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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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의 진수 보여줄 ‘라스트 세션’ 신구, 오영수, 이상윤, 전박찬의 각오
'국민 배우'라 불리는 신구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화제를 모은 오영수가 참여하는 연극 '라스트 세션'이 내달 무대를 앞두고 있다.
이 작품에 참여하는 신구, 오영수는 지난 8일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 대해 "관객이 즐겁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좋은 연극을 만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한다" 고 각별한 기대를 밝히며, 완벽한 공연을 예고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을 무대로 구현했다. 지난해 국내 초연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내년 1월 앵콜 무대로 돌아오는 이 작품에서 신구와 오영수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으로 분하며, 이상윤과 전박찬이 C.S. 루이스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또한 초연에 이어 연출가 오경택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은 인생의 지침서
오영수 배우 참여해서 작품이 더욱 풍성해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구 배우는 오영수 배우의 합류에 대해서 "국립극단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오영수 배우가 참여해서 극이 더욱 풍성해질 것 같다. 오영수 선생은 화려하게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확실하게 제 몫을 해내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셨다. 자기 몫을 충실히 하면 언제가는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신구는 프로이드 역에 대해 "정신분석학의 창시자고 문학평론가이다. 나와는 전혀 다르다. 배우는 무슨 역이든지 최대한 그 캐릭터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데, 어떻게 가깝게 갈 수 있는지가 고민이다. 아무리 가끼이 가도 그 양반과는 똑같이 될 수는 없다.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연극을 관객들이 즐겁게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노력 중이다. 프로이드처럼 나도 교회나 절에 가본 적이 없다. 그런 점은 같다"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걸 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밝힌 신구는 "요즘은 내 나이 계산을 안 한다. 몇 살인지 개의치 않는다. 연극에 집착을 하는 게 연극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다. 연극은 인생의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역사가 있는 한 무대는 사라지지 않을 거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극과 함께할 거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연극 무대가 삶의 목적이고 의미
자제력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연극 '라스트 세션' 만나
드라마로 화제의 중심에 섰지만 다른 제안을 물리치고 연극 무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오영수 배우는 "지금까지 오십 년 넘게 조용한 모습으로 연기자 생활을 해왔다. '오징어 게임'이란 작품으로 갑자기 부상이 돼서 내 이름이 여기저기 불리게 되니 정신적으로 현란했다. 자제력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연극 의뢰가 들어왔다. 자제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는 그는 "프로이드의 대사가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고 관념적이고 논리적이어서 헤쳐 나가기가 상당히 어렵다. 신구 선배님이 이 역을 하셨다고 하길래 저도 용기를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영수 배우는 "배우로서 연극 무대가 삶의 목적이고 의미라고 생각하면서 연극 활동을 하고 있다. 나이를 덜 먹었을 때는 연극이 관객이 뭔가를 알려주는 존재로 생각하면서 연극을 해왔다. 관객들이 주는 눈빛에 환희도 느꼈다. 지금은 나이를 먹다 보니까 '과연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치 있는 삶이 뭘까' 생각하게 된다. 무대라는 가상 현실을 통해서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그 답을 찾아가고 싶다. 연극하면서 생각은 늘 이렇게 해오지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는 "인생이 녹아져 있는 노배우들의 무르익은 연기를 관객들에게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재연 무대에 대한 궁금증 커
오영수 선생님, 전박찬 배우와의 새로운 호흡 기대
초연에 어이 신구와 함께 재연 무대에 오르는 이상윤은 "다시 재연에 참여한 이유는 딱 하나였다. 신구 선생님이 하신다고 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고 말한 이상윤은 그 이유에 대해서 "작년에 한 사람도 저고 내년에 할 사람도 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담보다는 궁금함이 크다. 작년에는 첫 도전한 연극 무대에 대한 호기심이 컸는데, 이번에는 이미 했던 작품을 다시 시간과 노력을 쏟아 연습하고 다시 무대에 오른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오영수 선생님, 전박찬 배우랑 새롭게 호흡을 맞춰보는 것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상윤은 루이스에 대해 "대표적인 유신론자이고, 우리에게는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문학이나 논릭학에서 뛰어난 분이었다. 그런 걸 활용해서 신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설득하셨던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극은 동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일
신구, 오영수 선생님을 모시고 연기할 수 있는 날이 또 올까
오영수와 함께 새로운 멤버로 합류하게 된 루이스 역의 전박찬은 "재공연이라 마음의 갈등이 컸다. 왜냐하면 이미 관객들은 멋진 루이스를 만났기 때문이다. '내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고민이 됐다. 그런데 오영수 선생님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구, 오영수 선생님을 모시고 내가 연기할 수 있는 날이 또 올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즐거움 속에 연습하고 있다고 전한 전박찬은 "연극은 동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일인 것 같다. 그동안 동시대의 소수자와 약자를 소개하는 작품을 해왔는데 이 작품에도 나치, 스페인 독감, 유대인, 인종차별 등 당시 여러 문제들이 다 들어가 있다. 이 작품 또한 제가 계속 해오던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그는 "루이스처럼 저도 어머니의 기도로 커온 어린 양인데 이 작품을 하게 되면 어머니가 굉장히 기뻐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관객들이 작품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봐주셔서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다
끝으로 오경택 연출은 "지난해 초연의 연출을 맡게 됐을 때 대사를 보고 다루고 있는 언어들이 전문적이고 생소한 용어들이 많았다. 또 번역극이라서 본래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다. 배우들과 공부하고 분석하고 의견 나누면서 최대한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자고 뜻을 모았고 초연 당시 관객들이 저희가 우려했던 것보다 이 작품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봐주셔서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됐다"고 재연 공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덧붙여 오 연출은 "이 작품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지적인 논쟁이 뇌를 재미있게 만들고, 자극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 또한 지적 논쟁이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적논리가 대화의 과정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들,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지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연출은 "이 작품은 제 2차세계대전이 본격적으로 발발하는 날이 배경이다. 작품의 배경처럼 인간들이 일으킨 전쟁은 두말할 것도 없고 코로나도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길 인간이 만들어 낸 인재일 수 있다. 자연의 영역을 침범하고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훼손해서 다함께 고통받는 이런 재앙들을 초래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 작품은 단지 신의 유무를 논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신의 유무를 떠나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이 년 여 넘게 코로나라는 불가항력적인 제약 속에서 살고 있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정말 연결되어 있구나를 느꼈다. 나만 생각하는것이 아니라 나와 연계된 세상을 생각하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내년 1월 7일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개막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파크컴퍼니 제공
2021.12.09 / 조회 19,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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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오영수·이상윤·전박찬 출연…연극 ‘라스트 세션’ 2022년 1월 7일 개막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두 명의 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의 역사적인 만남을 성사시킨 연극 '라스트 세션(Freud’s Last Session)'이 2022년 1월 7일 개막한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미국의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Mark St. Germain)이 아맨드 M. 니콜라이(Armand M. Nicholi, Jr.)의 저서 『루이스 vs. 프로이트(THE QUESTION OF GOD)』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으로,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작가는 실제로는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을 무대 위로 불러내 신과 종교에 대한 도발적인 토론을 야기한다. 20세기의 무신론의 시금석으로 불리는 ‘프로이트’와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가 ‘루이스’는 신에 대한 물음에서 나아가 삶의 의미와 죽음, 인간의 욕망과 고통에 대해 한치의 양보 없이 치열하고도 재치있는 논변을 쏟아낸다.
작품은 오프브로드웨이에서 2년 간 총 775회의 롱런 공연을 기록, 2011년 오프브로드웨이 얼라이언스 최우수신작연극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바 있다. 2020년 파크컴퍼니에서 한국 초연으로 선보였었다. 이번 공연에는 신구 • 오영수가 ‘프로이트’ 역을, 이상윤 • 전박찬이 ‘루이스’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병리학자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은 초연에도 출연하며 범접할 수 없는 연기력으로 프로이트 그 자체를 연기했던 신구가 출연한다. 그는 “내 생애 도전하는 다시 없을 마지막 작품이라 할 만큼 애정이 큰 작품이었다. 열심히 했음에도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 아쉬움을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열의를 비쳤다.
또한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대체 불가 연기력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는 오영수는 “‘오징어게임’으로 주변에서 나를 많이 띄워놓은 것 같다. 자제력이나 중심이 흩어지진 않을까 염려하던 차에 품격 있는 좋은 연극을 만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한다”고 전하며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한편 『나니아 연대기』의 작가이자 영문학 교수 ‘C.S. 루이스’ 역에는 드라마 ‘원더우먼’을 성황리에 마치고 다시금 연극 무대로 돌아온 이상윤이 “‘라스트 세션’은 내게 첫사랑과 같다. 내 인생의 첫 연극이라 그런지 의미가 남다르다”고 애정을 표하며 “다시 만난 루이스를 더욱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루이스의 새 얼굴로는 다양한 무대에서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전박찬이 참여한다. 그는 “운명 같은 타이밍에 좋은 대본을 만났다”고 하며 “관객들이 이미 멋진 루이스를 만났지만 또 다른 루이스를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오는 1월 7일 대학로 TOM(티오엠) 1관에서 막을 올릴 예정이며 오는 11월 23일(화) 오전 11시 인터파크를 통해 1차 티켓오픈을 한다.
☞ 연극 '라스트 세션' 티켓 오픈 안내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주)파크컴퍼니 제공
2021.11.17 / 조회 1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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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5인 5색 캐릭터 포스터 공개
이순재, 신구, 권유리, 박소담, 채수빈의 출연으로 화제에 오른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의 제작사가 오는 12월 2일(수) 예정된 2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배우들의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
공개된 포스터는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앙리할아버지와 발랄한 매력을 지닌 대학생 콘스탄스로 분한 배우들의 모습을 담았다. 앙리 역의 이순재와 신구는 따스한 미소로 '원조 앙리'의 깊이를 담아냈고, 콘스탄스 역의 권유리, 박소담, 채수빈은 호기심이 넘치는 상큼발랄한 대학생의 모습을 표현했다.
포스터에 함께 담긴 카피는 이 작품을 향한 배우들의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는 문구다. 이순재는 "에너지를 얻게 되는 완벽도 높은 작품"이라 전했고, 신구는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작품"이라는 말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권유리는 "추운 겨울을 녹여줄 따뜻한 작품", 박소담은 "내 가슴 속 깊이 평생 함께할 작품", 채수빈은 "따뜻한 위로를 주는 작품"이라는 말로 자신에게 이 작품이 가진 의미를 전했다.
곧 개막을 앞둔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까칠한 성격의 고집불통 앙리할아버지와 꿈을 찾아 방황하는 대학생 콘스탄스가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연극이다. 모든 이들이 삶에서 마주하는 상처와 두려움, 불안 그리고 기쁨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세대 간의 갈등과 소통을 통해 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린다.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Ivan Calbérac)이 쓴 이 작품은 2012년 프랑스 초연 이후 현재까지 앵콜 및 투어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 동명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과 2019년 두 번의 공연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제작진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없음에 아쉽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최선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지치고 힘든 이때, 우리의 연극이 관객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을 얻기를 바라는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오는 12월 3일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하며, 12월 2일(수) 오전 11시 2차 티켓오픈이 진행된다. 이번 티켓오픈에서는 12월 22일부터 1월 3일까지 총 22회 공연이 오픈되며, 12월 11일까지 예매시 20%의 조기예매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파크컴퍼니 제공
2020.11.26 / 조회 5,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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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이순재·신구·권유리·박소담·채수빈 등 출연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가 오는 12월 개막 소식을 알리며 캐스팅을 발표했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Ivan Calbérac)의 작품으로 2012년 프랑스 초연 이후 현지에서도 현재까지 앵콜 및 투어 공연이 인기리에 진행 중이다. 또한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같은 해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고집불통 앙리할아버지와 상큼발랄 대학생 콘스탄스가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국내에서는 2017년 초연, 2019년 두 번의 공연에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대학로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에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초연과 재연에 출연했던 이순재, 신구, 권유리, 박소담, 채수빈부터 이도엽, 김대령, 조달환, 김은희, 유담연, 강지원까지 뭉쳤다.
까칠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과 늘 트러블이 있지만, 콘스탄스의 꿈을 응원하며 진솔한 멘토링을 아끼지 않는 앙리 역은 이순재와 신구가 서로 다른 매력의 앙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순재는 “다시금 했던 배우와 만나 더 좋은 공연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못했던 것을 조금 더 보완해서 잘 만들어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전했고, 신구는 “이렇게 건강하게 만나 뵐 수 있어 고맙고 반갑다”며 거듭 기대감과 반가움을 덧붙였다. 두 배우는 지난 2017년 국내 초연뿐만 아니라 2019년 재연에도 함께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방황하고 있지만, 앙리의 도움으로 꿈을 찾아가는 대학생 콘스탄스 역에는 권유리, 박소담, 채수빈이 캐스팅됐다.
권유리는 “이렇게 좋은 작품에 다시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저만의 매력이 담긴 콘스탄스로 찾아뵙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고, 3년 만에 다시 콘스탄스로 돌아온 박소담은 “다시 콘스탄스를 만나 신나고 재밌을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또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함께 합류하게 된 배우 채수빈은 “이렇게 다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고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작품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이 외에도 뛰어난 연기력과 넘치는 에너지로 무장된 배우들의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앙리의 아들로 아버지와의 오랜 갈등에 힘겨워하는 폴 역에는 이도엽과 김대령, 조달환이 캐스팅됐다. 폴의 아내이며, 특유의 발랄함과 독특한 매력을 가진 전형적인 프랑스 수다쟁이 아줌마 발레리 역은 김은희와 유담연(유지수) 그리고 강지원이 나눠 맡는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오는 12월 3일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파크컴퍼니 제공
2020.10.21 / 조회 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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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장수상회’ 추석 특별 공연…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 총출동
연극 '장수상회'가 추석 특별 공연을 진행한다.
연극 '장수상회'는 오는 10월 2일과 4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총 4회의 추석 특별 공연을 진행한다.
제작사 극단장수상회는 “어려운 시기이지만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여 관객 분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도록 소중한 일상에서 펼쳐지는 웃음과 뜨거운 감동을 선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공연인 만큼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준비 중이다”라고 개막 소식을 알렸다.
전국 10만 관객을 사로잡은 연극 '장수상회'의 인기 비결은 이 작품을 통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배우 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공연에도 역시 이들의 명품 연기를 만날 수 있으며, 강성진, 김보현, 김지민, 김나연 등이 출연한다.
연극 '장수상회'는 노년에 싹트는 풋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배려심과 다정함은 좀 부족해도 속정 깊은 츤데레 성칠이 근무하는 장수상회의 옆집에 고운 외모의 금님이 꽃가게를 연다. 성칠의 퉁명스러움에도 늘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금님은 어느 날 성칠에게 저녁 식사 제안을 하게 되고, 무심한 척했지만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성칠과 금님은 첫 데이트를 즐기게 된다.
작품 안에는 설레는 로맨스와 재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년의 행복한 데이트를 즐기던 성칠이 금님과의 중요한 약속을 잊어버리게 되면서 금님이 지키고자 했던 가슴 아프고도 아름다운 비밀이 드러나고, 반전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뜨거운 눈물을 자아낸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 삶의 가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지닌 연극 '장수상회'는 10월 2일, 4일 이틀 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극 '장수상회'는 장기화되는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해 지쳐있는 관객들을 위해 9월 20일까지 예매 시 반값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추석맞이 5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과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 연극 '장수상회' 티켓 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극단장수상회 제공
2020.09.17 / 조회 3,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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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튀는 무대가 될 것” ‘라스트 세션’ 신구·남명렬·이석준·이상윤
공연계 노장 신구를 선두로 배우 남명렬, 이석준, 이상윤이 한 작품에서 만난다. 내달 10일 국내 초연을 앞둔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다. 단 두 명의 배우가 이끄는 이 연극은 정신분석학의 선구자 프로이트,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를 쓴 작가이자 영문학자였던 C.S. 루이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과 인간, 삶과 죽음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그린다.
프로이트 역 신구, 남명렬과 루이스 역 이석준, 이상윤은 공교롭게도 각자 맡은 인물처럼 무신론자, 유신론자로 나뉜다. 그래서일까, 지난 17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던 네 배우는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라는 화두로 즉석에서 뜨거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작품에 대한 깊은 분석과 탐구, 그리고 저마다 삶에서 켜켜이 쌓아온 철학과 통찰이 만나 무대에서 빚어질 환상적인 호흡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
두 거장의 만남 그린 ‘라스트 세션’
신구: 감히 근접하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지금도 두 인물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 있다. 책을 보고 자료를 봐도 아직 얼떨떨하다. 노력하고 있다. 단어 하나만으로도 몇 시간을 얘기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 보시는 분들께 어떻게 명쾌하게 전달할지가 고민이다.
이석준: 2시간 안에 이 두 사람의 대화와 사상을 표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두세 마디의 대사가 책 한 권만큼의 깊이를 갖고 있다. 우리가 가장 고민한 건 그것들을 어떻게 쉬운 말로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였다. 서로 책 한권 분량에 가까운 대화를 나눴다. 직접 만날 수는 없으니 그 분들이 남긴 책과 사진 등을 보며 이해하는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현실에서 ‘이런 얘기를 던질 법한 인물이 아닐까’를 그려나가고 있다. 마지막까지 최대한 근접해보고 싶다.
▲ 신구
남명렬: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대결뿐 아니라 당대 최고 지성인들이 자기 신념에 대해 자존심을 걸고 나누는 논쟁을 그린 작품이다. 우리도 일상 속에서 수많은 논쟁을 하지 않나. 그것이 무대 위에서 좀 더 심도 있게 이뤄진다. 겉에서 뿐 아니라 그 배면에서 이뤄지는 심리 싸움을 읽어내면 재미있을 것이다.
이상윤: 선배님들이 ‘왜 하필 첫 연극으로 이걸 했냐’고 하시더라(웃음). 처음엔 어려웠는데,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앞과 뒤가 통하며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고, 겉에 보이는 논쟁 뒤에 숨은 심리전이 있다. 빠져든다. 알수록 재미있고 빠져드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 같다.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프로이트와 루이스
두 학자를 무대로 소환한 까닭은
이석준: 두 인물은 실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각자의 행보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 둘 다 방대한 양의 편지를 남겼고, 편지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고, 그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회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루이스는 프로이트의 학문을 굉장히 오랫동안 공부했던 사람이고, 그걸 토대로 프로이트에 반론하는 책을 써냈다. 루이스는 옥스퍼드 대학 안에서 ‘소크라테스 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무신론자를 모아놓고 매번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하더라. 실제로 만나지는 않았지만, 만약 이들이 만났다면 얼마나 격렬히 논쟁을 벌였을까 싶다. 그런 상상에서 작가가 이 작품을 쓴 것 같다.
그렇게 쓰인 작품을 연습해보니 일단 너무 재미있다. 지적유희라고 할까, 두 사람의 거목이 만나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논쟁을 벌인다. 서로의 입장과 서로 가진 물음표를 끝없이 무대 위에 펼쳐 놓는다. 스포츠 경기라고 보시면 된다. 단 한번도 펀치를 날리지 않지만, 굉장히 근접한 거리에서 위협적인 칼을 들고 있다.
이상윤: 연습하면서 실제로 두 인물이 만났으면 참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 대체 어떻게 대화를 했을까 싶고. 만약 루이스를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이 프로이트에게 딱 한 마디를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시겠습니까”라고 묻고 싶다.
▲ 남명렬
무신론자 신구·남명렬 VS 유신론자 이석준·이상윤
“각자 신념과 맞는 캐릭터 맡아…치열한 무대 될 것”
이석준: 내 경우는 무신론이었다가 유신론으로 돌아선 계기나 하나님을 만나게 된 계기 등이 루이스와 굉장히 비슷했다. 평소 루이스의 책을 많이 읽었던 것도 그래서였다. 그런데 (루이스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다가가기가 어렵더라. TMI가 너무 많은 거지.
남명렬: 나는 석준 씨와 정반대의 경험을 갖고 있다. 과거엔 신앙이 있었지만 (종교가) 내가 가진 의문을 풀어주지 않아 프로이트처럼 무신론자가 됐다. 신앙을 갖지 않은 신구 선생님과 나의 프로이트, 반대로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두 분(이석준, 이상윤)의 루이스. 각자 자기 신념과 맞는 조합이라 아주 불꽃이 튀지 않을까.
이상윤: 대본을 읽으며 프로이트에 동의하는 분들이 이해가 안 되더라. 누가 봐도 루이스가 맞는데?(웃음) 단지 루이스의 말은 좀 어렵다. 서양의 사고방식이나 기독교적 세계관에 어느 정도 익숙한 분들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좀 낯설 수도 있다.
남명렬: 루이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증명해야 하니까. 신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안 된다. 그래서 루이스의 논리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엔 허약한 거지.
이상윤: 증명을 해야 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일동 웃음). 신의 존재는 원래 합리적이지 않다. 신이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줬다는 게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합리적으로 이해 가능한 범위에서 선택할 수 있다면 선택에 의미가 없지 않나.
이석준: 과학적이라는 말도 별로다(웃음).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에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거든. 나머지는 다 추론일 뿐이다.
남명렬: 지금 여러분이 쓰는 전자기기는…(일동 웃음) 거기 들어간 마이크로칩도 눈에는 안 보이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우리 대본에도 나오지만, 갈릴레오 시대에는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생각했다. 그 때까지의 과학의 수준에서는 증명할 수 없었던 것들이 그 이후 많이 증명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간이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신이 존재하는 증거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렇게 신에 대한 우리의 개인적인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대사에 완전히 익숙해지고 실제로 무대에 서게 되면 정말 첨예한 생각들을 주고받게 될 것이다. 자기 신념과 다른 걸 연기하면 가짜가 되는데, 지금은 다행히 각자 가진 신념과 배역이 같다. 나중에 무대에 올라가면 자기의 생각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정말 불꽃 튀는 연기를 할 것 같다.
신구: 난 신앙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낯설다. 그래서 프로이트 이 양반이 얘기하는 게 귀에 쏙쏙 들어온다.(일동 웃음)
▲ 이석준
코로나, 남북관계…지금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는?
“지적 충족감 느낄 수 있는 작품”
이석준: 극중 배경이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이다. 두 인물이 신에 대해 치열하게 얘기하다가도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에 순간 납작 엎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이념에 대해 옳다 그르다 서로 잘난 척 하며 얘기하지만, 작은 병균 하나에 온 국민의 삶이 흔들리지 않나. 이 작품도 그런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없으면 이 모든 이야기가 무슨 소용이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남명렬: 신에 대한 논쟁을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보면,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삶을 더 행복하고 바르게 이끌어주느냐, 아니면 신이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우리 삶을 더 잘 이끌어 주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결국 우리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인 거다. 이건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인간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벌어질 얘기다.
지금 우리 사회가 가볍고 날라 다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좀 더 무겁고 깊이 있는 얘기에 대한 욕구도 큰 것 같다. 대학로 역시 그렇다. 연극 한 편을 보고 뭔가를 채워나가는 충족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다. 거기 걸맞은 연극이 되지 않을까.
▲ 이상윤
이석준: 개인적으로도 이런 식으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올라오기를 바랐다. 그동안의 작품들이 가벼웠다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 좀 적지 않았나, 싶은 거다. 펜싱 경기 같은 말싸움을 즐기러 오시면 좋겠다.
신구: 오시는 분들께 즐겁고 지적인 부분이 충족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매우 위트 있고 유머러스한 말들, 또 촌철살인 같은 대사가 곳곳에 있어서 즐겁게 보실 것 같다.
타 장르에서 느낄 수 없는 연극의 매력
“첫날부터 대본 외운 신구 모습에 충격 받아”
이석준: 첫 (대본) 리딩하는 날 나랑 상윤이는 대본을 보면서 열심히 읽는데, 누가 자꾸 나를 보는 것 같더라. 신구 선생님이 대본을 다 외우시고 날 보면서 연기를 하고 계시더라. 충격 먹어서 그날부터 잠이 안 왔다(웃음).
남명렬: 선생님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우린 기가 죽는다(웃음).
신구: 나도 대본 보고 있었다(웃음). 그건 별 거 아니다. 이제 어지간히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도 쇠퇴한 것 같고 순발력도 떨어져서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
이상윤: 선생님은 심지어 상대방 대사도 외우신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신구 선생님이다. 신구 선생님의 선구안을 믿었다(웃음).
연극의 매력은 ‘배움’ 같다. 연습 기간이 너무 궁금하고 이 기간을 가져보고 싶어서 연극을 선택했다. 방송(드라마)할 때 리딩을 하긴 하지만 서로 인사하며 점검하는 정도지, 나머지는 각자 준비하고 현장에서 맞춰보는 거다. 물론 그것도 어려운 작업이지만, 같은 걸 계속 반복했을 때 나오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사실 그것부터 시작했어야 하는데 내가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아서 (연극을) 하게 됐다.
엊그제 선생님이 연극과 타 장르의 차이점에 대해 ‘관객의 반응이 바로 온다는 것’을 꼽으시더라. 아직 그것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궁금하다. 그것까지 좋다면 (연극이) 정말 훨씬 더 매력적일 것 같다.
이석준: (이상윤이) 진짜 빨리 습득한다. 왜 스마트한 배우라고 하는지 알겠더라. 미처 생각하지 못한 텍스트의 빈 부분을 가져와서 얘기하기도 하고, 연습하는데 날마다 다른 사람이 온다. 너무 잘한다. 1년에 한 번씩 꼭 연극을 했으면 좋겠다.
남명렬: 무대 위에서 관객의 피드백이 있다고 해서 공연 자체가 변하지는 않는다. 근데 공연이 끝나고 내가 잘 했다고 느낄 때, 또 관객들의 박수를 받을 때의 성취감은 다른 장르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할 거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파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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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3 / 조회 7,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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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신구&손숙 “이제는 식구이자 함께 늙어가는 좋은 동지”
죽음을 앞둔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내어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던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오는 14일 다시 관객들 곁을 찾아온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작가 김광탁이 간암 말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우리 시대 아버지들에 대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자전적 이야기로,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2013년 초연되어 이번 시즌 네 번째 무대로 돌아온 이 작품은 지난달 31일 연습 장면을 공개했다.
이재은 연출은 “대본 자체가 작가님이 겪은 일을 그대로 엮은 거다. 그래서 작품도 현실적으로 보여주려고 애썼다. 관객들도 누군가의 아들(자식), 누군가의 부모, 혹은 앞으로 부모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관객들이 ‘내가 언젠가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생각하고 봐주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또한 이 연출은 “이번 시즌에서 며느리 캐릭터를 바꿨다. 대본상에 못생기고 뚱뚱한 며느리로 나와 예쁜 우리 은경 배우가 그동안 분장을 하느라 고생을 했는데 이번에 눈치 없는 며느리로 바꿨다. 또 아버지와 아들이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둔 걸 잘 푸는 걸 보고 싶다”고 이번 시즌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40분 동안 펼쳐진 시연에서는 병든 아버지와 아내와 둘째 아들 내외, 옆집에 사는 장 씨까지 초대해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장면과 저녁 식사 후 불거진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장면이 이어졌다. 아버지의 마지막 생에 매달린 가족들은 아버지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아버지와 보내는 짧은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신구는 “네 번째 시즌이지만 초연 때와 마음가짐이 다르지 않다. 오히려 그동안 공연에서 놓쳤던 걸 이번에 발견할 수도 있다"고 겸손해했고,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몰입도를 보여준 손숙은 “대사가 불안하면 감정이 안 나온다. 입 벌리면 대사가 줄줄 나와야 한다. 그래서 여러 번 했더라도 언제나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객과 직접 만나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라고 전한 손숙은 "이 작품은 2013년 시작해서 그때 관객들을 만났지만 지금 무대에 올려 새로운 관객들을 만날 수 있고, 십 년 후에 무대에 오른다면 또 새로운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 새 작품도 나와야 하지만 좋은 작품은 레퍼토리로 계속 가져가 다음 배우들이 이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둘째 아들 역으로 합류한 조달환은 “저는 중간에 합류해서 최대한 팀워크에 누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신구 선생님과는 '앙리 할아버지와 나'를 하면서 술친구가 됐다. 술자리에서 대본 분석이나 캐릭터 등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저는 작품에 나오는 것과 비슷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십 대나 이십 대는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생긴 집에서 이런 가족이 살았구나’, ‘가족끼리 이런 낭만도 있고, 이런 애틋함도 있구나’라고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관객들이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를 어떻게 보고 느끼면 좋을까?
신구는 “요즘은 웰다잉도 중요한 시대다. 생명 연장 없이 가족의 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봐 달라. 관객마다 우리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차이가 있을 거다. 우리가 진정을 다해서 쏟아내면 그 물결이 관객에게 안 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고, 손숙도 “배우가 먼저 작품에 공감이 안 가면 안 된다. 이 작품은 대사 하나하나까지 배우들이 모두 공감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관객도 같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명경은 “어머니 아버지가 두 선생님 연배와 비슷하다. 그래서 앞으로 닥쳐올 일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작품이다. 편하게 공연 보시고 아버지 어머니 손 한번 잡아드리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신구와 손숙은 그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신구는 “손숙과는 젊을 때 국립극단 시절부터 함께 공연해 식구 같다”고 했으며, 손숙은 “신구 선생님과는 좋은 동지다. 제가 술을 못해서 술자리에 한 번도 참석을 못 한 것이 의견 충돌 없이 꾸준하게 작품 할 수 있던 비결이 아닐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꾸준히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신구는 “술”이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술은 나에게 활력소다”라고 웃음 지었다. 그는 "술을 좋아해서 젊을 때부터 마시고 있는데, 술을 즐기려면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이 현장은 누가 대신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러니 건강 관리를 잘해야 한다”라고 전했고, 손숙도 “배우는 몸이 재산이다”라고 강조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2월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20.02.03 / 조회 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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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내년 2월 돌아온다…신구, 손숙, 조달환 등 참여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내년 2월 돌아온다.
이 작품은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사실주의 연극으로,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이야기 했던 것에 대한 충격으로 인해 시작된 작품이다. 연극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물 흐르듯 담담하게 끌고 나가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살냄새 나는 작품이다’ 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제6회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고 그 안에서 부모 자식간의 사건과 가족들이 기억하는 지점들을 섬세한 이야기로 풀어나가면서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작품은 2013년 신구, 손숙이라는 연극계의 두 거장과 함께 초연돼, 2014년 앙코르 공연, 2016년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간암 말기의 아버지 역의 신구와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는 어머니 역 손숙, 푸근하고 정 많은 이웃집 정씨 아저씨 역 최명경, 푼수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며느리 역에 서은경 배우가 함께 하며, 아들 역에는 조달환 배우가 새로이 합류한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2020년 2월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티켓은 오는 19일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9.12.13 / 조회 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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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성진, 연극 ‘장수상회’ 합류…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와 호흡 맞춰
배우 강성진이 연극 '장수상회'에 전격 합류했다.
강성진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은 물론 뮤지컬 ‘1976할란카운티’, ‘잭더리퍼’, 연극 ‘정의의 사람들’, ‘돌아온다’, ‘데스트랩’ 등 무대 활동 또한 활발히 하고 있는 배우다.
그는 지난 2018년 '장수상회' 정기공연과 지역 투어, 2019년 가정의 달 특별 공연에서도 금님과 성칠의 연애를 응원하는 인간미 넘치는 장수상회의 사장인 장수 역으로 작품에 참여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장수 역으로 합류 소식을 알린 강성진은 “장수상회는 20년 배우 생활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가슴에 남는 공연이다. 존경하는 선생님들과 다시 한번 한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관객 분들께 좋은 공연을 선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70세 첫사랑의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그린 연극 '장수상회'는 헐리우드 영화 ‘러블리, 스틸’을 리메이크 한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제작하여 지난 2016년 초연되었다. 이후 세 번의 정기공연과 미국 LA공연, 공연 사상 최단 기간 국내 약 50여개 도시 투어 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연극 '장수상회'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해 3인 또는 4인이 동시 예매 시 최대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온동네 패키지 할인’, 무더운 여름을 맞이해 극장으로의 시원한 바캉스를 떠나는 관객들을 위한 ‘바캉스 20% 할인’ 등의 이벤트를 마련했다.
앞서 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의 출연을 발표한 연극 '장수상회'는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22일까지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더웨이브 제공
2019.08.02 / 조회 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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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3월 개막…이순재, 신구, 권유리, 채수빈 등 출연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가 오는 3월 개막을 앞두고 캐스팅을 발표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순재, 신구 등 기존 캐스트와 함께 필두로 권유리, 채수빈 등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 무대를 꾸민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까칠한 성격의 고집불통 앙리할아버지와 꿈을 찾아 방황하는 대학생 콘스탄스가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초연돼 유료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 3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는 등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번 공연에서 까칠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과 늘 문제를 일으키지만 콘스탄스의 꿈을 응원하며 멘토링을 아끼지 않는 앙리 역은 이순재와 신구가 다시 한 번 캐스팅됐다.
앙리의 도움으로 꿈을 찾아가는 대학생 콘스탄스 역에는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으로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 중인 연기자 권유리와 연극무대로 데뷔해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드라마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채수빈이 합류한다.
앙리의 아들로 아버지와의 오랜 갈등에 힘겨워하는 폴 역에는 배우 김대령과 조달환이 캐스팅됐고, 폴의 아내 발레리 역은 배우 김은희와 유지수가 맡아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오는 3월 15일부터 5월 12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되며, 오는 31일 오후 2시 인터파크에서 티켓오픈된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파크컴퍼니 제공
2019.01.28 / 조회 4,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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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의 맏형, 이순재·신구의 연극 ‘장수상회’…오는 9월 개막
70세 첫사랑의 설렘 가득한 로맨스를 그린 연극 '장수상회'가 오는 9월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2014년 개봉한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제작. 2016년부터 관객들을 만난 연극 '장수상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연극으로서는 흔치 않게, 미국 LA 투어 및 제주, 대전, 전주 등. 전국 30개 도시 투어를 진행한 바 있다.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 역에는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리턴즈'로 다시 뭉친 이순재, 신구 배우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 역에는 손숙과 박정수가 출연을 확정 지었다.
관록의 연기파 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극 '장수상회'는 9월 7일부터 10월 9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이에 앞서 오는 23일 오후 2시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티켓 오픈이 진행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유)장수전문회사 제공
2018.07.13 / 조회 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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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힘.. 이순재 신구 연극 '앙리..' 관객 1만 명 돌파
연장공연 19일부터 예매[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가 누적관객 1만명을 돌파하며 연장공연에 들어간다.‘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지난달 15일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달비파크홀에서 개막한 후 유료 객석 점유율 94%를 기록, 개막 3주 만에 1만 관객을 넘어섰다. 소극장 연극으로는 이례적이다.제작사 수현재컴퍼니는 “관객 성원에 보답하고자 애초 2월 11일까지로 예정했던 공연을 1주 연장해 2월 18일까지 공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장공연은 19일부터 예매를 시작한다. 30%의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앙리할아버지와 나’는 앙리할아버지와 대학생 콘스탄스가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연극이다. 앙리 역에 이순재, 신구가 출연 중이다. 콘스탄스 역에 박소담, 김슬기가 출연한다. 이도엽, 조달환, 김은희, 강지원이 함께한다. 3월부터 6월까지 전국투어에 들어간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15 / 조회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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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불통 할아버지와 상큼발랄 대학생의 동거,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글 / 구성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7.12.21 / 조회 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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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신구×박소담·김슬기 '앙리할아버지…' 연습 보니
개막 앞두고 막바지 연습 박차
실제 공연 같은 열기로 작품 준비
15일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연습 장면(사진=수현재컴퍼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오는 15일 개막을 앞둔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가 막바지 연습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제작사 수현재컴퍼니가 4일 공개한 연습 현장 사진은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 환상적인 연기 호흡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앙리 역의 이순재, 신구는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고 극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콘스탄틴 역의 박소담, 김슬기도 상대 배역과 소통하고 합을 맞추며 완성도 높은 장면을 만들고 있다.또한 이도엽, 조달환, 김은희, 강지원 등 다른 출연 배우들도 실제 공연을 방불케 할 정도의 뜨거운 열기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 공연 개막이 다가온 만큼 막바지 연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앙리할아버지와 나’는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의 작품이다.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한 뒤 같은 해 영화로 제작돼 큰 화제를 모았다. 고집불통 할아버지 앙리와 자유를 꿈꾸는 대학생 콘스탄스의 갈등과 소통, 그리고 성장을 그린다.오는 15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개막한다.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6 / 조회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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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신구·박소담·김슬기, ‘케미폭발 포스터’ 봤더니…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2종 포스터 공개
다음달 15일 대명문화공장 1관서 '막 올라'배우 이순재와 신구, 박소담, 김슬기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가 오는 12월 15일 공연 개막을 앞두고 메인 포스터 2종을 공개했다(사진=수현재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가 다음달 15일 개막을 앞두고 메인 포스터 2종을 공개했다.이날 공개한 메인 포스터에는 앙리 역의 이순재와 신구, 상큼 발랄한 대학생 콘스탄스로 분한 박소담과 김슬기의 모습을 담고있다. 특히 서로 어깨를 맞대거나 팔짱을 끼고 다정한 미소를 선보여 환상적인 커플 케미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앙리할아버지와 나’는 고집불통 할아버지 앙리와 자유를 꿈꾸는 대학생 콘스탄스의 갈등과 소통, 성장을 그린다. 30년 전 아내를 잃고 프랑스 파리에서 혼자 사는 앙리의 집에 대학생 콘스탄스가 룸메이트로 들어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대와 가족 간의 갈등, 청년 실업과 불확실한 미래 고민 등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프랑스 극작가 이반 칼베라크의 작품으로 2012년 프랑스에서 초연했다.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했으며, 그해 영화로도 제작되어 대중적인 반열에 올랐다. 지금까지도 앙코르와 투어 공연을 선보이며 프랑스 전역에서 흥행 중이다. 앙리의 아들 ‘폴’ 역은 배우 이도엽과 조달환이, 폴의 아내 ‘발레리’ 역은 배우 김은희와 강지원이 맡아 개성 있는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오는 12월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개막한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이달 30일까지 조기예매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수현재컴퍼니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28 / 조회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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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X대학생이 만났다…세대 간 소통 담은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두 세대 간의 소통을 그린 연극이 오는 12월 무대에 오른다. 바로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상큼발랄한 대학생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다.
연극 는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할아버지와 자유로운 영혼의 대학생 콘스탄스가 동거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프랑스 극작가 이반 칼베라크의 작품으로, 지난 2012년 프랑스에서 초연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15일 열린 의 제작발표회에서 이해제 연출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만큼 큰 각색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며 “인물의 성장을 중심으로 세대 간의 소통을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한 “작품 속에 동성애, 정치이념, 취업문제 등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여러 문제들이 대사 안에 녹아있어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함께 생각해볼 지점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번 초연에는 tvN 예능프로그램 를 통해 멋진 우정을 선보였던 이순재와 신구가 앙리할아버지 역으로 더블캐스팅 됐고, 박소담과 김슬기가 콘스탄스로 분해 호흡을 맞춘다.
대본을 입수한 뒤 대중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는 수현재컴퍼니의 조재현 대표는 앙리할아버지 역으로 이순재, 신구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작품이 좋으면 출연하실 거라는 믿음으로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받아 주셨다. 그 덕분에 다른 젊은 배우들까지 수월하게 캐스팅이 된 것 같다.”
이순재는 “노년 세대와 젊은 세대의 관계를 그린 작품은 잘 없었던 것 같아서 신선했다”며 “잔잔하면서도 해학적인 요소가 많아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구는 “형님이 하시는 걸 보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연습하고 있다”며 겸손한 발언을 남겼다.
콘스탄스 역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은 이순재, 신구와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기쁨에 출연을 단박에 결정지었다고. 박소담은 “배우라는 직업을 하면서 고민이 많을 시기에 선생님을 만나 정말 기쁘다”고 답했고, 김슬기는 “선생님과 함께 연기하는 영광을 누리고 싶어서 출연했다. 연기뿐 아니라 삶에 대한 자세까지 배우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50살이 훌쩍 넘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연기하는 것이 어린 배우들에겐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조재현 대표는 “연습실에서 김슬기와 박소담이 이순재, 신구 선생님과 서슴없이 교감하는 모습을 봤다. 세대 차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 굉장히 신선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신구는 “나이를 제외하고 생각하면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것이다. 기존에 갖고 있던 의식들을 버리고 그 사람에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순재 역시 “나이를 먹게 되면서 생기는 아집을 버리고자 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꽃할배와 상큼발랄 두 여배우가 호흡을 맞출 연극 는 오는 12월 15일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7.11.16 / 조회 9,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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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장수상회’ 제주부터 LA까지 15개 도시 투어 예정
연극 ‘장수상회’가 추석 연휴 동안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지난 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작품은 배우 신구와 손숙, 김지숙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연극으로 재탄생한 장수상회는 정말 완벽했다.”, “대 배우가 들려주는 노부부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은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실컷 웃다가 쏟아지는 눈물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라며 리뷰를 남겼다. 또한, 포털사이트 네이버 평점 9.6점, 예매사이트 예스24 평점 10점이라는 높은 관객 평가를 받았다.연극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평생 뚝심을 지키며 살아온 김성칠 앞에 사랑에 당찬 임금님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성칠 역은 배우 신구와 우상전이 열연했다. 소녀 같은 당찬 꽃집 여사장 임금님 역은 배우 손숙과 김지숙이 나눠 맡았다. 이 외에도 배우 이원재, 윤영민, 고애리, 이아영, 이윤수, 이서환, 김태향, 구옥분, 강하나가 참여했다.한편, 연극 ‘장수상회’는 오는 10월 성남아트센터를 시작으로 11월에는 제주와 미국 LA, 12월에는 울산 공연을 확정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부산, 대구, 의정부, 수원, 삼척, 안동, 울산, 천안, 하남을 포함해 15개 도시에서 공연될 예정이다.사진제공_(유)장수상회문전사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10.12 / 조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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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극과 함께…'장수상회' 특별 이벤트 진행
연휴 기간 '추석 특별 할인' 등 혜택 제공
최대 50%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 관람 가능
동명 영화 원작…신구·우상전·손숙·김지숙 주연연극 ‘장수상회’ 콘셉트 이미지(사진=장수상회문전사).[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신구, 우상전, 손숙, 김지숙 등이 출연하는 연극 ‘장수상회’가 열흘간의 긴 추석연휴를 맞아 특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오는 30일부터 10월 8일까지 공연을 관람할 경우 1인 4매에 한해 전석 30% ‘추석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 관람 당일 가족관계증명서, 등본 등을 통해 가족임을 인증하면 ‘가족패키지 할인’도 적용 받을 수 있다. 3인 이상 예매 시 40%, 4인 이상 예매 시 전원 50%의 할인이 가능하다.만 60세(1957년생)가 넘은 관객을 대상으로 관람료의 50%를 할인해주는 ‘황금빛 할인’도 10월 8일까지 진행된다. 공연 관계자는 “추석을 겨냥한 할인 이벤트를 통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온 가족이 함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연극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다. 평생 뚝심을 지키며 살아온 김성칠 앞에 사랑에 당찬 임금님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까칠한 노신사와 소녀 같은 꽃집 여인의 가슴 따뜻한 로맨스를 그린다.이번 공연에선 신구, 우상전이 김성칠 역으로 출연한다. 임금님 역에는 손숙, 김지숙이 캐스팅됐다. 이원재, 윤영민, 고애리, 이아영, 이윤수, 이서환, 김태향, 구옥분, 강하나 등 극에 활기를 더할 젊은 실력파 배우들도 함께한다.연극 ‘장수상회’는 오는 10월 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만 7세 이상이면 관람할 수 있으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티켓 가격 R석 6만6000원, S석 4만4000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6 / 조회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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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엄마' 말고 '국민 아빠'도 있다! 진한 부성애로 마음 울리는 공연 속 아버지들 BEST5
글/구성: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DB
2016.05.04 / 조회 7,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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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석 10주기 '신구·손숙' 추모극 무대 선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 무대 올려
내달 9~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2013년 초연 두 거장 배우의 귀환차범석 타계 10주기 추모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 출연을 확정한 배우 신구(오른쪽)와 손숙(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한국 연극사에 큰 획을 그은 고(故) 차범석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돌아온다.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차범석 선생의 10주기를 추모하고자 ‘제 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를 오는 4월 9일부터 24일까지 단 2주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신구·손숙 연극계 두 거장과 함께 2013년 초연한 작품은 두 노장의 인생을 담은 연기로 전회 매진, 이듬해 앙코르 공연에서도 객석 점유율 84%를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추모 공연에서도 배우 신구와 손숙이 열연한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 역에 배우 신구가, 가족을 위해 한평생 희생하는 어머니 역을 손숙이 맡아 관객 마음을 어루만진다. 또 초연부터 함께 해온 연기파 배우 정승길과 서은경도 변함없이 아들과 며느리 역으로 자리를 지킨다. 정씨 역으로는 배우 최명경이 새롭게 합류한다.2016년 버전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TV 드라마 ‘토지’ ‘연개소문’, 연극 ‘황금연못’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인간애를 보여준 연출 이종한이 맡는다. 작품은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이야기로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간성혼수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말한 것에 대한 충격으로부터 출발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고 부모 자식 간 사건과 가족 기억의 지점들을 섬세한 이야기로 풀어나가면서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더불어 삶과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 과거와 현재의 경계는 무엇인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7 / 조회 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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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공연…“거장의 귀환”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4월 9일부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2013년 초연했다. 초연 당시 전회 매진과 함께 객석 점유율 84%를 기록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작품은 ‘故 차범석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신구’와 ‘손숙’이 출연한다. 두 사람은 초연 무대에도 오른 바 있다. 배우 ‘신구’는 간암 말기의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배우 ‘손숙’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 역을 연기한다. 연출은 ‘이종한’이 맡았다. 연출 ‘이종한’은 TV 드라마 ‘토지’, ‘연개소문’등을 연출했다. 작품 관계자는 “이종한의 섬세한 터치가 더해져 더 깊은 향기를 머금은 공연을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4월 9일부터 4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출저_신시컴퍼니 이기원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3.25 / 조회 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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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의 54년 연기 투혼 빛나는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2013년 첫 공연에서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이듬해 앵콜공연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연극 가 2년 만에 돌아온다.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이 연극은 작가 김광탁이 자신이 실제 겪은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간암 말기로 죽음을 앞둔 아버지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덤덤히 풀어냈다. 올해는 드라마 , 연극 의 이종한PD가 연출에 나서 기대를 모은다. 지난 두 번의 공연에서 이 연극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한 가지 이유는 작품의 깊이다. 작가 김광탁은 고통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가 ‘굿을 해달라’고 청했던 것에 충격을 받아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육체적인 아픔도, 고향을 향한 한없는 그리움도 그저 마음속에 묻어두고만 살았던 아버지에 대한 위로의 굿으로 이 작품을 쓴 것이다. 이같은 작가의 진심은 무덤덤한 듯 하면서도 한 마디 한 마디 잔잔한 울림을 주는 대사로 작품에 녹아들었다. 아버지: 달이 떴나? 아들: 예? 아버지: 달이 떴나? 아들: 예. 달 떴어요. 아버지: 고향에도 달이 떴다. 아들: 예. 아버지: … - 연극 중똑똑하고 잘난 첫째 아들과 달리 그저 착하기만 한 둘째를 걱정하는 부모, 눈치도 맵시도 없지만 정 많고 살가운 며느리, 옆집 일을 제 일처럼 걱정하는 이웃 정씨 등의 캐릭터는 마치 지금도 어느 시골 마을에 생생히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듯 생생하고 정감이 넘친다. 이러한 작품의 매력을 십분 살려낸 것은 배우들일 것이다. 신구와 손숙은 초연부터 아버지, 어머니를 맡아 작품에 깊이를 더했고, 정승길, 서은경, 이호섭 등의 연기파 중견 배우들의 활약도 컸다. 무엇보다 흥행의 중심에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꽃할배’라는 애칭을 얻은 신구의 존재가 있었다. 2013년, 2015년 두 차례 방영됐던 에서 그는 노년으로 접어든 나이에도 여전히 새로운 풍경에 설레어 하고 낯선 것에 기꺼이 마음을 열고 체험하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수를 해봐야 고쳐지고 선택하고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등의 말은 ‘신구 어록’으로도 회자되며 청년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그의 말이 감동적이었던 것은, 오랜 무명시절을 거치면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치지 않았던 삶이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2년 데뷔해 올해로 연기인생 54년째를 맞은 그는 지금도 매니저나 코디네이터 없이 직접 차를 운전해 연극 연습실이나 드라마 촬영장을 분주히 오가고, 매일 아침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그는 플레이디비와의 인터뷰에서도 열정과 지혜가 담긴 이야기로 감동을 전한 바 있다. 당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무명시절을 거쳐 두각을 나타낸 후배 배우 이희준을 독려하며 했던 말이다. “무지 고생하고 또 서운한 일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지만, 지나고 나면 그게 다 재산으로 남는다고. 지금 고생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자산이 될 거야, 분명.”“내가 사는 인생이고 하나밖에 없는 건데, 하다가 완성은 안되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산다는 게 의미가 있지. 스스로 인생을 디자인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내 인생 내가 즐겁게 사는 게 제일이야, 지금 내가 돌이켜 보면.”(2014년 3월)배우로서의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는 이런 말을 남겼다. “최소 10년을 몸을 던져서 썩혀야 새롭게 싹이 나든가 하죠. 배우뿐 아니라 어느 직종이라도 10년은 해야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기고 프로정신이 생길 것 같아요. 그 10년도 혼신의 힘을 다 해서 노력해야지, 얼렁뚱땅 보내면 10년 20년을 해도 안 되죠. 자신이 가진 것을 다 투자해서 열심히 10년을 버티면 나름대로 사회가 인정해주는 배우가 될 수 있어요. 요즘 연극하다 TV에 나오는 배우들도 보통 10년은 하다 오는 것 같던데. 그러면 사회도 외면하지 않는다고.”(2013년 8월)특히 인터뷰 때마다 기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연극을 향한 노배우의 각별한 애정이다.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던 그는 방송으로 진출한 후에도 무대와의 인연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연극에 출연했다. 연극을 할 때는 최대한 다른 일정과 겹치지 않게 조율해 연습에만 집중하는 것이 그의 철칙. 그가 꼽는 연극의 매력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연극은 살아 호흡하는 관객이 바로 앞에 있잖아요. 그러니까 무대에서 이뤄지는 것들이 바로 저쪽으로 전달돼서 그 호흡이 되돌아와요. 그 교감 때문에 우리 배우들이 희열을 느끼는 거죠. 자기가 생각하고 개발한 표현이나 동작이 저쪽에서 반응이 있으면 너무 좋다고.”(위와 동일) 관객과 눈앞에서 교감하는 희열을 잊지 못하는 그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더라”고 평했던 의 무대에 세 번째로 다시 오른다. 올해는 신구·손숙과 함께 아들 역의 정승길, 며느리 역의 서은경, 그리고 정씨 역의 새 멤버 최명경이 무대에 선다. “대본을 읽어보니까 구체적이고 세밀한 감정표현, 가슴에 탁 와 닿는 부분이 곳곳에 많아서 사람 마음을 움직이더라고. 스케일이 크고 장대한 작품이 있는 반면에 물이 고여있는 것 같은데도 내면에선 뭔가 소용돌이치는 작품이 있잖아요. 가 그런 작품이에요.”(위와 동일) 는 오는 4월 9일부터 24일까지 단2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지며,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DB
2016.03.25 / 조회 8,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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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둔 아버지를 지켜보는 가족들...신구, 손숙 가슴 뭉클 무대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간암 말기의 아버지는 가쁜 숨을 몰아 쉬며 가누기 힘든 몸을 뒤척이고, 이를 지켜보는 자식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 없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어머니는 아버지 뿐 아니라 남은 식구들을 품에 안고, 아버지는 평생 무뚝뚝했지만 이런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고 또 헤아린다. 죽음을 앞둔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내어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던 연극 가 다시 관객들 곁을 찾아온다. 는 작가 김광탁이 간암 말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우리시대 아버지들에 대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자전적 이야기로,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차범석은 한국의 색이 담긴 다수의 사실주의 희곡을 발표했던 작가로, 올해는 그가 타계한 지 10주년을 맞아 더욱 공연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홍매'로 분해 섬세하고 인상적인 부모의 인생을 무대에 담아내 2013년 초연 때부터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웠던 주역들도 다시 만날 수 있다. 간암 말기 아버지 역의 신구와 그의 곁을 지키는 어머니 역의 손숙이 다시 한 번 부부의 호흡을 맞추며, 무뚝뚝하지만 심성 깊은 아들 역에 정승길과 푼수 같지만 순수한 며느리 서은경도 빠지지 않았다. 노부부의 옆집에 살며 잔일을 도와주는 잔정 많은 정씨 아저씨 역은 등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온 최명경이 맡았다. 2013년 초연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남녀노소 고른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이듬해 앙코르 공연에서도 84%에 이르는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입소문을 더한 는 오는 4월 9일부터 24일까지 단 2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6.03.24 / 조회 4,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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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늠해 볼 때 안되겠다 싶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3월의 눈> 신구
신구는 지금도 매니저나 코디네이터가 없다. 이른 아침 운동을 마치고 손수 운전해 연습실과 촬영장을 오가고, 사진 촬영이 있는 인터뷰라도 할 때면 한두 벌 여분의 옷을 직접 챙겨 나온다. "올해는 약주를 좀 줄이세요."라고 말하는 후배 배우에게 빙그레 웃음을 날리며 반주의 기쁨을 끊을 생각이 전혀 없음을 피력하는 귀여운 미소천사 할아버지이지만, 그 이전에 자기 관리가 누구보다 철저한 배우가 바로 신구인 것이다. 무대는 그러한 배우 신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장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 배우로서 첫 발을 디뎠던 곳, 언제나 "의미가 깊은 곳", 신구는 2015년도 무대에서 시작한다. 연극 과 함께 말이다.다 내주고 갈 때, 아득히 내리는 연극 연습실은 고요했다. 도시화로 인해 곧 헐릴 한옥에 사는 노부부 장오와 이순이 주고 받는 담담한 대사들이 이따금씩 정적을 깨지만, 다시 찾아오는 고요함 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이기 때문이다. "소리와 동작에 절제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야기하고, 기다리고. (대사) 사이사이에 있는 정서가 슬로우 모션같이 담기는 거죠." 런쓰루(실제 공연과 같이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연습하는 것) 후에 이어지던 손진책 연출의 말에서도 이 작품이 지닐 향기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소리 없이 내어주는 존재들에 대한 경건한 목례. 올 3월에도 반갑게 관객들에게 내릴 에서 신구는 장오 역을 맡았다. "외모나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안에 쌓인 내공으로 압축된 감정이 유지되고 흐트러지지 않아야 할 수 있는 작품이거든. 그래서 대사도 얼마 없고 별로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지만 무척 힘이 들지."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로 2011년 초연한 은 그간 백성희, 故 장민호를 비롯해 오영수, 박근형, 박혜진, 변희봉 등 관록의 배우들이 함께 해왔다. 지내온 세월과 함께, 삶을 대하는 깊이가 켜켜이 쌓인 배우들이 그대로 작품 속 인물과 이야기가 되어 매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는 이 작품을 헌정받은 초연 배우 백성희, 고(故) 장민호가 출연하지 않는 최초의 무대이며 백성희장민호극장이 아닌 다른 공간(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것이라는 점도 새롭다. "장오라는 인물은 이북에서 6.25때 피난 오고, 또 공산정권 시대도 겪고, 우리나라 현대사를 다 겪은 인물이지. 민주화 투쟁에 직접 가담하진 않았어도 자식이 거기에 휘말려서 행방불명까지 된 상태니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받는 고통이 더 크고 괴로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지난해 에 이어 다시 한번 부부 호흡을 맞추는 손숙은 과거 이순들보다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런 게 있어. 슬픔을, 괴로움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더 괴롭고 슬프게 표현하면 보는 사람도 괴롭거든. 그래서 역으로 그렇게(귀엽고 밝게) 표현했을 때 그런 슬픔의 정서가 더욱 짙어지지." 은 공연을 이미 본 관객들이 다시 찾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그 시절을 겪지 않았을 뿐더러 장오와 이순의 손주쯤 되는 젊은 관객들까지 숨죽여 흐느끼는 모습을 과거 객석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신구는 장오를 두고 "그래도 증손주까지 봤으니 여한 없이 다 털고 가는 거지. 이순이 자꾸 와서 얼씬거려서 가는 건가?"하며 훌훌 웃었지만 이내 "그래도 장오는 해석하기 나름이야."라고 덧붙인다. "처음에는 장 선생, 이 선생님 기념 공연이 됐지만 이제 4, 5년이 지났으니까 매해마다 색깔이나 모양새가 달라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누가 했느냐, 아, 누가 했구나, 하고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 도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거지. 그러면 나이 지긋해지면서 배우들이 이 역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고. 몇 년도에 누가 장오 역을 어떻게 했지? 그렇다면 이번엔 색다른 형태의 장오를 만들어 보겠다, 그러면 새롭잖아. 보시는 분들도 '아,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쉰다는 것,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어 연극, 관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게 우리들이 더 노력해야 본격적인 연극 연습이 시작되었을 무렵 신구는 tvN 촬영 차 그리스로 떠나야 했다. 첫 대본 리딩 후 3일 만에 대사를 다 외워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데 "초반 연습이 아주 중요할 때인데 ( 촬영) 시간을 내야 해서 그럴 수 밖에 없었어."라며 담담하게 말하는 신구의 모습에선 '철저함'이 기본이 된 노장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번 여행도 좋았어. 여행은 항상 좋잖아. 거기 음식이 양갈비가 많더만. 맛있더라고. 아테네도 가고 코린도라는 데도 가고. 마테오라라는 데를 갔는데 희한한 바위 위에 수도원을 세워 놨더라고. 또 산토리니. 빛이 좋으면 바다가 예쁘다고 해. 근데 우리가 갔을 땐 흐리고 비가 왔지." 1936년 생으로 올해 만 79세.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한다지만 집 거실 테이블에 손자 사진을 놓고 보는 속 깊은 할아버지의 모습도 신구임엔 분명하다. "집에서는 매일 구박이지.(웃음) 매일 전등을 켜 놓고 끄질 않아, 잊어버리고. 옷 갈아입고 아무데나 두고 나오고. 혼자 있다가 집에서 나오면, 나중에 할망구가 들어가 보니 테레비전이 켜 있다는 거야. (웃음) 근데 가끔 내가 보면 할망구도 마찬가지야. 아휴, 그랬수? 서로 그러지. (웃음)" 하지만 그는 여전히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시트콤, 예능 프로그램, 게임 캐릭터 속에 등장해 데뷔 53년 차 배우에게서 으레 예상할 수 있는 '근엄함'을 훌훌 던져 버리는, 그 누구보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구야형', '미소천사' 등의 별명과 함께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톡톡하지만, 무엇보다 그에게 갖게 되는 경외심은 "난 성격이 소심해서 다른 걸 해 볼 생각을 못했지."라며 지금 젊은 세대가 지닌 용기와 놀라운 가능성에 감탄하는 솔직한 자기 고백의 모습을 마주할 때 더욱 커지곤 한다. "은퇴? 우리는 누가 뭐 시켜주지 않으면 은퇴지. 누구든지 다 소실되면, 기력이 없어지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면 쓸모가 없어지는 거지. 하고 싶어도 사회가 불러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 그런데 아직 쉬고 싶은 생각은 없어.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작품 섭외가 들어오면) 내가 어느 정도 해야겠다, 가늠을 해 보거든. 체력이든가 일에 대한 열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되나 스스로. 아, 이건 도저히 내 체력으로는 안되겠다, 하면 못하는 건데 아직은 무슨 프로그램이든지 그런 경우는 없었으니까. 지난번에 할 때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어. 대사가 사백 내지 오백 페이지까지 가서. 그런데 어느새 다 끝났네. (웃음)" 그런 그가 씁쓸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더하는 것은 여전히 그늘 속에 있는 연극계의 현주소에 대한 것이었다. "이젠 뮤지컬에 돈이 억수로 들어가잖아. 여기(연극)는 파도 밑에 밑이지.(웃음) 사회가 금전 위주로 되어 있으니 연극에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 좀 슬프고 괴롭지만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그렇게 되서 제작비의 일부라도 다시 얻고. 이런 것들이 어느 정로 이뤄지면 믿음이 생기니까, 아, 연극이 볼만 하더라, 그러면 전체적으로 좋은 거잖아."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목소리는 지금 연극을 채우고 있는, 여전히 연극을 사랑하는 스스로를 향해 있었다. "(연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작품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떠나서, 와서 보시는 분들이 감동을 받게 해야 해. 즐겁고 화려한 것만도 아니고, 또 인생을 고뇌하게만 하는 것도 물론 아니고 재미도 있으면서. 그러면 한번 보신 분들도 계속 연극을 찾게 되는 거지. 또 지금 대학로에 나가보면 (연극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들거든. 연극 보시려는 분들이 무슨 연극을 봐야 할 지 헛갈리실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 어떤 공연 봐야겠다, 하고 결정하고 나온 게 아니면 거기에서 그런 애들(호객꾼)한테 끌려가기 십상이거든. 연극인들 스스로 자정을 해야 할 일인지 국가에서 간섭해야 할 일인지 난 잘 모르겠지만, 작품 편수가 너무 많은 느낌이고, 그런 행위는 못하게 해야 하는데." 신구는 한 번도 주례를 서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노역을 일찍부터 맡아 마흔이 되던 해부터 주례 부탁이 들어왔었다지만 당시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 수 있나" 싶어 마다했고, 이후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또 거절했다. "누구는 해 주고 누군 안 해 주면 어떻게 해, 이 할아범한테 뭐 들을 이야기가 있겠어."라며 웃는 그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무서우리만큼 냉정한 사람이다. 훌훌 다 내어주고 "흩어질 때 흩어지더라도 뭐라도 될테니 섭섭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는 장오의 말처럼, 신구는 무대를 향한 자신의 몫에만 전념할 뿐, 그 뿐이었다. 오늘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3.09 / 조회 9,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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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손숙 주연의 또 다시 내리는 <3월의 눈>
국립극단이 2015년 봄을 맞이하는 첫 작품으로 를 무대에 올린다. 은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을 기념하여 2011년 첫 무대에 올랐고, 이후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작품으로 그동안 故장민호, 백성희, 박근형, 오영수, 박혜진이 무대에 올랐다.이 작품의 배경은 재개발 열풍으로 곧 사라져버릴 한옥으로 이곳은 장오와 이순이 평생을 일구어 온 삶의 터전이다. 은 평생을 살아온 집을 떠나야 하는 노인의 모습과 노부부의 일상을 특별한 반전이나 갈등 없이 담담하게 그려낸다.이번 시즌에는 에서 부부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신구와 손숙이 각각 장오와 이순으로 캐스팅되어 누구나가 경험하는 죽음과 상실의 체험을 관객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의 은 오는 3월 13일부터 3월 2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2.06 / 조회 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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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 이순재와 '회오리' 신구의 만남! <황금연못>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 연기파 노장들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만난다. 그 작품은 내달 9일 개막하는 연극 으로, 이순재·신구와 나문희·성병숙이 황혼을 앞둔 노부부로 분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순재와 신구는 무뚝뚝한 말로 딸에게 상처를 주는 아버지 노만 역을, 나문희와 성병숙은 따스한 어머니 에셀 역을 맡았다. 각각의 이름만으로도 벌써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배우들인데, 이들이 한데 모여 그려낼 인생사는 과연 얼마만큼의 깊이를 갖추고 있을까. 미국 극작가 어니스트 톰슨의 처녀작 은 1979년 첫 무대에 올라 토니상을 수상했고, 1981년에는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돼 아카데미상 남·여우주연상과 각색상을 수상했다. 당시 영화에 출연한 헨리 폰다·제인 폰다 부녀는 실제로 서로 소원한 사이로 지내다 이 영화를 통해 화해를 했다고 한다. 초연 이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명작의 힘은 여전한 것일까, 배우들은 이 연극에 대해 “너무도 아름답다.”고 입을 모았다.나문희와 신구의 첫 만남 한 역할 맡은 신구·이순재의 다른 모습도 기대 Q 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이순재: 워낙 많이 알려진 작품이고,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배우 헨리 폰다와 캐서린 헵번이 출연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나이 먹고 한 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에 마침 제의가 들어왔다. 힘들고 어려운 작품이지만 용기를 내서 참여하게 됐다. 신구: 이 역할이 우리와 나이가 같다. 쉽게 말해 죽음을 앞둔 사람인데, 그 모습이 내 모습과 비슷해서 택했다. 나문희: 이순재 선생님과 신구 선생님의 상대역을 맡아서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지만, 언젠가는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이 남편들과 살면서 실제로 많이들 겪는 상황이 그려져 있고, 그런 상황에서 어머니들이 보이는 안간힘 같은 것들, 즐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즐기면서도 동시에 많이 참는 그런 모습이 담겨 있다. 그래서 최대한 우리나라 엄마들의 현실에 초점을 맞춰서 해보려고 한다. 성병숙: 이순재 선생님이 어느 날 전화를 해서 같이 하자고 하시길래 스케줄도 안보고 바로 한다고 했다. 선생님과 를 하면서 만났었는데, 삶의 자세에 있어서, 또 선배로서 존경할 점이 많은 분이시다. 그런 선배님이 하자고 하시니 당연히 출연하고 싶었다. 내가 평소 제일 부러워하는 것이 황혼 무렵의 노부부가 팔짱을 끼고 서 있거나 공원을 걷는 모습이다. 현실에서는 그런 걸 못하니까 여기서라도 한번 해봐야지 싶었다(웃음).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남편에게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자’라는 소리를 듣는 것을 무대에서라도 해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기쁘게 연습하고 있다. Q 나문희와 신구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인데. 나문희: 항상 잘하신다고 생각했고 한번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하게 됐다. (신구) 선생님이 불편해하실지는 몰라도 선생님이 갖고 계신 것이 워낙 많으니 맞춰서 잘 해보고 싶다. 이순재 선생님하고는 잘 맞는다. 이순재: 나문희 씨와는 여러 번 해봤다. 이번에 본격적으로 연극을 같이 하게 됐는데, 상대방이 워낙 든든하니까 걱정이 없다. 이 연극이 미국 작품인데, 어떻게 보면 서양의 노인들의 모습도 우리와 별로 차이가 없다는 걸 느꼈다.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좀 있을 뿐이지, 실제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적 노마, 한국적 에셀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Q 신구와 이순재의 더블캐스팅도 화제다. 두 배우의 연기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다. 신구: 어차피 생긴 게 다르니까 연기도 다르게 나온다(웃음). 똑같다면 볼 이유도 없지. 이순재: 연극의 역할이라는 게 그런 것이다. 어느 하나의 규정된 틀이 있어서 거기 맞추는 게 아니다. 신구 선생이 표현하는 게 있고 내가 표현하는 게 있다. 또 그 차이가 볼만한 것이다. 그게 바로 역할의 차이고 해석의 차이다. 예를 들어 이제까지 무대에 선 수많은 햄릿이 있었지만, 동일한 햄릿은 없지 않나. 그게 연극의 볼거리다. 신구: 난 여태까지 연극을 더블캐스팅으로 해본 적이 없다. 이렇게 상대를 바꿔서 교차출연을 해본 적은 더군다나 없다. 그래서 좀 얼떨떨하고 약간 혼란스럽기도 한데 적응되리라 생각한다. Q 신구는 얼마 전 연극 에 출연했는데, 이 작품과는 어떻게 다른가. 신구: 의 경우는 아버지가 세상을 하직하는 경우고, 이 작품에서는 그렇게까지는 죽음을 바로 앞둔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나이가 되면 죽음이 바로 내 문제로 생각된다. 이순재 형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노인이 되면 5분마다 한 번씩 죽음을 생각한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수시로 하게 되는 것 같다. 이게 바로 우리 문제구나 싶다. 이순재: 이 작품에도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 곧 닥칠 죽음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면서도 끊임없이 삶에 애착을 갖고 있는 모습이 아주 절묘하게 녹아 있다. Q 이순재는 전작 을 포함해 가족, 사랑 등 일상적인 소재를 다룬 작품을 많이 해왔는데. 이순재: 과 이 작품이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노인들의 세계가 비슷하다 보니 그렇게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연극은 공연을 3주 남겨놓고 관객들이 더 몰리기 시작했다. 그 관객들은 거의 동숭동에 안 오시는 분들이다. 예산에서 올라오는 사람, 천안에서 올라오는 사람, 대부분 40~50대 부부이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올라오는 자녀들이었다. 연극이 바로 그런 힘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또 나이 먹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개똥철학일지는 몰라도 인생의 철학이 담겨있다. 아주 가볍고 일상적인 이야기일지라도 그 안에 의미가 있다. 젊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재미있는 코미디도 좋지만, 그와는 좀 다른 차원의 연극이 바로 이런 작품이 아닐까. Q 나문희는 얼마 전 사회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번 작품은 어떤가. 나문희: 이 작품은 아무래도 서양 작품이다 보니 감성이 더 풍부하게 글로 표현돼 있다. 에셀은 상당히 긍정적인 인물이고, 남편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한다. 남편은 계속 죽음이 앞에 있다고 조바심을 내지만, 에셀은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무대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관객들이 ‘저렇게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항상 사회적으로 좀 영향을 미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웃음). Q 성병숙은 네 사람 중 막내인데, 선배들과 같이 연습하는 것이 어떤가. 성병숙: 막내가 참 편하다(웃음). 왜냐하면 조금 봐주시는 것도 있고, 많이 알고 실수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실수한다고 여겨주시니까. 그리고 남편 두 분이 너무나 다르다. 아시다시피 한 분은 ‘직진’이시고 한 분은 ‘회오리’시다 보니 두 분이 연기하는 노만도 너무나 다르다. 하루는 이순재 선생님과, 하루는 신구 선생님과 연기를 하는데 하는 맛이 달라서 굉장히 흥미롭다. 연극은 연습기간이 길다 보니 공연도 중요하지만 2달 동안 연습하면서 배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두 분이 연습하는 방식을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또 다들 얼마나 체력적으로 강하신지 모른다. 의외로 막내인 내가 제일 빌빌댄다. 나문희 선생님은 스케줄이 바쁜데도 일주일에 세 번 나오시고 토요일 일요일은 풀로 나와서 연습하신다. 신구 선생님은 정말 건강하시고, 말은 무뚝뚝해도 디테일한 이야기를 참 많이 해주신다. 이순재 선생님은 술도 안 드시고 열심히 하시고. 나도 선배님들 나이가 됐을 때 저렇게 해야 할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 관계없이 지금도 무대 서면 떨려” “할 수 있을 때까지 연극하고 싶다." Q 이 연극이 20~30대 관객들에게는 어떤 지점에서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신구: 젊은 사람이나 나이든 사람이나 똑같이 고민해야 될 문제가 담겨있다. 투표를 나이 먹은 사람들도 하고 젊은 사람들도 하는 것처럼, 나이에 관계없이 살아가는 데 다 필요한 이야기다. 나문희: 극중 아버지가 딸과도 갈등이 많다. 그래서 엄마가 중간에서 상당히 관계를 회복시키려고 노력한다. 우리 집 영감도 딸하고 갈등이 깊게 있었기 때문에 친근감이 확 느껴졌고, 이게 남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 극적으로 누가 죽거나 사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깊은 부분을 다루고 있어서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이 공감될 것 같다. 성병숙: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시집을 보낼 때까지 편안하기만 한 집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내 경우도 딸과의 사이가 굉장히 힘들었다. 부모님의 삶이 나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부모님과의 불화가 어떻게 풀어질 수 있는지를 보면서 여러 감정을 느끼실 것 같다. 이 연극의 포인트는 디테일이다. 감정의 미묘한 부분들, 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자식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며 또 칭찬이 얼마나 힘을 주는지, 부모는 그걸 어떻게 깨닫게 되는지 등이 연극에 녹아 있다. 어느 집이든 ‘우리 집 얘기’가 될 것 같다. TV에서만 보던 이 대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를 보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Q 네 배우 모두 수십 년 연극을 해왔는데, 여전히 무대에 올라가기 전 긴장이 되나. 신구: 나이와 관계 없이 늘 새로운 관객을 처음 맞이하는 것이니까 긴장될 수밖에 없다. 또 그 긴장감이 없으면 연기자가 루즈해진다. 나문희: 많이 떨린다. 젊었을 때와는 또 다른 책임감이 느껴지고. 성병숙: 당연히 떨린다. 공연하기 10분 전이 되면 손이 싸늘해진다. 그리고 호흡은 가빠지고 화장실 가고 싶고. 그런데 나는 그걸 즐긴다. 물고기를 잡았을 때 퍼덕퍼덕 살아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내가 꼭 그 물고기가 된 것 같다. 떨리는 그 감정이 나를 젊어지게 하는 것 같다. 그만큼 연습을 더 열심히 충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연극은 영화·드라마처럼 편집이나 감독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배우의 부담이나 외로움이 큰 장르다.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무대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는. 성병숙: 나는 나문희 선생님이 연극을 이렇게 계속 해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고 좋다. 대선배들이 와주시니까 사람들로부터 사랑도 받고 큼지막한 작품들이 연극계에 계속 자취를 남기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연극을 하는 이유는 가장 아날로그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술이 많이 발달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친구가 보고 싶으면 ‘야, 만나자’ 하지 않나. 연극은 바로 그런 만남이다. 눈을 마주치고 만지고 같이 밥을 먹는 것이 가능한 것이 연극이다. TV같은 경우는 방송 한번 나가면 몇 만 명에게 퍼져 나가는 효력이 있지만, 연극은 정말 가장 아날로그하기 때문에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문희: 연극에서는 관객과 무언가를 주고받는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연극은 발이 땅에 딱 닿아야 한다. 그러려면 기운도 좋아야 하고, 호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굉장히 힘이 든다. 한 대본을 갖고 두 달쯤 연습하면 처음엔 땅에 발을 잘 못 디디고 상당히 어색한데, 훈련을 계속 하다 보면 그게 좀 된다.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더 많이 되고. 일할 때 호흡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 부분을 연극에서 많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할 수 있을 때까지 연극을 하고 싶다. Q 젊은 배우들이 연기에 대해 많은 조언을 구할 것 같다. 그런 경우 어떤 이야기를 해주나. 이순재: TV 드라마의 경우 옛날에는 보통 대본이 일찍 나왔다. 그래서 이틀 사흘 정도 대본 읽기를 하는데 거의 연극 연습하듯 했고, 작가나 연출자한테 구체적인 디렉션을 받았다. 또 과거엔 연출이 작품에 맞춰서 의상, 소품까지 다 디렉션을 했다. 그런데 요즘은 거의 당일치기 대본으로 촬영을 하다 보니까 작가는 거의 현장에 나오지 않고, 연출은 시간에 쫓겨서 제대로 된 연출을 못한다. 그러다 보니 배우 본인이 알아서 하게 돼 있는데, 노련한 사람들은 자기가 알아서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그게 안 된다. 그래서 심한 경우 역할과 맞지 않는데도 코디네이터가 갖다 준 옷을 그냥 입고 나온다. 가끔 보다 못해 한 두 마디 해줄 때도 있다. 그걸 수용하는 친구는 대화가 되는 거고, 수용 안 하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런데 연극은 한달 반 두 달을 연습하니까 후배들, 동료들과 구체적으로 교감을 해가면서 맞춰나갈 수 있다. 그러니까 시작할 때는 좀 엉성해 봬도 나중에는 호흡이 맞아간다. 영화의 경우에도 정밀하게 작업을 이뤄지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TV에서만 그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신구: 난 별로 이야기 안 한다. 먼저 물어오는 경우에는 내 경험과 아는 한에서 이야기해주지. 근데 요즘 젊은 친구들이 영악하고 잘 한다. 언어구사에 있어서는 좀 걸릴 때가 있는데, 우리 때보다 훨씬 똑똑하다. 재주도 많고. 이순재: 조금만 기본을 만들어주면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Q 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꼽는다면. 나문희: 아직 연습 중이어서 하나를 골라 말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장면 장면마다 다 아름다움이 있다. 이순재: 평생을 함께 한 부부가 생을 마지막까지 함께 가면서 이루어낸 사랑이 너무 아름답다. 그걸 극대화해서 수식하는 명대사는 하나도 없지만, 일상적인 대화 안에서도 그 사랑이 다 나타나 있다. 창 밖을 내다보는 뒷모습이라든가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상징적이고 아름답다. 그것을 관객 분들도 공감하도록 하려면 우리가 열심히 해야겠지. 정말 아름다운 연극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8.08 / 조회 1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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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사랑하는 두 배우의 밤 깊은 대화, 신구&이희준
올해로 배우 인생 52년. 평소 말수가 많지 않기로, 특히나 인터뷰에서 더욱 그러하기로 유명한 신구였지만 이날은 "내가 너무 말이 많니?" 하며 고유의 '구야형' 웃음과 함께 가장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영화 촬영 직후 쉼 없이 연극 에 서고 있기 때문에 여러 인터뷰를 고사했지만 대선배와의 만남에 신구가 죽음을 앞둔 간암 말기 아버지로 출연 중인 연극 를 보고 프로그램을 공부하듯 읽었으며, 여러 곳에 선생님을 뵈러 간다고 자랑 반 긴장 반을 이야기했다는 이희준이다. 연극 무대를 시작으로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등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신구와 이희준은 43년의 나이 차가 무색하게 여전히 '치열하게 노력 중'인 배우의 삶에 대해 정다운 선후배, 아들과 아버지, 그리고 같은 꿈을 꾸는 동료가 되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신구가 먼저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하니 이희준은 "좋은 무대, 좋은 배우만 보고 가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무대를 놓지 않고 있는 두 배우의 진짜 이야기. 기자도 어느새 준비해 간 질문지를 손에서 놓게 되었다. '컷'이 아닌 전체로 살고 싶은 마음 무대에서 십 년이면 어디서든 부딪혀도 일어날 수 있어 플레이디비(이하 플디): 오늘 아침부터 촬영하셨다고 들었어요. 공연도 하셨는데 이렇게 늦은 술자리가 피곤하시진 않으세요? 신구: 난 술이 일종의 에피타이저야. (웃음) 식욕증진제고 기쁨조지. 오늘 일정이 아주 지옥 같았는데 이제 풀리는 거야. (웃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촬영 의상 한 벌 더 챙겨왔어. 나 할 땐 이렇게 열심히 한다. (웃음) 이희준(이하 희준): 를 이번에 처음 봤는데, 많이 울었어요. 선생님 몸 쓰시는 걸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화장실 가시는 장면에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신구: 작가가 자기 아버지가 아파서 누워 계실 때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상황을 직접 경험하고 가감 없이 쓴 거니까 말 그대로 리얼이지. 희준: 제가 공연하고 있는 도 연출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에요. 거기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과거의 누군가를 찾아가는 손자 역할을 하고 있어요. 신구: 아, 그런 작품은 믿을 수 있지. 대개 작품 연습을 6주 정도 하잖아. 그런데 마지막 3주간은 실제 공연처럼 해. 그렇게 연습을 공연처럼 하면 진짜 공연에선 연습 때 하던 것처럼 하면 되니까. 난 평생 더블(캐스트)을 해 본적이 없어. 요즘엔 그렇게 많이 하는데 그거 맘에 안 들어. 플디: 드라마나 영화 활동이 많아지면 연극 무대에 서는 게 여러가지 여건 상 쉽지 않다고들 해요. 신구: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한 작품이 끝날 쯤에 다른 방송 피디가 와서 같이 하자고 이야길 한다고. 그럼 또 그렇게 하게 되는 거지. 나 젊었을 땐 돈도 없고, 결혼도 해야겠고. 집사람하고 결혼한 지 두 달 만에 아이를 낳았으니까 살림도 살아야 하는데 연극만 하면 누가 어디서 돈을 주나. 그래서 그땐 (연극) 공백이 좀 있었지. 시간이 들쑥날쑥인데 어떻게 (공연) 연습을 해? 플디: 희준씨는 드라마, 영화로 큰 인기를 얻었고 작품 러브콜도 많아서 당분간 연극을 하기엔 여건이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서고 있어요. 신구: 그러니까 얘가 심지가 있는거지. 이런 친구들은 연극 못 버려, 평생. 다른 거 하다가도 마음이 (연극에) 와 있으니까. 내가 살았던 과정과 똑같진 않겠지만, 상황마다 뭐가 선(先)이고 뭐가 후(後)인지 잘 판단해서 선택하고. 그렇지만 연극 무대는 놓지 않고 잘 하면서 최후에는 연극 배우로 남는 게 좋지. 희준: 얼마 전에 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6개월 간 마산, 통영, 부산을 왔다 갔다 하는데 계속 바다 위에 떠 있으니까 배 멀미까지 해서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배웠어요. 그 어려운 상황에서 선배님들의 정신력이나, 체력적으로 힘들 때 집중력을 발휘하시는 모습들도요. 신구: 무지 고생하고 또 서운한 일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지만, 지나고 나면 그게 다 재산으로 남는다고. 지금 고생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자산이 될 거야, 분명. 희준: 그런데 반년 동안 바다에서 있으니까 연극이 너무 하고 싶은거에요. 그래서 끝나자마자 연극을 시작했어요. 지금 하고 있는 끝나고 4월 중순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이상우 선생님이 번역하신 작품도 해요. 라고, 제목이 좀 긴데 (웃음). 약간 영화 같은 느낌이에요. 신구: 그게 현명한 거야.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연극에서 잘 하던 애들도 방송 쪽에선 그렇게 장수하지 못하더라고. 마스크나 신체 조건, 이런 면에서 혜택 받는 친구들도 많지만, 무대에서 한 십여 년 한 사람들은 어딜 가서 부딪히고 바람이 불어도 잘 일어나더라고. 조급해 하면 안돼, 길게 봐야지. 희준: 영화나 드라마는 컷(장면)으로 나누면서 촬영하다 보니까 전체로 살고 싶은, 그런 호흡 있잖아요. 그게 굉장히 그리운 거에요. 신구: 우리가 하는 것도 미술이라든지 조명, 책(대본), 이런 것들이 다 종합되어있지만 그래도 결국 예술이라는 건 배우지, 감독들도 배우예술이라고 그러잖아. 선배의 무대로 꿈을 키운 후배배우는 주어진 역에 최선 다할 운명 뿐플디: 두 분이 만나신 건 오늘이 처음이지요? 희준: 전 공연으로 선생님 많이 뵈었죠. 2000년에 제가 지방에서 연극하고 있을 때 서울에 올라와서 선생님 하신 도 봤었어요. 그 때 선생님이 마법사(프로스페로) 역이셨는데 딱 나오셔서 "태풍아, 불어라~" 그러시니까 갑자기 나뭇잎이 날리면서 무대가 확 돌아가는 거에요. 그때 울었어요. 그렇게 큰 스케일의 무대를 본 적도 없었는데 막 무대가 돌아가기도 하고. (웃음) 그때 남경주 선배님이 부르시던 노래가 너무 좋아서 그 곡을 연습해서 연극원(한국예술종합학교) 시험 볼 때 불러서 들어갔어요. 플디: 젊으셨을 땐 악역을 많이 맡으셨다고 들었어요. 의 다이사트 역이나 의 메피스토 역으로 강렬했던 선생님 모습은 여전히 많은 분들이 최고의 배역으로 꼽고 있고요. 신구: 초반에 드라마 할 때 부정적인 인상을 가진 역을 더러 했지. 악역이라 해도 속속들이 새까만 놈은 아니고 약간 웃음이 섞인 그런 역들이었어. (웃음) 는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연극이지. 그 때 (최)민식이가 군대 갔다 와서 백수였을 때 앨런 역을 했었고.(웃음) 는 이윤택 연출로 故 장(민호) 선생이 파우스트 역을 했어. 나도 그 연극이 인상에 남는 몇 작품 중에 하나지. 플디: 희준 씨도 영화 데뷔 초반엔 깡패, 건달 같은 역을 종종 맡았어요. 신구: 너(희준) 처음 보면서 KBS에 윤승원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그 얼굴하고 비슷하다 생각했어. 약간 불량끼가 있는 얼굴인데. (일동 웃음) 그것도 좋은 재능이야, 그런 역 맡으면 연기에서 다 나오지. 또 그런 사람들이 (연기, 배역의) 폭이 넓지. 희준: 예전에 깡패 역을 맡아서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합을 제대로 안 짜고 즉흥으로 맞으면서 찍다 보니까 한 40대를 맞았어요. 눈물이 막 나는 거에요. 그래도 우는 건 들키기 싫어서 숨어서 막 울다가 거울을 보는데, '내가 이걸 왜 하지?' 하는 생각이 잠깐 든 적이 있어요. 플디: 그럴 땐 '나중에 두고 보자'하는 마음이 생기진 않나요? 또 다음엔 전혀 다른 이미지의 역할을 맡고 싶기도 할 것 같고요. 희준: 그런 마음은 없었어요. 일단 배역이 주어지는 것에 감사하죠. 신구: 배우가 주어지는 역할을 하는 거지. 내가 제작하거나 작품을 쓰지 않는 이상 남의 작품 들어가서 "나 이 역 하겠소" 할 수 있나. 탐이 나고 안 나고를 떠나서 가슴에 묻고 사는 거지. 희준: 제가 선생님 뵙기로 했다니까 이상우 선생님이 너무 좋아하시면서 본인 어렸을 때도 선생님 작품을 봤었는데 너무 잘하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때도 대사 하시는 억양이 독특하셨다고요. 신구: 그래서인가 고향이 이북 아니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으시다고. 난 서울에서 태어났고 집이 왕십리였거든? 근데 당시엔 서울 외곽은 같은 서울이라도 조금씩 지역마다 사투리 같은 게 있었어. 너 고향이 대구라면서 사투리 많이 안 쓴다. 희준: 연기할 때는 많이 씁니다. 흥분하면 다 나오더라고요. (웃음) 신구: 사투리 쓰는 게 흠은 아니지만 우리 때 연극배우들은 표준어를 써야 된다고 그랬어. 그게 기본이야.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각지에서 올라와서 섞이면 배우들이 표준어 배우느라 무진 애를 썼지. 그걸 뛰어 넘은 게 추송웅이야. 추송웅이 쓰는 말투는 아무도 못 따라 해.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안되니까 아예 자기 것으로 만들었어, 트레이드 마크가 된 거지. 그거 참 대단해. 하나밖에 없는 인생, 스스로 디자인하며 살아야 희준: 저희 부모님은 제가 배우 하는 거 많이 반대하셨었어요. 신구: 그럴 수 있지. 당신들이 생각하는 내 자식에 대한 기대가 있으니까. 내 애는 어떤 반열에 올려 놓고 싶고 기대하는 욕심이 있잖아. 그런데 딴따라? 대본? 아, 이놈이! 그렇게 되는 거지. 희준: 공대 화공과에 들어갔는데 너무 재미가 없는 거에요. 그러다 대구에서 우연히 극단 공고를 보고 부모님 몰래 학교 안가고 극단 생활을 했죠. 그런데 아버지가 낮잠 주무시다 TV를 틀었는데 지역 케이블 방송에 제가 출연한 아동극이 나온 거에요. (웃음) 당장 불려가서 뭐냐? 그러셔서 "연기 해 보고 싶습니다, 연영과도 가보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무슨 꿈을 찾아가냐고 막 그러셨죠. 그때가 스물 한 살 때였는데 뺨 맞고 집 나와서 30만원 들고 서울 신림동 고시원에 들어갔어요. 그 때부터 연극 꿈 꾸면서 지금까지 왔어요. 신구: 네가 대단하다. 그 나이에 뭔가 결심하고 뛰쳐나왔다는 거, 그게 용기야. 그 용기를 어린 나이에 갖기가 힘들거든. 대충은 부모가 뭐라고 하면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되지. 자기 꿈 이루자고 고생하면서 살기가 쉽지 않은 거거든. 희준: 그렇게 스물 다섯 살 때 다시 대학 연기과에 들어갔어요. 지금은 부모님도 좋아하세요. (웃음) 신구: 잘했어! (웃음) 내가 사는 인생이고 하나밖에 없는 건데, 하다가 완성은 안되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산다는 게 의미가 있지. 스스로 인생을 디자인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내 인생 내가 즐겁게 사는 게 제일이야, 지금 내가 돌이켜 보면. 희준: 갑자기 그렇게 재미있었던 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아동극이었지만 바보 왕자 역이었는데 코 밑에 콧물 칠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고. (웃음) 거울 보면서 내가 내 얼굴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날 보고 웃고,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신났던 거죠. 신구: 고생도 그런 재미나 힘 때문에 덮을 수 있는 거야, 이겨나갈 수 있는 거고. 참 예쁘고 똑똑한 요즘 젊은이들, 그들 덕분에 세상 좋아질 것언제나 감각을 새롭게, 나이와 감각 같이 가면 안돼희준: 스페인 여행 재미있으셨어요? 너무 재미있어요. 신구: 이번에도 너무 즐거웠지. 스페인이 참 정감 있더라. 날씨도 괜찮았고. 이 나이에 여행 시켜준다는데 좋잖아. (웃음) 그것도 동료들과 같이 가니까 너무 즐거웠지. 나한테 프로포즈 왔을 때 난 무조건 간다, 오케이, 그랬어. 희준: 연극하면서 모은 돈 80만원으로 서른 한 살에 친한 형이랑 대만에 갔었어요. 그게 처음 해외 가본 거였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신구: 나보다 빠르다. (웃음) 어딜 가든 한국인들이 참 많은데 놀라운 건 열 아홉, 스무 살 먹은 애들이 배낭 여행하는 모습이야. 난 그게 앞으로 우리나라 국력이 되고 나라를 살찌우는 자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해. 요즘 젊은이들 참 예쁘고 똑똑하고 좋아. 난 젊은이들한테 기대가 많아. 그들 덕분에 세상이 더 좋아질 것 같아. 후배 배우들한테도 난 기대가 많아. 플디: 모든 배우들이 선생님처럼 되길 꿈꾸지만 그 꿈을 모두 이룰 수는 없지 않나요? 신구: 내가 뭐 어쨌길래? 난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을 안 해. 요즘 젊은이들이 나와 견줄 수 있고 나보다 월등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하지. 예술 하는 데 나이가 무슨, 나이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나? 노(No)! 재능이나 그런 게 될 수는 있지만 나이는 아무것도 아니야. 희준: 저 역시 선생님처럼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어요. 신구: 좋으니까 하는 건데, 자기가 얼만큼 쏟아부으며 노력하고 성실하게 임하는가가 문제겠지. 그 결과를 관객이건 시청자들이건 보는 분들이 반가워해 주는가, 그렇게 되기 위해선 나이 들면서도 감각을 새롭게 해야 해. 나이와 감각을 똑같이 가면 안 돼. 새로운 물결에 동조할 수 있고, 감각을 늘 지금과 같이 갈 수 있도록 해야지. 희준: 아직 어리고 연예계 경험도 4, 5년 밖에 안 됐지만 인기라는 게 너무 쉽게 변하는 걸 보니까, 그때는 그게 전부인 것 같지만 굉장히 가볍고 믿을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루하루가 불안해요. (웃음) 그래서 그런 걸 신경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연극팀, 상대 배우, 좋은 연출님, 관객, 이런 부분을 더 신경 쓰려고 하고 있죠. 인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주어지면 감사한 것이지만 정말 겉잡을 수 없는 것 같아서 가능한 한 흘려 보내려고 해요. 신구: 작품을 잘 선택해야 하지만 선택해서 할 때는 최선을 다해서 죽어라, 하고 해야 해. 그런 모습이 두꺼워지면 그게 그 사람의 신용이야. 객관적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려면 뭘 봐야 하나, 그걸로 봐야지. 희준: 저도 지금 공연하고, 또 다른 연극 연습 들어가고, 너무 좋아요. 그렇게 연극을 한 후에 드라마 들어가면 좀 더 편해지고요. 무대를 통해서 전체를 살아보지 않으면 재미도 없고 연기도 더 얕아지는 것 같거든요. 저희 부모님 모시고 또 보러 가겠습니다. (웃음) 신구: 그래, 넌 아주 현명하니까 잘 할거야. 오늘 네 이야기, 아주 고맙다.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디자인: 권미정(yuu@interpark.com)
2014.03.10 / 조회 55,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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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손숙의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앵콜 공연
지난해 9월 초연한 연극 가 오는 3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앵콜 공연을 갖는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와 그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는 신구, 손숙 두 명의 백전노장과 이호성, 정승길, 서은경 등 실력파 배우들이 열연을 펼치며 매진행렬을 이어간 화제작이다. 둘째 아들의 회상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한 시선으로 펼쳐내는 이 작품은, 생과 사를 받아들이는 가족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어 전 세대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앵콜 공연에서는 간암 말기 아버지 역의 신구, 무심한 듯하나 남편의 수발을 살뜰히 드는 아내 홍매 역의 손숙을 비롯 둘째 아들 동하 역의 정승길, 이웃집 정씨 이호성, 며느리 서은경 등 초연 배우들이 다시 한번 밀도 높은 호흡을 주고 받을 예정이다. 연극 는 3월 2일부터 3월 3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4.01.29 / 조회 9,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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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우리 시대 아버지들을 위한 위로의 굿
“사람이 산다는 건 떠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는 거다, 이런 말도 있지 않나.” 간암 말기 환자로 죽음에 다가서고 있는 남편이자 아버지 역으로 분하고 있는 신구의 말이다. 신구의 아내 홍매 역으로 등장하는 손숙 역시 “연극 같기도, 일상 같기도 한 작품”이라며 삶의 한 자락이 이 작품이라 말한다. 연극 의 이야기이다. 제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이기도 한 는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간암 말기 아버지가 간성혼수 상태에서 굿을 해 달라고 말했다는 작가는, “우리 시대 아버지들을 위한 위로의 굿을 한판 올리는 의미로 이 작품을 썼다”고 말하며 “오직 배우의 힘에 의해서 살 냄새, 일상 속 평범한 삶의 결들이 들어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 ‘배우의 숨결, 삶의 결들’을 드러낼 수 있는 배우로 작가가 강력히 원했던 사람은 신구와 손숙. 말기 간암환자인 아버지 역의 신구는 세상을 떠나는 역할로 “아버지라는 인물이 가시는데 이루지 못한 몇 가지 일들이 있어, 그게 걸림돌이 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조심스레 꺼내어 놓는 모습이다. “그러니까 살아 생전에 계획하고 이루려고 했던 걸 다 이루고 떠나는 분들은 행복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 죽는다는 게 숨 들이쉬었다 못 내쉬면 죽는 거고, 그 차이다. 나 역시 여러가지를 느끼고 반성하면서 이 작품을 하고 있다.” 처음엔 작품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다는 어머니 홍매 역의 손숙은 “처음 대본을 읽고 너무 많이 울어서 어떻게 끌고 가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특히 2주 전 무척 사랑하는 후배의 임종을 보며 생과 사가 별게 아니라는 걸 많이 느꼈다는 그녀는, “홍매라는 엄마는 자식과 남편 사이의 아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사실 크게 사이가 좋았던 남편도 아니었지만, 툴툴거려도 결국 아내 밖에 없지 않나, 결국 남는 건 부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근래 한 작품 중 가장 아팠던 작품”으로 이번 무대를 꼽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김철리는 “이 시대가 자꾸 거대담론 같은 것에 휩싸여가는 것 같고, 실제적인 삶과 죽음에 대해 굉장히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작가의 경험에 기초해 어떻게 하면 살 냄새가 날 것인가를 기본으로 생각했다”는 이번 작품은 “젊은 배우가 머리에 흰 칠 하고는 절대 하지 못한다”고 강조하면서 “두 선생님들이 인생을 많이 사셔서 굉장히 편하게 작품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와 어머니 외, 극중 화자인 ‘나’이자 둘째 아들 동하 역엔 등의 정승길이, 푼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며느리 역엔 등에 출연한 서은경, 그리고 옆집에 사는 정 많은 정씨 아저씨 역엔 등에 서온 이호성 등이 맡는 등 연기파 배우들이 무대를 채우고 있다. “가슴, 몸, 머리가 골고루 조화로운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김철리 연출이 “배우와 관객의 진정한 교류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연극 는 지난 9월 10일 서초동에 위치한 흰물결아트센터 개관작으로 개막, 오는 10월 6일까지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3.09.11 / 조회 18,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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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아버지로 돌아오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신구
서울과 강원도, 함경도와 전라도를 떠돌며 78년을 살아온 아버지가 암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 무뚝뚝하고 고집 센 아버지는 정신이 흐릿한 와중에도 꼬박꼬박 아내를 찾고, 아들에게 버럭 화를 내면서도 깊은 속정을 내비친다. 가족간의 덤덤한 대화 속에 묻어나는 삶의 온기가 가슴을 찡하게 한다. 제 6회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한 의 이야기다. 오는 9월 공연을 앞둔 이 연극에서 배우 신구는 또 다시 아버지를 맡았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등에서 숱하게 아버지를 연기해온 그가 이번에는 어떤 표정과 눈빛으로 마음을 움직일지 궁금했다. 최근 출연중인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인기로 언론의 요청이 쇄도해서일까, 인터뷰를 썩 내켜 하지 않는 듯한 첫인상에 걱정이 앞섰지만, 작품과 연극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배우의 눈빛은 진지했다. 는 대본만 읽는데도 가슴이 무척 찡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떠셨어요? 나도 똑같아요. 느낌이 거의 같지. 출연 의뢰가 왔을 때 차범석 희곡상 당선작이고, 쟁쟁한 심사위원 분들이 선택한 작품이니까 나름대로 기본이 탄탄하게 짜여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본을 읽어보니까 구체적이고 세밀한 감정표현, 가슴에 탁 와 닿는 부분이 곳곳에 많아서 사람 마음을 움직이더라고. 스케일이 크고 장대한 작품이 있는 반면에 물이 고여있는 것 같은데도 내면에선 뭔가 소용돌이치는 작품이 있잖아요. 가 그런 작품이에요. 물론 배우들이 표현하기에 따라 달렸지만, 우리가 다 같이 노력하면 아마 보시는 분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극중 인물들의 대사가 꼭 진짜처럼 생생했어요. 아마 김광탁 작가가 아버님께서 생존해 계실 때의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한 것을 가감 없이 옮겨놨기 때문에 더 와 닿지 않나 생각해요. 추측하고 상상해서 쓴 작품이 아니라 작가가 몸소 아버지와 생활하며 겪은 것이 들어가 있는 거지. 조금은 가필이 됐겠지만. 그래서 바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 같이 우리에게 와 닿아요. 거짓이 없으니까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전달이 될 것 같아요. 이 작품에서 아버지는 어떤 인물인가요? 우리 사회에서 보통 볼 수 있는 흔한 아버지에요. 그런데 평생 살아온 여정이 좀 특별하죠. 일제 시대도 좀 겪고, 해방 전후부터 우리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어려운 과정을 다 겪었어요. 남북이 분단된 후에는 단신으로 월남해서 남한에서 전국을 순회하면서 모질게 살았고. 그 과정에서 아내를 만나서 두 아들을 두고 살아가는 아버지이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죠. 내가 이제까지 고집스런 아버지도 해봤고, 답답한 아버지도 해봤고 여러 아버지를 연기해봤는데 이 작품의 아버지도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다만 평생 사랑한다는 표현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인생의 막바지에 서서 아들과 마지막 이별을 하고 하직하는 그런 부분이 짠하죠. 표현은 퉁명스러워도 아내와 아들을 향한 깊은 정이 느껴졌어요. 아버지에게는 자신이 세상 하직하는 날이 보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자신이 없어지고 난 후에 아내가 잘 지낼 수 있도록 마련해주려고 하지. 둘째 아들에 대한 생각도 작품에 구체적으로 나와요. 큰 아들이 잘 나가고 있으니까 그 쪽을 더 좋아하고 감싸 안았을 것 같은데, 속으로는 작은 아들이 더 걱정스러운 거지. 얘는 마음이 더 여리고 착하니까. 모든 부모들이 다 비슷할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는 아버지에 대해 어떤 추억을 갖고 계세요? 우리 아버지? 말씀드릴 것이 없지. 나와 똑같으니까(웃음). 무뚝뚝하고 말 없고 자상하지 못하고. 나름대로는 (가족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하는데도 사람이 어디 그래요? 달면 달다, 쓰면 쓰다 얘기를 해야 그런가 보다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까. 고쳐보려고 해도 잘 안 되네(웃음). 공연 준비를 철저히 하신다고 들었어요. 인물의 말투·표정 같은 것은 어떻게 만들어가시나요? 배우가 돼 봐야 알지(웃음). 배우가 하는 일이 그거니까. 대본을 보면서 바로 느껴지는 것도 있고, 또 자기가 경험했던 것도 있고, 경험하지 않은 것은 상상력을 동원하고, 연출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다 비슷해요. 그런데 이제 누가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해서 고민하느냐, 그 고민의 깊이에 따라 인물의 경향이 달라질 수 있죠. 영화·드라마·CF등 다양한 활동을 하셨지만 연극에 대한 애정이 특히 각별하신 것 같아요. 나는 태생적으로 연극을 배워서 10여 년 하다가, 먹고 살 수가 없어서 텔레비전도 하고 이렇게 지냈거든. 저쪽(방송)일이 바쁘다 보니까 그 끈을 탁 놓고 여기 와서 집중적으로 일을 하기가 어렵더라고. 그래도 마음은 이쪽에 와 있는데, 먹고 사는 것 때문에 (방송을) 하고는 있으니 갈등이 생기죠. 양립을 못 하니까. 내가 제일 싫었던 게, 연극을 한다고 해놓고 바빠서 연습을 안 나오는 거에요. 근데 연습이 없으면 연극이 안 되잖아요. 그런 모습을 봤기 때문에 내가 연극할 때 다른 일 때문에 지장을 주는 게 제일 싫었어요. 그래서 1년에 한번이라도 연극을 할 때는 저쪽 일을 정리하고 이쪽에만 충실하려고 했죠. 무대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인가요? 영화와 텔레비전·라디오를 다 해봤지만, 거긴 늘 기계가 있잖아요. 편집도 하고. 그렇지만 연극은 살아 호흡하는 관객이 바로 앞에 있잖아요. 그러니까 무대에서 이뤄지는 것들이 바로 저쪽으로 전달돼서 그 호흡이 되돌아와요. 그 교감 때문에 우리 배우들이 희열을 느끼는 거죠. 자기가 생각하고 개발한 표현이나 동작이 저쪽에서 반응이 있으면 너무 좋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후배들을 향해 '10년을 버티면 다 배우가 된다'고 하셨어요. 배우가 된다는 확실한 보장은 없지만, 최소 10년을 몸을 던져서 썩혀야 새롭게 싹이 나든가 하죠. 배우뿐 아니라 어느 직종이라도 10년은 해야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기고 프로정신이 생길 것 같아요. 그 10년도 혼신의 힘을 다 해서 노력해야지, 얼렁뚱땅 보내면 10년 20년을 해도 안 되죠. 자신이 가진 것을 다 투자해서 열심히 10년을 버티면 나름대로 사회가 인정해주는 배우가 될 수 있어요. 요즘 연극하다 TV에 나오는 배우들도 보통 10년은 하다 오는 것 같던데. 그러면 사회도 외면하지 않는다고. 10년이면 꽤 긴 시간인데요. 길지. 어렵죠. 끈질김과 인내심과 자기 주관이 나름대로 있어야 견딜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조금만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쳐도 흔들리고 무너지기 마련이죠. 연기를 20대 초년에 시작했다고 하면 10년 후에는 30대잖아요. 그러면 이제 자기 나름대로 생활도 해야 되고 자식도 생기고 하니까 더 어려워진다고. 그 생활을 어떻게 유지를 하느냐 이런 데서 또 고민이 많아지지. 옛날이나 지금이나 연극만 해서 자기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보장이 되질 않아요. 돈도 적을뿐더러, 1년 내내 월급 받듯 받기도 어렵죠. 근데 그런 사정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그렇다면 텔레비전이나 영화·라디오밖에 없을 거 아냐. 그 쪽에 가서 생활비를 벌더라도 연극에 애정을 갖고 끈을 놓지 않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좋은 거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뚝심 있게 자기 길을 밀고 나아가는 힘은 어디서 올까요? 자기 결심이지. 자기가 뭘 하고 살겠다는 나름대로의 결심. 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한테는 그게 어려울 거에요. 지금 텔레비전에서 내로라 하는 탤런트 중에도 무대를 모르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 어렵고 힘든 걸 왜 하느냐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건 각자의 인생관에 따라서 다르죠. 혹시 연기 말고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웃음). 그리고 나는 소심해요. 소심하고 그래서 덥석 일을 벌리고 부딪히고 그러질 못한다고. 자신도 없고. 그래서 사업을 하겠다든지 직업을 바꿔보겠다든지 이런 생각을 못하고 바보같이 살았지. 요즘 '꽃보다 할배' 가 큰 인기잖아요. "같은 사물도 노인의 시각으로 보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하셨는데, 어떤 점이 다르게 보이시나요? 사물의 뒷면을 좀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라고 다 피상적으로 보는 건 아니겠지만, 그 동안 살아오면서 쌓은 자기 나름대로의 경험·지식이 축적돼서…관조라고 할까? 사물을 보는 깊이에서 조금 다를 것 같아요. 그렇다고 노인네들이 다 현명하고 그런 건 아니지(웃음). 이제 노망나기 직전인데(웃음). '꽃보다 할배'를 보다 보면 어떻게 나이 드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게 돼요. 글쎄요. 나는 이렇게 나이 들다가 죽어가겠다, 고 해서 꼭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웃음) 다 자기 기준을 가지면 되겠지. 곱게 늙으라고 하잖아요, 곱게. 그 마음을 놓지 않고 항상 간직하며 살고 또 노력하면 그 쪽으로 흐르게 돼 있어요. 엉뚱한 생각을 하면 그 쪽으로 빠지는 거고. 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하잖아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8.16 / 조회 8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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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손숙,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서 부부 연기
제 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 가 신구·손숙의 참여 아래 오는 9월 10일 무대에 오른다. 연극 는 간암 말기의 아버지를 지켜보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희곡으로, 가장의 죽음을 앞둔 가족들의 일상과 미묘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포착해 따스한 감동을 전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연기 인생 50년을 맞은 신구와 손숙이 부부로 출연해 기대를 모은다. 신구는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약간의 치매증상까지 보이는 이북실향민 아버지로, 손숙은 남편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 홍매로 분한다. 똑똑한 형의 그늘에 가려 찬밥 신세로 살아온 둘째 아들 동하는 의 정승길이 맡았다. 이와 함께 의 서은경이 푼수 며느리를, 의 이호성이 옆집의 멋쟁이 아저씨를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는 9월 10일부터 10월 6일까지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3.07.25 / 조회 1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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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숙 연출 그리스 비극 <안티고네> 신구 등 출연
2011년 로 그리스 비극을 파격적으로 선보인 한태숙 연출이 소포클레스가 오이디푸스 가문의 이야기로 만든 세 편의 비극 중 또 다른 작품, 로 찾아온다. 는 오이디푸스의 딸로, 전쟁을 일으켜 서로를 죽인 오이디푸스의 아들이자 자신의 오빠들 중 광야에 버려진 폴리니케스의 시신을 매장하려다 잡힌다. 시신의 매장이라는 신의 법을 지켰으나 새로운 통치자 크레온이 폴리니케스에 대한 애도를 금해 인간의 법을 어겨 동굴에 갇히는 인물이다.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딸이자 서로 심장에 칼을 꽂은 오빠들을 본 안티고네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는 비극성과 차가운 심장을 가진 능수능란한 정치인 크레온과의 대립, 그리고 연이은 비극의 파장이 에 날카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주인공 안티고네 역은 등에서 활약해 온 김호정이 맡으며, 이후 3년 만에 테베의 지도자 크레온 역으로 신구가 무대에 선다. 예언자 트레시아스 역에는 에서 단 15분 출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박정자가 나선다. 독특한 음악, 몸짓, 소리, 사운드디자인을 적극 활용하여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심리를 시청각화 할 것으로 알려진 국립극단의 새로운 작품, 는 오는 4월 15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재)국립극단 제공
2013.03.14 / 조회 1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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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관객 분들은 편안히 ‘숨’을 쉬세요, ‘페리클레스’
연극이 객석을 향해 있을 때, 관객은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관객과의 호흡’을 보여준 연극 ‘페리클레스’는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다룬 웰 메이드 작품이다. 연극 ‘페리클레스’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극단 화동연우회 20명의 주옥같은 배우들이 연기한 작품으로 빈틈없이 꽉찬 객석이 말해주듯 제작 단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공연은 2시간을 넘어가는 러닝타임에도 불과하고, 깊은 신뢰를 기본으로 한 ‘관객과 배우’가 서로 호응하고 격려하는 호흡으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순탄하게 이어 갔다. 이 바탕에는 ‘훌륭한 배우’는 물론이요, ‘한국적 색체의 융합’과 ‘한국 고유의 흥’, 그리고 ‘천재 작가 셰익스피어 원작의 미’가 있었다. - 격정의 막장 드라마, ‘익숙한 것’이 역시 좋다!- 다각적인 시도들로 꽉 들어찬 무대 이 작품이 공감을 얻어내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신화적 판타지임에도 관객들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었던 데는 그림자극의 첨가 등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연출적 배려가 있었다. 페리클레스 왕의 격정의 여정을 그린 이 연극에서 ‘그림자극’은 극의 이해를 돕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 소리꾼의 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해 ‘흥’을 더욱 돋우는 동시에 전반적으로 생략과 비약을 전제했던 이 작품과도 꽤 어울리는 매치였다. 무대는 액자틀을 연상시키는 심플한 배경을 기본으로 하며 후반으로 갈수록 스펙터클하고 입체적, 다각적으로 활용된다. 무대의 다양한 변신을 볼 수 있다. 음향 역시 새로운 시도를 보여줬다. 판소리는 물론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들이 융합돼 시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무대와 맞물려 환상의 화음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흥을 돋우는 소리꾼의 판소리 진행이었다.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셰익스피어 작, 우리 귀에 익숙한 한국 고유의 소리는 절묘하게도 잘 맞아 떨어져 신선하면서도 적절한 조화를 이뤘다. 한국 특유의 맛을 제대로 살린 걸쭉하고 흥겨운 목소리의 소리꾼은 담백한 유머의 만담으로 잦은 시간 및 장소 전환에도 관객과의 호흡이 끊이지 않도록 탄탄한 다리 역할을 했다. 그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며 편안한 웃음을 선사했다. 어느새 관객은 연극의 초기 시절, 장터 한복판에 펼쳐진 연극판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연극 ‘페리클레스’의 관객층은 20대부터 노년까지 매우 다양하다. 소리꾼의 판소리에 ‘얼쑤!’ 함께 장단을 맞추는 중년, 노년층이 있는가 하면, 시대를 오가는 의상 및 무대, 다채로운 효과를 이용한 연출, 판타지적 이야기 등에 지루함 없이 흥미롭게 관람하는 2~30대도 있다. 관람하는 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가 ‘흥’겹다는 것만은 일맥상통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고급화된 대사는 다시 한 번 우리의 것으로 걸러져 ‘정겨움’으로 재탄생되고, 영국에서 제작된 연극임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한국적 텍스트로 재생된다. 이 작품은 현대식으로 해석된 몇 몇의 씬들이 인상적이다. 그중 사창가 씬은 단연 파격적이면서도 포복절도의 웃음을 선사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장된 가슴과 섹시한 옷차림으로 등장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던 뚜쟁이 이근희, 그의 익살맞은 코믹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9 / 조회 6,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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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동연우회! 배우 김현균] ‘내가 진짜 왕이다’
12월, 어김없이 극단 화동연우회가 돌아왔다. 매년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선정해 관객들에게 선보였던 이 극단은 올해도 연극 ‘페리클레스’를 무대에 올린다. 연극 ‘페리클레스’는 수수께끼와 모험, 판타지로 점철된 페리클레스의 인생역정을 보여주며 실종된 딸 마리나를 중심으로 인신매매와 매춘,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 밑바닥의 어두운 현실을 구체적으로 비판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을 꿰찬 배우 김현균. 그는 한마디로 잘생겼다. 여기에 연기력까지 겸비한 말이 필요 없는 배우다. 간혹 극에 등장해 잘생긴 외모만 뽐내는 배우가 있다. 그런 배우는 뒤돌아서면 잃어버리기 일쑤다. 반면, 제 역할을 잘 해내며, 강한 인상을 남긴 좋은 배우는 집에 돌아가는 내내 관객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연극 ‘페리클레스’를 통해 관객들에게 묘한 여운을 남길, 배우 김현균을 연습현장에서 만났다. “6년 전부터 화동연우회 공연에 참여했는데, 어느 순간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제 발걸음은 여기로 향하고 있더라고요. 동문이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했고 애교심이 생겨서 참여하게 됐죠. 이 기간 동안은 방송을 비롯해 모든 활동을 일시정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마도 더 집중하고 싶어서예요.” 그가 이번 공연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는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는 좋은 기회임이 틀림없지만, 그것과 함께 부담감이 더해졌다고. “부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상당히 부담돼요. 아무래도 대 선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되는 거니까요. 하지만 무대에 서는 순간,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죠. 그래서 연습현장은 늘 즐거워요.” 부담감과 함께 찾아온 불면증, 그것은 이 작품을 연습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걱정들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이 들면 꿈속에서까지 연습을 하게 된다고 했다. “페리클레스 왕을 표현방법에서 연기하는데 어려웠던 부분이 많아요. 저는 아직 미혼이거든요. 극중 페리클레스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죠. 결혼도 안한 제가 과연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았어요. 결혼하신 다른 배우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상상도 했어요. 그러다 지금은 서서히 근접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도 잘 모를 때가 있어요(웃음). 그래서 불면증까지 생겼어요. 몸은 너무 피곤한데, 누우면 잠이 안 오고 걱정이 되는 거죠. 그러면 또 일어나 대본을 보고 고민해요. 어떻게 표현을 할지, 그리고 다시 누워서 눈을 감죠. 어느 날은 눈을 감고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까지 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휴. 그만큼 걱정이 되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공연 전까지 이러한 걱정도 안한다면 관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괜찮아요!” 김현균 배우의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했지만 목소리만큼은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연극으로 만나기 쉽지 않았던 작품, 연극 ‘페리클레스’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물었다. “이 작품은 어렵지 않아요. 페리클레스라는 인물이 20년 동안 겪는 삶의 여정을 제가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또 죽었다고 생각했던 아내와 아이를 만날 때 집중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극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혼재시키기도 하죠. 또 역경과 고난을 배우들이 몸으로 표현하거든요. 아마 이러한 점을 집중해서 보시면 극에 빠지시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 배우 김현균은 관객과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페리클레스 왕 역에 푹 빠져있다. 행동도 말투도 왕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이라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막장 드라마를 보듯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접한다면 훨씬 더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이 보러와 주세요”라며 팬들의 기억 속에 본래의 자신의 모습이 아닌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글_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6 / 조회 17,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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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동연우회! 배우 김승환, 유태웅] 이토록 익숙한 신선함!
도대체 이게 무슨 포즈인가. 이럴 줄은 몰랐다. 사진 한 장 찍자고 했더니 너무도 상큼하게 브이자를 그리며 놀랍도록 해맑게 웃는다. 그들의 핫! 하면서도 쿨! 한 연습현장을 지켜보며 대중들이 주로 TV에서 접했을 배우라는 것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부담감은 지웠던 터지만, 그럼에도 참으로 친숙한 자태(?)가 아닐 수 없다. 극단 화동연우회 제20회 정기공연 ‘페리클레스’에서 두 배우는 리시마커스 역을 맡았다. 그들은 갑자기 요청한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고 더불어 꽃단장 없이 사진촬영이 진행됐으며 마지막은 행운과 성공의 브이다. “벌써 20년이나 됐어요. 저는 2회 때부터, 태웅이는 10회부터 참여했죠. 보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매 회 공연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동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예요. 무엇보다 참여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다들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어요. 타 고등학교도 이렇게 공연한 적이 있는데 꾸준히 지속된 것은 아마 우리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선배, 그리고 후배와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던 김승환은 소감을 밝힌 후 덧붙였다. “아, 나 말 되게 못한다.”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이들과의 인터뷰는 흡사 만담 같았다. 이쪽에서 하나 툭 던지면 저쪽에서는 그걸 가지고 너무나 맛깔 나는 문장을 만든다. 조미료는 없다. 포장도 없고 흔히 보이는 ‘체’도 없으며 함께 무대에 선다는 기쁨만이 있다. 유태웅 “신구선생님과 저는 35년 차이가 나요. 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모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이는 ‘경기인’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참여를 해야 하는 공연이죠. 다들 자기 일과 생활이 있어요. 그것을 희생하면서 모인 거예요. 스케줄이 안 맞는 해도 있고, 그럴 때는 부득이하게 빠지기도 하지만 모두들 자기 시간을 할애해요.” 김승환 “저는 스케줄이 없지만 태웅이 같은 경우 현재 드라마를 찍고 있어요. 그럼에도 나와서 이렇게 열심히 해주니까. 사실 저는 바쁜 태웅이 스케줄 맞춰주려고 더블로 하는 것 같아요(웃음).” 유태웅 “아니, 그건 아니고…(웃음).” 김승환 “아니, 맞아요, 그런 의미도 있고(웃음). 스케줄이 있어서 시간이 안 되면 못했을 텐데 다행히, 이제 가로 열고 물음표 그리고 가로닫고, 참여하게 됐죠.” 유태웅 “저는 그저 승환이 형에게 감사할 따름이에요. 승환이 없었으면 제가 많이 꾸지람 받았을 거예요.” 다들 한 이름 하는 배우들이 모였으나 배역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다. 참여할 수 있는 모든 배우들이 모이면 함께 대본을 읽는다. 그리고 연출가가 역할을 정해준다. 유태웅 “자신이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하는 게 아니에요. 누구나 다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김승환 “난 없는데?” 유태웅 “하하. 욕심낸다고 백 프로 다 되는 건 아니고 연출진의 의견이 종합돼서 배역이 결정되죠.” 김승환 “저는 이번에 현균씨가 하는 페리클레스 역을 시켰어도 못했을 것 같아요. 스트레스 받고 있어요, 현균이가.” 고뇌하는 페리클레스에게 어떤 조언을 하냐고 물었더니 단호하다. 김승환 “뭐, 조언 안 해줘도 잘 해요(웃음). 대신 저는 제가 잠 안 올 때 먹는 약을 줬어요. 어제도 새벽 네시에 잤대.” 서로 같은 역할이면 약간의 경쟁의식도 있지 않을까 했으나 역시 경험은 대단했다.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로 ‘연기파배우’ 소리를 들으면서도 ‘나보다 얘가 더 잘났어요.’하는 그들에게 라이벌을 논하는 이 유아적 발상이라니. 김승환 “아유,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유태웅 “오히려 재밌는 게 뭐냐면 제가 연습하는 걸 승환이형이 보지 못했고 저도 승환이형이 연습하는 걸 아직 못 봤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나 컨닝작전 하고 있어요.” 김승환 “물어보긴 해요. 너 그 장면에서는 어떻게 하냐? 하고. 오늘은 태웅이가 연습하는데 처음 보는 거예요. 이제 베껴야죠(웃음).” 유태웅 “다음에는 제가 보고.” 배우 김승환과 유태웅 더불어 신구, 최용민, 임진택, 이근희, 이기용, 정한용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역시 연극 ‘페리클레스’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유태웅 “화동연우회의 특징이 공연 전날까지도 과연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엄청 고민하는데 막상 무대에 딱 오르면 무리 없이 잘 마친다는 거죠. 그래서 놀라워요. 물론 그동안 여러 실수도 있었는데 상황에 따라서 잘 대처하는 것 같아요.” 연습현장 분위기에 대해 묻자 김승환이 말한다. 김승환 “지금 이래요. 분위기 좋아요. 우리는 하는 만큼 돈을 안 받지만 하는 만큼 매일 회식을 해요. 따지고 보면 그 돈이 그 돈일 수도 있어(웃음). 그래서 공연이 끝나면 배우들이 3~4kg씩 쪄요. 그리고 돈을 안 받고 먹기만 하는데 안 먹으면 손해니까 먹는 게 아니라 흡입을 하죠. 부잣집 회식도 해요. 고기 한 점에 팔천 원짜리 먹은 적도 있어요. 계산해봤어 내가(웃음).” 연습은 즐겁고 이제 공연은 며칠 남지 않았다. 4일이면 이 대단한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12월 12일까지로 음식을 흡입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김승환 “셰익스피어 작품이라고 해서 어렵고 지루할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 작품이 국내 초연이에요. 제 생각에는 이 스토리가 약간 아침드라마 같은 부분이 있어요. 막장드라마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아마 국내에서는 쉽게 공연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 편견, 또 지루할거라는 편견들을 버리고 많이들 보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도 예전에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아 연기했었는데 그때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이건 안 그래. 재밌어요. 어렵지 않아(웃음). 이렇게 재밌는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작품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유태웅 “화동연우회 창립 20주년 기념무대라 의미 있는 공연이에요. 기존에 봤던 연극들과는 차원이 다르고 풍성한 무대, 또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을 것 같아요. 지루하다고 생각하시기 보다는 요소요소를 창으로, 음악으로 승화시키는 등 잠재적인 요소가 많이 있기 때문에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문도 많이 내주시고요(웃음).”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6 / 조회 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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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동연우회! 배우 최용민] 비범한 능력 감춘 ‘그’
경기고등학교 출신 연극인들의 모임인 극단 화동연우회가 연극 ‘페리클레스’를 무대에 올린다. 1991년 ‘이런 동창들’의 창립공연을 시작으로 그동안 세계 명작들 중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선정, 국내 초연 공연함으로써 연극계의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극단 화동연우회가 지금까지도 공연할 수 있었던 것은 동문들의 힘이 컸다. 그 많은 동문들 중 1회 공연부터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한사람, 배우 최용민을 연습현장에서 만났다. 극단 화동연우회는 매년 12월 동문들이 모여 공연을 올린다. 이번 연극 ‘페리클레스’는 올해 창립 20주년 기념작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화동연우회에서 매년 올리는 공연을 1회 부터 지금까지 참여했어요. 올해에도 선택의 여지없이 내가 해야 될 역할이 주어진다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죠. 20주년이다 보니 많은 동문들이 함께하길 원했고, 그 덕분에 더블 캐스팅이 많아졌어요. 그만큼 많은 동문이 함께했으면 했고요. 그래서 맡게 된 역할은 펜타폴리스의 왕 사이머니디스 역이죠. 페리클레스가 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 거쳐 가는 나라 중 하나로 제 딸과 결혼을 하게 되니, 제가 페리클레스의 장인인 셈이죠.” 극중 사이머니디스는 처음 페리클레스를 보고 범상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배우 최용민 역시 오랜 연기 경험을 통해 사람을 보는 능력이 있을 것 같다. 무언가 숨기듯 웃음으로 일관하던 그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하하. 극중에서 그러한 능력이 있기 때문에 표현하는 거죠. 실제로는 뭐. 능력이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의 첫 인상을 보면 대충 알 것 같기도 하고, 그 사람이 어떠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역시 배우 최용민은 내면의 자신의 능력을 숨기려는 듯 보였다. 경기고등학교 동문으로 만나, 그 인연이 벌써 20년. 이제는 말보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사이가 됐다고. “눈빛만 봐도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서로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통해 수정, 보완하다 보니 연기는 더욱 탄탄해졌죠. 그래서 늘 연습현장은 화기애애하고 좋아요. 이번 공연은 제일 대선배부터 후배까지 다 참여해, 터울이 무려 50년이나 차이나죠. 날씨는 춥지만 선, 후배간의 정과 사랑이 넘치기 때문에 연습은 항상 즐거워요.” 그렇다. 연습현장은 서로가 서로를 챙기기 바빠 보였고 그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제, 배우 최용민의 삶을 들여다보자. 연극뿐 아니라, 스크린, 브라운관을 통해서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는 어떤 역할을 하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고 공연의 메카 4호선 혜화역(대학로)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무대는 재방송이 없는 생방송, 흔히들 말하자나요. 관객과 호흡하는 거라고. 드라마와 영화는 카메라도 의식해야하고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기술적인 부분도 표현할 수 있죠. 각 분야마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사람마다 자신의 일을 하려면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잖아요. 저 역시 제가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사는 이야기를 하고 그러한 것들이 소박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현재 그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10년째 명지전문대학 연극영상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강의를 하다 보니, 지금 그 학생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조언을 많이 해 주는 편이죠. 학생들은 그 조언들을 바탕으로 자신을 깨닫고 변한 모습을 보여줘요. 또 저는 그 변한 모습을 보고 뿌듯하고 기분이 좋더라고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그도 배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오랫동안 배우의 길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 긴장이 된다는 최용민 배우. “아직도 긴장되고 떨리죠. 공연 시작 첫날, 첫 공연 무대 뒤에서 준비를 하고 있으면 항상 떨려요. ‘내가 왜 공연을 한다고 했을까, 왜 그랬지’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극복방법은 없어요. 부딪히는 것뿐이죠(웃음). 그 다음날에는 첫날보다 여유가 생기니 다행이에요. 아마 저 뿐 아니라 많은 배우들이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관객을 만나기 직전까지 긴장된다는 그에게 인간미가 느껴졌다. 앞으로도 스케줄이 허락된다면 언제든지 달려와 화동연우회의 공연에 참여할 계획이라는 그는 관객들에게 “많은 관객들이 오셔서 보셨으면 좋겠고, ‘셰익스피어 작품을 이러한 방법으로도 풀어낼 수 있구나’라고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음악도 라이브로 연주되고 무대, 의상 등으로 즐거운 시간이 될 거에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글_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6 / 조회 1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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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화동연우회! 배우 이근희] ‘진짜’ 하이레벨 인간형
그는 이십대부터 서른셋까지 연극만 했다. 그가 속한 극단은 돈을 주는 곳이 아니었다. 서른넷에 스카웃 돼 방송에 출연했다. 몇 달 후 CF를 찍었다. 이틀에 1억을 벌었다. “이 돈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했어요. 감이 안 오잖아.” 그는 그해 신춘문예를 뒤적였다. “내가 오천만원을 갖고 나머지 오천만원을 마음에 드는 작가에게 주겠다고 생각했어요. 3년 정도 라면 값은 되잖아요. 그러니 열심히 자기 작품을 쓰라고. 단, 조건은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뭐든 좋으니 하나만 써달라는 거죠. 주고 싶어서 찾아다녔어요. 돈은 그렇게 써야 해요. 여기서는 선배들이 밥 사주고 하는데 뭐가 걱정이에요.” 배우 이근희와의 인터뷰 과정은 대략 이렇다. 공연과 역할에 대한 ‘뻔’ 한 질문을 하다가, 조금 더 사적이고 주관적인 견해에 대해 묻다가, 그 답을 들으며 한없이 빠져들다가, 일종의 취재라는 것을 망각한 채 무아지경 웃다가, 결국 고민 상담에 이르기까지. “연극은 보물창고다”라고 말하는 이근희야말로 ‘돈 빼고’ 가진 게 너무 많아 연기를 하고 연극을 하는 배우다. 누구보다 유쾌하고 누구보다 편안하며 누구보다 지적이고 그 누구보다 진실 된 그는 태생적으로 예술과 미美, 구별된 사고 능력의 축복을 타고났다. 그러니 가난 따위가 무슨 상관이랴. “좀 가난하게 살면 어때요. 어느 나라에 가도 연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하니까. 나 같은 사람은 운 좋게 방송을 하면서 돈을 벌기도 했으니 감사하지요. 그때는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잘 사주고 그랬는데 지금은 돈이 없어요(웃음).” 극단 화동연우회의 20주년 기념작이자 제20회 정기공연 ‘페리클레스’에서 뚜쟁이(포주) 역을 맡은 그가 “셰익스피어 오빠”에 대한 감탄과 존경심으로 어쩔 줄 몰라 하며 연극과 예술적인 삶에 대해 풀어놨다. “그래도 지금은 조금 편해졌어요. 예전에 배우들 보면 새벽까지 아르바이트하고 아침에 잠깐 자고 오후에 나와 연습하고 포스터 붙이러 다니고. 그런데 그거 당연한 거 아니야?” [연극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화동연우회는 동문들이 모인 극단이라는 차별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항상 초연을 해요. 저는 제2회 때부터 참여했는데 매년 연말 3, 4개월은 그냥 없다고 보면 돼요. 이번 20회는 19회까지 참여했던 모든 동문들이 다 모일 수 있는 작품이 뭘까 고민하다가 ‘페리클레스’로 정하게 됐죠.” 그는 여기서 창녀촌의 포주다. 그러니까 아줌마다. 기르던 수염도 잘랐고 그 ‘아줌마’들의 제스처를 연구하기도 했다. “어쨌든 성에 관한 문제는 인류와 함께 해 온 거니까. 실제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극장이 창녀촌과 함께 있었어요. 여관이 극장 바로 옆이고 셰익스피어가 거기서 하숙도 했고. 그런데 대사가 전부 욕이야. 아마 들으면 흉할지도 몰라요. 제가 그 역을 조금 희화시키고 희석시킨다고 할까. 제가 여자로 분장해도 모두 알잖아요. 그 장면들을 더 연극화시키는 장치로 저를 캐스팅했다고 생각해요.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모르긴 몰라도 그만큼 이 역을 제대로 소화할 배우는 드물 것이다. “우리 동문들은 제가 TV에서 하는 연기보다 무대에서 하는 연기를 더 좋아하는데, 아마 쇼크 받으실 지도 몰라요. 우리가 했던 연극 중 처음으로 15세 이상 관람이라니까.” [연극을 ‘전도’하다] 배우 이근희는 연극을 하며 수백, 수천 년 전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이 만든 캐릭터와 함께 웃고 울었다. 그가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도 이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연극을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연극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캐스팅이 들어와요. 반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명하다 할지라도 무대에서 잘할 수가 없어요. 연극을 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객과 내가 만든 캐릭터가 주고받는 감정이입을 경험하게 돼요. 예를 들어 관객들이 나를 보고 있는지 상대배우를 더 주시하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죠. 그것을 시작으로 관객들이 오로지 자신만 바라보게 만드는 경험을 해야 해요. 내가 객석의 관객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고 그들을 몰입시킬 수 있을 때, 내가 ‘울어’ 하면 관객이 울고 ‘웃어’ 하면 관객이 웃어요. 화면은 보는 사람과 연기를 하는 사람 사이에 카메라가 있어 감정을 유도하는 등의 중간 역할을 하지만 연극은 그게 아니거든요. 오백 석 관객을 쥐고 흔들지 못하면서 수백만 명이 보는 영화라니. 그들을 흔들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려면 연극을 해야지. 젊은이가 몇 년 투자할 수 있잖아요.” 그는 마이크 없이 오백 석 극장에서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진짜 잘 하는 배우”라고 말한다. “내가 어느 순간에 관객을 웃겼어요. 육백 명의 관객 얼굴이 동시에 딱 뒤로 넘어갔어요. 그런 경험을 카메라 앞에서는 못해. 순식간에 콧구멍 천이백 개를 봤다니까.” [연극과 돈은 서로를 잘 몰라요] “연극을 하겠다, 연기를 하겠다고 하는 젊은이들에게 일단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자부심을 가지라는 거지. 그 사람들 유전자체계가 하이레벨이야. 장사를 해서 돈을 벌겠다, 공부를 해서 박사가 되겠다는 현실적인 유전자가 아니에요. 물론 어른들이 보기에 철딱서니 없고 어려워 보이고 엉덩이에 바람들어갔다고 하지만 아니라니까. 이 길이 분명 어려운거라는 걸 알거예요. 그런데 감각적, 감정적으로 아름다운 것, 미, 예술을 하고 싶어 하는 거죠. 당연한 거 아니야?(웃음). 모자란 사람들은 그런 생각 안 해요. 연기를 기똥차게 해봐요, 희곡을 잘 써 봐요, 디자인을 기막히게 해봐요, 사진 하나를 죽도록 멋있게 찍어봐, 그건 평생 남거든요. 그렇지 않아요?” 무보수지만 어차피 보수가 대신 할 수 없는 일이다. “무보수뿐이야? 후배들 밥 사줘야지 술 사줘야지 돈 무지 깨져요. 그런데 왜 하느냐? 여기 한 번 보세요. 작품을 대하는 자세나 진정성이 대단해요. 연극의 즐거움은 말 그대로 즐겁다는 데 있지.” [재밌는 돈과 염색체의 상관관계 ‘놀이’] 연극은 심오하고 즐거우면서도 가난하다. 연극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법에 대해 물었다. “염색체 배열이 낮으면서 돈이 많은 애들이 있어요. 이런 애들이 돈은 없지만 레벨이 높은 애들에게 돈을 줄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만들어야하는데, 그 시스템을 만드는 쪽에 있는 애들의 레벨이 중간밖에 안돼요. 돈 많은 애들이 지원한다, 후원한다 했을 때 배우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아요. 주면 주고 말면 마는 거지, 연기는 그거랑 상관없거든. 그래도 주도록 해야죠(웃음).” 그가 대학교 1학년 때 이문열 소설의 ‘사람의 아들’이 출판됐다. 소설을 읽은 배우 이근희는 충격을 받았다. 희곡으로 각색해 경기고등학교 후배들과 전국고등학교 연극경연대회에 참가, 상을 휩쓸었다. 어느 때는 뒷골목을 지나가다 비보이들을 만났다. 학교도 안다니는 그 “쉐키”들이 너무 마음에 들어 공연을 만들었다. 지금 비보이 공연문화는 이미 정착 된지 오래다. 이근희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는, 등단한 희곡작가들도 여러 명 있다. 연극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현상을 보면 그 속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게 됐다. 이 하이레벨에 속한 배우이자 연출가, 교수는 행복과 자부심에 취해 술 한 잔 하자고 말한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6 / 조회 1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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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신구를 비롯해 극단 화동연우회 배우들 총출동!
김광림 연출에 배우 신구, 이석희, 임진택, 최용민, 정한용, 이근희, 김승환, 윤동환, 유태웅, 김현균 등. 이름만 열거해도 숨이 넘어갈 극단 화동연우회의 연극 '페리클레스' 연습이 한창이다. 극단 화동연우회는 1991년 경기고등학교 연극반 출신들이 모여 한국 초연작 제이슨 밀러의 ‘이런 동창들’을 대학로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하며 시작됐다. 그 이후 정식 극단으로 출범한 화동연우회는 세계 명작들 중에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을 선정, 국내초연 또는 세계초연 공연하므로 국내 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극단으로 평가 받아왔다. 그 화동연우회가 창립 20주년 기념공연이자 제20회 정기공연으로 ‘페리클레스(PERICLES)’를 무대에 올린다. ‘심벌린’, ‘겨울이이야기’, ‘태풍’ 등과 더불어 셰익스피어 후기 4대 로맨스극 중 하나로 불리는 ‘페리클레스’는 크롬웰의 청교도 정권하에서 폐쇄됐던 극장이 20년 뒤 왕정복고기에 다시 개장되었을 때, 가장 먼저 공연된 셰익스피어 극작품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수수께끼와 모험, 판타지로 점철된 페리클레스의 인생역정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의 실종된 딸 마리나를 중심으로 인신매매와 매춘,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 밑바닥의 어두운 현실을 구체적으로 비판한다. 관계자는 “로맨스적 판타지와 사실주의적 사회비판이 결합하는 이중적 구조를 갖는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의 로맨스 문학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극단적인 타락과 부패, 그리고 폭력이 난무하는 포스트모던적인 기류를 내포한다. 그러면서도 다이아나 신전에서 제를 드리는 가운데 온 가족이 재회하는 제의적 결말은 매우 동양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주요 연출 콘셉트에 대해서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한국의 전통 연희 방식을 과감히 결합한다. 또한 마리나가 경험하게 되는 사회 밑바닥 세계는 한국의 어둠의 세계로 치환 한다”며 “무대와 의상, 음악에 있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혼재시키며 서양과 동양을 아우른다”고 밝혔다. 페리클레스 왕이 20년 동안 겪는 파란만장한 삶의 여정을 통해 화동연우회의 20년 동안의 역사를 되새기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사랑과 재회, 재생의 주제를 표현할 연극 ‘페리클레스’는 12월 4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02 / 조회 4,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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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48] 나이스 드라이빙, 연극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때로는 거대한 시간에의 순응이 치기어린 반항보다 감동을 준다. 우리의 치열함과 상관없이 어느 곳에도 시선을 두지 않고 흐르는 시간의 매정함은 야속하고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하다. 그 속에 절대적으로 얽매여 있기에 시간의 이동을 ‘구경’할 요량이 없는 우리에게 연극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는 두 시간 가량 한 발 물러나 ‘목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켜보니 시간의 흐름은 무심한 듯 꽤 친절하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는 시간이 이동하는 연극이나, 무대와 인물은 극히 제한돼 있다. 여간해서는 미동도 하지 않는 무대와 단 세 명의 인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실로 다양한 이미지들을 생산해낸다. 모든 이미지들은 박제된 무표정의 흑백사진이 아니다. 평범하나 인물들 간의 심리, 행동, 무엇보다 표정으로 단순하면서도 깊은 의미들을 전달한다. 데이지와 호크의 드라이브가 시공간을 초월한 산들바람을 일으키고 관객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어깨의 힘을 뺀 채 ‘작은’ 여행을 만끽하도록 돕는다. 이 초월적 공기는 추상적이고 거대한 관념에 의한 것이 아닌, 너무나도 사소하고 구체적인 에피소드들로 이뤄져있기에 인물에 대한 연극의 객관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몰입이 가능하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세밀하면서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므로 관객은 한결 편해진다. 그들의 여행이 거의 끝났음을 알리는 마지막 장면은 두 관계가 이뤄낸 여행의 결정체로 한없이 따스하다. 압도할만한 하나의 사건이 없는 스토리는 ‘사람’으로 인해 풍만해진다. 인물들의 성격은 매우 명확하며 극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극명하게 대립된다. 창백하고 마른 미망인 데이지와 야망 있고 객관적이나 데이지 앞에서는 한 뼘 수그러드는 아들 불리, 그들 사이에 미끄러지듯 개입된 흑인 운전수 호크까지 모두 저마다의 말투와 표정으로 위치를 지킨다. 성격과 환경, 여기에 얼굴색까지 다른 데이지와 호크는 자기 삶의 주체이자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이다. 극 저변에 깔려있는 종교, 인종, 성, 계급의 문제는 시대의 단면을 보여준다. 회당에 폭탄이 터지고 사람들은 무시당하며 타인을 향한 조롱의 시선이 분명 존재하지만 극 안으로 성급하게 침입하지 않는다. 데이지와 호크가 우정이라 부를만한 관계를 완성하기까지 장애물처럼 보이는 겹겹의 문제들은 분명 중요하게 언급되나 시간의 견고함을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아직 말이 대화가 되지 못하고 데이지의 명령과 호크의 변명으로만 이뤄지던 그때, 충돌하던 말들이 인사를 나누며 조우하는 순간은 소박하면서도 급작스러운 환희처럼 찾아온다. 데이지가 운전기사 호크에게 글을 공부할 수 있는 교본을 건네는 순간, 타인 훑기를 즐기는 시선들과 인종에 대한 세상의 편견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전락한다. ‘이것은 절대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다’라며 교본을 건네는 데이지는 차라리 귀엽기까지 하다. 인간이 글을 깨우치며 세상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수월해졌듯 서로에 대한 수용면적이 조금씩 넓어져간다. 25년이라는 시간 흐름의 속도에 맞춰 여러 에피소드들은 짧고 암전은 잦다. 적당한 타이밍의 암전은 이미지들로 승화되고 머리에 각인된 사진처럼 끊임없이 환기된다. 그 사이를 매우는 기타와 건반 연주는 햇살을 받으며 드라이브 중인 음표처럼 자유롭다.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이 내몰리고 충돌하는 대신 이해라는 관용 안으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라이브 연주의 아름다움은 일상을 반짝이도록 만든다. 무엇보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배우 신구와 손숙이다. 무대에 서있기만 해도 감동이 되는 배우들의 힘은 경이롭다. 특히 흑인 운전기사 역을 맡은 신구의 말투와 표정, 제스처는 동명 영화의 모건 프리먼이 정의시켜 놓은 호크 캐릭터의 재창조라 할 만하다. 여기에 굵직한 목소리로 중심을 지키며 대립의 균형을 잡아준 배우 장기용 역시 관객이 배우의 이름에 의존하는 이유를 의심 없이 증명해줬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8.24 / 조회 19,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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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손숙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로 연극 호흡
‘소통 될 수 없는 사람들이 소통해 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 연극 가 8월 20일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등 뮤지컬 제작과 연출가로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던 윤호진이 1992년 이후 오랜만에 연극 연출에 나섰으며, 관록의 배우 신구와 손숙이 무대 호흡을 맞춘다. 미국 극작가 알프레드 유리 작으로, 제시카 탠디, 모건 프리먼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유명한 이 작품은 1987년 뉴욕 초연 연극으로 세상에 먼저 선보였다. 데이지 여사가 운전 사고를 내자 그런 어머니가 걱정된 아들 불리가 운전사를 고용하지만, 까탈스러운 유태인 데이지는 흑인 운전사 호크가 맘에 들지 않는다. 티격태격하며 보내는 시간 속에 그들의 깊어지는 우정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5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윤호진 연출은 “언제 또 다시 두 분과 연극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며 “당장 내일 공연을 해도 될 정도로 연습의 속도도 빠르고,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대단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윤호진 연출(오른쪽)과 데이지 여사의 아들 불리 역의 장기용(왼쪽)25년의 시간을 담아내는 이번 작품에서 손숙은 학교 선생님을 했던 깐깐하고 철저한 백인 노부인 데이지 역할을 맡았다. “신구 선생님이 하신다면 나도 하겠다고 했다”는 그녀는 “연기 뿐 아니라 연극에 대한 자세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라고 신구를 소개했다. “연극은 연습이 다”라고 말하는 신구는 “배우가 대본을 받으면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기 전까지 자기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랜 시간 성실히 운전사로 일해 온 흑인 호크 역을 맡았다. 또한 194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인종주의와 사회적 편견에 접근하는 이번 작품의 한국 무대에 대해서 그는, “연령을 비롯, 정치, 종교, 문화 등 생활 속에서 접하는 이슈들이 매 장마다 나온다”고 설명했다. 윤호진 연출이 “기타, 피아노의 라이브 연주와 무대 위 흔들리는 자동차 등 연극적 표현의 묘미가 더해진, 깔끔하고 격조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연극 는 8월 20일부터 9월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8.06 / 조회 19,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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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예술극장, 원로배우들의 특별한 집들이
“이 경사를 살아서 맞이할 줄 어찌 알았겠는가” 지난 11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최은희, 서희승, 장민호, 강부자, 윤복희, 윤석화 등 연극계 인사와 시민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색적인 집들이 행사가 열렸다. 원로배우 서희승의 징치기로 과거 연극무대를 재현하며 시작을 알린 이 날 행사는 사물놀이를 비롯한 축하연주, 명동예술극장 영상감상과 더불어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명동국립극장을 거쳐간 배우를 비롯한 연출, 작가들이 무대에 올라 명동극장에서 있었던 추억담을 이야기하며 감동적인 대사를 읊는 ‘명동의 추억, 명동의 예술’ 프로그램이 감동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원로배우 장민호는 “명동극장이 이제서야 제 모습을 찾았다”며 “이런 경사를 살아서 맞이 줄 꿈에도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무대에 오른 배우 강부자(사진 두 번째)는 “강부자가 드라마만 하는 줄 아는데 연극도 많이 한 배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1962년 이라는 작품으로 22살의 나이에 대가댁 마님으로 이 무대에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니 가슴이 뭉쿨하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극장 스케줄이 얼마나 야박한지 총연습도 못하고 연극을 올릴 때도 있었고, 밤새워 연습도 많이 했다. 그렇게 연극이 좋아서 47년을 지나왔다"며 명동예술극장에 다시 선 감회를 밝혔다. 1953년, 일곱살의 나이에 단막극 꼬마 역할로 이 무대에 섰다는 가수 윤복희(사진 세 번째)는 당시 히트곡이었던 ‘슈샤인 보이’의 한 구절을 부르며 "명동극장의 분장실에서 잠자고 밥 먹은 생각이 난다”며 “여긴 내 집 같은 고마운 공간"이라고 회고했다. 관객으로만 찾아왔던 명동예술극장에 배우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이 벅차다고 밝힌 배우 윤석화(사진 네 번째)는 자신의 출연 예정작인 연극 의 멜로디에 맞춰 "모든 고민을 잊고 명동예술극장으로 오세요~"라는 노래를 불러 한껏 분위기를 고조 시켰다. 명동예술극장 개관작인 에 특별 카메오로 출연하는 연로배우 최은희(사진 첫 번째)는 "다시 이 무대에서 서니 가슴이 떨려서 말을 못하겠다, 꿈을 꾸는 것 같다"고 울먹여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의 한장면을 선보이며 "꼭 맞는 작품으로 이 무대에 주연으로 다시 한 번 서고 싶다"며 당대 최고 여배우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연극배우 출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명동예술극장의 개관을 시작으로 한국 연극의 새로운 바람이 불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연극인들의 창작역량이 최대한으로 발휘되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 하겠다”고 말했다. 1975년 대한투자금융에 매각됨과 동시에 문을 닫은 명동국립극장은 연극인들의 노력으로 35년 만에 명동예술극장으로 재개관 했다. 연극전용극장으로 부활한 이 극장은 6월 5일 를 시작으로 정식 개관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 명동예술극장 제공
2009.05.12 / 조회 28,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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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즈맨의 죽음 > <br>세상 모든 아버지에게 박수를!
한국연극의 산실, 드라마센터 개관 43주년 기념작!
우리 연극의 살아있는 역사, 전무송, 민지환, 유민석, 전양자 그리고 박성원이 선택한 작품!
남들은 이름 석자 걸고 싸워도 힘든 판에 달랑 두 자로, 스크린과 무대를 종횡무진 자기 세상처럼 날아다니는. 연출가라는 판에 박힌 말보다는 그냥 뭘 좀 아는 애(?)라는 표현이 왠지 더 잘 어울리는 장진. 그가 피터팬처럼 그의 네버랜드로 우릴 불어내 들려준 이야기는.
바로, 아서 밀러의 되겠다.
“평생 집세를 내느라 고생고생하다, 마침내 내 집이 되었을 때면
그 집에서 살 사람은 이미 없어지게 된단 말이오.”
플롯 소리와 함께 무대가 열리면 세일즈로 잔뼈가 굵은 초로의 윌리 로먼이 낡은 세일즈 가방을 들고 뭔가에 홀린 듯 거실에 우두커니 서 있다. 이때, “윌리! 당신이에요?” 남편의 늦은 귀가를 기다리던 아내 린다가 그의 고단한 세일즈 가방을 맞들며 반긴다.
오늘따라 몇 십 년을 지나다닌 길이 유독 신기하게 느껴져,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는 윌리에게 아내 린다는 이제 뉴욕으로 일자리를 옮길 때도 됐다며 사장 하워드에게 말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의 고단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아들 비프와 해피 얘기를 꺼내는데.
하루종일 집안에 스킨냄새가 가득하고, 모처럼 사람 사는 집처럼 북적거려 좋았다는 린다의 말에 윌리는 평생 집세를 내느라 고생하다, 마침내 내 집이 되면 정작 살 사람이 없다고 한탄한다. 그런 그에게 인생이란 게 본래 그래요, 웃어주는 아내 린다.
”서른 네 살이나 되도록 정착하지 못하고 있으니, 부끄럽지 않은가 말이야.”
“아버진 왜 날 인정해 주지 않지?”
인생은 사든 팔든 무슨 일이 됐든 성취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세일즈맨 윌리 로먼.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문제거리는 바로, 큰아들 비프.
“이제 막 기차에서 내린 애한테 제발 화 좀 내지 말아요.” 말리는 아내 린다에게 윌리는 “서른 네 살이나 되도록 정착하지 못하고 있으니, 부끄럽지도 않은가 말이야.” 대뜸 성을 낸다.
이런 윌리와 린다의 얘기를 한동안 엿듣고 있던 비프는 동생 해피에게 “아버진 왜 날 인정해 주지 않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넉살좋은 동생 해피는 “다 형이 잘 되라고 그러시는 거야.” 너스레 떤다. 그리고, 이어지는 해피의 의미심장한 이야기 “아버지한테 요즘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아. 혼자서 횡설수설하시거든. 대개는 형한테 하는 말이야. 형이 정착하지 못했다고, 아직도 허공에 떠 있다고.”
“나에겐 미래라는 것이 없어. 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는걸.”
“로먼 형제 목장이라?”
아버지의 그런 염려조차 자신을 옥죄는 족쇄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비프는 마지막 희망처럼 서부 목장을 이야기하고, 동생 해피는 ‘로먼 형제 목장’을 꿈꾸며 때 이른 성공을 이야기하는 그때. 행복의 열쇠, 로먼 형제 목장을 세우기 위해 비프와 해피가 내일 빌 올리버를 만나 돈을 꿀 계획을 세우고 있는 그때. 우리의 세일즈맨 윌리 로먼이 거실에 혼자 앉아 내뱉는 주문 같은 한마디. “비프, 엔진을 닦을 테냐?”
이 순간을 기점으로 극은 윌리 로먼이 세일즈맨의 황금기를 맞이했던 먼 옛날. 비프가 열 일곱살 잘 나가는 미식축구이던 그때 그 시절과
현재 뉴욕 일자리를 위해 젊은 사장 하워드에게 찾아가는 윌리와 목장을 위해 빌 올리버의 사무실로 찾아가는 비프의 모습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며 로먼 가족의 행복과 좌절, 기대와 배신, 비밀과 진실을 풀어낸다.
”알래스카엔 기회가 얼마든지 있어. 네가 가지 않은 게 이상해.”
한편, 하얀 정장의 노신사의 등장과 함께 또 한 번 들려오는 플롯 선율.
그 노신사는 바로, 알레스카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해 부자가 된 윌리의 형, 벤.
윌리의 환상 속에 벤이 등장하면서 윌리는 함께 알레스카로 가지 못한 것을 한탄하고.
그러는 사이, 로먼 형제 목장을 꿈꾸던 비프는 또 한 번의 좌절을 맛보고, 윌리는 젊은 사장 하워드에게 보기좋게 파면을 당하게 되는데.
그날 밤, 서로의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시내 레스토랑에서 만난 세 부자.
또 다시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게 돼 안절부절 하는 아들 비프와 자신의 파면 때문에라도 아들의 성공담을 듣고 싶은 윌리. 이 둘의 극적 상황과 현실과 환상,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서글픈 패배를 인정해야 하는 마음이 장진 특유의 연출로 웃음을 동반한 비애로 그려진다.
그리고, 극은 열 일곱 살의 총망 받던 미식축구선수 비프를 일순간 파면으로 내몬 과거의 한 사건. 둘도 없이 다정했던 윌리와 비프 부자를 서로 다른 벼랑 끝으로 내몬 그 숨겨진 사건과 그 진실 속으로 고삐를 몰아간다.
...‘세일즈맨의 죽음’이란 제목을...
‘내 아버지의 죽음’이란 동의구로 바꿔 부른다.
세일즈맨 윌리 로먼의 죽음을 내 아버지의 죽음으로 재연해 본다...
그렇다. 연출가 장진은 그가 연출의 변에서 밝혔듯, 이번 작품 을 통해 우리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내고 있다.
세일즈맨. 어쩌면 이 세상 모든 아버지들의 숙명을 가장 극명하게 말해주는 이 단어에서 우리는 목숨 줄처럼 잡아 올린 넥타이를 떠올리게 되고 그 넥타이를 메고 거리를 활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언제나 그 옆에서 그를 격려하는 아내이자 우리들의 어머니. 첫 아이라는 기대 때문에 전전긍긍 자격지심에 몸부림치는 첫째와 적당한 무관심 속에서 자기 할 짓 다 하고 다니며 자기 딴엔 스스로 어른이 되어 버린 둘째.
이들 로먼 가족의 모습은 그들의 이름에 우리들의 이름을 슬쩍 갖다 붙여도 좋을 만큼 우리와 닮아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우리 옆집...솔직하게? 그래. 우리집. 우리 가족의 모습을 고스란히 비춰낸다. 마치 거울 같다. 때문에 생생하고 때문에 아프다.
이런 쓰라림을 연출가 장진은 이렇게 말한다.
...통곡이다. 울음바다다. 내 아버지의 선택을 그 분이 선택한 죽음을 무대로 옮기려 하는 나의 수작이 마치, 아버지의 입에서 산소 호흡기를 걷어내는 용기처럼 여겨진다...
2005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연극 은 아버지를 돌아보게 한다.
아니, 돌아보면 안 계신다. 찾아봐야 된다.
집 앞 골목 한 모퉁이에서 꽁초가 다 돼 가는 담배를 무심히 피고 계실지, 그 유명한 종로 한 복판의 공원 한 옆에서 우두커니 앉아 계실지, 아니면 동네 어느 공터 좁다른 화단 앞에서 윌리처럼 씨앗을 심고 계실지, 모를 일이지만 일단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아버지에게 산호 호흡기 두 개쯤, 아니 맘 같아서는 한 백 개쯤.
더 늦기 전에 달아드려야 한다고 연극 은 우리에게 말한다.
왜?
요즘 유행하는 모 광고처럼...‘아버지의 인생은 길다.’ ...길기 때문이다.
고전은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일러주는 인생의 나침반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 은 아버지와 나, 나와 아들 그리고 가족을
돌아보게 하는. 인생의 사과나무 같은 작품이라 하겠다.
이번 작품만큼은 부모님과 가족들과 함께 보길 권한다.
그리하여, 아버지에게 세일즈맨이 되길 강요했던 우리 죄 많은 자식들이 잠시나마
속죄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이제 막 긴 잠에서 깨어난 드라마센터의 다음 행로를 기대해 본다.
부디, 안톤 체홉과 유진 오닐, T. 윌리암스 등도 그 곳에서 만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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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정연(방송작가, pentree2@naver.com)
2005.10.07 / 조회 9,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