기대가 됐어요. 공연을 위해 나름 파티 의상으로 챙겨 입으면서 저 스스로 되게 오픈 마인드로 왔다고 느꼈는데요. ‘함께한 관객들을 보니 더 열려야 하겠구나’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매력적인 파티에 더 매력적인 손님들 때문에 파티 분위기가 느껴지더라고요. 직접 맨션의 이곳저곳을 체험하면서 배우들의 연기를 눈앞에서 본다는 게 기존 공연과는 분명히 다른 형식이라 신선했어요.
개츠비 맨션 전용 출입구, 음악이 흐르는 메인 홀
파티 전 가볍게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드럭 스토어
관객이 최대한 즐겁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한
다양한 시도들이 돋보이는 ‘위대한 개츠비’
강진이: ‘위대한 개츠비’ 공연은 개츠비 씨의 파티에 초대되었다는 전제하에 진행되잖아요. 그래서 개츠비 맨션에 입장하는 방법이나(그래뱅뮤지엄 정문 말고 옆으로 돌아 개츠비 맨션 전용 입구를 사용),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음악이 흐르는 메인 홀, 또한 파티 중에 자유롭게 술을 포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 점, 배우들과 함께 파티를 준비하고,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배우 및 관객)과 춤을 추는 등 기존 공연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들이 돋보였어요. 또 여기에 온 손님들도 너무도 완벽히 준비를 하고 와서 깜짝 놀랐고요. 영어 이름까지 준비해서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이우진: 그러니까요. 그런 점이 관객들이 마음을 열고 왔다는 표시 같아서 처음부터 공연을 편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드럭 스토어에서 "여기 어떻게 오게 됐냐"라는 배우의 질문에 "개츠비와 영국에서 만난 적 있어서 파티에 초대받았다"고 말할 수도 있었고요. 배우들이 눈빛 보내면 같이 따라서 이동도 하고 춤도 추고 대화도 하면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선경: 심지어 물품 보관소나 맨션을 안내하는 스태프들도 파티 복장으로 입고 있잖아요. 그런 작은 디테일들까지 신경을 많이 썼더라고요. 그리고 제일 놀랐던 것은 관객들이었어요. 1920년대를 재현한 의상에 소품까지 착용하고, 정말 개츠비 파티에 여러 번 왔던 손님처럼 연기도 잘하더라고요.
서로 이야기를 맞춰보는 재미
함께 오더라도 각자 다른 이야기를 만나다
비밀의 방에 한 번쯤은 들어가보자
강진이: 우리가 개츠비 맨션에 입장은 같이 했지만, 파티 중에는 서로 흩어져 있었잖아요. 다들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개츠비 맨션은 메인 홀을 중심으로 사이드로 여러 개의 비밀의 방이 있다. 이 방은 캐릭터의 안내에 따라서만 입장할 수 있다.)
저는 2막에서 후반부에 한 번 빼고는 다 메인 홀에 있었어요. 파티가 시작되자 개츠비를 위해 약국을 운영하는 윌슨과 그의 아내 머틀이 재즈 노래를 부르며 파티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만들어주더라고요. 그리고 닉이 개츠비와의 인연을 소개하고, 개츠비의 첫사랑이자 데이지의 친한 친구인 조던 베이커가 손님들에게 찰스턴 춤을 상세히 알려줬어요. 춤을 가장 열심히 춘 손님과 베스트 드레서에게는 선물도 줬고요. 월슨이 아내 머틀과 다투는 장면도 보고, 또 아내 머틀을 위해 데이지의 남편인 톰과 거래하는 장면도 봤어요. 그 후 조던이 자신의 친구 데이지가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줬고요. 이후 윌슨이 개츠비와 데이지의 티타임을 준비하는 장면도 만날 수 있었고요.
이우진: 전 파티 시작 후 개츠비를 따라가서 개츠비가 연 투자 설명회 현장에 참석했어요. 거기서 실제 술도 마셨고요. 개츠비가 술을 주면서 “제가 만든 술이에요”라고 밀주라는 암시도 주고요. 거기서 개츠비한테 명함도 한 장 받았어요. 개츠비가 자신의 오른팔인 로지에게 아무도 모르게 명함을 건네면 그가 스포츠 게임을 할 때 어떤 팀에 배팅해야 되는지 이야기해준다고 했죠. 그래서 실제로 메인홀에서 로지를 만나서 명함을 건넸더니, 정보와 번호를 남긴 종이를 줬어요. 나중에 전화해보니 ‘지금 중요한 업무로 인해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로지의 안내 음성이 나오더라고요. 이건 그 투자 설명회에 현장에 있던 한 20명 정도만 제한적으로 경험한 거잖아요. 이런 것들이 재미있었어요. 사교계에 자주 참석하는 루실이 와서 개츠비의 비밀도 알려주고요. 개츠비를 견제하는 톰이 개츠비의 비밀을 손님들에게 묻고 다니기도 했어요.
김선경: 초반에는 메인 홀에 있다가 조지와 머틀이 다툰 후 머틀을 따라 머틀의 방으로 들어갔어요. 낡은 방이었는데, 수건이 걸려 있었고, 머틀이 짐 싸는 걸 도와줬어요. 데이지가 옷을 고르는 걸 함께하기도 했고요. 한 6개의 방을 들어갔다 나왔는데, 그런 공간이 주는 느낌이 ‘위대한 개츠비’의 이야기의 한 축이 되는 것 같아요. 다만 그런 소그룹을 따라가지 않아도 이야기를 놓치지 않을 정도의 내용만 보여주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왕이면 캐릭터들을 따라서 비밀의 방에도 들어가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참여한 만큼 즐거운 ‘이머시브 공연’
연기도 좀 할 줄 알아야 한다?
기존 관극 습관보다는 오픈 마인드가 중요
강진이: 공연에서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요?
김선경: 배우들이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고 말 걸기를 시도하거나 맨션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는 것은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배우들과 같이 연기를 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게 좀 힘들더라고요. 혹시 관객 중에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없을까? 돌발 상황은 없을까? 자꾸 그런 상상도 하게 되고요. 물론 대부분의 관객들은 예를 지키고 파티에 초대된 손님이라는 것에 충실히 빙의해서 이야기할 것 같지만... 엉뚱한 손님들도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관객 참여형 공연이지만, 참여한다는 것이 콘서트처럼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위대한 개츠비’는 배우들이 이야기할 때는 조용히 있어야 하고요. 손님으로 왔기 때문에 호스트의 이야기에 어느 정도 호응해줘야 하고요. 물론 가만히 있어도 되긴 하지만요. 기존의 공연장 객석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참아야 하는 부분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에는 완전하게 마음이 열리지 않았어요.
강진이: 관객들이 어떤 대답을 해도 배우가 자연스럽게 이끌어 가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간혹 엉뚱한 대답을 하더라도 재치 있게 응대하는 배우들의 노련한 순발력도 공연의 재미 요소라고 해요.
이우진: 그래서 영국 협력 연출이 기자들을 초대한 연습 공개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열린 마음과 배우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것이라고 했나 봐요.
강진이: 메인 홀에 모였다가 흩어졌다 하다 보니까 그게 이야기의 흐름에 방해는 안 되지만 캐릭터들의 디테일을 좀 놓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주로 메인홀에만 있다 보니 개츠비나 다른 캐릭터들이 손님들과 다른 방으로 이동하거나 여기저기서 이야기하고 있으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가 궁금했어요. 그런 거에 자꾸 신경이 쓰이고 하니까 파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약간 겉도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우진: 그래서 마음을 여는 게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이걸 공연 본다 생각하지 않고 정말 내가 개츠비 맨션에 초대받은 손님이라고 생각하면서 오히려 개츠비나 다른 인물들에게 저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 둘의 관계는 무엇인지 직접 물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참여한 만큼 즐거울 수 있고, 얻어낼 수 있는 게 이머시브 공연의 매력 같아요. 인터미션 시간이나 메인 홀에서 뒤쪽에 있으면 가끔 배우들이 “제 남자친구 톰 아세요?” 이런 식으로 지금 제 눈 앞에 있는 캐릭터들의 관계를 설명해주기도 하면서 혹여 다른 방에 있어서 뭔가를 놓치는 점이 있어도 극에 동화되게끔 해주더라고요.
강진이: 소규모라도 메인 홀에 라이브 연주하는 밴드가 있었으면 어떨까 싶었어요. 간간이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기도 하지만 라이브 음악이 파티 분위기에 더 어울릴 것 같아요.
원작을 몰라도 상관없지만
인물 관계도만 알고가도 공연의 이해도가 쑥쑥 올라가
강진이: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잖아요. ‘원작 자체가 이런 형식의 공연에 어울리나?’라는 질문을 하고 싶어요. 또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김선경: 맨션이라는 공간 자체는 개츠비의 이야기와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원작 소설은 닉이 바라보는 개츠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그 안에는 허무 같은 감성이 담겨 있는데, 공연에서는 작품이 가진 의미를 다 담기에는 전달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우진: 저는 제목만 들어봤고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내용의 큰 줄기는 따라갈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개츠비라는 부자가 있고 그 부자의 파티에 사람들이 초대되었고, 거기서 나의 첫사랑 같은 존재와 재회하지만 뭔가 문제가 발생하는 스토리. 이 자체는 간결한 것 같아요. 그러나 캐릭터 간 각자의 사연을 몰라서 그게 좀 답답했고, 캐릭터끼리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는 조금 어려웠어요.
놀라운 집중력의 배우들
공간을 자신만의 무대로 만들다
강진이: 배우들은 어땠나요?
이우진: 배우들이 순간순간 집중력이 좋은 것 같아요. 비밀의 방에서는 눈앞에서 배우들이 눈빛 연기로 분위기를 바꾸는 게 생생히 전달됐어요.
강진이: 저는 개츠비 역의 박정복 배우가 새롭게 보였어요. 그동안 봤던 작품에서 (‘오펀스’, ‘레드’,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강하고 어두운 이미지가 있어서 이런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이 어울릴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한순간에 분위기를 바꾸더라고요. 발성 자체가 훌륭하니 멀리 있어도 목소리도 잘 들리고요. 그의 연기가 돋보이더라고요.
김선경: 배우들이 진짜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도 정말 연기를 잘하고요. 맨션 곳곳에 방해 요소가 너무 많잖아요. 손님들이 눈앞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고요. 연습했던 타이밍이 안 맞을 수 있잖아요. 진짜 힘든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메인 홀에서는 다수의 손님을 상대로 하지만 비밀의 방에서는 서너 명만 두고 연기를 하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도 캐릭터의 감정이 그대로 유지가 되더라고요. 그 공간을 자신만의 무대로 확 만들어버리는 게 정말 놀랍더라고요.
의상은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신발은 편하면 편할수록 좋다
삼페인이나, 가벼운 칵테일로
파티 전 미리 텐션감을 끌어올리면 금상첨화
강진이: 마지막으로 ‘위대한 개츠비’를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관람 팁을 전한다면요?
김선경: 매번 이렇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메인 홀에서는 뒤쪽에 있는 편이 배우들 퇴장할 때 함께 다른 비밀의 방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책을 읽고 오기 부담스럽다면 영화를 보고 오면 좋겠어요. 그리고 춤을 알려줄 때 과감하게 춰보고, 배우들이 말을 시키면 웃으면서 같이 이야기하고요. 그래야 정말 이머시브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강진이: 체력이 중요해요. 그리고 꼭 파티 기분을 낼 수 있는 의상이나 화장, 소품 등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오히려 꾸미지 않고 오는 것이 어색함을 유발할 수 있겠더라고요. (웃음) 의자가 몇 개 있긴 하지만 계속 서서 봐야 하니까, 의상은 화려하게 차려 입어도 신발은 운동화나 단화를 추천해요.
이우진: 소설이나 영화를 보지 못했더라도 대략의 스토리나 캐릭터에 대해 알고 오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열린 마음으로 내가 배우가 됐다고 생각하면서 공연을 즐긴다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또 입장할 때 샴페인 한 잔 마시고 시작하세요. 적당히 어두운 조명이 있으니 부끄러할 필요도 없고요. 연인들끼리, 친구들끼리, 모임에서 단체로 드레스코드 맞춰 입고 와서 참여하면 정말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가실 것 같아요.
대담 정리: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1.14 / 조회 7,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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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상륙하는 ‘위대한 개츠비’ 연습 현장…개츠비 파티 맛보기 체험기
최근 들어 관객과 배우가 소통하여 즉흥적인 공연이 이뤄지는 이머시브 공연(Immersive, 관객 참여형)들이 제작돼 무대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런던발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도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의 소설가 F. 스콧 피츠 제널드가 남긴 동명의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객석과 무대가 분리된 전통적인 프로시니엄 공연장에서 벗어나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황금시대를 재현한 공간에서 관객과 배우가 직접 소통하며 현장성과 즉흥성을 추구하는 공연이다.
지난 9일, 오는 18일 개막을 앞둔 '위대한 개츠비'팀이 이머시브 공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영국 공연에서 데이지 역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협력 연출 에이미 번즈 워커는 “이 공연은 2015년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영국의 요크 지방의 펍에서 4주간 공연되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웨스트엔드에 진출하고 더블린을 거쳐서 한국에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한국 관객들을 위해서 공연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전통적인 공연 방식이 아니어서 관객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배우가 손을 내밀었을 때 ‘예스’라고 대답해 달라. 또한 연습은 본 공연처럼 관객이 없기 때문에 본 공연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 작품의 공연장에서 관객은 ‘제이 개츠비(Jay Gatsby)’의 대저택 파티에 초대되어 강렬한 재즈와 찰스턴 댄스가 유행하던 1920년대로 돌아간다. 관객들은 공연 중에 개츠비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공연장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극중 캐릭터를 쫓는 등 자신만의 관극 코스를 만들며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이날 총 7곡의 장면이 펼쳐졌다. 관객이 처음 개츠비 맨션으로 꾸민 공연장에 들어섰을 때 마주하는 광경 '프리 쇼'를 시작으로 제이 개츠비의 화려한 파티 모습과 개츠비가 그의 옛 연인이었던 데이지와의 티타임을 준비하는 장면 등이 이어졌다.
박정복, 강상준, 김사라, 이서영, 홍륜희, 마현진, 이기현 등 전체 배우들이 나와 넘치는 에너지와 흥을 발산하며 1920년대로 파티에 초대된 손님(기자)들을 이끌었다. 이날 손님들은 개츠비의 친구, 혹은 데이지의 친구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개츠비 저택의 일꾼이 되어 파티 준비를 돕기도 하며, 함께 파티를 즐기기도 했다. 배우들은 손님들에게 친근하게 손을 내밀고 의견을 구하며 극을 이끌어갔다.
3차까지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발한 에이미 협력 연출은 “배우들은 연기를 하는 동시에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을 데리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야 한다. 앙상블로서 배우들끼리 서로 도와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융통성 있는 배우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개츠비 프로덕션을 새롭게 만들 때마다 맨션 자체가 변한다, 한국 프로덕션의 개츠비 맨션에는 곳곳에 숨은 공간들이 많이 있다. 또한 전통적인 공연처럼 무대가 하나가 아니다. 메인 연회장이 있고 캐릭터에 따라 각각의 방으로 간다. 그래서 다양한 버전의 ‘위대한 개츠비’를 즐길 수 있다. 여러 방에서 동시 진행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세보지는 않았지만 7개 정도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라고 전해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들의 특별한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제이 개츠비 역의 박정복은 그간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약했다. 그는 “2019년 시작할 때 가장 해보고 싶었던 건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연출을 만나 다양한 것을 공부하고 싶었다. 우연히 '위대한 개츠비'의 오디션 영상을 보고 한국에서는 잘 하지 않는 독특한 방식의 공연이라는 걸 알게 돼 도전하게 됐다.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예술단에서 ‘굿바이 이상’을 통해 관객 참여형 공연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또 다른 제이 개츠비 역의 강상준은 “서울예술단에서 했던 '꾿빠이 이상'은 한 공간에서 관객을 만나고 무용극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신체 언어를 많이 썼다. 그렇지만 '위대한 개츠비'처럼 직접적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건 많이 없었다. 공간을 이동하는 것도 큰 차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에이미 연출은 “원작 소설은 닉의 내러티브를 따라가지만, 공연에서는 관객 각자가 따라가는 캐릭터에 따라 그들의 진실을 엿볼 수 있다. 관객들의 참여가 중요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개츠비 맨션에 오면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배우들은 관객들이 어떤 대답을 하든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에이미 연출은 “관객으로서 공연을 보러오기보다는 파티에 초대된 손님으로 와서 파티를 즐겨주면 좋겠다. 공연 시작 전에 규칙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니 아무것도 모르고 와도 좋다. 친구들끼리 와서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각각의 캐릭터와 친구와 되어 달라”고 강조했다.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는 오는 18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2월 28일까지 그레뱅뮤지엄 2층에 꾸민 개츠비 맨션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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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12.10 / 조회 5,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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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 박정복, 강상준 등 컨셉 사진 공개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가 오는 21일 국내 라이선스 초연의 개막을 앞두고 컨셉 사진을 공개했다.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유명한 고전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한다.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황금기이자 재즈시대를 느낄 수 있도록 재현된 공간에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관객과 배우가 직접 소통하며 현장성과 즉흥성을 추구하는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제이 개츠비(Jay Gatsby)’의 대저택 파티에 초대된 관객들은 1920년대로 돌아가 배우들과 함께 찰스턴 댄스를 추고, 재즈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또, 다양한 캐릭터들을 따라 ‘개츠비 맨션’에서 펼쳐지는 ‘개츠비’의 이야기를 적극적이고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컨셉 사진은 고전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제이 개츠비’, ‘데이지 뷰캐넌’, ‘닉 캐러웨이’ 등의 캐릭터들이 한국 배우들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한 사회 변화를 겪으며 재즈(Jazz)가 유행했던 1920년대 미국 사회의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주의를 반영한 화려한 의상과 생동감 있는 모습을 한 컷에 담아냈다.
제이 개츠비 역의 박정복과 강상준은 클래식한 턱시도를 갖춰 입고 하얀색 보타이(bow tie)로 세련미를 더했다. 깔끔한 웨이브를 포인트로 한 리젠트(Regent) 헤어 스타일은 남성적인 매력을 극대화해 데이지와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여유로운 백만장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데이지 뷰캐넌 역의 김사라와 이서영은 실크 소재의 이브닝 드레스와 화려한 악세서리를 매치해 청순하면서 우아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닉 캐러웨이 역의 마현진과 이기현은 브라운(Brown)과 카키(Khaki) 계열의 수트를 입고, 극을 이끌어가는 나레이터답게 차분하면서 온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톰 뷰캐넌 역의 이종석은 차가운 눈빛과 당당한 표정으로 항상 자신감 넘치는 재력가를 표현했다. ‘개츠비'의 약국과 바를 도맡아 운영하는 조지 윌슨 역의 박성광은 브라운 계열의 멜빵 바지와 베레모(beret)를 매치해 친근한 느낌을 연출했다.
홍륜희는 프릴(frill)로 장식된 화이트 의상에 터번(turban)을 매치해 도도하고 스타일리시한 조던 베이커를, 장향희와 정해은은 홀터 드레스(halter dress), 헤어밴드, 화려한 액세서리로 꾸며 쾌락을 즐기는 머틀 윌슨을 표현했다. 로지 역의 김찬휘는 네이비와 브라운 계열의 의상과 페도라(fedora)로 멋을 냈고, 루실 역의 이지은은 단발머리, 민소매 드레스와 깃털로 만들어진 헤어 밴드로 1920년대 여성들의 플래퍼(Flapper) 패션을 재현했다.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는 12월 21일부터 2020년 2월 28일까지 개츠비맨션(그레뱅 뮤지엄 2층)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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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12.05 / 조회 7,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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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무대로 돌아온 ‘다윈 영의 악의 기원’…"디테일로 승부"
어떻게 악인이 되어가는지 탐구한 호아킨 파닉스 주연의 영화 ‘조커’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계에서도 악의 근원을 파헤치는 작품,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지난 15일 개막했다.
2018년 초연한 서울예술단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故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원작 소설은 2016년 856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출간되었다. 두툼한 책 안에는 삼대에 걸친 가족에게 펼쳐진 숙명적인 사건들이 펼쳐지며 선과 악, 인간이 가진 악의 본질에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초연 당시 6일, 9회라는 짧은 공연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초연 공연 폐막 후 재공연과 음원 발매 요청이 쇄도했으며, 원작 작가인 박지리의 다른 소설들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16일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주요 장면이 공개됐다. 이날 40여 분간 펼쳐진 시연에서는 작품의 오프닝 곡인 ‘프라임스쿨’을 시작으로, 절도 있는 군무가 돋보이는 ‘척결’, 그레고리안 성가 형식을 차용한 ‘시험’, 작품의 주제 의식과 다윈의 내면을 담은 ‘용서할 수 없는 죄’, 적극적으로 삼촌의 죽음을 파헤치는 루미의 솔로곡 ‘안녕 루미’ 등 6곡의 넘버와 해당 장면이 펼쳐졌다. 초연에 이어 최우혁, 박은석, 강상준, 송문선, 최정수 등 주요 배우들이 다시 참여해 안정감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시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창작진과 주요 배우들은 빠른 시간 안에 재연 무대를 선보인 것에 입을 모아 기쁨과 감사함을 표했다. 제작진을 대표해 인사말을 건넨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어둡고 무거운 세계관을 담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초연 때 많은 관객들이 좋아해 줬다.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큰 관심에 깜짝 놀랐고, 감사한 마음으로 재연에 임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상위 1지구에 위치한 명문 프라임스쿨은 중세 수도원 건물을 개축한 기숙사 학교로 매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통과한 16살들이 입학하는 곳이다. 이곳을 배경으로 무거운 진실을 마주한 소년 다윈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자신의 세계와 결별하고 어른이 된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서 극의 몰입을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은 박천휘 작곡가가 만든 음악이다. 그의 음악은 클래식하면서도 웅장하고 어두운 느낌의 곡들로 작품의 정서를 전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박천휘 작곡가는 재연으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곡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연 때 ’사랑해야 한다’는 곡 자리에 ‘밤이 없었다면’이라는 새로운 곡이 추가됐다. 다윈이 악행을 하게 되는 계기 되는 곡이다. 초연 때 '사랑해야 한다'는 잘 쓰고 싶었는데 시간에 쫓기다 아쉬운 곡이 됐다. 초연 때 다윈의 캐릭터가 주인공이지만 쉽게 정서적으로 동조할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 인물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 많아 진정한 악을 완성하는 다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연에 ‘밤이 없었다면’이란 노래로 바꾸면서 악의 근원을 향해 가는 다윈의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었다. 초연과는 한 곡의 차이지만 전체적으로 연출의 디테일과 합쳐져 훨씬 어두운 곡으로 바뀌었다. 다윈이 관객보다 앞서 나가면서 그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보여주는 곡이다. 이번에 최우혁 배우에게도 원하던 어려운 곡이 갔다"라고 전했다.
오경택 연출은 “재연의 연출 포인트는 디테일이다. 원작 소설의 분량 자체가 900쪽이 되는 분량이다. 이것을 2시간 35분 안에 압축해서 표현을 하다 보니 대사 하나하나, 가사 하나하나, 배우의 표정, 호흡 하나하나가 모든 것이 원작의 표현들을 압축했다. 초연 때 넉 달을 고생해서 올렸지만 그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사소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지점들을 찾았다. 결국은 작품의 처음 출발이자 완성은 이런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초연의 큰 틀은 유지했지만 박천휘 작곡가가 새로 써 준 곡을 필두로 디테일을 잡아가면서 작품의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초연 때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 그는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기존의 있었던 대중문화 코드에 벗어났지만 그걸 구성하고 있는 건 대중적인 코드가 많다. 계급사회로 나눠진 세계관, 귀족학교, 살인, 스릴러, 추리 등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대중적인 요소들이다. 또한 삼대에 걸친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는 아들의 모습 등이 우리의 보편적인 정서와 생각을 자극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주인공 다윈 역으로 무대에 서는 최우혁은 “그동안 많다면 많은 작품을 해왔는데, 이 작품은 대본과 원작을 받자마자 손을 놓치 못하고 계속 읽었다. 말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가 없는데 뭔가 촉이 왔다. ‘이건 무조건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을 했다. 초연 때는 스트레스 때문에 잘 웃지도 못했다. 재연에 오면서도 부담감은 똑같이 있지만 그 중압감을 이길만큼 작품이 매력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다윈의 친구 레오 역의 강상준은 “재연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인 연습 전부터 전화 통화로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시 16살 소년을 연기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예술단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오는 10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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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스튜디오 춘)
2019.10.17 / 조회 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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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발레리노로 변신한 천만 배우 진선규의 모습은? 서울예술단 신작 ‘나빌레라’ 개막
서울예술단의 2019년 신작 '나빌레라'가 지난 1일 개막했다.
'나빌레라'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일흔 살에 발레에 도전하는 노인과 부상으로 꿈에서 방황하는 스물셋 청춘 채록의 발레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는 작품이다. 최근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천만 배우로 등극한 진선규의 참여로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지난 2일 '나빌레라'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일곱 개의 넘버와 해당 장면은 일흔의 노인 덕출이 발레를 처음 시작하고 배우는 과정이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펼쳐져 보는 내내 흐믓한 미소가 지어졌다.
주인공 덕출은 일흔의 할아버지로 모두가 안 된다고 하지만 일생을 통틀어 가장 진지하게 꿈을 좇는다. 덕출은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문경국 발레단의 문을 두드린다. 그는 그곳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록을 만나 그의 매니저 노룻을 하며 발레를 배운다. 꿈꾸던 발레를 배우는 덕출이 매일매일이 새롭다고 노래하며 구부러진 몸을 곧게 펴는 모습에서는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어진 장면에서는 문경국 단장이 발레를 배우던 도중 다친 덕출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발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덕출을 초대한다. 덕출은 그곳에서 조금만 더 해보고 싶다고, 한 번만 더 용기를 내보고 싶다고 노래한다.
서재형 연출은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쓰인 발레에 대해 “요즘 아이들은 취미 발레도 하지만 우리 세대나 윗 세대의 어른들은 발레를 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장면 시연에서도 나왔지만 발레의 전형적인 동작이 아니더라도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몸짓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예술이나 발레 같은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어렵게 생각하기 보다는 삶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기 웹툰 원작을 각색한 박해림 작가는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이 발레를 시작한다는 건 굉장히 드라마틱한 소재다. '그걸 어떻게 무대 위에서 표현할 수 있을까. 과연 발레가 무엇일까' 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주인공 덕출이 기억을 잃어가는데 몸의 뼈와 근육을 다시 바로 세우는 발레를 시작하는 것은 굉장한 메타포가 있다고 생각했다. 발레는 기본동작을 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다. 발레의 기본 동작이 땅에서 바로 서고 중력을 거스르고 하늘을 향하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우리의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발레와 덕출의 꿈과 열정을 연결해 자연스럽게 무대 위에 표현하고 싶었다. 이런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이 됐다면 이 작품에 꿈과 열정을 바친 제작진과 배우들의 몫이다"감사를 전했다.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출신으로 이번에 ‘나빌레라’의 안무가로 참여한 유회웅은 “덕출의 발레 장면은 덕출 내면의 아름다움과 그의 단순하지만 힘있는 발레 움직임에 충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 후 첫 공연을 앞두고 있었던 덕출 역의 진선규는 “공연을 오랜 한 것 같은데 매번 무대에 서기 전에는 너무 떨린다. 준비를 한 것 같은데 안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도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대사를 복습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위해 처음 접한 발레에 대해 “배우들 모두가 발레를 어려워했다. 발레를 비롯한 클래식이란 것이 빠른 시간 내에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최대한 기본 동작에서 충실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기본 동작이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채록 역의 이찬동은 "공연 자체가 관객들뿐만 아니라 배우에게도 따뜻함을 주는 작품이다. 가정의 달에 잘 어울리는 공연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소중함을 전달하는 '나빌레라'는 오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19.05.03 / 조회 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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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스토리에 발레의 매력까지…‘나빌레라’ 기대 포인트는?
‘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깨_저승편’ 등의 인기 창작가무극을 선보여온 서울예술단이 이번에는 동명의 웹툰을 무대화한 ‘나빌레라’를 선보인다. 서울예술단은 앞서 배우 진선규, 최정수를 비롯해 서재형 연출 등의 참여 소식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의 연습실을 17일 언론에 공개했다.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는 인생의 황혼기에 오랫동안 꿈꿔왔던 발레에 도전하는 69세 노인 덕출과 방황하는 23 살의 청년 채록이 발레를 통해 서로 교감하고 우정을 쌓아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2016년부터 이듬해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 랭킹 1위, 독자 평점 1위를 유지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영화 ‘극한직업’, ‘사바하’, ‘돈’ 등에서 활약하다 이번 작품의 덕출 역을 맡아 무대로 돌아오는 진선규를 비롯해 덕출 역 최정수, 채록 역 강상준과 이찬동 등 ‘나빌레라’의 배우들은 이날 30여 분간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생의 마지막 소망이었던 발레에 도전해 차근차근 동작을 익혀 나가는 덕출의 모습, 생활고에 시달리며 발레라는 꿈 앞에서 방황하는 채록의 모습이 교차되며 펼쳐졌고, 이어 채록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를 다독이는 덕출의 노래가 따스한 감동을 전했다.
‘연재 랭킹 1위’ 인기 웹툰의 따스한 메시지를 무대로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나빌레라’ 팀은 입을 모아 작품이 가진 따뜻한 메시지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다. 원작 웹툰 작가 훈(HUN)은 "'나빌레라'는 발레와 노인의 이야기라기보다 꿈과 열정,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며 “처음 기획했을 때는 스스로도 의심이 많았지만, 진심을 담아서 열심히 했다. 그걸 좋게 봐주셔서 이렇게 다른 창작물로도 만들어지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작품이 가진 진정성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다.
"평생 같은 책을 두 번 읽은 적이 없는데, ‘나빌레라’는 원작을 두 번 정독했다”는 서재형 연출은 “잔잔하지만 깊고 울림 있는 수작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웹툰을 뮤지컬 대본으로 각색한 박해림 작가는 “덕출과 채록이 처한 위치를 좀 더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각색했다”고 설명하며 “연출님께서 내용을 잘 압축해 녹여 주셔서 무대 위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기대감을 높였다.
김효은 작곡가 역시 “원작이 굉장히 따스하고 인간적인데다 용기를 주는 작품이라 자극적인 음악으로 다가가기보다는 그 따스함을 어떻게 구현할지를 많이 고민했다. 악기편성이나 편곡에 있어서도 최대한 원작에 방해가 되지 않는 쪽으로 작업했다”고 전했다.
69세 발레리노로 변신한 진선규는? 배우들 활약도 주목
배우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해 서재형 연출은 “발레를 어떻게 드라마에 잘 녹여낼 것인가에 중점을 뒀다. 발레와 노래, 연기를 하면서 몸을 잘 움직일 수 있는 배우가 진선규와 최정수다. 피나게 노력하고 있는 배우들이 최고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배우들에게 힘을 실었다.
최근 ‘극한직업’으로 영화계에서 천만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은 진선규는 ‘난쟁이들’ 이후 4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작년에 웹툰을 봤는데, 남들보다 늦게 천천히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덕출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 같았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며 “발레는 처음 배워보는데 다 어렵다. 2달 동안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가면 덕출의 상태가 될 것 같다. 원작의 감동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진선규, 최정수
진선규와 함께 덕출 역을 맡은 최정수는 "주위의 어르신들,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 노인 분들을 보면서 덕출이라는 인물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덕출은 발레라는 꿈에 도전하던 중 치매에 걸리게 되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극적인 상황이 ‘나빌레라’의 감동을 더 깊게 할 예정이다. 원작을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최정수는 “현재 힘들고 소외된 분들이 많이 오셔서 공연을 보고 힘을 내시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덕출에게 발레를 가르치며 그를 통해 삶의 역경을 이겨나갈 힘을 얻는 발레리노 채록은 서울예술단의 강상준과 그룹 브로맨스 출신으로 작년 ‘광화문연가’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했던 이찬동이 연기한다. 두 배우는 발레리노를 연기해야 하는 만큼 발레 연습에 특히 더 많은 노력을 들였다고.
▲ 강상준, 이찬동
채록 역을 소화하기 위해 체중을 10kg 감량했다는 강상준은 “화려한 동작들을 보여드릴 수는 없으니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에 스트레칭을 열심히 했다. 발레 동작이 자연스러워지려면 골반이 열리고 몸이 펴져야 되는데, 그런 건 속일 수가 없더라”고 그간의 연습 과정을 전하며 “작품을 준비하면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또래 친구들과 동생들이 많이 생각났다. 덕출과 채록의 이야기가 관객들과 잘 만나 소통된다면 이상적인 공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찬동은 발레에 대해 “몸이 뻣뻣한 편이라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도 “아픔을 참으면서 스트레칭을 할수록 동작이 미세하게 조금씩 예뻐지고 멋있어지는 게 매력”이라며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하면 보시는 분들도 자연스레 좋은 에너지를 받아가시리라고 믿는데, ‘나빌레라’도 그런 공연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과 권호성 예술감독 등도 참석했다. 원작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서 우느라 책을 잘 못 볼 정도였다. 이 정도로 감동적인 작품이라면 공연으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어 원래 예정돼 있던 작품을 라인업에서 빼고 ‘나빌레라’로 바로 바꿨다”는 유희성 이사장은 “우리 단원들의 베이스는 한국무용이지만, 워낙 춤에 일가견 있는 친구들이 많아 누가 봐도 손색없이 발레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빌레라'는 5월 1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나빌레라' 예매하기
2019.04.18 / 조회 6,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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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천재 작가의 소설이 무대로…‘다윈 영의 악의 기원’ 제작발표회
지난 4일, 한국적이면서도 참신한 소재를 발굴해온 서울예술단이 신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개막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고 박지리 작가가 2016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1지구부터 9지구까지 나눠진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철저한 계급 사회와 정의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박지리 작가는 2010년 스물다섯 나이에 ‘합체’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를 받으며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문단에 갑작스럽게 등단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원작의 편집자였던 사계절출판사의 김태희 팀장은 “문학을 배워본 적 없는 박지리 작가는 굉장한 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수줍음이 많아서 시상식에 두 번 정도 참석한 것 말고는 외부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 작가들도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고 만나보고 싶어 했다”고 작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날 본격적인 제작발표회에 전에 작품에 등장하는 3곡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엘리트들만 모여있는 프라임 스쿨에서 다윈과 자유를 추구하는 레오는 친구가 된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된 기쁨을 표현한 ‘친구’와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에 함께하는 매력적인 주인공 루미의 곡 ‘안녕, 루미’,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표현한 ‘윈저노트’를 선보였다.
서울예술단의 색을 입혀 무대화되는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어떤 모습일까?
최상위 계층이 사는 1지구의 명문학교 프라임 스쿨에 재학 중인 열여섯 살 다윈이 주인공인 이번 공연은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운 진실을 마주한 인간의 선택과 본성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오경택 연출은 "원작이 방대한 분량이고 무대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제한된 시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을 다 담아낼 수는 없다. 그래서 저희가 중심으로 잡은 건, 포스터 카피로도 사용한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 우리는 어른이 된다’라는 문장이다. 영원한 어린아이는 없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어른이 된다. 어린아이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가치들이 멸종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선과 악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극의 대본과 가사를 담당한 이희준 작가는 “원작 소설이 방대하고 다양한 가치들이 충돌한다. 작품의 본질적인 요소들은 훼손하지 않게 무대에 옮기는 것이 중요했다. 개인적으로는 루미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공연을 통해 더 보여주고 싶어서 루미 캐릭터는 소설과는 그 결이 조금 다르게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박천휘 작곡가는 “음악 작업은 아무래도 원작이 있다 보니 거기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오늘 들려드린 곡은 자리에 맞게 차분한 곡으로 골랐다. 공연을 보시면 더 강렬하고 화려한 곡들도 많다”고 전하며, “작업을 하면서 관객들이 등장 인물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하고 싶었다. 공연의 마지막 넘버 ‘푸른 눈의 목격자’라는 곡이 있다. 우리 작품은 굉장히 어두운 내용이지만 관객들에게 이 곡을 통해 위로를 주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박지리 작가에게 주고 싶은 곡이다”고 설명했다.
작품의 넘버를 시연한 박은석, 최우혁, 송문선, 강상준 배우는 입을 모아 “원작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전했다.
특히 박은석은 “저는 다윈 영의 아버지 니스 영으로 나온다. 니스 영은 그의 아버지부터 내려오는 죄의 대물림을 통해 아픔을 겪게 되는 운명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제 캐릭터는 더 소개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고 말을 아끼며, "우리 작품은 누구나 살면서 고민해봤을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과 대본에서 느낀 감동과 깊이를 연기로서 잘 담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으로 타이틀롤을 맡게 된 최우혁은 “부담이 되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다. 원작을 보신 분이나, 안 보신 분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난 6월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취임한 유희성 이사장이 취임 소감을 밝히며, 서울예술단만의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서울예술단 단원과 감독으로 20년 넘게 연을 이어왔다. 이곳은 나에게 친정이자 고향 같은 곳이다. 단원으로 있던 제가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돼서 감개무량하다. 서울예술단이 국공립 단체로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우리만의 색으로 타 뮤지컬과 변별력이 있는 작품과 레퍼토리를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리고 우리의 창단 목표 중의 하나가 남북 문화 교류도 있다. 남북 문화의 동질성과 다름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본질적인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취임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10월 2일부터 7일까지 단 6일 동안 9회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8.09.05 / 조회 5,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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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넘어 희망 그렸다…분단 상황 속 꽃핀 진한 멜로 ‘국경의 남쪽’
최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8월로 확정되는 등 남북관계가 다시 평화로운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분단상황으로 인한 아픔을 그린 또 하나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바로 지난달 29일 개막한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 작품 ‘국경의 남쪽’이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한 차승원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시간차를 두고 탈북을 하게 된 두 남녀의 애틋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2016년 초연된 이 작품은 분단과 탈북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정통 멜로의 형식으로 풀어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국경의 남쪽’ 프레스콜에선 주인공 선호 역을 맡은 최정수, 강상준을 비롯해 연화 역의 김건혜, 송문선 등의 서울예술단원이 전막 시연으로 무대를 꾸몄다.
사랑하는 연인 연화를 두고 가족들과 함께 어쩔 수 없이 탈북하게 된 선호, 그리고 그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어렵게 탈북에 성공한 연화, 힘들어하는 선호를 따뜻하게 품어주며 그의 아내가 된 경주, 세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진 스토리는 뻔하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성으로 펼쳐졌다. 또한 서울예술단 특유의 섬세한 군무와 넘버 역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2년 만에 ‘국경의 남쪽’을 다시 무대에 올린 반능기 연출은 “지금의 분위기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더욱 꺼내고자 했다”며 재연을 올린 소감을 전했다. 그는 “2년 전만 해도 남북 관계가 좋지 않았기에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랐을 것 같다. 이번 재연에선 이전에 없던 넘버 3곡을 추가하고 가사도 수정하며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집필한 정영 작가 역시 “초연을 할 때는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 같은 아픔을 얘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릿했다면, 이번 재연을 준비하면서는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으로 작품을 더 희망적으로 그린 것 같다”고 답했다.
초연에도 참여했던 최정수는 이번 시즌에 다시 한번 선호로 분하며 애틋한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최정수는 “그분(김정은)께서 분계선을 넘어오는 걸 보고 통일이 정말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초연 당시와 남북의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연기자로서의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다시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 ‘국경의 남쪽’을 통해 첫 주연을 맡게 된 강상준은 “부담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단원들과 합심해서 준비한 만큼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특히 선호 역을 위해 북한말을 연습한 그는 “사투리 구현만큼 중요한 건 대사 속 숨은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연습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놓았다.
또한 이번 시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최정수와 강상준이 선호 역할 뿐만 아니라 박형사 역할도 함께 맡는다는 점이다. 최정수가 선호 역을 맡을 땐 강상준이 박형사를, 강상준이 선호 역을 맡을 땐 최정수가 박형사로 출연하는 것. 두 사람은 “선호와 박형사 모두 연화를 사랑하는 역할이라는 점이 두 캐릭터의 공통점”이라며 “사랑의 결이 다른 두 인물을 번갈아 연기하는 것이 힘들지만 재밌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호의 남한생활 정착을 도와주다 사랑에 빠진 경주 역을 맡은 하선진은 “나 역시 분단을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온 세대였지만 요즘 들어 실감하는 바가 많다”고 털어놓으며 작품이 가진 매력을 꼽았다. “TV 속에서 남북의 두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며 뭔지 모를 울컥함을 느낀 국민들이라면 분명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오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2018.07.02 / 조회 3,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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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 바람 타고 2년 만에 돌아온 '국경의 남쪽'
2006년 개봉 동명 영화 원작 창작가무극
달라진 남북 관계 속 새롭게 공연 준비
"두 손 맞잡은 남북의 희망과 감동 담아"29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전막 시연회에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작품 자체는 초연 때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동시대의 상황이다. 지금 관객이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느낌은 초연과 전혀 다를 것이다.”29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7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전막 시연회에서 만난 연출가 반능기는 2년 만의 재공연에 대한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반 연출은 “극장이 바뀌면서 미장센도 달라졌고 넘버와 안무도 추가됐다”며 “지금 시대의 분위기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향한 변화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남북 분단과 탈북민 문제를 다룬다. 반 연출이 시대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초연 때와 지금 남북관계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6년 초연 때만 해도 남북관계는 거듭되는 핵실험과 개성공단 폐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으로 전에 없던 평화와 화해 무드로 남북관계는 전환기에 들어섰다.서울예술단이 2년 전 경?碩?남북관계 속에서도 ‘국경의 남쪽’을 무대에 올린 것은 남북문화교류를 위해 창단한 단체의 목표를 이어가기 위함이었다. 전막 시연회에 참석한 김덕희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은 “‘국경의 남쪽’은 초연 당시 남북관계에 대한 긴 안목을 갖고 북한과 탈북자 소재로 개발한 작품”이라며 “남북 관계가 화해 무드로 급진전하면이 이 작품이 지금 관객에게 보다 새롭게 다가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작품은 만주예술단 호른연주자인 청년 선호가 연인 연화를 북쪽에 놔둔 채 가족과 함께 탈북한 뒤 남쪽에서 또 다른 여인 경주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애틋한 멜로드라마다. 극본을 쓴 정영 작가는 “남북의 국경을 사이에 둔 남녀의 사랑 이야기지만 삶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국경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혼자서는 연주할 수 없는 협주곡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이야기를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초연 때는 이 작품이 치유할 수 없는 불치병 같은 아픔과 슬픔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재공연에서는 조금 더 희망을 갖게 됐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설 때 전 세계가 받은 감동처럼 이번 재공연을 통해서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은 서울예술단이 오랜만에 단원들로만 출연진을 꾸려 선보이는 공연이기도 하다. 단원들도 달라진 남북관계 속에서 작품이 보다 큰 감동으로 관객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경주 역의 하선진은 “저는 아버지가 이북에서 온 이산가족임에도 분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세대임에도 TV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는 걸 보며 울컥했다”며 “다른 나라 사람은 못 느끼는 그런 감정을 가져갈 수 있는, 온 국민이 봐도 좋은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호 역의 최정수는 “통일은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데 재공연을 앞둔 지금은 마음이 굉장히 달라졌다”며 “남북간에도 앞으로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은 7월 한 달 간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공동으로 ‘공연예술 남북교류 아카데미’를 열고 남북문화교류에 대한 대비책을 공연 기획자, 창작자화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향후 남북 교류에서도 민간과 협동해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6.29 / 조회 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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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집 생긴 두번째 저승行…'지옥의 탬버린춤' 보러 오세요
'신과 함께-저승편' 김자홍 역 정원영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1년 만에 재출연
긍정적인 성격으로 소시민 캐릭터 연기해
가족에게 물려받은 끼로 배우의 길 선택
"무대 위에서 마음것 춤추고 노래하고파"서울예술단 ‘신과 함께-저승편’에서 김자홍 역을 맡은 배우 정원영(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 재공연에 오른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신과 함께-저승편’에서 유독 눈에 띄는 배우가 있었다. 김자홍 역을 맡은 배우 정원영(33)이다. 김자홍은 소심한 성격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연민을 갖게 하는 캐릭터. 정원영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역할을 소화해 관객을 울리고 웃겼다. 커튼콜에서 보여준 흥 넘치는 무대는 덤이었다.올해 세 번째로 공연하는 ‘신과 함께-저승편’(3월 27일~4월 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도 정원영은 관객 호평에 힘입어 김자홍 역에 낙점됐다. 총 28회 공연 중 12회 출연한다. 현재 막바지 연습에 매진 중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정원영은 “다시 하고 싶은 작품에 같은 역할로 출연하게 돼 기쁜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다”며 웃었다.◇소심한 캐릭터 긍정적으로 표현‘신과 함께-저승편’에서 김자홍은 관객이 가장 먼저 감정을 이입하는 중요한 배역이다.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자홍은 저승변호사 진기한과 함께 7개의 지옥을 거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소시민 캐릭터라는 점에서 작품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정원영은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으로 어떻게 김자홍을 소화할지 고민했다. 작품 속에서 김자홍은 지옥을 방문할 때마다 “여긴 어디죠?” “저건 뭐죠?” “네?”라는 세 가지 반응만 보여주는 소심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정원영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나의 긍정적인 모습과 김자홍의 소심함이 잘 어울리는 방향을 고민했다”고 말했다.뮤지컬로서의 재미도 중요했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자신의 유쾌함을 김자홍에 녹였다. 발설지옥 장면에서 탬버린을 들고 춤추는 장면이 그렇게 탄생했다. 정원영은 “제 아무리 소심한 성격의 김자홍이라도 회식자리에서 한번쯤은 부장에게 맞췄을 것 같았다”며 “원작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밝고 재미있는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이번 공연은 연출가 김동연의 손길을 통해 지난해와 달라진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가사도 바뀌고 넘버도 추가된다. 서울예대 동기이자 절친인 배우 이창용, 서울예술단 단원 신상언이 같은 역할로 번갈아 오른다. 정원영은 “이창용은 억울함이 도드라지면서도 뛰어난 가창력을, 신상언은 원작과 가장 닮은 자홍을 보여준다”며 “세 가지 서로 다른 색깔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관객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착하게 살자’는 메시지와 함께 행복을 가져갔으면 한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신과 함께-저승편’에서 김자홍 역을 맡은 배우 정원영(사진=서울예술단).◇H.O.T 보며 무대 꿈…“열정으로 기회 찾아”정원영은 최근 TV를 통해 자신을 무대로 이끈 추억과 마주했다. 17년 만에 재결성한 1세대 아이돌 그룹 H.O.T다. 정원영은 어릴 적 H.O.T를 보며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을 꿈꿨다. 그는 “초등학교 때 강타의 바이브레이션을 흉내 내기 위해 엄청 노력했다”며 “그 노력이 지금의 노래 실력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끼는 타고났다. 정원영의 아버지는 배우 정승호이고 이모는 배우 나문희다. 어머니도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그가 서울예대 연극과를 선택한 것은 부모님의 모교였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처음에는 아들이 배우가 되는 걸 반대했다.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다. 정원영은 “아버지는 주변분들에게 ‘우리 아들은 대한민국의 뮤지컬배우다’라고 이야기하고 다니신다”며 “어머니도 ‘한이 맺힌 좋은 목소리를 너에게 물려줬으니 평생 잘 해라’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지금은 당당한 주역으로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그 시작은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앙상블이었다. 2007년 제대 직전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 ‘대장금’에 출연하면서 배우 인생을 시작했다. 앙상블에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떤 자리에서든 늘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 정원영은 “무대 뒤편에도 공연을 보는 스태프가 있는 것처럼 어디에서든 열심히 하면 누군가는 그 모습을 봐준다”며 “욕심이 아닌 열정으로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꼭 온다”고 말했다.정원영의 팬들은 그를 ‘햇살’이라 부른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 때문이다. 정원영은 “살아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된다”며 “그럴 때일수록 하루하루에 감사한 마음이 생겨 더욱 긍정적이 된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도 자신의 유쾌함을 마음껏 발산하고 싶다. 정원영은 “최근에는 유독 정적인 작품이 많았다”며 “‘헤어스프레이’처럼 마음껏 춤추고 노래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신과 함께-저승편’ 2017년 공연 장면(사진=서울예술단).서울예술단 ‘신과 함께-저승편’ 연습 장면(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15 / 조회 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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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홍길동 탄생시킨 일곱 서자의 꿈과 절망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칠서' 10일 개막
광해군 5년 일어난 계축옥사 다룬 팩션
박영수·정원영·박강현 출연…17일까지 공연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칠서’ 콘셉트 이미지(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고전 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을 재조명하는 팩션 사극 ‘칠서’가 오는 10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다.서울예술단이 신작 창작가무극으로 선보이는 ‘칠서’는 조선 광해군 5년(1613년)에 일어난 ‘계축옥사’를 소재로 하는 작품이다. 임진왜란의 후유증 속에서 신분질서가 흔들리며 새로운 사회를 향한 갈망이 고조되던 때 시대의 부조리 항거한 일곱 명의 서자들(칠서)이 일으킨 사건을 그린다.개혁을 꿈꿨지만 불안정한 왕권을 붙잡아야만 했던 광해, 광해를 도와 서자들과 함께 계급차별 없는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허균, 탈출구 없는 세상을 뚫고 나아가려 했던 서양갑과 칠서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투영해 보인다.신분차별 없는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젊은이들의 처절한 절망은 초인적 능력으로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었던 홍길동 같은 영웅을 탄생시켰다. 역사 속 사건을 바탕으로 ‘헬조선’ ‘흙수저’ ‘N포세대’ 등으로 표현되는 지금 시대의 청춘이 공감할 이야기를 동시대 관객에게 전한다.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창작진인 작가 장성희와 작곡가 민찬홍이 이번 작품을 위해 다시 만난다. 장 작가는 새로운 세상을 그렸던 청춘들의 꿈과 좌절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를 비춰본다. 민 작곡가는 강렬한 음악으로 청춘들의 기상과 염원을 담아낸다.연출가 노우성이 연출하고 음악감독 김성수가 편곡을, 한국무용 간판스타 이정윤이 안무를 맡는다. 무대 디자이너 오필영·조수영이 무대를 담당한다.배우 박영수가 홍길동의 모델이 된 서양갑 역을 연기한다. 허균 역은 배우 정원영이 맡는다. 광해 역에는 최근 JTBC ‘팬텀싱어2’에 출연해 주목받은 배우 박강현이 캐스팅됐다. 최정수, 정지만, 김용한 등 서울예술단 단원들도 함께한다.‘칠서’는 오는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3만~8만원. 인터파크, 충무아트센터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7 / 조회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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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정원영·박강현 '칠서'로 홍길동·허균·광해 변신
11월 초연하는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조선 광해군 때 일어난 계축옥사 소재
29일부터 예매 시작…조기예매 30% 할인 혜택(왼쪽부터) 서울예술단 ‘칠서’에서 서양갑, 허균, 광해 역을 맡은 배우 박영수, 정원영, 박강현(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박영수, 정원영, 박강현이 ‘홍길동전’이 처음 등장한 조선 광해군 시대의 역사적 인물로 무대 위에 오른다. 서울예술단은 이들 세 배우를 캐스팅한 신작 창작가무극 ‘칠서’를 오는 11월 선보인다.‘칠서’는 조선 광해군 시대 세상을 바꾸고자 혁명을 도모했으나 역사의 희생양이 된 일곱 명의 서자(칠서)와 이들을 모델로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쓴 저자 허균을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홍길동전’의 탄생 비화를 다루는 팩션 사극이다.광해군 5년(1613년)에 일어난 계축옥사를 소재로 한다. 서얼들이 조선왕조에 조직적으로 저항한 최초의 움직임으로 ‘칠서지옥’으로도 불리는 사건이다. 시대의 부조리에 항거한 서자들이 일으킨 난으로 ‘홍길동전’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박영수는 칠서의 우두머리이자 홍길동의 모델이 된 서양갑 역을 맡는다. 허균 역에는 정원영이 캐스팅됐다. 광해 역은 최근 JTBC ‘팬텀싱어2’에 출연해 주목받고 있는 박강현이 연기한다. 서양갑을 비롯한 서로 다른 성격의 일곱 서자로는 서울예술단 단원인 최정수, 정지만, 김용한 등이 출연한다.서울예술단의 또 다른 팩션 사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작가 장성희, 작곡가 민찬홍 콤비가 두 번째 작업에 나선다. 연출가 노우성이 연출을 맡아 대중성과 예술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작품을 선보인다.오는 29일부터 인터파크, 예스24를 통해 예매를 시작한다. 서울예술단 유료회원은 26일과 27일 이틀간 40% 할인된 가격으로 사전 예매를 할 수 있다. 오는 10월 13일까지 예매하는 관객에게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티켓 가격은 3만~8만원. 오는 11월 10일부터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6 / 조회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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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지 말고 느끼세요"…이상한 공연 '굳빠이, 이상'
소설가 김연수의 동명 소설 창작가무극으로
'이머시브 공연'으로 객석·무대 경계 허물어
서사 형식도 파괴…관객마다 '호불호' 반응
서울예술단 "공공단체로서 새로운 시도 해야"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장 입장 전에 가방이나 짐은 물품보관소에 맡겨주세요. 공연 관람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21일 막을 올린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은 공연 시작 전 짐을 맡겨야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다. 객석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데다 공연 진행 과정 속에서 관객이 한 번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여기서 끝이 아니다. 관객은 공연장에 입장할 때 스태프들이 사전에 나눠준 가면을 써야 한다. 공연 시작 전에는 극장 로비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과일을 깎는 배우들도 미리 만날 수 있다. 매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는 관객도 100명으로 제한된다. 그야말로 ‘이상한’ 공연이다.작가 이상의 80주기를 맞아 선보이는 ‘굳빠이, 이상’은 소설가 김연수가 2001년에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서울예술단은 이번 공연을 최근 공연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머시브 공연’(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공연)으로 기획했다. 그동안 예술의전당에 주로 공연을 올렸던 서울예술단이 객석과 무대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블랙박스 시어터인 CKL스테이지를 공연장으로 선택한 이유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가면을 쓰고 공연장에 들어서면 관객은 서 있는 상태로 공연의 시작을 맞이하게 된다. 작가 이상의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노래와 함께 10~15분 남짓 펼쳐진다. 이들 속에서 깨어난 이상은 자신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관객들 사이로 내려온다. 그때부터 관객은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앉아 공연을 감상하게 된다. 앉는 자리에 따라 배우들의 모습이 잘 안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머시브 공연 특성상 어디에 앉든 감상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보통의 공연은 객석에 앉아 무대 위 배우의 춤, 노래, 연기를 일방적으로 바라본다. 이런 관람 태도에 익숙한 일반 관객에게 ‘굳빠이, 이상’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극 전개도 ‘기승전결’의 익숙한 서사 형식에서 벗어나 있다. 이날 개막 전 기자들과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막 시연회에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서사 형식마저 파괴한 극 내용이 산만하다는 지적이 있었는가 하면 오히려 신선해서 좋았다는 평가도 있었다.창작진이 이러한 형식을 선택한 것은 작품의 주제인 작가 이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형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출가 오루피나는 “이번 공연을 위해 창작진이 가장 많이 이야기한 것은 이 작품을 익숙한 공식대로 만들지 말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각색을 맡은 극작가 오세혁은 “작가 이상다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연극이나 뮤지컬처럼 하나의 형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배우들도 창작진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상 역을 맡은 세 명의 배우 중 한 명인 김호영은 “이상은 독자가 이해하기 위해 글을 썼다기 보다 오히려 이해할 수 없음을 느끼게 하기 위해 글을 썼다”면서 “우리 공연도 이상의 작품처럼 일종의 전시를 보는 것처럼 와서 있는 그대로 느끼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김연수 작가는 이날 관객과 함께 가면을 쓰고 시연을 지켜봤다. 김 작가는 “그동안 이상을 다룬 작품은 이상의 삶을 소개하거나 이상에 대한 추문을 소비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상 문학의 본질로 들어가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면서 “그런 원작의 의도를 공연으로 잘 표현해줘 놀라웠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께’ 등으로 서울예술단을 만난 관객이라면 ‘굳빠이, 이상’은 더욱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김덕희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은 “국립예술단체로서 예술가에게 창작과 실험의 기회를 주는 것도 서울예술단이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라면서 “‘굳빠이, 이상’은 공동단체로서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김호영 외에도 서울예술단 단원 최정수, 김용한과 뮤지컬배우 김호영이 이상을 함께 연기한다. 이들은 각각 ‘감각의 이상’ ‘육체의 이상’ ‘지성의 이상’을 맡아 이상의 서로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고석진, 이기완, 박혜정, 김성연, 이혜수, 형남희, 정지만, 송문선, 조우식, 강상준, 유승현, 신상언, 최예솔 등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이상의 주변 인물을 연기한다.30일까지 서울 중구 다동 CKL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전석 6만원. 19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의 한 장면(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2 / 조회 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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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이 곧 무대…보여드리죠, 시인 이상의 '민얼굴'
창작가무극 '?A빠이, 서울'
소설가 김연수·극작가 오세혁
이상 공연·전시행사로 인연
2년 만에 작품으로 다시 만나
죽은 사람의 얼굴 본떠 만든
'데스마스크' 둘러싼 이야기
이상 시점에서 주변인물 다뤄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원작 소설가 김연수(왼쪽), 각색·작사 맡은 극작가 오세혁(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5년 바로 이 장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2년 만에 다시 만나니 기분이 남다르네요.”소설가 김연수(47)와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36)은 최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이상의 집’에서 재회했다. 두 사람은 2015년 김 작가가 시인 겸 소설가 이상(1910~1937)의 타계 78주기를 맞아 기획한 행사 ‘이상과 13인의 밤’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날 두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재회한 게 색다른 듯 악수를 나누더니 이내 대화를 이어갔다.△이상 작품으로 문학 매력 알게 돼두 사람이 이곳에서 다시 만난 이유는 서울예술단이 이상의 80주기를 맞아 선보이는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21일부터 30일까지 CKL스테이지) 때문이다. 김 작가가 2001년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이 원작이다. 오 작가가 각색과 가사를 맡았다. 첫 만남과 두 번째 만남 모두 이상이 연결고리가 됐다.‘이상과 13인의 밤’은 연극·영화·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이상에 대한 공연과 전시를 하는 행사였다. 당시 오 작가는 연출가 이윤택·조광화 등 평소 알고 지내온 사람들 13명으로부터 이상에 대한 증언을 모아 낭독공연으로 선보였다. 김 작가는 “긴 분량으로 굉장히 역동적인 공연이었다”고 2년 전을 회상했다.오 작가는 김 작가의 팬이었다. 예전부터 김 작가의 또 다른 장편소설 ‘밤을 노래한다’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 오 작가는 “김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면 자꾸 무언가를 부탁하게 될 것 같아서 첫 만남 이후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서울예술단의 ‘굳빠이, 이상’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며 웃었다.두 사람에게 이상은 특별한 존재다. 김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이상의 작품을 읽은 뒤 이과에서 문과로 ‘전과’를 결심했다. 김 작가는 “이상은 처음으로 좋아한 문인”이라면서 “이상을 접하기 전까지는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문학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상을 통해 문학은 이해를 하지 못해도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오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 이상의 수필 ‘권태’를 읽고 그에게 매료됐다. 오 작가는 “어린 나이였지만 내용이 너무 우울해서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권태로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때부터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나를 자극하기 위해 틈틈이 ‘권태’를 읽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콘셉트 이미지(사진=서울예술단).△시인 백석에도 공통된 관심이날 두 사람은 이상을 좋아한다는 사실 외에도 서로에게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인 백석에 대한 관심도 그 중 하나였다. 오 작가는 백석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앙코르공연을 준비 중이다. 오 작가는 “전혀 다른 이상과 백석의 감수성을 왔다 갔다 하며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김 작가는 기회가 된다면 백석의 이야기를 소설로 쓸 계획이다. 그는 “백석이 북한에 간 뒤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하다. 아들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도 시를 썼지만 발표하지 않고 그 종이를 휴지로 썼다고 한다. 언젠가 소설로 쓰고 싶은 이야기다”라고 말했다.두 사람의 인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품 중 희곡으로 다시 쓰고 싶은 작품으로 ‘밤은 노래한다’를 꼽았다. 김 작가는 “오 작가가 라이벌이다”라며 웃었다. 이에 오 작가는 “김 작가가 ‘밤은 노래한다’를 희곡으로 쓴다면 내가 직접 연출하겠다”며 화답했다.△정체성 주제로 한 ‘관객 참여 공연’소설 ‘굳빠이, 이상’은 이상이 죽기 전 서양화가 길진섭이 그의 죽기 전 얼굴을 데스마스크(죽은 사람의 얼굴에서 직접 본을 떠서 만든 안면상)로 떴다는 소문을 바탕으로 한다. 데스마스크의 진실 여부를 취재하는 김연화 기자, 이상을 동경한 나머지 그의 삶까지 모방한 서혁민, 재미교포 출신으로 이상을 연구해온 피터 주 등 세 인물의 시점으로 이상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김 작가는 “세 명의 화자가 이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소설로 담았다”고 말했다.공연은 원작과 달리 이상의 시점에서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을 취한다. 오 작가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상도 자신이 죽는 순간 자신의 얼굴이 어땠을지 궁금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각색 방향을 설명했다. 공연에 앞서 대본을 읽은 김 작가는 “소설과 달리 이상이 직접 자신의 얼굴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점이 흥미로웠다”며 무대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이번 공연은 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이머시브 공연’으로 제작한다. 관객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는 극장 안에서 자유롭게 배우들의 연기를 바라볼 수 있다. 노래·무용 등 여러 가지 재능을 지닌 서울예술단원들이 주인공이 된다. 오 작가는 “관객들은 노래를 잘하는 연기자, 또는 춤을 잘 추는 연기자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이들의 다양한 얼굴을 통해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이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서울예술단 ‘굳빠이, 이상’ 원작 소설가 김연수(왼쪽), 각색·작사 맡은 극작가 오세혁(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19 / 조회 1,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