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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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로맨틱 코미디 빅 3 - 밀당의 탄생, 카페인, 커피프린스 1호점
춥고 어두웠던 겨울이 물러나고 있다. 동장군도 눈꼴사나워 절로 뒷걸음치게 한다는 늑대 코트, 여우 목도리 하나 없는 그대들이여. 히트텍, 기모 바지, 야상점퍼에 어그부츠는 꼭 가지고 있어야 했던 머스트 윈터 아이템이었다지. 다 안다. 남자들도 바지 안에 쫄쫄이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앞뒤 모르는 개나리가 잔망스럽게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기 전에, 개구리가 개골 하며 살얼음을 뚫고 튀어 나오기 전에, 기꺼이 오는 이 봄을 사랑의 기운으로 맞이해 보자.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김종욱을 찾아보려 옥탑방에서 고양이와 울어도 보고, 삼순이가 있다는 베이커리에서 조각케익도 사 먹어 본 후라면, 여기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는 떠오르는 로맨틱 코미디 무대 세 편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연인이 되어가는 그들만의 유쾌한 이야기에, 사랑을 만드는 유익한 힌트들이 숨어 있다. 연애 테크닉 전수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선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퓨전 사극이 무대 위에도 등장했다. 코믹 연애 사극이라는 타이틀을 단 은 ‘선화공주 연애비사’라는 부제를 달고 삼국시대를 무대로 펼쳐진다. 용모가 뛰어나기로 소문난 진평왕의 셋째 달 선화 공주가 알고 보니 클럽 죽순이, 연애의 달인이라는 발칙한 설정에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판소리, 랩, 타령 등이 가미된 음악극으로 남녀 연애 고수가 만나 ‘밀고 당기는’ 현란한 테크닉을 활용, 연애에 골인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서동 빌고 당기기의 절대 고수. 꽃미남. 여자 꾀나 홀리는 사나이었으나 한 여자에게 꽂히면 일편단심 두려울 것이 없다. 선화공주 넘치는 끼를 밤마다 클럽에서만 분출하는 내숭 100단 요조 숙녀. 앙큼하고 발랄한 신라시대 공주. 클럽 헌팅 그녀를 차지하기 위한 서동의 ‘서동요’ 사건, 그를 곁에 두기 위한 선화 공주의 동거 결심? 로열 패밀리이나 평민을 가장하는 남녀. 서로의 상태(선수)를 알아봄. 지금과 사뭇 기준이 달랐던 완벽남 해명 왕자의 등장과 자기 실속, 남의 실속 다 차려주는 시종들. 신라 최고의 스캔들 메이커 선화 공주는 밤마다 클럽을 드나들며 남자들을 유혹하며 즐기던 와중, 또 다른 연애 고수 맛둥도령 서동과 눈이 맞는다. 하지만 정혼자인 당시 최고의 킹카 해명 왕자가 이를 알게 되고 선화 공주는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연애 멘토 등장 드라마틱한 사랑이야기? 그건 드라마에서만 있는 이야기. 뮤지컬 은 짝을 찾아 헤매는 현실 속 남녀가 주인공이다. 사랑에 우는 여자에게 멘토를 자청하는 사랑에 웃는 남자. 앙숙이었던 이들의 관계는 점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사랑에 주저하고 사랑에 자신했던 두 사람이 어느 새 카페인처럼 서로 중독되고 있는 모습이 달콤하고 유쾌한 멜로디로 펼쳐진다. 지민 매력 넘치는 소믈리에. 카페의 ‘밤’ 타임 매니저. 여성 친화력이 월등하나 아직 정착하지는 않았다. 세진나와 사귀고 헤어진 남자는 다음에 결혼 100%. 한번, 아니 두 번은 우연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계속 사귄 남자들에게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가 되고야 마는 비운의 여인. 딱히 할 일이 없어, 할 수 없이 타의적 워커홀릭이 된 바리스타. 카페의 ‘낮’ 타임 매니저. 사랑에 대한 정의를 적어 놓는 카페 칠판. 남자의 이중생활. ‘못생긴’ 지민의 진심 어린 연애 멘토링. ‘잘생긴’ 지민을 향한 세진의 두근거림. 못생긴 남자와 잘생긴 남자가 낮과 밤으로 번갈아 등장. 자신과 헤어진 남자친구는 반드시 그 다음 여자친구와 결혼에 골인하는, ‘남자친구의 끝에서 두 번째 여자’ 세진에게 몇 개의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빈티지에서 신상까지 폭 넓은 여성들을 관리하며 사랑을 즐기는 남자 지민은 자신의 존재를 속이고 연애 멘토로 나선다. 못생겼지만 마음은 따뜻한 친구의 조언에 따라 좋아하는 남자에게 접근하는 세진. 그러나 좋은 친구인 줄 알았던 연애 멘토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의 존재를 안 세진은 심한 혼란에 빠진다. 연애 못할 상황은 없다 2007년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모았던 소설이, 이번에는 뮤지컬로 탄생한다. 은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젊고 돈도 많고 잘생긴 남자 카페 주인과 ‘커피 프린스’ 카페에서 일하는 훈남 종업들의 이야기. 취직을 위해 남장을 감행하는 용감한 여주인공을 비롯 젊음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최한결 싸가지 없는, 그러나 뉴욕으로 떠나고 싶은, 카페 ‘커피 프린스’의 사장. 뉴욕행 티켓과 집안의 원조를 위해 자신을 믿지 못하는 집안 사람들이 내걸은 ‘카페 매출 300% 증가’ 미션을 이뤄내고자 다짐한다. 고은찬 다단계로 전세금을 날려버리는 철없는 엄마를 둔 딸.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수도 없이 하고 있으나, 또 하나를 추가해야 입에 풀칠을 할 수 있기에 ‘커피프린스’ 구인광고 전단지를 보고 카페를 찾는다. 맞선 자리에서 연출된 300만원 짜리 상황극. 선 따위에 관심 없는 한결을 고은찬이 구해주다. 가공할 만한 위력의 우연한, 우발적인, 잦은 스킨십. ‘내 뺨을 때린 여자는 네가 처음이었어’와 ‘내 입술을 훔친 남자는 네가 처음이었어’. 동성에게 끌리는 첫 경험 앞에 당혹스러운 사장님과 사장님을 좋아하게 된 종업원의 두근거림. 드라마나 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동성연애자 등장. 맞선녀를 내쫓기 위해 '동성 대리 애인'역으로 고용했던 쥐방울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난 님자 사장. 입술을 훔쳐간 첫 번째 사람, 싸가지 남자를 또다시 만났지만, 취업을 위해 남자 행세를 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종업원. 이들이 부딪히며 발생하는 스파크가 왠지 따뜻하다. 이 정도는 해보고 연애를 꿈꾸자!밀당의 탄생, 카페인, 커피프린스1호점이 알려주는 You Must Do it!속이기밀당은 신분을 속이고, 카페인은 인물을 속이고, 커피프린스는 성별을 속였다!다 보여주면 재미 없어! 적당한 신비주의는 필수!역경스캔들로 집에서 쫓겨난 선화공주의 믿음을 얻기 위해 온 정성을 다하는 서동(밀당의 탄생),남자와 헤어지고 울고 있는 세진에게 연애 멘토가 되어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지민(카페인),위기에 처한 카페의 매출을 위해 종횡무진 한마음이 되는 두 사람과 몸과 마음이 아플 때를 비롯, 난처한 위기상황에서 서로를 위해 헌신하게 되는 한결과 은찬!(커피프린스 1호점) 처럼 사랑하는 상대가 위험에 처하면 온 마음을 다하여 돕는다!음악극 ~4.29 PMC대학로자유극장 뮤지컬 ~4.8 컬쳐스페이스 엔유 뮤지컬 ~4.29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PMC프로덕션 / 디자인: 김서연
2012.02.27 / 조회 14,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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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뭐볼까] 과감하고 재기 발랄한 ‘밀당’ 공연!
연인들의 필수 연애 전략인 ‘밀고 당기기’를 담아낸 연극 두 편이 대학로에서 공연 중이다. 음악극 ‘밀당의 탄생’은 삼국시대 ‘서동요’ 설화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밀고 당기기’가 신라 시대부터 시작됐다는 독특한 발상 아래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를 담는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현대의 젊은 연인들의 ‘밀고 당기기’를 담는다. 우연히 하룻밤을 같이 보낸 한 남녀가 서로 알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그동안 연인과의 ‘밀고 당기기’에 지친 관객이라면 밀당 연애 비법을 알려줄 연극 한 편은 어떨까?천 년을 간직해온 전설 속 ‘밀당’의 비밀!음악극 ‘밀당의탄생-선화공주연애비사’1월 29일까지 PMC 대학로 자유극장음악극 ‘밀당의 탄생’은 코믹연애사극이라는 부제로 진행된다. 최근 ‘성균관 스캔들’, ‘공주의 남자’ 등으로 물살을 타고 있는 시대로맨스물이다. 음악극 ‘밀당의 탄생’은 ‘밀고 당기기’라는 주제를 서동과 선화공주의 구전설화로 풀어낸다. 극 중 선화공주와 서동은 연애를 해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남녀의 심리전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선화공주는 해명왕자라는 정혼자를 두고 있지만 노는 것을 좋아해 밤마다 그 시절의 클럽을 드나든다. 선화공주는 서동과 밀고 당기기 비책을 주고 받다 진짜 사랑에 빠지고 만다. 작품은 밀고 당기기의 비책과 함께 시원하게 웃고 즐기는 달콤한 로맨스를 선사한다.이번 공연은 국내 초연이다. 연극적 방식에 음악을 더했다. 음악극 ‘밀당의 탄생’은 현대무용의 동작과 랩, 판소리, 타령 등의 다양한 장르가 가미된 7곡의 음악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영화 서편제의 고수이자, 문화관광부 전 장관 김명곤이 직접 배우들에게 ‘소리’하는 법을 지도해 화제를 모았다.원나잇 스탠드, 그 뒤에 펼쳐진 진짜 연애담연극 ‘극적인 하룻밤’1월 22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우연히 하룻밤을 같이 보낸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솔직 담대한 스토리와 재치 있는 연출로 20대와 30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분에 당선돼 무대에 오른 작품이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 속 정훈과 시후는 옛 연인의 결혼식장에서 만난다. 막무가내로 하룻밤을 보내자는 시후의 요구에 낯설어하지만 정훈은 결국 응한다. 시후는 그의 방에서 자살을 시도하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친해진다. 작품은 원나잇 스탠드로 시작됐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사랑하게 되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담는다.이번 공연은 1월까지 연장 공연을 확정지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초연배우인 성두섭, 민준호, 손수정이 합류했다. 또한, 새로운 얼굴인 장윤진이 합세해 새로움을 더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의 연장공연에는 ‘성두섭, 손수정’, ‘민준호, 장윤진’, ‘최대훈, 김보나’, ‘최지호, 박민정’ 커플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07 / 조회 6,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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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의 탄생>, 연애의 비법, 여기에 있소이다
“어설픈 밀당은 독이요, 완벽한 밀당은 약이다” 밀당을 하다가 튕겨져 나갔다면, 밀당 때문이 아니라 죽어도 찾아볼 수 없는 너의 매력 때문이다. 완벽한 밀당도 밀당이지만 매력도 키워라. 고급 연애기술을 풀어낸 코믹연애사극 이 3일, 연습공개와 제작발표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고수 추정화 배우의 추임새와 ‘세상구경’, ‘소문은 바람을 타고’등 랩, 판소리, 타령을 접목시킨 음악이 연습실의 분위기를 한껏 돋궜다. 성시경, 아이유의 ‘그대네요’등 발라드곡의 등장과 깨알같이 분포된 CF 패러디, 재치 넘치는 대사들이 웃음의 포인트로 작용한다. 서윤미 작가가 연출, 대본, 작사, 작곡으로 참여한 은 PMC 프러덕션이 선보이는 창작 연극으로 삼국시대 선화공주와 서동의 연애스캔들을 재창작, 남녀 사이의 연애심리를 담고 있다. 서윤미 연출은“대학교 동아리에서 공연을 올리는 것처럼 정말 재미있게 작업을 했다, 선수들 (실력좋은)인 배우들 덕분이었다”며 “훌륭한 배우들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로 재미있고 새로운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밀고당기기의 절대고수, 꽃미남 서동 역에는 성두섭, 홍희원이 앙큼하고 발랄한 신라시대 공주, 선화공주에는 이정미와 문혜원이 더블캐스팅 됐다. 낮은 코, 찢어진 눈으로 삼국시대 얼짱으로 통했던 선화공주의 정혼남 해명왕자 역에는 김대종, 오대환이 출연한다. 웃음 핵심포인트로 등장하는 남이 역과 순이 역의 육현욱, 김해정의 열연도 덧붙여졌다. 삼국시대 클럽죽순이, 선화공주 (이정미), 서동 (홍희원)너, 괜찮다! (김해정, 육현욱)새초롬 컨셉의 선화공주 (문혜원), 여유만만 서동 (성두섭)벌써 여기로?!삼국시대 우주 초특급 미남, 해명왕자 (김대종)"너 정말 못 생겼구나", 삼국시대 꼴뚜기 서동소문내는 방법, "쉿, 너만 알고 있어!"대학로에 탄생한 코믹연애사극, 은 11월 15일부터 PMC 대학로자유극장에서 오픈 런으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11.02 / 조회 1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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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할 수 없다면 ‘삶의 한 부분을 잃는 것’
뮤지컬 배우 김수용은 뮤지컬 ‘렌트’, ‘뱃보이’, ‘햄릿’, ‘노트르담 드 파리’, ‘남한산성’ 등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아 연기했다. 그는 현재 MBC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환상의 커플’에 출연 중이다.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다. 부담되지 않냐고 묻자 “그냥 대본에 있는 대로 했다“고 말한다. 연기를 “살아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하는 배우 김수용을 만났다. - 최근 근황은?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뮤지컬 ‘환상의 커플’ 공연을 하고 있다. 다음 작품으로 ‘코요테 어글리’를 준비 중이다. - 최근작 ‘환상의 커플’은 어떤 작품이고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MBC에서 방송 했던 드라마가 원작이다. 드라마에서 오지호 씨가 했던 장철수 역을 맡았다. - 뮤지컬 ‘환상의 커플’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관전 포인트는 드라마 속 장면이 어떻게 뮤지컬이 가진 장르적 특성으로 바뀌었는지 비교해서 보는 것이다. ‘환상의 커플’ 드라마를 보셨던 분이라면 드라마 내용에 노래를 입힌 장면들이 참신하고 재밌을 것이다. - 드라마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미 기존에 있었던 ‘장철수’라는 캐릭터를 표현할 때 가장 중점을 뒀던 점은?그냥 했다. 대본에 있는 그대로 ‘장철수’를 표현하려고 했다. 나는 드라마에서 ‘장철수’를 연기했던 오지호 씨와 생긴 것 자체가 다르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장철수’를 오지호 씨와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고 오실수도 있다. 오지호 씨가 너무 잘했기 때문에 드라마 속 인물에 대한 향수가 있을 수도 있다. 뮤지컬 ‘환상의 커플’은 연기하는 배우가 김수용이니 어쩔 수 없다.(웃음) 대본의 상황에 맞춰서 충실하려고 했다. - 자신의 출연작 중 특별했던 작품이 있다면?전부 다 특별했다. 빈 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모두 소중한 작품들이었다. 비슷한 작품들을 연속으로 해본 적 없다. 항상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 때문에 항상 어려웠고 재밌었다. 내게는 작품 하나하나가 도전이다. -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의 한 장면을 꼽자면?기억에 남는 장면이 너무 많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맞다. 출연했던 작품들은 다 내 자식 같다. - ‘환상의 커플’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장철수’가 혼자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다. ‘나상실’과 ‘장철수’가 티격태격하다가 상실이 삐져서 집을 잠시 나간다. 그 때 버스정류장에 있는 상실을 보고 노래하는 장면이 있다. 장철수가 ‘왜 나상실을 좋아하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너의 곁에 항상 함께 있겠다’는 내용인데 그 장면이 가장 좋다. -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너무 많다. 프랑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도 좋아하고 헤드윅의 ‘wig in a box’도 좋아한다. 남한산성에서 ‘다른 길’이란 곡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길’의 세 번째 버전이다. - 지금 하고 있는 작품이 창작뮤지컬이다. 한국 창작 작품 중에서는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은지?한국뮤지컬 중에 해보고 싶은 작품은 많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작품도 해보고 싶다. 뮤지컬 ‘서편제’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좋다. 내가 원래 대극장이나 소극장 안 가린다. 좋은 한국뮤지컬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은 모든 배우들이 같은 생각일거다. - 창작뮤지컬에 대한 배우로서의 입장은?명칭부터 정리하고 싶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뮤지컬을 지칭할 때 ‘창작뮤지컬’보다는 ‘한국뮤지컬’이라고 했으면 좋겠다. 이지나 연출가님과 다른 선배들도 한국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라이선스 작품을 들여와 재창작을 할 수도 있다. 모든 작품은 창작인데 한국뮤지컬만을 들어 창작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현재 한국뮤지컬의 장르적 시도와 제작 편수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뮤지컬의 역사는 짧다. 아직은 여러 부분에 있어서 모든 것이 부족하다. 제작 여건도 원활하지 않다. 시간을 갖고 다져지는 작업이 있었으면 한다. 좋은 배우들과 스텝들과 제작사가 함께 작업하고 있다. 환경이 많이 부족하다. 잘 만들어진 한국뮤지컬이 생각보다 나오기 어렵다.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미래를 다져나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지금은 노력하고 있는 단계다. - 배우 김수용에게 뮤지컬은 어떤 의미인가?내 삶의 한 부분이다. 나는 연기하는 사람이다. 만약 연기를 할 수 없다면 삶의 크나큰 한 부분을 잃는다. 사람들에겐 저마다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연기는 내게 살아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그 이유가 없어지는 거다. 뮤지컬은 내 삶이고 인생이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23 / 조회 7,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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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카리스마에서 로맨틱한 감성까지, 뮤지컬 배우 김수용
“사실 저 진지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자리에서 제가 진지하면 정상회담 돼요. G20 정상회담.” 등에서 보인 선 굵은 연기와 에서의 달달한 로맨틱 감성까지,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이는 뮤지컬 배우 김수용과 팬과의 만남. 결의에 찬 오달제의 아우라 대신 시종 유쾌한 모습으로 팬들을 맞이한 그가 수습하는 듯한(?) 멘트를 건네자 다시 폭소가 터진다. 의 장철수라는 모처럼 밝은 캐릭터로 관객을 마주한 김수용과의 만남. 팬들의 진지하거나, 혹은 유쾌한 질문이 이어졌다. 아역배우에서 뮤지컬 배우가 된 계기가 있나요? 뮤지컬을 하게 된 동기는 굉장히 간단해요. 재미있었거든요. 연극영화과에서 극장청소, 전단뿌리는 일부터 시작하는데 이런 것들이 재미있었어요. 대학에 들어가서 연기에 대한 소위 나만의 개똥철학이 생겼는데, 배우는 연기뿐 아니라 모든 걸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마침 군대를 제대하고 우연히 창작 뮤지컬을 봤는데 제가 항상 흠모하던 배우들이 연기, 춤, 노래를 모두 완벽하게 소화하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란 작품이었는데요. 내가 생각한 게 이거였구나 싶었어요. 아역배우 출신이었기 때문에 장점도 있지만 아역 이미지 때문에 오디션도 수백번 떨어졌습니다. 연기는 굉장히 하고 싶고, 그러다 보니 뮤지컬이 절실한 꿈이 되더군요. 모든 생활이 뮤지컬에 맞춰졌어요. 아침에 학교가서 수업이 끝나면 뮤지컬을 스터디 한다고 음악 듣고, 대본 분석하고, 만난 적도 없는 기획사 대표님에게 대뜸 전화해서 뮤지컬이 하고 싶으니 대본하고 악보를 구해달라고 하기도 했죠(웃음). 뮤지컬과는 운명적인 어떤 게 있지 않았을까 해요. "안녕하세요, 김수용입니다" 짝짝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뮤지컬에서 춤과 노래는 낯설지 않았나요? 저는 어려서부터 뛰노는 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중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운동으로 진로를 권할 정도였죠(웃음). 독서실 간다고 하고 풀밭에서 서태지 형들, 현진영 아저씨 춤을 따라 하곤 했어요. 대학에서 봉산탈춤도 배웠고요. 내 몸은 날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어요. 연습한 만큼 몸은 기억을 하더라고요. 노래 역시 낯설지 않은 게 어려서 아역 배우를 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에 만날 음악을 들었어요. 어른들이 같이 놀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음악을 많이 듣고 좋아하는 노래는 무조건 따라 불렀죠. 어려서 이불 속에서 노래 부르다가 혼나기도 하고, 노래방이 생겼을 땐 자주 이용했죠(웃음). 원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선배님들도 그게 많은 도움이 됐을 거라고 말씀해주시군요. 에서 장철수 역은 어떤가요? 사실 처음엔 이 작품 안 하겠다고 했어요. (오)지호 때문에(웃음). 저와 지호는 피부색부터 달라요. 지호가 구릿빛이면 전 희고, 그 친구 키가 184면 전 그렇지 않고. 처음에 걱정이 돼서 ‘왜 하필 나를 부르셨나’고 할 정도였어요. 그런데..설득이 달인이시더군요. 배우를 믿어주시니까 저도 열심히 하게 되고요. 밝은 캐릭터는 모처럼 맡으신 거 같아요. 주위 분들이 처음 뮤지컬 시작할 때 저는 강하거나 카리스마 있는 역할은 절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후 계속 무겁고 성격 있는 역할이 주어지더군요. 어느 순간 저는 강한 건 잘하지만 부드러운 역할은 잘 어울리지 않는 배우가 돼 있더라고요(웃음). 할 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어요. 저도 강한 캐릭터를 하다 부드러운 역할을 하니 적응하는데 시작이 걸렸지만, 막상 올라가니 오달제보다 더 어울린다고 해주시더라고요. 이미지 한 번 굳혀볼까, 이런 생각도 나요(웃음). 하지만 아마 조만간 다음 작품은 다시 강한 캐릭터를 맡을 것 같아요. 진지하거나, 장난스럽거나. 시선집중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한 모든 작품에 애착이 가요. 뭐 하나 버리질 못하겠어요. 왜냐하면 작업을 하면서 단 하나도 마음 편하게 한 적이 없거든요. 배역에 대한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정말 캐릭터 생각밖에 안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해주는 작품은 에요. 왜 하필 사람이 아닌 게 어울리는지 정말 궁금한데(웃음). 이 배역은 뮤지컬에서 흔치 않는 캐릭터에요. 박쥐인간이라 처음엔 허리도 펴지 못하고 짐승처럼 연기해야 했죠. 개인적으로도 참 재미있었어요. 작품 고를 때 기준이 있다면요. 간단합니다. 가장 먼저 연락이 오는 작품을 우선시 해요. 내가 오디션을 보는 작품이 아니면, 사실 일정이 엉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뒤에 다른 작품이 들어왔다고 딜하는 것도 웃기고, 그럴 능력도 없어요. 여담이지만 전 학창시절에 밀당을 너무 못해서 짝사랑을 많이 했습니다. 수십번 채여 봤고요(일동 폭소). 그런 능력이 태생적으로 없나봐요. 제일 처음 들어온 작품이 가장 우선이고. 다른 작품이 연락 오면 솔직하게 이야기 해요. 고맙지만 못한다고. 이게 가장 깔끔한 방법 같아요. 기억나는 큰 실수가 있나요?뮤지컬 역사상 최악의 실수는 다 했죠. 시즌3 첫날 너무 긴장한 나머지 대사가 생각 안 나는 겁니다. 마침 공연을 오래하신 이준 형님이나 혜선이가 그날 공연이 아니라 대사를 말해 줄 사람이 없었어요. “다음 대사가 뭐야? 모르니?” 물어봐도 그날 배우 중에선 말해 줄 사람이 없었던 거에요. 그런데 하우스 등이 켜졌어요. 대표님이 너무 당황해 정신이 혼미해진 나머지 등을 눌러 버린 거에요. 5초 침묵 후 대사가 간신히 생각났죠. 이게 끝이 아니었어요. 물을 뿜는 장면에선 벌러덩 넘어지고. 객석에선 ‘억!’ 하는 소리가 들리고(웃음). 진짜..이제는 말할 수 있는 에피소드네요. 오가는 선물 속에 싹트는 싸인^^특별히 하는 몸관리가 있다면 공개해 주세요.공연을 준비하면 2주에 한번씩 이비인후과에 가요. 특별히 이상이 없어도 점검을 위해서요. 항상 보온병에 꿀물, 도라지탕을 가지고 다니고 공연기간 동안은 커피, 우유, 초콜릿, 탄산 등은 절대 마시지 않아요. 잠은 항상 6시간 이상 자려고 하고. 말은 쉬워도 지키기가 쉽진 않더군요. 매번 공연 시작하기 전 어떤 마음을 가지나요. 저는 항상 공연 시작하는 날 소품, 세트하고 인사를 해요(웃음). 공연 마칠 때까지 잘해보자, 파이팅이다. 손가방한텐 어디 숨어있지 마라. 이런 것 있잖아요. 이유는, 재미있지 않나요?(일동 폭소) 동질의식도 생기고. 앞으로 맡고 싶은 역이 있다면요? 하고 싶어요. 줄기차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콜이 안 오네요(폭소). 사실 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른 작품 준비 중이라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죠. 도 하고 싶어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5.30 / 조회 14,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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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돌아오는 거야! 뮤지컬 <환상의 커플>
“꼬라지 하고는”, “지나간 자장면은 돌아오지 않아”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명대사, 명장면이 압축된 로맨틱 뮤지컬 이 무대에 올랐다. 단순한 남자 장철수와 기억상실에 걸린 재벌 상속녀 조안나가 만나면서 펼쳐지는 로맨스를 담은 은 지난 5월 10일 첫 무대를 시작했다. 원작 드라마를 바탕으로 스피디한 전개가 특징인 이 작품에는 강자와 공실장의 로맨스가 새롭게 추가됐다. 연극 극본을 맡았던 이주영이 연출 겸 극본을, 뮤지컬 음악감독 황지현이 작곡 겸 음악감독을 담당했다. 뻔뻔하고 단순한 남자주인공 ‘장철수’역에는 뮤지컬배우 김수용과 김보강이, 오만하고 건방진 재벌 ‘안나조’와 ‘나상실’ 역할은 신주연과 이가은이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공연장면"하나, 둘, 셋! 하면 놓는거야!"장철수와 조안나의 대결 (김보강, 신주연)'사모님이 싫어하니까 바꿔~'"네 얼굴을 싫어하시겠다, 가리자"마음에 안 들어, 싹 바꿔!기억이 없는 나라서, 기억상실 나상실(신주연) 추억이 있는 나라서, 철수의 사랑 오유경(박소향)너에게 향하는 내 마음, 장철수(김수용)누가 강자일까요?강자와 공실장 러브라인~(강신혜, 김동규)'왜 날', 조안나와 장철수(이가은, 김보강)‘아기자기한 로맨스 뮤지컬’을 표방하는 은 7월 30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5.27 / 조회 1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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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환상의 커플>
“등 대극장용 공연을 제작하며 허세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뮤지컬 핵심 관객인 2~30대 연령층이 볼만한 트렌디한 뮤지컬을 만들고 싶어서 을 제작하게 됐다.” MBC의 대학로 첫 입성작, 뮤지컬 이 지난 26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본격적인 출항소식을 알렸다. 원작 드라마 ‘환상의 커플’은 20%를 넘는 시청률, 2006 MBC 연기대상 주요부문을 휩쓴 작품으로 개성강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환커페인’을 탄생시키기도 했던 작품이다. 드라마의 기본 플랫을 고수하며 원작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각색을 최소화했다고 밝힌 이주영 연출가는 “16부작에 해당하는 드라마를 100분 안에 압축시키기 위해 스피디한 전개, 만화적인 기법이 필요했다”고 밝히며 “아기자기한 로맨틱 코미디를 만나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뻔뻔하고 단순한 남자주인공 ‘장철수’역에는 뮤지컬배우 김수용과 김보강이, 오만하고 건방진 재벌 ‘안나조’와 기억상실 ‘나상실’로 1인 2역을 소화할 여주인공에는 신주연과 이가은이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사모님 마음에 들도록, 다 바꿔!""싹 바꿔!" (안나조, 신주연)"넌 또 떠나잖아" (김보강, 이가은)강자와 정실장 사랑 이야기 추가!김보강 김수용“꼬라지 하고는”, “지나간 자장면은 돌아오지 않아”등 추억의 명대사를 만나볼 수 있는 뮤지컬 은 오는 5월 10일부터 7월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4.27 / 조회 1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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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잘하는 배우보다 ‘좋은 배우’” 하지만 둘 다 하는 배우 서현철
2004년, 2006년, 2009년 그리고 2010년 뮤지컬 ‘판타스틱스’에서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으로 무대를 장악,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배우 서현철을 만났다. ‘연기파’라는 말은 그의 이름 앞 수식어가 된 지 오래다. 대학로 대표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너와 함께라면’에서 코믹 명품 연기를 보여줬던 그는 최근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거친 털보장씨 역으로 리얼한 연기력을 선보여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무대에서는 눈물 쏙 빠지는 코믹 연기로, 브라운관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연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배우 서현철, 이제 그는 ‘서현철’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어떤 역이든 믿고 맡기는 연예계 보증수표가 됐다. 그가 뮤지컬 ‘판타스틱스’의 헨리역으로 관객 앞에 섰다. Q. 이번 2010 뮤지컬 ‘판타스틱스’에서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요?그동안 헨리 역만 했었는데 지금은 아버지역도 같이 해요. 처음보다 웃음코드가 저하되긴 했지만 장단점이 있어요. 작품에서 헨리 역이 주는 재미가 너무 커서 드라마에 방해되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었거든요. 작품 초기에 매년 헨리 역은 그대로 갔으면 좋다고 했었어요. 작품과 함께 나이를 먹는 거죠. 그래서 유독 헨리 역에 대한 애착이 있었어요. 지금은 작품 자체에 대한 애착으로 돌아왔죠. 헨리 역은 코믹한 광대라면 아버지역은 귀엽고 따뜻한 캐릭터에요. Q. 두 역할을 병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헨리 역만 했을 때는 완전한 노인을 연기하면 됐어요. 분장도 검버섯, 수염으로 덮여있었죠. 현재는 아버지역이 변장한 헨리를 연출해야 하니까 리얼리즘만 추구해서도 안 되고, 오버해서도 안 되고요. 그 선을 찾는 게 어려웠어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전보다 의도적으로 어설프게 하면 색다른 재미를 줄 수는 있겠지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은 거의 같이 가고 있어요. Q. 뮤지컬 ‘판타스틱스’는 서현철씨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무대는 릴렉스된 연기를 원해요. 연기를 하다 보면 엉뚱한 곳에 힘이 들어갈 때가 많아요. 힘을 뺀 상태에서 연기하기가 쉽지가 않죠. 노인역은 제 개인적으로 연기수업에 굉장한 도움을 줬어요. 뭔가 보여주려는 열의는 있으나 어색할 때가 있잖아요. 어울리지 않는 역을 할 땐 더욱 그렇죠. 이제는 무대에서 편안히 서있을 수 있게 됐어요. 힘없는 노인네라고 지친 것처럼 힘을 다 놔버리면 안돼요. 적절히 힘이 들어가는 부분에 알맞은 힘을 줘야죠. 호흡이나 타이밍, 속도에 조금씩 변화를 줘가면서 나름의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다른 연기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Q. 무대에서의 ‘서현철’만 본다면 평소 굉장히 활발하실 것 같아요. 생각보다 차분하고 진지하신 것 같은데 평소 성격이 어떠신가요? 주변 동료들이 웃기게 생기지 않았는데, 웃기니까 더 웃기다고 해요. 관객 분들보다 배우들끼리는 더해요. 저를 보기만 해도 그냥 웃어요. 초반에 배우들이 하도 웃어서 ‘왜 웃냐?’ 했더니 더 웃더라고요. Q. 무대에만 서다가 드라마에서 연기해 본 소감이 어떤가요?동료들이 어색할 거라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특별히 그런 건 없었어요. 가장 다른 것은 카메라가 화면을 잡고 마이크가 있다는 건데, 멀리 소리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낯설었죠.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초반에는 과하게 한 부분도 있더라고요. 드라마는 느끼는 감성 그대로만 연기하면 되는데. 연극 무대는 감성과 소리전달이 동시에 돼야 하니까요. 처음에는 그게 적응이 잘 안됐어요. 촬영 때, 문근영씨가 작은 목소리로 대사를 하는 거예요. ‘그게 전달이 잘 될까?’ 했는데, 브라운관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더라고요. 한편으론 드라마가 부담감이 덜해요. 드라마는 컷하면 다시 할 수 있지만 연극은 그럴 수 없으니까요. 무대가 더 긴장돼요. Q. 30대에 대기업 사원이었는데, 급작스럽게 그만두고 배우의 길을 선택하셨어요. 어떻게 그런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되셨어요?집에서는 다들 난리가 났어요. 아버님이 집 나가라고 하시고(웃음). 당시 인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어요. 중등, 고등, 대학교 그리고 직장생활, 너무 뻔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진급이라는 목표는 저와는 안 맞는 것 같았죠. 곰곰이 생각해보니 중학교 때부터 연극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당시 그런 건 특별한 사람이 하는 거고 저 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고민을 하다가 결정을 내렸어요. ‘고생스러워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라는 생각에 회사에 사표를 냈어요. 너무 크고, 이기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에 누구에게 원망도 핑계도 못했죠. 결과는 제가 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직장을 포기하고 연극을 선택했던 그때의 그 마인드가 인생에 많은 도움이 돼요. 대학로 극단에 입단하니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았어요. 어린 친구들이 조급해하고 서두르더라고요. 저는 목표가 없었어요. 끝까지 연기 할 수 있고, 이 직업으로 생활만 됐으면 했죠.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어’ 생각하며 조급해하지 않았어요. 한번은 영화 캐스팅 제의가 들어와서 연극을 못하겠다는 한 친구가 있었어요. 영화계로 갔지만 잘 되지도 않았죠. 전 흘러가는 데로 가면 ‘그게 내 길이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해요. 영화 제의가 들어왔던 적이 있어요. 그 때 두 작품을 하고 있었는데, 하나만 포기하면 시간을 맞춰 준다고 했지만 거절했어요. 놓지 않았던 두 작품 중 하나가 뮤지컬 ‘판타스틱스’였어요. 남들은 저더러 바보라고 했죠. 지금 생각하면 잘한 것 같아요. 지금은 결혼하고 애도 있는데, 잘사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편해요. Q. 배우로서의 목표는요?막연하지만 ‘좋은 배우’가 되는 거예요. 잘하는 배우보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극은 함께 가는 거니까요. ‘배우는 사람을 공부하는 거다’란 대사가 있어요. 사람으로도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간혹 자존심 때문에 선후배에게 질문을 못하는 경우가 있죠. 편하게 하면 서로 발전이 있는데 안타까워요. 편안 형처럼 질문하고 서로 돕는 연습분위기가 되면 연극도 잘 만들어져요. 몰랐던 서로의 가능성도 발견하게 되고요. 만약 혼자 하는 연기라면 모노드라마를 해야겠죠. 상대 배우에 맞춰주는 배우가 좋아요. 어떤 배우던 상대 배우에게 맞추려고 해요. 안 맞으면 방법을 고민하고 방법은 생기기 마련이죠. 그러다보면 많이 늘어요. 맞춰주면서 얻는 게 많아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요?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찍고 여기저기서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어요. 공연을 계속 하면서, 드라마를 병행하게 될 것 같아요.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어요.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2 / 조회 6,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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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밤을 밝히는 당신은 낭만, 달빛 오르골 ‘판타스틱스’
‘Try to remember’ 멜로디가 어디선가 흘러나오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며, 눈은 지그시 감기고 입가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번진다. 마냥 설레어지는 이 음악은 다름 아닌 뮤지컬 ‘판타스틱스’의 오프닝 넘버이다. 1960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 ‘판타스틱스’의 명넘버이지만 뮤지컬보다 성시경, 유열 등이 불러 더욱 잘 알려져 있다. 뮤지컬 ‘판타스틱스’는 이같은 낭만적 넘버 뿐 만 아니라 기분상승제라도 넣은 듯, 입가에 머금는 잔잔한 함소(含笑) 를 짓게 하는 로맨틱한 장면으로 가득하다. 아름다운 두 남녀의 수줍은 사랑 이야기는 물론이요, 이 둘을 축으로 행성처럼 맴도는 아버지와 악당들이 벌이는 재기발랄한 사랑작전은 그야말로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달콤한 사랑시를 연상케 하는 낭만적인 대사와 천진난만한 등장인물들의 수줍은 사랑 표현, 슬랩스틱 코미디는 마치 오랫동안 열지 않았던 상자에서 러브레터를 발견한 것처럼 소소한 기쁨이 샘솟게 한다. ‘사랑했던 그 순간만큼은 참 아름다웠다.’ 러브레터를 열면 어디선가 맑고 투명한 오르골 소리가 청명하게 울러 퍼진다. 뮤지컬 ‘판타스틱스’에 귀 기울여 보자. - 진실한 사랑의 ‘원형’ 소년 마트와 소녀 루이자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갈망한다. 그들을 갈라놓는 건 양쪽 아버지다. 이들을 더욱 끈끈하게 맺어주려는 것이다. 그들이 드라마 같은 사랑에 흠뻑 취해 있을 무렵 양쪽 아버지는 조용히 쾌거를 이룬 듯 기뻐한다. 아들, 딸의 확고부동한 사이를 위해 서로 또다시 머리를 모으는 양쪽 아버지. 악당을 합류시키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진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판타스틱스’에는 여과에 여과를 거듭한 진실한 사랑의 원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50년 간 공연된 세계 최장수 뮤지컬의 노하우가 여기에 있다. 클래식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뮤지컬의 막이 내리고 진하게 전해지는 환상적인 기분은 이 작품의 진가를 증명해준다. 피아노 반주 하나와 서정적 대사, 사소한 소품의 조화로운 선율만으로 환상에 잠길 수 있다는 건 마법 같은 일이다. 이에 무엇보다 가장 돋보였던 것은 앙상블이었다. 서현철, 김현철 콤비는 각각 남녀 주인공의 아버지와 헨리과 머티머 역을 맡아 ‘판타스틱스’ 특유의 낭만적 분위기를 잘 이끌어냈다. 앙상블 콤비는 다소 진부하게 끝날 수도 있었던 클래시컬한 무대에 슬랩스틱 코미디로 유쾌한 색깔을 덧입히고, 만화 같은 비현실적 상상을 편안하고 실감나게 소화해 무대를 장식했다. - Fantastics! 무대, 그리고 환상 뮤지컬 무대는 늘 가슴 떨리는 긴장감과 흥분, 꿈으로 가득하다. 뮤지컬 ‘판타스틱스’는 이름 그대로 환상적인 무대에서 극중극을 가미한 액자구성으로 환상을 고조시켰다. 이 작품은 수차례 극중극과 극중 현실을 오간다. 무대 안에 무대가 있고, 또 그 무대 안에 스토리가 있다. 어수선해질 수 있는 구조의 이야기는 연출의 손에 거쳐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무대 위에 녹아났다. 이야기 전개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적절한 속도감을 유지하면서도 지루함이 없었다. 특히, 마당 울타리 곁에 걸어둔 황금빛 ‘달’은 작고 소박하지만 조명효과와 더불어 또렷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달빛의 황홀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넘버와 어우러져 진정성을 높였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5 / 조회 14,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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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웃고 싶다면 영웅이야기를 찾자, 뮤지컬 ‘톡식히어로’
영웅이 하늘을 휘젓는다. 세상의 인기는 혼자 다 독차지 한다. 사람들은 영웅이 행복하다고 믿는다. 착각이다. 고질적인 세상의 문제인 불의, 악, 고통, 악취를 가장 근저에서 경험하는 자가 바로 영웅이다. 영웅은 오늘도 다시 남은 세상의 문제들을 어깨에 매야한다. 그래도 영웅이 부러운가? 그렇다면 그것은 미녀 때문이다. 영웅의 곁에는 늘 사랑하는 미녀가 있고, 그는 사랑을 끝끝내 지켜낸다. 사랑을 위해 더한 고통도 견딜 수 있다. 사랑은 영웅을 뛰어넘는다. 뮤지컬 ‘톡식히어로’는 조금은 특별한 영웅이야기를 그린다. 관객들은 못생기고 냄새나는 영웅을 공연 내내 마주한다. 하지만 관객석은 웃음이 그칠 줄 모른다. 뮤지컬 ‘톡식히어로’의 영웅에는 미녀 말고도 무언가 있는게 틀림없다. - 고질적인 영웅이야기를 벗어나 미국에서 건너온 영웅이야기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 영웅은 한결같다. 그들은 악과 싸워 미국 시민들을 구해낸다. 그들을 그려내는 영웅이야기도 한결같다. 처음은 액션물로 시작해 마지막은 사랑하는 여인을 지켜내는 로맨스로 끝난다. 뮤지컬 ‘톡식히어로’는 영웅이야기의 공식을 뒤집는다. 영웅은 비호감이다. 액션물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처음부터 웃자고 덤비는 전형적인 코미디다. 주인공은 부패권력에 맞서 싸운다는 느낌을 주기보다 자신을 괴롭혔던 불량학생들을 혼내주는 분위기를 낸다. 이 작품의 영웅의 뒤집어진 공식은 관객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탄탄한 구성은 신선함을 업그레이드 시키며 관객들을 유쾌하게 해준다. 생동감이 넘친다. 작품은 관객들에게 악을 이겨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익숙함과 일괄된 공식에서 벗어난 생동감으로 기분 좋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 생생한 소품은 진정성을 타고 뮤지컬 ‘톡식히어로’의 소품이 화제다. 악당을 물리친 흔적들로 잘라진 팔, 다리, 얼굴들이 무대를 장악한다. 무대에 계속 휘몰아치는 엽기적인 소품들은 조금 충격적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담담하다. 괴성은 잠깐일 뿐 바로 호탕하게 웃어버린다. 이것이 작품의 힘이다. 엽기적인 소품을 갖고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설픈 소품은 관객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너무 사실적인 소품은 관객들에게 혐오감을 준다. 뮤지컬 ‘톡식히어로’는 이 간극의 조절을 진정성으로 풀어냈다. 소품이 작품의 도구가 아니라 작품의 일부였다. 소품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볼거리가 아니라 작품을 완성시키는 구성 요소라고 인식시킨다. 배우들의 소품 활용도 또한 극대화 된다. 같은 소품이지만 웃음을 줘야할 때는 웃음으로, 혐오감을 줘야 할 때는 혐오감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 기대 이상 연기 폭발 배우들 뮤지컬 ‘톡식히어로’는 ‘오만석, 홍지민의 뮤지컬’ 이라고도 불린다. 오만석, 홍지민은 자타가 공인하는 뛰어난 실력의 뮤지컬 배우다. 그들의 명성에 맞게 이번 작품을 멋지게 소화했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더블 캐스팅된 라이언, 김영주에 대한 관심은 떨어졌다. 연기나 춤, 노래 모든 면에서 뒤질 것이라는 편견도 작용했다. 그러나 실제 그들의 연기는 상상 이상이다. 라이언은 순수함과 잔인함을 넘나드는 톡시역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해냈다. 여시장과 멜빈 엄마 1인 2역을 해내야하는 김영주 역시 노련함과 풍부한 성량으로 관객의 탄성을 이끌어낸다. 멀티맨 역에 임기홍, 김동현의 호흡과 새라역에 최우리, 신주연의 부드러움이 더해지며 뮤지컬 ‘톡식히어로’는 한국 초연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24 / 조회 18,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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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식 히어로>, 숨막히는 코미디 속 촌철살인
“지구는 차갑게, 사랑은 뜨겁게” 대단히 교훈적인 메시지를 지독히도 저렴한 B급 유머에 담았다. ‘B급 뮤지컬’을 자처하는 공연은 오만석의 감미로운 목소리, 홍지민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뮤지컬 넘버만으로도 좋은 뮤지컬”로 완성됐다. 여기에 멀티맨 신화 임기홍이 김동현과 함께 코미디의 정점을 찍었다. “뉴저지~”가 “저질~”로 변해버리는 가사 속 개그는 서막에 불과하다. 유독성 물질로 녹색괴물 톡시가 된 멜빈은 다채로운 장기쇼(?)를 보여준다. 갈비뼈 발라내기, 창자로 줄넘기 하기에 이어 잘라낸 머리통으로 덩크슛을 하고, 쭉 뽑아낸 팔을 몽둥이로 활용한다. 가히 엽기적이지만, 소심남의 분풀이에 관객들은 환호하고 라이브연주가 흥을 돋군다. 단순한 스토리에, 관객들은 머리 굴릴 것 없이 무대에서 펼쳐지는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할 수 있다. 팬텀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톡시와, 에서 날아온 홍지민의 1인 듀엣 장면(여시장과 멜빈 엄마)은 압권이다. 만짱, 오만석의 실물을 보기 위해 에 착석했다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다. 공연 초반, 15분 간의 ‘소심멜빈’ 이후로, 그는 막이 끝날 때까지 왼쪽 눈알을 달랑거리는 초록괴물 ‘톡시’로 등장한다. 그러나 ‘오만석의 힘’은 비주얼 보다 보이스 이므로. 객석은 4인조 록밴드 라이브연주에 맞춘 강렬한 노래에 들썩이고, 감미로운 노래에 잠잠해진다. 관객들의 고개를 저절로 숙이게 만들 정도로 들이대는 여주인공 새라 최우리, 1인 12역을 넘나드는 ‘멀티듀오’ 임기홍, 김동현이 던지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공연장을 빠져 나오자니, 가 던져놓은 반듯한 메시지가 뒤통수를 때린다. 환경보호, 정의실현, 외모는 사랑의 장애물이 아니다, 권선징악, 해피엔딩. 이거 참, 보기와 다르게 참으로 착한 뮤지컬이다. "아, 이런 황당함이!"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8.20 / 조회 15,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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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식히어로> 환경 생각하는 루저, 녹색 히어로로 변신
“처음에는 방독면 쓰고 하는 것 같았어요. 생각보다도 훨씬 무거워요.” 역시 영웅으로의 변신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녹색 영웅에서 다시 배우로 돌아온 오만석, 라이언의 이구동성이다. 환경을 생각하던 루저가 지구온난화와 부패권력에 맞서는 슈퍼 히어로로 변신해 통쾌한 복수극을 펼치는 뮤지컬 가 공연을 시작했다. ‘톡식 어벤져’가 원작인 이 작품은 1985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에서 시작했다. 의 작가 조 디피에트로가 쓰고, 본 조비 밴드의 키보디스트 데이비드 브라이언이 뮤지컬의 음악을 맡았다. 의 연출가 존 랜도가 지휘한 2009년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최우수 신작과 관객들이 선택한 최우수 작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주요 장면에서는 지구과학자를 꿈꾸는 왕따 청년 멜빈과 녹색 돌연변이 톡시 등 1인 2역에 나서는 오만석과 라이언, 그리고 이를 괴롭히는 시장이자 수녀, 멜빈의 엄마 등 3역에 도전하는 홍지민, 김영주, 그리고 톡시가 사랑하는 앞 못 보는 여인 새라 역의 신주연, 최우리,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멀티맨 임기홍과 김동현이 열연을 펼쳤다. 녹색 영웅 톡시로 변한 오만석(왼쪽)과 라이언(오른쪽)“얼굴, 뒷머리, 목까지 이어지는 마스크가 있고요, 또 근육옷도 입고…그 외는 비밀이라는데요?” 단 2분만에 녹색 괴물로 변하는 과정을 비롯해 대부분의 배우들이 멀티맨으로 변신하는 모습도 놓칠 수 없겠다. 뉴저지 시장과 멜빈의 엄마 등으로 변신하는 홍지민은 “배우로 처음 멀티맨을 해 봤는데, 멀티맨 배우들을 정말 존경하게 되었다”고 혀를 내두르는 모습이었다. “브로드웨이 무대 그대로이나, 훨씬 견고하고 단단한 연기력이 한국 무대의 자랑이 될 것”이라는 이재준 연출은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며 그 안의 진실을 봐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오만석은 “오늘 자리 이후 리허설에선 소리를 내지 못하고 연습해야 한다”며 “외국 스텝들이 내한했을 때 장기 리허설은 당연히 생각하면서 국내 스텝들이 할 때는 셋업과 수정 과정에 단 5, 6일정도 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환경이 안타깝다”며 준비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었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스텝과 배우들도 대단하며 그 무대를 꾸준히 찾아주는 관객분들도 고맙다”는 오만석은 “는 분명 다른 뮤지컬에서 시도하지 않는 독특한 면이 많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이색적인 면이 있는지는 오는 10월 10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뮤지컬 공연장면 뉴저지의 환경 오염을 걱정하는 젊은이, 멜빈."이제 뉴저지는 어떻게 될까요?""네가 시장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고!""발바닥 좀 내 보시지~!"이봐 과학자, 치명적인 유혹이 두렵지 않아?""내가 바로 뉴저지의 시장""이 도시는 썩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하나?""그래도 희망은 있잖아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8.16 / 조회 1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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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식히어로> “평생 오를 무대, 뮤지컬” 라이언
아이돌 가수, 솔로 가수, 예능프로그램 진행자, 드라마, 뮤지컬까지. ‘연예인’의 이름으로 다양한 일을 섭렵해온 라이언이 영웅으로 이후 2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다. “찌질남에서 녹색괴물로 변신하는 남자주인공은 멋있어 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되는 역할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하는 라이언은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지만, 정말 평생하고 싶은 장르가 바로 뮤지컬”이라는 말로 와 뮤지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즐거운 인생>이후 2년 만의 무대입니다. 겸손해 보이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을 하면서 저의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어요. 솔직히 다른 친구들보다 제가 더 준비를 많이 했다고 판단하고 덤볐던 작품인데 뮤지컬이 섣불리 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구나라는 교훈을 얻었죠. 연출님이셨던, (오)만석이 형이 “나랑 더블인데 정말 좋은 작품이다, 너한테 기회일 것 같다”고 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물론 지금도 부족한 점은 많이 있지만, 을 할 때보다는 조금 더 힘을 빼고 즐겁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은 정말 어려운 작품이었다”고 밝힌 인터뷰를 많이 봤어요. 어려웠죠. 뮤지컬이 처음이었으니까 새로운 장르에 대한 낯설음도 있었고, 객석과의 거리가 가까운 소극장에 서는 게 그 때가 처음이었어요. 방송이나 드라마에서는 카메라 각도, 배경음악에 따라서 꾸며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소극장에서는 그런 기술적인 요소가 없으니까 사람들 앞에 벌거벗은 채로 서 있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지금 내 슬픈 감정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된다는 생각에 슬픈 걸 오버해서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에서는 힘을 빼고 있다는 말을 한 거에요. 는 브로드웨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들어요.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을 꼽자면요. 전 외모에 신경 써야 하는 걸 싫어요. 연예인들이 마음의 병을 얻는 가장 큰 이유가 외모에 집착해야 하는 보여지는 직업이라는 게 가장 크거든요. 남자들한테도 그런 걸 요구해요. 요즘, 반발심 때문에 머리도 그냥 막 길렀어요(웃음). 에서는 멋있어 보이게 저를 포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처음엔 정말 찌질이로 나오다가, 괴물로 등장하니까 그런 부담이 전혀 없어요. 그리고,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뮤지컬 넘버잖아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들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본조비 음악색깔도 많이 묻어있고, 이런 신선한 노래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좋았어요. 뻔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같이 하는 배우들이 정말 보통 실력을 가지신 분들이 아니잖아요. 만석이형, 지민누나, 그리고 임기홍 형은 정말 대단해요. 전작의 연출이었던 오만석 배우와 더블캐스팅이라는 점에서 부담감도 클 것 같습니다. 어려워요(웃음). 같은 역할이지만 많이 다를 거에요, 형과 저는 피부색부터 다르잖아요. 전 백인 형은 흑인(웃음). 보이스도 완전히 다르고. 연습일정이 겹치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연습실에서 만날 때마다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아, 물론 제가 가르쳐드릴 수 있는 건 없고(웃음). 제 걱정을 많이 하세요. 형하고 제가 목이 금방 쉬는 편이거든요. 연습하다 보면 형도 그렇고 저도 자꾸 오버를 하려고 해서. “목조심해야 한다”하면서 서로 자제시켜요. 가장 고민인 게, 갓 대학생이 된 남자주인공의 느낌을 내야 하는데 그러기엔 형과 저는 성숙한 느낌이라…. 무대에서 풀어내야 하겠죠? 순박한 청년에서 슈퍼괴물까지. 두 가지 역할을 연기해야 합니다. 180도 다른 역할이지만, 톡시 역할을 할 때에도 이 친구가 멜빈이었다는 느낌을 드러내야 하거든요. 두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어렵다기 보다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감정을 끌어내야 한다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그걸 잘하는 게 좋은 배우겠죠. 멜빈에서 톡시로 변신하는 과정을 2분 안에 마쳐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에요. 특수수트도 입어야 하고, 얼굴 본을 뜬 가면도 써야 하는데 그 과정 자체가 어려울 것 같아요. 코미디 뮤지컬인 만큼 즐거운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아요. 임기홍 배우님! 자체가 에피소드에요. 정말, 정말 웃겨요. 그냥 막 웃겨요. 그냥 웃긴 게 정말 웃긴 거잖아요. 코미디 연기를 하는 임기홍 선배님을 꼭 닮고 싶어요. 왕년에 배우가 꿈이었다고 하시는 연출님도 재미있으세요. 답답하시면, 본인이 직접 연기를 하시면서 시범을 보여주시거든요. 다른 배우 분들도 워낙 끼가 많으신 분들이셔서 에드립을 할 때 마다 빵빵 터져요. 그룹 유키스의 수현이 “라이언 형의 뮤지컬 무대를 보고 감동받았다”는 말을 했던데요. 와, 그래요? 그 친구가 참 착한 친구에요(웃음). 유키스랑 같은 기획사에 있는데, 멤버 전원이 을 보러 왔었어요. 그 뮤지컬을 보고 나서 수현이가 “형, 저도 뮤지컬 하고 싶어요” 하면서 유독 뮤지컬에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이번에 에 캐스팅 됐다면서 저한테 조언을 해달라고 하는데, 해줄 게 없어요. 저도 욕 먹을 까봐 걱정하면서 소심하게 연습하고 있는 입장이라(웃음). 지나치게 겸손하거나, 욕심이 많은 남자라는 느낌이 드네요(웃음). 잘하고 싶어요. 오늘도 “목이 왜 이렇게 갔어?”라는 지적을 받았어요. 최홍만, 효도르도 이길 정도로 의욕이 넘쳐요. 몸이 안 따라오면 이걸 조절을 해야 하는데, 마음이 지나치게 앞서다 보니까 몸이 따라오질 못하는 것 같아요. (김)영주 누나가 어제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줬어요 ‘너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 욕심을 내니까 몸이 못 견디는 것 같다, 편안한 마음을 연습해라’하고. 맞는 말씀인데, 편안하지가 않아요(웃음). 연습실만 오면 하루가 후딱 지나가요, 정말 이 속도로 시간이 가면…. 정말 잘하고 싶어요. 뮤지컬에 대한 욕심이 커진 걸까요?기회만 주어진다면 평생 뮤지컬을 싶어요. ‘파란’으로 데뷔한 이후로 전 정말 많은 장르를 해봤잖아요. 가수, MC, 드라마 연기…. 제가 정말 열심히 하고 싶고, 제가 열심히 했을 때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갈 수 있는 장르가 뭘까 하고 고민했을 때, 그게 바로 뮤지컬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뮤지컬 시장은 침체기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상관없어요. 지금은 노래, 연기를 탄탄히 다져서 본연에 충실한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번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 들어갔는데, 전공을 뮤지컬을 선택했어요. 제대로 힘을 실어서,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요. 가수, 그룹활동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멤버들과 함께했던 단체생활에 대한 그리움은 커요. 같이하면 두려운 게 없거든요. “창피해, 저 무대 꼭 서야 해”라고 생각했던 무대면 멤버들과 같이 있으면 할 수 있었어요. “같이 하는데 괜찮아, 사람들이 너만 쳐다보는 거 아니야” 이러면서. 유키스 동생들한테 조언을 많이 해줘요. 제가 파란으로 활동할 때 개인활동을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동호한테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개인 활동에 힘을 빼더라도 멤버들과 같이 하는 활동에서는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누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이런 걸 지금 깨달았어요, 그 때도 이 사실을 알았다면 더 잘해냈었겠죠. 뮤지컬 가운데 욕심나는 작품이나, 배역이 있다면요. 저한테 들어온 첫 작품이 사실은 의 콰지모도 역할이었어요. 그 작품도 해보고 싶고, 의 이순신도 욕심나요. 가장 재미있게 보고 꼭 하고 싶은 역할은 의 달타냥이요. 남자들의 우정이 정말 매력 있었어요. 뮤지컬배우로서 목표가 궁금합니다. 많아요. 민영기 선배님처럼 호소력 있고 에너지 넘치는 목소리로 노래하고 싶고, 유준상 배우님의 유쾌하고 성실한 분위기도 배우고 싶어요. 전에는 큰 목표를 세웠는데 지나치게 큰 그림만 그리려고 하니까 완성이 어려웠어요. 작은 종이에 그림을 그리더라도, 조각조각을 모았을 때 큰 그림이 되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은 지금 제가 들고 있는 이 그림을 멋지게 완성하고 싶어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쇼노트 제공,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7.30 / 조회 1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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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식히어로> 오만석, 라이언 “우리? 끔찍하게 사랑스러운 녹색 히어로!”
뮤지컬 가 공개 리허설을 갖고 배우 오만석, 라이언, 홍지민 등 배우들이 연습근황을 밝혔다. 는 지구온난화와 맞서 싸우는 돌연변이 녹색 슈퍼히어로 ‘톡시’의 좌충우돌 영웅담과 러브스토리를 그린 코믹 뮤지컬. 오만석과 라이언이 돌연변이 영웅 톡시 역을 맡고, 홍지민, 김영주가 시장과 엄마 역을, 임기홍, 김동현이 17역할을 하는 멀티맨으로 등장한다. 이날 연습 장면은 모범생 멜빈이 톡시로 변신하는 과정(라이언), 권력을 탐하는 시장(홍지민)과 이를 위해 과학자를 유혹하는 시장(김영주)의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졌다. 이어 사랑을 그리워하며 애절한 노래를 부르는 톡시(오만석)의 장면 등을 선보였다. 오만석 "관객을 앞서야 할 코미디극, 잠을 못잘 정도로 고심 중입니다"2006년 이후 처음 소극장 뮤지컬에 출연하는 오만석은 “이 작품은 제목과는 다르게 영웅을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영웅 같지 않은 개인적인, 어떻게 보면 철없는 영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록색 괴물로 변한 그를 대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괴물처럼 보일 수 있어, 제목이 역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멀티맨 역을 소화하는 임기홍, 김동현의 활약 역시 극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들은 교수, 폐기물 담당자, 할머니, 경찰, 소녀, 톡식 주니어 등 1인 17역을 소화하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 것을 장담했다. 체력 소모가 많은 멀티맨 역할에 대해 임기홍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속았다”라고 말해 배우들의 웃음이 터지게 하기도. 이어 “얼마 전 의상 피팅을 했는데 여자 옷이었다”며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라이언은 의 연출로 만났던 오만석과 더블 캐스팅됐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혈기 넘치는 녹색 히어로로 성공적인 변신을 할 것인지 주목 받고 있다. 는 8월 14일부터 10월 10일까지 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극 중 1인 3역을 소화하는 홍지민 포효하는 톡시, "저 라이언입니다" 상쾌하게 한 방 팜프파탈 시장과 쩔쩔매는 과학자(김영주, 임기홍) "저 사실 비극보단 코미디 뮤지컬을 더 잘하는 편이에요" (오만석) "1년에 100역할은 맡았을 겁니다"(임기홍) "제 안의 팜므파탈?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기자님에게도 있듯이"(홍지민) 새라 역의 신주연 왼쪽부터 이재준 연출, 김동현, 김영주 마지막 사진은 화이팅이 제격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7.29 / 조회 1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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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고치고> 운명 같은 사랑을 찾으시나요?
운명적인 사랑은 로맨틱코미디의 단골 소재 중 하나다. 여기에 처음엔 티격태격하지만 어느새 사랑에 빠지는 남녀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뮤지컬 는 이 두 가지 요소를 그대로 지닌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니 더 이상 새로운 것도, 흥미로울 것도 없을 지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 공연 90분 동안 공연장 안은 유쾌한 웃음으로 끊이지 않는데다 결말을 볼 때면 주인공 마냥 설레이게 한다. 작지만 유쾌함은 작지 않은 작품이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올해 33살 올드미스를 향해 달려가는 플로리스트 혜리, 연애는 많이 해봤지만 정착하지 못하는 바람둥이 지섭. 이들의 인연은 본인들은 모르지만 참 깊다. 온라인에서는 사랑의 카운슬러로 활약하는 여자 ‘화장을 고치고’와 이를 비아냥거리는 남자 ‘바람돌이’로, 오프라인에서는 같은 건물 오피스텔에서 악연같이 만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상에서 먼저 마음의 문을 연다.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는 여자와 겉으론 바람둥이 같지만 실상은 만날 여자들에게 차이는 남자가 서로를 위로하면서 사랑이 싹튼 것. 급기야는 첫 눈 오는 날 만나기로 기약하지만, 서로가 옆집의 앙숙인지는 꿈에도 모른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 가수 왁스의 대표 곡들이 다수 흐른다. 배우에 의해 불려지는 왁스의 애잔한 곡들이 참신하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공연 자체가 노래 ‘화장을 고치고’와 같이 처량한 분위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보기 좋게 빗나갈 것이다. 노래와는 달리 시종 재치있는 코미디와 센스있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지루할 틈을 안 준다.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무대 활용도 눈에 띈다. 온라인 상에서 대화하는 주인공들의 캐릭터들이 스크린으로 표현되는데, 예를 들어 남자의 아이디인 ‘바람돌이’ 애니메이션이 무대에 투영되면서 재미는 높이는 것. 이뿐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구현하기도 하고, 풍성한 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간간히 보아오던 컴퓨터 그래픽의 적극적인 활용이 신선하기도 하지만 실제 소품이 등장하는 아날로그 맛을 아쉬워하는 관객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루하지 않은 스피디한 전개와 함께, 이 작품의 백미로 작용하는 건 배우들의 열연이다. 주연과 조연을 막론하고 6명의 배우들의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특히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던 백주희의 실력은 무대를 빛나게 한다. 노래 넘버는 ‘화장을 고치고’ ‘엄마의 일기’ 등 왁스의 노래와 창작곡들이 버무려져 있다. 왁스의 익숙한 노래들과 참신한 곡들이 잘 섞여 있지만 창작곡들이 편곡한 대중가요에 묻힌 점은 아쉽다. 사실 이 작품의 미스터리는 제목이다. 흥행공식을 실력껏 버무린 재기발랄한 작품이 작품의 얼굴이 되는 이름에 왁스의 가련한 노래제목을 갖다 쓴 건 영 아쉽다.로맨틱코미디의 결말이 궁금해서 보는 관객은 없다. 시작부터 어떻게 전개될 지 알면서도 다시 찾는 게 로맨틱코미디의 마약 같은 힘. 역시 이야기는 새로울 것 없지만 그래도 설레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직 운명 같은 사랑을 믿는 마음이 가슴 한 구석에 조금씩 가지고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2008.05.26 / 조회 1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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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의 뮤지컬 [매직 카펫 라이드]
배우의 열연이 돋보인
는 ‘자우림’의 음악으로 뮤지컬 넘버가 구성이 되었다는 것이 제일 관심의 초점이었다. 가 아바의 음악으로, 는 퀸의 음악으로 뮤지컬 넘버가 구성이 되어 있는 뮤지컬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이다. 나 는 탄탄한 스토리가 밑바탕이 되면서 음악 구성도 완벽하게 맞추어져 있어 일거양득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아바와 퀸의 음악을 즐길 수 있고, 뮤지컬 스토리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두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셈. 도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를 바란다.
는 천년 전, 공주 마르멜로와 그녀의 호위무사 이블리스가 신분의 차를 넘어서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어하던 이블리스는 모든 것을 떨쳐버리려고 마왕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 그림자마왕이 되어버린다. 이블리스가 마왕이 되어 살고 있는 꿈의 세계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우림’으로 존재한다. 사막에 사는 마왕의 세력이 점점 커져 자줏빛 비가 내려야 할 자우림에 비가 오지 않아 점점 황폐해져 간다. 숲속의 정령들과 꿈의 요정들은 사라져 가고 사람들은 점점 악몽을 꾸게 되자 사랑이 요정 미미와 그녀의 수호정령 고양이 나비는 자우림을 찾는다.
시계초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매여 사는 시계수리공 미루는 꿈을 꾸게 되는데 이제껏 본적없는 자우림 속으로 들어간다. 미미를 처음 보고 둘은 첫눈에 사랑을 하게 된다. 마왕도 미미에게 반하게 되고,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 미미를 납치하여 새장 안에 가둔다. 마왕은 미미에게 사랑을 강요하지만 그녀는 미루만 생각한다. 결국, 분노한 마왕은 미미를 밀랍인형으로, 미루는 시계요괴로 만들어 버린다. 이를 본 수호정령 나비는 꿈의 세계의 전설이 깃든 아자리아 꽃을 미루에게 건네며 시계태엽을 감아주게 되고 미루는 미미에게 그 꽃을 전하게 된다. 미미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마왕은 그로 인해 괴로워한다. 마왕을 아자리아 꽃으로 찌르려 하지만 마녀가 대신 찔려 죽게 된다. 마녀는 마왕의 첫사랑이었던 마르멜로 공주였다. 그녀의 죽음을 지켜본 마왕은 자신의 가슴을 찌르고 미루와 미미는 다시 태어나게 된다.
는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다. 물론 자우림의 음악으로 극 구성을 하기 위해 극의 흐름을 그렇게 잡았다면 할 수 없지만 필요하지 않은 부분들이 간간이 보이고 연극에서 쓰이는 수많은 복선과 관계설정이 극이 진행되는 동안 복잡하게 뒤얽힌다. 극을 이해하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흠으로 작용한다. 처음 걱정했던 아동극 같은 구조는 이루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간간이 보이는 억지로 웃음을 얻어내려는 모습이 몇 군데 보여서 극의 흐름을 끊고 있었다. 또한, 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르멜로 공주와 호위무사 이블리스에서 미미와 미루, 그리고 마르멜로와 이블리스가 영혼을 팔아서 변한 마왕과 마녀. 이 구조를 완벽하게 알고서야 극을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는 환상의 세계를 표현하는 무대를 만들거나 요정과 마왕, 양, 고양이, 늑대, 꽃 등을 자유로운 시각에서 비쥬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자우림의 음악이었어?’ 라고 생각되는 곡도 몇 곡이 있었다고 한다면 극에 잘 흡수시켜 극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자우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흥겹고 재미있는 공연이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좀 더 많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맞는 대답일지도 모른다.
미루를 맡은 최재웅은 극의 1/4을 끌고 가지만 주인공 같지 않은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노래와 연기는 일품이다. 에서 보여주었던 연기력에 더해져 더 좋은 모습으로 무대를 채운다. 그는 남경주를 닮아 있는 듯 하다. 미미의 신주연은 절묘하고 환상적인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다. 그럴 정도로 요정에 딱 맞춤이었고, 요정으로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단호한 모습까지 무대 위에서 그녀의 당당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마왕을 맡은 최민철도 솜씨를 발휘한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좀 더 큰 공연장에서 그의 소리를 듣고 싶을 정도로 아까웠다. 그의 연기력 또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눈에 띄는 캐릭터는 나비의 유정은이다. 유정은은 고양이의 역할을 너무도 훌륭하게 소화해 내고 있으며 그녀는 마치 정말 고양이처럼 무대 위를 종횡무진 달렸다. 시인요정 정수한은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대사로 약방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는 ‘자우림’의 음악이 잘 녹아 있는 뮤지컬이다. 창작으로 만들어 내어 놓은 것이기에 많은 탈바꿈을 가질 것이다. 그러길 바라고. ‘자우림’을 사랑하는 팬들이 20-30년을 지나 를 보게 되는 행복감을 누렸으면 좋겠다. 사랑이 있어 좋은 뮤지컬, 자우림이 있어 좋은 뮤지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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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파파프로덕션 제공
2005.12.23 / 조회 13,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