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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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안무에 동작 300개... <푸가> "음악 보여주는 새로운 몸짓 찾겠다"
몸을 푸는 무용수들 주변에서 파스 냄새가 진동했다. 현대무용 안무가인 정영두의 신작 제작발표회장이지만 국립발레단의 김지영, 유니버설발레단의 엄재용 등 국내 양대 산맥 발레단을 대표하는 얼굴들도 보였다. 새로운 시도, 새로운 무대가 기대되는 의 연습 현장이다. 지난 14일 LG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를 준비중인 무용수들과 안무가 정영두를 만났다. LG아트센터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이번 작품은 '다성음악의 가장 완전한 형식'이라고 수식되는 바흐의 '푸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움직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제와 변주가 반복되는 푸가 형식은 반복과 변화를 오고 가다 마지막에 커다란 형식으로 마무리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전 세계 많은 안무가들이 푸가 중에서도 바흐의 곡에 맞춰 다양한 움직임과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LG아트센터의 제안으로 바흐의 음악을 접하게 되었다는 정영두는 "어떻게 해서 형식이 나의 안무 화법으로 전환될 것인가, 생각해 보았을 때 공부할 게 많으면 흥미로운데, 바흐의 푸가는 단순한 형식이지만 그 안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이 나올 수 있을까,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며 곡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여러가지로 여타의 무용 공연과 다른 특징을 갖는다. 첫째는 현대 무용수들 뿐 아니라 클래식 발레 무용수들도 함께 무대를 채우며, 그간 이들이 저마다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의 신체 사용을 통한 표현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에 서는 무용수들은 김지영, 엄재용, 윤전일, 최용승, 김지혜, 하미라, 도황주 등 총 7명이다. 안무가 정영두"무용수 섭외 과정에서 음악과 함께 춤춰 온 본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을 중심으로 캐스팅했다. 클래식 발레와 현대무용 사이를 채우기 물론 어렵지만 음악과 잘 어울리는 움직임을 찾아내려고 하고 있고 그 가능성을 계속 보고 있다."(정영두) 이를 위한 연습과정이 녹록지 않았음은 배우들의 잇따른 증언(?)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초반엔 그만 둘까 생각도 여러 번 했다."고 웃으며 말하는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지영은 "억압된 움직임 안에서 자유로움을 표현해야 한다. 발레는 동작들이 '아웃' 위주인데, 현대 무용은 '인'으로 하는 것이 많아, 그런 것들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생각하며, 춤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는 그녀는 다른 장르의 무용수들과의 컨템프러리 작업이 무엇보다 신선함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김지영과 함께 듀엣 무대를 꾸미기도 하는 현 두 댄스씨어터 단원 김지혜 역시 "둘이 호흡을 쓰는 방식, 몸의 중심을 쓰는 방식이 달라 이를 맞추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의 두 번째 새로운 점은 '메시지' 전달이 아닌 음악에 맞는 충실한 움직임을 탄생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 이번 작품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메시지가 때로는 억압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 않나. 현대 무용수들은 규칙 안에서 얻어지는 자유로움을 느끼지 않을까 기대하고, 또 클래식 발레에 익숙한 관객들은 클래식 무용수들의 새로운 움직임을 이번 작품에서 보실 수 있을 것이다."(정영두)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이미지, 곡의 구조를 찾아보며 춤으로 옮기는 과정 등을 거쳐 탄생한 의 안무이기에 대단히 디테일하고 무용수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몸짓으로 예상된다. 현대무용수 하미라는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다."고 말하며 "안무가의 주문을 다 받아들이는 것 역시 힘든데, 공연 중 4분 정도 되는 안무가 있는데 동작이 300개나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에서는 전 국립발레단 주역이자 TV 프로그램 , 뮤지컬 의 젊은 카리에르 역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윤전일도 만날 수 있다. "동작이 어렵지만 안무가의 주문에 맞게 해야 하는 것이 무용수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동작이 어렵지만 점점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 TV 출연 후 주변 환경이 달라진 건 사실이지만 원래 가지고 있던 클래식도 언제나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엔 클래식 단체에 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이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고, 또 이젠 영역 구분 없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며 역시 대중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라는 소망을 비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나에게도 큰 도전이 되고 있다."는 정영두는 "음악을 즐기러, 춤을 즐기러 오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남겼다. 모든 이에게 새로운 시도가 되고 있는 는 오는 10월 9일부터 3일간 LG아트센터에서 초연 후 10월 14일 통영국제음악당, 10월 23일과 24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9.15 / 조회 6,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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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러시아의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발레단이 ‘백조의 호수’를 7월 26일(목)부터 7월 29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CBS 창사 58주년 기념 초청 공연이다.노보시비르스크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초기 정통 클래식 발레를 계승한 오리지널 안무에 충실한 발레단이다. 이번 ‘백조의 호수’는 19세기 낭만주의 발레의 전통이라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의 오리지널 안무에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 ‘이고르 젤렌스키’의 새로운 해석을 더해 공연된다.이번 공연의 예술감독을 맡은 ‘이고르 젤렌스키’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발레리노다. 그는 키로프발레단, 볼쇼이발레단, 뉴욕시티발레단, 영국로열발레단 등 세계 유수 발레단에서 활동했다. 그는 2006년부터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오페라발레극장의 발레 예술감독으로 재임하고 있다.노보시비르스크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롤랑 프티’, ‘게오르게 발란친’ 등 세계적인 안무가와 함께했던 의상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의상과 무대 세트로 참여한다. 이번 공연의 음악과 지휘는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오페라발레극장의 음악감독이자 상임 지휘자인 ‘에프게니 볼린스키’가 함께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7.11 / 조회 4,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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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구두는 없다! 발레 <신데렐라>
2010년 국립발레단의 첫 정기공연작인 발레 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유리구두를 신은 신데렐라는 왕자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단순 해피엔딩 스토리에서 벗어나 세련된 무대와 의상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발레 는 신데렐라, 왕자, 아버지, 계모와 신데렐라의 죽은 엄마가 요정으로 나타나 입체적인 갈등구조와 더불어 유리구두와 토슈즈를 대신해 금가루를 이용한 획기적인 연출,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파격적인 안무가 무대를 가득 채운다.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무대연출로 찾아온 이번 무대에는 국립발레단의 대표 무용수인 김지영(요정, 신데렐라), 윤혜진(요정, 계모), 이영철(아빠), 유난희(계모), 박슬기(신데렐라)가 출연한다. 공연장면 즐거운 추억, 엄마의 드레스 (신데렐라: 김지영)아빠(이영철)와 엄마(윤혜진)계모(유난희)와 두 언니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10.01.29 / 조회 1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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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투알 발레 갈라> 도전과 무르익음, 환호로 빛났던 무대
▲ '과거'_ 김지영, 타마시 나지객석에서는 주저 없이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막이 오르기 전부터 기대감에 가득 찬 까닭도 있었지만,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는 무대였기에 망설일 여지는 없었다. 최고의 무용수들에게만 허용되는 칭호 ‘에투알’(프랑스어로 ‘별’이라는 뜻)을 전면에 내세웠던 의 자신감은 무대로서 확인되었다. 김지영, 서희, 강화혜 등 한국인으로 세계 정상의 무대를 누비는 솔리스트들 뿐만 아니라 타마시 나지(네덜란드 국립발레단), 호세 마누엘 카레뇨(아메리칸 발레 씨어터), 라파엘 쿠메 마르케(드레스덴 점퍼오퍼 발레단) 등 해외 유수 발레단의 주역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임은 분명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장면이나 ‘지젤’, ‘백조의 호수’ 2막의 그랑 파드되(2인무) 등 갈라 무대에서 사랑 받는 레퍼토리는 감정의 고저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짐과 동시에 무용수들의 고난위도 테크닉을 한번에 맛볼 수 있어 고른 관객층의 마음을 두드렸다. 더욱이 1막과 2막 마지막 무대에 각각 ‘해적’ 3인무와 ‘돈키호테’를 올려 흥겨운 갈라 무대의 분위기에 방점을 찍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특히 ‘해적’에서 올해 42세의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힘이 넘치는 강한 도약과 정확한 턴을 선사했던 호세 마누엘 카레뇨와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32회전을 매끄럽게 선사한 서희의 모습은 감탄을 낳기에 충분했다. ▲ '지젤'_ 안나 오사첸코, 이반 질 오르테가 특히 는 여타의 발레 갈라 무대에서 선택하지 않은 두 가지 신선한 시도가 돋보인다. 기존 클래식 무대에 더하여 젊은 발레리노 겸 안무가 데이비드 더슨의 ‘회색지대’(2002년), ‘일광의 성질’(2007년)을 비롯해 ‘과거’, ‘연통관’ 등 현대 작품의 초연 무대를 마련한 것이 그 하나로, 현대인의 소외, 갈등, 관계 등을 모던한 움직임으로 풀어내 ‘발레는 곧 고전’이라는 선입관을 풀어주고자 했다. 한 무대에 클래식 연주자와 무용수들이 함께 한 것도 이색적이다. 이미 검증된 실력으로 많은 팬이 따르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의 합류는 무대 위 뿐 아니라 객석에도 음악과 무용의 팬들이 고루 자리하게 하는 하모니 효과를 낳았다. 생의 끝에서 몸부림치는 안타까운 백조의 날갯짓(빈사의 백조)을 표현한 김지영의 뛰어난 표현력과, 죽음에 가까이 하는 의식의 흐름을 따랐던(잡초가 우거진 오솔길을 지나) 서희와 호세의 움직임에 김선욱은 더욱 강한 잔향을 실은 피아노 선율을 더했다. 조명도, 배우들의 움직임도 멈춘 어둔 공간에 낮게 울리는 하나의 음은, 발레 무대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경험일 터다. ‘지젤’에 사용되었던 녹음 음악에 심한 잡음이 섞여 있어 귀와 눈을 모두 거슬리게 한 오점은 있었지만, 의 첫 무대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1976년에 시작해 3년마다 열리는 일본의 ‘월드 발레 페스티벌’처럼 전 세계 발레 스타들이 오고 싶어 하는 수준과 수 많은 일본 관객들이 무용수들의 브로마이드 사진을 사며 환호해 마지 않는 대중성을 겸비한 알찬 무대로 나아갈 지 기대해 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1.14 / 조회 1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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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시리즈 3편’을 비롯, 꽉 찬 국립발레단 공연
지난 해 화제작으로 손꼽혔던 (1.29~31)와 (2.4~7)를 비롯 2010년 총 7편의 대작을 선보이는 국립발레단의 라인업이 탄탄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존하는 유럽 안무계 거장으로 불리는 프랑스 출신 롤랑 프티의 세 작품 , , 을 묶은 ‘트리플 빌’(7.15~18)이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이 “발레단 스타 무용수 각각의 매력을 십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이라고 소개한 트리플 빌 중 (사진)은 영화 ‘백야’ 초반에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추는 강렬한 춤으로, 의자를 넘어뜨리며 춤 추는 CF의 한 장면으로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하기도 하다. 또한 매년 12월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 을 통해 국립발레단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또 다른 작품 (9.25~30)도 준비 중이다. 유리 그리고로비치는 33년간 볼쇼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있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발레단에게 안겨준 장본인. 십자군 시대 헝가리 왕국을 배경으로 동양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는 2010년 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막이 무대에 오른다. 재단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아 “올해 최초로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볼쇼이 발레단의 군무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등 세계로의 무대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최태지 단장은 동시에 “국내 무용수들을 위한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끊임 없는 설득 작업이 계속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방향을 밝혔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발레단 제공
2010.01.13 / 조회 24,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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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투알 발레 갈라> 색색의 별들, 이곳에서 빛난다
‘별’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에투알. 최고의 발레 무용수들에게 붙여지는 이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색다른 무대의 막이 오른다. 국내외 손꼽히는 발레 무용수들과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이 함께 하는 가 본 공연에 앞서 지난 11일 리허설 현장을 공개했다. 첫 번째로 무대에 나선 이는 일본 K 발레단에서 함께 활동 중인 강화혜와 오소자와 유스케 커플. ‘백조의 호수’ 중 2막 백조 파드되를 연출한 이들은 본 공연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장면도 선사할 예정이다. 부드러운 움직임이 더욱 돋보인 커플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 이반 질 오르테가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사첸코의 ‘지젤’이었다. 극적인 스토리와 환상적인 분위기로 대중들의 더욱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지젤 뿐 아니라, 장유진이 연주하는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에 호흡을 맞출 국내 초연 컨템포퍼리 발레 ‘연통관’도 기대해 볼 만 하다. 과거 김지영이 수석으로 활동했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타마시 나지는 이번 무대에서도 김지영과 함께 호흡을 맞춰 ‘돈키호테’의 3막 파드되와 국내 초연하는 ‘과거’를 선보인다. 김지영의 솔로 무대 ‘빈사의 백조’에 이어 김선욱의 라이브 피아노 연주가 ‘과거’에도 함께 할 예정. 이 밖에 아메리카발레씨어터의 서희와 호세 카레뇨, 드레스덴 제퍼오퍼 발레단의 라파엘 쿠메 마르케, 다케시마 유미코 등이 꾸미는 이색 발레 갈라 무대 는 오는 12, 13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리허설 현장 일본 K 발레단의 강화혜 & 오소자와 유스케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이반 질 오르테가 &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사첸코국립발레단의 수석으로 활동 중인 김지영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타마시 나지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herb)
2010.01.12 / 조회 1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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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사랑이 운명을 이기다
, 와 함께 차이코프스키 3대 발레로 꼽히는 가 다시 찾아 왔다. 국립발레단의 연말 레퍼토리 중 하나인 는 성년이 된 왕자와 마법에 걸린 여인 오데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진정한 사랑을 만나야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오데트의 저주가 풀리지만, 왕자와의 진실한 사랑도 악마의 방해로 쉽게 이뤄지기 힘든 듯 하다. 하지만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버전인 이번 무대에서는 진정한 사랑이 운명을 이기는 해피엔딩을 기대해도 좋다. 서로를 위한 왕자와 오데트의 희생이 어떠한 값진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관객들을 지켜볼 수 있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뿐 아니라 악마 로드발트의 저주에 따라 흔들리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비롯해, 저주에 빠진 오데트의 또 다른 이면, 오딜의 모습도 작품에 긴장감을 더한다. 오데트와 오딜을 모두 표현해야 하는 까닭에 는 여자 무용수에게 더욱 섬세한 연기력을 요하기도 한다. 12월 9일부터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어지는 발레 는 매일 각기 다른 무용수들이 왕자와 오데트로 분해, 국립발레단의 다양한 주역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발레 공연장면 20세 성년이 된 왕자의 성대한 생일잔치드디어 기사(knight) 작위를 받는 왕자왕자 역을 선보이는 발레리노 김현웅광대의 춤도 빠질 수 없지~악마 로드발트의 저주에 휩싸이는 왕자호숫가에 나타난 백조들아름다운 여인 오데트(김지영)이들의 사랑을 악마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리 없다화려한 백조들의 군무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2.09 / 조회 14,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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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투알 발레 갈라> 발레리나 김지영&피아니스트 김선욱
해가 부쩍 짧아져 어둠이 미리 내려와 있던 11월의 어느 늦은 저녁, 쌀쌀한 초 겨울의 바람을 피해 어서 연습실 안으로 들어가려는 기자의 발걸음을 잡는 따뜻한 인사가 울린다. 언제나 그녀가 그랬듯, “안녕하세요”라며 낯선 이에게 먼저 웃는 사람은 발레리나 김지영이었다. 취재가 만남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요기 할 빵이 든 비닐 봉투를 들고 서 있는 김지영과 그 뒤에 순하게 웃으며 커피를 홀짝이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함께이다. 마치 출근길에 이웃을 만난 것처럼, 오래진 않았지만 문득 반가운 친구를 만나 “잘 지냈어?”를 건네는 것처럼 일상의 하루와 같이 발걸음을 옮기는 두 사람. 그러나 결코 일상처럼 특별하지 않을 무대를 향해 가는 이들을 따라가 본다. 발레와 클래식, 빛나는 별들의 모임 국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계, 클래식계 별들이 모였다. 한 사람의 솔로 공연으로도 관객들의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이들이 한 무대에 같이 선단다. 발레리노 김용걸, 발레리나 김지영, 서희, 강화혜의 무용과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의 연주가 함께하는 발레 갈라 무대에서다. 국내에서는 좀처럼 낯선 발레 갈라와 무대 위에서 연주자의 라이브 음악이 함께 한다는 시도가 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외국에서는 많은 안무가들이 이런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요.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죠. 피아노 뿐만이 아니라 첼로 솔로와 발레 무용수가 같이 하기도 하고요.” 러시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한 후 18살의 나이로 최연소 국립발레단에 입단했지만 2002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으로 향해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던 김지영이 다시 2009년 국립발레단으로 재입단 했을 때 그녀를 더 가까이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많은 발레 팬들은 설레었다. 1998년 USA 국제발레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동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파리국제무용콩쿠르 듀엣1등(파트너 김용걸), 2001년 러시아 카잔 국제발레콩쿠르 여자 은상 및 베스트 예술상 수상 등 세계 무대에서 한껏 빛을 발하고 있는 그녀가 해외에서 큰 매력으로 경험했던 갈라 무대를 이제 국내 무대에 선사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오케스트라는 무대 밑에 있으니 조금 떨어진 느낌이 들 수 있거든요. 무대 위에서 연주자와 같이 호흡하니까 더욱 주목할 수 있다고나 할까요? 물론 연주자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 더 안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겠지만, 반대로 잘 맞는다면, 그 순간에만 나올 수 있는 뭔가가 나올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무대의 매력이에요.” 언제나 첫 경험은 두려운 법 그러고선 김지영은 흔쾌히 “이번 무대 정말 잘 될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 한다. 오늘이 같이 하는 첫 연습이나 무언가 ‘통하는 호흡’을 이미 느낀 모양이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에게서 말이다. “처음에는 막 두렵기도 했던 게, 피아니스트는 실내악도 할 수 있고, 성악 반주도 할 수 있고, 조금 다르게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긴 하지만 발레는 또 다른 분야이잖아요. 같은 예술이긴 하지만, 항상 첫 경험은 두렵죠.” 2006년, 열 여덟의 나이로 동양인 최초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해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지난 해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키신, 첼리스트 요요마 등이 소속된 클래식 기획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계약 이후 영국을 주거지로 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피아니스트로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그는 낯선 무대를 두고 두려움과 설레임을 모두 맛보고 있는 중이란다. “근데 참 좋은 게, 이런 기회를 통해서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정말 좋은 무용수와 함께 하게 됐다는 거에요. 그런 행복감 때문에 이번 무대도 하게 된 거죠. 무언가를 해 봤다는 건 앞으로도 제게 큰 자산이 되니까요.” 말 못 놓게 하는 동생, 침 흘리게 하는 누나 김지영과 김선욱의 만남은 지난해로 거슬러 간다. 예술의전당에서 연주를 하던 김선욱을 본 그녀의 첫 인상은 “파워풀”이었단다. “음악에 문외한이지만 음악회 가는 건 좋아해요. 무용하는 사람은 음악을 잘 알고 익히고 또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선욱씨를 본 당시에는 에너지가 넘친다? 굉장히 파워풀한 느낌을 크게 받았어요.” 잠시 “언제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김선욱이 문득 큰 웃음을 짓는다. “맞다, 머리 짧았을 때죠?”하고 시간을 가늠한 그에게 김지영이 “그 때 참 멋있었어요”하며 농반진담의 재치를 던진다. “나이는 저보다 한참 어린데(웃음). 예술가로서는 정말 제가 말을 못 놔요. 몇 번 만났고 하니 말을 놓을 수 있을 법 한데, 그렇게 못할 정도로 존경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예술가죠. 만나면서 늘 많은 걸 배워요. 나중에도 좋은 작업 또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김선욱이 발레를 만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 따라 호두까기 인형 보러 간 적이 있었지만 작정하고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그런 그의 첫 무대는 마침 김지영이 올 초 주역으로 섰던 였다. “진짜 시쳇말로 침 흘리면서 봤어요. 정말, 와, 어우…. 경외심 드는 거 있죠. 뭔가로 머리를 꽝 얻어맞은 듯한. 처음부터 너무 좋은 작품을 봐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아, 왜 내가 이제까지 이런 걸 모르고 있었지?’ 그랬어요, 정말.” 아름다운 백조의 날갯짓 늦은 저녁 시간에 이들이 모인 것은 내년 무대에 함께 설 작품의 첫 연습을 위해서다. 김선욱은 발레리노 김용걸, 발레리나 서희와도 함께 하지만 오늘은 김지영과 같이 만들어 갈 ‘빈사의 백조’를 연주한다. 미하일 포킨이 러시아의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를 위해 안무한 이 작품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에 맞춰 선보이는 단막 솔로 발레로 제목처럼 죽음에 임박한 한 마리 백조의 처연한 날갯짓이 더한 아름다움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음악을 모르고 무용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정말 좋은 연기와 좋은 음악은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이론이 있어서 조각조각 평가를 내는 게 아니라, 정말 내 마음이 동하고, 그걸 보면서 몸이 동하고 귀가 동하면 그건 정말 좋은 작품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이 되게 특별했던 것 같아요.” 유난히 ‘빈사의 백조’가 특별히 다가왔다는 김선욱의 연주에 김지영이 손을 뻗는다. 발을 모으고 허리를 굽힌다. 하나의 몸짓이 결코 하나의 몸짓으로 끝나지 않는 순간이다. 속삭이듯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음악과 몸짓으로 주고 받던 두 사람이 다시 한 자리에 앉아 마음을 합해 “우리들이 주고 받는 무언가를 분명히 관객들도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긴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둘의 연습을 보던 한 발레 전공 여고생은 “두 명인데 다른 발레 보는 것 보다 더 풍부한 느낌이었다”며 두 거장 앞에서 수줍은 고백을 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09.11.17 / 조회 2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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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선욱, 발레리노 김용걸이 한 무대에!
이색적인 별들의 잔치이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에서 빛나는 최정상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와 발레의 수퍼스타 무용수들이 한 자리에 선다. 내년 1월 무대에서다. 클래식 전문 공연기획사 빈체로가 기획한 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무용수들이 선사하는 최상의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로 출발, 앞으로 3년간 지속적인 무대를 꾀하고 있다. 그 첫 회인 내년에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활동하다 올해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로 있는 발레리노 김용걸을 비롯,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활동, 현재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 중인 김지영,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한국인 최초 주역으로 서기도 한 발레리나 서희, 일본 K발레단 강화혜 등이 나선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이 직접 무용수들과 함께 같은 무대에 올라 음악을 연주해, 라이브 음악과 함께하는 발레를 감상할 수 있다. “김선욱과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이 프로젝트에 거절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다”는 김용걸은, “발레와 무용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장르 우위 구별 없이 그대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게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으로 활동하던 시절, 파리 튈를리 정원을 산책하면서 보았던 사람들의 움직임과 여러 상황들을 좋아하는 음악에 더해 안무를 완성했다는 자신의 신작 ‘산책’과 또 한 편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하일 포킨 안무의 ‘빈사의 백조’를 비롯한 솔로와 2인무를 준비 중인 김지영은 “발레 연습은 기본적으로 피아니스트와 함께 해 음악가와 무용수가 잘 맞을 경우 라이브의 무대가 훨씬 더 빛을 발한다”고 하며 “유럽에서는 많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했던, 무대 위에서 피아노와 함께 춤 추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에투알’이 프랑스어로 ‘별’을 뜻하는 것처럼, 클래식과 무용계의 별들이 모인 는 내년 1월 12일, 13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빈체로 제공
2009.11.09 / 조회 26,337